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 쓰기-번역란 (go ANC)』 687번 제 목:[번역] 부기팝·오버드라이브 왜곡왕 (1) 올린이:미유키쨩(진용철 ) 01/08/25 00:51 읽음:753 관련자료 없음 ----------------------------------------------------------------------------- 이 글은 카도노 코우헤이(上遠野浩平) 씨의 소설 [부기팝 오버드 라이브: 왜곡왕(ブギ-ポップ·オ-バ-ドライブ 歪曲王)]을 번역한 것입니다. 빈곤한 일어실력으로, 공부삼아 번역해본 것이라 그리 좋은 번역은 못됩니다만, 깊은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왜곡왕 편은 부기팝 시리즈의 4번째 작품으로, 스토리상으로 이 전 시리즈와 조금씩 연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왜곡왕]을 읽기전에 시리즈 전작인 [부기팝은 웃지않는다], [Vs 이미지네이 터], [판도라]를 먼저 읽어보실 것을 권합니다. 무단전재는 사양합니다. 사전양해없이 다른 곳으로 퍼가는 것은 자제해주시길... --- Boogiepop·Overdrive --- 歪曲王 (1) Written by 上遠野浩平 (Kadono Kouhei) Illustrated by 緖方剛志 (Ogata Kouji) Translated by B'st (miyukichan@innocent.com) 초회번역 2001.02.10 최종수정 2001.08.30 희망도, 절망도, 환희도, 비탄도, 애정도, 증오도, 황홀도, 혐오도, 천국도, 지옥도, 과거도, 미래도, 어제도내일도미래도, 꿈도, 악몽도, 그리고 세계도, 모두- 사람이 만든 것이다. 사람이 만든 것이면서, 사람에게 부서지지 않는 것 따윈 없다. - 키리마 세이이치 <천국에 이르는 병> 이 날은 영원히 계속되겠지. 당신이 그렇게 바라기만 한다면. - 무디 블루스 <지나쳐버린 미래의 나날> --- am 8:24 2월 14일의 일요일. 그 날은 좋은 날씨가 될 듯 하여, 아침 하늘은 맑게 개인 공간 이 어디까지고 이어져있다. 「---엄마, 오줌.」 줄에 서 있던 하시자카 마코토(橋坂 眞)는, 어머니의 스커트 자 락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에? 뭐라고? 조금만 더 참을 수 없어?」 어머니인 시즈카(靜香)는 아들 쪽을 향해 엄한 어조로 말했다. 하지만 그는 고개를 저으며, 「새나올 것 같아.」 하고 입을 뾰족히 한다. 시즈카가 꾸짖으려고 할 때 마코토는, 「혼자서 갔다올 수 있으니까. 괜찮아. 곧 돌아올테니까.」 하고 선수치며 말했다. 「...어쩔 수 없네. 장소는 알고있는 거지?」 「오는 도중에 있었어. 괜찮아.」 마코토는 끄떡여보이고, 사람들이 늘어선 줄로부터 떨어져 달려 나간다. 「빨리 하고 오는거야.」 라고 하는 시즈카의 목소리에는, 일부러 듣지못한 척 한다. 그런 그의 등 뒤에는, 오늘 10시에 개장하는 거대고층건축물(문 템플)이 솟아올라있다. 당대에 억만의 부를 쌓아, 다양한 분야에 다대한 공헌과 진보를 남긴 전설적 인물, 고 테라츠키 키요이치로(寺月恭一郞)가 최후 에 남긴 바빌론의 탑---하지만 테라츠키가 죽은 지금, 수없이 남 겨놓은 부채의 와중에 그 관리비용 따위를 부담해가며 이 건물을 존속시키는 따위의 일을 할 자는 아무도 없다. 대략 1개월 간의, 입장료를 받는 이벤트로 역할을 마치고, 해체시키는 운명이 결정 되어있다. 「......」 마코토는 공중변소의 창으로부터, 그 창이 하나도 없는 이형의 구조물을 바라보았다. 「...이상해.」 8세의 그가 솔직히 느끼는, 정직한 감상이었다. 여기에 그를 데려온 것은 어머니인 시즈카로, 그가 오고 싶어했 던 것은 아니다. 보통은 집밖에도 거의 나가려고는 하지않는 어 머니가, 이번 이벤트 첫날에, 그것도 개장전의 행렬에 서는 "외 출"에는, 이 아이도 어슴푸레하게 엄마의 한이 서린 듯한 감정을 느껴서 괴롭다. 그래서 화장실을 구실로 도망쳐나온 것이다. 마코토는 화장실로부터 나왔지만,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 만 시즈카는 곧 돌아가지 않으면 화내겠지. 「아-아, 오고싶지 않았는데에.」 그는 건물을 올려다보며, 혼자서 투덜대었다. 거대괴수라도 나타나, 저 빌딩 부숴버리면 좋겠다, 라든가 그런 생각을 했다. 그러자 바로 곁에 서있던 남자가, 쿡쿡 웃었다. 「어이어이, 억지로 끌려온거냐?」 그렇게 말을 걸어온 그 남자를 보고, 마코토는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젊은 남자 같았지만, 왠지 TV에서 보는 드라마의 "높은 사람"처 럼 나이를 먹은 것 같이도 보였다. 아이인 그에게 있어서는 중학 생이라도 대단한 어른으로 보이겠지만, 그것을 뛰어넘어서, 굉장 한 성숙과 여유를 느꼈다. 남자와 눈을 마주치자, 바로 곁에 모여있는 사람들로부터 들려 오는 떠들썩한 소리가, 왜인지 상당히 멀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들 었다. 마코토와 남자가 서있는 겨우 수 미터 사방의 공간만이, 쓰윽 베어내져 다른 차원에 존재하고 있는 것 같은, 그런 격리된 느낌이었다. 8세인 마코토가 실감했던 것 중에서 예를 들자면, 숨바꼭질에서 훌륭한 숨을 장소를 발견해서, 너무나 잘 되어서 몇십분이나 발견되지 않은 채 움직이지 않고 있을 때 같은, 그런 감각이---. 「아저씨, 누구?」 나이를 확실히 알 수 없어서, 마코토는 일단 아이다운 난폭함으 로 그렇게 불러보았다. 「'아저씨'는 아니겠지? 나는 아직 젊어.」 「하지만, 나보다 나이가 들었을테니까.」 마코토가 그렇게 말하자, 남자는 웃었다. 뭐랄까 그 웃는 모습 이, 더욱 더 "높은 사람" 같구나 하고 마코토는 생각했다. 「뭐어, 그렇게 보이겠구나...하지만 실제로는, 나는 막 태어났 을 뿐이야.」 「바보같아. 그럴리 없-잖아.」 마코토가 키득키득 웃자, 남자도 다시 웃었다. 「후후...하지만 세계에 "확실히 바른 것" 따윈 없어, 도련님. 모든 것은 일그러져서, 어디서인지 비틀어져 있는거야...」 그녀석은 기묘한 말을 했다. 마코토는 점점 한심해져왔다. 이녀석은 흔히 있는, 아이에게 접 근해오는 어른의 한사람이라고 마코토는 결론짓고, 재빨리 등을 돌려 어머니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하지만, 뭔가 이상한걸?) 뒤돌아보았지만, 그 때에는 이미 남자는 없어져버렸다. 그리고 하늘에는, 구름이 조금씩 늘어나서, 그정도로 완벽해 보 였던 맑은 하늘에 '그늘'을 만들기 시작했다. 「......?」 마코토는 고개를 외로 꼬았다.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남자 의 눈동자였다. 빛을 전혀 반사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거기에 아무것 도 비추지 않는 듯한, 그런 느낌이 들었던 것이었다. 하시자카 마코토, 그야말로 왜곡왕(歪曲王)과 최초로 만난 인간 이었다. --- am 8:45 (---우에엣. 벌써 이렇게 줄서있는거야?) 나는, 문 템플을 두바퀴 반이나 돌고있는 사람의 무리에 기겁했 다. 다소 늦잠을 자긴 했으나, 하지만 그래도 아직 9시 전이다. 개장은 10시인지라, 세상에는 어지간히 한가한 사람이 많아 보인 다. 아베크도 많다. 오늘은 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니까, 어딘 가 눈에 띄지않는 뒷편에서 얌전히 쵸콜릿을 주고받기라도 하면 좋을 것을---하고 나는 화가 났다. 이 나, 하바라 켄타로(羽原建 太郞)에게도 좋아하는 여자는 있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녀, 키리마 나기(霧間なぎ)는 쵸콜릿을 주고받는 따위에는 흥미도 관 심도 없으리라. 그 이전에 나를 이성으로서 의식조차 하지않을테 고. 제길. 「체엣, 할 수 없구만---.」 하고 내가 투덜대면서, 그래도 줄에 서려고 할 즈음, 「---어라, 하바라 씨가 아닙니까? 하바라 켄타로 씨죠?」 하고 안쪽 줄의, 앞쪽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났다. 응? 하고 얼굴을 마주보자, 거기에는 어릴때 친구로 한 살 아래 인 다나카 시로(田中志郞)라는 녀석이 손을 흔들고 있다. 「여어, 시로!」 나는 찬스라고 생각해 곧바로 시로가 있는 곳에 가서, 줄에 끼 어들었다. 뒤의 녀석이 얼굴을 찌푸렸지만, 무시해버렸다. 「오랫만이네에! 중학교 이래로군.」 「예에, 그렇네요. 하바라 씨, 학교 쪽은 어때요? 엘리트 학교니 까 스트레스가 쌓인다든가 하지는 않습니까?」 「뭐어---그럭저럭이지. 트러블도 좀 있었지만. 어떻게든 잘 끝 났고하니.」 시로는, 이를테면 미소년이라고 할까, 그런 인상을 가지고있다. 하지만 어쩐지 오랫만에 만난 녀석은 어딘가 그림자가 있는 듯한 표정이 되어있었다. 「혼자서 온 건가? 데이트라든가는 아니고?」 내가 묻자, 시로는 쓸쓸한 듯이 웃고, 「아니, 데이트입니다.」 하고 말했다. 하지만 데리고 온 듯한 사람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내가 궁금한 듯한 얼굴을 하고있자, 시로는 미소짓고, 「같이 왔어야 했을 그녀는, 더이상 올 수 없게 됐습니다. 그래 서, 혼자서 왔어요.」 하고 조용히 말했다. 그 표정은 일견 아무렇지도 않은 듯 하지만, 표정 깊이 슬픔이 보였다. 나는 퍼뜩 정신이 들었다. 「...죽은건가?」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시로는 중얼거리며, 우뚝 솟은 문 템플을 검지손가락으로 가리 켰다. 「이걸 짓고 있을 때, 둘이서 앞을 지나갔었어요. 그랬더니 그녀 가 "언젠가 여기에 오고싶어"하고 말해서. 무심히 말했던 거겠지 만---어젯밤에, 갑자기 그런 걸 생각해내서. 그래서 왔습니다. 그러니까 데이트 할 생각으로...」 「그, 그런가.」 나는 왜인지 곤란해졌다. 아무래도 끼어들거나 할 수 있는 분위 기가 아니다. 「그, 그럼 나는 이만...」 하지만 이야기하려던 순간, 시로가 말했다. 「하바라 씨, 혹시 괜찮다면 같이 가주시지 않겠습니까.」 「괘, 괜찮은거야?」 「그녀는 떠들썩한 것을 좋아했었고. 저만으로는 아무래도...로 군요. 하바라 씨, 이런 하이테크 관계의 것에 자세하죠? 가르쳐 주지 않겠습니까.」 시로는 미소지으면서 말했다. 「으, 으응. 뭐 상관없지만 말야.」 예의상이라는 느낌은 아니었다. 시로는 솔직하다고 할까, 본심 을 숨기는 녀석은 아니니까, 진심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으-음, 그렇군. 가르쳐준다고 해도 말야---.」 「얼마전에 죽은 테라츠키라는 사람이 지은거죠? '이것'은.」 다시, 손가락으로 배후의 탑을 가리킨다. 「아아. 뭐, 테라츠키 키요이치로의 망상이라는 것이, '이녀석' 에게 가장 적절한 설명일지도 모르지.」 테라츠키 키요이치로. 그 이름은 위대하다든가 천재라든가 하는 차원을 훌쩍 뛰어넘 어, "괴물"과 동의어가 되어버렸다. 24세에 설립한 악세서리 회사가 대성공해서, 그것을 원천으로 전혀 관계가 없어보이는, 세계 어디라도 배송가능한 대규모의 유 통회사를 설립, 이것 역시 성공했다. 그리고 그 뒤는 이미, 뭐든 지 하고싶은 대로였다. 그의 회사 문 커뮤니케이션 엔터프라이제 스, 통칭 MCE가 손을 대지않았던 업종은 없다고 말해도 좋다. 소 문으로는 MCE는 어딘가의 외국에서는 병기를 만들고 있다고까지 이야기되고 있다. 정보수집과 그것을 활용하는 것이 이상할 정도 로 능숙하고, 어디에 무엇을 움직이면 좋은가를 너무나도 잘 알 고 있었다, 하는 이야기다. 운송회사라고 하는 모체도, 생각해보 면 "뒤에 스스로가 쓰기위해"였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더욱이, 그것은 우수한 인재를 모았으니까, 하는 이유와는 전혀 틀린 것이다. 테라츠키 키요이치로는 브레인이라든가 심복이라든 가, 그런 것을 일절 만들지 않는 남자였다. 어처구니없게도 MCE 본사는 주식회사조차도 아닌 것이다. 개인회사로, 임원이 존재하 지 않는 것이다. 모든 부문이 그 한 사람의 관리만으로 움직이고 있던 것이다. 그렇기에 반년전, 이 남자가 56세의 젊은 나이로 급사한 후에는 더이상 어찌해볼 수 없게 되었다. 여하튼 후계자는 물론이고, 도 대체 회사가 어느 정도의 규모인 것인가 정확히 알고있는 자조차 아무도 없었으니까. 테라츠키에게는 가족은 물론, 친척도 전혀 없었다. 계열회사는 인계가 가능할만한 곳은 그때까지의 중간관리자들에 의해 인수되고, 그것도 불가능할 듯한 곳은 해체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중에는, 이곳---바빌론의 탑으로도 불리우는 일대 정 보관리 시스템 타워 "문 템플"도 들어가 있었던 것이었다. 여하튼 건물로서는 아주 이상한 곳이다. 높이 157미터나 되면서 도, 그곳에는 "계단"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제대로 운영하려고 한다면 관리비가 매월 몇십억이나 들게 될 듯 하고, 더욱이 토지는 테라츠키 개인의 소유이므로 인수하게 된다면 막 대한 상속세를 물게된다. 누구도 그런 것을 인수할 리는 없었다. 「---하지만, 모처럼 지은 것이기도 하고 해서, 테라츠키 키요이 치로가 남긴 분쟁을 해소하기 위한 자금을 보충하려고, 1개월만 해체를 연기해서, 입장료를 받는 관람물로서 개방하게 되었다는 것 같아. 현(縣)지사라든가 세무서라든가, 이래저래 얽혀있는 듯 해.」 「헤에...」 나의 설명에, 시로는 거의 어리둥절해져있다. 「그럼 결국, 만든 것은 좋지만 뭐에 쓰면 좋은건가 알 수 없는 것을 짓고 있었다, 는 겁니까.」 「테라츠키 쿄우이치로에게는 생각이 있었던 듯 하지만 말야--- 세계의 정보를 이어서 일대 네트워크의 거점으로 한다던가 어떻 게든. 뉴욕의 외환시장에 필적할만한. 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앞 으로의 시대는 정보는 집중하기보다 확산시키고, 더욱이 어디에 서든지 억세스 가능이라는 스타일이 될 테니까 말이지. 테라츠키 키요이치로라도 그런 정도는 알고 있었을테니까, 역시 뭘 생각하 고 있던건가 잘 알 수 없군.」 「몽상, 입니까...납득이 가는게 묘하군요.」 시로는 감동한 듯이 고개를 끄떡인다. 줄의 앞쪽에서 묘한 떠들석한 소리가 들려오는군, 하고 생각하 고 있자, 그 MCE의 시작이 되었던 악세서리 회사의 마스코트인 메뚜기군(バッタくん)이라는 캐릭터의 인형이 풍선을 나눠주며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곤충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다. 하지 만 메뚜기 그 자체와는 그리 닮지 않았다. 「저런 것부터 출발해서 "괴물"이라는 건가...」 나는 메뚜기군의 유머러스한 둥글고 큰 눈을 바라보며 깊이 탄 식했다. 인형은 혹사당한 물건인듯, 흐릿해져버린 눈동자에 윤기 나 반짝임은 없다. 전체의 안정이 좋지않은 듯, 큰 머리가 좌우 로 건들건들 하고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군요. 어떤 것이라도, 최초에는 우스워보이는 위태위태한 부분부터 시작하는게 아닐까요.」 시로가 깨달은 듯한 말을 했다. 아까까지는 굉장히 맑았던 하늘이 왠지 갑자기 어두워져왔다. 구름의 움직임이 수상하다. 「비가 올까나...」 나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무심히 중얼거렸다. --- am 9:02 「...대단한 줄.」 나는 오늘부터 오픈인 듯한 문 템플의 이벤트 곁을 지나가며 중 얼거린다. 나, 타케다 케이지(竹田啓司) 자신은 이 이벤트에 볼일은 없어 서, 그대로 곁을 지나쳐간다. 내가 가는 곳은 데이트의 약속장소 다. 최근, 나와 상대의 그녀, 미야시타 토오카(宮下藤花)도 서로 바 빠서 좀처럼 만나는 것이 불가능했지만, 오늘은 뭐랄까...부끄러 운 이야기지만 교제의 계기가 되었던 발렌타인으로부터 만 일년, 인 까닭에 반쯤은 무리하게 시간을 만든 것이다. 같은 학교에 다니고는 있지만, 나와 토오카는 이미 두주 정도 얼굴을 마주치지 못했다. 그녀는 내년 수험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려고 하 는 시기. 나로 말하자면, 고교는 단위도 전부 무사취득하고, 남은 것은 졸업하는 것 뿐으로 실제로는 이미, 집에도 돌아가지 않고 취직 한 디자인 사무소에서 쉴 새 없는 매일이다. 그러한 이유로 엇갈리고 있어서, 오늘 정도는, 하고 그녀로부터 전화가 걸려온 것이다. 「괜찮겠지요? 선배도 바쁘겠지만서도.」 「으-응.」 「나, 역시 공부뿐이라서 조금 쓸쓸하고. 적어도 발렌타인 정도 는, 이랄까...안돼요?」 「뭐어, 응. 나도 좀 쓸쓸했고 말야.」 「정말?」 「아, 아아.」 「정말로 정말?」 「돼, 됐잖아 정말. 그럼 어디서 만날까?」 「우리들이 처음 만났던 장소, 로 하는 것은?」 「아아, 알았어. 그럼 9시 반이야.」 「응!」 그녀의 밝은 목소리를 듣는 것은 오랫만이었다. ...라는 이유로, 나는 그 장소, 모 고급백화점 앞의 광장에 와 있다. 만나기로 한 시간보다 30분 가까이 앞이었지만, 언제나 나는 이 쯤에 와버린다. 토오카는 지각의 상습범이지만... (하지만, 늦는 정도는 큰 일이 아니니까 말야.」 나는 마음속으로 쓴웃음짓는다. 그녀에게는 이전에, 그런 수준이 아닌 일이 있었다. 데이트를 완전히 잊어버리고, 뭐랄까..."다른 사람"으로 "변신"한 일이. (그로부터, 이미 4개월인가...시간이 흐르는게 왠지 빠르구나.) 나는 문득 "그녀석"을 다시 생각해보았다. 이상한 녀석이었다. 무슨 근거도 없으면서도, 묘하게 이런저런 것을 확고하게 단언 해서, 나는 그 태도에 놀라면서도, 그 자유로움을 동경하고 있 다. "그녀석"과 또 만나보고 싶은걸, 이라든가 그런 생각도 때때로 한다. 하지만 "그녀석"이 있는 사이에는 토오카가 없어지기 때문 에, 그 쯤에서는 언제나 나는 혼란스러운 것이었다. (게다가...그녀석의 말을 그대로 믿는다면, 그녀석이 나타날 때 는 "세계의 위기"와 셋트라는 이야기가 된다. 내가 만나고 싶다 는 것만으로, 일일히 세계를 위험하게 하는 것도 곤란하지.) 나는 혼자서 쿡쿡 웃는다. 스스로도 바보같은 생각을 하고있구 나, 하고 느낀 것이다. 그러고 있던 그 때, 하늘로부터 빗방울이 하나둘씩 떨어져온다. 아까부터 하늘 상태는 이상했고, 일기예보에서도 비라고 말하고 있었으니까, 나는 곧바로 백화점의 입구 홀에 피난했다. 설치되 어있는 벤치에 허리를 걸친다. 그래도 앞은 잘 보이니까, 토오카 가 온다면 곧 알 수 있다. 왠지 멀리서, 와앗, 하는 환성이 들려온다. 귀를 귀울여보자, "갑자기 비가 내리고 있기 때문에, 개장을 앞당깁니다..." 라는 안내방송이 울려온다. 아까의 문 템플의 이벤트겠지. 그래 서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 기뻐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재밌는 구경거리인 것일까? 단지 부숴버리기 전의 빌딩 안을 둘러보는 것 뿐이지 않은가. 세심한 구조라고 하니까, 그야 건축이라든가 그런 것에 흥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보며 즐겁겠지 만... (으-음, 보러 가 볼까나?) 나의 고용주이자 스승인 선생이 하는 말이지만, 뭐라도 좋으니 까 마음에 걸리는 것은 분석해두는게 좋다, 그것이 감성을 넓혀 준다---라고. 보잘것없다고 처음부터 결정해버리는 것은 곤란해, 라든가 하는 가르침을 받았다. (토오카가 보고싶다고 한다면, 들어가도 좋겠지만 말야. 하지만 오늘은 줄에 선다든가 하고싶지는 않아. 모처럼 오랫만에 만나는 거고, 천천히 이야기라든지 하고싶기도 하고---.) 곰곰히 깊은 생각에 몰두해 있다. 그러자, 어젯밤은 오늘 휴일을 내기위해 철야상태였던지라, 왜 인지 자고 싶어져왔다. 위험해 위험해, 하고 고개를 흔들어 잠기운을 쫓으려고 했지만, 점점 심해졌기 때문에, 나는 일어서서, 뒤에 늘어서있는 종이컵 식의 자판기로부터 블랙 커피를 사서 마시기로 했다. 컵 안의 검은 액체를 들여다보며, 입을 대려고 했다. 그때였다. 스르륵, 하고 커피 표면에 비치고 있던 내 얼굴이 변형한다. 파 문으로 흔들렸다. 그리고 그 얼굴이, 검은 모자를 쓴 "그녀석"의 것이 되었다. 「뭐...?!」 『여어, 타케다 군.』 그 영상이 입을 움직인다. 『그렇게 나를 만나고 싶다면, 언제라도 만나면 되지 않는가, 응? 케이지 군.』 「......」 나는 경직된 듯이, 움직일 수 없다. 『간단한 일이지. 나는 세계의 위기에 반응해서 나타나니까, 그 대가 세계의 위기를 만들어버리면 되는거다.』 '그자'는 그렇게 말하며, 있을 수 없는 일로---씨익, 웃었다. 그 순간, 나는 이녀석이 가짜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석은 절대로, 웃는 얼굴이라는 것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누, 누구냐 넌?! 나는 너 같은 녀석 모른다구!」 나는 외치고 있다. 그러자 그녀석은 더욱 깊은 웃음을 지으며, 속삭이는 듯이 말했 다. 『내 이름은 왜곡왕. 세계를 황금으로 바꾸러 나타난 자다---.』 그리고 다시 파문이 일고, 그녀석의 모습은 지워지는 것처럼 사 라졌다. ...퍼뜩 정신이 들자, 나는 혼자서, 바보처럼 커피가 든 종이컵 을 들고, 꼼짝하지 않고 서 있다. 소리를 질렀을텐데, 그리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차가운 눈길로 주목받는다거나 하지도 않는다. (...꿈, 인가?) 그렇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었다. 선 채로, 일순 잠들어버려 서 꾼 백주의 꿈이라고...하지만. (하지만...그것 뿐인데, 어째서 이렇게----어째서, 이렇게...) 나의 전신은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있는 것이었다. --- am 9:26 「---싫어, 비잖아.」 예비교에 원서를 내러 가는 도중이었던 나는, 서둘러 가까운 지 붕이 있는 장소에 피난했다. 뒤적뒤적 가방을 뒤져서, 넣어두었던 접는 우산을 찾는다. 그 도중에, 그 손이 멈춘다. 내 눈앞에, 한 사람의 남자가 서 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람 은 왠지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내가 있는걸 눈치채지 못한 듯, 손에 든 종이컵을 단숨에 들이마셔 버리자, 뒤의 벤치에 곧바로 돌아가 버렸다. 남자의 이름은 타케다 케이지. 나, 현립고등학교 신요학원(深陽學園)에서 풍기위원장 따윌 하 고 있는 니이토키 케이(新刻 敬)가 얼마전 실연당한 선배이다. 아니---얼마전, 이라는 것은 조금 틀릴지도 모른다. 이미 반년 정도 전의 일이다. 하지만 그래도 나에게는, 아직 "바로 얼마전 쯤"이라고 할 정도의 느낌밖에 들지 않는다. 내 키는 상당히 작고, 외견은 때때로 초등학생으로 착각당하는 일도 있을 정도로 애들스러워서, 그래서인걸까, 나는 아직 그 실 연으로부터 떨쳐나지 못했다. 내 감정을 알고있는 친구들에게는 "역시 케이, 정리가 빨라"라고도 말해질 정도의 평정을 보이고 있지만, 하지만 외면뿐이다. 실제로는, 전혀 풀리지 않았다. 「---하아하아, 하아...」 자기 목소리에 정신이 들자, 숨을 헐떡이며, 가방도 열어놓은 채로 안고서, 우산을 꺼내지도 않은 채 달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 차렸다. 「---바보같아.」 나는 내리는 빗 속에서, 우산을 꺼내서 펼쳤다. 하지만 이미 내 몸은 완전히 젖어버렸다. 손수건으로 머리카락을 살짝 닦았다. 자신은 상당히 보기흉한 여자애다, 하고 어두운 기분이 되었다. 주변은 와글와글하고, 상당히 떠들썩하다. 그러고보면 "문 무언가"하는 이벤트가 있는 듯 하다고 소문으로 들은 적이 있다. 지금의 우리들은 수험 때문에 그럴 때가 아니라 서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빗 속을, 사람들이 꾸역꾸역 이상한 모양의 큰 건물안에 들어간 다. 그 부근에서 메뚜기군의 인형을 입은 사람들이 열심히 유도 하고 있다. 힘들듯한 아르바이트구나, 하고 나는 그 사람들을 동 정했다. 안은 틀림없이 찌고 덥겠지. 아베크도 많다. 보고있으면 조금은 배가 아파온다. (...아무래도 상관없어, 그리...) 나는 한숨을 쉬고, 다시 꿈도 아무것도 없는 예비교에 혼자서 쓸쓸히 원서를 제출하기 위해 걸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한 걸음 내딛은 차에, 또 내 발이 멈춰버렸다. 조금 앞의 도로에, 한 사람의 소녀가 서있었던 것이다. 스폴딩 의 큰 스포츠백을 어깨에 맨, 같은 반 친구인 토오카가. 「......」 그녀는, 찌릿, 하고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 하늘이 아니라, 저 건물인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미야시타 토오카가 여기에 있는 것 자체는 이상 하지 않다. 그녀는 아까 타케다 선배의, 그---연인이기 때문이 다. 약속장소로 향하는 도중이 틀림없다. 하지만 그녀는, 그 눈매는 묘하게 예리해서, 아무래도 데이트에 가는 여자애, 라고 할 모습은 아니다. 나는 퍼뜩 정신이 들었다. 전에도 딱 한번, 뜻밖의 상황에서, 그녀가---아니 아니 그녀와 완전히 같은 얼굴을 한 '그 사람'이 그런 눈을 하고있던 것을 본 적이 있다. (서, 설마...) 하고 내가 생각하던 그 순간, 휘익, 하고 그녀는 발걸음을 돌려 옆의 뒷골목에 날아든다. 선배가 있는 방향과는 반대다. 「자, 잠깐 토오카!?」 나는 마음에 걸려, 그녀의 뒤를 쫓으려고 했다. 그러나 그럴 필요는 없었다. 10초도 걸리지 않아, 그 건물 그림자로부터 다시 인영이 튀어나 오듯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하얀 얼굴에 검은 루즈, 검은 모자에 검은 망토, 그런 것으로 전신을 감싼 사람이라기보다 둥근 관 같은 실루엣을 한, 익숙한 사람의 모습으로---. 「...부, 부기팝?!」 그 이름은 전설이다. 이 부근의 여자애들 사이에서만 그럴듯한 사실처럼 전해지고 있는, 정체연령성별 불명의 사신---그자는 인 간이 가장 아름다울 때, 그 이상 추해지기 직전에 죽여버린다고 한다... 그 부기팝이, 미야시타와 같은 얼굴을 하고---하지만 성별은 확 실히 알 수 없다---내 바로 앞을 질풍처럼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사람들 무리 사이를 슥슥 빠져나가서, 그리고 건물의 일 각, 벽과 구별할 수 없는 숨은 문 같은 입구를 열고, 그 안에 들 어가버린다. 통풍구인걸까? 하지만, 누구도 묘하다고는 생각치 않은 것 같다. 그 코스츔이 니까, 분명히 이벤트의 관계자라고 다들 멋대로 해석했음에 틀림 없다. 「자, 잠깐 기다려! 기다려요!」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나타나는 때가 어떤 때인가도 친구인 키리마 나기에게 들어서, 알고있다. 그것은 "세계에 위기가 닥쳐올 때"인 것이다. 「지나가게 해주세요, 지나가게! 관계자입니다!」 나는 급하게 거짓말을 해가며, 사람들 사이에 끼어들어가서, 부 기팝의 뒤를 쫓았다. 풍기위원장 따위를 하고 있는 탓에, 이런때 의 어조가 진짜같이 들린다는 것은 스스로도 알고있다. 모두, 멋지게도 조용히 비켜준다. 나는 울타리 위를 영차, 하고 타고 넘어가서 건물 안에 들어갔다. 그 순간, 전신에 찬물이 끼얹어진 듯 했다. 그것은--- --- am 9:34 (---저건 니이토키아냐?) 나는, 그 줄에 끼어들어서 통풍구로 들어간 여자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이 사키코, 어떻게된거야.」 내 곁에 있는 남자가 얼빠진 목소리로 물어본다. 「......」 나는 답하지 않고, 니이토키 케이가 사라진 입구를 계속 바라보 고 있다. (...관계자? 저녀석이?) 거짓말로 정해져 있다. 듣기로는 저녀석은 지금, 현립의 신요학원에서 풍기위원장인가 를 하고있을 것이다. 그곳은 공공연하게 여학생의 아르바이트를 금지하고 있다. 저녀석이 이벤트에서, 관계자 입구로부터 어떻게 들어갈 수 있을리가 없다. 그녀와 나, 미치모토 사키코(道元さき子)는 초등학교, 중학교에 서 쭉 함께였고, 그리고 저녀석은 적당히 하는 나와는 틀려서 계 속 성실하고 진지한 인간이었다. 지금도 위원장 같은걸 하고있는 걸 보면 여전하겠지. 그럴텐데, 거짓말을 하고, 교활하게 들어갔다... 「...어떻게 된 거야?」 「뭐가?」 또 남자가 얼빠진 질문을 한다. 이녀석은 타케시라고 하는 녀석 으로, 그저 같은 학교의 학생일 뿐이고, 별로 그이라든가 아무것 도 아니다. 단지 내가 전부터 들어가보고 싶어, 하고 생각했던 이 이벤트의 티켓이 있다고 해서 같이 있는 것 뿐인 녀석이다. 저쪽은 데이트를 할 생각인지도 모르지만, 나는 아무렇게도 생각 치 않는다. 「아무것도.」 나는 생각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서, 그 문이 닫히면 벽과 구분할 수 없게되는 통풍구로부터 눈을 돌렸다. 게다가 줄이 움 직이기 시작해서, 앞으로 걸어가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러고보니, 아까 이상한 코스프레의 캐릭터가 있었지만, 그건 뭐였을까나. 본 적 없는 녀석이었지만. 저기 사키코, 넌 알고 있 어?」 「그런 게 있었어? 보지 못했어.」 「았었다구, 확실히. 뭔가 대단한 속도라서 잘 알아볼 수 없었지 만 말야. 하얀 얼굴 하고 검은 망토 같은 걸 입고.」 「부기팝일리는 없겠고...」 「에? 뭐야 그건.」 「아무것도 아냐.」 말해도 알 리 없다. 그 전설은 여자들 밖에 모를테니까. 게다가 말해주고 싶지도 않다. 이상하게도 나는 그 이야기가 좋아서, 그 러므로 이런 아무래도 좋은 남자에게 말해서, 바보취급 당하는 것도 기쁘게 해주는 것도 싫다. 타케시가 뭔가 말을 걸어왔지만, 응답은 쭉 하지 않았다. 건물의 주변을 이동하면서, 나는 다시 이 문 템플이라고 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체를 올려다보고 있다. 빌딩이라고 하면 그렇다. 하지만 이녀석에게는 창이 하나도 없 다. 대신에 환기구와, 광 파이버에 의해 밖의 빛을 끌어들이는 용도의 둥근 구슬 같은 채광부품이 늘어서있다. 그리고 외형은 일견보면 이렇다 할 만한 것은 없지만, 자세히 보면 비틀려 있 다. 색은 진흑. 뭐랄까 심해어 같다. 「...이녀석이 비틀려 있는데도 지어져있는 것은 말야, 구조물이 서로 끌어당기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이야, 최신의---라고 하기보 다, 실험적인 기술이 사용되어 있다구. 하지만 응용하려고 해도, 그 외에는 아무런 수요도 없다는 이야기야.」 타케시가 뭔가 말하고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런 것은 아무래 도 좋은 일이다. 이녀석은 이상하다. 이 거리에서는 붕 떠 있다. 그러면서도 확고하게, 태연하게 지 어져 있다. 그것이 좋다. 그 점에 끌린 것이다. 부숴버리다니 너무 아깝다. 어쩌면, 나는 안에도 그리 들어가고 싶지 않은지도 모른다. 그 럴 필요는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이녀석'과 무언가의 형태로 관계하려면, 역시 이 벤트로서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수 밖에 없으니까 어쩔 수 없 다. 밖에서 보며, 음음 하고 납득하고, 그걸로 끝내면 별볼일없 는 남자와 같이 걸을 필요도 없겠지만, 하지만 역시...그것뿐이 라면 나로서는, 허전하다고 할까, 그 정도까지 자신의 감성에 자 신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할까...한심하지만, 나는 그런 녀석이 다. 니이토키 케이 같은, 훌륭한 여자애와는 틀리다---. (...그녀석 따위 아무래도 좋잖아, 정말이지!) 나는 고개를 휙휙 저어서, 그 여자의 일을 뇌리에서 쫓아냈다. 「뭐하고 있는거야?」 시끄러운 남자다. 일일히 일일히---. 「아아, 아무것도 아냐.」 나는 몇번 똑같은 말을 하고 있는거지. 틀림없이 이 남자는 나를 "덜떨어졌다"라고 생각하고 있겠지. 그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아무래도 좋은 일이다. 움직이기 시작하고서 20분 정도 걸려서, 겨우 우리들은 입구가 있는 장소까지 도착했다. 「뭔가, 들어가는 것이 아까운 기분이 들어...」 내가 머뭇머뭇 중얼거리자, 타케시는 어이없는 듯이, 「아앙? 무슨 소리 하는거야, 너.」 하고 말했다. 어차피 그렇겠지. 입구는, 그 자체는 특이할 데 없는 빌딩의 엔트런스 홀 같다. 하지만---이미 그 시작부터 이 건물의 특이한 성질이 잘 보면 나 타나 있다. 바닥이 완만하게 낮은 단이 되어서, 위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안쪽에서, 그것이 꺾이고 있다. 이 건물에는 "층"이 없다. 모든 바닥은 계단으로서 위까지 쭈욱 연결되어있는 것이다. 가장자리에는 비탈이 있다. 아마도 휠체어를 쓰는 사람을 위한 것이겠지. 안내방송으로,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분은 좌측 줄에 서주세요, 라고 말하고 있다. 가장 위층 꼭대기에서는, 이 회사가 만든 하 이퍼비쥬얼버추어어쩌구, 라던가 하는 쇼를 하고 있는 듯 해서, 그것만 보려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겠지. 그런데, 「줄에 서자구.」 하고 타케시가 말을 꺼내서, 나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어째서? 걸어가자구. 모처럼이니까.」 「충분하잖아. 어차피 안은 다 똑같을테고.」 「하지만---」 그렇게 말한다면, 어째서 이런 빌딩에 들어오는 것 만으로 줄을 선 것인가, 하게 되버린다. 의미가 없지 않은가. 본래부터 이것은 그런 이벤트일 터이다. 사라지는 현대의 기념 물을, 그 존재의 기억을 자신의 것으로 하기 위해서의---. 「애들도 아니고 말야, 전부 제패해주겠다, 하고 오기를 부릴 것 없잖아.」 타케시는 조급한 듯 말했다. 나는 참을성이 한계에 다다랐다. 「---그럼 멋대로 하라구! 난 혼자서라도 갈거야.」 하고 그를 내버려두고 걸어가려고 했다. 「자, 잠깐 기다려. 나 뭔가 기분상하게 한거야?」 타케시가 당황하며 내 팔을 잡았다. 너무 지나친 접근에, 나는 소름이 끼쳤다. 「떨어져!」 강하게 말하자, 그는 손을 떼었다. 「어, 어째서 그렇게 화내는거야?」 「별로!」 나는 휘적휘적 걸어가, 위로 올라가는 사람들 사이에 섞였다. 타케시는 따라오려고 했지만, 타이밍을 놓쳐서 나로부터는 상당 히 떨어져버린 듯 하다. 돌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알지 못했지만. (---정말이지, 아무래도 상관없어 정말!) 나는 씩씩거리며 혼자 올라가, 처음 모퉁이를 돈 곳에서 곁에 설치되어 있는 벤치에 허리를 걸쳤다. 너무 화내서 제대로 걸을 수 없을 것 같아져서이다. 그러자 옆에서 쿡쿡 웃고있는 녀석이 있다. 어쩐지 내 쪽을 보 고 웃고 있는 듯 해서, 성질이 난 나는 그쪽을 노려보았다. 「뭐예요!」 그녀석들은 남자 2명의 일행이었다. 한사람은 믿음직스럽지 못한 녀석으로, 또 한사람은 상당히 키 가 크다. 웃고있던 것은 그 키다리의 쪽이었다. 「아, 아니, 알기쉬운 싸움을 하는구나-, 하고 생각해서 말야. 그렇지 시로.」 키다리가 웃으면서 말했다. 그러자 또 한사람이, 「하바라 씨, 그런 말투는---」 하고 중재하려는 듯이 말했다. 「이야아, 미안미안. 조금 내 입장을 생각해버려서. 나도 좋아하 는 여자가 제대로 상대해주지 않아서 말이지.」 하바라 씨, 인가가 웃으면서 나에게 사과했다. 「......」 나는 대답을 할 기분도 나지않아, 2인조로부터 얼굴을 돌렸다. 그들은 곧 떨어져서 가버렸다. 「......」 후우, 하고 한숨을 쉬자, 점차 냉정을 찾아갔다. 주변을 둘러본다. 그리고 나는 감탄의 소리를 흘렸다. 「와...!」 이제까지 제대로 보지 않았던지라, 그 내장의 눈길을 끄는 모습 을 처음 실감했다. 우선, 빛이다. 도저히 실내로, 창이 하나도 없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자연스런 빛이 전체를 비추고 있다. 광 파이버로 끌어들이고 있 는 외부의 빛을, 이쪽 저쪽에서 방사하고 있는 것이겠지. 잘 찾 아보지 않으면, 어디에서 빛이 나오는 것인가 알 수 없다. 천정 이나 벽에 무수히 달리고 있는 홈 같은 것부터 나오고 있는 듯 하지만, 정확하게는 불명이다. 그리고 그 홈은 가로로 비스듬히 종횡무진하게 달리고 있고, 게 다가 바닥은 완만한 계단 형태가 되어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평 행", "수직"이라는 것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기묘한 공간이었다. 벽의 색은 뚜렷하지 않은 '얼룩덜룩'한 그린이다. 그러고보면, 아까 "여기의 내장은 사람으로부터 긴장을 제거하도록, 기하학적 인 질서를 배제하고 있다"던가 하는 설명을 들은듯한---그 타케 시가 말하던 것이니까 잘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리고, 통로를 따라서는 여러가지 모니터가 늘어서 있어, 다양 한 설명이라든가 애니메이션 영상 등을 내보내고 있다. 그 정사 각의 상자는, 왠지 전체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달까, 이것은 아마 이 이벤트를 위해 가져다놓은 것이겠지. 