도서관이야기 5+6월호 작가의 비밀노트 최연주 작가 안녕하세요, 그림 그리는 최연주입니다. 최연주 작가 잠이 오지 않던 어느 밤 고양이 '모'는 문득 창밖에 비친 '웃는 빛'을 따라 숲을 모험한다. 숲속 친구들을 만나 이어지는 모험의 끝에서 '모'의 두려움과 호기심은 어떤 감정으로 변하게 될까? 스스로에게도 모험 같았던 첫 그림책 「모 이야기」로 최연주 작가는 2024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라가치상, 2025년 프랑스 소시에르상 '파시오낭 미니' 부문과 이탈리아 스트레가상 '가라체 에 라가치' 신인상을 받았다. 그에게는 요즘 꿈 같은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Q. 첫 책 「모 이야기」로 많은 상을 받은 소감이 궁금합니다. 첫 책으로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되어서 기쁘고 영광스러운 한편 놀랍고도 얼떨떨했습니다. 「모 이야기」에서 '모'가 호기심에 모험을 시작한 것처럼 저도 그렇거든요. 제가 모험의 첫 발걸음을 잘 똈다고 (생각하셔서) 주신 상 같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다음 작품에 대한 부담이 없진 않았는데요. 그래도 이 순간이 다시 언제 올지 모르니까, 일단 지금은 기뻐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온 마음으로 기뻐하고 있습니다. Q. 「모 이야기」를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두울 때는 뭐가 뭔지 잘 보이지 않잖아요. 저녁에 강변을 산책하다가 "어, 고양이다!"했는데 검은 비닐봉지이고 이번엔 검은 비닐봉지겠지 했는데 고양이였던 경험이 있어요. 그것처럼 어두운 밤에 '모'가 잠도 안 자고 멀뚱멀뚱 있다가 어떤 반짝하는 빛을 발견한 거에요. 그 빛을 보고 어른이었으면 잘못 봤겠지, 하고 잊어버렸겠지만 호기심 많은 꼬마 고양이는 바로 모험을 시작합니다. 모험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겠지만 첫 시작에는 잘못 봤을 거 같은 작은 반짝임에 자기도 모르게 이끌려 시작하는 작지만 용감한 모험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Q.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다가 이야기까지 짓는 그림책 작가가 된 계기가 궁금해요. 저는 사실 어릴 적 책을 볼 때 그림이 있는 부분만 골라보는 아이였습니다. 그래서 그림 자체가 좋다 보니 그림을 파고들어서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작업을 하다 보니 사실 그림에는 이야기가 빠질 수 없더라고요. 한 컷의 그림에도 짧은 이야기가 들어있는 거죠. (그걸 깨달은 후로 그림과 함께) 짧은 이야기들을 만들어가다가 제 반려 고양이인 '모'를 만나면서 새로운 이야기가 떠올랐어요. 이 친구가 길에서 왔기 때문에 '어디서 왔을까?'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 상상하면서 이야기를 만들기 시작한 거죠. 하지만 그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 엄두는 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밤에 출판사 앳눈북스에서 그 고양이 이야기로 함께 첫 그림책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해주셨어요. 그 제안을 받고 저는 지금이다 싶어서 용기를 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첫 책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Q. 그림을 그릴 때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일까요? 작화할 때는 다양한 과정을 거치는데요. 가장 중요한 어느 한 가지를 손꼽긴 어렵지만 어떤 페이지를 펼쳐도 '갖고 싶다!'는 느낌을 독자에게 드리고 싶었습니다. 어떤 페이지에서는 '모'의 감정선이 잘 드러나고 다른 페이지에서는 친구들(등장 캐릭터)이 귀엽게 보이길 바랐어요. 전체적인 배경도 아름답게 표현되길 바랐고요. 그런 마음으로 그리다 보니 글보다 그림이 많은 형태의 그림책이 되었습니다. Q. 평소 작품 아이디어는 어디서 떠올리나요? 평소에 사진을 많이 찍어둡니다. 다니면서 보이는 들풀들을 확대해서 찍기도 하고 나무에 구멍이 보이면 그 부분을 찍어두기도 합니다. 또 최근에는 가족들과 함께 수목원 여행을 다녀왔는데 거기에도 멋진 식물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이렇게 그리면 좋겠다 싶은 구도로 사진을 찍어두기도 하고. 작업을 할 때 아이디어가 잘 생각나지 않을 때는 그 사진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이 들풀 사이로 아주 작아진 '모'가 들어가면 어떻까?"하는 생각도 합니다. 또 찍어두었던 배경을 알맞게 사용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합니다. 그리고 책 작업을 할 때 제가 책의 초반부터 마무리까지 많이 의지하는 가족들 그리고 출판사와 함께 이야기하며 이런저런 생각을 어떻게 발전시키면 좋을지 나누다 보면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합니다. Q. 앞으로 다루고 싶은 주제는 무엇인지, 그리고 어린이·청소년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요즘은 잔잔한 일상적인 이야기에 끌립니다. 매일의 일과가 주는 안정감이나 따뜻함이 있는 거 같습니다. 또한 '마법'같은 소재도 끌리는데요. 그래서 '모'와 마법 그리고 일상적인 것들, 그런 것들이 함께 섞이면 어떨까.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린이·청소년 친구들이 어떠한 재미있는 것을 찾아서 자유롭게 탐험해보면 좋을 거 같습니다. 본인이 재미있다고 느끼는 한 분야를 찾아서 푹 빠져보는 경험은 저도 경험해봐서 아는데요. 그 어떠한 경험보다 값지다고 생각합니다. 첫 그림책으로 '모'처럼 모험을 시작하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저도 아직은 사실 두려움도 많고 미지의 영역이 더 많은 작가입니다. '모'가 용기 냈던 것을 떠올리면서 저도 해보지 않았던 분야, 지금 흥미를 느끼고 있는 분야 외에도 아마 더 많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한번 호기심으로 이렇게 저렇게 가보면서 재미있는 길을 찾아서 모험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도서관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