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버(Encounter with Tiber) 1권 지은이: 아서 C. 클라크 출판사: 넥서스 추천의 말 이것은 정말로 공평하지가 않다. 우리 공상 과학 소설가들은 우주를 전부 다 소유한 채 우리가 하고 싶은 대로 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젠 그럴 수가 없다. 버즈처럼 그곳에 다녀온 사람들이 우리에게 어떤 오류가 있느지 정확히 지적할 수 있으니 말이다. 더욱이 그들은 직접 공상과학 소설을 집필하고 있다. 정말로 질투가 날 정도 로 훌륭한 공상과학 소설을 말이다. 그렇게 인정을 행만 하다니 고통스럽다. 하 지만 ‘타이버’와 같은 소설을 내가 집필했다면 나는 분명 스스로를 자랑스럽 게 여겼을 것이다. 이 소설을 읽는 독자라면 누구나 미래의 우주 탐험이 내포하 는 가능성에 대해 매우 많은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나는 특히 미세하지만 거대한 유물인 영점 에너지 사용에 흥미를 느꼈다. 지금은 고인이 된 노벨상 수 상자 리처드 페인먼은 1입방 미터의 공간-어떠한 공간이든 그 어느 곳이든 말이 다-내에는 전 세계 모든 바다를 끓일 수 있을 만한 에너지가 존재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 에너지를 꺼낼 수만 있다면 - 이미 몇몇 실험실에서 성공을 @p 5 거두었다는 증거들이 있다. - 행성, 심지어는 운성으로의 여행은 비용이 저렴 하고 쉬워질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학술적인 분야가 아니라 인간 관계 및 행성간의 정치에 대한 것이다. 외계인 사회 및 그들의 탐험 성공담과 재난에 관한 묘사는 그럴듯할 뿐만 아니라 때때로 매우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은 사람이 나 혼자만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방금 받은 편지의 한 구절을 인용한다. “저는 지금 타이버를 절반 정도 읽었는데 아주 재미있습니다. 버즈는 자신의 우주 계획들을 매우 흥미있는 이야기로 담아 냈더군요.” 닐이라는 사람의 서명이 들어 있었다. 아서 C. 클라크 @P 6 감사의 말 많은 전문가들의 기술적인 지원과 정보가 없었더라면 이 소설의 집필은 불가 능했을 것이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분들에게 특별히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마이크 콜린즈, 칼 세이건 박사, 아서 C. 클라크 우리에게 진정한 용기를 주었다. 데이너 앤드류스 우주선의 역사와 여러 우주인 세대들에 관한 깊은 식견을 제공했다. 그레고리 벤포드 박사 많은 조언, 추측, 그리고 주장을 전달했다. 존 블라하 우주 왕복선 철거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광범위한 조언을 했다. 윈버그 차이 교수 중국의 정치학에 대해 조언했다. 휴버트 데이비스 엔지니어 관련 지식과 그의 이름을 빌려 주었다. 마이크 듀크 @P 7 우주 물리학과 행성 과학 주석에 대해 도움을 주었다. 윌리엄 K. 히트먼 박사, 로버트 재스트로 박사 천문학과 관련된 주석과 상식을 알려 주었다. 진 멜러브 박사, 그레고리 매트로프 박사 냉 융합과 우주선 추진력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톰 맥도나우 박사 지구외 문명 탐사 계획에 길잡이 역할을 했다. 크리스 멕케이 화성의 표면 상태에 대한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 스티브 메리휴 궤도 역학에 대한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 존 솔리 외계인 생물학에 대한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 로버트 스텔 달의 공기에 관련하여 여러 가지 많은 조언을 했다. 로버트 M. 주브린 화성에 관련된 많은 정보를 제공했다. 등장인물 지구인 우주선 터네시티 호(서기 2069∼2081) 클리오 트리고린: 역사학자 사네토모 가와무라: 천문학자 올샤브스키: 선장 타이버인 우주선 와코펨 조모스 호 승무원(기원 전 73세기) 오스폭 타로브: 선장, 팔라스 여성 케콕스: 황제 근위병, 팔라스 남성 포아퍼레시스: 선생님, 슐라스 남성 소이켄: 선생님, 슐라스 여성 메족스: 팔라스 남성 오폭스 킴나벡스: 팔라스 여성 프리캄: 슐라스 여성 자메코시스: 슐라스 남성 ·타이버인 우주선 이겔리테리언 리퍼블릭 호(기원 전 72세기) 데파리: 우주 항행사, 혼혈 여성 베펨: 우주 항행사보, 혼혈 여성 배제스: 선장, 혼혈 남성 세타키서스: 선장보, 혼혈 남성 아지어: 엔지니어장, 슐라스 남성 크루릭스: 엔지니어보, 팔라스 남성 베레맘: 1등 항해사, 혼혈 여성 티식스: 승무원, 팔라스 남성 @p 14 스트리옙틴: 정치관, 혼혈 남성 레리 마식스: 의사, 슐라스 여성 ·진정한 부족민(세트포스인-원시 지구인, 기원전 73∼72세기) 라: 최초이 전사, 훗날 진정한 부족민의 님 이녹: 라의 후계자 메스라: 라의 손자 셋: 이녹의 사후 라의 후계자 에서: 라의 손녀 ·진정한 부족민 타이버인 노예 디에렌: 타이버인 노예, 오투즈와 자메코시스의 딸, 혼혈 프리록스: 케콕스와 오스폭의 아들, 팔라스인 위루즈: 메족스와 프리캄의 딸, 혼혈 메노뭄: 혼혈 남성, 위루즈의 아들 ·지구인(서기 1990∼2010) 로리 커스튼: 인데버 호의 지휘관 크리스 터렌스: 인데버호 제1탐사 전문가 헨리 자네쉬: 인데버호 조종사 헨리 자네쉬, 더크 로드리게즈, 샤론 골드만, 해럴드 스피어만, J.T. 머피: 탐사 전문가 엠버 로마니 터렌스: 크리스의 아들, 훗날 2033년 화성 탐사 조종사 시그 잘스버그: 사업가이자 세어스페이스 글로벌 경영주 @p 15 앨리슨: 크리스의 여자친구 빈센트 아우리치오: 천문학자 피터 미하일로비치 데니소브: 국제 우주 정거장 우주 비행사 겸 엔지니어 타티아나 할딘: 국제 우주 정거장 우주 비행사 겸 지휘관 프랑수와 레이몽, 지로 가와구치: 국제 우주 정거장 탐사 전문가 샤오베: 중국인 우주 비행사 겸 조종사 지앙: 중국인 우주 비행사 겸 정치원 ·타이버인(기원 전 1700년 및 그 이후) 투트레스: 카레키프 탐사 기상학자 버키서스: 과학자 스테라즈, 바이버레니즈: 시험 조정사 구릭스 조와구: 장군, 슐라즈 정복자 루마즈: 구릭스의 시녀 와코펨 조모스: 선장, 팔라스 발견자 페레스 요락: 정치인 ·코로예프 기지의 지구인 과학자 다스 찰라사제리언, 이바나 보지스, 로버트 프렝, 아리카 야마다, 짐 플랜 ·지구인(2033년) 위터 갠더: 화성 코로예프 분화구 탐사 지휘관 올가 트리고린 : 화성 코로예프 분화구 탐사 엔지니어 겸 1등 항해사 나리하라 니가와, 일자 비어린, 베실리 체버티긴, 동 더화, 폴 플루언트, 키레이 코 마사치, 쩐 초우정: 화성 코로예프 분화구 탐사 전문가 @p 17 ENCOUNTER WITH TIBER 제1부 인사이크러피디어의 비밀 @P 19 테네시티호-클리오 트리고린의 기록 2069년 7월 20일 거대한 추진 로켓을 단 터네시티 우주선은 우주 공간에서 만들어진 구조물 중 가장 큰 것이었다. 10시간 전에 추진 로켓이 덜어져 나갔는데도 불구하고 터네 시티 호는 여전히 거대했다. ‘이것은 오직 서른 명만을 위한 것이ㅑ....’ 클리오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달에 처음 갈 땐 세사람이 갔지.... 포브스엔 일곱 명, 화성엔 다섯명, 타이탄 엔 열한명...’ 그녀는 이렇게 산술적으로 따지는 것이 과연 가치가 있는 일인가 잠시 생각하 다가 코웃음을 쳤다. 그런 식으로 계산해 버리면 인류 전체가 우주 끝까지 가 본 것처럼 될 것이다. 택시 우주선이 자동 제어 장치로 미끄러지듯 착륙했다. 클리오와 함께 탑승한 여섯 명은 터네시티의 거대한 중심부로 팔짝 뛰듯이 내려섰다. 오는 길에 클리오는 택시 창문 너머 저 멀리 보이는 지구의 @p 20 마지막 모습을, 그것도 아프리카와 남극, 그리고 남미 대륙만을 조금 보았을 뿐이다. 아마도 여행을 떠나기 전에 보게 될 마지막 모습이었는지도 모르지만, 다른 사람들이 가지는 그런 감상적인 기분은 들지 않았다. 그녀는 열여섯 살에 대학교에 가려고 이곳에 처음 왔을 때부터 새롭게 적응해 야 할 지구라는 세계를 좋아 했다. 하지만 그녀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곳은 그녀가 자란, 붉은 평원과 뾰쪽한 분화구들이 솟아 있는 화성이었다. 어쨋든 그녀는 마지막 멋진 광경을 놓치지 않은 것 같았다. 이제 그들은 지구 주위를 막 돌아 다시 괘도의 극점으로 향하고 있었다. 발 아래에는 인도양 남쪽 이 구름에 거의 가려 멀어지고 있었다. 북극 근처에서 남극까지 이 괘도를 한번 더 오가게 되면, 비디오를 보듯이 시 베리아와 북극해, 그리고 그린랜드를 보게 될 것이다. 남쪽으로 날아가면 멀리 있는 지구를 한 번 더 보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마침내 추진 로켓의 그 거대한 바물질 엔진이 우주선을 밀어줄 때, 남극을 훌쩍 넘어 세번째로 밝게 빛나는 별, 센타우루스까지 곧장 날아가게 될 것이다. 주위를 둘러 본 클리오는 다른 사람들도 모두 밖을 내다보고 있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알았다. 우주선이 천천히 회전하면서 지구는 시선에서 점점 멀어져 갔다. 이제는 별들 속에서 빛나는 반달의 모습만이 남았다. 사람들은 조용히 각자의 위치로 돌라갔 다. 클리오는 컴퓨터의 키를 눌러 화면에 나타난 스케줄들을 채 @p 21 크해 보았다. 탐험대의 역사학자인 그녀는 추진 로켓 조종실의 손님으로 초대되었다. 나중 에 외부 태양계 궤도 진입에 관여할 때까지 남은 1시간 30분 동안은 할 일이 없 었다. 전화 벨 소리가 약하게 울렸다. 스크린에 올가 숙모와 제이슨 삼촌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녀는 활짝 웃었다. 가장 좋아하는 친척인 그들은 단지 그녀가 탄 우 주선이 떠나는 걸 보려고(비록 제이슨 삼촌은 내년이 어머니의 1백번째 생신이 기 때문이라고 우겨댔지만) 화성에서 이곳 지구까지 먼 여행을 했다. “다시 보게 되어 정말 기뻐요.” 클리오는 말했다. 터네시티는 지구와 너무 가까워서 라디오 전파 지연 시간조차 느끼지 못할 정 도였다. 극지점에 가서야 비로소 라디오 신호가 오가는데 시간이 조금 걸리는 걸 느낄 정도였다. 클리오는 또 생각에 잠겼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겠지. 이제 지구에서 4와 3분의 1 광년이나 떨어진 곳에 가게 될 테니까...’ 라디오가 빛의 속도로 전송되니까 메시지를 보내고 답을 받는 시간은 적어도 8년 8개월이 걸리게 될 것이었다. 예전에 가장 멀리 떨어져 있을 때에도, 그러니 까 궤도상에서 화성과 지구 사이에 태양이 있어 전파가 완전히 한바퀴 돌아야 했을 때에도 신호를 보내고 받는데 걸리는 지연 시간은 45분을 넘긴 적은 없었 다. 슬픔이 갑자기 밀려왔다. 그녀는 삼촌과 숙모 두 분 모두 벌써 일흔이 넘었다 는 사실을 깨달았다. 비디오 편지를 교환하는 것 말고는 이번이 대화를 나누는 마 @p 22 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녀는 두 사람 모두를 그리워 할 것이다. 특히 제이슨 삼촌이 더 그랬다. 왜 냐하면 제이슨 삼촌의 기억이야말로 그녀가 자신의 역작이라고 생각하는 작품 ‘달에서 별들에 이르기까지’를 쓰는데 가장 중요한 자료들이었기 때문이었다. “괜찮니, 클리오?” 올가 숙모는 걱정스러운 듯이 물었다. “전괜찮아요. 그저 제가 얼마나 먼 곳으로 떠나는지, 또 두분을 다시 보기까 지 얼마나 걸릴지 잠시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래도 우린 다시 만날 수 있을 게다.” 제이슨 삼촌이 말했다. “여행은 단지 30년밖에 걸리지 않아. 어머니가 늘 얘기하시듯, 우리 가족의 평균 수명은 거의 2백년이잔니?” “앰버 아줌마를 저 대신 안아 주시고, 못 가뵈서 죄송하다고 전해 주세요. 1 백번째 생신에 못 가뵈서 정말 죄송합니다. 계획을 추진하는 곳에서 정한 일이 라서요.” “아마 이해하실 게다. 당신 자신도 예전에 우주 비행사와 결혼한 적이 있으 니 말이야.” 제이슨 삼촌의 말에 가슴 한구석이 움찔 했다. 제이슨의 아버지이자 그녀의 고조삼촌뻘인 크리스 테레느는 클리오가 태어나기 수십년 전에 우주에서 임무를 수행하던 중에 죽었다. 따라서 클리오가 별들 사이 어딘가에서 죽는다 해도 가 족들은 충분히 이해할 것이다. “어쨋든, 다시 한 번 행운을 빈다. 하지만 가족 행사에 빠지는 건 아주 나쁘 다는 걸 충고 하고 싶은 걸.” 올가 숙모는 제이슨 삼촌의 말에 웃으며 살짝 흘겨보고는 다 @p 23 시 말했다. “얘야, 삼촌 말 귀담아 듣지 말아라. 우리는 네가 아주 자랑스럽단다. 돌아오 면 우리집에 놀러 오렴. 기껏해야 1백 살밖에 안 되어 있을테고, 화성에서는 늙 은이들에게 아주 잘 대해 주잖니?” “화성이요? 다시 돌아갈려구요?” “음, 그럼. 거기가 우리 집이잖니.” 제이슨 삼촌도 숙모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지구에 다시 와본 것이 오히려 우리가 왜 코롤레브 분화구 지역에 영원히 정착하자고 결심했는지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 계기가 되었단다. 너도 기억하겠 지, 클리오? 물론 지구엔 박물관이나 도서관도 있고, 밤에 즐길 것들도 많이 있 지만... 산에 올랐을 때 평원을 모든 방향으로 260마일 을, 그 사이에 아무것도 걸리는 것 없이 마지막으로 보았던 때가 언제였니?” 클리오는 못 알아들은 것을 눈치채지 않게 하려고 컴퓨터 키를 눌렀다. 하지 만 그녀가 대답하기 전에 삼촌은 클리오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눈치채고는 웃으 며 말했다. “420킬로미터야 미안하다. 미터를 계속 써 오는데도 여전히 마일 단위가 더 편하거든. 아무튼 아까 놀린 것 미안하다. 클리오. 그래도 네가 도서관과 박물관 에서 지내며 다른 가족들처럼 우주를 돌아다니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된 건 좀 우습기는 하구나.” 클리오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우주선에 있는 기록 보관실을 보면 실제로 인류의 모든 역사가 축적된 자료 가 있어요. 전 이제 전화도 받지 않고, 저를 간 @p 24 섭할 위원회도 없는 곳, 게다가 읽으며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남아도는 곳으 로 가는 거죠. 역사학자의 천국으로 말예요.“ 그들은 몇 분 더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지만 정말로 그들이 나눈 얘기라곤 우주선이 지구에서 멀어져 전파를 주고 받는데 오래 걸리면 서로의 소식을 그리워할 것이라는 점과 서로 건강하고 행복 하게 지내기를 바란다는 것 뿐이었다. 클리오는 통화를 끝내고 나서도 1시간 동안은 할 일이 없다는 걸 알았다. 성 능 테스트 여행을 몇 번씩 네 달째나 계속 하고있는 터라 아직 탐사해 보지 않 은 곳이라곤 없었다. 다른 별로 가는 이 탐사는 너무 중요해서 각자 자기가 맡은 프로젝트를 충분 히 이행해야 했기 때문에 지루할 사이가 없다는 것, 아니면 적어도 지루함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다는 사실은 오히려 다행이었다. 제이슨 삼촌과 올가 숙모에게서 온 전화로 클리오는 ‘가족일’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그녀가 조용하고 성실한 열여섯 살 여학생으로 12년전 에 화성을 떠났을 때는, 그녀 스스로 지구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는 것에 대 해서만 주로 생각했었다. 지구의 은행에 부모님이 저금해 둔 돈을 쓰면서 보낸 지구에서의 처음 몇년 동안은 아주 환상적이었다. 사람들로 가득한 도시, 푸른 바다, 좋은 날씨, 우주복 을 입지 않고 야외를 돌아 다니며 다녀 본 박물관, 콘서트장, 극장들.... 여름철의 하바드 대학은 그녀가 보았던 모든 것을 충분히 공부할 수 있는 멋 진 기회였다. 모든 경험들의 소리와 색깔과 맛이라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게 되면서 그녀는 자연스럽게 @p 25 역사를 전공하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했다. 역사학자에게 있어서 자료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만큼 유용한 경력은 없었다. 그리고 제이슨 삼촌이 말한 ‘가족일’이라는 건 클리오 집안에 대대로 내려오던 것이었다. 클리오 집안의 많은 사람들은 인류를 지금 시점까지 이끌어 오는데 지대한 공 헌을 했다. 제이슨 삼촌의 아버지는 사우스폭시의 인구가 고작 네 명에, 타이버 스테이션이라 불리던 그 시절에 달 위에서 돌아가셨다. 제이슨 삼촌과 올가 숙모의 아들인 크리스토퍼 테렌스 2세는 화성에서 태어난 첫 번째 아기였다. 올가 숙모의 오빠인 예반은 크리스가 태어난 지 16일 후에 클리오를 낳았다. 그래서 클리오 자신은 화성에서 두번째로 태어난 아기였다. 자주대학 친구들 중에 클리오의 이름은 몰라도 자기 또래의 남자 아이라곤 사 촌 오빠 밖에 없어 댄스파티 파트너를 어떻게 구해야 할까 고민하는 여자 아이 에 대한 농담은 누구나 한번쯤 들어보았을 터였다. 그래서 클리오가 역사학을 전공하기 위해 대학ㄷ원에 진학했을 때, 그녀에게 유명한 삼촌 부부가 있었고, 또 그들을 통해 테레스가, 잘스버그가, 티로고린가, 로마니가 같은 이름난 가문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학위 논문의 주제가 떠오를 때마다 교수들은 그녀의 책상 앞으로 와서 이렇게 말하곤 했다. “넌 지난 1백년 동안 일어난 가장 중요한 사건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 잖니? 네가 이걸 해보는 게 어떻겠니? 분명히 유명해질 수 있어.” 그녀는 그런 사실을 별로 부담스러워하지 않았다. 적어도 그 @p 26 핑계로 가족들과 많은 대화를 나눌 수가 있었던 것이다. 제이슨 삼촌은 알고 보니 편집광적인 데가 있었다. 그가 쓴 일기와 가족들에게서 받은 편지들이 지구에 있는 서재에 모두 보관되 어 있었다. 그의 양아버지인 시그 잘스버그는 언제든 제이슨이 돌아올 날을 생 각해서 그것들을 잘 보관해 두었다. 클리오가 중요한 조사를 시작햇을 대마다 제이슨은 즉시 허락을 해 주었고, 시그는 파일들과 보관하고 있던 물건들을 그녀에게 보여 주었다. 그녀는 가끔 그 자료들이 얼마나 많은 정보를 알려주는지를 제이슨 삼촌은 과 연 알고 있을까 궁금했다. 제이슨 삼촌은 이미 그녀에게 자료가 된다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 었다. 클리오의 첫 번째 책(인간의 우주 이주에 관한 짧은 역사)는 아주 무게있 는 작품이었을 뿐 아니라 인기도 매우 좋았다. 그 책의 성공에 힘입어 클리오는 다음 작품으로 더 크고 방대한 양의 (달에서 별들에 이르기까지)를 쓰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후에 그녀의 주임교수가 찾아왔다. 그는 그녀 집안의 연계 관계에 대해 말 을 하더니 그녀에게 센투아리에 가는 첫 유인 우주선인 터네시티호의 탐사대에 참가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 비록 그녀가 우주 공간에서 지구에 정착한지 벌 써 10년이 되었지만 가문의 혈통속에 흐르는 무엇인가가 그녀를 자극했으므로 ‘예 그러고 싶어요’라고 쉽게 대답했다. 그녀는 사전 검사를 받으며 준비를 했다. 참가 자격은 출판물을 내 본 경험이 있는 역사학자에 나이는 30세 이하이고(그래서 돌아온 후에도 일을 할 수 있도 록), 아주 건강한 신체 조건을 만 @p 27 족시켜야 했다. 그녀는 무난히 통과가 되어 모든 사람을(아마 그녀의 가족만 제외하고는) 놀라게 했다. 그녀는 생각했다. ‘이제 나는 여기에 있어. 이젠 어떤 의심따위를 하기엔 이미 늦어 버렸지. 사 실 의심 같은 건 있지도 않고.’ 그녀는 컴퓨터 파일들을 느긋하게 클릭하며 넘겨보고 있었다. 셰어 스페이스 글로벌 회사 박물관에 있던 시그 잘스버그의 수집품 중에서 발견한 모든 자료들 과 이 프로젝트를 위해 그녀가 지금까지 진행해온 106가지 다른 종류의 주제로 되어진 4백 개나 되는 인터뷰 내용들이 초고주파 분석 카피본으로 저장되어 있 었다. 그녀는 생각했다. ‘타이버인들의 기술을 연구하면서 얻은 또 하나의 잇점이 있지. 우리가 그 자료들을 찾으러 가는 이번 여행 기록을 더 잘 보관할 수 잇고, 적어도 그 자료 들이 어디 있는지는 알 수 있다는 점이지. 그래도 그들을 따라 잡기는 힘들거야. 그들은 우리가 복사할 수도 없게 자료들을 만들었으니 말이야. 이 우주선도 결 국엔 우리들의 미미한 재료들로 그들의 굉장한 동력 조원을 사용하도록 고안된 거 아냐...’ 그녀는 자료들을 더 빨리 훌ㅎ어 내려갔다. 달 표면의 이상한 물체들과 1백 만년 전 타이버인들이 다른 행성을 찾아 여행을 떠날 때의 사진들이 보였다. ‘우리 인간들은 처음부터 우리가 발견하게 될 것 중 상당히 많은 부분을 알 고 떠난다는 게 얼마나 신기한 일인지..., 그런 점에서 이번 탐사는 그들과는 많 이 다를 거야....’ 파일을 쭉 훌ㅎ어 보다가 그녀는 크리스 테렌스가 우주 비행 훈 @p 28 련을 위해 도착한 날 찍은 사진을 발견했다. 제이슨 삼촌의 아버지이자 그녀 의 사촌 테렌스2세에게 이름을 준 격이 된 역사적인 인물이다. 그녀의 머리에 문득 떠오르는 문구가 있었다. 적어도 (달에서 별들에 이르기까 지)의 초안에서 첫부분을 근사하게 시작하게 해줄 지도 모를 문구였다. 1969년 7월 20일에서 2069년 7월 20일까지 인류는 서로 싸움질이나 해대던 국가들의 집합체에서 점차 연합적인 전지구적 문명체로 발전해 왔다. 지구에서 1년 반 광년 떨어진 거리를 여행하던 데서 이 제는 4와 3분의 1광년이나 떨어진 거리를 여행할 수 있게 됐다. 나는 화성에서 태어난 한 사람으로서또 이 태양계를 떠나는 첫 승무원의 한명이자 달에는 몇 번이나 다녀온 사람의 자격으로 이 글을 쓴다. 지금껏 우리가 성취해 온 업적들 을 숫자로 아무리 잘 비교해낸다 해도 그것이 주는 의미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 은 여전히 우리에게 생각할 여지를 남기고 있다. 1969년에 암스트롱과 알드린과 콜린스가 3일 걸려 갔던 그 거리를 우리는 단 3.75초만에 가게 될 것이다. 아니면 태양계 안에서 천문학자들이 정해 놓은 단위 방식을 한번 생각해 보는 것도 좋다.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를 1천문 단위 (AU)라고 부른다. 1962년 당시, 인류가 만든 가장 빠른 비행체인 메이저 2호는 금성에 이르는 곡선 궤도상에서 0.5천문 단위를 도는데 3개월이 넘게 걸렸다. 카시미르 효과 레이저 광선을 타고 최고 속도로 가면 우리는 그 거리를 20분 안에 도달할 수 있다. 달까지의 거리는 1 AU의 @p 29 4백분의 1밖에 되지 않는데, 아폴로 호는 거기 도착하는데 3일을 소요했다. 지 구가 태양을 1년에 걸쳐 6과 3분의 1AU 정도의 거리를 공전하는데, 우리는 12 년 안에 275,000 AU를 날아가게 될 것이다. 우리가 탄 터네시티 호와 유리 가그 린이 만든 보스톡 호 사이의 속도나 도달 거리의 차이는 콜럼버스의 산타마리아 호와 보스톡 호 사이의 차이보다 훨씬 더 큰 것이다. 그러나 시사하는 바는 단순히 그 숫자의 차이가 엄청나다는 점 뿐만 아니라 우리 인류가 예전의 조상들을 훨씬 능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마도 가장 놀라 운 일은 1백년이나 걸려 달에 겨우 도착하는 수준이던 인류가 이제는 별들로 우 주탐사를 떠난다는 사실일 것이다.... @p31 우주 탐험의 꿈 여러 번이었다고 나는 기억한다. 내 마음 속에서 무엇인가 장난치고 있다는 느낌이다.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내적으로 느끼는 것이 아니라 마치 내 몸 바깥에서 나를 기억하듯 본다는 생각이 든다. 나를 아는 어느 정신과 의사는 2년 전에 내가 실제로 화성에 갔고 이는 절대 적인 사실이라고 했다. 그런데 내가 그 사실을 스스로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 다. 아마도 너무나 자주 그 의사 얘기를 들어서 이제는 내 머리 속에 자리잡은 이야기. 다시 말해서 내가 네 살 때 테렌스 할머니 댁 거실 양탄자 위에 앉아 TV를 보며 아버지가 죽게 될 지도 모른다고 어머니가 얘기해 주는 것을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나사(미 항공우주국)에 있는 나이 든 사람들과 얘기해 보면, 그들은 1972년 마 지막 달 착륙 이후 시작된 그 시기를 ‘최악의 시대’라고 부른다. @p32 정확한 날짜는 확실하게 꼬집어 말하기 어렵다. 많은 사람들은 나사가 스카이 랩,바이킹,소유주 접촉 등으로 여전히 그런대로 잘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지만, 카터 시대 말기와 레이건 초기에는 그들의 활동은 점점 빈약해졌다. 그들이 2천 년^36^아버지가 우주 왕복선에서 돌아가신 해^36^에 여러 가지 임 무를 위해 스타 부스터를 만들기로 했을 때에야 비로소 슬럼프에서 벗어나게 되 었다. 그런 이유로 아버지의 사고를 사태가 반전되는 한 계기로 여길 수도 있었지 만, 대부분의 나이 든 사람들은 인데버 호의 난파를 ‘최악의 시대’를 종지부 찍는 사건으로 여겼다. 이로써 이ㄸㅒ가 내 아버지가 정말로 벗어나게 된 시기 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버지 이름은 크리스 테렌스로 우주 비행사이자 천문학자였다. 인류가 최초 로 달에 착륙했던 해에 태어나셨다. 아버지는 칼텍(미 캘리포니아 주 최고의 공 과대학)에서 두 루퍼(Do-looper)로 불렸는데, 낡은 컴퓨터 용어 중 하나이다. 두 루퍼는 컴류터가 무엇인가 반복해서 실행하는 일군의 코드 진행으로, 칼텍 에서는 학사를 딴 사람이 석사 학위를 위해 되돌아 오고, 그 다음에 또 박사 학 위 때문에 되돌아 오는 것을 빗대어 일컫는 말이었다. 아버지는 우주 비행사 지원에 필요한 항공 비행 시간을 얻기 위해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144사단 캘리포니아 항공 방위단 전투 비행단에서 복무했다. 그래 서 90년,93년, 그리고 97년 학번을 갖게 된 것이다. 아버지는 오래 전부터 칼텍에 들어가 방위단 비행단에서 복 @p33 무할 계획을 세워놓았던 것 같다. 내 기억으로 아버지의 유품들 가운데 우리 가 발견한 학생용 대학 가이드 리스트는 국내 50위권 내의 과학기술대학에 관한 것이었다. 우리는 그것을 칼택 근처에서 가장 가까운 방위 공군 기지에서 그의 자필 노 트와 함께 발견했다. 거기서 발견된 이유는 노트가 씌어진 시기가 그가 고등학 교 2학년 학생이던 해 10월이였기 때문이다. 이 리스트 맨 위에는 칼텍과 프레스노 에이엔지 기지가 적혀 있었다. 할머니 는 그가 고작 열여섯 살이 도었을 때부터 이런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는 사실 은 전혀 놀라운 일은 아니라고 했다. 할머니는 곧잘 아버지가 어머니라는 말 다음으로 자주 쓰는 말은 우주 비행사 였다고 말씀하시면서 다음과 같이 털어놓았다. “세상 어느 누구도 그 꼬마 녀석만큼 우주 비행사가 되기 위해 그렇게 애쓰 진 않았을 거야.” 아버지는 항공 방위단에서 주임 승무원으로 일하면서 항공공학 학부 과정을 수료하는데 온 힘을 다했다. 그것은 결국 아버지가 대학 학비를 벌면서 다음 단 계인 이론 물리학 석사 과정과 항공 학교에 입학하여 비행사로서 필요한 충분한 비행 시간과 천문학 박사 학위까지 동시에 얻으려는 계획 모두를 위한 뒷받침이 되었다. 아버지는 박사 학위 취득후 90년대 미국의 과학자들이 알아낸 것들을 스스로 의 힘으로 발견했다. 사실 그 당시에는 제록스나 IBM이 이번 주에 하고자 하는 무엇인가에 대해 연구를 하거나,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상 @p34 원의원의 보호 아래 의학 연구르 하지 않는다면 미국 안에서 불러주는 곳은 없었다. 과학자들이 양산되는 가장 활동적인 시대를 살아가면서도 젊은 과학자들을 지 방 대학에서 강의나 하게 하거나 고작 게임 소프트웨어를 만들게 하는가 하면 병원 실험실에서 일상적인 테스트나 하도록 하고 있었던 것이다. 특수한 암에 대항하는 특수 바이러스를 만드는 법에 관한 박사 학위 논문으로 노벨 의학상을 수상한 한 여성 학자는 피부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해서 베버리 힐즈 병원에서 전화나 받으며 썩어가던 바로 그 시절이었다. 정책적이든 아니든 간에 미국은 과학 기술 분야에서 독자적 지위를 굳히기 위 해 청소년 자원은 필요한 수준보다 훨씬 더 풍부하기를 원했다. 전에는 아무도 가지 않았던 곳에 용맹스럽게 가는 것을 TV에서 다루는 것은 전혀 문제되지 않 았지만. 실생활에서 그렇게 하려고 했던 사람들은 이를 비싼 값을 지불하며 추 구해야만 했다. 아버지는 방위단과 LA 지역 세 개 대학에서 기초 천문학 코스를 가르치는 부 업을 하고. 때로는 페더럴 익스프레스에서 현지 수송을 위해 대리 조종을 하면 서 서구스에 있는 작은 아파트에서 혼자의 힘으로 그럭저럭 생활을 꾸려 나갔 다. 아버지는 계속 진행하는 프로젝트 중 하나로 인터넷을 통해 여러 천문관측대 들에서 심연 우주의 상(우주의 여러곳을 망원경으로 고나측한 사진으로 행성같 이 비교적 가까이에 있는 물체들은 볼 수 없다)을 얻어냈다. 그는 사진이 찍혀진 날짜와 시간을 기록하는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어떤 비슷 한 하늘 조각이 임의의 시간에 찍혔는지 알아 @p35 보았다. 만일 사진 속의 별들 중 어느 것이라도 움직이는 듯하다면 컴퓨터가 즉시 알 려주는데. 그와 같이 분명한 움직임은 그 물체가 소행성이거나 혜성임을 나타냈 다. 자신의 컴퓨터 프로그램이 사진들을 주로 지구 궤도면 상에서 탐색하도록 함으로써 그는 에코(ECOs). 즉 지구 통과 물체^36^소행성들이나 헤성처럼 언젠 가 지구를 덮칠지 모르는 것들^36^를 찾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의 네 번째 발견물은 지구에 대한 위협도. 우주 탐험가들을 위한 합리적인 경로도 아니었다. 그건 단지 지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그마한 산 크기 정도 의 한 덩어리 검은 바위(타르로된 바위)에 불과했지만 국제 천문연합회에서는 이를 ‘테렌스1995BR'로 명명했다. 이 이름은 1995년에 크리스에 의해 발겨된 소행성이며, 이 해에 다시 행운을 얻었다는 의미에서 부여되는 ‘BR'이라는 코드를 지니게 된 것이다. 그뒤 우연히 그가 가르치던 한 지방 대학의 적극적인 PR 담당이 그 발견에 대해서 지방 TV 방송국에 팩스를 보냈다. 이것은 그해 8월 둘째 주에 채널 9에 서 전파를 타게 되었는데, 이것은 10시 뉴스를 위한 약간의 필름이 필요했기 ㄸ ㅒ문이었다. 신참내기 리포터 앰버 로마니가 카메라맨과 함께 취재에 투입되었 다. 크리스가 가르쳤던 학생들 또래의 나이밖에 안 되어 보이는 검붉은 머리의 젊 은 여성이 그에게 마이크를 들이댔을 때. 그는 여느 때처럼 북적대는 학생들에 둘러싸인 채 전공 수업을 막 끝내고 강의실을 나서고 있었다. @p36 그녀 뒤에는 턱수염과 꽁지머리에 코걸이까지 하고, 페인트 자국이 남아 있는 티셔츠를 입은 젊은 카메라맨이 쪼그리고 앉아서 크리스를 카메라로 잡고 있었 다. 깜짝 놀란 크리스는 위로 한 발짝 물러섰다. 앰버는 카메라 쪽으로 얼굴을 돌리며 그녀의 빨간 머리를 약간 쓸어넘기자 젊 은 카메라맨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지금 새롭게 그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소행성을 발견한 크리스터퍼 테렌스 박사와 함께 있습니다. 테렌스 박사님? 한 말씀해 주시죠.” 그가 무뚝뚝하게 물었다. “도대체 당신은 누구요?” 그는 이런 덴 별로 익숙하지 못했다. “채널 나인의 앰버 로마니예요. 방송국에서 박사님을 취재하라고 해서 학교 에 알아보니 박사님이 여기에 있을 거라고 하더군요. 박사님이 발견한 이 새로 운 소행성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컴퓨터 스크린 상의 데이터를 확인하고 있을 때였소. 프로그램이 내게 프로 젝트가 완성됐음을 알려주더군요.” 그는 계속해서 인터뷰에 응했다. “그래서 나는 프로그램으로부터 얻ㅇ재조사했소. 사실인 것 같았소. 이것이 이미 알려진 소행성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한 후 국제 소행성연합에 보고했고. 그들은 이를 인정해 주었소. 그것뿐이오. 회계 업무만큼이나 흥분되는 일이긴 하 지만 이것 역시 돈되는 일은 아니오.” 그는 누가 이런 방송국 녀석들을 데리고 왔는지 알아보려는 듯 거칠게 돌아섰 다. @p37 이때 앰버가 물었다. “스스로 그곳에 가고 싶지는 않으세요?” “뭐요?” ㅜ “ㅂ회장께서 박사께서는 항공 경비단에서 F^36^15를 몰았다고 얘기해 주시 더군요. 프레스노에 있는 144회 동문회 사무실에서도 당신이 엄청나게 많은 비 행을 한 것을 확인했구요. 또 박사꼐서는 박사 학위를 딴 후 엄청난 양의 논문 들을 출간했는데 그것들이 단지 기본적인 연구였을지라도 거기에는 하나의 공통 점이 있더군요. 그 많은 비행 시간과 연구 논문들은 모두 미래에 우주 비행단의 일원이 되기 위한 것이 아닌가요?” 크리스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몇몇 학생들은 그를 지켜보거나 그와 앰버 뒤 쪽으로 비집고 들어가 카레라에 손을 흔들면서 여전히 주위에서 서성이고 있었 다. 그들은 그를 약간 이상스럽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근 어깨를 으쓱해 보 이더니 손을 번쩍 쳐들었다. “좋소. 당신에겐 못 당하겠군. 우주에서 이것보다도 더 재미없는 돌덩이는 상 상할 수 없지만 거기가 어디든 갈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할 거요.” “그러면 이제. 이 소행성을 발견한 느낌이 어땠는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글쎄. 그건 언제나 일종의 경외심을 느끼게 합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소행성 들을 모두 합친다해도 달 중량의 1퍼센트밖에 되지 않을 거고.......” 그 인터뷰는 그 강의실 복도에서 거의 1시간 동안이나 계속되었다. @p38 그후 그는 리포트를 채점하거나 잠자리에 들 때에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 순전 히 앰버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바보 같이 계속 지껄인 것뿐이라고 스스로에게 말 했다. 게다가 그 인터뷰가 상당 부분 왜곡된 곳이 있어서 과학 지식이 있는 사 람도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조차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여느 때보다 늦게까지 뉴스를 보면서 이 인터뷰가 상당히 지적이 었고 중요한 이슈를 다루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더욱이 화면 속의 앰버를 보며 그가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는 아름다움의 모든 부분을 그녀는 다 지니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다음날 그는 그녀가 교실 복도에 처음 나타났을 때 자신이 그녀를 어떻게 대 했는지를 기억하자 한껏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편지를 썼다. 그는 편지에서 그녀가 상당히 성공적인 인터뷰를 했고, 그것은 자신이 지금까 지 본, 과학적인 내용이 가장 제대로 대중에게 보여진 몇 안 되는 것 중 하나였 음을 마지못해 인정했다. 심지어 그녀가 처음 자기에게 다가왔을 때 보여 준 퉁 면스러움과 쉽사리 자신을 찾지 못했던 점까지도 사과했다. 크리스는 스스로 바보가 되었고 더 이상 그녀 생각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한 지 3일만에 그녀가 전화를 했다. 그들은 만나서 커피를 마셨고, 그녀가 현재 맡은 일이 그가 알 만한 사람들이 많이 있는 JPL에 관한 다큐멘터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단순히 나의 어머니 아버지가 어떻게 만났음을 @p39 말해 주려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그 두 사람 관계의 전체적인 패턴이 된 것 이다. 지적으로 탁월하고 재능있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소리지르고 대화에 흥미를 가지며 결국에는, 가끔이기는 하지만 사과하는 그런 방식 말이다. 두 사람은 몇 개월만에 결혼해서 주위 모든 친구들을 놀라게 했다. 결혼 후 그들은 몇 년 동안 빈곤한 생활을 해야만 했다. 이 기간 동안 그녀의 월급은 그보다 세 배나 많았다. 차를 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 대신 몇 주 혹은 몇 개월 굴릴 수 있는 고물 자동차를 사곤 했다. 결국 나는 그들이 식탁 위에 오를 음식과 머리의 주붕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생각할 때마다 그 시기가 그들에게는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 아니었을지도 모른 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어쨌든 나는 1998년 8월에 태어났다. 이것은 현실적으로 좀더 많은 현금이 필 요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돈을 빌려서 함께 「우주 여 행」이라는 10시간 30분짜리 태양계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어머니가 내레이션을 맡았고, 아버지는 공중 문서국에서 얻은 방대한 시각 자료들을 이용 하여 몇 가지 화상 강의를 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어린이들에게 상당히 히트했고 동시에 널리 방영되었다. 내 기억에는 내가 열 살 때에도 여전히 여러 TV 방송국에서 방송되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수십년 주기의 외곽 행성을 설명하실 때 ‘내 아들 제이슨이 서른 살 이 될 때에는 ..... ’이라는 말을 쓰곤 했기 때문에 나의 친구들은 이것을 듣고 날 놀리곤 했다. 그것은 그들이 마지막으로 겪은 가난이었다. 내가 걸음마를 @p40 배울 때쯤 그들의 경력은 순식간에 엄청난 값어치로 치솟았다. 어미니가 네트 워크 모닝 쇼 프로그램을 맡게 된 그 주에 아버지는 우주 비행단의 일원이 되었 다. 그들은 휴스턴으로 이사하여 어머니가 워싱턴까지 통근하는 시간을 단축시켰 다. 아울러 할머니께서 살고 계신 곳 가까이에 머무르게 되었다. 내가 들은 바로는 아버지가 2천 년 말, 자신의 신참내기 임무차 비행할 당시 나는 두 번째 생일을 맞았고 어머니는 굶주린 대륙 아프리카 어딘가에 있었다. 할머니는 이 두 사람에게 생일 케이크와 함께 찍은 내 비디어 테잎을 만들어 주셨는데 케이크로 뒤범벅이 되어 엉망인 내 모습은 나조차 보기 민망할 정도였 다. 나는 네 살이 되던 2002년에 부모님들께서 TV에 나왔을 때 그들을 알아볼 수 있었다. 어머니는 매일 밤 보게 되었다. 작년에 어머니께서 작은 신진 네트워크 사들 중 하나로 자리를 옮겨 저녁 뉴스 앵커우먼을 시작했을 때, 할머니가 만드 셔서 지금까지 지켜온 한 가지 확고한 규칙은 우리가 저녁 뉴스를 놓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버지는 할머니꼐서 그러시는 것을 어머니가 TV에 나오는 것이 좋아서 과시하는 것이라며 때때로 놀리곤 했다. 할머니와 나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어머니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채널을 맞추었다. 둘 중 아무도 엔데버 호의 우주 셔틀 비행 소식을 들으리라고는 기대 하지 못했다. 미 우주 항공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속도는 1999년 미국과의 사이에서 냉평화 시대를 주도했던 중국이 혁명 50주년 기념으로 인간을 궤도에 진입시키겠다는 공언으로 모든 이들을 경악시킨 @p41 후에 조금은 나아졌다. 중국인들의 두 번에 걸친 론칭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나사의 프로그램을 고무 시켰다. 하지만 여러 번 론칭이 더 있었고, 놀랍게도 국제 우주 기지에선 6개월 후에는 그들이 성공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뉴스에서는 미국 유인 우주 비행에 대해 그리 많이 언급하지 않았다. 그것은 너무나 일상적인 것이었고 외설이나 폭력성을 담고 있지도 않았다. 방송은 엔데버에 대해서 아무런 언급 없이 시작되었다. 만일 이것이 천천히 진해오디는 뉴스였다면 아마 이륙 장면만 방영되었을 것이라고 할머니는 말씀했 다. 내게는 그 특별한 뉴스 쇼의 복사본이 하나 있다. 여러번 그걸 보았는데 모든 이들이 얼마만큼 중국을 걱정했는지 모른다. 어머니의 머릿기사는 중국이 대만 에 대해 새로운 위협을 가해 82공수단이 대만을 보호하기 위해 급파되어 괴로운 6월이 될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이와 함께 미국,필리핀,베트남 해군들은 이미 스프렐리 군도 외곽에서 연합 훈 련을 시작했으며, 베이징에 압력을 행사하여 중국인들의 공언된 계획인 미사일 추적 기지 건설을 이행하지 못하도록 하려 한다는 것이었다. 뉴스 도중, 어머니는 잠시 말을 멈추고는 눈을 가늘게 뜨고 원격 프롬프터기 (기사 내용을 앵커 시선에 맞추어 자동으로 올려주는 기계 장치)를 본 후 이렇 게 말을 이었다. “방금 들어온 소식입니다. 우주 왕복선 엔데버 호에 분명히 커다란 문제가 생긴 듯합니다. 휴스톤으로부터 생중계해 드립니다.” @p42 화면이 순식간에 바뀌면서 미션 콘트롤실 전경이 눈에 들어왔다. 평상시처럼 여유 있게 의자를 뒤로 조금 뺀 채 않아 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모두들 스크 린에 매달려 있었고 많은 소음이 들렸다. 생생히 기억나는 한 가지는 할머니 손이 갑자기 내 어깨 위에 닿더니 고통스 러울 정도로 내 어깨를 꽉 쥐었는데, 나 역시 이에 대해 불평하지 않았다. 그땐 나도 그녀의 접촉이 필요했으니까.... TV 뉴스들이 지루하고 반복적인 이야기를 다루는 데에 지겨움을 느낄 만큼 이 비해을 국제 우주 기지에서 끝내리라 예상했다. 기지가 완전히 작동되기까지 이번 비행 후에도 몇 차례 더 비행이 있을지라도 말이다. 그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근거는 화물칸 때문이었다. 햅 모듈 즉 기밀 사령실 이 그곳에 있었고 바로 이번 사분기의 기지 내 미국측 거주지였기 때문이었다. 거의 지난 4년 동안 기지에는 세 명의 러시아 승무원들이 살고 있었다(때때로 미국인,일본인,유럽인들과 섞였다). 햅 모듈과 함께 영국적인 소유 영역이 여섯개 지역으로 늘어날 수 있었고, 크리스 테렌스는 바로 거기서 복부하게 될 최초의 진짜 과학자들 중 하나가 될 예정이었다. 그들의 임무는 엔데버 호를 타고 ISS와 랑데뷰한 다음 우주 왕복선을 미국측 연구선과 유럽 스페이스 에이젠시의 콜럼부스 연구선과 일본의 연구 함정을 연 결시켜 기압을 유지하는 노드 중심핵에 정박시키는 것이었다. 거대한 트러스 구조물 중앙에 놓여 있는 노드는 그 끝 부분들은 태양 여란으로, ISS가 있는 중 심은 압력관과 태양열로 장식된 것처럼 보였다. @p43 미국팀은 러시아 승무원들과 함께 기밀 사령선을 우주 왕복선 화물칸에서 꺼 내 중앙 헤치 옆 메인 노드에 연결해 고정시키고, 가압한 뒤 마지막으로 노드에 서 문을 열러 기밀 사령선을 ISS에 있는 승무원 공간 중 영구적 부분이 되게 할 예정이었다. @p44 에덴버 호의 추락 이륙은 완벽했다. 나사 요원들은 수십 번 테잎을 반복하여 돌려보았지만 아무런 잘못도 발견해 낼 수 없었다. 그때까지의 이미지는 20년 간 미국인들에게 잘 알려진 것과 여전 히 같아 보였다. 카나베럴의 익숙한, 맑고 짙은 푸른 빛의 초저녁 풍경 속에 엔데버 호는 꼬리 를 드리우고는 자신과 뒤에 달린 두 개의 고체 로켓 연료를 왜소하게 만드는 저 장엄장대한 외부 세계를 향해 열심히 나아가고 있었다. 외생적 공간에 있는 액 화 수소연료의 아주 낮은 온도 때문에 생겨난 여러 갈래의 안개길이 빙글빙글 소용돌이쳤다. 카운트다운 제로! 몸서리 칠 만큼 큰 천둥 소리와 함께 하양 공 모양의 용접 아르크 밝기의 화 염이 우주 오아복선 아래서 일어나더니 순식간에 거대한 불기둥으로 변하면서 왕복선을 하늘로 힘차게 밀어 올 @p45 렸다. 거대한 빛 기둥을 만들면서 엔데버 호는 저녁 밤하늘 높이 자신의 퀘도 를 찾아 힘차게 떠올랐다. 게스트 관람석에 앉아 있는 1백 명 가량의 사람들^36^대부분 외국인 관람객들 이었다^36^이 열광적인 환호를 보냈지만, 이륙지점에서 3마일 정도 떨어져 있는 곳에서도 들릴 만큼 커다란 이륙 굉음 때문에 이들의 박수 소리와 함성은 묻혀 졌다. 승무원에게 일상적인 자료가 배포되는 동안 항로를 따라 펼쳐진 동대서양이 그날 따라 유난히 거칠다는 것을 눈치체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만일 모든 것이 제대로 되어졌다면 그런 자료들을 볼 필요도 없었을 테고 지 금쯤 모든 것이 비교적 합리적으로 잘 진해오디고 있다고 비행 기록에 남겨지고 있을 것이다. 엔데버 호는 동체를 거꾸로 뒤집으며 로켓 분사 장치를 떨구며 엔진을 106퍼 센트까지 추진 변환시켰다. 일반적으로 왕복선은 주엔진을 정격 부하력의 104퍼 센트 정도까지 가동시켜 이륙했다. 그러나 엔데버 호는 화물칸에 실린 햅모듈의 무게 때문에 106퍼센트의 가동률이 필요했다. 이것은 여러 차례 실험을 통해 이 미 확인되었고, 이론적으로 109퍼센트까지 높일 수 있었다. 이번 임무의 지휘관인 로리 커스턴은 우주 비행사 훈련원에서 아버지와 가장 절친한 친구로 지냈다. 이번 비행이 그녀에게는 두 번째 임무였다. 그녀는 지금까지 전투 비행단에 비치된 여성 중 최연소라는 명성을 얻었으며, 이를 발판으로 단기간에 테스트 파일럿이 되었다. 그리고 서른 살이 되기 훨씬 전에 나사로 자리를 옮겨 수행한 첫 임무에서 최연소 왕복선 파일럿이라는 기록 을 남겼다. @p46 여러 가지 이유로 이렇게 고속 성장을 거듭한 사람들은 마찰을 빚는 성격이라 고 생각한다. 내 생각엔 이것이 유일하게 그녀를 정치적으로 더욱 보호해 주는 것으로 보인다. 그녀는 인간 관계를 휘어잡는 비결을 가지고 있었는데 바로 이 점이 우리 아버지가 존경하는 부분이었다. 크리스는 엔데버의 데크 중 중앙에 위치한 세 개의 높인 자리 중 그녀 뒤 오 른편에 앉아 상기된 모습으로 헨리 자네쉬의 어깨 너머를 주시하고 있었다. 자 네쉬는 파일럿으론 처음 우주비행에 참여했지만 그의 명성은 어떤 문제 제기도 하지 못하게 할 만큼 우수했다. 나사는 초창기 때부터 파일럿과 임무 전문가 등 두 부분의 우주 비행사들을 양성했다. 모든 비행사는 우주선 조종이 가능하다. 하지만 모두가 전문 파일럿은 아니다. 대부분은 임무 전문가들인데 필요한 경우에 이들은 비행선 ㅈ종도 능히 해내지만 더더욱 중요한 임무는 우주상에서 과학적인 연구 조사나 공학적 건설 을 진행하는 것이다. 제1의 임무 전문가인 크리스는 파일럿인 헨리와는 다른 구조적 권한 체계를 가졌다. 이 두사람 모두 로리에게 직접 대답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서로에게는 그럴 수 없었다. 크리스가 헨리의 어깨너머로 지켜보고 있는 것은 그의 일이라기 보다는 단지 무엇인가 할 일을 찾는 것뿐이었다. 그의 일은 궤도에 도착해서야 시작될 것이 다. 그는 헤드폰을 통해 반복해서 들려오는 자료들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비행 을 시작한 지 4분 5초. 미션 컨트롤이 헨리에게 ‘회황 불능’이라는 일상적인 경고를 했다. 헨리는 지금 막 엔데버 호가 카나베럴로 회황할 수 있는 마지막 가능 지점인 @p47 알티엘에스를 지났다는 것을 확인했다. 지금부터 생기는 어떠한 비행 중단도 탈(TAL) 즉, 대륙 횡단 착륙이 되야만 한다. 그들은 지금 단 하나의 엔진이라도 고장난다면 스페인의 자라고사 근처에 서 비상 착륙을 할 정도의 고도와 스피드에 도달해 있었다. 앞으로 25초 동안 스피드와 속도를 높이게 되면 두 개의 엔진이 꺼지게 되고, 이때부터는 여전히 남아 있는 충분한 모멘팀으로 대서양을 횡단하게 된다. 만일 이 25초 동안 첫 번째 엔진이 고장날 경우 그들은 남아있는 두 개의 엔 진만으로 비행을 해야 하고, 두 번째 엔진이 고장 난다면 자라고사에 도착하는 것조차 어렵게 된다. 25초가 지난 후에 첫 번째 엔진이 꺼지면 두 번째 엔진의 고장유무에는 관계 없이 성공적인 탈(TAL)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짧은 시간 동안 문제가 생긴 다면 카나베럴로 되돌아 갈 수 없을 정도로 좁고도 긴 지역을 통과하게 될 것이 었다. 모든 것이 자라고사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완벽하게 작동되어야 했다. 아주 작 고 부분적인 문제가 발생해서 가장 위험한 일이 일어날 만큼 긴 시간은 아니었 지만 상당한 긴장감을 주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크리스는 이 시간을 위험스럽기보다는 오히려 잠시도 느슨해질 틈이 없을 정 도로 바쁜 시간으로 받아들였다. 그렇지만 크리스가 헨리 자네쉬의 어깨 너머로 배우지 못할 만큼이나 정신없는 것은 아니었다. 크리스는 이륙할 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문제를 다루는 법을 배우고 싶어할 만한 직업적인 이유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은 그가 바로 이번 임무에 서 낙하 총책임자였기 때문 @p48 이다. 왕복선이 충돌할 경우, 탈출 과정에 필요한 모든 임무가 적혀 있는 탈출 기준 카드에 따라 모든 승무원들이 비상 철수 절차를 수행하도록 되어 있었기에 모든 우주 왕복선에 낙하 총책임자가 반드시 탑승해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 카드를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의 문제는 팀장의 권한에 속했고, 팀 장 로리는 낙하 총책임자의 필요성에 관한 한 열렬한 옹호자였다. 그녀가 관리업무를 담당했을 때 그녀는 불시착시 대처 과제를 떠맡게 되었으 며, 곧 심각한 문제에 당면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다른 모든 임무에 서 그랬듯이 그녀는 혼신의 힘을 기울였고, 낙하 총책임자를 두어서 모든 승무 원의 안전한 탈출을 도와주는 것이 최선의 탈출 방법이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물론 그것은 새로운 생각도 아니었고 이미 다른 사람들이 제시한 적도 있는 의 견이었다. 낙하 총책임자가 낙하산을 이용한 탈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 지가 없었지만 지금까지 그런 일은 발생한 적이 없었던 것도 한 이유였다. 이쨌든 낙하 탈출 방법을 검토한 결과 눈에 띄는 오류는 없었지만 왕복선의 추락 속도를 감안해 보면 시간적 여유 역시 없었다. 그래서 로리는 낙하 총책임 자를 두어 그 일을 맡기는 것이 좋겠다고 여겼다. 사람들의 직책가 책임을 결정하는데 오랫동안 숙고한 후 로리는 낙하 총책임 자는 특수 임무에 관한 제1의 전문가이여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다시 말하면 출구까지 길을 만들고 모든 승무원 중에서 넓고 @p49 정확한 시야를 가져야 했다. 따라서 부탁한 삶이 로리였든 아니든 간에 그 문 제에 관해 그녀가 권한을 주었을 때 문제의 심각성을 좀더 깊이 감지할 수만 있 었다면 크리스는 그 임무에 좀더 잘 대응했을 것이 틀림없었다. 그런데 크리스는 그들이 회항 불능 지점을 통과했을 때까지도 여유를 부렸다. 회항하고 후진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은 까다롭고 위험했다. 