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장 세대간의 싸움 가족 내부의 이해관계 우선 앞 장의 마지막에 제기되었던 여러 문제 중에서 첫 번째 문제부터 취급하기로 하자. 어머니는 아이를 편애할 것인가, 아니면 모든 아이에게 동등하게 이타적으로 대할 것인가? 지루하게 생각될지는 몰라도 나의 습관적인 경고를 여기서도 다시 해야 한다. '편애'라는 말 에는 주관적인 의미가 없으며, '해야 한다'란 말도 윤리적인 용어로서 쓰이고 있지 않다. 나 는 어머니를 하나의 기계로 취급하고 있다. 이 기계의 내부에는 유전자가 제어자가 되어 삽 입되어 있다. 그리고 이 기게는 유전자의 사본을 증식시킬 수 있는 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 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 독자와 나는 인간이기 때문에 의식적인 목적을 갖는 것이 어떤 것 인지를 알고 있다. 생존 기계의 행동을 설명함에 있어서 목적에 관련된 용어를 비유적으로 사용하면 편리하다. 편애 실제로 어머니가 아이를 편애한다고 할 때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 답은 그녀가 이 용할 수 있는 여러 자원을 아이들에게 불균등하게 투자한다는 것이다. 어머니가 투자할 수 있는 자원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먹이가 뚜렷한 예인데 그것을 취하는 데 드는 노력도 어 머니에게 어떤 부담이 되는 이상, 이것도 분명한 자원이다. 포식자로부터 아이를 지킬 때의 위험은 그 '행사'나 회피가 어머니의 수중에 있는 또 다른 자원의 예라고 할 수 있다. 집을 지키고 유지하기 위해 쓰이는 에너지나 시간, 폭풍우로부터의 보호, 또한 일부 동물종에는 새끼 훈련에 쓰이는 시간 등 어느 것이든 어머니가 아이들에게 대해 공평히, 또는 어머니의 '선별'에 따라 불공평하게 분배할 수 있는 귀중한 자원이다. 어미 동물이 투자할 수 있는 이들 모든 자원을 측정하는 공통의 척도를 생각해 내는 것은 어렵다. 인간 사회에서는 음식물, 토지, 노동 시간 등의 어느 것과도 변환 가능한 보편적인 척도로서 화폐가 사용되고 있다. 그것과 꼭 마찬가지로 여기서는 개개의 생존 기계가 다른 개체, 특히 새끼의 생명에 대해 투자하는 여러 자원을 측정하기 위한 단 하나의 척도가 필 요하게 된다.. 에너지의 척도인 칼로리 등이 적절하게 보이므로 일부의 생태학자들은 야외에 있어서의 에너지 비용의 계산에 몰두해 왔다. 그러나 이 척도는 불충분하다. 중대한 의미를 갖는 척도, 즉 진화의 '궁극적 척도'인 유전자의 생존에 그것을 실제로 적용시키려고 하면 아무래도 애매해져 버리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솜씨 있게 해결한 사람은 투라이버스 (R.L. Trivers)였다. 그는 1972년에 ' 부모에의한 보호 투자'라는 개념을 이용하여 그것을 풀어 보 았다(단 20세기 최대의 생물학자인 피셔(R.Fisher) 경의 압축된 문장의 행간을 읽으면 그가 1930년에 '부모의 경비'라는 말로 트라이버스의 '부모에 의한 보호 투자'와 거의 동일한 사건 을 지적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부모에 의한 보호 투자 부모에 의한 보호 투자(parental investment, PI)는 '한 아이에 대한 부모의 투자 중 그 아 이의 생존 확률(그 때문에 번식에 성공할 확률)은 증가 시키지만 동시에 다른 아이에 대한 부모의 투자 능력을 희생시키는 모든 것'으로서 정의도니다. 트라이버스의 부모에 의한 보호 투자라는 사고 방식의 장점은 실제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 궁극적 척도에 가장 가까운 단위 로 평가되는 것이다. 