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 전집(원본) 지은이: 전신재편 출판사: 강 서문 영문학을 전공하는 남편따라 미국에 가서 일년을 지내고 귀국하자마자 목마를 사람이 물을 들이켜듯 김유정소설을 탐독하엿노라는 어느 부인의 고백을 나는 인상 깊게 기억하고 있다. 그것은 문학과는 거리가 먼 화제가 진행되던 중에 느 닷없이 튀어나온 고백이었다. 그부인은 도미하기전에 이미 김유정 소설을 읽은 분이다. 그런 그분이 외국의 유물에 젖으면서 오히려 무엇에 대해선가 목마름을 느꼇고 귀국하자마자 김유정 소설에 탐닉하여 그 갈증을 해소한 것이다. 유정소설의 무엇이 그분의 가증을 해소해준것인가 그것은 아마도 유정소설속 에 들어있는 한국인의 본연적 자아일듯하다. 옹달샘에서 물긷는아낙네가 샘속에 서 자기얼굴을 보듯 우리는 유정소설 속에서 우리의 모습을 본다. 그것은 우리 의 이상적 자아도 아니고 현실적 자아도 아니며 바로 본래적 자아이다. 유정소 설에 나타나 있는 삶의 모습은 그것이 대견하건 부끄럽건 어쩔 수 없는 우리 자 신의 본래모습 바로 그것이 아니겠는가. 타향살이로 늙은 사람이 고향에 가서 자기의 어릴적 모습을 새삼스럽게 발견하듯 우리가 우리 한국인이 그 본연의 모 습. 일상의 소용돌이 속에서 까마득하게 잃어버리고 있던 그 한국인으로서의 본 연의 모습을 새삼스럽게 발견하는 감격은 참으로 소중한 것이다. 유정소설에는 가슴에 와 닿는 한국인의 정서가 있고 피부에 와 닿는 한국인 의 언어가 있다. 유정소설의 언어는 언어라고 하기보다는 목소리라고 하는 것이 옳겠다. 유정 소설에는 귀에 와 닿는 한국인의 목소리가 있다. 그것이 푸짐한 욕 설이건 발랄한 우스갯소리건 유정소설의 목소리는 생생하게 귀에 와 닿는다. 예 컨대 국어 사전에 따르면 형님한테로 가 맞는 말이건만 그러나 강원도의 늙은이 들은 지금도 성님안테로 라고 말한다. 놀랍게도 유정은 그의 소설에 홍천인가 어디 즈 성님한테로 라고 적어놓았다. 안터로 라고도 적고 안테로 라고도 적은 것은 주목할 만하다. 녹음기를 가지고 않고도 유정은 발화의 현장을 그대로 녹 음한다. 유정은 말을 살리고 사전은 말을 죽인다. 발화현장을 그대로 녹음하듯 유정은 사건현장을 그대로 녹화한다. 그리고 그 현장의 정서를 정확하게 포착한다. 가난하였지만 그래두 푸근하였던 삶에서 우 러난 특유의 정서들 그속에 슬픔을 감추고 있는 웃음과 원수처럼 싸우면서도 떨 어지지못하는 끈끈한 정과 살기위해서 자기 살을 떼어내고 자기몸을 버리는 처 절한 아름다움과 죽음 앞에서도 가식없이 드러나는 천진성을 유정은 정확하게 포착해낸다. 그리고 그 녹음과 녹화에 인위적인 수정이나 편집을 가하지 않고 그대로 우리한테 내놓는다. 마치 산삼을 잔뿌리 까지 다치지않게 조심스럽게 뽑 아올리듯 목소리와 몸짓과 정서를 조금도 다치지 않고 그대로 살려놓은 유정의 소설은 방금 뽑아올린 흙 묻은 무처럼 싱싱하다. 이처럼 삶의 현장을 그대로 포 착하여 재현하는 유정소설의 언어는 유정의 언어라기 보다는 민족 심성의 언어 이다. 신들린 무당이 무아의 경지에서 쏟아내는 공수가 무당의 언어가 아니라 신의 언어이듯 신명이 올라 무아의 경지에서 싸내려간 유정의 소설은 유정의 언 어가 아니라 한국인의 집단무의식의 언어이다. 한국인의 집단 무의식이 유정을 통해서 발현된 것이다. 특히 그것이 식민지 시대를 배경으로 하였음에도 민족 심상의 원형이 그대로 살아있어 유정의 소설은 폐허 위의 꽃처럼 수풀속에 나뒹 군 동안의 돌부처의 표정처럼 순수하고 아름답다. 이러한 유정의 언어와 정서를 조금도 다치지않고 원래의 모습 그대로 고스란 히 보존하려는 노력의 소산이 이 책이다. 유정의 공수가 툽툽하다로 발음되었는 지 아니면 틉틉하다로 발음되었는지에 까지 우리는 세심하게 마음을 ㅆ다. 이책 을 처음 펴낸지 십년 만에 마침 유정 사후 육십주년을 맞아 우리는 보정판을 다 시 펴낸다. 초판에서의 오류를 많이 바로 잡았고 그때 미처 찾아내지 못했던 자 료를 첨가했고 어휘 색인을 대폭 보충하여 새로 작성하였고 참고 문헌 목록을 재작성하였다. 과연 완벽한 원본 전집으로 손색이 없게 된것인지 두렵기도 하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세계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세계화의 바람이 거셀수록 우리 고유의 언어와 정서는 더욱 소중하며 우리 것에 대한 갈증도 더해감을 우 리는 절감한다. 이 책이 그러한 갈증을 푸는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책은 또한 특정시대 특정지역의 삶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존하고 있다 는점에서 인류학적 생태보고서이기도 하다. 언어와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뿐 만 아니라 인류학에 관심을 가진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꼼꼼하고 번거로운 작업을 마다하지 않고 책을 출판해준 강 출판사의 젊은 의욕에 감사한 다. 유정 사후 육십주년을 맞아. 1997년 6월 편자 산골나그네 밤이기퍼도 술군은 역시들지안는다. 메주뜨는냄새와 가티 퀴퀴한 냄새로 방안 은 괴괴하다. 웃간에서는 쥐들이 찍찍어린다. 홀어머니는 쪽떠러진 화로를 끼고 안저서 쓸쓸한대로 곰곰 생각에 젓는다. 갓득이나 침침한 반짝 등불이 북쪽지게 문에 뚤린구멍으로 새드는 바람에 반득이며 빗을 일는다. 혼버선짝으로 구멍을 틀어막는다. 그러고 등잔 미트로 반짓그릇을 끌어댕기며 슬음업시 바늘을 집어 든다. 산골의 가을은 왜이리고적할가! 압 뒤 울타리에서 부수수하고 떨닙은진다. 바 로 그것이 귀미테서 들리는 듯 나즉나즉속삭인다. 더욱 몹슬건 물소리 골을 휘 돌아 맑은샘은 흘러나리고 야릇하게도 음률을 ㅇ는다. 퐁퐁퐁 또록퐁! 박가테서 신발소리가 자작자작 들린다. 귀가 번쩍 띄여 그는 방문을 가볍게 열어제친다. 머리를 내밀며 덕돌이냐? 하고 반겻으나 잠잠하다. 압뜰건너편 숲옹우를 감돌아 싸늘한 바람이 낙엽을 뿌리며 얼골에 부다친다. 용마루가 생생운다. 모진바람소 리에 놀래여 멀리서 밤개가 요란히 짓는다. 쥔어른 계서유? 몸을 돌리어 비누질 거리를 다시집어들랴할제 이번에는 짜정인귀가난다. 황겁하게 누기유? 하고 이 러스며 문을 열어보았다. 왜그리유? 처음보는 안악네가 마루 끝에 와섰다. 달빛 에 빗기어 검붉은 얼골이 헷슥하다. 치운모양이다. 그는 한손으로 머리에 둘럿든 왜수건을 벗어들고는 다른손으로 허터진 머리칼을 싸담어 올리며 수집은 듯이 주뼛주뼛한다. 저..하롯밤만 드새고 가게 해주세유.. 남정네도 아닌데 이밤중에 웬일인가 맨발에 집신짝으로 그야아무러튼.. 어서들어와 불쬐게유.. 나그네는 주춤주춤 방안으로 들어와서 화로겨테 도사려안는다. 낡은치마 자락우로 뻐질려 지는 속살을 암으리자허리를 지긋이튼다. 그러고는 묵묵하다. 주인은 물끄럼이 보고 잇다가 밥을 좀주랴느냐고 물어보아도 잠잣고 있다. 그러나 먹든 대궁을 주서모아 싼지쪽하고 갓다주니 감지덕지 밧는다. 그러고 물한목음마심업시잠간 동안에 밥그릇의 밑바닥을 긁는다. 밥숫갈을 놋키가 무섭게 주인은 이야기를 부 치기 시작한다. 미주알고주알 물어보니 이야기는 지수가 없다. 자기로도너머 지 처물은 듯 시플만치 대구추근거렸다. 나그내는 실탄 기색도 조탄기색도 없시 시 납으로 대꾸하엿다. 남편없고 몸부칠곳업다는 것을 간단히 말하고 난 뒤 이리저 리엇어먹어단게유.. 하고 턱을 가슴에 묻는다. 첫닭이 홰를 칠 때 그제야 마을갓든 덕돌이가 돌아온다. 문을 열고 감사나운 머리를 데밀려다 낫선 아낙네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 주춤한다. 열린문으로 억신 바람이 몰아들어 방안이 캄캄하다. 주인은 문아프로 걸어와스면 덕돌이의 등을 뚜덕어린다. ㅈ은 녀자자는 방에서 떡그머리 총각을 재우는건 상서럽지못한 일 이엇다. 얘 덕돌아 오날은 마을가자고 아침에 온.. 가을할때가 지엇으니 돈냥이나 조히퍼질때도 되었다. 그돈들이 어디로 몰키 는지 이술집에서는 좀체 돈맛을 못본다. 술을 판대야 초롱에 오륙십전떨어진다. 그한초롱을 잘판대도 사날식이나 걸리는걸 요새가태선 그잘냥한 술군까지 씨가 말랐다. 어쩌다 전일에 펴노앗든 외상갑도 갓다줄줄을 몰른다. 홀어미는 열벙거 지가나서 일은 아침부터 돈을밧으러 도라단였다. 그러나 다리품을 드린 보람도 없섯다. 낼사람이 즐겨야 할텐데 우물주물하며 한단소리가 좀두고 보자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러타고 안갈수도 업는 노릇이다. 나날이 량식은 딸리고 지점집에 서 집행을 하느니 뭘하느니 독촉이 어지간치안음에야.. 저도 인제 떠나겟서유. 그가 조반후 나들이옷을 박구어 입고 나스니 나그네도 따라이러슨다. 그의 손을 잔상히 붓잡으며 주인은 고달플테니 몃칠 더쉬여가게유 하엿으나 가야지유 너머 오래 신세를 그런 염려는말구 라고 누르며 집지켜주는 심치고 방에 누엇스라하 고는 집을 나섯다. 백두고개를 넘어서 안말로 들어가 해동갑으로 헤매였다. 해실 수로 간곳도 잇기야하지만 맑앗타. 해가지고 어두울녘에야 그는 홀부들해서 돌 아왔다. 좁쌀닷되박게는 못밧었다. 다른사람들은 돈낼생각커냥 이러면 다시술안 먹겟다고 돌이여얼러보냇든 것이다. 그러나 이만도 다행이다. 아주 못밧으니 보 다는 끼니때까지엿다. 그는 좁살을 씻고 나그내는 소테불을 집히어 불야살야밥 을 짓고 일변상을 보앗다. 밥들을 먹고나서 안젓으랴니깐 갑작이 술꾼이 몰려든다. 이거 웬일인가 처음 에는 하나가 오드니 다음에는 세사람 또 두사람. 모두 젊은축들이다. 그러나 각 각들 먹일방이없슴으로 주인은 망설이다가 그연유를 말하엿으나 뭐한동리사람인 데 어떠냐한테서 먹게해달라하는바람에 얼씨구나 하엿다. 이제야 운이트이나보 다. 양푼에 막걸리를 딸쿠어 나그네에게 주며 소테넛코 좀 속히 데워달라하엿다. 자기는 치마고리를 휘둘러가며 잽싸게 안주를 장만한다. 짠지 동치미 고추장, 특 별한 안주로 삶은밤도 노앗다. 사촌동생이 맛보라고 몃칠전에 갓다준 것을 애껴 둔것이엇다. 방안은 떠들석하다. 벽을 두다리며 아리랑 찻는놈에 건으로너털웃 음치는놈 혹은 숙은숙덕하는놈.. 가즌각색이다. 주인이 술상을 버처들고 들어가 니 짜위나한 듯이 일제히 자리를 바로 잡는다 그중에 얼골 넙적한 하이칼라머리 가 야리가 나서 상을 밧으며 주인귀에다 입을 비겨대인다. 아주머니 젊은갈보 사왓다지유? 좀 보여주게유.. 영문모를 소문도 다도는고.. 갈보라니 웬갈보.. 하고 어리쌩쌩하다 생각을 하니 턱없는소리는 아니다. 눈치잇게 벅으로 나려가 서 보강지아페 웅크리고 있는 나그네의 머리를 은근히 끌어안엇다. 자 저패들이 새댁을 갈보로 횡보고 차저온맥시다. 물론 새댁편으로는 망측스러운일이겠지만 달포나 손님의 그림자가 드물든 우리집으로 보면 재수의빗발이다. 술국을 잠는 다고 어듸가 떨어지는게아니요 욕이 아니니 나를 보아 오날만 술좀파라주기바란 다. 이런의미를 곰상굿게 간곡히 말하엿다. 나그네의 낫은 별반변함이 없다. 늘 한양으로 예사로히 승낙하엿다. 술이 온몸에 돌고나서야 되술이 잔푸리가 된다. 한잔에 오전 그저마시긴아깝 다. 얼간한 상투백이가 게집의 손목을 탁잡아 아프로 끌어댕기며 권주가 좀 해 이건 뀌어온 버리자룬가? 권주가가 뭐야유? 권주가? 아 갈보가 권주가도 모르 나.. 으하하하 하고 는 무안에 취하야 폭숙인 게집뺨에다 꺼칠꺼칠한 턱을 문질 러본다. 소리를 암만시켜도 아래입살을 깨물고는 고개만 기우릴뿐 소리는 못하 나보다. 그러나 노래못하는꼴도 조타. 게집은 령나리는대로 이무릅저무릅으로 옮 아안즈며 턱미테다 술잔을 바처올린다. 술들이 담뿍취하엿다. 두사람은 고라서 코를곤다. 게집이 칼라머리무릅우에 안저 담배를 피여올릴 때 코웃음을 흥치드 니 그무지스러운 손이 게집의 아래배가죽을 사양업시 웅켜잡앗다. 별안간 아야 하고 퍼들쩡하드니 게집의 몸뚱아리가 공중으로 도로 뛰여오르다 떨어진다. 이 자식아 너만 돈내구 먹었니? 한사람새두고 안젓든 상투가 코쌀을 지프린다. 그 러고 맨발벗은 게집의 두발을 량손에 붓잡고 가랭이를 쩍벌려 무릅우로지르르 끌어올린다. 게집은 앙탈을 한다. 눈시울에 눈물이 엉기드니 불현 듯이 쪼록 쏟 아진다. 방안에서 왱마가리 소리가 끌어오른다. 저잡놈보게..하하하 술은 연실데 워서 드려가면서도 주인은 불안하야 마음을 조렷다. 겨우 마음을 노흔 것은 훨 신 밝아서이다. 참새들은 소란히 지저귄다. 지직바닥이 부스럼자죽부다 진배없 다. 술짠지쪽 가래침 담배재.. 뭣해 너저븐하다. 우선 한길치에 자리를 잡고 게배 를 대보았다. 마수거리가 팔십오전 외상이원각수다. 현금팔십오전 두손에 들고 안저세이고 세이고 또 세어보고.. 뜰에서는 나그내의 혀로 끌어올리는 인사.. 안 녕히 가십시게유.. 입이나 좀 맛치고 뽀뽀.. 나두.. 찌르쿵!! 방아머리가 무겁지유.. 고만 까불을까.. 들익엇세유 더 찌야지 유.. 그런데 얘는 어쩐일이야.. 덕돌이를 읍엘 보냇는데 날이 저므러도 여태오 지안는다. 허터진 좁쌀을 확에 쓸어너흐며 홀어미는 퍽으나 애를 태운다. 요새날 새가 차지니까 늑대 호랑이가 차차마을로 차저나린다. 밤길에 고개가튼데서 만 나면 찍소리도 못하고 욕을 당한다. 나그네가 방아를 노코 나려와서 키로 확의 좁쌀을 담어올린다. 주인은 그머 리를 씨담고 자긔의 행주치마를 버서서 그우에 씨워준다. 게집의 나히 열아홉이 면 활짝 필때이건마는 버케된 머리칼이며 야윈얼골이며 벌서부터의 양이 시들어 간다. 아마 고생을 짓한탓이리라. 날신한 허리를 재발이 놀려가며 일이 끈일새 업시 다긔지게 덤벼드는 그를 볼 때 주인은 지극히 사랑스러웠다. 그러고 일변 칙은도 하엿다. 뭣하면 딸과 가티 겨테서 길래살아주엇으면 상팔자일듯시펏다. 그럴수만 잇다면 그소한바리와 박군대도 이것만은 안내노흐리라고 생각도 하엿 다. 아들만 데리고 홀어미의 생활은 무던히 호젓하엿다. 그런데다동리에서는 속 모르는 소리까지한다. 떡그머리총각을 그냥늙힐테냐고. 그러나 형세가 부침으로 감히 엄두도못내다가 겨우 올봄에서야 부터 서둘게 되었다. 의외로 일은 손쉽게 되었다. 이리저리 언론이 돌드니 남산에사는 어느집 둘째딸과 혼약하엿다. 일부 러 홀어머니는 사십리길이나 걸어서 색시의 손 등을 문질로 보고는 참애기 잘도 생겹세.. 조와서 사둔에게 칭찬을 뇌고뇌고하엿다. 그런데 업는살림에 빗을 내 여가면서 혼수를 다꼬여매노흔뒤엿다. 혼인날을 불과 이틀격해노코 일이고만빗 낫다. 처음에야 그런말이 업드니 난데업는 선채금 삼십원을 가저오란다. 남의 돈 삼원과 집의 돈 오원으로 거추꾼에게 품삭 노비주고 혼수하고 단지 이원.. 잔치 에 쓸것박게 안남고보니 삼십원이란 입내도 못낼소리다. 그밤 그는 이리뒤척 저 리뒤척 넉일흔팔을 던저가며 통밤을 세ㅇ든 것이다. 어머님.. 진지 잡수세유.. 새댁에게 이런소리를 듯는다면 끔찍이 구여우리다. 이것이 단하나의 그의 소원 이엇다. 다리압흐지유? 너머 일만시켜서.. 주인은 저녁좁쌀을 쓸어넛타가 방아 다리에 깝신대는 나그내를 걸삼스럽게 처다본다. 방아가 무거워서 껍적이며 잘 오르지안는다. 가냘픈몸이라 상혈이 되어 두볼이 샛밝아케 색색어린다. 치마도 치마려니와 명지저고리는 어찌삭앗는지 억개께가 손바닥만하게 척나갓다. 그러 나 덕돌이가 왜포다섯자를 박궈오거든 첫대사발화통된 속곳부터 해입히고 차차 할수박겐업다. 갓치 씹시다유.. 주인도 남저지 방아다리에 올라섯다. 그러고 찌 껑우에 노힌 나그네의 손을 눈치안채게 슬몃이 쥐여보앗다. 더도둘도말고 그저 요만한 며누리만어더도 조으련만.. 나그네와 눈이 마주치자 그는 열적어서 시선 을 돌렷다. 퍽도 쓸쓸하지유? 하며 손으로 을박글 가르킨다. 첫밤갓흔석양판이 다. 색동저고리를 떨처입고 산들은 거방진방아소리를 은은히 전한다. 찔그러쿵.. 찌러쿵! 그는 나그내를 금덩이갓치위하엿다. 업는대로 자긔옷가지도 서로서로 별러입 엇다. 그러고 잘때에는 딸과짐배업시 이불속에서 품에 꼭품고 재우곤하엿다. 하 지만 자긔의 은근한 속셈은 참아 입에 들여내여 말은 못건넷다. 잘들어주면 이 어니와 뭣하게안다면 피차의 낫이 뜻뜻한일이엇다. 그러자 맘먹지안엇든 우연 한일로 인하야 마침내 기회를 엇게 되엇다. 나그내가 온지나흘되던날이엇다. 거 문관이 산기슭에 잇는 영길네가 벼방아를 좀와서 찌여달라고 한다. 나그네는 줄 밤을 새움으로 나제이나 푸근히자라고두고는 그는 홀로 집을 나섯다. 머리에 게를 보얏케쓰고 맥이 풀려서 집에 돌아온 것은 이럭저럭으스레하엿다. 늙흔한 다리를 끌고 뜰압흐로 향하다가 그는 주춤하엿다. 나그네홀로 자는방에 덕돌이 가 들어갈리만무한데 정녕코 그놈일게다. 마루 끝에 자그마한 나그네의 집석이 가 노힌 그엽흐로 질목채벗은 왕달집석이가 왁살스럽게노엿다. 그러고 방에서는 수근수근 나즌말말소리가 흘러저나온다. 그는 무심코 닷은 방문께로 귀를 기우 렷다. 그럼와 그러는게유? 우리집이 굶을까봐 그리시유? ... 어머이도 사람은 조하유.. 올에 잘만하면 내년에는 소한마리사놀게구 농사만 해두 한해에 쌀 넉섬 조엿섬 그만하면 고만이지유.. 내가실은게유? .... 사내가 죽엇스니 아무튼엇을게 지유? 옷타지는소리 부시럭어린다. 아이!아이!참 이거노세유.. 쥐죽은 듯이 감감 하다. 허공에 아룽거리는 낙엽을 이윽히바라보며 그는 빙그레한다. 신발소리를 죽이고 뜰박그로 다시돌쳐섰다. 저녁상을 물린후 그는 시치미를 딱떼고 나그네 의 기색을 살펴보다가 입을 열엇다. 젊은 안악네가 홋몸으로 돌아다닌대두 고상 일게유.. 또 어차피 사내는.. 여긔서부터 사리에 맛도록 이말저말을 주섬주섬 끄내오다가 나의 며누리가 되어줌이 어떠켓냐고 꽉토파를 지엿다. 치마를 홉사 고 안저 갸웃이 듯고잇든 나그네는 치마끈을 깨물며 이마를 떨어뜨린다. 그러고 는 두볼이 밝애진다. 젊은게집이 나 시집가겟소 하고 누가 나서랴. 이만하면 합 의한거나 틀림없슬 것이다. 혼수는 전에 해둔 것이 잇스니 한슬음잇젓다. 그대로 이앙이나 고처서 입히면 고만이다. 돈이원은 은비녀 은가락지 사다가 각별히 색 씨에게 선물나리고.. 일은밀사록 랑패가만타. 금시로 날을 밧앗서 대례를치럿다. 한편에서는 국수를 눌은다. 잔치보러온 안악네들은 국수그릇을 얼는밧어서 후룩 후룩 들여마시며 시악씨잘낫다고 추엇다. 주인은 즐거움에 너머겨워서 추배를 흔근히 들엇다. 여간 경사가 아니다. 뭇 사람을 삐집고 안팍으로 드나들며 분부하기에 손이돌지안는다. 얘 마누라..국수 한그릇 더가저온.. 어찌 말이 좀 어색하구먼.. 다시한번.. 메누라 얘야! 얼는갓 어와.. 삼십을 바라보자 동굿을 찔러보니 제불에 멋이질려 비드름하다. 덕돌이 는 첫날을 치르고 붓석붓석긔운이 난다. 남이 두단을 털제면 그의 볏단은 석단 재풀처나간다. 연방손바닥에 침을 배타부치며 억개를 읏슥어린다. 끄끅! 찍어라 굴려라 끅끅! 동무의품아시일이다. 검으무툭툭한 젊은농군댓이 볏단을 번차례로 집어든다. 열에 뜬 사람갓치 식식어리며 세차게 벼알을 절구통에서 주룩주룩훌 러나린다. 얘! 장가들고 한턱안내니? 일색이드라 딴딴히먹자 닭이냐. 술이냐. 국 수냐? 웬국수는? 너만 국수만 아느냐? 저의 끼리 ㅉ코까분다. 그들은 일을 노 흐며 옷깃으로 땀을 씻는다. 골바람이 벼깔치를 부여케풍긴다. 엽산에서 푸드득 하고 꿩이 나르며 머리우를 지나간다. 갈키질을 하든 얼골 넓적이가 갈키를 노 코 씽긋하드니 달겨든다. 작란군이다. 여러사람의 힘을 빌리어 덕돌이 입에다 혼 집신짝을 물린다. 버들쩡거린다. 다시량귀를 두손에 잔뜩훔켜잡고 끌고와서는 털 어노흔벼무덕이우에 머리를 틀어박으며 동서남북으로 큰절을 식힌다. 야아!야아! 아니다아니야 장갈갓스면 산신령에게 이러하다 말이 잇서야지 괜실이 산신령이 노하면 눈깔망난이나려보낸다. 뭇웃음이 터저오른다. 새신랑이 옷이이게뭐냐. 볼 기짝에 구멍이 다뚤리고 .. 빈정대는 사람도있다. 그러나 덕돌이는 상투의 먼데 기를 털고나서 곰방대를 피여물고는 싱그레 웃어치운다. 조흔옷은 집에두엇다. 인조견족기저고리 새하얀옥당목겹바지. 그러나 애끼는 것이다. 일할때엔 흔옷을 입고 집에 돌아와 쉬일참에나입는다. 잘때에도 모조리벗어서 더럽지안케 착착개 여 머리맛헤 위해노코 자곤한다. 의복이 람루하면 인상이추하다. 멋처럼엇은 구 여운 안해니 행여나 마음이 돌아안즐까 미리미리 사려두지 않을수도 업는 노릇 이다. 그야말로 이십구년만에 누런 이조각에다 어제서야 소곰을 발라본것도 이 까닭이엇다. 덕돌이가 볏단을 다시집어올릴제 그이웃에사는 돌쇠가 엽흐로와서 품을 앗는다. 얘 덕돌아! 너 내일 우리조마댕이좀해줄래? 뭐 어째? 하고 소리를 썩지르고는 그는 눈귀가 실룩하엿다. 누구보고 해라야? 응? 이자식 까놀라! 어제 까지는 턱업시 지냇단대도 오늘의 상투를 못보는가.. 바로 그날이엇다. 웃간에서 혼자 새우잠을 자고잇든 홀어미는 놀래여 눈이 번쩍띄엿다. 만뢰잠잠한 밤중이 다. 어머이! 그거 다라낫세유 내옷두 업고.. 응? 하고 반마듸소리를 치며 얼떨결 에 그는 캄캄한 방안을 더듬어 아랫간으로 넘어섯다. 황망히 등잔에 불을 대리 며 그래 어듸로 갔단 말이냐? 영산이 나서 뭇는다. 아들은 벌거벗은채 이불로 압흘 가리고안저서 징징거린다. 엽자리에는 빈벼개뿐 사람은 간곳이없다. 들어본 즉 온종일일한게 피곤하야 아들은 자리에 들자마자 고만 세상을 이젓다. 하기야 그때안해도 옷을 벗고 한자리에 누어서 맛부터잣든 것이다. 그는 보통때와 다름 업시 새침헌이 들어누어서 천장만 처다보앗다. 그런데 자다가 별안간 오줌이 마 렵기에 요강을 좀집어달나랴고 보니 뜻박게 품안이 허룩하다. 불러보아도 대답 이업다. 그제서는 어레짐작으로 우선머리맛해 위해노앗든 옷을 더듬어보앗ㄷ. 따 는없다. 필연 잠든 틈을 타서 살몃이 옷을입고 자긔의 옷이며 버선까지들고 내 뺏슴이 분명하리라. 도적년.. 모자는 광술불을 켜들고 나섯다. 벅과 잿간을 뒤젓 다. 그러고 뜰압술풀속도 낫낫치 차저ㅂ스나 흔적도없다. 그래도 방안을 다시한 번차저보자. 홀어미는 굿해야 며느리를 도적년으로 까지는 생각하고 싶지않앗다. 거반울상이 되어 허벙저벙방안으로 들어왓다. 마음을 가라안처들처보니 아니면 다르랴 며누리 벼개밋해서 은비녀가 나온다. 다라날 게집가트면 이비싼 은비녀 를 그냥두고 갈리업다. 두말업시 무슨병패가 생겻다. 홀어미는 아들을 데리고 덜 미를 잡히는 듯 문박으로 차저나섯다. 마을에서 산길로 빠저나는 어구에 욱어진 숩사이로 비스듬이 언덕길이 노혓 다. 바로 그밋헤석벽을 끼고 깁고 프른 웅뎅이가 뭇치고 넓은그물이 겹겹산을 에돌아 약십리를 흘러나리면 신연강 중톡을 뚤는다. 시새에 반쯤파뭇히어 번들 대는 큰바위는 내를싸고 량쪽으로 질번하다. 꼬부랑질은 그틈박위로 ㅆ었다. 좀 체것지못할 재갈길이다. 내를 몃번건네고 흠상굿은 산들을 비켜서 오마장넘어 야 겨우질다운질을 만난다. 그러고 거긔서 좀더 간곳에 내가 외지게 일허진 오 막사리한간을 볼 수 있다. 물방앗간이다. 그러나 이제는 밥을 차저 흘러가는 뜬 몸들의 하룻밤 숙소로 변하엿다. 벽이 확나가고 네기둥뿐인 그속에 힘을 일흔 물방아는 을씨냥굿게 모로누엇다. 거지도 고엽에 이불우에 거적을 덧쓰고 누엇 다. 거푸진 신음이다. 으!으!으흥! 석가래사이로 달빗은 쌀쌀히 흘러든다. 각금 마른닙흘뿌리며.. 여보자우? 이러나게유 얼른.. 게집의 음성이나자 그는 꿈을거 리며 일어안는다. 그러고 너털대는 흣적삼을 깃을 염여잡고는 덜덜 떤다. 인제 고만 떠날테이야? 쿨록.. 말라빠진 얼골로 게집을 바라보며 그는 이러케물엇다. 십분가량지냇다. 거지는 호사하엿다. 달빗에 번쩍어리는 겹옷을 입고서 집행이를 끌며 물방아간을 등젓다. 골골하는 그를 부축하야 게집은 뒤에 따른다. 술집며느 리다. 옷이 너머커.. 좀저것엇스면.. 잔말말고 어여갑시다 펄적.. 게집은 불이나 게그를 제촉한다. 그러고 연해돌아다보길잇지안엇다. 그들은 강길로 향한다. 개울을 건너 불거저나린 산모통이를 막 꼽뜨릴랴할제 이다. 멀리뒤에서 사람욱이는소리가 끈힐듯날 듯 간신히 들려온다. 바람에 먹히 어 말저는 모르겠스나 재업시덕돌이의 목성임은 넉히 짐작할수잇다. 아 얼는좀 오게유.. 똥끝이 마르는 듯이 게집은 사내의 손목을 겁겁히 잡아끈다. 병들은 몸이라 끌리는대로 뒤툭어리며 거지도 으슥한 산저편으로 가치사라진다. 수은빗 갓흔물방울을 품으며 물결은 산벽에 부다뜨린다. 어데선지 지정치못할넉대소리 는 이산저산서 와글와글 굴러나린다. 총각과 맹꽁이 입입이 비를 바라나 오늘도 그럿타. 풀입은 먼지가 보얏케 나훌거린다. 말뚱 한 하늘에는 불덤이가튼 해가 눈을 크게 떳다. 땅은 달아서 뜨거운 김을 턱밋테 다 품긴다. 호미를 옴겨 찍을적마다 무더운 숨을 헉헉 돌는다. 가물에 조닙은앤 생이다. 가끔 업드려 김매는 코며 눈통이를 찌른다. 호미는 튕겨지며 쨍소리를 때때로 내인다. 곳곳이 백인돌이다. 예사밧터면 한 번찍어넘길걸 세네번안하면 흙이 일지안는다. 콧등에서 턱에서 땀은 물흐르듯 떠러지며 호밋자루를 적시고 또 흙에 숨인다. 그들은 묵묵하엿다. 조방고랑에 쭉느러백여서 머리를 숙이고 기여갈뿐이다. 마치 땅을 파는 두더지처럼. 입을 벌리면 땀한방울이 더 흘를 것 을 염려함이다. 그러자 어듸서 말을 부친다. 어이 뜨거 돌을 좀 밟엇다가 혼난 네. 이놈의 것도 밧이라고 도지를 바다처먹나.. 이제는 죽어도 너와는 품아시 안한다. 고 한친구가 열을 내드니 씻갑으로 골치기나 하자구 도루줘버려라. 이나마 업스면 먹을게 잇서야지.. 덕만이는 불안스러ㅇ다. 호미를 노코 옷깃으 로 턱을 훌튼다. 그리고 그편으로 물끄럼이 고개를 돌린다. 가혹한 도지다. 입쌀 석섬. 버리. 콩. 두포의 소출은 근근댓섬. 논아먹기도 못된다. 번듸 밧이아니다. 고목느티나무그늘에 가리어 여름날 오고가는 농군이 쉬든 정자터이다. 그것을 지주가무리로 갈아도지를 노아먹는다. 콩을 심으면 입나기가 고작이요 대부분이 열지를 안는것이엇다. 친구들은 일상덕만이가 사람이 병신스러워 하고 이밧을 침배타비난하엿다. 그러나 덕만이는 오히려 안되는 콩을 탓할뿐 올에는 조로 바 꾸어 심은 것이다. 좀 쉐서들 하세.. 한고랑을 마치자 덕만이는 이러서 고목께 로온다. 뒤무더 땀박아지들이 옹게중게 모여든다. 돌우에 한참안저쉬드니 겨우 생기가 좀돌앗다. 곰방대들을 끄내문다. 혹은 대를들고 담배한대 달라고 돌아치 며 수선을 부린다. 북새가 드네 올농사 또 헛하나보다.. 여러눈이 일제히 말하 는 시선을 더듬는다. 그리고 바람에 아름거리는 저편버덩의 파란벳이플 이윽히 바라보앗다. 염여스러히.. 젊은상투는 무척 시장하엿다. 따로 떠러져 쭈그리고 안 젓다. 고개를 푹기우리고는 불평이요만이아니다. 재미부틀 배고파 일못하겟네.. 하기 죽겟는걸 허리가 착 까부러지는구나.. 여페서 밧는다. 이땀을 흘리고 제 누리업시 일할수잇나? 진흥회아니라 제하라비가 온대두.. 하고 또 뇌드니 아무도 대답이 업스매 개두없슨 놈에게 호포는 올려두 제누리만 안먹으면 산덤 그래.. 어조를 노펴 일동에게 맛장을 청한다. 너는 그래두 괜찬하 덕만이가 다호포를 낼나구. 뚝건달 뭉태는 콧살을 씽긋이 비우스며 바라본다. 네나내가 촌띄기들이 떠들어뭣하리. 그보다. 여보게들 오늘 참 들뼝이온 것을 아나? 이말에 나찬총각 들은 귀가 번쩍띄엇다. 기쁜소식이다. 그입을 뻔히 처다보며 뒷말을 기다린다. 반갑기도 하려니와 한편으로는 의아하엿다. 한참바쁜 농시방국에 뭘 바라고 오 느냐고 다가튼 질문이다. 그것은 들은체만체 뭉태는 나무에 비스듬이 자빠저서 하늘로 눈만껌버긴다. 그리고 홀로 침이말라 칭찬이다. 말가코 살집 조트라. 나 려 씹어두 비린내두업슬걸.. 제일 그볼기짝 두둑한 것이.. 나히는? 스물둘, 한 창 폈드라.. 놈팽이잇나? 예제서 슬근슬근 죄여들며 뭇는다. 없서 남편을 일 코서 홧김에 들병으로 돌아 다니는 판이라데.. 그럼 만히 돌아먹엇구먼.. 뭘 나 히를 봐야지 숫배기드라.. 얘 조쿠나 한잔 먹어보자.. 이쪽저쪽서 수군거린다. 풍년이나 만난 듯이 야단들이다. 한구석에 안젓든 덕만이가 이러서 오드니 뭉태 를 꾹 찍어간다. 느티나무뒤로 와서 성님 정말 남편없수? 그럼 정말이지.. 나 좀 장가드려주 한턱내리다..뭉태의 눈치를 훌튼다. 의형이라 못할말업겠지만 그 래두 어쩐지 얼굴이 혹군하엿다. 염여말게 그러나 돈이좀 들걸.. 개울건네서 덕 만어머니가 온다. 점심 광주리를 이고 더워서 허더긴다. 농군들은 이러서소리치 며 법석이다. 호밋자루를 뽑아 호밋등에다 길군악을 치는놈도 있다. 점심 점심 이다. 먹어야산다. 저녁이 들자 바람은 산들거린다. 뭉태는 제집박갓들의 버릿 지를 깔고 안저서 동무오기를 고대하엿다. 덕만이가 제일 먼저 부리나케 내달앗 다. 뭉태엽페와 궁둥이를 나려노흐며 좀머뭇거리드니 아까말이 실토유. 꼭 장가 좀 드려주게유. 글세 나만믿어 설사 자네게 거짓말하겟나.. 성님만 밋우 꼭 해 주게유, 하고 다지고 내 내 닭팔거든 호미씨세날 단단히 레하리다. 하고 또 한 번 굿데 다진다. 나제 귀틈에 왓든 젊은축들이 하나둘모인다. 약속대로 고수란 이 여섯이되엿다. 모두들 이러서서 한덩어리가 되어 수군거린다. 큰일이나 치러 가는 듯 이러자 저러자 의견이 분분하야 끄티없다. 어떠케해야 돈이 들들가가 문제다. 우리가 막걸리 석되만 사가지고가자 그래 게집더러 부래고 낭중에 얼마 간주면 고만이다. 고하니까 한편에서 그러지말고 그집으로 가서 술을 대구퍼먹 자 그리구 시치미 딱떼고 나오면 하고 우기는 친구도잇다. 그러나 뭉태는 말하 엿다.. 게집을 우리집으로 부르자. 소주세병만 가저오래서 잔푸리로 시키는 것이 제일 점잔하다고. 술갑슨 각출염으로할까 혹은 몃사람이 술을 맛고 그남어지는 안주를 할까를 토의할제 덕만이는 선뜻 대답하엿다. 오늘밤 술갑슨 내혼자 전부물겟다고 그리 고 닭도한마리 내겟스니 아무쪼록 힘써 잘해달라고 뭉태에게 다시 당부하엿다. 뭉태는 게집을 데리러 거리로 나갓다. 덕만이는 조곰도 지체업시 오라경게하엿 다. 그리고 제집을 향하야 개울 언덕으로 올라섯다. 산기슭에 내를 압두고 노혓 다. 방한칸 벽한칸 단두칸을 돌로싸올려 영으로 더픈 집이엇다. 식구는 모자뿐. 아들이 일을 나가면 어머니도 따라 일즉나갓다. 동리로 돌아다니며 일자리를 차 젓다. 그리고 왼종일 방아품을 팔아 밥을 어더다가 아들을 먹여 재우는 것이 그 들의 살림이엇다. 딸은 전체를 밧고 노앗다. 아들장가드릴예정이든 것이 빗구녕 갑기에 시납으로 녹여버리고 그깨짓 며느리쯤은 시시하다유 하고 남들에게는 거 츨 끄리지만 언제나 돈이잇서 며느리를 좀보나.. 돌아서 자탄을 마지안느터이 다. 반드시 장가는 들어야한다. 덕만이는 언덕미테다 신을벗섯다. 그리고 큰 몸집을 사리어 삽붓삽붓 집엘 들어섯다. 방문이 벌쩍나가떠러지고 집안이 휑하다. 