회항하려면 문제가 생길 때를 대비하여 25초 동안 세개의 엔진을 켜놓고 있어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전한 TAL 지역에 들어서기만 하면 엔진이 여러 개 고장나더라도 위 험은 일반적인 수준에 지나지 않을 것이고 아직까지는 모든 일이 순조로워 보였 다. 우주 황복선용 고체 연료 추진기는 한 번도 그 잠재력을 모두 발휘해 본 적이 없었는데, 오늘처럼 햅모듈 같은 무거운 짐을 선적하는 경우를 비롯한 감당하지 못할 불의의 사고에 대비해 나사에서는 외부 탱크에서 액체 수소를 산화해 106 퍼센트의 출력을 낼 수 있는 대형 주엔진을 장착해 놓았기 때문이다. 주엔진이 어떤 위허으로부터 피해를 입지 않고 어떻게든 헤쳐나갈 수 있는 범 위를 벗어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정부 소유의 최첨단 하드웨어, 다시 말해 우 주선과 같은 장비가 종종 무리하곤 했다. 현재는 위험을 무릅쓴 상태였지만 이미 수 차례 겪은 적이 있는 아주 미미한 정도였다. 엔진이 꺼지는 경우, 나머지 두 개의 주엔진의 출력을 109퍼센트로 올 리면 되었는데, 109퍼센트에서 시험 가동했을 때도 문제 없었다. 이런 상황은 마치 버는 족족 모두 써버리는 사람이 크리스마 @p50 스다 뭐다하면서 마구 써대다가 일단 카드 결재가 시작되어 한번 터니기 시작 하면 걷잡을 수 없어지는 것과 같다. 제1엔진이 작동하다 갑자가 멈춘 순간, 헨리나 로리가 이런 식으로 생각하지 는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헨리는 2번과 3번 엔진의 전원을 넣고 엔진 다운을 방지하기 위해 출력을 109퍼센트까지 높였는데, 남은 여정을 2,3번 엔진만으로 운항해야 한다는 것은 이 상황에서 너무나 치명적이었기 때문이다. 휴스톤 로리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36^우리는 황색 경보 상황에 처해 있다. 2.3번 엔진을 109퍼센트로 조정하라. ^36^엔데버 호, 접수했음. 항로를 TAL로 향하기 바람. 크리스로서는 궤도 회전을 못해 실망스러웠지만, 어쨌든 다른 임무가 주어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직 작동하는 두 개의 엔진이 원래 설계인 106퍼센트의 출 력에 반하는 109퍼센트 상태에서 발생하는 극심한 정항에 좀더 오래 버티기만을 기대하는 수밖에 없었다. ^36^알았다 오버. 휴스톤 우리는 두 개의 엔진으로 자라고사로 향한다. 모든 사람들은 긴장에 휩싸였다. 크리스나 로리는 지금 얼마나 큰 위험에 처 해 있는지, 일이 잘 못 풀릴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 생각하고 있었다. 자라고사 에 도착하는 데 필요한 전진 운동량을 확보하면서 엔진 출력을 올리는 동안의 1 분 1초는 기어가는 것만 같았다. 자라고사는 이베리아 반도를 거의 가로지른 스페인의 동북쪽 모퉁이에 위치하 고 있다. 크리스는 뒤에서 웃음짓고 있는 차석 특수 임무 전문가인 딕 @P51 로드리게즈를 흘끗 보고는 기우뚱하게 인사했다. 아마도 서로를 안심시키려고 노력하는 것이리라... 그는 중갑판 담당인 세 명의 전문가인 샤론 골드만, 해럴드 스피어만, J.T. 머피 모두 유사시에 즉시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기를 바랐지만, 긴급할수록 지켜야 하는 명령 계통에 따라 맡은 책임을 다하는지 확인할 방도는 없었다. 갑자기 우주선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3번 엔진의 출력이 제로로 떨어졌다. 마 하 17의 속도로 350,000피트에서 운항 중이던 엔데버 호의 두 개의 엔진이 꺼져 버린 것이다. “제기랄.” 헨리는 중얼거리면서 불시착에 대비해 우주선을 조절하는 프로그램 키ㅡㄹ 벌 써 누르고 있었다. ^36^휴스톤, 여기는 엔데버 호, 적색 경보 상태. TAL로 갈 수 없다. 낙하산 탈 출에 동의하는가? 비상 프로그램이 작동되면서 엔데버 호는 제자리에서 맴돌기 시작했다. 아직 살아 있는 한 개뿐인 주엔진은 지구를 향해 불을 뿜고 있었고, 컴퓨터는 구조대 원들이 접근하기 쉽도록 북포르투갈에 가능한 한 가까이 가기 위해 필요한 고도 를 계산하고 있었다. 엔데버 호가 멈추면서 맞바람을 안은 채 거대한 외부 탱크를 떨어뜨리고 바람 의 반대 방향으로 가파르게 각도를 50도가 되도록 천천히 기울였다. 엔진이 가동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주선은 끔찍할 정도로 빨랐다. 순식간 에 280,000피트로 하강했다. 모든 사람들과 물체들은 감속도 2.9기 상태에서는 정상보다 세 배는 무겁게 느껴졌다. 헨리는 탱크를 비우기 위해 전진 갈고리를 작동시켰고, 엔 @P52 데버 호는 초당 4도의 기울기로 분침이 움직이는 3분의 2의 속도로 천천히 내 려가기 시작했다. 엔데버 호가 앞으로 충분히 나갔을 때, 유일하게 남은 엔진은 중력과 고도를 최대한 이용하면서 남은 연료의 마지막 덩어리를 태우고 있었다. 남은 비행시간 동안 바람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적재 하물을 버려야 하는 지 점에 도달하자 왕복선은 거의 곧추섰다. 탱크를 아래로 당기자 굉음과 함께 탱 크가 분리되어 저 아래 으르렁거리는 대서양으로 사라졌다. 비행 단계가 진행될수록 낙하 속도는 느려졌다. 감속도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상태였지만, 조금 전처럼 끔찍할 정도는 아니였다. 250,000피트에서 감속도가 최 고치를 기록하면서 압력 때문에 몸이 의자 쪽으로 밀려가자 로리는 천천히 돌아 서며 싱긋 웃어보였다. “자, 이제 상황이 호전되어 가는군요. 이제부터는 평소의 재진입과 별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녀는 말했다. “단지 우리가 수백 마일 내에서 불시착할 만한 장소를 찾아야 된다는 점을 뺀다면 말이죠. 로리, 지금이야말로 당신의 비상대처 프로그램이 제대로 되는지 확인해 볼 기회인 것 같군요.” 헨리가 덧붙였다. “물론, 잘될 겁니다. 제가 낙하 총책임자를 훈련시켜 왔으니까요.“ 로리는 자신있게 말하며 크리스 쪽으로 반쯤 돌아서며 그의 압력복 위로 다리 를 쿡 찔렀다. 하지만 섬유가 두꺼운 탓에 거의 느낄 수 없었다. @P53 낙하 고도에 다다르기까지는 20분 정도 남아 잇었다. 모든 사람들은 해상 구 명 장비를 점검하기 시작했다. 10분 내 준비 태세를 발하면 5분동안 헬멧을 쓰 고 준비를 ㅏㅈ춘다. 로리가 지시를 내렸다. 크리스와 로리가 모든 승무원들에게 해야 할 일을 알리고 완전 장비를 갖추는 것을 재차 확인한 ㄴ동안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다. 경고음이 바로 울릴 것만 같았다. 로리가 헬멧을 착용하라고 외쳤을 ㄸㅒ 시 간은 아슬아슬했다. 탈출은 시작되었다. 애ㅣ제 그들은 음속 이하로 속도를 낮추 면서 45,000피트를 떨어졌다. 하늘은 다시 푸른색을 띠고 태양은 저 아래 바다 위에서 빛나고 있었다. 그러나 잠시였다. “빛이 없는 지역으로 들어서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별로 어렵진 않을 것입니 다. 빛이 있든 없든 간에 물은 물이고, 우리를 구조하기 위해 c^36^130호가 대기 중입니다 어둡긴 하겠지만 그들은 레이더를 사용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태양으로부터 멀어져갔을 때, 어둠은 너무나도 재빠르게 그들 을 삼켜버렸다. ^36^휴스톤, 우리는 낙하를 수행한다. 로리가 무선교신을 했다. 곧 답이 왔다. ^36^오버. 엔데버 호. 추적 중에 있다. ㅊ^36^130호가 방금 자라고사를 떠났다. 북대서양의 날씨는 조금 거칠긴 하지만, 구명보트 작동에는 문제가 없다. 행운을 빈다. 로리는 자네쉬에게 돌아서서 지시했다. “자자, 40분에 얼굴을 들고 30분에 몸을 던진다. 크리스는 긴 선을 몸에 연결 하고 문으로 최대한 빨리 가서 탈출을 돕는다. @P54 헨리는 크리스 앞에 그리고 나는 마지막으로 탈출한다.“ “알앗습니다.” 크리스와 헨리가 동시에 대답했다. 그는 4만 피트 지점에 이를 때까지 기다리면서 자신을 묶은 기다란 선이 작동 하는지 점검했다. 이것은 그가 저 아래 있는 중간 데크위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는 동안 우주선의 다른 모든 승무원들과 의사 소통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통신 라인이었다. 우주 비행사 스토레이 머스그레이브는 이 점프 마스터를 의사소통과 지원의 두가지 역할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고안해 기능을 발전시켰다. 크리스는 한때 훈련 지도를 해준 스토리에게 고마움을 느겼다. 로리가 ‘4만 피트!’라고 외치자 헨리도 ‘배출!’ 하고 외쳤다. 크리스는 세 번째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되뇌었다. 헨리는 선실의 공기압을 떨어뜨리기 시작 햇다. 곧 시야가 흐려지면서 그들 중 누구도 아무런 소리도 들을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서실 공기압이 바깥 공기와 비슷해지자 우주복 착용감이 미묘하게 변했 다. “3만 피트!” 로리가 알렸다. “문 개방!” 헨리가 이어서 외쳤다. 헨리가 문을 날려버릴 스위치를 작동시키자 크리스는 몸이 갑작스럽게 기울어 지는 것을 느꼈다. 문은 순식간에 어두워지는 저녁 하늘 속을 소용돌이치며 사 리져버렸다. “기둥을 지금 분산시키시오!” @P55 헨리가 냉정하게 소리쳤다. 크리스는 문 꼭대기에 있던 기둥이 14피트 정도 아두운 밤하늘 속으로 뻗치는 것을 보면서 아래의 중간 데크 위에 도달하기 위 해 애쓰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무릎 벨트를 풀고 몸을 감싸고 있는 장비를 머리 위로 벗어 던졌 다. 허벅지 왼쪽에 있는 산소를 공급해 주던 튜브도 제거했다. 그는 길게 뽑아져 있는 컴라인(의사 소통 라인)이 여전히 제 위치에 있는지, 그리고 그가 벗어 놓은 장비들과 엉키지 않았는지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그리고 는 좌석 아래 있는 열전기 냉각기로부터 우주복에 냉각수를 공급해 주는 호스를 풀었다. 지금 탈출해야 했다. “좋아요. 내 보내, 크리스!” 로리가 말했다. “통신 체크.” 그는 평소처럼 자신있게 들리도록 하면서 아래 있는 중간 데크 밑으로 기어 내려갔다. “좋아, 배운 대로 여러분! 순서대로 샤론, 당신부터!” 그녀는 즉각 자신의 무릎 벨트를 풀고 장비를 뒤로 던지고, 산소 라인 퉁신선 과 냉각수선을 재빨리 풀었다. 그녀는 어둡고 공허하게 열려진 문밖으로 기둥 아래 있는 크리스와 만나기 위해 한 발짝 앞으로 대디뎠다. 그 구부러진 금속 기둥은 우주선 한쪽 측면을 통해 바깥에서 위윙거리는 바람 쪽으로 14피트 정도 튀어나와 있었다. 기둥은 후류에 휩쓸리지 않고 제대로 탈 출할 수 있도록 이 기류 아래로 승무원들을 나르는데 목적이 있었다. 여전히 엔데버 호는 거의 시속 2백 마일의 속도로 움직이고 @P56 있었기 때문에 만일 그들 중 누군가가 문 밖으로 그냥 나갔다가는 후류에 말 려들어 선체나 날개 혹은 방향타에 내도댕이쳐지게 될 것이다. 크리스는 샤론의 우주복 어깨 부분위에 있는 오른쪽 끈 위의 벨크로(단추 대 신 쓰는 나일론제 접착포)를 풀어 고리가 보이게 만들었다. 그는 그녀를 이끌고 짧은 끈으로 기둥 아래 부분에 걸려 있는 고리대에 있는 후크에 고리를 고정시 켰다. “잡아요.” 우주인용 통신 장비를 통해 그가 말했다. 샤론은 동료 우주인 중에서 가장 작 은 키와 몸무게였기 때문에 양손으로 끈을 움켜 쥐었다. “몸을 웅크려요! 꼭 명심해요. 웅크려야 해!” 크리스가 덧붙였다. “내가 뒤에서 밀겠소.” 샤론은 기둥에 그녀의 오른쪽 어깨 부분이 걸려 있도록 그녀의 발을 바탁에서 떼었다. 크리스가 그녀를 앞 쪽으로 힘껏 밀어냈고 후크는 탈출 절차를 따르듯 미끄러져 나갔다. 또 한 번 밀어내자 그녀는 엔데버 호밖으로 멀리 미끄러져 갔 다. 시속 2백 마일의 바람이 그녀를 홱 나꿔채자 그녀의 머리가 선체 앞 쪽으로 돌려졌다. 그녀는 거의 5마일 이상 아래 있는 차갑고 어두운 바다 쪽으로 울굴 을 향했다. 기둥은 둥글어서 바람에 따라 그녀가 두드럽게 기둥을 따라 움직이도록 만들 어 기둥 아래 끝 방향으로 가속이 붙은 채 떨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떨어져서 온통 어두워진 하늘 속으로 사리지도록 하였다. 후크에서 전해져 오는 팽팽함이 사라짐과 동시에 샤론의 낙 @P57 하산이 펼쳐졌다. 자동 고도계는 이를 적절히 이용하여 그녀가 안전한 고도에 도달하도록 해 줄 것이다. 그녀가 지금 해야 할 일은 구조를 기다리는 동안 해 야 할 기본적인 것들뿐이었다. 재빨리 크리스는 J.T.와 헤럴드를 기둥에 매고는 똑같은 방식으로 출구 바깥 으로 차례로 탈출시켰다. 더크가 갔을 때쯤엔 정말로 아주 어두워졌고, 더크의 실루엣이 끈을 움켜쥐고 얼굴을 아래로 한 채 기다란 기둥을 따라 미끄러져 갈 때 크리스는 열려 있는 출구를 통해 별을 볼 수 있었다. 그가 일을 계속하고 있는 동안 그는 각각의 승무원들을 재확인하고 모든 미세 한 사항까지도 점검해서 교과서적으로 완벽한 탈출을 이끌고 승무원들을 충분히 안심시켰다. 나중에 이런 그의 행동은 높이 평가 되었다. 로리가 말했던 대로 다음은 헨리였다. 우주선은 이제 자동 조정 상태였다. 모 든 것이 기껏해야 2백 초 동안의 낙하 속에서만 존재한다. 비행선은 상당히 우 수하게 자동 조정되어 이론적으로는 모든 승무원들이 무능력한 상태일지라도 비 행선을 착륙시킬 수 있는 수준이었다. 크리스는 이제 비행선에는 공식적인 조종사가 없다는 사실을 염두해 둘 만한 여유가 없었다. 그는 벨크로를 확 잡아당기며 헬리에게 말하면서 다시 고리를 당겼다. “좋아. 다른 사람들처럼만 하자고. 지금까지는 모든 사람들이 완벽하게 탈출 했어. 왼쪽으로 조금만, 바로 거기.” 그는 헨리의 고리를 밀어 기둥 끝의 갈고리에 걸었다. “몸을 감아올리고 가자, 스페인에서 만나세. 좋아, 잘했어.” 헨리는 확실하게 몸을 감기 위해 자신의 발을 끌어당겼다. 크리스는 그의 어 깨를 이용하여 이 덩치 큰 사내를 세차게 밀었 @P58 다. 그러자 헨리의 갈고리는 제어 메커니즘을 떠나 기둥 밖으로 미끄러져 나갔다. 헨리는 그 아래서 허우적거리더니 갑자기 바람과 한 방향이 되어서 기 둥 아래 저 너머 별들 사이로 사라졌다. 크리스는 로리를 도우려고 비켜섰으나 그녀가 보이질 않았다. 뒤를도랑보니 거기 그녀가 있었다. 그녀는 비행실에서 중간 데크로 기어 내려오다가 그녀의 우주 장비가 의자에 걸려 찢어졌다. 그녀는 거기서 빠져나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크리스가 선실로 뒤어 올라가 걸려 있는 부분을 움켜쥐고는 온 힘을 다해 당겨보았으나 허사였다. “의자 쪽으로 더 바짝 붙어! 거의 다 됐어.” 그녀가 뒤로 약간 물러나 앉자 작은 공간이 생겼다. 그는 단단한 호스를 그 틈 사이로 조금 더 깊이 밀어 넣으려고 온 힘을 다해 애썼으나 장갑이 너무 두 꺼워 무엇을 만지고 있는지조차 거의 느낄 수 없었다. 그는 몸을 세차게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호스를 부드럽게 잡아당겨 약간의 여 유 부분을 만들어 다시 움켜잡았다. 로리는 겨우 빠져나와 중간 데크로 내려왔 다. “나쁘지 않았어, 점프 마스터. 당신을 무엇을 위해 고용했는지 확인하게 되었 군.” 로리가 말했다. 그들은 출구 쪽으로 뛰었다. 크리스는 서둘러서 고리를 적당한 위치에 맞추고 난 후 그녀를 기둥의 두 번째 갈고리에 연결 시켰다. @P59 “몸을 구부리는 것을 잊지 말아요!” “고마워, 이제 당신도 서둘러요. 팀장은 제일 나중에 간다.” 그는 그녀의 정면에서 그녀가 그의 벨크로를 끌어당겨 고리를 위 쪽의 무엇인 가에 연결시키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리가 완전히 갈고리에 걸려 있는지 확인하려고 당겨보았다. “몸을 구부리는 걸 잊지 않았겠지?” 그녀가 덧붙였다. “다른 모든 훈련처럼, 크리스. 오늘 밤 바에서 보자구.” 그는 앞 쪽으로 힘껏 뛰어내렸고 탈출 메커니즘이 그를 기둥아래로 떨어뜨리 는 것을 느꼈다. 여전히 끈을 움켜쥐고는 기둥 바깥 쪽에서 아래로 미끄러졌다. 그는 두 다리 를 단단히 가슴까지 말아올려 앙팔로 압박시키는 자세를 취했다. 바람이 그를 나꿔챘을 때 그건 마치 거인의 손이 그의 몸 전체를 움켜쥐고는 엔데버 호 아래의 기둥에 끌어당기는 것 같았다. 그는 갑자기 차가운 검은 바다로 기둥과 수직을 이룬 채 머리를 앞으로 향하 여 날아갔고, 갈고리는 기둥을 달려내려 오면서 그의 헬멧을 통해 무시무시한 천둥 소리를 냈다. 이때 그는 몇몇 이색적인 놀이기구를 타는 듯이 기둥 아래로 급강하하였다. 갈고리에서 나는 우르릉거리는 소리와 그의 어깨를 당기는 힘이 사라졌다. 그 는 무게가 없는 듯 3마일 가량 아래의 어두운 바다 위에서 넘실대며 어렴풋하게 깜박거리는 별빛 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그는 엔데버 호가 그의 멀리 앞 쪽에서 떨어져가는 것을 보았 @p60 고, 왕복우주선이 머리 위에서 날아가는 동안 더욱 거센 바람의 저항이 그의 하강 속도를 줄였다. 몇 번 긴 한숨을 내쉬자 마침내 고도계가 적당한 고도에 도달해 있다고 그에 게 알렸다. 낙하산은 적절히 작동했다. 그때 그는 순간 난폭하게 위 쪽으로 홱 제ㅕ졌다 가 아래 쪽으로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짜증스럽도록 웅웅거리는 소리와 함께 상당히 강한 바람이 불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엔데버 호에서 4분 여에 걸친 탈출로 열두 명의 대원들이 이 항로를 따라 12 마일에 걸쳐 분산되어 있었다. 지금 부는 이 바람은 이들을 더욱 멀어지게 하고 있었다. 그는 낙하산에 몸을 내맡긴 채 거친 바람의 물결 속에서도 여러 각도로 별들 을 볼 수 있었다. 거기에는 적어도 그들을 확인할 수 있는 분명한 불빛도 있었 다. 그는 하강하면서 위엄을 간직한 채 바다 위로 떠올라 동쪽으로 향하는 달을 볼 수 있었다. ‘아직 보름이 되진 않았군.’ 그는 몸을 비틀어 바라보면서 로리 의 낙하산을 찾을 수 있었다. 모든 사람이 출구 밖으로 일단 탈출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크리스가 자신의 생명 보호 기구를 작동시켜 물 속에 빠져 완전히 부풀어 나 도록 만들었을 때 마치 수평선에 걸려 있는 괴물의 거대한 눈처럼 이글거리는 구형체인 달빛을 수면 위에서 거의 분명하게 볼 수 있었다. 크리스는 등 뒤에서 이상하게 밀치는 것을 느껴 고개를 들었더니 구명 보트가 자동으로 펼쳐지고 있었다. 그것은 등 쪽에서 부풀어올라 바다 위에 자그마한 단을 만들었다. 그는 그 위로 뛰어 올랐다. 이제 그는 땀을 식히면서 편안하게 @p61 숨쉴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생존 주파수를 작동시켜 사람들이 자신을 발견할 수 있도록 했 다. 그의 개인 위치 측정기는 그가 비행선을 떠날 때부터 켜져 있었으므로 분명 그들은 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달을 쳐다보았다. 만월이 머리 위를 지나가면 높은 파고를 이미한다. 하지만 바다 한가운데에서 그것이 자신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할 수 없 었다. 동쪽 방향에서 첨벙 소리를 내며 도착하는 로리의 희미한 그림자를 보았 다. 만일 구조대원들이 여깅 있다면 그녀의 위치를 그들에게 알려 줄 수 있을 정 도였다. 그의 보트가 일렁이는 파도 위로 떠올랐을 때 그는 그녀의 구명 보트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가까이에서 제트 엔진의 부르릉거리는 소리를 들었지만 이쪽을 향해 오는 것 같지는 않았다. 두어 시간 후 헬기 한 대가 다가와 좀 더 커다란 특수 구명 보 트를 떨어뜨린 후 낙하주고 요원 한 명이 내려왔다. 크리스는 젓은 우주복을 입은 채 구조 요원의 도움으로 그와함께 이동 구조 보트로 기어올라 갔다. 머리 위의 케이블이 갑자기 팽팽해지더니 헬기의 배 부 분까지 이들을 끌어올렸다. 우주선이 이륙한 지 3시간도 채 안 된 시간이었다. 이 사건을 좀더 커다란 사건으로 만든 두 가지 일이 있었지만 아무도 알지 못 했다. 한 CNN 카레라맨이 아프리카에서 벌어지는 시민 전쟁을 취재하기 위해 리어 제트기를 타고 가는 도중, 이 뉴스를 듣고 라디오 스캐너를 이용해 나사의 교신 주파수를 타고 흘러나오는 @p62 내용을 도청하다가 엔데버 호가 향하는 지점을 알아냈다. 그들이 그 위치를 벗어나자 그들의 스캐너 중 하나가 비행선의 라디오 비콘을 찾아낼 수 있었고, 위치에 대한 신호가 점점 강해지는 쪽으로 따라가면서 그들 은 재빨리 엔데버 호에 접근했다. 그들이 그것을 좇아 따라갈 때, 권리에 대한 주문과 돈을 모금하는 전화가 애 틀랜타를 비롯한 전국에 빗발쳤다. 엔데버 호가 마침내 대서양에 도착하였을 때, CNN을 포함한 내 개 방송사가 정확히 시작 시점에서 중계하여 약 12억 8백만 명으로 추정되는 시청자가 사건 전모를 시청할 수 있었다. 그 비행선은 절대로 물 위에 불시착할 수 없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설계할 때 부터 1970년대 초 최고의 기술로 추진되엇으며 막대한 예산을 소모했던 것이다. 그러나 ‘물체의 활강 비율’이라는 문제가 있었다. 이것은 그 비행선을 처음 조종했던 조종사의 말처럼 비행 물체가 활강시에 주 어진 시간에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는가와 얼마나 멀리 추락할 수 있는가의 비율 이 아주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처음에 엔데버가 아직 물에서 많이 떨어진 곳에 있었을 때는 이런 점들이 명 확치 않았다. 문이 열려 있고 축이 비행선의 앞쪽으로 향한 것을 뺀다면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비행하는 것처럼 보였다. 여전히 자동 비행 장치에 의해 조정되며, 비행선은 아주 일정한 위치에 똑바 로 머물렀다. 그러나 비행선이 물에 가까지 떨어질수록 비행선은 엄청나게 빨리 떨어지는 현상을 볼 수 있었다. @p63 이제 수백만의 시청자들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물 속 깊은 바닥으로 떨어지 는 비행선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추락의 충격은 엔데버가 물과 접촉할 때 생긴 커다란 물기둥에 의해 부분적으 로 가려졌다. 그 힘 때문에 엔데버는 부서졌다. 선실과 앞부분은 마치 바위처럼 물 속으로 가라앉기 시작했고, 큰 부분(날개와 짐 실는 곳)에서 선실(엔진)은 부서지고, 뒷 부분이 부딪쳐 물 위에 튀어다녔다. 엄청난 물보라를 일으키며 엔데버는 검푸른 바닷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햅 모듈도 1마일 밑의 당 속으로 함께 사라졌다. 밝은 달빛 아래서 CNN은 이 모든 섬뜩한 광경을 카메라에 잡았다. 무인 비행 선 엔데버 호는 마치 아무 생각없다는 듯 바다 표면을 날다가 커다란 거품을 뿜 으며 조각나면서 검푸른 바다로 미끄러졌다. 하루 동안 지구에 있는 사람 여섯 명 중 한 명(10억)이 이 장엄한 광경을 보 았다. 미국은 비행선뿐 아니라 왕성한 활동을 보였던 국제 우주 기지의 4분의 1 을 잃어버린 것이다. 또 한 가지 사건은 더욱 심각했다. 아무도 그것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알수 없 었지만 샤론 골드만을 발견했을 때, 그녀의 팔이 부러져 있었다. 팔이 부러지는 것은 스카이 바이버들이나군대 낙하 훈련에서 흔하다. 바람이 워낙 거세기 때문에 비행기에서 뛰어내릴 때 잘못되면 팔꿈치에 타격 을 입거나 어깨 관절에서 팔이 빠질 수 있다. 실제로 그녀는 매우 빠른 속도로 낙하하고 있었다. 어쨌든 부러진 팔 때문에 그녀는 보트에 올라설 수가 없었다. 그들이 그녀를 발견했을 때 그녀는 고정 밧줄(낙하산 장비)의 @p64 한 가닥에 엮어 놓은 팔에 의지하여 보트 상하부의 한 부분에 매달려 있었는 데 그녀의 손만이 물 위에 있었고 모두 물에 잡겨 있었다. 아무리 조사해 보아도 상황이 어떠했는지 재현하기는 어려웠다. 다른 사람들 처럼 숨쉬기 위해 그녀는 마스크를 벗어야만 했다. 어느 순간 마스크가 팽창했 다가 다시 수축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안전 장치에 별다른 문제점이 없었다. 의견은 분분했다. 공포에 질렸다는 둥 부러진 팔 때문에 고통을 참아낼 수가 없었던 그녀가 스 스로 안정적인 자세를 확보하기 위해 수축시켰다는 둥, 체온이 떨어져서 정신을 잃었다는 둥, 새로 개발하여 처음 사용한 장비여서 무언가 잘못된 부분이 있을 거라는 둥, 아니면 그녀의 안전 장치가 무언가 잘못된 조작으로 망가졌다는 둥. 나는 다소 슬프기 ㄴ했다. 그러나 사실 네 살의 나이에 죽음이란 개념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법이다. 난 죽음이란 것이 우주 여행에서는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했다. 좋지 않은 일이라는 것도 알았다. 그러나 그 외에 대체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실제적으로 파악할 수 없었다. 단 지 아버지가 안전하게 돌아와 좀더 빨리 집에 머무르게 도니 것이 즐거웠다. 아버지가 예정 대로 ISS에 가버렸다면 6개월이나 그곳에 머물러야 했지만, 지 금은 내일이나 모레쯤 그를 볼 수 있을 터였다. 그러나 스페이스 정책의 실상과 사고 때문에 발생된 자본의 막대한 손실과 어려움에 대해 호의적 태도를 보인 할머니는 이렇게 말했을 뿐이었다. @p65 “너의 아비가 돌아와 슬퍼하고 괴로워하더라도 놀라지 말거라. 너와 긴 시간 을 함께 지내지 못할지도 모르고 아비가 놀아주지도 못할 게다. 아비에겐 아주 아주 운 나쁜 날이란다.” @p66 보이지 않은 빛을 찾아 언론들은 이야기의 본질이 무엇인지 또 어떤 종류의 이야기를 대중에게 전달 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데는 한두 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사람들은 처음 방영된 커버 스토리에서부터 네 가지 이미지가 있다는 것을 알 게 되었고, TV 기자들은 그 이미지들을 연결시킬 간단한 방법을 재빨리 찾아냈 다. 그중 첫 번째는 엔데버 호의 추락 사건이었다. 미국인 용맹의 상징은 폭력과 힘이 완전하게 드러난 사건이었기 때문에 언론들은 그 사건을 계속해서 보도했 다/ 미디어는 이미지와 영향력을 위해 존해하는 것인데, 바로 강력한 영향력을 지 닌 이미지가 여기에 있었던 것이다. 두 번째 사건은 작은 배가 바다에 표류하는 이야기인데, 샤론 골드만이 기력 을 잃어가는 손을 뻗쳐 도움을 청하려 했지만 이미 너무 늦어 버렸다. @p67 그날 이후로 손실과 파괴에 대한 이미지만을 계속해서 방영하는 것에 대해 반 기를 든 두 건의 보도가 있었다. 그중 하나는 바다에서 구조된 후 이를 드러내고 웃고 있는 로리 커스튼에 고 나한 보도였다(몇 년 후에 로리 아줌마는 그 사진에 짜증을 내곤 했다. 자주 짜 증을 냈기 ㄸㅒ문에 아버지와 시그는 구조대원들이 로리를 구조하며 어떤 농담 을 했냐고 묻기만 하면 언제나 로리가 호를 낸다는 점을 알고 놀려대곤 했다). 그녀는 막 죽음에서 구조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자신이 보여지는 모습에 대 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일반적으로 여기는데 그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자 신이 웃고 있었던 것은 재미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구도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또 하나는 크리스 트렌스의 조심스럽고 침착한 목소리를 보도한 것이 었다. 그는 동료 우주 비행사들을 극한 상황에서도 비행선 문 밖에서 도왔다. 마 지막으로 그는 로리의 우주복을 자리에 고정시킬 수 있도록 달려 있던 호스가 엉킨 것을 풀어준 사실이었다. 그 프로그램도 또한 아버지를 화나게 하곤 했다. “나는 단지 지침서에 써 있는 대로 했을 뿐이라구. 제기랄. 로리가 한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야. 우리는 그 상황에서 기준이 되는 절차를 따랐을 뿐이야. 만 약 그러한 것이 영웅을 만드는 것이라면 제 가격으로 우표를 파는 모든 우체국 점원들이 바로 영웅이야. 나는 정말이지 이해할 수 없어. 도대체 왜들 그러는 거 야.” 아버지는 보통 이쯤에서 말을 중단하곤 했다. 왜냐하면 할머니와 어머니, 또는 나사의 홍보팀과 또 논쟁하곤 했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그의 직업에 대해 점점 호감을 나타내셨고 또 이 @p68 건 시간의 문제라고 지적하곤 했다. 어머니는 인내심을 가지고 다시 한 번 설명하곤 했다. 이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중에는 TV 뉴스가 대중에게 정보를 알리기 위해 서가 아니라 샴푸를 팔기 위해서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든가, 또한 한 사람을 영웅으로 만드는 것은 그 삶이 진짜 영웅적인 면이 있는지 살피기 보 다는 샴푸 판매를 위해 어떤 점이 더 중요한 것인가에 관심을 갖는다고 말하곤 했다. 그리고 몇몇 나사의 직원들은^36^아버지는 그들을 ‘PR광대’라고 불렀다^36^ 보통 전화로만 말했기 때문에 실제로 그들이 말하는 것은 들을 수가 없었다. 나는 아버지에게 PR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물었는데, 아버지는 ‘사생활 강탈 자’라고 대답했다. 나는 그 말을 할머니와 어머니에게 물었는데 설명해 주지는 않고, 아버지가 화가 좀 났다는 것과 아버지가 한 말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여 서는 안 된다고만 했다. 몇 년 동안 그런 경험을 더 한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더 많이 이해 하게 되었다. 나사는 정말로 큰 곤경에 빠져 있었다. 지난 몇 년 간 예산이 축소되었지만 우주 정거장 프로그램은 계속해서 발전시 켜야 한다는 것이다. 또 러시아의 우주 프로그램, 일본의 NASDA, 그리고 유럽 의 ESA를 이 문제로 끌어들였을 때에도 혼란이 계속된다면 나사는 계획을 취소 해야 하는 곤경에 놓였다. 따라서 나사는 기금을 어떻게 사용할 지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생각하지 않았 다. 다만 ISS만이 그들의 주된 관심사였다. @p69 다른 비행 임무들은 오래되고 무거운 콜롬비아 호의 결점을 찾아내는 것에 제 한되어 있었고, 나머지 대부분은 작은 규모의 임무들이었다. 아틀란티스,디스커 버리, 그리고 엔데버 호가 ISS에서 가장 충실하게 비행 임무를 수행했던 것이다. 엔데버 호를 대체할 좋은 방법은 없었다. 1995년 균형 예산으로는 2002년의 지출을 감당할 수 없어서 적자를 냈기 때문에 나머지 기금은 다른 곳에서 얻어 야 했던 것이다. 15년 전 첼린저호 참사 이후부터는 새로운 비행선을 만들 전망 은 거의 없었다. 첼린저를 대신한 것이 바로 엔데버 호였고, 이 우주선의 디자인 역시 거의 30년이나 된 것이었다. 그러나 남아 있는 세 개의 비행선, 즉 디스커버리 호, 아틀란티스 호, 콜롬비 아 호로 우주 정거장에 필요한 물건을 수송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특히 엔데버 호와 아틀란티스 호만 이곳에서 도킹할 수 있는 장치를 갖추었기 때문이다. 디스커버리 호는 정지해야만 승무원과 짐을 교환할 수 있는 우주선이었다. 롤롬비아 호는 도킹할 수 없는데다 작은 규모의 짐만을 수송하거나 성능이 별 로 좋지 못했기 때문에 ISS에는 거의 진출하지 않았다. 대신ㅇ 비행선을 필요로 하는 나사의 다른 비행 임무를 수행했다. 비행선 자리를 확보할 새로운 발사 매체를 찾기 위한 각고의 노력이 있었지만 좋지 못한 일들이 일어나 무산되었다. 1990년대 초에는 전략 방아소에서 발사체를 단 한 단계만으로 궤도에 올리려 는 실험이 시작되었다(이 우주선은 정기 여객기와 같이 작동한다. 우주에 도달해 우주 비행사와 짐을 운반하고 회항 @P 70 하기 위해 모든 지점에서 재빨리 선회하는 데는 단계가 필요없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주선이나 로켓을 떠올릴 때에 생각하는 우주선이다. 처음 실험체인 DC^36^X는 여러 가지 기능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예를 들면, 이륙하거나 선회하고, 수직으로 하강하는 것에서부터 수직으로 상승 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성공적으로 가스를 배출하면서 착륙하는 것 등의 성능이 필요했다. 다음 시도는 X^36^33이었는데 불행하게도 이것은 어디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 는지를 보여 주었다. 1990년대 식의 재료와 연료를 지닌 x^36^33은 아마 겨우 비행하는 수준이었을 것이다. 1993년에서 1995년까지 해왔던 실험은 연료의 무게에 있어서는 dc^36^X 의 연료를 빼 순 무게는 80퍼센트나 무거웠고, 실험에서 생성된 힘에 버티기에 는 너무 약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상당히 고무적이었다. 이때 생성된 힘이란 궤도에 들어오거나 나가는 실제 비행에서 생길 수 있는 힘의 아주 일부였다. 기준이 되는 미약한 연결점은 2001년 실험에서 분명해졌다. 궤도에 올리기 위 한 단 한 단계를 위해 무게만 90퍼센트나 되는 연료가 필요했고, 연료 엔진 결 합체는 매우 특수한 추진력을 지니 어떤 것이어야 했다. 기준 추진력이란 1파운드의 연료가 1파운드의 추진력을 내는데 걸리는 시간을 뜻한다. 지면을 떠나 하늘을 나는 상상을 할때 일어나는 혼란 문제 중의 하나는 무게와 부피가 다르다는 것이다. @P 71 한 물체의 부피는 그것이 어디 있든 간에 같다. 이 부피는 물체에 있어서 물 질의 양으로 간주하거나 그 물체에 관성을 일으키게 하는 어떤 것으로 여길 수 도 있다. 그러나 무게는 그것이 어디 있느냐에 따라 다르다. 무게는 중력의 하락 방향의 힘으로 중성자 행성에서 원자들을 부술 수 있는 힘에서부터 궤도에서 거의 0의 힘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이다. 마찰이 없는 식탁에 올려진 50파운드의 공을 상상해 보자. 지구에서는 그 공 을 들어올리는 데 꽤 많은 힘이 들 것이다. 그러나 달에서는 보다 쉽게 올릴 수 있다. 아마도 목성에서는 아예 들어올릴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굴리려고 민다면, 그 공이 어디든 간에 같은 크기의 힘으로 같은 속도 로 굴릴 수 있다. 그리고 그 공을 멈추게 하는데는 같은 양의 힘이 필요할 것이 다. 그렇다면 파운드 부피는 지구 표면에서는 1파운드의 힘으로 중력의 하강하는 힘으로 당길 수 있는 부피이다. 따라서 기준 추진력은 지구에서는 1파운드의 연 료가 1파운드의 무게를 공중에 뜨게 할 만큼 충분한 힘으로 연소시킬 수 있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로켓의 무게 만큼을 들어올린 후 얼마만크의 에너지가 남았는지와 유용하게 사용한 후 얼마만큼의 에너지가 남았는지를 측정하는 것이다. 보통 연료라면 최고의 기준 추진력은 액화 수소로 얻을 수 있었다. 액화 수소 는 부피가 커서 탱크도 커야 하고 분자 반지름이 아주 작아서 그 수소를 둘러싼 물질의 아주 작은 구멍으로도 쉽게 새어 나올 수 있었다. @P 72 따라서 SSTO에서 액화 수소를 담은 탱크는 매우 크고 강력하다. 또한 추위에 잘 견디고(보통 기압에서 액화 수소는 화씨^36^425도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구 멍도 매우 작다. 무게도 극도로 가벼워야 했다. 그러나 그런 탱크는 만들 수 없 는 것이 명백했고 가까운 시간 내에 그런 탱크를 만들 수 있는 물질이 발견될 전망도 거의 없었다. 가장 구하기 쉬운 물질로 만들어지 X^36^33 탱크는 너무 무겁고 자주 샜다. 또한 냉동 보존 진동 실험에서도 보았듯이 시간이 지나면 붕괴할 위험도 있었 다. 벅 로저에서처럼 언젠가는 SSTO가 만들어질 것이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 한편, 비행선을 대체할 무엇인가를 찾는 노력은 이제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는데, 적어도 향후 10년 동안은 침체된 상태일 것이다. 이 모든 문제는 입지 기준을 세우지 못해 더욱 악화되었다. 우선 ISS에 대한 전체 투자량의 상당 부분을 미국이 해왔고, 더이상 진전도리 전망 없이 많은 돈 만 낭비되었다. 의회에선 ISS를 계속 지원하기 위해 다른 부분의 예산을 삭감해야 했다. 폭격 기나 주요 댐, 도시와 주의 버팀 벽, 시골 병원 등에대한 지원을 줄여 마련할 수 는 있었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유권자들에게 공약한 것이 있어 취 소해야 했던 것이다. 어쨌든 실행 가능성은 없었다. 자금의 일부는 다른 곳으로 변통해야 할지도 몰 랐지만 입지 기준을 대체하는 데 지출하는 것은 아니었다. 의회의 많은 사람들에게는 분명한 해결책이 있었다. 우주 프로그램을 없애고 남아 있는 세 개의 비행선을 민영 업체에 넘 @P 73 겨서 ISS에서의 미국의 이권을 유럽인, 일본인, 러시아인에게 매각하도록 요청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그들 역시 돈이 없다는 사실과 정말로 일본과 러시아가 적어도 동맹국으로서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아주 우스운 발상이었다. 물론 의장은 이 모든 것을 알고 있었고 알고 있음을 부인하기도 어려웠을 것 이다. 또한 의회의 많은 부분의 일을 정부와는 반대로 운영하는 기술도 알고 있 었다. 우주 프로그램은 국제적 상호 관계와 관련된 문제였기 때문에 더 좋은 가십거 리가 되었다. 러시아나 일본인들에 반대하며 출마한다고 해서 의원직을 빼앗기지는 않았다. 그들은 그들의 정당한 몫을 했다고 주장했다(비록 비율로 볼 때 미국보다 러시 아와 일본인들이 더 많은 지출을 했다 하더라도). 또한 쉽게 편승해 이득을 얻는 것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지난 3년 간 다른 국가들이 미국측의 부담금을 상당 부분을 덜어주었는데도 미국은 ISS에서 비행 선 프로그램을 중단했다. 이 비행선 프로그램은 미국이 항상 후원하고 운영했던 프로젝트이다). 이 모든 것과는 반대로 유리한 두 가지 면도 있었다. 대통령은 우주 프로그램 은 국가의 목적에 부합되는 점이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좋든 싫 든 미국은 여러 가지 이유로 무엇인가를 해야만 했다. 우선 중국과 냉평화가 시작되고 있었다. 1990년대 내내 양국 관계는 중국과 다른 강대국들 사이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지난 수 년 간 몇몇 일들로 인해 관계를 개선하려는 시도는 일절 묵살되 었고, 미국은 좋든 싫든 간에 @p 74 냉평화시대로 접어 들었다. 무엇보다도 지방 경제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특히 대부분 교육받은 계층인 젊은 세대를 소외시켰고, 인구 조절 정책으로 대다수의 농부를 분노하게 했던 중국 정부는 ‘지방 산업화’라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지방 산업화란 지방인 모두가 비용에는 상관없이 전기를 비롯한 수도와 온수 를 공급받는 것이다. 또한 냉장고와 오토바이 등 생활 필수품들을 가능한 한 빠 른 시일 안에 지급받는 것이다. 이 일에 필요한 에너지의 조달 방법은 광대하게 매장된 석탄을 태운다는 것을 의미했다. 2천 년이 되었을 때, 이미 10년 전에 자신의 환경 문제를 해결했던 일본과 한 국인들은 자기들 나라로 고약한 냄새를 지닌 엄청난 양의 가스가 흘러들어 오는 것에 분노했다. 서울과 동경의 중국 외교관들은 대사관에 드나들 때 경찰에 의해서 보호받아 야만 했고, 방독면을 쓴 시위대에게 돌과 병세례를 받아야만 했다. 산성비는 남지나해와 북태평양의 해양 먹이 사슬 하단 부의 미생물을 멸종시 켜 해양 질서를 파괴시켰으며, 단백질이 부족한 태평양 아시아 연안 지대 사람 들을 위협했다. 남부 알래스카 하단부터 브리티쉬 콜롬비아와 남극 지방인 유레카에 걸쳐 숲 은 점점 소멸해 갔다. 그리고 비니프, 헬레나, 포카텔롱의 오지까지도 손상되었 다. 과학에서 볼 때 미국 중서부에서 발전소가 설립된 것은 스코틀랜드와 노르 웨이에 숲을 소멸시키기 이전이었다. 이번에는 더욱 발달된 위성과 원거리 탐지 장치가 있어서 손실과 그 손실을 일으키는 주범을 알아낼 때까지 나무들이 수 @p 75 평방미터 죽어가는 것을 앉아서 기다리지만은 않았다. 이 모든 것이 중국의 이웃 나라들에게 강한 반발을 일으키게 했지만, 더욱 사 태를 악화시킨 사건은 1997년 영국의 홍콩 반환에 관련한 일련의 ‘사건들’(정 치적 용어로 ‘작은 인권의 분노’)이었다. 홍콩에 대한 중국의 점령과 강경 정책은 객관적으로 볼 때 30년 전 구소련의 프라하 점령에 비해 훨씬 온화한 것이었다. 그러나 홍콩은 현대적인 제반 시설 을 갖추고 있는 도시인데다가 국제 정보망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었다. 중국은 홍콩의 현대화를 원했다. 그들은 그들이 얻은 것을 파괴하지 않고서는 모뎀, 전화, 팩스 등으로 가능한 정부 유통을 차단하지는 못했다. 따라서 초기 공산주의에 대한 저항, 마구잡이식 체포와 경찰의 횡포, 그리고 산발적인 폭동은 몇 주 후나 몇 달 후에 피난민을 인터뷰하는 언론인들에 의해 나온 것이 아니다. 그 자체가 살아있는 얘기였고 방송과 컴퓨터에 쏟아졌다. 그 혼란은 중국이 우주 계획에서 실패하자 더욱 복잡해졌다. 처음 중국인이 탑승한 우주 비행은 1999년으로 예정되었는데, 이 계획은 러시아 쏘유즈 발사대 를 구입해서 개선시킨 구식 쏘유즈의 현대판이었으나 2001년까지도 발사되지 못 했다. 하이난에서의 발사 성능이 향상돼 지금은 급속도로 발전되었고, 중국은 베트 남과 필리핀이 남사군도에 추적 정거장을 설치하겠다는 합의를 요구했다. 남사군도는 비행 발사 중지를 위해 필리핀으로 연결시키는 통로이다. 중국은 대양의 해안 발사 장치들에 대해 또 다른 요구를 했는데, 이는 이웃 나라들의 경각심을 일깨웠다. @p 76 미국과 러시아의 요구로 중국에 대한 석유와 우라늄 금수 조치가 내려졌다. 따라서 중국인들은 더 많은 석탄을 태웠고, 중국으로 오는 위성 방송을 교란시 키기 시작했다. 중국의 미사일 실험이 캘리포니아와 스페인에서 시행되었을 때, 우주의 미사 일 방어 기지에서 일하던 설계팀은 수십 년 간 허리띠를 졸라 매야 하는 예산에 대해 함구해 왔지만, 이제는 그들에게 더 많은 돈과 관심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갑자기 깨달았다. 중국이 2천 년 올림픽을 개최하려는 시도로 사태는 더욱 악화되었다. 그들은 베이징에서 올림픽을 개최하기를 원했으나 인권 문제로 시드니에게 빼앗겼기 때 문이었다. 유인 쏘유즈 호를 발사시키려는 두 번째 시도는 수치스럽게 끝났다. 중국인 우주 비행사 두 명이 외국 언론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남지나 해에서 구조되었 기 때문이다. 결국 그 다음 해에 탑승원을 태운 발사가 처음으로 성공했지만 그들이 겪은 수모는 잊을 수 없었다. 그 성공에 이어 그들은 달에 영구 기지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했고, 2011년 그들은 처음으로 달에 착륙하게 되었다. 이는 중국 혁명 1백주 년과 때를 맞추는 것이다. 그 이후 중국인들은 자주 발사를 했고, 가능한 한 빨리 경험을 쌓아서 기지를 건설하려 했다. 그들은 더이상 심각한 불운을 겪지 않았지만, 언론인에게는 언제 나 시비조였고, 그래서 전 세계 방송사들은 중국인들의 발사에 대해 행운을 빈 다거나 감동으로 숨을 멈추게 하는 일은 아니라는 식으로 방송했다. 중국은 우주에서의 성공에 열열하게 환호했으나 환경이나 인권 문제에 대해서 는 반항적이었다. 석탄 연소 문제와 홍콩 반 @p 77 환에 따른 골치 아픈 당혹스러움 때문에 중국은 점점 더 적대적이 되었다. 양당의 외교 정책 전문가들은 우주 예산을 삭감하기에는 적절한 시기가 아니 라고 생각했다. 중국인들은 분명히 우주에서의 경쟁을 선포했고, 양 당수들은 그 도전을 받아들이겠다고 동의했다. 게다가 새로운 영웅을 만든 엔데버 호와 입지 기준 설정 실패는 미국 국민들 로 하여금 우주에 대해 새롭게 확장된 의안을 통과시키게끔 만들 일련의 이상적 인 도구를 정부에 마련해 주었다. 그 의안을 팔고 프로를 만드는 것이 바로 거기에 있었다. 미국은 정책적으로 큰 실패를 거듭한 후 대통령 위원회는 국민들에게 진상 규명 중에 있으며, 그 문제에 대해 정부가 고려하고 있다고 설득하려고 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이 위원회는 분명히 자기 권한 이상의 일을 자주 수행했다. 그런 조치들은 1907년 대공황 후엔 연방 준비위원회를 발족시켰고 핵 확산에 대 한 미국의 정책을 만들어냈다. 로리 아줌마는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난 후에는 언제나 나에게 얘기를 해 주 었다. 그녀는 엔데버 호 참사를 조사할 위원회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는 당신이 참사 조사 임무를 수행하기를 원하오. 왜냐하면 당신과 크리스 트랜스가 그 사건 이후에 스토레이 무스 그레이브 이후로 가장 믿을 만한 우주 비행사이기 때문이오. 국민들은 당신이 그 분야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것을 아 오. 그리고 트랜스는 정치적이지 않지만, 당신은 마음만 먹으면 정치인이 @p 78 될 수도 있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소. 당신이 해야 할 일이란 질문을 하는 것 이오. 무슨일이 있었는가를 알아내서 재발하지 않도록 우리에게 말해 주면 되오. 그러나 만약 다른 개선점을 찾아낸다거나 그 비행선이 분해 조사 이상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한다면, 아마 나는 그 문제점에 대한 보고서를 읽고 있는 중이라고 말하겠소. 지금은 하나의 작은 문제점에 대해서만 얘기한 수많은 보고서를 읽고 있소만은.” 로리 아줌마는 그 얘기를 할 때마다 그녀의 눈을 반짝이며 종종 이렇게 말했 다. “제이슨. 네가 우주 비행사가 되고자 한다면, 네가 들은 명령을 잘 알아듣는 법을 배워야 한다. 특히 너의 권한을 능가하는 명령을 받았을 때는 말이다.” 그 사고가 있은 지 8개월후에 조사 위원회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두 페이지도 안 되는 보고서는 사고와 원인을 다루고 있었다. SSMEs는 점점 낡아가고 있고 높은 동력으로 작동되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1975년의 기술을 27년 후에는 분명히 재고해야 한다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여기에는 새로운 프로그램이 필요한데, 이것은 우주에서 계속 작동시 킬 수 있는 기존 장비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왜냐하면 첼린저 호 후에 있었던 예산 삭감과 같은 일을 더이상 견뎌낼 수 없 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는 우주선에 대해 안정적으로 고안되고 보증할 만한 기술로 대체를 시킨다. 그런후에 개선된 장기 해결책을 위한 체계적인 운동을 펼친다는 것이다. 운좋게도 대통령과 나사, 그리고 모든 프로그램의 계획적이 @p 79 라기 보다는 우연히 이미 존재했다. 1990년대는 세계적으로 우주에 대한 상황이 침체되어 있었기에 아직 실현되지 않은 디자인과 구상안, 사용되지 않은 하드웨어가 상당량 축적되어 있었고, 현금 이 필요한 러시아의 기술과 미국인들의 10년 간의 경험이 합쳐져 하드웨어에 대 해 높은 신뢰를 갖게 했다. 이렇게 새 계획은 기존의 기술을 최대한 이용하도록 제안했고 상대적으로 새 로운 위험 요소도 적었다. 여러 가능성 중에서 제니트라는 로켓의 실현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열심히 작동하는 로켓은 보잉 사가 러시아와 민영화된 우크라이나 회사의 허가 아래 제 조한 것이다. 원래는 러시아의 거대한 부스터 로켓인 에너지아에 부착식 부스터 로 만든 것인데 해양의 유정에서도 사용되었다. 제니트는 울퉁불퉁하게 생겼고 디자인은 심플했다. 특히 엔진은 양질의 서구 재료로 만들어져서 단순하고 효율적이었다. 또한 강하면서도 값은 쌌다. 보잉 사는 ‘스타 부스터’를 만들어서 제니트를 강화시켰다. 표준 제니트가 첫 단계인데 고정된 날개를 지닌 껍데기에 싸여 있고, V자의 착륙 기어 용기와 두 개의 기존 우수한 팬 제트엔진을 갖추었다(이와 같은 모델이 수십 년 간 737 기로 비행되었다). 스타 부스터는 최초로 재사용 가능한 로켓 부스터이다. 첫 단계에서 연료가 소진되면, 열 방패막이 껍데기에 형성되어 스타 부스터가 타지 않고 다시 저대기층에 진입할 수 있게 한다. 엔진과 날개는 로봇 시스템이 기지로 다시 되돌아올 수 있게 한다. 우주선 부스터가 바다로 떨어져서 건져진 후 소금물이 빠져 @p 80 야 다시 작동되지만, 스타 부스터는 왔던 길로 되돌아 와서 기계로 곧장 들어 간다. 고체 연료 부스터를 재작동시켜 비행시킨뒤 몇 개월 후에 작동한다. 그러 나 스타 부스터의 경우는 단 며칠이면 된다. 처음에 조사 위원회는 우주선의 고체 로켓을 이중 스타 브스터로 교체시킬 가 능성을 고려했다. 같은 껍데기를 가진 두 개의 제니트는 발사와 재진입을 위해 접는 가위처럼 생긴 몸체와 대조적으로 접히는 가위날개를 지니고 있다. 이 가위날개가 이륙할 때의 과정을 더 간결하게 만들고 더 잘 작동되도록 한 다. 쌍둥이 엔진이 고도 비행을 할 때 재진입을 수월하게 한다. 또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의 낡은 함대인 티탄호와 마트라스호가 했던 정식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큰 비행 형태를 만든다. 이것은 1960년대의 기록인데 4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그리 고 에어포스 사의 같은 목적을 지닌 EESV(확장된 발사체)보다 가격도 더 저렴 하다. 보잉 사는 우주선에 이중 스타 부스터를 장착하면 위험한 고체연료 부스터를 교체하는 것보다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1백 퍼센트를 발휘하지 않고도 비행 선의 주엔진을 발동시킬 수 있고, 첼린저 호나 엔더버 호 같은 폭발을 피하면서 도 더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조사 위원회는 몇 년 전에 벌써 시행되었어야 했다며 유감을 나타냈 다. 우주선은 점점 낡아져 보다 좋은 부스터는 시스템 고장을 더 빨리 촉진시킬 뿐이라는 것이다. 10년 전에 네 대의 우주선이 비행했고 그들을 오랫동안 지속 @p 81 시키겠다는 기대도 있었다. 이중 스타 부스터는 성능도 현저히 향상되었고 비 용도 절감되었다. 이제는 시간 문제만이 남았다. 스타 부스터는 다용도였고 이를 사용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었다. 만약 스타 브스터가 채택되지 않는다면 단지 전시품으로 남게 될 것이다. 그 위원회는 세가지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며 다음과 같은 제안을 했다. -저렴한 비용으로 안전하게 사람과 공급품을 회신 궤도에 올리는 방법은 무엇 인가? -30년간 충분히 입증된 기술을 잘 이용해서 저비용으로 확실한 대체 우주선을 만드는 방법은 무엇인가? - 우리가 지불할 수 있는 한도와 우리가 필요로 하는 용도에 부합되는 최선의 우주 프로그램을 달성할 수 있는가? 보잉 사는 EELV를 따내는데는 실패했지만, 단순하고 입증된 기술로 제작된 부스터를 위해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절감했다. 25년 이상의 비행 기록을 지닌 우주 왕복선을 최소한 수정하여 우주선의 외부 탱크에서 주엔진을 끌어낸 후 거대한 수소탱크 밑에 넣었다. 