본래의 목적을 위한 것 은, 아마도 아직 설치되지 않았던 것에 틀림없다. 나는 겨우, 다시 붕 뜬 듯한 기분이 되어왔다. 역시 들어와서 다행이다. 이 안쪽은, 바깥과 똑같이 이상해서, 납득할 수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타케시를 기다려줄까나, 라든지 그런 것을 생각하기 시 작했을 때였다. 내가 앉아있는 벤치 뒤쪽의 약간의 공간을, 누군가가 스윽, 하 고 소리도 없이 지나갔다. 바람이 희미하게 흔들린 탓에 눈치챘 지만, 기척은 그것뿐이었다. 「...응?」 나는 고개를 돌려보았다. 그러자---그곳에 있었던 것이다. 검은 망토를 걸친 부기팝이. 「------.」 정말로, 소문대로의 차림을 하고, 통로와 벽의 틈새같은 곳을 소리도 없이 이동하면서, 흘러가는 사람의 무리를 둘러보고 있 다. 얼굴도, 남자라고 하면 그렇고, 여자라고 하면 그렇게도 보이 고, 화장한 하얀 얼굴에 검은 루즈를 바르고 있고--- 「아, 아...」 내가 멍청히 있자, 곧 그인지 뭔지 모를 '그 사람'은 망토를 펄 럭이며 앗 하는 사이에 가버린다. 「---자, 잠깐!」 나는 피융, 하고 튀어오르는 듯이 일어나서, 부기팝을 쫓아갔 다. 하지만 모퉁이를 돌았을 즈음에 완전히 놓쳐버렸다. 혼잡한 인 파가 쓸데없이 넘치고 있을 뿐이다. 「아아, 어떻게, 어떻게 된거야...!」 나는 끓어오르는 초조감에 쫓겨 몸을 기댔다. 나는---부기팝의 이야기가 너무나 마음에 든 것이다. 혹시 정말 로 있다면, 반드시 만나고 싶다고 생각해온 것이다. 나는 가까운 사람들을 붙잡고는 물어보았다. 하지만 부기팝을 봤다고 하는 사람은 왜인지 아무도 없다. 「저기, 저기 실례합니다!」 나는 그럼에도, 가까운 사람의 어깨에 손을 짚었다. --- am 9:58 「---아? 아까의...」 갑자기 어깨를 붙잡혀서, 돌아보자 거기에는 조금전 내가 비웃 었던 여자가 필사적인 얼굴로 서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나라는 것도 눈치채지 못한 듯, 「저, 저기---지금 검은 모자를 쓴 사람이 지나가지 않았어요?!」 하고 물어온다. 「...? 아, 아니. 시로, 너는?」 그러자 시로는 복잡한듯한 표정을 하고, 「보지 못했지만---하지만 검은 모자라니, 설마...」 하고 중얼거렸다. 하지만 시로가 "보지 못했다"라고 말한 시점에서 이미 여자는 우리들로부터 떨어져, 혼잡한 인파의 흐름을 가로지르며 가버렸 다. 「...뭐지 저건.」 나는 어리둥절해져 있다. 「......」 시로는 생각에 잠겨있다. 「설마---아니, 그럴리는.」 뭔가 마음에 짚히는게 있는 듯 해서 물어보았지만, 녀석은, 「아, 아뇨---아무것도 아닙니다.」 하고 고개를 흔든다. 원래부터 이 건물에 들어온 이유가 이유라서, 나도 시로에게 질 문 같은 건 하지 않고, 그런가 하고 납득하고 그만두었다. 그 때, 관내의 스피커로부터 그때까지 흐르던 에릭 사티가 도중 에 끊기고, 대신에 상당히 소란스러운 곡이 당돌하게 시작됐다. 쟈-쟈쟈, 쟈쟈쟝, 하고 상당히 비트를 넣은 펑크스러운 록이다. 들은 적이 있다. 레드 제펠린의 『커스터드 파이』라는 곡이다. 확실히 원곡이 있는데도, 오리지널로서 취급되고 있는 도작(盜 作) 흡사한 곡으로, 굳이 이야기하자면, 진부한 곡이다. 「어울리지 않잖아아...!」 나는 선곡자의 센스를 의심했다. 주변의 사람들도, 갑자기 곡이 바뀌었기 때문에 무언가 안내방 송이라도 하려는 건가, 하고 멈추어서서 일순, 조용해졌다. 곁에 있던 어머니와 아이도 「마코토, 조용히」하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던---그 순간, 관내의,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 알 수 없을 정도로 자연스러웠던 조명이 일제히 끊겼다. 갑자기 주위는 완전히 암흑으로 변했다. --- am 10:00 ...나, 니이토키 케이가 걷고있는 장소는 상당히 천정이 낮아, 180센티가 될까말까다. 하지만 내 키는 140센치라서, 나아가기에 는 전혀 곤란하지 않다. 주위에는 수없이 기묘한 것들이 늘어서 있다. 마네킹, 인 것이겠지. 등신대인 인간의 상이 줄줄히 늘어서 있 다. 하지만 기묘한 것은 그것들이 하나도 빼놓지 않고---팔이나 다리, 머리나 발 등이 합성수지제의 인형을 고열로 달군 것처럼 꾸르륵 하고 비틀어져 있다는 점이다. 심한 모습이 되어있어서, 얼굴이 찡그려진다. 보고있으면 머리가 지끈지끈해온다. 조명은 없어, 떨어져있던 회중전등으로 비추면서 나아가고 있 다. 처음, 건물의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열쇠는 걸려있지 않았 다...라고 할까, 틀림없이 부기팝이 부숴버렸던 거겠지---그것들 이 눈에 들어왔을 때는 깜짝 놀라버렸다. 하지만 마네킹이라는걸 알고서 전신에서 힘이 빠진 것이다. 그리고 주의깊게 살펴보면, 그것들에는 「테라츠키 조형 AD23」 하고 하나하나에 라벨이 달려있어, 즉 이것은, 이 건물을 지었다 던가 하는 죽은 부자의 콜렉션이랄까, 자작 취미의 물건이라는 이야기인 듯. (기, 기분이 나쁘네...) 그렇지 않아도 나에게는 "확실하지 않은 것"을 싫어해서 무엇이 든지 정리하고 싶어하는 습관이 있는데, 이 진열물은 그 감성과 정면으로 대립하고 있었다. 무슨 생각으로 이런 것을 만들어, 늘 어세워 놓은건가 확실히 알 수 없어서, 실로 불쾌했다. 테라츠키 라는 사람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모르지만, 어쩐지 「당신은 뭘 생각한 겁니까?」하고 직접 물어보고 싶은 기분이다---죽었지 만. 아무래도 이곳은 건물의 "마루 밑"이랄까 "천정 뒤"이랄까, 하 는 장소인 듯 했다. 천천히 돌아보면, 사람들의 말소리가 위와 아래로부터 들려오는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부기팝은 어디쯤에선가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가버렸을지도...) 나는 도중에 생각에 잠기기 시작했다. 냉정히 생각해 보면, 애시당초 나는 어째서 부기팝을 쫓아오지 않으면 안되었던걸까. 세계의 위기인지가 정말로 닥쳐온다고 해 도, 나는 어떻게 할 생각인걸까. 이 전의 빛을 갚기 위해서, 그 사람을 돕기라도 한다는 것인가? ...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일이 가능한가 하면, 이것이 마음에 걸린다. 「으-음...」 그러던 그 때, 지금 올라왔던 뒤편에서, 쿠당, 하고 뭔가 떨어 지는 듯한 소리가 났다. 이어서 위와 아래로부터 사람들이, 와아, 하고 소란피우는 소리 가 들려왔다. 「응?」 환성이 아니다. 공황의 비명이다. 뭐지? 그러고보면 희미하게 들려오던 음악이 갑자기 변한듯이 느껴지기도 한다. 귀를 귀울여본다---. 쟈-쟈쟈, 쟈쟈쟈... 하는, 뭔가 경쾌한 음이 들려온다. 서양음악 매니아인 친구의 집에서 들은 적이 있는, 이것은 『커스터드 파이』라는 곡이다. 하지만, 어째서 이런 노래가---하고 생각했을 때, 나는 기묘한 것을 눈치챘다. 「...어째서, 음악만이 확실히 들려오는거지...?」 그렇게 생각한 순간, 그 『커스터드 파이』는 점점 소리를 높여 서, 마치 내 귓가에서 울리고 있는 듯한 크기가 되어간다---. 「뭐, 뭐야 이건...!?」 점점 커져간다. 나는 견디지 못하고 귀를 막는다. 하지만, 귀를 막아도 소리의 크기는 전혀 변하지않는 것이었다. 「어찌된거야, 이건!?」 나는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는다. 그러자 그 귓가에, 음악에 실려서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니이토키 선배, 당신은 무엇을 숨기고 있는거지요...?』 나는 퍼뜩 놀랐다. 그 목소리를 들은 기억이 있었던 것이다. 그, 가라앉고 맑은 남자의...아니 아직 소년의 것이라고 해도 좋은, 그 목소리를. 『당신은 계속, '그 일'을 가슴에 품은 채 살아가는 겁니까, 위 원장---.』 「그럴 리 없어!」 나는 외쳤다. 「다, 당신은 죽었을텐데!」 그리고 눈을 뜨며, 나는 또 깜짝 놀라게 되었다. 장소가 변해있었다. 그곳은 더이상, 문 무언가 하는 그 빌딩의 천정 뒤가 아니었다. 내가 다니고 있는 학교, 현립 신요학원의 교정이었다. 「......」 세상은 해질녘으로, 금방이라도 밤이 되어버릴 듯한 그런 시각 에, 나는 그곳에 혼자 서 있는 것이었다. 발 밑을 본다. 역시, 거기에는 그 때와 마찬가지로, 피가 웅덩이처럼 교정에 퍼져 있다---. 「과연, 당신은 '여기'에 온 것인가.」 아까의 목소리가 뒤에서 났다. 나는 돌아본다. 「'여기'에서, '이 때'에, 당신은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이야 기지.」 목소리의 주인은 고개를 끄떡이면서 말했다. 장신으로, 핸섬하 고, 하지만 잘 보면 인상이랄까 뭐랄지가 확실치않은, 나보다 한 살 연하의 남자---. 「사, 사오토메 군.」 그것은 어떻게 봐도, 예전 우리 위원회의 후배였던 사오토메 마 사미(早乙女正美)인 것이었다. 하지만, 이 애는, 그 때 확실히--- 「그렇다, 나는 사오토메 마사미가 아냐.」 그는 끄떡이면서 말했다. 「무, 무슨---소리죠?」 내가 떨리는 목소리로 묻자, 그는 웃고, 그리고 조용히 이름을 밝혔다. 「내 이름은 왜곡왕. 사람 안에 있는 일그러짐에 군림하는 자. 나는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는 존재---.」 하지만 그 모습은, 목소리는, 태도는 다시 볼 것도 없이 사오토 메 마사미인 것이다. 아니---잘 보면, 한 가지만은 이상한 곳이 있다. 눈이다. 그 눈 동자에는 "빛"이라는 것이 전혀 없는 것이었다. 마치 검은 유리 처럼 매끄러운 표면을 하고 있다. 문득 곤충의 복안을 연상했다. 「왜, 왜곡...?」 「사오토메 마사미의 모습을 하고있는 것은, 당신이 그것을 바라 고 있기 때문이지요.」 "왜곡왕"인가는 말한다. 「당신에게는 남은 미련이 있어. 그것을 어떻게든 하려면, 사오 토메 마사미를 다시 한번 만나지 않으면 안되었다, 라는 겁니 다.」 「무, 무슨 이야기지...?」 나는 혼란해져 묻는다. 하지만 사오토메 마사미의 모습을 한 그녀석은 쿡쿡 웃으면서, 「그것이 무엇인가, 당신은 이미 알고있을 테지요.」 하고 확실히 잘라 말했다. 그런 기묘한 단정의 행동을 하는 사람과는, 전에도 한번 만난 적이 있다. "그대와 같은 사람이 있으니까, 세계는 가까스로 괜찮은 레벨을 유지하고 있다." 던가 뭐라던가---. 그래, 이 왜곡왕의 말투는, 어딘가 그 검은 모자와 닮아있는 것 이었다. 「......」 내가 말문이 막혀있자, 왜곡왕은, 「잠시 걷지 않겠습니까?」 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고, 황혼의 교정을 걷기 시작했다. 「......」 나는 망설였지만, 결국 그녀석의 뒤를 쫓아간다. 그 구두 밑으로 자갈을 밟는 감각은 생생하고 리얼해서, 환각이 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다. 라고 할까...환각인지 어떤지 조 차, 잘 알 수 없었다. 정말로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그 때의 이 장소로 와버린 것은 아닌가 하고... (---하지만 그 때는 키리마 나기도 있었고, 다나카 군도 있었 어---그리고...) 나는 머뭇머뭇, 앞을 걷는 남자에게 말을 건다. 「다---당신의 "연인"은 어떻게 된 거지?」 「응?」 「매---맨티코어는? 그 사람과, 당신은 셋트였을텐데.」 「흐음. 당신은, 그것을 바라고 있는 것인가요, 위원장.」 말을 듣고, 나는 가슴을 찔린 듯 했다. 나는, 그 사건 뒤에 사정을 내 나름대로 짜맞춰보려고 했다... 하지만 불가능했다. 이 사오토메 마사미가 맨티코어와 무엇을 하고 있던 것인가--- 상상할 수 없었다. 하고싶지 않았다. 왜인지---왜인지 그것이, 뜻밖에 굉장히 부러운 것일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무서워졌던 것이다. 세상의 다른 모든 것을 적으로 돌려도, 성립하는 두사람만의 세 계를 만든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나에게는 전혀 이해되지 않 았던 것이다. 「당신이 바랬다면, 나는 함께 나왔겠지요. 당신에게는 "그녀"의 쪽은 방해였지.」 「하, 하지만 그런...」 뭔가, 이야기는 상당히 불쾌한 방향으로 굴러가고 있는 듯한 기 분이 들었다. 하지만 왜곡왕은 그 이상은 말하지 않고, 교문 앞까지 오자, 품 에서 우리 학교 특유의 ID 카드를 빼내어, 역의 개찰구의 그것과 흡사한 카드 게이트에 집어넣고, 열었다. 밖으로 나가버린다. 나는 서둘러 똑같이 해서 쫓아간다. 하늘은 붉고, 만추(晩秋)의 조금 서늘해서 기분 좋은 바람이 불 어오며, 단풍잎이 팔랑팔랑 춤추며 떨어지는 언덕길을, 나는 남 자애와 둘이서 내려간다. 마치---마치 사이좋은 커플 같았다. 「...그럴 생각은 없어.」 나는 신음하듯이 말했다. 「그다지, 나는 사오토메 군과 이런 일을 하고 싶었다든가, 그런 것을 생각한 적은 없어.」 그래---그래보고 싶었던 것은, 타케다 선배와 함께다. 이 남자 와 함께가 아냐. 「아아, 그렇겠군. 특별히 소원충족이 목적은 아니니까.」 왜곡왕은 여유 가득으로, 미소지으면서 끄떡인다. 「문제는 미련의 쪽이지. 그것을 어떻게든 하는 찬스를 당신에게 주기 위해서다.」 「이유를 알 수 없어. 이런 꿈을 나에게 보여서 어떻게 하라는거 지?」 「아무것도 하지 않아. 어떻게 하는 것은 당신 쪽이지요, 위원 장.」 「그렇게 부르는 건 그만둬!」 나는 초조해져서 그렇게 소리쳤다. 「나라고 좋아서 풍기위원장 같은걸 하는게 아니야!」 「누군가가 하지 않으면 안되니까, 입니까?」 왜곡왕은 쿡쿡 웃는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내신서(內申書)에서 포인트를 벌 수 있으 니까, 하는 이유도 있지 않았을까요.」 나는 화가나서 눈이 흐릿해진다. 「그, 그럴 생각은...!」 「모두 그렇게 생각해요, 니이토키 케이는 '허풍쟁이'로, 언제나 정의의 편인 척 하며, 콧대높히지 않으면 안되는 꼬마다, 라고 요.」 킬킬킬 웃고 있다. 그것이 다름아닌 사오토메 마사미의 얼굴로 말하는 것이, 더욱 더 나의 화를 불러일으켰다. 「다, 당신 따위에게 그런 소리 듣고싶지 않아!」 「그럼 누구라면 괜찮은걸까요. 타케다 케이지에게 그런 말을 듣 는다면, 당신은 어쩔건가요?」 나는 숨을 삼킨다. 「만약, 당신이 "좋아한다"라고 말한 것에도 관계없이 타케다 케 이지의 반응이 없었던 이유가 '그것'이었다고 한다면, 어떻게 하 겠습니까?」 「서, 선배는 그런 사람이...!」 「당신의 감정을 밟아뭉갠 남자예요. 감싸줄 이유는 전혀 없지 요.」 「우...」 나는 현기증이 나서, 서있을 수가 없게 되었다. 지면에 닿은 손 이, 뭔가 딱딱한 물체에 닿는다. 퍼뜩 놀라서 보자, 그것은 '그 때' 키리마 나기가 떨어뜨렸던 무기였다. 몇백만 볼트의 전류를 흘리는 스탠건이다. 「......!」 어째서 이런 물건이, 하는 생각보다 앞서, 나는 그것을 그 때처 럼 쥐고있었다. 「그래요, 이걸로 당신은 다시 무기를 가졌죠. 그럼, 이번에는 어떻게 할 겁니까?」 왜곡왕이 그렇게 말하자, 스탠건은 손 안에서 진짜 권총으로 변 한다. 「당신의 분노에 의해, 위력도 변하지요. 봐요, 또 변해가는군 요.」 권총은 영화에서밖에 본 적이 없는 서브머신건이라는 것으로 변 해간다. 그리고 인간을 너덜너덜하게 만들어버리는 산탄을 뿌리 는, 구경이 3센티는 될 듯한 샷건이 된다. 「......!」 이것은 환상이야, 하고 나는 어느새인가 자신에게 마음 속으로 변명을 시작하는 것을 눈치챘다. 꿈 속이니까, 무엇을 해도 괜찮 다, 라고---. 무기를, 왜곡왕이라고 이름을 밝히고 있는 사오토메 마사미에게 향해간다---. 하지만--- 「우...」 하지만---내 손은 그 이상은 움직이지 않는다. 방아쇠에 손가락 을 거는 것이 불가능하다. 「우우...어, 어째서?」 이유를 알 수 없다. 나는 화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어째서야---?!」 무엇때문에 이렇게 괴로운거지? 「즉---분노가 아니다, 라는 이야기가 되는거지.」 왜곡왕이 조용히 말했다. 「그럼 무엇일까, 그대가 사오토메 마사미에게 남기고 있는 감정 이라는 것은---」 「우우우...?!」 나는 부들부들 떨기 시작한다. 자신이 절벽 끝에 서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한발 더 내딛으면, 거기서 떨어져버릴 듯한--- 「자아, 그대는 지금, 무얼 생각하고 있는걸까---?」 왜곡왕의 목소리가 귓가에서 속삭인다. 「나, 나, 나, 나는---」 말을 하려던 찰나, 나는 갑자기 등 뒤에서 뻗어온 손에 팔을 잡 혔다. 「그 쯤으로 해 두게.」 갑자기 들린 그 목소리에, 나는 퍼뜩 놀라 뒤를 돌아본다. 거기에 서있는 것은, 그 때와 마찬가지로, 절대절명이라고 생각 했던 그때 나타난 것과 같은---검은 모자의 실루엣이었다. 「부, 부기팝...?」 나는 어리둥절해졌다. 하지만 갑자기, 「호오---역시 왔는가.」 왜곡왕은, 마치 아는 사람을 만난 듯한 싹싹한 태도로 부기팝에 게 말을 건넸다. 검은 모자의 쪽은 눈썹을 찌푸리며, 「나를 알고있는건가?」 하고 반대로 묻는다. 「아아, 그 말대로다.」 왜곡왕은 웃으면서 끄떡인다. 「그러니까 그대에게도 내가 하는 일의 방해는 하게 할 수 없어. 이 "모든 것을 황금으로 바꾸는" 실험은 누구에게도 멈추게 할 수 없어.」 「...이름을 들려주게.」 「내 이름은 왜곡왕.」 사오토메의 얼굴을 한 눈동자에 반짝임이 없는 소년이 그렇게 말한 순간, 나는 다시 문 템플의 암흑에 싸인 천정 뒷편에 돌아 와있었다. 「......!」 꿀꺽 침을 삼키고 둘러보자, 바닥에 떨어진 핸디라이트의 빛에 비추어지며, 꾸르륵 하고 일그러진 마네킹들이 늘어서 있는 것이 보인다---틀림없이, 돌아온 것이다. 그리고 돌아왔어도, 여전히 부기팝이 나의 팔을 쥔 채, 바로 곁 에 있었다. 「---아.」 내가 말도 없이 몸을 떨자, 그는 한숨을 쉬었다. 「또 그대인가, 니이토키 케이.」 「저, 저어---」 나는 뭐라고 말하면 괜찮을지 알 수 없어, 머뭇거렸다. 부기팝 은 그런 나의 동요에 상관없이, 희미하게 고개를 저으면서, 「저녀석은 왜곡왕이라고 이름을 밝혔군. 아무래도 간단하게는 끝나지 않을 듯 하다. 이번에는 그대를 지킬 수 없을지도 모른다 구.」 하고 속삭이듯이 말했다. 『창작 - 쓰기-번역란 (go ANC)』 689번 제 목:[번역] 부기팝·오버드라이브 왜곡왕 (2) 올린이:미유키쨩(진용철 ) 01/08/30 18:28 읽음:480 관련자료 없음 ----------------------------------------------------------------------------- 이 글은 카도노 코우헤이(上遠野浩平) 씨의 소설 [부기팝 오버드 라이브: 왜곡왕(ブギ-ポップ·オ-バ-ドライブ 歪曲王)]을 번역한 것입니다. 빈곤한 일어실력으로, 공부삼아 번역해본 것이라 그리 좋은 번역은 못됩니다만, 깊은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왜곡왕 편은 부기팝 시리즈의 4번째 작품으로, 스토리상으로 이 전 시리즈와 조금씩 연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왜곡왕]을 읽기전에 시리즈 전작인 [부기팝은 웃지않는다], [Vs 이미지네이 터], [판도라]를 먼저 읽어보실 것을 권합니다. 무단전재는 사양합니다. 사전양해없이 다른 곳으로 퍼가는 것은 자제해주시길... --- Boogiepop·Overdrive --- 歪曲王 (2) Written by 上遠野浩平 (Kadono Kouhei) Illustrated by 緖方剛志 (Ogata Kouji) Translated by B'st (miyukichan@innocent.com) 초회번역 2001.02.26 최종수정 2001.08.30 --- am 10:25 문 템플의 주변에서는 큰 소란이 일고 있었다. 10시 정각에, 건물 입구의, 정면현관으로부터 각종 통풍구에 이 르기까지 모든 긴급 셔터가 떨어져버린 것이다. 그것은 경비용으 로, 극도로 완강하게 만들어져 있었다. 다행히도 끼어서 부상을 입은 자는 없었지만, 내부의 직원, 더불어 이미 들어간 백명 정 도의 입장자들과의 물리적 접촉이 두절되어버렸다. 「원인은 뭔가?」 「관리 시스템에 에러가 생겼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걸...?」 거의 반 시간이 경과한 현재는, 내부로 통하는 인터폰이나, 입 장자들이 가지고 있던 휴대전화 등으로 내부에 있는 사람들과의 연락 그 자체는 간단히 연결되었다. 그것에 의하면, 확실히 나갈 수는 없었지만, 그 이외의 문제는 아직까지는 생기지 않았다, 다 만 만에 하나 사태가 악화되는 때에 대비해서, 현재는 입장자들 은 아래로 내려와 있다는 것이었다. 다만 전자회선은 끊어져있다. 아무래도, 컴퓨터에 악질적인 해 커가 침입한 것이라는 판단이 내려져, 긴급장치가 작동되어 버렸 다, 하는 오동작인 모양이었다. 소위 기업 스파이는 있을 리 없 다. 왜냐하면 문 템플의 시스템에는 지킬만한 데이터가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을 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난스런 범행이라는 것도 생각할 수 있겠지.」 「에에이, 정말이지 터무니없는 소동이군.」 애시당초 부숴버릴 예정의 건물이기도 해서, 셔터를 부숴버리는 것도 검토되기는 했지만, 이미 팔려버린 예약권의 회수나, 파괴 를 위한 설비의 리스 비용 등의 다양한 문제로, 이대로 시스템의 자동복구를 기다릴 수 밖에 없다, 하는 방향으로 경찰도 포함해 서 의견이 기울어졌다. 이런 사태인데도, 최종결정권을 누가 가 지고 있는가 확실치 않은 이 이벤트의 주체는 갈팡질팡하는 채였 다. 내리는 비는 본격적이 되어가고, 바람도 불어오고 있다. --- am 10:32 ...뭐가 일어났는지 확실히 알 수 없다. 도대체 이건 어찌된 일 이지? 이벤트의 손님 정리를 위해 아르바이트로서 고용되어 있는 사립 대 학생인 시노자키 유즈루(篠崎 讓)는, 「커스터드 파이」가 울 리고, 관내가 완전히 어두워진 직후부터, 그저 혼란의 극에 있었 다. 갑자기 자신이 서있는 장소가 변해버린 것이다. 그곳은 3년 전, 그가 고교생이었을 때 좋아한 여자애와 둘 뿐이었던 찻집의 좌석 이었다. 거기에 앉아있다. 「뭐, 뭐야 이건!?」 유즈루는 깜짝 놀라서 튕기듯 일어났다. 「자자, 진정해요.」 그때와 똑같이, 눈 앞에는 그가 짝사랑했던 상대인 하즈키 노리 코(葉月紀子)가 앉아있다. 다만 무언가가 기묘했다. 노리코의 눈동자에는 빛이라는 것이 없었다. 윤기없는, 곤충의 복안 같은 약간의 광채밖에 없었다. 「뭐, 뭐야? 나, 뭘 하는거지?」 「무언가를 했다, 고 말할 정도의 일을 하고 있었어? 이 3년간, 당신은.」 노리코의 얼굴을 한 그녀석은 웃으면서 말했다. 「에...?」 「내 이름은 왜곡왕. 나는, 당신에게 미련이 남은 일을 생각해내 게 하기 위해 있다.」 「...왜곡, 이라니...」 그 때, 유즈루의 주머니 안에서 휴대전화가 울렸다. 아르바이트 에게 지급된 연락용의 물건이다. 좌석 너머로 손을 뻗쳐와서, 그것을 그녀석이 뺏는다. 「---네, 시노자키입니다.」 노리코의 얼굴을 한 그녀석은, 유즈루의 목소리로 그렇게 대답 했다. 「---아, 아뇨. 그다지 큰일이라든가 전혀 없습니다. 네. 손님들 도 얌전합니다. 치프가 "아래로 내려가"라고 해서, 유도하고 있 는 참입니다. ---네. ---네. 뭔가 있으면 알려두시길. ---네, 그 럼.」 삣, 하고 전화를 끊어버린다. 유즈루는 그것을 멍청히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 「......」 유즈루가 아연해져있는 사이에도, 그녀석은 테이블에 놓인 커피 를 우아하게 마시거나 하고 있다. 「그래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 시노자키 군.」 노리코의 목소리로, 노리코가 그 때 말했던 대로, 그녀석은 조 용히 말했다. 어느새인가, 눈동자가 보통의 인간과 똑같이 바뀌어있다. 아니, 어쩌면 유즈루가 익숙해져버려서, 구별을 하지 못하게 되어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아, 아-...」 「당신은, 나에게 뭔가를 말하고 싶어서, 여기에 데려온 것이 아 냐? 아니면 우연히 예비교에서 돌아가던 길이 같았을 뿐?」 「......」 그렇다---. 유즈루는 계속, 노리코와 둘이서만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기 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노리코는 친구가 많아, 대체로 세명 정도 가 함께 다니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친구들이 받는 모의시험이 다른 장소라서, 이 때는 절호의 기회였던 것이다. 하지만, 결국 시시한 이야기 밖에 하지 못했다. 아무래도 좋은 세상 이야기만으로 시간은 앗 하는 사이에 지나가버렸던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진학한 단기대의 친목회에서, 곧바로 그이를 만들 어버렸다고 들었다. 그 때 고백했더라면, 어쩌면--- 「아, 아니 그건---」 「이번에는,」 그녀는 살짝 웃었다. 「언제까지라도 기다려 줄께. 당신이 말하는 것이 가능할 때까 지, 말야---.」 이미 완벽히, '그것'은 완전히 하즈키 노리코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두사람은, 씨잉, 하고 잠잠해진 점내에서, 침묵한 채로 마주보 고 있다. 시간은 그대로, 영원인가 하고 생각될 정도로 느릿느릿 흘러가 고, 그리고--- 「우, 우웃...」 그리고 다시, 그대로 계속되고 있는 것이었다. --- am 10:46 ---그것이 시작되고서 한시간 가까이 되었다. 「호오, 그럼 넌 상자속의 아가씨였다는 건가.」 눈동자에, 기묘할 정도로 빛이 없는 것을 빼면 그 때 그대로인 테라츠키 키요이치로가 시즈카에게 미소짓는다. 지상 12층의 호텔 스카이라운지 바에는, 바텐더를 빼면 그녀와 그의 두사람 뿐이다. 밖에는 멋진 야경이 펼쳐져 있다. 「그래요, 정말이지 싫어져버렸어. 그렇게까지 재산같은 건 가지 고 있지않은 중소기업의 임원인 주제에, 아버지는 나를 귀한집 딸처럼 생각했어요. 딸이라고 하기보다 고가의 프랑스 인형처럼 밖에는 생각치않았고, 어머니는---」 그녀는 잠깐 우물쭈물했다. 그리고 그녀석에게 얼굴을 향한다. 「---이상한 기분이군요, 왜곡왕 씨. 그런 이름이었지요?」 「아무렇게나, 좋을 대로 불러도 좋아.」 그녀석은 부드럽게 미소짓는다. 「그렇네요---그래, 어머니는...실은 아버지도, 그리고 나도 아 주 싫어했어요.」 그녀는, 그 때 말하지 못했던 그 이야기를, 드디어 말하고 있었 다. * 하시자카 시즈카에게 아이가 생긴 것은, 그녀가 아직 20세일 때 였다. 누구의 아이인가는, 실은 알지못했다. 하지만 그녀가 그때 "아 이의 아버지가 되어주었으면"하고 생각한 남자는, 그녀가 관계했 던 자들 중에서 단 한사람 밖에 없었다. 당시 47세였던 테라츠키 키요이치로였다. 그녀와 테라츠키는, 3회 정도 관계를 맺고 있었다. 외견을 포 함, 육체는 어떻게 봐도 30대로 건장하고, 여자 쪽에서 얼마든지 다가오는 데라츠키 쪽에서 보면, 정말로 아무래도 좋은 유흥의 하나였을 것이다. 이 남자는 막대한 재산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결혼도 하지않고 특정한 여성과의 교제도 없었다. 사람들에게는 "누군가 정략결혼의 상대를 찾고 있는 것이다"라고 회자되기도 했다. 남색가가 아닌 것은, 그와 관계한 여자가 몇십명, 아니 백 명은 있다는 점에서 부정되었다. 모두 유흥이였던 듯 하지만, 어 째서인가 이런 류의 이야기에서 반드시 따라붙는 재판사건이 되 는 일도 없었다. 그 이유를, 시즈카는 "생겨버렸다"고 말했을 때에 알게 되었다. 그것을 듣고, 테라츠키는 아주 크게 웃었다. 「하하하하하! 과연! 그래서 얼마나 원해?」 간단하다는 듯이 말하는 것이다. 「그, 그런게 아니고---」 시즈카는 항변하려고 했지만, 테라츠키는 들을 기미조차 없었 다. 그리고 엄청난 이야기를 한 것이다. 「얼마든지 주지. 다만, 인정하라든가 결혼하자든가 해도 소용없 어. 왜냐면 나에게는 국적이 없으니까 말야. 관청에서도 어차피 받아들여주지 않아.」 「에...?」 「누구의 아이인지 모르지만---뭐어 그런건 아무래도 좋지.」 「무, 무슨 의미예요?」 「나는 아이 같은 거 불가능하니까 말야, 미안하군.」 「......!」 시즈카는 그렇게까지 말하자, 어떻게 대답해야 좋을지 알 수 없 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 방법은 있다. 「매, 매스컴에 이야기하겠어요! 당신의 사회적 지위는 산산조각 이 날거예요!」 이것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말였다. 성공해도, 남자의 애정은 결코 얻을 수 없겠지. 그러자 테라츠키는 크게 한숨을 쉬었다. 「충고하지만, 그것은 그만두는 쪽이 좋아. 네 생명이 위험해.」 아주 진지하게, 굳이 따지자면 괴로운 듯이 그는 말했다. 「그, 그런 협박 따위에...!」 「협박으로 끝난다면 좋겠지만 말야. ---뭐, 시험삼아 어딘가의 주간지에라도 그런 것을 익명으로 보내봐도 좋아. 알겠나, 익명 이라구. 본명같은 걸 사용하면 위험하니까 말야.」 그는 힘을 주어 말했다. 그런 진지함이 극에 달한 말투에, 시즈 카는 한기가 들었다. 「무, 무슨 이야기예요...?」 「우선, 그 주간지는 2개월도 지나지않아 폐간되겠지. 신문이라 도 마찬가지다.」 테라츠키는 그녀의 눈을 바로 정면으로부터 바라보고 있다. 「압력을 넣는다, 라든가 그런 것이 아냐. 내가 할 리도 없지. 나를 움직이는 시스템이 그렇게 하는거다.」 「......」 시즈카는 말문이 막혔다. 거짓말을 하고 있다, 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그의 눈빛이었다. 「...구, 국적이 없다, 라니...」 뒤늦게서야, 그녀는 그 말의 중대함을 겨우 깨달았다. 실업계에 서도 큰 힘을 가진 이 남자에게, 국적이 없다 따위 이야기가 있 을 수 있을까. 그러면서도 아무런 문제도 지금껏 생기지 않았다 는 것은, 즉--- 「그대로야. 국가 정도가 아니다, 라는 이야기지.」 테라츠키는 끄떡였다. 시즈카는 입을 뻐끔뻐끔하고 있을 뿐이었다. 테라츠키는 태연히 계속한다. 「그럼, 돈의 이야기로 돌아갈까---설마 받지 않겠다든가 말하지 는 않겠지. 모처럼이니까 뽑을만큼 뽑는게 좋아.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서, 돈은 있어서 곤란한 일은 없다구, 응?」 「......」 테라츠키의 이야기에, 이런 경우에 반드시 나올 법한 이야기가 한번도 나오지 않는 것을, 시즈카는 그제서야 눈치챘다. 「...떨어뜨려, 라고---말하지 않는군요.」 「그렇게 하고싶은가?」 테라츠키는 눈썹을 곤두세웠다. 「그러고 싶다면 말리지 않겠지만---다만 개인적으로는, 아깝다, 라고 생각하는데.」 「아, 아버지가 확실치 않으니까---」 「그럼 결혼이든 뭐든 하는게 좋아. 그럴 상대는, 넌 부족하지 않겠지. 그런다고 해서 돈을 주지 않겠다고는 말하지 않아.」 담백하게 말해준다. 「------.」 「지금뿐이라구. 앞으로 몇년이 지나면---6년 정도일까나---나는 슬슬 "처리"당할테니까 말야. 그렇게 되면 돈을 낼 수 없어.」 담담하게 말한다. 「그리고 나도, 그저 조용히 그렇게 당할 생각은 아냐---마지막 으로, 한가지 설치해놓은 기념품을 남기고 갈 생각이지. 그러니 그런 소란의 전에, 우선 너에게 해줄 수 있는 만큼은 해주지.」 「......」 결국, 그녀는 그이상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테라츠키의 말대로 돈을 받아서, 장남인 마코토를 출산했다. 결혼은 하지 않았다. 테라츠키 이후로는, 그녀가 함께 살아도 괜찮겠다, 하고 생각되 는 남자는 없었고, 돈을 노리고 결혼하자고 하는 남자 따위 신용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부모와 분쟁도 있었지만, 전부 돈으로 처리해버렸다. 그만큼이나 놀아났던 것이 거짓말처럼, 아이를 낳고부터 그녀는 그저 보통의 어머니가 되어버렸다. 얼마든지---적어도, 그녀가 해왔던 유흥의 범위 내에서 보면---부모에게 받았다던가 하는 것 이 아닌, 사용해도 사용해도 없어지지 않는 자신의 돈이 있다는 것은, 역으로 즐길 기운을 그녀로부터 빼앗아가버렸다. 베이비시 터든 뭐든 고용할 수 있을 터였지만, 그녀는 그런 것에 맡기려고 하지않고, 거의 혼자서 열심히 마코토를 키웠다. 마코토가 어른이 되어, 훌륭한 사람이 되고, 그리고 테라츠키에 게 보여준다---분명히 그는, 이녀석을 자신의 아들로 하지 않은 것을 그 때 후회하겠지---그것만이 시즈카의 살아가는 보람이었 다. 그런데---테라츠키는 깨끗히 죽어버렸다. 예고했던 "6년"에는 조금 빗나갔지만 "8년"을 채우지 못하고. 시즈카는 허탈해졌다. ...『커스터드 파이』. 그 곡은 잘 알고 있었다. 테라츠키 키요이치로는, 레드 제펠린을 마음에 들어했다. 그의 침실 대신인 호텔의 스위트 룸에 갔을 때, 설치되어있는 고가의 오디오에는 이 곡이 오프닝으로 되어있는 2장짜리 앨범 『피지컬 그래피티』가 걸려있었던 것이다. 돈많은 부자면서 락 같은걸 듣 다니, 하고 의외로 유치한 취미에 실소한 것을 시즈카는 확실히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이 곡을 들었을 때, 시즈카는 자신의 생각이 맞다고 확 신했다. 이 "문 템플"--- 역시 테라츠키 키요이치로는, 여기에 무언가를 남겨둔 것이다. 「엄마, 이건---」 하고 아들인 마코토는 그 때 그녀의 스커트의 소매를 쥐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아들을 의식하지 않고 있었다. 그것이 불가 능하게 되었다. 다음 순간, 그녀는 다른 세계로 날아가버렸기 때문이다. 「...침착치 못하군, 모친을 그런 식으로 말한다는 것은.」 테라츠키의 얼굴을 한 왜곡왕은 시즈카에게 그렇게 말하면서도, 씨익 웃어 그녀의 의견의 정당성을 긍정했다. 시즈카는 꺄하하, 하고 요란스럽게, 경박하게 웃어댔다. 취기가 돌고 있었다. 적어도, 그 감각이 있다. 「하지마안---그렇잖아요...」 시즈카는 예전에는 그 쯤에서 「뭐어, 이런저런 딜레마가 있는 거예요」하고 달관한 듯한 말 밖에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은, 더이상 숨길 이유도 없다. 「내 어머니는, 나를 싫어했어요---전혀 좋아해주지 않았어요. 수업참관이라든지, 한번도 오지 않았고---엄마는, 어릴때 제법하 는 미인으로, 그 쓸데없는 프라이드 탓으로 몇번이나 행복을 놓 치고, 35를 넘어버려서, 그래서 애태우다 아버지와 결혼한 것 뿐 이었고, 그 결과 태어난 나 따위, 꺼림칙하다고 밖에 생각해주지 않았으니까---자신이 아이를 키워야 하게되자, 깜짝 놀랐으니까. 그러고보면, 어머니는 나에게 이런저런 것 전혀 해주지 않았구나 아, 하고---」 「그렇군.」 왜곡왕은 끄떡인다. 「하지만 너는, 그래서 자신의 아이에게는 잘 해주고 있다는 거 군. 훌륭한 사람이다.」 시즈카는, 쿳쿳쿳, 하고 웃몸을 굽히며 계속 웃는다. 「어찌된 거예요, 당신은?」 「뭐가 말인가?」 「하지만---이건, 당신이 한 일이잖아요, 키요이치로 씨.」 흐릿해진 눈동자로, 눈을 치켜뜨고 그녀는 왜곡왕을 올려다본 다. 「당신이, 이런 식이 되도록 짜놓은거죠---그럴텐데, 그럴텐데 그런 식으로, 사람을 칭찬하기나 하고...」 히히히, 하고 시즈카는 단정치못하게 웃는다. 하지만 왜곡왕은 그것에 기막혀하는 모습도 없이, 「과연 어떨까. 내가 테라츠키 키요이치로 본인이라고, 언제 말 했었던가?」 하고 냉정히 답한다. 「그밖에 누가 있겠어요?」 「하지만, 이건 네가 바라왔던 세계가 아닐까. 내가 어떻든지, 그런 것은 너와는 관계없어.」 「...그럼 역시, 테라츠키 키요이치로는 나 따윈 아무래도 좋다 고 생각했다는 거군요...내 어머니와 똑같이---.」 시즈카의 '혀놀림'은 이상해져갔다. 「하지만 나, 당신이 좋았어요. 정말이예요, 키요이치로 씨. 정 말로 좋아했었어---그 때는 말하지 못했지만.」 「말할 수 없었던 것 뿐일까. 그 때는 진지하지 않았지만, 지금 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하는 것은 아닐까.」 왜곡왕은 부드러운 어조로 말한다. 「---아무래도 좋잖아요, 그런 것. 이미 나는 아무래도 상관없으 니까...」 시즈카는 카운터 위에 세게 엎어졌다. 「모두 다 던져버리고 싶어요---나, 계에속 바보같아서...」 중얼중얼하고 있는가 싶자, 갑자기 그녀는 팟, 하고 일어났다. 「---잠깐 기다려요. 이건 정말로 그 때로 돌아와버린 거예요?」 왜곡왕 쪽을 진지한 눈동자로 바라본다. 「그럼---마코토는? 마코토는 어떻게 된 거예요? 그 아이는 태어 나지 않은 거예요? ---태어나지 않은 게 되버린 거예요?」 테라츠키 키요이치로의 얼굴을 한 왜곡왕은 어깨를 으쓱였다. 웃으면서 말한다. 「글쎄. 어떨까나. 어쩌면 '정말로 네가 바란대로' 될지도 모르 지.」 「...그건,」 시즈카는 침을 삼킨다. 「무슨 의미? 설마---」 왜곡왕은 답하지 않는다. 그저 웃고있을 뿐이다. 「그것은---혹시, '마코토를 정말로 당신의 아들로 할 수 있을지 도'하고 말하는 거예요?」 얼굴을 완전히 새파랗게 하고, 시즈카는 짜내는 듯이 목소리를 낸다. 「글쎄. 어떨까나---」 왜곡왕은 그저 웃고있다---. --- am 11:02 ...내가 문 템플 안에서 부기팝을 찾기 시작하고 부터, 상당한 시간이 지난, 듯한 느낌이 든다. 다시 찾아내는 것 따위 불가능 해, 그런 느낌이 들어버렸다. 「하아---」 하고 피곤한 한숨을 쉬어버린다. 「사키코, 당신은 변함없이, 금방 포기해버리네!」 