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엘루트 번역본입니다 하신분은 레이스넷 동인게임 번역계시판의 "아라라" 님이시니 퍼갈려면 그분의 허락을 맡으시길바랍니다 ----------------------------- ---------가을 여름 의 잔영이 사라져버린 10월중순의 목요일. 나 토노 시키는, 8년간의 긴 시간만에 친가에 돌아오게 되었다. [시키, 서두르세요. 언제나의 등교시간에 늦어 버리고 말아요.] 부엌에서 케이코씨의 목소리가 들렸다. [예, 지금 나가요-!] 큰목소리로 대답하고, 지금까지 자신이 거주했던 아리마가의 한방에다 손을 모았다. [그럼 갈께. 팔년간, 신세졌어.] 팡팡, 거리며 양손을 마주친뒤. 가방하나만 든채, 그동안 익숙해졌던 건물을 뒤로 했다. 현관을 나와, 아리마가의 저택을 돌아본다. [시키] 현관까지 나온 케이코씨는, 금방이라도 울듯한 눈으로 나의 이름을 불렀다. [다녀오겠습니다. 어머니도 건강하세요.] 더는 돌아오지 않을거면서 다녀오겠습니다, 라고 말하는것은 이상했다. 이이상, 가족으로써 이집의 문턱을 넘을 일은 없을 테니까. [지금까지 신세를 졌습니다. 아버지께도 안부를 전해주십시요.] 케이코씨는 단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8년간-------------나의 어머니였던 사람은, 너무나 슬픈눈을 하고 있다. 이 사람의 그러한 얼굴, 지금까지 본적이 없다고 생각한다. [토노가의 생활은 큰일이지만, 정신차려야 해요. 넌 몸이 약하니까, 너무 무리를 하지 말아주세요.] [괜찮아요, 8년동안 보통사람의 수준의 건강한 몸으로 돌아왔어요. 이렇게 보여도 건강하다구요, 내몸은] [에에, 그랬었지요. 그래도 토노의 방식은 모두가 다른 사람들일 테니까, 시키가 열외되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케이코씨가 한말은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는 것이다. 오늘부터 내가 거주해야할 집은, 저택이라고 부르는 시대착오적인 건물이다. 살아갈 집도 멋지고, 집안도 굉장하다고 불리는 명가에, 실제 몇개인가의 회사의 주주로 있다. 자세히 말하자면, 8년전에 장남이라고 하는나--토노시키를 친척인 아리마가에 맡긴, 나에게 있어 진짜 집이기도 하다. [그래도, 이제 결정한 일이니까.] 그래, 이미 결정한 일이었다. [......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지금까지 신세졌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시한번 말하며, 8년간 머물렀던 아리마가를 뒤로 했다. [--------------하아] 아라마가로 부터 나와, 언제나의 통학로로 나왔지만, 기분은 무거웠다. -----------8년전. 보텅이라면 죽었을, 그런 중상으로 부터 회복한 나는, 친가인 토노가로부터 분가해나온 아리마가에 맡겨졌었다. 나는 9살까지는 진짜 양친의 집이라 할수 있는 토노가의 저택에서 자랐었고, 그후8년간, 고등학교 2학년이된 지금까지 친척인 아리마가에서 자랐었다, 는것이 되지. 중간연습이라는 형태로 아리마가에 맡겨진 생활은, 지극히 평범한것이 었다. 그때---------이별할때 선생님이 말했던것 처럼 특별한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나또한 선생님이 준 안경을 쓰고 있는한 [선]을 볼일이 없다. 토노시키의 생활은, 정말로 평범하게. 굉장히 평온한 채로, 느긋하게 흘러가고 있다. .....바로 어제. 지금까지 의절이나 다름없이 놓아도었던 나에게, [오늘까지 토노가에 돌아오도록] 이라는 토노가당주로 부터의 말씀이 와있었다. [하아-------------] 다시 한숨이 나왔다. 실은, 교통사고가 일어나 입원하기 이전까지, 나는 시키가와는 잘 어울리지 못했다. 행의작법같은 귀찮은 저택의 생활이 아이의 마음에는 시시한 것으로 생각되어 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리마가에 맡겨진다, 는사실을 아버지에게 들었을때, 별로 저항도 하지 않고 의붓아들이 되었다. 결과는, 굉장히 좋았다고 생각한다. 아리마가의 사람들과는 잘 해나갈수 있었고, 의붓어머니인 케이코씨와도, 의붓아버지인 모미시씨와도 친자처럼 지냈었다. 한층더 일반적인 따뜻한 가정을 동경하던 무렵도 있었고, 토노시키는 아리마가의 진짜 아이처럼 자라났었다. 그것을 후회한적은 없었따. .......오직 한번. 1년 연하의 여동생을 토노가에 남겨두고 왔었던, 그때 이외에는. [......아키하녀석, 나한테 화나있을려나] 그렇다고 할까, 화가 나있는것이 당연한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 엄청나게 넓은 저택에 혼자가 되어, 딱딱한 얼굴의 아버지의 곁에서 자라난것이다. 아키하가 급하게 밖으로 도망쳐버린 나에관한 것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는 쉽게 상상이 간다. [.......하아] 한숨을 쉬어도 아무 소용이 없다. 이제는 될대로 되라는 식이다. 오늘, 학교가 끝나면 8년만에 본가로 돌아간다. 거기서 무엇이 기다로고 있는가는 신만이 알수 있는 것이다. [그런거지. 그리고 지금은 좀더 절박한 문제가 있지] 손목시계는 7시50분을 가르키고 있다. 우리 고등학교는 8시정각에 홈룸이 시작되어, 8시 가지 교실에 있지 않으면 지각이 결정되어 버린다. 가방을 끌어안고, 학교까지 달리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하아-----------] 도착했다. 집에서 학교까지 실제로 10분정도. 육상부가 스카웃하지 않는것이 신기할정도로 좋은 시간을 내면서, 뒷문으로 부터 교정으로 들어왔다. [.....그런가. 뒷문으로 부터 들어오는것도 오늘이 마지막인가] 위치적으로 아리마가와 토노가는 학교를 사이에 두고 정반대의 장소에 있다. 아리마가는 학교의 뒷편에, 토노가의 저택은 학교의 정문방향에. 자연스레, 내일부터의 등교는 뒷문이 아닌 정문이 되는 것이다. [이곳의 고요한 분위기, 정말 좋아했었는데 말이지] 어째서인지 우리학교의 뒷문은 인기가 없어서, 사용하는 사람은 나를 포함해 10명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소덕분에, 뒷뜰은 아침저녁 가릴것 없이 조용한, 인기없는 장소가 되어있다. 캉, 카카, 캉 .......그래서일까. 작은새의 지저귐에 섞이어, 망치소리까지 확실히 들을수 있는것은. [망치소리-------라, 에.......?] 캉, 카, 카캉, 카콩. 어정쩡하게 리드미컬한 톤의 음이 었다. 위치를 보아하니 안뜰쯤일까. [.................] 뭐지. 홈룸까지는 앞으로 10분도 남아있지 않다. 돌아갈수는 없지만, 왠지 신경쓰여. 여기는------------- 2. ......무언가 신경쓰여. 그아이를 보러간다. 안뜰을 향해서 걸어가니, 소리의 정체는 금방 판명되었다. 안뜰에 있는 가로수 길의 도중. 망치와 못을 들고, 한 명의 여학생이 웅크리고 앉아서 작업을 하고 있다. [............] HR 시간까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 여학생은 뭘 하고 있는거지. [──혹시, 시계를 가지고 있지 않은건가.] 일단, 지금은 단계에서는 그런 추리밖에 성립되지 않는다. ......보게 된 이상, 무시하는건 도리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 놀라지 않게, 조용히 다가가서 말을 걸기로 했다. [저기, 조금 있으면 HR 시간인데.] [네?] 웅크리고 있던 여학생이 얼굴을 들었다. 제복에는 3학년을 나타내는 색깔의 리본이 있었다. [.........] 상급생인 여학생은, 망치를 든 채로 계속 이쪽을 보고 있다. [아───저기] 안경 너머 여학생의 눈동자는, 끌려 들어갈 것 같이 바로 앞을 보고 있다. 뭐랄까, 말을 건 것이 미안할 정도로 진지한 눈동자. 보면 그녀가 향하고 있는 울타리는 썩을되로 썩어서, 더이상 쓸수 없을 정도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학교 뒷뜰의 손질은 정말 지독한 것이었다. 울타리는 한 번도 수리하지 않은 채로, 화단도 계속 방치되어 있었다. 교사들은 연말 대청소에 학생들에게 정리하게 할 예정인 것인지, 여름 때 부터 수리공을 부르지도 않았었다. ──그럼, 상황은 일목요연 하였다. 그녀는 망치와 못을 들고, 깨끗한 교복이 더러워 지는 것도 신경쓰지 않고. 부서진 울타리의 수리를 하고 있던 거겠지. 본적이 없는 상급생의 뺨에는 땀이 흐르고, 어떻게든 진지하게 망치를 휘두르고 있는것이 보인다. ......다만 내가 아는 한, 이 학교에 이렇게 공동물을 수리하는 그런 서클 같은것은 없을 터이다. [저기, 뭔가요?] 흘러내린 안경을 다시 고쳐쓰며, 상급생을 나에게 물었다. [아니, 대단한 건 아니지만. 단지 뭘하고 있는걸까 하고 생가했을 뿐이니까.] [엣또, 보시는 바와 같이 울타리를 고치고 있는 중이에요,] 응, 그건 보면 알아. [아니, 그게 아니라. 왜 그런 일을 하고 있는걸까 하고. 이런거 그냥 놔두면 업자가 알아서 고쳐줄거잖아.] 그런 말을 하니, 안경을 쓴 상급생을 아하하, 하고 부끄러운 듯이 웃었다. [저, 이렇게 흩어져 있는것을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에요. 뭐랄까, 저, 그냥 놔둘수가 없어서.] 그냥 둘수 없으니까 자신이 고치고 있는것 같다. [......] 뭐라고 할까, 이상한 선배이다. [그래서 자신이 고치는 것은 이상하다고 생각해. 흩어져 있는게 신경 쓰인다면 안뜰에 오지 않으면 되잖아.] [그렇지만, 제 교실은 저기에요.] 선배는 안뜰을 마주보고 있는 2층 교실을 가리켰다. [게다가 창문 쪽 자리니까, 안뜰의 모습을 금방 알수 있어요. .....뭐어, 항상 어떻게든 참고 있었는데, 오늘 아침 자리에 앉았더니 놀랬어요. 이 부근의 울타리가 모두 쓰러져 있었어요.] 너무한 이야기죠. 하며 선배는 표정이 어두워 졌다. ......화내고 있는 건가, 뭐랄까, 진지하게 화내고 있는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서 말이에요, 조금은 망설였지만, 생각 난 김에 서무실에서 도구를 빌려 고치자라고 정했어요.] 이상, 설명은 끝이에요. 그런 멍청한 인사를 하고서는, 선배는 다시 깡, 깡 하고 망치질을 시작했다. [.....이야기는 알겠는데, 어쨌든 거기까지 하는게 어때? 아침 HR까지 5분 밖에 없고, 이만큼 부서지면 학교에서 알아고 고쳐줄거라고 생각해.] [설마!] 꽉, 하고 망치를 쥐고는, 안경 쓴 상급생은 붕붕 하고 얼굴을 내 저었다. [이대로 수업이 시작되어도, 신경이 쓰여서 집중을 할수 없어요. 수업 내용 같은건 횡설수설이 되어서, 선생님에게 『거기, 어딜 보는거야』 하고 화내실게 뻔해요.] 선배는 망치를 쥔 채로 역설한다. [.....뭐. 확실히 다른데 보고 있가다는 화내겠지, 그건.] [그렇죠? 그러니까 지금 할수 밖에 없어요.] 그렇게 말하고, 선배는 익숙치 않은 솜씨로 수리작업을 계속 한다. 깡깡, 하고 망치가 나무를 치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보면, 부서져있는 울타리의 수는 한, 두개가 아니었다. 그런 솜씨의 상급생 혼자서는 전부 고칠때 까지 얼마가 걸릴지 예측할 수가없다. (딩동댕동~ 종소리) 더해서, 예령까지 울렸다. [.....1교시가 시작됐구만.] 아아, 이렇게 된 이상 어떻게 되도 난 몰라. 말없이 앉아서, 울타리의 수리작업을 돕기 시작했다. 막상 돕고보니, 수리는 그리 대단한 것을 아니었다. 안경 쓴 상급생은 서투면서도 요령은 있는 사람이어서, 능숙하게 작업을 해 나갔기 때문이다. 선배는 몸의 움직임도 척척 해내는 것이, 보고 있는 쪽도 기분이 좋아질 정도로, 뭐라고 할까, 느낌이 좋은 사람 이었다. ....그렇게 정신 차리고 보니, 고칠 울타리는 한 개가 남아있었다. 그로 부터 30분 정도 지났다. 이 이상은 딴 길로 샐수도 없도, 한 개라면 선배 혼자서도 문제 없겠지. [그럼, 나는 여기서.] 일어서서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냈다. 안경 쓴 상급생은 나와 같이 일어나서, 아까 처럼 셰속 이쪽을 보고 있다. [............?] 핫. 그러고보니, 이 선배는 누구지. 이상한 행동을 하고 있어서 생각도 하지 않았지만, 냉정해져서 다시 보니 이 사람은 미인이라고 생각한다. 이 정도로 미인이라면 남학생들 사이에서 『3학년에 안경이 어울리는 미인이 있어』하는 이야기가 흘러다닐 것 같은데. [저기─────나, 갈테니까. 선배도 적당히 하는 편이 좋을거라 생각해.] 네, 하고 그녀는 솔직하게 끄덕였다. .....그 쪽에 연상인데도, 왠지 후배를 대하는 것 같다. [고마웠어요. 도와 주어서 기뻣어요.] 꾸벅, 그녀가 인사를 했다. [그럼 쉬는 시간에 인사하러 갈게요. 아, 손은 확실히 씻고 가야해요, 토노군] [선배도] 손을 들어 인사하고는 걸어갔다. ─────잠깐. [.....아레? 나, 선배와 전에 만난적이 있었나?] 멍한 얼굴로 나는 안경 쓴 상급생을 손으로 가리켰다. 선배는 에에! 하고 놀라면서 힘없이 얼굴이 어두워졌다. [토노군, 절 기억하지 못하는 거군요.] [────?] 기억하지 못하다니, 아니, 그런 건 아니라고 생각해. 이렇게 미인과 무슨 일이 있었다면, 잊어버리는게 이상하다고 생각하는데.... [..............에또.............] 그녀는 원망스럽다는 듯이 아래에서 쳐다보고 있다. 저 눈동자는, 어딘가 기억에 있는.....듯.... .....그러고 보니, 한, 두번 어디선가 인사를 나눈적이 있었.....던가? [──────시엘 선배, 였나?] 조심조심 그녀의 이름을 말했다. [네, 기억해 주어서 다행이네요. 토노군, 멍 해서 잊어버린 것 같았으니까.] .......멍해 있을 예정은 없었지만, 사실 잊어버리고 있었으니 어쩔수가 없다. [그럼 나중에 봐요. 괜히 불러 세운것 같아서 미안해요.] 시엘 선배는 한 번더 꾸벅 하고 인사를 했다. 그걸 멍하니 바라보고는, 어딘가 마음에 걸리는게 있었지만 그냥 교사로 걸어갔다. ......교실에 도착할 즈음에는, 1교시가 끝나고 쉬는 시간이 었다. 소란스러운 교실의 틈 사이로 안으로 들어간다. 나의 책상은 창가 쪽 가장 뒷쪽이어서, 터벅터벅 걸어가면 다른 사람의 눈에는 띄지 않는다. 이렇게 몰래 들어가면, 2교시 출석때면 『아아, 토노가 어느새에 와 있어!』 라는, 지루한 수업에 조금은 엑센트릭한 바람은 불게 할수가 있다. ───만, 그 작전은 이번에는 물건너 같것 같다. [요우, 빼먹기대왕. 답지 않은걸, 시간에 정확한 네가 지각을 하다니.] [...................] 하아, 하고 한 숨을 내 쉰다. 모처럼 선배와 단란한 시간을 공유 한 다음인데, 왠지 한 방에 자신의 현실이 내던져진 것 같은 느낌이다. [뭐야, 여전히 피곤한 얼굴 해가지고는. 사람이 가끔은 아침에 왔더니 지각을 하는건 무슨 이유인거야, 너] [.......저기. 무슨 이유이건 간에, 나는 너 때문에 학교에 오는게 아니야.] [뭐어!? 바보같은 소리마, 나는 토노를 위해서 학교에 온다구! 그런거 불공평 하잖아!] [...................] 할 말이 없다. ............매번 생각하는 거지만, 어째서 내가 이런 녀석하고 친하게 된거지. 오렌지색 머리, 귀에는 피어스. 항상 누군가와도 해도 지지 않는 싸움 실력, 척 봐도 알수 있는 나쁜 성격에 반 사회적인 복장. 진학교인 우리 고교 안에서, 홀로 튀는 자유분방한 무법자. 그것이 이 남자, 이누이 아리히코군 인 것이다. [애당초, 너와 나는 중학교 때 부터 친구잖아? 라이벌을 앞에두고 그런 편안한 얼굴을 하면 곧바로 고양이에게 목을 찔린다구!] 아리히코는 정말로 시끄럽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교실안의 시선이 이쪽으로 집중되어서, 모두 『요, 안녕 토노』하고 인사를 해 온다. [......아리히코, 시끄러워. 조용히 교실에 들어와서 아무렇지 않게 다음 수업을 들으려는 이 쪽의 의견을 무시 해가지고는. 첫째 어째서 내가 너와 라이벌 이라는 거냐? 싸움 잘하는 녀석 이라면 다른데에 많이 있으니까, 상관하지 말아줘.] ......뭐어, 확실히 중학교 부터 이쪽, 총 1만엔에 가까운 금액을 빌려 주었으니 적이라고 부르지 않을것도 없지만. [왜 그럴까, 토노는 나한테만 차갑게 대한다니까. 다른 녀석들에게는 성인군자 같은 녀셕이 불공평이다.] [뭐야, 알고 있잖아. 세상에 공평한건 얼마 없다구.] [......하아. 역시 토노는 나에게만 차갑단 말이야.] 과장스럽게 한 숨을 쉬는 아리히코. 별로 이쪽도 아리히코에게 차갑게 대하고 싶지는 않은데, 뭐랄까. 이 녀석과는 이런관계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그것보다 아리히코. 보통은 2교시 때 부터 출석하는 야행성 인간인 네가 아침 부터 출석하다니, 무슨 바람이 분거냐. 잠깐, 상당히 이상해.] [뭐, 나도 그렇게 생각해. 가끔 일찍 일어났다고 1교시 부터 올 곳이 아니지. 학교라는 것은.] [.....뭐, 너의 취미는 관심없어. 내가 듣고 싶은것은 네 녀석이 일찍이 일어난 이유니까] [그건 최근에 뭔가로 소란스러우니까. 밤에는 조용히 자기로 한거야. 토노도 알고 있지, 최근에 연속으로 일어나는 살인 사건 이야기.] ..........연속으로 일어나는 살인 사건........? [───그런가. 그러고 보니 그런 이야기도 있었던가.] 아리히코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이 났다. 조금은 반성. 최근 2,3일 토노의 저택에 돌아가나 안 돌아가나로 고민하던 탓에. 세상 돌아가는 뉴스에 별로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뭐였지, 굉장히 저속한 문구 였는데. 연속엽기 살인사건, 이라던가.] [그것만이 아니야. 피해자는 모두 젊은 여성으로, 2일전 사건으로 8번째 피해자가 나왔어. 그리고 그 전원이────뭐였더라?] 음? 하고 목을 꺄우뚱하는 아리히코. [.............................] 이 녀석에게 물은 내가 잘못이지. [아아, 생각났다! 피해자 전원이 목 부위에 벌 이라는 문자의 흔적이 있었지.] [아니야, 이누이군. 살해당한 사람은 모두, 체내의 피가 모두 없어져 있었다, 지.] [아아, 그래그래. 현대의 흡혈귀 같은걸거야, 그거.] [흐응. 잘 알고 있네, 유키즈카.] [그런거 아니야. 이 거리에서 일어나는 사건인걸, 뉴스를 보면 싫어도 기억 하게 된다고 생각해.] ......그랬었나. 분명히 이웃 거리에서 일어나는 사건 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사이에 이 거리로 옮겨 왔구나. [──뭐, 그런거야 토노. 나라고 해도, 밤 중에 살인범이 돌아다니는 데 놀지는 않아. 그런 이유로 최근에는 성실하게 아침 7시에 일어나는 거야.] [......뭐야, 그런 이유인거야. 진지한 이야기라서 재미 없는걸.] 아리히코를 상대하면서 자리에 앉는다. [뭐아, 냉담하네. 그럼 그건가, 아침부터 빈혈로 쓰러진거냐?] [아니, 오늘 아침은 괜찮아. 걱정해 주는건 고맙지만, 매일같이 빈혈을 일으키면 몸이 남아나질 않는다구.] [아아, 그것도 그렇지. 토노가 괜찮다고 하니까, 괜찮은 거겠지.] (딩동댕동~ 수업 시작종) 하고, 이야기 도중에 예령이 울렸다. [자, 수업 시작한다구. 빨리 자리에 돌아가.] [알겠어. ........참, 그래그래. 오늘 점심은 옥상이 아닌 식당에서 할거니까. 오늘은 특별 게스트를 불렀으니까, 기대하라구.] 이히히, 하고 뭔가 짜고 있는 듯한 웃음을 하면서 아리히코는 자리로 돌아갔다. [그럼, 토노군.] [아───응, 유미즈카도, 같이 이야기 하게해서 미안해.] 탁탁탁, 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유미즈카는 자리로 돌아갔다. .....그런데. 같은 반 친구에 불과한 그녀가 어째서 우리의 회화에 끼어들었는지는 불가사의 였다. 점심 시간이 되었다. 그럼, 어디서 점식 식사를 할까. 1. 교실에 남아서 식사를 한다. 2. 식당에 간다. 3. 복도에 나가서 생각한다. -선택 점심시간의 복도는 혼잡하다. 지금부터 학식에 가려는 학생들, 도시락을 들고 마음데 드는 장소에 발길을 옮기는 학생들. 그런 인파에 섞여서, 학식에 갈까 매점에 갈까 고민해 본다. [...............] 왠지, 자신이 굉장히 시간이 남아도는 사람인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런데서 시간을 낭비할 여유가 있다면 아리히코가 있는 학식으로 가는 편이 좋을것 같다. 학식을 향하여 발걸음을 옮겼다. 그 도중에 어디서 본듯한 사람이 손을 흔들며 달려왔다 [다행이다. 찾고 있었어요, 토노군] [에또......시엘 선배. 안녕하세요.] ───왠지 부끄러워져서, 나도 모르게 인사를 하고 말았다. [네, 안녕하세요. ......,참 나와 토노군, 오늘은 벌써 한 번 만났으니까. 안녕하세요는 맞지 않는것 같네요.] 뭐가 재미있는지, 선배는 부드럽게 웃어 보였다. [엣───아, 응, 그러고보니, 그렇네.] ........더욱 더 부끄러워져서 시선을 돌리면서 어이없는 대답을 했다. ───뭐지. 선배와 이렇게 이야기 하는건 적응이 되어있을 터인데, 오늘은 몹시 허둥지둥 하고 있다. [......토노군? 왠지 침착하지 않은것 같은데, 무슨 급한 일이라도 있나요?] [엣───아니, 별로 그런건 아니지만.] .......아니지만, 왠지 시엘선배의 행동 하나하나에 위화감이 느껴져서 진정이 되지 않는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것보다 선대, 아까 나를 찾았다고 했는데, 무슨 일인가요?] [네. 토노군에게 아침에 있었던 일에 대한 감사를 하려고, 계속 찾았아요.] [.........아침에 있던일에 대한 감사라니.....아아, 안뜰의 그것?] [물론 이에요. 그래서 말인데. 토노군은 지금부터 점심식사 하는 건가요?] [.........하아, 그야 점식 시간에 점심을 먹지 않는 녀석은 거의 없으니까.] [다행이다, 그러면 같이 하죠. 감사 겸 해서 제가 살테니까, 그럼 학식에 갈까요.] [엣────?] 선배는 웃는 얼굴로 그런 말을 하면서, 나의 팔을 잡고 걸어가기 시작했다. .......원래 3학년인 선배가 2학년 교실의 복도에 있는 것 만으로도 눈에 띄는데, 이건 더욱더 주위를 끈다. 웅성웅성, 하고 복도의 학생들의 시선이 나와 선배에게 쏟아진다. [읏....! 자, 잠깐.......! 괜찮아, 그런일 하지 않아도......!] 순간 잡힌 팔을 놓았다. [아, 아침에 그건 그냥 기분에 따라서 한 거니까. 선배가 감사해 할 필요 없어. 일부러 인사 같은거 하지 않아도 돼.] 자신의 얼굴이 빨개져 있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선배에게서 떨어진다. [사양하지 않아도 돼요. 노동에는 보수가 주어지는 것이니까. 토노군 건 제가 살게요.] 라고 말하고는, 선배는 다시 나의 팔을 잡니다. [그러니까 그런게 아니라, 저───] 선배와 함께 있으면 눈에 띄니까 부끄러워, 라는건 말할 수 없어. [자, 빨리가지 않으면 자리가 없어지잖아요. 세세한 건 나중에 들을테니까. 어쨌든 빨리 가죠.] 꽉 하고 팔을 끌면서 선배는 걸어간다. [...............................] 이 이상 복도에서 문답을 하고 있어도, 주위의 시선을 모을 뿐이다. 선배의 의도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식당에 같이 가기로 했다. 식당의 자리는 벌써 거의 다 차있었다. 내가 복도에서 멍하니 있던 시간, 선배와 이야기 하던 시간. 합쳐서 10분 정도 지났으니까, 학식의 자리는 거의 전멸 상태였다. [그럼 제가 줄을 설테니까 토노군은 자리를 확보해 주세요. 아, 그리고 싫어하는 메뉴 같은건 있나요? 있다면 지금 말해 주세요.] [......아니, 없어요. 별로 음식을 가리지는 않으니까.] [알겠어요. 그럼 빨리 갔다 올게요.] 선배는 주문하려고 서있는 사람들 뒤에 줄을 선다. [...............] 이렇게 되면 조용히 얻어 먹을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비어있는 자리가 없어.] 혼잡한 식당을 둘러본다. 이 시간에 두 자리, 그것도 나란히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있을 리가──있다. [................하아] 보기 좋게 둘도 아니 세 ,네 자리가 비어있는 테이블이 있다. 거기에 앉아있는 학생은 하나 뿐이고, 그녀석도 자리를 찾아 두리번 거리는 나를 본 모양이다. [이요우, 토노!] 라며, 손을 붕붕 흔드는 학생은, 머리를 오랜지 색으로 물들인 클래스 메이트이다. [..................] 머리 아파. 하지만 다른데에는 비어있는 자리도 없고, 어쩔수 없이 손을 흔들고 있는 친구가 있는 테이블로 걸어갔다. [늦어. 오늘은 특별 게스트를 부르니까 빨리 오라고 말했는데, 뭐하고 있는거야 네 녀석은.] 아리히코는 얼굴을 마주하자 마자 불평을 한다. [아아, 그러고 보니 그런말 했었지. 그래, 그 특별 게스트는 누구야.] [음, 그게 말이지. 어제 확실히 약속을 했었는데, 오늘 아침에 거절 당했어. 『인사를 하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 오늘 점심은 바뻐요.』라면서.] 치카라 우동을 먹으면서, 이리히코는 유감인 듯이 그렇게 말했다. [...............인사를, 하고싶은 사람.] 왠지, 이 말에 끌리는게 있다. [아리히코. 그 특별 게스트라는게, 혹시 3학년?] [오우!?] 부들 하고 몸을 떠는 이리히코. [그리고 안경을 쓰고, 활발한 여자?] [오오우!?] 부들부들 진동하는 아리히코. ..........주위의 테이블의 학생들은 도망치듯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에, 에스퍼.......?] 아리히코는 조심조심, 사람을 손으로 가리킨다. [아니, 그런건 아니지만 말이야. 저.....] [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자리, 있어서 다행이네요 토노군.] 저기에. 웃는 얼굴로 은 쟁반을 들고 선배가 왔다. [읏.............!] 눈을 크게 뜨고 놀라는 아리히코. [어머? 이누이군, 우연 이네요.] 빙긋이 웃으면서, 선배는 자리에 앉았다. [아────우] 알아들을 수 없는 대답을 하는 아리히코 [받아요 토노군. 오늘은 염려말고 많이 먹어요.] 빙긋이 웃는 얼굴을 이제 와서 떨쳐 버릴수도 없는 일이다. [아........응, 그럼 잘 먹겠습니다.] .......옆에서 멍하게 있는 아리히코의 시선을 받으면서 자리에 앉는다. 선배는 내 앞 자리에 아리히코는 내 옆이라는 위치관계. [그럼, 잘 먹겠습니다.] 팡, 하고 손을 모으고는 선배가 가져온 쟁반에 눈을 돌렸다. 그곳에 있는 메뉴는 카레 라이스와 카레 라이스와 카레 우동 이었다. [.....................] 잠깐, 잘 모르겠어. [에또, 선배.....?] [네? 무슨 일이에요 토노군] [아니, 이거───어떻게 된거죠.] [어떻게 라니, 토노군과 저의 점심 이잖아요. 그 말고 뭐로 보이나요?] [......뭐 라니, 카레 밖에 보이지 않는데..........] [네, 카레 에요.] 선배는 기쁜듯이 웃었다. .....그러니까, 문제는 카레 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메뉴, 세 개가 있네요.] [물론 이에요. 토노군은 남자니까. 많이 먹어두지 않으면. 저는 하나만 있어도 되니까, 좋아하는 걸 골라 주세요.] [...........아, 응. 그럼 카레 라이스와, 카레 우동으로 할게.] .......라기 보다는. 그 이외의 조합은 지옥적이다. [남기지 말고 먹어주세요. 토노군 가리지 않는다고 했으니.] [───────] .......선배의 웃음에 악의 같은건 없었다. 결국 이건, 농담이나 장난 같은게 아니라 한 점 부끄러움 없이 퍼펙트한 선의 인것 같다. [.........네, 잘 먹겠습니다.] 포기하고, 어쨌든 카레 라이스에 스푼을 댄다. ────하니. [토노군!!!!!] 옆에서, 죽어있던 남자가 재생의 생음을 질렀다. [너라는 녀석은 언제까지 친구인 나를 무시할 예정이냐!] 퍽, 하고 아리히코의 팔꿈치가 내 옆구리를 친다. [에........? 이누이군, 토노군과 아는 사이 인가요?] [당연히 아는 사이죠, 중학교 때 부터 매우 친했었다구요, 우리들] 탕, 테이블을 치면서 역설하는 매우 친한 친구. [그랬었나요. 그러니까 말이에요, 제가 오늘 아침에 신세를 진게 토노군 이에요.] [그렇습니까. 뭐야, 이름이라고 알려 주었다면 이 쪽에서 토노를 끌고 왔었을 텐데. ........그래서, 이녀석이 뭘 도와 주었습니까?] [네, 울타리의 수리를 도와 주었어요.] [네? 장의(粧儀)의 수리?] 괴상한 얼굴을 하고 있는 아리히코. ......뭐, 확실히 장의의 수리 같은걸 도운 날에는 무슨 일인가 하고 생각하겠지. [아니에요, 울타리의 수리에요. 정말, 밥을 먹는데 무서운 이야기는 하지 말아주세요.] 화내는 모습이 푼푼, 하는 사음이 어울리는 듯한 시엘선배. ......뭐랄까, 보고있어도 질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울타리의 수리 라니.......아아, 안뜰의 울타리 말인가. 또, 선배는 그런것 좋아하네요. 그런일 너무 해도 교사들이 괜히 떠 맡기니까. 그만 두는것이 좋아요.] [괜찮아요, 제가 좋아서 하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선생님들도 확실히 학교를 생각하고 있으니까, 그런 말 하는건 안 좋다고 생각해요.] ........두 사람의 대화의 내용은, 이 쪽은 알아 듣기가 힘들다. [선배, 설마 보통 때도 그런 일을 하는 거야?] [오우. 뭐야 토노 모르는거야. 시엘 선배라고 하면 생도회장의 그림자 라고 불릴 정도로 편리한 사람이라구.] [아니, 나는 선배에게 물어봤는데. 뭐 상관 없지만....뭐야, 생도회장의 그림자 라니.] 강해? 라고 눈짓으로 물어본다. 음, 하고 크게 끄덕이는 아리히코. [강해. 이름 뿐인 생도회 하고는 다르게, 선배에게 부탁하면 무엇이든지 해결해준다 라고 할 정도로 완벽한 3학년이다. 1학년에는 팬 클럽까지 있고, 교사들도 무슨 일이 일어나면 『시엘에게 상담하면 돼.』라고 할 정도의 상태니까. 지금은 선배가 뭘 하더라도, 불평 할 교사도 없을 정도이다.] 아리히코는 자신의 일 인듯 자랑스럽게 이야기 한다. [헤에. 굉장한 사람 이었구나, 시엘 선배는. 우리 학교의 교사에게 부탁을 받다니, 굉장한 일이야, 그거.] 감탄하면서 시엘 선배를 본다. [아, 네. 저, 고마워요.] .........뭣이 부끄러운지, 선배는 얼굴이 빨개졌다. 선배는 달그락달그락 스푼으로 카레 라이스를 휘젓고 있다. 쑥쓰러워서 그런것 같은데, 그걸로 이쪽도 눈 앞에 있는 적을 생각해 냈다. 카레 라이스 만이라면 괜찮다만, 그 후 카레 우동이 문제인 것이다. 의사 선생님이 음식을 너무 많이 먹으면 안 된다고 충고 하셨지만, 이 상황에서는 어쩔수 없기에 그냥 카레 라이스를 먹기 시작했다. ...........우걱우걱. 어쨌든 하나를 다 먹으려고, 카레 라이스에 모든 힘을 쏟았다. 그 사이 선배와 아리히코는 자신들의 집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있다. 아리히코에게 부모님이 없다는 건 알고 있지만, 선배도 혼자 살고 있는 것 같다. 선배의 아파트는 학교에서 가까운 것 같다. 큰길과 공원의 사이 정도 인가. [흐응. 그럼 토노군은 어디쯤에 살고 있나요?] [에?] 말없이 카레 라이스를 먹고 있던 내 얼굴을 보면서, 선배는 당돌하게 관련성 없는걸 묻는다. [어디쯤 이라니.......왜 그런걸 묻는 건가요, 선배는.] [토노군, 제 집이 있는 장소 들었죠? 그런데 나만 토노군의 집을 모르는건, 불공평 하다고 생각해요.] [불공평 이라니, ────별 것도 아닌걸 신경쓰네, 선배는.] [별 것도 아닌게 아니에요. 어디에 살고 있는지 모르면, 무슨 일이 있었을 때에 문병을 갈수가 없잖아요.] 카레 라이스를 먹던 입이 멈춘다. 왠지 지금, 굉장히 기쁘게 될 듯한 말을 들은 느낌이 들었다. [......에또. 문병 이라니, 저, 내가 감기라도 걸리면 선배가 문병 와 줄거야?] [아니오, 안 갈거에요. 지금은 그런 예정은 없느니까.] 웃는 얼굴로, 단호히, 당연하다는 듯이 선배는 속답을 했다. [.......................] 아까전 기쁜게 될 듯한 감정은 좋다가 말았던 것이다. 선배에게는 악의는 전혀 없다. 그런가, 천성이구나 이 사람. [.........어쩔수 없군. 응, 우리집도 이 부근 이야. 겅어서 약 40분 정도. 저기, 교외의 억덕위에 주택지가 있잖아. 그 가장 안 까지 들어가면 있어.] [그렇구나. 오늘 부터 이사한다고 했지, 너] 탁, 하고 손을 치는 아리히코. 선배는 미미하게 목을 움츠렸다. [이사───토노군, 전학생 이었나요?] [하?] 선배가 이상한 말을 한다. 그만, 아리히코와 말없이 눈이 맞았다. [.....저기 말이에요. 나는 1학년 때 부터 이 학교에 있었고, 선배도 그 때 부터 알고 지낸사이 였잖요. 왜 거기서 전학생이라는 단어나 나오는 거에요?] [하지만 토노군, 어재 이사했다고───] [이사하면 누구든 전학생이 되는건 아니에요. 단지 주소만 바뀌었을 뿐, 학교는 바뀌지 않았어요. 지금까지 이웃 거리의 친숙의 집에 있었지만. 원래 살던 집에 돌아가는 것 뿐이에요.] 이유를 알수 없는 놀라운 표정을 하던 선배는, 아아, 하고 납득한 것 같다. [집이 바뀐 것 뿐이군요. 그래서 지금은 교외의 주택지에 이사했다,고.] [그래. 언덕 위에 있는 거룩한 곳에,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 곳에 가는건 오늘 부터 이지만.] [.......하아. 그것 혹시, 토노의 저택 말인가요?] 선배는 조심 스럽게, 사양하듯이 묻는다. 거리에 사람들로 하여금, 언덕 위에 있는 양식 저택은 왠지 특별한 것으로 비치겠지. 이 쪽도 8년 간 돌아가 본적이 없어서, 기억에 있는 저택은 바보같이 컸었다. [뭐 그런거야. 나도 별로 마음이 끌리지는 않지만, 이사 한것은 어쩔수가 없으니까.] [────흐응. 그 모습을 보니 별로 가고 싶지는 않았었나 보지, 너] [몰라,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는 것이 본심이지만. 나도 잘 모르겠어.] [뭐, 자신의 집 이라고 해도 8년 만이지? 진정이 안되는 것도 당연한거야. 한 동안 다른 사람의 집 처럼 느껴 지겠지.] [.........어떨지. 아직 돌아가지 않았으니까 몰라. 뭐, 나에게는 너의 집 같은 피난처가 있으니까 조금은 낫지만.] [..........웃. 헛소리 하지마, 우리 집은 네 녀석의 피난처가 아니야. 휴일만 되면 자러 와서는, 덕분에 누나는 나 보다 친구 토노편이 되어 버렸다구.] [................] 그건 아리히코의 소행이 안 좋으니까 라고 생각하는데, 입에서 나오려던걸 참았다. ───솔직히, 자신의 집이 화제에 오르는 것이 기분이 좋을리가 없다. [헤에. 사이가 좋네요. 두사람. ] 선배는 흥미가 있는 듯이 나와 아리히코를 보고 있다. [설마. 나와 토노는 서로 빼앗는 일은 있어도 손을 잡는 일은 없어, 말하자면 적대관계 에요, 마드모와젤.] 아리히코는 지겹다는 투로 말한다. .......이 쪽도 이녀석의 에세외인 같은 점은 지겹다. [하지만 토노군은 이누이군의 집에서 자고 갈 정도 잖아요? 사이, 굉장히 좋은거 잖아요.] [아니에요 선배. 토노 자식은 양친에게 사양해서, 긴 휴일이 되면, 집에 있기가 힘들어서 도망쳐 나온것 뿐이에요. 이 녀석, 맡겨졌다는 이유로 아리마家의 사람에게 사양해 왔었어요. 그래서, 적당히 비어있는 우리 집에 굴러 들어왔다는 것. 이 녀석 그런대로 잘 생겼으니까, 누나 마음에 들어서 말이야, 번거롭게도 자러 온다구!] 용서 못해, 하고 주먹을 쥐고는 부들부들 떤다. [.........맡겨졌다, 토노군이 말인가요?] [앗────] 핫 하고 자신의 입을 막는 아리히코. [.........미안. 나도 모르게, 해서는 안되는 말이었는데.] [괜찮아. 별로 나쁜 일도 아니니까.] 아리히코의 얼굴을 보지 않은채 카레 라이스를 먹으면서 말했다. [그래. 뭐, 그렇겠지. 그걸로 불평하면 벌을 받는다는 건가.] 응, 하고 납득 하는 아리히코. 이녀석의 이런, 치고 빠지는 듯한 낙관성은 정말로 부럽다. [........미안해요 토노군. 저, 전의 가족과는 잘 안되었나요.....?] [아니, 그런건 아니에요. 이녀석, 아리마의 부모님과 아무 문제도 없었으니. 아, 아리마 라는건 이 녀석이 맡겨진 家의 사람들 인데, 이게 정말로 좋은 사람들이어서, 내가 봐도 행복한 가정이었어. 라는데도, 이녀석은 양자가 되지 않을래 하는 이야기도 거절하고, 휴일만 되면 우리집에 도망을 온다구. 정말, 뭐가 불만인 거냐 너는.] [불만 같은게 있을리 없잖아. 잘 해주니까, 그 이상 부담을 주고싶지 않다 라는 것 뿐이 잖아. ] 대답하고는, 카레 라이스를 다 먹었다. 그럼, 남은건 카레 우동 뿐이지만─── [괜찮아, 선배. 재미없는 이야기 해서 미안해.] [에, 그런거 아니에요. 저야말로 이상한 걸 물어봐서, 미안해요.] 선배는 무리하게 밝게 행동하려고 한다. ......중학교 때 부터 친구였던 아리히코라면 몰라도, 선배를 상대로 이런 쓸데 없는 이야기를 해봤자 폐만 되겠지. 사실 선배는 매우 불편한듯 안절부절 해 하고있다. [아─, 미안 선배. 나, 잠깐 토노와 이야기 하고 싶은데, 자리 좀 비켜주지 않겠어?] 갑자기, 아리히코는 별것도 아닌 말을 한다. 지금의 대사는 돌려서, 아니 직접적으로 『선배는 방해가 되니까 사라져 줘.』 하고 말하는 것이잖아.......! [바, 무슨 말 하는거야 너! 비밀 이야기라니 어디서든 할 수 있고, 선배가 다 먹──] ───었어. 그렇게 아리히코와 이야기 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선배는 카레 라이스를 치우고 있었다. [알겠어요. 그럼, 먼저 실례할게요. ] 선배는 꾸벅 하고 인사를 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테이블에는 나와 아리히코 두 사람만 남았다. [...하아. 선배도 불편한 듯 했고, 나도 그렇게 하는게 좋다고 생각했는데. 너라는 녀석은 상당히 철면피 구나, 아리히코.] [응─, 뭐, 아까는 어쩔수 없었잖아. 입을 놀린건 나였으니까, 악역 정도는 해줘야지.] .......후루룩 하고 우동을 마시는 아리히코. 선배와 이야기 한 탓에 식어 있었다. [........미안. 너, 선배 노리고 있었지?] [그야 뭐. 우리 학교 안에서 가장 빛나니까. 하지만, 이정도로 신경을 쓸 성격이었다면 아무래도 좋아. 그거, 와. 내가 토노와 비밀 이야기가 있다는 것은 정말이고.] [.................?] 아리히코의 목소리는 심각했다. 팍, 하고 젓가락을 떼어서 카레 우동을 먹기 시작했다. [........뭐야. 기분 나쁘게, 갑자기 심각해져서는. 말해 두지만 돈은 없어. 오늘 부터 금결소년으로 살아가게 되니까.] [───그런가 아니라니까. 내가 묻고 싶은건, 토노는 실제 어떨까 하고.] [어떨까 라니, 뭐가.] [그러니까. 너, 소학교 때 부터 아리마家에 맡겨 졌잖아?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그로 부터 8년이나 지났어. 왜 지금에 와서 자식을 불러 들이는 걸까, 너의 아버지는.] .....그런가. 이 녀석은 자기 나름대로, 토노 시키를 걱정하고 있는 것 같다. [.......아니, 별로 버려진건 아니야. 그냥 저택에서 쫓겨난 것 뿐이니까, 아리히코가 걱정할 정도는 아니야.] [이것봐, 토노군. 그냥 자식을 집에서 쫓아내는 가정이 있다면, 그건 모두 비극이 아닌 웃을 이야기다. Oh─, It's party joke. 게다가 너무 썰렁해서 웃을수도 없어.] 아리히코는 크게 양손을 넓혀서 어깨를 감싼다. [.......뭐, 그럴지도. 분명히 그냥 집에서 쫓겨 난다면, 그건 웃을 수 밖에 없겠지.] [그렇지? 덧붙여 두 번다시 오지마 라는 말을 붙였을 때다. 세상에서는 그런걸 버렸다고 말하는거야. 지금까지 듣지 못했지만 말이야. 너는 어째서 버려진 거냐.] [.............] ..............자아. 그런 것, 내가 묻고 싶을 정도다. [뭐, 말하고 싶지 않다면 됐어.] 아리히코는 그릇을 양손으로 들어서, 꿀꺽꿀꺽 하고 식은 치카라 우동의 국물을마신다. 쉬는 시간은 짧다. 아리히코의 속식을 따라서, 나도 꿀꺽꿀꺽 하고 카레 우동을 처리 했다. 하루의 수업이 모두 끝이나고 , 방과후가 되었다. 곧바로 저택으로 돌아가려는 마음 없이, 멍하니 창 밖의 교정을 본다. 교실에는 저녁노을의 오렌지 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었다. 수채화의 빨간 물감에 젖은듯한 색에, 눈이 아프다. .......빨간색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눈 깊은 곳을 물들여 버릴것만 같아서, 토할것 같다. 왜인지, 나는 피를 연상케 하는것에 약한 체질인것 같다. 아니, 정확히는 피에 약한 체질이 된것이다, 라는 것일지도 모른다. 8년 전, 토노 시키는 죽을 뻔 했었다고 한다. 그건 굉장히 큰 사고로, 우연히 지나가던 나는 가슴에 상처를 남기고, 며칠간 생사를 넘나들었다는 것이다. 원래는 즉사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상처였었지만, 의사의 대응이 좋아서 인지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다고 한다. 당사자인 나 자신은, 그 때의 상처가 너무나 깊어서 잘 기억나지 않는다. 8년 전, 어렸을적. 나는 갑자기 가슴을 퉁 하고 맞고는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그 다음은 단지 괴롭고 추웠던 기억밖에 없어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 병원의 침대에서 눈을 떴었다. 사고의 일은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지금도 가슴에는 그 때의 상처가 남아있다. 유리의 파편이 몸에 꽂혀서, 가슴 중간과 등에는 화상의 흔적 같은 상처가 있다. ........정말, 내 자신도 잘도 살아났구나 하고 기가 막힌다. 그 이래로 나는 빈번하게 빈혈 비슷한 현기증에 쓰려져서, 주위에 폐를 끼쳤다..........아버지가 토노가를 이어받기에는 부적합하다 하고 나를 분가에 맡긴 것은 그게 이유 일지도 몰라. [.......가슴의, 상처, 인가] 제복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한 가슴에 있는 커다란 상처. 생각해 보면, 그 사고 후에 나는 그 『선』이 보이는 체질이 되었다. 지금은 선생님이 주었던 안경 덕에 잊어버렸지만,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예전에 나는 미쳐버렸을 거라고 생각했다. 케이코씨───지금 까지 어머니 였던 사람은, 헤어질 때, 토노의 저택은 성실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그럴리는 없겠지. 나야 말로 성실하지 못하니까.] 흘러내린 안경을 고쳐쓰고, 가방을 쥐었다. 언제까지고 교실에 남아있을 수는 없었다. 그럼─── 1. 적당히 각오를 다지고, 저낵으로 돌아가자. 2, 좀 더 학교에 남아있자. -선택 복도로 나오자 마자, 아는 얼굴이 보였다. [아레, 무슨 일이야 선배. 2학년 교실에 무슨 일?] [네. 정확히는 2학년 교실이 아닌 2학년 학생 누군가 이지만.] 시엘 선배는 빙긋 웃으면서 터벅터벅 가까이 왔다. [저기 말이에요, 좋은 과자가 들어왔는데, 이야기 할 상대가 없어요. 혼자서 먹기도 아깝고해서, 할 일 없는 이야기 상대를 잡으러 왔어요.] [하아...이야기 상대, 인가요. 하지만 교실에는 아무도 없어요. 다른 반도 같을 거고, 굳이 2학년 교실까지 올 필요는 없을텐데. 선배는 아래층 사람 이잖아?] 그래, 이야기 상대라면 3학년 동급생이 많이 있잖아. 일부러 2학년 교실까지 올라올 일은 없어. [3학년의 같은 반 친구를 불러. 그 쪽이 회화가 맞지 않아?] [그렇지만, 오늘은 연하의 남자와 이야기 하고싶은 기분이 들어요. 그냥 그런거니까 이유는 묻지말아 주세요.] [......뭐, 묻지는 않겠지만.] 어차피 들어봤자 이해는 못하겠지. 선배는 웃음이 사라진 얼굴로, 계속 내 얼굴을 바라보고 있다. [토노군, 심심하나요?] [아니───할 일이 없다는게 심심하다는 거라면, 틀림 없이 심심하다만.] 꽉, 하고 선배는 내 소매를 끈다. [그럼 잡았어요. 같이 차 마실까요.] 선배는 웃는 얼굴로 권유한다. 이 쪽에는 거절할 이유도 없고, 선배와 이야기 하는 거라면 오히려 기쁠지도 몰라. [뭐, 나라도 좋다면 같이 하겠지만.] [그럼 됐어요. 자 빨리 갈까요!] 선배는 내 옷 소매를 잡을 채로 복도를 걸어갔다. [헤에. 우리 학교에 이런 방이 있었네. 혹시 차도부인가 뭔가 하는 부실?] [네. 일단 차도부의 부실이 되겠네요. 제가 들어오기 전 까지는 사용하지 않았던것 같지만.] 선배는 다다미 위에 올라서서, 달칵달칵 하고 준비를 시작했다. [부실인가.......하지만 선배, 그러면 다른 부원이 들어오는거 아냐? 나 같은 부원이 아닌 사람이 있으면 안되잖아.] [괜찮아요, 차도부라고 해도 부원은 저 혼자니까. 덕분에 방과후 라던가 쉬는 시간이라 던가, 이렇게 자유롭게 쓸수 있는 거에요, 여기.] 선배는 웃으면서 방석을 깔아 주었다. 차는 차인데, 정말로 진지한 차회 인것 같다. 솔직히, 이런데는 맥을 못 춘다. [저기 선배. 나 이런 작법 같은 건 잘 모르는데.] [무슨 말 하는 거에요. 저도 따르는 부분 앞 까지밖에 몰라요.] 딱 잘라 말하고는, 선배는 주전자와 찻잔, 거기에 과자를 쟁반에 담아온다. [그냥 가볍게 이야기 하는 것이니까, 딱딱한건 없기로 해요. 그런거 재미없잖아요.] 선배는 부드럽게 미소지으면서, 자신의 잔에 차를 따랐다. [.....하아. 정말 알수 없는 사람이네요, 선배는.] 그렇게 말하면서 내 잔에 차를 따랐다. 후룩, 하고 소리를 내면서 차를 마신다. 과자로 나온 모나카를 먹고, 다시 차를 마신다. 나와는 관계하지는 않았지만, 아리마家는 차도의 종가였었다. 그런 집에서 자란 탓인지, 이런 방에서 차를 마시면서 멍하게 있는것에 적응되어있다. 선배는 왠지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왜 그래요 선배. 뭔가 석연치 않다는 표정을 하고 있는데.] [에? 아, 저, 그게 토노군 쪽이 더 진정되어 있구나 하고, 조금 놀랐어요.] [그런거 아니에요. 우리 집은 원래 엄했기 때문에, 이런데에 적응이 되어있는 것 뿐. 그것 보다 선배, 할 이야기가 있는거 아니야? ] [있어요. 점심 때 한 이야기의 계속 이에요. ] [.....점심 때 한 이야기의 계속 이라니, 그, 우리 집 말이야?] 네, 하고 선배는 끄덕였다. [토노군만 싫지 않다면, 좀 더 이야기 하고싶다 하고. 점심 때는 어중간하게 끝나버려 신경 쓰여서.] [......싫은건 아니지만, 우리 집 이야기 같은거 들어봤자 지겨울 뿐이야. 그거야 말로 시간 낭비야.] [지겨워도 좋아요. 제가 단지 듣고 싶은 것 뿐이니까.] [........하아. 호기심이 많네, 선배는.] 그럴지도 몰라요, 하고 선배는 웃었다. [그럼, 전에 하던 예기를 계속하죠. 자신의 집에 이사 했다고 했는데, 그게 무슨 의미지요?] 선배는 흥미 깊은듯 질문해 왔다. .....뭐, 확실히 그 어떠한 사정도 모르는 선배에게는, 점심시간의 대화는 너무 단편적인 것이었겠지. [────그래요. 요약하면, 나는 실가에서 의절당한 남자야, 그게. 9살 때 교통사고에 휘말려서, 심한 상처를 입어서. 상처 그 자체는 어떻게든 나았지만. 그 후로 빈혈로 밥먹듯이 쓰러져서, 당분간 요양이라는 명목으로, 친숙인 아리마家에 맡겨지게 되었어.] [에또, 그러니까 그 아리마 라는 쪽이 토노군을 9살 때 부터 키워주신 부모, 라는 것이 되겠네요?] [그래. 아버지가 나를 왠지 싫어하셔서, 아리마家에 맡겨질 때 부터 두 번 다시 내 집.....토노의 저택으로 돌아갈 일은 없다라는 걸 알았지. 그래서 뭐, 아리마家의 자식으로 해서 살아가자 라고 쭉 생각해 왔어. 생각했지만, 최근에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셔서. 이제 아버지는 없으니까, 저택으로 돌아와라, 하는 말에 지금에 와서 승락을 한것이야.] ───이상, 토노 시키의 가정사정 이었습니다. 갑자기 이야기가 끊어진다. 시엘 선배는 아무 말 없이 살짝 끄덕인다. [.......하나, 물아봐도 되나요?] [응? 뭐, 내가 대답할 수 있는 거라면 사양않고.] [.....네, 그럼 묻겠는데. 토노군은, 역시 전의 가족이 싫었던 거에요?] 전의 가족───길러준 부모인 아리마의 양친 말인가. 진짜 부모이 아닌 아버지와 어머니. 다른 사람의 집인 모르는 건물. 하지만, 그런건 전혀 관계 없이──── [아니, 좋아했었지. 피가 이어지지 않은걸 신경쓰지 않는 사람들이어서, 나 혼자만 침착하게 있는게 죄송할 정도로 따뜻했어. 그런 맹목적인 애정을 믿을 수 있는 나 라는 존재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했어.] ───이 사람들은 사를 사랑해 주었다. 그러니까 빨리, 하루라도 빨리, 나는 진짜 가족이 되지 않으면──── 그런 말을, 어렸을 적 부터 자신에게 계속 물어왔었다. ...........정말로, 계속 예전부터.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계속 계속 맹세를 되풀이 해왔다─── [......에또, 확실히 아리히코의 말대로, 아리마家에 불만 같은건 하나도 없었어. 그 사람들은 잘 해 주었지, 나도 그 애정해 답해 왔다고 생각해. 그야 서로, 이런 가족놀이 라는걸 알고 있었지만, 고통은 없었으니까.] 아니, 오히려 행복했겠지. 어떤 의미로는. 아리마家의 양친과 나는, 이상적인 부모자식 이었다 라고 생각해. [───그래도, 안되었는가 보군요. ] [........아아. 그래도, 일 선을 넘지는 못했어. 나는 진짜 가족이 아니야, 라는 말이 어떻게든 머리에서 떨어지지 않아서 말이야. 그렇건 무시해도 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어째서인지 안되었어. 유아체험 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되면 이미 저주겠지. 왠지, 어디에 있어도 가족과는 계속 다른 사람 이었다는 느낌이 들어.] 선배는 가만히 있다. 시선을 돌리고는, 미안하다는 듯이, 어깨를 움츠렸다. [봐, 지겨운 이야기였지. 그러니까 시간 낭비라고 했는데.] [아니, 그런거 아니에요. 굉장히 의미있는 이야기 였어요.] 분위기를 살리려는 듯 선배는 무리해서 웃어 보였다. [그래도, 조금은 의외였어요. 저, 토노군이 멍한 아이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 [응─, 기본적으로 나는 멍하게 있어. 할수 있을만큼 지금을 즐기자 라는게 내 좌우명 이니까. 역시 인간, 이미 끝나버린 일 보다, 앞날을 기대하는 편이 좋지 않아?] 뭐, 그건 아리히코의 말을 빌린 거지만. [앞 날을 기대한다, 입니까. 좋네요. 그런것.] 선배는 매우 상냥하게 웃으면서, 차를 마셨다. 이쪽도 선배를 따라서 찻잔을 입에 댄다. 후룩, 하고 떫으면서 달콤한 차가 목을 타고 넘어간다. 항상 다니던 길과는 다른 하교길을 걸어간다. 잘 알지못하는 길을 지나가면서, 점점 토노의 저택에 가까워져 간다. 주위의 경치는, 모르는 경치는 아니었다. 적어도 나는 8년 전───9살 까지 토노의 저택에서 살았으니까, 저택으로 돌아가는 길이 처음 인것은 아니다. 기분이 조금은 복잡하다. 이 길이 그리우면서도, 신선하다. 전까지 토노家에 돌아가는건 마음에 내키지 않았었는데, 오늘은 그렇게 싫지는 않았다. .........토노시키가 9살 까지 살았던 집. 거기에 있는 것은 일본에는 어울리지 않는 양식 건물로, 지금은 동생인 아키하가 남아있다고 한다. 나를 싫어하던 아버지───토노家의 당주인 토노 마키히사는, 어제 타계했다. 어머지는 아키하가 태어났을 때, 병으로 돌아가셨으니까, 토노의 사람은. 나와 동생인 아키하 두 사람만이 남았다. 원래는 장남이 나───토노 시키가 토노家를 이어 받아야 하지만, 나는 그런 권리가 없다. 토노家를 이어받는다, 라는 것은 꽉막힌 교육을 받으라는 것이다. 그게 싫어서 자유롭게 살고 살면서, 아버지에게 핀잔을 많이 들었다. 그 무렵, 나는 사고에 휘말려서 약한 체질이 되었고, 아버지는 그걸 계기로, 나를 버렸다. 아버지는 『설령 장남이라 하더라도, 언제 죽을지 모를는 녀석을 후계자로 할 수 없다』라나 뭐라나. 공교롭게 아버지의 예상을 깨고 회복은 하였지만, 그 때에는 이미 토노가의 후계자는 동생인 아키하로 되어있었다. 그 때까지 토노의 딸로 상응 할 수 있도록, 엄격하게 길러진 아키하는. 그 후로 더욱 더 엄격하게 길러졌던 것 같다. 예전────사고에 휘말리기 전 까지는 함께 저택의 정원에서 놀던 아키하와는, 그 때 이후로 만난적이 없다. ........8년 전의 저택에서의 생활. 8년 이라는 세월은 길고 길어, 그 때의 기억은 거의 희미하다. 그래도. 어떤 일 만은, 지금도 가슴에 강하게 박혀있다. 그건───── 1. 동생 아키하이다. -선택 2. 활기차던 여자아이다. 아리마家에 맡겨진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아키하는 몇 번이고 방문했던 것 같다. 공교롭게 나는 매일 병원에 갔었기 때문에 만나지는 못하고, 아키하가 기숙사제 아가씨 학교에 진학한 후에는 전혀 연락을 하지 않았다. 나는 아키하와는 달라, 본가로 부터 떨어진 사람이다. 그래서 이렇게 자유로운 생활을 보내고 있다. 고등학교도 어디까지나 평균적인 진학교로, 8년 동안 동생과의 접점은 하나도 없었다고 해도 좋을정도이다. 아버지가 죽고, 나는 저택으로 돌아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분명히 말해서, 이제와서 토노家로 돌아갈 마음은 전혀 없었다. 단지, 토노의 저택에는 아키하가 있어. 어렸을 적. 아키하는 어른 스러워서, 항상 뭔가를 참고 있는듯 무서워해서, 종종거리며 내 뒤를 따라왔다. 긴 검은 머리와 화려한 양복 탓인지, 아키하는 정말로 프랑스 인형 같은 소녀였다. 그 넓은 저택에서 아버지를 잃고 혼자남은 아카히가 걱정도되고, 무엇보다 ───모든 책임을 그녀석에게 떠 맡기고 마음대로 살고 있는 내가 싫기도 하였다. 이번 이야기를 승락하고 저택에 돌아가기로 한것은 그런 아키하에 대하는 사죄의 의미도 있는걸지도 몰라 토노의 저택은 불필요하게 크다. 철책에 둘러싸인 택지의 넓음은 이상하다고 살 정도이다. 뭐라 해도 소학교 라면 그라운드 안에 들어갈 정도니까. 나무들이 둘러싸인 정원은, 정원이라기 보다 숲에 가깝다. 그 숲의 중심에 양식 건물이 있고, 그 별관으로 몇 개의 저택이 있다. 어렸을 적에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지만, 8년간 일반 가정에서 살아온 나에게 있어서, 이 크기는 이미 압도 당했다. 문에 자물쇠는 걸려있지 않다. 힘으로 밀어서 열고는 ,저택의 현관으로 향했다. 저택의 현관은 짓눌리는 듯하게, 방문하는 사람을 위압하고 있다. 철로 된 문 옆에는 어울리지 않게 초인종이 있었다. [.................좋아] 긴장을 털고, 초인종을 눌렀다. 띵똥~, 하는 친근한 소리는 나지 않는다. 무거운 정숙이 계속된지, 수 초. 문 안 쪽에서 탁탁, 하는 허둥대는 사람의 움직임이 느껴진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철컥 하고 문이 열린다. 열린 문 앞에 있는 건, 본적이 있는 로비와, 앞치마를 하고있는 소녀의 모습 이었다. [다행이야. 너무 늦으시니까 헤메고 있나 하고 걱정했어요. 해가 져서도 오시지 않으면 마중을 나갈까 하고 생각했으니까.] 압치마 같은 아날로그한 것을 입은 소녀는 빙긋이 웃고있다. [아, 아니────그건, 저] 이 쪽은, 소녀의 시대착오적은 모습에 당황해서, 말이 나오질 않는다. 머뭇 거리는 어쪽의 어투를 이상하게 여겼는지, 소녀는 목을 갸우뚱 했다. [시키님, 이시지요?] [에────아아. 님 이라는건, 저, 지나치지만.] [그렇죠? 정말, 놀라게 하지 말아주세요. 저, 또 잘못 본건가 하고 무서웠 잖아요.] 소녀는 어머니가 아이를 혼내는 듯한 태도를 취한다. 하지만 계속 웃으면서 소녀는 따뜻한 분위기를 망치지는 않는다. ......기모노에 앞치마. 손님을 마중 나와서, 나 같은 것을 『님』을 붙여서 부른다. 라는건, 이 아이는───── [에또, 저────너, 혹시 여기의 가정부?] 이 쪽의 질문에 소녀는 미소로 답했다. [자, 피곤하시죠? 사양말고 들어와주세요. 거실에서 아키하님이 기다리고 계시까.] 소녀는 사삭 하고 로비를 가로질러 거실로 걸어간다. 하다가, 뭐가 생각이 났는지, 환하게 웃으면서 인사를 한다. [잘 돌아오셨습니다 시키님. 오늘부터 잘 부탁드리겠어요.] 소녀의 인사는 정말로 꽃같은 웃음이었다. 그리고는 어떤 말로 하지 않고는, 조심조심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소녀에게 안내받아서 거실로 이동한다. ───거실은 처음 보는듯하다. 8년 전 일이라서 기억하지 못하는 건지, 아니면 내장을 바꾼 것인지. 어쨌든 다른 사람 집 같아서 진정이 안 된다. 두리번 거리며 거실을 살피고 있으니, 앞치마를 입은 가정부가 꾸벅 하고 머리를 숙인다. [시키님을 데리고 왔습니다.] [수고했어. 주방에 돌아가도 좋아요. 코하쿠] [네] 가정부는 코하쿠, 라는 이름인것 같다. 코하쿠씨는 그럼, 하고 나에게도 조금만하게 인사를 한 후 거실에서 나갔다. 남은 건 나와───초음 보는, 두 사람의 소녀였다. [오랜만이네요, 오라버니] 긴 검은머리의 소녀는 당당한 눈매로, 그런 말을 했다. .........확실히 말하면, 사고는 모두 정지해 있다. 머리가 새하애져서 인사도 하지 안고, 아아, 하고 대답만 했다. .......하지만, 그게 어쩔수 없었다고 생각했다. 8년 만에 본 아키하는 나의 기억에 있는 아키하가 아닌, 완전히 양가의 아가씨가 되어 있었으니까. [오라버니?] 검은 머리의 소녀는 갸우뚱 한다. [아────아니] 어이가 없어서 정신 빠진 대답밖에 할수 없다. 나는 눈 앞의 소녀를 아키하라고 인식하기 위해서 뇌를 풀 가동하고 있는데. 아키하는 이미 나를 오빠로 인식하고 있는것 같다. [어딘지 기분이 안 좋은신것 같군요. 이야기 하기 전에 좀 쉬시겠습니까?] 아키하는 힐끗 하고 시선을 햫했다. ........왠지, 매우 기분이 않좋게 보이는건 기분 탓인건가. [..........아니, 별로 기분은 나쁘지 않아. 다만 저, 아키하가 많이 변해서, 놀란것 뿐이야.] [8년이 지나면 변하는 거에요. 게다가 우리들은 성장기 였으니까. ────그렇다면 언제까지나 이전 모습이라고 생각하셨나요, 오라버니는] .........뭐지. 아키하의 말은, 가시가 돋힌것 같다. [아니, 그렇다 해도 아키하는 변했어. 예전보다 많이 예뻐졌어.] 비위를 맞추기 위한 말이 아닌, 솔직한 감상을 말했다. ────그러니. [에에. 하지만, 오라버니는 별로 변하지 않으셨네요. ] 라고, 눈을 감은채로 아키하는 차갑게 말했다. [........................] ......뭐, 나름대로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역시 아키하는 나를 좋게 생각하지는 않는것 같다. [몸 상태가 괜찮다면, 이야기를 정리할까요. 오라버니, 자세한 이야기는 듣지 못하셨죠?] [자세하든 뭐든, 갑자기 저택으로 돌아오라는 것밖에 듣기 못했어. 아버지가 돌아 가셨다는건 신문에서 보고 알았지만.] ...........일기업의 톱을 차지하고 있던 인물이 죽었으니, 그정도는 경제신문에서 볼 수가있다. 토노 마키히사의 일은, 장례식이 끝 난 후에 신문에 딸려서 자식인 토노 시키에게 전해졌다. 친숙으로 부터 듣지 않아도, 의절당한 자식은 1부에 100엔하는 종이로 아버지의 사망을 알수가 있다. 피상적인 이야기지만, 정말로 편리한 세상이다. [.....죄송해요. 어버님의 일을 오라버니에게 알리지 못한 것은 저의 실책이에요.] 아키하는 조용히 고개를 숙인다. [괜찮아. 어찌되었든 내가 간다고 죽은사람이 살아나는 것도 아니고. 아키하가 신경 쓸 필요없어.] [......죄송해요.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조금은 낫군요.] 아키하는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그렇건 정말로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 였다. 장례식 이라는 것은 고인에 대한 감정을 끊지 못한 사람들이 감정을 끊기 위해서 하는 의식이다. 오래전에 감정을 끊고 살아온 나와 그 아버지의 경우 장례식은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오라버니를 여기로 불러 들인것은 저의 의견이에요. 언제까지 토노의 장남을 아리마家에 맡겨두는건 이상하죠? 아버님이 돌아간 이상, 토도의 혈육은 저와 오라버니 뿐이에요. 아버님이 무슨 생각으로 오라버니를 아리마家에 맡겼는지는 알수 없지만, 그 아머님은 이미 타계한 몸. 그러니까 이 이상 오라버니가 아리마家에 맡겨질 필요는 없어졌기에, 여기로 돌아오게 한거에요.] [.........뭐 상관없지만, 그런데 잘독 친숙들이 납득했구나. 내를 아리마家에 맡기라고 이야기 한것도, 분명히 친숙들 아니었나?] [그래요. 하지만 지금 토노의 당주는 저에요. 친숙 분들의 말들은 모두 거절했어요.] [오라버니는 이제부터 여기서 계시게 하고 싶지만, 여기에는 여기만의 규율이 있어요. 이제까지 해오던 무작법은 삼가해주시면 하니까, 그렇게 알아주세요.] [하하, 그건 무리야 아키하. 지금에 와서 내가 행실 좋은 사람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돌아갈 마음도 없으니까.] [할 수 있는 범위 만이라도 좋으니까 노력해 주세요. 아니면─── 제가 할수 있는걸 오라버니는 할수 없다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흘낏, 하고 아키하는 차가운 시선을 보낸다. 왠지 말 없이, 8년 동안이나 여기를 놔두고 가버린 원망을 터뜨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오케이, 알겠어. 노력은 해볼께. ] 아키하는 계속, 신용 못한다는 듯이 노려본다. [노력할 필요는 없어요. 결과를 내어주신다면 그렇로 좋아요.] 당당한 모습으로, 아키하는 사정을 봐주지 않는듯한 말을 한다. [이야기에 돌아갈게요. 현재, 토노家에는 오라버니와 저 밖에 살고 있지 않아요 성가신건 싫어서, 사람들을 다 물렸어요.] [에? 잠깐 기다려, 사람들을 물리다니 너────] [오라버니도 친숙분들과 저택 안에서 만나는건 싫으시죠? 가정부도 대부분 휴기를 주었는데, 저와 오라버니를 시중들 사람은 남겨 놓았으니 문제 없어요.] [아니, 문제 없다니 아키하. 그렇게 멋대로 해버리면 친숙회의에서 비난 받잖아!] [정말, 이러쿵저러쿵 이야기 하지말아주세요. 오라버니도 저택이 사람으로 넘치는 것 보다, 우리들 밖에 없는 편이 더 좋잖아요?] ......우. 뭐. 그건 정말로 좋지만. [하지만 당주가 된지 얼마안된 아키하가, 그 그런 폭군같이 멋대로 하면, 친숙들이 가만히 있을리가 없잖아? 아버지도 친숙들의 의견은 꺾지 못했잖아.] [그렇네요. 그러니까 아버지는 오라버니를 아리마家에 맡긴 거에요. 하지만 저, 어렸을 적 부터 그 사람들이 정말 싫었으니까. 이 이상 그분들의 잔소리를 듣는걸 사양이에요. ] [사양이라니, 아키하───] [아아 정말, 좋으니까 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요! 오라버니는 지금부터 자신의 생활에 신경 써주세요. 여러가지 고생하는게 눈에 선하니까.] 아키하는 조금 나로 부터 시선을 돌리고, 기분 나쁜듯이 그렇게 말했다. [그럼, 지금부터 모르는게 있으면 이 아이에게 말하세요. ───히스이] 아키하는 옆에 서 있던 소녀에게 눈짓을 한다. 히스이, 라고 불린 소녀는 무표정으로 꾸벅 하고 인사를 했다. [이 아이는 히스이. 지금부터 오라버니의 시중을 들게 되는데 괜찮지요?] ───────에? [자, 시중 이라니, 그게, 저] [쉽게 말하면 하인, 이라는 거에요.] 아키하는 당연한듯이, 딱 잘라서 말했다. .........믿을수 없어. 양식 건물에 상응하듯, 메이드 복을 입을 소녀는 아키하와 같이, 그렇게 하는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서 있다. [────잠깐만. 아이도 아니고 시중 같은건 필요 없어.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 수 있으니까.] [식사 준비랑 빨래도, 말인가요?] 웃. 아키하의 지적은 상당히 날카롭다. [어쨌든 이 저택에 돌아 온 이상 저의 지시에 따라주세요. 아리마家에서 어떻게 지냈는지 모르지만, 지금부터 오라버니는 토노家에 살게 되요. 그에 상응하는 대우는 당연하게 받아주세요. ] [우.............] 말 없이, 히스이에게 시선을 돌린다. 히스이는 역시 무표정으로 인형처럼, 이쪽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럼 히스이, 오라버니를 방까지 안내해 줘.] [네, 아가씨.] 히스이는 그림차 처럼 기척도 없이 이 쪽으로 걸어온다. [그럼, 방까지 안내하겠습니다. 시키님] 히스이는 로비로 향한다. [............하아] 한 숨을 내쉬면서, 나도 로비로 걸어갔다. 로비로 나왔다. 이 양식 건물은 로비를 중심으로 동관과 서관으로 나누어져 있다. 로비가 새의 몸, 동, 서관이 날개 같이 펼쳐져 있어, 한 쪽 날개─── 그러니까 한 쪽 관의 크기는 조그만 병원 정도이다. 좌우 대칭으로, 동관,서관 모두 같은 배치로 되어있다고 기억에 남아있다. [시키님의 방은 이 쪽 입니다.] 히스이는 계단을 올라간다. 토노 시키의 방은 2층에 있는가 보다. ......그러고 보니, 시종의 방은 1층 서관에 있을테니, 히스이와 코하쿠씨의 방은 1층에 있겠지. 밖은 이미 해가 진 상태이다. 멍하니 전등이 켜진 긴 복도를 메이드복을 입은 여자 아이가 말없이 걸어가고 있다. [....무슨, 동화의 나라같다.] 나도 모르게 그렇게 감상을 말했다. [시키님, 무슨 말 하셨습니까?] 가던 길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는 히스이. [아니, 그냥 혼잣말 이니까 신경쓰지마.] [...........................] 히스이는 계속 나를 본 후에, 그러면, 하고 인사를 한 후 걸어갔다. [......................] 할 말을 잃었다, 하는건 이런것일까. 히스이가 안내해준 방은, 일개의 고등학생이 살만한 방은 아니었다. [..............여기가, 내 방?] [네. 불만이 있으시다면 다른 방을 준비하도록 하겠지만.] [아니, 불만 같은게 있을리 없지만, 저────] 조금, 아니 굉장히 좋은 방이구나 하고. [시키님?] [───괜찮아. 아무것도 아니야. 기쁘게 이 방을 쓰도록 하지.] [네. 이 방은 8년 전 부터 손을대지 않았기 때문에, 불편한 점을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 히스이의 말이, 조금 이상하다. 그게 마치, 여기가 내 방이었다는 말과 다를게 없잖아. [...........저기. 여기, 혹시 내 방이었어?] [그렇게 들었습니다만, 아닙니까?] 히스이는 갸우뚱 거린다. ........안심했다. 이 아이도, 나름대로의 감정표현 이라는 것이 있는것같다. [......뭐, 그렇게 들었다면 그럴지도 모르지. 조금은 기억이 남아있고, 그렇겠지.] 친근감은 전혀 없지만, 8년이나 떨어져 있었으니 그런건지도 몰라. [하지만, 역시 진정이 되질 안는걸. 오늘 아침까지 6量半 방에서 살았으니까, 왠지 고급 호텔에 묵으로 온 것같아.] [기분은 알겠지만, 어쨌든 적응해 주세요. 시키님은 오늘부터 토노家의 장남이시니까. ] [그렇네. 적어도 겉 모습 정도는 비웃음 사지않게 노력해 볼게.] 툭, 하고 책상에 가방을 놓고 기지개를 편다. ───여러가지 신경이 쓰이겠지만, 확실이 오늘부터 적응할수 밖에 없겠지. [시키님의 짐은 모두 옮겨놓았는데, 부족한 것은 없습니까?] [───아니, 별로 없지만. 어째서 그런걸 묻는거야?] [......아니요, 짐이 너무 적은것 같아서. 필요한 것이 있으시면 준비해 놓을테니, 말해주세요.] [....그래. 아니, 어쨌든 부족한 것은 없어. 원래 짐은 적었으니. 내 짐이라 해봤자, 저 가방과 이 안경과......] 가방 안에 들어있는 교과서 라던가, 누구의 것인지는 모르는 하얀 리본, 그것 뿐이다. [아무튼, 짐은 신경쓰지 않아도돼. 이런 좋은 방에서 사는것만으로 충분해, 나는.] [........알겠습니다. 그럼 1시간 후에 부르러 오겠습니다.] [1시간 후라니, 혹시 저녁?] [네. 그 때까지, 편히 쉬어주세요.] 히스이는 역시 무표정으로 말하고 있다. .....그런데. 편히 쉬어주세요 라고 말해도. 여기서 어떻게 쉬고있으면 되는거지? 시간은 마침 저녁 6시를 지나고 있었다. 보통이라면 거실에서 TV라도 보고있을 시간이다. 하지만, 이 저택에 그런것이 있을지 의문이다. [히스이, 별것 아닌것 하나 묻겠는데. 이 저택에 TV 있어?] [TV.........입니까?] 히스이는 살짝 눈을 가늘게 뜬다. .......뭐라할까, 내가 이야기 한거지만, 굉장히 머리아픈 질문이다. 이렇게 분에 넘치는 양식건물에, TV가 있는지 없는지를 묻다니, 뭔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든다. 히스이는 답지않게 곤란하다는 얼굴을 하고, 시선을 천장으로 돌렸다. [.........거실에는 없습니다. 머물고 계신던 분들이 사용하셨으나, 나가실 때, 모두 가지고 가셔서 남아있지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잠깐 기다려. 머물다니, 누가, 어느정도 였지?] [분가인 久我峰님의 장남의 가족, 刀崎님의 3녀와 그 약혼자, 키시마님의 장남이 머물고 가셨습니다. 기간은 3년 정도 입니다.] [.........3년 인가. 히스이, 그러것은 머물른게 아니라 살았다 라고 이야기 하는거 야냐?] 히스이는 대답하지 않는다. 살고 있던 사람들이 어떤 사람이라도, 시종인 이상 실례한 말은 할수 없는것 같다. 뭐, 어쨌든 머물고 있던 친숙들은 자신들의 짐을 가지고 갔다는 것인것 같다. 라면, 그 현대적인 문화라는 것은 속물적인 것을 죽도록 싫어하시는 아버지 께서 TV 같은건 보지 않을테지. 아버지에 곁에서 8년 이라는 세월을 보낸 아키하도 당연하겠지. [────뭐, 없다고 해서 별로 불편하지는 않겠지.] 히스이는 말 없이 있다. 시종의 규율이라고 해야하나, 히스이는 질문에 답하는거 이외는 전혀 말하지 않는다. 당연히, 이쪽은 기운이 빠진다. 어떻게 해서든 이 무표정한 얼굴을 웃게 하고싶다 라고생간은 하지만.. 왠만한 노력으로는 불가능 할것 같다. [아니, 분명히 1층 서관쪽에 서고가 있었지. 심심하면 거기에서 어떻게든 쉬고있을게.] 히스이는 대답하지 않는다. 단지 방의 입구에 서서, 어디를 보고있는지 알수없는 눈매를 하고있다. [────히스이?] 히스이는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 갑자기, 이 쪽을 곧바로 쳐다본다. [언니의 방에라면,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하?] 아니 이제,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다. [........에또. 있다니, 뭐가.] [그러니까 TV 말입니다. 이전에 언니의 방에서 본 기억이 있으니까.] 히스이는 마치 수년 전의 일을 이야기 하는듯 했다. [잠깐 기다려. 언니라면, 혹시 코하쿠씨?] [네. 현재, 이 저택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은 저와 언지 두 사람 뿐입니다.] ...........그렇게 말하고 보니, 많이 닮았다. 코하쿠 씨는 싱글벙글 하고, 히스이가 무표정이니까 어째 자매라는 느낌이 없었다. [그런가. 코하쿠씨 라면, 확실히 버라이어티 방송을 볼것 같은 캐릭터다.] 그런데, 그렇다고해서, 『TV 보여줘』하고 코하쿠씨의 방에 놀러가는 것도. 왠지 어색하다. [미안, 이 이야기는 없었던걸로 해줘. 이제 부터 여기서 살게되니까, 저택의 룰 정도는 따르지 않을수도 없고.] 게다가 TV같은걸 보게 되면, 아키하에게 어떤 핀잔을 들을지 모르잖아. 여기서는 토노家의 인간에 맞게, 근면한 학생이 되자. [그러면 저녁식사 때 까지 방에 있을테니까, 시간이 되면 부르러 와. 히스이도 다른 할일이 있지?] 히스이는 네, 하고 끄덕이고는 돌아선다. 끼이, 하고 조용히 문이 열리고, 히스이는 방에서 나갔다. 저녁은 아키하와 얼굴을 맞이해야 하는것 이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히스이와 코하쿠씨는 우리들 뒤에서서 시중을 들 뿐, 함께 식사를 하지는 않았다. ............나는 4명이서 함께 식사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기에, 이, 뭐라 할수없는 긴장감이 감도는 저녁은 정말 생각지도 못한 것이었다. 말해두겠는데, 토노 시키는 완전히 테이블 매너라는것을 잊어먹고 있었다. 아니, 일단 단편적인 것은 기억하고 있으니까, 초보자는 아니지만, 인간이라는게 사용하지 않는 기억은 뇌 구석으로 가 버린다. 이쪽의 행동을 맞은편에 않은 아키하의 눈썹이 올라가는 모습은, 왠지 모르게 긴장감이 있어 스릴 있었다. .......솔직히, 이게 매일 반복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다. 식사를 마치고, 내 방으로 돌아왔다. 시간은 8시를 조금 지났다. 자기에는 조금 이르고, 어떻할까. 1. 거실에 가서 아키하와 이야기하자. 2. 방에서 조용히 있자. -선택. 3. 코하쿠씨의 방에 TV를 보러가자. [응─────] 저녁식사로 결린 어깨를 두드린다. 마음먹은대로 몸을 펴서, 그대로 침대위에 쓰러진다. [힘들다. 저녁식사 만으로도 이렇게 중노동이다니.] 아니, 별로 나이프랑 포크가 무겁다는게 아니라, 아키하의 시선이 무서울 뿐이다. [시키님, 계십니까?] 노크와 함께 히스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있어. 들어와.]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인사를 하고 히스이가 들어온다. [침대정리를 하러 왔습니다. 계시기 불편하시니까, 당분간 거실에 계셔 주십시오.] [아니, 있기 불편한건 아니잖아. 방 구석에서 조용히 있을테니까, 나는 신경쓰지마,] 침대에서 일어나서, 방의 한 편으로 이동한다. [......................] 히스이는 뭔가를 이야기 하고싶다는 얼굴을 하고서, 결국은 아무말 없이, 침대정리를 한다. [───히스이] [네. 무슨일이십니까. 시키님] [아니, 침대정리 하면서 대답해도 돼. 하나하나 정중하게 할 필요없어.] [..............] 히스이는 대답하지 않는다. 이 아이는 시종으로서의 교육을 굉장하게 받은것 같다. [부탁하니까 일을 하면서 말해줘. 왠지 방해하는 것 같아서 미안하니까.] [────시키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실례하겠습니다.] 히스이는 담담히 다시 침대정리를 한다. [에또, 여기 문한(門限)이 7시라는게 정말이야?] [에──아, 네. 정확히는 7시에 정문을 통제하고, 8시에 재택의 출입구를 모두 통제하고 있습니다. 오후 10시를 넘어가면 저택내의 이동을 하지않는것이 규칙입니다.] [저택의 안을 돌아다니지 말라는 건가? ......뭐 불만은 없지만, 그거 너무 엄하지 않아? 나도 아키하도 어린애가 아니니까, 그렇게 까지 하지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네. 하지만 시키님, 규칙이니까 이것만은 지켜주세요. 최근 밤에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는건 시키님도 알고계시지요?] .........아아. 아리히코가 말한 흡혈귀 소동인가. 확실히 이 거리에서 연속설인이 일어나는 이상, 마음을 놓을수는 없지만........ [다른 질문이 있으십니까?] 히스이는 시트를 깐 후에, 빙글하고 이쪽을 돌아보았다. [에또. 그렇네────] 질문은 여러가지 있지만, 히스이와 코하쿠씨의 일은 나는 하나도 모른다. [별로 관계 없는 이야기지만, 괜찮겠어?] [네, 무엇입니까] [히스이와 코하쿠씨가 여기에 어떤 일을 하는지 않고싶은데 어떨까] [저는 시키님의 시종이고, 코하쿠 언니는 아키하 아가씨의 시중을 들고 있습니다. 두 사람이 집에 없을 때에는 저택의 관리를 맡고있습니다만, 그게 어떠신 겁니까.?] [........시중이라니, 역시 그런것인가.] 축 하고 어깨가 무거워진다. 아키하는 당연한듯이 이야기 했지만, 이쪽은 어디까지나 보통의 고등학생이다. 같은 나이 정도의 여자에게 시중을 들게하는 취미는 지금은 없어. [......시키님의 시중이라면, 내 전용 가정부라는 이야기?] [네. 무엇이든 이야기해 주십시오.] [........뭐. 그건 알겠어. 아키하의 그 말투로는 너를 해고해 줄것 같지는 않고, 조용히 시중을 받겠지만───] [뭔가, 특별히 바라는것이 있습니까?] [특별한게 아니야. 단지 그 시키님 이라는거 그만둘수 없을까. 솔직히 말해서. 들으면 온몸이 움찔거려.] [하지만, 시키님은 저의 주인이십니다.] [그러니까 그게 싫다고 이야기 하는거야. 난 어제까지 보통으로 살아온 몸이야. 지금에 와서 같은 나이 정도의 여자에게 님을 붙여서 불리는 생활 같은건 전혀 없었다구] 하아, 하고 히스이는 감정이 섞이지 않은 대답을 한다. [나를 부를때는 시키로 하면 돼. 그 대신 나도 히스이라고 부를테니까. 그걸로 딱딱한 격식 같은건 없는걸로해. 좀더 가벼운 마음으로 해가자구.] 히스이는 무표정이면서 눈썹을 내리고는 뭔가 곤란하다는 태도를 보인다. [하지만 당신은 저의 고용주시니까.] [내가 고용한건 아니잖아. 히스이는 내가 할수 없는걸 해주니까, 그 쪽이 더 위대하다구.] 하아, 하고 또 감정이 섞이지 않은 대답을 한다. .........어째 하루 이틀안에 말을 들을것 같지는 않다. [───어쨋든 그런거니까, 나를 대할때 너무 딱딱하게 대하는건 없기야. 언니 코하쿠씨 에게도 그렇게 전해주면 고맙겠어.] [네. 시키님이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히스이는 무표정으로 머리를 숙인다. 행동을 보니 전혀 알아듣지 못한것 같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오늘은 이대로 취침하여 주십시오.] 히스이는 인사를 하고 손잡이를 잡는다. ────하나 묻는걸 잊었다. [아, 잠깐 기다려.] 문으로 달려가서 나가려는 히스이의 어깨에 손을 올린다. 순간───히스이의 팔이, 굉장한 속도로 나의 팔을 밀친다. 팟, 하고 소리를 내면서 손이 떨어지고, 히스이는 도망치듯이 방을 나갔다. [에───] 너무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그런 말 밖에 나오지 않았다. 히스이는 무표정인 채로, 하지만 확실히. 원수를 보는듯이 나를 노려보고있다── [에또───내가 뭔가 나쁜짓을 한건가.] [아........] [.......죄송, 합니다.........] 긴장한듯한 히스이의 목소리. [......몸을 건드리는데에, 적응이 되어었지 않습니다. 용서해 주세요.] 히스이의 어깨가 미미하게 떨리고 있다. 왠지 굉장히 나쁜 일을 한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응, 미안.] 나도 모르게 사과를 했다. 나도 잘 모르겠다. 단지 히스이가 불쌍하다고 생각되어서 머리를 숙였다. [─────] 히스이는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다만 시선이 조금은 누그러 진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시키님이 사과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잘못이 있는건 저니까요.] [아니, 뭐 그런것 같지만, 어쨌든.] 머리를 긁는다. 히스이는 나를 계속 보다가, 한순간 눈을 내리깔았다. [저기.......용건은 무엇입니까, 시키님.] 그랬었다. 방을 나가는 히스이를 불러 세운건 묻고싶은게 있어서였다. [아니, 아키하는 뭘하고 있는지 신경이 쓰여서. 그녀석, 기숙사제 학교에 간거 아니었나?] [시키님, 그건 중학교까지의 이야기 입니다. 아키하님은 올해부터 특례로 집에서의 등교를 허락받았습니다.] [.......에또, 그러면 이 집에서 학교에 간다는 것?] [네. 하지만 오늘처럼 저녁에 돌아오는 일은 없습니다. 아키하님은 저녁식사 시간 때 까지 과외가 있으니까, 돌아오시는 시간은 언제나 7시 전입니다.] [과외라니───그게, 뭐야?] [오늘은 목요일 이니까, 바이올린 과외였습니다.] [───에] [평일은 저녁식사 전에는 돌아오시니까, 아키하님에게 할 말씀이 있으시면, 식사 후에 언니에게 이야기해 주세요.] 그럼, 하고 히스이는 머리를 숙이고는 방을 나갔다. [바이올린의 과외] 뭐지 그건. 어디의 아가씨도 아니고, 왜 그런 귀찮은 것을─── [....... 어디의 아가씨였지, 그녀석.] 그래, 그러고보니 토노시키의 동생은 토노 아키하라는 태어날때 부터 아가씨 였다. 내 기억 안의 아키하는 어른스럼고, 언제나 불안한 눈으로 나를 쫒아오던 한 살 아래의 동생이었다. 어렸을 적 아키하는 말이없어서, 자신이 하고싶은것도 말하지 못하는 정도로 내성적이었고, 언제난 아버지 토노 마키히사에게 혼나지 않을까 하고, 불안해하던 가여운 여자아이 였는데. [────그런거야. 8년이 지나면 사람이라도 확 바뀌지.] 내가 8년간 지금의 토노 시키가 된것 처럼. 아키하도 이 8년간에 지김의 토노 아키하게 된거겠지. ────8년은 길어. 지금까지의 인생의 반. 지것도 어릴때 부터 어른이 되기위해 성장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나는 이 저택에 없었다. [........미안해, 아키하.] 그 8년간을 함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생각하면서. 모르게, 그런 사죄의 말을 했다. 혼자 남아서, 침대에 누웠다. 8년만에 돌아온 집. 8년만의 가족. 왠지, 다른 집에 온 듯이 느끼는 나. [......하아. 이제 어떻게 되는거지, 나.] 누구에게 물어보지도 못할 불평을 하면서, 그대로 잠에 빠져들었다. 오───────옹. ────파도 소리처럼, 무언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오───────옹. ───무언가가 멀리서 내는 소리. 산개라고 하기에는 가늘고 높다. 오───────옹. ────고막을 울린다. 달에게 애원이라도 하는건가. 오───────옹. ────지겨운 냄새. 이 짐승의 포효는, 두통을 불러온다. 오───────옹. ────소리는 멈추지 않는다. 오───────옹. 오───────옹. 오───────옹─────── [.......아아. 짜증나게!] 잠이 깨었다. 창 밖에서 왕왕 하는 개 짖는 소리가 들려온다. 시간은 11시를 조금 지났다. 근처에 폐를 끼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제길, 이래서 잠을 잘수가 없잖아.] 개의 소리는 저택의 근처에서 들려온다. ........이대로는 잘 수가 없어. 이렇게 시끄러워서는 아키하들도 잠을 못 자고 있겠지. 저택에 있는 남자는 나 뿐이고, 여기서는 상태를 보러 갈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저택의 오른쪽, 일까.] 커텐을 열고 밖의 상태를 살펴본다. ────그러니. 밖에는 커다란 나무. 그 가지에, 한마리의 파란 새가 앉아있다. 암흑속. 어둠 밖에 보이지 않을텐데, 확실히 새는 파랗게 보였다. [.......................] 파란 새같은건, 본적도 들은적도 없다. 의지가 없는, 기계의 렌즈같은 새의 눈이 나를 노려보는 듯하다. 쿠아. 하품 같은 울음을 낸 후, 새는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가 버렸다. [..........뭐야, 지금의.] ........조금 춥다. 개 소리는 점점 더 커져간다. 오───────옹. 오───────옹. 오───────옹. [...............] 왠지, 이 음은 장에 좋지 않은것 같다. 시끄러운 것 이전에, 듣고 있는것 만으로도 심장이, 쿵덕쿵덕 활성화 하는것 같은, 생이적인 죄악감이다. [시끄────러워] 제복으로 갈아입고 방을 나왔다. 오───────옹. 짖는 소리는 밤을 울린다. 소리는, 틀림없이 저택의 오른쪽 으로부터 들려온다. [..............................] 왠지 목이 마르다. 저택의 주위에, 높은 벽이 계속되는 밤길. 목을 정리하면서, 개들이 모여있는 장소로 걸어갔다. 울음 소리가 나는곳에 왔다. [...아레?] 오───────옹. 울음소리는 의연하게도 멈추지 않는다. 그런데, 거기에는 개의 모습은 없었다. 있는것은───사람의 그림자 뿐이다. 어둠을 가르듯는 듯한 가로등의 빛 아래, 검은 코트를 입은 남자가 서있다. 그 소리는 , 남자 옆에서 들려온다. ─────하지만, 개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코트를 입은 남자는 상당히 키가크다. 다부진 몸을 하고있는 남자는, 등을 돌려 가려하고 있다. [──────] 목이, 마르다. 오───옹, 하는 개의 소리가 고막을 울린다. 밤의 공기가, 몸을 감싼다. 뭐가 어떻게 된것도 아닌데. 바다의 아래에 있는것 같이, 호흡도 몸을 움직이는 것도 매우 힘들게 느껴진다───── 쿠아 머리 위에서 소리가 났다. 펄럭, 하는 날개소리를 내며, 파란새가 남자의 어깨에 내려앉았다. ────그리고. 새는, 갑자기 모습을 감추었다. [.................에?] 내가 잘못본 것인가. 새는 검은 코트 안으로 사라진 것 같이 보인다. [──────] 검은 코트가 뒤돌아본다. 하얀 가로등의 아래, 그림자는 틀림없이 그림자 그것 었다. 검은 덩어리. 그 안에서, 흉기 같은 이성을 가진 눈 만이, 반짝이고 있다────── [.............아] 호흡이 되지않아. 하지만 다행이도. 남자의 눈은 여기를 보지않는것 같다. [여기에는, 없었나.] 검은 코트가 걸어간다. 사람 그림자가 완전히 보이지 않게 되어, 겨우 제대로 숨을 쉴수있게 되었다. [하───하아, 아] 후우, 하고 숨을 쉰다. 정신을 차리니, 개 소리는 멈춰있었다. 방에 돌아왔다. 아키하들은 일어난 기척도 없다, 그 소리를 참을수 없었던건 나 뿐인것 같다. [──────우] 뭐지. 아직, 머리가 아프가. [아레......왜 떨고있는거지, 나] 보니, 손가락이 떨리고 있었다. 전신이 미미하게 떨리고 있고, 등골이 아직은 싸늘하다. 예를들자면, 그래. 척추를 빼내고, 거기에 얼음기둥을 대신 박아넣은것 같다. [─────] 현기증이 낫다. .....항상그렇듯이 빈혈인가. 의식이 멀어져가는 느낌. 그 도중에, 보기 싫은걸 봐 버렸다. [읏──────] 안경을 쓰고있느데도, 그 『선』이 보인다. [웃..........] 최근까지 보지못했던 탓인지, 반동이 크다. 기분이 나쁘다. 빈혈의 현기증 때문에, 지금에라도 위에 있는것을 토해낼것만 같다. [......어떻게 된거야, 이거] 잘 모르겠어. 다만, 눈을 뜨고있는한 그 낙서가 시계를 매우게 된다. ────기분나쁜, 꿈이다. 어쨌든 침대에 쓰러진다. ....그래, 자면돼. 보이는 것은 부정하려며느 그게 가장 빠른 방법이다. 몸도 말을듣지 않는다. 시체같이. 침대 위에 쓰러져서, 비구니처럼 자면 되는거야───── 反轉衝動1 END 反轉衝動2 선생님이 말했다. 이 눈이 보게 되는것은, 사물의 부스러지기 쉬운 곳이라고. 그것은 인간으로 치면 급소라는게 되는걸까. 그곳을 칼 같은걸로 그으면, 아무 힘도 들이지않고 사물을 잘단 할수 있는 선. 철 같이 단단한 것도, 그『선』만 있으면 간단하게 절단할 수 있다. [그러니까, 시키. 거의 모든것은 "부서져 버린다" 하는 운명을 배포하고 있는거야. 모양이 있는 이상, 그건만은 피할수 없는 조건이니까.] 선생님은 그렇게 말했다. 어렸을 적. 그 의미가 어떻게든 이해가 되어서, 매우 무서웠던 기억이 있다. 그것은 결국, 세계는 그런 선들이 가득있어서, 부서져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다. 땅에도 낙서가 있다면. 그곳을 걸어가다가, 갑자기 지면이 무너져 내릴 수 있는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그 의미를 알았을 때, 마음 속 깊이 선생님이 준 안경에 감사했다. 이런 선이 항상 보인다면, 나는 살아갈 수 없다. 사물이 부스러지기 쉬운 곳. 그런 것이 보인데도, 이득이 되는 것은 하나도 없으니까───── [────안녕하십니까.] ........적응되지 않은 목소리가 들린다. [아침 입니다. 일어날 시간입니다, 시키님.] ......그러니까, 시키님은 그만두라니까. 그렇게 말하면 등골이 오싹하다고, 어제 이야기 했는데───── ────눈을 떴다. 히스이는 침대에서 떨어져서, 무슨 조형물 같이 서있다. [.................] 여기가, 어디였지. [인녕하십니까, 시키님.] 메이드복을 입은 소녀는 인사를 한다. [.....아아, 그래. 원래 집으로 돌아왔었지.] 몸을 일으켜서 주위를 둘러본다. 갑자기───── ────관자놀이가 아파왔다. [아레────] [안경, 말입니까?] 히스이는 정중한 동작으로 안경을 건네주었다. [─────후우] ........한 숨을 쉬었다. 어잿밤───자기 전에, 안경을 쓰고 있었는데도 『선』을 본 느낌이 드는데. 잘못 본것 인것 같다. [읏...........] 적응하지 못한 방에서 잔 탓인가, 의식은 아지랑이가 피어있는 듯하다. [시키님........?] 히스이가 말을 걸어온다. 붕붕 하고 얼굴을 흔들어, 아직 잠들어 있는 머리를 깨웠다. [안녕 히스이. 일부러 깨우러 와줘서, 고마워.] [그런 말을 하실필요는 없습니다. 시키님을 깨우는 것은 저의 일이니까요.] 히스이는 담담하게, 무표정인 채로 대답한다. ........잘 보면, 히스이의 얼굴은 예쁘다. 그런 아이가 깨워주는건 기뻐해야 할 일이지만, 히스이에게 조금이라도 감정이 없다면 별로 기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아까워. 히스이도 코하쿠씨의 반정도 만이라도 활발하다면, 정말로 귀여울거라 생각되는데. [────무슨 시키실 일이라도 있으십니까?] 나의 시선을 알아차렸는지, 히스이는 정면으로 바라보고있다. [아니, 아무것도 아냐. 잠이 깨자마자 히스이의 얼굴을 보고, 여기가 토노의 저택이구나 하고 실감한것 뿐이야.] 침대에서 일어나, 응 하고 크게 양 팔을 뻗는다. 거기서 내가 떡하니 잠옷을 입고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에또, 확실히 어제는...... [아랴? 나, 어제 제복을 입은채로 잤었지 싶은데.] [네. 그대로는 몸에 좋지 않기에, 언니가 시키님의 옷을 갈아입힌 후에 침대에 눕혔습니다.] 히스이는 당연한듯이 사정을 설명해 주었다. 그런가, 갈아입혀 주었구나. 획실히 그대로 잤다가는 감기 걸릴지도 몰라. 역시 메이드, 빈틈이 없어────잠깐 기다려..........! [뭐──────ㅅ] 팟, 하고 바지와 팬티를 확인한다. 바지는 새로운 잠옷이고, 팬티도 새거였다. [뭐,뭐,뭐] 무슨짓을 하는거야, 라고 말하려다 목까지 올라온 말을 삼켰다. 어쨌든 진정하고 생각하자. ......에또, 먼저 잘못의 반은 나에게있다. 게다가 갈아입힌건 히스이가 아닌 언니인 코하쿠씨. 그러면 히스이에게 불평을 할수는 없는 노릇이잖아. [────히스이.] [네, 무슨일이십니까.] [이제부터는, 이런 일은 하지 않아도 돼. 어떻해서도 해야한다면 나를 깨워줘. 갈아입는것 정도는 내가 할수 있으니까, 내가 하고싶어.] 얼굴이 빨개진채로 말하니, 히스이는 네 하고 솔직하게 끄덕였다. [학교 제복은 저기에 놓아두었습니다. 갈아입은 후에 거실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 제길, 어째서 알아차리지 못한거지. 어젯밤, 그대로 침대에서 잔것도 부주의고, 갈아입힐 때 깨어나지 못한것도 너무 무신경하다. [보통 알아차리지만.......상당히 피곤했었나보군.] 나에게 불평해봤자, 이미 일어난 일이기에 어쩔수 없다. 언제까지 혼자서 바보같이 혼잣말만 하고있지말고, 빨리 갈아입고 아침을 먹자. 학교의 제복은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셔츠는 다려져있었다. 셔츠 소매로 팔이 통과할 때, 왠지 새것같이 느껴져서 기분이 좋았다. [..........아니, 알몸 정도면 별로 상관없을거야, 응] 상관없지만, 그 빙긋이 웃는 코하쿠씨가 갈아입혔다, 라는 사실은 어째서인지 부끄럽다. 게다가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은 빨개져 있으면서도, 기쁜듯이 입꼬리가 올라가있다. ........괜찮은거야, 토노 시키. 이래서는 여기서 살아가는데 불안하잖아, 미숙한 녀석. 거실에는 아키하와 코하쿠씨가 있다. 아키하의 제복은 아사가미 여학원, 이라는 유명한 아가씨 학원이다. 두 사람은 이미 식사를 마쳤는지, 우아하게 홍차 같은걸 마시고 있다. 나는──── 1. 아키하에게 인사를 한다. 2. 코하쿠씨에게 인사를 한다. 3. 두 사람에게 인사를 한다. -선택. [두 사람 다 , 안녕] [안녕하세요, 시키씨.] 코하쿠씨는 하얀 앞치마에 걸맞는, 그 이상은 없다라고 할 정도의 웃는 얼굴로 인사를 받아주었다. 한편 아키하는, 힐끔하고 이쪽을 살짝 본 후에 [안녕하세요. 아침부터 매우 여유있으시네요. 오라버니] 라는 말을 하면서도 주위에서 불쾌감이 흘러 넘치고 있다. [여유있다니, 이제 7시 지났다구. 여기서 학교까지 걸어서 30분 정도야. 오늘은 일찍이 일어난 편이야.] [그러니까 식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0분이라는 겁니까. 굶겨둔 개가 아니니까, 아침은 천천히 드셔주세요.] [─────] 아키하의 말에는 역시 가시가 돋아있다. [개가 아니니까 라니, 아키하───] 생각해냈다. 개라고 하면, 어제의 일이 있었지. [저기. 어젯밤 일 말인데, 여기 매일밤 그런거야?] [───네?] 나의 질문에, 아키하는 머리를 갸우뚱거리며 대답한다. .......내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것 같다. [그러니까, 어젯밤 이야기야. 왕왕왕왕 거리면서 시끄러웠잖아. 그래서 아키하들도 제대로 자지 못했잖아.] [────오라버니? 그게 무슨 말 인가요?] [무슨 말이냐니, 어젯밤 이야기인게 당연하잖아. 산개가 울어댔잖아.] 아키하와 코하쿠는 얼굴을 마주보고는, 두 사람이 천천히 내 얼굴을 살핀다. .....사람은 OOOO인가 뭔가로 생각하고 있는듯한 상태, 용서못해. [됐어, 아키하에게 안 물어봐. 코하쿠씨, 어젯밤에는 시끄러웠지요?] [────에에또, 어땠었는지. 확실히 어젯밤에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고. 생각하지만.......깊은 밤에 순찰을 돌면서 발견한 이상은, 시키씨가 제복을 입은채로 침대 위에서 자고있는 것 정도였어요.] [....아아, 그거말인가요. 다음 부터는 저, 조심할게요.] [뭐야? 무슨일 있었어, 코하쿠?] [아니, 별 일은 아니었습니다─. 시키씨의 잠자리가 좋지 못했다, 라는 것 뿐이니까.] 코하쿠씨는 웃으면서, 아키하의 질문을 스윽하고 넘긴다. .....그러고보니, 코하쿠씨는 시키씨, 라고 불러주고 있다. 어젯밤에 히스이가 확실히 전한것 같다. [........정말로 두 사람 다 알아차리지 못한거야? 어젯밤, 30분 정도 밖에서 산개가 짖어 댔는데. 왕왕왕 하고, 그게 시끄러울 수 밖에 없었어.] [하하아. 그건 왕왕패닉 이네요.] .........코하쿠씨는, 왠지 어딘가 나사가 빠진것 같다. [.....뭐어, 쉽게 말하면, 그런거야.] [흥────저는 그런 기억이 없습니다만. 코하쿠도 없지?] [그렇네요─. 시키씨에게는 죄송하지만, 어젯밤에 그런일은 없었다고 생각해요.] [역시네. 후에 생각할 수 있는 케이스라면, 오라버니가 꿈에서 개가 짖고 있는 꿈 이라도 본게 아닌가 하는 것이군요.] [..............우] 그건 확실히 꿈이 아닐까 하고, 말한다면 그렇지도 모르지만. [────오라버니가 아직 저택에 적응이 안되어 있어서, 그런 질나쁜 꿈을 꾸게 된 거겠죠. 그렇네요, 오늘밤도 그 꿈을 꾼다면, 사나운 경비견 이라도 기르도록하죠.] 쿡, 하고 왠지 기분나쁜 웃음을 띄는 아키하. [저는 시간이 되어서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오라버니, 등교중에 개에게 당하지 않게 조심해 주세요.] 아키하는 그대로 거실을 나갔다. 아키하는 현관까지 마중가는 것인지, 코하쿠씨도 거실을 뒤로한다. [....................] 그럼, 이제 결론을 내도 좋은 때다. 어젯밤 부터 오늘까지의 경과를 보면 생각할 것까지도 없지만. 어찌되든 나는. 아키하에게 상당히 미움받고 있는것 같다. 코하쿠씨가 준비해준 식사을 하고, 로비로 나왔다. 그러니, 로비에는 히스이가 가방을 들고 기다리고 있다. [시키님, 시간은 괜찮으십니까?] [아아, 여기서 학교까지 달리면 20분 안에 가니까. 지금 7시 반이지, 어디 들렀다가 가도 제 시간 안에 도착해.] 내 설명에 만족한 것인지, 히스이는 끄덕인다. [그러면, 밖에 까지 마중을 나가겠습니다.] [에───아, 응, 고마워.] ......역시, 나에게 시중이라는 것은 굉장히 쑥스럽다. [아, 시키씨! 잠깐 기대려주세요!] 탁탁탁, 하고 코하쿠씨가 2층에서 내려왔다. [..........................] 히스이는 코하쿠씨가 가까이오니, 슥 하고 비켜서서 가만히 있다. [아레, 코하쿠씨는 아키하와 함께 있는게 아니었어요?] [아키하 아가씨는 차로 등교 하시니까요. 오늘 아침은 시키씨에게 전할 물건이 있어서 저택에 남아있던 거에요.] [전할 물건이라, 나에게?] [네. 어제, 아리마家 쪽에서 짐이 도착했어요.] 빙긋이 코하쿠씨는 웃는다. [에───? 아니, 나는 내 짐을 다 가지고 왔어요. 원래 그쪽에서 쓰던 물건은 아리마家의 물건이니까, 내 짐이라면 입는 옷 정도인데.......] [그렇습니까? 이게 도착한 짐인데.] 코하쿠씨는 20센치 정도의 가는 나무상자를 건낸다. 중량은 얼마되지 않는다. [───코하쿠씨, 나는 이런거 본 적이 없는데.] [하아. 뭐래도 시키님의 아버님의 유품이라는것 같은데. 시키씨에게 물려줘 라는 유언이 있었다 던가.] [......그 아버니가 나에게?] ......그거야말로 실감이 나질 않는다. 8년전, 나를 이 저택에서 쫒아낸 아버지가 어째서 이런걸 물려주는 거지? [뭐 됐어. 코하쿠씨, 그거 방에 갔다놔 줘요.] [─────] 코하쿠씨는 흥미가 있는듯 나무상자를 계속 바라보고있다. 무슨 장난감을 원하는 어린이 같은 태도이다. [─────] 아니 어린이 그 대로이다. [.........알겠어요. 내용물이 신경쓰이나보죠, 코하쿠씨는.] [아니오, 그런거 아니에요. 단지 그냥 조금 신경쓰이네 하고.] ........그러니까, 상당히 신경쓰고 있잖아. [그럼 열어 볼까요. 하나, 둘, 셋] 덜컥, 하고 마른 음을 내면서 나무상자가 열린다. 안에는────10센치 정도의 사는 철봉이 들어있다. [...........철봉..........이다.] 아무 장식도 없는, 꽤 사용한 듯 손때가 묻어있는 철봉. ......이런 쓰레기가 내게 남긴 유품일줄은, 아버지는 상당히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것 같이 보인다. [────아니에요 시키씨. 이거 과도에요.] 코하쿠씨는 철봉을 상자에서 꺼냈다. [봐요, 튀어나오는 칼 같은게 있잖아요. 그것과 같은 거에요. 하나, 둘 ,셋] 철컥, 하는 음을 내며 봉에서 10센치 정도되는 칼이 튀어나왔다. ........역시, 확실히 이건 나이프이다. [꽤 오래된것 같은데, 잘 만들어져 있어요. 뒷쪽에 연호가 새겨져 있네요.] 코하쿠씨가 칼을 집어넣고 나이프를 건낸다. 확실히 손잡이 아랫부분에 숫자가 새겨져있다. 칠(七) 이라는 한자와, 그 뒤에 야(夜) 라는 한자. [언니, 그건 연호가 아니에요. 나나츠야 라고 쓰여져 있을 뿐이지.] [읏!] 놀라서 뒤로 돌아본다. 그러니, 지금까지 아무말 없던 히스이가 뒤에서 나이프를 였보고있다. [노, 놀랬다.........히스이, 사람 놀래키지마. 그렇게 뒤에서 였보지 않아도, 보고싶으면 보여줬을텐데.] [아────] 히스이의 뺨이 조금씩 붉게 물든다. [시, 실례했습니다. 저────그 단도가 너무 아름다워서, 그만.] [아름다워? 이걸 아름답다고 할수있나. 언뜻 보기에도 낡았다는 느낌인데.] [────그럴리 없습니다. 훌륭한 인문(刃文)을 한 유서깊은 고도(古刀) 라고 생각합니다.] [.......그런거야? 나에게는 쓰레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데....] 히스이가 매우 강하게 단언을 하니까, 나도 그런 기분이 들었다. ........응. 이건 이것대로, 유품으로써 나쁘지 않을지도 몰라. [나나츠요루......입니까. 그 과도의 이름일까요?] [그럴지도. 나이프에 이름을 붙이는 사람은 별로 없을것 같지만.] 뭐라해도 연대물 이라는건 확실하다.. [뭐, 준다는걸 마다하지 않는다 하는게 내 신조니.] 칼을 받아서, 바지 주머니에 넣어둔다. [시키님. 시낙은 괜찮습니까........?] [위험해, 지금 안 가면 제시간에 도착 못할지도. 그럼 코하쿠씨, 물건 고마워.] 뭘요, 하고 코하쿠씨는 웃으며 손을 흔든다. 현관을 나와서 정원을 빠져나간다. 저택의 문에나오니, 뭔가 시끄러운 느낌이 든다. [.......뭐지. 저택의 오른쪽 소란스럽지 않아?] [그게, 오늘 아침, 저택의 동쪽 노면에서 혈흔이 발견된것 같습니다.] [────혈흔..........? 그러면, 흔적이 있었다는거야?] [네. 저택의 담에도 피의 흔적이 있었습니다. 시키님이 주무시고 계시는 사이에 경찰이 어젯밤의 상황를 물었습니다만.] [.......그거라면, 설마 사람이 죽었다는 거인가.........?] [아니오, 발견된 것은 피의 흔적 뿐인것 같습니다.] [─────] 저택의 동쪽───그건 어젯밤, 검은 코트의 남자가 있던 곳이다. 피의 흔적, 피의 흔적. 피의 흔적───붉은 흔적. 그러고 보니, 확실히. 무언가, 붉은 색을 본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시키님?] [에.............?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붕붕, 머리를 흔들어 불길한 이미지를 날려버린다. [그럼 다녀올게. 마중 고마워, 히스이.] [다녀오세요. 길을 조심해서. ] 정중하게 인사를 하는 히스이. .....뭘 조심해야 하는가는 불명이지만, 어쨌든 나를 걱정해주는 겄이겟지. [아아, 상큐. 히스이도 조심해. 호의는 호의로 답하는게 당연한 일. 히스이에게 힘차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는 저택의 문을 뒤로했다. ────익숙치 않은 길을 걸어간다. 지금까지 아리마家에서 학교를 다녔었기 때문에, 이 길로 등교하는 건, 처음이다. 단순히 길만 바뀐것인데도, 마치 전학생같이 신선한 기분이다. [────별로 없네, 우리학교 아이들.] 이 주변에서 우리학교에 다니는 사람이 적은 모양이다. 아침 7시 반, 길을 종종걸음으로 가는 교복차림의 학생은 나 밖에 없다. 오피스 거리는 출근러쉬로 혼잡하다. 언제나 그렇듯이, 정장차림의 회사원들이 오늘도 일에 힘을쓰기 위하여 전투준비를 하고있는 광경. 아니, 언제나 그렇다는건 정답이 아니다. 최근 며칠간 거리의 분위기가 조금은 무겁다. 예의 연속살인마의 영향이 틀림없다. 취근 며칠간 저녁이되면 거리를 다니는 사람의 거의 없어진다. [───밤에 노는건 적당히 하라구, 아리히코.] 거리의 분위기 같은건 무시하고 밤에 놀러나가는 악우의 얼굴이 떠오른다. 뭐, 이런말 한다고, 들은 녀석이 아니지만. 길에 드문드문 교복을 입은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교문이 닫힐 때 까지, 10분 정도 남았다. 지각하지 않도록 아스팔트의 노면을 통과한다. ───도착. 저택에서 걸어서 30분, 이랄까 20분 정도인가. 도중에 몇 번 달렸으니까, 천천히 가고싶으면 7시 조금 지나서 저택을 나올 필요가 있겠지. 홈룸을 시작하기 몇 분전의 교실을 웅성되어서 시끄럽니다. 담임이 올때까지 잡담을 하고있는 클래스메이트 들은 무실서하게, 교실을 어지럽히고, 단 몇 분이지만 마치 축제인듯 떠들어댄다. 그 안을 천천히 걸어서, 창가에 있는 내 자리에 도착한다. ────그러니. [이요오우. 늦어, 토노.] 이 흐믓한 아침의 교실에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 한사람, 능글맞게 웃으면서 기다리고 있다. 게다가──── [아, 안녕하세요 토노군] ────예상하지 못한 인물과 함께, 다. [선배────어째서 우리 교실에 있는거야.] 멍하게, 그것도 괴물이라고 본 것처럼 시엘 선배를 손으로 가리킨다. [어머, 그렇게 이상한가요? 저, 토노군이 있을까 하고 잠깐 들른것 뿐인데.] [이상하다니───보통, 상급생이 하급생의 교실에 안 온다구. 여러가지 문제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교실이 멀리 떨어져있으니.] 그렇구나, 하고 선배는 진지한 얼굴로 끄덕인다. [하지만 그 점은 문제 없어요. 이래뵈도 저 달리기는 잘 하니까요. 아래층에서 저희 반으로 가는데 1분도 걸리지 않아요.] 엣헴, 하고 선배는 역설한다. [...................] 어쨌든, 이 사람에게 체면같은 걸 물어보는건 별로 의미가 없는것 같다. [너도, 잔소리가 심하구나 토노. 좋잖아, 선배가 좋아서 오는거니까 말이야.] 아리히코는 자기 나름대로, 사람의 책상에 앉아서 선배와 신나게 이야기 하고있다. [.........괜찮지만. 홈룸이 시작하기 2,3분 전에는 교실로 돌아가지 않으면 돼, 선배.] 왠지 피곤해져서, 한 숨을 쉬면서 자리에 앉았다. [....이누이군, 토노군이 기분이 별로 좋지않은것 같네요.] [......아아, 분명히 이사간 곳의 생활이 적성에 안 맞아서, 짜증을 내는거겠지. 토노는 뭔가 잘모르는 일이 있으면, 화를 내는 안 좋은 버릇이 있으니까요.] [.......그런가요? 토노군, 그렇게 화나 보이지는 않는데.] [.....아니, 그런건 아니에요. 토노는──, 보통 조용한 만큼, 자신이 해결 할수없는 문제에 부딫히면 확 가버리는 녀석이라니까요.] [.........하아. 확, 입니까.] [.....그래요 그래. 한 번 가버리면 눈앞이 안보이니까, 선배도 이 녀석을 신용하면 안된다구.] .......두 사람은 소근소근 비밀 이야기를 하고있다. [........저기. 비밀 이야기는 복도에 나가서 해주지 않을래? 사람 책상에서 그런 이야기 해봤자, 다 들리니까 의미가 없다구.] [뭐야, 듣고 있었던거야 토노!?] 거창하게 놀라는 아리히코. ......이렇게 까지 되고나니, 화내기도 전에 힘이 다빠진다. 선배는, 어디까지가 진심인지, 핫 하고 입을 손으로 막는다. .........이 사람의 일이니까, 확실히 진심으로 비밀 이야기를 하려했던 것일지도 몰라. [너무한데, 토노! 나와 선배가 러브러브한 비밀 이야기를 엿듣다니, 취미가 안좋아, 너.] 가가가, 하는 효과음을 내면서 아리히코는 나를 손짓한다. [────아리히코. 너, 혹시 나한테 싸움거는거야?] ..........라고 할까, 제발 걸어줘. 지금 이라면 얼마를 주고서라도 살테니까. 붕붕하고, 아리히코는 얼굴을 흔든다. [그럴리 없잖아, 나와 토노는 친한 친구사이잖아. 나는 부모와는 싸우지만, 친구와만은 싸우지 않는다는 폴리시가 있어. 의협심으로 살아가는 사나이라 고, 기본적으로는.] .........대단한데, 그건. 의협심이라는 것은 부모에게 손을 대도 좋은것 이었구나. 이녀석의 내면세계 에서는. [그렇구나────썩어있구나, 네녀석의 폴리시라는건.] [하하하하하! 뭐야, 힘이 없는듯한 시늉을 하고있었구만, 평상시의 토노잖아! 정말, 걱정해서 손해봤다!] 팡팡, 하고 등을 두드리는 아리히코. [아리히코. 너, 혹시 지금의 것은 신경써준 거냐?] [바보, 그런 시시한건 묻지말라고. 이런건 티안나게 하는게 미덕이잖아!] 팡팡팡, 하고 더욱더 등을 두들긴다. ........오래 사겼지만, 이 녀석의 성격 만큼은 아직 잘 파악이 안된다. [그래서, 새 집은 어때? 보니, 상당히 스트레스가 쌓인것 같은데.] [자아, 어떨지. 어쨌든 어제는 악몽을 꾸어서, 집안 사람들에게 차가운 눈초리를 받았지만.] [────으음. 그랬구나, 그거 재난일걸.] 아리히코는 어렵다는 듯한 얼굴을 하고 응응 하고 끄덕인다. [...............................] ────그런데. 조용하다고 생각했더니, 선배는 나와 아리히코가 시시하게 말을 주고받는 장면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선배?] [토노군, 역시 이누이군과 사이가 좋네요.] [진심이에요? 선배. 지금 하는짓을 보고 그렇게 말하다니, 그 안경 도수가 없는것 같은데.] [그런거 아니에요. 토노군, 이누이군 앞에서는 긴장을 풀고 있잖아요. 굉장히 무방비로, 이누이군을 신뢰하고 있어요.] 왜인지, 선배는 기쁜듯이 웃었다. [?] 아리히코와 얼굴을 마주보고는 갸우뚱거렸다. [부러워요. 그렇게 마음놓고 서로를 잘 알아주는 친구가 있다는게, 존경 스러워요.] 호오, 하고 감탄하는 선배. [[그렇습니까?]] 아리히코와 얼굴을 마주본다. [그래요. 두 사람이 알아차리지 못한것 뿐이에요. 아, 하지만 알아차렸다면, 끝나 버릴지도 모르겠네요. .....그런가, 그렇게 되면 토노군과 이누이군은 지금 이대로로 좋을지도요. 응, 절묘한 밸런스에요.] [뭐, 절묘라고 말한다면 절묘한 타이트로프 이지만, 나와 이녀석의 관계는.] 동감이다, 하고 끄덕이는 아리히코. 이런 점에서는 호흡이 잘 맞는다. [아, 벌써 시간이 다되었네요. 그럼 저는 돌아아겠는데, 토노군 오늘 아침 뉴스 보셨나요?] [───아니. 이사간 집에는 TV가 없어서. 아침뉴스는 못봐.] [그렇습니까. 그러면 솔직하게 묻겠는데, 오늘 아침뉴스에서 커다란 저택이 나왔어요. 그게 토노군의 집인가요?] [──────에?] 오늘 아침뉴스? ..........그러고보니, 경찰이 사정청취를 했다고 히스이가 말했었지. [아아, 그거 분명히 우리집이야. 오늘아침 경찰이 이야기를 들으러 왔다고 했으니.] [───그렇습니까. 토노군, 밤에 돌아다니면 안되요.] 선배는 빠른 걸음으로 갔다. 그 뒷모습을 우리들은 말없이 보내주었다. ────그러자. [─────토노.] [왜그래. 시시한 이야기면 안들을거야. ] [시시한 이야기 아니야. 큰 의문인데, 너 언제 선배쪽에서 찾아올 정도로 선배와 친해진 거야] 아리히코는 진지한 눈빛을 보낸다. [자아, 나에게 물어봤자 알겠냐. 이야기를 하게 된것은 최근이고, 오늘도 그냥 기분에 따라서 온거 아닐까? 첫째, 그렇게 말하는 너도 꽤 친했잖아.] [그렇거아니야. 나는 일주일이 걸려서 겨우 이름을 기억한 케이스라고.] [헤에, 이상한데. 