그리고 안내 시스 템과 동체 위에 유료 하중을 장착시켰다. 이 구상은 가벼운 장비(엔진과 연료)로써 수월하게 궤도에 진입시킨다는 것이 다. 엔진은 우주선 화물칸에 장착되어 지구로 되돌아오기 위해 열 방패막에 쌓 여 있다. 탱크는 또 다른 것을 설치하기 위해 그 상태를 유지한다. 이 방법은 단 순하고 효과 @P 82 적인 로켓 센츄리온을 복제한 것이다. 큰 진공 비행선을 우주로 보낸다는 계획은 그들이 부수입거리로 부스터를 이 용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전망을 가지게 했다. 조사위원회는 나사와 항공업체가 'HT선택사항'이라고 부르고 보통사람들은 ‘빅 캔’이라고 부르는 구상안을 지 지했다. 여기서 HT란 수소탱크의 약자이다. 이 발상은 그동안 문제되어왔던 것을 이용하자는 것이다. 액화수소는 액화산 소와 연소되면 보통 다른 화학 로켓 연료들과 비교했을 때 추진력을 최고치의 힘을 내게 한다. 기준 추진력이 높을수록 1파운드당들어올리는데 필요한 힘을 더 내게 한다(그리고 로켓의 연소 속도가 빠를수록 힘을 많이 낸다. 연소속도란 마지막 연료가 탈 때 움직이는 속도이다). 따라서 액화수소는 분명히 우주발사를 위해 택할 수 잇는 연료였다. 불행히도 액화수소는 존재하는 액체 중 농도가 가장 묽다. 무게는 적어도 부 피가 엄청나다. 액화산소는 물보다 농도가 짙다. 1파인트의 무게는 18온스를 조 금 넘는다. 그러나 액화수소 1파인트의 부피는 우주만큼이나 되는데, 무게는 겨 우 1파운드를 조금 넘는 정도이다. 이런 연료 탱크로 거의 다 차는 우주선은 사실은 액화수소 때문이다. 우주선 의 측면에 붙은 거대한 탱크는 거의가 액화수소인 셈이다. 이렇게 수소의 엄청난 부피는 우주 설계자들에게 항상 성가신 문제였다. 지금도 그들은 빈 수소탱크가 완벽한 기압의 용기라는 점을 이용해 내용물이 없어지면 그 안을 랙으로 채우고 구명 보트와 다른 장비들을 랙에 붙이고 공기 로 다시 채워 탑승인을 위한 @p 83 환경을 만든다. 마지막까지 수소가 나오게 하기 위해서는 햇빛이 비칠 동안 우주에 탱크를 두 어서 액화수소가 증발하게 내버려 두기만 하면 된다(액화수소는 끈적이지 않고 낮은 온도에서도 증발한다). 수소탱크는 많은 임무를 띠고 궤도에 수없이 올려졌다. 우주에 거주할 수 있 는 공간으로 사용된다는 것은 여분의 부스터를 사용해서 궤도에 진입시킨다는 것을 말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일단 탱크를 우주 거주 공간으로 전환시키는 기술을 선택한 후 발사시키고 싶은 만큼의 공간을 궤도에 만들 수 있다. 탱크를 궤도에 올리고 랙과 공급품을 장착시키는데 드는 기본 비용은 보통 우 주정거장을 건설하는데 드는 비용보다 훨씬 적다. 게다가 재활용해서 궤도에 진 입시킨다는 발상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미국의 1970년대 후반에 첫 번째로 만든 우주 정거장인 스카이 랩은 새턴 1-B를 한단계 향상시킨 것이다. 위원회는 입주 기준을 대체할 것을 재빨리 찾기 위해서 센츄리온 탱크를 만들 려고 한다면 탱크 중 하나를 선택해서 ISS의 교점에 연결시키기 위해 수정하고, 그런 다음 랙과 장비들을 작업 환경이 나은 지구로 가져와 스타 부스터가 보조 하는 센츄리온을 ISS와 만날 수 있도록 들어 올리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사에 대한 의회의 비평가들은 우주 프로그램을 중단시키길 원하고 있는 사 람들인데, 일반적으로 스타부스터, 센츄리온 그리고 빅 캔은 채택할 만한 구상안 이라고 인정했다. 그리고 굳이 우주 프로그램이 계속되어야 한다면 이와 같이 @p 84 저렴하게 수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부분을 다루는 위원회 보고서는 논 란의 여지가 없었다. 다음 부분 역시 탑승원들이 센츄리온과 스타 부스터의 결합체의 상단부로 비 행하기 위해서 적합한 거처를 강구해야 하는 문제를 다루었는데, 논란 없이 받 아들여졌다. 위원회가 지적했듯이, 그들의 해결책은 신기술을 위해 더이상 미국 자본을 들 이지 않고 잘 확립되고 검증된 제품을 구입한다는 것이다. 많은 미국인들은 그 검증된 제품이 재사용되는 것을 보고 기뻐하게 될 것이다. 나사의 전성기를 연상시키는 록웰의 아폴로 2호를 사용하는 것은 나사가 그 당시 했던 것처럼 홍보의 효과를 거두는 것이다. 지금의 관점에서 말하면, 그 당시 아폴로 2호를 구입하려는 결정은 나에게 깊 은 영향을 미쳤다. 아폴로 2호는 훗날 그것을 사랑하게 된 파일럿들에 의해 피존(비둘기)이라는 별명을 얻었는데, 우주에서 가장 많이 활약하는 우주선 중의 하나였다. 요즈음도 이 우주선은 너무도 유용해서 이것 없이는 우주에 나간다는 것을 상 상할 수가 없다. 아폴로1 2호가 이름을 얻는데는 합법적이었지만 그 계보를 보면 혼란스럽고 기이한 면도 있다. 닉슨 정부가 달 착륙 프로그램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기 바로 직전에 아폴로 호의 주 계약자인 록웰은 여섯 명이 탑승할 수 있는 좀더 큰 우주선을 고안해 냈다. 그 계획은 점점 희미해졌지만 나사가 우주 왕복선을 계약한 후 완전히 없 어지지는 않았다. @p 85 미국의 우주 정거장을 위한 수많은 계획은 수 년간 없어지지 않았는데, 이는 미국 정치가 절대적으로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우주 정거장에서 무엇인가가 잘 못되면, 승무원을 지구로 회항시키는 믿을 만한 방법이 있어야만 했다. 따라서 우주에 정박하고 있는 ACRV(탑승원의 회항을 보장하는 우주선)가 필 요했다. 그래서 필요할 때 탑승원들은 ACRV를 타고 돌아왔다. 아폴로 2호는 ACRV를 가능하게 만드는 발상이었는데, 사람들을 궤도에서 지 구로 돌아오게 하는데 치밀하지는 않지만 단순하고 입증된 기술이었다. ESA(유럽 연구소)가 ACRV에 주된 투자 기관이 되겠다고 주장했을 때쯤 아 폴로 2호는 거의 소멸될 위기에 처해 있었다. CTV는 한 단계 향상된 쏘유즈였 다. 거의 2년 동안 아폴로 2호는 수천 개의 실행 불가능한 구상들만 무성하고 실행할 수 없는 기술이 되어 버렸다. 1995년 8월, 현실적으로 부딪힌 예산 문제는 아폴로 2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였다. ESA는 재정적 지원에서 나사보다 더욱 인색했다. 처음에는 ISS에 CTV와 콜롬비아 실험 모듈 둘 다를 만들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그들이 지출할 수 있는 액수를 증가시키지 않고서는 둘 다를 실핼할 수 없음은 너무도 명백했다. 유럽 우주소를 구성하는 나라 중 프랑스만이 더 지 불할 의향을 지니고 있었다. 왜냐하면 많은 하드웨어가 프랑스에서 만들어지고 있었기 때문이거나, 유럽에 서는 프랑스만이 유일하게 물질적인 풍요뿐 아니라 다른 것으로도 자기 나라가 유명해지고 그것으로 무역 흑자도 증가할 수 있다고 꿈꿔왔기 때문이다. @P 86 ESA는 콜롬비아호를 약속한 것과 국제 우주 정거장을 위한 CTV를 러시아가 만들었다는 것은 근거 없는 얘기라고 무책임하게 선언해 버렸다. 그러나 미숙하고 소심한 결정들은 그 자체가 허점을 가지고 있었다. 프랑스는 CTV 건설을 원했지만 그때마다 ESA의 조심스럽고 인색한 반대에 부딪쳐야 했 다. 게다가 쏘유즈는 최대 탑승인원이 세 명이기 때문에 쏘유즈가 CTV가 된다면 두 개의 쏘유즈가 항상 ISS에 정박해 있어야 한다. 또 탈출시 각각의 쏘유즈는 사령관을 필요로 하는데, 이는 ISS의 고급 사령관 두 명은 러시아인이어야 한다 는 것을 의미했다. 항상 자신 있고 민감한 프랑스는 그들이 ESA와 연관이 있는 한 ESA는 인색 한 독일인과 소심한 영국인에 의해 주도될 수밖에 없다고 깨닫기 시작했다. 그 리고 잔다르크의 후예이자 열정적인 프랑스로서는 우주 계획의 구석으로 몰리는 것을 더이상 참을 수 없었다. 1998년 12월, 시라크 대통령은 록웰과 비밀 협상을 했다. 프랑스는 ESA에 적 극적으로 참여하며, 지금부터 아리안이 발사대와 승무원 서비스, 그리고 위성들 을 판매할 것이라고 갑자기 발표했다. 그러나 여기서 우선 순위는 프랑스 자국 의 우주 프로그램이었다. 시라크는 이 놀라운 운동과 드골의 NATO에서의 탈퇴를 비교했다. 이는 주권 의 문제였기에 프랑스의 국익을 위해서는 프랑스 스스로의 힘으로 지켜야 한다 는 얘기였다. 시라크 대통령은 나중에 새롭게 재창조된 프랑스 우주소와 국영 기업인 에어 로파셜이 록웰과 합작하여 아폴로 2호를 만들 @p 87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이것이 ISS에서 CTV가 될 것이라고 믿었고 아리안이 입증해 왔듯이 모 든 우주 여행을 하려는 국가들에게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프랑스는 늘 그렇듯이 유럽 의회와 자국 의회에서 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원하는 대로 했다. 2003까지 미국 의회에서는 위원회의 보고서를 둘러싸고 논쟁이 한창이었다. 열두 명 이상의 프랑스인을 태운 아폴로 2호는 아리안에서 발사되어 비행했 다. 이 록웰의 우주선은 기업의 좋은 자랑거리였다. 이렇게 세 부분의 위원회 보고는 보조 임무를 하는 아폴로 2호를 임시 방편으 로 사용하기 위해 우선 아폴로 호를 지구로 회항시키자는 의견을 제안했다. 나는 아버지가 이 문제를 놓고 나사의 한 여자와 긴 논쟁을 벌였던 것을 기억 한다. 그녀는 지시 사항을 아버지에게 전달하기 위해 집으로 찾아왔고 계속해 서 강조했다. “가장 중요한 점은 당신이 이미 성능이 입증된 아폴로 호를 조정하기를 우리 가 얼마나 절실히 원하는가를 기억해 주셨으면 하는 거예요.” “그러나 나는 아폴로 호를 통제하는 걸 한 번도 본적이 없소. 그리고 어쨌든 난 파일럿도 아니오.” 아버지는 그가 분명하게 생각하는 것을 이해시키려고 할 때 쓰는 어조로 말했 다. “당신은 우주 프로그램을 원하세요? 당신이 우주 프로그램을 하려면 다음 2~3년 동안 아폴로 2호에 대해 연구해야 돼요. @p 88 그리고 당신은 그 안에 탑승하기를 원할 거구요. 트랜스 박사, 당신이 거짓말 을 하고 있다는 것은 아니에요. 당신은 최고의 이익을 가져올 진실의 일부를 강 조하는 거지요. 자, 다음에는 뭐라고 말씀하시겠어요?” “그 아폴로 2호에는 아직 프랑스인이 남아 있소. 나는 탑승을 꺼리는 것만은 아니오. 게다가 미국 기업이 아폴로 호를 제작했다는 사실을 안다면 아폴로 호 는 미국 우주선이오. 단지 그들은 프랑스다운 디자인을 위해 프랑스 노동력을 조금 썼을 뿐이오.” 그녀는 한숨을 쉰 후 안경을 이마로 올렸다. “당신은 우리를 어렵게 만드시는 군요. 다시 우주로 나가고 싶지 않으세요? ” “나는 그 어떤 것이든 간에, 설사 그것이 욕조라도 타고 우주로 나가고 싶소. 내가 말하고자 하는 점은 내가 이 생각에 찬성하기 바란다면 그것을 볼 수 있게 시간을 달라는 겁니다.” 아버지는 원하는 것을 얻었다. 그들은 3주 동안 아버지가 파리에 가서 가상 모형을 보고 프랑스의 비행사와 얘기할 수 있도록 했다. 어머니와 나는 파리에서 아버지를 만났고, 아버지는 대부분 프랑스 비행사들 과 함께 수많은 카페와 역사 유적지를 보여 주었다. 아버지가 드디어 미국으로 돌아왔을 때 나사는 그가 아폴로 2호의 열정적인 세일즈맨이 된 것을 알았다. 나사가 크리스 테렌스를 다루면서 얻은 교훈은 국민들에게 발표할 일이 있을 때마다 여행하도록 만들어 재미있는 사람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하면 된다 는 것이다. @p 89 그러나 아버지는 귀국 후에는 토크쇼에 나가거나 기자 회견에 서 며칠이든 몇 달이든 열정적으로 대중이 자신의 생각을 받아들일 때까지 계속 말했다. 그는 공금으로 멋진 여행을 했는데 나사도 이 협상을 이해했고 또 좋아했다. 아버지는 자신은 진정한 과학자이지 우둔한 저명 인사가 아니라고 끝없이 불평 했지만, 그는 계속해서 여행했고 토크쇼에 참석했다. 아마도 그는 다른 우주 프로그램과 특별 프로젝트에 참관하는 것을 너무 좋아 했고, 대중 앞에서 은근히 흥청거리며 자기 자신에 대해 보상했다. 아버지가 정 말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알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P 90 양키 클리퍼를 건조하라 위원회의 보고서가 거주 모듈을 대체하기 위해 기존의 하드 웨어인 스타 부스 터, 센츄리온, 빅 캔, 그리고 록웰의 아폴로 2호를 구입해서 사용하자는 계획안 에 불과하다면 논쟁을 일으킬 만한 것이 못 된다. 하지만 논쟁을 일으킨 것은 바로 다가올 미래에 대해 아직 논의되지 않은 앞으로의 계획이었다. 2010년 전의 모든 일들은 내가 어렸을 적에 시그와 어머니가 얘기해 준 것, 몇 년 후 비디오로 본 것, 그리고 요즘 사람들이 얘기해 준 것 등을 조합한 것 이다. 그리고 내 직업상 그 당시를 회상한 것이기 때문에 객관적이지 않고 객과 적일 수도 없고, 또 그럴려고 노력하지도 않는다. 우주선의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스타 부스터와 분탄을 실은 아폴로 2호가 있 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우주를 수년 내에 여행하는 것은 아직은 불가능하다. 그 리고 다음 단계를 시행하기 위해서 필요한 연방 정부의 추가 예산을 얻을 수 있 는 희망은 @P 91 거의 없는 실정이다. X-33은 SSTO(괘도에 올리는 첫 단계)우주선이 되기에는 막다른 골목길에 달 했다. 왜냐하면 수소 탱크를 만들 적합한 재료가 없는데다 앞으로도 당분간 찾 아내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위원회에서는 결국 SSTO가 곧 출현할 것이고, 탱크 재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장기간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미국은 아주 실망한 SSTO 지지자들에게 친근한 태도로 이 탱크에 적합한 재 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10년 디인 2013년에 SSTO를 고안할 수 있다고 주장 했다. 비공식적으로 로리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최초의 클리퍼가 나일론이나 섬 유 유리보다 훨씬 구하기 쉽다면 더 잘 수행할 수 있다고 한다. 양키 클리퍼는 다른 것을 능가하는 완벽한 우주선인데 단지 탱크를 만드는 재료의 문제만 해결 하지 못하고 있었다. 한편 사람들을 안전하게 궤도에 올리는 방법은 지금까지 사용된 것을 답습하 는 수준에 머물렀다. 그것은 바로 스테이지 로켓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정거장에서가 아니라 다른 로켓의 웨에서 발사한다면, 90퍼센트의 연료를 채 워야 한다는 불가능한 기준을 충족시키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따라서 60년의 유인 우주 비행 역사 동안 로켓은 스테이지에서 발사되었다. 큰 로켓(부스터)이 작은 로켓을 높고 빠르게 움직이는 궤도로 올리거나, 로켓 그룹이 위를 향해 발사되며 서로를 끌어올려 첫 번째 연소된 로켓이 떨어져 나 가는 것이다. 아폴로를 달로 보낸 새턴 5호는 첫 번째 원리로 시행되었다(두 번째와 세 번 쩨는 지구에서 발사되어 첫 단계에서 움직이는 동안 머무르고, 세 번째는 두 번 째에 의해 궤도에 올려져 달에 도 @P 92 달할 만큼 높고 빠르게 된다). 우주 왕복선은 두 번째 원리에 따라 작동되었 다. 세 개의 주 에진으로 시동을 걸어 두 개의 고체로켓 부스터를 발사해 재빨 리 윗방향으로 가속화시킨 후 고체 연료가 다 타버리면 버리는 것이다. 사실 외부 탱크는 또 다른 단계를 필요로 한다. 큰 탱크에 있는 연료를 연소 시킨 후 버린다. 우주 비행선 안에 있는 연료 탱크를 채우는 대신에 이 방법을 쓰면 궤도로 쉽게 돌아올 수 있게 되고 궤도에서 작동하는데 부피가 크지 않아 도 된다. 결국 한 단계 진보하여 잘 작동하게 된다. 매번 새로운 시스템을 만드는 대신 에 두 단계로 괘도에 올리면 완전히 교체하는 것보다 합리적이다. 먼저 문제가 되는 부스터를 향상시키고, 그 부스터에 새로운 스테이지를 세운 후 다시 부스터를 개선시키는 방법이다. 무엇이든 처음부터 잘못된 것을 고치고 후에 개선시키려 한다면 일을 원점으로 되돌리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몇 개의 우주선을 설계하는 데 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몇 년안에 후속 스테이 지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2002년 예산 이 축소되면 이를 위한 자금은 없게 된다.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있다. 하지만 그 해결책은 문제점보다 더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악마를 다루는 문제와 같다. 이 악마 가 유쾌하고 매력적인 사람의 형상으로 다가온다면, 나의 계부가 된 시그 잘스부르그가 나타났던 것처럼 다가올 것이다. 당시 그는 서른두 살이었으나 머리카락은 벌써 회갈빛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그는 건강하고 체격이 좋았지만 움직일 때는 @P 93 너무 침착하고 정확해서 20년은 더 나이들어 보였다. 4년 후 내가 그를 테니 스 코트에서 다시 만났을 때 나이를 잊고 마치 10대 소년이 경기는 하는 것 같 아 무척 놀랐다. 그가 의회 합동위원회에서 증언할 때 그의 사진이 ‘비지니스 위크지’표지에 실렸다. 그리고 ‘그들이 그를 멈추게 할 수 있는가? 그들은 그가 멈추기를 원 하는가?’라는 제목으로 게재되었다. 그는 부자가 되는 최고의 방법이 다음과 같은 것이라고 보여주는 살아 있는 증거였다. 그의 아버지는 많은 석유 사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고, 시그는 전세계를 돌 며 성장했다. 항상 모험심이 강하고 모험을 할 돈이 있었던 시그는 열다섯 살에 열렬한 다이버가 되었다. 그가 스탠포드 대학에 입학하기 전에 슴 번의 기술적인 다이버를 시도했다. 이미 열네 번째 생일이 지난 몇 달 뒤에는 비행기 조정사 자격증을 땄으며, 스 무 살 이전에 벌써 수차례 비행 기록에 도전하기도 했다. 뛰어난 외모와 잘 받은 교육으로 그는 당시 가장 성공적인 플레이 보이가 될 수도 있었지만, 그의 머리는 딴 생각을 가득했다. 대학 초기에는 많은 환경 단체 에 참여했다. 훗날 그는 자신이 배운 것을 이렇게 기술했다. 공기와 물과 아름다운 자연을 보호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것이 인간에게 이익 이 되도록 바꾸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아마 사람들은 다음 석유 사업을 좇아 갈 것이다. 그의 아버지는 그에게 등록금이 너무 비싸고, 그 돈 @P 94 은 정유 사업에서 조달되는 것이라고 편지를 썼다. 다음 해 여름, 시그는 다양 한 야외 활동 능력과 해외 경험을 가진 친구들과 함께 최고의 여행 서적인 ‘ 행성 비전 모험 여행’의 광고를 위해 수업까지 빼먹고 여행 컨벤션에 참가해 단 한 번에 2만 9천 달러짜리 2개월 행성 여행 티켓을 팔았다. 250명의 여행객들과 함께 조를 편성해 안데스를 등반하고, 파타고니아에서 플 라이 낚시를 하고, 크루거 국립공원에서 카메라 사파리를 하고, 스리랑카를 돌아 세계 일주를 했다. 부수입으로 환경 보호라는 명분으로 기부금을 모았다. 여름이 끝날 무렵 그는 남은 두 해의 대학 등록금을 현금으로 냈고, 아버지에 겐 지난 2년 간의 등록금을 수표를 되돌려 보냈다. 대출금과 세금을 제하고도 8 천5백 달러나 남았다. 다음해 여름, 그는 비정기적 모임에서 사적인 기금 설립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3개월 간 모뎀을 통해 PVAT를 다루느라 세계를 돌아다녔고, 상업적으로 도 팔릴만한 명확하고도 유식한 문체로 ‘지킬 만한 행성’이라는 보고서를 작 성했다. 기금 설립 단체는 시그가 이 보고서의 수입으로 계약의 초안을 작성했다는 것 을 알고 놀랐다. 일부 사람들은 페인의 ‘상식’에 맞먹는 수준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은 레닌의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나 히틀러의 ‘나의 주장’에 비교했다. 경제지가 요약한 바에 따르면 시그는 적어도 유망한 산업의 절반이 차세대에 는 망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그런 산업을 경제계에서 없애는 급진적인 개혁안을 내놓았다. 환경 운동가들에게는 모든 인류의 유산인 자연의 아름다움 은 부자들을 위한 놀이터로 보존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리고 몇 년 후 나에 게는 이렇게 말했다. @P 95 “사실 내가 어떻게 보일지 걱정되는 유일한 사람은 거울 속의 내 자신이다. 테드 터너와 리차드 브렌슨과 같이 나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이 문제의 요점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지구의 오염은 너무 심각해서 발달된 기술만이 음식과 약, 주택, 그리고 생존을 위한 열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기술은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모든 대규모로 에너지를 생성하는 일 은 생태학적 결점을 지니고 있다. 화학적인 금속에 의존했다가 이것들이 생물계로 방출된다면 예견치 못한 영향 을 미칠 것이다. 생물체에 복잡한 분다들에 의존하는 것 또한 끔찍한 재앙을 불 러일으킬 것이다. 게다가 이들은 상호 작용을 한다. 석탄과 관련된 오염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 우라늄을 사용하는데, 이것은 방 사능에 관련된 복잡한 문제를 일으킨다. 그래서 태양열로 대체하면 태양 세포를 만드는데, 심각한 산업 물질로 상당한 문제를 일으킨다. 19세기 초기의 기술로 돌아가면 기근과 역병이 있게 될 것이다. 기술이 더 발 달할수록 환경은 더욱 악화되어 재앙을 일으킬 것이다. 그렇다면 유일한 구제책 은 지구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뿐이다. 그러므로 달의 궤도 안에는 이런 일들을 하면 심각한 오염을 피할 수 있다. 달은 가장 가깝고 편리한 장소이다. 120마일에 무한한 태양열을 이용할 수 있고, 지구 기지에서 태양 세포를 만들지 않는다면 생물학적으로 유해한 물질을 방출 할 위험도 없게 된다. 소행성들과 달은 모든 원료를 지니고 있으며, 또한 무해하다. @P 96 어떤 질병도 걱정할 필요 없이 음식을 얻게 되고 벌레가 있다고 해도 감염된 작물을 격리시키기만 하면 된다. 진공 상태로 문을 열어 방사선이 벌레들을 죽 일 수 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지구는 굴뚝이나 화학적 물질의 생성 없이 우주 로부터 모두에게 무한한 물질을 공급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해 지구의 자원만으로는 지구의 파괴 없이 또 인간의 수면이 짧아지 게 하지 않고서는 다음 두 세대의 인구조차 제대로 부양할 수가 없다. 이 두 방 법은 그 어느 것도 적절하지 않다. 50년 안에 지구 외부의 대륙붕이나 우주로부 터 에너지와 광물을 얻어내야 한다. 대륙붕은 지구 생태계에 관련되어서 파괴되어 가는 땅을 파괴되어 가는 해양 으로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소용이 없다. 따라서 우주만이 유일한 대안인데 우주 자원을 이용하려면 지구보다 저렴해야 만 한다. 그렇게만 된다면 오염된 지구의 상당 부분은 농업과 산업 폐기물은 만 들지 않고 다시 회복시킬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우주에서 저렴하고도 이용할 만한 자원을 얻는 것이다. 그러나 시그가 시간을 고려한다면, 저렴하다라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지구에서보다 지구의 저 궤도(lLEO)에 전기를 생성시키는 것이 1천 배나 비용이 더 들고, 여행객이 대서 양을 횡단하는 것보다는 1만 배의 비용이 더 든다. 지구 저궤도에서 한 사람에 게 일자리와 주거를 마련하는 데는 시카고에서보다 수만배의 비용이 더 든다. 그 수치 자체가 시그를 위협한 것은 아니다. 그가 2년 후 대학을 졸업했을 때 행성 비전 모험 여행 사업은 인수와 합병으로 ‘우주를 공유하는 여행(SSG)’ 으로 성장했다. 이 사업은 환 @P 97 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고비용의 관광 사업을 부상시키는 거대 산업이었다. 열두 개의 사업체를 인수한 시그는 바다에 호텔을 건설하였다. 대서양에서 시 설을 가져다가 태평양 암초에 독립적으로 태양열로 연료를 공급하는 호텔을 세 웠다. 모든 사업에서 자연 세계를 보기 원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운영을 위해 비용 이 많이 드는 지역에서도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 관ㄱ뢍객들이 온갖 기이한 것들을 위해 돈을 지불하게 하는 것이 더라도(스키 산장이 시중 가격보다 여섯 배 비싸고, 노동비가 두 배인 것을 생각 해 보라) 관광업과 다른 고비용 산업은 사람들을 모으는 시작에 불과하다. 초기에 보르네오에 간 서구와 중국 무역업자들은 금의 무게로 가치를 환산할 수 있는 향료를 얻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주석과 고무가 흔하고 값싼 곳으로 바 뀔 때까지 보르네오에는 교통량이 많지 않았다. 그리고 그 지역이 헐값으로 컴 퓨터의 부품 원료를 얻을 수 있는 곳이라는 사실을 알 때까지는 발달되지 않았 다.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우주라는 공간도 관광 산업에 의해 시작될 수 있다. 그러나 이 관광업은 에너지 생산을 이전시키고 채굴하여 마침내는 산업 생산까 지 궤도에서 하는 기술적 진보와 연구가 이루어지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평생을 걸어야 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시그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왜냐하 면 그는 몇 년 후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글쎄, 나는 한 평생을 해왔고 어찌됐든 내 일생에 다른 것을 할 생각은 없 어.” @P 98 단기적으로 보았을 때, 중요한 것은 그의 고귀한 목적인 환경관광이 그에게 특별하게 귀한 계약들을 맺게 한 점이다. 왜냐하면 한 달 남짓의 여행에 수십만 달러를 쓸 수 있는 사람들과 거래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의 아버지와는 관계가 나빴지만 집안의 계약들은 그에게 유리하게 이용될 수 있었다. 그리고 압지 기업의 많은 직원과 고문관들은 이런 일에는 전 문가들이었기에 시그는 그들을 통해 많은 모험가들을 만날 수 있었다. 시그가 스물아홉 살이 되었을 때, 그는 세계 부호들의 휴가습관을 알아냈다. 고공 기구에서부터 기술적인 다이빙에 이르기까지 많은 모험가들과 계약을 맺어 서 20세기의 가장 주목할만한 모임을 주최했다. 참석한 많은 사람들 중에 테드 터너와 폰다 집안도 명목상으로는 휴가 중이었 다. 그들은 시그가 그린낸드 빙산 산장에서 제공하는 무료 행사에 참석하고 있 었다. 개관을 축하하는 동시에 1999년 7월 16일에서 20일 수요일까지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케네디 2세도 그곳에 참석했는데, 그는 누가 보아도 그의 아버지의 명성 덕분에 유명인이었고, 케네디가 자신의 잠수함으로 대장벽 암초 를 여행한 이래로 케네디 일가를 통해서 은밀하게 정치적인 계약을 성사시키고 있었다. 페로는 직접 오진 않았지만 그의 조직원 네 명을 참석시켰는데, 그들은 스스 로 ‘국가 공익 기업의 일꾼이자 시그의 친구들’이라고 불렀다. 이외에도 소수의 부호 모험가들로 이루어진 엘리트 집단이 있었다. 그중에는 리차드 브랜슨이 있었는데, 그는 기구 탑승 @P 99 모험에서 방금 돌아왔다. 아마 은행가들도 귀중한 사람들일 것이다. 그러나 그들으 기업과 모험가들을 따랐을 뿐이다. 정치가들처럼 귀한 사람들이었고, 방에 있던 열두 명 남짓의 인 사들 못지 않았다. 그들은 대부분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인데 상당한 재산을 가지고 있고, 위원회장이나 보수 세력에게 신고해야 할 의무도 없었다. 시그가 사업을 통해 배운 것이 있다면(물론 그는 상당히 많이 배웠다) 어떻게 사람들에게 좋은 시간을 제공하고 편안하게 해서 긴장을 풀고 즐기게 할 수 있 는지이다. 처음 3일 동안 참석한 그룹은 다양한 스키 타기, 해변을 따라 진귀한 야생 생물을 보는 유람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들이 관람하면서도 항상 염두하고 있는 것은 어떻게 하면 우주 갬\발이 환 경 보존 프로젝트가 될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얼마나 지구가 파괴되기 쉬운지,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몫을 감당해야 하는지 생각했다. 또 서른 살 이전에 스릴을 즐기는 부유한 사람들에 의해서 이미 발견되었지만 얼마나 고도의 모험을 할 수 있는 곳이 남아 있는지도 생각했다. 그들은 참석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했고 모두 시그를 좋아했다. 하지만 더 개선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다소 불안해하고 곤란한 내색을 하기도 했다. 조명이 어두워지자 강단에 올라선 시그는 깊은 숨을 내쉰 후 연설을 시작했 다. 그의 뒤에 설치된 고밀도 화면으로 생명체들이 보였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여기 있는 우리 모두는 서로를 이해합니다. 우리는 얼마나 삶이 좋아질 수 있는지, 그리고 미래 @P 100 를 위해 얼마만큼 계획을 세울 수 있으며 생각할 수 있는지 압니다. 다른 사 람들도 함께 잘 할 때만이 우리는 부를 지킬 수 있으며, 단순한 힘이나 전통에 의해서 우리의 위치가 지켜진다고 생각할 만큼 어리석지는 않습니다. 아니, 우리 가 성공을 계속 유지하거나 또 다른 성공을 이룩하려면 여기에 있는 우리는 서 로를 충분히 이해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인류와도 함께 해야 하는 것입니다. 자, 나는 여러분이 어떤 것을 상상하기를 원합니다.” 아직 선명하지는 않지만 하나의 이미지가 스크린에서 헤엄치기 시작했다. “저는 여러분이 이것을 상상했으면 합니다. 여기에 모인 우리 모두는 조만간 지구가 한계에 도달하리라는 것을 압니다. 에너지 고갈, 지구 온난화, 오존층 파 괴와 핵 방사능 누출, 그리고 다른 수많은 불행의 시나리오가 만들어지고 있습 니다. 세계는 재앙의 국면으로 접어들어 우리가 얼마나 부자이고 힘이 있든 없 든 간에 우리 역시 이 재앙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일단 사태가 발생하면 여러 분도 피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은 제가 오랜 기간 예방 접종을 제공했다고 말할 지도 모릅니다.” 스크린의 이미지가 형태를 띄었다. 분명히 길고도 가는 비행선인데 뒤 쪽엔 델타 날개를 달고 기장실 뒤에는 오리 날개 형태를 하고 있었다. “여러분들은 지구에서 누릴 수 있는 모든 즐거움을 맛본 사람들입니다. 그렇 다면 지구를 넘어서는 또다른 즐거움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몇 시간 동안 시그는 청중 사이를 오가며, 내일 무엇이 가능하고 행해질 수 있는지에서부터 1세기 후의 손자 세대가 화성 @P 101 의 올림푸스 산에서 행글라이더를 타고, 달 뒷면에 있는 산에서 등반하는 영 상을 보여 주었다. 그는 그들이 생각지 못한 즐거움을 보여 주는 동시에 그 즐거움에 도달하는 과정이 얼마나 어려운가도 강조했다. 그는 그 작업에는 비용이 많이 들고 위험 요소도 많지만 특별한 소수의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일이라는 느낌을 주었 다. 또 미래에는 인간이 우주를 여행하게 될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우주 관광은 최고의 부자층이 할수 있는 장기적인 사업으로 우주의 산업화 를 가져와 모든 사람들은 더욱 깨끗하고 풍요롭고 안전하게 될 것입니다. 일단 민영 기업이 우주에서 대규모 사업을 시작하면 나머지도 따라오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달과 행성에는 풍부한 자원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무도 직접 그 자원을 채굴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지구에서 싼 자원 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싸고도 쉬운 기술이 개발될 때까지는 지구의 자원 이 더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 점이 요점이었다. 더 나은 세계를 원한다면 지금 우주 관광이 필요했 다. 그것은 극소수의 최고 부유층의 장난감만으로 충족되어서는 안 되었다. 출발 부터 폭 넓은 대중의 지지와 열정이 필요하다. 그래서 그는 ‘우주를 공유하는 일주(SSG)를 제안했다. 시그는 수십 년 간 훌륭한 세일즈맨이 되는 기술을 습득했고, 돈의 위력을 배 우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는 청중에게 감언이설로 아첨하는 법을 알았다. 그리고 적절한 시기에 최초 달착륙 13주년을 알리는 12시 자정의 종소리로 회사 의 이름을 공표했다. @P 102 계획은 아주 간단했다. 지구에서의 단순한 활동으로 우주 기지를 둔 관광업을 건설하는 것이다(우주 발사대와 과학적 시설답사와 우주 비행사 출신의 안내로 구 U2에 고도 비행 관광 등). 재빠르게 궤도 밑의 탄도 비행이 대기 위에 오르 고 거기서 궤도 여행을 시작해서 궤도에 위치한 호텔로 진입한다. 그런 후 달로 저고도 항해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이런 여행에 참여하며 비행 티켓의 가격은 얼마나 되는 겁니 까?” 어둠 속에서 한 사람이 느린 남부 어조로 질문을 했다. 시그는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고 그를 가리켰다. “두 부류의 사람들입니다. 하나는 높은 가격으로 티켓을 사는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여러분과 같은 사람들이 이런 특별 케이스에 해당됩니다. 또 다른 한 부 류는, 이게 바로 중요한 얘기인데 우리가 지분을 파는 것입니다.” “공동 소유의 콘도와는 다른다는 말씀입니까?” 다른 구석에서 다른 질문이 들려왔다. “다릅니다. 복권과 비슷한데, 최고의 상은 정말 값진 것이고 차등 상은 티켓 이 가치있다는 것을 느끼게 할 정도입니다. 티켓을 갖지 못한 사람들은 그들이 세계를 위해 무엇인가 유익한 일을 한다고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분명히 지분을 산 소수의 사람들만이 큰 상을 얻게 되며 그들이 누구이든 간에 우리는 우주로 여행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수많은 각종 위로금은 이 사업에 대한 사람 들의 관심을 지속시키고 우주 여행에 미치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무것도 얻지 못한 이들에게는 참가 기회를 줄여서 다음 번에는 이를 감안해 당첨되도록 합니다. 그래서 아무도 갑자기 파산하지 않게 되고 더 많은 주 @P 103 식을 살 수 있는 인센티브가 있게 됩니다.” “당신은 아직 고정 요금 티켓이나 주식이 얼마인지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계속해서 가격을 조절할 위원회가 마련될 것입니다. 각 급의 최초 고정 요 금의 티켓은 수만 달러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1파운드를 드는 비용이 현재 우 주선이 운영되는 비용의 5퍼센트 미만이 될 때까지는 시행되지 않을 것입니다. 한 백발의 노신사가 ^36^그는 몸무게가 60파운드가 늘기 전에는 TV에서 자주 보던 인물이었다^36^손을 들고 물었다. “글쎄, 저는 이런 부분을 거론하기는 싫습니다만, 나 같은 사람은 고공 가속 으로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여행에 참가하면 곧 직면하게 될 문제 입니다.” 시그는 미소지었다. “의사를 불러 당신을 진찰부터 하게 해야겠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흥분을 통 제하지 못합니다. 등이 좋지 않고 약골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 들은 1.4가 표준인 탄도 비행에서 1.6기스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당신이 230파운드라면 92파운드를 재는데 5분의 시간을 지닌 것인데, 소파에 편히 눕는 다면 그렇게 나쁜 상태는 아닐 것입니다. 심장병을 가진 사람들도 산소 탱크가 있다면 조절할 수 있습니다. 궤도 비행에서는 대략 3기스 정도가 되는데 이 수 치는 지구 표면의 보통 중력에 비해 큰 것이 아닙니다. 230파운드의 사람은 거 의 7백이 되는데, 단 골다공증, 동맥 질병, 폐기종이 있는 사람은 제외됩니다. 스 릴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없는 병들입니다. 우리는 모두 과식과 과다 흡연을 하지 않고 지구에서는 스릴 모험이 스키, 산악 자전거 타기, 행글라이더 같은 것들이 @P 104 었지만 우주에서는 다른 것이 될 것입니다.” 노신사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내가 비행 자격에 있어서 한계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내가 살을 빼려면 적어도 10년은 걸릴 것입니다. 달 여행에 있어서 가속도가 어떤 것이지를 당신 이 잘 모르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 가지 당신이 잊은 것이 있다면 여행객의 일부는 우주선을 타기 위해서가 아니라 관광을 위해서라는 점을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 시그는 머리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당신은 달에 정착하지 않고 그저 비행을 한 후 궤도로 다시 진 입해서 돌아올 것입니다. 가속의 절정은 발사할 때가 아니라 재진입할 때입니다. 만약 당신이 달에 착륙한다면 6기스 정도가 되는데, 그러면 돌아올 연료가 충분 하지 않고 지구 궤도 속도가 떨어져 추락하기 때문입니다. 달에서 돌아올 때는 아폴로 호가 그랬듯이 수직강하해 공기로 속도를 늦추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 가 오랫동안 달에 대해 실험하지 않은 이유입니다. 적어도 우리가 사람들을 우 주 정거장과 지구로 돌아오게 하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시그는 웃었다. “감속이란 선생님들이 사용하는 용어이군요. 저는 국어 선생이었습니다. 적어 도 여기 서 있는 배우가 나를 방황하게 만들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만약 당신이 과학 교실로 가는 복도를 걷고 있다면, 물리학자들이 가속을 속도와 운동 방향에 있어서의 전환으로 정의한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 의 몸은 속도를 느끼지 못합니 @P 105 다. 왜냐하면 당신의 몸이 운동 방향을 전환시키는 원심 분리기에 있거나 아 니면 1기의 중력 장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모두 같은 것이고 가속이라고 불 리는 것입니다.” 그는 설명하면서 또 웃었다. “물론 레크리에이션을 하는 사람들은 적당량의 가속이 즐길만하다는 것을 알 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스카이 다이빙, 스키, 롤러코스터나 공중 곡예는 어떻게 설명을 하시겠습니까?” 시그는 세일즈맨이기 때문에 지금이 중요한 때임을 알았다. 그래서 그는 질문을 퍼부었다. 그들이 여행을 할 것인가? 지금이 적절한 시기인 가? 물론 일부는 반대할 것이다. 어떤 세일즈맨도 완벽하지는 않다. 그러나 악수를 하고 토론을 더 진행시킬 만큼 수완이 있었다. 몇 주 안에 보고서가 작성되었고 장기 대부금이 연장되고 회사의 간부 위원회가 참석했다. 1999년 8월 4일까지 ‘우주 공유 일주’는 착수되었다. 시작부터 정부와 언론의 비난을 받았다. 2년 간 카네버럴, 바이코너, 하이난 JPL과 우주 비행사의 점심 모임과 확장된 우주 캠프 여행을 한 후, 아직 우주선 은 없었지만 우주 공유 일주를 위해 주식과 탄도 궤도 비행 티켓 판매를 시작했 다. 조사를 시작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SSG는 그들의 첫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바 로 스타 부스터를 변형시킨 스카이 그레이저를 만든 것이다. 제니트 로켓의 엔 진 성능을 개선하였고, 열두 명의 탑승원과 조종사, 부조종사와 수행원을 위한 편안한 공간이 있었다. 스카이 그레이저와 스타 부스터는 불룩한 배 부분을 접 합시켰고 수직으로 발사했다. 궤도에 올리기에는 충분한 추진력은 아니었지만 사람들을 거 @P 106 기에 탑승시키는 데 많은 힘이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제니트호가 마지막 연 료를 태우고 스테이지가 분리되었을 때 고도가 십만 미터 이상에 달할 때까지 상승했다. 이 지점에서 하강하여 저대기층으로 들어갈 때 마하 4로 움직였다. 이 속도는 음속의 네 배이고 궤도는 마하 25정도이다. 조종사는 비행 고도를 수평으로 해서 엄청난 속도로 수천 미일을 미끄러지게 했는데, 그 어떤 비행기보다 높고 빨랐다. 이 궤도 직전으 탑승은 무중력 상태가 20분 간 지속되었는데 대기에서 본 지구 풍경은 물론 대륙의 다른 부분을 지날 때 보이는 광경은 놀랍도록 빠르고 조용했다. 비행은 시그가 소유한 여러 휴양지에서 이루어졌다. 활주로는 스카이 그레이 저의 착륙을 위해 특별히 확장되었다. 승객들은 스카이 그레이저에서 내려 그들 이 날아다닌 재미난 지역을 여행했고, 여객기는 그들을 태웠던 출발지로 다시 비행했다. 만약 승객들이 원한다면 더 길고도 여유 있는 범선 유람을 할 수 있는데, 도 착지는 멀리 떨어진 시그의 리조트였다. 돌아올 때에는 스카이 그레이저를 타면 1시간도 채 안 걸렸다. 편안한 고향에 다시 돌아올 때까지 시그는 우주선의 모 험과 휴가 즐기는 법을 말했다. 스카이 그레이저가 실제로 만들어질지에 대한 질문에 시그는 간결하게 대답했 다. 스카이 그레이저와 제니트 부스터를 결합시키는 비용을 치르기 위해서는 마 흔 번의 비행을 해야 한다. 사람들이 이 비용을 완불 티켓이든 주식으로든 내고 나면 SSG는 보잉 사와 계약하여 스카이 그레이저를 제작하고 실험해서 6개월 이내에 첫 승객을 비행시킬 것이다. 연방 안보 관리들은 인간을 탑승시킨 우주선의 짧은 실험 비 @P 107 행에 놀랐다. 이때 탑승한 유명한 사람들의 상속자들은 지구 최고의 변호사들 과 연결되어 있었다. 재정 관리들은 고객들의 무이자 대출, 합법화된 도박이나 폰지 계획 같은 건 좋아하지 않았다. 최초 비행의 티켓은 거의 6만 달러 이상에 매진되었다. 그러나 이들 모두 시그가 브라질에서 벌이는 일에는 손을 쓸수가 없었다. 브 라질 당국은 비정규적인 것에는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브라질 사람들은 중소규모의 발사 기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기지의 긴 활ㅈ 로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을 기뻐했다. 시그가 지적한 대로 적도를 따라 편안 하게 착륙할 수 있고, 지구의 자전으로 가속이 붙어 궤도 진압이 쉬웠다. SSG는 2003년까지 서른여섯 번의 비행을 해야 했다. 여덟개의 완불석이 최초 구입자들의 상속자들로 채워지게 되었다. 그해 말까지만 기다리면 시그가 비전 이 있는 사람인지 아니면 사기꾼인지 모두 알게 될 것이다. 만약 성공한다면 2004년에 최초 비행이 시행될 것이고, 세 개 중 하나는 당첨에 의해 지정될 것 이다. 시그에 대한 여러 가지 의혹이 난무했다. ‘포천’지가 일컫듯이 ‘21세기의 기업가’인지 아니면 ‘월스트리트 저널’ 지의 말대로 ‘19세기에서 나온 구식 사기꾼’인지 모든 사람들이 그에 대해 알 아내려고 하는 동안, 그는 의회에서 스카이 그레이저 호는 훨씬 큰 계획의 첫 번째 단계일 뿐이라고 밝혔다. 다음 단계는 SSG의 오찬 회담 중 스크린에서 본 더욱 근사한 우주선과 닮았 는데 스타버드가 될 것이다. 이 스타버드는 @P 108 다음 세대에 부스터에 올려져 궤도에 진입할 것이다. 시그의 제안은 간단했다. 디자인은 완성이 되었다. 그는 퇴역 기술자인 휴버트 데이비스로부터 구입하고 그에게 스타버드가 2005년 8월에는 비행할 수 있도록 유능한 인재들로 팀을 만들고 고성능 컴퓨터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때까지 SSG는 스카이 그레이저 호로 계속 경험을 쌓게 될 것이고 궤도 여 행을 위한 대복권을 확장시켜 국민들의 충분한 신뢰를 얻어낼 것이다. 스타버드는 기존의 기술을 이용해 고안되었다. 약간 기운 날개 위에 두 개의 탱크(DT)가 있는데 우주선에서 작동하는 일회용 탱크와 같은 기술을 사용했다. 게다가 이 탱크는 설치된 출입구를 쉽게 차단시켰는데, 이것은 거주 지역이나 궤도에서 다른 용도로 사용될 수 있음을 의미했다. 시그가 더 설명한 바에 따르면 스타버드는 한 번에 탱크 하나만으로도 궤도 비행을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연료를 저장하고, 또 다른 연료 탱크는 기지를 건설하는 데 사용한다. 게다가 시그는 스타버드/스타 부스터 시스템을 건설하고 작동하는데 필요한 연방 기금을 전혀 요구하지 않았다. 2003년의 긴축 예산에서는 한 푼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필요한 것이 있다면 스카이 그레이저에 부과된 절차를 밟기 위한 시간의 지체 가 아니라 스타버드가 즉시 제작될 수 있는 시장이었다. 시그는 스타버드가 ISS에 완벽하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고 표준 도킹 장치 를 갖추고 있었다. 따라서 나사가 매년 할인 가격으로 1백 석만 산다고 보장하 기만 하면 그가 스타버드를 조기에 출시할 대금을 마련하는데 충분하다고 생각 했다. @P 109 이 생각은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 ‘앵커 임대’라고 알려진 이 구상은 시장 이 서비스를 요구하고 또 편지를 수송하는 비행기에 지불하여 비행을 고무시켰 는데, 1920년대와 30년대에 대성공한 것이다. 더욱이 그는 SSG를 특별한 안건이 아니라 전 세계의 기업이든 개인이든 간에 누구든 같은 일을 하게 함으로써 개선시키자고 개선했다. 나사는 그들이 정한 가격으로 매년 1백 석을 구입하기만 하면 된다. 그는 준비한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한 보답으로, 이것만을 하겠습니다. 나사 기술자가 발사 시스템의 안 정성과 신뢰도를 평가하기만 하면 됩니다. 시스템이 목표에 달성하는 과정은 설 명하지 않아도 되고 누가 무엇을 만들었으며 어떤 부분과 연료가 어떻게 얻어졌 는지, 그리고 일반적인 작동에 관한 부분은 구체화시키지 않아도 됩니다.” 시그는 잠깐 멈추고 안경 너머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상원 의원 여러분, 우리가 서로를 확실히 이해했다고 합시다. 이 나라를 처 음 달리던 대형 포장마차는 정교하게 만들어 진 것이 아니지만 튼튼해서 장거리 여행도 자 해냈습니다. 최초 비행기에 대해서는, 열아홉 페이지도 안 되는 설명 서에 주어진 거리를 제한된 시간 내에 날았고, 탑승한 인원 중 사상자는 없었다 고 보고하고 있을 뿐입니다. 새로운 개척 사업에서 필요한 것이 있다면 융통성 입니다. 이번은 상품을 보스톤, 사우스 캐롤라이나, 텍사스, 시애틀과 조지아에 보낼 기회 정도로만 간주한다면 상한선 내에 최대의 비용과 시간을 필요로 하게 되고 프로그램의 모든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 @P 110 다. 왜냐하면 어떠한 사업가도 제정신이라면 그가 지불할 수 있는 가격 이상 이거나 비용이 얼마인지도 모르는 프로젝트와는 거래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 다. 그러나 프로젝트의 결과만 얻기를 바란다면 다른 사람이 여러분이 원하는 가격으로 다시 여러분에게 팔 수 있습니다. 자, 이제 여러분의 선택입니다.” 조사위원단은 시그를 의회 합동위원회 앞에 출두시키고 연방 정부로 하여금 수정 없이 그 거래를 받아들이라고 제안하여 분쟁을 일으켰다. 대공항 산업체를 가진 주(워싱턴 주 제외)의 의원은 연방 정부가 비용을 지출 하지 않은 채 지정된 지역에서 우주 비행선을 구입한다는 발상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자유 시장주의자들은 그것은 천 년을 기다려야 할 문제이고, 조만간 모든 사 람들이 그들이 원할 때마다 우주 비행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보 관리들과 보험사측은 어떠한 규제도 협상할 수 없는 안보 통제 문제는 소관 부처 권한 사항이라고 촉구했다. 은퇴식에서 인터뷰하던 뉴트 깅그리치는 이 의안이야말로 그의 생각과 일치하 는 것이며, 워싱턴에서는 현재 아무도 이를 조사하지 않고서는 다룰 수 없을 것 이라고 확신했다. 록웰과 에어로파셜 사는 합동으로 매년 열일곱 개씩 추가해 아리아/아폴로 2 호를 발사한다는 계획을 반겼다. 그들은 나사와의 독점 계약 아래 발사대를 건 설할 때마다 더 많은 수입을 얻는다고 주장했는데 가격 삭감으로 즉시 비난받았 다. 록히드-마틴은 버트 루탄에 의해 고안된 대형 비행기인 콘더를 제시했는데, 궤도기인 페레그린을 수송했다. 페레그린은 빈연료 탱크로도 고공 비행을 할 수 있는데, 날개를 이용하는 공 @P 111 기역학 비행에서는 공중에서 정지하는 것보다는 무게를 들어올리는 데 더 많 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두 개의 비행선은 결합되어 공중에서 페레그린 기에 주유하고 페레그린은 콘더에 의해 향상 궤도에 진입하고 방출된다. 그 다 음 엔진을 걸어서 궤도에 계속 진입하게 된다. 스타버드/스타 부서터, 콘더/페레그린, 그리고 개선된 아폴로 2/스타 부스터/센 추리온은 모두 완벽하게 실행될 수 있다. 의회는 이 셋 중에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허가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한편 아버지는 아무도 생각지 못했던 자리를 차지했다. 기자가 물으면 그는 반대 입장을 강경하게 입장을 표명했다. 왜냐하면 우주는 그 자체로 가치가 있 는데도, ‘과학이 아닌 상업적인 생각이 우주 비행의 본질과 특성을 결정했기 때문입니다’라고 아버지는 확고하게 말했다. “우주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우주에 대한 모든 것을 알게 할 기회를 준다는 것인데, 아무도 진정으로 중요한 것을 위해 우주에 가지는 않는다는 것이 바로 비극입니다. 과학자들은 우주에 갈 수 있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그곳에 가보아야 만 답할 수 있는 질문을 했습니다. 그러나 처음에는 전사에 의해, 그리고 우주를 폭력과 탐욕의 장으로 만들어 왔습니다. 나는 우주 프로그램이 더러워진 피와 상업적인 저속함을 반만큼이라도 없앨 수 있는 규모가 된다면 기쁠 것입니다.” 이 회담은 여러 번 반영되었다. 어머니는 나와 함께 소파에 앉아 아버지의 회 담을 지켜보고 말했다. “너희 아버지가 두 가지 곤경에 처해 있구나.” @P 112 “아버지가 곤경에 빠져있다구요?” 