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부기팝 인 더 미러] 판도라 0 관련자료:없음 [1824] 보낸이:정지훈 (yangmal ) 2001-09-03 23:15 조회:256 부기팝 시리즈 중 세 번째인 <부기팝 인 더 미러 : 판도라> 를 서투르게나마 한글로 옮겼습니다. 하이텔의 애니동과 나우누리의 앙끄에 올립니다. 연락할 일이 혹시 있다면 메일 주소는 이렇습니다. yangmal@hitel.net balkaras@nownuri.net 부기팝 인 더 미러 판도라 上遠野浩平 Kouhei Kadono 일러스트/緖方剛志 Illustration Kouji Ogata ……석양무렵 개울가 길에서 두 소녀가 하교하면서 이야기하고 있다. 「―응? 그래?」 「그래. 사실은 성서에는 그런 것, 한 줄도 써 있지 않아.」 「그래도, 뭔가 다들 그런 거 쓰거나 테마로 삼잖아.」 「키리마(霧間)상―그런 것을 믿지 말라고 말했던 건, 키리마 세이이치(霧間誠 一)잖아?」 「뭐어 그건 그렇지만 말야…… 그런데 아버지가 그런거 썼었던가.」 「아니, 선생님은 쓰지 않으셨어. 나는 말레 라는 사람의 책에서 읽었어.」 「카즈코(和子), 내 생각엔 말야, 너는 우리 아버지보다 머리 좋아, 확실히.」 「……그, 그런건 아니겠지만. 어쨌든, 카인은 동생 아벨을 죽였어도, 결코 죄책 감에 사로잡히지는 않았고, 신도 그것을 용서했다……성서에는 그렇게만 써 있어. 영화 『에덴의 동쪽』처럼, 일생동안 따라다니는 갚아야 할 빚 같은 거 없었어.」 「뭐였더라, 증표? 그런 것을 각인당하지 않았었나?」 「으응. 그렇게 쓰여져 있지.」 「그것 때문에 모두들 뒤에서 손가락질했다든가, 그런건 없었던 거야?」 「그 부분이 다들 완전히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인거야. 신이 카인에게 붙인 각인 이라는 것은, 『누구든지, 그가 범한 죄 때문에 그를 공격하지 말도록. 카인에게 해를 끼치는 자는 누구라도 일곱배의 보복을 받게 될 것이다.』 라고 하는, 말하 자면 무슨 짓을 해도 좋다고 하는 공인 사면 위임장을 받았다는 거지.」 「하하, 旗本退屈男 같네.」(역주 : はたもとだいくつおとこ, 일본의 인기있는 고 전 대중소설.) 「그래서, 카인이 그 이후로 어떻게 되었는지도 성서에는 쓰여 있어. 카인은 마 을을 만들고, 행복한 가정을 갖고, 상업, 공업, 농업, 예술 모든 분야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어서, 말하자면 지금 "문명" 이라고 불리우는 모든 것의 시조가 된 거야. 질투 때문에 동생을 죽인 남자가 우리들의 위대한 선구자라는 게 되는 거 지.」 「……그거, 정말로 그런 거야?」 「그렇게밖에 안 쓰여 있다니까.」 「후회했다, 라든지 하는 건 전혀 없어? 정처없이 떠돌아 다니는 방랑자가 되었 다든가 그렇게 말하곤 하던데.」 「다 후세의 해석이지. 더 말할 것도 없이, 성서의 문장은 모두 침범할 여지 없 는 신성한 것이다 하는 텍스트 지상주의였던 중세 이전의 교회에서도 거기는 『신은 카인에게 죄를 깊숙히 깨닫게 하기 위해, 상처를 입지 않게 배려한 것이 다.』 라느니 하면서 원래 엄히 금지되는 "해석"을 해버렸으니 말야.」 「……흐음」 「후련하지 않지만……그래도 왠지, 현실이구나아, 하는, 그런 느낌이 들지 않 아?」 「드네, 확실히― 그런데, 카즈코, 너라는 애는, 뭐라알까―」 「……이상하다구?」 「응, 굉장히. 이런 이야기만 나오면 활발해지는걸.」 「너만큼 이상하지는 않다고 생각하는데? 불꽃의 마녀씨.」 「하하하! 틀림없어!」 「후후―」 두사람은 사이좋게, 밝게 웃었다. 「……다른건 또 없어? 스에마(末眞)박사님으로서, 마음에 걸리는 세간의 착각같 은 건.」 「박사라니…… 그렇게 부르는 거 싫어하는데.」 「할-수 없다구, 너는 웬만한 학자 따위보다 머리 좋으니까 말야. 정말, 지성과 학식이 넘쳐 흐르는 여신님이다.」 「……놀리는거 아냐?」 「놀리는거야.」 「정말!」 「하하, 미안미안―그래서, 뭔가 없어?」 「으-음, 글쎄에…… 그러면, "상자" 이야기는 어떨까.」 「상자? 신화 같은 것 이야기?」 「응. 모든 죄악과 불행을 가두어 두었다고 하는, 그런 상자의 이야기.」 「아아, 들어 본 적 있어. 소녀에게 주어졌지만, 호기심 때문에 열어 버려서 결 국 못쓰게 되었다던가 하는 거지」 「그래, 그거. 황급히 닫았더니 최후로 남아 있던 것이―」 「"희망" 이었다는 거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어째서 불행과 죄악이 뭉쳐 있던 상자에 희망 같 은 것이 함께 들어가 있는거야.」 「흠, 확실히」 「여기도, 뭐라고 해야할까― 알기 쉬운 해석 쪽이 퍼져 버려서, 본질이 오해되 고 있는 패턴인 거지.」 「그럼, 최후로 남아 있던 불행이라는건 도대체 뭐였던 거야?」 「"미래"야.」 「―뭐?」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예감이나 전조라고 말하는 쪽이 나을지도…… 다시 말해, 이제부터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전부 알아 버리게 된다는, 그런 불행.」 「……불행인 걸까, 그게.」 「그치만―전부 알아버리는 거야. 괴로운 일이 기다리고 있는 것도, 슬픈 헤어짐 도, 무엇이든 다 보이게 되어 버리면, 사람은 분명 계속 살아갈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해.」 「……」 「그렇지만, 미래만은 갇힌 채로 있어서, 간신히 사람들은 "장래에는 분명 좋은 일이 있을거야" 하는 희망만은 잃지 않은 채로 살 수 있다, 라는―뭐어, 그런 이 야기.」 「―과연 그렇군.」 「그 상자를 받은 소녀의 이름은 판도라―이것은 "모든 것을 받은 자" 라는 의 미―」 Boogiepop in the mirror PANDORA 제 목:[부기팝 인 더 미러] 판도라 1 관련자료:없음 [1825] 보낸이:정지훈 (yangmal ) 2001-09-03 23:16 조회:154 1 六人 Our Gang 소년의 이름은 미카게 카스미(海影香純). 나이는 17세. 소속된 곳은 없다. 학교는 작년 퇴학하게 되었다. 그 이래 적당히 빈둥대며 지내고 있다. 집에 돌아가도 현 재 그 이외에는 아무도 살지 않는다. 아르바이트 같은 것도 전혀 하지 않는다. 그 래서 그는 요즈음은 매일 거리를 돌아다니며 동료들과 어울리는 일이 많다. 전부 해서 여섯명인 팀이다. 남자가 네 명, 여자가 두 명. 그들이 어디에 살고 있고 어 느 학교에 다니고 있는지도 카스미는 모른다. 알고 있는 것은 그들의 "재능"뿐이 다. 그 자신에게도 있는 기묘한 "재능" ―그것을 공유할 수 있는 것은, 여섯명 사 이에서만이었다. * ……큰길에서 가까운 구역에만 해도, 노래방의 수는 실로 열 둘이나 된다. 물론 번화한 장소에 집중되어 있으니까, 역에서 멀어지면 갑자기 줄어들긴 줄어든다. 그렇지만 그래도 시내에는 아마 백 개를 넘는 수의 가게가 있다고 생각한다. 세 어 본 일은 없지만, 어쨌든 우리들이 어떤 일에 노래방을 이용하게 된 후로 매번 가게를 바꾸고 있어도, 언제가 되어야 또 같은 가게로 가게 될까 알 수 없는 상 태다. 「……손님, 혼자?」 내가 다인용 방을 3시간 지정하자, 17세인 나와 비슷한 나이대인 아르바이트 점 원이 의아한 표정을 했다. 「나중에 올겁니다. 여기서 만나기로 해서.」 나는 무뚝뚝하게 말했다. 「뭐어 괜찮지만…… 오지 않으면 돈 내는건 댁이에요.」 「안다구요. 돈은 넉넉히 있어.」 내가 그렇게 말하자, 점원은 「헷」 하고 조그맣게 코웃음쳤다. 무리도 아니다. 내 꼴로 말하자면 교복차림이었으니 말이다. 돈이 있는 것처럼은 안 보인다. 「손님, 만날 사람은, 여잔가.」 점원은 징그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여자도 있지.」 내가 말하자 점원은 케케 하고 웃었다. 「바람맞지 않으면 좋겠는뎁쇼―」 라고 지껄인다. 도저히 손님을 상대하는 태도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심한 가게 였다. 최근엔 이런 류의 가게가 많다. 그러나―이런 곳이 오히려 형편에 좋은 것이었다. 우리들 여섯명이 모이는 장소 로서는. 「그런가」 나는 간단히 말하고, 지정된 방으로 향했다. 실내에 들어가도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든지 하지는 않는다. 원래 나 자신은 노래방을 싫어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고교생 정도인 일행이 그냥 장시간 틀어박 히면서, 이상해 보이지 않고 사람 눈에 띄지 않는 장소로서 노래방은 딱 적절했 다. 「…………」 나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후-우, 하며 낮은 천장의 값싸보이는 조명을 올려본 다. 옆과, 그 옆의 방에서이겠지, 먼 노래소리가 뒤섞여서 들려온다. 열심히 부르고 있는 것 같다. 이쪽에게는 좋은 일이다. 「…………」 혼자서 기다리고 있어도 나는 다른 5인과 달라 아무것도 할 일이 없다. 누군가 가 있지 않으면 나의 "재능" 인지 하는건 전혀 나오지 않는 것이다. 「…………」 교복 앞을 열어 본다. 학교명이 쓰여 있던 단추는 떼어 버리고 다른 것으로 바 꿔 달아 두었다. 어째서 학교를 그만둔 후에 아직 이런 것을 입고 있는 것인지 스스로도 잘 모르겠다. 복장에 흥미가 없으니, 학생복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되 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검은 옷이기 때문일까. "상복" 이라든가―. 「…………」 나는 가슴 안쪽에 커다란 주머니를 더 만들어 두었다. 거기에는 손바닥만한 금 속의 무거움이 있다. 소형 권총이다. 탄환은 전탄 들어가 있다. 「―이거 이거, 카스미 군도 참, 또오 어두운 표정 하고 있네에.」 문이 열리고, 여섯명 중의 한 사람, 나나네 쿄오코(七音恭子)가 얼굴을 내밀었다. 그녀는, 일단 키가 크다. 170센티는 된다. 나와 같을 정도다. 그런 주제에 동안이 라서 어른으로도 아이로도 보이지 않는다. 나이는 모르지만 20세 미만이라고 스 스로는 말하고 있다. 입고 있는 것은 진즈에 재킷으로, 완전히 남자용이다. 「어둡다고 하지 마.」 나는 교복 앞섬을 되돌려 놓았다. 「그러면 무기같은걸 보면서 기뻐하지 말라구. 매니아같아서 무서워어, 후후.」 나나네는 커다란 스포츠백을 등에 매고 있다가, 그것을 「영차」 하고 책상에 턱 놓았다. 내용물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나는 그 대담함이라고 할까 무신경함에 질렸다. 「좀 더 신중해질 수 없나. 그건 그렇게 간단히 다룰 물건이 아니잖아.」 「괜찮잖아. 그렇게 너무 걱정만 하면 얼굴이 점점 더 어두워져, 카스미군.」 가벼운 말에 나는 욱 했다. 「그러니까 어둡다고 하지 말아……그리고, 이름으로 부르지 마. 싫어한다구, 여 자 같아서.」 내가 말하자, 나나네는 쿡쿡 웃었다. 「전부터 생각했는데, 카스미군은 참―아니, 됐어.」 말하다가, 그만두었다. 「뭐, 뭐야.」 신경쓰여서 되묻자 그녀는 「우훗」 하고 요염하게 미소짓고, 「아니, 말하지 않도록 해 줄게. 왠지, 굉장히 험담처럼 될 것 같아.」 하고 말했다. 그 표정은 동안인 주제에 엄청나게 어른스러워 보였다. 「무슨 의미야?」 내가 열받아서 되묻는데, 「어이어이, 왜 싸우고 있어?」 하고 또 한사람, 나와 같은 나이의 남자인 코우모토 코우지(神元功志)가 걱정스 런 표정을 하고 들어 왔다. 선이 굵고 뺨을 깎아내린듯한 샤프한 얼굴로, 그러면서도 눈이 크고 의지가 넓 음을 느끼게 해 주는 용모다. 일단 이녀석이 우리들 여섯명 중에서는 리더 격인 입장에 있다. ……그렇다기보다, 나와 나나네 등 다른 일행들이 주선자 역할 같은 것을 하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일 뿐이지만. 「별로 아무것도 아니야.」 나는 기분이 좋지 않은 채로 말했다. 「아니, 유혹했는데, 채여 버렸어어.」 장난스럽게 나나네가 말하자, 원래 진지한 코우모토는 농담으로 생각 않고, 놀란 얼굴이 되어 내 쪽을 보며 「어, 어이 미카게! 우리들 사이에서 그런 트러블은―」 진지하게 말했기 때문에, 위험해 하고 생각하면서, 「거, 거짓말이야! 나나네는 장난치는 것 뿐이라구!」 하고 나는 당황해서 부정했다. 그러자 나나네가 또 웃었다. 「재밌네, 너희들은!」 「……」 코우모토는 욱한 얼굴이 되어 나나네를 노려보았다. 「이것봐, 나나네 쿄오코상」 「왜?」 「너는 우리들과 팀으로서 행동하고 있다는 자각이 있는건가?」 「있다구, 굉장히. 사실 나 이렇게 밝은 건 너희들과 함께일 때 뿐이야. 달리 친 구들 없고오, 게다가 또-, 어두우니까아」 「뭐야, 아까 남더러 어둡다느니 해 놓고!」 나는 무심코 큰 소리로 말했다. 「목소리가 커. 밖에 들린다구」 또 한사람 더 들어 왔다. 근골이 장대한 덩치 큰 남자인 카즈미야 미츠오(數宮 三都雄)이다. 생김새는 투박하지만 어딘지 대범하고 후해 보이는 얼굴로, 머리가 벽모라서 컬해 두었다. 어딘지 옛날 만화영화의 바보 왕자님 같은 느낌이다. 「……쳇」 내가 입을 다물자, 나나네가, 「미안해」 하며 빼끔 고개를 숙였다. 갑자기 솔직해지는 것도 이녀석 답다. 「아, 아니」 내가 곤란해 하자 미츠오가 눈을 둥그렇게 떴다. 「뭐야 사랑싸움이냐? 너희들 사귀는 거야?」 미츠오는 금방 상황을 단순화 시켜 생각한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아서 미츠오는 코우모토 쪽을 보았다 「어이 코우지, 그런거야?」 「내가 알겠냐.」 코우모토는 멍한 얼굴로 말했다. 「아니, 나는 말이야, 별로 사귀는 게 나쁘다든지 하는 말이 아니라」 미츠오는 매우 진지하게 말한다. 「그런게 아니야!」 나는 또 큰 소리를 질러 버렸다. 「뭐야아? 무슨 이야기야?」 다섯명째인 소녀, 츠지 노조미( 希美)가 휫 하고 문 뒤에서 얼굴을 내밀었다. 그녀는 특히 이렇다 할 특징이 없다. 그저 몸집 조그만 귀여운 여자애, 그런 정도 다. 극히 보통인 여자 애다. 「나하고 카스미군이 보통이 아닌 사이라는 이야기야.」 나나네가 말했다. 「너, 너 말이야.」 나는 당황했지만, 츠지는, 「뭐야, 그런 건가」 하고 간단히 말하고 실내로 들어 왔다. 그녀는 안고 있던 스케치북을 테이블 위에 두었다. 「그런 거라니, 그렇게 간단한 거냐?」 미츠오가 다시 말한다. 「그치만 관계없잖아, 우리들하고는」 츠지는 어깨를 으쓱했다. 「좋을 대로 하지? 두사람 뿐이면 제대로 데이터가 모이지 않으니까 먼저 하지 도 못할 테고.」 「그러고보면 그런가아……」 진지하게 끄덕거리고 있다. 「그런 문제가 아니라고.」 어지간히 질린듯한 코우모토가 엄한 말투로 말했다. 「특별히 미카게와 나나네들은 사귀는 게 아니고, 먼저 하니 뭐니 하는 말을 가 볍게 입에 담는 것도 좋지 않아. 노조미, 예전부터 너는 말버릇이 가끔 퇴폐적이 라구.」 「취향 문제야」 「아-니,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있어.」 그러자, 나나네가 슬쩍 웃으며, 「별로 신경 안쓰는데?」 하고 말한다. 그리고 나를 향해 윙크를 했다. 「그치, 카스미군?」 「……」 나는 어지간히 지쳐 있어서 대답하지 않는다. 「내가 신경쓴다고.」 코우모토는 잘라 말했다. 「아-아, 또오 코우지한테 미움받아 버렸다.」 츠지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며 천장에 눈을 둔다. 어쩐지 아까 내가 취하고 있 던 자세같아서 의미도 없이 그녀에게 공감을 느낀다. 우리들 여섯, 같은 학교나 이웃인 것은 아니다. 코우모토와 츠지 두사람만은 같 은 초등학교를 다닌 적이 있는 옛날부터 아는 사이라고 하지만, 그밖에는 모두 서로에게 전혀 관계없는 인생을 걸어 왔는데, 지금 이렇게 사람 눈을 피해 모여 있다. 가끔 그것이 엄청나게 신기해지기도 하지만, 또 이것이 당연한 인간 관계이고 다른 것은 모두 엉터리 거짓인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니까,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게 말이야―」 코우모토가 다시 말하려고 했다. 그 때, ―콰당. 하고 큰 소리와 함께 문이 난폭하게 열리고 마지막 한 사람이 들어 왔다. 모두 함께 돌아보고, 그 내방자를 쳐다본다. 텐지키 유우(天色優). 여자같은 이름이지만 나처럼 남자다. 다만 가끔 여자애로 착각될 정도로 귀여운 생김새이다. 심하게 여위어서 엄청나게 가느다란 실루엣을 하고 있다. 「아, 안녕 다들. 에-그게, 내가 마지막인가.」 언제나처럼 어딘가 머뭇머뭇하는 말투로 유우는 미소지으며 인사했다. 큰 소리 를 낸 것은 유우의 오른팔이 매달려 있어서 부자유했기 때문이다. 손목 부근에 붕대가 매여 있다. 「오늘은 "거기" 야?」 츠지가 묻자, 「아, 아니 이건 관계 없어. 좀 넘어져 버려서. 이번엔―」 「그 전에 문을 닫자.」 코우모토가 일어서서 유우 뒤의 문을 손으로 밀어 닫았다. 「미, 미안 코우모토군」 「일일히 사과하지 말아―친구잖아.」 코우모토는 당연하다, 는 듯한 말투로 말한다. 이런 점이 리더인 것이다. 그리고 미츠오가 팡 하고 손을 쳤다. 기합을 넣을 때의 그의 버릇으로, 우리들의 신호로도 되어 있다. 「그럼 시작할까―어이 미카게, 몇시간 받았어?」 「세 시간」 「좀 더 받을까?」 「하루 종일 하지 않을래? 나, 다 같이 있는거 좋은데.」 나나네가 말했다. 「뭐어, 모자라면 연장하면 되잖아.」 츠지는 냉정하게 말하면서 스케치북을 폈다. 여자가 두명이지만 타입이 완전히 다르다. 「그렇군―」 코우모토가 끄덕거리고 노래방 기계의 스위치를 넣었다. 적당한 번호를 엉터리 로 누르자 곡이 흐르기 시작한다. 그렇지만 코우모토는 노래하지 않는다. 누구도 노래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은 그냥 속임수이다. 볼륨을 낮게 하여, 문 밖에서는 조용히 노래 부르고 있는 것과 구별되지 않을 정도의 소리로로 한다. 옆이 시끄럽기 때문에 거기에 묻혀 노래부르지 않고 있다 는 사실은 밖에서는 알 수 없다. 「자, 그러면 텐지키, 보여 줘.」 말을 듣고 유우는 고개를 끄덕이고, 옷을 벗었다. 가냘픈 유우가 하면 묘하게 요 염해서 뭔가 스트립같기도 하지만, 남자들은 그렇게 말하면 자신이 변태같으니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여자들은 전혀 관심이 없다는 얼굴이다. 부끄러워하지도 않 는다. 꺄아- 라든가 해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아니면 유우를 남자라고 생 각하고 있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자신들도 포함한 우리들 전원이 인간이 아니다, 라든가. 「봐, 이거야.」 유우는 왼쪽 옆구리를 보였다. 깨끗한 흰 살 위에 지렁이 모양으로 부르튼 것 처럼 힘줄이 솟아 있어, 그것이 "東" 이라는 글자가 되어 있다. 이것이 텐지키 유우의 "재능" 인 것이다. 우리들은 이것을 <聖痕>(스티그마) 라 고 부르고 있다. 「―무슨 의미일까.」 「동쪽에 뭔가가 있다는 걸까. 무슨 일이 일어난다든지. 동쪽에서 온다든가 ……」 「東이라는 이름의 녀석에 대한 걸지도.」 말하면서 츠지는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은 스케치북 종이를 지긋이 노려보았 다. 손에 연필을 들고, 스-윽 하고 종이에 심을 가까이 댄다. 「東, 東이라고……」 그녀의 손가락이 움직이며 스케치북에 무언가 그림이 그려져 간다. 「<자동사생>(오토매틱) 이 "시작된" 건가?」 코우모토가 물었다. 그러나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안되네. 이건 머리로 그리고 있어.」 하고 말하면서 그녀는 눈 앞의, 배를 걷어올린 유우의 모습을 스케치하고 있는 것이었다. 손은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 그녀가 그리자, 그것은 대단히 숭고한, 천 사같은 그림이 되어 간다. 「그, 그만해요! 이런 것을―」 유우가 어쩔 줄 몰라 한다. 그러나 츠지는 「섹시해서 좋잖아. 예뻐, 정말로.」 하고 가볍게 말했다. 유우가 움직여서, 이제 포즈를 잡고 있지 않은데도 그림 쪽 은 점점 완성되어 간다. 「그런데, 너는 그림과 성격이 전혀 일치하지 않는구나.」 미츠오가 그림을 훔쳐보면서 천천히 말했다. 「본인은 쌀쌀한데, 그림은 굉장히 상냥해 보이니 말야―」 「너의 <베이비 토크> 도 시작되어 있어? "상냥한 그림" 이라느니 그 얼굴로 말해?」 츠지는 역시 냉정한, 놀리는 말투로 말한다. 「어, 얼굴은 상관없잖아.」 미츠오의 투박한 얼굴이 확 붉어진다. 「저기 카스미군, <인투 아이즈> 로 내 눈에 뭔가 보이지 않아?」 하고 나나네가 나의 얼굴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나는 아무리 해도 사람의 얼굴 을 쳐다보고 하는 것에 약해서, 조금 고생하며 그녀의 눈을 들여다본다. ……응시하거나 응시당하거나 하는 것에 약한 이 나에게, 하필이면 그 행위가 필요불가결한 "재능"이 있다는 것은 부당한 이야기이다. 「……」 나는 나나네를 노려본다. 그 눈 속을 탐색하듯이 뚫어지게 바라본다. 나나네는 생글생글 웃고 있다. 옆에서 본다면 이상한 광경일 것이다. 남자는 노 려보고, 여자는 웃고 있고, 그 주변에 있는 일행은 이 눈싸움 중인 2인조를 진지 한 얼굴로 관찰하고 있다. 나는 집중한다. 나나네의 눈 속에, 노려보는 내가 비치고 있다. 2년정도 전에 나는 여자 애와 사귀고 있었던 적이 있다. 결국 채였지만, 그 애는 항상 내 얼굴에 대해서, "미카게 군은, 얼굴은 상냥해 보이는데, 가끔 굉장히 엄 숙한 표정이 돼. 조금 무서워……" 라고 말했었다. 그 얼굴이 비치고 있다. 별로 좋아서 그런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나도 나의 얼굴을 그다지 좋 아하지 않는다. 「……」 내가 계속 바라보고 있자, 나나네가, 「여자애 생각하고 있지?」 하고 갑자기 말했다. 「……안해.」 나는 무뚝뚝하게 말한다. 「어이어이, 진지하게 하라고.」 코우모토가 끼어들어 말했다. 「하고 있어―아니, 기다려.」 반론하려던 차에, 내가 보고 있던 것에 변화가 일어났다. 나나네의 눈 속에 비치 고 있던 나의 얼굴이 사라지고, 대신에 다른 사람의 얼굴이 떠오른다. 「―여자 아이다. 꼬마다. 9살이나 10살쯤일까나. 턱이 뾰족한 편이고, 조금 외국 인 같은 느낌에, 프랑스 인형같이 눈이 서글서글한―」 나는 그 영상을 입으로 내어 설명한다. 샥샥 하고 그것을 츠지가 그것을 그림으 로 그리는 소리가 노래방 배경 속에서 들린다. 「―머리카락이 길어. 어깨 뒤 정도까지 된다. 금색 헤어밴드를 하고 있어. 머리 카락엔 빗질이 잘 되어 있어, 소중히 다루는 것 같아. 하얀 깃에 붉고 검은 체크 무늬 옷을 입고 있어. 고상한 느낌이고, 값이 비쌀 것 같다. ―아. 사라졌다.」 다시, 나나네의 눈 속에는 나의 모습이 돌아와 있다. 이 능력의 효과시간은 많아도 10초쯤인 것이다. 「미카게군, 비슷해?」 츠지가 나에게 소녀의 그림을 보여 준다.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변함없이 꼭 닮 았다. 이녀석은 경찰에서 일해도 훌륭히 해 나갈 수 있으리라. 그녀가 그림으로 그려 주지 않으면, 내가 아무리 영상을 보아도 형태가 되지 않으니까 도움이 되 지 않는다. 「아주 귀여운 아이인데―모르는 얼굴이네에」 나나네가 츠지의 그림을 보면서 고개를 갸웃한다. 「그렇다는 건―이제부터 알게 된다는 건가.」 그렇다― 그녀가 이제부터 만날 인간, 그것이 나에게는 보이는 것이다. 이것을 우리들은 <인투 아이즈> 라고 부르고 있다. 예지능력 이라고 말할만한 거겠지. 그러나 나 자신은 내가 만날 인간의 얼굴 따 위 보이지 않고, 가끔 쳐다보고 있는 사람의 눈 속에서 나의 얼굴이 변형한다, 정 도로만 생각했었다. 다들 기분 나빠할 거라고 생각해서 계속 입다물고 있었다. 이, 지금 모여 있는 다른 5인과 마찬가지로―이녀석들과 만날 때 까지는. ……처음 시작은 6개월 전의 일이다. 그 즈음, 나는 학교를 그만두었기 때문에 매일 하는 일도 없이 빈둥대고 있었다. 그만둔 이유는 대단한 게 아니다. 당시 내 친구가 학교에서 약을 하고 나이프를 휘두르며 날뛴 일이 있었는데, 주변사람이라곤 먼 친척밖에 없었던 그녀석을 산 속의 치료시설인지에 데려다 주기 위해 1주일간 학교를 쉬었더니, 돌아와 보자 퇴학이 되어 있었다. 나도 동류라고 판단당한 듯 하다. 아니, 동류라고 하는 건 맞다. 나는 약은 하지 않았지만, 그녀석과 사이가 좋았 던 것은 확실하니까 말이다. 그래서 나는 이제 죄다 바보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선선히 퇴학처분을 받아들였다. 부모에게는 대학 시험을 치겠다고 말하고는 있다. 그러나 실제로 그에 관한 공 부라든지 그런 것은 전혀 하고 있지 않았다. 그것은 2월 중순쯤의 일이었다. 뭔가 알맞은 아르바이트라도 없을까나 하고 생 각하면서 역 앞을 돌아다니고 있다 보니, 중학 시절의 친구와 딱 마주쳤다. 「여어, 타케다(竹田)」 나는 그녀석, 타케다 케이지(竹田啓司)에게 말을 건네었다. 타케다는 움칫, 한 얼굴로 내 쪽을 향했다. 그렇지만 나를 보고는 곧 안심한 표정이 되었다. 「뭐, 뭐야. 미카게 아냐? 오랜만이구나.」 「누구하고 만나기로 했냐?」 「그, 그래.」 「일 때문이냐? 아니면 여자냐?」 케이지는 중학교 때부터 계속 어딘가의 디자인사무소인가에서 준 스탭으로서 일 하고 있다. 성실한 녀석으로, 굳이 말하지면 완고한 쪽이라서 여자 운운 한 것은 내가 놀리느라 했던 말이었다. 그러나 케이지는 씁스름한 표정으로 「……여자 쪽이다.」 하고 말했다. 나는 휘파람을 불었다. 「헤에? 너도 그런 것에 눈떴다는 거냐? 좋은 일이잖아.」 「오늘 처음으로 만나는 거야.」 「이거이거, 발렌타인에 쵸코라도 받은 건가. 신발장에 편지와 같이 들어 있었 나?」 내가 반은 농담으로 말하자, 케이지는 놀라서, 「어떻게 알았어?」 「고전이지, 그건」 나는 쓴웃음지었다. 고전적인 스타일은 케이지답다. 「어떤 여자애야?」 「이름은 미야시타 토오카(宮下藤花)라고 하나 봐. 하지만, 들어 본 적이 없단 말이야…….」 「흠?」 나는 조금 호기심에 휩쓸려, 케이지의 눈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눈에 비친 나의 얼굴이 변형해서 소녀의 얼굴이 된다. 그 순진해 보이는 눈으로 케이지를 조금 불안하게, 기대를 담아 올려보고 있다. 꽤 귀엽다. (……좋은 애 같네.) 케이지에게 어울린다, 고 생각했다. 「사귀어 버려. 분명 잘 될거야.」 나는 단정하듯 말했다. 「아니……」 케이지는 곤란한 표정이 되었다. ……부끄러워 하고 있는 게 아니다. 「어떻게 할까 망설이고 있어.」 「뭘?」 「저기―미카게, 학교 그만두면. 어떻게 돼?」 갑자기 물었다. 「별로 어떻게도 되지 않아.」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나같은건, 다녀도 그만둬도 그냥저냥 살아가는 것에 관해서는 같으니까 말 야.」 「나, 학교 그만둘까 생각하고 있거든.」 케이지는 갑자기 그런 말을 했다. 그렇지만 별로 의외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나와 마음이 맞는 녀석은 대개 그런 생각을 하는 녀석이기 때문이다. 「너 현립인 신요가쿠엔(深陽學園)이었지? 보통과에.」 「내년엔 벌써 삼학년이고, 학교라고 해도 클래스의 모두들 수험생이고 말야. 다 녀도 할 거 없잖나, 하고 생각하고 있어.」 「흐-음. 뭐어, 네 진로면 확실히 관계없을지도 모르겠군」 「그렇지만 그런 말 하면, 분명 미야시타라는 애도 어이없어 하지 않을까 싶어 서.」 케이지는 진지하게 말한다. 진지한 녀석인 것이다. 「그렇게 간단히 반한 사람이 아닐 거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중얼거렸다. 아까의 영상의 소녀는 진지한 눈을 하고 있었다. 「그럴까?」 케이지는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다. 「그런데, 만나기로 한 건 언제냐.」 케이지는 시계를 보았다. 「에-그러니까……15분쯤 남았나.」 먼저 와 있는 건가, 과연 케이지다. 미야시타인지 하는 소녀와 사귀게 되면, 분 명 이녀석은 데이트를 할 때 나와서 기다리곤 하게 되겠지, 하고 생각했다. 「그럼 슬슬 나는 사라질게. 잘 해 봐.」 나는 케이지의 어깨를 팡, 하고 두드렸다. 그리고나서 떠나려고 하자, 「―저기, 미카게!」 하고 케이지가 말을 걸었다. 「응?」 「미네기시(峰岸)―죽었다더라.」 「아아. 장례식도 제대로 못했다. 연락이 늦어서」 「그러냐……」 「가장 중요할 때에, 나는 언제나 엇갈리는 거지……」 내가 조금 얼굴을 찌푸리자, 케이지는 당황한 말투로, 「아니― 난 말야, 너를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응, 훌륭하다고 생각해. 퇴학하게 되면서까지 친구를 도우려고―나로서는 분명 흉내내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 러니까 말야……」 하며, 필사적으로 위로하려고 해 주었다. 「고맙군. 그래도 의미는 그다지 없었지만.」 나는 쓴웃음짓고는, 한숨을 쉬며, 「너, 미야시타라는 애를 위해서만이라도 학교 계속 다니면?」 하고 말했다. 「어?」 「그녀와 함께한 학교생활의 추억 같은 걸 만들어 두어도 손해는 없을 거라고. 응.」 그럼 또 보자, 하면서 나는 바로 등을 돌려 케이지와 헤어졌다. 조금 걷자, 도로 저쪽에서 제복차림의 소녀가 혼자 종종걸음으로 달려왔다. 학교 에서 귀가하는 도중인 것인지, 커다란 스폴딩 스포츠백을 가지고 있다. ―아까 영상에서 본 아이, 미야시타 토오카다. 나는 까닭없이 우스워져서, 입술 끝에 희미한 웃음을 띄우고, 첫 데이트에 이제 부터 고백할 소녀를 위해 길을 비켜 주었다. 그러다 뒤에 있던 여자에게 몸이 부딪혔다. 「뭐에요?」 그녀석은 내게 덤비듯 말했다. 키가 큰 여자였다. 둥근 선글래스같은 것을 걸치 고 있다. 「미안하군.」 나는 그래도 비키지 않는다. 그 앞을 긴장한 얼굴에 홍조를 띄고 있는 미야시타 토오카가 지나갔다. 그 때야 겨우 나는 한걸음 비켜서 그 여자에게로 돌아섰다. 「실례했어.」 하고 여자에게 고개를 숙였다. 「무슨 일이야? 방금 여자애가 뭔가?」 여자는 선글래스를 벗었다. 의외로 젊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니, 나는 전혀 모르지만, 내가 아는 녀석하고 이제부터 알게 될 거야.」 나는 장난삼아 진짜 이유를 말했다. 그러자 그녀는 놀란 얼굴이 되었다. 「―무슨 뜻이야?」 왠지 진지한 얼굴을 하고 있어서, 나는 귀찮아져서, 「아니, 당신을 꼬시고 있는 건데.」 라고, 곧장 「바보 아냐!」 하는 말을 하며 그녀가 가 버릴 것을 기대하며 그런 말을 해 보았다. 그러나 그녀는, 「흐-음……?」 하고 말하며 눈썹을 모았다. 그리고 갑자기, 킁킁, 하고 코를 움직이며 냄새를 맡았다. 「당신―뭔가 발랐어? 코롱이라든가.」 「아아니?」 「그럼―조심하는 쪽이 좋을거야. 피 냄새가 나, 이제부터.」 「어?」 움찔, 했다. 그녀는 나와 "같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것이 <인투·아이즈> 인 나와 <아로마> 인 나나네 교코의 첫 만남이었다. 이 때는, 나중에 팀을 짜게 될 거라고는 서로간에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 예지 라고 해도 그런 일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때부터 우리들은 여섯이 되어, 팀이라고 할까, 함께 뭉쳐 이런 저런 것을 예지해 보자, 하고 모이게 된 것이다. 다들 능력이 엉거주춤해서, 여섯 개의 능력을 더해서 어떻겐가 하나의 사실을 추리하는 것이다. 예지해서 어떻게 하는 건가 하면, 확실히 결정되어 있지 않다. 다만 코우모토 정 도는, 말하자면 남을 돕는다든지 하는 진지한 방향의 일을 생각하고 있는 듯 하 다. 한번은 갑자기 산기(産氣) 대문에 임산부가 도로에 확 쓰러지는 일을 예지해 서, 쓰러지는 그 장소에 잠복하고 있었던 일도 있었다. 그러나 그런 일은 드물고, 대개는 버젓이 쓸 수 없는 능력을 마음껏 써 보자 하 는 이유로 모이고 있는 것이다. 그래, 마치 여기 노래방이 다른 장소에서는 큰 소리로 노래부를 수 없는 것을 발산하기 위한 장소인 것과 마찬가지로― 「……그런데, 이 그림의 꼬마는 뭘까.」 노래방 기계의 반주만이 어렴풋이 울리고 있는 가운데, 우리들은 긴 회합을 계 속하고 있다. 「부잣집 아이같은데.」 「어딘지 건방져 보이는 녀석이네, 어이.」 「부잣집 아이면, 또 돈에 얽힌 일일까나?」 나나네가 팔짱을 끼고서, 우-웅, 하고 소리낸다. 「이제, 돈은 당분간 필요없는데에.」 그리고 그녀는 발끝의 스포츠백을 들어올려 테이블 위에 놓고, 그 쟈크를 열었 다. 안에 가득 차 있는 것은 일견 종이조각 뭉치로 보이지만, 그 한 장 한 장을 잘 보면 그 표면에 세밀한 모양이 들어가 있다. 일만엔 지폐이다. 다발은 아니고, 전부 흩어져 있다. 전부 해서 일천만 이상은 있다― 「난폭하네. 