소학생 시절의 친구, 히나코의 목소리가 귓가에서 들려오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 「할 수 없잖아, 나는 히나쨩처럼 머리좋지 않으니까.」 혼자서 입 속에서 조그맣게 중얼거린다. 하지만 실제로,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간 것일까. 그 뭔가 시 끄러운 음악이 들리고서부터, 시간감각이 없어져버린 듯한 기분 이 든다. 그런데다가 사람이 없어져버렸다. 문 템플 안에는, 확실히 수많 은 사람으로 가득 차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어느새 나 혼자가 되 어버린걸까. 떠올릴 수 없다. 게다가, 언제부터 유리를 낀 건물이 되었지? 뭔가, 확실치는 않지만 창 같은 건 없었던 듯한 생각이 들지만, 그것은 기분 탓이었을까...천정이라고 할 수 없고, 벽이라고도 할 수 없는, 그곳은 투명하고, 하늘에는 한여름의 큰 태양이 빛 나고 있다. 적란운이 뭉게뭉게 솟아오르고, 매앰매앰 하고 매미가 우는 소 리가 들려온다. 이런 곳에 부기팝이 있을런지, 내가 본 그것은 역시 눈의 착각 이었던걸까. ...어디서 보았는지, 확실치 않았다. 「어라?」 무언가가 상당히 어긋나있다. 그런 말이, 휙 하고 머리에 떠오 른다. 「뭐가?」 내 옆에서 히나코가 물어온다. 뜨거운 공기의, 묵직한 바람이 불어온다. 상당히 무덥다. 「아니, 우리들 말야, 이런 장소에 있었던걸까?」 ...건물 안에 있었던 듯한. 그것도 조금 전까지. 「하? 무슨 의미야, 그건.」 「에-그러니까, 그러니까 말이지...지금 여름이지?」 「당연하잖아.」 「발렌타인은 여름이 아니잖아.」 「무슨 소릴 하는거야?」 「으응, 아무것도 아냐...단지 멍해져서.」 여름방학인 것이다. 그리고 나는 시골에 돌아와서, 그곳에서 히나코와 재회해서, 그 리고 피크닉을 나온 것이다. 그런 것이다. 「변함이 없네, 사키코는.」 히나코는 웃는다. 그것은 내가 소학교 때의, 상쾌함을 느끼게하 던 옛날 그대로의 웃음이었다. 「히나쨩도, 변함없네. 하지만 정말로 예뻐졌어.」 내가 최후로 본 히나코는 아직 11세 때의, 그저 메마른 아이였 다. 아마 초경도 아직이었겠지. 남자 못지않게 씩씩하고, 똑똑해 서, 나는 그런 히나쨩을 너무나도 동경했던 것이다. 그 히나쨩이 눈앞에 있다. 성장한 히나코는, 날씬하고, 하지만 부드러운 라인을 가졌고, 아주 여자다워서, 나는 질투같은 건 느끼지 못하고 솔직히, 멋지 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래, 히나쨩은 틀림없이 아름다워질거야, 하고 나는 계속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 고마워.」 하나코는 부끄러운 듯이 미소짓는다. 「하지만 사키코도 미인이 되었잖아. 인기있지 않아?」 「별로오. 말 걸어오는 남자는 쓸만한 녀석이 없어.」 나는 한숨을 쉬었다. 「오늘도, 타케시 따위 전혀 세심하지 못해서...」 말하고서, 어라, 하고 생각한다. 타케시는 누구였지. 오늘이라 는 건...무슨 일이었지. 「흐응...」 하지만 히나코는 이상하다고 생각치 않은 듯, 깊이 끄덕인다. 「하지만, 그 애도 열심히 너와 즐기고 싶었던 게 아닐까.」 「그렇다고는 해도 정도라는 것이 있는거야.」 이유를 알지 못한 채, 나는 혼자서 떠들고 있다. 한여름의 햇님 아래서, 우리들은 둘이서, 마주보고 서있다. 위로부터 쏟아져내리는 강한 햇살 탓인가, 왠지---히나코의 눈 동자에, 묘하게 빛이 없는 듯하게 보인다. 「무리하고 말야. 실은 싫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이냐?」 「그런 일 없어---.」 나는 고개를 저었다. 다름아닌 히나코에게 그런 말을 듣는 것이, 왠지 도저히 견딜 수 없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 히나코는 남자애와 데이트 같은 건 해본 적 없이--- 「어라...?」 나는, 문득 글썽글썽 울고있는 자신에 놀랐다. 「히나쨩, 에-그러니까, 그건---언제였더라.」 너무너도 너무나도 슬픈 일이 있었다. 그것은 도대체 언제 일이었지? 「뭐가?」 하니코는 온화하게 미소짓고 있다. 「그러니까, 그거야---여름방학이 되기 바로 전에, 나, 심한 말 을 해버려서, 그래서...」 "...너 같은 왈가닥은 남자와 사귀어보지 못하고, 그대로 죽어 버릴거야...!" 「---그래서 말야, 사과하고 싶어서 어쩔 수 없었지만, 그렇지 만---」 나는 얼굴을 든다. 히나코는 부드럽게 웃고있다. 그리고 말했다. 「하지만 그 전에, 내가 죽어버렸을 때의 이야기?」 나는, 응 하고 끄떡였다. 「여름방학이 끝나면, 학교에서 만나면, 꼭 사과하자고 생각해 서, 하지만, 하지만 히나쨩은---」 「교통사고로, 일가족 전원이 사망해버렸지. 참혹한 사건이야.」 「실은, 나 히나쨩이 부러웠던거야---내가 그 무렵 좋아했던 카 지군이, 히나쨩에게 마음이 있다고 소문이 나서, 그래서, 그래서 그런 심한 소리를---」 「본인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을지도 몰라.」 「하지만 나는 쭉 말하고 싶었어!」 나는 큰 소리를 지르고 있다. 「"미안해. 히나쨩은, 히나쨩은 어른이 되면 반드시 대단한 미인 이 될테니까,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니까, 그러니까, 그러니까--- 미안해."하고...」 히나코는 미소짓고 있다. 성장한 히나코가. 아니...그렇지 않아. 그렇다, '이 현상'이 시작될 때에, 본인이 이름을 밝혔다. 내가 멍해져있어서, 그것을 잊은 것이다. 왜곡왕. 눈앞에 있는 자는, 그런 이름의 존재인 것이다. 「그것이 마음에 걸렸던거야?」 어른이 된 히나코의 얼굴을 한 그 사람의 목소리는, 너무나도 부드러웠다. 「응, 그랬어...나는 나무나도 너무나도 나쁜 녀석이라서, 살아 있을 자격 따윈 없으니까, 그래서, 그래서---」 나는 울부짖었다. 「그래서 나는---나는 부기팝에게 죽고싶어!」 그래서 찾고 있었던 것이다. 나를 죽여준다고 하는, 전설의 사신을. 「부기팝, 이네.」 「'여기'에 있어!」 그곳이 어디인가, 잘 알 수 없었지만, 나는 그렇게 외치고 있었 다. 「정말로 봤어! 왜인지 모르지만, 여기에 와 있어!」 「응, 알고있어.」 왜곡왕은 끄떡인다. 「하지만, 과연 부기팝은, 당신을 죽여줄까나. 당신을 고통으로 부터 구해줄거라고 생각해?」 왜곡왕의 목소리는,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다.. 「그녀석은,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 당신이 그녀석에게 기대 해버린 것은, 그녀석이 소문이 나 있어서, 유명하니까---단지 그 뿐인건 아닐까나.」 「......!」 나는 그런 말을 듣자, 흥분이 싸악 가시는 것을 느꼈다. 주위에서는, 매미가 쐐애쐐애하고 울고있다. 공기가 끈적끈적하 고, 무겁다. 왜곡왕은 그 속에서, 땀 한방울 흘리지않고 조용히 서 있다. 나를 지켜봐주는 듯이---. 「...그, 그럼, 당신이라면---당신이라면, 나를 죽여줄거야? 히 나쨩...」 그렇지않다고 알고있으면서도, 나는 역시 그렇게 불러버린다. 「당신은---」 왜곡왕은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멀리서 울고있는 매미소리가 어 느새인가, 그 테마로 변해있다. 그 리듬이 아랫배에 울려오는 듯 이, 들려온다. 「당신은,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너무 힘겨워서 의식조차 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고통스러워 해 왔다.」 그 목소리는 마치---천국에서 들려오는 가볍고 투명한, 천사가 울리는 종소리 같았다. 「그 고통은 이미 사라지게하는 것은 불가능해. 그 고통이야말로 당신의 마음의 중심이니까. 그러니까---그러니까 당신은 그것을, 고통을, 마음 속에서 없애버리고 싶다고 바라는 것을, 역으로 황 금으로 변하게 하지 않으면 안 돼---.」 「황금?」 「그래---빛나는 것으로.」 --- am 11:34 그 무렵, 이 나 하바라 켄타로는 엄청난 바보였다. 기업 데이터를 해킹해서는,그것을 뒤로 팔아넘기는 위험한 일을 희희낙락해서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학교는 지루함을 뛰어넘어 고 통일 뿐이었고, 기껏 10대의 꼬마인 나 정도에 부서져버리는 쉬 운 프로텍트 밖에 하지않는 그 수준의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경멸 까지 일어, 도둑질을 하고있는 것에의 죄악감 따윈 없었다. 정확 히는 그 기업 자체의 데이터가 아니라, 그곳에 하청을 주고 있는 다른 대기업의 데이터를 얻기 위한 것이었으나, 하지만 엄중한 가드를 하고있는 대기업도, 하청 쪽에는 상당히 무딘 경우가 많 다. 무슨 속셈인가 하고 생각했지만, 요는 위에서 제멋대로 썩은 대기업의 녀석들은, 자신들이 어떤 토대위에 서 있는가 제대로 의식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겠지. 「헷헷헷, 잘 받겠습니다아---.」 그 날도, 나는 오후의 고전수업을 빠지고 찻집의 의자에 진을 치고, 암거래로 산 휴대전화의 회선을 써서, 모바일로 모 기업의 데이터뱅크에 침입하고 있었다. 그곳은 막 새로 생겨난 기업으 로, 벤쳐계라고 하면 그런 느낌인 곳이다. 하지만 출자자가 외국 자본계인 듯 해서, 어딘지 확실치 않은 흑막의 느낌이 있었다. 그곳의 프로텍트도 간단한 것이었다. 나는 간단하게 메인 뱅크의 입구까지 도달했다. 「헷, 나쁘게 생각치 말라구---.」 그런데 내가, 막 그 게이트를 빠져나간 그 때였다. 갑자기 화면에, WARNING INSTRUMENTALITY OF MANKIND 라는 문자가 제멋대로 나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즉시 기계는 얼어붙어,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뭐, 뭐야 이건!?) 나는 초조해졌다. 그리고 다음 순간, 모바일은 엄청난 경고음을 울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가게 안에 울려퍼졌다. (위, 위험해 바이러스다! 감염되어 버렸잖아!) 함정이었던 것이다. 나는 서둘러서 휴대전화와 모바일을 잇는 코드를 잡아뽑고, 그리고 배터리를 비틀어서 뺐다. 그럼에도 멈추지않는다. 내장전원에 남은 약간의 파워로라도 움 직이고 있는 듯 했다. 나는, 「체엣, 뭐야 이거, 부서져 버렸잖아!」 하고, 의아한 눈초리으로 이쪽을 바라보는 다른 손님들을 속이 기 위해 서투른 연기를 하며, 컴퓨터로부터 스피커 그 자체를 빼 냈다. 겨우 소리가 멈춘다. 「손님, 곤란합니다---.」 웨이트리스가 얼굴을 찡그리면서 다가온다. 「아, 정말 죄송합니다. 이미 멈췄으니까...」 나는 굽실굽실 머리를 숙이면서, 아직 화면상에서 점멸하고 있 는 뜻을 알 수 없는 문자도 그대로 둔 채 모바일을 팡, 하고 닫 았다. 재빨리 검사를 끝내고, 나는 즉각 그 모바일을 발견되지 않도록 강에 버렸다. 「이런이런, 위험한 곳이었구나---.」 어차피 하드웨어는 파츠가게에서 산 부품을 짜맞춘 것이고, 번 호 같은 것이 저쪽에 넘어가버렸다고 해도 추적은 불가능하다. 나는 일단 안심했다. 하지만, 그걸로 반성한다든가 하는 일도 없이, 결국 나는 그 후에도 그런 일을 계속하려고 생각하고 있었 다. 하지만 사태는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나는 없앤 회선의 대신으로, 또 암매상으로부터 휴대전화를 손 에 넣으려고 번화가로 나왔다. 녀석들은 대체로 그 근방을 배회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왜인지 한사람도 없다. (이상한걸...?) 그 대신, 묘하게 눈매가 나쁜 녀석이 이쪽저쪽에 있고, 왠지 이 쪽저쪽 돌아다니고 있다. 공통되는 감촉이 있는 그 녀석들을, 나 는 처음에는 야쿠자인가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틀렸다. 그녀석들 중 한사람이 나에게 말을 걸어온 것이 다. 「아아, 자네, 이 근처에 자주 오나?」 갑자기 그렇게 물어본다. 「에, 예에---그런 공부를 하고있어서.」 「고교생인가? 학생증은 가지고 있나.」 내가 멍하니 있자, 그녀석은 검은 수첩을 보인다. 경찰이었다. 「네, 네에, 있습니다만---무슨 일입니까?」 나는 학생증을 보이면서, 그렇게 물어보았지만, 실제로는 별로 물어볼 필요는 없었다. 답은 나와있다. 단속이었다. 그것도 대규 모의. 지금은 그 잔무처리를 하고 있다, 라는 것이겠지. 어슬렁 어슬렁 나중에 나타나는, 이 나 같은 얼간이를 잡기 위해서---. 「호오, 좋은 곳에 다니고 있지않나.」 사복형사는 나를 치켜뜬 눈으로 보았다. 방심이 없는 엄한 눈초 리였다. 나는, 하아, 라든가 하는 얼버무리는 답을 해보았다. 「저어, 이건 뭔가의 질문입니까?」 「그렇다면?」 「기록에 남게 되는 것입니까---솔직히, 경찰의 일과는 관계하고 싶지 않습니다만...」 콧대 세우지 않으면 안되는 엘리트 체하는 학생스럽게, 나는 진 지하게 연기했다. 그러자 형사는 웃는다. 「글쎄, 그렇게 될지도 모르지. 뭐 신변에는 조심을 해야겠지.」 비꼬는 듯한 느낌의 말투였다. 하지만 거기에는 업신여김과 경 멸은 있어도, 의심은 없어져 있다. 집요하게 달라붙어서, 학생증을 돌려받고 해방된 것은 5분후의 일이었다. 나는 피곤이 극에 달해, 가까운 찻집에 들어가자 한숨을 쉬었 다. (---어찌된 일이야. 휴대전화의, 이 근처 일대의 암매상까지 앗 하는 사이에 손이 뻗쳐왔다. 도대체, 나는 무엇에 관계되어 버린 거야?) 아슬아슬한 차이였다. 경보에 놀라서, 모바일을 재빨리 버리지 않았다면 완전히 꼬리가 잡혀버렸겠지. 고쳐서 다시 한번 쓴다, 따위 생각을 했다면 지금쯤은--- 부들부들 떨리려고 하는 손을 필사적으로 억누르면서, 나는 커 피를 마셨다. 그 때, 가게에 한 사람의 여고생이 들어왔다. 아름다운 여자였지만, 지금의 나는 그럴 상황이 아니다. 곧 그 녀석으로부터 눈을 뗀다. 그런데 그녀석 쪽이 내 쪽으로 다가온다. 「하바라 켄타로, 지.」 그렇게 말을 걸어왔다. 남자 같은 어투였다. 「...뭐지, 당신은.」 그렇게 물어도, 그녀석은 대답을 하지않고, 내 자리에 멋대로 앉는다. 주위에서는 기다렸던 것처럼 보이겠지. 「어, 어이.」 「당신이 원인이겠지.」 그녀석은 갑자기, 슬쩍 말한다. 「무, 무슨 말이지?」 나는 항변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석은 역시 대답하지 않고, 「적당히, 이 쯤에서 "장사" 쪽은 그만두라구. 지금까지의 정도 는 큰 문제 없었으니까 봐줬지만, 이제부터는 그렇게는 되지않 아. 어디에 관계되었는지 모르지만, 그렇게 세상, 당신이 생각하 는 만큼 쉽지 않다구. 그 경보에는 놀랐겠지.」 담담하게 말한다. 그리고 씨익, 하고 웃었다. 「뭐, 덕분에 장물 관계의 네트워크가 하나 무너졌지만 말야.」 그것은 불가사의한 미소였다. 위협스런 느낌이 있는데도, 동시 에 부드러운 것이다. 그녀의 가지런한 생김새에 어울리지 않을듯 한데도, 사실 그 이상이 없을 정도로 어울리기도 하는 것이었다. 「어, 어이...그건 무슨 의미지?」 「아무것도 아냐.」 「아니 기다려...즉 이런 이야긴가?」 이 여자는, 나를 일부러 내버려둔 것인가? 내 소프트에 조작을 걸어서, 역해킹당하게 되면 경보가 작동하 도록 세트했다는 것인가? 그리고 내 실수로, 이 근처의 녀석들이 모두 잡혀버리는 것을 노리고 있었던 것인가? 「좋을대로 생각하라구.」 그녀는 시치미떼는 듯한 얼굴로 말하고, 웨이터에게, 「다질링 티를 추가.」 하고 주문한다. 그리고 나를 향해서, 「이건 내가 내지. 그것만이 당신에게 해주는 "사례"라구.」 하고 스스럼없이 말하고, 쿡쿡쿡, 하고 소리죽여 웃었다. 나는 놀라면서도, 동시에, 어떻게 할 수 없이 솟아오르는 감정 을 억누를 수 없었다. 「...그런가. 그런 것인가. 과연 너무 간단히 된다고는 생각했었 지. 나는 계속, 당신의 손 안에서 춤추고 있었다는건가.」 동시에 도움받고 있었다는 것이다---한숨과 함께 중얼거리자, 여자는 홍차를 한모금 마시고, 끄떡였다. 「뭐어, 이걸로 반성했다면, 더이상 쓸데없는 일은 하지 않는거 야.」 「하지만, 분하다구. 나를 감쪽같이 이용했군.」 나는 마음 깊이, 분해져서 그렇게 말했다. 그녀는 태연하게, 「나쁘게는 생각치 마. 당신이 어설펐던 거니까.」 하고 미소짓는다. 「아니---그런게 아니라...」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다면 그렇다고, 처음부터 가르쳐주었다면, 더 제대로 했을 텐데 말야.」 내가 그렇게 말하자, 그녀는 눈살을 찌푸렸다. 「---무슨 소리지?」 「나는 해킹이나, 절도나, 정말로 사소한 동기로 했어. 확실히 말해서, 따분함을 보내기 위해서였지. 그러니까---그러니까, 당 신을 알았다면, 처음부터 기쁘게 협력했을텐데. 어째서 말을 해 주지 않았던거야.」 나는 진심으로 한탄하며, 깊이 그렇게 말했다. 이 때, 나는 이미 그녀에게 반한 것이었다. 「......」 그녀는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알 수 없는 듯, 나를 바라보고 있 다. 「아아, 그렇지? 현립 신요학원의 키리마 나기 씨.」 내가 그렇게 부르자, 그녀의 얼굴이 엄중해진다. 「...어째서 알고있지?」 그러자 나는 웃는다. 「당신도 부주의하군. 당신 정도의 미인이라면, 이름을 체크해두 려는 녀석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잖아?」 「......」 그녀는 얼굴을 찌푸렸다. 이것이 나와 키리마 나기의 첫 만남이었다. ...그랬었는데, 지금, 눈앞에서 전개되고 있는 광경은, 그 뒷부 분이 있다. 「즉, 당신은 나를 좋아하게 되었다, 하고 말하고 싶은거야?」 나기의 얼굴을 한 그녀석이, 씨익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하지 만 그 웃는 모습은, 내가 반한 그녀의 그것과는 결정적으로 차이 가 있었다. 「---그런 것이겠지.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전혀 아니 었었지만 말야.」 나는 한숨을 쉬었다. 「어째서? 어째서 말할 수 없지.」 그녀석은 싱글벙글 더욱 웃고있다. 나는 점차 안달이 났다. 「할 수 있을 리 없잖아! 그녀석은 정의의 사자라구. 나 따위 상 대해줄 리 없겠지.」 요전번에도, 나는 어떻게든 그녀를 도와주려고 했지만, 그녀에 게 「친구들은 끌어들이지 않아」하는 말을 들으며 쫓겨났고. 그 래도 무리하게 끼어들었지만, 그녀에게는 거의 도움이 되지 못했 던 듯 하다. 있으나 없으나 똑같다, 인 듯이. 「기특하네.」 그녀 그대로의 쿨한 느낌의 단언하는 말투였다. 「케엣.」 나는 혀를 차고, 찻집의 점내를 둘러본다. 나이테를 기조로 한 실내장식은 세련된 것으로, 투명에 가까운 니스 밖에 칠해져있지 않은 테이블은 약간 광택있는 윤기를 내고 있다. 각 테이블에 매달린 램프의 빛도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게, 차분하게 안정된 느낌이다. 공기의 냄새까지도 진짜 그대로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환각이라구.」 나는 얼굴을 찌푸린 채로 말했다. 「내 몸은, 아직 문 템플 안에 있을게 틀림없어. 어찌된 일인지 는 모르지만...」 「헤에, 그렇게 생각해?」 나기의 얼굴을 한 왜곡왕이 재미있는 듯이 한쪽 눈썹을 치켜올 렸다. 「도대체 뭘 한건지 모르지만, 이대로 얌전히 이런 곳에 갇혀있 을 수는 없지. 어떻게든 탈출할테니까 말야.」 나는 왜곡왕을 노려본다. 「용감하네, 켄타로.」 「'네가' 앞에 있으니까.」 나는 키득키득 웃었다. 「무슨 생각으로 그런 모습을 하고있는 건지는 짐작할 수 없지 만, 나는 그, '너'의 앞에서 약한 소리를 뱉어내거나 좌절하거나 할 수 없다구, 유감스럽지만 말이지.」 나기의 얼굴을 정면으로 바라보며,나는 말했다. 「이 광경에는, 내가 본 적이 있는 것 밖에 없어. 그렇다는 것 은, 이것은 내 머릿속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 이야기지. 꿈 비슷한 거야. 신기하기 그지없으면서도, 실은 전부 기억 속에 있는 것이 끌려나온 것 뿐이다, 하는 것이겠지.」 「과연, 대단한데.」 나기의 모습으로 그렇게 말해주고, 미소지어주자, 나는 조금 득 의만만해져, 복잡한 기분이 되었다. 진짜도 이정도로 나를 인정 해준다면, 하고 생각해버린 것이다. 그것은 달콤한 유혹이었다. (위험해 위험해!) 나는 급히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을 그만뒀다. 「도대체 무엇을 꾸미고 있지?」 「......」 왜곡왕은 눈을 다른데로 돌렸다. 하지만 입가는 웃는 그대로다. 「---꿈, 이라고 했던가.」 쿡쿡 웃는다. 「확실히 꿈은 꿈일지도 모르지. 하지만 당신은 생각해본 적 없 어? 켄타로.」 「...? 뭘 말이지.」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온 세계 그 자체가 악몽은 아닌가, 하고 생각한 일이.」 「무슨 말을 하는거지?」 「악몽으로부터 해방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무엇일까나, 켄타 로?」 「그러니까, 무슨 말을 하고있는거야?」 「너무나도 간단한 일이야. 정말로 간단한 일에 불과해.」 왜곡왕은 다시 내 쪽을 향했다. 그 때였다. 쟈-쟈쟈, 쟈쟈쟝... 또 그 곡이 어디서인지 모르게 들려온다고 생각하자, 지직 하는 땅울림이 찻집을 뒤흔들었다. 창유리가 부들부들 하고 떨리며 울린다. 지진인가, 하고 나는 이곳이 환각 속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잊고 당황했다. 하지만 지진이라고 하기에는 그 충격이 묘했다. 연속되는, 그 간격에 지나치게 틈이 있는 것이다. 그것은 사람 의 심장고동과 거의 비슷할 정도의 간격으로 계속되고 있는 것이 었다. 커피컵이 엎어져, 테이블 위에 액체가 흩어졌다. 조명이 상하로 바운드하고, 가게 안에는 코드가 뽑혀서 떨어지는 물건도 있다. 쨍그랑쨍그랑, 하는 유리 기구의 파쇄음이 일어난다. 「뭐, 뭐야 이건...?!」 「실로 간단한 일이다---.」 목소리가 난다. 나는 돌아보았다. 그리고 얼어붙었다. 그곳에 있는 자는, 이미 나기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았다. 본 적도 없는 젊은 남학생이었다. 다만 눈의 반짝임만이 사라져 있 었다. 「누, 누구야?!」 「왜곡왕이야. 이름을 밝혔었지?」 「그, 그런 걸 묻고있는 게 아냐---그녀석은 누구야?!」 본 적 없는 녀석이, 내 환각 속에 나올 리 없는 것이다. 「그 말인가. 그에 대해서는 키리마 나기라면 알고 있겠지만 말 야. 이름은 사오토메 마사미. 그대와 동류지.」 그 "사오토메"인가의 얼굴을 하고 그녀석은 말했다. 「사, 사오토메...?」 「그대와 정말이지 비슷해서, 키리마 나기를 짝사랑하고 있던 남 자다. 뭐, 그는 확실히 고백했지만 말이지. 그러나 차였지만.」 「......」 나는 말문이 막혔다. 나는, 사오토메 마사미 따위 녀석은 정말로 모른다. 그런데도 그런 사람이 나온다는 것은, 그렇다면 나는--- 「그건 그렇고, 그래, 악몽으로부터 해방되는 방법이지만...」 왜곡왕은 계속한다. 「'눈을 뜨면' 되지. 당연한 이야기로군.」 「우...」 나는, 대개 인간이라면 누구라도 가장 무서워할만한 공포가 솟 아오르는 것을 어찌할 수 없었다. 그것은, 즉... "나는 미쳐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라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자신의 지금까지의 모든 것은 "부끄럽고 추한 착각"이 되어 무너져버리는 것이다... 「우...우와아앗!」 나는 소리치며 튀어올라, 가게로부터 달려나갔다. 그 순간, 아까의, 구궁 하는 충격이 다시 덮쳐왔다. 나는 서 있을 수도 없게 되어, 도로에 넘어진다. 아스팔트의 꺼 칠꺼칠함에, 긁히는 듯한 감촉은, 어떻게 봐도 현실의 것으로 밖 에는 생각할 수 없다. 「쿳...!」 나는 일어나려고 했다. 그리고 그런 내 위에, 거대한 그림자가 지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은 주위의 모든 것을 모조리 덮어 버리는 거대함이었다. 「...서, 설마.」 나는 싫은 느낌이 들었다. '이런 것'을 전에도 본 적이 있었다. 다만, 기억에 있으니까, 라고 해도 환각이라는 것의 증명은 도저 히 될 것 같지 않은 기억이었다. 그것은 영화 속에서의 일이었으 니까 말이다. 땅울림이 우렁차게 메아리치고, 그리고 그리고 도로 한가운데에 그림자가 지고, 그리고 이어서, 아주 높은 장소에서 울음소리 가... 『그르르르르...』 역시, 들려온다---. 「설마---이건...」 나는 돌아보았다. 그곳에 괴수가 있다. ---아아, 그렇고말고, 괴수다. 그렇게 밖에 말할 수 없다. 키는 50미터는 된다. 분화 직후의 화산 같은 울퉁불퉁한 거체에 고가도로의 기둥 같은 굵은 여섯개의 팔다리를, 휘리릭하고 흔들 면서 이쪽으로 걸어오는 것이다. 그 때마다 충격과 굉음이 내 몸 의 수분을 휘저어놓는다. 괴수가 움직이자, 주변의 건물은 차차 짓밟혀 뭉개져간다. 「......」 나는 아연해져 있다. 어떤 의미로는, 이런 것의 출현은 점점 환 각스러움을 증명해줄만한 것이다. 하지만 그 때 나는, 꿈 속에서 는 좀처럼 생각할 리 없는 감정에 지배되어 버렸다. 그것은 즉, "---그런 말도 안되는. 믿을 수 없어, 이건 꿈이야---." 꿈 속에서 그런 걸 생각하는 녀석이 있을까? 괴수가, 부르르하고 슬쩍 몸을 떨자, 그 체내에서 미친듯이 날 뛰고 있는 에너지가 흘러나오는 듯이, 그 전신으로부터 무수한 번개가 힘차게 솟아나오며 주위의 건축물을 뿌리채 뽑아버리듯이 내리쳐 간다. 그 압도적 파괴를 멈출 방법은 없다. ---유린이다. 이 도시는 이미 이 괴물의 것이 되어버렸다. 괴수의 붉은 색을 띈 눈동자가, 팟 하고 이쪽을 노려본 듯한 느 낌이 들었다 나는, 와앗 하고 비명을 지르며 그 장소로부터 도망간다. 거리에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나 외에는 모두 도망 쳐버린걸까. 그 속에서 나는 도망친다. 뒤로 바위산 같은 괴수가 한발 한발 가까워짐에 따라서, 빌딩의 유리가 새하얗게 부서지며 무너져내린다. 「어, 어어어어어, 어떻게---」 어떻게 된 일이야, 이건?! 나는 비틀비틀 하면서도 필사적으로 달리고, 그리고 괴수의 진 로로부터 벗어나려고 옆으로 꺾었다. 그러자, 약간 앞에 하나의 그림자가 웅크리고 있다. 「...훌쩍, 훌쩍...」 하고 울고있는 그 사람은, 아이였다. 그리고 무릎을 감싸안고서 혼자서 울고 있는 것이다. 「어, 어이 꼬마! 위험하다구!」 나는 크게 소리쳤다. 그러자 꼬마는 히익 하며 내 쪽으로 얼굴 을 돌린다. 나는 퍼뜩 정신이 들었다. 그 꼬맹이의 눈은, 지극히 정상적인 인간의 그것이었기 때문이 다. 왜곡왕이 아니다. 저쪽도 그렇게 생각한 듯 하다. 「아, 아저씨는---」 하지만 그 사이에도 괴수는 닥쳐온다. 녀석은 도로 따위 상관치 않고, 건물을 부수면서 진로를 우리들 쪽으로 향했다. 「도, 도망치자구!」 나는 꼬맹이의 손을 잡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아저씨, 누구---」 「아저씨가 아냐, 하바라 켄타로다! 게다가 아직 고등학생이야!」 나는 거칠게 소리쳤다. 하지만 꼬마는, 「아저씨한테도, 조라기(ゾ-ラギ)가 보여?」 하고 이쪽의 말을 전혀 듣지않고 말했다. 「그러니까 켄타로 라고 했지---응?」 나는 그녀석의 얼굴을 본다. 「---"조라기"? 그건, 저 괴수를 말하는 거냐?」 그 때, 나는 그녀석을 어딘가에서 본 적이 있는듯한 느낌이 들 었다. 그렇다, 이녀석은 나와 시로의 바로 옆에 있던 어머니와 아이 일행의, 그 아이였다. 흘깃 본 것 뿐이었지만, 확실히 한 번 본 적이 있다. 「......!」 나는 제정신을 찾았다. 「너---확실히, 마코토라고 했었지?」 꼬마는 놀랐다. 「어째서 알고 있어?」 그거야, 네 어머니가 그렇게 부르는 것을 내가 들었으니까 그렇 지---하고 생각했지만, 나는 답하지 않는다. 「---과연, 그런 것인가.」 나는 씨익 웃었다. 그렇다, 역시 모든 것은 기억의 범위 내에서만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그것이, 거의 기억해낼 수 없을만한 심층의식으로 부터 나오기 때문에, 그래서 모른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것이 다. 아까의 사오토메인가 하는 녀석도, 분명히 어딘가에서 한 번 스쳐지나가든가 했을 뿐인 얼굴인 것이다. 그것이 나왔을 뿐이 다. 조라기, 라던가 하는 것은 분명히, 내가 어릴 때 본 텔레비전 방송이라던가일 것이다. 「뭐, 뭘 멈춰서 있어! 도망쳐!」 마코토가 아우성쳤다. 「아아---그렇지.」 나는 다시 달려나간다. 하지만 이제까지처럼 막막하게, 가 아니다. 목적지가 있다. 왜곡왕이란 녀석은 뭐라고 했었지? "악몽으로부터 깨는 데 가장 간단한 방법은, 눈뜨는 것이다"라 고---. 그 말대로다. 나는 일어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쫓아오는 조라기의 그림자에 쫓기면서, 나는 그저 달린다. 내가 아까까지 있던 장소---문 템플로. 생각대로 그것은, 현실의 그곳과 같은 장소에 확실히 세워져 있 었다. 「도, 돌아온거야? 괜찮아?」 마코토가 불안한 듯한 목소리를 낸다. 「어떻게든 되겠지, 맡기라고!」 나는 사람없는 엔트런스 홀을 마코토를 데리고 달려나갔다. 거대한 계단 같은 문 템플을 우리들은 가로질러 올라간다. 하지 만 도중에 마코토가, 「켄타로오-, 더, 더이상은 힘들어---.」 헉헉 허덕이면서 털썩 주저앉았다. 「할 수 없군, 거기서 기다려!」 나는 마코토를 도중에 놔두고, 목적지를 향한다. 반 쯤까지 왔을 무렵에, 문 템플 전체에, 쿠궁 하는 충격이 오 갔다. 조라기가 쫓아와서, 그 손을 건물에 댄 것이다. 나는 또다시 엎 어진다. 벽 저편에서, 괴수의 "그르르르르"하는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나를 노리고 있는건가? 저런 무식하게 큰 것이 나 따위를 노려서 어쩌겠다는 건가. 나는 뒹굴면서도 계속 달려서, 그리고 드디어 "그곳"에 도착했 다. 그렇다, 그곳은 내가 아까 『커스터드 파이』를 들었던 장소다. 그리고 그곳에는, 「---생각대로군!」 예상대로, 내가 쓰러져 있었다. 조라기가 지금이라도 이 건물을 두들겨 부술 듯 하고 있는데도, 「으-음...」 따위 태평스럽게 신음하면서, 쿨쿨 잠들어 있다. 나는 나 자신이면서도 어처구니가 없고, 왠지 화가 나서, 큰 소 리로, 「---이 바보자식, 일어낫!」 하고 큰 소리를 지르며 나를 차서 날렸다. * 「---와앗!」 나는 벌떡 일어났다. 반사적으로 발차기를 날린 머리에 손을 댔지만, 물론 혹 같은 것은 없다. 다만 조금 아찔아찔하고 흔들리는 듯한 감각이 있다. 「---에-그러니까, 나는...」 일순, 자신이 어디에 있는 것인가 파악되지 않는다. 아직 조라 기로부터 도망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조라기가 뭐였지. 뭔가 엄청난 일이 있었던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곧 제정신이 든다. 그렇다, 나는 문 템플 안에 있는 것이다. 주위는 어둡다. 창이 없는데다, 조명도 그 때 끊어져버렸기 때 문이다. 하지만 광원은 제로는 아니다. "비상구'의 녹색 램프가 희미하게 주위를 밝히고 있다. 전기가 끊어져도, 내장된 전지로 몇시간인가는 버티는 것이다. (과연---저것만은, 회선이 너무 간단해서 잔재주를 피울 수 없 었는가.) 그 반쯤 어두운 세계에서, 주위로부터, '우우' 혹은 '오오'하는 무수한 신음소리가 들려온다. 나는 손을 더듬어, 아마도 건물 안에 사람들이 쓰러져 있고, 혼 수상태에 있는 듯한 것을 확인했다. 결론이 빠르지만, 모두 아까 의 나 처럼 잠들어있는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난거야, 도대체...?」 점점 눈이 어둠에 익숙해졌다. 나는 다시 주위를 둘러본다. 「으윽, 으으으...」 내 바로 곁에서, 익숙한 목소리의 신음이 났다. 나는 퍼뜩 정신 이 들어, 그녀석에게 손을 뻗었다. 「어이...」 「우웃...나, 나는 너 따위---」 「어이, 시로, 정신차려! 일어나라구!」 나는 그 다나카 시로의 뺨을 찰싹찰싹 두들겼다. 이윽고 시로는 흐릿하게 눈을 떴다. 「아...」 「어이, 알아보겠어? 여기는 어디야? 말해보라구.」 「하, 하바라 씨---그런가, 여기는 문 템플.」 시로는 머리를 흔들고, 어떻게든 제정신으로 돌아온 듯 했다. 「어찌된겁니까, 이건.」 「모르겠어. 너, '어디'에 갔었어?」 「..."그녀"와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도 있었고---」 시로는 멍하니 답한다. 「그?」 「그녀의, 또 한 사람의 상대였던---뭐라고 할까, 그 쪽이 그녀 를 나보다도 좋아했던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으니까---사과하려 고 했던 걸까요, 나는...」 중얼중얼 말하고 있다. 무슨 말을 하고있는 것인가 확실히 이해 되지 않는다. 아마 이녀석이 이 문 템플에 "참배하러" 온 이유 인, 그 죽었다는 여자의 일인 듯 하나, 요점이 전혀 파악되지 않 는다. 「하바라 씨는? 당신도 보내졌던거죠.」 「에? 아, 아니...」 역으로 물어보자, 나도 요령을 피울 수 없게 되었다. 확실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틀림없이 나기가 나와서, 나를 좋아 하는 것이겠지 하고 말했던 듯한...도저히 남에게 말할만한 이야 기가 아니다. 「뭐랄까, 그게---그보다 왜곡왕이라던가 지껄인 녀석이...」 「'그자'로군요. 누구일까요.」 시로도 끄떡인다. 나는 팔장을 끼며 중얼거린다.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이런 짓을 하고있는걸까.」 「......」 말없이 생각에 잠겨있던 시로가, 내 말의 의미를 눈치채고, 퍼 뜩 얼굴을 든다. 「목적, 이라니---하바라 씨, 그렇다면 왜곡왕이 누구인가 짐작 은 가는 겁니까?」 「그럴 사람, 한 사람 밖에 없겠지. 일부러 이런 것(문 템플)을 지은 장본인이지.」 「그럼---테라츠키 키요이치로가? 하지만, 이미 죽었다고---」 「그것이 문제야. 실은 죽지 않고, 어딘가에 숨어있는걸까. 아니 면 죽은 뒤라도 움직이도록 꾸며두었던 걸까.」 으음, 하고 나는 떫은 얼굴을 한다. 「어느 쪽이든간에, 상당히 계획적이야. 완전히 우리들은 녀석의 손아귀 안에 있다구.」 「......」 『창작 - 쓰기-번역란 (go ANC)』 702번 제 목:[번역] 부기팝·오버드라이브 왜곡왕 (3) 올린이:미유키쨩(진용철 ) 01/10/02 02:48 읽음:348 관련자료 없음 ----------------------------------------------------------------------------- 이 글은 카도노 코우헤이(上遠野浩平) 씨의 소설 [부기팝 오버드 라이브: 왜곡왕(ブギ-ポップ·オ-バ-ドライブ 歪曲王)]을 번역한 것입니다. 빈곤한 일어실력으로, 공부삼아 번역해본 것이라 그리 좋은 번역은 못됩니다만, 깊은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왜곡왕 편은 부기팝 시리즈의 4번째 작품으로, 스토리상으로 이 전 시리즈와 조금씩 연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왜곡왕]을 읽기전에 시리즈 전작인 [부기팝은 웃지않는다], [Vs 이미지네이 터], [판도라]를 먼저 읽어보실 것을 권합니다. 무단전재는 사양합니다. 사전양해없이 다른 곳으로 퍼가는 것은 자제해주시길... --- Boogiepop·Overdrive --- 歪曲王 (3) Written by 上遠野浩平 (Kadono Kouhei) Illustrated by 緖方剛志 (Ogata Kouji) Translated by B'st (miyukichan@innocent.com) 초회번역 2001.03.11 최종수정 2001.10.02 --- am 12:00 / pm 0:00 왜곡왕. 그 이름은 기분나쁜 거품(부기팝)과 마찬가지로 '그'가 스스로 붙인 이름이다. '그'가 언제부터, 세계에 있는 일그러짐을 눈치채기 시작한 것 인가는 확실치는 않다. 다만 '그'가 형태를 갖추었을 때에, 이미 세계는 질려버릴 정도의 무익함과 무의미의 퇴적으로 광채를 잃 고 있었다.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에게는, 무익함이 무익함이라고 생각되지 않았고, 무의미가 가치가 없는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것들은 단지, 일그러져 있 을 뿐으로, 그 일그러짐이 본래 올라갔어야 할 오르막길을 메비 우스의 띠 처럼 빙글빙글 도는 것으로 하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 했다. '그'에게는, 그 무의미가 계단 같은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한발 한발 확인하며, 나아가는 것이 가능하다면 반드시 그것은 어딘가 로 "돌파"할 수 있을 터인 도정이라고. 하지만 그런 것은 '그' 이외에는 누구도 모르는듯해 보였다. 아 니, 모르는 정도가 아니라 깨닫는 것을 거부하고 있는 듯 하기까 지 했다. 그 마음이 만들어낼 터인 광채로부터 눈을 돌리고, 그 저 고통이라는 이름의 막다른 좁은 길에 틀어박혀서, 그걸로 해 결되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극약처방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는 지금 "달"이라는 절호의 장소를 손에 넣었다. 