예컨대 한 아이가 모유의 일부를 마셔 버리면 모유의 소비량은 파인트 (pint) 또는 칼로리 단위로 측정되는 것이 아닌 이것에 의해 다른 형제가 입는 손해의 단위 로 측정된다. 지금 어떤 어머니가 X와 Y라는 두 아이를 키우는데, X가 1파인트의 모유를 마셔 버렸다고 하면 이때의 상기의 양의 모유에 대응하는 PI의 대부분은 그 모유를 못 마셨 기 때문에 Y의 사망 확률아 얼마큼 증가하는가에 따라 측정된다. P.I.는 이미 출생했거나 또는 앞으로 출생할 다른 아이들의 평균 여명의 감소도에 의해 측정된다. 그러나 부모에 의한 보호 투자도 이상적 척도라고 하기는 곤란하다. 다른 유전적 관계를 제쳐놓고 친자 관계만을 너무 강조하기 때문이다. 이상적으로 어떤 일반화된 '이타적 투자' 의 척도를 이용해야만 할 것이다. 개체 A가 개체 B의 생존 확률을 증가시킨다면 A는 자기 자신 및 다른 친척에 대한 투자 능력을 희생하여 B에게 투자했다고 해도 좋다. 이때에 치러 지는 모든 희생은 적절한 유전적 근친도에 의해 가중치가 더해진다. 즉, 이상적으로 어떤 아 이에 대한 어머니의 투자는 다른 아이들뿐만 아니라 생질 혹은 그녀 자신 등의 평균 여명의 감소에 의해 측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많은 점에서 억지 주장이다. 실제로는 트 라이버스의 척도로도 충분하다. 모든 어미 동물은 자신의 생애를 통산하여 새끼에게 투자할 수 있는 어떤 총량의 PI를 갖 고 있다고 가정하자(새끼뿐만이 아니라 다른 혈연자와 어미 자신에 대한 투자도 고려해야 하나 여기에서는 간단하게 아이만을 생각한다). 이 양에는 어미가 일생 동안 노동을 통하여 획득 또는 생산할 수 있는 음식물의 총량, 어미가 스스로 대처할 용기가 있는 유험의 총량, 그 밖에 어미가 새끼의 복리를 위해 주입할 수 있는 모든 에너지와 노력이 포함되어 있다. 성숙기에 달한 젊은 여자는 그녀의 생애에 자원을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 그녀가 따라야 할 현명한 투자책은 어떤 것일까? 랙의 이론에서 이미 밝혀졌듯이 많은 아이에게 투자를 할 수 는 없을 것이다. 만일 그렇게 되면 그녀는 충분한 수의 후손을 확보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매우 많은 유전자를 잃게 될 것이다. 그러나 한편 아주 소수의 아이, 즉 과보호로 호강하는 아이들에게 모두를 투자해 버릴 수도 없다. 그 경우 그녀는 확실히 '약간'의 후손을 확보할 것이다. 최적수의 아이에게 투자한 경쟁자쪽이 최종적으로 보다 많은 손자를 얻게 될 것이 다. 공평한 투자책에 대해서는 이상으로 하고, 당면한 관심은 아이에 대해 불공평한 투자가 어머니로서 득이 되느냐 하는 일이다. 바꿔 말하면 그녀는 아이를 편애할 것인가, 어떤가 하 는 문제이다. 편애에는 유전적 근거가 없다. 어머니의 편애에 관해서는 유전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 이 문제의 해답이다. 그녀의 아이 에 대한 유전적 근친도는 1/2로 같이 때문이다. 즉, 그녀의 최적 전략은 번식 연령까지 양육 해 낼 가장 큰 수의 아이에 대해 '공평한' 투자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6장에서 다룬 바와 같이 일부의 개체는 다른 개체는 다른 개체보다 생명 보험의 피보험자로서 훌륭하게 생장한다. 평균 크기 이하의 작은 아이도 더 성장이 좋은 한배 새끼들과 같은 수만큼 어머 니의 유전나를 갖고 있으나 그의 평균 여명은 다른 동료들보다 짧다. 바꿔 말하면 다른 형 제들과 최종적으로 같은 상태까지 그를 키워 보려고 하면 다른 형제들과 최종적으로 같은 상태까지 그를 키워 보려고 하면 그만큼 공평한 배분량 이상의 부모에 의한 보호 투자가 '필요하게 된다.' 