하루만에 안 넘어오는 여자는 재미없으니까 상대를 하지 않는다는게, 너의 폴리시 잖아.] [보통 여자는 그렇지만. 선배는 특별해. 비밀로 하고있었지만, 실은 나 말이 야──] [안경이 어울리는 상급생이 이상형이라고 하려는거지.] 웃, 하고 아리히코는 뺨을 붉힌다. [알았냐, 친구여.] [당연하지. 우리는 친구니까 말이야. 마음이 맞고 무엇보다 취미가 통하니까.] [그런가, 토노도 선배의 좋은점을 알고있는건가─────, 잠깐] [아아, 우리들 취미가 비슷하지? 그러니까 좋아하는 여자의 이상형도 같은거 아냐?] 아리히코는 그렇구나, 하고 납득하고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짧은 우정이었어, 토노.] [아아, 정말이다.] 흔들흔들, 손을 흔들어 아리히코를 보낸다. 그것과 동시에, 교실에 담임이 들어왔다. 오전 수업이 끝나고, 점심시간이 되었다. 아리히코는 한 발 앞서서 식당에 가있다. 그럼, 어디서 점심을 먹을까. 1. 교실에서 먹는다. 2. 식당에 간다. 3. 다도실에 얼굴을 내민다. -선택. .........다도실에 가볼까. 분명히 어제 방과후에, 선배는 다도실에서 점심을 먹을때가 있다고, 말했었다. 혹시 선배가 있다면, 선배과 이야기 하면서 점심을 먹을수 있을지도 몰라. ───무엇보다. 선배와 식사를 하는것은 즐겁고, 오늘아침의 뉴스도 신경이 쓰인다. [───좋아.] 일단 말이 나왔으니 아리히코가 냄새를 맡기 전에 다도실로 가자. 다도실의 문에 노크를 한다. 잠시 기다린, 찰칵하고, 문이 열리고 선배가 얼굴을 내민다. [어머? 토노군이네요. ] 이상한듯이 선배는 얼굴을 갸우뚱거린다. 싫어하는 건 아니고, 정말로 내가 다도실에 나타난 이유를 모르겠다는 그런 것이었다. [선배. 점심, 같이먹지 않을래요?] 매점에서 사온 빵을 들고서, 솔직하게 목적을 이야기 했다. [점심 입니까. 토노군이 같이 먹자고 한건 기쁘지만, 저───] 응, 하고 곤란한듯이, 생각하는 선배. .........시기가 좋지 않아. 선배는 그럴 기분이 아닌것 같다. 어쩔수 없이, 별것아닌 기술을 사용하기로 했다. [카레빵, 있는데.] [에───?] 선배의 얼굴이 확 하고 밝아졌다. .....어제의 점심에서 생각봤는데, 여기서 알기쉬운 반응을 하니, 왠지 나까지 기쁘다. [어제 점심의 답례로 드릴테니까, 같이 안 드시겠어요?] [네, 들어와요! 마침 차를 끓이던 참이었으니까!] 선배는 허둥지둥 안으로 들어간다. 그 뒤를 따라서, 다도실로 들어갔다. [아..........] 들어가자, 선배가 생각을 한 이유를 확실히 알았다. 다다미의 위에는 이미 비워진 도시락이 있었다. 선배는 이미 식사를 끝냈던것 같다. [토노군, 차와 홍차 중에 어떤걸 하시겠어요?] [엣.......아아, 차로 해줘요. 그것보다 선배 벌써 점심 먹은거야?] [에, 잠시전에. 오늘 아침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아침을 못 먹어서. 오전중에 배가고파서 힘들었어요.] [.......그런가. 그러면 무리해서 나와 같이할 필요 없네. 미안 방해해서. 나는 교실에서 먹을테니까, 느긋하게 쉬어주세요.] [에────빵, 못 먹나요?] 마음속 깊이 아쉬운듯이, 선배가 그런말을 했다. [아니, 하지만────배부르잖아, 선배.] [아니에요. 저 배고파요.] ......나에게 신경을 써준다.......는건 아니것 같다. [그렇습니까. 그럼 실례하겠는데.....선배, 정말로 괜찮아? 우리 학교 매점 빵은 양이 많다구.] [걱정할 필요없어요. 저, 좋아하는 것은 한계없이 먹을수 있으니까.] 수줍은듯한 웃음은, 부끄러운게 아니라 카레빵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겠지. [.....................] ....알수 없는 사람이다. 카레빵 하나로 이렇게 까지 기뻐할줄은, 지금같은 시대에 귀중한 인재 일지도 몰라.......... 선배는 빵을 하나, 나는 두개를 먹고, 식후에 차를 마셨다. 다다미 위에 정좌를 하고, 선배와 여유있게 차를 마신다. 이게 학교의 점심시간이 아니었다면 최고일텐데, 그렇게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게 인생인가. [토노군, 새 집에서의 생활은 어때요? 아침에는 뭔가 굉장한 일이 되어버린 것 같지만.] [응─, 어떨까. 어쨌든 집안은 굉장히 호화롭고, 밤에는 산개가 시끄러웠던 것 정도었어. 굳이 말하자면, TV가 없는것과 화실이 없는게 결점일까. 이렇게 차를 마실수 있는 장소가 없으니까.] [? 산개라니, 그게 뭐에요. 토노씨의 집에 일어나 예의 살인사건 아닌가요?] [자아, 나도 잘 모르겠어. 우리 저택이 주위가 전부 높은 벽인데, 거기서 혈흔이 있었다고. 그런데, 거기가─────] ────어젯밤, 산개를 보러 갔던 장소야. 라는건 말할수 없었다. [......응─, 뭐 됐어. 어차피 우리에게 관계없는 이야기니까. 모처럼 선배과 여유있게 있는데, 이런 이야기는 피하도록 할까.] [그런거아니에요. 조금이라도 이 거리에 살고있으니까, 살인사건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찻잔을 한손에 들고, 선배는 진지한 눈빛을 보내왔다. [아아, 그건 그렇지만, 밤에 돌아다니지 않으면 되잖아. 죽은 사람이 모두 8명 이었지? 그만큼 희생자가 나오면 경찰이 알아서 범인을 잡아줄거야.] [───정말. 토노군, 그거 전혀 위기감이 없군요. 뉴스에서도 3번째 희생자가 나올때 부터 같은 말을 계속하고 있지만, 결국 아직 범인은 못 잡았잖아요.] [응........뭐, 그렇네. 현대의 흡혈귀, 라는 말도안되는 소리를 하니까, 왠지 실감이 안나서. 미안, 경솔했어. 이 거리에 살고있으니까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되는데 말이야.] [네. 알아주셨으면 됐어요. ] 빙긋, 하고 선배는 만족 스러운듯이 웃었다. [하지만 선배. 흡혈귀라 말했는데, 어째서 그런 별명이 붙은거지.] [그게 몸속의 피가 빠져나갔다구요? 그런면이 흡혈귀 같잖아요.] [........그런걸까. 흡혈귀에게 피을 빨린 사람은, 같은 흡혈귀가 된다는게 통설이잖아. 분명히 죽음을 당한 사람의 시체는 있으니까, 일부러 흡혈귀 라는 별명을 붙이지 않아도 되는데.] 하하아, 하고 선배는 즐겁다는듯이 끄덕인다. [토노군, 흡혈귀 같은게 있다고 정말로 믿고있는 거에요?] [....저기. 뉴스에서 그렇게 말하고 있으니까, 거기에 맞춰본것 뿐이야. 정말로 흡혈귀가 있다면, 아까 말한 시체같은건 남아있지 않잖아.] [그렇네요. 하지만 이렇게 생각할수도 있지 않아요? 발견된 시체들은 흡혈귀가 되지 못했으니까 죽었다. 흡혈귀가 된 사람과 되지 못한 사람이 있어서, 된 사람은 흡혈귀에게 당해도, 시체는 발견되지 않아요. 지금도 어딘가에서 살아있을 테니까.] [하하아. 그건 호러네, 선배.] [네, 상당히 호러한 이야기에요. 유감이지만 우스갯소리는 아니에요.] 아하하, 하고 웃으며, 선배는 찻잔을 입에 댄다. 그런 두서가 없는 이야기를 하는 사이에, 점심시간이 끝이났다. 5교시. 고문의 수업에 잠을 청하면서, 창 밖으로 시선을 옮긴다. ─────그러니. 교실의 배란다에, 까마귀가 있었다. [────] 어젯밤의 푸른은 까마귀가 아닌, 그냥 검은 까마귀이다. 까마귀는 검은 눈으로, 창문 너머 교실 안을 보고있다. 분명히 까마귀가 있는건 드문일이지만, 별단 이런일은 왠만해서 일어나지 않는 일이었다. [아─────] 그것은 갑자기 왔다. 시계가 점점 하얗게 되면서, 수평감각이 이상하게 되어간다. [───] 시계가 흔들린다. 머리 뒷부분에 뭔가가 걸리적 거리면서, 의식이 희미해져 가는 ㄱ마각. [.........먼저.] 이 감각은 알고있다. 돌발적인 현기증은 빈혈의 전초이다. 뇌의 혈관에 모인 피가, 검은 덩어리가 되어 머리를 흔들어서, 보이는 것을 검게 해버린다. 예를 들지만, 뇌에서 안구의 방향으로 암흑이 밀려오는듯한 감각. ────위험한데......수업중에 쓰러지다니, 이런일, 별로, 없었었는데──── 어두워져 가는 시계 안에서, 손을 더듬어 책상을 잡고 기댄다. 그것도 금방 허사가 되었다.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다음은 그냥, 바닥을 행해 쓰거지는 것 밖에──── [선생님, 잠시만요.] ──하고. 툭, 하고 난폭하게 등을 맞았다. [토노 녀석이, 상태가 안 좋은것 같아서, 양호실에 데려가고 싶은데.] [───아리히코.] 어느새 아리히코가 와있다. [토노, 정말로 상태가 안 좋은거냐?] 교단에서 교서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니오, 어떻든 괜찮아─────] [아, 정말로 안좋은것 같습니다. 이래서는 조퇴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 ........아리히코는 큰 목소리로 뜻밖의 말을 하고있다. [그런가. 이누이가 그렇게 말한담면 틀리지는 않겠군. 선생님도 토노군의 몸에 대해서는 고쿠후지 선생님에게 들었다. 토노. 몸이 안 좋으면 양호실에서 쉬던지 조퇴하던지 해도 좋아.] ..........정말, 사람이 좋은건가 뭔가. 고전의 교사는 아리히코가 말하는걸 전면적으로 믿고있는 모양이다. [자, 돌아가도 좋다네. 그런 새파란 얼굴하고는, 위험하다고 생각될때 바로 이야기 하지 않으면 모르잖아.] 아리히코는 기분이 안 좋은듯이 사람의 등을 두들긴다. [,........그럼 조퇴하겠습니다. 선생님.] 음, 하고 고전선생은, 크게 끄덕인다. [........미안, 아리히코. 필요없는 걱정 끼치게해서.] [신경쓰지마. 중학교때 부터의 인연이니까, 네녀석이 빈혈로 쓰러질것 같은 분위기는 금방 알수 있다구.] 아리히코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다. 상큐, 하고 눈짓으로 인사를 하고, 무거운 몸을 이끌고 교실을 뒤로했다. ───학교에서 나왔다. 원래라면 양호실에서 누웠있는 편이 좋지만, 이시간이라면 일어날 때 쯤에는 방과후가 되어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조금 무리를 해서, 저택으로 돌아가서 누워있는 편이 좋다고 판단한 것이다. [......후우. 조금은 기분이 나아졌구나.] 밖의 공기를 마쉬는 도중에 기분이 조금은 좋아졌다. ......정말, 내 몸 이지만서도 정말 알수 없다. 8년전.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중증에서 회복한 댓가인지, 그 이후로 토노 시키는, 만성적인 빈혈을 일으키는 체질이 되어버렸다. 병원에서 퇴원할 당시는 하루에 한번은 빈혈로 쓰러졌고, 현기증을 일으키는건. 일상 다반사였다. 그로부터 상당한 시일이 지나서, 몸도 성장한 덕분에 돌발적인 현기증과 빈혈이 일어나는 횟수가 줄어갔다. 하지만, 가끔 어떤 충격으로 현기증을 일으켜, 그대로 의식을 잃어버리는 것 만큼은 없어지지 않았다. 오늘은 아리히코가 도중에 말을 걸어주어서 다행이었지만, 보통은 그대로 지면서 쓰러질 상황이었다. [───하아.] 천천히 심호흡을 하고, 신선한 공기를 폐로 보낸다. 머리에 침전한 피의 순환을 어떻게든 정리하고서, 학교를 뒤로했다. 큰 길로 나왔다. 여기를 벗어나 주택가로 들어가기만 하면 토노의 저택까지는 일직선이다. [────우] .........안돼. 또 기분이 좋지 않은것 같다. 뺨에 손을 데어보니, 보통 때보다 뜨거워져 있다. [.................] 이대로 무리해서 길에 쓰러지면 본전도 못 찾는다. [─────어쩔수 없구나, 정말] 자기자신에게 실망하면서 가드레일에 걸터앉는다. 기분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때까지 잠시 쉬자. .....별로 할일도 없이, 멍하니 큰 길의 모습을 지켜본다. 평일 오전이 지난지 얼마되지 않았음에도, 큰 길은 지니가는 사람들로 혼잡하다. 걸어가는 많은 사람들. 이름도 출신도 알수없는 그들은, 바로 옆에서 지나가는 누군가에게 시선을 보내는 일없이 앞으로 앞으로 걸어간다. 같은 장소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있는데도, 누구든 시계는 하나다. 자신이 자신의 주역으로 있을수 있게, 그들은 그들이 주역인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리고, 나름대로의 하루는 대게는 누군가와 나누는게 아니라, 역시 자신만의 하루로 끝나고 만다. ────그건, 어떤의미로. 고독이라 한다면, 굉장한 고독이라고 말할수 있다. [...................] 미열 때문인지, 감상적인 생각을 하게된다. [────돌아가자] 기분도 좋아졌겠다, 여기에 있어봤자 의미없는 생각만 하게되니. 빨리 저택으로 돌아가서 쉬기 위해여 가드레일에서 일어났다. ─────그 여자를, 보기 전 까지는. 무심코. 정말로 무심코, 사람들에게 시선을 돌린것 뿐인데. 시계가 얼어붙는다. ───두근. 금색 머리카락과 빨간 눈. 흰, 그녀의 모습을 상징하는 듯한, 흰 복장. ───두근. 맥박이 빨라진다. 정맥과 동맥이 활성화한다. 신경은 차차 파열되어가고, 척추가 목 뒤로 튀어나갈듯이 몸 안쪽이 폭발하고 있다. ───두근. 사람들 사이로 걸어가고 있는 여성은, 단지 아름다웠다. [───────────] 멀어졌던, 현기증이 되돌아온다. 의식이 멀어져간다. ────두근. 숨을 쉴수가 없다. 손가락이 떨리면서, 혈액이 돌지 않는다. 전신이 차가워지면서, 동사 할것만 같다. ────두근. 심장이 서둘러, 빨리 빨리 하면서 명령을 한다. [아──────아] 더이상 결딜수 없게되어, 목에서 헐떡거리는 소리가 나왔다. ────생각을 할수가 없다. 어떠한 단어 조차도, 나의 뇌에서는 나오지 않는다. ────두,그,은. 그래서, 반복되는 말은 단 하나. 그녀를. 저 여자를. 나는, 이대로────── 『헉─, 헉─, 헉─』 토할것 같다. 호흡을 할수가 없다. 숨이 찬다. 숨을 쉬는 방법이, 어째서인지 생각이 나질 않는다. 목이 아프다. 눈이 터질것만 같다. 손 바닥이 흥건이 젓어있다. 몸이 차가운데────이렇게도 땀이 나있다. [하아────하아────하아────] .....쫓아가지 않으면. 저 여자를 쫓아가지 않으면. 쫓아가, 쫓아가서, 말을 걸자. 괴물 같이 거친 호흡을 하면서, 흰 여자를 쫓아간다. [하아────하아────하아────] 여자는 천천히 걸어가고 있다. 내가 미행하고 있을걸 알아채진 못한것 같다. [하───────아] 이정도 라면 달려가서 말을 걸수있다. 말을 걸어서, 이름을 물어보자. [하─────하하, 하] ───이름을 물어? 농담이 아니야. 내가 그걸 하고싶은게 아니라는걸, 내 자신도 잘 알고있다. .......잘 알려고 하는데, 잘 모르겠다. 내가 다른 것을 하고싶다는 것 같은데. 어째서인지, 그 『하고싶은 일』을 확실히 말로 표현할수가 없다. 머리 속에, 비구름 같은 안개가 있다. [───────] 목이 뜨겁다. 아까전 부터, 전혀 숨을 쉴수가 없다. 그런데, 그게 어쨌다는거지. 그런건 당연하잖아? 이러한 여자가 눈 앞에 있어, 흥분 하지않는게, 실례가 아닌가? 불러 세워서 이름을 물어봐? 핫, 어린애도 아니고 그런건 그만둬. 잘 모르겠지만. 내가 할일은, 그거야 말로 단 하나밖에 없을거야.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 겉는다. 손끝에 철같은 것이 느껴진다. [크───────크] 이런 행운이. 도구는 모두 준비되어있어. .............여자는 걸어가고 있다. 거리를 충분히 두자. 눈치 채지 못하게,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의심받지 않게. 나와 저 여자는 생판 모르는 남이다. 그러니까 될수있는 한 자연스럽게, 저 여자의 뒤를 밟지 않으면 안돼. ......여자가 맨션 안으로 들어간다. 아직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상황을 살핀다. 여자는 엘레베이터를 타고, 위 층으로 올라간다. 엘레베이터는 6층에서 멈췄다. 1층에 있는 우편함을 조사한다. 6층의 우편함은 모두 5개. 그 중 하나를 건드려보고 그 냄새를 맡아본다. 틀림없어. 6층 3호실이, 그녀의 방이다. 엘레베이터를 타서, 6층 버튼을 눌렀다. 두근거린다. 엘레베이터라는 좁은 밀실 안에서, 주머니 안에 있는 나이프를 쥐었다. 바로 근처에 그 여자가 있다. 조금만 더 있으면 저 여자를 할수 있어. 아아, 그렇게 생각만해도 굉장한 쾌감──── 온 몸이 절정을 맞이한 생식기라도 된 기분이다. 엘레베이터에서 나온다. 6층 복도에 사람은 없다. 상황이 점점 좋아진다. 빨리─────빨리, 하고싶어. ────3호실 앞에 도착했다. 초인종을 누르려다가 멈춘다. 안경이 방해가 된다. 이런것을 하고서는 될일도 되지 않는다. ───약속이야, 시키. 결코, 가벼운 기분으로 사물을 봐서는 안돼──── [................] 오래전에, 그렇게 말한 여자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름도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다. 천천히 안경을 벗었다. 검은 선이, 보인다. 그것만이 아니야. 이 양 눈까지 어떻게 되어버린 것인가. 시계에는, 기분나쁜 선에다가 검은 구멍같은 『점』이 무수히 보이고있다. 나도 모르겠어. 내가 뭘 하려고 하는지. 내가 왜 이런 짓을 하고있는지. 토노 시키는────아까 그 여자를, 어떻게 하고싶은 건지. 알수 없어. 알지 못한 채, 초인종을 눌렀다. [네────] 문 너머로 소리가 들리면서, 문이 조금씩 열린다. 순간─────그 얼마되지 않는 순간에 집으로 들어갔다. [에────] 여자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아니, 높아지려고 하였다. 여자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일은 영원히 없다. 그 전에, 나는 그녀를 갈기갈기 찢어 놓았으니까. 문에서 안으로 들어간 순간. 1초도 안되는 시간에, 여자의 몸에 그려진 선을 나이프로 그었다. 찌르고, 베고고, 긋고, 내지르고, 조각조각으로 절단을 하고. 완료가 될때까지, 『죽였다』 여자의 몸에는 합계 17개의 검은선, 목, 후두부, 오른쪽 눈에서 입술까지, 오른팔 위쪽, 오른팔 아래쪽, 오른속 약지, 왼팔 팔꿈치, 왼손 엄지, 중지, 왼쪽 가슴, 늑골에서 심장까지, 위장에서 복부까지 2 부분, 왼쪽 허벅지, 왼쪽 정강이, 왼쪽 종아리. 왼발가락 이 전부. 엇갈리듯이, 1초도 걸리지 않고. 사실 순식간에, 모조리. 그녀를 17개의 조각으로 『해체』했다. 『────에?』 굉장히 얼빠진 목소리가 들렸다. 그게 내 목에서 나온 소리라는게 실감나지 않았다. 현기증이 난다. 눈 앞에는 갈기갈기 찢겨진 여자의 몸. 플로링 된 바닥에는 바가지로 물을 부운듯이 피가 흥건하다. 숨이 막힐듯한 피 냄새. 절단면은 매우 깨끗해서, 내장이 흘러나오지 않았다. 단지 붉은 색만이, 지면을 침식해 가고있다. 이상하지는 않아. 방에는 아무것도 없이, 다만, 갈기갈기 찢겨진 여자의 손,발과, 나 자신만이, 멍하니 서있다. 『────무슨 짓, 을────』 플로링된 바닥에 퍼져가고 있는 붉은 피의 바다. 나의 손에는 흉기인 나이프가 쥐어져있다. 『죽었────어』 당연하다. 이걸로 살아있다면 인간이 아니다. 『어째────서?』 어쩌고 자시고 할것도 아니다. 방금, 나의 손으로. 토노 시키의 손으로 깨끗하게, 한순간에 알지도 못하는 여자를, 갈기갈기 토막내 버린거 잖아. 『내가────죽였어?』 그래 틀림없이. 아니면 틀린 것인가. 나에게는, 저런 짓을 할 이유가 없다. 그러니까 틀려, 틀리다구. 하지만 이유같은건 처음부터 없었다. 그러니까 틀려, 틀리다구. ────플로링된 바닥에, 붉은 피가 퍼져가고있다. 발 아래로, 붉은 피가 밀려온다. 『.........................아』 놀라서 신발을 들어올렸지만, 늦었다. 여자의 피는, 콜타르 처럼, 끈적끈적하게 발과 바닥 사이에 실을 만든다. 『─────』 아아........붉은, 피, 다. 내가 갈기갈기 토막냈으니까. 지금도, 줄줄 아무렇게 흘러가는 기분나쁜 색. [────나는, 아니야.] 그래, 틀리다구. 틀려. 틀려. 확실히 틀려, 절대로 틀려. 이건. 이건, 이건, 이건, 이건, 이건이건이건이건────── 1, 이건 틀림없이 악몽이다. 2, 틀림없이ㅡ 내가 일으킨 현실이다. -선택. 하지만, 대체 뭐가 틀리다는 거지? 틀려 틀려 틀려 틀려. 틀려 틀려 틀려 틀려. 내가 죽였다는 것이 틀리다는 것인가. 아니면 내가 죽이지 않았다는것이 틀린것인가. 아아, 이제 그런건 정말로 틀려───── 틀리다구, 틀려, 틀려, 틀려, 틀려, 틀려, 틀려, 틀려, 틀려틀려. 틀려, 틀려, 틀려, 틀려, 틀려틀려틀려. 틀려, 틀려, 틀려, 틀려, 틀려틀려틀려틀려. 틀려틀려틀려, 틀려틀려틀려틀려, 틀려틀려틀려틀려틀려, 틀려틀려틀려 틀려틀려틀려틀려,틀려틀려틀려틀려틀려틀려틀려, 틀려틀려틀려틀려틀려 틀려틀려틀려틀려틀려틀려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 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 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 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 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틀────── [........틀, 려] 아니야, 아니야 그거야말로 아니야. [틀리다고────말했는데] 아니야아니야, 그거야말로 아니야. [틀리다구────틀려, 틀려, 틀려, 틀려틀려틀려......! 나는 몰라, 이런 녀석, 거리에서 보기만 했을뿐 그냥 남이야......! 봐, 이상하잖아 시키.....그냥 남을 말이야, 어째서 내가 죽이지 않으면 안된다는거야........!] 소리쳐도 대답은 없다. 게다가 이유라면 확실히 있어. 그녀를 봤을 때, 나는 한가지 밖에 생각할수 없었다. [나는─────] 그래, 나는─── 토노 시키는 그 여자를 죽이고 싶다, 고. 그게, 그 때 내 의식의 전부였을 터. 단지, 머릿속이 어지러워서, 게다가, 그 이미지를 말로 하지 않았었던 것 뿐이다. [틀──────려] 토할것 같다. [우, 우우, 우] 위 안에 있는 것들이 올라온다. [아, 아아, 아] 눈이, 붉은 색으로 물들어 간다. [아아아아아────!] 뛰쳐 나갔다. 누군가에게 보여진다거나, 시체를 숨겨야지, 하는 일은 일절 생각할수 없었다. 단지 여기서 도망치고 싶어서. 반 미친상태로 되어서, 본적도 없는 맨션의 방에서 뛰쳐 나갔다────── [쿨───럭────] 위액이 역류한다. 땅에 업드려서, 위 안에 있는것을 남김없이 토해냈다. 음식도, 위액도, 울면서 토해냈다. [하아, 하아, 하아, 하아...........!] 위 안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도 일어난 일을 없었던 일로,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가려고 하는듯, 몸은 구토를 강제한다. [........하아........하아.......하아....하, 아.] 아파. 내장이 타버릴것 같이, 아프다. 눈물이 멈추지 않아서, 나는 쓰레기 처럼 땅에 쓰러졌다. [아, 우─────우, 우우, 우]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나는 사람을 죽였다. 인형이라도 토막내듯이 깨끗하게 아무 의미도 없이 죽여버리고 말았다. ───어떻게 된일이지. 어째서 그런 기분이 되었는지, 어째서 정말로 죽여버린 것인지, 지금도 그 이유를 모르겠다. [────거짓말이야.] 아니────아무리 그래도 너무 이상하다. 혹시 방금 전 일은 현실이 아닐지도 몰라. 봐, 보통처럼 현기증이 나서, 그 사이에 본 꿈이야──── [────거짓말이야.] 대체, 어떻게 나이프 한 자루로 사람을 그렇게 토막낼수 있다고 할수있겠는가. 책에서 읽은 기억이 있다. 한 사람을 토막내기 위해서는 톱을 사용해도 몇 시간이나 걸리는 중노동 이라고. 그러니까, 이런 나이프 한 자루로 그런 일을 할수 있을리가 없어. 그런 『선』같은건 처음부터 없었고, 내가 마음대로 빠져버린 망상이야─── [────거짓말이야.] [우───욱] 위액이 입술을 타고 흘러내린다. 입을 물론, 턱 아래는 위액으로 흥건히 젖어있다. 위액에는 붉은 색이 섞여 있다. 토해낼것도 없으면서도 위가 요동치니까 식도에 상처가 나서 피가난 것인가. [아.........파─────] 아프다. 그러니까 분명히. 방금전 일은 꿈 같은게 아닌, 나는,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 [────전부 ,거짓말이야.] 그래, 사실 이해하고 있다. 욕정을 했다. 그 여자를 보고 흥분했다. 토막낼 때도, 사정을 하는듯이 자극적 이었다. 이 눈도 그렇다. 그 『선』이 종이를 자르는것 같이 사물을 절단하는 『선』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 토노 시키는, 방금 전 처럼 사람도 간단히 토막낸다 라고 이해하고 있을터인데. 나는, 그런 것을 생각도 하지않고, 단지 보통으로 살고 있었다. ────자신이, 간단히 무언가를 죽여버릴수 있는 위험한 인물이라면. 나는 이 눈을 멀게할 것인가, 누군가와 만나지 않도록 생할을 하는거였는데. [.......미안해요, 선생님.] ───정말로, 미안해요. 이런 간단한 일 조차. 토노 시키는 지키지 못했다───── [──────] 하지만, 내 일 같은건 아무래도 좋아. 나는 그 사람을 죽였다. 그 사람이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 이라던가, 그 사람의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일 이라던가, 그 사람이 계속 꿈꿔왔던 미래 라던가, 전부────남인 내가 부셔버리고 말았다. 후회한다고 해도 용서받을 수 없어. 사과한데도, 절대로 용서받을 수 없어. [나─────미쳐버린 걸까.] 모르겠어. 그 때 솟아오른 충동은, 이제 조금도 남아있지 않아. 하지만 혹시────또 그 감각을 느끼게 된다면, 나는 어떻게 될까? 견딘다던가, 이겨낸다던가, 그렬듯한 의사는 움직이지 않았다. 참는다, 라는 생각조차 떠오르지 않아. 『그 여자를 죽인다.』 그런 일을, 당연하게 생각해 실행에 옯겨 버렸다면, 내가 어떻게 할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러면 해답은 간단하다. 나는 분명히 미쳤다. ────어쩌면 8년전에. 사망확정 이라고 일컬어진 사고에서, 기적적으로 재생했던 그 때 부터. ────────추, 워. 어느새, 해가 져있다. ───────지금, 어느정도 되었지. 잘 모르겠어. 단지, 고막에는 지지직 하고 무슨 잡음 같은 소리가 들려온다. 지지직. 지직. 지지직. 소리는 멈추지 않고, 매우 춥다. 이대로────밴치에 않아있으면, 죽을듯한 기분이 든다. ............죽어버릴듯한, 기분이 든다. 지지직, 지직, 지지직.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반복되는 잡음도, 죽을듯한 추위도, 아무래도 좋다. 몸이 떨리고 있다. 분명히 원인은 추위인가, 불안인가, 공포인가, 분함인가. 하지만, 머지않아서 판별이 되지 않는다. 나는 사람을 죽이고, 거기에 이유가 없다는 것을, 설명할수 없다. ───웃을 일이다. 이유가 없다고, 설명을 할수 없지는 않아. 단지, 죽이고 싶으니까 죽였다. 그런 이유, 미쳐있어. ............아아, 미쳐있다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그래도 아직 마음은 제정신이다. 제정신인 채로 있으니까 , 이렇게 마비되어있다. 지직지지직지지직. 손에는, 아직 나이프가 있다. 죽은 것은. 어쨌든 해결하는 것은 오히려 간단하다. 하지만, 그걸 할수 없다. 제정신 이니까 그걸 할수 없다. 죽음을 두려워 하는 마음과, 그런 것은 아무 해결에도────대가도 되지 않는다고, 어딘가에 알고 있는 마음이 있다. 지직지지직, 거리는 잡음. 언덕을 굴러 내려오는듯이, 내려가는 체온. ────내가 죽는것은 할수없어. 하지만, 놔두면 이대로 사라진다. ....결국, 그게 좋은걸지도 몰라. 나같은 살인자는 살아있어도, 별로. 빨리. 이대로. 죽어, 버리면. [토노.......군?] 갑자기. 그런 이름을 불렀다. [────────] 얼굴을 들었다. 거기에는─────왠지, 벌써 몇 십년 만인가 하고 생각되게 하는, 선배의 모습이 있었다. [무슨일이에요, 이런 비 속에 앉아있다니.] [..................비] ....아아, 그렇구나. 아까 부터 지직 거리면서 시끄러웠던 잡음은, 빗소리 였었구나. 추운게 당연하다. 보면, 온 몸이 젖어서 식어있다. [정말, 우산도 쓰지 않고. 토노군, 이대로있으면 감기 걸려요.] ........선배의 목소리는, 매우, 아프다. 생각해보니 몇 시간 전에도 들었던 목소리 인데. 지금은 왜이리────멀리서 들리는 목소리 인거지. [토노군? 제 목소리, 들리나요......?] [응────아아, 그래. 감기 정도는, 걸려도 나쁘진 않겟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단지 그렇게 대답을 했다. [안돼요, 아무리 10월 이라고 해도 이런 빗속에 있으면, 감기로 끝나지는───] 말하면서, 내 몸을 만지더니, 선배의 말이 끊어졌다. [토노군, 대체 얼마 동안이나 이렇게 있었던 거에요........!? 몸, 이렇게 차가워 졌잖아요!] 선배는 내 팔을 잡고, 억지로 일으켜 세웠다. [제가 우산을 빌려드릴테니 빨리 집으로 돌아가서 몸을 어떻게 하세요. 빨리 덥히지 않으면, 정말로 목숨이 위태롭다구요.] [........아아, 그런가. 하지만 집에는 돌아갈 수 없어. 나, 이제 어디도 갈수 없어.] ...........그런일을 해놓고서, 집에는 돌아갈수 없어. 이제 어디에도────내가 쉴수 있는 장소는, 없다고 생각해 [──────] 선배는 계속, 나를 바라보고 있다. [───알겠어요. 그럼 제 방으로 가요. 토노군의 집 보다 가까우니까, 마침 잘됐어요.] 선배는, 나의 팔을 잡아끈다. [....................] 뿌리치는건 할수 없었다. 나는 아무생각도 하지 않았고, 그────선배의 체온은 마비된 세계에서, 단 하나 확인할수 있는 것이었으니까. ........선배의 방은, 보통의 이 층짜리 아파트의 중 하나였다.. 부엌과 六量의 방이 하나 있을 뿐, 정말로 좁다. 방에는 선배와 어울리게 깨끗해서, 그러한 것이 조금은 마비된 신경을 풀어주었다. [자, 이걸로 몸을 닦아요.] 수건을 건내주었다. [죄송해요, 토노군의 사이즈에 맞는 양복이 없는것 같아요. 잠시만, 이대로 참아주세요. 금방 따뜻한 마실것을 만들테니까.] .........선배는 부엌으로 갔다. 깨끗한 방에, 혼자가 된다. [───────] 설마 이렇게 여자의 방에 들어오게 되다니, 생각도 못했다. 여자의 방. .......여자의, 방. 억지로 밀고 들어가서, 죽여버린 여자의 방. [읏───────!] 토할것 같아. 나는────뭘하고 있는거지. 이런 곳에서. 이런 곳에서, 선배가 신경을 써줄 자격같은건, 없는데. [자, 오래 기다리셨어요────토노군!] [빨리 몸을 닦아내지 않으면 안되잖아요!] 화를 내면서, 선배는 수건으로 내 머리를 닦기 시작했다. [자, 셔츠도 완전히 젖었으니까 벗지 않으면 안돼요. 이대로 폐렴 걸려도 몰라요!] 굉장히 화를내면서 선배는 셔츠의 단추에 손을 대었다. 그 손이 갑자기 멈추었다. [.............에또, 저.] 선배는 물끄러미 내 가슴을 본다. [.......이거, 이미 아물은 상처, 이지요?] .......아아, 가슴에 있는 상처를 보고 놀란것인가. 내 가슴 중간에 있는 화상같은 흔적이 있으니까, 몰랐다면 놀랄만한 것인지도 몰라. [.......아아, 그건 괜찮아. 이미 8년도 더 되었으니까.] [그렇습니까. .....다행이다, 토노군이 이상해진 원인이 이 상처였다면, 지금 당장 병원에 데려가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네요.] 선배는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그 웃는 얼굴을 보고는, 가슴이 아팠다. [....괜찮아요. 내가 할수 있으니까, 내버려둬요.] [네. 그럼 차 가져올게요. 아, 셔츠 벗었으면 저기에 있는 이불을 웃옷 대신으로 둘러주세요.] [......................] 수건으로 바지를 닦는다. 그래도 바지는 젖어있기에, 이런 모습으로 이불을 둘렀다가는 젖어버린다. 셔츠를 벗고, 상반신은 수건으로 감쌌다. [아, 다 닦았나요? 그럼 차를 마실까요] 선배는 티 세트를 들고와서 앉았다. [토노군도 앉아요. 서있으면 제가 진정이 안되잖아요.] [...................] 앉았다. 선배는 홍차를 따라서 나에게 주었다. [───────] [......................] 서로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선배는 내가 있은것을 신경쓰지 않는듯 홍차를 마시고 있다. 나도 선배를 따라서 홍차를 입에 대었다. ────뜨거워. 혀가 따끔거릴 정도로 뜨거워서, 두근 하고 몸에 맥박이 돌아온다. 심장 이라던가 뇌 라던가, 멈춰있던 기관이 조금씩 움직이는 것 같다. 선배는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잠시 후에, 찻잔이 비었다. 그러니, 선배는 당연하다는 듯이 홍차를 따라주었다. [.................아] 무슨, 말이라도 하지 많으면, 안될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토노군.] [읏───────!] 깜짝, 하고 반사적으로 몸을 움츠린다. [저, 잠시 밖에 나갔다가 올게요. 집 좀 봐주세요, 할수 있겠죠?] [아...........으,응, 괜찮지만.] [네, 그럼 부탁할게요. 금방 돌아올테니까, 이상한짓 하면 안돼요.] 어디까지가 진심인지, 웃는 얼굴로 그런 말을 하고는 선배는 나갔다. ───────. 또, 혼자가 된다. 방금 전 까지, 따뜻했던 무언가가, 갑자기 식어간다. .............선배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나 같은 녀석을 방에 들어오게 하고, 보살펴주고, 그게 당연하다는 듯했다. .........느끼지는 못했지만. 홍차의 따뜻함 이러던가, 방의 깨끗함 이라던가. 그런것 보다, 몇 배나. 누군가가 옆에 있어주는 것이, 매우 마음을 진정시킬수 있는 것이었다. [큿..............!] 가슴이 아프다. 아까전에는, 혼자서 아무것도 느끼지 않으면서 있는것이, 좋았었는데. 지금은 선배가 없는것 만으로도, 불안해진다. 그게 미쳐버릴 정도로, 소리치고 싶어진다. ..........이게 무슨 오만이지. 나는 사람을 죽였는데. 선배가 상냥하게 대해 줄 자격 같은건 없는데. 빨리, 어서 선배가 돌아와 줬으면 이라는, 그런 제멋대로의 생각을 하다니──── [다녀왔어요, 토노군. 집을 봐줘서 고마워요.] [───선, 배] 선배는 여러가지 물건을 사온 모양이다. 손에는 비닐 봉지가 몇 개 들려있었다. [저기 말이에요─, 어쨋든 이걸로 갈아입어요. 싼거지만 젖은 옷 보다는 좋을거에요. 그리고 목욕준비도 해 놓을테니, 탕에서 편히 쉬면은 기분이 좋아질 거에요.] [............에?] 선배는 척척 준비를 해간다. 목욕의 준비, 내가 갈아입을 옷의 준비라던가. .......이 사람이. 나를 위해서 이런 일을 할 필요는, 없는데. [.......됐어 선배. 나, 돌아갈 테니까. 이 이상 폐를 끼칠수는 없어] [무슨소리 하는거에요. 토노군, 오늘은 집에 못 돌아가죠? 벌써 식사 재료도 두 사람분 사왔으니까, 책임져 주세요.] [책임 이라니───선배?] [확실히 몸을 데우고, 저녁을 먹고, 그러고 나서 돌아가 주세요. 그런 얼굴을 한 채로 돌아가면, 신경이 쓰여서 잘수가 없잖아요.] [────────] 가슴이 아프다. 기쁨과. 왠지 울것같이 기쁜 반면, 이 사람의 상냥함을 무서워하는 내가 있다. [........어째서.] [네? 왜그래요, 토노군?] [.....어째서, 이렇게 까지 해주는거야, 선배. 나에게는─────이렇게 선배가 상냥하게 대해줄 자격 같은건, 없는데.] ─────나는, 사람을 죽이고 왔는데. 이렇게. 신경을 써주는 일 같은건, 할수 없는데. [..........나는, 안돼. 아까전, 굉장한 실수를 해버려서, 책임도 지지않고, 도망을쳐서, 죽어도 상광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곳에서, 선배에게 매달리려 하고있어. 그 죄를. 나의 손으로 죽이고만 생명을, 없었던 일로 하려하고 있어. [.....내가 저질러 버린 실수는 어떻해 해서도 용서받을수 없어. .....아니, 용서받아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안돼. 이런 곳에서────선배가 상냥하게 대해줄 자격 같은건, 나에게 없어.] [........하아. 토노군, 자신이 나쁜 사람이라고 굳게 믿고싶은 거군요.] 선배는, 나의 마음 속 깊은곳에 있는 진실에 도달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은, 토노군 자신의 행동에 자신으 없다는 거지요. 토노군은 자신이 실수를 범한걸 알고 있지만, 그것이 정말로 좋은것인가. 나쁜것인가 알수없어. 그러니까, 그렇게 자신을 추궁해서 분명히 할수밖에 없는 거네요.] [────아니, 그건─────] ........모르겠어. 하지만 확실히, 내가 한 일을 인정하지만, 어째서 그런 일을 해 버렸는지는 모르겠어. 하지만 사람은 죽인것은 사실이니까, 나는 나쁜 사람 이라는것이 성립된다. 그러니까. 무리를 해서도 자신을 악인으로 하여, 죄의 존재를 확실히 하려한 걸지도 몰라─── [하지만, 저에게는 토노군의 실수를 했는지 몰라요. 확실히 말해서 그런건 아무래도 좋아요. 토노군은 자신이 상냥하게 대할 자격이 없다고 하지만, 그건 토노군 만의 사정이에요. 제가 토노군에게 상냥하게 대하는 것은, 별로 토노군을 위한것은 아니니까 신경쓰지 마세요.] [..........저기, 말이에요. 저는, 제가 토노군에게 상냥하게 대하고 싶으니까, 이렇게 하는거에요. 토노군의 사정은 그리 관계없어요. 토노군에게는 폐 일지도 모르지만, 질 나쁜 선배에게 잡혔구나 생각하고 그냥 넘어가 주세요.] 그렇게 말하고는, 선배는 웃었다. 저, 부드럽게 지켜보는듯한 미소로. 쏴아, 비 내리는 소리를 듣는다. ...........결국, 나는 선배의 호의를 뿌리칠수는 없었다. 목욕탕을 빌려주고, 잠옷까지 준비해 주고. 저녁까지 얻어먹고, 밖에 비가내리고 있으니까 하고, 침대까지 빌려서, 이렇게 잠자리에 들었다. [───────] 목이 메인다. 선배에게 진 빚이 너무나도 커서, 감각이 마비되어 버린다. 선배는 저녁식사 때도, 평상시 처럼 말을 걸어왔다. 학교의 일 이라던가, 번화가의 여러가지 가게의 이야기 라던가, 어쨋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리고, 무엇하나 만족스러운 대답을 하지는 못했지만, 그러는 사이에, 제멋대로 이던 신경이, 조금씩 정신을 차렸다. 지금, 이렇게 선배의 침대에 누워서, 바닥에 이불을 깔고 자고있는 선배를, 의식하게 되었다. ───무슨 일인거지. 수 시간전에 사람을 죽이고는, 이렇게 보통 학생의 생활에 당황하고 있어. 정말로, 감각이 마비되어 있다. 나는───토노 시키는, 이제 두 번다시는 이런 당연한 행복에 빠질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 자지않고 시선을 흘린다. 이 후, 자신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알수가 없어, 고민하고있다. 쏴아. 밖에서는 빗소리가 들려온다. [토노군. 빨리 자지않으면 내일 지각해요.] [────선배, 일어나 있었어.......?] [네. 토노군이 잘 때 까지 잘수 없어요. 저, 일단은 여자니까.] [.......미안. 역시 나 부엌에서 잘게.] [정말, 몇 번을 이야기해야 알아듣겠어요. 토노군은 감기에 걸렸으니까, 부엌에서 자게 뇌둘수가 없어요. 알았으면 안 좋은 일은 잊고 주무세요.] [──────안좋은, 일] .........아아, 그건 무리다. 그건 잊을수 없는 일이고────잊어서는 안되는 일이다. 어떤 이유가 있더라도, 사람을 죽였으니. 죽인 사람을 잊어버리다니, 그건 죄가 너무나 깊어. [.........안돼. 죄는 넘길수가 없어, 선배. 잊을 수도 없고, 잊어버릴 생각도 없어.....하지만, 고마워. 오늘은 선배가 여러가지 도와주었으니까. 그대로 있었다면 정말로, 나는 죽었을지도 몰라.] 그건 회피다. 정말로 자신이 실수를 했다고 생각한다면, 회피만큼은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 [죄, 인가요. 토노군의 실수 라는건, 저 같은건 상상도 못할 일인가 보네요.] 어딘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는듯한 밝은 목소리로, 선배는 그런말을 한다. [하지만, 토노군. 죄를 짖지 않은 사람은 없어요. 이 세상에는 죄를 짖지 않은 사람과 죄를 지은 사람이 있는게 아니에요. 살아있는 이상, 누구라도 죄를 저지르게 된다. ........슬프지만, 그건 피할수 없다. 살아있다는 것은 마모한다는 것이니까. 우리들은, 단지 개인이 깍여져 가는것 만으로도 영향을 받는 생물이에요.] [.........뭐야 선배. 그러면 말이야, 뭔가 맞지 않는것 같아. 모두가 죄를 짖는다니, 그런 예 같은건, 좋아하지 않아.] [.....그렇네요, 그러면 안맞네요. 하지만, 죄 라는것은 갚을수가 없잖아요. 이 세상에 있는것은 죄를 갚는 사람과 죄를 갚지 않는사람 뿐이에요. 그러니까, 잘못된 사람이라는 것은, 어떻게해도 자신의 죄를 갚지 않는 사람 이라고 생각해요.] ..........선배의 목소리는, 왜인지 매우 슬프게 들렸다. [하지만, 토노군은 갚을수 있는 사람이에요. 어떠한 실수를 했는지는 모르지만, 토노군은 갚을수 있는 사람이에요. 불안으로 잘수가 없다면, 이 후에 어떻게 갚으면서 살아갈건지를 생각하면 되요. 그건 매우 어려운 일이니까, 그러는 동안에 머리가 펑크나서 틀림없이 자게 될거에요.] 어디까지 진심인지, 선배의 말에는 언제나 농담이 섞여있다. [...갚을수 있는 사람, 인가. 그렇지만, 선배. 나의 실수는 분명히, 어떻게 해서도 갚을수 없어. 이것만은 확실히 말할수 있어.] [아하하, 그래요. 어떠한 것이라도 죄 라는 것은 갚은수 없어요. 누군가를 상처입혔다, 그 사람의 상처가 나았다고 하더라도, 상처를 입힌 죄는 없어지지 않잖아요? 얼마나 노력해도, 저지른 죄는 없어지지 않아요. 갚는다, 라는것은 결과가 아닌, 그 과정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갚을수 있는 사람과 갚을수 없는 사람, 이라는 것은 그런 거에요. 그러니까 토노군은 틀림없이 갚을 사람이에요.] [...모르겠네. 나, 매정한 인간이야. 선배가 생각하는 정도로 좋은 녀석이 아니야.] [그런건 간단하게 알수 있어요. 아까 말이에요. 저 조금 감동했어요. 토노군 가슴에 심한 상처가 있죠?] [에.......? 있는데, 그게 어떻다는 거지?] [그런 상처가 있다는 것은, 매운 큰 사고 였겠지요. .........상처 라는것은 마음을 왜곡시키죠. 그렇게 큰, 그것도 아직 없어지지 않은 상처라는건, 보통이 아니네요. ] [하지만 토노군은 매우 자연스러워요. 그런 상처가 있는 사람이 보통으로 살아간다고 하는 강함은, 틀립없이 자랑스러운 일이에요. 토노군은 분명히, 매우 정직한 유년기를 거쳤겠죠.] 만족스러운 듯이 말하고는, 선배는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 귀를 기울여 보니, 평온한 숨소리만 들리고 있다. [........잠든거야, 선배.] 대답이 없다. 단지, 밖에서 쏴아, 하는 빗소리만 들려온다. [..........갚음, 인가.] 저지른 죄에 상응하는 벌. 내일이 되면 내가 죽인 그녀의 시체가 발견되고, 새로운 엽기살인 이라고 뉴스에 보도되는 것일까. 그렇게 되었을 때, 내가 잃는것은 헤아릴 수도 없겠지. 아키하에게 폐를 끼치게 되고, 이렇게 선배와 이야기 하는것도 두 번다시 할수없게 된다. [.......................] 하지만, 그게 갚음이 된다면, 받을수 밖에 없다. 그걸로 갚을 수 있다면─────구제 같은건, 분명히 어딘가에 있을지도 몰라. [하─────아] 조금, 졸려온다.내일의 일은 알수없어. 알수없지만, 혹 용서받을수 있다면. 자신의 죄가 알려져서, 그 죄를 추궁당히기 전 까지는. 이 생활을, 계속하고 싶다고 빌어본다. .....부스럭. .....스윽. [........응.] ......무언가, 가까이에서 소리가 난다. 눈을 뜰 생각은 없지만, 소리에 반응하여 멍하니 눈을 떴다. ─────선배가, 옷을 갈아입고 있다. 아직 밤 중인지, 밖에서 빛은 들어오지 않는다. 비가 그쳤는지, 주위는 매우 조용하다. 그 안에서, 선배가 옷을 벗고 있다. [......................] 분하다. 자신이 살인자라는 양심의 가책이나, 이런 멍한 상태가 아니라면, 지금의 선배가 얼마나 매력이 있는지 파악할수 있을텐데, 머리가 움직이지 않는다. 선배의 눈은, 어딘가 비어있는듯 했다. 하지만, 그것 보다, 어딘가 이상한 점이 있다. ────저건────뭐, 인거지. [.......................] 양 팔에 이상한 자국같은 것이 있다. ........아니, 자국이 아니라, 그려넣은 것인가. ...........뭔가, 좋지않은, 느낌이, 든다. [................] 다시 잠이 온다. 선배의 발 주위는, 어수선한 것 같다. 그것도, 여기까지. 그 후에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2/ 反轉衝動II END 3/黑い獸 I [───────응] 창 너머로 들어오는 햇빛 때문에 잠이 깨었다. ....비는 그친것인지, 빗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하늘은 구름이 낀 정도로, 햇빛은 밝다고는 할수 없었다. [.................에?] 두리번두리번, 주위를 둘러본다. ........확실히, 내 방은 아니다. [아, 안녕하세요. 어젯밤은 잘 잤나요, 토노군?] [아────────] 생각, 났다. 여기는 선배의 방이고, 나는 어제 선배의 침대를 빌려, 하루 밤 잔거였어──── [아────응. 안녕, 선배.] 왠지 굉장히 부끄러워져서, 침대에서 뛰듯이 일어났다. [에또, 어제는 죄송했습니다. 여러가지 신세를 지어서, 저────] [네, 빚 하나를 진걸로 해둘게요. ] 선배는 웃는 얼굴로 대답을 한다. ........뭐랄까, 굉장히 어른스럽구나, 하고 생각했다. [어, 어쨌든 고마워. 그럼 나, 돌아갈테니까.] [어머, 그래요? 아직 아침 6시에요, 토노군] [그렇지만, 어제는 무단외박을 해버렸으니. 빨리 저택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아키하에게 무슨소리 들을지 몰라.] [아, 동생 말이군요. 에또, 일단은 어제 전화를 해 두었으니까 괜찮을거에요.] 선배는 막힘없이, 뜻밖의 말을 꺼낸다. [잠───전화라니, 선배가, 집에?] [네. 토노군이 우리 집에 자고갈 것이라고 연락을 해두지 않으면 안되겠다 하고 생각했는데, 안되는 일이었나요?] [무슨──────] 할말을 잃었다. 시엘 선배가 집에 전화를 했다는 것은, 즉, 여자가 『토노군은 우리 집에서 자고갈것 같아요.』라는것은 연락하였다는 것이다. 그런, 뭐라고할까──── [───곤란해. 그건, 상당히 곤란해.] 아키하가 전화를 받기라도 한 날에는, 나는 괘씸한 색마라는 오해를 받을지도 몰라. 그냥이라도 엄격한 토노가인데, 이런 일을 틀키기라도 한다면 어찌될지 상상도 하기싫다. [.......토노군.......제 방에서 자고가는 것이, 그렇게 싫었던 거네요.] [아, 아니, 그런게 아니라, 저.......우리집이 상당히 엄해서, 결코 선배가 싫다는게 아니라───] 횡설수설하며 변명을 한다. [......됐어요, 변명하지 않아도] 선배는 슬픈 듯 눈을 내리깔았다. ......어젯밤 신세를 진 탓인지, 이 사람이 저런 얼굴을 하면 왠지 이쪽이 면목이 없다. [아니라니까, 나는 정말로 선배에게 감사한다구. 지금도 굉장히 기분이 좋아졌고, 어젯밤도, 선배가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도 모를 정도였어.....!] [─────네. 그렇네요, 토노군의 얼굴은 예전으로 돌아갔어요. 어젯밤에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건강하게 보여서 기뻐요.] 갑자기. 선배는 이 이상은 없다고 할 정도로, 얼굴 가득히 웃음을 띠었다. [─────에?] [농담이에요. 저라도 토노군의 집에 전화같은건 하지 않아요. 이누이군에게 부탁해서, 어젯밤 토노군은 이누이군의 집에서 자고 간다, 라고 전화를 하게 했어요. 그러면 문제 없지요?] [......아아, 그러면 문제 없지만......선배, 조금 취미가 않좋아. 지금 것은 정말로 심장이 멈추는줄 알았잖아.] [네. 저, 생각보다 장난이 심해요. 좋아하는 아이는 괴롭히고 싶어지잖아요. 그것과 같아요.] [........에?] ───좋아하는 아이라니, 그건, 저──── [하지만, 집에는 빨리 돌아가는 편이 좋겠네요. 에에또,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선배는 옷장 안을 뒤진다. [여기요, 토노군. 별것 아니지만, 이거 드릴게요.] 말하고는, 선배는 오래된듯한 반지를 내 주었다. [....별것 아니라니......이게 뭐야, 선배.] [부적이에요. 토노군, 왠지 멍하게 있어서 위험하니까, 가지고 계세요.] [아, 응───주는거니까 받겠지만....알겠어, 소중히 할게.] 반지를 받아서, 주머니에 넣었다. [그럼, 슬슬 가볼께. ...저, 말이야. 어제는 정말 고마웠어. 선배가 말한대로, 나름대로 죄 갚음 이라는 것을 생각해 볼께.] [네. 그럼 학교에서 봐요.] ───선배는 웃는얼굴로 배웅해 주었다. 하지만, 그 얼굴을 두 번 다시는 못 볼지도 몰라. 어제, 내가 죽인 여성의 유체는 벌써 발견되어서, 저택에는 이미 경찰이 와있는지도 모르는데. ......하지만, 도망을 칠수는 없어. 지금은 선배에게 인사를 하고, 토노의 저택으로 돌아가는 것 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택의 모습은 평상시 그대로였다. [아, 어서오세요, 시키씨.] 로비에 들어가자마자, 코하쿠씨가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해온다. [아.......아아. 다녀왔요. 저, 코하쿠씨?] [에에, 아침식사 말인가요? 금방 준비할 테니까 거실에서 기대려 주세요. 아키하님도 방금 끝냈으니까.] 코하쿠씨는 탁탁, 하는 발소리를 내며, 거실로 갔다. ......너무 평화롭다. 어제 그 여성의 유체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것일까. [........................] 어쨋든 제복을 갈아입으러, 방에 돌아가자. 방에 들어오니, 히스이가 있다. [────안녕하십니까, 시키님. 돌아오셨네요.] [응, 방금....저기, 히스이. 미안하지만, 갈아입을 제복 있어? 지금 입고 있는건, 어제 비에 젖어서 말이야.] [......알겠습니다. 금방 준비하겠 습니다.] 히스이는 인사를 하고, 소리도 없이 방에서 나갔다. 그 후, 히스이가 들고온 제복으로 갈아입고, 거실로 향했다. 거실에는 아키하가 무연한듯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있다. [──어머, 안녕하세요 오라버니. 어느새 돌아오셨네요.] 아키하의 목소리에는, 비난의 화살이 박혀있다. [.......아아, 안녕. 저, 아침부터 기분이 안 좋은것 같네, 아키하.] [에에. 오라버니가 빈번히 외박을 하는 분이라는 걸 몰랐었으니까. 기분이 상했다, 라기 보다는 어이가 없다고 해야겠지요.] 찌릿, 하고 시선을 향하는 아키하. [......우] 외박을 한것은 사실이라, 반론을 할수가 없다. [뭐, 몸이 안좋아서 그런것이라면 어쩔수 없지만. 이누이씨, 라는 분은 중학교 때부터 친구 였다니까요.] [그렇지만.......그런가, 전화를 한 것은 언제 였지.] .........갑자기, 불안해 졌다. 그 녀석이 무슨 구실로 여기에 전화를 한거지........? [대체 말이에요, 학교를 조퇴한다고, 연락을 주었으면, 차를 보내잖아요. 무엇을 사양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라버니는 토노가의 장남이에요. 사용할수 있는건 얼마든지 써 주세요. ...그렇지 않아도, 오라버니는 다른사람보다 몸이 허약하니까.] [─────아] 그런가, 어제는 학교를 조퇴 했었지. [비에 젖은것 만으로 빈혈을 일으키다니, 오라버니, 몸 상태가 안 좋은거 아니에요? 주치의에게 진찰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등하교는 차로 하는게 좋지 않나요?] [................] 그렇구나. 그런 이유로 아리히코의 집에서 자고 간다, 라는 것으로 되었구나. [괜찮아, 아키하가 신경쓸 정도는 아니야. 달에 한 번은 꼭 진찰을 받으러 가고있고, 차로 통학을 하면 그거야말로 몸을 약하게 만드는 것이잖아. 아키하가 내 일로 그렇게 까지 신경질적으로 될 필요는 없어. 뭐, 걱정을 해주는건 기쁘지만 말이야.] [........그런것, 아니에요. 저, 오라버니 걱정하지 않으, 니까.] 휙, 하고 아키하는 미묘하게 시선을 돌렸다. [시키씨~, 준비 다 되었어요~] 식당에서 코하쿠씨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럼, 그런줄알고 아침 먹고올께.] [정말. 오라버니, 그런 난폭한 말을 쓰는건 그만두세요.] 찌릿, 하는 아키하의 시선이 따갑다. [......아아, 원래 상대로 돌아왔구나. 역시 아키하가 그렇지 않으면 진정이 안돼. 나 같은건 신경쓰지 않아도 되니까, 편하게 있으라구.] [───끈질기시네요. 저, 오라버니 걱정하지 않아요!] 아키하는 휙, 하고 얼굴을 돌린다. 그것을 보며 미소를 지은 후, 식당으로 이동했다. [다녀오십시오] 히스이는 평상시의 대사를 한 후, 시선을 나에게 향하였다. [시키님, 어제는 어떻게 되신겁니까.]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비에 젖어서 빈혈을 일으킨것 뿐이야. 이제부터는 조심할게.] [탓을하는건 아닙니다. 단지, 오늘 아침의 시키님은 굉장히 무리하시는 것 같이 보입니다. 길 가는데 조심해 주세요.] 히스이는 고개를 깊게 숙인 후, 나를 배웅해 주었다. .......이런 곤란한데. 될수있는한, 보통처럼 보여서, 아키하도 코하쿠씨도 적당하게 넘겼었는데, 히스이에게는 통하지 않은것 같다. [...........혹시, 신경을 써준 것일까, 히스이.] 언제나 담담한 그녀의 표정은 읽기가 어렵다. 어쨋든, 오늘이 최후의 등교가 될지도 몰라. 할수 있는한 평소대로, 후회를 남기지 않는 하루가 되자─────. 나의 심경이 아무리 복잡하다고 하더라도, 아침의 모습은 변하지 않는다. 학교에 가까워지자, 교복을 입은 학생이 늘어갔다. 휴일 전인 토요일. 토노 시키에게 있어서, 학교라는 것은 이걸로 최후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도 될수 있는한 평소대로, 2년간 정들은 통학로를 걸어간다. 이 교차점을 빠져나와 얼마되지 않아서 교문이 보인다. 신호등이 빨간불이 되어서, 횡단보도 앞에 멈춰선다. 이 보도의 반대편에는 이미 학교의 담이 보인다. 통학로인 탓인지 보도에는 가드레일이 쳐져있고, 지금도 학생들이 교문으로 향하고 있다. 이 시간, 길에는 우리 학교의 학생들 밖에 없다. ..........그것밖에, 없을 터이다. 그런데, 차가 바쁘게 지나가는 사이로, 흰 사람의 그림자를 본 것 같다. [─────무슨] 거기에 있는것은, 그녀 였다. 어깨까지 오는 금발 머리에 휜 옷. 얇고 긴 눈썹과 붉은 눈. 단 한 번 밖에 보지 못했지만, 내가 그 모습을 잘못 볼리가 없다. [───────] 하지만, 그럴리가 없어. 그도그럴게 그녀는, 어제 나의 손으로 토막내 죽였으니까. 신호가 파란색으로 바뀌었다. 주의의 학생들이 건너간다. 그 안에서, 나 만이 가만히 선채로 멍하니 있다. 그녀는 가드레일에 앉아서, 다리을 흔들고 있다. 마치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모습. 얼마나 기다렸는지는 알수 없지만, 그녀의 표정이 험악하지는 않았다.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거지. 마치 애인이라도 기다르는 듯이, 그녀는 안절부절 침착하지 못한것 같다. ────안좋은, 예감이 든다. [아──────] 흰 여자가 이쪽을 본다. 아마도, 그건 단지 우연. 저건 그냥 닮은 다른 사람이고, 그녀는 다른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게 분명해. 그렇지 않으면, 이 순간 자체가 악몽이다. 그녀는 나의 손으로, 완전히 죽였으니까────── 하지만, 여자는 이쪽을 보고 웃고있다. 『이제 왔네』하고 자신을 죽인 상대를 발견하고는, 마음속으로 기뻐하는듯이─── 여자는 친한듯이 손을 들어 웃어 보이고는, 가드레일에서 일어났다. 사라락, 하고 머리를 날리면서, 이쪽을 향해 걸어온다. [────────오지, 마.] 악몽, 이다. 신호가 빨간색으로 바뀌었다. [────────오지말라, 구] 그녀는 신경도 쓰지않고, 차들이 다니는 도로를 일직선으로 횡단해 온다. 거리는 몇 미터도 되지 않는다. [.......오지말라고 말했잖아─────!!!!] 크게 소리쳐도 눈 앞의 상황은 바뀌지 않는다. 그대로, 나는 자신도 알수없는 소리를 내고서는, 그녀로부터 도망쳤다. 달렸다. 전력으로 달렸다. 부끄러움도 外問도 없이, 사람들을 밀치면서, 아스팔트 위를 전력질주 했다. [헉, 헉, 헉, 헉──────!] 호흡이 거칠어지고, 심장이 비명을 지른다. 그래도 달렸다. 달리지 않으면 미쳐버릴것만 같았다. 뒤를 본다. 흰 옷을 입은 여자가 걸어온다. 틀림없이 나를 쫓아오고 있다. 내가 죽인 여자가, 나를 쫓아오고 있다. 달리는 이유는, 그걸로 충분했다. [헉, 헉, 하아───────!] 폭발할듯한 심장을 무시하고 계속 달린다. 뒤돌아보면 그 여자의 모습이 있다. 뚜벅뚜벅, 가벼운 발걸음으로 도망치는 나를 쫓아오고 있다. [헉, 헉, 헉, 헉───────!] 숨이 찬다. 양팔이 무겁다. 다리는 이미 끊어질 것만 같다. 이 상태인데도, 이렇게 전력으로 달렸는데도, 어째서 걸어오는 상대를 뿌리칠수 없는거지─── [헉, 헉, 헉, 헉─────] 숨이 찬다. 벌써 몇 km를 전력으로 달린것일까. 그래도 돌아보면 그녀석이 걸어서 쫓아오고 있다. 자연스레, 산보하는 듯한 발걸음으로 빈틈없이 쫓아오고 있다. [.......헉, 헉, 헉, 하하, 하하하하] 이상하지도 않은데 웃고, 웃으면서 또 달린다. [하하, 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 웃음이 멈추지 않는다. 그래도 달리고, 이 이상 달리면 죽는다고 몸이 빌고 있는데도, 또 달린다. 달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 녀석에게 잡히면, 나는 틀림없이 죽는다. 무엇을 근거로, 하고 자신이 그런 망상을 웃어 넘겨도, 그런것이 쓸모없는 짓이라는건 역시 내가 가장 잘 알고있다. 이유도 근거도 증거도 없어. 단지 이미 사실로해서, 토노 시키는 그 여자에게 잡히면 죽는다 라고 이해하고 있다───── [앗────] 땅에 넘어진다. 발이 움직이질 않아서, 이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게 되어, 거꾸러지듯 넘어졌다. [쿡────하, 아] 쓰러진채로 기어서, 어쨋든 벽에 다달았다. [─────] 벽에 손을대고 일어서려 했지만, 되지 않았다. 일어서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서, 엉덩방아를 찧는다. 그대로, 몸은 이제 움직이지 않았다. [하아─────하아, 하아─────] 얼굴을 들어서 공기를 마신다. ─────괴롭다. 정말 산소가 부족하다. 덕분에 머리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내가 무엇을 하고있는지 종잡을수가 없다. 어째서 이런 짓을 하고있는지 모르겠다. 어째서, 왜, 왜 죽은 여자가 살아있는지도 모르겠다. 틀립없이 완벽하게, 일반적으로 생각할수 있는 최종적인 상태로 나는 그 녀석을 죽였다. 그런데 왜, 그 녀석은 학교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그렇게 즐겁게 웃을수가 있는거지──? [.......분명히 죽였는데.] ────그래 분명히 죽였는데, 분명히 죽였는데, 분명히 죽였는데, 분명히 죽였는데,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머, 술래잡기 벌써 끝났어?] 골목 뒷편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도착한 여자는, 유감스럽다는듯이 어깨를 움츠렸다 [안녕. 어제는 정말로 신세를 졌어.] 여자는 빙긋이 웃으면서, 골목 뒷편으로 들어온다. ─────도망치지 않으면. 그렇게 생각하고 뒤로 물러나면서, 툭, 하고 콘크리트 벽에 머리를 부딪혔다. [술래잡기는 끝난거지? 여기 막다른 골목인걸. 게다가 인기척도 없으니까, 다른 방해자가 들어올 걱정도 없고] 굉장히 기쁜것인지, 여자는 계속 웃고있었다. 당황해서 주위를 돌아다본다. 골목 뒷편에는 인기척 없이, 나의 멍청함에 딱 맞게 정말로 정나미가 떨어진다. 이런곳으로 도망쳐 오다니────내가 죽여주세요 하고 말하는것과 다를게 없잖아. [길었어. 그로부터 18시간, 겨우 표적을 잡았어.] 또 한 걸음, 여자는 골목 뒷편으로 들어온다. [너, 너─────] [왜?] [너는, 분명히─────] [에에. 어제 당신이 죽인 여자야. 기억해 주어서 기뻐.] [바────] 거짓말이야, 그런 바보같은 이야기가 있을턱이......! [장난하지마, 죽은 사람이 살아날리가 없잖아!] [그렇지만, 그렇게 놀랄필요 없지않아? 그냥 되살아난것 뿐이니까.] 간단히 대답하고는 그녀는 뚜벅,하는 소리를 낸다. 여자와의 거리는 점점 좁혀져간다. [.......되살아....났다?] 멍하니 여자의 말을 되뇌어본다. 되살아났다는 건, 그 후 의사에게 가서 수술을해서 회복한 것일까......? [──────이게아니지, 바보취급 하지마! 그렇게 팔과 목을 토막 내었는데 되살아나는 사람이 있을리가 없잫아────!] [응. 하지만 나, 인간이 아닌걸.] [───────하?] 여자가 한 말의 의미는, 저, 너무 간단해서 다른 쪽으로 해석이 되지 않는다. 나는 인간이 아니야. 분명히, 눈 앞의 여자는 그렇게 단언하였다. [......인간이, 아니야.......?] [정말, 그런것 당연하잖아. 손발이 토막나서, 혼자서 재생가능한 인간이 있다고 생각해?] [────────] 그런 인간, 있을리가 없어. 그런것은 인간과 비슷하게 생겼을 뿐, 정말로 다른 괴물이겠지. 죽여도 살아난다. 숨통을 끊어도 상관없다. 토막을 내어도, 금방 원래대로 되어서 움직이는 인간이라고 부를수 없는것. [거짓─────말] 그게, 지금 내 앞에있는 여자의 정체인것 같다. 웃을려고 목소리를 내어보지만, 목이 말라서 잘 웃을수가 없었다. [,.......뭐야, 그거] 농담이라고 해도 이건 지나치다. 게다가, 농담이라고 할수없는 재료가 어쨋든 모여있다. 하지만, 분명히. 이 여자가 인간이 아니라면, 죽였을터인데 살아있다는 것이, 도리로 통할지도 모르잖아. ─────머리속이 정리되어 가고있다. 어쨋든 잘 보고. 그 후에 여러가지로 생각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야,이건. [........인간이 아니라고 말했지. 그러면 뭐야, 너] [나? 나 흡혈귀 라고 불리는데. 우리적으로 이야기하면 사람의 피를 빨아서 살아가는 괴물일까.] .....다행이다. 뭐가 다행이냐면, 흡혈귀 라는 단어는, 그런대로 알아듣기 쉬웠으니까. [그래, 흡혈귀구나─────] 에에, 하고 여자는 만족한듯이 웃었다. .....왜 이리, 장난스러운 대답이지. 흡혈귀가 낮에는 돌아다니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뭐, 지금은 그런것이 세세한 문제일지도 몰라. [......그래서. 그 괴물이 나같은 사람이게 무슨 일이지.] 왜인지, 여자는 놀라면서 움츠린다. 그것도 잠시, 금방 양손을 허리에 대고, 화난듯한 시선을 나에게 보낸다. [당신, 어제 나에게 무슨짓을 했는지 잊었어? 당신은 알지도 못하는 나를, 만나자 마자, 토막내서 죽였다구. 그런데 무슨 일이지, 라니 상당히 익숙한건가 보네.] 화내고 있다, 는것보다 어이없어 하는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나도 그런 기분이다. 여하튼 자기가 죽인 여자에게, 잘도 죽였네 하고 원망을 듣고 있으니까. [잠깐. 듣고있어, 살인광] [......아아, 듣고있어. 나로서도 굉장히 운이 안좋구나 하고, 지금 이를 악물 부분이었어. 미안하지만, 잠시 가만히 있어주지 않겠어.] ────정말, 어째서 이렇게 운이 안좋은거지. 이유도 없이, 갑자기 죽이고 싶어진 여자가 있어서, 그대로 그 기세에 눌려 죽여버렸다. 그 후에 상당히 고민해서, 자포자기 했지만, 어쨌든 나대로의 죄 갚음을 하자 하고 결의를 한지 얼마되었다고, 죽인 상대가 사실은 인간이 아니라니. [─────────하, 하하] 괜히 웃게된다. ......하지만, 그리 비관만 할일도 아니다. 그것이 죽인 상대가 되살아났으니까, 나는 아무도 죽이지 않았다는 것이 되잖아. 그야 『죽였다』라는 행위는 남겠지만, 그녀는 분명히 살아있다. ───그것만은. 솔직히 기뻐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 아아, 이렇다면 어쨋든 생활도 원래대로. 토노 시키는 지금까지 해 온대로 학교생활을 보낼수 있다고 생각해. .......뭐, 그 대가로 어어없는 녀석에게 이렇게 생활에 간섭을 받게 되겠지만, 살인자가 되는것 보다는, 상당히 운이 좋은것이라고 말할수 있을지도 몰라. [.......오케이, 진정되었어. 말하고 싶은게 있다면 들어주지. 불평이라도 원망 이라도 생각한대로 말해줘.] [그야 말하고 싶은건 산더미같지만.....당신, 이상한 사람이네.] [생각을 바꾼것 뿐이야. 이래도 이런 일에는 내성이 있어서 말이야.] 뭐어, 그래도 이런 상황에는 먹히지 않지만. [흐─응..........] 여자는 유심히 쳐다본다. 그 시선에 적의 같은건 없다. ..........이상하네. 당했다면 갚아주는것이, 세계공통의 법칙이라고 생각해. 그렇다면 이 여자는 나를 죽여야 하는것인데──── [──왜 사람를 그렇게 빤히 보는거야. 너는 나에게 복수를 하려고 온거지. 그러면──] [에에, 분명히 죽였으면 죽여주는게 도리네. 그걸 바란다면 그대로 해주겠지만, 어쨋든 지금은 패스일까. 그거, 효율성이 떨어지니까.] 여자는 정면으로 나를 보고있다. [저기, 반성하고 있어?] [────에?] 한순간 눈이 점이 되었다. 이 상대가, 무언가────상당히 상황에 맞지않는 말을 하니까. [나를 죽인것을 반성하고 있는지 묻고있어. 혹시 당신이 반성하고 있으면 용서해 줄까 하고. 당신, 사람을 봐서는 거짓말도 잘 못할것 같고.] [반성이라니────내가?] [응. 당신이 나에게 미안해 라고 말해주면, 나는 그걸로 좋아.] ──믿을, 수가없어. 뭐가 믿을수 없냐면, 그건. 자신을 죽인 상대를 용서한다, 용서하지 않는다는게 아니라, 그───이 상대의 목소리가 매우 상냥하게 들린다는 것이. [정말. 사람이 진지하게 물어보고 있느니까, 분명히 대답하는게 도리잖아. 자, 빨리 대답해 대답해. 당신이 반성하고 있는지 하지않고 있는지, 분명히 하지 않으면 진행이 되질 않으니까.] 여자는 화를내고 있다. ───반성하고 있는가, 라고? 그런거, 말할필요도 없이──── [......그야 후회하고 있어. 뭐라해도, 나는 사람을 죽였으니까.] 사정도 없이, 어떠한 이유도 없이, 단지 자신을 위해서 죽였다. [.......죽였다는 것은 후회하지만. 무엇보다, 나는 당신에게 손을 댔어. 그러니까──] .......아아, 되살아났으니까 문제없어, 라는것은 거짓말이다. 토노 시키는 눈 앞의 여성을 죽이고 말았다. 그건 궁극적인 약탈이랄까, 그 이상상은 없다고 할 정도의 폭력이라고 생각해. [그러니까───너는, 나에게 복수를 해도 좋다니까───이렇게 나에게 복수를 하고 왔구나 하고, 당연하게 생각했어.] ..........고개를 숙인채로. 누구에게 고백하는것도 아니지만, 그렇게 말했다. [───그래. 응, 좋은사람이네, 당신.] 여자는 웃었다. 자신을 흡혈귀라고 한 주제에, 굉장히 솔직히, 이 이상을 없다고 할 정도의 얼굴로. [결정했어. 역시 당신 나를 도와주어야 겠어.] [에──────?] 도와달라니,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이녀석은. [........어이. 무슨이야기야 도와달라니.] [간단해. 이 거리에 뿌리내리고 있는 흡혈귀를 처단하는 일을 도와달라는 것.] [─────?] .........잠깐, 더욱더 모르겠어. [흡혈귀의 처단이라니, 그치만 너는────] [아, 아니야아니야. 분명히 나도 흡혈귀 이지만, 이 거리에 뿌리내리고 있는 흡혈귀는 다른 종이야. 당신, 이 거리에 살고있지? 그럼 최근에 일어나고있는 살인사건도 알고 있겠지.] [아아, 벌써 몇 명이나 죽은 사건이잖아..........잠깐.] ...........생각났다. 그러고보니, 그 살인범의 희생자는, 모두가 피를 빨렸었던가 아니었던가. [설마, 그게─────] [설마고 뭐고, 분명히 뉴스에서 『흡혈귀의 소행』이라고 말하고 있잖아. 이상한 이야기지, 확실이 범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으면서도 누구도 흡혈귀 퇴치를 하지않는걸. 그래서 내가 대신해서 해줄수 밖에 없잖아.] [아니, 그게──흡혈귀는 존재하지 않잖아.] [읏] 여자는 기분이 나쁜듯 눈썹을 찌푸린다. .......그랬었지. 지금 내 눈 앞에 있는건, 자신이 흡혈귀라고 말한 정체불명의 존재였었지. [───잘은, 모르겠지만. 그렇다는건, 너는 거리에서 사람을 죽이고있는 흡혈귀를 퇴치한다고 말하고 싶은거야,.......?] [그런데 말이야, 그 전에 알지도 못하는 살인귀에게 당해서, 갑자기 살해 당했지. 응, 그건 정말로 어쩔수가 없었어. 정말로 생각을 하지도 못한데다가, 반격할 사이도 없이 17개로 절단되었으니까.] [우─────] 그런가. 그 살인귀 라는건, 요약하면, 날 보고 하는 것인가. [그래. 나 말이야, 이렇게 복원 할때까지 정말로 당신을 죽일 작정이었어. 그런 굴욕을 받은건 처음이었지, 복원하는데 8할 이상의 힘을 소비했지.] [하지만, 그건것 보다 정~~~~~말로 아팠단 말이야. 너무도 아파서 정신을 잃을뻔 했지만, 오히려 너무아파서 제정신으로 돌아와. 그런 반복을 하루동안 체험한 나의 기분, 알겠어?] [...............] 모르겠어. 랄까, 알고 싶지도 않아. [그래서, 정말로 화가나서 화가나서 당신을 찾았어. 당초 목적인 흡혈귀의 일을 뒷전으로 미뤄둘 정도로, 단지 그것에 열중한거야. 그래서 당신이 그 학교의 학생 이라는것은 알고, 그래서 거기서 기다리기로 한거야.] [.........모르겠네. 그만큼 화가나 있었는데, 어째서 나를 용서한다고 하는거야, 너.] [────그렇네, 간단히 말하자면 시간이 지나서 냉정하게 되었다고 할까. 나도 힘을 소비했고, 여기서는 당신을 죽이는것 보다 방패로 삼는것이 효율적으로 좋다고 생각했어.] [......잠깐 기다려. 지금, 뭔가 좋지않은 말을 입에 담지 않았냐, 너] [에? 나 그런말 했어? ] [사람을 방패로 삼는다고, 말했어.] [그런거 당연하잖아. 나는 당신을 용서했지만, 그건 나 개인의 감정을 정리한 것 뿐이걸. 당신이 저지른 『살해』라는 행위 그 자체는, 역시 기분이 아닌 행위로 갚을수 밖에 없잖아?] [───아니, 그렇게 말한다고 해도.] [뭐야, 솔직한건지 장난치는건지 알수없는 사람이네. 다시 말하겠지만, 당신이 나를 죽였다구. 상상할수는 없겠지만, 한 번죽어서 재생을 할때에는 그만큼의 힘을 소비한단 말이야. 뭐 단순히 죽였으면 별것 아니었겟찌만, 당신의 방법은 지금까지 본적이 없는 절단방식으로, 상처가 붙지 않으니까 몸을 만들어서 나을수 밖에 없었다구. 그 결과, 나는 되살아나는데 상당한 힘을 사용했다는 거야────] 푼푼, 하는 사음이 어울릴 정도로, 여자는 화를내고 있다. ..랄까, 지금까지 잊고 있었지만, 이야기가 나오자 그 때의 화를 생각해 낸것 같다. [어쨋든, 지금의 나는 약해져있어! 이틀이 지나면 회복할거라 생각하지만, 그 전에 『적』에게 습격당하면 위험하잖아. 그러니까 그 동안, 당신이 내 방패가 되어줘야해.] [아니, 되어줘야해 라니───뭘 마음대로 결정하는거야, 너.] [뭐야. 당신 때문에 이렇게 되었으니까, 그 정도는 당연히 해주는거 아니야?] [아니면, 역시 반성 같은건 하고있지 않다는거야?] 찌릿, 하고 똑바로 나를 쳐다본다. [......................우] 그건 비겁하다. 반성같은 것 이전에, 그런 눈을 하고 있는것은 비겁하다. .......자신을 흡혈귀라고 말한 주제에 그런 단순한 눈을 하는것은, 반칙 이라고 생각해──── [나는, 그─────] 대답을 하는데 곤란해하며, 어쨋든 시선을 돌렸다. [.........어라?] ........뭐지. 건물과 건물 사이에, 무슨 이상한 것이 있다. [잠깐 기다려. 저거, 뭐지.] 일어서서 걸어간다. 골목 뒤쪽의 중간까지 걸어가서, 겨우 건물사이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 그곳에 있는것은 푸른 새였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푸른 까마귀, 라는것이 되겠지. .........푸른, 까마귀. 그건 이틀전 밤에 본, 불길한 것이 아니었던가───── [───이런 곤란한데.] 여자가 말한다. 까마귀는 계속, 우리들의 모습을 보고있다. [정말. 당신이 언제까지고 우물쭈물 거리고 있으니까 들켰잖아.] 여자는 골목 뒤쪽의 입구를 보고있다. [틀켰다니, 뭐를] 골목 뒤쪽의 입구에 시선을 보낸다. ───────, 그러니 [───────!] 움찔, 하고 몸이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난다. 어느 새, 입구에는 한 마리의 개가 있다. 어딘가 일그러진 듯한 모양을한 강구한 사지와 앞으로 쭉뻗어있는 철골같은 머리. 인간과는 완전히 다른 『먹이를 사냥한다』라는 것만을 추구하는 듯한 모습. .....거기에, 말로하는 위협같은건 필요가 없다. 대게 인간은, 이러한 『수렵』동물을 보는것 만으로도 긴장을 하게된다. 그, 같은 생물로해서, 절망적일 정도로 우수한 운동능력에의 외경으로서. [.........검은, 개............?] ───부들부들, 하고 몸이 떨린다. ....여기를 보고있는 그 검은개는 산개라고 단정지을 정도의 크기가 아니다. 셰퍼드나 도베르만 정도의 크기인 검은 개는, 단지 그곳에 있는것 만으로 나를 위압해 오는 것이었다. [..................] 그녀는 아무말도 없이, 시시하다는 듯한 눈을하고 검을 개를 노려보고있다. 그리고는. 갑자기, 개가 뛰어 올랐다. 아니, 달려왔다. 단지 그 스피드가 너무 빨라서, 뛰어 오른것으로 밖에 인식이 되지 않았다. [───────에?] 아무것도 할수 없어. 검은 개는, 그 예비동작 조차 느끼지 못하도록 나의 목을 향해 날아든다. 보이는데도. 검은 사체가 달려 오는것이 보이는데도, 나는 피하는것도, 피해 하는 생각을 하지도 못했다. 퉁, 하는 충격이 온몸에 퍼졌다. [쿡───────!] 갑자기 옆에서 밀치는 바람에 옆으로 튕겼다. 검은 개에게 물려서 오는 충격이 아니야. 나의 몸은, 검은 개에게 목을 물리기 전에, 갑자기 여자에게 밀쳐진것 같다. 그, 마치 공이라도 던지는 듯한 간단한 동작으로, 여자는 나를 한 손으로 벽 으로 날려버렸다. [읏──────!] 쿵, 하는 소리를 내며, 나는 엉덩방아를 찧었다. [이.......이! 너, 갑자기 무슨짓이야.!] [됐으니까 앞!] 여자가 소리친다. 보니───나 라는 표적을 잃은, 검은 개는, 그대로 벽으로 도약하고있다. 탁, 하고 검은개는 도마뱀 처럼 벽에 붙어서, 또 뛰어오른다. 탁, 하고 벽에서 이쪽을 향하여 반사해 온다. 검은 개의 궤적은 마치 검은 번개 같다. [─────!] 너무도 빠른 스피드에 반응을 할수가 없다. 검은 개는 송곳니와 침으로 범벅이된 입을 벌리고서, 이번에야 말로 나의 목을 물어──── [쿡.................!]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목에, 검은 개의 송곳니가 파고든다. 그런데, 그 순간. 깨갱, 하는 소리는 내며, 검은 개의 송곳니는 내 목에서 멀어져갔다. [에───?] ───이런, 바보같은. 검은 개는, 울부짖으며 수직으로 튀어 오른다. 아무것도 없는데도, 혼자서 하늘 높에 춤을추며 올라가 버린다. 그대로────몇 미터나 공중에서 튀어 오른 개는 애처로운 소리를 내면서 그대로 콘크리트 위로 떨어진다. 아니, 정확하게는. 콘크리드 위에, 세게 부딪혔다. [────뭐야, 지금 것은.] [───정말. 또 쓸데 없는데 힘을 써버렸잖아.] 여자는 조용히 검을 개에게도 다가간다. 검은 개는 콘크리트위에 눌린 꽃 같이 납작하게 되었다. [────별것 아닌, 잡종 사역마네.......요컨데 정찰역이었던 것일까.] 검은 개는, 콘크리트에 빨려 들어간다. [........녹았다......으응, 지금의것 혹시 다시 흡수를 한건가.─────설마. 이런곳에 혼돈이 있을리가 없지.] 후우, 하고 여자는 긴 한숨을 쉬고는, 나에게 다가왔다. [흐응. 아무튼 상처는 없는것 같고, 문제없네.] .......여자는 뭔가를 중얼대고 있다. 나는──방금, 내 목에 파고들었던 개 송곳니의 감촉에, 지금에 와서 섬뜩함을 느꼈다. [어이────방금, 뭐였던거야.] [적 흡혈귀의 사역마야. 당신이 확실히 하지않으니까 들켜버린거지.] [들켰다니───에또, 방금 네가 말한 적 흡혈귀라는 녀석 들에게 말이야....?] [에에, 조금 위험한 상횡이 되어버렸어. 이렇게 되면 정말로 방패가 되어주지 않으면 안되겠네.] 말도 안되는 것을, 이녀석은 웃으면서 말하고 있다. [바───바보같은 소리 하지만, 이 바보! 지금 봤잖아, 내가 뭘 할수 있다는 거야! 나 같은것 보다 너 혼자인 편이 더 나을것 같잖아...........!] [그런것도 아니야. 그치만, 지금 당신을 구하려고 힘을 쓰는 바람에, 정말로 힘이 다 빠져 버렸으니까.] [무슨────] 뭐야, 그거. 뭐, 순식간에 도와주어서, 살았긴 했지만, 그래서──── [......무리야. 무리야, 내에게는 그런것들을 물리칠 힘 같은건 없어. 미안하지만, 방패같은건 되어줄수 없어.] [────거짓말이야. 당신은 나를 죽였어. 그런 당신이 어째서 그런 거짓말을 하는거야?] [죽였다니, 그건────] 나도, 내 자신을 알수가 없었던 때의 이야기 잖아. [────안돼. 아무튼 무리야. 나는 보통의 인간이다. 너를 도와줄수 없어.] [.......흐응. 그럼 내가 잘고있을 동안에, 주위를 살펴주는 것 만으로도 좋아. 그 정도라면 문제 없겠지?] [그건────] 여자는, 바로 앞에서 나를 쳐다본다. .........그런 눈으로 보면, 왠지 약해진다. 나는─── 1. .......협력, 한다. 2. 아니, 절대로 협력하지 않아. --선택 3. 어떻게든 도망친다. [나는────] 협력 같은걸 할수 있을리가 없어. 방금 검은 개 한 마리에게 죽을수도 있었으니까, 이런 녀석에게 붙어있다가는. 틀림없이 죽을거야. [───자살같은 것은, 할수 없어.] 떨리는 목소리로, 어떻게든 여자를 노려보면서 대답했다. 여자는 기분이 나쁜든 나를 보고있다. [자살 이라니, 어째서. 당신 정도의 살해기술이 있으면 그런거 무서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그러니까 그건 틀리다구. 미안하지만 나는 보통의 학생이고, 흡혈귀 같은 괴물과는 너무도 달라. 보통의 학생이 말이야, 너 같은 녀석에게 협력할수 있겠냐] [흐─응. 보통의 학생이라는 사람이 보지도 알지도 못하는 여자를 토막토막 절단내는구나?] [─────우] 그걸 말하면 약해진다. [....하지만, 그건 특별한거야. 지금가지 그런일 없이, 나는 평범하게 살아왔어. 나는────] [아아 정말, 시끄러워!] [에───] 붉은 눈의 동공이 열린다. 여자의 분위기가 일순 바뀌었다. 엄청난 악한. 노려보는것 만으로도, 정말로 심장이 멈추는것 같았다. [착각하지마. 당신은 나를 죽였어. 원래는 여기서 그 목을 뽑아버릴 상황에, 당신이 쓸만하니까 도와주려고 하는것 뿐이야.] 뒤통수를, 커터칼로 베는듯이, 저려온다. [─────] 그렇게도 뜨거웠던 목이, 급속도로 식어간다. 빨려들어갈 듯한 공기가 무겁다. 마치 이 부근의 공기가 얼어버려서, 조각날거만 같은 고통. 세계 그 자체를 노려보는 듯한, 절망적이기까지 한 이 위압감. 그 전부를 짓누르는 듯한 느낌이, 한줌의 크기로 압축되어, 탄환처럼 나의 척추를 때리고 있다. [아────에?] 의식이 희미해져 간다. 두개골에 구멍을 내서, 그대로 알콜을 흘려넣는 듯한 불쾌감. 그 아픔. 이 감각은, 그렇다고 밖에 생각할수 없다. [카────────] 비명조차 지를수가 없다. 입에서 나오는 소리는, 더이상 인간의 말이 아니다. [아─────쿠] 마음이 무너진다. 기억이 붕괴된다. 저 여자가 노려보는 것 뿐인데도, 척추를 보기좋게 뒤트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 이상 계속된다면, 나는 빈 껍질만 남게 된다──── [그─────만, 둬] 의식이 없어지기 전에, 그 말만을 할수 있었다. 갑자기───머리 속에 들어오던 이물감이 없어져 간다. [하────아] 위압으로 해방되어, 자신의 몸을 감싼다. ───아직, 살아있어. 나는 죽지 않았어. 이렇게 살아서, 호흡을 하고있어. ───눈물이, 나올것 같다. 그런 단순한 것이, 이렇게도 감격스러운 것인지, 지금까지 몰랐을 정도로─── [어때? 자신의 입장이 조금은 이해가 되었을까.] [─────────] .......그런것, 알겠냐. 나는 단지, 부들부들 떨고있는 이빨을 필사적으로 막으면서, 이녀석을 올려다 볼수 밖에 없다. [당신에게 허락된 선택은 나에게 협력을 하나, 하지않나 이 두가지 뿐이야. 간단하지? 나는 단지, 당신에게 살거냐 죽을거냐를 묻고있는 것 뿐이니까.] [후───────]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아. 다만, 죽고싶지 않다는 본능만이, 내가 고개를 끄덕이게 하고있다. [응, 이걸로 계약은 성립.] 방금 전 까지의 살기는 어디로 갔는지, 가벼운 어투로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걸로 겨우 자기소개를 할수 있겠네. 나는 알퀘이드────이름이 기니까 그냥 알퀘이드라고 불러주면돼. 진조라고 분별된 흡혈귀인데, 당신은 이름이 뭐야?] 지금까지 본적 없는 자기소개를 듣고는 무겁게 한 숨을 쉬었다. .......포기의 한 숨이라고 할까, 즉, 이 엉뚱한 상황을 받아들였다는 증거랄까. [토노 시키. 그냥 보통 학생이야. ......전에도 말했지만, 정말로 아무 도움도 안될 거니까 말이야.] 여자───알퀘이드의 손을 잡고 일어선다. 그녀는 진지하게 나를 본 후에, 다시 악수를 청해왔다. [그럼 잘 부탁해, 시키. 나를 죽인 책임, 받아낼테니까.] 빙긋이 웃으며 왼 손을 내미는 알퀘이드. .......세상에는 여러가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죽인 상대를 도와주는 책임을 진것은, 아마도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이겠지. [.......제길, 정말 마음대로해] 하지만, 이렇게 하는거 이외에는 될수 있는게 없다. 싫은척 하면서도 왼손을 내밀어서, 나는, 흠혈귀라 불리는 여자와 악수를 했다. [.......응?] 골목 뒤쪽에서 거리로 나온 순간, 그녀───알퀘이드는 뭔가를 경계하는 듯이 미간을 찌푸렸다. [저기 시키. 혹시 크리스챤?] .......알퀘이드의 질문은, 정말로 잘 모르겠다. [크리스 쨩........? 뭐야 갑자기. 그런 여자아이 모르는데?] [그래. 그럼 나의 착각이네.] 자기 멋대로 납득하고는 알퀘이드는 오피스가를 향해서 발길을 옮겼다. [그럼 갈까. 어쨋든 안전한 곳을 찾지 않으면 안되네.] 알퀘이드는 걷기 시작했다. [────하아.] 지금에 와서 되돌릴수도 없는 일이다. 한 숨을 쉬면서, 나는 알퀘이드의 뒤를 따라갔다. [응, 생각보다 괜찮은 방이네. 여기라면 하루밤 잔다고 해도 불만없겠지.] 즐거운듯이 호텔 방을 둘러보는 알퀘이드. [─────] 나로서는 할말이 없다. [내 방은 이미 들켜버렸으니까, 오늘은 여기에 숨어있자. 아, 돈은 신경쓰지 않아도 돼. 나 돈 많으니까, 내가 쏠게.] 기분좋게 말하면서, 알퀘이드는 창에 커튼을 친다. 거기다 방의 불고 끄고, 방은 밤 같이 어두워졌다. 하아, 하고 한 숨을 쉰다. [.........알퀘이드. 너, 무슨생각 하는거야.] [뭐라니, 여러가지 생각하고 있는데.] [아니, 그런게 아니라────] 어째서 호텔의, 그것도 싼 호텔이 아닌 고급 호텔의, 최상층을 전부 빌리는 짓을 하는거냐 하는것이댜. [..................] 그렇게 말하려다 그만두었다. 지금 나의 역할은, 이 자칭 흡혈귀의 망을 봐주는 것 뿐이다. 그 외에 일을 물어보는건 그만두자. [───아니, 됐어. 좋을대로 해.] [이상한 시키. 갑자기 화냈다가 말없이 있다가, 예측이 안가네.] 뭐가 즐거운건지, 싱글벙글 웃으면서 알퀘이드는 침대에 누웠다. [해가 질때까지 잘께. 시키도 지금 쉬는편이 좋을거야. 흡혈귀는 낮에는 활동하지 않으니, 본격적으로 망을 보는건 저녁이니까.] [....너 말이야. 지금, 자신의 존재를 전면으로 부정하는 말을 한거 알고있어?] [나는 괜찮아. ────앗차, 슬슬 한계인것 같아. 그럼 잘자, 시키.해가 질때 깨워줘.] [어, 어이] [─────────] 알퀘이드는 전지가 다 된 기계처럼, 갑자기 잠들어 버렸다. [하───────] 왜 이리도 무방비 한거냐. [........도망쳐도 상관없다는거라구, 그건.] 원래 강제로 끌려온 것이기도 하고, 지금이라면 충분히 도망칠수 있어. ......그리고, 나도 이제 그런 충동은 일어나지 않을거고. [적어도────나는 한 번, 너를 죽였는데.] 그런데, 어떻게 갑자기 잘수가 있는거지, 이 여자는. [........................] 침대에서 자고있는 알퀘이드의 얼굴을 바라본다. ...........풍만한 가슴이 상하로 움직이는 것을 보니, 호흡은 하고있는 모양이다. 그 반면, 몸은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알퀘이드 주위의 공기만이 멈춰버린것 같은, 보고있는 나 마저도 정지할것 같은 정밀(靜謐)함. ────참으로, 편안하게 자고있다. 아직 만난지 얼마되지 않은 나를 신뢰하고 있는듯한 무방비함. [──────바보구나, 이녀석.] ......응, 조금 걱정이 될 정도로, 바보면서 솔직하다고 생각해. 어찌 되었든, 여기는 기점이다. 내가────토노 시키가 아직 되돌아갈 수 있는 최후의 선 일지도 몰라.] 나는───── 1. 역시 도망쳐야 겠지. 2. ......그래도, 이녀석을 놔두고 갈수가 없어. --선택 [......약속, 했으니까 말이야.] 설령 그게 어떠한 것이라도, 내가, 결코 깨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생각해. ........알퀘이드는 자고있다. 그 얼굴 색은 하애서, 병든 사람같이 보인다. 알퀘이드는 자신이 약해져있다, 라고 말했다. 방금도 한계라고 말했으니까, 정말로 내가 이 후 어떻게 할까, 라는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던 걸지도 몰라. 방은 조용하다. 호텔의 최상층인 11층에는, 다른 손님은 없다. 이 층 전부를 알퀘이드가 빌린 탓이겠지. 방에는, 알퀘이드의 숨소리 밖에 들리지 않는다. 이렇게 보니────알퀘이드는, 역시 악몽같이 아름답다. 희면서 매끈한 피부라던가, 살랑살랑 하고 가벼운듯한 금발머리. 부드러운 신체의 라인 이라던가, 먹으로 그려 넣은듯한 검고 긴 눈썹, 세세한 곳까지 이렇게 완벽한 조형같은건, 나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 아니, 정확하게는. 아마, 일생 볼일은 없다고 생각했다. [───────] 흡혈귀라던가 인간이 아니라는건 그렇고, 알퀘이드는 여자다. 그것도 선이 끊어진듯이 잘 정도로 약해진, 그 책임이 나에게 있다고 하면. [........내가 저지른 일에 대한 책임은, 내가 져야겠지.] .....어렸을적에 배운것이, 이런 상황에서 생각이 난다. 선생님이 말했었지. 내 눈은 특이하니까, 특이한 것을 불러온다고. 그렇다면, 적당히 각오를 다지자. 어쨋든 약속한 오늘 밤정도는, 나름대로 이 녀석을 지켜주지 않으면──── ───희다. 눈이 뜨일것 같이 희다. 그 색은, 그리움을 불러일으킨다. 여름의, 어느 더운날. 푸른 하늘과 커다란 뭉게구름. 햇빛이 내리쬐는 풍경과. 정신이 멀어지는 듯한 매매 소리. 매미의 소리. 매앰 맴맴. 매앰 맴맴. 매앰 맴맴. 광장에는 매미의 허물. 태양이 바로 곁에 있는것 같이, 광장은 이글이글 타들어간다. 한 여름의 어느 더운 날. 마치, 세상이 프라이팬이 된것 같다. 애앵 앵앵 애앵 앵앵 애앵 앵앵. 아키하가 울고있다. 조용하고, 언제나 내 뒤를 쫓아오던 아키하가,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울고있다. 아키하의 발 아래에는 어린아이가 한 명 쓰러져 있다. 피투성이인 채로, 죽었다, 나와 같은 나이 정도의 아이의 시체가 있다. 매미의, 허물. 이 양손은, 쓰러져있는 아이의 피로, 붉은 것인가. [시키───────!] 어른들이 왔다. 쓰러진 아이는 죽은채로. 어른들은 소리치고 있다. 네가 죽인거냐 하고 소리치고 있다────── ────그런, 꿈 속에서 조차 잊고있던, 꿈을. 기억해 낸 듯한, 느낌이 든다. [시키. 일어나. 벌써 해가 졌다구.] 흔들흔들, 하고 몸이 흔들린다. .......그다지 들어보지 못한 목소리와, 어깨에 닿는 차가운 손의 감촉. [──────응] [─────어라?] 눈 앞에는 알퀘이드가 있다. 그녀는 이미 일어나있었고, 창 밖은 어두워져 있다. 시계를 보니, 시간은 저녁 8시를 넘어가 있었다. [──────에?] [에, 가 아니야. 해가 저물면 깨워달라고 말했는데, 시키가 자버린걸.] [......아랴. 미안, 정신이 없었어.] ....자신이 언제 잤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분명히 알퀘이드의 잠자는 얼굴을 계속 보다가, 그래도 잠들어 버린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그러면 호위실격이야. 두 사람 다 자버리다니, 적의 습격이라도 있었다면 나도 시키도 죽었을지도 모르는데.] [─────그러니까 미안하다고 했잖아. 그리고 낮에는 안전하다고 말한건 너잖아.] [절대라고는 할수없어. 아침 일 같이 사역마가 올수도 있으니까. 알퀘이드는 화를 내고있다. .......뭐, 그게 당연한 것이겠지. 망을 보는 역인 내가 알퀘이드와 같이 자버리면 이야기가 맞지 않아. [그리고, 나도 흡혈귀야, 시키. 그런데 어째서, 자신의 위험을 느끼지도 못하고 자버리는 걸까. 그야 나도 무턱대고에 겁을주게 되는건 싫어하지만, 조금은 긴장을 해서 잘수가 없다던가, 그런 반응을 보여야 되는거 아니야?] [─────] 아까 했던말은 취소다. 알퀘이드는 망 보는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것 보다, 단순히 내가 잤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은것 같다. [몸이 조금은 움직여져서 일어나보니, 시키는 행복하게 자고있고 말이야. 너무도 무방비해서, 내가 흡혈종 으로서 위엄이 없는걸까 하고 정말로 불안했단 말이야.] [................] 뭐, 위엄은 별로 없다고 생각해. [무방비한 건, 그쪽도 마찬가지잖아. 나도 한 번은 너를 죽였다구. 이 번에도 그러지 않을거라는 보장은 없잖아.] [아─────] 알퀘이드는 지금 눈치챈 것인지, 눈을 희번덕 거린다. [그러고보니 그렇네. ────어째서지. 왠지 모르게, 돌목 뒤쪽에서 시키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신뢰하게 된것 같아.] [................] ..........뭐, 나쁜 마음음 없는것 같지만. [오케이, 신뢰받고 있으니까, 나름대로 노력은 할게. 그래, 다음부터는 계속 망을 보면 되는거야?] [에에, 어쨋든 아침해가 떠오를 때 까지의 사이에. 나 방에서 나갈수 없으니까, 시키는 누군가 이 층에 온것 같으면 주의해.] .......주의해 라니, 아침 같이 검은 개가 오기라도 하면 주의고 뭐고 할것도 없겠지만. [........하아] 한 숨이 나온다. 역시, 이건 나에게는 너무 막중한 역할이다. [.........일단은 들어두겠는데. 아침에 습격한 검은 개 라는것은, 너의 적이 보낸 녀석이야?] [보냈다, 라고 하기보다는, 거리는 감시하는것이 녀석의 역할이었다고 생각해. 녀석의 순회루트에 나와 시키가 이야기를 하고있어서, 결과적으로는 내가 있다 는 것을 들켜버린것 같아.] [들켰다니, 너의 적에게?] [그렇네. 몸이 완전한 상태라면 오히려 수고를 덜겠지만, 지금의 나로는 습격해오면 역으로 소멸할지도 몰라. 어쨋든, 힘이 돌아올 때 까지 이렇게 몸을 숨길수 밖에 없는거야.] 알퀘이드의 적, 이라는 것은 거리를 술렁거리게 만든 연쇄살인범───즉 흡혈귀다. [..........알퀘이드. 나, 너에게 묻고 싶은게 있어. 내 질문에 대답할수 있겠어?] [대답할수 있는 범위까지는 상관없지만, 왜그래, 갑자기 새삼스레.] [────아아, 중요한것을 듣지 않아서 말이야. 그, 결국, 너의 목적이라는게 뭐야?] [나? 나는 흡혈귀를 쫓을 뿐이야. 흡혈귀를 죽이는게 나의 역할이니까.] [아아, 확실히 그런말을 전부터 말하고있어. 하지만, 너는 흡혈귀지?] [뭐야, 시키 아직도 나를 믿지 못하는거야?] [아니라고 할 정도로 믿고 있으니까 안심해. 내가 말하고 싶은건 그게 아니라, 어째서 흡혈귀인 네가 흡혈귀를 죽인다, 라는 말을 하는 것인가 하는거야.] [어머, 시키는 동족끼리 죽이는걸 싫어하나봐?] .........싫든 뭐든, 죽이는 것 자체를 좋아하는 부류에는 들어가지 않아. 하지만 분명히, 흡혈귀가 흡혈귀를 죽인다, 라는건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아니, 왠지 상상이 되지않아서. 흡혈귀 라는건 인간의 피를 빨잖아? 그러면 죽이는 대상은 인간이고, 같은 흡혈귀는 아니잖아.] [피를 빠는것과 죽이는 것은 별개야. 뭐, 그래도 시키가 뭘 말하고 싶은건지 알았어. 같은 종족간에 서로 도와야 한다고 말하려는 거지? 하지만 말이야, 흡혈귀는 같은 종족이면서도 서로 다른 생명종 같은 거야. 그러니까 인간에게 있는 동족의식은 희박해.] [.......? 그럼 그, 네가 쫓고있는 흡혈귀 라는건 너와 어디가 다르다는 거야?] [그래. 내가 쫓고있는 녀석은 인간의 흡혈귀니까, 당신들의 전설에 남아있는 것과 대게 이미지는 비슷하겠네. 인간의 피를 빨아서, 죽은 자를 사자로 사역으로 세력을 늘려간다──── 내가 쫓고있는 건 그런 흡혈귀야. 이 거리에 숨어있는 것은, 흔히 말하는 구 타입의 흡혈귀라구.] ────흔히 말하는 흡혈귀라니, 흡혈귀에도 종류가 있는것 같다. [.......설마하고 생각했는데. 그 녀석을 해치울 테니까 나에게 방패가 되어라, 라는 말을 하는거냐,너.] [───그렇네,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었어. 하지만, 시키와 이야기하는 사이에 생각이 바뀌었어. 나 말이야, 시키. 틀림없이 당신이 교회의 사람이라고 생각했어. 그러면 적이 있는곳을 알고있겠지 하고 기대했지만, 시키가 완전히 보통 사람인걸. 적의 관이 있는 장소는 물론, 흡혈귀에 관한것도 하나도 모르고.] .......응, 애당초 그런 사람들이 이런 극동의 무신론자의 나라에 엑소시스트를 파견할 일도 없는거네. 내 생각이 좀 얕았나봐.] 중얼거리며 혼잣말을 하는 알퀘이드. 이야기가 탈선해 버려서, 나는 그냥 모조품 마냥 가만히있는다. [알퀘이드, 이해가 잘 안되는데.] [아, 잠깐 기다려. ........에에또, 어떻게 설명해야하나..........] 으─응, 하고 알퀘이드는 시선을 흐린다. .........이녀석, 사람하고 대화하는게 그리 능숙하지는 못한 모양이다. [좋으니까, 지금의 상황을 결과적으로 이야기 해보면 어때? 나도 뭐가뭔지 모르겠지만, 그런대로 이야기의 흐름은 잡을수 있을테니까.] [그래? 고마워, 시키] [인사는 됐으니까, 계속해.] 응, 하고 알퀘이드는 솔직하게 끄덕인다. [즉, 이 거리에 살고있는 흡혈귀는 구 타입의 흡혈귀야. 자신은 성주로 군림하여, 지배하에 있는 사자들을 거리에 풀어서, 조금씩 세력을 늘려가는 타입. 인간의 피를 빨아서, 피를 빨린 사람을 자신과 같은 흡혈귀로 만들어 버리는, 보편적인 흡혈종이야. 지금은 아직 분신인 사자들의 수가 적으니까 능력은 별것 아니지만, 희생자가 늘어나면 늘어난 수 만큼 본체인 흡혈귀의 힘이 늘어나. 그 전에 본제를 처리해 버리면 좋겠지만, 나는 아직 적의 본거지를 발견하지 못했어. 이번에는 상당히 재주좋게 숨어서인지, 녀석들의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어.] [그래도 발견만 된다면 정리하는건 간단해. 하지만 지금은 손을 쓸수없는 상태니까, 어쩔수없이 낮에도 거리를 다니면서 조사를 했는데─. 어쩌다가, 갑자기 살인귀에게 당해서, 지금은 일시적이지만 『적』흡혈귀 보다 능력이 딸리는 상태란 말이야.] 찌릿, 하고 차가운 시선을 보내는 알퀘이드. 분명히 살인귀 라는건 나를보고 한 말이겠지. [........그렇군, 어쨋든 이야기는 이해가됐어. 요컨데 이 거리에는 질나쁜 괴물이 있어서, 알퀘이드가 그걸 퇴치하러 왔다고. 하지만 녀석들의 본거지를 알수없어서 찾아다니는 도중에, 그────나에게 당해서, 지금은 약해져있으니까, 회복할 때 까지 숨어있다.........라는거야?] [쉽게 말하면, 그렇다고 생각해.] [───그럼 다음, 본론. 알퀘이드는 가볍게 흡혈귀라고 말하지만, 나는 아직 잘 이해가 안돼. ..........그야 분명히 너는 인간이 아니야. 그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흡혈귀야 하고 말해도 실감이 안나.] [그러고보니 그렇네. 시키가 알고있는 흡혈귀상과 나는 조금 달라.] [그렇겠지. 나는 흡혈귀라는건 정말로있다 라는 것보다, 그 흡혈귀가 이런 녀석 일줄은 상상도 못했으니. 그래서, 그 차이라는건 어떤거야?] 응─, 하고 알퀘이드는 생각에 빠진다. [그렇네, 조금은 알려주는게 좋을지도 몰라.] [알겠어, 그럼 첫번째 수업은 흡혈귀(1)로 하자.] [.......상관없지만. 뭐야 그 (1) 이라는 것은.] [시키는 초보니까 기본적인 지식부터 하지 않으면 안되잖아? 그러니까 먼저 초보적인 지식부터 가르쳐준다는 것이야.] [────뭐,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아무튼 간략하게 부탁해.] [에에또, 노력은 해볼게.] ........알퀘이드는 정말로 이야기를 한다, 라는것이 서툰것 같다. 뭐어, 시간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불만없이, 알퀘이드의 이야기를 듣기로 하자. [일반적으로 흡혈귀라고 부르지만, 우리들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수 있어. 처음부터 흡혈귀인 것과, 흡혈귀가 된 것. 전자를 진조라 하고, 후자를 사도라 불러. 당신들이 흡혈귀라 부르는것은 사도 쪽이네. 인간의 피를 빨아서, 부하로 삼고, 태양 빛에는 약한, 세례의식 앞에 쓰러지지. 우리들의 적도 사도로 구별되는 흡혈귀야.] 어느새 『나의 적』에서 『우리들의 적』으로 되어있다. .......뭐어, 그리 되었다고 틀린건 없으니까 별 상관없지만. [......흐응. 그 사도라는 건 처음부터 흡혈귀가 아니었다고 말했는데, 그게 무슨 말이야?] [사도는 원래는 인간이었어. 마술로인해 불로가 된 것이, 진조에게 피를 빨려서 부하가 된 것이 있어. 어는 쪽이든, 흡혈귀가 된 것들은 불완전 하면서도 불로불사의 육체를 손에 넣게돼.] [.................] 처음부터 흡혈귀였던 것들과, 인간에서 흡혈귀가 된 것이 있다, 라는 것인가. ......뭐지. 이 이야기에는 뭔가 굉장한 모순이라할까, 구조적으로 큰 결함이 있다는 느낌이 든다. [저기 시키. 시키는 흡혈귀에 대한 전설을 어느정도 알고있어?] [그렇구나......흔한 이미지 밖에 없어. 처녀의 피를 빤다든지, 노려보는것 만으로 사람을 금박시키거나, 안개가 되었다가, 늑대가 되었다 하는, 그런 일반적인 것들이지만.] [응, 대체로 맞는거네. 처녀의 피를 빠는것은 아직 다른사람과의 체액의 교환을 하지않은 순순한 세포와 혈액이, 열화해가는 자신의 유전자를 보충하는데 가장 좋으니까 그런거야. 사도────2차적으로 흡력귀가 된 흡혈종은, 불완전한 불로불사야. 확실히 불로가 되었으니까, 수명이 다 된다고 죽지는 않아. 하지만, 그 만큼의 에너지를 보충해주지 않으면 사라져버려. 어떠한 생물이라도 영양을 섭취하지 않으면 활동을 할수 없지? 그것과 같은거야. 단지 흡혈종은, 영영만 섭취할수 있다면 수명같은건 없다, 라는거지.] [사도인 흡혈귀는, 자신이 살아가는데 필요하니까 피를 빨게되는거야. 원래는 인간이었으니까, 불로불사의 육체라는것에 무리가 있어. 그들의 육체를 구성하는 유전자는, 다른 기......흡혈종이 된 순간부터 굉장한 속도로 열화되어버려. 그러니까 그걸 보충하기 위해서 다른사람의 피를 빨아서, 그 유전정보를 자기것으로 만들면서 자신의 육체를 고정하고있어. 흡혈귀에게 있어서 피를 빠는것은 식사가 아니라, 존재를 위해 최저한으로 필요한 행위인거지.] [....................] 어려워. 그리고, 길어. 내가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있는데, 알퀘이드는 이야기를 계속한다. [그래서, 다음. 노려보는것 만으로 금박된다, 라는것은 마안의 일종이야. 눈은 말과 함께 대표적인 마술회로니까, 마안을 가진 흡혈종은 많아. 우리들이 가지고있는건 대부분 매혹의 마안이야. 우리들이 본 상대를 매혹하는게 아닌, 우리들의 눈을 본 상대를 매혹하지. 강력한 흡혈귀의 마안은 안구에서 상대의 뇌에 의지를 심어넣어서, 완전히 사고를 장악하지만, 사도의 마안에는 그만큼의 힘은 없어.] [안개가 되기도 하는건, 여분의 분신을 만들어서, 거기에 의식을 심어넣은 경우야. 볼일이 끝나면 분신의 몸을 조종하는 마력을 끊으니까, 자동적으로 먼지로 돌아가 버리는거지. 늑대────다른 동물로 변하는것은, 파손된 육체를 사역마로 보충한 결과야. 오랜 세월을 살아온 흡혈귀 일수록, 자신의 파손된 육체의 보수는 보통의 생명으로는 힘들어. 인간은 동물로보면 기초능력이 낮은 생물이니까, 육체의 보수에는 인간보다 우수한 야생 짐승으로 하는게 효율이 좋아. 자신들의 육체를 짐승으로 보충한 흡혈귀는, 필요한 때에 그 짐승을 원래 모습으로 되돌려서 사역마로서 사용해.] [에또, 들은 이야기로는 천년 정도된 흡혈귀 중에는 몸안이 전부 사역마로된 녀석이 있다는것 같아. 그녀석이 육체에 내포하고 있는 짐승은 666마리 라던가.] [──────] 알퀘이드의 이야기는, 조금, 도를 넘어간것 같다. 솔직히, 나같은게 쫓아갈수 있는 세계가 아니야. [에또, 이정도 일까. 대충 개요를 설명했는데, 이걸로 흡혈귀가 어떤건지 알겠어?] [단어상의 의미로는 대충은.] 랄까, 더욱 알퀘이드가 흡혈귀, 라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게 된것같은 느낌이들어. [그럼. 다음은 내 차례네. 사실을 말하지먄, 나도 시키에게 중요한것을 물어보는걸 깜빡했어.] [? 뭐야, 나에게 물어볼건 아무것도 없잖아. 나는 흡혈귀도 아니고, 단지 학생이니까.] [흐─응. 그럼 물어보겠는데 시키. 당신, 어떻게해서 나를 죽인거야?] [하?] [그러니까, 어떤 수단을 썼는지 묻고있는거야. 룬이나 카베라 같은 비술에는 항체 내성이 있으니 통하지 않을거고, 항체내성이 없는것────내가 아직 경험하지 못한 마술이라면 이 나라의 고신도와 남미의 비보 정도라구. 아니, 그것들 이라고 나를 그정도로 "죽이는" 것은 할수없어. 대답해 시키. 당신, 어떤 연대물의 신비로 나를 그렇게까지 재기불능으로 만든거야?] [연대물의 신비라니.........그게 뭐야?] [역사와 상념을 축적한 촉매 말이야! 정말, 이 나라에도 신기(神器)라는것 있지? 대게는 법기와 검, 보석이나 가면을 사용하는 대자연용개년무장 이지만───저기 시키, 당신 정말로 그 방면의 사람 아니야?] [그 방면이고 뭐고간에, 나는 보통 학생이라고 말했잖아. 아는건 아무것도 없어.] [거짓말이야. 마술사도 아닌 인간이 나를 상처입힐수 없어. ........시키, 나에게 감추는거 있지?] 알퀘이드는, 화난 고양이 처럼, 나를 노려본다.......하지만, 그런눈으로 본다고해도 내가 감추고있는 일 같은건────아아, 있다. [실은 하나 있어.............하지만 관계가 있을까, 여기] 알퀘이드는 아직도 노려보고있다. .........아무래도 이대로 아무말없이 있을수는 없는것 같다. [그럼 말할게........뭐라해야 좋을까, 나 말이야, 사물을 자를수 있는 선이 보여.] [에?] 아, 역시 어이없다는 표정이군. 그렇겠지, 이런 이야기, 보통은 믿지 않을거라 생각해. [.........그게, 무슨 의미야?] 하지만, 알퀘이드는 진지하게 되물어왔다. 역시 보통이아닌 녀석, 나의 기대를 좋은 의미로 무너뜨린다. [그러니까 사물을 자를수 있는 선이 보인다니까, 나 생물 이라든지, 지면, 어쨋든 건드릴수 있는 것이라면 전부. 검은 선같이, 거기에 칼 같은것으로 그으면 깨끗하게 절단되는데....... 이게, 의미있는거야? 철을 나이프로 자를수 있다는것은 편리한 일이지만, 별로 마음대로 자를수 있는건 아니야. 선이 보이는곳 밖에 자를수 없고, 너를 절단할 때도───그, 나이프라면 여자의 피부 같은건 자를수 있지?] [───────] 알퀘이드의 눈이 진지하게────딱 한번 나에게 보인, 그 흉폭한 눈으로 되어간다. 보는것 만으로도 내 호흡이 멈출것만 같은 시선. [──────그래. 직사의 마안 같은건 동화에나 나오는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있기는 있는 모양이네. 당신같은, 돌연변이 괴물이.] [뭐────그게 뭐야. 내가 흡혈귀에게 괴물이라고 불릴 이유는 없다구!] [괴물은 괴물이잖아. 『사물의 죽음을 보는』마안이라니, 우리들 조차 보유하고 있는 자는 없으니까.] [..........? 사물의, 죽음을 봐......?] 에에, 하고 알퀘이드는 적을 보는듯한 눈빛을 한채 고개를 끄덕인다. [시키. 당신의 눈은, 분명히 회로가 열렸을거야. 그 눈은 태어날 때 부터 있던거야?] [아니, 이렇데 된건 어렸을적 부터 였지만, 태어날 때 부터 있지는 않았어.] [........흐응. 그럼 이전에 한 번은 죽어본적이 있지?] [무슨─────] 확실히, 8년전에 죽을뻔한 사고가 있긴 했지만. [역시. 잠재적인 능력도 있었지만, 계기가 된것은 그건가......직사의 마안, 인가. 분명히 그거라면, 틀림없이 나라도 죽었을거야.] 후우, 하고 작게 한숨을 쉬고는, 알퀘이드의 눈이 바뀌었다. [알퀘이드..........너, 그 선이 뭔지 알고있는거야?] [당신정도는 아니지만, 지식정도는 있어. 당신이 보고있는것은 만물의 결과, 사물이 죽기 쉬운 부분이야. 좀더 쉽게 말하자면 모든 존재의 사기(死期)....."죽음" 그 자체야.] [─────] ........생각났다. 확실히 그 때. 이 안경을 주신 선생님도, 알퀘이드와 같은 말을 한것 같다. 하지만, 선생님의 말과 알퀘이드의 말은 미묘하게 틀리다. 내가 보고있는것은 단지 선이고, 그런, 죽음이라는 거창한건 아니야. [무슨말 하는거야. 내가 보는 선 이라는건, 단지 그곳이 잘린다는 것 뿐이잖아.] [그러니까 그 선이 『죽음』이야. 알겠어, 시키? 어떤 것인든 모든 사물에는 끝이 있어. 그게 언제가 될지에는 개인차가 있지만, 어쨋든 마지막 이라는것이 있어. 죽음은 도래하는것이 아닌, 탄생한 순간부터 내포하고 있어서, 언젠가 발현하는거야. 그게 원인과 결과. 인과율 이라는 말, 들어본적 있지?] [발생한 이상, 모든것에는 끝이 있어. 그 끝에는 처음부터 『언제가 될지』 정해져 있는거야. 그것에 사물의 『사기(死期)』라는 것. 그래서, 그건 처음부터 있는것이니까, 『사기』라는 개념을 이해할수 있는 기능, 그것과 뇌수이 통하고있는 척추와 눈이 있으면 눈으로 보는것은 불가능이 아니야.] [그것이 당신의 보고있는 『선』의 정체야. 어디까지 개념뿐인 거지만, 굳이 당신들이 말하는 이론을 붙이자면 분자와 분자의결합이 가장 약한 부분, 이라는 곳이겠지. 아니면 그 개체의 사인을 발현시키는, 유전자에 있는 붕괴의 스위치일까. 아, 하지만 그러면 조금 이치에 맞지 않아. ........응, 나는 보이지 않으니까 단언할수는 없지만, 시키에게 보이는 것은 『선』만이 아닌거 아니야? 『선』보다는 『점』일거라 생각하는데.] [────아] 그래. 처음 알퀘이드를 봤을 때. 내가 내가 아니었을, 그 때. 안경을 벗은 나의 눈에는, 언제나의 낙서와────낙서가 흘러나오는 원인같은, 검은 점이 보였었다. [......있었어. 그 때 뿐이었지만───분명히 검은 점이 보였어. 네 몸에 몇 개나 있어서, 검은 선은 점과 점을 연결하듯이 되어있었어.] 예를 들자면, 혈관처럼. [........역시네. 『사물이 죽기쉬은 선』과 『그 죽음』인가. 잘도 그런 상태로 이때까지 살아왔네. 당신은 굉장히 마음이 따뜻한가보네, 시키] 알퀘이드는 담담하게 말한다. 나는 그녀가 말하는것을 그런대로 파악을 했지만, 확실히 말새어 무엇하나 인정하고 싶지는 않았다. [────뭐야 그거. 그런게 있을리도 없고, 하물며 보일리가 없잖아......!!] [당신은 보이잖아. 보통, 생물은 목이 잘리면 죽어. 그건 절단했으니까 정지했다, 라는 것이네. 역으로 말하면, 목이 잘리지않는 생물은 죽지않든다는 것이돼. 아, 그건 나를 말하는것이니까, 예외로 생각해둬. ] [그래서, 당신의 경우는 그 원인을 무시할수 있는거야. 모든 외적요인을 무효화하는 사물이 상대라도, 일단은 죽여. 죽은 상대는 그 후에 『죽었다』 라는 상태가 되겠지. 절단했으니까 정지했다, 라는게 아니라, 시키의 경우는 사물을 정지시켜서, 그 결과로서 대상이 절단되는거야.] 봐, 그게 괴물이 아니면 뭐라고 불러야해? 단지 사물이 잘리는 것 뿐인 선 이라고 말했지만, 그 두 눈은 지금까지 존재해온 어떠한 초능력자들 보다 특이한 거라구.당신은 말이야, 시키. 모든 사물을 죽여버리는, 사신같은 눈을 가지고 있으니까.] [────────] 할 말이 없다. 알퀘이드의 말대로, 이 눈이 그런것을 보는 눈이라 한다면. 내가 보는 그 검은 선은, 모든 사물의, 사기 그 자체라는 것인가. .........그럼, 내 주위에는. 그렇게도, 죽음으로 충만했다는 말인가. [........그럼, 뭐야. 네 말대로라면, 나는 너라도 죽일수 있다는게 된다구.] [그래? 그럼 시험해 볼까.] 알퀘이드는 창의 커튼을 연다. 전기가 없는 방 안. 창 너머의 달 빛만이, 약하게 실내를 밝히고 있다. [봐, 좋으니까 어디 한번 해봐. 아, 혹시 그 안경이 안보이게 하는거야?] [────괜찮은거지] 물론, 그냥 볼 작정으로 안경을 벗었다. 동시에, 방 전체에 검은 선들이 나타난다. 창 밖에는 햐얀 달. 낮에는 강한 햇빛 때문에 보기 힘들었지만, 미약한 달 빛 아래에서는, 『선』 은 빛나기까지 했다. 