나는 1년 전 일어났던 사고 이후로는 늘 아버지가 걱정되어 물었다. “응, 아버지는 분명하게 입장을 밝히지 않고 지금 같은 위치에 있는 것 때문 에 상사와 곤란한 관계에 있어, 내가 보기에는 확실히 그렇게 보여, 그리고 다른 사람의 프로에서 이런 말을 하다니 엄마와도 문제가 생겼단다.” 어머니가 그런 말을 다른 사람에게 한다고 해서 아버지와 곤란하게 될지에 대 해서는 사실 잘 몰랐지만, 나사 상사와도 문제가 생겼다는 어머니의 생각은 옳 은 것이었다. 이번 방송은 한 토크 쇼 진행자가 로리 아줌마에게 그녀의 두려움을 털어놓고 직업에서 생기는 스트레스를 풀라고 했던 것 이후로 생긴 가장 큰 실수였다. 로리는 이렇게 말했었다. “나는 너무 바빠서 두려움을 느낄 틈이 없어요. 스트레스는 하는 일이 가치 있고 재미있을 때 받는 거지요. 두려움이나 스트레스를 통제하지 못한다면 안이 한 일이나 하고 아무 보람 없이 아이들이나 돌보는 일에 우리 자신을 낭비하란 말인가요?” 그 사건 이후로 그녀는 엄선된 청중 앞에서 말할 기회를 빼앗겼는데, 이런 엄 선된 청중이란 일반적으로 언론 기자들이기 마련이다. 그러나 아버지는 항상 경쟁적이었고 로리 아줌마보다는 잘해야만 했다. 그들 은 아버지를 대통령 위원회 로드쇼에 두 주간 끌어냈었는데, 아버지는 그들로부 터 하루에도 여러 차례 전화를 받고서는 나사를 욕하거나 화가 나서 발을 굴렀 다. 그는 그들에게 들은 말을 싫어했고, 그들도 그가 말한 것을 좋아하지 @P 113 않았다. 그는 특히 시그 잘스부르그를 혐오하면서 종종 그에 대해 화를 냈다. 한번은 왜 그렇게 화가 났는지, 시그의 어떤 면이 화나게 하는지 물었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왜냐하면 그 SOB가 돈 있는 사람에게 점령당하지 않고 과학을 탐구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인 우주를 돈이 제일인 곳으로 만들고 있기 때문이지.” 나는 우주 비행사의 아들로서 다섯 살에 불과했지만 SOB가 대화에서 중요한 단어임을 알았다. 그래서 그에게 SOB가 무엇이냐고 물었으나 아버지는 대답하 지 않았다. 어머니 또한 대답하지 않았다. 어쨌든 내가 기억하기에 어머니와 아버지느 그로부터 며칠 뒤 큰 싸움을 했 다. 집에 돌아온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난 직업상 해야 할 중요한 일이 있어요. 당신은 좋아하지 않겠지만 이런 기 회는 자주 오지 않으니 어쨌든 난 할 거예요.” 어머니는 마치 고속도로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1시간 동안 내내 연습이라도 한 듯 거침없이 말했다. 아버지는 스스로를 이성적이라고 자부하는 만큼 침착하게 앉아 어머니를 보며 말했다. “좋아, 앰버. 말해봐.” “난 내일 시그 잘스부르그와 인터뷰가 있어요. 그리곤 여행을 하게 될 거예 요.” “그에게 합리적인 질문을 하고 그가 말한 것을 보도하면 되지 않소.” 아버지는 말했다. “난 당신이 내 질문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여길 거라고 생각해 @P 114 요. 나는 그에게 호통치면서 왜 진실된 과학자드의 우주를 망치고 있냐고 말 할 수가 없어요.” 그녀는 조금 슬프게 말했다. “왜 안 된다는 거지?” “난 그의 얘기를 그의 방식으로 얘기할 기회를 줄 거예요. 크리스. 그게 내 임무예요. 그리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생각으로 대답할 수 있도록 질문할 거예요. ” 바로 그때 할머니가 갑자기 들어오셔서 나를 떠밀면서 영화를 보자고 하셨다. 나는 무엇인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아버지와 어머니는 내가 계속 거 기 있도록 허용하지 않을것이 분명했다. 한창 인기가 있던 어머니는 시그 인터뷰로 더욱 명성이 확고해졌다. 그 인터 뷰는 복잡하고도 총명한 인간의 흥미있는 면을 보여준 걸작으로 인정됐고, 시그 의 인기도 올라갔다. 그 인터뷰는 그 주에 있을 대통령의 우주 계획(위원회의 조 언이 법적으로 구체화된)의 진행에 도움이 될 것이 분명했다. 이 우주 계획에는 상원에 두 표, 하원에 스물다섯 표가 있었다. 무엇인가 잘못된 것을 알려주는 또다른 일은 우리 집에서 의안의 통과를 축하 하는 파티를 열었을 때 일어났다. 아버지 주변에는 나사의 많은 비행사와 과학자들이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 안녕하세요’라는 인사 이상의 말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다섯 살인 내 눈에도 의안이 통과되도록 무척 애쓴 아버지가 전혀 행복하게 보이지 않았다. 그는 얼굴을 찡그린 채 펀치볼이 있는 곳에서 한참 동안 서 있었다. 나중에 밖에서 어슬렁거리다가 긴 의자에 앉아서 달을 쳐다보고 있는 아버지를 발견했 다. @P 115 나는 아버지 옆에 앉았다. 그는 나를 쳐다보지 않고 팔만 내 어깨 위에 올랐 다. 우리는 모든 사람들이 파티를 끝내고 떠날때까지 그곳에 앉아 있었다. 나는 계속되는 어머니의 예민한 웃음 소리를 들었다. 그녀는 반복해서 남편이 어디론가 가버렸지만 그들이 파티에 와준 것을 고마워할 것일고 말했다. 마침내 아버지는 잠이 들었고 나도 함께 잠이 들었다. 얼마후 어머니와 할머 니는 나를 깨웠는데 보름달은 거의지고 있었다. @P 116 외계 생명체의 발견 다음 몇 해는 순식간에 흘러버렸다. 나는 많은 부분을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 만 기억하려고 애쓰지는 않는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서로에게 소리를 자주 질렀던 것이 생각난다. 많은 사람들 도 이와 비슷하게 기억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중에 한두 가지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어머니는 시그와의 카메라 인터뷰 를 아침 열한 시에 끝냈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로 재치있어서 필요한 답을 막힘 없이 말했다. 그리고 어머니는 그와 점심을 같이했다. 그때는 카메라맨은 가버린 후였다. 인터뷰에서는 더블트랙 디지털 녹음기를 써서 카메라가 두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었고, 완벽한 사운드트랙에 녹음했다. 점 심 시간에 그는 그날의 나머지 약속들을 취소했고, 어머니는 방송국에 인터뷰가 길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P 117 어머니는 오후에 한 인터뷰 테이프를 가지고 있었다. 시그는 그가 지닌 미래 의 비전에 대해서 얘기했는데 사랑스러운 매력을 지닌 기계에 대한 시를 쓴 브 라우티간의 시를 인용하기도 했다. 그는 계속해서 위험과 더러움이 난무하는 세 상이 안전한 진공에서는 깨끗해질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얘기했다. 그는 자기 가 이름 붙인 행성 공원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어머니는 그날 오후 그와 사랑에 빠졌다고 늘 말했다. 테이프에는 낭만적인 말 한마디 없었으며 사랑, 가정, 가족에 대한 얘기도 없었다. 오직 우주 산업화 에 대한 얘기만 있다. 나는 어떻게 어머니가 그날 오후 그와 사랑에 빠졌느냐고 물을 수가 없었다. 다만 미스터리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여하튼 어머니는 세 번의 인터뷰 외에는 더이상 시그를 만나지 않았다고 말했 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이혼을 발표하고 신문에 날 때까지는 말이다. 시그는 정확히 6개월을 기다린 후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들은 만나서 커 피를 마셨다. 그리고 주말에는 어디론가 떠났다. 그리고 어머니는 아버지와 이혼 한 지 1년도 채 안 되었을 때 재혼했다. 그 결혼은 2058년 시그가 죽을 때까지 지속되었다. 지금도 나는 그들이 만났던 순간을 제외하고는 상당 부분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은 서로를 향해 운명지워져 있었던 것 같다. 운명 같은 것은 요즈음에도 여 전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아마 모든 것을 고려해 보면 좋은 일일 것이다. 아버지는 결혼 생활을 계속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물론 난 아버지를 사랑한다. 나는 그에게 아주 귀중한 것을 받았다고 생각한 @P 118 다. 그러나 사실 그는 좋은 남편은 아니었으며, 사람들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부모님들이 무엇에 관해 소리지르고 싸우는지 잘 몰랐다. 그러나 내가 열두 살이 되었을 때 아버지는 죽었고 모든 스캔들이 불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근본적인 문제는 아버지가 점점 유명해지면서 그에게 많은 관심이 집중되었는 데, 원래 오만한 면이 있는 아버지는 그것을 당연시했다는 것에 있다는 걸 알았 다. 어머니는 항상 그를 존경했다. 적어도 그의 능력과 지성을 존경했다. 그러나 그가 원했던 것은 길거리를 지나갈 때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받는 존경과 같은 거였다. 유명해지면서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이런 존경을 받게 되는데, 특히 젊은 여자들에게서 받을 수 있는 것이었다. 아버지는 당시 나사의 대변의 노릇을 그만두었다. 일이 생기면 적극적인 비행 사였으나 나사는 더이상 그가 순회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대통령의 우주 계획안이 이미 의회를 통과한 것이다. 그러 나 가장 주된 이유는 그가 상업과 군사에 대해서 공격을 퍼부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건드렸다는 것이다. 나사는 누가 비용을 지불하는지 또 왜 관심을 보 이는지 알고 있었으며, 그가 신봉하는 ‘순수 과학’은 비현실적이라는 것을 분 명히 알았다. 아마 그토록 많은 대학들이 그를 초빙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그는 논쟁을 일으킬 만한 문제를 제기했고, 그의 연설은 매스컴을 탔기 때문이다. 모든 대학 들은 그것을 원했다. 또 그의 연설은 모든 사람들을 위한 괜찮은 쇼였는데, 그는 @P 119 강단에서 우주에서 발견할 수 있는 과학적 경이에 대해서 장광설을 펼쳤다. 상업주의와 민영화 계획에 대해서는 맹렬하게 공격했다. 또한 일부 학생들의 질 문에 자신이 나사와는 불화가 있으나 여전히 나사에 몸담고 있는 이유와 우주 비행사로서의 자부심을 설명했다. 이러한 충성심에 대한 강렬한 표현은 감동의 눈물을 자아내게 하기에 충분했 다. 나는 그가 한 말이 모두 진심이었다고 믿는다. 나는 크리스 트랜스가 자신이 생각하지도 않는 말을 한다고는 보지 않았다. 구식의 충성심과 투철한 진지함이 결합되면 모든 사람들, 특히 대학생들에게 호소할 수 있는 공식이 되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강의 후에 리셉션 장에서 강의비를 받았다. 거기에는 대체로 크리스에게 반한 얼굴로 진지하게 말을 걸어오거나 아니면 크리스의 말을 얌전히 듣는 아름답고 예의 바른 젊은 여자들이 있었다. 그는 그들에 관해 질문하고 그들은 간단한 답으로 얼버무린후 자식들은 별 재 미없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얼마 후 그들 중 한 명만이 떠났다. 아버지는 계속 사람들을 만나며 일에 대한 얘기를 할 때도 젊은 여자는 그의 가까이에 서 있었 다. 사람들은 모두 그에게 강의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마침내 몇 사람만이 남았고 한두 잔 더 하기 위해 바에 갔다. 그후 아버지는 바에서 이 모든 과정을 통과한 유일한 생존자인 한 젊은 여자와 함께 자신의 호텔 방으로 돌아왔다. 그때 아버지는 이혼을 했다. 그는 명성이나 세인의 관심을 즐긴다는 것을 인 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어머니와 나에게는 더 @P 120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지만 자신의 명성을 즐길 줄 알았다. 자연히 타블로이드 판 신문들은 가십거리를 발견했다. 왜냐하면 함께 방으로 간 여자는 엄마의 대학 시절 모습과 너무 닮았기 때문이다. 내가 너무 어릴 때 이 모든 일들이 일어났기 때문에 얼마나 굴욕적인지를 깨닫지 못했던 것을 나는 참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그리고 어머니와 시그에 대해서는 후한 점수를 주어야 한다. 두 사람은 내 앞 에서 아버지에 대해 심한 말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하튼 양육권 때문에 작은 문제는 있었지만 그 어느 쪽도 나에게 강요하지는 않았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모두 나를 원했지만 그들이 좋아하는 만큼 나와 많 은 시간을 보내지는 않았다. 그러면서도 둘다 나에게 서로 다른 집에서 좀더 많 은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며 안심시키려고만 했다. 이 일은 혼란스럽고 짜증이 났다. 결국 나는 아버지와 잠시 있게 되었다. 그것은 어머니가 시그와 신혼 여행을 갔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시그를 싫어하는 것은 분명했다. 그러나 내가 그에 대해 어머니를 마법을 부려 낚아채 갔다고 나쁘게 얘기하도록 내버려두지는 않았다. 아버지는 많은 시간을 밖에 앉아서 하늘을 바라보면서 보냈다. 종종 아버지는 어머니가 되기에는 너무 어린 여자들과 데이트했다. 그 여자들 은 내가 거의 여덟 살이나 되었는데도 세 살 아이처럼 다루었다. 나는 그런 밤들이 싫었다. 아버지가 판단력이 있다면 나를 돌 @P 121 봐주는 로리 아줌마와 데이트를 하거나 아니면 그가 데이트하는 여자가 나를 돌보게 해야 한다고 종종 생각했다. 한번은 아버지께 이런 생각을 말했는데 그는 로리와의 관계가 아무것도 아니 라고만 대답했다. 나는 단지 그가 데이트에서 돌아올 때 종종 우울하고 화가 나 있다는 것을 알 뿐이었다. 그는 돌아와서는 밖에 나가 별을 바라보았다. 나는 로리 아줌마와 놀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녀는 내가 잠들 때까지 책을 읽어주었다. 나는 어렸지만 어른들의 세상은 더욱 복잡하다는 것을 알았다. 얼마 후에 어머니와 시그는 돌아왔지만 그들이 1년 후에 워싱턴 D.C로 이사할 때까지는 아버지와 계속 살았다. 어머니한테는 가끔 들렀다. 나는 어머니와 시그에게는 좋은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알았다. 스카이 그 레이저 호가 정기 비행을 시작했으므로 사람들은 당첨되기 위해 모여들었다. 또 얼마 후에 시작될 스타버드와 사타버드/루너 여행에 참가하려고 장사진을 이루 었다. 2005년의 크리스마스는 꽤 좋았다. 그땐 적응이 되어서 아버지 아파트의 내 방에 익숙해져 있었다. 나에게는 세 종류의 부모가 있는 셈이다. 아버지와는 주중에 같이 있고 어머니와 시그와는 주말을 같이하고, 많은 시간 동안 나를 돌볼 수 없으면-아버지가 금요일에 집에 없고 어머니는 토요일까지도 돌아오지 않는 경우-로리 아줌마와 함께 보냈다. 모든 사람이 서로 잘 지내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필요할 때면 항상 누군가 곁에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 크리스마스 아침에는 아버지 집에서 일어났다. 로리 아줌마 @P 122 가 친구 몇 명을 데리고 왔는데, 그중에는 아버지를 위해 앨리슨이라는 여자 도 있었다. 그 여자에 대해 내가 기억하는 것은 밝은 빨강 머리 대학생이고 립스틱을 너 무 진하게 바르며 모든 말을 ‘같아요’라고 끝낸다는 점 등이 전부이다. 그 앨리슨은 여자애나 어린 남자애들이 받는 동물 인형을 주었다. 아버지는 책과 과학 조립품을 주었고, 로리 아줌마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근사한 사타버 드 비행 모형 조립품을 주었다. 아버지는 다소 놀란 듯 했지만 내가 아주 좋아 하는 것을 보고 그도 좋아했다. 로리 아줌마는 언제 함께 조립하자고 약속했고, 조립한 후에 그것을 날릴 수 있는 넓은 공터가 자기 집두에 있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어머니와 시그가 사는 집에 갔는데, 아버지는 시그와 한잔하기로 약 속했다. 그들은 서로에게 정중했는데 보기에 좋았다. 나는 아버지가 떠난 후 선 물을 또 받았다. 어머니는 많은 옷가지, 음악, 고전 영화의 비디오 테이프를 주었다. 어머니가 나에게 교양 교육을 한다고 생각했다. 시그의 선물을 푸는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로리 아줌마가 내게 주었던 상자 와 같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나는 예의를 차리려고 했다. 그러나 스타 버드 비 행 모형이 아니라 내가 가진 스타 버드와 한 세트인 스타 부스터였다. 그 두 개 는 한 벌로 조립하는 것이었다. 시그를 바라보자 그는 윙크를 했다. “난 어떤 게 좋을지 몰라서, 로리 아줌마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봤단다. 내가 제대로 한 것 같니?” “물론이예요. 아니 로리 아줌마가 잘한 건지도 모르겠어요. @P 123 난 로리 아줌마는 항상 옳다고 생각해요.” “명심하지.” 시그는 근엄하게 말했다. 그 다음 주, 그러니까 크리스마스와 새해 사이에 어머니와 시그는 스키를 타 러 떠났고 아버지는 회담차 어디론가 갔다. 그래서 로리 아줌마와 같이 지내면 서 모형들을 조립했다. 그녀는 자신이 도와줄 수도 있지만 아이들이 스스로 하 도록 내버려두는 보기 드문 어른이었다. 스타 버드와 스타 부스터는 매우 잘 날았다. 나는 며칠 후 학교에 갔을 때 자 랑할 수 있는 선물임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로리 아줌마와 함께 앉아서 뉴스를 보고 있을 때 전화가 왔다. 나는 그녀가 대답하는 걸로 봐서 아버지임을 알았다. 나는 좋은 소식이 아닐 수도 있다는 예 감이 들었다. 그녀는 돌아와서 옆에 앉더니 나에게 팔을 얹었다. 나는 무슨 일이 생겼다는 것을 알았다. 로리 아줌마가 같이 있기는 했지만 나쁜 일임에 틀림없었다. “무슨 일이에요? 왜 아버지가 나를 바꾸어 달래지 않았어요?” “글쎄, 시간이 너무 짧았단다. 그리고 내일 아버지가 말해 주실 거야 자신이 확신하기 전에 내가 먼저 말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계시거든. 하지만 너도 조 만간 알아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 그러니 내가 말해줬다고 아버지한테 말하지 마.” 나는 조용히 끄덕이면서 그녀에게 가까이 기댔다. “글쎄, 너희 아버지와 나는 아마도 또 한 번의 비행 임무를 하게 될 거란다. 지금 아빠는 국제대학 그룹에 참석하고 있는데, 거기에는 특수 전문인들도 있거 든. 그들은 네 아버지가 비 @P 124 행 임무를 맡기 원하고 있고, 나사가 동의하면 그는 ISS에 올라갈 거야. 그러 면 너도 당분간은 워싱턴에 있는 어머니와 시그와 함께 있어야 해. 왜냐하면 그 들도 곧 이사를 가게 될 거야. 아버지는 훈련을 받고 3개월 간의 임무를 수행하 실 거야. 그래서 한 학기가 끝날 때까지는 돌아오시지 않을 거야.” “아줌마는 좀 빨리 돌아오게 되나요?” “물론이야 아마도 당분간 아버지가 받는 훈련을 함께 받게 될거고, 비행을 한 후 열흘 정도면 돌아오게 될 거야. 네가 원한다면 돌아와서 워싱턴에 들를 게.” “물론 좋아요.” 나는 그녀를 꽉 붙잡고 있었다. 그녀도 내가 붙잡은 손을 떼려고 하지는 않았 다. “아줌마가 돌아오면 전 기쁠 거예요.” 내가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그해 크리스마스는 정말 괜찮았다. 재미있는 것은 시대순으로 정리되어 있는 가족사에 대해 많이 알게 될수록 점점 혼란스럽기만 했다는 것이다. 내가 아버지라고 알았던 절은 날의 크리스 트랜스가 있었다. 그는 변덕이 심 한 기분파인데다가 다소 산만했다. 그 다음엔 어머니의 첫 번째 남편인 크리스 트랜스였는데, 명석하고 매력적이지만 오만하고 가끔은 구식의 얼간이였다. 뉴스와 과학에 대해 정확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나사 기록의 크리스 트랜스였다. 나는 그의 사망 50주년이 되었을 때 비로소 나사의 기록을 구할 수 있었다. 능률적으로 일하고 성실했으며, 다른 동료들과도 잘 어울리 @P 125 는 인정받는 비행사라고 기록되어 있었다. 그러나 왜 그가 그렇게 변했을까.... 하지만 그런 질문은 아들로서 아버지에 대해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그는 국제대학 그룹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다. 그 모임은 구 프로젝트 여섯 개 가 발전해서 만들어진 협동 조직체였는데 그는 회원이었다. 우주 프로그램을 순 수 과학적 목적으로만 하려면 이런 대학 연구 모임에서난 가능하다는 것을 누구 나 알았다. 아이디어는 단순했다. 여러 큰 대학들의 우주 과학, 우주 항행학, 천문 공학, 행성학, 그리고 천문학과-우주에 관한 기본적인 연구를 하는 학과-가 콘소시엄 에 모여 기금을 조달하고, 직접 콘소시엄을 열 수 있도록 조직을 설립하여, 나사 나 ESA와 같은 다른 우주소와 협조하여 장기적인 순수 과학 연구 프로그램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모임이 맺은 결실 중 하나는 원거리 전파 망원경(FSRT)인데, ISS에서 아 버지가 참여했던 실험이다. FSRT의 기본적인 원리는 간단했다. 우주에 있는 물체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것은 전파, 전자파, 적외선, 가시광선, 자외선, X선, 그리고 우주선의 형태가 있 다. 이들 중 일부는 우주 플랫폼에서 쉽게 구해 연구할 수가 있었다. 자외선과 적외선은 대기를 잘 통과하지 못하고 우주선은 대기 중에 너무 산재 해 있어서 지면에 세워진 정거장에서 식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지구 대 기 위로 궤도 위성이 발사되고 나서야 이런 종류의 방사선의 출처나 천체에서 방출되는 양을 알게 되었다. 물론 가시광선은 하늘로 눈을 돌린 이래, 즉 17세기에 망원경을 발명한 이래 로 우주를 연구하는 가장 기본적인 수 @P 126 단 중 하나였다. 그러나 여기서 성장을 하게 되었는데 공기가 들어오는 빛을 희미하게 하고(별을 빛나게 하는 것과 같은 현상)어둡게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허블 망원경 정도로도 우주를 멀리, 자세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볼 수 있다. 처음에는 전파가 보통 공기를 통과할 때는 상대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 에 전파 천문학은 지구의 공기층에 대해서는 별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 래서 다른 분야의 천문학자들보다 전파 천문학자들은 우주 탐험에서 얻는 이익 이 훨씬 적었다. 하지만 국제대학 그룹은 그들의 최초 프로젝트에서 이를 시정 하려고 했다. 공기가 전파를 방해하고 산란시키고 굴절시킨다는 점은 문제가 아니었다. 정 도에 있어서 아주 미미할 따름이었다. 문제는 1920년대에 전파 천문학이 발전할 때부터, 과학자들은 라디오에서 들리는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지구가 아닌 곳에 서 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세계는 라디오 방송국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라디오는 사람들이 전파 망원 경을 알기 전에 발명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했다. 일단 라디오가 발명되면 공기 중으로 전파를 보내는 방송국이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대기상층의 해비사이드 층은 전파가 온 세계로 전달할 수 있도록 했다. 한 천문학자가 어떤 행성에서 오는 주파수를 듣고 싶어서 아무리 안테나를 잘 맞추어도, 그의 감지기가 예민할수록 대학 방송국이나 칠레의 농장에 대한 지구 방송국의 보도만을 듣게 될 뿐이다. 더욱이 지구의 대기는 전기성을 띤 폭풍우 로 활동하며 강한 자기장은 극지방에서 또렷한 오로라 현상을 만들어 @P 127 내고 있다. 이 둘 모두 전파의 강력한 원료들이고 또 큰 소음을 만든다. 그러나 천문학자 에게는 멀리서 들리는 희미한 소리일 따름이어서 제대로 듣기 위해서 많은 노력 을 기울여야 한다. 사실 태양(빛을 내고 있는핵 융합체)과 강력한 목성(태양계에 서 가장 강한 자기장을 지님) 다음으로 지구가 태양계에서는 세 번째로 큰 전파 소음의 근원지이다. 궤도에 전파 망원경을 설치한다는 자체는 아무 소용이 없다. 시끄러운 지구에 가까이 남아 있게 될 뿐 아니라 다른 많은 소음의 근원지들과 일직선상에 놓이 게 된다. 유일한 이점이 있다면 해비사이드 층과는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잘 못 송신된 신호라도 목표 안테나로 보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대기 위에서 망원경을 보는 사람들은 할 일이 없는데, 여기서 얻을 수 있는 소득은 다른 분야의 전파 스펙트럼에서 얻을 수 있는 것에 비교해 볼 때 미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좋은 발사체와 장비를 개발해 지금은 새로운 가능성이 생겼다. 따 라서 국제대학 그룹은 이를 이용하려고 한다. 약한 자기장을 지닌 달은 소량의 방사 에너지를 방출하고 달의 한 면은 지구에서는 영구히 볼 수 없다. 게다가 지구에서 볼 수 없는 달의 50퍼센트는 태양에서도 볼 수 없다. 그래서 목성이 태양을 12주년 주기로 공전하기 때문에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은 12분의 5 50퍼센트인 24분의 5, 대략 5분의 1이 조금 넘는 정도이기 때문에 달 은 목성에서도 볼 수 없는 면에 설치된 전파 망원경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태양계의 소음이 걸러졌을 때 정교한 탐지기가 사용될 수 있다. 우리는 그 어 느 때보다도 전파 스펙트럼에 나타나는 우주 @P 128 를 자세하게 볼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고, 그것도 훨씬 정확한 결과를 얻게 된다. 그러나 지구에 전파 망원경을 설치했던 것처럼 달에 쉽게 설치할 수 없었다. 지구로 향한 전파 망원경은 레이더 반사기나 TV 위성 안테나처럼 거대한 반 사기였는데 물론 훨씬 더 컸다. 작은 반사기들은 거대한 기계 위에서 움직였다. 거기에는 수십 명의 우주 승무원 스태프들이 있었다. 달과 같은 규모에 무엇인 가를 세우는 것은 2006년 우리가 가진 기술로는 불가능했고, 또 우리는 하려고 하지도 않았다. 차라리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을 이용했다. 달에는 여러크기의 분화구가 많은데, 달의 뒷면-지구에서 보이지 안흔 쪽-에도 있다(이유는 모르겠지만 가장 큰 분화구들은 가까이 보이는 쪽에 있다). 분화구는 이상적인 전파 반사기처럼 완벽한 포물선 모양은 아니지만 크고 적 절하게 반사시킨다. 중앙 안테나를 향한 특정지점으로 전파 반사를 조절할 수 있다면, 전파 망원경으로서 어느 정도의 정확성은 있다. 달의 토양은 전파 반사 를 할 수 있는데, 50미터나 0.5킬로미터 넓이의 분화구 바닥 위에서 상당히 강한 신호를 보낼 수 있다. FSRT는 송신 받은 신호를 정확한 디지털 기록으로 저장하는 컴퓨터 메모리 가 있어서 초감도의 전파를 수신할 수 있다. 이는 작은 로봇 착륙기에 올려지는 데 달의 뒷면 중앙 근처의 선택된 분화구로 비행한다. 그 다음 얇은 알루미늄 파이프 안테나를 세운다. 세 개의 로봇은 자동적으로 착륙기에서 나와서 120도 의 간격으로 착륙지로부터 1백 미터 가량을 돌아다니며 @P 129 조사하게 된다. 그 각각의 로봇은 안테나의 여러 지점에 부착된 유선을 달고 다니는데, 로봇 이 자리를 잡으면 헬레늄이 든 작은 상자가 내부에 설치된 망원 안테나를 눌러 서서히 위로 나오게 한다. 세 로봇은 서로 전파 송신을 해서 계속하여 얇은 알 루미늄 안테나가 수직 방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헬레늄이 마지막 장소에 서 각 부분에 압력을 가해 용수철 자물쇠를 고정시키낟. 드디어 두 시간 후, 알루미늄 파이프는 지구에서 볼 수 없는 달의 뒷면 하늘 로 수직으로 팽팽히 50미터 가량 솟아오르게 되어 분화구가 가까운 곳 어딘가에 서 전파를 반사시킨다. FSRT에 있는 컴퓨터가 지구, 목성, 태양 모두에게 전파 를 받지 않을 때 조용하게 작동한다. 2천 킬로그램에 달하는 달의 운석이 강력한 소음의 진원지로부터 전파를 차단 하고 또 약화시킨다. 그리고 FSRT는 다른 어떤 장비보다도 더 정확하게 멀리서 오는 약한 신호도 듣고 기록할 수 있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더 필요했다. 그중 하나는 아주 시급하다. 불행히도 지구로부터 오는 전파가 통과하지 못하는 곳에 위치한 로봇 연구 기지 는 명령을 받을 수도 수집한 데이터를 돌려보낼 수도 없다. 따라서 통신 기지가 필요했는데, 여기서 소음이 발생할 수 있었기 때문에 매 우 조용해야 했다. 해결책은 ‘후광 위성’이라는 것인데, 궤도 기계의 오래된 현상을 이용하는 것이다. 물리 방정식을 통해 예측할 수 있는 경우 실제 세계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원리였다. 컴퓨터 이전의 궤도 장치에서 천체들이 지닌 가장 흔한 문제점 들(두 천체가 중 @P 130 력에 의해 서로를 끌어당긴다는 것 이상의 문제)인데 결코 해결될 수 없었다. 유일한 해결 방법은 그 위성들을 각각 별개로 취급해서 어림 짐작할 수밖에 없었다. 19세기가 끝날 무렵, 라그란즈는 궤도에 두 천체 시스템(지구와 달, 화성과 포 브스, 태양과 목성처럼 한 세트-이와 같은 시스템에서 하나의 천체는 일시적으 로 무시될 수 있다)을 둘러싸고 있는 몇 개의 장소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시스 템에 바로 문제를 해결해 주는 안전 지대가 있다는 것이다. 이 지대는 비록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지만 천체를 끌어당기는 것처럼 움직인 다. 시스템의 중력과 운동의 균형이 이루어지는 곳이기 때문에 ‘칭동점(두 천체 사이의 인력과 원심력이 균형을 이루는 점)’이라고 불리는 다섯 군데에는 위성 은 유지시킬 연료나 에너지 없이도 영구히 머물 수가 있다. 다시 말해 위성의 위치를 고정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지대는 두 천체 사이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중간 지점인데, 이 두 천체 는 위성을 그 어느 방향으로도 끌어당기지는 않는다. 두 지점은 바깥에 나란히 위치했는데 위성이 같은 속도로 서로를 돌면서 두 천체가 결합된 중앙을 돌도록 한다. 두 천체가 같은 측면으로 삼각형을 형성하 는 지대의 하나는 궤도에서 작은 천체 앞에 있고 다른 하나는 뒤에 있다. 그 지 대에서 한 천체를 향한 움직임은 다른 하나에 의해 강력하게 끌어당겨지고 위성 을 당겨서 제자리로 돌려보내게 된다. 이렇게 지구-달 시스템(그리고 하나의 천체가 다른 하나를 도는 어떤 다른 경 우에도)에는 다섯 개의 ‘칭동점’이 있다. 여기에 @P 131 서는 우주선이 지구와 달과의 항구적인 관계로 머무르기 위해 연료를 소비하 지 않아도 된다. L과 숫자를 결합시켜 나타낸다. L1, L2, L3은 모두 달과 지구와 일렬로 있다. L1은 달과 지구 사이에 있고, L2는 달의 두에 그리고 L3는 지구로부터 달의 반 대편에 있다. L4는 궤도에서 달의 60도 앞에 있고, L5는 60도 뒤에 있다. 1960년대 후반 이후로 이 칭동점들은 주된 관심사가 되었는데, 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며 우주 기지를 건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1파운드를 궤도에 올리는 데 십만 달러가 드는 점을 고려한다면 에너지 절약은 아주 중요 한 문제인 것이다. 칭동점은 다른 특색도 지니고 있다. 그것은 주변 물체들을 끌어당기기 때문에 빈 우주 공간에 불과하지만 위성을 돌게 할 수 있다. ‘후광 위성’에 대한 생각을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칭동점이었다. 궤도에서 2주를 주기로 L2를 도는 위성은 달의 뒷면과 지구 쪽을 향한 앞면을 항상 볼 수 있다. 후광 위성의 통신소는 FSRT가 작업하면 돌려져서 기록판에는 후광 위성을 예정된 시간으로 되돌리는 작은 시계가 나타난다. FSRT에서는 데이터를 받아서 소음 기간에 지구로 보낸다. 기술적인 발달로 한 쌍의 후광 위성이 달의 뒷면을 조사할 수 있는 것이다. 아무도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이 지대에 있는 후광 위성은 인간이 달의 뒷면 으로 모험을 하게 되면 지구로 전파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P 132 이것은 확실히 아폴로 시대로부터 현저한 진보였다. 간단했지만 FSRT가 최근 10년 안에 더욱 개선한 또 하나의 간단한 장치가 있다. 40파운드밖에 안 되는 ‘자가 추진 초경량 마이크로 안테나(SPUM)'였다. 이 것은 간편한 시스템을 사용해서 달에서 발사될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소음이 있는 동안 무선으로 정보를 FSRT에서 찾아 입수한 뒤 유선 로봇과 먼저 설치된 SPUM을 피해서 분화구로 내려온다. 일단 내려오면 우산 모양과 거의 비슷한 유선 안테나는 대략 15미터 가량 펼 쳐지낟. 이때 15미터는 중력이 적은 달에서는 쉽게 펼칠 수 있는 크기이다. FSRT의 보조로 SPUM은 실험 전파 소리를 내서 FSRT가 정확하게 위치 파 악을 할 수 있게 한다. 또 SPUM이 전하는 위치를 FSRT의 더 일반적인 정합 시스템으로 전송하는 법도 알려준다. 각각에 부가된 SPUM은 신호 강도와 FSRT의 집중력을 높인다. 수백 개의 SPUM은 FSRT를 초감력의 효율적 도구로 만든다. FSRT, 후광 위성, SPUM은 태양 세포에 의해 충전되는 배터리의 동력으로 움직이는데, 이는 이론적으로 소음 기간에 태양빛을 받으면 충전이 FSRT의 작 업에 약간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이 시스템은 보기에도 좋고 경제적이다. 부피가 큰 귀중한 정보를 난송신 지 역으로 보내기 위해 축소시키는 데는 고성능 컴퓨터를 이용한다. @P 133 그러나 모두 허블 망원경의 쓰라린 교훈을 기억하고 있었다. 평면이 고르지 못한 거울로는 제대로 초점을 맞출 수가 없었던 것이다. 성공적으로 수정되기는 했지만 나사의 대외 이미지에 입힌 손상은 막대한 것이었다. 훨씬 적은 규모의 예산으로 운영되고 나사만큼의 인지도가 없는 국제대학 그 룹은 첫 번째 대담한 모험에서 완벽한 성공을 거두어야만 했다. 그래서 출발시 키기 이전에 모든 부품들을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2005년 후반, 후광 위성에 대해 완전히 점검을 마친 후 아리안/스타 부스터 결 합기를 후광 궤도에 진입시켜 먼 곳에서 자료를 보내왔다. 다음은 지구 궤도에 있는 FSRT 수신기를 점검했는데, 이는 진공 상태나 우주 양, 음지의 엄청난 열과 냉기가 변하는 공간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크리스는 ISS에서 FSRT를 완전히 점검하는 임무를 받았다. 시간이 허락하는 나머지 시간에는 자신이 진행중인 프로젝트를 위해 천문학적 관찰을 하거나 지 구에서 함께 온 동료들의 임무를 도왔다. 이것은 미국이 아폴로 2호를 센츄리온/스타 부스터 결합기 위에서 일곱 번째 로 비행시키는 것이었다. 이는 스타 버드가 10년 후에 출시될 때까지 남아 있는 세 개의 우주 왕복선을 보강하는 일시적인 비행 형태였다. 로리 커스튼은 그들을 올려보내는 임무를 맡은 조정사가 될 예정이었다. 그녀 는 프랑스의 우주소에서 교육을 받았는데, 아폴로 2호에 대해 완전히 알고 있었 지만 실제 비행을 한 적은 없었다. @P 134 주된 임무는 크리스의 FSRT 임무였고, 또 다른 구출 모듈(러시아제도 프랑스 제도 아닌 개선된 형태)을 ISS까지 올리는 것이었다. 크리스와 로리만이 탑승 비행사가 된다는 사실은 정말로 잘된 일이었다. FSRT가 아폴로 2호의 자리를 많이 차지했기 때문에 다른 네 명의 비행사의 자 리는 없애야만 했다. “박물관을 재현시킨 것 같지 않소?” 점심을 먹으러 좁은 복도를 나오면서 크리스는 로리에게 속삭였다. “피죤 호를 종아하지 않으세요?” “뭐라고 했소?” “내가 프랑스에서 교육을 받을 때 우리가 프랑스인들을 화나게 하려고 그렇 게 불렀잖아요. 어디론가 가서 한동안 머무르지만 언제나 집으로 돌아와야 하는 피죤(비둘기)과 같아서 말예요.” “음, 아폴로 2호보다는 나은 이름이군. 덜 엉터리처럼 들리는군. 이것들은 아 폴로처럼 보이지 않아. 너무 가파르고 크단 말이야.” “맞아요. 난 스미스 소니언 박물관에서 실제 아폴로를 봤어요. 그것들은 정말 작아요. 그에 비하면 이 피존은 너무 커요.” 그녀는 몸을 움직여 펼 수 있는 만큼 펼쳐서 가속 의자에 앉았다. “세상에, 우리가 엔데버 호에 실패한 후 하는 첫 비행이라고요. 이 우주선으 로는 잘 되었으면 좋겠어요. 너무 멀리까지 미끄러지지는 않을 것 같은데.” “그래. 그런데 이 피죤 호는 공중에 떠 있도록 설계되었다 @P 135 구.” ^36^아폴로 2호, 응답하라. 여기는 조정 본부. 이어폰으로 목소리가 들렸다. ^36^ 로져, 본부 나와라. 피존은 준비 완료됐다. 로리가 말했다. ^36^좋아. 아폴로 2호, 우리는 더이상 지체를 원하지 않는다. 곧 카운트다운을 시작할 것이다. 모든 상황이 체크되었는지 확인하라. 그들은 점검했고, 모든 것이 완벽했다. 그리고 카운트다운이 진행되는 동안 기 다렸다. 로리 아줌마는 피존 호가 진정한 파일럿들에게는 마지막 우주선이 되었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원거리조정 장치나 로봇에 의해 모든 것이 설계된 첫 우주선이기 때 문이다. 심지어 도킹조차도 수동이 아니었다. 그녀는 피존 호때부터 미국 우주 비행사들은 조정사라기 보다는 승객이 되었다고 불평했다. 몇 년이 지난 후, 내가 피존 호를 비행시킬 때 나는 이 피존을 정말 싫어했다. 왜냐하면 컴퓨터 시스템이 지나치게 자주 수동 작업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미 래의 우주 선장들은 초기 우주선의 인간 조정사들이 얼마나 참을성이 많았는가 알게 되면 틀림없이 놀랄 것이다. 처음에 크리스와 로리는 상단의 스타 부스터 엔진과 그들을 높이 올려줄 고공 가속을 견뎌야 했다. 그리고 난 후 편대를 벗어난 스타 부스터는 카나버럴로 되 돌아왔다. 곧 로켓의 상단을 닫았다. “이번에는 궤도로 가게 돼요.” 로리가 말했다. “그게 좀더 위엄 있어 보이네요.” 엔진을 두 번 걸어 ISS의 진로로 들어섰다. ISS에 접근할 때 크리스는 신호를 했다. “6년 전 이곳에 왔을 때 이후로 구식의 합동 작업으로 많은 것을 해왔군. 트 러스가 세워지고 태양 집열기가 설치되고, 말하자면 이것이 빅 캔 호이군.” “우리는 HT라고 부르게 되어 있어요.” “이 피존 호를 아폴로로 불러야 한다는 것처럼 말이지.” “그럴 거예요. 그렇지만 당신이 여자라면 지구에서 남성이 당신의 빅 캔(엉덩 이)이 이상하게 움직인다고 말하거나, 두 명의 남자가 곧 캔(장실)으로 도킹할 거라고 자꾸 말한다면 짜증이 날거예요. 또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높이 당신의 빅 캔(머리)을 올려놓았는지 확실히 하라는 요구에도 싫증날 거구요.” 크리스는 비웃었다. “그런 농담들은 너무 구식이군.” “그렇군요. 어쨌든 소문에 의하면 거기는 꽤 좋다고 하던데요?” 피존 호는 로리가 조정할 필요도 없이 도킹 모듈로 부드럽게 하강했다. “훌륭한 시스템이군요. 그런데 접합관이 여길 좋아할지는 모르겠어요.” 그녀는 중얼거렸다. “어쨌든, 안으로 들어가 봐요.” 그들은 FSRT를 우주선 밖으로 꺼내다가 가장 급선무의 메시 @P 137 지를 알리는 벨이 울렸기 때문에 다른 비행사들^36^우주에 있는 두 명의 비행 사^36^에게 알리는 작업을 했다. “아마도 무엇인가가 저녁 식사를 방해할 것 같군.” 피터 미하일로비치 데니소브는 전파소로 가면서 투덜거렸다. “저녁을 못 먹게 하는 것이 지구의 가장 급선무일 겁니다.” 데니소브는 미르와 ISS사이의 우주에서 4년 간 있었다. 의사들은 이 땅딸막하 고 빨간 머리의 남자가 다른 인간과 얼마나 많이 다르게 되었는지 놀려댔다. 그는 그들과 이어폰으로 오랫동안 이야기했다. 그가 한 말은 ‘아니,’‘그럴 리 없어,’ 그리고 ‘믿을 수 없어’가 고작이었다. 한번은 장난이냐고 물었다. 그는 통신을 끊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모든 것을 부인했다. 방에는 침묵이 흘렀다. 타티아나 할딘 본부장이 물었다. “피터 미하일로비차, 그들이 라디오에 대고 뭐라고 떠들고 있지? “그저 허튼소리뿐이에요. 장난임에 틀림없다구요.” 그녀는 무시했다. “그들이 위험한 것만 명령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 요구에 따라야 한다고 생 각한다.” 그는 한마디도 대답하지 않고 벽만 노려보며 거기서 떠다니고 있었다. 나중에 크리스는 전에 그가 화를 내는 것을 볼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지로는 조용히 말했다. “다른 사람도 듣게 해 주세요. 그것이 무엇이든지 간에 대인적인 장난은 아 닐 거예요.” 피터 데니소브는 고개를 들어 모두(크리스, 로라, 지로, 타티 @P 138 아나, 그리고 프랑수와)를 바라보며 끄덕였다. 마침내 그는 입을 열었다. “그들이 알파성에서 전파 메시지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단 말이야.” @p 139 의문의 무선 신호를 탐지하라 아버지는 바로 데니소브가 말한 것 때문에 ‘놀랄 만한 침묵’이 흘렀다고 나 중에 내게 말씀해 주셨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마침내 할딘은 빅 캔의 다른 쪽에서 서성이다 뻣뻣해 진 뒷머리를 가지런히 손질한 그녀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말했다. “피터 미하일로비치, 당신은 나를 당황하게 했어요. 만약 그 메시지가 진짜라 면 우리는 그것을 인정해야 해요. 그러나 그것이 단순한 장난에 불과한 것이라 면, 우리는 그것을 보고할 필요도 없어요.” 데니소브는 매우 기분 나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프랑수와는 말했다. “당신이 원한다면, CNRS로 직접 전화를 걸어 그들이 그것에 대해 얼마나 아 는지 알아볼 수 있소. 바로 비정규적인 접근 방법이지. 그래서 만약 장난이었다 면, 어느 누구도 우리가 그 @P 140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는 사실을 알 필요는 없잖아요.“ “CNRS가 뭐지?” 말문이 막힌 크리스가 물었다. 프랑수와가 설명했다. “Centre nationale pour le recherche scientifique. 그것은 우리를 포괄하는 과 학 기구지요. 기밀로 취급되는 것이 아닌 모든 문제는 우선 그곳으로 보내지. 지 금 생긴 문제는 아주 단순한, 기밀로 취급할 필요가 없는 문제요. 그곳에 있는 내 친구라도 우리보다 많은 것을 알 것 같지는 않은 확신이 드는데, 그래도 전 화를 걸까요?” “해봐요.” 할딘이 말했다. 그녀는 크리스와 로리를 돌아보았다. “흠, 오늘은 당신들에겐 우주 기지에서의 기억할 만한 첫날이 될 것 같군. 여 행은 어땠소? 러시아 로켓 위의 프랑스 캡슐에 타고 있는 미국 선원이라..., 매우 복잡한 작업이었겠군.” “스타 부스터 엔진은 미국에서도 3년 동안 제작 중이었고, 다행히 소프트웨 어와 컨트롤 시스템은 미국 것이었어요. 그것이 전부예요.” 로리는 할딘이 빈정거리는 말투를 눈치채고 그렇게 대답했다. 그러나 그녀는 논쟁을 더이상 악화시킬 필요가 없었다. 미국은 ISS와 우주에서의 위치가 현재 낮은 지위에 있었는데, 분개해 보았자 소용이 없었다. 그건 자업자득이었다. 그리고 중국과의 불편한 관계가 악화될 조짐이 보였기 때문에 이런 사실을 감안할 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서 전통 우방인 러시아와 일본, 또한 프랑스와의 관계가 우호적인 필요가 있었으며, 비록 상대방이 그다지 호의적 @p 141 이지 않더라도 미국이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가치있는 일이었다. 할딘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아무런 사고 없는 비행이 항상 바람직하지.” 요즘 프랑수와는 지상 기지를 연결, CNRS에 있는 자기의 오랜 친구와 접촉하 고 있었다. 자그마하지만 근육질의 아스트로 에프는 중얼거리며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했다. “항상 제대로 연결되지 않는단 말야. 여보세요, 미첼?” 크리스의 불어 실력이라고는 회의가 있을 때 그 장소를 찾아갈 정도의 실력이 었다. 미국인 우주 비행사가 불어를 배워야 하는 것은 최근의 일이었고, 러시아 어가 우주 비행 사업에 있어서는 가장 흔하게 쓰이는 제2외국어였다. 그러나 로리는 작년 몇 달 동안 툴루스에서 아스트로 에프와 함께 훈련을 받 았을 뿐인데도 언어에 소질이 있는지 잘했다. 크리스는 상황을 파악하려고 그녀 의 반응을 살폈다. 그녀는 참을성 있게 듣고 있었다. 분명히 프랑수와는 그의 친구와 함께 점잖게 웃으며 그 문제를 가지고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갑자기 프랑수와가 잠잠해졌다. 그가 다시 말하기 시작했을 때 그는 매우 흥분해서 빠르고 시끄럽게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고 나서 스피커폰으로 전환시켜 모든 사람이 들을 수 있도록 하였다. 로 리는 앞으로 몸을 약간 기울이고는 신중하게 이야기를 듣고 있었는데, 그녀의 입이 천천히 벌어졌고 커다란 한숨을 내쉬었다. 전화가 끝날 때쯤, 빅 캔에 있는 모든 사람들 모두가 흥분되어 있음을 크리스는 알 수 있었다. 지로가 매우 차분하게 말했다. @p 142 "장난은 아니군. 적어도 지금으로서는 진짜 상황이야.” 프랑수와가 숨을 죽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피터, 내 생각엔 당신과 통화한 사람이 누구든 간에 그 사람에게 사과해야 할 것 같아.” 그는 제멋대로 흩트러진 갈색 머리를 뒤로 잡아당겼다. 타티아나가 말했다. “사실 남반구에 있는 모든 안테나가 그것을 포착했어. 내 생각에는 아마도 모두 자기 나라와 기관들에 이 사실을 알리고 싶어 할 것 같은데, 그리고 지금 은 피존의 도착으로 중단 시간으로 정해졌으니 지금부터 70분 간은 우리 중 누 구도 그다지 할 일이 많지는 않아. 환영 파티를 조금 일찍 끝내도 괜찮다면 통 신 링크에 연결해서 이 상황에 대해서 좀더 알아보는 게 좋지 않을까.” 그러자 로리가 말했다. “나는 필요한 만큼 환영을 받은 것 같아요. 그리고 크리스는 이 상황에서 여 기 앉아 담소나 나눈다면 폭발할 거야. 지금 합시다.” 할딘이 쓴 웃음을 지었다. “폭발할 사람은 크리스쁜만이 아니지. 흠, 어쨌든 여러분 지금 각자 자기 나 라와 통화를 하도록 하지. 그 다음 할 일은 저녁을 먹고 휴식을 취하는 거야. 저 녁 식사 시간에 정보를 종합하는 회의를 갖는 것이 어때.” 크리스는 전화로, 기본적인 것을 아는 사람을 찾아내기는 쉽지만 그 이상을 아는 사람을 찾아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사실 그 기 본조차도 부족했다. 지난 24시간 중 어느 땐가 0.96밀리미터의 파장으로 지구에 @p 143 가장 가까운 별인 3행성 켄타우루스 좌 알파 성 방향으로부터 강하게 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그 신호 중 일부분은 아주 이상할 정도로 잘 정돈되어 있어 마치 울림의 연속 인 것 같았다. 커다랗게 전해져 오는 더듬거리는 다른 두 개의 음조.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구의 대기권은 그러한 파장을 무선으로 연락하기에는 불 투명했다. 대기권의 물 수증기가 그 파장의 대부분을 흡수하기 때문이었다. 따라 서 지구상의 가장 민감한 라디오 망원경이라 할지라도 짧은 파장을 단편적으로 포착하는 것 이상은 불가능했다. 이 메시지에 대한 많은 가설이 있었다. 당연히 언론 매체들은 그것이 외계의 메시지라고 주장하고 있었고, 다른 가설 중에는 켄타우루스 좌 알파 성 A나 켄 타우루스 좌 알파 성 B의 무수히 많은 별이 존재하는 환경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상하고 다양한 현상이며, 이것이 이들 중 한 별이 그 파장 때문에 거대 한 레이저처럼 행동하는 것이라는 가설도 있었다. 이러한 별들 주위를 돌고 있는 행성의 대기권에서 일어나는 거대한 전기 폭풍 우라는 가설, 켄타우루스 좌 알파 성 A의 중력이 렌즈로 작용하여 멀리 떨어진 자원으로부터 오는 그 파장에 무선을 집중시켜 더욱 소리가 커지게 한다는 가설 등 그 외에도 많았다. 그러나 그 신호가 외계의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단순히 개연성이 없다는 사실 외에도 어떤 고등 생물체를 가진 행성이라면 반드시 있는 수분과 풍부한 대기권에 의해 파장은 대부분 차단이 될 것이며, 게다가 무선을 사용해 다른 이 와 접촉을 시도할 가능성 역시 희박하다고 보았기 때문에 곧 잊혀졌다. @p 144 이 모든 가설들은 사실상 켄타우루스 좌 알파 성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알려진 적이 없었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켄타우루스 좌 알파 성은 가장 근접한 별이다. 그러나 ‘근접’은 상대적인 의미를 갖는 용어이다. 그것은 마치 키 웨스트가 미국에서 남극에 가장 가까운 부분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아폴로 우주 비행사들이 달에 도착했던 속도라면 한 우주선이 지구에서 켄타우루스 좌 알파 성에 도착하는 데 약 110,000년이 걸릴 것이다. 이 정도면 네 번의 빙하기에 해당하는 시간이다. 무선 신호는 아폴로보다 26,500배 더 빠른 속도니까 약 4년 정도 걸린다. 실제로 켄타우루스 좌 알파 성은 하나의 별이 아니라 세 개의 별이다. 켄타우 루스 좌 알파 성 A는 태양보다 약간 더 큰 별이다. 켄타우루스 좌 알파 성 B는 A로부터 단지 몇 AU 떨어진 작은 별이다. 그리고 켄타우루스 좌 프록시마 성은 잘 보이지도 않는, 온도가 낮은 작은 별 로써 A와 B로부터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천문학자들 사이에는 그것 이 그들 주위의 궤도에 있는지 아니면 그것이 단순히 거의 똑같은 궤도에서 은 하계 주위를 돌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의견이 많다. A와 B는 그들 중심에 있는 덩어리 주위-텅빈 우주 공간에 있어서의 한 지점- 를 거의 8년 주기로 공전한다. 그 끝도 없이 느린 움직임 속에서, A와 B는 때때 로 11AU만큼이나-태양에서 토성 사이의 거리보다 약 10퍼센트 더 먼 거리- 가 깝게 접근하고 때로는 35AU만큼이나-태양에서 해왕성 사이의 거리보다 16퍼센 트 더 먼 거리- 멀어진다. 크리스는 ISS에서 예정된 저녁식사 시간이 되기 전에 열댓 @P 145 명의 동료들에게 전화했다. 