앞으로 문제인 것은, 그 기분나쁜 거품(부기팝)이 '그'에게 적 대 할 것인가 아닌가, 하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이 앞을 막아서든, '그'는 이제와서 이 "실험"을 그 만 둘 생각 따윈 털끝만치도 없다. 왜곡왕. 그것이, 그 이름이다. --- pm 0:01 꼬르륵, 하고 내 배가 큰 소리를 내며 울렸다. 나는 어쩐지 부끄러워져서 얼굴을 붉혔다. 아무리 사소한 데 신 경쓰는 풍기위원장이라지만, 아무리 그래도 딱 정오 일분후에 맞 춰서 배가 고파질 리도 없을텐데. 음, 하고 내 옆의 부기팝이 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공복을 느끼고 있는 건가.」 「벼, 별로 그런 것 아니예요.」 그렇게는 말해도, 실은 뱃가죽이 달라붙을 지경이었다. 생각해 보면 예비교에 원서를 내고 나서 햄버거라도 먹자고 생각하고 있 었기 때문에, 오늘은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집을 나올 때 마신 한병의 드링크 요구르트 뿐이다. 「공복은 신경을 어지럽힌다. 뭔가 입에 넣는 쪽이 좋아.」 「아무것도 갖고있지 않아요, 먹을 것 같은건.」 내가 그렇게 말하자, 부기팝은 망토 안에서 뭔가 귀여운 냅킨에 싸인 도시락 상자를 꺼냈다. 자, 하고 나에게 넘긴다. 「......」 그것은 어떻게 봐도 손수 만든, 두사람 분의 것이다. 그렇다는 이야기는... 「이건...혹시.」 「아아, 미야시타 토오카가 타케다 케이지와 같이 먹으려고 만든 것이겠지.」 나는 그 도시락통을 뚫어져라 바라본다. 「피, 필요없어요---이런 것.」 「먹을 것임은 틀림없어.」 간단한 일인 듯 말했다. 「그런 게 아니고---토오카에게 미안해요.」 「어쩔 수 없지. 그녀도 포기할거다.」 나는 잠시 도시락을 받아든 자세로 굳어있었지만, 잠시 후 한숨 과 함께 그것을 열고 젓가락을 쥐었다. 주먹밥의 크기가 불규칙적이고, 반찬을 다듬은 모양이 제각각인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맛있어, 하고 생각해버린다. 「...맛있어요.」 가라앉은 목소리로 그렇게 중얼거렸지만, 부기팝은 무반응이다. 하지만...배에 먹을 것을 집어넣고, 조금 진정되어오자, 엄청난 환경에서, 이런 도시락이 어쨌다든가 하는 태평스러운 말을 하고 있을 상황인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들은 바닥 아래에서 나와서, 입구 근처쯤에 있지만, 우리들 이 앉아있는 벤치의 바로 앞에는 사람들이 잔뜩 넘어져 있다. 물 론 모두 죽은 것은 아니고, 그저 잠들어 있을 뿐이지만, 이 어둑 어둑한 환경에서 그 사람들이 때때로 신음하거나 중얼중얼 잠꼬 대를 하거나 하면, 그것은 마치 저세상에서 죽은 자가 원한을 말 하고 있는 듯 해서, 상당히...기분이 나쁘다. 이 사람들은, 모두 그녀석과---왜곡왕과 만나고 있는 것일까. 내가 사오토메 마사미와 만났듯이. 「......」 나는 세개째의 주먹밥에 젓가락을 가져가며, 그쯤에서 후우 하 고 크게 한숨을 지었다. 「...어떻게 된 거죠, 이건.」 「모르지.」 부기팝은 즉시 대답했다. 이 "사신" 씨는 아까부터 그런 말만 하며, 전혀 움직이려고 하 지않는 것이었다. 「하지만, 당신은 무언가를 감지해서, 그래서 나온거잖아요? 조 금은 짐작같은 건 가지 않나요?」 「세계에 위기가 닥쳐오고 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그게 어떠한 위기인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내가 "나오는" 것은 자동적이니 까, 배경까지는 파악할 수 없지.」 무슨 말을 하고있는가, 확실히 이해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됐는데도요? 왜곡왕인가를 찾아내서, 해 치워버리면 되잖아요.」 「그런 것으로 끝난다면, 나는 일부러 나오지 않아.」 담담하게 대답한다. 나는 포기하고서, 다시 도시락으로 돌아갔다. 그러자 부기팝은 이야기를 계속했다. 「왜곡왕이라고 했던 그는, 그 자체로는 파괴성을 지니지 않아. 그는 사람으로부터 어떤 종류의 반응을 끌어내는 것이 목적인 듯 하다. 이전과는 틀리지.」 「이전이라면---맨티코어 때의 일?」 「그 때는 "인간을 먹는 자"가 태어나기 시작했지. 문제는 거기 에 있었다. 슬픈 괴물의 일 같은 것은 실은 부차적인 문제였지. 이번에는---아마도, 아직 진짜 위기는 시작되지 않았어.」 「...? ...?」 나는 지당하다는 듯이 들려주는 이러한 이야기를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틀림없이---미야시타 토오카에게 말해도 이해 할 수 없겠지. 도대체 이 검은 모자는 어떤 사람인가. 이런 때임에도, 역시 "확실히 병"이 도져서, 내 감정을 진정시 킬 수 없게 만든다. 정체불명인 채 눈앞에 있는 사람은 도대체 어찌된걸까? (이중인격---그 비슷한 것일까. 하지만...) 나는, 그 사건 뒤에 친한 친구인 스에마 카즈코(末眞和子)에게 그런 것에 대해서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스에마는 이상심리 같은 것에 상당히 자세한 것이다. 그리고 그녀가 말하기로는--- 「이중인격? 그건, 어떤 상황이지?」 「으-음, 뭐랄까, 갑자기 성격이 변해버린다, 라고 할까나.」 「한마디로 말할 순 없지만, 그래도, 니이토키. 한가지는 확실히 말할 수 있어. 그건 대부분의 다중인격 증상이라고 불리는 것은 의심스럽다는 거야.」 「---헤에?」 「거짓된 연기. 그것이 대부분이야.」 확실히 말하는 것이다. 「하, 하지만---그게, 여러가지 있지않아?」 「있겠지, 확실히. 하지만 그것을 증명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세 상엔 없어. 다중인격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가설"에 불과한 거 야. 스티븐슨이 「지킬 박사와 하이드」를 창작해서 나온, 것이 지. 그런 것으로 하면, 갑자기 사람이 변해버리는 듯한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 하고. 미국에서 이 이야기가 활발하게 이야기되 게 된 것은, 재판에서 변호사가 "피고는 병으로 심신상실 상태에 있었으므로 무죄입니다."하고 주장해서 자신의 주가를 높이는데 사용하려고 했기 때문이고...」 「......」 「니이토키, 당신도 비밀 하나둘 정도는 가지고 있지? 그것을 다 른 사람에게 숨길 때, 연기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어? 그리고 그 것은 자신의 평범한 성격과는 달라보이는 일이 있지 않아? 그렇 다고 그것을 다른 인격이라고 말해버리는 것은, 조금 거친 이야 기네.」 「그, 그건 그렇지만...」 「사람의 마음이란 건, 놀라울 정도로 융통성이 있는 거야. 자주 멜로 드라마에서 말하잖아. 자신에게 거짓말을 해선 안돼, 라고. 거짓말이든 뭐든 태연스럽게 하는거지. 다른 인격을 발명한다던 지 말야. 하지만 나는, 그것은 역시 그 사람의 인격일 뿐이라고 생각해. 인격이라든가 정신이라든가 하는 것은, 사람이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도 아주 다양한 측면을 가지고 있는 게 당연한거야.」 「하, 하지만 말야, 그걸로 자신의 또 하나의 인격이 존재하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게 된다, 하는 것은 아니잖아.」 「응, 그거야.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본인이 "전혀 기억 하지 못합니다"하고 말하지. 그럼, 어떻게 해서 그것을 증명하 지?」 「에? 에-그러니까....」 「본인을 거짓말 탐지기에 걸어볼까? 그 발한량 등에 의존해서, 프로의 배우에게 해보면 전혀 쓸모없는 그걸로? 어떤 연기자는 진실을 말할 때 땀을 흘리고, 거짓일 때는 냉정한 척 하는, 그런 경우도 있는 듯 해. 뇌파라도 측정할까? 하지만 그것은 현 시점 에서는 잠들어 있는가 일어나 있는가 정도 밖에는 정확히 증명할 수 없어. 그럼 어떻하지? 하나님께 맹세할까?」 「...으-음.」 「다중인격이라는 것은, 일종의 제논의 패러독스 같은 데가 있는 거야. 즉,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지않고 있 다는 것을 증명하라, 하고...상당히 복잡해지게 되는거지. 물론 서투른 녀석은 곧 알아낼 수 있어. 재판에서도 확실히 부정되는 것이 대부분이니까. 하지만 상당히 교묘하게 해냈다고 해도, 그 렇게까지 해서 비밀을 숨기지 않으면 안되는 것은 왜인가, 하는 다른 병이 되어버리는거야. 그렇게 되면 그것이 다중인격인가 어 떤가 점점 알 수 없게되고. 어쨌든 병이라는 것은 확실하고...」 「...어, 어렵네.」 「다중인격은, 나로서는 바램의 산물이라고 생각해---자신이 해 버린 일에 대해서 "이것은 내가 아냐, 내 안에 있는 다른 사람이 했어"하고말야. 봐, 소매치기 등이 잡히면 말하잖아. 내가 아니 야, 이 손이 멋대로 했다, 하고. 그것도 다중인격이라는 거지.」 「...하아, 과연 그렇네.」 「누구에게나 있는 그런 감정이, 다중인격이라는 것을 "있어, 있 어" "그럴 수 있어"하고 긍정하게 한다---그렇게 생각해. 그러니 까, 그런 의미에서는 확실히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고는 할 수 있겠지.」 「......」 ---스에마가 한 말은, 상당히 지당하게 생각된다. 그럼 이 부기 팝은 다중인격이 아닌걸까. 미야시타 토오카는, 보통때도 연기하 고 있을 뿐으로 실제로는 언제나 부기팝인 걸까. 혹은 부기팝이 극히 보통의 여고생 미야시타 토오카인 척 하고 있는 것일까. 아무래도 그런 식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그렇지만... 내가, 뚫어져라 그 사람을 바라보고 있으니, 이윽고 부기팝은 휘파람을 불기 시작한다. 그 때도 들었던, 그것은 "뉘른베르크의 마이스터 징거 제 1막에 의 전주곡"이었다. 사람이 풀썩풀썩 넘어져있는 어둑어둑한 세계에서, 그 맑은 노 래는 도저히 어울리지 않았다. 「---솜씨가 좋네요.」 내가 슬쩍 말하자, 부기팝은 조금 장난스런 얼굴을 하고, 「그런 말을 듣는 것은 두번째로군.」 하고 말했다. 「첫번째는?」 「타케다 군이지.」 그런 말을 듣자, 나는 역시 가슴이 내려앉는다. 「...선배도, 당신에 대해 알고 있어요?」 「뭐어, 그렇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선배는.」 「그는 좋은 사람이니까 말야.」 미야시타 토오카와 같은 얼굴로, 의미있어 보이는 말을 한다. 「선배에게 있어서는 상당한 폐가 되지 않아요? 당신의 존재는.」 부기팝은 웃는 것도 아닌, 조롱하는 것도 아닌, 좌우비대칭의 기묘한 표정을 짓는다. 「그렇겠지.」 나는 복잡한 기분이 된다. 이 사람은 나의 연적인 것이다. 적어 도, 한쪽 측면으로는. 「미야시타는, 어째서 타케다 선배를 좋아하는거예요?」 나는 바로, 그런 것을 물어봐 버린다. 「글쎄, 나는 알 수 없지. 하지만 그대와 크게 다르지 않은 이유 가 아닐까나.」 「---그런.」 나는 우물거린다. 그런 말을 들으면, 나는 어떻게 해야 좋은걸까? 하지만 검은 모자는 내 갈등 따위 개의치 않고, 「그대는 어째서 타케다 군을 좋아하게 된 것일까?」 하고 역으로 물어본다. 「그, 그런 걸 물어봐도---」 나는 왠지, 머리가 혼란해져온다. 그런 것을 미야시타 토오카의 얼굴로 묻지 말아줬으면 한다. 어떻게 반응하면 좋을지 알 수 없 다. 화를 내야 하는 것일까. 하지만 나는 이상하게도 화가 나지 않았다. 「...다정해서예요, 틀림없이. 몇번인가 천절히 대해줬고. 같은 보건위원이었을 때, 내가 하지않으면 안되었던 일들을 바꿔주기 도 하고...」 나는 말하면서, 끝을 맺지 못한다. 「과연, 타케다 군 답군.」 대견하다, 하는 태도로 부기팝은 끄떡였다. 「미야시타도, 그런 것일까요.」 「글쎄. 나로서는, 그대가 정말로 그런 것 때문에 타케다 군을 좋아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들고 하니. 딱 잘라서 말할 수는 없지.」 「...무슨 의미예요?」 「그것은 전부, 나중에서야 만든 이유 같은 느낌이 들어서 말이 지. 그대가 타케시 군을 "좋아"하고 생각한 감정 쪽이 먼저고, 이유는 나중에서야 찾아내서, 납득시키고 있는 것 같다는거지.」 묘하게 확신이 있는 듯이 말했다. 「그, 그런 말을 들어도...」 나는 다시 더듬는다. 어떤 때라도 딱 잘라서 확실하게 말하는 내가, 이 사람을 앞에 두고 있으면 말문이 막힌다. 「그, 그럼 당신은? 당신 자신은 타케다 선배를, 어떻게 생각하 고 있어요?」 「나에게는 주체 따윈 없어. 내가 누구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가, 같은 일은 문제조차 되지않아.」 즉시 대답했다. 「그렇게 말하는 것은 비겁해요.」 나는 조금 화가 났다. 연적인 미야시타 토오카가 아닌, '이 사 람'에게. 「타케다 군에게는 감사하고 있어. 나를 "친구"라고 불러준 것은 그 뿐이니까 말이지. 그래---.」 그 사람은, 다시 그 좌우비대칭의 표정이 된다. 「그런 의미로는, 질투하고 있다, 라고 말해도 좋을지도 모르겠 군. 그대와 마찬가지로, 미야시타 토오카에게.」 의외스럽기 그지없는 말을 한다. 나는 머엉, 하고 얼빠진 얼굴을 하고 있을게 틀림없다. 그 때, 돌연 문 템플 전체가, 구궁 하고 크게 흔들렸다. 지진인 가 하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느낌이 틀리다. 마치, 뭔가 거대한 것이 건물이 부딪쳐오는 듯한---그런 떨림이 었다. "그르르르르르르..." 짐승의 울음소리 같은, 기괴한 소리가 울린다. 멀리서부터 나는 것 같기도 하고, 바로 곁에서부터 나는 것 같기도 하다---뭐라고 할까, 스케일을 파악할 수 없는 소리였다. 「------!」 부기팝이 심각한 얼굴이 되어, 일어선다. 「뭐, 뭐예요 이거?!」 나는 물어보았지만, 더이상 대답해주지 않았다. 부기팝은 건물 위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기, 기다려요!」 서둘러서 쫓아가려고 한다. 그러자, 아래쪽에서 삐리리, 하는 전자음이 들린다. 이것은... (---휴대전화의 착신음?) 나는 그쪽을 본다. 그러자 그 전화의 주인인듯한 사람이, 가로 누워 움직이지 않는 채로, 팔만이 마치 기계처럼 정확히 움직여 서 전화를 받았다. 「---네. 아니, 우선 준비해 둔 판매용의 음식물을 손님들에게 나눠주면 어떨까, 하고 치프가---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 니다. 네 그럼.」 중얼중얼 하고, 눈을 감고 잠든 채, 입만이 아주 자연스럽게 말 하고 있다---그리고 끊어버린다. (이, 이건...?!) 뭐야 지금 것은? 그 본인과 전혀 관계없이, 혼자서 전화에 반응한 것처럼 보였 다...마치 기계가, 또는, 「다, 다중인격처럼...부기팝!」 나는 그를 부르려고 했다. 그러나, 이미 그의 모습은 떠나가서, 사라져버렸다. 「------.」 나는 다시 지금의 사람을 보려고 눈길을 내린다. 그 순간, 몸 전체가 얼어붙는다. 그곳에 쓰려져 있는 것은, 이미 잠든 사람들이 아니었다. 아까 의 그 일그러진 마네킹들로 바뀌어 있었다. 꾸륵꾸륵하고 일그러 진 오브제의 무리가, 바닥 가득히 퍼져서--- 「어, 어...?」 귓가에서, 또 그 곡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쟈-쟈쟈쟈, 쟈쟈쟝..." ---『커스터드 파이』다. 「...히익!」 나는 전율로 꼼짝하지 못한다. 나는, 나는 이미 눈을 떴을 텐데--- 그리고 등 뒤에서는, 다시 목소리가 들려왔다. 「녀석은 없어져 버렸군요. 자, 이야기를 계속할까요.」 사오토메 마사미의 얼굴을 한 왜곡왕이, 아까까지 우리들이 앉 아있던 벤치에 앉아, 나에게 미소지으며 말을 걸어왔다. --- pm 0:24 「---음, 어쩔 수 없겠지. 도시락 등은 나눠줘도 좋아. 좌우지간 손님을 화나게 하지 말라구. 무슨 일이 생기면 곤란하니까 말야. ---아아. 맡기지. 그럼.」 하고, 문 템플 앞에 있는 등이 넓은 남자가 전화로 말하고 있는 것을 나는 보았다. 아마도 내부와의 연락이겠지. 그렇다는 것은, 그다지 수상한 일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된다. 그저 입구 가 잠겨버렸을 뿐인가. 「하지만---」 나, 타케다 케이지는 떨어져내리는 빗 속에서, 문 템플을 올려 다본다. 데이트의 약속장소에, 토오카는 전혀 오지않고, 그리고 토오카 가 오지않는 이유로서는, 우선은 "그 일"의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그럴듯한 이상은, 이렇게 눈앞에 있는 것 이고. 어딘가 멀리서 레드 제펠린이 울리고 있다. 「으-음...」 집에는 전화를 걸지 말아요, 하고 토오카에게 들었기 때문에 아 직 걸지 않았다. 하지만 전화를 걸어봐도 아마 없을거란 느낌이 든다. 「으-음...」 나는 아까부터, 이렇게 소동이 일어나고 있는 문 템플 앞과 약 속장소 사이를 왔다갔다하고 있다. 여기는 큰 소동이다. 아까부터 계속 다양한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고 있다. 경관도 있 다. 하지만 이 사람들은 겨우 몇명으로, 아무래도 앞쪽 도로의 교통관리가 목적인 듯 하다. 입구를 연다든가, 그런 일에는 참가 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기술자인 듯한 사람이 몇명 모여서, 빗속에서 우산을 펼치고 중얼중얼 떠들고 있다. 「도대체 기본설계 데이터가 남아있지 않다는 것은 어떻게 된 일 이야?」 「어쩔 수 없겠지, 사장이 없애버렸으니까. 같은 것은 두 번 다 시 짓지 않을테니까, 라던가 하면서.」 「도락이 지나쳤군. 덤으로 이런 사태가 되고...」 「저기 말이지, 혹시 이건 "시한장치"가 아닐까? 회장이 죽기 전 에...」 「어이, 쓸데없는 말 하지마!」 한 사람이 서둘러서 그 발언을 제지한다. 그리고 주위를 힐끔힐 끔 둘러본다. 나는 서둘러서 그들 따위 모르는 척 했다. 회장, 인가 말했던 것은, 틀림없이 이 건물을 짓게 했던 테라츠 키 키요이치로라던가 하는 사람이겠지. 문 템플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그 이름은 일 쪽에서 몇번인가 눈에 띈 적이 있다. 전 설적인 인물이다. 그 사람이, 무언가를 장치했다는 이야기일까. 안에는 정말로 아 무런 이상은 없는 것일까? 그리고, 토오카도 이 안에 있는 것일까. 아니, 혹시 있다고 한 다면 그녀석은--- 「...부기팝의 쪽인가?」 나는 아침에 본 환각을 한기와 함께 떠올린다. 그 자는 왜곡왕인가 하는 이름을 밝혔지만, 그 자도, 혹시 이 사건에 관계있는 것일까? 이것은 "세계에 위기가 닥쳐오고 있는" 것인가? 「으-음...」 하지만 나에게는 아무것도 불가능해, 그저 신음하고는 비에 젖 어 검게 빛나고 있는, 높이솟은 일그러진 탑을 올려다볼 뿐이다. 그 때, 지직, 하는 충격과 함께 지면이 흔들렸다. 「...지진인가? 그렇다기에는, 뭔가---」 그것은 지직, 지직 하고 연속해서, 주위를 흔들어놓는다---. --- pm 0:42 나와 히나코는 나무 그늘에 도시락을 펼친다. 내용물은 여자애 답지 않은 튀김샌드, 그리고 짜게 삶은 풋콩이었다. 「헤헷, 맥주도 있어.」 히나코는 씨익 웃고 쿨러를 연다. 나도 웃고, 캔을 건네받자 뺨에 가져다 대 보았다. 싸악, 하고 잘 냉각되어 있어 더위 속을 걸어온 후에는 너무나도 기분이 좋 았다. 매미가 지잉지잉하고 울고 있다. 우리들은 살짝 건배했다. 튀김샌드를 입 안에 넣자, 바삭한 튀 김옷이 빵 안에서 튀어오르는 듯 하다. 소스가 발라져 있지 않은 대신에 매콤한 스파이스가 들어있고, 고기도 너무나도 부드럽다. 「맛있어!」 「많이 먹어. 잔뜩 있으니까.」 풋콩의 소금간도 절묘했다. 땀을 흘리고 염분이 빠져나간 몸이 원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화기애애하게, 우리들은 식사와 술 을 즐긴다. 「저어, 히나코.」 「응?」 「나를 용서해주는거야?」 나는 머뭇거리며 물어보았다. 히나코의 얼굴을 한 그 사람은 미소짓고, 「그것은 내가 말해줄 수 있는 게 아니야.」 하고 말했다. 「응, 알고있어. 하지만 물어보고 싶었어. 사과하는 걸로 끝날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당신은, 이때까지 가끔씩이라도, 나를 생각한 적이 있었어?」 「에...?」 「여기서, 이렇게 만날때까지, 쭉 잊고 있었던 게 아냐.」 그대로였다. 나는 고개를 숙였다. 「---미안해.」 그러자 그 사람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아니,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이, 당신의 죄책감의 크기 그 자체 인거야.」 「......」 「그것이, 당신을 지금까지 구속하고 있었을거야. 스스로는 제대 로 깨닫지 못한 채로. 하지만 그래서는 언제까지고, 히나코의 존 재는 당신의 방해밖에 되지 않아. 실제로는, 이런 식으로 너무나 도 즐거웠을 터인데.」 「...그것이 "황금"이라는 것?」 「그것은, 당신이 광채라고 생각하는 것 전부.」 「하지만, 하지만 이건 환상이야.」 나는 역시,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하고싶지 않은 말이었지만, 말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 상황은 어떻게 생각해도, 현실로는 받 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실제로는 역시 히나코는 이미 죽어버렸고, 나를 원망하고 있을 거야, 틀림없이. '여기'에서는, 이렇게 즐겁지만---하지만...」 자신의 무릎을 바라보면서, 나는 짜내듯이 말한다. 「그래서?」 그렇게 물어보는 목소리는 너무너도 부드럽다. 「그래서, 당신은 그 한에 부들부들 떨면서, 그 "실제" 따위에 언제까지고 매달려 있겠다는거야?」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그밖에 무슨 방법이 있다는 거야!」 「얼마든지 있어. 그대가 눈치채지 못할 뿐이지. 언제든지 사물 을 보는 방법이란 것은 얼마든지 융통성이 있다구.」 갑자기 남자의 목소리가 되어서, 나는 깜짝 놀라 얼굴을 든다. 상당히 핸섬하고, 나이는 30을 넘은 정도로 보이는 멋진 남자가 거기에 있었다. 눈동자의 빛깔로, 그가 아까까지 히나코의 모습 을 하고있던 남자라는 것을 알았다. 「어디선가 봤어---아까.」 나는 그 사람의 얼굴을 본 기억이 있다. 그렇다, 팜플렛에 쓰여있었다. 테라츠키 키요이치로다. 「그대의 기억 속에 있는 얼굴이니까, 나왔다---라고 하바라 켄 타로라면 말했겠지.」 그 사람은 씨익 웃고, 내가 모르는 이름을 입에 담는다. 하지만 나는 그런 것에 신경쓰고있을 여유는 없다. 「그럼---당신이 왜곡왕?」 그렇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글쎄,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아.」 여유만만하게 끄떡인다. 「문제는, 그대가 용서를 구한다고 해도, 누구도 그것에는 응할 수 없다, 하는 점이다. 혹시 내가 히나코 양의 모습으로 무언가 를 말한다면, 그대는 실로 간단히 그것을 "판결"로 받아들여 버 리겠지. 그것이 환상이든 뭐든지간에, 말야.」 「......」 그 말대로겠지. 나는 히나코에게 무슨 말을 듣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 사람은, 그것을 해주지 않겠다는 걸까? 왜곡왕은 튀김샌드를 하나 집었다. 「먹어도 괜찮겠나?」 「에? 예, 예에. 물론.」 내 것도 아닌데, 나는 그렇게 말해버린다. 점점 그 사람과 아까 의 히나코의 이미지가 멀어져 간다. 왜곡왕은 한입 씹고서, 으음, 하고 끄떡인다. 「이건 꽤 맛있군. 과연, 그대 안에서는 히나코 양은 정말로 좋 은 감성을 가진 사람으로서 비추어지고 있군.」 「......?」 지금의 말은 무슨 의미일까. 내가 "히나코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그 감정이 이 환상을 만들고 있다---그런 의미로 생각된 다. 「그, 그럼---이건 "내가 만들고 있다"는 거예요? 이 여름의 세 상 전부를---」 아니, 그럴리는 없다. 그렇다면 이 왜곡왕은 무엇일까. 이런 사람이 '여기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그 생각에 반한다. 혹은, 내가 눈치채지 못했을 뿐으로, 뭔가 다른 답이 있다는 것 일까. 왜곡왕은 싱글벙글 웃고있다. 나는, 이미 흐릿해진 기억 속에서, 자신이 있는 장소에 대해서 생각해보려고 했다. 확실히---확실히, 상당히 많은 사람이 모여있었던 듯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어쨌더라, 그래, 갇혀버린 것이다. 그 사람들은 어떻게 되어있을까? 나와 마찬가지로, 모두 각자의 세계에 있는걸까. 그렇다면---그렇다면, 그곳에는 모두 이 왜곡왕이 있는걸까. 그 곳에 갇혀버린 사람의, 그 마음의 수 만큼 왜곡왕이 존재하고 있 다고 한다면--- 이 사람은 그러니까..."늘어나고 있다"는 것인가?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걸까---하지만, 이러한 내 생각은, 매미 소리, 강한 햇살, 바람에 흔들리는 풀의 향기, 그리고 더위---그 런 압도적인 현실의 감촉 속에서, 상당히 허무한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긴장에 견디지못하고 한모금 들이마신 맥주의 탄소가 목구 멍 너머를 지나갈 때, 자신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가 제대로... 또다시 알 수 없게 되어간다. 하지만 그래도 딱 한가지, 너무나도 다정한 듯한 눈 앞의 사람 에게 물어본다. 「당, 당신은 말이죠---저어, "이용"하고 있는 거예요? 우리들을 말예요, 어떤 식으로인가 잘 알 수 없지만...」 「그렇다면, 어떻할거지.」 역시 여유만만히, 왜곡왕은 미소지어준다. 「나를 악(惡)으로 보고 싸울텐가? 일그러짐인 나를 적으로 돌 려, 그대가 안고 있는 문제가 해결된다고 한다면, 그것도 괜찮겠 지.」 「......」 나는 어려운 말을 듣고, 혼란해져, 그것을 잊기 위해 풋콩에 손 을 뻗는다. 역시, 너무나도 맛있다. 히나코가 만들어준 요리는. 「......」 나는 어떻해야 좋을지 몰라, 바보처럼 풋콩을 꾸역꾸역 계속 먹 으며, 맥주를 계속 마신다. 「맛있어?」 어느새인가 다시 히나코가 돌아와 있어, 나에게 그렇게 말하며 웃음짓는다. 「응.」 나는 끄떡인다. 틀림없이, 나는 무언가를 발견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그 것을 깨닫지 못하는 한, 계속해서...계속해서 여기에 있게 되겠 지. 「......」 어떻하지. 그것은 너무나도, 너무나도 매력적인 유혹으로 생각될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내가 침묵해버린, 그 때였다. 먼 곳에서, 지징, 하는 듯한 땅울림이 들려왔다. 상당히 멀어서 잘 알 수 없지만, 왠지 연속되고 있는 듯 하다. 지징, 지징, 지 징...하고, 뭐랄까, 「발소리 같아...」 덤으로 희미하게, 먼 울음소리 같은 소리도 섞여있다. 「조라기에 대해서라면, 신경쓸 것 없어.」 히나코의 얼굴을 한 그 사람은 말했다. 「조라기?」 뭐지, 그것은. 「그러니까,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아---.」 아주 약간, 그 사람은 초조해하고 있는 듯 해 보였다. --- pm 1:37 「테라츠키 키요이치로가 범인이라고 치고, 도대체 어떻게 한 겁 니까?」 시로가 물어본다. 「어떻게든지 이유는 붙일 수 있겠지. 어떤 종류의 향정신효과가 있는 마취가스를 뿌렸다든가, 그런 류의 것이.」 나는 어둠 속에서, 빌딩의 바닥면을 조사하며 대답한다. 「가스, 입니까?」 시로도 나와 마찬가지로, 이 기묘한 건물의 천정 뒤랄까 바닥 밑이랄까, 그 근처에 반드시 있을 터인 "빠져나가는 길"을 찾으 면서 고개를 외로 꼬고 있다. 주위에는, 쿨쿨 잠들어버린 녀석들 이 쓰러져있지만, 상관하고 있을 틈은 없으므로 내버려두었다. 그렇다, 우리들은 자신들 만으로 이 사태를 어떻게든 해보려고 하고 있는 것이었다. 시로는 외부와 연락이 되지 않으니까 할 수 없다, 는 느낌이지만, 실제로는 나는 휴대전화를 지니고 있다. 하려고 생각하면 도움은 부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아슬아슬 할 때까지 하고 싶지 않았다. 「생각해 봐, 왜 이 건물은 이렇게나 완벽한 폐쇄성을 필요로 하 고 있는걸까? 창도 없다구. 뭔가를 뿌리기에는 최적의 구조로 되 어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지.」 「그렇게 보면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하지만 보통의 고층빌딩이 라도 이 정도의 기밀성은 있겠죠. 창은 어차피 열 수 없어요.」 「뭐, 그럴지도 모르지만...그렇다면 완전히 어둡게하는 것에 의 미가 있었던 걸까나. 자아, 어떻게 생각해, 그 점은?」 「으-음...」 우리들은 나란히 신음했다. 「더욱이, 어째서 이런 "무식하게 큰 계단" 같은 구조로 하지않 으면 안되었던 걸까. 역시 그저 망상이었던걸까나.」 「어쩐지 게임의 "마왕의 탑" 같기는 하군요.」 「재치가 없구만...」 나는 혀를 찼다. 정말로 그런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테라츠 키 키요이치로가 지배하고 있던 것들 중에는 물론 게임 회사도 있었다. 그 정도의 유희는 해봤을 듯도 싶다. 하지만 이쪽은 놀이가 아닌 것이다. 적어도 나는 나름대로 필사 적이다. 여기서, 이 사건을 혼자 힘으로 해결하면, 나기도 나를 다시 봐줄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개인적인 동기라고 말할테면 말하라지. 나는 진심으로 이 일을 처리할 생각이다. 「아, 여기에 문이 있어요!」 시로가 소리치기에, 나는 달려가보았다. 「열쇠가 걸려있지는 않아?」 「부서져있어요, 어째선지...」 시로는 문을 열어보인다. 「누군가가 이미 지나갔다, 하는 느낌이군요.」 「선수를 뺏긴건가.」 나는 다시 혀를 찼다. 내가 스스로 하지않으면 의미가 없는 것 이다. 하지만 시로에게는 물론 그런 생각은 없는 듯, 「그렇다면, 뒤를 쫓아보죠. 그 사람을 도와줄 수 있을지도 몰라 요.」 하고 내 쪽을 향해서 끄떡여보였다. 「...그렇겠군.」 불만이었지만, 어쩔 수 없다. 안에 들어가자, 비상구의 표시등도 없어 정말로 어두었다. 나는 가지고 다니는 펜 형의 하이 빔라이트로 주변을 비춰보았 다. 나기와 같이 다니면, 이런 물건의 휴대가 어느새인가 버릇이 된다. 전지의 소모를 생각해서 조금전까지는 쓰는 것을 자제하고 있었지만, 완전히 어두워서는 어쩔 수 없다. 그곳에는 기괴한 오브제가 늘어서 있었다. 인체모형에 랜덤한 비틀림을 가한 아트의 무리다. 「뭡니까, 이건?」 시로가 놀라움과 어처구니없는 느낌이 섞인 목소리를 낸다. 「테라츠키 키요이치로의 취미지...일부에서는 유명해. 미술전도 몇차례인가 열었었다구.」 나는 어깨를 움츠리며 해설한다. 「악취미로군요.」 「정말이지 그래. 하지만 그래도, 아트에 이해가 있다며, 여자를 꼬이는 도구로서 쓸모있었던 듯 하다구. 주간지에 그렇게 써 있 었지.」 「하아, 그런 겁니까.」 시로는 이해할 수 없다, 하고 말하는 듯한 얼굴이다. 뭐, 한 여 자를 위해 일부러 참배하러 오는 이녀석에게는, 여자를 갈아치웠 다 하는 플레이보이의 감정 따위 이해할 수 없겠지. 다만 나도 이해할 수 없지만. 우리들은 오브제 사이를 나아간다. 우선 이런 종류의 빌딩에서 관제제어가 있을법한 아래로 향한다. 하지만, 이것은 곧 막다른 곳에 이르렀다. 아래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그저 보통의 창고다. 「그럼, 위쪽인가? 혹시 최상층이라든가. 점점 게임스러워지는 군.」 내가 중얼중얼 말하고 있자, 시로가 무언가를 찾고 있다. 「뭐야? 뭘 찾고 있어?」 「여기에서 나갈 수 없을까요. 어딘가에 출입구가 있을거라 생각 합니다만.」 지당한 생각이다. 그러나 나는 "그건 곤란해"하고 생각해버린 다. 밖에 도움을 구하러 나갈 수 있게 된다면, 내가 나기에게 멋 진 모습을 보여줄 수 없게 되지 않는가. 「그, 그럴까. 저만큼 완벽히 폐쇄할 정도의 장치를 해 두었다 구. 그런 틈은 없겠지.」 「그렇습니까.」 시로는 단념한 듯 하다. 「하지만 그 아가씨가 말했던 것이 맞다면, 어쩌면 '그녀석'이 들어온 흔적이 있지 않을까나...」 중얼중얼 하고 있다. 「쓸데없는 짓은 그만두자구, 어이. 위로 돌아가자.」 나는 초조해하며 시로를 재촉했다. 「예에, 알겠습니다.」 우리들은 다시 올라갔다. 하지만, 그 도중에 장애에 부딪쳤다. 보강용 샤프트가 뚫고 나와서, 공간이 너무 좁아져, 사람이 지나 갈 수 있을만한 공간이 없어져버린 것이다. 「어쩔 수 없군요. 아까의 장소까지 돌아가서, 또다른 입구를 찾 아보죠.」 「그렇군. 그럴 수 밖에 없겠어.」 시로와 나는 힘없이 물러났다. 그리고 바닥 위로 나왔을 때였다. 「---어라?」 먼저 올라갔던 시로가 이상하다는 듯한 목소리를 낸다. 「뭐야, 어떻게 된거야?」 하고 나도 이어서 나오자, 역시, 입이 떡 벌어져버렸다. 플로어의 공간은 변함없이 어둡다. 흐릿한 녹색의 빛 만이 수학 적 균형성을 배제한 "정서에 부드러운" 내장을 비춰내고 있다. 하지만, 거기에는 조금 전까지와 결정적으로 틀려진 점이 하나 있었다. 아무도 없다. 그 근방에 엎어져서 잠들어있던 사람들이, 한 사람도 남김없이 모습을 감춰버린 것이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시로가 나에게 물어보지만, 내가 알 턱이 없다. 「잠이 깨서, 아래로 피난한걸까나...」 나는 그렇게 중얼거려 보지만, 그렇다면 아래쪽에서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려오지 않는게 이상하다. 그러나 세계는 휘잉, 하고 정 숙을 찾고 있어, 마치 무인의 극장 같았다. 나는 그 안을, 뚜벅, 뚜벅, 하고 발소리를 울리면서 걸어본다. 그, 일곱 걸음째의 일이었다. 내가 발을 내리자, 구궁, 하는 엄청난 큰 소리가 울려퍼졌던 것 이다. 「------?!」 나는 화들짝 놀라서, 한걸음 뒤로 물러나려고 했다. 그 발이 바닥에 닿자, 또다시, 구궁 하고 건물 전체가 흔들리는 가 싶은 충격이 지나갔다. 「뭐, 뭐야 이건...?!」 내가 초조해서 발을 움직일 때마다, 그 발소리는 계속 울려퍼지 고, 건물은 부들부들 하고 떨리기 시작한다. 마치 내가, 그래--- 괴수라도 되버렸는가 싶은--- (---"괴수"라고...?!) 문득 "조라기"라는 이름이 머리에 떠오른다. 어째서인지, 그런 이름을 나는 알고있다. 그게 뭐였지, 뭐였었지---. 나는 서있을 수 없게 되어, 콰당 하고 주저앉아 버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발소리는 연속된다. 내 발과는 이미 관계없이, 점점 커져가고, 가까워져오고 있다. 내 손끝에 무언가가 만져졌다. 아래를 내려보자, 내 얼굴에 경 련이 스쳤다. 「......?!」 그것은 아주 얊았기 때문에, 발로 밟고있을 때는 알 수 없었던 것이다. 손가락으로 만지기 시작해서야 그 약간의 두께를 눈치챈 것이었다. 그것은 사람이었다. 위로부터 엄청나게 무거운 것으로 눌려져 납짝쿵이 되어있는 인 간의 신체였던 것이다. 그것이, 잘 보면 바닥 가득히 찰싹 붙어서, 수없이 존재하고 있 었다. 「우, 우왓...!」 사람들은, 없어져버린 게 아니었던 것이다. 계속 그곳에 있었지 만, 내가 눈치채지 못했을 뿐이다---. 「우와아아아...!」 나는 패닉 상태가 되어, 그 사람의 몰골을 차버리려고 했다. 하 지만, 그것은 그곳에 있는데도, 내가 어떻게 해도 꿈쩍도 않는 다. 그러고 보면, 그---"냄새"도 없다. 나와 그것들은 격리되어 있는 듯 했다. 「---와줘...」 그, 납짝쿵의 하나가, 뭐라고 입을 움직인다. 「---도와줘, 도와달라구...!」 그렇게 말하고, 내 쪽에 그 너덜너덜하고 평평한 손을 뻗쳐온 다. 관절이나 뼈 같은 건, 모두 없어졌을 터인데도, 그래도 일어 서서, 손을 뻗어온다---. 「뭐, 뭐뭐뭐---뭐야 이녀석은?!」 나는 절규했다. 그 사이에도, 거대한 발소리는 점점 접근해온다. 나는 공포에 쫓겨서, 바닥 위를 네발로 기었다. 그러자 윗옷의 포켓에서, 털썩 하고 무언가가 떨어져 뒹군다. 휴대전화다. 「------!」 나는 퍼뜩 정신이 들었다. 이미 이렇게 되어버려서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자시고도 없 었다. 나기다. 키리마 나기라면, "불꽃의 마녀"라면 이 이상한 상황에서도, 반드시 어떻게든 해줄 것이다...! 나는 1초도 걸리지 않아, 등록되어있는 번호를 불러냈다. 호출음이 태평스럽게, 푸르르, 하고 울린다. (에에이, 빨리 받아줘. 뭘 하고있는거야.) 내 초조함이 절정에 달하려고 하는 그 순간에, 풋, 하는 태평한 소리와 함께 회선이 연결되었다. 『네, 타니구치입니다.』 장난스러운 남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마사키인가?!」 나는 소리쳤다. 타니구치 마사키(谷口正樹). 이녀석은 성이야 다르지만 나기의 가족으로, 의붓동생이다. 나와도 안면이 있다. 『아아, 하바라 씨입니까. 어때요, 건강하세요?』