그 중간에. 알퀘이드의 몸에있는 『선』은, 굉장히 가늘어서, 의식을 집중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아─────] [..........시키에게 당하지 않았다면 완전하게 보이지 않겠지만, 지금은 보일거라 생각해. 나 말이야, 밤에는 『사기』가 없지만, 낮에는 조금은 생기거든. 시키가 나를 죽인것은 낮 이었으니까, 그 후에 재생하는데 힘을 써버렸으니까, 지금은 밤에도 『사기』가 생겼어. ────요컨데 불로불사의 몸이 아니라는 거지, 시키, 내 몸에 있는 선을 자를수 있어?] [─────] ......어떻게 된거지. 분명히 선이 있으니까 잘릴거라 생각하지만, 그 때처럼 깨끗하게, 1초도 안걸리고 절단 하는것은 안될것 같다. [.........힘들거라 생각해. 선이 보였다 안 보였다 하니까, 알퀘이드가 자고 있지 않는한, 할수없어.] [그렇지? 그게 당신의 최대 결점이야. 『죽음』이 보인다 하더라도, 그 『선』 을 끌어내는건시키 자신이 하지않으면 안돼. 아무리 내가 약해져 있다해도, 시키에게 잡힐정도로 운동신경이 저하된건 아닌걸.] ........그런가. 듣고보니, 나는 재빠르게 움직이는 동물을 잡을수가 없다. 잡을수 없다는 것은, 건드릴수 없다는 것. 결국, 이런 『선』이 보인데도 움직이는 사물을 죽일수는 없다는 것인가. [───아야] 두통이 왔다. 『선』을 보고있으면 두통이 오는건 어렸을적과 같다. 안경을 쓰고 시계를 원래대로 되돌린다. [.....................] 알퀘이드는 계속, 나를 보고있다. [.......왜그래. 또 뭔가 있는거냐.] [으응, 그런게 아니라. 시키는 그 안경을 쓰고 있으면 『선』이 안보이는 거야?] [뭐, 그래. 예전에, 내 눈이 이렇게 되었을 때 만난 사람이 준거야. 지금은 렌즈만 사용하고 있지만, 이것 덕분에 보통의 생활을 할수있어..] [그런가. 그렇겠지, 아무리 강한 마음이 있어도, 죽음을 계속 마주보고 있으면 발광을 하던가 눈을 없애 버리던가 할수 밖에 없는거네.] 말을 하면서, 알퀘이드는 가까이 온다. [저기. 그거 보여줘.] [───싫어. 이건 소중한 것이니까 안 줘.] [부수지는 않는다니까. 정말로 보기만 할테니까 괜찮지?] 알퀘이드는 힘으로라도 빼앗으려는듯, 계속 내게로 다가온다. 여기서는───── 1. ...할 수 없지. 잠시만이야? 2. 안돼, 왠지 이상한 느낌이 들어. ---선택. .........수상해. 자신이 『부수지는 않아.』라고 하는 점이 굉장히 수상해. [────보기만 하는거라도 안돼. 뒷골목 때 너의 바보같은 힘은 충분히 감상했으니까 말이야. 무슨 힘으로 부숴 버리기라도 하면 안돼니까.] [읏. 뭐야, 그 바보같은 힘이라니. 말해두겠는데, 통상시의 근력이었다면 시키쪽이 더 쎄다구. 그렇게 무턱대고 물건을 부수지는 않는단 말이야.] 말하면서, 힘으로 안경을 벗길려고 손을 뻣는 알퀘이드. ..........그 태도가 더욱더 수상하다. 툭, 하고 침대 위를 굴러서 알퀘이드로 부터 떨어진다. [아, 도망쳤다.] [당연히, 도망치지. 말해두겠닌데, 이 안경만은 안 줄테니까 말이야. 만에하나 부숴지기라도 하면 대체할게 없어. 대체, 이 안경이 없으면 제정신으로 있을수 없다고 말한건 너잖아. 아니면 나에게 그렇게 되어라고 말하고 싶은거냐, 너는] [에────? 으응, 별로 그런짓은 하지 않는데.] ......노골적으로 시선을 피하는 알퀘이드. [───이것봐, 알퀘이드. 뭘 꾸미고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안경이 없어지면 나는 너에게 협력을 할수 없게 된다구. 하루종일 선이 보인다면, 미치기전에 두통으로 머리가 터져버릴테니까 말이야.] [흐─응. 『선』을 보게되면 뇌에 부담이 되는가보네.....응, 시키의 눈에 무슨 원인이 있는것 같지만, 어쨋든 내가 알려줄수 있는건 이정도야. 기회가 있으면 좀더 자세히 알려줄게.] [됐어. 긴 이야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 [그렇구나. 나는 누군가와 이야기 하는거 좋아하는데.] 알퀘이드는 근심없이 웃는다. 그거야말로 정말로, 단지 이야기 하는것 만으로도 즐거운거야 하는듯이. 밤이 깊어간다. 알퀘이드는 침대에 앉아있고, 나도 같이 침대위에 멍하니 앉아서 시계만 바라본다. 시간은 오전 4시를 조금 지났다. 새벽까지 이제 1시간 정도 남았구나. [이제 1시간 인가.] 지금까지 이렇다할 이상은 없었고, 알퀘이드 본인도 긴장하고있는 모습은 아니었다. 아무튼, 주위는 정말로 평화로웠다. 어딘지모르게, 오늘밤은 이대로 끝날 것이라는 확신이 생기기도 한다. [저기, 시키] 알퀘이드가, 이걸로 벌써 몇번이나 불렀다. [뭐야. 이제 할 말도 없어, 나는.] [그래? 모처럼 이렇게 있는건데 아까워.] [....저기. 방금 전부터 몇 시간동안 너의 의미없는 대화에 동참했었다고 생각하는거냐. 6시간이야 6시간. 망을 본느것 보다, 널 상대하는게 더 피곤하다구.] 알퀘이드는 불만에 찬 시선으로 노려본다. ───그랬다. 어찌된 영문인지, 6시간 동안 알퀘이드는 끊임없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약해져 있으면 자면 될것은, 「이야기 하는편이 재미있으니까.」라고 말하면서, 결국은 이렇게 두 사람이 마주보고 있다. [...........하아] 정말로, 이녀석이 뭘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꼬로록. 덤으로 배까지 고파왔다. 생각해보니 아침을 먹은 이후로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배가 고프면 뭐라도 먹는게 어때? 모처럼 좋은 호텔에 묵고 있으니까, 룸 서비스도 쓰면 되는데.] [괜찮아, 배가 부르면 긴장감이 풀어지니까. 그것보다, 그런 너야말로 뭔가 먹는편이 좋지않아? 약해져 있으면서 자지도 않으니까, 적어도 식사정도는 해.] [시키가 안 먹으면 나도 안먹어. 보토의 식사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만. 혼자서 먹으면 심심한걸.] [보통의 식사라니, 식사에 보통이고 특별한것이고──] ...........아아, 그랬었지. 알퀘이드는 흡혈귀야. 그렇게되면, 이녀석도 인간의 피를 빠는것이 『식사』 라는것이 되는건가. [────있는거냐, 너는. 흡혈귀니까, 피 이외의 것에는 별로 입을대지 않는구나.] 그렇게 보이지는 않지만, 알퀘이드는 흡혈귀야. 흡혈귀는 살아가기 위해서 인간의 피를 필요로 한다, 라고 알퀘이드는 말했다. 그럼─────이 녀석은 지금까지 누구의 피를 빨고, 몇 명의 사람을 죽여 왔는거지? [──────] 알퀘이드의 얼굴을 살짝 엿본다. ..........상상이 안가. 이녀석이 흡혈귀라는건 알고있는데도, 어째서인지, 나는 이녀석이 피를 빠는 모습을 상상할수 없다───── [왜그래? 내 얼굴에 뭐 묻어있어?] [...........!] 시선이 마주치는 바람에, 허둥대며 눈을 돌렸다. 알퀘에드는 나의 얼굴을 보고서는 흐흥, 하고 의미있는 듯이 웃는다. [신경쓰여?] [뭐, 뭐가.] [내가 얼마나 많은 사람의 피를 빨았는지, 신경쓰여?] [우───────] 나의 생각을 완전히 꿰뚤어보고 있다. 알퀘이드의 웃음은 여유로 가득차 있어서, 왠지 기분이 좋지않다. 왠지 기분이 좋지는 않지만────그 이상으로, 알퀘이드가 지금까지 어느 정도의 사람을 죽였는지가, 궁금하다. [.......그야 궁금하지. 나는 너와 협력관계야. 그러면 그 정도는 알아두지 않으면, 언제 너의 마음이 바뀌어서 나에게 덤빌지 예측을 할수가 없잖아.] 그건, 정말로 곤란하다. 그렇네─, 하고 알퀘이드는 납득을 한다. [그럼 문제. 나는 지금까지 몇 명의 피를 빨았을까요?] 탕, 하고 가볍게 침대에서 뛰어올라 알퀘이드는 창가로 걸어간다. [몇 명이라니, 그건─────] 알퀘이드는 희죽거리면서, 가만히 있는 나를 유쾌한 듯이 바라본다. ......제길, 분명히 도발하는 걸거야. 좋아, 그럼 답해주지. 그렇네────분명히. [그럼, 백단위 일까.] [유감입니다, 틀렸네요.] [그럼 천단위.] [네, 그것도 틀렸습니다.] 쿡쿡, 하고 알퀘이드는 이상하게 웃는다. .......왠지, 굉장히 분하다. [제길, 그럼. 그런 일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혹시 십단위냐?] [그것도 틀렸어. 정말 십이다 백이다 천이라 라니, 시키는 나를 그렇게 보고 있었던거네. 너무해, 그럼 나도 똑같은 거잖아.] [아니야? 흡혈귀라는게 원래 구별이 없잖아. 인간도 살아있는데도 배가 고픈데. 너도 살아가기 위해서 피를 빨지않으면 안된다면, 구별같은건 없잖아.] [그렇네. 그건 그렇지만] [나는 피 같은건, 8백년간 한 번도 입에 댄적이 없어. 보통의 인간을 죽인일도, 한번도 없어.] ────에? [기다려────너, 그거 진짜냐.] [정말이야. 그치만 나, 피를 빠는게 무서운걸.] ────하아? 피를 빠는 것이, 무섭다고? [거짓말이지? 피를 빠는게 무섭다니───어째서, 너 흡혈귀잖아.] [분명히 겁이 많은걸거야, 나는. 그러니까 시간이 얼마나 흘러간다 하더라도, 흡혈종으로서는 반 밖에 안돼.] 창에서 밤 하늘을 올려다보며, 알퀘이드는 불평을 한다. 그녀는 그대로, 오랫동안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흰 뒷모습은 아련하면서도, 환영처럼 희미해져 간다. [......그런가. 그렇구나.] 그렇게 말하면서, 나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왠지, 나는 기뻐하고있다. 안심하는 건 당연하다. 그도그럴게 눈 앞의 상대가 그렇게 흉폭한 존제가 아닌걸 알았으니까. 어쨋든 그녀의 말을 믿는다면, 나를 무턱대고 죽일 일은 없겠지. 그러니까 안전해. ........안전하지만, 나는 그런것 보다, 다른 것에 안심을 했다. ───정말, 어떻게 된거지. 알퀘이드가 반 밖에 제구실을 못한다는것이 기쁜, 그런 어이없는 짓을 하고 있다니. [아─────] 갑자기 가벼운 현기증이 났다. [시키? 왜그래, 그렇게 땀을 흘리면서.] [아니, 머리가 아파서────] 알퀘이드에게 대답하고는 놀랬다. 알퀘이드 뒤의 창. 그 유리 넘어, 아직 밤의 어둠에 잠겨있는 거리에 한 복판에. 푸른 까마귀가, 여기를 보고있다. [저녀석은────] 멍하니 창 너머를 바라보는 것 밖에 할수 없다. 알퀘이드도 창 쪽으로 돌아본다. [............네로?] 『과연. 겨우 찾았군, 진조의 공주여』 어디서인지. 그런 의미조의 의사가, 방안으로 흘러 들어온다. 알퀘이드의 눈이 적의로 가득차다. 창 밖의 까마귀는 쿠아, 하고 소리 높게 울었다. 『여기까지다. 지금 바로, 거기로 가지』 푸른 까마귀는 날아가 버렸다. 그 후에는, 단지 밤의 어둠과 흰 달 만이 남았다. ────────쿠쿵. 하는 무거운 소리와 함께, 방이 심하게 흔들렸다. 아니 바로 말하자면. 지금의 진동은 호텔 전체를 흔들고 있는것이다. [뭐야────!?] 침대에서 일어난다. 알퀘이드는 아무말 없이, 분한듯이 입술을 깨물고 있을 뿐이다. [알퀘이드, 지금────] [─────] 알퀘이드는 대답해 주지 않는다. [.......무슨 말이라도 해줘. 지금 것 지진은 아닌거지.] ───예를들면 그래. 호텔의 로비에 커다란 덤프카가 전속력으로 부딪힌 듯한, 그런 충격이었다고 생각이 든다. [........알퀘이드!] 알퀘이드는, 대답하지 않는다. 귀를 귀울이니, 아래층에서 소리가 들려온다. .........알퀘이드는 심각한 표정을 짓고있다. 지금의 나에게는 아무 힘도 없어, 하고 알퀘이드는 말하고 있다. 그러니까, 아무것도 말하려 하지 않는것일까. [──────] 단지 시간만이 흘러가고 있다. 2분. 방금의 충격이 있은지 2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호텔은 조용하다. 알퀘이드는 계속 아무말 없이 있다. 입술을 꽉 깨물고, 무언가를 버티고 있는듯이. 보고 있으니, 그녀의 입술에선 한 줄기 피가 흘러내리고 있다. [────알퀘이드────] 불안한건지, 아니면 분한건지. 그녀는 자기 자신을 끌어안듯이, 무언가를 견디고있다. 그녀는 이 방에서 나가지 않아, 라고 말했다. 그럼. 나는, 뭘 위해 여기에 있는거지. 1. ───내가, 밖의 상황을 보러가야 해. ----선택. 2. 지금은 아직, 방에서 밖의 상황을 살피자. [────────좋아.] 내가 할수 있는 일이란건, 처음부터 정해져있어. 주머니에서 나이프를 꺼내고, 방의 문까지 걸어간다. [─────시키?] [밖의 상황을 보고올게. 내가 돌아올 때 까지, 방에서 나오지마.] 뭔가를 말하려하는 알퀘이드의 시선을 뿌리치고, 복도로 나왔다. 복도에 사람은 없다. ......방 안에서는 들리지 않았지만, 복도는 시끄러웠다. 이 층이 시끄러운 건 아니다. 소리는 발 아래. 아래층에는 웅성웅성 하고 소란스러워서, 몇 사람인지는 몰라도 이야기 소리가 들린다. ...........이상해. 시간은 오전 4시를 지났어. 일찍이 일어났다 하더라도, 이런 시간에 많은 사람들이 깨어나 있다는건 보통이 아니야. [...............이상은, 없는거겠지.] 복도를 걸어간다. 아래층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마치 파도의 소리 같았다. 소란스러운 데도────굉장히 고독하다고 느껴지는, 한산한 소리. [──────읏] 나이프를 든 손이 오그러든다. 목 뒤가 춥다. 관자놀이 부근. 눈 안쪽에서, 아픔이 나오는 것 처럼. 견디면서, 동요가 일어나고 있는 복도를 걸어간다. [─────] 아, 파 눈이, 아파. 머리가 무거워져서, 그대로 쓰러질 것만 같은 부유감. 아아, 이건 알고있어. 빈혈로 쓰러지기 직전의 감각이다. [아────우..........!] 아파. 아퍼서, 견딜수가 없어, 안경을 벗었다. ........엘레베이터는 두 개 있다. 하나는 1층에, 벌써 하나는 5층에서 멈춰있다. [................] 기분나쁜 공기가 흐른다. 답답한 듯한, 긴장된 듯한, 그런 분위기. 버튼을 누르고, 엘레베이터를 부른다. 어쨋든, 아래 층이, 왜 소란 스러운지를 알고싶다. 엘레베이터가 올라온다. .........6층. .....................7층. .................................8층. ..................................................9층. [───제길, 뭐하는 거야] 엘레베이터는 굉장히 천천히 온다. 뭔가────치명적으로 이제 되돌릴수 없는 일이 되어버린 것만같은 예감만이, 정체모를 그림자가 되어 등뒤에서 덮져오는 감각─── ......................................10층. 이제 한 층만 더 올라오면 여기까지 엘레베이터가 올라오게 된다., [─────빨리] 숨이 막힌다. 정신을 차려보니. 그만큼 들려오던 아래층의 소리는, 이미 없어진 후였다. 띵, 하는 전자음을 내면서, 엘레베이터가 왔다. 문이 열린다. 안에는 사람이 없다. 좁은 철상자의 안은, 깨끗하였다. [──────] 안으로 들어가서, 10층의 버튼을 누른다. 우웅, 하는 무거운 소리는 내면서 엘레베이터는 내려간다. 단지 1층의 거리인데, 굉장히 멀게 느껴진다. 현재위치를 나타내는 램프가 10층을 가리켰다. [겨우 도착한 건, 가────] 덜컹───── 세계가, 한순간 어둠에 잠겼다. [...................!?] 어둠. 완전한 어둠. 일절의 빛 이라고는 없는, 완전한 어둠. 그 안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죽음의 『선』만이 확실히 보였다. [어────째, 서] 숨이 막힌다. 주위에서, 무슨────부스럭부스럭 하고, 벌레가 움직이는 듯한 소리가 들려온다. 부스럭. 부스럭부스럭. 부스럭부스럭부스럭부스럭부스럭..................! [웃──────!] 소리칠 뻔 한것을, 어떻게든 견뎌내었다. [............먼저, 주위를 잘 보고...........] 예전에, 선생님이 가르쳐주신 대로. [......그 다음에, 잘 생각한다..........] 하아, 하고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어떻게든 사고를 진전시킨다. [........그런가........정전, 인가.] ............하지만, 이런 호텔에는 비상시에 사용하는 전원이 있을것이댜. 그것마저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은, 케이블에 문제가 있는것일까. 부스럭, 부스럭, 부스스스스스스스스────── [힉............] 나이프를 꽉 쥐고, 몸을 경직시킨다. 벌레가 움직이는 듯한 소리는, 엘레베이터 주위에서 나고있다. 왠지, 정말로. 거대한 바퀴벌레 같은것이, 몇 백마리나 엘리베이터의 바깥쪽에 붙어있는 듯한, 그럼 느낌이 든다. [────여기 있어서는, 안돼.] 분명히 램프는 10층에서 멈춰있을 것이다. 그럼, 문만 열면 그곳은 10층 이라는것. [─────자를까.] 되뇌인 후. 유일하게 보이는 『선』에 나이프를 찔러넣고, 엘레베이터의 문을 절단했다. [웃.................!?] 문을 연 순간, 무언가───답답한 공기가 밀려들어왔다. 10층 안은, 기분나쁜 냄새로 가득차 있었다. 뭐라할까───마시는 것 만으로도 기관이 막혀버릴것만 같은 짙은 공기. [──────] 그래도, 한 발자국만 내딛으면 거기는 10층 복도이다. 멀리 비상계단의 램프가 켜져있어서, 거기만은 희미하게 밝다. 그 외에는, 단지 어둠에 잠식된 세계이다. 한 발자국, 밖으로 나간다. [.........누군] 없나요, 라고 말하려다가 그만 두었다. 잘 모르겠어. 하지만, 말을 하는것 만은 위험해. 다시 한 발. 천천히 복도로 나왔다. 복도에는, 기분나쁜 공기로 충만해 있었다. 비리내. 짐승의 냄새가 난다. 그리고, 어디선가 무언가를 깍는듯한 소리가 난다. [.............................] 아까부터 목 뒷쪽이, 아프다. 암흑은, 두렵다. 이 정숙함이, 두렵다. .......여기서 무슨일이 있었는지, 를 아는것이 무엇보다 두렵다. 목 뒷쪽, 쇄골의 정점이 아픈것은, 긴장을 견디고 있기 때문이다. 찌르르, 한 아픔은. 지금이라도 소리지르면서 도망치고 싶다. 라는 마음을 필사적으로 누르고 있는 대가였다. 부스럭, 부스럭, 부스럭 박, 박, 박, [핫.................] 호흡이 거칠어진다. 온 몸이, 땀으로 젖어있다. .......나이프를 한 손에 쥐고, 나는,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있다. 그도 그럴것이. 조금이라도 움직였다간, 무서운 것을 볼것만 같은 기분이 든단 말이야. [하.......하........] 그래도────윗층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돼. .........이 층에 이대로 남아있는건, 그 이상으로 위험해. 그렇게 가만히 서있는 1초 1초가, 나의 수명을 1년씩 깍아 내리는것 같이, 굉장한 속도로 『죽음』이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하............하.........하───하.] 다행히 비상계단의 램프 덕분에, 계단이 있는곳은 알수 있었다. 이 복도의 안쪽. 저 녹색 비상등까지 가면, 위로 올라갈 수가 있다. 나이프를 꽈 쥐고, 어두운 복도를 걸어갔다. ────철퍽. 하고. 발쪽에서 소리가 났다. [──────] 복도 바닥이 물에 젖어있는가 보다. 그 이외에도, 걸어나가는 도중에 발에 무언가 걸리적 거린다. [──────] 그래도 목소리는 내지 않았다. 전신을 감싸는 기분나쁜 냄새를 견디면서, 어쨌든 비상등을 향해 걸어갔다. 비상등 까지, 몇 미터밖에 남지 않았다. 그 때, 무언가가 비상등 아래에서 꿈틀거리고 있는게 보였다. [.............................에?] 죽이고 있던 목소리가 나왔다. 철퍽철퍽, 하는 소리. 박박, 하는 마른 소리. 하아하아, 하는 거친 짐슴의 숨소리. [무슨───────] 비상계단의 녹색 빛 아래에서. 갖가지 동물들이, 인간의 모습을 한 것에, 모여있다. 어떤 동물들이, 사람을 먹고있는 건지는 모르겠어. 복도가 어둡고, 비상등의 빛은 너무나도 약하다. 그래서, 이런 이미지 밖에 알수가 없다. ────몇 십 마리나 되는 바퀴벌레가, 술렁거리며 웃음 소리같은 날개음을 내며, 인간의 시체를 뜯어먹고 있다. 나에게는 이 악몽이, 그렇게 밖에 보이지 않았다. 부스,럭. 엘레베이터에서, 무슨, 소리가. [하──────] 뒤로 돌아본다. 어둠에 눈이 적응된 것일까. 아니면 비상계단의 빛 때문인가, 지금 내가 걸어온 복도가 어떻게 변해있는지, 알아버렸다. 복도는 피바다 였다. 그 바다 안에, 사람의 팔과 다리가 이리저리 해쳐져 있었다. 젖어있는 복도. 발에 닿았던 딱딱한 것. 저것이, 아까 내가 밟았던 것인가. [────────] 머리속이 새하얗게 된다. 복도가 붉은건, 지면 뿐이었다. 벽과 천창에는, 검은 것들이 붙어있었다. 빛이 없어서 검게 보이는것이 아니야. 원래, 저녀석들은 검었다. 저녀석들은 형체 없이, 액체처럼 벽과 천장에 붙어있다. 단지, 그것들이 동물이라고 알고있었던건, 눈 뿐인가. 빛나는 여러 형태의 짐승의 눈이, 나 라는 오직 혼자 살아있는 인간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히....................] 비명을 어떻게든 막았다. 짐승들은 나를 계속 바라보고 있다. 목소리를 내는 순간에 덥치려고, 계속 숨을 죽이고 있다. [하, ─────하.] 거친 호흡을 어떻게든 정리했다. 목소리를 내면, 일제히 덥쳐오려는 것이, 싫을 정도로 느껴졌다. 벽에 있는 것들은, 모두 다른 눈을 하고있다. 그 중에는 무슨 농담인지, 상어같은 눈을 하고 있는것 까지, 벽에 붙어있는 것 같다. [....................] 움직여, 하고 발이 명령을 하고있지만, 손발은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움직일 수 없어. 이 세계를 보게된 이상, 이제 발은 움직이지 않는다. 박.....박.........박.........박........... 비상등 아래에서 들려오던 소리가 작아져 간다. 아마도───그 짐승들이, 최후의 시체까지 다 먹은 것이겠지. [.....................] 숨이 막힌다. 부스럭부스럭 하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아무래도───그 무리는, 토노 시키라는 다음 목표를 발견한 것이다. [아......................] 하지만 발이 움직이지 않는다. 여기는 이미 너무나도 다른 세상이어서, 나의 의식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실패했다. 이 층에 오는게 아니었어──── ───그 때. 탁탁탁, 하는, 자주 들었던 소리가 들려왔다. 라고해도, 별것 아닌, 사람의 발소리. 그건 방금 전까지 내가 있던, 세계의 상식같은 아무런 변철도 없는 소리──── [아아아아아아─────!] 마비되어있던 머리가, 굳어있던 양발에 힘을 주었다. 달린다. 복도에 충만한 붉은 피를 뛰어 넘으면서, 비상등을 향하여 뛰어갔다. 도망치는거야. 빨리, 1분이라도 1초라도 빨리, 이 장소에서 떨어져야...............! 하지만, 그건 잘못된 생각이었다. 내가 달리는 것에 반응하여. 벽과 천장에 붙어있던 검은 것은 파도가 되어 덥쳐온다. [!] 전력을 다해 계단으로 달린다. 하지만, 검은 파도의 속도는 나 보다 몇 배나 빨라서, 앗 하는 사이에 나의 몸을──── ───집어 삼키지, 않았다. 기, 기기기기, 기. 하는 소리를 내며, 검은 파도는 내 눈 앞에서 정지해 있다. [........?] 이유를 모르겠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지금이 최후의 찬스다. 달린다. 계단을 향해 달란다. 비상등의 아래에 있던 동물들은, 내가 아닌, 방금전까지 내가 있던 엘레베이터 앞── 탁탁, 하는 발소리가 들려오던 쪽으로 달려간다. 동물들이 달려간 쪽에서, 부엌칼로 야채를 자르는 듯한, 그런 소리가 들린다. 무언가───사람의 그림자 같은것이, 검은 괴물들을 잘라버리고 있다──── [──────?] 하지만, 그걸 확인하고 있을 여유가 없다. 나는 엎드려서 손발을 사용해, 개 처럼 비상계단으로 기어갔다. ......10층에 올라왔다. 주위는 아직 어둡다. 하지만, 여기에는 그 냄새가 나지 않는다. 괴물과, 피와, 내장이 뒤섞인,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하─────아] 어쨋든 일어나, 벽을 더듬어서 알퀘이드가 있는 방으로 간다. [───────] 전기가 들어왔다. 이 층은, 별로 변한게 없다. 변한것이라면, 내 몸이────이곳 저곳, 피로 물들어 있다는 것이었다. [하───────] 바지는, 처음부터 붉은 색이라고 착각할듯이, 완전히 붉은색으로 물들었다. 팔과 가슴, 얼굴도, 붉은 얼룩이 져있다. [하하───────] 이런, 것이었구나. 엘레베이터 앞에서, 아래층의 소리가 갑자기 끊어졌을때 알아차렸어야 하는건데. 결국, 그 때. 이미, 살아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는 것을. [하하───────하] 그건, 뭐지. 지금건 뭐였나구. 피바다. 아래 층이 그렇게 되었다면, 다른 곳을 어떻게 된것일까. 그 살상은 뭐야. 그 지옥은 뭐야. 이것도────저것도 이것도 그것도, 전부 알퀘이드가 말한 『적』이라는 녀석의 짓이란 말인가────! [───────] 뿌득, 하고 이를 갈았다. 이대로 닳아 없어질 정도로, 이를 꽉 깨물었다. 아직 몸은 떨고 있다. 아직 의식은 마비되어 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나는, 그 광경을 인정할수 없다. 아까는 뭐였지. 요약하면 그것인가. 그런 알수없는 동물들에게, 아래 층에 묵고 있던 사람들 모두 먹혀버린 것인가. 먹혀버린 것인가. 문답무용으로, 일방적으로, 도망치는 것도, 도움을 구하는 것도 하지 못하고, 무의미하게 죽어갔다는 것인가... [놀리지───] 장난, 치는거야. 나이프를 강하게 쥐었다. 칭, 하는 전자음을 내면서, 10층에 멈추어 있던 엘레베이터가 올라왔다. [───────] 이미, 10미터나 떨어져 버린 엘레베이터 쪽으로 몸을 돌렸다. 문이 열린다. 거기에는────두 마리의 검은 개가, 있었다. [───────] .......그런건가. 나를 쫒아온건가, 너희들. [──────하] 나이프를 양손으로 쥔다. 검은 개가 엘레베이터에서 뛰쳐 나온다. 두 마리의 개는 달리기 시작했다. 당연히, 최후의 먹이가 될 나를 향해서. [하─────!] 검은 개가 나를 향해온다. 그 몸에는 무수한 선과, 그 이마에는 죽음의 점이 보이고 있다. ────망설임 없이. 먼저, 나를 덮치려는 한 마라의 이마에 내리 꽂았다. 단말마도 없이 검은 개는 바닥에 떨어진다. 주륵, 하고 검은 액체가 되어 녹아내린다. 그 다음. 다른 한 마리의 개가 덮쳐온다. 검은 개가 뛰어 오른다. 그들의 속도는 인간과 비교할수 없을 정도다. 10미터 정도의 복도 정도는, 2초도 걸리지 않았다. [쿡─────!] 나이프를 고쳐 쥐었지만, 늦은것 같다. 검은 개의 입이 열린다. 내가 들고있는 나이프 보다 몇 배나 날카로운 송곳니를 갖춘 입이, 정확히 나의 목을 향하고있다. 확실하면서도 신속한. 그들이 다가온다, 라고 인식한 순간. 검은 개의 송곳니는, 나의 목을 파고 든다. 토노 시키는, 죽었다. 그건 잘못된 생각이었다. 이런것 정도로 죽임을 당하지도 않고, 죽지도 않아. 나는 이 정도의 참극으로는 망설이지 않아. ─────여름의, 어느 더운 날. 오래전, 그것도 8년 전. 나는, 더 잔인한 것을, 봤지 않는가──── 푹. 목을 파고드는 검은 개의 이마에, 나이프를 찔러 넣었다. 검은 개가 물어, 그대로 물어 끊으려는 것보다 먼저, 팔이 움직여 주었다. 나도 놀랄 정도였다. 마치 물건을 자르는 기능만을 가지고 있는 기계 처럼, 쓸데없이 눈 앞에 있는 개의 눈썹 사이로 나이프를 찔러 넣었다. 그곳이 검은 개의 『점』이기 때문이다. 보통, 뇌가 파손되어도 근육 이라는것은 뇌가 내린 명령을 실행하려 한다. 머리를 관통된 순간, 검은 개의 입은 나의 목을 물어 뜯겠지. 아아, 뭐───그, 보통 이라면. 하지만, 검은 개는 『죽어』있다. 죽음은 정지다. 이녀석은 내가 죽인 시점으로, 모든 효력을 잃었다. 두 번째의 개도 바닥에 떨어졌다. 주륵, 하고 그대로 검은 얼룩이 되어, 호텔의 복도를 검게 물들인다. [하────아] 지쳤어. 툭, 하고 벽에 등을 기대고, 천장을 올려다 보았다. ────머리가, 아프다. 세계가 조각조각으로 되어, 거기에 검은 죽음의 점도 보였다. 몸은 차게 식어있는데, 단지 이성만이 열병에 신음소리를 내고있다. [─────쿡] 바로 옆에는 두 마리의 검은개의 시체. 나의 한 쪽 팔은, 피범벅이 되어있고, 다른 한 쪽은 붉은 나이프. .........덧붙여 말하자면, 바닥의 아래 층에는 셀수없이 많은 사람의 시체. [─────하, 하하, 하하하] 웃을수 밖에 없다. 그도 그럴게, 이런건 현실이 아니다. 이런게 현실일리가 없어. 나는 언제부터, 눈을 뜬채로, 악몽 같은걸 보게 된거지────? 띵똥. [에─────?] 이 분위기에 맞지않는 밝은 소리가 났다. [.......제길, 뭐야 이 두통───] 날카로운 것으로 찌르는 듯한 두통을 견디면서, 소리가 난 쪽을 본다. [엘레.......베이...터.....?] 지금것은 또 하나의 엘레베이터가 올라온 소리인것 같다. 문이 열린다. 그 안에는, 검은 코트를 입은 남자가 한 명. 두통이, 더 심해졌다. [저녀석─────] 그래, 본적이 있어. 분명히, 나는 저 남자를 본적이 있다. [────────] 남자는 아무말 없이, 나를 향해온다. [너─────!] 나이프를 쥐고 남자를 보려본다. [───────] 하지만, 남자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걸어온다. 나 같은건,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거리가 좁혀진다. 이제 조금────수 미터, 라는 곳 까지 가까이 와서, 남자는 겨우 나를 알아차린것 같다. 저, 충혈된 눈. 사람이 가진 눈과는, 격절한 저 눈을 본 순간, 몸의 자유는, 없어졌다. [모두 죽였을 터인데, 아직 남아있었나.] 남자는, 복도에 쓰러져있는 두 마리의 검은 개의 시체를 보았다. [───쓰레기 같은 놈들. 고깃 덩어리 하나 정리도 못하는 것들은, 나의 육체로 있을 자격은 없다.] 불쾌한듯이 말하고는, 남자는, 한 쪽 팔을 들었다. 코트가 만화 처럼, 들려 올라간다. ────어떻게 된거야. 검은 개들은, 휴웅, 하는 소리를 내면서, 남자의 코트 안으로 사라져 버렸다. [아──────] 비명을 지를수 조차 없었다. 검은 코트의 아래는 검고, 윤곽이라는 것 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그곳에 있는것은, 단지, 칠흙같은 어둠 뿐이었다. [위험────────] 위험해. 어쨋든, 이녀석은 굉장히 위험해────── 그런 본능이 위험신호를 나타내고 있는데도, 손가락 하나 제대로 움직여 주질않는다. 검은 코트는 가까이 온다. [─────────!] 이대로, 여기에 있으면, 위험해. 아까전 부터, 멈추지 않는 두통이, 견디지 못할정도로 심해져서, 여기가 위험 하다고 알리고 있다. 어떠한 수단, 어떠한 방법을 써서라도, 빨리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목숨이 없어진다고. ──────하지만, 이미 늦었다. 눈 앞에는 남자가 있다. 그 눈은 이쪽을 보고있지 않아. [먹어] 스윽, 하고 코트의 한 쪽 팔이 올라간다. 그 안은 혼돈스러운 어둠. 그곳에서, 뭔가 거대한 것이 나타났다. 두 개의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났다. 검은 코트에서 나타난 그것은, 인간을 가볍게 집어 삼킬듯한 악어의 입이었다. [아────────] ────사고가, 불타올랐다. 즉시 악어의 입을 겨냥해 나이프로 내려쳤다. 하지만 그런것에 아무런 효과도 없다. [읏───────! ! ! ! ! ! ! ! ! ! ! !] 바닥에 쓰러졌다. [하────하─────하] 목이 부셔졌다. 호흡이라고 하기보다는, 토혈. 심장 이라는 펌프가, 목을 통해, 자신의 피를 토해내고 있다. [가─────아, 아아, 아] 사고가 갈라진다. 아픔으로, 의사가, 분단되었다. 보니. 나의 배는, 오른쪽 반이, 존재하지 않았다. [────시키 ! ?] ......목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그리 잘 들리지 않는다. [네녀석의 경비견으로는 적합하지않군, 저것은.] .......남자의 목소리. [───믿을수 없어. 혼돈이라고 불리는 흡혈종이, 이런 시시한 게임에 참가할 줄은. 마치 악몽같네, 네로 · 카오스.] ........알퀘이드의 목소리. [동감이다. 나도, 살아남은 진조를 잡을줄은, 그런 무모한 축제의 집행자가 될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나에게 있어서도, 이건 악몽이다.] .......남자의, 낮은, 목소리. [.........그런데, 이건 어떻게 된 일이지? 나의 전의 집행자는 네녀석에게 상처하나 입히지 못했고 하던데, 그건 뭐가 잘못된거지. 지금 네녀석의 존재규모는 너무나도 약하다. 일개의 망자에게도 미치지 못하는 그 쇠약함────내가 오기전에 교회의 놈들에게 당한건가, 알퀘이드 · 브륜스터드.] .....알퀘이드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이해가 안가는군. 너녀석을 해칠수 있을 정도의 개념무장은 한정되어 있을터. 그것을 보존하고 있는건 교회의 놈들 뿐이다. 이런 극동의 땅에, 매장기관이 파견되리리고는 생각되지 않는군. 하지만, 어찌되었든 나에게 있어서는 행운이군. 네녀석이 그렇게 까지 약해지 게된 시비는 묻지 않겠다. 승기가 있을 때, 그 목을 받아가겠다.] 검은 코트의 남자는, 그 목을 가져가겠다 라고 말을 하면서도, 엘레베이터 쪽으로 가고 있는것, 같았다. [..........................?] 이유를, 모르겠다. 단지 매우───뜨거워서. 의식이, 희미해져 가고있다───── [아, 정신이 들었네.] [.......알.......퀘이드.....?] 감겨져있던 눈을 떴다. 눈 앞에는 알퀘이드가 있었다, 여기는 호텔의 복도인것 같다. [어때? 어쨋든 상처는 아물었다고 생각하는데, 아직 아플까.] [......................?] 상처가 아물었다니───그러일, 절대로 있을리가 없어. 내가 그녀석에게 생긴 상처는, 이미 상처라고 부를것이 아니야. 뭐라해도 배가 반이나 없어졌어. 그렇게 되어도 살아있는게 이상하다, 그 상처가 아물었다니, 그거야 말로 기적이다. [─────어라? ........어째서 살아있는거지, 나] 몸을 일으켜서, 자신의 몸을 확인한다. .......아픔은 없다. 배의 오른쪽 반은, 어쨋든 원래대로 되어있다. ........그, 왠지 검고 물컹물컹 했다. [무, 무, 무──────] [무 무 무 라니, 뭐?] [무, 뭐야, 이거........?] 자신의 배에 물컹한 것을 손으로 가리킨다. 분명히 아픔은 없고, 힘돌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이것과 비슷한 것을 본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은, 기분 탓이라면 좋겠지만........... [아아, 그거? 네로의 몸을 보강하고 있는 사역마야. 시키, 자기가 당했을 때 사역마를 죽였었지? 그게 아직 살아 있었으니까, 시키의 몸을 대신하도록 했어.] [────사역마라니, 그, 역시────] .........그 검은 코트의 남자에게서 나온 악어 말인가. [그래. 다행이야, 시키. 이걸로 그 부분은 파워 업 되었어.] 마음 속 깊이 기쁜듯이 알퀘이드는 웃었다. 나로서는, 물론, 농담으로 넘길수 없었다. [뭐, 무슨 짓을 한거야 너는.......! 사람, 사람의 몸에 마음대로 이상한것 붙여가지고,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뭐 라니, 시키를 도와준거 잖아. 그 대로였다면 금방 죽었었고, 나는 타인을 치료하는건 할수 없고. 아니면 시키, 그대로 죽는 편이 좋았던 거야?] [───아니, 그야 도와준건 고맙게 생각하지만, 하지만───이런 몸으로, 이 후에 어떻게 살아가라는 거야......!] [아, 그 점은 안심해. 원래 사역마는 주인과 끊어져 버리면, 그냥 고깃덩어리 에 불과하니까. 지금은 그렇게 형태가 정해져 있지만, 그 후에 시키의 몸의 정보를 탐색해서, 원래대로 해줄거니까. 덧붙여서, 그 부분만은 지금 까지의 시키의 몸 보다 건강하게 되어었어. 시키가 마술을 배우면 그 악어의 형태로 되돌릴수 있을지도 모르고.] 기쁜듯이, 라는 것보다, 부러운듯이, 알퀘이드는 말했다. [기쁜지, 시키. 이런 거라면 몸 전체가 파손되었으면 좋았을 텐데.] [바────기쁠리가 없잖아, 이런거 붙인다고........!] [거짓말, 시키 기쁘지 않아 ! ?] [하나도 기쁘지 않아 ! .......그야, 덕분에 이렇게 살아있지만, 그래도 이런 방법은 돈을 준대도 사양이야.....!] [.......응. 알았어, 그럼 다음 번에는 다른 방법으로 어떻게든 할게.] 작은소리로, 말하는 알퀘이드. .......반성하고 있는것인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건지, 어디에도 맞지않는 말이다. [......뭐, 됐어.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이렇게 되었지만, 알퀘이드는 나를 도와주었어. 그 점은, 정말로 고맙게 생각해.] [그래? 이상한것에 감사하네, 시키. 나, 별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상관없어. 내가 감사한 거니까, 그 마음을 받아 두라구. 별로 기분이 나쁘지는 않잖아.] [.......응. 분명히 기분이 나쁘지는 않아.] 흠, 알퀘이드는 생각에 빠진다. [───괜찮아. 어쨋든, 빨리 이 곳에서 벗어나자. 이렇게 사건을 일으켰으니, 오래 있으면, 귀찮게 되니까.] [이렇게 사건 이라니───] ────아, 그런건가. ......이 호텔에 묵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 생존해 있지 않은건가. [.......................] 일어난다. 복부에 아픔이 없긴 하지만, 왠지──다른 사람 몸 같아서, 의식이 흔들린다. [어쨋든 내 방에 갈건데────시키?] ────의식이, 흔들린다. 알퀘이드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것 같지만,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나는 이번에야 말로, 계곡 깊은곳에 떨어지는것 같이, 의식을 잃었다─────── 3/ 黑い獸 I END 4/ 黑い獸 II ─────두근. 가까이에서, 누군가의 심장소리가 느껴진다. 눈도 보이지 않고, 귀도 들리지 않는데, 그것이 알퀘이드의 것이라는 걸, 금방 알게되었다. ..............두근. 자신의 심장소리. 체험하지 목한 공포와, 죽음의 경계에 있었던 탓일까. 검은. 지금까지 몸의 어딘가에 숨어잇던 짙은 혈액이, 몸 전체를 돌고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두근. 알퀘이드의 체온은, 차가우면서도, 확실히 살아있는 따뜻함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안겨있는 것 만으로도, 방금 전 까지, 거칠어진 마음이 진정되어 간다. ..............두근. 더욱 강하게, 심장이 활동한다. 자신의 것이 아닌듯한, 강한 의사가 담긴 혈액이 순환을 한다. 하지만 이상한 이야기다. 자신의 것이 아닌 혈액이, 어쨰서 지금까지 계속, 나의 몸 안에 숨어있다고 하는거지──── 『────이 충돌사고는 피해자인 타카다 요우이치씨의 오트바이 브레이크 페달이 이상을 일으켜, 브레이크가 듣지않는 상황에서 급히 언덕을 내려간 것이 원인이라고 밝혀졌습니다.. 부상자는 두 명, 다행히 사망은 없었습니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뉴스 캐스터의 목소리. ......그 목소리로, 잠들어 있던 의식이 깨어났다. [여기는────어디지?] 알지도 보지도 못한 맨션의 한 방에 있다. [.........어라, 여기는────] 알지도 보지도 못한, 이라는 건 철회하자. 여기에 한 번, 내가 발을 들인것이 있었다. [..........알퀘이드의, 방인가.] 나는 침대에 누워있고, 몸에는 시트가 덮혀 있었다. 갖 점심을 지난시간. 방에는 알퀘이드의 모습은 없고, 단지 켜놓은 채로 둔 TV에서 재미없는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다. [........알퀘이드, 어디 간거지.] 부엌에서 인기척이 났다. [부엌, 인가.] 침대에서 일어났다. 신경이 쓰여 배를 보니, 이미 완전히 원래대로 돌아와 있었다. [.................] 조심조심 배를 만져본다. 간지르면 간지럽고, 꼬집으니 아프다. 그 검은 물컹한 것은 정말로 내 몸이 되어 버린것 같다. [.......뭐였을까.] 어쨋든, 이런 감상을 하고 있을때가 아니야. 그것보다, 지금은 알퀘이드에게 호텔에서의 일을 물어보지 않으면 안돼. [어─이, 알퀘........] 『다음 뉴스 입니다. 오늘 새벽, 南社木市에 있는 호텔에서 대규모 행방 불명자가 나오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 딱, 하고 발이 멈췄다. 눈이, TV의 브라운관에 비치는 뉴스 캐스터에 고정되었다. 『호텔에 숙박하고 있던 130명의 모습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또, 호텔의 곳곳에 혈흔이 발견되어, 경찰은 무슨 범죄에 휘말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견해를 밝혔습니다.』 [무슨───말 하는거야. 혈흔이라니, 그건───그렇게 가벼운게 아니었는데.] 뉴스 캐스터는 담담하게 정보를 읽어 갔다. 화면이 바뀌어, 방금 전까지 내가 있던 호텔의 외관과, 행방불명이 되었다는 130명의 숙박객의 이름을 일람했다. ────나와 알퀘이드의 이름은, 당연히 없다. 『또, 호텔 안에서 야생동물의 털이 대량으로 나온것을 보아, 숙박객의 행방불명과 관련된 범인의 소행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동물의 털은 개와 원숭이, 그리고 곰과 같은 것의 털까지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검출된 동물의 털은 수십종류에 이르며, 거짓말 같이 상어의 이빨까지 검출───』 팟, 하고 TV의 스위치를 껐다. [─────] 100명. 100명에 가까운 사람이, 그 시간, 단 30분 만에 일방적으로 당한거라는 것인가. 혈흔─────? 행방불명────? 어째서 거기까지 알고 있으면서, 분명히 말하지 않는거지. 뻔하다. 그 호텔이 묵고 있던 사람은 모두, 그 알수없는 짐승 들에게, 하나도 남김없이 먹혀버린 것을. [쿡──────] 토하려고 하는것을 견딘다. 하나하나 어젯밤의 일을 생각을 해서 구토하는 건, 나는 할수 없어. 그런 되먹지 않은 동정, 돼지말도 못하다. 저 호텔에 있었는데 나만이 죽지 않은 나에게, 그 원흉을 증오하는 것 이외는 허락되지 않는다. 100명이다. 100명이나 되는 사람이, 사람의 원형도 없이, 단지 혈흔만을 남겨두고 살해당했다. 검음 코트의 남자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녀석이 어떤 녀석인지는 모른다. 다만, 녀석이 저 사건의 원흉이라는 것은 틀림없어. ────심장이, 아직 마비되어 있는 것인가. 공포와 혐오 보다, 지금은 증오가 더 강하다. 아니면────이 가슴 안에서 내포되어있는 감정 마져도, 공포라는 것의 일종인가. [장난───치치마.] 이를 간다. 분한건지 무서운건지, 아니면 불쾌한 것인지. 나는, 검은 코트의 남자의 얼굴을 떠올리는 것 만으로도, 뭔가를 부수고 싶을 정도로, 짜증이 났다──── [정신 들었어, 시키?] 알퀘이드가 부엌에서 얼굴을 내밀었다. [─────아] [응? 무서운 얼굴하고, 무슨일 있었어?] 알퀘이드는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가볍게 말을 걸어왔다. [....................] 방금 전까지 고조되었던 내 기분은, 그걸로 갑자기 없어져 버렸다. [알퀘이드, 너────점심때는, 자야되는거 아니었어.......?] [그건 그렇지만, 시키의 몸도 안정하지 못했으니까, 내가 잘수는 없는거잖아. .......뭐, 어제는 내가 잤으니까, 오늘은 시키가 잘 차례구나 하고.] [아────응, 상큐.] 왠지 부끄러워져서, 나도 모르게 시선을 돌렸다. ..........뭐랄까, 상대는 인간이 아닌데도, 알퀘이드가 굉장히 매력적으로 보였다. [그, 그것보다 알퀘이드. 나, 어째서 네 방에서 자고 있는거야? 그 검은 코트의 남자.....너는 네로 라고 불렀는데, 그녀석은 뭐야.] [시키가 여기에 있는건 내가 데리고 왔기 때문이야. 시키, 호텔의 복도에서 기절했으니까.] [───그건 기억하고 있어. 하지만, 네로라는 녀석을 어째서 돌아간 거지? 왠지 굉장히 알수없는 이야기를 했는데.] [태양이 떳기 때문일거야. 나와 시키가 호텔을 나왔을 때, 이미 태양이 떠 있었는걸. 봐, 흡혈귀는 태양이 떠 있으면 만족스럽게 활동을 할수가 없으니까.] 딴 사람 이야기 하듯이 알퀘이드가 말하지만, 이녀석도 흡혈귀다. [알퀘이드, 그렇게 말하는 너는 어때. 그───내가 죽여서, 힘이 약해져 있다고 말했지. 몸, 조금은 좋아진거야?] [에에, 덕분에. 어제보다는 조금 좋아졌어. 겨우 손발이 제대로 움직이게 되었으니.] ─────? 손발이 제대로 움직이다니, 그건, 혹시──── [잠깐. 알퀘이드, 지금까지 몸이 만족스럽게 움직이지 않았다고 말하는거야.......! ?] [어머, 말하지 않았어? 나, 어쨋든 몸의 신경의 대반이 연결되어 있지 않았 으니까, 손발을 육체가 아닌 의사로 움직였다는거.] [..................] 못 들었어. 그런───그런 상태였다니, 상상도 못했다. ......어젯밤, 그 푸른 까마귀가 와서, 분한듯이 입술을 깨물던 알퀘이드를 떠올린다. 이녀석은 그 때───움직이고 싶어도 움직이지 않는 자신을, 정말로 분하게 생각했구나. [.......그렇, 냐. 그래서, 지금은 어느정도 회복된거야?] [그렇네, 최저한으로 움직일 수 있는 레벨 정도는. 몸은 오늘 밤까지는 어떻게든 될것 같아. 하지만 재생하는데 쓴 활력은 당분간은 돌아오지 않을거니까, 내가 약해져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지만.] 태연한 얼굴로, 알퀘이드는 헤비한 사실을 말한다. [.....그런가. 조금씩 이지만, 알퀘이드가 좋아진다니, 다행이야.] 후우,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헤에, 왜그래 시키. 전까지는 나를 괴물취급 하더니, 걱정같은거 하고.] [바보, 전까지가 아니라,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하지만, 그거와 이거는 별 문제잖아. 도와준데 대한 감사정도는 한다구.] [에? 도와줬다니, 내가 시키를?] 알퀘이드는 의외라는 듯이 눈을 크게 뜬다. 알퀘이드 본인에게는 그런 자각이 없는것 같다. [.....아아, 방법에는 문제가 있었지만, 너는 나를 도와주었잖아. 그러니까, 지금에 와서 뭐하지만 고마워. 네가 없었다면, 지금 쯤, 나도 130명 사이에 끼어 있었을지도 몰라.] [고마워, 라니───괜찮아, 그런것 생각하지 않아도. 시키가 네로와 만난 원인은 나에게 있는거고, 시키에게 감사받을 것은 없는걸.] [그건 그렇지만, 도와준건 사실이잖아. 알퀘이드는 나를 도와주었으니까, 그 점 만은 감사하고 있어.] [────하지만, 시키는 내 망을 봐주다가 그렇게 되었어. 시키의 생활에 독소를 가한건 나야. 그러니까, 당신은 나를 증오해야지 감사해야 하는건 아니라고 보는데?] [......그야, 확실히 너의 일은, 厄介라고 생각해. 하지만, 나 자신의 행동은 결국 자신이 책임을 지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어. ......옛날에 그런 것을 가르쳐준 사람이 있어서. 주위가 어떻든 간에, 자신의 의사로 한 일은 자신이 끝을 맺어라고 말이야. 당연한 것이지만, 나도 그 생각에는 찬성이야. ] 그러니까, 알퀘이드를 증오한다 던가, 그런 기분은 없어 . 단지 뭐, 왠지 厄介한 일에 휘말렸구나 하고 생각하는 정도로. [────그렇구나. 듣고보니, 내가 방패가 필요하다고 생각한것은 시키가 죽였기 때문이었네. 그럼 시키를 끌어들인건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네.] [그런거야. 자업자득 인거야, 지금의 나는.] [자업자득인가. 응, 시키는 어떤 의미로 운이 나쁘네. 사람을 죽이더라도, 나 이외의 사람으로 했다면, 이런일을 없었을거고.] [.......이것봐.] 애시당초 알퀘이드 이외의 누군가를 죽였을지도 몰라, 라는 가정은 성립 되지도 않을텐데. 그런 기분이 되어서, 그대로 미행해서 죽여버렸다는 상대는, 지금에 와서 알퀘이드 밖에 없으니까. .......랄까, 이녀석 이외에는 없다고 생각하고 싶다. [─────아] [왜? 잊어버린 물건이라도 생각이 난거야?] [아니, 그게 아니라. .....지금가지 생각해지 않았지만, 어째서 나는 너를 죽이려고 했던걸까 하고.] 알퀘이드는 얼굴을 찌푸리고 나를 본다. .....뭐어, 당연한 반응이라고 생각해. 죽인 본인인 내가, 알퀘이드를 죽인 이유를 알수 없다고 하고 있으니까. [이유같은건 없는거 아냐? 그게, 시키는 근본이 살인귀 니까.] [───────에?] 잠깐. 지금, 이 여자는, 나에게, 무슨말을 하는거야────? [나를 덥쳤을 때, 굉장히 숙련된 솜씨였어. 초인종을 누르고, 문이 열린 순간에 손을 집어넣어서, 아무말 없이 안으로 들어왔어. 내가 놀라고 있는 사이에 초격으로 확실히 생명활동을 정지시키고, 다음으로 토막을 내버린다─── 응, 그 기습은 완벽했어. 어느정도 완벽했냐면, 그 때의 시키를 그대로 그림으로 옮기면, 정말로 대단한 예술품이 될 정도로 완벽했어.] [그래────] [하지만, 모처럼 탁절한 살인의 초절기교를 가지고 있더라고 이번에는 상대를 잘못 골랐어. 시키가 지금까지 몇 명을 죽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냥감을 나로 잡은 시점에서 연공을 바칠 때였던거 아니야?] [그, 그그.] [『그그그』라니, 뭐야 아까부터 무서운 얼굴을 하고. 하고싶은 말이 있으면 분명히 말하면 될것을. 나와 당신 사이에, 지금에 와서 참을 필요는 없잖아?] ────아아, 그럴지도. 끄덕, 하고 끄덕인 수에, 알퀘이드를 손으로 불렀다. [왜? 비밀 이야기?] 두근두근 거리는 듯이 알퀘이드는 가까이 온다. 그 한 쪽 귀에 입을 대고, 말하고 싶은것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이것봐. 알퀘이드.] [응, 왜?] 하나, 둘, [그럴리가 없잖아, 이 바보 여자─────!] 바보여자──, 자─, 자─............ 방 안에, 소리가 울린다. 용서없이, 풀파워로 알퀘이드의 고막을 때렸다. [아.........파.........] 알퀘이드는 귀를 막는다. [정말, 못참아! 갑자기 무슨 짓 하는거야 시키!] [화를내고 싶은건 이쪽이다! 왠지 미묘하게 이상한 주문을 하나 싶더니, 너, 그런것이었냐!] [에────? 그런것 이라니, 뭐.......?] [네가 나를 정신이 나간 살인귀라고 생각해서, 괴물을 상대로 방패가 되어라 던가, 망을 봐달라던가 말했다는 거다! ........정말, 되도않는 오해를 해가지고는. 나를 매우 인정한다고 생각했더니, 결국은 그런 것이었구나. 알겠어, 이번에 얘기해 두겠닌데, 나는 살인귀도 살인광도 아니라구. 사람을───사람을 죽인건, 네녀석이 처음 이니까.] 멍하니, 입을 벌리고 있는 알퀘이드. .....제길, 지금의 발언이 상당히 의외였던것 같다. [────거짓말. 그렇게 숙련된 솜씨로, 그게 처음이었다는 거야 시키........!?] [........그래. 분명히 이런 이상한 눈을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나는 나대로 진지하게 살아왔어. 이 『선』을 사용해 사람을 죽이고 싶다, 라는 생각은 한번도 한적이 없어.] [그치만──그러면 어째서 보지도 알지도 못한 나를 죽인거야.] [그게 나도 모르겠어. 알퀘이드를 거리에서 본 순간, 왠지 굉장히 신경이 쓰여서───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너를, 토막내어 버렸어────] 이 방에서. 아무 이유도, 목적도 없이 . [─────그런, 가.] .....아아, 그랬어. 내가, 알퀘이드에게 화를 낼 자격 같은건 없었어. 설령 상대가 살아있고, 그게 인간이 아니라 하더라도. 나는 실제로, 그녀를 이 손으로 죽였으니까. [뭐야, 갑자기 아무말도 안 하고. 그런가 라니, 뭐가 그런가 라는거야, 시키?] [......그러니까, 미안해, 라고.........말하지 않으면, 안돼.....] 나는───이런 중요한 것을, 왜 자신의 기분대로 잊어버린 것인가. [───미안. 미안해, 알퀘이드. 토노 시키는 너를 여기서 죽였어. 나는 무엇보다 그 일을, 가장 처음으로 사과하지 않으면 안되었는데────] ......정말로, 어떻게 된거야. 알퀘이드가 나를 살인귀라고 오해하는것도 당연하다. 그도 그럴게, 나 본인조차 그 때의 충동이 이해가 가지않아. 그럼, 혹시. 토노 시키는, 정말로 살인귀 일지도 모르니까───────. [───죽인건 사실이야. 그러니까───나는 죄도 벌로 받지 않으면 안돼. 이런 살인자, 모두의 사회에 섞어 둘수는 없잖아.] ──지금에 와서, 이런 중요한 것을 알아차리다니, 너무 비겁하다. 설령 알퀘이드가 어떤 사람이든 간에───토노 시키는, 이유도 없이 사람을 죽인사람 이니까. [───그래. 시키는 정말로, 자신도 이해가 가지않는 모양이네.] .....말없이 끄덕인다. [결국은 즐거움도 느끼지 않았다는 거지? .....응. 분명히 살인귀 중에는 호흡을 하는것 처럼 살인을 일삼는 녀석도 있지만, 시키는 보통은 진지하네.] [.......그렇네. 일단, 그럴 작정이지만.] [아니, 굉장히 진지해 당신은. 그래서 죽이고 싶었던건 나 뿐인거야?] [........아아. 알퀘이드 이외에는, 그런 기분이 들지 않았어.] [뭐─야, 그럼 문제 없잖아. 시키는 살인귀 같은게 아니야.] 실로, 딱잘라서, 지금까지의 분위기를 날려버리는 듯이 그렇게 말했다. [게다가 어떠한 벌로 받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 어쩌다가 시키가 죽이고 싶다고 생각한 상대가 나이고, 厄介한 일에 시키는 이 이상은 없다고 할 정도로 살인의 기교를 갖추고 있어. 하지만, 때마침 내가 흡혈귀 였으니까, 누구도 죽지 않았잖아? 그러니까 시키가 그렇게 고민할 필요는 없어. 인간들의 사회의 도덕같은 것도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 그게, 지금의 세계에서 시키를 탓해도 좋은사람은, 피해자인 나와 당사자인 시키 본인 뿐이니까.] [────그건 그렇지만. 너를 죽였다는 사실을, 결코, 변하지는 않잖아.] 그래. 벌은 없을지도 모르지만, 죄만은, 영구히 사라지지 않아. [그건 당연해. 그도 아직 가슴에 담고 있으니까, 그렇게 간단히 잊어버리면 곤란해. 그래도, 시키. 당신 본인이 그렇게 생각하고, 계속 후회하고 있다면 문제 없는거 아니야?] ──하지만, 그건 변명이야. [시키. 사람들 중에는, 얼마나 세계를 원망하더라고 악마에게 혼을 팔지않는 사람이 정말로 있어. 예를들어 흡혈귀 상대로 미안하다, 라고 말하는 솔직한 사람 정도네. 그러니까 괜찮아. 누가 뭐라고 해도, 시키 본인이 그렇지 않아라고 딱 잘라 이야기해도───시키는, 아직 그쪽 세계이 있을수 있어 .] [─────] ....할말이 없다. 잘도 뭐───자신을 죽인 상대에게 그런 말을 웃으면서 할수 있겠지, 이녀석은. [알......퀘이드────] [자, 그런 일보다 우리들에게는 더욱 厄介한 문제가 있잖아. 시키도 눈을 떳으니까, 이 후의 일을 상의하고 싶은데.] ......그랬었지. 지금은 자신의 일 보다 알퀘이드의 일과───그 호텔에서 일어단 참극의 일을, 나는 묻지 않으면 안돼. [........그렇네. 알퀘이드, 어젯밤 호텔의 일. 물어봐도 될까.] [상광없지만, 서서 이야기 하는것도 그렇잖아? 시키, 아직 몸이 완전히 회복된게 아니니까 눕는게 어때?] [........바보. 누워야 되는건 너잖아. 점심 때는 힘들지? 내 신경쓸 필요는 없으니까, 누워서 이야기해.] [괜찮아, 그런거. 모처럼, 시키와 이야기하는 거니까, 얼굴을 마주보지 않으면 아까워.] .......희미하게 웃음을 띄우면서, 알퀘이드는 나를 바라본다. [.......뭐, 네가 좋다고 한다면, 상관없지만.] 시선을 조금 돌리면서, 침대에 걸터 앉는다. 알퀘이드도, 여기에 응하듯이 소파에 앉는다. [그럼 묻겠는데. 어제의 그녀석───네가 네로라고 말했지만, 그녀석은 대체 뭐야. 이쪽은 진지하게 묻고 있으니까, 아무쪼록 몸에서 악어가 나오게 할수있는 요수랭이다, 라는 말은 하지 말아줘.] [그런말 안해. 시키도 알고있겠지만, 그녀석도 흡혈귀야. 우리들 사이에서는 네로 라는 명칭으로 불리고있어, 꽤나 변종이야. ..사실을 말하자면, 이렇게 가볍게 이야기할 상대는 아니야.] [...................] 역시 그녀석은 흡혈귀 였던건가. 하지만, 왠지───눈 앞에 있는 알퀘이드가 그런생각이 들지 않듯이, 그녀석도 흡혈귀 라는 이미지에는 어울리지 않아. [그래서, 그 네로 라는 녀석을 어떤 녀석이야. 알퀘이드와 아는 사이인것 같은데.] [설마. 나, 흡혈귀 중에 알고 지내는 사람 없어. 아는 사이 라는것은 다음 순간에 죽어있다 라는 것인걸. 이번 같이 얼굴을 마주쳤는데 헤어졌다, 라는건 처음이야.] [하지만 이런저런 이야기 했잖아.] [그러니까 아는 사이라고 판단하기는 일러. 네로는 나름대로 유명한 흡혈귀이고, 나도 그들의 사이에서는 이름이 알려져 있으니까 자기소개가 필요 없었던 거야. 역사를 되풀이하면서, 특이한 능력을 보유한 흡혈귀의 이름이 알려지는건 당연하잖아? 네로는 말이야, 그 중에서도 더욱더 특별해. 고참 흡혈귀 중의 한 명인데도, 성도 영지도 가지고 있지않고 방황하는 이상한 자. 교회의 사람들은 왜인지 카오스 라는 두번째 이름을 붙이고 있지만.] [........카오스? 뭐야, 그거] [혼돈 이라는 의미. 엉망진창 이라는 거야. 원초의 지구같이 여러가지 것들이 섞여 있어서 뭐가 튀어 나올지 알수없어........라는 의미일지도 모르겠네, 어젯밤의 상태를 보면.] [뭐가 튀어나올지 몰라.........?] [정말. 시키도 봤잖아, 그녀석의 몸을. 전에 이야기 했겠지만, 오랜 살아온 흡혈귀는 자신의 육체가 파손되면 수리를 할수 있게되. 이미 몇 백년이나 존재해온 기를 수복하려면, 인간의 목숨으로는 레벨이 부족해. 그래서 단순히, 생명으로서 보다 우수한 소재를 가진 맹수와 마수를 거둬들여 서, 자신의 육체로 만들어 버려. .......네로는 흡혈귀 중에서도 최고참 중의 한 명이라니까, 몸 대신에 잡아들인 괴물의 수가 오히려 많을지도.] [수가 많다니───그 검은 개도 네로 라는 녀석의 몸의 일부라는 거야?] [그래. 하지만 사람의 기로는 한계가 있으니까, 대충 자신의 육체로 해서 제어가 가능한건 30마리 정도일까. 마수, 환수와 구별된 환상종을 거둬들이면 한 마리 이상으로는 용량이 펑크되어 버려. 그걸 고려하면 네로의 사역마는 현존하는 생물이라고 생각해. ...응, 그 점에서는 행운 일지도.] .........마지막 부분은 잘 모르겠지만, 어쨋든 그 검은 개가 30마리 있다는 것인가. [.......아니, 틀려. 호텔에서 난동을 부리던건 검은 개 만이 아니었어. 호랑이 와 표범 같은것도 있을거라 생각해..] [그렇겠지. .......같은 종의 괴물이라면 30마리 정도는 통괄되겠지만, 다른 괴물들을 육체에서 통괄하는 점에서, 확실히 네로의 의사의 강함은 그릇이 달라. .....뭐, 그만큼의 의사력을 가지고 있는데 야생의 동물만을 몸으로 하고 있다는건 이상한 이야기 이지만. 그녀석 이라면 꽤 높은 계급의 마수를 누를수 있는 의사력을 있다고 생각하는데─────] 응, 하고 알퀘이드는 생각에 빠진다. [뭐, 됐어. 어쨋든 그녀석의 무장을 20에서 30정도의 사역마 라는건 알았으니까. .....덧붙여 이야기하자면, 네로 라는 이름으 유래도 조금을 알겠어.] [에..........? 그녀석, 네로라는건 진짜 이름이 아닌거야?] [응, 오래 살아온 사도들은 대저 인간이었을 때의 이름을 사용할수 없게되. 그렇다고 해서 스스로 이름을 만들수도 없으니까, 교회측이 마음대로 이름을 붙여. 그것도 새로운 특생이 판명된 시점에서 붙게되니까, 그 중에는 주문 같이 긴 이름의 녀석도 있어.] [.........뭐, 그녀석이 처음으로 네로 라는 이름이 붙은건, 교회측에 상당히 미움을 사고있어서겠지. 대체, 호텔이라는 한정된 사냥터라면 기껏해야 100명, 사자 한 마리면 충분하잖아? 그런데도 몸 안의 모든 괴물을 해방해서, 일부러 그런 방법으로 식사를 하다니, 헛일을 하는데도 정도가 있어.] [..................] ....네로 라는 흡혈귀 안에 있는, 30마리의 괴물. 단지 그것만으로, 겨우 30분 만에, 호텔에서 갈팡질팡하던 100명의 사람은 남김없이 먹혔다는 것인가. [────믿을수가 없어. 그러면, 괴물 그자체잖아.] [그렇네. 네로는 그 이상을 없다고 할 정도로 최악의 상대야. 될수 있으면, 만나고 싶지않는 부류에 들어가. 하지만, 무엇보다 최악인건 그런 녀석에게 우리들이 있는곳을 들켰다는 것. 이렇게 있는 사이에도, 여기는 틀림없이 네로의 사역마가 감시하고 있어.] [무─────] [당연하잖아? 아까전에는 해가 떠서 살았지만, 오늘밤은 기대하기 힘들어. 이쪽의 장소를 알고 있으니까, 오전 0시라는 최고의 타이밍으로 나를 죽이러 오겠지.] [죽이러 온다니, 오늘 밤.........?] [에에, 그녀석 자신이 그렇게 말했잖아.] ─────뭐야, 그거. 그녀석이────그 검은 코트의 남자가, 오늘밤 온다는 것인가 [────────] 무슨 말을해야 할지, 모르겠다. 도망쳐야 한다는 것이, 어쨋든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는 것은 알고있다. 하지만, 알퀘이드는 아직 이런 몸이다. 설령 도망친다고 해도, 그런 괴물을 상대로 도망칠수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아니, 알퀘이드의 일보다 나 자신의 일이다. 여기에 있다면────알퀘이드와 관계되어 있다면, 틀림없이 그녀석과 만난다. 그녀석은, 위험해. 분명히 말해서, 정면으로 맞설 상대가 아니야. 몸 안에 동물이 가득 들어있는것 이전에, 그 눈은, 마치 기계 그자체였다. 감정이라는 것이, 일절 없이. 단지 정해진 일만을 당연한듯이 처리한다, 진짜 살인귀의 눈이었다. 적어도 관계해서는 안되는 상대라는 것은, 한 번 죽음을 당할뻔한 내 자신이 실감하고 있다. [──────] 하지만, 그렇다고 알퀘이드를 놔두고 혼자 도망치려는 건가? 이녀석이 어떻든, 나를 감싸준 탓에 만족스럽게 움직일수 없는 녀석에게, 그럼 열심히해, 하고 말하고 돌아가는 일이 가능한 것인가──── [알퀘이드, 나는─────] [하지만 안심이야. 그게, 시키라면 네로 같은건 문제 없는걸. 시키는 상대가 무엇이든, 일격으로 죽일수 있으니까.] [─────────헤?] 뭔가, 말도 안되는 것을. 당연하게, 말하는 알퀘이드. [잠───너, 무슨말 하는거야, 대체.] [뭐라니, 나와 함께 싸워주는 거지, 시키?] 알퀘이드는 나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미, 나를 완전히 신뢰하고 있다는 듯한 눈빛. 하지만 농담이 아니야. 나는───── 1. 될수 있으면, 거절하고, 싶지만────. 2. 아니, 그런 괴물들과 싸울수는 없어. -선택. ───거절한다. 그런 괴물들과 싸울수는 없어. 방패가 되어라, 라던가 자고 있는 동안 망을 봐달라고 말했지만, 그것도 결국은 만족하게 실행하지 못했다. 그런 내가 알퀘이드와 함께 싸워도, 결국은 발목을 잡는 꼴이 될것이다. [알퀘이드. 미안하지만, 나는 할수없어. 그녀석은 너무나도 달라. 나 같은게 싸워도, 그녀석에게 상처하나 입히지 못할거야.] [에에~, 그럴까.] .......어디에 그런 근거가 있는지, 알퀘이드는 목을 갸우뚱 거린다. [........네가 나를 높이 평가해 주는건 기쁘지만, 나는 할수없어. 원래 약속은 하룻밤 이었잖아. 이 이상, 나는 그런 괴물과 관계할수 없어.] [아, 그건 무리가 아닐까. 시키는 네로와 만났는걸. 나와 함께있지 않아도, 네로는 시키를 그냥 놔두지는 않을거라 생각해.] 다른사람 일처럼 딱 잘라서 말하는 알퀘이드. [무──────]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나왔다, 나도 그 사실은 납득했다. 그 네로 라는 흡혈귀는, 거리에서 사람을 죽이고 다니는 살인귀다. 그런 녀석이 자신의 얼굴을 본 나를, 그냥 놔둘리가 없어. [하지만 네로 보다 내 쪽이 빠를까. 점심때는 움직일수 없는 네로와, 이렇게 시키의 눈 앞에 있는 나라면, 압도적으로 나 쪽이 유리한걸.] [윽........너, 그거 무슨 의미야.] [어떤 의미든지 간에, 시키가 이대로 도망치려 한다면, 여기서 내가 죽여버릴 까 하고.] 농당인지 진심인지 알수없는 것을 웃으면서 말하는 알퀘이드. [우....................,쿠.] 알퀘이드는 웃음을 무너뜨리지 않는다. .........아무래도, 그건 나를 협박하고 있는것 같다. [.............이, 악마.] ........속았다. 도망쳐도 남아 있어도, 네로가 노리고 있다면, 알퀘이드에게 협력하는 수 밖에 없잖아. 하아, 천장을 보고, 크게 숨을 들이쉰다. 다행히, 각오는 그걸로 조금은 굳어졌다. [오케이, 단념했어. ......생각해보니 처음 너와 만났을 때부터 도망칠 방법은 없었어. 여기까지 왔으니, 최후까지 너와 함께 할수밖에 없는것 같다.] [그럼 결정났네. 괜찮아, 시키의 솜씨라면 분명히 간단히 죽일테니까.] 알퀘이드는 평온한 얼굴을 하고는, 굉장한 말을 한다. .......뭐, 그렇게 잘되지는 않을거라 생각하지만, 이렇게 된거, 할수 밖에 없어. [문제는 어떻게 행동하는가, 지. 호텔에서는 그녀석의 눈을 보는것 만으도로 움직일수 없었으니까, 그녀석에게 들키지 않게 뒤에서 접근해, 어쨋든 쫒아 보내는게 최고 한도라고 생각하는데.] [아아, 그거네. 그건 시키의 의사가 약했던 거야. 네로의 마안은 별거 아니니까, 확실히 망설임이 없다면 정면으로 바라보아도 그녀석의 마안 같은건 튕겨낼수 있어.] [................] 알퀘이드는 아무렇지 않게 말하지만, 이쪽은 역시 불안하다. [.......아니, 경험하지 않은 것을 단정하는건 그만두자. 역시, 내가 어쨋든 뒤에서 접근하여, 그녀석의 손발의 『선』을 자를게. 그러면, 어쨋든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게는 할수있으니까────] [───시키. 그러면, 당신은 죽어.] [에────?] [문제는 어떻게 행동하는가. 시키는 그렇게 말했지만, 그건 아니야. 어떻게 행동하는가 가 아닌, 어떻게 죽이는가 겠지.] [───그건───그렇지만.] [시키, 당신은 지금부터 흡혈귀라는 괴물을 상대하게 되는거야. 그러면, 오늘 밤 만이라도 인간의 도덕관념은 버려. 그런 짐을 지고있으면, 중요할 때에 몸이 무거워지게 되니까.] [───그것 정도는 알고있어. 상대가 괴물이니까, 나라도 도울 마음이 있었던 거야.] [아니, 시키는 아직 몰라. 손발을 잘라? 그만둬, 그건 자살행위. 손발을 자를 시간이 있다면, 먼저 목숨부터 끊어. 다른 자라면 모르지만, 당신만은 그게 가능해. 알겠어? 절대로 네로에게 반격의 기회를 주어서는 안된다는 것. 그냥 이라도 공격능력이 차가 너무나 커, 초격을 놓친다면 시키에게 승산은 하나도 없는것 이니까.] 알퀘이드의 눈이, 나의 부정을 허락하지 않는다. ───분명히. 그녀의 말대로, 먼저 손발을 자른다, 라는 여유있는 짓을 하는 사이에, 나의 머리는 악어입에 있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시키. 네로는 깊은 밤이 되면 올거야. 그 때에 우리들──아니, 나와 시키가 그녀석을 이 이상은 없다고 할 모습으로 『죽이는』거야. 어떻게 행동하는가 가아니야. 어떻게 『죽이는』가, 그것만을 생각해.] 알퀘이드는 흉폭한 눈으로 나를 보고있다. 그녀는───정말로, 화가나있다. 내가, 토노 시키가, 또 어딘가 무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겠어. 나는 망설이지 않아. 일격으로 녀석의 『죽음의 점』을 자른다. 그거면 되지, 알퀘이드.] [................] 알퀘이드는 대답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는 것은, 일단은 납득을 한것 같다.. [────하지만, 어디서 기다려야 하는건가. 이 맨션에서 기다리면, 또 호텔처럼 관계없는 사람들이 죽게되겠지. 장소, 바꾸는 편이 좋지않아.] [────그렇네. 공원 주변이 좋다고 생각해. 심야가 되면 사람들이 다니지 않고───그래도 지나가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그 사람이 단순히 운이 없었다는 것이겠지.] 말하고는, 알퀘이드는 등을 향하였다. [뭐야. 말하고 싶은게 있으면 말해. 도와준다고 정했으니까, 조금 정도는 무리를 해볼게.] [.....무리야. 결국, 시키는 한 번도 『죽인다』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았어. 이대로라면, 최후의 순간에 당신은 분명히 망설일거야. 그걸로, 한순간에 죽임을 당해.] [────그런 일 없어. 상대는 100명 이상 사람을 죽인 괴물이다. 죽이는 것에 망설임이 있을리가 없잖아.] [───────] 약하게, 알퀘이드는 한 숨을 쉬었다. [────시키를 매료시키다면 확실히 네로를 죽일수 있을텐데. 어째서일까, 처음으로 그럴 기분이 들었는데, 처믕으로 그렇게 하는게 싫어졌어. 왠지, 굉장한 모순.] .......이해가 잘 안가는 말을 하면서, 휙, 하고 알퀘이드가 돌아본다. [시키를 믿을게. 둘이서 네로를 쫒아 내자구.] 알퀘이드는 웃으면서 말했다. 그건, 굉장히 불안한 웃음이었다. 계획자체는, 굉장히 심플하다. 깊은 밤이 되기 조금 전에, 알퀘이드가 먼저 방을 나와 공원으로 간다. 네로의 사역마───알퀘이드가 말하기에는 푸른 까마귀 인것 같다─── 가 알퀘이드에게 붙어서 갈것이니까, 조금 지난 후에 나도 방을 나와서, 공원으로 간다. 다음에는 알퀘이드가 보이는 곳에 숨어서 네로가 오는걸 기다려서, 알퀘이드 가 네로의 시선을 끌고있는 사이에 뒤에서 접근하여, 네로의 『죽음의 선』을 절단하면 되는것이다────. ────공원의 한 중간에서, 알퀘이드는 멍하니 서있다. 이쪽은 어떠냐면 알퀘이드에서 2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숨어있다. [.......................] 공원에 인기척은 없다. 시간은 오전 0시 10분전. 알퀘이드가 조용히 얼굴을 들고, 머리위의 푸른 달을 바라보고 있다. [.......................] 나이프를 강하게 쥔다. 네로는 분명히 온다, 하고 알퀘이드는 말했다. 내가 할수 있는건, 네로의 뒤로 돌아가, 할수 있는한 발소리를 죽이고 접근해, 한 번에, 녀석의 『선』을 자르는 것 뿐이다. [하──────아] 심호흡을 해본다. 몸은, 어쨋든 제대로 움직이고 있다. 단지, 나이프를 진 손가락이 내 몸이 아닌것 처럼, 딱 굳어서 움직이지 않는다. [───────] 긴장하고 있는것인까, 나는. 네로 라는 흡혈귀가 나타나는 것을. 그 괴물과 또, 만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 아니면. 지금부터 그녀석을 죽이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하─────아] 호흡이 빨라진다. 심장이, 내것이 아닌것 처럼, 두근두근 하고 안절부절 못하고있다. [진정해───아직 온것도 아니잖아, 시키] 그래, 아직 표적은 나타나지 않았어. 이런 상태로는 네로가 나타났을 때, 확실히 발이 움직여 줄지 불안해진다. [알퀘이드,.......너는, 무섭지 않은거냐.] 다만, 멍하니 달을 올려다 보고있는 흰 여자를 본다. 그녀는 불안은 하나도 없는것 같이 보인다. 달을 올려다 보는 그 얼굴이, 지상으로 시선을 돌렸을 뿐이다. 그와 동시에. [───기다리게 했군, 진조의 공주여.] 무거운, 두꺼운 철과 같은 목소리가 났다. [───────!] 알퀘이드가 시선을 옮긴 이유는 그것인가. 그녀에서 5미터 이상. 여기에서는 10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서, 검은 코트의 남자가 망령처럼 나타났다──── [그렇네. 상당히 기다렸어, 네로 · 카오스. 아니면 포아블로 · 로와인 이라고 불러주는게 좋을까? 그 쪽이 더 품격있어서 좋은것 같은데, 나에게는.] 알퀘이드의 목소리가, 바람을 타고 전해져온다. [────설마. 내가 사람이었을 때의 이름을 듣게 될줄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역시 우리들의 처형역. 현존하는 사도 27조의 경력같은건, 이미 파악하고 있다는 것인가.] 대답하는 네로의 말도, 분명히 들려온다. [──────하] 호흡이 커졌다. 알퀘이드가 네로의 주의를 끌고있다. 기회는 지금 밖에 없어. 자신의 의사로, 안경을 벗었다. [읏──────] 나이프를 쥔 오른손을 가슴에 모은다. .........하얀 흉기. 이제부터, 이걸로. 나는, 저 식인괴물을 『해체』한다──── 1. 네로에게 달려가 접근한다. --선택. 2. .......아니, 아직 일러. 네로는 알퀘이드 밖에 보지않아. 기회는 이 일순간 뿐이야. 나이프를 쥐고, 자세를 낮추고. 한 순간에, 나는 네로를 향해 달려나갔다. 네로의 전 신경은 알퀘이드를 향하고 있다. 관계가 없는 나라도 알수있을 정도로, 네로는 앞밖에 보지 않아. 등 뒤에서 달려오는 나에게, 수 초후에 해제되리라는 건 꿈에도 생각치않고 있다, 너무나 무방비한 그 등. ────할수 있어. 직감. 틀림없이, 이대로 죽인다. [────] 달려간다. 네로의 등은, 수 초 후면 나이프가 닿을 거리이다. 등. 무방비한 등. 틀림없이, 나의 기척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 마지막 한 걸음. 이걸로 끝이다. [────────에?] 발이, 멈추었다. 뭐야. 뭐야, 이녀석의 몸──────! ? [없─────어] 없어. 없어, 없어, 없어없어없어없어없어..........! 몸 어느 부분에도 『선』이 없어! 이런 바보같은, 그런 『목숨』이 있을리가──── ────따끔. 두통이 왔다. 나이프를 쥔 손이 떨린다. 머리가 부숴질듯한 아픔이 있은 후에. 네로의 등에, 하나의 검은 『점』이 보였다. [───────!] ────저거다. 저것이 이녀석의 급소, 죽기 쉬운 장소인게 틀림없어. .....선이 아닌 점이라는것이 뭔가 위화감이 있지만, 어쨋든───저기를, 나이프로 관통한다! 한 걸음, 내 딛었다. 오른손의 나이프가, 네로의 『점』으로 돌진한다. [───────에?] 그 직전에. 네로의 등에 있는 점이, 급속한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덟, 아홉, 열, 스물───── 팔십, 백, 이백, 삼백, 사백──────! [────── ! ?] ..........뭔가, 잘못되었어. 이건 녀석의 『죽음』이 아닌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건 더욱더 이질적인 집합체다. 이녀석은────이녀석의 몸은, 대체 뭐가 어떻게 되어서──── [─────시키 !] .........알퀘이드의, 목소리. 아아, 망설이고 있을 시간이 없어. 이미 네로의 등은 눈 앞에 있어. 어쨋든 어느 것이라도 좋으니까 이 『점』 을 찌르면 끝난다. [────저기!] 소리를 내면서, 나이프를 떨어뜨린다. 하지만, 그 전에. 네로의 등이 풍선같이 부풀어 올랐다. 마치 검은 바다에서 기어나오는 것 같이, 네로의 등에서, 한 마리 검은 개가 나타났다. [무────] 검은 개는, 그대로 미사일처럼 튀어나왔다. [───!] 검은 개의 『선』을 나이프로 절단한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선』에 지나지 않았다. 잘린 부분은, 검은 개의 양 발뿐이었다. 검은 개의 돌진은 멈추지 않아. [이─────] 검은 개는 머리로, 나의 배를 향해서, 부딪혀 왔다. [─────쿡 !] 엄청난 힘. 가볍게 몇 미터나 날라가서, 나는 지면에 쓰러졌다. 검은 개는, 그대로 나의 목을 송곳니로 물려고 하고있다. [핫................아───!] 퉁, 하고 개의 왼 쪽 배를 나이프로 찔렀다. 『죽음의 점』은 공기 같이 부드러워서, 나이프를 검은 개의 몸으로 이끌어 주었다. 검은 개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갑자기───그 몸은 검은 액체가 되어서, 내 몸으로 흘러내렸다. [───── ! ? ] 몸이 검은액체 투성이가 되어서, 일어날수가 없다. [이────] 떨어지지않아. 지면에 붙어버린 것 같이, 움직이지 않아. [───흠. 등 뒤에서 무슨일이 있는것 같군.] 네로의 목소리가 들린다. 땅에 붙은채로, 네로와 알퀘이드에 시선을 옮겼다. [네녀석의 사역마인가. 하지만, 유감이군. 나의 영역에 들어왔다는 것은, 내가 느끼지 못하더라도 우리들 중의 어느 하나가. 발견하고, 그걸 응격한다. 원래부터, 나에게 기습은 통하지 않아.] [.......그런것 같네. 나 이외의 것을 일절 보지 않았었는데, 등뒤의 위험에 반응할수 있다니. 그것이 군체의 강함, 이라는 것인가 보네, 네로 · 카오스.] 알퀘이드는 미묘하게 눈을 가늘게 한 후, 가볍게, 네로를 향해 걸어갔다. [────재미있군. 공상구현화도 하지못할 정도로 쇠약해져있는 네녀석이, 그대로 나에게 도전한다는 건가?] [필요없어. 고작 사도를 상대로 세계와 동화한데도 어쩔수없어. 당신 정도───이 손톱 만으로도 충분해, 네로 · 카오스] 쿠, 하고 까마귀 같은 짧은 웃음 소리가 난다. [───장난치지마. 그 몸의 넋을 빼가주지, 알퀘이드 · 브륜스터드───!] 네로의 한 쪽팔이 올라간다. 코트는 망토처럼 펄럭이면서, 그곳에서 무수한 생물이 튀어나왔다. 굉음을 내면서, 탄환같은 속도로, 알퀘이드를 향해 세 마리의 짐슴이 달린다. 검은 개, 같은게 아니야. 그 어느것이나 본체인 네로 자신보다 거대한, 악마같이 흉폭한 실루엣을 한, 세 마리의 표범 이었다. [───────] 알퀘이드는 움직이지 않는다. 세 마리의 표범은, 단지, 지면을 달리는것 만으로도 벽돌로 만든 지면에 금이간다. 도망치려는 알퀘이드 보다, 표범들의 몇 배나 빠르다. ───세 마리의 맹수가 알퀘이드에게 달려든다. 한순간에 끝났다. 한순간에. 세 마리의 표범은, 모두 동체에서 두 개로 찢겨나가면서, 지면서 떨어진다. [───뭐, 야?] 네로의 목소리가 들린다. 알퀘이드는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그 대로, 네로 본체로 한순간에 덤벼든다. [───── !] 네로의 몸에서 짐승이 나온다. 사자는 나온 순간에 알퀘이드에게 머리를 잡혀서, 동체에서 끌려 나왔다. 표범은, 덮치는 순간, 미간을 주먹으로 맞아서 부숴지면서 절명했다. 호랑이는, 점토세공 같이 동체 그 자체가 찢겨 나갔다. 그 후에 계속되는 것은, 모두 같은 운명 이었다. 하늘을 나는 독수리도, 올려봐야 할 정도로 거대한 회색곰도. 지면을 헤엄치는 상어도, 농담이라고 밖에 생각할수없는, 거대한 코끼리도. 결국은, 알퀘이드를 멈추지도 못하고, 한 순간에 검은 점액질로 돌아갔다. [─────무슨] 네로가 도망친다. 알퀘이드가 손톱을 휘두른다. ────솽, 하는 소리가 난 후에. 네로의 몸은 목 부분에서 두 개로 갈라졌다. [키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 고통의 비명을 지르면서, 튕기듯이 알퀘이드로 부터 뛰어서 후퇴하는 네로. 그 몸은, 목에서 허리 부위까지, 반 이상을 잃은 상태였다. 알퀘이드의 발 아래로, 방금 떨어져 나간 네로의 몸이 떨어진다. [───────] 상대가 되질않아. ...........알퀘이드 녀석, 움직이는 것이 고작이었다. 네로의 몸에서 나온 짐승들은 결코 약한것들은 아니다. 사자도 호랑이도, 한 마리로 자동차를 찌부릴수 있을 정도의 동물이다. 더군다나 회색곰이라 한다면, 전차로 엎어서 찌부릴수 있을 정도로 『폭력』의 상징인데. 그런 맹수들이, 아무 기술도 없는 알퀘이드 한 사람에게 찢겨서, 네로 본인도 이미 몰사 상태가 되었다. [하────────] 왠지 바보같다. 이렇게 될거면, 내가 처음부터 없는편이 좋지 않았을까──── [가.........아, 아아아, 아.......... !] 네로는 알퀘이드로 부터 도망치려는 듯이 후퇴하고 있다. 지쳐있는 것인지, 알퀘이드는 달리지 않고 천천히 네로에게 가고있다. [하아─────하아─────하아] 거친 숨소리가 들려온다. .......알퀘이드의 숨소리다. [하아─────하아─────하아] 어째서, 이지. 몸의 반이 찢겨나간 네로 이상으로, 알퀘이드의 호흡은 괴로워 보였다. [───설마. 그정도로 쇠약해져 있으면서도, 그정도의 전투능력인가. 역시 진조들이 준비한 처형인. .........말하길, 흰 흡혈공주 에게는 관계하지마라───인가. 어쨋든 간에, 동포들의 충고는 정확했다고 보이는군.] 네로의 목소리에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다. ────뭔가. 굉장히, 절망적인 예감이 든다. [하아─────하, 아] 호흡을 정리하면서, 알퀘이드는 천천히 네로에게 접근한다. [하지만 나도, 원래부터 열 또는 스물 정도의 나로 네녀석을 죽일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강한척 하는것도, 거기까지야. 당신이 사역하는 사역마로는 몇 십 마리가 덤빈데도 나를 죽이지 못하고, 그 반도 이미 잘라내었어. 어떻게 해도 당신에게 승산 같은건 없어.] [흥───나의 사역마는 모두 죽었지만. 하나, 네녀석은 잘못알고 있는것 같군.] [─────?] [나는 사역마 같은걸 가지고 있지도 않고, 사역 같은건 하지도 않아. 지금 네가 상대했던건, 어디까지나 내 자신이다. .....파손된 육체를 다른 생물로 채운다, 라는 다른 잡종과 같은 취급당하니 불유쾌하군.] [본래의 네녀석 이라면 한 눈에 알아차렸을 것을. 그 금색의 마안을 집중해서 잘 봐라. 보이지? 나의 육체에 내포된 666의 "괴물" 들의 혼돈이────] 시계의 구석에서, 무언가가 움직였다. [아─────] 알퀘이드의 등 뒤. 방금 알퀘이드가 잘라낸, 지면이 쓰러져 있던 네로의 반 쪽 몸이 떨고 있다. 커다란 덩어리가 되어, 알퀘이드 쪽으로, 고개를 들어서────. [알퀘이드, 뒤──── ! ] [시키────?] 알퀘이드가 뒤로 돌아본다. 하지만, 늦었다. 지면에 누워있는 네로의 반 쪽 몸은 무수한 뱀이 되어서, 알퀘이드의 등 뒤에서 덮쳐왔다. [당했────] 알퀘이드는 뱀에게 묶여서, 뱀들은 그대로 원래의 검은 틱류로 돌아갔다. 지금의 나와 같이, 정확히는 나의 몇 백배나 되는 질량에 압박을 당해서, 알퀘이드는 땅에 붙어버리고 말았다. [이, 이건────그런......! ?] 검은 점액질에 눌려 있으면서, 알퀘이드는 어떻게든 도망치려고 하고있다. [쓸데없는 짓이다. 그게 어떤건지는, 네녀석이라면 이해할수 있겠지, 진조의 공주.] [읏..................!] 알퀘이드의 얼굴에는 고통과────경악이 나타나 있다. 네로는 반 쪽 몸인채로, 단지, 높게 짓듯이, 소리를 낸다. [────사려가 있는 것은 짐승의 숫자를 알아두는게 좋아. 그건 일간을 표하는 숫자, 바로 666이다───쿠쿠, 나의 몸 안의 혼돈을 느꼈는가, 알퀘이드 · 브륜스터드.] [제정신이야, 당신..........! ? 사람의 몸안에......사람의 형태라는 좁으면서 밀폐된 공간에, 300 이상의 수의 인자를 압축해서 내포하고 있다니, 그건 마치────] [틀림없이. 이것은 원초의 바다라고 해도 다를게 없지. 나는 말이야, 다른 동물들을 나의 육체로 하고있는게 아니야. 『동물』이라는 인자를 육체로 해서, 혼탁시키고 있는 쪽이다.] [나에게 사역마 같은건 없어. 있는건 666의 괴물들───그것돠 동등한 수 만큼의 목숨이다. 이 몸의 반을 자른다던가, 이 목을 부순다고 의미는 없어. 나는 하나로 해서 666. 나를 멸하려고 한다면, 한순간에 666의 목숨을 멸하지 않으면 안돼.] [........거짓말.........카오스........혼돈 이란게, 그런 의미..........! ?] [물론이다. ────따라서, 나의 분신들은 그 존재가 일정하지 않아. 나의 영지인 이 육체에서 외부 세계에 나왔을 때, 처음으로 어떠한 『종』 으로 해서 형태를 나타낸다. 원래부터 형채라는 것 자체가 없는 것들이다. 밖에서 죽은 순간에, 나의 몸으로 돌아가면 다시 혼돈의 하나로 해서 재생한다.........애시당초, 밖에 나왔을 때에 뭐가 될지는 나 자신도 예측을 할수 없지만 말이야. 이 혼란한 계통수를 파악하고, 조작하는것이 나의 영원한 명제다.] 몸이 반쪽 밖에 없는 흡혈귀는, 자랑스럽다는 듯이, 웃는다. [그런거 불가능해. .....! 혼을───아무 색도 입히지 않은 존재개념 같은것을 내포하고 있다가는, 당신 자신이 사라져 버려.......!] [과연. 여기에 있는것은 개인이 아니야. 이미 네로라는 인격은 존재하지 않아. 우리들은 개체가 아닌 한계가 없는 군체에 가까워. .......분명히. 그렇게된 생명에게 존재의 유의는 없어. 영구기관 이라고 말할수 있는 생명종 이라면 이미 심해에 서식하고 있어. 이 몸도 언젠가, 그들과 같이 지성을 잃고 단지 『표본』이 되겠지.] [하지만, 멋지다고 생각하지 않나. 나의 몸에는 『뭐가 될지 알수없는 것』 이 소용돌이 치고있어. 그건 원초의 이 세계 그 자체라고 할수있는 작은 세계이다. 어떠한 생물이 살아있을지 예측을 할수 없는 혼돈이라는 공간. 현존하는 이 별의 계통수 만큼 있으면서, 극적인 변화의 가능서을 가진 혼돈의 어둠. 그게 어떨 결과를 가져올지를, 나는 내가 사라지기 전에 알고 싶어. 교회의 놈들은 나를 이렇게 명했다. ─────네로 · 카오스. 체내에 666개의 괴물을 무장한, 이미 흡혈귀가 아닌 혼돈 이라는 존재밖에 없는, 금기시된 이단자 라고 말이야.] [───────!] 알퀘이드의 목소리가 억눌리고 있다. 검은 액체는 꾸물꾸물 하고 움직이고 있다. 이미, 알퀘이드의 얼굴 마져, 반 밖에 보이지 않게 되었다─────. [.......이상이다. 아무리 네녀석이라 하더라도, 거기에서 빠져 나올수는 없어. 나의 분신의 500을 결속해서 만든 "창세의 토(創世の土)". 설령 네녀석이 만전하다고 하더라도, 그걸 파괴할수는 없을거다. ──── 대륙을 하나, 파괴할 정도니까 말이야.] 반 쪽밖에 없는 네로는, 천천히, 알퀘이드 쪽으로 간다. [네녀석이 나타나서 부터 몇 명의 동포가 묻혔는지, 몇 명의 선조들이 너를 죽이려고 했고, 그 역으로 운명을 빼앗겼는지. ────하지만, 이걸로 끝이다. 지금가지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위업을, 이 네로 · 카오스가 달성하겠다.] [──네로. 당신, 이 고유결계를 누구에게────] [알고 있을터, 너의 원수인 "뱀" 일까, 일부러 나에게 가르켜주러 왔다. 그렇다고 해도 금대의 녀석은 아니야. 파리에서 녀석이 네녀석에게 죽임을 당하기 전에, 나에게 이 " 우리" 를 만드는 법을 남겼다는 거다.] [──────] 알퀘이드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 보니, 이미 입까지 검은 액체가 삼켜버리고 있다. [그런데, "뱀" 도 무참한 것이다. 흡혈종이 되기 전은 교회의 사제였던 남자가, 네녀석 같은 사신의 표적이 되자마자, 죽을 줄은 . 녀석이 살아있으면, 나의 체내의 혼돈도 지금은 법칙성을 가지고 있었겠지......그 정도의 마도의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발휘도 못하고 멸할줄은, 정말로 무념이다.] ["뱀" 과는 맹우(盟友)였다. 왜 네녀석이 녀석에게 집착해 적시하고 있었는 지에는 흥미가 없지만───이미 입도 움직일수 없는것 같군.] 검은 액체는 꾸물꾸물 하는 소리를 내면서, 알퀘이드릐 몸을 속박해 간다. 이미, 그곳에 쓰러져 있는것은 알퀘이드 라는 여성의 몸이 아닌, 단지 형체가 없는 덩어리 였다. [────이대로 나의 일체가 되어라, 알퀘이드 · 브륜스터드. 네녀석 정도의 의식을 삼키려면 상당히 힘들겟지만, 그렇게 되면 나는 최고 위치의 흡혈종이 된다. 다소의 고통 같은건 탄생의 축복이다. 그렇게 되면────재수없는 매장기관의 놈들도 무섭지 않다. 케케묵은 교회 같은것에 관계된 자 모두를 근절해주지.] 알퀘이드의 얼굴이 삼켜진다. 방금까지 간신히 보이던 알퀘이드의 라인도, 지금은 보이지 않게 되었다. ───이대로. 놔두었다가는, 알퀘이드는 저 검은 액체에 삼켜져 버린다는 것인가──── [이────놈.......!] 나는 몸을 덮고 있는 액체를 『본』다. 검은 죽음의 선을, 분명히 있다. [쿡─────!] 머리의 아픔을 견디면서 나이프를 긋는다. 검은 액체는, 선을 잘리면서 그대로 그냥 물로 되어버렸다. [좋아...........!] 호흡을 거칠게 하면서 일어났다. ────돕지 않으면. 저 괴물로 부터 알퀘이드를 돕지 않으면. 하지만, 어떻게? 나는 네로에게 접근조차 할수 없어. 알퀘이드도───그만큼 대단했었는데, 네로를 죽일 수 조차없었다. 그러면, 나같은게 일어 섰다고, 한순간에 죽임을 당해버리는게 당연한거 아닌가. 검은 개 한 마리를 죽이는데도 필사인 내가, 그 이상의 짐승인 사자와 표범을 상대하다니, 1 초도 버틸수 없어. 그리고. 녀석의 등에서 본, 수백개의 죽음의 『점』. 네로와 알퀘이드의 이야기는 이해가 잘 안갔지만, 요약하면, 저 괴물 하나 하나가 저 녀석인것이다. 그러니까. 네로라는 흡혈귀를 죽이고 싶으면, 저 『점』을 가진 괴물들 모두를 죽이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 된다──── [쿠────] 파고들수가 없어. 아무래도───인간으로는, 저런 괴물을 상대로는 파고들수가 없다. [제───길.] 나는, 결국. 또, 죽어가는걸 지켜만 보고, 자신만 살려고 하고있다──── [────호우] 목소리가 들렸다. 네로의, 기쁨을 감춘듯한 목소리. 아니, 틀려. 그녀석의 목소리가 아니야. 무슨, 발소리 같은 소리가 들려온다. [설────마.] 소리는 멀리서 들려온다. 하지만, 확실히, 뛰어오는 듯한 가벼운 발걸음으로 가까이 오고있다. ───알퀘이드는 말했다. 밤에는 공원에 사람이 잘 안다니고, ───그래도 지나가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그 사람이 단순히 운이 없었다는 것이다, 라고. 멀리서, 작은 사람의 그림자가 보였다. 나이는 나와 비슷한 정도로, 얼굴도 모르는 여자 아이가. [────] 위험해. 뭐가 위험하다니, 이런곳에 오면, 그건──── [도망쳐──────었!] 소리쳤다. 네로에게 아직 자신이 있는것을 알아차리게 한다던가 당한다던가, 그런것을 잊고 소리쳤다. 하지만 통행인은 멈추지 않는다. 아무것도 모른채, 정말로 가볍게 이 광장으로 오려 하고있다. 검은 코트을 입은, 몸이 반 밖에 없는 흡혈귀는, 호우, 하고 숨을 내쉬었다. [.........몸이 찢겨서 인지. 양분이 아직 충분치 않아.] 반 밖에 없는 검은 코트가, 살아있는 것 처럼 움직인다. [좋은 시기에, 영양분이 나타난것 같다.] 네로의 몸에서 검은 짐승이 튀어 나온다. [그만─────!] 제제의 목소리도 닿지 않는다. 여기에서 저 멀리에 있는 사람을 향해서, 검은 바람처럼 짐승이 달려간다. 일은, 한 순간에 끝났다. 히이, 하는 짧은 비명과, 사람이 쓰러지는 소리. 떨어져 있어도 풍겨오는 피 냄새. 검은 호랑이는, 그대로 쓰러진 사람을 물고 돌아왔다. .........여자의 얼굴에는, 얼굴이 없었다. 아마도, 호랑이의 손톱으로 젤리라도 자르듯이 얼굴을 할켰기 때문일 것이다. ───너무나, 무자비 하다. 이 얼마나 일방적이면서, 역겨울 정도의, 폭력인가. [가──────!] 머리가 아프다. 목이 마르다. 의식이 수속해 가면서, 이제, 눈 앞의 적 밖에 보이지 않게 되었다──── 호랑이는 뱀 처럼, 뱀이 움직이듯이 네로의 본체로 돌아갔다. 이상하게. 호랑이가 입에 물고있던, 여자의 사체는, 그대로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그런데도. ──────철퍽. 뿌득. 모습은 없는데, 소리가 난다. ─────끼기긱. 우그적. 저, 네로 라는 남자의 몸에서, 소리가 난다. 몸을 녹이고, 뼈를 부수어서, 천천히 인간을 먹고 있는듯한 소리가 난다──── [───────] 틀림없어. 녀석은, 몸안에서 인간을 먹고 있다. 희죽, 하고 네로의 입 언저리가 웃음으로 일그러지다. ────그걸로. 머리 안 쪽에서, 무슨 소리가 났다 [네놈─────! ! ! !]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아. 단지, 네로를 향해 달려나갔다. ───눈이, 붉게 물든다. [────먹어라] 네로의 몸에서 검은 표범이 뛰쳐 나왔다. 그 속도, 맹렬함은 검은 개의 몇 배일까. [───────] 하지만, 그런건 몰라. 요는 생물. 살아있는 거라면, 이 나의 적이 되지 않아. [방해다, 너.] 가만히 서서, 발에 있는 사체에 내뱉었다. 검은 표범은, 네 개로 찢겨져서 내 발밑에 쓰러져 있다. [────그런가. 아까전에 내 등뒤를 덮친게, 넌가.] 여기에 와서 처음으로, 네로는 토노 시키라는 인간을 인식한것 같다. 감정이 없는 눈이 나를 향한다. ────아아, 알퀘이드가 말한 그대로다. 망설임이 없으면, 이런녀석이 노려본다고 해도 아무런 변화가 없다. [.......알퀘이드를 놔줘, 이 괴물아.] [─────] [놔줘라고 말했어. 네 상대는 바로 나다. 그런 반 쪽 몸으로는 상대도 안되겠지.] [─────] 무언. 아무말 없이, 검은 코트의 흡혈귀는 나와 알퀘이드를 번갈아 본다. [네가, 내 상대를 한다, 구?] [그래. 그러니까, 알퀘이드를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려라고 말하고 있다.] [─────,────,─────] 네로의 목이 상하로 움직인다. 녀석은, 웃고있는, 것 같다. [흥이 떨어졌다. 책임을 져라, 인간.] 네로는 변함이 없다. 끝까지 알퀘이드를 감싸고 있는 반 쪽을 그대로 두고, 그 반 쪽의 몸으로 있는것 같다. [계약하자. 너는 살아 있는채로, 조금씩, 고열로 녹아들어가도록 저작(咀嚼) 한다고.] 남겨진 반신의 팔이 올라간다. [────그 열악한 사고회로. 나의 상대를 한다고 말한 너의 생각은, 만사로 직결한다.] 따뜻한 바람을 일으키면서. 네로의 반신에서, 몇 십마리의 짐승들이 튀어나왔다. [────] 네로에게서 튀어나온 짐승의 수는, 10, 20을 뛰어넘었다. 그 어느하나도 잡는데 문제가 없는 짐승이라고 하더라도, 그 수가 100에 가까워지면 한 개인의 인간은, 개미가 들고있는 각설탕 같은 존재인 것이다. [무슨────] 눈앞에 다가오는 검은 개의 목을 나이프로 찌른다. 『죽음』을 찔린 검은 개는, 그 자리에서 절명했다. 순간, 머리 위에서 새의 날갯소리. 뼈를 깍는듯한 소리를 내면서, 관자놀이의 살이, 뼈에 다다를때 까지 지탱해 주었다. [웃─────!] 아픔에 젖어있을 여유같은건 없다. 새의 날갯소리와 동시에, 좌우에서, 몇 마리의 검은 개가 팔과 배로 덤벼 들었다. [이, 녀석, 들────!] 보이는 범위에서, 두 마리의 개의 『죽음』을 뚫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한 마리를 죽이고 있는 사이에, 수 십마리의 짐승이, 나의 몸을 쪼아대고 있다. [아──────아] 보이지 않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눈 앞이 완전한 어둠이다. 눈이 이상하게 된게 아니야. 나의 주위는───검은 짐승들로, 어두워졌다. [───────! ! ! ! ! ] 이대로는 안된다. 죽는다. 5초도 못 버틸것같다. 발목을 물렸다. 피가 나온다. 몸이 쓰러질것 같다. 쓰러지면, 그걸로 끝이다. 쓰러진 나의 몸을, 이녀석들은 탐욕에 먹어 치울게 당연하다. [싫────] 싫어. 그건, 아프다는 것 보다, 분명히 무서운 것. ───눈 앞이 어둡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할수 없다. 하지만, 그럴수록 생각하지 않으면 안돼. 1. 지금은 버티면서, 기회를 기다린다. 2. 이렇게 되었다면 중심을 부수는건 뿐이다. ---선택. [─────] .........그 원천을. 이녀석들을 부리고 잇는 네로 본체를 어떻게든 하면, 알퀘이드를 구할수 있을지도 몰라──── [아아아아아아아아아!] 어두운 공간에 나이프를 휘두른다. 곳곳이 상처 투성이인 몸에 채찍을 가해서, 앞으로 달렸다. 저녀석이, 여유를 가지고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면. 이 앞에, 반신인채로 녀석들의 두목가 서 있을터───── [────── !] 네로────! [소란피우지 마라. 보기 흉하다.] 검은 코트가 흔들린다. 그곳에서. 하얀 뿔이, 정면으로 솓아났다. [에────?] 사슴의 뿔 같은것이, 나의, 배를 찌르고 있다. 뿔이 너무나 날카로워서, 별로 아픔은 느껴지지 않았다. [──────] 그대로, 위를 향해서, 지면서 쓰러졌다. [나는 인간 이라면, 별로 가리지 않는 주의라서 말이야. 안심해 세포 하나도 남기지 않을테니.] 목소리가 들렸다. 동시에, 검은 돔이 쳐졌다. [아─────] 검은 우산같은 천장. 그것들은 모두 눈을 번쩍이고 있는 괴물들이다. 가죽이 찢긴다. ────죽어. 살이 먹힌다. ────죽어. 뼈를 간다. ────죽어. 뭔가를 생각하려고 하는 이성은, 이제 움직이지 않는다. 단지, 필사적으로 팔로 얼굴만은 가렸다. 오른 손은 딱딱히 굳어서, 나이프를 쥔 채로. ────죽어. 점점 먹혀들어간다. 이상한 이야기───이정도로 괴물들에게 당하고 있다면, 1분 안에 뼈마저 남아있지 않을것인데, 이녀석들은 조금씩 나의 몸을 먹는다. ────죽어. 피가, 너무많이 흐른다. 몸 전체는, 이미 피와, 이녀석들의 침으로 젖어잇다. 굉장히────기분이, 나쁘다. ────죽어. 밖에 보이지 않아. 단지, 어둡다. ────죽어. 몇 십개의 눈이 그렇게 말하고있다. 정말로 조금씩 살을 뜯어 먹으면서, 말하고 있다. 말하지 못하는 대신에, 빛나는 눈으로, 이녀석들은 말하고 있다. ────죽어. 적당히 하고 죽어라, 하고. 검은 돔을 만드는 괴물들이, 모두, 그런 말을 합창하고있다. [───── !] 비명이 새어나왔다. 하지만 누구도 도와주러 오지 않는다. ───죽는다. 나도, 방금 전의 누군가와 같이 산 채로 저작당한다. [아───아, 아] ────싫어. 그런건 싫어. 산 채로 죽는다는건, 싫어. 의식이 있는데도 먹힌다니, 싫어. 이대로 죽다니, 싫어. 무서워. 그건 무서워. 굉장히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무서워무서워무서워무서워───── [죽──는, 다.] 그래, 죽는다. 도망칠 곳은, 없어. [이대로, 죽는, 다.] 그야말로 빨리 토막나서, 몇 십마리나 되는 짐승들의 먹이가 되려 하고있다. 이제, 할수 있는 일도 없어서. 붉게 물들어가는 눈으로, 그런 자신을 멍하게 바라본다. [하. 하하하. 하.] 왜인지 웃음이 나왔다. 그도 그럴게, 나는 자신이 죽어야되는 이유를 모르고 있다. 그래도───토노 시키는, 죽는건가. [고집이 세군. 그냥 죽으면 편해질 것을.] 쿠, 쿠쿠, 쿠. 멀리서 녀석이 웃고있다. 나를 천천히 먹으면서 웃고있다. 아아───전신이, 녹아들어간다. [───────] ........지독해. 너무나 지독해. 이런거 너무나 지독해. 상처가 아프다. 그건 아프다. 굉장히 아프다. 죽음이 무섭다. 그건 무섭다. 굉장히 무섭다. 멀리서 녀석이 웃고있다. 내가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웃고있다. 귀를 기울이니 아직, 녀석의 몸에서 뼈를 가는듯한 소리가 난다. 어제, 그만큼의 사람을 지저분하게 먹은것 뿐 아니라. 지금, 아무도 모르는 누군가를 먹는것 뿐 아니라. 녀석은, 여기서 나 까지 지저분하게 먹고있다───── [가─────] 툭, 하고 손톱같은 것이 가슴을 파고든다. 그곳은 예전에, 큰 상처를 입은 곳이다. 굉장히 아프고, 무서워서, 오로지 증오한 곳. ────8년 전의───어느 여름 날. 아아, 오로지 증오했다. 무섭다 든지 아프다 든지, 그건 여유같은건 없을 정도로. 그래. 나는 단지, 오로지 증오했다. 그럼 할 일은 정해져있다. ───네가, 나를, 죽인다고 한다면. 전신은 이미 마비되어있다. 남은 부분은 나이프를 놓지않고 있는 오른손의 감각뿐. 죽는다───죽어? 누가. 뭐에게? [하하, 하────────] 웃음이 흘러나온다. 아아 분명히 그대로다. 절대로 도망칠수 없다. 절대로 놔주지 않아. 할수 있는 일은, 단 하나 뿐이니까. 죽는다. 죽는다. 분명히, 틀림없이 죽는다. 다른 무엇도 아닌, 다른 누구도 아닌, ────녀석은, 이 나에게, 죽는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비단을 찢는듯한 기합 대신에, 백치(白痴)와 같은 웃음소리가 나왔다. 이상해. 이상해서, 웃음이 멈추질 않는다. 솨악, 하는 소리를 내면서 괴물들은 하나하나 죽어같다. 뇌가 아프다. 몸 전체의 신경혈관세포혈액, 무두가 어떻게 된것같다. ───검은 돔은 없어졌다. 이 몸을 뜯어먹던 잡종들 70마리 정도를, 어쨋든 죽였다. [뭐──────야?] 네로의 목소리가 들린다. 자아────일어나지 않으면, 이 이상은 죽게 놔두지않아. 일어선다. [────] 문제 없다. 상처가 없는 곳은 없지만, 어쨋든 이 상태라면 당분간은 움직일수 있다. [네놈───무엇을.] [────아아, 네녀석의 기분은 잘 알겠어, 흡혈귀.] 뇌수에는 불의 감촉. 비슷해───알퀘이드를 죽였을 때와같이, 제대로 호흡을 할수가 없다. 일단 그 정도의 두통과 열이 바뀌어서, 토할것 같을 정도로. 세계에 죽음이 만연해 있다──── [나를 죽이고 싶은거군, 괴물.] 그럼, 우리들은 비슷한 동지다. [좋아. ────죽여보자구, 네로 · 카오스......!] 굳어있던 오른손이 자유롭게 움직인다. 나이프를 돌려서 반대로 잡고서는, 네로를 향해서 달려나갔다. 네로의 몸에서, 커다런 괴물이 나온다. 겨우 알퀘이드에게 내보냈던 대물들을 낸것 같다. [───────] 하지만, 그리 오래 버티지는 못했다. 거대하면서 신속하게 강폭하여도, 그들은 기본적으로 직접 건들지 못하면 나를 죽일수 없다. 직접 나를 건들려고 한다면. 그 건들려는 부분을 절단한다. 결국은, 검은 개도 사자도, 호랑이도 별 차이는 없었다. 두 마리의 대물이 쓰러져서, 검은 물이 되었다 네로 까지는───아직 어느정도 거리가 떨어져있다. [───바보같은. 공주 마저도 소멸하지 못한 우리들이───무로 돌아가고 있어.] 뭔가, 말하고있다. [───이해가 안된다. 네놈, 무슨짓을 했나.] 네로의 몸을 응시한다. 몇 십개의 무수한 점. ───살아남고 싶으면. 녀석을 죽이고 싶으면, 저것을, 모두 죽이지 않으면 안된다. [..................] 역시 그건 불가능 하겠지. 그래도────이대로는 끝이나질 않아. 검은 점액에 삼켜진 알퀘이드. 살해당한 몇 백명의 사람들. ────그리고, 죽을뻔한 이 몸. [................!] 이를 악물었다. 원망의 말을 할 여유는 없다. 공교롭게도 움직이는게 고작이다. 네로와 말을 주고받을 여유 같은건 없다. ───아니. 그럴 여유가 있다면, 1초라도 빨리──── [─────좋아. 너를, 나의 방해물로 인식하지.] ──이 괴물의 숨을 멈추게 하는것이, 더 좋겠지. 검은 코트가 크게 벌어졌다. 괴물의 냄새. 위기감은, 지금까지와 비교할수 없다. 코트 안에서, 어딘가, 어렸을 적에 본적이 있는듯한 괴물이 튀어나왔다. 이마에 뿔이있는 말, 날개가 나있는 커다란 도마뱀. 그것들은, 분명히 좋지 않았다. 간단히는 죽일수 없다. 무엇보다 『죽기 쉬운 부분』이 매우 적다. 그러니까─────괜히, 진지해진다. 죽인다, 라는 말을 한것 때문인가. 피의 흐름이 아프다. 신경이 그라인드 한다. 몸의 모든 부분이, 그 장해를 배제하기 위하여 연락을 취한다. 뿔이 있는 말은, 그 뿔을, 두 개로 나누었다. 도마뱀은, 등에서 오른쪽 아래 복부로 잘랐다. [─────이럴리가 없어.] 장해의 목소리가 들린다. 재수없게도, 이쪽은 이미 시계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보이는 것은, 단지 검은 점과 선 뿐. [네놈───어째서 내가, 이런 인간을 상대로 혼신을 다하지 않으면 안되는거냐────!] 휙, 하는 소리. 반신 이었던 네로의 몸이, 완전한 상태로 돌아간다. ────겨우 알퀘이드를 붙잡고 있던 반신을, 자신의 몸으로 되돌린것 같다. [────죽인다. 내가 가지고 있는 계통수에는, 너의 영역을 능가하는 생명 이 있을지 몰라───] 네로의 양 팔이, 자신의 가슴을 쥐어 뜯는다. 어둠을 가르듯이. 녀석은, 자신의 가슴을 자신의 팔로 찢는다. 네로의 가슴에 난 구멍에서. 무언가, 기과한 것이 기어 나온다────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게 같은 거미. 크기로는, 알퀘이드가 죽인 커다란 코끼리 보다 컸다. [──────] 시계가 붉어서 잘 보이지 않는다. 다만, 기괴한 실루엣과 『죽은』만이 보인다. 손가락이 차갑다. 피를 많이 흘린 탓인지, 몸이 식어버렸다. 그래도────아직 몸은 비명을 지르지는 않는다. 그런 여력이 있다면, 1초라도 빨리 녀석을 죽이라고 명령하고 있다. ────등골이 아프다. 몸이 차갑다. 손이 얼어간다. 그런데도 뇌수 만큼은 불처럼 뜨겁다. 게인지 거미인지 알수없는 괴물은 차례로 네로의 몸에서 기어 나온다. 네로 까지는 아주 조금 남았다. 녀석에게 가까이 가기 위해서는, 이 생물들은 방해가 되었다. 어쨋든 세 마리. 나온 만큼의 방해물은, 차례로 죽였다. [────이럴리가 없어.] 네로는 현기증이라도 난 것처럼,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난다. [───나의 모든 살해방법이 없어지다니, 그런 사실이 있을리가 없어........! 우리들은 불사신이다. 내가 살아있는 한, 죽어도 혼돈이 되어 나시 돌아와 전륜하는 불사의 괴물들이 ───어째서, 네놈이 찌른것 만으로, 본래의 무로 돌아가 버리는 것인가───!] 소리치고 있는 적으로 걸어간다. 네로는 뒤로 끌어서, 겨우 , 후퇴하려는 것을 제지했다. [────무용] 기계같던 눈에, 붉은 증오의 감정이 겨우 불타오른다. 녀석의 마음을 이해할수 있다. ───틀림없이. 살인귀로서의 네로는 자기에게 철수를 명하고 있다. 하지만 흡혈귀로서의 녀석은, 보통의 인간에게 패진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아. 이해하지 않아. 철회하는 것 마저 용서하지 않아. 그러니까, 그 이상 후퇴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하고있다. 그 정신, 자신이 무력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노력. 또 한 걸음. 이걸로, 다음에 덤비면 나이프로 녀석의 몸을 찢을수가 있다. [───아니야, 결코 아니야──── ! 나의 이름은 네로, 쇠망하지 않고 살아있는 흡혈종 중에서, 불사신이라 불리는 혼돈이다! 그게 이런 무용을 보인다고는, 절대로 있을리가 없어.........!] ───네로의 몸이 형태를 갖추고 있다. 지금까지 어둠 밖에 없던 몸은, 밝게 변해간다. [이 몸은 불사신이다. 죽음 같은건, 이미 오래전에 초월했다──── ! ] 네로가 뛰어 오른다. 괴물들이 아닌. 녀석은, 남아있는 괴물들을 극한까지 응축하여, 자신의 최고의 괴물로 만들어서, 이쪽의 숨통을 끊으러 왔다. 그 속도, 알퀘이드와 비교해 뒤떨어지지 않는다. 건들리면 그 장소에서 목이 산산조각 날것 같은 팔이 뻗어 온다. 그것을 피해서, 스쳐 지나간 녀석의 팔에 있는 『선』을 잘랐다. 사사사, 하는 소리. 너무 빠른 속도를 제어하지 못하는 것인지, 네로는 금방 멈추지 못하고 지나갔다. ───또, 거리가 벌어지고 말았다. ───현기증이 난다. 떨림이, 멈추지 않는다. [──────뭐야, 이건.] 잘린 팔을 보고, 네로가 경악하고 있다. [뭐야, 이건────! 어째서───어째서 잘린 부분이 재생하지 않는거지! ? 이런 일이 있을리가.........! 저건 마술사도 아니고 매장기관의 인간도 아닌데, 어째서, 단지 잘린것 만으로도 내가 소멸해 버리지 않으면 안되는거야──── ! ?] [────바보네. 그런 시시한 체면같은걸 신경 쓰다가는 죽는다구, 네로 · 카오스.] 네로의 옆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네놈──── !] 네로는 충혈된 눈을, 옆에서 우아하게 기다리고 있는 알퀘이드로 향했다. ───아아, 그런가. 네로가 반신이 아닌 시점에서, 그녀도 자유롭게 되었던 건가. [아아, 나는 신경쓰지 않아도 돼. 당신의 처리는 시키가 해. 방해했다간 나도 죽을지도 모르니까 말이야, 지금의 그는.] 쿡쿡, 하고 웃는 소리. [괴롭히면서 죽일거라고 생각하니까, 이렇게 되는거야. 적은 초격으로, 반격을 하지 못하게 쓰러뜨리는 거잖아? 당신은 말이야, 그걸 잘못알고 있었어.] [────닥쳐. 나는 잘못알고 있지 않아. 지금 나에게는 아직 560의 목숨이 있어. ........기다려, 녀석을 목졸라 죽인 후에, 한번더 너를 잡아주지.] [그래? 기대않고 기다릴게.] 알퀘이드는 네로의 근처에 가지 않는다. 네로는 이미 이쪽 밖에 보지 않고있다. ────온다. 왼손을 오른손에 더해, 나이프를 양손으로 쥐었다. 네로가 자세를 낮추었다. 그건, 사냥감에게 덤빌때의, 수렵동물의 예비동작. [그래그래, 하나 말한다는거 깜빡했네, 네로.] 그전에, 바람과 같이 그녀의 목소리가 흘러 들어왔다. [지금에 와서 늦은건지도 모르겠지만. 그 말이야, 나를 한 번 죽인적이 있어.] [뭐────야 ? ] 지금에야 말로, 정말로. 경악한 나머지, 네로는 자신을 잃었다. 그 순간을 틈타. 자아를 잃은 녀석의 사고가, 이번에야 말로 주문처럼 나의 의식으로 흘러들어온다. ────그건, 악몽인가. 알퀘이드 · 브륜스터드를 죽여? 이, 불사신이라는 말 조차 통용되지 않는 괴물을, 저 사람은 죽였다는 건가? 아니, 그거야 말로 아니다. 하지만 혹시. 그것이 진실 이라면. ────결국. 자만하고 있던 건, 대체 어느쪽 이었던 것인가. [그런것. 자만하고 있던건 당신 쪽인것 같네, 네로 · 카오스.] [쿠────후후, 하하하하하하하하 ! ] 증오와 혼란의 끝에서. 네로 · 카오스는, 마음 속 깊이 유쾌한듯이, 소리를 내며 웃었다. ───이제 기다릴수 없어. 움직이지 않는 표적을 향하여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가, 나를 죽이는 것인가, 인간───── !] ───괴물이 소리친다. 한 쪽 팔로, 일직선으로 나의 심장을 관통하려고 질주하고 있다. 그 속도는 할 말이 없을 정도로. 단순하고, 여유같은게 없다, 이 나를 죽이기 위한, 너무나도 능숙한 활동 이었다. [──────] 뻗은 손을 자른다. 녀석의 몸에는, 몇 백개의 『죽음의 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런것 보다. 녀석의 깊은곳, 중심에 있는 『극점』이, 확실히 보였다. ────몇 백개의 목숨을 가지고 있던, 관계없다. 내가 죽이는 것은, 네로 · 카오스 라는 『존재』이다. 