어머니는 자는 모양. 닭의 장문을 조심해열엇다. 손을 집어너 손에 닷는대로 허구리께를 슬슬긁어주엇다. 팔아서 등걸잠뱅이 해입는다는 닭이엇다. 한손이 재바르게 목때기를 훔켜잡자 다른손이 날개쭉지를 훔킬랴할제 고만 빗난다. 한놈이 풍기니까 뭇놈이 푸드득 하며 대구 골골거린다. 별안간 휙휙 이망한년의 X으로 난놈의괭이 하고 줴박 는 듯이 방에서 튀나는 기색이드니 다쫏찻서유 염여말구 주무시게유.. 하니까 닭 장문좀 꼭 얼거라. 소리뿐으로 다시조용하다. 그는 무거운 숨을 돌랏다. 닭을 여 페감추고 나는 듯 튀여나왓다. 그리고 뭉태집으로 내달리며 그의 머리에 공상이 한두가지가 아니엇다. 뭉태가입부달때엔 어지간히 출중난게집일게다. 이런걸데리 고 술장사를 한다면 그박게 더큰수는 없다. 뭐해야 잘하면 소한바리쯤은 락자업 시 떨어진다. 그리고 아들도 곳 나야할텐데 이게 무엇보다 큰걱정이엇다. 뭉태는 얼간하엿다 들뼝이를 혼자안고 물리도록시달린다. 두터운입살을 이그리며 요거 사 소리좀해라 아리랑 아리랑 고갯짓으로 게집의 웅둥이를 두드린다. 좁은 봉당 이 꽉찻다 상하나 흐미한 등잔을복판에두고 취함얼골이 청성굿게 죄여안젓다. 다가치눈들은 게집에서 떠나가지안는다. 공석에서 벼루기는 들끌으며등어리 정 갱이를 대구어간다 그러나긁는 것은 사내의체통이아니다 꾹참고 재차지로 게집 오기만 눈이만 눈이빨개 손곱는다. 술좀 천천히 붓게유 그거 다업서지면 뭘루놀 래는게지유-: 게집은 겻눈을 주며 생긋우서보인다. 덩달아 맹입이 맥없시 그리고 슬거먼히 뻥긴다. 얼골깜안 친구가 얼마 벼르다가 마코한개를 피여올린다. 그리 고 욱역으로 끌어댕겨 남보란 듯이 입을 맞춘다. 게집은 예사로 담배를 밧아키 고는 생글거린다. 좌중은 밸이상햇다. 양권연바람이 시다는등 이왕이면 속곳밋들 고 인심쓰라는등 별별핀퉁이가 다들어온다. 돌려라 돌려 혼자만 주무르는게야? 목이마르듯 사방에서 소리를 지르며 눈을 지릅뜬다. 이서슬에 게집은 이러서서 어듸로 갈지를 몰라 술병을 들고 갈팡거린다. 덕만이는 따로떠러저 봉당끄테 구부리고안젓다. 애꾸진 담배통만돌에다 대구 두드린다. 암만 기달려도 뭉태는 저만놀뿐 인사를 아니부친다. 술은 제가 내련만 게집도 시시한지 눈거들떠보지안는다. 그래 입때 말한마디 못건네고홀로 끙끙알 는다. 봉당아래 하얀 귀여운 신이 납죽노혓다. 덕만이는 유심히 보앗다. 돌아안 저서 남이 혹시보지나 안나 살핀다. 그리고 퍼드러진 시커먼 흙밭에다 그선을 뀌고는 눈을 지긋이 감어보앗다. 게집의 신이다. 다시버서 제발에 뀌고는 짝업시 기뻐한다. 약물가티 개운한밤이다. 버들사이로 달빗은 해맑다. 목이 터지라고 맹 꽁이는 노래를 부른다. 암숫놈이 의조케 주고바든 사랑의 노래이엇다. 이소리를 드르매 불현 듯 울화가 터젓다. 여지껏 누르고 눌러오든 총각의 쿠더분한 울분 이 모조리 폭발하엿다. 에이 하치 못한인생.. 하고 저몸을 책하고난 뒤 게집의 앞으로 달려들어 무릅을 꿇엇다. 두손은 공손히 무릅우에 언젓다. 그행동이 너무 나 쑥스럽고 남다르므로 벗들은 눈이컷다. 뵈기는 아까부터 ㅂ스나 인사는 처음 엿줍니다. 하고 죽어가는 음성으로 억지로봉을 땟다. 그로는 참으로 큰용기다. 저는 강원도춘천군 신남면증리아랫말에 사는 김덕만입니다. 우라버지가 승이 광 산김갑니다. 어머니허구 단두식굽니다. 하치못한 사람을 차저주서서 너무 고맙 습니다. 저는 설흔넛인대두 총각입니다. 게집은 영문을 몰라 어안이 벙벙하다가 고만이올시다.. 하며 이마를 기우려 절하는 것을 볼 때 참앗든 고개가 절로 돌앗 다. 그리고 터지려는 웃음을 깨물다가 재채기가 터저버렷다. 일테면 인사로군? 뭘고만이야 더하지.. 여기저기서 키키거린다. 그런 인사는 좀 ㄷ다하자구 핀장 이들어온다. 모처럼 한인사가 실패다. 그는 그 자리에서 이러나지도 못하고 얼 골이 벌개서 고개를 숙인채 부처가 되엇다. 새벽녘이다. 달이지니 박가튼 검은 장막이 나렷다. 세친구는 봉당에 고라젓 다. 술에 취한게 아니라 어찌지꺼렷든지 흥에 취하엿다. 뭉태 덕만이 깜안얼골 세사람이 마주 보며 안젓다. 제각금 기회를 엿보나 맘대로 안되매 속만 탈뿐이 다. 뭉태는 게집의 어깨를 잔뜩 웅켜잡고 부라질을 한다. 실상은 안챗건만 독단 주정이요 발광이다. 새매가티 쏘다가 게집귀에다 눈치빠르게 수군거리곤 그 허 구리를 꾹찌르고 어이술ㅊ 소패좀보고옴새.. 뻘떡 이러서 비틀거리며 싸리문박그 로 나간다. 좀잇드니 게집이마저 오줌좀누고오겟노라고 나가버린다. 덕만이는 실죽허니 눈만 둥굴린다. 일이 내내마음에 어그러지고 마럿다. 그다지 미덧던 뭉 태도 저놀구녕만 차즐뿐으로 심심하다. 그리고 오좀은 맨드는지 여태들안온다. 수상한일이다. 그는 벌덕 일어서서 문박으로 나왓다. 발밑이 캄캄하다. 더듬어가 며 잿간 낫가리 나뭇데미 틈박위를 삿삿치나려뒤젓다. 다시 발길을 돌리어 근방 의 밧고랑을 뒤지기 시작하엿다. 눈에서 불이난다. 차차 동이튼다. 젓빗 맑은 하늘이 품을 버린다. 고은봉우리 흠상구즌 봉우리 이쪽저쪽서 하나둘 툭툭불거진다. 손벽가튼 콩이픈이슬을 먹음고욱어젓다. 스칠 새업시 다리에 척척엉기며 물을 뿜는다. 한동안 해갈을 하고서 밧한복판고랑에 콩잎에 가린 옷자락을 보앗다. 다짜고짜로 달겨들엇다. 그러나 이게 무슨짓이 지유? 아까 뭐라구 마켓지유? 하고는 저로도 창피스러워 뒷칸거리에서 다리가 멈칫하엿다. 의형이라고 밋엇던게 불찰이다. 뭉태는 조곰도 거침이 없다. 고개도 안돌리며 저리가 왜사람이 눈치를 못채리고 저뻔새야.. 화를 천동가티 내질은 다. 도리어 몰리키니 기가 안막힐수업다. 말문이 막혀 먹먹하다. 그래 철석가티 장가드려주마 할제는 언제유? 하고 지지안케 목청을 돗앗다. 술갑내슈 가게유.. 손을 버릴 때 나하고 안살면 술갑 못내겟시유.. 하고는 끝대로 배를 튀겻다. 눈 은 눈물이 어리어 야속한 듯이 게집을 쏘앗다. 게집은 술먹고 술갑안내는 경오 가 뭐냐고 주언부언 떠든다. 나중에는 내가 술팔너왓지 당신의 안해가 되러온것 이아니라고 조히 타이르기까지되엿다. 뭉태는 시끄러ㅇ다. 술갑은 내가주마 고 게집의 팔을 이끄러 콩포기를 헤집고 길로 나가버린다. 시위로 좀 해ㅂ으나 최후의 게획도 글럿다. 덕만이는 아주 낙담하고 콩밧복 판에 멍하니서서 그들의 뒷모양만 배웅한다. 게집이 길로 나스자 눈이 빠지게 기다리든 깜둥이 총각이 또 달겨든다. 이것을 보니 가슴은 더욱 쓰라렷다. 동무 가 빠니지키고 섯는대도 끌고 드러가는 그런 행세는 또 없슬게다. 눈물은 급기 야 꺼칠한 웃수염을 거처 발등으로 즐대굴럿다. 이집저집서 일군 나오는 것이 멀리보인다. 연장을 들고 바트로 논으로 제각기 허터진다. 아주활작 밝앗다. 덕 만이는 금시로 콩밧틀 튀여나왓다. 잿간여프로 달겨들며 큰 돌맹이를 집어들엇 다. 마는 눈을 얼마감고잇는동안 단념하엿는지 골창으로 던저버렷다. 주먹으로 눈물을 비비고는 살재두 나는 인전 안살터이유.. 하고 잿갓을 향하야 소리를 질 러삳. 그리고 제집으로 설렁설렁 언덕을 나려간다. 그러나 맹꽁이는 여전이 소리를 끌어올린다. 골창에서 가장 비웃는 듯이 음 층맞게 맹. 던지면 꽁..하고 간드러지게 밧아넘긴다. 소낙비 음산한 검은구름이 하늘에 뭉게뭉게 모여드는 것이 금시라도 비한줄기 할듯하 면서도 여전히 짓구즌 햇발은 겹겹산속에 뭇친 외진 마을을 통재로 자실 듯이 달구고 잇엇다. 잇다금 생각나는 듯 살매들린 바람은 논밧간의 나무들을 뒤흔들 며 미처날뛰엇다. 뫼박그로 농군들을 멀리품아시로 내보낸 안말의 공기는 씁슬 하엿다. 다만 맷맷한 미루나무숩에서 거츠러가는 농촌을 울프는 듯 매미의 애끗 는노래.. 매..음! 매...음! 춘호는 자기집 올봄에 오원을 주고 사서들은 묵삭은 오막살이집 방문턱에 걸터안저서 바른주먹으로 턱을고이고는 봉당에서 저녁으로 때일감자를 씻고 잇는 안해를 묵묵히 노려보고 잇섯다. 그는 사날밤이나 눈을 안붓치고 성화를 하는 바람에 농사에 고리삭은 그의 얼골로 더욱 해쓱하엿다. 안해에게 다시한번 졸라보앗다. 그러나 위협하는 어조로 이봐 그래 어떠케 돈이 원만 안해줄터여? 안해는 역시 대답이 업섯다. 갓 잡아온 새댁모양으로 씻는 감자나 씻을뿐 잠잣고 잇섯다. 되나 안되나 좌우간 이러타 말이없스니 춘호는 울화가 퍼저서 죽을지경이엇 다. 그는 타곳에서 떠들어온 몸이라 자기를 믿고 장리를 주는 사람도 업고 또는 그잘양한 집을 팔랴해도 단 이삼원의 작자도 내닷지안흐므로 압뒤가 꼭 막혓다. 마는 그래도 안해는 나히 젊고 얼골 똑똑하겟다 돈이원쯤이야 어떠케라도 될 수 잇겟기에 뭇는것인데 드른체도 안하니썩 괘씸한듯십헛다. 그는 배를 튀기며 다 시한번 돈좀안해줄터여? 하고 소리를 뻑 질럿다. 그러나 대꾸는 역 업섯다. 춘호 는 노기충천하야 불현 듯 문찌방을 떼다밀며 벌떡 일어섯다. 눈을 흡뜨고 벽에 기대인지게막대를 손에 잡자 안해의 엽흐로 바람가티 달겨들엇다. 이년아 기집 조타는게 뭐여? 남편의 근심도 덜어주어야지 끼고자는기집이여? 지게막대는 안 해의 연한 허리를 모지게 후렷다. 까부러지는 비명은 모지락스리 찌그러진 울타 리틈을 삣어나간다. 잽처 지게막대는 안즌채 고까라진 안해의 발뒤축을 얼러 불 기를 내려갈렷다. 이년아 내가 언제부터 너에게 조르는게여? 범가티 호통을 치 고 남편이지게막대를 공중으로 다시 올리며 모즈름을 쓸 때 안해는 에그머니! 하고 외마디를 질럿다. 연하야 몸을 뒤치자 거반 업퍼질 듯이 싸리문박그로 내 달렷다. 얼골에 눈물이 흐른채 황그리는 거름으로 문압페언덕을 나리어 개울을 건느고 마즌쪽에 뚤린콩밧길로 들어섯다. 너 네가 날 피하면 어딜갈테여? 발길 을 막는듯한 의미있는 호령에 다라나든 안해는 다리가 멈칫하엿다. 그는 고개를 돌리어 싸리문안에 아즉도 지게막대를 들고섯는 남편을 바라보앗다. 어른에게 죄진 어린애가티 입만 종깃종깃하다가 남편이 뛰여나올가 겁이나서 겨우 입을 열엇다. 쇠돌엄마 집에 좀 다녀 올게유.. 주볏주볏 변명을 하고는 가든길을 다 시 힝하게 내걸엇다. 안해라고 요새이 돈이원이 급시로 필요함을 모르는배도 아 니엇다. 마는 그의 자격으로나 로동으로나 돈이원이란 감히 땅뗌도 못해볼형편 이엇다. 버리래야 하잘것없는 것.. 아츰에 이러나기가 무섭게 남에게 뒤질가 영 산이올라 산으로빼는 것이다. 조고만 종댕이를 허리에 달고거한 산중에 드문드 문 백여잇는 도라지 더덕을 차저가는것이엇다. 깁흔 산속으로 우중충한 돌틈바 기로 잔약한 몸으로 맨발에 집신짝을 끌며 강파른 산 등을 타고돌려면 젓먹든 힘까지 녹아나리는 듯 진땀은 머리로 발끗까지 쭉흘러나린다. 아랫도리를 단 외겹으로 두른 날근 치마자락은 다리로 허리로 척척엉기어 거 름을 방해하엿다. 땀에 부른 종아리는 거츠른 숩에 긁혀메어 그쓰라림이 말이아 니다. 게다 무던운 흙내는 숨이 탁탁 막히도록 가슴을 질른다. 그러나 삶에 발부 둥치는 순직한 그의 머리는 아무 불평도 일지안헛다. 가물에 콩나기로 어쩌다 도라지 순이라도 어즈러운 숩속에 하나. 둘. 뾰죽이 뻐더오른 것을 보면 그는 그 래도 기쁨에 넘치는 미소를 띠웠다. 때로는 바위도 기여올랏다. 정히못기여오를 그런 험한곳이면 ㅊ덩굴에 매여 달리기도 하는것이엇다. 때꾹에 절은 무명적삼 은 벗어서 허리춤에다 꾹 찌르고는 호랑이숩이라 이름난 강원도 산골에 매여달 려 기를쓰고 허비적어린다. 골바람은 지날적마다 알몸을 두른 치맛자락을 공중 으로 날린다. 그제마다 검붉은 볼기짝을 사양업시 내보이는 측덩굴의 그를 본다 면 배를 움켜쥐어도 다못볼 것이다. 마는 다행히 그윽한 산골이라 그꼴을 비웃 는놈은 뻐국이뿐이엇다. 이리하야 해동갑으로 헤갈을 하고나면 캐어모은 도라지 더덕을 얼러 사발가 웃 혹은 두어사발남죽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동리로 나려와 주막거리에 가서 그걸 내주고 보리살과 사발바꿈을 하엿다. 그러나 요즘엔 그나마도 철이 겨ㅇ다 고 소출이다. 그대신 남의 보리방아를 왼종일 찌여두고 보리밥 그릇이나 어더다 가는 집으로 돌아와 농토를 못어더 뻔뻔히 노는 남편과 가치나누는 것이 그날하 로하로의 생활이엇다. 그러고보니 돈 이원커녕 당장 목을딴대도 피가 나올지가 의문이엇다. 만약 돈 이원을 돌린다면 아는집에서 보리라도 뀌여 파는 수박가게 는 다른 도리가업다. 그리고 왼동리의 안악네들이 치맛바람에 팔짜 고첫다고 쑥 덕어리며 은근히 시새우는 쇠돌엄마가 아니고는 노는 버리를 가진 사람이 없다. 그런데 도적이 제발 저리다고 그는 자기꼴 주제에 제불에 눌려서 호사로운 쇠돌 엄마에게는 죽어도 가고 싶지안엇다. 쇠돌엄마도 처음에야 자기와가티 천한 농 부의 계집이련만 어쩌다 하늘이 도아몽리의 부자양반 리주사와 은근히 배가 맛 은뒤로는 얼골도 모양내고 옷치장도하고 밥걱정도 안하고하야 아주 금방석에 딩 구는 팔자가 되엇다. 그리고 쇠돌아버이도 이게 웬떡이냔 듯이 안해를 내어논채 눈을 슬적감아버리고 리주사에게서 나는옷이나 입고 주는 쌀이나 먹고 년년히 신통치못한 자기 농사에는 한손을 떼고는 히짜를 뽑는 것이 아닌가.. 사실말인즉 춘호처가 쇠돌엄마에게 죽어도 아니갈랴는 그속까닭은 정작 여기잇섯다. 바루 지난 늣진봄 달이 뚜러지게 밝든 어느밤이엇다. 춘호가 보름게추를보러 산모텡 이로 나간 것이 이슥하야도 돌아오지 안으므로 집에서기다리든 안해가 인젠 자 고오려나. 생각하고는 막들어누어 잠이들려니까 웬 난데업는 황소가튼놈이 튀어 들엇다. 허둥지둥 춘호처를 막우깔다가 놀라서 으악 소리를 치는바람에 그냥 다 라난 일이잇엇다. 어수룩한 시골일이라 별반 풍설도 아니고 쓱싹되엇으나 며칠 이 지난뒤에야 그것이 동리의 부자리주사의 소행임을 비로소 눈치채엇다. 그런 까닭으로 해서 춘호처는 쇠돌엄마와 즉접관게는 업단대도 그를 대하면 공연스리 얼골이 뜻뜻하야지고 무슨죄나 진 듯이 어색하엿다. 그리고 더욱이 쇠 돌엄마가 새댁 나는 속곳이 세 개구 버선이 네벌이구행.. 하며 아주 조타고 핸 들대는 그꼴을 보면 혹시자기에게 함정을 두고서 비양거리는거나 아닌가 하는 옥생각으로 무안해서 고개도 못들엇다. 한편으로는 자기도 좀만 잘햇드면 지금 쯤은 쇠돌엄마처럼 호강을 할수잇섯슬 그런 갸륵한 기회를 깝살려버린 자기행동 에 대한 후회와 애탄으로 말미아마 마음을 괴롭히는 그쓰라림도 적지안헛다. 그 러나 아무러한 욕을 보더라도 나날이 심해가는 무지하나 매보다는 그래도 좀 헐 할게다. 오늘은 한맘먹고 쇠돌엄마를 차저 갈려는것이엇다. 춘호처는 이번 거름 이 허발이나 안칠까 일렴으로 심화를 하며 수양버들이 쭉 느러박인 논두렁길로 들어섯다. 그는 시골 안악네로는 용모가 매우 반반하엿다. 좀 야윈듯한 몸매는 호리호리한 것이 소위 동리의문자로 외입깨나 하얌즉한 얼골이엇스되 추려한 의 복이며 퀴퀴한 냄새는 거지를 볼질른다. 그는 왼손 바른손으로 겨끔내기로 치맛 귀를 여며가며 속살이 삐질가 조심조심이 거렷다. 감사나운 구름송이가 하늘신폭을 휘덥고는 차츰차츰 지면으로 처저나리드니 그예 산봉우리에 엉기어 살풍경이 되고만다. 먼데서 개짓는 소리가 압뒤산을 한 적하게 울린다. 빗방울은 하나둘 떨어지기 시작하드니 차차 굵어지며 무데기로 퍼부어나린다. 춘호처는 길가에 느러진 밤나무밋트로 뛰여달려가 비를 거니며 쇠돌엄마집을 멀리 바라보앗다. 북쪽산기슭에 놉직한 울타리로 뺑돌려두르고 안 젓는 음욱하고 맵시잇는 집이 그집이엇다. 그런데 싸리문이 꼭 닷긴걸보면 아마 쇠돌엄마가 농군청에 저녁 제누리를 나르러 가서 아즉 돌아오지를 안흔모양이엇 다. 그는 쇠돌엄마가 오기를 지켜보며 오두커니 서서 기다리고 잇섯다. 나무닙페 서 빗방울은 뚝뚝 떠러지며 그의 뺨을 흘러 젓가슴으로 스며든다. 바람은 지날 적마다 냉기와 함께 굵은 빗발을 몸에 드려친다. 비에 쪼로록 젓은 치마가 몸에 찰삭 휘감기어 허리로 궁둥이로 다리로 살의 윤곽이 그대로 비처올랏다. 무던 히 기달렷스나 쇠돌엄마는 오지안헛다. 하도 진력이나서 하품을 하야가며 정신 업시 서잇노라니 왼편 언덕에서 사람오는 발자취소리가 들린다. 그는 고개를 돌 려보앗다. 그러나 날세게 나무틈으로 몸을 숨엇다. 동이배를 가진 리주사가 지우산을 버테쓰고는 쇠돌네집을 향하야 응뗑이를 껍쭉어리며 나려가는 길이엇다. 비록 키는 작달막하나 숫조흔 수염이든지왼동리 를 털어야 단하나뿐인 탕건이든지 썩 풍채좋흔 오십전후의 양반이다. 그는 싸리 문아프로 가드니 자기집처럼 거침업시 문을 떼다 밀고는 속으로 버젓이 들어가 버린다. 이것을 보니 춘호처는 다시금 속이 편치안엇다. 자기는 개돼지가티 무 시로 매만맛고 돌아치는천덕군이다. 안팍그로 겹구염을 밧으며 간들대는 쇠돌엄 마와 사람 된 치수가 두드러지게 다름을 그는 알수잇섯다. 쇠돌엄마의 호강을 너머나 부럽게 우르러보는 반동으로 자기도 잘만햇드면 하는 턱업는 희망과 후 회가 전보다 몃갑절 쓰린맛으로 그의 가슴을 찌버뜨덧다. 쇠돌네집을 하염업시 건너다보다가 어느듯 저도 모르게 긴한숨이 굴러나린다. 언덕에서 쏠려나리는 사태물이 발등까지 개흙으로 덥흐며 소리처흐른다. 빗물에 폭 젓은 몸둥아리는 점점 떨리기 시작한다. 그는 가벼웁게 몸서리를 첫다. 그리고 당황한 시선으로 사방을 경게하야 보앗다. 아무도 보이지는 않엇다. 다시 시선을 돌리어 그집을 쏘아보며 속으로 궁리하야보앗다. 안에는 확실히 리주사뿐일게다. 고대까지 걸 엿던 싸리문이라든지 또는 울타리에 널은 빨래를 여태 안것어 드리는 것을 보면 어떤 맹세를 두고라도 분명히 리주사이외의 다른 사람은 하나도 업슬 것이다. 그는 마음노코 비를 마저가며 그집으로 달겨들엇다. 봉당으로 선뜻 뛰여오르며 쇠돌엄마 기슈? 하고 인기를 내보앗다. 물론 당자의 대답은 업섯다. 그대신 그음 성이나자 안방에서 리주사가 번개가티 머리를 내밀엇다. 자기따는 꿈박기란 듯 눈을 두리번두리번하드니 옷위로 볼가진 춘호처의 젓가슴아랫배 넓적다리로 발 등까지 슬적 음충히 훌터보고는 건아한 낫으로 빙그레한다. 그리고 자기도 봉당 으로 주춤주춘나오며 쇠돌어멈말인가? 왜지금 막나갓지 곳온댓스니 안방에 좀 들어가 기다렷스면.. 하고 매우 일이 딱한 듯이 어름어름한다. 이비에 어딜 가 세유? 지금 요박게 좀 나갓지. 그러나 곳 올걸.. 잇는줄알고 왓는듸.. 춘호처는 이러케 혼잣말로 낙심하며 섭섭한 낫흐로 머뭇머뭇하다가 그냥 돌아갈 듯이 봉 당 알로 나려섯다. 리주사를 처다보며 물차는 제비가티 산드러지게 그럼 요담 오겟세유 안녕히 게십시유.. 하고 작별의 인사를 올린다. 지금 곳 온댓는데 좀 기달리지.. 담에 또 오지유.. 아닐세 좀 기달리게 여보게 여보게 이봐.. 춘호처 가 간다는 바람에 리주사는 체면도 모르고 기가올랏다. 허둥거리며 재간껏 만유 하엿으나 암만해도 안된듯십다. 춘호처가 여기엘 찻어온것도 큰기적이려니와 뇌 성벽력에 구석진 곳이겠다 이럿게 솔깃한 기회는 두 번다시 못볼 것이다. 그는 눈이 뒤집히어 입에 물엇든 장죽을 쑥 뽑아 방안으로 치트리고는 게집의 허리를 뒤로 다짜고짜 끌어안어서 봉당우로 끌어올렷다. 게집은 몹시 놀라며 왜 이러서 유 이거 노세유 하고 몸을 뿌리칠랴고 앙탈을 한다. 아니 잠간만.. 리주사는 그 래도 놋치안흐며 헝겁스러운 눈즛으로 게집을 달래인다. 흘러나리려는 고이춤을 왼손으로 연송 치우치며 바른 팔로는 게집을 잔뜩 웅켜잡고는 엄두를 못내어 짤 짤매다가 간신이 방안으로 끙끙몰아너엇다. 안으로 문고리는 재바르게 채이엇다. 박게서는 모진 빗방울이 배추입에 부다치는 소리 바람에 나무떠는 소리가 요 란하다. 가끔 양철통을 나려구리는 듯 거푸진 천동소리가 방고래를 올리며 날은 점점 침침하엿다. 얼마쯤 지난 뒤엿다. 이만하면 길이 들엇스려니 안심하고 리 주사는 날숨을 후.. 하고 들른다. 실업시 고마운 비 때문에 발악도 못치고 앙살 도 못피고 무릅압헤고븐고븐 느러저잇는 게집을 대견히 바라보며 빙끗이 얼러보 앗다. 게집은 왼몸에 진땀이 쭉 흐르는 것이 꽤 더운 모양이다. 벽에 걸린 쇠돌 어멈의 적삼을 끄내어 게집의 몸을 말쑥하게 훌딱기 시작한다. 발끗서부터 얼골 까지.. 너 열아홉이라지? 하고 리주사는 취한 얼골로 얼간히 무러보앗다. 니 에.. 하고 메떨어진 대답. 게집은 리주사손에 눌리어 일어나도 못하고 죽은 듯 이 가만히 누어잇다. 리주사는 게집의 몸둥이를 다씻기고 나서 한숨을 내뽑으며 담배한대를 떡 피어물엇다. 그래 요새도 서방에게 주리경을 치느냐? 하고 뭇다 가 아무대답도 업스매 원그래서야 어떳게 산단말이냐.. 하루이틀 아니고 사람의 일이란 알수잇는거냐? 그러다 혹시 맛어죽으면 정장하나 해볼곳 업는거야.. 허니 네명이 아까우면 덥어놋코 민적을 가르는게 낫겟지.. 하고 게집의 신변을 위하야 염여를 마지안타가 번뜻 한가지 궁금한 것이 잇엇다. 너참 아이낫다 죽엇다 드 구나? 니에.. 어디 난듯이나 십으냐? 게집은 얼골이 홍당무가 되어지며 아무 말못하고 고개를 외면하엿다. 리주사도 그까짓것 더 묻지않앗다. 그런데 웬녀석 의 냄새인지 무생채썩는듯한 시크므레한 악취가 물시로 코청을 찌르니 눈살을 크게 잽흐리지 안을수업다. 처음에야 그런줄은 소통 몰랏드니 알고보니까 비위 가 조히 역하엿다. 그는 빨고 잇든 담배통으로 게집의 배꼽께를 똑똑이 가르키 며 예.. 이살의 때곱좀 봐라. 그래 물이흔한데 이것좀 못씻는단말이냐? 하고 머처럼의 기분을 상한 것이 앵하단 듯이 꺼림한 기색으로 혀를 채엿다. 하지만 게집이 참다참다 이내 무안에 못이기어 일어나 치마를 입을랴하니 그는 역적을 벌컥 내이엇다. 옷을 빼서서 구석으로 동댕이를 치고는 다시 그 자리에 끌어안 첫다. 그러고 자기딸이나 책하듯이 아주대범하게 꾸짓엇다. 왜그리 게집이 달망 대니? 좀든직직가 못하구.. 춘호처가 그집을 나선 것은 들어간지 약 한시간만이 엇다. 비는 여전히 쭉쭉 나린다. 그는 진땀을 잇는대로 흠뻑 ㅆ고 나왓다. 그러 나 의외로 아니 천행으로 오늘일은 성공이엇다. 그는 몸을 소치며 생긋하엿다. 그런 모욕과 수치는 난생 처음 당하는 봉변으로 지랄중에도 몹쓸지랄이엇으나 성공은 성공이엇다. 복을 받을려면 반듯이 고생이 따르는법이니 이까짓거야 골 백번 당한대도 남편에게 매나안맛고 의조케 살수만잇다면 그는 사양치안흘 것이 다. 리주사를 하늘가티 은인가티 여겻다. 남편에게 부처먹을 농토를 줄테니 자기 의 첩이되라는 그말도 죄송하엿스나 더욱이 돈이원을 줄께니 내일이맘때 쇠돌네 집으로 넌즛이 만나자는 그말은 무엇보다도 고마ㅇ고 벅찬 짐이나 풀은 듯 마음 이 홀가분하엿다. 다만 애키는 것은 자기의 행실이 만약 남편에게 발각되는 나 절에는 대매에 마저 죽을 것이다. 그는 일변 기뻐하며 일변 태우며 자기집을 향 하야 세차게 쏘다지는 비쏙을 가븐가븐 나려달렷다. 춘호는 아즉도 분이 못풀리 어 뿌루퉁헌이 호로 안젓다. 그는 자긔의 고향인 인제를 등진지벌서 삼년이 되 엇다. 해를 이어 흉작에 농작물은 말못되고 딸아빗쟁이들의 위협과 악마구니는 날로 심하엿다. 마침내 하릴업시 집, 세간사리를 그대로 내버리고 알몸으로 밤도 주를 하엿든 것이다. 살기조흔곳을 찾는다고 나어린 안해의 손목을 이끌고 이산 저산을 넘어 표랑하엿다. 그러나 우정찻어 들은 것이 고작 이마을이나 살속은 역시 일반이다. 어느산골엘 가 호미를 잡아보아도 정은 조그만치도 안붓헛고 거 기에는 오즉 쌀쌀한 불안과 굶주림이 품을 벌려 그를 맛을뿐이엇다. 터무니 업 다하야 농토를 안준다. 일구녕이 업스매품을 못판다. 밥이없다. 결국엔 그는 피 페하야 가는 농민사이를 감도는 엉뚱한 투기심에 몸이 달떳다. 요사이 며칠동안 을 두고 요넘어 뒷산속에서 밤마다 큰 노름판이 버러지는 기미를 알앗다. 그는 자기도 한목볼려고 끼룩어렷스나 좀체로 미천을 만들수가 없섯다. 이원! 수나조 하야 이 이원이 조화만 잘한다면금시 발복이 못된다고 누가 단언할수잇스랴.. 삼 사십원 따서 동리의 빗이나 대충가리고 옷한벌지여입고는 진저리나는 이산골을 떠날랴는 것이 그의 배포이엇다. 서울로 올라가 안해는 안잠을 재우고 자기는 노동을 하고 둘이서 다구지게 벌으면 안락한 생활을 할 수가 잇슬텐데 이런산구 석에서 굶어죽을 맛이야 업섯다. 그래서 젊은 안해에게 돈좀 해오라니까 요리매 낀 조리매낀 매만피하고 겻들어주지 안으니 그소행이 여간 괘씸한 것이 아니다. 안해가 물에 빠진 생쥐꼴을 하고 집으로 달겨들자 미처 입도 버리기전에 남편은 이를 악물고 주먹뺨을 냅다부첫다. 너 이년 매만 살살피하고 어디가 자빠젓다왓 어? 볼치한대를 얻어맛고 안해는 오긔가 질리어 벙벙하엿다. 그래도 식성이 못 풀리어 남편이 다시 매를 손에 잡을랴하니 안해는 질겁을 하야 살려달라고 두손 으로 빌며 개신개신 입을 열엇다. 낼돼유..낼돼유.. 하며 돈이 변통됨을 삼가 아 뢰는 그의 음성은 절반이 울음이엇다. 남편은 반신반의 하야 눈을 찌긋하다가 낼? 하고 목청을 돗앗다. 네. 낼 된다유.. 꼭되여? 네 낼된다유.. 남편은 시골물정에 능통하니만치 난데업는 돈이원이 어데서 어떠케 되는것까 지는 추궁해무를랴하지 않엇다. 그는 저윽이 안심한 얼골로 방문턱에 걸터안즈 며 담뱃대에 불을 그엇다. 그제야 안해도 비로소 마음을 노코 감자를 삶으로 부 엌으로 들어갈랴하니 남편이 겨트로 거러오며 치근한 듯이 말리엇다. 병나.. 방 에 들어가. 어여 옷이나 말리여. 감자는 내가 삶을게.. 먹물가티 지튼밤이 나리엇 다. 비는 더욱 소리를 치며 앙상한 그들의 방벽을 압뒤로 울린다. 천정에서 비는 새이지안흐나 집진지가 오래되어 고래가 물러안다십히 된 방이라 도배를 못한 방바닥에는 물이 스며들어 귀죽축하다. 거기다 거적두입만 덩그러케 깔아노흔 것이 그들의 침소이엇다. 석유불은 없서 캄캄한 바루 지옥이다. 벼루기는 사방에 서 마냥 스믈거린다. 그러나 등걸잠에 익달한 그들은 천연스럽게 나란히 누어 주리차게 퍼붓는 밤 비소리를 귀담어 듯고잇섯다. 가난으로 인하야 부부간의 애틋한 정을 모르고 나 나리 매질로 불평과 원한중에서 복대기든 그들도 이밤에는 불시로 화목하엿다. 단지 남의 품에 들은 돈 이원을 꿈꾸어보고도.. 서울 언제 갈라유? 남편의 왼 팔을 비고 누엇든 안해가 남편을 향하야 응성비슷이 무러보앗다. 그는 남편에게 서울의 화려한 거리며 후한 인심에 대하야 여러번드른바잇서 일상 안타까운 마 음으로 몽상은 하야보앗스나 실지 구경은 못하엿다. 얼른 이고생을 벗어나 살기 조흔 서울로 가고십흔 생각이 간절하엿다. 곳 가게되겟지 빗만 좀 업서도 가뜬 하련만.. 빗은 낭종갑드라도 얼핀갑세다유.. 염여업서 이달안으로 꼭가게 될거 니까. 남편은 썩 쾌히 승낙하엿다. 따는 그는 동리에서 일커러주는 질군으로 투 전장의 갑오쯤은 시루에서 콩나물 뽑듯하는 능수엿다. 내일밤 이원을 가지고 벼 락가티 노름판에 달려가서 잇는 돈이란 강그리 모집어올 생각을 하니 그는 은근 히 기뻣다. 그리고 교묘한 자기의 손재간을 홀로뽑내엇다. 이번이 서울 처음이 지? 하며 그는 서울바닥좀 한 번 쐬엇다고 큰체를 하며 팔로 안해의 머리를 흔 들어 무러보앗다. 성미가 원악 겁겁한지라 지금부터 서울갈 준비를 착착하고 십 헛다. 그가 제일 걱정되는 것은 둠구석에서 ㄴ자라먹은 안해를 데리고가면 서울 사람에게 놀림도 바들게고 거리끼는 일이 만흘듯십헛다. 그래서 서울가면 꼭지 켜야할 필수조건을 안해에게 일일이 설명치 안흘수도 없다. 첫때 사투리에 대한 주의 부터 시작되엇다. 농민이 서울사람에게 꼬라리라는 별명으로 감잡히는 그 리유는 무엇보다도 사투리에 잇을지니 사투리는 쓰지말지며 합세를 하십니까로 하게유를 하오로 고치되 말끗을 들지말지라. 또거리에서 어릿어릿하는 것은 내 가 시골뜨기요하는 얼뜬즛이니 갈길은 제게가고 볼눈은 또릿또릿이 볼지라.. 하 는것들이엇다. 안해는 그끔직한 설교를 귀담어 드르며 모기소리로 네.네. 하엿다. 남편은 둬시간가량을 샐틈업시 꼼꼼하게 주의를 다저노코는 서울의 풍습이며 생 활방침 등을 자기의 의견대로 그럴사하게 이야기하야 오다가말끗이 어느듯 화장 술에까지 이르게 되엿다. 시골녀자가 서울에가서 안잠을 잘자주면 몃해후에는 집까지 엇어가는수가 잇는데 거기에는얼골이 이뻐야만한다는 소문을 일즉 드른 배잇서 하는소리엿다. 그래서 날마다 기름도 바르고 분도 바르고 버선도 신고해 서 쥔마음에 썩들어야.. 한참 신바람이 올라 주서성기다가 엽헤서 새근새근 소 리가 들리므로 고개를 돌려보니 안해는 이미 고라저 잠이 깁헛다. 이런 망할거 남말하는데 자빠저 잔담.. 남편은 혼자 중얼거리며 바른팔을 들어 이마우로 흐 트러진 안해의 머리칼을 뒤로 씨담어 넘긴다. 세상에 귀한 것은 자기의 안해.. 이안해가 만약업섯던단들 자기는 홀로 어떠케 살수 잇섯스려는가! 명색이 남편 이며 이날까지 옷한벌 변변히 못해입히고 고생만 짓시킨 그죄가 너머나 큰 듯 가슴이 뻐근하엿다. 그는 왁살스러운 팔로다 안해의 허리를 꼭 껴안어 자기의 압으로 바특이 끌어댕겻다. 밤새도록 줄기차게 나리든 빗소리가 아침에 이르러 서야 겨우 끄치고 점심때에는 생기로운 볕까지 들엇다. 쿨렁쿨렁 눈물나는 소리 는 요란히 들린다. 시내에서 고기잡는 아이들의 고함이며 농부들의 히히낙낙한 미나리도 기운차게 들린다. 비는 춘호의 근심도 씻어간 듯 오날은 그에게도 즐거운빗이 보엿다. 저녁 제누리때 되엿슬걸 얼른빗고 가봐.. 그는 갈증이 나서 안해를 대구 재촉하엿다. 아즉 멀엇서유.. 뭔게뭐야.. 늣젓어.. 뭘! 안해는 남편의 말대로 벌서부터 머리 를 빗고 안젓으나 온체 달포나 아니가리어 엉크른 머리라 시간이 꽤걸렷다. 그 는 호랑이갓튼 남편과 오래간만에 정다운 정을 바꾸어보니 근래에 볼 수 없는 희색이 얼골에 떠돌앗다. 어느때에는 맥적게 생글생글 웃어도 보앗다. 안해가 꼼지락어리는 것이 보기에 퍽으나 갑갑하엿다. 남편은 안해손에서 얼개빗을 쑥 뽑아들고는 시원스리 쭉쭉 나려빗긴다. 다 빗긴 뒤 엽헤노힌 밥사발의 물을 손 바닥에 연실 칠해가며 머리에다 번지를하게 발라노앗다. 그래노코 위서부터 머 리칼을 재워가며 맵씨잇게 쪽을 딱 찔러주드니 오늘아츰에 한사코 공을 드려 삶 아노앗든 집석이를 안해의 발에 신기고 주먹으로 자근자근 골을 내주엇다. 인제 가봐! 하다가 바루 곳와..응? 하고 남편은 그이원을 고이밧고자 손색없도록 실패 업도록 안해를 모양내어 보냇다. 노다지 그믐칠야 캄캄한 밤이엇다. 하눌에 별은 깨알가티 총총 박엿다. 그덕으로 솔숩 속은 간신이 희미햐얏다. 험한 산중에도 우중충하고 구석백이 외딴곳이다. 버석 만하야도 가슴이 덜렁한다. 호랑이 산골호생원! 만귀는 잠잠하다. 가을은 이미 느젓다고 냉기는 모질다. 이슬을 품은 가랑닙은 바시락바시락 날아들며 얼골을 추긴다. 꽁보는 바랑을 모로 비고 풀우에 꼬부리고 누엇다가 잠간 까빡하얏다. 다시 눈이 띄ㅇ슬적에는 몸서리가 몹시나온다. 형은 마즌편에 그저 웅크리고 안 젓는 모양이다. 성님 인저 시작해볼라우? 아즉멀엇네 좀 칩드라도 참참이 해 야지.. 어듬속에서 그음성만 우렁차게 그러나 가만이 들릴뿐이다. 연모를 고치는지 마치 쇠부짓는 소리와 아울러 부슥어린다. 꽁보는 다시 옹송그리고 새우잠으로 눈을 감앗다. 야긔에 옷은 저저후질근하다. 