들고 걸어다니고 있는거냐.」 미츠오가 웃으면서 말했다. 「그치만, 집에 놔 둘 수도 없잖아. 부모님에게 들키면 무슨 소리 들을지 모르 고.」 「나는 역의 코인락커에 넣었다구.」 「아-, 과연. 그런 방법이 있었나. 이제부터 그렇게 해야지.」 「헤헹, 머리 좋지?」 「경솔한 점으로는, 거기서 거기다.」 코우모토가 쿡 하고 웃었다. 「그럼 너는 어때? 코우모토군.」 「나는 혼자 사니까, 집의 벽장 천정 뒤에다.」 「괜찮네에, 그거. 카스미군은?」 「……아니, 책상 서랍에.」 「부모님에게 들키지 않아?」 「찾을만한 부모가 아니라서.」 나는 조용하게 말했다. 그 이전에 집에 없다. 모친에게는 다른 가정이 있고, 부 친은 애인의 맨션에서 숙박하고 있다. 나나네는 「흐-응」 하고 소리내고는, 갑자기 나의 코 끝에 휘익 하고 손가락을 찌르듯 내밀었다. 「이-것봐, 또-오 얼굴이 어두워!」 「뭐, 뭐야 하나하나.」 「그러니까 말이야― 이 여섯명이서, 이제 이럭저럭 반년쯤 같이 다니고 있는데, 너는 저-언혀 생글생글 웃지 않는걸.」 「네가 너무 잘 웃는거야.」 하고 말하자, 미츠오 쪽이 폭소했다. 「하하하! 확실히 그래!」 「뭐야, 너한테 듣고싶지 않다구」 나나네는 입을 내밀고 미츠오를 쏘아보았다. 미츠오는 상관않고 계속 웃는다. 그러자 그 때, 돌연, 「―무슨 일이야?」 하고 츠지가 큰 목소리로 말했다. 모두가 그녀 쪽을 보자, 그녀는 유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모두도 유우에게 시선 을 옮긴다. 「아……」 유우는, 지금 츠지가 그린 내가 예지한 소녀의 그림을 손에 들고 있었다. 허둥지 둥하는 모습으로 츠지에게 되물었다. 「뭐, 뭐가?」 「텐지키군 지금, 그 그림을 진지한 얼굴로 보고 있었잖아.」 츠지는 작은 손을 앞으로 내어 그림을 가리켰다. 「본 적이라도 있는걸까, 하고 생각해서.」 「아, 아니……별로 그런 게 아니고 말이야. 그저― 예쁜 아이구나, 해서.」 「로리콘이였냐, 텐지키는」 미츠오가 가볍게 말했다. 「어디, 잠깐 나에게도 보여줘.」 옆에서 코우모토가 손을 내밀어 그림을 받아들었다. 지긋이 미간에 주름을 그리며 바라본다. 「흠―」 수초간 그렇게 하고 있었다고 생각하자, 그는 갑자기 눈의 초점을 잃었다. 덜컹, 하고 머리를 위로 올려, 조금씩 떨기 시작한다. 「시작했다.」 「쉿」 미츠오를 나나네가 말렸다. 코우모토의 입이 둥글게 오므라들 듯이 열린다. 거기에서, 뷰오오 하고 바람 같 은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코우모토 코우지의 "재능"인 <위스퍼링>의 개시다. 「뷰오오, 슈고오오오……」 언제 들어도 신기한 소리다. 성대로 발하고 있다고는 믿겨지지 않는다. 「고오오오오오……에를, 만야……」 무언가 말했다. 우리들은 숨을 죽이고 그 말을 분명히 들으려고 한다. 그 목소리는, 코우모토의 목소리가 아니다. 전혀 다른 인간의 목소리다. 이것 역시 나의 <인투·아이즈> 의 영상처럼, 미래의 목소리이다. 얼마 뒤에 어 딘가의 누군가가 발하게 될 말인 것이다. 「……계를, 세계를……만약 세계를 손에 넣고 싶다면……」 소녀의 목소리였다. 굉장히 아름다운, 코러스 같은 소프라노다. 「그것이 가능해……나를 죽이면, 간단히……」 (……?!) 우리들은 눈을 맞댔다. 죽인다? 세계? 무슨 말이야?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코우모토의 몸이, 덜컹, 하고 또 늘어지자, 제정신으로 돌 아왔다. 「―읏차」 초점이 되돌아온 눈으로 우리들을 둘러본다. 「"발현했던" 건가? 뭐라고 말했어?」 코우모토는 스스로는 자신이 무엇을 말했는지 모른다. 그래서 우리에게 물었다. 「……」 「……」 ……그러나 우리들은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모르고, 멍청히 있을 뿐이었다. 제 목:[부기팝 인 더 미러] 판도라 2 관련자료:없음 [1826] 보낸이:정지훈 (yangmal ) 2001-09-03 23:17 조회:146 2 數宮三都雄(카즈미야 미츠오) Baby Talk 카즈미야 미츠오는 여섯명 중에서 유일하게 보통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사립 인, 대학까지 에스컬레이터식인 학교이다. 특이 이렇다 할 문제도 없고, 성적도 보통. 양친도 보통 맞벌이인 중류가정. 그는 깊이 생각하지 않는 성격이다. 어릴 적부터 미래의 일을 왠지 모르게 알게 된다는 자신의 "재능"에 대해서도, 파고 들어가 생각해본 일이 없었다. 그저 친척인 숙부님이 "죽는다"는 것을 알게 되어 그것을 입에 올렸다가 심하게 야단맞고는, 그 이래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것은 그만두었다. 숙부님은 어차피 병을 앓고 있었기 때문에 주변 사람은 그가 예지했 다는 사실에는 눈치채지 못했다. 그의 <베이비 토크>는 어쩌면 여섯명 중에서는 가장 완전한 미래의 비젼을 볼 수 있는 능력일지도 모르지만, 그의 깊히 생각하지 않는 성격 탓으로 그 예지한 것은 언제나 매우 애매하다. 「뭔가 삐걱삐걱한 것 같아」 라느니 「둥실둥실 갈 것 같아」 라느니, 스스로도 이미지가 무엇을 나타내는 것인가 석연치 못해 하는 일이 많다. 예컨대, 원래 반년 전, 그들 6인의 팀이 모이게 된 계기라는 것이, 그의 이 능력 과 그리고 부주의에 의한 것이었다― * 「……어라?」 역 앞의 길가에 있는 오픈카페에서 미츠오가 좋아하는 후르츠파르페 등을 먹고 있을 때, 한 쌍의 커플이 옆 자리에 앉았다. 키가 큰 여자와, 그녀보다 아주 조금 더 큰 남자였다. 그 나름대로 어울리는 두 사람, 이라는 느낌이다. 알고 있는 얼굴이었기 때문에, 누군지는 확실히 생각나지 않았지만 어쨌든 미츠 오는, 「여어, 거기 두 분.」 하고 말을 걸었다. 두 사람은 그를 향해 돌아보았다. 의아해하는 얼굴을 하고 있다. 「누구야, 너.」 남자 쪽이 말했다. 상냥할 것 같은 얼굴인데, 눈빛이 엄청나게 엄한 느낌이었다. 「아니, 이봐, 생각 안나냐, 이봐, 여섯명이서……」 미츠오는 깊게 생각지도 않고 지껄였다. 「무슨 얘기야?」 여자도 물었다. 「우리들, 지금 여기서 처음 만난건데?」 「에? 그럴 리가 없잖아, 그러니까 우리들 여섯 명이서―」 말하고 나서, 미츠오는 겨우 눈치챘다. 여섯명이라니, 무슨 소리야? 스스로도 어디에서 그런 말이 나온 건지 알 수 없다. 이런―이건 미래의 일이다! 가끔 저질러 버리는 거다. 예지한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과거와 미래를 착각 하는 것이다. 「―뭐라고?」 남자 쪽이 눈썹을 모았다. 「지금 뭐라고 말했어, 너?」 「미래, 라고 말했지……」 여자도 미츠오를 뚫어지게 보고 있다. 「카스미군……너하고 같은 "냄새"가 나, 이 사람. 가까운 시일 내에 같은 상황 에 처할 거야.」 「……게다가, 눈 속에 확실히 나와 너와, 그 밖에도 3명의 얼굴이 비치고 있어. 사이좋게 늘어서 있어.」 두 사람은 가는 목소리로,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을 했다. 미츠오는 눈을 꿈벅거리고 있다. 그렇지만, 그 치고는 드물게도 사태를 순식간에 깨달았다. 「그, 그럼― 너희들도?」 얼굴을 팟, 하고 빛내며, 그는 두사람에게 물었다. 두 사람― 미카게 카스미와 나나네 쿄오코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것 같아.」 「으응, 아마도.」 능력을 설명하자, 나나네 쿄오코는, 「뭐야 그거? 스스로도 잘 몰라? 그러면 아기가 가바부바부 말하는 것 같은 거 네.」 하고 웃었다. 그때부터 미츠오의 "재능" 은 <베이비 토크> 라는 이름이 되었다. * 「뜨겁고 차가워.」 "세계를 손에 넣는다" 운운 하는 소녀상을 보고, 미츠오는 중얼거렸다. 노래방에 모인 후로 이미 예약한 3시간은 벌써 지나 있어, 두 번째로 연장을 넣 은 참이다. 테이블 위에는 모두가 가져온 스낵과 버거, 프라이드 포테토를 먹은 찌꺼기, 그리고 빈 페트병 등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점내에는 음식물을 가지고 들어오는 것이 금지되어 있으니, 들키면 벌금을 지불하고 쫓겨나게 되리라. 「……변함없이 요령이 없네.」 코우모토가 쿡 하고 웃음소리를 냈다. 「응―그렇지만, 그렇게밖에 말할 수 없어. 확, 하고 갑자기 극히 뜨거워졌다고 생각하면, 사-악 하고 차가워진다……」 「뭐가? 화재에라도 휩쓸린거야?」 하고 나나네가 물어도, 미츠오는 고개를 젓는다. 「그런 느낌이 아냐……확실하긴 해도, 전체가 애매하달까」 「수수께끼라구, 그거면.」 카스미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리고, 무심코 아까부터 말없이 있는 텐지키 유우 쪽을 향한다. 눈이 마주친다. 눈썹을 찌푸리고, 그리고 말한다. 「―어이 유우. 움직이지 마.」 「에……」 「네 눈에, 이상한 것이 비치고 있어.」 삭, 하고 곧장 츠지 노조미가 스케치북을 손에 쥔다. 「시작해.」 「……남자인지 여자인지 잘 모르겠어. 어딘가에서 본 것 같은 느낌도 드는데, 생각나지 않아. 흰 얼굴에, 눈 밑에 그늘이 있고, 검은 루즈를 발랐어. 코트일까, 목 주위를, 턱까지 완전히 검은 옷깃으로 둘러싸여 있어. 그리고, 뭔가 통 같은 엄청 큰 모자를 눈 깊숙히 눌러 쓰고……뭐랄까, 웃고 있는 것 같은데 웃고 있지 않다고 할까……비웃고 있다고 할까, 왼쪽 눈을 가늘게 뜨고 입술 오른쪽 끝을 올리고 있어. 눈 모양은―」 설명이 계속되는 중, 텐지키 유우의 표정이 굳어져 간다. 「……뭐라고?」 하고 작은 목소리로 소곤거린다. 「―사라졌다.」 「잠깐 미카게군, 정말이야? 장난치는거 아냐?」 노조미는 그리는 것을 마치고, 의심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뭐야? 무슨 뜻이야.」 「그치만, 이거―부기팝이라구?」 「부기팝?」 「뭐야 그게?」 미츠오와 코우모토도 되물었다. 「모를까나, 그러고보면 소문은 여자애들 사이에서만 돌았었지……쿄오코는 알 아?」 「에?」 말을 걸자, 나나네는 움찔, 하는 얼굴이 되었다. 「아, 아니……」 「이 근처의 여자애는, 모두 그 소문을 들은 적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저, 저기―나 친구 없어서 말야」 「텐지키군은?」 「어?」 「왠지, 방금 놀랐잖아.」 「으, 응― 들은 적 있어. 여자애한테」 「인기있는 녀석은 다르네.」 미츠오는 웃었다. 그리고 노조미는 모두에게 부기팝에 대해 설명했다. 검은 망토를 입고, 검은 모자를 쓰고 있다는 것. 암살자―사신이라는 것. 그 인간이 가장 아름다울 때에, 한순간에 고통 없이 죽여 버린다고들 하는 것. 정체불명이고, 신출귀몰하다는 것. ―등등, 이야기에 따라서는 터무니없는 말도 있었지만, 그런 것도 자세히 설명했 다. 「엄청난 미소년이라던가 말이지―뭐어, 흔히 있는 괴담이야기인거야, 결국.」 풀이한 해석을 들으면서, 모두들 사이에서 스케치가 이동한다. 「그녀석의 차림을 하고 있다는 거냐? 텐지키가 이제부터 만날 놈이.」 코우모토는 진지하게 보고 있지만, 다른 일행은 반쯤 웃고 있다. 「코스프레하는 놈인가.」 「아니, 혹시 정말로 있을지도 모른다구. 거리를 배회하는 암흑에 깃들인 사신 이」 「잠깐, 그만해! 나 그런 것에 약하다구.」 「헤에, 의외.」 「무슨 뜻이야?」 「……」 모두가 와아와아 이야기하고 있는 가운데, 텐지키 유우 본인만이 말이 없다. 떨어진 자리에 앉아서, 손가락을 깍지끼고 내려다보고 있다. 「……부기팝인가……」 하고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어이, 왜그래 텐지키. 기운 없네.」 미츠오가 다가와서 그의 옆에 앉았다. 「응, 아니……그렇지도 않아.」 「신경쓰이는거야? 부기팝인지 뭔지가.」 「……」 「우리들의 예지의 곤란한 점은, 그게 언제가 될지, 모를 때는 전혀 모른다는 점 이지. 내일일지, 2주일 후일지, 아니면 반년 이상도 나중 일일지― 그 여자애와 부기팝이라는건 함께인 일이라고 생각해?」 「……모르겠는데」 「아아, 정말이지 알 수 없는 것 뿐이다.」 미츠오는 응 응, 하고 끄덕였다. 「네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지만―나도 부기팝의 이야기에는, 조금 싫은 기 분이 됐어.」 「응?」 얼굴을 올린 유우에게, 미츠오는 또 끄덕인다. 「근거 없는 소문 얘기에 조금 기분나쁜 괴인 이야기냐, 하고 생각해 보니 왠지, 그렇게 말하면 우리들과 같잖아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야.」 「……」 「그렇지? 우리들이 하고 있는 일도, 전혀 모르는 녀석이 보면 엄청 이상한 일 이고, 부기팝 소문과 큰 차이 없을 거라구, 분명히.」 「들어넘길 수 없군. 우리들은 살인자같은게 아니잖아.」 코우모토가 발끈 한 얼굴로 끼어들어 왔다. 「그런 의미가 아니라. 비상식적이랄까, 보통에서는 벗어나 있다고 할까.」 미츠오는 웃으면서 말했다. 「그거야 그렇다.」 카스미가 동의했다. 「확실히 벗어나 있지. 그것은 코우모토도 인정하겠지.」 「―그렇네, 그래도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있지 않은가」 어디까지나 그는 진지하다. 「코우지는 또, 그것 밖에.」 포테토칩을 집고 잇던 노조미가 작게 코를 흥 하고 울렸다. 「조금은 카즈미야군의 적당주의를 본받으면 좋을텐데」 그러자 미츠오는 큰 소리로 웃었다. 「본받으라구, 어이!」 「이것봐아, 노조미.」 코우모토는 한숨을 쉬었다. 「말 잘했어.」 하고 나나네도 동의한다. 「카스미군도, 미츠오군을 본받아서 어두운 얼굴을 고쳐.」 「관계 없잖아!」 「와하하. 너희들 전부 내 제자가 돼라!」 미츠오가 장난치며 양손을 벌렸다. 코우모토는 고개를 숙이고, 우- 하는 소리를 냈지만, 곧 얼굴을 들고, 「―뭐어 됐어. 확실히 우리는 벗어난 자들이야. 비정상이다. 그래도 미츠오의 말처럼, 그런 것을 너무 신경쓰지 않는 쪽이 좋아, 텐지키.」 하고 말하고 텐지키 쪽을 보았다. 그리고 당사자인 텐지키 유우는, 방금 있었던 모두의 실랑이에 쿡쿡 웃고 있었 다. 「으, 응. 고마워. 다들 상냥하네.」 곰곰히 말했다. 그 표정에 거짓은 없었다. * ……동시각, 지구의 이면에서 한 척의 배가 항구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얼핏 보기엔 극히 보통인 어선이지만, 그 선상에 있는 사람들은 어부라기에는 햇빛에 탄 색이 희미하고, 눈 모양이 지나치게 예리하다. 게다가 그 나라의 인간 도 아닌 것 같은 것이다. 「……통화기구(統和機構)에게 발견당했다고? 틀림없는거냐!」 「후속 부대로부터의 연락이 완전히 끊겼다……오지의 "시설" 에도 연락이 닿지 않아. 완전히 회선이 끊어진 것 같다. 아마도 전멸이겠지.」 「어떻게 이런 일이……!」 일본어가 아닌 언어로, 그들은 초조하게 대화하고 있다. 「어떻게 할까, 이대로 여기에 있으면 금새 발견된다구. 아니, 이미 이 장소는 알려져 있다고 생각하는 쪽이 좋아―」 「제길, 겨우 성공례가 완성되었는데―통화기구놈들……!」 남자들은 선내를 달리듯이 이동하며, 깊숙히 있는 선실로 다가갔다. 문을 난폭하게 연다. 그 좁고, 감옥 같은 실내에는 한 명의 소녀가 앉아 있었다. 「……」 인형같은 얼굴을 한, 매우 예쁜 여자아이였다. 연령은 10세나 그 근처이리라. 「……」 그녀는 긴 흑발을 빗으로 단정하게 빗고 있던 참이었다. 놀라지도 않고, 말없이 살벌한 태도의 사내들을 마주보았다. 「―어떻게 하지? 이것을 놓고 가면, 어쩌면 통화기구도 우리들 쪽을 쫓지 않을 지도 몰라.」 「바보같은 소리! 대체 이것 하나를 안정시키기 위해 어느 정도의 희생을 치뤘 다고 생각하는거냐! 어떻게 해서라도 원래 "살 사람" 이 있는 곳에 데려간다!」 「그렇지만―」 남자들은 소녀가 거기에 없는 것처럼, 혹은 소녀가 물건인 것처럼 무시하며 계 속 지껄인다. 「……」 소녀도 입을 다문 채로, 남자들을 노려보듯이 올려보며 응시할 뿐이다. 「어쨌든, 이제 이 배는 틀렸어. 완전히 드러나 있다구. 세계 어디에 가도 발견 된다. 버릴 수 밖에 없어.」 검은 안대를 걸친 애꾸눈인 남자가 모두를 둘러보며 조용한 말투로 말했다. 이 애꾸눈이 리더격인 것 같다. 「그렇군―어쨌든 이동하자.」 남자들 중 한 사람이 소녀의 손을 난폭하게 잡았다. 「어이 "키토"! 빨리 와라!」 「……」 소녀는 저항은 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종순하지도 않은 태도로 남자들에게 끌려 갔다. 그렇지만 복도로 나갔을 때, 키토라고 불린 소녀는 갑자기 남자의 손을 뿌리치 고, 다시 선실로 뛰어들었다. 「무, 무슨 작정이냐!」 당황해서 남자가 돌아오자, 키토는 선실 침대 위에 놓여 있던 금색 헤어밴드를 소중하게 잡고 있던 참이었다. 「……잊은 물건이야.」 작게 중얼거린다. 그 목소리는 어딘지 힘을 느끼게 했다.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어도 무섭지 않다, 라고라도 말하려는 듯이. * ……결국, 미츠오와 카스미들 여섯은 8시간도 노래방에 박혀 있었지만, 실로 어 떤 구체적인 미래상은 전혀 잡지 못하고, 이번 탐구는 포기하기로 했다. 「뭐어, 할 수 없잖아.」 「이런 일도 있는 거지.」 각자 흩어진 쓰레기를 주워서, 코우모토가 지참하고 있던 봉지에 모아 가방에 밀어 넣는다. 가게에 먹고 마신 게 들키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복도로 나가자, 다른 방에 있었던 듯한 커플과 마주쳤다. 고교생쯤인 젊은 놈들 이었다. 「잠깐 아키코(秋子), 뭐하고 있어?」 그들은 아직 방 안에 일행이 있는 듯, 복도에서 꾸물거리고 있다. 「어이 사오토메(早乙女), 먼저 간다?」 「아아, 좀 기다려―괜찮아?」 하는 등 말하고 있다. 미츠오들은 그 옆을 지나가며, 실내의 너무 불러 댄 듯 녹초가 된 소녀와 그녀 를 돌보고 있는 소년을 슬쩍 보았지만, 별로 아무 것도 아닌 광경이어서 그대로 빠져나갔다. 밖은 이미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다. 6인은 「그럼」 하고 산산히 흩어져 간다. 서로의 주소 등은 모르는 쪽이 좋을 거라고 코우모토가 제안했었기 때문에, 모 두는 각자의 행선지는 모른다. 그러나 그 날은 우연히 미츠오와 카스미가 같은 방향이 되었다. 「―어쩐지 말이야.」 미츠오가 쓴웃음지으면서 카스미에게 말을 걸었다. 「아아? 뭐가.」 「별로 비밀로 하지 않아도 괜찮지 않나, 하고 생각하지 않냐?」 「어떨까, 폭로당할지도, 하고 생각하지 않아도 되니까 마음이 편하잖아.」 카스미는 쿨하게 말했다. 미츠오는 욱 해서 「밝혀지면 곤란한 것은 그놈도 마찬가지잖아.」 하고 되받았지만, 카스미는 태연하게, 「아니, 어쩌면 우리들 중에, 능력이 있는 척을 하고 있을 뿐인 녀석이 섞여 있 을지도 모르지.」 하고 속삭이듯이 말했다. 「어?」 미츠오는 움칫 해서 멈춰 버렸다. 카스미는 멈추지 않는다. 미츠오는 당황해서 뒤를 쫓았다. 「무, 무슨 뜻이야?」 「많이 있잖아, 그런 드라마가……정부의 비밀기관이나 뭔가가 초능력자를 비밀 리에 감시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말이야.」 카스미는 담담히 말했다. 그런 것은 미츠오의 단순한 머리로는 생각한 적도 없 었기 때문에 그는 대단히 놀랐다. 「저, 정말로?」 「농담이라구」 카스미는 어깨를 들썩였다. 「뭐, 뭐야! 깜짝 놀랐네.」 미츠오는 식은 땀을 닦았다. 「그래도 뭐어, 그게 진짜라면 제일 수상한건 너라구, 미츠오. 능력이 너무 애매 하잖냐. 연기 같아.」 「그, 그만해.」 「뭐, 우리들같은 반쪽짜리 "재능" 이면 감시같은거 당해봤자겠지만.」 카스미는 자조 섞인 웃음을 띄웠다. 「……반쪽짜리라」 「너는 아직 성장같은걸 할지도. 그렇지만 내 <인투·아이즈> 는, 이걸로 굳어 져 버렸다는 느낌은 있어.」 미츠오는 잠깐 고개를 숙였지만, 이윽고 얼굴을 올려 카스미에게 물었다. 「―저기 미카게, 신경 쓰이는거 없냐.」 「뭘」 「우리들은 말이야……어쩌면 혹시, 당치않게 중요한 거라도, 뻔히 보면서 놓쳐 버리고 있는 건 아닌가, 하고.」 「아아……뭐어. 오늘도 뭔가, 그런 느낌은 있었지.」 「코우모토는 아니지만 말야, 우리들이 눈치채고 있었다면, 어떻겐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우리들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 「답지 않구만. 뭐냐, 뭔가 "예감"이라도 있는거냐?」 미츠오는 잠깐 말을 않고 있었지만, 이윽고 고개를 저었다. 「―모르겠어, 그걸」 「"뜨겁고 차가운" 거냐?」 「아니―에-그러니까 "통화기구" 라고 하면 뭔가 알겠냐?」 「뭐야 그건.」 「왠지, 그런 말이 갑자기.」 「어떤 글자를 쓰는거야?」 「알면 고생 안해.」 카스미는 투덜대는 조인 미츠오를 지긋이 바라보았지만, 이윽고 훗, 하고 웃었 다. 「너, 나하고 같이 있으면 어두운 말을 하는구나. 모두와 같이 있을 때는 밝은 데.」 「그런가?」 「맞춰 주는 거냐.」 「그럴 작정은 아닌데……」 「아니, 너는 본질적으로 "좋은 사람" 인 거야, 아마도.」 「그, 그런가?」 미츠오는 단순한 칭찬말이라고 생각해서, 계면쩍은 얼굴이 되었다. 그러자 카스미가 웃음을 터뜨렸다. 미츠오는 어리둥절 해 졌다. 「뭐가 웃겨?」 그렇지만 카스미는 웃을 뿐, 대답해 주지 않는다. 「……뭐냐.」 미츠오는 잠깐 발끈 했지만, 결국 자신도 「헤헷」 하고 웃었다. 「그럼, 이쯤에서 헤어지자.」 하고 카스미는 미츠오를 향해 손을 올렸다. 「그, 그래.」 미츠오는 우물거리며 끄덕인다. 그리고 결심한 듯 물었다. 「저기……미카게」 「응?」 「너, 정말로 나나네하고 사귀는거냐.」 「―아니야」 카스미는 얼굴을 찌푸렸다. 「그, 그럼― 너, 여자친구가 생긴다고 하면, 그 애한테 "재능"에 대해 가르쳐줄 거야?」 미츠오는 조금 서두르는 느낌으로 말했다. 카스미는 눈썹을 일순 올렸지만, 거의 즉시, 「아니.」 하고 답했다. 「……그렇지.」 미츠오는 아래를 향해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고개를 들자, 이미 카스미는 저 쪽 방향을 걷고 있었다. 그 뒷모습을 보면서 (나 뿐인걸까……쓸쓸하다든가 생각하는 건) 하고 미츠오는 마음 속에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확실히, 다른 다섯사람이 그런 말을 듣는다면 「뭘 이제와서!」 하고 어이없어 할 것이 눈에 보일 듯 뻔하지만, 미츠오의 단순한 감성은 그런 것까지 알아차리 지 못하는 것이었다.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 그것이 결국 이 카즈미야 미츠오의 운명을 결정짓게 된다. 제 목:[부기팝 인 더 미러] 판도라 3 관련자료:없음 [1827] 보낸이:정지훈 (yangmal ) 2001-09-05 21:44 조회:131 3 七音恭子(나나네 교코) Aroma 미래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재능 <아로마> 의 사용자인 나나네 교오코는, 다 른 다섯 사람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 그녀는 모두에게는 어딘가의 학교에 다니고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현재 그녀는 어느 학교에도 가지 않는다. 연령을 「20세 미만」 이라는 애매한 표현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사실은 카스미 들보다도 연하이다. 키가 크기 때문에 다들 깨닫지 못하는 것 뿐이다. 그리고 제일 큰 거짓말은, 그녀는 자신은 극히 보통 중류가정의 딸로 이 근처에 살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그것이 전부 가짜라는 것이다. * ……나는 가끔, 미츠오군의 사람좋은 얼굴을 보고 있자면 이유도 없이 화가 나 는 일이 있다. 아니, 별로 그가 싫다든지 하는 그런 것은 아니다. 이 사람이 나오는 것이 조금 만 더 늦었더라면 말이지, 하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처음으로 만난 것은 나와 카스미군이다. 뭐어, 코우모토군과 노조미쨩은 전 부터 콤비였다고 하지만, 그래도 여섯명의 팀으로서는 우리들이 발단이다. 가끔 생각하는 것이다……. 만일, 그대로 둘이서만 있었다면, 나는 카스미군과 조금 더―조금이라도 더, 좀 더 친해질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하고. 나는 그를 좋아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내가 아무리 그런 투의 말을 해 보아도 장난치고 있다고밖에 생각 하지 않아서, 결국 언제나 언제나 나는 웃으며 속여 넘길 수 밖에 없다. 물론 나 자신이 그렇게 진심으로 마음을 전하려고는 생각치 않는 탓도 있지만. 본 마음을 전하지 않은 채 「좋아해요」 라고는 역시 말할 수 없다. 우리들 6인의 연락은 포켓벨로 하고 있다. 등록상 주인은 전부 코우모토 코우지 군이다. 요금도 그가 내고 있다. 지금와서는 우리들 모두가 부자이지만, 만났을 당시는 모두 그저 그런 애들 정 도의 돈밖에 없었기 때문에, 코우모토군은 퍽 씀씀이가 좋았다―고 할까, 모두와 의 관계를 맺는 방법에 대해 머리를 쓴 것이다. 사실 나와 카스미군, 그리고 미츠오군이 노조미쨩과 코우모토군을 찾아내는 것 은 실로 간단했다. 셋이 만났던 것이 토요일이었기 때문에, 그대로 역앞에서 "카스미군이 보았다고 하는 남은 세사람" 이라도 지나가지 않을까나-, 하고 생각하며 카페테리아에서 멍-하게 사람들의 흐름을 지켜보고 있자니, 정말로 때마침 지나간 것이다. 「아, 저 사람이다……!」 하고 카스미군이 가리켜서 우리들도 그쪽을 보았다. 길 건너편을 커플이라고 하기보다는 남매같은 느낌인 두 사람이 걷고 있었다. 「응, 맞다.」 하고 미츠오군도 끄덕였다. 이, 미츠오군의 능력이 어떤 것이며 어떤 감각인 것 인가 나로서는 아무래도 이해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무심코, 「정말일까? 신용하기 어렵네에」 하고 말해 버렸다. 그러자 그는 열받아서, 「진짜라니까! 왠지 모르게 그런 거지만, 틀림없어!」 하고 엄청나게 큰 목소리로 외쳐 버렸던 것이다. 「왓, 목소리가 커…!」 하고 카스미군이 조심시킨 때에는 늦었다. 주변 사람들의 눈이 빤히 우리들을 향하고 있었다. 「아, 아하하.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예.」 나는 접대용 미소를 띠우며 주변에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모두들 쿡쿡 웃으면서 원래대로 돌아갔다. 나는 뺨을 뜨거워하며 불평했 다. 「아-, 창피해. 정말, 미츠오군도 참」 「아, 아니―별로 그럴 작정은」 그도 얼굴을 새빨갛게 하고 있었다. 「……」 카스미군만이 말이 없다. 응, 하고 나도 그가 보고 있던 쪽을 본다. 그러자 아까의 2인조만이 이쪽 방향을 계속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여어」 하고 카스미군이 그들에게 손을 올렸다. 그러자 남자 쪽이 여자의 얼굴을 보았다. 그녀는 그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두사람은 우리들 쪽으로 다가왔다. 나는, 알고 있었지만, 역시 두사람으로부터 카스미군들과 같은 "냄새"가 나자, 앗 하고 놀라게 되었다. 「너희들은 우리들을 알고 있는 거로군.」 남자―코우모토 코우지군은 입을 열자마자 그렇게 말했다. 「―그쪽도 알고 있는 것 같은 말투로군.」 카스미군이 대답하자, 여자―츠지 노조미쨩이 미츠오군을 보고, 「당신의 목소리를 알고 있었어. 게다가, 지금의 대화도 말이야.」 하고 말했다. ……무슨 소린가 하면, 요컨대 코우모토군이 <위스퍼링>으로 아까 미츠오군의 큰 목소리를 감지했던 것이다, 라는 말이었던 것 같다. 그것을 파트너인 노조미쨩 이 듣고 기억하고 있었다 는 말이다. 나중에 자세히 설명을 들었다. 그러나 그 때는, 나는 어이없을 뿐이었다. 「……어째서, 왜 이렇게 갑자기 모이게 된 거지? 지금까지 전혀 만나지 못했는 데.」 하고 목소리를 높이자 카스미군이 쿨하게, 「각각이 예지해 가면 딱 마주치는 것도 예지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그게 겹 쳐져도 이상하지 않다―는 건가?」 하고 말했다. 「그럴지도 모르겠군. 너는 침착하구나」 코우모토군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그 후에 보고 생각하는 것인데, 우리들의 최대의 문제점은 세상에 맞지 않 는 능력을 가지고 있던 것도, 기세를 타고 분에 맞지 않는 짓을 지나치게 한 것 도 아니었다. 여섯은 참으로 간단히 만나 버렸고, 그 모두가 너무나도 간단히 친해져 버렸 다―모든 것이 너무나도 간단히 손에 들어와 버렸다……단지 그 뿐이었던 게 아 닐까. 그 1억 2천만엔의 돈만 해도 그렇다. 아니, 돈 자체는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그 금액의 많음조차도 우리들 중에는 문제로 삼는 자가 아무도 없었고, 매우 간단히 나누어 가지고도 태연해 했다―역시 그것은 너무 안이했던 것이다. * ―접근하는 기척을 감지하고, 어둠 속에서 "그"는 대기상태에서 깨어났다. 동면기능은 그의 파괴병기로써의 능력의 일부였다. 장기간에 이르는 지구전, 혹 은 암살을 위한 잠복이 요구될 상황에서라도 그 능력 덕택에 그는 몇 년 동안 아 무 보급도 없이 살 수 있는 것이다. 「……」 그는 눈을 떴다. 「―뭔가가 "덫" 에 걸렸나.」 입 속에서만 중얼거린다. 밖으로 소리를 흘리지 않는 혼잣말은, 긴 시간동안 고 독했던 그의 습성이 되어 있었다. 단독행동뿐인 그에게는 말할 상대가 없었기 때 문이다. 그는 소리도 없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기는 정글도 아닐뿐더러 전장도 아니다. 극히 보통인 도시의 흔히 있는 빌딩 중의 하나이다. 별로 건설에 돈을 많이 쓴 것도 아닌, 하이테크경비시스템이나 그 런 것은 전혀 없는 저가형 빌딩인 것이다. 보통은 폐쇄되어 있는, 지상 10층쯤 되는 길이에 나선상인 비상계단의, 그 정점. 그곳에 그는 덫을 치고 기다리고 있었다. 미끼는 1억 2천만엔이라는 큰 돈이다. 그러나 그런 것이 놓여 있다는 것은 보통의 인간이 알 리도 없다. 보통이 아닌 인간밖에 올 수가 없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그를 만들어낸 시스템 <통화기구> 가 감시대상으로 삼고 있는 자 들인 것이었다. 알 리가 없는 것을 알고, 있을 법하지 않은 일을 하는―그런 자들을. 그 자들은 MPLS라고 불리우고 있지만, 그 자신은 그 이름의 유래를 모른다. (―왔나) 어둠 속에 등이 켜졌다. 아래에서 조명 스위치를 넣은 것이다. 그는 비상계단과 본관부분을 잇는 통로의 굽은 모퉁이의 정말로 조금밖에 없는 그림자에 깨끗이 몸을 감추고, 계단에서는 전혀 모습을 확인할 수 없도록 했다. 발소리가 울려 온다. (남자가 셋, 여자가 둘인가―전원, 젊다. 아직 10대 중반에서 후반쯤인가……) 반향음의 미묘한 뉘앙스로 그는 올라 오는 자들의 신장과 체중, 그리고 질병 같 은 것에 걸려 있는지 어떤지까지도 추측할 수 있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응, 이거다! 이 빙글빙글하는 감각이 틀림없어.」 「이 곰팡이 핀 먼지 같은 냄새도 느낀 대로네.」 「그러면 정말로 있다는거냐……그, 보물인가 뭔가가. 어이 코우모토」 「나는 스스로 나 자신의 능력은 듣지 못해. 너희가 확인했잖아.」 「그렇긴 하지만…….」 「―그건 그렇고, 길구나」 「노조미는 기다리고 있는게 어때.」 「괜찮아. 걱정 안해도 돼.」 …하는 등, 전혀 제3자에게는 이해되지 않을 말을 서로 이야기하고 있다. (……"능력" 이라고 말했지) 그는 마음 속에서 끄덕인다. 아무래도 이 자들은 어떤 형태로 자신들의 행동을 예측해서 자신들이 여기에 온 다는 것을 전부터 알고 있던 듯 하다. "오기" 때문에 그것을 예측해서 "온 것"인가, "간다" 고 느꼈기 때문에 "온 것" 인가―예지인가, 자신들의 형편에 맞도록 미래를 만들고 있는 것인가, 그것은 패 러독스이고, 아마도 해명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문제는 그것이 아니다. 문제는 이 자들을 그가 어떻게 하는가, 하는 것이었다. 위험도가 높은 경우 이는 즉시 "배제"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다고 해도 "포획" 할 필요가 있다. 죽일 것인가, 잡을 것인가― 「……」 그는 소리없이 기다렸고, 다섯은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그의 곁을 지나쳐 버렸다. 그리고 정상의 작은 플로어에 놓여 있던 가방을 찾아낸 듯, 「―우히-!」 하는 등 기세 좋은 환성이 들려 왔다. 「어이어이, 정말로 있었어……뭐지 이거, 얼마나 있는거야?」 「그런데, 보물인 건 틀림없지만……뭔가 엄청 낭만 없는 물건이군. 그냥 그대로 잖아.」 