그러니까 네로를 죽이는것은 아니다. 이 남자가 내포하고 있다고 하는, 그 혼돈. 하나의 세계를 말살한다──────── 정면으로 부딪힌다. 퉁, 하는 가벼운 소리. ────나이프는, 확실히 녀석의 중심을 관통한다. 희죽 하고 입 언저리가 올라가면서, 흡혈귀는 소리없이 웃는다. [설마] 손가락 부터 토막토막 하나씩 무너져 가는 검고 검은 괴물의 몸. [─────네가, 나의 죽음인가.] 체온이,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끝은 막을 내리는 것과 같이 한순간 이었다. 이 일격에 의해. 남은 560의 짐승과 함꼐, 네로 · 카오스는 사멸했다. [지────쳤다.] 툭, 하고 땅에 쓰러진다.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양손으로 쓰러지려하는 몸을 지탱한다. 오른손은 겨우 나이프를 놓아 주었다. [──────추워] 어쨋든 춥다. 아픔은 이미 마비되어 있어서, 오히려 기분이 좋다. 몸의 마디마디에는 개의 이빨자국, 새가 쫀 자국과 상처, 상당히 많이 당했군. ────뭐, 틀림없이. 이대로 죽을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시키! ] 알퀘이드의 목소리. [────도망쳐, 노리고 있어 ! ] 소리를 지르면서 알퀘이드가 가까이 온다. [.............에?] 땅에 앉은 채로, 밤 하늘을 올려다 본다. 그곳에는. 흰 달과. 푸른 까마귀의 모습. 쿠아, 하고 울면서, 푸른 까마귀는 일직선으로 떨어진다. 날카로운 부리로, 나의 머리를 괸통하려고 낙하하고 있다. [읏───── ! ] 도망치려고 일어섰다. 하지만, 몸은 역시 한계였다. 일어서려고 했지만, 지면에 다시 쓰러진다. 위를 향하고 쓰러진 탓에, 확실히 푸른 까마귀의 모습이 보인다. 그것은, 정말로 탄환같이 나의 얼굴을 향해서 낙하해서───눈 앞에서, 솨악, 하는 소리를 내면서 절명했다. 푸른 까마귀는, 갑자기 날아온 칼 같은 강대한 못에, 꽂혀버렸다. 못은 상공에서 날아온거라고 밖에 생각할수 없다. [...............] 밤하늘을 올려다 본다. 그곳에는, 흰 달과. 신부처럼 검은 옷을 입은, 누군가의 그림자가 있었다. [───────] 가로등 위에 서서, 여기를 내려다 보고있다. 잘못하면 죽을뻔 했는데도, 멍하니, 장화가 좋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림자는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감정이 없는 눈이, 월광의 날카로운과 닮아있다. 닮아있다. 굉장히────선배와, 닮아있다. [...................] 의식이 흔들린다. 쿠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하는 까마귀의 단말마. 그대로 조용히 눈을 감았다. ......피가 흘러간다. 몽롱한 의식 속에. 알퀘이드와 누군가가 으르렁 거리고 있는듯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당신에게 맡길수 없어요. 그는, 제가 치료하겠어요.] 적의로 가득찬 목소리. [쓸데없는 짓 하지마. 이건 내 것이니까, 당신하고 관계없어.] 알퀘이드의 목소리도 지지 않는다. .........않지만, 마음대로 사람을 자신의 물건 취급은 안해줬으면 한다. [에에, 분명히 지금의 일과는 관계 없어요. 하지만 지금의 당신에게 이런 상처를 치료할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이대로 라면 그냥 죽는걸 지켜보는 것 뿐이잖아요. 아니면───이 젊은 사람을 당신의 부하로 만들 작정인가요, 알퀘이드 · 브륜스터드.] [.......당신, 내가 그런 짓을 할거라 생각해?] ..........두 사람의 목소리에서 적의 그 이상의 것이 느껴진다. 자칫하면, 이대로 싸움이 시작되는게 아닐까 할 정도로, 긴장된 목소리. [그런 아무말 하지말아 주세요. 이 상처로는 그리 오래 버티지못해요.] [────나, 당신이 제일 싫어. 죽이기 전에 빨리 사라져.] [나도 당신이 제일 싫어요. 말하지 않아도, 그의 치료가 끝나면 금방 떠날 겁니다. 당신이야 말로, 죽기전에 이 거리에서 사라져 주세요. 눈에 걸리니까.] .......왠지 살기가 담겨있는 이야기이다. 의식은, 완전히 하얗게 되어갔다───── [─────딱딱, 해.] 그래, 딱딱해. 등에 닿는 감촉이 너무 딱딱해서, 눈이 떠졌다. [.......................] [어라───알퀘이드] 주위를 둘러보았다. 여기는 공원. 나는 벤치에 누워있다. 공원의 시계를 보니, 시간은 오전 1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그로부터 1시간도 지나지 않았다, 라는 것인가. [...............................] 알퀘이드는, 아무 말 없이 나를 보고있다. ......라고할까, 노려보기 있다는, 느낌이 든다. [알......퀘이드....?] [....................] 알퀘이드는 대답하지 않는다. 원인은 모르겠지만, 그녀는 굉장히 화가나 있는것 같다. [........영차.] 어쨋든, 벤치에서 일어난다. [아───상처, 아물어있어.] 그만큼 만신창이 였었는데, 몸에는 상처가 하나도 없다. 아픔도 당연히 없어서, 마치 네로와의 싸움이 꿈인것만 같다. ────하지만, 이건 꿈이 아니야. 라고 한다면───이건, 혹시. [알퀘이드. 너 혹시, 또 네로의 몸을 쓴거야........?] [아니, 유감이지만 틀렸어. 그러는 쪽이 손쉽고, 시키도 강하게 될수 있지만 말이야. 애시당초 시키가 네로을 완전히 『죽여』버렸으니까, 네로의 몸은 이제 쓸수없어.] [헤에, 그럼 다른 방법으로 치료해 준거구나. .....굉장해, 정말로 원래대로야. 아픔도 없고 현기증도 나지않아. 대체 어떤 방법으로 치료한거야, 알퀘이드.] [몰라. 시키를 치료한건 내가 아니니까.] 난폭하게 말하고는, 알퀘이드는 기분 나쁜듯이 얼굴을 돌렸다. [..........?] 알퀘이드의 기분이 좋지않은건, 그 부분이 원인인것 같다. 하지만, 나를 치료한게 알퀘이드가 아니라면, 그 외에 누가──── [────────아] 있다. 한 사람, 누군가가 있었다. 죽을뻔한 순간에 나를 도와준 누군가가. .........시엘선배와 상당히 닮았던, 그 검은 옷의 여자. [알퀘이드, 방금전의 녀석은 ! ?] [.................] 알퀘이드는 기분이 나쁜듯한 얼굴을 한 재로, 딴곳을 보며 무시하고 있다. [어이, 알퀘이드 ! 방금 전의 사람은 어떻게 되었는지 묻고 있잖아 !] [몰라. 나, 그런 녀석 보지못했어.] 얼굴을 돌리고서 끝까지 시치미를 떼는 알퀘이드, [이것봐───방금 전에 나를 치료한게 네가 아니라고 말했잖아. 네가 아니라면, 누가 나를 치료했다는 거야 !] [아아 정말, 모른다면 모르는 거야 ! ] 아. 알퀘이드가 오히려 딴지를 걸어온다. [대체 말이야, 어째서 시키가 그런 녀석을 신경쓰는거야. 그녀석이 누구든 간에 시키와는 관계없잖아 ?] [바────관계가, 있어. .......어두워서 잘은 모르겠지만, 방금 전의 그림자는, 그......알고 있는 사람과, 닮았다는 느낌이 든단말이야.] [────그런건 단지 우연이야. 됐으니까, 그런 녀석은 잊어버려. 내 앞에서 그녀석 이야기를 하면 정말로 화낼거니까.] 딱 잘라 말하고는, 알퀘이드는 얼굴을 돌렸다. [........정말로 화낸다니, 뭐야 그게.] 화를 내고 싶은건, 이쪽이다. 나는 단지, 방금 전 사람의 일을 알고싶은 것 뿐인데. [.......아아, 알겠어. 이제 아무것도 안 물어. 뭐 이걸로 너와의 관계도 끝이니까.] [에────?] [당연하잖아. 이 거리에 돌아다니던 흡혈귀도 쓰러뜨렸으니, 이걸로 나의 책임이라는 녀석도 없어졌어. 나도 이제 집에 돌아가지 않으면, 아키하 녀석 에게 무슨 말 들을지 모르니까 말이야. 이쯤이 좋은 시기가 아니냐, 알퀘이드.] [응───그렇네, 듣고보니 그럴지도. 시간도 이렇게 되었으니.] 응, 하고 알퀘이드는 끄덕였다. [좋아.] 나도 납득하고 끄덕인다. .......납득하고 끄덕였지만. 왠지, 마음 한 구석에 걸리는게 있다. 이대로 녀석과 헤어지는게 유감인것 같은, 그런, 미련 같은게 있다. [──────] 그런 바보같은. 이녀석은 흡혈귀고, 나는 보통의 인간이야. 이 이상 관계하면, 되돌릴수 없게........되니까. [.....그럼 잘있어, 알퀘이드.] 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알퀘이드로 부터 떨어진다. [저기, 말이야. 여러가지 힘든 일이 있었지만, 그런대로 재미는 있었어. 에또, 그러니까──너도 건강하게 지내.] [그렇네. 오늘 밤은 이미 늦었으니, 집에 돌아가지 않으면 안되네.] [잘 자. 그럼 나중에 봐, 시키 ! ] [..................] .......왠지 지금, 녀석이 이상한 말을 한것 같은 기분이 든다. 달려 가는 녀석의 뒷모습을 보고 『이번이 마지막이다, 바보』라고 말하려다 그만두었다. [....뭐, 여러가지 문제가 있긴하지만, 재미있는 녀석이야, 저녀석은.] 라는, 자기자신에게 변명하는 듯한 말을 중얼거린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다. 그러니까, 가끔은. 어떤 우연으로, 다시 한 번 만나게 된다해도, 나쁘지만은 않을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 저택으로 돌아왔다. 시간을 오전 2시 정도가 되어서, 저낵에는 전등 불 하나 들어와 있지않다. [......몰래 들어갈 수 밖에 없는건가.] 철책을 타 넘어서, 정원에 들어간다. 운좋게도, 현관의 자물쇠가 풀려있어서, 누구도 깨우지 않고 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 [하아─────] 자신의 방에 돌아와서, 크게 기지개를 편다. 끝났다. 이 3일 간에 일어난, 이상한 일들은 이걸로 정말로 끝났구나 하고, 실감했다. [그럼───자볼까.] 지친 몸을 침대에 묻고는, 편안히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아니, 빠져들려고 했었다. [.................] 그런데, 잠이오질 않는다. 몸도 마음도 지쳐있는데도, 어째서 그 사람의 일이 신경이 쓰여서, 잘 수가 없다. [.....선배....일리는 없겠지만......] 하지만, 어째서인지 선배와 이미지가 겹치게 된다. 열굴을 확실히 보지도 못했고, 닮아 있었나, 하고 물으면 단언을 할수 없다. 그러니까───단순히 잘못 본 것이라고 생각해. [......내일.......학교에서 물어보면.....되겠지.] 그렇──구나. 선배와는 언제라도 학교에서 만날수가 있으니까, 그 때 물어서, 『그런건 제가 아니에요.』 하는, 당연한 대답을 들으면 되는 것이다. [───좋아, 그렇게 하자.] 결정했다. 그럼, 다음은───재미없는 책이라도 읽으면, 어느새 자게 되겠지. 『불로불사』 그 말이 진실무이(眞實無二) 하다면, 그건 영원을 정의하는 것의 하나게 되겠지. 하지만 현실에서, 그 영역에 달한 자는 없다. 예를 들면, 전설에 때때로 얼굴을 내미는 흡혈귀라고 해도, 불로불사 일리는 없어. 그들은 모두, 다른 사람으로 부터 무언가를 약탈하지 않으면 존재할수 없는 결함품이다. 게다가 그 보충품이 같은 종───이 경우, 대반이 인간이라는 것이 된다─── 그럴수 밖에 없다, 라는 점에 대해서, 정말로 범용성 이라는게 없다. 초월종, 같은 것과 불리는것이 있지만, 그건 진화가 아닌 퇴화이다. 단일종으로서의 영구기관이 아니라면, 그건 영원이라고 부를수가 없다. 다른 사람에 의존하지 않으면 불로로 있을수 없는 목숨 같은건, 불로불사 라고 부를수가 없다. 단일종으로서의 영구기관에는, 이미 완벽에 가까운 생물이 있다. 자신들을 식재로, 그것을 식량으로 해서 번식한다. 사명 같은건 없다. 오래된 세포는 영양원으로 해서 식재로 하고, 새로운 세포를 계속 만들어 낸다. 군체 라고 불리는 것. 예를 들면 해파리. 그런데, 그건 지성이라는 여분의 기능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영구기관이다. 지성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좋다고 한다면, 그건 죽음을 가지고 영원이라고 하는 것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 사람으로서의 형태를 가지고 있으면서 영원히 있고 싶으면, 불로불사 라는 수단으로는 불가능하다. 긴 세월은 육체를 붕괴시키고, 사고의 유연성을 마모해 간다. 불로불사든, 영원이든. 손 때가 묻은 불로불사 같은것에, 미련은 없다. 개인에 고집한다면 영원은 있을리가 없다.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계속 살아가는 불로불사 보다. 나는, 영원히 존재해 가는 무한을 선택한다. .......그렇군, 분명히 그건 나와는 다른 접근방법이다. 그런데 말이야, 그 방법 으로는 인간이 전멸한 경우, 너은 영원하지 않게 되는게 아닌가? 너의 수단에는, 어떻해서도 자신 이외의 태어나지 않은 태아가 필요하게 되는건 아닌가. 에에, 그렇네요. 하지만 나는 나 이외의 사람이 없으면 자기를 인식하는 것 조차 불가능해요. 그러니까───인간이 전멸한다면, 자신만 살아 남는것 그 자체가 무의미 하겠지요. 나의 불로불사는, 그 시점에서 끝이에요. .........너의 이론은 잘 모르겠어. 그러면 명제인 영원과는 거리가 멀다구, 뱀이여. 아니, 영원 입니다. 멸할 때는 모두가 멸하면 돼. 관측자가 없어지면, 그것 모두가 불변. 제가 체현하는 영원은, 그 때 까지의 거짓 처음의 그것 입니다. 나에게는 모든것을 무로 돌아가게 할 힘이 없어. 그러니까 그 때 까지, 이렇게 계속 살아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에는, 그것 외에 하나의 즐거움 이라는게 생겼지만. 일부러 나를 부른 목적은 그것인가. 네. 당신의 안에 있는 그것을 조금씩 형태로 할 수 있는 신비를 가르쳐 드리죠. 그 신대의 업을 가지고, 당신에게 잡히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혼돈이여. 4/ 黑い獸 II END 5/ 朱い殘滓 아침 햇빛을 느낀다. 눈을 감고 잠에 빠져있어도, 부드러운 햇빛은 혼탁한 의식을 깨우려고 한다. ────의식이, 점점 정신을 차려간다. 조용한 분위기. 공기는 딱 맞게 차갑고, 햇빛은 그걸 온화하는 정도로 따뜻하다. 아무튼, 오늘은 이 이상은 없다고 할 정도로 좋은 날씨인것 같다. ────그럼, 일어나서 학교에 가지 않으면─── 그래, 학교에 가지 않으면. 근 3일 간, 자신이 학교를 잊어먹을 정도로, 엉망진창 생활을 보내고 있었으니까───── [.............] 잠이 깨었다. 몸은 침대에 누워있고, 머리 맡에는 안경이 있다. 아무 생각없이, 안경을 쓰고, 시선을 흐린다. 쏴아, 하는 소리가 들릴것 같을 정도로,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이 맑다. [─────] 하아, 하고 조용히 호흡을 한다. 폐가 신선한 공기를 받아들여, 가슴 속이 세정되어 간다. 시계 바늘은 똑딱똑딱 하고 소리를 내고. 밖의 숲에서는 작은 새들의 지저귐이 들려온다. 자신은 따뜻한 침대에 누워서, 아무것도 하지않고 평온한 시간을 느끼고 있다. ──────그건, 틀림없이 평온한 일상이다. [.....................] 그런데도, 그것을 조금은 부족하게 느끼게 된다. 이런 맑은 아침으로 돌아왔다고 하는데, 나는───무언가 이상한 위화감을 느끼고 있다. 그 검은 코트의 흡혈귀를 쓰러뜨리고, 이제 원래되로 되었는데───무언가 부족하다고 느끼고있다. [.......그런 바보같은. 어떻게 된거야, 그건.] 흔들흔들 머리를 흔들고, 시시한 생각을 떨쳐 버린다. ────그러니. [안녕하십니까, 시키님.] [우와아아아아!] 나도 모르게 침대에서 상반신을 일으킨다. 보니 침대의 끝에 히스이가 조용히 서 있다. [히, 히히, 히스이──── ] [.....죄송합니다. 시키님이 좀처럼 알아차리지 못하셔서, 제 쪽에서 말을 걸었습니다.] [아───응, 아니, 나야말로, 미안.] 히스이는 정중하게 인사를 한다. ───노, 놀랬다. 아직 심장이 두근두근 하고 놀라고있다. [───어라? 아직 7시 안되었지, 히스이.] [네. 시키님이 일어 나시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네요.] [그런데────그럼 히스이는 뭐하러 온거야?] [시키님을 깨우러 왔습니다. 아키하님이 이틀간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하시기에 시키님을 어떻게든 깨워서 데려 오도록, 이라는 것입니다.] [─────아.] ........잊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토요일에는 학교를 쉬었고, 그 다음 일요일은 알퀘이드와 있었다. 게다가 어젯밤은 밤늦게 돌아와서, 도둑같이 자신의 방에 숨어 들어가 잤었다. [.......혹시, 아키하 녀석, 화나있어.......?] [자아, 어떨까요. 그건 시키님이 만나서 확인해 주세요.] ────히스이의 목소리는, 굉장히 차가웠다. [........히스이는, 내가 돌아온거, 알고 있었어?] [네. 시키님이 어젯밤 오전 2시 넘어서 돌아오신 건 알고 있습니다. 방범 카메라가 문을 타 넘은 시키님의 모습을 찍고 있었으니까.] [────에또. 그건 아키하도 알고 있을까.] [아니오, 그건 저와 언니 밖에 모릅니다만.] [그건───다행이다.] ........어쨋든, 최악의 사태는 피한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위험해. 이틀간이나 연락도 없이, 게다가 밤중에 돌아오다니 상황이 좋지 못하다. [────알겠어. 금방 갈테니까, 아키하에게는, 그.....될수 있으면 진정하고 있으라고 말해주면, 좋겠어.] [아키하님은 충분히 진정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제가 말하자면, 더 이상 진정 하시는 것도 무리라고.] [───] 우우, 고비넘어 또 고비인가. 네로라는 괴물을 어떻게든 한 후인데, 쉴틈도 없이 또 사투가 기다리고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뭐, 어쨋든 일어나자. 언제까지 침대에서 자고만 있다고 해서 시작되지 않아. [옷 갈아입고 갈테니까, 히스이는 먼저 가 있어.......괜찮아, 약속은 지킬테니까.] [───네. 그럼 기다리겠습니다.] ......하아. 그럼, 빨리 갈아입고 아키하 아가씨를 만나러 가기로 할까. ───드디어, 올것이 왔다. 여기에서 문 너머에, 아키하가 기다리고 있는 거실이 있다. 어떠한 사정이 있다고 하여도, 학교를 무단결석 하고, 거기에 이틀간이나 집에 돌아오지 않았던 사실은 어찌 변명을 해야할지. 여기서는─── 1, 솔직하게 사과한다. 2, 어쨋든 무마한다. 3, 진실을 이야기한다. -선택. ───진실을 이야기 해보자. 아키하에게 거짓말을 하는것도 싫고, 성심성의껏 설명을 하면 아키하도 알아줄지 몰라. ....뭐, 복권에 당첨이 되는지 안되는지 정도의 확률로. [──좋아, 가자.] 크게 심호흡을 하고, 거실로 통하는 문을 열었다. 거실에는 아키하게 소파에 히스이가 벽 쪽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오라버니.] 지릿, 하고 아키하는 아무리봐도 『저, 화났어요』하는 시선을 보내고있다. [야. 안녕 아키하.] 태도가 바뀐 사람은 무섭다. 사람을 괴롭히는 듯한 아키하의 시선에 지지않게 밝게 인사를 했다. [─────] 이쪽의 분위기에 한 방 먹었는지, 아키하는 계속 바라보고 있다. [오라버니, 인사는 됐으니까. 거기에 앉아 주세요. 이야기 하고 싶은게 있어요.] [알았어. 가능하면 짧게 부탁해.] 조용히, 어른스러운 아키하의 앞에 있는 소파에 앉았다. [그러면 오라버니. 이틀동안의 이야기를 해 주시지 않겠어요?] [──────응.] .......역시 그렇게 나오는가. 이틀간이나 집을 비운이상, 어떠한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 정직하게, 알퀘이드와 지낸 이틀간의 일을 밝히도록 하자. [그게 말인데, 아키하.] [네, 뭐에요 오라버니.] [근 이틀간, 나는 흡혈귀 퇴치를 했어. 이 거리에 연속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있는건 알고있지? 그 범인이 흡혈귀라고 해서, 그래서 알게된 『좋은 흡혈귀』 를 도와서 『나쁜 흡혈귀』와 싸운거야.] ────뭐, 실로 간결하게 설명했다. [무슨───────] 아키하는 보기좋게 굳어버렸다. .......뭐, 어쩌면 당연한 반응일지도 몰라. 아키하의 마음 속은, 지금 나를 바보취급 하고있는건가 하는 생각이 폭발해서, 다음 순간이라도. [누굴 바보로 아는 겁니까, 오라버니는 ! ! ! !] 라고, 소리칠게 당연하다──── [..........................] .........어라? 화를 내고 있는것 같기는 한데, 아키하는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저기.......아키하?] [......오라버니. 지금 것은 질 나쁜 농담입니까.] [───────우] 아키하는 조용히, 이쪽의 마음을 꿰뚤어 보는듯한 시선을 보낸다. [아니......그게, 뭐랄까.] [농담, 이시죠?] [......뭐, 그렇게 생각한데도 어쩔수 없지만.] [────아니, 농담인게 뻔해요. 그러니까, 다음 부터는 설령 농담이라고 해도, 그런 말을 하지말아 주세요.] 화내고 있다, 라기보다 불안한 눈으로 아키하는 나를 보고있다. 그 눈매가 너무나도 진지해서, [...................응.] 하고, 애매하게 끄덕일수 밖에 없었다. [알겠어요. 이번 일은 이 이상은 묻지 않겠어요. 하지만, 다음 부터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주세요.오라버니는 토노가의 장남이니까, 이제 조금이라도 자신의 입장을 이해해 주시지 않으면 곤란해요.] [────음. 뭐야, 그건 관계없잖아. 대체 토노를 이어받는건 아키하로 정해졌으니까, 내가 뭘 하든 상관없잖아. 집을 생각한다면, 토노의 집에 상응 하는 좋은 배우자라도 찾으면 좋을텐데.] [──────] .......? 왜인지 아키하가 입을 다물었다. [왜그래? 기분이라도 안 좋은거야, 아키하.] [───아무것도 아니에요. 저를 걱정할 여유가 있다면, 자신의 몸을 신경써 주세요. 만성적인 빈혈이니까요, 오라버니는.] [..........음.] .......그건 분명히, 내가 빈번한 빈혈로 쓰러지기는 하지만. [어쨋든, 왠만하면 혼자서 저택을 나가지 말아주세요. 안그래도 최근에 거리가 시끄러우니까. 오라버니 같이 멍, 하니 있는 사람은 살인자여 죽여 주세요, 라고 말하는거와 같으니까요.] [살인자 라니───아아, 예의 그 연속 살인인가.] 분명히 9명 정도의 희생자가 나왔다고, 하는 연속 살인사건. 시체의 모든 혈액을 착취 당했다고 하는 점에서 현대의 흡혈귀인가, 라고 말하고 있지만─── [아아, 그거라면 괜찮아. 그런 사건, 두번도 일어나지 않을 테니까.] [──────하?] [흡혈귀는 없다고 말하는거야. 그 범인은, 이미 잡혔어.] [그렇습니까...? 오라버니, 그런걸 잘 알고 계시네요.] [뭐, 어쩌다가 본것 뿐이지만, 분명히, 이제 그런 사건은 일어나지 않아.] .......그래, 적어도 이 이상 네로에게 죽을 사람은 없어. 알퀘이드와 보낸 이틀간은, 그야 여러가지 있어서 뭐가 정당한지 뭐가 나쁜 건지, 라고는 말할수 없다. 하지만, 그 사실만은───가슴을 펴고 잘되었다 라고 말할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라버니────? 왜그러세요, 갑자기 기쁜듯한 얼굴을 하고.] 아키하는 이상한듯이 내 얼굴을 보고있다. [별로 아무것도 아니야. 단지, 끝났구나 하고, 겨우 실감했으니까.] 알수없는 웃음으로, 나는 그렇게 대답을 했다. 시간은 7시를 지나갔다. [시키씨─, 아침 준비, 다 되었어요─] 라는, 식당에서 코하쿠씨의 활기찬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럼 아침 먹고 올테니까. 아키하도 이제 시간 되었잖아. 나 신경쓰지 말고 먼저 가.] [네, 알겠어요 오라버니.] 잠시동안 이야기를 한 덕분에, 아키하의 기분이 좋아진것 같다. 자리에서 일어나, 식당으로 이동했다. 식욕이 전혀없다. 왜냐면, 그야 하얀 밥에 붉은 피가루 같은게 뿌려져 있다면, 누구라도 식욕을 잃는다. [────] 붕붕 하고 머리를 흔든다. 그런건 착각으로, 코하쿠씨가 만든 아침은 언제나처럼 굉장한 것이었다. 기분을 정리하고 아침을 먹었다. ───갑자기, 토할것 같다. 갑자기 식당에서 나온 나를, 아키하는 이상하게 쳐다 보았다. [오라버니, 잃버버린 물건이라도 있나요?]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것도.] [시키씨, 오늘 아침에는 식욕이 없는것 같아요. 식사를 하지 못하시길래, 약 만을 복용하게 했습니다.] [에─────?] [아니, 크리스 라고 하는 그냥 비타민제야. 오늘 아침에 꿈자리가 사나워서 말이야. 조금 있으면 진정될거니까, 밥은 학교에서 먹을게.] 코하쿠씨가 아닌, 눈을 보니 뭔가를 말하려하는 아키하에게 그렇게 고했다. [그런 이유로, 이만 갈게. 산보도 할겸 걸어가다 보면 기분이 상쾌해 질거고.] [잠깐, 오라버니────] 뒤에서 아키하가 말을 걸어온다. [다녀올게. 오늘은 빨리 올테니까, 하고싶은 말은 그 때 해줘.] 아키하의 걱정스런 목소리를 떨치고, 저택 밖으로 나왔다. 히시이는 가방을 들고 문까지 마중나왔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마중 고마워, 히스이.] 히스이는 말없이 가방을 건네주었다. [시키님, 언제 돌아오실 겁니까?] [나도 신용이 없구나. 괜찮아, 오늘은 확실히 저녁 때 까지는 돌아올 테니까.] [────알겠습니다. 그럼 다녀오십시오.] 히스이는 정중히 인사를 한다. 그것에 쑥쓰러움을 느끼면서, 저택의 문을 뒤로했다. 사거리에는 우리학교 학생들 밖에 없다. 그 때 처럼, 가드레일에 앉아 누굴가를 기다리고 잇는 여성의 모습은 없다. [───뭐, 당연한 일인가.] 녀석과 이제 만날일은 없겠지. 원래 녀석의 목적은 흡혈귀를 퇴치하는 일이었으니까, 네로가 사라진 지금 이 거리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 ───조금은, 가슴에 남아있다. 후회나 미련같은 그런 것들이. 그야 그녀석은 귀찮은 일만 들고왔지만, 그래도 조금은.........뭐, 같이 있어서 재미는 있었다. [.................] 나라도 내가 어떻게 된거라고 생각해. 그런 위험한 일이 있었는데도, 무의식 적으로, 알퀘이드의 모습을 생각하는 내가 있다. ........왠지, 마치 그녀석을 짝사랑하는 것 같다. 토노 시키는 이제 두번 다시, 그런 위험에 빠지는건 사양하겠다고 하고 있는데. 아침을 안 먹은 탓인지, 천천히 걸어도 정문이 닫히기 10분 전에 도착했다. 이 시간은 아침 부활이 없는 학생들이 등교하는 시간대이다. 진학교인 우리 고등학교의 부활은, 주요 체육계의 부활만이 아침 연습을 한다. 자연히, 교문은 모여드는 학생들로 혼잡하게 된다. [─────아] 교문을 빠져나가는 뒷모습 중에 아는 사람이 있었다. 나 자신도 뭐를 하고싶은지 알지 못한채로, 그 뒷모습을 쫒아갔다. [아, 안녕하세요 토노군. 드문일이네요, 교정에서 만나다니.] [.......응. 선배의 뒷모습이 보여서 달려왔어. 그......묻고 싶은게 있어서 말이야.] 선배의 얼굴을 살짝 본다. [네, 뭐죠.] 선배는 언제나의 부드러운 웃음을 보였다. 나는──── 1, .......아니, 그건 사람을 잘못 본 것이다. 2, 어젯밤의 일을 물어본다. --선택. ────결심을 하고, 어젯밤의 일을 물어보았다. [...저기 말이야 선배. 어젯밤, 공원에 있지 않았어? 검은 코트같은 옷을 입고, 스커트를 이렇게 펄럭펄럭 날리면서.] [.......? 뭐에요, 그거.] [그러니까.....! 에또, 그거하고──그래, 끈을 묶는 부츠가 굉장히 어울렸었 잖아. 잠시 빠져들만큼, 멋있었어.] ...........네? 하고 선배는 고개를 갸우뚱 거린다. 내가 뭘 말하고있는지 하나도 모를겠다, 라는 표정을 지으며, 선배는 단호하게 부정했다. [에또, 잘은 모르겠지만, 어제밤에 제가 공원에 있었고, 그런 모습을 하고 있었단 말이에요?] [아아. 그거 선배지?] [그렇지 않아요. 토노군, 내가 그렇게 할일 없는 사람처럼 보이나요?] ────선배는, 진심으로 화내고 있다. 거기에 시치미를 뗀다던가 거짓말을 한다던가 하는, 그런것은 일절 없다. [아───아니, 그런건 아니지만, 그...어제, 선배와 닮은 사람을 공원에서 봐서, 그래서───] 하아, 하고 선배는 한 숨을 쉰다. [토노군, 그건 제가 아니에요. 저, 그런 취미는 없으니까.] [아────응, 알고있어. 그냥 조금 물어보고 싶었던것 뿐이야.] 그래, 듣고보니 말대로다. 시엘선배와 어젯밤의 인물은 전혀 연관성이 없다. 애시당초 선배는 보통사람 이고, 설령 그곳에서 만났다고 한다면───내가 나이프를 들고 흡혈귀를 죽이는 장면을 봤을 터이다. 그런 장면을 봐 버렸다면, 나와 이렇게 평소처럼 이야기를 할수가 없을 것이다. [.......미안, 지금건 잊어버려. 내가 잘못본것 같아.] [상관없지만.....그렇게 저와 닮아있던가요, 그 이상한 사람.] [그렇게 말하면 자신은 없네. 밤 이었고, 멀리 있었으니........,어라?] 그래, 멀어서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런데 어째서, 나는 그게 선배와 닮았다, 라고 생각한 것이지............? [.....왜그렇지. 역시 어떻게 된건지도 몰라.] 응, 팔짱을 끼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니, 시작 십분 전의 예령이 울렸다. [───이야, 지각이다. 그럼 선배, 나중에 봐!] [네, 점심때 찾아갈게요.] 교실에 들어왔다. 홈룸 5분전, 교실은 아직도 소란스럽다. [───후우] 한 숨 돌리고 책상을 향했다. 이 정도라면, 괜히 달릴 필요는 없을지도 몰라. [이요우, 땡땡이마왕.] [.............] 등 뒤에서, 그리 기분이 좋지는 않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떻게 된거야 토노. 네녀석이 학교를 빼먹다니 들은적이 없다구 나. 곤란하잖아, 확실히 오늘은 학교를 빼먹고 놀러 간다고 보고하지 않으면! ] 매우 기쁜듯한 얼굴로, 아리히코는 놀리는 듯한 말을 내뱉었다. [....저기 말이야. 왜 내가 학교를 쉬는걸 일일이 너게에 보고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거냐.] [당연하잖아. 토노가 오지 않으면 선배도 우리 교실에 오지 않으니까, 사전에 손을 쓰지않으면 안되잖아.] ........뭐가 안된다는 거냐, 이 남자는. [그런데, 정말로 토요일에는 어떻게 된거야. 너는 중학교 때 부터 이때까지, 빈혈이면서도 학교는 쉬지 않았잖아. 뭐어, 그건 등교한 순간에 돌아간 적이 몇 번 있긴했지만.] [그것과 비슷한 거야. 사거리 까지는 등교했지만, 거기서 기분이 안 좋아서 돌아간거야.] [흐─응. 유미즈카도 너도, 최근 소행이 좋지못한거 아냐?] [──뭐, 소행이 나쁜걸 부정하진 않겠지만......유미즈카, 무슨일 있었어?] [응? 아아, 최근들어 계속 결석. 그녀석도 계속 우등생 이었으니까 말이야, 나사가 풀린게 아닐까? 그래도 10등 안에 드니까 올라갈수는 없어, 분명히.] [...................] 아리히코의 예는, 뭐랄까 독특하다. ───이런저런 이야기 하는 사이에, 홈룸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으차, 그럼 나는 이만. 토요일에 빼먹은 만큼 공부에 정진하라구.] 아리히코는 서둘러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4교시가 끝나고, 교실은 금방 시끄러워 졌다. 식당에 달려가는 녀석, 교실에서 책상을 모아, 도시락을 펼치는 여학생들, 거기에 더하자면 샌드위치를 들고오는 아리히코. [오우 토노, 밥먹자 밥.] [────] .......그럼, 어떻할까. 식욕은 아침부터 전혀 없다. 그다지 배가 고픈것도 아니니까, 무리해서 식사를 할 필요는 없을지도 몰라. ......먹으면 먹은 다음에, 또 토하기라도 하면 귀찮으니까, 여기서는──. 1, 좋아, 먹자. 2, 좋아, 먹지말자. -선택. ───그만두자. 두 끼 정도 굶는다고 사람이 죽는것도 아니고. [.......응, 오늘은 패스. 아리히코가 좋을대로 해.] 또 음식에 붉은 피가 묻어있는 듯한 착각을 하는건 싫다. 솔직히, 아리히코가 들고있는 샌드위치를 보는것 만으로도 진절머리가 난다. 그도 그럴게, 새빨간 토마토가 가득 들어있기 때문이다. [뭐야,너 점점 건강이 안 좋아지고 있구나. 그렇게도 새로운 생활이 안 맞는거냐?] [아아, 그럴지도 모르겠네. 아침 7시에 일어나도 늦다고 불평하지, 문한은 8시지. 게다가 무단외박 하면 엄하게 심문을 당하니, 감옥생활 같지?] [좋잖아, 규칙적인 생활로. 관리체제 만만세, 젊은이는 좀더 타이트하게 살아가야지. 젊었을 때 즐기면, 어른이 되면 힘들다구.] [동감.......하지만, 아리히코가 그렇게 말하니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 보다 설득력 있네.] 그, 궁극적인 반면교사로 해서. [그래? 뭐야, 오늘의 토노는 상당히 솔직하잖아. 좋아좋아, 샌드위치 나눠줄게.] [그러니까 음식은 됐다니까. 나는 신경쓰지 말고 먹어. 점심시간, 끝나버린다구.] [그래? 그러 사양않고 잘먹겠습니다.] 양손을 마주치고 난 다음 아리히코는 샌드위치를 먹기 시작한다. ────그러니. [실례하겠습니다.] 선배가 도시락 같은것을 들고 왔다. [옷? 선배 학식이 아니었나?] [아니오, 별로 식사는 정해져 있지 않아요. 그날의 기분에 따라서죠.,] 선배는 귀여운 주머니에서 도시락을 꺼낸다. 크기는 여자에게는 조금은 큰 것이다. [.......결국은 오늘은 아침일찍이 일어났으니까 도시락을 만들어 왔다, 라는 것?] [그래요, 오늘은 드물게 7시 전에 일어났어요..........무슨말을 하게 하는거에요 토노군은!] [......아니, 그럴려고 그런게 아닌데....선배, 혹시 아침 약한 편?] [에────? 아, 네, 실은 저, 아침에 일찍이 못일어나요.] 선배는 선생에게 주의를 받은 학생처럼 공손하게 말했다. [제 실가는 빵집 이었으니까, 굉장히 아침이 빨랐어요. 그런데 저는 어떻해도 아침에 약해서. 어렸을 적 부터 아버지에게 혼나기만 했어요.] 빵집! 아리히코와 시선이 마주쳤다. 이녀석도 지금, 방에 아궁이가 있어서, 그 하얀 손으로 소맥분을 반죽해서 굽고있는 시엘선배의 모습을 상상하고 있는게 틀림없어. [아버지와의 싸움은 10년 정도 계속되어 왔지만, 결국은 『너를 깨우는것 보다 두 사람 분 일하는 편이 더 낳구나』하고 포기하셨지요. 그 이래로, 저는 일어나는 시간에 관해서는 마음대로 할수 있었죠.] 엣헴, 하고 발육이 좋은 가슴을 펴는 시엘선배. [헤에─, 그렇구나. 왠지 의외인걸, 선배 굉장히 착실해 보였는데.] [네, 토노군의 앞에서는 실패하지 않게 노력하고 있으니까. 사실은, 어느쪽 이라고 한다면 요령이 나쁜 쪽이에요, 저.] 아아, 분명히 요령이 나쁜 쪽 일지도 몰라. 생각해보니 선배와 친하게 된 계기는, 상급생이 혼자서 울타리를 고치는걸 그냥 놔둘수가 없어서 였고. 요령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은, 그런 득이 되질 않는일은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가. ───하지만 나, 요령이 나쁜 사람이 더 좋아. 같이 있으면 안심이 돼.] 음, 하고 옆에서 동의하는 아리히코. [그래서, 아침이 약한 선배는 대개는 학식 이었다는 것인가.] [에에, 그런 이유로 대부분 학식이지만, 가끔은 이렇게 도시락 정도는 만들어요. 두 사람은 학식파 이죠?] [아니, 우리들고 그날의 기분에 따라서일까. 1학년 때에는 나도 누나가 도시락을 만들어 주었는데, 토노 녀석이 학식 아니면 빵을 먹었으니까, 거기에 맞추려고 하다가 이렇게 되어버렸어.] [하아. 토노군은 기분파군요.] [그래그래. 이런 남자와 사귀면 피곤하기만 할뿐이니까, 선배도 조심해.] 그렇네요─, 하고 아리히코의 말에 동의하면서 선배는 도시락의 뚜껑을 열었다. 둥근 도시락통에는 밥과 반찬이 반반. 실로 오소독스한 것이었지만, 그런대로 양은 많은것 같다. [그럼 잘먹겠습니다. 옆 사람의 의자 빌려도 될까요?] [없는 사람의 의자는 모두의 의자야. 타카다군도 선배가 앉아주는걸 바랄거니까.] 타카다군은 옆 자리의, 살이 찐 사람이 좋은 청년이다. 가끔씩, 무기한으로 돈을 빌린적도 있다. 선배는 내 책상이 아닌, 자신의 무릎 위에 도시락을 놓고 먹기 시작했다. 그 옆에는 선 채로 두번째 빵의 봉지를 뜯고 있는 아리히코. 두 사람의 옆에 두고, 나는 창 밖의 풍경을 의미도 없이 바라보고있다. [어머? 토노군, 점심은 안 먹나요?] [그럴일이 있어서. 점심은 안 먹기로 했어.] [안 먹는다니........그럼 배가 고프잖아요.] [아니, 별로 배도 고프지 않으니. 점심을 굶는다고 어떻게 되지는 않아.] [우와, 대단하다. 저, 한 끼라도 안 먹으면 움직일수가 없어요. 배가 고파서 쓰러져요........부끄러운 일이네요, 보통의 여자보다 많이먹는 편인데도, 금방 배가 고파오니.] [그런건 아니야. 선배는 다른 여자들과 달리 발육이 좋으니까. 가슴이 큰 만큼 열량소비가 좋은건 어쩔수 없어.] 음, 아리히코의 의견에는 당연하다. 우리들에게 있어서는, 오히려 많이 먹어서 그 만큼 커 줬으면 한다. 선배는 부끄러운 건지 쑥쓰러운 건지, 잘 알수없는 얼굴을 하고있다. .......뭐어, 틀림없이 기뻐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하지만 토노군, 정말로 점심 안 먹어도 괜찮은 건가요?] [괜찮아. 하루 정도 식사를 하지 않는건 그리 드문일도 아니야. 오늘은 아침을 안 먹은것 뿐이니까, 아직 저녁까지는 버티겠지.] [우와아───토노군, 그런 생활을 하면 몸이 상한다구요.] [괜찮다니까. 단순히 정신적인 문제로 식사를 제한하는것 뿐이야. .....뭐, 예전 사고 때문에 의사선생님이 체중을 그다지 늘리지 않도록 하고 주의를 받기도 했고, 가끔은 식사를 거르는게 나에게는 좋아.] [하아. 남자라도 다이어트를 생각하는 것이군요.] 선배는 나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하다가 갑자기 도시락의 뚜껑을 닫았다. [에─또, 볼일이 생각나서 실례하겠어요.] 적당히 정리한 후에, 선배는 바람처럼 사라졌다. [────음, 귀여워.] 선배가 나간 문을 미련이 남은듯 바라보면서, 아리히코는 그런말을 한다. 수업이 끝나고, 교실은 급속도로 노을이 졌다. 저 멀리 지평선에 해가 지고있다. 교실에는 아무도 없다. 그렇게, 별로 할일도 없이 교실에 남아있는 녀석은 나 밖에 없다. [──────] 붉은 빛으로 물들어가는 교실. ───노을은, 그다지 보고싶지 않다. 선열한 피를 보는것 같아서, 최근에 있었던 일을 떠올리게 한다. [──────] 그런데도, 집에 돌아갈 마음은 없었다. 멍하니 창 밖을 바라본다. 붉은. 붉은, 노을. [아──────야] 가슴의 상처가, 아프다. 붉은 색. 붉은 무언가. 예를들면, 사람의 피. 들러 붙어서, 숨이 막힐듯한 농후한 냄새를 가진, 가득한 혈액. [─────큭.] 아프다. 안경을 쓰고 있는데도, 머리가, 아프다. 어째서. 찌릿하고. 머리가. 어째서. 머리가. 어째서. 찌릿 하 고 어째서──── [하아───하아───하────] 호흡이 거칠다. 뭔가 굉장히───감정이 고조되어 있어. 안절부절 못하면서,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걸 누군가에게 풀지 않으면 가라앉지 않아──── [.......토노군, 인가요?] [어라────선, 배.] 선배는 왠지 심각한 얼굴을 하고, 교실 안으로 들어온다. [지금, 책상이 넘어지는 소리가 들려서 왔는데....그거, 토노군이 한건가요?] [─────에?] 돌아본다. 거기에는 분명히, 난폭하게 넘어져 있는 책상과 의자가 어질러져 있다. [.......아......응, 그렇것 같아. 뭔가, 이유도 없이 기분이 안 좋아져서, 그───] 내가, 이렇게 어질렀다는 것인가? [정말, 안되잖아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물건에 화풀이 하면 안되요.] 선배는 넘어진 책상과 의자를 바로 세운다. 나도 말없이 세웠다. [......죄송해요. 왠지, 내 자신도 잘 알수가 없어서.] [하아. 토노군, 뭔가 이상해요. 그 때도 비를 맞으면서 멍하니 있었고, 오늘은 오늘대로 책상을 넘어뜨리고 멍하니 있으니까.] [아아───응, 최근에 조금 지쳐있어, 나.] 하아, 하고 심호흡을 한다. ......선배의 얼굴이 보였기 때문일까. 방금 전 까지의 두통도, 이유를 알수없는 조바심도 깨끗하게 사라졌다. [미안해, 또 폐를 끼쳐서. 그럼 돌아갈 테니까, 내일 봐. [아, 토노군은 지금 돌아가는 거에요?] 아아, 하고 끄덕인다. 선배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담담하게 웃었다. [우연이네요. 저도 오늘은 일찍이 돌아갈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마침 잘됬네요 같이 돌아가도 될까요?] [아니, 나는 기쁘지만......선배의 집과 우리 집, 반대방향 이잖아. 같이 못가.] [그러니까, 교문까지 같이가요.] [.....뭐, 그런거라면 기쁘게.] [네. 그럼 짐을 가져올테니까,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경쾌한 발소리를 내며 선배가 달려간다. 기다림, 1분도 안되어서 선배가 돌아왔다. [오래 기다리셨어요. 그럼 활기차게 가볼까요!] 선배는 정말로 밝다. 뭐랄까, 보고만 있어도 방금 전 까지의 우울했던 기분이 맑아진다. 그런 좋은 사람이 같이 가자는데, 언제까지나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을수만은 없다. [.....오케이, 그럼 가볼까. 하지만 그렇게 활기차게 가다보면 교문까지 금방이겠네.] [아, 그렇네요. 될수있으면 천천히 가야겠어요.] 선배는 터벅터벅 하고 걸어간다. 나도 뒤를 따라, 노을에 물든 교실을 뒤로했다. 노을진 복도를 선배와 걸어간다. 서로 사소한 이야기를 하면서, 될수있는한 천천히 걸어간다. 뭐라고 할까, 굉장히 좋은 분위기 였다. ───생각해보니, 나는 선배의 집에서 하루 잤었다. 그 때는 사람을 죽인 것으로 머리가 가득찼었기에, 그 후는 알퀘이드와 지내는 사이에 잊어버렸지만. ......그 밤이 없었다면, 지금의 토노 시키는 없었을거라 생각해. 선배는 화제로 꺼내진 않았지만, 선배에게 있어서 그 밤은 어떤 것 이었을까. ......단지, 축 쳐져있어서 그냥 뇌둘수 없어서 후배에게 손을 내밀었던 것일까. 빗 속에서, 버려져있는 강아지를 주울 때와 같이. [.....선배, 저기 말이야────] [네?] 선배가 시선을 돌린다. .....에잇, 하고 그 밤의 일을 물어보려 한 순간. 꾸르르륵. 하고, 뱃 속의 벌레가 울었다. 아니, 울었다가 보다는, 애원했다. [.............우] [.............] 침묵이, 무겁다. [.....토노군, 배가 고픈 모양이네요.] [────그런것 같아. 곤란한데, 식욕이 없어도 배는 고픈것인가.] 하아, 하고 한숨을 쉬면서 중얼거린다. 그런 나를보고, 선배는 쿡쿡 하고 웃는다. [당연해요. 뭔가를 먹지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게 인간이니까.] [맞아. ........앗차, 그렇게 생각하나 정말로 배가 고파오네.] ...........모르고 있었지만, 아침과 점심을 거른것은 그런데로 버틴것 같다. 이정도면 저녁까지 버티지 못할것 같고, 도중에 빵이라고 사 먹을까─── [토노군, 이거.] 선배는 손에 들고있던 주머니를 내 밀었다. 분명히 그건 선배의 도시락 주머니 였었지. [먹다가 만거지만, 괜찮지요?] 뺨을 붉게 물들이고, 부끄러운듯이 선배는 그렇게 말했다. ........그러고보니 선배, 점심에 도시락을 반만 먹고 뚜껑을 닫았었지. 사람이 먹던 도시락을 먹는다, 라는것은 일반 상식으로 보면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해.나는──── 1, 아니, 그런 부끄러운 짓 할수없어 거절한다. 2, 아니, 상관없어, 끄덕인다. --선택. 상관없이 먹자. 사람의 호의를 솔직하게 받아들인다 라는게 내 신조니. [────먹을게. 배가 고프니까, 먹을수 있는거라면 뭐라도 먹어.] 네, 조금 정도는 실질기한도 신경 안써. [그럼 다도실에 갈까요. 부실이라면 차 정도는 내줄테니까.] 선배는 빠른 발걸음으로 복도를 걸어갔다. [그럼, 잘먹겠습니다.] 양손을 마주친 후에 선배의 도시락에 손을 데었다. 우걱우걱 사양않고 먹고 있으니, 선배는 나를 계속 바라보고 있다. 우걱우걱. 우걱우걱우걱. 우걱우걱우걱우걱우걱. [─────응.] 꿀꺽, 하고 차를 마신다. 선배는 아직도 계속 나를 보고있다. [도시락, 맛있나요?] [응, 식어서 그럭저럭.] ......이 솔직한 발언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성격이 그래서 바꿀수가 없다. 선배는 살짝 웃으면서 정면으로 나의 눈을 보고. [토노군은 달관하고 있어. 라고, 굉장히 상냥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아. 알수없는 사람이네요, 선배는. 갑자기 뭐에요, 그거.] [그렇잖아요. 보통, 사람이 먹다만 도시락 같은건 안 먹어요. 토노군을 체면 같은걸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네요.] [─────? 그런가, 별로 자각은 없지만.] 나는, 단지 자신에게 솔직하게 살아가는것 뿐이니까. 하지만, 주위를 신경쓰지 않고 살아가는것을 달관한다라고 말한다면, 나 보다 이 사람이 더욱 달관하고 있다. 나 였다면───모두가 무시하는 울타리의 수리를, 혼자서 한다는건 할수 없다. [내가 보기에는, 선배 쪽이 더 달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선배는 언제나 마이 페이스로 움직이고 있잖아. 왠지, 보고있으면 기분이 좋아질 정도로.] 솔직한 감상을 말했다. 물론 칭찬하는 말이었지만, 왠지 선배는 『그런가요』하고, 마치 기대하던 복권이 당첨이 안된것 같이 고개를 숙였다. [저기......선배? 나, 무슨 해선 안될말 했나.] [────네. 그게, 보통 그런걸 아줌마 같다고 말하잖아요. 저도 여자니까, 충격 받아요.] ......음음. 선배 에게는 달관하고 있다, 라는것이 나이보다 늙어보인다, 라는 것인것 같다. [뭐야, 그럼 나는 아저씨 같다는 것인가. 실례네, 나는 전제다난한 고등학생 입니다.] [아, 하지만 부정은 할수 없어요. 토노군은 방석과 차가 어울리니까. 느긋하게, 마치 어딘가에 은거하고 있는 사람 같아요.] 쿡쿡, 하고 선배는 웃었다. ......할려면 기모노가 어울리는 젊은 주인 정도로 해줬으면 좋겠는데, 선배 말을 들어보니, 은거도 나쁜지는 않겠네, 하고 생각했다. [그런가. 그럼 나이먹은 동지, 차라도 이야기하면서 긴 이야기를 해볼까요.] [그렇네요. 그럼 만족할때 까지 같이 할까요, 시키씨] 넘칠듯이 만연한 웃음을 띄우며, 선배는 나의 찻잔에 차를 따라주었다. 그로부터 1시간. 5시 30분 까지 이야기를 한 우리들은 교문이 닫히기전에 학교를 나와서 사거리에서 헤어지게 되었다. 언덕을 올라와서, 저택의 주위를 걸어간다. 한동안 걸어서 저택의 정문으로 돌아가니, 거기에 히스이가 혼자서 있는게 보였다. [......? 뭐하는거지, 히스이.] 갸우뚱 거리면 정문으로 향한다. 그러니, 히스이는 나를 알아차리고, 머리를 숙였다. [어서오세요, 시키님.] [───아, 응───다녀왔어, 히스이.] 공손히 마중을 나온 히스이를 보고, 당황하면서도 어떻게든 대답을 했다. [저기───혹시, 내가 돌아오는걸 기다린 거야?] [네. 주인을 마중하는건 사용인의 일이니까요.] 당연하다는 듯이, 히스이는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고 말했다. [아니, 저기 히스이. 마중 나와주는건 솔직히 고맘지만, 일부러 밖에까지 나와서 기다리지 않아도 돼. 나는 제 멋대로 돌아오니까, 돌아왔구나 하고 알아차렸을 때 말을 걸어주면 되니까.] [──────] 히스이는 약간 얼굴을 흐린다. .......설마. 토요일도 일요일도, 히스이는 이렇게 계속 내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는지도 몰라. [──히스이, 저기 말이야──] [알겠습니다. 내일 부터는 로비에서 시키님의 귀택을 기다리겠습니다. 고개를 숙이고는 히스이는 저택의 문을 열었다. 히스이는 문에 손을 댄 채로, 나에게 등을 보이고있다. [...........하아] 왠지, 말을 걸 분위기가 아니야. 저택의 문을 지나가니, 히스이는 문을 잠그고 현관까지 걸어가서, 역시 말 없이 문을 열고 로비까지 나를 안내했다. 방으로 돌아왔다. 아키하는 학원에서 아직 안 돌아왔고, 코하쿠씨는 저녁 준비, 히스이는 저택의 청소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할일이 없어.] 아니, 학생이니까 공부나 복습, 암기 같은 하지않으면 안되는 일이 산더미같이 있다. 단지, 왜인지 아무것도 하고싶은 마음이 없다. 알퀘이드의 얼굴을 떠올려본다. 좋든 안좋든, 바쁜 3일을 지낸 반동인 것인가. 당분간은, 뭔가를 하기보단 멍하니 있는편이, 마음이 쉬는듯한 기분이든다. 넓은 식당에서 혼자 식사를 끝낸 후, 코하쿠씨에게 상처의 치료를 받고 방으로 돌아왔다. 저녁때가 되어도 아키하는 돌아오지 않았다. 학원이 늦게 끝이나서, 외식을 하게 되었는것 같다. 시계 바늘은 10시를 크게 돌고있다. 조금 이르지만 몸도 지쳐있으니, 오늘은 빨리 자기로 할까──── ........몸은 지쳐있다. 그런데, 깊이 잠들지는 못한다. 몸 군데군데 있는 상처가 아파서, 숙면을 취하려고 하면 의식이 어중간하게 깨어버리기 때문이다. 침대 위에서 시계를 본다. 오전 3시를 지나───이미 5시간 가까이, 잠과 졸음의 경계에 있다. [........제길, 잡이 안와.] 자고 싶지만 잠이오질 않는다, 라는건 고문에 가깝다고 생각해. 틱, 틱, 틱, 하고 시간을 가리키는 초침의 조용함이 신경질 난다. 틱, 틱, 틱, 틱, 틱, 끼이, 틱, 틱, 틱──── [에──?] 지금 시계의 초침소리에 섞여서, 다른 소리가 났다. 문이 열리는 소리와 비슷한데, 이런 시간에 누가 온건가? 부스럭, 부스럭, 부스럭. 아니, 틀림없어. 누가 방에 들어와서, 이쪽으로 가까이 오고있다. [─────] 누구지.....이런 늦은 시간에 온다면, 그건──── 1, 알퀘이드 일지도 몰라. 2, 시엘선배 일지도 몰라. -선택. 3, 아키하 일지도 몰라. 4, 히스이 일지도 몰라. 5, 코하쿠씨 일지도 몰라. 6/空の弓 I ......... , .............. , .......................... . [───아───침] 멍하게 있던 의식이 깨어났다. 창에서는 햇빛이 들어오고 있고, 방은 따뜻한 분위기에 둘러싸여 있다. [..................] 멍하니, 자신의 양손을 본다. 양손에는 땀이 조금 나있다. 몸에도 땀이 나, 무슨 열대야에 있는것 같다. 게다가, 호흡은 왠지 흐트러져 있다. [...................에또.] ......오케이, 진정하자. 일단 호흡을 정리하고, 눈을 감는다. 여기는 내 방. 시간은 아침 7시 전. 방에 있는 건 나 뿐이고, 선배의 모습은 당연히 없다. 선배가 말한 그대로. 방금 전의 일은 모두 꿈이었구나. [...............] 그래, 알고 있어. 꿈 이란걸 알고있어.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애시당초 선배가 그런 일을 할 리가 없다. 그 시점에서, 어제 있었던 일은 파정되어 있다. [아────아] 후우, 하고 가슴 속에 모여있던 공기를 토해냈다. .......그래도 분명히, 몸에는 선배의 감촉이 남아있다. 속옷 차림으로, 뒤에서 껴안았던 가슴의 감촉 이라던가 사타구니를 만지던 손가락의 감촉 이라던가. 꿈 이란걸 알고 있는데도───감촉이 너무 리얼해서, 왠지 현실처럼 느껴버렸다. ......그래도, 지금 것은 틀림없이 꿈이다. 그것을 기뻐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유감인 것인지, 솔직히 어디라고 판단은 할수 없지만, 나의 망상에 지나지 않아. 하지만, [───어째서────] 그런 꿈을, 본 것이지. 나에게 있어서, 선배는 분명히 소중한 친구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꿈을 볼 정도로, 그───선배를 여자로 보고 있는 것일까, 나는. [──────우] 생각해 내고는, 리얼했던 시엘선배의 피부의 감촉이 되살아 난다. 이것이 현실이구나, 라는건 확실하기 위해서 자신의 팔을 껴안는다. ......아아, 확실히 이것이 현실. 시엘 선배의 피부는, 그런 남자의 피부와는 근본적으로 틀리게, 부드럽고 따뜻했다. [.......거기에, 굉장히 짖궂었다.] ────생각하는것 만으로도, 호흡이 거칠어진다. .......뭐, 이래저래 심한 꼴을 당하긴 했지만, 기분이 참을수 없이 좋았다는건 사실이니. 선배를 꿈에서 안다니, 그것 만으로도 선배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데, 나는 꿈의 내용을 생각해 내고는 멍, 해져 버렀다. 거기에. [시키님] [우와아아아아!] 허둥지둥, 도망치듯이 침대에서 떨어졌다. 아니, 실제로 도망치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바닥에 떨어졌을 뿐이다. [히, 히히, 히스이..........! ? 대체 언제부터 거기에 !?] [시키님이 일어나시기 전 부터 입니다만.] 평소대로 무표정으로 히스이는 즉답을 한다. 바닥 위에서, 시트를 두른채로, 서지도 못하고, 히스이를 올려다 본다. [....내가 일어나기 전, 부터....] ───라는 건, 혹시. 내가, 그런 꿈을 꾸고 있을 때의 얼굴을, 히스이가 본 거라는 것인가─── 확, 하고 내 얼굴이 붉어 지는것이 느껴졌다. 히스이는 여전히 무표정으로, 아무 말도 걸어오지 않는다. [그...나, 뭔가 이상했어.......?] [그건, 제 입으로 설명하는 것은 사양하겠습니다.] [아────우] ..........역시, 굉장한 잠꼬대를 한 것 같다. [그렇지만, 시키님이 어떻해서라도 듣고 싶으시다면, 할수있는 한 치밀하게 설명해 드릴까요?] [....됐어. 설명하지 않아도 돼, 네.........] 얼굴을 붉히고는, 기어들어 가는듯한 목소리로 답했다. [저기, 히스이씨?] 흠흠, 하고 기침을 하고 분위기를 바꾼다. ......『씨』를 붙인것은, 동물이 자신의 속을 보여주는 것과 동의어이다. [왜그러십니까, 시키님.] [저, 옷을 갈아 입을 거니까, 밖에 나가주지 않겠어?] ───랄까, 어쨋든, 부끄러우니까 밖으로 내보내고 싶다. 라고 하는데, 오늘 만은 히스이는 나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 [시키님이 일어나시는 것을 확인을 하면 퇴실을 하겠습니다만.] [...........!] 농, 노노노농담이 아니야! 내가 왜 침대에서 떨어져도 시트 같은걸 두르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것도 이것도, 아직 갑자기 서있는 사타구니의 물건을 숨기고 있으니가 잖아! [돼, 됐으니까 밖에 나가줘. 혼자서라도 일어날수 있으니까, 그리고 또 자지는 않을테니. 히스이가 밖에 나가면 금방 옷 갈아입고 거실에 갈께.] [시키님───몸을 부딪혀서 일어나실수 없는 것입니까.....?] 히스이가 걱정스러운 듯 가까이 온다. [아니, 그런거 아니야. 충분히 설수 있어, 아니 설테니까, 신경쓰지 않아도 돼.] 느믈느믈, 달팽이 처럼, 시트를 당기면서 기듯이 히스이로 부터 떨어진다. 침대를 바리케이드로, 히스이와 충분히 거리를 두었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식당에서 식사 준비를 해놓을 테니, 옷을 갈아 입고나서 와주시기 바랍니다.] 굉장히 이상하게 생각한 것인가, 히스이는 인사를 해고 방에서 나간다. [─────하아.] 아아, 놀랬다. 꿈의 내용에도 놀랬지만, 히스이에게 그 때의 얼굴을 보였다는 것도 심장에 좋지않다. ......이런것도, 시엘선배를 대해서 그런 꿈을 꾼 내가 잘못한 것인가. [.....자업자득인가. 선배 같은 좋은 사람을 상대로 해서, 무슨 꿈을 꾼거야, 나는] 하아, 하고 자기혐오의 한 숨을 쉰다. 하지만, 당분간. 오늘 밤의 꿈은 잊혀지지 않고 남아있을 거라는 예감이 든다. 기분을 충분히 진정시키고 거실로 이동했다. 거실에는, 역시 이미 아키하가 소파에 앉아서 홍차를 우아하게 마시고 있다. [안녕하세요 오라버니. 오늘은 일찍이 나오시네요.] 내가 일찍이 일어난게 그렇게도 기쁜것인지, 아키하는 웃는 얼굴로 말을 걸어온다. [아아, 안녕. 오늘 아침은, 뭐 여러가지 있어서.] 말하고는──또, 선배의 혀의 감촉이 되살아 났다. [웃────] 위험해. 내 자신도 어쩔수 없을 정도로, 얼굴이 붉어진걸 알수 있었다. [오라버니───?] 딸깍, 하는 소리. [왜 그러세요? 얼굴이 붉은데, 열이라도 있으신가요?] [────── !] 바로 근처에 와서, 아키하는 아래에서 나의 얼굴을 엿본다.. 그러니까, 아래에서 올려다 보는 앵글은, 그──── [──하아, 정말로 열이 있는것 같네요. 코하쿠, 잠시 와봐. 오라버니의 상태가 좋지 않은것 같아.] 아키하는 식당을 향햐여 말을 했다, 주방에는 코하쿠씨가 내 아침을 만들고 있는 도중이겠지. [됐어───! 그, 그냥 감기니까, 그렇게 신경 쓰지 않아도 돼!] [감기라면 오히려 그냥 놔둘수가 없어요. 조그만한 병이라도 오라버니에게는 큰 일 이잖아요. 면역과 저항력이 보통 사람 보다 낮으니까.] 아키하는 어이없어 하면서, 스윽, 하고 자신의 손을 내 이미에 댄다. 차가운, 화사한 손 바닥의 감촉──── [읏──────!] 위험해. 위험하기 때문에, 아키하의 손을 뿌리치고, 로비로 달려 나갔다. 다다다다다다다다다. [시키님? 아침을 벌써 다 드셨습니까?] [아니, 그런건 아닌데───에에또, 내 가방은?] [여기에 있습니다면, 벌써 등교하시는 겁니까?] 응, 하고 끄덕이고 히스이의 손에 있는 가방을 뺏어든다. [그럼 다녀올게. 마중은 됐어!] [오라버니, 아까부터 이상해요. 열이 있다는데 뭘하는 거에요.] [아아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니까! 아무것도 아니니까, 나는 이대로 학교에 간다! 아침은 어떻게든 처리할 테니까 놔둬!] [놔둬 라니──잠깐, 오라버니!?] 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하아──────] 아무리 아키하라도, 여기까지 오면 쫒아오지는 않을거야. 어린아이도 아니니, 등교한다는 사람을 잡지는 않을 것이다. [────후우.] 크게 숨을 쉬고는, 겨우 진정이 되었다. [.......근데, 왜 도망친거지, 나.] 진정이 되니 냉정하게 되었다. 별로 나쁜짓도 하지 않았으니까, 도망쳐 나올 필요 같은건, 없었다. [───믿을수가 없어. 완전히 바보 짓이잖아, 이건.] 라고 해도, 지금에 와서 다시 저택에 돌아가서 아침을 먹는다는 건, 더 바보 같은 짓이라고 생각해. [───학교에 갈까.] 하아, 하고 한숨을 쉬면서, 주택가에 계속되는 언덕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평소보다 30분 이나 일찍이 도착했다. 정문에는 학생들의 모습은 드물어, 이런 시간에 등교하는건 나 뿐인것 같다. 운동장에는 운동계의 부활이 아침 연습을 하고있다. ...지금은 어느 부활도 들어가 있지 않지만, 실제로, 몸을 움직이는 것은 좋아하는 부류에 들어간다고 생각해. 운동신경도 그런데로, 조금은 자랑할만 하다고 자부할수 있다. 하지만 부활에 들어갈수는 없었다. 내 몸은 만성적인 빈혈을 가지고 있으니까, 주위에 폐만 끼칠것이고───운동을 자주하면 좋지않아, 라고 의사 선생님이 강하게 주의를 주셨다. 중학교 때 부터 부활에 들어오지 않을래, 하고 권유를 당한건 한 두 번이 아니다. 그건 『저에게 안 맞아서』하고, 몇 번이나 거절했는지 헤아릴수도 없다. 거절할 수록, 무언가───말로 할수없는 거리가 느껴진적도 있었다. 그건 결국. 어떻게 하더라고 그 쪽으로 들어갈수 없어 라는, 무의식하의 벽 이었는지도 몰라. [...........................] 아아, 그만두자. 이런거야 말로 맞지 않는것이다. 시시한 감상은 그만두고, 빨리 교실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런────] 일 등 인줄 알았는데, 교실에는 이미 몇 명의 클래스 메이트들이 와 있었다. [요, 일찍이 오네 토노] [안녕. 할일 없는 사람이 비교적 많았구나, 이 반.] [그럴리 없잖아. 우리들은 이제 아침 연습이 끝난 거라구. 부활도 하지 않으면서 이런 시간에 오는건 일직 뿐이잖아, 보통.] 그렇군, 듣고보니 그렇다. 교실에 있는 녀석들에게 가볍게 인사를 하고, 자신의 자리에 앉는다. 홈룸 까지는 아직 30분 남았다. 이렇게 교실에 조금씩 클래스 메이트가 몰려드는 것을 보는것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은 취미이다. 교실이 소라스러워 지기 시작하는 오전 7시 50분. [───어라? ] 복도에, 선배의 모습이 잠깐 보인듯한 느낌이 든다. [또 1학년의 복도에 와서───뭐하는거지, 저 사람은.] 혹시 나에게 볼일이 있는 것인가. 그렇다면──── 1, 복도에 나가서 말을 걸어보자. -선택 2, 아니, 나에게 관계없는 일일수도 있으니 교실에서 상황을 살피자. 3, 빈틈이다. 조심히 뒤로가서 놀래켜주자! 뭐, 우리 교실 주위를 서성 거린다는 것은, 나에게 볼일이 있는건지도 몰라. [.......뭐지. 평상시는 사양않고 교실에 들어오면서.] 아니면, 3학년이 2학년 교실에 오는게 상당히 드문 일이라는걸 겨우 알아차린 것인가. [────그럴리가. 그것만은 절대로 아니야.] 응, 하고 납득을 하고, 어쨋든 복도로 발을 옮겼다. [선배.] [어머───토노군?] 내개 부르니, 선배는 왠지 놀란듯이 입을 떡, 하나 벌렸다. [뭐 하는거야. 조금 있으면 수업 시작하는데, 이런 곳에서 서성거리고.] [─────] 선배는 멍하는 나를 쳐다보더니, 왠지 기분을 상하게 한것인지 시선을 돌렸다. [뭐하느냐니, 그런거 토노군과는 관계 없어요.] [아니───뭐, 분명히 관계는 없겠지만.] [───거짓말 이에요. 관계는, 조금은 있어요.] 시선을 돌리고 있다고 생각했더니, 선배는 킁킁, 하고 어딘가의 냄새를 맡고 있다. [......저기, 선배.....?] [─────아] 정면에서 보니, 그───어젯밤의 꿈이 생각나 버린다. [토노군? 왜그러세요, 얼굴이 빨개요.]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조금, 그 , 오늘 아침에 꿈자리가 사나워서,]. 기분이 별로 안 좋아.] 나쁘지는 않아, 라고 말하지 않는점에서, 나는 솔직하다고 생각해. [.......토노군?] 선배는 심각한 얼굴을 한 채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선배.....?] 조금 당황한다. 왠지, 선배가 내 마음을 읽고 있는듯한 느낌이 들어서, 더욱더 어젯밤의 꿈을 생각하게 된다. [토노군, 지금 꿈자리가 사나웠다고 말했지요. 그게 무슨 의미에요?] [어떤 의미든 간에, 별로 선배와는 관계가 없어. 내 꿈 이야기 같은건 됐으니까, 나는 선배가 뭘하고 있는지 묻고 있다니까.] [관계 있어요! 토노군, 어제는 잠을 잘 못잔거 아니에요?] [────에?] 아니, 그건───분명히, 그렇지만. [.....선배, 어떻게 그걸 알고있는거야?] [그게, 토노군의 얼굴이 붉으니까요. 어떤 병인지는 모르겠지만, 몸이 안 좋은것 같아요.] [아───그런건가] 한 순간, 굉장히 두근거렸다. 선배가 어젯밤의 일을 맞추니까, 설마하고 생각했는데, 나는 또─── [그것보다 토노군의 꿈 이야기에요. 어떤 꿈을 봤어요, 들려주세요.] .......포기하지 않았는지, 선배는 또 그런걸 물어온다. [........정말. 진짜로 아무일도 아니야. 단지....그, 선배가, 잠시, 나온것...뿐이고.] 중얼중얼 하고 대답한다. 갑자기. [제, 제가 나왔단 말이에요 ! ?] 선배는, 지금까지 중에서 가장, 알기쉽게 화를 냈다. [저기......선배?] [.........................] 선배는 스윽 하고 나에게서 한 발자국 떨어지고는, 나를 올려다 본다. [........................] 선배는 뭔가 말하려는 듯한 얼굴을 한 후에, 꾸벅 하고 인사를 한 후에 달려가 버렸다. [.............?] 응, 하고 목을 갸우뚱 거린다. 직후에, 홈룸 시작을 알리는 예령이 울렸다. 점심 시간이 되자마자, 지금가지 수업에 한시간도 나오지 않았던 남자가 왔다. [요우 토노! 밥 먹자, 밥!] 뭐가 기쁜건지, 아리히코는 어쨋든 위세가 당당하다. [그야 밥은 당연히 먹겠지만, 굉장히 기분이 좋은것 같은데. 무슨일 있었냐, 아리히코.] [오우. 방금 전에 저기서 선배에게 밥 같이 먹자고 말을 걸었는데 말이야, 거절당했어.] [......................] 이상하다. 선배라고 한다면 시엘선배 이겠지만, 같이 먹자고 한걸 거절당하면 기쁜모양이다, 이 친구는. [저기 말이야. 아리히코, 그런 취미 였었냐.] [아니아니, 이야기를 끝까지 들으라구. 그래서, 선배에게 어째서 안돼냐, 하고 물었더니 『토노군과 함께라면, 싫어요』라는구만! 우와하하하하하하하하하! 유쾌하지, 토노!] [................] 이상하다. 어째서 나는 이런 친구로 할만한 가치도 없는 녀석과, 중학교 때 부터 친구였던 거지? [이야, 미움받고 있구나 토노! 라이벌이 없어지는게 기쁘기에, 오늘은 내가 쏜다!] 팡팡, 하고 나의 등을 즐거운듯이 두들기는 아리히코. [.....아니, 쏘는건 좋지만, 선배, 나 때문에 화난것 같았냐?] [응? ...에또, 『토노군도 함께인가요』하고 물어와서, 끄덕였더니, 얼굴이 붉어져서. 너의 이름을 들은 순간에, 노여움으로 볼이 상기된 것인지도 몰라.] [.....몰라, 라니 그거, 조금 다른거 아니야, 아리히코.] [그러게. 그렇지 않을지도 몰라.] ......아리히코의 정보는 도움이 안된다. 분명히 아침의 선배는 화내는것 같았는데, 나에게는 선배가 화를 내는 이유를 알 길이 없다. [....설마, 내가 어떤 꿈을 꿨는지 알아차린 것도 아니겠고.] 그정도의 회화로 그것을 알 정도면, 선배는 장래에 명탐정이 되겠지. [야, 중얼중얼 거리지 말로 가자 토노. 식당의 자리는 이용객의 반 밖에 없으니까.] [아───아니, 나는───] 1, 그래, 조용히 아리히코와 식당에 가자. 2, 아니, 미움을 받더라도, 선배를 만나러 간다. --선택. [───오늘은 패스할께. 빵 사서, 혼자서 먹을거야.] [그래? 그럼, 나 혼자서 간다.] 아리히코는 식당을 향해 간다. [.......그럼.] 나도 자리에서 일어나, 선배가 있을 법한 다도실에 가 보기로 했다. .......다도실의 앞에 왔다. 물론 여기에 오기전에 매점에 들어서, 자신의 점심은 사 왔다. 콩콩. 다도실의 문에 노크를 했다. 안에서 부스럭 하는 소리가 나고, 사람의 기척 같은 것이 느껴졌다. [네, 누구세요] 문 너머로 선배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나 인데. 선배, 점심 같이먹지 않을래?] ........대답이 없다. [선배, 점심 이라니까.] [.........토노군과는 먹지 않아요.] 문 너머의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다. 조금 망설인 후에, [카레빵, 있어.] 라는, 물량작전을 펼쳤다. [토노군, 제가 먹는것에 끌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 ?] 문 너머로 선배의 노령이 들린다. ......역시 백엔으로 살수 있는 음식으로는 걸리지 않는것 같다. [..........................] 이거 난감한걸. 이대로 강제로 안에 들어가면 더 화낼것 같고, 오늘은 물러날수 밖에. ───그러니. [뭐, 그거라도 받아 두겠어요.] 철컥, 하고 문을 열고, 선배가 나타났다. [서, 선배───?] [생각해보니, 토노군에게 화풀이를 할 이유는 없었으니까. 모처럼 온 손님을 쫒아내는건, 실례에요.] 얼굴을 붉히면서, 무슨 변명 같은것을 중얼거리며 말하고 있다. [선배, 그것다면 혹시, 같이 먹어도 좋다는 거야?] [.....에에또, 그렇게 해석하셔도 상관없어요. 그렇게 화실이 좋다면, 안에 들어오세요.] 선배는 다도실의 안으로 되돌아간다. 그 뒤를 따라서, 나도 다도실에 들어갔다. 선배와 함께 점심을 먹는다. 아리히코의 이야기와, 방금 전의 선배의 태도를 보고 생각하면 선배는 몹시 기분이 안 좋은 것일텐데, 그런건 아닌것 같다. [.......선배. 아리히코에게서 들었는데, 나 때문에 화났다니, 어째서?] [에──아니, 별로 토노군 때문에 화난건 아니에요. 그 말이에요, 토노군을 대해서가 아니라, 토노군의 배후라고 할까, 그.....아마, 토노군의 무신경함에 화난게 아닐까하고.] [.......잠깐 선배. 언제나 난해한 사람이지만, 오늘은 더욱더 어려워. 나의 무신경함에 화를 내는건 좋지만, 뭐야 그 아마 라는건. 선배, 자신의 일도 모르는거야?] [하아. 조금 자신이 없어요. 저, 그다지 자신에게 관심이 없으니까.] 사과하는 듯한 목소리로, 선배는 그런말을 했다. [───분명히,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걸거에요, 저.] [.........선배?] 선배는 입을 다물고는, 이쪽을 보지 않는다. 그렇게 침묵이 계속되다가, 선배는 나를 바라보았다. [그것보다, 토노군.] [.......네] 자세를 바로하고, 선배의 눈을 바라본다. ......선배가, 지금부터 굉장히 심각한 이야기를 할거라는 것 알았기 때문에. [저기......뭐에요, 선배.] [카레 빵, 주세요.] [뭐, 뭡니까 갑자기! 대체 선배, 아까는 먹는거에 끌리지 않는다고 말했잖아!] [그것고 이건 별개에요. 토노군, 자신이 한 말을 지금에 와서 반증할 거에요! ?] ......선배는 화내고 있다. 나는 농담으로 그렇게 말했지만, 선배에게 있어서는 무지 진지한 흥정 이었던 모양이다. [.....네네. 알겠습니다, 여기 받아주십시오, 장군님.] 슥, 카레 빵을 건낸다. 이렇게 되면, 이쪽에 남아있는 것은 소세지 빵 뿐이다. 와─이, 하며 선배는 기뻐하며 빵을 받았다. ........어린아이 인가, 이 사람은. [그럼 토노군에게는 햄버거를 반 나눠 줄게요.] 자 받으세요, 하고 도시락의 햄버거를 두 개로 나누어서, 반을 주었다. [................] 물물교환 으로서는, 레이트에 차이가 많이 난다고 생각한다. 서로 식사를 끝내고, 차를 마시면서 멍하니 시간을 보낸다. 평온한 시간이 흘러간다. 선배는 나를 의식하지 않는것 같고, 나도 선배를 특별히 의식하지 않는다. 단지, 느긋하게. 동성의 친구같은 감각으로, 남은 쉬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저기, 토노군.] [네? 뭡니까 선배.] [전부터 생각했던 거지만, 토노군의 안경 도수가 없는거 아닌가요?] [.....헤에. 굉장해 선배, 정답이야. 실은 이 안경은 그냥 멋으로 쓰고 있는거야.] 역시, 하고 선배는 끄덕였다. [저기, 토노군. 부탁이 있는데, 괜찮을까.] 선배는 기대에 찬 눈으로, 나의 눈을 본다......라기보다, 나의 안경을 보고있다. [한 번이라도 좋으니까, 그 안경, 벗어봐 줄래요?] [─────────] 그건, 곤란해. 이 안경을 벗는다는 것은 『선』을 본다는 것이고, 무엇보다──나는 친한 사람의 『죽음』같은건, 보고싶지 않다. [그건 안돼네요. 유감이지만, 이 안경은 사람 앞에서 벗은 적이 없어. 조그만한 소원이니까, 선배의 부탁은 거절하겠습니다.] 딱잘라, 대답했다. 선배는 유감인듯 고개를 숙였다. [하아. 토노군이 그렇게 단언할 정도니 안돼겠지요.] [네. 뭐라해도 팔 년간, 결코────] ......사람 앞에서는 벗지 않았, 지만. [─────] 그런가. 이미, 그런게 아닌건가. 나는, 이 눈으로. 여러가지 것의, 죽음을 봐 버렸으니까. [─────토노군?] [아───응, 왜 선배?] [왜, 가 아니에요. 갑자기 멍해져서 놀랬어요. 쉬는시간, 벌써 끝났어요.] [....아, 정말이네. 뭐야, 10분 정도 남았을거라 생각했는데.] [에, 10분 정도 남았었어요. 토노군에 계속 멍하게 있었던 것 뿐이에요. ] 선배는 두 사람 분의 찻잔을 치우기 시작했다. [어라.....10분이나 지났나.......] 머리를 갸우뚱 거리면서, 나도 선배를 도와주고 나서, 다도실을 나왔다. 오늘도 확실히 여유를 가지면서 수업이 끝이 났다. 그럼─── 1, 빨리 저택으로 돌아가자. 2, 다도실에 얼굴을 내밀자. -선택. 3, 그냥, 거리에 나가보자. 다도실로 서두른다. 그러니, 마침 선배가 다도실의 문을 열려던 참이었다. [선배!] [아, 토노군. 지금 돌아가는 거에요?] [아니, 잠시 선배와 이야기나 할까 하고 생각해서. 지금부터 다도실에서 차 마실거지? 나도 얻어 마실까 하고.] [아니, 오늘은 돌아가려는 거에요. 볼일도 있고, 때마침 이번달의 부비도 바닥을 보이고 있어서.] [───아. 그런가, 다도실에 있는 과자도 다도부의 부비로 사는 거였구나.] .........그런데, 부비로 과자를 살수있는 부활 이라는것도, 생각해보니 멋있다. [그런 이유로, 토노군과 같이 할수 없어요....토노군, 이 후에 무슨 예정이 있나요?] [나? 아니, 지금 없어졌는데.] [그럼 저와 같이 가주세요. 교문까지 같이 갈까요.] [에에, 기쁘게 같이 하겠습니다.] 선배는 빙긋 웃으며 끄덕이고는, 내 옆에 서서 걸어갔다. 교문 까지의, 5분도 안되는 길을 같이 돌아가게 되었다. 별다른 회화도 없이 정문에 도착했다. [그럼 내일봐, 선배.] 한 손을 들어서, 선배와는 정반대의 길로 걸어 나갔다. [아,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저, 토노군에게 묻고 싶은게 있어요.] [? 뭐야, 묻고 싶은 거란게.] [어제 토노군이 말한, 저와 비슷하게 생긴 누군가의 이야기에요. 아무래도 신경이 쓰여서, 좀 더 자세하게 듣고 싶어서.] 호기심왕성, 하게 선배의 눈이 빛나고 있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그 일은 그다지 기억하고 싶지 않은 부류에 들어간다. [....미안, 그 이야기는 하고싶지 않아. 그건 내가 잘못 본거니까, 그걸로 된거잖아.] 선배로 부터 시선을 돌리고는, 애매하게 변명한다. [그렇습니까.] 선배는 딱잘라서 질문을 그만두었다. [하지만 그 사람을 본 건 밤중이죠. ....토노군, 밤에 돌아다니는건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이 거리에는 살인사건이 계속되고 있어요. 그런, 밤중에 돌아다니다가 살인마를 만다면 큰일이잖아요?] [.....선배, 혹시 내가 밤 중에 돌아다닌다는 걸, 걱정하고 있는거야?] [───네. 토노군은 사람이 좋으니까. 왠지, 속아서 위험한 상황에 빠질 타입이에요.] 선배는 진지하게 걱정해 주는것 같다. [─────응] 응, 그렇게 신경 써주는건, 굉장히 기쁘다. [고마워 선배. 하지만 괜찮아. 그 사건의 장본인은 이제 없으니까.] [에? 이제 없다니, 뭐에요 그게?] ........앗차, 네로의 일은 나와 알퀘이드 만의 비밀이다. 선배에게 말 할수도 없고, 제일 그런 이야기를 해도 어쩔수없다. [아니, 응, 그렇네, 밤 중에 돌아다니는건 위험하겠지, 실제.] [.......어쨋든, 오늘 밤 부터는 돌아다니지 말아주세요. 토노군은 성실한 학생 이니까.] [아아, 알겠다니까. 성실한지 아니지는 잘 모르겠지만, 선배가 말하는대로 밤중에는 나가지 않을게.] [.....................] 선배는, 계속 쳐다본다. ───신용이 없는건지, 선배는 납득하지 못한것 같다. [......알았어. 그럼, 약속.] 스윽, 하고 한 쪽 손을 내밀었다. [선배에게는 한 번, 커다란 빚을 졌으니까. 선배가 하는 말을 확실히 지킬게. 그러니까, 약속해.] [에또...............악수, 하는거에요?] [그래. 손가락 걸기를 할 나이는 아니니까, 악수 하는걸로 약속해.] [.....................] 선배는 조금 당황하다가, 내민 손을 잡았다. [알겠어요. 약속이에요, 토노군.] 붕붕, 하고 선배는 잡을 손을 상하로 흔든다. [그럼 안녕. 내일, 학교에서 봐요.] 선배의 모습이 노을 속에서, 멀어져 간다. 그것을 지켜보고 난 후에, 나도 돌아가기로 했다. 언덕을 올라서, 저택에 돌아왔다. 시간은 아직 저녁 6시 전. 저녁까지 아직 1시간, 방에서 시간을 때울까──── ───저녁 식사가 끝나고, 밤. 거실에는 드물게도 아키하, 코하쿠씨, 히스이라는 풀 멤버가 남아 있어서, 나도 식후의 홍차를 마시기로 했다. [그렇습니까. 저, 첫번째 보다 두번째가 좋아. 저 쪽이 품질이 더 좋다고는 생각하지만.] [어렵네. 맛은 격단히 틀리지만, 농도를 어떻게 하느냐는 사람마다 다르니까. 결국,코하쿠는 일본차 쪽이 더 좋은거지? 홍차당은 히스이 쪽이었다고 생각하는데.] [히스이는 그다지 브랜드를 신경쓰지 않아요. 신경질 적으로 보이지만, 히스이는 오히려───] [언니] [───보는 봐와 같이 신경질 적이니까. 봐요, 청소 라던가 제봉 이라던가, 못하는게 없어요, 시키씨.] 하고, 갑자기 코하쿠씨는 나에게 이야기를 걸어왔다. 히스이의 눈매는, 왠지 무서워서. [......거기서 왜 나에게로 방향을 돌리는 거지, 코하쿠씨는.] [그게 시키씨는 히스이와 함께니까. 히스이의 신경직 적인 부분을 알고 계시죠?] [아니, 그건───] 힐끗, 하고 히스이 쪽을 본다. [.......................] ........히스이는 아무말 없이, 무슨 공격적인 오오라를 발산하고 있다. [───아니, 별로 신경질 적인 부분이 없는게 아닐까. 내가 실수를 해도 금방 정리해주지, 밤 늦게 돌아와도 누구 같이 화내지도 않고.] [오라버니. 문한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혼나는게 당연한거, 알고있죠?] [.......알고있어. 하지만 말이야, 아무리 그래도 8시라는건 너무 이르지 않아? 어린이도 아니고, 이번에 10시 정도로 정해버리자.] [거절합니다. 오라버니는 그런 시간까지 밖에 있을 이유가 없잖아요. 학원을 다니는것도 부활을 하는것도 아니니까.] [...............음.] 그런말을 듣고보니, 나의 입장은 약하다. 나 같은 자유인이 집에 돌아오지 않아, 라는 이유는 그 대부분이 놀고 있기 때문이다. [시키씨, 아키하님의 말대로에요. 최근에 소란스러우니까, 그다지 밤에 밖에 나가지 말아주세요.] [───소란스럽다니, 예의 살인마 말이야?] 네, 하고 코하쿠씨는 끄덕인다. ......왠지, 웃어버렸다. 살인을 한 네로는 이제 없다. 하지만 그걸 알고있는 것은 나와 알퀘이드 뿐이고, 보통 사람들은 이미 사라진 살인마의 그림자에 겁내고 있다니. [오늘 아침도 번화가에서 피해자가 발견되었다니까. 이걸로 11명째에요, 11명째.] [.......헤에, 11명째 인가. 그거 대단한데, 야구도 할수───] ──────잠깐, 기다려. [코하쿠씨!] [네?] [지금 얘기, 정말이에요! ?] [에에, 정말이에요. 오늘 아침 뉴스에서 나왔으니까. 어젯밤에 당한것 같은데, 역시 전신의 피가 빠져나간 엽기살인 이라던가.] [무슨──────] 이건, 이상해. 그치만, 네로는 이미 죽었어. 이틀전에 죽은 녀석이, 어째서 다음 날 밤에 피해자를 낸다는 것인가. [설마────] 죽지 않았던 것인가.......아니, 그건 절대로 아니야. 그녀석도 가루도없이 사라졌다. 그럼, 어떻게──── [─────] 설마,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거리를 소란케 하는 흡혈귀가 사라지고, 그래도 사건이 일어난다면. 그 후, 이 거리에 남아있는 흡혈귀는, 그녀석 외에는 없는게 아닌가──── [안녕히 주무십시오, 시키님.] [.....아아. 잘자, 히스이.] 철컥, 하고 문이 닫히고, 방에는 혼자남게 되었다. [.........................] 희생자가 나왔다. 흡혈귀에 의해 시체가, 또 하나 나오고 말았다. [알퀘이드.....일리가, 없겠지.] 그녀석은 사람의 피는 빤적이 없다고 그랬고, 무엇보다──그렇게 인간같은 녀석이, 그런 짓을 할거라고 생각되지 않아. 그녀석과는 단 이틀밖에 함께있지 않았지만, 나쁜 녀석은 아니라고 믿고있다. 그렇게 아름다우면서, 그렇게 좋은 얼굴로 웃는 녀석이 사람의 피를 빨다니, 시체를 길에 버려두는 잔인한 짓을 할리가 없어. [───────하지만.] 하지만, 새로운 시체가 나오고 말았다. [.....다시 한 번 녀석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을수 밖에 없는가.] 이왕 말이나오니, 그 후의 행동은 빨랐다. 네로와의 일전 이후에 넣어두었던 나이프를 꺼내고, 발소리를 죽이고 저택에서 빠져 나왔다. 밤거리에 나와서, 알퀘이드를 찾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하아.] 발을 멈추고, 호흡을 정리한다. 지금까지 달렸던 몸이, 헉헉 하고 탐욕에 산소를 얻으려고 한다. [하아───하아───하아.] ........안돼, 보이질 않아. 온 거리를 달려서 돌아다니고, 알퀘이드의 방에도 가봤지만, 그녀석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녀석....아무렇지도 않을 때는 걸어 다니더니, 어째서 이럴 때에는 어디에도 없는거야....!] 괜히, 멋대로 말이 나왔다. 그로부터 네 시간. 시간은 오전 0시가 되려하고 있는데, 알퀘이드는 보이지 않는다. .......왠지모르게. 왠지모르게, 찾으면 금방 찾을수 있겠지, 하고 낙관하고 있다. 나는 그녀석을 만나고 싶어했고, 그녀석도 헤어질때 『나중에 봐』하고 말했으니. [제길.......어디에 있는거야, 알퀘이드..........!] 왠지, 굉장히 짜증이 났다. 모처럼 다시 만날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만날수 없다니, 이러면 살생 같은게 아닌가. [.....모처럼,.......다시, 만날수 있다고........] ────? 뭐지, 그건. 그건 마치, 그.......내가, 알퀘이드를 짝사랑하고 있는것 같잖아. [────그런.] [───바보같은.] 억지로 쓴웃음을 짓고는, 시시한 생각을 떨쳐버린다. [......마지막으로 공원을 보고, 거기서도 안 보이면 돌아갈까.] 후우, 하고 크게 숨을 들이마쉬고, 공원으로 걸어갔다. 이틀전의 밤. 알퀘이드와 헤어진, 복잡한 사정이 있는 공원에. [────응?] 무언가, 공원의 모습이 평상시와 다르다. [..........가로등이 꺼져있어.] 공원 전체의 가로등이 꺼져있다. 달빛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공원은, 평상시보다 활기 라는것이 없었다. [뭐지.....정전인가.] 두리번 거리며 주위를 살펴본다. ..........공원 밖의 가로등은 켜져있다. 가로등이 꺼져있는 건, 공원 안 뿐인것 같다. ───키이잉───── [에───뭐야, 지금.] 뭔가, 귀를 기울이니, 소리가 들려온다. 싸움 같은, 그런 것을 하고 있는 듯한 잡다한 소리들. [──────] 신경이 쓰인다. 근거 같은건 전혀 없지만, 이런 밤늦게, 무엇인지 트러블같은 것을 일으키고 있는것은 녀석정도라고 생각하는 거다. [..........좋아.] 할수있는 한 소리를 내지않고, 소리가 나는 쪽을 향했다. [───── !] 저 편에서 두 사람이 싸우고있다. 한 사람은 검은 복장을 하고 있어서 잘 모르겠다. 하지만 다른 한 사람은 확실히 알겠다. 흰 복장에, 달빛 만으로도 분명하게 보이는 금발. [......알퀘이드...........!] 알퀘이드는, 무언가 검은 인영(人影)에게 당하고 있다. 검은 인영은 검 같은 것을 가지고, 그냥 싸움이라는 레벨의 싸움이 아니야. 인영은 검을 가지고 알퀘이드에게로 뛰어든다. 알퀘이드는 자신의 가슴을 찌르려하는 검을 손으로 튕겨내고, 그대로 검을 자긴 인영의 가슴을 툭, 하고 가볍게 건들였다. 다음 순간. 검을 가진 인영은, 축구공 같이 크게 튕겨서 날아갔다. 탁,탁, 뒹굴뒹굴. 공원의 벽돌 길 위에 낙하하여, 그대로 수신을 하듯이 굴러간다. 아니, 정확히는. 그대로 내 눈 앞에 굴러왔다. [.......?] 어두워서 잘 모르겟지만, 인영은 내 눈 앞에서 구르는것을 멈추고, 빠르게 자세를 고친다. [쿡──────!] 하는 절박한 목소리. [하....아.] 그 움직임에 빠져서, 나도 모르게 감탄의 소리를 내는 나. 우뚝, 하고. 검을 쥔 인영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들킨건가──── ! ?] 인영은 눈 앞에 서있는 나를, 지금에서야 알아차린것 같다. 그대로───착, 하고 검을 고쳐쥐고, 내 눈 앞에 발을 내 딛었다. [─────에?] 검의 날카로운 면이, 나의 목으로 뻗어온다. 그 속도. 발을 내 딛는 스피드, 정확한 급소에의 일격은, 네로의 괴물과는 상대가 안된다. 인영의 움직임은, 네로의 괴물들을 해치울때의 알퀘이드의 움직임에 필적하는 것이었다. 틱, 하고 검의 날카로운 면이, 목을 찌른다. ────두근. 심장이 크게 진동한다. 위험해 라던가 피해야 한다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죽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의 목을 관통하지 않고, 검은 정지해 있었다. [토노......군────?] [─────선, 배.]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서로, 믿을수 없어, 라고 하는 목소리가 섞여서───멍하니, 나와 시엘선배는 마주본다. [시키, 그녀석 에게서 떨어져!] 멀리서 알퀘이드의 목소리. [────────] 알퀘이드가 다가온다. 선배는 딴 사람같은 눈으로 나를 노려보고는──── ───그대로, 등을 보이고 달려가 버렸다. [어.......어째, 서?] 선배의 모습은 이제 없다. 검은 인영. 검은 옷을 입은 선배........이틀전 밤, 검은 까마귀에게 죽을뻔한 나를 살려준 누군가. 하지만───분명히, 다른 사람이라고 선배가 말했는데, 어째서─── [시키───!] .......정신을 차리니, 눈 앞에는 알퀘이드가 다가오고 있다. [아──알, 퀘이드──] [괜찮아 ! ? 녀석에게 당한 곳은 없어?] 방금전의 선배와 같이, 알퀘이드도 엄한 눈으로 노려보고 있다. 하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좋았다. [당한곳은 없었어 라니......] 되뇌이며, 방금 전 까지 검을 들이대던 목에 손을 대어보았다. 가벼운 아픔이 느껴졌다. 목을 만지던 손가락은, 붉게 물들어 있다. 선배의 검은, 수 밀리미터, 나의 목에 상처를 낸거였다. [.......이유를, 모르겠어. 왜 내가, 선배에게 당하지 않으면 안돼는거야.] 정말로 어째서───선배가, 그런 눈으로 노려보지 않으면 안되는거야. [그건 당연하잖아. 우리들이 싸우고 있는걸 봤는걸. 그녀석들은 비밀엄수 니까, 시키같은 일반인에게 자신들이 하는 일을 보이는 것을 싫어해.] 알퀘이드는 아무것도 아닌일을 딱 잘라서 말하고 있다. [───서로......죽이려 했다니, 어째서. 왜──어째서 선배와 네가, 그런 짓을 하는거야.] 어이가 없어서, 그런 말 밖에 할수가 없다. 그리고 나는 그런 것을 물으러 온게 아니야. 나는 이녀석에게──알퀘이드에게 묻고싶은 것이 있어서, 단지, 이렇게 밤거리를 찾아 돌아다닌 것 뿐인데. [.......모르겠어. 나는 너를 만나려고 한 것 뿐인데, 어째서──어째서 네가, 선배와 서로 죽이려하지 않으면 안돼는 거야.] [에? 시키, 날 만나러 온거야?] [───그래. 어떻해서든 이야기 하고싶은 것이 있어서, 계속 찾았는데──왜, 어째서 이렇게 된거야. ..........모르겠어. 화가날 정도로, 모르겠어. 부탁이니까───사정을 설명해주지 않을래, 알퀘이드.] [사정이라고 해도, 단순히 교회의 사람과 내가 싸우는것 뿐인데. 시키에게는 관계없는 일이니까, 방금 전의 일은 잊어도 좋아.] [───관계가 있어. 애초에 교회의 사람 이라는건 무슨 의미야. 내가 알기쉽게 설명해줘.] 알퀘이드는 대답하지 않는다. 그녀는 한동안 생각하다가, 『뭐, 괜찮겠지』하고 또 혼자서 끄덕인다. [시키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가르쳐줄게. 하지만 정말로 시키에게는 관계없는 이야기야. 그런 재미없는 이야기, 내가 해도 돼?] [아아. 어떤 이야기든 간에, 너에게 불평은 안해.] [흐─응, 열심히네. 나는, 시키가 나를 만나러 온 이유쪽이 신경 쓰이는데.] [.....좋으니까, 빨리 해줘. 듣고싶어, 방금 전의 사람의 일을.] 음, 알퀘이드는 기분이 나쁜듯 얼굴을 찌푸린다. 어째서 알퀘이드가 그런 얼굴을 하는지 의문을 가지고 있을여유가, 지금의 나에게는 없다. ........목이 아프다. 선배───시엘선배가, 나에게 검을, 들이대었다. 그 사실이 머리에 가득차서, 그 이외의 것은 생각할수가 없다. [......알았어, 그럼 얘기해 줄게. 사도라고 불리는 흡혈귀는 말이야, 극력으로 자기의 존재를 은폐하려고 해. 그들은 살아있기 위해서 인간의 피를 빨지 않으면 안돼. 그래서 그들이 존재하는 한, 희생자는 반드시 나와. 하지만, 흡혈귀에게 죽임을 당한 사람의 이야기 같은건 별로 나오지 않지? 그게, 왜 그런지 알겠어?] [.....알퀘이드. 내가 듣고싶은건 흡혈귀의 이야기가 아니야.] [정말, 시키를 위해서 순서대로 설명하고 있으니까, 확실하게 대답해. 알겠어? 흡혈귀들은 희생자를 내어도, 주위──시키들이 있는 일반사회네. 그들에게 그 희생자가 발견되지 않게, 인간들의 사회에 이상이 느껴지지 않도록 마술을 행서해서 사실을 은폐해. 그게, 왜 그런지 알겠어?] [......아아, 그야 인간도 바보는 아니니까. 자신들이 살고 있는 곳에 그런 괴물이 있다고 알게되면 반격해. 인간이 아무리 약하다고 해도 경찰 같은게 있어. 흡혈귀 같은것이 있으면, 이이상 희생자를 내지 않기 위해서, 자신을 지키려하지......그렇게 되면 지금의 이 거리같이, 밤에 돌아다니는 사람이 없어지잖아. 그렇게 되면 귀찮아지니까 자신들을 들키지않게 하는거지, 흡혈귀는.] [───뭐, 확실히 그런것도 있지만, 경찰은 어디까지나 인간에 대하는 법률조직 이잖아. 우리들은 그런것은 고려하지 않아. 하지만 뭐, 자기보신을 위해서 자신들의 흔적을 은폐한다, 라는건 맞아. 시키, 흡혈귀 에게는 천적이 있어. 그것도 지금 파워 밸런스가 그 쪽이 높다고 하는, 킬러 같은 집단이. .......다른 초월종들도 그렇지만, 흡혈종은 자신들의 존재가 알려지면 목숨이 위험해져. 설령 작은, 문명사회에서 격리된 산존 하나를 지배해서 비밀의 왕국을 만들더라도, 희생자가 늘어나면 반드시 그들이 냄새를 맡으니까. 흡혈귀들이 비밀리에 인간을 착취하는것은 무엇을 위해서도 아니야, 단지 자기보신을 위해서야. 그들은 사회적인 풍미가 아닌, 그 천적이 냄새를 맡게되는게 싫어서 자연히 시체를 은폐해.] [......흡혈귀의.....천적?] 그렇다는건 흡혈귀와 적대하는 것. ....방금 전, 알퀘이드에게 검을 휘두르던 선배처럼. [....그것도 인간이 아닌 생물인거야?] [무슨 소리야. 그 천적이라는 건 다름아닌 당신들 인간이야.] [────? 천적이라니, 우리들이?] [그래. 먼 옛날, 인갈들은 여러가지 마술, 신비학, 식전의례를 기본으로 조직체계를 만들어, 인간 이외의 영장류를 배제하기 시작했어. 그 최고의 것이 기독교───법왕청이 자랑하는 엑소시스트 집단이야. 구교(카톨릭)은 예전부터 『인간이 아닌것』을 철저하게 도태해 왔지만, 그 중에서도 흡혈귀에 대한 적시는 대단해.] [세계에 어떠한 종교를 봐도, 카톨릭 이상으로 흡혈귀를 적시하는 종교는 없어. 그건 말이야, 뭔가에 홀린거야. 너무나 병적이여서 나 조차도 그들과는 관계하고 싶지 않을정도 인걸.] 하아, 하고 알퀘이드는 한 숨을 쉰다. [여기까지 말하면 알겠지? 방금 전 시키를 죽이려고 했던건, 그 중에서도 이단 사냥을 전문으로 하는 단체의 일원이야.] [매장기관 이라하는, 크리스트교의 모순점을 법이 아닌 힘으로 처리하려는 단체야. 결코 앞으로 나오지 않는 킬러 같은 엑소시스트. 모순을 부숴버린다는, 그 존재자체가 암흑으로 있는 그들은 켤코 사람의 앞에는 나오지 않아. 그들은 크리스트교 라는 조직의 안에서는 본래 존재하지 않는 기관. 그러니까───자신들을 알아버린 사람은, 예외없이 말살해버려.] [그 여자──지금은 시엘 이라는 이름인것 같은데, 분명히 이 거리에 숨어있는 흡혈귀를 처리하러 온 거겠지. 그녀석은, 나 이상으로 『적』에 관해서는 후각이 날카로우니까.] 분하다는듯 알퀘이드는 얼굴을 찌푸린다. [................] 할말이 없다. 선배가──흡혈귀를 죽이러 온 엑소시스트라는 녀석 이라니──그런 이야기, 아무리 그래도 믿을수가 없어. 그치만 선배는, 굉장히 사람이 좋고, 그런데 서로 죽이려 한다니───나 같은 이런 이상한 일에 대응 할수있는 사람이, 아니야. [──거짓말. 그런거 거짓말이야, 알퀘이드. 그치만, 선배는 우리 학교의 선배라구. 그게 어떻게, 교회라는 곳의 사람이라는 거야......!] [웃. 시키, 그녀석과 아는 사이야?] 용서안해, 하면서 알퀘이드는 다가온다. [당연하잖아. 아는사이든 뭐든간에, 선배는 우리 학교의 3학년이고, 나는 1학년 때 부터──] ────1학년, 때 부터? [───어──라.] ......뭔가, 이상하다. 듣고보니, 선배는 언제부터 있던 선배인거지. 나는 그 사람이 어느 반인지도 몰라. 기억 이라고는──그 날, 안뜰에서 울타리를 고치던 전의 것은, 없다. ───고마웠어요, 시키군. 선배가 웃으면서 그렇게 말했으니까. 나는 왠지, 그 사람과 계속 알고지냈다는 느낌이 들었다. [──거짓────말.] 원래부터, 가장 위화감을 느끼는건. 선배는 당연하다는듯 시엘이라고 불리고 있지만, 그 이외의 이름은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단지, 시엘이라고만 불렸다. 어째서 아무도, 그런 이름이 의문을 가지지 않았던 거지───. [알퀘이드───선배는......그사람, 대체.........] [그러니까 매장기관의 한 사람 이라고 말했잖아. 8년 전에 들어간 신참이지만, 재능은 탁월했던 모양이네. 지금은 제7 이라고 하는 완전수의 자리에 있는 대행자야] [─────] 알퀘이드가 말하고 있는게 이해가 잘 안된다. 단지, 7 이라는 숫지는, 분명히 완전수이다. 숫자 중에서도 고립된 숫자. 고독으로 갈곳도 없는 숫자. 고립, 고립. 완결하지만, 그 숫자를 붙이는 외전은 전생을 부정한다. ......잘은 모르겠지만. 왜인지, 그런 말이, 머리 속에서 맴돌았다. [.....그렇네, 매장기관의 멤버는 형식상으로 모뎁트 일테니까, 기적으로 어떤 내성도 없는 일반인에게 암시를 거는것 정도는 간단한가. 그 여자는 말이야, 시키들은 속이고 시키의 학교에 들어간 거겠지.] [....암시......그, 최면술 같은거 말이야?] [에에. 암시 라는건 그리 복잡한 명령은 보낼수 없어. 분명히 『시엘을 의심하지 않아』라는 간단한 것을 건게 아닐가.] ......아아, 그렇다. 나도 처음에는 위화감이 있었지만, 만날수록 그런 의문은 사라져 갔다. 거기에 있어도,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 그것이 선배의 특징 이었잖아. [....알겠어. 하지만, 납득이 안가. 선배가 그 매장기관 이라는 곳의 사람 이라는데, 어째서 너와 싸우는거야. 교회의 엑소시스트 라는것은 나쁜 흡혈귀 밖에 퇴지하지 않잖아. 그러면──너와 흡혈귀가 싸울 필요는, 전혀 없잖아.] ───나쁜, 흡혈귀 밖에, 퇴치하지 않아. 그건 예를들어, 인간의 피를 빨고, 길거리에 시체를 버린다, 라는 것 같은. [......알퀘이드, 너───] [응? 왜, 내가 뭘?] 알퀘이드는 정면으로 날 보고있다. .......생각할수 없어. 이녀석이 사람을 피를 빨다니,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 하지만, 실제 살인사건은 일어나고 말았다. 게다가, 교회의 엑소시스트 라는 선배가 알퀘이드를 죽이려했다는 것은. [───알퀘이드. 설마, 어젯밤 살인사건은 네가 한 짓이냐. 그래서 선배는 너를 죽이려고───] 꽉, 하고 이를 악물고. 마치 짝사랑하는 여자에게 고백하는 듯한 기분으로, 알퀘이드에게 물었다. [시키, 그거 진심?] [나도 그런거 믿고싶지 않아.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뭐라는거야. 네로는 이미 죽었잖아. 그러면.....후에는, 그, 너 밖에......없잖아.] .......그렇 말을 한다는 것이, 분했다. 나는 알퀘이드가 마음에 든다. 이 녀석은 내 목숨을 살려주었고, 그 이틀간은 즐거웠다. 그러니까──알퀘이드와 결별을 하는것이, 싫었다. 하지만, 이녀석이 사람의 피를 빠는 흡혈귀라면, 나는──── ────그러자. 탁, 하고 주먹으로 머리를 맞았다. [시키 바보.] [에......알퀘이드.........?] [원래라면 이런걸로 끝나지 않겠지만, 지금의 시키의 얼굴을 봐서, 이걸로 용서해줄게.] 웃는 얼굴로 말하면서, 알퀘이드는 탕, 하고 가볍게 뒤로 물러났다. [시키. 당신, 좋은 사람이네.] [무슨─────] 갑자기 그런말을 해서, 확 하고 얼굴이 달아올랐다. [게다가 굉장히 솔직해. 나, 당신의 그런 점, 마음에 들었어.] 알퀘이드는 기쁜듯이 웃는다. 거기에는, 그───역시 어떻게 봐도, 그녀가 사람을 죽이고 피를 빨았다는 이미지가 아니야. [알퀘이드, 그럼────] [에에. 시키가 말하는 살인마는 내가 아니야. 그건 내가 아니고 다른 흡혈종의 짓이야.] [─────] 쏴아, 하고 가슴의 응어리가 없어진다. 그런가───역시, 알퀘이드는 그런 짓을 하지 않았구나. [그런가──너 이외의 흡혈종의 짓인가.] 그거라면 안심이다........라니, 그거, 뭔가 이상해. [잠깐만 알퀘이드. 다른 흡혈종의 짓이라고 말했는데, 그렇게 계속해서 흡혈귀가 나오다니, 이상하지 않아?] [무슨 말 하는거야? 새로운 흡혈귀 같은건 나오지 않아.] [───무슨. 그치만 이미 네로는 없다구. 네로 이외에 그런 짓을 할 녀석같은건, 이제 없잖아.] [....그런가. 시키 굉장한 착각을 하고 있었네.] 하아, 어이없는듯 알퀘이드는 한 숨을 쉬었다. [알겠어? 시키가 말하고 있는 연속살인사건 이라는건 말이야, 처음부터 한 사람의 흡혈종의 짓이야. 새로운 흡혈종 같은건 오지도 않고, 네로도 그 사건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에? 네로도, 관계없어.......? [뭐야──그거, 무슨 의미야.] [말한대로의 의미인데........정말, 시키는 착실하면서도 어딘가가 빠져있어. 생각해봐 시키. 분명히 네로는 흡혈종 이지만, 그녀석이 사람의 피를 빨았어?] [빨았어 라니, 그녀석은 사람을 머리부터 먹었잖아───, 아.] 그런, 건가. 어째서 그런 간단한것 조차 알아차리지 못한거지. 살인사건의 피해자들은, 피가 빠져나간 유체로 발견되었다. 하지만 네로는 달라. 그녀석은 일절 시체를 남기지않아. 피를 빨면서 육체까지 먹어버려서, 그 흔적을 없앤다. 실제, 호텔에서 그녀석에게 먹힌 사람들은 살인사건이 아닌, 행방불명으로 취급되었다. 그러면──그건, 맹백히 거리에서 일어나는 사건과는 다른것이다. [기다려봐. 그럼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사건은 뭐야. 대체 어디의 누구가 그런 짓을 하고있다는 거야.] [그러니까, 그 사건은 네로와는 다른 흡혈종의 짓이야. 정확히는 그녀석이 있으니까 내가 이 거이에 와서, 네로는 나를 쫒아서 이 거리에 왔다, 라는 상관도 일까.] [───무슨. 그, 그러면 네가 쫒고있던 적 이라는 것은 네로가 아니었다는 거야.........! ?] [에에. 나, 처음부터 자신의 목표는 네로라고 말한적 없었지? 네로에게 있어서는 표적은 나 였겠지만, 나에게 있어서의 표적은 네로가 아닌, 이 거리에서 『살인마』라고 불리는 흡혈귀 뿐이야.] [무슨───] 경악하면서 숨을 삼킨다. 하지만───분명히 알퀘이드의 말대로이다. 알퀘이드의목적이 흡혈귀를 죽이는 것이라면, 나는 완전히 속단해서, 이녀석은 네로를 쓰러뜨리기 위해서 왔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면 뭐야? 그 밤 네로와 싸운건, 실은 전혀 무의미한 일이었다는 거야.........! ?] [무의미한건 아니야. 시키는 나 대신으로 싸워주었잖아. 뭐, 원래 시키가 나를 죽이지만 않았다면, 그런 일이 있지는 않았겠지만 서도.] [──────] 현기증이 난다. [....결국, 네로는 흡혈귀살인에는 전혀 관계가 없고, 최근 1개월간 거리를 떠들석하게 한것은 다른 흡혈귀의 짓이라는 거야........?] [응, 그런거야. 하지만, 이건 내가 해결할 문제니까 시키는 신경쓰지 않아도 돼. 그런것 보다, 저기.] 즐거운 듯이 웃으면서, 알퀘이드는 멍하니 있는 나를 올려다본다. [어젯밤은 어땠어? 누가 나왔어?] [하?] 어젯 밤이라니, 무슨 일이지. 알퀘이드가 하는 말이, 이해가 잘 안간다. 나는 알퀘이드의 말을 멋대로 잘못 이해했던거 만을 생각하느라, 알퀘이드가 말하는 것을 알리가 없겠지만───, 어라? 어젯 밤에 누가 나왔어, 하고 알퀘이드가 물어온 건가───? [......알퀘이드. 어젯 밤 이라니, 뭘.] [어머? 이상하네, 분명히 몽마를 보냈었는데.] [잠깐. 뭐야, 그 몽마 라는건.] [에또, 요약하면 그 본인이 바라는 꿈을 꾸게 해주는 사역마를 말하는거야. 시키는 남자니까 서큐버스를 보냈는데, 좋은 꿈 꿨지?] [너─────] 좋은 꿈 꿨지, 라닌, 그건. 현실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리얼한 꿈을 생각해 내고는, 확 하고 얼굴이 달아 올랐다. [너, 그거 네가 한 짓이냐───!] 희죽, 하고 알퀘이드가 웃었다. ────앗차. 가만히 있으면 이런 화제는 금방 끝날것인데, 일부러 자신이 인정하다니─── [아, 역시 갔었구나. 그래, 그래서 어떤 꿈이었어? 몽마는 시키가 바라는걸 형태로 나타내어 주니까, 기분 좋았지?] 어떤 꿈이었냐니, 그런────] ───그런거, 죽어도 말못해. [알퀘이드와는 관계없잖아. 됐으니까 신경꺼.] 알퀘이드로 부터 시선을 돌리고, 고집을 부렸다. 하고 하는데고, 저기─저기─, 하고 알퀘이드는 집요하게 물어온다. [저기, 가르쳐줘. 시키가 어떤 꿈을 꿨는지 정도는 가르쳐줘도 되잖아.] 알퀘이드는 흥미본위의 어린이 같이 물어온다. 아무리 시선을 돌려도 곧바로 앞에 와서는, 저기─저기─, 하고 말한다. [.....부탁이니까, 그정도로 해줘. 그 꿈은 어떻게 됬었다니까.....지금도, 그런───] 그런 꿈을 본 이유를 모르겠어. 알퀘이드는 내가 바라는 것 이라고 말했지만, 그것이 내가 바라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지않아. [아, 그거 혹시 악몽이 되었다 던가. 그 아이, 상대가 마음에 들면 마음대로 각색해 버리니까. 또, 제대로 못했다면 어쩔수 없지만.] 중얼중얼 하고 알퀘이드가 말한다. [.........? 마음대로 각색한다니, 무슨 말이야.] [대상이 바라는 것을 자기류로 해석해버려. 시키에게 보낸 몽마는 아직 어린아이니까, 장난을 좋아하는 것이겠지.] [────그런, 가.] .....안심했다. 그렇겠지, 아무리 그래도 그런 꿈──내가 꿀 일은 없으니까. 후우 하고 가슴으 쓸어내렸다. 이걸로 나의 결백은 그런대로 증명된 것이지만─── [알퀘이드. 너, 왜 그런 시끄러운 녀석을 모낸거야. 장난이라고 해도 정도가 있다구, 그거.] [웃. 장난 같은게 아니야. 시키에게 몽마를 보낸건, 네로를 쓰러뜨려준 감사의 인사라구. 당신에게는 감사하고 있으니까, 기뻐해주면 좋겠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인사라니──아니, 감사하는건 기쁘지만, 그.] 아무리 그래도, 그런 인사는 거절하고 싶다. [뭐야. 사람의 호의를 못 받겠다는 거야, 시키는.] [....저기 말이야. 사람이 아니고 흡혈귀잖아, 알퀘이드는.] [.......그건......그렇지만.] 축, 하고 알퀘이드는 어깨를 늘어뜨린다. ....뭐라고 할까, 알퀘이드는 감정표현이 직선적이다. 기뻐했다가 화냈다가 반성했다가, 아무튼 팍팍 표정이 바뀌어서──그,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해. .....말로는 흡혈귀 잖아, 라고 말하면서. 나 자신, 그런 사실을 잊어버를 정도로, 알퀘이드는 인간같다. [아──가로등이 들어왔다.] 방금 전 까지 꺼져있던 가로등에 불이 들어왔다. 달빛 밖에 없던 공원에, 이걸로 다소 밝아진건 같다. [그 여자가 결계를 해제한 걸거야. 아무도 공원에 들어오지 않게 하려는 암시였겠지만, 시키에게는 통하지 않았던 것인가.] [응? 뭐야, 방금 전 까지의 정전은 선배가 한 짓인거야?] [에에, 그들 중 잘하는 사람의. 나와 시키와는 관계없는 일이야.] [그런데 시키. 하나 묻겠는데, 당신은 시엘을 어떻게 생각해?] 알퀘이드는 차가운 목소리로, 갑자기 그런걸 물어온다. [.....선배라니.....왜 그런걸 묻는거야, 알퀘이드는.] [그냥이야. 나 그여자가 싫어. 방금 전에도, 서로 정보를 교환하자는 것으로 만났지만, 이야기 하는 도중에 점점 화가나서, 결국 죽이려고 했었고.] [주, 죽이다니───어째서 그런 말을 하는거야 너는! 대체 선배는 흡혈귀가 아니잖아. 어째서 알퀘이드가 선배를 죽인다, 라는 말을 하는거야.] [그건 이쪽이 할말이야. 말해두겠는데, 먼저 손을 내민건 그녀석 쪽이니가.] [────에?] .........먼저 손을 내민건, 선배 쪽.......? [그래. 『역시 그만두죠. 저, 당신의 존재를 인정할수 없어요』라고 말하고는, 갑자기 덥치려 했으니까. 차분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매장기관의 사람은 모두 호전적이야. 시키도 속으면 안돼.] [무슨─────] 호전적이라니, 그 선배에게 있어서 그런──── [────시키. 당신 그녀석에게 지금가지 속아 온거지? 그런데 어째서 그 녀석 편을 들려는거야. 그녀석은 말이야, 아무것도 모르는 시키를 속이고, 일반인 행새를 해왔어. 이용당해서 분하다는 생각 안들어?] 알퀘이드는 노려본다. [....................] 그건. 분명히 선배가 알퀘이드같이, 나와 다른 쪽의 사람이었다는 건 충격이었지만. 하지만, 속았다 라는 감각은 전혀 없다. 역으로 몇 번이나 선배가 날 살려주었다. [나는─────] .........선배를, 정체를 알게된 지금도 선배라고 생각해. 그 사람과 점심을 함께 먹고, 아리히코와 셋이서 바보같은 이야기에 빠지거나, 교문까지 함께 돌아가는건, 즐겁다. 그러니까───될수 있으면. 선배의 정체같은건, 모르는 편이 좋았을것을. [시키. 당신, 그 여자와 나, 어느 편이야?] 알퀘이드의 눈이 흔들리고 있다. 지금까지의 인간 같은것이 아닌, 사냥감을 사냥하는 육식동물 같이 감정이 없는 눈. 알퀘이드에 있어, 시엘선배는 어떻해서든 용서할수 없는 적이댜. 그러니까 저런, 적의에 찬 시선을 보낸다. 내가. 그녀의 적의 편을 든다면, 그 시점에서 토노 시키 조차도 적이다 라는 것 처럼. [......알퀘이드.......] 말이 막힌다. 나는─── 1, 알퀘이드를, 놔둘수가 없다. 2, 그 사람은, 소중한 선배이다. -선택. 나는, 그래도───선배를, 적 이라고, 생각하고 싶지않아. [..선배는 소중한 친구야. 아군 이라던가 적 이라던가, 그런 편가르기는 할 수 없어.] [뭐야. 그럼 나는 어떤 편이야?] [너는───그냥 놔둘수 없는 녀석 이라할까, 그.......] 볼을 긁는다. 그냥 놔둘수 없다고 할까───선배와는 다른 의미로 신경이 쓰인다. 오늘 방도, 이녀석을 찾자 라고 생각해서, 하지만 좀처럼 보이지 않아서 화가났다. 그건, 반한 상대에게 질투하는 듯한 감정에 가까웠다고 생각해. [──────아.] .....아니, 그럴리가 없어! 분명히 이녀석은 미인이지만, 나는──── [아아, 이제 됐어! 왜 그런걸 묻는거야, 너는!] [그런거, 내가 알리가 없잖아!] 괜히 화를 냈더니, 그 이상으로 상대도 화를 냈다. [이제 됐어, 시키 같은거 이제 몰라!] [어이, 잠깜 기다려. 어디에 가는거야] [시키에게는 관계없어. 따라 오지마!] 정말로 화가 난 것인가, 알퀘이드는 돌아보지도 않고 걸어가 버렸다. 알퀘이드의 모습은 점점 멀어져간다. [...............아] 저녀석, 어디로 갈 작정이지. [.....뭐야, 갑자기 딴지 걸어와서.] 응. 몽마 같은 녀석을 보내서 당황했으니까, 화를 내는건 이쪽인데. [.....나, 무슨 화낼만한 짓 했었나.......] 모르겠어. 원래 흡혈귀가 생각하는거 내가 알겠냐. [─────] 알퀘이드는 혼자 화나서 어디로 가버렸고, 나도 듣고 싶은건 들었으니까 집에 돌아가자. .....하지만 발은, 조금도 저택으로 돌아가려 하지 않는다. 이성은 분명히 이로정연 하고 있는데, 마음이 듣지 않는다. ───흔히 하는 말이지만. 좋고 나쁨의 감정 이라는 것은, 변명이 아닌건가. [─────아아, 정말!] 제길, 왜 이렇게 그냥 놔둘수가 없는거지, 그 알퀘이드 라는 녀석은.......! [알퀘이드! 잠시 기다리라고 말했잖아!] 그렇게 말하고, 돌아보지도 않고 걸어가는 알퀘이드를 쫒아갔다. 알퀘이드는 밤거리를 걸어간다. 단지 앞 만을 보고, 금발을 늘어뜨린 흰 그림자. 그 모습은, 처름 그녀를 보았을 때의 이미지와 굉장히 일치한다. 아니, 아니면. 밤의 공원에서, 네로와 대치하던 때의 알퀘이드 그 자체 일지도 몰라. .......왠지, 싫은 예감이 든다. [어이, 알퀘이드.] [──────] 알퀘이드는 돌아보지도 않고 걸어간다. [내 말을 들어라니까. 뭘 하고 있는지 정도를 가르쳐줘도 괜찮잖아.] [──────] 알퀘이드는 역시 돌아보지 않고 걸어간다. .....여기에서 물러나는 것도 보기 안좋다. 그렇지만, 어쨋든 말없이 뒤를 따라가기로 했다. 뚜벅뚜벅 하는 발소리를 내면서 말없이 산보를 계속한다. ───그러자. 우뚝 하고 멈춰선 알퀘이드가 돌아보았다. [따라오지마. 뒤에 당신같은 보통 사람이 있으면 폐 라는거, 몰라?] [───그러니까, 뭘 하려는건지 가르쳐주면 돌아간다니까.] [........시키와는 관계없으니까, 내버려둬.] 휙, 하고 알퀘이드는 앞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런. 또 무언의 배회가 시작된것 같다. 대로에 다다렀을 때, 알퀘이드가 발을 멈추었다. [───찾았다.] [에.......?] 알퀘이드의 목소리가, 다른 사람처럼 차갑다. [─────아.] ........등 근육이 떨린다. 등 뒤에서도, 지금의 알퀘이드가 얼마나 적의를 품고있는지, 확실히 느껴졌다 [알퀘이드───너, 무엇을───] 할 작정이냐, 라고는 말할수 없다. 그게 그녀가 뭘 하려고 하는지, 말하지 않아도 알것같다. 알퀘이드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것은, 틀림없이 『살의』였기 때문이다. [어이───뭘 생각하는거야, 너.........!] [────] 알퀘이드는 대답하지 않는다. 그 시선 앞에는, 아무렇지않은, 등이 넓은 남자가 걸어가고 있을 뿐이었다. [시키. 안경을 벗고 저 사람을 봐.] [저 사람 이라니──저 샐러리맨 말이야?] [빨리. 내가 뭘 하려는지 알고싶으면, 질문은 나중에.] [───알겠어. 길에서는 그다지 보고 싶지는 않지만───] 안경을 벗었다. [.........쿠.] 관자놀이에 가벼운 두통. 그 아픔과 바뀌어, 희미하게, 지면과 벽에 『선』이 보인다. [묻겠는데. 