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아, 하고 나는 또 소리칠 뻔 한다. 「---나기는?! 없는건가?!」 『누나 말입니까? 뭡니까, 데이트를 꼬시기에는 어중간한 시간이 군요.』 마사키 녀석은 나를 나기의 그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이런 말 을 하는 것이다. 나도 보통 때라면 조금 기분이 좋아져 그런 회 화를 즐기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말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 다. 「됐으니까 나기를 불러줘! 급해!」 『저런, 무리라고 생각합니다만.』 「어째서야!」 『왜냐면---』 수화구에서 쿡쿡 웃는 소리가 난다. 『하바라 씨, 당신 어디에 걸고 있는겁니까?』 「에...」 나는 일순 무슨 말을 하고있는가 이해되지 않아 멍해졌다가, 이 윽고 곧 그 말의 의미를 깨달았다. 나기는 전용의 휴대전화를 갖고있다. 그녀는 그것을 항상 몸에 서 떼어놓지 않고 다니고 있다. 그 회선이야말로 나의 긴급연락 용인 것이다. ...어째서 그 회선에, 마사키 녀석이 나오는거지? 『후후후...』 웃는 소리가 들려온다. 「너, 너---누구냐?!」 『에이, 하바라 씨 정도 되는 분이 정말로 모르는 겁니까? 아니 면 단지 그렇게 말해보는 것 뿐입니까. 자주 있지요, 답이 나와 있어서, 일부러 말할 필요 따위 없는데 그대로 말해버리는 일이, 말이죠---.』 웃는 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소란스런 곡은, 이미 싫증날 정도로 익숙한 것이었다. 쟈-쟈쟈쟈, 쟈쟈쟝... ---『커스터드 파이』다. 그리고 거기에 목소리가 다시 한번 겹친다. 『저런, 당신에게 도움을 부르게 할 수는 없지요. "실험"은 아직 도중이니까요, 지금 방해하게 할 수는 없어---.』 나는 절규했다. --- pm 2:06 문 템플의 주위에서만, 지진이 일어나고 있다---. 이 기묘한 현상에, 구경꾼인 나, 타케다 케이지 뿐만 아니라, 주위의 사람들은 일제히 놀라운 빛을 감추지 못했다. 「어, 어떻게 된거야, 이건---?!」 「뭔가, 이 떨림은---발소리 같지않아?」 누군가가 그런 말을 했다. 확실히 엄청나게 큰 스모선수가 준비 동작을 하고있는 듯한 떨림이다. 자연현상으로 치기에는, 무언가가 이상했다. 뭔가 너무 규칙적 인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거야? 안에 토오카가 있다면, 무 사한걸까?) 나는 건물을 올려다본다. 그것은 좌우로 흔들리고 있다. 문 템플의 관계자들도 어찌할 줄 모르고 해메고 있는 듯 하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필사적이 되어 안과 연락해보려 하고 있는 듯 하지만, 아까까지 는 되던 통신이, 지금은 두절되어버린 듯 하다. 「전파가 닿지않는건가?!」 「무언가의 방해가 시작되었을 가능성이---」 그들이 큰 소리로 아우성치고 있는, 그 때였다. 갑자기, 문 템플 부근의 포장된 아스팔트의 노면이, 쿠-웅 하는 엄청난 소리를 내며 움푹 파인 것이다. 그것은 갑자기, 위로부터 보이지 않는 다리라도 내려와서, 한번 에 짓눌러버린 듯한 거대한 구멍이었다. 비명이 일어난다. 「지, 지반침하다!」 「아래의 지반이 흔들리고 있다구!」 아무래도 그런 식으로는 보이지 않는 느낌의 구멍이었지만, 그 렇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것도 확실하다. 하지만 지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은--- 「어이, 설마---빌딩이 무너지는 것 아냐?!」 다시 누군가가 외친다. 그와 동시에, 또다시 거대한 구멍이 뚫린다. 와앗, 하고 모두 절규하며, 빗속에 들고있던 우산 따위를 내버 리고 그 장소로부터 도망쳐가기 시작, 주위는 패닉 상태가 되어 있었다. 나는 혼자서, 반대로 문 템플 쪽으로 향하려고 한다. 이것이 아까 스텝 녀석들이 말하고 있던, 테라츠키 키요이치로 가 남긴 "장치"인 것인가. 아니, 혹은 이것이야말로--- (이것인가? 이것이 그렇단 말인가, 세계의 위기인 것인가, 부기 팝---?!) 다시 지면이, 충격과 함께 함몰한다. --- pm 2:14 8세의 하시자카 마코토는, 자신에게 아버지가 없다는 것을 이상 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확실히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았지만, 어머니인 시즈카가 때때로 "그래서는 그 사람에게 얼굴을 들 수 없어" 등의 말을 하고는 해 서, 아마도 "있기"는 하지만 "자신과 아버지에는 무슨 일이 있는 거겠지"하고 어렴풋이 생각하고 있었다. 유치원에서 "나의 아버 지"라는 주제의 그림을 그려라, 하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전혀 곤란해하지 않고, 쓱쓱 그려버렸다. 하지만 그것을 제출했을 때, 보모 선생님은 곤란한 얼굴을 했 다. 「마코토 군, 이건 뭐죠?」 「아버지예요.」 하지만 그렇게 말하기는 해도, 보모가 눈을 떨어뜨린 그 그림에 는, 팔다리가 여섯개, 꼬리인지 돌기물인지 알 수 없는 것이 등 이나 꼬리부분으로부터 불쑥불쑥 튀어나온 이형의 괴물이 그려져 있는 것이었다. 「마코토 군의 아버지는, 이런 모습을 하고 있어요?」 「모습은 없어요.」 마코토는 딱 잘라서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 그 보모는 마코토의 가정이 편모가정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자료에는 있었지만, 그녀는 그것을 보지 않았다. 「장난치고 있는 거예요? 진지하게 그려주세요.」 그녀는 조금 화난 어조로 마코토를 엄하게 꾸짖었다. 하지만 마 코토는 태연하게, 「진짜예요.」 하고 말했다. 「하지만----」 「꿈 속에서 나온 아버지는, 그런 느낌이예요.」 보모의 얼굴이 초조하고 험악하게 변해갔다. 이 때 겨우, 사정을 알고있는 다른 보부가 이 말다툼을 눈치채 고, 서둘러서 끼어들어왔다. 「그, 그러니. 잠깐 선생님에게도 보여줘!」 하고 그림을 뺏아들었다. 보모가 무언가 말하려고 할 때, 그는 "편모가정이야"하고 귀띔했다. 보모는 아차, 하는 얼굴이 된다. 그런 그녀의 동요가 아이에게는 전해지지 않도록, 보부는 틈을 주지 않고 맞장구쳐준다. 「헤에, 잘 그렸잖아. 이것에는 이름 같은게 있을까나.」 「응. 조라기라고 해요.」 「조...? 헤, 헤에, 재미있는 이름이구나.」 그는 적당히 웃음으로 얼버무리면서, 그 그림을 마코토에게 돌 려줬다. 「그럼 말야, 이번에는 선생님을 그려줄 수 있을까?」 나란이 붙어있는 그림 사이에, 괴수의 그림이 있는 것은 관리상 좋지않으므로, 그는 그렇게 마코토에게 명령했다. 「응.」 마코토는 다른 말 없이, 그 명령을 곧바로 받아들여, 흔히 말하 는 보통의 사람, 이라는 그림을 그려냈다. 이런 일이 있어도, 마카토는 그리 특별하게 생각치 않았다. 하지만 '그녀석'의 이야기는 그 이래로 하지 않기로 했다. 특히 어머니에게는. 그녀에게 아버지는 괴수입니다, 하고 말하거나 하 면 반드시 화낼 것이다, 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 괴수가 아버지인지 아닌지, 실제로는 마코토도 잘 모른다. 꿈 속, 이라고 이야기는 하지만 반드시 잠자고 있을 때에만 느끼 는 것도 아니다. 이를테면 어머니에게 이끌려서 거리를 걷고 있거나 할 때,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면 빌딩과 빌딩의 틈새에 그 거대한 모습이 서 있는 듯이 생각되거나, 백화접의 찻집 같은데 들어가서 창가에 앉아있을 때, 높이 수십미터일 텐데도 그 옆을 무언가가 지나가 는 듯한, 그런 느낌이 드는 때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모두들 그 것은 기분 탓이라고 한다. 말이 길어지면, 수상한 눈초리로 쳐다 봐서, 이것 역시 말하는 것은 곧 그만두었다. 그녀석에게 마코토는 조라기라는 이름을 붙였다. 유래는 스스로 도 모른다. 어쩐지 무서운 것 모두의 상징, 이라고 할만한 수준 이다. 무서운 것이 태연한 얼굴을 하고, 엄청난 거대함으로 그 근방을 어슬렁거리고 있는데, 누구도 그것을 눈치채지 못한다--- 그런 느낌이았다. 꿈 속에서는 그녀석은 더욱 노골적으로 거리를 짓밟으며 걷는 다. 사람도 빌딩도 도로도 공장도 학교도, 구분없이 평평하게 만 들어 버린다. 하지만 꿈 속이기 때문에, 평평해져서도 사람들은 부서진 것에 상관없이 그대로 평온하게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마코토는 상당히 냉혹한 눈으로, 그런건가 보구나, 하고 생각하며 멍하니 보고있는 것이었다. * 「우-, 우웃...」 부들부들하고 계속 흔들리는 문 템플 안에서, 마코토는 머리를 감싸쥐고 웅크리고 있었다. 조라기가 건물 주위를 계속 배회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 흔들림 은, 마치 대지진이라도 일어나고 있는가 싶을 정도였다. 그 켄타로인가 하는 사람은 "기다려"하는 말을 남기고 위로 올 라가서는 돌아오지 않고, 마코토는 혼자서 공포에 떨고 있었다. 애시당초, 어째서 이렇게 되어버린걸까? 그 때---들려왔던 곡이 『커스터드 파이』라는 이름이라는 것은 마코토도 알고있다. 그것은 어머니가 때때로 듣고 있는 곡이었기 때문이다. 영어로 된 가사의 의미 따윈 모르지만, 이것을 듣고있 을 때의 그녀는 너무나도 슬퍼보였다. 소란스러운 곡인데 말야, 하고 마코토는 늘 이상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그 때, 어머니에게 이끌려서 이 문 템플에 들어온 직후 에 이 곡이 들려온 순간, 이변은 일어났다. 주위의 사람들이 갑자기 사라져버린 것이다. 엄마도 없어져버리고, 그는 혼자서 뚝 떨어져 쥐죽은듯이 조용 해져버린 문 템플 때문에 어리둥절해졌다. 아무도 없었다. 그의 경우에는 검은 유리같은, 곤충의 복안같은 눈을 한 누군가는 나 타나지 않았다. 그는 울어버릴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하지만 들어줄 사람이 없 어진 곳에서 울어도 어쩔 수 없다고 마음을 고치고, 일단 너털너 털 밖으로 나왔다. 문이 잠겨있거나 하지는 않았다. 밖에도 사람은 없었다. 거리는 무인으로, 빌딩가는 침묵 속에서 그저 솟아있을 뿐이다. 그는 딱 한번, 엄마의 친척이 장례식이라고 해서 절과 묘지에 갔 던 적이 있다. 보통 때는, 하지사카 시즈카는 일족 내에서 복잡 한 입장에 있는 듯 공양이나 참배 같은 행사에는 일절 참가하지 않는 것이다. 그 때 본, 사각의 검은 물체나 회색의 단단할 듯한 물체가 한 방향으로 쭉, 아이인 그로서는 그 양조차 파악되지 않 을 정도로 잔뜩 늘어서 있는 광경과, 이 건물의 열은 꼭 닮은 듯 해 보였다. 말없이 거대한 묘석이 늘어서 있는 것 같아, 하고. 「......」 그는 그 사이를 걷기 시작했다. 의구심과 외로움이나 불안감은 느끼지 않았다. 공포라는 건 "무 언가가 있는게 아닐까", "무언가가 일어나는게 아닐까"하고 생각 할 때부터 생긴다. 이곳에는, 어쩐지 그 어느쪽도 존재하지 않는 듯 하다고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지치면 도로에 적당히 드러눕는다. 누구도 주의를 주거나 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정도 걸었을까, 상당히 멀리까지 왔을 무렵에 변화 가 나타났다. 사람이 있는 것이다. 그들은 아무래도, 저 문 템플 안에서 같이 있었던 사람들인듯 하다. 하지만 그 사람들도 역시 입을 움직이지 않았다. 그렇다기보다, 움직이지 않았다. 모두 마네킹 처럼, 꼿꼿이 굳어있고, 미동도 하지 않는다. 그것이 사방팔방으로, 모두 전혀 관계없다고 말하는 듯한 모습 으로 랜덤하게 늘어서 있다. 「이상해에!」 마코토는 웃었다. 손가락으로 찔러본다. 반응은 전혀 없었다. 그 때였다. "그르르르"하는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이어서 거리 전체를 뒤흔 드는 거대한 진동이 시작된 것은. ...그 뒤로는 계속 도망치고 있다. 나타난 조라기는, 말없이 움 직이지 않는 사람들을 차차 짓밟아 납짝쿵으로 만들어버리고, 마 코토를 쫓아왔다. 실제로는 마코토를 노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돌아다닐 뿐인 듯 했지만, 그 코스에 자신이 깔려버리면 그 사람들 처럼 납짝쿵이 될 수 밖에 없다. 도중에 만났던 켄타로인가 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과 틀려서 조 라기가 보이고 대응할 수 있는 듯 했지만, 그 사람도 이미 사라 져버렸다. (틀림없이, 조라기에게 먹혀버렸을거야...) 마코토는 더이상 공포를 느끼지 않을 상황이 아니었다. 무릎을 안고 부들부들 떨고있다. 쿵, 하는 엄청난 충격이 문 템플을 습격했다. 퍼뜩 정신이 든 마코토가 얼굴을 들자, 문 템플에 큰 구멍이 뚫 려 있다. 조라기의 앞발이 스쳐, 외장이 벗겨져 버린 것이다. "그르르르르르..." 조라기가 위협인지 호흡음인지 파악할 수 없는 기괴한 소리를 발산하면서, 그 적색의 눈으로 이쪽을 노려봤다. 「우, 우와앗!」 눈이 마주쳐버렸다. 마코토는 비명을 지른다. 구왓, 하고 조라기는 그 엄청나게 큰 입을 열고, 문 템플에 이 빨을 들이댄다. 최신예의 강화건축물은, 너무나도 간단히 뿌지직 하고 부서져간다. 「히, 히에에에엑!」 마코토는 뒷걸음친다. 눈앞의 바닥은 점점 씹혀서 사라져가고 있다. 「도, 도와줘요! 누군가 도와줘요!」 그는 퍼득퍼득 곤충처럼 수족을 무의미하게 휘저으면서 도망친 다. 그러자, 그 등에 무언가가 부딪쳐서 멈춰세운다. 「------!」 움찔하며 뒤돌아본 그는, 거기서 눈을 휘둥그렇게 한다. 그곳에는 하나의 그림자가 서 있다. 「어이, 너. 무슨 일이 있는가?」 그 그림자는 입을 움직였다. 그것은 검은 모자에 검은 망토를 걸치고, 하얀 얼굴에 검은 루즈를 바르고 있는 기묘한 모습을 하 고 있었다. 연령은 물론이고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알 수 없다. 마코토는 입을 뻐끔뻐끔거린다. 제대로 말이 나오지 않는 것이 다. 「조, 조조조조라기가...」 「조라기?」 검은 모자는 이상하다는 듯한 얼굴이 된다. 「뭔가 그건.」 「누, 눈앞에 있잖아!」 「흐음?」 검은 모자는 지금 당장이라도 닥쳐올 듯한 조라기 쪽을 바라보 지만, 「나에게는 보이지 않는군, 유감이지만.」 하고, 태연하게 말했다. 「무슨 소리야! 괴수라고! 도망가지 않으면 먹혀버릴거야!」 「괴수, 인가.」 검은 모자는 웃는 듯한, 조롱하는 듯한, 좌우비대칭의 기묘한 표정을 보였다. 「거대괴수인가. 그것이 그대의 왜곡왕이라는거군. 더욱이 물리 적인 파괴성을 동반하고 있는 듯 하다...이건 또, 상식밖의 것이 나온 듯 하군.」 「에?」 마코토는 검은 모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되지 않아, 눈살을 찌푸린다. 구구궁, 하고 조라기가 건물을 물어뜯는 충격이 다시 문 템플을 뒤흔든다. 「한가지 물어봐도 괜찮겠나. 혹시 그 괴수가 모두를 납작하게 밟아버린 것은 아닌가?」 「그, 그렇긴한데---」 「과연. 그러니 모두 "도와줘"라고 밖에 답할 수 없을테지.」 검은 모자는 어깨를 으쓱이며, 「이런이런. 이건 큰 일이 될 듯 하군. 확실히 괴수와 싸우는 것 은, 나도 해본적이 없지.」 하고 말했다. --- pm 2:21 쾅 쿠르릉, 하고 아까부터 문 템플은 엄청나게 큰 해머로 두들 겨맞고 있는듯이 흔들리고 있다. 그 속에서, 나는 사오토메 마사미의 모습을 한 왜곡왕을 노려보 고 있다. 「점점 알 거 같아.」 내가 중얼거리자, 「뭐가 말입니까, 니이토키 씨?」 하고 왜곡왕은 물어본다. 「당신의 정체야, 왜곡왕.」 「호오, 어떤 것입니까?」 「처음에는, 틀림없이 당신이 만들어 낸 이차원이랄까, 뭔가의 환상에 밀어넣어진 것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어. 하지만 그렇다 면, 멋대로 외부와의 연락을 하거나, 환각 속에 있을 터인 나를 부기팝이 구하러 오거나 하는 건 불가능해. 당신은 환각 속이든 뭐든간에, 나를 여기에 끌어들이고 있는게 아니야.」 「......」 「끌려들어와 있는 것은 당신 쪽이겠지, 왜곡왕. 여기는 나의 내 부인거야.」 「내부, 로군요.」 「더 확실히 말하자면, 당신은 내 이중인격이야. 스에마는 말했 어...인간은 보통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도 상당한 다양성이 있다 고. 당신은 그것이야. 내 안에 있고, 그리고 보통은 열리지 않고 있는 상자 속의 누구씨---그 모습을 빌리고 있는 침입자, 그것이 왜곡왕의 정체.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사람 마음속 의 억압된 가능성인지에 투영해서 겨우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그런 타인의 힘에 의지하는 한심한 존재인거야.」 내가 단숨에 그렇게 말하자, 왜곡왕은 쿡쿡 웃고, 「그렇다면 왜곡왕이란 요컨대, 어떤 존재라는?」 하고 물어본다. 뻔뻔한 태도였지만, 나는 기죽지 않고, 「기생충. 그렇게 밖에 생각할 수 없어.」 하고 단언했다. 이녀석이 우주로부터의 칩입자인지 정신생명체인지, 또는 그저 단순히 "괴물"인지, 그런 것은 알 수 있을 리 없다. 하지만 한가 지만은 깨닫고 있는 것이 있다. 나는 이런 녀석에 질 생각은 없다는 점이다. 「과연 준엄하군요. 역시 맨티코어에게 정면으로 대항했던 니이 토키 케이로군.」 「하지만, 그런 당신은, 아니 그런 존재이기 때문에야말로, 역으 로 그 인간의 가능성이라는 것에 묶여있게도 되지. 이, 이까부터 계속되고 있는 충격---이것은 당신이 한 일은 아니겠지? 이것은 나처럼 기생당한 누군가의 "능력"---숨겨져있던 것이 발현되어버 린 것에 틀림없어.」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다. 이 소리는 아까, 내가 이 세계에 들어오기 전부터 들려오고 있었으니까. 「......」 왜곡왕의 얼굴로부터 웃음이 사라진다. 「그것은 이젠 폭주하고 있어서, 당신 그 자체를 위협하고 있는 게 아냐? 그렇지?」 내가 캐묻자, 왜곡왕은 어깨를 으쓱인다. 「이름은 조라기라고 하는 듯 하다. 몸길이 수십 미터의 괴수다. 너무나도 커서 "본체"로부터 독립된 존재가 되어가고 있어. 그 파워는 곧 이 문 템플을 갈기갈기 찢어버릴테지. 하지만 명확한 의지가 있을 리 없으니까, 제대로 된 공격을 가하지 못하고 있는 거야. 애시당초---」 양손을 펼쳐서 "으쓱"하는 포즈를 취한다. 「마음만 먹으면 이런 빌딩, 1초도 걸리지 않아 산산히 부서지겠 지.」 「그렇다면, 빨리 이런 건 지금 전부 그만둬!」 나는 크게 소리쳤다. 「당신이 다른 사람도 포함해서 모두 그만두면, 이건 사라져버리 는 거겠지? 아까 부기팝이 내 앞에 왔을 때, 당신은 일단 물러섰 어---.」 「하지만 그걸로, 당신 안의 사오토메 마사미 군은 없어지는 걸 까요, 위원장?」 마치 허를 찌르는 듯이, 날카로운 목소리로 반론한다. 「그, 그런건 아무래도---」 「좋지않아. 적어도, 그대의 "또 하나의 인격"이라는 가설이 맞 다면, 그것은 절대로 그대로부터 떨어지거나 하지 않아. 하시자 카 시즈카 안의 테라츠키 키요이치로도, 미치모토 사키코 안의 스즈키 히나코도, 결코 사라지는 일은 없어.」 「으...」 「과연, 확실히 나는 당신 안에 있어. 그러니까 당신이 알고있는 것은 나도 알고있어. 스에마 카즈코는 이렇게도 말하지 않았던 가? "다중인격은 의심스러운 것이다"라고. 그것은 그 인간이 자 신이 했던 일, 마주쳤던 일을 없었던 것으로 하고 싶다는 바램의 일그러진 형태일 뿐이다, 라고.」 「아, 아니 그건...」 「그러므로 내가 다중인격적인 존재라면, 당신은 나를 만든 그 "바램"을 의식하지 않으면 안 돼. 왜 내가 있는 것인가---그것을 알아내지 않으면 안되는거지요. 그것이 설사, 어떠한 고통스럽 고, 눈을 돌리고 싶은 것일지라도...」 「......」 「그 아픔이 당신의 "황금"으로 변할때까지 말이지요.」 「......」 이런 말을 하고있는 사이에도, 조라기인가 하는 그 충격은 점점 거세져간다. 「저, 저쪽은 어떻게 할 거야? 나 따위에 신경쓰고 있을 상황이 아니지 않아?」 내가 초조해서 그렇게 말해도, 왜곡왕은 그저 웃을 뿐이다. 「그것이라면 걱정없어. 그쪽은, 아무래도 "그 사람"이 처리해 줄 듯 하다. 실제로 어떻게 할 생각인가 알 수 없지만...뭐어, 솜씨를 구경해보도록 하죠.」 --- pm 2:30 조라기는 자신이 어찌하여 태어난 것인가, 흐릿하게 자각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목적 따윈 전혀 없다. 그저 "부순다"---그런 존재로서 태어난 것이라고. 그곳에는 기쁨도 분노도 없다. 자동적인 기계와 같은 것이다. 무엇을 부수는가 하고 묻는다면 "뭐든지 다"라는 답이 있을 뿐 이고, 부숴서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질문에는 "아무것도 남지않 을 때까지 부순다"라는 방향이 있을 뿐이다. 그것이 형태로서 확실히 인식되기 시작하자, 그때까지 그저 방 황할 뿐으로, 그 거체의 진행과 에너지의 방출에 의해 우발적으 로 생겨날 뿐이었던 파괴를, 조라기는 자각적으로 하기 시작했 다. 눈 앞에 있는 문 템플에, 조라기는 그 거대한 턱을 열고 일부를 '바득바득'하고 물어뜯는다. 뻥 뚫린 구멍 저편에는, 조라기를 탄생시킨 부모이자, 그 독립 을 방해하는 "태반"인 인간이 있다. 태어날 때 까지는 그 존재는 없어서는 안 되었지만, 태어난 후에는 탯줄은 잘라버리지 않으면 안된다. 그 때 조라기는 처음으로 이 세계에서 실체를 습득하는 것이다. "그르르르르르...!" 조라기가 울부짖자, 인간은 「히익」하고 비명을 지르며 후퇴한 다. 그러자 그 순간, 그 배후에 검은 통 같은 그림자가 나타났다. 그림자는 인간과 한두마디 대화를 나누자, 한숨과 함께 조라기 쪽으로 몸을 돌린다. 그, 아주 작은 존재에 불과할 터인 그림자의 눈과, 조라기의 눈 이 마주쳤다. 그리고 그림자는 속삭이듯이 말한다. 「---과연, 파장이 맞아가는 듯 하다. 점점 보여오는군.」 * 「보여온다, 라니---」 마코토는 이 묘하게 자신만만한 검은 모자에게 불안을 숨기지 못했다. 「그래서 어쩌겠다는거야?!」 「음? 저쪽은 전의 충만이고 하니, 이쪽도 받아들일 수 밖에 없 겠지.」 검은 모자는 담담하게 말한다. 「싸, 싸울 생각이야?」 「다른 길은 없어서 말이지.」 말하고서, 검은 모자는 갑자기 마코토의 몸을 거침없이 안아들 었다. 와앗, 하고 마코토가 당황할 틈도 없이, 검은 모자는 비스듬히 뛰어 도약했다. 그 바로 곁에서, 깊이 파고든 조라기의 입안의 송곳니가, 칵 하 고 닫힌다. 일발의 차이로 피한 것이다. 그리고 다음 순간, 조라기는 엄청난 절규를 지르며 급히 머리를 문 템플로부터 빼냈다. 「뭐, 뭐야?」 마코토는 안겨져 있으면서도 그 거수의 이변에 눈을 휘둥그렇게 한다. 「---빗나갔다. 예상외로 빠르군.」 「에?」 하고 마코토는 무슨 일인가 하고 물어보다, 앗 하고 소리쳤다. 조라기의 한쪽 눈으로부터 거무죽죽한 보라빛을 띈 피가 흘러나 오고 있었다. 그 안구의 튀어나온 부분이 평평하게 잘려나가 있 던 것이다. 「뭐, 뭘 한거야, 당신?!」 「실패다. 제대로 됐다면 지금 것으로 쓰려트렸겠지만---.」 검은 모자는, 지금 조라기의 눈을 파괴한 극세 와이어를 내던지 고, 달려나갔다. 이번에는 본격적인 도주다. 절규를 지르고 있던 조라기는, 곧 노여움도 숨기지 않고 다시 두사람을 공격해왔다. 거대한 앞다리로 "찌르기"를 반복해온다. 그것을 필사적으로 계속 피한다. 콰앙콰앙 하고 마치 박격포를 쏘아넣는가 싶을 정도로 문 템플에 구멍이 뚫려간다. 「---상처를 입혀버린 것은 좋지 않았을까. 신체 쪽은 단단해서 자를 수 없고.」 「하, 하지만---당신은 도대체 뭐야? 저런 괴물 상대로---」 「이름은 부기팝이다.」 검은 모자는 이름을 밝히면서도, 마코토를 옆으로 안은 채 달린 다. 그 배후가 차차 파괴되어간다---게다가 두 사람이 나아가는 방 향은. 「...! ---어, 어이 당신, 부기팝! 우리들 위로 가고있다구?!」 이 문 템플에는, 일단 위로 올라가면 내려올 다른 길은 없다. 「구석에 몰려버리게 될까나---?」 부기팝은, 상황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장난스런 말투다. 「어, 어어어어어떻게 할꺼야?!」 「뭐가?」 부기팝은 이상한듯이 반문한다. 「뭐, 뭐가, 라니---」 「위로 올라가는거야. 다른 길은 없을테지.」 지극당연, 하다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 마코토는 열린 입이 닫히지 않는다. 하지만 한가지만은 알아챈 것이 있었다. 괴수 조라기도 엄청난 존재이긴 하지만...이 괴인 부기팝도, 그 와 궤를 같이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녀석인 것이다, 하고---. * 잠시 격정에 맡기고 목표를 앞뒤 생각없이 공격하고 있던 조라 기는, 이윽고 냉정을 되찼았다. 목표에게 도망갈 곳은 없다. 그들은 완전히 폐쇄된 한정구역에 있다. 그렇다면 간단한 일이다. 문 템플은 인간의 사이즈로 보기 에는 거대해서 숨거나 도망치기에 적절할 듯 하나, 조라기가 보 기에는 그것은 어항 속의 물벼룩이나 마찬가지다. 확실히 작은 물벼룩만을 건져내라고 하는 것은 어려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르르르르..." 조라기는 문 템플로부터 조금 후퇴한다. 그리고 등의 돌기로부터, '빠직빠직'하고 번개를 튀게 했다. 그것은 제멋대로 사방팔방을 달려, 근처의 건물을 파괴해가면서 점점 움직여간다. 문 템플을 초점으로 하여, 모여간다. "그르르르르...!" 조라기의 번개가 닥쳐오는 그 문 템플의 정상에, 팡 하고 바닥 으로부터 문을 열고 검은 그림자가 나타났다. 그녀석은 파괴되어가는 주변도, 닥쳐오는 번개도 아닌, 그저 정 면으로 조라기를 바라본다. * 「---와아! 뭐, 뭐야 저건?!」 마코토는 비명을 지른다. 「어항 속의 물벼룩을 죽이려고, 어항 그 자체를 부숴버린다는 거지. 상당히 현명하다.」 부기팝이 마음 깊이 감탄했다, 는 듯한 말투다. 「그 그런 태평한 소리 할 상황이---」 마코토가 소리치려던 그 때, 드디어 최초의 번개가 문 템플의 기초에 직격했다. 쿠르릉, 하고 거대건축물은 크게 흔들린다. 어떠한 강화구조의 설계라도, 이런 충격까지는 물론 계산에는 넣지 않는다. 기울기 시작한 옥상에서, 우갸아 하고 마코토는 뜻없는 목소리 로 절규한다. 부기팝이 그런 그에게, 전혀 변함없는 어조로 귓가에 검은 입술 을 가까이 대고---주위의 굉음 탓에, 그렇게 하지않으면 들리지 않는 것이다---말했다. 「---은 있는가?」 「에---?」 「---경험은 있는가?」 ...무엇의? 하고 이런 상황에서도 다시 마코토는 제정신으로 돌 아온다. 차차 번개가 명중해가고, 이미 문 템플은 빈혈로 쓰러지기 직전 의 소녀나 마찬가지다. 그 부를부들 떨리며 돌아가는 세계에서, 부기팝은 '장난스러운 말'을 큰 소리로 말한다. 「"번지점프"말이지!」 그리고 괴인은 마코토를 꽉 껴안은 채 힘껏 점프했다. 그 발 밑에서, 문 템플이 큰 소리를 마구 울리며 차츰 무너져 내려간다. * "그르르...?" 조라기는 목표가 건물로부터 도약한 것을 보고 의문을 느꼈다. 무슨 속셈이지? 떨어져내리면 살아날 길은 제로다---그렇지 않으면, 아직 무언 가 하려는 것인가? 그렇다면 그 가능성을 끊어주지, 하고 조라기는 용서없이 그 상 공에 부웅하고 상승과 하강의 틈에서 떠있는 듯한 목표를 향해 서, 그 거대한 턱을 쫘악 열고 삼켜버리려고 했다. 떨어지면서, 검은 그림자의 아이를 안고있지 않은 쪽 팔이, 스 슥 하고 재빠르게, 복잡하게 움직인다. "가갓...?!" 전신을 관통하는 충격이 조라기의 거체를 훑으며 달렸다. * 번지점프---. 그 원리는 지극히 단순하다. 생명줄을 몸에 감고서, 떨어진다. 그저 그 뿐이다. 하지만 문제 는 그 생명줄 끝을 어디에 거는가, 이다. 발밑의 토대가 무너져 내리는데, 어디에 생명줄을 걸려는 것인 가? ...하지만 마코토에게는 그런 "지당한 의문"을 의식화할 여유는 없었다. 결착 그 자체는 앗 하는 사이에 순간적으로 결정되어 버 렸기 때문이다. 추락에 의한 엄청난 바람이 옆을 달려나가고, 그리고 그것이 끝 에 이르러, 반전했다---그 때는 이미, 그의 신체는 튕겨올라, 두 둥실 뜨는듯이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 그리고 그는 보았다. 부기팝의 팔로부터 하나의 아주 작은 실이 뻗쳐서, 그 끝이 조 라기의 두부에 이어져있는 것을. 그렇다, 생명줄을 걸 수 있는 곳은, 그들의 바로 앞에 서 있었 던 것이다. 하지만 조라기의 신체가 굳어버린 듯이 움직이지 않 는 것은 왜일까. 도대체 '어디에' 와이어의 끝을 묶어놓은 것인 가... 그 때, 팟 하고 무언가가 끊어지는 감촉이 나며, 두 사람의 몸 은 아래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미 대단한 높이는 아니었기 때문 에, 부기팝의 다리는 타앗 하고 멋지게 착지한다. 그리고 이어서, 엄청난 것이 하늘로부터 떨어져 왔다. 트럭 정도의 크기는 될까 싶을, 두껍고 미끌미끌 젖어있고, 그 리고 펄떡펄떡 하고 뛰고있는 것이. 그것은--- 「---?! 이, 이건, 저기, 그...」 마코토는 몹시 놀라서, 말이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 조라기의 "혀"다.」 「......」 「생물에 있어서 급소의 하나다. 여기를 근본부터 파괴당하고서 버티는 것은 없지.」 부기팝이 조용히 말한 것과, 거대 괴수가 천천히 쓰러지기 시작 한 것은 동시였다. 주위의 건물을 연이어 무너트리면서 땅에 쓰러지고, 그리고--- 움직임이 사라졌다. 「......」 마코토는 어리둥절해져 있다. 어느새인가 부기팝은 그를 내려줘, 혼자서 서 있었지만, 그것도 눈치채지 못한다. 입이 뻐끔뻐끔하고 경련하는 듯이 떨린다. 「아, 아아, 아하, 하하---」 조금씩 어깨를 떨면서, 신음인지 알 수 없는 소리를 내고 있다 가, 이윽고 그것은 몸을 비트는 대폭소가 되었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하핫! 제길, 정말로 이겨버 렸어!」 「지혜와 용기가 있으면, 이 세상에 불가능한 일 따위 없는거지. 모두 잊고 있지만 말이지.」 검은 모자는 장난스럽게 말한다. 하지만 마코토에게는 그런 이야기는 귀에 들어오지 않는 듯, 그 저 깔깔깔 웃고 있다. 그리고 돌연, 그 몸이 픽 하고 꺾이며 지면에 쓰러진다. 「---이런.」 곧바로 부기팝이 뒤로부터 받아세우지만, 그 때는 이미 마코토 는, 「---으-응, 음냐음냐...」 하고 잠꼬대를 하고 있다. 일시에 긴장의 실이 끊어진 것이겠 지. 그 순진무구한 자는 얼굴을 바라보며 부기팝은, 이런이런 하고 한숨을 쉬었다. 「---겨우 믿어주었군. 정말로 시간이 걸렸는걸.」 그렇게 중얼거렸을 때였다. 즈즈즛, 하고 지면을 무언가가 기어가는 듯한 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다음 순간, 잔해를 흩날리며 조라기의 거체가 다시 일어 났다. "우그르르르르르...!" 입을 세차게 열었다 닫았다 하며, 포효했다. 그 내부에는 새로 운 혀가 몸부림치듯이 생겨나려 하고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아까 파괴된 안구가, 주르륵 하고 안구로부 터 흘러나와서, 이것 역시 새로운 눈이 슬금슬금 생성되어 간다. 「......」 부기팝은 마코토를 안으면서, 그 괴수를 올려다본다. 양자의, 10배 이상의 스케일 차가 있는 눈이 다시 마주친다. 정숙 속에서, 그렇게 양자는 대치했다. ...이윽고 검은 모자는 어깨를 으쓱였다. 「보는 대로네, 조라기 군. 그대를 위한 출구는, 이번에는 막혀 버렀네.」 마코토의 뺨을 손끝으로 어루만지며 속삭인다. "......" 조라기는 움직이지 않는다. 「'이 자'를 짓밟아버린다 해도, 이미 그대는 '여기'에서 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언젠가 다시 그대에 대해 확신해주는 존재가 나타나는, 그 때까지 말이지.」 "......" 괴수는 침묵하고 있다. 하지만---그것도 잠시, 조라기는 가볍게 몸을 떨고, 그 거체를 움직여 부기팝에게서 등을 돌렸다. 그리고, 무거운 발소리를 울 리면서, 사라져간다. 또 하나의 현실인 거리를 짓밟으며, 그 거대한 그림자는 멀어져 가고 있었다. 포효가 천둥처럼, 저편에서 들려온다---. * 「---이런이런.」 어둠 속에서, 부기팝은 눈을 떴다. 이제 유일한 현실 쪽의, 아직 세워져 있는 문 템플 안은, 완전 히 정적으로 돌아와있다. 무릎을 꿇고있는 부기팝의 바로 아래에는, 하시자카 마코토의 순진무구한 자는 얼굴이 그대로 남아있다. 「...대단해에, 부기팝---.」 따위 싱글거리면서 잠꼬대를 하고 있다. 부기팝은 어깨를 으쓱였다. 「정말로 감사하오. 상찬을 받게 되어, 몸에 과분한 영광.」 작게 중얼거리자, 그 모자 아래로부터 하얀 뺨에 걸쳐, 한줄의 빨간 피가, 주륵 하고 흘러내렸다. 하지만 부기팝의 얼굴에 고통 의 빛은 없다. 인형처럼, 평온한 표정을 하고 있을 뿐이다. 「뛰어내릴 때, 일격을 받아버린 것인가---이 몸에 상처를 입혀 버려서, 타케다 군이 화내게 될까나?」 어딘지 모르게 쓸쓸한 말투였다. 천정으로부터, 후드득하고 파편이 떨어져내렸다. 그것을 손바닥 으로 받으면서 부기팝은 심각한 얼굴이 된다. 「경계상에 있던 조라기의 역장(파워)이 약간이나마 흘러나온 것 인가---이 건물도 길지 않겠군.」 그는 일어선다. [To be continued...] 『창작 - 쓰기-번역란 (go ANC)』 703번 제 목:[번역] 부기팝·오버드라이브 왜곡왕 (4) 올린이:미유키쨩(진용철 ) 01/10/02 05:49 읽음:274 관련자료 없음 ----------------------------------------------------------------------------- 이 글은 카도노 코우헤이(上遠野浩平) 씨의 소설 [부기팝 오버드 라이브: 왜곡왕(ブギ-ポップ·オ-バ-ドライブ 歪曲王)]을 번역한 것입니다. 빈곤한 일어실력으로, 공부삼아 번역해본 것이라 그리 좋은 번역은 못됩니다만, 깊은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왜곡왕 편은 부기팝 시리즈의 4번째 작품으로, 스토리상으로 이 전 시리즈와 조금씩 연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왜곡왕]을 읽기전에 시리즈 전작인 [부기팝은 웃지않는다], [Vs 이미지네이 터], [판도라]를 먼저 읽어보실 것을 권합니다. 무단전재는 사양합니다. 사전양해없이 다른 곳으로 퍼가는 것은 자제해주시길... --- Boogiepop·Overdrive --- 歪曲王 (4) Written by 上遠野浩平 (Kadono Kouhei) Illustrated by 緖方剛志 (Ogata Kouji) Translated by B'st (miyukichan@innocent.com) 초회번역 2001.04.26 최종수정 2001.10.02 --- pm 2:46 「조라기는 사라진 듯 하군.」 바의 스카이라운지에서, 테라츠키 키요이치로의 얼굴을 한 왜곡 왕이 쓴읏음을 띄우며 중얼거렸다. 「역시 부기팝이다. 정말이지 대단한 사람이야.」 「조라기? 어째서 당신이 조라기를 알고 있어요?」 그의 곁에 앉아있는 하시자카 시즈카는 이상한 듯이 왜곡왕을 바라본다. 「조라기라면, 마코토가 스스로 만든 괴수 이야기죠? 그런데---」 그녀는 결국, 계속 이 바 카운터에 머무르고 있다. 실제로 그녀 가 테라츠키 키요이치로와 만났을 때는, 이미 두 사람은 침대 안 에 들어가 있었을테지만. '이번에는' 계속 이야기하고 있다. 「자네는 알고 있을까. 그 조라기라고 하는 것은, 마코토 군의 마음속에서는 "아버지"였었지.」 왜곡왕은 유리잔 속의 얼음을 딸칵딸칵 울리면서, 재밌다는 듯 이 비밀을 밝혔다. 「---무슨 의미죠?」 「자네는, 아버지에 대해서 자식에게는 아무것도 전하지 않았다 고 생각하고 있는 듯 하지만, 그것은 틀려. 자네의 태도, 이야기 의 중간중간, 잠깐 사이의 눈매, 그리고 감정---그런 것 모두가, 아버지에 대해서 마코토 군에게 전하고 있었던거야.」 「......」 시즈카는 멍해져 있다. 왜곡왕은 쿡쿡 웃고있다. 「그 결과가 "괴수"지. 아니 농담이 아니라, 그 때문에 세계가 파멸할 참이었어.」 「...무슨 소리예요?」 하고 반문하면서도, 시즈카는 그러고 보면 마코토는,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가, 한번도 물어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요컨대, 자네는 "부재"라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던거야. 그것 도 엄청나게 말이지. 그 공포가 무엇을 만들어 버렸는가, 그것을 자네들이 조금 더 진지하게 생각해준다면, 나로서도 이런 번거로 운 일을 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두려워하고 있었다, 라니---당신을? 나는 당신을 무서워하고 있다고 말하는 거예요?」 시즈카는 제대로 이해되지 않으면서도, 왠지 상당히 억울한 말 을 듣고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왜곡왕은 그것에는 대답하지 않고, 「뭐어, 공포뿐만이 아니라는 점이 뒤끝이 나쁘지만...괴수라고 하는 존재에는, 뭐랄까 아이의 로망이 있으니까 말이지. 그게 어 째서인가, 일그러져 버린다. 어떻게 해도 바로잡을 수는 없다... 곤란한 일이야. 부기팝에게는, 그러한 부분이 이해되고 있는 걸 까나?」 하고 말했다. --- pm 2:50 「---하바라 씨, 하바라 씨!」 