「아, 카스미군―지금 그게」 「아」 「호오, 지금 말을 나는 예지했던 건가」 「이상한 느낌이군, 자신의 말을 전에 들었었다는 건.」 「내 흐릿흐릿한 느낌을 조금은 알겠냐?」 「미츠오군의 경우는 그냥 멍텅함이잖아」 「그런 투로 말하는거 아니라구」 ……왁자지껄 떠들고 있다. 그렇지만, 그가 생각한 만큼 그자들은 돈이라는 그 자체에는 반응하지 않는다. 그것보다 자신들의 행동 그 자체를 즐기고 있는 듯 하다. 「그렇지만 뭘까 이거. 옛날 어디에는 돈이 남는다고 하면서 대나무숲에 버린 사람이 있다지만……」 「어떻게 생각해도, 감춰 두었다는 느낌이 아니지?」 「갈 곳이 없어진 정치헌금같은 걸까나……」 「뭔가 겉도 속도 없네.」 ……그는 조용히 움직여서, 5인에게 다가간다. 그들은 이야기에 열중해서 계단 아래 쪽 따위 보고 있지 않다. (문제는 수다……5명이라는 건 많아. 게다가 그들은 서로 결탁해 있는 듯 하다. 대단히 위험도가 높다고 보아야 해) 그는 냉정하게 결단을 내린다. 전원을, 적어도 행동불능인 상태에까지 타격을 가한다―죽이게 되어도 어쩔 수 없다. (좋아……!) 그는 적에 대비해, 아래쪽에서 한번에 5인이 있는 곳으로 도약하여 습격하려고 했다. ―그 때, 그들 가운데 한 사람, 키가 큰 여자가 갑자기 아래 쪽을 보았다. 밑에 있던 "그"와, 마침 눈이 맞았다. (―!) 그는 순간, 행동이 둔해졌다. 그리고 그 여자는, 한순간 의아한 얼굴이 되었다고 생각하자, 갑자기 믿기지 않 는 행동을 보였다. 「아-앗!」 하고 "그"를 가리키며, 그리곤 마음 속 깊숙히부터 기쁜 듯한 웃음을 만면에 띄 웠던 것이다. 「너, 알고 있어!」 「……에?」 그는 그 너무나도 친밀하고 따뜻한 반응에 당황하여, 눈이 점이 되어 버렸다. 남 에게서 웃음을 받은 경험은 그 때까지의 그의 인생에서는 한번도 없는 일이었다. * 내가 큰 소리를 지르자 다른 모두들도 그가 있는 쪽을 보았다. 「아, 진짜다. ……저녀석이다.」 그를 미츠오군의 눈 속에서 보았던 카스미군이 말했다. 우리들도 카스미군의 말 에 따라 노조미쨩이 스케치했던 그림으로 그 얼굴은 알고 있었다. 아름다운 얼굴 을 한 미소년이다. 「에, 에-그러니까……」 「너는, 우리들에 대해 알고 있나?」 코우모토군이 물었다. 「아, 아니 그, 나는……」 그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다. 「저, 저기, 당신들은, 왜 여기에……? 그 돈, 당신들의 것인가요?」 그러나 미츠오군이 크게 웃었다. 「아니, 우리들 여섯명의 것이지!」 「여섯명……?」 「너도 포함되어 있는 거야, 숫자 안에는.」 노조미쨩이 생글 웃으며 말했다. 보통 때는 정색하고 있으니, 그녀가 웃으면 그 거야말로 대단히 귀엽다. 「……」 그는 눈을 깜빡거리고 있다. 우리들은 계단을 내려가서 그의 앞에 섰다. 「갑자기 이상한 이야기지만, 너는 우리의 동료인거야.」 코우모토군이 말했다. 「도, 동료?」 「갈피를 못 잡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만. 너는, 다른 사람과는 조금 다른 게 있 겠지. 그걸로 여기에 온 게 아닌가?」 「에……」 「어이어이, 감출 거 없다구」 미츠오군이 상냥하게 말했다. 「우리들, 모두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야. 내 것에는 <베이비 토크> 라는, 별 로 멋있지 않는 이름이 붙어 있어.」 「내 것은 <위스퍼링>이다.」 「……」 그는 우리들을 둘러보고, 입을 금붕어처럼 뻐끔뻐끔 하고 여닫았다. 「아-……그, 그러면 당신들도, 그, 미래의 일이라고 할까, 그런 것을……?」 「그래」 카스미군이 끄덕인다. 「정말로?」 「정말이 아니라면, 우리들은 여기에 없었을거고, 너도 여기에 오지 않았겠지.」 어깨를 으쓱하며 말한다. 무뚝뚝한 말투는 카스미군답다. 「동료……인가요, 여러분은」 「너는?」 나는 기뻐서, 아직 웃고 있었다. 「너는, 동료가 되어 주지 않을거야?」 그러자 그는 놀란 얼굴이 되었다. 「나를……동료로?」 「싫어?」 「그, 그런 게 아니라…… 그게 나 같은거, 그……신용받지 못할 거고」 그는 고개를 숙이고 띄엄띄엄 말했다. 「……」 우리들은 얼굴을 마주보았다. 그리고 다같이 큰 소리로 웃음을 냈다. 「무, 무슨 일이죠?」 「아, 아니―너는 상당히 유머 센스가 있구나, 하고 생각해서.」 코우모토군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예?」 「신용할 수 없다, 인가. ―괜찮아. 어차피 우리들은, 원래 다들 서로를 신용하지 않아.」 「라고 할까, 사적인 건 비밀로 하고 있는 거야. 너도, 별로 우리들에게 아무것 도 안 가르쳐 주어도 괜찮은 거야.」 코우모토군과 노조미쨩이 그렇게 말하자, 그는 아연해했다. 「그래도 말야」 하고 나는 그에게 윙크했다. 「그래도 동료이고, 친구야. 응, 이것은 확실」 「뭐어」 「그래그래」 카스미군과 미츠오군도 싱글싱글 웃고 있다. 「동료이고, 친구……」 그는 왠지 근 십년만에 처음으로 밖으로 막 나온 수인(囚人)처럼, 갑자기 밝은 것을 본 것 같은 그런 얼굴을 하고 있었다. 「네 이름은? 나는 코우모토 코우지야.」 이어서 우리들은 모두 이름을 댔다. 「저, 저는……유우. 텐지키 유우… 유우라고 합니다.」 그는 왠지 엄청나게 부끄러운 듯이 말했다. 「귀여운 이름이네! 카스미군, 동료네.」 내가 말하자, 카스미군은 조금 싫은 얼굴을 했고, 텐지키군은 더욱 얼굴을 붉혔 다. * 이렇게 해서 우리들 6인은 모인 것이었다. 그때부터 여러 가지 일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라고 해도, 구체적인 일은 거 의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코우모토군의 취미같은 남을 돕는 일로, 이제 곧 아기를 낳을 여자를 돕기도 하 고, 화재사건의 통보를 "일어나기 5분 전"에 하기도 하고, 뭐어 그런 일은 어물어 물 했지만, 우리들에게는 역시 어딘지 놀고 있는 감각일 뿐이었다. 우리들은 주 3일은 만나고 있다. 결정되어 있는 게 아니라, 누군가가 뭔가를 예 지하면 포켓벨로 모두를 불러내는 것이다. 장소는 대개 노래방이었다. 「……그렇지만 아까운 기분도 드네」 언젠가 나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뭐가 말이야?」 하고 코우모토가 물어서 「그으게……전혀 노래하지 않는걸, 항상. 모처럼 노래방이고 한데.」 나는 가요곡의 반주가 걸릴 뿐인 방 안에서 양손을 펼쳤다. 「노래하고 싶은거냐? 나는 애초에 노래같은거 모르니까. 뭐어 부르고 싶다면, 별로」 「모두는?」 「나, 나는 빼 줘!」 미츠오군이 머리를 빙빙 저었다. 「노, 노래는 못한다구」 「음치, 라는 건가」 코우모토군이 쿡 하고 웃자, 미츠오군은 얼굴을 새빨갛게 해서, 「그, 그냥 못하는 것 뿐이야!」 하고 큰 소리를 냈다. 「……나도」 하고 노조미쨩도 말했다. 「헤?」 전혀 그렇게는 생각되지 않아서, 나는 조금 놀랐다. 「예쁜 목소리면서?」 「……응, 미안」 그렇게 말하며 언뜻 코우모토군 쪽을 보고는 한다. 왠지 그의 반응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도 코우모토군 자신은 그 때 미츠오군과 장난치느라 노조미쨩 쪽을 보고 있 지 않았다. (……그가 부르지 않는다고 말했으니까, 맞추고 있는걸까) 문득 그런 느낌이 든다. 「그럼, 카스미군과 텐지키군은……」 「저, 저는 별로 아무래도―」 하고 말하긴 해도, 텐지키군은 부끄러운 듯이 몸을 굳히고 조금 떨고 있다. …… 안되겠네 이건. 남 앞에서 노래부를 타입이 아니다. 「아, 알았어……억지로 하라고 하는게 아니야.」 나는 쓴웃음짓고 카스미군을 보았다. 「……」 그는 왠지 아까부터 전혀 말이 없다. 「저기―」 「없다고」 그는 불쑥 말했다. 「―뭐?」 「들어있는 게 없다고―아무데도. 보브·말리라든가 스틸·펄스라든가.」 그는 분한 듯이 말했다. 「……누구라고?」 코우모토군이 이상하다는 듯한 얼굴이 되었다. 우리들도다. 그런 이름은 아무도 들은 적이 없었다. 「외국인인가? 보브라는건」 하는 미츠오군의 질문을 무시하고, 카스미군은, 「재미없어, 정말」 하고 내뱉듯이 말했다. 그 목소리에는, 명확히 적의라고 할까, 그런 것이 있었다. 「……」 나는 조금 말을 잃어 버렸다. 「왜, 왜그래 미카게. 어떻게 된 거냐」 미츠오군이 묻는다. 그래도 카스미군은 대답하지 않고, 「어쨌든―나는 안할거다. 시시하다구.」 하고, 기분 나쁨을 확실히 드러내어 나를 쏘아보듯 하며 잘라 말했다. 나는― 「그런 말투는 경우가 아니잖아」 하고 코우모토가 끼어들었다. 「나나네로서는 즐겁게 하자는 생각으로 말한거라고.」 「그러니까 즐겁지 않다고 말하고 있는거야.」 「너 말이야―」 「괘, 괜찮아 별로! 미안해 모두들. 이상한 소리 해서」 험악해졌기 때문에 나는 당황해서 무마했다. 「노래부르면 좋겠는데―미안하군.」 코우모토군이 내 쪽으로 돌아서서 미안하다는 듯이 말했다. 「괘, 괜찮다니까! 일부러 그런」 「………」 카스미군은 말이 없다. 그 다음에, 언제나처럼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예지를 모두 함께 맞춰보기도 하 고, 주절주절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자니 시간은 앗 하는 사이에 흘러, 폐회 하게 되었다. 밖으로 나오자 언제나처럼 이미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다. 「그럼」 「잘가」 「또 보자」 ―하고, 모두는 각각의 귀가길로 들어선다. 「응. 그럼―」 하고 나는 그냥 서 있는 척을 하며, 모두가 떠나기를 기다렸다. 만약에 내가 돌아가는 길을 누군가가 보게 되면 여러 가지 귀찮은 일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왜냐하면 이 때의 나의 숙소가 그 노래방의 바로 근처였기 때문이다. 나는 요 몇 달동안 숙박하는 장소를 옮기고 있다. 그것은 위클리 맨션이었다가, 비즈니스호텔이었다가, 24시간 사우나였다가―나는 키가 있어서, 남자같은 차림으 로 선글라스같은 것을 하고 있으면 "업계인" 같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어디라 도 의심받지 않고 술술 묵는 게 가능한 것이다. 직업란에는 『프리 라이터』 같 은 것을 쓰고는 한다. 아마도 저 1억2천만엔을 습득해서 가장 도움이 된 것은 나일 것이다. 그 때에는 이미 집에서 도망칠 때 준비했었던 자금이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기 때문이 다. 그대로였다면 노숙이라도 할 수밖에 없었으리라. 이 때는 역 앞의 싸구려 호텔이었다. 뭐뭐 하는 그런 호텔이 아니지만, 거의 그 런 것에밖에 안 쓰이잖아, 하고 말할 법한 곳이다. 돈 문제가 아니라, 내력을 몰 라도 간단히 묵게 해 주기 때문이다. (―그런 데에 드나드는 것을 보이게 되면, 좀 뭐하고 말야) 나는 잠시 그 곳에 서 있었으나, 마침내는 터벅터벅 걷기 시작했다. 밤 거리에는 낮의 잔재라고도 할 법한 탁한 냄새가 있다. 그것이 나에게 달라붙 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어쩐지 밥을 먹을 기분은 들지 않았다. 방금 모임에서는 과자를 집어먹은 정도 였지만 식욕이 전혀 솟지 않았다. 「아-아…….」 스스로도 잘 알 수 없는, 엉망진창 우울한 기분이었다. 「나란 애는, 구제불능이야…….」 그런 말을 혼자 중얼거리곤 하고 있었다. 호텔은 걸어서 2분도 걸리지 않는 장소였다. 그리고 내가 그 앞에 도착한, 바로 그 때였다. 「―어이 나나네」 하고 등 뒤에서 말을 걸어 왔다. ―카스미군의 목소리였다. (………?!) 깜짝 놀라서 몸이 경직되었다. 보, 본 건가……호텔에 들어가려고 하는 것을? 이런 호텔에 여고생같은 게 들어 가는 이유라고 하는 것은, 세간적으로 하나밖 에 생각할 수 없겠지. 어떻게 하나, 어떻게 변명하나. 뭐라고 말하면 좋지? 「……….」 내가 망연히 꼼짝 않고 서 있자, 뒤에서 카스미군이 다가오는 발소리가 났다. 「그, 저기 말이야…….」 「왜, 왜애?」 나는, 팟, 하고 마치 용수철 달린 장난감처럼 그가 있는 쪽을 향했다. 두근두근두근, 하고 심장이 울리고 있었다. 「아니…….」 그는 말하기 어려운 듯 입을 다물었다. 『어째서 네가 이런 곳에 있는거야?』 하고 지금이라도 질문할 것 같았다. 『아, 아니야! 그런 게 아니야!』하고 나도 말해 버릴 것 같아진다. 그러나 목에 뭔가가 걸린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아……」 내가 희미한 목소리로 말하려고 하는 참에, 카스미군은, 「아니―미안하다고」 하고 말했다. 나는 멍, 하게 되었다. 「―뭐?」 「아까는 미안했어―왠지, 성질내 버려서」 카스미군은 내게서 눈을 돌려서, 옆을 향하면서 말했다. 「아, 아-……괘, 괜찮아 그런거.」 나는 아직 동요가 가라앉지 않아 있었다. 「그, 그래서, 일부러 사과하러 와 준거야?」 「……왠지, 낙심한 것처럼 보였으니까.」 「괜찮아. 그런 거 아니야, 응.」 카스미군은, 별로 내가 어디에 가려고 했는가, 하는 것에는 전혀 눈치채지 못한 듯 해서 안심했다. 「이, 이런 곳에선 뭐하니까, 차라도 마시지 않을래?」 나는 어쨌든 여기에서 떠나려고 그런 말을 꺼내 보았다. 「이런……?」 카스미군은, 이제야 겨우 거기가 수상쩍은 호텔 앞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런 곳에서 남녀가 대화하고 있으면 그것은 하나의 의미밖에 없다. 「……! 그, 그럴까」 당황해서 그도 끄덕인다. 그래서 우리들은 함께 찻집으로 갔다. 「……그런데 카스미군, 정말로 사과할 거 없어. 내가 시시한 소리 해서 그런거 니까.」 나는 커피를 들이마시면서 말했다. 커피는 싸구려다. 그래도 나는 일류 원두를 쓴 본격적인 것보다, 2류 브랜드 물건의 향기 쪽이 왠지 진정된다. 「아니, 그건 그냥 분풀이였어. 상관 없는데 너에게 화 내 버린거야.」 카스미군은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상관없다니……동료잖아, 우리들」 내가 조금 쓸쓸해 져서 그런 말을 하자, 카스미군은 고개를 저었다. 「상관없다는건, 그런 게 아니라―예전 일이라서.」 「예전?」 나는 굉장히 흥미가 일었다. 「그래. 예전 친구녀석이 말야―아니, 남자야, 물론―그녀석이 노래방같은거, 굉 장히 좋아하는 놈이라. 자주 철야로 노래하러 다니곤 하는 데에 끌려다녀서」 「아아, 그래서 싫증났다든가」 하고 나는 가벼운 기분으로 말해 버렸다. 그러나 카스미군은 또 고개를 저었다. 「그런게 아니야―그녀석, 죽어버렸어.」 불쑥 말했기 때문에, 일순 의미가 파악되지 않았다. 「에……」 「그녀석, 나 이외에 친구 같은거 전혀 없어서 말이지. 불러낼 놈이 달리 없어 서, 그래서 왠지 언제나 달라붙는 그런 느낌이었지만, 그래도 잘 생각해보면, 달 라붙고 있던 건 나도 마찬가지같기도 하고.」 「……」 「노래방이라는건, 아무 장점도 없고 특별히 할 것이 없는 그녀석의 유일한 위 로같은 느낌이라. 기쁜 듯이 노래했었는데……서툴렀지. 그리고 잘 부르게 되지도 못한 채로, 아는 사람도 아무도 없는 곳에서, 퍽 하고 뻗어 버렸어.」 「……」 「그래서, 뭔가―뭐라고 하나, 어쨌든, 그―노래방은 싫어졌어. 그녀석은 그렇게 좋아했으니까, 노래해 주는 쪽이 공양같은 거로는 된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래도, 그래도 말야, 왠지―」 테이블 위에서, 그는 바쁘게 손가락 끝을 얽었다 풀었다 하고 있다. 「……」 나는 뭐라고 말해야 좋은지 모르고, 그를 쳐다보고 있다. 「―그러니까 상관없어. 너와 코우모토들에겐 말야. 정말 아무 상관 없는 일이 야. 그런 일에 저런 태도를 하고 해서, 역시―미안해.」 그는 얼굴을 올려, 나를 보았다. 그리고, 깜짝 놀란 얼굴이 되었다. 내가 울고 있었기 때문이다. 뚝뚝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왜, 왜그래?」 「카스미군……미안」 나는 흐느껴 울면서 말했다. 「미안, 정말로……나란 애는, 얼마나 무신경한 짓을……」 분하고 분해서 참을 수 없었다. 나는 미래의 냄새를 알 수 있지만, 그래도 중요한 것은 전혀 알지 못하는 것이 다 하는 생각에, 한심스럽고 한심스러워서, 끊임없이 끊임없이 눈물이 나와서 멈 추지 않았다. 「……미안, 미안, 미안해, 미안해―」 「그, 그만해! 왠지 내가 나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잖아……!」 카스미군은 안달하며 주위에 눈을 준다. 그렇지만 나는 어쩔 수가 없었다. 눈물과 함께 콧물이 나오기도 하고 해서 보기 흉한 것이 더할 나위 없었지만, 억누를 수가 없었다. 「어, 어이. 어쨌든 얼굴을 닦아.」 카스미군은 손수건을 내밀었다. 나는 받아 들었지만, 그대로 쥔 채로 멈춰 버린 다. 「에에이―할 수 없지.」 카스미군은 테이블 위에 세워져 있던 스탠드에서 종이 냅킨을 몇장이고 빼 내 어, 내 얼굴을 스윽스윽 문질렀다. 나는 그저 가만히 있어서, 마치 세 살 아이 같았지만, 그래도―이상하게도 조금 도 부끄럽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 ……만일 돈이 이어지지 않았다면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가출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서, 인지소송에 패한 지금에도 첩 근성이 빠지지 않은 모친과 그 애인에게 밥이라도 만들고 있었을까? 아니면 집에는 끝까지 돌아가지 않고, 물장사나 윤락이나, 그런 가게에서 일하고 있었을까. 아니면―이 생각이 더욱 더 끌리는 것인데― 어디선가 죽어 있을까. 그래도 지금 와서는 이미 모두 굉장히 현실미랄까 무게가 없는 인식이다. 어쨌든 여섯이 있을 때 이외엔 요 몇 달간 나는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한 일 따 위 한번도 없다. 솔직히 말해, 여섯이서 함께 한다는 것, 그 이외엔 이제 다른 일 같은건 아무래도 좋다는 기분이 되어 있다……. 다들 입으로는 『너희들 전혀 믿지 않는다니까.』 하고 말하지만, 그래도 그런 것을 가장 잘 말하는 카스미군이 제일 다정하기도 하다……. 「나, 아마 장수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 언제나처럼 회합장소인 노래방 안에서, 나는 그런 말을 했다. 「? 어째서」 미츠오군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어쩐지.」 하고 나는 대답했다. 「그, 그럴 리 없어요, 나나네상」 하고 텐지키군이 말했다. 「모두가 도우면 어떤 일이라도 뛰어 넘을 수 있을 거에요, 분명.」 그가 말하면 그 말은 굉장히 무게 있는 것으로 들린다. 「도와 줄거야? 텐지키군.」 나는 생글 웃으며 말했다. 「무, 물론!」 그는 매우 진지한 얼굴로 끄덕였다. 굉장히 기뻤지만, 그래도 나는 언제나처럼 또 장난치기 시작해 버린다. 「카스미군은? 지켜 줄거야?」 「의욕이 나질 않네-」 그는 쓴 벌레를 씹은 듯한 얼굴로 말했다. 「그보다, 내 쪽이 너보다 먼저 죽을 것 같고.」 「또 또오. 금방 그런 말을」 「네가 먼저 말했어.」 「미래가 없다는 점에 대해서는 질 리 없어.」 「마찬가지야.」 「아하, 그럴까?」 「한 동굴의 너구리잖아, 우리들은.」 「……잘 모르겠지만, 그, 너희들」 하고 미츠오군이 이상하다는 듯한 얼굴로 끼어들어 왔다. 「그런 말 하면서, 무섭지 않은거냐?」 「별로」 카스미군은 냉담하다. 「뭐어―사실은 사실이고.」 나는 깔깔거리며 웃었다. 미츠오군은 고개를 비틀고 있다. ……그렇지만 남더러 무서워 하지 않는다 하지 만, 미츠오군 본인이 가장 태평하다는 느낌도 드는 것이었다. 그 때, 노조미쨩이 모두의 쪽을 향해, 「쉿!」 하고 입에 손을 대었다. 그녀는 정신통일에 들어간 코우모토군을 보고 있었기 때문에 말없이 있었던 것이다. 「시작할 것 같아―조용히.」 우리들도 입을 다물고, 일이 되어 가는 것을 지켜본다. 코우모토군은, 자신의 "속삭임"을 녹음하는 것을 굳게 금지하고 있다. 이유는 뭐 어, 나중에 남는 물건으로 주변에 들킬 위험을 피하기 위해, 라는 것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노조미쨩이라는 파트너가, 그리고 지금은 우리들이라는 듣는 역할이 필 요한 것이다. 덜덜덜덜, 하고 그의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휴우오오, 하는 등의 형용할 수 없는 바람 같은 목소리가 그의 목에서 새어 나 온다. 「……인가……순도는 충분한 것인가……그긍……문제없어……백퍼센트의 물 건……그긍……어떤 거라도 이놈으로 한방이다……그긍」 ……목소리는 혼자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인간의 목소리뿐인 것도 아니다. 배 후의 소리도 함께 발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오랜만에 대단한 비다……갑자기 내리기 시작하는군……그 긍……그런데 양에 걸맞는 액수는 준비되어 있는건가……그긍……물론이다……그 긍……」 ―하고, 거기까지로, 코우모토군은 언제나처럼 팟 하고 전기가 통한 것처럼 경련 하더니,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래, 뭐라고 말했어?」 우리들에게 물었다. 「아-……」 나는 곤혹했다. 「뭔가 또 위험한 느낌이라구.」 미츠오군이, 하-, 하고 한숨을 쉬었다. 「아마, 마약의 거래나 그런 걸 거야.」 「뭐라고? 정말이냐」 「순도, 라고 말했었고, 아마 그럴거야.」 노조미쨩도 눈썹을 모으고 있다. 「게다가 꽤 대규모일 거라고 생각해. "양에 걸맞는 액수" 라니, 개인 레벨의 매 매라는 느낌이 아니고.」 「무슨 일이냐―큰 게 걸렸나.」 코우모토군도 과연 얼굴이 파랗다. 「어떤 환경인지, 알아낼 수 없을까. 경찰에 통보해야―」 「경찰 같은거 도움이 안돼!」 갑자기 카스미군이 노성을 질러서, 우리들은 깜짝 놀랐다. 「뭐, 뭐어?」 「그런 놈들, 태연하게 아랫 사람을 죽게 내버려둔다구! 통보해 봐도, 루트를 찾 기 위해서라느니 지껄이면서, 거래시켜서 추적한다든지 하는 잠꼬대 떠벌일 게 분명해!」 답지도 않게, 그는 얼굴을 새빨갛게 하 외치고 있었다. 「그런 일 하는 사이에 실제로 사게 된 놈들은 모두 엉망이 되어버리는 거야! 일각이라도 빨리 이쪽에서 어떻게 하지 않으면……!」 주먹을 꽉 쥐고, 부들부들부들 하고 전신이 작게 떨리고 있다. 엄청나게 노해 있다. 「……」 나는 그런 카스미군을 보는 것은 처음이어서, 어쩌면 좋을지 전혀 알지 못하고, 아연해 하고 있었다. 제 목:[부기팝 인 더 미러] 판도라 4 관련자료:없음 [1828] 보낸이:정지훈 (yangmal ) 2001-09-05 21:44 조회:137 4 天色優 Stigma 「……」 텐지키 유우는 물론 미카게 카스미가 흥분하는 이유를 알고 있다. 그는 동료들 의 내력은 이미 예전에 조사를 마쳐 두었다. 카스미는 이전에 친구를 마약 때문에 잃었다. 중독의 금단증상으로 난동을 부린 그 소년을 감싸 주면 동류로 인식당해 퇴학 당하게 된다는 것을 알고서도, 그래 도 도와주려 했던 친구를 말이다. 그에게 있어 마약이라고 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불구대천의 적인 것이다. 「어이, 진정해 미카게!」 코우모토 코우지가 그에게 고함질렀다. 「진정하게 생겼냐!」 카스미는 거꾸로 고함을 되질렀다. 「코우모토, 그녀석은 어디냐! 언제의 일이야!」 「알 리 없잖아! 나는 내가 뭘 말했는지도 모른다구!」 「누가 없는거냐?! 아는 녀석은! 젠장!」 카스미는 테이블을 내리쳤다. 「카, 카스미군……?」 나나네 쿄오코가 아연해져 있다. 카즈미야 미츠오와 츠지 노조미도다. ……그렇지만 텐지키 유우는 홀로 냉정 그 자체였다. 「―아마도, 어딘가 고층 건축 도중인 공사현장 가까이일거야.」 조용히 말하자, 카스미가 돌아보았다. 「……뭐라고?」 「그긍, 그긍―하는 소리가 나고 있었지? 그건 압축증기로 샤프트를 지면에 때 려 박는 소리야. 빌딩이나, 그런 것을 만들 때 밖에 쓰이지 않는 기계의 소리 다.」 「―과, 과연!」 「게다가,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라고도 말했었지……시각은 이걸로 특정(特定) 할 수 있을 것 같아. 오랜만에 라고 말했으니까, 가까운 시일 내에 가장 먼저 내 리는 날의, 그 직후다.」 유우는 담담히 말한다. 다들, 거의 없는 그의 웅변에 눈을 둥글게 떴고, 카스미만이 진지하게, 흠흠 하 고 끄덕이고 있다. 「지금까지의 예(例)로부터 말하면, 코우모토군의 능력이 아무 힌트도 없이 갑자 기 발현했을 때에는, 근린의 일로 곧 2주일 이내의 일 뿐이다. 다른 자의 예지를 기초로 하면 좀 더 여유가 있지만 이제까지의 예로는 9일이나 그보다 앞의 일이 었으니까, 이번에도 그 방향으로 추측하면 틀림 없을 거라고 생각해.」 「그, 그런가!」 「자, 잠깐―텐지키군」 노조미가 조심조심 끼어들어 왔다. 「너, 너……그런 것 어느 새 알고 있었어?」 「모두의 이야기를 계속 들었으니까.」 그는 미소지으며 말했다. 사실이었다. 그것을 위하여―"감시"하기 위하여 그는 6인의 안에 섞여들어 있는 것을 정당화 하고 있으니까다. 「그래도―」 「카스미군은 진심이야. 말려도 안돼. 그러니, 나는 도우려고 생각해.」 온화하게 말했다. 「텐지키―」 카스미는 눈을 빛냈다. 그렇지만 곧 고개를 저었다. 「아니―마음은 기쁘지만, 별로 끌어들일 생각은」 「부탁이다, 하게 해 줘.」 그는 머리를 숙였다. 「어이, 너희들―위험하다구. 알고 있겠지?」 코우모토가 말했다. 「물론이야. 그렇지 카스미군」 「그, 그래!」 「그러냐―그러면 할 수 없지.」 코우모토는 한숨을 쉬었다. 「나도 할게. 두사람뿐이면 마음이 안 놓여.」 「코우지!」 노조미가 큰 목소리를 냈지만, 그는 그것을 손을 내밀어 막았다. 「한다고 하면 이제 물러서지 않아. 철저하게 따라붙지.」 「―아-아. 정말, 너희들 모두 단순바보니까 말이야.」 미츠오가 질렸다, 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지만……단순이라는 거라면 나도 따르지 않으면 안되겠지. 언제나 그런 말 듣는 이상, 말야.」 헤헷, 하고 코 밑을 문질러 보인다. 「카즈미야군까지, 그런―」 노조미는 주저주저하고 있다. 거기에 나나네 쿄우코가, 「……같이 할게.」 하고 콕 말했다. 「에?」 전원이 돌아보자, 그녀는 어깨를 으쓱 했다. 「하천의 썩은 물 냄새가 나. 장소는 대강 알겠어.」 「나나네, 너……」 카스미는 눈을 둥글게 뜨고 있다. 「설마, 나를 따돌리려고 한다는 건 아니겠지, 응?」 나나네는 윙크했다. 「……」 「나, 나도!」 쿨한 노조미가, 답지도 않은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도 갈게! 따로 떼어 놓지는 말아 줘!」 「노조미―」 하고 코우모토가 끼어들었으나, 미츠오가, 「괜찮잖아, 같이 하자구.」 하고 웃으면서 중재했다. 「그렇지만―」 「여차 하면 텐지키가 지켜 준다잖아. 아까 그렇게 말했었지, 텐지키?」 농담 반으로 들었겠지만, 텐지키 유우는 미소지으며, 「그러지」 하고 끄덕였다. 그 날은 토요일이었기 때문에, 다음날인 일요일 아침부터 그 "장소"를 찾기로 하자고 하고 6인은 해산했다. 텐지키 유우가 밤의 거리를 혼자 걷고 있자 뒤에서 츠지 노조미가 쫓아 왔다. 「텐지키군!」 「―응? 아아, 츠지상. 무슨 일이에요.」 그는 발소리만으로 노조미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었으나 말을 걸어 올 때까지는 일부러 돌아보지 않았다. 둘은 나란히, 눈 앞을 통행인이 지나가는 역 앞 광장의 벤치에 앉았다. 노조미는 초조한 투로 말을 꺼낸다. 「저, 저기―너, 어느 정도 알고 있어? 모두에 대해서.」 「무슨 말이에요?」 「그게―아까, 코우지에 대해서, 여러 가지 알고 있었잖아」 「아아, 아니, 별로 그 정도로 잘 아는 건 아니에요. 코우모토군에 대해서도, 모 두도 대충 알고 있지 않을까나? 츠지상, 당신 만큼은 아니라도.」 「나는―」 「좋아하지요? 소꿉친구인 코우모토군을.」 그가 그렇게 말하자, 노조미는 「응」 하고 끄덕였다. 그렇지만, 「응……그래도, 그래도 말야」 하고 우물거린다. 「나는―」 「이런, 프라이버시는 말하지 않는다는 약속이에요.」 유우는 상냥하게 말했다. 그녀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고 있는 것인가, 그는 이미 알고 있다. <오토매틱>의 츠지 노조미가, 다른 동료에게 숨기고 있는 비밀을. 「……알고 있구나.」 노조미도 가냘프게 중얼거렸다. 「그래도, 그게 왜요? 우리들은 동료잖아요.」 「그렇게 생각해 주는 거야?」 「물론」 그는 미소지었다. 「이라고 할까, 제 쪽이야말로 츠지상에게 묻고 싶을 정도입니다. 저를 동료라 고, 친구라고 생각해 줄 것인지, 하고.」 「……상냥하네, 텐지키군. 아까도 미카게군에게 제일 먼저 찬성했고」 「상냥한 건 당신들이에요. 저는 그저 모두에게 맞추고 있을 뿐입니다.」 「고마워―」 노조미는 작게 끄덕였다. 「그래. 제 쪽에서도, 츠지상에게 비밀을 하나 털어 놓을게요.」 그는 갑자기 말했다. 「에?」 노조미는 눈을 둥글게 떴다. 「저는 말이죠, 츠지상, 실은……」 심각 그 자체, 라고 할 얼굴로 이야기를 꺼냈기 때문에, 노조미는 꿀꺽 하고 침 을 삼켰다. 「실은―인간이 아니에요.」 「……헤?」 「세계정복을 계획하는 거대비밀조직이 만들어낸 인조인간 이에요. 아무에게도 말하면 안돼요.」 매우 진지한 얼굴로 말한다. 진지함이 지나치다. 확실히 농담이었다. 그렇게밖에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풋, 하고 노조미는 웃어 버렸다. 그리고 쿡쿡 하고 웃음을 멈추지도 못하고, 등을 굽히면서, 어깨를 떨었다. 「……정말이에요,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아 주세요.」 유우는 과장된 말투로 엄중하게 말했다. 노조미는 웃고 있다. 웃으면서, 눈 끝에 눈물을 달고 있다. 「아, 알았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게.」 「은혜를 입습니다.」 유우는, 그제야 간신히, 생글 웃었다. 노조미도 미소로 답했다. 「정말로 고마워, 텐지키군.」 「아뇨 아뇨, 피차일반이에요.」 그리고 노조미가, 「그러고보니……」 하고 말했을 때, 갑자기 유우의 몸이 꿈틀, 하고 경련했다. 「―!」 고개를 들고, 주변을 돌아본다. 「무슨 일이야?」 하고 노조미가 물어도, 아무것도 대답하지 않는다. 이윽고, 「……츠지상은 전차에 탈 거지요?」 하고 거꾸로 물어 왔다. 「에, 응」 「그럼, 홈까지 배웅하지요.」 하고 말하고, 그녀의 손을 잡고 끌어당기듯이 하며 역으로 데려 가, 그녀의 행선 지도 묻지 않고 노선의 최종역까지의 표를 사서 떠넘기듯이 건네었다. 「자, 잠깐 텐지키군」 「제가 낼게요.」 그는 무뚝뚝하게 말하고, 자신은 입장용으로 가장 싼 표를 구입했다. 그리고 그녀를 거의 밀어 넣듯이 전차에 태우고 자신은 역 홈으로 돌아왔다. 「그럼.」 하고 닫히는 문 앞에서 노조미에게 손을 흔들자, 그녀도 머뭇거리면서 손을 흔 들었다. 「그, 그럼 또 내일 봐, 텐지키구―」 하고 말했지만, 그 목소리는 도중에 단절되고 전차는 발차해 버렸다. 「……」 텐지키 유우는 전차가 가 버리자 얼음처럼 차가운 무표정으로 변했다. 뒤로 물러나 벤치에 앉았다. 고개를 숙이고 무릎 위로 손가락을 얽고 있자 그 앞에 인영이 하나 섰다. 「여어, 유진?」 그것이 말을 건넸다. 그것은 굉장히 기묘한 실루엣이었다. 손발이 막대기처럼 가 늘은데 신체와 머리는 공처럼 완전히 둥근 것이다. 이상한 체격을 하고 있다. 「뭐냐, 스푸키 E」 텐지키 유우는 조용히 대답했다. 「너, 이런 곳에서 뭘 하고 있나?」 스푸키 E라고 불린 괴인은 싱글싱글 웃으면서 말했다. 토요일 밤이고, 이미 역에서 전차를 기다리는 인영은 거의 없다. 그들의 주위에 도 달리 아무도 없다. 「어째서 그런 것을 묻나.」 「어이어이……!」 스푸키 E는 일부러인 듯, 과장된 한숨을 쉬어 보였다. 「매정하잖나, 같은 통화기구의 생체유닛 아닌가.」 「무슨 용건이냐, 고 묻고 있는데.」 텐지키 유우의 목소리는, 5인의 동료를 앞에 두고 있을 때와는 전혀 말투가 달 라져 있다. 나이프처럼 이야기를 들으면 베일 듯이 예리하고 용서없는 것이 되어 있다. 「……」 스푸키 E도, 표정에서 익살기를 지웠다. 「―무슨 작정이냐, 유진. 여기는 내 테리터리(territory)라구. 어째서 네놈이 여 기에 있나?」 「테리터리, 라.」 「그렇다. 이 주변은 내 구역이다! 네놈이 아무리 B7급이라도, 내 일을 망치는 건 허락못해……!」 「C9급 주제에 이 나에게 훈계하겠다는 건가.」 텐지키 유우는 싱긋 하고 웃었다. 그것은 아까 노조미에게 보였던 미소와는 정 반대로 상대를 공격할 의도밖에 없는 웃음이었다. 「그게 어떻다고! 계급은 어디까지나 목적을 나누기 위한 거지, 하급은 상급에 게 절대복종해야 되는게 아니야!」 스푸키 E는 이를 드러내고 위협적으로 나왔다. 그에 대해, 텐지키 유우는 냉정 그 자체다. 「……목적이 다르다면 무엇을 불평하고 있나. 너는 그저 가까이에 통화기구의 자가 달리 있으면 자신의 자유가 없어지는 것 같아서 무서울 뿐이겠지.」 