시키, 당신이 보통 상태로 『점』이 보이는건 생물 뿐이지.] [에───? 아아, 그러고보니 그런것 같아. 건물에는 선 밖에 안 보여.] ......호텔 사건 때는 보였었지만, 그건 기절할 정도의 두통을 수반한 결과였고. [그렇겠지. 당신은 생물이니까, 광물의 죽음을 이해할수 없는거야. 그러니까 광물의 죽음을 『보기』위해서는, 먼저 그들과 같은 지향성을 가지기 위한 회선이 이어져 있지 않으면 안돼. 『보기』위해서는, 『이해』하지 않으면 안되니까.] [그럼 더 묻겠는데, 지금의 시키가 봐서, 저 사람은 어떤 느낌이 들어?] [─────?] 그런거, 평상시와 다를게 없다고 생각하는데─── [──── ! ?] 나도 모르게 뒤로 물러나 버렸다. .........뭐야, 저거. 분명히, 어떤 사람이라도 『선』은 있어. 하지만 그건 헤아릴수 없을 정도의 수로, 어떤 의미로 기하학적규모 같은 것이다. 그런데──저건, 뭐야. 몸 전체에 『선』이 있어. 『선』은 정맥동맥 같이 눈에뛰게, 『선』으로 도배가 되어 있어서 저 남자가 어떠한 풍모를 하고있는지 조차, 보이지 않아. [─────욱] 토할것 같다. 그, 검은 『선』───낙서가 사람의 모습을 한 여러 부위에, 피를 흘르는 듯한 『검은 점』이 보인다─── [시키에게는 어떻게 보여? 나는, 시키에게 보통 사람처럼 보였으면 하는데.] [──────] 알퀘이드의 말에 대답할수가 없다. 지금은───토할것 같은 기분을 참는게 최선이다. [───그래. 유감이네, 시키는 저것에도 죽음이 보이다니.] [아아.....왠지 보통, 과는 다르, 지만......선은, 보이고, 있어....] [역시──죽은 사람 마저도 죽일수 있는거네, 당신은. 목숨이 있고없고의 문제마저 무관계. 움직이고 있는건, 파괴할수 있는 것이라면 예외없이 정지시킨다───뭐야, 진짜 괴물을 당신 이잖아.] [에─────] [보는바와 같이, 저건 이제 사람이라고 부르지 않아. 자신들의 죽음 이라는 부채를, 다른 사람의 피를 빨아 들이는 것으로, 무마시켜 가는 흡혈귀니까.] 알퀘이드는 걸음을 빨리한다. 일직선에, 어디에나 있을법한 남성을 향해서. [어이, 알퀘이드────] [시키는 거기에 있어.] 남성을 알퀘이드를 알아차린 것인지, 도망치듯 뒷골목으로 달려간다. 알퀘이드는, 발소리를 내지않고 걸어간다. 달빛 아래, 그녀의 몸은 뒷골목으로 사라졌다. ───두근 심장 소리가, 매우 가까이서 들렸다. 아직 밤이 그리 깊지않는 시간. 시끌벅적한 번화가 안에 있는데도, 자신 이외의 인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두근. 안경───안경을 빨리 쓰지 않으면. 그러지 않으면, 싫은것을 보게 된댜. 지금까지 보았던 것은 시작에 불과할 정도의 어둠을, 보게 된다. ───두,그,은. 하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아. 조각난 세계를 보는 나안(裸眼)은, 매료된것 처럼, 알퀘이드가 들어건 뒷골목을, 벽을 넘어서 보고있다. [───────] 갑자기, 소리가 끊겼다. 사람의 기척도, 바람의 소리도, 흙의 냄새도. 모두, 얼어버렸다. ────────끼이. 절대영역의 달 아래. 벽 넘어로, 무언가, 이질적인 소리가 나고있다. ─────────고오. 보일리가 없고, 소리 같은것도 들리지 않는다. ───────철, 퍽. 그런데, 보였다. 죽음과 죽임이 충돌하는 소리를, 이 눈이 확실히 보았다. [우────] 시계가 붉다. 어째서───보이지 않아야 할것인, 『죽음』을 보게 되는거야, 이 눈은. [─────] 안경. 안경을 쓰지 않으면, 머리가 어떻게 될것같다. 목 부위까지 올라온 구토감을 버티면서, 떨리는 손으로 안경을 고쳐썼다. 소리와 빛이 돌아온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번화가에 이상은 없다. 잡다한 시끄러움과, 주위를 걸어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장식된 가게의 쇼윈도의 밝음과,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의 엔진 소리가 넘치고있다. [하아──하아, 하아───] 호흡이 잘 안된다. 안경을 쓰고 있어도, 어딘가 시계의 구석에 방금 전의 『죽음』이 남아있는것 같아서, 기분이 나쁘다. 알퀘이드가 뒷골목에서 나왔다. 거기에는 방금전 까지의 살기가 전혀 없이, 평상시처럼 기분이 좋은듯이 보였다. [알──퀘이드........?] [어머? 아, 그런가. 시키 아직 남아있었구나.] [남아 있었다니, 너 말이야.......] 그런 것을 봐놓고, 그리 간단히 돌아가겠냐. [어머, 왜그래 시키? 당신, 생기가 전혀 없는데.] [──신경쓰지마, 그냥 빈혈이야. 그것보다 알퀘이드. 지금 것, 대체 뭐야.] 알퀘이드의 팔을 쥐고 노려본다. [잠───시키, 갑자기 무슨짓이야. 괴로우면 집에까지 대려다 줄까?] [필요없어. 그런건 됐으니까, 지금의 녀석이 뭔지 대답해줘. 여기까지 봤는데, 지금에 와서 관계없는 일이다 라고 말하면 때려줄테니까, 알퀘이드.....!] 헉헉, 하고 호흡이 괴로운것을 무시하고, 알퀘이드에게 다가간다. [────────] 알퀘이드는 엄한 얼굴로 바뀌었다. 하지만, 나도 물러날 생각은 하나도 없었다. 한동안 서로 노려다본 끝에, 알퀘이드는 하아, 하고 한 숨을 쉬었다. [정말. 생각보다 끈질기네, 시키.] [..............미안하네, 끈질겨서.] [바보네, 칭찬이야. ───자. 그럼 장소를 바꿀까.] [장소를 바꾸다니, 왜] [시키에게 이야기해 주기 위해서잖아. 이런 장소는 뭐하니까, 공원으로 돌아갈까. 시키, 걸을수 있어?] [아......바, 바보취급 하지마. 이런 빈혈, 일상다반사다.] 뭐야, 하고 유감인듯 웃으면서, 알퀘이드는 걸어간다. 현기증을 버티면서, 그 뒤를 따라간다. [자, 그럼 시키가 바라는대로, 뭐든지 이야기해 줄게. 물어보고 싶은게 있으면 사양말고 물어봐.] [그럼 묻겠는데, 방금 전의 녀석은 뭐였어. 너는 흡혈귀라고 했는데, 그게 너의 목적인거야?] [아니야. 분명히 그것도 처형하는 대상이지만, 그런 사자를 흙으로 되돌리는게 목적이 아니야. 그건 나의 『적』의 부하니까 처리한것 뿐이야. 그런거라도, 놔두면 사람을 죽여서 힘을 축적하니까.] [......알퀘이드. 그, 좀더 내가 알기쉽게 설명해 주지 않을래. 나에세는 방금 전의, 그 이상한 녀석이 인간인지 뭔지 모르겠어.] [그런가. 시키에세는 흡혈귀에 대해서 제대로 이야기한 적이 없었었네. 네로는 흡혈귀 중에서도 특이한 흡혈귀 였으니까, 설명할 필요도 없었겠지만.] [.....? 제대로된 흡혈귀 라니, 뭘.] [그러니까, 당신들이 상상하고 있는 흡혈귀 말이야. 불로불사이고, 사람의 피를 빨고, 피를 빤 사람도 흡혈귀로 해서, 사역하고, 태양빛 앞에서 없어지는 당연한 흡혈귀. 나의 『적』은, 그런 구 타입의 흡혈귀야.] [.........에또, 그러니까 그 『적』 이라는것이 거리에서 살인을 일으키고 있다는 녀석 인거군.] [........어떨지. 실제로 사람을 죽여서 피를 빨고 있는것은, 방금전에 처리한 『사자』의 일일지도 몰라. 시키, 네로가 몸 안에서 산 같이 많은 사역마를 장비하고 있던건 기억하지?] [────아아. 그렇게 간단히 잊을일이 아니야, 그건.] [방금 전의 사자는 그것과 같아. 알겠어? 흡혈귀에게 피를 빨려서, 그 때에 흡혈귀가 피를 보내면, 그 사람은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세에 남게되. 이걸 사자라고 해서, 흡혈귀의 일반적인 사역마로 하고있어. 아, 시키에게는 좀비라고 하는게 좀더 알기쉬울까. 그건 시체에 기생하는 하이치의 백사인데, 움직이는 시체라고 하면 좀비가 유명하지?] ───응, 그렇게 말해주는 편이 확실히 이미지가 떠오른다. [알겠어, 그러니까 방금전의 남자와 이미 예전에 흡혈귀에 의해 죽어서, 그 후에 좀비가 되어 쓰이고 있다는 것이 되는거지?] 그래그래, 하고 만족스러운듯 끄덕이는 알퀘이드, [───모르겠네. 흡혈귀 라는건 어째서 그런 일을 하는거야. 죽인 인간을──죽여버린 인간을 말이야, 그대로 살려서 부려먹다니, 취미가 나쁘군.] [그렇네. 흡혈귀가 악취미인건 인정해. 하지만 그건 사도에 한한 이야기야. 처음부터 흡혈종 이었던 것은 그다지 그런 짓을 하지않는걸.] [────?] 처음부터, 흡혈귀 였던것........? [───생각났다. 그러고보니 말했었지, 흡혈귀에게는 두가지 종이 있다고. 처음부터 흡혈귀 였던것과, 인간에서 흡혈귀가 된 흡혈귀. .......전에 들었을 때, 그 이야기가 마음에 걸렸었어. 왠지 이상하다고. 애시당초, 처음부터 흡혈귀가 아니라니, 그건 무슨 말이야?] [무슨 말이든 아니든간에, 사도는 원래 인간이었던 거야. 마술의 결과로 불로가 된 것들과, 진조에게 피를 빨려서 부하가 된 것이 있어. ........시키, 당신은 방금 전 죽인 인간을 사역하는 것이 악취미라고 말했지만, 그런건 그나마 나은거야. 그 중에는 더욱더 이해불가능한 놀이를 고안하는 흡혈귀도 있으니까.] [───놀이 라니──뭐야, 그거. 너희들은 장난으로 사람을 죽여서, 그 시체를 장난감으로 삼는다는 거야........!] [....부정은 하지않아. 흡혈귀에 있어서 『오락』은 호흡과 마찬가지야. 인간 이라는 연환종으로 있으면서, 불완전 하면서도 불로불사에 가까운 그들에게 있어서 최대의 적은 "심심함" 이었어. 원래 우리들과 달라서 목적이 없으면서, "불로불사"가 된 그들은, 불로불사를 손에 넣은 순간에 모둔 물욕이 없어져 버려. 목적이 불로불사 였으니까, 뭐 어쩔수 없다면 어쩔수 없는거지만,] [───심심하니까 놀고싶어, 하는 장난같은 소리는 하지말아줘. 대체, 나이도 먹지않고 죽지도 않는다고 하니까, 이제 그걸로 충분한거잖아. 다른 즐거움 같은건 필요없는거 아니야.] [그러니까, 그걸로 충분하게 되 버렸다는거야, 그들은. 하지만 그걸로는 존재의 의미가 없어. 자신들의 무가치와───정지해 버렸다고 인식한 생명은, 거기서 존재하고 있는 가치가 없어져버려. 불로불사 라는건, 죽음의 별명인거야.] [그러니까 그들은 점점 마모되어가서, 자신들이 오락을 만들기로 했어. 살아 있다고, 지신들은 아직 즐거움이 있다고 자신들을 변호하듯이.───그게, 귀족의 발단. 그들은 인간의 흉내를 내서, 자신을 영주로 해서, 자신들의 세력을 넓히는 게임을 시작했어. 있는그대로 말하자면, 사자의 왕국이네. 뜻밖에, 그건 그들에게 있어서 자극적 이었던것 같아.] ............다른 사람의 일처럼 말하는 알퀘이드. 그런 알퀘이드도 그 한 사람일 터인데, 그녀에게는 그런 취미가 없는것 같다. [그럼, 여기에 이야기는 전후하겠지만, 사도는 원래는 인간이야. 마술을 연구해서, 그 연구 끝에 흡혈귀가 된 케이스도 있지만, 대부분은 피를 빨린 인간이 사도가 돼. 사도는 분명히 불로불사지만, 그들은 영구기관이 아니야. 다른 사람에게서 명을 흡수하지 않으면 불로불사로 있지 못하게 돼. 불완전한 불로불사라고 말했지? 사도는 결국, 인간이라는 포식대상이 없으면, "불로불사"로 있을수 없어. 하지만, 인간을 포식하고 있으면 "흡혈귀" 하는 자신의 존재가 명확하게 되어버려. 그렇지않아도 사도는 활동하고 있는것 만으로도 장을 왜곡시켜 버리니까, 언젠가 시엘 같은 교회의 대행자를 불러오게 되어버려.] [.......에또, 그건 결국, 흡혈귀는 자신이 하고싶은 대로 활동할 수 없다는거야?] [그렇네. 교회와의 계약을 깨고 마음대로 활동을 하면, 즉각 발견되어서 소멸해버려. 그래서 사도의 대부분은, 자신이 자고있어도 자신에게 인강의 혈육을 넣어줄 분신을 만들어. 피를 빨아서ㅡ 자신의 피를 시체에 보내어서, 자신의 부하로서 활동하게하는 생자의 의태(擬態). 이걸 우리들은 단순히 "사자" 라고 부르는거야.] [.....흐응....그럼 방금 전 알퀘이드가, 그 , 처리한 사자 라는건 사도라는 녀석의 병사같은 것이구나.] [병사 라기 보다는 인형이네. 원래 피를 빨린 인간이 자력으로 흡혈종으로 재생하는 과정을 무시하고, 완전히 사도 분신으로 조종하고 있으니까. 사자는 부모인 사도와 연결되어있어. 사자도 자신이 생존하기 위한 에너지를 필요로하니까 인간을 습격해서, 육체를 먹어. 하지만, 그 반 이상은 부모인 사도에게 흘러가는 거야. 요약하면 여왕벌을 먹이는 일벌 같은거지. 사자를 조종하는 사도는, 자신의 관 안에서 자고있는것 만으도로 힘을 비축할수 있는거야.] [.........나의 『적』이 간단히 발견되지 않는것은, 『적』이 사자를 많이 사용하고 있으니까. 그녀석이 자신의 손을 더럽히는건 딱 한번. 그 후는 사자가 된 인간을 조종해서, 자신은 자고있는것 만으로도 영역을 넓혀가. ────살인사건이 의한 유체가 몇 구나 발견되었다고 했지만, 그런것은 위조에 실패한것 뿐인거야. 실제로, 이 거리의 희생자는 100명을 넘어가고있어. 아무도 모르게 없어진 사람들의 일부분이, 당신들이 떠들고있는 희생자 라는것이네.] [무슨────] 백인단위───? 그, 흡혈귀에게 피를 빨려서 죽은 사람이 그렇게나 있다는건가? 게다가, 피를 빨린 인간도 똑같이 피를 빠는 괴물이 되다니, 방금 전 같이 아무렇지않게 거리를 배회하고 있다니─── [........장난, 이야.] 삼일전. 호텔에 묵고있던 사람들이, 그야말로 아무의미도 없이 죽어간것은, 생각해냈다. 나는 그 호텔에 있었지만, 그 장면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말 이상으로는 상상을 하지 못하고, 그것이 얼마나 증오할만한 폭력이었는가를 몸으로 느껴보지 못했다. 지금도 그것과 같다. 인간의 피를 빠는 흡혈귀가 있어, 그녀석이 조금씩 자신의 영역을 넓혀간다고 들어도, 실감이 안간다. ──단지. 아무 이유도, 어떠한 전초도없이, 예를들면 자신의 가장 가까운 사람이 그렇게 죽었다면,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상상도 하고싶지 않은데도, 아주 조금. 피를 빨려서, 그야말로 쓰레기 같이 버려져있는 아키하의 모습을 상상한다. [큭─────] 머리에 오는것은──그런 최악의 상황이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는 이거리의 상황과, 그걸 알아차리지 못한 자신의 무사태평함이다. [역시 화났구나, 시키. .....내가 이야기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은, 이건 포식당하는 측───당신들에게 있어서는 일절의 변명도 용서받을수 없는 『악』그 차제이기 때문이야. 시키에게 있어서 기분좋은 이야기는 아니었지?] [───뭐, 그렇지.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이제부터 어떻해야 할지 모르게돼.] ........그래. 내일에라도 친한 사람이 희생자가 될지도 모르는 거리에서, 지금까지 해온것 처럼 평화롭게 살아갈수는 없어. 알아 버렸다면. 나는, 네로 때 처럼 싸우지 않으면 안돼. [.............큭.] 그런. 정신이 나기기 직전까지 갔었던 싸움을, 또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인가. [봐, 시키 또 그런 얼굴을 하고. 좋아, 시키는 안심해. 흡혈귀들의 천적은 이 나라에는 없는것 같지만, 지금은 내가 있으니까. 말했잖아, 나의 목적은 흡혈귀를 퇴치하는 것이라고.] 방금 전까지의 분위기는 어디로 간것인지, 알퀘이드는 밝게 되었다. [아아, 그건 들었어......하지만, 알퀘이드도 흡혈귀잖아. 어째서 그런, 인간 편을 드는일을 하는거야.] [나, 별로 인간 편을 드는것은 아니야. 단지, 그 이외에 할 일이 없으니까 하는것 뿐.] [─────?] 그 이외에 할 일이 없이, 더욱더 알퀘이드를 모르겠다. [뭐, 그런 일을 하고 있으니까, 사도들이 노리고 있지만, 그 추적의 손인 네로도 시키가 쓰러뜨러 주었잖아? 그러니까, 그 후에는 당초의 예정대로 이 거리에 숨어있는 『적』을 찾아서, 어떻게든 처단할게. 시키는 지금까지 해온것 처럼 보통의 생활로 돌아가, 나 같은건 상관할 필요가 없어.] 뭐가 기쁜건지, 알퀘이드는 웃는 얼굴을 보이며, 그런 말을 했다. [......................] [시키? 뭐야, 또 어려운 얼굴을 하고.] [그야 어려운 얼굴 정도는 해. 그치만, 이건 우리들이 살고있는 거리의 문제니까.] [그러니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니까. 2, 3일 안에 어떻게든 할테니까, 이제 이 이상의 희생자는 나오게 하지않아.] 아아, 솔직히 나도 상관하고 싶지는 않아. ───하지만, 그 대사는. 이 거리를 지킬게 하는 그 대사는, 알퀘이드가 아닌 이 거리에 살고있는 내가, 하지 않으면 안되는 말이잖아. [.......알퀘이드. 그, 하나 묻겠는데. 네가 말하는 『적』이라는 녀석은 강해?] [방금 전의 사자 와는 격이 다르겠지. 이번에는 아직 만나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8년 간이나 숨어있었으니까 제5계급 정도는 되어있지 않을까.] [.....제5계급 이라니, 잘 모르겠지만. 혹시 네로보다 강한거야, 그녀석.] [설마. 네로는 각별해. 그녀석은 내가 제대로된 상태로 싸워도 쓰러뜨리기 힘든 최고순도의 흡혈종이야. 그것에 비하면, 나의 적은 격이 떨어지지.] [───그렇냐. 그렇다면───네가 당할일은, 없겠네.] 안도한 탓인지, 하아, 하고 숨을 쉬었다. [자아, 어떨지. 전의 나라면 문제 없겠지만, 지금의 나는 병상에서 갓 일어난걸. 녀석 쪽이 힘이 더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병상에서 일어나다니, 감기라도 걸린거야 알퀘이드.] [응, 아무래도 시키에게 당한 후유증이 없어지질 않아서. 이 정도라면 이후 며칠간은 안될것 같아.] [─────아.] 그런가───알퀘이드가 약해져 있는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이 나의 책임 이었다. [하지만 괜찮아. 어떻게든 쓰러뜨려 볼게. 필히 흡혈귀를 처달할거니까, 시키가 이 거리의 일을 걱정할 필요는 없어.] [.......바보. 내가 걱정하고 있는건 너야.] [에? 왜 시키가 내 걱정을 하는거야?] 이상하다는 듯이, 알퀘이드가 눈을 크게뜬다. .....그게, 그야 걱정하지. 상대가 네로보다 약하다고 듣고는 안도한것은, 그정도라면 알퀘이드가 당할일은 없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녀석이. 알퀘이드가 상처를 입은 모습이라니, 나는 상상을 할수가 없고, 하고싶지도 않다. [....................] 분명히 이상히다. 어째서 이렇게───나는, 이녀석을 그냥 놔둘수가 없는거지. 분명히 나는 이 녀석을 죽인 책임이 있다. 나 때문에 그녀가 약해져 있다는 빚이 있다. 하지만, 그런것이 없어졌다고, 나는 알퀘이드를 그냥 놔둘수가 없다. ───전에도 생각했지만. 역시, 이런건 핑계가 아닌건지도 몰라. ........자신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보다. 지금은, 알퀘이드의 힘이 되고싶다 라는 기분이 더 강하니까. [전에 한 이야기말인데, 알퀘이드.] [전에 한 이야기 라니, 뭐?] [그러니까. 내가 선배와 너, 어느 편이냐 라는 이야기. [잠깐, 마직막까지 들어줘. 저기 말이야, 그───너는 분명히 상식 밖이고, 제멋대로고 감당못할 녀석이다.] 알퀘이드는 더욱더 기분이 안 좋은듯 눈을 가늘게 뜬다. 그래도 상관없이, 더욱 힘을 실어서, 자신의 감정을 말했다. [......하지만 뭐, 너와 함께 있으면 심심하지 않아. 나는, 알퀘이드가 마음에 들어. 그러니까, 그 적과 결판을 내는 것을 지켜보게 해주지 않을래. ....그, 말하자면 나는 선배가 아니고, 네 편이라는 것인데.........] 힐끗, 하고 알퀘이드의 얼굴을 엿본다. [───────정말?] 알퀘이드는 놀란듯이, 조심조심 내 눈을 바라본다. [......뭐, 그런거야. 내 자신도 어떻게 된거라고 생각하지만, 이미 업질러진 물이니까. 자신이 살고있는 거리의 문제를 그냥 보고만 있을수는 없잖아.] [그럼, 설마────] [아아. 네가 또 약해져서, 나의 힘을 필요로 한다면 협력할게.....그, 방해가 될지도 모르지만.] [응────! 시키가 도와준다면, 못할것도 없어───!] ......정말로, 상당히 기쁜것인지, 알퀘이드의 웃음은 굉장히 빛나고 있다. [하지만 괜찮아? 시키 또 죽을 상황에 빠질지도 몰라.] [그 정도는 각오하고 있어. 그리고, 원래부터 내 눈은 이런걸 위해 있는거야. ───어렸을 적, 그렇게 가르쳐준 사람이 있어. 사람에게 없는 힘이 있으니까, 사람이 할수 없는 일을 해야 한다고. 분명히, 이게 그걸거야.] [흐─응.....시키의 사정은 모르겠지만. 왠지, 그런거 멋지네.] ........알퀘이드는 굉장히 기분이 고조되어있다. 라고하는 나도, 그녀에게 끌려서 기분이 고조되어 가고 있지만. [그럼, 이제부터 어떻할거야. 설마 아까처럼 거리를 걸어서 사자를 찾는거야?] [그렇네, 지금은 그 정도 밖에 할수 있는게 없어. 방금 전으로 12번째 사람이니까, 이정도면 사자도 못박았다고 생각해. 이 거리에 있는 사자를 전부 처리해 버리면 부모 흡혈귀가 나와줄지 모르니까, 그 때 가지는 남은 사자들을 찾는다는 방침이지만. ] 그걸로 괜찮아? 하고 알퀘이드가 시선으로 물어온다. [좋든 뭐든, 나는 알퀘이드를 쫒아갈 뿐이다. 알퀘이드가 그렇게 한다고 한다면, 아무말 없이 따를거야. ──그럼, 한 번 더 가볼까.] [아, 오늘 밤은 이제 됐어. 확률좋게 사자를 조종하기 위해서는, 나름대로의 활동 루트가 정해져 있어서, 하루 밤에 복수의 사자는 활동하게 하지 않을거라 생각해. 안그래도 수가 줄어들고 있으니까, 그 쪽도 나름대로 활동은 하게하지 않는거겠지.] [───그런거야? 하지만, 그럼 알퀘이드로 부터 사자를 숨기려하는 거잖아, 그 『적』이라는 녀석은.] [기본적으로는. 하지만, 『적』이 흡혈귀인 이상, 어떻해서든 다른 사람으로 부터 피와 정을 착취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못해. 그러니까, 그 쪽은 내가 노리고 있다는것을 알고있어도, 최저한의 식료를 얻기 위해서는 사자를 내볼낼수 밖에 없다는거지.] ───하아. 그래서, 그 최저한의 사자가, 방금 전의 남자 였다는 것인가. [그런거야. 그러니까 오늘 밤은, 이 이상 찾아다녀도 쓸데없을거라 생각해.] [.....뭐, 나는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왠지 답답하네, 그거.] [에에. 원래 흡혈귀 퇴치는, 귀찮은거야. 이 거리의 어딘가에 있는 『적』의 관을 찾아야 되니까. 그리 간단히는 끝나지 않을거야.] 알퀘이드는 나에게서 손을 떼고는, 탕, 하고 가벼운 발걸음르로 뒤로 뛰었다. [알퀘이드.......?] [오늘 밤은 여기서 헤어지자. 어차피, 또 내일이면 만날수 있으니까.] 알퀘이드는 춤을 추는듯한 스텝으로 여기를 보면서 멀어져 간다. [내일 이라니──잠깐 기다려, 만날 장소라던가 어떻할거야.......!] [여기면 돼. 시간은──그렇네, 10시 쯤이 딱 좋을까.] 웃는 얼굴로, 실로 멋대로 약속을 한다. [잘자, 시키. 내일, 여기서 봐!] 하고. 손을 흔들면서, 알퀘이드는 사라진다. ───저택에 돌아왔다. 시간은 밤 1시 30분. 저택의 빛은 완전히 사라졌다. [..........위험할, 까.] 저택의 문에 손을 댄다. 철컹, 하는 소리. 문은, 커다란 자물쇠가 안에서 잠겨있다. [────이런. 자를수도 없고.] 잠시 망설인다. 망설인 후에, 문을 자력으로 타 넘어가기로 했다. .......지쳤어. 도둑처럼 문을 타 넘어서, 현관에 도착했다. 문은 자물쇠가 걸려 있었지만, 현관의 문은 열려 있었다. [......히스이, 열어두었구나.] 후우, 하고 감사의 숨을 내쉬었다. 아키하와 코하쿠씨가 일어나지 않게, 종종 걸음으로 안으로 들어갔다. [──────후우.] 한 숨을 쉬고, 침대에 걸터 앉는다. [....................] 알퀘이드와의 약속. 무슨 인과인지, 또 귀찮은 일에 발을 내 딪은 토노 시키. [────어쩔수 없잖아. 그냥 놔둘수가 없으니까 말이야.] 아니면, 놔두고 싶지 않았던 것인가. [그야......알퀘이드를 좋아하지만.] 하지만, 그게 애정인 것인가. 자신의 감정을 잘 모르겠다. 어쨋든, 내일부터 또 알퀘이드를 도와주게 되었다. 지금은 다른 생각하지 말고, 느극하게 몸을 쉬어서, 내일을 맞이하도록 하자─── ───잠이 안와. 눈을 감으면, 여러가지가 떠오른다. 알퀘이드의 일. 이 거리에 숨어있는 흡혈귀의 일. ........검은 법의 모습의, 선배의 일. [─────] .........잠이 안와. 어쩔수 없지, 이럴때는 독서가 최고지. 분명히 전에, 읽다가 만 책이 있었을 텐데──── 가장 처음의 감정은, 오히려 연민 이었다. 노여움도 실망도 아닌. 단지, 눈에 비치는 모든것이 가엽게 보였다. (물론, 가장 가여운 것은 이 몸이지만.) 제한 없이 부서져가는 목숨. 제한 없이 희미해져 가는 생활의 영위. 제한 없이 잊혀져 가는 시간. 모두 떨어질 뿐이다. 그런데도 현명하게 존재하려는 몸부림, 그것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계속 살아간다. 계속 태어난다. 결국, 그것마저 없어진다고 하는데도, 그래서는 그다지 구원받지 못한다. 물론, 죽어가는 존재가 구원받지 못한다는 건 아니다. 우리들에게 처음부터 구원이라는 것은 없다. 구원받지 못하는것은, 그 실험. 영원을 바려고한다, 기가 높다, 도무지 한 문장도 되지않는 정도의 요령이 없는, 누구도 구하려고 하지않는 기도다. 부서져 가는것에는 일절의 흥미가 없다. 혹시 나에게 죽음 이라는 것을 보고, 이해할수 있다고 한다면, 다소의 관심은 생기게 되겠지만 대체로 계측불가능하게 반복되고, 또 반복되는 그 기도. 이미 우스꽝스럽기 조차 한 그 기도를, 단지 하나의 청순한 것으로 바꾸려고 생각했다. 방법은 말할 필요도 없다. 기도는, 이루어지는 시점에서 결과가 된다. 그것 만을 목적으로 살아왔다. 별다른 신념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내가 처음으로 익힌 단어가, 영원 이라는 단어였던것 뿐이다. ...........흐응. 그래서, 어쨋든 가장 손쉽게 영원을 손에 넣으려고 하는거군, 너는. 설마. 그들은 단지 나이를 잘 먹지않고, 쉽게 죽지않는 종 일 뿐이에요. 그들 사이에 들어가려는 것은, 단지 그 몸의 한계를 알아버렸기 때문입니다. 이 이상 앞으로 갈수가 없다면, 이 기에서는 시간이 걸린다. 영원을 구하는 네가 그리 서두루려 하다니 이상한 이야기군. 그래서, 내일에라도 여기를 떠나는 건가. 매장기관에 관한것은 당신에게 맡기겠습니다. 어차피 사제석은 하나밖에 비어있지않아. 여기에서 꼭대기 까지 올라가서 아버지의 유산을 모두 써버렸으니. 기회였었어요, 이것이. .........뭐 상관없지만. 그래서 너는 자신의 마술이론을 완성시킨 것인가. 나는 여기에서 나갈 마음은 없으니까, 너에게 맞추어서 살아갈수는 없어. 뭐, 다행히 나는 여자다. 빨리 아이를 낳아서 너를 도와주도록 하지. 호오. 도와주시는 겁니까, 나르바렉. 그렇네, 100년만 지나면 신참 사도가 대두해 온다. 그녀석의 상대를 하는건 무의미 하니까 무시해버려, 라고 전해두지. 아니요, 100년 이나 기다릴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금방이라도 그쪽의 최상으로 올라갈 거니까요. 이 몸은 최고로 우수한 흡혈종이 될테니까, 10년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허튼소리를. 아무리 너라고 해도, 사자부터 정리하려면 100년은 걸릴거야. 그들 세계의 가열(苛烈)함은 우리들과 비교가 안될정도니까. 제대로된 방법이라면 그렇겠죠. 하지만 처음부터 최강의 흡혈종이 된다고 한다면, 그들의 세계의 법칙도 통용되지 않아. .........모르겠군. 무슨 말이냐, 그건. 간단한 이야기 입니다. 사제전은 사도의 능력이, 그 피를 빤 진조의 능력의 영향을 받는다는건 알고 계시겠지요. 그러니까───정답은 실로 단순합니다. 자신이 최강의 사도가 되고싶다고 한다면. 자신이 피를, 최강의 진조에게 빨리면 되는것 입니다──── 6/ 空の弓 I END 7/ 空の弓 II 꿈을 꾸고있다. 애매한, 의미 같은건 없는, 구운 엿 같은 꿈을 꾸고있다. 그녀를, 좋아하는 건가. 감정의 정체를 알수는 없지만, 어떻게든 신경이 쓰이는것은, 이제 부정할수 없는 사실이라고 생각해. 그녀를, 좋아하는 건가. .........모르겠어. 단지, 내가 어떻게 되려고 할때, 도와준 것은 그녀 뿐이다. 그녀만 없었다면. 비에 젖어서, 그대로 정말로 죽었을지도 몰라. ─────모르겠어. 그러니까, 물어보지 않으면. 어째서 그런 일을 했는지. 어째서, 그런 감정이 없는 눈을 하고있는가 하고──── [───시키님.] .......아침 햇살에 섞여서, 히스이가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시키님. 시간입니다. 일어나 주세요.] 억양이 없는 히스이의 목소리에, 의식이 깨어간다. [──────] 눈을 뜬 순간에, 보기 싫은것이 눈에 들어왔다. 관자놀이에는 총창(銃創) 같은 두통. [아─────] 일어나자 마자 의식이, 와르르, 하고 설자리를 잃어간다. 그대로 현기증을 일으키기 전에, 급히 머리맡의 안경을 집었다. [시키님..........? 기분이 좋지 않으십니까?] [.....아니, 그런게 아니야. 별것 아닌 빈혈이니까.] 가볍게 머리를 흔들어, 방금 전에 보였던 것을 기억에서 떨쳐버린다. [그것보다, 안녕 히스이. 깨워주어서 고마워.] 침대에서 상반신을 일으키면서, 될수 있는한 자연스럽게 웃는 얼굴을 보였다. [아니오, 이게 저의 일이니까. 시키님이 감사할 정도는 아닙니다.] [그런걸까, 나는 굉장히 고마운데. 자명시계의 소리보다, 몇 배나 따뜻한 느낌이 들어.] 침대에서 일어난다. 시간은 아침 7시 전───평상시 보다 10분 정도 이른 시간. [......아아, 아침식사지? 금방 갈테니까 먼저 가있어.] [그게 말인데, 시키님. 그───아키하님이, 시키님에게 여쭈어 볼것이 있으시다면서, 거실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왠지 말하기 꺼리는듯 히스이가 말했다. [......여쭈어 볼것이라....그녀석, 혹시 기분이 별로 안좋은거야.....?] [.............네. 시키님이 어젯밤 저녁늦게 나가신 걸, 알고 계신것 같습니다.] [........아.] 나도모르게 소리를 내고 말았다. 어젯밤 괜히 여파에 휘말려 알퀘이드를 찾으러 가서는, 저녁늦게 돌아왔었지. [.......이런.......일단은 안걸리게 나갔는데.] [네. 저도, 알고있는건, 저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얌전한 목소리로 히스이는 맞장구를 쳤다. [.....? 히스이, 내가 나간거 알고 있었어......?] [아.......] 히스이는 죄송한듯이 고개를 숙였다. [그런가, 히스이는 알고 있었구나. 그래서 저택의 현관이 열려 있었던거군.] [.......................네.] 하고 히스이가 대답했다. [고마워. 덕분에 어젯밤을 살았어. 그, 신경 써줘서 고마워.] [하지만, 그래서 언니도 알아버렸습니다. 저와 언니는 2시간 교대로 저택의 순찰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관의 자물쇠를 제가 풀어놨다는 것을 들켜버려서───] .........그렇군. 코하쿠씨는 아키하의 사용인 이니까, 거기에서 아키하에게 어젯밤의 일이 새어 나갔다는 것인가. [히스이가 사과할 필요 없어. 애초에 밤중에 밖에 나간 내가 잘못한 거니까, 자업자득이야. 히스이가 현관문을 열어둔 것 만으로도, 굉장히 기뻐.] [──────] 히스이는 계속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왜?] [.....아니오, 아무것도 아닙니다. 옷을 다 갈아입으신 후에, 거실로 와주십시오.] 히스이는 뭔가 말하려는 듯한 눈을 하고서는, 복도로 나가버렸다. [.....그런데 큰일났군. 또 아키하의 설교를 듣게 되다니.] 혼잣말을 하면서, 제복으로 갈아입는다. 그럴 시간이 있으면───뭔가, 중요한 일을 하지않으면 안돼. [......그래. 선배에게 이야기를───] [읏────] 또 두통이 났다. 히스이와 이야기를 할 때는 잠잠하던 것이, 혼자가 된 후에 머리가 찌릿찌릿 하고 아파온다. [쿡......먼저, 이거───금방, 가라앉지는 않을것, 같은데.......] 침대에 쓰러져서, 단지 두통을 견딘다. .......아픔은 사라지지 않아. 찌릿, 찌릿, 하고 머리에 못을 박는듯한 아픔. .....덕분에, 방금 전 까지 뭘 생각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되돌려보니, 사건로 부터 8년. 토노 시키는, 계속 이런 바보같은 몸과 타협을 해왔다. 돌발적으로 오는 현기증. 두통. 빈혈. 그것 때문에 얼마나 만은 일을 포기하지않으면 안되었는지, 헤아릴수도 없다. 의사는 기적적으로 목숨을 유지했다고 한다. 이렇게 살아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니까, 다소의 아픔은 참으라는 것인가. ......망가진 눈. 이 눈과 어떻게든 타협을 하게 해준 선생님은, 그 기적을 소중히 하라고 말했다. ......그건. 사람의 목숨은 귀중하지는 않지만, 되돌릴수 없는 것이니까, 소중히 해, 라는 의미 였던 것인가. 최근 몇일간, 나는 많은 사람의 죽음을 봐왔다. 허망하다. 웃음이 나올 정도로 허망한 목숨. 그렇게 쉽게 사라져버릴 것이라면, 원래 그 정도였다는 것은 아닌것인가. 그렇다면, 그것을 존엄하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어, 라. 나는, 너는, 어째서, 언제까지, 그런걸 생각하고 있는거지? [.........하아.] 두통이 가라앉았다. [........피를 너무 본 것일까. 왠지, 굉장한 것을 생각해 버렸다.] 하아, 하고 크게 심호흡을 한다. 아침의 신선한 공기를 폐로 보내어, 싫은 기분을 씻어 내린다. [───빨리, 학교에 가지 않으면.] 가서, 시엘선배를 만나지 않으면 안되. 머리의 한 구석에 남아있는 두통을 견디면서, 방을 나왔다. 계단을 내려와, 로비에 왔다. 바로 옆에는 거실로 통하는 복도. 정면에는 밖으로 통하는 현관이 있다. [.......................] 어떻할까. 아키하가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하지만, 한시라도 빨리, 학교에 가서 선배를 잡고싶어. 1, 아니, 거실에 가자. 2, 그것보다 빨리 학교에 가자. -선택. ───안돼. 역시 선배가 신경이 쓰여. 아침 식사를 느긋하게 먹고있는 때가 아니야. [────시키님?] 거실에서 히스이가 왔다. 시간이 가도 거실에 나타나지 않는 나를 마중나온 거겠지. [........미안. 나, 이대로 학교에 갈거야. 아키하에게는 미안하다고, 전해줘.] [.....기다려주세요 시키님. 시키님의 얼굴색이 안 좋습니다. 몸이 안 좋으신건 아니십니까.......?] [───괜찮아, 그냥 두통이니까. 그럼 다녀올게.....미안해, 또 마음대로 해서.] ......정말로 자기멋대로 말하고는, 대답도 듣지않고 현관에 손을 대었다. 교문에 도착했다. 저택에서 달려왔으니까, 시간은 아직 7시 30분도 안되었을 것이다. [................] 교문에 서서, 선배를 기다린다. 간간히 등교하는 학생들이 이상한 눈으로 보기도 하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좋았다. [................] 선배는 좀처럼 오지 않는다. 시간은, 7시 30분을 지났다. 또 10분. 교문은 등교하는 학생들로 혼잡하다. 교문이 닫힐때 까지, 5분도 남지 않았다. 그때 부터 지금까지, 선배는 오지 않았다. [...............] 오늘은───오지 않을지도, 몰라. 어제, 나에게 그런 모습을 보였으니,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이대로─── ───두근. [........읏] 왠지, 그렇게 생각하니 현기증이 났다. 머리를 흔들어, 기분나쁜 생각을 떨쳤다 ....그러니. 툭, 하고 뒤에서 누가 어깨를 쳤다. [토노군, 여기서 뭐하고 계신거에요] [서, 선배.......!?] [네.] 선배는 끄덕였다. [저, 정말로......!? 하지만 어제, 나는 선배가 그런일을 하는걸───] 최후까지 말하기 전에, 선배의 손이 입을 막았다. [토노군, 여기서는 뭐하니까, 체육관 뒤로 가죠.] 선배는 평상시의 웃는 얼굴로, 나의 입을 막은채로, 팔을 잡는다. [읍, 읍!] 잠시만 하고 항의를 하려했지만, 말로되지 않는다. 그대로 강제로, 질질 끌려가 버렸다. ────예령의 소리가 울려퍼진다. .....아침 홈룸이 시작되어 버렸다. 게다가, 주위에는 인기척이 전혀없다. [네, 여기라면 아무도 들을수 없어요.] 선배는 겨우 양손을 놓아주었다. 탓, 하고 뒤로 물러서서, 선배를 정면으로 바라본다. [어젯밤의 이야기죠? 말하고 싶은게 있다면, 토노군 부터 하세요.] 선배는 냉정하게 그런말을 했다. 마치 어젯밤의 일 같은건, 그리 대단한것도 아니라는 것 같이. [.............읏!] 사지만, 나에게는 중요한 일이었다. 선배의 이 태도는, 왠지 불쾌하게 느껴졌다. [그럼 어젯밤의 그건, 정말로 선배였었구나.........!] [네. 토노군의 이름도 입에 올렸으니, 이제 속일수도 없어요.] [읏...........!] 끼익, 하고 이를 악물었다. .......그야, 별로 사과를 받으려고 생각한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니라니.....관계없다고 말했잖아!] [뭐가 말입니까?] [3일 전 밤의 일 말이야! 그 밤, 공원에서 나를 도와준게 선배라고 물었더니, 선배는 아니라고 말했는데........!] [그거, 거짓말이에요.] 딱 잘라서. 이제, 혼자 화내고 있는 이쪽이 바보라 생각될 정도로, 기분좋게 선배는 단언했다. [........저......거짓말 이라니, 선배?] [토노군이야 말로, 저와의 약속을 지켜주이 않았네요. 이제 밤에는 돌아다니지 않는다고 했으면서.] [..........우.] 선배는 계속 나를 보고있다. 왠지, 한 순간에 내가 악인이 되어버린 것 같은, 걸리적 거림. [이렇게 될지도 모르니까, 분명히 약속했는데. 토노군에게 저와의 약속같은건 그 정도 였다니, 슬퍼요.] [아───아니, 아니야. 어제는, 알퀘이드가 살인사건의 범인이라고 생각해서, 하지만 그건 아닐거니까 어떻해서든지 그녀석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당황하면서 어젯밤의 상황을 설명한다. 선배는 아무말 없이, 이미 설명이 되지도 않는 나의 혼잣말을 들어주었다. 어쨋든 우연히 알퀘이드와 알게 되어서, 이 거리의 흡혈귀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어, 거리를 지키기 위해서 협력하게 되었다는, 지금까지의 줄거리를. [────알았어요. 토노군은 그녀에게 협력해서 이 거리에 뿌리박혀있는 흡혈귀를 쓰러뜨리려고 하는거네요.] [뭐, 그렇게, 되겠지만.] [....믿을수 없어요. 토노군, 흡혈귀 같은걸 정말로 믿고 있는거에요?] [무...무슨말 하는거야 선배. 선배도, 교회라는 곳의 엑───] 선배의 손가락이, 나의 입술이 닿았다. [저의 일은 됐어요. 그것보다 문제인건 토노군 쪽이잖아요?] [나 쪽이라니, 별로 나에게 문제같은건 없어.] [..........하아. 자각, 없는거군요.] 난처한듯이 선배는 한숨을 쉬었다. [하나 묻겠는데. 토노군, 그녀에게 이야기를 어느정도 들었나요?] [어느 정도냐니......이 거리에, 인간의 피를 빨고있는 흡혈귀가 있다는 것 정도인데.] [결국 그녀 본인의 이야기도, 그녀가 쫒고있는 『적』의 이야기도 듣지않은 거네요.] [.....그야, 자세히는, 듣지 않았지만.] [그렇습니까. 그럼, 제가 알려드릴께요.] [....헤에. 굉장한데, 선배 알고있어?] [저기 말이에요. 저, 이래봐도 교회의 사람이니까, 그 정도는 알고있는게 당연하잖아요!] [아, 그런가......미안, 잊고있었어, 그거.] 아하하, 하고 얼버무리는 듯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정말. 진지하게 이야기 하고 있으니까, 잘 들어주세요!] 네, 하고 반성을 포함해서 끄덕였다. [......어라. 하지만, 그런거 비밀인거 아니건가. 알퀘이드는, 그......선배들은 비밀을 잘 지킨다고 말했는데.] [네. 원래는 말로하면 안되는 것이지만, 오늘은 특별해요. 감시역이 있는것도 아니니까, 토노군이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 하지만 않는다면 오케이 에요.] [.....저. 혹시, 내가 선배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면 어떻게, 될까.] [네. 토노군이 생각하는 그대로의 일이 되겠지요.] 웃는 얼굴로, 선배는 무서운 대답을 한다. [그럼 간단하게 설명하겠는데, 토노군은 흡혈귀에 대해서 어떻게 들었어요?] [───두 종류가 있다는 것과, 사도라는 녀석이 인강의 피를 빠는 흡혈귀 라는 정도일까. 하지만, 흡혈귀라는 것이 어떤 괴물인지는 알고 있어.] [그렇겠네요. 토노군은 실레로 흡혈귀를 쓰러뜨렸으니까.] [하하, 마지막에는 선배의 도움을 받았지만───, 선배!] [에에. 토노군이 『혼돈』을 소멸시키는 장면을 보았어요. 제가 왔었을 때는, 이미 『혼돈』의 숨이 끊어져 있었지만.] [──────] 놀랐다. 그럼 선배는 나의 눈도─── [너무한 이야기지요. 어째서 토노군에게 그런일을 시키는겁니까 그녀는. 『혼돈』을 소멸할 정도의 개념무장이 있었으면, 자신 스스로 싸웠다고 하는군요. 토노군을 그런 피투성이로 만들다니, 그 자리에서 그녀를 죽이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화가났었어요.] [토노군도 토노군 이에요. 아무리 흡혈귀를 쓰러뜨리는 무리를 얻었다고 해도, 맨몸으로 싸우다니 무슨 생각하는 거에요. 혹시 그녀에게 약점이라도 잡힌 건가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선배는 투덜투덜 불평을 한다. [......에또, 선배? 흡혈귀를 쓰러뜨리는 무기라니, 뭐가?] [뭐라니, 토노군이 들고있는 나이프 말인데.....그런가, 그녀가 가르쳐줄리가 없겠네요. 자신에게 있어서도 불리한 일이니까.] [에또 말이에요, 흡혈귀는 상처를 입어도 대개는 치료되어 버려요. 대체적인 외적요인.......말하자면 흉기 같은거네요. 이걸로는 흡혈종의 복원속도를 상회하는 파괴력은 없을수 없어요. 흡혈종을 소멸하기 위해서는 복원속도를 상회하는 규모의 외적요인 아니면, 복원속도 그 자체를 무효화 하는 외적요인이 필요하게 되요. 이, 그들의 복원주문───상처를 치료한다, 는 것이아닌 파손된 장소를 원래대로 하는 시간의 역행. 이 주문을 무효화 하는 신비의 류(類)를 개념무장 이라고 해요.] [..........................] 선배는 즐거운듯이, 이해가 잘 안가는 이야기를 한다. [요약하면 마법의 무기에요. 우리들은 어디까지나 흡혈귀가 인간이었던 때의 경력에서 그들을 회주(回呪)하니까 별로 사용하지는 않지만. 처음부터 인간이 아닌 흡혈종을 처리할 때에 사용한는, 말하면 최후의 수단이죠. 토노군의 나이프, 그녀가 내놓은 대흡혈귀요의 무기죠?] [아────에?] [아니면 토노군의 집의 가보 같은거에요? ........아, 하지만 토노군의 혈통에서 퇴마의 보구가 있는건 이상하겠지요.] 투덜투덜하고 선배의 혼잣말은 계속된다. .......선배의 생각은 잘 모르겠지만, 내 눈의 일은 전혀 모르는것 같다. [────저기, 선배. 흡혈귀의 이야기는, 어디에 갔지.] [─────────────] 순간, 선배의 혼잣말이 멈췄다. 쑥쓰러운 것인지, 웃는다. ........이 사람의 성격은, 역시 어려워. [그럼 본제로 돌아갈게요. 진지하게 들어주세요, 토노군.] [네, 짧게 부탁드립니다.] [토노군은 흡혈귀가 진조와 사도로 나뉘어진다는 것은 알고있는거네요. 그럼 이야기는 간단해요. 그녀가 쫒고 있는 『적』은 사도와 구분되는 흡혈종 이에요. 속칭은 『뱀(蛇)』. 사도들 중에서도 이단취급을 받고있는, 특별한 흡혈귀] 이 흡혈귀는, 토노군이 쓰러뜨린 『혼돈』정도 강력한 개체는 아니에요. 하지만, 어떤 의미로는 『혼돈』보다 소멸하는게 곤란한 상대에요. 뭐라해도 죽어도 되살아나니까.] [.....저기, 선배. 흡혈귀가 불로불사니까, 죽여도 되살아나는건 당연한게 아닐까.] [토노군은 『혼돈』을 소멸시켰죠. 흡혈귀라는건, 그 육체와 혼이 파괴되면 소멸해요. 흡혈귀 라는건 죽여버리면 죽어버리죠. 하지만, 『뱀』은 그것은 극복한 흡혈귀에요. 토노군은 윤회전생(輪廻轉生) 이라는 말을 알고 있나요? 불교용어니까 일본 사람에게는 친숙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아아, 있어. 죽어도 다음의 사람으로 해서 다시 태어난다는 그거잖아.] [네, 그대로에요.] [요약하면. 『뱀』이라고 불리는 흡혈귀는, 그 윤회전생을 자신의 것으로 하고있어요. 죽여도 되살아난다, 라는 것은 그런 의미에요.] [윤회전생이라니───말하자면, 죽어도 또 아이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거야.....?] [그래요. 『뱀』은 존명하고 있는 사이에, 다음의 자신의 육체를 미리 결정해두고, 그 아이가 탄생한 시점에서 『자신』의 전정보를 이상해요. 『뱀』의 정보는 그 아이가 성인, 아니 자기로 해서의 지성을 가질 때 까지 정체를 숨기고 있어요. 『자신』을 이어가기에 적당한 지성을 가지는 단계에서, 그 아이는 『뱀』이라는 흡혈귀가 되어버려요.] [───잠깐만 선배. 그게 뭐야, 설마 아이가 어머니의 배 안에 있을 때 수술같은걸 한다는 거야......?] [아니요, 의학적인 수단이 아니에요. 그치만 『뱀』은 지금의 자신의 육체가 소멸된 순간에, 미리 『다음은 이 모체로 하자』하고 정해둔 것에 전생하는 것이니까. 방금 전에는 『전정보(全情報)』라고 했지만, 알기쉽게 말하자면 『혼』이네요. 혼이 대기를 전반해서 다른 자에게 갈아 옮긴다, 말하자면 전파와 같은거에요. 이 경우, 전패를 발신하는것도 수신하는것도 인간의 뇌. 그의 우수한 점은, 혼 이라는 계측불가하고, 육체라는 기에서 빠져나오면 흩어져 버리는 것을, 전달가능한 것으로 가공하는 것이겠죠.] [...........................] 선배의 이야기는, 실감이 나질 않는다. 아니, 이야기로 해서는 이해가간다. 말하면, 그 뱀이라는 녀석은, 죽으면 또 어딘가의 아기로 해서 태어나서, 성인이 되면 뱀 이라는 흡혈귀가 된다는 것이겠는데....... [........선배의 이야기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그녀석은 정말로 죽지 않는다는 거 잖아. 그러면 불사신 이라는건 아니지만, 그 이상으로 질이 나쁜거라구. 죽여도 다른 사람으로 태어난다니, 그럼 영원히 살아가는 것이잖아.] [에에, 그 말대로에요. 『뱀』이 사도로서 흡혈좋이 된것은, 지금부터 800년 정도 전이에요. 그때 부터 현대까지, 『뱀』이 전생해온 회수는 17회. 그 때마다, 알퀘이드 · 브륜스터드는 살해해 왔어요.] [알퀘이드가.........?] [네. 그녀에게 있어서 『뱀』은 특별한 흡혈귀 에요.....저에게 있어서도 『뱀』은 특별한 흡혈귀지만.] [......하지만, 그녀석은 결국 죽어도 다시 태어나잖아? 그러면───몇 번을 죽인대도 의미가 없잖아.] [────그렇네요. 『뱀』은 그녀에게 살해당하고, 다시 전생해서, 또 그녀에게 살해를 당한다. 그런 반복은 계속 해왔어요.....혹시 알퀘이드에게 『육체』가 아닌, 그 『의미』를 소멸할수 있는힘이 있다면 이런일은 없었을거지만.] 선배는 고개를 숙이고는, 끼익, 하고 이를 악물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알퀘이드와 같이, 선배도 그 『뱀』이라는 녀석에게 무슨 원한을 가지고 있는것 같다. [......죽여도 다시 살아나는 흡혈귀.......] 그것이 알퀘이드와 선배의 『적』이라는 것인가. [......선배. 그 뱀이라는 녀석은 어떤 녀석이야.?] [일단 남성이지만, 전생체의 육체에 의해서 성별은 변화해요. 이 사도의 귀찮은 점은, 그 발견이 극히 곤란하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뭐라해도 아기로 해서 태어나고, 부모님이 있어요. 『뱀』이 흡혀뤼로 해서 육체와 의식을 변모하는건, 『뱀』이 만족스럽게 활동할수 있는 나이가 되어서에요. 그러니까 그때 까지는 흡혈귀로 해서의 편린(片鱗)을 보여주지 않아요. 그 때문에 한번 『뱀』으로 자각하면 지금까지의 인간관계를 이용해서 완전히 사회에 녹아 들어가요. 교회가 『뱀』을 알아차렸을 때는, 대개 하나의 거리가 그대로 사도(死都)가 된 후라고 들었어요.] .......그런가. 예를 들면 내가 그 뱀이라는 녀석의 전생체라고 한다면, 뱀이 되어서 토노 시키인 척을해서 생활한다. 왠만한 실수만 안한다면, 주위 사람이 눈치채제 못하게 인간의 피를 계속 빨수 있는 거겠지. ─────그건. [,....무섭네. 아 물론 주위의 사람들도 위험하지만. 그녀석의 전생체가 된 인간은, 성이이되면 없어진다는 것이 되는거지? 자신이 그런 괴물이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채로, 어느날 갑자기 『뱀』아리는 녀석과 바뀌어 버린다면, 그건 무서워.] [..........네. 하지만 하나의 육체에 두개의 인격이 공존한다는게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아이도, 역시 『뱀』이에요. 단지 태어난 환경에 의해서, 그것이 좋은 인격이었다가 나쁜 인격이었다 하는것 뿐. ......그것도 대본인 『뱀』이 자각한 시첨에서 없어지고 말아요. 말하자면, 그 육체가 지정을 가진 시점에서 전세의 자신의 인격을 되돌려서, 흡혈귀로서의 자신으로 되어버리는 거에요.] [.......이상하네, 그거. 아무리 전생을 했다고 해도, 그 아이는 분명히 인간이잖아. 그러면, 아무리 전세의 인격이 자각한데도, 몸은 흡혈귀로는 되지 않는거잖아?] [전생하는것은 인격이 아닌 혼이에요. 그러니까 인격은 매회, 『뱀』이 어떤 가정에서, 어떻게 자랐는가에서 변화해요. 하지만 대본의 혼에 변화는 없어요. 한 번 진조에게 피를 빨린 인간은, 그 육체는 물론 혼까지 오염되어요. 육체를 변모하는 것은 혼이에요. 『뱀』은 혼이라는 정보 모두를 이어가는 것이니까, 어쨋든 『뱀』이 자각한 시점에서 육체도 흡혈귀가 되어버리는 것이 되지만─────] [되지만, 뭐.] [토노군의 말대로, 그대로는 약해요. 그러니까 『뱀』은 다음 전생처를 살아있는 동안에 정해둬요. 전생처로 선택된 가정은 2개의 조건이 있어서, 하나는 부자일것. 사회적지위도 높고, 재산도 풍부한 가정의 아이로 태어나면, 그 후에 거리 무두를 흡혈귀하 하는데 편리하니까. 그리고 또 하나, 이것이 중요한데, 저희들 같은 보통의 인간 중에도, 특별한 힘을 가진 사람이 있어요. 마술이라고 불리는, 배우면 얻을수 있는 그런 신비가 아닌, 태어날 때 부터 육체가 가지고 있는 특이능력. ───일반적으로 초능력자 던가 귀자(鬼子)라고 차별되는 사람들 이에요. 특이능력 이라는것은 육체적인 것이니까, 물론 가계──혈통으로 유전되요. 『뱀』은 자신의 새로운 육체를 그런 『인간이 아닌 것』의 가계를 선택해요. 부와 명예가 있고, 그 뒤에 안간외의 힘을 가진 가계. 그것이, 『뱀』이 전생처를 고르는 조건이에요.] [.............상당히 용의주도한 녀석이구나, 그 뱀이라는 흡혈귀는.] [에에. 뭐라해도 뱀이니까. 집념이 강해요.] [......................] 뭔가. 이 이야기는, 듣고 있어도, 재미있지 않다. [토노군? 지금것 농담이라고 했는데, 들었어요?] [에───? 아, 응, 선배의 농담은 재미없어.] 선배는 말이 없다. 하지만──정말로, 지금은 그다지 웃을 기분이 아니다. 뭐라해도 이렇게, 나는 갑자기 기분이 축 쳐져버린 것이지..........? [......하지만, 겨우 알았어. 그녀석이 우리들의 적이구나, 선배.] [────아니에요. 알퀘이드 브륜스터드와 저의 적이에요. 토노군은 『뱀』에게 관련할 필요 없어요. 그러니까 이 이상, 알퀘이드와는 행동하지 말아주세요. 『뱀』은 저와 그녀, 둘 중 하나가 틀림없이 처리할 거니까. 토노군은 위험에 빠질 필요같은건 없어요.] [위험 이라니──정말, 이 거리에 살고 있는것 만으로도 충분히 위험하잖아! 선배도 알퀘이드도, 이 거리를 지치기 위해서 싸우고 있는거지? 그러면 나도, 그냥 보고만 있을수 없어.] [───아니요. 그녀는 이 거리를 생각하고 있지 않아요. 그녀가 『뱀』을 쫒고 있는건 개인적인 문제에요.] 토노군. 사도라는건 원래 인간이에요. 그들이 흡혈종이 되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어요. 진조라 불리우는, 처음부터 흡혈종 으로서 태어난 인간이 아닌것이 피를 빨리던가, 마술을 연구해 자신들의 육체를 영구기관으로 변혁하던가. 『뱀』은, 지존에게 피를 빨려서 사도가 되었어요. 알겠네요. 『뱀』은 진조라는, 사람이 아닌 초월좋의 희생자에요.] 선배가 바라본다. 그 감정이 없는 눈이, 다음에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를 고해온다. [.....설마. 그, 진조라는 건.] [알퀘이드 브륜스터드. 800년 전에 단 한번 실수를 범한 진조의 왕족. 그녀가 『뱀』을 만들어낸 장본인 이에요.] [에─────] [.....원래 진조라는 것은, 우리들과는 크게 떨어진 존재에요. 사도는 분명히 흡혈종으로서 절대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으나, 그들은 『인간의 연장』일 뿐이에요. 사도라는 것은 긴 수명을 얻음으로서, 자기의 능력을 상향시켜서, 결과로서 그런 『초』능력을 가지게 되요. 바꿔서 말하면, 긴 수명만 있으면 누구라도 흡혈귀정도의 능력은 얻을수 있어요.] ......아아, 그러고보니 어딘가에서 읽었었지. 불로불사불로불사 라고 하지만, 흡혈귀라는건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라고. [하지만, 진조는 달라요. 그들은 태어날 때 부터 이미 인간의 지식을 넘어선 힘을 보유하고 있어요. 원래 진조라는 것은, 우리들 인간으로서가 아닌 이 세계로서의 존재에요. 우리들 인간은, 자연에서 독립하는 것에 의해서 여기까지 번영해 왔어요. 자연의 은혜를 받으면서도 자연으로 부터 약탈하고, 자연이 없어져도 우리들은 없어지지 않는다. 우리들이 지구 위에서 가장 우수한 존재가 되었던 것은, 아마 그 일점이, 인간만이 가진 죄였기 때문이에요. 우리들은 자연과는 더이상 화합하지 않아. 그 대신에 자연, 이 별만을 파과히는 업을 손에 넣었어요. 하지만, 자연으로 보면 그건 악이에요. 세계도 단 하나의 생명이니까, 자신을 우리들로 부터 지키려 하는 의사가 움직여요. 하지만 세계에는 촉각이 없어요. 그러니까───우리들을 충고하는 분신을, 우리들과 같이 자연과 분리된 형태로 해서 만들어내요.] ......선배는 이상하다. 자연에게 의사 같은게 있을리가 없어. 그래, 있을리가 없어───하지만, 그건 단지 느끼지 못하기때문이 아닐까. 자연에게, 세계에게 의사는 있다. 그래서 지금도 존재하고 있고, 아름답게 지키려고 한다. 문제는, 그것을 느낄수 없다는것이 아닌. 자연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기준과, 인간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기준이 같다고 하는것이다. [자연, 세계가 자신들의 촉각으로 독립시킨 존재. 그것이 일반적인 신령, 정령이라고 불리는 것들이에요. 동물령이 현세계 계속 남아서 『영체』로 남은 것과는 애초에 존재의 차원이 다른 초월종들. 진조라는 것은 그 일종족이에요. 원래부터 인간을 충고하는 역할로 태어난 그들은, 인간을 악으로 밖에 생각하지 않죠. 우리들이 인간을 포식하는 흡혈귀를 『악』이라고 생각하듯이, 그들에게 있어서 자연을 먹이로 하는 인간은 『악』이에요.] 하지만 우스꽝스럽다. 그러면 왜, 그들은 악한 인간들 음식으로 하지 않으면 존재할수 없는거지. [───진조에 있어서 인간은 적에 지나지 않아요. 애초 자연의 일부, 아니 이 세계 그 자체에 연결되어 있는 그들의 능력은, 그야말로 제한 이라는 것이 없어요. ......교회의 긴 역사 안에서도, 진조와 싸웠던 기억은 헤아릴수도 없어요. 그들은 세계 그 자체에서 힘을 끌어올려요. 그러니까, 그들을 쓰러뜨린 다느건 세계를 쓰러뜨릴 정도의 개념무장이 필요하게 되요.....물론 그런 무장은 아니에요 그러니까 그들에게는, 외적요인에 의한 『죽음』을 입힐수가 없어요.] 그 밤. 호텔의 방에서 그녀는 말했다. 토노 시키가 그녀를 죽이려고 했던 때가 밤이었다면, 설령 이 눈으로라도 그녀의 죽음을 볼수는 없었다고. 결국. 그건, 죽지 않는다는 것이다. [알겠어요, 토노군. 알퀘이드 브륜스터드가 『뱀』을 쫒고 있는것은, 『뱀』에게 빼앗긴 자신의 힘을 되찾기 위해서에요. 그건 결코 인간을 위한건 아니에요. 어째서 지금의 그녀가 그렇게 약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힘이 돌아오면──토노군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안되요. 그 때, 그녀가 토노군을 좋게 돌려보내 줄거라고 생각해요?] [..............당연히 돌아갈수 있는거잖아. 그게───그녀석이 나를 어떻게 한다니, 그럴 이유가 없으니까.] [그녀는 흡혈귀에요. 그것도 사도들 같이, 자신이 연명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피를 필요로하는 흡혈종이 아니에요. 알겠나요 토노군. 진조들이 인간으로 부터 피를 빨지 않았다면, 애시당초 흡혈귀라는 존재는 태어나지 않았어요. 그들은──인간의 피 같은걸 빨지 않아도 살아갈수 있으면서, 단지 빨고싶다 라는 충동 만으로 사람의 피를 빨아서, 인간을 인간외의 것으로 만들어버려요. 그런 것 옆에서, 일반인인 당신을 걷게 할수는 없어요.] ───선배의 이야기는, 그렇게 끝났다. 나는──왠지 방금 전 부터 현기증 때문인지, 선배가 말한것을 다른사람의 일처럼 느끼고있다. [토노군. 이걸로 그녀가 얼마나 위험한 존재인지, 알겠나요.] [응, 뭐, 액면(額面) 대로는, 어느정도.] [그럼 더이상 그녀에게 협력하지 마세요.] [그건───] 그건, 할수 없어. 선배가 말하고 있는게 납득이 가지않아. 그치만. 선배는 알퀘이드를 몰라. 그녀석이 좋은 녀석이라는걸, 모르면서. [───토노군.] 으응, 하고 선배는 신음한다. 하지만, 그런 얼굴을 한다고 자신에게 거짓말은 하지않아. [.....미안, 선배. 나에게도 사정이 있어서 말이야, 그녀석을 도와주고 싶어. 분명히 거스르면 무슨 짓을 할지 모를다는 것도 있어. 하지만 그녀석을 그냥 놔둘수 없는게 진심이니까.] [.......바보같은 소리 하지마세요. 토노군은 보통 남자 잖아요. 그러니까───그런 위험한 짓, 하면 안되요.] [.......응, 그렇게 말해주는건 고마워. 하지만 지킬수 있다면 지키고 싶다는 것도 있어. 이 거리의 일이라던가, 선배와 평온하게 보낼수 있는 학교 같은거 말이야. .........뭐어, 실제로 선배가 지켜주었지만.] [......하지만, 역시 너무 위험해요. 『혼돈』때도, 토노군 죽을뻔 했잖아요........!] [아아, 그건 괜찮잖아? 하지말 말이야, 알퀘이드가 그만큼 날쌘 녀석이라면, 뱀 같은 흡혈귀는 간단하게 처리할수 있잖아.] [그러니까, 그 그녀 자신이 위험해요.! 적당히 하고 정신차려 주세요.! 그녀는 인간이 아니에요. 언제 기분이 따라서 인간의 피를 빨지 모르는, 사도 이상의 괴물 이라구요..........!] [무슨─────] .........알고있어. 선배가 진심으로 나를 걱정해 주는건 알고있어. 하지만───그 말은, 용서할수 없어. [───그만둬 선배. 그녀석은 괴물 같은게 아니야. 그녀석과 충분히 이야기도 하지 않았으면서, 그런말은 하지 말아줘.] [......그건, 분명히 그렇지만. 하지만 그녀는 흡혈귀 에요. 그것만은 확실히 알아주세요.......!] [그러니까, 그건 아니라니까.......! 알겠어 선배, 알퀘이드는 피를 빨지않아. 그녀석은 자신이 그렇게 말했고, 그게 거짓말 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진조 라는 녀석이 어떤 녀석인지는 모르겠지만, 알퀘이드는 달라. 그녀석 만은, 분명히────] [분명히, 뭐라는 거에요? 알겠나요, 설령 그녀가 위험하지 않다고 해도, 토노군이 싸우는것 자체가 위험하잖아요. 토노군은 그녀 처럼, 상처가 나도 치료가 되는 몸 같은걸 가지고 있지 않아. 상처를 입으면 죽어요, 당신은...! 내가 용서할수 없는것은,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녀가 토노군을 싸우게 하고있는 거에요. 그럼 마치, 토노군을 도구로 밖에 보지않고 있다는 거잖아요!] 노령하듯이 선배는 그렇게 말했다. .........알고있어. 선배가 맞다는 것은 확실히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그래서──그 목소리가 좋게 들리지 않는다. [.......시끄, 러워.] [시키.........군?] [───선배는 시끄러워! 알퀘이드는 나를 도구취급 하지않아...........! 모르면서───알퀘이드를 잘 모르면서, 그녀석을 괴물 취급밖에 할수 없으면서, 선배가 그런 말을 할 자격은 없어......!] [그러니까, 냉정해 지세요. 분명히 저는 그녀를 잘 몰라요. 하지만 그녀가 토노군을 속이고 있을 가능성도───] [시끄러워, 나를 속이고 있는것은 선배 쪽이잖아!] [....................아] 앗차. 왜, 나는. 그런───심한 말을, 화가나서 해버린 것이지. [.........선배, 지금 것은...........] 말이 심했어, 라고는 말하지 못했다. 선배의 얼굴이 너무 좋지 않아서. 뭔가를 말하는것 만으로도, 그대로 무너질것만 같았으니까. [그렇네요─, 듣고보니 말 대로네요.] [선........배?] [에에, 그랬어요. 저, 토노군을 속였으니까. 신용할수 없겠네요.] 방금 전 까지의 얼굴은 어디로 간건지, 선배는 정말로 웃음을 띄웠다. 만들어낸 웃음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만들어낸 것일텐데. 나에게는, 정말로 웃는 얼굴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시간을 뺏어서 죄송했어요. 에또, 그럼──저, 사라질게요.] [─────에?] 쏴아, 하고 바람이 불었다. 그 한 순간에. 시엘선배는, 내 앞에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점심시간이 되었다. 교실은 소란스러워지고, 그 이상으로 소란스러운 친구가 왔다. [토노, 오늘은 어디서 밥 먹을까?] [.......아무데서나. 학식에서도 교실에서도 상관없어.] [그럼, 빵으로 할까. 교실에 있으면 선배도 올거고. 매점에 갔다 올건데, 주문 있어?] [......카레 빵, 이외라면 아무거나. 아아, 그리고 우유.] [알겠어.] 아리히코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교실에서 나갔다. [자, 카레 빵 2개와 유우,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 카레 빵 이외, 라는 설명은, 이녀석에게 역효과 인것 같다. 수고했어 하고, 인사를 한 후에, 돈을 지불했다. 그 다음, 우걱우걱 하고 카레 빵을 먹었다. [저기 토노. 선배 왔어?] 아니, 하고 얼굴을 저었다. [쳇. 오늘은 학식 쪽이었나.] [아리히코. 선배라면 이제 안 와.] [에에─!? 왜, 너 선배에게 싸움이라도 건거냐!?] [그런건 아니지만, 정이 떨어진것 같아. 미안 아리히코. 혹시 선배를 만나면, 미안하다고 전해줘.] .....말을 하고서, 실감을 했다. 나는 선배에게 굉장한 상처를 주었다. 선배는 이제 내 앞에 나타나지 않아. [뭐야 토노. 혹시 나 보다 먼저 고백하고, 미안해, 하는 것이냐?] [───그랬다면 좋았겠지.] 그래, 미안합니다 던가 안녕 이라는 편이, 아직 희망이 있어. 분명히, 나도 그것은 실언 이었다고 생각하지만. [....하지만 말이야. 사라질게요, 는 아니지, 아리히코.] 말하고, 그대로 책상에 엎어졌다. 방과후. 수요일이라는 것도 있어서, 홈룸이 끝나든 말든, 클래스 메이트들은 흩어지듯이 교실을 나갔다. 모처럼의 수요일 이라는데, 뭘 할 마음이 없다. 다도실에 가도, 시엘선배는 없겠지. [──────] 그야말로 사자 같이 생기없이, 혼자 저택으로 돌아갔다. [어서오십시오, 시키님.] 저택에 돌아오자 마자, 히스이가 마중을 나왔다. 일부러 이렇게 나와 주었는데, 그런 히스이에게 대답도 하지않고, 자신의 방으로 갔다. 저녁을 먹고 방으로 돌아왔다. 알퀘이드와의 약속시간 까지, 조금 남았다. ──바보같은 소리 하지마세요. 토노군은 보통 남자 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위험한 짓, 하면 안되요. [.....................] 선배는, 단지 내 걱정을 해준것 뿐인데. 나는 결국, 선배보다 알퀘이드를 소중히 한것 이라는 것일까. [......어째서 자신의 기분을, 자신이 모르는거냐, 시키.] 창문에 비친 자신에게, 그런 불평을 해본다. [읏────쿠.] 가벼운 두통. 최근들어 두통이 잦게 일어난다. 빈혈에 의한 영향은, 지금 까지는 현기증 이었다. 그것이 두통으로 변한것은 안경을 벗고 『죽음』 을 보기 시작한것 때문인가. [....시간인가.] 알퀘이드와의 약속시간이다. 어차피, 선배가 무슨말을 해도, 약속한것은 지키지 않으면 안되. 나이프를 주머니에 넣고, 방을 뒤로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밖에 나왔다. 원래 저택의 주위는 다니는 사람이 적은데, 살인마 때문인지 더 조용해 졌다. 아직 밤 10시 인데도, 이미 오전 1시가 된것 같은 한적함이다. [────하아.] 10월 하순이 되어서, 바람도 조금은 차가움을 머금기 시작했다. 이제 가을도 끝나겠지, 라는 감상에 젖어서 아무도 없는 길을 걸어나갔다. 저택의 주위를 걷는다. 여기를 지나 언덕을 내려가면, 알퀘이드와의 약속장소인 공원에 도착한다. ───그런데. 그 도중에, 저택의 철창에 검은 인영이 있는것이 보였다. 길을 가는 나를 방해한다, 라는건 아니고, 마치 마중하는것 처럼 벽에 붙어있는, 검은 법의를 입은 여자. [이런 시간에 어디에 가는 겁니까.] 토라진 듯한 목소리로, 선배는 내 얼굴을 보지않고 그렇게 말했다. [선, 배─────] 발이 딱 멈췄다. 선배와 같이, 나도 선배의 얼굴을 마주볼수 없다. 아침의 선배와의 일건이 신경쓰여서, 선배를 볼 면목이 없다. [그만큼 말했는데 그녀에게 간다는 것이군요, 토노군은.] [......어쩔수 없잖아. 알퀘이드를 혼자 둘수도 없고, 역시 이 거리에 있는 흡혈귀는 무시할수 없으니까.] [───그렇네요. 토노군의 변명은 그럴듯해요.] 선배는 입을 닫았다. 벽에 붙어있는 선배의 옆을, 지나간다. [미안, 선배. ....그, 여러가지로.] [신경쓰지 마세요. 토노군은 잘못된 일은 하지않으니까.] .......등뒤로 선배의 목소리가 들린다. 알퀘이드에게 가는것을 막는다는 사의는 느껴지지 않는다. 이걸로 정말로, 선배는 나에게 질려버린것 같다. [그럼. 나 갈테니까.] [네, 토노군이 좋을대로 해주세요.] 목소리만이 들려온다. 그래도 돌아보지 않고, 나는 저택에서 떨어졌다. 터벅터벅터벅. 밤의 주택가에, 딱딱한 발소리가 울린다. 터벅터벅터벅. 밤의 주택가에, 딱딱한 발소리가 울린다. 그건 무거운 남자의 발소리가 아닌, 좀 더 가벼운 몸의 발소리이다. 덧붙여서 말하자면, 나의 스니커로는 이런소리는 나지않아. 낮은 딱딱함, 예로 부츠가 아니면 이런 경쾌한 음은 나지않아. .......랄까, 예를 들 필요같은건 없다. 방금 전 부터 터벅버턱하고 따라오는 발소리는, 틀림없이 부츠 때문에 나는것 이니까. 딱, 발이 멈췄다. 터벅, 하는 소리도 멈췄다. [...............] 안돼. 이 이상 무시하고 걸어가면, 금방 공원에 도착해버려. 여기서는 확실히 말하지않으면 안돼. 휙, 하고 뒤로 돌았다. [───저기, 선배.] [네?] [......그, 선배의 집 이쪽 이었나.] [아니오, 전혀 반대방향 이에요. 토노군, 한 번 온적있죠. 잊어버린 거에요?] [아니, 기억하고 있어. 하지만 말이야, 조금 기억에 자신이 없어져서.] [아니, 자신을 가져도 좋아요. 저의 집, 저쪽 이니까.] 그런가, 그렇네, 하고 어쨋든 웃어봤다. 선배는 그래요─, 하고 웃는다. [그럼 나는 이쪽 이니까.] [네. 토노군이 좋을대로.] 빙긋이 웃는 얼굴로, 선배는 나를 보내주려 한다.] .....하지만, 왠지.......굉장히, 안좋은 예감이 든다. [──────] 후우,하고 숨을 들이쉰다. [왜그러세요, 안 가세요?] 선배가 묻는다. 그 일순간의 틈을 봐서, 나는 밤길을 달려갔다. [하아, 하아, 하아───] 여기까지. 여기까지 전력으로 달리면, 이 이상 쫒아오지는─── [토노군, 그렇게 서두르면 위험해요.] 툭, 하고 뒤에서 어깨를 쳤다. [우와아아아아!] 놀라서 나도모르게 물러서 버렸다. 선배는 그게 당연한듯이 내 뒤를 쫒아왔다. [왜, 왜 따라오는거야 선배!] [뭐든간에, 토노군 혼자서는 불안하잖아요.] 또 딱 잘라서 이야기한다. [아─, 우─] 그렇게 딱 잘라서 이야기하면, 나도 대답하기 곤란하다. 대답하기 곤란하지만, 여기서는──── 1, 분명히 말한다. 2, 냉정하게 말한다. -선택 [───잠깐 기다려. 선배, 아까 내 마음대로 해도 좋다고, 말했지.....?] [네, 토노군이 좋을대로 하세요.] 선배는 웃으면서 끄덕였다. [....다행이다, 내가 환청을 들은게 아니구나. 그럼 여기서 이별이야. 이 이상 따라오면 안돼.] [하아. 저, 토노군을 따라가고 있는게 아닌데.] [───저기, 선배?] [저, 공원에 볼일이 있는것 뿐이에요. 토노군이 지금부터 어디에 가는지는 모르겠지만, 거기가 공원이 아니라면 여기서 헤어져요.] [─────────] 그렇게 나온다니. 분명히 그건, 내가 이러니저러니 할 그런건 아니지만. 그런건 아니지만─── [아아 정말, 그래도 안돼! 공원에는 알퀘이드가 있어! 그녀석이 선배를 굉장히 싫어하는거 알고있지? 그러면, 이대로 선배와 그녀석을 만나게 할수는 없는거잖아!] [어머. 제 걱정을 해주시는 건가요?] [당연하잖아, 나는 선배와 알퀘이드가 싸우는걸 보고싶지 않아. 정말, 부탁이니까 조용히 이대로 돌아가줘!] [──하아. 그렇네요, 제 걱정을 하는게 아니라 그녀의 걱정을 하는 것이군요─, 토노군은.] 엉뚱하게 밤 하늘을 쳐다보면서, 선배는 내 변명을 완전히 무시했다. ....왠지 이건. 선배는 일부러, 의도적으로, 나를 곤란하게 만들어서 즐기고 있는듯한 기분이 든다. [.....선배. 혹시, 아침의 일을 아직도 마음에 담고 있는거야.......?] 선배는 빙긋이 웃을뿐, 아무말도 하지않는다. .....화나있다. 저건, 틀림없이 마음에 담고 있다는 얼굴이다. [.........알았어, 아침에는 내가 일방적으로 잘못했어. 그건 실언이었으니까 사과할게. 그러니까───] [그러니까 돌아가줘, 라고 말하면 끝이에요, 토노군.] [.............헤?] [토노군. 우리들, 지금 절교중이에요. 싸우고 있는거에요. 저도 토라져 있으니까, 어중간해서는 솔직해질수 없어요.] [저기......선배?] [토노군이 돌아가 준다면 화해할수 있겠지만, 그게 무리란걸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이런 이야기를 해도 무의미해요. 당신이 저에게 사과할 필요도 없어요. 저, 아침의 일은 신경쓰고 있지 않으니까.] 감정이 없는 눈을하고, 선배는 나를 똑바로 쳐다본다. [저의 역할을 흡혈귀의 퇴치. 그 이외의 일 같은건, 사소한 거에요.] 선배는 터벅터벅 하고 발소리를 내며 공원에 들어간다. [잠───선배!] 선배는 공원을 가로질러 간다. 향하는 곳은, 역시 나와 알퀘이드가 만나기로 한 장소인것 같다. [잠깐 기다려, 어째서 그렇게 화를 내는거야, 선배!] [저, 화내고 있지 않아요. 당신이야 말로, 저와 같이 있으면 오해를 살지도 모르잖아요.] [오해라니───무슨 오해를 산다는 거야.] [당신은 그녀를 좋아하죠? 그럼, 그녀의 적인 나와 함께 있을 입장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무슨.......별로 나는, 그녀석을 좋아하는게......] 아니야, 라로 단언할수 없었다. 자기자신, 이 감정의 정체는 알수 없지만, 분명히 알퀘이드를 사모하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정말로, 자기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는군요 당신은. 왠지 너무 솔직해서 당황스러워요.] 가면 같았던 선배의 얼굴이, 하아, 하고 감정을 나타낸다. [하지만, 정말로 여기서 헤어지는 편이 좋아요. 저희들은 지금 절교중이고, 이런 모습을 알퀘이드가 본다면───] [흐응. 보면 어떻게 되는걸까, 시엘.] [─────!]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두 사람 다 뒤로 돌아본다. 거기에는──왠지, 굉장히 기분이 나쁜듯한 알퀘이드의 모습이 있었다. [놀랐어. 시키의 목소리가 들려서 와보니, 설마 당신이 함께일줄은. 어제 서로 정보를 교환했잖아. 이제 나에게 볼일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에에, 당신에게 볼일은 없어요. 저는 그가 너무 위험한것 같아서, 지도를 해주는것 뿐이에요.] [흐응. 사람의 파트너를 가로챌 작정?] [.....에에, 그것도 좋겠네요. 당신에게는 한 번, 큰 성처를 입은 그대로이니.] 선배와 알퀘이드는, 그야말로 일촉즉발 상태이다. 두 사람 사이에 서있는 입장으로서, 이대로 놔둘수는 없다. ......실제 문제로서, 선배, 나, 알퀘이드 라는 위치관계다. 이대로 두 사람이 싸우기다로 한다면, 나는 틀림없이 휘말리게 될거야. [두 사람, 왜 노려보고 있는거야. 서로 목적은 같은거니까, 좀 더 냉정하게.......] [시키는 가만히 있어!] [토노군은 가만히 있어주세요!] [───────] .......실패했다. 내가 말을 걸어도 역효과만 날 뿐이다. [──좋아. 시키는 당신이 소중한 것 같으니까, 이번에는 넘어가주지. 건드리지 않을테니까 지금 담장 여기에서 사라져줘.] [........놀랐네요. 당신에게 있어서 그는 그렇게 중요한 사람인가요. 알퀘이드 브륜스터드는 흡혈귀를 죽이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만.] [──────] [당신이 마음만 먹으면, 인간 같은면 마음대로 조종할수 있을텐데요. 그에게 협력을 요구한다면 부하로 만들어버리면 좋을텐데, 어째서 그것을 하지 않은거지요. 알퀘이드.] [────그런 농담은 그만둬. 시키는 나의 파트너야. 그런 짓을 하지않아도, 나를 도와준다고 말했는걸.] 난처한듯이 알퀘이드는 시선을 돌린다. 거기에는, 방금전 까지 풍기던 살기가 전혀 없었다. [───알퀘이드. 당신, 설마.] 정말로──그의 피를 필요로하게 되어버린 거군요.] 철컥, 하면서 선배 쪽에서, 딱딱한 금속음이 들렸다. [.......그렇습니까. 당신이 인간에게 흥미를 가진다는게 의외였지만, 뭐 저에게 있어서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문제에요. 단지, 당신이 인간의 피를 필요로 한다면, 할 일은 단 하나 입니다.] 키잉, 하고 선배의 손바닥에서 소리가 났다. 거기에는 긴 못같은 검이 몇 개 있었다. [.......잠깐, 선배............! ?] [토노군은 물러나 주세요. 방금, 그녀를 흡혈귀라고 확인했습니다. 설령 교회에 협력하고 있는 진조라고 하여도, 피를 빠는 것이 되어버렸다면 저희들의 적이에요.이 자리에서, 희생자를 내기 전에 처리하겠습니다.] [──가만히 들어보고 있자니, 말을 막 하네, 시엘. 좋아, 죽고싶다면 원하는대로 죽여주지. 같은 인간을 두 번 죽인다는건 그리 흔치않은 일이니까 말이야.] 알퀘이드의 눈에 살기가 돌아왔다. 선배도 검을 쥔채로, 알퀘이드의 시선을 받아들이고 있다. 키잉, 하고. 공원 안의 공기가 얼어붙은것 같은, 숨이 막힐듯한 긴장감. ───위험해. 이대로 라면 두 사람은 정말로 싸울 기세다. [.....잠깐 두 사람. 조금은 냉정해 지라고 말했잖아.....!] 긴장된 공기에 눌리지 않도록, 배에 힘을주어서 소리쳤다. [────] [────] 두 사람의 호흡이, 일순 멈추었다. 그 후에, 탕, 하고 지면을 박차는 소리가 둘. ──나의 노령이 최후의 방아쇠가 된것일까. 흰 그림자와 검은 그림자는, 달라붙는 자극처럼 충돌했다. 두 사람의 싸움은, 솔직히 나의 이해의 선을 넘어가는 것이었다. 알퀘이드의 움직임은, 매우는 아니지만 눈으로 쫒아갈수 없었다. 단지, 밤의 어둠에 흰 잔상만이 흘러가듯이 보일 뿐이었다. 더욱 놀랄것은, 그런 알퀘이드를 앞에두고 한 발자국도 물러나지 않는 선배의 모습이었다. 선배는 별단, 알퀘이드 같이, 상식외의 스피드라던가 움직임을 하고 있지는 않다. 확실히 지면서 발을 대고, 명확하게 화살같은 알퀘이드의 맹공을 능숙하게 막아내고 있다. 제 삼자가 봐서, 두 사람의 전투능력은 대등한 것이었다. 하지만, 선배자신이 말한것 처럼, 알퀘이드의 능력 이라는것에 한계는 없는것 같다. 아무리 선배가 굉장하다고 해도, 그건 일정이상으로 늘어가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알퀘이드 녀석에게는, 마치 한계 같은게 없다. 처음에는 선배에게 눌리고 있었지만, 금방 대등하게 되었다가, 지금에는 선배의 힘을 가볍게 상회하고 있다─── 승패는 금방 결정났다. 선배의 몸이 가볍게 하늘에 떠올라, 탕, 하고 지면에 쓰러진다. [큭────] 신음소리를 내면서 선배가 일어난다. 하지만, 그것도 쓸데없는 저항이다. 선배의 몸은 보이지 않는 무언거에 의해 튕겨나듯이, 더욱더 크게 하늘에 떠올라서, 지면에 쓰러진다. 선배는 쓰러진채로 움직이지 않는다. 공원의 벽돌길에 퍼져가는, 붉은 혈액. [선───배?] 대답이 없다. 선배는 쓰러진채로, 의식이 없다. 거기에────사정을 봐주지않고, 그야말로 선배의 목이라도 베어버릴 듯한 냉혹한 눈을하고, 알퀘이드가 달려가고 있다. [────────아.] 목소리가 나오지않는다. 알퀘이드는 틀림없이 선배를 『죽일』려는 모양이다. 그리고, 선배에게는 그걸 막을 힘이없다. [───────] 그런거, 나는. 용서할수가, 없었다. [───그만둬, 이 바보자식.........!] 단지, 선배의 앞으로 달려가는데에 열중했다. 눈 앞까지, 달려오면 알퀘이드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시키 ! ?] 그렇게나 살기를 품고있던 알퀘이드가, 일순간 원래의 얼굴로 돌아왔다. 그녀에게 있어서, 내가 선배를 감싼다는게 그만큼 의외였다는 것인가. [어째서? 어째서 시키가 그녀석을 감싸는거야........! ?] [.....말했잖아. 선배는 나에게 있어서 소중한 사람이야. 아무리 너라고 해도──이 이상 선배에게 손을 댄다면 용서하지 않을거니까.] 꽉, 하고 주머니 안의 나이프를 쥐고서 알퀘이드를 노려보았다. [......시키, 당신────] 알퀘이드의 눈이 살기를 품기 시작했다. [떨어져. 지금이라면 아직 용서해줄수 있어. 빨리. 그런 녀석을 감싸는걸 그만두고, 나에게 그 나이프를 들이대지마.] 알퀘이드의 붉은 눈이, 불꽃처럼 흔들리고 있다. 그녀의 살기는 선배가 아닌, 지금은 나에게, 향하려고 하고있다. 꿀꺽, 하고 숨을 삼킨다. 지금 당장 떨어지지 않으면 되돌릴수 없게 되어버린다고 본능이 경고를 울리고잇따. 하지만, 그래도──── [............안돼. 네가 선배에게 손을 대지않는다고 말할 때 까지, 떨어지지않아.] [───떨어져, 시키!] [너야말로 물러나 알퀘이드.......! 너는 나에게 말했잖아, 인간은 죽이지 않는다고. 아니면, 그건 나를 안심시키기 위한 거짓말 이었다는거야..........!] [─────에에. 나는 인간은 죽이지않아. 하지만 인간의 규격을 크게 벗어난 녀석에게는 경의를 표하고있어. 그러니까 대등한 존재로서 죽이는것도 꺼리지않아. 예를들면 당신과, 거기의 여자같은 상대는 말이야.] 한 걸음. 알퀘이드가, 걸어온다. [그래───당신은 또 나에게 나이프를 들이대는구나, 시키.] 또 한 걸음. 알퀘이드는 거리낌없이 다가온다. [한 번은 용서했어. 하지만 두 번째는 용서할 자신이 없어...애시당초 당신의 나이프로는 상처하나 안 나겠지만. 아무리 당신의 직사의 눈으로도, 지금의 나에게서 죽음을 읽을수는 없지?] 정면에서. 금색의 눈이, 나의 눈으로 뛰어들어왔다. [─────아.] 심장이 멈출것만 같은, 긴장. 등골이 동쨰로 빠져나갈것만 같은, 악한. 네로의 때와는 비교가 되지않는, 자신이외의 것 모두를 노려보는 듯한, 압도적인 절망감. .......아무것도, 할수없어. 이것이───알퀘이드를 적으로 돌린다는, 것, 인가──── [시키, 이게 마지막이야. 아직 당신의 의식이 남아있을 때 거기에서 떨어져. 나, 그런 여자 때문에 처음부터 마음에 들었던 상대를, 잃고 싶지는 않아.] ────목 부위에 악한이 집중한다. 알퀘이드는, 금방이라도 나를 죽일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 팔이 움직이면, 나의 나이프보다 빨리 이 목을 절단한다. 그래도───이런건, 아니야. [......어째서. 나는 잘 모르겠어, 알퀘이드. 어쨰서 선배에게만, 너는 그런 무서운 녀석이 되어버리는거야. 그야 분명히 너는 일반도덕이 결여되어 있지만, 그렇게 간단히 사람은 죽인다 라는, 그런 말을 하는 녀석은 아니었잖아........! ?] [시키────] 알퀘이드의 살기가 조금 풀어졌다. 그녀는 그대로, 나와 선배로 부터 떨어져간다. [그래. 그녀의 편을 든다면, 시키같은건 몰라.] [아───알퀘이드.......?] [가능한 한 조심해, 시키. 시키가 감싸고 있는 그 여자는, 시키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 [무슨──무슨 소리하는거야, 너.] [흥이다. 시키 같은건 그 여자에게 속아서 피나 빨려버려. 그럼! 후에 울며불며 해도 안 들어줄테니까!] 알퀘이드는 돌아보지도 않고 공원에서 사라졌다. 후에 남은건 나와, 상처를 입고 쓰러져 있는 선배 뿐이다. [────녀석, 무슨 소리를────] 바보같은 소리를, 하는거야. 선배가 나의 피를 빨다니.......? [───무슨 시시한 거짓말을, 하는거야.] 그럼 마치. [───선배가, 흡혈귀 같잖아.] 되뇌이고는, 나도모르게 웃어버렸다. 그치만 그런 일, 만에 하나라도 있을리가 없어. 선배는 낮에도 확실히 걸어다닌다. 그야 알퀘이드도 낮에 걸어다니는 흡혈귀지만, 그녀석 조차도 낮에는 약해진다. 그 점에서, 선배는 낮에도 밤에도 변함이 없다. 제일, 선배는 교회라는 곳의 사람이잖아. 흡혈귀퇴지의 조직에, 흡혈귀가 있다니 모순되어있어. [───참, 그것보다 선배!] 뒤 돌어서 선배의 상태를 살핀다. 방금 전 까지 지면에 피를 흘리고 있었으니까, 당장 병원에 데려가지 않으, 면.......... [......................에] 피가───사라졌다. 그렇게, 선배의 검은 법의가 붉게 물들정도로 흐르던 피가, 깨끗하게 사라졌다. [─────] 선배는 아무렇지 않은듯이 서있다. 여기에 있는것은, 단지 아무런 상처도 없는 선배의 모습 뿐이었다. [선배──이거, 어째, 서] [....토노군. 어째서 저를 감싼거에요. 그녀가 정말로 토노군을 죽이려고 했는걸, 알고 있었을텐데.] 선배의 눈에는 감정 이라는것이 없다. 나의 질문 같은건. 나의 모습 조차 보고있지 않는, 인형같은 눈. [어째서 라니, 선배가 죽을 뻔 했어. 누구라도 감쌌다구, 그런 때에는.] [자신이 죽을지도 모르는데? 토노군, 헌신이라는 것은 자신의 목숨을 내 던지는것이 아니에요. 자신의 목숨을 희생해서 다른사람의 목숨을 구하려하는 것은, 헌신도 희생도 아닌, 단지 자기애일 뿐이에요. 당신은───어째서, 그런────] 선배의 목소리가 엄하다. 엄하게 나에게 충고하고 있다. [당신은, 단지 자신이 후회하지 않기 위해 그런 짓을해서, 그렇게 만족하고 있는거네요. ......분명히 말해서, 굉장히 성가셔요. 정직하게 살아나는건 멋진것이지만, 당신의 제멋대로인 정직함에, 저를 끌어들이지 말아주세요.] [무슨───뭐야 그거. 나는 단지 선배가 죽지 않았으면 해서.........! 그게, 그렇게 폐가 되었다는거야! ? 선배는 그대로 알퀘이드에게 죽어도 좋다고 하는거야────!] [네. 저의 목숨이니까, 당신이 뭐라고 말할 자격은 없는거에요. ....흡혈귀에게 동정받아 그냥 넘어가서 살아남다니, 꼴사나워요.] [────── ! ] 화가 났다. 감싸고 나서 거절당한 일도 있다. 하지만, 그것보다──── [장난치지마........! 자신의 목숨은──자신의 목숨을 뭐라고 생각하는거야, 선배는! 알겠어, 죽으면 거기까지라구 ! ? 얼마나 힘들어도, 얼마나 꼴보기싫어도 살아있지 않으면 거짓말이야! 살아있지 않으면......살아있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야. 꼴사나워도 상관없잖아. 그걸 느낄수 없게되는것 보다, 몇 배나 나아........!] [───그렇군요. 당신은 8년 전에 한 번 죽었던 사람이었어요. 그래서──그런 단순한 생각으로 만족할수 있는거에요.] 선배의 눈은 그대로이다. 나도, 자신조차도 보지않는 눈으로, 그렇게 말했다. [행복한 사람. 그런 말은, 저는 할수 없어요.] 말하고는, 선배는 나를 보면서, 뒤로 물러난다. [.........토노군. 방금 전에 그녀가 만한건 진실이에요. ] [무........뭘, 선배까지, 그런...........] [알퀘이드의 말대로, 저는 인간이라고 부를수 없어요. 토노군도 봤죠.? 방금전 까지 그렇게 흘러내리던 피가, 마치 없었떤 것 처럼 사라졌던 것을.] [그건─────] [됐어요. 저, 괴물이에요. 저는 흡혈종은 아니지만, 보통의, 인간다운 몸을 하고있는건 아니니까.] 선배는 고개를 숙인채로, 그런 말을 한다. [......무슨......말 하는거야 선배. 인간다운 몸이라니, 선배는 충분히 보통이잖아........!] [이래도, 입니까?] 선배는 천천히, 자신의 검은 자신의 목에 댄다. [선, 선배......!] 멈출 시간도 없다. 서걱, 하는 소리를 내면서 검이 목을 파고든다. 최악, 하고. 눈에 스며들 듯한, 선명한 붉은 색이 퍼진다. 줄 줄줄 줄줄줄줄줄줄 아름다워. 시계도 의식도 빼앗아 갈듯한 선혈이, 검은 법의를 물들여간다. 그 법의의 아래. 선배의 흰 나체에 흘러가는 붉은색은, 얼마나 아름다운 경사한 미를 풍기고 있는거지──── 투득, 하고 손가락에 피가 튀었다. 왠지 한순간 마음을 빼았겼었지만, 그걸로 현실로 돌아왔다. 눈 앞에는. 피로 젖어있는 선배의 모습이 있었다. [선배...........!] 당황해서 선배에게 다가간다. [당황할 필요 없어요. 자, 봐주세요.] 선배는 나를 멈추게하고, 자신의 목을 손으로 가리켰다 ........상처는 이미 아물어있다. 그 다음으로 그만큼 흘러내리던 피가 완전히 없어졌다. 마치, 비디오의 영상을 되감은듯, 원래대로 돌아간다. ───그건. 재생이나 치료라 하기보다는, 정말로 『되감는다.』라는 표현이 어울리는듯한, 이상한 시간이었다. [....................] 할 말이 없다. 이런걸 보고──아직 선배는 건실해요, 하고 말할수 있을 정도로, 나는 나간 정신을 되돌릴수가 없었다. [.....네, 이대로에요. 될수 있으면, 토노군에게는 알리고 싶지는 않았지만.] 선배는 어딘가 슬픈듯이, 웃었다. 나는 무슨 말을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토노군이 말한 그대로에요. 저는 당신을 속였으니까. 그렇게 화를내도, 그건 어쩔수 없는 일이에요.] [......................아.] 하지만, 선배를 책할수는 없다. 그런거───나도, 될수 있으면 계속 숨겨주었으면 했다. 이대로.......선배인 그대로, 있어 주었으면 했다. [하지만, 오늘 아침의 일은 후회하지 않아요. 토노군이 나와의 추억이 즐거웠다고. 될수있으면 지켜주고 싶었다 가로 말해주어서, 기뻣어.] [───선, 배.] 그치만, 그건. 정말로, 계속 되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할 정도로, 평온한 시간 이었으니까. [안녕.] 최후에 평상시의 웃음을 띄우면서, 선배는 나의 앞에서 사라졌다. [───────] 머리가, 엉망진창이 되었다. 선배의 뒤를 쫒을수가 없어. 알퀘이드는 선배를 흡혈귀라고 말했다. 선배는 그걸 부정하지 않고, 확실한 증거를 남기고, 안녕 하고 사라졌다. 거짓말 이라도. 설령 금방 탄로날 거짓말 이라도 좋았으니까, 그런것은 아니라고 말해주었으면, 그것으로 됐었는데. 그, 슬픈듯한, 얼굴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아. 그렇게 사람이 좋은 선배가. 단지, 학교의 선배였을 사람이. 이렇게 먼 사람이었다니, 알고 싶지도 않았다. ───안녕. 마지막 말. 그 의미를 생각할 필요도 없이. 선배의 정체를 알아도, 선배에게 상처를 주었지만, 그래도 선배는 만나러 와주었다. 하지만, 그것도 끝이다. 이렇게───이제, 만날수 없다고 확실히 실감하다니, 하고 싶지 않았다. [────거짓말, 이야.] 머리가 제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단지, 충격으로. 뭐가 충격인지 알수없는 정도로, 충격으로. 분명치않은 기억과 무너질 듯한 발걸음으로, 공원을 뒤로했다. ───찌릿. ───찌리릿. ───찌릿. ───찌리릿. .........매우, 지쳤어. 두통이 심하다. 선배의 일도 알퀘이드의 일도 생각하지 않고, 아무것도 생각하지않고, 지금은, 그냥 자고싶었다. 7/ 空の弓 II END 8/ (死). 더운, 여름의 어느날. 푸른 하늘과 커다란 커다란 적란운. 이글이글 흔들리는 풍경과. 정신이 멀어질 듯한 매매의 소리. 매미의 소리. 매앰 맴맴 매앰 맴맴 매앰 맴맴 ───시끄러워, 죽겠다. 광장에는 매미의 허물. 태양이 바로 옆에 있는것 같이, 광장은 이글이글 타들어간다. 한 여름의 더운 날. 마치, 세계가 프라이팬이 된것 같다. 애앵 앵앵 애앵 앵앵 애앵 앵앵 아키하가 울고있다. 아키하의 발 밑에는 아이가 한 명 쓰러져있다. 하얀 셔츠가 붉게 물들어서,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는다. 그걸 내려다 보고있다. 자신의 양손은 쓰러져있는 아이와 같이 붉다. 아니, 틀려. 이 양손은. 쓰러져있는 아이의 피로, 붉은것이다. 해가 닿지않는 초원. 달빛만을 의지해 자신을 뽐내는, 하얀 흰 커다란 꽃. 비쳐보이는 달의 아래. 단지 혼자 존재하고 있는, 흰 여자. 말 조차 모르고. 자기의 의의도 이해하지 못하고. 단지, 상생의 수단으로 밖에 취급받지 못하는. 선혈 투성이인 흰 여자는, 결코 상처는 입지 않았다. 드레스를 적시는 붉음은, 단지 적의 피로 붉은 것이다. 그녀에게 허용되는 시간은, 피에 젖어서 귀환한 후의, 이 약간의 시각에 불과하다. 그 후에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것은, 자기 자신이 깨어날 수 조차없는 잠. .......흰 그녀는그 운명 조차 모르고, 단지, 먼 눈으로 달을 올려다 보고있다. ───거기에, 영원을 봤다, 라고 생각했다. 착각인가. 틀림없이 착각이겠지. 하지만 상관없어. 그 모습이 영원히, 이 강막에 박혔다는 사실만이 진실로──── 그리운 꿈을 본 듯한 기분이 들어서, 잠에서 깨어났다. [아────] 지금까지 호흡을 하지않았던 것 같이, 크게 산소를 들이쉰다. 그리고, 확실하게 잠이 깨었다. [.......................] 자신의 방에 있다. 그 후──공원에서 선배가 이별을 고한 후에, 자신이 어떻게 이 방에 돌아온 것인가. [───시엘, 선배───] 그 얼굴을 잊을수가 없다. 어째서, 그 때 아무말도 하지않은 것이지 나는 알퀘이드가 흡혈귀라는걸 알고 있으면서도 사모하고 있었어. 그렇다면, 설령 선배가 흡혈귀라 하더라도, 그렇게 놀라지는 않았을 것이다. .....웃어. 농담인듯이 웃어 넘기면, 선배라도 언제나처럼 웃어줄지도, 모르는데. [......아니야. 나는, 역시────] 선배에게는, 정말로 선배로 있어주길 원했다. 지겨우면서, 하지만 평화롭게, 즐거웠던 학교에서의 선배와의 시간이, 굉장히 소중했어. [─────쿠] 하지만, 그것도 끝이다. 그녀는 이제 두 번다시, 선배로서 학교에 올 일이 없어졌으니까. [......어떻해야 좋은거지, 나.] 모르겠어. 거리에 박혀있는 흡혈귀를 쓰러뜨리려고 생각하고 있지만, 혼자서는 찾을 수 조차 없어. 알퀘이드와 결렬하고, 선배와는 절교중. ...아니, 선배와는 이제 만날수도 없겠지. [───────] 안경을 쓰고,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시간은 오전 8시를 지나고있다. 평상시라면 이미 아침을 먹었을 시간이지만, 오늘은 학교의 개교기념일로 휴교이다. [히스이는..........없나.] 평상시라면 그림자처럼 문 앞에서 공손하게 있을 히스이는 없다. [응.........] 또, 가벼운 두통이 왔다. 적응하지 못한 저택의 생활에, 최근 몇일간의 이상한 체험이 겹쳐서, 스트레스가 쌓인건가. [...............하아.] 깊게 숨을 내쉰다. 뭘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해야할 일은 산더미같다. 선배가 신경쓰인다면, 선배의 아파트에 들르면 될것이고. [──좋아. 먼저 아침이지.] 인간, 어쨋든 뭔가를 먹지않으면 뭘 할수도 없다. 일어난지 얼마 안된 멍한 머리와 몸을 움직여서, 거실로 향하기로 했다. 로비에는 히스이가 작업을 하고있다. 가구 배치를 바꾸는 것인지, 보지못한 의자를 로비로 옮기고 있다. [히스이] 히스이는 나를 알아차린 것인지, 탁탁 하고 조용한 발걸음으로 왔다. [안녕하십니까, 시키님.] [.....아아, 안녕. 미안하네, 내가 멋대로 일어나서.] [저야말로, 일어나셨을 때 옆에 있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히스이는 스윽, 하고 소리도없이 고개를 숙인다. ........여기서 사과하면, 밤중에 거리를 나돌아 다니고, 깊은 밤에 자신도 모르게 집에 들어와서 침대에 기어들어간, 내가 굉장히 극악인 같으 느껴진다. [히스이가 사과할 필요는 없어.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지 않은 내가 잘못한 거니까, 히스이는 불평 하나라도 해주는 편이 좋아.] 오히려 지금은 그정도로 엄하게 해주지 않으면, 기분이 흔들려버릴것 같다.. [시키님..........?] [아아, 아무것도 아냐. 지금건 잊어버려. 그것보다 아침을 먹고싶은데, 아침 준비는 되어있어?] [.......언니는 외출 했습니다. 시키님의 식사라면, 식당에 이미 준비되어 있습니다만.] [그런가. 그럼 조금 먹고올게. 일하는 중에 불러세워서 미안해.] 그럼 나중에, 하고 말을하고 식당을 향했다. 식사를 끝내고 로비로 돌아왔다. .......선배의 아파트에 가려면, 일단 방에 돌아가서 옷을 갈아입는게 좋겠지. [────아야.] 우당탕, 하고 발을 의자에 부딪히고 말았다. [....아야, 왜 이런곳에 의자 같은게........] 아아, 아까 히스이가 옮기던 의자인가. 보통은 없었던 것이어서, 모르게 평상시대로 걸어가다 부딪힌것 같다. [........이런. 이런데에 부딪힐 정도로 정신이 빠져있었나.] 하아, 하고 한숨을 쉰다. ───하지만, 히스이도 히스이다. 이런곳에 의자를 놓아도 어쩔수 없는거잖아. 애시당초 다니는 길에 의자를 놓다니, 무슨 생각하는건지. ........의자에 부딪힌 발의 발톱이, 아직 아프다. 이건 필요이상의 아픔이다. 이런곳에 의자만 없었다면 없었을 아픔. ───재수없군. 내가 지금부터 선배를 만나러 간다는데, 어째서 갑자기 방해하는거야. 이 의자, 굉장히 방해된다. 어째서 이런것이 여기에 있는거야. 없었으면 좋았을것을. 없었으면 내가 발이 걸릴일도 없었을것인데. 화가나서, 의자를 차버렸다. 찌리릿. 그러자, 찬 부분이 더욱더 아파온다. 찌릿, 찌릿. 찌릿, 찌릿, 찌릿. [───────이녀석.] 이, 방해되는, 녀석. 사라져. 눈에 걸린다, 이 의자. 이 의자. 이 의자. 이 의자. 이 의자. 이 의자. 이 의자. 이 의자. 이 의자. 이 의자. 이 의자. 이 의자. 이 의자. 이 의자. 이 의자. 이 의자. 이 의자. 이 의자. 이 의자. 이 의자. 이 의자. 이 의자. 이 의자. 이 의자. 이 의자. 이 의자. 이 의자. 이 의자. 이 의자. 이 의자. 이 의자. 의 의자. 이 의자. 이 의자. 이 의자. 이 의자. 이 의자. 이 의자. 이 의자. 이 의자! [시키님.........! ?] [───어라, 히스이. 왜그래, 갑자기 그런곳에, 있어.] 말하고, 놀랐다. .........자신의 호흡이 거칠어져 있다. 헉헉 하고 격렬하게 요동치고 있다. 마치, 몇 십 Km 마라톤을 한것 같이. [어라......왜 이렇게, 숨이 가쁜거지, 나.] 하아하아, 하고 숨을 쉰다. [시키님──무슨, 말씀을 하시는겁니까?] [에, 뭐라니──히스이야 말로 왜그래, 그렇게 불안한듯한 얼굴을 하고. 무슨일, 있었어?] [.....시키님, 자신이 무슨 일을 했는지, 모르시는 겁니까......?] [뭘 했냐니, 나는 별로 아무것도────] [큭────] 또 두통. 그걸 떨쳐버리듯이 머리를 흔들었을 떄, 내 발밑에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곳에 있는것은. 이미, 형체도 남아있지 않을 정도로 부서진 의자의 잔해였다. [──────에?] 두근, 하고. 심장이, 빨라진다. [──이거──내, 가?] [──네. 시키님이 의자를 들고, 몇 번이나 바닥에 내리친 결과입니다.] [무슨─────] 어째서. 어째서 그런짓을, 내가 한거지. 그야 분명히 의자에 발을 부딪혀서, 아프다 하고 생각했지만. 어째서 이런 정도로, 나는───이런 어린애같이, 세세한 것에 화를내서 물것을 부순거지........? [시키님, 어디 기분이 좋지 못하신겁니까? 몸이 안 좋으시다면, 의사를 부르겠습니다만.]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야. 미안 히스이, 미안.......나, 어떻게 된것같아.] 히스이로 부터 떨어진다. 부숴진, 나의 손에 의해서 박살이난 의자로 부터 떨어진다. [시키님, 진정해 주십시오. 그렇게 숨을 몰아쉬면 몸에 좋지않습니다.] [괜찮아, 내버려둬! 혼자있고 싶어, 혼자있게 해줘......!] 그렇게 소리치고, 계단을 올라간다. 마치 히스이에게서 도망치는것 같구나, 하고 다른 사람의 일 처럼 생각되었다. 방에 돌아와서 침대 속으로 파고들었다. 또다. 또, 관자놀이가 저리다. 찌릿찌리릿, 하고. 마치 뇌수의 안에 새로운 심장이 생긴것 같이, 거벼운 두통이 반복된다. [..............큭]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아까, 이유도 없이 난폭한 기분이 된것언, 이 아픔 때문일지도 몰라. 연일의 사건으로, 『죽음』을 너무 봐서 머리가 어떻게 된건가. 어쨋든───지금은, 진정하지 않으면. 두통도, 안경을 벗지만 않으면, 이 이상 심해지지는 않을테니. [........뭘 하고있는거지, 나......빨리, 선배가 있는 곳으로. 가지 않으면......안되는데.] 하지만, 이런 상태로 있으면 또 선배에게 상처를 입힐뿐이다. 진정하지 않으면. 조용히. 조용히 있으면, 두통도 확실히 가라앉을거야. ..... ............. ...................... .................................봐, 가라앉았어. 방은 매우 조용하다. 시계의 바늘 소리밖에 나지않는 이 방이라면, 금방 기분이 가라앉을거야. 틱. 틱. 틱. 틱. 틱. 틱. ....시계의 바늘 소리다. 틱. 틱. 틱. 틱. 틱. 틱. 틱. 틱. .......잠깐, 조용히 해줘. 틱. 틱. 틱. 틱. 틱. 틱. 틱. 틱. ........어이. 틱. 틱. 틱. 틱. 틱. 틱. 틱. 틱. ........조용히 하라고 말했는데........! ──멈추었다. 와장창, 하는 소리를 내면서, 시계가 멈추었다. [───조용해, 졌다.] 응, 잘됬다. 이렇다면 선배를 만나러 갈수있어. 현관으로 나왔다. 하늘은, 푸른색이 눈에 물들 정도로 쾌청하다. 문을 향하여 걸어간다. 그 도중에. 부스럭, 하고 정원 쪽에서 소리가 났다. [...............?] 이상한데. 히스이는 로비에서 의자를 치우고 있었다. 코하쿠씨는 외출했고, 아키하는 학교. ......저택에는, 그 외에 아무도 없은텐데. 정원에 왔다. ......그러고보니, 어렸을 때에는 아키하와 자주 여기서 놀았었다. 저택에 돌아와서, 이런저런 일이 많아서 정원의 산보도 하지 않았었군. 부스럭. 또, 소리. 누군가가 정원을 횡단하는 소리같다. [어라, 히스이......?] 그곳에 있던건 히스이였다. ........나를 눈치채지 못한것 같은데, 분명히 히스이가 숲 쪽으로 가려 하고있다. 히스이는 나를 눈치채지 못하고있다. 뭘 하러가는건지, 히스이는 숲 안으로 들어간다. [?] 흥미가 생겨나, 조금 뒤를 쫒아가기고 했다. ───그러자. 히스이가 걸어가는 곳에는, 조그만한 광장이 있는것 같았다. [......? 저런곳에 광장이라니......] 갸우뚱 거리면서 기억을 되짚어 보지만, 기억이 애매하다. 저택의 숲 안, 나무들은 잘라낸듯한 광장이 보인다. ───아니, 보인다 라는건 정확하지않아. 보통 걸어다니고 있을 때는 결코 보이지 않을것이다. 히스이가 거기에 걸어가지 않았으면, 저택에 살고 있으면서도 일생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숨겨져 있는, 나무들로 둘러싸인 조그만한 광장. [.....저런 광장, 있었던가......있었다면 놀이터가 되었을 것인데.........] 적어도 숲 안의 광장에서 아키하와 놀았던 기억은 없다. ───없었던것, 같은, 느낌이, 든다. [............] 잠시 생각을 한 후에, 그 광장에 들어가 보기로했다. ........광장에는 특별히 아무것도 없다. 먼저 들어간 히스이의 모습은 없다. [뭐야───그냥 공터잖아.] 광장의 한 중간에 걸어서 간다. 광장은 정말로,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이었다. 깨끗하게 정리되어있는 지면과, 주위를 감싸는 깊은 숲의 나무들. 매미의 소리와. 녹아들어 갈듯한, 강한, 여름의 햇빛──── [에...............?] 여름의, 햇빛────? [아────아야............] 가슴의 상처가 아프다. 마치 / 푹 하고. 칼로 가슴을 찔린 / 듯한 / 이 아픔. 매앰 맴맴 매앰 맴맴 매앰 맴맴───── ────어디선가, 매미 소리가 들려온다. 지금은 이미, 가을인데. ────하얗게 녹아들어갈듯한 여름의 햇빛. 먼 하늘에는 적란운. 보이는 것은 매미 소리. 발 밑에는 매미의 허물. 허물. 누군가의, 허물. [─────...............] ────아아, 기분이 안좋아. 겨우 진정이 되었는데, 또, 정말로 화가나려고 한다. 나는 선배를 만나러 가지않으면. 빨리 가서, 선배가 흡혈귀라도 상관없다고, 말하지않으면. ......... ................... .......................... ................................ ....................하지만, 진심은 어떨까. 토노 시키는 정말로, 시엘선배가 흡혈귀라도, 지금까지 했던것 처럼 웃으면서 대할수가 있을것인가─── ..........웅크리고 있는 누군가의 그림자. 가까워지는 어린 소녀의 발소리. 먼 하늘에는 적란운. 푸른 하늘. 정신을 차리니. 거기에는. 가슴을 찔려서 죽어있는 나의 몸과. 나의 시체를 멍하는 내려다보는, 역시 나 자신의 모습이 있었다. [아─────우] 가슴이 아프다. 토할것 같다. 상처는 이미 예전에 아물었을 터인데, 어째서 이렇게 아픈거지. 가슴이 무너진다. 오래된 상처가 열리고 적색의 얼룩이 흘러내린다. ───무슨 일이지. 나의 상처는, 전혀 낫지 않았어. 아파. 무서워. ───현기증이 난다. 이것이, 죽음 이라는 충동력. 의식이 빠져든다. 상처가 아프다. 털썩, 하고, 자신의 몸이 지면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었다. ......이야깃 소리가 들려온다. [아키하님, 의사를 부르시지 않으시는 겁니까?] [바보같은 소리 하지만, 히스이. 부를리가 없잖아, 오라버니의 상처는 보통 상처가 아니니까.....!] .....아키하 와 히스이 가 이야기하고있다. 여기는 시키의 방이다. 아무래도 침대 위에서 자고 있는것 같다. 야아, 하고 소리는 내면서 알어나려고 해도, 몸이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가슴의 아픔은 이제 없는데도, 몸이 무겁다. 만족스럽게 움직이는 것은, 눈과 입 뿐인것 같다. [대체 어쩔 생각이야 히스이. 시키를 그곳에 가게하면 안된다는건, 당신도 알고 있을텐데....!] [죄송..........합니다.] [사과해서 끝날 문제가 아니야. 당신을 오라버니에게 붙인것은, 이런 사태를 피하기 위한 것이지? 그것을 잊고, 당신을 뭘 하고 있었다는거야.......!] 아키하는 보통이라고 생각하지 못할정도로, 감정을 내비치며 화내고있다. 그에 반해, 혼나고 있는 히스이는 고개를 숙인채로 아무말도 않고있다. ....나에게는, 두 사람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 전혀 알수없다. 알수없지만, 히스이가 나 때문에 혼나고있다, 라는 것은 읽을수 있었다. [대답해 히스이. 당신은, 오늘 하루 어디서 무얼하고 있었지?] 아키하의 질문에 히스이는 대답하지 않는다. 두 사람 사이의 공기는 점점 무거워지고 있다. 꽉, 하고 입술을 깨물고는, 아키하가 히스이 에게로 한 걸음 다가간다. .....아키하가, 히스이에게 손을 대려고 한다는 것은, 내의 눈으로 봐도 알수있었다. 히스이도 알고있는것 처럼, 고개를 숙인채로 가만히 받아들이려 하고있다. [───기다려 아키하.] [오라버니───정신이 들었나요 ! ?] [아아, 아키하가 너무 시끄러워서, 지금 깨어났어.] [아..........] 아키하는 난처한듯 시선을 돌린다. 히스이는 역시 고개를 숙인채로, 나를 보려고 하지도 않았다. [저기 말이야, 히스이를 너무 혼내지마. 사정은 모르겠지만, 내가 쓰러진 것 때문에 그런거지? 그러면 히스이에게 책임이 없어. 이건 내가 멋대로 쓰러진거니까.] 요, 하고 팔에 힘을 넣어서, 어떻게든 상반신 만을 침대에서 일으켰다. 지금은, 이것 만으로도 이제 손가락 하나도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히스이가 침울한 상태에서, 무리를 해서라도 건강한 척을 하지않으면 안된다. [정말, 너도 나의 일로 싸움같은건 하지마. 어른스럽게 보여도 아직 어린애구나.] [하지만───오라버니는 그 때 부터 계속 정신을 잃고 계셨다구요? 10시간 이상 혼수상태로 있다니, 지금까지 이런일은 없었어요. 혹시──오라버니가 이대로 눈을 뜨지 않으면, 저는 어떻해야 좋단 말이에요...!] [바보, 있지도 않을일을 이야기하지마. 이건 그냥 빈혈이잖아......뭐야. 벌써 10씨가 넘었네.] [......에에. 오라버니는 오후 때 부터 지금까지 계속 정신을 잃고 계셨어요.] 사양하듯이 아키하아 이야기한다. [──────] 몸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그 때 부터 계속, 이렇게 여기서 자고 있었던 건가. 선배의 아파트에 가지도 못하고, 단지 자고 있었을뿐. [........이런. 반나절이나 쓰러져잇다니 소학교 이래다. 아아, 그 때는 빈번하게 쓰러졌었지. 아리마가에 적응이 안되어서, 신경이 긴장되어 있었어.] 빈혈의 후유증인지, 왠지 아직 꿈을 꾸고있는것 같다. 멍하니, 천장을 보면서 옛날 일은 떠올려본다. [......그렇네요. 여기에 돌아온지 아직 1주일 밖에 안되었어요. 오라버니 여러가지 피곤이 쌓여있는 거에요.] [──아아. 그건 오늘 위험할정도로 실감했어.] [그렇죠? 그러니까 오늘은 이대로 쉬어주세요. 오라버니는 다른 사람보다 몸이 불안정하니까., 가끔은 아무것도 하지않는 날이 없으면 안되니까요.] 아키하는 진지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 .....확실히, 아키하의 말대로다. 모든걸 잊고. 선배의 일도 흡혈귀의 일도 생각하지 않고 쉬지않으면, 정말로 어떻게 될것같다. 고민하고 고밀하고, 그걸 의자에게 화풀이하다니, 어떻게 된거야. [.......그렇네. 아키하의 말대로, 오늘은 조용히 자도록할게.] 말하고, 침대에 누웠다. [정말..........? 있다가 방을 빠져나가는건 없기에요?] [뭐야 그거. 나, 그렇게 신용이 없는건가.] ........아아, 없구나. 지금까지 몇 번이나, 아키하를 놔두고 밖에 나갔으니까. [히스이, 코하쿠에게 오라버니가 깨어났다는 걸 알려줘. 오라버니, 저녁을 어떻하실 건가요?] [.....그런가. 아니 코하쿠씨 에게는 미안하지만, 먹을수 있을것 같지가 않아. 오늘 밤은 이대로 잘게.] [.......알겠습니다. 그럼 히스이, 코하쿠에게 그렇게 전해줘.] 히스이는 고개를 숙인채로, 끄덕이고는 방에서 나갔다. ,.....그럼. 침대에 몸을 맡기니, 또 잠이 오려고한다. 이대로라면 1분도 안걸려서 잘것임에 틀림이없어. ───하지만, 그 전에. [아키하. 우리집 정원에, 그런 장소가 있었나?] [에에. 저희들이 어렸을 적, 자주 놀던 장소에요.] [그런가. 왠지, 기억이 잘 안나.] .......아아. 정말로, 잊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이상한거 묻겠는데, 어렸을 적에 말이야, 나와 아키하와───또 한사람 정도, 아이가 있었다는 이야기는 몰라?] [하?] 아키하는 잘 모른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 거린다. .......그렇겠지. 그런 아이, 있을리가 없어. 그건 그냥 꿈이다. 그 광장에서. 어렸을 적의 자신이 자신과 닮은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하다니, 어떻게 된거야. 그렇다면 여기에 있는 나는 뭐라는거야, 정말.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꿈 이야기야.] [그렇습니까.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오라버니. 오늘은 편히 쉬어주세요.] [아아, 그렇게 할게.] 아키하의 말에 대답하자 마자. 언제나의 빈혈처럼, 갑자기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8/ (死). END 9/ 空? 어두운 곳에 있다. 눈을 뜬지 8년간. 계속, 어두운 곳에서 숨을 죽이고있다. 무엇 때문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그런건 이미 예전에 마모되어 버렸다. 여기게 있는거은 단지 어둠이다. 그레도, 나는 무언가를 이루지않으면 안되는것 같다. 무엇 때문에 있는건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나의 목적은 분명하다. 나를 묶고있던 것은 모두 없어졌다. 나를 막을건 아무것도 없다. 그 후에는. 너를, 죽이러 가는것 뿐이다. 짹짹, 짹짹짹, 짹짹짹짹 창이 열려져 있는 것인가. 정원에서 작은 새의 지저귐이 들려온다. 차가운 바람에 볼에 닿는다. 눈꺼풀에는 희미한 태양빛. 조용하고, 온화한 주위의 분위기. 부드러운 아침의 도래. 아침, 인가. 어젯밤, 아키하의 간호를 받으며 자서, 그대로 아침을 맏이한것 같다. 몸은 침대에 누운 채로, 몸의 마디마디가 미묘하게 무거웠다. 그래도 어젯밤 보다는 회복되어있다. 눈을 뜨고, 일어나기로 했다. [우.............] 갑자기, 토할것 같았다. 어제의 빈혈이 아직 계속되는 것인가. 가슴 부위가 메슥거려서, 기분이 나쁘다. [실례하겠습니다.] 