그러나 그와 통화한 사람 대부분 역시 그가 아는 것보다 더 아는 게 없었다. 1시간 동안 전화를 한 끝에 그는 겨우 그 다음날 전화해야 할 사람들의 명단 만을 얻어냈다. 다른 사람들은 운이 좀더 좋았다. 1시간 후 그들 모두가 샌드위치와 수프를 먹기 위해 모였을 때, 그들이 얻어낸 정보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우선 신호들은 때로는 단지 작은 변동만이 있거나 때로는 전혀 변동 없었고 종종 기 반복적인 것도 나타났다. 시간이나 날의 주기에 따라 길이가 반복되고 있다고 추측할 수 있었지만, 노이즈가 너무 많아서 완성된 전체 신호를 알아내 기 위해서는 몇 달은 걸릴 것 같았다. 단, 그것이 그 긴 파장 위에 머물로 있고, 정말로 반복적이라는 전제 아래서이다. 그 행성이 광선을 배출하고 스스로 그것을 파장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대기권 을 확실히 가지고 있지 않는 한, 그것은 대기권 어디에선가 나타나는 정전기의 산물은 아니었다. 가장 그럴 듯한 추측은 그 신호가 오는 곳의 파워 레벨이 사 실상 놀라울 정도로 균일하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여러 이론을 제안하고 있을 때, 전화 벨 소리가 울렸다. 지휘관인 타티아나가 전화를 받았다. 잠시 후 그녀는 그것을 스피커폰으로 돌려 놓았다. “분명 당신을 켄타우루스 좌 알파 성에서 오는 소리를 들었군.” 크리스가 금방 국제대학 그룹의 회장이라고 알아차릴 정도로 중서부 느린 말 투의 목소리가 말했다. “테렌스 박사, 거기 있소?” @p 146 “접니다. 밥.” “흠, 지난 몇 시간 동안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지 켄타우루스좌 알파 성에서 무선 신호가 들려오기 시작했을 때, 남반구에 있는 몇몇 관측소들은 단기 현상 으로 중앙에 보고했는데 국제 대학 그룹과 나사를 불러 몇 가지 제안을 했고, 당신은 현재 가장 민감한 무선 추적기인 FSRT를 가지고 있소. 게다가 지구 대 기권 위에 앉아 있으니, 당신은 지금 켄타우루스 좌 알파성으로부터 발산되는 무선 신호를 가장 명확하게 포착할 수 있을 것이오. 물론 FSRT가 이미 달에 위 치하여 우리가 그곳의 상황을 이용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 그러나 사실상 ISS에서의 상황이 지구상에서 보다도 밀리미터 파장으로 라디오를 관측하기에 더 좋소. 게다가 우리는 그 신호가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오. 그래서 나사는 우리 가 FSRT에 대한 테스트를 수정할 수 있도록 허가하였고. 우리가 당신에게 요청 하는 것은 즉각 루프안테나로 올라가서 트러스의 길이를 이용하여 그것을 FSRT로 연결시키고 지금 켄타우루스 좌 알파 성으로부터 오는 신호를 기록해 보라는 것이오. 데이터 링크가 완전한 방향 정보와 그외 자세한 상황, 또한 모든 사람의 국가로부터 오는 명령을 즉각적으로 보낼 것이오. 당신은 밖으로 나가서 우리를 위해 그 신호의 사본을 얻어내 주시오.” 크리스가 말했다. “감사합니다. 그 일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당신이 적절한 도구를 가지고 우연히 그곳에 있다니, 우리로서는 참으로 행 운이오. 그들이 말한 대로, 명령이 뒤따를 것이오. 행운을 비오.” 회장의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전화가 끊겼다. @p 147 "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90미터짜리 루프 안테나를 만드는 것이군. 우리가 우연히 가지고 온 것들을 이용해서 말이야.“ 로리가 말했다. “그리고는 밤새 그것들을 조립하는 것이지. 그리고 시험기간동안 FSRT가 완 벽하게 작동하도록 하는 것.” 크리스가 덧붙였다. “하지만 당신은 기억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당신 나라에서 몇 년 전에 예 산을 삭감하는 바람에 지금은 그 설비가 무엇이든 간에 트러스의 바깥 부분에는 아무것도 설치할 수가 없소. 우리는 이 기지에서 정말로 천문학적인 것은 할 수 없어.” 데니소브가 덧붙였다. “기지 부분에 뭔가를 연결할 어떠한 장소나 받침대도 없다는 사실을 깜빡했 군.” 크리스가 인정했다. 할딘은 세 번이나 심호흡을 할 정도로 생각을 한끝에 어깨를 으쓱했다. “흠, 만약 잘되면 우리 경력에 이득이 될테고 잘못된다 하더라도 해될 건 없 겠군.” 데니소브가 고개를 끄덕했다. “우리에게도 조금이지만 비축된 부품들이 있지. 집게와 트러스의 바깥쪽 면 의 루프에 닿기에는 충분한 절연 철사도 있고. 그런 루프를 연결할 방법이 있 나?” “테스트용 회로 부품 중 일부는 스탠더드 플러그가 필요합니다.” 크리스가 말했다.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p 148 할딘이 말했다. “그러면 일을 시작하지. 우리는 지금 기술적인 세부사항을 해결해야만 해.” 크리스는 6시간동안 낮잠을 잔 후 피터 데니소브와 EVA로 나가게 되었다. 몸 집이 단단한 이 러시아인의 까다로운 성비에도 불구하고, 크리스를 그를 좋아하 게 되었다. 그는 우주 비행사들이 무의미한 것을 용인하지 못하고 그 자신의 판 단을 중요시하지만, 어떤 생각에 일단 확신을 하게 되면 좋은 생각을 받아들이 는 데 매우 적극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주선의 공기 출구는 해치에 부착되어 있는 정말로 조그만 구멍이었다. 두 사람은 각각 부피가 큰 우주복을 입은 채 작고 벽장 크기만한 공간으로 몸을 쑤 셔넣어 그곳을 통과해야만 했다. 거의 쪼그려 앉아 공기가 출구로부터 터져나와 빅 캔으로 돌아가기를 기다렸다가, 바깥 출입문을 열고 연장통을 들고 올라가서 는 다시 바깥 출입문을 닫았다. 두 사람 중 경험이 조금 더 많은 데니소브가 먼저 갔고, 크리스가 해치를 닫 을 쯤에는 그는 이미 갈 준비가 되어 있었다. 데니소브가 말했다. “이게 당신의 첫 번째 EVA인가? 그의 목소리는 크리스의 헬멧에 붙은 라디오를 통해 우지직 소리를 내었다. 크리스가 동의했다. “처음입니다. 우리는 모두 훈련 과정을 마쳤지만 난 확신....” 피터가 말했다. “나도 잘 될 거라고 확신하네. 잠시동안 지구에서 눈을 떼고 위를 올려보게. 이것은 모든 우주 비행사들이 봐야할 경치 @ p149 이지.” 나는 그제서야 그가 보았던 것을 알 수 있었고, 그것이 어떻게 그에게 충격을 주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어렸을 때 아버지는 처음으로 우주 공간 바깥에 있는 것이 어떤 것인지 설명해 주곤 했다. 그가 결국 우주 비행사가 된 뒤 왜 수많은 별들이 존재하는 것에 대해서 왜 그렇게 흥분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이제야 나는, 뭔가 상상은 했지만 직접 그것을 보지는 못했다가 처음으로 보 게 됐을때 말을 잃은 정도로 충격을 받는다는 사실을 약간이나마 이해할 수 있 게 되었다. 나는 지구에서 관찰했던 것보다 훨씬 밝은 별들을 올려다보았으나 1분이상을 소비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매우 중요한 일을 해야만 했다. 따라서 그들은 켄타우루스 좌 알파 성의 밝은 빛을 보며 그 임무를 다시 생각 해냈으리라는 점은 의심할 바 없다. 켄타우루스 좌 알파 성은 너무나도 가까워 서 비록 그것이 우리의 태양보다 단지 1.5배 정도 더 밝고 복합 광도를 가진 두 개의 평범한 별이기는 하지만 지구의 하늘에서는 세 번째로 밝은 별이었다. 그들이 해야 할 일은 간단했다. 아니, 지구에서라면 간단했을 것이다. 5억 여 년에 걸린 진화에 의해 완성된 규칙과는 다르고 또한 두껍고 고중력 장비에 의해 방해받는 궤도상에서는 그 어느 것도 간단하지 않다. HT 위에 있 는 우주 거주 공간은 트러스의 후미 부분은 중앙 노드에 연결되어 있었다.(길고 가는 구조물로 이 위에는 우주 기지에 동력을 공급하는 태양 전지의 거대한 뱅 크 @p 150 가 위치한다) 트러스 자체에는 보통 가정집의 현관만큼이나 넓은 여섯 개의 횡단면이 있었 다. 지구를 관찰하거나 우주 과학 신청을 위해 누군가가 정상적으로 한쪽 끝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트러스 안에서 구조재를 따라서 버팀목을 건너며 올라가든 지, 아니면 밧줄로 구조재에 몸을 묶고 바닥(지구쪽을 향해)을 기어가야 했다. 러시아인들이 지적한대로, 미국 국회가 ISS에 대해 많은 예산을 삭감한 것 중 하나는 우주 쪽을 향하는 실험 장비를 부착할 붙박이식 공간이 없어 불완전한 용도를 가진 트러스 계획안에 대한 삭감이었다. 미국은 다른 국가들을 설득하여 합동 사업을 추진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에, 마치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제품을 보여 준 뒤 같은 가격으로 훨씬 질이 떨 어지는 것을 구입하도록 당신을 설득하는 중고차 매매인처럼, 거의 즉각적으로 그들의 능력에 제한을 가하기 시작했다. 나는 아버지께서는 임무가 끝난 뒤, 워싱턴에 있는 몇 백 병의 변호사 출신들 이 우주와 관련된 모든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은 역시 삭감되어야 한다고 결정한 것에 대해 투덜거리던 것을 기억한다. 바로 궤도에서 돌고 있는 우주 비행사들이 그들 지역의 사진을 찍도록 만든 바로 그 프로그램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크리스의 첫 번째 EVA는 즉석에서 이루어진 흥미로운 연습이었 다. 우주 기지 용품들에는 이 삼십 개의 클랜시 집게와 파이프 조각에 날이 있어 서 파이프에 있는 조그만 디스크가 우측으로 돌 @ p151 아갈 때 꽉 맞물리도록 하는 집게와 진공 상태에도 견딜 수 있는 실버벨 와이 어 한 묶음이 있었다.(우주 공간에서 사용하는 벨와이어에는 보통 달려있는 플라 스틱 덮개가 있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진공 상태에서는 대부분의 많은 플라스 틱들이 연성을 지켜주는 휘발성 물질을 잃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선의 절연체는 특별한 섬유 유리로 되어 있었다. 와이어를 궤도로 올리는 비용과 특별 절연체 가격은 너무 비쌌기 때문에, 알루미늄이나 구리보다도 더 좋으면서 더 탄력성이 있는 순은으로 도선을 만드는 것은 그 비용에 조금 더 돈을 추가하는 셈이었다.) 경험있는 기술자와 기계수리공으로 이루어진 특별위원회가 오랫동안 ISS에 있 는 장비함에 무엇이 들어가야 하는지 알아내고자 했다. 지금까지도 그들의 기록 은 유효하다. 트러스가 지상에 있었다면 크리스 혼자서 클랜시 집게를 가지고 벨 와이어 회 로를 우주 쪽에 붙이는 기초적인 작업을 끝내는 데 몇 분밖에 걸리지 않았을 것 이다. 아마도 그가 해야 할 일이라고는 와이어 몇 미터를 대들보를 따라 죽 잡 아당겨서 그 위에 집게를 놓고 디스크를 돌린 다음 그 작업을 반복하기만 하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ISS에서는 훨씬 다른 작업을 필요로 했다. 우선 로프로 그 구조물에 몸을 묶은 다음. 크리스와 데니소브는 능숙하게 기지와 같은 궤도를 돌았다. 다 시 말해 그들은 우연히 기지의 궤도와 같이, 지구 주위로 그들 자신의 궤도를 가지고 도는 천체가 된 것이다. 같은 궤도를 도는 것은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천천히 다른 위치로 흘러가기 쉬었다. 피터와 크리스를 포함한 모든 것들은 항상 밧줄로 매여 있어야만 했고, 밧줄의 다른 끝으로 흘러가 @p 152 거나 주위를 감쌀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고 나면, 만약 지구 위에서 클랜시 집게의 디스크 위에서 몸을 돌리면, 디 스크는 쉽게 돌아가고 집게는 조여지게 된다. 디스크를 돌리는 손의 힘이 거의 저항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발바닥을 돌아가게 하는 반대 쪽에서 오는 동등한 힘은 신발의 마찰에 의해서 쉽게 상쇄된다. 그러나 우주 공간에서는 그 반대편 힘을 통제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 다른 손 으로 몸을 제자리에 고정시키지 않는 한, 디스크를 돌리면 디스크는 반대로 몸 을 돌린다. 따라서 크리스와 데니소브는 트러스의 한쪽 끝까지 힘들게 갔다가 다른 쪽 끝 으로, 다시 그들의 거처로 돌아갈 때까지 그들은 똑같은 일을 지구에서 했을때 보다 훨씬 많이 해야만 했다. 우선 그들은 그들 자신과 클랜시 집게와 벨 와이어 묶음을 제자리에 밧줄로 묶기 위해서 앞으로 가야 했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서 밧줄을 이전 위치에서 때 어낸 후 다시 앞으로 전진하였다. 마침내 몇 분 후에는 뭔가를 할 수 있는 위치 까지 오게 된 것이다. 그러고 나서 데니소브는 거더를 따라 벨 와이어 묶음을 약 5미터 정도 잡아 당겼다. 이전에 부착된 집게를 사용하여 그 뒤에 그것을 고정시킨후, 거더를 자 신의 넓은 어깨로 감싸며 손을 그 위에 놓아서 와이어가 집게로 고정될 수 있는 자리에 놓여지도록 했다. 그리고 크리스는 집게 가방을 끌어당겨서 한 손으로는 몸을 지탱하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집게 하나를 잡고 잠깐 동안 집게를 옷에 꽂아 두었다가 가방을 닫 고 그것을 풀어준 뒤, 집게를 @p 153 다시 들고 그것을 데니소브가 잡고 있는 와이어에 맞추는 것이다. 다른 손으 로는 몸을 지탱하면서 집게를 조이기 위해서 디스크를 돌리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는 그 작업을 계속 반복하면 된다. 그들이 이 작업을 하는 데는 총 6시간이 걸렸고, 또 다른 공구를 잡기 위해 20분 가량이 더 걸렸다. 크리스가 다시 기어들어 왔을때, 생소한 방법으로 오랫동안 많은 근육을 썼기 때문에 온몸이 쑤시는 듯했다. 그리고 그의 우주 기압복 안의 작업복은 땀으로 축축히 젖어 있었다. 크리스와 피터는 그날 다시 한 번 샤워할 수 있었다. 이론적으로는 그들이 낮 잠을 자야 했으나, 깨끗한 새 작업복으로 갈아입은 후 크리스는 동결 건조된 커 피와 아스피린을 먹고는, 타티아나 할딘과 로리가 큰 루프 안테나를 설치했던 외부 접촉 시스템으로 FSRT를 연결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1시간이 채 되 기도 전에, 이것 저것 만지작거리며 검사를 한끝에, 프랑수와와 크리스는 켄타우 루스 좌 알파 성에서 오는 신호는 간신히 잡아낼 수 있었다. 켄타우루스 좌 알파 성으로부터 신호가 오고 있다고 확신하자, 그들은 데이터 를 기록했고, 지상에 연결된 데이터 링크가 작동하지 시작했다. 그리고 FSRT가 원활히 작동하자 크리스는 기지개를 펴며 말했다. “흠, 이제야 낮잠 좀 잘 수 있겠군.” 크리스가 깨어날 때쯤에는 그 신호가 외계로부터 온 것이라는 가설은(적어도 전문적 지식과 과학적 지식을 가진 사람들에게) 희박한 가능성에서 개연성 높은 가능성으로 바뀌어 있었다. 크리스가 아침을 먹을 동안 프랑수와가 설명해 주었 다. @p 154 “이 신호는 높은 톤, 낮은 톤, 톤이 없는 양상 이렇게 세 가지 형태를 보이고 있네. 만약 톤이 없는 상태가 행간 띄기라고 가정을 한다면, 세 쌍으로 된 신호 음은 8진수로 된 송신 같네.” ‘8진수라....’ 크리스는 생각했다. 그것이 정말로 외계 신호라는 명백한 증거 가 있었다. 아니면 그것이 장난이라 하더라도, 아주 정교하고 신중했다. 지구에 서 가장 흔한 숫자 체계는 10진수이다. 0부터 9까지 10개의 숫자가 있고, 숫자의 각 부분은(소숫점부터 왼쪽으로 세는)10제곱을 뜻하는 것이다. 5280은 5^35^103^26^2^16^102^26^8^16^101^26^0^16^100, 또는 ‘오천 이백 팔십’인 것이 다. 우리는 보통 이 숫자가 오천 더하기 이백 더하기 팔십이라는 곱셈과 덧셈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컴퓨터 산업으로 16진수법까지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1부터 9까 지에 10부터 15까지를 추가한 것이다. 영문철자로는 A부터 E까지) 그 뿐만 아니 라 실용적인 목적으로 사용되는 256자리인 바이트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거의 모든 학생들은 A=1, B=2 등의 간단한 코드만을 사용했고, 대부분의 사람 들은 신문과 컴퓨터 그림들이 픽셀로 전송된다는 것을 안다. 스크린이나 그림들은 특정 위치를 나타내는 두개의 숫자와 밝기를 나타내는 또 하나의 숫자가 필요하다.(또는 컬러 그림들은 세 개의 숫자가 필요한데, 서로 섞여서 색깔을 만들게 되는 빨강, 파랑, 노랑의 명도를 나타낸다) 사실 이미 1930년대에 쿠르드 고델과 알란 튜링은 우리가 알고 있는 어떤 정 보도 숫자열로써 전송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따라서 다른 문명으로부터 받는 메시지는(만약 이 신호가 바 @p 155 로 그 경우라면) 문자열로 전송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숫자 체계의 진수법이 멋대로였기 때문에(12진수나 13진수 대신 꼭 10 진수이어야 하는 법은 없기 때문에) 그런 메시지가 우리가 사용하는 10진수로 올 것이라는 기대는 별로 실현 가능성이 없었다. 전송된 신호는 확실한 세 개의 고저로 된 일련의 톤을 가지고 있었다. 지구 과학자들의 표현에 따르면 beep와 honk이다. beep나 honk를 세 개 선택하여 다 음과 같은 여덟 가지 배열을 만들 수 있다. beep beep beep beep beep honk beep honk beep beep honk honk honk beep beep honk beep honk honk honk beep honk honk honk 그리고 어떤 시스템에서는 이것들은 0에서 7까지의 숫자, 즉 8진수를 나타낼 수 있다. 이 숫자열은 그림이나 문서를 나타낼 수도 있다. 크리스가 말했다. “8진수라... 그럼, 엄지손가락 하나와 세 개의 손가락인가? 프랑수와는 말했다. @P 156 “아니면, 여덟 개의 더듬이던가. 아니면 네 개의 팔에 엄지손가락 하나와 손 가락 하나, 아니면 모두 불교도인가. 어쨌든 그들이 8진수로 뭔가를 표현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실이야. 아니면, 머리 세 개로 끄덕이거나 흔들 수도 있지. 내가 보기엔 당분간 여기 있는 데이터만으로 이론을 끄집어 내야겠군.” 크리스가 말했다. “사실 근거가 없다고 해서 그것을 즐기지 못하라는 법은 없지. 국제대학 그 룹에 정보가 더 없을까. 인터넷을 통해서 음성중계로 그들과 접촉할 수 있긴 한 데.” 그러나 그는 마음놓고 가능성을 연구할 시간이 없었다. 우주 공간에서의 시간 은 매우 귀중한 것이어서 낭비할 여유가 없었다. 시간을 놓치면, 반드시 메워져 야 했다. 따라서 모든 시간은 최대한도로 계획이 짜여 있었고, 휴식에 필요한 최 저 시간은 개인의 결정에 달린 것이었다. 정상적으로는 하드웨어의 값이 비싼데다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장비들은 부피가 크고 무거워 지상에 있는 것이 더 나았기 때문에, 우주 비행 임무를 수 행하는 사람들은 비상 사태라 할지라도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그냥 그것을 실행 했다. 그 다음 해야 할 일은 지구에서 결정했으며, 우주 비행사들은 끊임없이 무 선으로 관찰하며 명령을 수행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 어느 누구도 창의적으로 일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 것이 바람직했고, 그런 일 이 일어나더라도 대부분의 경우 아주 간단한 일이었다. 이렇게 하는 이유 중 하나는 궤도에서의 시간이 매우 비쌌기 때문이다. @P 157 우주 비행사 또는 아스트로 에프를 궤도에 진입시키는 것뿐 아니라, 이 임무 가 지속되는 한 비행사를 그곳에 생존케 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들 또한 궤도 에 진입시켜야 했다. 우주 비행사들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의 일을 해 내야 했 고, 우주 비행사가 그때 그때의 기분에 맞춰 일을 하는 것보다 지상으로부터 신 중하게 계획을 세워 할 일을 지시하는 것이 훨씬 능률적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달랐다. 아무도 그것이 무엇인지, 또 얼마나 지속될지 몰랐기 때문에 켄타우루스 좌 알파 성로부터 오는 정체 모를 신호는 위기였다. 이제는 FRST가 자동적으로 운 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ISS의 승무원들이 이 신호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보이든 간에, 그들은 다른 중요한 실험에 사용되어야 할, 손실된 몇 십 시간을 보충해야 했다. 모든 사람들은 일에 속도를 내서 뜻하지 않게 얻은 이 발견물을 연구할 수 있 는 휴식 시간을 갖기 위해 임무들을 빠르게 수행했다. 로리는 기강을 바로 잡기 위해 몇 주 더 머무르겠다고 자원했다. 사실 일손이 충분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사는 사람들에게 휴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했 다. 크리스는 3일 후, 4시간 가량의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는 즉각 그 시간을 그 일을 위해 썼다. “지로, 켄타우루스 좌 알파 성로부터 온 전송 신호 기록을 얻을 수 있을까? ” 지로가 그에게 쓴 웃음을 지으며 불었다. “물론 있지. 우리 클럽에 가입해. 우리는 휴식 시간에 그것을 @P 158 분석하곤 하지. 당신은 뭘 연구하는데?“ 크리스가 말했다. “글쎄, 내 생간엔 이 신호가 켄타우루스 좌 알파 성의 별들에서 오는 것 같 지 않아. 가능성이 별로 없어. 내 생각에는 이 신호는 그 별의 궤도 주위에서 오 는 것 같아. 며칠 동안 수집한 자료를 도플러 편이 현상으로 분석하면, 적어도 신호의 출처가 이 두 별 중 어느 것 주위를 도는 지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대강 의 궤도도 잡아 낼 수 있을 것이라 장담하네.” 도플러 편이 현상이란 움직이는 물체에서 나오는 파장의 주파수에 생기는 변 화이다.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예로, 자동차가 옆을 지나갈 때 처음에는 자동차 엔진 소리가 피치가 올라가는 듯이 들리다가 곧 피치가 떨어지는 것처럼 들리는 것이 다. 이러한 현상은 파장이 당신에게 접근하는 물체로부터 생길 때, 각각의 연속 파장은 당신에게 약간 더 가깝게 나온다. 따라서 이동할 거리가 점점 짧아지고 더 빨리 도달하게 된다. 파장이 점점 위로 쌓여져서 더 많은 파장이 주어진 시 간 내에 도착하고, 그 시간에 도착하는 파장의 수가 바로 진동수이다. 이와 비슷하게 파장을 발산하는 물체가 점차 멀어지면, 각각의 파장은 그 전 파장보다 더 멀리 떨어지기 시작하고 당신에게 도달하는 시간은 더 오래 걸리게 된다. 따라서 더 적은 수의 파장이 1초마다 당신에게 도달하게 되는 것이고 진동수 는 떨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높은 진동수는 높은 피치를 가지고 있고 낮은 진동 수는 낮은 피치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자동차가 곁을 지나갈 때, 처음에는 소리 가 올라가는 듯하다가 떨어지는 것이다. @P 159 이와 같은 현상은 빛과 무선, 엑스선, 또는 전자기 방사의 형태를 가진 모든 것에 나타난다. 높은 주파수 빛은 보라색이고 낮은 주파수 빛은 빨간색이다. 따 라서 물체에 의해 분사되는 빛이나 무선 주파수의 변화를 측정함으로써, 이 물 체가 접근하는지 아니면 멀어지는지, 또 얼마나 빠른 속도인지를 측정할 수 있 다. 궤도를 도는 물체에 대해서도 도플러 편이 현상으로 분석하면 궤도에 대해 많 은 것을 알아내기에 충분하다. 주파수가 당신에게 접근하는 면의 궤도에 있다면 올라갈 것이고 다른 쪽에 있다면 내려갈 것이다. 궤도의 어떤 지점이든 그 속도를 알 수 있거나 홀은 궤도의 한 부분의 속도를 알 수 있다면, 그 천체가 궤도 내에서 움직이는 속도는 궤도의 모양과 그것이 공전하는 천체로부터의 거리에 달려 있기 때문에, 주차수 변동의 정확한 패턴으 로부터 궤도의 모양과 거리도 추측할 수 있다.(켄타우루스 좌 알파 성은 두 개의 별이기 때문에, 크리스는 그 물체가 두 별 중 어느 별 주위를 돌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두 별의 궤도가 그들의 질량을 알려 주었고, 궤도 속도, 모양, 그리고 거리의 관계는 그 별의 질량에 달려 있다. 따라서 계산된 궤도는 두 별 중 하나 와만 일치할 것이다). 이 문제는 매우 복잡하고 교묘했으나 크리스는 이 방식을 좋아했다. 크리스는 켄타우루스 좌 알파 성로부터 오는 0.96밀리미터 무선 신호의 주파수에 대한 도 플러 편이 현상을 연구하기 전에 이미 알려진 도플러 효과의 몇 가지 인자들을 제외시켜야 했다(인수 분해해야 했다). 지구 주위를 도는 ISS의 움직임(90분짜리 원을 만드는). 태양 @P 160 주위를 도는 지구의 움직임, 켄타우루스좌 알파 성A와 켄타우루스 좌 알파 성 B의 태양과 관련된 움직임 등을 제외시켜야 했던 것이다. 크리스에게 주어진 4 시간 동안의 여가 시간은 만족할 만한 결과를 보기도 전에 끝나버렸다. 그는 이 시간 동안 이 정체 불명의 신호에 대한 기록들을 검토했다. 이 신호 는 11시간 20분 주기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반복적인 신호였다. 각각 8진수로 된 4098^16^4097 그룹은 들어오는 데 약 2초반가량 걸리고, 모두 합해 1만 6천 384개의 그룹이 있었다. 그것은 누가 보더라도 확실히 많은 것이 었다. 이 신호는 여러 가지 면에서 매우 이상한 점이 있었다. 몇 십년간, 아마추어 무선 우주 비행사들과 관심 있는 전문가들은 다른 문명 세계에서 오는 신호라고 생각되는 뭔가를 찾으려 애써왔다. 가장 널리 받아들여 졌던 생각은 설사 그 신호를 발견한다 하더라도 우리와 교신하려는 직접적인 시도가 아니라 우리가 별들을 향해 던지는 신호처럼, 전 우주에 대한 일반적인 신호일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외계인들이 특별히 우리와 교신하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문제에 대해 생각했던 모든 우주 비행사들은 외계 문명을 듣기 위해서는 매우 민감한 추적기 와 커다란 안테나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외계 고등 생물체 탐색계획(SETI)의 많은 부분이 자금 부족으로 중단 되었고, 나머지 계획들도 몇 년 동안 몇 백 광년 떨어진 행성에서 올 수 있는 희미한 신호를 잡기에 충분할 정도로 민감한 장비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지금은 가장 @P 161 조잡한 마당 수신기로도 잡을 수 있는 크고 분명하기는 하나, 잡음이 가장 끼 기 쉬운 파장으로 전송되는, 분석하기 불편한 신호가 오는 것이다. 마침내 분석 프로그램이 점검을 끝내자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데이터를 시험해 보려고 했다. 프로그램은 신호 강도와 안테나 위치를 포함한 하일을 열고, 데이터를 적당한 내부 매트릭스로 로드시킨 후 작업을 시작했다. 프로그램이 각 단계들을 끝마칠 때마다 다양하고 짧은 메시지들이 스크린에 나타났다. 프로그램은 순조롭게 실 행되고 있었다. 프로그램이 끝나자 방정식 몇 개와 ‘유일한 해결책. 95퍼센트 확신’이라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이것은 그 데이저를 설명하는데 단 한 가지 수학적으로 가 능한 결과만이 있으며, 그 결과가 맞을 확률은 19대 1이상이었다. 프랑수와가 크리스의 어깨너머로 보며 말했다. “자, 이것 참 이상하군. 마치 .... 음....” “마치 두 별 중 어느 것이든, 그들의 결합된 중심부이든 아니면 그들의 칭동 점 주위의 궤도인 것 같지 않군.” 크리스가 프랑수와를 대신해 말을 마쳤다. “음, 나도 아네.” “곡선이 매우 아름다울 정도로 부드럽군.” 프랑수와가 지적했다. “쓸 데 없거나 에러 같지는 않은데, 마치....” 지로도 키부츠로 건너왔다. “음, 당신들이 덩어리 한 개가 아니라 두 개를 다룬다고 가정해 보시오. 그 별 중 하나 주위를 도는 큰 천체 주위를 도는 조 @P 162 그만 천체라고 생각해 보시오. 만약 그걸 알아낸다면....“ “당신이 맞군.” 크리스가 말했고, 재빨리 테스트 결과를 입력했다. 프로그램은 마치 십여 가지 대안들을 시험해 보고 폐기하는 걸 반복하듯이 몇 분 동안 돌아갔다. 그러고 나서 갑자기 A와 B라 이름 붙여진 점들이 마치 지친 권투 선수들처럼 서로 서로의 주위를 도는 모습을 보여 주는 동영상 화면이 나타났다. 그리고 이 상하게도 마름모 꼴로 생긴 나선형이 B주위를 도는 모습도 보였다. 크리스가 말했다. “맞아. 그것은 다른 훨씬 큰 천체 주위의 타원 궤도에 있는, B주위를 공전하 는 물체야. 생물체가 살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곳처럼 보이긴 하지만, 믿을 수 없 을 정도로 현실성이 없는 것도 아니야.” 그는 키를 몇 번 두들겨 보고는 말했다. “글쎄, 이 행성이 목성이나 토성처럼 가스 덩어리라는 사실을 알아낸다면, 그 주위의 궤도에 있는 지구와 비슷한 행성은 신비스럽게도 대개는 거주 가능한 지 역이지. 바깥 면으로 회전할 때는 매우 춥고, 또 켄타우루스 좌 알파 성 B를 향 해 회전해 올 때면 매우 더워지지. 진짜 문제는 말이지. 내 생각에는 거대한 가 스 덩어리 주위의 위성이 몇 십억 년 동안 그 위치에선 안정될 수 없다는 거야. ” 지로의 손이 키보드로 갔다. “프로그램을 수정해 가스 덩어리의 위치와 질량을 측정하고, 그 타원 궤도에 서의 장기적인 안정성을 체크해 보고 싶지는 않은가?” @P 163 크리스가 말했다. “물론이지. 웃긴 일이지만, 그것이 당신에게는 중대한 일이지. 우리는 그 행 성의 질량을 정확히 알아낼 수 있지만, 그 주위를 공전하는 것이 폭스바겐 크기 인지 아니면 지구 크기인지 전혀 알 길이 없지. 궤도를 도는 물체의 질량은 궤 도의 주기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고, 궤도 안의 중심 물체의 질량만이 영향을 끼치지.” 지로가 어깨를 으쓱했다. “일이 진행되는 방식으로 보면 우리 실험 결과는 일관성이 있는 것 같군. 그 중심 물체는 140어스(지구 질량)이거나 토성의 1.5배정도이거나 목성의 반이 좀 안 되는 것 같아. 우리 그걸 슈퍼 토성이라고 부르면 어때. 아니면 미니 목성이 라고 부르면 어떨까?” 실험 결과의 중요성을 인지한 사령부는 지로, 프랑수와, 크리스에게 추가로 두 시간 동안 신호가 오는, 궤도에서 회전하는 물체의 안정성의 문제에 대해 연구 하도록 허가했다. 한때는 태양계의 모든 행성이 매년 정확히 같은 방식으로 움직인다고 생각했 다. 1년 동안에 걸쳐 일어나는 변화가 행성이 완전히 다른 궤도에 오를 때까지 축 적되거나 과도하게 축적되면, 그 행성은 태양안으로 떨어지거나 영원히 제자리 를 잃을 정도로 먼 궤도로 돌거나, 마침내 반복되는 궤도 안으로 흘러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1980년대에는, 카오스 이론 때문에 우주 비행사들은 각각의 행성 궤도가 일반적으로는 1년 전과 비슷하기는 하나 일부 행성과 위성들-특히 더 기 이한 궤도를 갖거나 명왕 @P 164 성처럼 태양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궤도를 가진 것들-은 완벽하게 반복될 수 없지만, 그 천체를 수백만 년 동안 같은 궤도에 유지시키는 카오스 궤도를 갖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카오스 이론이란 초기의 조그만 변화가 결국에는 크고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낳게 되는 상황에 대한 수학 이론이다. 따라서 궤도의 방정식이 정기적으로 일 정한 일련의 값을 가지면서 물체의 움직임이 계속 반복된다면, 궤도는 ‘안정된 ’것이다. 궤도가 더욱더 불안정할수록-즉, 같은 속도와 같은 방향으로 진행해 같은 지점으로 돌아가지 못한다면-오랫동안 궤도에서 지속될 가능성을 더욱 희 박해지는 것이다. 문제에 대한 답이 검토되기는 했으나, 매우 불만족스러운 것이었다. 크리스가 말했다. “글쎄, 내 추측으로는 지금까지 한 작업으로 이 미스터리의 반은 풀린 것 같 군. 4천만 년 이상 있었을 리는 없어. 따라서 생명체는 그곳에서 진화하지 않은 셈이지. 그 신호가 무엇이든간에, 그 위성에서 온 것은 아니야. 장기적으로 볼 때 그런 궤도를 가진 천체는 완벽한 거주 가능지이기 때문이지. 이 이론이 맞아 떨어지는 것 같아. 우리는 어쨌든 메세지를 받아야만해. 아마도 그것에 착륙해야 만 했던 외계인으로부터의 구조 신호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그곳에서 발견된 것 을 보고하는 과학탐구일 수도 있고, 아니면....” 프랑수와는 옆 스크린에서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그럴 것 같지 않은데.” 크리스가 멈추고 물어 보았다. @P 165 “왜지?” “우리가 시작한 가정은 그 신호가 지속적은 강도를 가진 것이라는 걸 기억해 보게. 그래서 나는 컴퓨터로 계산된 궤도에 대해서 그 가설을 재점검했지. 어떤 의미로든 그건 지속적인 강도를 가진 거야. 그것은 모두 같은 강도로 오고 있네. 또 느리지만 몇천 년 동안 계속 강도가 증가되어 왔네. 이것은 우리가 광선의 중앙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하면 완벽하게 설명되지. 이 광선은 매우 큰 구 멍과 잘 조준된 광선이기에 그 파장수준이면, 지구는 결코 광선 밖에 나갈 수 없지.” 지로와 크리스는 놀라서 입을 벌렸다. 그리고는 크리스가 명백한 한 가지 사 실을 말했다. “그들은 우주 전체를 향해 신호를 보내는 것은 아니군. 그들이 무엇이든 누 구이든 간에 그들은 그 메시지를 우리에게 보내고 있어.” @p 166 인사이크러피디어를 찾아라 식사가 준비되었을때 타티아나 할딘이 말했다. “흠, 축하하네. 인터넷에 발표한 덕분에 당신 세 사람은 이제 유명해졌군. 당 신들 사인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는데. 여러분들은 국제천문학협회(IAU)가 이미 테렌스 박사가 확인한 거대가스를 선회 켄타우루스 좌 알파 성 B로 이름 붙이 기 위해 회의를 계획했다는 사실을 알고 싶지 않을가.” “사실 그것이 거대 가스라는 걸 확신할 순 없소. 그리고 크리스라고 부르시 오. 우리가 아는 것이라곤 그것이 지구보다 140배 더 큰 덩어리라는 사실이오.” 데니소브가 코웃음쳤다. “그게 아니라면 그 커다란 행성이 도대체 뭘로 만들어졌겠소? 그것은 원시 수소와 헬륨을 유지할 수 있는 충분한 큰 행성이오. 그리고 그것들이 우주에서 대다수의 물질을 구성한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시오. 아니면 뭘로 그것이 만들어 졌다고 생각하 @p 167 오? 초콜릿 아이스크림? 그렇다면 타티아나, 그에게 그의 나라에서 벌이지고 있는 캠페인에 대해 말해줘야 할 것 같군.” “나는 그를 당황하게 만들려는 것은 아니오.” 할딘이 부드럽게 말했다. 로리가 쓴 웃음을 지며 말했다. “크리스, 당신 나라에선 바보 같은 놈들이 국회에 편지를 써 그 가스 덩어리 를 당신 이름을 따서 부르고 있어요. 또 그들 자신을 켄타우루스 좌 베타 성 테 렌스 학회하고 부르고 있지.” 크리스는 끙 하는 신음 소리를 냈다. “얼마나 다양한 방법으로 동일한 사람이 바보가 될 수 있지? 우선, 우리 모 두가 이 발견을 하는데 한몫 했소. 두 번째로, 그별은 켄타우루스 좌 알파 성 B 오. 두 별로 이루어진 켄타우루스 좌 알파 성 별 중 두 번째로 큰 것잊. 켄타우 루스 좌 베타 성은 후러씬 멀리 있지만 같은 방향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그것과 는 완전히 다른 센타우리 성좌에 있는 완전히 다른 별이오. 물론 어쨌든 행성에 이름붙이는 건 국제천문학협회가 할 일이지. 맙소사, 이런 종류의 일을 사람들의 표결에 붙인다면, 언젠가 엘비스나 세르 이름을 딴 별들도 있겠군.” 모든 사람이 웃었다. 타티아나가 말했다. “내 생각엔 이 새로운 행성은 오랫동안 이름 붙여지지 않을 것 같군. 국제천 문학협회는 다른 과학 기구만큼이나 정치적이야. 그들은 행성 이름을 계속해서 신의 이름을 따서 불러야 할지, 그렇다면 어느 나라 신인지, 또 어떤 신인지를 끊임없이 논쟁해야 할 거야.” 프랑수와가 고개를 끄덕였다. @p 168 “누군가 내 의견을 묻느다면, 난 마리안느를 제안하겠소.” “켄타우루스 좌 알파 성 B 근처의 가스 덩어리에 뭔가 특별히 프랑스적인 것이 있나?” 로리가 궁금해 하며 물었다. “아니, 나는 그 국가의 정신을 따서 붙이자는 게 아니오. 그게 내 딸 이름이 기 때문이지. 그것도 괜찮은 이유이지 않소. 그렇지만 우리 기지 사령관의 말이 맞을 것 같아요. 우리가 별안간 수천, 혹은 수백만의 행성을 발견하는 데 성공하 다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의 특정한 신이나 대의명분을 따서 이름을 붙 이고 싶어하겠지. IAU는 아마도 그 일을 먼저 해결할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못 할 거야. 근데, 지로가 뭔가 보여줄 게 있나본데.” 그 일본 우주 비행사는 수줍게 웃었다. “난 프랑수와가 시작했으면 해. 그의 통찰력 때문에 내 결과를 얻었거든.” CNRS에 있는 친구로부터 정보를 얻어낸 프랑수와가 말했다. “우선, 8진수 숫자들은 각 그룹마다 긴 간격을 가지고 16,769,021의 그룹으로 나오고 있어. 그리고 이 부분이 흥미로운 이유는 간단한 인수분해 프로그램으로 그것이 소수인 4093^16^4097과 같다는 사실을 알아냈네.” “음, 말문이 막히는군. 그렇다면..., 이것이 뭘 의미하지?” 로리가 물었다. “소수는 다른 숫자에 의해서 나누어지지 않기 때문에, 만약 그림이나 차트 같은 격자 타입의 패턴을 전송한다면 그 사이즈는 두 소수의 결과이지. 그러면 격자에서 가능한 숫자배열은 @p 169 서너 개로 줄어들지. 두 숫자 중 하나가 소수가 아니라면, 가능한 숫자 배열은 엄청나게 많고, 그건 바로 그 그림이 무슨 그림인지 결코 알아낼 수 없다는 걸 의미하지.“ 크리스가 펄쩍 뛰었다. “그럼, 만약 그들이 당신에게 육십 개의 셀을 보냈는데, 각각의 격자에 있는 셀 리스트는 얻어낼 수 있지만 그 격자가 무슨 형태인지는 모른다고 가정하세. 그렇다면 60은 5^16^12, 6^16^10, 15^16^4, 2^16^30, 3^16^20 격자의 셀 숫자일 수 있겠군. 만약 숫자가 훨씬 크고 많은 다른 숫자들의 결합물이라면, 이치에 맞는 배열을 찾아내기 위해선 훨씬 많은 시간이 들겠지. 그러나 그들이 우리에게 70^36^7 셀을 보냈다고 가정해 보게. 그러면 그건 70^36^7, 11^36^7이겠지. 이게 뜻하는 바는 바로 그들이 우리에게 보낸 그림이나 표, 차트 등 모든 그림은 4093^16^4097 도트나 픽셀로 걸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지.” 데니소브가 끄덕이더니 말했다. “그리고 그건 바로 그들이 외계라는 사실에 대한 더 확실한 증거이지. 그것 은 4009보다 큰 첫 번째 소수야. 즉, 4096보다 작은 첫 번째 소수의 여섯 배이 지. 4096을 써 보면, 그건 네 개의 0다음에 오는 거야. 그러니까, 그건 그들이 이 격자를 지면에 편집하면 그들 생각에 ‘라운드 숫자(0으로 끝나는, 우수리 없는 숫자)’를 만들어내는 거야.” “누구 그림 조립해 본 사람 있어?” 로리가 물었다. “내 생각엔 그런 물어보았자 소용없는 질문이야. 지구 전역의 모든 사람들이 이 그림을 서로에게 보여 주고 있지만, 그것을 공개적으로 전시할 만큼 대담하 지는 못해. 내 추측으로는 적어 @p 170 도 1백여 명의 사람이 내가 시도한 것을 그들도 해 보았을 거야. 결국, 우리가 그 신호의 복사본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이유는 때마침 우리가 수신 안테나를 지키고 있었고, 우연찮게 그걸 기록하게 된 거야. 우리에게서 전송받고 있는 지 상 기지는 복사본뿐만 아니라 그걸 분석하기 위해 고용한 사람도 많아. 반면에 우린 겨우 여가 시간을 이용해서 하고 있고. 그래서 다른 사람도 내가 발견한 해답을 역시 알아냈으리라 확신해. 그 해답이란 바로 이것이네. 우리가 표현한 beep와 honk가 2진수의 1과 0을 나타내고, 이 세 개로 된 숫자 그룹이 바로 8진 수라고 가정하세. 내가 보기엔 네 개의 가능성밖에 없어. 그 세 개의 그룹을 왼 쪽에서 오른쪽으로, 또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고, beep는 0, honk는 1 또는 반대로 읽어야 하지. 그러면 예를 들어, ‘beep beep honk'는 1, 4, 6 또는 3이 되는 거지. 내게 떠오른 생각은 바로 이거야. 그 숫자가 4093^36^4097 격자의 명 도를 나타내는 것이라 추측하면 어떨까? 그러면 각 프레임의 가능한 모습은 여 덟 개가 되는 거지.“ 지로가 말했다. “그러면, 모든 16,384의 프레임 모양을 여덟 번 계산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아. 그들은 게임 센터의 새로운 가상 현실 게임에서 훨씬 더 복잡한 일들도 몇 분 안에 해치우네. 그리고 우리에게도 그 게임 센터보다 훨씬 큰 컴퓨터 계산 파워도 있고, 또 이런 생각도 드네. 우리에게 이 여덟 개의 프레임이 있는데, 이것이 뭐가 될 수 있겠나? 사진? 책을 찍은 그림?” 그는 스크린 위를 클릭하더니 그림을 보여 주었다. “내가 주목한 첫 번째 것은 이 그룹의 상당수가 기묘하게 기 @p 171 록된 별자리표 같이 생겼다는 거야.” 크리스가 말했다. “맞군. 그것들은 우리 근처에 있는 주요 맥동성들이야. 라인의 길이가 우리와 의 거리에 비례하고. 아니면 켄타우루스 좌 알파 성과의 거리와 비례하겠지. 만 약 우리가 스크린에 나타난 이 라인들의 길이를 측정하는 정확한 도구가 없다 면, 이런 규모의 그림에서는 그 차이점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겠는 걸.” 모든 사람이 그를 쳐다보았고 그가 말했다. “내가 어렸을 때 침실 벽에 이런 게 있었어. 1970년대의 파이오니어 우주선 포스터말이야. 그것을 보며 잠들곤 했지. 그리고 그건 이 패턴과 너무나도 비슷 해. 천문학적으로 보면, 우리는 켄타우루스 좌 알파 성으로부터 그다지 멀리 떨 어진 것도 아니고.” 지로가 말했다. “알겠군. 그렇다면, 많은 사람들도 그것을 알아냈다는 건 확실해. 그것에서 그들의 숫자체계나 측정 체계를 알아낼 수도 있겠어. 확실히 글씨처럼 생긴 것 이 많아. 라인 바로 옆에 있는건 아마 치수일 거야. 어쨌든 몇 개의 연속 그림들 은 서로 비슷한데, 쓸 데 없는 그림이 있을 가능성도 있어. 내 생각엔 이건 영화 같은데.” 로리가 말했다. “영화? 그 1억 6천만 정도 되는 숫자 모음이 바로 프레임에 대한 묘사란 말 이오?” 지로가 말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리고 여기 그 결과가 있습니다. 우리가 그들의 글 에 대해 뭔가 알아내지 못하다면 계획된 투사 @p 172 속도를 추측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 생각은 상당히 설득력 있게 보 여요.” 스크린의 초점이 맞추어졌고, 그들은 곧 여덟 명의 생물이 우주선처럼 생긴 것으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았다. 그들 중 두 명은 매우 좋아 보이는 털로 덮혔 고, 박쥐처럼 큰 귀를 가졌고 키가 크고 말라 보였다. 같은 몸매를 가진 다른 두 며은 좀더 작았다. 둘은 정방향 모양에 고릴라처럼 단단해 보였고, 어깨로부터 곧장 올라오는 이 상하게 생긴 높은 콧날과, 모하크 인디언처럼 머리 꼭대기에서 솟아 있는 털로 덮인 볏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의 털은 키가 큰 놈보다 더 두껍고 길고 거칠어 보였고, 아주 어두운 색이었다. 그들은 턱 밑에 갈기 같은 두터운 턱수염을 가지고 있었다. 다른 두 명은 같 은 어두운 두터운 털을 가지고 있었고, 비록 인간처럼 똑바로 서 있기는 했으나 원숭이처럼 쪼그렸다. 그들은 매우 키가 작았고 볏이나 턱수염은 없었다. 그 생물들은 손을 흔들고는 옆에 놓인 이상하게 생긴 두꺼운 몸체의 로켓 속 으로 들어갔다. 그 로켓은 공중에 높이 떴고, 곧 엔진이 점화됐다. 그 이미지는 곧 궤도에 있는 우주 기지 같이 생긴 것으로 바뀌었다. 구슬 모 양 또는 고리 모양의 물체가 중앙을 가로질러 나와 있는 기둥 끝에 꽂혀 있었 다. 작은 비행선이 그 원형 근처의 끝부분에 도킹할 때, 잠깐 내부 모양이 비춰 졌다. 외계 승무원은 더 큰 비행선으로 옮겼음, 작은 비행선을 도키을 끝내고 사 라졌고, 갑자기 원형 끝부분에서 뜨거운 물 같은 것이 우주 공간으로 배출되었 다. @p 173 처음으로 말을 꺼낸 사람은 할딘이었다. “지로, 너의 해석이 틀렸다면 그건 아마도 역사상 가장 재수 없는 우연의 일 치가 될 것 같군.” 그들은 처음 40초 동안 켄타우루스 좌 알파 성으로부터 멀어져서 약간 중력의 힘을 받아 태양계로 움직이다 지구로 항해했다. 로리가 놀라서 말했다. “그 지도는 수에즈와 중동 지방이야. 뒤집혀졌지만, 누구라도 알아 낼 수 있 어!” 지로가 말했다. “맞아. 저 깜빡거리는 점이 만약 착륙 지점이라면 내 생각에 그들은 요르단 계곡 어딘가에 착륙을 했을 것 같군.” 갑자기 켄타우루스 좌 알파 성을 떠나는 다른 우주선의 모습이 나타났다. 프랑수와가 말했다. “이건 뭐라고 생각하나? 그냥 스크린에서 사라졌어.” 착륙 지점을 보여 주는 이미지가 반복되었다. 그리고는 지구에 이륙하는 다른 종류의 우주선 그림이 나왔다. 갑자기 세 개의 화살표가 나왔다. 하나는 달을 직 접 가리키고 있었고, 두 번째 화살표는 화성 표면의 한 지점을, 마지막 것은 화 성의 위성인 포보스의 움직임을 가리키고 있었다. 로리가 말했다. “이게 무슨 의미라고 생각하나? 달이 거꾸로 나온 것 같고, 화성은 거꾸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은데. 그들이 이 지도의 밑부분을 북쪽으로, 윗부분을 남쪽 으로 사용하는 것 같아. 그래서 그들은 달의 남극과, 포보스와 또 화성의 북극 어딘가로 갔 @p 174 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닐까?” 크리스가 지적했다. “ 이 화살표가 우리에게 의미하는 것과 같다면, 아마도 그들은 그곳으로부터 온 무엇인가에 대해 얘기하거나, 묘지나 대성당의 위치, 아니면 주자오선과 같은 것에 대한 상징일 수도 있어.” 화면 이미지가 다시 해체되어다가 한쪽 면에 실린더 모양의 플러그를 가진 간 단하고 조그만 박스 같은 것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는 스크린이 문자로 가득찼 다. 피터가 말했다. “정말 외계인의 글씨처럼 보이는데. 그 박스처럼 생긴 것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건가?” 로리가 말했다. “아니면 그 신성한 박스에 어떻게 기도하는지. 아니면 외계인용 세탁기 만드 는 법? 인류학자들과 언어학자들은 2~3백 년 동안은 이것만 연구하면서 멋지게 보낼 수 있겠군.” 화면이 다시 끊기고, 다시 한 번 화성 어딘가와 달의 남극의 어딘가를 가리키 는 화살표가 나타났다. 그러고 나서 모두 아홉 개의 우주선이 이륙하는 장면과 그 우주선이 향하는 지점이 잠깐 보인 뒤, 행성 어딘가를 가리키는 화살표가 나타났다. 마침내 처음 보였던 외계인들처럼 생긴 수천 명의 외계인들이 커다란 동굴로 내려가는 모습 이 보였다. 그리고는 박스 그림을 반복되고 궤도를 이탈하는 한 떼의 우주선 모 습이 보였다. 지로가 말했다. “그들의 세계가 가스 덩어리 주변의 궤도에 있다는 사실을 알 @p 175 아차렸나? 처음에는 나도 그렇게 생각했네. 하지만 여기 마지막 장면을 보게. ” 마지막 장면은 하나를 중심으로 배열되어 있는 열한 개의 태양계를 보여 주었 다. 우리 태양게도 그들 중 하나였다. 중심에 있는 것은 두 개으 별 주위를 순환 하는 가스 덩어리를 가진 두 개의 별이었다. 좀더 큰 가스 덩어리가 큰 별 주위를 돌고, 그 가스 덩어리 주위에는 이상하 게 깜빡거리는 신호로 표시되어 있는 하나의 위성이 있었다. 작은 가스 덩어리는 작은 별 주위를 순환했고 세 개의 위성이 그 주위를 돌았 다. 그중 두 개는 원형 궤도에 있었고 다른 하나는 타원형 궤도에 있었다. 이 마 지막 위성은 또 다르게 깜빡거리며 표시되어 있었다. 프랑수와가 말했다. “당신 생각이 맞는 것 같은데, 크리스. 그들은 타원형 궤도에 있는, 가스 덩 어리 주변에있는, 켄다우루스 좌 알파 성 B 주위를 순환하는 위성을 보여 주고 있네.” 그림이 마치 다시 시작할 것처럼 갑자기 멈추어싸ㄷ. 로리가 말했다. “음, 이치에 맞는군. 그들은 자신들의 시스템을 중심에 위치시키고 있어.” 크리스가 말했다. “우주 비행사들이 바빠지겠군. 그들이 여기 묘사한 모든 시스템 사이에는 1 백 개, 아니 그 이상의 행성과 위성이 있음에 틀림없어. 일단 우리가 그들의 기 호법을 알아낸다면 이름붙일 것들이 많아지겠군.” @p 176 할딘이 침울하게 말했다. “하!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명예를 간직하고 싶은 이름을 수없이 갖고 있 지. 그들의 국민들, 신, 어쩌면 경찰들까지도 말이야. 아까했던 주장을 취소하지. IAU가 이것들을 정리하는데는 몇 십 년, 아니 몇 백 년은 걸릴 거야.” “이 외계 그림이 아직 방송 전파를 타지 않았다고 가정하는 이유가 뭐지?” 지로가 말했다. “이러한 것들을 생각해본 사람이라면 발표하기 전에 외계 암호문을 풀고 싶 어 할 거야. 이게 영화라는 사실을 알아내는 것만으로도 역사책에 길이 기록되 어 남겨지는 것을 의미하겠지.” 나머지 일들을 하는 데는 그다지 사건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 모 두들 잠에서 깨어나 본 지구의 뉴스는 놀랍기도 했지만 대단히 어리석은 것이기 도 했다. 갑자기 지구의 모든 TV 기자들이 천문학자들과 인터뷰하기를 원했다. 하지만 1차 결과가 많은 천문학자들의 생각을 뒤집었기 때문에, 그들은 그들 인생에 있 어서 처음으로 대중들의 관심을 받으면서도 숨을 헐떡이거나 더듬고, 아니면 단 순히 인터뷰하는 것조차 거부해야 했다. 켄타우루스 좌 알파 성 시스템에 행성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많은 천문 학자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고 크리스는 생각했다. 두 별 사이의 거리가 3 요인에 의해 변화되기 때문에, 조수의 힘은 요인 27에 의해 변화된다. 오랫동안 이것이 시스템으로부터 원시 미행 성체^36^이것에서 행 성이 커지는 것이다^36^를 제거할 수 있는지(그래서 우주 공간에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거나 아 @p 177 주 작은 수천 개의 천체만이 남아 있을 수 있도록 그 행성이 커지는 것이 막 는다), 또는 그 미행성체들이 좀더 쉽게 커질 수 있는지(그래서 매우 작은 수의 큰 행성만이 남아 있을 수 있도록)에 대한 찬반 논란은 계속되어 왔다. 크리스는 ‘흠, 여기에서 천문학자와 행성 과학자들 중 누구의 추측이 맞았는 지 알아낼 수 있겠군’하고 생각했다. 확실히 두 개의 ‘무행성’이론은 아니었 다. 천문학계에 대한 이런 관심들은 천문학자의 어떠한 행동도 간과되지 않으리라 는 것을 의미했다. 이런 점을 이용하여 이탈리아의 천문학자인 빈센트 아우리치 오는 인터넷을 통하여 발표했고, 20분 후 기자 회견을 자청했다. ISS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이 기자 회견을 보기 위해 추가로 몇 분을 할애 해 야만 했다. 아우리치오는 이탈리아 악센트가 약간 섞인 영어오 말했다. 영어는 BBC 국제 TV와 CNN이 세계 뉴스 시장을 양분한 뒤로 국제 언론의 언어가 되 었다. 그는 마치 평생 동안 이 언론 행사를 준비해온 것 같았다. 아우리치오가 말했다. “글쎄요. 나는 당신이 영어로 말할 때 완전히 겸손떠는 척하거나, 이리저리 둘러 말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서양 문명은 지구상에서 가장 큰 문명이 고, 서양은 문명화되는 법을 이탈리아로부터 배웠고, 이탈리아인들은 그것을 로 마로부터 배웠습니다. 