나는, 나를 흔드는 누군가의 목소리에 겨우 눈을 떴다. 「하바라 씨, 괜찮습니까?」 내 어깨를 쥐고있는 것은 시로였다. 「아, 아아---괜찮아. 문제없어.」 나는 시로의 손을 떨쳐냈다. 「그런데---내가 어찌된거지?」 「갑자기 소리치고---그러더니 쓰러져 버렸었어요.」 「그, 그런가...」 머리를 흔들며, 필사적으로 제정신을 찾으려 했다. 주위를 둘러보지만, 그곳에는 보통의 사람들이 변함없이 쿨쿨 잠들어 있을 뿐이다. 납짝쿵이 되어있는 녀석 따윈 한 사람도 존 재하지 않는다. 「어이, 우리들이 아래서 나왔을 때, 이녀석들 여기에 있었지?」 내 질문에, 시로는 이상하다는 듯한 얼굴을 했다. 「무슨 말이죠?」 「아, 아니 아무것도 아냐, 응.」 나는 한숨을 쉬었다. 도대체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환각일까. 자 신의 감각에 자신이 서질 않는다. 휴대전화를 생각해낸다. 하지만. 「......」 역시, 다시 걸어보는 것은 그만뒀다. 뭐가 나올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어떻게 된 겁니까?」 시로가 걱정스러운 듯이 내 얼굴을 엿보고 있었다. 「아아...또 정신을 뺏겨버렸던 것 같아. 조심하지 않으면...」 나는 뺨을 찰싹찰싹 하고 스스로 두들긴다. 우리들은 다시 행동을 개시했다. 어딘가에 있을 터인 중앙관리 시스템을 찾아서, 빌딩 안을 왔다 갔다 한다. 그리고 수분 후, 또다시 바닥 밑으로 내려가는 입구를 발견했 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위에 여자가 한 사람 쓰러져 있다. 그녀석 을 다른 곳에 옮기지 않으면 안된다. 「이영차, 웃.」 어차피 잠들어 있으니까, 하고 나는 조금 난폭하게 그녀석의 겨 드랑이 사이에 손을 끼우고, 질질 끌어냈다. 그러자 그녀석이 「으으응」하고 신음했다. 나는 「어라」하고 생각하며, 그녀석의 뺨을 찰싹찰싹 하고 가볍게 두들겼다. 「어이, 일어날 수 있겠어? 어이, 눈을 떠.」 새삼스럽게 보니, 왠지 그 여자는 본 기억이 있었다. 「어떻게 된 겁니까?」 시로가 내 쪽으로 다가왔다. 「어이, 이녀석.」 「아아, 아까의 여자분 아닙니까. 하바라 씨가 웃었던, 그 남자 와 싸우던...」 「이녀석, 왠지 일어날 듯 해.」 나는 여자의 어깨를 잡고, 슬슬 흔들었다. 「헤에...?」 시로도, 여자의 뺨을 가볍게 매만진다. 그러자 여자는, 파릇하고 눈꺼풀을 움직이고, 그리고 일순 얼굴 을 찌푸리는가 싶자, 천천히 눈을 떴다. --- pm 2:56 ...순간,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게 된다. 나는, 한여름의 초원에서, 히나코와 마주보고 식사하면서 이야 기를 하고 있었을 터이다. 갑자기 세계는 차가워져서, 나도 모르게 소름이 돋으며 몸이 떨 린다. 「...추워!」 나는 입을 열자마자 그렇게 외쳤다. 「뭐야, 한여름에라도 "갔던"건가?」 내 눈앞에 서 있는 남자가 말했다. 주위는 어두워서, 제대로 보 이지 않는다. 하지만 왠지 들은 기억이 있는 목소리다. 내가 눈을 가늘게 뜨자, 두 사람의 남자가 내 얼굴을 엿보고 있 는 것을 알았다. 생각해냈다. 이녀석들은, 아까 나를 놀렸던 2인 조가 아닌가. 아까--- 나는 퍼뜩 놀란다. 그랬다. 여기는 문 템플 안이다. 나, 미치모토 사키코는, 2월 14일인 오늘, 타케시와 함께 이 건 물에 왔던 것이다... 「......」 하지만, 그것이 왠지 믿겨지지 않는다. "이쪽"이, 지금까지 있던 "저쪽"보다도, 나 자신이 있을 장소라 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현실감이 부족한 느낌이 들어 어쩔 수 없 다. 「......」 내가 멍하니 있자, 남자들이, 「어이, 괜찮은가?」 「어딘가 안 좋은데라도 있습니까?」 하고 물어본다. 나는 두 사람을, 공허한 눈으로 마주본다. --- pm 2:57 「...당신들이, 나를 일으킨거예요?」 여자는 잠이 덜 깬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아. 나는 하바라 켄타로. 이쪽은 다나카 시로.」 내가 이름을 밝히자, 여자는 한숨을 쉬고, 「...미치모토 사키코예요.」 하고 응했다. 핀트가 맞지않는달까, 그런 느낌이다. 「미치모토 씨, 당신, 왜곡왕과 만났던건가?」 내가 물어보자, 그녀는 멍한 채 끄떡였다. 「어떤 느낌이었지? 뭔가 정체라든가, 그런 것의 기색은 없었던 가?」 내 말에 그녀는 빤히 내 얼굴을 본다. 「...그런 걸 물어서 어쩔거죠.」 「녀석을 해치우는거야. 그걸 위해서는 단서가 있어야지.」 「해치운다...」 그녀는 이상하다는 듯한 얼굴을 한다. 신용할 수 없는 듯. 「믿음직스럽지 않아 보이지 않는 것은 알고있어. 하지만 우리들 은 진심이야.」 나는 시로 쪽을 향한다. 녀석도 끄떡인다. 「이 빌딩에서, 뭔가 이상한 점을 느낀 곳은 없어? 그곳만이 눈 에 띄어서, 다른 곳과 틀린듯한. 분명히 이 빌딩에는 장치되어 있는 트릭이 있을거야.」 하지만 그녀는 눈을 내리깔 뿐이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버린다. 「...당신들, 왜곡왕에게 무슨 말을 들었죠?」 그런 말을 듣고, 나는 멈칫했다. 「아, 아니...아마 당신과 비슷한 것이겠지.」 무리하게 얼버무린다. 「그래도 쓰러트리겠다고 생각해요?」 「...그런 말 들어도 대답할 말이 없지만. 하지만 하지 않으면 계속 이대로일지도 모른다구. 그러면 곤란하겠지.」 「......」 미치모토 사키코는 말없이 우리들을 바라볼 뿐으로, 대답을 하 지 않는다. 「---하바라 씨, 이거 열겠어요.」 아까 미치모토 사키코가 쓰러져 있던 아래의 문을 조사하던 시 로가, 그렇게 말하고 실제로 열어보였다. 「자물쇠가 걸려있지 않다, 라고 하기보다, 여기에는 처음부터 자물쇠가 없었던거겠죠. 아직 설치하지 않았던 듯 하군요.」 「좋아!」 나는 끄떡였다. 그리고 미치모토 사키코 쪽을 향한다. 「우리들은 끝까지 할테니까 말야. 믿어주지 않아도 상관없지만, 뭐, 기다리고 있으라구.」 「......」 우리들은 다시 바닥 밑으로 들어갔다. 전과는 틀려서, 거기에는 조명이 있었다. 보니 밖으로 통하는 통풍구가 열려있다. 하지만, 그만큼 금방 깨달았다. 여기는 건물구조의 틈새에 해당 하는 부분으로, 어디로도 통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없군. 돌아가지.」 「그렇겠군요.」 우리들이 입구 쪽을 향한, 그 때였다. 콰당, 하고 지금 들어왔던 입구가 닫혔다. 그리고, 쿠웅 하고 뭔가 무거운 것이 얹히는 소리가 났다. 「------?!」 우리들은 놀라서 달려갔지만, 문은 꿈쩍도 하지않게 되어있었 다. 「어, 어찌된거야?!」 나는 큰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위로부터, 「...는 하게 할 수 없어.」 하고, 미치모토 사키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 뭣?!」 「방해는 하게 할 수 없어...왜곡왕의 목적이 무엇이든간에, 그 사람의 방해는 하게 할 수 없어요!」 소리지르고 있었다. 나는 말문이 막혔다. 「자, 잠깐 기다려요!」 시로가 외친다. 하지만 미치모토 사키코는, 「이런 곳은 싫어! 저쪽에...저쪽에 돌아갈거야, 나는!」 하고 혼자서 외치면서, 이쪽의 말을 들으려 하지않는다. 발소리가, 차츰 멀어져가 버렸다. 「---이게 무슨 짓이야!」 시로가 화가 치미는 것도 숨기지 않고, 닫혀버린 문을 주먹으로 세게 쳤다. 「제길, 이렇게 될 줄은!」 「---어, 어찌된거야?」 나는 아직, 상황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다. 「가, 갇혀버린건가, 우리들은...?」 그때, 배후의 통풍구가, 갑자기 타악 하고 큰 소리를 내며 제멋 대로 닫혔다. --- pm 3:00 겨울의 차가운 비는, 의연하게 아직 계속 내리고 있었다. 「토오카...!」 나는, 이쪽저쪽 주저않아 엉망진창이 된 지면에 서서 문 템플을 올려다보면서, 긴장에 견딜 수 없어 무의식중에 끙끙대고 있다. 문 템플의 관계자들은, 그 소동으로 도망쳐버려서, 지금 이 근 처에 머물고있는 것은 이 나, 타케다 케이지 정도인 것이다. 나는 이미, 문 템플 안에 토오카가 있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 틀림없이 "그녀석"이 되어 무언가와 싸우고 있음에 틀림없다. 적 어도 그럴 마음을 먹고있는 것이다. 부기팝이 단순한 망상인가, 정말로 세계의 위기에 도전하고 있는가, 그것은 모르지만, 내가 학교의 옥상에서 녀석과 이야기했던 경험에 한해서는, 녀석은 완 전히 진심이었다. 지진은 그쳐있다. 지반의 침하도 멈췄다. 무언가가 일어났던지 간에, 그것은 수습된 듯이 생각되기도 한다. 하지만... 하지만 나에게는 싫은 예감이 들어 어쩔 수 없다. 이제부터야 말로, 뭔가가 시작된다. 그런 느낌이 들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제길...!」 나에게는 아무것도 불가능한 것인가? 무언가 도와줄 수 있는 것 은 없는 것인가. 흔들림이 진정된 탓인가, 등뒤에 어쩐지 사람의 기척이 났다. 「---어이, 자네! 그 근처는 위험하니까, 빨리 내려오게!」 경관이 불러댔지만, 나는 무시했다. 그 때였다. 문 템플의, 외광을 받아들이기 위한 것이라던가 하던, 무수히 늘어선 둥근 투명구가 파앗파앗 하고 점멸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서, 어디에 붙어있는지 알 수 없는 스피커로부터, 레드 제펠린에 걸맞는 가라앉은 듯한, 그러면서도 강한 비트를 가진 기괴한 음악이 울려온다. 「뭐, 뭐야...?」 나 뿐만 아니라, 주변에 와있던 사람들 전원이 어리둥절해졌다. 그 곡은 이 장소에 어울리지 않을 듯 해서, 그만큼 마치 괴수가 날뛴 후 같은 광경에는 무서울 정도로 어울리기도 했다. 그리고, "목소리"도 들려왔다. "...제군들, 원인은 해명되었을까나? 아니, 이 음악이 울리고 있다는 것은, 아직 자네들은 내가 있는 곳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는 이야기지." 내가 아연해져 있자, 뒤쪽에서 문 템플 관계자의 것인 듯, 「...회, 회장...?」 이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회장이라고...? 그렇다면, 이 "목소리"의 주인은--- --- pm 3:03 「---테라츠키 키요이치로의 목소리다!」 나는 암흑 속에서 갇혀 있으면서, 무의식적으로 큰 소리로 외치 고 있었다. 그리고 곡은 레드 제펠린의 『캐쉬미르』다. 앨범 『피지컬 그 래피티』의 중반에 위치하는, 8분에 달하는 대작으로서 밴드의 스탠더드 넘버의 하나다. 더이상 의심의 여지는 없다. 「역시, 녀석이 왜곡왕이었군...!」 "목소리"는 계속된다. "...현재, 문 템플 안에 몇명의 인간이 있는가 모르지만...틀림 없이 탈출을 위해 노력을 계속하고 있겠지. 아아, 밖에 있는 자 들, 그대들로부터는 절대로 들어오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쓸데없 는 노력은 그만두는 쪽이 좋아." 제멋대로 말하고 있다. 「제길, 놀리고 있어...!」 나는 이를 간다. "그리고 안에 있는 제군, 그대들도 지금의 「캐쉬미르」가 시작 되기 전의 소리를 듣게 되었을 거라 생각한다. 그것은 무엇인가 하면, 이 문 템플의 모든 통풍구가 폐쇄된 소리다. 이 의미는, 현명한 제군들에게는 이미 이해되었을 터이다." 나는 흠칫 놀라서, 지금 닫힌 통풍구 쪽을 돌아본다. 꽉 닫혀서, 더이상 빛도 새어들어오지는 않는다. "그대로다. 인간의 호흡은 산소를 들이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 놓는다. 더없이 기본적인 이야기이지만...제군들의 산소 공급은 이걸로 끊어지게 되었다. 어느 정도의 여유가 있을지는 모르지 만, 빨리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중독증상이 나타나게 될거라구." 뭐라고?! 이녀석 제정신인건가?! "그럼 제군들의 건투를 기대한다. 열심히 해주길 바라네." 그리고 "목소리"는 당돌히 두절되었다. 「무, 무슨 소리야! 녀석은 우리들을 모두 죽일 생각인가?!」 나는 동요한 나머지 소리쳤다. 그러자 거기서, 「...진정하세요. 그렇게 간단한 것은 아니겠죠.」 하고 시로의 냉정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하, 하지만!」 「통풍구를 닫은 정도로, 공기의 흐름을 완전히 끊는 것 따위 불 가능해요. 저것은 위협---이라고 하기보다, 우리들을 초조해지도 록 하려는 듯한 느낌이 드는군요.」 「......!」 나는 제정신을 차렸다. 그러고보면, 확실히 이 좁은 공간 안에도, 약간은 바람의 흐름 이 느껴진다. 「그, 그렇군. 하지만 초조해지게 해서 어쩌라는 거지.」 「자신이 있는 곳에 오게하고 싶은게 아닐까요. 주변을 막았다는 말을 들으면, 사람은 보통 어디에 가겠습니까.」 「출구지. 하지만 그곳은 닫혀있어. 그렇다는 건---」 우리들은 나란히 천정을 올려다본다. 「역시, 위, 인가...!」 「게임 흉내를 내는군요, 정말로.」 하지만, 우리들은 갇혀있다. 어떻게 해서 여기서 탈출해서, 문 템플의 정상까지 가야 하는걸까? 「좌우지간, 다른 출구를 찾을 수 밖에 없겠군---어이 시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들은 정신을 가다듬고 비좁은 공간 안을 필사적으로 조사하 기 시작했다. --- pm 3:14 「...『캐쉬미르』였어. 어찌된 일?」 나, 니이토키 케이는 사오토메 마사미의 얼굴을 한 왜곡왕을 노 려보았다. 「......」 왜곡왕은 답하지 않는다. 「결국, 당신의 목적이라는 건, 그저 이 빌딩 안의 인간을 모두 죽인다, 단지 그 뿐인거야?」 「...글쎄요.」 「지금의 방송은, 저건 정말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야? 나를 또, 어떻게 속이려는 것은 아니겠지?」 「당신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알 수 없으니까 묻고 있는거야!」 나는 또다시 화가 치밀어 큰 소리를 질러버린다. 내가 지금 서 있는 곳은, 적어도 넘어져 있는 인간들이 모두 오 브제로 밖에 보이지 않는 것을 제외하면, 지금까지와 다를 바 없 는 문 템플 안이다. 하지만 환각, 이라고 할까, 정확함이 결여된 "현실"이라는 점에 는 변함이 없다. 무언가의 함정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 기준이 없는 탓에, 확률을 재는 것도 불가능하다. (우-...!) "확실히 병"이 있는 나에게는, 거의 고문에 맞먹을 듯한 상황이 다. 「이리저리 고민하는 것은, 당신답지도 않군요, 위원장.」 야유하는 듯한 말을 들어서, 나는 찌릿 하고 그를 노려보았다. 「그 말대로야! 생각해도 답은 나오지않아. 나는 스에마 처럼 머 리도 좋지않고, 고민해도 어울리지도 않고 말야!」 말을 내뱉고, 나는 그에게 등을 돌리고 걷기 시작했다. 「어디로?」 「"어딘가"야!」 반드시 있을 터이다. 무언가가 있을 터이다. 아무리 이것이 환각 속이라고 해도, 어떻게든 해서 상황을 타개 하기 위한 힌트가 숨어있을 터인 것이다. 어쩌면 아무것도 없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않을 수는 없었다. 무언가를 하지 않고는. 대책도 없이, 하지만 묘하게 힘을 주면서 내가 나아가자, 그도 따라왔다. 「물건찾기입니까.」 「그래!」 「사오토메 마사미가 옆에 있고, 물건찾기를 하고있고, 마치 "그 때" 같군요.」 말을 듣고, 나는 멈춰선다. 「......」 「이걸로 이제 다나카 시로가 있다면, 정말로 그 때와 마찬가지 죠.」 「...또, 맨티코어에게 습격당한다는거야?」 「아니, 키리마 나기가 도와주러 와줄지도 모르지요.」 「---그런 것 기대하지 않아.」 나는 다시 걷기 시작한다. 잠시 말없이, 우리들은 그저 나아간다. 확실히, 여기에 나기가 있어준다면 얼마나 마음이 든든할까. 하 지만 나기라도 보통의 인간이다. 검으로 잘리면 피가 솟고, 그리 고 죽는 것이다. 생명을 나누어 준 에코즈는 이미 존재하지 않는 다... 누군가의 도움도 기대할 수 없고, 해서도 안되었다. 누구에게든 의지해버리거나 하면 곤란한 것이다---. 왠지 모르게 내가 그런 생각을 했을 때, 무언가가 마음에 걸렸 다. (...응?) 그러고 보면 나는, 쭉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던 듯한 느낌이 든 다. 누군가의 손을 빌려볼까 라든가,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이 제까지 거의 없다. 옛날부터 외견이 필요 이상으로 애들스러워 서, 사람들로부터 「도와줄까?」하는 말을 들을 때마다 「괜찮습 니다! 할 수 있으니까!」하고 계속 말해왔다. 「---아.」 일순, 무언가가 뇌리를 스쳤다. "걸렸다"---그런 느낌이 든다. 「......」 「어찌된겁니까, 위원장.」 내가 또 멈춰섰기 때문에, 뒤로부터 따라오던 왜곡왕이 말을 걸 어온다. 나는, 천천히 그의 쪽을 돌아본다. 「...알았어, '사오토메 군'.」 응? 하고 그의 눈썹이 치켜올라간다. 「뭐가, 말입니까?」 「내가, 무엇을 당신에게 남기고 있는 것인가를. 즉, 당신 사오 토메 마사미가, 어째서 나의 왜곡왕으로서 나온 것인가---그 이 유가.」 --- pm 3:34 아까의 "선언"에 의해 문 템플의 폐쇄현상은 확연한 인위적 범 죄라는 것이 확실해졌다. 「정말로 테라츠키 키요이치로는 죽은건가?」 하는 질문이, 드디어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경찰에 의해 구 MCE 관계자들에게 퍼부어졌다. 「자, 장례식은 했습니다.」 「정말로 죽었는가, 하고 묻고 있잖나! 사체는 본인의 것임을 확 인한건가?」 「화, 화장으로 해버렸기 때문에...하지만 병원의 사망진단서라 면 어딘가에 있을거라고...」 「그건 어딘가?」 「에, 에...그러니까, 누가 보관하고 있었지---.」 관계자의 증언은 이것도 저것도 요점을 잡을 수 없는 것 뿐이었 다. 출동해 온 기동대가 문 템플의 입구를 비틀어 열려고 이래저래 해 보았지만, 저 자신만만했던 방송에서 말했던 대로, 여는 것이 전혀 불가능하다. 창을 부순다, 라는 언제나의 수단도, 이번에는 창 따윈 건물에 하나도 없는 것이다. 「헬리콥터를 사용해서, 위로부터 들어갈 수 없는가?」 「아니, 비바람이 심하고, 저 옥상에 헬리포트는 없어.」 「제길, 대책이 없는건가!」 테라츠키 키요이치로는, 사람들을 1개소에 가둬놓고 무엇을 하 려는 것인가? 몸값의 요구도, 정치범의 석방도 그에게는 그리 어 울리지 않고, 실제로 그런 말은 전혀 하지 않았다. 목적을 알 수 없었기 때문에, 경찰은 동기 쪽으로 파고드는 것도 불가능해 곤 혹함에 처해 있었다. 거기에 더해, 주위에는 사건을 냄새맡고 온 매스컴이 빨리도 무 리를 이루기 시작하고 있었다. 「어찌된 겁니까?! 안의 인질은 무사한겁니까!」 「경찰의 견해로는, 이 사건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겁니까?」 「거기 MCE의 분, 이쪽을 향해주세요! 잠깐, 당신말이예요!」 「이 책임은 누가 지는 겁니까!」 「앞서서 문제점은 발견치 못했던 것인가요!」 「대응이 늦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만!」 「뭐라든지 말해요 이...!」 ---시끄러움도 이 이상 없다. 「뭘 하고 있는거야, 정말---」 소란스런 녀석들을 곁눈질로 바라보면서, 나는 이녀석들의 노력 이 아무런 소용도 없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어쩔 수 없다. 기동대가 둘러싸버렸기 때문에, 더이상 문 템플 곁에는 다가갈 수 없지만, 하지만 나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해서, 안에 있을터인 토오카를 구해내지 않으면---. 도움 따윈 필요로 하고있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내 기 분이 왠지 풀리지 않는다. 「젠장, 토오카!」 「불렀어요?」 갑자기 목소리가 말을 걸어온다. 놀라서 뒤를 돌아보자, 어째서---토오카가 거기에 서 있었다. 「아...?」 나는 입을 얼빠진 듯이, 버엉 하고 열 수 밖에 없다. 「미, 미야시타...너, 너 언제 여기에.」 머리가 혼란해졌다. 어째서, 도 뭐하는 거야, 도 아니다. 요는 나의 "안에 있을 게 틀림없다"는 생각이 틀린 것일 뿐이겠지. 하지만, 하지만 그런 말도 안되는--- 「선배야말로, 이런 곳에서 뭘 하고있는 거예요?」 토오카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물어온다. 「아, 아니 그게---」 「이런 근처에서 우물쭈물하지 말고, 문 템플 안에 들어가지 않 겠어요?」 「에...?」 미소지으면서 말을 걸어와서, 나는 퍼뜩 놀란다. 토오카는 우산을 쓰고 있지 않았다. 빗 속인데도. 하지만 그럼 에도 그녀의 몸은 전혀 젖지않은 것이다. 그리고 자세히 보자, 그 양 눈에는 묘하게 반짝임이 없다. 「---! 너, 너는...?!」 「들어오고 싶다고 한다면, 그 방법을 제공할께요, 선배.」 토오카의 얼굴을 한 '그녀석'은 말했다. 「뭐, 뭐라고...?」 「따라와주세요---.」 그녀석은 걷기 시작했다. 나는 서둘러 뒤를 쫓는다. 기동대 쪽으로 곧바로 나아간다. 「어, 어이.」 그대로는 붙잡혀 버려, 하고 내가 초조해할 때, 그녀석은 내 손 을 잡고 끌어당겼다. 토오카와는 몇번이고 손 정도는 잡아봤는데도, 나는 묘하게 두 근, 해버린다. 그리고 기동대의 바로 곁을 스쳐 지나간다---녀석들은 살기등등 하게 서 있는데도, 어째서인가 누구 한 사람도 우리들의 통과를 눈치재지 못한 듯 했다. 「어, 어떻게 된거야...?」 「그들과 우리들의 현실을 지금, 아주 약간 어긋나게 하고 있는 거예요.」 그녀석이 말한다. 나는 알쏭달쏭할 뿐이다. 그리고 우리들은 문 템플의 벽면이 있는 곳 까지 왔다. 하지만, 그곳에도 아무것도 없다. 「...? 어이, 어쩌려는거지.」 내가 두리번두리번 주변을 둘러보고 있자, 그녀석은 벽에 손을 뻗었다. 그리고 누르자, 벽은 저편으로 열리고 있었다. 「...? 뭐, 뭐야 이건?」 마법이라도 사용한건가? 하고 생각해 버렸지만, 그녀석은 냉정 하게 해설한다. 「대단한 건 아니예요. 그저 통풍구예요. 조심성 많은 설계자가 벽의 모양과 문의 이음매의 구별을 어렵게 해놨을 뿐인거죠.」 나는 망연자실해진다. 「여, 자물쇠 같은 건...걸려있지 않았던 거야?」 확실히, 그 폐쇄현상이 일어났을 때, 모든 셔터 등은 닫혀져 버 렸다, 하는 이야기였을 터이다. 「자물쇠(락)는 그 전에 "그 사람"이 부숴버렸던 거예요. 그러니 까 여기만은, 실은 쭉 열린 채였다는 이야기. 그렇다고는 해도 "어긋나고" 있으니까, 누구도 여기에 대해서는 의식할 수 없었지 만 말이죠.」 「......」 내가 멍청해져 있자, 그녀석은 스스륵 하고 문의 저편으로 들어 간다. 쫓아가려고 할 때, 그녀석은 다시 빼꼼 하고 문의 어둠으로부터 토오카의 얼굴을 내민다. 「저어, 선배---」 「뭐, 뭐지?」 「부탁해요---나를 잡아봐요.」 장난스럽게 웃고, 그리고 다시 들어가버린다. 「---! 기, 기다려 줘!」 내가 안에 들어갔을 때, 이미 그녀석의 모습은 사라져 있었다. 나는 침을 꿀꺽, 삼키면서, 눈 앞에 펼쳐진 반쯤 어두운 통로를 바라보았다. 그것은 마치 계단 처럼, 위로 향해 뻗어있는 모양이다. (---갈 수밖에 없는가.) 각오를 다지고, 나는 드디어 문 템플 안에 들어갔다. --- pm 3:53 「하바라 씨, 이걸!」 시로가 소리쳐서, 나는 그쪽으로 달려갔다. 시로가 가리킨 벽면을 치자, 콩 하고 공간의 존재를 가르키는 소리가 울렸다. 「이건---?」 「아마도, 엘리베이터 샤프트겠죠.」 「과연, ---그렇다면 어딘가에 정비용의 패널이 있겠군. 찾는 범 위가 좁혀졌는걸.」 우리들은 전보다 배의 스피드로 그것을 찾았다. 예상대로, 곧 그 입구는 발견되었다. 나는 그 패널을 쾅쾅 하고 발차기를 날리며, 저쪽으로 강제로 비틀어 열었다. 안을 엿보자, 멋지게 위까지 일직선으로 공간이 뻗어있었다. 전 화위복이라는 말은 틀림없이 이런 걸 말하는 것이다. 그 미치모 토 사키코에게 갇히지 않았다면, 이 루트는 발견하지 못했겠지. 「대수확이로군!」 나는 손가락을 딱, 하고 튕겼다. 「해냈군요!」 시로도 주먹을 꾹, 힘주어 쥔다. 우리들은 공간 안에 들어가, 위까지 뻗어있는 정비용의 스텝에 매달렸다. 대체로 위까지, 100미터 정도는 될 듯 하다. 긴 여정이 될 듯 했다. 「정말이지, 이런 곳에서 크레이지 클라이머를 하는 처지가 될 줄은 말야---.」 나는 투덜댔다. 하지만 그것은 여유가 생겼다는 뜻이기도 하다. 「기다리고 있어라, 왜곡왕. 아니지 테라츠키 키요이치로---지금 그쪽에 가서, 한방 먹여줄테니까 말야!」 「서두르죠!」 우리들은 한발짝 한발짝, 어두운 세로의 구멍을 기어오르기 시 작했다. --- pm 4:01 ...무릎을 안고, 어찌할 바를 모른채, 그럼에도 어딘가로 가는 것도 불가능하여, 나는 어둠 속에서 멍하니 움직이지 않는다. 다나카 시로와, 또 뭐라고 했던가, 좌우지간 그 2인조를 가두기 는 했지만, 하지만 아마도 아무 소용도 없었겠지. 그 남자들에게 는, 어딘지 모르게 "하기로 했으면 하는" 의지의 강함이 있는 듯 이 느껴진다. 거기에 비해서, 이 나 미치모토 사키코는 대책없는 인간이다. 결국 그로부터, 나는 "저쪽의 세계'에 돌아가는 것도 불가능하 고, 그렇다고 이 문 템플로부터 나가는 노력도 하려고 하지않고, 그저 무기력하게 웅크리고, 훌쩍훌쩍 울고 있을 뿐이다. 나는 틀렸어. 틀린거야. 살아있을 가치 따위, 요만큼도 없는 쓸모없는 여자인거야. 아까, 왜곡왕인지 테라츠키 키요이치로인지, 잘 모르겠지만 그 방송이 있었다. 그것에 의하면, 이미 우리들의 생명은 길지 않은 듯 하다. 그래도 어쩔 수가 없다.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렇게 되어도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살아있어도 어차피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렇기는 커녕 히나코에게 해버린 것처럼 심한 말을 하고, 상처 입히고, 그리고 그대로 이별이 되어버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쪽이 나아! 누구와도 접촉하지 않고, 누구와도 사이좋게 지내지 않고, 누구 에게도 아무것도 털어놓지 않는 쪽이 나아! 그래서 죽어버릴 수 밖에 없다고 한다면, 그래도 좋아! 「...이젠, 질렸어...」 나는 울고 있다. 「이젠 질렸어...이젠 아무렇게든 되어버렸으면 좋겠어...!」 미아처럼, 목적도 없이 훌쩍이며 울고 있다. 문 템플이, 쿠르릉, 하고 소리를 내며 삐꺽거렸다. 아까부터 계 속 이 모양이다. 그리고, 후드드득 하고 천정으로부터 파편도 떨 어져내린다. 지금이라도 무너져 내릴듯한---그런 느낌이다. 하지만 나는 움직이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 「...웃, 우우웃...!」 견딜 수 없게 되어, 오열이 멋대로 목으로부터 새어나왔다. 그때였다. 키리리링--- 하고 그때까지와는 다른 끌리는 듯한 금속음이 근방에 울렸다. 나는 퍼뜩 놀라서 얼굴을 든다. 그러자---조금 앞쪽 통로의, 기둥이 천정으로부터 벽을 향해서 뻗은 곳에, 하나의 그림자가 서 있었다. 「......」 나는 멍하니 그 그림자를 바라본다. 그림자는, 왜인지 기둥에 와이어 같은 물건을 묶고 있었다. 각 각의 기둥과 기둥 사이에 다리를 만들고 있다. 금속음은 와이어 가 구조물과 마찰할 때 생기고 있다. 묵묵히 작업하고 있는, 그 실루엣은 큰 모자와 몸을 감싼 망토 탓에, 사람이라기보다 둥근 관 같은 느낌이다. 「......」 멍하니 그 행동을 바라보고 있자, 이윽고 검은 모자는 일을 끝 마친 듯, 「이런이런. 어떻게든 보강은 끝냈군. 이걸로 일주일 정도는 버 티겠지.」 하고 중얼거리는 것이 들려왔다. 나는 일어서 있었다. 「저, 저어...!」 응? 하고 검은 모자는 내 쪽을 향한다. 「뭐지?」 그 목소리는 남자라고도 여자라고도 하기 힘들다. 나는 긴장이 지나쳐 입술을 떨면서, 그래도 비틀비틀 그 사람에 게 다가간다. 「그, 그게...뭘 한거예요?」 「아니, 뒤에 이 건물을 해체하는 업자를 귀찮게 하기 위해, 쓸 데없는 강도를 만들어 놓은 거지.」 검은 모자는 한쪽 눈을 가늘게 뜨고, 반대측의 입술 끝을 올리 는, 좌우비대칭의 기묘한 표정을 했다. 웃고 있는 듯한, 조롱하 고 있는 듯한, 놀리고 있는 듯한---제대로 표현하기 어려운 기묘 한 표정이었다. 「저, 저기요. 당신---당신은, 그...」 나는 우물쭈물이다. 그러자 검은 모자는 어깨를 으쓱였다. 「그렇다. 이름은 부기팝. 그대는 이미 알고있는 듯 하군.」 산뜻하게 말해줘서, 나는 어떻게 반응해야 좋을지 알 수 없다. 「지...진짜예요?」 「글쎄, 이 세상에 정말로 진짜 따위의 것이 존재하는 걸까나?」 의미가 이해되지 않는 말을 들었다. 나는 점점 머리에 피가 오 른다. 「아, 아니 그런게 아니라...요컨대말이죠, 그게, 당신은 진짜 로, 그...」 안돼. 어떻게 해도 제대로 된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가장 중 요한 부분에 전혀 닿지가 않는다. 하지만 검은 모자는, 또다시 산뜻하게 말해버린다. 「사람을 죽이는가, 라고? 아아, 그렇지.」 ...말문이 막혔다. 그것이 어쨌다는건가, 하는 듯이 실로 간단한 말투였다. 당연 지극한 것을 말하고 있을 뿐, 그러한 태도이다. 어째서 그런 말 투가 가능한걸까? 「그, 그렇게 가볍게 말하지 않아도---」 「그대는, 소문 등으로 나에 대해서 어떻게 듣고 있었지?」 「에, 에-그러니까..."사신"이라던가.」 「그렇다면 그것은 사람을 죽이는 존재, 라는 뜻이 아닐까나. 가 벼움도 무거움도 없지.」 「......」 나는 예상외의 답에 어쩔 줄 몰랐다. 더 조금, 더 조금, 그러니까---시리어스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물어보고 싶은 것은 있었다. 나는 동요하면서도 입이 멋 대로 열려서 주절주절 떠들고 있다. 그리고 부기팝 쪽도, 전혀 망설이는 모습도 없이, 거침없이 답 을 말한다. 「당신은, 암살자예요?」 「그렇게도 부를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의뢰자 같은게 있어요?」 「만난 적도 목소리를 들은 적도 없지.」 「그럼, 죽이면, 당신 자신 무언가 득이 있어요?」 「아니, 전혀.」 「그럼, 무료봉사예요?」 「보수 같은 것을 받은 적은 없어.」 「어째서 죽이는거예요?」 「첫번째로는, 그것이 나의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죽이는 상대가 세계의 적이거나 하기 때문이지.」 「어떻게 해서 죽일 상대를 선택해요?」 「나에게는 선택권은 거의 없어. 자동적으로 죽여질 상대가 어느 새인가 내 앞에 다가오는 일이 많지.」 「죽여줬으면 한다는 것? 당신의 상대가 되는 건 순번을 기다려 야 해요?」 「죽여지고 싶다고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는 인간 따윈 없어.」 「그럴까요?」 「그렇고말고.」 묘하게 확실히 단언한다. 나는 오기가 생긴다. 「그럴까요? 살아있는 것이 싫어져버려서, 죽여진다 해도 좋다고 진심으로 생각해버리는 사람도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요?」 「없어.」 「있어요!」 「그것은 단순히, 그 이상 살아있으면, 지금까지 살아왔던 의미 쪽이 죽어버린다, 하는 선택이 있을 뿐이다. 그것은 오히려, 역 으로 "존재를 연장시킨다"라는 삶의 의지가 있는 것이니, 계속 살아가는 것이 싫어져버렸을 리가 없지.」 갑자기 의미를 알 수 없는 이야기를 꺼냈다. 「...? 무슨 이야기예요?」 「죽여지고 싶다 같은 말을 꺼낼 자격을 얻으려면, 적어도 진심 으로 살아보고서부터가 아니면, 이라는 이야기지.」 어깨를 으쓱이며 말한다. 「......!」 나는 숨을 삼켰다. 「...무, 무슨 말을 하고싶은 거예요?」 「그대에게는, 그 자격이 있는 걸까?」 확실하게 들어버렸다. 「하, 하지만---하지만...」 나는 또, 더듬더듬하게 된다. 「나는, 잔혹한 녀석이라서. 정말로 심한 녀석이라서...」 「나쁘면 죽여져도 좋은 것인가.」 「트, 틀려요?」 「그렇다면, 이 세상의 대부분의 사람은 죽지 않으면 안되지 않 을까. 그대의 논리로 말하자면.」 담담하게 말한다. 「설마 그대라도, 이 세계가 선한 것 만으로 이루어져 있다, 따 위 생각은 하지 않겠지?」 사신에게 그런 말을 들어도 곤란하다. 「하지만, 나쁜 녀석이 없어지게 된다면, 그렇게 하면, 세상도 조금은 좋아지지 않을까요?」 「좋은 사람만이 살아있는 세계, 라는 이야기인가?」 「...그, 그래요. 나 따위가 아니라, 히나쨩이라든가가 계속 평 화롭게 살아간다거나....」 「히나쨩? 그건 누구지.」 「나, 나보다도 너무나도 너무나도 좋은 여자애였어요, 그런데 도, 그런데도 어째서인가 내 쪽이---」 또 목소리가 떨려나왔다. 참을 수 없게 되어, 나는 고개를 숙인 다. 그러자 부기팝은 「흐음」하고 끄덕이고, 「히나쨩, 이라는 사람이 그대의 왜곡왕이었다, 는 이야기인가.」 하고 말했다. 부기팝이 그 이름을 입에 담은 순간, 나는 퍼뜩 놀랐다. 그렇다---어째서 눈치채지 못했던걸까? 이 부기팝이 무엇을 위해 나타난 것인가, 하고. 어쩌면 이 사신은, 왜곡왕의, 그러니까--- 「...도, 동류, 예요? 당신들은?」 「......」 부기팝은 입을 다문다. 만약, 만약에 그렇다면---어쩌면 이 사람들은, 세력다툼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그렇다는 것은, 즉 나에게 있어서는, 어떻게 생각해도 저 히나 코의 적이 될 수는 없을 나에게 있어서는, 이 사신은 즉, 그러니 까--- 내가 입을 뻐끔뻐끔하고 있자, 부기팝은 조용히, 「그대의 왜곡왕은, 그대에게 다정했는가?」 하고 물어본다. 나는 끄떡인다. 너무나도 너무나도 다정했었던 것이다. '그'를 배신할 정도라면, 그쪽이야말로 죽는 편이 낫다. 죽여질 자격 따위가 없다고 해도, 그런 것은 관계없다. 나는 어느 새인가, 부기팝을 노려보고 있다. 하지만 그 사람은 태연히 시선을 받아넘기며, 눈을 피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녀는 그대에게 뭐라고 말했지?」 「...괴로운 것 전부를, 황금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돼, 라고---」 「그럼에도 다정했던 것인가?」 「그래요!」 나는 소리치고 있었다. 「잘 이해되지 않았고, 상당히 어려운 이야기 같았지만, 그래도 하지 않으면 안되겠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저쪽'에서 히나쨩과 보내게 해준다면, 어떤 짓이라도 하자고 생각했어요!」 나는 뚝뚝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지금이라도, 그것이 가능하리라고 생각하는가.」 「모르겠어요! 이미 나는, '저쪽'에는 없으니까!」 어떻게 하면 되는걸까? 어떻게 하면, 나는 저 왜곡왕의 말을 들어줄 수 있는걸까? 이 부기팝과 싸우면 되는걸까? 그것이 히나코를 지키는 것이 되 는걸까? 도저히 승산 따윈 있을 리 없지만, 그래도--- 「그대의 왜곡왕은, 그대의 분신이다.」 부기팝이,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 따위 상관없이 떠들기 시작한 다. 「그 사람이 다정했다면, 그것은 그대의 다정함인 것이다. 왜곡 왕에게는 나와 마찬가지로---그래, 아까 그대가 말했던대로---아 마도 주체가 없어. 그대 안의 일그러짐이 형체가 되어 나왔을 뿐 이다. 그렇다는 것은, 그대는 지금까지 자신의 다정함을 계속 일 그러트려왔다, 는 말이 된다.」 「......」 나는 무슨 이야기를 듣고있는가 이해되지 않는다. 하지만 부기 팝은 계속한다. 「그것은 결코 즐거운 것은 아니었을 터이다. 일그러져 있는 것 은 그대를 언제나 계속해서 괴롭혀왔을 터이다. 하지만---그 괴 로움의 수 만큼, 실은 그대는 다정한 사람이었다, 하는 이야기가 된다. 히나쨩은, 그것을 그대에게 가르쳐주기 위해 나타난 것이 야. 그대는 그녀를 좋아하는가?」 마치 하나코가 아직 살아있는듯이, 왜곡왕은 말했다. 나는 끄떡 였다. 「아주 좋아하는가?」 나는 끄떡인다. 그러자 부기팝은 이상하다는 듯한 얼굴을 했다. 「그대는 이미, 달성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에...?」 「그대의, 그 감정이 황금이 아니라고 한다면, 이 세상에 빛나는 것 따위 아무것도 없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물어왔다. 「......!」 나는 다시, 말문이 막혔다. 그 때, 건물 위쪽으로부터, 엘리베이터 샤프트 안에서, 콩콩콩 하고 누군가가 내부로부터 해머를 두들기고 있는 듯한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온다. 「저런저런---」 부기팝은 어깨를 으쓱였다. 「아무래도 간단히는 끝나지 않을 듯 하군.」 그렇게 중얼거리고, 갑자기 발뒤꿈치를 돌려 달려나갔다. 「...! 기, 기다려요!」 나는 쫓아가려고 했다. 그러나 그 그림자는 너무나도 빨라서, 앗 하는 사이에 내 시계로부터 사라져갔다. --- pm 4:22 끼릭끼릭끼릭, 하고 우리들은 샤프트 정점의 작은 플로어에 설 치되어 있던 도구함으로부터 꺼낸 지렛대로, 엘리베이터 도어를 강제로 열고 있었다. 「---들어갔어!」 「거기에서 움직이지 마세요!」 시로가 지렛대에 해머를 두들겨넣자, 그때마다 도어는 끼릭, 끼 릭 하고 열려져 간다. 이윽고 빠직, 하는 음과 함께 도어로부터 저항이 없어졌다. 락이 풀린 것이겠지. 「좋았어!」 우리들은 곧바로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은 완전히 어둡고, 비상구의 표시등도 없었다. 