히스이가 방에 들어온다. 아직 내가 자고있다고 생각한건지, 히스이는 들어오자 마자 일어나있는 나를 보고 조금은 놀란것 같다. [안녕하십니까. 일어나 계셨군요, 시키님.] [─────] 왠지. 그런, 세세한 히스이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안녕. 아침이지, 금방 갈테니까 나가있어. 옷을 입을거야, 지금부터.] [......네, 실례했습니다.] [...............] 아무리 기분이 나쁘더라도 히스이에게 화풀이하다니, 어떻게 된거야. [─────] 기분이 나쁘다. 이래서는 학교에 가도 수업을 할수가 없다. [.........쉴, 까.] 하지만, 학교에는 가지 않으면. 학교에 가면 선배를 만날지도 몰라. ......그 사람이 아직 『선배』로 있어줄거라는 희망은 없지만, 그래도──혹시라도, 선배가 있을지도 몰라. [─────후우.] 크게 심호흡을 하고, 기분을 가라앉힌다. 어떻게든 현기증을 억제하면서, 방을 뒤로했다. [아, 오라버니. ........안녕, 하세요.] .......거실에 들어가자 마자, 아키하는 상기된 목소리고 인사를 해온다. [........아아, 안녕. 오늘도 빠르네 아키하는.] [저는 평상시대로 인데.......오라, 버니? ...........괜찮으세요? 아직 얼굴색이 좋지못한데, 기분이 안 좋으시다면 오늘은 쉬는편이───] [아니, 괜찮아. 좀 있으면 나아질테니까, 아키하가 걱정할 필요는 없어.] 바로 대답하고는 아키하의 앞을 지나간다. 식당에 가서, 아침을 먹지 않으면 힘이 나오지않아. [그럼. 너, 이제 시간 됬잖아.] [...................네. 그럼 먼저 실례할게요.] 망설이는듯이 말하고는, 아키하는 조용히 일어났다. 아키하아 거실에서 나간다. 그것을 곁눈질로 보면서 식당에 들어갔다. 저택을 나와서 학교를 향한다. 손발이 아직 무거워서, 다른 사람의 몸인것 같은 감각으로 언덕을 내려간다. 아침 7시 40분. 교문에는 등교하는 학생들의 혼잡하다. [..........................] 선배가 올거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교실에서 기다리는 것 보다 여기서 기다리는게 좋을지도. 1, 여기서 기다린다. 2, 교실에 가본다. 3, 뒷뜰에 가본다. --선택. [.................] 아니, 여기서 기다린데도 선배는 만날수 없을거라는 느낌이 들어. 선배 쪽에서 만날 마음이 없다면, 나의 모습을 본 시점에서 돌아가 버리겟지. ......그걸 생각하면, 선배가 학교에 오는 루트는 정문은 아니라고 생각해. [......온다고 하면 뒷문으로 인가.] 그렇게 생각하고, 교사의 뒷쪽으로 달려갔다. [─────하아.] 뒷뜰에 사람은 없다. 뒷문으로 등교하는 학생은 없다. ......그래도, 시간이 다 될때까지 오지않을 선배는 계속 기다렸다. 예령이 한 번 울리면서, 문이 닫히는 시간을 알려온다. .......선배는 오지 않는다. 홈룸이 시작되기 전에 교실에 들어가자. 홈룸이 가까워져 옴에도 불구하고, 교실은 여전히 시끄럽다. 창가의 내 자리로 이동해서, 가방을 놓는다. [오우, 안녕하신가. 오늘 아침은 또, 상당히 얼굴색이 안 좋은데.] [.......정말. 이녀석도 저녀석도 사람의 얼굴을 보고 그건가. 그렇게 얼굴색이 안좋냐, 나.] [에───? .....그렇군, 듣고보니 보통이네. 왠지 말이야, 토노가 굉장히 침울해져 보이기 때문일거야.] [...........침울해져서, 인가.] 분명히 기분이 침울하다. 선배에게 안녕 이라는 말을 듣고, 몸은 왠지 무거워서, 몸도 마음도 넉아웃 상태다. [───아리히코. 너, 오늘 선배 봤어?] [아? 선배라니 어디의 누구야.] [어디 라니......너와 나의 공통의 선배라 하면, 시엘선배 외에는 없잖아.] [누구야 그거. 시엘이라니. 우리학교에 유학생이 있었나?] ────경악으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아리히코, 너] 끊어끊어서, 어떻게든 거기까지 말을 했다. 하지만, 그 다음은 좀처럼 계속되지 못했다. [뭐야 토노. 말하고 싶은게 있으면 분명하게 말해. 돈 문제 이외에는 뭐라도 들어줄테니.] 아리히코의 태도는 평상시와 다를게없다. 평상시와 다를바없는 태도로, 딱 잘라서, 선배의 일은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고있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자리에 돌아가. 홈룸, 시작한다구.] [아, 벌써 시간이. 그럼, 나중에 봐.] 아리히코가 자리에 돌아가고, 교실에 담임선생님이 들어왔다. 홈룸이 시작되고, 그대로 1교시 물리 수업이 시작되었다. ───그것을, 마치 스크린에 비친 영화를 보는것 처럼, 바라보았다. 선배는, 정말로 사라져 버렸다. 나의 앞에서 없어진게 아니라, 시엘선배라는 존재개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아리히코는 기억하고 있지않아. .....분명히 다른 누구도 기억하고 있지않아. 그 안녕은, 이런 의미였구나. [───────] 눈 앞에는, 흑판에 하얀 분필을 달리는 교사의 영상이 흘러가고 있다. 왠지, 현실에 현실감 이라는것이 없어져 버린것같다. 이제, 이대로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이 되어도, 그 사람은 오지 않겠지. 점심 시간에, 다도실에서 멍하니 식사를 같이하는 것도 할수없어. .......어딘가에서. 아직 하나남은 희망을 걸고 있었지만, 그것도 끝이다. 나는, 시엘 이라는 사람을 완전히 잃었다. 아직 아무것도──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아무것도 전하지 못했는데. 오늘같이 좋은 날씨, 푸른 하늘을 바라보면서 식사를 하던 때도 있었는데. 그건, 이제 머나먼 이야기다. 소중한, 꿈이었겠지. 정신을 차리니, 교실에 있는 학생의 수가 줄어있다. ───이미 점심시간이 된것같다. [...................] 아무것도 할 마음이 없다. 몸도 나른하고, 이대로──── 1, 이대로 교실에서 멍하니 있자. 2, .......점식을 먹으러 가자. ---선택. ───이대로 여기서 썩어봤자 아무것도 안돼. 안그래도 몸이 안 좋으니까, 식사 정도는 하지않으면 정말로 쓰러질거야. [학식에 갈까.] 마음에 내키지 않은채로 중얼거리고는 일어났다. 이미 러쉬시간은 끝난건지, 식당에 행렬은 없어졌다. 테이블은 대부분이 학생들로 차있다. 빈 자리는 없는지, 식당을 둘러보았다. ───그러자. .....선배와 닮은 학생을 보았다. [────아.] 웃기는 일이다. 조금 닮았다고 시엘선배로 착각하다니 본격적으로 어떻게 되었다. 어떻게 되었다는 걸 알면서도, 선배를 닮은 누군가로 보터 시선을 뗄수가 없다. 선배와 닮은 누군가는 테이블에 앉아서 우동을 먹고있다. 그것도 카레 우동. 먹고있는 것 까지 선배와 꼭 닮았다. [──────아.] 랄까, 시엘선배 본인 이었다. [────선배!] 전력으로 선배가 앉아있는 테이블로 가다갔다. [──────] 선배는 힐끗, 하고 나의 얼굴을 올려다 보더니, 휙, 하고 얼굴을 돌려버렸다. 확실히 피하고 있어. 하지만 그런걸 신경쓸 겨를이 없다. [선배, 어째서 이런곳이 있는거야.....!] 안달이나서, 그런 노골적인 말 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어째서라니, 저는 여기의 학생이에요. 점심이 되면 밥을 먹지 않으면 다운되어 버리잖아요.] [아니, 그러니까 그런게 아니라, 나는────] 무슨 말을해야 좋을까, 너무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서 머리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선배는 불만이 있는듯한 얼굴로, 나에게서 시선을 돌리고있다. [나는, 선배가 여기에 있는게 이상해서. 그치만 이틀전에, 선배가 안녕이라고 말했으니까, 이제 만날수 없다고───] [네. 하지만 이틀 전에는 이미 시간이 늦었잖아요. 학생은 집에 돌아가지 않으면 안되요.] 황당한 말을, 이사람은 말했다. [무슨───] [아니면 토노군. 저 같은 것이 학교에 있으면 안되나요.] 선배는 이틀전의, 무표정한 눈을 하고, 똑바로 나의 눈을 바라본다. ........저 같은 것이, 이라고 선배가 말했다. 선배가 정말로 흡혈귀인지 아닌지는 몰라. 단지, 죽을듣한 상처를 입어도 금방 나아버리는 몸, 이라는 것은 알퀘이드같이, 인간과는 떨어져있다. 그것이 인간다운 것인가 라고 물으면, 확실히 대답할수가 없다. 하지만, 그래도. 토노 시키에게 있어서, 이 사람은 소중한 사람이다. 그것이 어떠한 감정인지는 아직 모르겠어. 하지만 반나절 동안. 단지 반나절 동안 만이라도, 이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는것 만으로도 현실이 천박하게 느껴진다. 그러니까 이미──나에게 있어서, 이 사람은 뺄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이다. [......선배, 나는───] 그런건, 전혀 라는건 거짓말 이지만, 정말로 신경쓰지 않아. 선배가 설령 알퀘이드와 같다고 하더라고, 선배는 선배다. 그건 절대적으로 믿을수 있어. 그래, 어젯밤에 말하지 못한 말을 하려도 선배를 노려본다. 하지만, 그 전에. [됐어요. 토노군에게 미움을 받아도 어쩔수 없으니까, 이제 신경쓰지 않아요. 게다가 이건 저의 일상이니까. 토노군이 뭐라고 말해도, 좋을대로 할거라고 정했어요.] 그렇게 선배는 딱 잘라서 이야기했다. 불만 없지요, 하고 선배는 말없이 바라본다. [................하] 물론, 불만이 있을리가 없다. 그렇게 고민을하던 내가 바보였던것 같아서, 힘이 빠진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지금은 기뻐서 어쩔수가 없다. [.....아아, 불만이 있을리가 없잖아. 나도 지금까지, 선배의 충고를 듣지않고 멋대로 해왔으니까.] [좋아요. 그럼, 악수해요.] 선배는 손을 내밀었다. 선배의 의도는 잘 모르겠지만, 내 민 손을 잡았다. 붕붕, 하고 악수한 손을 위아래로 흔드는 선배. [네, 이걸로 화해했어요. 지금부터 잘 부탁해요, 토노군.] 선배는 기쁜듯이, 환하게 웃었다. 선배는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쟁반을 들고 걸어나갔다.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겟지만, 어쨋든 어딘가로 가려는 모양이다. [아────] 선배는 쟁반을 식기를 놓은곳에 두고, 식당을 나간다. .........좋지만. 선배가 학교에 남아서, 화해한 것으로도 기쁘지만───이대로, 알퀘이드와 흡혈귀를 흐지부지하게 해도 좋은 것인가? 1, 괜찮은거 아닐까? 2, .......아니, 그럴수는 없어. ---선택. [.....괜찮을리가 없잖아. 선배, 잠깐만!] 서둘러 선배의 뒤를 쫒아갔다. [어머? 토노군, 5교시 시작해요. 빨리 교실에 돌아가지 않으면.] [바보, 그건 선배도 같잖아. 어째서 안뜰에───] ......그런가. 선배는 학생인 척을 하고있으니까, 수없을 받을 필요는 없는건가. [후후, 그렇네요. 저도 5교시에 늦을거 같아요. 오늘은 이대로 돌아가려고 생각했지만, 역시 제대로 수업을 들을게요.] 왠지, 선배는 즐거운듯이 웃는다. [.....선배? 설마, 지금까지 계속 수업 들은거야.......?] [당연하잖아요! 그럴 마음이 없었다면 이런 모습은 안해요! ] ....왠지, 선배는 기분이 나쁘다는듯 화내고있다. [───하, 하하.] [욱. 뭐가 이상한건가요. 토노군은.!] [아니, 그치만──기뻐했다가 화냈다가, 역시 시엘선배는 시엘선배구나 하고.] 그렇게 실감할수 있어서, 기쁠 뿐이다. [.......하아. 저는 저인데도, 그게 어째서 웃긴가요, 토노군은.] [아니야, 이쪽 이야기. 그것보다 선배. 저기, 말이야. 알퀘이드 말인데───] [───우] 선배는 한 순간에, 그 무표정한 눈을 하고 나를 바라본다. ......말하기 그렇다. 그렇지만, 확실히 말하기위해서 쫒아온거야. [....화내지말고 들어줘. 선배는 계속 그만두라고 했지만, 역시 나는 흡혈귀를 그냥 둘수가 없어.] ......웃. 무표정 이었던 선배의 눈이, 왠지 굉장히 화나있다. [.......어쨋든, 흡혈귀를 그냥 둘수없어. 하지만, 어제의 일로 알퀘이드와 결렬해 버려서, 나는 뭘 하고싶어도 수단이 없어. 그러니까──선배가 흡혈귀를 찾고있다고 한다면, 협력하게 해주지 않을래.] .......선배는 아무말도 안한다. 그리고, 하아, 하고 깊은 한숨을 쉬고는. [싫어요.] 하고, 웃는 얼굴로 거절했다. [싫다니, 왜 ! ?] [당연하잖아요 ! 토노군 어제밤도 그녀에게 죽을뻔 했다고 자각하지 못한거에요 ! ? 흡혈귀는 쫒는다는 것은,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위험한 일이에요. 그런 일에 토노군을 끌어들일수는 없어요.! ] [───그러니까, 그런건 이미 각오하고 있다고 했잖아! 이래봐도 몇 번이나 죽을 뻔했다구. 내 몸 정도는 내가 지킬수 있어! ] [.....저기 말이에요. 토노군, 뭘 근거로 그런말을 하는거에요. 분명히 토노군의 운동신경이 좋은건 인정해요. 토노군은 병약하지만, 육체 그 자체는 우수하다는 것은 알고있으니까.] 어깨를 추스리면서, 선배는 의외적인 말을 한다. [.....그, 그런거야?] 독기가 빠져서, 모르게 되물어 버렸다. [에에. 토노군, 저의 방에 묵게 되었을 때, 맨 몸이 되었었잖아요. 그 때 봤어요. 군살이 없는, 팽팡한 근육을 하고 있었어요. 멀리서 였지만, 그 때 깨끗한 몸을 하고 있구나 하고 생각할 정도였어요.] [....맨 몸 이라니──나, 맨 몸이 된적이 없는데.] [잊으셨나요? 토노군 욕실에 들어가기 전에 부엌에서 옷을 갈아 입었잖아요.] 아, 그랬다. 분명히 탈의식에 세탁물이 걸려있어서, 방해가 된다고─── [몰랐어. 선배, 사람이 옷을 갈아입는걸 엿보는 사람이었구나.] [───에, 아니, 그게 말이에요, 불가항력 이라할까, 그, 틈으로 보여서, 조금 흥미가 있었으니까, 괜찮겠지─하고.] 선배의 얼굴은 변명을 하면서, 붉게 되었다. ........아마, 말하면서 그 때의 광경은 생각하고 있는것 같다. [아아 정말, 어쨋든! 아무리 토노군이 좋은 몸을 하고 있다고해도, 보통 사람이 흡혈귀와 싸울수는 없어요.] 뭐야, 선배가 나를 싸우게 하고싶지 않은 이유는 그건가. [그래. 그럼 문제는 없잖아.] 안경을 벗는다. 나이프를 손에 쥔다. 찌릿, 하고 관자놀이가 아파온다. 그걸 참으면서, 나무에 보이는 적당한 『선』을 절단했다. [토노군, 지금───] [........뭐, 그런거야. 미안하지만, 내 눈은 보통이 아니야. 알퀘이드의 이야기로는 『죽음』이 보이는, 직사의 마안 이라는 녀석이라는거 같아.] 선배는 눈을 크게뜨고, 말을 삼키고 있다. [──그런, 가요. 결국 그 나이프가 특별한게 아니라, 토노군 본인이 특별했던 거군요.] [.....특별 이라니, 그런게 아니야. 단지 사고의 후유증으로, 이 눈이 맛이간거야.] [───그녀가 토노군을 마음에 들어한 거네요. 당신의 눈은, 개인이 보유한 능력으로서는 특별한 거니까.] 선배는 힘이 없어진듯이, 갑자기 활기가 없어졌다. [.....분명히, 그정도의 힘이 있다면, 토노군을 혼자두는건 오히려 위험하겠네요. 제가 거절해도 토노군을 혼자서라도 흡혈귀를 찾으러 갈거고, 그 도──토노군을 무시할수 없어요.] [선배.......? 그건, 결국───] [네. 토노군을 끌어들이고 싶지는 않지만, 이미 늦은거 같으니까. 이제와서 토노군에게는 관계가 없다고 거절할수도 없어요.] [그럼, 같이 흡혈귀 퇴치를 해도 좋다는거야?] [네. 이렇게 됐으니 저도 각오를 다졌어요.] 선배는 한 손을 내밀었다. 그건 아까 식당에서 한것과 달리, 어딘가 결의를 느끼게한다. [────] 물론, 그 손을 잡는다. 잠시동안 손을 맞잡고, 악수는 끝이났다. [그럼 지금부터 우리들은 팀이에요. 저도 토노군에게 의지할거니까, 토노군도 저에게 의지해주세요. 이제부터 둘이서, 이 거리에 있는 흡혈귀를 처리하죠.] 부드러운 웃음을 띄우며, 선배가 말한다. 그걸 아무말 없이 끄덕였을 때, 점심 시간의 끝을 알리는 예령이 울려 퍼졌다. [그럼 방과후에, 다도실로 와주세요. 거기에서 지금부터의 일을 이야기하죠.] 선배는 교사쪽으로 달려간다. 거기에 뒤질세라, 나도 교사로 달려나갔다 마지막 홈룸 시간이 끝났다. 시끄럽게 떠들면서 클래스메이트들은 자리에서 일어난다. 평상시에는 그 혼잡을 피해서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나도, 오늘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서둘러서 교실에서 빠져나온다. 목적은 다도실이다. 선배와는 여러가지 있었지만, 이걸로 정말로 잘될거야. 선배의 힘이 되어주는건 기쁘다, 솔직히 혼자서는 주체못하던 흡혈귀에 대해서도 이걸로 안심이다. 아니, 그것보다───역시 선배와 함게 지낼수 있다 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거린다. 헉, 헉, 헉────── 숨을 헐떡이면서, 복도를 전력질주해 다도실로 향했다. 다도실에는 아무도 없다. 아직 선배는 오지 않았다. ........하아.......하아. .........조금은, 들떠있었던것 같다. 다다미 위에 앉아서, 호흡을 조절한다. .........하아.....하아......하아. 뜨거워진 몸은 그리 쉽게 식지않는다. 목도 괴롭게 산소를 빨아들이려고 크게 움직이고있다. 몸이, 축축하게 땀이 배어서, 기분 나쁘다. ......하아....하아.....하아.....하아......하아. 뭔가───이상하다. 아까부터 몸은 쉬고있는데, 호흡은 계속 거칠게 몰아쉬고있다. 대체 어째서, 이렇게 달려온것 만으로 이렇게 몸이 피곤한거지.......? [─────윽 ! ?] 갑자기. 가슴이, 아프다. [으으읏,..............!] 털썩, 하고 몸이 쓰러진다. [읏, 아, 아.........!] 전신이, 경직된다. 아, 파. 가슴이, 가슴이, 타들어, 가, , , , , , ! [───읏아우우우우우.....!] 의식이 멀어져간다. 너무 아파서, 손톱으로 다다미를 긁는다. 찌이익, 하고 다다미를 뜯는다. 하지만, 그런짓을 한다고 아픔이 가라앉지 않는다. [헉, 헉, 하아우우우......!] 아파. 아파. 아파. 이렇게. 아프다니. 무서워. [우, 욱, 쿠아아아........!] 견딜수가 없어. 이 아픔이 1초라도 더 계속된다면. 차라라, 죽여, 주었으면 좋을텐데──── ! 『좋아. 너의 바램, 들어주지 시키.』 [─────에 ?] 다다미 위에 엎드리고 있던 얼굴을 들었다. 그 전에. 그 전에. 아픔이 사라졌다. 이제, 어디에도 아픔은 느껴지지않아. 무거움도 느껴지지않아. 살아있다는 것도, 느껴지지않아. [─────] 뭔가 말하려해도, 목이 움직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없다. 아픔도. 감각도. 자유도, 없다. [───────!] 이유도 모른채, 어떻게든 일어나려고 한다. 몸은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무언가에 묶여있는것도 아니고, 몸 전체가 마비되어있는 느낌도 아니다. 그, 예를들자면. 나는 이미 죽어있어서, 무슨 실수로 의식만에 시체에 남아있는듯한 감각. [───────, ] 몸의 오감 중에서, 시각 만이 남아있다. .......다도실은 어둡다. 어느새, 밖은 완전히 밤이 되어있다. [────] 얼굴을 움직일수가 없어서, 어쨋든 눈만을 천천히 움직였다. ────, ─────, ─────, 무언가. 바로 가까이에서, 소리가 난다. 귀를 기울여도 아무것도 들리지않아. 자신의 호흡소리 조차 들리지 않는다는것은, 내 귀가 어떻게 되어버린것 같다. 단지. 굉장히 괴로운듯한 목소리로, 토노군, 이라고 이름을 불리는듯한 느낌이 든다. [────호오. 완전히 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상당히 고집이 쎄군, 시키.] 들릴리가 없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 !] 어두운 곳을 응시한다. 그곳에. 무언가, 보지도 알지도 못하는것이 앉아있다. [──── ! ?] 누구야 이녀석. 처음본다. 처음보는 녀석인데도───오래전부터, 알고있는듯한, 느낌이든다. [뭐야, 그 반응은 너무하잖아 시키. 네가 나를 찾고 있다고 하니까 일부러 이렇게 나와줬는데, 너는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건가.] 쿡, 하고 즐거운듯이 웃으면서, 남자는 검붉은 눈동자를 나에게 향했다. [─────] 유일하게 제대로 움직여주던 의식이, 얼어붙는다. 아직, 확실히 말하지는 않았어. 아직 확실하게 하지는 않았는데───이녀석이 흡혈귀 라는걸. 이녀석이 선배와 알퀘이드가 쫒고있는 뱀이라고, 확실하게 인식되었다. [......아니, 그건 아니야. 분명히 나는 선생한 아카샤의 뱀이라고 불리는 흡혈종이다. 하지만 말이야, 너에게 있어서 나는 뱀이 아닌 시키가 아닌것인가? ───칫, 정말로 냉정한 녀석이군 너는. 그럼 8년동안 계속 생각해오던 내가 바보같잖아.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시엘.] 남자는 여기를 보고 있는채로, 그런 말을했다. [──── ! ] 선배. 선배가 있는건가? 하지만 어디에. 기척이 없으면 모습도 볼수없다. 게다가 선배가 있다면, 어째서 이녀석을 어떻게 하지 않는거야. 눈 앞에. 지금 눈 앞에, 우리들의 적이 앉아있는데..........! [아아, 그렇게 무리한것을 시엘에게는 말하지 않는편이 좋아. 지금, 잠시 사람 앞에 나올 상황이 아니야 그녀는. 뭐 어차피──지금의 너에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거라 생각하지만.] 주욱, 하는 소리. 무언가. 미칠듯한 집념으로, 다다미를 손톱으로 긁고있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니까, 그런것에 신경쓰지 말하고 했잖아.....! 알겠어 시키, 지금의 너가 볼수 있는것은 나 뿐이다. 네가 들을수 있는 소리는 내 목소리 뿐이다. 네가 감지할수 있는 존재는 나 뿐이다. 네에게 있어서 생의 재처는 나 뿐이라구.........! 겨우, 겨우 이렇게 너와 만나게 되었는데, 나 이외의 것은 생각하지마────!] ────푹, 하는 소리. 눈 앞의 남자──뱀 이라는 흡혈귀의 손에서, 뭔가, 기분 나쁜 소리가 난다. 그 후에, 고통을 동반한 숨소리가, 희미하게 들린다. ─────노, 구───운. 잘 들리지는 않지만, 그런 소리가. [───정말로 잊고있는건가 시키. ......부친의 암시가 상당히 잘된 것인지, 아니면───한 번 죽은 이후로, 그 때까지의 기억이 파손된건지. 제길, 어는 쪽이든 이래서는 쓸모없어! 알겠어 ! ? 8년간, 8년간이나 기다렸는데! 네에게, 나를 죽인 너로부터 모든것을 빼앗을 이 순간을 계속 기다렸는데, 중요한 네가 그렇게 얼이 나가있다면 이야기가 안되잖아.......!] [──────] 무슨 소리, 를, 하고 있는거야, 이 녀석은. 내가───이 녀석을, 죽여? [그렇다! 잊고있었다면 기억해 내라. 우리들은 언제나 셋이함께 였었잖아? 토노의 저택에서. 아키하와 나와, 너 셋이서 정원에서 자주 놀았었다. 8년전의 어느날, 내가 이렇게 되기 전까지 말이야!] ───잘, 기억나지 않는다. 분명히───어렸을 적, 또 한 사람이 있었다는 느낌은 있는데. [....기억나지 않는건가. 나와 너는 그렇게 사이가 좋았었는데.] 왠지, 정말로 분하다는 듯이, 녀석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정말. 괴로워 하던건 나 뿐이었다는 건가. 너무한 이야기다, 시키. 나는 계속 아버지에 의해 갖혀있었지만 말이야, 그래도 너의 일만은 느끼고 있었다구. 하하, 뭐라해도 너의 『목숨』은 내가 사용할거니까 말이야. 너와 나는 피 대신에 혼으로 이어져있어. 그래서 너에게는──이 이상없을 정도로 무참한 끝을 맞이하게 해주고 싶었지만.] 유감이다, 하고 녀석은 말했다. 주욱, 주욱, 하고. 또, 다다미를 긁는 듯한 소리가 들려온다. [......시끄러운 여자다. 이 목숨은 내가 빼앗은 것이다. 이미 8년 전부터 내 것이라구! 지금에 와서 시키로 돌아간다는 짓을, 할수 있다고 생각하는거야? 대체 말이야, 이것이 없었다면 내가 죽어버리잖아. 시엘, 너는 나보고 죽으라는 거냐? 정말 무서운 여자다. 됐으니까 입 다물어, 거기서 죽어라.] 싹둑, 하는 소리. 푹, 하는 소리는 그걸로 들리지 않게 되었다. [────앗차, 어디까지 이야기했지. 아아, 그래그래. 너와 나의 반(絆)의 깊이에 대해서 이야기 했지. 말하자면, 시키. 나는 너의 형이라는 것이야. 아키하도 너도, 무심하게도 잊고있지만 말이야.] [──────] 나의........토노 시키의, 형..........? [......뭐어, 그렇다고 해둘까. 시키, 너는 시엘에게 나에 대해서 들었겠지. 전생하는 혼. 죽은 후에,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나는 흡혈종의 일을.] 녀석이 눈을 가늘게 뜬다. 방금 전의 녀석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매우 조용하고, 인간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게 되었다. [이 나는 18번째 나다. 내가 전생처를 고르는 조건은 알고있겠지. 오래된 이능자로서의 혈통을 가지고, 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을 가지는 가계. 이 두가지 조건에 맞는것이 뭔지는 말할필요는 없겟지. 18번째───선대의 나는, 멸하기 전에 토노라는 혈통을 후보로 두었다. 극동의 땅을 고른것은 기분에 따라서 이지만. 흥, 17번 반복해 오면서, 무엇하나 변화가 없는 인생에, 새로운 자극을 구한것일지도 모르지만.] 그리하여 나는 공주에 의해서 멸한 후에, 18번째의 나로서 토노 시키의 몸에 전생했다. 토노 시키의 몸은 아주 좋았다. 지성의 발달도 조숙하고, 아 나라의 공기도 상쾌했다. ───하지만, 상태가 좋았던건 거기까지 였다. 『뱀』──뭐어, 로어 라는 녀석말인데, 녀석의 오산은 토노의 사람 이라는것이 힘이 너무 강했다는 거다. 나와 아키하는 말이야, 말하자면, 반만이 인간이라는 거지. 나머지 반은 로어처럼 처음부터 괴물이라는 것으로, 토노의 사람은 그것을 억제하면서 살고있다. 하지만 마링야, 그 중에는 정신이 약해서 억제하지 못하는 녀석도 있어. 그런 반전을 하여 인간이지 않은 녀석을 죽이는것이 토노의 당주의 역할인데───. 말하자면, 나는 졌다는거야. 원래는 너 같이 성인이 될때까지 로어는 눈을뜨지 않아. 하지만───나와 이어져있는 너라면 알수있겠지, 시키? 하나의 육체에 두개의 의사는 들어있을수 없어. 하나의 의사에서 떨어져 나온 인격이라면 모를까, 전혀다른 혼의 의사는 들어갈수 없어. 들어가면 어떻게 되지? 간단해, 장기인 뇌가 비명을 지르지. 두통이 난다는거야. 이유도 없이, 의미도 없이, 돌발적으로 말이야.] [──────] 두....통....이라니, 그건, 설마──── [그래. 너의 두통은, 나에게서 너에게로 흘러가고 있는것이다. 말했지? 너의 목숨은 내가 쓰고있다. 우리들은 말이야, 하나의 목숨을 같이 쓰면서 살아있는거야. 그러니까──내가 이렇게 활동하면, 너는 시체처럼 움직일수 없게 된다는거지. 의사를 죽이는것은 의사니까. 너의 살려는 의사보다, 내의 살려고 하는 의사가 더 강해. .......뭐, 그래도 대단하군. 나는 죽일 작정으로 너의 동력을 사용하고 있는데.....이상하네, 어째서 너는 살아있는거지.] 녀석은 진심으로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그러고 싶은건 이쪽이다. 어째서 나의 목숨을 이녀석이 쓰고있는건지, 대체 이녀석은 무엇인지, 정말로 알수가 없다. [......아직 모르는거냐 시키. 그러니까 말이야, 의사를 죽이는건 의사라구. 역으로 말하면 의사를 죽여도 그 그릇이 되는 몸은 죽지않아. 내 속에 존재하는 로어는 말이야, 나 이외의 의사였어. 8년전 여름의 어느날. 로어는, 토노 시키라는 의사를 죽였다.] [─────] 그러니까. 토노 시키는 나잖아. [아아, 너는 토노 시키다. 반전되어 인간이 아닌 나를 대신해서 토노가의 장남이 된, 순전한 가짜 말이야.] [─────] [뭐 들어봐. ....나는 말이야, 시키. 너를 좋아했었어. 나도 부친과는 의견이 맞지 않았고, 너는 정말로 좋은 녀석이었어. 우리들은 적이었지만, 정말로 사이가 좋았다. 물론 아키하도 사랑하고 있어. 그녀석이 너를 따른다는건 용서할수 없었지만 말이야.] ........자........잠깐, 기다려. 이녀석. 이녀석은, 무엇을───── [......아아, 그 때의 기분을 기억하고 있어. 눈 앞에 새빨개져서, 무엇도 마음대 들지않게 돼. 새의 지저귐도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조차 방해가 되어서, 정신을 차라고 보면 부서져 있었다. 8년전의 이야기다, 시키. 그 정원에서, 나의 의사는 로어에 의해서 죽었다. 보통이라면 그걸로 로어가 각성해서 끝이난다. 하지만, 토노의 인간은 특별해. 나라는 이성을 잃어버린 육체는 반전한다. 반전충동 이라는 것일까. 지금까지 금기라고 생각하던 것을 제일먼저 하게되는거야. 나는 마음 한 구석에서 너를 질투하고 있었으니까. 결국, 공교롭게도 너를 죽였다. 정말, 그 때 이상의 쾌감은 없었다구! 이 손을 너의 가슴에 내리 꽂고 말이야, 심장을 도려 냈을때의 구토감은, 정말 단번에 다시 태어나는게 아닌가 하고 생각할 정도였어! 그게 너무나 기분이 좋아서 말이야, 조금 더 너의 몸을 가지고 놀려고 생각했던게 큰 실수였지. 내가 너의 심장을 깨끗하게 하자고 활기치던 때에, 누군가가 너와 나의 일을 부친에게 밀고했다. 부친 녀석, 가까이 오더니 나를 죽였다! 진짜 자식인 나를 말이야! ? 정말, 그런 무심한 부친도 있다니까. 그래서는 자식에게 목졸려서 죽어도 불평은 못하겠지 시키! 뭐 마지막에는──굉장히 후련했지만 말이야.] ──────피. 그 정원에서. 피 투성이였던, 아이의 시체는. [──그래, 겨우 생각해 낸건가 시키....! 그런거야, 너를 죽인건 나라구! 그렇다는데 더럽게도 너는 살아 남아서, 더군다나 나 대신에 토노 시키가 되었다..........! 부친 녀석───자신이 죽인 나의 몸을 쓰레기처럼 지하실에 버려서는. 토노가의 장남을 잃을수는 없다, 라는 재수없는 이유로 양자인 너를 토노 시키로 내세웠다구, 그녀석은!] 내가────────양, 자? [아아. 부친은 기적적으로 살아난 너를 이용한것이야. 다행히도 어렸으니까 말이야, 우리들은. 자신들이 진짜 형제라는걸 의심하지도 않았고, 너도──사고의 충격으로 어떻게 되어버린 거겠지. 부친의 간단한 거짓말에 아키하도 너도 속아서, 지금까지 진짜 토노 시키인 나를 잊어버리고 있었다는거야!] ──────아무도, 없었다. 그 사고 이후. 어째서 나는 그렇게 혼자 였던건지. 그건, 결국──── [그래, 네가 필요없는 인간 이었기 때문이다. 뭐, 체면을 차리기위해 형식적으로는 토노 시키 취급을 받았겠지. ───아아,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너는 필요했다. 뭐라해도 너로부터 목숨을 빼앗은 덕분에, 부친에 의해서 죽어도 어쨋든 살아 있을수 있었다. 그 일점 만큼은 정말로 고마워, 시키.] ..........모르겠어. 그럼 왜. 나는 살아있어? [어떨지. 그건 나도 알고싶은 것인데───뭐, 아무래도 상관없는 문제다. 어쨋든 너는 여기서 죽을거니까.] 말하고는. 녀석───로어는, 천천히 일어났다. [───토노 시키를 괴롭혀서 죽인다, 라는것이 이 육체......토노 시키의 목적이다. 그것에 지금까지 협력해 왔지만, 이제 막을 내리자. 나도──언제까지고 2개의 육체에 하나의 목숨으로는 효율이 떨어지니까 말이야.] 목소리가, 가까워진다. 이대로 죽는다. ........아니, 죽는다고 한다면 이미 죽어있는건가. 손도 발도 움직이지 않아. 눈도 귀도 코도 말을듣지 않아. ───나에게는, 이제 아무것도 없다. 이녀석이 말하는 것은, 그다치 받아들이고 싶지는 않지만. ......이제, 아무래도 좋아. 나의 눈이 『죽음』을 보고 있던것은, 나 자신의 사인 같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나는 가짜이고. 8년전의 그 여름 날에, 이미 오래전에 죽었으니까───── [────토노군───── ! ] .......하지만, 목소리가 들렸다. 우는듯한. 굉장히 슬프게, 소리치는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어둠에 눈이 적응한 탓인지. 아니면, 나의 의사라는 녀석이, 조금은 눈을 뜬것인지. 나는, 지금가지 어떤 상황에서 이런 녀석의 긴 이야기를 듣고 있었는지, 녀석이 지금까지 어디에 앉아 있었는지, 겨우 파악할수 있었다. [──칫, 또 재생한건가.] 로어의 발이 멈춘다. 녀석을 그대로, 선배쪽으로 향했다. [조용히 죽어 있으라고 했잖아. 아까부터 거슬린다구, 너는.] 푹, 하고. 선배의 검이, 로어의 손에 의해서, 선배의 몸에 꽂혀 들어간다. [아우.............!] 고통의 목소리. 주욱, 하고 선배의 손톱이 다다미를 긁어댄다. 주욱, 주욱. 그 손톱은 벗겨져 있고, 선배의 호흡은 자동차의 엔진처럼 거칠다. 그런데도. [......토노, 군........!] 주욱주욱 하고. 인형같이 쓰러져있는 나를 향해서, 필사적으로, 부르고있다. [.....시끄러운 여자다. 몇 번을 불러도 시키에게는 들리지 않는다고 말했잖아. 이녀석은 말이야, 살아있는 시체다. 내 목소리 이외에는 들리지않아......아니, 내 목소리 조차도 들리지않아. 목숨을 공유하고 있는것 때문에, 나의 의사를 전달할수 있다는 것을, 왜 모르는거야.] 푹, 푹. 무심하게도, 검이 선배의 몸에 꽂힌다. [읏──── ! ] 부들, 하도 선배의 몸이 떨린다. 그래도───선배는, 정말로 바보같이, 나를 향해서 계속 이름을 부르고있다. 토노군. 토노군. 토노군, 하고. 아픔과, 눈물이 범벅이된 목소리로. [─────────] 들린다. .......분명히, 전부터 들렸다. 하지만, 선배가 말하는것의 반도, 들을수가 없었다. 그렇게, 피를 토하면서도. 이런 쓰레기 인형같이 된 나를, 계속 부르고 있는데도. [───죽지않는 몸, 인가. 어리석은, 그정도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나를 쓰러뜨릴수도 있을텐데.] 푹. [그게, 이런 남자를 위해서 자신의 검을 버릴줄이아. 꼴 좋군 에레이시아. 이런 것이 나의 딸이라고 생각하니 토할것 같다......!] 푹, 푹푹. 로어는 미친듯이, 선배의 몸을 차레로 찔러간다. 무방비한 등을. 어깨를. 발을. 목을. 나를 향해 뻣은, 피 투성이인 팔을. 푹, 하고 사정을 봐주지않고 찌른다. 그래도. 그래도, 선배의 입은 나의 이름을 계속 부르고있다. .........들리지않아. 이제, 들리지않아. 나의 귀가 이상한게 아니라, 선배의 목이, 이미 죽어있다. 그런데도, 나를 향해서 계속 소리치고있다. 그러면, 언젠가는 내가 움직일수 있게 되지않을까 하고 기도하는것 같이. [─────] 솔직히. 나에게는, 왜 선배가 그렇게까지 하고있는지, 알수가 없었다. [─────그] 미칠것만 같아서. 나 같은걸 위새어 상처를 입고있는 선배를 보고, 미칠것만, 같다. [─────만.] 하지만, 움직일수 없다. 분할정도로 움직이지 않아. 어떻게해도──어떻게해도, 이 몸이 움직여 주질않아........! [──멋지군. 치사성을 가질 정도로 순수한 증오. 순간이지만, 네녀석으로 부터 흘러나온 의사는 나를 막히게 하는군. 좋은 살기를 가지고 있지만──이것은, 그렇게 눈을 끌 정도는 아니야.] 로어가 검을 뽑는다. 선배의 몸이 다다미에 쓰러진다. 그 전에, 로어의 손이 선배의 머리카락을 붙잡고, 끌어 올렸다. [괜찮지 소년, 하나 알려주지. 아무리 무한에 가까운 치유능력을 가진 흡혈종이라도, 그건 살아있을 동안의 이야기다. 흡혈종이 불사신으로 있는것은, 어디까지나 숨이 붙어있을 동안이여서 말이야. 완전히 죽으면 그 치유기능도 정지한다. 흡혈종이 죽기 어려운 뿐이지, 결코 불사는 아니지만───] 푹, 하는 소리를내면서. 선배의 가슴에서, 검은 검이 나왔다. 툭, 하고 가슴을 내 밀렸다. 로어는 등에서, 선배의 심장을, 검으로 찔렀다. [으읏아우........!] 죽어있을터인 목이 움직인다. 붉은 피를 토해내면서, 선배는 괴로운듯이, 몸을 부들부들 떤다. [하지만──이 여자의 무서운 점은 말이야, 소년. 설령 완전히 죽었다고 해도, 본인이 아닌 시간이 멋대로 육체를 재생시킨다는 점이 있다. 이해가 가나? 이 여자는 죽으면, 누구의 손도 빌리지않고, 자신의 손 조차 쓰지않고, 이 세계 그 차제가 모순점을 수복하기 위해서 복원시켜 버리는거다. 예를드면──봐라, 이렇게! ] 유쾌한듯한 로어의 목소리에 맞추어서. 선배의 이마에서, 푹, 하고. 검은, 뿔이 솟아났다────── 머리. 후두부에서. 그 가늘고 날카로운 칼로. 살아있는 채로, 뇌를 찔렸다는, 건, 가──── [햐하하하하, 역시 뇌를 찌르면 푹 하고 죽어준다구! 자 보라구 시키, 마치 테루테루보우즈(1) 손발이 부들부들 움직이고 있잖아! ] 유쾌한듯이. 로어 라는 흡혈귀는, 나에게서 나라는 모습을 바꾸고있다. [하지만 봐라, 한번 동공이 열리고 생명활동이 정지했다는 데도, 벌써 심장이 다시 활동하고 있지? ........정말, 장난같은 목숨이다. 하나의 목숨으로 불안하게 살아가고있는 우리들이 바보같지 않은가.] 붕, 하고 로어가 팔을 흔든다. 그대로, 정말로 휴지같이, 선배의 몸이 벽체 부딪쳤다. 그것이, 결정적 이었다. 이제, 됐어. 이제 아무래도 좋아. 이대로 이상하게 되어서, 살인귀라도 불리게 되더라도, 이녀석을. [봐, 우리는 이녀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거야. 이녀석을 말이야, 육체, 세포 하나 안남게 부셔버려도, 무에서 완전히 부활할수 있는 괴물이다. 그런데 죽지않는 녀석을 죽여도, 그게 죄가 되는것일까......!] 히히히, 하고 거슬리는 웃음 소리에 이어서. 로어는, 손에 들고있는 검을, 선배의 몸에 다트처럼 던졌다. 푹, 하는 소리. 그것이 신호. 이성이, 그걸로 타버렸다. [─────────] 일어났다. [네놈, 어째서 움직이는거냐───! ?] [─────] 말할 필요도 없다. 의사가 강한 쪽이 목숨을 사용하는거지. 그러면───나는 지금까지. 이렇게 강하게, 한 가지를 생각한 적은, 없다. [거짓말이다. 내가──내 쪽이 약하다는건가, 너보다........!] 로어. 너를 죽여주지. 어둠 속에서. 나이프와, 로어의 손톱이 교차한다. 로어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다. 하지만, 몸이 따라서 간다. 팔이 내것이 아닌것처럼 움직인다. 눈은 정확하게 집요하게 확실하게 잔혹하게, 녀석의 『선』만을 보고있다. 온 몸이 뜨겁다. 머리가 타버릴것 같다. 처음으로──그 금발의 흡혈공주를 본 때 처럼, 몸이 내것이 아니다. [칫───── ! ] 로어가 떨어진다. 그 한 쪽 발. 오른팔 상완부분. 쇄골의 왼쪽부분. 거기의 세『선』은, 이미 절단되어있다. 대가는 이쪽의 오른팔. 로어는 나의 나이프를 가진 팔을 부수었다. 그러니까, 이 쪽은 남은 팔을 부수게 되면 진다는것이 된다. 이 경우, 패라는 것은 즉사를 의미한다. [──설마. 흡혈종인 나와 막상막하인가. ......너의 그 눈은, 어떤의미로 나 이상으로 나에게 상응하는 업일지도 몰라.] [─────] [모른다면 됐어. 아아, 그건 이야기할 필요도없는 시시한 이야기니까.] 쉬익, 하고 로어의 몸이, 거리를 넓혀간다. [........먼 옛날의 이야기다. 영원을 살아간다 라는것을 생각하던 어리석은 것의 말로다. 그것을 손에 넣은건, 결국 누구도 아니었다 라는것이지.───영원을 살아간다. 그게 로어가 꿈꾸던 기적이다. 나는 윤회전생을 하는 것이야말로 영원이라고 하였다. 하지말 말이야, 그걸것은 하나의 혈족을 계속 이어가는것과 별반 차이가 없는거다. 죽음을 받아들인 로어라는 것의 자손이 마지막에 얻는 힘이 있다고한다면──그것은 흡혈종으로서 다른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다, 라는 것이아닌. ........소년. 너 같이 죽음을 보는 힘 이야말로, 죽음에 도전한 나에 상응하는 결과이지는 않았는가, 하고 말이야.] 로어의 몸이, 자세를 낮추었다. [그런, 하찮은 감정을 품을 뿐이다!] 로어의 팔이 뻗는다. 그것을, 되받아쳤다. [욱─── ! ] 로어가 도방친다. 그것을 쫒는다. 로어의 움직임은, 나의 몇 배나 빠르다. 하지만, 그런것은, 별로 문제되지 않았다. 단지 죽인다. 그 이외의 것이라면, 아무래도 좋아. 사실. 이미 로어의 한 쪽 발을 죽여서, 녀석의 움직임은 둔해져있다. 로어는 도망치면서. 벽에 손을 짚고는, 나를 노려본다. [제길───자신과 싸운다는 것인가, 시키.] [──────] [다물지마......! 너는 나다. 너도 시키면 나도 시키다. 우리들은, 닮아있는 동지다. 로어같은 녀석은 있든없든 관계없어. ......우리는 원래 식인의 변종이여서 말이야, 어렸을 적부터 사람의 고기를 먹고싶다는 충동이 있었다. 지금은 피 같은 뭔가 부족한것이 주식이 되어버렷지만, 로어가 들어오지 않았으면 틀림없이 식인 괴물이 되었다구. ───하지만, 그건 너도 마찬가지다. 내가 식인에 쾌락을 느끼듯이 말이야, 너도 살인을 좋아한다구! 생각해봐, 네가 그 여자를 처음 봤을 때의 충동을, 그 나이프로 여러가지를 죽이고난 후의 황홀을!] [──────] 처음 그 여자를 봤을 때의 충동────? 그건───알퀘이드를 죽였을 때의 일인가. [아아 그렇다. 네가 아무리 좋은사람 척을해도 말이야, 그것만큼은 변명이 통하지않는다구. 너는 그 여자에게 욕정해서, 네가 가장 흥분하는 수단으로 처리한 것이 아닌가. 그게 살인귀가 아니라면 뭐라는거냐. 너와 나는, 같은 살이있는것───같은 것에 빠져있는 이상자 인거야. ] [───────] ......시끄러워. 이 이상 이녀석의 목소리를 듣고있으면, 이상하게 된다. [그래, 같다. 그런데 어째서 나를 죽이는거냐! 단지 나에게 로어 녀석이 들어온것 뿐이잖아 ! ? 혹시 로어가 너에게 들어갔다면, 우리들의 입장을 바뀌었을 거다...........! 그런데 나를 죽이는거냐! ? 너는, 너는, 자신에게 손을 대려 하고있다구........!] 로어가 소리친다. 8년전. 이 거리에 뿌리박혀서, 많은 사람의 피를 빨아오던 괴물이 소리친다. [───너는 내가 아니야. 시시해, 그냥 살인자다.] [바, 알지 못하는군.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나는 진심이다. 로어의 의사가 있어도 분명히 괜찮다고 말이야. 하지만 안돼었다. 너도 마찬가지야. 너도, 나와 마찬가지, 단지 살인자가 될 뿐이라고, 토노 시키!] 이상하게 로어가 웃는다. [그렇지? 알고있어, 너의 안에도 로어가 살아있다고. 알겠어, 너에게 있는 충동은 나에게서 흘러간것이 아니야. 적당히 하고 인정하라구 살인귀. 너의 반전하는 충동은, 틀림없이 너 자신의 바램이라고 말이야.....!] [─────] 나이프를 쥔다. 이 이상, 로어의 목소리를 듣고싶지않아. 녀석의 몸을 응시한다. 그 후에는, 그것을 절단하는것 뿐. [......그런거야. 어떻해서든 나를 죽이려는구나, 시키.] 로어가 몸을 당긴다. 그것이 녀석의 마지막 행동───── [하지만 말이야, 우리들은 진짜로 어느쪽이 죽은건지 궁금하지 않은가?] [────] 우뚝, 하고. 덮치려고 하던, 몸이 멈춘다. [그래, 결국 우리들은 두 사람 다 그 정원에서 죽어있었다. 그럼 말이야──진신을 로어에게 죽은것이 나이고, 살아남아 있는 네가, 뱀 이라는 흡혈귀가 씌인 토노 시키 일지도 모르잖아?] 이것봐 시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거지. 진심은 말이야, 너 본인이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것 뿐이고, 이미 예전에 너는 나같이 미쳐있었다고!] ─────────그건. 그런 일은 절대로 없어───라고 딱 잘라 말할수 있는 것인가, 정말로? [핫──── ! ] 탕, 하고 벽에 부딪쳤다. [욱............!] 무슨 짓이야. 쓸데없는 말에 휘말려서, 실수했다. 남은 왼 팔도 잘려서, 피로 물들고있다. 힘은 일절 들어가지않고, 나이프는 바닥에 떨어져있다. 그렇게──눈 앞에는, 충혈된 눈을 한 로어가 있다. [───바─보, 그럴리가 없잖아. 로어는 나라구. 너는 그냥, 나와 의식하에 연결되어 있으니까 반전충동을 가지는것 뿐이다.] 희죽, 하고 웃고는. 로어는 한 발을 내 딛었다. [잘가라, 시키. 마지막은 굉장히 재미있었어!] 그렇게, 로어는 커터칼 같이 뻗어있는 손톱을 휘둘렀다. [──────] 아픔은 없다. 단지, 푸슉, 하고 피가 튀는 소리가 나는것 뿐. [네, 네놈──── !] 로어의 목소리. 눈 앞에는, 나를 감싸고 로어의 손톱을 받은, 선배의 몸이 있다. [─────────] 아무것도 생각할수 없다. 아니, 뭔가를 생각할 필요같은건 없다. 나는 바닥에 떨어져있는 나이프를 물었다. 손잡이를 이로 물고는. 로어에게 부딪쳐서, 무너지듯이. 녀석의 어깨로부터 비스듬하게 그어진 『선』을 절단했다. [쿠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단말마를 지르며, 로어가 뛰어오른다. 나와 선배로 부터 도망치듯, 창가 까지 뛰어 물러나서, 녀석을 그대로 떨어진다. 창 유리를 깨면서, 교정으로 떨어져간다. [놓칠까보냐───!] 창문자기 달려간다. [큭...........!] 하지만, 역시 3층에서 뛰어 내리는짓은 할수없어. 월야의 아래. 죽음의『선』만으로는 치면상을 입히지는 못한것인지, 로어는 짐승같이 달려간다. [────] .....쫒아갈수가 없어. 여기에서는 녀석을 쫒을수가 없다. 하지만, 쫒을 필요는 없는것 같았다. 월야의 아래, 달려가는 로어의 그림자가 멈추었다. 교정에 비치는 그림자는 하나가 아닌 둘. 하나는, 짐승같이 웅크리고있는 로어의 그림자. 하나는, 기운좋게 적을 위압하는 흰 복장의 흡혈공주. ───승패는, 한 순간에 결정났다. 로어는 단말마를 지르면서, 그 자리에서 먼지로 되어갔다. [────알.......퀘이드.] 유유하게 서있던 알퀘이든, 한번 나에게 시선을 던지고는, 그대로 사라지듯 가버렸다. [하────아.] .......지쳤다. 풀썩, 하고 몸이 쓰러진다. 벽에 기대어, 아무렇게나 앉았다. [우────] 입에 물고있던 나이프를 떨어뜨린다. 오른손은 겨드랑이에서 아래의 부분이 뒤틀려서, 뼈가 굽어있다. 왼손은 어깨 부분부터 로어의 손톱을 받아서, 축 하고 아래로 늘어져서 움직이지 않는다. 양 팔이 움직이지 않는것 만으로도, 왠지 오징어가 문어가 된 기분이다. [......선.....배.] 복도를 살핀다. 방금 전, 나를 감싸준 선배가 쓰러진 곳으로 목을 돌린다. 그러니. [선───배, 상처, 괜찮은거야.] [네. 그 정도의 상처라면, 금방 나아요.] 선배의 얼굴색은,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는다. 단지, 평상시보다 창백하구나, 하고 생각했다. [욱─────! ] ────두근. 두통. ────두근. 두통이, ────두근. 아직, 『선』을 보게 되어있으니까, ────두근. 두통이, 났다. [........토노군? 왜그러세요?] [아니──머리, 머리가──아픈 것, 뿐이야.] 두통을 견디면서, 어쨋든 대답을 했다. 양손. 양손이 움직인다며, 머리를 눌러서 조금은 기분을 진정시킬수 있겠다만, 나의 손은 어느쪽도 움직이지 않는다. [───죽음을 너무 본 반동일지도 몰라요.....토노군, 무리하니까. 혼자서 로어를 쓰러뜨리다니, 터무니없어요.] [.......터무니없는게 아니야. 그건 오히려 선배 쪽이야. 어째서──그런 녀석이, 좋은대로 당하고, 있었던거야.] [그건.......제가 방심해서, 그..........] [───바보. 이야기, 들었어.] .......선배가, 나를 위해서 칼을 버렸다고, 들었다. [......나 같은걸 감싸서, 그런 일을 당하다니, 바보다.] 그렇게 될때 까지, 나의 이름을 계속 부르다니, 어떻게 된거야. [....그렇네요. 제가 뭘 할필요도 없이, 토노군은 스스로 재생해 주었으니까. 저, 괜한 짓을, 한거네요.] [───────] 그런───그런것, 아니야. [.....하지만, 들렸어.] [토노군...........?] [선배의 목소리가, 분명히 들렸어. 선배가 이름을 계속 불러주어서───나, 아직 살아있구나 하고, 생각했어.] 그러니까, 역시. 나를 구해준건 이 눈도 로어에의 살의도 아닌, 단지 선배의 목소리 뿐이었다. [욱────! ] [토노군────! ? 상처, 아픈가요? 기다려주세요, 금방 치료할테니까.......!] [.....아니, 팔의 상처는 그리 아프지는, 않지만........] 두통이, 심하다. 밖에서 찌르는듯한 아픔이 아니고, 안에서 튕기는듯한, 아픔. [......『죽음』을 너무본 반동이에요. 토노군의 뇌가 사고속도를 급격하게 올렸기 때문에, 그것에 맞추려고 피가 너무 많이 흐르고있어요.] [......그건, 알고 있지만.] [알겠나요, 당신의 힘은 토노군 본인에게 있어서도 위험한 거에요. 이 이상 『원래의 눈으로 볼수 없는것』을 보려고 하면, 급격한 피의 흐름에 혈관이 버티질 못하게되요. 인간.....자신에 가까운 생물의 『죽음』을 보는 정도라면 문제는 없겠지만, 원래 죽일수 없는 것의 『죽음』을 보려고 하면, 언젠가 죽게되요.] [......아아, 그건 괜찮아, 선배. 로어는.....그녀석은 죽었어. 이제, 이 이상 『죽음』을 보는일은 없을거니까────] 그러니까, 이제 그런것 보지 않아도돼......선배, 내 안경, 어디있는지 몰라?] [───────하?] [안경....안경이 없으면, 멋대로 쓸데없는 것을 보게돼. 그게 없으면 나는 이상하게되.....선배, 분명히 다도실에 떨어뜨렸을 거니까, 가져와 주지 않을래.] [토노군, 무슨소리 하는거에요. 안경이라면, 확실히────.] [.......알겠습니다. 금방 가져올테니까, 토노군을 눈을 감고 있어주세요. 이 이상 그 눈을 사용하게되면, 토노군이 가버리게 되니까.] [───그렇게 할게. 미안하지만, 부탁해.] 말하고는 잠자듯 눈을 감는다. 한참이 지나서. 관자놀이에 선배의 손가락의 감촉이 느껴진다. [네, 이걸로 됐어요. 눈을 떠도 좋아요, 토노군.] [아........] 죽음의 선이 사라졌다. 두통은 눈을 감았을 때 부터 없어졌으니까, 이걸로 겨우───선배의 얼굴을 제대로 불수있어. [고마워 선배. 이걸로 원래대로 됐어.] [무슨 소리 하시는거에요. 토노군을 원래대로 돌리는건 지금부터니까, 아직 가만히 있어주세요.] 말하고는, 선배는 내 옆에 앉는다. [───헤에, 보이는것 만큼 심한 상처는 아니네요. 지금부터 금방 치료할테니까, 조금만 참아주세요.] 선배는 부서지는 물건을 다루는듯이, 비틀린 나의 팔을 만진다. [응────] 왠지, 미지근한 물에 있는듯한, 간지러운 감각. 차갑게 식어있던 팔이 점점 열을 가지게 되어서, 그 후에 마비되어있던 아픔이 느껴졌다. [아야야.] [네, 아픔이 있다는건 살아있다는 증거에요. 그럼 다음은 왼손이네요.] 선배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나의 왼쪽으로 이동해서, 이번에는 상처가있는 어깨에 손을 댄다. [.....굉장해. 왼손, 벌써 나았어.] [굉장한게 아니에요. 저는 이것이 본직이니까, 되는게 당연해요.] .....이것이 본직이라니, 선배는 간호사인가 뭔가라는 것인가. 뭐, 간호사라면 비틀린 팔을 몇 분만에 치료한다, 라는것 할수 없겠지만. [......저기, 선배. ] [──네?] [선배, 대체 어떤 사람일까. 생각해보니, 나는 시엘선배의 일, 아무것도 몰라.] 상처를 만지던 손이 멈춘다. 하지만, 그건 한 순간의 반응이었다. [토노군과 같아요. 저도, 태어날때 부터 이런 몸이었던건 아니에요. 한번 죽을뻔하고......아니, 한 번 죽어서 거기에서 되살아난 인간이에요. 왠지, 그렇게되니 되살아나는게 버릇이 되어버려서.] 농담인지, 선배의 말에 쓴웃음을 지었다. [......뭐야그거. 보통은 말이야, 죽어서 살아나지 않는다구.] [그러니까, 저는 보통이 아니었어요.] [보통이 아니라니......그, 알퀘이드 같이?] [..........................] 선배는 대답하지 않는다. 상처의 치료가 끝난건지, 선배가 일어난다. [네, 끝났어요. 어때요, 잘 움직이나요?] [...................] 어쨋든 일어나서, 가볍게 양손을 움직여보았다. 손가락은 마음대로 움직이고, 아픔은 조금밖에 없다. [아아, 문제 없는것 같아........고마워 선배. 어쨋든 정말, 도움을 받기만 하고있네.] 선배는 아무말도 하지않고, 단지 웃기만 하였다. [그럼 돌아갈까요. 이제 여기에는 아무것도 없으니까.] 선배는 걷기 시작했다. .........복도에 떨어져있는 나이프를 주워서, 나도 학교를 나가기로 했다. ......달빛 아래, 둘이서 교문까지 걸어왔다. 선배는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나는 선배의 뒤모습을 바라보면서, 별로 생각하고 싶지도 않는것을 생각하고있다. 로어는 사라졌다. 알퀘이드는 갔다. 처음부터 그녀들의 목적이 로어의 소거였다면, 이제, 선배가 여기에 남아있을 이유는 없다. [........................] ........농담이 아니야. 그야 그런 변명은 알고있지만, 아무리 그래도──이렇게 빨리, 그 때가 올줄은 생각도 못했다. 나는 선배가, 남아있었으면 한다. 남아주었으면 하지만───그것은 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 힐끗, 하고 선배의 얼굴을 엿본다. 선배는. 선배는 이제부터 어떻하려는 걸까........? 그러자. 갑자기, 선배가 발을 멈추었다. [토노군.] 감정이 없는 눈으로, 똑바로 쳐다본다. [.......왜, 선배.] [아까의 이야기의 계속이에요.] [아까의 이야기라니──그, 알퀘이드 같이, 라는거 말이야.] 끄덕, 하고 선배는 끄덕인다. 그대로 계속 나의 눈을보고, 선배는 입을 열었다. [토노군. 제가 흡혈귀라면 어떻하실건가요?] [무슨───] 한순간 머리가 새하얗게 되었다. 선배가 무엇을 듣고싶은건지, 나는 전혀 모르겠다. 단지─── [.....선배는 선배야. 설령 흡혈귀라 해도, 그건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선배의 표정은 변하지 않는다. 단지 한 순간. 슬픈듯이 미소지은듯한 느낌이 든다. [저는 그녀와 같아요. 그녀가 경험이 없는 흡혈귀인것 처럼, 저는 자각이 없는 흡혈귀 일지도 몰라요.] 자백하는듯, 선배는 그렇게 말했다. [......................] 할말이 없다. .......그런말을 하면, 뭐라고 대답해야할지 모르겟다. 그러니까, 방금전과 같이,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말하는것 밖에 할수 없었다. [.....괜찮아.] [에?] [그러니까 괜찮다고 말했어. 흡혈귀라도, 나는 선배가 좋아.] [무슨────] 선배는 멍하니 서있다. 나는 뭐라할까, 괜히 분위기에 따라서 말해버렸다는 것도 있어서, 얼굴이 빨개져서 시선을 돌려버렸다. [아아 정말, 어쨋든 말하고 싶은건 그것뿐이야! 자, 빨리 돌아가자 선배!] 쑥쓰러운듯 그렇게 말하고, 현실로 되돌린다. 돌아간다. 돌아간다니, 선배는 어디로 돌아가는걸까. [───────] 한순간에 기분이 얼어붙었다. 선배의 얼굴을 보는게 무서워서, 돌아볼수없다. [───토노군.] 등 너머로, 선배의 목소리가 들린다. 감정이 없는, 조용한 목소리. [......왜?] 돌아보지 않고 대답만한다. [제가 뭤때문에 이 거리에 왔는지는 알고 계시겠지요.] [────아아. 유감이지만, 알고있어. 로어를, 퇴치하기 위해서잖아.] [......에에. 하지만 그 이유까지는 설명하지 않았어요. 실은 오늘, 다도실에서 이야기하려고 생각했는데, 왠지 어이없이 끝나 버렸네요.] [........그렇네. 조금, 박자가 어긋났어. 하지만 선배가 로어를 쫒고 있던것은, 교회라는 곳의 일인거 아니었나.] [....아니요. 제가 소속해 있는곳은, 뭐라할까 그다지 일이 없어요. 있어도 년에 수회, 잠시 불려가는것 정도로. 그러니까 이번 건은 저의 독단이에요. 저는 교회의 지시가 있어서가 아닌, 자신의 의사로 이 거리에 왔어요.] [.......선배의, 의사?] [에에. 저는 자신의 사정 만으로 여기에 온거에요. 저는 인간으로서 죽고싶으니까, 계속 로어를 쫒아왔어요. 저의 몸이 이렇게 되어버린건 그에게 원인이 있었으니까.] .......죽고싶다. 죽고싶다니, 그건─── [.....단지 그것을 위해서, 저는 이렇게 오랫동안 살아왔어요. 하지만, 그것도 끝이에요......5년간.길었는지 짧았는지, 잘은 알수없지만.] 감정이 없는 목소리는, 거기서 끝이났다. 탕, 하고 춤추는듯한 발걸음으로, 선배는 내 앞에 얼굴을 내민다. [그러니까, 토노군에게는 감사하고 있어요. 저의 일은 여기서 끝이에요. 후에는 남은 자신의 책임을, 끝내지 않으면 안돼요.] [...선배, 역시────] 벌써 , 가는거야. [지금까지 정말로 고마웠어요. 저, 이렇게 기뻤던건 오랜만이에요. 그러니까, 최후의 악수해요.] 선배는 손을 내민다. 그 손을, 아무 말 없이 잡는다. 단지, 강하기 잡기만하는, 악수. [이걸로 이별이에요. 에또 말이에요, 네가 없어져도 이누이군과 사이좋게 지내요. 저 토노군과 이누이군 같은 학생이 되고 싶었어요. 아, 그리고 말이에요, 안경은 벗으면 안돼요. 특이한 것은 특이한 것을 불러오게 되요. 이번에는 해결되었지만, 다음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아아. 알고있어, 그건 예전에 배웠어. 애초에, 내가 안경을 벗은것은, 정말로 최근들어서의 이야기야.] [그렇나요. 그걸듣고 안심했어요.] 선배의 손이 떨어진다. 악수가 끝나고, 우리들은 조금 거리를 두었다. [그럼 안녕. 다시 만날수 있다면 좋겠네요, 우리들.] [────] 대답은 할수 없었다. 멈추는 것도, 할수 없었다. 저택에 돌아왔다. 시간은 저녁 9시를 지나고있다.......문한을 1시간 지나쳐 버렸다. [아, 시키씨. 오늘은 굉장히 늦게 돌아오시네요.] 지금까지 거실에 있었는지, 코하쿠씨가 마중을 나왔다. [다녀왔어. 미안, 늦었어.] [아니요, 무사히 돌아오신걸로 됐어요. 저녁이라면 금방 만들테니 거실에서 기다려주세요.] [아───거실에 아키하 있어?] ......문한을 지키지 못한것에 그럴듯한 이유가 없어서, 단지──로어의 이야기가 신경이 쓰여서, 지금은 아키하의 얼굴을 마주할 자신이 없다. [아니요, 아키하님이라면 방에 돌아가셨으니, 안심하셔도 되요.] [.....아니, 그런게 아니라.....저기 코하쿠씨. 이 집에 말이야, 나와 아키하 이외에 형제가 있다는 이야기, 들어본적 있어?] [그런 이야기는 없었다고 생각해요. 왜그러세요 시키씨. 무슨 일 있었나요?] [───아니. 단지, 나에게 형제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런 이야기를 들어서. 기억에 자신이 없어서.] [시키씨와 아키하님은 둘 밖에 없는 남매에요. 어렸을 적 부터 이 저택에서 일하고 있는 제가 하는 말이니까 틀림없어요.] 코하쿠씨는 유쾌하게 웃었다. [───에? 코하쿠씨, 예전부터 여기서 일했던거야......! ?] [네. 견습으로 였었지만, 히스이와 함께 저택에서 일을 하고있었어요. 상당히 예전 일이니까, 시키씨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예전을 그리워 하는 것일까, 코하쿠씨는 웃으면서 거실로 돌아간다. [..............] 결국, 그녀석이 말한것은 뭐였던거지. [───뭐, 지금에 와서 아무래도 상관없는 문제인가.] 되뇌이고는, 저녁을 먹기위해서 거실로 발을 향했다. ........밤이 되어서, 침대에 누웠다. 시트를 두르고,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본다. ────끝났다. 상처와 추억은 남아있지만, 어쨋든, 이걸로 끝났다. 이제부터는 보통의 학생으로서, 지금까지 했왔던대로 평온하게 살아가면 된다. 죽이고 죽고 하는것, 이제 지긋지긋하다. 잊자. 모두 잊고, 또 내일부터─── [읏─────] ...........일리가 없어. 잊을리가 없어. [제────길.] 하지만, 이것만은 어떻할수가 없다. 처음부터, 나와 선배느 사는 세계가 달랐으니까. [.......................] .........자자. 내일이 되면, 분명히 포기할수 있을거야. 지금은 자서, 기분을 진정시키지 않으면 안돼──── .......잠이 안온다. 가슴이 메슥거려서 잠이 안온다. [........어쩔수 없군.] 부스럭부스럭, 하고 머리맡에서 적당한 책을 꺼내서, 잠이 올떄까지 작은 영문을 눈으로 쫒아갔다. 1976년. 나는 프랑스의 어느 시골의, 상인의 아이로 태어났다. 동양인의 어머니를 가진 나의 용모는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아, 거리 어디에 있어도 이방인 같은 위화감을 가지면서 자랐다. 하지만 거리의 사람들은 모두 활발하게, 나를 웃는 얼굴로 맞이해 주었다. 나는 그 웃는 얼굴에 응하듯이, 매일매일을 솔직하게, 낙천적으로 살아왔다. 아버지를 도우면서, 학교를 다니고, 당연히 짝사랑을 했다. 그것이 나이게 주어진 의무이며, 당연하게 허락받은 축복이라고 의심하지 않았다. 16살 생일을 맞이하기 전의, 정말로 약간의 시간의 날들에서는 그랬었지만. 그건, 나의 몸에 갑자기 다가왔다. 예를들면 아이들과 놀고 있을 때. 이유도 없이, 그 가느다란 목을 꺽고 싶어진다. 예를들면 길가에서 슬픈 거지를 보았을 때. 이상해져서, 그 가슴에 나이프를 꽂고싶어진다. .........그 감정에는 이유가 없었다.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못하고, 나는 날이갈수록 방에 틀어박힌 인간이 되었갔다. 어두은 정념은, 나 본인으로부터 오는 것이었다. 자신이 이중인격이 되었다던가, 다른 누구의 마음이 내 안에 들어온것도 아니다. 원래부터, 나는 그런 비과학적인 것은 믿지않아. 나의 생각은, 누구라도 생각하는, 가벼운 파괴충동 이다. 밤을 샌 다음 날, 평상시대로 깨우러온 어버지에게 원망의 말을 한다던지. 비 갠 큰길을 걸어가서, 길을 가는 자동차에서 물이 튀어서 기분이 안 좋았다가. 그런 조그만한, 한순간의 의식이 형태로 되어서 자신을 지배한다. 그러니까. 나는 이대로는, 자신이 무서운 짓을 해버릴 것이라고 이해하고있다. 나에게는, 이제 자신에 방에 박혀있을수 밖에 없었다. 아무도 만나지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채 하루를 보낼수 밖에 없다. ........그렇게하면, 아무도 원망할일도 없도, 무엇에도 화를 느낄수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오산이었다. 방 이라는 우리 안에서 숨을 죽이고 지내는 사이에 정신은 마모해서, 결국은, 임계를 초과해버렸다. 그날. 이제, 완전히바뀐 내가 생각한것은, 목이 마르다 였다. 스윽, 하고 약해진 육체를 이끌고, 방 밖으로 나간다. 살롱에서 쉬고있던 부모님은, 몇 개월만에 방에서 나온 나에게 다가온다. 걱정스러운듯 다가오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웃으면서 맞이해, 나는 그 둘을 살해했다. 정말로, 싱거웠다. 나는 쇄약한 몸을 한채로, 양친의 목을 물어서 꿀꺽꿀꺽 하고 소리를 낸다. 두 사람분의 피와 목숨을 빨이 들이고, 나는 몸을 일으켰다. [───백년 만인가. 지금의 육체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그건, 들어본적 없는 나의 목소리였다. 쿠쿠, 하면서 입 언저리를 올리면서, 나 였던 것은 자신의 몸을 껴안았다. ───그건 어떠한 우연이었는지. 본래, 내가 다시태어난 가정이라는것은 전회의 내가 미리 정해둔 가정이었다. 그리고 전회의 나는, 그것을 결정하기 전에 『공주』에 의해 처리되었다. 나는, 육체적으로 나에게 상응하는 자라를 조건밖에 정해놓지않고, 불완전한 전생을 했다. 결과로서 육체로서 소질은 있지만, 사회적 지위는 낮은, 보통의 가정의 아이로서 생을 맞이하였다. 이걸로는 아는사람도 없는 거리를 지해하에 놓는것은 어렵다. 하지만, 나는 비관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 전신을 비추는 섬광은 환희일 것이다. 분명히 보통의 가정에서는 그 시대의 권력을 장악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이 나로서는 사회적이로 거리를 장악하는것은 곤란하겠지. 하지만, 그 부자유와 바꾸어서, 나는 정말로 우수한 육체를 손에 넣었다. 지금까지. 나는 육체와 가정을 저울에 달아서, 그 결과서로 정말로 우수한 육체는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이번의 육체가 가진 마력회로의 다양함은 과거에 있어서도 최대이면서, 본래의 나──첫번째의 나 정도의 동등한 소질을 가지고있다. 나는 지금까지의 자신의 계산고를 비웃었다. 가정같은건, 얼마든지 후에도 만들수가 있다. 하지만 육체의 소질만은, 후에 어떻게 할수가 없는 천성의 것임에 틀림이 없다. 17번째로 전생을 해서, 나는 겨우 진실에 다다렀다. 눈을 뜬 나는, 자연스럼게, 물이 지면을 침식해 가듯이, 은밀하게 거리의 사람들은 지배하에 놓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수단은 이때까지 처럼 난폭하게가 아닌 오히려 별로 피를 흘리지 않는 것이었다. 이유는, 굉장히 잔혹한 것이었다. 전생한 나라는 의식은, 그 단체로는 존재할수 없다. 있는건 『~을 이렇게 하고싶어』하는 의사만이 있다. 지금, 이 육체를 움직이는건 나이지만, 그 과정, 방법을 선택하는건 육체로서의 성장, 육체와 함께 형성된 정신이 있는 나였다. 결국───나는 의사만은 나라는 전생체의 것이지만, 의식은 원래의 나 그대로인거다. 나의 의식은 있고, 기억도 분명히 있다. 나는 잠을 잔채로, 자신이 당하는 악몽을 계속 꾸는것 밖에 할수 없다. 기억하고있다. 부모님의 목을 물었던 때의 감촉을. 나에게 웃는 얼굴을 보여주던 거리의 사람들은 한 사람 한 사람, 천천히 발 밑부터 녹여가듯이, 그 혼을 능욕하던 나날을. 나는, 단 1개월만에. 거리의 사람들의 목숨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단지 자신의 쾌락을 위해서 놀리게 되었다. 한번, 미치고 싶었다. 미쳐서, 모두를 나에게 바치게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하면, 나는 지금 이상의 죄를 짓겠지. 나는, 계속. 이대로 제정신을 유지하면서, 적어도 나의 행위가 최소한으로 끝나도록 살아갈수 밖에 없다. 구원이 있다고 한다면, 그건. 악몽의 끝은, 생각보다 갑자기 방문하는 것이었다. 그 흰 여자는 붉은 달의 밤에 왔다. 나는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누구인지 알고있다. 싸움의 끝에, 흰 흡혈공주는 나를 처리했다. 이미 전생의 준비를 진행하던 나는 또 전생해, 후에 남은것은 나의 유체 뿐이다. 흰 여자는 가고, 나의 유체는, 법왕청에 옮겨졌다. 9/ 空? END 10/ 朱い殘滓 II [────── ! ] 휙, 하고 시트를 박차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상반신이 스프링 인형이라도 되는듯, 기세좋게 몸이 일어난다. [무슨─────] 이미에 난 땀을 닦는다. 무슨 무서운 악몽이라도 본것인가, 몸 전체에 땀이 베어있다. 특별히 가위에 눌린듯한 꿈을 꾼 기억은없다. .....자기전에 본 책의 영향인가. 조금은 기분 나쁜것을 본 것같은 느낌이 들지만, 기억이 나지않아. .........뭐, 꿈은 잊혀진다는 운명에 있다, 라고 유명한 박사가 말했으니, 그렇게 열심히 기억해 내려고 할 필요도 없겠지. ───똑똑. 공손한 노크 소리. [──안녕하십니까, 시키님.] [응, 안녕.] 인사를 나누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히스이는 손에 든 갈아입을 제복을 책상 위에 놓고, 조용히 문 쪽으로 돌아간다. [그럼, 옷을 갈아 입으신 후에 식당으로 와 주십시오.] [아아. 항상 미안하네.] 네, 하고 대답을 하고 히스이는 방에서 나갔다. [..............어라.] 히스이의 얼굴을 보고 안심한 탓인지, 방금 전까지 뭘 생각하고 있었는지 잊어버렸다. [........이런. 이렇게 잘 잊어먹는 타입이었나, 나.] 자기자신에게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제복으로 갈아입는다. 책상 위에는 나이프가 있다. 최근 몇일간, 항상 주머니에 지니고 다니던 아버지의 유품이라는 단도. ───그것도, 이제 쓸 일은 없겠지. [..........그런가. 이제, 없어.] 알퀘이드도 시엘선배도. 네로라는 괴물의 군체도, 로어라는 흡혈귀도. 모두, 하나같이, 어딘가로 가버렸다. [잊고있던 것은, 의외로 그것 일지도.] 학교에 가도 무엇이 있는것도 아니다. 선배가 없다면──별로 즐거운 장소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지금까지의 토노 시키의 일상이었다. 나는 새로이 얻었던 것을 잃었을 뿐. 원래부터 있었던 것은, 확실히 모두 그대로 남아있다. [─────하아. ] 그렇게 생각하니, 선배가 없어져도 해나갈수있어. 잊을수는 없지만, 해나갈수있어. 그렇게 자신을 얼버무리고, 문을 열었다. 자아. 지금까지 한 것처럼, 기운좋게 학교에 가자──── 7시 50분. 정문 앞에는 등교하는 학생들의 모습으로 넘쳐나고있다. 오늘이 토요일이라는 것도있어서, 모두 대체로 밝은 얼굴로 등교해온다. [.......................] 그 안을, 한 사람 음울한 얼굴을 하고 걸어간다. 역시, 아무리 자신을 고무한다해도 선배가 없다라는 사실이, 무겁게 어깨를 누르고있다──── [──────에?] 일순, 나의 눈을 의심했지만, 틀림없다. 눈 앞에, 시엘선배가 깡총깡총 뛰어서 등교하고있다. [서, 선배─── ! ?] 나도모르게 소리를 내서, 선배는 이쪽을 바라보았다. [아, 토노군. 안녕하세요.] 꾸벅, 하고 선배는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라니, 선배 돌아간게 아니었어.....! ?] [아니요. 제가 토노군을 놔두고 돌아갈수는 없잖아요.] 담담히 웃는 얼굴로, 선배는 그렇게 말했다. 토노군을 놔둘고 돌아갈수가, 없다. 주의에는 등교중인 학생들이 우글우글 대는데, 확, 하고 자신의 얼굴이 달아 오르는것을 실감하다. [────에또, 그건.] [네, 뭔가요?] [그, 말 그대로의 의미로서, 받아들여도 좋은거야.] [네, 토노군의 상상에 맡기겠어요.] 선배는 환하게 웃으면서 끄덕인다. [──────── !] 숨이 막힌다. 그건 물론, 지금까지 느껴왔던 긴장에서 오는 괴로움이 아니라, 너무나도 기뻐서 가슴이 뜨거워져 있기 떄문이다. 혹시 주위에 아무도 없었다면, 이얏호, 하고 긑 소리를 낼 정도로, 어떻게 되었다. [선배!] 꽉, 하고 선배의 손을 잡는다. [그럼, 이제 정말로 어디에도 안 가는거지 ! ? 계속, 이대로 학교에 있는거지 ! ?] [저기 말이에요, 계속 학교에 있다가는, 아줌마가 되버려요. 저는 3학년이니까, 4개월만 있으면 졸업이에요.] [하지만, 계속 남아있을거지? 어제처럼 갑자기 돌아간다 라는건 없는거지?] [네. 이렇게 된 이상 마지막까지 같이하겠어요.] [이얏호~~~!] 손을 놓고, 어떻게든 몸안의 힘을 억제한다. 어쨋든, 지금당장, 운동장을 몇 바퀴 돌고싶은 심정이었다. 마치 복권에서 1등 당첨이 된 것처럼, 기분이 고조되어있다. 아니아니, 그런것 당첨되는 것 보다, 지금은 더욱더, 몇배나 몇배나 웃고싶은 기분이다. 이제, 이렇게 가만히 있는걸 참을수 없을정도로, 어떻게 되었다. [토노군, 이제 가지 않으면 지각해요.] [────아, 그렇네. 그럼 선배, 쉬는 시간에 봐!] 선배를 향해 손을 흔들고는, 교사로 향한다. 나는 혼자서 희죽거리면서, 교실까지 전력으로 달려갔다. ─────1교시가 끝났다. 다음 수업까지, 10분의 쉬는시간이 있다. [───좋아.] 3학년의 어딘가의 교실에 있을 선배를 찾아가려고, 자리에서 일어난 순간. [어머, 어디 가는거에요, 토노군.] ───먼저, 선배가 왔다. [아니, 선배를 찾으러 갈까 하고. 항상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말이야, 가끔은 내가 갈까 하고 생각했어.] [그렇습니까. 기쁘긴 하지만, 토노군은 제가 몇 반인지 모르죠? 3학년 B반 이니까 기억해두세요.] [헤에──역시 제대로 수업을 받는구나. 존경존경, 다도부의 부비로 차만 마시는게 아니었구나.] [네, 어떻게든 수업을 따라가고 있어요──] [이게 아니라, 토노군, 저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거에요!] [───우.] 생각하지 않았다, 라고 단언할수 없다는 점이 양심이 찔린다. [아─, 아니, 미안해. 하지만 선배, 다도부의 부원이 없다고 전에 말했는데, 혹시 이 학교, 처음부터 다도부 같은건 없었던거 아니야?] 선배는 갑자기, 입안에 물이라고 머금은 것 같이, 조용해졌다. [.....어라. 혹시 정말로 없어? 그 다도실, 쓰이지 않는 그냥 화실?] [───자아. 저에게는 전혀 알수없는 이야기에요.] 시엘선배는 창 밖으로 시선을 옮기고, 충분히 의심이 갈듯한 행동을 한다. [......별로 상관없지만. 어떤 잘못을 하더라도, 선배는 근 부터 악인이 아니니까.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는 일은 없겠지만, 선배의 암시가 그런것 까지 가능한거야?] [그러니까, 토노군의 이야기는 전혀 알수 없기때문에, 대답할수 없어요.] [─────] 책상에 앉은채로, 아래에서 시엘선배를 바라본다. 침묵하는것도, 약 1분. [.....생각보다 집요하네요, 토노군.] [별로. 그냥 선배의 눈은 푸르구나 하고, 본것 뿐이야.] [...................] 하아, 하고 패배의 한 숨을 쉬는 시엘선배. [말해두겠는데, 암시라는 것은 그렇게 사정이 좋은것이 아니에요. 암시라는건 사물의 파악 방법을 바꾼다는게 아닌, 돌린다, 라는게 대전제에요. 그러니까 제가 『토노군은 카레를 좋아한다.』라고 말해도, 토노군 본인이 카레를 싫어하면 암시는 실패해요.] [......그런거야? 결국 본인이 싫어하는 일은 암시가 걸리지 않는다는거야?] [네. 뭐, 그래도 토노군에게 카레를 먹게할 방법은 여러가지 있지만은. 예를들면, 좋아하니까 먹는다, 라는게 아니라, 먹지않으면 죽는다, 라고 암시를 걸면───] [그렇군, 정말로 싫어해도 먹을수 밖에 없겠네......뭐야, 역시 뭐든 가능하잖아, 그거.] [아니요, 그런 의미의 방법은 매우 어려우니까, 상당히 무대를 정리해서 하지않으면 걸리지 않아요. 암시에 걸리기 어려운 사람도 많이 있고, 제가 할수 있는건 『나를 의심하지 않아』라는 암시 정도에요.] ........아아, 그건 전에 알퀘이드도 말했었지. [───그렇군. 그런데 선배.] [네? 뭐에요, 새삼스레.] [응. 선배, 왠지 카레에 집착하는데. 혹시, 좋아해?] 시엘선배는 웃는 그대로 대답하지 않는다. 왠지 미묘한 표정으로, 부정하는건지 긍정하는건지 판단 불가능이다. [이제 시간이 다 되었네요. 그럼 방과후에 오겠는데, 토노군 몸은 괜찮아요? 양팔 제대로 움직여요?] [아아, 이제 아픔도 없어. 이렇게 학교에 올수 있었던것도 선배 덕분이야.] 감사, 하고 손을 모아서 빌듯이 절을했다. [그런가요. 그럼 두통은 어때요? 어젯밤에는 굉장히 아파했었는데.] [두통도 오케이야. 대게 안경을 쓰고 있으면 문게는 없으니까.] [그런가요. 그걸 듣고 안심했어요.] 시엘선배는 뚜벅뚜벅 하고 복도를 향해 걸어간다. 그러다가. 뭔가를 생각한것인지 발을 멈추고, 이쪽을 돌아본다. [잊고 있었어요. 토노군, 기분은 어때요] [───아니, 기분은 좋은데. 그, 선배가 있어주었으니까, 고민이 사라졌어.] [다행이다. 그럼 뭔가 이상한 점이 있으면, 사양말고 상담해주세요. 이거, 제 방의 전화번호에요.] [─────에] 시엘선배는 전화번호가 쓰인 메모용지를 나에게 건내고는, 빠른 걸음으로 교실에서 나갔다. [.....전화번호라니.....이건?] 건내준 메모용지를 멍하니 바라본다. 시엘 선배는 어젯밤의 일을 걱정해서 이런것까지 알려주는 거겠지만...... [...굉장히 럭키 하지만. 괜찮을까. 이렇게 순조롭게.] .......내가봐도 한심하다. 태어날때 부터 소시민인것 때문인지, 자신의 행복을 솔직하게 기뻐할수 없는 성격인것 같다. 홈룸이 끝나고, 교실은 시끌벅적하게 된다. 시간은 아직 12시가 되지 않았다. 토요일 방과후의 떠들썩함 이다. 금방 집에 돌아가는 학생과, 교실에서 점심을 먹고 부활동에 나가려는 학생들이 혼잡을 이루고있다.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갈 준비를 하면서 선배를 기다린다. .....그러자. 언제부터 학교에 있었던건지, 아리히코가 의미심장한 웃음을 띄운채로 다가온다. [놀러가자, 시키] .......예고도 아무것도 없이, 실로 솔직하게 자기의 욕망을 알려온다. [....또, 오늘은 상당히 솔직하게 나오는군. 무슨 안좋은 일이라도 있었던거냐, 너.] [별로─. 오늘은 이유없이 친구와 놀러가고 싶은것 뿐이다─] .......노골적인게 수상해. [싫다. 어차피 약속한거 바람맞은거겠지. 오늘은 선배와 돌아가니까, 너를 따라갈 여유는 없어.] [선배? 선배라니, 시엘선배?] 아리히코의 눈썹이 치켜올려진다. [.....그런데....아리히코, 너 선배를 기억하고 있는거냐.....! ?] [뭐야 그건. 선배는 나의 목숨과도 같은거야, 잊을수가 없는거잖아.] 딱 잘라서, 당연한듯 아리히코는 대답한다. [.....................] 그런가. 시엘선배가 학교에 돌아왔으니까, 모두 원래대로 되었다는 거구나. [앗, 선배다─] 교실의 문을 가리키는 아리히코는 굉장히 기쁜것 같다. [오래 기다리셨어요. 이누이군도, 안녕하세요.] 시엘선배는 정중하게 인사를한다. [그럼 돌아갈까요. 아니면 다도실에 들렀다 갈까요?] [그럴까. 이대로 돌아가면 교문에서 이별이니까. 오늘은 좀더 선배와 이야기 하고싶고, 다도실에서 차라도 마시면서───] [──── ! ?] 드, 등에 갑자기 누군가에 의한 충격이──── [바보] [..........너냐, 아리히코.] [그래, 나다. 왠만하면 그런데에 참견을하는 취미는없지만, 지금것은 너무나 그렇기 때문에, 참견을 하지.] 아리히코는 어이없다는 시선으로 나와, 그리고 시엘선배까지 한번 훑어본다. [?] 나도모르게 시엘선배와 얼굴을 마주본다. [저기 말이야, 너희들. 모처럼의 토요일의 시간을 어째서 그렇게 밖에 쓰지않는거야. 다도실에 들른다면, 좀더 더 나은 장소가 저기에 산더미 처럼 널려있는데!] 척, 하고 큰 동작으로 아리히코는 창 밖을 손짓했다. [.....에또, 어디지요.] [창 밖은, 뭐, 말하자면 밖이라고 생각하는데.] 시엘선배의 의문에, 나름대로 대답을 해본다. 그러자. 또 아리히코에게 맞았다. [토노, 네가 그러니까 선배까지 멍해진거 아니야! 알겠어, 토요일이라구? 아직 점심때라구? 그리고 우리들은 학생이라구! ? 그만큼의 조건이 갖추고도 어째서 거리에 놀러가려고 생각하지 않는거야, 너는!] [────음.] 바보녀석. 그 정도는 나도 생각하고있어. 생각하고 있지만, 그──── [?] 시엘선배의 모습을 힐끗 본다. 이 사람은 거리에서 노는 것 보다, 공원 같은데서 멍하니 있는편이 성격에 맞을거라는 느낌이 들어서, 그렇게 할수가 없다. 지금 거리에 놀러가자 라고 말해도, 선배는 거절할거라는 생각이 들고──── [그렇네요, 그럼 셋이서 놀러갈까요.] [...........선배?] [좋잖아요. 이제 아무것도 신경쓸 필요도 없어졌고, 토노군, 이누이군과 셋이서 놀러간다면 분명히 재미있을 거에요.] [아───응, 선배가 좋다면, 나도 기쁘지만.] [네. 이누이군도 괜찮죠?] [───────] 끄덕끄덕 하고 아리히코는 고개를 위아래로 움직이고 있다. ........이녀석 자신, 설마 이렇게 되리라고는 예상하지는 못한거겠지. [그럼 결정되었네요. 에또, 두 사람은 점심 어떻할거에요? 집에서 먹고 올건가, 아니면 셋이서 함께 먹을까요.] [아니, 그것 학교에서 매일 하는거니까, 외식할 돈을 노는데에 투자하자. 나도 아리히코도 돈도 별로 없으니. 그렇지, 아리히코.] [.........우........나, 누님에게 돈 빌려도 괜찮을지도.] ......아무래도 이리히코는 시엘선배와 외식을 하고싶은 모양이다. [───선배는? 뭔가 밖에 먹으러 갈 곳 같은거 있어?] [아니요, 저는 그다지....사람 앞에서 밥을 먹는건, 조금.] [그런가. 보통 보다 많이 먹으니까, 선배. 그야 돈이 들겠는걸.] [아, 아니에요! 무슨소리 하는거에요 토노군은!] ......아니, 지금까지 다도실에서 같이 점심을 먹었던 데이터를 봐서, 객관적으로 의견을 내놓은것 뿐인데. [됐어요, 저도 이누이군에게 찬성이에요. 지금부터 셋이서 점심을 먹으러 가죠. 영화관 옆에엤는 아넨엘베의 딸기파이가 맛있다네요.] [옷, 통했구나 선배! 그 찻집의 마스터, 실은 이탈리아 요리의 달인 이라는거야!] ......또, 어째서 이 남자는 그런 이유도 모를 소문에 정통한거지. [그럼 영화관 앞에서 30분 후에 집합해요. 알겠지요, 토노군!] [───저기. 나, 집에 돌아가는데 30분 걸리는거 알고있잖아, 선배.] 시엘선배는 상쾌하게 복도로 가고있다. [좋─아. 늦게와 토노. 하루 정도 늦게와도 상관없으니까 말이야!] 아리히코도 대쉬해서 교실에서 빠져나간다. .....왠지, 그거야그거 하고 이상한 이야기로 되어간다. [....뭐, 괜찮겠지.] 어쨋든 시엘선배와 놀러가는거야. 가방을 들고, 나도 대쉬해서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어머, 시키씨 오늘은 빨리 돌아오시네요.] [아아, 다녀왔어 코하쿠씨. 잠시 서두르고 있으니까, 나중에 봐!] [시키님? 돌아오셨습니까?] [방금 돌아왔어. 금방 나갈거니까, 점심은 준비하지않아도 돼!] [좋아, 15분!] 학교에서 여기까지, 신기록을 갱신했다. 가방을 책상 위에 내던지고, 금방 제복에서 사복으로 갈아입었다. 다음은 그대로, 쉴새도 없이 방에서 나왔다. 저택에서 거리의 큰길까지는 학교에서 저택까지의 거리보다 멀다. 확실히 말해서 15분 만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선배는 나의 집이 언덕에 있는걸 알면서도, 그런 무리한 약속시간을 정한것이다. [───제길, 의외로 짖궂잖아, 그 사람은.] 투덜거리면서, 계단을 내려간다. ─────찌릿. [──────에] ─────찌리릿. 갑자기, 아무 예고도 없이. ─────찌릿. 눈 앞이, 새빨갛게 되었다. [───시키님! ?] .....히스이의 목소리가 들린다. 탁탁탁, 하는 발소리.....히스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어쩔줄 몰라하고있다. [시키님, 상처는 없으십니까! ?] 귓전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히스이의 모습은 보이지않아. ─────찌릿. 단지, 두통이 났다. [진전해 히스이. 계단에서 떨어진 상처는 타박상 뿐이니까, 의사를 부를정도는 아니야. 그것보다 시키씨의 몸이 뜨거워. 계단을 발을 헛디딘것도 열 때문이니까, 빨리 침대의 준비를 해줘.] [알겠어요. 언니, 이 사실은 아키하님 에게는.......] [그렇네, 이대로 큰일이 없으면 보고할 필요도 없겠지. 그리고 해열제는 내 방에 있으니까, 부탁해.] 타타타타타타타, 하고 히스이의 발소리가 멀어져간다. 나는──── [시키씨, 정신이 드셨나요?] [.....코하쿠.....시?] [네. 시키씨, 지금 멋지게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셨어요. 다행히도 등에 멍이든 정도니까 큰일은 없겠지만, 열이 있네요. 이대로 쉬어주세요. ] 코하쿠씨는 나의 어깨에 손을 대어서, 어떻게든 일으켜주었다. [아니──괜찮으니까, 쉴 필요는 없어. 분명히, 여기까지 전력으로 달려왔으니까 숨이 찬것 뿐이야.] [안돼요! 그런, 지금에라도 토할것 같은 창백한 얼굴을 하고 무슨 말씀을 하시는거에요. 이래봐도 저, 시키씨의 의사선생님에게서 확실하게 시키씨의 건강관리를 부탁받았어요. 이대로 시키씨를 위험에 처하게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약속이────] [거절할 연락이라면 제가 할게요. 계속 무리하게 하신다면 주사를 놓을거니까요.] ......코하쿠씨는 나를 붙잡듯이, 앞을 가로막고있다. ────찌릿. 두통이, 난다. 나는─── 1, 코하쿠씨가 방해된다. -선택. 2, 코하쿠씨의 말대로다. ───그래도 약속을 어길수는 없다. [읏─────!] 칼이 몸을 찌르는듯한 두통. 그것을 견디면서, 앞으로 걸어나간다. [안돼요, 시키씨! 그런 몸으로 밖에 나가시면 저희들이 아키하님에게 혼나요!] 코하쿠───씨가, 밖에 나가려고 하는 나를, 막는다. [─────] ........이 사람이 막으려고 하는 마음을 알고있다. 이런 두통을 가지고 놀러 간다해도, 어차피 쓰러질게 당연하다. 그러니까 여기서 가만히 있어라고 말하고있다. 하지만 들을수 없어. [....시끄......러워] 왜지. 아무 이유도 없이, 생각했다. 지금 만나러 가지않으면 영원히, 선배를 만날수 없겠지, 하고. [무슨 약속을 한거라면 제가 대신해서 거절하러 갈테니까, 시키씨는 방에 돌아가셔서──] [시끄러워, 거기서 비켜라고 말했어..........!] [아────] 난폭하게 코하쿠씨를 밀치고, 밖을 향하여 달려나갔다. [안돼요, 시키씨.........!] 코하쿠씨의 목소리를 떨쳐버리고, 토할것 같은 기분을 참으면서 달린다. 그냥 달렸다. 선배와의 약속을 지킬수 있게. 무언가 정체모를 것으로부터 도망치듯이, 쓰러지기 직전의 몸에 채찍을 치며 달렸다. ───거리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었다. 뜨거운 태양빛. 숨막히는 타성으로 가득한 활기는 꼴사납다. 어째서 이렇게. 무위한 곤충처럼, 지성이 있는것이, 명문도 없이 무리를 이루는건가. [────────] ........몽롱하다. 토할 기분과 현기증 때문인가. 무언가, 자신이, 자신이 아닌것 같은, 느낌이든다. [───────선, 배.] 주위를 살핀다. 선배는────어디에, 있는거지. 의식이 의미해서 찾을수가 없다. ─────찾을수가 없다. 이렇게 사람이 많으면. . 찾을수가 없다──── 이렇게 복잡하면. 아무것도. 의미도 같은건 없는 현기증이 [아, 토노군. 놀랬어요, 정말로 제시간에 온거에요?] [선.......배?] ───처음봤다. 선배의, 사복이다. [......에또, 아까는 조금 장난을 쳤어요. 그렇게 지칠정도로 달리게해서, 미안해요.] ───꾸벅, 하고 고개를 숙이는 선배. [──────읏.] 바보구나. 그런거, 신경쓰지도 않는데. [아, 토노군───! ?] .......아아, 토할것 같다. 하지만 오길 잘했다. 선배의 사복차림을 볼수 있었으니까, 이런 현기증 정도는 참아서, 오늘은 셋이서 즐겁게 놀지 않으면 안돼───── ────정신을 차리니, 침대에서 자고있는 내가 있었다. [어───라] 목만을 움직여서 주위를 살핀다. 여기는 내 방이고, 창 밖은 밤. 방에는 히스이가 있고, 자고있던 나의 상태를 살피고있다. [시키님, 깨어나셨습니까?] [......히스이. 나는, 어째서.] 손발이 저려,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수가 없어서, 목만을 움직여서 히스이를 본다. [시키님은 밖에서 쓰러지셨습니다. 시키님과 같이 계시던 친구분이 저택에 연락을 주셔서, 그대로 시키님을 저택으로 옮겼습니다.] [─────그런가. 결국, 나는.] 코하쿠씨를 밀쳐 놓고서는, 정신을 잃었다는 건가. [.......바보같다. 코하쿠씨를 볼 면목이없어.] 후회와 함꼐 두통이 왔다. ......몸의 상태는 그런데로 좋아진것 같지만, 두통 만큼은 없어지지 않는다. [.......히스이. 내 몸, 어떻게된거야?] [안심해주세요. 시키님의 몸에 큰 이상은 없었습니다. 언니가 처방한 진통제도 있으니까, 두통이 나면 드셔주세요.] 히스이는 은 쟁반에 물과, 코하쿠씨가 준비해준 약을 가져온다. 하지만, 지금은 먹을 기분이 아니었다. [......아아. 심해지면 내가 먹을테니까, 거기에 놔둬.] [언니는 마키히사님의 호의로 약제사로서 교육을 받았습니다. 마키히사님이 돌아가시기 전에는, 마키히사님의 건강면에서의 상담역이기도 하였습니다.] 히스이는 평상시의 무표정한 얼굴로 돌아가서, 그런 묻지도 않은것을 말해온다. [욱...............!] 찌릿찌릿, 하고 관자놀이가 아프다. 내가 이렇게 괴로워하고 있는데, 히스이는 눈하나 깜빡하지않고, 나의 간호를 할것인가보다. ........뭐, 그것도 당연한가. 아픈것은 나지 히스이가 아니다. 그녀가, 나 대신 아픈 척을해서 어두운 얼굴을 하는것도 귀찮은 일이다. [우─────ㅅ! ] [시키님, 아직 어딘가 아프십니까?] [───히스이, 미안하지만.] [네, 뭡니까.] [눈에 거슬리니까, 나가줘. 거기에 있으면 신경이 쓰여서 잘수가 없어.] [────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일이 있으시면 불러주십시오.] 히스이가 방을 나간다. 기분탓인지, 그걸로 기분이 나아졋다. 두통도 가라앉고, 이걸로 푹 잘수있겠지. ........ .............. ................... .......................... ................................. .......................................... ..................................................... 똑똑, 하는 소리가 나고, 문이 열린다. [───실례하겠어요, 오라버니. 일어나 계신가요?] [.....아아, 일어나있어. 무슨 일이야 아키하.] [아니, 오라버니가 빈혈로 쉬고있다, 라고 들어서 상태를 보러온것 뿐이에요.] 아키하의 시선은, 침대에 누워있는 나를 향하고 있었다. 굉장히 걱정하고 있어요, 라는 근심을 품은 시선. ..........솔직히, 마음에 안든다. [몸은 아무렇지 않아. 간병할 정도도 아니니까, 이렇게 혼자서 쉬고있는거야. 아키하도 방에 돌아가.] [───오라버니, 무슨소리 하시는거에요. 이제 저녁시간 이라구요. 저, 오라버니를 부르러 온거에요.] ......저녁......? 아아, 이제 그런 시간인가. 하지만 공복인것도 아니고, 뭔가를 먹고자하는 의욕도 없다. [식욕은 없으니까, 저녁은 됐어. 됐으니까, 오늘은 물러나줘. 기분이 안좋아.] [......알겠어요. 오늘은 편히 쉬어주세요. 하지만 오라버니. 일어나계시면 불을 켜두세요. 어두운 곳에 있으면 눈이 나빠지잖아요.] [───괜찮아. 그러는 편이 진정되니까.] [......................] 아키하는 마지막까지 뭔가를 말하려는 듯한 눈을하고, 방을 나갔다. [.......................] 아아, 신경질나. 히스이의 태도, 아키하의 걱정스러운 눈, 모두 그렇게 거북하다는 듯이 나를 대하고있다. 이런건 언제나의 일이겠지. 별로 피를 토한다던가, 피를 빨렸다던가 하는 큰 상처를 입고있는것도 아니니까, 가만히 놔주지 않을래. ────끼익. 어둠 속에서, 자신의 이빨을 가는소리가 난다. [.................] 감정이 거칠어져 있다, 라는것을 나 자신도 알수있다. 이대로 일어나 있으면 우울해 질것만 같다. 잠이 오지는 않으나, 어떻게든 자기로하자. 큰길로 나왔다. 날짜는 2분 정도전에 바뀌었다. 일요일 오전 0시. 길을 걸어다니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시간을 잘못 안것인지. 1시간만 빨리 나왔다면, 이런 수고는 덜었을텐데. 질질 끌면서 걷는다. 질질 하면서 소리를 내고 있는것은, 질질 하고 소릴 내는 것이 있어서, 질질 하고 자신이 걷고있는게 아니다. 시간은 정확했다. 1시간만 빨리 나왔다면, 이렇게 걸을수는 없었겠지. 질질. 한 손에, 여자의 머리카락를 쥔 채로 걷는다. 긴 머리카락. 아키하를 닮아있어서, 이여자로 정했다. 얼굴은 닮지 않았다. 그냥, 머리카락이 마음에 들었다. 머리카락을 놓는다. 여자는 의식을 잃은채로 지면에 쓰러진다. 죽이지는 않았다. 저녁을 먹지 않았기 때문에, 식사는, 될수있으면 식욕을 돋우는 방법으로 하고싶었다. 죽은 사람의 피는, 식어서 별로 맛이없다고 들은적이 있다. 화장기 없는 여자의 목은, 나쁘지않다. 나이프를 한 손에 쥔채로, 그 목을 향해서, 입을──── 이라는 꿈을 꾸고, 눈이 뜨였다. [─────읏!] 잠에서 깨어나, 의식이 뚜렸하게 된다. 목이 굉장히 말라서, 전신이 바삭바삭 하고 소름이 돋아있다. [무슨───꿈을] 꾸고있는거지, 나는. 믿을수가 없어. 밤의 거리에 나와서, 알지도 못하는 여성을 뒤에서 졸도시킨 후에, 뒷골목으로 끌고가다니. 확실히 말해서, 어떻게 된거야. 꿈이라서 다행이지만, 현실에서 그런짓을 하고 있다면, 그거야말로 미친짓이다. [하아───하아, 하아────] 왜인지 거칠어진 호흡을 정리한다. 눈꺼풀을 누르고, 심호흡을 했다. .....잠깐, 아무리그래도 지금부터 다시 잘수가 없다. 방의 전기를 켜고, 아침이 올때 까지 책이라도 읽자. 눈이, 점차. 어둠에, 적응되어갔다. [──────────무슨] 숨이 막힌다. 여기는, 내 방이 아니야. 뒷골목. 내 손에는 나이프. 눈 앞에는. 정신을 잃고 쓰러져있는, 알지도 못하는 여자. [무슨──────────] 무엇을. 뭘 하고 있는거야, 나는. 꿈이 아닌건가. 방금 전까지 것은 꿈이 아닌건가. [────────────] 꿈일거야. 그치만 나, 이런 짓을 하고싶다고 한 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다. 알지도 못하는 여자를 덮쳐서, 그 부드러운 몸에 그어진 『선』을 나이프로 그어서, 손발을 해체하여 붉은, 붉은 피를 보고 싶다니, 조금도───조금도? 아아,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는데. 하지만, 어쩔수없이───그것을 하지않으면 안되어서, 생각해, 버리고있다. 갈기갈기 찢어라. 갈기갈기 찢어라. 갈기갈기 찢어라. 갈기갈기 찢어라. 그렇게 하면, 나는. 시시하게 엉킨것을 해체해서, 누구에게도 속박받지 않는 생물이된다. 그렇게 하면. 비슷한 것을 말했던 녀석이, 있었지. ──너도 마찬가지야. 너도, 나와 마찬가지로 살인을 하고싶어 한다구, 토노 시키. [............러워.] ───적당히 하고 인정하라구 살인귀. 너의 반전하는 충동은, 틀림없이 너 자신의 바램이라고 말이야─── [시끄.......러워.] 하지만, 뭐야. 이건 뭐야. 나는 어째서 이런짓을 하고있는거야. 어째서 정신을 차린 지금도, 어째서 나이프를 여자의 목에 갖다 대려는거야. 꿈이 아닌, 현실에서 이런짓을 해버린다고 한다면. 그것 미쳐있다는 것이라고, 아까 생각한건 누구였지? [────응] 여자의 눈꺼풀이 움직였다. 여자가 눈을 떴다. 그 전에. 확실히 찢어놓지 않으면. 나는──── [아] 나이프가 움직인다. 하지만, 그건. [......누구?]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여자는, 자신의 목에 있는 나이프를 눈치챘다. [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여자의 비명은, 나의 외침에 사라졌다. 외치고. 부서진 사이렌 같이 계속 외치고는, 정신을 차리니 달리고있다. [헉, 헉, 헉, 헉───] 손이 떨린다. 머리속이 새하얗다. 그래도 다행히도, 그 여자를 나이프로 찌르기 전에 달려나왔다. 하지만. 혹시, 그녀가, 나보다 앞서서 비명을 질렀다면. 나는, 그대로───── [하, 하하, 하하하, 하하하하하하.........!] 무서워. 그건 무서워. 지금까지 체험한 어떠한 공포보다, 이건 무서워. [헉, 헉, 헉.......!] 쫒아온다. 등에 덧씌워진다. 아무리 도망쳐도──자신의 공포로부터 도망칠수 없다. [헉, 헉, 하아!] 방에 들어와서, 자물쇠를 잠근다. 철컥철컥 하는 소리만이 나고, 잘 걸리지 않는다. 손가락. 손가락이 미친듯이 움직여서, 그냥 금속의 막대를 내리기만 하면 되는 작업이, 어째서인지 잘 되지않는다. [헉, 헉, 헉!] 무서워. 빨리 잠그지 않으면 방에 들어와. 정체를 알수없는 무언가가 들어온다. [큭..................!] 좌물쇠, 좌물쇠를 잠그지 않으면. 이 방에 들어오면 안돼. 이 방에서 나가면 안된다. 하지만 무엇을? 모르겠다. 모른채로, 미친듯이 자물쇠를 걸려고 한다. 철컥철컥 하고, 하루밤 내내 자물쇠를 걸려고 노력한다. 몇 시간이 걸려도 자물쇠 하나 걸리지않아. 그래서 생각했다. 나는, 이미 미쳐있구나, 하고. 10/ 朱い殘滓 II END 11/ 蜃氣樓 (1) 아침이 되어서, 겨우, 자물쇠를 잠궜다. 하아, 하아, 하아. 짐승이 숨쉬는 듯한 호흡소리가, 방안에 충만하다. 머리가 아프다. 안경을 어딘가에 떨어뜨린것 같다. 방 안에 『선』이 보여서, 토할것 같다. 하아, 하아, 하아. 너무 토할것 같아서, 한 쪽에서 칼부림쳤다. 기분이, 조금은 나아졌다. 물건을 절단하는 순간만은, 마음이 온화해진다. 반면, 물건을 자르면 자를수록, 그 후에 기다리고 있는것은 배가되는 갈증 이었다. 하아, 하아, 하아, 무엇에 목말라 하는건지, 이미 알고있다. 나는 어쨋든, 모든 사물에 목이 말라있다. 눈에 비치는 모든것이 괘씸하다. 꼴보기싫다. 죽음을 내포하고 있으면서 저렇게 편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용서할수 없다. 왜 죽지않아. 끝이 있는곳에서 도망칠수 없다라면, 왜 그렇게 존재하고 있는거야. 언젠가 끝이 올거라면───존재할 의미같은건 어디에 있어. 보이고 있는 사물이 모두 섬뜩하게 보인다. 그렇다고 눈을 감으면, 생각나는것은 사람을 죽일 때의 감각 뿐이다. 딱딱한, 피가 통하지 않는 칼이, 부드러운, 맥박이 뛰는 육체화 일체화 되어가는 감각. 어쩌면 사람으로서의 그것에 비교할만한 자극은 거의 없다. 혀를 끊고 싶어질 정도의 무시무시한 감각이다. 그것의 정의인 것인지 패배인 것인지는 문제가 아니다. 그중에서도 나의 경우, 가장 처음의 상대가 최악일 정도로 최고였으니까 결과가 좋지않다. .......알퀘이드.그녀석의 몸을 17개로 해체할 때의 흥분이, 뇌에 박혀서 떨어지질 않아. 그 아름다운 시체를. 인간의 몸이면서도, 인간을 훨씬 능가한 강인한 생명을. 석둑석둑 하고 절단할 때의 쾌감은 끝나있다. 그 때. 죽은것은 알퀘이드가 아니라, 나의 뇌수 였음에 틀림없어. 하아, 하아, 하아. 모든걸 부수고 싶고, 모든걸 죽이고 싶어. 그것이 금지된 것이라고 알고 있으면서도, 참을수가 없어. 몸 전체가 흥분되어서, 어떻게 될것같다. [시키님, 일어나셨습니까?] [────읏!] 문 너머에서 히스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키님, 자물쇠를 잠그시면 곤란합니다. 일어나 계시면 열어주세요.] [............열......어......?] 문을, 열어? 문을 열어서, 히스이를 안으로 들어오게 해? ────농담이 아니야. 그렇게 되면, 나는 무슨 짓을 할지 알수없어. 이렇게───이렇게 혼자가 되어서, 커튼을 치고서 침대에 웅크리고 앉아서, 간신히 이성이 욕정을 제지하려고 하고있는데. 그렇다는데, 히스이가 들어온다면, 그야말로 나는─── [───시끄러워! 나에게 상관하지마 ! ] 문을 향해서, 크게 소리쳤다. [......시키님? 몸이 안 좋으신 겁니까?] [상관마라고 말했잖아.......! 됐으니까, 괜찮으니까 나에게 상관하지 말아줘......!] 방에───안에 들어오면, 분명히 되돌릴수 없는 짓을 해버릴거야. [....................] 침묵이 있은 후, 히스이의 발소리가 들린다. 조용히, 내 방에서 멀어져 간다. 하아, 하아, 하아. ──이걸로, 안전하다.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은 진정이 되었다. 기분 전환으로──기분 전환으로, 책이라도 읽을까. [어───라.] 항상 머리맡에 있던책이 없다. 영문으로 쓰인 책........그야 내가 읽을수 있을리가 없지만, 그래도 기분 전환은 되었는데.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않는다. 보이지않아. 필사적으로 어떤 장정 이었는지 생각해본다. 아무리 해도, 생각나지 않는다. 하아, 하아, 하아. [책───책] 생각해 보니. 그런 책을, 나는 어째서 머리맡에 놓아 둔거지. 몰라. 그런 책을 가지고 있던 기억은 없어. 그런 책이 어디에 있었는지도 몰라. 애시당초──그런것, 정말로 있었던 것일까. ........진실은, 너 본인이 눈치채지 못한것 뿐이고. ......성가신 로어의 목소리가 떠오른다. 그 책───그 내용. 언제나 잠이 안오면 읽었던 책. 하지만 그건, 자고있을 때, 잘수 없다고하는 꿈을, 보고 있었던게, 아닌것인가. ......이미 오래전에, 토노 시키는 미쳐 있었던거야.......! 로어는, 그런 말을 했다. 꿈────꿈. 하지만, 나는 그런 꿈 같은건 보지않아. 원래부터, 토노 시키의 안에 그런 알수도없는 지식은 없어. 그런 꿈을 꾸는 재료가 없어. 그것은, 내 꿈 같은게 아니야. 너 본인이, 눈치채지 못한것 뿐이고. [────시끄, 러워.] 하아, 하아, 하아 그런 그건 뭐야. 나는 대체 언제부터, 자신이 아닌 녀석의 꿈 같은것을 보기 시작했다는거야. 너와 나는 이어져있어 시키. [───입 다물어, 죽은 놈이.] 이미 죽은 네놈이, 몇번이나 몇번이나 성가신 목소리는 내는게 아니야. 나는───네놈과는 달라. 나는 살인귀 같은게 아니야. 지금은 단지,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는것 뿐이다. 모처럼 시엘선배과 돌아와 주었는데, 이런것으로, 미칠것 같으냐. ──아아,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로어같은 녀석이 들어와도──── [──다물어라고 말했지.........!] 하아, 하아, 하아────── ......호흡이 거칠다. 태양빛이 기분 나쁘다. 목이. 목이말라, 어떻게 될것같다. [시키님........! 무슨짓을 하시는겁니까, 시키님! ?] 문 너머에서 히스이의 목소리가 들린다. .......대답할 여유가 없다. 말. 자신의 말을, 생각할수가 없다.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단지, 욕망인 채로. 암컷을, 범하고 싶어서, 범하고 싶어서, 미친듯이 발정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 뿐. [우와아아아────! ] 머리. 머리를 벽에 부딪친다. 몇번이나 몇번이아, 이마가 부서질때 까지 친다. 그래도──히스이를 갈기갈기 찢자 라는 생각이, 머리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퍽퍽, 하고, 벽에 머리를 들이 받는다. 마치 나의 그것과 경쟁하듯이, 히스이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커져간다. 하아, 하아, 하아───── 그런, 것인가. 이 충동. 나의 의사를 남긴채 미치려고하는 이 충동. 이것이. 이것이 로어인 것인가. 하지만 어째서. 적어도, 나는 성실했는데. 이 저택에 돌아올 때 까지는 정말로 보통 사람 이었는데. 탕탕, 하고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하지만 그곳을 열수는 없다. 열면, 나는 그걸로 끝나버린다. [아──────] 겨우 알았다. 그 꿈은, 나의 전대의 로어의 기억이다. 방에 갖혀서, 그 결과 부모를 죽이고, 자신이 살고있는 거리를 흡혈귀 세상으로 만든,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의, 마지막 기억. [──────] ......수단이 없다. 이녀석은, 내가 자살하면 해결될 문제가 아니야. 이것 만큼은, 이제 어쩔수도 없어. 전의 녀석의 기분을 알겠다. 내가 죽는 시점에서, 죽는건 내의 의사뿐이다. 그렇게 되면, 남은 로어의 의사가 이 몸을 완전히 조종하겠지. 그렇게 되면───더욱더 무서운 일이 된다. [하───하하, 하.] .........애초에, 나에게는 자살할 생각이 털끝 만큼도 없지만. [시키님, 열어주세요, 시키님!] 탕탕, 하고 문 너머에서 히스이의 목소리가 들린다. ....히스이의 목소리는, 어딘가 모르는 나라의 말 같이 들렸다. 너무 멀어. 단 한 장. 단 한 장의 벽을 사이에 둔 것인데. 지금은 그것이, 이미 달과 별 정도로, 떨어진 것처럼 들린다. 오전 10시가 되었다. 히스이는 포기하고 물러났다. 계속해서, 아키하와 코하쿠씨가 와서 문을 두드렸지만, 모두 무시했다. 12시. .....배가 고프다. 하지만, 아직 괜찮다. 시트를 두르고, 부들부들 떠는 몸을 감쌌다. 2시. .....목이 말라서, 죽을것 같다. 시간의 감각이, 조금 이상하다. 매우 천천히 느껴진다. 흥분제를 맞은것 같이, 몸 전체가 움직이고 싶어서 발광하고있다. 4시. .....또 문을 두드린다. 이름을 불린다. 그것이 누구의 목소리 였는지, 누구의 이름을 부르는건지, 아무리해도 판별할수가 없다. 5시. 점점 어두워져 간다. 6시. 7시. 8시. ───누군가, 왔다. [시키씨, 저녁을 들고 왔어요. 아침부터 아무것도 드시지않아서 들고 왔어요.] 코하쿠의 목소리다. 똑똑, 하고 문을 노크한다. [정말, 이렇게 되면 식사 만이라도 드시게 할거니까요.] 철컥철컥, 하는 소리.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아닌, 자물쇠를 여는듯한, 그런 소리. [후후후, 최후의 수단, 마스터 키의 등장이에요─] [────아.] 문이, 열린다. 1, 안돼, 코하쿠씨를 쫒아내지 않으면. 2, ......식사만, 두고 가게하자. ......문이, 열린다. 이제 늦었다. 지금부터 그녀를 쫒아내도, 방안에 들어왔다는 것은, 변하지않아. ────그래도. 식사를 한다, 라는 행위는, 할수없어. 그건 굉장한 모적인 환기를 시켜서, 겨우 남아있는 『토노 시키』라는 자신을, 산산조각 내 버리게된다. [.....하아.....하아.....하아....] 숨이 차다. 어떻게든. 이것을, 누르지 않으면. [시키씨, 안에 들어갈 테니까요─.........근데, 어떤게 된거에요, 이거.] 그녀는 웃으면서, 이곳저곳 마구 찢겨진 방을 보고 놀란다. [......하아......하아.......하아.......] 무서움을 모르는, 가련한 얼굴. 나를 전혀 경계하고 있지않은, 너무나 무방비한 모습. 붉은 머리카락과───넋을 잃을 정도로 생생하고, 맛있을 듯한 피부. [시키씨........? 이상해요, 어떻게 하면 이렇게 되는거에요.] 웃으면서, 그녀는 침대위에 웅크리고 있는 나에게 다가온다. ─────────────────빨리. 안돼. ─────────────빨리. 아니야. ──────────빨리. 그만둬. ──────빨리. 다물어. ────빨리. 싫어. ─빨리. 나는. [도───망, 쳐.] 마지막을로 남은 이성을 한계까지 끌어올려, 어떻게든 그 단어를 입에 올렸다. [에? 죄송해요, 잘 들리지 않아서, 한번더 말해주시겠어요, 시키씨.] 그런데, 역효과다. 코하쿠는 안심하고, 침대에 앉았다. 나의 / 나의, 몸에 / 몸에, 얼굴을 / 얼굴을. 가까이 대어 / 가까이 대어, 왔다. 툭, 하고 흰 손가락이 나의 어깨를 만졌다. 피가 통하는 손가락. 약간의 체온. 화륵, 하고 머리 뒷쪽에서,불꽃이 튀었다. [꺄아───── ! ] 비명같은 목소리가 들렸다. 나의 손은, 코하쿠의 목을 잡고있다. [하아───하, 아, 하───] 호흡이 거칠다. 나는. 무엇을. 하려하고. 있는건가. [시.....키, 씨───] 코하쿠의 목소리가, 작아져 간다. 상관없이 팔에 힘을 주었다. 끼익, 하고. 코하쿠씨의 목뼈가, 삐걱거린다. [그, 만── ! ] 푸욱, 하는 소리가 났다. 코하쿠의 손가락이 나의 팔에 손톱을 세웠기 때문이다. 죽기 일보직전에, 그녀도 필사적이겠지. 코하쿠의 손톱은 옷 위라도 나의 피부를 찢어서, 살까지 찢어놓는다. [아────야.] 아파. 목을 조여지고 있는 코하쿠에 비하면 아픈것도 아니다. 하지만 피가 흘러내린다. 찢겨진 피부에서 흘러내린 피는, 팔을 타고 코하쿠의 목을 조이고있는 손에까지 흘러내렸다. [하────하.] 붉게 물든다. 이미 저항을 하지않는 코하쿠의 목에, 붉은 피가 흘러간다. 코하쿠의 감촉은, 잘 모르겠다. 단지 몇 초 후면, 그녀가 죽는다는 사실이, 왜인지. [하하─────하.] 잘은 모르지만 이상해서, 웃음이 흘러 나온다. 코하쿠의 목을 조인지, 아직 1분도 되지 않았다. 그녀는 질식으로 죽는게 아니야. 여기서, 나에게. [하, 하하, 하.] 아무 이유도 없이, 갑자기. [하하하, 하────하, 하, 하.] 어떤 도구로 해서.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목뼈가 꺽여서, 죽는것 뿐이다. 순간. 씌인 먼가가 빠져 나가는듯이, 열기가 사라진다. 눈 앞에는 얼굴이 새빨개진 코하쿠씨의 몸이 있다. 나의 팔은 지금도 코하쿠씨의 목을 조여서───── [────── ! ] 급히 손을 놓았다. 소리도 없이. 코하쿠씨의 몸은, 바닥이 쓰러졌다. [욱.......하, 읏────] 코하쿠씨는 눈을 감은채로, 괴롭게 기침을 한다. [코하쿠───씨.] ......살아있어. 조금만 있었으면. 잠시만이라도 그대로 있었다면, 나는 틀림없이, 이 사람을 이 손으로─── [웃......읏, 우, 우..........] .......울고있다. 코하쿠씨는, 쓰러진 채로, 미동도 하지않고 울고있다. 보면. 그녀의 기모노에는, 흰 액체가 흠뻑 묻어있다. 그건, 나의 정액이었다. 나는───사정하는 것으로, 자신의 안에 끓어 오르던 충동에서, 해방된것인가. [──────하.] 믿을수가 없어. 나는 한 손으로 코하쿠씨의 목을 조르면서, 다른 한 손으로───무언가를 죽인다, 라는 것에, 쾌감을, 느꼈던 것인가. ───두, 근. 그건,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나의 생식기는 의연하게 서있고, 무엇보다 나 자신이, 아직 건장하다. 메말라 있어. 이렇게───코하쿠씨에게 잔인한 짓을 했다는데도, 전혀 끝나지 않아. 사실, 지금도 죄악감이 희미해져서, 금방이라도, 코하쿠씨의 목. 흰 목. 목에, 이를, 세워서. ─────피를, 빨고 싶어, 졌다. [─────하하.] 무너졌다. [아하, 아하하.] 이제, 정말로 무너졌다. 나는, 안된다. 이 이상───제 정신으로 있을 자신이 없다. [아하하, 하하하, 하.] 밖. 밖에 나가지 않으면. 이대로는 코하쿠씨를 죽이고 말아. 저택에 있으면 아키하와 히스이에게도 손을 대게 되어버려. 그러니까, 또 그 충동이 오기전에, 사라지지 않으면.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무도 없는 곳에. 아무도 없는 곳에 가지 않으면, 또 나는 미쳐버려──── 저택의 밖에 나왔다. ........어떻게 된거지. 주위에는 아무도 없는데도, 인기척이 느껴진다. 건물. 주위에 있는 집들로 부터, 인기척을 느끼고있다. [하아────하아────] 이렇게 사람이 많은 곳에 있으면, 또 견딜수 없게되. 어딘가───어딘가 주위에 아무도 없는 곳에 가지 않으면 안심할수 없어. 아무도 없는 곳. 주위에 아무도 살지않는 곳 ......내가 미쳐버려도,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치않는 곳. [.....하아........하아............] 공원에는 아무도 없다. 여기라면 주위에 집도 없다. ........아무도 없을텐데, 진정되지 않아. 아무리 떨어져 있어도, 사람들의 집이 주위에 있다. 멀리에는 거리의 빛이 보이고있다. [있을리가, 없어.] 그래, 있을리가 없었다. 거리에서, 인기척이 전혀 없는 장소가 있을리가 없었다. 