따라서 일생 동안 로마 시민이었던 내가 외계 메시지에 대한 열쇠를 발견했다는 것도 결코 우연은 아닙니다. 나는 국제 우주 기지에 있 는 승무원에 의해서 정체가 드러난 궤도와 타어버인에게서 온 동영상 메시지에 서 묘사된 궤도를 비교해 봤습니다. 그리고 그중 하나가 다른 하나의 다른 표현 이 @p 178 라는 가정 아래서, 그들의 표현 체계를 간단하게 해독했습니다. 그리고 나는... ” 뉴욕 타임즈 기자가 물었다. “잠깐만요, 그러니까 그 메시지가 온 곳이...” “타이버인입니다. 타이버에 거주하는 자들입니다. 타이버는 켄타우루스 좌 알 파 성 A를 공전하는 제3소행성 주노 주위를 도는 유인 위성입니다. 제가 말씀드 린 대로 테렌스, 레이몬드, 카바그치에 의해 계산된 궤도를 비교해 보면, 참 테 렌스와 레이몬드는 그들의 자서전에 따르면 이탈리아 혈통이라는 사실을 주목해 야 하겠군요.” “나도 이탈리아 음식을 좋아하지.” 지로가 말했다. “쉬^36^.” “나는 그들의 시간 표시법과 그 새로운 행성들이 어디에 위치하는지, 또 과 거 몇 천 년동안 어디에 위치해 왔는지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이제, 공교롭게도 여기 로마에 있는 대학이 매우 좋은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1.5 세기 동안 찍힌 거의 모든 천문학 사진들의 디지털 버전을 보관하는 있는, 내 생각에 는 세계에서 가장 좋은 시스템이지요. 따라서 해상도가 충분하다면, 내 컴퓨터에 서 이런 행성들과 그들의 위성들을 모두 보여 주는 사진들을 불러내는 것은 문 제되지 않습니다. 우선 해상도가 높은 사진들을 골라냅니다. 이러한 몇 천 개의 사진들, 미국 허블 망원경에 잡힌 사진들을 결합시킨 끝에 나는 이 몇 개 안 되 는 희미한 하얀 점^36^오랫동안 아주 멀리 있는 매우 희미한 별들로 오해되었던 ^36^들이 정확하게 있어야 할 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 낼 수 있었습니다. 그 리고 여기 제가 @p 179 그 기록으로부터 뽑아낸 목록이 있습니다. 신사 숙녀 여러분, 이것은 켄타우루 스 좌 알파 성 A, B 주위의 행성에 대해 첫번째로 확인된 관찰 자료입니다. . 켄타우루스 좌 알파 성 A의 행성 주노^36^지구의 250배, 혹은 목성의 4분의 3배 질량을 가진 것으로 추측됨. IAU이상 떨어져서 주성 주위를 돎. . 주노의 위성 타이버^36^큰 행성 주위의 26시간 짜리 궤도의 위치함. 지구보 다 약간 큼. 메시지에서 우리의 외계인 방문객들의 본부로 확실히 나타나 있음. . 미네르바^36^켄타우루스 좌 알파 성 B 주위를 IAU떨어져 순환하는 가스 덩 어리. 138어스를 가지고 있음. . 알바 롱가^36^송신기가 위치한 미네르바의 위성. 화서으이 1.5배가량. 타원형 궤도. . 헤르쿨레스^36^미네르바의 위성. 우리의 태양계에 위치한 Io크기. 매우 넓으 나 원형 궤도에 위치. 그 다음은 미네르바에 가장 가깝게 위치한 위성이자 가장 관찰하기 어려워 열 댓 개의 사진만이 있습니다만, 그 존재를 확신시키기에는 충분합니다. 저는 이것 을 케사르라 명명했습니다. 제 조교가 다른 많은 신세계처럼 자랑스러운 이탈리 아인에 의해서 발견된 이 신세계에 대한 완전한 정보 보고서를 나누어 드릴 것 입니다. 물론 저의 외계 메시지 해독 방법이나 알려진 적이 거의 없는 이 신세 계에 대해 있을 수 있는 여러분의 질문에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마르고 키큰 타임즈 기자가 앞으로 나오며 다시 손을 들었다. @p 180 “당신이 이 천체들에게 준 이름들은...” “바로 발견자로서의 저의 권리입니다. 저는 신세계를 자신의 이름을 따서 짓 지 못한, 저의 위대한 동포인 콜럼부스가 한 실수를 반복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메리카’가 이탈리아 이름이라는 게 운이라면 운이죠. 나는 이 이름들을 이 탈리아와 특히 로마 전통으로부터 선택했습니다. 서양 과학은 이 발견을 가능하 게 하였고, 바로 이탈리아가 서양을 지적으로 이끌었습니다. 만약 다른 국가들이 그들 자신의 행성을 갖길 바란다면, 서둘러서 발견하는 게 좋을 겁니다. 나는 이 미 타이버의 메시지에 따라 나타난 다른 태양계의 행성을 찾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다음 질문?” “그 로켓 안으로 들어가는 것들은 두 개나 세 개의 다른 인종 같던데요. 그 들이 모두 타이버인이라고 확신합니까?” “어느 인종이 다른 인종과 이미 알고 지내는 것은 그다지 불가능한 것은 아 닙니다. 그러나 지금 그렇다고 하기에는 너무 이릅니다. 타이버는 어딘가에서 정 착한 것이고 두 종족 모두 정착민입니다. 또는 어쩌면 한 종족일 수도 있습니다. 아마도 외계 방문객은 치후아후아와 세틴 베르나드가 같은 인종이라는 사실을 아마 모를 것입니다. 아마도 이들은 타이버인종의 다른 부류일 수도 있죠. 다음 질문?” 타임즈 기자가 목소리를 높였다. “어제 IAU가 선언한 것은 어쩝니까?” “IAU는 망할 수도 있고, 주소도 가지고 있습니다. 내가 그것을 발견했고 이 름지었소. 정신 빠진 국제주의자들의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내 발견물들이 수식이나 뽐내 는 독재자 이름을 따서 불리지는 않을 것이오. 자, 좀 재미있는 질문 좀 해봅시 다.” @p 181 인터뷰는 거의 이런 식어있고, 정말 뉴스 거리가 될 것이 없었다. 그들은 TV 를 끄고 기지의 바쁜 일상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크리스와 프랑스와는 정확 한 중량 측정 수치 작업을 계속하다가 종종 서로 눈이 마주치곤 했는데 둘 중 한 사람이 중얼거리곤 했다. “기회있을 때 그걸 마리안느로 이름지었어므녀...” 피터가 덧붙였다. “아니면 네로나 칼리굴라든지. 로마에 대해 좀더 균형된 시각을 제공하기 위 해서 말야.” 아우리치오에 의해 만들어진 이름들은 괜찮았다. 그 이름들은 기억하기도 발 음하기도 쉬웠고, 이름 중 몇 개는 이미 세계의 주요 언어에도 존재하는 것들이 었다. 미국인들과 유럽인들은 여론 조사를 할 때마다 그랬듯이 정말 행성의 이 름처럼 들렸다. IAU는 새로운 이름들이 비공식적이라는 사실을 주지시킬 만큼 많은 언론 공 세를 폈다. 『뉴욕 타임즈』만이 신세계를 켄타우루스 좌 알파 성 A^36^1, 켄타 우루스 좌 알파 성 A^36^1^36^1, 켄타우루스 좌 알파 성 B^36^1, 켄타우루스 좌 알파 성 B^36^1^36^1, 켄타우루스 좌 알파 성 B^36^1^36^2, 켄타우루스 좌 알파 성 B^36^1^36^3 등 IAU가 잠정적으로 부르는 것을 따랐을 뿐이다. 그외 모든 사 람들은 아우리치오가 부르는 것처럼 주노, 타이버, 미네르바, 알바 롱가, 헤르쿨 레스, 케사르라 불렀고, 그 외계인들은 곧바로 ‘타이버인’으로 불리게 되었다. 그러나 아우리치오가 모든 일을 제멋대로 한 것만은 아니었다. 약 1년 뒤 추 쿠바에 있는 한 부지런한 일본 천문학자가 허블 망원경으로 아우리치오가 보여 주었던 그 장소엔 아무것도 @p 182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였다. 추가 조사로 강력한 허블 망원경조차도 경쟁해야만 했던 정확도의 한계에 의 해 방해를 받은 아우리치오가 사진을 조작한 뒤, 이미지를 추가하여 ‘케사르’ 도 발견 목록에 들어가도록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는 교수 직업을 잃었고, 그뒤‘그들이 지금 어디 있는가’라는 TV 프로그램에서만 그에 대한 소식을 들 을 수 있었다. 몇 년 뒤 집에서 그 프로그램을 다시 보려 했을 때, 아버지는 그가 내 입을 비누로 닦고는 TV를 꺼버렸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그러나 아직도 모든 사람들 이 그 신세계를 아우리치오의 이름대로 부르고 있다. 그 이름들은 무척 부르기 편했기 때문이다. 그 메시지는 일곱 달이 넘도록 계속된 뒤 완전히 끊어졌다. 그 기간 동안 기 록된 메세지들은 항상 16,384프레임이었다. 이 숫자는 214이거나 4^16^84 아마도 우리의 5만에 해당하는 숫자인것 같았다. 전문가로 구성된 팀이 펄사아로 나타나는 위치에 대한 아버지의 생각을 확인 시켰고, 외계인들의 그림은 광범위하게 퍼졌다. 아직도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가 많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천천히 그 메시지의 의미에 대한 의견 일치 형성되어 가고 있었다. 아마도 그것은 타이버 식민지로 향하는 메시지 같았다. 동영상에서 알바 롱가 (켄타우루스 좌 알파 성 B 주위를 도는 위성인)에 대한 상징의 변화는 그 메시 지가 보내어지는 궤도에서 한 지점을 표시하는 듯했다. 이것은 두 개의 별과 두 개의 가스 덩어리로 구성된 켄타우루 @p 183 스 좌 알파 성 시스템 중 네 개의 무선 노이즈가 가장 많은 물체가 지구의 관 점에서 볼때, 알바 롱가로부터 최대한으로 떨어진 시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크린 바닥의 상징(우리가 숫자를 바로 읽었다면)112에서 113으로 증가하는 것 같았다. 그 똑같은 계산기는 동영상이 그 이상한 박스의 발사를 묘사할 때는 0이었다. 따라서 아마도 박스가 외계 식민지로 보내진 이후로 112번 보내졌다는 신호였고, 이번은 113번째 신호였다. 최대 분리의 기간은 부정기적으로 나타났는데, 무선 송출의 관점에서 보면 어 떤 것은 다른 것보다 더 나았다. 그러나 그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가장 큰 요인 은 B 주위 A의 80년 주기의 타원형 궤도였다. 두 번째 요인은 미네르바 주변의 알바 롱가의 2년 반 주기의 타원형 궤도였다. 최대 분리 기간은 72년에서 91년 사이였으나, 평균적으로 80년이 넘었다. 따라 서 이 전파 송신이 그 전송기로부터 113번째 것이라면, 첫 번째 송신 이후의 112^16^8일 것이다. 대강 B.C.7,000년 근처인 것이다. 더 많은 자료가 이용 가능해짐에 따라 더 정확한 데이터가 만들어졌으나, 확 실히 그 메시지에 묘사된 현상들은 메시지가 만들어진 날로부터 1~2세기 전의 것이었다. 그들은 한 개가 넘는 우주선을 타고, 아마도 한 번 이상 이곳에 왔었고, 설명 할 수 없는 이유 때문에 고향에 가지 않고 남극과 화성의 코롤레브 분화구로 갔 다. 화성을 가리키는 화살표는 확실히 북위 73도를 가리키고 있다. 그 다음 잠깐 나오는 그림은 큰 분화구을 보여 준다. 그림에서 보기에는 코롤레브가 타이버인들이 방문할 당시에 @p 184 는 완전히 얼음으로 덮여 있지는 않은 것처럼 보이기는 하지만^36^그 사이 기 간 동안 화성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또 하나의 미스터리이다^36^, 그 위도 상에 서 유일한 큰 분화구는 코롤레브이다. 그러나 크리스와 그외 ISS의 다른 승무원들은 정체 불명의 박스에 더 큰 관심 이 있었다. 그것이 무엇이냐에 대한 첫 번째 실마리는 왼쪽 아래 있는 이상한 그림이었다. 이것은 소용돌이 모양으로 된 열 개의 원으로 둘러싸인, 열 개의 까 만 점과 열 개의 하얀 점으로 된 코일을 보여 주었는데 화살표는 그중 하나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것이 아마 원자를 의미할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 것은 어려 운 것이 아니다. 중성 원자의 가장 흔한 형태는 열 개의 중성자와 열 개의 양성자로 된 원자핵 이며, 열 개의 전자를 가진 전자껍데기에 둘러싸여 있다. 표시된 그 특정 지점은 바깥 전자 중 하나이며, 이것이 빛의 파장을 상세하게 보여 주는 방식이라고 생 각을 하는 것 역시 어렵지 않다. 전자 궤도는 양자화된다. 즉, 그들은 특정 에너지 수준에서만 일어날 수 있다. 전자가 ‘바닥’상태로 되돌아간다. 이것은 우주에 있는 같은 종류의 원자 주위 의 같은 종류의 궤도에 있는 모든 전자에게 해당된다. 그리고 에너지를 포기하기 위해 원자가 내는 빛의 에너지값이 주파수와 정비 례하기 때문에, 주어진 원자의 전자 껍질 내에서 주어진 전자 이동을 상세하게 설명하는 것은 바로 만들어지는 빛의 종류를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과 같다. @p 185 화살표들은 확실히 관찰자가 그 파장의 빛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점을 명기했 다. 또 진공 상태에서 고정된 지점에 의해서 그 빛의 4096파장이 지나가는 데 얼마나 오래 걸리는지에 기초한 방향으로 펄스가 보내졌다. 그 빛은 박스의 정방향 플러그로 향해야 한다. 128의 다른 주파주 빛은 둥근 플러그에서 나타나서 많은 8진수들을 만들어내기 위해 떨었다(사실 그것은 TV 가 동시에 128개의 채널을 잡도록 하는 것과 같았다. 우리는 보려고 하는 채널 을 선택해 그걸 먼저 녹음하면 되는 것이다). 첫 번째 작은 조각은 이 메시지의 카피일 것이다. 그러면 모든 채널에서 10기가보드 비율로 나오는 데이터가 16일 동안 지속될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무선으로 받은 메시지에 담겨 있는 것보다 수 천만 배 많은 정 보가 그 박스에서 나올 수 있다는 사인처럼 보이는 것에 의해 확인되었다. 우리 는 재생 속도를 알 수 있을 만큼의 메시지를 해독해 내어, 메시지가 7분 40초 길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이것은 146,012년 길이의 영화나 평균 50만 길이의 책, 아니면 작은 대학 도서관에 맞먹는 수치이다. 따라서 그 박스는 우리 문명보다 앞선 그들의 문명^36^시, 그림, 음악, 문학, 과학, 기술 등등^36^2백 년 간의 기록인 듯했다. 그 메시지가 해독되는 며칠 동 안에 거의 모든 사람들은 그것을 ‘인사이크러피디어’라 부르기 시작했다. 아 무도 그 ‘인사이크러피디어’라는 단어가 어디에서 유래했는지는 몰랐다. 아마도 그 메시지는 우리에게 보내려 한 것이 아니라, 달 남극과 화성의 코롤 레브 분화구의 타이버 식민지들에 보내진 것 같다. 그들의 지도로 보아 그들이 포보스에도 갔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포보스에 메시지를 보내지 않은 @p 186 이유는 또다른 수수께끼였다. 나는 아버지와 피터 데니소브, 로리 아줌마가 현관에서 그 문제에 대해 논쟁 하던 것을기억한다. 타이버인들은 포보스 식민지를 잃은 것일까, 아니면 포기했 을까? 아니면 화성으로 가는 중간 기착 지점이었나? 다른 두 사람에게서는 짜증나게도, 피터는 때때로 포보스의 식민지가 매우 좋 지 않았으며, 그것 때문에 그들은 어떠한 인사이크러피디어도 얻지 못한 것이라 고 주장했다. 타이버인들에 대한 정보를 많이 저장하고 있는 박스에 붙은 ‘인사이크러피디 어’이라는 이름은 계속 인기가 좋았다. 그 생각은 아폴로 17호가 달에 착륙한 지 30년이 지났지만, 다시 달로 돌아가 인사이크러피디어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 었다. 문제는 인류 중 어느 인종이, 그리고 어떻게 가는가 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중국인들이 자기네들에게 실제로 달에 가려는 계획이 있으니 그들의 노력으로 인사이크러피디어를 얻어 ‘필요에 따라’다른 나라와 공유하겠다고 발표했다. 이것 때문에 러시아, 일본, 미국, 프랑스 등 네 강대국으로 이루어진 긴급 우 주 회의가 열렸다. 이미 증명된 러시아와 유럽 기술의 합작과 미국과 일본의 제 조 능력, 그리고 자원이 있다면, 미국 대통령이 말한 대로 ‘중국을 스탠딩 스타 트 자세에서부터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냉전 상태의 평화가 흔들릴 수도 있었기에 이것은 더욱 긴급한 문제가 되었 다. 중국 잠수함들은 미국 선박들을 부산에서 하이퐁에 이르기까지 그림자처럼 따라다녔고, 러시아 병력은 2~3주마다 ‘국경 사태’에 대비하여 방어선을 옮겼 다. 중국은 @p 187 만약 중국에 대한 직접 위성 방송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통신위성을 격추시키 겠다고 공공연히 협박하였다. 사실 이러한 위성의 상당수는 편의상 그 나라 국적을 단 민간기업에 의해 운 영되고 있었고, 자극적인 방송의 대부분은 중국 망명자와 함깨 시작된 것이었기 때문에, 국가에서 그 방송을 중단시킬 수는 없었다. 반면, 중국은 매년 인구당 더 많은 석탄을 태워 검은 구름이 일본, 한국, 포모 사와 필리핀을 뒤덮게 되자 태평양 연안 국가들은 일본의 돈과 한국의 군사 기 술을 이용하여 급속하게 재무장하기 시작하였다. 30여 년만에 처음으로 핵미사일 공격이라는 위험에 처하게 되자 러시아와 미 국은 유레 없는 미사일 방어선을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중국의 ICBM(대륙간 탄 도 미사일)은 숫자상으로는 적었지만, 그들은 격추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다. 이렇게 경쟁적인 분위기 속에서, 2백여 년에 걸친 기술적 도약에 성공한 중국 이 인사이크러피디어를 얻을 가능성은 완전히 받아들여질 수 없었다. 하원 의장은 간결하게 딱 잘라 말했다. “우리는 중국이 태양계에서 유일한 도서관 목록을 갖도록 허용할 수는 없다. ” 그러나 인사이크러피디어를 얻기 위한 경쟁은 양측 모두 위험부담이 매우 컸 다. 우선 게임에서 패배할 가능성도 있었다. 또 서두르다 보면 양측 중 하나가 너무나 많은 위협을 받아 인사이크러피디어를 소멸시킬 가능성도 있었다.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는 인사이크러피디어로부터 나온 지식들이 신중하지 않 게 서둘러 소멸되어질 가능성이었다. ‘만약 @p 188 나폴레옹이 원자 폭탄을 가졌더라면 어찌되었을까? 남북 전쟁때 도시에 독가 스를 떨어뜨리는 비행기가 있었더라면 어찌되었을까?’ 이 일과 관련된 정책 결정자들은 역사의 이 시점에서 어떤 것을 시작할 준비 가 되었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했으며, 이 인사이크러피디어가 모든 사람들을 위 해 안전하게 지켜질 뿐 아니라 신중하게 이용되기를 원했다. 그러나 중국을 협상 테이블로 이끈 것은 바로 제3세계 국가였다. 이전의 냉전 시대와 마찬가지로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취약한 국가들은 적을 공격하는 데 있어 보다 싼 방법을 찾아야 했다. 특히나 자원이 풍부한 지역의 혁명 운동에 자금을 대는 방법을 좋아했다. 그러나 제3세계 국가들의 지도부는 해양 조약과 위성 조약에 대한 다툼에서 강대국들의 생각대로 하도록 내버려두게 된다면, 먼 거리 자원을 이용하는 것에 대한 규칙은‘찾는 자가 임자’라는 식이 되기 십상이라는 사실을 배웠다. 따라서 빈국들은 원자재 시장을 잃게 되는 반면, 강대국들은 더욱더 부유하게 되는 것이다. 빈국들로서는 그것을 용인할 수 없었다. 4강 계획은 제3세계의 관점에서 볼 때는 결코 완전하지 못했지만, 그들은 인 사이크러피디어의 내용을 쉽게 이용할 수 있고, 또 모든 사람이 사용가능할 수 있게 하자고 요구했다. 중국의 계획은 훨씬 더 위협적이었다. 중국은 그들의 제3세계권에서의 활동을 위해 중국에 공감하는 정부가 필요했 기 때문에, 열댓 개의 친중국 성향의 지도부가 중국의 지위에 대해 불만을 표시 하더라도 그저 주의만이라 @p 189 도 기울여야 했다. 마지못해 중국 대표는 4강에 참여했고, 1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달 남극에 있 는 인사이크러피디어를 가져오는 임무에 대한 계획이 진행되기 시작했다. 관련 당사자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인사이크러피디어를 입수하는 것이었다. 달에 특별 기동대를 보내 인사이크러피디어를 옮기지 않고 다른 미디어로 다 운로드하는 것은 확실히 시간 낭비였고 비현실적인 것이라고 판단되었다. 따라 서 인사이크러피디어는 지구로 가져와야만 했다. 그 계획은 간단한 문제에 봉착했다. ‘달에 있는 인사이크러피디어를 어떻게 지구로 가지고 올 수 있는가?’우선 탐험 로봇이 그곳에 가서 ‘인사이크러피디 어’가 어디에 놓여 있는지 찾아내는 것이다. 그리고 일단 찾아내면 로봇들은 근거리 내에 착륙 장소를 표시하는 자동 무선 레이더를 설치하는 것이다. 아직 인사이크러피디어의 그 질량이 얼마인지도 모 르며, 아마도 납이나 금, 또는 고갈 우라늄으로 만들어졌으리라 추측되므로 무거 운 화물을 끌어올릴 수 있는 장비를 갖춘 무인 달 착륙선이 그 근처에 착륙해야 한다. 네 사람으로 구성된 팀이 두 번째 착륙선으로 여분의 연료를 가지고 날아가 근처에 착륙한다. 그러고 나서는 인사이크러피디어를 첫 번째 착륙선으로 옮긴 후 연료를 최대한 공급한다. 그리고 도중 두 사람이 처음 달 비행에서처럼 착륙 선을 타고 지구로 돌아와 수중 착륙하고, 나머지 두 사람은 가장 효과적으로 그 들을 이용하는 것이 무언인가 판단하여 착륙선으로 돌아가거나 그곳에 남아 있 는다. @p 190 그 계획은 첫 번째 로봇이 달 남극으로 가서 ‘인사이크러피디어’가 아닌 완 전 타이버인 기지를 발견할 때까지만 지속되었다. 그중에는 태양 집전기가 분화 구 벽 위에 솟아나온, 깊은 분화구에 파킹된 우주선 기지도 있었다. 이것은 많은 타이버인들이 거주했다는 증거이며, 대강 사람 몸 길이의 석총 등 무덤처럼 생긴 것도 있었다. 며칠 지나 전 세계 사람들은 그 그림을 보았고, 두 가지의 필적할 만한 반대 효과가 일어났다. 이른바 ‘타이버 기지’는 모든 사람들이 더 알고자 하는 매력적인 장소였다. 반면에 그것으로 인해 인사이크러피디어를 찾는 작업이 엄청나게 복잡해졌다. 두 개의 가능성이 있었다. 타이버인들이 인사이크러피디어를 타이버 기지 어 딘가로 옮겼거나^36^이 경우라면 탐험대가 그곳에 들어가서 보관 장소를 알아내 어야 한다^36^아니면 타이버 기지가 파괴되어 버림받은 후에 인사이크러피디어 가 이곳에 도착하여 상당히 먼곳으로 갔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 세계에 대한 접근 방법은 상당히 비논리적이었지만, 타이버 기지 는 타이버인들의 메시지가 진실이라는 가장 좋은 증거였기 때문에, 타이버 기지 로 가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의견은 러시아, 미국, 일본, 프랑스와 같은 국 가에는 상당한 영향력을 휘둘렀다. 따라서 계획은 서둘러 수정되었다. 선원을 데려올 무인 착륙선이 먼저 타이버 기지로 간다. 그리고 1차 유인 착륙선이 인사이크러피디어를 찾기 위해 타이버 기지로 간다. 그동안 로봇은 기지 근처를 샅샅이 뒤진다. 또 첫 번째 임무에서 2차 탐험을 위해 더 괜찮은 기지를 건설 @p 191 하는 작업도 할 것이다. 2차 탐험대는 첫 번째 ‘상주’탐험대로 그곳에 도착 할 것이다(즉, 그들 중 두 명만 돌아오고, 나머지 두명은 제3차 탐험대가 도착할 때까지 그들과 함께 작업하기 위해 그곳에 머무른다). 2차 탐험대는 동력 장치를 우선적으로 건설하여 분화구가 생긴 이래 햇빛이 비친 적이 없는, 남극의 깊은 분화구 얼음을 조사할 것이다. 물도 없고 공기도 없는 달에서 얼음을 찾는다는 것은 이상한 일일지도 모르나 달의 남극은 특별한 경우였다. 달은 지구 주위를 돌 때 지구 쪽을 향하며 태양과 같이 회전하기 때문에 2주 일 동안은 밤이고 2주일 동안은 낮이다(당신이 태양이고 멀리 있는 나무가 지구, 그리고 당신 친구가 달이라고 생각해 보라. 만약 당신 친구가 얼굴을 나무 쪽으 로 향하고 나무 주위를 걸어가면, 그가 당신 가까이 왔을 때는 그의 등이 당신 쪽을 향하게 된다. 그가 훨씬 멀리 떨어지면, 그의 얼굴이 당신 쪽을 향하게 된 다. 같은 방식으로 달 적도에 있는 모든 지점은 결국 태양 쪽만 바라보게 된다). 2주일의 밤 동안에는 달에 있는 바위는 너무나 차가워지기 때문에, 모든 물분 자는 바위에 달라붙어 서리가 된다. 바위 주위에 물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내 바위에 얼어붙어 서리가 되는 것이다. 2주 간의 낮 동안의 그 바위는 너무나 뜨거워져서 물분자를, 궤도는 아니지만 몇 백 킬로미터 이상으로 튈 정도의 속도로 날려버릴 수 있다. 만약 그 물분자가 튀어 내려와서 뜨거운 바위를 치게 되면, 그 물분자는 더욱 더 큰 에너지를 얻게 되어 다음에는 더 높이 @p 192 튀게 된다. 낮 동안 바위에 네 번에서 열 번 정도 튄 물분자는 달에서 영원히 없어지게된다. 따라서 달의 낮과 밤이 교차되는 동안 결국 달에는 물이 거의 남아 있지 않게 되고, 달은 말라붙는다. 이러한 현상은 달 표면 대부분에서 일어나기는 하지만 달 남극의 깊은 분화구 는 태양빛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그곳에 있는 바위는 빛을 거의 받지 못해 몹 시 어둡다. 따라서 물분자가 이 분화구 속으로 들어오게 되면, 그것은 바위에 달 라붙어 영원히 남게 된다. 이런 일이 드물게 일어난다 해도 실제로 달에는 물이 있다^36^대개는 혜성의 형태이다. 혜성은^36^유명한 프레드 호일레의 말에 따르면^36^‘더러운 눈덩이’ 이다. 산 크기만한 얼음덩어리가 산산이 부서진 것이다. 몇 천 년 동안 때때로 혜성은 달과 충돌하여 새로운 분화구를 만들며 산산이 부서졌고, 달 표면에 몇 백만 혹은 몇 십만 톤의 물을 남겨놓는다. 영원히 계속되는 얼고 튀는 과정 속에서 그 물의 대부분은 없어지지만, 일부 는 우연찮게 남극의 분화구로 들어가 오늘날까지 남아 있게 된 것이다. 몇 백 년 동안 계속됨에 따라 결국 거대한 양의 물이 된 것이다. 달에는 몇 톤의 얼음이 있다. 얼음은 수소와 산소로 이루어져 있다. 산소는 무 거운 물질로, 물 중량의 89퍼센트를 차지한다. 얼음은 타이버 기지에 다양한 용 도로 물을 공급했을 뿐 아니라 산소를 제공하기도 했고, 나중에는 피존을 위해 액체 수소와 액체 산소도 공급했다. 그러한 방식으로 얻어진 산소는 지구로부터 끌어올려진 것과 @p 193 구분하기 위해 ‘루녹스’라고 불린다. 그곳에 체류해서 수색해 나가기 위해서는 자고 먹을 만한 충분한 공간을 가진 실질적인 기지가 있어야 한다. 인사이크러피디어가 발견되면 후속 무인 착륙선이 그 장소로 보내질 것이고, 승무원들은 타이버 기지에 있는 본부에서 나와 인사이크러피디어를 지구로 가지 고 올 것이다. 이 우주 여행의 주승무원인 캐빈은 ‘에어로 스페셜/로퀘 피존’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사람들 모두 이 이름으로 부르고 있으며, ‘아폴로 2호’는 기업의 공식 보고서에만 쓰인다). 거주실과 다른 구조물들은 압력에 잘 견디는 빅 캔과 스타 버드 드롭탱크 주위에 만들어질 것이다. 일본은 로보(저속 착륙 차량)를 개발할 것이고, 오래 전부터 그랬던 것처럼 원 래 에너지 장치인 큰 러시아 로켓 부스터가 달에 도착하기 위한 추진력을 제공 할 것이다. 중국이 분담해야 할 일은 무엇보다도 인사이크로피디어를 혼자서 찾으려 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 대신 승무원의 반을 차지하였다. 4강대국들은 어떤 식으로 일이 진행되는 지를 알수 있었고, 우주 승무원들이 불평하긴 했지만 어쩔 수 없 이 그것을 참아내야 했다. 2008년 말 어느 따뜻한 여름 저녁에 밖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앉아 있을 때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아직 남은 거래가 있지. 아직 공식적이진 않았지만, 네 어머니의 남편^36^이 것은 그가 시그를 가리키는 말이었다^36^그에게는 아이디어가 있었어. 정말 오래 된 아이디어이기는 했지만, 잘 되게 하려고 노력했으니 중국과 좀더 나은 관계 를 갖게 될 거야.” @p 194 “그 아이디어가 뭔데요?” 내가 물었다. “글쎄다. 중국 문제 중 많은 것들은 괜찮고 저렴한 에너지원을 갖게 되면 풀 릴 수 있지. 그러게 되면 그들은 석탄을 태워 아시아 상공을 오염시키는 걸 그 만둘 테고, 국민들의 생활 수준도 올릴 수 있었으니까. 그래서 1960년대 이후로 끊임없이 제기되었던 생각은 태양이 항상 비치고 구름이 없는 우주 공간에 태양 열 발전소를 세울 수 있다면, 촘촘한 광선의 마이크로 웨이브를 이용해 에너지 를 지구로 쏘아 보낼 수 있다는 것이었지. 다시 마이크로 웨이브를 전기 에너지 로 바꾸어주는 안테나로 잡으면, 지구상에서 만드는 태양열보다 훨씬 효율적이 고 저렴한 에너지가 된단다.” “만약 그 광선이 다른 방향으로 쏘아지면 어떻게 되죠?” 내가 물었다. “안테나가 광선의 움직임을 추적하면 그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지구의 위 성으로 신호를 보내지. 어쨌든 시그는 중국과 그런 동력 발전소를 건설해 주는 계약을 체결했단다. 그의 스타 버드로 우주 여행은 더 값이 싸졌고, 그 자신도 우주 건설 작업에서 경험이 풍부한 하청 업자를 고용할 수 있었으니까. 그는 원 래 그 작업을 훨씬 저렴한 가격에 했는데 우리와 일본이 그 비용을 지불하고 그 걸 ‘연구 작업’이라 이름붙인 거지. 그러나 사실 그건, 중국이 이 작업에 참여 하도록 유도한 뇌물에 불과해. 그리고 그 뇌물이 시그의 손을 통해 나갔기 때문 에. 그가 그걸로 많은 돈을 벌겠지. 그리고 또 한 가지, 달에 매장된 헬륨 3에 대한 논의를 지연시켰지.” “헬륨 3이란 새로운 융합수로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물질인가 @p 195 요?” 물론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요즘 들어 아버지를 자주 못뵈었기 때문에 그 와 계속 얘기를 나누고 싶었다. 그는 어두워지는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올려 다보고, 빈 아이스크림 컵을 내려놓으며 물었다. “응, 그걸 작동시키기 위해선 충돌 광선 기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그들이 알았다면 그들이 얻어낼 수 있는 최대 충돌 속도가 얼만지도 알아낼 수 있었지. 그리고 더 가벼운 헬륨 동위 원소만이 작동가능하다는 사실도 말야. 시그의 연 구로 깊은 대양 배출구에 풍부하게 많다는 사실이 밝혀졌지. 따라서 토양에서 뽑아내기 위해 달로 가는 계획은 실행가능하지는 않았지. 그렇지만 일단 지구와 달 사이의 정규 교통편이 있다면, 우리는 다시 그곳을 개척할 수 있었고, 사람들 이 어떻게 달을 무질서하게 흐뜨러놓고 타락시키는지도 알게 된거야. 우리는 사 실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잖니?” 나는 그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잘 몰랐지만, 그가 여기 있다는 사실만으로 기 뻤다. “이해가 잘 안 되요.” 나는 말했다. “음, 우리가 서부를 멕시코에게서 가로챈 직후인 1848년의 서부 개척에 대해 생각해봐. 스페인이나 멕시코 모두 텍사스와 캘리포니아 지방을 제외하고는 그 지역에서 아무것도 이뤄내지 못했지. 여기 그레잇 베이신과 산악 지대는 여러 생물들이 풍부하고 인류학적으로 매우 다른 사람들이 사는 광대한 지역이지. 우 리가 그것으로 뭘했지? 강을 오염시키고 거기 있는 가축들을 다 먹어치우고 천 적들 대부분도 죽여 없애고. 자기 것이 @p 196 아닌 모든 문화를 파괴하고는 그곳을 쓰레기 같은 사람들을 위한 쓰레기 같은 지역으로 만들어버렸어. 온 도시가 툼스톤이나 데드우 같은 깡패들로 가득 차고, 보제만, 크리플 크리크 같은 부랑자나 몽상가들을 위한 졸부 지역으로 만들었지. 물론 나중에는 베가스, 아스펜 같이 여행객들을 등쳐먹는 곳도 만들고 말야. 우 리는 이 크고 아름다운 장소를 발견했지만 그걸로 한 일은 발견 가치가 있었던 모든 걸 싹 쓸어버리는 것이었지.” “우주에서 일어나는 일들도 이것과 매우 비슷하군요.” “지금까지 날아간 스타 버드들의 반 이상도 네 어머니 남편을 위해 관광용으 로 사람들을 실어나르는 쉐어스페이스 글로벌이야. 그들 대부분은 진정한 과학 이 뭔지 한번도 맛보지 못한 거야. 이제 우리는 우주 공간에서 전기를 만들겠지. 그러나 허블 3호나 허블 4호가 좀더 깊은 우주 공간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데는 돈을 한 푼도 건질 수 없어. 우리가 달나라로 가는 것은 보물을 건지러 가는 것 뿐이고, 일단 거기에 도착하면 40억 년 간 방해받지 않는 땅을 오염시키고 길을 만들기 위해 불도저로 파고, 그리고 헬륨 추출기로 땅을 파헤치는 데는 오래 걸 리지 않을 거야. 언제 그곳에 카지노를 만들지가 궁금하군. 아마도 내가 죽기 전 에 첫 번째 카지노가 생길 거다.” 그는 오랫동안 그 어두운 곳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나는 여름 하늘의 별들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내가 아버지로부터 배운 것 중 하나다. 머리 위에서 빛나는 직녀성은 오늘 밤 유난히 밝은 듯했다. 나는 늘 그랬듯이, 내 머리 위의 별로 직 접 여행해서 마지막에 그곳으로 떨어지는 상상을 해 보았다. 별빛이 조그만 디 스크까지 뻗히고, 디스크는 내가 새로운 태양계로 떨어질 때 부풀겠지. @p 197 아버지가 말했다. “누구도 중요한 목적을 가지고 우주에 가지는 않지. 그러나 그건 너에게 말 하고 싶었던 게 아니란다. 제이슨, 나는 또 다른 우주 여행 임무를 맡았단다.” “그럼, 전 어머니나 로리 아줌마랑 있어야 하나요?” “어머니랑 있어라. 이번 임무는 3년 전 외계 메시지가 왔을 때 ISS에 갔던 것보다 훨씬 긴 여행이다.” 그는 기지개를 폈다가 무릎을 쳤다. “휴스톤은 네가 모기라면 편히 쉬기에 좋은 장소지. 워싱턴엔 모기가 적기 때문이 아니란다. 잘 들어 봐라. 나는 유능한 중국 여성 조종사와 함께 2차 유인 우주 비행을 하게 된다. 그녀의 이름은 샤오베란다. ‘카우데이’나 ‘나우페이 ’처럼 운을 맞춰 ‘샤오베’라고 부르면 돼. 어제 그녀와 통화했는데 괜찮은 여자같더라. 프랑수와와 레이몬드도 후속 팀으로 오지. 로리는 9차 비행의 조종 사야.” “다른 사람은 또 없나요?” “또다른 사람은 중국인인 지앙 우란다야. 그에 대해 들은 바로는 특별한 기 술이나 전문 지식은 없어. 아마 내 생각에는 그가 비밀 경찰인 것 같아. 달에서 조차 PRC시민을 감시하려는 거겠지.” 그는 하품을 한 후 다시 말을 이었다. “그가 샤오베의 정신을 산란하게 만들지나 않았으면 좋겠군. 할 일도 많아. 어쨌든 다시 러시아 투덜이랑 같이 비행하는 건 좋지. 그러나 중요한 건 샤오베 와 나는 그곳에 남을 계획이란다. 아마 몇 달 동안, 어쩌면 로리가 떠날 때까지 돌아오지 못 @p 198 할지도 몰라. 그러니 당분간 네 어머니와 시그와 함께 지내라. 예절 바르게 행 동하고 문제 일으킨다는 소리는 안 듣게 해라.” @p 199 불길한 예감 어머니와 시그의 집은 크고 편안했다. 이미 내 방도 있었다. 워싱턴에서 6~7학 년을 리틀 리그 팀이나 팝 워너 팀에서 만큼 친구 없이 보내야 한다는 것이 가 장 큰 문제였다. 그렇지만 알드린 초등학교 애들 몇 명을 알게 되면서 그 애들과 친해졌다. 전 에 있던 텍사스에서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가기 전에 7학년이 되어 야 했다. 그러나 워싱톤에는 중학교가 있었고, 거기서 나는 6학년이 되었다. 나는 ‘학 교를 좌지우지’하는 아이는 아니었고, 키가 크는 것 따위도 바라지 않았다. 나는 근사한 것과 케케묵은 것에 대한 관점이 전에 살던 곳과는 완전히 다름 을 발견했다. 휴스톤 근처에는 천문학자들이 많았고, 많은 아이들의 부모가 나사에서 일했 다. 그래서 아버지의 직업은 큰 관심을 끌지 않았다. 그러나 시그 @p 200 이웃에는 국회의원들이 바글바글했고 부잣집 아이들도 많았지만, 천문학자의 아들은 거의 없었다. 나는 약간의 놀림을 당했고 약간은 동경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나는 둘다 무시해 버렸다. 나는 말 없이 다른 사람을 능가하는 것이 최 상책이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것은 아주 유용했다. 휴스톤에 살 때는 소문이라는 건 단지 우주 비행 업체 사람들의 사생활에 관한 것이었지만, 워싱턴에서의 소문은 누가 권력을 갖고 누 가 그걸 유지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거나, 아니면 누가 뭘 받고 뭘 포기했는가 하는 거래 방법에 대한 것이었다. 그들이 가장 좋아했던 것은 인사이크러피디어를 찾아내는 원정에서 중국과의 긴장에 대한 것이었다. 중국인들은 다루기 힘들었다. 끊임없이 요구 사항을 내놓 았다. 가끔씩 중국 측의 이런 저런 요구 사항에 대해서 안전 장치로 타협했다는 소문이 들곤 했다. 난 그 애들이 나에게 얘기해 주는 것보다 훨씬 많은 걸 얘기 할 수도 있었다. 시그는 전혀 좋아하진 않았지만 중국을 다루는 데 매달려 있었다. 계약서에 ‘ 암시되어’ 있었기 때문에, 추가 지출 없이 중국은 무한한 추가 권한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미국 정부는 시그가 중국을 위해 만드는 순회 태양열 기지에서 잃는 것과 같 은 자원을 가지고 얻을 수 있는 것의 차이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나사 관리 들은 중국 측 요구 중 어느것이 유효하고 어느 것이 유효하지 않은지, 따라서 어느 것에 돈을 @p 201 지불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데 주저 없이 관여하려 했다. 문제는 만약 중국이 바라던 대도 되지 않으면, 인질로 잡힐 가능성이 있는 쪽 은 나사가 아니라 시그 쪽 승무원이라는 점이었다. 그래서 시그가 문제를 해결 하거나 일을 완성시키기 위해 전화로 소리지르는 것을 자주 들을 수 있었다. 새로운 집에서의 모든 생활 방식에도 점점 익숙해져 갔다. 시그는 매일 밤 거 의 집에 있었고, 어머니도 일정 시간 동안 일했다. 다시 말하면 틀에 박힌 어른 들의 감시를 예전보다 더 많이 받아야 했다는 뜻이다. 게다가 숲은 너무나 멀었 고 공원은 약간 무서웠다. 그래서 나는 지루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좀더 나은 학 생이 되었다. 아버지는 대략 한 달에 한 번꼴로 우리를 방문했다. 시그와 어머니는 그가 우 리 집에 머무는 것을 좋아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호텔에서 보냈다. 우리는 야구 경기에도 가고 산책도 했다. 때때로 할머니를 모시고 올 때도 있었는데 그것은 무엇보다 즐거운 일이었다. 하지만 월요일에 학교로 되돌아가는 것에 대해 불만은 없었다. 나는 다른 아 이들에게서 그들의 이혼한 부모에 대한 많은 무서운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아버지와 시그는 서로에게 그다지 악감정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실, 모든 사람이 나를 잘 돌봐주었으므로, 누가 나를 돌봐줄 것인가에 대해 스스로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오히려 모델 로켓학이라든가 스포츠, 이성 등과 같이 더 중요한 일에 집중 할 수 있었다. 아버지와 떨어져 지낸동안 겪었던 가장 큰 어려움은 여자 아이들에게 7학년 발렌타인 댄스 파티에 가자고 물어볼 용기가 @p 202 없었다는 것과 농구 시합에서 스타팅 멤버가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많은 아이들이 나보다 훨씬 성숙했던 것이다. 대체로 조용하게 보낸 시기였고, 나 역시 조용한 아이였으며 나는 이미 그것에 대해 감사하고 있었다. 언제 그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른다. 아마 아직 학교에 다닐때였고, 아버지가 워싱턴에서 보냈던 시간 중 한 때일 것이다. 내가 훨씬 큰 다음에 시그가 나에 게 이야기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는 그것에 대해서 알게 되면 내 기분이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그의 생각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아버지는 시그와 점심을 함께 하기 위해 만났다. 이것은 어머니나 나 도 몰랐던 ‘비밀 약속’이었다. 그들은 유명 인사들이 드나드는 비싼 레스토랑 의 햇볕드는 발코니에 앉았다. 음식이 올 때까지 점잖게 이야기를 나눈 후, 잠시 동안 조용히 식사를 하다가 갑자기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 여행은 별로 기분이 좋지 않게 느껴져.” “그래?” 시그는 포크를 내려놓고 아버지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생 각하는 바를 말하게 하는 데 꽤 능숙했다. “글쎄. 다섯 번째 여행이지. 당신 스타 버드를 타고 가기는 처음이야. 그렇지 만 내가 불안해 하는 것은 그게 아냐. 샤오베는 괜찮은 사람이고, 나도 그를 믿 어. 그리고 이미 성능이 증명된 좋은 피존을 사용해서 거길 가게 되잖아. 그래서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는 건 알지만, 어쨌든 이상하게도 그래. 나는 내가 돌아 오지 못할 거라고 확신해. 나중에 이런 바보 같은 소리 @p 203 에 대해 웃을 기회나 있으면 좋겠지만 예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이야. 특히 엔데버 호 우주 여행 전에는 말야. 그냥 좀 이상한 현상이었으면 좋겠지만. ” 시그가 끄덕이며 말했다. “계속해봐.” “제이슨에 대한 걸세. 나는 생명보험 하나를 더 들었네. 내가 죽으면 스타 버 드를 타고 궤도로 가기에 충분한 돈을 줄 거야. 제이슨이 거기 가서 그곳이 어 떻게 생겼나 볼 수 있을 정도로 말야. 나는 제이슨이 우주를 아버지를 죽인 처 참한 공간으로 생각하지 않길 바라네. 그애가 불필요하게 뭔가를 두려워하지 않 길 바라네. 그래서 내가 죽는다 하더라도, ...음. 제이슨 나이에는 길을 건너는 것 이 위험하다는 걸 깨닫지 못할 수 있지. 하여튼 제이슨이 우주에 가보길 바라네. 그래서 생명보험을 들었고 그것을 유언장에 써넣었네. 내가 죽더라도 자네가 제 이슨에게 설명해 주길 바라네.” 그러고 나서 크리스는 그의 접시를 내려다보다가 한 입 덥썩 먹었다. 아마 그 의 인생에서 가장 당혹스런 순간이었을 것이다. 시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물론, 자네가 원하는 대로 하겠어. 제이슨의 교육이든 뭐든다 해결할 수 있 다는 것을 자네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내가 이 돈 뭉치를 갖게 됨으로써 생기 는 이점 중 하나는 자네가 말한 것을 위해 이 돈을 쓸수 있다는 거야. 하지만 자네가 실제로 죽기도 전에 자신을 땅에 묻지는 말게. 예감은 근거 없는 예감일 뿐이야.” “나도 그러기 바라네. 사실대로 말하자면 나한테도 이상한 경 @p 204 험이야. 전에는 이렇게 느껴본 적이 한 번도 없었거든. 언제나 나는 내 자신의 이성에 대해 항상 자랑스러워 했지.” 시그는 끄덕이면서 와인 잔을 가득 채우고는 말했다. “감히 내 생각을 말해도 된다면 말야.” “말해 보게.” 시그는 다소 진지한 태도로 말을 시작했다. “나는 내 자신이 피도 눈물도 없는 잔인한 사업가라는 사실을 알지. 나는 그 래야만 해. 만약 당신이 우주 탐험과 같은 가상 게임을 한다면, 당신도 각기 작 은 과정들을 정당화하는 방식으로 생각해야 돼. 초기 우주 탐험 사업을 사장시 킨 것은 ‘매일 여섯 개 행성 운항 우주선 여행’같은 사업을 곧바로 시작하려 했다는 거지. 아니면, 아마도 사람들이 이 여행에 돈을 쓸 테니, 자기들이 할 일 이라고는 그걸 제의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했들 수도 있지. 일단 괜찮은 공급자가 있고 적당한 소비자층이 있다면, 어떻게 그 사업을 유지하는가 하는 것은 그나 마 쉬운 부분이야. 일단 사업에서 지출보다 수입이 많아지면, 할 일이 라고는 그 것을 유지하는 것뿐이야. 어려운 일은 그 지점까지 도달하는 것이지.” 시그는 와인을 조금 마신 후 말을 이었다. “잘 듣게. 그 지점까지 도달하기 위해, 이번 주엔 뭘 해야 하는지, 1년 내엔 어디까지 도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아주 사소한 수준의 일까지도 열심히 이성 적으로 생각해봐야 해. 항상 예감이 있었고, 그것을 무시한 적은 한 번도 없었 지. 언제나 예감을 따랐던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시했던 것도 아냐.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그걸 따를지 말지 결정하곤 했지. 이런 식으로 해 보게. 테렌스 박사. 아마 자네가 아는 모든걸 기억하지 @p 205 못할지도 몰라. 어쩌면 스스로에게도 말할 수 없는 뭔가가 자네의 머리를 괴 롭히고 있을지도 모르지. 만약 그것들이 자네에게 말로 표현하지 못한다면 그냥 예감이야. 그건 무의식의 세계에서 오는 힌트 같은 거지. 적어도 예감을 직시하 긴 해야지. 사실 예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괜찮은 거야.” 크리스는 쓴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자네 예감들 말야. 얼마나 자주 들어맞지?” 시그도 쓴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자네가 어떤 기회에서 기대하는 것만큼. 사실 예감들은 종종 들어맞아. 정말 로 예감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현명한 것이라 생각해. 오늘 나눈 이야기가 자 네한테 중요한 문제라면, 제이슨이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내가 보장하지. 자네 는 그냥 부탁만 하면 되는 거고, 어쨌거나 난 그걸 했을 거야. 수수료도 안받고 말야.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해 우주 여행이 필요하다면 내 아내의 어떤 아들이 라도...” 크리스가 말했다. “음, 내가 여기 굽실거리며 오기 싫어 했을 거라 생각해도 괜찮아. 게다가 값 싼 일이기도 하지. 별 가능성 없는 우주 공간에서의 사고에 대해 1~2년 동안 5 만 달러라는 보험 적용은 그다지 비싼 건 아니지. 마권업자하고 내가 죽을 경우 에 대해 내기하는 것이 더 쌀 수도...” 시그는 크리스의 말을 끊었다. “그리고 마권업자는 보험회사보다는 덜 귀찮게 굴지. 내가 내기 하나 걸지. 만약 자네가 살아 돌아오면, 제이슨이 당신과 함께 있을 때, 제이슨의 생활비를 지불하는데 나도 끼워주게. 그애를 망치려는 게 아냐. 그애가 만약 스포츠나 레 슨 같은 걸 받 @p 206 고 싶어하면 돕고 싶어. 만약 살아 돌아오지 못하면, 제이슨을 우주로 보낼 뿐 아니라 같은 조건으로 내 우주 조종사들을 보험에 들도록 하겠네. 만약 그들이 우주에서 죽으면, 그 아이들을 위한 무료 항공 여행이지.” 크리스가 웃었다. “코메즈 아담스 내기 같군. 자네가 이겨도 자네는 돈을 더 쓰고, 져도 돈을 쓰게 되는군” “아. 그렇지만 이건 제이슨에게 하키스틱이나 피아노 레슨을 해 주고 싶어서 그러는 거지. 그 아이가 자네 죽음을 극복하도록 도와주고 싶어서가 아니야. 나 는 아직도 내가 이기기를 바라거든.” 크리스가 끄덕였다. “그럼. 내기라 부르지. 조건을 받아들이지. 제이슨은 어떻게 지내나? 성적은 나아지던데” “우리는 별로 신경쓸 만한 것이 없어. 그 불쌍한 아이는 아마도 지루하겠지. 아타깝게도 이곳의 흥밋거리는 그가 갖길 원하는 종류가 아니거든.” 크리스가 동의했다. “나 역시 아니지. 친구는 사귀나?” “그 아이 식으로. 자네나 그애 어머니가 친구 사귀는 식은 아니야. 어쨌든 제 이슨한테는 충분해.” 시그의 말에 따르면 그들은 한두 시간 동안 내내 나에 대해 얘기했지만, 자세 하게 들려주지는 않았다. 사업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거나 더럽다고 생각하는 아 버지와 심각한 것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재미있는 취미가 과학이라고 생 각하는 내 어머니의 남편이 같이 앉아 점심을 먹고 술도 좀 마시며, 나에 @p 207 게 필요한 모든 것을 다 얻을 수 있게 했다는 사실은 확실하다. 내 생각에 이 런 방식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사랑이라는 정의로 말할 수 없지만, 나의 경 우는 사랑이었다. 연속 유인 로켓 발사 성공으로 모든 사람들이 우주 비행을 아주 안전하고 일 상적인 것-적어도 다음 참사까지는-으로 믿게 된 것은 우주 여행 시대에서 아주 이상한 현상이었다. LSPM2(달 남극 비행 2호 흔히 ‘타이버 기지 상주 탐험대’로 불림)는 그 사 고가 일어나기 전에도 사실 우주 여행은 여전히 위험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들 이 우주 공간에 있고 로켓을 타고 갔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일이 너무나도 잘 진행되어 거의 뉴스거리가 되지도 못했다. 나는 아버지가 스타버드 사령관으로서 웃으며 탑승하는 모습을 담은 필름을 보았다. 그와 샤오베가 함께 일하는 것을 보았는데 나에게는 거의 완벽해 보였 다. 실제로는 어땠든 간에 스타 버드는 발사대에서 스타 부스터의 도움을 받아 ISS로의 아무런 사고 없는 여행을 시작했다. ISS는 달로 접근 작업을 하기 위해 비교적 쉬웠기 때문에 집결 지점으로 사용되었다. 이번 여행에서 피존은 ‘피존 랙’으로 불렸다. 그것은 측면 비행을 하고 분 사 제어 로켓이 설치된 강철틀 안에서 지탱되고, 스타 버드 드롭탱크는 수소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비록 볼품 없이 보이기는 했지만, 이 장치 때문에 이번 비 행은 중요한 이점을 갖게 되었다. 무인선은 달표면에 영구적으로 파킹될 수 있었고, 액화 수소가 다 떨어지면 무인선은 달표면 거주지로 바뀔 수 있었다. 마치 우주 공간에서 뒤로 가는 금속 오징어 같이 매우 볼품없이 @p.208 생긴 피존 랙이었지만 일은 잘 해냈다. ISS에서 피존 랙으로 갈아타는 데는 몇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ISS에서 돌 아오는 조종사가 스타 버드를 기지로 다시 데리고 갔다. 지구에서 발사된 지 10시간이 채 되기도 전에 LSPM2승무원들은 달궤도 내 분사 작업을 계속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주엔진에서 불이 뿜어져 나오자 피존 랙은 달을 향해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언제나 그랬듯이 3일 정도 걸렸다. 우리가 화학 로켓을 사용하는 한, 효과적인 일은 지구 주위에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지점에서 지구 궤도로부터 벗어나는 것이었다. 그러면 우주선은 행성 궤도에 진입해서 지구로부터 멀어지고, 지구가 잡아당 기는 힘에 의해 속도가 줄어듦에 따라 적당한 달궤도 지점에 들어가게 되는 것 이다. 이러한 작업에 드는 시간은 모두 합해 3일 가량이었고, 우주선을 힘껏 밀 어낼 수 있는 부스터 엔진이 있는한, 이러한 낙하 거리가 나머지 계획을 결정할 것이다. 피존 랙 승무원과의 인터뷰를 보여 주는 뉴스가 많지는 않았지만, 불명료한 채널을 통해서 때때로 있긴 했다. 물론 첫 번째 탐험대가 타이버 기지를 탐사할 때는 모두들 흥미있어 했지만, 죽은 타이버인들의 모습과 그곳에 몇 백 년 간 있었던 장비들의 사진과 승무원들이 인사이크러피디어를 찾기 위해 여기저기 수 색하는 모습을 담긴 사진을 본 후론 모두들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해 버렸 다. 그래서 그 시간 동안 아버지가 그곳에서 어떻게 지냈는지 확실히 알 수가 없 다. 공식 보고는 지나치게 간결했고, 뉴스는 부 @p 209 족했다. 피터는 ‘절대로 입을 열지 않는 한 녀석이 끊임없이 우리를 감시한다는 사실 을 감안하면, 예상한 바대로였다’라고 말했다. ‘크리스와 나는 샤오베를 좋아 하게 됐지만, 지앙이 나타나면 그녀는 입을 다물어버렸지’라고 그는 덧붙였다. 내 생각에는 그들은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며 지낸 것같다. 소규모 실 험도 하고, 훈련도 하고, 시뮬레이터에서 궤도 수정도 했다. 크리스와 샤오베는 몇 달 간 달에 있을 예정이었고 피터와 지앙은 다음 우주 선으로 돌아오고, 기술적 능력이 부족한 또 다른 중국 승무원이 그 우주선에 탑 승할 예정이었다. 중국의 의도는 항상 정치 관료를 달에 상주시켜 다른 나라 사 람들을 감시하며 그 우방국들이 뭔가를 훔치지 않도록 했다. 