「……뭐, 라고…?!」 스푸키 E의 부푼 뺨이 꿈틀꿈틀 떨렸다. 「그것보다, 너는 무엇을 하고 있나. 이 구역의 약품오염도는 F레벨 이하로 억 제하라, 라고 되어 있을 터이다. 마약의 침투도가 너무 높은 게 아닌가.」 「네놈과는 관계없어!」 큰 목소리로 고함지른다. 그러나 두 사람 이외에 역에 있는 인간의 태반은 취해 있어, 그들의 회화 따위 귀에도 들어오지 않는다. 제정신인 사람도 주정뱅이의 헛 소리라고 생각해 내용을 음미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상관 마. 너는 너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면 된다, 스푸키-E.」 선고했다. 윽, 하고 스푸키 E는 얼굴을 증오로 일그러뜨렸으나, 곧 「헷」 하고 비웃었다. 「너야말로…… 저 다섯 꼬마들은 뭐야? 저것이 너의 "감시대상" 이라는 건가? 저녀석들이 MPLS라고라도 하는거냐, 저 쓸모없는 실수투성이들이?」 「………」 「네놈도, 꽤 멋대로인 짓을 하고 있는 것 같잖나……에에? 너도 요즘 중추(액 시즈)에 아무 보고도 하지 않은 거 아냐?」 「………」 「저 꼬마들이 MPLS라고 하고……좀 오랫동안 너무 내버려뒀지? 응?」 「………」 「이봐, 네녀석, 뭐하는거냐? 확실히 말해, 위에 알려지면 곤란한 건 네 쪽 아 냐?」 「………」 「이봐, 어이―상황에 따라 의논 상대가 되어 줄 수도 있다구.」 스푸키 E는, 다시 히죽히죽 웃었다. 「너, 뭔가를 꾸미고 있는거 아냐……? 그래, 통화기구의 뜻에서 벗어나는, 뭔가 를―」 「―스푸키·일렉트릭」 텐지키 유우는 조용한, 그러나 강한 목소리를 냈다. 「너는 C클래스고, 나는 B다― 네가 내 행동을 조금이라도 저해한다면, 내게는 너를 "처리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라.」 「……잘도 말하는군」 「아니면 싸워 보자는 건가? 특수능력 타입인 네가 단식(單式)전투타입인 나에 게, 만약에 기습이라도 한다 해도, 과연 맞설 수 있을 것 같나?」 명백한 협박이다. 그러나 스푸키 E의 웃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오케이 오케이! 괜찮겠지, 좋을 대로 해라……그래도 도울 일이 있다면 언제 라도 말해 달라구. 응?」 「꺼져라.」 「알았다구―헤헷, 그렇지만 유진, 조심하는 쪽이 좋아. 여하튼 이 동네에는 녀 석이 숨어 있다고 꽤나 유명하니까.」 「……무슨 소리냐?」 「"부기 팝" 이야! 놈이 있는 거야, 이 부근에!」 웃으며 말하는, 그 말투는 농담이다. 그러나 스푸키 E도 설마 자신의 오른쪽 귀 가 그 "녀석" 에게 절단당한다는 것을 알았다면 전혀 웃지 못했을 것이다. 「………」 텐지키 유우는 잠시동안 무언이었지만, 이윽고, 「……괴담같은 것을 믿고 있으리라고는.」 하고 평정한 얼굴인 채로 말했다. 그도 역시, 자신이 향하고 있는 운명에 대해 모른다. 그 수레바퀴는 벌써 돌기 시작했다는 것을. 「괴담이라……뭐어 그렇겠지. 그래도 그 이름이 몇 개인가의 원인불명의 실패 에 얽혀 있다는 건 사실이라구. 헤헤헷」 스푸키 E 자신도 이 시점에서는 믿고 있지 않다. 그저 텐지키 유우를 조롱할 작 정이다. 「………」 텐지키 유우는 대답을 하지 않는다. 그 어깨에 스푸키 E는 허물없이 손을 툭, 하고 얹었다. 「조심하는거다, 유진」 그리고 「푸후후하하핫!」 하고 높게 웃으며 괴인은 가 버렸다. 「………」 텐지키 유우는 또다시 고개를 숙인다. 운명― 만일 그의 동료들이 미래를 보는 일을 할 수 있어도, 운명을 보는 일은 할 수 없다. 그것은 미래의 광경이라고 하는 "점" 이 아닌, 흘러 가는 방향 그 자체이니 까. 그 수레바퀴의 회전을 멈추는 것은, 어떤 능력으로도 할 수 없는 것이다……. 역에 『―전차가 지나갑니다. 황색 선 안쪽으로 물러서서 기다려 주십시오―』 하는 안내방송이 울리고, 이윽고 회송열차가 홈의 옆을 통과해 갔다. 전차가 간 후에, 이미 텐지키 유우의 모습은 역에서 사라져 있었다. * 「―좋은 게 있군.」 미카게 카스미는, 그 방치된 자전거를 보고 중얼거렸다. 「응?」 다른 다섯은 그의 쪽을 수상쩍어하며 향한다. 장소는 이미 문제의 공사현장 가까이다. 아침 7시에 모여서, 9시에는 그들은 목 적지인 "거래현장" 이 될 곳을 찾아내었다. "<문 템플> 건설예정지" 라는 간판이 세워져 있다. 지금 짓고 있는 빌딩의 이름이리라. 공사는 쉬는 중이고, 주변은 휘-잉……하는 정적에 싸여 있다. 사람의 기척은 그들 여섯사람 이외에는 없다. 「무슨 말이야? 그 자전거에 뭔가 있어?」 코우모토 코우지가 물어도, 카스미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자전거에 달려 있는 백미러를 만지고 있다. 자전거는 이미 반쯤 고물이 되어 있다. 체인은 벗겨지고, 바구니에는 통행자가 버린 빈 병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아마도 타다 버려진 도난차일 것이다. 「………」 카스미는 그 망가진 파편인, 덜컹거리는 거울을 미묘하게 움직이고 있다. 「……잠깐, 카스미군.」 나나네 쿄우코가 곁에 다가와, 그의 어깨를 찔렀다. 그러자 카스미는, 「……일곱명이군.」 하고 중얼거렸다. 「에?」 「일곱명이 모여 있어. 외국인이 세 명 있어.」 그는 담담히, 불쑥 말을 꺼냈다. 「아」 하고, 가장 빨리 깨달은 츠지 노조미가 소리를 낸다. 「그 거울에 "비치고" 있는 거구나?」 「이?」 나나네 쿄우코가 카스미의 얼굴을 보았다. 카스미는 능력을 내고 있을 때의, 일 종의 홀린 듯한 눈매가 되어 있었다. 「사람 눈의 안쪽만이 아니라, 그런 것도 되는거야?」 모두의 놀람을 내버려두고, 카스미는 조용히 계속한다. 「……그렇지만, 뭔가 야쿠자라는 느낌이 아니군, 학자 같은 느낌이야. ……외국 인 일당은 롱 코트를 입었고, 하지만 국적은 잘 모르겠어. 일본인같은 놈들은, 신 사복 같은 걸 입고 있군―」 칫, 하고 그는 작게 혀를 찼다. 「―멀리의 경치라서, 자세한 건 모르겠어.」 「어느 부근에 서 있어?」 노조미가 스케치북을 펼치면서, 거울이 비추고 있다고 생각되는 방향을 보았다. 「아니, 이번에는 그리지 마.」 코우모토가 재빨리 그녀의 손을 잡아 멈추었다.golgoli 「어째서?」 「위험할 것 같고, 첫째로 잘 모르겠다고 미카게도 말했어. 나중에 남게 될 것은 그만두자.」 「그렇네. 그렇게 생각해요.」 텐지키 유우도 긍정하자, 노조미는 그의 방향을 보며, 「……그렇게 생각해?」 하고 물었지만, 거기서 관계없는 미츠오가, 「그렇지.」 하고 끄덕여 버렸다. 노조미는 흰 스케치북의 종이 면을 보면서 말을 않는다. 「……뭔가 그릴 수 있어? <오토매틱>이 나올 것 같다거나.」 나나네가 물었다. 노조미는 핫, 하는 표정이 되어, 「아, 아니.」 하고 고개를 저으며 스케치북을 덮었다. 그 사이에 카스미는 거울이 비추고 있는 장소에 혼자서 술술 나아가 있었다. 모두는 당황해서 그의 흔적을 쫓는다. 「어, 어이, 너무 안달하지 말라구 미카게.」 「괜찮아. 하늘 색은 지금하고 완전히 달랐었으니까. 적어도 반나절 이상 나중의 일이다.」 카스미는 신경이 곤두선 말투로 말한다. 그리고, 발을 멈추고는 주변을 두루두루 둘러보았다. 거기는 공사현장 자체에서 는 조금 떨어진, 철골 따위가 쌓여 있는 자재 두는 곳이었다. 포크레인이 몇대인 가 정차되어 있다. 「………」 그는 날카로운 눈초리로 그것들을 관찰하고 있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거야?」 미츠오가 다른 자들의 의견을 대변했다. 「정말로 경찰에게는 알리지 않아도 괜찮을까?」 「알릴거야……다만 약을 전부 이쪽에서 처분한 다음이다. 경관이 뒤에서 가로 채지 못하게 말이야―」 관헌(官憲)에 대한 편견에 가득한 발언을 하면서, 카스미는 철골의 산에 기어오 른다든지 하고 있다. 「……그래도 우리들같은, 그냥 애들이 그런 큰 일을 할 수 있을까?」 나나네가 불안한 듯이 말했다. 「그러니까, 여기까지 와 준 것만으로 너희에게는 감사하고 있어.」 카스미는 냉정하다. 혼자서 이것저것 움직이며, 그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다. 「……아까부터 뭘 조사하고 있는거야?」 하고 코우모토가 물어도, 그는 대답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거기에 텐지키 유우는 말을 건다. 「카스미군, 그쪽의 철골은 안돼. 할 거라면 이 포크레인 쪽이 좋아. 밑의 땅을 파 두면 간단히 쓰러뜨릴 수 있어.」 하고 갑자기, 거침없이 지시를 냈다. 「……그럴까」 카스미도, 듣고서 유우를 본다. 「무너뜨릴 수 없나, 이건.」 「타이밍을 재는 게 계산하기 어려워.」 두사람은 서로 납득하며 말하고 있지만, 다른 자들은 도무지 알 수 없어서, 노조 미가 물었다. 「……무슨 말이야? 무너뜨린다느니 쓰러뜨린다느니 하는 건? ……설마」 말하는 도중에 본인도 알아차렸다. 「그 "놈들"에게 그걸로 공격하자고 하는거야……?」 「뭐라고?」 코우모토가 눈을 둥글게 뜬다. 「어이, 철골을 떨어뜨린다든지, 포크레인을 위에 쓰러뜨리자고 하는거냐? 그런 짓을 하면, 잘못하면 죽는다구!」 「그래서 어쨌다는거야. 녀석들이 하는 짓은 그런 거라고.」 카스미는 조용히 말했다. 그는 친구가 마약에 빠져 있어도, 그것을 묵인해 버렸던 일에 죄책감이 있다. 과 잉한 공격성은 그 반동이었다. 자살욕구 비슷한 자벌지향(自罰志向)도 거기에는 있다. 그러나 그런 것은 다른 자들은 모른다. 「그런 게 아니라……너희 둘까지 살인자가 될 건 없잖아!」 「나 같은건 아무래도 괜찮은데.」 「그런 게……!」 「괜찮아, 잘 할 수 있어.」 텐지키 유우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녀석들이 "서는" 장소까지 알고 있으니까, 이쪽은. 죽이지 않아도 눌러 잡을 수 있어. 그리고 나서 경찰에 넘기면 돼.」 「……그렇다면 괜찮지만, 할 수 있는거야?」 「그것을 지금부터 검토하자고 하는 거야. 그렇지, 카스미군.」 「………」 카스미는 말이 없다. 죽이게 되어도 상관없다고, 그 눈은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자신이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다, 고도. 「그럼, 문제는 방향인데―」 텐지키 유우는 그 미숙한 살기를 태연히 받아 흘리면서 작업을 진행시켜 갔다. 이윽고 나나네 쿄오코가, 「―돕고 싶은데, 뭘 하면 좋을까?」 하고 손을 걷으며 말하는 것을 시작으로, 다른 자들도 카스미와 유우에게 협력 하기 시작했다. 언제나처럼. 이 6인은 결국 그렇게 되는 것이었다. * ―그긍…… 갑자기 하늘에는 구름이 끼고, 곧 격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대단한 비다.」 「갑자기 내리기 시작하는군.」 작업하고 있는 구역에서 조금 떨어진 비어있는 공사현장에서 남자들은 혀를 차 며 하늘을 올려보았다. 전부 해서 일곱사람. 일본인이 네 사람에, 외국인이 세 사람 있다. 각각 나누어 져 떨어진 거리에서 서로를 향해 서 있다. ……그긍…… 하고 근처에서 지면에 샤프트가 때려박히는 굉음이 울려 온다. 「그런데 양에 걸맞는 액수는 준비되어 있는건가.」 일본인 한사람이, 외국인같은 일행의 한사람에게 물었다. 「물론이다.」 하고 외국인들은 유창한 일본어로 답했다. ……그긍…… 그렇지만 그렇게 말하고 외국인들이 열어 보인 트렁크 안에는 돈은 들어 있지 않았다. 그 안에는, 가느다란 검은 칩 같은 물건이, 아주 조금밖에 없다. 그럼에도, 그것을 본 일행은, 「오오……!」 하고 탄성을 올렸다. 「대단하군, 당신들 어디에서 손에 넣었나?」 은녹색 안경을 걸친 일본인 한사람이 외국인에게 물었다. 아무래도 이 일본인들은 어딘가의 기업의 개발이나 그런 관계자들―즉 샐러리맨 같았다. 검은 칩은, 옆에서는 전혀 알 수 없지만, 고도의 기술을 시준한 보석 이 상의 귀중품인 듯 하다. 「교환은 정말로 마약으로 좋은가?」 「그래. 마약이 세계에서 가장 손쉽게 돈이 되니까.」 「돈이라면 넷에서 어디에라도 끌어낼 수 있다구. 아니면 당신들, 넷을 쓸 수 없 는 사정이라도 있는건가.」 「쓸데없는 질문이군. 우리는 거래를 할 뿐이 아닌가.」 갱 같은 짓을 하고 있으면서, 그들은 양쪽 다 그 일에 부담도 새삼스러움도 없 었다. 일을 하고 있을 뿐, 이라는 무감동함이 거기에 있었다. 특히 외국인 쪽은 그저 수단으로서 완전히 자르는 듯한 느낌이다. 내리고 있던 비가 이번에는 갑자기 약해지고, 그리고 그쳐 버린다. 「뭐어 좋아. 이쪽도 비즈니스다.」 일본인들은 트렁크를 앞에 갖고 있다가, 지면에 놓았다. 그리고 뒤로 물러난다. 「……」 외국인 한사람이 앞으로 나와서 트렁크의 옆을 지나쳐서, 일본인들에게 검은 칩 이 든 짐을 넘겼다. 그리고 돌아가며 트렁크를 잡으려고 그 손을 뻗었다. 그 때다. 기이이―하는 이상한 소리가 주변에 울렸다. 응? 하고 트렁크를 취하려고 하던 남자는 소리의 방향에 눈을 주었다. 그 순간 얼굴이 굳었다. 그를 향해서―정확히는 그의 앞에 놓여져 있는 트렁크를 향해서, 옆에 정차해 있던 포크레인이 그 거체를 쿠르르 하며 기울이며 쓰러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 남자는 당황해서 몸을 빼냈다. 그 한 발 바로 앞에, 포크레인의 긴 강철 암이 두 둥 하고 떨어졌다. 그것은 트렁크의 위에 정확히 명중해 있었다. 트렁크는 찌부러져 굳은 지면과 무거운 암 사이에 깔려 있었다. 「……칫!」 남자는 트렁크를 잡았지만, 단단히 끼어 있어 꼼짝도 하지 않았다. 「네놈들, 무슨 작정이냐!」 외국인들이 권총을 빼어 일본인들에게 향했다. 「모, 몰라 이런!」 일본인들은 당황해서 고개를 저었지만, 이런 우연 따위 있을 리가 없었다, 상식 으로는―. 포크레인이 쓰러진 것은 그 다리 근처가 파여져 있었기 때문이고, 그 쓰러지는 장소에 트렁크를 놓았던 것은 일본인들 본인인 것이다. 외국인들은 발포했다. 힉, 하고 일본인들은 도망쳤다. 도망치면서도, 손에 들어온 검은 칩이 든 짐만은 놓지 않는다. 그들은 철골의 산을 방패로 하려고 옆으로 돌았다. 「……총싸움을 시작해 버렸어!」 그림자에 숨어 상황을 보고 있던 나나네 쿄오코는 옆의 카스미의 옷자락을 당겼 다. 「알고 있어!」 카스미는 기익, 하고 손끝의 와이어를 힘껏 끌어당겼다. 그러자 도망가려고 하고 있던 일당들의 앞에, 덜걱덜걱 하고 철골의 산이 무너 져 떨어졌다. 미리 장치를 해 두었던 것이다. 「왓!」 하고 그들은 당황해서 물러나, 코스를 바꾸었다. 그러나 그 앞에 놓여 있단 시트의 위를 달려 나가려고 했을 때, 갑자기 지면이 함몰했다. ―땅굴 함정이다. 고전적이라고 할 트랩에, 그들은 그대로 떨어져 버렸다. 그 위에 또 철골이 차차로 떨어져서, 그들의 머리 위를 완전히 닫아 퇴로를 끊 어 버렸다. 깡깡깡, 하고 아래에서 두드려 보지만, 물론 인간의 완력 정도로 어떻게 되는 것 이 아니었다. 「……?!」 이것을 보고 놀란 것은 외국인들이었다. 완전히 함정이다. 그것도 그들 양쪽에 대한……. 「정보가 새어 있던 건가?!」 「설마, 이것은 통화기구의―」 일본어가 아닌 언어로 돌아가, 그들은 외쳤다. 그리고 도망친다. 그들의 앞에도 철골이 쓰러져 오지만, 그들은 피하지 않고 그 아래를 달려 빠져 나가 버렸다. 철골이 쓰러지는 것이 아주 조금 늦었던 것이다. 이것을 보고, 카스미들과 마찬가지로 그림자에 숨어 있단 코우모토와 미츠오, 그 리고 노조미 세 사람은 「앗!」 하고 소리를 질렀다. 「어쩌지, 실패야!」 「어이, 도망가 버렸어!」 「이런, 저쪽에는 텐지키가 혼자 있을 뿐이다!」 「……」 물론 텐지키 유우가 철골을 쓰러뜨리는 것을 일순 늦추어 남자들을 도망치게 한 것은 일부러 한 일이다. 일부러, 자신 혼자 있는 장소로 끌어들인 것이다. 그는 소리도 없이 재빠르게 움직여서 남자들의 앞을 막아섰다. 「……! 뭐, 뭐냐 너는!?」 남자들은 동요하고 있어, 일본어가 아닌 언어인 채로 소리질렀다. 그리고 텐지키는, 그것과 같은 언어로 조용히 대답했다. 「너희들이 통화기구의 적이라는 것을 안 이상은―이대로 가게 할 수는 없지.」 「뭐, 뭐라고?」 남자들은 이 얌전해 보이는 소년의 말에 의표를 찔렸다. 그 일순의 틈에 텐지키는 남자 한 사람의 가슴에까지 닥쳐들었다. 보통사람으로 서는 쫓을 수 없는 초고속으로 움직인 그 손이, 손가락 끝이 드슷, 하고 남자의 목덜미에 꽂혀 찔렸다. 깊숙히 손가락의 뿌리 끝까지― 「―?!」 하고 다른 두 사람이 놀랄 사이도 없이, 텐지키는 재빠르게 손을 당겨 뺐다. 거 기에는, 왜인지 피가 한 방울도 묻어 있지 않고, 대신에 희미한 자색으로 밝게 빛 나고 있었다. 뭔가 액체 같은 것으로 희미하게 젖어 있었다. 「―이 "리퀴드" 는 체내에 들어가면 강력한 침투압으로 앗 하는 사이에 전신에 퍼져서……그리고 화학반응을 일으켜, 다음 순간에는」 하고 그가 낮게 중얼거린다고 생각하자, 목구멍을 뚫린 남자는 벙, 하는 얼빠진 소리와 함께, 공중으로 터져 흩어졌다.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밀리 단위로 조각난 옷의 파편이 흩어지지만, 그것들에도 고열에 의한 불이 붙 어 있어서 앗 하는 사이에 불타 간다. 「……힉!」 하고 비명을 지른 또 한사람에게도, 텐지키는 틈을 주지 않고 공격한다. 그녀석 도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증거를 남기지 않는 암살. 그것이 텐지키 유우―합성인간 유진의 본래의 목적이고, 능력에 부합하는 것이 었다. 최후의 한사람도 도망치려고 하는 의지조차 보이지 못했다. 텐지키는 빨랐다. 깨닫고 보니 남자는 소년의 이런 가느다란 팔의 어디에 그런 힘이 있는건가, 하 고 생각하게 되는 자세로 텐지키에게 고개를 잡혀 공중에 매달려 있었다. 「……쿠헉」 조여져서 목소리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너에게, 한번만 질문하겠다.」 텐지키는 가늘게 말했다. 「너는 통화기구에 노림받고 있는거지?」 기묘한 질문이었다. 통화기구의 적은 다시 말해, 그의 적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 나 이 말투는 마치 텐지키 유우 자신이 통화기구와 관계 없는 것 같은, 그런 말 투다. 게다가 남자의 정체에는 전혀 흥미가 없는 것도 같다. 그런 것에 일일이 관 련하고 있을 성 싶냐, 하고라도 말하는 것 처럼. 「……!」 남자는 공포에, 아우아우, 하고 신음밖에 하지 못한다. 「그런가. 그러면 너희를 없애 두지 않으면, 통화기구의 다른 멤버가 여기에 찾 아와 버린다는 것이군. 그렇다면―」 텐지키는, 팟, 하고 남자에게서 손을 뗐다. 빙글 하고 재빠르게 등을 돌린다. 「―사라져 줘야겠어.」 남자는 지면에 떨어지기 직전에, 이 세상에서 날려서 없어졌다. 「―텐지키군!」 가장 최초로 달려온 것은 나나네 쿄오코였다. 그녀는, 텐지키 유우가 어찌할 바를 모르는 얼굴로 그저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죄송합니다―놓쳐 버렸어요.」 그는 푹 어깨가 처져 있다. 「그래―그, 그래도 네가 무사해서 다행이야. 어쨌든 목적은 달성했고 말이야.」 그녀는 그가 있는 곳에 가까이 갔다. 그리고, 「……응?」 하고 얼굴을 찌푸린다. 기묘한 냄새가 나는 것이다. 미래의 것이 아닌, 현재의 냄새다. 기름같다고 할까, 흙냄새 같다고 할까……뭔가와 닮아 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문득 떠오르지 않는 냄새였다. 그 입자가 공중에 떠돌고 있다. (뭐지……?) 하고 생각하고 있는 사이에, 그 냄새는 급속히 희미해져, 그리고 흔적도 없이 사 라졌다. 그 냄새는, 짐승, 혹은 사람의 체취를, 극단적으로 희석시킨 것이었다. 친숙함이 너무 지나쳐서 역으로 알 수 없었던 것이다. 「텐지키, 이건……?」 카스미도 다가왔다. 그는 지면에 떨어져 있는 검은 물건을 줍고 있었다. 「글쎄」 하고 텐지키는 고개를 젓는다. 카스미가 줏어 올린 것은 아까의 남자들이 남긴 권총이었다. 홀스터가 달린 것으로, 거기에는 예비탄창까지 들어 있었다. 「그, 그런 건 버려!」 나나네는 당황해서 말했다. 그러나 카스미는 지긋이 그 무기를 바라보며 버리려 고 하지 않는다. 코우모토들도 왔다. 「어이, 서둘러! 슬슬 공사현장의 사람들이 소동을 듣고 올거라구!」 말을 듣고 카스미는 일어섰다. 권총을 품에 넣으면서. 나나네는 굉장히 걱정스런 얼굴이었지만, 지금은 일일이 말하고 있을 상황이 아 니다. 그들은 포크레인에 눌리고 깔려 틈새가 벌어진 마약 트렁크에, 가지고 온 병에 든 가솔린을 흘려 넣고, 불을 붙여서 태웠다. 그리고 갖힌 채인 일본인들이 있는 곳에, 「이 자들은, 마약불법소지자」 라고 쓰인 메모를 남기고 그 곳에서 재빨리 도망쳤다. 사람들이 우글우글 모여 오는 기척을 뒤로 하고. * ……그때부터 몇 주간은 특히 화려한 일도 일어나지 않고, 여섯은 그냥 그런 날 들을 보내고 있었다. 「……저 커플, 이제부터 "찌릭찌릭" 할거야.」 어느 때, 찻집에서 미츠오가 갑자기 그런 말을 꺼냈다. 「뭐야 그거?」 나나네가 눈썹을 모은다. 그 때는 두사람과 유우가 어쩐지 약속의 시간보다 빨 리 만날 장소에 도착해 버렸기 때문에, 바로 앞의 찻집에서 차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아니……왠지, 그런 기분이」 하고 미츠오가 보고 있던 것은, 중학생 정도인 젊은 투 숏 이었다. 「……그러니까 말이지, 이게 걸작이라구. 오리하타(織機)도 분명 마음에 들거라 고 생각해, 응!」 하는 등 남자 아이 쪽이 밝게 이야기하고, 조용한 여자 아이도 끄덕, 끄덕, 하고 끄덕이고 있다. 부드러운 공기가 두사람 주변에 있었다. 「좋은 느낌이잖아. 잘 어울리는 두사람 아니야?」 「별로 싸운다든가 헤어진다든가 하는 말이 아니라구. 그저 "찌릭찌릭" 한다고 느낄 뿐이야.」 「……변함없이 알 수 없는 재능이네.」 나나네가, 하아, 하고 큰 한숨을 쉬었다. 「네 말투는 어딘가 용서 없구나―. 좀 더 부드럽게 말할 수 없어?」 「"흐물흐물" 하고 말하면 좋겠어? 네 흉내 내서 말야. "흐멀흐멀, 머-얼"」 그녀의 가늘고 연한 손이 공중에서, 무엇인지 촉수같은 움직임을 그렸다. 「문어냐, 너는」 「이제부터는 요괴문어여자라고 불러.」 쿡쿡쿡, 하고 그녀는 몸을 굽히며 웃는다. 미츠오도 「바보같아」 하고 말하면 서, 역시 웃고 있다. 「……」 텐지키 유우는 생글생글하면서 두 사람의 만재(漫才)를 보고 있을 뿐이다. 그는 그 커플 중의 여자 아이 쪽을, 그 정보를 알고 있다. 그래서 "찌릭찌릭" 이라고 하는 예지의 내용도 상상은 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 6인에 관계없는 것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것이다. 「오, 코우모토가 왔다.」 미츠오가 창문 밖을 보고 말했다. 그들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가게를 나가는 도중에 아까의 커플의 옆을 지나쳤지만, "그녀(카밀)" 는 급(클래 스)이 월등히 높은 텐지키 유우(유진)에 대한 것은 알지도 못하기 때문에, 어떻다 고 할 일 없이 지나쳐 갈 뿐이었다. 「하-이, 카스미군! 더욱 더 얼굴이 어둡네에!」 나나네가 밝게 동료들에게 말을 건다. 「시끄럽다니까! 언제나 언제나!」 「아아, 너희들은 그런 곳에 있었던 건가.」 「무슨 이야기 했어?」 「헷헤, 요괴 이야기.」 「자아 가자구.」 6인은 모여서 가벼운 말을 주고받으면서 이번의 회합장소인 무너질 것 같은 동 네 건물의 한쪽에 있는 노래방으로 향한다. 「우-, 추워졌구나아. 벌써 본격적으로 겨울이구나.」 미츠오가 부르르, 하고 어깨를 떨면서 말했다. 「뭔가 눈이라도 올 것 같은 하늘이라구.」 「그렇구나, 어두워졌다.」 코우모토도 끄덕이고, 하늘을 올려본다. 「나, 눈은 싫어.」 나나네가 갑자기 말했다. 「내린 후에는, 세상에 냄새가 사라지는걸. 모두 똑같이 되어 버리고 개성이라는 게 사라지는 거지.」 「헤에, 그런 거냐?」 카스미가 신기한 듯이 묻자, 나나네는, 「그-래. 둔감한 남자는 알아차리지 못하겠지만 말이야―」 하고 농담조로 말했다. 「어차피 그렇겠지.」 카스미는 쓴웃음지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그러자 거기서, 츠지 노조미가 앞을 걷고 있던 남자 3인을 향해 콕 절묘한 타이 밍으로, 「둔감에 고지식에 낙천가, 2류 초콜렛이네. "어중간한 쓴맛에, 딱딱한 넛트가 뿌려져 있고, 안에는 느끼한 단 맛 벌꿀이 들어 있다"」 하고 드물게 조크를 날렸다. 나나네가 큰 소리로 웃었다. 「아하하! 확실히 그렇지!」 「……맛있을 것 같지 않냐?」 하고 미츠오가 말해서, 여자 두명은 더욱 웃었다. 「단 것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 나는」 코우모토가 일부러 진지한 척 말했다. 「재미없어―」 카스미는 얼굴을 찌푸렸다. 그렇지만 그 입술의 끝은 조금 위를 향해 있다. 여섯은 그런 풍으로 걸어 간다. 「……」 텐지키 유우는, 희미하게 미소지으면서, 이 동료들의 가장 뒤를 따라 가면서, 주 먹을 쥐고 있다. 이전에 미카게 카스미가 예지했던 소녀상과, 그리고 사신에 대해 생각하면서. (……부기 팝. 녀석이 어떤 존재라고 해도, 대개 "위험" 하다고 판단한 자에게는 용서치 않아. 그리고―) 저 소녀. 세계를 손에 넣으려면 자신을 죽여라, 고 하는 기괴한 말을 말하게 될 저 소녀는, 틀림없다. 직접 알고 있는 것은 아니나 그 얼굴 생김새로 알았다. 저 것은 그와 동류다. 더욱이 "제조원"이 다른, 있어선 안될 존재인― 「……」 그는 주먹을 꾸욱 쥐고 있다. 그는 이제, 세계중에 영향력을 가진 거대한 존재를 배신하고 있다. 그것은 좋다. 배신자라는 낙인(스티그마)도 그 리스크도 그는 달게 받을 생각으 로 있다. 죽는 것도, 그 자체는 아무렇게도 생각치 않는다. 그러나, 그래도 그는 무섭다― 사람을 한순간에 죽일 수 있는 힘이 있어도, 몇 개월도 물만으로 살아 갈 수 있 는 강인한 생명력이 있어도, 그는 무섭고 무서워서 견딜 수 없다. 동료들―이 그의 만들어진 인생 안에서 유일하게 찾아낼 수 있었던, 단 하나의 온기. 그는 그것을 지켜야만 한다. 그러나 지킬 때, 그 때에 그의 정체를 동료들이 안다고 한다면? 아니, 미래를 파악하는 그들은, 언제 그 것을 알아채도 이상하지는 않다. 그것이 무섭고 무서워서 견딜 수 없는 것이다―. 「……」 「―응? 텐지키, 무슨 일 있는거야?」 미츠오가 그의 쪽을 돌아보며 물었다. 「에?」 「왠지 얼굴이 파랗다구. 몸이 안좋은거야?」 걱정스런 듯이 말한다. 동료들로부터는 「단순」 이라든지 「어수룩하다」 라는 말을 듣고 있는 이 소 년은, 또 사람이 조금 기력이 없다든지 풀죽어 있다든지 하는 것을, 남보다 배로 민감하게 느끼고, 곧바로 말을 거는 인간이기도 한 것이다. 그리고 다른 자들도, 모두 유우를 쳐다보고 있다. 유우는, 눈물을 흘릴 것 같은 충동을 필사적으로 지워 없애며, 웃어 보였다. 「아, 아무것도 아니야. 괜찮아.」 「그렇다면 좋지만……」 「텐지키군은, 섬세하니까 말이야. 몸에는 신경을 써야지.」 하고 나나네가 말하자, 카스미가, 「살찐 너하고는 다르니까 말이지.」 하고 농담으로 이야기를 틀었다. 「너무하네에!」 모두가 웃었다. 유우도 웃었다. 웃으면서, 눈물이 한방울, 뚝, 하고 그 뺨을 흘렀다. 계절은 겨울. 이 밤은 눈이 내릴 것 같았다. 제 목:[부기팝 인 더 미러] 판도라 5 관련자료:없음 [1829] 보낸이:정지훈 (yangmal ) 2001-09-05 21:44 조회:140 5 世界の中心 Heart of The World 해가 떨어지고 잠깐 지나자 하늘에서 하얀 것이 송이송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추워진다고 생각했더니 끝내 오는구만.」 켄타로(健太郞)는 양손을 주머니에서 내서, 하아, 하고 하얀 숨을 불어 따뜻하게 했다. 바람이 바다 쪽에서 불어 오기 때문에 그 차가운 습기 탓으로 점점 더 춥 다. 여기는 만안(灣岸)개발구역 안에서도, 아직 기초공사가 완료된 것 뿐으로 일시중 단상태에 있는 그저 넓은 장소다. 거의 황야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다른 장소에 서의 건물이니 뭐니가 완성되기라도 하면 여기에도 사람이 돌아오겠지만 현재로 서는 텅 비어 있다. 지하에는 이미 던젼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지하 거리와 케이 블 라인을 위한 파이프가 종횡으로 지나가는 공간이 만들어져 있으나, 그것도 지 금은 봉쇄되어 있다. 그 한구석에 그래도 조립식 건물이 지어져 있다. 언젠가는 작업의 감시소나 작 업원의 휴식장소나 그런 것으로 쓰일 건물이다. 그러나 사람이 없어야 할 그곳은, 커튼으로 모든 창이 빈틈없이 닫혀져 있다. 그리고, 그 아주 약간의 틈새에서 빛이 새어나오고 있다― 「……봐, 저기야. 나기」 켄타로는 그의 옆에 선 여성에게 건물을 가리켰다. 그녀는 가죽 슈트를 입고, 발에는 몇 톤이나 되는 가중이 걸려도 찌그러지지 않 는 안전화를 신고 있다. 그것은 그 공사도중인 장소에는 어울리지만, 얼핏 보면 조용한 미인으로 보이는 그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 여성이라고 해도 아직 젊다. 소녀 라고 말해도 통할 정도다. 17세인 켄타로와 동 세대다. 다만 그녀의 눈의 예리함은, 도저히 "여자 아이" 라는 레벨의 것이 아니 다. 키리마 나기(霧間 )라는 것이 그녀의 이름이다. 다니고 있는 학교에서는 "불꽃의 마녀" 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저기에 들러 살고 있는 외국인이, 이 부근의 중딩들에게 가끔씩 약을 넘겨서 비싸게 돈을 받는다고 하는군. 그놈은 들은 적도 없는 신종 물건이라 범죄도 되 지 않는다나. 법률로 단속되지 않는가 봐.」 「그래……」 그녀는 끄덕였다. 「야쿠자하고 부딪치고 싶지 않아서인지, 정말로 애들밖에 상대 안한다고 해 서……조사하는 데에 고생했다구 정말. 요즘 애들 보면 전혀 위의 놈들하고 접촉 하려고 안하니까 말이야.」 「수고했어. 고마워 켄타로. ―그럼, 너는 이제 돌아가.」 그녀는 냉정하게 말했다. 「어?」 켄타로는 듣고서 눈을 둥그렇게 떴다. 거기에 그녀가 엄숙한 말투로, 「다음은 내가 하지.」 하고 잘라 말했다. 「어이 나기! 그건 아니겠지. 나도 네게 도움이 될 거라고.」 「마음만 받아 둘게.」 「뭐야, 쌀쌀하네에! 나는 나기에게 빚이 있으니까, 어떻게라도 써 달라구!」 켄타로는 처량한 척 하는 목소리를 냈다. 「나기가 도와주지 않았으면, 나는 지금쯤 소년형무소나 정신병원행이겠지―」 「끝난 일이잖아. 또 위험한 다리를 건널 필요는 없어.」 「그러언……」 풀썩, 하고 켄타로는 어깨를 떨어뜨렸다. 「역시, 나기에게 있어서 나 같은 건 한 사람 몫을 할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거야?」 「아니―그렇지 않아.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어.」 「그러면 말야……!」 「친구는 끌어들이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이제 두 번 다시.」 나기는 질끈, 하고 이를 소리가 날 정도로 강하게 악물었다. 「두번 다시, 이제 나오코(直子) 같은 일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희미한 목소리였기 때문에 켄타로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눈이 하늘에서 더욱 밀도를 더하며 내려 온다. 「……」 어둠 속에서 키토는 조금 떨어진 테이블에 붙어 있는 남자들이 기분나쁘게 무뚝 뚝하게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을 곁눈질하며, 받아 둔 참치가 들어간 주먹김밥을 방 구석에서 홀로 조용히 먹고 있다. 그녀는 이 땅에 끌려 올 때까지, 이 불린 쌀에 건조시킨 해초를 감싸 붙인다고 하는 기묘한 음식물을 입에 넣어 본 일이 없었지만, 금방 마음에 들었다. 굉장히 맛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만 입으로 내어 말한 적은 없지만. 「……」 그녀는 다 먹고는 손에 붙은 김 가루를 신중하게 떼어 버리고, 긴 흑발을 조용 히 빗기 시작했다. 돌아 다닐 수는 없다. 그녀의 다리에는 수갑이 채워져서 조립식 건물의 실내에 노출되어 있는 철골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그녀와 같은 편의점에서 사 온 정크 푸드를 먹고 있다. 다만 그녀처럼 침착하게 맛을 보며 먹는 것이 아니라, 내심의 조급함 그대로 난잡하게 먹어 어 지럽힐 뿐이다. 「……젠장, 대체 어떻게 된 거야!」 한 사람이 견딜 수 없다는 듯이 갑자기 소리쳤다. 「캐브스들이 나간지 한 달 이상 지났다구! 놈들은 뭘 우물쭈물하고 있는거 야!」 「닥쳐!」 「하지만 그렇잖아! 일본기업은 좋은 돈줄이 된다느니 말해 놓고서― 호랑이 새 끼인 칩까지 토해 냈다구, 이쪽은!」 「어쩔 수 없지― 그런 미완성인 설정도 제대로 하지 않은 칩이면, 사 줄 만한 건 일본의 놈들 정도인 거다.」 그들 가운데서, 가장 연장인 듯한 애꾸눈의 사내가 말했다. 