실로 혼자가 된다니, 문명이 발단한 거리에서는 이미 불가능한 것이었다. [제────길.] 주위. 주위에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서, 조금만 걸어가도, 먹이감 같은건 얼마든지 손에 넣을수있다. [다물───어.] 머리가 아프다. 모처럼, 그 지긋지긋한 『선』이 보이지 않는데, 이래서는 또 보게 될것같아. [───에] 기다려 시키. 그거 이상하잖아. 그치만 나는, 감정이 고조되어 있어서 『선』을 보고 있다는것이 아닐터이다. 『선』는 어떡해서도, 안경이 없으면 보이지 않는것이다. 그러니까 아무리 지금은 진정되어 있다고해도, 안경이 없으면 보게된다. 하지만 나는 안경을 떨어뜨려─── [────있, 어.] 손으로 얼굴을 만져보니, 안경을 쓴 채로였다. 말하자면, 나는. 선생님에게 얻은 안경을 쓰고 있어도, 이제 자신의 시력을 제어할수 없게 되었다는 건가. [하───하하.] 절실히 깨달았다. 로어의 말대로, 나 혼자 눈치채지 못한것으로, 토노 시키는 이미 미쳐있다. 그 밤. 시엘선배를 능욕한 녀석을, 마음 속 깊이 죽이겠다고 생각한 때부터. [....그런가......그럼, 그 때의 두통은.] 로어와 싸우고 있었을 때의 두통. 안경을 벗을 기억은 없는데도 죽음의 『선』이 보여서, 시엘선배가 안경을 찾아준 그 밤. 그 때부터, 나는───안경을 쓰고있어도, 나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선』이 보이게 되었다는 건가. [....선배...알고 있었, 구나.] 아니, 분명히 모른척 하고 있었던 건가. 나를 걱정시키지 않도록, 나의 착각을 거짓말로 넘어가준 것인가. [......그래....선.....배.] 무슨 일이 있으면 상담해주세요, 라고 그 사람은 말해주었다. 전화번호 같은건, 이미 외우고있다. [전화────] 바로 앞에 공중전화가 있다. 하지만──전화해서 어쩌자는 거지? 나의 몸은 누구도 낫게할수 없다. 아무리 시엘선배라도, 나의 몸 안쪽까지 치료할수는 없다. 1, .......이런 자신, 보이고 싶지않아. 2, .......그래도, 목소리를 듣고싶어. --선택. 하지만, 만나고 싶어. 시엘선배의 목소리를 듣고싶어. 지금의 자신이 유일하게 약한소리를 하고, 그걸 들어주는 사람. 시엘선배가 있어 준다면, 나는 아직 토노 시키로 있을수 있어. [.................] 다이얼을 돌린다. 신호음이 3차례 울린후에, 수화기 넘어로 시엘선배의 목소리가 들렸다. [네. 여보세요. 누구세요?] [..................] 이상하다. 아 사람의 목소리가, 굉장히 따뜻하게 들려온다. [여보세요? 어─이, 들리나요?] 얼빠진 목소리. 한 번밖에 가보진 않았지만, 시엘선배가 자신의 방에서 수화기를 들고있는 모습이 상상되었다. [...........................] 말이 나오지 않아. 뭘 말해야 좋은지, 모르겠어. 아니, 역시 전화같은건 안 하는편이 좋았다. 이 사람을, 나같은 문제에 끌어들이고 싶지않아. 이대로──아무말도 않고, 전화를 끊자. [토노군? 혹시 토노군 이에요?] [아───────────] 이름을 불리니, 갑자기, 울것같은 기분이 되었다. [.......네.]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아, 역시 토노군이네요. 무슨 일이에요, 이렇게 밤 늦게.] [.....................] 그만두자, 라고 생각했다. 무난하게 거짓말을 하고, 내일 학교에서 봐, 하고 말하고는 끊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렇게 할수가 없었다. [선배, 나, 안될것, 같아.] 쉰 목소리로 말한다. [─────토노군?] 시엘선배의 목소리가 얼어붙은것 같이, 들렸다. [토노군, 그게 무슨 말이에요? 안된다니, 뭐가 안된가는 거에요?] [───그러니까, 안되. 나름대로 어떻게 해볼려고 노력은 했어. 하지만 쓸데없는 짓이였어. 나는 그녀석의 말대로, 그냥 살인귀, 인것 같아.] 그것도 상당히 질이 나쁜. 지금도 긴장을 풀면 아키하와 히스이의 목을 나이프로 그어버리고 싶다고 생각해버린다. 다른 누구도 아닌, 가까이 있는 사람들의 피를 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는 시점에서──나의 이성은 붕괴되어 있으니까. [.....어떻하면 좋을까. 나, 자살 같은건 할수없어. 자신이 자신을 죽인다니, 그런거 배운적도 없어.] [......그래서, 지금 어디에 있어요?] [공원. 사람이 없는곳에 올 작정이었지만, 이곳도 아니야. 주위에 집이 너무 많아서, 미칠 지경이야.] [.......알겠습니다. 지금부터 학교에 갈테니까, 거기서 진정하죠. 학교라면 주위에 인가도 없으니, 조용하죠?] [───그런가───학교라면, 아무도 없어.] [알겠지요. 학교의 교정에서 기다려주세요.] 뚜우. 하고 전화가 끊어졌다. [──────] 공준전화 박스에서 나온다. 선배───시엘선배와 만날수 있어. 만나서 어떻게 된다는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만나고 싶어. [─────하, 아.] 또, 온 몸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학교에 갈때 까지 아무도 만나지 않도록 빌면서, 불안한 발걸음으로 공원을 뒤로했다. 학교는 아주 조용하다. 주위에는 인가도 없어서, 이 주위는 정말로 조용하다. [하아───하아, 하아─────] 안경을 벗고, 교문을 잠그고 있는 자물쇠를 나이프로 절단한다. [아.] ......믿을수가 없어.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채, 나는 나이프를 주머니에 넣어둔것 같다. 아마도, 분명히. 언제라도 사람을 죽일수 있게. [하............아.] 운동장에 도착하자 마자, 무릎에서 부터 지면에 쓰러졌다. 무릎을 운동장 바닥에 대고, 쓰러질듯한 몸을 양손으로 지탱한다. [........................] 몸이 뜨겁다. 하지만, 방금전 까지의 자신이 자신이 아니게 될듯한 감각은 없다. 분명히, 코하쿠씨를, 더럽히고. 일시적으로, 충동이 가라앉은것이다. [─────우.] 위액이 역류한다. 입 안이 쓰다. 오늘은 아무것도 먹지 않았으니까, 토해 내는것도 신맛이 나는 위액 뿐이었다. [코하쿠───씨.] 사과한다고 용서받을 일이 아니었다. 그러니까, 사과를 할수가 없다. 나는 그 사람에게, 이 후로 어떻게 갚어야 하는거지. 이제, 몇 일이나 전의 이야기. 알퀘이드를 죽여버리고 자포자기가 되어있던 나를, 시엘선배가 도와주었다. 그 사람은──죄를 범하는 사람과 범하지 않는 사람이 있는게 아니라, 갚을수 있는 사람과 갚은수 없는 사람이 있을 뿐이라고, 알려주었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범한 죄를, 상처입힌 마음이라는 것을, 갚으라고 하는거지───── [─── ?] 스윽, 하고 주위가 어두워졌다. 탁, 탁, 하는 발소리. 지면에 손발을 대고 있어서 아래를 보고 있어서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지만, 누군가가 왔다. 달빛의 아래. 그 사람의 그림자가, 엎드리고 있는 나에게 가려서 어두워진 것인가. [참회의 흉내를 내는겁니까, 토노군.] 어딘가 차가운, 시엘선배의 목소리. [──────선배.] ........정말로, 와주었다. 그냥 선배의 얼굴을 보고싶어서, 밤하늘을 올려다 보듯이 얼굴을 든다. [─────에?] ───그건. ───내가 알고있는, 시엘 이라는 인물이 아니었다. 드러낸 팔에 있는, 검은 십자가의 문신. 차가운, 마치 모르는 다른 사람을 보는듯한 눈. ........아무렇게나, 드러내서, 보는것 만으로도 한기를 불러 일으킬듯한, 선배에게는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흉기. [─────────아.] .....알고있어. 머리가, 그 흉기가 어떤것인지, 알고있다. 그건 분명히───제7성전 이라 불리는, 문외불출의 외전의 하나. [선───배?] [역시 당신이 로어였던 거군요, 토노군.] 차가운 눈을 한 채로. 선배는, 그와 같이 차가운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 등골이 오싹하다. 이유도 없이. 아니, 본능과 이성이 총동원되어 위험을 알려와서, 나도모르게 선배에게서 떨어진다. [──────] 선배는 굳게 입을 닫은채로, 한 걸을, 그 불길한 흉기를 가지고 다가온다. ........거기에는, 어이가 없을 정도로 틈이 보이지 않아. 서툴게 도망쳤다가는. 이대로 등을 향해 달려 나가면, 자신의 심장이 저걸로 관통되어서, 전생도 이루어지지 않은채로 소멸되어 버린다는걸 알고있다. .........나의 기억에는, 그런 지식이 있을리가 없는데. [───어째서. 나는, 단지───] 단지, 선배를 만나고 싶었던 것 뿐인데. [알고있어요. 로어의 의식이 부상하고 있는거죠? 그럼, 이미 늦었어요.] 척, 하고. 또 한 걸음, 가볍게 접근한다. 그 모습은 마치─── [───이상해 선배. 그건 마치───나를, 죽이려고, 하고있는 것 같잖아.] [─────] 그녀는 대답하지 않는다. 단지, 어디를 노리면 확실하게 처리할수 있는지, 그것만이 관심사인듯 나를 바라보고있다. [───선, 배.] 진심이다. 이 사람은, 진심으로, 나를 죽일작정이다. ───끼익. 죽기 직전이라는 것을 느끼고는, 신경이 경직되어간다. 척추는 찌르르 하고 비명을 지르고, 목 뒷쪽이 삐걱거리면서 움츠러든다. 하지만───그런 죽음의 공포보다, 나는. 이 사람이 어째서 그런 말을 하는건지, 정말로, 믿을수가 없었다. [────어째, 서?] 모르겠어. [선배는, 나를 위해서 남아 준다고, 말했는데.] [───────] 우뚝, 하고. 시엘선배의 발이 멈춘다. 그녀는 나를 응시한채, 쿡, 하고 웃었다. [당신의 사람좋음은 국보급이군요. 사람을 믿는건 좋지만, 좀더 냉정하게 생각했더라면 도망칠수도 있었을텐데.] [에────] [대체, 어째서 내가 이 학교에 잠입해 있었는지, 그 이유를 한번도 생각한적이 없는건가요, 당신은. 나는 별로, 좋아서 이런일을 하고 있는게 아니에요.] [─────선, 배?] [저의 목적은 『뱀』───로어를 소멸하는 일이라는걸 알고있죠. 제가 이 학교에 온것은, 여기에 로어의 전생체가 있다는걸 알았으니까. 하지만 확실한 즌어가 없어서, 한동안 그 전생체의 상태를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 [잠깐 기다려, 대체 무슨────]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거지, 이 사람은. 모르겠어. 정말로, 하나도 이해가 안가. 선배는 곤란해하는 나를 무시하고 이야기를 계속한다. [.....전에 알려 줬잖아요, 토노군. 로어가 전생처를 고르는 가계에는 조건이 있다고. 역으로 말하면, 그 조건을 만족하는 가계를 찾으면 된다는것. 로어의 전생처의 특정은, 알고보면 간단한 거에요. 그 가계가 오래된 이능의 피를 계승하고 있는지는 조사하면 금방 알수있어요. 이 거리에는 로어의 전생체가 될 가계는 하나밖에 없었다. 그러니까──처음부터 누가 로어인가는 알고 있었어요, 저.] [─────무슨.] 그런건, 이상해.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면, 빨리 그녀석을 죽이던가, 잡던가 하........면...... 처음부터?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 [그래요. 자, 이제 그만하면 알겠죠? 저는 말이에요, 토노군. 처음부터, 당신을 잡기 위해서, 이 학교에 잠입한 거에요.] [─────────────] 기다려. 그건, 잠깐, 기다려, 줘. [하지만, 거기서 조금의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어요. ......당신 안의 로어를 자극하지 않도록 멀리서 감시하고 있었으나, 당신은 로어의 전생체가 아니라고 결론이 나왔어요. 하지만, 로어의 전생처는 절대로 토노가의 장남이에요. 그것에 틀린것은 없었으니까, 그렇게 되면 잘못알고 있는것은 토노군이 되요.] 시엘선배가 담담하게 말한다. 나는───아무 말도, 할수없어. [조사해보니, 토노군은 8년전에 큰성처를 입고 친숙의 집에 맡겨졌다. 그 후의 일은 이틀전의 밤, 진짜 토노 시키가 말한 그대로에요. 8년전의 토노가에 무었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토노군은 그 시키라는 소년에 의해 죽었다. 아니, 목숨을 빼앗긴 거겠죠. 결과로 토노군은 로어의 전생처인 시키와 연결되어 버렸다.] 감정이 없는 목소리로, 담담하게. 그건 내가 모르는 시엘선배다. 아니면, 이게. 이게 진짜 시엘이고, 지금까지의 상냥했던 이 사람은, 전부──── [지금까지 몇 번인가 시키를 통해서 토노군의 안에 로어의 기억이 흘러들어온 적도 있었죠. 원래 혼이라는, 형태가 없는 것은 가공한 흡혈귀에요. 로어에게 있어서, 하나의 목숨을 공유하고 있는 당신들은 정말로 잘된 이중존재 였었다. 그러니까───시키의 육체가 없어져도, 로어는 다음 전생처에 갈 필요가 없다. 이 시대에는, 아직 당신 이라는 피난처가 있었으니까.] 차가워. 마치 원수를 노려보는 듯이, 그녀는 나를 증오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도 끝이에요. 그 밤은 갑자기 일이 일어나서 준비를 못했지만, 오늘 밤은 달라요. 어떤 의미로, 저는 행운이군요. 그대로 알퀘이드에게 로어가 사라졌다면, 로어는 또 전생하게 되니까요.] .......믿을. 수없어. 그런건───그런, 건. [────거짓말, 이야.] [그러시면, 마음대로 부정해서, 거기에 빠져계세요. 그러는편이 저도 편하니까요. 지극히────] 철컥, 하고 그 흉기가 소리를 낸다. [당신이 그렇게 나와도 편하게 처리할 수 있는거에는 변함이 없겠지만요, 로어.] [───────] 그, 비웃는 듯한 목소리로, 알게되었다. ......그녀의 말에 거짓은 없다. ......그녀의 눈은 『나』를 보고있지 않아. ......그녀의 감정에는 처음부터 『나』같은건 없다. [......뭐야, 그거. 그럼, 그럼 선배는 처음부터 내가 로어였다고 판단하고 있었떤거야. 선배가. 선배가 나와 친하게 지낸것은, 전부.........! ───말할수 없어. 그 다음은, 말할수 없어. 그렇게 하면, 그 순간에 모든것이 거짓이 되어버릴 것만 같아서. [당연하죠. 시키가 사라진 후, 제가 학교에 남았던것은 로어가 사라지지 않아서 였어요. 로어가 이 학교에 학생으로 있는 이상, 여기에 남아있는 편이 편리하니까.] ......제가 토노군을 놔두고 돌아갈리가 없잖아요. 선배는 그렇게, 웃으면서 말했다. 그건, 나를 위해서가 아닌. 이 사람은 아직 살아있는 로어를 찾기 위해서 남아서, 그 추적자에게, 나는 스스로 전화를 건 것이다. [───── 하.] 그럼, 그것도. [하하───] 그 때의 일도. [하하────하.] 그 밤에, 나를 구해준것도. [아.........하, 하.] 그, 슬픈듯한 눈도. [하하─────하.] .......그래 시키. 아무것도 아니었잖아. 이런 기억───분명히, 아무것도 아니야. 단지, 사랑한다고.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이야기. ......정말 우습다. 그런것, 연기로 만들어진 환상에 지나지 않았다. ─────전부. 전부, 거짓말로 만들어진 꿈같은 이야기 였던것 뿐이다─── [───납득했어. 하지만 말이야, 선배. 어째서 선배는 로어가 살아있다는걸 알고있어. 어째서, 어째서 토노 시키라는 녀석이 로어의 전생처 였다는걸 알고있어.] [알수 있어요. 그치만 자신의 일이니까.] 태연하게, 선배는 이해불가능한 말을 한다. [.....자신의, 일.......?] (자신의 과거를 폭로하는 시엘.) [에에. 토노라는 혈통을 찾아내서, 그것을 다음 전생의 후보로 선택한 것은 저이니까. ......뭐, 실레로 로어의 의식이 부상하지 않으면 『나타났다』라고 알수없으니까, 별로 도움이 될만한 기억은 아니었지만.] [선배, 무슨───소리 하는거야, 대체.] [뭐라니, 옛날 이야기에요. 지금부터 8년전의 이야기지만, 토노군 같이, 아무것도 모르고 있던 소녀가 있었어요. 그녀가 그 충동에 오염 되었던건 16살 때 였어요. ....그때까지, 아무것도. 그 아이는 토노군 같이 특별한 함 같은것도 없었으니까, 정말로 아무것도 모른채, 보통처럼 살고 있었어요. 아버지를 돕고, 학교에 다니고. 일찍 일어나는게 힘들어서, 아버지를 돕는건 저녁 이었지만, 그래도 장래에는 아버지의 가게를 이어받으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에───] 지금, 무언가. 본 적이 없어서, 하지만 본 기억이있는 풍경이 머리에 떠올랐다. 선배의 이야기는, 왠지───내가 본 꿈과, 상당히 비슷하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그 아이의 꿈을 이루어지지 못했다. 당연했던 행복을, 자신의 손으로 부수어버린거에요. 그 아이는, 로어의 전생체 였었으니까. 소녀의 몸은 굉장히 재능이 있다고, 로어는 기뻐했었지. 그 아이도 지금의 토노군 같이 나름대로 노력을 했었지만, 쓸데없는 노력 이었어요. 결국 아버지와 어머니의 피를 빨고, 거리의 사람들을 천천히 죽여가서. 그 아이, 혹시 그 때에 미쳤던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알고있죠 토노군? 그건 멈출수가 없어요. 그만두자, 라던가, 안되, 라던가 그런 생각만이 떠오르게 된다. 이상하죠. ────분명히, 자신의 의식은 있다고 하는데도.] [선───, 배. 그건, 그 이야기는, 설마.] [하지만 악몽은 빨리 끝났어요. 흰 여성이 와서, 소녀의 심장을 관통했으니까.] ───아아, 알고있어. 그래서 소녀는 죽었고, 로어는 토노 시키라는 녀석으로 전생했다. 하지만, 그건. [하지만, 그 아이, 죽지 않았어요.] 웃는듯이, 그녀는 말했다. [소녀의 시체는 교회에 옮겨져서, 흡혈종에서 인간으로 돌아간 시체의 샘플로 보존 되었어요. .....하지만, 어떤 원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아이의 몸이 굉장히 특별한 몸으로, 보통 이상의 재생능력이 있었어요. 그 아이는 3년이 지난 어느 날, 그러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 죽음에서 깨어나 버렸어요. .......이상하지요, 로어라는 혼에게 버려진 허물인 주제에 되 살아난걸요. 그 이후는 힘들었어요. 교회의 사람들은 이단자라고 그 아이를 몇번이나 몇번이나 죽였지만, 어떻해도 죽지 않았아요. .....미안해요, 원망의 말을 해도 괜찮을까요? 그 아이는 말이에요, 한 달 동안이나 죽는 생활을 보냈어요. 하루의 휴식도, 조금의 휴식도 없이, 되살아난 순간에 죽는 그런 매일을.] [.................무슨.] 죽지않는, 몸. 어떻게해도 원래되로 돌아오는 육체. 토노 시키로 전생한 로어라는 흡혈귀는, 이 사람을 그렇게 매도했다. ......아플것 같았다. 어떠한 상처를 입어도 낫는다고 하지만, 선배는, 상처를 입을 때마다 고통으로 얼굴을 찌푸렸다. 그것을, 매일? 매일, 하루의 휴식도 없이, 죽고 살아나는 생활을 보냈다고.......? [그래서 말이에요, 교회의 사람들로 아무래도 이걸 이상하다고 눈치채게 되었어요. 대처가 불가능한 물제, 해결 되지않는 물제는 모두 매장기관 이라는 곳에 맡겨지게 되요. 거기서, 그 아이는 자신이 어떻게 된것인가를 알게 되었어요......뭐, 말하자면 그 아이는 모순되어 있어요. 그 아이는 로어로서 살아난 인간이에요. 설령 15살 까지의 인격이 한 사람의 인격이라고 해도, 혼의 이름은 로어에요. 그 아이는 그 아이로 있으면서도, 로어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로어가 살아있는데도 로어인 그 아이가 죽어있으면 모순되어있어. 로어라는 존재가 만들어낸 자손......딸인 그 소녀는, 로어보다 먼저 죽을수가 없어요. 이 세계가 조금이라도 흠이 있으면, 세계가 세계자신을 위해서 그 흠을 수복해요. 그러니까───그 아이는, 로어라는 전생하는 혼이 없어지지 않는한, 영원히 그곳에 존재하게되. 다른 누구도 아닌, 이 세계가 멋대로 『낫게』해 버리는 거에요.사제들은 그 아이를 『고리에서 벗어나 있다.』라고 말했어요. 로어가 살아있는 한 영원이 멈추지 않은채로. 나이를 먹는것도 불가능하니까 사명으로는 죽지도 않고, 재가 되어서 시간이 되돌려서 원래대로 돌아와버려. 그런 괴물, 원래라면 계속 영폐되어 있을거지만, 그 아이는 로어였던 때의 마술의 지식을 물려받았아요. 매장기관의 사제들은 이용가치가 있다면서, 그 아이를 교회에서 맞이해 주었습니다. 그로부터 5년. 살아 남은 허물은 이때까지의 이름은 버리고, 흡혈귀를 퇴치하기 삶을 선택한 거에요. ───저는 로어의 주인이 알퀘이드로 부터도, 로어라는 혼이 어디에 있는지를 지각할수가 있어요. 그 이유는, 이제 말할 필요도 없겠죠?] [───────] 그래, 말할 필요도 없어. 하지만 그런거, 인정할수 없어. [전에 말했었죠, 토노군. 시엘의 목적은 단 하나였다고.] ───저는, 인간으로서 죽고 싶으니까─── 그 때는,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몰랐다. 하지만 지금은. 지금은, 조금은───이해할수 있는건가. [───할수없어.] 아아, 분할정도로, 할수없어. 나에게는 죽고 싶다라는 기분을 알수가 없어. 살아있는 이상───죽고 싶다고 생각한적은 있었지만, 마음속으로 바란적은 없어. 하지만, 선배는 그것만을 바라고있다. 그렇게 되어버린 사고. 그런것만을 바라게 된 인생 나는 아직 몰라.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의사가 남아있는 채로, 소중한 사람들을 죽이는 아픔을, 몰라. .......그런거, 일생 알고싶지도 않아. 하지만 이사람은 그 위에있다. 그러니까──그냥, 죽고싶다고 생각하는건가. [아니야.......그런건, 아니야.] [아닌게 아니에요. 저는 보통으로 죽고싶은것 뿐이니까.] 선배의 목소리는 어디까지나 차갑다. [......................어.] .......나는, 끄덕일수 밖에 없다. 그녀의 바램도. 그녀가 받아왔던 고통도, 알아버렸다. [...........싫, 어.] 아무리 그래도, 나의 경우도 선배의 바램도 싫다. 이런거───현실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하지만, 현실은 기다려주지 않아. 철컥 하고 소리를 내면서. 시엘이라는 대행자가, 나를 죽이기 위해서 발을 내딛었다. 이제, 이 이상 할 말도 없거니와, 할 필요도 없다고. 시엘의 양 팔이, 그 『흉기』를 들었다. 제 7성전. 윤회전생을 부정하는 교회가 말들어낸, 전생비판의 모든 탄핵를 기입한 교본. 성전이면서 외전, 교본이면서 흉기라고 말하는 말할것도 없이 일품이다. 그것에 맞으면, 혼 그자체가 무산된다. [───────] 총검이 튀어 오른다. 그 앞이 나를 향한다. 왜인지, 천천히. 그녀라면──시엘이라면, 내가 찔렸다고 알아차리지도 못할정도의 속도로, 찌를수가 있을터인데. [아────] 생각할 여유도 없다. 나는───── 1, 앞으로 도망친다. ---선택. 2, 뒤로 도망힌다. ───몸을 앞으로 숙였다. 뒤로 향하면. 등을 보이면, 뒤에서 심장을 뚫리게 된다고, 전부터 느끼고있다. [히야───── !] 슁, 하고 얼굴 옆을 총검이 통과한다. 정말로, 천천히. 나는 튀어나온 선배의 총검을 피하고, 그대로 선배의 바로 옆으로 나가서, 그대로──── [읏───── !] 앞으로 달려나가려는 순간, 선배의 움직임이 갑자기 바뀌었다. 한 순간, 선배의 몸이 사라졌다고 착각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그녀는 그 바보같이 큰 흉기를 옆으로 휘둘렀다. 고옹, 하는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리고나서 나는───왜인지, 그녀에게서 몇 미터나 떨어진 곳에 서있다. [───────] 칫, 하고 혀를 차고는, 선배는 이쪽을 노려본다. [아야.......!] 왼팔이 아프다. [무슨.......에에────! ?] 놀랐다. 겨드랑이 부터, 하완부가 보기좋게 꺽여있다. 그것도 어중간하게 꺽인게 아니라, 팔이 산 모양으로 뒤틀려있다. [────목을 감싼 팔 하나입니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편하게 해주었을 텐데.] [무슨────] 나 자신도 알수 없었지만, 방금전의 선배의 일격을 받아서 팔이 이렇게 된것같다. [나이프, 빠지지 않는군요.] 시시한듯이 선배는 나를본다. ......얕보고있다. 선배는, 나를 언제라도 죽일수 있다고, 얕보고 있다. [욱..........!] 아픔. 팔의 아픔이 머리로 왔다. 꺽인 팔의 피가, 그대로 독이 되어서 뇌수에 보내진것 같은 아픔. 찌리릿, 하고. 그것만으로, 의식에 하얀 공백이 생겨버린다. [──────] 선배는, 차가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이────] 사람의 팔을 꺽어놓고 그건가. 이게 얼마나 아픈지 알고있는건가. 사람을 바보로 알고. 사람을 바보로 알고. 사람을 바보로 알고─────! [선배가, 그럴 마음이라면────] 주머니 안에있는 나이프를 쥔다. [이쪽도, 호락하락하게────] 툭, 하는 딱딱한 감촉. [그냥 죽어줄 마음은, 없어.] 칭, 하는 소리를 내며. 나이프를 내밀었다. [───바보입니까, 당신은.] 순간. 선배의 몸이, 나타났다. ───아니, 그건 아니야. 선배는 매우 낮게──그야말로 도마뱀 같이, 지면에 아슬아슬하게 몸을 붙이고, 나의 눈 앞까지, 한 순간에 달려왔다. 그 사이에, 6미터나 되는 거리를 좁혔다. 이쪽의 시계에는 없다. 선배의 몸은 나의 무릎보다 아래에 있어서, 나의 눈 앞에, 나타났다. 탕, 하는 소리. 바로 아래에서 쏘아진 선배의 총검은, 반할정로도 정확하게 나의 목을 찔렀다. [커──────억.] 숨, 숨이 막힌다. 아픔은, 아픔은 있는건가? 있어, 아직 아프다고 느낄수있어. [하──────우.] 의식, 의식은? 좋아, 아직 나름대로. [아, 아아아아아아.................!] 몸, 몸은───어떻게, 된거지. 콸콸콸 하는 소리. 그건 나의 왼쪽 어깨에서 나고있다. 보니, 거기는 피가 솟아나고있다. 콸콸 하고 피가 흘러내리고 있다. 지금. 선배의 총검이, 나의 목을 지나 왼쪽 어깨를 찔렀구나. [아, 아아, 아아아아아아아!] 아파. 아프다던가 그런 문제가 아닐정도로, 아프다. [하아, 아아아, 아우우우우우────── !] 하지만, 살아있어. 어떻게든 살아있었 몸. 몸은, 또 선배로 부터 떨어져있다. 어깨에는 미미한 화약 냄새. [아, 아아, 아.] 방금 전. 저 총검이 찔린 순간, 방아쇠를 당긴거구나. 그걸로 나는 날아가서, 또 선배와 거리가 벌어져있다. [.....2번 연속, 이라는 건 우연이 아닌거군요. 그 출혈로도 쇼크사로 죽지 않는다는건, 신체의 변화는, 시작되고있다, 라는 것인가요.] 철컥, 하는 소리. 그 흉기의 검이 새로운 것으로 바뀐다. 전에 나를 쏘았던 검은 떨어져서, 그대로───펄럭펄럭, 하고 책의 페이지가 되어서 날리고있다. [.....어.......엉터리, 야.] 하지만, 그 엉터리인 물건이 아주 무섭다. 그건───그냥, 이 몸에 스치는 것 만으로도 치사성의 독을 가진다. 죽음. 죽어. 틀림없이, 죽는다. 죽는건가. 그게 무서운건가. 모르겠어. [아, 쿠............!] 어깨가 타고있다. 뜨거워서, 이대로 온몸이 타들어갈것만 같은 작열. 철컥, 하고 선배가 그 흉기를 제대로 잡는다. ......2번. 2번이나 저것을 어떻게 한것은, 기적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다음에는 틀림없이──── 저 총검이 나의 얼굴에 꽂혀서, 날라간 모습을 상상했다. 그건 무섭다기 보다는 역겹다. 죽음은. 그게 어떤한 모습이든, 흉하고, 더럽고, 역겨운 것. 나는 자신이 좋으니까───그렇게 되고싶지 않다. 그래서 무서운건가. 모르겠어. 생각해보면───나는 그만큼 『죽음』을 봐왔으면서, 『죽음』이라는것을 전혀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아니, 그런건, 지금은 아무래도 좋아. [헉, 헉, 헉─────] 도망치치 않으면. 죽고싶지 않으니까, 지금은 도망치지 않으면. [──안경, 벗지않는군요.] 플라스틱한, 간소한 목소리. 그 말. 그 의미에 놀랐다. 그치만 안경을 벗는다는 것은, 선배의 『선』을 보게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나는 선배를 죽여버릴지도 몰라──── [무──무슨 말을, 하는거야, 선배는..........!] [───────] 대기가 타오르는 듯한, 살기. [......상대를 못하겠군요. 됐으니까, 이제 죽어주세요.] 선배의 자세가 낮아진다. ───온다. 또 달려 올 것이라고 알고 있지만, 나에게는 선배의 모습을 인식하는 것 조차 어럽다. ────도망치는 것 이외에는, 생각이 나지않아. 죽고싶지 않으니까───이제 도망치는 것 밖에 수단이 없다. 다행히도, 거리는 10미터 가까이 떨어져있다. 이대로 전력으로 달리면, 교사 안 까지는 도망칠수 있어. 이렇게 탁 트인 장소가 아닌, 교사의 안이라면 어떻게든 될지도 몰라────! [───────] 등. 등에, 뭔가───찔렸, 어. [아─────파.] 풀썩, 하고 몸이 앞으로 쓰러진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가면, 교사 안으로, 들어갈수 있는데. [큭───────] 한 손으로 몸을 일으킨다. 등을 찔렀던건, 선배가 이전에 사용하던, 못 같은 검이었다. [이─────............!] 아픔 같은건 마비되어 있는건지, 등에 꽂힌 검을 빼냈다. ......몸을 관통하고 있었으니까, 화가나서 가슴에서 뽑아냈다. [좋아.............!] 이걸로, 교사 안으로 도망칠수있어.....! [도망쳐서 어쩔 작정인가요, 토노군.] 그 전에. 뒤에서, 선배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직도 모르는겁니까. 당신은 지금, 정원에서 여기까지 어느정도의 속도로 달렸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본래라면 치명상인 상처를 입고, 어째서 죽지않고 있는거에요.] [싫어──────] 의식이, 하얗게 된다. 속지마. 속지마. 저 여자에게 계속 속아왔잖아. 이제 저녀석의 말 같은건 듣지마. 들으면 그대로 죽음에 이른다. 무시해. 듣지마. 그것이 진실이라 해도, 이제 떨쳐 버릴수밖에 없어, 이 몸은─── [─────그만, 둬.] [정말, 이제 어디에도 도망칠 곳은 없어요. 당신에게는 싸우느냐 죽느냐 하는 길밖에 없어요. 하지만 싸우는것을 할수 없다면, 후에는 죽는것 밖에 없죠.] 뚜벅뚜벅, 하고. 발소리를 내며, 선배가 다가온다. [────────!] 뛰었다. 등도, 어깨도, 팔도, 거의다 죽어있는데도, 그런것은 신경쓰지도 않는듯이, 몸이 뛰어올랐다. ───자신도, 믿을수가 없어. 나는 거친 숨을 내쉬며, 선배에게 지지않을 속도로, 교사 안으로 내달렸다. [헉, 헉, 헉, 헉──────] 달렸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그냥, 뭔가로 부터 도망치고 싶어서 계속 달렸다. [헉, 헉, 헉, 헉──────] 그것도 한계. 숨이 찬건지, 몸의 상처가 심해서 손발이 이제 움직이지 않는건지. 그런건, 어느쪽 이라도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겠지. [헉.......헉.......헉───────] 복도의 막다른곳. 이제 길이없는 벽에 부딪쳐서, 뜨러진다. 위를 향해 쓰러져서, 일어나려고 손발에 힘을 넣는것도, 바보같은 짓이었다. [,....헉......헉.......하.] 바닥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서, 그대로 벽에 등을 기댄다. 무릎을 세우고, 얼굴을 젖히고, 크게 숨을 쉬었다. [─────달.] 올려다 보니, 창에서는 달빛이 세어 들어왔다. 지쳐있는 탓인지. 왠지 눈에 보인는 모든것에 안개가 낀 것처럼, 허상처럼 보인다. 허상. 그건 불확실 하다는 것인가. 나와 마찬가지로, 토노 시키라는 인물과 마찬가지로, 불확실 인가. [......아........야..........] 찌릿, 하고 어깨가 아프다. 자신이 이 아픔 정도로 확실한 것어었다면, 이런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인데. 잘, 모르게 되버렸다. 자신은 계속 토노 시키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다. 하지만 그녀석은 따로 있어서, 나는, 어디의 누군지도 모르는 양자라고 한다. 양자라는 것은 토노의 저택에 오기 전의 기억이 있을텐데, 그런건 전혀 없다. 나는. 정말로, 토노 시키로서의 기억 조차도 가지고있지 않아. 밤하늘에는, 달이 혼자 떠있다. [────] 굉장히, 이상하다. 어째서 지금까지 눈치채지 못한것인지. 오늘밤은 이렇게나──── .......결국, 나는 뭐였던거지. 자신의 일은 하나도 모른채, 결국은 자신 그 자체가 없어지려 하고있다니, 바보같다. 이것도저것도 다 얼빠져있어서, 바보같다. 죽음이 보이는 세계. 죽음이 보이는 시계. 8년 전의 그 날. 나는 선생님을 만나서, 이렇게 착실하게 살아왔다. 그건 올바른 만남 이었다고, 지금에도 단언할수 있다. [.....하지만 선생님. 나는, 살아있으면 안되는, 사람 이었던것, 같아.] ......아직 그렇게 생각하는 자신이 있을 때에, 자신의 목숨을 끊어야 하는거겠지. 하지만 할수없어. 자살 같은건 할수없아. 설령 보기 흉하더라도, 잘못했더라도 , 살아왔어. 죽으면 모든게 거짓이된다. 살고싶어. 아무리 잘못을 해서, 여러가지를 잃는다고 해도, 살고싶어. 그 사람만. 시엘선배만 있어주면, 후에는, 어떤걸 잃더라도 상관없었는데. ───단지 그것만을 위해서, 저는 이렇게 살아왔어요. 하지만, 그것도 끝이에요. 5년간. 길었는지 짧았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거짓말쟁이.] 그런말, 듣고싶지 않았다. ───토노군에게는 감사하고 있어요. 저의 일은 이걸로 끝이에요. 이 후에는, 남아있는 자신의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 안되요. [.....거짓말, 쟁이.] 아아. 하지만, 진실이었는지도 몰라. 그치만, 그 사람은 나를 속이고 있었지만, 단 한번도. ───지금까지 고마웠어요. 저, 이렇게 기뻤던건 오랜만이에요. 그러니까, 마지막으로 악수해요. [.........거짓말쟁이.] 단 한 번도. 그사람은, 나에게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제가 없어져도 이누이군과 사이좋게 지내요. 저, 토노군과 이누이군 같은 학생이 되고싶었다─── [...........................] 하지만, 그 사람 자체가 거짓이었다. 그 웃는 얼굴이 진짜 거짓이었다니, 나는 생각할수없다. 하지만, 현실은 이런것이다. ......시엘은 거짓이고, 단지 나를 죽이기 위해서 옆에 있어준건 뿐. 속고 있었다. 시엘은 나를 사랑같은건 하지 않았다. 내가 안좋은 상황이 되었을 때 도와준것도. 쉬는 시간을 둘이서 의미도 없이 보낸것도. 전부, 내가 로어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 끼익, 하고 이를 갈았다. 어금니를 강하게 물었다. [............제, 길.] 분해서, 벽을 긁는다. 그래, 속고 있었다. 시엘은 모든걸 계산하고 나에게 다가왔다. [......그런데도.] 가슴이 조여와서, 벽을 긁었다. ....그래, 속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선배를 원망하지않아.] 원망같은건, 하지않아. 그 사람에게는 거짓이어도, 나는 즐거웠다. 뭐라해도 그것만은 진실이다. 선배와 만난지 2주도 안되는 시간 이었지만, 정말로───자신은, 그렇게도 행복했다. [......제, 길─────] 그러니까 원망하지않아. 하지만 그런건 나만의 환상이다. 그러니까, 그것만이 분했다. 시계가 뿌옇게 되어간다. 창 밖에는 햐안 밤. 여기는 조용하게, 바다 속에 잠겨있는 듯한 교사. 흔들흔들, 흔들리고 있다. 모든것이 허상이고, 다가가면 없어지는 환상. 그건 하나의, 잡히지 않는 신기루 같은거였다. 뚜벅, 뚜벅, 하는 발소리가 들려온다. .....그녀가 온다. [────죽일까.] 머리 속에서, 그런 목소리가 들렸다. 죽고싶지 않다면, 죽여라. 자신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 죽여라. 좋으니까 죽여라. 죽여라. 죽여라, 죽여라, 죽여라, 죽여라, 죽여라, 죽여라, 죽여, 죽여죽여, 죽여죽여죽여죽여죽여죽여───── [───────] ....정말로, 나는 여기까지 인것같다. 머리 속이 멍하게 되기 시작했다. 그래도 나는 죽고싶지 않아. 죽고싶지 않다면───할 일은 단 하나. 뚜벅, 뚜벅, 하는 발소리가 커져간다. 선배의 그림자가 늘어난다. ───안경, 벗지않는 겁니까.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으면서도, 선배는 그렇게 말했다. 그럼. 1, ......안경을 벗는다. 2, ......안경을 벗지 않는다. --선택. 그럼───어떡하라는거야. 나는.] [할수........, 있을까.] 조금씩 경직하는 손으로 안경을 잡아서, 그대로, 던졌다. 쩔그렁, 하는 소리가 바다 아래의 복도에 울린다. [할수 있을리가 없잖아, 그런 짓──── !] 화가나서, 내 안의 누군가에게 노령했다. 자기자신에게 살의를 느끼다니, 이게 처음이다. 쩔그렁, 쩔그렁, 하는 딱딱한 소리가 복도에 울린다. ......선은 보이지않아. 던진것은, 가지고 있던 나이프다. 안경은 벗지않아.........절대로, 벗지않아. 단지, 나는 이제 자신이 없으니까, 나이프를 멀리 던진것 뿐이다. 가지고 있으면 분명히, 나는 자신이 죽는것보다 싫은 일은 해버리겠지. [───────] 그렇게, 그녀가 왔다. 감정이 없는 눈동자도, 불길한 흉기도, 방금 전과 전혀 변함이 없다. 그녀는, 앉아있는 내 앞에서 멈췄다. 어째서이지. 그녀는 바로 끝을내려 하지않는다. 단지, 우리들은 서로를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하나, 묻겠는데.] 총검이 나의 가슴을 향하고있다. [어째서 안경을 벗지않았던 거죠. 어째서───단 한번도, 저와 싸우려 하지않았던 거죠.] [......그런건, 아무것도 아니야.] 단지, 그런걸 생각도 하지 않았던것 뿐. [그런 무심한 짓, 선배에게 할수 없잖아.] [무심하다니.......바보인가요 당신은. 저는 당신을 죽인다구요. 저는 당신의 선배같은게 아니야. 전부 거짓이라고, 그만큼 말했는데 아직 모르는건가요, 당신은......! ] ........선배의 목소리에는 초조함이 있었다. ───굉장히, 화나있어. 냉정한 얼굴을 하고있지만, 손발이 떨릴 정도로 화나있다는 걸, 왠지 알수있었다. [.....알고있어. 선배는 계속 나를 속여왔어. 시엘선배라는 사람은, 처음부터 없었다는걸, 알고있어.] [알고 있다면, 어째서.....! ] [....상관없어. 선배가 거짓이라도, 관계없어. 나는, 굉장히 즐거웠어. 선배와 보낸 시간은, 선배에게 있어서 아무렇지도 않은 시간이었을지 모르지만, 나에게 있어선 소중했어.] ......그러니까, 상관없어. 설령 선배에게는 모든것이 거짓이라도, 내가 그걸로 구원받은건 사실이니까. [───그러니까, 상관없어.] 2주동안 즐거웠다. 하지만, 여기서 선배를 원망하면, 그것마져 없어져 버린다. 선배에게 있어서 그것이 거짓이었다면, 적어도 나머지 반. 나머지 반의 나 정도는, 마지막까지 그것을 진짜로 해두고싶어. .......자신의 목숨과 맞바꾼다는 것은, 굉장히 어이없는 바램일지도 모르지만. [───그런것. 그런것 때문에, 목숨을 내던지는 건가요. 바램은. 당신의 바램이라는 것은, 그 정도의 것인가요.] [.....그런가. 역시 작은, 걸까.] ───하지만 뭐, 지금은 그것이 두번째로 소중해. 그 이외의 바램은, 어떻게되든지 하나 밖에 떠오르지 않아. [───저, 여러 사람을 봐왔지만.] 한 걸음, 내딛어서. [당신같이 바보같은 사람은, 처음이었어요.] 선배는 총검의 앞 부분을 나의 심장에 대었다. [──────] [──────] ......어째서이지. 왜인지, 방아쇠를 당기지않아. 나를 바라보는 눈은, 멍하다. ........선배가 때때로 보이는, 감정이 없는 눈동자. 이 사람이 냉혹한 사람이라는게 아니라. 단지───자기자신을 속일수 없으니까, 결국 자신의 감정을 죽이기 위해서가 아닐까. [──────] 아아, 겨우 눈치챘다. 이 눈을 하고있을 때, 선배는 항상──내가 아닌, 자기자신을, 속여왔다는 건가. [.....죽이지 않는거야, 선배.] [───잊고 있었어요. 마지막으로, 참회를 듣지않으면 안되요. 저, 이래봐도 성직자니까요.] [......그래. 참회같은건 없지만, 하나, 물어봐도 좋을까.] [───네. 간단하게 해주세요.] [......응, 금방 끝나. 그냥, 어째서 선배는, 그렇게 울것같은 얼굴을 하고있을까 하고, 생각해서.] [무슨───────] 시엘의 몸이 떨렸던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저는, 울고있지, 않아요.] 단언하는 선배의 얼굴은, 분명히 냉혹 그 자체였다. .....그렇게 말하니, 나도 모르게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나에게는──── [.....울것같은 얼굴로, 보여. 왜인지, 모르겠지만.] [그건 당신의 착각이에요. 저는 아무것도 느끼지 않으니까.] ───저에게 있는 감정은, 인간으로서 죽고싶다는 것 뿐이에요. 그 이외의 감정같은건, 없어.] 감정이 없는 눈을 한채로,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굉장히, 슬퍼보여. 이런 때에, 그것이 거짓이라는 걸 알아버리다니, 너무하다. [.....너무한걸. 마지막까지, 선배는 나에게 거짓말 하는거야.] [───────] 대답이 없다. 얼어붙은듯, 선배는 움직이지 않는다. [───당신이야 말로, 거짓말 하고있어. 여기서 저에게 죽는것이 바램이라니, 생각하고있지 않잖아요.] [.....당연하잖아, 그런거. 죽으면 아무것도 아니잖아. 일단은 경험이 있으니까, 그정도는 알고있어. ......사실을 말하자면 살고싶어. 하지만, 그냥 살아있다 라는 것으로는, 이제 안되.] .......그래, 안되. 설령 여기서 어떻게 살아 남았다고 하더라도, 그 다음에는 아무것도 없어. 토노 시키라는 사람도 없어지고, 이 사람이 경험한 일을 반복한다. 하지만, 그런것 보다. 이대로 있어도, 그곳에는 선배가 없어. 그런 생활로는, 나는 분명히 버틸수 없어. [....지금까지, 굉장히 즐거웠어, 선배. 아리히코와 나와 선배에게 바보같은 이야기를 할 때는, 미안했어. 단지 쉬는 시간에라도, 선배가 와준것 만으로도 꿈같이, 즐거웠다. ......그러니까, 분명히 그게 나의 바램이야. 이제 이룰수는 없지만, 나는──계속, 그대로의 생활을 계속하고 싶었어.] [아직 모르는 건가요. 그건 단지 연기 였다고, 말했는데.] [아아, 그래도───정말로, 즐거웠어.] 그렇게 말한 순간, 굉장히 마음이 진정되었다. 닿지않는 환상이라도 좋아.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신기루라도 상관없어. 아니, 오히려 환상 이었으니까──지금, 이렇게도 선배와 보낸 시간이,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어떻든간에, 나는 이제 살아날수 없어. 그렇다면──그 꿈을 꾼 채로 있을수 있다면, 그건 얼마나──── [어──────째서.] 어리석다, 라고 되뇌이고는. 선배는 총검을 움직였다. 키잉, 하는 소리를 내면서, 총검이 가슴을 찌른다. 아주 조금. 손톱 만큼만, 검이 가슴에 파고든다. 선배의 눈은 멈춰있다. 다음은, 그대로. 그녀가 한 걸음 내디는것으로 , 끝난다. [─────────] 그 최후의 한 걸음이, 시작되지않아. 그녀는 총검을 잡은채, 감정이 없는 눈으로 나를 응시하고 있다. 꾸욱, 하고. 선배는, 괴로운듯, 입술을 깨문다. [........그런가.] .....나에게 보여서는 하기 힘들겠지. 이 이상, 이 사람의 이런, 울것같은 얼굴을, 보고 싶지않다는 것도 있고. 적어도, 괴롭게 하지않게. 눈을 감고, 받아 들이기로 했다. ───두근, 하고 심장이 떨린다. 각오를 하고 있는데도, 토할것 같은 기분과 한기는 사라지지 않았다. ───두근. 두근, 두근. 두근, 두근, 두근. [─────────] 목이 뜨겁다. 손가락이 덜덜덜, 떨리고있다. 알고있어. 여기서 죽는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알고있으면서도──그냥, 무서웠다. ────하아. 하아. 하아. 흘러나오는 호흡을 필사적으로 눌러서 막는다. 선배가 10센티만 손을 앞으로 내밀면, 나는 그냥 고깃조각이 되어버려. 이렇게 떳떳하게 각오하고 있을 작정인데, 사실은 무서워서 떨고있는 마음도, 아마 흔적도 없이 사라지겠지. ────하아, 하아, 하아, 하아. 그냥 필사적으로, 입을 닿아서 받아들이려고 노력했다. 가슴을 찔리면 아프겠지. 지금 이렇게 생각하는 자신이, 생각하는것 조차 못하게 될거라는 것은 이해가안가고 무섭겠지. [읏──────아.] 이마에 땀이 솟는다. 그래도, 목소리는 내고싶지 않았다. 조용히, 떳떳하게 끝낼수 있다면. 선배는 죄악감 같은걸 품지않고 끝날것이고. [─────────읏.] 숨을 넘기는 소리가 난다. [어째서──────] 짜내는듯한 목소리. [어째서, 그런.] 가슴에 찔려있는 검이 떨리고있다. [저를 원망하지 않고, 있는거에요.] 아니. 떨리고 있는것은, 선배의 목소리였다. [저, 저는 당신을 죽이려 하고있어요.....!? 지금까지 속이고, 배신하고, 이렇게 잔혹하게 막다른 곳에 몰아넣었는데, 어째서 그렇게 평온한 얼굴을 하고있는 거에요, 당신은.......!] 뚜벅, 하고. 총검은 그대로두고, 선배는 나를 향해서 발을 내딛었다. [대답해요.......! 저는 당신을 죽인다구요. 당신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그냥 일방적으로 죽이려고 하고있어요.......! 그러면 적어도, 저를 증오하지 않으면 당신은 보답받지 못하잖아요.........!] 불이 붙은것같이 격렬하게, 선배는 추궁해온다. ....싫어. 모처럼 공포를 견디고 있는데, 여기서 소리를 내면 감정이 한꺼번에 터져 나올것만 같다. [아니면 정말로 바보 인건가요 당신은.........! 저는, 당신을 더러운 흡혈귀로서 처리하는 거에요. 그런데, 어째서────] ......그런건, 어쩌고자시고 할게 아니라고, 아까 말했는데. [───하지만. 그건, 선배의 탓이 아니잖아.] [읏.........!] 슥, 하고. 검의 앞 부분이 들어간다. 피부를 찢은건지, 주륵, 하고 살아있는 피가 가슴을 타고 내려간다. [읏────아, 우.................읏.!] ─────격통. 상처자체는 그리 깊지는 않아. 단지 제 7성전이라는 흉기가 몸 안에 침입한것 만으로, 의식이 찢겨나간다. [아────아, 아........읏!] 덜덜덜, 하고 몸이 떨린다. 몸 안의 피가 역류해서, 토해낼것만 같은, 아픔. [───아프죠. 원래는 아픔같은건 느끼지도 않게 해줄수도 있는데, 일부러 당신을 고통스럽게 하는거에요. ....지금까지 당신과 함께한 만큼, 이렇게라도 해서 즐기지 않으면 계산이 안 맞으니까요.] 더듬거리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고는. 더욱 깊이, 총검을 찔러넣었다. [히─────앗!] 너무나 아파서 온 몸에서 땀이 흘러나온다. 내장이, 입으로 나오는줄 알았다. [봐요, 제가 원망스럽죠 토노군. 그러니까 빨리 원망해주세요......! 저에게 배신당했다고, 저 같은건 신용하지 않았으면 좋았는데 라고 말해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저───당신을 죽일수가, 없잖아요..........!] 떨리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그건 이상한 이야기다. 미움받지 않는다면 그것보다 나은건 없을터인데, 이 사람은 내가 원망하길 바라고있다. 적어도, 그렇게 가장 나쁜 사람이 되는것이───자신의 벌이라고, 말하는것 같아. [아..................아.] 하지만 그건 쓸데없는 주문이다. 원망할리가, 없어. 이렇게, 마치 울고있는 아이같은 이 사람을, 원망할수는 없어. [.....설마. 선배를 원망할수는, 없어.] [그───그만둬 주세요.........! 어째서, 어째서 마지막까지 그런말을 하는겁니까......! 나쁜것은 저이고, 당신은 피해자라고 하는데도........!] [................] .......피해자 인것은, 선배도 마찬가지잖아. 그것이 어떻든, 조금만 있으면 나는 로어에게 지배당해버려. 그 전에, 시엘선배 같은 실수를 범하기 전에, 나는 로어를 죽이지 않으면 안되. 로어를 소멸하는 방법이 나의 죽음 이외에 없다면───이건, 이제 어쩔수 없는 일이야. [......상관없어. 선배는 나쁘지않아. 그것보다 미안. 이런 역할을, 선배에게 지게해서.] [그────만.] 그만, 하고 조그만한 목소리로, 아주 조금 가슴을 찌르고있던 총검이 떨어진다. [안되───나, 나는────로어를 놓칠수는, 없어.] 흔들흔들 하고 제 7성전의 앞 부분이 흔들린다. ......하지만, 그것도 곧 끝나겠지. [그런것────용서받지 못해요, 토노군.] 키잉, 하는 소리. 선배는 필사적으로 이를 악물고, 우뚝, 하고 제 7성전을 멈추었다. 제 7성전의 앞 부분은, 정확히 나의 심장을 노리고있다. [────────] 선배가 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눈을 감아도, 방아쇠에 걸린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는게 느껴진다. 철컥, 하고. 딱딱한 쇳소리가 나기 직전에. [고마워. 설령 거짓이라도───선배가 선배로 있어주어서, 다행이야.] 마지막에, 가장 전하고 싶었던 말을, 남겼다. [..........우, 우.] ───목소리가, 들린다. [우아..........아, 아아, 아.] ───뚝뚝, 하고. 아이가 울고있는 듯한, 목소리가 들린다. [우아.......아.........아,아.] ───덜컹, 하는 소리. 철 덩어리가 바닥에 떨어진다. 나의 등뒤 벽에는, 창으로 뚫린듯한 총상이 하나. ───훌쩍, 훌쩍, 하는, 괴로운듯한 목소리. 그게 누구인지를 알고는, 천천히 눈을 떴다. [───────] 그곳에 있는것은, 방금전 까지의 선배가 아니었다. 내 앞에 서있는것은, 고개를 죽이고 괴롭게 울고있는, 그냥 여자아이 였다. 그녀의 양손에는 아무것도 없다. 제 7성전은 바닥에 떨어져있다. 나의 심장을 뚫고 나갈 예정이었던 총검은, 나의 옆구리를 스쳐갔다. [.....우......우아, 아, 앗........!] ......선배는, 그냥 울고있다. 뭐가 슬픈것지, 피를 토해내는 듯한 괴로움으로 울고있다. [.............선, 배.] 말을 건다. [.....치사해요.....토노군은.......치사, 해.......!] 훌쩍, 하고 흐느껴 울면서, 아이처럼 선배는 소리를 낸다. [......그런......그런 말을 하다니, 치사해, 요......! 왜, 저, 같은것, 을......! ] 뚝뚝, 하고 흘러내리는 눈물. [할수없어.....저, 자신이라면 얼마든지 죽일수 있는데, 그런 말을하면, 할수없어......!] 그녀는 나를 보는것이 부끄러운듯. [고마워, 라니───그런 행복한 사람을, 죽이다니. 싫어─────]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단지 눈물만을 흘리고있다. [......선배. 그렇게 울면, 곤란해.] .......그, 어떻해야 좋을지 모르게되니까. [웃......우우,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앙........!] .....내가 한 말이 잘못된건지, 선배는 더 크게 울기 시작했다 [정말────왜, 갑자기.....!] 나 자신도 어떻게 된것인지 모르겠다. 단지, 눈 앞에서 울고있는 이 사람을 그냥 놔둘수가 없어서, 억지로 팔을 끌어당겨서 껴안았다. (어허, 이것보게 무슨짓인가 시키!!) ───툭, 하는 충동. 선배는 순수히 내 가슴에 안겨서, 목소리를 죽여 계속 울고있다. [.........미안, 해요.........!] ───미안해요, 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몇번이고 몇번이고, 그 말을 되풀이하면서. [───────] .......뭐지. 거짓이었던건, 방금 전 까지의 선배였잖아. 겨우, 선배와 만났다. 전화를 한 후로 1시간 정도였지만, 아주 오랫동안, 선배를 기다린듯한 기분이든다. [......사과하지 않아도 돼, 선배.] 단지 그렇게 해주고 싶어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오른손으로 선배를 안는다. [아─────────] 왠지, 긴장되어 있던것이 끊어지는 듯한 목소리를 내고서는. 선배는, 겨우 울음을 그쳤다. ........두근, 두근, 하는 소리. 서로의 심장소리가, 자신의 것인양 들린다. [........................] 굉장히, 조용하다. 할 말 같은건 떠오르지 않아. 단지 이렇게───이 사람의 고동을 듣는것 만으로도, 좋았다. ────구하고 있던건. 내가 바라던 것은, 정말로 조그만한 것이었다. 이렇게, 선배가 선배인채로 있어주는것 만으로도 좋았으니까. [.....선배. 선배의 몸, 따뜻해.] [...아니에요. 따뜻한 것은 토노군이고, 저는 싫을 정도로, 차가운 인간이에요. 이렇게───상냥한 사람에게, 잔인한 짓을, 했어요.] ....아니야, 선배. 나는 상냥하지 않아. 지금도, 그냥, 선배에게 안겨서 있고 싶은것 뿐이야. 그냥───계속, 이렇게 있고 싶은것 뿐이야. [.....됐어. 나는 아직 살아있으니까, 그걸로 됐어. 이제....이렇게 있을수 있으니까, 그걸로 됐어.] 나는, 예전에 죽음을 경험하고. 그 후에, 그냥 살아있다는 것은, 그것 만으로도 행운이라는걸 알았다. 죽음이 보이는 세계. 죽음이 보이는 세계. 언제라도 간단히, 무언가의 영향으로 사라져가는 것들. 하지만, 그래서야 말로───살아있다는 것은, 그것 만으로 행운인 것이다. 그것을 실감할수 있는것. 이렇게 선배의 체온을 느낄수 있는것은, 그것 만으로, 너무나 행복하다. [────선배. 나, 선배가 정말로 소중해.] [........읏.] [나는 역시 죽고싶지 않아. 죽을때 까지 살아서, 이렇게 선배와 함께 있고싶어. 꼬옥, 하고. 선배의 손이, 강하게, 쥐고있다. [그러니까 선배도 살아줬으면 해. 부탁이니까.....죽는걸 바란다는 말을, 하지 말아줘.] [.....................] 대답은 없다. 두근, 두근, 하고. 선배의 고동이, 피부를 통해서 전해지고 있을뿐. [.........안, 돼요, 그건.] 갑자기. 울것같은 목소리로, 그녀는 말했다. [.....저는, 그걸 위해서 지금까지 살아왔어요. 죽을수 있으니까. 로어만 없애면 죽을수 있으니까, 저는 죽지 않으면 안되니까, 계속 참아왔어. 아버지와 어머니를 죽였으니까, 모두를 죽이고 말았으니까, 이런 몸이 되었으니까, 토노군을 속여서 죽이려고 했으니까 ───저는, 빨리, 1초라도 빨리, 죽지 않으면, 안돼.] [.....죽지 않으면 안된다니, 어째서. 그야 분명히 선배는 괴로운 일을 하였지만, 그게 선배의 탓은 아니잖아.........!] [그렇다해도, 나쁜짓을 한건 제 자신의 손이잖아요, 토노군.] [아니야......! 나쁜것은 로어 자식이야. 선배가 죽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같은건, 어디에도 없어!] [───하지만, 살아있어도 좋을 이유도, 없잖아요.] 말하고는. 선배는 쿡쿡, 하고 자신을 경멸하듯이, 웃었다. [......알고있어. 저에게는 그런 자격같은건 없다고, 알고있어요. 저는 잔인한 짓을, 많이 해왔으니까.] 그런데, 어째서, 하고. 선배는, 떨리는 목소리로 되뇌인다. [저는 행복해져서는 안되요. 그러니까 지금까지 계속 생각하지 않았는데, 꿈을 꾸지도 않았는데.......! 그런데, 그런데, 어째서────] 툭, 하고. 울고있는 아이처럼, 선배의 손이, 나의 가슴을 친다. [지금에 와서, 어째서───이런, 죄가 깊은, 꿈을.] 꾸게, 되어버렸나, 하고. 깊숙히, 나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떨리는 목소리로, 선배는 말했다. [.......너무나도, 즐어웠어요. 이런건 거짓이다, 나는 즐거운 생활을 연기하고 있는것이다 라고 알고 있는데도, 그래도 좋다 하고 생각할 정도로 ───거짓이라도 좋으니까 잃고싶지 않아 라고 생각할 정도로, 즐거웠다. 마치 꿈 속의 일처럼 행복해서, 하루라도 오래 갔으면 했다.] ........뭐야. 우리들이 원하던것, 바랬던것은, 결국 마찬가지였잖아. [───하지만, 그런 것은 용서받을수 없어. 저는 하루라도 빨리 로어를 죽이고, 벌을 받지않으면 안되요. 저에게는 도토군 같이 살아도 좋을 권리 갚은건 없어요. 그런건, 말하지 않아도 알고있어. 이런 꿈을 보게되어, 토노군 마저 죽일수 없다면, 저는 사라질수 밖에 없어. 저에게는 이제, 여기에 있어도 좋을 이유가 없어요.] 아픔을 견디는듯 슬픈 얼굴을 하고, 선배는 그렇게 말했다. [.....안녕. 고마워 라고 말해주어서, 정말로, 기뻤어요. ] 선배는 떨어졌다. 방금 전 까지 전해져오던 심장소리가 끊어졌다. .......이 사람에게는, 벌써 몇 번이나 안녕 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 때도. 웃는 얼굴로, 매우 소중한 일처럼, 이런 말을 했었지. ───안녕. 저, 토노군과 이누이군 같은 학생이 되고 싶었어요. ........정말로, 어째서 눈치채지 못한거지. 이 사람은, 그런 간단한 것을. 머나먼 꿈 같이, 말하고있다. [───아니야. 그런건 꿈 같은게 아니야.] [에───꺅....!] 멀어져 가는 선배의 몸을 억지로 끌어 당겼다. 사랑스럽다 라기보다, 그냥 슬퍼서, 선배의 몸을 끌어안는다. [토, 토노군, 이제─────] [안돼. 선배의 거짓에는, 이제 속지않아.] 떨어지려 하는 선배의 몸을 끌어안는다. [계속하고 싶으면 계속하면 되잖아. 선배가 말하고 있는것은, 결코 꿈 같은게 아니야.] [그런.......그런건, 할수 없어요.] [왜? 하지만 진짜 있었던 일이잖아. 선배만 바란다면 금방 돌아갈수 있는 생활이잖아. 그런 간단한 일, 꿈 같은 일이라고 말하지 말아줘.] [.......무리에요. 토노군을 이렇게 상처입혔는데, 지금에 와서──원래대로 돌아가다니, 할수 없잫아요.] [아아, 그거라면 괜찮아. 나는 신경쓰지도 않으니까, 선배도 신경쓰지마. 봐, 좋아하는 사람을 쫒는 것도 중요한 경험이었으니까 말이야.] 될수있는한 밝게, 농담처럼 말했다. [.........................] 선배는 아무말도 않고있다. [게다가 오늘 밤에 선배, 멋있었어. 언제나의 신부 차림도 좋았지만, 오늘같은 복장도 어울려서, 보게되어서 행운이였으니.] [..........................] 선배는 아무말도 안한다. [선배, 안경을 벗으면, 이미지가 변하니까. 왠지 연상처럼 보였어.] [.................................] .......역시 선배는 아무말도 안한다. [─────────하아.] 무슨 말을 해도 선배는 대답하지 않는다. 분위기를 바꾸려고 한 회화도 허사가 되어서, 다른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선배, 뭔가 말해줘. 아니면 이제 나 같은거와는 이야기 하기싫어?] [..............................] 선배는 대답하지 않는다. 그냥 내 가슴에, 이마를 대고. 작게, 속삭이듯이. [..................................바보.] ........라는, 말을 했다. [.....토노군은, 바보에요. 저는, 토노군이 생각하는 사람이 아닌데도, 어째서, 그렇게 상냥하게, 대하시는 거에요.] [그치만, 선배를 울게하고 싶지않아. 웃어주었으면 하니까, 힘을 내주었으면 해.] [...하지만, 저에게는 그럴 자격이 없어요. 토노군이 상냥하게 대해줄 자격 같은건, 없어요.] [..........................] ───상냥하게 대해줄 자격. 그런건, 나에게도 있을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그런것은 필요없다고 웃어넘긴건, 이 사람 뿐이었다. [몰라. 나에게는 선배의 사정같은건 알수도 없고, 솔직히 그런건 아무래도 좋아. 내가 선배에게 상냥하게 대하는건 선배 때문이 아니니까, 신경쓰지마.] 언젠가. 알퀘이드를 죽이고서, 자살밖에 생각하지 않던 나에게, 당신이 그렇게 말해주었으면서. [....저기, 말이야. 나는, 내가 선배에게 상냥하게 대하고 싶으니까 이렇게 하고있다고 생각해. 그것에 선배의 사정은 관계가 없어. 선배에게 있어서는 폐 가될지도 모르지만, 성질 나쁜 후배에게 잡혔다고 생각하고, 적당히 하고 포기해주지 않을래.] 꼬옥, 하고. 한층 더 강하게 끌어안고, 선배와 피부를 맞댄다. [아─────토노, 군.] [선배의 죄 같은건 몰라. 나는 선배가 좋으니까────선배를 사랑하니까, 상냥하게 하는거야. 다른건 아무래도 좋아. 나는 선배와 행복하게 되고싶어. ───계속, 함께 있고 싶으니까, 시엘이 죽지않아 주었으면 하는것 뿐이야.] [하지만────저, 는─────] [.......그래도. 그래도 선배가 행복하게 되고싶지 않다고 한다면, 그래도 좋아. 내가 멋대로, 선배가 아무리 싫어하더라도 옆에서 행복하게 해줄테니까.....! 그러니까───이제, 안녕 이라는 말은 하지 말아줘.] 말하고는. 껴안은 선배의 얼굴에 손을 댄다. [토노──────군.] 우리들은, 그런것이 자연스러운듯, 서로의 입술을 겹쳤다. [──────응.] .........입술이 떨어진다. 안고있던 팔도 풀어지고, 시엘선배는 조용히 떨어졌다. [.......................] ......복도는 조용하다. 달빛만에 푸르게 세상을 물들여가는 광경을 보고, 나는 급속도로 현실로 되돌아갔다. [하..............아.] 나의 행위는, 정말로 어리석었다. 자기자신 조차 출구가 없다고 하는데도, 선배를 끌어 안아도 의미가 없다. 하지만, 안지 않고는 있을수없었다. 할수만 있다면, 그대로 계속, 이 사람을 안고 있고싶을 정도로. [토노군. 괜찮은가요, 그런말 해서.] [───미안. 나, 생각이 없었어. 나 본인, 이제 어쩔수도 없는데──장한듯이, 말했어.] [그런말을 하는게 아니에요. 저 같은 사람과 약속을 해도 좋은건가요 하고, 묻는거에요.] 선배의 목소리에서는 방금 전까지의 약함은 사라져있다. [......당연히 괜찮아. 나는 이렇지만, 적어도 자신이 남아있는 동안에는, 선배를 사랑하고있어.] [무책임한 말은 하지말아 주세요. 저를 행복하게 해주시려면, 계속, 토노군은 토노군인 채로 있지 않으면 곤란해요,] ...........그건 그렇지만, 그건 이루어질수 없어. 나는 내일에라도, 자신으로 있을수 있는지 자신이 없어. [......미안. 나는, 안돼. 선배, 내가 정말로 돌아오지 못해게 되면, 그 때는───] [───죽게하지않아요. ] 딱 잘라서. 강하게, 선배는 나의 말을 가로막았다. [당신은, 절대로 죽게하지않아. 로어 같은거에게 토노군은 넘기지 않아.] [선배, 하지만────] [제가 당신을 지킬거에요. 반드시, 반드시, 구해 보이겠어요. 그러니까───그럼 말은, 하지말아 주세요.] 선배는 바로 일어서서, 진지한 얼굴로 나의 상처를 봐주었다. [.......상처 자체는 이제 낫겠네요. 밤이니까, 육체가 흡혈종으로 되어있어요. 에또, 그 덕분에 토노군을 죽이지 않고 끝났으니까, 조금은 로어에게도 감사해야 하겠죠.]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인지, 선배는 대답하기 힘든 농담을 했다. [토노군, 혼자서 설 수 있겠어요?] [설 수 있겠는데───선배, 나를 구할 무슨 방법이라도 있는거야.......?] [.....확실하다고는 말할수 없지만, 법왕청에 돌아가면 무슨 수단이 생길지도 몰라요. 그, 이전과 다르게 저라는 샘플이 있었으니까, 전생체의 의식을 남긴채로 로어의 혼 만을 봉인하는 기술같은 것은 연구하고 있을 거에요.] [───뭐야 그거. 그런 편리한 방법이 있었다면, 어째서───] [......토노군. 분명히 교회에 가면 당신은 살 수 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거기서 기다리는 것은 지옥일지도 몰라요. 교회의 분들에게 있어서, 나도 당신도 이단자에요. 토노군은 연구에 협력한다는 형식으로 치료를 받아요. .......토노군은 눈의 일만 다물고 있으면 일반인 이니까, 저처럼 연구재로료 취급받을 일은 없겠지만────] [───결국, 굉장히 아퍼?] [───네. 그래도 치료가 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토노군은 흡혈종으로 취급받게되요. ......저는 당신에게, 죽음보다 괴로운 일을 경험하게 하고싶지는 않아요. 그러니까 저는, 어차피───] [.....됐어 선배. 어떻든간에 이대로는 멈출수가 없어. 조금이라도 어떻게 할 가능성이 있다면, 로마든 아탈리아든 어디든지 갈수 밖에 없잖아. .......설령 어떠한 결과가 나오든, 선배에게 불평은 하지않아.] [──아니요. 누구에게도 토노군을 상처받게 하지 않아요. 그것만은 믿어주세요.] [.......아아. 선배를 믿을게. ] .....랄까, 그런것 보다, 여비라던가 여권같은걸 걱정하는 나의 소시민적 발상이 한심하다. [하지만 어떻게하지. 혹시 이대로 법왕청에 가는거야?] [아니요, 오늘밤은 제가 토노군을 치료할거에요. 로어는 흡혈종 이니까, 아침이 되면 활동도 침정화되요. ......단지 법왕청에 가는것 이라면 간단하지만, 토노군의 문제는 외측의 문제에요. 저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원래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니까, 토노군은 교회의 외측에 발을 옮기지 않으면 안되요. 그렇지만, 그곳에 토노군을 직접 데라가는 데에는 몇가지 허가를 얻지 않으면 안되요. 최저한의 세례를 하려해도, 이거리에 비적을 행할수 있는 성당은 없어요. 이 나라에서 저희들 보다 세례를 할수있는 성당이 하나도 없으니까, 먼저 한번 성당까지 가지 않으면.] [흐응. 그럼 아침이 되면 교회에 가는건가.] [이니요, 그리 간단하지는 않아요. 신도도 아닌 토노군이 법왕청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정말 머리가 아플정도로 귀찮은 허가가 필요하게 되요. 그러니까, 내일이 되면 네가 토노군에게 허위 입회가 가능하도록 이 나라에 있는 성당에 갔다올게요. ........그, 절차에는 몇 일이 걸리는데, 그 동안은 제 방에서 기다려주세요. 방에는 흡혈귀용 봉쇄를 쳐놓을테니까, 그곳에 있으면 1주일이나 2주일 정도는 로어를 억제할수 있겠죠.] [......선배의 방이라니───혹시, 선배의 방에 묵게되는거야, 나! ?] [....저기 말이에요. 토노군의 목숨이 걸려있으니까, 그 정도는 참아주세요. 아, 동생에게 연락을 하는 정도는 괜찮지만, 사정을 설명하지 말아 주세요.] [......아니, 이런 사정은 부탁해도 설명하지도 못하겠는데───] [그럼 갈까요. 어쨋든 토노군에게 녹아 들어있는 로어의 의식을 괴리하지 않으면 안되요.] 꽈악, 하고 강제로 나의 팔을 잡고서 선배는 걷기 시작한다. .....뭐라할까, 그곳에 방금 전 까지의 약함은 하나도없다. 하지만 그건 억지로 만들어낸 것이다. 선배는, 나를 불안하게 하지않기 위해서 무리를 하고있다. [......고마워, 선배.] 들리지 않게, 작게, 그런 말을 했다. [자, 좁은 곳이지만 편하게 있어주세요.] [아.......응. 에또, 실례하겠습니다.] 이렇게 밤늦게 여자의 방에 들어온다, 라는 것을 묘하게 의식하면서 방에 들어갔다. 시엘선배의 방은, 그 때와 그다지 변한게없다. [그런데, 선배. 나는 이제부터 어떻하면 되는거지.] [에또, 먼저 토노군의 안에 있는 로어를 일시적으로 침정화 할게요. ....그렇다해도, 제 방 그자체가 간이적인 성역으로 되어있으니까, 로어의 의식이라면 여기에 가둬놓기만 해도, 침식속도는 상당히 느려지게되요.] [───헤에. 그럼 이 방에 있는것 만으로도 어쨋든 안전하다는 거야?] [네, 로어의 의식이 토노군의 의식에 침식하는걸 방해하는것 이라면, 이 방에 있는것 만으로도 충분하지만, 그.......] [응........?] 시엘선배는 얼굴을 붉히면서, 뭔가 말하려는 듯이, 입을 우물우물 거리고있다. [...선배? 왜그래, 또 무슨 문제가 있는거야?] [아니요, 문제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목숨이 걸린 문제에요.] [......선배. 목숨이 걸린 문제라면, 그거 중요한거 아니야?]] [에에 뭐, 그렇지만, 그......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말이에요. 토노군, 방금 전 부터 몸의 어딘가가 이상하지 않나요?] [몸이 이상하다니, 그야 인간보다 튼튼하게 된것 같지만.] [.....그런게 아니고 말이에요, 이렇게 뜨거워─! 라던가, 날뛰고 싶어─! 라던가 하지않나요?] [엣───그, 그건, 그────] .....그런 파괴충동은, 분명히 전에까지 자신의 마음 속에 내포하고 있던 감정이다. 실제로 나는, 코하쿠씨를 상대로 무정한 일을 해버렸다. [......아니, 괜찮아. 이 방에 들어와서 나 이외의 녀석의 목소리는 들리지않아. 선배의 말대로 여기에 있으면 로어 녀석도 조용히 있어줄것 같아.] [그러니까, 그건 정신적인 문제이지, 신체적인 문제는 아니잖아요.] [───?] 시엘선배는 또 말하기 그런듯이 입을 우물우물 하고있다. ......이유를 모르겠다. 어쨋든 바닥에 앉아서 피로를 풀자. [자, 선배도 서있지만 말로 앉는게 어때? 그런일이 있은 후니까 피곤하잖아.] [.......................] 선배는 대답하지 않고, 진지하게 생각하고있다. 그리고는. [토노군, 샤워하고 오세요.] [─────네?] [그게, 방금 말했잖아요. 분명히 그런일이 있었으니까, 몸을 씼어서 마음을 가라앉히지 않으면 이상해요.] [아니───하지만.] [데모도 빵도 아니잖아요(*). 토노군, 우리집 욕실을 한 번 쓴적이 있으니까, 지금에 와서 사양할 필요없어요.] 꽈악, 하고 선배는 나의 팔을 억지로 잡아끈다. [자, 잠깐 선배, 안된다니까.......!] 내가하는 말은 듣지도 않는다. 시엘선배는 나를 억지로 탈의실에 밀어넣어서, 결국 샤워를 하게 되었다. 당연히, 혼자다. 시엘선배는 내가 끝날때 까지 방에서 기다린다는, 것 인거다. [.........뭐지.] 어쩔수없이, 샤워를 한다. .......분명히 선배의 말대로, 몸은 더러워져 있다. 팔이랑 목 부분에는 흙이 묻어있고, 온 몸이 땀투성이다. [그런가......어제부터 계속 방에 처박혀 있었으니. 게다가 계속 발정해 있었던것 같다............] .......? 발정해 있었다니, 그───이상하네, 나, 지금도 기운좋게 서있는데.........? [어라───어라?] 별로 흥분해 있다는 것도 아닌데, 어째서 이렇게───팽팽하게 되어있는거지, 내 것은. [잠깐 기다려, 이상해 이거───!] 갑자기 선 나의 물건은, 나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충혈되어있다. [────설마, 그────] 어젯밤 부터. 로어의 의식에 재촉당해, 밤 거리에 나와서 여자를 덮친 때 부터, 그──계속 이 상태였다는건가, 나는. [...............] 쏴아, 하고 머리에서 피가 끌려간다. ......그건, 위험해. 시엘선배의 방 안이라면 로어의 의식은 얌전해 지지만서도, 몸은 그렇지 못한것 같다. [........어이. 몇 시간이나 서있다니, 그, 워험하지 않았었나, 뭔가.] 아니, 뭔가가 아니라 분명히 위험하다. 대게 1시간 가까이 서있어도 아픈데, 하루종일 서있었으면, 그거야 말로 어떻게 된거다. [─────내보내지 않으면, 안되는 건가.] 말을 하고는, 경악을 했다. 뭐야뭐야, 하루 종일 물건이 서 있었다고? 이대로는 위험하니까, 시엘선배의 욕실에서 한 번 내보내라는 건가? [믿을───수가없어.] 그런, 그런 부끄러운짓, 할수 있겠냐......! 그야 욕실이니까, 여기서 뭘 하더라고 시엘선배에게 들킬일은 없겠지만, 그렇다고, 이건 너무 한심하다. .....하지만, 하루종일 서있는것도 정말로 워험해. 코하쿠씨를 덮친 후에는 한동안은 얌전했다고 생각하니까, 정확히는 하루종일 이라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역시──── [───아아 정말! 방금 전 까지 좋아하는 사람에게 죽을뻔 했다는데도, 왜 지금에 와서 이런 저 레벨의 일에 고통스러워 하지 않으면 안되는거야, 나는!] ..........화를 낸다고 해결되지는 않아. 포기하고, 어떻게든 자신을 얌전하게 만들기도 했다. [.................] 욕실에서 나왔다. [아, 깨끗하게 되었네요. 상당히 시간이 걸린것 같은데, 토노군 목욕 좋아하나요?] [───아니. 그런건, 아니지만.] 대답하는 목소리에 힘이없다. 나는───그런, 프라이드를 탕에 흘려버리는 짓을 해버렸다는데, 그──── [그래서, 어땠어요. 기분이 나아졌나요, 토노군.] [에───선배, 그건, 그.........] [하아, 역시 안되었나요. 거기까지, 그.....쌓여있으면, 로어의 의사가 아니면 안될지도 모르겠네요.] [───────] 시엘선배가 얼굴을 붉히는 것처럼, 내 얼굴로 확 하고 불 붙는듯 빨갛게 되었다. 쌓여있어, 라니, 그런 말을 해버리면, 곤란해. [아.......우.........] 하지만 시엘선배의 말대로, 아무리 해봐도 혼자서는 할수가 없었다. 나는 결국, 자신의 무엇을 얌전하게 하는것을 포기하고 욕실에서 나온것이다. [에에이, 이렇게 되었다면, 이제 부끄러워 할게 아니야. 그래, 선배의 말대로, 왠지 내 몸이 이상해. 맹세코 말하지만, 나는 이상한 생각 같은건 하지 않았어. 않았지만, 그, 몸이 멋대로 서버려서, 그───] 이대로는 생식기가, 충혈되어서 썩어버릴것 같아, 까지는 말하지 못했다. [봐요, 그러니까 말했잖아요. 토노군의 몸에 이상한 점은 없나요 하고.] [───! 방금 전의 그거 라는건, 이 일을 물은거였어 선배.........! ?] [네. 토노군, 자신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지만, 굉장히 흥분되어 있었으니까. 의식은 조용해졌지만, 몸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결국 로어에게 지배당하게 될거에요.] [그런 거였어.......라니, 그런건 확실하게 말해줘! 알몸이 되어서 겨우 눈치챈 내가 바보같잖아!] [확실히 말할수 있었다면 고생은 안해요! ] ───아. 그런가, 그야 확실히 말할수는 없겠지, 시엘선배는 여자니까. [미안. 하지만 어떻하지. 나도 어떻게든 해볼려고 했지만, 전혀 얌전해지지 않아. 왠지 몸과 마음이 따로따로 되었다고 할까, 몸이 내 것 같지 않아서, 전혀 그렇게 되지 않는다고 할까───] 아아 정말, 솔직하게 말하자면 불감증이 되어버린것 같단 말이야! .......라고 분명하게 말하면 좋겠지만, 시엘선배에게 그런말을 할수가 없어. [.....알고 있어요. 토노군, 저는 당신의 몸을 치료하기위해서 여기로 데려온거에요. 그래서 말이에요, 토노군 혼자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저도, 예전에는 그랬으니까.] 선배는 사양하듯이 말한다. 그런가....시엘선배도 로어에게 지배당한 적이 있는 사람이다. 그러니까 내가 이렇게 된것도, 이미 알고 있었구나. [선배,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은지 알고있어.......?] [물론 이에요. .......에또, 말이에요. 토노군의 의식은, 지금 자신의 몸과 감각이 떨어져 있어요. 그러니까, 자신이 하는것 보다, 그.....사람 사람의 피부라 할까, 다른사람이 하는 편이, 자신이 하는 것보다 느끼게되요.] [─────] 한 순간. 시엘선배의 말을 듣고, 머리속이 새하얗게 되었다. [.......다른 사람이 한다니....그, 시엘선배?] [그런거에요. 저로는 토노군도 본의가 아니겠지만, 여기서는 참아주세요. 아, 이건 진정시키위 위한 수단이니까, 별로 성적인 것은 아니에요. 그러니까 그렇게, 부끄러워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아..........우.] 그렇게 분명하게 말하면, 뭐라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그럼 토노군은 방에서 기다려 주세요. 저도 준비해야 되니까.] [기다리라니...선배, 어디 가는거야........?] [네. 저도 샤워를 해야해요. 그 양팔에 이런 페인트를 한 채로는, 싫으니까.] 부끄러워 하지 않아도 좋아, 라고 말한 주제에, 시엘선배는 얼굴을 붉힌다. [선배, 역시.......그, 미안해서, 그런거.] [됐으니까, 토노군은 방에서 기다려주세요! 저도 각오를 하고 갈테니까.........!] 선배는 탈의실에 들어가서 탁, 하고 문을 닫아버렸다. [아──────] 멈출 새도 없었다. 결국, 어쨋든 물건을 얌전하게 하지않으면 어떻게 할수도 없는거다. 선배에게 미안한건 알고있지만, 여기선 호의를 받아 들일수 밖에없다. 그렇게 생각하고 방에 돌아갈려던 그 때. [.......아, 토노군? 저기 말이에요, 그, 안경을 쓰고 있으면 싫어 라던가, 그런건 없어요......?] 라는 목소리가, 문 너머에서 들려온다. [? 안경이라니......선배, 왜 그럴걸 묻는거야.] [아니, 그....남자들 중에서는, 그런걸 신경쓰는 사람도 있는것 같으니까.] 우물우물, 하고 부끄러운 듯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안경이라......선배도 이상한 것에 신경을 쓰네.] .....하지만, 문 너머에 얼굴을 붉히고 물어오는 선배 라는것도 귀엽다. 1, 있는 그대로의 선배가 좋아. ---선택. 2, 안경을 쓰지않는 선배는 선배가 아니야! [.......에또......선배가 방해가 된다고 하면, 벗어줘.] [그런가요? 뭐, 그다지 도수가 있는건 아니니까 방해가 된다고 한다면 그럴지도 모르겠는데, 괜찮아요?] [..............................................] 상당히 고집하네, 라고 생각하고, 확실하게 말하기로 했다. [그렇게 신경쓸 필요 없다니까.....그, 안그래도 이상한 걸 부탁했으니까 말이야──────] [아───────] 작은 선배의 목소리. [네.......그렇네요. 그럼 방에서 기다려주세요.] ......드르륵, 하는 소리가 나고, 금방 샤워하는 소리가 들렸다. [....................] 침대에 앉아서, 자신의 사타구니에 붙어있는 물건을 내려다본다. 정말로 하늘에 닿으려는듯, 나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서있다. 다른 사람이 해 주는게 좋아요, 라고 시엘선배는 말했다. 그 방법까지는 확실하게 말하지 않았지만, 방금 전의 분위기를 봐서, 어떤 방법인지를 대충 읽을수가 있었다. [─────음.] 그렇게 생각한 순간, 두근, 하고 심장이 맥동친다. [바보, 무슨 생각하는거야, 나.] 안되안되, 하고 머리를 흔들어 냉정하게 되려고 노력한다. 시엘선배는 가라앉히기 위한 수단이니까, 성적인 의미는 없다고 말했잖아. 모처럼 로어의 의식이 얌전하게 된다고 하는데, 내 자신이 흥분해서 어쩌자는 거야. [.....냉정하게, 냉정하게.] 주문처럼 반복한다. 그런일을 하고 잇는 사이에, 시엘선배가 부엌에서 나왔다. [───────]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시엘선배는 셔츠에 팬티 라는, 뜻밖에도 가벼운 차림으로 방에 들어왔다. [서, 선배! 왜, 왜왜, 왜 그런 차림을 하고 있는거야, 당신은............!] 동요되어 팔을 흔들고있는 나를, 선배는 수줍은듯한 미소를 띄우면서 바라보고있다. [저기, 이상한가요? 나름대로 토노군을 도울수있는 차림을 해봤는데.] [도, 도움이라니, 무슨!] [....그, 토노군이 조금이라도 욕정할수 있도록, 노력할 작정이었는데......] 나직한 목소리로 선배는 대답한다. [──────] 할 말이없다. 내가 멍하니 시엘선배를 바라보고 있으니, 시엘선배는 부끄러운듯 고개를 약간 숙였다. [......미안해요. 역시 저 같은게 이런 차림을 해도, 전혀 매력적이지 않은거군요.] [무, 무슨 소리 하는거야! 그런거, 충분할 정도로 매력적인게 당연하잖아!] 기운좋게 즉답을 하고는, 내가 엉뚱한 소리를 했다는것을 알아차렸다. [아──아니, 그, 어쨋든, 마음은, 고맙, 지만.] ........그 차림은 위험해요, 선배. 이대로는 로어의 의식보다 내 의식이 먼저 흉폭하게 될지도 몰라. [토노군?] [─────] 시엘선배로 부터 시선을 돌린다. 그, 휜 샤츠에 드러나는 어깨의 윤곽 이라던가, 그 보일듯 말듯한 속옷의 색 이라던가, 부드러울 듯한 사타구니 라던가, 똑바로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흥분된다. .......그야 나를 흥분시키는 것이 선배의 목적이지만, 그렇다고, 그──── [선배, 역시 그만두자. 나, 조금 자신이 없어.] [걱정하지 마세요. 그, 남자의 그곳은, 민감하다니까, 저라도 어떻게든 얌전하게 할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아니, 그러니까, 자신이 없다는것은 그런게 아니라.] 시엘선배를 대해서 가만히 있을수 있을지,없을지 자신이 없다는 이야긴데. [그럼 시작하겠는데, 토노군.] [왜, 왜.......?] [바지, 벗어 주시겠어요? 앞 지퍼를 열어서, 벌리는 것으로도 괜찮으니까.] [아────우.] 선배는 하려는 모양이다. 그것도 그다지 부끄러워 하지않아. [....선배....그, 부끄럽지, 않아?] [그렇네요, 실은 조금 불안하지만, 이대로는 토노군의 몸이 버티질 못하니까. 단지 몸에서 고름을 빼내는 작업과 별반 차이없다고, 속으로 외치고있어요.] [고름 이라니....상당히 직설적인 표현이네, 그거.] [아, 토노군. 그, 제가 하고있는 장면을, 보지 말아주세요. 사람이 보고 있으면, 집중이 안되니까.] 말하고는, 시엘선배는 나에게로 다가온다. 나는───시엘선배가 냉정하면 할수록, 역으로 혼란되어 간다. [잠깐 디라려, 역시 그만두자 선배. 이런건, 역시 이상해. 그야 나도 선배를───] 안고싶어, 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이유로 이런 일이 되어버린다는 건, 싫다. [토노군. 저, 내일 아침에는 당신을 두고 가지않으면 안되요. 우리에게 시간은 지금 밖에 없잖아요? 지금 토노군의 몸을 가라앉히지 않으면, 제가 돌아올때 까지 계속 그대로에요.] [그건.....그런, 가.] [네. 괜찮으니까, 토노군은 거기에 앉아있어 주세요. 제, 서툴지만 노력할테니까.] 선배는 얼굴을 붉히면서, 정면으로 나의 눈을 바라본다. .......그런가. 선배도 부끄러운건 마찬가지구나. 이 사람이 각오를 다졌다는데, 내가 이러고 있을수는 없지. [.....알겠어. 에또, 그럼 이렇게 하면 돼?] 바지의 지퍼를 내리고, 속옷을 내린다. 소리가 날 정도로 서있는 나의 물건을 보고서는, 시엘선배는 우뚝, 하고 굳어버렸다. [.....선배......? 그, 역시 그말둘까?] [아, 아니요, 그런거 아니에요! 그냥 잠시, 이게 토노군의 것이구나 하고.] 하아, 하고 깊이 숨을 들이마쉬고, 시엘선배는 천천히 나의 옆에까지 걸어왔다. [에또, 잘 부탁드립니다. 토노군, 천장이라도 보고 계세요.] 시엘선배의 몸이 사라진다. 시엘선배는 침대에 앉아서 사타구니를 열고있는 나의 다리사이에 꿇어 앉아서,서있는 나의 생식기에 숨이 닿을 정도의 위치에 왔다. ......시엘선배의 손가락이, 나의 페니스를 만지고있다. 한 손으로, 망설이듯이 손을 모아서, 위아래로 움직이고있다. [토노군, 어때요? 기분이 좋아지면 말해주세요.] [───────] 시엘선배의 말에는 대답할수 없다. .......뭐라할까, 굉장히 양심이 아프다. 시엘선배의 손가락은 어색한 움직임으로, 조심스럽게 나의 남근을 만지고있다. [................응] 실제로, 그것 만으로. 그냥 시엘선배가 만지고 있다는것 만으로도, 머릿속이 흔들리고 있다. 흔들리고 있지만, 한계에 가깝게 팽창한 생식기는 정혀 느끼고 있지않아. [응.....왠지, 전보다 딱딱해, 진건가.......] 가는 손가락을 휘감으면서, 시엘선배의 속삭임이 들려온다. .....나의 물건은 전혀 느끼지도 않으며, 선액 조차도 나오지 않는다. 말라서 뜨겁게 된 남근을, 선배는 어떻게든 가라앉히려고 하고있다. ......그런 미묘한, 쾌감보다 수치심으로 어떻게 되어버릴건 같은 시간이, 몇 분이다 계속되어간다. 처음에는 서툴렀던 선배의 손가락의 움직임도, 점점 적응이 되었다.....라고 할까, 적극적으로 되었다. 손가락으로 물건을 감싸고, 단지 위아래로 움직이기만 하던 처음과 비교해서, 지금은 강하게 움켜쥔채로 괴롭히고있다. [......이상하네...어째서, 전혀, 말을듣지 않는거죠, 토노군.] 난처한 듯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쪽의 의식은, 시엘선배의 목소리를 듣는것 만으로도 어떻게 될것같다. 선배의 손가락으로 괴롭혀서, 나름대로 기분은 좋지만, 아직 나오기에는 멀었다. 그런 감각보다, 지금은───시엘선배의 손가락의 움직임이 능숙하게 될수록, 이 사람을 안고싶다 라는 감정이 커져간다. [응.......] 시엘선배의 목소리에, 열기가 담겨있다. 수치심 때문인지, 아니면 그만큼 열심히 나의 물건과 격투를 하고있는건지, 조금씩 닿는 숨이 뜨겁다. [응......하, 아.......응, 읏........] 들려오는 호흡이 거칠다. 정신을 차리니, 한 손이었던 것이 지금은 양손으로 바뀌어져있다. [......하아.....하..응, 하......아.] 양손의 손가락으로, 정성 들여 직물을 짜듯이, 나의 감근을 감싸고있다. 몇 번이나 자극된 덕분인지, 그걸로 겨우, 나에게도 쾌감이라는 것이 전해져왔다. 등이 져려온다. 하지만 그것은, 시엘선배의 손가락 때문이 아니야. 단지 시엘선배가, 양손으로 필사적으로 나의 물건을 만지고있다, 라는 것이, 나 자신을 흥분시키고 있는것 뿐이다. [하, 응, 응─────] 시엘선배의 목소리가 작아진다. 그러자─── [큭────! ?] 지금까지 간지러운 듯한 감각과는 차원이 다른 쾌감에, 등이 뒤로 젖혀진다. [......응, 음, 응────] 시엘선배의 목소리는, 목소리 라기보다 호흡에 가깝다. 만족스럽게 호흡이 안되는지, 시엘선배의 숨은 괴로운듯 했다. 하지만 나의 물건에 와닿는 숨은 뜨겁고, 굉장히 가깝다. 그리 얼마되지않아────주륵, 하고 말라있던 남근이 젖어있다. [아, 응─────] 시엘선배의 숨이, 괴로움듯이 열을 내고있다. [잠, 선배.......!?] 등을 타고 올라오는 쾌감을 버틸수가 없어서, 나도모르게 시선을 아래로 했다. [────────] 머릿속이 새하얗게 되었다. 등을 타고 올라오는, 한기에 가까운 감각의 정체는, 저것 이었다. 푸른 혈관을 세우고있는 육봉. 사랑스럽게 감싸고있는 가는 손가락. 코로 나오는 숨 조차도 느낄정도로 가까운 얼굴. 말라았던 육봉을 핥아가는, 빨간 생물같은 혀. [응, 응, 하아, 응...............] 시엘선배는 눈을 감은채로, 그냥 열심히 혀를 움직이고있다. 혀의 감촉은, 손가락과는 비교도 안되었다. .....위험해. 이런것을 보게되면, 몸 뿐 아니라 나의 의식까지 흥분되어 버리잖아. 사실, 이제 나도 이미 느끼게 되어서, 나의 물건이 시엘선배의 손에서 도망치듯이 움직인다. [응────! ?] 시엘선배는 놀랐지만, 금방 손가락으로 감싸왔다. ....지금까지 말라있던 남근이, 맥동친다. 귀두의 앞부분에서 투명한 액체가 물방울 처럼 솟아나와서, 그것을, 시엘선배가 감싼다. 남근에 문지른다. 붉은 혀가 핥아간다. [토노, 구, 운────] 그런 소리를 내면서, 핥아간다. 시엘선배의 입 주위에는, 입 안에서 떨어지는 타액시 선을 만들고있다. [아─────] 위험해. 정말로, 이런게 열심히 하는 시엘선배의 얼굴을 보니, 어떻게 될것같다. [선배, 안돼.....! 이래서는 나오기 전에, 내가 먼저 어떻게 될것같아.....!] [응.....안돼, 요, 토노군. 확실히 나올 때까지, 하지 않으면.] 시엘선배의 혀가, 귀두의 안 쪽을 핥은 것이다. [.....그만두자......! 이대로는 나, 참을수 없게 되어버리잫아......!] [그러니까, 참지, 말아주세요. 쌓여있던 것을 내보내면, 그걸로 가라앉으니까.] [상대가 선배니까, 더욱더 안된다니까.........! 됐으니까 그만두자 선배. 그런....그런것 까지 시켜서 미안하다고 생각하지만, 나의 물건은, 선배가 상대면 가라앉지 않아........!] [저는, 신경쓰지 않아도 돼요. 저, 아무렇지도, 않으니까.] 딱 잘라서 단언하고는, 시엘선배는 또 열심히 나의 물건을 핥는다. [────읏!] 나도모르게 소리가 나온다. .......시엘선배가 이것을 단지 작업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나도 참을수 밖에 없다. 될수있으면 선배를 보지말고, 단지 쌓여있던 것을 방출하는 것에 전력을 가하자. [아.........응, 크────] 시엘선배의 숨소리가 들려온다. . . . . . . 이후 생략..^ ^; [───하, 아.] 방출을 끝내고, 감싸오던 시엘의 감각도 없어졌다. 허리를 당긴다. 주륵, 하고 실을 만들면서 생식기가 나온다. 그것과 동시에, 하얀 액체가 시엘의 생식기에서 흘러나온다. .....뭐라할까. 지금에와서, 그───시엘과 첫 섹스 였다는데도, 상당히 심한짓을 해버렸구나, 하고 반성한다. [시엘───몸, 괜찮아?] [.....엉덩이, 아파요.] [그, 그런가.....미안, 시엘이 너무나도 귀여워서, 짓궂게 되어버렸어.] [.......싫어요. 그런 말로는 안되요.] 침대에 누운채로, 시엘은 비난의 시선을 보낸다. [.....뭐야, 그쪽도 마지막에는 그럴 마음이었잖아. 나도 아팠으니까 말이야. 시엘, 그렇게 무거운 무기를 휘둘렀는데, 항문까지 단련된거 아니야?] [마, 말도 안되는 소리 하시는군요, 토노군은!] 홱, 하고 시엘은 일어나서, 빠각 하고 나의 머리를 때렸다. [아야야, 폭력반대─] 손을 들어 항의한다. 시엘은 하아, 하고 포기하고는 어깨를 늘어뜨린다. [....정말, 느긋하게 여운에 잠기게 해주지도 않는군요. 아침이 되면 당분간 만날수도 없는데, 좀 더 분위기를 소중히 해줬으면 해요.] [......그건 그렇지만 말이야, 조금 거칠었잖아. 서로 샤워라도 하고, 시트도 바꿔야지?] 아, 하고 지금에서야 눈치챈듯, 소리는 내는 시엘. [그, 그렇네요! 그럼 저, 먼저 샤워하고 올게요........!] 시엘은 허둥지둥 욕실로 달려갔다. [─────하, 하하.] 왠지, 웃음이 나왔다. 나는 로어라는 폭탄을 달고 있는데도, 지금은 그런것을 불안으로도 생각하지않아. .......지금까지, 몇 번이나 잃었다고 생각한 사람이, 정말로 내 옆에 있어준다. 시엘선배가 있어준다면, 불안 같은건 어디에도 없어. 밤의 학교에서, 나는 저 사람을 끌어안았다. 그 때에는 사랑스럽기 보다 슬퍼서, 시엘을 끌어안아 준 것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지금은 단지 사랑스럽다. 저 사람을 이대로 보내고 싶지않을 정도로, 단지, 사랑스럽다고 생각하고있다. .......결국, 그 후에는 두 사람이서 침대에 들어가 자지않고 천장을 올려다 보는것 뿐이었다. 이야기를 하면, 분명히 나는 시엘을 잡을지도 몰라. 그러니까 가만히, 단지 시엘의 숨과 피부의 감각을, 옆에서 느끼고 있었던것 뿐. 그렇게 아침이 되어서, 시엘은 침대에서 나왔다. [다녀올게요. 될수있으면 빨리 돌아올테니까, 그때 까지 이 방에서 나가지 말아주세요.] 게다가 2주일 분의 식량은 이미 다 사놓은것 같다. 그 대반이 레토르드 카레 였다는 것은, 뭐 지금은 그냥 두자. [그럼, 제가 없을때에 바람 같은건 피지 마세요. 저, 굉장히 질투심이 강하니까요.] 웃는 얼굴로 무서운 말을 하고는, 시엘은 방을 뒤로했다. 시간은 아침 5시 전. 10월 최후의 월요일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11/ 蜃氣樓 (1) END 12/ 果てずの石 시엘이 없어지고나니 이 방도 굉장히 넓게 느껴진다. 시간은 아직 7시를 조금 지났다. 어젯밤에 너무 힘을 쓴 탓인지, 아직 몸은 잠들어있다. 월요일. 원래는 지금부터 학교에 가지않으면 안되는 시간이지만, 이 방에서 나가지 마라고 시엘이 신신당부 하였다. 지금은 시엘이 돌아올때 까지, 밖과의 연락을 통하는 것은 하지 않는편이 좋아. ......아키하에게는 당분간 돌아갈수 없다고 전하는 것. ......코하쿠씨에게, 용서받을리는 없지만, 그래도 사과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 그 두 가지를 남긴채 있는것은 괴롭지만, 지금은 로어를 어떻게든 하는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 시트를 머리까지 끌어 올린다. 가슴에 답답한 마음을 품은채로, 빠지듯이 다시 잠들었다. ────목적은, 바뀐것인가. 아니, 목적 그 자체는 바뀌지 않았어. 나는 영원을 지향한다. 단지 이유도 없이 영원을 지향하기로 했다. 그건 얼마나, 순수하고 더럽혀지지 않은 의사인 것인가. 바꾸어 버렸다. 나는, 바꾸어 버렸다. 목적을. 영원을 지향한다는 목적이, 수단이 되었다. 이 얼마나 꼴사나운가. 자신이 이해하고 있으면서, 그래도 자기의 마음을 바꾸려 하지않아. 그 여자. 그 여자가 있기 때문이다. 그 여자 때문에───나는, 순수하지 못하게되었다. 하지만, 어떻게하면 좋은거지. 사람 이라는 생명종에 천년을 살수 있는 힘은 없다.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사람의 기(器)는 그 마모를 견뎌낼수가 없다. 설령 흡혈종으로서 불사의 육체를 손에 넣었다 하여도, 정신의 노화만은 멈출수가 없다. 노화를 방지할수는 있다. 하지만 그건 정지다. 정지한 정신은 가치가 없다. 나는, 이 나라는 순도를 유지한채로 계속 살아가지 않으면 안된다. 그렇지 않으면───그 여자에게는 통하지않아. 역시, 전생 이라는 수단을 쓰자. 하나부터 다시 태어나, 나로 되어서 또 죽는다. 이 순환 속에서라면, 나는 나라는 순도를 유지한채로 존재할수 있어. 유감스럽게도, 일찍이 순수함이 잃어버린 것. 나는, 다른 모든 생물들과 마찬가지로, 지금의 나 인채로 계속 존재할수 있기를 바라고있다. 증오라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다. 그것도 모든, 그 여자만 없었다면 있을리도 없었던 타락 때문이다. [.......그......여자....?] 뭔가, 매우 강한 의사를 생각해 내고는, 눈이 떠졌다. [그───여자?] ───찌릿. [아────야.] ───────찌릿. [.....내가.....알고있는, 여자......?] ───────────────찌리릿! [억────! ] ───뭐야, 지금의, 두통. 보통, 보통이, 아니야....! [아............쿠......!] 양손으로 머리를 감싼다. 아파. 지금까지의 어설픈 아픔과는 비교도 안된다. 머리. 머리를, 해머로 계속 때리는 듯한 아픔. [우────아.............!] 그만, 그만, 둬. 이 이상, 이 이상 계속하면, 부서져. 머리, 가, 부서, 져───── [윽─────! ] 몸이 뛰어오른다. 아프다. 아직, 가라앉지 않는건, 가. [히──────] 너무나도 아파서, 머리를 테이블에 부딪쳤다. 쨍그랑, 하는 소리. 유리로 된 테이블이 부서졌다. 이마에서 피가 나고있다. 하지만, 이런건 하나도 아프지 않다. 그런것 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오는 두통이, 더욱더──── [───────, 줘] 견딜수가 없어. 기절하는 것 조차, 할수없어. 몇 초. 몇 분. 몇 시간동안이나, 이, 아픔이, 계속되는, 건가. [───살, 려.] 아파. 어떻게든 해보려고, 나이프로 손바닥을 푹푹 찔러보았다. 안된다. 전혀 아프지, 않아. [───────] 시엘.........시엘선배는, 아직, 돌아오지 않아. 시계를 보니, 아직 점심때도 되지 않았다. 눈을 뜬지, 아직 1시간도 지나지 않았다. 내일 아침이 될때 까지, 아직 20시간 이상, 남았다. 그 사실만으로, 미칠것만 같다. [─────────] 찌릿, 찌릿, 찌리릿. 벌써, 몇 시간이나 이 아픔을 견뎠는지, 모르겠다. 이미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이 이상 이 아픔을 견디고 있다간, 시엘선배가 돌아오기 전에, 내 자신이 죽어버린다. [────────하.] 이 방에 있으면, 두통이 난다. 밖. 밖에 나자기 않으면, 미쳐버린다. [안────돼.] 시엘이 말했다. 이 방에서, 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하지만───이대로 있다간, 로어같은 녀석으로 바뀌기 전에, 내가 죽는다. [안된다───고, 말했는, 데.] 휘청거리면서 발이 현관을 향한다. 이유도 없이. 그냥, 금색의 달이 보고싶어졌다. ───선이, 사라지지않아. 시계의 왜곡이, 더 심하게 되었다. 밤의 거리는 흰 안개에 덮혀 있어서, 이미 수천년도 전에 죽었던 도시와 비슷하다. 거리에는 인기척은 없다. 거리라는 거리, 건물이라는 건물에 걸려있는, 거미줄 같은 고치. 굉장히, 조용하다. 심해에 건설된것 같은 죽음의 도시. 그런 환시에 현기증을 일으키면서, 걸었다. 머리 위에는 한층더 크게, 밝게 빛나는 금색의 달. 달빛의 은혜인 것인가. 그만큼 심하던 두통이 사라지도, 머리속은 잠들어 있을 때 처럼, 멍해져있다. 달의 아래. 먼가에 홀린듯이, 걸어가고있다. 밤의 공원. 모든게 모호한 시계 속에, 유일하게 확실한 그림자가 있다. [─────] 무심코. 내가 아닌 내가, 이렇게 되는걸, 바라고 있었던것 같다. 달빛은 강하게. 태양빛 처럼 눈부신 달의 아래. 그곳에, 흰복장의 알퀘이드가 서있다. [오랜만이야. 오늘밤은 아름다운 달이네, 시키.] [──알퀘이드. 너, 돌아간거 아니었냐.] [아니. 나, 아직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지 않았는걸. 이대로 돌아갈수는 없잖아?] ───대수롭지 않게. 알퀘이드는, 붉은 눈동자로 나를 바라본다. [읏──────] 호흡이 멈춘다. 선배와 대치하던 때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이질적 이기까지 한 위압감. 이것이───그녀를, 『적』으로 돌렸을 때의 중압. [───────] 숨을 쉴수가 없다. 목이 움직이지 않아. 그런 필요이상의 행동을 하면──다음 순간에, 이 목이 날라가버린다. [바보구나 시키. 그런 여자의 편을 들지 않았으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텐데. ] 알퀘이드는 명색뿐인 연민과, 이 이상은 없는 오락을 발견한 아이처럼, 기쁜듯이 눈을 가늘게뜬다. [그래서, 어떤거야 시키? 자신 속에 로어가 있다는 감상은?] 형용할수 없는 살기를 담아서, 흰 흡혈공주는 그렇게 말했다. 등골이 통째로 뜯겨나갈 듯한 위기감을 느끼고는, 확실히 정신을 차렸다. ───눈 앞에는 나를 죽이려고 하는 알퀘이드가 있다. 거리는───7미터 정도인가. 제길, 이녀석 상대라면 몇 백 미터가 있어도 안심할수가 없는데, 단 7미터 밖에 떨어져있지 않아. [───무슨, 바보같은소리 하는거야, 너.] 주머니에 나이프가 있는것을 화인하고, 어쨌든 시치미를 떼었다. [쓸데없는 짓이야. 원래 로어는 내가 사도로 만들어버린 녀석인걸. 빼앗긴 자신의 힘이 어디서 맥동치고 있는 간단히 감지할수 있어.] ───그런가. 그러고보니 시엘이 전에 말했었나. 로어는 원래, 알퀘이드에게 피를 빨려서 흡혈귀가 된 녀석이라고. [어떤 이유인지는 몰라도. 지금까지 17번이나 반복해왔지만, 이번 일은 처음이야.] 알퀘이드는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는다. 가까이 갈 필요는, 없다. 여기는 이미, 녀석의 범위 안이니까. ........붉은, 눈동자. 그걸로 바라보고 있으면, 찌릿 하고, 두통이 돌아온다. 찌릿, 찌리릿 머릿속에서. 로어라는 흡혈귀가, 활성화 하려하고있다. [하지만 분명히 당신에게서 로어의 파동이 느껴져. 그 때, 로어는 당신의 몸으로 전이한거네. 어째서 그렇게 된건지는 나는 잘 모르겠지만.] [─────────] ......아픔. 알퀘이드가 녀석의 이름을 입에 올릴때 마다, 뇌수 안에서 녀석의 기억이 날뛴다. 찌릿. 찌릿. 찌리─────릿. ───그건, 어디였었지. 깊은, 심해의 바닥처럼 깊은, 산간의 고성. 거기에 갖혀있던 한 소녀의 모습. 그것만이, 이제 단지 기억으로 전락한 남자의 혼에, 강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나는, 모르겠어. 진조인 그녀는 자신의 의미도 알지 못한채, 단지 타락한 진조들을 사냥하기 위한 도구로 취급받고 있다. 자신은 수많은 상처만을 안고서. 단지 피를 뒤집어 쓰고 진조로 물든 소녀. 말도 모른채, 단지 백치처럼 달 만을 올려다 보던 소녀. 머리 위에는 우러러볼 정도로 큰 황금의 달. 모든것이 말라버린 정원에서, 그녀의 모습만이, 선명했다. 그 모습을, 그는, 아름답다고 느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마, 아니, 생에에 단 한번. ────미하일 로어 발담욘은, 그 흰 소녀에게 사랑을 느꼈다──── [─────────] 처음으로. 충동이 아닌, 로어라는 인물의 마음이 보였다. 남겨진 유일한 감정. 일찍이 로어라는 인격은 이미 없어져 있는데도, 결코 사라지지 않고 강하게 남아있는, 영원의 기억. [.....그런, 가.] 그래서───그렇게도 알퀘이드가 미웠던 것인가. 자신으로 부터 순수함을 빼앗아간 소녀. 단 한 순간. 단 한번 봤는데도, 그것 만으로도 마음을 빼앗겨버린 자신. 순수했던 자신을 타락하게 한, 미운 진조. 그 존재. 흰 흡혈공주의 모든것이, 미웠던 것인가. [.......어쩌면 그렇게도, 잘못된 생각을.] 이 얼마나 잘못된 생각인가. 로어는 그렇게도 미워서, 몇 번이나 전생을 해서, 그 때마다 알퀘이드가 쫒아 오는것을 기다리고 있다. 그것을 위해서 그는 어떤 일이라도 하였다. 알퀘이드를 속이고, 자신이 흡혈종이라는 것 조차 모르는 알퀘이드를 속이고, 자신의 피를 빨게했다. 알퀘이드의 사도가 된 그는, 다른 누구도 아닌 그녀자신의 힘으로, 살아남아있던 진조들을 모두 죽이고, 계속 알퀘이드를 기다린거야. 왜, 몰랐던거지. 몇 십번이나 전생해서는 알퀘이드를 괴롭히려고 기다리기를 계속하는 그 증오. 그건 증오의 부류가 아니야. 로어라는 남자는 너무나 순수해서, 자신의 감정 조차 알지못했다. 자신이 어떻게 되어버릴 정도로, 다른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 것. 그건 증오와 굉장히 닮아있다. 하지만, 단 한마디. 그것이 애정이었다고 알려주었으면, 로어라는 남자는, 이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을 것인데──── [.........................] ─────한 순간. 아니, 긴 시간동안. 모든 원흉, 전생해서 『현재』에 까지 계속 존재하려 한 남자의, 꿈을 보고있다. [여유네. 내가 눈 앞에 있는데도 도망치지도 않다니. 아니면 단념한거야, 시키?] [단념이라니, 뭘 포기하라는 거야. 공교롭게도 나는 로어같은 녀석에게 지지않아. 내일이 되면, 반드시────] 시엘이 돌아온다. 그러니까 그 때까지. 여기서, 알퀘이드에게 죽을수는 없어. [───흐응. 아직 강한척을 할수 있다니 의외네. 나는 벌써 반이상 로어에게 먹힌줄 알았는데──그런가, 그런것이구나.] 알퀘이드의 목소리는 들떠있다. .....뭐가 즐거운지는 모르겠지만, 저녀석에게는 아직 인간미 라는것이 남아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이대로 도망칠수 있는 찬스가 있을지도 몰라──── [......무엇을 납득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로어와는 내가 확실히 마무리를 짓겠어. 나는 로어에게 지지않아. 네가 로어를 죽이고 싶다고 한다면, 내가 확실히 녀석을 처리할게. 그러니까, 이대로────] [돌아가라고 말하는 거라면 듣지않겠어. 어차피 시키가 의지하려는 것은 교회의 사람이잖아? 그녀석들에게 로어를 봉인하게 하는것은 거절하겠어. 시키, 내가 로어를 처분하려는 것은 자신의 힘을 되찾기 위해서야. 그러니까, 응. 로어를 내포한 인간은 내 손으로 처리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어.] [───그런거야. 그러면 어떻해서도────] 나를, 죽이려는 거야 알퀘이드. [하지만, 시키. 당신의 안에 있는 로어의 파동은 약해져있어. 분명히 녀석은 아이로 태어나지 않으면, 그 육체의 안에서 이전의 의사를 유지할수 없는거겠지. 어떻게든 당신의 안으로 전이한것은 좋지만, 그것이 한계. 로어는 당신 안에서 당신의 암흑면으로서 살아갈수 밖에 없어.] [............에?] 그렇다는건, 로어의 의사라는건 거의 없다는 것인가.........? [알퀘이드, 그건────] [에에. 그거라면 죽일 필요까지는 없어. 나는 로어에게 빼앗긴 힘이, 내 아래에서 움직여주면 그걸로 된거니까.] [─────?] 죽일 필요는 없어, 라고 그녀는 말한다. 그럼 어째서 내 앞에 나타난거야. 어째서 그렇게───진지한 눈으로, 나를 보고있는거야, 이 녀석은. [.......모르겠는데. 뭘 말하고 싶은거야, 알퀘이드.] [당신에게, 나의 부하가 되어라고 말하고 있는거야.] [무슨────] ───농담은, 아닌것 같다. 시엘과 알퀘이드가 서로 노려보고 있을 때, 알퀘이드 본인은 질 나쁜 농담이라고 말했는데. [.....뭐야. 그거, 농담이 아니었던거야.] [에에. 나는 당신이 마음에 들어. 그러면, 죽이는 것 보다 옆에 두고싶다고 생각하는건 당연하잖아?] ────찌리리릿. 그 한마디에,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안될 두통이 왔다. 로어. 내 안의 녀석이, 알퀘이드의 말을 증오하고있다. ......그것이 환희에서 온 반전된 충동인지, 아니면 토노 시키라는 나에 대한 질투인지는 아무래도. [나의 부하가 된다면, 로어의 침식은 멈추게 해줄게. 그대로는 당신은 로어에게 잠식당해 버러니까, 생각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는데.] [.......간단하게 말하는데 말이야. 알퀘이드, 너는 어떻게 내 안의 로어를 멈춘다고 하는거야.] [어머, 로어를 멈출수 있는건 분명히 당신 뿐이야, 시키. 하지만 그 방법으로는 시키 자신도 죽어버려. 그러니까, 나의 방법은 시키 자신을 강하게 하는것 뿐. 당신이 로어보다 강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로어가 어떻게 날뛴다 하더라도 관계없잖아?] 찌리릿, 하고 한 번더 두통이 왔다. 로어가 날뛰고있다. 속지마. 저 여자는, 너를 인형으로 만들 작정이다, 라고 날뛰고있다. [──────하아.] 한 번, 깊이 숨을 내쉬었다. .....로어가 말하는건 믿지않아. 하지만, 나도 알고있어. 지금의 알퀘이드는 내가 알고있던 알퀘이드와는 조금 달라. 알퀘이드가 말하는 방법은, 분명히 로어를 누를수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이 두통을 견딜 정도로 강해진 마음 이라는것은, 이제 아무것도 느낄수 없게될 정도로, 불감증이 된다는 것이다. 안경을 벗는다. 나이프를 주머니에서 꺼낸다. 날을 꺼내서, 자신의 눈높이에 맞추어서, 양손으로 잡는다. [────시키] [싫다. 미안하지만, 나는 너의 물건같은건 되지않아.] 시엘이, 돌아와준다면. [그런가. 어쩔수없네, 그럼 힘으로라도.] 뚜벅, 하는 딱딱한 발소리. [당신에게는 한 번 죽은적도 있고. 한 번 앙갚음을 하지 않으면 하고 생각했었어.] 돌풍과 함께, 흰 그림자가 다가온다. ─────순간. 싸움은, 시작되었다. 키이이잉. 알퀘이드의 손톱고, 나의 나이프가 부딪친다. 금색의 달 아래, 달려오는 알퀘이드의 모습은, 적이라고 해도 아름다웠다. 키이이잉. 또 튕긴다. 솔직히, 나에게는 알퀘이드의 움직임 같은건 보이지 않는다. 키이이잉. 또 튕긴다. 알퀘이드는 전혀 혼신으로 싸우지 않고있다. 하지만, 그래도 내 손과 발을 찢는것 정도는 용이하겠지. 키이이잉. 또 튕긴다. 몸이 움직인다. 나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것과 마찬가지다. 이 손발, 이 몸이, 단지 죽고싶지 않다 라는 명령을 받아, 멋대로 알퀘이드의 손톱을 튕기고있다. [크──────] 입 주위가 얄궃게 찌푸려진다. 별로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나의 몸은 이미 인간의 것이 아니게 된것같다. 밤에라면, 토노 시키는 이전의 시키라는 남자같이, 교사의 3층 정도는 뛰어내려도 상관이 없을 정도겠지. 키, 이이이. 하지만, 그것도 한계였다. 처음부터───알퀘이드에게는 이길수 없다는걸 알고있었다. 애초에, 나의 유일한 무기인 『선』이 보이지 않아. 나에게는 그녀에게 상처를 입힐 수단이 없다. 언제인가 알퀘이드가 말했다. 밤이라면, 알퀘이드는 죽음의 요인이 없어지는 생명이라고. 키잉. 기세좋게 나이프가 튕겨져 나간다. 알퀘이드가 팔을 한번 휘두르는 것으로, 나는 크게 튕겨져 나갔다. [큭────! ] 어떻게든 지면에 착지해서, 나이프를 잡는다. 아무리 노려보아도, 알퀘이드의 몸에는 『선』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제길, 이무슨 엉터리 같은 짓이지, 녀석은......! ] ───정말이지 그 말대로다. 태양의 은혜가 없는 이 밤에. 달의 공주에게 도전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무모한 짓이다. [하────아, 아.] 목이 뜨겁다. 심장이 폭발할것 같다. 정신을 차리니, 나는 알퀘이드와 만났을 때부터 그녀의 붉은 눈동자에 위압당해서, 호흡조차 만족스럽게 할수가 없었다. [어때? 조금은 정신을 차렸어?] 알퀘이드는 그대로이다. 이쪽은 산소 결핍으로 심장이 멈출것만 같은데, 살판났다. [───정말. 정말로 고집이 쎄네. 그만큼의 강함이 있었다면, 재빨리 로어를 죽였으면 좋았을건데.] [무──무슨, 소리 하는, 거야, 너] 헉헉 하고 목을 움직여서, 어떻게든 산소를 들이마쉰다. [로어를, 죽인다고, 하는 것은, 자살한다 라는, 것이, 잖아.] ........뭐, 도망치기 위해서가 아닌 싸우기 위해서 자살한다는 것은, 분명히 강한 마음일지도 모르지만. [뭘 모르네. 시키, 당신의 눈은 육체만이 아닌 의미를, 존재하는 모든것을 사멸할수 있어. 사물의 죽은, 『점』이라는 것은 육체를 죽이는 것이 아니야. 당신은 목숨을 죽이고 있는것이 아니야. 그 정도의 힘이라면 이 세계에 얼마든지 있어. 시키, 당신을 유일한 것으로 해주고있는 그 눈은, 사물의 의미를 죽이는거야. 사멸하는건 그 존재. 목숨이 사라져 버리는것은, 어디까지나 그 후에 따라오는 부록같은것에 지나지 않아. 그러니까 당신의 힘이라면, 육체를 죽이지 않고 혼 그 자체를 처리할수가 있어. 하긴 혼이 없어진 육체는 금방 정지해 버리니까, 그것은 단지 자살에 지나지않아. 하지만 지금의 시키는 다르지? 