사정에 따라서 이와 같은 작은 아이에게 급식을 거부하고 보호 투자의 배 분량을 모두 다른 형제 자매에게 분배하는 것이 어머니에게는 유리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양육에 실패한 새끼를 죽여서 그 형제 자매들에게 먹이거나 자기가 그 새끼를 먹 고 모유의 생산에 보탬이 되게 하는 편이 어미에게 득일지도 모른다. 때때로 어미 돼지가 자기 새끼를 실제로 먹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나는 그 어미 돼지가 키울 수 없는 새끼를 골라서 먹는지 어떤지는 알 수 없다. 평균 크기 이하의 작은 새끼의 문제는 특수한 예의 하나이다. 더 일반화하면 새끼에 대한 어미의 투자 경향이 새끼의 연령에 따라 어떤 영향을 받는가에 관해 몇 가지 예측이 가능하 다. 우선 만일 어미가 어느 한편의 새끼의 생명만 구하고 구조를 못 받은 새끼는 죽일 수밖 에 없는 양자 택일을 하도록 되어 있다면 어미는 나이 먹은 새끼를구하려고 할 것이다. 나 이든 새끼가 죽는 것과 어리고 작은 새끼가 죽는 것을 비교하면 지금까지의 보호 투자량은 전자쪽이 많기 때문이다. 단, 이것은 다음과 같이 표현하는 편이 더 적절하다. 만일 어미가 작은 새끼를 구했다면 큰 새끼와 같은 연령까지 키우기 위해서는 다시금 귀중한 자원을 투 자하지 않으면 안된다. 한편, 만일 어미가 직면하는 선택이 상기와 같이 새끼의 생사를 가늠할 정도로엄격하지 않을 때에는 어린 새끼에게 원조를 많이 하는 것이 안전하다. 예를 들어 어미가 한입 분량 의 먹이를 어느 새끼에게 줄 것인가라는 양자 택일에 직면한다면 자력으로 먹이를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큰 새끼보다는 그럴 능력이 없는 작은 새끼에게 줄 것이다. 왜냐하면 어 미에 의한 급식이 중지되더라도 큰 새끼는 살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직 스스로 먹 이를 얻을 줄 모르는 작은 새끼는 어미가 그 먹이를 큰 새끼에게 주어 버리면 죽을 가능성 이 커질 것이다. 이럴 경우에 어미는 비록 큰 새끼를 죽게 하느니 작은 새끼를 죽게 하는 편을 선택하려는 경향에는 변함이 없을지라도 그 먹이를 작은 새끼에게 줄 것이다. 그렇게 해도 큰 새끼가 죽을 염려는 없기 때문이다. 포유류의 어미가 새끼에 대해 일생 동안 급식 을 계속하지 않는 까닭도 거기에 있는 것이다. 새끼가 그의 생애의 어떤 시기에 달하면 어미는 새끼에 대한 투자를 장래의 새끼에 대한 투자로 대체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 시기가 오면 어미는 새끼를 이유시키려고 한다. 단, 최 후의 새끼를 안고 있는 어미는 만일 어떤 방법으로 그 새끼가 마지막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면 남은 생애를 통하여 자신의 모든 자원을 그 새끼에게 투자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 새끼 가 충분히 성장할 때까지 수유한다고 예상된다. 특히 이때에 막내에게 그렇게 투자하기보다 손자나 조카 및 질녀에게 투자하는 것이 득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은 어미가 잘 '판단'해야 한다. 손자, 조카 또는 질녀와 어미와의 근친도는 어미와 자식 사이의 근친도의 절반이지만, 어미의 투자에 의해 그들이 받는 이익의 크기는 자식에게 한 것보다 두 배 이상이 될 수 있 기 때문이다. 폐경기 좋은 기회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여성이 중년기에 돌연히 생식 능력을 잃어버리는 현상, 즉 폐경이라는 기묘한 현상에 대해서도 한마디 해 보자. 