아래또리가 척나간 듯이 감촉을 일코 대구 쑤실따름이다. 그대로 버뜩 일어나 하품을 하고는 으드들 떨엇다. 어듸서인 지 자박자박 사러지는 발자욱소리가 들린다. 꽁보는 정신이 번쩍나서 눈을 둥글 린다. 누가오는게 아뉴? 바람이겟지. 즈들이 설마알라구! 신청부가튼 그대답 에 저윽이 맘이 노힌다. 겨테 형만 잇스면이야 몃놈쯤오기로서니 그리쪼일게업 다. 적삼의 깃을 여미며 휘돌아보앗다. 감떼사나운 큰 바위가 반득이는 하늘을 찌를 듯이 삐쥐솟앗다. 그 양어깨로자즈레한 바위는 뭉글뭉글한놈이 검은 구름 갓다. 그러면 이번에는 꿈인지 호랑인지 영문모를 그런 흠상구즌 대구리가 공중 에 불끈 나타나 두리번거린다. 사방은 모다 이따위산에 돌렷다. 바람은 뻔질나려 구르며 습긔와 함께 낙엽을 풍긴다. 을씨냥스리 샘물은 노냥쫄랑쫄랑. 금시라도 싯검은 산중툭에서 호랑이불이 보일듯십다. 꼼짝못할 함정에 들은 듯이 소름이 쪽 돗는다. 꽁보는 넘우서먹서먹하고 허전하야 어깨를 으씩올린다. 몹쓸놈의 산 골도 다만어이 산골마닥 모조리 요지경이람.. 이러고보니 몹시 무거운 기억이 눈 아프로 번쩍 지난다. 바루 작년 이맘때이다. 그날도 오늘과 가티 밤을 도아 잠채를 하러 갓든 것 이다. 회양근방에도 가장 험하다는 마치 이러케 휘하고 낫설은 산골을 기여올랏 다. 꽁보에 더펄이 그리고 또 다른동무 셋과 초저녁부터 나리는 부슬비가 웬일 인지 그칠줄을 모른다. 붕 하고 난데업시 이는 바람에 안기어 비는 낙엽과 함께 몸에 부딧고 또 부딧고하얏다. 모두들 입버릴 긔력조차 일코 대구 부들부들 떨 엇다. 방금 넘어올 듯이 덩치커다른 바위는 머리를 불쑥 내대고 길을 막고막고 한다. 그놈을 끼고 캄캄한 절벽을 돌고나니 땀이 등줄기로 쪽 나려흘럿다. 게다 은제 호랑이가 내닷는지 알수없스매 가슴은 펄쩍 두근거린다. 그러나 하기는 이 제말이지 용케도 해먹긴하얏다. 아무러튼지 다섯놈이 설흔길이나 넘는 암굴에 들어가서 한시간도 채 못되자 감(광석)을 두포대나 실히 따올렷다. 마는 문제는 논으맥이에 잇섯다. 어떠케 이놈을 논흐면서로 어굴치안흘가. 꽁보는 금점에 남 다른 이력이 잇느니만치 제가 선뜻 맛탓다. 부피를 대중하야 다섯목에다 차례대 로 메지메지 골고루 논앗든 것이다. 헌대 이런 우스강스러운 놈이 또 잇슬가.. 이게 일터면 논은건가! 어두운 구석에서 어떤놈이 이러케 쥐이박는 소리를 하 는 것이다. 제따는 욱긔를 보이노라고 가래침을 배앗는다. 그렴? 꽁보는 하 어 이없서서 그쪽을 뻔히 바라보앗다. 이건 우리가 늘하는 격식인데 이제와서 새삼 스럽게 게정을 부릴것이 아니다. 아니 요게 내거야? 그럼 누군 감벼락을 마젓단 말인가? 아니 이구덩이를 먼저낸 것이 누군데그래? 누구고새고 알게뭐잇나 금 잇스니 땃고땃스니 논앗지.. 알게업다?내가업서도 느가왓니 이새끼야? 이런 숭 맥보래 꿀돼지 제욕심채기로 너만 먹자는거야? 바루이말에 자식이 욱하고 들이 덤볏다. 무지한 두손으로 꽁보의 멱살을 잔뜩움켜쥐고 흔들고 지랄을 한다. 꽁보 가 체수가작고처들고 좀팽이라 한창얏본 모양이다. 비를 마저가며 숨이 콕 막히도록 시달리니 꽁보도 화가 안날수업다. 저도 몰 으게 어느듯 감석을 손에잡자 놈의 골통을 퍼트렷다. 하니까 이놈이 꼭 황소가 티 식-하드니 꽁보를 피언한 돌우에다 집어때렷다. 그리고 깔고안더니 대뜸벽체 를 들어 겻갈비대를 휙- 하도록 아주몹씨조겻다. 죽질안키만 다행이지만 지금도 이게 가끔 도지어 몸을 못쓰는 것이다. 담에는 왼편어깨를 된통 마젓다. 정신이 다 아찔하얏다. 험하고 기픈 산속이라 그대로 죽여버릴 작정이 분명하다. 세 번 째에는 또 다시 가슴을 겨누고 나려올제 인제는 꼬박 죽엇구나 하얏다. 참으로 지긋지긋하고 아슬아슬한 순간이엇다. 그때 천행이랄가 대문짝처럼 크고 억센 더펄이가 비호가티 날아들엇다. 잡은참 그놈의 허리를 뒤로 두손에 뀌여들드니 산비탈로 내던저버렷다. 그놈은 그때 살엇는지 죽엇는지 이내모른다. 꽁보는 곳 바루 감석과 한꺼번에 더펄이 등에 업히어 마을로 나려왓든 것이다. 현재 꽁보가 갓고 다니는 그목숨은 즉 더펄이 손에서 명줄을 바든 그때의 끄 트리마리다. 더펄이를 형이라 불럿고 형우 제공을 깍듯이 하는것도 까닭업는 일 은 아니엇다. 이산골도 그녀석의 산골과 똑 헐업는 흉칙스러운 낫짝을 가젓다. 한 번 휘돌아보니 몸서리치든 그경상이 다시 생각하지 안흘수업다. 꽁보는 담배 만 빡빡 피우며 시름업시 안젓다. 몸좀 녹여서 인저 시적시적 해볼까? 더펄이도 추운지 떨리는 몸을 툭툭털며 일어선다. 시작하도록 연모는 차비가 다된 모양. 저편으로 가서 훔척훔척하드니 바랑에서 막걸리병과 돼지 다리를 끄내들고 이리 로 온다. 그래도 줌 거냉은 해야할걸! 하고 그는 병마개를 이로 뽑드니 에이 그 냥 먹세. 언제 데워먹겟나? 데웁시다. 글세 그것두조쿠 근데 불을 놨다가 들키 면 어쩌나? 저 바위틈에다 가리고 핍시다. 아우는 일어서서 가랑닙을 긁어모앗 다. 형은 더듬어가며 소나무 삭정이를 뚝뚝 꺽거서 한아름 안엇다. 평풍과가티 바위와 바위사이에 틈이 벌엇다. 그속으로 들어가 그들은 불을 노핫다. 커.. 그어 맛조하이. 형은 한잔을 쭉 켜고 건아하얏다. 칼로 돼지고기를 저며들고 쩍쩍 씹 는다. 아까 술집 게집 ㅂ냐? 왜그루? 어떠튼가.. ..... 아주 똑땃데. 고것참.. 하고 그는 눈을 불비체 끔벅어리며 싱글싱글 웃는다. 일년이면 열두달 줄청 돌 아만 다니는 신세이엇다. 오늘은 서로 내일은 동으로 조선천치의 금점판치고 아 니 찝쩍거린데가 업섯다. 언제나 나도 그런 게집하나맛나 살림을 좀 해보누 하 면 무거운 한숨이 절로 안날수업다. 거 게집잇는게 항결 낫겟더군.. 하고저도 열적을 만큼 시풍스러운 소리를 하니까.. 글쎄요.. 하고 꽁보는 그얼골을 빤히 처다보앗다. 이날까지 가티다녀야 그런법업드니만 왜별안간 게집생각이날가. 별 일이로군! 하긴 저도요즘으로 버썩 그런생각이 무륵무륵 안나는 것도 아니지만 가을이 느저서 그런지 두호래비 마주 안기만하면 나는건 그생각뿐.. 성님 장가 들라우? 어디 웬 게집있나? 글세? 하고 꽁보는 그말을 재치다가 얼뜻 이런생 각을 하엿다. 제누의를 주면 어떨까 지금 그누의가 충주근방 어느농군에게 출가 하야 자식을 둘식이나낫다. 마는 매우 반반한 얼골을 가젓다. 이걸준다면 형은 무척 반기겠고 또한 목숨을 구해준 그은혜에 대하야 손씨세도 되리라. 성님.. 내누의를 주라우? 누의? 썩 이뿌우..성님이 보면 아마 담박반하리다.. 더펄이 는 담말을 기다리며 다만 벙벙하엿다. 불빗에 이글이글하고 검붉은 그얼골에는 만족한 미소가 떠올랏다. 그누의에 대하야 칭찬은 전일부터 만히 들엇다. 그럴적 마다 속중으로는 슬몃이 생각이 달랏스나 참아 이러타토설치는못햇든터이엇다. 어떳수? 글세 그런데 살림하는 사람을 그리되겠나? 하야 뒷심은 두면서도 어 정쩡하게 물어보앗다. 그러고들 껍쩍하고 술을 따러서 아우에게 권하다가 반이 나 업찔럿다. 그야 돌려빼면 고만이지 누가 뭐랄터유.. 꽁보는 자신이 잇는 듯 이 이러케 선언하엿다. 더펄이는 아주 조앗다. 팔장을 딱 찌르고는 눈을 감앗다. 나두 인젠 계집하나 안아 보는구나! 아마 그누의란 썩이뿔 것이다. 오동통하고 아양스럽고 이런계집 에 틀림업스리라. 그럴 필요도 업건마는 그는 뻘떡일어서서 주춤주춤하다가 다 시펄석안는다. 은제 갈려나? 가만잇수.이거 해가지구 낼갑시다. 오늘일만 잘 되면 낼로 곳떠나도 조타. 충청도라야 강원도역경을 지나 칠팔십리거르면 고만 이다. 낼해껏거르면 모래 아츰에는 누의 집을 들려서 다른금점으로 가리라 예정 하엿다. 그런데 이놈의 금을 언제나 좀 잡아볼는지 아득한 일이엇다. 빌어먹을 거.. 은제쯤 재수가 좀 터보나! 꽁보는 뜻고잇든 돼지뼉따구를 내던지며 이러 케 한탄하엿다. 념려말게 어떠케 되겠지 오늘은 꼭 노다지가 터질테니 두고 볼 려나? 작히 조켓수. 그러커든 고만 들어안즙시다. 이를 말인가.이게 참 할노릇 을 하나. 이제말이지. 그들은 몃번이나 이러케짜위햇는지 그수를 모른다. 네가 노다지를 만나든 내가 만나든 둘이 똑가티나놔가지고 집을 사고 계집을 엇고 술 도먹고 편히살자고 그러나 여지것 한 번이라고 그러케 돼본적이업스니 매양 헛 소리가 되고말엇다. 닭울때도 되엿네 인제 슬슬가볼려나? 더펄이는 선뜻 일어 서서 바랑을 질머메다가 꽁보를 바라보앗다. 몸이 또도는지불아페서 오르르 떨 고있는 것이 퍽으나 치근하엿다. 여보게 내혼자 해가주올게 불이나 쬐고 거기잇 슬려나? 뭘,갑시다.. 꽁보는 꼼을꼼을 일어스며 벼랑을 메엿다. 그들은 발로다 불을 부벼끄고는 거기를 떠낫다. 산에 골을 엇비슷이 돌아오르는 샛길이 노혓다. 좌우로는 솔,잣,밤,단풍 이런 나무들이 울창하게 꽉 들어박엿다. 그미트로 재갈, 아니면 불퉁바위는 예제업시 마냥 딩굴렷다. 한갓 시컴은 그암흑속을 그둘은 더듬고기여오른다. 풀숩의 이슬 로 말미아마 고이는 축축이 저젓다. 다리를 움겨놀적마다 철떡철떡살에 부트며 찬기운이 쭉끼친다. 그리고 모진바람은 뻔찔 불어나린다. 붕하고 능글차게 낙엽 을 불어나리다는 뺑하고 되알지게기를 복쓴다. 공보는 더펄이뒤를 따러오르며 달달떨엇다. 이게 지랄인지 난장인지 세상에 짜정 못해먹을건 금점빼고 다시업스리라. 금이 다무언지. 요즛을 꼭 해야한담.. 게다 건뜻하면 서로 뚜들겨 죽이는 것이 일, 참말이지 금쟁이치고 하나 순한놈 못봤다. 몸이 절릴적마다 지겨웁든과거를 또 연상하며 그는 다시금 몸에 소름이 도닷다. 그러자 마즌편산 수퐁에서 큰불이 얼른하엿다. 호랑이! 이러케 놀라고더 펄이 허리에가 덥석달리며 저게뭐유? 하고 다르르떨엇다. 뭐? 저거,아니 지금 은 업서젓네.. 그게 눈이 어려서 헷거지뭐야.. 더펄이는 씸씸이 대답하고 천연스 리올라간다. 다기진 그태도에 좀 안심이되는 듯 시프나 그래도 썩 편치는 못하 엿다. 왜이리 오늘은 대구 겁만드는지 까닭을 모르겟다. 몸은 배시근하고 열로인 하야 입이 바짝바짝탄다. 이것이 웬만하면 그럴리업스려마는 자네 안되겟네. 내 등에 업히게.. 하고 더펄이가 등을 내대일제 그는잠잣고 바랑우로 넙쭉 업혓다. 그래도 끽소리업시 덜렁덜렁 올라가는 더펄이를 굽어보며 실팍한 그몸이 여간 부러운 것이 아니엇다. 불볏 나리는 복중처럼 씨근거리며 이마에 땀이 쫙 흘러 슬 그때에야 비로소 더펄이는 산마루턱까지 이르럿다. 꽁보를 나려노코 땀을 씨 스며 후 하고 숨을 돌린다. 인젠 얼마 안남엇겟지. 조곰 나려가면 요일에 잇슬 것이다. 그들이 이마을에 들린 것은 바루 오늘점심때이다. 지나서 그냥 갈랴하다가 뜻하지안흔 주막 주인말에 귀가 번쩍 띄엇든 것이다. 저산넘어 금점이잇는데 금 이 푹푹 쏘다지는 화수분이라고 요즘에는 화약허가를 내가지고 완전히 일을 하 고자하야 부득이 잠시 휴광중이고 머지안허 다시 시작할게다. 그리고 금도적을 마즐가하야 밤낫 구별업시 감시하는중이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밤중에 누가 자지안코 설마 하고 더펄이는 덜렁덜렁 나려간다. 꽁보는 그꽁문이를 쿡쿡 찔럿 다. 그래도 사람의 일이니 물은 모른다. 좌우겨틀우 살펴보며 살금살금사리어 나 려온다. 그들은 오분쯤 나리엇다. 따는 커다란 구뎅이 하나가 딱 내다랏다. 산중턱에 집더미가튼 바위가 노혓고 고여프로 또 하나이 노혀 가달이젓다. 그가운데다 뻐 듬한 돌장벽을 끼고 구멍을 뚤흔 것이다. 가루지는 한발 좀 못되고 길벅지는 약 서발가량. 성냥을 거대보니 기피는 네길이 넘겻다. 함부루 쪼아먹은구뎅이라 꺼 칠꺼칠한 놈이 군비력도 똑똑이 못치ㅇ다. 잠채를 염여하야 그랫스리라. 사다리 는 모조리 떼가고 밍숭밍숭한 돌벽이 잇슬뿐이다. 그들은 다시한번 사방을 두레 두레 돌아보앗다. 지척을 분간키 어려우나 필경사람은 업슬 것이다. 마음을 노코 바랑에서 광술을 끄내어 불을 대렷다. 더펄이가 먼저 장벽에 업듸어 뒤로 기여 나린다. 꽁보는 불을 들고 조심성잇게 참참이 나려온다. 한길쯤 남엇슬 때 고만 발이 찍 하고 더펄이는 떨어젓다. 끙 하고 무던이 골탕은 먹엇스나 그대루 쓱싹 일어섯다. 동이 트기전에 얼른금을 따야될 것이다. 여보게 아우 나는 어딜따랴 나? 글세유.. 가만이 기슈.. 아우는 불을 드려대고 줄맥을 한 번 쭉 훌텃다. 금점일에는 난다긴다하는 아달맹이 금쟁이엇다. 썩 보드니 복판에는 동이먹 어들어가고 양편가생이로 차차 줄이 생하는 것을 알앗다. 성님은 저편구석을 따 우.. 아우는 이러케 지시하고 저는 이쪽 구석으로 왓다. 그러나 참아 그틈박이 로 들어갈 생각이 안난다. 한길이나 실히되도록 싸하올린 동발이 금방넘어올 듯 이 위험하얏다. 미테는 좀잘은 돌로 싸흐나 그우에는 제법 굴찍굴찍한 놈들이 언첫다. 이것이 문허지면 깩소리도 못하고 치어죽는다. 꽁보는 한참생각햇스되 별수업다. 나츨 째푸려가며 바랑에서 망치와 타래증을 끄내들엇다. 그런데 어떠 케 파먹은놈이게옴푹이 들어간 것이 일커녕 몸하나 노흘데가 없다. 마지못하야 두다리를 동발께로 쭉뻣고 몸을 그흠패기에 착 업디어 망치질을 하기시작하얏 다. 돌에 뚤린 석혈구뎅이라 공기는 더욱 퀭하얏다. 증때리는 소리만 양쪽벽에 무겁게 부다친다. 팡!팡! 이러케 몹씨 귀를 울린다. 거반 한시간이 넘엇다. 그들 은 버력가튼 만감이외에 아무것도 엇지못햇다. 다시 오분이 지난다. 십분이 지난 다. 딱 그때다. 꽁보는 땀을 철철흘리며 좁다란 그틈에서 감하나를 손에 따들엇다. 헐업시 적은 목침가튼 그런 돌팍을 업드린 그채 불빗에 비치어 가만이 뒤저보앗다. 번 들번들한 놈이 그광채가 되우 혼란스럽다. 혹시 연철이나 아닐까. 그는 돌우에 눕혀노코 망치로 두드리어 깨보앗다. 좀체 하야서는 쪽이 잘 안나갈만치 쭌득쭌 득한 금돌! 그는 다시 집어들고 눈아프로 바싹가저오며 실눈을 떳다. 얼마를 뚤 허지게 노려보앗다. 무작정으로 가슴은 뚝딱거리고 마냥 들렌다. 이돌에 박인금 만으로도 모름 몰라도 하치 열량중은 넘겟지. 천원!! 그먼가 뭐야? 더펄이는 이러케 허둥지둥 달겨들엇다. 노다지하고 풀죽은 대답.. 노다지?? 하기 무섭게 더펄이는 우뻑지뻑 그돌을 바더들고 눈에 드려댄다. 척척 훨만치 드려박인 금.. 우리도 인젠 팔자를 고치누나.. 그는 껍쩍 껍쩍 응덩춤이 절로 난다. 이리 나 오게 내땀세.. 그는 아우의 몸을 번쩍 들어내노코 제가 대신 들어간다. 역시 동 발께로 다리를 쭉뻣고는 그틈박이에 덥쩍 업뒤엇다. 몸이 온악커서 좀 둥개이나 아무러케도 아우보다 힘이 낫겟지. 그좁은 틈에 타래증을 꼬자박고 식식하고 망 치로 때린다. 꽁보는 그아페 서서 시무럭헌이 흥이지엇다. 금점일로 할지면 제가 선생이요 형은 제지휘를 바다 왓든 것이다. 뭘 안다고 푸뚱이가 어줍대는가, 돌쪽하나 변 변이 못떼낼것이.. 그는 형의 태도가 심상치안흠을 얼핏 알앗다. 금을 보드니 완연히 변한다. 저고깽이좀 집어주게.. 형은 고개도 아니들고 소리를 빽 질른 다. 아우는 잠잣고 댓구도 아니한다. 사람을 넘우 얏보는 그꼴이 썩 아니꼬왓다. 아 이사람아 고깽이좀 얼른집어줘 웨저리 정신업시 섯나 그리고 눈을 딱 부르 뜨고 처다본다. 아우는 암말안코 저편 구석에 노힌 고깽이를 집어다 주엇다. 그 리고 우둑헌이 다시섯다. 형이 무랍업시 구면 굴수록 그것은 반드시 시위에 가 까ㅇ다. 힘이 좀 잇다고 주제 넘게 꺼떡이는 그화상이야 눈허리가시면시엇지 그 냥은 못볼 것이다. 또 땃네.. 내기운이 어떤가? 형은 이러케 주적거리며 고깽이 를 연송 나려찍는다. 마치 죽통에 덤벼드는도야지 모양이다. 억척스럽게도 손뼉 만한 감을 두쪽이나 따냇다. 인제는 악이 아니면 세상업서도 더는 못딸 것이다. 엑!엑! 그래도 억센 주먹에 구든농이다 벌컥벌컥나간다. 제힘을 되우자랑하는 형 을 이윽히 바라보니 또한 그속이 보인다. 필연코 이노다지를 혼자 먹을랴고 하 는 것이다. 허면 내가잇는 것을 몹시 끄리겟지.. 하고 속을 태운다. 이것봐. 자 네가튼건 골백와야 소용없네.. 하고 또 뽐낼제가슴이 선뜩하얏다. 압서는 형의 손에 목숨을 구해바닷스나 이번에는 가튼 산골에서 그주먹에 명을 도로 끈흘지 도 모른다. 그는 형의 주먹을 가만히 나려보다가 가엽시도 앙상한 제주먹에 대 조하야 보지안흘수업다. 그러나 다만 속이바르르 떨릴뿐이다. 그러자 꽁보는 기급을 하야 놀라며 뒤로 물러섯다. 어이쿠하는 불시의 비명 과 아울러 와그르 하엿다. 싸하올린 동발이 어찌하다 중툭이 헐리엇다 모진돌들 은 더펄이의 장딴지며 넓적다리 응뎅이까지 고대로 업눌럿다. 살은 물론 으츠러 젓스리라.. 그는 업프린채 꼼짝 못하고 아픈데 못이기어 끙끙거린다. 허나 죽질 안키만 요행이다. 바로 그우의 공중에는 징그럽게 커다란 돌이 나려구르자 그미 틀 바친 불과 조고만 쪼각돌에 걸리어 미처 못굴러나리고 간댕거리는길이엇다. 이돌만 나려치면 그미테 그는 목숨은 고사하고 윽살이 될 것이다. 여보게 내몸 좀 빼주게.. 형은 몸은 못쓰고 죽어가는 목소리로 애원한다. 그리고 또 아우 나 죽네..응? 하고 거듭 애를 끈흐며 빌붓는다. 고개만 겨우 들엇슬따름 그외에는 손조차 자유를 일흔모양갓다. 아우는 문허질야는 동발을 치어다보며 얼른 그머리 마트로 다가슨다. 발아케 노힌 노다지 세쪽을 날새게 손에잡자 도로 얼른 물러섯다. 그리고 눈물이 흐른 형의 얼골은 돌아도 안보고 고발로 하둥지둥 장벽을 기여오른다. 이놈아.. 너머 기여올라 벼락가티 악을 쓰는 호통이 들리엇다. 또연하야 우지끈뚝딱 하는 무서 운 폭성이 들리엇다. 그것은 거의 거의 동시의 일이엇다. 그리고는 좀와스스 하 다가 잠잠하엿다. 그때는 벌써 두길이나 넘어 아우는 기여올랏다. 굿문까지 다 나왓슬제 그는 머리만 내밀어 사방을 두릿거리다 그림자가티 사라진다. 더펄이 의 형체는 보이지안는다. 침침한 어둠속에 단지굴근 돌맹이만이짝 허터젓다. 이 쪽 마구리의 타다남은 화로불은 바야흐로 질듯질 듯 껌벅어린다. 그리고 된바람 이 애 하고는 긋문께서 모래를 쫘륵쫘륵 드려뿜는다. 금따는 콩밧 땅속 저밑은 늘 음침하다. 고달픈 간드렛볼 맥없이 푸리끼하다. 밤과달라서 낮 엔 되우 흐릿하엿다. 거츠로 황토장벽으로 앞뒤좌우가 콕 막힌 좁직한 구뎅이 흡사히 무덤속같이 귀중중하다. 싸늘한 침묵. 쿠더브레한 흙내와 징그러운 냉기 만이 그속에 자욱하다. 고깽이는 뻔질 흙을 이르집는다. 암팡스러히 나려쪼며 퍽 퍽퍽.. 이렇게 메떠러진 소리뿐. 그러나 간간 우수수하고 벽이 헐린다. 영식이는 일손을 놓고 소맷자락을 끌어당기어 얼골의 땀을 훌는다. 이놈의줄이 언제나 잡 힐는지 기가 찻다. 흙한줌을 집어 코밑에 바짝드려대고 손가락으로 삿삿이 뒤져 본다. 완연히 버력은 좀 변한듯싶다. 그러나 불통버력이 아주 다풀린것도 아니엇 다. 말똥버력이라야 금이 나온다는데 왜이리 안나오는지. 고깽이를 다시 집어든다. 땅에 무릎을 꿇고 궁뎅이를 번쩍 든채 식식어린다. 고깽이는 무작정 내려찍는다. 바닥에서 물이 스미어 무릎팍이 흔건히 젖었다. 굿 엎은 천판에서 흙방울은 나리며 목덜미로 굴러든다. 어떤 때에는 옷벽의 한쪽이 떨어지며 등을 탕 때리고 부서진다. 그러나 그는 눈도 하나 깜짝하지않는다. 금 을 캔다고 콩밭 하나를 다 잡첫다. 약이 올라서 죽을둥살둥 눈이 뒤집힌 이판이 다. 손바닥에 침을 탁뱃고 고깽이자루를 한 번 고처잡드니 쉴줄모른다. 등뒤에서 는 흙긁는소리가 드윽드윽난다. 아즉도 버력을 다 못친 모양. 이자식이 일을 하 나 시졸 하나 남은 속이 바직타는데 웬 뱃심이 이리도 좋아. 영식이는 살기 띠 인 시선으로 고개를 돌렷다. 암말없이 수재를 노려본다. 그제야 꿈을꿈을 바지게 에 흙을담고 등에 메고 사다리를 올라간다. 굿이 풀리는지 벽이 우찔하엿다. 흙 이 부서저 나린다. 전날이라면 이곳에서 안해한번 못보고 생죽엄이나 안할가 털 끝까지 쭈삣할게다. 그러나 인젠 그렇게 되고도 싶다. 수재란놈하고 흙덤이에 묻 히어 한껍에 죽는다면 그게 오히려 날게다. 이렇게까지 몹씨 몹씨 미웠다. 이놈 풍찌는 바람에 애끝은 콩밭하나만 결단을 냇다. 뿐만아니라 모두가 낭 패다. 세벌 논도 못맷다. 논둑의 풀은 성큼 자란채 어즈러히 늘려저잇다. 이기미 를 알고 지주는 대로하엿다. 내년부터는 농사질 생각말라고 발을 굴럿다. 땅은 암만을 파도 지수가 없다. 이만해도 다섯길은 훨썩 넘엇으리라. 좀 더 지펴야 옳 을지 혹은 북으로 밀어야 옳을지 우두머니 망설걸인다. 금점일에는 푸뚬이다. 입 대껏 수재의 지휘를 받아 일을 하야왓고 앞으로도 역 그러해야 금을 딸 것이다. 그러나 그런 칙칙한 즛은 안한다. 이리와 이것좀 파게.. 그는 어쓴 위풍을 보이 며 이렇게 분부하엿다. 그리고 저는 일어나 손을 털며 뒤로 물러슨다. 수재는 군 말없이 고분하엿다. 시키는대로 땅에 무릎을 꿇고 벽채로 군버력을 긁어낸다음 다시 파기 시작한다. 영식이는 치다남어지 버력을 질머진다. 커단 걸때를 뒤툭어 리며 사다리로 기어오른다. 굿문을 나와 버력덤이에 흙을 마악 내칠랴할제 왜 또파 이것들이 미첫나그래.. 산에서 나려오는 마름과 맞닥드렷다. 정신이 떠름 하야 그대로 벙벙이섯다. 오늘은 또 무슨 포악을 드를랴는가. 말라니깐 왜 또 파는게야.. 하고 영식이의 바지게뒤를 지팽이로 콱 찌르드니 갈아 먹으라는 밭 이지 흙쓰고 들어 가라는거야 이 미친것들아 콩밭에서 웬금이 나온다구 이 지랄 들이야 그래.. 하고 목에 핏대를 올린다. 밭을 버리면 간수 잘못한 자기탓이다. 날마다와서 그 북새를 피고 금하야도 담날보면 또 여전히 파는 것이다. 오늘루 이구뎅이를 도로 묻어놔야지 낼로 당장 징역 갈줄알게.. 너머 감정에 격하야 말 도 잘 안나오고 떠듬떠듬 걸린다. 주먹은 곧 날아들 듯이 허구리께서 불불떤다. 오늘만 좀해보고 고만두겟서유.. 영식이는 낯이 붉어지며 가까스루 한마디 하엿 다. 그리고 무턱대고 빌엇다. 마름은 드른척도 안하고 가버린다. 그뒷모양을 영 식이는 멀거니 배웅하엿다. 그러다 콩밭 낯짝을 드려다보니 무던히 애통터진다. 멀정한 밭에가 구멍이 사면 풍풍 뚫렷다. 예제없이 버력은 무데기 무데기 쌓엿 다. 마치 사태만난 공동묘지와도 같이 귀삭절고되우 을시냥스럽다. 그다지 잘 되 엇든 콩포기는 거반 버력덤이에 다아 깔려버리고 군데군데 어쩌다 남은 놈들만 이 고개를 나플거린다. 그꼴을 보는 것은 자식 죽는걸 보는게 낫지 차마 못할경 상이엇다. 농토는 모조리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대관절올 밭도지 베두섬반은 뭘로 해 내야 좋을지. 게다 밭을 망첫으니 자칫하면 징역을 갈는지도 모른다. 영식이가 구뎅이안으로 들어왓을 때 동무는 땅에 주저앉어 쉬고잇엇다. 태연무심이 담배 만 뻑뻑피는 것이다. 언제나 줄을 잡는거야. 인제 창차 나오겟지.. 인제나온다 하고 코웃음을 치고 엇먹드니 조곰 지나매 이색기! 흙덩이를 집어들고 골통을 나려친다. 수재는 어쿠 하고 그대루 푹 엎으린다. 그러다 뻘떡 일어슨다. 눈에 띠는 대로 고깽이를 잡자 대뜸 달겨들엇다. 그러나 강약이 부동 왁살스러운 팔 뚝에 퉁겨져 벽에가서 쿵 하고 떨어젓다. 그순간에 제가 빼앗긴 고깽이가 정백 이를 겨느고 나라드는걸 보앗다. 고개를 홱돌린다. 고깽이는 흙벽을 퍽찍고 다시 나간다. 수재이름만 들어도 영식이는 이가 갈렷다. 분명히 홀딱 속은 것이다. 영식이 는 번디 금점에 이력이 없엇다. 그리고 흥미도 없엇다. 다만 밭고랑에 웅크리고 앉어서 땀을 흘려가며 꾸벅꾸벅 일만하엿다. 올엔 콩도 뜻밖에 잘 열리고 맘이 좀 놓엿다. 하루는 홀로 김을 매고 잇노라니까 여보게 덥지않은가 좀 쉬엿다하 게 고개를 들어보니 수재다. 농사는 안짓고 금점으로만 돌아다니드니 무슨 바람 에 또 왓는지 싱글벙글한다. 좋은수나 걸렷나 하고 돈좀 많이 벌엇나 나좀 최 주게.. 벌구말구 맘껏 먹고 맘껏 쓰고 햇네.. 술에 건아한 얼골로 신껏 주적거린 다. 그리고 밭머리에 쭈그리고 앉어 한참 객설을 부리드니 자네 돈버리좀 안할 려나 이밭에 금이 묻혓네..금이.. 뭐하니까 바루 이산넘어 큰골에 광산이 잇다. 광부를 삼백여명이나 부리는 노다지판인데 매일 소출되는 금이 칠십냥이 넘는 다. 돈으로 치면 칠천원. 그줄맥이 큰산 허리를 뚤고 이콩밭으로 뻗어 나왓다는 것이다. 둘이서 파면 불과 열흘안에 줄을 잡을게고 적어도 하루서돈식은 따리라. 우선 삼십원만해두 얼마냐.. 소를 산대두 반필이 아니냐고.. 그러나 영식이는 귀담아 듣지않엇다. 금점이란 칼물고 뜀뛰기다. 잘되면이어 니와 못되면 신세만 조진다. 이렇게 전일부터 드른 소리가 잇어서이다. 그담날도 와서 꾀송거리다 갓다. 셋째번에는 집으로 찾어왓는데 막걸리 한병을 손에 떡들 고 영을 피운다. 몸이 달아서 또 온 것이다. 봉당에 걸터앉어서 저녁상을 물끄럼 이 바라보드니 조당수는 몸을 훌틴다는둥 일군은 든든이 먹어야 한다는둥 남들 은 논을 사느니 밭을 사느니 떠드는데 요렇게지내다 그만 둘테냐는둥 일쩌웁게 지절거린다. 아즈머니 이것좀 먹게 해주시게유.. 그리고 비로소 영식이 안해에 게 술병을 내놓는다. 그들은 밥상을 끼고 앉어서 즐거웁게 술을 마셧다. 몇잔이 들어가고 보니 영식이의 생각도 저윽이 돌아섯다. 따는 일년 고생하고 끽 콩몇 섬 얻어먹느니 보다는 금을 캐는 것이 슬기로운 즛이다. 하로에 잘만 캔다면 한 해 줄 것 공드린 그수확보다 훨썩 이익이다. 올봄 보낼제 비료값 품삯 빗해 빗 진 칠원까닭에 나날이 졸리는 이판이다. 이렇게 지지하게 살고 말빠에는 차라리 가루지나 세루지나 사내자식이 한 번 해볼 것이다. 낼부터 우리 파보세 돈만 잇 으면야 그까진 콩은.. 수재가 안달스리 재우처 보채일제 선뜻 응낙하엿다. 그래 보세 빌어먹을거 안됨 고만이지.. 그러나 꽁무니에서 죽을 마시고 잇든 안해가 허구리를 쿡쿡 찔럿게 망정이지 그렇지 않엇드면 좀 주저할번도 하엿다. 안해는 안해대로의 심이 빨랏다. 시체는 금점이 판을 잡앗다. 스뿔르게 농사만 짓고잇다 간 결국 빌엉뱅이밖에는 더못된다. 얼마 안잇으면 산이고 논이고 밭이고 할것없 이 다 금쟁이 손에 구멍이 뚫리고 뒤집히고 뒤죽박죽이 될 것이다. 그때는 뭘 파먹고 사나. 자 보아라.. 머슴들은 짜위나 한 듯이 일하다말고 훅닥하면 금점 으로 들내빼지않는가. 일군이 없어서 올엔 농사를 질수없느니 마느니 하고 동리 에서는 떠들석하다. 그리고 번동 포농이 좇아 호미를 내여던지고 강변으로 개울 로 사금을 캐러 다라난다. 그러다 며칠뒤에는 다비신에다 옥당목을 떨치고 히짜 를 뽑는것이아닌가. 안해는 콩밭에서 금이 날줄는 아주 꿈밖이엇다. 놀래고도 또 기뻣다. 올에는 노냥 침만 삼키든 그놈 코다리를 짜증 먹어 보겟구나 만 하여도 속이 메질 듯이 짜릿하엿다. 뒷집 양근댁은 금점덕택에 남편이 사다준힌 고무신을 신고 나릿나 릿 걸는 것이 무척 부러ㅇ다. 저도 얼른 금이나 펑펑 쏘다지면 힌 고무신도 신 고 얼골에 분도 바르고 하리라. 그렇게 해보지 뭐 저냥반 하잔대로만 하면 어 련이 잘될라구.. 얼뚤하야 앉엇는 남편을 이렇게 추겻든 것이다. 동이 트기무섭게 콩밭으로 모엿다. 수재는 진언이나 하는 듯이 이리대고 중 얼거리고 저리대고 중얼거리고 하엿다. 그리고 덤벙거리며 이리 왓다가 저리 왓 다가 하엿다. 제따는 땅속에 누은 줄맥을 어림하야 보는 맥이엇다. 한참을 밭을 헤매다가 산쪽으로 붙은 한구석에 딱 스며 손가락을 펴들고 설명한다. 큰 줄이 란 번시 산운산을 끼고 도는법이다. 이줄이 노다지임에는 필시 이켠으로 버듬이 누엇으리라. 그러니 여기서부터 파들어 가자는것이엇다. 영식이는 그말이 무슨소 린지 새기지는 못햇다. 마는 금점에는 난다는 수재이니 그말대로 하기만 하면 영낙없이 금퇴야 나겟지하고 그것만 꼭 믿엇다. 군말없이 지시해 받은 곳에다 삽을 푹꽂고 파헤치기 시작하엿다. 금도 금이면 앨써 키워온 콩도 콩이엇다. 거진 다자란 허울멀쑥한 놈들이 삽 끝에 으츠러지고 흙에 묻히고 하는 것이다. 그걸 보는 것은 썩 속이 아팟다. 애 틋한 생각이 물밀 때 가끔 삽을 놓고 허리를 굽으려서 콩닢의 흙을 털어주기도 하엿다. 아 이사람아 맥적게 그건 봐 뭘해 금을 캐자니깐.. 아니야 허리가 좀 아퍼서.. 핀잔을 얻어먹고는 좀 열적엇다. 하기는 금만 잘 터저나오면 이까진 콩밭쯤이야.. 이밭을 풀어 논도 만들 수 잇을 것이다. 눈을 감아버리고 삽의 흑 을 아무렇게나 콩닢우로 홱 내어던진다. 구구루 땅이나 파먹지 이게 무슨 지랄들이야.. 동리 노인은 뻔질 찾아와서 귀거친 소리를 하고하엿다. 밭에 구멍을 뻔찔 찾아와서 귀거친 소리를 하고하엿 다. 밭에 구멍을 셋이나 뚤엇다. 그리고 대구 뚤는길이엇다. 금인가 난장을 맞을 건가 그것 때문에 농군은 버렷다. 이게 필연코 세상이 망할려는 중조이리라. 그 소중한 밭에다 구멍을 뚤코 이지랄이니 그놈이 온전할겐가. 노인은 제물화에 지 팽이를 들어 삿대질을 아니할수없엇다. 벼락 맞으니 벼락맞어.. 염여 말아유 누 가 알래지유.. 영식이는 그럴적마다 데퉁스리 쏘앗다. 골김에 흙을 되는대로 내 꾼지고는 침을 탁 뱉고 구뎅이로 들어간다. 그러나 마음한구석에는 언제나 끈- 하엿다. 줄을 찾는다고 콩밭을 통이 뒤집어놓앗다. 그리고 줄이 언제나 나올지 아즉 깜ㅇ다. 논도 못매고 물도 못보고 벼가 어이 되엇는지 그것좇아 모른다. 밤 에는 잠이 안와 멀뚱허니 애를 태ㅇ다. 수재는 락담하는 기색도없이 늘 하냥어엇다. 땅에 웅숭그리고 시적시적노량 으로 땅만판다. 줄이 꼭 나오겟나 하고 목이말라서 무르면 이번에 안나오거든 내목을 비게.. 서슴지않고 장담을 하고는 꿋꿋하엿다. 이걸보면 영식이도 마음 이 좀 뇌는듯싶엇다. 전들 금이 없다면 무슨 멋으로 이고생을 하랴. 반듯이 금은 나올 것이다. 그제서는 이왕 손해는 하릴없거니와 고만 두리라든 절망이 스르르 사라직 다시금 주먹이 쥐여지는것이엇다. 캄캄하게 밤은 어두ㅇ다. 어데선가 뭇개가 요란히 짖어대인다. 남편은 진흙 투성이를 하고 산에서 내려왓다. 풀이 죽어서 몸을 잘 가꾸지도 못하고 아랫묵 에 축 느러진다. 이꼴이 보니 안해는 맥시 다시풀린다. 오늘도 또 글럿구나. 금 이 터지며는 집을 한채 사간다고 자랑을 하고 왓드니 이내 헛일이엇다. 인제 좌 지가나서 낯을 들고 나아갈 염의 좇아 없어젓다. 남편에게 저녁을 갖다주고 딱 하게 바라본다. 인젠 꾸온 양식도 다 먹엇는데.. 새벽에 산제를 좀 지낼텐데 한 번만 더 꿰와.. 남의 말에는 대답없고 유하게 흘개늦은 소리뿐 그리고 들어누운 채 눈을 지긋이 감아버린다. 죽러리두 없는데 산제는 무슨.. 듣기싫여 요망맞은 년 같으니.. 이호통에 안해는 고만 멈씰하엿다. 요즘 와서는 무턱대고 공연스리 골만내는 남편이 역 딱하엿다. 환장을 하는지 밤잠도 아니자고 소리만 뻑뻑지르 며 덤벼들라고 든다. 심지어 어린 것이 좀 울어도 이자식 갖다 내꾼지라고 북새 를 피는 것이다. 저녁을 아니먹으므로 그냥 치워버렷다. 남편의 령을 거역키어려워 양근댁한 테로 또다시 안갈수없다. 그간 양식은 줄 것 꾸어다먹고 갚도 못하엿는데 또 무 슨 면목으로 입을 버릴지 난처한 노릇이엇다. 그는 생각다 끝에 있는 염치를 보 째 ㅅ아던지고 다시한번 찾어가는 것이다. 