「돈이나 거기에 준하는 물건으로 바꾸지 않으면 이 나라에서 나갈 수도 없어. 일본이면 애초에 "저것"을 살 사람은 기대 할 수 없고 말이지.」 「젠장, 이상한 나라다! 왜 선진기술을 살 사람은 있는데, 병기가 되면―」 쾅, 하고 테이블을 친 진동이 키토의 바닥에까지 울려 왔다. 그렇지만 소녀는 무반응으로 머리 빗기를 계속한다. 병기, 라고 불리운 것에도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해도 늦는 건 확실하군……」 「거래상대에게 경계당하고 있는건가?」 「그런 레벨이 아니면 좋겠는데.」 「……뭘 말하고 싶나?」 「모두들 생각하고 있을 거다! 놈들은, 이미 벌써 통화기구에 발견당해서……!」 「진정해.」 또 애꾸눈의 사내다. 「그렇지만……!」 「그런 거라면, 이미 벌써 여기까지 압박해 왔을 거다.」 「……」 남자들은 모두 동시에 키토의 쪽을 돌아본다. 그렇지만 그녀에게 말을 건다든지 뭔가를 묻는다든지 하는 느낌이 전혀 아니다. 그렇긴 커녕 놓여있는 물건을 보는 듯한 눈초리다. 「……사용하면 간단히 격퇴할 수 있는데.」 「그렇게 하면 이 나라가 없어져 버린다. 그것보다 우리들의 목숨도 없어.」 「젠장, 정말로 팔아버리는 이외엔 아무 도움도 안돼!」 「어쩔 수 없지……역시 안정시키는 데엔 통화기구만한 시설이 필요한 거다.」 「정말로, 이 아웃 오브 스탠다드라이즈드가!」 「실험반응 F마이너스의 버릇이나 해 대고……!」 ……각각 짜증나는 듯이, 키토를 향해 보통사람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전문용어 로 욕을 한다. 「……」 키토는 반응하지 않고, 그저 머리카락 빗기를 계속한다. 말은 이해하고 있다. 남자들이 쓰고 있는 말도, 이 나라의 말도, 세계에서 쓰여 지고 있는 주요 언어는 모두 이야기하는 것도 읽는 것도 가능하다. 그저 반응하지 않는 것 뿐이다. 그녀는 머리를 빗으면서 머리에 쓴 금색 헤어밴드를 만지고 있다. 그 매끈매끈 한 감촉은 그녀에게 대단히 안락함을 주는 것이다. "잘 어울려, 키토, 너는 그거 쓰고 있으면 왕관을 쓴 공주님같아……!" ……그것은 실은 싸구려 플라스틱에 도료를 붙인 것 뿐인, 도금된 것조차 아닌 물건이었지만, 그러나 그녀의 지금은 이제 없는 친구가 그렇게 말해 주었었다. 그 것만으로 그것은 그녀의 단 하나의 보물인 것이었다. 남자들이 준 옷은 세관을 통과하는 등의 때에 의심받거나 하지 않도록 완전히 어딘가의 영양(令孃)인가 할 고가의 물건이었지만, 그래도 그녀의 안에서는 그 약간 때묻은 헤어밴드야말 로…… 「……」 그녀는 머리 빗기를 계속한다. 헤어밴드의 빛에 지지않도록, 하고 생각하며 머리 를 매끄럽게 하기를 계속한다. 조심스럽게, 너무 힘을 넣지 않고, 마음을 담아 서…… 「……」 ……알아차리자 울고 있다. 방울방울방울방울 눈물이― 그녀와 마찬가지로 "실 험"을 위해 모여져서, 그리고 죽어 간 아이들, 친구들에 대한 것을, 생각해 낼 의 도도 없는데도 뇌리에 떠올라서, 눈물이 떨어진다. 그러나 남자들은 울고 있는 그녀를 보고도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고 또 식사로 돌아갓다. 우걱우걱하고 말없이 그들이 디저트 대신인 팥빵 따위를 먹어치우고 있는데, 조 립식 건물의 얇은 벽에, 깡 하고 뭔가가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 남자들은 긴장의 빛을 얼굴에 띄우며 일어나서 각자 곁에 놓아 두었던 권총을 쥐었다. 잠시동안 소리가 난 벽의 쪽을 경계하고 있었으나, 그 후는 아무 소리도 없다. 「……바람에 돌이라도 날아온건가?」 「확인해 봐.」 한 사람이 서서히 창 쪽에 다가가 몸을 밖에 보이지 않도록 하며 커튼을 열었 다. 「……」 곁눈으로 밖을 신중히 관찰한다. 눈이 내리고 있는 것을 이 때에 그들은 처음으 로 확인했다. 그리고 벽의 앞에 아이스토닉 드링크의 빈 캔이 하나 굴러다니고 있었다. 「……」 그래도 신중히, 밖에서 보이지 않도록 창을 손톱끝으로 걸듯이 해서 열었다. 아무 반응도 없다. 그 때에야 겨우 남자는 창으로 얼굴을 내어 밖을 보았다. 주변을 둘러보지만, 사 람 한명, 생물다운 기척조차 없다. 눈이 내리고 있기 때문에 발자국이 없는 것은 금방 알 수 있다. 「어이, 아무것도 아닌거냐?」 다른 자도 가까이 다가왔다. 「그래, 역시 바람으로 빈 캔이 날아 온 것 뿐이야.」 「그럼 빨리 닫아. 찬 바람이 들어 와서 추워 죽겠군.」 「그래―」 하고 남자가 창에 손을 뻗은 그 순간, 그 팔이 위에서 나온 손에 잡혀져 있었다. 휘익, 하고 끌어당겨져서 갑자기 창 밖에 놓여난다. 「―!?」 그 사이에 남자의 몸에는 전격을 가하는 스턴건이 닿아 있었다. 전신을 뚫는 충 격에 남자는 내던져지면서 기절해, 눈이 내리는 바깥에 팽개쳐졌다. 「무슨!?」 다른 자들은 크게 놀라서 창 밖에 총을 향했다. 그러자 뭔가가 밖에서 안으로 던져져 왔다. 사람 머리 정도의 크기의 물건이었 다. 남자들은 그것을 벌집으로 만들었다. 그러자 그것은 곧 터져서 주변에 내용물을 털어냈다. 「―뭐, 뭐냐 이건!?」 액체였다. 그것은 남자들의 몸과 바닥 한 면에 퍼졌다. 무색투명하지만 묘하게 짭짜름하 다―던져져 들어온 것은 염수가 가득 담긴 풍선이었던 것이다. 계속해서, 건물 옥상에 숨어 있는 자는 무엇인지 봉 같은 것을 실내에 던져 넣 었다. 그것은 지금 창 밖에 내동댕이쳐진 남자를 기절시켰던 전격봉이었다. 갑자기 칠백만볼트의 충격이 흩뿌려진 염수를 통해 그것을 뒤집어쓴 것 모두에 게, 쾅, 하는 일격을 가했다. 「―그왁!」 남자들은 곧 쓰러졌다. 이 때에야 숨어 있던 자―키리마 나기는 창의 위에서 휘릭, 하고 철봉으로 앞돌 아 착지하듯이 실내로 내려 왔다. 그녀는 재빠른 동작으로, 남자들에게서 총을 모두 거두어서 창 밖에 버렸다. 물론, 그녀는 빈 캔을 던진 쪽의 반대측에서 이 건물에 접근했던 것이다. 발자국 이 없었던 것은 그 때문이다. 갑작스런 기습보다도, 상대를 한 번 완전히 방심시 키는 쪽이 해치우기 쉽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으윽……네, 네놈은?」 혼자서 의식이 남아 있는 애꾸눈의 사내가 끙끙대면서도 말했다. 일본어는 아니었지만, 나기는 같은 언어로, 「네놈들이 퍼뜨리고 있던 약……어디에 숨겨 두었나?」 하고 물었다. 「뭐라고……? 토, 통화기구가 아닌거냐?」 「네놈들이 항쟁하는 것은 멋대로지만……그렇다고 해서 관계없는 인간을 말려 들게 하는 것은 용서치 않아.」 나기는 잘라 말했다. 「으윽……」 남자는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그리고 나기는 실내를 둘러보았다. 그 얼굴이 굳어진다. 이제서야 겨우 그녀는 방 구석에 구속되어 있는 키토에 대해 알아차린 것이다. 소녀는 구석에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전기공격의 영향은 없다. 그저 아연해져서 나기를 올려보고 있다. 「어, 어째서 어린애가 이런 곳에……?」 나기도 동요했다. 그 소녀의 발에 수갑이 채워져 있는 것을 보고 그녀는 드러내 어 얼굴을 붉게 하며 격노했다. 「무, 무슨 놈들이냐……! 이런 어린아이를!」 그녀는 서둘러서 키토에게 달려 다가가서, 그 수갑을 익숙한 손놀림으로 지참한 침금(針金)으로 열어 준다. 「……」 키토는 아직, 아연해하고 있다. 「괜찮다. 이제 괜찮으니까.」 나기는 상냥하게 끄덕여 보였다. 그리고 손을 뻗지만, 키토는 꿈틀, 하고 몸을 움츠리며 뒤로 물러나 버린다. 나기는 눈썹을 모으고, 다시 분노의 표정을 보였다. 그러나 이것은 키토에게가 아닌, 소녀를 이렇게 경계시키도록 해 버린 자에 대한 분노였다. 「……」 키토는 그런 그녀를 지긋이 쳐다보고 있다. 나기는 주머니를 뒤져, 밴대너를 꺼내어 소녀에게 내밀었다. 그녀의 뺨이 눈물 자국으로 더러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닦아……모처럼 귀여운 얼굴이 소용없잖아, 그러면」 받아 들지 않아서, 그 앞에 살짝 놓아 둔다. 그리고 일어서서는 분노를 숨기지도 않고 뒤를 돌아본다. 「―그럼, 설명을 들어볼까!」 나기는 척척하고 발소리도 거칠게 내며, 애꾸눈 사내의 목덜미를 잡아 틀어올렸 다. 「윽, 으그극……, 큭큭큭―」 그러나 신음하면서도 남자는 기분나쁘게 웃고 있다. 「토, 통화기구가 아니라면 뭐라고 할 말은 없군―」 「……뭐라고?」 나기의 눈썹이 모인다……그리고 그녀는 핫 하고 깨달았다. 애꾸눈 사내의 눈 안에서, 그녀의 뒤에서 한 그림자가 일어서기 시작한다― 「―!」 나기는 순식간에 애꾸눈을 내던지고 엎드렸다. 그 위를 무서울 정도의 빠르기로 뭔가가 통과했다. 부딪혔다면―그 공격을 맞았 더라면 끝장이었을 것이다. 그것은 금방 완전히 기절시켰을 것인 남자 중 한사람이었다. 그러나……뭔가 이상하다. 그 눈매가 이상하게 공허한―아니 완전히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인형 같은 얼굴로 변해 있었다. 「……!?」 나기가 놀라고 있을 새도 없이, 인형은 그녀에게 또 덮쳐 왔다. 나기는 카운터로 그의 배에 킥을 먹였다. 그러나 그는 다소 뒤로 물러난 것 뿐, 그대로 그녀의 발을 잡아 버렸다. 아픔을 전혀 느끼지 않는 것 같았다. (뭐, 뭐냐……!?) 나기는 전율을 느꼈다. 그러나 포기할 수는 없다. 그녀는 잡힌 발을 축으로, 반 대쪽 발로 남자의 손목을 찼다. 봐주고 뭐고 없이 그 골격을 부순다. 스륵, 하고 손가락에서 힘이 빠져서 그녀는 떨어졌다. 「크, 큭……!」 당황해서 자세를 바로잡은 나기가 본 것은, 쓰러져 있단 다른 남자들도 차차로 일어서 가는 광경이었다. 전원 인형으로 화해 있었다. 「……나 이외의 자의 식사에는 벌써부터 "약품"을 섞었던 거다, 본인들에게도 알리지 않고 말이지.」 애꾸눈의 사내가 기분나쁘게 웃으며 말했다. 「"약품"이라고……?」 나기는 한 발 물러섰다. 그 뒤를 인형들이 쫓는다. 차츰차츰 다가온다. 「그렇다, 신체에 일정 이상의 충격을 받으면 작용하기 시작하는 약품이지. 사고 능력이 사라지고 대신에 신체한계를 넘은 투쟁이 가능하게 되어, 외적을 배제한 다―다만 그렇게 되면 목숨은 일주일도 가지 않지만. 원래 나는 혼자서 이익을 독점할 작정이었으니, 그런 처치를 해 두었지.」 애꾸눈은 말하면서 자신은 후퇴하여 키토가 있는 곳으로 가려고 한다. 「이야, 도움이 됐다. 너는 그놈들에게 맡기고 나는 도망치도록 하지.」 「―!」 나기는 키토를 보았다. 소녀는 아직 멍청하게 주저앉은 채이다. 그 팔을 애꾸눈이 잡으려고 한다. 나기는 전광석화처럼 움직여서 안전화 안에 갖추어져 있던 나이프를 던졌다. 그것은 조준에서 벗어나지않고 애꾸눈의 팔에 꽂혔다. 「―그앗!」 「도망쳐! 빨리!」 나기는 키토에게 소리질렀다. 소녀는 일순 몸을 경직시켰지만, 곧 일어섰다. 그 손에는 아까 나기가 주려고 했 던 밴대너를 움켜쥐고 있다. 「가! 가라고!」 나기는 쫓아오는 인형들의 공격을 받으면서―무기는 지금 던져 버렸기 때문에 맨손이다―외쳤다. 키토는 튕기듯이 달려나가 조립식 건물에서 눈이 내리는 밖으로 뛰쳐나갔다. 「기, 기다려!」 애꾸눈이 당황해서 쫓으려고 했으나, 나이프에는 나기에게 연결된 와이어가 묶 여져 있었다. 그것이 끌어당겨져서 그는 격통에 비명을 질렀다. 그 소리를 뒤로 하며 키토는 눈 내리는 밤을 그저 달려 갔다― * …미카게 카스미들의 능력은, 미래를 아는 것인가 "그 때" 에 대해 예지하고 있 던 것인가, 혹은 "그렇게 되어" 가게끔 미래의 가능성을 만들어 버리고 있던 것 인가, 텐지키 유우가 계속 생각했던 그 의문의 답은 결국 나오지 않고 끝난다. 어쨌거나 그 날 그들이 회합을 마치고 노래방에서 밖으로 나왔을 때, 완전히 어 두워진 밤 하늘에서 눈이 내리고 있었다. 「……오-, 역시 내리는구나아.」 미츠오가 즐거운 듯 말했다. 「기쁜가보네에. 뭐가 그렇게 재밌는거야」 눈을 싫어하는 나나네가 입을 뾰족하게 내밀고 트집을 잡았다. 「됐다구. 나는 어차피 단순하고 애들같으니까말야. 개하고 같아서 마당 뛰돌아 다니고 싶어진다고.」 말하면서, 덩치인 그는 정말로 노상에서 스텝을 밟으며 휘릭, 하고 턴했다. 그것 은 짐 캐리 처럼 또렷한 동작이어서 카스미가 휘윳, 하고 휘파람을 불었다. 「잘하잖아 미츠오」 「이제부터는 댄스킹이라고 불러 줘. 프린스라고 해도 좋고.」 진담처럼 하는 그 말투에 모두가 소리 높여 웃었다. 「저기, 다들 배고프지 않아? 뭔가 먹고 가자.」 기분을 고친 나나네가 제안했다. 「그렇네……그것도 좋지. 어떻게 할래 다들」 코우모토가 묻자, 모두 함께 끄덕였다. 「그래. 따뜻한 게 좋겠네. 로바다야끼라든지.」 「찬성」 노조미도 끄덕였다. 「카스미군만은, 연하의 후배라는 걸로.」 그렇게 말하자 카스미 이외의 모두가 웃어서, 그는 조금 얼굴을 찌푸렸다. 왜냐 하면 카스미는 아직 학생복을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디를 보아도 고교생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코스프레니까 상관없다고.」 카스미는 난폭하게 말했다. 그리고, 그만 무심결에 말했다. 「학생증 내놔, 하고 말해도 안갖고 있고 말야. 퇴학될 때 반납해버렸으니까.」 ―원래는 비밀인 것이었는데 깜빡 입에 담고 있었다. 아, 하고 나나네가 조금 눈을 둥그렇게 해서, 카스미도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렸 다. 그러나 그는 별로 아무렇게도 생각 않고, 「……그렇다는 거야.」 하고 어깨를 으쓱했다. 「그, 그러냐」 미츠오가 더듬거리며 끄덕인다. 「뭔가 했어?」 나나네가 묻자 코우모토가 옆에서, 「어이, 나나네! ……거기까지 물을 필요는 없잖아」 하고 엄숙한 투로 말했다. 나나네는 핫 하고 깨닫고, 당황해서, 「미, 미안」 하고 사과했다. 「음냐, 별로 어떻다 할 거 아니야.」 카스미는 초연하게 있다. 「그보다 빨리 가자고. 꽤 춥네, 서 있자니까.」 「응, 그렇네. 그게 좋겠다.」 이 일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던 유우가 여기서 겨우 입을 열었다. 그것은 적확하 게 모두의 동의를 유도할 타이밍이었다. 「그, 그래. 가자 가자」 미츠오가 큰 소리를 내며 선두에 서서 걷기 시작했다. 다른 자들도 뒤를 따른다. 「……」 나나네 쿄오코만이 활기 없이 홀로 쳐저서 마지막 꼬리에 있다. (아-아……어째서 나란 애는 이렇게 항상 무신경한 소리만 하는 거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멍하게 있던 탓이겠지, 그녀는 옆의 골목에서 뛰어나온 인영(人影)과, 콰당, 하고 부딪쳤다. 「―앗! 죄, 죄송합니……」 옆을 향해서 사과하려고 했으나, 거기에는 아무도 없다. ……고 생각했지만, 실 은 그 사람이 너무 작았기 때문에 장신인 그녀의 시선에 들어오지 않은 것 뿐이 었다. 여자 아이가 엉덩방아를 찧고 노상에 주저앉아 있었다. 「미, 미안! ……아, 너는……?」 나나네는 그 소녀의 금색 헤어밴드와 긴 흑발을 본 기억이 있었다― * ……필사적으로 어쨌든 달리고 달려서 거리에 도달한 키토였지만, 그 발걸음은 이미 후들거리고 있었다. 그 때문에 여자와 부딪쳐 버렸다. 그녀는 찌릿, 하고 나 나네를 올려보았지만, 곧 다시 일어서서 그 옆을 앞질러 가려고 했다. 그 어깨를 붙잡혔다. 「―잠깐 기다려 줘.」 여자의 옆에 있던 남자가, 그녀의 얼굴을 곧바로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대로 다 른 사람에게 말을 건다. 「어이, 미카게」 「어? 왜그래 코우모토」 「이 애 아닌가?―요전에」 그는 마치 키토에 대해 알고 있는 것 같은 말투였다. 키토는 놀라서, 황급히 그의 손을 뿌리치고―그렇게 세게 잡혀 있지는 않았다― 또 도망쳤다. 「어, 어이!」 당황한 것 같은 목소리가 뒤에서 들렸지만 그녀는 어쨌든 열심히 뛰었다. 자신의 심장 소리가 귓가에서 들리는 것 같았다. 반대로 목에서 퓨우퓨우 울리고 있는 것은 자신의 호흡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멀다. (도, 도망쳐야해―) 그녀에게 밴대너를 주었던 그 상냥한 여자가 그렇게 말했던 것이다. 그러니까 도망쳐야한다―그렇지만, 어디로? (도망쳐야―) 그녀는 자신의 몸이 점점 좌우로 흔들리기 시작한 것도 눈치채지 못한다. 발끝 이 흐트러져 있었다. (도망, 쳐야―) 시계가 점점 번쩍번쩍 빛나는 눈부신 것에 가로막혀 좁혀져 갔다. 그것은 지끈 지끈 머리에 울리는 듯 하였고, 그녀는 생각하기가 어려워지게 되어 갔다. ―빈혈 상태가 되어 있었다. (도, 도망쳐―) 뒷골목의 구석에서 그녀는 미끄러졌다. 굴러 넘어졌다. 그러나 자신이 쓰러진 것 조차도 깨닫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녹초가 되어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그 작은 몸 위에, 눈이 용서없이 내려 쌓여 간다―. * 「―코우지군이 갑자기 난폭하게 구니까 그래!」 나나네 쿄오코가 달리면서 비난의 소리를 올렸다. 「난폭하게 안했어! 그저 어깨에 손을 올린 것 뿐이고―」 코우모토 코우지도 대답하지만, 그 목소리에는 힘이 없다. 「젠장, 어디로 간거야? 지금 저쪽 모퉁이를 돌았지?」 「어-이, 왜 그래 너희 둘?」 미츠오가 그들의 배후에서 태평하게 말을 걸었지만, 무시당했다. 코우모토와 나 나네 두사람은 사라진 소녀를 찾아서 달려 간다. 「저런 작은 애가 이런 시간에 밖을 돌아다니고 있다니 부자연스러워―분명 뭔 가 사정이 있을거야.」 「도망치는 것도 보통이 아니고 말이지―」 그때에, 희미하게 눈에 감싸인 덩어리가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나나네가 비명 을 질렀다. 「꺄앗! 자, 잠깐!?」 「크, 큰일이다!」 코우모토가 당황해서 달려가서, 소녀의 몸을 안아올렸다. 눈을 털어내고 그녀의 뺨을 톡톡 두드려 본다. 반응이 없다. 그러나 그 작디작은 입술에서 「하아, 하 아……」 하고 괴로워하는 신음소리가 들렸다. 이마를 만져 본다. 「열이 심해……」 「괜찮은거야?」 나나네도 걱정스럽게 들여다보았다. 「아니, 위험할지도 몰라……의사에게 데려 가야 될 것 같은―」 하고 그가 말했을 때에, 소녀의 입에서 무엇인가 소리가 새어나왔다. 「……」 확실히는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을 듣고 코우모토와 나나네는 얼굴을 마주 보았다. 「……지금 그건」 「그래……외국어다. 이 아이는 일본인이 아닌걸까?」 「그, 그럼 의사에게 데려 가든지 하면……아마, 그」 「불법입국자라면 처벌당하게 되겠지……어쩌지?」 말하면서도 코우모토는 자신의 코트를 벗어서 그녀를 감쌌다. 「어쨌든 재울 수 있을만한 곳을 가야겠지. 병원도 지금쯤은 닫혀 있어. 구급병 원이라고 해도 받아줄지 어떨지―」 그런 말을 듣고, 나나네의 얼굴이 꿈틀, 하고 움직였다. 「……있어. 그런 장소가 아주 근처에.」 「뭐라고? 어디야!」 「……위클리 맨션이, 이 근처에」 「? 그런 곳, 지금 가서 빌려 달라고 해 봤자―」 나나네는 주머니에서 한 열쇠를 꺼내 보였다. 「벌써 빌려 뒀어. 내가.」 「어?」 「나, 거기에 머물고 있는거야―한달 계약으로. 가출했거든, 나.」 담담하고 조용하게 말한다. 그러나 그 안색은 창백해져 있었다. 미간에 주름이 모여 있다. 열쇠를 넘겨받고, 코우모토는 말문이 막혔다. 「지금만이 아니라……훨씬 전부터 그래.」 「나나네……너」 「속이고 있었던 거야……미안」 「……」 그 때, 겨우 다른 4인이 두 사람을 따라잡았다. 「어이 대체 도대체 무슨 일이……엇」 말하던 미츠오가 소녀를 보고 말을 잃는다. 노조미도, 「그, 그 아이는……!?」 하고 놀람의 소리를 냈다. 「이야기는 나중이다. 어쨌든 이 아이를 쉬게 할 수 있는 장소로 데려가자.」 코우모토가 잘라 말했다. 그리고 그 장소로써 위클리 맨션에 대해서 알리자, 카 스미가 눈을 크게 뜨며, 「……어째서 그런 곳이?」 하고 물었다. 나나네는 몸을 굳히면서, 「그건……」 하고 말했다. 그러나 거기에 코우모토가 말을 가로챘다. 「이런 일도 있을까 싶어서, 내가 전부터 빌려 두었던 거야.」 막힘 없이 말했다. 그리고 나나네의 쪽을 향해 「지금 설명했던 장소를 네가 모두에게 말해 줘.」 하고도 덧붙였다. 「응? ……으, 으응」 나나네는 끄덕였다. 원룸이라고 해도, 거기는 여덟 다다미쯤은 되는 넓이에 부엌도 욕실도 있었다. 6 층 높이여서 창에서 보이는 야경은 나름대로 아름답지만, 물론 누구도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는다. 노조미가 차가운 타올을 침대에 눕힌 소녀의 뺨에 대 준다. 소녀의 상태는 점점 안정되었다. 호흡도 평온해져서 새근새근 하고 잠들어 있다. 「다행이야……조금만 더 몸이 차가워져 있었으면 폐렴에 걸렸을거야, 분명.」 「한숨 돌렸군.」 코우모토도 한숨을 쉬었다. 방에는 두사람 뿐이다. 다른 네 사람은 약이다 뭐다 사러 나갔다. 「이 아이…… 그 애네.」 「그래……카스미가 예지했던 얼굴이군.」 「어떻게 된 걸까?」 「영문을 모르겠군……하지만 아무래도 이 애와 우리들이 관련되는 것은 운명이 었나보다.」 「운명, 이라……」 노조미는 한숨을 쉬었다. 「너답지 않네. 그런 식의 생각은 아주 싫어하지 않았어? 부모와 같이 취급하지 마, 하고.」 「……그건」 코우모토가 우물거리며 항변하려고 하자, 노조미는 말을 바꾸었다. 「이 방―교오코의 거지?」 「……그래.」 코우모토는 순순히 끄덕인다. 노조미는, 그가 이런 방을 빌려 두지 않은 것을 알 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도 그것을 깨닫고 있다. 「걔……역시 가출한 거네」 「알고 있었나?」 「어쩐지, 말야.」 「여자는 무섭구나……」 코우모토는 쓴웃음지었다. 「걔, 미카게군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거야.」 「그런가보군. 이러니 저러니 하면서 나나네는 미카게에게 진심인 것 같고…… 하지만 언젠가는 말해야되겠지.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면, 그녀가 스스로. 이번 은 덮어줬지만.」 「―그렇네.」 노조미는 언제나처럼 쿨하게 끄덕일 뿐이다. 그 때 네 사람이 돌아 왔다. 흡수가 잘 될 것 같다는 이유로 사 온 그레이프후르츠맛 스포츠음료의 빨대를 자고 있는 소녀의 입에 넣고 흘려 넣어 주자 그녀는 반사적으로 꿀꺽 꿀꺽 하고 빨아마셨다. 「병원에 데려가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군.」 카스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옆에서는 미츠오가 가슴을 쓰다듬어내리 며 「하-앗, 안심이다.」 하는 등 연기가 아닌 진짜로 하고 있다. 그 모습에 나나 네가 긴장이 풀려서, 풋, 하고 웃음을 터뜨리고 해서, 겨우 보통의 상태로 돌아왔 다. 그들은 그 밤은 전원이 그 방에 묵으면서―부모와 동거하고 있는 것은 미츠오뿐 이었기 때문에, 그만은 허락받는 전화를 걸어 옥신거리는 일막이 있었다― 교대 로 소녀의 모습을 계속 지켜보았다. ……누가 알리오. 그들 6인이 이 때 세계의 중심에 있었던 것을. 그들의, 이 조그만 행동이 세계의 운명을 결정하고 있었던 것을. 만일 그들이 약 해져 쓰러진 자를 내버려두는 일을 하는 인간이었다면, 그것만으로 모든 것이 끝 나 있었을 것이라는 것을―. * 「……」 다른 다섯사람이 조용히 잠든 것을 확인하고서 텐지키 유우는 소녀의 곁에 섰 다. 그 사랑스러운 잠든 얼굴에 상관않고, 무표정하게 뚫어져라 관찰한다. 그리고―돌연 그는 자신을 소녀의 위에 감싸듯 덮고는 자신의 입술을 소녀의 그 것에 겹쳤다. 그것 뿐만이 아니라 혀로 그녀의 입 속을 난폭하게 휘저었다. 자고 있는 소녀의 몸이 반사적으로 타액을 분비하자, 텐지키 유우는 그 맛을 확 인하기 위해 혀를 더더욱 두 세 번 꿈틀거렸다. 맛은 곧 성분의 데이터이다. 「―!」 안색이 변한다. 창백해진다. 「……」 그는 소녀에게서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는, 그 입술을 손등으로 닦았다. 그리고 중얼거렸다. 「알면서 만든 것인가…? 아니, 그게 아니겠지. 자신들도 무엇을 만들었는지 몰 랐던 거다. 아마 지금도 진짜 위력은 알아차리지 못했겠군.」 그것은 짜내는 듯한 목소리로, 자신에게 확인시키고 있다고 하기보다도, 말하지 않고 가슴에 담아 두는 것을 견딜 수 없어하는, 그런 느낌의 혼잣말이었다. 「이 무슨 일인가……실패작이다. 그것도 당치도 않은 물건이다.」 그 속이빨이 완전히 억눌리지 못하고 부들부들 울리고 있었다. 물론, 순수한 공포 때문에. 제 목:[부기팝 인 더 미러] 판도라 6 관련자료:없음 [1831] 보낸이:정지훈 (yangmal ) 2001-09-10 19:50 조회:123 6 神元功志 Whispering "너는 구세주가 되어 줘야 해" "네가 이 세계의 미래를 만들어내는 거에요, 코우지" 나, 코우모토 코우지는 이런 세상 벗어난 뜬소리를 들으면서 키워졌다. 이유는 간단한데, 내 양친이 어느 신흥종교의 교조와 그 사제였기 때문이다. 나는 그 후 계자로 기대받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어릴 때부터 "기적" 이니 "신탁" 이니 하는 것의 무대 뒷면을 싫을 정도로 보며 성장했다. "신자" 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을 양친이 완전히 도구 취급하는 것도 계속 보아 왔다. 나는 계속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다. 원래 그런 것이다, 하고만 생각했다. 구원도 운명도 모두 날조된 것이고, 진짜는 아무것도 없고, 어린애인 내가 봐도 명확히 거짓으로만 생각되는 것에 매달려 있는 사람들이 있을 뿐인 것이다, 라고. 그러나, 내가 10세 때에 자신의 능력을 발견하고부터 사태는 일변한다. 내가 그것을 알아차린 것은 다행히도 양친과는 전혀 관계없는 장소였다. 학교 소풍에서 나는 같은 반이었던 츠지 노조미라는 소녀와 함께 산 안에서 미 아가 되어 버렸다. 그 때 처음으로 능력이 발현했다. 나중에 노조미에게 들은 설 명에 의하면, 나는 돌연 우리들을 찾고 있는 교사의 목소리로, 「……서쪽으로 갔다고 하면 깎아지른 절벽에 떨어져버렸을지도……」 하고 지껄였다고 한다. 반신반의였지만 그래도 우리는 태양을 의지해 동쪽으로 향하였고, 그 덕에 구조받았다. 어떻게 생각해도 그것은 기적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지만, 그 것을 나는 결 코 양친에게 말하려고는 하지 않았다. 노조미에게도 말하지 말아 줘, 하고 부탁했 다. 그러자 그녀는 나를 놀리듯이 웃으며 옛날부터 변치 않는 쿨한 태도로 이렇 게 말했다. 「그런 거, 코우지뿐만이 아니야. 나에게도 있는걸」 하고. 그리고 우리 두사람은 비밀 콤비가 되었고, 몇 년 후 중학생 때 나는 양친 및 그들의 교의와 교단을 완전히 모독하는 말을 떠벌려서, 드디어 파문되어 의절상 태가 되었다. 일부러 한 일이었다. 그 이래 나는 신흥종교에 가족을 빼앗겨 조직을 만든 사람들의 원조인지 뭔지로 지낼 곳을 제공받는다든지, 아르바이트하는 곳에 신세를 진다든지 하고 있다. 가 끔 '네 부모 때문에,' 하고 매도당하는 일도 있었으나, 그런 때 나는 곧장 「죄송 합니다」 하고 진지하게 (그래, 그런 때는 정말로 마음으로부터 면목 없다고 생 각하는 것이다.) 사죄하기 때문에 상대도 그다지 세게 나오는 일은 없다. 그리고 여섯명의 동료들(팀) 중 한사람이 되어, 나는 자주 생각한다……. 우리들의 이 기적은 양친의 그것과는 달라 진짜다. 그러나 그것이 어쨌다는 것 인가? 실은 내가 동료들에게 서로의 내력을 알리지 말자, 하고 말하는 것은 나 자신에 대해 알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교단의 안이었다면 아마도 우리들의 능력은 그 이상 없을 정도로 유효하게 신자의 지배를 위해 활용할 수 있겠지. ……만약에 여섯 사람 가운데 그런 것에 흥미를 가진 자가 있다고 한다면? 그럴 리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고, 동료들을 지금은 믿고 있지만, 적어도 최초에 는 경계하고 있었다. 나는 양친을 아직도 정말 싫어하고 그것이 자신의 행동원리라는 것도 자각하고 있다. 하지만―그것은 동류혐오라는 것은 아닌가? 자신도 양친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을 거짓이든 뭐든 이용해서 지배하고 싶어 하 는 것은 아닌가? ……그래서 아직도 동료들에게 내력을 알리려고는 않는다. 경계해야 할 것은 그 들이 아닌 나 자신인 것이다. 이런 것을, 물론 내 배경을 전부 알고 있는 노조미에게는 말해 두었다. 그러나 그녀는 이런 이야기를 내가 할 때 마다 어릴 때처럼 쿨하게 냉소하며 「결국에는 코우지가 신경이 예민한 것 뿐이야, 그건」 하고 말한다. 어쩐지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안심이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생각한다……무엇을 위해 우리들에게 기적이 내려진 것일까, 하고. (어쩌면……) 그리고 지금, 아침해가 비쳐 들어오기 시작한 위클리 맨션의 한 방에서, 나는 오 랜만에 그 생각을 하고 있다. (어쩌면, 이 소녀가 그 열쇠일지도 몰라……) 나는 만 하루가 지나, 숙박도 이틀째에 들어섰음에도 아직 침대 위에서 새근새 근 자고 있는 소녀를 쳐다보며 입 속에서 웅얼웅얼 중얼거렸다. 「어? 뭔가 말했냐?」 나와 함께 당번으로서 일어나 있는 미츠오가 물어왔다. 「아니―아무것도 아냐」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저, 이 아이는 어디에서 왔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어.」 「아아, 그렇군…… 어디 사람일까나. 일본인이라고 해도 믿겠지만. 아시아계인 가?」 「말이 통할까.」 「일어나면 뭔가 먹여 보자구. 그러면 적이 아니라고 알아 주지 않을까나.」 태평한 말투에 나는 쓴웃음지었다. 「먹을 걸로 길들이자는거냐? 그렇게 간단히 잘 되면 좋겠는데」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자니, 바닥 위에서 굴러 자던 다른 네 사람도 차차로 「으 응……」 하고 말하며 일어나기 시작했다. 「아-, 몸이 삐그덕거려」 나나네가 긴 손발을 휘두르며 말했다. 「상태는 변하지 않았어?」 카스미의 물음에 나는 끄덕였다. 「좋아 졌어. 열도 완전히 내려서 평열이 되었고.」 「한 숨 돌렸네.」 노조미가 소녀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그녀는 차가운 것 같아도 실은 매 우 상냥한 성격이다. 분명 소녀에 대해서도 가장 걱정하고 있던 것은 노조미이리 라. 「아-, 배고프다. 다들 뭔가 먹지 않을래?」 나나네가 어제 사서 조달한 먹을 것이 들어 있는 편의점의 봉지를 부스럭부스럭 열었다. 그리고 샌드위치나 소세지 롤 등을 모두에게 나누어 준다. 「자 텐지키군. 주먹김밥, 참치 들어간 건데 괜찮아?」 「……」 텐지키는 그녀가 내민 그것에 눈도 주지 않고, 어딘가 공허한 눈을 하고 있다. 그러고보면 주저앉아 있는 그 자세는, 아까 자고 있던 때부터 움직이지 않았다. 「텐지키군?」 「―그건 "그녀" 에게 주는 쪽이 좋겠어」 조용히 말했다. 「어?」 「이미, 일어나 있어.」 단정했기 때문에 모두 깜짝 놀라 텐지키를 보고, 그리고 그가 말한 "그녀" ―침 대 위의 소녀를 보았다. 그러나 그녀는 변함없이 눈을 감고 있다. 「―자고 있어.」 미츠오가 말했다. 「아니, 이미 깨어 있어. 그렇지, 너. 자는 척은 그만해.」 잘라 말했다. 우리들이 말을 잃고 있자, 그는 일어서서 나나네의 손에서 주먹김밥을 받아들고 재빠른 손놀림으로 개봉해서 김을 감싸 붙여 소녀의 코앞에 내밀었다. 그 순간, 소녀의 두 눈이 번쩍 하고 뜨였다. 「……」 곧바로 텐지키를 쳐다보고 있다. 「적인지 아닌지를 알고 싶었던 거냐?」 텐지키의 말투는 싸늘하다고 말해도 좋을 정도였다. 「……」 소녀는 말이 없다. 우리들은 아연해져서, 사건의 진행을 따라 가지 못하고 있었다. 소녀는 잠시 움직이지 않았으나……하지만 수십초후 조심조심 몸을 일으켜, 텐 지키의 손에서 주먹김밥을 받아 들고는 그것을 베어물었다. 배가 상당히 고팠던 것 같다……어린아이다운 필사적인 동작으로 아주 서둘러서 먹는다. 목이 메이지 않을까 하고 걱정이 될 즈음에 텐지키가, 「나나네상, 그녀에게 마실 것을」 하고 적확하게 지시했다. 말을 듣고 나나네는 서둘러서 종이컵에 차를 넣어 소녀에게 건네준다. 소녀는 꿀꺽꿀꺽 마셨다. 그리고 텐지키가 요령좋게 건넨 두 개째의 주먹김밥도 먹으려고 하다가, 잠깐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리고 내 쪽을 향해, 「……길들이기」 하고 말했다. 「어?」 나는 겨우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길들임, 당했다……그렇지?」 소녀는 속삭이듯이 말했다. 아무래도, 아까 나와 미츠오의 대화를 듣고 있었던 것 같다. 그 때 벌써 일어나 있었던 것이다. 「아, 아-……아니, 신경 쓰지 마」 나는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몰랐기 때문에 할 수 없이 미소지었다. 