우리의 선조들 사이에 이 현상은 그리 일반적이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 나이에 이르기까지 장생한 여성은 그다지 많지 는 않았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성의 생애에 있어서 이 갑작으런 변화와 남성의 생식 능력의 점차적 감퇴와의 사이에서 볼 수 있는 차이는 폐경에 관해 무엇인가 유전적으 로 '의도된 것'이 있는 것, 즉 폐경이 '적응'이라는 것을 생각하게끔 한다. 이것을 설명하는 것은 조금 귀찮은 일이다. 모친이 고령이 됨에 따라 아이의 생존은 점점 어렵게 된다고는 하나, 여성은 죽을 때까지 산아를 계속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할지 모른다. 실제로 출산을 계속하는 것을 해봄직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우리는 그녀가 아이에 비하면 비록 절반 정도이기는 하나 손자들과도 친척 관계에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아마도 메다워의 노화 이론(제3장 참조)과도 관련된 여러 가지 이유에서 자연 상태의 여 성은 나이를 먹음에 따라 육아의 효율이 점점 감퇴할 것이다. 이 때문에 노령의 모친으로부 터 낳은 아기의 평균 수명은 젊은 모친이 낳은 아기의 수명에 비해 짧을 것이다. 이것은 가 령 어떤 여성이 자기 아기와 손자를 같은 날 받았다고 하면 손자가 자기 아기보다 장생한다 고 예상됨을 의미한다. 자기가 난 아기가 어른이 되는 평균 확률이 동갑내기 손자가 어른이 될 가능성의 꼭 1/2을 기록하는 연령에 도달하면 자기 자식보다 오히려 손자쪽으로 투자하 려고 하기 때문에 그 유전자가 유리하게 되어 번창할 것이다. 이유전자는 손자 4명당 1명의 비율로 옮겨지게 되는 한편 그것과 경쟁 관계에 있는 유전자는 자식 2명당 1명에게 옮겨지 게 된다. 그러나 손자의 수명의 길이가 이 관계를 역전시키기 때문에 '손자에 대한 이타적 행동'을 재촉하는 유전자가 유전자 풀 속에 널리 보급된다. 자기 아이를 계속 낳는 여성은 소낮에게 충분히 투자를 할 수 없었다. 그러므로 중년기에 이른 여성의 번식 능력을 상실하 도록 작용하는 유전자가 점점 증가했다. 이 유전자가 조모의 이타적 행동에 의해 살아가는 데 도움을 받은 손자들의 몸 속에 옮겨졌기 때문이다. 이상은 여성의 폐경의 진화에 관하여 생각할 수 있는 하나의 설명이다. 남성은 아이들에 대해 여성만큼 큰 투자를 하지 않는다. 남성의 경우 생식 능력이 돌연히 사라지는 것이 아 니라 점차로 쇠퇴해 가므로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닐까. 만일 남성이 젊은 여성에게 아이를 낳게 할 수 있다면 심지어 그가 고령의 남성일지라도 손자에게 투자하기보다는 자기 자식에 게 투자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앞 장과 본장의 여기까지에서는 모든 것을 부모의 관점, 특히 모친의 관점에서 보아 왔다. 부모가 자식을 편애하게 된다고 예상되는지 어떤지, 더욱이 일반적으로 부모로서의 가장 좋 은 투자책은 어떤 것인가가 지금까지의 문제였다. 그러나 각 아이는 다른 형제 자매보다 자 기가 양친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투자를 받는가에 대해 스스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비록 부모가 자식을 편애하는 것을 '바라지' 않아도 아이들 사이에는 측별 대우를 둘러싼 경쟁이 있을 수 있는 것은 아닌가? 그리고 이런 싸움은 아이들 자신을 위해 유리할 까, 더 엄밀히 말하면 유전자 풀 속에서 아이들 사이에 이기적인 고집을 부리는 유전자가 각자가 공평한 분배량을 바라는 경쟁 유전자보다 다수가 될 수 있을까? 트라이버스는 '부모 와 자식간의 다툼'이란 제목의 1974년의 논문에서 이 문제를 잘 분석하고 있다. 