마는 딱 맞닥드리어 입을 열고 낼 산 제를 지낸다는데 쌀이 있어야지유.. 하자니 역 낯이 화끈하고 모닥불이 나라든 다.그러나 그들은 어지간히 착한 사람이엇다. 암 그렇지요 산신이 벗나면 죽도 그릅니다. 하고 말을 받으며 그남편은 빙그레 웃는다. 온악이 금점에 장구 ㄸ아 난 몸인만치 이런일에는 적잔히 속이 티엇다. 손수 쌀닷되를 떠다주며 산제란 안지냄 몰라두 이왕 지낼내면 아주 정성끗해야 됩니다. 산신이란 노하길 잘 하 니까유..하고 그비방까지 깨처보낸다. 쌀을 받아들고 나오며 영식이처는 고마움보다 먼저 미안에 질리어 얼골이 다 시 빨갯다. 그리고 그들 부부 살아가는 살림이 참으로 참으로 몹씨 부러ㅇ다. 양 근댁 남편은 날마다 금점으로 감돌며 버력뎀이를 뒤지고 토록을 주서온다. 그걸 온종일 장판돌에다 갈며는 수가 좋으면 이삼원 옥아도 칠팔십전꼴은 매일 심이 되는것이엇다. 그러면 쌀을 산다 필육을 끊는다 떡을 한다 장리를 놓는다. 그런 데 우리는 왜 늘 요꼴인지 생각만 하여도 가슴이 메이는 듯 맥맥한 한숨이 연발 을 하는것이엇다. 안해는 집에 돌아와 떡쌀을 담구엇다. 낼은 뭘로 죽을 쑤어먹 을는지 옷묵에 웅크리고 앉어서 맞은쪽에 자빠저잇는 남편을 곁눈으로 살짝 할 겨본다. 남들은 돌아다니며 잘두 금을 주서오련만 저 망난이 제밭 하나를 다버 리두 금한톨 못 주서오나. 에에 변변치도 못한 사나이 저도 모르게 얕은 한숨이 겨퍼 두 번을 터진다. 밤이 이슥하야 그들 양주는 떡을 하러 나왓다. 남편은 절구에 쿵쿵 빼앗다. 그러나 체가 없다. 동내로 돌아다니며 빌려 오느라고 안해는 다리에 불풍이 낫 다. 왜이리 앉엇수 불좀 지피지.. 떡을 찌다가 얼이 빠저서 멍허니 앉엇는 남 편이 밉쌀스럽다. 남은 이래저래 애를 죄는데 저건 무슨생각을 하고 저리 있는 건지. 낫으로 삭정이를 탁탁 죠겨서 던저주며 안해는 은근히 훅닥이엇다. 닭이 두홰를 치고나서야 떡은 되엇다. 안해는 시루를 이고 남편은 겨드랑에 자리떼기 를 꼇다. 그리고 캄캄한 산길을 올라간다. 비탈길을 얼마 올라가서야 콩밭은 놓 엿다. 전면을 우뚝한 검은 산에 둘리어막힌 곳이엇다. 가생이로 느티대추나무들 은 머리를 풀엇다. 밭머리 조금 못미처 남편은 거름을 멈추자 뒤의 안해를 도라 본다. 인내 그러구 여기 가만히 섯서.. 실루를 받아 한팔로 껴안고 그는 혼자 서 콩밭으로 올라섯다. 앞에 쌓인 것이 모두가 흙덤이 그흙덤이를 마악 돌아슬 랴할제 아마 둘을 찻나보다. 몸이 씨러질랴고 우찔근하니 안해는 기급을 하야 뛰여오르며 그를 부축하엿다. 부정타라구 왜 올라와 요망맞은년.. 남편은 몸을 고루잡자 소리를 빽 지르며 안해를 얼뺨을 부친다. 가뜩이나 죽으라 죽으라 하 는데 불길하게도 게집년이 그는 마뜩지않게 두덕러리며 밭으로 들어간다. 밭한 가운데다 자리를 피고 그우에 시루를 놓앗다. 그리고 시루앞에다 공손하고 정성 스리 제배를 커다랗게 한다. 우리를 살려줍시사 산신께서 거드러주지 않으면 저희는 죽을 수밖에 꼼짝 없읍니다유.. 그는 손을 모디고 이렇게 축원하엿다. 안 해는 이꼴을 바라보며 독이 뾰록같이 올랏다. 금점을 합네하고 금한톨 못캐는 것이 버릇만 점점 굴러간다. 그전에는 없드니 요새로 건뜻하면 탕탕때리는 못된 버릇이 생긴 것이다. 금을 캐랫지 뺨을 치랫나 제발 덕분에 고놈의 금좀 나오지 말엇으면 그는 뺨맞은 앙심으로 맘껏 방자하엿다. 하긴 안해의 말 고대루 되엇다. 열흘이 썩 넘어도 산신은 깜깜 무소식이엇다. 남편은 밤낮으로 눈을 까뒤집고 구뎅이에 묻혀잇엇다. 어쩌다 집엘 나려오는 때 이면 얼골이 헐떡하고 어깨가 축 느러지고 거반 병객이엇다. 그리고서 잠잣고 커단 몸짓을 방고래에다 퀑하고 내던지고 하는 것이다. 제이미 붙을 죽어나 버 렷으면.. 혹은 이렇게 탄식하기도 하엿다. 안해는 박아지에 점심을 이고서 집 을 나섯다. 젓먹이는 등을 두다리며 좋다고 끽끽어린다. 인젠 힌 고무신이고 코다리고 생각좇아 물렷다. 그리고 금하는 소리만 드러 도 입에 신물이 날만큼 되엇다. 그건 고사하고 꿔다먹은 양식에 졸리지나 말엇 으면 그만도 좋으리마는 가을은 논으로 밭으로 누렇게 나리엇다. 농군들은 기 꺼운 낯을 하고 서루 만나면 흥겨운 농담. 그러나 남편은 앵한 밭만 망치고 논 좇아 건살 못하얏으니 이가을에는 뭘 걷어드리고 뭘 즐겨할는지 그는 동리사람 의 이목이 부끄러워 산길로 돌앗다. 솔숲을 나서서 멀리 밖에를 바라보니 둘이 다 나와있다. 오늘도 또 싸운모양. 하나는 이쪽 흙뎀이에 앉엇고 하나는 저쪽에 앉엇고 서루들 외면하야 담배만 뻑뻑 피운다. 점심들 잡수게유.. 남편앞에 박 아지를 나려놓으며 가만히 맥을 보앗다. 남편은 적삼이 ㅉ어지고 얼골에 생채기 를 내엇다. 그리고 두팔을 것고 먼산을 향하야 묵묵히 앉엇다. 수재는 흙에 밖혓 다 나왓는지 얼골은커녕 귓속드리 흙투성이다. 코밑에는 피딱지가 말라붙엇고 아즉도 조곰식 피가 흘러나린다. 영식이 처를 보드니 열적은 모양. 고개를 돌리 어 모로 떨어치며 입맛만 쩍쩍다신다. 금을 캐라닌까 밤낮 피만 내다 말리는가. 빗에 졸리어 남은 속을 복는데 무슨호강에 이지랄들이구. 안해는 못 마땅하야 눈가에 살을 모앗다. 산제 지난다구 꿔온 것은 은제나 갚는다지유.. 뚱하고 있는 남편을 향하야 말끝을 꼬부린다. 그러나 남편은 눈섭하나 까딱하지않는다. 이번 에는 어조를 좀 돋으며 갚지도 못할걸 왜 꿔오라햇지유 하고 얼주 호령이엇다. 이말은 남편의 채 가라앉지도 못한 분통을 다시 건디린다. 그는 벌떡 일어스며 황밤주먹을 쥐어 창낭할만치 안해의 골통을 후렷다. 게집년이 방정맞게.. 다른 것은 모르나 주먹에는 아찔이엇다. 멋없이 덤비다가 골통이 부서진다. 암상을 참 고 바르르하다가 이윽고 안해는 등에 업은 언내를 끌러들엇다. 남편에게로 그대 로 밀어던지니 아이는 까르륵하고 숨모는 소리를 친다. 그리고 안해는 돌아서서 혼자말로 콩밭에서 금을 딴다는 숭맥도 있담 하고 빗대놓고 비양거린다. 이년아 뭐 남편은 대뜸 달겨들며 그볼치에다 다시 울찬 황밤을 주엇다. 적으나면 게집 이니 위로도하야 주련만 요건 분만 폭폭 질러노려나. 예이 빌어먹을거 이판새판 이다. 너하구 안산다 오늘루 가거라. 안해를 와락 떠다밀어 논뚝에 제켜놓고 그 허구리를 발길로 퍽 질럿다. 안해는 입을 헉 하고 벌린다. 네가 하라구 옆구리 를 쿡쿡 찌를제는 온재냐 요 집안 망할년.. 그리고 다시 퍽 질럿다. 연하야 또 퍽.. 이꼴들을 보니 수재는 조바심이 일엇다. 저러다가 그분풀이가 다시 제 게로 슬그머니 옮마올 것을 지르채엇다. 인제 걸리면 죽는다. 그는 비슬비슬 하 다 어느틈엔가 구뎅이속으로 시납으로 없어저버린다. 볕은 다스로운 가을 향취 를 풍긴다. 주인을 잃고 콩은 무거운 열매를 둥글둥글 흙에 굴린다. 맞은쪽 산밑 에서 벼들을 비이며 기뻐하는 농군의 노래. 터젓네.터저.. 수재는 눈이 휘둥그렇 게 굿문을 튀어나오며 소리를 친다. 손에는 흙 한줌이 잔뜩 쥐엇다. 뭐? 하다가 금줄잡앗서. 금줄.. 응! 하고 외마디를 뒤남기자 영식이는 수재앞으로 살같이 달 겨드럿다. 헝겁지겁 그흙을 받아들고 ㅅㅅ이헤처보니 따는 재래에 보지못하든 붉은죽죽한 황토이엇다. 그는 눈에 눈물이 핑돌며 이게 원줄인가.. 그럼 이것이 곱색줄이라네 한포에 댓돈식은 넉넉 잡히되. 영식이는 기쁨보다 먼저 기가 탁막 혓다. 웃어야 옳을지 울어야 옳을지 다만 입을 반쯤 벌린채 수재의 얼골만 멍하 니 바라본다. 이리와 봐.. 이게금이래.. 이윽고 남편은 안해를 부른다. 그리고 내 뭐랫서 그러게 해보라구 그랫지 하고 설면설면 덤벼오는 안해가항결 어여뻣다. 그는 엄지가락으로 안해의 눈물을 지워주고 그리고나서 껑충거리며 구뎅이로 들 어간다. 그흙속에 금이있지요.. 영식이 처가 너머 기뻐서 코다리에 고래등같은 집까지 연상할제 수재는 시원스러히 네. 한포대에 오십원식 나와유.. 하고 대답 하고 오늘밤에는 꼭 정연코 꼭 다라니라라 생각하엿다. 거즛말이란 오래 못간다. 뽕이 나서 뼉따구도 못추리기전에 훨훨 벗어나는게 상책이겟다. 금 금점이란 헐없이 똑 난장판이다. 감독의 눈은 일상 올뼘이눈같이 둥글린다. 훅 하면 금도적을 맞는 까닭이다. 하긴 그래도 곧잘 도적을 맞긴하련만.. 대거리를 꺽으러 광부들은 하루에 세때로 몰려든다. 그들은 늘하는 버릇으로 굴문앞까지 와서는 발을 멈춘다. 잠잣고 옷을 훌훌벗는다. 그러면 굿문을 지키는 감독은 그 앞에서 이윽히 노려보다가 이 광산전용의 굴복을 한벌 던저준다. 그놈을 받아뀌 고는 비로소 굴안으로 들어간다. 이렇게 탈을 바꿔쓰고야 저땅속 백여척이 넘는 굴속으로 기여드는 것이다. 그와마찬가지로 나는 대거리는 굴문께로 기여나와서 굴복을 벗는다. 벌거숭이 알몸둥이로 다리짓 팔짓을 하야 몸을 털어보인다. 그리 고 제옷을 받아입고는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것이 여름이나 봄철이면 호욕 모른다. 동지섯달 날카로운 된 바람이 악을 쓰게되면 가관이다. 발개벗고 서서 소름이 쪽 끼치어 떨고있는 그모양, 여기 웃으운 이야기가 있다. 최서방이라는 한노인이 있는데 한 육십쯤되엇을까 허리가 구붓하고 들피진 얼굴에 좀 병신스 러운 촌띠기가 하루는 굴복을 벗고 몸을 검사시키는데 유달리 몹시 떤다. 뼈에 말라붙은 가죽에도 소름이 돋는지 하여튼 무던히 치웠던게라. 몸이 반쪽이 되어 떨고섯더니 고만 오줌을 쪼룩하고 지렷다. 이놈이 힘이 없었게 망정이지 좀만 뻗혓드면 앞에섰는 감독의 바지를 적실뻔하엿다. 감독은 방한화의 오줌방울을 땅바닥에 탁탁 털며 이놈이가!하고 좀 노해볼랴 했으되 먼저 그 꼴악서니가 웃 지 않으수없다. 늙은놈도 오줌이싸 이놈아? 그리고 손에 쥐었던 지팽이로 거길 톡 친다. 최서방은 얼은 살이라 좀 아픈모양. 아야하고 소리를 치다가 시납으로 무안하야 허리를 굽으린다. 이것을 보고 곁에 몰려섰던 광부들은 우아아 하고 뭇웃음이 한꺼번에 터져오른다. 이렇게 엄중히 잡두리를 하건만 그래도 용케는 먹어들 가는 것이다. 어떤놈은 상투속에다 금을끼고 나온다. 혹은 다비속에다 껴 신고 나오기도 한다. 이건 예전말이다. 지금은 간수들의 지혜도 훨신 슬기로웁 다. 이러다는 담박 들키어 내떨리기밖에 더는 수 없다. 하니까 광부들의 꾀 역 나날이 때를 벗는다. 사실이지 그들은 구뎅 이내로 들어만 서면 이궁리 빼고 다 른생각은 조금도 없다. 어떻게 하면 이놈의 금을 좀 먹어다놓고 다리를 뻗고 계 집을 데리고 이래 지내볼른지 하필 광주만 먹이어 살올릴게 아니니까 거기에는 제일 안전한 방법이 있으니 그것은 덮어놓고 꿀떡 삼키고 나가는 것이다. 제아 무리 귀신인들 뱃속에 든 금이야. 허나 사람의 창주란 쇠바닥이 아니니 금덕을 보기전에 꽤저버리면 남보기에 효상만 사납다. 왜냐하면 사금이면 모르나 석혈 금이란 유리쪽같은 차돌에 박였기 때문에 에라 입속에 감춰라. 귓속에 묻어라. 빌어먹을거 사타구니에 끼고 나가면 누가 뭐랄텐가. 심지어 덕히는 황문이에다 금을 박고나오다 고만 뽕이났다. 감독은 낯을 이그리며 금을 삐집어놓고 이자식 이가 금이 또구모기로 먹어? 하고 알볼기짝을 발낄로 보기좋게 갈기니 쩔꺽그리 고 내떨렷다. 이렇게 되고보면 감독의 책임도 수월치가 않다. 도적을 지켜야 제월급도 오 르긴하지만 일변 생각하면 성가신 노릇. 몇두달식 안빨은 옷을 벗길적마다 부연 먼지는 오른다. 게다 목욕을 언제나 했는지 때가 누덕누적한 몸뚱이를 뒤저보려 면 구역이 곧바루 올라오련다. 광부들이란 항상 돼지같은 몸뚱이므로.. 봄이 돌 아와 향기로운 바람이 흘러나려도 그는 아무 자미를 모른다. 맞은쪽 험한 산골 에 어즈러히 흩어진 동백,개나리,철쭉들도 그의 흥미를 끌기에 힘이 어렷다. 사 람이란 기계와 다르다. 단 한가지 단조로운 일에 시달리고 나면 종말에는 고만 지치고 마는 것이다. 그일뿐아니라 세상사물에 곤태를 느끼는 것이 항용이다. 그 런중 피로한 몸에다 점심변도를 한그릇 집어넣고보면 몸이 더욱 나른하다. 그때 는 황금아니라 온천하를 띠어온대도 그리 반갑지 않다. 굴문을 지키던 감독은 교의에 몸을 의지하고 두팔을 벌리어 기지개를 느린다. 우음하고 다시 권연을 피운다. 그의 눈에는 어젯밤 끼고 놀든 주막거리의 계집애 그 젖꼭기 밖에는 더 띠이지 않는다. 워낙 졸려운 몸이라 그것도 어렴풋이.. 요 아래 산중툭에서 발동기는 채신이 없이 풍.풍.풍. 연해 소리를 낸다. 뭇사 내가 그리로 드나든다. 허리를 굽웃하고 끙끙 매는 것이 아마 감석을 나르는 모 양. 그밑으로 골물은 돌에 부대끼며 콸콸 나려흐른다. 한점 이십분. 굴파수가 점 심을 마악 치르고 고담이다. 고달픈 눈을 가삼츠레히 끔벅이며 앉었노라니 뜻밖 에 굴문께로 광부의 대강이가 하나 불쑥나타난다. 대거리때도 아니오 또 시방쯤 나올필요도 없건만 좀더 눈을 의아히 뜰 것은 등어리에 척 느러진 반송장을 업 었다. 헤헤 또 죽어했어? 그는 골피를 찝으리며 입맛을 다신다. 허나 금점에 사 람 죽는 것은 도수장소죽엄에 짐배없이 예사다. 그건 먹다도 죽고 꽁문이를 까 고도 죽고 혹은 고깨이를 든채로 주고 하니까 놀람보다도 성가신 생각이 먼저 앞선다. 이걸 또 어떻게 치나.. 감독불충분의 덤태기로 그루를 입어 떨리지나 않을른지.. 감독은 교의에서 엉거주춤 일어서며 왜 그랬어? 버력에 치치 치었 습니다. 광부는 헝겁스리 눈을 히번덕이며 이렇게 말이 꿈는다. 걸때가 커다라코 걱 세게 생겼으나 까맣게 치올려보이는 사다리를 더구나 부상자를 업고 기어오르는 동안 있는 기운이 모조리 지친모양. 식식.. 그리고 검붉은 이마에 땀이 쭉 흐른 다. 죽어가는 동관을 구하고자 일초를 시새워 들레인다. 이걸 어떻게 살려야지 유? 감독은 대답대신 낯을 찌푸린다. 등에 엎으린 광부의 바른편발을 노려보면 서 굴복 등거리로 복사뼈까지 얼러 들써매곤 굵은 사내끼로 칭칭 감었는데 피피 싸맨굴복으로 징그러운 선혈이 풍풍 그저 스며오른다. 그뿐아니라 피는 땅에까 지 뚝뚝 떨어지며 보는 사람의 가슴에 못을 치는 듯. 물론 그자는 깜으러쳤으라 웃통이를 벗은채남이 등에 걸치어 꼼짝못한다. 고개는 시들은 파잎같이 앞으로 툭 떨어지고.. 이걸 어떻게 얼른 해야지유? 이를 말인가. 곧 서둘러 병원으로 데리고가서 으츠러진 발목을 잘라내던지 해야 일이 쉽겠다. 허나 이걸 데리고 누가 사무실로 병원으로 왔다갔다 성가신 노릇을 하랴.. 염냥있는 사람은 군일 에 손을 안댄다. 게다 다행히 딴놈이 가루맡아 조급히 서둘르므로 아따 네멋대 로 그 기세를 바짝 치우치며 암.. 어른 데리구가 약기 바라야지. 가장 급한 듯 저도 허풍을 피운다. 이 영이 떨어지자 광부는 나를 듯이 점벙거리며 굴막을 나 온다. 동관의 생명이 몹시 위급한 듯. 물방아깐을 향하야 구르다싶이 산비탈을 나려올제 이봐. 참 그사람이 이름이 뭐? 북 삼호 구뎅이에서 저와 같이 일하 는 이덕순입니다. 하고 소리를 지르고는 다시 발길을 돌리어 삥 내뺀다. 감독은 이꼴을 멀리 바라보며 이덕순이.이덕순이.. 하다가 곧 느러지게 하품을 으아함 하고 내뽑는다. 시굴의 봄은 바쁘다. 농군들은 들로 산으로 일을 나갔고 마을에는 양지쪽에 자빠진 워리의 기지개뿐. 아이들은 둑밑 잔디로 기어다니며 조그마한 바구니에 주서담는다. 달룽 소로쟁이 게다가 우렁이.. 산모룽이를 돌아나릴제 누가 따라 오지않나? 덕순이는 초조로운 어조로 묻는다. 그러나 죽은 듯이 고개는 그냥 떨어진채 사리는 음성으로 아니 이젠 염려없네.. 아주 자신있는 쾌활한 대답이 다. 조금 사이를 띠어 가만히 혹빠지나 보게. 또 십년공부 나미타불 만드러.. 음 맸으니까 설마.. 하고 덕순이는 대답은 하나 말끝이 밍밍히 식는다. 기운이 푹 꺼진걸보면 아마 되우 괴로운 모양같다. 좀 전에는 내 험세 그까짓거 좀 하고 희망에 붙일든 덕순이다. 그순간의 덕순이와는 아주 팔팔결. 몹시 아프면 기운도 죽나보다. 덕순이는 즈집가까히 옴을 알자 비로소 고개를 조금 들었다. 쓰러저가는 납 작한 낡은 초가집. 고자리 쑤시듯풍풍 뚤어진 방문, 저방에서 두자식을 데리고 계집을 데리고 고생만 무진히하였다. 이제는 게다 다리까지 못쓰고 들어누었으 려니! 안해와 밤낮 겻고틀고 이렇게 복대기를 또 처야되려니! 아아! 그리고 보니 등줄기에 소름이 날카롭게 지난다. 제손으로 돌을 들어 눈을 감고 발을 나려찧 는다. 깜짝 놀란다. 발은 깨치며 으츠러진다. 피가퍼진다. 아,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가? 그러나 그러나 단돈 천원은 그얼만가.. 아 이거 왜 이랬우? 안해는 자지러지게 놀라며 뛰어나온다. 남편은 뻔히 처다볼뿐. 무대답. 허나 그속은 묻 지않아도 훤한 일이었다. 요즘 며칠동안을 끙끙거리던 그계획. 그리고 이러이러 할 수밖에 없을텐데 하고 잔뜩 장은 댔으나 그래도 참아못하고 차일피일 멈처오 던 그계획. 그예 그여코 이꼴을 만들어오는구! 안해는 행주치마에 손을 닦고 허 둥지둥 남편을 부축이어 방으로 끌어드린다. 끙! 남편은 방벽에가 비스듬이 기대 어 앉으며 이렇게 안간힘을 쓴다. 그리고 다친 다리를 제앞으로 조심히 끌어댕 긴다. 이마에 살을 조여가며 제손으로 푸르기 시작한다. 굵은 사내끼는 플러제첬다. 그리고 피에 젖은 굴복 등거리를 조심히 풀처보 니 어느게 살인지, 어느게 뼈인지 분간키 곤난이다. 다만 흐느적흐느적하는 아마 돌이 나려칠제 그모에 밀리고 으츠러지기에 그렇게 되었으리라. 선지같은 고기 덩이가 여기에 하나 붙고 혹은 저기에 하나 붙고 발꼬락께는 그 형체 좇아 잃었 을만치 아주 무질려지고 말이 아니다. 아직도 철철피는 흐른다. 이렇게 까지는 안되었을텐데! 그는 보기만 하야도 너무 끔찍하야 몸이 조라들 노릇이다. 그러나 그는 우선 피에 흔건한 굴복을 집어들고 털어본다. 역 피가 찌르르 묻은 손벽만한 돌이 떨어진다. 그놈을 집어들고 이리로 저리로 뒤저본다. 어두운 굴속이라 간드레 불빛에 혹요 잘못 보았을지도 모른다. 안해에게 물을 떠오래 거기다가 흔들어 피를 씻고보니 과연 노다지, 금,황금, 이래도 천원짜리는 되겠 지! 동무는 이광경을 가만이 드려다보고 섰다가 인내게 내 가주가 팔아옴세.. ..... 덕순이는 잠잣고 그얼굴을 유심히 치어다본다. 돌은 손에 잔뜩 우려쥐고 아 니 더욱 힘있게 손을 죄인다. 마는 동무가 조금도 서슴지않고 금으로 잡아 파 나. 그대로 감석채파나 마찬가지되리. 얼른 팔아서 돈이 있어야 자네도 약도사고 할게아닌가. 가치하고 설마 도망이야 안가겠지. 하니까 팔아오게.. 그제서 마음 을 놨는지 감을 내어준다. 동무는 그걸 받아들고 방문을 나오며 후회가 몹시 난다. 제가 발을 깨지고 피를내고 그리고 감석을 지니고 나왔드면 둘을 먹을걸. 발견은 제가하였건만 덕 순이에게 돌을 주고 원쥔이 하나만 먹다니 그때는 왜 이런 용기가 안났던가. 이 제와 생각하면 분하고 절통하기 짝이 없다. 그는 허둥거리며 땅바닥에다 거츠르 게 침을 퇴. 뱉고 또 퇴, 뱉고 싸리문을 돌아나간다. 이꼴을 맥풀린 시선으로 멀 거니 내다본다. 덕순이는 낯을 흐린다. 하는냥을 보니 암만해도 암만해도 혼자먹 고 다라날 장번인 듯 허지만 설마.. 살기위하야 먹는걸. 먹기 위하야 몸을 버리 고 그리고 또 목숨까지 버린다. 그걸그는 알았는지 혹은 모르는지 아픔에 못이 기어 아이구 하고 쓰러지는 듯 길게 한숨을 뽑드니 가지고 다라나진 않겠지? 안해는 아무말도 대답지 않는다. 고개를 수그린채 보기 흉악한 그발을 뚜러지게 쏘아만볼뿐. 그러나 감으잡잡한 야왼 얼굴에 불현 듯 맑은 눈물이 솟아나린다. 망할것두 다많아 제발을 이래까지 하면서 돈을 버러오라진 않았건만 대관절 인 제 어떻게 할랴고 이러는지! 얼마후 이마를 들자 목성을 돋으며 아프지않어? 하고 뾰로지게 쏘아박는다. 아프긴 뭐 아퍼. 인제 났겠지. 바루 히떱게스리 허 울좋은 대답이다. 마는 그래도 아픔은 참을 기력이 부치는 모양. 조금 있드니 그 자리에 그대로 쓰러지며 아이구! 참혹한 비명이다. 떡 원래는 사람이 떡을 먹는다. 이것은 떡이 사람을 먹은 이야기다. 다시 말하면 사람이 즉 떡에게 먹힌 이야기렸다. 좀 황당한 소리인 듯 싶으나 그 사람이라는 게 역 황당한 존재라 할 일없다. 인제 겨우 일곱 살난 게집애로 게다가 겨울이 왔건만 솜옷하나 못얻어입고 겹저고리 두렝이로 떨고잇는 옥이 말이다. 이것도 한 개의 완전한 사람으로 칠른지! 혹은 말른지! 그건 내가 알바 아니다. 하여튼 그애아버지가 동리에서 제일 가난한 그리고 겨울르기가 곰같다는 바루덕히다. 놈이 우습게도 꿈을거리고 엄동과 주림이 닥처와도 눈하나 끔벅없는 신청부라 우리는 가끔 그눈곱낀 얼굴을 놀릴수잇슬만치 흥미를 느낀다. 여보게 이겨울엔 어떠케 지낼려나 올엔 자네 꼭 굶어죽었네 하면 친구 대답이 이거 왜이랴 내가 누구라구 지금은 밭때기 하나 붙일거없어도 이랴뵈두 한때는다.. 하고 펄쩍 뛰고 는 지낸날 소작인으로써 땅팔수 잇섯든 그행복을 다시 맛볼랴는 듯 먼산을 우둑 허니 쳐다본다. 그러나 없임받는데 약이 올라서 자네들은 뭐 좀 난상불론가 하 고 낯을 붉히다는 풀밭에 슬며시 쓰러져서 느러지게 아리랑타령. 그러니까 내생 각에 저것두 사람이려니 할 수밖에 사실 집에서 지내는걸 본다면 당최 무슨 재 미로 사는지 영문을 몰른다. 그집도 제것이 아니요 개똥네집이다. 온체 식구라야 몇사람 안되고 또 거기다 산밑에 외따루 떨어진 집이라 거는방에 사람을 디리면 좀 덜호젓할가 하고 빌린 것이다. 물론 그때 덕히도 방을 얻지 못해서 비대발괄 로 뻔질 드나들든 판이어찌만 보수는 별반없고 농사때 바쁜일이나 잇으면 좀 거 드러달라는 요구뿐이엿다. 그래서 덕히도 얼씨구나하고 무척 좋앗다. 허나 사람 은 방만으로 사는 것이 아니다. 이집거는방은 유달리 납작하고 비스듬이 쏠린 헌벽에다 우중충하기가 일상 굴속같은데 겨울같은때좀 디려다보면 썩 가관이다. 웃묵에는 옥이가 누데기를 들쓰고 앉어서 배가 ㄱ으다고 킹킹거리고 아랫목에는 화가 치뻗친 안해가 나는 몰른단 듯이 벽을 향하야 쪼그리고 누어서는 꼼짝 안 하고 놈은 안해와 딸사이에 한자리를 잡고서 천장으로만 눈을 멀뚱멀뚱 둥굴리 고 디려다보는 얼굴이다 무색할만치 꼴들이 말아니다. 아마 먹는날보다 이러케 지내는 날이 하루쯤 더할른지도 몰른다. 그꼴에 궐자가 술이호주라서 툭하면 낫 든지 제집에 모아놨든 ㄷ을 지고가서 술을 먹엇다. ㄷ 퍼다주고 술먹긴 동리에 서 처음보는 일이라고 게집들까지 입에 올리며 소문은 이리저리 돌앗다. 허지만 놈은 이런것도 몰르고 술만 들어가면 세상이 고만 제게되고 만다. 음음하고 코 에선지 입에선지 묘한 소리르 내어가며 만나는 사람마다 붓잡고 잔소리다. 한편 술은 놈에게 근심도 되는것같다. 전에 생각지않든 집안걱정을 취하면 곳잘한다. 그 언제인가 만낫슬때에도 술이 담뿍 취하엿다. 음음해가며 제집살림사리 이야 기를 개소리 쥐소리 한참 지껄이드니 놈이 나종에 한단소리가 그놈의 게집애나 죽어버렷스면! 요건 먹어도 캥캥거리고 안먹어도 캥캥거리고 이거온.. 사세가 딱한 듯이 이러케 탄식을 하드니 뒤를 이어 설명이 없는데는 어린 딸년하나 더 한것도 큰걱정이라고 이걸 듣다가 기가 막혀서 자네 데릴사위 얻어서 부려먹을 생각은 안나하고 무른즉 아 어느하가에 그동안 먹여키진 안나하고 골머리를 내 젓는 꼴이 댕길맛이 아주없는 모양이엇다. 짜장 이토록 딸이 원수로운지 아닌지 그건 여기서 끊어말하기 어렵다. 아마는 애비치고 제가 난자식 밉달놈은 없으리 라 마는 그와 동시에 놈이 가끔 들어와서 죽으라고 모질게 쥐여박아서는 울려놓 는것도 사실이다. 그러다 울음이 정말 된통터지면 이번에는 칼을 들고 울어봐라 이년 죽일터이니 하고 씻은 듯이 울음을 걷어놓고 하는 것이다. 눈이 푹푹 쌓이고 그덕에 나무값은 부쩍 올랏다. 동리에서는 너나없이 앞을 다투어 나무짐을 지고 읍으로 들어간다. 눈이 정갱이에 차는 산길을 휘돌아 이 십리장노를 것는 것이다. 이바람에 덕히도 수가 터지어 좁쌀이나마 양식이 생겻 고따라 딸과의 아구다툼도훨씬 줄게되엿다. 그는 자다가도 꿈결에 새벽이 되는 것을 용하게 안다. 밝기가 무섭게 일어나앉어서는 옆에 누은 안해의 치마자락을 끌어댕긴다. 소위 덕히의 마른세수가 시작된다. 두손으로 그걸 펼처서는 꿈을꿈 을 눈곱을 떼고 그리고나서 얼굴을 쓱쓱 문대는 것이다. 그다음 죽이들어온다. 얼른 한그릇 훌쩍 마시고는 지게를 지고 내뺀다. 물론 안해는 남편이 죽 마실동 안에 밖에 나와서 나무짐을 만들어야된다. 지게를 버태놓고 덜덜 떠러가며 검불 을 올려실는다. 짐까지 꼭꼭 묶어주고 가는 남편향하야 괜히 술먹지말구 양식 사오게유하고 몇번몇번당부를 하고는 방으로 들어온다. 옥이가 늘 일어나는 것 은 바루 이때다. 눈을 부비며 어머니 앞으로 곧장 달겨든다. 기실 여지껏 잣느냐 면 깨기는 벌서전에 깨엇다. 아버지의 숫가락질하는 댈가락 소리도 짠지 씹는 쩍쩍소리도 죄다 두귀로 분명히 들엇다. 그뿐아니라 아버지의 죽그릇이 감은 눈 속에서 왓다갓다 하는것까지도 똑똑히 보앗다. 배고픈 생각이 불현 듯 불끈솟아 서 곧 바루 일어나고자 궁뎅이까지 들먹어려도 보앗다. 그럴동안에 군침은 솔솔 수며들며 입으로 하나가된다. 마는 일어만 낫다가는 아버지의 주먹.. 이년아 넌 뭘한다구 벌서 일어나 캥캥거려 하고는 그주먹 커다란주먹.. 군침을 가만히 도 루 넘기고 꼼을거리든 몸을 다시 방바닥에 꼭 붙인채색색 생코를 아니 골수없 다. 어머니는 아버지와 딴판으로 퍽 귀여워한다. 아버지가 나무를 지고 확실히 간 것을 알고서야 비로소 옥이는 일어나 어머니 곁으로 달려들어서 그죽을 둘이 퍼먹고하엿다. 이러든 것이 그날은 유별나게 어느때보다 일즉 일어낫다. 덕히의 말을 빌리 면 고 배라먹을 년이 그예 일을 저질을랴고 새벽부터 일어나 재랄이엿다. 하긴 재랄이 아니라 배가 몹씨고팟든 까닭이지만, 아버지의 숫가락질 소리를 들어가 며 침을 삼키고 삼키고 몇번을 그래봤으나 나종에는 더 참을수가 없엇다. 그러 타고 벌떡 일어앉자니 주먹이 무섭기도 하려니와 한편 넉적기도 한노릇. 눈을 감은체 이궁리 저궁리하엿다. 다른때도 좋으련만 왜 하필 아버지 죽먹을 때 깨 게되는지! 곯은배는 그중에다 방바닥 냉기에 쑤시는지 저리는지 분간을 몰른다. 아버지는 한그릇을 다먹고 아마 더먹는 모양. 죽을 옴겨쏟는 소리가 주루룩뚝뚝 하고 난다. 이때 고만 정신이 번쩍낫다. 용기를 내엿다. 바른 팔을 뒤로 돌리어 가장 뭣에나 몰린 듯이 대구 긁죽어린다. 급작스리 응아하고 소리를 내지른다. 그리고 비슬비슬 일어나 앉어서는 두손등으로 눈을 부벼가며 우는 것이다. 아버 지는 이꼴에 화를 벌컥내엿다. 손바닥으로 뒤통수를 딱 때리드니 이건 죽지도 않고 말성이야 하고 썩 마뜩지않게 뚜덜거린다. 어머니를 향하얀 저년 아무것도 먹이지말고 오늘 종일 굶기라고 부탁이다. 드럿는지 못드럿는지 어머니는 눈을 깔고 잠잣고 있다. 아마 아버지가 두려워서 아무 대꾸도 못하는 모양. 딱 때리고 우니까 다시 딱 때리고 그럴적마다 조꼬만 옥이는 마치 오뚝이 시늉으로 모두 쓰러젓다는 다시 이러나 울고 울고 한다. 죽은 안주고 때리기만 한다. 망할새끼 저만 처먹을랴고 얼른 죽어버려라 염병할 자식. 모진 욕이 이러케 입끝까지 제 법 나왓스나 그러나 그러나 뚝부르뜬 그눈 . 감히 얼굴도 못처다보고 이마를 두 손으로 바처들고는 으악 울뿐이다. 암만 울어도 소용은 없지만 나무짐이 읍으로 들어간다음에서야 비로소 겨우 운 보람잇섯다. 어머니는 힝하게 죽한그릇을 떠 들고 들어온다. 옥이는 대뜸 달겨들엇다. 왼편 소매자락으로 눈의 눈물을 훔처가 며 연송 퍼넣는다. 깡좁쌀죽은 물직한 국물이라 수깔에 띠이는게 얼마 안된다. 떠 넣으니 이것은 차라리 들고 마시는 것이 편하리라. 쉴새없이 수가락은 열심 껏 퍼드린다. 어머니가 한수깔 뜰 동안이면 옥이는 두 수깔 혹은 세수깔이 올라 간다. 그래도 행여 미질까바서 수가락빠는 어머니의 입을 가끔 쳐다보고 하엿 다. 반쯤 먹다 어머니는 슬몃이 수가락을 나려놓앗다. 두손을 다리밑에 파묻고는 딸을 나려다보며 묵묵히 앉어잇다. 한그릇죽은 다 치엇건만 그래도 배가 고팟다. 어머니의 허리를 꾹꾹 찔러가며 졸라대인다. 요만한 어린 아이에게는 먹는 것 지껄이는것 이것밖에 더 큰 취미는 없다. 그리고 이것밖에 더 가진반 재조도 없다. 옥이같이 혼자만 꽁허니 잇슬뿐으로 동무들과 놀랴지도 지낄랴지도 안는 아이에 잇서서는 먹는편이 월등 발달되엇고 결말에는 그걸로 한 오락을 삼는 것이다. 게다 일상 곯아만 온 그배때기. 한그릇 죽이면 넉넉히 양도 찻으련만 애는 그걸 모른다. 다만 배는 늘 고프려니 하는 막연한 의식밖에는 이번일이 버러진 것은 즉 여기서 시작되엇다. 두시간이나 넘 어 꼬박이 울엇다. 마는 어머니는 아무 대답도 없엇다. 배가 아프다고 쓰러지드 니 아이구 아이구 하고는 신음만 할뿐이다. 냉병으로 하야 잇다금 이러케 앓는 다. 옥이는 가망이 아주 없는걸 알고 일어나서 방문을 열엇다. 눈은 첩첩이 쌓이 고 눈이 부신다. 윙 윙하고 봉당으로 몰리는 눈송이 다르르 떨면서 마당으로 나 려간다. 북편 벽밑으로 솥은 걸렷다. 뚜껑이 열린다. 아닌게 아니라 어머니 말대 루 죽커녕 네미나 찢어먹으라. 다 그러나 얼뜬 눈에 띠는 것이 솥바닥에 얼어붙 은 두 개의 쓰레기 줄기 그놈을 손톱으로 뜯어서 입에 넣고는 씹어본다. 제걱제 걱 얼음씹히는 그맛 밖에는 아무 멋이없다. 솥을 도루 덮고 허리를 펼랴할제 얼 른 묘한 생각이 떠오른다. 옥이는 사방을 도릿거려본 다음 봉당으로 올라서서 개똥네 방문 구ㅌ에다 눈을 디려대인다. 개똥어머니가 옥이를 눈의 가시같이 미워하는 그원인이 즉여기다. 정말인지 거즛말인지 자세는 몰르나 말인즉 고년이 우리식구만 없으면 밤이구 낮이구 할 거없이 어느틈엔가 들어와서는 세간을 모조리 집어간다우 하고 여호같은년 골방 쥐같은년 도적년 뭣해 욕을 느러놀제 나는 그가 옥이를 끝없이 미워하는걸 어른 알수잇섯다. 그러나 세간을 집어냇느니 뭐니 하는건 아마 멀정한 가즛말일게고 이날도 잿간에서 뒤를 보며 벽틈으로 내다보자니까 고년이 날감자 둘을 한손에 하나씩 두렝이 속에다 감초고는 방에서 살몃이 나오는걸 보앗다는 이것만은 사 실이다. 오직 분하고 급해야 밑도 씻을새업싱 그대루 뛰어나왓스랴. 소리를 질러 서 혼을 내고는 싶엇스나 제어미가 또 방에서 끙끙거리고 앓는게 안돼서 그냥 눈만 잔뜩 흘겨주니까 고년이 대번 얼굴이 밝애지드니 얼마후에 감자둘을 자기 발앞에다 내던지고는 깜찍스럽게 뒷짐을 지고 밖앗으로 나가드라한다. 허지만 이것은 나의 이야기에 아무상관이 없는 것이다. 오즉 옥이가 개똥내방엘 왜 들 어갓섯슬가 그까닭만 말하야두면 고만이다. 이집이 먼저 개똥이네 집이라 하엿 스나 그런 것이 아니라 실상은 요 개울건너 도삿댁 소유이고 개똥어머니는 말하 자면 그댁이 ㄷ로 나려오는 씨종이엇다. 그래 그댁집에 들고 그댁땅을 붙여먹고 그댁세력에 살고 하는덕으로 개똥어머니는 가끔 상전댁에 가서 빨래도 하고 다 듬이도 하고 또는 큰일때는 음식도 맡아보기도 하고해서 맛좋은 음식을 뻔질 몰 아드린다. 