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 쓰기-번역란 (go ANC)』 665번 제 목:[번역] 부기팝 VS 이미지네이터 프롤로그 올린이:네메시스(김미진 ) 01/03/22 17:32 읽음:820 관련자료 없음 ----------------------------------------------------------------------------- 넌 자신의 마음속에 뭔가 모자르다고 생각해 본 적 없어? 다른 사람들에게는 있는데 자기에겐 그게 없다고 괴로워했던 적은 없니? 결여되어 있는 것을 다른 누군가가 채워주었으면 하고 바라본 적은 없었니? 그런 일이라면, 이제 걱정할 필요 없어. 곧 '그 때'가 와. 새로운 가능성이 펼쳐지 고 모든 괴로움이 끝날 때가 오는 거야. 나의 적 <부기팝>이 훼방만 놓지 않는다면 ―. 나? 그래, 적은 나를 <이미지네이터>라고 부르지…. 제 4회 전격게임소설대상 <대상>을 수상한 가토노 코헤이의 스케일 업한 신작. 이미지네이터의 손에서 그대는 도망칠 수 있을까…? 뭔가 내가 해 주었으면 하는 건 없니? 말하는 대로 다 해줄 게. -타니구치 마사미 싫어하거나 좋아하는 건 없어… 싫어할 자격이 없으니까. -오리하타 아야 이 세상에는 정해진 일이란 어디에도 없는 걸. -미나호시 스이코 내게 쓸모가 없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처리한다. - 스푸키E 왜 운 걸까, 나는…. -아노 신지로 Boogipop Returns VS Imaginater part 1 SIGN 가능성 혹은 상상력이라 불리는 것의 99%까지는 거짓이고, 진짜는 남은 1%에 지나지 않는다. 문제는 그것이 동시에 사악(邪惡)이라고도 불리는 점이다. 키리마 세이이치 (VS 이미지네이터) 그것은, 봄이라고는 하지만 무섭게 춥고, 눈까지 내리고 있는 3월 초입의 일이었습 니다. 내가 다니는 현립고등학교 신요학원의 옥상에서 한 소녀가 뛰어내렸습니다. 그 소녀의 이름은 미즈호시 스이코. 아직 17살이었습니다. "코야마, 넌 어떤 게 좋아?" 그녀가 아직 살아있었을 무렵 나에게 그런 식으로 말을 걸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나는 그 때 당시 유행하고 있던 팝 가수의 이름을 아무 생각 없이 말했습니다. "헤에, 그런 게 좋아?" "응, 왠지 멋있잖아." 나는 그냥 가볍게 그렇게 대답한 거지만, 스이코는 "흐음…." 하고 가볍게 숨을 내 쉬고 저녁 노을이 지는 하늘을 향해 휘파람을 불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학교는 산 속에 있기에 학생들은 대부분 버스로 다녔습니다. 그래서 그 때 통 학로로 하교하고 있던 사람은 나와 스이코 뿐이었습니다. 휘파람으로 불던 곡은, 아까 내가 좋다고 말했던 가수의 대표곡이었습니다. 휘파람 을 무척 잘 불었기에 굉장히 깨끗한 음이었습니다. 그 곡보다도 더욱 더 멋져서, 그녀가 휘파람을 그만 불었을 때 나는 무심코 박수를 쳤습니다. "…대단해! 스이코, 엄청 잘 한다." "아니야, 아름답게 들렸다면 그건 네가 '이 음이 좋다"는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들린 거야." 그녀는 이렇게 연극 조로 들리는 말을 가끔 거침없이 말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그 런 어투가 잘 어울리는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연습한 거 맞지? 악기 다루는 거라도 있어?" "아니, 아무거나 듣는 편인 걸." "그럼 음감인가? 그런 게 좋은 걸지도. ― 그럼, 보통 어떤 걸 듣는데?" "별로, 다른 사람들이 듣지 않는 게 많을 지도 모르겠어." "뭔데?" "그래, 예를 들자면―." 하고 또 한 번 숨을 들이쉬고는 스이코는 다시금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는 휘파람뿐만이 아니라 허밍이 주체였습니다. 그녀는 마치 어떤 음이라도 재현할 수 있는 마법의 악기 같았습니다. "...............!" 나는 숨을 쉬는 것을 잊을 정도였습니다. 그것은, 방금 전의 노래하고는 비교가 되지 않을, 가슴이 고동치며 마음에 울리는 그리고 왠지 무척이나 안타까운 듯한 ― 그러면서도 상당히 리드미컬하고 든든한 이상한 곡이었습니다. 노래가 끝났어도 나는 박수도 칠 수 없었습니다. 가슴 벅차서 눈물이 배일 정도였 으니까요. "―어땠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네?" "아니― 아니야! 왠지, 뭐랄까 ― 창피해. 아까의 곡은 음악이라고 하기엔 가짜 같 아서…." "네가 좋아하는 노래 아니었니?" "…아니야. 아마 진심이 아니었을 거야. 그 노래를 듣고 나니 정말 음악이 좋다는 게 어떤 건지 처음으로 알게 된 것 같아. 맞아, 유행이라던가 그런 거랑 상관없이!" 나는 흥분해서 큰 소리를 질러 버렸습니다. "그래― 다행이야." 그렇게 말하곤 웃음 짓는 스이코는 그 노래와 같이 ―아니, 그 이상으로 아름다워서 마치 저녁놀의 붉은 빛이 비추어 실루엣이 여신처럼 보였습니다. "무슨 곡이야? 가르쳐 줘!" 내가 물으니 그녀는 쿡쿡 웃었습니다. "웃지 않을 꺼지?" "엣, 왜?" "곡의 제목은 '살로메'. 