어미의 이타적 행동 모친은 이미 출생했거나 지금 출생중이거나 상관없이 그녀의 모든 아이에 대해서는 같은 유전적 근친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미 말 한 대로 유전적인 배경만을 문제로 삼는다면 그녀에게는 아이를 편애할 아무런 이유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친이 실제로 편애를 한다면 그 이유는 자식들간의 나이와 다른 요인에 의존하는 평균 여명의 차이가 있기 때문 에 그렇다. 다른 어떤 개체와 마찬가지로 모친도 그녀의 아이에 대한 근친도의꼭 두 배만큼 '자기 자신'에 대해 가지고 있다. 다른 조건이 같다면 그녀는 그 자원의 거의 모든 것을 자 기 자신에 대해 이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다른 조건이라는 것은 실제로 같지 않다. 스스로 자원의 많은 부분을 아이들에게 투자하는 것이 그녀 자신의 유전 자에 대해서보다 더 잘 공헌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아이들이 그녀보다 어리고, 따라서 단위 투자량당 그들이 획득할 수 있는 이익이 그녀 자신이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크기 때문이 다. 자기를 제펴놓고 더 무력한 개체에 투자하려고 하는 유전자는 이타적 유전자가 수혜자 에게 극히 일부밖에 공유하고 있지 않은 경유에도 유전자 풀 속에 퍼질 수가 있다. 어미 동 물에 의한 이타적 행동은 이 때문이며, 특히 그들 사이에 혈연 선택에 의한 이타주의가 발 견되는 것도 모두 이 이유에서 기인하고 있다. 이제 문제를 특정한 아이의 관점에서 보면 어떻게 될 것인가. 형제자매 가각에 대한 그의 유전적 근친도는 그 형제 자매에 대한 모친의 근친도와 같고, 모든 경우에 그 값은 1/2이 된다. 따라서 그는 모친의 자원 중에서 어느 정도를 그의 형제 자매에게도 투자하도록 '바라 고 있다'라고 할 수 있다. 유전적으로 말하면 형제 자매에 대해 그는 모친과 꼭 같은 이타적 경향을 나타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그 자신에 대한 근친도가 어떤 형제 자매에 대한 근친도의 꼭 2배라는 것이 문제가 된다. 이 때문에 다른 조건이 동일하면 그는 모친이 다른 어느 형제 자매보다 자기 자신에게 많이 투자해 주도록 바라는 경향을 나타낼 것이다. 이때에 다른 조건은 실제로 같아질 가능성이 있을 것같다. 가령 어떤 아이와 그 형제가 동 갑이고 게다가 양자 모두 모친의 1파인트의 모유로 같은 이익을 받을 입장에 있다면 그는 그 공평한 배분량 이상을 탈취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며 그 형제쪽도 같이 공평한 배분량 이상의 획득을 목표로 애써야 할 것이다. 어미 돼지가 수유를 위해 누우면 첫 번째 젖을 차 지하려고 새끼 돼지들이 꽥꽥거리며 크게 요동치는 것을 독자는 들어 본적이 있을 것이다. 또 하나 남은 과자 조각을 가지고 어린 사내아이들이 앞을 다투는 광경도 본 적이 있을 것 이다. 이기적 욕심 근성은 아이들의 많은 행동에 특징적인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이것으로 이야기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가령 내가 한입의 음식물을 가지고 동생 과 경합하고 있고 게다가 동생은 나보다 훨씬 어리므로 그 음식물에 의해 그가 받을 수 있 는 이익은 내가 그것에 의해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크다고 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아마도 그 음식물을 그에게 양보하는 편이 나의 유전자를 위해서도 유리할 것이다. 연상의 형제는 자식에 대한 모친의 경우와 꼭 같은 근거에서 어린 형제에 대해 이타적인 행동을 하게 될 것이다. 