나리댁 생신이 오늘인 것을 알고 고년이 음식을 뒤저먹으러 들어왓다 가 없으니까 감자라두 먹을량으로 하고 찌꺼리든 개똥어머니의 추칙이 조곰도 틀리지는 않엇다. 마을에 먹을거 낫다하면 이 옥이만치 잽싸게 먼저 알기는 좀 어려우리라. 그러나 옥이가 개똥어머니만 따라가면 밥이고 떡이고 좀 얻어주려 니 하고 앙큼한 생각으로 살랑살랑 따라왓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옥이를 무시하 는 소리에지나지 않는다. 옥이가 뒷짐을 지고 개똥어머니의 뒤를 따를제 아무 게획도 없엇다. 방엘 들 어가자니 어머니가 아프다고 짜증만내고 싸리문밖에서 섯자니 춥고 떨리긴하고 그러타고 나들이를 좀 가보자니 갈곳이 없다. 그래 멀거니 떨고섯다가 개똥어머 니가 개울길로 가는걸 보고는 이게 저갈길이나 아닌가하고 대슨 그뿐이엇다. 이 때 무슨 생각이 잇섯다면 그것은 이새끼가 얼른와야 죽을 쒀먹을텐데 하고 아버 지에게 대한 미움과 간원이 뒤섞인 초조이엇다. 그증거로 옥이는 도삿댁 문간에 서 개똥어머니를 놓지고는 혼자 우둑허니 떨어젓다. 인제는 또 갈데가 없게 되 엇스니 이럴가 저럴가 다시 망서린다. 그러나 결심을 한 것은 이순간의 일이다. 옥이는 과연 중문안으로 대담히 들어섯다. 새로운 히망. 아니 혹은 맛있는 음식 을 쭉쭉어리는 그입들이나마 한 번 구경하고자 한걸지도 모른다. 시선을 이리저 리로 둘러가며 주볏주볏 우선 ㅂ으로 향하엿다. 그태도는 마치 개똥어머이에게 무슨 급히 전할말이 잇서 온냥이나 싶다. ㅂ에는 으중이 떼중이 동네게집은 얼 추모인셈이다. 고기국에 밥마는 사람에 찰떡을 씹는사람! 이쪽에서 북어를 뜯으 면 저기는 튀정하는 자식을 주먹으로 때려가며 누렁지를 혼자만 쩍쩍어린다. ㅂ 문으로 불쑥데미는 옥이의 대가리를 보드니 조런 여호년.. 밥주머니 왓니 냄새는 잘도 맡는다. 이러케들 제각기 욕한마디씩 그리고는 까닭없이 깔깔대인다. 옥이 네는 이댁의 종도아니요 작인도 아니다. 물론 여기들어와 맛좋은 음식 버러진 이판에 한다리 뻗을 자격이 없다. 마는 남이야 욕을 하건 말건 옥이는 한구석에 잠잣고 시름없이 서잇다. 이놈을 바라보고 침한번 삼키고 저놈걸 바라보고 침한 번 삼키고 마침 이때 자근아씨가 나려왓다. 옥이 왓니 하고 반기드니 왜 어멈들 만 먹느냐고 게집들을 나무랜다. 그리고 옆에섯는 개똥어멈에게 얘가 얼마든지 먹는단애유하고 옥이를 가르치며 그대답은 다만 싱글싱글 웃을뿐이다. 자근아씨 도 따라 웃엇다. 노랑 저고리 남치마 열서넛밖에 안된 어여뿐 자근 아씨.. 손수 솥뚜껑을 열드니 큰대접에 국을 뜨고 거기에다 하얀 이밥을 말아 수저까지 꽂아 준다. 옥이는 황급히 얼른 잡아채엇다. 이밥,이밥.. 그분량은 어른이 한때 먹어도 양은 조히 차리라. 이것을 옥이가 뱃속에 집어넣은 시간을 따저본다면 고작 칠 팔분밖에는 더 허비치 않엇다. 고기 우러난 국맛은 입에 달앗다. 양쪽으로 신바 람이 올라서 곁도 안돌아보고 막퍼넌 것이다. 게집들은 깔깔거리고 소군거리고 하엿다. 그러나 눈을 크게 뜨고 서루를 맞처다볼때에는 한그릇을 다먹고 배가 불러서 웅크리고 앉은채 뒤로 털썩 주저앉는 옥이를 보앗다. 엇다 태워먹엇는지 군데군데 뚫어진 검정 두렁치마. 그나마도 폭이 조바서 볼기짝은 통채나왓다. 머 리칼은 가시덤불같이 흐터저 어깨를 덮고 이꼴로 배가 불러서 식식거리며 떠는 것이다. 그래도 속은 고픈지 대접밑바닥을 닥닥 긁고잇스니 자근아씨는 생긋이 웃드니 그손을 이끌고 마루로 올라간다. 날이 몹씨 추어서 마루에는 아무도 없 엇다. 찬장앞으로 가드니 손벽만한 시루팟떡이 나온다. 받아들고는 또 널름 집어 치웠다. 곧이어 다시 팟떡이 나왓다. 그러나 이번에는 옥이는 손도 아니 내밀고 무언으로 거절하엿다. 왜냐하면 이때 옥이의 배는 최대한도로 느러낫고 거반 바 람넣은 풋볼만치나 가죽이 탱탱하엿다. 그것이 앞으로 늘다못하야 마츰내 옆구 리로 퍼져서 잘움즉이지도 못하고 숨도 억개를 치올려 식식하는 것이다. 아마 음식은 목구멍까지 꽉찻으리라. 여기에 이상한 것이 하나잇다. 역시 떡이 나오는 데 본즉이것은 팟떡이 아니라 밤 대추가 여기저기 삐저나온 백설기. 한 번 덥석 물어떼이면 입안에서 그대루 스르르 녹을 듯 싶다. 너 이것두 싫으냐 하니까 옥 이는 좋다는 뜻으로 얼른 손을 내밀엇다. 대체 이걸 어떠케먹엇슬가. 그 공기만 한 떡덩어리를 물론 용감히 먹기 시작하엿다. 처음에는 빨리 먹엇다. 중간에는 천천히 먹엇다. 그러다 이내 다먹지 못하고 반쯤남겨서는 자근아씨에게 도루 내 주고 모루고개를 둘럿다. 옥이가 그배에다 백설기를 먹은것도 기적이려니와 또 한 먹다 내놓는 이것도 기적이라 안할수없다. 하기는 가슴속에서 떡이 목구멍으 로 바짝치뻗히는 바람에 못먹기도 한거지만 여기다가 더 넣을수가 있다면 그것 은 다만 입안이 남엇슬뿐이다. 그러면 그다음 꿀발른 주왁 두 개는 어떠케 먹엇 슬까. 상식으로는 좀 판단키 어려운 일이다. 하야간 너 이것은 하고 주왁이 나왓 슬 때 옥이는 조금도 서슴지않고 받앗다. 그리고 한놈을 손끝으로 집어서 그꿀 을 쪽쪽 빨드니 입속에 집어넣는다. 그꿀을 한참 오기오기 씹다가 꿀떡 삼켜본 다. 가슴만 뜨끔할뿐 즉시 떡은 도루 넘어온다. 다시 씹는다. 어깨와 머리를 앞 으로 꾸부리어 용을 쓰며 또한번 꿀떡을 삼켜본다. 이것은 도시사람의 일로는 생각되지 않는다. 허나 주의 할 것은 일상 곯아만온 창자의 착각이다. 배가 불럿 는지 혹은 곯앗는지 하는건 이때의 문제가 아니다. 한갓 자꾸 먹어야 된다는 걸 삼스러운 탐욕이 옥이자신도 몰르게 활동하엿고 또는 옥이는 제가 먹고싶은걸 무엇무엇 알앗슬그뿐이엇다. 거기다 맛갈스러운 그떡맛. 생전 맛못보던 그미각을 한 번 즐겨보고자 기를 쓴 노력이다. 만약 이떡의 순서가 주왁이 먼저나오고 백 설기 팟떡 이러케 나왓다면 옥이는 주왁만으로 만족햇슬지 몰른다. 그러고 백설 기 팟떡은 단연 아니 먹엇슬 것이다. 너는 보도 못하고 어떠케 그리 남의 일을 잘아느냐. 그러면 그장면을 목도한 개똥어머니에게 좀 설명하야 받기로 하자. 아 참 고년되우는 먹습디다. 그밥한그릇을 다먹구그래 떡을 또 먹어유. 그게 배때기 지유. 주왁먹을제 나는 인제 죽나부다 그랫슈. 물 한먹음 안처먹고 꼬기꼬기 씹 어서 꼴딱 삼키는데 아 눈을 요러케 뒵쓰고 꼴딱 삼킵디다. 온 이게 사람이야 나는 간이 콩알만 햇지유 꼭 죽는줄알고 추어서 달달 떨고 섯는 꼴하고 참 깜찍 해서 내가 다 소름이 쪼옥 끼칩디다. 이걸 가만히 듣다가 그럼 왜 말리진 못햇 느냐고 탄하니까 제가 일부러 먹이기도 할텐데 그러케는 못하나마 배고파먹는걸 무슨 혐의로 못먹게 하겟느냐고 되례성을 발끈내인다. 그러나 요건 빨간 거짓말 이다. 저도 다른 게집들과 마찬가지로 마루끝에서서 잘먹는다 잘먹는다 이러케 여러번 칭찬하고 깔깔대고 햇섯슴에 틀림없을게다. 옥이의 이 봉변은 여지껏 동리의 한이야기거리가 되어잇다. 헐일이 없으면 게집들은 몰려앉어서 그때의 일을 찧고 까불고 서로 떠들어대인다. 그리고 옥이 가 마땅히 죽어야 할걸 그래두 살아난 것이 퍽으나 이상한 모양같다. 따는 사날 이나 먹지를 못하고 몸이 끓어서 펄펄뛰며 앓을만치 옥이는 그러케 혼이 낫든 것이다. 허지만 처음부터 짜장 가슴을 죄인 것은 그래두 옥이어머니 하나뿐이엇 다. 아파서 들어누엇다 방으로 들어오는 옥이를 보고 고만 뻘떡일어낫다. 왜 배 가 이모양이냐 무르니 대답은 업고 옥이는 가만히 방바닥에가 눕드란다. 그배를 근디리지 않도록 반듯이 눕는데 아구배야 소리를 복고개가 터지라고 내지르며 냉골에서 이리때굴 저리때굴 구르며 혼자법석이다. 그러나 뺨우로 먹은 것을 꼬 약꼬약 도르고는 필경 까무러첫스리라 얼굴이 햇슥해지며 사지가 축느러져버린 다. 이서슬에 어머니는 그의 표현대로 하늘이 무너지는 듯 눈앞이 캄캄하엿다. 그는 딸을 부뜰고 자기도 어이그머니 하고 울음을 놓고 이를어째 이를어째 몇번 그래 소릴 치다가 아무도 돌봐주러오는 사람이 없으니까 헝겁지겁 근두박질을 하야 밖으러 뛰어나왓다. 그의생각에 이급증을 돌릴랴면 점쟁이를 불러 경을 읽 는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을듯싶어서이다. 물론 대낮부터 북을 뚜드려가며 경은 읽기 시작하엿다. 점쟁이의 말을 들어보면 과식햇다고 죄다 이럴래서는 살 사람 이 없지않으냐고 이것은 음식에서 난병이 아니라 늘 ㄸ으든 동자상문이 어쩌다 접해서 일터면 귀신의 노름이라는 해석이엇다. 그러타면 내가 생각컨데 옥이가 도삿댁 문전에 나왓슬제 혹 귀신이 접햇는지도 몰른다. 왜냐 그러면 옥이는 문 앞언덕을 나리다 고만 눈우로 낙상을 해서 곳 한참을 꼼짝않고 고대로 누엇섯 다. 그만치 몸의 자유를 잃엇다. 다시 일어나 눈을 몇번 털고는 걸어보앗다. 다 리는 천근인지 한 번 딛으면 다시 띠기가 쉽지않다. 눈까풀은 뻑뻑어리고 게다 선하품은 자꾸터지고 어깨를 치올리어 여전히 식식거리며 눈속을 이러케 조심조 심 거러간다. 삐끗만하엿다는 배가터진다. 아니 정말은 배가 터지는 그념려보다 우선 배가 아파서 삐끗도 못할형편. 과연 옥이의 배는 동네게집들 말마따나 헐 없이 애밴사람의 그것도 만삭된 이의 괴로운 배그것이엇다. 개울길을 나려오자 움물이 눈에 띠이자 애는 갑작스리 조갈을 느꼇다. 엎드리어 박아지로 한먹음 꿀꺽 삼켜본다. 이와 목구멍이 다만 잠간 저렷슬뿐 물은 곧 바로 다시 넘어온다. 그뿐아니라 뒤를 이어서 떡이 꾸역꾸역 쏟아진다. 잘 씹지않고 얼김에 삼킨떡이 라 삭지못한 그대로 덩어리 덩어리 넘어온다. 움물전 어름우에는 삽시간에 떡이 한무데기. 옥이는 다시 눈우에 기운없이 쓰러지고 말앗다. 이러든 애가 어떠케 제집엘 왓슬가 생각하면 여간 큰노력이 아니요 참 장한 모험이라 안할수없는일 이다. 내가 옥이네집을 찾어간 것은 이때썩 지어서이다. 해넘이의 바람은 차고 몹 씨 떨렷으나 옥이에 대한 소문이 흉함으로 퍽궁금하엿다. 허둥거리며 방문을 펄 떡 열어보니 어머니는 딸 머리맡에서 무르팍에 눈을 부벼가며 여지껏 훌쩍거리 고 앉엇다. 냉병은 아주 가셨는지 노냥 노러케 고민하든 그상이 지금은 붉하허 니 눈물이 흐른다. 그리고 놈은 쭈그리고 앉어서 나를 보고도 인사도 없다. 팔짱 을 떡 찌르고는 맞은 벽을 뚫어보며 무슨 결끼나 먹은 듯이 바아루위엄을 보이 고 잇다. 오늘은 일즉 나온 것을 보면 나무도 잘팔은모양. 얼마후 놈은 옆으로 고개를 돌리드니 여보게 참말죽지는 않겟나 하고 무르니까 봉구는 눈을 끔벅끔 벅하드니 죽기는 왜 죽어 한낮얼토록 경을 읽엇는데 하고 자신이 잇는 듯 얼치 기 대답이다. 제딴은 경을 읽기는 햇건만 조곰도 효험이 없으매 저로도 의아한 모양이다. 이 봉구란 놈은 번시가 날탕이다. 게집에 노름에 훅하는 그수단은 당 할사람이 없고 또 이것도 재주랄지 못하는게 별반없다. 농사로 부터 노름질 침 주기 점치기 지우질 심지어 도적질까지 경을 읽을때에는 눈을 감고 중얼거리는 것이 바로 장님이왓고 투전장을 뽑을때에는 그눈깔이 밝기가 부엉이 같다. 그러건말 뭘 믿는지 마을에서 병이 나거나 일이나거나 툭하면 이놈을 불러대 는게 버릇이 되엇다. 이까진놈이 점을 친다면 참이지 나는 용뿔을 빼겟다. 덕히 가 눈을 찌끗하고 소곰을 더좀 먹여볼가하고 무를제 나는 그대답은 않고 경은 무슨경을 읽는다고 그래 건방지게 그 사관이나 좀 틀게나 하고 낯을 붉히며 봉 구에게 소리를 빽 질럿다. 왜냐면 지금은 경이니 소곰이니 헐때가 아니다. 아이 를 퍼대기를 덮어서 누엿는데 그얼굴이 노랗게 질렷고 눈을 감은채 가끔 다르르 떨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입으로는 아즉도 게거품을 섞어 밥풀이 꼴깍꼴깍 넘 어온다. 손까지 싸느러코 핏기는 멎엇다. 시방생각하면 이때 죽엇슬걸 혹 사관으 로 살엇는지도 몰른다. 내가 서드는 바람에 봉구는 주머니속에서 조고만 대통을 끄냇다. 또 그속에서 녹쓸은 침하나를 끄내드니 입에다 한 번 쭉빨고는 쥐가 뜯 어먹은 듯한 칼라머리에다 쓱쓱 문질른다. 바른손을 논 다음 왼손 엄지손가락으 로 침이 또 들어갈때에서야 비로소 옥이는 정신이 나나부다. 으악 소리를 지르 며 깜짝 놀란다. 그와 동시에 푸드득 하고 퍼대기속으로 똥을 갈겻다. 덕히는 이 걸 뻔히 바라보고 잇드니 골피를 접으며 어이배랄먹을년 웬걸 그러케 처먹고 이 지랄이야 하고는 욕을 오랄지게 퍼분다. 그러나 나는 그속을 빤히 보앗다. 저와 같이 먹다가 이러케 되엇다면 아마 이토록은 노엽지 않엇스리라. 그 귀한 음식 을 돌르도록 처먹고는 애비 한쪽 갓다줄 생각을 못한딸이 지극히 미웠다. 고년 고래싸 웬떡을 배가 터지도록 처먹는담 하고 입을 삐쭉대는 그낯짝에 시기와 증 오가 력력히 나타난다. 사실로 말하자면 이런 경우에는 저도 반듯이 옥이와같이 햇스련만 아니 놈은 꿀바른 주왁을 다먹고도 또 막걸리를 준다면 물다 뱃는 한 이 잇드라도 어쨋든 덥석 물엇스리라 생각하고는 나는 그얼굴을 다시한번 쳐다 보았다. 산골 머리우에서 굽어보든 햇님이 서쪽으로 기울어 나무에 긴꼬리가 달렸건만 나물 뜯을 생각은 않고 이뿐이는 늙은 잣나무 허리에 등을 비겨대고 먼 하늘만 이렇 게 하염없이 바라보고 섰다. 하늘은 맑게 개이고 이쪽저쪽으로 뭉글뭉글 피어 올은 힌 꽃송이는 곱게도 움직인다. 저것도 구름인지 학들은 쌍쌍이 짝을 짓고 그새로 날아들며 끼리끼리 어르는 소리가 이수퐁까지 멀리 흘러나린다. 각가지 나무들은 사방에 잎이 욱었고 땡볕에 그잎을 펴들고 너훌너훌 바람과 아울러 산 골의 향기를 자랑한다. 그 공중에는 나르는 꾀꼬리가 어여쁘고 - 노란 날개를 팔닥이고 이가지 저가지로 옮아앉으며 흥에 겨운 행복을 노래부른다. 고-이! 고 이고이! 요렇게 아양스리 노래도 부르고.. 담배먹구 꼴비어! 마진 쪽 저 바위밑은 필시 호랑님의 드나드는 굴이리라. 음침한 그 우에는 가시덤불 다래넝쿨이 어즈러히 엉클리어 지붕이 되어있고 이것도 돌이랄지 연녹 색 털복숭이는 올망졸망 놓엿고 그리고 오늘두 어김없이 뻑꾹이는 날아와 그잔 등에 다리를 머므르며.. 뻑꾹! 뻑꾹! 어느듯 이뿐이는 눈시울에 구슬방울이 맺히 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물보구니가 툭하고 땅에 떨어지자 두손에 펴들은 치마폭 으로 그새 얼골을 폭가리고는 이뿐이 호륵호륵 마냥 느끼며 울고섰다. 이제야 후회나노니 도련님 공부하러 서울로 떠나실 때 저두 간다구 왜 좀 더 붙들고 느 러지지 못했던가 생각하면 할수록 가슴만 미여질 노릇이다. 그러나 마님의 눈물 기어 자그만 보따리를 옆에 끼고 산속으로 이십리나 넘어 따라갔던 이뿐이가 아 니었던가. 과연 이뿐이는 산 등을 질러갔고 으슥한 고개마루에서 기다릭 섰다가 넘어오시는 도련님의 손목을 꼭 붙잡고 난 안데려가지유! 하고 애원 못한것도 아니니 공연스리 눈물부터 앞을 가렸고 도련님이 놀라며 너 왜오니? 여름에 꼭 온다니까 어여 들어가라.. 하고 역정을 내심에는 고만 두려웠으나 그래도 날데 려 가라구 그몸에 매여 달리니 도련님은 얼마를 벙벙히 그냥 섰다가 울지마라 이뿐아 그럼 내 서울가 자리나잡거든 널 데려가마 하고 등을 두다리며 달래일제 만일 이말에 이뿐이가 솔깃하야 꼭 고지뜯지만 않았드런들 도련님의 그손을 안 타까히 놓치는 않았든걸.. 정말 꼭 데려가지유? 그럼 한달후에면 꼭 데려가마. 난 그럼 기달릴테야유! 그리고 아침햇발에 비끼는 도련님의 옷자락이 산등으로 꼬불꼬불 저멀리 사라지고 아주 보이지 않을때까지 이뿐이는남이 볼까하야 피여 허터진 개나리 속에 몸을 숨기고 치마끈을 입에 물고는 눈물로 배웅하였던 것이 아니런가. 이렇게도 철석같이 다짐은 두고 가시더니 그 한달이란 대체 얼마나 되는겐지 몇한달이 거듭 지나고 돌도 넘었으련만 도련님은 이렇다 소식하나 전 할줄조차 모른다. 실토로 터놓고 말하자면 늙은 이잣나무 아래에서 도련님과 맨 처음 눈이 맞을제 이뿐이가 먼저 그러자고 한것도 아니련만.. 이뿐어머니가 마님 댁 씨종이고 보면 그딸 이뿐이는 잘따저야 씨의 씨종이니 하잘것없는 게집애이 어늘 이뿐이는 제몸이 이럼을 알고 시내에서 홀로 빨래를 할제이면 도련님이 가 끔 덤벼들어 이게 장난이겠지. 품에 꼭 껴안고 뺨을 깨물어뜯는 그꼴이 숭글숭 글하고 밉지는 않었으나 그러나 이뿐이는 감히 그런생각을 먹어본적이 없었다. 그날도 마님이 구미가 제치섰다고 얘 이뿐아 나물좀 뜯어온. 하실 때 이뿐이 는 퍽이나 반가웠고 아침밥도 몇술로 것날리고 보구니를 동무삼아 집을 나섰으 니 나히 아즉 열여섯이라 마님에게 귀염을 받는 것이 다만 좋았고 칠칠한 나물 을 뜯어드리고자 한사코 이 험한 산속으로 기어올랐다. 풀닢의 이슬은 아즉 다 마르지 않았고 바위 틈바구니에 허터진 잔디에는 커다란 구렁이가 뚜아리를 틀 고서 떡머구리 한놈을 우물거리고 있는중이매 이뿐이는 쌔근쌔근 가뿐숨을 쉬여 가며 그걸 가만히 드려다보고 섰다가 바루발앞에 도라지순이 있음을 발견하고 꼬챙이로 마악 캘랴 할즈음 등위에서 뜻밖에 발자욱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닌가. 깜짝 놀라며 고개를 돌려보니 언제 어디로 따라왔던가 도련님은 물푸레 나무토 막을 한손에 지팽이로 짚고 붉은 얼골이 땀박아지가 되어 식식어리며 그리고 씽 글씽글 웃고 있다. 그모양이 하도 수상하야 이뿐이는 눈을 똥그랗게 뜨고 바라 보니 도련님은 좀 면구쩍은지 낯을 모로돌리며 그러나 여일히 싱글싱글 웃으며 뱃심유한 소리가.. 난 지팽이 ㄱ으러왔다. 그렇지마는 이뿐이는 몇일전 마님이 불러세고 너 도련님하고 가치 다니면 매맞는다. 하시던 그 꾸지람을 얼뜬 생각 하고 왜따라왔지유 .. 마님 아시면 남 매맞으라구? 하고 암팡스리 쏘았으나 도 련님은 귓등으로 뜯는지 그래도 여전히 싱글거리며 뱃심유한 소리로.. 난 지팽 이 꺾으러 왔다. 그제서야 이뿐이는 성을 안낼수가 없고 마님께 나 매맞아두 난몰라.. 혼잣말로 이렇게 되알지게 쫑알거리고 너야 가던마던 하란 듯이 고개 를 돌리며 아까와 도라지를 다시 캐자노라니 도련님은 무턱대고 그냥 와락 달려 들어 너 맞는거 나는알지? 이뿐이를 뒤로 꼭 붙들고 땀이 훌른 그뺨을 또 잔뜩 깨물고는 놓칠않는다. 이뿐이는 어려서부터 도련님과 가치 자랐고 가치 놀았으되 제가 먼저 그런 생각 을 두었다면 도련님을 벌컥 떼다밀어 바위넘어로 곤두박이게 했을리 만무이었고 궁뎅이를 털고 일어나며 도련님이 무색하야 멀거니 처다보고 입맛만 다시니 이 뿐이는 그꼴이 보기 가여웠고 죄를 저즈른 제몸에대하야 죄송한 자책이 없던바 도 아니었마는 다시 손목을 잡히고 이 잣나무밑으로 끌릴제에는 왼 힘을 다햐야 그손깍찌를 버리며 야단친것도 사실이 아닌건 아니나 그러나 어덴가 마음한편에 앙살을 피면서도 넉히 끌리어가도록 도련님의 힘이 좀더좀더 하는 생각이 전혀 없었다면 그것은 거즛 말이되고 말 것이다. 물론 이뿐이가 얼골이 밝애지며 앙 큼스러운 생각을 먹은 것은 바루 이때이었고 난몰라 마님께 여쭐터이야.. 난몰 라! 하고 적잖이 조바심을 태이면서도 도련님의 속맘을 한 번 뜯어보고자 누가 종두 이러는거야? 하고 손을 뿌리치며 된통 호령을 하고보니 도련님은 이 깊고 외진 산속임에도 불구하고 귀에다 입을 갖다대고 가마니 속삭이는 그말이.. 너 나하고 멀리 도망가지 않을연! 그러니 이뿐이는 이말을 참으로 꼭고지 들었고 사내가 이렇게 겁을 집어먹는수도 있는지 도련님이 땅에 떨지는 성냥갑을 호줌 에 다시 집어널줄도 모르고 덤벙거리며 산알로 꽁지를 뺄때까지 이뿐이는 잣나 무 뿌리를 비고 풀밭에 번 듯이 들어누운채 푸른하늘을 바라보며 인제 멀리만 다라나면 나는 저 도련님의 아씨가 되려니 하는 생각에 마님께 진상할 나물 캘 생각조차 잊고 말었다. 그러나 조금 지나매 이뿐이는 어쩐지 저도 겁이 난는 듯 싶었고 발딱 일어나 사면을 휘돌아 보았으나 거기에는 험상스러운 바위와 욱어 진 숲이 있을뿐 본 사람은 하나도 없으련만.. 암아 산이 험한 탓일지도 모르리 라. 가슴은 여전히 달랑거리고 두려우면서 그러나 이산덩이를 제품에 꼭 품고 가치 둥굴고 싶은 안타까운 그런 행복이 느껴지지 않은것도 아니었으니 도련님 은 이렇게 정은 드리고 가시고는 이제와서는 생판 모르는체 하시는거나 아닐런 가.. 두손등으로 눈물을 씻고 고개는 어레 들었으나 나물 뜯을 생각은 않고 이뿐 이는 늙은 잣나무 밑에 앉어서 먼 하늘을 치켜들고 도련님 생각에 이렇게도 넋 을 잃는다. 이제와 생각하면 야속도 스럽나니 마님께 매를 맞도록 한것도 결국 도련님이었고 별 욕을 다 당하게 한것도 결국 도련님이 아니었던가.. 매일과 같이 산엘 올라다닌지 단 나흘이 못되어 마님은 눈치를 채섰는지 혹 은 짐작만 하섰는지 저녁때 기진하야 나려오는 이뿐이를 불러앉히시고 너요년.. 바른대로 말해야지 죽인다! 하고 회초리로 따리시되 볼기짝이 톡톡 불거지도록 하시었고 그래도 안차게 아니라고 고집을 쓰니 이번에는 어머니가 달겨들어 머 리채를 휘잡고 주먹으로 등어리를 서너번 쾅쾅따리더니 그만도 좋으련만 뜰아래 방에 갖다 가두고는 사날식이나 밖앝구경을 못하게 하고 구메밥으로 구박을 막 함에는 이뿐이는 짜증 서럽지 않을수가 없었다. 중역사리 맨 마지막 밤이 깊었 을제 이뿐이는 너머 원통하야 혼자앉어서 울다가 자리에 누은 어머니의 허리를 꼭 끼고 그품속으로 기어들며 어머니 나데련님하고 살테야.. 하고 그예 저의 속 중을 토설하니 어머니는 들었는지 먹었는지 그냥 잠잠히 누었더니 한참후 후유.. 하고 한숨을 내뿜을때에는 이미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하였고 그러고 또 한참 있더니 입을 열어 하는 이야기가 지금은 이렇게 늙었으나 자기도 색시때에는 이 뿐이 만치나 어여뻣고 얼마나 맵씨가 출중났든지 노나리와 은근히 배가 맞았으 나 몇 달이 못가서 노마님이 이걸 아시고 하루는 불러세고 따리시다가 마침내 샘에 못이기어 인두로 하초를 짓을랴고 들이 덤비신 일이 있다고 일러주고 다시 몇번몇번 당부하야 말하되 석숭네가 벌서부터 말을 건네는중이니 도련님에게 맘 을랑 두지말고 몸잘갖고 있으라하고 딱떼는 것이 아닌가.. 하기야 이뿐이가 무 남독녀의 귀여운 외딸이 아니었드런들 사흘후에도 밖앝엔 나올수 없었으려니와 비로소 대문을 나와보니 그간 세상이 좀 널버진것같고 마치 우리를 벗어난 즘생 과 같이 몸의 가뜬함을 느꼈고 숭칙스러운 산으로 뻥뻥 둘러싼 이 산골에서 벗 어나 넓은 버덩으로 나간다면 기쁘기가 이보다 좀 더하리라 생각도 하야보고 어 머니의 령대로 고초밭을 매러 개울길로 나려갈려니까 왼편 수퐁숲에서 도련님이 불쑥 튀어나오며 또 붙들고 산에 안갈테냐고 대구 보채인다. 읍에 가 학교를 다 니다가 요즘 방학이 되어 집에 돌아온 뒤로는 공부는 할 생각않고 날이면 날 저 므도록 저만 이렇게 붙잡으러 다니는 도련님이 딱도 하거니와 한편 마님도 무섭 고 또는 머처럼 용서를 받는길도 그러고보면 이번에는 호되히 불이 나릴 것을 알고 이뿐이는 오늘은 안되니 낼모래쯤 가자고 좋게 달래다가 그래도 듣지않고 굳이 가자고 성화를 하는데는 할수없이 몸을 뿌리치고 뺑손을 놀 수밖에 딴도리 가 없었다. 구질구질이 나리든 비로 말미암아 한동안 손을 못댄 고추밭은 풀들 이 제법 성큼이 엉기었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좋을지 갈피를 모르겠는데 이뿐 이는 되는대로 한편구석에 치마를 도사리고 앉어서 이것도 명색은 김매는거겠지 호미로 흙등만 따짝어리며 진짜정신은 어제밤 종은 상전과 못사는법이라던 어머 니의 말이 옳은지 그른지 그것만 일렴으로 아르새기며 이리 씹고 저리도 씹어본 다. 그러나 이뿐이는 아무렇게도 나는 도련님과 꼭 살아보겠다 혼자맹세하고 제 가 아씨가 되면 어머니는 일테면 마님이 되련마는 왜 그리 극성인가 싶어서 좀 야속하였고 해가 한나절이 되어 목덜미를 확확 닳릴때까지 이리저리 곰곰 생각 하다가 고개를 들어보매 밭은 여태 한고랑도 다 끝이 못났으니 이놈의 밭이 하 고 탓안할 탓을 하며 저로도 하품이 나올만치 어지간히 기가 막혔다. 이번에는 좀 빨랑빨랑 하리라 생각하고 이뿐이는 호미를 잽싸게 놀리며 폭폭찍고 덤볏으 나 그래도 웬일인지 일은 손에 붙지를 않고 그뿐아니라 등 뒤 개울의 덤불에서 는 온갓 잡새가 귀둥대둥 멋대로 속삭이고 먼 발치에서 풀을 뜯고 있던 황소가 메..하고 느러지게도 소리를 내뽑으니 이뿐이는 이걸 듣고 갑작이 몸이 나른해지 지 않을수없고 밭가에 슨 수양버들 그늘에 쓰러져 한잠 들고싶은 생각이 곧바루 나지마는 어머니가 무서워 참아 그걸 못하고만다. 인제는 계집애는 밭일을 안하 도록 법이 됐으면 좋겠다 생각하고 이뿐이는 울화증이 나서 호미를 메꼰지고 얼 골의 땀을 씻으며 앉었노라니까 들로 보리를 걷으러가는 길인지 석숭이가 빈지 게를 지고 꺼불꺼불 밭머리에 와스더니 아주 썩 시퉁그러지게 입을 삐쭉어리며 이뿐이를 건너대고 하는소리가.. 너 데련님하고 그랬대지... 새파랗게 갈은 비수 로 가슴을 쭉 나려것는대도 아마 이토록은 재겹지 않으리라 마는 이뿐이는 어서 들었느냐고 따저볼 겨를도없이 얼골이 고만 홍당무가 되었고 그놈의 소위로 생 각하면 대뜸 들어덤벼 그귓백이라도 물고 느러질 생각이 곧 간절은 하나 헌 죄 는 있고 어째볼 용기가 없으매 다만 고개를 폭수그릴뿐이다. 그러니까 석숭이는 제가 괜듯싶어서 이뿐이를 짜정 넘보고 제법 밭가운데까지 들어와 떡 버테고 서 서는 또한번 시큰둥하게 그리고 엇먹는소리로.. 너 데련님하구 그랬대지.. 전일 같으면 제가 이뿐이에게 지게막대기로 볼기 맞을 생각도 않고 감히 이따위 버르 장머리는 하기 커녕 즈아버지 장사하는 원두막에서 몰래 참외를 따가지고 와서 얘 이뿐아.. 너 이거먹어라.. 하다가 난 네가 주는건 안먹을테야..하고 몇번 내뱉 음에도 꿇지않고 굳이 먹으라고 떠맡기므로 이뿐이가 마지못하는체하고 받아들 고는 물론 치마폭에 흙은 싹싹 문대고나서 깨물고 앉었노라면 아무쪼록 이뿐이 맘에 잘들도록 호미를 대신 손에 잡기가 무섭게 는실난실 김을 매주었고 그리고 가끔 이뿐이를 웃겨주기 위하야 그것도 재주라고 밭고랑에서 잘 봐야 곰같은 몸 뚱이로 이리 등굴고 저리 둥글고 하였다. 석숭아버지는 이놈이 또 어데로 내뺏 구나 하고 찾아다니다 여길 와보니 매라는 제밭은 안매고 남 계집애 밭에 들어 와서 대체 온 이게 무슨 노름인지 이꼴이고 보매 기도 막힐뿐더러 터지랴는 웃 음을 억지로 참고 노여운 낯을 지어가며 너이놈아 네밭은 안매고 남의 밭에 들 어와 그게뭐냐? 하고 꾸중을 하였지마는 석숭이가 깜짝 놀라서 돌아다보다 고만 멀쑤룩하야 궁뎅이의 흙을 털고 일어스며 이뿐이 밭좀 매주러왔지 뭘그래? 하고 되레 퉁명스러히 뻣댐에는 더책하지 않고 어 망할자식두 다많어이.. 하고 돌아 서 저리로 가며 보이지 않게 피익웃고 마는것인데 그러면 이뿐이는저의 처지가 꽤 야릇하게 됨을 알고 저기까지 분명히 들리도록 너보고 누가 밭매달랬어? 가 어여가.. 하고 다먹은 참외는 생각않고 등을 떠다밀며 구박을 막 하던 이런 터이련만 제가 이제와 누길 비위를 긁다니 하늘이 무너지면 졌지.. 이것은 도시 말이 안된다.. 이뿐이는 남다른 부끄럼으로 온 전신이 확확 닳는 듯 싶었으나 그러나 조금 뒤에는 무안을 당한거기에 대갚음이 없어서는 아니되리라 생각하고 앙칼스러운 역심이 가슴을 콕 찌를때에는 어깨뿐만 아니라 등어리 전체가 샐룩어리다가 새 침이 발딱 일어나 사방을 훑어보드니 대낮이라 다들 일들 나가고 안마을에 사람 이 없음을 알고 석숭이의 소매짜락을 넌즛이 끌며 그옆 숙성히 자란 수수밭속으 로 들어간다. 밭 한복판은 안윽하고 아무데도 보이지 않으므로 함부로 떠들어도 괜찬으려니 믿고 이뿐이는 거기다 석숭이를 세워놓자 밭고랑에 늘려진 여러 돌 틈에서 맞어 죽지않고 단단히 아플만한 모리동맹이 하나를 집어들고 그 옆정갱 이를 모질게 우려치며 이자식 뭘 어째구어째? 하고 딱딱 어르니까 석숭이는 처 음에 뭐나 좀 생길까하고 좋아서 따라왔든걸 별안간 난데없는 모진 돌만 나라듬 에는 아야.. 하고 소리치자 똑 선불 맞은 노루모양으로 한 번 뻐들껑 뛰며 눈이 그야말로 왕방울만 해지지 않을수가 없었다. 그러나 석숭이는 미움보다 앞스느 니 기쁨이요.. 전일에는 그옆을 지내도 본둥만둥하고 그리 대단히 여겨주지 않든 그이뿐이가 일부러 이리 끌고와 돌로 따리되 정말 아프도록 힘이 드릴만치 이뿐 이에게 있어는 지금의 저의 존재가 그만치 끔찍함을 그돌에서 비로소 깨닷고 짓 궂어 씽글씽글 웃으며 한 번 더 뒤둥그러진 그리고 홀개늦은 목소리로 뭘 데련 님허구 그랬대는데.. 하고 놀려주엇다. 이뿐이는 뭐 이자식? 하고 상기된 눈을 똑바루 떳으나 이번에는 동맹이 집을 생각을 않고 아까부터 겨우 참아왔던 울음 이 으응! 하고 탁터지자 잡은참 덤벼들어 석숭이 옷가슴에 매여달리며 쥐어뜯으 니 석숭이는 이뿐이를 울려논 것은 저의 큰 죄임을 얼른 알고 눈이 휘둥그래서 아니다 아니다 내부러그랬다..아니다.. 하고 입에 불이나게 그러나 손으로 등을 어루만지며 아니다를 여러십번을 부른때에야 간신히 울음을 진정해놓았고 이뿐 이가 아즉 늣기는 음성으로 몇번 당부를 하니 인제 남듣는데 그러면 내 너 죽일 터야? 그래 인전 안그러마.. 참으로 이런 나쁜소리는 다시 입에 담지 않으리라 맹세하였다. 이뿐이도 그제야 마음을 놓고 흔적이 없도록 눈물을 닦으면서 다 시 그래봐라..내죽인다.. 또 한 번 다져놓고 고추밭으로 도로 나올랴할제 석숭이 가 와락 달겨들어 그 허리를 잔뜩 껴안고 너 그럼 우리집에게 나한테로 시집오 라니깐 왜 싫다구 그랬니? 하고 설혹 좀 성가시게 굴었다치드라도 만일 이뿐이 가 이 행실을 도련님이 아신다면 담박에 정을 떼시려니 하는 염녀만 없었드라면 그리 대수롭지 않은 것을 그토록 오지게 혼을 냈을리 없었겠다고 생각하면 두고 두고 입때껏 후회가 나리만치 그렇게 사내의 뺨을 우려친것도 결국 도련님을 위 하는 이뿐이의 깨끗한 정이 아니었든가.. 가득이 품에 찬 서러움을 눈물로 가시고 나물 보구니를 손에 잡았으니 이뿐 이는 다시 일어나 산 중툭으로 거츨은 수퐁속을 기여나리며 도라지를 하나둘 캐 기 시작한다. 참인지 아닌지 자세히는 모르나 멀리 나라온 풍설을 들어보면 도련님은 서울 가 어여뿐 아씨와 다시 정분이 났다하고 그뿐만도 오히려 좋으리마는 댁의 마님 은 마님대로 늙은 총각 오래 두면 병난다하야 상냥한 아가씨만 찾는길이니 대체 이게 웬 셈인지 이뿐이는 골머리가 아팠고 도라지를 캔다고 꼬챙이를 땅에 꾸욱 꽂으니 그대로 집고슨채 해만 점점 부질없이 저므러간다. 맥을 잃고 다시나려오 다 이뿐이는 앞에 우뚝솟는 바위를 품에 을싸안고 그알을 굽어보니 험악한 석벽 틈에 맑은 웅성깊이 충충 고이었고 설핏한 하늘의 붉은노을 한쪽을 똑떼들고 프 른 잎새로 전을 둘렀거늘 그모양이 보기에 퍽도 아름답다. 