궤도를 제자리에 놓은 뒤, 마침내 샤오베는 주엔진을 출력시켰고, 피존 랙을 타이버 기지에서 2킬로미터 떨어진 분화구에 있는 착륙 지점으로 유도했다. 공기가 없는 세계에서 하강한다는 것은 엔진을 가동시킬 때까지 낙하하여 금 속 다리가 달에 내려앉기 전에 잠시 동안 엔진 배기 가스 위에 떠 있을 때까지 천천히 로켓에 내려앉는 단순한 것이었다. 이곳은 1차 탐험대가 이착륙한 곳에 서 60미터 가량 떨어진 곳이었다. 그리고는 한바탕 활동이 시작됐다. 그들은 착륙하자마자 옷을 입고, 공기를 피 존 캡슐에서 빼 저장하고는 EVA 해치를 열고 우주선을 둘러싼 강철 기둥으로 올라가서, 그곳에서 달 표면으로 내려왔다. 그 당시 아버지는 우습게도 완성감을 느꼈다고 했다. 그들이 @p 210 착륙한 지점은 지구에서는 영원히 보이지 않는 분화구 밑 깊숙한 곳이어서 지 구를 볼 수 없었다. 처음으로 그가 어렸을 때부터 꿈꾸었던 일이 일어났다. 그의 발이 다른 세계의 땅에 박혀 있고, 올려다보면 고향 지구가 아닌 별들만이 보였 다. 나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것은 그에게 매우 중요한 것이었다. 다른 네 개 강철 프레임도 제때에 착륙했다. 잠을 자기 위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끄집어낸 피존들에 불과하긴 했지만 그 짐칸에도 필요한 것이 있었다(그들 은 되돌아올 예정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것들은 강철 프레임으로 장식된 DT 탱 크를 가진 두 개의 피존이었다). 약간 멀리 떨어진 네 번째 프레임 워크는 로봇 컨트롤에 의해 도착한 것으로 비상 착륙선이었다. 크리스가 말했다. “EVA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이 2시간 남았군. 그리고 우리가 할 일들을 모 두 끝마쳤고 말야. 타이버 기지를 통해 피존에 가고 싶은 사람 없어?” 지앙이 입을 열었다. 그는 거의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헬멧 라디오를 통해 그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에는 약간 놀랐다. “우린 그런 탐험을 허가받지 않았습니다.” 크리스가 말했다. “내가 허가할 수 있지. 이것으로 당분간 없었던 뉴스거리가 생길 테고, 또 우 리에게 일상적인 일이 시작되기 전에 뭔가를 탐험할 수 있는 기회도 주겠지.” “나도 타이버 기지를 직접 보고 싶어.” 크리스를 지지하며 피터가 말했다. “만약 내가 반대하면 허가를 받지 못하오. 난 반대요. 우리는 @p 211 여기에 인사이크러피디어를 찾으러 왔소. 그걸 찾기 위해서는 여기에 기지를 만들어야 하오. 만약 잠시 동안이라도 계획보다 앞서 일이 진행된다면, 그 시간 은 기지를 건설하는데 써야하오. 우선 로봇 착륙선 위의 HT를 흘려보내고 랙을 가져와 거주지를 만든 다음 우주선 밖에서의 탐험 과정을 시작해야 하오. 이렇 게 계획 이외에 생긴 시간은 관광이 아닌 작업 과정을 단축시키는 데 쓰여야 한 다는 것은 일의 절차 및 정책 안내서에 나와 있는 내용이오.” 지앙이 말했다. 크리스는 우주복을 입고 냉소적으로 어깨를 으쓱했다. 우주복을 입은 상태에 서는 아무도 그 동작을 알아보지 못할 테지만 오래된 습관이었다. 그는 우주선 단원들을 한 사람 한 사람 쳐다보았다. 피터는 바로 앞에서 팔짱를 끼고 서 있었고, 샤오베는 신중하게 중립적인 자 세를 취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앙은 자신에게 도전하는 크리스를 위협하듯이 양 손을 허리에 대고, 두 발을 넓게 벌린 채 서 있었다. 국제위원회는 그들에게 협동하라고 명령하였다. 나사는 크리스에게 그 중국인 이 대세를 장악하지 못하도록 하라고 명령했다. 오래 전부터 크리스는 지앙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는 매우 침착하게 말했다. “흠. 그 규칙과 절차들이 이미 실행되고 있다면, EVA 임무는 끝난 것 같군. 그렇다면 추가 지시를 받기 위해 지구로 무선을 칠 필요가 있지. 우리가 할 일 은 피존으로 되돌아가서 식사를 하고 단단히 씻은 후, 추가 지시를 받기 위해 미션 컨트롤로 무선을 치는 것이겠군.” @p 212 “그렇지만...” 크리스가 뒤돌아 착륙선을 향해 이미 가고 있었으므로 지앙의 반대는 효력을 잃었다. 그는 더이상 지앙의 말을 듣지 않고, 캥거루나 다람쥐처럼 가볍게 튀어 오르며 움직였다. 주위의 달 표면은 어두운 회색이었으며, 별빛과 반사된 지구와 멀리 태양만 빛나고 있었다. 그는 돌아보지 않고도 피터가 바로 그 뒤에 있다는 것을 알았는 데, 샤오베가 그 오른쪽에서 따라오는 것을 보고 기분이 좋았다. 지앙도 따라오 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다음 작업은 주로 바깥에서 이루어졌다. 그들은 DT 공간을 열고 수소가 완전 히 날아가 버리도록 하여 안 쪽을 깨끗하게 만들었다. 그후 그는 기압 유지가 된 로버(달 위를 돌아다니는)를 내려놓았다. 또 나머지 건설 작업과 다른 일들(즉, 인사이크러피디어를 착륙선에 옮겨 싣는 것)을 위한 이상하게 생긴 크레인이 있었다. 그것은 화물 피존 중 하나에서 돌출 해치를 통해 나와야 했는데, 그건 조각조각 나온 후 나중에 두꺼운 장갑을 낀 채 연장으로 제자리에 끼워맞추기 위해 애써야 하는 조립품이라는 것을 의미했 다. 그들은 크레인으로 내부 구조물인 랙을 달기지에서 거주지가 될 HT로 옮길 수 있었다. 그들이 열린 사이드 해치로 재료를 꺼낼 때 피터가 크리스에게 말했 다. “이 우주 전체가 DT로 덮혀버리지나 않을까 걱정될 만하군. 여기에 하나고, 다른 로봇 착륙선에 네 개고, 우리 착륙선에도 하나, 국제 우주 기지에도 하나가 있지. 당신 나라에선 궤도에 또 하나를 만들려 하고, 그리고 L1 지점에 하나 있 고, 정말 많 @p 213 아지겠군” 크리스가 동의했다. “우주 공간의 이동 거주 공간, 그것은 방 하나가 더 있고 한쪽으로만 넓은 이동 가옥과 거의 비슷한 크기이지. 그다지 멋진 건아니지만 어쨌든 가격도 적 당하잖아.” 샤오베가 지적했다. “그래도 이번 것은 진짜 화장실도 없어. 당신 신사들이 그걸 미학적 이유로 사용할 것 같지는 않은데?” 랙을 하나하나 내려 조립하자 압력 탱크가 아닌 집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모 든 랙과 다른 재료들이 제자리에 맞춰지자, 그들은 드디어 세 개의 해치를 플라 스틱 유리창문으로 바꾸고 에어록도 달았다. 새는 구멍이 없는가 확인하기 위해 약간의 저기압 헬륨으로 테스트한 뒤 마침 내 헬륨과 산소를 내부로 흘려보냈다. 10분 안에 최대 기압 상태가 됐고, 약 20 분 동안 압력이 유지되자 그들은 우주복을 벗고 짐을 풀기 시작했다. 이미 우주선 밖에서 다섯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음식이 필요했다. 그 다음 화 장실을 제대로 쓸 수 있게 만들었다. 꽤 늦어서야 그들은 마침내 그곳에 체류할 동안 살 수 있는 새롭게 장비가 갖추어진 집이 완성되었다고 확신했다. 지앙은 그때까지도 때때로 투덜거렸다. 피터는 무선 장치로 미션 컨트롤을 부르기 시작 했다. 거의 동시에 크고 확실한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타이버 기지, 좋은 뉴스가 있네. 우리 로봇 로버 중 하나가 ‘인사이크러피디 어’ 착륙 지점을 포착했네. 그리고 달극 궤도 위성에 있는 카메라가 그걸 확인 했지. 곧 로봇으로 제어되 @p 214 는 유인 착륙선 3을 보내겠네.” 그리고는 대단찮은 수술로 우주 비행사 교대에서 잠시 빠진 오랜 친구의 목소 리가 들려왔다. -“달을 너무 좋아하지 않기 바라네, 크리스. 자네는 2주 안에 여기로 돌아와 야 하네. ” 크리스는 빛나는 태양을 받는 분화구 가장자리에 만들어진 창문을 통해 밖을 내다보았다. 분화구 표면은 공기나 물에 의해 영향받지 않았고, 지구보다 훨씬 가파른 각도였다. 분화구는 마치 오늘 아침 만들어진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몇 십억년은 된 것들이었다. 그 위에 지구에서보다 훨씬 밝은 별들이 있었다. “사실, 이곳이 좋아지기 시작하는군.” @p 215 달에서 만난 타이버의 문명 지도는 다음날 달 주거지 본부의 팩스로 전송되어 왔다. 크리스와 샤오베는 곰곰이 생각했다. “꼭 타이버 베이스를 보러가야해. 어떻게든 그곳을 빠져나가야 할 텐데, 그런 다음에는... 레이더와 광학 지도만 가지고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군.” “글쎄...” 샤오베가 대답했다. “하지만 이 이상 더 많은 자료를 구하기도 쉽진 않잖아.” “여기 중요한 기록이 있어.” 컴퓨터 화면을 검색하던 피터가 말했다. “그들은 자네가 천천히 움직이기를 바라고 있군.” “정말 중요한 사항이군.” 크리스가 중얼거렸다. 지앙은 터미널 상에서 무슨 작업을 하든지 그것에 관해 별 트 @p 216 집을 잡지 않았다. 탐사선이 거의 1주일 동안이나 인사이크러피디어 사이트에 도착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들은 주거지와 무인 화물 착륙선의 짐들을 풀고 탐사기들을 설치하며 계속해서 기지를 구축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태양은 달표면 분화구의 다른 부분 들을 비추었고, 달의 656일시 주변으로 궤도를 형서해 나가기 시작했다. “완전히 다 돌아올 때쯤이면 시작할 수 있을 거야.” 크리스는 말했다. “자네는 달에 여름이나 겨울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을 테지만 실은 존 재한다네. 달 궤도는 지구 궤도에 대해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고 지구가 달을 태 양 주변으로 끌고 가기 때문이지. 6개월 정도 후엔 몇 주간 동안 분화구 벽에서 태양이 전혀 보이지 않게 되지.” “사람들이 달에 대해서 얼마나 생각할 지 의문이야.” 피터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소축적도 상으로는 그들이 맞는 거 같은데 말이야. 대부분 그것은 단순히 하늘에 떠 있는 아름다운 빛에 불과하거든. 그렇지만 첫 탐사팀이 인사이크러피 디어를 금방 찾아내지 못해서 다행이야. 만일 그랬다면 탐사 계획을 완전히 취 소하고 타이버 베이스를 버렸을 테니까 말야. 지난 50년 동안 별로 달라진게 없 는 것 같아. 우리는 여전히 그만둘 구실만 찾고 있으니 말이야.” 크리스는 어깨를 움츠리며 그에게 샌드위치를 건넸다. 그들이 앉아 있는 곳은 그들이 ‘전망대’라고 별명을 붙인 곳이었는데, 달 주거지에서 유일하게 앉아서 식사를 하거나 창문 밖을 내다볼 수 있는 작은 자 리였다. @p 217 “변한 건 정말 아무것도 없어. 여전히 사람들은 이곳에 오고 싶어하지만 결 국 오지 못하는 사람들 뿐이거나, 자네가 어떤 행성에도 착륙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뿐이잖아. 그런데도 인사이크러피디어를 찾기 위해서 먼저 출동 하고 싶나?” “우리가 여기 머무는 한 상황을 관찰해야해!” 피터가 대답했다. “게다가 자네와 샤오베가 크레인으로 인사크러피디어를 숲속에서 들어올려서 없애기 전에 해야 할 일이 많거든. 이제는 스스로 탐사를 시작할 때가 됐어.” 크리스가 말했다. “자, 준비하자구.” 20분 후, 로버에다 태양 판넬을 싣고 있을 때 슈트 무선 통신기에서 샤오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바로 지금쯤이야.” 그녀가 말했다. “맞아.” 크리스가 외쳤다. “잘 볼 수 있는 곳으로 가지.” 두 명은 먼지 쌓인 평지를 지나 광활한 공간을 향해 갔다. 그들이 발을 디딜 때마다 발을 따라서 먼지들이 일직선으로 일어났다. 희미한 빛 속에서 명멸하듯이 잠깐 일어나 퍼졌다가는 수억 년 간 잠자던 표면으로 다 시 돌아가곤 했다. 셋은 하늘을 가장 넓게 내다볼 수 있는 분화구의 중앙에서 다시 만났다. “지앙은 주거지를 떠나고 싶어하지 않았어.” 샤오베가 말했다. @p 218 "내 생각엔 무슨 보고서나 메시지를 받은 모양이야. 아니면 혼자만의 시간이 좀 필요했거나.” 피터도 크리스도 대꾸하지 않았다. 그들은 무슨 말을 꺼냄으로써 샤오베를 난 처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고, 그렇게 되면 지앙의 임무가 아주 사소한 것이고 별 로 훈련 받지 못했음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는 계산 때문이었 다. 얼마 뒤 피터는 비밀 경찰들이 견딜 수 없어 하는 것은 바로 사람들이 숨긴 것이 없는 것처럼 하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그들 위쪽에선 S.C가 별빛으로 휘황 하게 빛났다. “빛이 얼마나 더 있을까?” 셋이 함께 서서 올려다보고 있을 때 피터가 물었다. “아마 지구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그 이상?” 크리스가 혼자서 웃으며 말했다. “글쎄, 그런 질문은 천문학을 전공하는 학부생에게나 어울리는 것 같은데... 부분적으로는 ‘지구에서’라는 말을 어떤 의미로 썼는지에 따라 다르겠지. 같 은 지구에서라도 아주 고온의 건조한 곳의 맑은 날 밤에는 습한 곳에서보다 훨 씬 더 많은 별들이 볼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대강 잡아보면, 가장 밝은 별이 1 광도이고 그 다음 밝은 게 2광도니까 밝기는 각각 열 배씩 줄어드는 셈이지. 밝 은 별보다 항상 더 어두운 것이 있게 마련이고 밝기는 대체로 비례하니까... 젠 장, 모르겠군. 하지만 슈트 위의 덮개를 고려해도 최소한 3광도 이상은 볼 수 있 다는 계산이 나오는 걸. 각 광도의 순서별로 열 배쯤 더 많은 별이 있다고 계산 하면, 그 수는 1천 배 이상 되겠군.” “0 이하라도 약간의 광도만 있으면 A.C를 알아보는 건 어렵지 않지.” @p 219 샤오베가 말했다. “그런데 그들은 왜 이렇게 줄기차게 와서 돌아가지 않는 건지 모르겠어.” “언어학 종사자들이 인사이크러피디어를 해독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에 달여 있지만, 아마 몇 주내로, 아니면 몇 년 내로 알게 되겠지. 그건 분명 밝은 별이 틀림없거든.” 크리스가 덧붙였다. 그들은 더이상 할 얘기가 남아 있지 않았지만, 크리스는 어린 시절부터 밤하 늘만 올려다보면 얘깃거리가 떠올랐다. 그들 머리 위에선 지구에서는 결코 볼 수 없었던 끊임없는 광채를 내뿜는 별들이 있었고, 주변에는 찬란한 별들이 지 구에선 있을 수 없는 적막 속에서 광활하게 펼쳐져 있었다. 크리스가 들을 수 있는 유일한 소리는 자신의 숨소리뿐이었다. 그는 때때로 음악이나 기계 소리 없이 완전한 고요 속에서 이순간에 이를 수 있다는 것, 바로 이것이 최고의 것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스치는 바람 소리나 파도의 요동조차 없이 육중한 암석 포격을 멈추고, 수 세 기, 수천 년 전부터 길을 나서 부드럽게 내리 쬐는 빛살. 짧은 시간 기다려 왔음 에도 그들이 다른 것들과 1미터 내의 거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모두 제 각기 영원속에 서 있었다. 분화구 테두리의 약간 위 쪽에서 희미한 별이 하나 움직이자 무선 통신기는 탁탁 소리를 냈다. “저기다!” “어디... 그래 보여!” “이쪽으로 오는데!” @p 220 그들이 보고 있는 동안, P.R은 수평선 위로 뛰어올라 불을 내뿜으면서 앞 쪽 에 있는 S.C 안 쪽으로 올라가는 것처럼 보였다. 로봇의 조종으로만 작동되던 C.C.N.T는 마지막 3차 강하를 완료하고, 태양 광선이 비쳐질 만큼 높게 그들을 통과하고 있었다. “자네가 알고 싶어하는 줄 알았네.” 헤드폰을 통해서 들리는 지앙의 목소리가 그들을 놀라게 했다. “탐사선 상에는 모든 것이 계획대로 잘 되어가고 있네.” 하늘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수평선을 향해 떨어지는 밝은 타원형의 물체는 점 점 속도가 느려지는 것 같았다. 작은 점보다 약간 큰 밝은 물체가 암흑 속에서 마치 느낌표가 거꾸로 뒤집힌 듯한 모양으로 꼬인 채로 작렬하는 하얀 불기둥 위로 천천히 떨어지고 있었다. “언젠가는 저런 것들이 사람들 머리 위로 지나가도 굳이 올려다보지도 않을 그런 날이 올 거야.” 피터가 말했다. “난 아니야. 난 아직도 비행기 소리가 나면 꼭 올려다보거든.” 크리스가 거들었다. “뭐가 보여야 보지.” 샤오베도 끼여들었다. “내 생각엔 지앙이 잘되면 알려주겠지. 아니면...” 갑자기 지앙으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구의 보고에 따르면 완벽하게 강하하여 곧 착륙할 것으로 보인다는군. G.C는 인사이크러피디어의 위치를 시각적으로 확 @p 221 인했는데 그것을 건드리지 않고 잘 착륙할 것이 확실하다는군.“ “...” 그들은 남은 시간 내내 태양 판넬을 햇빛이 닿는 곳까지 옮기는 작업을 했다. 이 일은 샤오베와 크리스가 탐사 과정에 꼭 필요한 달 암벽 타기를 연습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중력이 낮을 때는 위로 올라가는 것이 훨씬 쉬웠지만 수많은 절벽과 봉우리들 이 단단하지 않아 쉽게 부셔졌기 때문에 보기보다 어려웠다. 그들에게 중요한 안전 수칙 중 하나는 머리 바로 위에 있는 물건을 잡거나 로프를 쳐서는 안 된 다는 것이다. 마치 파리처럼 꼭 매달려 있긴 했지만, 첫 번째 절벽을 타는데만도 1시간이 넘게 걸렸다. 그들은 일단 활차를 걸 만한 안전한 장소를 찾아 케이블을 연결함 으로써 피터가 크레인 손잡이로 판넬을 빨리 옮겨놓을 수 있게 만들었다. 2시간 후 일행은 절벽의 정면에 매달려 있었고, 케이블은 로버 쪽으로 구불구 불 늘어져 있었다. 크리스와 샤오베는 20피트 가량을 뛰어오르는 것이 그다지 어렵지 않을 뿐더 러 내려올때는 생각보다 짧은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달의 산을 내려가는 것이 아주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좋아.” 피터가 말했다. “여기까지 전력을 끌어왔으니 케이블을 연결할 수 있는지 점검해 보지.” 시간이 좀 지나자 더이상 연료 진지를 연결할 필요가 없었으므로 전력은 더욱 풍부해졌다. 피터와 지앙은 로버로 분화구의 @p 222 깊은 구멍 속으로 들어갔는데, 그 안에는 큰 집채만한 크기의 얼음 저장소가 있었다. 로버로는 4톤밖에 옮길 수 없었으나, 전력을 좀더 높이면 그것을 녹일 수 있 었고, 그것을 정제기에 통과시킨 후 모두 가열시켜 다음 작업 교대 시간에는 수 억 년 간 잠잠히 있던 물로 달에서 첫 비를 맞을 수 있었다. 후에 크리스는 이렇게 기록했다. “그것이 우주 과학 사상 최고의 이벤트로 기록될 만한 것이거나 혁신적인 것 도 아니지만, 생각보다 쉽게 일이 되어 간다는 것을 우리가 알게 된 것은 대단 한 일이다.” 다음날 크리스의 운전으로 로버는 인사이크러피디어를 향해 달렸다. 태양 에 너지로 충전되는 연료 전지 덕분에 시속 8킬로미터로 꾸준히 갈 수 있었는데, 인사이크러피디어까지는 약 90킬로미터였으므로 안전하다고 확인된 길로 돌아가 면 약 11시간 이상 걸리는 여행 거리였다. 로버는 20시간 동안 이동할 수 있었으므로, 다시 돌아가는 것까지 감안해도 인사이크러피디어가 있는 꽤 가까운 지점까지 갈 수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12 킬로미터 지점에서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인사이크러피디어의 탐사선까지 가야 하며 다시 이기지로 돌아올 수는 없었다. 인사이크러피디어로 가는 길이지만 다른 안전하지 못한 장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많이 경험한 크리스는 그다지 기쁘지만은 않았다. 그는 몇 주 동안 4호 탐사선이 후퇴 기지와 보급품 저장소, 달로부터의 도피 장소 등을 제공할 장소에 위치를 잡을 수 있기를 기다려왔지만 허사여기에, 4대 열강 인사이크러피디어 조 @p 223 사단이나 중국인들 모두 인사이크러피디어에 기대를 걸지 않았다. 여행 1시간만에 그들은 T.B 근처에 도착했다. 그들은 이미 뉴스나 훈련을 통 해 많이 보아왔지만, T.B가 위치한 새로운 분화구와 옛 분화구를 구별하는 데 중요한 암석들을 지나쳐 가면서도 그것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다. 외계인들이 지어놓은 것을 분명히 확인하는 첫 순간은 혼란스러웠다. 탐사선 은 뚜렷한 유선형이기는 했지만 그 모양과 균형 상태는 기이했고, 다리는 금속 이었지만 마치 삼발이 모양으로 아래로 퍼져 있었다. 탐사원이 초음파를 사용하여 확인해 본 결과 대부분의 탐사선은 텅 비어 있었 으며, 이륙과 착륙은 탱크로부터 공기를 빼냄으로써 보조받는데, 그 탱크는 지구 에서도 20년 전에 개발된 바 있는 에어로젤과 매우 유사한 물질로 이루어져 있 었다. 그 물질은 강도와 내성이 다른 에어로젤보다 월등하면서도 무게는 거의 없었 으며, 완전히 투명했고 중량에 비해 강도가 매우 높았다. SSTO사람들은 그것이 그들의 수소 탱크용으로 완벽한 물질일 거라는 생각에 벌써 흥분해 있었다. 그것은 로켓이 발사될 때 엔진으로 보이는 이상한 물체에 의해 분사된 것임에 틀림없었다. 따라서 지면에 가까워지면 탱크 안의 진공 상태를 유지시켜 저밀도를 유지하 면서, 마치 공기 중에 떠 있는 것처럼 조용하고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하 였다. 외형상으로는 누군가가 로켓과 비행선, 그리고 잠수함에 컴퓨터 몰핀 프로 그램을 실행시키려고 했다가, 그 셋의 조각들을 여기저기에 흩어놓은 채 @p 224 미완성으로 남겨둔 것처럼 보였다. 탐사선 건너편에는 구멍이 패인 묘지 같은 곳이 수없이 많았는데, 그곳은 타 이버인들이 시체를 묻고 돌무덤으로 덮어둔 곳이었다. 시신을 맨몸으로 매장시키는 것이 그들의 관습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수의나 관을 만들 만한 것이 없어서였는지는 알 길이 없었다. 그러나 달에는 시신을 파괴시키거나 부패시킬 생물체가 없었기 때문에 (시신 들은 냉동 건조되어 있었다)듬성듬성 돌무더기를 쌓아 매장하는 것이 그들의 관 습이거나 적어도 달의 환경에 적합하도록 변형된 관습에서 온 것일 가능성이 높 았다. 그 너머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타이버인들이 거주지로 사용하기 위해 기압을 조절해둔 것으로 보이는 융해된 돌무더기가 있었는데 화산암 튜브로 입구를 막 고 있어 작은 둥근 문이 달려 있는 유리 덩어리처럼 보였다. 그것이 어떻게 형성된 것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가장 유력한 이론은 타이버인들이 우리가 개발한 어떤 것보다 유용한 레이저 를 갖고 있었다는 것이지만, 그렇더라도 본체는 아직 알려진 적이 전혀 없어 아 무도 예측조차 못했다. 로버가 타이버역을 지났다. 지구에서는 거의 움직이지도 못하는 크레인 타워 가 여기선 돌출해 있는 가파른 둔덕도 쉽게 오를 수 있었는데, 한쪽으로 너무 기울어지기 때문에 샤오베는 뒤집히지 않도록 상당히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크리스는 두 번째로 교대해야 했기 때문에 제대로 휴식을 취하기 위해 잠을 자보려고 애썼지만, 황야에 둘러싸인 날카로운 기둥과 절벽, 매혹적이기까지 한 풍경들 때문에 잠을 자기란 @p 225 결코 쉽지 않았다. 수 미터나 되는 돌과 바퀴 밑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돌사태, 때때로 구덩이들 때문에 뒤집히는 경우도 있어 5시간 중 겨우 2시간만 눈을 붙일 수 있었다. 샤 오베가 그에게 작업을 인수하라고 지시했을 때, 거리 측정계로 확인한 결과 계 획된 55킬로미터가 아닌 40킬로미터에 불과했다. “제기랄,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알잖아.” 그녀는 어깨를 움츠렸다. “박살이 나거나 뒤집히지 않고서 그곳까지 가려면 세심한 조정이 필요하다 구. 여유있게 가기 위해서 천천히 온 거야.” “여유가 없는 것은 참을 수 없지.” “이해는 되지만 크리스, 그 방법뿐이야. 내가 깨지 않도록 운전 조심해서 해. 꽤나 고달펐어.” 로버의 조정권을 인수받은 크리스는 위치를 확인했다. 샤오베는 의자에 기대 어 조정실 내의 기압이 떨어질 경우, 자동으로 우주복이 기압을 조절할 수 있도 록 차양을 반쯤 가리고 몸을 쭉 뻗었다. 잠시 한숨을 내쉬던 크리스는 조정실의 탁한 공기를 맡았다. 앞의 컴퓨터 사 진에 따르면, 컴퓨터가 추적해 온 흔적이 5미터이내에 있었다. 그는 오른쪽을 살 펴보다가 집채만한 바위를 발견했다. 돌의 윗부분이 평평한데다 또 다른 몇 가 지 이유 때문에 레이더와 광학 추적 장치가 머리 위로 높이 솟아 있다는 문제점 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 그는 로버를 작동시키고, 느린 속도로 시작하여 점차 능숙해 짐에 따라 속도 를 높이면서 진로를 잡아 나갔다. 얼마 뒤 그는 @p 226 샤오베보다 시간이 좀더 많이 걸린 것을 알고는 투덜대며, 더 힘껏 밟았다. 크리스는 도착전에 7시간을 취침한 뒤, 4시간 동안을 운전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 다음 샤오베와 함께 탐사선을 타고 그녀가 좀더 쉬는 동안 사전 정찰을 하고 곧바로 인사이크러피디어를 싣고 지구로 돌아올 계획이었다. 현재의 속도라면 시간 내에 도착할 것이고, 모든 것은 철저하게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암석들 사이로 운전하면서 그는 샤오베의 음성 사서함 파일을 검토 해 보고는 그녀가 북극 위성 케이블을 통해 탐사 조정실을 철저하게 사정해 왔 음을 발견했다. 샤오베가 그렇게 해왔다면 크리스 역시 그렇게 해야 했다. 여기에는 시간을 두고 살펴볼 만한 꽤 많은 천연석들이 널려 있지만, 자세한 기록을 남길 만한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보고를 단축시켜 샤오베의 판단이 완벽하게 옳았으 며 누구도 달리 해볼 수 없었다는 것, 그리고 그들은 여전히 성공적인 탐사를 기대하고 있으며 레이더나 광학 지도가 기대만큼 좋지 않다는 것외에는 별다른 보고 내용이 없다고만 보고했다. 그는 컴퓨터를 끄고 다시 쉽지 않은 운전을 시작했다. 그것은 아주 늦게 움직 일때만 빼고는 차축이 깨지거나 빠져나오기 힘든 곳으로 들어가면 모두 죽게 될 수도 있는 위험이 있었기 때문에 마치 4륜구동차를 사막으로 끌고 나왔다가 다 시 되돌아가는 것과 비슷했다. 크리스는 미끄럽고 느슨한 토사를 내려와 다음 분화구로 향하는 일에 너무 집 중한 나머지 헤드폰에서 소리가 나왔을 때 놀라서 뛰어내릴 정도였다. @p 227 -타이버, 여기는 탐사 조정실이다. -계속하라, 탐사 조정실. 한참 동안 응답이 없었다. 지구에서 달까지 무선 통신기로 전송되는 데는 1.5 초가 걸리고 다시 전송된 메시지가 도착하기까지 1.5초가 걸리므로 응답 시간은 눈에 띌 정도로 지연되었다. -T호 그 쪽의 상황을 평가해 본 결과, 인사이크러피디어까지 여유있게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레이더 지도에 수정을 가하면 좀드 나은 진로를 보내 줄수 있을 것 같다.먼저번 탐사로에서 보내준 자료가 이곳 소프트웨어로 해섣괴 어 노선이 수정되었다. 자료 입력은레이더 채널을 통해 시행된다. 인사이크러피 디어를 향새 계속 진행하라. -고맙다, 탐사조정실. 다음번엔 하이웨어 상에 연료 주유소를 설치해 달라. 회답이 오기까지 다시 얼마의 시간이 흘렀다. -로저 T호. 다음번 비행을 위해 그렇게 조치하겠다. 행운을 빈다. -고맙다, 탐사조정실. 그는 자료가 전송되어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컴퓨터 화면 디스플레이를 클 릭했다. 기지를 ‘지도 확장 자가 설치’에 놓고 키를 눌렀다. 화면에는 ‘설치 완료 사용하시겠습니까?’라는 메시지가 떴고 ‘YES’를 선택하여 새 지도를 가져왔다. 그는 진로를 왼쪽으로 약간 돌아 위로 향해 올라갔다. 별다른 큰 차이 는 느낄 수 없었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 알게 될것이다. -고맙다, 탐사 조정실. 이제 보내준 새 진로를 사용하겠다. ‘안녕, 사랑해’라고 쓴 짧은 제이슨의 메시지와 속도를 너무 @p 228 내지 말고 안전띠를 착용하라는 로리의 편지, 어머니가 보낸 ‘네가 무척 자 랑스럽다’는 짧은 편지가 고작일 뿐, 새로운 것은 없었다. 무슨 문제가 생기면 당장이라도 죽을 수 있는 상황에서 그 수 많은 사람들에 게 무슨 말을 해야 할 지는 잘 생각나지 않는다. 특히 대체로 문제가 생기지 않 는 데다가 위험에 집착하는 것은 병적인 것처럼 보였다. 또 우주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은 매우 지루하고 반복적이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말해줄 수 있는 것 역시 모두 진부한 신파조로 들렸다. 크리스는 자신도 그들을 생각하고 있으며 소식이 궁금하다는 짧은 회답 메시지를 보냈다. 크리스는 자신이 그렇게 우주선의 전조에 대해 병적으로 반응하게 된 이유에 대해 또 다시 궁금해졌다. 이제는 그것이 마지막 인사나 되지 않을까 걱정되었 다. 아마도 다소 피곤해서거나, 아니면 이런 황폐한 지형에서 로버를 타는 것이 너무 어렵고 절망스럽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커피 봉지를 꺼내와 산등성이를 넘는 동안 그것이 끓기를 기다렸다. 꼭 대기에 이르자 햇빛이 비쳐 가야 할 길이 분화구의 높은 난간 주변에 둘러있다 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주변의 단조로운 파편 조각들을 볼 수 있었다. 적어도 배터리를 재충전하고 연료 전지와 그 외에 다른 것들을 어느 정도 작 동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자신에게 얼마나 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지도 확신할 수 없었다. 남아 있는 여분의 전력으로 3시간 15분만에 로버는 정차해 있던 P.R에 도착했다. “샤오베, 이제 일어날 시간이야. 다 왔다구.” @p 229 크리스가 외쳤다. 그녀는 차양을 위로 올리고 밝은 빛 때문에 눈을 깜빡이며 일어섰다. 분화구의 거의 절반이 햇빛에 드러나 있었다. “근사한데... 호텔은 어디지? 룸서비스로 시저샐러드와 스파게티 큰 것을 주 문해 줘.” 그녀가 말했다. 크리스는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대단한 운전이었어. 이 빌어먹을 차를 운전하는 동안, 내가 당신을 앞서게 되었군. 하지만 고작 우리는 여기에 도착했지. 이제 들어가서 좀 쉬면서 욕실이 라도 있는 안락한 곳을 찾아보는 게 어떨까. 탐사 조종실에서 몇 시간쯤 쉬라고 허락했고, 나도 그러고 싶어.” “내게 장비를 챙겨 줘.” 샤오베가 차양을 내리면서 말했다. 그러나 크리스는 잠시 그녀를 멈추게 하고 말했다. “하지만 로버를 정차시키고 밤이 되기 전에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야 해. 몇 시간이면 전기 분해 장치로 재충전시킬 수 있을거야.” “물론이지.” 그들은 광활한 햇살 쪽으로 나아갔다. 분화구 그림자가 이렇게 멀리까지 드리 우게 하려면 며칠은 걸릴 것이다. 연료 전지 시스템을 차단하고 전기 분해 장치 에 물을 부은 뒤에 태양 셀뱅크를 완전히 충전했다. 태양 광선에서 나온 전기는 연료 전지 작동의 부산물인 물을 다시 산소와 수소로 분해시켜 재사용 할 수 있 게 했고 로버의 다른 배터리들도 재충전되는 것이다. 그들은 차양을 치고 달 표 면으로 걸어나와 로버에 캐노피를 폈다. 50번 정도 길게 뒤어 올랐기 때문에, 샤 오베가 갑자기 ‘야, @p 230 저기 있다’라고 외치는 소리가 무선 통신 장치를 통해 들려왔을 때쯤엔 피존 랙 쪽으로 절반 정도 되돌아간 상태였다. 그들은 멈춘 뒤 천천히 다가갔다. 큰 사무용 탁자 크기 정도의 직사각형 상자 가 약 11미터 높이에 사방으로 1미터 이상씩 연장된 상태로 금속 트러스 위에 놓여 있었는데, 트러스에는 싸구려 램프처럼 보이는 작은 장치가 달려 있었다. 장치 아래의 착륙 지점에는 마치 돌이 녹아붙은 것처럼 어두운 유리 덩어리가 형성되어 있었다. “설마 저게 추진 장치 전체는 아닐 테지.” 크리스가 겁에 질린 듯 말했다. “도대체 연료 탱크는 어디 있지?” 샤오베는 팔을 들어올렸다가 다시 내리면서 우주복을 입은 채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몸짓을 했다. “아마 지금쯤이면 갈 준비가 다 되었지만 연료가 부족하다는 따위의 어리석 은 생각들은 더 할 필요가 없을텐데. 아니면 A.C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1리터 정 도밖에 필요하지 않았는지도 모르지. 아니면 그것을 종교적인 의식에 필요한 융 해토를 만들어내는 용해기로 쓰이도록 이곳에 남겨둔 것인지도 모르고, 우리 임 무는 이것을 되돌려주는 것뿐이야. 그것을 가지고 무언가를 하는 것은 과학자 놈들의 몫이라구.” 그들은 그것을 본체에서 들어올린 뒤 분리시킬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험 을 했다. 그것은 너무 커서 안 쪽으로 들여와 송환을 할 수가 없었다. 몇 개의 작은 나사들이 있어 그것을 풀기 위해 오른쪽으로 돌리자 아주 싱겁게 돌아갔 다. 그들은 실험 삼아서 그것을 들어올려 보았더니 최소한 보통 크기의 자동차 무게는 되는 것 같았다. 크리스는 그것을 이동하는 것이 어 @p 231 렵다고 판단했다. “우리의 바람대로 그렇게 쉽지는 않겠는 걸. 난 발에 감각도 없어. P.R로 돌 아가자구. 몸을 좀 뻗어야겠어.” 피존 랙은 좀 특수했다. 실제로는 문이 세 개 있었지만 보통은 두 개만 사용 할 수 있었다. 탐사원들이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도킹을 위한 중앙 승강부와 아래층의 사다리를 이용한 승강구였는데 그것은 낮은 화물칸으로 이어졌다. P의 문은 탐사원실로 직접 통하는 입구와 지구 궤도상 인사이크러피디어로 사용되는 것으로 피존 팩에 있을 때는 P의 위쪽 표면에 있기 때문에 보통 땐 그런 위치에 서는 사용할 수가 없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공간 활용을 위해 대부분의 좌석은 치워졌고 크레인으로 인사이크러피 디어를 들여오는 데는 윗부분의 승강구가 사용되었다. 경사진 하부 표면에는 특 수 고정핀이 있어서 인사이크러피디어를 고정시킬 수 있었는데, 그 위치에서는 크리스와 샤오베 바로 위에 인사이크러피디어가 매달리게 되었으므로 그것이 잘 고정되어 있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인사이크러피디어를 위한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연료 탱크와 좌석, 고정장치, 조절 장치 그리고 돌아오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보급품을 제외한 다른 모든 것은 다 치운 상태였기 때문에 잠을 잘 만하기는 했지만 결코 편안하지는 못했다. 몇 시간 뒤, 그가 간단한 목욕을 마쳤을 때 샤우베는 작업 완료 목록과 그것 보다는 조금 긴 탐사 조정실로부터의 작업 명령 목록을 가져왔다. 그녀는 인사 이크러피디어를 고정시켰던 나사를 풀고, 이륙에 용이하도록 또 고정된 다른 부 분이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았다. 고정된 부분이 없었으므로 그것은 쉽게 이륙 할 수 있었다. @p 232 “밀도가 알미늄 정도는 되겠군. 쉽지는 않겠지만 해볼 만해. 지구에서라면 소 형 자동차 한 대 정도인 1메트릭 톤밖에 안 되는 무게지만 부피가 크니까 아주 조심해서 다뤄야 돼. 크레인에 올라갔는지도 확인하고, 물체가 큰 것일수록 중량 과 부피의 차이는 점점 커져 실패하기 쉽거든. 어쨌든 P가 지구까지 옮길 정도 는 될 거야.” 그녀는 인사이크러피디어와 본체 사이에 사실이 미끄러지도록 늘어뜨려 크리 스가 쇠지레로 들어올리는 것을 거들었다. “충분히 쟀는데도 가장 짧은 사선이 승강구에 걸릴 때가 가장 짜증나. 신경 좀 쓰면 상단 승강구는 통과할 수 있겠지만 그걸 안 쪽으로 흔들어야 돼.” 탐사 조정실은 고심 끝에 샤오베에게 임무를 완수할 때까지 함께 있어야 한다 고 말했다. 그녀는 중국 정부가 가능한 한 최대한 빨리 인사이크러피디어를 가 지고 돌아오도록 4대 열강에게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비밀 전문을 계속해서 보 내오고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서 몇 달 후면 중국 혁명 1백주년 기념일이 되 고 그때쯤에는 인사이크러피디어의 정체가 밝혀져서 기념 행사에 활용되기를 기 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 보는 편이 나을 것 같군.” 크리스가 말했다. 첫단계 작업은 간단했다. 크리스가 쇠지레로 인사이크러피디어의 각 모퉁이를 들고 샤오베는 아래로 가죽끈을 밀어 넣어 한바퀴 감은 다음 꼭대기에 가죽끈을 묶었다. 그렇게 하고 나자 크리스가 샤오베를 밀어 올리고 있는 꼴이 되었지만 불안정해 보이지는 않았다. 그녀의 말대로 외계인들이 한방에 부서져 버릴 만한 것을 만들어 보냈을 리는 없었다. @p 233 “점심 식사 시간이야. 내가 협상해서 스케줄에 넣었지.” P에서 휴식을 취한 뒤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우주복을 다시 착용하고 P 의 공기를 빼낸 뒤 상단 승강구를 열어 고정시켰다. 인사이크러피디어 승강구를 통해 올라온 그들은 분화구 바닥을 가로질러서 경주하듯이 로버로 옮겨갔다. 샤 오베가 가장 먼저 도착했고 충전 상태를 점검하는 동안에 크리스는 중얼거렸다. “우리가 작업을 끝내고 돌아갈 때쯤엔 다 되겠지.” 샤오베가 무선 통신기를 클릭하는 것을 보고 크리스도 따라 했다. 무선 통신 기를 켜지 않은 상태에서는 기록 장치가 작동되지 않았다. 그들은 전도체를 통 해 말소리를 전달했다(다소 큰 소리로 해야 했지만). “우리가 도착할 때쯤엔 훨씬 나을 거야.” 그녀가 말했다. “미국측이 우리를 데려갈 테니까. 하와이에 내려서 정치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장소를 요구할 생각이야. 난 어깨너머로 감시하는 놈들과 함께 또 다른 여 행을 하는 건 생각조차 하기 싫거든. 그렇게 되면 내 편이 되어줄 거지?” 크리스가 말했다. “그럼 당연하지. 이거나 빨리 끝내자구.” 그들은 다시 돌아가 작업을 시작했지만, 어떻게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를 생각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보통 P는 날개와 부드러운 착륙을 위한 낙하산 사이의 조종용 낙하산으로 착 륙하는데, 이번에는 무거운 하물을 실어 여유가 별로 없었다. 별무리의 궤도형 비행기로 바꾸는 데 필요한 연료도 충분하 @p 234 지 않아서, 스타 버드나 셔틀로 내려보내기 위해 인사이크러피디어를 궤도로 환원시킬 수도 없었다. 그냥 힘으로 그것을 끌어내려야 했다. 부피가 너무 커서 조종용 낙하산을 사용할 수도 없었기 때문에 대신 구식 비행선처럼, 아주 커다 란 낙하산으로 바람을 이용해서 내려온 뒤, 비경제적이고 위험한 방식이지만 바 다 위에서 작업을 해야했다. 물론 적절한 장비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 1년 정도 더 기다리면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어떤 정치가도 일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1년을 더 기 다려야 한다고 유권자들에게 말하고 싶어하지 않았다. 누구도 그럴 만한 담력이 나 용기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크리스는 가장 중요한 것만 싣고 나머지 는 버려야겠다는 생각했다. 실은 이런 것은 그가 걱정할 바가 아니었다. 그는 다시 일에 착수했다. 물이 환원되고 로버의 충전도 완료되었다. 그들은 태양 판넬을 접어 넣은 뒤, 다시 인 사이크러피디어로 향했다. 크레인의 갈고리가 가죽끈 고리를 잡아 드디어 그것 을 진공 상태 안으로 들어 올렸다. 마치 보통 선박의 나무 상자처럼 간단하게 로버의 뒤 쪽에 내려놓았다. “잡았다!” 샤오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로버는 뒤 차축에 너무 무거운 중량이 실려서 좀 이상하게 움직이긴 했지만 P 로 돌아가는 데는 몇 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20센티미터만 짧아도 꼭대기 승강구까지 옮겨갈 수 있었을텐데.” “그래도 힘들었을 거야.” 그녀가 지적했다. @p 235 “고정시켜야 할 장소가 양쪽 승강구로부터 직선상에 있진 않거든. 이걸 고안 한 사람은 좁은 비행 계단으로 소형 구간을 옮겨 본 적이 없는 것 같아. 승강구 를 통해서 안 쪽으로 흔들기만하면 될거야.” “안으로 당길 수 있겠어?” “힘들겠는걸. 자체 탄성을 이용하지 않고는 힘들겠어. 잘 될거야. 넌 조종이 나 잘하면 돼.” “조종만 잘하면 된다구?” 샤오베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내가 경험이 좀더 많으니 좀 나을 거라는 건 알아, 크리스. 그러나 네 자신 은 모를지 모르지만 너는 나보다 머리가 좋아. 인사이크러피디어가 상단 승강구 에서 흔들릴 때 어느 정도 제자리에 고정되도록 세게 밀어줄 사람이 필요하잖 아. 그 사람은 한쪽 끝에 서 있어야 한다구.” “네가 있는 쪽으로 흔들리면 어떻게 하지?” “문제 없어. 케이블이 위 쪽으로 당겨 줄거고 네가 구멍을 정확하게 치기만 하면 똑바로 직선으로 움직일 거야. 난 오히려 그것을 밀어낸 후에 다시 승강구 바깥 쪽으로 나가지 않게 케이블을 조절하는 게 더 걱정인 걸. 내가 ‘지금이야 ’하고 소리지르면 그때 하는 거야. 미리 너무 느슨하게 만들면 계속해서 직선 으로 움직여 뭔가 중요한 것을 건드리거나 깨트리게 되고 아니면 내가 맞게 될 지도 몰라. 하지만 너무 늦게 조절하거나 잘 되지 않으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되니깐 너무 서둘지 말고. 내가 신호를 보내면 그렇게 하도록 해. 알겠지?” “그래. 그런데 그곳에 내가 있을 만한 공간이 확실히 없는 거야?” @p 236 “있다면 얼마나 좋겠어. 누군가 거들어 줄 수만 있어도 좋겠는데... 하지만 무 슨 문제가 생기겠어? 내가 작기는 해도 너보다는 내가 들어가는 편이 나은 것 같아. 자, 이제 들어갈게. 잘 이해했는지 몇 번 연습해 보자구.” 그녀는 로버에서 기어내려와 본체를 잡고 피존 랙의 한쪽 옆으로 기어올라가 서는 열려 있는 인사이크러피디어바 승강구를 통해 들어갔다. “좋아.” 샤오베는 더이상 보이지는 않았지만 무선 통신기로 목소리가 들려 왔다. “들어서 승강구 쪽으로 올려 보내, 아주 천천히.” 크리스는 휴스턴, 에드워드, 중국 등지에서 여러 번 해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어려움 없이 조정판을 사용하여 크레인이 상단 승강구 쪽으로 인사이크러피디어 를 들어 올리게 한 다음, 가죽 끈으로 묶여 있는 블랙 박스를 상단 승강구와 평 행이 되도록 들어 올렸다. “잘했어.” 샤오베가 소리 쳤다. “제대로 됐어. 이제 아주 천천히 뒤 쪽으로 흔들어봐.” 크리스는 그녀의 말대로 했다. “좋아. 이제 문 안 쪽으로 재빨리 밀어 봐. 이번에는 잡지 않고 정확하게 어 떻게 진입되는지 확인할께. 그것을 뒤로 흔들었다가 정지시켜봐. 잘죄면 실제로 해 보자구.” “좋아. 준비됐어?” 크리스가 물었다. “됐어. 시작해 보자구.” @p 237 그는 원심력으로 측면을 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재빨리 크레인을 홱 돌렸 다. 분화구에서 나오는 빛에 반사되어 밝은 빛을 내던 인사이크러피디어는 고정 케이블을 따라서 빠르게 이동했다. 아무것도 건드리지 않고 승강구 끝에서 케이 블이 멈춘 상태에서 그것이 승강구 안으로 말끔하게 들어가자 크리스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크레인이 멈추자 로버가 심하게 진동했고 동시에 섬짓한 소리가 무선 통신기 를 통해 크리스의 헬멧에 들려 왔다. 다음 순간 그는 세차게 뛰어 올라 인사이 크러피디어 바를 통해 내부로 들어갔다. 인사이크러피디어는 상단 승강구 옆 능 선에 놓여 있었다. 샤오베의 왼쪽 다리는 한 구석 아래 쪽에 놓여 있었고 인사 이크러피디어 끝이 그녀의 복부 깊숙이 박혀서 갈비뼈 부근이 거의 그 위에 걸 려 있는 꼴이 되어 있었다. 우주복은 팽팽하게 당겨져 있었고 무선 통신기를 통 해 들려오는 그녀의 숨소리는 매우 거칠었다. @p 238 최악의 그날 크리스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저 인사이크러피디어에 어깨를 밀착시 켜 승강구 쪽으로 그것을 밀어내는 데 온 힘을 기울였지만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것은 마치 쐐기 모양으로 완전히 고정되어 있었다. 아무리 힘껏 밀어도 허사 였다. “떼어서 안 쪽으로 밀어 봐. 그리고 나 좀 꺼내줘!” 샤오베가 갑자기 외쳤다. “뭐라고?” “크레인이 멈췄잖아. 나도 봤다구.” “그래 맞아.” “케이블을 떼어내봐. 어떻게든 해 보자구. 쇠지레로 들어올려서 날 꺼내고 그걸 다시 밀어넣어. 승강구에 가깝게 말이야.” 그녀가 내쉬는 거친 숨소리에는 고통이 느껴졌다. “어떻게 된건지 모르겠지만 좋지 않았군. 안 쪽에 무슨 상처가 생긴 모양이 야. 지앙은 의사지만 외상이나 뼈 골절은 치료 @p 239 하지 못해. 집으로 돌아가야겠군. 크레인 없이는 꺼낼 수도 없으니까 서둘러 서 집어넣고 돌아가자.” 크리스는 우두커니 서 있었다. 말은 그럴듯했지만 쉽지 않을것이 분명했다. 그는 인사이크러피디어 위 승강구 뒤 쪽으로 간 뒤 우주선 위 쪽으로 기어올라 갔다. 비상용 나이프를 꺼내 가죽 띠를 자르자 크레인 타워가 떨어졌다. 그것 은 그에게 부딪치면서 먼지를 일으켰고 우주선 전체에 굉음이 울려 퍼졌다. 샤 오베의 숨소리는 더욱 거칠어졌다. 크리스는 로버로 뛰어내렸다. 크레인이 떨어지면서 주연료 탱크의 측면에 닿 아 흠집이 생겼지만, 그것을 살펴볼 여유도 없었고 어떻게 해볼 도리도 없었다. 그는 쇠지레를 움켜쥐고 세 차례 정도 뛰어서 P안으로 들어갔다. 처음에는 샤오베 쪽으로 압박되지 않을 만한 각도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는 가장자리를 그녀의 복부 쪽으로 끄집어 낼 수만 있다면 설사 코너 쪽이 그녀의 다리 위로 끌려 더 큰 상처를 입힐 가능성이 있다 해도 최소한 압박을 덜어 호흡이 좀더 쉽도록 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쇠지레를 있는 힘껏 들어올렸다. 인사이크러피디어는 덜컹하면서 한 발 정도 안 쪽으로 움직였고 그는 발로 샤오베의 몸을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 그는 인사이크러피디어가 데크를 칠 때의 작은 충격을 느꼈다. 그는 그것이 어 떻게 내려왔는 지를 살펴보았다. 그것은 코너 쪽이 바깥으로 더 튀어 나왔고 더 가파른 각도로 죄어져 있었다. 샤오베 쪽을 돌아보자 그녀는 무선 통신기에 대고 속삭였다. “승강구를 닫고 돌아가자, 돌아가자고.” @p 240 등뼈의 골절이 위험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이륙시 아무것도 깔려 있지 않은 데크에 누워 있게 되면 그녀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달의 중력이 약했으므로 다행히 큰 어려움 없이 그녀를 조종석으로 옮기고 벨 트를 고정시킨 뒤 호스를 꽂아 생명 연장 장치를 작동시키고 다시 인사이크러피 디어로 돌아갔다. 바로 그때 무선 통신기가 울리면서 소리가 들려왔다. -타이버호, 여기는 탐사 조정실. 상황을 보고하라. 무슨 일인지 설명할 수 있나? 크리스는 신속하게 상황을 설명하고 3초 간 기다리자 곧 다른 목소리가 들렸 다. -크리스, 여기는 피터다. 후퇴하라. 공중 지뢰가 설치되어 있다. 우리는 상황 을 정리할 수 있을 것이고 지구로 귀환하는 데 필요한 여분의 연료는 충분할 것 으로 보인다. 이곳 피존 랙은 충분한 여분의 연료가 있으니 지금 곧 보내겠다. 폭발하는 동안 우리는 상황을 재점검할 것이다. 폭발 장치를 하고 문을 열어둔 채 뛰어 내려라. 시간은 충분한가? 크리스는 시간을 체크해 보았다. -약 1시간 정도다. 임무 수행 후 곧바로 뛰어 내려야 할 것 같다. 그는 어느 때보다도 신속한 동작으로 이륙을 위한 작동을 개시했다. 탐사 조 정실로부터 또 다시 지시가 내려 왔다. -타이버호, 타이버 기지를 폭파하라. 크리스, 지금으로서는 그것이 유일한 방 법이다. 행운을 빈다. 완료 뒤 다시 연락하겠다. -알았다. @p 241 크리스는 컴퓨터 키를 쉴 새 없이 두들겼지만 두꺼운 장갑을 끼고 있어 두 개 의 손가락으로 작동할 수밖에 없었다. 본부로부터 조정 명령이 도착했고, 그는 그것을 입력한 뒤 P에게 그를 그곳으로 데려가라고 지시했다. “나는 비행 조종사가 아닌데....” 그는 혼자 중얼거렸다. “이런 일은 소질에 맞지 않아. 이 소프트웨어가 알아서 상황을 파악하기를 바라는 수밖에....” 그것은 문이 열려 있는지를 확인하라고 여섯 번이나 메시지를 보였다. 그때 마다 크리스는 무시해 버리라고 지시하고 비상 상황임을 알렸다. 그것은 그에 게 비상 사태에 대비해 대기하라고 지시했고, 그는 조종석에 기대어 생명 유지 장치를 꽂고 그의 우주복에 남아 있는 공기를 보존하기 위해 연결시켰다. 한 차례의 요란한 진동이 우주선을 강타했고 그의 헬멧이 좌석에 닿을 정도로 뒤로 기대어 있는 동안 낮은 소리가 울려퍼지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부서진 로버를 한차례 불꽃이 다시 휘덮고 피존 랙은 강한 엔진의 힘으로 창 공에 솟아올랐다. 바로 옆에서는 가속력 때문에 샤오베가 고통스럽게 신음하는 소리가 들렸다. 잠시 후 다시 탐사 조정실의 지시가 들려 왔다. ^36^우리는 너희들의 비행 계획을 전송받았다. 폭발 장치나 지구로 회송하는 데 필요한 충분한 연료가 있음이 확인되었다. 계획대로 수행하라. ^36^탐사 조정실, 고맙다. 크리스는 달리 할말이 없었다. 잠시 후 엔진이 꺼지고 피존 랙은 마치 포탄 껍질처럼 솟아올랐다가 피터와 지앙이 기다리 @p 242 고 있는 쪽을 향해 내려왔다. “샤오베?” “아직 여기 있어. 죽을 지경이야. 제발 날 좀 꺼내 줘. 너무 무서워.” “곧 꺼내 줄께.” “그러지 않을 거야. 진통제를 좀 놓아줄까? 여기 좀 있는데.” 그녀는 아무 말이 없었지만, 거친 신음 소리는 계속되었다. 응급 처치에 의하 면 무의식 상태에서는 진통제를 주입하면 안 되었기 때문에 그녀가 지금 당장은 아무 감각도 느끼지 못하기 만을 바랄 뿐이었다. 우주선은 엔진이 다시 아래 쪽으로 향하여 달 표면으로 떨어질 때까지 천천히 선회했다. 엔진이 켜지자 샤오베는 비명을 지르며 다시 깨어났다. 계속 감속되는 동안 크리스는 그녀의 힘겨운 호흡이 점점 거칠어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마침내 마지막 폭발과 함께 다시 달의 정상적인 중력을 느낄 수 있었다. 피터가 EVA 출입구를 통해 기어올라 왔고 지앙이 바로 뒤따라 왔다. 크리스 는 가죽끈을 풀고 피터와 함께 인사이크러피디어 쪽으로 기어가 그것을 끌어당 겼다. 지안은 샤오베의 상태를 세밀하게 진단하였다. 두 사람이 균형을 잘 맞추어 힘차게 몇 번 들어 올리는 것만으로도 인사이크 러피디어를 승강구로부터 끌어내릴 수 있었다. “기압 조절 준비!” 잠시 뒤 그가 말했다. 공기의 압력이 즉각 조정실 쪽으로 돌아오자 크리스는 차양으로 그것을 막았다. 그의 생명 유지 장 @p 243 치는 이제 15분 정도 남아 있었다. 갑자기 고약한 냄새가 나자 샤오베의 헬멧을 벗기고 있는 지앙을 돌아다보았 다. “출혈이 심해. 구토 증상도 있고, 내장도 손상된 것 같은데.” 그는 전화기를 들어 이야기했다. -탐사 조정실, 여기는 지앙이다. 샤오베를 살펴보았다. 뇌출혈 때문에 혈압 이 크게 떨어졌지만 다행히 지금은 다소 안정된 상태다. 호흡은 강하지만 불규 칙하고 여전히 공기가 부족한 상태다. 흉부 손상이나 늑막 이상은 보이지 않지 만 충격을 입은 부위의 갈비뼈 골절은 분명한 것 같다. “발이 움직여. 발가락도 움직일 수 있어.” 샤오베가 말했다. 지앙은 불만스러운 듯이 말했다. “그것 참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군. 아마 심한 척수 이상은 없을 거야.” 그는 그래프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복부에 심한 충격을 받으면 상처가 나기 쉽지만 이런 상황에서 더 자세히 진단하는 건 불가능해. 그녀는 지구로 돌아가야해. 여기서는 수술이 불가능하고 수술받지 못하면 회복도 어려워. 그게 바로 문제야. 