발레 음악이야." "―그 게 어딘가 이상한 건데?" "작곡이 이후쿠베 아키라[伊福部昭]거든." "?" "그 사람은 괴수 영화의 곡으로 유명하잖아―." 그렇게 말하며 스이코는 입에다 가볍게 쥔 주먹을 대고는 어깨를 위아래로 들썩거리 며 웃었다. 그 모습이 너무나 여자아이다워서 나는 두근거렸습니다. 나는 애초부터 그런 식으로 자연스럽게 웃지는 못하리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니, 어느 누구도 그녀처럼 마냥 근사하고 순수하게 웃을 수는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이제 그녀는 없습니다. 나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왜 그녀가 죽지 않으면 안되었던 걸 까요? 그녀는 유 서도 아무 것도 남기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녀가 괴로워하다 죽었는지, 아니 면 그녀 나름의 어떤 의사표시를 하기 위해 죽었는지 우리는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 하지만 난 알고 싶었습니다. 그녀와 나는 정말 친하다고 하기엔 어려운 사이였습니다. 가끔씩 그녀와 둘이 있을 기회가 생기면 이야기하곤 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틀림없이 내 짧은 인생에서 '이건 진짜다'라고 생각하게된 사람인 것 입니다. 그 외의 것은 아무 것도 아닙니다. 모두, 다른 것을 흉내내서 억지로 그 게 자신의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 가짜들뿐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그녀가 뛰어내렸다면 거기엔 틀림없이 무엇인가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도 그녀를 따르려 합니다. 그녀의 뒤를 쫓아서 동반 자살하려는 거냐고요 - 그럴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내가 그녀를 좋아했던 건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결국 나는 아무 것도 모르 는 채 끝나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코미야 마리코는 학교 옥상에서 홀로 서서, 마음속으로 쓴 이 유서를 실제의 문서 로 남기지 않기로 했다. 날은 어두웠다. 해가 이미 저물어 세상에서 빛이 점점 사라져 간다. "............스이코." 그녀는 옥상에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 밑에는 아직 미나호시 스이코가 바닥에 찍힌 흔적이 흰 선으로 남겨져 있었다. 거의 어둠으로 화한 지상에서 그 선만이 기묘하게 빛을 발하며 떠올라 보였다. 꿀꺽 침을 삼켰다. 언젠가 미나호시 스이코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코미야, 이 세상에는 정해진 일이란 어디에도 없는 걸. 모든 것은 불확정이고 어떤 것이든 '부자연'스러운 건 없어. …새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일도 있을 테고, 4월에 눈이 내리는 일도 있는 거야.." 무슨 의미였을까? 이 철책을 넘으면 알 수 있을 지도 몰라…! 흰 선이 움직이며 그녀에게 손짓했다. 그 환각은 환상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자연스 러워서 마리코에게는 아주 당연한 일처럼 보였다. 맞아, 이제 내 인생은 그곳으로 가는 일 이외에 다른 가능성은 없다 ― 그러한 충동 이 끓어올랐다. 부들부들 떨고 있지만 그것은 공포에서 온 것이 아니라 흥분으로 몸 이 떨려오는 것이었다. "스이코.....!" 코미야 마리코는 마음을 정하고 손을 철책에 걸었다. 그런데 누가 말을 걸어왔다. "―자네는 미나호시 스이코의 뒤를 쫓을 건가? 그렇다면, 그건 무리다. 그/걸/론 불 가능해." 소년 같기도 혹은 소녀 같기도 한, 어느 쪽도 아닌 듯한 기묘한 목소리였다. "―?!" 마리코는 놀라서 뒤돌아보았다. 어둠에 삼켜진 옥상 한 귀퉁이에 어느새 /그/가 앉아있었다. 통 같은 검은 모자를 푹 눌러쓰고, 못이 잔뜩 박힌 망토를 입고 있었다. 하얀 얼굴 에 검은 루즈를 칠하고 있었다. "자네가 거기서 뛰어내려봤자 그녀가 있는 곳으로 가지 못해." 검은 모자는 조용히 말했다. "―너, 넌…?" 마리코는 말을 잃었다. 검은 모자가 누군지 몰라서가 아니다. /그/에 대해 너무 잘 알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다니는 학교에서, 여자아이들 사이에서만은 그에 대해 잘 알려져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진짜 있었단 말이야…? "날 알고 있는 것 같군. 그럼 이야기는 빠르지." 검은 모자는 오른 눈을 가늘게 뜨고 오른 쪽 입 끝을 끌어올리는 좌우 비대칭한 기 묘한 표정을 지었다. "무, 무슨 말이야? 왜 스이코가 있는 곳에 못 간다는 거지?" "간단해. 