그걸 거울삼고 이뿐 이는 저 밑에 까맣게 빛이는 저의 외양을 또 한 번 고처 뜯어보니 한때는 도련 님이 조르다 몸살도 나섰으려니와 의복은 비록 추려할망정 저의 눈에도 밉지않 게 생겼고 남가진 이목구비에 반반도 하련마는 뭐가 부족한지 달리 눈이맞은 도 련님의 심정을 알수없고 어느듯 원망스러운 눈물이 눈에서 떨어지니 잔잔한 물 면에 물둘레를 치기도전에 무슨 밥이나 된다고 커단 꺽찌는 휘엉휘엉 올라와 꼴 딱 받아먹고 들어간다. 이뿐이는 얼빠진 등신같이 맑은 이물을 가만히 드려다보 노라니 불시로 제몸을 풍덩. 던지어 깨끗이 빠저도 죽고 싶고 아니 이왕 죽을진 대 정든 님 품에 안고 가치 풍 빠지어 세상사를 다 잊고 알뜰이 죽고싶고 그렇 다면 도련님이 이 등에 넙쭉 엎디어 뺨에 뺨을 비벼대고 그리고 이 물을 가치 굽어보며 얘 울지마라. 내가 가면 설마 아주가겠니? 하고 세우 달낼제 꼭 붙들 고 풍덩실 하고 왜 빠지지 못했든가 사방은 한가도 컷건마는 그이뿐이는 그리도 삶에 주렸든지 정말 올여름엔 꼭오우? 하고 아까부터 몇번 묻든걸 또 한 번 다 저보았거늘 도련님은 시원스러히 선뜻 그럼 오구말구 널두고 안오겠니! 하고 대답하고 손에 ㄱ어들었든 노란 동백꽃을 물우로 홱 내던지며 너참 이물이 무슨 물인지 알면 용치? 눈을 끔벅끔벅 하드니 이야기하야 가로되 옛날에 이 산속에 한 장사가 있었고 나라에서는 그를 잡고자 사방팔면에 군사를 놓았다. 그렇지마 는 장사에게는 비호같이 날랜 날개가 돋힌법이니 공중을 훌훌나르는 그를 잡을 길없고 머리만 앓든중 하루는 그예 이물에서 목욕을 하고 있는 것을 사로 잡았 다는 것이로되 왜 그러냐 하면 하느님이 잡수시는 깨끗한 이물을 몸으로 흐렸으 니 누구하고 천벌을 아니 입을리 없고 몸에물이 닿자 돋혔든 날개가 흐시부시 녹아버린 까닭이라고 말하고 도련님은 손짓으로 장사의 처참스러운 최후를 시늉 하며 가장 두려운 듯이 눈을 커닿케 끔적끔적 하드니 뒤를 이어 그말이.. 아 무 서! 얘 우지마라 저물에 눈물이 떨어지면 너 큰일난다. 그러나 이뿐이는 그까진 소리는 듣는둥마는둥 그리 신통치 못하였고 며칠후 서울로 떠나면 아주 놓질듯 만 싶어서 도련님의 얼골을 이윽히 쳐다보고 그럼다짐을 두고 가라하다가 도련 님이 조곰도 서슴없이 입고있든 자기의 저고리 고름 한짝을 뚝떼어 이뿐이 허리 춤에 꾹 꽂아주며 너 이래두 못믿겠니? 하니 황송도 하거니와 설마 이걸 두고야 잊으시진 않겠지 하고 속이 든든하지 않은것도 아니었다. 대장부의 노릇이매 이 렇게 하고 변심은 없을게나 그래두 잘 따저보니 이고름이 말 하는것도 아니어든 차라리 따라 나스느니만 같지 못하다고 문득 마음을 고처먹고 고개로 쫓아간건 좋으련마는 왜 그랫든고 좀더 매달리어 진대를 안붙고 고기주저 앉고 말았으니 이제와서는 한가만 새롭고 몸에 고이 간직하였든 옷고름을 이손에 끄내들고 눈 물은 흘려보되 별수 없나니 보람없이 격찌만 늘어간다. 허나 이거나마 아주 없 었드런들 그야 살맛조차 송두리 잃었으리라 마는 요즘 매일과 같이 이 험한 깊은 산속에 올라와 옛 기억을 홀로 더듬어보며 이뿐이는 해가 저물도록 이렇게 울고섰고 하는 것이다. 모든새들은 어제와 같이 노래를 부르고 날도 맑으련만 오늘은 웬일인지 이뿐 이는 아직도 올라오질 않는다. 석숭이는 아버지가 읍의 장에 가서 세마릴 닭을 팔아 그걸로 소곰을 사오라 하야 아츰 일즉이 나온것도 잊고 이 산에 올라와 다리를 묶은 닭들은 한편에 내 던지고 늙은 잣나무 그늘에 누어 눈이 빠지도록 기달렸으나 이뿐이가 좀체 나오 지 않으매 웬일일가 고게 또 노하지나 않었나 하고 일쩌웁시 이렇게 애를 태운 다. 올가을이 얼른 되어 새곡식을 걷으면 이뿐이에게로 장가를 들게 되었으니 기쁨인들 이우 더할데 있으랴마는 이번도 또 이뿐이가 밥도 안먹고 죽는다고 야 단을 친다면 헛일이 아닐까 하는 염녀도 없지는 않었거늘 고렇게 쌀쌀하고 매일 매일하든 이뿐이의 태도가 요즘에 들어와서는 급작이 다소곳하고 눈 한 번 흘길 줄도 모르니 이건 참으로 춤을 추어도 다 못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슬비가 나리든날 마님댁 울뒤에서 이뿐이는 옥수수를 따고 섰고 제가 그옆을 지날제 은 근히 손즛을 함으로 가차히 다가스니 귀에다 낮윽이 속삭이는 소리가.. 너 핀 지 하나 써줄련? 그래그래 써주마 내 잘쓴다. 석숭이는 너머 반가워서 허둥거 리며 묻지않는 소리까지 하다가 또 그말이 내 너 하라는대로 다 할게니 도련님 에게 편지를 쓰되 이뿐이는 여태 기다립니다 하고 그리고 이런소리는 아예 입밖 에 내지말라 함으로 그런 편지면 일년 내내 두고 씻으면 좋겠다 속으로 생각하 고 채 틀 못박인 연필글씨로 다섯줄을 그리기에 꼬박이 이틀밤을 새이고 나서 약속대로 산으로 이뿐이를 만나러 올라올때에는 어쩐지 가슴이 두군두군 하는 것이 바루 안해를 만나러오는 남편의 그 기쁨이 또렷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뿐 이가 얼른 올라와야 뭐가 젤 좋으냐 물어보고 이 닭들을 팔아 선물을 사다주련 만 오진않고 석숭이는 암만 생각하야 영문을 모르겠으니 아마 요전번 이핀지 써 왔으니깐 너나구 꼭 살아야한다. 하고 크게 얼른 것이 좀 잘못이라 하드라도 이 뿐이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가 그래 하고 눈에 눈물을 보이며 그핀지읽어봐 하고 부드럽게 말한걸보면 그리 노한 것은 아니니 석숭이는 기뻐서 그 앞에 떡 버티고 제가 ㅆ으나 제가 못읽는 그편지를 떠듬떠듬 데련님전상사리 가신지가 오래됐는디 왜 안오구 일년반이 댓는디 왜안오구 하니깐 이뿐이는 밤마두 눈물 로 새오며 이뿐이는 그럼 죽을테니까 나를 듯이 얼찐와서.. 이렇게 땀을 내이며 읽었으나 이뿐이는 다 읽은 뒤 그걸 받아서 피붕에 도로 넣고 그리고 나물 보구 니속에 감추고는 그대루 덤덤이 산을 나려온다. 산기슭으로 나리니 앞에 큰내가 놓여있고 골고루도 널려박인 험상ㄱ은 웅퉁바위 틈으로 물은 우람스리 부다치며 콸콸 흘러나리매 정신이 다 아찔하야 이뿐이는 조심스리 바위를 골라딛이며 이 쪽으로 건너왔으나 아무리 생각하여도 가치 멀리 도망가자든 도련님이 저 서울 로 혼자만 삐쭉 다라난 것은 그 속이 알수없고 사나히 맘이 설사 변한다 하드라 도 잣나무 밑에서 그다지 눈물까지 먹음고 조르시든 그도련님이 이제와 싹도 없 이 변하신다니 이야 신의 조화가 아니면 안될 것이다. 이뿐이는 산처럼 잎이 퍼 드러진 호양나무 밑에 와 발을 멈추며 한손으로 보구니의 편지를 끄내어 행주치 마속에 감추어들고 석숭이가 쓴편지도 잘 찾아갈는지 미심도 하거니와 도한 도 련님 앞으로 잘 간다하면 이걸 보고 도련님이 끔뻑하야 뛰어올겐지 아닌지 그것 조차 장담못할 일이었마는 아니 오신다 이옷 고롬을 두고 가시든 도련님이어늘 설마 이편지에도 안오실리 없으리라고 혼자서서 우기며 해가 기우는 먼 고개치 를 바라보며 체부 오기를 기다린다. 체부가 잘와야사흘에 한 번밖에는더 들지 않는줄을 저라구 모를리 없고 그리고 어제 다녀갔으니 모래나 오는줄은 번연히 알였마는 그래도 이뿐이는 산길에 속는 사람같이 저 산비알로 꼬불꼬불 돌아나 간 기나긴 산길에서 금시 체부가 보일 듯 보일 듯 싶었는지 해가 아주 넘어가고 날이 어둡도록 지루하게도 이렇게 속달게 체부 오기를 기다린다. 그러나 오늘은 웬일인지 어제와 같이 날도 맑고 산의 새들은 노래를 부르건만 이뿐이는 아직도 나올줄을 모른다. 봄봄 장인님! 인제 저.. 내가 이렇게 뒤통수를 글고 나히가 찻으니 성예를 시켜줘 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면 그 대답이 늘 이자식아 성예구뭐구 미처 자라야지.. 하고 만다. 이 자라야 한다는 것은 내가 아니라 장차 내안해가 될 점순이의 키 말이다. 내가 여기에 와서 돈 한푼 안받고 일하기를 삼년하고 꼬박이 일곱달동안을 했다. 그런데도 미처 못자랐다니까 이키는 언제야 자라는겐지 짜증 영문모른다. 일을 좀더 잘해야 한다든지 혹은 밥을 좀덜먹어야 한다든지 하면 나도 얼마든지 할말이 많다. 허지만 점순이가 안죽 어리니까 더자라야 한다는 여기에는 어째 볼수없이 고만 벙벙하고 만다. 이래서 나는 애최 게약이 잘못된걸 알았다. 있해면 있해. 삼년이면 삼년. 기 한을 닥 작정하고 일을 해야 원 할 것이다. 덮어놓고 딸이 자라는대로 성예를 시켜주마. 했으니 누가 늘지키고 섰는것도 아니고 그키가 언제자라는지 알수있 는가. 그리고 난사람의 키가 무럭무럭 자라는줄만 알았지 붙배기키에 모로만 벌 어지는 몸도 있는 것을 누가 알았으랴. 때가 되면 장인님이 어련하랴 싶어서 군 소리없이 꾸벅꾸벅 일만 해왔다. 그럼 말이다. 장인님이 제가 다 알아채려서 어 참 너 일 많이 했다. 고만 장가드러라. 하고 살림도 내주고 해야 나도 좋을것이 아니냐. 시치미를 딱 떼고 도리어 그런 소리가 나올가바서 지레 펄펄뛰고 이야 단이다. 명색이 좋아 데릴사위지 일하기에 승겁기도 할뿐더러 이건 참 아무것도 아니다. 숙맥이 그걸 모르고 점순이의 키 자라기만 까맣게 기달리지 않았나. 언젠가 는 하도 갑갑하야 자를 가지고 덤벼들어서 그 키를 한 번 재볼까 했다마는 우리 는 장인님이 내외를 해야 한다고 해서 맞우 서 이야기도 한마디하는법 없다. 움 물길에서 어쩌다 맞우칠 적이면 겨우 눈어림으로 재보고 하는것인데 그럴적마다 나는 저만침 가서 제-미키두! 하고 논둑에다 침을 퉤. 뱉은다. 아무리 잘봐야 내겨드랑밑에서 넘을략말락 밤낮 요모양이다. 개돼지는 푹푹 크는데 왜이리도 사람은 안크는지. 한동안 머리가 아프도록 궁리도 해보았다. 아하 물동이를 자꾸 이니까 뼉다귀가 옴츠라 드나부다. 하고 내가 넌즛너즛이 그물을 대신 길어도 주었다. 뿐만아니라 나무를 하러가면 소낭당에 돌을 올려놓고 점순이의 키좀 크 게 해줍소사. 그러면 담엔 떡갖다놓고 고사 드립죠니까. 하고 치성도 한두번 드 린 것이 아니다. 어떻게 돼먹은 킨지 이래도 막무관해니.. 그래 내 어저께 싸운 것이지 결코 장인님이 밉다든가 해서가 아니다. 모를 붓다가 가만히 생각을 해 보니까 또 승겁다. 이 벼가 자라서 점순이가 먹고 좀큰다면 모르지만 그렇지도 못할걸 내 심어서 뭘 하는거냐. 해마다 앞으로 축 거불지는 장인님의 아랫배를 불리기 위하야 심으곤 조곰도 싶지않다. 아이구 배야.. 난 물붓다말고 배를 씨 다듬으면서 그대루 논둑으로 기어올랐다. 그리고 겨드랑에 꼈든 벼,담긴 키를 그 냥 땅바닥에 털석. 떨어치며 나도 털석 주저 앉었다. 일이 암만 바뻐도 나 배아 프면 고만이니까 아픈 사람이 누가 일을 하느냐. 파릇파릇 돋아오른 풀 한숲을 뜯어들고 다리의 거머리를 쓱쓱 문태며 장인님의 얼굴을 처다보았다. 논 가운데서 장인님도 이상한 눈을 해가지고 한참 날노려보더니 너 이자식 왜 또이래.응? 배가 좀 아퍼서유! 하고 풀우에 슬몃이 쓰러지니까 장인님은 약 이 올랐다. 저도 논에서 철벙철벙 둑으로 올라오드니 잡은참 내멱살을 웅켜잡고 뺨을 치는 것이 아닌가.. 이자식아 일 허다말면 누굴 망해놀 셈속이냐 이대가릴 까놀 자식? 우리 장인님은 약이오르면 이렇게 손버릇이 아주 못됐다. 또 사위에게 이자 식,저자식 하는 이놈의 장인님은 어디 있느냐. 오작해야 우리동리에서 누굴 물논 하고 그에게 욕을 안먹는 사람은 명이 짜르다. 한다. 조고만 아이들까지도 그를 돌라세놓고 욕필이, 욕필이 하고 손가락질을 할만치 두루 인심을 잃었다. 허나 인심을 정말 잃었다면 욕보다 읍의 배참봉댁 마름으로 더 잃었다. 번이 마름이 란 욕 잘하고 사람 잘치고 그리고 생김생기길 호박개 같애야 쓰는것이지만 장인 님은 외양이 똑됐다. 장인이 닭마리나 좀 보내지 않는다든가 애벌논때 품을 좀 안준다든가 하면 그해 가을에는 영낙없이 땅이 뚝뚝 떨어진다. 그러면 미리부터 돈도 먹이고 술도먹이고 안달재신으로 돌아치든 놈이 그땅을 슬쩍 돌라안는다. 이바람에 장인님집 빈 외양간에는 눈깔 커다란 황소 한놈이 절로 엉금엉금기여 들고 동리사람은 그욕을 다먹어가면서도 그래도 굽신굽신 하는게 아닌가.. 그러 나 내겐 장인님이 감히 큰소리할 게제가 못된다. 뒷생각은 못하고 뺨 한 개를 딱 때려놓고는 장인님은 무색해서 덤덤이 쓴침 만 삼킨다. 난 그속을 퍽 잘안다. 조곰 있으면 갈도 꺽어야 하고 모도 내야하고 한창 바뿐때인데 나일안하고 우리집으로 돌아가면 고만이니까.. 작년이맘때도 트집을 좀 하니까 늦잠 잔다구 돌맹이를 집어던저서는 자는 놈의 발목을 삐게 해놨다. 사날식이나 건승 끙끙 앓았드니 종당에는 거반 울상이 되지 않았는가.. 얘 그만 일어나 일좀해라. 그래야 올갈에 벼잘되면 너 장가들지 않니? 그래 귀 가 번쩍 띠여서 그날로 일어나서 남이 이틀품 드릴 논을 혼자 삶어놓으니까 장 인님도 눈깔이 커다랗게 놀랬다. 그럼 정말로 가을에 와서 혼인을 시켜줘야 온 경오가 옳지않겠나.. 볏섬을 척척 드려쌓아도 다른 소리는 없고 물동이를 이고 들어오는 점순이를 담뱃통으로 가르치며 이자식아 미처 커야지.. 조걸 데리구 무 슨 혼인을 한다구..그러니 온!! 하고 남 낯짝만 붉게해주고 고만이다. 골김에 그 저 이놈의 장인님.. 하고 댓들에다 매꼿고 우리 고향으로 내뺄까 하다가 꾹꾹 참 고 말았다. 참말이지 난 이꼴하고는 집으로 참아 못간다. 장가를 들러갔다가 오작 못났 어야 그대로 쫓겨왔느냐고 손가락질을 받을테니까.. 논둑에서 벌떡 일어나 한풀 죽은 장인님 앞으로 다가스며 난 갈테야유.그동안 사경 처내슈뭐.. 너 사위로 왔지 어디 머슴살러 왔나? 그러면 얼찐 설렐 해줘야 안하지유.. 밤낮 부려만먹 구 해준다 해준다.. 글세 내가 안하는거냐 그년이 안크니까 하고 어름어름 담배 만 담으면서 늘하는 소리를 또 늘어 놓는다. 이렇게 따저나가면 언제든지 늘 나만 미찌고만다. 이번엔 안된다. 하고 대뜸 구장님한테로 단판가자고 소맷자락을 내끌었다. 아 이자식이 왜이래. 어른을.. 안간다구 뺏띄듸고 이렇게 호령은 제맘대로 하지만 장인님 제가 내기운은 못당 한다. 막 부려먹고 딸은 안주고 게다 땅땅 치는건 다뭐야.. 그러나 내 사실 참 장인님이 미워서 그런 것은 아니다. 그전날 왜 내가 새고개 맞은 봉우리 화전 밭을 혼자 갈고 있지 않았느냐. 밭 가생이로 돌적마다 야릇한 꽃내가 물컥물컥 코를 찌르고 머리우에서 벌들은 가끔 붕.붕 소리를 친다. 바위틈에서 샘물소리밖 에 안들리는 산골짜기니까 맑은 하늘의 봄볕은 이불속같이 따스하고 꼭 꿈 꾸는 것 같다. 나는 몸이 나른하고 몸살이 날랴구 그러는지 가슴이 울렁울렁하고 이 랬다. 어러이! 말이! 맘마마.. 이렇게 노래를 하며 소를 부리면 여느때 같으면 어깨가 으쓱으쓱한다. 웬일인지 밭 반도 갈지 않어서 온몸의 ㅁ이 풀리고 대구 짜증만난다. 공연히 소만드립다. 두들기며.. 안야!안야! 이 망할 자식의 소대리를 꺽어들라. 그러나 내속은 정말 안야 때문이 아니라 점심을 이고 온 점순이의 키 를 보고 울화가 났든 것이다. 점순이는 뭐 그리 썩 이쁜게집애는 못된다. 그렇다구 또 개떡이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고 꼭 내안해가 돼야 할만치 그저 툽툽하게 생긴 얼굴이다. 나보다 십 년이 알에니까 올에 열여섯인데 몸은 남보다 두 살이나 덜 자랐다. 남은 잘도 헌칠이들 크것만 이건 우아래가 몽톡한 것이 내 눈에는 헐없이 감참외같다. 참 외중에는 감참외가 젤 맛좋고 이쁘니까 말이다. 동글고 커단 눈은 서글서글하니 좋고 좀 지처 찢어ㅈ지만 입은 밥술이나 혹혹이 먹음직하니 좋다. 아따밥만 많 이 먹게되면 팔짜는 고만아니냐 헌데 한가지 파가 있다면 가끔가다 몸이 너머 빨리빨리 논다. 그래서 밥을 나르다가 때없이 풀밭에다 깨빡을 처서 흙투성이 밥을 곳잘 먹인다. 안 먹으면 무안해 할가바서 이걸 씹고 앉었노라면 으적으적 소리만 나고 돌을 먹는겐지 밥을 먹는겐지. 그러나 이날은 웬일인지 성한 밥채루 밭머리에 곱게 나려놓았다. 그리고 또 내외를 해야하니까 저만큼 떨어져 이쪽으로 등을 향하고 웅크리고 앉어서 그릇 나기를 기다린다. 내가 다 먹고 물러섰을 때 그릇을 와서 챙기는데 그런데 난 깜짝 놀라지 않았느냐. 고개를 푹 숙이고 밥함지에 그릇을 포개면서 날더러 드 르래는지 혹은 제소린지. 밤낮 일만하다 말텐가! 하고 혼자서 쫑알거린다. 고대 잘 내외하다가 이게 무슨 소린가. 하고 난 정신이 얼떨떨했다. 그러면서도 한편 무슨 좋은 수나 있는가 싶어서 나도 공중을 대고 혼잣말로 그럼 어떻게? 하니까 성예 시켜달라지 뭘 어떻게 하고 되알지게 쏘아붙이고 얼굴이 발개저서 산으로 그저 도망질을 친다. 나는 잠시동안 어떻게되는 심판인지 맥을 몰라서 그 뒷모 양만 덤덤히 바라보았다. 봄이 되면 온갓 초목이 물이 올르고 싹이 트고한다. 사람도 아마 그런가 부 다. 하고 며칠내에 붓적속으로 자란듯싶ㅇ느 점순이가 여간 반가운 것이 아니다. 이런걸 멀쩡하게 안즉 어리다구 하니까.. 우리가 구장님을 찾아갔을 때 그는 싸 리문밖에 있는 돼지 우리에서 죽을 퍼주고 있다. 서울엘 좀 갔다 오드니 사람은 점잔해야 한다구 웃쇰이 양쪽으로 뾰죽이 뻗이고 그걸 애햄. 하고 늘 쓰담는 손 버릇이 있다. 우리를 멀뚱이 처다보고 미리 알아챗는지.. 왜 일들 허다말구 그 래? 하드니 손을 올려서 그 애햄을 한 번 훅딱했다. 구장님. 우리 장인님과 춤에 게약하기를.. 먼저 덤비는 장인님을 뒤로 떼다밀고 내가 허둥지둥 달겨들다가 가만히 생각하고 아니 우리 방장님과 춤에 하고 첫 번부터 다시 말을 고첬다. 장인님은 방장님 해야 좋아하고 밖에 나와서 장인님. 하면 괜스리 골을 낼라구 든다. 뱀두 뱀이래야 좋냐구 창피스러우니 남 듣는데는 제발 빙장님. 빙모님하라 구 일상 말조짐을 받아오면서 난 그것두 자꾸 잊는다. 당장두 장인님. 하다 옆에 서 내 발 등을 꾹 밟고 곁눈질을 흘기는 바람에야 겨우 알았지만.. 구장님도 내이야기를 자세히 듣드니 퍽딱한모양이었다. 하기야 구장님뿐만 아니라 누구든지 다 그럴게다. 길게 길러둔 새끼손톱으로 코를 후벼서 저리 탁 튕기며 그럼 봉필씨! 얼른 성옐 시켜주구려. 그렇게 까지 제가 하구 싶다는걸.. 하고 내짐작대루 말했다. 그러나 이말에 장인님이 삿대질로 눈을 부라리고 아 성례구뭐구 기집애년이 미처 자라야 할게 아닌가? 하니까 고만 멀쑤룩해서 입맛 만 쩍쩍 다실뿐이 아닌가.. 그것두 그래! 그래 거진 사년동안에도 안 자랐다니 그킨 은제 자라지유? 다 그만두구 사경내슈.. 글세 이자식아! 내가 크질말라구 그랬니왜 날보구떼냐? 빙모님은 참새만 한 것이 그럼 어떻게 앨낫지유? (사실 장모님은 점순이보다도 귓배기하나가 작다.) 장인님은 이말을 듣고 껄껄웃드니 코를 푸는척하고 날은근히 골릴랴구 팔꿈치로 옆 갈비께를 퍽 치는 것이다. 더 럽다. 나두 종아리의 파리를 쫓는척하고 허리를 굽으리며 어깨로 그궁둥이를 콱 떼밀었다. 장인님은 앞으로 우찔근하고 싸리문께로 씨러질듯하다. 몸을 바루 고 치드니 눈총을 몹시 쏘았다. 이런 쌍년의 자식하곤 싶으나 남의 앞이라서 참아 못하고 섰는 그꼴이 보기에 퍽 쟁그러웠다. 그러나 이말에는 별반 신통한 귀정을 얻지못하구 도루 논으로 와서 모를 부 었다. 왜냐면 장인님이 뭐라구 귓속말로 수군수군하고 간뒤다. 구장님이 날 위해 서 조용히 데리구 아레와같이 일러주었기 때문이다. 자네 말두 하기야 옳지. 암 나이 찻으니까 아들이 급하다는게 잘못된말은 아니야. 허지만 농사가 한창 바쁠 때 일을 안한다든가 집으로 달아난다든가 하면 손해죄루 그것두 징역을 가거든! 제산에 불을 놓아두 징역을 가는 이뗀데 남의 농사를 버려주니죄가 얼마나 더 중한가. 그리고 자넨 정장을 간대지만 그러면 괜시리죌 들쓰고 들어가는걸세 또 결혼두 그렇지 법률에 성년이라는게 있는데 스물하나가 돼야지 비로소 결혼을 할 수가 있는걸세.. 자넨 물론 아들이 늦일걸 염려지만 점순이루 말하면 인제 겨우 열여섯이 아닌가. 그렇지만 아까 빙장님의 말씀이 올갈에는 열일을 제치고 라두 성례를 시켜주겠다 하시니 좀 고마울겐가. 빨리 가서 모 붓든거나 마저 붓 게.. 군소리 말구 어서 가.. 그래서 오늘 아츰까지 끽소리없이 왔다. 장인님과 내가 싸운 것은 지금 생각하면 전혀 뜻밖의 일이라 안할수없다. 장 인님으로 말하면 요즈막 작인들에게 행세를 좀 하고 싶다구 해서 돈있으면 양반 이지 별게 있느냐! 하고 일부러 아랫배를 툭 내밀고 걸음도 뒤틀리게 걷고 하는 이판이다. 이까진 나쯤 뚜들기다 남의 땅을 가지고 머처럼 닦아놓았든 가문을 망친다든지 할 어른이 아니다. 또 나로 논지면 아무쪼록 잘 봬서 점순이에게 얼 른 장가를 들어야 하지안느냐.. 이렇게 말하자면 결국 어젯밤 몽테네집에 마슬 간 것이 썩나뻣다. 낮에 구장님앞에서 장인님과 내가 싸운 것을 어떻게 알았는 지 대구 빈정거리는 것이 아닌가.. 그래 맞구두 그걸 가만둬? 그럼 어떻거니? 임마 봉필일 모판에다 거꾸루 박아놓지 뭘어떻게? 하고 괜히 내대신 화를 내가 지고 주먹질을 하다 등잔 까지 쳤다. 놈이 본시 괄괄은 하지만 그래놓고 날더러 석유값을 물라구 막찌다우를 붓는다. 난 어안이 벙벙해서 잠자코 앉었으니까 저 만 연실 지껄이는 소리가.. 밤낮 일만 해주구 있을테냐.. 영득이는 일년을 살구 두장갈 들었는데 넌 사년이나 살구두 더 살아야해.. 네가 세 번째 사윈줄이나 아니. 세 번째 사위.. 남의 일이라두 분하다 이자식아 우물에 가 빠져죽어.. 나 종에는 겨우 손톱으로 목을 따라구까지 하고 제아들같이 함부루 훅닥이었다. 별 의 별소리를 다해서 그대로 옴길수는 없으나 그 줄거리는 이렇다. 우리 장인님이 딸이 셋이 있는데 맛딸은 재작년 가을에 시집을 갔다. 정말은 시집을 간 것이 아니라 그딸도 데릴사위를 해가지고 있다가 내보냈다. 그런데 딸이 열살때부터 열아홉 즉 십년동안에 데릴사위를 갈아 드리기를 동리에선 사 위부자라고 이름이 낫지마는 열네놈이란 참 너무 많다. 장인님이 아들은 없고 딸만 있는고로 그담 딸을 데릴사위를 해올때까지는 부려먹지 않으면 안된다. 물 론 머슴을 두면 좋지만 그건 돈이 드니까. 일 잘하는 놈을 고르누라고 연팡 바 꿔드렸다. 또 한편 놈들이 욕만 줄창 퍼붓고 심히도 부려먹으니까 밸이 상해서 달아나기도 했겠지. 점순이는 둘째딸인데 내가 일테면 그 세 번째 데릴사위로 들어온 셈이다. 내담으로 네 번째 놈이 들어올 것을 내가 일두 참 잘하구 그리 고 사람이 좀 어수룩하니까 장인님이 잔뜩 붙들고 놓질안는다. 셋재 딸이 인제 여섯 살. 적어두 열살은 돼야 데릴사위를 할테므로 그동안은 죽도록 부려먹어야 된다. 그러니 인제는 속좀채리고 장가를 들려달라구 떼를 쓰고 나자뻐저라 이것 이다. 나는 건으로 엉엉 하며 귓등으로 들었다. 뭉태는 땅을 얻어부치다가 떨어진 뒤로는 장인님만 보면 공연히 못 먹어서 으릉거린다. 그것두 장인님이 저 달라 구 할적에 제집에서 위한다는 그 감투를 선뜻주었드면 그럴리도 없었든걸.. 그 러나 나는 뭉태란 놈의 말을 전수히 고지듣지 않었다. 꼭 고지들었다면 간밤에 와서 장인님과 싸웠지 무사히 있었을 리가 없지않은가 그러면 딸에게 까지 인심 을 잃은 장인님이 혼자 나뻤다. 실토이지 나는 점순이가 아츰상을 가지고 나올때까지는 오늘은 또 얼마나 밥 을 담었나. 하고 이것만 생각했다. 상에는 된장찌개하고 간장한종지 조밥 한그릇 그리고 밥보다 더 수부룩하게 담은 산나물이 한 대접 이렇다. 나물은 점순이가 틈틈이 해오니까 두 대접이고 네 대접이고 멋대루 먹어도 좋나 밥은 장인님이 한사발외엔 더 주지말라고 해서 안된다. 그런데 점순이가 그상을 내앞에 나려놓 며 제말로 짖거리는 소리가 구장님한테 갔다 그냥온담..그래! 하고 어끄제 산에 서와 같이 되우 쫑알거린다. 딴은 내가 더 단단히 덤비지않고 만 것이 좀 어리 석었다. 속으로 그랬다. 나도 저쪽 벽을 향하야 외면하면서 내말로 안된다는걸 그럼 어떻건담! 하니까 쇰을 잡아채지 그냥둬.. 이바보야! 하고 또 얼굴이 빨개지 면서 성을 내며 안으로 샐죽하니 튀들어가지 안느냐. 이때 아무도 본사람이 없 었게 망정이지 보았다면 내얼굴이 에미 잃은 황새새끼처럼 가여웁다 했을 것이 다. 사실 이때만치 슬펐던 일이 또 있었는지 모른다. 다른 사람은 암만 못생겼다 해두 괜찮지만 내 안해될 점순이가 병신으로 본다면 참 신세는 따분하다. 밥을 먹은 뒤 지게를 지고 일터로 갈랴하다 도루 벗어던지고 밖앝 마당공석우에 들어 누어서 나는 차라리 죽느니만 같지 못하다 생각했다. 내가 일 안하면 장인님. 저는 나이가 먹어 못하고 결국 농사 못짓고 만다. 뒷짐으로 트림을 꿀꺽하고 대 문밖으로 나오다 날 보고서 이자식아. 너 왜또이러니? 관객이 낫어유 아이구배 야! 기껀 밥 처먹구나서 무슨 관객이야. 남의 농사 버려주면 이자식아 징역간다 봐라! 가두 좋아유.. 아이구 배야!! 참말 난 일 안해도 징역가도 좋다 생각했 다. 일후 아들을 낳어도 그앞에서 바보바보 이렇게 별명을 들을테니까 오늘은 열쪽에 난대도 결정을 내고싶었다. 장인님이 일어나라고 해도 내가 안 일어나니까 눈에 독이올라서 저편으로 힝 하게가드니 지게막대기를 들고 왔다. 그리고 그걸로 내 허리를 마치 돌떠 넘기 듯이 쿡 찍어서 넘기고 넘기고 했다. 밥을 잔뜩 먹고 딱딱한 배가 그럴적마다 퉁겨지면서 밸창이 꼿꼿한 것이 여간 켕기지 않었다. 그래도 안일어나니까 이번 에는 배를 지게막대기로 우에서 쿡쿡 찌르고 발길로 옆구리를 차고 했다. 장인 님은 원체 심정이 ㄱ어서 그러지만 나도 저만 못하지않게 배를 채었다. 아픈 것 을 눈을 꽉 감고 넌해라 난 재미난 듯이 있었으나 볼기짝을 후려갈길 적에는 나 도 모르는결에 벌떡 일어나서 그 수염을 잡아챗다마는 내골이 난 것이 아니라 정말은 아까부터 벅 뒤 울타리 구멍으로 점순이가 우리들의 꼴을 몰래 엿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말한마디 톡톡못한다고 바보라는데 매까지 잠자코 맞는걸 보면 짜정 바보로 알께아닌가. 또 점순이도 미워하는 이까진 놈의 장인 님 나곤 아무것도 안 되니까 막때려도 좋지만 사정 보아서 수염만 채고 저기까 지 잘 들리도록.. 이걸 까셀라부다! 하고 소리를 첫다. 장인님은 더 약이 바짝 올라서 잡은참 지게막대기로 내 어깨를 그냥 나려갈 겼다. 정신이 다 아찔하다.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그때엔 나도 온몸에 약이 올 랐다. 이녀석의 장인님을 하고 눈에서 불이 퍽나서 그아래밭 있는 넝아로 그대 로 떼밀어 굴려버렸다. 조금 있다가 장인님이 씩.씩. 하고 한 번 해볼려고 기어 오르는걸 얼른 또 떼밀어 굴려버렸다. 기어오르면 굴리고 굴리면 기어오르고 이러길 한 너덧번 하며 그럴적마다. 부려만 먹고 웨 성례 안하지유!! 나는 이렇게 호령했다. 허지만 장인님이 선뜻 오냐 낼이라두 성례시켜주마. 했으면 나도 성가신걸 그만두었을지 모른다. 나야 이러면 때린건 아니니까 나종 에 장인첬다는 누명도 안들을 테고 얼마든지 해도 좋다. 한 번은 장인님이 헐떡헐떡 기어서 올라오드니 내 바지가랭이를 요렇게 노리 고서 담박 웅켜잡고 매달렸다. 악.소리를 치고 나는 그만 세상이 다 팽그르 도는 것이 빙장님! 빙장님! 이자식!잡아먹어라. 잡아먹어!! 아.아. 할아버지! 살려줍쇼 할아버지! 하고 두팔을 허둥지둥 내절 적에는 이마에 진땀이 쭉 내솟고 인젠 참으로 죽나부다. 했다. 그래두 장인님은 놓질않드니 내가 기어히 땅바닥에 쓰러 저서 거진 까무라치게 되니까 놓는다. 더럽다더럽다. 이게 장인님인가. 나는 한 참을 못 일어나고 쩔쩔맸다. 그렇다 얼굴을 드니 사지가 부르르 떨리면서 나도 엉금엉금 기어가 장인님의 바지가랭이를 꽉 웅키고 잡아나꿨다. 내가 머리가 터지도록 매를 얻어 맞은 것이 이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가 또 한 우리 장인님이 유달리 착한곳이다. 어느 사람이면 사경을 주어서라도 당장 내쫓았지 터진 머리를 불솜으로 손수 짖어주고 호주머니에 히연 한봉을 넣어주 고 그리고 올갈엔 꼭 성례를 시켜주마 암말말구 가서 뒷골의 콩밭이나 얼른 갈 아라.. 하고 등을 뚜덕여줄 사람이 누구냐.. 나는 장인님이 너무나 고마워서 어느듯 눈물이 낫다. 점순이를 남기고 인젠 내쫓기려니 하다 뜻밖의 말을 듣고 빙장님! 인제 다시는 안그러겠어유.. 이렇게 맹서를 하며 불야살야 지게를 지고 일터로 갔다. 그러나 이때는 그걸 모르고 장 인님을 원수로만 여겨서 잔뜩 잡아다렸다. 아!아!이놈아! 놔라..놔.. 장인님은 헷손질을 하며 솔개미에 챈 닭의 소리를 연해 질렀다. 놓긴 웨 이 왕이면 호되게 혼을 내주리라. 생각하고 짖ㄱ이 더 댕겼다 마는 장인님이 땅에 쓰러저서 눈에 눈물이 피잉도는 것을 알고 좀겁도났다. 할아버지! 놔라!놔..놔.. 놔놔.. 그래도 안되니까. 얘 점순아! 점순아! 이 악장에 안에 있었던 장모님과 점순이가 헐레벌떡하고 단숨에 뛰어나왔다. 나의 생각에 장모님은 제 남편이니까 역성을 할른지도 모른다. 그러나 점순 이는 내편을 들어서 속으로 고수해서 하겠지.. 대체 이게 웬속인지 아버질 혼내 주기는 제가 내래놓고 이제와서는 달겨들며 에그머니! 이 망할게 아버지 죽이 네!! 하고 내귀를 뒤로 잡어댕기며 마냥 우는 것이 아니냐.. 그만 여기에 기운이 탁 꺾이어 나는 얼빠진 등신이 되고 말었다. 장모님도 덤벼들어 한쪽 귀마저 뒤 로 잡아채면서 또 우는 것이다. 이렇게 꼼짝 못하게 해놓고 장인님은 지게 막대기를 들어서 사뭇 나려조겼 다. 그러나 나는 구태여 피할랴지도 않고 암만해도 그속알 수 없는 점순이의 얼 굴만 멀거니 드려다보았다. 이자식! 장인입에서 할아버지 소리가 나오도록해? 안해 우리 마누라는 누가 보던지 뭐 이쁘다고는 안할 것이다. 바루 게집에 호나장 된 놈이 있다면 모르거니와. 나도 일상 같이 지내긴하나 아무리 잘 고처보아도 요만치도 이쁘지 않다. 허지만 게집이 낯짝이 이뻐 맛이냐. 제기할 황소같은 아 들만 줄대 잘 빠처놓으면 그만이지. 사실 우리같은 놈은 늙어서 자식까지 없다 면 꼭 굶어죽을 밖에 별도리가 없다. 가진 땅 없어 몸못써일못하여 이걸 누가 열첫다고 그냥 먹여줄테냐 하니까 내말이 이왕 젊어서 되는대로 자꾸 자식이나 쌓두자 하는것이지. 그리고 에미가 낯짝 글럿다고 그 자식까지 더러운 법은 없으렷다. 아 바루 우리똘똘이를 보아도 알겠지만 즈 에미년은 쥐였다 논 개떡같애도 좀 똑똑하고 낄끗이 생겼느냐 비록 먹고도 대구 또 달나고 불아귀처럼 덤비기는 할망정. 참 이놈이야말로 나에게는 아버지보담도 할아버지보담도 아주 말할수없이 끔찍한 보물이다. 년이 나에게 되지 않은 큰체를 하게된것도 결국 이자식을 낳앗기 때문이다. 전에야 그 상판대길 가지고 어딜 끽소리나 제법 했으랴. 흔이 말하길 게집의 얼 골이란 눈의 안경이라 한다. 마는 제 아무리 물커진 눈깔이라도 이 얼골만은 어 째볼 도리 없을게다. 