이미 본 바와 같이 어느 경우에도 근친도는 1/2이고, 두 경우 모두 젊은 개체편이 연상의 개체보다 문제의 자원을 유효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음식물을 포기하 는 유전자를 내가 가지고 있다고 하면 나의 동생이 같은 유전자를 소유할 가능성은 50%가 된다. 이 유전자는 내 몸 속에 있는 유전자이기 때문에 그것이 나에게 있을 가능성은 동생 의 경우의 2배, 즉 100%인데 내가 그 음식물을 필요로 하는 긴급한 정도는 동생의 경우의 1/2이하로 될 수 있다. 이상을 일반적으로 말하면 다음과 같다. 각각의 아이는 공평한 할당 량 이상으로 부모의 보호 투자를 얻으려고 애써야만 '할 것'이나, 거기에는 어떤 한계가 있 다. 그러나 어디가 그 한계인가? 그 한계량이란 그가 기존의 형제 자매 및 앞으로 태어날 가능성이 있는 어린 동생이 입을 손실이 그가 얻는 이익의 꼭 2배로 되는 분량이라는 것이 다. 이유 시기 결정 다음은 이유 시기를 언제로 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생각하기로 하자. 어머니는 태어날 자 식을 키우리 위해 현재 돌보고 있는 아이의 수유를 끊으려고 할 것이다. 한편 지금 젖을 먹 고 있는 아이는 아직은 이유할 수 없다고 바둥거릴 것이다. 젖은 편리하고 수고를 덜어주는 음식물이고, 아이는 어머니에게서 떨어져 스스로 생활해 나가기 싫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 말하며느 궁극적으로 아이는 어미에게서 떨어져 스스로 생활하려고 하는 것이다. 단, 그것은 자기가 어미품에 있는 것보다 그 곳을 떠나 어미가 어린 동생을 자유로이 키우도록 하는 것 이 그 자신의 유전자로서도 유리하게 되는 시점이 될 때의 이야기다. 1파인트의 접에서 아 이가 받는 상대적 이익은 아이의 연령이 많을수록 적어진다. 아이가 커감에 따라 그의 요구 량 중에서 1파인트의 젖이 차지하는 비율은 적어져 가는 반면에 자활하는 능력은 점차로 증 대해 간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즉, 연상의 아이가 어린 아이에게 투자할 수 있었던 젖 1파 인트를 마신 경우보다 상대적으로 커지는 것이다. 아이가 커가면서 그에 대한 급식을 중지 하고 대신에 새 아이게게 투자하는 것이 어미로서는 유리하게 되는 시기가 온다. 일정한 시 간이 지나면 연상의 아이의 유전자 자신도 이유에 의해 유리하게 되는 시기가 올 것이다. 1 파인트의 젖이 그의 '체네'에 있는 유전자보다도 그의 어린 동생에게 있는 유전자 사본에게 보다 큰 이익을 줄 수 있게 될 때가 바로 그 시기가 되는 것이다. 모자간의의견 불일치 모자간의 의견 불일치는 절대적인 것이 아닌데, 이 경우는 시기를 맞추는 양적인 의견 차 이이다. 어미는 아이의 여명이 이미 그에게 가해진 투자량을 감안하면서 투자량이 그에게 할당된 '공정한 '양에 달하는 시점까지는 현재 돌보고 있는 아이의 수유를 계속하려고 한다. 의견의 불일치도 이 시기까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때어날 아이들이 받을 불이익 이 그가 받는 이익의 2배 이상에 달한다면 이후 어미가 그에 대해 수유를 행하려 하지 않는 다는 점에 관해서도 모자의 의견은 일치한다. 모자간에 의견 불일치가 생기는 것은 중간적 인 기간 - 아이가 어미의 입장에서 본 공정한 배분량 이상으로 투자를 얻으면서도 또 그 결과 초래되는 다른 아이의 불이익은 아직 그가 얻는 이익의 2배 이하로 머물러 있는 기간 -에서이다. 이유 시기는 모자간에 다툼이 생기는 문제의 한 예인데, 이것은 또 어떤 개체와 앞으로 태어날 그의 어린 동생과의 다툼의 하나로 볼 수 있다. 그때 어미는 장래에 생길 아이의 편 에 선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배 자식인 형제들, 또는 같은 보금자리 형제들과 같은 연령의 경쟁적 개체간에는 어미의 투자를 향한 더 직접적인 경쟁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도 어미는 아이들 간의 경쟁을 공정하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보통일 것이다. 