펜라이트로 주변을 비춰보았지만, 역시 예상대로 그곳은 팜플렛 에 기재되어있던 넓고 넓은 최상층 플로어와는 상당히 틀린, 천 정이 낮고 비좁은 인상의 공간이었다. 그리고, 뭔가 통 같은 것이 나란히 늘어서 있다. 그것을 보고, 나는 깨달았다. 「그런가---이것 때문에, 아래쪽 부분에도 그런 오브제를 일부러 놓아두었던 것인가...」 내 말에 시로도, 「"컴플라쥬"입니까?」 하고 반응했다. 「이상한 물건을 숨기는데는 이상한 물건 속이라는 거지. 당연히 건물을 지었던 녀석들도, '이것들'을 오브제나 그런 것으로 밖에 생각하지않고 들여왔던 거겠지.」 「그렇다면 이 "통"은, 역시---」 「'가스 봄베'야. 정크계의 아트다, 라고 말하면 간단히 모두 속 아넘어가 버렸겠지.」 빌딩 전체에 골고루 퍼트리기 위해서인가, 몇백개나 있다. 「엄청난 이야기군요. 이미 계획 끝이었다, 는 겁니까?」 시로가, 후우 하고 한숨을 쉬었다. 나도 동감이었다. 가스 봄베가 배열되어있는 모양은, 마치 병기고 내의 포탄 같아 보이기도 했다. 아니 "같아보이기도"라기보다,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 나는 새삼스럽게 전율하고, 마른 침을 삼켰다. 「어라, 이건---」 시로가 중얼거리고는, 갑자기 엷은 보라색의 빛이 공간에 가득 찼다. 내가 놀라서 뒤돌아보자, 시로는 뭔가 벽에 있던 스위치를 가리 키고 있다. 「눌렀더니, 켜졌어요.」 「...비상용 전원인가, 여기만은 살아있었다는 걸까나.」 나는 펜라이트를 껐다. 일단, 사람의 기척은 없다. 조심조심, 우리들은 지상 150 미터라기보다 "지하실"로 밖에 보 이지 않는 장소를 나아간다. 「"길고 긴 탑을 제패하자, 그곳은 던전이었다"...롤플레잉으로 서는 지리멸렬이군. 회사를 가지고는 있어도, 테라츠키 키요이치 로에게는 게임 디자인의 센스는 없었던 모양이지.」 나는 자칫하면 솟아날 것 같은 공포를 전환시키기 위해, 그런 농담을 말해보았다. 그러자 시로가, 피식 웃는다. 「그럴 법도 하군요.」 정말로 재밌어하고 있는 듯 했다. 이녀석은 대단한 인물이다, 하고 새삼스럽게 생각한다. 「...저어, 시로.」 「왜 그러시죠?」 「그게, 말이지. 너에게 반했었다고 하는, 그 여자말이지만.」 「아아...」 「아니, 좋은 눈을 가지고 있었어. 연상인데도, 너한테 진심이 되다니, 보는 눈이 있었어.」 「---그럴까요.」 「그렇고말고.」 나는 확신을 갖고 끄떡인다. 그 사람 덕분에, 이렇게 해서 시로가 여기에 왔고 말이지. 이 믿음직한 동료가. (고맙구만, 당신도 대단했어.) 나는 마음 속으로 그 사람에게 감사했다. 그러면서 우리들이 나아가자, 이윽고 안 쪽에 하나의 문이 있었 다. 거기에는 「회장실」이라고 쓰여진 플레이트가 붙여져 있다. 「여긴가...!」 「드디어 도착했군요.」 우리들은 무심코, 한발 멈춰서서 서로의 얼굴을 바라모며, 끄덕 였다. 착, 하고 문의 양쪽에 각자 선다. 그리고 시로가 손 만을 내밀어서, 문을 "똑똑"하고 노크했다. 휘잉, 하고 반응은 없다. 내가 마음을 굳히고, 문의 손잡이를 쥔다. 「......!」 자물쇠가 걸려있지 않다. 나는 천천히 손잡이를 돌리고, 문을 밀었다. 팟, 하고 손을 떼자, 문은 그대로 저편으로 열려간다. 그러자, 대단한 냉기가 안으로부터 불어나오듯이 흘러나왔다. 「......?!」 「이건---쿨러인가?」 우리들은 그 냉기의 냄새를 맡고, 얼굴을 마주보았다. 「냉각시키고 있다, 는 것은---」 「역시 전자기기인가?」 우리들은 동시에, 날아들듯이 방에 들어갔다. 생각한 대로, 그곳에는 각종 슈퍼 컴퓨터가 늘어서 있고, 그것 들이 "위-잉"하고 예리한 소리를 내면서 가동하고 있었다. 스톤헨지가 늘어서 있는 듯 했다. 차디찬 공기와 한데 어울려, 어딘가 "대륙의 최북단"이라든가 하는 깃발이 세워져 있을 장소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역시, 여기에도 사람의 기척은 없다. 내쉰 숨은 증기처럼 하얗다. 2월의, 바깥보다도 춥겠지. 「이것으로, 문 템플 안을 제어하고 있었던 것인가...」 시로가 중얼거린다. 하지만 나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 뿐이었다면, 이런 엄청나게 큰 시설은 필요없었겠지. 이 장 소에 있는 시스템의 용량---한 나라와 정보전을 할 수 있다구.」 「그렇다면...?」 「좌우지간, 모니터로 나오는지 어떤지, 해보자구.」 나는 방 구석에 생색 정도로 설치되어 있던 데스크탑에 앉아, 스위치를 눌러보았다.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통상의 수순을 밟아서, 나는 다른 회선 과의 접속에 들어가려고 했다. 그때였다. 『각오가 있는 자만, 이것을 열라.』 하는 문자표시와 함께, 상자 형태를 한 이미지가 화면 구석에서 점멸하고 있었다. 「......?」 「우선, 열어볼 수 밖에 없는게---」 시로가 몸을 내밀고, 나에게 말했다. 그럴 수 밖에 없을 듯 하 다. 나는 그 상자의 이미지 위에서, "실행"을 지시했다. 그러자 화면이, 파앗 하고 끊겨버린다. 「------?!」 우리들은 초조해했지만, 곧 화면에는 TV의 동조불량 같은 노이 즈가 달리고, 이윽고 그것은 하나의 영상이 되었다. 어둑어둑한 방에, 남자가 혼자서 의자에 앉아, 이쪽을 바로 정 면으로부터 바라보고 있다. 남자는 테라츠키 키요이치로였다. 하 지만 어딘가 이상하다. 그 테라츠키 키요이치로는, 잡지의 사진이나 TV 등으로 보았던 것 보다 상당히 젊은 것이었다. * ...여어, 잘도 여기까지 왔군. 자네인가, 자네들인가---한사람 인가 몇사람 있는가는 모르겠지만, 잘도 도착했다고 칭찬해주도 록 하지. ---아아, 이 얼굴인가? 뭐, 당황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지. 그 대외용의 얼굴은 메이크업에 의한 것으로, 실제로는 이쪽의 얼굴 이 내 맨얼굴이다. 뭐랄까, 내 일로 말하자면 다소 늙어보이지 않으면 주위에의 설득력이 부족하니까 말이지. 하하, 매일매일 화장으로 큰일이었다구. 여배우라도 그런 두꺼운 화장은 하고 있 지 않겠지. 뭐 그래도 정정하다든가 그 나이로는 보이지 않는다 든가 하는 말을 들어버리고 있지만 말야. 아무래도 그리 재능이 없었던 모양이지. ---아니, 자네들이 신경쓰고 있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겠군. 알 고 있다네, 이 문 템플에 대해서겠지? 추측대로, 이녀석은 완전 히 지금, 자네들을 그저 여기에 부르기 위해서 만들어진 거물이 지. 그렇게 말하긴 해도, 이것을 찍고 있는 지금은 아직 완성되 지 않았기 때문에, 그만큼 복잡한 기분도 있지만 말이지. 완성된 인상은 어떤 것이었나? 나로서는, 도시의 한가운데에, 전혀 이질 적이면서, 태연하게 솟아있는 존재를 만들어 보고 싶었지만---잘 되었을까나? "이상한 것이 지어져 있다"든가 하고 생각해 주었다 면 실로 기쁜 일이겠지만. 남자는 미소짓는다. 그 손끝은 무릎 위에서 깍지끼어져 있다. ...그래그래, 설명을 해주지않으면 안되겠지. 하지만, 뭐라고 할까, 사정은 조금 복잡해서 말일세. 조금 멀리 돌아가는 느낌을 받을지도 모르겠지만, 뭐 참고 따라와 주게. 자네는, 세계에, 뭐랄까 "흐름" 같은 것이 있다, 라고 생각한 적은 없는가? 운명이라든가 추세 같은 단어로 표현되고 있는 것 말이지. 자네는 그것이 무엇인가, 생각해본 적이 있을까. ...생 각한다고 알 수 있는 게 아니겠지, 라고? 하하, 뭐어, 그렇긴 하 지만 말일세. 하지만, 이건 인간이 태어나고서부터 그 이래로 오 랫동안 계속해서 생각해 온 문제이기도 한 거야. 그리고 지금도 그것은 계속되고 있지. 더욱이 이래저래 알게 되기도 했지. 어쨌 든 "진화"라는 발상이 나타나고부터 큰 경계가 그어지기도 했으 니 말일세. 남자는 잠시 천장을 올려다보고, 한숨을 쉰다. 그래...그것은 확률로는 설명이 어려워. 어떻게 생각해도, 어느 정도 뭔가의 지향성이라고 할까, 흐름이 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 데가 있지. 기린의 머리는 갑자기 길어졌다고 밖에 생각되 지 않고, 고래는 지켜보고 있는 사이에 무식하게 커졌다고 밖에 설명할 수 없지. 드물게 적응한 돌연변이가, 서서히 퍼졌다고 하 기에는, 그 변화는 대부분의 경우 너무나도 빨라. 앗 하는 사이 에 교체되어 버린다. 교체되지 않는 경우는 더욱 극단적으로, 즉 전의 것과 새로운 것이 너무나도 틀려서 서로 죽고 죽일 틈도 없 이 나뉘어 자리잡아버리는 현상이 일어나버리지. 그래, 사람과 원숭이 처럼 말이지. 그리고 당연히 이러한 생각을 한 사람이 있 지. "그 흐름은, 지금도 계속 흐르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그 목적지---까지는 갈 수 없지만, 방향을 아는 것은 불가능할까?" 하고 말이지. 그것은 신의 영역일거라고? 신의 영역에 손을 대려고 하지 않았 던 권력자 따윈 인류의 역사에는 한 사람도 없어. 하지만 지금은 그러한 알기쉬운 권력자나 지배자 등은 존재하지 않아. 있는 것 은 시스템이다. 그 시스템에는 이름은 없다. 하지만 편의상 통화 기구(統和機構)라고 불리기도 하지. 그것이 내가 속해 있는 곳이 며, 그리고 창조주이기도 하지. ---그렇다. 나는 만들어진 인간이다. 그러므로 인간이라고 하기 보다도 생체부품을 사용한 로보트라고 하는 쪽이 가깝겠군. 그리 고 이 로보트의 목적은, 통화기구에게 편리하도록 경제를 움직이 는 것이었다. ---아아, 그렇다. "이었다"다. 과거형이다. 이미 나의 역할은 끝났다. 그럴 터이다. 나의 힘이 조금 지나치게 커 졌기 때문이지. 슬슬 처분되겠지. 나로서도 그것은 예측할 수 있 었지만, 유감스럽게도 경제라고 하는 녀석은 도중에 멈추는 것을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말이지. 지나치게 커졌다는 것을 알고있어 도, 어쩔 도리도 없었지. 그러므로 최후로, 한방 큰 도박을 해보 자고 생각했지. 엄청난 액수의 돈을 들여서, 한번 통화기구와 놀 아보자, 라고 말이지. 그것이 문 템플의 건설이었다. 문 템플은, 거의 틀림없이 나의 사후에는 관람물이 되겠지. 그 정도 외에는 단기간에 이윤을 올릴 방법은 없으니까 말이지. 자 네는 그 관람객일까나? 아니면 이벤트의 정리계일까. 어느쪽이든 간에 애시당초 "여기에서 이런 일에 휘말려버릴"거라고는 생각치 않았겠지. 하지만 자네는 왔다. 그것도 와야했기 때문에 온 것이 다. 그러한 현상이 있는 거야. 이것은 증명도 되지 않았고 보증 도 전혀 없다---그러나 이해할 리 없는 것을 이해하고, 오지않으 면 안되는 곳에 오는 자가 확실히 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통 화기구가 찾고있는 자들인 것이다. 그러한 자들을 끌어들이기 위 한 함정을, 통화기구는 전 세계에 뻗치고 있다. 그리고, 이 문 템플도 그 중 하나다. 다만 이런 대규모의 것은 그 외에는 없고, 덤으로 이녀석은 중핵(Axis)에는 허가받지 않은 거물이지만 말이 지. 자네는 여기에 갇혀서, 의식을 잃었겠지. 하지만 그것은 아주 약한 효과 밖에 없는 수면가스에 의한 것이니까 걱정은 없어. 해 다운 해도 없다. 중요한 것은, 그 속에서 자네가 어쨌든 눈을 떠 서, 그리고 여기까지 오는 것이 가능했다, 는 사실의 쪽이다. 그 래, 이미 깨달았겠지. 자네는, 적어도 통화기구에 마크당할 뿐인 "우연"을 뛰어넘어 있다는 것이다. 자네는 통화기구의 적이 될지 도 모르는 존재인 것이다. 그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실로, 그것만을 위해서 이 문 템플도, 테라츠키 키요이치로가 이룩한 재산도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자네에게 그저 "조심해"라고 말해주기 위해서, 그저 그것을 전해 주기 위해서 모든 것은 존재했던 것이다. 그곳에 있는 슈퍼 컴퓨 터로 전 세계의 네트에 연막을 쳐서, 이 메시지가 발견되지 않도 록 하기도 했지. 성공하고 있기를 바라네. 문 템플의, 현재의 폐쇄를 해제하는 코드는 "STAIRWAY2HEAVEN" 이다. 이것으로 모든 락은 해제할 수 있다. 그 키보드에 쳐넣으 면 되지. 그것과 동시에 이 기록도 모두 소거된다. 자네는 가능성이다. 그것이 어떤 것인가, 나에게는 상상도 어렵 다. 자네도 스스로는 아직 알지 못하겠지. 하지만, 가능하다면 그것을 무의미하게는 만들지 않아줬으면 하네. 통화기구와의 적 대 따위는 실은 부차적인 일이다. 진짜 문제는, 자네 자신이 그 가능성을 어떻게 펼치고, 어떻게 사용해가는가 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다. 건투를 기대하네. 여기서 영상에 변화. 남자는 카메라 아이로부터 시선을 돌리고, 옆쪽을 본다. 그리고 거기에 와 있었던 듯한 사람의 그림자를 향 해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것과 동시에 오른손은 시트 틈새의 스 위치에 닿는다. 여어. 자네인가, 유진. 자네라면 문제없이 나를 없앨 영상은 갑자기 두절되고, 그리고 다시 노이즈로 돌아간다. * 「......」 나는, 멍하니 나기와 처음 만났을 때의 일을 생각해 내고 있었 다. 그때, 내가 걸려버렸던 트랩은, 어쩌면 지금 말했던 "연막" 이라는 회선착란(재밍) 프로그램의 일단에 접촉했던 것은 아닐 까, 하고. 그러나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그럴 때가 아니다. 영상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또 리피트를 시작했다. 『...여어, 잘도 여기까지 왔군. 자네인가, 자네들인가---한사람 인가 몇사람 있는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것을 바라보면서, 멍하니 있다. 그러자 옆에서, 시로가 끄떡인다. 「과연, 그런 것인가...」 「아, 아니 기다려 시로---이상하다구, 이거...」 「뭐가요?」 「하, 하지만, 하지만 이건, 이녀석은, 어째서---」 내 목소리는 보기 흉할 정도로 떨리고 있다. 화면에서는 변함없 이, 『...그래그래, 설명을 해주지않으면 안되겠지. 하지만, 뭐라고 할까, 사정은 조금 복잡해서 말일세. 조금 멀리 돌아가는 느낌을 받을지도 모르겠지만, 뭐 참고 따라와....』 하고, 아까와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다. 「어째서, 이녀석은---이녀석은 왜곡왕에 대해서 한마디도 말하 지 않는거지?!」 전혀 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저 가두어버린 것과, 그리고 모두 잠재운 것의 이유 밖에 분 명하지 않다! 「......」 「이래서는 이야기고 뭐고 전혀 되지 않잖아! 도대체 어찌된 일 이야?!」 내가 떠들어대자, 화면 안의 "테라츠키 키요이치로"의 모습을 한 녀석이, 아까와 틀리게, 이야기 도중에 갑자기 씨익 웃었다. 『...이해되지 않는가?』 그렇게 말했다. 「에...?」 『그 이유가, 정말로 이해되지 않는가?』 그 눈에는, 아까와 다르게 빛이 사라져 있고--- 「---?!」 그리고, 그 공기를 째는 듯한 『커스터드 파이』가--- 쟈-쟈쟈쟈, 쟈쟈쟝... ---귓가에서 시끄럽게 소리나듯이 울려퍼진다. 그리고 일순 후, 나는 갑자기 태양이 뜨겁게 쪼이는 황야의 한 가운데 혼자서 멀거니 서 있다. 「...이, 이런?!」 푸욱, 하고 갑자기 열기에 감싸인 내 전신으로부터 땀이 배어나 온다. 「이런 말도 안돼는...?!」 그런 내 앞에는, 아까의 영상과 정말이지 그대로의 태세로, 시 트와 함께 나타난 테라츠키 키요이치로의 모습을 한 인조인간인 지가 앉아있다. 「간단한 일이지. 실로 간단하다.」 그렇게 말하고, 우스운 듯이 쿡쿡 웃는다. 「그래, 아까의 영상으로서, 설명이 되지 않을 수는 없었던거야. 다만 그것이 "계기"의 설명일 뿐이었다는 이야기다.」 「...그, 그렇다면, 너는...왜곡왕이라 하는 것은, 이 현상은 결 국---」 「"합작"이라는 것이 될까. 이 모습을 한 이름도 모르는 남자와, 그리고 이 나의. 정말, 여기까지 무대를 만들어준 것에는 감탄의 염을 금할 수 없군. 정말이지 대단한 사람이다.」 나는 전율했다. 나는 완전히, 이녀석의 손에서 놀아나고 있었던 것인가? 하지만--- 하지만 아직 방법이 없을 리는 없어! 나는 왜곡왕을 바라본다. 그 위치는, 아까 내가 모니터 위에서 보고있던 것과 같은 거리 감이다. 그렇다는 말은, 아무리 여기가 환각 속이라고 해도, 나 자신은 아까와 같이 데스크탑 앞에 앉아있는 그대로인 것이 아닐 까? 확실히 나는 서 있다고 밖에는 느껴지지 않지만, 이것은 '여 기'만의 이야기다. 그리고 나는, 내 손가락은 아직--- 「------.」 나는 눈을 감는다. 오히려 보고 있으면 혼란해진다. 그리고 나 는 아무것도 생각치 않도록 머리를 비우려고 했다. 귓가에서 쾅 쾅 울리고 있는 『커스터드 파이』따위 들리지 않는다, 하고 자 신을 타이른다. 내 손가락은, 현실의 쪽에서는 아직 키보드 위의, 그 홈 포지션 에 있을 터이다. 그리고 나는 당연히 블라인드 터치가 가능하다. 키보드를 두들기는데, 일일히 인식하지 않아도 반사적으로 쳐넣 는 게 가능한 것이다. 할 수 있다. 그렇고말고, 할 수 있어! 나에게는 가능한 것이다! 너무나도 친숙한 일이다. 대수롭지도 않은 일이다. 반드시 할 수 있고말고! 꿀꺽, 하고 침을 삼키고, 나는 아까 가르쳐준 그 코드를 쳐넣으 려고--- ---할 때, 갑자기 팔을 잡혀, 위로 비틀어 올려졌다. 삐끗해서 눈을 열자, 그곳에는 전부터 계속 내 곁에 있던 남자 가 서 있었다. 「---유감스럽지만, 지금은 아직 이 문 템플을 열어줄 수는 없 어.」 그녀석은 조용히 말했다. 나는 아연해져 있었다. 그녀석은 다나카 시로였다. 하지만, 그 시로에게는, 그 눈에는--- 「시, 시로, 네---네 눈...」 「......」 「네 눈에---여기에 있는데, 어째서 네 눈에 빛이 있는거지?!」 빛이 없다, 는 것은, 아마도 그것이 다른 것으로부터 비추어진 그림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림자에는 빛 따윈 없다. 그렇다면 그러면서도 빛이 있다는 것은, 즉 '그것'이야말로--- 시로는 내 팔을 쥔 채로, 떨어지려고 하지 않는다. 그리고 말했다. 온화하게, 위협과 함께, 그 이름에 어울리는 태 도로, 당당하게--- 「그렇다. 내가 왜곡왕의 "본체"다.」 [To be continued...] 『창작 - 쓰기-번역란 (go ANC)』 704번 제 목:[번역] 부기팝·오버드라이브 왜곡왕 (5) 완결 올린이:미유키쨩(진용철 ) 01/10/02 06:57 읽음:303 관련자료 없음 ----------------------------------------------------------------------------- 이 글은 카도노 코우헤이(上遠野浩平) 씨의 소설 [부기팝 오버드 라이브: 왜곡왕(ブギ-ポップ·オ-バ-ドライブ 歪曲王)]을 번역한 것입니다. 빈곤한 일어실력으로, 공부삼아 번역해본 것이라 그리 좋은 번역은 못됩니다만, 깊은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왜곡왕 편은 부기팝 시리즈의 4번째 작품으로, 스토리상으로 이 전 시리즈와 조금씩 연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왜곡왕]을 읽기전에 시리즈 전작인 [부기팝은 웃지않는다], [Vs 이미지네이 터], [판도라]를 먼저 읽어보실 것을 권합니다. 무단전재는 사양합니다. 사전양해없이 다른 곳으로 퍼가는 것은 자제해주시길... --- Boogiepop·Overdrive --- 歪曲王 (5) Written by 上遠野浩平 (Kadono Kouhei) Illustrated by 緖方剛志 (Ogata Kouji) Translated by B'st (miyukichan@innocent.com) 초회번역 2001.08.25 최종수정 2001.10.02 -- pm 4:41 ...거대한 계단을 오르면서, 나는 더이상 제대로 생각해낼 수 없게 되었다. * 「호오...?」 사오토메 마사미의 얼굴을 한 왜곡왕은, 내 말에 눈썹을 곤두세 운다. 「"알았다"는 겁니까, 위원장.」 「에에.」 나도 그를 마주 바라본다. 「당신이, 그 때의 그 장소에 나타났을 때, 실은 눈치채지 않으 면 안되었어. 왜냐면 당신이 "그렇게 말했던" 것은 그때였으니 까.」 주위는 적막이 돌아와 있다. 바닥에 넘어져 있는 사람의 형태를 한 것들은 입을 열지않고, 저 엄청나게 큰 『커스터드 파이』도 멈춰있다. 「뭔가 말했던건가요, 사오토메 마사미는.」 「말했어---정말 잠시동안 말야. 이제까지 나도 완전히 흘려들었 던 말을. 완전히 잊고 있었어. 하지만---그래, 당신 식으로 말한 다면, 그것을 없었던 일로 하고싶다, 하고 다른 인격에게 강요한 것인지도 몰라. 잊으려고 하고 있었다, 그런 것일지도 모르지.」 「---과연.」 왜곡왕은 깊이 끄떡였다. 「꽤 좋아요. 정확한 순서를 밟고 있군요, 여기까지는. 그래서, 구체적으로는 어떤 겁니까?」 「'당신'은 말했어---"이해될까, 이 기분이"하고. 그것은 '당신' 이 키리마 나기를 죽인 후의 일이었어. 나는 이해하고 싶지도 않 았기 때문에, 그렇게 말했어. 그리고 '당신'에게 덤볐을 때, 당 신은 말했던거야, 그래--- "좋아요, 위원장. 나는 그런 눈이 아주 좋아요." ---하고.」 나는 사오토메 마사미의 얼굴을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말을 계속 한다. 「나는 이제까지 남자와 사귄 적이 없어. 특별히 남자가 싫어서 일 리는 없지만서도, 어째서인지 인연이 없었어. 그래서---그래 서 '당신'이 처음이었어. 나에게 '그러한 말'을 해준 것은. 그 래, 귀엽네, 라든가, 좋아한다, 라든가 그런 말을, 나는 당신에 게서 처음으로 들었던 거야.」 「......」 「하지만 그것은 기분나쁜 일이었어...'당신'이 하던 짓을 생각 하면, 도저히 까지는 아니지만 기뻐할만한 일이 아니었어. 그래 서 생각하지 않으려 하고 있었어. 그래도, 나는...알고 있었으니 까.」 「무엇을?」 「'당신'이 진심으로 말했다는 것을. 결코 놀리고 있던 것이 아 니었다는 것을. '당신'은 그때, 확실히 나에게 호의를 가지고 있 었어. 하지만 그것은, 나에게는 기분나쁜 일일 뿐이었지...」 나는 한숨을 쉰다. 「사람을 좋아하게 된다, 하는 것이 기분나쁜 일이라니, 나는 그 런 것을 알고 싶지도 않았어. ---하지만...」 나는 얼굴을 든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야. 나는 확실하게, '당신'의 감정이 진 짜라고 인식하고, 그리고 그렇기에 확실하게 떨쳐내지 않으면 안 되었던거야.」 사오토메 마사미의 얼굴을 한 그 사람을, 나는 노려보았다. 그러자 그 사람은 어깨를 으쓱이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것은 자신의 감정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겁니까? 당신이 타케 다 케이지를 좋아한다는, 그 감정을.」 나는 가만히 머리를 흔든다. 「모르겠어. 하지만, 하지만 더 이상---도망치고 싶지 않아. 나 는 미야시타 토오카를 만나도, 웃어줄 수 있게 되고싶어.」 그렇다, 그 검은 모자는 말하지 않았는가. "그대와 마찬가지인 것이다"라고. 미야시타도, 나와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이 감정 을 부끄러워 할 것은 아니다. 그리고 더욱이, 나는 그것이 통할 리가 없다는 사실의 아픔을 확실히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되는 것 이다. 「알 수 없다는 겁니까.」 「지금은, 이야. 지금은 아직---그래, 완벽히 깨달은 것은 아냐. 아직 괴로워하고 있으니까.」 「정직하군요.」 「그래, 풍기위원장이니까.」 나는 씨익 웃었다. 그러자 그도 웃음으로 답했다. 「이야아---훌륭했어요, 니이토키 케이. 죄다 전부 나빴던 사오 토메 마사미도, 그것만은 맞았는지도 몰라요. 당신에게 호의를 가졌다고 하는, 그 한가지 점에 있어서는.」 「...응?」 나는 조금 불쾌해진다. 그런 말투는 좋지않아. 「그러한 말은, 그 얼굴로 할 말이 아니야. 모습을 빌리고 있는 주제에, 그 사람을 나쁘게 말하는 것 따위---」 그러자 그는 크게 웃었다. 「---하하하하하하! 이야아, 정말로! 정말로 대단한 사람이야, 당신은---.」 그 모습은, 점점 몽롱해져가고, 그리고... * ...그리고 나는 문 템플 안을 달려올라간다. 더이상, 주변의 사람들은 오브제 형상은 하고있지 않다. 지극히 보통의, 현실의 것이다. 아마도 위쪽에 무언가가 있는 것이겠지. 저 『캐쉬미르』의 방 송은 "위로 오라"는 거겠지. 그러므로 나는 올라간다. 하지만 나는, 더이상 제대로 기억해 내는 것이 불가능하다. 확실히 왜곡왕과 대치하고, 무언가를 말했을텐데도, 그 결과 이 렇게 현실에 돌아왔을텐데도, 나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가, 확실히 기억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뭐, 됐어.) 지금은 그럴 상황도 아니고. 공기가 없어진다 운운이 미수라고 하더라도, 이 이상 이런곳에 갇혀있는 것은 사양이었다. 나는 이윽고, 최상층의, 이벤트의 장식이 매달려 있는 그저 넓 기만 한 대공간에 나왔다. 하지만 그리 특별한 것은 아무것도 없 다. 「......?」 나는 주변을 둘러본다. 무언가가 있을게 틀림없다. 없을리가 없 다. 「반드시 있을테니까...!」 하고 내가 불안을 떨쳐내려고 혼자서 중얼거렸을 때였다. 「---니이토키 케이, 또 그대인가.」 하고 갑자기 뒤에서 말을 걸어온 것이다. 나는 깜짝 놀라서 「꺄앗」하고 튀어올라버렸다. 서둘러 목소리 쪽을 돌아보자...역시 그곳에는 부기팝이 서 있 었다. 「다, 다다다당신도 와있었군요? 그, 그런가, 그야 그렇겠네요, 응.」 나는 가슴을 두근두근하면서 뭔가 말했다. 정말로...이 사람은 심장에 나쁘다. 「뭐하러 온 거지? 짚이는 것은 있어서 올라온 것이겠지?」 부기팝은 잔소리하듯이 물어온다. 「...어, 없어요 그런거.」 내가 얼굴을 붉히면서 대답하자, 부기팝은 「이런이런」하고 어 깨를 으쓱였다. 「그럴거라고 생각했지. 그대가 하는 일이니까.」 「그, 그런 말투는 좋지 않겠죠?」 나는 조금 욱했다. 그때 나는 부기팝의 미간의 앞머리 그늘에, 한 줄의 검은 선이 있는 것을 눈치챘다. 피의 흔적이다. 「......! 자, 잠깐, 상처입었어요?」 「대단한 것은 아니야. 이미 출혈은 멈췄어.」 개의치 않는 듯한 말을 들었지만, 나는 그 상처의 의미를 생각 하게 되어버린다. 무언가와 싸우고 있었던 것일까...? 「괘, 괜찮은거예요...?」 머뭇머뭇 물어보았다. 하지만 그 사람은 그것에는 대답하지 않고서, 조용히 천장을 올 려다보고 있다. 「...아직 올라갈 수 있을 듯 하군.」 「에? ---숨은 방이라든가?」 「그런 듯 하군.」 부기팝은 터벅터벅 걸어가, 플로어 구석에 설치되어 있던 전시 물 위에 파앗 하고 뛰어올랐다. 그리고, 콩콩 하고 천정을 두들 긴다. 「틀림없군. 공간이 있어.」 「거, 거기에 있는거군요? 왜곡왕이!」 나는 꽉 하고 양 주먹을 가슴 위에서 쥐었다. 「어떨까나. 드디어 도달, 같은 기대는 하지 않는 쪽이 좋아.」 그렇게 말하면서 부기팝은 전시물 위를 왔다갔다 걸어다니면서 천정을 관찰하고 있다. 「---여기다.」 말하면서, 그 팔이 뭔가 재빠르게 움직였다. 뭘 하는건가, 하고 내가 생각하기도 전에, 천정으로부터 타닥 하는 소리가 나고, 위 로부터 무언가가 스르륵 하고 떨어져왔다. ---골조식의 계단이었다. 「비상구, 라는 것인 듯 하군. 아마 테라츠키 씨 본인의 설계가 아니라, 뒤에 지었던 인간이 만들어 둔 것이겠지.」 나는 흥분했다. 「대, 대단해요! 이것으로 갈 수 있겠네요!」 하지만 부기팝은 한숨을 쉬고, 「...그대도 올 생각인가?」 하고 물어왔다. 나는, 「물론이예요!」 하고 역시 힘껏 끄떡였다. ...위에 올라가보니, 얼어버릴 정도의 차가운 공기가 흐르고 있 었다. 「뭐, 뭐예요 이거? ---쿨러?」 「냉각 시스템이다. 고열이 발생하는 거겠지.」 「그렇다면 컴퓨터 기계라든가, 그런 물건의?」 「글쎄. 어쨌든 그것은 본제와는 관계없는 듯 하군.」 「에...?」 부기팝이 갑자기 다른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기 때문에, 나도 그 쪽에 시선을 향했다. 거기에 한 사람의 소년이 서 있었다. 「---아-앗! 다, 다나카 군?!」 나는 큰 소리를 질렀다. 그 애는 나의 후배인 다나카 시로 군이었다. 아까, 왜곡왕과의 이야기에도 나왔던, 이전의 사건에서의 나의 동료다. 「......」 다나카 군은 말없이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자, 잠깐, 진짜겠지...? 설마, 또 환각 속이라거나, 그런건 아 니겠지?」 내가 허둥지둥하고 있자, 부기팝이 조용히, 「과연...」 하고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래서, 나를 알고 있었던 것인가. 이 전에는 함께 싸웠으니까 말이지. 알고 있어도 당연하겠군, 그렇지, 왜곡왕.」 ...그렇게 말했다. 나는 멍청해져 버린다. 뭐라고? 지금 뭐라고 말한거지...? 「......」 다나카 군은 말이 없다. 예리한 시선을 우리들에게 머문 채로, 움직이지 않는다. 「...뭐, 뭐예요. 무슨 소리예요? 당신들, 무슨 소리를 하는거예 요?」 나는, 제대로 상황를 파악할 수 없어, 노려보는 두사람의 얼굴 을 교대로 보았다. 어느 쪽도, 아주 진지했다. 완전히 진심이었다. 「어떻게 된 거예요, 이건...?!」 동요하는 나에게, 다나카 군은 말을 걸어왔다. 「니이토키 선배---선배라면 이해할 게 틀림없어요.」 「에?」 「'빠져나온' 당신이라면, 이해할게 틀림없어. 이것이 필요한 일 이다, 는 것이. 모두의 마음에는, 쓸데없는 일그러짐이 너무나도 크게 남아있다는 것을.」 「......」 나는 말문이 막힌다. 무슨 말을 듣고 있는가 제대로 이해되지 않았지만,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확실히 다나카 군은 "진짜" 라는 것이었다. 왜곡왕---드디어 그 모습을 내 앞에 드러낸 것이다. 「하, 하지만---하지만 다나카 군.」 「나는 누구도 상처입힐 생각따위 없어. 상처를 입고있는 것은 모두의 쪽이지. 모두 그저 그 고통을 겨우 눈치챘다, 그 뿐인 일 이야. 내가 한 일은 그것을 가리켜서 보여주었을 뿐이야. 결코 내 생각대로 조정하자든가, 나를 그렇게 해서 "늘리자" 따위 생 각은 하지않아.」 「...다, 다나카 군.」 「이것은 어디까지나 "실험"이야.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마음의 일그러짐을 치유하는 것이 가능한가, 더욱이 그것이 주어지는 것 이 아닌, 사람들이 스스로의 의지로 치유할 수 있을까, 그것을 확인해보는 것이 목적이야. 그러기에는 이, 수많은 인간이 집중 되어, 더욱이 정신을 잃고 있는 이 장소는 아주 적절했어. 만약 이런 일을 보통의 거리 내에서 했다면, 사고가 속출하겠지. 하지 만 이, 지금의 문 템플이라면 의식을 잃고 쓰려져 있어도 누구도 상처입는 일이 없지.」 「다나카 군---.」 나는, 그에게 무엇을 말하면 좋을까 알 수 없다. 하지만 이것은 현실이다. 환각 속에서처럼, 상황좋게 장면이 바뀌어 주는 일은 없는 것이다---. 「---"가리키다"인가.」 부기팝이 속삭이는 듯이 말한다. 「그것이 그대의 능력인가, 왜곡왕.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 사람 으로부터 "숨겨진 일그러짐"을 끌어내는 능력---사람의 정신과 공명해서, 그 안의 일부분을 확대시키는 능력이라는 경우인가. 더욱이 수백명 분이라니 말이지. '갑자기'치고는 상당히 뛰어나 군.」 ---'갑자기'? 그것은 무슨 의미일까? 「------.」 「그렇겠지? 왜곡왕, 그대가 다나카 시로로부터 "나온" 것은 극 히 최근이라고 해도 좋을 터이다. 그야말로 막 태어난 것에 가깝 지 않을까나. 어쩌면, 다나카 시로가 오늘 아침 이 문 템플에 왔 던 '그 때'였던 것은 아닐까?」 「------.」 「그러니까 아직 능력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조라기의 출현 따위를 일으켜버리거나 했던 것이겠지. 그것은 꽤 위험한 수준이 었을 터이다. 스스로도 자신의 미숙함을 깨닫고 있겠지?」 「------.」 「다나카 시로에게, 무슨 일이 있어 그대가 태어난거지? 그대 자 신은 그것을 자각하고 있는 것인가?」 「---아아, 알고 있지.」 겨우, 다나카 군---아니 왜곡왕은 반응을 보였다. 「다나카 시로에게는, 뿌리깊은 죄책감이 따라붙고 있었지. "그 녀"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인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고 말야.」 나는 퍼뜩 놀랐다. 그것은, 이 전의 사건에서 희생된 나오코 씨의 일인가? 그녀는 다나카 군을 좋아했지만, 그의 쪽은 그 감정을 받아들여주지 못 했다고 한다---. 「그 죄책감이 나를 불렀다. 그녀의 감정에 따라주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형태가 되어, 능력이 만들어진 듯 하다. 그녀는, 다나카 시로에게 자주 말했었지---"당신은 대 단한 사람일거란 느낌이 들어"하고 말야. 그 말대로 되었다는 이 야기지.」 「---과연 그렇군.」 「그러므로 미숙하든 어쨌든, 나는 여기서 물러서는 것은 불가능 한 거야. 그것은 "그녀"의 의지를 짓밟는 일이 되버린다. 설령 어떤 앞길이 기다리고 있다고 해도, 다.」 「...훌륭한 일이로군, 정말이지.」 「어떻게 할건가, 부기팝. 역시 나와 싸우는건가?」 「------.」 이번에는 부기팝 쪽이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하지만 나는 들은 적이 있는 것이다. 소문에 의하면, 부기팝은 한번 노린 상대에 대해서는, 결코 용서가 없다, 는 전설을. 설령 그것이 여자애든 뭐든지 간에. 「우우...」 나는 엄청나게 추운데도, 등골에 흐르는 식은 땀을 느끼고 있었 다. 왜곡왕은, 내가 아는 한으로는 인간의 정신을 "다른 세계"로 날 려버리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 능력은 부기팝에게 통할 것 인가? 그리고 부기팝 쪽은, 아마도 전설대로 "죽이는 것"에 정통해 있 겠지. 이 두 사람이 부딪친다면, 어느 쪽인가가 재기불능이 되는 것은 확실했다. 「자---잠깐 기다려요!」 나는 분수도 모르고,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고 있었다. 「선배---.」 「니이토키 케이, 그대인가---.」 두사람이 동시에 말을 걸었지만, 나는 다시, 「기다려줘요!」 하고 크게 소리쳤다. 「다나카 군, 아니 왜곡왕 씨...무언가가 이상해. 당신의 이야기 에는 착오가 있어---.」 내가 그렇게 말하고서 노려보자, 그는 눈썹을 곤두세웠다. 「뭐가 말이지요?」 「하지만 그렇지? 나오코 씨가 죽어서, 그것은 너무나도 슬픈 일 이라서, 그래서 다나카 군이 괴로와하고 있다면, 그래서---그래 서 그 괴로움은 어떻게 된 거지? 당신이 말했어, "모든 괴로움을 황금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라고---다나카 시로 군의 괴로움 은 어떻게 되었어?」 나는 단숨에 떠벌리고 있다. 웃, 하고 왜곡왕이 얼굴을 찡그린다. 「아니, 그것은---」 「지금이라면 알겠어. 아마도 당신이 말했듯이 "빠져나왔"기 때 문이겠지. 다나카 군---당신은 나오코 씨를 좋아했었어? 사랑하 고 있었던 걸까?」 「------.」 「틀리겠지? 그 정도까지 가지는 않았었어. 그리고 그것은 죽은 지금도 그대로일거야. 나오코 씨는 당신을 사랑하고 있었고, 그 리고 당신은 그녀를 어떻게 생각해야할지 알지못한 채로, 그리고 그녀는 없어져버렸어. 어쩌면 계속 사귀었다라면, 당신과 나오코 씨는 서로 좋아하게 되었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렇게는 되지 않 았어. 그래서 다나카 군은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어서, 그래 서 당신을 만들어내서, 하지만 그것은, 그래---」 나는 숨을 한번 쉬었다. 그리고 말한다. 「---그것이 당신의 "일그러짐"인거야, 왜곡왕. 그렇다면, 당신 에게는 이렇게 말할 수 밖에 없네. "남의 일을 생각하기 전에, 자신부터 제대로 하세요"라고---틀려?」 나의, 그 목소리는 마지막에는 반쯤 쉬어버렸다. 하지만 말하고 싶은 것은 말했다. 그렇다고 생각했다. 「......」 왜곡왕은 말이 없다. 그때 부기팝이 속삭인다---. 「...예전에, 한 사람의 소년이 있었다. 그 소년은 그다지 그 자체로는 특별히 악하지 않은 인간이었다. 하지만 그는 실은 세계의 적이었다. 왜냐하면 그에게는 "살아가는 것"에 대해 본인도 눈치채지 못한 뿌리깊은 증오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대로 살아갔다면, 어쩌면 아무렇지도 않게, 보통으로 살아갈 수 있었을지도 모른 다. 하지만 그는 운명의 장난으로 "사람을 먹는 자"와 만나버리고, 자신에 대해 확실히 알아버렸다. 그 자신이 "사람을 먹는 자"가 되어버렸다. 괴물 쪽은, 그것이 단순히 생존조건이었기 때문에 인간을 죽이 고 있었지만, 그의 쪽은 이유다운 이유도 없이, 그저 계속 죽여 갔다. 그에게는 종점이라는 발상이 없었다. 만약 지금까지도 살아있다면, 그는 완전히 "되돌리는 것이 불가 능한 것"을 찾아내서, 세계를 파멸시켰겠지. ...그리고 한 사람의 소녀가 있었다. 그녀는 사람의 죽음을 보는 것이 가능했다. 그 자체로는 아무것도 아닌 능력이었다. 의료관계나 위험관리 등의 방면으로 나아가면, 쓸모있는 일이 가능한 능력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그 "죽음"을 절대적인 것이라고 생각해버렸다. 