「네 이름은? 말은 알아듣지?」 「키토. 말은 알아.」 그렇게 말하고 그녀는 또 주먹김밥을 먹는다. 「키토, 쨩이라. 과연. 너는 어디에서 왔어?」 「……」 대답하지 않는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일이지, 하고 나는 모두를 둘러보며 끄덕 였다. 카스미는 쓴웃음짓고 있다. 「이것도 먹을래?」 하고 나나네가 그녀에게 베이비 치즈와 어육 소세지 등을 껍질을 벗겨 주고 내 밀자, 키토는 순순히 받아 먹는다. 이윽고 배불러진 것인지, 그녀는 「후우」 하고 숨을 한 번 토했다. 그리고 말했 다. 「당신들, 뭐야」 「뭐, 냐니…….」 미츠오가 곤란한 듯이 우물거렸다. 「뭐지?」 「별로 아무것도 아냐- 그냥 젊은 애들이지.」 카스미가 장난치듯 말했다. 그렇지만, 딱 맞긴 하다. 「조직?」 키토의 질문에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마주본다. 「여섯명이라도 조직이라고 하는걸까?」 나나네가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확실히 우리는, 뭐라고도 부르기 힘든 팀이다. "재능" 에 대해 설명해도 그녀로서는 알 수 없을 것이고……라기보다, 누구라도 알 수 없겠지만. 우리들이 곤란해 하자 키토는 갑자기 생긋 웃었다. 「―친구들, 이구나」 마치 그 말이 황금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녀는 기쁜 듯이 말했다. 「뭐어, 그렇지.」 나도 웃으면서 끄덕였다. 「너의 친구들은 어디에 있어?」 그렇게 물어 보았다. 그러자 그녀는 갑자기 눈썹을 찌푸렸다. 「……이제 없어. 모두 죽어버렸어.」 「―!」 이런, 하고 생각했다. 우리가 다음 말을 잇지 못하고 있자 키토는 또 계속했다. 「당신들……나를 버리든지, 일본국인가에 넘기는 쪽이 좋아. 나라가 아니면, 어 쨌든 큰 조직이나.」 「……? 무슨 소리야.」 영문을 알 수 없는 말을 꺼냈기 때문에 나는 되물었다. 그러나 그녀에게서 돌아 온 대답은 더욱 영문을 알 수 없는 것이었다. 그녀는 어린 얼굴로, 진지한 표정을 하고 이렇게 말했던 것이다. 「나는 대량살육병기야. 갖고 있으면, 재앙을 불러.」 * ……시간은 조금 전으로 돌아간다. 「젠장, 그 일본인 계집……!」 밤하늘 아래, 애꾸눈은 아직 피가 스며나오고 있는 오른팔의 지혈대를 다시 고 쳐조이면서 웅얼거렸다. 그 때부터 필사적으로 키토를 쫓았지만 완전히 놓쳐 버렸다. 그 여자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확인하지 않았지만 저쪽은 이미 끝이 났을 것이 다. 맨손인 인간이 무기 없이 피투여체(被投與體)를 상대할 수 있을 리 없다. 조 각조각 잡아찢겨졌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애꾸는은 조금 기분이 좋아졌다. 「그런데, 문제는 그 꼬마애인데……」 도망갈 곳은 없다. 그녀석도 자신이 일본국과 그밖에 다른 조직에 잡힌다면 검 사라는 이름의 생체실험과 조사라는 이름의 해부수술을 받게 될 것은 잘 알고 있 을 것이다. 「어딘가에 숨어 있겠지. 어디지? 그녀석에게는 토지감각 같은 것은 없어……금 방 눈이 갈 만한 장소다……」 혼자 중얼중얼대면서 애꾸눈은 이미 통행자가 끊어진 밤중의 거리를 어슬렁어슬 렁 걸어간다. 옆구리에 안고 있는 가방에는 지금까지 긁어모은 돈과, 아직 거래 등에 쓸 수 있는 약품, 그리고 각종 데이터디스크 등이 담겨져 있다. 이것만으로도 나름대로 가져가는 곳에 따라서 상당한 것이 된다. 그러나 "절대병기" 인 키토와는 비교가 되지 않으리라. 애꾸눈은 그녀를 포기할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어디냐, 어디에 있어……」 눈은 밤 가운데에는 그쳤었다. 이미 녹아버려서 노상에는 거의 남아있지 않다. 혈관에 피를 조금 흘려보내어서 따뜻해져 있던 오른팔이, 지혈 탓으로 또 저리 기 시작한다. 「젠장, 어디로 가버린거야, 그 꼬마자식은……!」 그는 화풀이로, 깡, 하고 노상에서 굴러 다니고 있던 쓰레기통을 차 날렸다. 그러자 그의 배후에서, 부스럭, 하는 소리가 났다. 「……응?」 돌아보지만, 아무도 없다. 그렇지만― 지금 소리는, 그가 갑자기 큰 소리를 냈기 때문에 놀라서 반응해 버 렸다― 그런 느낌이 드는 소리였던 것 같은― 「……」 그는 소리가 난 쪽으로 걸어 갔다. 주의깊게 접근해 간다. 각을 돌기 전에는 얼 굴만 내밀어서 주변을 살핀다. 소리가 난 장소는 막다른 골목으로 되어 있었다. 쓰레기통이 난잡하게 늘어서 있다. 아무도 없다. 애꾸눈은 돌멩이를 하나 차서 쓰레기통 하나에 맞추었다. 그러자, 달그랑달그랑 그릉, 하고 요란한 소리가 나며 들고양이가 한 마리 뛰어나와서는 당황하며 도망 갔다. 「뭐야, 사람 놀라게 하고 있어―」 애꾸눈이 욕을 하며, 발을 돌려 떠나가려고 한 그 때, 갑자기 옆에서 누군가 금 속 방망이를 휘둘러 내렸다. ―궁. 하는 둔한 소리와 함께 그것은 애꾸눈의 후두부를 직격했다. 애꾸눈은 자신의 몸에 무엇이 일어났는지도 모르는 채로 충격에 의식을 잃었다. 「역시 그래, 이놈 그 외국인들 중에 하나라구.」 방망이를 휘두른 것은 아직 14, 15세라고 생각되는 소년이었다. 그는 쓰러진 애 꾸눈을, 완전히 축구공 다루듯이 가볍게 발로 차서 굴렸다. 「뭔가 갖고 있구만.」 소년의 동료―아니, 동료의식 같은 것이 있는지 어떤지 의심스럽다―동류들이 우글우글 주변의 그늘에서 나타나서 모여들었다. 그것은 애꾸눈들이 자금을 모으기 위해 약을 흘리고 있던 그 "손님" 중의 하나 였던 집단인 것이었다. 이런 심야에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질문은 정확하지 않다. 그들 이 거리를 돌아 다니는 것이 이시간쯤밖에 없는 것이다. 낮 동안이나 저녁, 혹은 새벽까지 각각 그 시간을 자신들의 것이라고 결정해 둔 비슷한 소년들이 있는 것 이다. 그녀석들은 그 세력 범위인 시각에 다른 자가 들어오면 공격해 온다―마치 야생동물처럼. 그래서 이 소년들은 할 수 없이 심야의 극히 짧은 시간만을 활동 시기로 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도 또 야생동물의 "서식 분리" 라는 현상과 똑같 았다. 그리고, 그 시간에 애꾸는은 들어와 버린 것이다. 그것도 버젓이 습격당하는 게 당연할 정도로 조심성없는 모습으로―혼자인 데다가 정체가 수상한 외국인 같은 건 그들에게 있어서 사냥감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다. 「엇, 돈이 열라 왕창 있잖아!」 「여기있는건 약이라구. 듬뿍 있어!」 그들은 멋대로 애꾸눈이 갖고 있던 가방을 열어 내용물을 벌려놓았다. 「뭐야 이건. 컴퓨터의 어쩌군가?」 「몰라, 그런거 부숴버려!」 그들은 귀중한 데이터가 담긴 디스크를 케이스에서 난폭하게 산산히 지면에 흩 어 놓고, 발로 밟아서 산산조각으로 만들어 버렸다. 「헤헷, 이건 수확 좋은데―약도 본 적도 없는 거라고. 분명히 엄청 뿅가는 거겠 지.」 그들은 낄낄거리며 웃었다. 또 애꾸눈을 다같이 차서 날렸다. 애꾸눈은 꼼짝도 하지 않는다. 소년 중의 한사람이 그 얼굴을 난폭하게 잡고 잡 아 올려 남아 있는 한쪽 눈을 들여다보았다. 완전히 탁해져 있었다. 눈과 눈썹 사 이에서 피가 한줄기 흐르고 있다. 「―어이, 이놈 죽어버렸다구.」 「진짜? 웃효」 「뭐-어, 어차피 이놈 갱인지 뭔지다. 그 근처에 쳐박아 두면 경찰은 멋대로 내 분이니 뭐니로 살해당했다고 생각할거야. 어차피 외국인이고.」 또 다 같이 낄낄거리며 웃는다. 그리고 애꾸눈의 몸을 난폭하게 끌어서 쓰레기장 깊숙히에 쳐박아 버렸다. 그 위에 쓰레기를 흩어 놓아서 이제 애꾸눈의 모습은 완전히 숨겨져 보이지 않게 되 었다. 쓰레기 회수는 모레까지 없으므로, 그때까지 사체는 거기서 얌전히 쳐박혀 있게 될 것이다. 겨울이고 하니 냄새가 퍼질 때까지 시간도 걸린다. 「응?」 소년 중 하나가 가방 깊숙한 곳에서 한 장의 사진을 찾아냈다. 「뭐냐 이거.」 그 사진에는, 살 사람에게 보이기 위한 자료로서 키토의 모습이 찍혀 있었다. 「뭔데 뭔데」 다른 소년들도 우글우글 모여들어서 사진을 들여다본다. 「어째서 이런 꼬맹이 사진이?」 하고 누군가 말하자, 다른 누군가가 비웃었다. 「바-보, 당연하잖아. 저놈이 로리콘이었던 거야. 안그러면 그런 취미인 놈 상대 로 매춘할 때 고르게 하기 위한 자료라는 거다.」 「켁, 구역질 나네」 그들은 이유 없이 키토의 사진을 먹어치울 듯이 쳐다보았다. 성적인 뉘앙스가 있는 사진이라고 착각했기 때문이다. 이윽고 그들은 그 곳에서 재빨리 떠나, 언제나 가는 은닉처로 가서는 즉시 전리 품인 약품을 자신들에게 주사하기 시작했다. ―키토의 모습, 그것이 그들이 제정신을 가진 채로 최후에 본 모습으로―그것은 인쇄되듯이 그들의 뇌에 남아 버렸다. ……배제해야할 "외적" 으로서. * 키토라고 이름을 밝힌 소녀는 어떻게 보아도 극히 보통의 귀여운 여자애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가 우리에게 말한 내용은 상상을 절하는 기괴한 것이 었다. 「……나는 부모에 의해 팔려 갔어. 가난해서 어쩔 수 없었던 거야. 하지만 내가 팔린 곳은, 보통의 공장이나, 밤의 뭔가―잘 모르지만―나, 그런 게 아니었어. 어 쨌든 산 속 깊숙히 데려가서, 거기서 주사 같은걸 맞게 하고, 여러 가지로 몸을 만졌어. ―아니, 무엇을 당했는지는 잘 몰라. 거의 자고 있었으니까. 잠들게 했던 거라고 생각하지만. 하지만 일어나면 몸에 포대가 감겨 있든지 하는 일이 있어서 그런 때는 굉장히 무서웠어.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런 건 별로 무서운 게 아니야. 정 말로 무서운 것은, 어느새엔가 내가 인간이 아니게 되어 있었다는 것……. 어느 날 이런 일이 있었어. 넓고 창문도 아무것도 없는 완전히 닫힌 방에 나를 데려갔어. 나를 잡고 있던 사람들도 그 때 몸을 빈틈없이 가리는 이상한 은색 옷 을 입고 있었고. 거기서 이상한 약을 마시게 했어. 내가 마시니까, 그 사람들은 당황해서 도망가듯이 방에서 나갔지. 그리고 대신에 방에 쥐들이 많이 들여보내 진거야. 몇백마리나 있었어. 나, 깜짝 놀라서 도망치려고 생각했는데, 도망칠 곳 같은건 없으니까 무서워서 구석에서 떨고만 있었어. ……그랬더니, 쥐들이 모두 갑자기 입에서 거품을 불면서 죽어 가는거야. 어째 서, 하고 생각했는데……. 내가 독을 뿌리고 있다는 걸 알게 된 건 조금 지나서였어. 쥐가 거의 죽어버리 고,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몇 마리가 불쌍한 마음이 들어서, 손을 뻗었더니―내가 만지려고 했던 순간 그 애들 모두 차례차례 죽어버렸으니까. 그래서 알았어. 나는 "죽이기 위한 것" 으로, 어느샌가 변해 있었던 거야. 아마 그 약을 마신다 든지 나를 어떻겐가 하면, 주변의 사람이나 생물 같은건 모두 죽어버리는 거구나, 하고―」 ……그녀는 감정을 겉으로 보이지 않고, 담담하게 말한다. 우리들은 할 말을 잃을 수 밖에 없다. 이 아이가 맛본 슬픔과 고통은 우리에게는 상상도 되지 않았다. 자신이 손을 내 민 것이 죽어 버렸을 때, 이 아이는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알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녀는 이야기를 계속한다. 「나를 건드린 사람들은 나를 "절대병기" 라고 불렀어. 방어할수 없는 무적의 무기다, 라고. 쓰는 방법에 따라서는 세계도 손에 넣을 수 있다, 라고― 그건 약 같은게 없어도, 나를 죽여도 가능한 것 같아. 그러니까 세계를 손에 넣고 싶다면, 그것이 가능해. 나를 죽이면, 간단히. 그래서―하지만 무슨 일인가 일어나서 나를 그 산 속에서 데리고 나와서, 그리 고 이 나라에까지 데려왔어. 거래인가에 쓸 수 있으니까, 하고 말하면서. 하지만 이 나라에서 어떤 여자가 와서, 나를 도와 주고, 그러면서 도망치라고, 하지만 그 사람은―」 이 때에 이르러서야 그녀의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우는 것 같은 울림을 머 금기 시작했다. 「―이제 됐어. 대충 알겠으니까.」 나는 참을 수 없어져서 그렇게 말했다. 이 이상 이 아이에게 고백을 하게 하는 것은 너무 잔혹하다. 키토는 손에 밴대너 같은 것을 움켜쥐고, 작은 어깨를 부들부들 떨면서 고개를 파묻고 있다. 「……어떻게 생각해?」 나는 모두의 쪽을 향해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어떻게 생각해, 라니……안믿긴다고 할까, 이해가 안돼.」 나나네가 자신없는 듯이 말했다. 「그러면 저 아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냐?」 「그렇지만……」 「저런 복잡한 이야기, 어린애가 날조해 낼 수는 없을 것 같은데.」 카스미가 예리한 눈초리가 되어 말했다. 분노하고 있었다. 말투가 냉담한 것과는 다르게 정의감이 강한 이 사내는, 명확하게 키토의 이야기의 "뒤에 있는 놈"을 미워하고 있는 듯 했다. 「확실히……그건 그래.」 노조미도 신중한 말투로 카스미의 의견을 긍정했다. 「으-응……」 미츠오는 태도가 분명하지 않은 표정이다. 「믿느냐 믿지않느냐는 그렇다 치고, 문제는 저 애를 어떻게 하느냐다.」 나는 상황을 정리하려고 그런 말을 해 보았다. 「그건 그렇지만……」 나나네는 아직 혼란을 완전히 누르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저런 작은 애가, 정말로 그런 심한 짓을 당한거야……?」 「작다든가, 어린애라든가, 그런 건 관계없지.」 갑자기 텐지키가 강한 말투로 끼어들어왔다. 「그건 당신이라도 스스로의 처지를 뒤돌아보면 알겠지요, 나나네 쿄우코상」 으, 하고 나나네는 숨을 멈추었다. 텐지키는 보이기와는 달리 가끔 날카롭다. 그 도 나나네의 가출을 알고 있는 것이리라. 「어쨌든 경찰에게 가는건 위험해. 저 키토라는 아이에게는 여권도 아무것도 없 어. 하는 말도 절대로 믿어 주지 않을 테고, 완전히 범죄자취급할거다.」 나는 말하면서도, 그렇지만 이것은 즉 손 쓸 방법이 전혀 없다는 게 아닌가, 하 고 질려버렸다. 「……」 모두도 그것은 알고 있다. 모두 말을 멈추어, 방에는 침묵만이 감돌았다. 「그렇지만……」 카스미가 입을 열어서 키토에게 직접 말을 걸었다. 「도망쳐 왔다, 고 했었지?」 키토는 끄덕, 하고 긍정한다. 「그러면, 쫓아 오고 있는 놈이 있다는 거야?」 그 말을 듣고 우리는 모두 핫 하고 놀랐다. 「……몰라」 키토는 약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렇지만 이건 카스미의 말에 신빙성이 있다. 「그럴 법하군……어쩌지?」 「넘겨줄 수는 없잖아」 카스미는 잘라 말했다. 「그렇네.」 텐지키가 수긍한다. 「……으-응」 미츠오는 아까부터 분명하지 않은 태도다. 단순한 성격인 그에게는 드문 일이다. 뭐어, 이런 상황에서는 무리도 아니지만. 「정말……정말로 이런 작은 애에게, 그렇게 몰려들어서 잔혹한 짓을 하려고 하 는거야?」 나나네가 아직도 안믿겨진다, 하는 투로 말한다. 그리고 갑자기 화를 낸다. 「그런 짓은 용서 못해!」 「아무도 용서할 생각 없어, 그렇지?」 카스미가 모두를 둘러본다. 우리들은 끄덕인다. 그러자 거기에 키토가 희미한 목소리로 끼어들었다. 「……괜찮아.」 「어?」 「나, 이제 어떻게 되든 괜찮아.」 지쳤다, 하는 목소리였다. 우리들은 모두 예외없이, 가슴이 죄여오는 듯한 감각 에 휩쓸렸다. ―다른 다섯사람의 마음을 아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 그렇다고 확신 한다. 이런 죽음을 앞둔 노인같은 소리를 이 아이가 해서는 안된다. 「괜찮아, 꼭 도와줄게.」 노조미가 우리들을 대표해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키토는 고개를 숙이고 대답을 하지 않는다. 「……뭔가 의지할 것 있어? 키토쨩.」 나나네가 물어도 조용히 고개를 저을 뿐이다. 「그럼, 어쩌지. 어쨌든 여기에 숨긴다고 하고, 그 다음은……?」 「……」 나는 마음 속으로 망설이고 있었다. 실은 있다. 단 하나, 그녀를 확실히 숨겨 줄 것 같은 곳으로 짚히는 것이. 키토 는 세상 안에서 끊겨 나와 있지만, 그녀와 마찬가지로 세계와 단절된 환경을, 알 고 있었다. 내 부모가 하고 있는 "교단" 이다. 그 안에서라면 그녀를 세간으로부터 숨겨 둘 수 있다. 그러나― 그 제안을 할 마음을 먹는 것은 너무나 어려웠다. 개인적인 감정 때문에 거기와 관련되는 것은 이제 싫다고 생각해 버린다. 그렇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면……. 「저기……」 하고 내가 입을 열려고 했을 때, 카스미가, 「지금은 이 다음의 일을 생각하고 있을 여유는 없다고 생각해. 잠깐동안 상황 을 보기 위해 시간을 번다……그게 선결이다. "추적자" 놈들이 있는가 없는가 등, 확인하고 나서 해야겠지, 움직이는건. 그렇지 코우모토.」 하고 말하며 내게 동의를 구했다. 나는 핫 하고 놀라, 「그, 그래」 하고 끄덕였다. 「우리들의 "재능" 으로 찾을 수 없을까?」 나나네가 팔을 얽으면서 고개를 기울여 생각에 빠진다. 「누구, 뭔가 걸리는 거라도 없어? 미츠오군, 애매해도 좋으니까 말야.」 하는 말을 들어도, 미츠오는 변함없이 멍청- 한 얼굴로, 「……」 하고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다. 그 때, 방 밖에서, 꽈당, 하는 커다란 소리가 울렸다. 「―!」 우리는 긴장해서 입구 문 쪽에 주의를 돌렸다. 휘-잉……하고, 소리는 그것뿐이고 이후는 조용할 뿐이다. 카스미가 재빨리 움직여 방의 내선전화를 잡았다. 「어디에 거는거야?」 「관리인실이다―밑에서 뭔가 일어났다면 알 수 있겠지.」 카스미는 수화기를 귀에 대고 기다린다……그렇지만 아무래도 저쪽에 반응이 없는 것 같다. 「제길, 안받아……!」 「줘 봐!」 내가 손을 뻗었을 때, 찰칵, 하고 저쪽에서 수화기를 드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그 직후, 『사, 살려줘……! 습격당하―』 하는 비명이 수화기에서 울리고, 그리고 도중에 끊겼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하고 외치지만, 이미 아무 소리도 되돌아 오지 않는다. 「……무, 무슨 일이야……?」 노조미가 안면을 창백하게 하면서 중얼거렸다. 「이미 "추적자가" 와 있다―는 거다. 그것도 주변을 살필 생각이 없는 것 같 아.」 텐지키가 담담히 말했다. 「하지만, 어떻게 여기 장소를 안 거야?」 「그런건 나중이야. 그것보다 여기를 탈출해야만 해.」 덜컹, 다탕, 하는 커다란 소리가 또 들리기 시작했다. 아래층에서 뭔가 소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았다. "습격당하"고 있는 것인가……건물 전체가!? 도대체 무엇이 덮쳐온 것이냐!? 「하, 하지만 아래는 이미 점거당한 것 같아……어떻게 도망치지!?」 내 말에, 홀로 냉정한 텐지키는, 「비상용 슈터가 있을 거다. 그걸로 아래까지 내려가자.」 하고 제안했다. 그는 뭐랄까……이런 일에 익숙해져 있는 전문가이다―그런 느 낌이 들었다. 그 때, 또 복도 쪽에서 커다란 소리가 울렸다. 바로 가까이까지 와 있다는 것인 가……!? 「모두들 물러나!」 텐지키가 홀로 입구 쪽으로 다가갔다. 우리는 그의 말대로 방 구석으로 물러난다. 나나네가 키토의 손을 잡고, 안아서 곁에 두었다. 꾸욱 하고 키토도 그녀에게 달라붙는다. 콰당퉁탕 하는 소리는 점점 이쪽으로 다가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온다……!」 텐지키가―무엇을 할 생각인지―양손을 폈다 쥐었다 하고 있다. 우리는 모두 숨을 삼키며 앞으로의 사태에 준비하려고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가운데 미츠오만이 이런 때에 이르러서도, 멍-하게 공중에 시선을 여기저기 두고 있었다. 「……뭐랄까나아」 그는 느긋하게 들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뭐였을까나아, 그건……」 「? 너, 무슨 소리 하는거야?」 카스미가 의아한 듯이 묻지만, 미츠오는 대답하지 않고, 「"뜨겁고 차가운" 거지……하지만, 그런거 내가 알 리가 없잖아. 피가 빠져나가 면, 액체 그 자체는 뜨겁지만, 몸은 열을 잃어서 차가워진다……그런거지? 그런 거, 그렇게 된 다음인 내가 알 리 없는데…….」 하고 영문 모를 말을 우물우물 중얼대고 있다. 「어이, 정신차려!」 하고 그의 어깨를 잡고 흔들어 대려고 했던 그 때, 미츠오는 갑자기 카스미를 쳐 밀어냈다. 미츠오만이 아니라, 나나네와 키토도 동시에 그 장소에서 밀려 날아갔다. 그 순간, 그것이 일어났다. 문을 뚫어 부수듯 하며 5, 6인의 그림자가 돌입해 와서 텐지키가 그놈들을 향하 려고 했던―그것과 동시에 창 밖에서도 적이 유리를 깨고 위에서 날아들어왔다. 미츠오는 그 창 쪽에서의 공격의 바로 정면에 있었다. 그놈들이 찔러 들어온 나이프를, 그는 그 가슴과 배로 받았다. 받으면서 그는 그 커다란 몸으로 돌격해, 그대로 돌격해 왔던 녀석들을 창 밖으로 밀어 날려보냈다. 「―?!」 우리는 보았다……그렇게 되어도, 미츠오의 얼굴이 어딘지 멍청한 채로 있었던 것을……그리고 그는, 「아아―과연, 그런 건가. 그래서, 나는―」 하고 중얼거리고, 그대로 창 밖으로 떨어졌다. 「미, 미츠오군!」 노조미가 비명을 질렀다. 그 배후에서, 텐지키가 막아 내고 있던 놈들이 차례로 폭발했다. 잘 알 수 없었지만, 텐지키가 공격해서 그렇게 된 것 같다― 「젠장!」 텐지키는 몸을 돌려, 창 밖으로 내민다. 우리들도 내려보았다……. 6층 아래의 지면에, 미츠오와 미츠오가 밀어낸 놈들이 떨어져 있었다. 그……퍼져 있었다. 몸이……. 「미, 미츠오가……」 나는 아연해져서, 말문이 막힌다. 하지만 그 사이에도 텐지키는, 「―이제 창 밖에서 오는 놈들은 없구나」 하고 위를 확인하고 있었다. 「서두르자. 곧 다음 공격이 온다고.」 「주, 주주―죽었, 죽었어……?」 나나네가 바들바들 이를 떨면서 말했다. 「미츠오군이 지켜 주지 않았으면 우리가 전멸했을거야! 서둘러!」 텐지키가 지르는 목소리에 처음으로 동요가 일어난 것을 우리는 알아차렸다 ……. 카즈미야 미츠오는 죽은 것이다. 정말로― * ……그것들은 이미, 인간인 것을 그만두었다. 그것들은 늘고 있었다. 가장 처음으로 약품을 체내에 받아들였던 자들은, 그 특수성을 예전에 그들이 인간이었을 때의 "동류" ― 시간별로 자신들과 마찬가지로 거리를 배회하고 있던 소년들의 팀 등에 "전염" 시키고 있던 것이다. 무엇이 일어났는지 상상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다른 팀은, 시각을 넘어서도 아직 거리에 있던 "오염자" 들에게 달려들었던 것이다……그리고 깨물리곤 하여 그 체액에 "침식" 당해 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것들에게는 "약품"을 개발했던 자들조차 몰랐던 진화가 생겨나 있었 다. 그것들은 동료끼리 개미의 그것과도 닮은 정신의 공유현상이 일어나게 된 것 이다. 그 가운데에는, 밤의 팀도 있었다. 그리고 그들 가운데에는 코우모토 코우지 등 여섯사람이 키토와 함께 위클리 맨션에 들어 가는 것을 보고 있던 자도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야수로 화해 있었고, 또 야수라는 것은 사람들이 보통 상상하고 있는 것 보다도 훨씬 현명하다. 생물이 몇억년이나 걸려 획득해 온 본능은, 대부분의 인간 의 어줍잖은 의지보다도 훨씬 정확하고, 적절하다. 그리고 그 본능은 거의 대부분 의 생명에서―단세포생물인 아메바에서 고래에 이르기까지―공통된 것을 자신들 에게 명하고 있다. "적" 은 가능한 한 섬멸하라, 고. 야생동물이 불필요한 살해를 하지 않는다. 하는 말은 한쪽에서만 본 의견이다. 그것은 그 이상 죽일 수가 없기 때문이고, 그것이 적이라면 만일 한 종을 멸하게 되어도 동물은―인간과 마찬가지로 그런 일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 그 본능이 그것들을 움직이게 하고 있었다. 본능은, 그것들이 인간이었을 때의 "기억" 까지도 이용하고 있었다. 무기를 사용 하는 것, 집단으로 공격하는 것, 그리고 한쪽에서 주의를 끄는 사이에 다른 쪽에 서 기습을 거는 것―모두 야수인 그것들에게 있어서는 본능이었다. 그러나, 그 최초의 공격은 실패했다. "적" 은 희생을 내면서도 그들의 제일진을 격퇴시키고, 그리고 도주에 나섰다. 위클리 맨션은 이미 그것들에 의해 점거당해 있다. 다른 주민들과 관리인은 모 두 죽여 두었다. 그러니 도망칠 곳은 없어야 할 것이지만, "적" 은 화재시의 비상 탈출용 슈터를 써서 6층에서 지상까지 한번에 내려가는 데 성공했던 것이다. 마 지막 한사람은 그 슈터를 벗어나 뛰어내려, 자신의 다리로 착지한다고 하는 비정 상적인 모습마저 보였다. 그렇게 해서 추적을 따돌렸다. 「……」 「……」 내려다보는 그것들에게는 이미 말은 없다. 그저 지상에 내려간 "적" 이 가까이 에 세워져 있던 라이트밴을 훔쳐 서둘러 도망가는 것을 보면서도, 아무 말도 하 지 않는다. 그럴 필요는 없다. 말 따위 이미 그것들에게는 불필요하다. "적을 어디까지라도 쫓아가서, 죽인다" 그 이외의 것 따위 아무 관계도 없는 것이니까. * 라이트밴은 잠깐 편의점에 물품을 넣으러 와 있었는지, 아니면 받으러 와 있었 는지, 그런 건 모르지만 어쨌든 엔진이 걸린 채로 운전수가 자리를 비웠던 것을 무단으로 빌렸다. 운전석에는 내가 앉았다. 나는 아르바이트에 필요해서 대형차량 면허를 이미 취득해 두었다. 라이트밴 정도의 조종이라면 간단하다. 「앗! 무, 무슨 짓이야!」 가게에서 황급히 주인이 나왔을 때에는 이미 우리는 전속력으로 그 장소에서 달 려나가고 있었다. 「……」 우리들은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시선도 제각각이다. 그러나, 전원이 텐지키 유우 쪽으로 조금씩 눈빛을 향하고 있다. 이윽고 그는 그것에 응하듯 입을 열었다. 「―모두 이미 알았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인간이 아니야. 전투병기로서 만 들어진 인조인간이다.」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그러면, 그 <스티그마>는」 「그런건, 물론 내가 스스로 상처냈던 거야. 그럴듯한 단어를 지어내서.」 우리는 일제히 「후우」 하고 한숨을 쉬었다. 「우리들을 감시하고 있었던 거냐?」 카스미가 물었다. 「그런 셈이 되지.」 「그런것치고는 부주의했던 거 아니야? 들켜버렸다구.」 「―어쩔 수 없지, 저런 상황에선.」 「그렇다고 해도, 그래―즉, 이런 건가. "우리들은 역시 너를 아군으로 보아도 좋다……계속 믿어도 좋다"고.」 카스미가 똑바로 텐지키의 눈을 보며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나는 백미러를 통해 확인한다. 「그래 준다면 기쁘겠지.」 텐지키도 되받아 보며 말했다. 「……정말이었구나, 텐지키군. 언젠가 말했던 건」 노조미가 중얼거렸다. 「지금까지 말하지 않아 줘서 감사하고 있어요.」 그 말이 끝날락말락 하는 사이 나나네가 서둘러 말했다. 「어떻게 된 거야, 텐지키군―너는 습격해 온 저게 뭔지 알고 있어?」 「아아. 그것은 "피투여체" 다. 약품에 의해 신체가 변질된 "인간이었던 것"이라 고 할까. 지금은 그냥 괴물이야. 뇌도 변질되어버렸으니까, 고칠 방법은 없어.」 「약품, 이라니―그건 키토쨩에게 잔혹한 짓을 했다는 놈들의……?」 「아마도.」 「그놈들의 명령으로 공격해 온거야?」 텐지키는 고개를 저었다. 「……그게 문제다. 분명히 그럴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저런 사정보지 않는 공격 방법을 보면 아무래도 이상해. 그건 목표인 키토를 죽여 버리려는 공격이었어. 만 약 뒤에서 지령을 보내고 있는 녀석이 있었다면 절대로 그렇게는 하지 않아. ……이건 추측이지만, 아마 키토를 잡으려고 하던 놈들은 이미 전멸했을거다. 피 투여체가 저 정도의 수가 된 것은 감염에 의해 멋대로 늘어난 거야.」 「……에?」 「자신들이 만든 피투여체에게 살해당했든지, 뭔가 사고로 약품만이 남았든 지……그 부분은 추측할 수 없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저 피투여체들은 폭주하고 있다는 거야. 그것을 멈출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어. "적"을 찾아내서 죽이기 위 해서만 움직이고 있어.」 「……키토쨩을?」 「아니, 지금은 우리들 전원을 이다. 놈들의 본능에 우리들은 새겨져 버렸겠 지.」 「……」 「이것은 세계의 위기다. 지금, 우리들의 어깨에는 전세계의 운명이 걸려 있 어.」 텐지키 유우는 갑자기 그런 말을 꺼냈다. 우리들이 눈을 향하자, 「정말이다. 키토, 네가 지금 죽는 것은 그대로 세계의 파멸을 의미하는거야.」 그는 소녀를 쏘아보듯이 보았다. 텐지키는 말했다. 「나는 그녀의 몸을 이미 조사해 두었어. 그 결과, 놀랄 만한 것이 판명되었어. 키토의 "살육능력" 이라는 것은, 그녀의 신체에 기생하고 있는 세균에 의한 거 야. 세균 그 자체로써는 해도 없고 번식력도 부족한 무해에 가까운 것이지만…… 그 세균은 죽으면 조각나고 DNA의 일부가 남아. 이것들은 세균이 보통으로 생식하 고 있을 때에는 곧 동류가 분해해 버려, 아무 해도 없지만……이것은 그대로 놓 아 두면 어느 종에 대한 "바이러스" 가 돼. 이것이 키토의 능력이다. 자기자신에게는 항체가 있으니까 아무렇지도 않지만, 그 바이러스에는 극히 높은 살상성이 있어. 놈들이 그녀에게 마시게 했던 약이라 는 것은 세균을 그녀의 체내에서 나가게 해서 바이러스로 바꾸기 위한 것이었겠 지. 여기까지는 놈들의 계산대로다. 걷는 생물병기로써, 예를들자면 도심부 같은곳에 그녀를 잠입시켜 "발병" 시키면 갑자기 그 일대의 인간은 다 죽게 돼. 군대의 침 공이나 미사일을 쏘아 대는 거라면 막아낼 수도 있지만, 인간 한사람이 들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나라나 도시같은건 이 세계에는 없어. 그야말로 막을 수 없는 절대병기지. ……하지만 놈들은, 아직 키토가 "인간을 죽였을 때" 어떻게 되는지 몰랐던 거 야. 그녀의 안에서 안정되어 있던 세균은 변질되었을 거다. 그 DNA에도 변화가 있 었어. 그것은 인간에게 감염되면, 진화를 시작해……인간의 DNA에 결합해서 새 로운 생물이 돼……인간에게 적응하고 있는 거야. 키토에게 대응한 것으로 인해 다른 어느 생물보다도 인간에게 적합한 질병이 된 거다. 진화하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어……하지만 아마도 폭발적으로 번식해서, 인간 의 대응은 그에 따라 갈 수 없겠지. 예전의 페스트나 천연두 같은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아. 인류를 모두 죽일 수 있겠지― ……키토가 죽으면, 세균은 그녀에게서 떨어진다. 그리고 바이러스가 되어 세계 로 퍼져나가겠지. 그렇게 되면……끝이다.」 ……우리는 아무 말도 없다. 특히 키토 본인은 그 얼굴을 굳히고 조그만 입술을 떨고 있다. 카스미가 고개를 좌우로 격하게 저었다. 평정을 찾으려고 하는 것 같다. 「……자, 잠깐 기다려. 그러면 어쨌든간에 키토가 죽으면 끝이라는 건가?」 「어느 시기까지는.」 텐지키는 말했다. 「어느 시기?」 「키토가 "변할" 때 까지는 위험이 계속된다. 그녀의 몸이 변화하면, 안정되어 있던 세포는 점점 감소해서 이윽고 소멸하게 되겠지. 시체인 바이러스도 분해되 어서.」 「……변한다니―아, 설마」 노조미가 말했다. 텐지키는 끄덕인다. 「그래. 이차성징이다. 그녀가 생리를 맞게 되면 위험은 소멸하겠지.」 「정말이야?」 「분석으로 얻은 결과다. 틀림없어. 나는 이런 생물병기의 스페셜리스트니까.」 「하, 하지만 그 때까지 몇 년이나 걸리잖아……?」 「하지만 다른 길은 없다고 생각해. 키토의 체내에 있는 한 세균은 무해해. 세계 에서 가장 안전한 보관장소다. 키토는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아 줘야만 해.」 잘라 말했다. 「여기에는 세계의 운명이 걸려 있는거야.」 「……」 카스미들은 또 침묵에 빠졌다. 그러자 키토 자신이 입을 열었다. 「나를……태워버리면, 그 독도 사라지지 않을까. 아까 했던 것처럼 폭발시킨다 든지」 당치도 않은 말을 한다. 하지만 텐지키는 조용히, 「바이러스가 열에 강하다면 어쩌려고. 몇백도나 되는 용암 안에서도 파괴되지 않는 바이러스의 예도 있어. 나라면 그 방법은 하지 않겠어.」 하고 고했다. 엄청난 이야기라고 우리는 모두 통감했다. 엄청난 이야기인 것이다, 정말로……. 나는, 아까부터 한번도 이야기에 참가하지 않았다. 그저 듣고 있는 것 뿐이다. 운전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그 이상으로 나는― 코우모토 코우 지는 다른 누구보다도 이 이야기에 동요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세계의 미래를 결정하는 이야기다. 