이마가 훌떡까지고 양미간이 벌면 소견이 탁 티었다지 않냐. 그럼 좋기는 하 다마는 아기자기한 맛이 없고 이조로 둥글넓적이 나려온 하관에 멋없이 쑥내민 것이 입이다. 두툼은 하나 건순입술. 말좀 하랴면 그리 정하지못한 운이가 분질 없이 뻔질 드러난다. 설혹 그렇다 치고 한복판에 달린 코나 좀 똑똑이 생겼다면 얼마 나겠다. 첫대 눈에 띠는 것이 그 코인데 이렇게 말하면 년의 숭을 보는것 같지만 썩 잘보자 해도 먼 산 바라보는 도야지의 코가 자꾸만 생각이 난다. 꼴이 이러니까 밤이면 내 눈치만 슬슬 살피는 것이 아니냐. 오늘은 구박이나 안할까. 하고 은근히 애를 태우는 맥이렸다. 이게 가여워서 피곤한 몸을 무릅쓰 고 대개 내가 먼저 말을 걸게된다. 온종일 뭘 했느냐는둥. 싸리 문을 좀고처놓으 라 했더니 어떻게 했느냐는등. 혹은 오늘 밤에는 웬일인지 코가 훨씬 좋아보인 다는등 하고 그러면 년이 금세 헤에 벌어지고 힝하게 내 곁에 와 앉어서는 어깨 를 비겨대고 슬근슬근 부빈다. 그리고 코가 좋아보인다니 정말 그러냐고 몸이 닳아서 묻고 또 묻곤한다. 저로도 밋지못할 그사실을 한때의 위안이나마 또 한 번 드러보자는 심정이렷다. 그속을 알고 짜정 콧날이 스나부다고 하면 년의 대 답이 뒷간에 갈적마다 잡아댕기고 했드니 혹 나왔을지 모른다나 그리고 아주 좋 아한다. 그러나 어느때에는 한나절 밭고랑에서 시달린 몸이 고만 축 느러지는구나. 물론 말 한마디 붙일새없이 방바닥에 그대로 누어버리지. 허면 년이 제얼골 때 문에 그런줄 알고 한구석에 가 시무룩해서 앉었다. 얼골을 모로 돌리어 턱을 뻐 쭉 처들고 있는걸 필연 제깐엔 옆얼골이나 한 번 봐달라는 속이겠지. 경칠년. 옆 얼굴이라고 뭐 깨묵셍이나 좀난줄알구.. 이러든 년이 똘똘이를 내놓고는 갑작이 세도가 댕댕해ㅈ다. 내가 들어가도 네놈 은제 봤냔 듯이 좀체 들떠보는 법없지. 눈을 스르르 나려깔고는 잠잣코 아 이에게 젖만 먹이겠다. 내가 좀 아이에 머리라도 씨담으며 이자식. 밤낮 잠만자 나? 가만 둬 왜 깨놓고 싶은감.. 하고 사정없이 내 손 등을 주먹으로 갈긴다. 나는 처음에 어떻게 되는 셈인지 몰라서 멀거니 천장만 한참 처다보았다. 내 자 식 내가 만지는데 주먹으로 때리는건 무슨 경오야. 허지만 잘 따저보니까 조금 도 내가 어굴할 것은 없다. 년이 나에게 큰체를 해야 될 권리가 있는 것을 차차 알었다. 그래서 그때부터 내가 이년 하면 저는 이놈 하고 대들기로 무언중 게약 되었지. 동리에서는 남의 속은 모르고 우리를 깍따귀들이라고 별명을 지었다. 훅하면 서루 대들랴고 노리고만 있으니까 말이지. 하긴 요즘에 하루라도 조용한 날이 있을가바서 만나기만 하면 이놈, 저년 하고 먼저 대들기로 위주다. 다른 사람들 은 밤에 만나면 마누라 밥 먹었수? 아니요 당신오면 가치 먹을라구.. 하고 일 어나 반색을 하겠지만 우리는 안 그러기다. 누가 그렇게 괭이 소리로 달라붙느 냐. 방에 떡들어 스는길로 우선 넓적한 년의 궁뎅이를 발길로 퍽 드려질른다. 이년아!일어나서 밥차려.. 이눔이 웨 이래.대릴 꺽어놀라 하고 년이 고개를 겨 우 돌리면 나무 판돈 뭐했어, 또 술처먹었지? 이렇게 제법 탕탕 호령하였다. 사실이지 우리는 이래야 정이 보째 쏟아지고 또한 계집을 데리고 사는 멋이 있 다. 손자새끼 낯을 해가지고 마누라 어쩌구 하고 어리광으로 덤비는건 보기만 해도 눈허리가 시질 않겠니. 게집 좋다는건 욕하고 치고 차고 다이러는 멋에 그 렇게 치고 보면 혹 궁한 살림에 쪼들리어 악에 받힌 놈의 말일지는 모른다. 마 는 누구나 다 일반이겠지. 가다가 속이 맥맥하고 부하가 끓어오를적이 있지않냐. 농사는 지어도 남는 것이 없고 빚에는 몰리고 게다가 집에 들어스면 자식놈 킹 킹거려. 년은 옷이 없으니 떨고있어 이러한때 그냥 백일수야 있느냐 트죽태죽 꼬집어 가지고 년의 비녀쪽을 턱잡고는 한바탕 훌두들겨대는구나. 한참 그 지랄 을 하고나면 등줄기에 땀이 뿍흐르고 한숨까지 후 돈다면 웬만치 속이 가라앉을 때였다. 담에는 년을 도로 밀처버리고 담배 한 대만 피어물면 된다. 이멋에 게집이 고마운 물건이라 하는것이고 내가 또 년을 못잊어하는 까닭이 거기 있지않냐. 그렇지 않다면이야 저를 게집이라고 등을 뚜덕여주고 그 못난 코를 좋아보인다고 가끔 추어줄 맛이 뭐야. 허지만 년이 훌쩍어리고 앉아서 우 는걸 보면 이건 좀 재미적다. 제가 주먹심으로든 입심으로든 나에게 덤빌랴면 어림도 없다. 쌈의 시초는 누가 먼저 걸었던간 은제던지 경을 팟다발같이 치고 나앉는 것은 년의 차지렸다. 이리와 자빠저 자- 곤두어 너나 자빠저 자렴-- 하 고 년이 독이 올라서 돌아다도 안보고 비쌘다. 마는 한 서너번 나려오라고 권하 면 나종에는 저절로 내 옆으로 스르르기어들게 된다. 그리고 눈물 흐르는 장반 을 벙긋이 흘겨보이는 것이 아니냐. 하니까 년으로 보면 두들겨맞고 비쌔는 멋 에 나하고 사는지도 코르지. 그러나 우리가 원수같이 늘 싸운다고 정이 없느냐 하면 그건 잘못이다. 말이 났으니 말이지 정분치고 우리것만치 찰떡처럼 끈끈한 놈은 다시 없으리라. 미우 면 미울수록 싸울수록 잠시를 떨어지기가 아깝도록 정이 착착 붙는다. 부부의 정이란 이런겐지 모르나 하여튼 영문모를 찰그머리 정이다. 나뿐 아니라 연도 매를 한참 뚜들겨맞고 나서 가치 자리에 누으면 내얼굴이 그래두 그렇게 숭업 지않지? 하고 정말 잘난 듯이 바짝바짝 대든다. 그러면 나는 이때 뭐라고 대답 해야 옳겟느냐 하 기가 막혀서 천정을 처다보고 피익 내어버린다. 이년아! 그게 얼굴이야? 얼굴 아니면 가주다닐까- 내니깐 이년아! 데리구살지 누가 근디리 니 그 낯짝을? 뭐 네얼굴은 얼굴인줄 아니? 불밤송이 같은거.. 참 내니깐 데리 구살지. 이러면 또 일어나서 땀을 한 번 흘리고 다시 들어눌수 밖에 없다. 내 얼굴이 불밤송이 같다니 이래도 우리어머니가 나를 낳고서 낭종 땅마지기나 만저볼 놈 이라고 좋아하던 이 얼굴인데 하지만 다시 일어나고 손짓발짓을 하고 하는게 성 이 가서서 대개는 그대로 능처둔다. 그래 내 너 이뻐할게 자식이나 대구 내놔 라. 먹이지도 못할걸 자꾸 나 뭘하게. 굶겨죽일랴구? 아 이년아! 꿔다 먹이진 못하니? 하고 소리는 뻑지르나 따는 뒤가 켱긴다. 더끔더끔 모아 두었다가 먹 이지나 못하면 그걸 어떻게하냐 줴다 버리지도 못하고 죽이지도 못하고 떼송장 이 난다면 연히 이런걸 보면 년이 나보담 훨신 소견이 된 것이 알수있겠다. 물 론 십리만큼 벌어진 양미간을 보아도 나와는 턱이 다르지만.. 우리가 요즘 먹는 것은 내가 나무장사를 해서 벌어드린다. 여름같으면 품이 나 판다 하지만 눈이 척척 쌓였으니 어름을 꺼먹느냐 하기야 산골에서 어느놈 치고 별수있겠냐 마는 하루는 산에 가서 나무를 해들이고 그담날엔 읍에 갔다가 판다. 나니깐 참 쌍지개질도 할 글력이 되겠지만 잔득 나무 두지개를 혼자서 번 차레로 이놈 저다놓고 쉬고 저놈 저다놓고 수고 이렇게 해서 장찬삼십리 길을 한나절에 들어가는구나. 그렇지 않으면 은제한지개 한지개씩 팔어서 목구녕을 추길수 있겠느냐. 잘 받으면 두지개에 팔십전 운이 나쁘면 육십전 육십오전 그 걸로 좁쌀, 콩, 멱, 무엇 사들고 찾아오겠다. 죽을 쑤었으면 좀 느루 가겠지만 우 리는 더럽게 그런짓은 안한다. 먹다 못먹어서 뱃가죽을 웅켜쥐고 나슬지언정 으 레 밥이지. 똘똘이는 네 살짜리 어린애니깐 한 보시기. 나는 즈 아버지니까 한사 발에다 또 반 사발을 더 먹고 그런데 년은 유독히 두사발을 처먹지 않나. 그리 고도 나보다 먼저 홀딱 집어세고는 내 사발의 밥을 한 구텡이 더 떠먹는 버릇이 있다. 게집이 좋다 했더니 이게 밥버러지가 아닌가하고 한때는 가슴이 선듯할만 치 겁이 났다. 없는 놈이 양이나 좀 적어야지 이렇게 대구 처먹으면 너 웬밥을 이렇게 처먹니 하고 눈을 크게 뜨니까 년의 대답이 애난 배가 그렇지 그럼. 저 도 앨 나보지 하고 샐쭉이 토라진다. 압따 그래 대구 처먹어라. 낭종 밥값은 그 배 따기에 다 게있고 게있는 거니까. 어떤 때에는 내가 좀들 먹고라도 그대로 내주고 말겠다. 경을 칠년. 하지만 참 너머 처먹는다. 그러나 년이 떡꾹이 농간을 해서 나보담 항결 의뭉스럽다. 아깐 농사를 지어 뭘 하느냐 우리 들병이로 나가자고 따는 내주변으로 생각도 못했던 일이지만 참 훌륭한 생각이다. 미찌는 농사보다는 이밥에 고기에 옷마음대로 입고 좀 호강이 냐 마는 년의 얼굴을 이윽히 뜯어보다간 고만 풀이 죽는구나. 들병이에게 술 먹 으러 오는건 게집의 얼굴 보자하는걸 어떤 밸없는 놈이 저낯짝에 몸살 날것같지 않다. 알고보니 참 분하다. 년이 좀만 똑똑이 나왔더면 수가 나는걸. 멀뚱이 처 다보고 쓴입맛만 다시니까 년이 그 눈치를 채었는지 들병이가 얼굴만 이뻐서 되 는게 아니라던데 얼굴은 박색이라도 수단이 있어야지.. 그래 너는 그거 할수단 있겟니? 그럼 하면하지 못할게 뭐야? 년이 이렇게 아주 번죽좋게 장담을 하는 것이 아니냐. 들병이로 나가서 식성대로 밥좀 한바탕 먹어보자는 속이겟지. 몇번 다저물어도 제가 꼭 될 수있다니까 압따 그러면 한 번 해보자구나 미천이 뭐드 는 것도 아니고 소리나 몇마디 반반히 가르켜서 데리고 나스면 고만이니까. 내가 밤에 집에 돌아오면 년을 앞에 앉히고 소리를 가르키겟다. 우선 내가 무릎장단을 치며 아리랑타령을 한 번 부르는구나.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춘천 아 봉의산아 잘있거라. 신연강 배타면 하직이라. 산골의 계집이면 강원도 아리랑 쯤은 곧잘 하련만 년은 그것도 못배웠다. 그러니 쉬운 아리랑부터 시작할밖에 그러면 년은 도사리고 앉어서 두손으로 응뎅이를 치며 숭내를 낸다. 목구녕에서 질그릇 물러앉는 소리가 나니까 낭종에 목이티이면 노래는 잘 할게다 마는 가락 이 딱딱 들어맞어야 할텐데 이게 세상에 되먹어야지. 나는 노래를 가르키는데 이 망할년은 소설책을 읽고 앉었으니 어떻거냐. 이걸 데리고 앉으면 흔이 닭이 울고 때로는 날도 밝는다. 년이 하도 못하니까 본보기로 나만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그러니 저를 들병이를 아르킨다는게 결국 내가 배우는 폭이 되지않나. 망 할년 저도 손으로 가리고 하품을 줄대하며 졸려워 죽겟지. 하지만 내가 먼저 자 자하기 전에는 제가 참아 졸렵다진 못할라. 애최 들병이로 나가자. 말을 낸 것이 누군데 그래. 이렇게 생각하면 울화가 불컥 올라서 주먹이 가끔 들어간다. 이년 아? 정신을 좀 채려!! 나만 밤낫 하레니? 이놈이 팔때길 꺾어놀라.. 이거 잘배 면 너 잘되지 이년아! 날 주는거냐 큰체게? 이번엔 손가락으로 이맛배길을 꾹 찍어서 뒤로 떠넘긴다. 여느 때 같으면 년이 독살이 나서 저리로 내뺄게다. 제가 한 죄가 있으니까 다시 일어나서 소리 아르켜주기만 기다리는게 아니냐. 하니 딱한일이다. 될지 안될지도 의문이거니와 서루 하품은 뻔질 터지고 이왕 내친걸 음이니 그렇다고 안할수도 없고 예라 빌어먹을거 너나 내나 얼른 팔자를 고처야 지 늘 이러다 말테냐. 이렇게 기를 한 번 쓰는구나. 그리고 밤의 산천이 울리도 록 소리를 뻑뻑 질러가며 년하고 또다시 흥타령을 부르겟다. 그래도 하나 기특한 것은 년이 성의는 있단 말이지. 하기는 그나마도 없다면 이야 들병이 커녕 깨묵도 그르지만. 날이라도 틈만 있으면 저혼자서 노래를 연 습하는구나. 빨내를 할적이면 빨내방추로 가락을 맞후어가며 이팔청춘을 부른다. 혹은 방 한구석에 죽치고 앉어서 어깨짓으로 버선을 꼬여대며 노랫가락도 부른 다. 노래 한 장단에 바눌 한뀌엄식이니 버선 한짝길랴면 열나절은 걸리지. 하지 만 압따 버선으로 먹고사느냐. 노래만 잘배워라. 연도 나만치나 이밥에 고기가 얼뜬 먹고싶어서 몸살도 나는지 어떤때에는 밖앝밭둑을 지날랴면 뒷간속에서 콧 노래가 흥이거릴 적도 있겠다. 그러나 인제 노랫가락에 흥타령쯤 겨우 배웠으니 그 담건 어느 하가에 배우느냐. 망할 년두 참.. 게다가 년이 시큰둥해서 날더러 신식창가를 아르켜 달라구. 들병이는 구식소 리도 잘해야 하겠지만 첫대 시체창가를 불려먹는다. 한다 말은 그럴법하나 내가 어디 시체창가를 알수있냐. 땅이나 파먹던 놈이. 나는 그런거 모른다. 하고 좀 무색했더니 몇일후에는 년이 시체 창가 하나를 배가주 왔다. 화루를 끼고 앉어 서 그전을 두드려대며 네보란 듯이 자랑스럽게 하는 것이 아닌가. 피였네 피였 네 연꽃이 피였네 하였더니 볼동안에 옴첬네. 대체 이걸 어서 배웠을까. 얘 이년 참 나보담 수단이 좋구나. 하고 나는 퍽 감탄하였다. 그랫더니 낭종 알고보니까 년이 어느 틈에 야학에 가서 배우질 않었겠니. 야학이란 요 산뒤에 있는 조고만 움인데 농군 아이에게 한겨울동안 국문을 아르킨다. 창가를 할 때쯤해서 년이 춘줄도 모르고 거길 찾아간다. 아이를 업고 문밖에 서서 귀를 기우리고 엿듣다 가 저도 가만가만히 숭내를 내보고 내보고 하는 것이다. 그래가지고 집에 와서 는 히짜를 뽑고 야단이지. 신식창가는 몇일만 좀 더 배우면 아주 능통하겠다나.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년의 낯짝만은 걱정이다. 소리는 차차 어지간히 되 들어가는데 이놈의 얼굴이 암만봐도 봐도 영 글넛구나. 경칠년. 좀만 얌전히 나왔더면 이판에 돈 한몫 크게 잡는걸. 간혹 가다 제물에 화가 뻗히면 아무소리 않고 년의 뱃기를 한두어번 안 줴박을수 없다. 웬 영문인지 몰라서 연도 눈깔을 크게 굴리고 벙벙히 쳐다보지 땀을 낼년. 그 낯짝을 하고 나한테로 시집을 온담. 뻔뻔하게 허나 연도 말은 안하지만 제 얼골 때문에 가끔 성화이지 쪽 떨어진 손 거울을 들고 앉어서 이리 뜯어보고 저리 뜯어보고 하지만 눈갈이야 일반에겠지 저라고 나뵐 리가 있겠니 하니까 오장썩는 한숨이 연방 터지고 한풀 죽는구나. 그러나 요행히 내가 방에 있으면 돌아다보고 이봐! 내얼굴이 요즘 좀 나가지않 어? 그래 좀 난것같다. 아니 정말해봐-- 하고 이년이 팔때기를 꼬집고 바싹 바싹 들어덤빈다. 년이 능글차서 나쯤은 좋도록 대답해주려니 하고 아주 탁 밋 고 묻는게렸다. 정말 본대로 말할 사람이면 제가 겁이나서 감히 묻지도 못한다. 진짖 이뻐젓다. 하고 나도 능청을 좀 부리면 년이 좋아서 요새 분때를 자루 밀 었으니까 좀 나젓다지. 하고 들병이는 뭐 그렇게 까지 이쁘지 않어도 된다고 또 구구히 설명을 느러놓는다. 경을 칠년. 계집은 얼굴 밉다는 말이 칼로 찌르는 것 보다도 더 무서운 모양 같다. 별욕을 다 하고 개잡듯 막 뚜드려도 조금 뒤에는 헤 하고 앞으로 겨드는 이년이다. 마는 어쩌나. 제 얼굴의 숭이나 좀 본다면 사흘이고 나흘이고 년이 나 를 슬슬 피하며 은근히 골릴랴고 든다. 망할년 밉다는게 그렇게 진저리가 나면 아주 면삿보를 쓰고 다니지 그래. 년이 능청스러워서 조금만 이뻣더라면 나는 얼렁얼렁해내버리고 돈있는 놈 군서방 해갔으렷다. 게집이 얼굴이 이쁘면 제값 다 하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년의 낯짝 더러운 것이 나에게는 불행중 다행이라 안할수 없으리라. 게집은 아마 남편을 소겨먹는 맛에 깨가 쏟아지나부다. 년이 들병이노릇을 할수단이 있다고 괜히 장담한것도 저의 이 행실을 믿고 그랬는지도 모른다. 새 벽 일즉이 뒤를 보려니까 어디서 창가를 부른다. 거적 틈으로 내다보니 년이 밥 을 끄리면서 연습을 하지않나. 눈보래는 생생 소리를 치는데 보강지에 쭉그리고 앉어서 부지깽이로 솟뚜껑을 톡톡 두드리겟다. 그리고 거기 맞추어 신식창가를 청승맞게 부르는구나. 그러다 밥이 우루루 끓으니까 뙤를 빗겨놓고 다시 시작한 다. 젊어서도 할미꽃 늙어서도 할미꽃아하하하 우습다 꼬부라진 할미꽃. 망할년. 창가는 경치게도 좋아하지. 방아타령 좀 부즈런히 공부해 두라니까 그건 안하고 압따 아무거라두 많이 하니 좋다. 마는 이번엔 저고리 섭이 들먹들먹 하더니 아 웬 곰방대가 나오지 않냐. 사방을 흘끔흘끔 다시 살피다 아무도 없으니까 보강 지에다 드러대고 한먹음 뿌욱 빠는구나. 그리고 냅다 재채기를 줄대 뽑고 코를 풀고 이지랄이다. 그 적게도 들켜서 경을 첬드니 년이 또 내담배를 훔처가지고 나온 것이다. 돈 안드는 소리나 배웠겠지 망할년 아까운 담배를 곧 뛰어나갈려 다 뒤도 급하거니와 요즘 똘똘이가 감기로 알는다. 년이 밤낮 들처없고 야학으 로 돌아치더니 그예 그꼴을 만들었다. 오랄질년. 남의 아들을 중한줄을 모르고 들병이 하다가 이것 행실 버리겠다. 망할년이 하는소리가 들병이가 될랴면 소리 도 소리려니와 담배도 먹을줄알고 술도 마실줄 알고 사람도 주무를줄 알고 이래 야 쓴다나. 이게 다 요전에 동리에 들어왔던 들병이에게 들은 풍월이렸다. 그래 서 저도 연습겸 골고루 다 한 번식 해보고 싶어서 아주 안달이 났다. 방아타령 하나 변변히 못하는 년이 소리는 고걸로 될듯싶은지! 이런 기맥을 알고 년을 농낙해먹은 놈이 요아래 사는 뭉태놈이다. 놈도 더러 운 놈이다. 우리 마누라의 이낯짝에 몸이 닳었다면 그만함 다 얼짜지. 어디 계집 이 없어서 그걸 손을 대구 . 망할 자식두 놈이 와서 섯달대목이니 술 어더 먹으 러 가자고 년을 꼬였구나. 조금 있으면 내가 올테니까 안된다해도 오기전에 잠 간만 하고 손을 내끌었다. 들병이로 나갈랴면 우선 술파는 경험도 해봐야 하니 까. 하는 바람에 년이 솔깃해서 덜렁덜렁 따라섯겠지. 집안을 망할년. 남편이 나 무를 팔러갔다 늦으면 밥 먹일 준비를 하고 기달려야 옳지 아느냐. 남은 밤길을 삼십리나 허덕지덕 걸어오는데 눈이 푹푹 쌓여서 발목아지는 떨어저 나가는 듯 이 저리고 마을에 들어왔을때에는 짜정 곧 씨러질 듯이 허기가 젓다. 얼른 가서 밥 한그릇 때려뉘고 년을 데리고 앉어서 또 소리를 아르켜야지. 이런 생각을 하 고 술집 옆을 지나다가 뜻밖에 깜짝 놀란 것은 그 밖앞방에서 년의 너털우슴이 들린다. 얼른 다가서서 문틈으로 들여다보니까 이 망할년이 뭉태하고 술을 먹는 구나. 입때까지는 하도 웃으워서 꼴들만 보고 있었지만 더는 못참는다. 지개를 벗 어던지고 방문을 홱 열어제치자 우선 놈부터 방바닥에 메다 꼰잤다. 물론 술상 은 발길로 찻으니까 벽에 가 부서젓지. 담에는 년의 비녀쪽을 지르르 끌고 밖으 로 나왔다. 술취한 년은 정신이 번쩍 들도록 흠빡 경을 처줘야 할테니까 눈에 다 틀어박었다. 그리고 깔고 올라앉어서 망할년 등줄기를 주먹으로 대구 우렸다. 때리면 때릴수록 점점 눈속으로 들어갈뿐 발악을 치기에는 너머 취했다. 때리는 것도 년이 대들어야 멋이있지 이러면 아주 승겁다. 년은 그대로 내버리고 방으 로 들어가서 놈을 찾으니까 이 빌어먹을 자식이 생쥐새끼처럼 어디로 벌써 내빼 지 않었나. 참말이지 이런 자식 때문에 우리 동리는 망한다. 남의 게집을 보앗으 면 마땅히 남편앞에 나와서 대강이가 깨저야 옳지 그래 다라난담. 못생긴 자식 도 다 많지. 할수없이 척느러진 이년을 등에다 업고 비척비척 집으로 올라오자 니까 죽겟구나. 날은 몹시 차지. 배는 쑤시도록 고프지. 좀 노할래야 더 노할 근 력이 없다. 게다 우리집 앞 언덕을 올라가다 엎어저서 무릎악을 크게 깟지. 그리 고 집엘 들어가니까 빈방에는 똘똘이가 혼자 에미를 부르고 울고 된통 법석이 다. 망할 잡년두. 남의 자식을 그래 이렇게 길러주면 어떻걸 작정이람. 년의 꼴봐하니 행실은 예전에 글럿다. 이년하고 들병이로 나갔다가는 넉넉히 나는 한옆에 재워놓고 딴 서방차고 다라날 년이다. 너는 들병이로 돈 벌생각도 말고 그저 집안에 가만히 앉었는 것이 옳겠다. 구구루 주는 밥이나 얻어먹고 몸 성히 있다가 연해 자식이나 쏟아라. 뭐 많이도 말고 굴때같은 아들로만 한 열다 섯이면 족하지. 가만 있자. 한놈이 일년에 벼열섬씩만 번다면 열다썸이니까 일 백오십섬. 한섬에 더도 말고 십원 한 장식만 받는다면 죄다 일천 오백원이지. 일 천오백원. 사실 일천오백원이면 어이구 이건 참 너무 많구나. 그런줄 몰랐더니 이년이 배속에 일천오백원을 지니고 있으니까 아무렇게 따저도 나보담은 났지 않은가.. 심청 거반 오정이나 바라보도록 요때기를 들쓰고 누엇든 그는 불현 듯 몸을 일으키 어 가지고 대문밖으로 나섯다. 매캐한 방구석에서 혼자 볶을 만치 볶다가 열벙 거지가 벌컥 오르면 종로로 튀어나오는 것이 그의 버릇이엇다. 그러나 종로가 항상 마음에 들어서 그가 거니느냐 하면 그런것도 아니다. 버 릇이 시키는 노릇이라 울분할때면 마지못하야 건승 싸다닐뿐 실상은 시끄럽고 더럽고해서 아무 애착도 없었다. 말하자면 그의 심청이 별난 것이었다. 팔팔한 젊은친구가 할 일은 없고 그날그날을 번민으로만 지내곤하니까 나종에는 베짱이 돌라앉고 따라 심청이 곱지못하였다. 그는 자기의 불평을 남의 얼골에다 침 뱉 듯 뱉아붙이기가 일수요 건뜻하면 남의 비위를 긁어놓기로 한 일을 삼는다. 그 게 생각하면 좀 잣달으나 무된 그 생활에 있어서는 단하나의 향락일런지도 모른 다. 그가 어실렁어실렁 종로로 나오니 그의 양식인 불평은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자연은 마음의 거울이다. 온체 심뽀가 이뻔새고 보니 눈에 띠는것마다 모다 아 니꼽고 구역이 날 지경이다. 허나 무엇보다도 그의 비위를 상해 주는건 첫재 거 지였다. 대도시를 건설한다는 명색으로 웅장한 건축이 날로 늘어가고 한편에서는 낡 은 단칭집은 수리좇아 허락지 않는다. 서울의 면목을 위하야 얼른 개과천선하고 훌륭한 양옥이 되라는 말이었다. 게다 각상점을 보라. 객들에게 미관을 주기 위 하야 서루 시새워 별의 별짓을 다해가며 어떠한 노력도 물질도 아끼지 않는 모 양같다. 마는 기름때가 짜르르한 헌 누데기를 두르고 거지가 이런 상점앞에 떡 버티고서서 나리! 돈한푼주-- 하고 어쭙대는 그꼴이라니 눈이시도록 짜증 가관 이다. 이것은 그상점의 치수를 깍을뿐더러 서울이라는 큰 위신에도 손색이 적다 못할지라. 또는 신사숙녀의 뒤를 따르며 시부렁거리는 깍쟁이의 행세좀보라. 좀 심한 놈이면 비단껄-이고 단장뽀이고 닥치는대로 그까마귀발로 웅켜잡고는 돈 안낼테냐고 제법 훅닥인다. 그런 봉변이라니 보는 눈이 다 붉어질 노릇이 아닌 가! 거지를 청결하라. 땅바닥의 쇠똥말똥만 칠게 아니라 문화생활의 장애물인 거 지를 먼저 치우라. 천당으로 보내든, 산채로 묶어 한강에 띄우든.. 머리가 아프도록 그는 이러한 생각을 하며 어청어청 종로 한복판으로 들어섯 다. 입으로는 자기도 모를 소리를 괜스리 중얼거리며.. 나리! 한푼줍쇼! 언제 어데서 빠젓는지 애송이거지 한 마리가 그에게 바짝 붙으며 긴치않게 조른다. 혓바닥을 길게 내뽑아 웃입술에 흘러나린 두줄기의 노란코를 연실 훔처 가며 졸르자니 썩바뿌다. 왜 이럽소 나리! 한푼 주세요.. 그는 속으로 피익 하고 선웃음을 터진다. 허기진 놈 보고 설렁탕을 사달라는 게 옳겠지 자기보고 돈을 내랄적엔 요놈은 거지중에도 제일 액수 사나운놈일게 다. 그는 드른척않고 그대루 늠늠이 걸었다. 그러나 대답한번 없는데 골딱지가 낫는지 요놈은 기를 복복 쓰며 보채되 정말 돈을 달라는겐지 혹은 가치 놀자는 겐지.. 나리! 웨 이럽쇼 웨 이럽쇼. 하고 사알살 약을 올려가며 따르니 이거 성이 가서서라도 거름한번 머무르지 않을수 없다. 그는 고개만을 모루 돌리어 거지를 흘겨보다가 이꼴을 보아라.. 그리고 시 선을 안으로 접어 꾀죄지한 자기의 두루마기를 한 번 쭈욱 훑어보였다. 하니까 요놈도 속을 채렸는지 됨됨이 저렇고야 하는 듯 싶어 저도 좀 노려보드니 제출 물에 떠러저나간다. 전차길을 건너서 종각앞으로 오니 졸찌에 그는 두다리가 멈칫하였다. 그가 행차하는길에 다섯간쯤 앞으로 열댓살 될락말락한 한 깍쟁이가 벽에 기대여 앉 었는데 까빡까빡 졸고 잇는 것이다. 얼골은 뇌란게 말라빠진 노루가죽이 되고 화루전에 눈 녹듯 개개풀린 눈매를 보니 필야 신병이 있는데다가 얼마 굶기까지 하ㅇ으리라. 금시로 운명하는 듯 싶었다. 거기다 네 살쯤 된어린 거지는 시르죽 은 고양이처럼 큰놈의 무릎우로 기어오르며 울 기운좇아 없는지 입만 벙긋벙긋. 그리고 낯을 찌프리며 튀정을 부린다. 꼴을 봐 한즉 아마 시골서 올라온지도 불 과 며칠 못되는 모양이다. 이걸 보고 그는 잔뜩 상이 흐렸다. 이벌레들을 치워주지 않으면 그는 한거름 도 더 나갈수가 없었다. 그러자 문득 한 호기심이 그를 긴장시켯다. 저쪽을 바 라보니 길을 치고 다니는 나라가 이쪽을 향하야 꺼불적꺼불적 오는 것이 아닌 가. 그리고 뜻밖의 나리었다. 고보때에 가치뛰고 가치웃고 가치 즐기든 그리운 동무. 예수를 믿지않는 자기를 향하야 크리스찬이 되도록 일상 권유하든 선냥한 동무이었다. 세월이란 무엔지 장내를 화려히 몽상하며 나는 장내 톨스토이 가 되느니 칸트가 되느니 떠들며 껍적이든 그일이 어제같건만 자기는 끽 주체ㄱ은 밥통이 되었고 동무는 나리로.. 그건 그렇고 하여튼 동무가 이 자리의 나리로 출 세한것만은 놀램과 아울러 아니 기쁠수도 없었다. 그는 머직아니 섯는채 조바심을 태워가며 그 경과를 기다리었다. 따는 그의 소원이 성취되기까지 시간은 단 일분도 못걸렸다. 그러나 그는 눈을 감앗다. 아 야야 으으 응 갈테야요.. 이자식! 골목안에 백여있으라니깐 왜 또 나왓니.. 기 름강아지같이 뺀질뺀질한 망할자식! 아야야.. 갈텐데 왜이리 차세요..아. 하며 기 름 강아지의 울음소리는 차츰차츰 멀리 들리운다. 이자식! 어서가바 쑥 들어가 -- 하는 날벽력! 소란하든 히극은 잠잠하였다. 그가 비로소 눈을 뜨니 어느덧 동무는 그의 앞 에 맞닥드렷다. 이게 몇해만이란 듯 자못 반기며 동무는 허둥지둥 그손을 잡아 흔든다. "아 이게 누구냐? 너 요새 뭐하니?" 그도 쾌활한 낯에 미소까지 보이며 "참. 오래간만이로군! " 하다가 " 음. 틈틈이 가지 내 사무란 그저 늘 바뿌니까..." "대관절 고마워이.. 보기추한 거지를 쫓아주어서 나는 웬일인지 종로 깍쟁이 라면 이가 북북 갈리는걸!" "천만에 그야 내직책으로 하는걸 고마울거야 있나" 하며 동무는 건아하야 흥 있게 웃는다. 이 웃음을 보자 돌연히 그는 점잖게 몸을 가지며 "오, 주여! 당신의 사도 베드로 를 나리사 거지를 치워주시니 너머나 감사하 나이다. "하고 나즉이 기도를 하고 난뒤에 감사와 우정이 넘치는 탐탁한 작별을 동무에게 남겨놓앗다. 자기가 베드로의 영예에서 치사를 받은 것이 동무는 무척 신이나서 으쓱이는 어깨로 바람을 치올리며 그와 반대쪽으로 거러간다. 때는 화창한 봄날이엇다. 전신줄에서 물찍똥을 나려깔기며 "비리구 배리구" 지저귀는 제비의 노래는 그 무슨 곡조인지 하나도 알랴는 사람이 없었다. 봄과 따라지 지루한 한 겨울동안 꼭 움츠러ㅈ던 몸뚱이가 이제야 좀 녹고 보니 여기가 근 질근질 저기가 근질근질 등어리는 대구 군실거린다. 행길에 뻐쭉 섰는 전봇대에 댜 비스듬이 등을 비겨대고 쓰적쓰적 부벼도 좋고 왼팔에 걸친 밥통을 땅에 나 려논다음 그팔을 뒤로 제처올리고 또 바른 팔로 다는 그 팔꿈치를 들어올리고 그리고 긁죽긁죽 긁어도 좋다. 번이는 이래야 원격식은 격식이로되 그러나 하고 보자면 손톱 하나 놀리기가 성가신 노릇. 누가 일일이 그리고만 있는가. 장삼인 지 저고린지 알 수 없는 앞자락이 척 나간 학생복 저고리. 허나 삼년간을 나려 입은 덕택에 속껍더기가 꺼칠하도록 때에 절었다. 그대로 선채 어깨만 한 번 으 쓱올렸다. 툭 나려치면 그뿐. 옷에 몽쿨린 때꼽은 등어리를 스을쩍 긁어주고 나 려가지 않는가. 한 번 해보니 재미가 있고 두 번은 하야도 또한 재미가 있다. 조 꼬만 어깨쭉찌를 그는 기계같이 놀리며 올렸다 나렸다. 나렸다 올렸다. 그럴적마 다 쿨렁쿨렁한 저고리는 공중에서 나비춤. 지나가던 행인이 걸음을 멈추고 가만 히 눈을 둥글린다. 한참후에야 비로소 성한 놈으로 깨달었음인지 피익 웃어던지 고 다시 내걷는다. 어깨가 느런하도록 수없이 그리고 나니 나종에는 그것도 흥 이 지인다. 그는 너털거리는 소맷등으로 코밑을 쓱 훔치고 고개를 돌리어 우아래로 야시 를 훑어본다. 날이 풀리니 거리에 사람도 풀린다. 싸구려 싸구려 에잇 싸구려. 십오전에 두가지 십오전에 두가지씩. 인두 비누를 한손에 번쩍 쳐들고 쟁그렁 쟁그렁 신이 올라 흔드는 요령소리. 땅바닥에 넓다란 종이짱을 펼처놓고 안경재 비는 입에 게거품이 흐르도록 떠들어대인다. 일전 한푼을 내놓고 일년동안의 운수를 보시오. 먹찌를 던저서 칸에 들면 미루꾸 한갑을 주고 금에 걸치면 운수 가 나쁜니까 그냥 가라고. 저편 한 구석에서는 코먹은 바이올린이 닐리리를 부 른다. 신통방통 꼬부랑통 남대문통 씨렁통 자아 이리 오시오. 암사둔 숫사둔 다 이리 오시오. 장기판을 에워싸고 다투는 무리. 그사이로 일쩌운 사람들은 이리 몰리고 저리몰리고 발가는대로 서성거린다. 짝을 짓고 산보로 나온 젊은 남녀들. 구지레한 두루마기에 뒷짐 진 갓쟁이. 예제없이 가서 덤벙거리는 학생들도 있고 그리고 어린아들의 손을 잡고 구경을 나온 어머니. 아들은 어머니의 치마자락을 잡아채이며 뭘 사내라고 부지런히 보챈다. 배도 좋고 사과 과자도 좋고 또 김 이 무럭무럭 오르는 국화만주는 누가 싫다나 그놈의 김을 이윽히 바라다보다 그 는 고만 하품인지 한숨인지 분간못할 날숨이 길게 터저오른다. 아침에 찬밥덩이 좀 얻어먹고는 온종일 그대로 지친몸. 군침을 꿀떡삼키고 종로를 향하야 무거운 다리를 내여딛자니 앞에 몰려슨 사람떼를 비집고 한 양복이 튀어나온다. 얼굴에 는 꽃이 잠뿍피고 고개를 내흔들며 이리 비틀 저리비틀 목노에서 얻은 안주이겠 지. 사과하나를 입에 드려대고 어기어기 꾸겨넣는다. 이거나 좀 개평뗄가. 세루 바지에 바짝 붙어서서 가치 비틀거리며 나리 한푼줍쇼 나리. 이소리는 들은척 만척 양복은 제멋대로 갈길만 비틀거린다. 에따 이거나 먹어라하고 선뜻 내주었 으면 얼마나 좋으랴만 에이 자식두. 사과는 쉬지않고 점점 줄어든다. 턱살을 치 켜대고 눈독은 잔뜩 디려가며 따르자니 나종에는 안달이 난다. 나리나리 한푼주 세요. 하고 거듭 재우치다 그래도 괘가 그르매 나리 그럼 사과나좀.. 모어 이자 식아 남먹는 사과를 줌.. 혀꼬부라진 소리가 이렇게 중얼거리자 정작 사과는 땅 으로 가고 긴치않는 주먹이 뒤통수를 딱. 금세 땅에 엎더질 듯이 정신이 고만 아찔했으나 그래도 사과 사과다. 얼른 덤벼들어 집어들고는 소맷자락에 흙을 쓱 쓱씻어서 한입덥썩 물어띠인다. 창자가 녹아나리는 듯 향깃하고도 보드라운 그 맛이야. 그러나 세 번을 물어뜯고나니 딱딱한 씨만 남는다. 다시 고개를 들고 그 담 사람을 잡고자 눈을 히번덕인다. 큰길에는 동무 깍쟁이들이 가루뛰며 시루뛰 며 낄낄거리고 한창 야단이다. 밥통들은 한손에 든채 달리는 전차 자동차를 이 리저리 호아가며 저이깐에 술래잡기. 봄이라고 맘껏 즐긴다. 이걸 멀거니 바라보 고 그는 저절로 어깨가 실룩실룩 하기는 하나 근력이 없다. 