자네는 자신의 의지로 목숨을 끊으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미나호시 스이 코는 그렇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검은 모자는 쌀쌀맞게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지 않았다'니… 무슨 뜻이야?" 마리코는 발 아래가 무너져버리는 듯한 불안을 느꼈다. "자네는 내 이름을 알고 있을 테니, 그럼 내 '역할'도 알고 있을 테지." 검은 모자의 모습은 어둠에 물들어 스러질 듯이 보였다. 그것은 마치 공간에 녹아드 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서, 설마 ― 그럼." "그렇다. 나는 사신(死神)―미나호시 스이코는 자살한 게 아니고, 내가 죽인 거다." "어, 어째서?!" "그녀가 세계의 적이기 때문에." 딱 잘라 말했다. "어떻게 하겠나? 그래도 죽을 건가? 미안하지만, 난 자네를 죽일 생각은 없어. 아쉽 게도 자네에게 그 정도 가치는 없네." "그, 그래도…그렇다고―" 마리코는 혼란스러웠다.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영 이해할 수 없었다. 세계의 적이라고? 스이코가? 그 게 무슨 말이야? 무슨 뜻이지? "―아니면,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지. 미나호시 스이코는 아직 '저 세상'인가 하는 곳조차 가지도 않았다고 말이지. 그녀는 나와 달리 '분열'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자 동적'이었다는 면에서는 다를 바 없어. 그렇다고 해도 지금 어디에 있는지는―나도 잘 모르겠군." 검은 모자의 말은 마리코에게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것뿐이었다. 저 세상에 가지 않았다―? 마리코는 반사적으로 철책 저 편의 땅에 눈을 돌렸다. 이제 어둠에 파묻혀 흰 선마 저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 말도 안 되는… 마리코는 확실히 피가 번진 하얀 천에 덮여서 밖으로 실려 가 는 그녀를, 예전에 그녀였던 /것/을 보았다. 그건 그럼 무엇이었던 걸까. "무슨 말이야?! 부기―." 뒤돌아 본 마리코였지만 이미 검은 모자의 모습은 그곳에 없었다. "엣.......?" 당황해서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이미 어둠이 짙게 깔려있었기 때문에 검은 모습이 어 디에 있었던 지조차 알 수 없었다. 아니, 그렇다면…혹시 처음부터 실체가 없었던…. "..........." 이제야 비로소 마리코의 마음에 공포가 피어 올라왔다. 정신이 들어 다시 밑으로 시선을 돌린다. 그러나 방금 전만 해도 쉽게 넘을 수 있을 것 같던 철책이 지금은 수 백 미터의 높 이로 변해버린 것만 같았다. "흐흑…." "그 건 무리다." "그녀가 있는 곳으로 가지 못해." "'저 세상에 가지도조차…." '' 다리가 덜덜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마리코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계속해서 눈물이 흐르며 멈추지 않았다. 그것은 미나호시 스이코가 죽고 나서 그녀가 처음으로 흘린 눈물이었다. 울 정도라면 죽는 게 나았을 텐데, 마리코는 이제 울고 있었다. "미안해, 미안해미안해미안해미안해…." 경을 읊는 양 마리코는 계속 드문드문 웅얼거리고 있었다. 목소리가 쉬고 밤에 스러 져 사라져갈 수밖에 없었다. "............" 그 모습을 어느새 밑으로 내려온 검은 모자가 밑에서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 발 밑 에는 사람 모습을 한 흰 선이 그려져 있었다. 검은 모자는 무릎을 꿇고 선을 만지작거렸다. ".........하지만, 이제 이 학교에는 없어." 중얼거리듯 말하고 검은 모자는 일어섰다. "아직도 계속 하고 있는 건가, '이미지네이터'…." 검은 망토가 밤바람에 휘감겨 올라가며 신나게 춤을 추었다. ------------------------------------------------------------------------------ 이 게시물은 上遠野浩平의 'ブギ-ポップ·リタ-ンズ VSイマジネ-タ-Part1'을 번역한 것으로, 다른 곳으로 옮기실 경우 제게 메일만 보내주시기 바라며, 상업적인 용도로는 쓰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이 소설은 'ブギ-ポップは笑わない' 외 부기팝 시리즈 두번째 권으로 Part1과 Part2 두 권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각 권이 양이 많은 데다 올리는 템포를 빠르게 하기 위해서 각 화의 챕터별로 올리겠습니다. ^^; 기다려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그럼 이만. 오늘도 지구를 향해 돌진하는 네메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