그것은, 내가 기만이라고 하며 계속 혐오해 왔던 양친들이 말했었던 바로 그것 과 다름아니었다. 그 열쇠를 우리가― 아니, 내가 쥐고 있는 것이다. 내가 이 차를 반대쪽 차선으로 몰아 사고를 일으킨다면 어떻게 될까? 텐지키는 죽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우리들은 죽는다― 키토도 죽는다. 그렇게 하면 세계의 운명을 내가 결정한 것이 된다. 인간은 더러운 생물이고, 지구에 존재하지 않는 쪽이 좋다고 하는 생각은 세계 에 있는 컬트 종교 가운데에서는 드물지도 어떻지도 않다. 거기에서는 그렇게 멸 망시키는 자는 그대로 구세주가 된다. 이 내가, 정말로 구세주가 되어 버린다는 거다……그저 핸들을 반회전시키는 것 만으로, 참으로 간단히―. 「……후후, 훗훗후……」 문득, 나는 자신이 웃고 있음을 깨달았다. 「……후후후후……푸후하하하하하하하핫!」 처음에는 쿡쿡 하는 작은 웃음이었지만, 어느새인가 큰 소리로 폭소하고 있는 것이었다. 「―푸앗핫핫핫핫핫핫핫핫핫핫핫핫핫핫! 하하핫!」 「자, 잠깐 코우지!?」 노조미가 걱정스럽게 비명섞인 목소리를 올렸다. 상관않고 계속 웃는 나는, 마음 속으로 미츠오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말 그대로 구세주다. 그가 없었다면 지금쯤 세계는 끝나 있었다. 그런 그는, 죽음에 이르러서 무엇을 말하려고 했던 것일까? 그 도중에 끊긴 말 은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인가? (이봐, 미츠오―너는 스스로를 희생해서 세계를 구한거다. 그런 너는 도대체, 무 엇을 말하고 싶었던 거야?) 그렇게 마음 속에서 외치고 있었다. 「―어이, 저걸 봐!」 갑자기 카스미가 등뒤에서 가리키며 외쳐, 나는 핫 하고 정신을 차렸다. 백미러를 쳐다보자, 내게도 그것이 보였다. 아까의 "피투여체" 인가 하는 놈들이었다―그것이 와 있었다. 바로 뒤에, 무리를 이루어 따라 온다. 롤러 블레이드를 신고, 마치 빙상의 스피드 스케이터 같은 대단한 속도로, 쫓아 온다……! 금속방망이 등을 휘둘러대며, 주변의 방해되는 차들을 두드려 부수어대면서, 닥 쳐 온다! 접근당하여 라이트밴의 차체가, 까앙, 하고 얻어맞았다. 아슬아슬하게 미끄러져 나왔다. 엄청난 힘이다. 「뭐, 뭐야?! 저,저것도 본능이라는거야……?!」 나는 황급히 액셀을 밟고, 놈들을 떼어 놓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들도 가속해서 태연히 따라잡아 온다. 주변의 차들은 갑자기 끼어들어 온 그 기괴한 녀석들에게 패닉이 되어, 인도로 넘어가기도 하고 추돌을 일으키기도 하고 있었다. 「틀림없어……이렇게 눈에 띄는 일을 벌이는 데에 망설임이 없어. 이녀석들은 제어가 전혀 되고 있지 않아!」 텐지키가 신음했다. 「멋대로 늘었다는 그 말이 맞는 거라고?」 카스미가 묻자, 텐지키는 끄덕였다. 「키토의 "바이러스" 처럼 조건이 없으니까. 물려서 상처에 타액을 침식당한 것 만으로도 간단히 변해. 흡혈귀같은 거지.」 「그러면, 저놈들도 위험하긴 마찬가지잖아!」 「그래도 저것이라면 모두 죽이면 끝나. 사체에서 공기감염도 없어. 원인은 약품 이고, 그것 자체는 살아 있지 않으니까. 묽히면 그걸로 무효화해.」 「하지만―아니, 기다려. 그렇다면 지금, 우리들은」 그가 꿀꺽, 하고 마른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내버려두면 계속 늘어날 놈들을―모아들인다는거다. 한 곳으로.」 「……!」 우리는 숨을 삼킨다. 그 말 대로였다. 「쓰러뜨릴 절호의 기회, 라는건가……?」 나의 목소리도 다소 떨리고 있었다. 「텐지키, 할수 있을까, 그거.」 그 말을 듣고, 텐지키는 백미러 너머로 내 눈을 쳐다보았다. 그때부터 카스미와 나나네, 그리고 노조미들 쪽을 향한다. 여자들도 끄덕이고 있다. 텐지키는 잠깐 말이 없었지만, 이윽고 생긋 미소지었다. 「너희들과 만나서, 정말로 기뻐.」 마음은 하나였다. 나는 탑재되어 있는 카 내비게이터를 켰다. 스위치를 넣으면 현재 위치가 관리 회사 같은 데에도 들키니까 지금까지 켜지 않았지만, 이렇게 되면 그렇게만 말하 고 있을 수는 없다. 화면을 조작해서 표시 에이리어를 확대시켰다. 「어딘가로 끌어들인다고 하면……어디가 좋을까? 사람이 없고, 또 주변에서 격 리되어 있는―」 하고 내가 조사하려고 했을 때, 나나네가, 「앗!」 하고 큰 소리를 냈다. 「거기야! 왜 전에 "피 냄새" 로 갔던 거기!」 그 말을 듣고 우리는 모두 「과연」 하고 납득했다. 그것은 다가올 고도집적도시 시대를 위한 개발예정지― 우리들이 여섯 모이게 된 다음, 처음으로 예지를 근거로 행동했던 장소였다. 거기에는 일단 '최초로 토대부터' 라는 이유로, 지하에 무수히 짜여 들어가는 파 이프라인이 있는 것이다. 지하로와 광케이블도 등으로 쓰기 위해서 라는 것 같다. 하지만 계획은 현재 중단상태로, 거기는 텅 빈 폐허다. 「그런가, 그 지하 개미굴같은 곳이라면, 나도 능력을 마음껏 쓸 수 있고 남 눈 에도 띄지 않아.」 텐지키가 끄덕인다. 나는 내비게이터를 조작해서, 연안의 매립지대에 위치해 있는 문제의 장소의 최 단루트를 찾았다. 피투여체 놈들은, 더욱더 바싹 뒤쫓아 온다―. 「에에이!」 나는 핸들을 돌려, 라이트밴을 옆길로 밀어넣었다. * 이 소동은 당연히 경찰에도 통보되어 있었다. 그러나 순찰차가 현장에 향해도, 그것은 "통과후" 일 뿐, 거기에 있는 것은 「순경, 저건 대체 뭡니까?!」 하고 아 우성치는 "피해자"들 뿐이었다. 이 단계에서는 아직 위클리 맨션에서 사망자가 30명이나 되는 살인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은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이 날 아침 쓰레기장에서 발견된 애꾸눈 외국인의 사체와 이 일을 결부시켜 생각하는 경찰관 계자도 전무했다. 그들은 큰 소리로 여러 가지 일을 외쳐 댔지만, 그것은 전부 근 거 없는 무책임한 구경꾼의 소문이야기나 같았다. 사람들은 아무것도 몰랐고, 모 르는 사이에도 세계가 가는 끝을 결정짓는 사태는 멈추는 일 없이 점점 진행되고 있었다―. * 못 박힌 판으로 만들어져 있던 바리케이드를 쳐 부수며, 우리가 탄 라이트밴은 지하통로 던젼으로 달려들어갔다. 완전히 밀폐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안은 어딘가에서 들어오는 빛으로 희미하게 밝다. 하지만 그래도 라이트를 켰다. 추적자들은 바리케이드의 잔해 위를 달리는 채로 멈추지 않고 휙휙 뛰어넘어 태 연히 다가왔다. 기막히게 가벼운 몸놀림이다. 이것도 본능이라고 하는 것일까? 「―어쩌지? 안으로 나아갈까?」 나는 텐지키에게 물었다. 「되도록 좁은 곳으로― 둘러싸이지 않도록, 한 방향에서밖에 공격하지 못할 장 소까지 가는 거야.」 「알았어!」 나는 커브를 틀어 좁은 통로에 라이트밴을 넣었다. 하지만 통로는 넓어서 조건과는 멀다. 나는 또 길을 찾으려고 했다. 그 때이다. 배후의 추적자 놈들이, 무언가 기묘한 포메이션을 취하기 시작했다. 세사람이 어 깨를 얽고, 가운데 한사람을 들어올린다. 「―? 뭐야, 뭘……」 하고 생각할 여유도 별로 없었다. 그들은 무서운 공격을 시작했다. 들어올린 녀석을, 이쪽을 향해 던져 온 것이다. 그것도, 차의 밑으로― 갑자기 차바퀴가 그녀석을 말아올리고 콰당 하며 크게 바운드했다. 사람의 신체 가 아작으작 찌부러지는 무시무시한 감촉이 핸들에 울렸다. 그러나 그것보다도― 스피드가 어쩔 수 없이, 떨어진다―. 「뭐, 뭐야아―?!」 놈들은 차례로 동료를 사용했다. 아니, 동료가 아니라, 이미 그것은 "부품" 밖에 아닌 거겠지. 어찌 할 방법이 없었다. 차 바퀴는 찌꺼기에 범벅이 되어, 슬립을 피할 수 없게 되어 간다. 「아무거나 잡앗!」 겨우 그것만 외칠 뿐이었다. 라이트밴은 팽이처럼 빙글빙글 회전해서 황색 경계울타리로 막힌 곳에 부딪쳤 다. 거기에는 앞이 없고, 아래로 뻥 뚫린 공동이 열려 있을 뿐이었다. 추락했다. 높이는 10미터 정도였을 것이다. 서스펜션은 당연히 견뎌 내지 못했고, 라이트밴 차체의 아래쪽 반 정도는 엉망진창으로 찌그러졌다. 그것이 완충재가 되었다. 우 리는 뚫어 오르는 듯한 충격에 전신을 얻어맞았지만, 그래도 어떻겐가 움직일 수 있었다. 황급하게 완전히 부서진 차에서 내려서 더욱 깊은 곳으로 도망친다. * 본능대로 "적"을 계속 쫓아온 그것들은, 아래에 내려간 "적"을 쫓아 차례로 뛰어 내리려고 했다. 그러나 최초로 뛰어내린 자는 롤러 블레이드를 신은 채였기 때문에, 착지할 때 에 발목이 파괴되어 뒤집혀 엎어졌다. 염좌 정도가 아니라, 뼈가 부서져서 보행불 능이 된다. 「―」 「―」 그것을 확인하고, 다른 자는 이 장소에 있어서의 롤러 블레이드의 해를 알고, 즉 시 벗어 버렸다. 그리고 뛰어내리기 시작했다……그 아래에는, 지금 발목이 부서진 자가 있었다. 그 육체를 쿠션으로 삼아 그것들은 5미터의 높이를 어려움없이 클리어했다. 방 석이 된 자는 최후에는 고깃덩어리에 지나지 않게 되어 버렸지만, 물론 그것들에 게는 아무 문제도 없었다. 그것들은 자신의 다리로 추격을 속행했다. * 「와, 왔다구!」 카스미가 소리질렀다. 우리는 필사적으로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육체한계라는 것을 무시해 버리고 있 는 놈들에게 이길 리 없다. 따라잡히는 것은 시간의 문제였다. 이윽고 우리는 기묘한 곳으로 나왔다. 길 옆에 나란하게 아래로 경사지어 지나가는 둥근 파이프의 무리가 이어져 있는 것이다. 지네발처럼. 「돼, 됐다! 좁은 곳이다!」 「뭔가 멀리까지 이어질 법한 것을―」 우리는 파이프를 들여다 보며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 텐지키가 홀로 쫓아 오는 녀석들의 앞에 버티고 서 있어 준다. 「여기로 들어가자!」 카스미가 제안하고는, 키토를 팔에 끌어안고 한 파이프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나 나네가 뒤를 잇는다. 「노조미!」 나는 혼자 늦어지곤 하는 그녀를 불렀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비틀비틀하고 있다. 나는 그녀 쪽으로 달려가서, 그 손을 잡 아당겼다. 「자아, 서둘러!」 「나, 나 이제―」 그 때, 두웅, 하는 폭발음이 울렸다. 텐지키가 있는 곳까지 따라잡힌 것이다. 핫, 하고 놀라 나와 노조미가 그 쪽을 향하는 것과, 텐지키의 목소리가 울리는 것이 동시였다. 「―이런! 하나 놓쳐버……」 하는 말을 들었을 때는, 이미 그놈은 우리의 앞에 닥쳐 와 있었다. 나이프를 휘두르며, 우리에게 돌격해 왔다. 시간이 부족했다. 그녀석은 곧바로 노조미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나는 노조미에게 몸을 날려 그녀가 있던 위치로 뛰어드는데, 그러나― ……세사람은 서로 얽혀서, 그 옆에 있던 경사진 파이프 안으로 굴러 떨어져 갔 다. * 「코, 코우모토군!」 텐지키 유우는 외쳤지만, 그 때에는 노조미와 코우모토와 피투여체는 그 시계에 서 사라져 있었다. 그 사이에도 차차로 적은 무리를 이루어 압박해 온다. 아무리 그가 강력한 전투 력을 갖고 있다고 해도, 상대는 꺾이지 않는 기세와 수이다. 놈들 가운데의 몇 체인가가, 방금 코우모토들이 사라져 간 파이프로 뛰어들어 갔다. 어디까지나 "적" 인 자는 뿌리뽑을 작정인 것이다. 「……긋!」 코우모토 코우지들은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살릴 방법이 없다. 「그그긋……!」 깨문 입술이 찢어져서,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그는 눌리면서도, 이제 여기에서 승부를 결할 수 밖에 없다고 깨달았다. 카스미 와 나나네, 그리고 키토가 도망친 파이프에는 누구 한사람도 접근하게 할 수 없 었다. 그는 던져진 나이프를 튕겨 날리면서, 닥쳐 오는 괴물들을 향해 소리질렀다. 「―얼마든지 와랏!」 * ……미끄러져 떨어져서, 우리가 닿은 곳은 물이 바닥에 고여 있는 더욱 어두운 공간이었다. 우리에게 덮쳐 왔던 놈은, 미끄러져 떨어지는 도중에 목뼈가 꺾여 버렸다. 꿈쩍 도 하지 않고 내 옆에 쓰러져 있었다. 「으, 으응―」 노조미가 고개를 흔들면서 일어났다. 잘됐다. 그녀는 무사하다. 「코, 코우지― 괜찮아?!」 그녀는 내 쪽을 돌아보았다. 나는 어쩔 도리가 없었기 때문에 그 대로 있었다. 그러자 노조미가, 이 세상이 끝났나 생각될 정도로 크게, 톤 높고 찢어지는 듯한 비명을 질렀다. 절규했다. 그녀는 본 것이다. 내 가슴에 나이프가 깊숙하게 찔려져 있는 것을. 그것은 등까지 관통해 있었다. 「코우지―어떻게 해?! 코우지!」 그녀는 내게 달라붙었다. 그러나 나는 이미 움직일 수 없었다. 뚫린 곳은, 확실 히 태양신경총인가가 있는 급소중의 급소다. 나는 전신이 마비되어 있어서, 아픔 조차 거의 느끼지 않고 있었다. 단지, 몸 안에서 당겨 죄이는 듯한 안타까운 감각이 있었다. 자신이 걸레가 되어 아슬아슬하게 수분을 빼앗기고 있는 듯한, 기묘하고, 견딜 수 없는 감각이― 「코우지, 코우지!」 울면서 노조미는 내 몸을 흔들어 댄다. 안돼. 노조미, 너는 그런 짓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 도망쳐야 하잖아. 나는 어차피 살 수 없어. 너만이라도 도망쳐야― 그렇게 말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미, 말이 입에서 나와 주지 않는다. 시계도 흐려져 간다. 노조미의 우는 얼굴이 신기루처럼 멀어져 간다― (……?) 하지만, 그런 가운데에서, 나는 확실히 노조미의 옆에 서 있는 인영을 하나 발견 했다. 그 모습은, 왠지 명료히 확인할 수 있었다. (아아……) 나는 마음 속으로 끄덕였다. 납득했다. 「여어, 코우모토」 그녀석은 말했다. 그것은 카즈미야 미츠오였다. (아아, 잘됐다― 미츠오, 너를 만나고 싶었어) 나는 마음 속으로 미츠오에게 말을 걸었다. 마음에 걸렸던 것을 물었다. (이봐 미츠오, 너는 마지막에 뭘 말하고 싶었어? 무엇을 말하려고 했던 거야?) 미츠오는 대답했다. 「아니, 대단한 거 아냐. 그냥 뭐라고 할까, 겨우 나의 일이라고 할지, 그런 것을 알게 되었다는 거야.」 미츠오는 미소지으며 대답했다. (일?) 「해야할 일, 이라고 할까, 운명이라고 말해도 괜찮을지도 모르지. 나는 말야, 나 나네에게 놀림 받곤 했던 것처럼, 능력 쪽이 엄청 애매모호했잖아?」 (뭐어, 확실히 그랬었지) 나도 마음 속으로 웃으며 대답했다. 「왜 그렇게 애매모호했는지, 겨우 알았다구, 그 때에」 미츠오는 끄덕였다. 「나는 겁쟁이라서, 덩치는 커다랗지만 소심한 데가 있잖아? 아마, 나, 확실하게 예지 같은 거 할 수 있었다면― 해야할 일을 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해. 카스미 와 나나네, 그리고 저 키토라는 애를 밀쳐내고 대신 서는 일 같은거 못했을 거라 고 생각한다구. 쫄아버려서. 그래서―나는 계에속 확실히 하지 않는 채였던 거야, 분명히.」 미츠오는 온화한 말투로 말한다. 「나는 대단치 못한 놈이었고, 어중간한 인간이었지만 말야, 그래도 내 "재능" 쪽은, 역시 꽤 대단한 것이었던 거야. 그러니 나는 그걸로 좋았다고 생각해. 내가 생겨난 의미는, 확실히 있었구나, 하고 말이지.」 어수룩하다, 고 모두가 웃었던 그 웃는 표정을 띤 채로, 미츠오는 힘을 주어 고 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런가, 그렇구나. 너는 훌륭했지. 세계를 구한 거야. 하지만, 나는……) 멍하고 모든 것이 확실치 않은 감각 가운데에서, 윗쪽에서 뭔가가 닥쳐 오는 진 동을 느낀다. 추적자가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노조미는, 아직 내게서 떨어지려고 하지 않고, 울면서 잡아끌며 가려고 한다. (나는……) 나는 죽으려 하고 있다. 그것 자체는 이미 아무렇게도 생각되지 않게 되어 있다. 나는 이미 9할쯤 죽어 있고, 공포도 아무것도 느끼지 않게 되어 있다. 하지만 노조미까지 죽는 것은― 그것만은 견딜 수 없다는 기분이 들었다. 나의 인생따위, 정말로 아무 의미도 없었다. 세계를 구하라는 말을 들으며 키워 졌지만, 그것도 나는 할 수 없었다. 동료에게 마지막까지 의지하는 것 뿐이다. 나 의 "재능" 은 아무 도움도 되지 못했다. 나는 이미, 숨을 쉬지 않는다. 심장도 멈추어 있겠지. 의식은 앞으로 수초 있을 까말까다. 하지만, 그래도 내게는 해야할 일이 남겨져 있었다. 해야만 했다. 노조미에게 전 해야만 했다. 나를 버리고 가, 도망쳐 라고 말해야만 했다. 그것만은― 그것만은, 어떻게든지― 제 목:[부기팝 인 더 미러] 판도라 7 관련자료:없음 [1832] 보낸이:정지훈 (yangmal ) 2001-09-10 19:51 조회:123 7  希美 Automatic 츠지 노조미에게는, 사실은 아무 능력도 없다. 동료들 같은 "재능" 따위 전혀 없 다. 그녀의, 미래의 광경을 스케치할 수 있다고 하는 <오토매틱> 이라고 하는 것 은 완전한 엉터리다. 연기인 것이다. 텐지키 유우와 마찬가지로, 그럴듯한 것을 적당히 그리고 있던 것에 지나지 않는다. 모든 것은, 그녀가 아주 예전부터 코우모토 코우지를 좋아했었기 때문에 생긴 일이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왠지 좋구나, 하고 생각해 왔다. 주변의 모두가 「코우모토는 그거래」 하고 좋지 않은 소문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으면서 내심으로는 「그런 게 아닌데」 하고 항상 화내고 있었다. 그녀는 코우모토 코우지가, 언제나 뭔가와 싸우고 있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너무나 불안한 것 같으면서도, 비뚤어지지 않 고 똑바로 앞을 향하고 있는 것이 정말로 대단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들은 사 람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자주 이야기하곤 했었다. 눈에 띄지 않도록 신경을 쓴 것은 코우지 쪽이었다. 눈에 띄게 되면 노조미도 모두에게서 배척당한다, 라면서. 그런 부분에는 코우지는 옛날부터 정말로 마음을 썼다. 그렇게 신경을 쓰는 것에 노조미는 그의 초조함과 상냥함을 동시에 느끼고, 더욱 그 마음을 깊게 해 갔다. 하지만 그저 그대로였다면 이 첫사랑은 사랑이라고 의식되지도 않고 끝나 있었 을 것이다. 코우모토 코우지는 어차피 부모의 뒤를 잇게 되었을 것이고, 츠지 노 조미는 아무래도 거기까지 따를 수는 없었을 것이다. 초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두 사람은 그대로 헤어져서 이윽고 몇십년 후인가에 재회한다고 해도, 완전히 판에 박힌 교단 간부가 되어 당당하게 하고는 있지만 이미 예전의 늠름함은 찾아볼 수 없어진 코우모토와, 타협하여 "어른 여자" 라도 되어 이미 그를 향한 마음을 떠 올리지 않게 된 노조미로서는, 접점을 다시 찾으려고 해도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운명은 굴러 갔다. 코우모토 코우지가 처음으로 "재능"을 발현시켰을 때, 곁에 있던 것은 노조미 뿐이었다. 그녀는 후에 코우지에게 「이 일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아 주지 않겠 어」 하는 말을 들은 그 때, 코우지의 얼굴에서 결의를 읽어냈다. 스스로에게 기적이 있음을 알고 코우지는 확실히 부모와 결별할 작정인 것을 깨 달았다. 그 때에, 노조미는 동시에 코우지는 자신도 또 끊어 버리겠지 하고도 생각했다. 이것은 그녀를, 그가 하려고 하고 있는 것에 휘말려들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그것을 알았을 때 노조미는 갑자기 연기를 시작했다. 그 후 수십년 이상 계속되 게 될 그 연기는, 먼저 당연한 일인 것처럼 시원하게 입에서 미끄러지듯이 나왔 다. 「그런거, 코우지만이 아니야. 나한테도 있는걸」 ―하고. 이렇게 해서 기묘한 콤비는 시작되어, 두사람은 다른 중학교로 가게 되고, 코우 지는 그 재학중에 집에서 뛰쳐나오고, 노조미 쪽은 양친이 이혼하고, 그녀는 어느 쪽도 따라가지 않았기 때문에 그림 전문학교에 진학함과 동시에 부모에게서 떨어 져 아파트를 빌리게 되었다. 그 사이에도 두사람은 은밀히 관계를 계속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심히 금욕적인 것으로, 몇 년이나 함께 있었는데도 그들은 제대 로 손을 잡은 일조차 적었다. 어디까지나 공통의 능력을 가진 동류로서, 동료로서 의 관계밖에 아니었다. 그래도 노조미는 즐거웠고, 동시에 언제나 불안했다. 언젠가 코우지에게 들키는 것은 아닌가, 하고. 그리고 동시에 그렇게 되었을 때에, 과연 코우지가 그녀를 어 떻게 할지 알고 싶기도 했다. 용서해 줄까, 그렇게까지 해서 그를 따라 온 그녀의 마음을 알아차려주지 않을까, 하고― 그 불안과 기대는 표리일체로, 몇번이나 말 하자 말하자 하면서도 노조미는 말하지 못한 채 나날을 지내고 있었다. 그것은 간절하고도 가슴뛰는 생활이었다. 하지만― 하지만, 지금― 「―코우지, 코우지!」 ……어슴푸레한 땅 밑에서, 노조미는 울부짖으며 필사적으로 움직임을 멈춘 코 우모토 코우지의 신체를 잡아끌고 가려고 한다. 「대답해, 대답해줘……! 아무 말이나 해줘, 코우지―」 쿨하다고 모두가 말했던 소녀는 이미 어디에도 없었다. 드러내 울어대며, 절망으 로 얼굴을 엉망으로 일그러뜨린 여자아이가 있을 뿐이었다. 코우모토 코우지의 신체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무겁다. 아래에 고여 있는 물이 옷에 스며들어 있는 탓도 있다. 그리고 몸이 이미 꿈쩍도 하지 않아 밸런스도 잡 지 못하기 때문에 물체의 무게와 저항이 모두 노조미의 팔에 걸리고 있다. 추적자가 접근해 오는 소리가 울린다. 그래도 노조미는 코우지를 끌면서, 안쪽으로 안쪽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코우지, 코우지―거짓말이지? 응, 이런 일은 없는 거지……? 코우지이―」 그녀는 두서없는 소리로 열심히 말을 걸고 있다.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도, 이미 코우모토 코우지가 숨도 쉬지 않는다는 것은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해하고 있지 않다. 이해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코우지, 아무 말이나 해, 코우지……!」 그 때, 찰팍, 찰팍, 하고 추적자들이 그녀가 있는 통로에까지 도착한 착지음이 들렸다. 아직 노조미는 오십미터도 이동하지 못했다. 「……!」 그녀는 필사적으로 코우모토 코우지의 신체를 끌어당기려고 했다. 하지만 팔이 무게를 이기지 못해 손이 즈르륵 미끄러졌다. 그리고 발이 걸려서 그녀는 물웅덩이에 얼굴부터 넘어졌다. 「……부붓!」 일어났을 때에는, 이미 바로 앞까지 적이 다가와 있다. 노조미는 물러나지 않고, 대신에 코우모토 코우지에게 달라붙었다. 그 신체에는 이미 온기가 없었다. 물이 체온을 냉혹하게 빼앗아 갔다. 이미 그것 자체가 열을 발하는 것을 거의 완전히 그만두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노조미는 그것에 매달렸다. 끌어안았다. 「코우지……!」 그녀는 꾹 하고 눈을 감았다. ……그 때였다. 어디부터인지, 굉장히 먼 듯한, 그러면서도 매우 가까운 듯한, 이상한 거리감을 갖고 그 소리가 울려 왔다. 처음은 바람 소리 같았다. 그것이 점점 커져 간다. 뷰고오, 휴고오, 하고 달리 비유할 것 없는 기묘한 소리가 주변에 울려 간다. 그 소리에, 노조미에게 다가오던 피투여체들은 본능으로 경계해, 그 발을 멈추었 다. 그 소리는 노조미가 갖고 있던 사체에서 들려 오고 있었던 것이다. 핫, 하고 노조미가 눈을 떴다. 그 소리는 물론……알고 있다. 누구보다도 많이 그녀가 들었던 소리다. <위스퍼링> 의 전조음이었다. 하지만 코우지는, 그 몸은 역시 움직이지 않는다. 입조차도 열고 있지 않다. 그 래도 그 반개한 입술에서, 바람 소리 같은 음이 흘러 나오고 있었다. 「―르으오오오으바르르르르르스그르르르으으으으오오어오오오아아아아으아 ……!!」 그것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말이었다. 아직 어디에도 생겨나지 않은 세계 의, 아직 존재하지 않는 말. 먼 미래― 멀고 먼 후의, 아직 가능성조차 없는 말. 그 말로 교류하는 사람들의 세계에서 사는 누군가의 목숨을 건 외침― 그래, 그것은 외치고 있었다. 절규하고 있었다. 무언가를, 그 자에게 있어 둘도 없는 것을 필사적으로, 힘을 다해 선언하고 있었다. 그 의미는, 현재의 인간으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그것은, 시간을 넘어 아득한 과거의, 움직이지 않는 소년이 있는 곳에까지 닿아 있었다. 지릿지릿 하고, 주변의 공기가 흔들려 지하의 세계에 퍼져 나갔다. 「……」 노조미는 아연하게 코우모토 코우지의 의지 없는 얼굴을 쳐다보고 있다. 어떻게 된 것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이윽고 목소리는 그쳐, 다시 지하에는 정숙이 돌아 왔다. 「―」 「―」 기묘한 소리에 경계하고 있던 피투여체들도 이상이 사라졌다고 판단할만한 시간 이 흘렀다. 그것들은 다시 노조미 쪽으로 다가간다. 노조미는 아연해진 채로 움직이지 않는다. 피투여체들은 소녀가 있는 곳으로 쇄도해, 그 어깨를 난폭하게 쥐고 조각조각으 로 잡아 찢어 버리려고 제한없는 힘으로 마음껏 끌어당겼다. 그 순간이었다. 휘윳, ―하는 공기를 베는 듯한 희미한 소리가 났는가 생각하자, 다음 순간에는 노조 미를 잡고 있던 피투여체의 팔이, 그 팔꿈치부터 앞이 뿌즉, ―하는 신경 거슬리는 소리와 함께 절단되어 있었다. 쿵, 하고 그 피투여체는 지지할 것을 잃고 뒤로 넘어졌다. 「―?」 「―?」 피투여체들은 또 후퇴해서, 사태를 관찰하려고 했다. 노조미는 어깨를 잡은 채로 도중에 잘려져 있는 팔에 천천히 눈을 준다. 팔은 미끄러져 떨어져서, 아래의 물웅덩이네 낙하해 물보라를 튀겼다. 하지만 노조미는 아무 놀람도 없이, 그대로 피투여체들을 보고, 그리고 그것들이 노조미의 건너편 을 보고 있는 그 시선 방향을 본다. 거기에, 한 인영이 서 있었다. 그는 조용히 말했다. 「지금의 "외침"―나에게도 들렸다. 그래서 여기에 올 수 있었다.」 그것은 남자로도 여자로도 생각할 수 있는, 성별불명의 기묘한 목소리였다. 「……」 노조미는, 놀라지 않았다. 왜냐하면 자신이 미쳐 버렸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서 있는 그림자를, 그녀는 알고 있다. 그녀만이 아니라 이 주변의 토지에 살고 있는 여자 아이들은 모두 그를 알고 있다. 검은 모자에 검은 망토, 흰 얼굴에 검은 루즈를 한, 그 사신에 대해서는 누구라 도 알고 있다. 그의 이름은, 부기팝이라고 한다― 「―!」 「―!」 피투여체들이 말이 아닌 고함을 지르며, 갑자기 나타난 정체불명의 적에게 돌격 해 간다. 부기팝의 주변에서, 실 같은 것이 반짝, 하고 빛나며 움직였다. 다음 순간, 선두에 있던 피투여체의 신체가 갑자기 오체분시되어 무너져 내렸다. ―실? 노조미는, 그것이 실 같은 것이 엄청난 속도로 감싸 붙어서, 당겨진 것에 의한 절단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자신이 미쳐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묘하게 냉정히 사태를 보고 있다. 「―?!」 동요라는 것이 없을 터인 피투여체들에게, 처음으로 경악과 같은 것이 떠올랐다. 한발 후퇴한다. 그것을 부기팝이 마치 순간이동이라도 하는 것 같은 속도로 역으로 쫓아갔다. 그리고 다음 순간에는, 세 피투여체가 앗 하는 사이에 해체되어, 물웅덩이에 퐁 당 퐁당 떨어져 갔다. 「……」 그 빠르기와 정확함. 그리고 낭비 없음에, 노조미는 그것이 기계로 되어 있는 것 같이 느꼈다. 그녀의 능력이라는 이름의 연기와는 달리, 진짜인, 의지도 없이 혼 자서 움직이는 자동적(오토매틱)인 존재인 것 같다, 고― 휘잉, 하고 소리나는 것이 그녀의 바로 곁을 스쳐서, 그것에서 흩뿌려진 액체가 그녀의 뺨에 촤악, 하고 튀었다. ……그것은 피였다. 그것은 소름끼칠 정도로, 뜨거웠다. 「……」 그리고 노조미는 그 감촉에, 확실히 이것이 현실이며, 그녀가 생각하던 광기 같 은 것은 티끌만큼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 숨을 삼켰다. 제정신으로 돌아와, 핫, 하고 고개를 들었다. 일분도― 아니 수초도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거기에는 피투여체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고, 그저 검은 그림자가 하나 조용히 서 있을 뿐이었다. 「―」 부기팝은 그녀를 내려보고 있었다. 그 안광은 얼음처럼 차가웠고, 그야말로 사신이었다. 노조미는 그 빛에 사로잡혀, 움직이지 못한다. 부기팝은 찌릿 하고 코우모토 코우지의 움직이지 않는 신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그것은 이미, 물체다.」 목소리도 역시 차가웠다. 「그것에 네가 계속 매달리는 것은 네 마음이지만, 아까의 "외침" ― 그것은 이 세상의 것이 아닌 소리였다. 기적이 일어났다고 해도 좋아. 그 기적이 준 살아남 을 길을, 기적을 일으키면서까지 너를 구하려고 했던 자의 의지를, 네가 그 물체 에 계속 매달림으로써 짓밟는다고 한다면― 그것은 네 마음이다.」 노조미는, 벼락을 맞은 것처럼 전신이 경직되었다. 입이 떨렸다. 하지만 말이 나오지 않는다. 부기팝은 무언으로 그녀를 계속 쏘아본다. 「그, 그치만―그치만」 노조미는 잘 말하지 못한다. 「아까의 "외침" ―누구의 의지에 의한 것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네가 여기서 목숨을 낭비한다면, 그 의지는 완전히 무의미한 것이 되겠지. 무엇을 위해 살고 있었는지, 전혀 알지 못한 채로.」 부기팝의 말은 압도적으로, 감정없고 용서없이 어둠 속에 울렸다. 「……!」 노조미는 견디지 못하고 고개를 떨어뜨렸다. 한순간, 움직이지 않을 터인 코우모토 코우지가 웃은 것처럼 보였다. 「……!」 하지만 그것은 환각이었다. 역시 코우모토 코우지는 움직이지 않는 그대로다. 그러나 노조미는, 자신은 확실히 그것을 보았다고 생각했다. 코우지는 확실히 자 신에게 웃어 준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확실히 그 말대로 하나밖에 없었다. 쓸데없이 진지하고 남의 세세한 감정 같은 건 이해해 주지 않는 코우지가 할 법한 말은, 그녀는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봐 노조미, 너는 금방 팽개치곤 하는데, 그건 좋지 않다고, 역시. 아무리 괴로 운 일이 있어도, 인간은 앞을 보고 살아가야지." 그런, 건전스런 말밖에 하지 않는거다, 어차피― 「……코우지」 그녀는 손을 그 사체에서 천천히 떼고,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앗 하고 놀랐다. 이미 검은 모자의 모습은 그 곳에서 사라져 있었다. 제 목:[부기팝 인 더 미러] 판도라 8 관련자료:없음 [1833] 보낸이:정지훈 (yangmal ) 2001-09-10 19:51 조회:119 8 海影香純 Into Eyes 그 너무나도 기묘하고 마구잡이로 울리는 외침 같은 소리는, 나와 나나네가 있 는 곳까지 닿았다. 「뭐야?!」 나나네는 걱정스럽게 내 얼굴을 보았다. 나는, 우리들이 미끄러져 내려온 파이프에 얼굴을 들이밀고 소리질렀다. 다른 누 구도 내려오지 않는 것이다. 「어이, 무슨일이야?!」 그러자, 먼 쪽에서 폭음과 함께 유우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도망가, 카스미군……" 「왜그래?! 빨리 와! 코우모토하고 츠지는 어떻게 된거야?!」 "……두사람은 포기해, 너희들만이라도 어떻게든 살아……" 소리는 거기까지 들리고 나서, 다음은 폭음과 충격음에 묻혀 들리지 않게 되었 다. 「어이, 대답하라구!」 나는 더욱 소리질렀다. 그 때 나나네가 내 어깨를 잡았다. 「안돼, 카스미군― 들은 대로 하지 않으면」 그녀는 눈에 눈물을 머금고 있었다. 키토가, 그런 우리들을 불안한 듯이 올려보고 있다. 「―젠장!」 나는 파이프의 벽면을 치고는, 키토를 안아 올려 달리기 시작했다. 나나네도 온 다. 그녀는 나를 앞질러 앞쪽의 길을 확인하면서 달린다. 하지만―정말로 코우모토와 츠지는 죽은 것인가. 미츠오도, 이 눈으로 보았는데 도 아직 전혀 실감이 솟지 않는다. 제길. 제길, 뭐가 어떻게 되고 있는거야. 어째서 지금 이렇게 달리고 있는 것이 그 세 사람이 아니라, 이 나인 거야? 