따스한 햇볕에서 낮 잠을 잔것도 좋기는 하다마는 그보담 밥을 좀 얻어먹었더면 지금쯤은 가치 뛰고 놀고 하련만 큰길로 나려서서 이럴가 저럴가 망서릴즈음 갑작이 따르릉 이자식 아 이크 쟁교로구나 등줄기가 선뜩해서 기급으로 물러서다가 얼껼에 또 하나 잡 았다. 이번에는 트레머리에 얕은 향내가 말캉말캉 나는 뾰족구두다. 얼뜬 봐한즉 하르르한 비단치마에 옆에 낀 몇권의 책 그리고 아리잠직한 그얼굴. 외모로 따 저보면 돈푼이나 조히 던저줄법한 고은 아씨다. 대뜸 물고나서며 아씨 한푼줍쇼. 가는 아씨는 암만 불러도 귀가 먹은 듯. 혼자 풍월로 얼마를 따르다보니 이제는 하릴없다. 그다음 비상수단이 아니 나올 수 없는 노릇. 체면 불구하고 그 까마 귀발로다 신승한 치맛자락을 덥석 잡아채인다. 홀로가는 계집쯤 어떻게 다르던 이쪽 생각. 한 번 더 채여라 아씨 한푼줍쇼. 아씨도 여기에는 어이가 없는지 발 을 멈추고 말뚱이 바라본다. 한참노리고보고 그리고 생각을 돌렸는지 허리를 굽 으리어 친절히 달랜다. 내지금 가진 돈이 없으니 집에 가 줄게 이거놓고 따라오 너라. 너무나 뜻밖의 일이라 기쁠뿐더러 놀라운 은혜다. 따라만가면 밥이 나올지 모르고 혹은 먹다남은 빵쪼각이 나올런지도 모른다. 이건 아마 보통 갈보와는 다른 예수를 믿는 착한 아씬가부다. 치마를 놓고 좀 떨어져서 이번에는 점잔히 따라간다. 우미관 옆골목으로 들어서서 몇번이나 좌우로 꼬불꼬불 돌았다. 아씨 가 들어간 집은 새로히 지은 그리고 전등달린 번뜻한 개와집이다. 잠간만 기다 려라 하고 아씨가 들어갈제 그는 눈을 똥그랗게 뜨고 기대가 컸다. 밥이냐 빵이 냐 잔치를 지내고나서 먹다남은 떡부스러기를 처치못하야데리고 왔을지도 모른 다. 팥고물도 좋고 전여도 좋고 시큼으레 쉬인 콩나물, 무나물, 아무거나 되는대 로 설마 예까지 데리고 와서 돈한푼 주고 가라진않겠지. 허기와 기대가 갈쯩이 나서 은근히 침을 삼키고 있을 때 대문이 다시 삐걱 열린다. 아마 주인서방님이 리라. 조선옷에 말쑥한 얼굴로 한 사나이가 나타났다. 네가 따라온놈이냐 하고 한손으로 목덜미를 꼭붙들고 그러더니 벌서 어느틈에 네 번이나 머리를 주먹이 우렸다. 그러면 아과파 소리를 지른 것은 다섯 번째부터요 눈물은 또 그 담에 나온 것이다. 악장을 너무치니까 귀가 아펐음인지 요자식 다시 그래봐라 대릴 꺾어놀테니 힘약한 독사와 도야지는 맞대항은 안된다. 비실비실 조 골목 어구까 지 와서 이제야 막 대문안으로 들어갈랴는 서방님을 돌려대고 요자식아 네 대릴 꺽어놀테야 용용 죽겠니. 엄지가락으로 볼따기를 후벼보이곤 다리야 날 살리라 고 그냥 뺑소니다. 다리가 짧은것도 이런때에는 한 욕일지도 모른다. 열아문칸도 채 못가서 벽돌담에 가 잔뜩 엎눌렸다. 그리고 허구리 등어리 어깨쭉지 할것없 이 요모조모 골고루 주먹이 들어온다. 때려라 때려라 그래도 네가 참아 죽이진 못하겠지. 주먹이 들어올적마다 서방님의 처신으로 듣기 어려운 욕 한마디씩 해 가며 분통만 폭폭 찔러논다. 죽여봐 이자식아 요런 챌푼이같으니 네가 에팬쟁이 지 애팬쟁이 . 울고불고 요란한 소리에 근방에서는 쭉 구경을 나왔다. 입때까지 는 서방님은 약이 올라서 죽을뚱살뚱 몰랐으나 이제와서는 결국 저의 체면손상 임을 깨다른 모양이다. 등뒤에서 애팬쟁이 챌푼이. 하는 욕이 빗발치듯 하련만 서방님은 돌아다도 안보고 똥이 더러워서 피하지 무섭지 않다는 증거로 침 한 번 탁 뱉고는 제집 골목으로 들어간다. 이렇게 되면 맡아놓고 깍쨍이의 승리다. 그는 담밑에 쪽으리고 앉어서 울고있으나 실상은 모욕 당했던깍쟁이의 자존심을 회복시킨데 큰 우월감을 느낀다. 염병을 할 자식. 하고 눈물을 닦고 골목밖으로 나왔을때엔 얼굴에 만족한 웃음이 떠오른다. 야시에는 여전히 뭇사람이 흐르고 있다. 동무들은 큰길에서 밥통을 뚜드리며 날뛰고 있고 우두커니 보고 섰다가 결리는 등어리도 있고 배고픈 생각도 스르르 사라지니 예라 나두 한몫끼자. 불 시로 기운이 뻗히어 야시에서 큰길로 나려선다. 다름질을 처서 전차길을 가루지 를랴 할제 맞닥드린 것이 맞우 건너오던 한 신녀성이다. 한손에 대여섯살된 계 집애를 이끌고 야시로 나오는 모양. 이것 키가 후리후리하고 걸찍하게 생긴 것 이 어데인가 맘세가 좋아보인다. 대뜸 손을 내밀고 아씨 한푼줍쇼. 얘 지금 돈 한푼없다. 이렇게 한마디 하고는 이것도 돌아다보는법없다. 야시의 물건을 흥정 하며 태연히 저 할노릇만 한다. 이내 치마까지 꺼들리게 되니가 그제야 걸음을 딱멈추고 눈을 똑바루 뜨고 노려본다. 그리고 소리를 지르되 옆의 사람이나 들 으란 듯이 얘가 왜이리 남의 옷을 잡아다녀. 오가던 사람들의 구경이나 난 듯이 모두 쳐다보고 웃는다. 본바와는 딴판 돈푼커녕 코딱지도 글렀다. 눈꼴이 사나워 서 그도 맞우대고 벙벙히 쳐다보고 있노라니 웬 담배가 발앞으로 툭떨어진다. 매우 길음한 꽁초. 얼른 집어서 땅바닥에 쓱쓱문대어 불을 끄고는 호줌에 넣는 다. 이따는 좁쌀친구끼리 뒷골목 담밑에 모여앉어서 번갈아 한목음씩 빨아가며 잡상스러운 이야기로 즐길걸 생각하니 미리 재미롭다. 적어도 열아문개 주서야 할텐데 인제서 겨우 꽁초 네 개니. 요즘에는 참 담배맛도 제법 늘어가고 재채기 하던 괴로움도 훨신 줄었다. 이만하면 영철이의 담배쯤은 감히 덤비지 못하리라. 제 따위가 앉은 자리에 꽁초일곱개를 다 필텐가 온 어림없지. 열살밖에 안되었 건만 이만치도 담배를 잘 필수있도록 훌륭히 됨을 깨다르니 또한 기꺼운 현상. 호줌에서 손을 빼고 고개를 들어보니 계집은 어느듯 멀리 앞섰다. 벌에 쐤느냐 왜이리 다라나니. 이것은 암만 따라가야 돈 한푼 막무가낼줄은 번연히 알지만 소행이 밉다. 에라 빌어먹을거 조곰 느므러나 주어라. 힝하게 쫓아가서 팔꿈치로 다 그 궁둥이를 퍽 한 번 지르고는 아씨 한푼주세요. 돌려대고 또 소리를 지를 줄 알았더니 고개만 흘낏돌려보고는 잠잣코 간다. 그럼 그렇지 네가 어데라구 깍쨍이에게 덤비리. 또 한 번 질러라. 바른편 어깨로다. 이번에 넓적한 궁둥이를 정면으로 디리받으며 아씨 한푼주세요. 그래도 반응이 없다. 이 계집이 행길바닥 에 나가자빠지면 그꼴도 볼만도 하련만 제아무리 디리받아도 힘을 드리면 드릴 수록 이쪽이 도리어 튕겨져나올뿐 좀체로 삐끗없음에는 예라 빌어먹을거. 치맛 자락을 닝큼 집어다 입에 디려대고는 질겅질겅 씹는다. 으흐흥 아씨 돈한푼. 그 제야 독이 바싹 오른법한 표독스러운 계집의 목소리가 이자식아 할 때는 왼몸이 다 짜릿하고 좋았으나 난데없는 고라 소리가 벽력같이 들리는데는 정신이 고만 아찔하다. 뿐만아니라 그순간 새삼스리 주림과 아울러 아픔이 눈을 뜬다. 머리를 얻어맞고 아이쿠 하고 몸이 비틀할제 지깨같은 손이 들어와 왼편귓바쿠를 잔뜩 찝어든다. 이왕 이렇게 된바에야 끌리는대로 따라만가면 고만이다. 붐비는 사람 틈으로 검불같이 힘없이 딸려가며 그러나 속으로는 허지만 뭐. 처음에는 꽤도 겁도 집어먹었으나 인제는 하도 여러번 겪고난 몸이라 두려움보다 오히려 실없 는 우정까지 느끼게 된다. 이쪽이 저를 미워도 안하련만 공연스리 제가 씹고 덤 비는걸 생각하면 짜정 밉기도 하려니와 그럴스록에 야릇한 정이 드는것만은 사 실이다. 오늘은 또 무슨 일을 시킬려는가. 유리창을 닦느냐 뒷간을 치느냐 타구 쯤 정하게 부셔주면 그대로 나가라 하겠지. 하여튼 가자는건 좋으나 온체 잔뜩 찝어댕기는 바람에 이건 너무 아프다. 구두 보담 조곰만 뒤ㅈ다는 갈데없이 귀 는 떨어질 형편. 구두가 한발을 내걷는동안 두발, 세발 잽싸게 옮겨놓으며 통통 걸음으로 아니 따라갈수 없다. 발이 반밖에 안차는 커다란 운동화를 칠떡칠떡 끌며 얼른 얼른 앞에나서거라. 재처라 재처라. 얼른 재처라. 그러자 문득 기억나 는 것이 있으니 그 언제인가 우미관 옆골목에서 몰래 들창으로 디려다보던 아슬 아슬하고 인상깊었던 그장면. 위험을 무릅쓰고 악한을 추격하되 텀부린도 잘하 고 사람도 잘집어세고 막 이러는 용감한 그 청년과 이때 청년이 하던 목잠긴 그 해설. 그리고 땅당 따아리 땅땅 하던 멋있는 그 반주. 봄바람은 살랑살랑 부러오 는 큰거리 이때 청년이 목숨을 무릅쓰고 구두를 재치는 광경이라 하고보니 하면 할스록 무척 신이난다. 아아 아구 아프다. 재처라 재처라 얼른 재처라 이때 청년 이 땅땅 따아리 땅땅 따아리 띵띵 띠이 띵띵.. 두꺼비 내가 학교에 다니는 것은 혹 시험전날 밤새는 맛에 들렸는지 모른다. 내일이 영어시험이므로 그렇다고 하룻밤에 다 안다는 수도 없고 시험에 날 듯 한놈 몇 대문 새겨나볼가 하는 생각으로 책술을 뒤지고 잇을 때 절컥 하고 밖앝벽에 자 행거 세놓는 소리가 난다. 그리고 행길로 난 유리창을 두드리며 리상 하는 것이 다. 밤중에 웬놈인가 하고 찌뿌둥이 고리를 따보니 캡을 모루 눌러붙인 두꺼비 눈이 아닌가. 또 무얼 하고 좀 떠름했으나 그래도 한달포만에 만나니 우선 반갑 다.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하고 어여 들어슈 하니까 바뻐서 그럴 여유가 없다하고 오늘 의론할 이야기가 잇으니 한시간쯤 뒤에 즈집으로 꼭 좀 와주십쇼한다. 그뿐으로 내가 무슨의론일가 해서 얼떨떨할 사이도 없이 허둥지둥 자전거 종 을 울리며 골목밖으로 사라진다. 권연 하나를 피어도 멋만 찻는 이놈이 자전거 를 타고 나를 찾아왔을 때에는 일도 어지간히 급한 모양이나 그러나 제말이면 으레히 복종할걸호 알고 나의 대답도 기다리기 전에 다라나는건 썩 불쾌하엿다. 이것은 놈이 아직도 나에게 대하야 기생오래비로써의 특권을 가질랴는 것이 분 명하다. 나는 사실 놈이 필요한데 까지 이용당할대로 다 당하였다. 더는 싫다. 생각하 고 애꿋은 창문을 딱 닫힌 다음 다시 앉어서 책을 뒤지자니 속이 부걱부거 고인 다. 허지만 실상 생각하면 놈만 탓할것도 아니요 어디 사람이 동이낫다구 거리 에서 한 번 흘낏 스처본 그나마 잘 낫으면 이어니와 쭈그렁 밤송이 같은 기생에 게 정신이 팔린 나도 나렷다. 그것두 서루 눈이 맞어서 달떳다면 누가 뭐래랴 마는 저쪽에서 나의 존재를 그리 대단히 너겨주지 않으려는데 나만 몸이 달아서 답장 못받는 엽서를 매일같이 석달동안 ㅆ다. 하니깐 놈이 이 기미를 알고 나를 찾아와 인사를 떡붙이고 하는소리가 기생 을 사랑할랴면 그 오래비부터 잘 얼러야 된다는 것을 명백히 설명하고 또 그리 고 옥화가 즈 누의지만 제 말이면 대개 들을 것이니 그건 안심하라 한다. 나도 옳게 여기고 그담부터 학비가 올라오면 상전같이 놈을 모시고 다니며 뒤치다꺼 리 하기에 볼일을 못본다. 이게 버릇이 되서 툭하면 놈이 찾아와서 산보나가자 고 끌어내서 극장으로 카페로 혹은 저 좋아하는 기생집으로 데리고 다니며 밤을 패기가 일수다. 물론 그비용은 성냥사는일전까지 내가 내야되니까 얼뜬 보기에 누가 데리고 다니는건지 영문모른다. 게다 즈 누님의 답장을 맡어올테니 한 번 보라고 연일 장담은 하면서도 나의 편지만 가저가고는 꿩 구어먹은 소식이다. 편지도 우편보다는 그 동생에게 전하니까 마음에 좀 든든할뿐이지 사실 바루 가 는지 혹은 변소에서 콧노래로 뒤지가 되는지 그것도 자세히 모른다. 하루는 놈 이 찾아와서 방바닥에 가 벌룽 자빠저 콧노래를 하다가 무얼 생각했음인지 다시 벌떡 일어나 앉는다. 올룽한 낮짝에 그 두꺼비눈을 한 서너번 껌벅어리다 나에 게 훈게가 너는 학생이라서 아즉 화류계를 모른다. 멀리 앉어서 편지만 자꾸띠 면 그게 뭐냐고 톡톡이 나물르드니 기생은 여학생과 달라서 그저 맞붙잡고 주물 러야 정을 쏟는데 하고 사정이 딱한 듯이 입맛을 다신다. 첫사랑이 무언지 무던히 후려맞은 몸이라 나는 귀가 번쩍 띠이어 그럼 어떻 게 좋은 도리가 없을까요 하고 물어보니까 잠시 입을 다물고 주저하드니 그럼 내 즉접 인사를 시켜줄테니 우선 누님 마음에 드는걸로 한 이삼십원어치 선물을 하슈. 화류계 사랑이란 돈이 좀 듭니다. 하고 전일 기생을 사랑하는 저의 체험담 을 쫙 얘기한다. 따는 먹이는데 싫달 게집은 없으려니 깨닷고 나의 정성을 눈앞에 보이기 위 하야 놈을 데리고 다니며 동무에게 돈을 구걸한다. 양복을 잡힌다. 하야 덩어리 돈을 만들어서는 우선 백화점에 들어가 가치 점심을 먹고 나오는길에 사십이원 짜리 순금 트레반지를 놈의 의견대로 사서 부디 잘해달라고 놈에게 들려보냈다. 그리고 약속대로 그 이튼날 밤이 늦어서 찾어가니 놈이 자다 나왔는지 눈을 비 비며 제가 쓰는 중문간 방으로 맞어드리는 그태도가 어쩐지 어제보다 탐탁지가 못하다. 반지를 전하다 퇴짜나 맞지 않엇나 하고 속으로 조를 부비며 앉엇으니까 놈 이 거기 관하얀 일절 말없고 딴통같이 알범하나를 끄내여 여러기생의 사진을 보 여주며 객쩍은 소리를 한참 지껄이드니 우리누님이 리상 오시길 여태 기다리다 가 고대 막 노름 나갓습니다. 낼은 요보다 좀 일즉 오서요. 하고 주먹으로 하품 을 끄는 것이다. 조곰만 일즉왓드면 졸걸 안됐다. 생각하고 그럼 반지를 전하니 까 뭐래드냐 하니까 누의가 퍽 기뻐하며 그말이 초면인사도 없이 선물을 받는 것은 실례로운 일이매 즉접 만나면 돌려보내겠다 하드란다. 이만하면 일은 잘 얼렷구나 안심하고 하숙으로 돌아오며 생각해보니 반지를 돌려보낸다면 나는 언 턱거리를 아주 잃을터이라 될 수잇다면 만나지 말고 편지로만 나에게 마음이 동 하도록 하는것도 좋겠지만 그래도 옥화가 실레롭다 생각할만치 고만치 나에게 관심을 가젓음에는 그담은 내가 가서 붙잡고 조르기에 달렷다. 궁리한것도 무리 는 아닐 것이다. 마는 그 담날 약한시간을 일즉 찾아가니 놈은 여전히 구찮은 하품을 터트리 며 좀더 일즉이 오라하고 또 고 담날 찾아가니 역시 좀더 일즉이 오라한고 이렇 게 연나흘을 했을때에는 놈이 괜스리 제가 골을 내가지고 불안스럽게 구르므로 내자신 너머 웃읍게 대접을 받는것도 같고 아니꼬와서 망할자식 인전 느구 안놀 겠다. 결심하고 부낳게 하숙으로 돌아와 이불전에 눈물을 씻으며 지내온지 달포 나 된 오늘날 의론이 무슨 의론일가. 시험은 급하고 과정낙제나 면할가 하야 눙을 까뒤집고 책을 뒤지자니 그렇게 똑똑하든 글짜가 어느듯 먹줄로 변하니 글럿고 게다 아련히 나타나는 옥화의 얼 골은 보면볼수록 속만 탈뿐이다. 몇번 고개를 흔들어 정신을 바루 잡아가지고 드려다보나 아무 효과가 없음에는 이건 공부가 아니라 생각하고 한구석으로 책 을 내던진 뒤 일어서서 들창을 열어놓고 개운한 공기를 마셔본다. 저 건너 서양 집 웃층에서는 붉은빛이 흘러나오고 어디선지 울려드는 가녈픈 육자배기. 그러 나 문득 생각나느니 게집이란 때없이 잘 느끼는 동물이라 어쩌면 옥화가 그동안 매일같이 띠인 나의 편지에 정이 돌아서 한 번 만나고자 불럿는지 모르고 혹은 놈이 나에게 끼친 실례를 깨닫고 전일의 약속을 이행하고자 오랫는지도 모른다. 하여튼 양단간에 한시간후라고 시간까지 지정하고 갓을때에는 되도록 나에게 좋 은기회를 줄랴는데 틀림이 없고 이렇게 내가 옥화를 얻는다면 학교쯤은 내일 집 어쳐도 좋다 생각하고 외투와 더부러 허룽허룽 거리로 나슨다. 광화문통 큰거리 에는 목덜미로 스며드는 싸늘한 바람이 가을도 이미 늦었고 청진동어구로 꼽들 며 길옆 이발소를 디려다보니 여덟시 사십오분. 한시간이 될려면 아즉도 이십분 이 남엇다. 전봇대에 기대어 권연 하나를 피우고나서 그래도 시간이 남으매 군 밤 몇 개를 사서들고는 이분에 하나씩 씹기로 하고 서성거리자니 대체 오늘일이 하회가 어떻게 될려는가 성화도 나고 계집에게 첫인사를 하는데 뭐하해야 좋을 련지 그러나 저에게 대한 내열정의 총양만 보여주면고만이니까 만일 네가 나와 살아준다면 그리고 네가 원한다면 내 너를 등에 업고 백리를 가겠다. 이렇게 다 짐을 두면 그뿐일듯싶다. 그외에는 아버지가 보내주는 흙묻은돈으로 근근히 공 부하는 나에게 별 도리가 없고 아아 이런때 아버지가 돈 한뭉텡이 소포로 부쳐 줄수잇으면 하고 한탄이 절로 날 때 국숫집 시게가 늙은 소리로 아홉시를 울린 다. 지금쯤은 가도 되려니 하고 곁골목으로 들어섯으나 옥화의 집 대문앞에 딱 발을 멈출때에는 까닭없이 가슴이 두군거리고 그것도 좋으련만 목청을 가다듬어 두꺼비의 이름을 불러도 대답은 어디 갓는지 안채에서 게집사내가 영문모를 소 리로 악장만 칠뿐이요 그대로 난장판이다. 이게 웬일일가 얼뜰하야 떨리는 음성 으로 둬 서너번 불러보니 그제야 문이 삐걱 열리고 뚱뚱한 안잠재기가 나를 치 다보고 누구를 찾느냐 하기에 두꺼비를 보러왔다 하니까 뾰죽한 입으로 중문간 방을 가르키며 행주치마로 코를 슥 씻는냥이 긴치않다는 표정이다. 전일같으면 내가 저에게 편지를 전해달라고 폐를 끼치는일이 한두번 아니라 서 저를 만나면 담배값으로 몇푼식 집어주므로 저도 나를 늘 반기든터이련만 왜 이리 기색이 틀렷는가 오늘 밤 일도 아마 헛물켜나부다. 그러나 우선 툇마루로 올라서서 방문을 쓰윽 열어보니 설혹 잣다 치드라도 그 소란통에 놀래끼기도 햇 으련만 두꺼비가 마치 떡메로 얻어맞은 놈처럼 방 한복판에 푹 엎으러저 고갤하 나 들줄모른다. 사람을 불러놓고 이게 무슨 경온가 싶어서 눈살을 찌프릴랴다 강형 어디 편 찬으슈 하고 좋은 목소리로 그 어깨를 흔들어보아도 눈하나 뜰줄모르니 이놈은 참 암만해도 알 수 없는 인물이다. 혹 내일을 잘되게 돌보아주다가 집안에 분란 이 일고 그 끝에 이렇게 되지나 않엇나 생각하면 못할바도 아니려니와 그렇다 하드라도 두꺼비 등뒤에 똑 같은 모양으로 어프러젓는채선의 꼴을 보면 어떻게 추칙해볼길이 없다. 누님이 수양딸로 사다가 가무를 가르치며 부려먹는다든 이 채선이가 자정도 되기전에 제법 방바닥에 어프렷을리도 없겠고 더구나 처음에는 몰랏든것이나 두 사람의 입코에서 멀건 콧물과 게거품이 뺨밑으로 검흐르는걸 본다면 웬만한 작난은 아닐 듯 싶다. 머리끝이 쭈뼛하도록 나는 겁을 집어먹고 이 머리를 흔들어보고 저머리를 흔들어보고 이렇게 눈이 둥그랫을 때 별안간 미 다지가 딱 하드니 필연 옥화의 어머니리라 얼골 강총한 늙은이가 표독스리 들어 온다. 그 옆에 장승같이 섯는 나에게는 시선도 돌리랴지 않고 두꺼비 앞에 가 팔삭 앉어서는 도끼눈을 뜨고 대뜸 들고 들어온 장죽통으로 그 머리를 후려갈기 니 팡 하고 그소리에 내등이다 선뜻하다. 배지가 꿰저죽을 이 망할자식. 집안을 이래 망해놓니 죽을테면 죽어라. 어여 죽어 이자식. 이렇게 독살에 숨이차도록 두속으로 그등어리를 대구 꼬집어뜯더니 그래도 꼼짝않는데는 할수없는지 결국 이자식 너 잡아먹고 나 죽는다. 하고 목청이 찢어지게 발악을 치며 귓배기를 물 어 뜯고자 매섭게 덤벼든다. 그러니 옆에 섯는 나도 덤벼들어 뜯어말리지 않을수 없고 늙은이의 근력도 얏볼게 아니라고 비로소 깨다랏을만치 이걸붙잡고 한참 실갱이를 할 즈음. 그자 식 죽여버리지 그냥둬. 하고 천동같은 호령을 하며 이번에는 늙은 마가목이 마 치 저와 같이 생긴 투박한 장작개리하나를 들고 신발채 방으로 뛰어든다. 그 서 드는 폼이 가만두면 사람 몇쯤은 넉넉히 잡아놀 듯 함으로 이런때에는 어머니가 말리는 법인지는 모르나 내가 고대 붙들고 힐난을 하든 안늙은이가 기급을 하야 일어나서는 영감 참으슈. 참으슈. 연실 이렇게 달래며 허겁지겁 밖으로 끌고 나 가기에 조히 골도 빠진다. 마가목은 끌리는대로 중문안으로 들어가며 이자식아 몇째냐 벌서 일곱째 이래 놓질 않엇니 이 주릴틀자식 하고 씨근벌떡 하드니 안 대청에서 뭐라고 주책없이 게걸거리며 발을 구르며 이렇게 집안을 떠엎는다. 가 만히 눈치를 살펴보니 내가 오기전에도 몇번 이런 북새가 일은듯싶고 암만하여 도 내 자신이 헐없이 도까비에게 홀린 듯 싶어서 손을 꽂고 멀뚱이 섯노라니까 빼꿈이 열린 미다지 틈으로 살집 좋고 허여멀건 안잠재기의 얼골이 남실거린다. 대관절 웬 속셈인지 좀 알고자 미다지를 열고는 그 어깨를 넌즛이 꾹 찍어가지 고 대문밖으로 나와서 이케 어떻게 되는 일이냐고 물으니 이 망할게 콧등만 찌 끗할뿐으로 전 흥미 없다는 듯이 고개를 돌려버리는게 아닌가. 몇번 물어도 입 이 잘 안떨어지므로 등을 뚜덕여주며 그 입에다 권연 하나 피어 물리지 않을수 없고 그제서야 녀석이 죽는다고 독약을 먹엇지 뭘 그러슈. 하고 퉁명스리 봉을 띠자 나는 넌덕스러운 그의 소행을 아는지라 왜 하고 성급히 그 뒤를 채우첫다. 잠시입을 삐죽이 내밀고 세상 다 더럽단 듯이 삐쭈거리드니 은근히 하는 그말이 두꺼비놈이 제 수양조카딸을 어느틈엔가 꿰차고 돌아치므로 옥화가 이것을 알고 는 눈에 쌍심지가 올라서 망할자식 나가 빌어나 먹으라고 방추로 뚜들겨 내쫓앗 드니 둘이 못살면 차라리 죽는다고 저렇게 약을 먹은것이라하고 에이 자식두 어 디 없어서 그래 수양조카딸을 하기에 이와 그런걸 어떻거우 그대루 결혼이나 시 켜주지 하니까 그게 무슨 말슴이유 하고 바루 제일같이 펄쩍뛰드니 채선이년의 몸둥이가 인제 앞으로 몇천원이 될지 몇만원이 될지 모르는 금덩어리같은 계집 앤데 온.. 하고 넉살을 부리다가 잠간 침으로 목을 추기고 나서 그리고 또 일곱 째야요 머처럼 수양딸로 데려오면 놈이 꾀꾀리 주물러서 버려놓고 하기를 이렇 게 일곱 하고 내코밑에다 두손을 디려대고 똑똑이 일곱 손가락을 펴 뵈는 것이 다. 그럼 무슨 약을 먹엇느냐고 물으니까 그건 확실히 모르겟다 하고 아까 힝하 게 자전거를 타고 나가드니 아마 어디서 약을 사가지고 와 둘이 얼러먹고서 저 렇게 자빠진듯하다고 그러다 내가 저게 정말 죽지나 않을가 겁을집어먹고 사람 의 수액이란 알수없는데 하니깐 뭘이요 먹긴좀 먹은듯하나 그러나 온체 알깍쟁 이가 돼서 죽지 않을만큼 먹엇을테니까 염녀없어요 하고 아닌밤중에도 두들겨 깨워서 우동을 사오너라 호떡을 사오너라하고 펄쩍나게 부려는먹고 쓴 담배하나 먹어보라는 법 없는 조녀석이라고 오랄지게 욕을 퍼붓는다. 나는 모두가 꿈을 보는 것 같고 어리광대같은 자신을 깨다랏을 때 하 어처구 니가 없어서 벙벙히 섯다가 선생님 누굴 만나러 오섯슈. 하고 대견히 묻기에 나 도 펴놓고 옥화를 좀 만나볼가해서 왓다니까 흥 하고 콧등으로 한 번웃드니 응 즈이끼리 붙어먹는 그거 말슴이유 이렇게 비웃으며 내 허구리를 쿡 찌르고 그리 고 곁눈을 슬쩍 흘리고 어깨를 맛부비며 대드는 냥이 바루 느믈러든다. 사람이 볼가봐 내가 창피해서 씨러기통께로 물러스니까 저도 무색한지 시무룩하야 노려 만보다가 다시 내옆으로 다가서서는 제 뺨따귀를 손으로 잡아다녀 보이며 이래 뵈도 이팔청춘에 한창 피인 살집이야요 하고 또 넉살을 부리다가 거기에 아무 대답도 없으매 이 망할것이 내 궁뎅이를 꼬집고 제얼골이 뭐가 옥화년만 못하냐 고 은근히 훅닥이며 대든다. 그러나 나는 너보다는 말라꾕이라도 그래도 옥화가 좋다는 것을 명백히 알려주기 위하야 무언으로 땅에다 침 한 번을 탁 뱉아던지 고 대문으로 들어슬랴 하니까 이게 소맷자락을 잡아다니며 선생님 저 담배 하나 만 더 주세요. 나는 또 느믈려켯구나. 생각은 햇으나 성이가셔서 갑채로 내주고 방에 들어와 보니 아까와 그풍격이 조곰도 다름없고 안에서는 여전히 동이 깨지 는 소리로 게걸게걸 떠들어댄다. 한시간후에 꼭 좀 오라든 놈의 행실을 생각하면 괘씸은 하나 체모에 몰리어 두꺼비의 머리를 흔들며 강형강형 정신을 좀 채리슈 하여도 꼼짝 않드니 약 시 간반가량 지나매 어깨를 우찔렁거리며 아이구 죽겠네 아이구 주겠네.. 연해 소리 를 지르며 입코로 먹은 음식을 울컥울컥 돌라놓는다. 이놈이 먹기는 좀 먹엇구 나 생각하고 등어리를 두드려주고 잇노라니 얼마 뒤에는 웃묵에서 채선이가 마 자 똑같은 신음소리로 똑같이 돌르고 잇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되면 나는 즈 들 치닥거리하러 온것도 아니겟고 너머 밸이 상해서 한구석에 서서 담배만 뻑뻑 피고 잇자니 또 미다지가 우람스리 열리고 이번에는 나들이옷을 입은채 옥화가 들어온다. 아마 노름을 나갓다가 이 급보를 받고 다라온 듯 싶고 하도 그리든 차라 나는 복장이 두군거리어 나도 모르게 한거름 앞으로 나갓으나 그는 나에게 관하얀 일절 본척도 없다. 그리고 정분이란 어따 정해놓고 나는것도 아니련만 앙칼스러운 음성으로 이놈아 어디 게집이 없어서 조카딸허구 정분이 나 하고 발 길로 두꺼비의 허구리를 활발히 퍽 지르고 나서 돌아스드니 이번에는 채선이의 머리채를 휘어잡는다. 이년 가랑머릴 찢어놀년 하고 그 머리채를 들엇다 놓앗다 몇번 그러니 제물콧방아에 코피가 흐르는 것은 보기에 좀 심한 듯 싶고 얼김에 달겨들어 강선생 좀 참으십쇼 하고 그 손을 확 잡으니까 대뜸 당신은 누구요 하 고 눈을 똑바로 뜬다. 뭐라 대답해야 좋을지 잠시 어리둥절하다가 이내 제가 리 경홉니다 하고 나의 정체를 밝히니까 그는 단마디로 저리 비키우 당신은 참석할 자리가 아니유 하고 내손을 털고 눈을 흘기는 그 모양이 반지를 받고 실레롭다 생각한사람 커녕 정성스리 띠인 나의 편지도 제법 똑바루 읽어줄 사람이 아니 다. 나는 고만 가슴이 섬찍하야 뒤로 물러서서는 넋없이 바라만보며 따는 돈이 중하고나 깨닷고 금덩어리같은 몸둥이를 망처논 채선이가 저렇게까지 미울것도 같으나 그러나 그 큰 이유는 그담 일년이 썩 지난 뒤에서야 알은거지만 어느날 신문에 옥화의 자살미수의 보도가 낫고 그까닭은 실연이라해서 보기 숭글숭글한 기사엿다. 마는 그 속살을 가만히 디려다보면 그렇게 간단한 실연이 아니엇고 어떤 부자놈과 배가 맞어서 한창 세월이 좋을 때 이놈이 고만 트림을 하고 버듬 이 나둥그러지므로 게집이 나는 너와 못살면 죽는다고 음포로 약을 먹고 다시 물어드린 풍파이엇든바 그때 내가 병원으로 문병을 가보니 독약을 먹엇는지 보 제를 먹엇는지 분간을 못하도록 깨끗한 침대에 누어 발장단으로 담배를 피는 그 손 등에 살의 윤책이 반드르하엿다. 그렇게 최후의 비상수단으로 써먹는 그 신 승한 비결을 이런 루추한 행낭방에서 함부로 내굴리는 채선이의 소위를 생각하 면 콧방아는 말고 빨고 잇든 권연불로 그 등어리를 짖은 그것도 무리는 아닐 것 이다. 그렇다 하드라도 자정이 썩 지나서 얼만치나 속이 볶이는지는 모르나 채 선이가 앙카슴을 두손으로 죄뜯으며 입으로 피를 돌름에는 옥화는 허둥지둥 신 발채 드나들며 일변 즈 부모를 부른다. 어멈을 시키어 인력거를 부른다. 이렇게 눈코뜰새없이 들몰아서는 온집안식구가 병원으로 달려가기에 바뻣다. 그나마 참 례못가는 두꺼비는 빈방에서 개밥의 도토리로 끙끙거리고 그꼴을 봐하니 가여운 생각이 안나는 것도 아니나 그러나 즈 집에서는 개돼지만도 못하게 여기는 이놈 이 제말이면 누의가 끔뻑한다고 속인 것을 생각하면 곧 분하고 나는 내분에 못 이기어 속으로 개자식 그렇게 속인담. 하고 손등으로 눈물을 지우고 섯노라니까 여지껏 말 한마디없든 이놈이 고개를 쓰윽 들드니 리상 의사좀 불러주슈 하고 슬픈 낯을 하는 것이다. 신음하는 품이 괴롭기도 어지간히 괴로운 모양이나 그 보다도 외따로 떠러저서 천대를 받는데 좀 야속하얏음인지 잔뜩 우그린 그울상 을 보니 나도 동정이 안가는 것은 아니다 마는 그러나 내생각에 두꺼비는 독약 을 한섬을 먹는대도 자살까지는 걱정없다. 고 짐작도하엿고 또 한편 즈 부모누 의가 가만잇는데 내가 어쭙지않게 의사를 불러댓다가는 큰코를 다칠듯도 하고해 서 어정정하게 코대답만 해주고 그대로 섯지 않을수 없다. 한 서너번 그렇게 애 원하여도 그냥만섯으니까 나종에는 이놈이 또 골을 벌컥 내가지고 그리고 이건 어따 쓰는 버릇인지 너는 소용없단 듯이 손을 내흔들며 가거라 가 가.. 하고 제 법 해라로 혼동을 하는데는 나는 고만 얼떨떨해서 간신이 눈만 끔벅일뿐이다. 잘따저보면 내가 제손을 붙들고 눈물을 흘려가면서 누의와 좀 만나게 해달라고 애걸을 하엿을 때 나의 처신은 잇는대로 다 잃은듯도 싶으나 그 언제이든가 놈 이 양돼지같이 띵띵한 그리고 알몸으로 찍은 제사진 한 장을 내보이며 이래뵈도 한때는 다아 하고 슬몃이 뻐기든 그것과 겸처서 생각하면 놈의 행실이 번이 꿀 쩍찌분한 것은 넉히 알수잇다. 입때까지 잇은것도 한갓 저때문인데 가라면 못갈 줄 아냐 싶어서 나도 약이 좀 올랏으나 그렇다고 덜렁덜렁 그대로 나오기는 어 렵고 생각다 끝에 모자를 엉거주춤이 잡자 의사를 불르러 가는 듯 뒤를 보러 가 는 듯 그 새 중간을 채리고 비슬비슬 대문밖으로 나오니 망할 자식 인전 참으로 느구 안논다. 하고 마치 호랑이굴에서 놓진 몸같이 두 어깨가 아주 가뜬하다. 밤 늦은 거리에 인적은 벌서 끊겼고 쓸쓸한 골목을 휘돌아 황급히 나올랴 할 때 옆 으로 뚫린 다른 골목에서 기껍지않게 선생님 하고 거름을 방해한다. 주무시고 가지 벌서 가슈 하고 엿먹는 거기에는 대답않고 어떻게 ㄷ느냐고 무르니까 뭘 호강이지 제깐년이 그렇잖으면 병원엘 가보 하고 내던지는 소리를 하드니 시방 약을 먹이고 물을 집어넣고 이렇게 법썩들이라하고 저는 지금 집을 보러가는 길 인데 우리 빈 집이니 가치 가십시다. 하고 망할게 내팔을 잡아끄는 것이다. 이 렇게도 내가 모조리 처신을 잃엇나. 생각하매 제물에 화가나서 그손을 획 뿌리 치니 이게 재미잇단 듯이 한 번 빵긋웃고 그러나 팔꿈치로 나의 허구리를 쿡 찌 르고나서 사람괄세 이렇게 하는거 아니라고 괜스리 성을 내며 토라진다. 그래도 제가 아수운지 슬쩍 능치어 허리춤에서 내가 아까 준 담배를 끄내어 제입으로 한 개를 피어주고는 그리고 그 잔소리가 선생님을 뚝 꺽어서 당신이라 부르며 옥화가 당신을 좋아할줄 아우 발새에 낀 때만도 못하게 여겨요. 하고 나의 비위 를 긁어놓고나서 편지나 잘 받아ㅂ으면 좋지만 그것두 체부가 가저오는대로 무 슨 편지구간 두꺼비가 먼저 받아보고는 치고치고 하는것인데 왜 정신을 못채리 고 이리 병신짓이냐고 입을 내대고 분명히 빈정거린다. 그렇다 치면 내가 입때 옥화에게 한 것이 아니라 결국은 두꺼비한테 사랑편지를 ㅆ구나 하고 비로소 깨 다르니 아무것도 더 듣고 싶지 않어서 발길을 돌리랴니까 이게 콱 붙잡고 내손 에 끼인 먹든 권연을 쑥 뽑아 제입으로 가저가며 언제 한 번 찾어갈테니 노하지 않을테냐 묻는 것이다. 저분저분이 구는 것이 너머 성이가셔서 대답대신 주머니 에 남엇든 돈 삼십전을 끄내주며 담배값이나 하라니까 또 골을 발끈 내드니 돈 을 도루 내양복 주머니에 치뜨리고 다시 조련질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에이 그럼 맘대로 해라. 싶어서 그럼 꼭 한 번 오우 내 기다리리다. 하고 좋도록 떼놓은 다음 골목밖으로 불이나게 나와보니 목노집 시계는 한점이 훨썩 넘엇다. 나는 얼빠진 등신처럼 정신없이 나려오다가 그러자 선뜻 잡히는 생각이 기생이 늙으면 갈데가 없을 것이다. 지금은 본체도 안하나 옥화도 늙는다면 내게 밖에 는 갈데가 없으려니 하고 조곰 안심하고 늙어라 늙어라 하다가 뒤를 이어 영어 영어 하고 나오나 그러나 내일 볼 영어시험도 곧 나의 연애의 연장일것만 같아 서 예라 될대로 되겟지 하고 집어치고는 퀭한 광화문 큰거리를 한복판을 나려오 며 늙어라 늙어라 고 만물이 늙기만 마음껏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