하나의 육체에 두개의 혼이 들어있는걸. 뭐───언제나 지는것은 약한 쪽이니까, 지금의 시키라면 로어와는 막상막하일까. 눞은 확률로 두 사람다 사라질지로 모르지만.] [에───잠깐, 기다려. 그게 무슨..............] [안돼. 안 기다려.] [욱────! ] 탁, 하는 소리가 후두부에서 났다. 양 어깨에는 알퀘이드의 체중이 걸려있다. 쓰러졌다. 한 순간에, 이유도 모른채로, 알퀘이드에게 눌려버리고 말았다. [───────] 알퀘이드는 말없이, 나를 노려보고있다. 양 어깨에 걸리는 체중. 지금 당장에 나를 어떻게 해버릴수도 있는데, 마치 머뭇거리듯이, 알퀘이드는 멈춰있다. [──────] 숨을 삼킨다. 하지만, 그건 알퀘이드의 정숙 이었는지도, 모른다. [──────] 이런게 가까이. 끌어안기 직전까지 가끼이 있는 지금이라면───보일지도 몰라. ────알퀘이드의 몸을 응시한다. 쩌억, 하고 머리의 중심에서 소리가 난다. 지금까지의 두통이 아닌───정말로, 뇌에 균열이 생기는 듯한, 소리. [──────읏.] 그래도 안된다. 알퀘이드라는 존재에서 『선』을 읽어낼수가 없어. 낮이라면 몰라도, 밤에 있어서는 이녀석은 틀림없이 완벽에 가까운 목숨, 죽음 이라는 개념을 자기지않는 존재니까. [.....로어를 어쩔 작정이야, 알퀘이드. 너는 나를 죽이지 않는다고 하지만, 내가 살아있는 한 로어는 계속 살아있다구.] [희박해진 로어는 그냥 놔둬도 상관없어. ..........그렇네, 그러니까 당신도 그냥 놔두어도 상관없었어.] [───뭐야, 사양말로 그냥 보내줘봐. 나 같은것은 상관말로, 빨리 돌아가서 고향에 있는 아버지를 안심시켜드려.] [하지만 말이야. 원래 자신의 힘이었으니까 되찾는건 당연하잖아? 무엇보다 나는 당신이 마음에 들었어.] 양손에 걸리는 체중이, 무거워진다. [나는 당신을 죽이고 로어를 빼앗는것 보다, 이대로 시키를 차지하고싶어.] 그러니까 죽이지 않아, 하고. 붉은 눈동자가, 호소한다. [믿지는 못하겟지만, 나는 당신이 좋은것 같아. 그러니까 도와줄게. 피도 빨지않고, 당신이 싫어하는 일은 절대로 하지않아.] 그러니까 하는 말을 들어, 하고 붉은 눈동자가 말한다. ────그건, 틀림없이 알퀘이드의 본심이었다. 1, 알퀘이드를 따른다. -시엘 굿엔드 루트. 2, 알퀘이드를 따르지 않는다. -시엘 트루엔드 루트. 트루엔드 루트.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하지만, 들어줄수 없어. 긴장이 풀린것인지, 알퀘이드의 몸에서 살기가 희박해져 간다. [......시키. 아니면, 내가 싫어?] 정면으로 바라보는, 눈. 단단히 눌리면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진중하게. ───뇌가 타버릴것만 같이, 강하게. [....알퀘이드가, 싫지는 않아.] [정말?] 기쁜듯이 그녀는 말했다. .....이미가 뜨겁다. 뇌가 부글부글 하고 소리는 내는 중에, 분명하게──── 단 하나의, 죽기 쉬운『선』을 보았다. [하지만, 역시 거절이야. 내가 반한것은 시엘선배이지, 알퀘이드가 아니니까......!] [────── !] 알퀘이드의 눈이 노여움으로 물들었다. 하지만 그 전에. 나는, 그녀의 목에 보이는『선』을 잘랐다. [아─────] 목에서 선혈을 흘리면서, 알퀘이드는 쓰러진다. 나는 그녀의 아래에서 빠져나와서, 이 기회에 떨어졌다. [하────아.] 숨이 차다. 상처는 없지만, 이래서는 제대로 달릴수가 없어. 알퀘이드의 일이다, 이 정도의 상처는 금방 나아서, 또 덮쳐와─── [알......퀘이드?] 그녀는,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지면에 피가 흘러서, 흰 몸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 ─────설마. 죽여, 버린건, 가. [무슨───알퀘이드, 그런───] 도망치려던 발을 멈추고, 알퀘이드의 몸에 다가가려고, 숨을 삼켰다. 한쪽 팔. 쓰러진 알퀘이드의 한 쪽 팔이, 끼이...하고, 거미의 발처럼, 지면에 손을 대고서는. 그 때. 분명히, 세계가 얼어 붙었다. [죽 여] 하아. 하아. 하아. ........그녀의 목에서 흘러나오는 피와, 호흡. 알퀘이드의 팔에, 힘이 들어간다. [줄 게.] 하아. 하아. 하아하아. 하아. 하. ......붉은 피는 아직도 흘러내리고 있다. 조용히, 그녀의 몸이 지면에서 떨어져간다. [죽 여] 하아. 하아하아, 하아. 아. 아하하하, 하. .......피 범벅이 된, 흰 그녀. 얼굴을 든다. 금색의 머리카락 사이로 눈이 보인다. 눈동자는, 검게 가라앉은 사령두(娑齡頭)같은 어둠. 그 속에. 화상을 입을 정도로, 빛나는 붉은색이 있었다. [죽 여 줄 게] 하아. 하아. 하아. 하아. 하아하아, 하아. 아. 아하하하, 하. 하하하, 아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 ! ! ! ! [알───퀘이드.] 그녀의 눈은, 아무것도 보고있지 않다. 한 손으로 일어나려고 하지만, 계속 지면에 쓰러지고 만다. 자신의 피에 손이 미끌려서, 그럴 때 마다 그녀의 몸은 붉게 물들어간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일어나려다, 미끄러져, 쓰러지고. .........그런 보기흉한 행위조차도, 그녀는 즐기고 있는것 같았다. [기, 다려.] [─────────] 움직이지 않는다. 알퀘이드의 목소리가, 모습이, 의사가───부응없이 머리 속으로 흘러 들어온다. 나 라는 의사가 흘러간다. 녹아간다. 농락당한다. 빙글빙글, 하고 세계가 돈다. 그 속에서, 그녀의 이미지가 들어온다. 그래.(red) 이런 굴욕은 맛본적이 없어. 이런 치욕을 받아본적도 없어. ───그러니까, 즐거워. 시키에게, 이 몸을 태울 정도의 진노를 터뜨리게 하고, 세게 내려칠 때가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상상도 가지않아. 부순다. 부순다. 부순다. 조금씩, 단숨에, 이 이상은 없을정도로 상냥하게, 저릴 정도로 잔혹하게, 그 목숨을 범해주지. 그래. 사지를 갈기갈기 찢어서 늑골을 파해치고, 내장을 비틀어 꺼내고, 도움을 청하는 목을 밟아 부수고 눈을 씹어서 으깨고, 두개골을 열어 뇌수를 버터처럼 지면에 바르는 그 순간─────! [기다리고 있어, 금방 죽여 줄테니까...........!] 웃으면서, 미친듯이 웃으면서, 알퀘이든느 자신의 피바다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 움직일수 없어. 안돼. 로어 녀석마저, 굳어있다. 여기에 있다간, 정말로 죽는다. 도망치지 않으면. 어디라도 좋아, 빨리 여기에서 떨어지지 않으면, 죽는다. [─────아.] 그런데 발이 움직이지 않아. 아차피, 어디로 도망치든. 이제, 절대로 죽는다 라고 이해하고 있는건가. [토노군! 뭐하고 있는거에요, 여기에요! ] ───그 목소리. 그 목소리로, 공포에서 해방되었다. [선배......! ?] [됐으니까, 빨리 도망쳐요.....! 그녀의 재생이 끝나기전에, 빨리!] [아────] 당혹하고 있는 나를 무시하고, 시엘은 나의 팔을 잡고 달려나갔다. [잠.......선배, 어째서─── ! ?] [어째서든 뭐든, 묻고 싶은건 이쪽이에요! 그만큼 방에서 나가지 마세요 라고 말했는데, 어째서 밖에서 알퀘이드를 만난거에요, 토노군 바람둥이!] [─────] 아니, 바람둥이라니, 지금은 그런말 할 경우가 아니고. [선배, 아니야. 그, 방에서 나간건 사과할게. 하지만 아무리해도 참을수가 없어서, 그래서 밖에 나갔더니 알퀘이드가 있어서───] [──정말, 변명은 나중에 확실하게 들을테니까, 지금은 서둘러요!] 시엘은 계속 달린다. ......이 방향. 아무래도, 그녀는 학교를 향하고 있는것 같다. 여기까지 계속 달려와서, 겨우 시엘은 발을 멈추었다. [───선배, 어떻게 된거야 대체. 알퀘이드로 부터 떨어진건 알겠는데, 어째서 학교에 온거야.] [......여기라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지 않으니까. 토노군은 먼저 교사 안으로 들어가주세요.] [무슨───어째서.] [......알퀘이드가 와요. 토노군은 도망쳐 주세요.] [───────] 알퀘이드가 온다니───녀석이, 여기까지 쫒아온다는 건가. [.......그건 아닌게 아닐까. 분명히 녀석의 모습은 대단했지만, 그래도.......저기, 놀라지 말고 들어줘. 녀석은 정말로 좋은 녀석이야. 방금 전에는 내가 좀 너무해서 이성을 잃었지만, 확실하게 상처가 나아서 진정하게 되면────] [───무리에요. 애초에 토노군의 안에는 그녀가 적시하고 있는 로어가 있어. 게다가, 그정도로 그녀에게 상처를 입혔어요. .......지금의 그녀는 피에 굶주린 흡혈귀로 되어있어요. 토노군이 알고있는 알퀘이드로는, 당신을 죽이기 전까지는 돌아오지 않겠죠.] [무슨─────] [........지금이면 재생이 끝날 때인가.] 되뇌이고는, 시엘은 나의 팔을 잡는다. [───교사의 안이라면, 조금은 승산이 있을지도 몰라요. 어차피 토노군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녀와 끝장을 보지 않으면 안되었으니까요.] [시.....엘?] [그녀가 활동하고 있으면, 그 부하인 로어의 의사도 활성화되요. 토노군의 안에있는 로어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녀를 잠재우던지 쫒아낼 수 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여기에서 그녀를 쓰러뜨리는 것은 일석이조에요.] 가요, 하고 시엘은 나의 팔을 끌고서 교사로 달려나갔다. 밤의 복도에, 달빛이 들어온다. [...............] 어젯밤의 일을 떠올려본다. 아무리해도, 밤의 학교에는 좋은 기억은 전혀없다. [토노군은 2층으로 올라가세요. 그녀와 싸우는 것은 저의 역할이니까.] [싫어. 이렇게 된것도 내 책임이니까, 선배야 말로 2층으로 올라가줘. 녀석과는──내가 결판을 내겠어.] [.......토노군. 저, 화낼거에요.] 시엘이 노려본다. 하지만 그건 화낸다, 라기 보다 위축되어있는 듯한, 그런 시선이었다. [에또........선배?] [토노군, 제 몸의 어떤지 알고있죠? 저는 무슨일이 있어도 죽지 않아요. 하지만 토노군은 조그만한 상처로도 죽을수가 있어요. 분명히 토노군의 눈이라면 알퀘이드를 쓰러뜨릴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 전에 그녀의 손톱이 당신을 죽이고 말아요.] [토노군, 말했잖아요. 저를 행복하게 해준다고. 그럼, 부탁이니까 이런 곳에서 죽지말아주세요.] [하지만──선배 혼자서, 녀석은────] [얕보지 마세요. 저, 이래뵈도 몇 십이나 되는 흡혈종을 퇴치해 왔어요. 흡혈종에 대한 일이라면 저희들을 능가할 사람은 없어요.] 자신만만하게 시엘은 승리포즈를 잡는다. .......하지만. 그녀의 손끝이 떨리고 있는것이 보였다. 무서운 것인가. 그, 몇 십이나 되는 흡혈귀를 퇴치해온 시엘 이라도. 아니, 퇴치해온 시엘이야 말로, 방금 전의 알퀘이드가 보통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고있는 것인가. [.....안돼. 선배, 나는 그래도────] 시엘을 혼자두고, 혼자만 도망칠수는 없어. 그 생각을 말하기 전에, 나의 입에 검지를 대서, 시엘은 말을 막았다. [토노군, 그 다음 말을 하면 안돼요. 부탁이니까, 저의 억지를 들어주세요. 한 번정도───정말로 한 번 정도만, 저만의 의사로 당신을 지키고 싶어요. 그렇지 않으면, 저는 토노군에게 마음으로 나오는 웃음을 보여줄수가 없게 되잖아요.] .....그녀는 눈물을 글썽거리며, 그렇게 말했다. [.......토노군. 제가 이렇게 빨리 돌아온건, 안되었기 때문이에요.] [──────] [토노군을 도와줄 방법은 교회에는 없어요. 그곳에 있는 것은 로어를 이용하는 방법 뿐이어서, 전생체인 토노군을 도울 방법 같은건, 없었어요.] [────그런, 가. 뭐, 어쩔수없지. 그건, 시엘선배가, 울 일이 아니야.] [아니요......! 저, 제가 좀더 확실하게 하고 있었다면, 방법을 찾을수 있었을텐데, 안되었어요.........! 그러니까, 이제───제가 할수 있는것은, 로어의 침식을 조금이라도 늦추는것 밖에 없어요. .......괴롭다고. 토노군이 얼마나 괴로운지 저는 알고 있는데도, 그래도 조금이라도 토노군과 오래 있고싶어서라고, 그렇게 멋대로 생각하고 있어요, 저는───! ] [─────] 시엘의 눈물은 보고싶지않아. 보고싶지 않으니까, 보이지 않도록, 그대로 그녀를 껴안았다. [토노───군.] [그러니까, 괜찮다니까. 나도 시엘과 될수있으면 함께 있고싶어. 얼마나 힘들어도, 마지막까지 로어를 이겨보이겠어. .......선배는 멋대로가 아니야. 멋대로 인것은 나니까 말이야.] [하지만───하지만, 그럼.........!] [오해하지 말아줘. 나 말해두겠지만, 로어같은 것에게 지고싶은 마음은 털끝만치도 없어. 아까, 조금은 말이야. 알퀘이드 녀석이 이상한 말을했어.] 그러니까, 아마도───방법은, 아직 있다고 생각해. [......시엘. 나는 지지않아. 하지만, 분명히 나로는 알퀘이드를 막을수가 없어. 그러니까, 맡길게. 흡혈귀에 관해서는 백전연마지, 선배는.] [─────네. 고마, 워요.] 등을 감싼 시엘의 팔이, 꽉 하고 조여온다. 껴안아서, 그대로, 시엘의 입술에, 나의 입술을 대려고한다. 그러니, 시엘은 토끼처럼 껑충, 하고 떨어졌다. [───키스는 안되요. 그런걸 하게되면, 저는 너무 기뻐서 긴장이 풀리게되요. 그러니까, 지금은 안는것 만으로 해두죠.] [...그렇네. 잠시 떨어져 있겠지만, 힘든 상황이 되면 불러줘. 금방 달려갈테니까.] 끄덕, 하고 시엘은 말없이 끄덕인다. 나는───그녀를 믿고, 등을 돌렸다. [기다려주세요.] [.......? 왜, 잊은거 있어?] [네. .....그, 내일이 되면 거리에 놀러가요. 이누이군과 셋이서, 이 전에 못한 것을 하는거에요.] 밝게 웃는얼굴로,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다행이다. 시엘에게 있어서 그 약속이 소중한것으로 있어주었다, 정말로, 다항이다. [───아아. 그럼 약속.] 한 손을 내민다. [네, 이번에는 확실학 지켜주세요.] 시엘의 손이 나의 손을 잡는다. 붕붕, 하고 기세좋게 흔들고는, 놓는다. [───그럼 떨어져 계세요. 그녀의 재생이, 방금 끝난것 같아요.] [응] 끄덕이고는, 이번에야 말로 시엘에게 등을 보이고는 걸어갔다. ────조용하다. 2층에 올라와서, 나이프를 쥐고는, 심호흡을 한다. .....시엘은 신뢰하고있어. 그 사람이 지킨다고 말해주었으니, 절대로 지켜준다. [......바보.] 하지만,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시엘이 나를 지킨다고 말해준것 처럼, 나도 시엘을 지켜주고싶어. 그러니까, 금방 그 장소에 돌아간다. 시엘이 싸우고 있을 때라면, 알퀘이드에게도 틈은 있겠지. 그 한 순간에. 그 틈에, 모든것을 건다. [....너와의 결착은 그 후다. 알겠지, 로어.] 달을 올려다 보면서, 되뇌인다. ───알퀘이드를 쫒아낸 후에. 나는, 매우 성공율이 낮은 모헙을 하지 않으면안돼. 살아 남을거라는 보증은 없고, 애초에『그런 방법』으로 좋은지도 알수없다. 하지만, 이제 그것밖에 없다. ───그 힘이, 너에게 있다는 것. 그것에는 어떠한 의미가 있어서, 그 미래에 이 힘을 필요로 할 때가 온다고 알려준 사람이있다. [.....아아, 그렇네. 아마 이게 나의 역할인것 같아, 선생님.] .......각오를 다졌다. 후에는 알퀘이드 녀석을, 어떻게 쫒아내는가───── [─── ! ?] 교사가 흔들렸다. 쿵, 하는 충격. 덤프카가 일직선으로, 풀악셀 노 브레이크로 부딪친듯한, 충격. [─────거짓말, 이지] 교사는 아직도 흔들리고 있다. 재생이 끝났다, 라고 시엘이 말한지 아직 1분도 지나지 않았다. 그 공원에서 여기까지의 거리를. 그 시간만에, 그녀석이 왔다는 것인가────! ? ......그건, 아니야. 내가 알고있는 알퀘이드와는, 너무도 다른 가열(苛烈)함이다. [─────선배 ! ] 한 순가의 틈 같은건, 아무래도 좋아.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전력으로 달려나갔다. ───그건, 악몽이다. 복도에는 시엘과, 알퀘이드의 모습이 있다. 사실로 해서는, 단지 그것뿐. 그것 뿐인데도, 발이 얼어붙었다. 이 공기. 복도에는 진지한 공기라는 것이 아니다. 그 전부. 그 전부가, 알퀘이드 라는 흡혈귀의 의사로 고정되어 버린, 생물의 태내(胎內)같은 답답함. 그 속에서, 시엘과 알퀘이드의 싸움은, 어이없게도 일방적으로 끝나버렸다. [────선, 배.] 멀어. 여기에서 상당히 먼 곳에서, 시엘은, 알퀘이드에 의해 죽어가고있다. ......시엘은 거의다 죽어가서, 아무것도, 알퀘이드 이외는 보지 않는것 같다. ......알퀘이드의 팔이, 시엘의 가슴으로 뻗는다. 푸욱, 하는 소리를 내며 시엘의 심장을 도려내려고 한다. 그건, 너무하다. 아무리 죽지 않는다고 해도, 그런──살아있는 심장을 빼내려 하다니, 너무하다. [그만둬..............! ] 알퀘이드가 돌아본다. 아무렇지도 않게, 벌레라도 보는듯한 시선. [─────아.] 그것만으로, 자신이 생물 이라는 것 조차, 잊어버렸다. [뭐야, 있잖아. 거기서 기다리고 있어. 금방 끝내 줄테니까.] 말하면서, 알퀘이드는 시엘을 괴롭힌다. 목 뼈를 꺽은채로, 다른 한 손으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몸을 찢는다. [끈질기네. 역시 로어 본인을 죽이지 않으면 당신은 죽지 않는것같네, 시엘.] 그 사람이 교회에서 당했다는, 죽어서는 다시 살아난다는, 그런 반복. [내가 로어를 빼앗아 버리면, 당신은 내가 죽을때 까지 살아갈수 밖에 없게되. 당신이 죽기 위해서는 교회에서 준비한 전생비판의 성검으로 로어를 죽이지 않으면 안돼.] [읏.........그게.......어쨋다는, 거에, 요.] 괴로운듯이, 반은 몽롱한 의식으로 시엘이 대답한다. [하지만, 괜찮아? 로어가 죽는다는 것은 당신도 죽는다는 거야. 로어를 소멸하면, 당신의 이 몸도 보통의, 시시한 인간의 몸으로 돌아가게 되잖아.] [.......그게.....저의, 바램.......이에요.] [그래. 불쌍하네. 그녀의 바램은 이루어지지 않아. 나는 이번에야 말로 로어를 빼앗아 가겠어. 저기에 있는 육혼을 이 손으로 몇 백번이나 찟어서 말이야.........!] [─────! ] 두근, 하고 시엘의 몸이 떠오른다. 알퀘이드가 그녀의 심장을 빼낸다. 그래도 금방 의식이 돌아온 시엘은, 쿨럭쿨럭 하면서 입으로 혈액이 역류한다. [────────알.] 칭, 하는 소리. 격렬한 두통. 토할것 같다. [다물고 있어, 네놈은──── ! ] 탕, 하고 머리를 벽에 부딪친다. 봐라. 지금은 이런 녀석을 상관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 이제, 그 이상, 손가락 하나라도 시엘을 상처입히게 하지않아. 봐라. 혈관이 타들어갈 정도의 부담을 뇌에 주면서, 응시해라. 봐라. 봐라. 봐라. 저 흡혈귀를, 절명케할,『죽음』을 봐라──── [어째서 ──── ! ] 미칠것 같다. 생명의 죽음. 식물의 죽음. 공간의 죽음 조차 보이고있다. 그런데도, 알퀘이드 에게는 죽음의 요인이 없다. ........그건, 이 자연계의 위에 있는것 만으로도 완벽한 생명이라고, 전에 누군가가 말했다. 자연의 연장인 진조는, 이 세계라는 지반에서 얼마든지 활력을 끌어 올릴수 있다. 그러니까 죽지 않아. 한계라는 것이 없다. [아─────] 그렇다는건. 그건, 자연계 위에서 만의 완전인 것인가. ───찾아라. 있을것이다. 모든것의 죽음,『점』이 보인다면, 분명히 어딘가에 있을것이다. 나는 잘못알고 있었다. 알퀘이드에게 죽음의 요인은 없다. 그렇다면───그 원인을 없애고 있는것을, 먼저──── 있다. 멀지만, 이 이상은 용서할수 없다. [알퀘이드──── ! ] 우뚝, 하고 알퀘이드의 손이 멈춘다. [따라와라. 거기서, 너를 죽여주겠다.] 말하고는, 그대로 창문에서 교정으로 뛰어 내렸다. ───운동장의 한 가운데인가. 멀어. 될수 있을까. 알퀘이드는, 탕, 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쫒아온다. 빠르다. 빠르지만, 지금 만은 내가 선을 잡는다─── [핫────] 운동장의 한 가운데에 도착한다. 알퀘이드는 일직선으로 나를 향해온다. 그 전에. 이 발 밑에있는 거대한『점』, 이 일대의 세계 그 자체의『죽음』을 , 나이프로 찔렀다. 쿵, 하는 소리. 이걸로, 끝났다. 이 일대. 알퀘이드를 향해서 방출되던 활력의 공급원인 자연을, 이 일대 만을『죽였다』. [────생각해 냈구나, 시키! ] 알퀘이드가 달려온다. 그 몸, 곳곳에 죽음이 드러나있다. [좋아───── !] 할수있어. 이거라면 녀석을 처리할수 있어───그렇게, 승리를 확신하는 것보다 빠르게. [우──────욱.] 입에서, 피가 역류해왔다. [에.........?] .......그녀의 움직임이 너무나 빨라서 이겠지. 단지, 믿어지지 않아서, 아픔도 충격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서걱, 하는 소리가, 지금에 와서 귀를 울렸다. 콸콸 하고 대량의 혈액이 흘러나오는 소리. 보니. 알퀘이드의 손톱은, 내가 그것을 알아차리는 것보다 빠르게, 나의 가슴을 찌르고 있었다. [───────아.] 의식이 멀어진다. 급격하게, 모든것을 잃어간다. 알퀘이드의 팔은, 나의 가슴을 통해서, 그대로 몸을 관통했다. 그건. 보통 인간이라면, 틀림없이 즉사할 상처다. [하───────] 하지만, 아직 죽지 않았다. 지금의 나라면 아직 조금은 살아있을수 있어. .......발목에서, 새까만 죽음의 그림자가 침식해온다. [아..................아.] 상관할바 아니야. 입에서 역류해오는 피를 억지로 마시고는, 한 손으로 그녀의 가슴에 있는『선』을 나이프로 찔렀다. [큭...................! ] 알퀘이드의, 목소리. 그건 이제, 잘 들리지 않아. 머리. 머리가, 녹아들고 있다. 알퀘이드에게 관통당한 가슴의 아픔 때문인가. 아니면 한계까지 뇌를 혹사해서, 몸보다 먼저 뇌다 타버리려고 하는것인가. ......뭐, 어느쪽이라도, 나의 죽음이 조금 있으면 온다는 것에는 변함이없다. 의식이 멀어져간다. 하지만, 그 전에───이 나이프로, 이녀석의 선을 절단하지 않으면. [......사라져라, 흡혈귀─── ! ] [장난치지마, 이 정도로 나는 죽지 않으니까! ] 알퀘이드의 손이 나의 머리를 잡는다. 그대로 쥐어서 부수려고 하는 알퀘이드 보다 빨리, 나이프를 그녀의 사타구니 쪽으로 그었다. [됐으니까 사라져라.......! 로어는 나가 데려간다, 너의 도움 없이도 틀림없이 그 세계로 끌고가주겠어! 그러니까, 사라져라. 나는 너와 싸우고 싶지않아.........!] [지금에 와서 뭐야───나를 거부한 것은 당신이잖아!] 꾸욱, 하고 알퀘이드의 팔에 힘이 모인다. 쩌어억, 하고 두개골에 균열이 가는 소리. [로어는 여기서 죽여주지. 그렇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는다고 말했지 ! ?] [이───이, 바보 여자가─── !] 나이프를 놀린다. 푸욱, 하는 소리를 내면서, 알퀘이드의 팔을 절단했다. 툭, 하고 지면에 떨어지는 흰 팔. 비틀거리면서 알퀘이드는 후퇴한다. 그것을 확인한 순간, 나는 지면에 쓰러졌다. 털썩, 하고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지면에 엉덩방아를 찧는다. [시, 키─────] ......어딘가, 망설이는 듯한, 알퀘이드의 목소리가 들렸다. [─────────] 목소리가, 잘 나오지않아. 목을 움직이면, 그 대신에, 붉은 피가 흘너나온다. [시─────키.] .....희미해져간다. 방금 전까지 알퀘이드를 감싸고 있던 살기라던가 위압 같은것이, 희미해져간다. 그녀가 상처를 입은것 때문인지, 아니면 그녀가 입힌 나의 상처가 너무나도 심한 덕분인지. 알퀘이드는, 내가 알고있는, 이전의 그녀로 돌아가고있다. [────다행, 이다.] 뭐가 좋은지는, 이제 알수없다. 단지, 역시, 나는. [정신차려, 시키........! 그런 상처정도는 , 시키가 나의것이 되어준다면 금방 괜찮아 질테니까........!] 알퀘이드가 손을 뻗어온다. [──────] 몽롱한 의식으로. 싫어, 하고 손을 들어서 그녀를 멈추게했다. [어째서.....? 시키, 이대로라면 죽는다구? 괜찮으니까──방금 전의 일은 용서해줄거고, 시엘도 신경쓰지않아. 나, 나 시키가 없어지는 걸 바라지않아........! 그러니까───부탁이니까 나의것이 되어줘, 시키.....!] 흔들흔들, 하고. 만족스럽게 호흡도 되지않는 몸으로, 고개를 저었다. [......모르겠어. 시키가 죽으면 로어는 또 전생해 버린다구. 시키도 로어를 원망하고 있지? 그대로라면, 시키가 죽은 후에, 로어가 당신의 몸을 잠식한다구.] [───────] ..........그런가. 그건 분명히───놔둘수는 없겠, 지. 하지만, 이래도 알퀘이드를 따른대도, 같은 일의 반복이 될거라고 생각해. 예를들면 내가 알퀘이드에게 피를 빨려서, 이전의 로어처럼 되어서, 로어에게 지지않을 정도의 의사의 강함을 손에 넣는대도. ........결국은, 알퀘이드가 로어를 돌아보지 않는한, 로어가 스스로 사라지는 일은, 없어. [......안돼. 네가 말하는 것은, 듣지않아.] [어째서. 그렇게───그렇게도 내가 싫은거야, 시키.] ......설마. 그런건, 설령 거짓이라도─── [.....부탁이야. 너의 마음도 알겟지만, 이제 용서해줘. 로어는 말이야, 단지 네가 돌아봐 주었으면 한것 뿐이야. 그것을 위해서 몇 번이고 살아나서, 네가 오는것을 마음속 깊이 기다리고 있었어. ......하지만 그녀석은 인간이야. 너처럼 길게 살아갈수 있는 목숨이 아니야.] .......그래, 인간에게는 불로불사 같은건, 먼 이야기다. 로어는 ㅈ너생이라는 방법으로 자신이 자신인채로 존재할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것 조차도 한계가 있었다. 그 방법에는 단지, 같은 과거와 목적을 공유하는『자손』을 만드는 것이지, 자신의『분신』을 만드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로어는 이미 없는거나 마찬가지야. 녀석은 이미, 과거를 이어서 같은 일을 반복하기만 하는 존재다. ──그러니까, 이제 끝을 내지않으면.] [시키───당신, 벌써] .....알퀘이드의 눈이,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홍색의 눈동자가, 붉은 눈동자로 희미해져간다. 달의 아래, 금발이 흔들린다. 그곳에 있는것은, 역시 내가 좋아했던 알퀘이드 본인이었다. 달을 올려다 보듯이, 그녀를 올려다 본다. ......미안, 시엘. 역시 말이야, 나는 알퀘이드가, 굉장히, 아름답다고 생각해. 저 붉은 눈동자도, 아연하면서도 친숙한 눈도, 희고 가는 윤곽도, 내가 방금 만든, 가슴에 핀 붉은 피의 흔적조차도. 뭐든지, 있는 모든것을 통틀어서──알퀘이드는, 아름다웠다. 그러니까 유감이다. 이런식으로 결착을 하게된것에, 가슴이 아프다. ......제길. 알퀘이드도 정말 조금만 빨리 제정신으로 돌아왔다면, 이런 짓을 하지 않아도, 좋았을텐데. [그런거야, 시키. 당신.......이제, 로어와 하나인거야?] [....................] 자아, 모르겠어. 단지───지금것은, 너무 터무니없었다. 이렇게있는 지금도 기억이 떨어져 나간다. 시엘이 말했었지. 원래 보이지 않는것을 보려고하면, 혈관이 터져서, 폐인이 되어버린다고. [.......뭐야, 바보. 그럼 시엘에게 죽어주겠어 라는거야, 당신은.] [───설마. 하지만, 너 덕분에 이 꼴이다. 이제, 오래버티지는 못하겠지.] [......................] 알퀘이드의 눈은 자신의 몸을 내려다본다. 가슴과, 그대로 세로로 일자가 새겨진 나이프의 상처. [믿을수가 없어. 지금까지, 나에게 이런 상처를 입힌 상대는 없었어.] 목소리에는 조금의 원망과, 분한듯한, 울림이있었다. [......정말로 유감이야. 하지만, 나도 이제 한계인것 같아. 이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에라도 고향의 성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겠어.] [───그렇지. 그럼, 빨리 돌아가라.] [.......................] 그녀는 대답하지 않는다. 실제로, 침묵 같은건 없었는지도 모른다. 단지 그 사이에. 서로의 이별이 될 이 때를, 단지, 길게 느끼고 싶었는것 뿐이었겠지. [───────하아.] 하고, 알퀘이드가 어이없다는 듯이 한숨을 쉬었다. [정말 싫은 남자네. 마지막까지 싫은 말을 한다니까. 하지만, 난 말이야.] [시키의, 그런점이 좋았어.] 말하고는. 마지막에는, 웃는 얼굴로, 그녀의 몸은 안개로 녹아들어 가듯이 사라졌다. [뭐야───마찬가지 였던거야.] 되뇌이고는, 그냥 달을 올려다 보았다. 최후의 약간의 시간동안, 우리들은 원래의, 협력하고 있는건지 아닌건지 하는, 애매한 관계로 돌아갔다. [─────읏.] 그녀석을, 좋아했었다. 내 안에 있는 로어의 영향 같은건, 몰라. 그냥,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이렇게, 싸우고 난 후에 헤어짐 이라는 결말은,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어째서 이렇게 되어버린거지. 나와 녀석의 관계에 있어서───눈에 치이는 잘못같은건, 그리 저지르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쿨────럭.] 피가 멈추지않아. 숨을 쉬려고하면, 펌프처럼 입에서 피의 덩어리가 토해져 나온다. ,.......의식이, 멀어진다. 알퀘이드도 적당히 해주었다면 좋았을것을. 이렇게, 가슴에 큰 구멍이 생긴다면, 흡혈귀가 되려하는 반쪽의 나로는 살아날수가 없어. [───────읏.] 두근, 하고 맥동한다. 심장이 아니다. 심장의 움직임은, 이미 멈추어있다. 이, 몸 그 자체가 흔들릴 듯한 맥동은 머리에서 나고있다. 알퀘이드를 쫒아내기 위해 한계이상으로 뇌를 혹사시킨것 때문이겠지. 나───토노 시키라는 것이 점점 사라져가고, 점점 로어의 의사가 강해져온다. .......몸은, 바로 정지한다. 그 후에 나까지 없어져 버린다면, 이 몸은 로어의 것이다. 나로는 살아날수 없는 이 상처도, 로어의 녀석이라면 어떻게든 재생할수가 있겠지. 그렇게 되면───나는, 시엘과 같은 잘못을 반복하게 된다. [────미안.] 단지, 그 말만을 하였다. 두, 근, 하는 약동. 정말로, 의식이, 버틸수 없게 되었다. 그 전에───나는, 자신의 몸을 직시했다. 가슴의 상처에, 그『점』은 존재한다. 나와───로어의 죽음이라 할수있는『점』이. ───토노군, 말했잖아요. 저를 행복하게 해준다고. 그러면, 부탁이니까 이런곳에서 죽지말아주세요. [────────] 그러니까, 사과할수 밖에 없어. 용서해줘 라는, 그런말을 할수 없어. 여러가지 일을 해주고 싶어서, 하지만 결국은 무엇하나 이루어주지 못한다고 한다면. 적어도, 마지막에. 그녀를, 이런 시시한 인연에서, 해방하는 정도는, 해주지 않으면. [──────하아.] 크게 숨을 쉬고, 나이프를 가슴에 댄다. 나이프의 앞에 있는것은『점』이다. 다음은, 힘을 넣는 것뿐. 그것 뿐이다. ─────그만둬. .....목소리가 들려온다. 틀림없이 환청이겠지. ..........토노군..............! 울부짖는 듯한 목소리가, 교사 쪽에서 들려온다. 보니, 상처가 아물은 선배가, 나를 향해서 달려오고있다. ───────그만둬. [.......................] ......얼굴을 보니, 결의가 무뎌진다. 분명히, 볼 낯이 없어서, 나이프를 쥔 힘이 없어진다. 그러니까, 그녀가 오기 전에. 나이프를 쥔 손에 힘을 넣었다. 스윽, 하고 소리도 감촉도 없이, 나이프의 칼이 몸을 통과한다. 그것만으로. ────그───── 목소리는, 그걸로 사라졌다. 한 권의 오래된 책. 그것이 펄럭펄럭 하고 페이지를 넘겨가면서, 암흑으로 사라져가는 환시가, 보인 느낌이 들었다. 그것만으로. 이제 몇 년전에 떨어진 적이 있는, 깊고깊은 암흑으로 떨어져갔다. 토노군, 토노군............! ───목소리가, 들려온다. 토노군, 그런......어째서.......! ───봐. 역시 생각한대로다. .......싫어. 이런거, 저는 싫어요.........! ───이렇게, 울고있는 목소리를 들으면. 어째서......! ? 죽지 않는다고, 죽지 않는다고, 했으면서.....! ───분명히, 후회할거라고, 생각했다───── 白日の碧 - an epilogue ────그곳은, 어딘가 그리운 냄새가 나는 병실 이었다. [........................아.] 호흡이 흘러나온다. [.............살아, 있어.] 호흡에 맞추어서 가슴이 위아래로 움직인다. 열려진 창문에서는, 기분 좋은 사람이 불어온다. 황색의 커튼이 바람에 날리고있다. 밖은 정말로 선명한 푸른 하늘이고, 기온은 봄처럼, 따뜻했다. [살아있어.....나.] 멍하니 되뇌이고는, 두리번 하고 주위를 살펴본다. 넓은 병실에는 아무도 없다. 나는 침대에 누워있고, 오른손에는 링겔주사가 꽂혀있다. 가슴에는 붕대가 감겨있고───── [...................뭐야, 이거.] 링겔주사를 빼고, 가슴의 붕대를 푼다. 붕대를 푼 후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있는것은 자신의 가슴 뿐이다. 붕대가 감겨 있다는 것은 상처가 있다, 라는 것인데, 가슴에는 상처는 물론이고 멍 하나도 없었다. .......고개를 갸우뚱 거린다. 나는, 붕대를 감을 정도의 상처를, 입은 것인가. [──────] 그리고는, 열려진 문으로 향한다. 아무도 없는 복도에서, 알지도 못하는 아이가 병실을 엿보고있다. [..........................] 너, 라고 부르기 전에, 아이는 어딘가로 걸어가 버렸다. ──────뭐지, 지금 것은. [─────뭔가.] 잊고 있는듯한 느낌이 든다. [토노, 들어간다─] 병실의 문을 노크하고는, 아리히코가 들어왔다. [요, 정신이 든거냐. 좋아좋아, 어제의 좋지 못했던것 만큼, 오늘은 조금은 건강하게 되었잖아.] 기분좋게 말하고는, 아리히코는 침대 옆으로 다가온다. [,.,.아리히코. 너, 뭐하는거야.] [하아? 뭐하다니, 토노의 문병을 와준거야. 어제와 같은 질문을 하고는, 또 잠이 덜깬거냐 너는.] [문병이라니───누구의?] [저기 말이야. 그야 2개월이나 자고 있었으니 머리가 멍하겠지만, 어제와 똑같은건 묻지말라구. 자신의 일이니까, 의사에게 실컷 설명을 듣지 않은거야?] 어이없다는 듯이 말하고는, 아리히코는 의자에 앉았다. [................에?] 점점더 이유를 알수 없어서, 머리를 감싼다. [뭐야, 의사에게 듣지 않은거냐? 너 말이야, 계속 입원하고 있었다구.] [.......아아. 뭐, 그건 어떻게든 알겠지, 만........] [.......흐─응. 혹시 토노 본인은 알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라고 의사가 말했으니까 말이야. 뭐, 어쩔수 없지. 의사에게 이래저래 설명당하는 것 보다 내가 설명하는게 친근하겠지.] 음, 하고 팔짱을 끼고는, 아리히코는 나를 똑바로 쳐다본다. [벌써 2개월 전의 이야기. 너 말이야, 학교의 운동장에 쓰러져 있었다고.] [.........운동장.................] ────뭐지. 뭔가, 들어보니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는듯하다. [육상부 애들이 말이야, 아침연습 때, 발견한것 같아. 그녀석들 아침 5시에 온다고 하니까, 토노는 밤중에 쓰러진게 아닐까 하고 말하는데, 어떤거야?] [아니───어떠거야 하고 물어봐도, 모르겠어. 대체 운동장에 쓰러져 있었다니, 나는 운동장에 가지 않잖아.] [그렇지. 뭐, 어쨋든 토노가 쓰러지 있었다는 거야. 어쨋든 상처도 없고 출혈도 없었으니까 언제나의 빈혈이라는 것으로 양호실에 옮겨졌지만, 그때부터 눈을 뜨지않아. 어쩔수없이 토노가에 연락해서, 그대로 병원에 옮겨진 것이라구, 너는. 그로부터 2개월 가까이, 너는 혼수상태 였다는거지.] 딱 잘라서, 왠지 굉장한 것을, 아리히코는 말하고있다. [2개월이나 혼수상태라니───그거, 보통] [아아, 의사쪽도 포기한것 같았어. 혼수가 1주일이나 계속되면 식물인간 이니까 말이야. 나도 어제, 네가 눈을 떠서 『요, 아리히코』라고 말을 걸어왔을 때는 심장이 멎는줄 알았어.] 아하하하, 하고 진심인지 농담인지 웃는 아리히코. [뭐, 토노는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녀석이었으니까 말이야. 나는 영락없이 계속 그대로 일거라고 생각한 만큼, 더 놀랬던거야.] [.....너 말이야. 사람이 그런 상태에 있는데, 너무 심한말 아니냐.] [상관없잖아, 이렇게 회복했으니까. 그리고, 네가 식물이었던 때도 대단했다구. 이제 회복할 기미도 없다는데도 아키하는 매일 문병을 와서, 그 때에 선배가 오게되니까 있기 힘들다 뭐다 하고.] 후후후, 하고 의미심장한 웃음을 띄우는 아리히코. ........잠깐 기다려. [잠깐 아리히코. 그, 아키하 라는게 뭐야.] [아키하는 아키하야. 토노의 동생으로, 여기서 얼굴을 마주칠 때 마다 우리들은 친밀한 관계가 되었다가 안되었다.] [......아키하.....그런가, 그녀석 문병 와줬던, 건가.] ........듣고서는, 아키하의 일을 생각해냈다. 아리히코의 말대로, 나는 아직 잠이 덜깬것인가. 왜인지 이 병원이외의 일은 잊어버리고있다. .......듣고보니 생각해내서 어떻다는건 없지만, 왠지 자신이 들떠있는 것 같아서 이상한 느낌이든다. [......하지만 아키하와 만난것인가. .........미안 아리히코. 녀석 생각보다 힘들지? 때때로 엄한 말을 해오는데, 그냥 좋게 봐줘.] [생각보다, 때때로! 굉장해 토노, 나는 지금만큼 너를 대물로 생각한 적이 없어!] 아리히코는 의자에 앉아, 팔짱을 끼고, 기쁜건지 경련이 일어난 것인지 알수없는 웃음을 띄운다. 아리히코는 평상시대로다. 솔직히, 내가 어떻게 된건지는 전혀 모르겠지만, 이 녀석의 활기 덕분에 기분이 가라앉았다. [──────하아.] 침대에 몸을 맡기고, 깊게 심호흡을 한다. [앗차, 이제 진찰 시간인가. 그럼 나중에 봐. 선배로 데려오려 했지만, 학교에서 만날테니까 괜찮다고 오지 않았어.] [에..........선, 배?] [그래. 지금까지 나와 교대로 왔었다구. 그렇다는데, 어제 네가 일어나자마자 선배를 끌어안으니까, 이제 병원에는 가지 않아요 하고 토라졌단 말이야. 선배 화났으니까, 변명정도는 생각해두라고.] 말하고는, 아리히코는 병실에서 나갔다. [.............선배? ] 잠깐, 잘, 생각나지 않아. 자신에게 있어서 선배는 그 사람밖에 없다. 이름도, 얼굴도, 어떤 사람인지 알고있어. 그런데, 어째서인지. 나는, 그 선배와의 일을 깊게 생각하면 안된다고 느끼고있다. 들떠있다. 2개월이나 혼수상태로 있던것 때문인지, 몸이 전혀 움직여주지 않는것 때문인가. 왜인지, 부족한 것이 있는듯한 느낌이든다. ───그러고보니, 또 하나 이상한 점이 있다. 나는 이 병실이 기억에 있다. 하지만, 나의 기억이 맞다면. 8년전의 그 병원은, 이미 예전에 없어졌을 터인데─────── 다음날, 저택으로 돌아왔다. 오래 잠을 잔것 때문인지, 자신의 집에 돌아오는게 상당히 오랜만이라는 느낌이든다. [.........?] 저택의 현관으로 향하기 전에, 저택의 숲에 들른 후에, 이상한 장소로 나왔다. [.......................] .......몰랐다. 저택의 숲 안쪽에, 이런 일본풍의 저택이 있었다니. [─────── !] 부스럭, 하고 뒤에서 소리가 났다. 돌아보니, 그곳에는──── 알지 못하는, 아이가 멍하니 서있다. [────────] ......길을 헤메고 있는것인가. 아이는 어딘가 이세계와는 떨어져 있는듯 해서, 유령인가 뭔가 인것같다. 단지, 그 가슴. 기모노가 벌어진 그 가슴에 있는 무언가의 흔적이, 굉장히───── [시키씨, 무엇을 하고 계신가요?] [에────코하쿠, 씨?] [네, 시키씨를 마중 나왔습니다.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시키상은 정원쪽으로 걸어가 버리시는걸요. 저, 왠지 놀랬어요.] 코하쿠씨는 평소대로, 내까지 기쁘게될 듯한 웃음을 띄우고있다. [.....아니, 잠시 들러본것 뿐인데. 코하쿠씨, 방금 전의 아이는 어디에 사는 아이야?] [네? 아이라니, 무슨 말이에요?] 코하쿠씨는 방금 전의 아이를 못본것 같다. [아니, 보지 못했다면 됐어. 그럼 저택으로 갈까. 아키하 녀석, 기다리고 있지?] [에에, 아키하님은 아무말도 하시지 않으셨지만, 오늘 아침은 계속 로비에서 걸어다니고 계세요. 분명히 시키씨의 귀가를 기다리고 계시는 걸거에요.] [───그런가. 그럼 빨리 자기않으면 어떤 불평을 들을지 모르겠는걸.] [네, 서두르죠 시키씨.] 코하쿠씨는 나의 손을 잡고 저택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갈 때에. 뒷 머리카락이 당긴듯한 느낌이 들어서, 또 한번 일본풍의 저택을 돌아보았다. ........환영인것인가. 아이는 계속, 뭔가를 말하려는 듯한 눈을하고, 달려가는 나의 뒷모습을 바라보고있다. 뭔가가 부족한채로, 토노 시키는 원래의 생활로 돌아갔다. 저택에 돌아가서, 아키하에게 꾸중을 듣고, 아침이 되면 히스이가 꺠워서, 코하쿠씨가 만들어준 식사를 먹고 저택을 나간다. ───뭔가가, 부족해. 그것을 생각해내지 못한채, 학교에 도착했다. [요, 안녕하신가. 이제 학교에 와도 되는구나, 너.] 가볍게 말을 걸어오는 아리히코. [당분간은 물리치료라고 들었는데 말이야. 그런가, 그렇게 무리해서 학교에 온다는 것은, 역시 그런것인가.] 이히히, 하고 의미심장하게 웃는다. [그렇겠지, 1개월만 지나면 졸업이니까. 함께 있는것도 얼마남지 않았다는 거다.] ..........? [...모르겠네. 함께 있다니, 누구와 말이야.] [누구와 라니, 그야 너────] 아리히코의 목소리가 멈춘다. 탁, 탁, 탁 하는 경쾌한 발소리가 들려온다. 밝은 봄의 햇빛아래. 숨을 쉬면서, 그녀는 내 눈앞에 나타났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좋은 날씨네요, 토노군!] 그 사람은 평상시대로 웃는 얼굴을 하고있다. [─────선, 배.] 숨이 막힌다. 그래. 어째서 나는, 이 사람을 생각하지 않고 있었던거지. [토노군? 안녕하세요, 인데.] [아───응, 안녕, 선배.] 공손하게 인사를 한다. 선배는 어딘가 납득이 가지않는 얼굴로 고개를 갸우뚱 거린다. [정말, 겨우 퇴원을 했는데도 기운이 없어요. 저, 토노군이 건강해진다고 들어서 기대하고 있었는데.] [기대하고 있었어......?] 어째서인지, 생각이 나지않는다. 뭐가 있었던건가. 이 사람과는 굉장히 중요한 것을 해왔다는 느낌이 들지만, 생각이 나지않아. 내가 기억하고 있는것은, 이 사람은 3학년 선배로, 어째서인지 나와 아리히코와 마음이 맞아서, 점심때에 셋이서 보내었다 라는 정도밖에, 생각나지않는다. .......생각이 안나. 다른 것은 생각이 안난다. 그것이 슬프거나 괴로운 일이니까, 필요없다고 잘라 버린것 같이, 생각이 나지않는다. [정말, 토노군은, 약속을 잊은거에요?] 선배는 불만스러운 듯이 바라본다. ───약속. 약속. 소중한, 약속──── [저기, 이번에 셋이서 거리에 놀러가자고 말했잖아요. 토노군, 그 전날에 쓰러져서 병원에 옮겨졌지만.] 정말로, 그런 세세한 일이 즐거운 듯한 얼굴이었으니까. 다른 일 같은건, 이제 아무래도 좋게 되어버렸다. [...그렇, 네. 그러고보니, 그랬었지] [네. 이번에는 잊지마세요, 토노군.] [아니, 이번에야 말로 잊어도 좋아 토노. 그때야 말로 나는 선배와 둘이서 결판을 낼테니까.] .......언젠가 들은적이 있는 말을 아리히코는 반복한다. [안돼요! 이런 기회는 이제 없을지도 모르니까, 이번만은 셋이서 가지않으면! ] 웃, 하고 선배가 드물게도 화를내고있다. [그, 그런일 없다니까. 우리들 아직 학생이니까, 놀러갈 기회는 얼마든지 있잖습니까.] [에에, 확실히 토노군과 이누이군은 시간이 많겠지만, 저는 봄부터 바빠요. 진학한느 곳이 조금 머니까, 그리 간단히 여기에 돌아올수가 없어요.] [아. 그런가, 선배, 분명히──── ] 말을 삼키는 아리히코. 나에게는 선배가 하는말의 의미를 모르겠다. [네, 졸업을 하면 외국으로 유학을 가게되요. 훌륭한 케이크 장인이 되는것이 꿈이었으니까.] ───뭔가, 웃는 얼굴로. 선배는, 터무니없는 말을 했다. [.......선배. 유학간다니, 이 거리에 남는거 아니었어........?] [에에, 남아있어요. 저의 집은 이거리에 있으니까, 그쪽에 영주하지는 않아요. 아버지를 언제까지고 혼자두게 하실수는 없는 일이고. 단지 제자로 받아주시겠다는 장인이 엄한 분이니까, 적어도 3년은 돌아오지 못하겠지만..........] ─────────뭐, 라구? [하지만, 제가 어릴적부터 바라던 일이에요. 제가 거기에 살면서 일하게될 가게는 말이에요─, 왕실에 배달을 하는 장인이에요. 가계 이외에는 제자를 두지않는 가게이지만, 소질이 있으니까 빨리 와라, 하고 내정까지 받았어요.] 선배는 즐거운듯이, 나에게는 잘 알수없는 세계의 이야기를 하고있다. [그래───그건, 잘된거, 지만.] ───3년이나, 떨어져 있으라니, 어째서. [네, 고마워요. 3년은 길겠지만, 토노군이라면 기다려 주시겠죠?] 올려다 보듯이, 선배는 쑥쓰러운든 미소짓는다. [제가 없다고해서 바람피면 싫어요. 토노군은 정에 이끌리기 쉬다는 단점이 있으니까, 실은 데려가고 싶을 정도니까요.] 하아, 하고 한숨을 쉬는 선배. [에───저기, 선배?] [하지만 그럴수는 없는거네요. 토노군은 아직 학생이고, 무엇보다 아키하씨를 설득하는데는 1년이나 2년으로는 무리겠죠? 그러니까 이번에는 토노군을 믿고, 3년만 떨어져있기로 했어요.] .......왠지, 선배는 굉장히 적극적인 발언을 해온다. 내 옆에 있는 아리히코 같은건, 선배의 말을 듣고는 입이 쩍 벌어진상태다. [그런이유로, 셋이서 놀러가는건 이번이 마지막일지도 몰라요. 그러니까 이번에야 말로, 제대로된 추억을 만들어주세요.] 그녀는, 정말로 기쁜듯이 그렇게 말했다. ─────찌릿, 하고. 가슴의 옛상처가 아픈, 느낌이 들었다. [토노군? 왜그러세요, 가슴을 누르고. 아직 몸이 아픈거에요?] [아──아니, 별로. 가슴에는 상처같은게 없으니까, 그냥 기분탓일거야.] 대답하고는, 뭔가 이상하네, 하고 생각했다. 뭔가가, 어긋나있다, 라는 느낌이든다. 예령이 울렸다. 아침의 홈룸이다. [그럼 점심시간에 갈게요.] 선배는 한발 먼저 교사로 가려고한다. 그 전에, 하나 물어보았다. [────선배. 선배의 아버지, 어떤 사람이었지.] [에? 토노군, 아버지를 알고있죠? 저의 집은 이웃 거리에서 빵집을 하고있어서, 전에 사러 와주었잖아요. 아버지, 토노군을 유쾌한 청년이라고 마음에 들어했고.] 그녀는, 정말로 기쁜듯이 말한다. [───────────────] ......그렇게 말하니, 그런일이 있었던것 같다. ───하지만, 그건 아니야. 선배. 당신의 아버지가, 살이있을리가, 없어. [토노군?] 선배가 말을 걸어온다. 주위는 급속도로 열기를 잃어간다. [눈치챈거에요, 토노군?] 어딘가 슬픈듯한 목소리로, 그렇게 물어온다. [──────아아, 눈치챘어.] 말하고는,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눈치채지 못했으면 좋았을것을. 그렇다면───이대로 행복한재, 아무도 상처입히지 않는 세계가 계속될테니까. [굉장하네요. 보통, 눈치채지 못하는 거에요, 이런거. 이상한 점이라던가 앞뒤가 맞지않는 점이라던가, 그런 형편이 좋지않는 일은 모두 무시해 버리는데.] [────그렇네요. 조금은 이상해도, 그것이 행복으로 있는것이라면, 무시하면 좋았다.] [그렇네요. 그렇것에 조차 거짓을 하지않다니, 정말로, 솔직하다니까.] ......선배는. 선배를 닮은 그녀는, 정말로 슬픈듯이, 그런말을 했다. [──────────] 굉장히, 선배에게 미안해서, 가슴이 후회로 가득찼다. 하지만 어쩔수없잖아. 이전 그대로의 학원생활. 마치 이 거리의 주민같은 시엘선배. 그 상처에서 살아나서, 8년전의 가슴의 상처 조차도 없는 토노 시키. ........슬픈 일은 무엇하나 없는, 지금까지와 비슷한 시간. ───그것이, 너무나도 행복하니까. 이게 꿈이라고, 눈치채버렸다. [이런. 토노군은 언제나 그렇네요. 세세한 일은 그냥 넘어가는 주제에, 정말로 넘어가 주었으면 하는 일만은 눈치채버리니. 그게 토노군의 장점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래도─────] 마직막으로, 원망하듯 나를 본다. [이번만큼은, 넘어가 주었으면 좋았을텐데.] ....선배의 모습은, 사라졌다. 세계도. 마찬가지로, 사라진다. ────그렇게, 아무것도 없게되었다. 겨우 어울리는 세계가 되어준것 같다. 나는 죽어서. 아니, 죽어있다면 이런 환영조차 없을테니까, 죽음에 다르기 직전일지도 몰라. 뭐, 어쨋든───여기가『죽음』이라는 지점에 지극히 가깝다, 라는 것만은 확실하겠지. [────────] .......이상하게도, 공포는 느껴지지않았다. 자신이 죽었다고 해도, 금방 사라진다고 해도, 실은 이미 사라졌다고 해도. 지금은, 자신의 일보다 그 사람이 소중했다. [...........선, 배.] 방금 전까지 내 앞에서 웃고있던 사람. 그렇게 기쁜듯이, 이런 형편이 좋은 이야기를 이야기해준 시엘. 싫은 일도 괴로웠던 일도 없이, 그 사람이 바라는대로, 당연한 일상의 이야기. 슬픈 일은 아무것도 없이, 단지, 나름대로 평범하고, 나름대로 빛나는 일이 있는 세계. 나와 아리히코가 보면, 지루하고 아무가치도 없었던 매일의 반복. 그것이. 그런, 시시한, 것이. [───그 사람에게 있어서,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꿈이였구나.] 되뇌이고는, 슬퍼졌다. 나는 자신의 제멋대로인 생각으로, 자신의 목숨을 끊었다. 그 후의 일은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런것이, 그 사람이 꿈이었다라고 한다면. 나는, 얼마나 꼴보기싫고, 얼마나 잔인한 사람이 되었다고해도. 그녀의 옆에 있어서, 그녀의 도움을 받으면서, 그녀를 지켜줘야 하는게, 아니었나 하고. [그건 시엘이라는 사람의 바램이야. 시키라는 너의 바램이 아니니까, 신경쓸 필요는 없는거 아니야?] ──────에? [토노 시키는 생각을 하고서, 최선의 행위를 하였다구. 그것을 시엘이라는 다른사람의 사혹과 저울질 할 필요는 없어. 그런 일을하면, 방금 전같이 사람의 꿈에 이끌리게 되어버려.] ───이제, 나 이외에는 아무도 없는데도, 목소리가 들려온다. [응, 꿈에서 깨어버린 시키니까, 여기에서는 시키이외의 이미지는 있을리가 없어. 뭐야, 조금은 머리가 돌아가잖아, 토노 시키.] ────그럼, 너는. [으응, 오해는 하지말아 줬으면 하는군. 로어는 이미 너에 의해서 죽었다구. 대체 말이야, 로어가 살아남았다면, 네가 아직 남아있을리가 없는게 아닌가. 너는, 벌써 죽어있을텐데.] ────잘, 모르겠어. 그럼, 이렇게 있는 나는 뭐인거지. [그렇네, 자기를 잃기 직전의 너 인거 아니야? 나이프로 자신의 가슴을 찔렀을 때와, 그 후에 죽어버린 시키 사이의 너. 그 잠시깐의 틈새가 여기겠지.] 팟, 하는 소리가 나고. 기억에 있는, 병실이 비쳐졌다. [꿈이라는 것에는 말이야, 완전한 허상이라는 것은 없어. 어떻게 만든어진 이야기라도, 결국은 그 인간이 얻은 지식의 연장일수 밖에 없어. 그러니까, 네가 방금 전에 본 꿈도 현실에서 말하는 진실은 있어. 예를들면─────] ──내가, 의식을 잃은채 식물인간이 되어있다, 라는 점 이라던가? [응, 그것만은 실제 일이다. 너는 자신을 나이프로 찌른 후, 눈을 뜨지도 못하고 계속 남아있어. 이 순간은, 그렇게되기 전의 조금의 틈이야. 이 꿈이 깨어버리게 되면───너는, 틀림없이 깨어나지 못하는 혼수상태의 몸이 되어서, 꿈을 보는 것 조차 할수없게 된다.] ───그럼, 선배는 어떻게 되는거야. [어떨지. 하지만 다른 사람의 일보다 말이야, 자신의 일을 생각하는 편이 좋지않아? 나쁜 말은 하지 않을테니까, 한 번더 눈을 감아. 그걸로 이번에는 깨지않도록 노력하는게 좋아. 그렇게 하면──또 행복한 꿈을 볼수있어.] ───모르겠어. 너는, 누구야. [저기 말이야. 그런건 관계 없잖아. 어차피 눈을 뜨게되면, 너는 꿈을 꾼다는 일조차 할수없는, 단지『기관의 군체』 가 되어버린다구? 그렇다면 여기서, 꿈인지 아닌지 알수없는 꿈에 빠져있는 편이 좋아. 너는 지금까지 잘해왔어. 시엘이라는 사람도 불쌍하지만, 너도 나도 비참한 것이었잖아. 그러니까, 이 정도 좋은 꿈을 봐도 좋다고 생각하는데?] ─────그러니까. 너는, 누구야. [.....하아. 그런건 아까 너 자신이 말했잖아. 꿈에서 깨었으니까, 여기는 시키이외의 이미지는 없다고. 그렇다고 하면, 나는 분명히─────] [────이런 모습을, 하고 있는게 아닐까.] ───아....이........ [아, 실례야. 이래뵈도 너 보다 한 살 연상이라구. 토노 시키는 아직 8살이지? 그 점에서 나는 9년 가까이 살았으니까.] ───그럼, 너는. [그런거야. 지금까지 폐기물 같이 아래에 버려져 있었지만 말이야, 네가 같은곳에 떨어져 왔으니까 말을 건거야. 아, 하지마 별로 나는 너와 다른 사람이라는건 아니야. 우리들은 어디까지나 하나의 이름으로 사는 현상이니까 말이야. 설령 네가 잊어버렸다 하더라도, 나는 물론 너의 연장으로 있는 시키다. 단지 나의 경우는 너의 토대로는 있지만, 과거는 아니니까, 폐기물이라는 것이 되어버려. 뭐, 그 부분은 어려운 이야기니까 덮어두지.] ────모르겠어. 그 폐기물이, 나에게 뭘 시키려는거지. [그러니까, 눈을 뜨는것은 그만두는 편이좋아 라는 충고야. 너, 결국 토노 시키의 현실은『일생 병원의 침대에서 의식불명인 채』라는 현실이다. 그 상태에서 눈을 뜨게되면, 너는 꿈을 꾸는 것조차 할수없게되. 육체는 유지할수 있어도 뇌는 제대로 기능을 할수없게 되어있어. 결국, 그건 죽음이다. 존재로서의 죽음은 아닌, 의미로서의 죽음이네. 그런 상태....일부러 죽을 필요는 없지? 어차피 눈을 떠도 현실에서 살아있을수 없다라면, 여기서 현싱을 꿈꾸고 있는편이 나는 좋아.] ───.......뭐야, 그거. 설령 일생 잠을 잔다고해도, 이렇게 자신만의 꿈을 꾸고있어도, 즐거울리가 없잖아. [그렇네. 현실에 눈을 떠서 의미로서의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여기서 자신만의 꿈을 계속 꾸는것인가. 어느쪽을 선택하던지 그리 차이는 없어. 현실에 눈을 떠서 죽어버리면, 그렇게 고민할 필요도 없게되. 행복하다고 한다면, 분명히 그 쪽이 몇 배나 행복하겠지.] ────무슨....... [.....하지만, 나는 너에게 꿈을 꾸라고 하고싶어. 우리들은 같은 이름으로 있으면서, 꿀수 있는 꿈이 달라. 내가 꾸는 꿈은 말이야, 대체는 그 때의 일인가, 9살 때 까지의 일 뿐이야. 그건 그거대로 즐거울지도 모르지만, 그곳에는 시키의 미래가 없어. 예를들면, 어른이 되어서,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고, 매일을 바쁘게 살아간다, 라는 미래가 말이야.] [나의 현실, 내가 일고있는 지식, 거기에서 현상할수 있는 미래는, 매우 좁고 올바르지 못한것 뿐이니까, 그렇다할 것을 현상하는 것 조차 할수없어. 하지만 너의 꿈은 달라. 너에게 있어서는 당연한 풍경도, 내가 보기에는 훌륭한 풍경이야. 그거야말로 꿈에서 라도 본다 라는 것이야. .....원래 협량한 나의 연월로 너 같은 꿈은 떠오르지 않겠지만 말이야.] ───.................... [너는 자신만의 꿈으로 견딜수가 없다라면, 나도 조금은 도와줄게. 네가 잊어버리고 있는 예전의 일을 제공해도 좋아. 우리들이 서로를 속이려고 노력하면, 나름대로 행복한 꿈을 꿀수있어.] ───..................... [......생각이 없는것 같네. 역시 깨어나려고 눈을 뜨려고 하는것일까. 하지만, 너의 현실은 끝나있어. 분명히 꿈으로 보는 현실 같은건, 실제의 현실에 비교할것은 아니지만 말이야. 그래도───노력하면, 조금은 행복하게 될수 있는거잖아.] ───.......아니야. 거기서 행복하게 되는것은, 우리들만이잖아, 시키. [.......바보구나. 행복같은건, 자신만의 것으로 해버리면 간단한데. 다른 사람의 일까지 생각하면 말이야, 여러가지 어려워 진다구. 그 결과, 뭐가 좋고 뭐가 나쁘다 라는 것 조차 어려워서 알수없게되. 사실, 나도 너도 무엇하나 나쁜 일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이렇잖아? 봐, 시키는 그런 인간이야. 빼앗기기만 했던 인생이니까, 누군가의 행복같은걸 바래서는 안된다구.] ───그럴지도몰라. 하지만, 그래도, 혼자두지 않는다고 약속했어. 방금 전 까지의 것도, 이렇게 있는 자신도, 그 모든것이 꿈이라고 한다면, ────빨리, 이런 꿈에서 깨지 않으면. [꿈이 끝나면.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을지도 모르는데?] ───하지만, 그녀가 기다리고있어. 빨리 돌아가지 않으면 안되잔항. 설령 죽는다고 해도───그녀가 기다리고있는 곳에 돌아간다고, 약속했으니까. [.....그래. 그럼 이별이다. 그냥 놔둘수가 없어서 도와주려 했지만, 역시 지금에 와서 나는 필요 없었던것 같네. .....하지만 뭐, 즐거웠어. 나는 장래 저런 생활을 보내게 된다고, 좋은 꿈을 꾸게되었어.] ───뭐, 뭐야. 갑자기 악수를 하고, 기분 나쁜데. [아하하, 나도 기분 나쁘다구. 하지만 이렇게 하지않으면 건내줄수 없으니까 어쩔수가 없잖아. 아무리 같은 자신이라고 해도 말이야, 여기에서 해어져 버리면『통하다』라는 이미지가 필요하게 된다는 거야. 뭐, 그 부분의 지식을 잊고있는 너에게 말해도 쓸데없는 짓인가.] ───잠깐......너, 사라지려 하고, 있는데. [그렇게 말하는 너는 형태가 생기기 시작했네. 그럼, 여기서 이별이다. 나는 너를 잊을테니까, 너도 나를 잊어줘. 지금에 와서───토노 시키 이전의 시키로, 돌아가도 의미가 없어.] ────. [아아, 그래그래. 그녀의 일 말인데, 나도 마음에 들었어. 그러니까 네가 자신보다 그 사람의 일이 중요하다는 의견에는 찬성해. 하지만, 너. 그런 것이었다면 이제 두번 다시, 시시한 일을하고 울거나 하는게 아니야. ] ───그렇게, 사라져버렸다. 아니, 없어져버렸다, 라는 감각에 가까운 것이겠지. ........이상한 아픔이 난다. 그리워서, 이제 두번 다시, 되돌릴수 없는 무언가. 무언가, 슬퍼서. 깊이, 생각해 내려해도. 그것이 향수라고 불리는 것이라고 눈치채는 일은, 나는 할수 없었다. [......................] 의식이 깨어간다. 한 때의 꿈이 깨어간다. 이 꿈이 사라지고, 이렇게 있는 나도 사라지면. 그곳에 있는것은, 이제 꿈을 꿀수조차 없는, 죽어있는 자신 뿐이었다. ───멍하니. 아침의 빛이, 비쳐온다. 몽롱한 정신. 아직, 아무것도 생각할수 없어. 몸은 쓰러져있다. 머리는──무언가, 부드러운 것의 위에있다. ───이상하네. 이제, 꿈에서 깨어났을 터인데. 눈을 뜬다. 눈 앞에는, 그녀의, 우는 얼굴이 있었다. [──────────] .......그냥 손을 뻗어서, 그녀의 뺨을 만졌다. 손끝에 눈물이 전해져온다. 그건, 틀림없이 현실에서만 느낄수 있는, 따뜻한 눈물이었다. [──────────] .....그녀는 아무말도 하지않는다. 나도───말을 해야할 필요성은을 하나도 느낄수가 없어서, 그냥 그녀의 체온만을 느끼고있다. ───두근, 하는 고동. 밤 하늘에는 알퀘이드가 사라졌을 때 그대로 달이 있고, 나의 가슴은 피투성이였다. 단지, 그곳에 있던 구멍은 매워져있다. 그녀가 치료한 것인가, 그래도 그런 상처는 처음이었던 것인건가. .......뭐, 살아있다라면, 그런거야. 이렇게 있을수 있는것에 비하면, 정말로 아무것도 아닌거지. [.....토노군.......저.......알겠어요.......?] 떨리고 있는듯한, 목소리. [.....놀랐어. 선배, 굉장하게, 울고있어.] [───네. 저, 이렇게 어쩔수도 없는 기분 같은건, 태어나서 처음이에요.] [하하, 그건 과언이야, 선배. ] 멍한 정신으로, 그렇게 가볍게 이야기했다. 머엉, 하다. 두통은 없다. 아픔도 없다. 로어가 어떻게 된건지, 내가 어떻게 된건지, 전혀 모르겠다. 단지, 알수있는것은 아침의 빛과 눈 앞에 시엘이 있다는 것 뿐이다. [...........하아.] 이 얼마나 행복한가. 필요한 것은, 내 눈앞에 갖추어져 있다. [.......다행이다. 약속이. 지켜져서.] 하아, 하고 숨을 내쉬고, 그렇게 말했다. [무슨 말 하는거에요. 오늘은 학교가 끝나면 이누이군과 셋이서 놀러 가잖아요? 그러니까, 언제까지나 이렇게 무릎을 베고있을 시간은 없네요.] 그녀는 후훗, 하고 이전처럼 짖궂은 웃음을 띄웠다. [────그런가. 그럼 이만하고 일어나야겠지......., 아야.......!] 몸을 일으키려던 순간, 가슴이 굉장히 아팠다. [아, 아직 움직이면 안돼요.......! 그렇게 큰 상처였으니까, 한 시간 정도는 그대로 있지않으면.] [......시엘. 굉장히, 모순된 이야기 한거, 알고있어?] [아........네, 그런것 같아요. 그, 토노군이 눈을 떠 주었으니까, 저 어떻게된 것 같아요.] 얼굴을 붉히면서,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난처한걸. 한 시간 동안이나 이렇게 하고 있어야 하다니, 지루하네.] 움직일수 있는건 팔 정도. 게다가 그녀도 한 시간이나 무릎베게를 하고 있으면 피곤할 것이고. [.......미안. 이대로는 피곤하지 시엘. 뭐하다면 그냥 땅에 그대로 눕혀도 상관없는데───] [......정말, 무슨 소리 하는거에요. 저는 좋아서 이렇게 하고 있는거니까, 이정도의 억지는 해도괜찮아요.] 뺨을 붉게 물들인채, 그녀는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 말이에요. 이렇게 하고 있으면, 토노군이 해주지 않을까, 하고........] [아───────] ───생각났다. 그러고보니, 방금 전 그런것을, 약속했다는 느낌이든다. [......응. 나도, 지금은 그렇게 하고싶어.] 말하고는. 유일하게 자유로운 팔로 그녀의 뺨에 손을댄다. 그녀가 조용히 고개를 숙인다. ───입술이, 깊게, 맞닿았다. 한 시간이라고 생각되는 입맞춤을 하고, 나와 그녀의 얼굴이 떨어졌다. [───────────] .....할말이 없다. 그냥, 정말로, 겨우. 나는, 긴 꿈에서, 깨어났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쨋든, 안녕 시엘.] [네. 안녕하세요, 토노군.] 그 웃는 얼굴은 눈물에 젖어있으면서도, 무엇보다도 화려했으니까. 나도 모르게, 긴장이 풀려서 눈을 감고말았다. [에.....? 토노군, 토노군......! ?] [응───미안, 선배. 조금만 더.......자게, 해주지 않을래.] .......정말로 멍하니, 지금까지의 피로가 돌아와 버렸다. 될수있다면, 이대로 선배에게 안긴채 자고싶지만 그러지는 못하겠지. [....어딘가 시원한 곳에라도 놔두면 되니까......수업이 시작되면, 깨워줘.] [─────웃] 상당히 불만인듯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정말로───지금은, 잠이와서. [────알겠어요. 그럼 이대로 제 방에 데려가겠는데, 그걸로 괜찮지요?] [에......그건, 조금 위험한거 아닐가. 그럼 학교를 쉬게, 되잖아.] [괜찮아요, 오늘은 땡때이 치죠. 아무튼 토노군에게 묻고싶은 것이 산더미같이 있어요.] ───하고. 몸이, 획, 하고 안겨졌다. [잠───선배, 양호실이라도 괜찮으니까, 선배의 방에 가는건 그만두자........!] [거절이에요. 토노군은 제가 없는 사이에, 알퀘이드와 무엇을 했는지 알려주지 않으면 안되니까.] 나를 안은채로, 빙긋 하고 웃는다. 그건, 이쪽의 잠기를 달아나게 할 정도로, 조용한 박력이 있었다고 생각했다. [그럼 갈게요. 아직 해가 뜬지 얼마 되지도않았고, 서두르면 사람들 눈에 띄지도 않을테니까.] [선배, 그러니까 양호실에서───우왓!] 탕, 하는 가벼운 발소리가 나고, 시엘은 크게 뛰어 올랐다. 그건 정말로 하늘에 떠 있는듯한 도약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정도라면, 정말로 금방 시엘의 아파트에 도착할것 같은데──── [...............후우.] 뭐라할까, 지금에와서 굉장히 이사람에게 빠졌구나, 하고 실감한다. 하지만 뭐, 그것도 각오의 위인가. 나와 로어의 문제가 해결한 시점에서 선배에게는 선배의 문제가 있으니까, 이대로 평온한 생활로 돌아간다고는 생각이 들지않아. 하지만, 그래도───이제, 이 사람과 함께 있겠다고 결정했다. 이 다음에 무엇이 있던지, 두 사람이서 어떻게든 해나가자. [그렇────겠지, 시키.] 꿈 속에 있던 누군가에게 그렇게 말했다. 자, 그럼 어쨋든───지금은, 알퀘이드와의 일을 어떻게 변명할 것인가, 하고 진지하게 생각해두지 않으면 안되는 것인가─── Fin 굿엔드 루트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알퀘이드와 보냈던 시간이 떠오른다. 처음 알퀘이드를 보았을 때, 자신은 분명히 이상했었다. 그 흥분이 원인이 무엇인지는 알수없다. 하지만 그래도 분명하게 말할수 있는게 있었다. 나는. 토노 시키는, 이 흰 흡혈공주를 본 순간에, 분명히 마음을 빼앗겼었다고. 진조라는 흡혈귀인 주제에 천진난만하고, 상식을 알지 못하고, 나를 이렇게 귀찮은 일에 끌어들인 장본인. .......나는 그녀를 죽였는데도, 웃는 얼굴로 용서할게, 하고 말해주었다. ........내가 알지도 못하는 과거의 영상. 나에게 기생한 로어라는 망령이 집착하는 알퀘이드 브륜스터드. 그 영향을 받고있다고 해도, 나는──── [이것이 마지막이야. 시키, 내가 하는말을 들어줘.] 알퀘이드의 목소리를 떨리고있다. [──────────] 그, 부정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목소리로, 뼈저리게 느꼈다. 자신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사람은 시엘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녀석을 미워하는 것은, 할수없다. 시엘은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진짜라면, 이녀석을 마음에 들어하는 것도 진짜다. 로어의 영향 같은건 관계없다. 토노 시키는 토노 시키의 감정으로, 알퀘이드를 좋아하고 있었으니까───── [.....시키. 아니면, 그렇게도 내가 싫은거야?] [.....장난하지마. 간단히 너를 싫어할수 있다면, 이런일은, 일어나지 않았어.] 마음 속으로 시엘에게 사과를 하면서, 그런말을, 해버렸다. [─────에?] 알퀘이드는 고개를 갸우뚱 한다. [잠깐 시키.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어.] ......이 바보. 확실하게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거냐, 제길. [────알퀘이드, 나는.] ......미안 시엘. 말하면 안되는 것을, 나는 하려고 하고있어. [너를, 싫어할수 없어. 나는, 분명히───너에게, 반했어.] [────────────] 알퀘이드의 눈이 가늘어진다. 숨을 삼키는 듯한 긴박한 침묵후에. [──────정말?] 이라는, 긴장풀린 목소리로, 알퀘이드는 물어왔다. [.....저기 말이야. 이 상황에서 거짓말을 해도 어쩔수없잖아. 분하지만, 나는 너를 좋아하고있어. 처음 만났을 때 부터, 계속 좋아해 왔었다구.] [──────────] 화악, 하고 알퀘이드의 얼굴이 밝게 변한다. 나의 양팔을 누르고 있던 손을 놓고, 기쁜듯이 몸을 일으키려고 한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네가 하는말은 듣지않아.] [─────────] 우뚝, 하고 알퀘이드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그녀는 놓으려던 양 손을, 다시 팔에 놓았다. [시키, 그게 무슨소리야. 나를 좋아해 준다면, 내가 하는말 정도는 들어줘야 하는게 아니야? 아니면 내가하는 말을 신용할수 없는거야?] [....알퀘이드가 하는 말은 믿어. 너는 여러가지 비밀이 많았지만, 결코 거짓말은 하지 않았어. 그러니까, 네가 로어를 어떻게 할수있다라고 한다면, 그건 진짜겠지.] [알고있잖아. 그럼 뭐가 불만인거야. 설마 시키, 로어의 힘을 해방시키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건 아니겠지.] 웃, 하고 어딘가 불만스러운 듯, 노려보는 알퀘이드. ........정말. 어떤 상황이라해도, 이녀석의 빚나간 점은 변하지않은 것 같다. [...저기 말이야, 나는 선량한 일반시민이야. 부탁을 받는대로 이런 힘 받을리가 있냐. 될수있으면 지금 당장이라도 쓰레기통에 쳐 넣고싶을 정도다.] [? 그럼 어째서 싫다는거야. 내 부하가 되면, 금방 로어를 처리해 준다잖아. .....시키, 말하는게 이상해.] [이상한건 너다. 알겠냐 알퀘이드, 분명히 나는 너를 좋아하고있어. 하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따로있어. 그러니까 나는 결코───너의 물건이 되지는 않아.] [────흐응. 그래. 시키는 아직 그런 여자가 좋다는구나.] 알퀘이드의 목소리가 차갑게 변했다. .....위험해. 왠지, 진짜로 화나게 해버린것 같은 느낌이든다. [괜찮아. 시키가 다른 사람을 좋아해도 상관없어. 나 말이야, 누군가를 좋아한다고 생각한것은 당신이 처음이었어. 그러니까 시키가 조금이라도 나를 좋아한다고 한다면, 다른건 아무래도 상관없어. 설령 시키가 나를 제일로 인정하지 않아도 좋아. 그럴게 내가 시키를 제일로 생각하고 있으니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차가운 눈동자를 한채, 알퀘이드는 미소지었다. 그곳에는 냉혹함과 천진난만함이 같이 존재하고있다. [────하지만 그 여자만은 예외야. 그런 녀석에게 시키를 빼앗길 정도라면, 시키는 나를 싫어해도 좋아. ....아─아, 결국에는 힘으로 하게 되어버렸네. 시키가 싫어하게 되어도, 이렇게하면 시키는 나에게서 떨어질수 없으니까.] 말하고는, 알퀘이드는 입술을 깨물었다. 붉은 핏방울이, 알퀘이드의 입술에 맺힌다. [잠─────알퀘, 잠깐 기다려.........!] 신변의 의험을 느끼고 노령해보지만, 알퀘이드는 모른척 하고는 고개를 숙인다. 잡힌 팔을 떨치려 해보지만, 이미 늦었다. ───알퀘이드의 입술이, 나의 입에 겹쳐졌다. [응───────!] 이건 입맞춤 같은게 아니야. 알퀘이드는 단순히, 자신의 피를, 내가 마시게하려고 하고있는것, 뿐이다. [읏, 읏, 읏──────! ] 왠지, 그 행위는 결정적으로 위험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어쨋든 필사적으로 저항한다. 꽉 하고 잡힌 팔과, 그......알퀘이드의 입술의 감촉이 좋아서, 점점 저항하는 힘이 빠져버려───── [이............이, 불결한 ! ! ! ! ! ] ──────하고. 갑자기, 세계가 흔들렸다. [──────── 에?] 눈을 떴을 때, 시계에 들어온건 튕겨 날라가는 알퀘이드의 모습이었다. 갑자기 날아온 몇 십개의 검의 직격을 받아, 텅, 텅, 데구르르, 우당탕탕, 하고 알퀘이드는 공원의 벽돌바닥길을 굴러서, 그대로 나무들 사이로 사라졌다 [────────에?] 알퀘에드가 날아간 반대쪽에 시선을 보낸다. [────────으으.] 그곳에는, 하아하아 하고 양어깨를 떨고있는 시엘선배의 모습이 있었다. [────────지릿.] 원수를 보는듯한 시선을 이쪽으로 향하고는, 시엘은 뚜벅뚜벅 하고 딱딱한 발소리를 내며 온다. 빙긋, 하고 웃으며 손을 내미는 선배. 그 손을 잡고서, 어떻게든 일어났다. [.....저, 시엘......선배? 벌써 돌아왔구나.] [네, 토노군이 걱정이 되어서 급히 돌아왔어요. 하지만 방에 돌아가서 놀랐어요. 토노군, 밖에 나가지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는데 방에 없었으니까.] [아니, 그것에는 깊은 속사정이 있어서, 이야기 하자면 긴데──────] [네, 그럼 이야기해주세요. 알퀘이드와 뭘 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변명 정도는 들어드릴테니까.] [......선배. 먼저 이야기 해 두겠는데, 선배가 생각하는 그런게 아니야. 나는 알퀘이드와 아직 아무것도 하지않았어. 선배가 생각하는 것은, 틀림없이 원죄다.] [역시. 제가 생각하는 것은 아니고, 토노군에게 걸려있는 용의는 저의 일방적인 오해, 라는 것인가요.] [그래! 좋았어, 역시 선배!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도 알아줄 줄 알았어! ] 만세, 하고 손을 든다. [.......................우] 선배가 노려보기에, 손을 내렸다. [........뭐 괜찮겠죠. 유감이지만, 지금은 그녀를 쓰러뜨리는 일이 먼저니까. 하지만 토노군, 이번 건은 후에 확실하게 추궁할 거에요.] 시엘은 나로부터 시선을 돌리고는, 나무가 있는곳을 바라본다. [───────────읏!] 나라도, 그곳에서 흘러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눈에 보이지않는 독이 유출되는 듯한, 위화감. [.....떨어져주세요, 토노군.] 시엘은 알퀘이드가 튕겨 날아간 나무가 무성한 곳으로 걸어간다. [떨어져 있으라니, 시엘.........! ] 그런걸 물어볼수는 없어. 이전에, 시엘과 알퀘이드는 이 공원에서 싸웠다. 그 때도 시엘은 알퀘이드의 상대가 되지도않았으니까, 혼자서 알퀘이드와 싸우게 할수는 없다. 라고해서, 시엘과 둘이서 알퀘이드를 덮친다니, 그런건, 생각하고 싶지도않아. [기다려, 선배........! 알퀘이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녀석은 나쁜 흡혈귀가 아니니까, 이제─────] [......토노군. 흡혈귀에 선악은 관계없어요. 그들은 인간사회에 섞여 들어오는 시점에서 배제되어야 하는 존재에요. 그리고, 이미 늦었어요. 그녀, 진심으로 나를 죽이려는 작정이니까.] [그───────] 그럴일은 없어, 라는 말하기 전에. 흔들, 하고 치사성의 독을 떨치듯이, 알퀘이드가 모습을 나타냈다. [───또 기습인가. 예가 없다는것 보다, 근성이 썩어있는것 같네, 당신은.] [그런 억지를. 보통 흡혈귀라면 6번은 죽일수 있는 흑건을 받고도 상처하나없는 상태에게는, 어떠한 수단도 정당하겠죠. 당신같은 괴물이, 사람의 성격을 뭐라하는 것은 불유쾌해요.] 활활활, 하고 두 사람 사이에 불꽃이 튄다. ..........비유가 아닌, 정말로 불꽃이 일어난다. 알퀘이드의 살의는 공기를 침식해서, 숨을 쉬는것 만으로도 폐가 타버릴것만 같다. 시엘선배도 비슷한 것으로, 생각탓인지 법의가 이전보다 딱딱하게 느껴진다. .....이번에는 철저한 교전을 생각한 것인지, 무엇인가 흉흉한 무기를 몇 개 숨겨놓고 있는것 같다. [────흥. 교회에 돌아가서 뭘 하고 왔는가 하고 생각했더니, 검은 총신을 가지고 올줄은. 엔하운스에게 쓸데없는 지혜를 준것은 당신이라는 소문이, 진짜인가 보군.] [당신과는 관계없는 이야기에요. .......뭐, 여기서 봉해질 것이니까, 당신에게 관계가 있는 이야기라는 것은 미래영겁 없겠지만.] [────────────] .........알퀘이드의 팔이 내려간다. 그녀는 진심이다. 다음 순간에라도 시엘을 덮치겠지. 그것을 시엘은 되받아친다. .........어느쪽에게 유리한 것인지, 어느쪽이 상처를 입을 것인지는 알고있다. [──────────읏.] 그런건, 용서할수 없어. 이전에는 멈추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은, 이번에야말로, 멈추지 않으면 안돼. 이 상황을 이끌어 낸것은 내 자신이다. 시엘선배와 알퀘이드, 두 사람이 나에게 있어서 소중한 사람이라면. [...................이, 바보.] 나는. 목숨을 걸고라도, 두 사람을 멈추게 하지않으면 안될것이다. .........공기가 흔들린다. 알퀘이드의 시선이 시엘의 목을 향하고있다. 그, 전에. [───────기다려.] 두 사람 사이에, 파고 들었다. [방해야, 시키는 가만히 있어.] [방해되요, 토노군은 물러나 주세요.] 두 사람의 시선이 꽂힌다. [────────읏.] 두통과 오한. 두 사람은 진심으로 내가 방해된다고 생각하고 있겠지. 두 사람의 적의를 받아서, 등골이 비명을 지른다. 거기에다, 두통은 한층 더 심해져서 2중으로 토노 시키를 압박하고있다. ........진심으로 죽음의 선을 응시하는 반동과. ........알퀘이드를 죽이려고하는 자신에 대하는 로어로 부터의 반동이. [두 사람 다, 그만둬. 두 사람이 싸울 필요는 없잖아.] [장난치지마, 이유같은건 처음부터 없었던게 당연하잖아. 상관없으니까 물러나 시키. 아무리 시키라도 나를 방해하면 용서하지 않을테니까.] [그녀의 말대로에요. 이건 토노군이 관연할 문제가 아니에요. .....그대로 있을거라고 한다면, 이대로 싸울때 까지에요.] 두 사람은 나의 제지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다. ........뭐. 그런거겠지 하고, 각오는 하고있었다. [....그런가. 그럼 어쩔수없지. 어떻해서라도 하겠다면, 내가 하지.] [[─────에? ] ] [말해도 듣지 않으니까 어쩔수없잖아. 두 사람이 서루 죽이려고 한다면, 설령 죽여서라도, 그걸 그만두게 한는것 뿐이다.] 나이프를 강하게 쥐고, 뇌가 타들어간 정도로 강하게, 세계를 바라보았다. 두근, 하는 소리. 뇌수가 심장이라도 된것같은 진동. 숨을 쉬는 것 만으로도 전신의 뼈가 분해되어 버릴듯한 아픔 속에, 많은『선』을 응시한다. [토, 토노군.............! 안돼요, 그렇게 눈을 사용하면, 토노군의 뇌 혈관이 타버려요....! ] [───어쩔수없잖아. 이렇게라고 하지 않으면───알퀘이드를 멈출수가, 없으니까.] [.........................................] 당황하는 시엘과는 반대로, 알퀘이드는 차가운 눈으로 나를 보고있다. .......제길, 이 상태로는 알퀘이드 녀석, 나에게 알퀘이드 자신의 선이 보이지 않다고, 눈치채고, 있는것, 같, 다. [───당연하잖아. 시키가 목숨을 거는 정도로는, 나에게서『죽음』의 점은 읽을수 없어......뭐, 선 정도는 볼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도 의미는 없어.] [...................이. 마지막 까지 귀여움이 없구나, 너라는 녀석은.] [─────────] .........읏. 위험, 해. 정신이, 멀어져, 가. [알고있다면 빨리 멈춰. 시키의 의식이 죽어버리면, 로어의 의식이 당신을 차지하게되. 그렇게 되면 나라도 시키를 도와줄수가 없어.] .......알퀘이드의 목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그래도, 두 사람을 멈추기로 정했어. 이 정도로──── 물러날수는, 없어. [토노군───알퀘이드의 선이 보이는건가요! ?] 하고. 갑자기, 시엘선배가 말을 했다. [칫──────] 알퀘이드가 분한듯이 소리를 낸다. 서있는채로 가만히 있는 알퀘이드를 놔두고, 시엘선배가 다가왔다. [대답해요. 토노군, 알퀘이드의 선이 보이는 거군요 ! ?] 필사적으로 물어오는 시엘은 보고 끄덕인다. [다행이다────그거라면 토노군을 도울수가 있어요.......! 포기하고 있었지만, 이거라면 정말로, 로어를 당신으로부터 떼어놓을 수가 있어.........! ] 선배에게서, 방금 전 까지의 살기가 사라져있다. ......다행이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시엘은 알퀘이드와 싸우는 것을 그만둔, 것 같다. [.....그런가. 선배, 교회에서 나에게서 로어를 떼어놓을 방법을, 찾아온거구나.] [아───────] 밝던 목소리가 사라진다. 시엘은 고개를 숙이고는, 다시 들었다. [.......아니에요. 교회에는 토노군을 살릴 방법이 없었어요. 제가 이렇게 빨리 돌아온것은, 아무런 수단이 없다는걸 알았기 때문에요.] [────────] 나도모르게, 숨을 삼켰다. 그건 결국, 나는 이대로 로어에게 삼켜질 뿐이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토노군이 알퀘이드로부터 죽음의 요인을 볼수 있다라면 이야기는 달라져요. 로어는 알퀘이드의 사도에요. 설령 지금은 괴리되어, 시종이라는 관계를 끊었다고 해도, 힘의 원천이 알퀘이드 라는것은 변함이 없어요. 그러니까────알퀘이드를 소멸할수가 있다면, 로어의 힘도 약해질거에요.] [무───────에?] 시엘이 무슨 말을 하는건지, 잠시 이해가 되지않았다. 알퀘이드는 가만히 선채, 단지 나와 시엘의 회화를 듣고있다. [저 혼자로는, 아니 교회의 비보로는 진조인 알퀘이드를 소멸시킬수 없어요. 된다해도 그녀를 구속하고, 봉인하는 정도에요. 하지만 토노군이 그녀로부터 죽음의 요인을 볼수 있는건, 이야기가 달라요. 토노군 힘을 빌려주세요.당신이 협력해 준다면, 저 혼자서도 알퀘이드를 죽일수가 있어.......! ] [───────────] 숨이 막힌다. 내가? 알퀘이드를 죽이는 일에 협력을 해? 내가. 로어에게서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 알퀘이드를 죽이는 일을 도우라는, 것인가. [─────안돼. 그건, 할수없어.] [[────────에?]] 또, 두 사람의 목소리가 겹쳐진다. [무───무슨 말을 하는거에요 토노군.........! 그렇게 하지않으면 토노군은 로어에게 삼켜진다구요! ? 그리고, 그렇게 하고 있는것도 그녀를 죽이기 위해서잖아요.....! ] ..........아니야. 그건 아니야, 선배. [......시엘. 나는 알퀘이드를 죽이고 싶지않아. 나는 선배와 알퀘이드가 싸움을 하지 않았으면 해서, 이렇게 할수밖에 없다 라고, 생각한것 뿐이야.] [그, 그건.......그렇겠지만, 하지만..........! 알퀘이드를 죽이지 않으면, 토노군이 사라져 버린다구요. 저, 저는 그런거 싫어요...! 어째서.....? 자신의 목숨보다 그녀가 더 중요하다는 건가요, 당신은! ] [──────────] 그건. 분명히, 선배의 말대로, 이지만. [.....모르겠어. 하지만, 나는 알퀘이드를 상처입히는 일은 할수없어. .....제멋대로 말해서 미안, 선배. 나는, 녀석을 싫어 할수가 없어. 그러니까.....내가 살아나기 위해서 녀석을 죽이다니, 할수없어.] [.....토노군. 그녀를, 좋아하는 건가요.] [───설마. 나는 시엘을 사랑하고있어.] 그 말에 거짓은 없어. 나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사람은 이 사람 밖에 없으니까. [──────────] 시엘은 고개를 숙이고는, 입을 닫아버렸다. .........거기엔 이제, 살의나 적의 같은것은 느껴지지 않았다. 다음은, 저기서 기분이 안 좋은듯 이쪽을 노려보고 있는 알퀘이드만 물러나 준다면, 이 상황은 어떻게든 마무리 될텐데─── [.......알퀘이드. 부탁해, 물러나 주지 않겠어. 로어는 내가 반드시 데려갈게. ......이제 내가 어느정도 남았는지는 모르지만, 마지막이 되면 반드시────] [자신의 죽음의 점을 찔러서, 로어를『죽인다』라고 말하려는 거지.] 딱 잘라서, 알퀘이드는 내 마음을 꿰뚫어 보았다. [그런건 사절이야. 시키의 마지막 이란건, 이미 반 이상은 로어에게 지배당할 때 잖아. 그런 상황에서 자살을 할수 있을거라 생각해, 시키는.] [우────────] 역시 정곡을 찔러오는구나, 녀석. [그럼 어떡하라는거야. 로어에게 먹히기 시작하면 너를 부르라는거야.] [아니, 그런 답답한 일을 하지 않아도 돼. 시키가 여기서 자살을 하면 그걸로 된거니까.] 평상시의 어조로, 알퀘이드는 무서운 말을 한다. [무, 무슨 말 하는거에요 당신은 ! 그런것, 설령 토노군이 인정한데도 제가 허락하지 않아요.......... !] [자, 잠깐 시엘.........! ] 알퀘이드에게 덤비려하는 선배를 말린다. [알퀘이드, 분명히 너에게 있어서는 그게 제일 이겠지만, 그건───그, 될수있으면 피해주지 않을래.] [안─돼. 그게 가장 좋은거라고 시키도 알고있지? 그럼 기다릴수 없어. 시키는 여기서 로어 자신을 죽이지 않으면, 후에 귀찮게돼.] [응, 응, 응.......!] 펄쩍펄쩍 난동치는 시엘을 필사적으로 말린다. [....뭐, 나도 좀더 시키가 피를 마셔줬으면 하지만, 시엘도 있으니 이 이상은 어려워. 그러니까 이걸로 타협해줄게. 말했잖아, 시키. 당신이 내 것이 되어준다면, 로어 같은건 금방 떼어준다고. 그게 말이야, 이미 반 이상은 실현되어 있으니까.] [무슨........토노군, 알퀘이드의 피를 마신거에요 ! ?] 꽈악, 하고 팔을 잡고, 시엘선배는 나를 노려본다. [아────아아. 그, 아까 알퀘이드에게 눌렸을 때, 억지로 마시게 해서.....무슨 문제, 있는거야 선배.] [그, 그런거 문제가 커요 ! 그럼 토노군, 알퀘이드에 영향하에 있게 되는거잖아요! 그녀의 피를 체내로 받아 들였다면, 토노군은 알퀘이드의 손발의 연장과 같아요......! ] [에────그거, 말하자면.] [네, 피를 빨려서 사도가 되는것과 다를게 없어요 !] 알퀘이드로 시선을 옮긴다. [헤헤─] .......저 녀석. 여유만만한 웃음을 띄우기는, 어쩐지───── [아, 알퀘이드........! 너, 힘으로라도 라는게! 뭐가 내가 싫어하는 일은 하지않아, 야! 보기좋게 내 피를 빨았던거잖아, 이 거짓말쟁이.....!] [에─, 아니야─. 나, 시키의 피는 빨지 않은걸. 단지 내 피를 준것 뿐이니까, 시키는 사도같은건 되지 않아.] [마찬가지에요........! 당신의 피를 체내에 지닌다, 라는 것은 당신의 의지는 거스를수 없다 라는것이 되잖아요......! 그것도 도를 지나치면 인간으로서의 유전정보가 진조의 유전정보에 의해 침식당해 부서져버리는. 당신의 피라면, 아주 조금 이라도 신간의 몸 같은건 부서져 버리잖아요 ! ?] [실례네, 그런 짓은 하지않아. 이미 시키의 몸은 로어에게 침식당해 흡혈종으로 되어있잖아. 이 경우, 내 피는 좋은 쪽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하는데......그리고 말이야, 시키는 내가 말하는걸 들어주지 않아. 단 한방울의 피로는, 나의 말을 거부하는 데에 많은 정신력을 필요로한다, 정도가 고작이잖아. 덧붙여서 나는 시키의 피를 빨지 않았으니까, 시키의 몸은 시키의 것이야. 알고 있잖아, 흡혈종은 대상의 피를 빼앗아 섞는 것으로 그 대상을 자신의 소유물로 한다고.] [그, 그래도 당신이 토노군에게 억지로 피를 마시게 한건 사실이에요.........! 그런짓을 해서, 당신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거에요......!] [그거야 정해져있잖아. 시키가 로어와 같이 죽어도, 로어에게 이길수 있도록 해준거야. 시키는 지금, 나의 영향하에 있는거야? 로어와 시키가 호각이라도, 내가 시키의 뒤를 봐준다면 시키가 살아 남는건 자명한 도리잖아.] [아───────────] 시엘선배는 멍하니 입을 벌렸다. [알겠어? 시키를 도와준다 뭐다 말했지만, 당신의 방법보다 내 방법이 더 우수해. 자, 자신의 입장을 안다면 빨리 시키에게서 떨어져.] [아─────아우, 우.] 뻐끔뻐끔, 하고 입을 여는 시엘선배. ......왠지, 한번에 형세가 역전되었다고 할까, 뭔가 얼이 빠졌다고 할까. [뭐, 실은 말이야, 나도 가만히 있으려했어.....하지만, 뭐 괜찮겠지 하고. 아까 시키의 말에서, 나도 희망이 있다는걸 알았고. 그렇네, 시키가 시엘보다 나를 좋아한다고 말해준다면, 이번에는 도와줘도 상관없어.] 빙긋 하고, 알퀘이드는 내가 아닌 시엘선배를 보며 웃었다. [아───────────] 부들부들 어깨는 떨고있는 시엘. ────그리고는. 잠깐, 기다려. [아─────아아, 안돼요 그런건.............! 당신의 힘 같은걸 빌리지 않아도, 토노군은 제가 어떻게든 살릴수 있어요! 이번 밤에는 그냥 넘어가줄 테니까, 빨리 돌아가 주세요.......!] [흐─응. 돌아가도 상관없지만, 그러면 시키는 사라져 버린다구. 당신은 시키가 로어에게 삼켜저도 시키의 몸이 있으면 그걸로 좋은거구나.] ───────어딘가, 몸이. [바, 바보같은 소리 하지말아주세요. 저도, 당신 이상으로 로어를 사라지게 하고싶어요. 이제 이 이상, 소중한 사람을 로어에게 빼앗기 다니, 참을수가 없어요.] [그래. 그럼 이야기는 간단하잖아. 시키는 내가 좋다는 약속을 하고, 로어는 완전히 소멸한다. 그걸로 서로의 목적은 달성된거라고 보는데.] ──────몸의 감각이, 희미해져, 간다. [그러니까, 그것과 이건 다른 문제에요 ! 대체 말이에요, 당신이 하는 말을 신용할리가 없잖아요. 토노군에게 자살해라, 라니, 그런 모험 같은걸 하게 할수가 없어요. 그렇다면, 이대로──────] ───────────────. [나를 죽이는 편이 좋아, 라는 얼굴이네. 하지만 당신은 물론, 지금의 시키로는 나를 죽일수없어. 안그래도 로어에게 침식당하고 있으니까, 이 이상 무리하면 시키의 정신이 먼저 붕괴되는데 눈에 선해.] ────────. [그건──────────────────] [시키가 우리들은 그만두게 하려고 무리만 하지않았으면 며칠은 버티겠지만, 지금의 시키로는 로어를 억제할수가 없어. 봐, 시키가 필사적으로 두통을 참고 있잖아. 이 대로는 오늘밤이 승부처가────어머?] ───. [잠깐 시키, 설마 정말로 이제 안되는거야 ! ?] [에──────또, 토노군 ! ?] 의식. 의식은, 아직 있어. 몸. 몸은, 아직 움직여. 그런데, 살아있다는 기분이 들지않아. 현실감이 사라져가. 와르르르 하고 토노 시키가 무너져 간다. [────토노군, 정신 차려요, 토노군.........! ] 시엘의 목소리. 그녀의 손은 분명히 나의 몸을 안고 있는데, 그 감각이 전해지지 않아. [시키, 들리고있다면 빨리 해. 생각할 시간도 망설이고있을 여유도 없어.] 알퀘이드의 목소리. 그녀의 손은 분명히 나의 손바닥을 잡고있다. 그곳에 있는것은, 흉기인 나이프였다. [아까 말했잖아. 마직막이 되면 자신의 손으로 로어를 죽인다고. 각오는 되어있으니까, 빨이 하지 않으면 안돼. 로어를 죽일수 있는건 시키 뿐이니까, 시키가 남아있을 때에 자살을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어.] [...............! 안돼요, 토노군 ! 그런짓을 한다면, 토노군이 죽을 뿐이잖아요..........! 좀더 마음을 강하게 먹고, 두통만 견디면 또 평상시의 토노군으로 돌아갈수 있어요.........!] ───────그랬, 었다. 처음부터 각오는 되어있었다. 두, 근, 하는 약동. 이미, 바로 옆까지 로어의 입이 와있다. 그 전에───자신의 몸을 직시했다. 가슴의 오래된 상처에, 그『점』이 존재한다. .......그러고 보니, 시키가 말했었지. 의사를 죽이는것은, 역시 의사라고. [그만────그만둬 주세요..............! 알퀘이드가 말하는게 사실인지도 알수 없는데, 어째서─────── !] ───응, 시엘의 위구(危懼)도 알아. 하지만, 알퀘이드가 말한건 진실이다. 그치만 녀석은, 한번도 나에게 거짓말은 하지 않았으니까. 가슴에 나이프를 댄다. 하나의 목숨에 2개의 의사기 있다고 한다면. 한번의 죽음으로 사멸하는 것은, 단순계산으로 한사람분 일것이다. .......뭐, 너무 단순하다고는 생각하지만, 믿자. 설령 알퀘이드의 말대로 되지않았다고 해도, 결국엔 이대로는 로어에게 먹혀버린다. 그렇다면───여기서, 내가 너를 인도(引導)로 이끌어주지. 전생놀이는 여기서 끝이다. 내가 보고있는것은, 내 자신의 죽음과, 로어라는 혼의 죽음임이 틀림없어. [────────────────] 숨을 삼키는 기척이 드는 순간에. 꽈악, 하고. 손톱을 세울 정도로 강하게, 누군가의 손이 나의 손을 잡았다. [───────────────] 무언가 작게 소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몸 안에서 뜨거운 피가 순환하여, 등을 감싸는 듯한 감각이 있었다. ................뭐지. 이런건, 뭐라 할것도 아니야. 나는 분명히, 이제 절대로, 무슨일이 있어도 살아 남는다. 그렇게 확신하고, 나이프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로어, 의사를 죽이는것이 의사의 힘이라고 한다면. 너는 혼자, 나는 셋이다. 그곳에, 진다는 도리가 있을리가 없어──────! 낯익은 길을 걸어서, 언제나의 뒷골목으로 들어가서, 이상한 장소로 나와버렸다. 학교에서 저택으로 돌아갈때의 길 도중에, 이런 장소가 있는줄은 몰랐다. 열린 광장. 주위에 벽같은건 없는데도, 인기척이 전혀 없었다. 마치 세상에 이 장소밖에 없는듯한 정숙함 속에, 누군가, 벤치에 않아서 책을 읽고있다. [────────────] 긴 금발에, 작은 둥근테 안경을 쓴 남자. 얼굴과 금발로 봐서는, 외국인임에 틀림이없다. 남자는 반듯한 얼굴을 하고 있으면서도, 어딘가 부드러운 분위기가 있었다. 외견은 냉혹한 이미지인데, 어딘가 붙임성있는 눈을 하고있다. .......그 때문이겠지. 명백하게 이상한 사람에게, 저기 하고 말을 걸었던건. 무슨 일이시죠, 하고 남자는 얼굴을 들었다. 뭘 하고 계세요, 하고 물었다. 보시는대로 독서를 하고 있습니다, 하고 남자는 웃었다. 재미있습니까, 하고 물었다. 남자는 굉장히 상냥한 웃음을 띄우면서, 재미있지는 않아요, 하고 단언했다. 남자는 일어선다. 벤체에는, 남자가 읽고있던 오래된 책이 남았다. 저기, 하고 말을 걸었다. 책을 잊으셨는데, 하고 말하니. 다 읽었으니까요, 하고 남자는 어깨를 움츠렸다. 펄럭펄럭, 하고 책의 페이지가 넘어간다. 바람은 불고있지 않았다. 어느덧 페이지는 떨어져서, 한장 한장, 허무하게 사라지듯이 멀어져간다. 그 휘날리는 종이사이로 숨듯이, 남자의 모습은 점점 희미해져간다. 어디로 가는건지, 물어보니, 원래부터 자신은 어디어도 없다, 하고 남자는 대답했다. 그건 책을 읽는 관측자에 지나지않아. 책이 없어지면, 관측자도 또한 존재하지않아. 이윽고 모든 페이지가 날아가고, 책이 없어졌다. 남자의 모습도, 당연히 없다. 그렇데 되면, 본래 자신의 것이아닌 이 장소의 기억도 없어지는게 도리인가. 영원히 전생의 기억을 이어가던 책은 사라져. 로어라고 불리던 흡혈귀는 맥빠지게 미련없이, 800년 만의 죽음을 맞이했다. 太陽 - an epilogue ───그럼, 그로부터 어떻게 되었냐고 말하자면. 무언가, 작은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부스럭, 끼, 이익. 도둑처럼 조용히 창을 여는 소리. 그 후에, 뚜벅뚜벅, 하는 당당한 발소리가 들린다. [시키─. 아침이야, 일어나─] 누군가가 몸을 흔든다. [............................] 하아, 하고 도통을 견디면서, 천천히 눈을 떴다. [좋은아침─! 오늘도 날씨가 좋아, 시키 ! ] [.............................알퀘이드, 너 말이야.] 잠에서 덜 깬 머리를 손으로 누르면서, 눈 앞에있는 불법침입자를 본다. 알퀘이드는 여기게 있는것이 당연한듯이 당당하게 있어서, 한순간이라도 위화감을 느끼지 못한 내가 한심하게 느껴졌다. [응? 뭐야, 할말이 있으면 분명하게 말하는 편이 좋아. 그렇지 않아도 최근의 시키는 언제나 괴로운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으니까.] [....저기 말이야, 누구 때문이라고 생각하는거야. 네가 아침부터 머리가 아픈짓을 하니까, 하지않아도 될 고생을 하고있잖아. 대체 말이야, 이런걸 선배가 알게되면, 너 앞에서 내가 죽을지도 모른다고, 정말.] 이랄까, 지금 이 순간에 히스이가 방에 들어오면, 선배에게 죽지 전에 아키하에게 죽을지도 몰른다. [아하하, 그렇게되면 드디어 시엘과는 결별이네. 하지만 괜찮아, 그 때는 내가 책임지고 시키를 데려갈테니까.] 뭐가 유쾌한지, 즐겁게 웃는 알퀘이드. 당연히, 나에게있어 웃을 이야기는 아니다. [..........너. 그거, 반 이상 진심이지.] [당연하잖아. 나, 그리 농담은 하지않아.] [───그건 그렇다. 존재자체가 농담같은 녀석이니까 말이야, 너는.] [웃. 그거, 굉장한 차별이야. 시키는 다른 사람에게는 상냥한면서, 어째서 나에게는 그런말을 하는거야?] 스윽, 하고 알퀘이드는 이쪽의 눈을 엿본다. [아────────] ....조금, 곤란하다. 알퀘이드는 여전히 사양없이, 이쪽의 남자의 마음 이라는것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않다. [다, 당연하잖아. 몇 번을 말해도 사람의 방에 숨어들어오는 녀석에게는, 신경을 쓸 필요가없어. 자자, 됐으니까 나가줘. 지금부터 옷을 갈아입을 거니까.] 바로 눈 앞에있는 알퀘이드로부터 시선을 돌리고, 도망치듯이 침대의 반대쪽으로 발을 돌린다. ────그러자. 똑똑, 하고 공손한 노크소리가 났다. [시키님, 일어나셨습니까?] 히스이의 목소리. 시계는───7시 10분 전이었다. [이런...............! 알퀘이드, 빨리, 빨리 창문으로 나가줘........! ] 허둥지둥 창까지 달려가서, 알퀘이드를 부른다. 하지만. 알퀘이드는 아무리봐도 뭔가 말하려는 태도로, 방 안에 가만히 서있다. [아, 알퀘이드........! 부탁이니까 나가줘........! ] [.................................] 알퀘이드는 듣지 않는다. [시키님? 일어나계신겁니까?] [우와, 잠깐 ! 지금 옷 갈아입으니까, 잠깐 기다려......! ] [옷을 갈아입으, 십니까? 학생복이라면 지금 들고왔는데.] [아, 아니, 그게 아니라───아무튼 기다려 ! 금방 끝낼테니까, 잠시만 기다려줘 ! ] .......아. 금방 끝낸다, 라는 발언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알퀘이드는 더욱더 기분이 안좋아진것 같다. [이......이, 뭐가 불만인거야 알퀘이드............! 멋대로 와서 멋대로 기분이 나빠지면 나보고 어쩌라는거야. 할말이 있으면 너야말로 분명하게 말하라구.] 작은소리로 알퀘이드에게 노령한다. ───그러자. [......그치만, 최근에 시키 놀아주지 않는걸. 그러니까, 조금 곤란하게 할까하고.] 소근소근 하고, 알퀘이드는 그렇게 말했다. [....저기 말이야. 학생에게는 기말시험이라는 것이 있어서, 끝날때 까지는 바쁘다고 말했잖아. 끝나면 하루동안 같이 있어줄테니까, 어쨋든 지금은 밖으로 나가주지 않을래.] [정말? 시엘보다 먼저 해줄거야?] [우.....되, 될수있으면 선처할게.] [얏호, 약속이야 ! 그런 밖에서 기다릴게......! ] 탕, 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알퀘이드는 창에서 밖으로 나갔다. [실례하겠습니다.] 바로 다음으로 히스이가 들어온다. [시키님.....? 이야기소리가 들렸는데, 무슨일이 있었습니까?] [에────아니, 잠시 혼잣말을 한것 뿐인데........] 제목붙여서, 나의 시집.........조금 썰렁한가. [..............................................] 말없이 바라본다. 역시 매일같이 알퀘이드가 오니까, 히스이는 뭔가 눈치채고 있는거겠지. [앗차, 벌써 시간이 이렇게. 금방 갈아입고 거실에 갈테니까, 히스이는 먼저 가있어.] [.............알겠습니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시키님.] 히스이는 인사를 하고 방을 나갔다. [........하아.] 이래서는 들키는것도 시간문제인가. 어떻해서든 알퀘이드 녀석에게, 적어도 아침만이라도 방에오는건 그만두라고 말해놓지 않으면 안되겠는데───── [안녕하세요, 오라버니.] 거실에 들어서자 마자, 어딘가 가시가 돋힌 목소리로 아키하가 인사를 해온다. [안녕 아키하......근데, 오늘 아침은 상당히 늦네. 이제 나가지 않으면 시간에 늦는거 아니었나.] 아키하가 다니고있는 아가씨 학교는, 이웃 현에있다. 30분 빨리 저택을 나와서, 차로 등교하지 않으면 학교에 늦는다. [오라버니, 어젯밤의 제 이야기를 잊으신거에요? 저 어제부로 겨울방학이에요. 저희 학교는 사립이니까, 오라버니의 학교와는 예정이 조금 달라요.] [──────아.] 듣고보니, 아키하는 사복이다. 그렇게 되면, 바쁜건 나 뿐이라는 것인가. [이해하셨다면, 어서 식당으로 가주세요. 오라버니의 식사는 이미 준비되어 있을거에요.] [오케이. 그럼, 재빨리 처리해볼까.] 이미 학교는 방학인 아키하를 등지고, 식당으로 발을 옮긴다. 식사를 끝내고, 거실로 돌아왔다. 그러자. 왜인지, 아키하가 기분이 안 좋은듯, 노려본다. [아키하......? 무슨일 있었어?] [아니요, 특별히 아무것도. 단지 오라버니가 식사를 하고있을 때에 손님이 온것 뿐이에요.] [손님.....? 이렇게 아침일찍이?] [네. 그것도 오라버니를 마중나왔다는, 학교의 상급생이에요.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빨리 가는편이 좋지 않은가요.] 지릿, 하고 노려보는 아키하. ,......아무래도 아키하의 기분이 안좋은건 기분탓이 아닌것 같다. 아니, 그것보다 마중나온 상급생이라니, 역시 선배겠지......... [─────무슨일이지, 시엘선배. 갑자기 마중을 오다니.] 뭐, 만나면 이유를 알게되겠지. [그럼 다녀올게. 오늘부터 시험이니까, 점심 때 쯤에는 돌아올거야.] [그거 기대되는군요. 돌아오시면 시엘선배라는 분의 이야기를 들을테니까.] 왠지 무서운 웃음을 지어 보이면서, 아키하는 나를 배웅하였다. [아, 안녕하세요 토노군.]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던건, 예상대로 시엘선배였다. [네, 안녕하세요......근데, 선배. 어째서 오늘 마중을 온거야.] 소박한 의문을 말해본다. .......랄까, 아까부터 뒤에서 눈을 빛내고있는 히스이에 대해서, 조그만한 변명이라 할까, 그런 의미를 담아서. [아니요, 특별한 의미는 없어요. 말하자면 왠지 안좋은 예감이 들었다, 라고 할까요.] [......그런가. 걱정해주는건 기쁘지만, 조금 곤란한걸지도 모르겠네.] 그, 아키하에게 어떻게 소개해야하나, 하고 생각에 빠진다. 어째서인지는 몰라도, 아키하와 시엘선배의 상성은 파멸적으로 나쁘지않을까, 하는 예감이 든다. ......아니, 뭐랄까 확신에 가깝다. [뭐, 어쨋든 가볼까. 그다지 시간에 여유가 있는것도 아니니.] 네, 하고 끄덕이고 시엘선배는 나와 함께 걸어나갔다. [그럼 다녀오십시오, 시키님.] 히스이의 배웅을 받으며 문을 뒤로했다. [놀랐어요. 토노군, 저렇게 귀여운 메이드씨가 매일 배웅을 해주는거군요.] [그런데, 별로 다른 의미는 없어. 배웅같은건 됐어 라고 말해도, 히스이는 예의로 배웅을 해주는것 뿐이니까.] [흐─응, 히스이씨는 일을 열심히 하는군요. 하지만 메이스씨가 있다니, 토노군의 집은 역시 부자인거군요─] [.....................................] 시엘은 몹시 트집을 잡는다. 설마, 내가 아침을 먹을 때, 히스이와 이야기라도 한것일까? [선배. 하나 묻겠는데, 히스이와 무슨 이야기 했어?] [네. 히스이씨로 부터 토노군의 이야기를 들었어요. 동생에게 무척 무르다는 점 이라던가, 아침에는 멍하니 있어서 귀엽다던가, 여러가지.] [.......뭐야 그게. 별로 나는 아키하에게 무르지 않다구.] [아, 히스이씨가 말한대로다. 토노군, 동생에게 무르지않아 라고 대답할거라고 말했어요.] [우.....코하쿠씨 뿐이 아니라 히스이까지 그렇게 생각한건가.] ......이런이런. 나는 결코 아키하의 응석을 받으려는 건 아니었지만, 두 사람에게는 그렇게 보였던 것인가. [뭐, 괜찮겠지. 이것도 무슨 인연이니, 학교가 끝나면 우리집에 오지않을래? 동생도 방학이니, 선배를 소개시켜줄게.] [────네. 저도 토노군의 동생을 만나고 싶어요.] 부드러운 미소를 띄우는 시엘. 하지만. 그 미소는, 한순간에 적의로 가득차버렸다. [........시엘선배........?] [──────────] 시엘은 날카로운 시선을 한채, 주위의 기척을 살피고있다. 그곳에───────. [기다렸어, 시키 ! ] 뒤에서, 알퀘이드가 태클을 해왔다. [아, 쓰러졌다. 한심해, 아침부터 방심하고 있으니까 그렇게 되는거야.] [..........................................................] 오해하고있어. 그건, 상당히 오해하고있어. 방심하던지 경계하던지, 뒤에서 오토바이같은 기세로 돌진하면 누구라도 살아있을수 없어. [.......................................] 일어서서, 팡팡, 하고 교복에 묻은 모래를 털었다. ───────그럼. [뭘하고 있는거야 너──────] [뭘하고 있는겁니까 당신은────── ! ! ] 튕겨나간 나 이상으로 화내고 있는건지, 바로 옆에서 당치도 않게 화를내는 시엘선배. [어머. 뭐야, 시엘도 있었구나.] [당연해요. 당신이야말로, 시치미 그만떼세요. 아까부터 뒤를 쫒아왔으면서, 제가 눈치채지 못할리가 없잖아요.] [실례네, 나는 정말로 눈치채지 못했다구. 그치만 시엘이 있든말든 나와 시키에게는 전혀 관계 없잖아?] ......결국 그건, 시엘선배를 완전히 무시했다, 라는 것이군요. [......당신도 끈질긴 사람이군요. 토노군은 이제부터 학교에 갈거니까, 방해하지 말아주세요. 대체, 당신이 이 나라에 남아있을 이유는 이제 없잖아요? 로어는 없어졌지, 여기에는 다른 사도는 없어요. 방치되어있는 사도는 아직 10명이상 있는것 같은니 빨리 다른 사도라도 퇴치하러 가는게 어때요.] [에에, 말하지 않아도 그렇게할 예정이야. 하지만 그 때는 시키도 함께 데려갈거니까, 먼저 시키를 낚지 않으면 안되잖아.] [나, 낚다니, 토노군은 이제 위험한 일은 일절 하지않아요 ! 당신이 마음대로 끌어들이지 말아주세요. 가요 토노군. 이런 흡혈귀를 상대하다간, 이쪽까지 이상하게 되어버려요.] 꽈악, 하고 손을 잡고는, 시엘은 언덕을 내려간다. [흐응. 나를 뭐라 말해도 상관없지만, 시키의 문제는 당신이 결정할일이 아니잖아.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든, 시키 본인은 나를 싫어하지 않는걸. 시키가 나에게 협력해준다고 말하면, 당신이야말로 방해꾼 이니까.] [─────────────] 우뚝, 하고 시엘의 말이 멈춘다. [......토노군. 설마, 그녀에게 협력할 건가요.] ........우. 그런, 감정이 없는 눈으로 쳐다보면, 곤란해. [아니, 그런 약속은 하지, 않았지만.] [그럼 거절하세요. 랄까, 이제 자신에게 관연하지 말도록 하고 알퀘이드에게 결별을 말해야할 때에요.] [.....저기 말이야, 선배. 정말로 그런일을 해도 좋다고 생각하는거야.] 소근소근 하고 시엘에게 속삭인다. [좋다니, 당연히 좋은거지요. 토노군이 확실하게 하면, 그녀도 깨끗하게──────] [.....깨끗하게, 돌아가줄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잊은것 같은데, 내가 살아난것도 알퀘이드 덕분이잖아........그러니까, 뭐랄까, 그.........그다지 알퀘이드를 무애(無碍)하게 할수없다 라고할까.] [그건────그렇, 지만.] 시엘은 싫은듯 시선을 돌린다. [하, 하지만 역시 안돼요 ! 토노군은, 그........저, 저와 연인사이니까, 다른 여자에게 빠지지 말아주세요.........! ] 귀까지 빨갛게 되어서, 시엘은 말한다. [────────────] 그렇게 확실히 말해버리면, 이쪽도 기쁘면서 부끄러워서 얼굴이 붉어진다. [흐─응. 독점욕 강하구나, 시엘은.] 라고, 천연덕스러운 인물이 하나. [안, 안돼나요. 제 기분으로 토노군을 속박하면 안된다고, 그런건 정해져있지 않잖아요.] [그렇구나. 나는 별로, 시키가 누구를 좋아해도 상관없는데. 시키가 나를 좋아해준다면, 다음은 나의 문제인걸. 시키가 다른 누구를 좋아해도 상관없어.] [무슨────────] 알퀘이드의 한 마디에, 부글부글 머리가 끓고있다. [뭐, 원래 나도 시엘에게 뭐라 할수는 없겠네. 나를 좋아해주면 돼, 라는건, 결국 언젠가는 자신의 것으로 한다 라는 대전제가 있어야 하는거니까. 그 점에서 말하면 시키는 희망이 있는거고, 나도 시엘과 마찬가지 일지도 모르겠네. 아하하, 언젠가 사랑 만으론 진짜 모자라게 되겠네.] [욱.................................! ] 듣고는, 나도모르게 기침이 나왔다. 아, 알퀘이드 녀석, 웃는 얼굴로 그런 말을────] [그, 그런건 절대애애애로 안돼요 ! 애초에 말이에요, 저와 토노군은, 이미, 그......사랑을 나누었으니까, 당신이 들어올 자리는 없어요.....!] [사랑을 나누다니, 육체관계 ? ........흐─응. 그렇구나, 시키는 그런걸 좋아하는구나.] 희죽, 하고 의미심장한 웃음을 띄우면서 나에게 시선을 돌리는 알퀘이드,. [───────────] 등뒤로 오한이. 뭔가 안좋은 예감이 드는데, 하는 순간, 알퀘이드는 재빨리 나의 팔을 붙잡고, 그대로──── 좋다안좋다 할 사이도 없이, 입술을 겹쳐왔다. [응, 응응, 응───────── ! ] 버둥버둥 하고 저항한다. 시엘은 멍하니, 이 광경을 바라보고 있다. [응, 응────응, ────────] 두근, 하는 고동. .......그 때, 피를 마시게 하려고 했을 때의 입맞춤과는, 전혀 달라. 이건 정말로, 구애행위를 위한 입맞춤이었다. [......응.........................] 강인한 알퀘이드의 혀에, 정신을 차리니 내가 응하고 있었다. 두근, 두근. 겹쳐지는 호흡과 고동이, 이제 어떻게 되어도 좋아하고 하게되어버린다. .....믿을, 수가없어. 시엘이 눈 앞에 있는데도,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거지───── 알퀘이드가 떨어진다. [응─────푸하...........! ] 멈춰있던 호흡을 재개하고, 크게 숨을 쉬면서, 나는───최저의 일에, 굉장히, 두근두근 거렸다. [봐, 간단하잖아. 시엘도 말이야, 그런 누구에게라도 할수 있는 일로 보험을 걸어두다니 무르네. 한 번정도의 구애행위로 나와 승부를 하려하다니, 어떻게 된거 아니야?] 후훗, 아니 희죽 거리며 즐겁게 웃는 알퀘이드와, 부들부들 몸을 떨고있는 시엘선배. .......그, 둔감한 나라도 알수있다. 다음 순간에라도 시엘선배가 이사람 저사람 가릴것 없이 폭발하겠구나, 하는 것이. [봐 시키, 꾸물대다간 위험하다구.] 꽉, 하고 알퀘이드에게 팔을 잡혔다. 알퀘이드는 그대로, 나를 끌듯이 언덕을 내려간다. [기───기다려요, 이 어퍼 흡혈귀이이이이이! ] 두두두두두두두두두, 하고 뒤를 돌아보는게 무서울 정도로 발소리를 내면서, 시엘선배가 쫒아온다. [아하하, 시엘이 진짜로 화내고있어, 시키 ! ] 사람의 팔을 잡은채, 끝까지 명랑하게 알퀘이드는 달려간다. .......뭐, 지금 시엘에게 잡히면 어떻게 될지 모르고, 그녀가 냉정하게 될때까지 도망치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지만........ [─────────────하아.] 알퀘이드에게 팔을 잡힌채, 등 뒤에 시엘선배의 굉장히 화내는걸 보면서, 괜히 한숨이 나왔다. 분명히 토노 시키의 이 후의 생활은, 틀림없이 이런 전개로 나갈게 뻔하다. 하지만 뭐, 그것도 각오를 한것인지. 시엘선배가 소중하다, 라면서 알퀘이드에게 반해버린 때 부터, 이렇게 될건 어떻게든 알게된것이고. [토, 토노군 ! 왜 알퀘이드와 함께 도망치는거에요, 당신은──── ! ] 선배는 팔을 붕붕 돌리면서 쫒아온다. ....따라 잡히는건 시간문제다. ─────그럼. 그 전에 범용성이 있으면서, 시엘을 진정시킬 변명을 생각해 두지않으면 안돼. 뭐라해도 이 후에.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이런 상황에 부딪치게 될거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