인사이크러피디어를 다른 탐사선으로 전송시킬 방법이 없을까?” 피터가 말했다. “전혀 불가능해. 그건 우리 셋이서 소형차를 3층짜리 구간에서 다른 구간으 로 옮기는 것과 같아.” 지앙은 한숨을 내쉬었다. “난 그게 두려웠어. 좋아. 내가 정부측에 제의한 것은 다른 @p 244 다른 탐사선으로 가능한 한 빨리 샤오베를 옮기고, 좀더 큰 탐사선으로 그것 을 지구로 안전하게 송환하도록 옮길 수 있을 때까지 일을 이곳에 남겨두자는 것이다. 주 탱크에 흠집이 났고, 주변에는 약간의 수소 눈덩이도 보이는데 거기 서 연료가 천천히 유출되고 있는 것 같아. 이 우주선은 지구로의 송환에 적합 치 않아.” 보고서를 올리는 동안 그의 손가락은 열쇠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크리스도 동의했다. “내 생각도 그래. 이제 내가 지휘자이니 내가 결정하겠어. 좋아. 그렇게 보고 하도록 하자.” 인터콤에서 신호가 왔다. -보고 중! 지앙이 말했다. 그들이 3초 간 응답을 기다리자 탐사 조정실에서 지시했다. -부상자와 인사이크러피디어를 모두 싣고 지구로 귀환하라. -탐사 조정실, 그것은 불가능하다. 탐사선의 성능도 불확실하고 이 인사이크러 피디어를 전송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우리는 즉시 샤오베를 데리고 귀환해야 하 며 지앙의 의학 보고서를 참조해 주기를 바란다. 다시 3초 후 인터콤에서는 또다른 목소리가 들려 왔는데 그것은 예전에 듣던 것과는 다른 것이었다. -나는 중화인민공화국을 대표하는 리우왕시다. 우리는 이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 우리에게는 국가적 영웅의 귀환과 인사이크러피디어에 대한 즉각적인 접 근, 양자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 주 연료 탱크의 압력 손실은 그다지 심하 지 않다. @p 245 지금의 요구는 우리 국민의 고충을 증가시키고, 문명이 시작되고 가장 번성한 곳과 인사이크러피디어에 내장된 자료들에 대해 중국이 가지고 있는 정당한 권 리를 빼앗는 불필요한 지연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영웅 샤오베와 인사이크러 피디어 모두를 즉각 중국으로 귀환해 줄 것을 요구한다. “나쁜 놈들. 리우왕시는 썩어빠진 정치가야. 이번 일을 이용해 먹을 속셈이 군.” 지앙이 말했다. 탐사 조정실이 갑자기 끼여들었다. ^36^크리스. 안됐지만 즉각 귀환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책이라고 보네. 연 료가 새지만 아직 여분이 충분하고 압력 기록을 보니 크레인에 부딪쳤을 때 일 시적으로 손실된 것뿐이야. 구멍이 난 게 아니고 약간의 과도한 압력 때문에 약 간의 수소가 안전관으로 빠져나간 것뿐이야. “멍청이!” 데니소브가 외쳤다. “그곳 주변엔 수소 눈덩이가 있어.” 목소리가 다시 들려 왔다. ^36^이것이 명령이다. 샤오베와 인사이크러피디어를 같이 싣고 즉시 귀환하기 바란다. 행운을 빈다. ^36^탐사 조정실, 우리는 강력하게 충고하는 바인데.... 탐사 조정실, 반복한다. 우리는 분명히 그것이 위험하다고 판단할만한 이유를 가지고 있다. 크리스가 말했다. 3초가 지나고 다시 10초가 더 지났다. 데니소브가 고개를 저었다. “협상을 다시 시작해 볼까. 아니면 명령에 따라야 하는 거야? @p 246 우리가 생각하는 최선의 방법대로 해야지.... 제길.” 지앙은 투덜거렸다. 지금 1시간 동안에 크리스가 그를 알고 지냈던 시간 전 부 보다 훨씬 더 많은 말을 한 셈이었다. 크리스는 처음으로 중국인 비행사에 게 호감과 존경심을 느낄 수 있었다. “이건 명령이야. 그들이 옳을지도 모르고. 그리고 그들이 옳다면 틀림없이 샤 오베에게도 최선책일 거야. 맞아. 그렇지만 분명 그들이 중대한 실수를 저지르고 있어. ...그래도, ...글쎄, 명령을 어길 수는 없을 것 같군.” 크리스는 마지 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본부측을 간파하기는 어려워. 그들은 어찌됐든 우리보다는 더 많은 정보를 얻어 왔거든.” “수소 눈덩이에 대해 이야기해도 대꾸조차 없어.” 피터가 말을 이었다. “그들도 사실을 다 알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군. 그들은 완벽한 원격 측정 법을 갖고 있거든.” “한정된 시간 내어 우리가 해독할 수 있는 것 이상의 기구가 뭐가 있지?” 크리스가 냉정하게 지적했다. “피터, 그들은 분명히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구. 리우라는 친구가 형편 없는 자식일지도 모르지만 모든 사람이 그냥 대표로 뽑지는 않았을 거야.” 그는 지앙의 말에 덧붙였다. “그가 그다지 영향력이 큰 사람이라고 생각되지도 않고, 이 상황을 잘 해결 한 것 같지도 않아. 그 때문에 우리가 흐트러져서는 안 돼. 그들이 가라고 하면 가야겠지. 그들을 충분히 간파 @p 247 하긴 어려워. 그렇지만 너희 둘은 여기 남아 있어. 그리고 내가 명령을 내린 다. 나도 가고 샤오베도 가고 인사이크러피디어도 가는 거지. 너희는 여기 머물 러, 탄도를 구하고 정돈이 되면 바로 이륙할 거야.” “하지만....” “미안해, 피터. 다른 방법은 잘 모르겠어. 만일 연료가 천천히라도 조금씩 유 출되고 있다면 1초가 새롭게 상황이 악화되는 거야. 더이상 연료가 손실되기 전 에 여길 빠져나가야 해.” 지앙과 데니소브는 서로 바라보다가 장비를 챙기기 시작했다. 그들은 곧 가 버렸고, 크리스는 그들이 무겁게 발걸음을 옮기는 것을 바라보았다. 크리스는 침상과 샤워, 그리고 따뜻한 식사를 떠올리며 유령처럼 멀리 사라지는 그들을 보면서 그렇게 명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그는 컴퓨터에 명령하여 지구로의 가장 빠른 탄도 귀환을 계산하여 실행하도 록 했다. 그것이 샤오베에게는 더 강한 충격을 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시간이었다.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자 크리스는 조종 석에 몸을 쭉 뻗고 생명 유지 장치를 연결한 뒤 샤오베를 쳐다보았다. 생명 유 지 장치만이 그녀가 아직 생존에 있음을 알려주었다. “내가 여기 함께 있어. 너를 혼자 달에 버리지 않을 거야.” 그녀가 혹시 들을 수 있을지도 몰라 그렇게 말했다. 엔진이 켜지며 달표면에서 이륙했고, 크리스는 탐사선과 돌무더기가 있는 적 막한 타이버인사이크러피디어를 한 번 더 내려다보았다. 커다란 호를 그리면서 올라가 달 표면에서 멀어졌고 엔진은 굉음을 냈다. 크 리스는 우주복에서 나오는 공기를 깊이 들이마 @p 248 셨다. 8분 동안 엔진을 가동해서, 달 주변에서의 궤도 안정화없이 곧 바로 지 구 궤도에 진입할 방법을 생각했다. 왜냐하면 이렇게 하는 것이 지구 주의의 궤도에 안착하는 데 1초라도 빨랐기 때문이다. 샤오베가 몇 초를 더 버틸 수 있을지 아무도 몰랐기 때문이다. 그는 가속하는 동안 그녀가 잘 버텨주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물론 뜻하진 않 은 출혈로 더 큰 악몽을 가져다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무중력 상태에선 더이상 의 뇌출혈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었다. 2분 동안 가속하자 이제 달 표면으로 부터 완전히 멀어졌고, 무선 통신기에서는 탐사 조정실의 지시가 들려왔다. ^36^우리는 지금 당신들을 정확하고 깨끗하게 포착했다. 당신은 지금 지구 진 입 방향으로 가고 있는 중이다. 계속 진행하기 바란다.... 이때 갑자기 쿵 하는 소리가 피존 랙에 한 번 울려퍼졌다. 경고 벨이 울리고 전광판에 불이 들어왔다. 크리스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알고 있었다. 그는 기계 를 점검하지 않고 창밖부터 내다보았다. 커다란 흰색 소용돌이가 흠집이 난 우측에선 DT의 한쪽 측면 밖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탐사 조정실에선 ‘몇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성공적인 완수’ 에 관해서 계속 떠들어댔다. 작은 침묵이 흘렀다. 침묵이 계속되는 동안 크리스는 키를 두들겨 달의 안전한 곳으로 다시 데려가 라는 간단한 지시를 컴퓨터에게 내렸다. 그는 자신과 샤오베의 생명 유지 장치 를 급속히 비상 충전하기 시작했다. 전지가 손상될 위험이 다소 있었지만 만일 그녀를 데리고 다 @p 249 시 걸어서 돌아가야 할 경우, 둘다 숨을 쉴 수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얼마나 많이 걸어야 할지 아니면 얼마나 갈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 으려 애썼다. 컴퓨터 작업을 완료하고 엔진 작동을 중단한 뒤 궤도를 수정하여 우주선을 달 쪽으로 되돌리도록 하였다. 탐사 조정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36^크리스, 우리가 계산한 바로는 연료가 충분하지 않다. 크리스는 다시 창밖을 내다보았다. 피존 랙 뒤 쪽에서 우주선 주변을 소용돌 이치는 흰색 물체를 볼 수 있었다. “별로 놀랍지는 않군.” 그는 조용히 말했다. 탐사 조정실은 계속 지시했다. ^36^착륙 성공률은 50 대 50이다. 착륙에 적합한 지점을 찾을 수 있을 지도 불 확실하다. 다시 선회하거나 탐색할 만큼의 연료도 없다. 실제로 이것은 예측할 수 없는 불시착이 될 것이다. 크리스는 달을 내려다보았다. 그들이 빠른 속도로 접근해 가자 둥근 모양은 점점 평평한 형태로 바뀌었다. ^36^잘 해 보게, 크리스. 성공을 빌어. 착륙하자마자 무선 통신기를 연결하게. 여기 당신에게 할 말이 있는 사람이 한 명 있는데.... 제이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36^아버지, 저는 나사에 와 있어요. 사람들이 학교로 와서 나를 데려 왔어요. 전 아버지가 너무 자랑스러워요. 사랑해요. 가능하면 꼭 돌아오세요. 사랑해요. 오랫동안 침묵이 흘렀다. ^36^제이슨, 나도 사랑한다. 어떻게 할지 나도 모르겠지만, 살 수 있다면 최선 을 다하면서 목숨을 바칠 것이다. 잘 듣거라. 나 @p 250 는 내 아들이 온 우주를 다 갖기를 바란다. 선물을 하나 보냈어. 나중에 시그 가 설명해 줄 거야.” 크리스는 창밖으로 분화구의 텅 비고 어두운 공간과 가장자리가 날카로운 산 들을 바라보았다. 산들은 아주 가까워졌고 고도계의 숫자는 낮아 졌으며 속도 계에는 아주 빠르게 표시되어 있었다. 우주선은 굉음을 내면서 분화구와 뾰족 한 봉우리로 가득한 혼란의 땅을 향해 천천히 떨어졌다. 크리스는 앉아서 기다렸다. 레이더가 속도를 보여 주었는데 계속 떨어져서 시속 50킬로미터 이하가 되어 있었다. 높은 봉우리들이 창밖으로 보이는 것이 이미 달의 표면에서 0.5킬로미터도 채 떨어져 있지 않은 것이다. 약 1분 정도 후엔 어디엔가 내려앉을 것이다. 크리스는 절벽 끝이나 암석에만 착륙하지 않 기를 바랄 뿐이었다. 피존 랙에선 연료가 다 떨어졌다는 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심하게 진동했다. 마지막 남은 연료가 연소실에서 타는 몇 초 동안 바닥은 크리스의 발 밑에서 진 동했다. 그러고 나서는 섬짓한 적막과 무중력 상태만이 계속되었다. 크리스는 빠르게 말했다. ^36^제이슨,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사랑한다는 말과 잘 살라는 것뿐이다. 크리스는 지구로부터 올 지도 모르는 신호를 잘 듣기 위해 헤드폰의 볼륨을 높이고 고도계와 속도계를 보면서 3초 후에 올 응답에 귀를 바짝 기울이고 있었 다. 엔진은 470미터에서 타올랐고, 상대 속도는 시속 50킬로미터, 초속 14미터 정도 였다. 속도는 고도계가 0으로 떨어짐에 따라 세 곱으로 증가했다. 크리스는 결코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멀리 있는 친구 @p 251 와 가족들의 응답을 기다리면서 고도가 0이 될 때를 조용히 기다렸다. 디지 털 속도계 상에 나타난 152.8이라는 숫자는, 창밖으로 갑자기 바위 절벽이 쉿 소 리를 내며 스치고 피존 랙 본체가 부서져 내려 달의 암석 표면에 충돌하는 순간 에 그가 확인한 마지막 숫자였다. 크리스는 전복되어 버린 세상과 표면의 갈라진 틈을 통해서 쏟아져 내리는 바 위들을 잠시 바라보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끝없이 빛나는 별들과 암벽에 부 딪쳐 요란스럽게 분화구 안으로 쏟아지는 우주선 파편들을 바라보았다. 인사이크러피디어가 내리막 쪽으로 떨어져 조각조각 붕괴되어 갈 때, 그는 이 미 죽은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p 252 어린 우주인의 꿈 나는 아직도 ‘사랑한다’라고 말씀하실 때까지만 해도 그것을 해내실 수 있 을 거라고 믿었던 것 같다. 아버지의 목소리는 뭔지 모르게 그것이 잘못된 게 아니라 옳은 것이라고 내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몇 초 동안 무선 통신기 연락이 끊어졌을 때 내가 보고 싶다고 말하거나 로리 아줌마가 ‘신이 함께 하시길’이라고 말했어도 아버지가 들으실 수 없을 거라 고 생각했다. 물론 아버지가 들으셨더라도 내가 로리 아줌마에게 매달려 30분 동안이나 흐느낀 것은 아실 리가 없었다. 시그와 어머니가 나사 건물로 나를 찾으러 오셨을 때, 그들은 이미 나를 돌보 아 줄 카운슬러 한 명까지 데려다 놓았다. 그렇지만 그것은 아무 의미가 없었 다. 왜냐하면 카운슬러는 상대방이 말을 할 때만 소용이 있었는데, 나는 며칠 간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p 253 그날 밤 나는 내 침실 창가에 한참 동안 앉아 있었다. 날은 맑았고 달은 밝 고 또렸했다. 신문에서는 지구에서 가장 좋은 망원경일지라도 그 붕괴 장면을 실제로 볼 수가 없었는데도 붕괴 지점을 찾는 방법을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그 것은 난파로 생긴 것은 물론 아니었으며, 오랫동안 이미 형성되어 있었던 것으 로, 거의 달의 맨 밑바닥에 있는 어둡고 작은 지점이었다. 나는 그것과 밝은 별, 그리고 때때로 아버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자꾸 눈물이 앞을 가려서 더 이상 볼 수 없어질 때도 있었지만 밤의 절반을 그렇게 깨어 있었고, 잠자리에 들어서도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다음날 아침, 나는 시그에게 준비가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확인을 했고 나는 다시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날 오후 내가 학교에서 돌아왔을 때, 시그는 집에 먼저 화서 전화로 뭔가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때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몇 달 뒤, 나는 처음으로 초미니 우주복을 입을 수 있었 다. 나는 별로 자라지 않았다. 8등급 축구팀에서도 쫓겨날 만큼 작았다. 로리 아줌마는 내 어깨에 손을 얹고 말했다. “차양을 갖고 노는 것은 삼가거라. 그것은 원격 측정을 방해하거든.” “네, 알았어요.” “그렇게 너무 고분고분하면 내가 곤란하잖니.” 그 말에 난 웃으며 말했다. “좋은 인상을 좀 가질려구요. 우주에서 최초의 버릇없는 애가 되고 싶지는 않거든요.” 우주복이 너무 두꺼워서 어머니가 세게 안아주셔도 잘 느낄 @p 254 수는 없었지만 난 알 수 있었다. “별로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정말이에요. 어머니는 보시기만 하면 돼요. 이 게 저의 첫 비행이에요.” 새로운 우주선은 페레그린이라고 불렀고 궤도학의 공기 로켓으로, 10년이 넘 는 기간 동안 작은 위성들을 궤도에 쏘아 올린 ‘X=34’프로그램에서 나온 것 이었다. 스타 버드는 유인 우주선의 막대한 시장을 형성하게 했고, 락히드와 마틴은 아름다운 우주선을 고안하여 이미 은퇴한 버트 뉴탄으로 하여금 대형 콘도르를 만들어내게 하였다. 이제 세상은 어느 곳에서든 이륙할 수 있는 진정한 우주성의 시대가 열린 것 이었다. 또 하나의 새로운 사실은 이런 개인적인 도전 덕분에 정말로 근사한 우주선이 생겼다는 것이었다. 페레그린은 아주 세련되고 근사했으며 델타형 날 개와 길고 우아하게 구부러진 바늘처럼 생긴 동체로 이루어져 있었다. 태양아 래 빛을 내며 서 있는 모습을 보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정말 타보고 싶지 않으세요?” 로리에게 물어 보았다. “말이라고 하니? 저걸봐. 너무 근사하지 않니?” 그녀는 대답했다. “이런. 이제야 네 새 아버지가 왜 그렇게 비행기들을 사려고 했는지 알겠구 나. 저런 걸 한 번만 타볼 수 있다면 얼마라도 낼거야. 여섯 명이 저걸 타고 궤 도로 올라서 아주 멀리, 그리고 한 사람 한 사람이 우주로 태우고 가볼 만한 유 일한 우주성이라고 믿으면서 돌아온다고 생각해 봐. 그들이 왜 YC 프로젝트를 시작했는지 모르겠구나. 하지만 이것만은 알아두렴. YC는 @p 255 분명 이런 것들에 관한 끔찍한 경쟁터가 될 거야. 가장 놀라운 것은 그것이 네가 쉽게 비행을 계획할 수 있을 만큼 아주 믿을 만하다는 점이야. 다시 말하 면, 단순히 언젠가는 한번쯤 해볼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 이상의 우주 행 티켓이지. 그건 기적 같은 거란다, 제이슨.” 우리는 신호를 받고 끔찍한 비디오 카메라 앞으로 걸어갔다. 이런 비행 인원 은 여덟 명이었고, 그들은 각각 나름대로의 목적이 있었다. 그들은 날 위해서 좀더 일찍 돌아 올 수 있게 하려고 비행에 참가한 셈이었다. 우주 정거장에는 어린애를 위한 시설은 거의 없었고, 나 같은 어린애는 관리 자를 신경 쓰이게 만들기 십상이었다. 피터 데니소브는 우리가 도착한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았는데도 페레그린을 되돌려 보내려고 했다. 그들은 가능한 한 빨리 나를 되돌려 보내려는 것 같았다. 로리 아줌마의 일은 매우 달랐다. 지앙과 데니소브가 달 남극에서 이륙했을 때, 그들이 타고 온 탐사선이 그들을 다시 데리고 온 것이었다. 무거운 부피 때 문에 연료를 초과하여 사용했기에 붕괴 지점까지 갈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았 다. 특히 그 지점이 산허리에 있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하지만 그들은 달 궤도로 갈 수 있었고 레이더, 비디오 카메라, 쌍안경 등으로 잔해 전부를 볼 수 있었는데, 수없이 조각나 인사이크러피디어의 형태는 그다지 특출나지는 않았지만 부서진 암석 조각들이 너무나 많아 제대로 표현할 수 없었 다. 로리는 약 20킬로미터 떨어진 지점에 착륙할 원정대를 이끌고 있었고 피존 랙 은 그룹지어 다녔다. 하나는 탐사선, 또 하나는 @p 256 로버, 그리고 다른 하나는 돌아올 때 시신과 인사이크러피디어등을 싣기 위한 것이었다. 인사이크러피디어가 폭발을 견뎌내 마침내 복구된다면, 그것을 해석 하는 데는 수십년이 걸릴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그때가 우주 탐사를 잠시 중단하고 우주를 더 안전하고 유용한 공간으로 만들 시기라고들 했다. 특히 달은 마침내 우리의 개발권에 들어왔고 고고학적 가치도 충분히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사이크러피디어가 사라진다면 차선책은 화성이었다. 화성은 달보다 최소한 140배 정도 멀었기 때문에 그곳까지는 긴 여행이 될 것이었고, 누구도 선뜻 그곳을 하루쯤 방문하고 돌아 올만한 장소로 여기지는 않았다. 아마도 탐 사원들만 몇 달 간, 혹은 수 년 간 탐사를 위해 머물렀을 것이다. 스팅지와 쇼 호리즌은 인사이크러피디어가 파손되지 않은 상태로 지구로 가져 오길 기대했다. 모험심이 더 많은 사람들은 우리가 코롤레브로에 먼저 가길 바 랐다. 영국 국회, 러시아 국무회의, 일본 의회, 프랑스와 독일 연합회 등 우리의 임 무에 대해서 열띤 논쟁을 벌이는 모든 이들에 대해 그 모임을 해체하거나 논의 를 중단시킬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난 그저 아버지가 보소 싶었고, 어디 계시든지 행복하시기만을 바랐다. 나는 장례식이 이 끔찍한 시간을 끝내줄 거라고 기대했다. 그들이 인사이크러 피디어를 찾거나 화성에 도착한다면 좋은 일이기는 하겠지만 그렇게 말려들고 싶지는 않았다. 우리는 페레그린을 타고 좌석을 고정시켰다. 로리는 피존이 @p 257 나 스타 버드, 또는 셔틀에 비해 훨씬 여유가 있다고 했지만 내게는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다. 로리가 신속하게 점검을 마치고 나자 굉장한 일이 하나 일어났다. 거대한 그 림자가 우주성을 덮쳐 오는 순간, 마침 나는 창밖을 보고 있었는데 콘도르가 접 속하기 위해 우리 위로 다가온 것이다. 콘도르의 날개는 매우 컸고 두 개의 분 리된 동체로 되어 있었다. 그것은 페레그린 위로 웅크리고는 커다란 날개 가운 데 있는 집게로 꼭대기의 고정된 접속기를 단단히 잡았다. 페레그린은 착륙 기 어를 빼고 더 커다란 우주선 아래 균형잡고 매달려 있는 셈이었다. 카운트다운은 셔틀처럼 며칠이 걸렸다. 스타 버드는 하루에 약간씩만 카운트 다운했지만 페레그린은 훨씬 신속했다. 콘도르와 접속하자마자 콘도르의 조종 사는 로리에게 무선 통신기로 말을 건넸고 다시 타워 쪽으로 신호를 보냈다. 그들이 조인을 받았을 때 우리는 활주로를 요란하게 지나가며 이륙하는 중이었 다. 처음엔, 잠시 후 다른 비행기가 나타났다는 점만 빼면 보통 비행과 크게 다 를 바 없었다. 나는 유조선이 우리 위로 들어올 때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그 것이 어떻게 연료를 공급해 주는 지는 자세히 볼 순 없었지만 예전에 보았던 사 진들 덕분에 대강의 상식을 갖고 있었다. 마침내 거의 1시간 가량의 연료와 산화제를 공급한 뒤 유조선은 멀어졌고, 우 리가 탄 콘도르는 무거운 하중을 이기로 다시 가속하기 시작했다. 하늘은 더 깊고 맑고 푸르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콘도르는 힘을 다 썼다. 호리호리한 모양에도 불구하고 너무 거대해서 거의 대형 유조선이 가진 양 만큼 의 많은 연료를 가지고도 상 @p 258 승하는 데만 거의 연료를 다 탕진해 버리곤 약한 활공으로 기지로 돌아왔다. 우리가 최고 고도와 속도에 이르자 로리는 콘도르 조종사와 몇 마디 나누더니 페레그린 엔진을 작동시켰다. 우리는 돌아가기 위해 방향을 바꾸고 콘도르에서 떨어져 나왔다. 페레그린 위 제트 엔진은 나를 내 좌석에 꼭 붙들어 맬 정도로 활활 타올랐 고, 곧 권계면을 통과해서 암흑의 성층권을 향해 계속 올라갔다. 태양은 페레그린의 날개 위에서 이글거렸다. 내가 내려다 보았을 때 넓게 펼 쳐진 플로리다가 보였고, 우리는 계속해서 올라갔다. 제트 엔진에 비해 공기가 희박해지자 로리는 제트 엔진을 끄고 로켓 엔진을 작동시켰다. 갈 수록 지구의 굴곡과 창공의 암흑은 짙어졌다. 내 열세 번째 생일을 불과 몇 주 남긴 그 굉장한 날에 대해 얼마나 할 말이 많은지 모른다. 우리가 가속하여 궤도로 진입해 갈 때 내 마음에는 모든 것들 이 그림처럼 새겨지기 시작했다. 그것을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처럼 말이다. 한순간도 그냥 바라보고만 있지 않았다. 나는 계속해서 정신을 집중시켜 여러 가지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것은 정말로 놀라운 경험이었고, 그 뒤 수십 년 간 그것에 대해 꿈꾸곤 했 다. 페레그린이 날아오르자 별들이 보였고 거대했던 지구는 아래 쪽으로 멀어 져 갔다. 엔진이 차단되자 갑자기 무중력 상태가 되었다. 안전벨트를 풀지 않 은 상태였는데도 느낄 수 있었다. 별무리는 또 하나의 경이로운 장관이었다. 외계의 메세지가 도달한 이래로 ISS와 궤도를 같이하여 성장한 우주 정거장 가 @p 259 족들은 너무나 많아서 중국을 제외한 여러 우주 연구국들은 태양 판넬이 붙어 있는 트러스 위에 저마다 한두 개씩 빅 캔을 가지고 있었고 스타 버드 DT도 많 이 붙어 있었다. 아홉 개 나라의 총 인구는 아버지가 처음 그곳에 가셨을 때에 비해 크게 증가하여 지금은 서른다섯 명이나 되었다. 우주에서는 금속이 산화되지 않기 때문에 칠해진 페인트는 벗겨지거나 바래지 않은 채로 남아 있어 첫눈에 새로운 부분과 오래된 부분을 구별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이것이 특수한 목적으로 매우 신속하게 다루어졌다는 강한 인상을 받게 된다. 사람들은 그것을 ‘고물상’ 또는 ‘우주의 예인선’이라고 불렀는데 아름다운 모습은 결코 아니었지만 아주 경이롭게 보였다. 페레그린의 창문을 통해서 보면 더욱 그랬다. 물결처럼 떠다니면서 작업하고 있는 정복 차림의 사람들도 보였다. 눈부신 태 양 빛으로 빛나는 거대한 금속과 유리의 배열은, 나중에 그곳에 여러 번 가 보 고 1백주년 기념 행사에도 참가하기도 했지만, 결코 잊혀지지 않고 남아 있다. 페레그린은 도킹 장소에서 충돌하여 들어올 때까지 조용히 표류했고, 로리가 아티튜트 젯으로 그것을 조종하고 있었다. 그러고 나서 일련의 충돌과 기계 소 음들이 이어졌다. 로리는 돌아서며 말했다. “좋아요, 여러분, 안전벨트를 풀어요.” 새로운 국제 우주 탐사 기지인 정거장에 대한 나의 첫 인상은, 마치 어린 시 절에 보던 공항 같은 것이었다. 사람들은 내가 제자리에 있는지, 기분은 어떤지 확인하려 애쓰면서 내 주변을 맴돌았고, 비록 그들의 이름을 다 알지는 못했지 만 ‘제이슨’하고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안심했다. @p 260 나는 돌아서서 내게로 다가오는 검은 머릿결의 키 큰 남자를 보았다. “나는 FR로 이번 달 책임자입니다.” 그는 거의 억양이 없는 음성으로 말했다. “한때 아버지와 함께 비행했었지요.” 그가 손을 건네서 우리는 악수를 했지만 그의 눈은 이미 나말고 방 안의 모든 사람을 주시하고 있었다. “계획에 약간 변동이 생겼습니다. 피터 데니소브를 대신할 분과 페레그린의 귀환을 도와 줄 두 명의 지원자를 뽑았어요. 따라서 피터가 제이슨을 안내해 줄 임무를 맡게 됩니다.” 잠시 후 피터가 언제나 그렇듯 덩치만 큰 어린애 같은 몸짓을 하며 나타났다. 우리는 서로 힘껏 끌어안았다. 그는 내 귀에 대고 말했다. “아버지 일은 안 됐다, 제이슨. 하지만 이게 아버지가 바라시던 거야. 나를 따라오렴. 보여줄 계 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 피터를 본 적이 없었다. 모든 연구국들은 타이버 에서 가능한한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서 더욱더 노력했다. 그러나 달 남극에 과학자들을 보내기 위해선 그곳으로 비행할 조종사와 정보 기술자들이 필요했 다. 따라서 피터나 로리, 그리고 다른 기술자들은 과거 몇 년 동안 그들이 해왔 던 것보다 훨씬 많은 비행을 지난 몇 달 간 해왔다. 피터는 지구로의 귀환 비행을 위한 우주선 정비를 책임지고 있던 정거장에서 그의 임무를 끝내가고 있었다. 그는 가족들과 며칠 간의 휴가를 보낸 뒤, 다시 T에 있는 새로운 러시아 기지 구축을 위한 조사 계획을 일임하게 되어 달로 돌 아왔다. 아버지의 생명 보험으로 값을 치른 내 우주 여행 날짜가 다가오자 @p 261 시그는 아버지의 가장 절친한 친구였던 피터와 로리가 나를 돌보도록 했다. 아버지가 목숨까지 바치셨던 이유를 내가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함께 스 타포트에 있을 수 있는 날들을 맞추느라 애썼다. 피터는 나를 데려가서 우주복을 벗기고는 편한 작업복으로 갈아 입혔는데, 우 주 공간에선 옷이 탈의실을 제멋대로 돌아다녔으므로 옷 갈아입는 것이 처음에 는 재미있었지만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5분만에 우리는 짜 먹는 핫초코를 마시고 넓게 펼쳐진 거대한 지구를 내려다 보며 창문 옆을 날았다. “굉장하군....”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저건 수많은 행성 중의 하나일 뿐이야.” 피터가 날 보고 싱긋 웃으며 말했다. “성의와 의지만 있으면 우리는 오늘, 적어도 하나는 더 탐사 할 수 있을 거 야.” “화성!” 나는 외쳤다. “그후엔 수성, 목성의 여러 위성들이 되겠죠. 아버지는 항상 일에는 순서가 있다고 말씀하셨고, 금성에 가려면 생존을 위한 장비 개발이 상당히 어렵기 때 문에 당분간은 어려울 것라고 말씀하시곤 했어요. 이미 그때 태양계를 모두 안 내해 주셨던 것 같아요.” 밤이 되자 마치 보석처럼 빛나는 도시들의 모습이 보였다. “여기서 보니까 지구가 은하수 끝의 평범한 별 주변을 도는 작은 행성이라는 게 안 믿어져요.” @p 262 “크리스도 그렇게 말하곤 했지.” 피터가 말했다. “그래요. 그걸 직접 보면서 말하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궁금했어요.” “어때?” “글쎄요. 아버지처럼 느끼진 못하겠는데요.” 핫초코를 한 입 더 마시며 말했다. “피터, 뭐 하나 더 말해도 돼요?” “물론.” “전 항상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으리라 생각했어요. 우주 여행은 위험하죠. 아빤 언제나 돌아 올 수 없을 지도 모른다고 말씀하셨죠. 제가 그 말들을 겨우 이해하기 시작한 것은 여섯 살 정도부터였는데 그 전부터 그렇게 말씀하셨죠. 아버지가 너무 그리워요. 아버지의 일은 그렇게 놀랄 일은 아니었어요. 놀랍다기 보다는 하나의 충격이었죠. 모두들 제가 그 일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보 다는 제가 꼭 죽기나 할 것처럼 행동해요. 왜 그런지 잘 모르겠어요. 저는 그렇 게 나약하지 않거든요. 제겐 돌봐주실 어머니와 시그도 있구요. 또 아버지의 친 구분들도 모두 제게 신경을 써주세요. 사람들은 왜 저를 절망한 것처럼 보고 행 동하는지....” 피터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넌 우리들보다 훨씬 생각이 앞서 있는 지도 모르겠구나. 하지만 이게 네 질 문에 대한 답은 아닌 것 같구나. 다른 창문으로 가서 밖을 좀 내다보겠니?” “네.” 허공에서 헤엄쳐서 다른 창문으로 가는 건 아주 재미있었고 @p 263 피터는 우리가 더 많은 것을 하게 될 거라고 말했다. 나는 앉아서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 그는 정거장 내부 빛이 창문 밖으로 비추는 것을 가리려고 커튼을 쳤고, 우리는 광활하게 펼쳐진 별을 내다보았다. “한번은 달에서 같이 있을 때 네 아버지에게 물은 적이 있단다. 여기선 저 아래에 있을 때보다 얼마나 더 많은 별을 볼 수 있을까라고....” 피터는 탐사선이 들어오는 것을 보면서 아버지와 샤오베와 있었던 이야기를 모두 해 주었다. 그는 나에게 최근 개발된 ABC나 몇몇 에스트로 Fs를 만나 볼 수 있었던 유 럽의 햅을 구경시켜 주었는데 그동안 열심히 질문도 했다. 우리는 내내 일본 사람들이 만들어낸 이상한 게임과 지금은 잊어버렸지만 몇 가지 목적을 위해 실 어 놓은 플렉시 글래스 실린더로 핑퐁 게임(네트를 넘기는 대신 구멍으로 공을 집어넣었다)을 했고, 때로는 실험에 관한 설명을 듣기도 하고 신형 테렌스 장만 경과 화성에서 볼 만한 책들을 구하기도 했다. 그때는 먼지가 많았고 특별한 특징은 없었지만 극과 흑색의 얼룩을 잘 볼 수 있었다. 그러는 동안 우리는 계속 아버지 얘기를 나누었다. 어머니와 시그가 이야기 하기 두려워하고, 나사 사람들이 결코 할 수 없으며 카운슬러들도 노골적으로 드러내놓고 말하지 못하는 그런 이야기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에 대해서 무언가 잘못 말하거나 행동하게 될까봐 두 려워했고, 로리 아줌마조차도 그 문제는 피하려 했다. 하지만 오랜 죽마고우인 피터만은 그러지 않았다. 나는 아버지에 대해서 이야기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고, 그 역 @p 264 시 내 말을 믿어주었으므로 우리는 기억하는 모든 것들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 누었다. 때로는 가슴 아픈 얘기도 있었지만 아버지가 다시 돌아온 것처럼 그에 대한 기억을 되살릴 수 있었다. 첫 식사 시간이 되자 로리가 합석하여 무중력 상태에서 돌아다니는 데 필요한 몇 가지 기술을 보여 주었다. 나는 말했다. “여기 위에 충분한 공간만 있었으면, 그러면 진짜 여행이 될텐데. 이건 스키 나 스카이 다이빙보다도 훨씬 흥미진진한 걸. 공간이 좀더 있으면 얼마나 좋을 까.” 로리는 빙그레 웃었다. “꼭 시그처럼 얘기하는구나. 그들이 결국 HT에 장비를 설치하고 궤도로 진 입시킬 만큼 빨리 기본형 BC 선반을 내놓았으니까 아버지는 그 우주 호텔를 매 입하는 데 착수하셨던 거야. 그는 빅 캔 중 하나는 체육관으로 쓸 수 있을 만큼 넓은 공간이라고 말했지. 무중력 상태에서 사람들이 운동하는 걸 스타이랩 필름 으로 본 적이 있니? 머지않아 그렇게 될 거야. 넌 아마 비행사가 되기도 전에 열 번쯤 궤도에 오르게 될 거다.” 나는 약간 놀랐다. “제가요? 비행사요? 생각해 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 아셨어요?” 그녀는 탓하듯 말했다. “영리한 것. 넌 타고났어. 키도 적당하고, 이쪽 분야와 많이 관련되어 있고. 물론 꼭 그래야 하는 건 아니지만, 수많은 아이들이 너와 같은 꿈을 가지고 있 어도 네가 가진 기회의 10분의 1도 가지지 못한단다. 그 기회를 썩힐 순 없잖아. ” @p 265 나는 어깨를 움추렸다. “이전에 누구도 그런 식으로 저를 추켜세운 사람은 없었어요. 아시겠지만 아 버지는 지금 제 나이보다도 겨우 두세 살 더 많았을 때, 아니면 훨씬 그 전부터 결심을 하셨던 것 같아요.” 난 그들에게 가장 가까운 기지 하나에 관해 연필로 자세히 기록해 두었던 아 버지의 대학 노트에 관해 얘기해 주었다. 그들은 듣고 나서 머리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역시 크리스 군, 철저해.” “내가 처음 그를 만난 건 우리가 유일하게 자지 않고 공부하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었어. 난 커피가 너무 마시고 싶었는데 마침 그가 마시던 커피 향기를 맡 았어. 내겐 수학이 마치 전투 같아서 늦게까지 앉아 있었는데, 그는 그가 1등이 란 걸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에 그랬지.” 한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피터가 갑자기 말했다. “그런데 허가는 해줬나?” “F는 우리가 그를 놓치면 그는 문을 잠글 것이고 우리는 돌아가기만 하면 된 다고 하던데.” 나는 처음으로 우주 비행에 참가한 어린이일 뿐만 아니라 처음으로 인사이크 러피디어바에 타게 되는 어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복잡하지는 않았다. 그들은 나를 데리고 가서 트러스에 묶은 후 몇 분 동안 떠다닐 수 있게 해 주 었다. 나는 도시로 화려하게 장식된 거대한 지구와 멀리 있는 수많은 별들, 지 구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뚜렷하고 꽉 찬 달 등을 구경했다. 내가 피터와 돌아가기 전에 지구의 어떤 소식을 듣기 전에, 바로 그였다. 내 가슴 속 깊이 어딘가에 서서 무언가가 내게 ‘제 @p 266 이슨, 이곳은 네가 돌아올 만한 곳이 못 돼’라고 말해 주는 것 같았다. 나는 많은 어른들이 그 결정에 만족해 하리라고 느꼈지만 그것이 내가 그렇게 한 이 유는 결코 아니었다. 그것은 내가 돌아오고 싶거나 혹은 여기 별들 사이에서 그 누구도 발 디딘 적이 없는 곳에 정착하여 살고 싶다면 얼마든지 기회가 있 고, 원하는 만큼 도움도 받을 수 있을 것을 깨달았다. 난 내 마음 속 어디선가 아버지의 죽음을 덜어 버려야 한다는 것, 모든 사람은 언젠가 죽게 마련이며 각 자에게 주어진 일이 있고 죽는 장소나 방법은 무의미한 것이며 다만 그가 어떻 게 살았는지만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안으로 돌아왔을 때 우리가 인사이크러피디어바에서 약간의 시간을 초과했기 때문에 피터는 귀환 준비를 좀더 서둘러야 한다며 내게 양해를 구했다. “괜찮아요, 저도 서두를게요.” 나는 대답했다. “볼 시간이 별로 충분하지 않았구나.” 로리도 애석해 했다. “괜찮아요. 다시 올 건데요 뭐.” 나는 이렇게 대답했는데, 아버지 친구들은 서로 바라보며 웃어 참 좋았다. 돌아오는 것도 역시 흥미로웠다. 그 긴 거리의 약 3분의 2는 여전히 우주 공 간을 날았는데, 정말 근사했다. 페레그린에는 나와 피터와 조종사만이 타고 있 었다. 나는 조종사의 위치에서 밖을 내다보려고 앞에 가까이 앉았지만 생각했 던 것만큼 잘 보이지는 않았다. 피터가 우주선을 조종하는 동안 모든 것은 너 무나 흥미로웠다. @p 267 로리가 도착해서 탐사선 난파를 조사하는 1주일 동안 나는 집에 있었다. 그 들은 그때까지도 차양을 연 상태로 조종석에 앉아 있던 샤오베를 발견했다. 그 녀는 그렇게 많이 다치고도 달에서 혼자 죽어가는 데 긴 시간이 걸릴까봐 그것 을 풀었을지도 모른다는 의견도 있었다. 아버지의 시신에는 금속 조각이 관통 해 있었다. 피는 달의 토양에 선명하게 얼어붙어 있었다. 그는 출혈과 강한 감압의 복합 작용으로 갑자기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나중에 로리는 내게, 아버지는 마치 가벼운 농담에 혼자 웃는 것처럼 이상하면서도 따뜻한 미소를 짓고 계셨다 고 말해 주었다. 인사이크러피디어는 내리막으로 굴러떨어져 열두 조각으로 부서졌고, 각 조각 들은 바위에 부딪히거나 깊은 구덩이 아래로 떨어지면서 더 작은 조각들로 부서 졌다. 군데군데 금색과 검은색 반점이 있는 작은 은색 조각과 유리 조각들은 예쁘기는 했지만, 아무 쓸모가 없었다. 후에 현미경으로 정밀 조사를 해 보니 그것은 놀라울 정도로 많은 정보를 보 유한 매우 정교한 광학 스위치 시스템임이 밝혀졌다. 물리학자들은 인사이크러 피디어의 조각과 파편을 연구해서 광학 마이크로 스위치와 조절이 가능한 레이 저, 여러 다른 요소들에 대해 엄청난 많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마치 죽은 천재의 두뇌를 절개하여 신경학을 연구하는 것과 같 았다. 두뇌 작용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뉴런 사이로 이 동하던 원래의 생각들 자체는 영원히 되찾을 수 없는 것이다. 몇 달 후에 나는 백악관에 가게 되었다. 시그는 뉴욕에 있었 @p 268 고, 어머니는 세레베스 화산 분출 관광 중이어서 버스를 타고 가야만 했다. 장미정원 잔디 위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물론 내가 가장 어렸고, 팔십이 다 된 세 명의 아폴로 11호 조종사들도 함께 참석하여 모두를 놀라게 했다. 대통령은 빠른 어조로 요점을 말했다. 중국이 4대 열강에 가담했고, 5대 우주 열강의 개발이 진척중이며, 타이버 기 지의 달기지 확장, 미국의 단독 기지 건설, 별무리에 있는 존 그렌 기지의 확장, 세퍼드라고 하는 인사이크러피디어 단독 정거장 설치, L1에 있는 암스트롱이라 는 새로운 우주 정거장 건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화성 탐사와 새로운 얀키 클리퍼의 독자적인 궤도 진입 계획안 등에 대해 언급하며 미국이 그 선두에 나 서서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우주에 대한 하드웨어 분야에서 전세계의 선두에 있다고 천명해 왔 습니다. 우리는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하여 끊임없이 헌신적인 노력을 기 울일 것입니다.” 대통령은 우리에게 미국이 처음으로 달 착륙을 한 후 50년이 되는 몇 년 이내 로 포브스(목성의 달 이름 중 하나)에 착륙할 것을 부탁하면서 말을 맺었다. 나는 그 연설이 좋았다. 하지만 그때는 내가 직업으로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 생각하면서 분명히 많은 사람들이 내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생각했다. 나중 에 대통령은 나와 악수를 나누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아버지를 존경하는지 를 이야기했다. 나는 아이답지 않게 그 이야기를 매우 담담하게 들었다. “보안부 자료에 의하면 네가 버스를 타고 왔다던데.... 네가 문까지 걸어와서 신분증을 제시했다면서. 우리가 널 데리러 @p 269 사람을 보내야 했는데 미안하구나.” 열세 살쯤 되면 어른과 대화하는 것이 썩 내키는 일은 아니다. 특히 잘 알지 도 못하는 유명한 사람일 때는 더욱더 싫은 일이다. 그래서 나는 꼿꼿이 선 채 대답했다. “괜찮습니다, 각하. 저는 가 보지 않은 곳에 가는 것을 아주 좋아합니다. 얼 마나 멀리 갈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은 아주 흥미롭거든요.” @p 271 터네시티 호-클리오 트리고린의 기록 2075년 4월 물론 우주에는 경계는 없다. 한 가상의 공간에서 다른 공간으로 언제 이동해야 하는지 말 해 주는 이정표 도 없을 뿐만 아니라 ‘태양계를 떠나고 있음’이라든지 ‘알파 센타우리로 들 어서고 있음’이라고 말해 주는 어떠한 것도 없다. 그러나 우주 비행을 하는 사람들에 따르면 100,000AU는 태양계의 바깥 경계 선을 거의 넘어서는 거리였다. 따라서 터네시티 호의 승무원들은 그것을 넘어 서는 날에 파티를 열기로 결정했다. 1과 2분의 1광년이 조금 넘는 100,000AU는 태양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단지 빛나는 별로만 보이는, 사방에서 태양계를 둘러싸고 있는 혜성들의 거대한 운하인 오트 운하의 가장 바깥 경계였다. 그리고 그것의 가장 바깥 쪽은 공룡들이 소멸한 이래로 단지 @p 272 태양의 주위를 두 번 돌았을 뿐이었다. 이 칠흙 같은 어둠 속에서 어떠한 혜성과도 마주치지 않았는데, 이는 터테시 티 호가 이들 혜성과 충분한 거리를 두고 운항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우 주가 너무 광대해서 얼마든지 많은 수의 물체들이라도 공허하게 그곳을 지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헐리우드 영화들은 단지 행성의 바위에서 몇 마일쯤 떨어져 비행하고 있다고 묘사하며 이들 바위들을 소행성의 띠로 묘사하는 것을 즐겼다. 서로 너무 근접해 있어서 이 소행성의 무리는 아주 오래 전에 하나가 되어 버 렸을 지도 모른다. 이러한 사실은 소행성 띠의 두터운 부분을 통해 우주선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아무 어려움 없이 최고 속도에서도 확대해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의해 뒷받 침된다. 그리고 사실 오트 운하는 비어 있는 상태였다. 거의 모든 행성들은 오트 운하가 차지한 우주의 불과 1초 분의 1정도를 차지 하는 규모로 태양의 주위를 돌고 있기 때문에 이 오트 운하는 수많은 혜성이 있 는, 거의 비어 있는 사태나 다름없는 거대한 크기였다. 그래서 이 오트 운하와 텅 빈 우주 사이의 경계는 항상 철학자들의 휼륭한 고 민거리였다. 그러나 우주선은 축하연을 필요로 했다. 그리고 오트 운하를 건넌다는 것은 태양과 알파 센타우리 사이의 최소한 3분 의 1의 거리에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그래서 올사브스키 선장은 업무 환경 변 화의 의미로 파티를 열자고 제안했고 자축할 만한 것들을 가지고 참석하라고 당 부했다. @p 273 클리오에게는 축하거리를 찾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그녀는 마침내 크리스 테렌스의 업적을 기리는 『달로부터 별들에 이르기까지』1편을 완성했 다. 또한 자메코시즈와 디에렌의 업무 일지들을 대학 교재로 번역하는 일에 몇 년 을 바치기로 다짐했다. 마침내 그 인사이크러피디어를 복구했을 때 제이슨 삼촌이 실제로 그곳에 있 었다는 것과 사고로 인한 그의 아버지의 죽음후에 타이버인의 문화와 인류와의 상관 관계가 밝혀졌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상했다. 이미 인사이크러피디어로부터의 지식은 거의 하룻밤 사이에 확산되어졌다. 그녀에게 그 인사이크러피디어는 항상 마음 속에 존재했고, 그녀는 대학 1학년 때 타이버인에 관한 과목을 수강하기 시작했다. 그 당시 언어학에 관련된 모든 교수들은 그 과목에 대한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타이버 문화에 대해 진지하게 알고 싶어하는 학생들을 위해 지 침이 될 만한 도서 목록들도 보급되고 있었다. 타이버 문화가 발견되고 난 몇 년 후, 그것은 우리 문화의 기본적인 한 부분이 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파티에 참석한, 앞으로 7년 이상 매일 밤 저녁 식사 시간마다 같은 자리에서 보게 될 사람들에게 미소짓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그들에게 집중하지는 않았다. 그 대신 대학 교재 번역의 문제들에 대 해 생각했다. 그것을 담당할 수 있을 만큼 정확한 재능과 지식을 가지고 있어 야 하고, 학생들이 읽기에 재미 있어야 했다. 출판업자는 이 책을 타이버인에 관한 과목을 한번도 수강한 @p 274 적이 없는 저학년을 위한 책으로 만들자고 재차 강조했다. 그래서 이 책에선 지구로 항해했던, 낯설지 않은 두 명의 위대한 타이버인 항해자를 그들에게 소 개해야 했다. 클리오는 이 이방인들에 대해 다룰 때마다 무언가 이색적인 점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곤 했다. 비록 그녀가 완전히 허구적인 이상한 존재를 만들어내서는 안 되었지만, 그녀 의 임무는 자메코시즈와 디에렌 이야기의 향취를 전달해야만 했다. 청소년 시절이 없는 종족에 대한 묘사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타이버인에 게 이성에 대한 감정은 일찍 찾아오고 성적인 성숙은 매우 늦어서 그들은 이성 과 감성을 갖추었으나 어떤 성적인 감정도 성적 구별이 없는 어른으로 수십 년 간을 보낸다? 종족 차이점의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모든 인간은 모든 면에서 같은 종족이라는 점은 중요하다. 우리는 거의 한 부 모에게서 난 자식들처럼 유전학적으로 닮아 있어 타이버인의 5촌 형제 사이보다 도 모든 인류는 유전학적으로 닮아 있다. 인디언과 아이누족, 스위든과 마오리족은 다른 어떤 두 마리의 말, 고양이 등 의 종류보다도 유전학적으로 흡사하게 닮아 있다. 비록 양자 간에 1천 년 이상 의 유전적 고립이 있었다 하더라도 말이다. 어떻게 개와 코요테, 말과 당나귀보다도 종족 차이가 있는 종족에 대해 설명 할 수 있을 것인가? 그래서 이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상식과 인내 가 필요하게 될 것인가? 우리들이 이야기하는 모든 문장에서 드러나는 성적 구 별이라든지, 사회적 계급, 그리고 나이가 언급되는 문화 등등에 대해서 말이다. @p 275 누군가 그녀에게 말을 걸어왔다. “실례합니다. 당신이 명상하는 사이에 내가 술에 취해 실없는 짓을 하면 어 떨까요?” 놀라서 올려다보니 우주 탐험 대원인 사네토모 가와무라씨가 싱긋 웃고 서 있 었다. 그는 와인을 한 잔 건네며 다시 말을 이었다. “명상에 잠긴 대원이라.... 근사하게 보이는데요. 오늘은 뭘 축하하고 있나요? ” 클리오는 와인 잔을 받으며 대답했다. “책을 하나 번역했지요. 그리고 뭔가 재미있는 것 하나 시작하려구요. 저학년 학생들을 위한 쉽고 재미있는 읽을 거리죠. 자메코시즈와 디에렌의 일지 번역 계약이죠.” 그러자 그는 진저리를 쳤다. “학교다닐 적에 타이버인 과목 때문에 아주 고생했죠. 학교 진도 나가는 것 이 답답했고, 그리고 책 속에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가 없었죠.” 클리오는 매우 딱하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았다. “여전히 네 가지 형태의 주어 - 동사표를 외울 수 없다는 이야기요?” 그는 싱긋 웃었다. “꿈 속에서도 그것들을 이해할 수 없어요 난! 그리고 여전히 그들에게 빚지 고 있는 것 같아요. 왜냐면 내가 축하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들의 저속 영상 기 술과 우리의 긴 투시선을 사용해, 거주 가능 지역 타우 세티에서 오는 무료 산 소에 대한 분광선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니까.” 클리오는 잔을 거의 떨어뜨릴 뻔했다. @p 276 “그렇다면 당신은 아직도 타이버인이 살아있을 거라고 생각하나요?” 그는 신기하다는 듯이 물었다. “그래요. 생명체는 타이버인들이 갔던 어딘가에.... 맞아요. 태양으로부터가 아 니라 태양 주위의 분광선 속의 산소는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대개를 의미합 니다. 그리고 최소한 지질시대 이내에서 생명체의 존재 없는 산소의 발생은 불 가능합니다. 맞아요. 지금 우주 어딘가에 생명체가 있어요. 아니면 거의 현대에 가까운 곳에. 14와 2분의 1광년 떨어진, 즉 최소한 14년 반 년 정도에. 그 이후 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단언할 순 없지만 말예요.” 그녀는 그들이 의자를 향해 천천히 걷고 있음을 알았다. 터네시티 호에서는 마실 것을 들고 있을 때는 항상 천천히 걷는다. 왜냐하면 일전에 우주선을 추진하는 서른 개의 영점 에너지장 중의 몇 개가 별안간 멈추 었는데 그중 몇 개가 다시 가동되는 바람에 우주선 가속에 의한 0.06GEE의 상 당한 편력이 0.052와 0.062이 사이에서 예기치 않은 흔들림이 영구히 작용되도록 만들었다. 그래서 터네시티 호에서는 개봉된 용기에 담긴 음료가 남아 나질 않는다. 보통 음료가 그러하듯이 와인도 투브 같은 짜는 용기로 제공되는 것이 보다 현명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떠한 승무원도 그런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았 다. 일단 파티는 파티다워야 한다는 것이다. 비록 와인이 합성되어진 것이고 잔도 플라스틱이지만, 진짜 잔에 마시고 싶어 했다. 그들은 다시 자리를 잡았다. @p 277 그가 물었다. “그 두 기록 일지에서 무엇이 그토록 당신을 매료시켰는지 알고 싶군요. 그 것들은 학창 시절에서 누구나 두려워하는 것들이잖아요?” 클리오는 이 사람과 무엇인가 진지하게 이야기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글쎄요....” 그녀는 와인을 마시며 몇 시간 동안 계속 이야기했다. 그들은 결국 가십거리가 될지도 모르지만 파티의 마지막까지 지키는 신세가 되었다. 그러나 그들은 이러한 행동에 대한 소문은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그 들은 아침 식사 때 다시 만나기로 했다. 그녀는 여전히 와인의 술기운과 흥분이 가시지 않았지만 잠을 청하려고 하자 다시 자메코시즈 생각에 빠져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는 꿈 속에서 그녀 바로 앞에 서 있는 듯했다. 키는 거의 7피트나 되고, 박 쥐처럼 큰 귀와 강아지 같이 생긴 긴 얼굴, 말의 눈과 같은 두 개의 호수 같은 눈, 나풀거리는 붉은 머릿결.... 그리고 그녀에게 얘기했다. “자, 날 어떻게 설명하겠어요.” 다음날 아침, 그녀는 커피를 마시며 자메코시즈에 대해 입력하기 시작했다. 타이버인의 지구 탐사에 대해 자메코시즈의 일지만큼 신뢰할 수 있는 자료는 없다. 그는 최초로 그리고 놀랍게도 태양계에서 @p 278 의 타이버인 탐사의 전시대를 실제로 살았다. 한 아이로서 첫 번째 우주선에 탔고, 성장한 후에는 두 번째 우주선 업무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고, 그리고 마침내 달에서 아주 오랫동안 업무 일지를 기록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