사람으로부터 죽음을 빼내어 모아들여, 무언가 거대한 것을 만 들 수 있다는 생각에 붙들려버렸다. 그것이 인간이라고 하는 한계를 "돌파"하는 것이라고 생각해버 렸다. 멋진 것에 가까워질 수 있다면, 살아있을 필요 따위는 없다, 는 입장에 서버리고, 그리고 세계의 적이 되어버렸다. "죽음"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도록 사람의 마음을 새로 바꿔버리 자, 라고까지 생각하게 되어버렸다. ...어느쪽도 나의 적이 되어버린 자들이다. 그들에게는, 유감스 럽게도 그 이외의 길이라는 것은 없었다. 나로서는 그들이 그 이 상 나아가지 못하도록 "처단"하는 이외의 길은 없었다.」 ---담담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이 상황과 전혀 관계없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 돌연한 수 다에 당황하고 있었다. 부기팝은 무언가 말하고 싶은 것일까? 왜곡왕도 수상쩍다는 얼굴을 하고있다.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가 이해할 수 없는 듯 하다. 하지만 부기팝은 조용히 계속한다. 「확실히 존재하고 있다. 그 길 이외에 나아갈 곳도 미래도 없 다, 하는 자들이. 다른 선택기 따위는 없다는 사실이, 그것이 그 들에게 있어 행복인가 불행인가, 그것조차 확실치 않다. 혹은 그 런 것은 그들에게는 아무래도 좋은 일일지도 모른다. 그들은 어 떤 종류의 가능성이 형태가 되어 이 세계에 나타났을 뿐인, 주체 없는 추상존재에 불과한 것일지도 모른다. 나와 마찬가지로. 그 러나---」 부기팝은 왜곡왕을 정면으로 바라본다. 「그러나, 그대는 어떨까?」 그 말을 듣고, 왜곡왕은 당황함을 보였다. 「---무슨 의미지?」 「그대는 지금 "어떤 앞길이 기다리고 있어도"라고 말했다. 즉 그대에게는 그 각오가 있다는 이야기다. 설령 어떤 장애가 있더 라도, 그것에 대응하려고 하는 감정이, 유연성이 있다---.」 부기팝은 한발, 앞으로 걸음을 내딪었다. 「------!」 그 순간 왜곡왕이, 찌릿 하고 예리한 안광을 이쪽으로 향하는가 싶자, 나와 부기팝은 갑자기 엄청난 깊이의, 깎아지른 벼랑 끝에 서 있었다. ---이세계(異世界)로 튕겨진 것이다. 「와앗...?!」 나는 무의식적으로 한발 물러난다. 하지만 부기팝은 그 아슬아 슬한 곳에 그대로 선 채였다. 벼랑 저편에는 왜곡왕이 서 있다. 하늘은 밤으로, 별들이 쏟아질 듯이 빛나고 있었다. 「알고 있겠지만, '여기'에서의 부상은 그대로 현실의 너를 상처 입히게 된다. 떨어진다면 너라고 해도 무사하지 못한다구.」 왜곡왕이 부기팝에게 말을 내뱉는다. 하지만, 부기팝의 표정은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까의 말을 계속한다. 「...그대의 유연성은, 그대의 확신의 깊이이기도 하고, 그리고 동시에 망설임의 존재도 의미하고 있다. 하지만 이 세상에 망설 이지 않는 자 따위는 존재하지 않아. 만약 망설이지 않는 자가 있다면, 그것은 이미 이 세계에 절망하고 있는 자 뿐이다. 그대 는 그렇지는 않아.」 부기팝의 손이 재빠르게 움직이는가 싶더니, 그는 벼랑의, 텅 빈 허공에 한발 내딛고 있었다. 내가 「떨어진다!」라고 생각한 그 때, 부기팝의 몸은, 쿵 하고 조금 가라앉는가 싶더니 그대로의 위치에 멈췄다. ...와이어가, 어느새인가 저편까지 뻗어있고, 그 위에 서 있는 것이었다. 웃, 하고 왜곡왕이 점차 몸을 굳힌다. 그러나 그것보 다도, 그는 부기팝의 말에 주의를 기울기고 있는 듯 했다. 「...무슨 말을 하고싶은거지?」 「이 "실험"---그대는, 이것으로 끝낼 생각 따위 없겠지? 이 정 도로 결말을 지으려고는 생각치않아. 틀린가?」 「아아. 그 말대로다.」 「그렇다면---그대는 지금, 그저 조금 고집을 부리고 있을 뿐이 다. 여기서 그만두는 것에, 실은 이미 그리 미련은 없는 게 아닌 가?」 말을 듣고, 왜곡왕의 안색이 변한다. 「---그, 그런 일은...!」 「아니, 그대는 계속해서 자신을 "적이 될 위험이 있다"고 하며 다가왔었지.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지?」 「...에?」 「어째서 그렇게 생각해버렸지? 나를 아군으로 하려고 한다든가, 어째서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지?」 왜곡왕은, 이 의외스런 말에 눈을 껌뻑거리고 있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이 사람은,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있는 걸까? 「...저, 적이 아니다, 라고 말하고 싶은건가, 네놈은...?」 「더욱 정확하게 말하면,」 부기팝은 조용히 계속한다. 「어째서 그렇게 자신을 "나쁘다"라고 생각하지? 그대가 하고 있 는 일은, 그렇게 나쁜 일인가? 그대 자신, 누구도 상처입히지 않 아, 하고 말하지 않았는가. 이 빌딩에 사람들을 가둔 것은 그대 였던가? 잠들게 한 것은 그대인가? 아니겠지? 그렇다면, 어째서 그렇게 자신에게는 "적" 밖에 없다고 생각해버린 것이지?」 「......」 「그렇게 괴로웠던가? 다나카 시로는, 그렇게도 "자신은 나쁜 녀 석이다"라고 생각해버린 것인가? 그렇다면 그대가 쓰러트려야 할 상대는, 어떻게 생각해봐도 나는 아니지.」 담담하게, 하지만 그 말은 마치 상대를 찌르는 나이프처럼 예리 했다. 「......」 왜곡왕은 침묵한 채, 답하지 않는다. 부기팝도, 전진하려고도 하지 않고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서 있 을 뿐이다. 그리고 나는, 그저 멍하니 이 과정을 지켜볼 수 밖에 없다. 무 력한 방관자다. 그렇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그러나---. 「......」 망하니 입을 벌리고 허리에 힘이 빠져 주저앉은 나에게, 왜곡왕 이 시선을 보내왔다. 「---니이토키 선배.」 「네, 네.」 나는 얼빠진 대답을 했다. 「선배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에?」 「"그녀"는---다나카 시로를 원망하고 있었다, 라고 생각합니까? 그녀의 친구였던 당신이라면, 알고있을 터입니다. 어땠지요?」 「---그, 그건...」 나는 우물쭈물했다. 하지만 정신이 들었을 때는, 멋대로 떠들고 있었다. 「---그런 것은 알 수 없어. 하지만, 하지만 말야, 나오코 씨는 언제나 말했었어. "케이, 나말야,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 ---하고, 너무나도 즐거운 듯이. 정말로 즐거운 듯 했어. 나는 언제나, 그런 식으로 말할 수 있는 그녀가 조금은 부러웠어. 그 러니까, 그러니까 그녀는 결코, 자신이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된 것에 겁먹거나, 죄책감 따위는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생각해. 적 어도, 그 때문에 다른 사람을 책망하려고 한다든가, 그런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라고---나는 그렇게 믿고 있어. 말할 수 있는 것은 그 뿐이야.」 「......」 내가 말을 건네도, 왜곡왕에게 반응은 없다. 이윽고, 그는 「훗」하고 쓸쓸하게 미소지었다. 그리고 오른손을 들어올려, 그것을 천천히 얼굴 앞에 가져다 대 었다. ---그리고, 그 손으로 갑자기 얼굴을 움켜쥐나 싶자, 털썩 하고 지면에 무너져내렸다. 「아...!」 나는 반사적으로 그가 있는 쪽으로 뛰어들고 있었다. 아래는 벼 랑이다---하고 생각했을 때는 이미 벼랑은 사라졌고, 나는 다시 문 템플 안에 돌아와 있어, 그대로 쓰러진 그의 곁에 달려가고 있었다. 「괘, 괜찮아?!」 「---그, 그 코드를.」 그는 괴로운 듯이 신음했다. 그 약하고, 하지만 동시에 씩씩한 표정에, 나는 문득 깨달았다. 「다, 다나카 군---당신이지?」 그가 돌아와 있었다. 그는 왜곡왕에게 이긴 것이다. 「---선배, 거기의 키보드에---코드를, 하바라 씨가 발견한, 그 코드를...」 그리고 그는 알파벳과 숫자의 조합을 입에 담았다. 이러한 것을 기억하는 데는, 나는 자신이 있었다. 단번에 암기했다. 「알았어!」 나는 그가 말하는 대로 방 안으로 달려들어가, 그리고 키보드가 붙어있는 컴퓨터가 있는 곳으로 달렸다. 거기에는 한 사람의 남 자가 쓰러져 있었다. 아마도 "하바라 씨"라는 사람이겠지. 기절 해 있는 그를 옆으로 밀어내고, 나는 키보드 앞에 앉는다. 왜인 지 화면에는 알지 못하는 사람이 떠들고 있지만, 무시했다. 후우, 하고 한숨을 쉬고, 그리고 천천히 키보드를 노려보며 "STAIRWAY2HEAVEN"이라고 입력했다. 그러자 등 뒤에서, 파직, 하는 소리가 났다. 뒤돌아보자, 큰 상자 같은 컴퓨터로부터 스파크가 일고,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이어서 "위-잉"하는 낮은 진동음이 들려오는가 싶자, 공 기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공기조절기가, 다시 작동했어...!」 나는 감탄의 소리를 질렀다. 그것과 동시에, 쿠웅쿠웅 하고 구 동음을 올리며, 이 숨겨진 방의 벽에 부착되어 있던 셔터창이 열 리기 시작했다. 밖은 어느새인가 맑게 개어있었다. 지금이라도 저물듯한 새빨간 저녁해가, 거의 수평으로 방안에 붉은 빛을 던져왔다. 「와아...!」 내가 감동하고 있자, 컴퓨터의 화면이 바뀌고, 무언가 리스트가 주르륵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곳에는 "좋아하는 곡을 선 택해주게"하고 주석이 붙어있다. 「......?」 뭐가 뭔지 알 수 없었지만, 나는 그 안에 '그 곡'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망설이지 않고 '그것'을 선택했다. 「역시 '이것'이죠? 부기...」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뒤돌아보았다. 하지만, 그 때는 이미 검은 모자는 어디에도 없었다. --- pm 5:00 「...어라? 뭐지, 이 곡. 꽤나 화려하네요.」 하시자카 시즈카는 바의 카운터로부터 엎어져 있던 몸을 일으켰 다. 「테라츠키 키요이치로가 장치해 둔 것인 모양이군. 눈을 떠라, 는 것이겠지.」 곁에 앉아있는 남자가 조용히 답한다. 「레드 제펠린이 아니네요...클래식? 이건.」 「'그 곡'이로군. 종막에는 어울리지 않지만, 뭐 어쩔 수 없지. 그 사람의 취미니까.」 남자는 우스운 듯이 말하고, 쿡쿡 웃었다. 「종막?」 시즈카는 그 말에 눈썹을 치켜세웠다. 「슬슬 끝이예요, 이건?」 「아아. 작별이다. 일그러짐은 일그러짐 답게, 원래의 장소로 돌 아가게 되었어.」 소탈한 표정이었다. 「그렇...군요.」 시즈카는 고개를 숙였다. 「나는 마코토 군의 아버지는 될 수 없겠군. 그것은 역시, 자네 가 등에 지고 갈 수 밖에 없는 일이야.」 「아뇨, 그런건---그런건 이제 됐어요. 그런게 아니라---」 시즈카는 고개를 든다. 「유감이네요...아주 즐거웠는데.」 「마음에 들었다면, 무엇보다 기쁘군.」 부드럽게 미소짓는다. 「응, 정말이예요. 상당히 즐거웠어요. 진짜 키요이치로 씨보다 도, 당신은 꽤 다정했고. 지금까지 말할 수 없었던 것도 말할 수 있었고, 가슴의 응어리가 풀린 듯한 느낌이 됐고. 아무리 이걸로 이별이라고 해도, 당신은 잊지 않겠어요.」 시즈카는 진심으로 그렇게 말했지만, 하지만 남자는 고개를 저 었다. 「아니, 자네는 이 일을 기억할 수 없어.」 단정하는 말투였다. 「그럴 리 없어요. 확실히 기억해둘께요.」 고집스럽게 답했지만, 남자의 미소는 변하지 않는다. 「아니. 일그러짐이 해소된 뒤에는, 그것이 무엇이었는가 사람들 은 기억하지는 못하는 법이야. 자네는 어머니와의 갈등을 헤쳐나 왔어. 그러니까 이미, 자신이 무엇때문에 괴로워하고 있었는가 제대로 떠올리지 못하게 되었어. 그리고 그렇게 되지 않으면 안 돼. 일그러짐의 존재가치는, 그것이 사라지지 않을 때 있는 것이 니까말야.」 그런 말을 들어도, 시즈카는 고개를 외로 꼬았다. 「...잘, 모르겠어요.」 「그걸로 된 거야.」 남자는 부드럽게 시즈카의 손을 쥐었다. 주위에는 조용한 악장에 들어간 곡이 느릿느릿 흐르고 있다. 「...그러면, 당신은 어때요? 당신은 쓸쓸하지 않아요? 기억되지 못한다니---」 시즈카의 물음에, 남자는 웃고있는 듯한, 얼버무리는 듯한, 좌 우비대칭의 기묘한 표정이 되었다. 「---아니, "본체"들의 앞길은 길어서 말이지. 사라진 나 때문에 쓸쓸하다든가 생각하고 있을 여유는 없는 듯 하네.」 그리고 남자는 시즈카의 손등에, 살짝 입술을 가져다 대었다. 그러자 시즈카는 갑자기, 엄청난 졸음에 습격당해 시계가 흔들리 기 시작했다. 「아, 아-...」 납처럼 무거워진 눈꺼풀에 거역하지 못하고, 그녀는 힘없이 흔 들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최후에 딱 한가지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었다. 그것을 필사적으로 목소리로 내고 있었다. 「다, 당신은---당신은 어디에 있어요...?」 그러자 흐릿한 경계의 세계로부터, 목소리가 돌아온다. 「나는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는 존재---.」 * ---그리고 시즈카는 눈을 떴다. 「------!」 팟, 하고 무언가에 맞은 듯이 갑자기 상체를 일으킨다. 그러나 어째서 그런 식으로 눈을 떴는가, 더이상 그녀는 기억해낼 수 없 었다. 「어, 어라...?」 그녀는 머리를 흔들어 제정신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그러나 그 럴 필요도 없었다. 이미 그녀는 완전히 각성해 있어, 의식은 완 전해져 있었다. 무언가 꿈을 꾸었던 듯한 느낌도 들지만, 그것도 압도적으로 다가오는 현실의 인식 앞에는 대적하지 못하고 사라 져간다. 문 템플 안에는, 다시 조명이 들어와 있었다. 그리고 넘어져 있 던 사람들은, 으응 이라든가 하는 일어나기 전의 몸짓을 시작하 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바로 옆에 아들인 마코토가 있는 것을 곧바로 확 인했다. 「음냐음냐...」 하고 한가하게 신음하거나 하고 있다. 그녀는 그런 자식의 빰을 살짝 두들겼다. 「...마코토. 일어나요, 마코토---.」 가볍게 흔들자, 아들은 멍하니 눈을 떴다. 「으, 으-응...어라? 엄마?」 「그래요. 누구라고 생각했지?」 「아, 아니---대단했어, 부기팝이 말야, 조라기를, 팡 하고 해치 워버려서 말야---.」 반쯤 졸린 눈으로, 마코토는 크게 손발을 휘둘렸다. 무슨 말을 하고 있는가 요점이 없어 이해하지 못했지만, 시즈카는, 「그래---.」 온화하게 끄떡이면서, 어째서일까, 아직 반쯤 꿈속에 있는 아들 을, 상당히 부럽다고---그렇게 생각했다. 음악은 아직 문 템플 안에서 울리고 있다. --- pm 5:02 「...하앗, 하앗, 하앗...!」 나, 미치모토 사키코는 위쪽으로 사라져간 부기팝을 쫓아서 계 속 올라오고 있었지만, 더이상은 한계였다. 숨이 차고, 옆구리가 아파왔다. 평소의 운동부족이 벌을 받고 있다. 「트, 틀렸어 역시...!」 나는 힘없이 주저앉아 버리고, 헉헉 하고 허덕였다. 이 근처까 지 오자, 아직 손님은 올라오지 않았던 듯 아무도 없다. 무언가 음악이 아까부터 울리고 있다. 조명도 들어왔고, 에어컨 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좌우지간 끝난 모 양이다. 부기팝이 무언가 한 걸까. 문득 니이토키 케이를 생각해냈다. 그러고 보면 그 애도 여기에 있을 터였다. 어쩐지 만나보고 싶구나, 하고 생각했다. 지금이라 면...지금이라면 허물없이 이야기할 수 있을 듯한 느낌이 들었 다. 그때, 조금 위쪽으로부터, 끼익 하고 무언가를 억지로 여는 듯 한 소리가 들려왔다. 「아...!」 나는 비틀거리면서도 일어서서, 그쪽으로 향했다. 그러자 엘리베이터의 도어를 부기팝이 열고 있는 곳으로 나왔 다. 케이지는 올라오지 않아, 저편은 텅 빈 구멍이 드러나 있다. 「저, 저어...!」 다시 말을 걸었다. 「여어.」 하고 끄떡임이 돌아왔다. 「끄, 끝났어요?」 「아아. 내 차례는 더이상 없을 듯 하다.」 「그래요---.」 누군가 죽인걸까, 라든지 물어보려고 했지만, 왜인지 그러한 기 색은 없었기 때문에 그만두었다. 「그럼.」 부기팝은 간단히 그렇게 말하고, 엘리베이터 쪽으로 향해버렸 다. 나는 당황했다. 무언가를 말하지 않으면 안돼, 하고 생각했 다. 「저, 저어! 저기요 그게---」 「뭐지?」 「또---또 만날 수 있을까요?」 내가 그렇게 말하자, 부기팝은 조금 신기한 듯한 얼굴이 되어, 그리고 말했다. 「나 같은 것과는, 다시 만나자 따위 생각은 하지않는 편이 좋은 거야.」 그런 말을 들으면 대답할 말이 없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물고 늘어졌다. 「그, 그럼 말이죠---혹시, 혹시예요. 내가 말이죠, 그...당신의 적이 된다면?」 「응?」 「아, 아까 말했었죠, 당신. "이 세계는 올바른 것만 있는게 아 냐"라든가 뭐라든가---하지만 나는, 나는 역시, 나 자신은 별볼 일 없지만, 그래도 세상 한가운데에는 "좋은 일"이 있어주었으면 하고 생각해요. 그것은 당신의 생각과는 틀린 거겠죠? 그렇다면 나는 역시, 당신의 적이 될지도 몰라요---.」 스스로도 무슨 소릴 하는가 잘 모르겠다. 「......」 부기팝은 말없이 나를 바라보고 있다. 그 시선을 받아들이면서, 그래도 나는 계속 떠들고 있다. 「그, 그렇게 됐을 때, 적이 되어서, 그렇게 되면---그렇게 되면 다시 내 앞에 나타나주지 않겠어요? 그렇게 하면 만날 수 있겠 죠?」 「---사신 따위 두렵지 않다, 고?」 재미있다는 듯이 말한다. 「그래요! 조금도 두려움 따위 없어요!」 나도 반쯤 헤롱헤롱하면서 답했다. 그러자 다음 순간, 나는 뫠인지 아주 드문 것을 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 좀처럼 드문 것과 조우한 듯한 생각이 들었다. 부기팝이 「훗」하고 웃은 것이었다. 「---그 때는, 나도 그대에게 용서없다고 약속하지.」 그리고 몸을 날렸다. 내가 앗 하고 외칠 틈도 없이, 부기팝의 모습은 엘리베이터 샤 프트 구멍으로 사라져갔다. 서둘러 달려갔다. 하지만 아래를 들여다봐도, 이미 그곳에는 아 런 그림자도 남아있지 않았다.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 「......」 나는 머엉 하고 허탈상태가 되어, 그 장소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자 아래쪽으로부터, 어이 하고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고, 그리고 달려오는 발소리가 울려왔다. 돌아보자, 나와 함께 여기 문 템플에 와있던 타케시가, 내가 있 는 곳에 달려오고 있었다. 「겨, 겨우 찾았다구---괜찮아?!」 「...뭐가 말야?」 타케시는 이 추위 속에서 땀 투성이었다. 아마도 아래로부터 달 려온 것이겠지... 「하, 하지만 말야.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난 모양이고. 너는 어 디에도 없고. 그러니까 찾고 있었다구---.」 말하면서도, 숨이 하아하아 끊기고 있다. 「......」 나는 왜인지, 타케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서 한숨을 쉬었다. 「어쩔 수가 없네.」 「에? 뭔가 말했는데.」 나는 답하지 않고, 윗옷의 포켓에 넣어둔 포장을 꺼내서, 타케 시에게 떠넘겼다. 「......? 뭐야 이거. ---아, 설마.」 「의, 의리야 의리. 게다가 히나쨩도 용서해준 것 같고---.」 나는 무뚝뚝하게 말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리 좋아하지 않았 던 2월 14일이, 왜인지 인정할 수 있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직 음악은, 문 템플 안을 흐르고 있었다. --- pm 5:06 문 템플 안에, 그 음악은 우렁차게 울리고 있다. "뉴른베르크의 마이스터 징거 제 1막에의 전주곡"---. 그 음악은, 마치 기상음악이라도 되는 듯이, 그 근처에 왜인지 잠들어있는 사람들의 눈을 뜨게 하고 있는 듯 했다. 하지만 나, 타케다 케이지는 그런 것에 일일히 상관하지 않고, 오직 여기 있 을게 틀림없는 토오카를 찾아 계단 같은 건물을 달려올라간다. 이 곡은 '그녀석'이 좋아하는 곡이다. 이미 확실했다. '그녀석' 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조금 전까지 어두컴컴했기 때문에 찾는데 시간이 걸리고 있었지 만, 조명이 들어왔으므로, 나는 가까이에 넘어져있던 직원을 발 견하고, 흔들어 깨워 물어본 것이었다. 명찰에는 시노자키라고 쓰여져 있었다. 「잠깐! 일어나주세요!」 「으, 으-응---하즈키이, 나는 역시...」 잠꼬대하고 있다. 나는 열받아서, 더욱 흔들어댔다. 「정신차려요! 이 곡은 어디에서 틀고있는 겁니까?!」 「어---어라? 나, 뭐 하고있었지.」 「어디서 노래를 틀고있는가, 하고 묻고있어요!」 내가 얼굴을 들이밀자, 그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에, 에-그러니까---확실히 관제실은 회장실과 함께, 가장 위쪽 에...」 그것만 들으면 충분했기 때문에, 나는 달려나갔다. 그리고 지금 달려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도중에 고교생 정도의 커플이 바닥에 주저앉아있는 옆을 달려나가며, 나는 위로 서둘렀 다. 「정말이지---'그녀석'은 뭘 하고있는거지?」 그리고 상당히 위까지 올라온 참에, 나는 모퉁이를 꺾으려다가, 눈앞에 나온 사람과 부딪쳐버렸다. 「---꺄앗!」 상대는 여자애였다. 나는 서둘러서, 「미, 미안!」 하고 사과하고, 그리고 앗, 하고 외쳤다. 그 애는 아는 사이인 니이토키 케이였던 것이다. 「니, 니이토키! 어째서 이런 곳에---」 「아, 타케다 선배 아니예요.」 니이토키 쪽은 그리 놀란듯한 모습도 보이지 않고, 나에게 물어 본다. 「이런 곳에서 뭘 하고있어요, 선배?」 「아, 아니 그러니까...」 나는 우물쭈물했다. 아무래도 제대로 말할 자신이 없다는 점도 있지만, 니이토키와 나와는, 전에 조금 여러가지 일이 있었던 것 이다. 그녀가 나를 "좋아한다"고 말해서, 그래서 왠지 서먹서먹 하게 되어버려, 그로부터 왠지, 계속 그 상태로--- 하지만 니이토키는 밝게, 「오늘은 발렌타인 데이죠? 토오카를 내버려둬도 괜찮은거예요?」 하고 물어왔다. 「에? 아, 아아--아니 그게, 그러니까...」 내가 머뭇머뭇하고 있자, 니이토키는 갑자기 「풋」하고 웃어버 렸다. 「뭐예요, 선배? 이상하네요.」 「아, 아아.」 「아-앗, 선배, 혹시 계속 진심이었던거예요?」 「---에?」 「요전의 일. 어머. 그거 농담이예요!」 「에, 에?」 나는 눈을 껌뻑였다. 「어머, 그랬던 거예요? 그건 선배가 미야시타만 신경쓰고 있는 게 우스워서, 조금 놀려버린 것 뿐이예요!」 「그, 그랬던---거야?」 「그렇다구요!」 「그, 그런가---뭐야, 그랬던거구나.」 나는 안심되는 듯한, 아쉬운 듯한, 웃음을 터트릴 듯한 기분이 되었다. 하지만 그럴 때가 아니었다. 나는 정신을 가다듬고 니이 토키에게 물었다. 「그, 그럼 니이토키, 넌 이 곡을 튼 사람 알고있어?」 「알고 있기는 하지만요?」 「그, 그녀석 지금 어디에?」 「여기인데요.」 「---하?」 「튼 것, 저예요.」 「---헤?」 ---니이토키에 의하면, 아마도 하바라라는 사람이 이 문 템플의 비밀을 풀고, 그리고 그녀가 협력해서, 최후로 이 곡을 튼 것이 라고 한다... 「네, 네가?」 「저라면 이상한가요?」 「아, 아니---어라?」 나는 완전히 혼란해졌다. 이야기가 빗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토 오카는 어디에 있는거지? 「선배, 혹시---토오카를 찾고있는 거예요? 제대로 데이트 약속 장소 같은 건 결정해둔 거겠죠?」 「---에, 아 그거야...」 「예를 들면 "처음으로 만났던 장소"라든가 말하고, 선배는 정말 로 만났던 장소에 왔지만, 토오카는 그 뒤에 들어간 찻집 같은데 서 기다리고 있다, 라든가---」 말을 듣고, 나는 시선을 돌렸다. 「그, 그렇게 생각해?!」 「있을 수 있어요.」 니이토키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그, 그랬던건가?!」 나는 당황했다. * ---뭐어, 그런 정도겠지. 앞뒤를 맞추기에는 그정도가 무난할테 니까. 내가 "그녀"라도 그런 식으로 처리할 것이다. 「하, 하지만---아니.」 타케다 선배도 그렇게 믿고서, 안절부절 못하기 시작했다. 나는 다시 한 번 히죽히죽 웃어보이고, 「그렇다면, 지금쯤 화내고 있을거예요 틀림없이.」 하고 일침을 가했다. 「응?」 「서둘러 가서, 사과하는 쪽이 좋지 않을까요?」 내가 짖궂게 말하자, 선배는 견딜 수 없어진 듯, 머리를 설레설 레 저으며, 우-, 하고 신음했다. 「그, 그럼 이미 여기는 아무런 문제도 없는거야?」 나는, 네 하고 끄떡였다. 「그, 그런가. 그럼 나는 이쯤에서---」 선배는 발길을 돌려, 원래 왔던 길을 달려내려갔다. 나는 「하아」하고 어깨를 늘어트렸다. 그랬더니 선배가 다시 돌아왔다. 내가 멍하니 있자, 「저, 저기말야 니이토키---미안했어.」 하고 갑자기 사과했다. 「...뭐가 말이죠?」 「아, 아니 뭐랄까...너에게 미안한 일을 한 듯한 느낌이 들어. 기분탓이라고 생각하지만...하지만, 미안해. 일단 사과해둘께.」 「...모르겠는데도, 사과하는 건가요.」 「그렇긴 하지만---어쨌든 미안. 나쁜 생각은 없었어, 너에게는 마음에 걸렸을지도 모르지만...」 「...괜찮아요.」 「그래?」 「예에, 이젠 됐어요---」 나는 손을 내밀었다. 선배는 잠깐 그 손을 바라보고, 그리고 내 가 끄떡이자, 머뭇머뭇 나와 악수해주었다. 「고마워요. 선배, 그럼...」 「아아---그럼 이만.」 우리들은 손을 떼고, 그리고 이번에야말로 선배는 정말로 사라 져갔다. 나는 멍하니 손을 살짝 흔들었다. 「안녕.」 정신이 들자, 내 뺨을 한 줄의 눈물이 흘러내려간다. 하지만 그 눈물은, 더이상 쓰라릴 뿐인 눈물은 아니었다. 어딘 가 상쾌해진, 그런 "종결"의 눈물이었다. 「안녕...」 그리고 생각했다--- "나의 실연은, 이걸로 겨우, 정말로 끝난것이다"하고---. --- pm 5:09 문 템플의 최상층, 그 창 밖에서, 거대한 석양이 땅 끝으로 가 라앉아간다. 내가 시트에 앉아서, 멍-하니 그 새빨간 빛을 바라보고 있자니, 틀어져있던 그 꽤나 거창한 음악이 한층 고조되었다 싶자, 팟 하 고 끊기듯이 끝났다. 나를 깨워준 니이토키 케이라는 여자애가 선택한 듯 하다. 뭐 어, 좋은 취미를 가지고 있달까, 사람을 두들겨 깨우기에는 아주 걸맞는 음악이기는 했다. 「이런이런, 뭐랄까아---」 나는 아직 망연자실해 있다. 그 니이토키라는 여자애는, 그쪽에서는 이쪽을 모르는 듯 했지 만, 나는 알고있었다. 나기로부터 자주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다. "나 따위보다 대단한 녀석이야. 믿음직하다구."하며 즐거운 듯이 그녀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역시 나는 그러한 여자에게 도움을 받아버린 듯 하다. 아무래도 폼이 나지 않는 이야기였다. 원래대로 돌아왔다는 지로 녀석도, 그녀의 처치를 받고서, 기절 한 채 방 안에 뉘여져 있다. 「으-응, 음냐음냐...」 라든가, 간신히 정말로 잠들어있다. 왜인지 나는 "수고했구만. 뭐 푹 자라구."하는 그런 생각을 했다. 역시 지로를 증오할 마음 은 나지 않는다. 분노와 초조함의 창끝을 어디로도 향할 수 없어, 나는 그저 망 연자실해져 있을 뿐이다. 「뭐랄까아---」 나는 창으로부터 아래를 내려다본다. 입구가 열렸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나갔다 들어갔다 하고 있 다. 대소동인 듯 하다. 머지않아 이 관제실에도 사람들이 들이닥 치겠지. 결국, 이것은 어떤 사건이 될 것인가. "테라츠키 키요이치로, 대부호의 고독한 생애의 끝에 광기의 범 죄"라든지 그런 정도로 수습되어 버리는 거겠지. 그것은 무엇하 나 진실과 일치되지 않지만, 그러나 이것을 꾸민 자들에게는, 그 것이 바라는 바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말이지---왠지 개운치 않다구.」 나는 시트에, 보다 허리를 깊게 파묻었다. 지금 몇시지, 하고 생각하며 손목시계를 봤지만, 부서져 있었 다. 어딘가에 부딪쳐버린 듯 하다. 「체엣.」 다른 시계는 없을까, 하고 생각하다, 나는 휴대전화를 떠올린 다. 시각표시 기능이 붙어있다. 품에서 꺼내자, 전원이 끊겨있었다. 어라, 하고 생각했지만, 곧 깨달았다. 틀림없이, 어딘가에서 "제멋대로" 꺼버렸던 거겠지. 나는 스위치를 눌렀다. 그러자 그 순간, 갑자기 콜이 걸렸다. 뭐지뭐지, 하고 나는 좌 우지간 받았다. 「---네, 하바라입...」 말을 걸려던 순간 젊은 여성의 커다란 목소리가 돌아왔다. 『켄타로! 너, 뭘 하고 있었어?!』 ...나기의 목소리다. 「아, 아아 나기인가. 뭐야, 무슨 일이야.」 『뭐야, 가 아니겠지! 아무리 걸어도 나오지 않지, 당신이 갔다 는 문 템플은 대소동이지!』 「아아...과연.」 『너, 괜찮은거야?!』 「아아, 뭐어, 일단은.」 『그쪽에서 뭔가 트러블이 있었어?』 「으응. ---아-, 하지만, 이미 끝났어. 결판이 났다구.」 『네가 처리한거야?』 「아니, 뭐라고 할까---니이토키 씨한테 도움을 받아서.」 『...케이에게? 뭐야 그건, 무슨 소리지?』 나기의 목소리에 혼란이 느껴졌다. 하지만 뭐라고 말하면 좋을 지 알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다. 「아니, 됐어. 좌우지간 끝났어. 나중에 설명할께. 넌 일부러 오 지 않아도 돼, 이미.」 『---잘 모르겠지만, 뭐 네가 그렇게 말하는 걸 보니 괜찮은 것 같네.』 「내 이야기로는 신용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말이지. 하하하 하.」 내가 웃자, 나기가 전화 저편에서 한숨을 쉬는 것이 전해져 왔 다. 『---걱정했다구. 정말이지, 변함없이 언제나 태평하군, 켄타로 는.』 「아니 뭐어.」 나기에게, 걱정했다는 말을 듣고, 나는 아주 기뻤지만, 하지만 목소리로는 나오지 않는다. 『케이도 무사한거지?』 「아아. 지금은 잠깐 사라졌지만. ---아아, 그렇지, 나기.」 『뭐지?』 「아니, 그게---」 귓가에서, 그 키득키득 웃고있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째서? 어째서 말할 수 없지?" 「그게말야---」 『뭐야.』 「에-그러니까---그게, 뭐랄까.」 『뭐냐구.』 「아-...마사키는 건강해?」 내가 얼빠진 목소리로 말하자, 나기의 『하아?』하는 목소리가 되돌아왔다. 『너, 요전번에 집에 와서, 같이 식사하고나서 아냐.』 「아, 아아 그랬었지! 아하하하!」 나는 의미도 없이 큰소리로 웃었다. 그리고서 언제 한번 만나자든가 하는 두세가지 의논을 마치자, 나는 「그럼 이만」하고 통화를 마쳤다. 전보다도 더욱, 나는 망연자실해져 있었다. 「하아---」 힘없이, 깊고 깊은 한숨을 쉰다. 「역시, 말할 수 없구만---그리 간단히는, 말야.」 장난스런 말투로 "오늘은 발렌타인 데이잖아, 쵸콜릿이라도 주 지 않겠어?" 정도라도 좋았을텐데. 이게, 상당히... 나는 멍한 채, 방 한가운데 뉘여져있는 지로 쪽을 보았다. 「알고는 있지만, 그렇게 간단히는 잘 되지 않는다구. 역시.」 그러자, 쓰러져 움직이지 않는 채로 그 눈꺼풀만이, 팟 하고 열 리고, 그리고 그 광택없는 눈동자가 내 쪽을 보았다. 그리고 씨 익 웃으면서, 「그런거야.」 하고 말했다. 나는 다시 한숨을 쉬고, 「그렇겠지...」 하고 끄떡였다. 창 밖에서는, 석양이 그 최후의 편린만을 남기고 있을 뿐으로, 빛은 지금이라도 사라져버릴 듯 하고 있었다. "Heartbreaker Ⅱ" closed. 우리들이 일그러진 길을 내려올 때 우리들의 그림자는 자신의 혼보다 길다 - 레드 제펠린 <천국으로의 계단> 『창작 - 쓰기-번역란 (go ANC)』 705번 제 목:[번역] 부기팝·오버드라이브 왜곡왕 (작가후기) 올린이:미유키쨩(진용철 ) 01/10/02 07:00 읽음:413 관련자료 없음 ----------------------------------------------------------------------------- 이 글은 카도노 코우헤이(上遠野浩平) 씨의 소설 [부기팝 오버드 라이브: 왜곡왕(ブギ-ポップ·オ-バ-ドライブ 歪曲王)]을 번역한 것입니다. 빈곤한 일어실력으로, 공부삼아 번역해본 것이라 그리 좋은 번역은 못됩니다만, 깊은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왜곡왕 편은 부기팝 시리즈의 4번째 작품으로, 스토리상으로 이 전 시리즈와 조금씩 연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왜곡왕]을 읽기전에 시리즈 전작인 [부기팝은 웃지않는다], [Vs 이미지네이 터], [판도라]를 먼저 읽어보실 것을 권합니다. 무단전재는 사양합니다. 사전양해없이 다른 곳으로 퍼가는 것은 자제해주시길... --- Boogiepop·Overdrive --- 歪曲王 (작가후기) Written by 上遠野浩平 (Kadono Kouhei) Illustrated by 緖方剛志 (Ogata Kouji) Translated by B'st (miyukichan@innocent.com) 초회번역 2001.08.25 최종수정 2001.10.02 --- 후기: 세계가 끝날 때 (거창한 타이틀이지만, 별로 깊은 의미는 아니다.) 당돌하지만, 당신은 무언가에 자아를 잃을 정도로 흥분해서, 그 끝에 큰 실패를 한 적이 있을까? 나에게는 있다. 몇번이나 있 다...크게 기뻐할때도, 마구 화낼때도, 어느 쪽이든 감정의 제어 가 듣지 않아서, 왠지 그럴듯한 일이 되지 못했던 적이, 아주 많 다...그럴 때는 나중에 와서 마구 부끄러워져서, 구멍이 있다면 들어간 채 나오고싶지 않아질 정도인데, 하지만 그럴 때 엄청나 게도 「아-, 이대로 세계가 끝장나버리면 좋을텐데!」라든가 하 는 생각을 하는 자신을 눈치채는 것이다. 어째서일까나. 자신이 아무리 한심하다고 해도 세계를 끌어들일 필요는 없잖아, 하고 냉정해지고 난 후에는 생각하지만, 그 때는 상당히 진심으로 그 렇게 생각하고 있어서, 이건 정말로 위험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건 그렇고 세계에 종말은 오는걸까? 하는 의문이 들지만, 그 러면서도 이 의문, 약간 조사해보면 답 따윈 곧 나와버리는 것 이다. 「에?」하고 놀란 사람, 네에 인식부족. 인간이라는 것이 이 세계에 태어나고부터 몇만년. 이미 얼마든지 세계 따위 몇번 이고 몇번이고 끝장나버렸습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 세 계의 종말이다」하고 생각해버린 인간은 과거 엄청난 수에 달하 고, 실제로 그러한 사람들에 있어서는 세계는 확실히 종말을 맞 은 것이다. 봐요, 일본에도 있었죠, 「만세일계(万世一系)의 어 쩌구」인가 하는 세계가 끝장난 일이.(모르는 사람은 누군가에게 물어보도록.) 뭐, 브래드버리인가 하는 사람도, 먼 옛날 네이티 브 아메리칸의 소년이 「배로 온 하얀 피부의 남자들」을 목격하 고 불안에 몰린다, 라는 내용의 단편소설에 「우리들은 멸망해가 고 있는지도 모른다」라는 타이틀을 붙였습니다.(모르는 사람은 연배의 SF 매니아에게 물어보러 가도록!) 「그것은 세계의 멸망이 아니라, 하나의 나라라든가 문화체계가 무효화되는 게 아냐?」하고 생각한 총명한 당신. 하지만 인간에 게 있어서 세계라고 하는 것은 결국 「자신이 살아가는 이곳」은 아닐까? 그렇다고 한다면 그곳이 뒤집혀버리는 것은, 즉 세계의 종말과 같은 것이 아닐까? 「하지만, 그렇다면 재출발이라든가가 있고하니」하고 생각한다면, 즉 그것은 「세계의 종말」이 왔을 때 다시 일으키는 것이 가능하다, 하는 것이 아닌가. 「역사는 반복된다」라는 말의 진짜 의미는 「될대로 되라지. 어차피 새로 일으킬테고」하는 것이 아닐까. 뭐랄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 면, 그 역사 속에서 「끝장나버린 세계들」은, 정말이지 그저 끝 나버렸을 뿐으로, 그럼 그녀석들, 뭐하러 힘들여서 세계를 만든 것? 설마 괴수영화의 세트처럼 「부숴버리는 데에만 존재의의가 있다」하고 생각했을 리는 없겠지? 어떤 것에든지 종말은 온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여기 서 문제인 것은 「그리고나서 다음에 무엇을 할 것인가」하는 것 을 추구하는 것일거라고, 지금 바야흐로 종말을 맞아가고 있을 터인 세계의 한가운데에서,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아마도 우 리들에게는 「타이밍 좋게 거리를 부수러 와주는」 괴수는 없는 듯 해서, 어쩌면 「끝장나는」 것도 「부수는」 것도 스스로 하 지않으면 안될 듯 하다. 아무리 세계를 소멸시키고 싶을 정도의 큰 실패를 해버려 부끄러움에 그때까지의 인생(세계)가 부서져버 린다 해도, 그럼에도 역시 우리들은 그런 부분부터 시작하지 않 으면 안될 듯 하다. 우히-, 앞이 캄캄한 일이기는 하군, 정말이 지. (하지만 이런 것만 써대고, 지치거나 하지않나 네녀석?) (실은 상당히 지치고 있지만서도.) (...뭐, 뭐 괜찮겠지, 응?) BGM "COME WITH ME" by Puff Daddy (featuring Jimmy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