어째서 나는, 항상 언제나 뒤에 남겨지는 역할이 되는거야! 「젠장젠장젠장젠장젠장젠장……!」 나도 모르게 달리며 호흡할 때마다 욕을 하고 있었다. 「……미안해요」 키토가 내 가슴 속에서 떨리는 목소리를 냈다. 「나, 내가……」 「시끄러, 조용히 해!」 나는 소리지르고 있었다. 「네가 그런 말을 하면, 저 세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겠어! 너는 살아남는것만 생 각하면 되는거야!」 큰 소리로 외쳤다. 키토는, 움찔, 하고 그 작은 몸을 굳혔다. 「카스미군! 이쪽……!」 나나네가 갈라진 길을 들여다보고, 길을 가리켰다. 그 때 배후에서, 타닥, 하고 뭔가가 아까 그 파이프가 있는 곳에 내려서는 소리 가 났다. 유우의 방위선을 뚫고 결국 이쪽에도 놈들이 온 것이다. 「―어이 나나네! 부탁해!」 나는 키토를 그녀에게 넘겼다. 그녀에게는 너무 무거워서 비틀거렸지만, 키토는 바닥 위에 스스로 내려섰다. 「어, 어떻게 하려고?」 「다음은 너에게 맡길게.」 나는 말하면서, 계속 소중히 갖고 다니던 권총을 뽑아 들었다. 탄환은 전탄 들어가 있다. 안전장치가 어떤 것인지는 예전에 이미 조사해 두었다. 나는 그것을 풀었다. 「카, 카스미군! 안돼, 이길 수 없어!」 「바보야! 그러니까 내가 막겠다는 거잖아! 됐으니까 키토를 데리고 빨리 도망 가!」 「싫어 그런거! 카스미군을 내버려두고 갈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나나네는 히스테릭하게 외쳤다. 나는 그녀를 무시하고, 키토의 얼굴을 보았다. 「도망갈수 있지?」 「……」 키토는 대답하지 않는다. 「잘 도망치겠다고 말해봐.」 「……몰라. 하지만―노력할게.」 그녀는 부들부들 떨면서 말했다. 좋아, 하고 나는 끄덜였다. 「카스미군! 남는다면 내가―나같은건 살아 있을 이유도 없고―」 나나네는 울기 시작했다. 「그게 이유야.」 나는 그녀의 눈물을 보고, 스스로도 납득하면서 말하고 있었다. 「어……」 「너는 울 수 있어― 전에, 찻집에서, 너는 죽어버린 내 친구를 위해서도 울어 주었지. 나 자신은 전혀 울거나 하지 않았는데 말야. 그러니까―」 나는, 헷, 하고 희미하게 웃었다. 「그게 이유다. 나보다 네 쪽이 의미가 있다는 건 말야.」 나나네는 눈을 깜빡거리고 있다. 그렇다. 우리들은 사실, 미래 따위 사실 아무래도 좋았던 거겠지. 예지하기 위해 서 라느니, 능력을 마음껏 쓰기 위해 라느니, 그런 건 전부 갖다 붙인 것 같은 것 이었다. 우리들은 결국, 서로서로를 정말로 마음에 들어하고 있어서― 자기 자신보다도 다른 녀석을 소중하다는 마음이 들어서, 그래서 우리들은 언제나 항상 여섯이서 모여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유우의 정체를 안 때도, 그리고 나는 감 잡고 있었지 만 츠지에게 아무 능력도 없다는 것도, 우리들로서는 완전히 아무래도 좋은 것이 었다―그런 것은 관계없었던 것이다. 능력이니 재능이니, 그런 것은, 전혀. 캉캉캉, 하고 쫓아오는 놈들이 다가오는 발소리가 울렸다. 나는 나나네가 움직이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키토와 그녀의 손을 잡고 달리기 시작했다. 두사람은 따라 왔다. 나는 손을 놓고, 잠시 동안 함께 달렸다. 그리고 어느 부근에서 나는 뒤쪽을 돌아보았다. 바로 곁까지 추적자 놈이 닥쳐와 있었다. 상대 쪽이 빠른 것이다. 그저 도망치고 있으면 분명히 따라잡힌다. 나는 권총을 한방 먹였다. 아무 대비 없이 그저 돌진해 오고 있던 정면의 놈은 가슴을 뚫려 쓰러졌다. 권 총에 대항할 방법은 "본능" 인지 뭔지에 있을 리 없겠지. 「카스미군―」 「키토를 지켜! 가!」 나는 소리질렀다. 나나네에게는 기세가 붙어 있어서, 멈출 수 없다. 내가 생각한 대로 이번에는 그녀도 달려서 도망쳐 주었다. 나는 또 돌진해 오는 놈에게 두 발 째를 쏘려고 했다―. 그러나, 그 때 알아차렸다. 손이, 다닥다닥 떨리고 있었던 것이다. 「……?!」 첫발째를 쏘았을 때에는 아무렇지도 않았었는데, 다음 방아쇠를 당기려고 하자, 떨림이 멈추지가 않는다―. 그래, 나는 늦게서야 사람을 쏜다고 하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이 때 겨우 알게 된 것이다. 그것은 무서운 일이었다. 말도 안될 정도로 인간의 마음 속을 어지럽혀 버리는 것이다― 「으극……!」 그러나 눈 앞에는 적이 닥쳐온다. 나는 어금니를 격하게 깨물면서, 그래도 두발째를 쏘았다. 겨냥 같은 건 전혀 하 지 못했지만, 적과의 거리가 가까웠기 때문에 그것은 빗나가지 않고, 허리 부근에 명중해 훌륭히 죽여 버렸다. 「으그그그……!」 나는 이미 어쩔 도리가 없었다. 적은 바보처럼 돌격해 온다. 나는 쏜다. 적은 공중회전하며, 쓰러진다. 또 온다. 또 쏜다―. 장탄수인 여섯명을 쓰러뜨려도 아직 더 오고 있었지만, 나는 혼자서 죽어라 연 습했었던 예비탄의 재장전을 완전히 반사적으로 하고 있었다. 나는 이를 다닥다닥 울리면서 쏘아대었고, 그래서 제정신으로 돌아왔을 때에는 눈 앞에 사체의 산이 쌓여 있었다. 멀리에서, 하아하아하아, 하고 누군가의 거친 숨이 들리고 있었다. 잘 들어 보니 그것은 나의 호흡소리였다. 「우그그극……!」 잘 모를 신음소리가 멋대로 목 안에서 새어나왔다. 나는 비틀거리면서도 나나네들의 뒤를 쫓아 또 달리기 시작했다. 이윽고 나나네들의 모습이 보였다. 나는 따라잡으려고 하다가, 문득 멈칫했다. 나는 이미, 저 두사람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인간이 아니게 되어 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이미, 살인자였다. 살인자다― 「웃……!」 나는, 비틀거리며 멈춰서 버렸다. 그리고 두사람은 멀어져 간다. 나는 그저 그것을 멍청하게― ……그러나 그 때, 나나네들과 내 사이의 통로의 벽이 갑자기 쓰러져 내렸다. 통 로는 파이프 모양이다. 그것을 외측에서 차 연 것 같다. 「―!」 나는 제정신으로 돌아와, 그 열린 입구에 총구를 겨누었다. 그러나, 또 쏠 수가 있을지는 솔직히 자신이 없다. 그렇게 되면, 나는 이번에야 말로……. 나나네들이 이쪽을 돌아보았다. 나는 「상관말고 도망가」 같은 말을 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 전에 입구에서 그 림자 하나가 뛰어들어 왔기 때문에, 그쪽을 겨냥하려고 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팔은 크게 떨리고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탄환은 전혀 다른 쪽으로 날아가 버렸다. (틀렸다―) 나는 단념했다. 두발째의 여유는 이제, 없다. 그러나 의외의 일이 일어났다. 「―기다려! 쏘지마!」 하고 그 그림자가 말한 것이다. 여자 목소리였다. 피투여체 놈들은 말하거나 하지 않는다. 「나는 너희 편이다― 인간이다. 쏘지마.」 스녀석은 양손을 올리고, 내 앞에 섰다. 가죽 슈트 같은 것을 입고 있지만, 틀림 없이 여자다. 하지만, 이 여자는― 그 때 저쪽에서 키토가, 「앗!」 하고 기쁜 듯한 환성을 지르며 이쪽으로 달려 왔다. 「살아 있었구나! 잘됐다!」 하고 말하며 키토는 그여자에게 달라붙었다. 여자도 키토를 감싸안았다. 「걱정해 주었나? 고맙다.」 여자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어떻게 살았어?」 「친구(켄타로)가 도우러 와서 무기를 갖다 줬거든. 안 그랬으면 위험했겠지.」 여자는 키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나는……그녀석을 알고 있었다. 「키……키리마 나기냐, 너.」 나는 그녀석의 이름을 불렀다. 키리마는 내 쪽을 보았다. 「기이한 우연(奇遇)이군, 미카게. 이런 곳에서 초등학교 동급생을 만나다니.」 변함없이 이녀석은 남자말투로만 말하는 것 같았다. 「어떻게, 여기에……?」 「너희들이 훔친 차의 카 내비게이터 회사의 제어에 침입해서, 정보를 빼냈지. 그리고 아까의 총성이다. 총을 쏘는 건 인간뿐이잖아?」 「……」 내가 말을 잃고 있자니, 거기에 나나네가 황급히 키토의 뒤를 쫓아서 돌아 왔다. 「무, 무슨 일이야? 당신 누구야. 키토쨩, 아는 사람이야?」 그 물음에, 키토는 몇번이고 고개를 끄덕였다. 키리마는 「잘 부탁해」 하는 말을 하며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 ……희미한 어둠의 세계에, 또다시 정숙이 돌아와 있었다. 사투의 흔적인 세밀한 미립자가 공간에 아직 떠다니고, 비추어 들어오는 빛이 선이 되어 어둠을 몇 개로 갈라 물들이고 있다. 「……」 움직이는 것이 없어진 그 어둠 가운데에서, 텐지키 유우라는 이름을 쓰고 있던 합성인간 유진은 혼자 주저앉아 있었다. 그 오른쪽 어깨는 기묘한 형태로 비틀어져 있어서, 팔은 힘없이 축 늘어져 있을 뿐이다. 왼쪽 다리도 종아리 부분에서 꺾여져 굽어 있다. 그리고 복부에는 그 오 른쪽 옆구리가 반 가깝게 잘려 나가, 스스로 태워 막은 그 상처에서 부슬부슬 연 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 유진은 멍하게 공중에 시선을 두고 있다. 그 주변에는, 수없는 사체가 놓여 있었다. 그가 능력을 날려 해치운 무리의 잔해 가 마치 흩어진 전단지 처럼 그 부근을 채우고 있었다. 「……」 움직이지 않는 유진은, 그러나 입 끝에 웃음을 띄우고 있었다. 그가 놓친 적도 확실히 동료들에 의해 격파당했다는 것은 총성과 그 후의 발소 리에 의해 알고 있었다. 해야 할 일은 한 것이다. 「이런이런, 고생좀 했군……」 쉰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이 몸의 손상이 어디까지 재성(再成)가능한 것인가 자 신은 없다. 한계를 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한다면, 그도 이대로 여기서 묻혀 버린다. 「이봐, 모두들……이번엔 꽤 하드했지.」 그는, 거기에 동료들이 있는 것 같은 말투로 그렇게 말해 보았다. 그리고 시선을 내린다. 하지만― 유진은, 계속 갖고 있던 의문을 다시 마음에 떠올리고 있었다. (우리들은―무엇을 하고 있던 것일까?) 너무나도, 되돌아온 청구서가 크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 아직 만져서는 안되는 영역에 무책임하게 들어가고, 어린아이가 반 장난으로 해서는 안될 짓을 하고 있 었던―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되돌아 온 책임은 너무 무거웠다. 세계의 위기, 그런 것 에까지 직면해야만 된다는 것은, 좀 지나치다. (……아니면, 거꾸로인가? 되돌아온 것이 아니라―) 생각하면서 유진은 점점 의식이 희미해져 가는 것을 느낀다. 몸이 가능한 한 부 담을 피하기 위해 동면모드에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잠든다면 이번에는 눈을 뜰 일이 있을지 어떨지. (―처음부터 그렇게 되도록 되어 있던 것인가.) 우리들은, 이 세계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모이게 되어, 그리고 그 사명을 다했 다……그런 것이었나? 운명, 혹은 세계 그 자체가 갖고 있는 밸런스―그런 것이 우리를 조종해서, 그래 서, 이렇게― (……그 때가 왔기 때문에, 스위치가 켜졌다, 라고 하는―) 그는 널부러진 시체들에 눈을 향했다. 그리고, 그 얼굴에 「……?」 하는 의문이 떠오른다. 그가 공격한 것은, 모두 화학반응으로 폭산했기 때문에, 반드시 그을려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의 눈에 들어온 그 잔해는, 마치 부엌칼로 잘린 생선회의 단면처 럼 매끄럽게 빛나고 있었다. 「……이, 이건」 하고 생각하고 둘러보자, 잔해의 많은 수가 마찬가지로 파괴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유진은 이제서야 알아차린 것이다. 딱딱하게, 쇠약해진 때문만이 아니라, 전율도 들어간 뻣뻣한 몸짓으로, 그는 고 개를 들었다. 조금 떨어진 음지―그 곳에 서 있었다. 사람이라기보다 통 같은 실루엣이었다. 어둠에 깃들어 있는 그 모습은, 공간에 반쯤 녹아들어 있는 것처럼도 보였다. 말없이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그런, 가……그렇구나. 과연, 여기서 만나는 거구나, 미카게군.」 유진은 한숨을 쉬었다. 검은 그림자는, 서서히 그를 향해 다가왔다. 유진은 움직이지 않는다. 움직일 수도 없고, 이미 도망칠 마음도 없다. 「……도와주고 있던 건가? 아니―아니면 우리들 쪽이, 네가 할 일을 돕고 있던 건가―」 그는 약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 이제 아무래도 좋은가.」 그는 눈 앞에 선 그 사신을 멍하게 마주보았다. 눈 안에 그의 모습이 비쳐 있다. 그러자― 그는 조롱하는 것 같기도 하고, 미소짓는 것 같기도 한, 좌우비대칭인 기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망토 안에서 한 장의 판 같은 것을 꺼내어, 그의 앞에 던졌다. 「―잊은 물건이다.」 그는 조용히 말했다. 「……?」 유진은 간신히 움직이는 왼손으로 그것을 손에 들었다. 눈이 둥글어졌다. 그것은, 저 도망 소동으로 쯔지 노조미가 어딘가에 놓고 잊어버리고 왔을 스케 치북이었다. 펄럭, 하고 펼쳐 본다. 내용도 확실히 노조미가 그린 것이다. 페이지를 넘겨 가다 보니, 이윽고 그의 그림이 나왔다. 옷을 벗었을 때의 텐지키 유우의 모습이, 본인과는 동떨어지게 마치 천사 같이 아름답게 그려져 있었다. 「……!」 「자네에게 넘겨 두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 말이지.」 사신은 담담히 말했지만, 그 목소리는 이미 유진의 귀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그는 쿡쿡 웃기 시작하고 있었다. 치밀어 오르는 충동을 완전히 억누르지 못하는, 그런 느낌의 웃음이었다. 목에 힘이 없기 때문에 목소리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소리없이 웃고 있다. 조금씩 경련하면서, 그는 상처의 격통 가운데에서, 그래도 웃고 있다. 어느 새인가 주위에서 검은 그림자는 사라져 있었지만, 그는 그 사실도 알지 못 하고, 그림을 바라보며 언제까지고 언제까지고 계속 웃었다. * 「……이제 소리는 안 나. 끝난 것 같다.」 바닥에 무엇인지 흡반같은 소형마이크를 대고, 워크맨 같은 기계로 상황을 조사 하고 있던 키리마 나기가, 이어폰을 벗으면서 우리들 쪽을 돌아보며 고개를 끄덕 였다. 「지금, 이 지하 던젼에서 움직이고 있는 건 우리들 뿐이다.」 「……그러냐.」 나는 멍하게 말했다. 끝났다. 그렇다는 것 같다. 하지만 내 손에는, 아직 아까 쏘아 죽인 감각이 남아 있다. 어쩐지, 나나네와 키토에게 다가가는 것이 무섭다. 내 더러움이 두사람에게 전염 되어 버릴 것 같아서……. 「―미카게.」 키리마가 그런 나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너는 해야할 일을 한 거다. 그것 뿐이야. 게다가, 저것은 인간이 아니었어. 굳 이 말하자면, 네가 그놈들을,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될 일을 못하게 막은 것으로, 마지막에 구원해 준 거야― 그렇지?」 그 목소리는 무뚝뚝하지만, 부드럽다. 「―그래, 그럴지도.」 나도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렇게 말은 했지만, 그래도 그 감촉을 일생 잊지는 못 하겠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제부터 어떻게 해?」 나나네가 키토의 어깨에 손을 걸치며 물었다. 「키토쨩, 어떻게 지켜야 좋을까」 「내 사부가 외국을 돌아다니며 살아서 여러 곳에 발이 넓어. 그 사람에게 부탁 하면 이 애를 몇 년 숨기는 건 간단해.」 키리마는 그렇게 말하고, 키토에게 의향을 물었다. 「그래도 괜찮을까.」 키토는, 끄덕,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래……그렇다면 안심이네.」 나나네가 안심했다는 얼굴로 숨을 내쉬었다. 「그럼 가자.」 키리마가, 키토를 불러 그 등에 업고서 걷기 시작했다. 「―잠깐 기다려. 저, 다른 일행을, 그」 ……죽었다면, 적어도 시신을 거두어 주지 않으면. 「그들은 살아있어.」 키리마가 잘라 말했기 때문에, 나와 나나네는 「어?」 하고 되물었다. 「그들은 살아 있고, 무사히 각각 도망쳤다―그렇게 생각해 둬. 그 쪽이 좋아.」 키리마는 발을 멈추지 않고, 이쪽을 보지 않고 그렇게 말했다. 「……」 나와 나나네는 반론할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우리들도 그녀의 뒤를 따라 걸어 나간다. 발걸음은 무거웠다. 엄청나게 지쳐 있었다. 여러 가지 일이, 지나치게 많았다……. 「……저기, 카스미군, 기억해?」 나나네가 말을 걸어 왔다. 「응?」 「지하에, 전에 왔을 때의 일.」 나나네는 가늘게 반쯤 울고 있다. 마음은 아플 정도로 잘 알 수 있었다. 「그래.」 나는 끄덕인다. 「우리들 여섯이서 말야……어쩌면 뭔가를 해보자든지, 뭔가를 찾아내자든지 하 는 생각은 전혀 없었을지도……벌써 뭐든지 갖고 있었고, 그 이상 행복이나 그런 게 필요가, 전혀, 전혀 말이야, 그……」 목소리는 끊어질 듯 했지만, 말은 멈추지 않는 것 같았다. 「그렇구나.」 나도 계속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모든 것을 받았다는 느낌이었지. 정말로 즐거웠어」 띄엄띄엄 중얼거리자, 키리마가 한마디, 「……"판도라" 인가.」 하고 말했다. 의미를 알 수 없었기 때문에, 나는 그녀에게 시선을 보냈지만, 키리마는, 「아니, 아무것도 아냐」 하고 고개를 저었다. 나나네는 그 사이에도, 계속 이야기하고 있다. 「―정말로 그랬었어……그 때도, 그 "피 냄새" 때도, 우리들은―」 제 목:[부기팝 인 더 미러] 판도라 9 관련자료:없음 [1834] 보낸이:정지훈 (yangmal ) 2001-09-10 19:51 조회:138 9 血 Blood 그 일의 시작은, 역시 그 후의 여러 일과 마찬가지로 노래방 가운데에서였다. 「……어둡고 조용하고, 길고 멀어.」 하고 미츠오군이 알 수 없는 말을 꺼낸 것이다. 「뭐야 그거? 전혀 모르겠어, 그래선.」 하고 나는 벌써 이 단계에서도 몇번이고 말했었던 말을 또 쓰고 있었다. 그 날 은, 내가 예지한 "피 냄새" 에 대해 모두가 찾아 보는 일을 하게 되어 있었다. 「그게 그런 거니까 할수 없잖아-」 미츠오군은 불복하듯이 말했다. 「자아 자아, 다 같이 생각하자구요.」 부루퉁한 미츠오군을 텐지키군이 달래었다. 「터널 일까?」 노조미쨩이 툭 말했다. 「그런 느낌 있네.」 하고 말하면서 그녀는 즉시 스케치북 위에서 손을 움직여, 터널을 여러 가지 그 려 보여 준다. 「이런 걸까?」 「우-웅, 좀더 커다란 것 같은데.」 「커다란 터널, 이라아.」 코우모토군이 지참한 지도를 펼쳐서 여기저기를 보았다. 「그렇게 많지 않다구, 터널은. 좀더 비슷한 것이면서도 다른 게 아닐까?」 「지하철 같은?」 카스미군이 끼어들었다. 이 두사람은, 왠지 이번에는 "잘 안된다" 라면서 전혀 능력을 쓰지 못하고 있다. 뭐어, 그런 일도 있다. 「사람이 없잖아. 밤중의 지하철이면 사람은 적어.」 「과연― 하지만 조용하다는게 빗나간다구.」 「으-음. 그런가―아니 아니 기다려, 기다려봐. 그런가, 어째서 내 <인투·아이 즈> 가 전혀 나오지 않나 했더니, 즉 그건 사람이 없기 때문인 거 아니야? 아무 와도 만나지 않는거야, 그런 거라면」 「아아, 과연. 그래서 내 것도 없는거로군……누군가의 말, 이라는 게 걸려들지 않는거구나.」 「그건 관계없잖아. 우리들 중의 누군가가 하는 말이라도 되니까, 코우지는 금방 자신의 부조를 다른 탓으로 하곤 하지.」 노조미쨩이 냉정히 일침을 가했다. 코우모토군은 「음」 하고 일순 얼굴을 찌푸 렸다. 「자아 자아, 괜찮잖아요.」 또 텐지키군이 중재한다. 나는 옆에서 웃고 있었다. 그러자 그 때 카스미군에게 「나나네도 조금은 생각해 봐. 네가 한 말이라고.」 하는 말을 들었다. 그래도 웃겨서, 역시 웃어 버린다. 그러자, 옮은 것인지 미츠오군까지 쿡쿡 웃기 시작했다. 남이 뭔가 하면 그는 금 방 따라서 넘어오는 버릇이 있어서, 이것도 그런 것 같았다. 이윽고 코우모토군도 무뚝뚝한 얼굴을 버리고, 「후훗」 하고 웃었다. 노조미쨩도 생글 하는 느낌으로 표정을 허물었다. 텐지키군은 물론 미소짓고 있다. 카스미군만이, 어쩔 수 없구만, 하는 얼굴로 쓴웃음짓고 있다. 「오케이, 어쨌든 종합해 보자.」 코우모토군이 말해서, 우리들은 자리에 고쳐앉았다. ……그리고, 이윽고 우리들은 「여기밖에 없다」 는 이유로 개발도중인 지하거 리를 지목하고, 그 다음날 모두 함께 거기에 부비적대며 들어갔다. 하지만 가도 가도 아무것도 없다. 이 전처럼 큰 돈이 든 가방은 고사하고 쥐 한 마리하고도 만나지 않는다. 「어떻게 된거야, 이거?」 미츠오군이 불평했다. 「네가 예지한 거라구?」 코우모토군조차 어딘가 곤두선 말투로 말했다. 그러는 사이 길을 잃어 버렸다. 조심하고는 있었지만 역시 그렇게 되어 버렸다. 그렇게 되면 이미 탐색이 문제가 아니니까, 우리들은 어쨌든 출구를 찾으며 배회 했다. 하지만 잡초가 무성해서 길을 막고 있는 부분이 있고 해서 점점 탐색스럽 게 되어 갔다. 완전히 녹슨 철골 틈새를 빠져나오는 등 엄청나게 나쁜 길을 지나 기도 하고, 바닷물이 스며들어 있어서 위부터 뚝뚝 흘러 내리는 무서운 곳도 걸 었다. 결국, 나오는 것 만으로 네시간은 걸려 버려서, 밖에 나왔을 때에는 모두 비틀비 틀거리고 있었다. 「아-, 대체 뭐였어, 이번 것은!」 카스미군이 빈터에 큰 대 자로 누워서 소리를 질렀다. 「정말, 다시는 하기 싫어…….」 노조미쨩도 지면에 주저앉아 있다. 「그, 그래도 꽤― 재미있었잖냐」 코우모토군이 자포자기조로 외쳤다. 「아하하, 정말 그래!」 미츠오군이 명랑하게 말했다. 「누구 탓이라고 생각하는거야!」 나도 큰 소리를 냈다. 「아-, 목욕하고 싶어…….」 노조미쨩이 몸을 둘러보았다. 「완전히 엉망진창이야」 「그렇네, 이상한 냄새도 나고―」 하고 나는 내 어깨에 코를 대고 킁킁 냄새를 맡았다. 그리고 「아-앗!」 하고 큰 소리를 질러 버렸다. 「왜, 왜그래?」 「무슨일이야?」 모두가 물었다. 하지만 나는 입을 뻐끔거릴 뿐 말문이 막혀 있다. 「이, 이이이― 이거야, 이 냄새……」 「어?」 「뭐어어?」 모두들 자신의 냄새를 맡아 본다. 그리고 눈을 깜빡거렸다. 「……확실히 녹슨 철 냄새하고, 바닷물 냄새하고, 거기에 잡초의 풀냄새가 나는 데―어이, 설마 나나네」 카스미군이 이쪽을 노려보는 듯한 눈으로 보았다. 「아, 아하하. 그―」 「이게 피 냄새라는 거냐아? 하긴 그렇다고 하면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미츠오군이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확실히……모두 같은 냄새가 되긴 했네요.」 텐지키군이 웃으면서 말했다. 「정말이군……」 코우모토군도 쓴웃음지었다. 「미, 미안해 다들」 하고 내가 사과하자, 가장 지쳐 있을 노조미쨩이, 「―뭐, 이런 일도 있는 거야. 괜찮지 않아? 새로운 일에 실패는 붙는 법이야.」 하고 냉정히 말했다. 「그렇구나. 신경쓰지 마, 나나네.」 코우모토군도 끄덕인다. 「할 수 없지, 정말!」 카스미군이 큰 소리로 웃었다. 「우리, 앞으로 얼마나 이런 얼간이짓 하는걸까, 진짜!」 「계-속 안끝날지도 모르지」 노조미쨩도 웃으면서 말했다. 코우모토군과 텐지키군도 웃기 시작해, 미츠오군은 「그럴까나? 그렇게나 실패 하게될까?」 하고 또 고개를 갸웃하고 있다. 나는 어쩐지, 묘하게 눈물이 나왔다. 그것을 얼버무리기 위해, 나도 웃기 시작했 다. 「그렇네, 언제까지고 하게 될지도! 질리지도 않고 말야― 계-속, 계-속 미래가 되어도, 어떤 일을 예지해도, 계-속…………」 하늘은, 그런 낙천적인 우리들과 어울려주기라도 하는 듯이, 축축한 지하와는 아 주 딴판으로 속이 확 트일 정도로 활짝 갠 날씨였다. * ……나와 카스미군, 그리고 키토쨩과 키리마상이 밖에 나오자, 하늘만은 그 때와 마찬가지로 아름다운 파란색이었다. 「……」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카스미군도 마찬가지로 내 옆에서 엄숙한 표정을 하고 있다. 키리마상은 휴대전화로 어딘가에 연락을 취하고 있다. 그 등에 업혀 있는 키토 쨩은 잠들어 있었다. 무리도 아니다. 분명 젖먹던 힘까지 다 써 버렸던 것이리라. 「……응, 그래. 괜찮아―어? 벌써 움직이고 있어? ―그래, 알았어. ……응, 너도 조심해, 켄타로. ……응, 그 장소에서. 그럼.」 그녀는 전화를 끊고, 우리들 쪽을 향해 섰다. 「경찰이 벌써 움직이고 있는 것 같아. 너희들은 이후 일절 지금까지 행동했던 장소에는 가까이 가지 않는 게 좋아. 썼던 도구나, 그런 것은 버리는 게 무난하 다.」 그녀는 이런 일에 익숙해져 있는 듯, 척척 지시를 내려 준다. 「아아, 알았어.」 카스미군이 끄덕였다. 「그리고, 의지할 곳 있어? 이제부터.」 「어떻게 해 보지. 너야말로 조심해.」 「응. 피차일반이지. 그럼 나나네상도 조심하고.」 「응……」 나는 자고 있는 키토쨩의 뺨을 가볍게 만졌다. 그리고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안녕」 키리마상은, 벨트를 어깨부터 매어 키토쨩을 등에 고정하고는, 타고 온 바이크에 걸터 앉아 달려 가 버렸다. 지켜보고 있으니, 그 모습은 앗 하는 사이에 작아지다 가, 결국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럼……우리들은 어떻게 할까」 카스미군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카스미군.」 나는, 나도 모르게 말을 걸고 있었다. 「나, 거짓말 했었어.」 「어?」 「나, 가출해 있어. 학교에도 가지 않고, 항상 그 근처에서 적당히 자곤 했어.」 거침없이, 나는 그때까지 감추고 있던 사실을 전부 카스미군에게 이야기했다. 어 째서인지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말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냐」 카스미군이 한 말은 그것뿐이었다. 「미안해, 거짓말 해서. 최저지, 나」 「……그래서, 이제부터 어떻게 할거야?」 「어쨌든, 집과 학교에 돌아가 보겠어.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부모하고 잘 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만……하지만, 제대로 말해 볼래. 그래서 정말로 인 연을 끊게 되면, 그건 그걸로 좋고. 학교도 그만두게 되면, 확실히 그만둬 줄거 야.」 나는 깊히 생각도 하지 않고, 그런 말을 하고 있었다. 카스미군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아하하, 그렇게 형편 좋게, 깨끗하게는 안될까나.」 내가 억지로 웃자, 카스미군은 희미하게 미소짓고, 말했다. 「……너는 대단해. 정말로」 그 말은 너무나 따뜻하고, 마음으로부터 나오는 말이었다. 나는 그런 말을 들을 줄은 생각도 못했기 때문에, 당황해 버렸다. 「나도, 너를 본받아야겠어.」 「무, 무슨 소리 하는거야― 바보야. 나같은건, 나같은건……」 말문이 막혀서, 나는 입술을 떨었다. 하지만 카스미군은 그런 나를 부드러운 눈으로 바라볼 뿐이다. 그의 눈에, 내가 비치고 있다. 「내 눈에, 네가 비치고 있을까?」 카스미군이 묵었다. 나는 끄덕인다. 「그러면, 그건 미래의 광경이야. 또 나와 너는 만나게 될거라고, 분명히.」 그는 농담조로 말했다. 나는 울 것 같아졌지만, 하지만 이런 때는 역시, 「그럼, 너는 어떤 냄새가 나?」 하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피 냄새지, 역시. 너하고 똑같이.」 그는 오른쪽 어깨를 으쓱하며 말한다. 「그럼 그건 미래를 암시하는 향이야. 너와 나는, 역시 어딘가에서, 또 길가에서 마주치게 되는 거야.」 나는 손가락을 세우고 여교사같은 잘난 척 하는 태도로 잘라 말했다. 그리고 둘이 같이 웃었다. 그 웃음은, 전에 했던 것 같은 속내 없는 명랑함은 없었지만, 그래도 역시―역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온기가 있는, 그런 웃음이었다. 「―그럼 또 봐!」 「―그래!」 우리는 큰 소리로 말하고, 팔을 올리고, 그리고 나서 서로의 손을 힘껏 쳐서 소 리를 냈다. 파앙, 하는 듣기 좋은 소리가 푸르고 먼 하늘에 울리고, 그리고 그 아래에서 우 리들은 멋지게, 훌륭히, 확실히 헤어졌다. "Does anybody really know what time it is?" closed. 제 목:[부기팝 인 더 미러] 판도라 후기 관련자료:없음 [1835] 보낸이:정지훈 (yangmal ) 2001-09-10 19:51 조회:195 후기―대체 현실을 파악하고 있는 자는 있는 것일까? ……라는 잘 알 수 없는 긴 제목은 본작의 영자 타이틀의 번역으로, 예전 시카 고·트랜싯·오서리티 라는 밴드의 곡의 제목이기도 한데, 뭐어 그런 건 아무래 도 좋다. 자, 당신은 「태어나는게 아니었어」 하는 생각 해 본 적 없나? 혹은 「살아 왔 지만 그다지 좋은 일은 없었지」 하고 생각한 적은? 또 카도노는 그런 시건방진 소릴…… 하고 싫증내고 있겠지만, 뭐어 들어 주세요. 확실히 말해 버리겠는데, 가령 당신이 지금 세 살배기 어린애건 팔십팔세의 노인이건 관계없이, 당신은 이 미 몇번이고 「이것을 위해서 살아 왔다고 생각해도 좋겠다」 고 하는 정도의 기 쁨을 만났었다. 분명히 만났었다. 그저 당신은 그것을 잊어 버리고 있을 뿐이다. 자, 당신은 친한 사람과 싸우고 헤어지게 되어 버려서, 그렇게 사이가 끊겨져 버 린 적은 있나? 아니 특별히 사이가 좋았다든지 오랫동안 사귀어 왔다든지 하는 데까지 가지 않았던 상대라도 좋다. 「좀더 어떻게 잘 됐을지도 모르지」 하고 가끔 문득 생각해 보기도 하는 상대, 그런 사람은 없는가? 없다, 하고 단언한 당 신, 당신에 대해서는 나는 별로 아무렇게도 생각 안 해. 하지만 「있지 있어」 「있고 말고」 하고 생각한 당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아. 어떻게 해서든 그 상 대에게 「어떻게 안될까?」 하고 물어 보지 않겠나? 아니, 이미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다고 한다면 (뭐어,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왜, 가까이에 있는 녀석하고는 적어도 같은 실패를 하지 않도록 하자, 하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지? 당신은 그 때 헤어짐의 안타까움과 서먹함을 견딜 수 없는 기분을 벌써 잊어버렸다고라 도 하는 것인가? ……잊어버렸겠지이, 모두…… 아-아, 그렇습니다. 이런 문장 쓰고 있지만, 저 자신도 벌써 얼마든지 잊은 걸요오, 정말. 「아-그-, 그 때의 걔, 그 수험학원에 서 딱 한번 자리가 옆자리가 되어서 강의 시간 중에 계속 속닥속닥 대화했었던 걔, 이름이 뭐였지? 물어 보았었는데 말야……뭐였더라아……」 하는 일 투성이 로, 하지만 그 때는 묘하게 즐거웠었지이, 하는 것은 희미하게이지만 남아 있기도 하다. 그리고 어쩌면, 태어나길 잘했다, 하고 생각하게 되는 기쁨이라는 것은, 실 은 그런 일견 재미없어 보이는 것, 보잘 것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금세 잊혀 져 버려도 이상하지 않아 보이는 부분, 그런 부분에 있는 것은 아닌가? 굳이 운 명적인 만남의 끝에 충격적인 연애에 빠져 노도의 행복이 밀려들어온다든지 하지 않아도, 아니, 그런 것 따위보다도 「그거 말야, 그렇잖아?」 「그래- 그래-, 그 렇지!」 하고 말하는 극히 작은 동의라든가, 웃으며 서로 끄덕일 수 있었던 그 때라든가, 그런 것 쪽이야말로 "이유" 일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십 니까? 태어난 의미라는건? 그것만으로 좋고, 그렇기 때문에야말로, 라고 말이죠, 안그래요? ……만약 당신이 그런 것을 잊어 버렸다고 한다면, 어쩔 수 없지, 이제부터 다시 할 수 밖에 없겠지요. 만일 당신이 아직 정말로 그런 것을 만난 적이 없다고 한 다면, 어쩔 수 없지, 역시 거기서는 검은 모자를 쓴 저 괴인의 말을 인용할 수 밖 에 없겠소. 「그것은, 자네들이 할 일이다」 하고―. (라느니 말하는 주제에, 어째서 너 자신은 주변에 그렇게 분쟁만 일으키는거야?) (뭐어 괜찮잖아) (―아아니, 역시 괜찮지 않다-구.) BGM "LIFE SAVER" from CHICAGO 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