이기적인 새끼 많은 새끼새는 둥지 속에서 부모의 급식을 받는다. 새끼들이 큰 입을 벌리고 울어대면 어 미새는 그들 중 한 마리의 입속에 벌레나 또는 한입거리의 먹이를 넣어 준다. 이상적으로 말하면 개개의 새끼가 질러대는 소리의 크기는 그 새끼의 공복의 정도에 비례할 것이다. 만 일 그렇다면 가장 큰 소리를 내는 새끼이게만 항상 먹이를 주게 되면 아이들은 모두 공정한 분배를 받을 것임에 틀림없다. 왜냐하면 실컷 먹이를 받은 새끼는 그다지 소리칠 필요가 없 기 때문이다. 개체가 속이기만 않으면 적어도 생각할 수 잇는 가장 이상적인 상태하에서는 그와 같은 사태가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유전자의 이기성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개체는 속 이려 할 것이고 새끼들은 공복도에 관해 거짓을 행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사 기 행위는 차차 심해져서 분명히 무의미한 것에 이르고 말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갰기가 매우 큰 소리를 질러가며 속이려 할 것이고 결과적으로 이젠 이 큰 소리가 표준 수준으로 되어 그것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사기 행위가 줄어들 가능성은 없다. 소 리를 작게 하는 방향으로 진해을 시작한 개체는 급식량의 감소라는 형태로 즉시 불리하게 되어 굶어 죽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새끼의 소리가 한없이 크기만 할 수는 없는 것은 다른 이유도 있다. 이를테면 큰 소리는 포식자를 끌어들이기 쉽고, 또 에너지 소모도 클 것 이다. 열등한 새끼 이미 말했듯이 한배 자식 중 한 마리가 특히 작은 경우가 있다. 대개 이런 새끼는 다른 형제들처럼 힘차게 먹이를 취하지 못하고 죽어 버리는 수가 많다. 어미에게 있어 이와 같은 새끼는 죽게 놔두는 것이 실제로 유리하게 되는 수가 있다. 도대체 어떤 조건일 때에 그렇 게 되는지는 이미 고찰해 보았다. 직관적으로 생각하면 제대로 자라지 못한 새끼 자신은 최 후까지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가정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그러나 유전자의 이기 성 이론으로는 반드시 이와 같을 것이라고 예측할 수 없다. 제대로 자라지 못한 작은 아이 의 여명은 소형화, 쇠약화에 의해 짧아지고, 부모에 의한 보호 투자나 그에게 주는 이익이 동량의 투자에 의해 다른 아이들이 획득할 수 있는 이익의 1/2이하로 되면 그는 스스로 명 예로운 죽음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는 자기의 유전자에게 가장 크게 공 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몸아, 만일 네가 다른 한배 자식 형제보다 훨씬 작았 다면 바둥거릴 것 없이 죽어라."라고 하는 지령을 내리는 유전자가 유전자 풀 속에서 성공 을 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죽음에 의해 구조되는 개개의 형제 자매의 몸에는 그의 유 전자가 50%의 확률로 들어 있고 한편 잘못 키운 그의 체내에서 그 유전자가 살아 남을 가 능성은 어쨌든 극히 작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잘못 키운 아이의 생애에는 회복이 불가능하 게 되는 시점이 있음이 틀림없다. 이 시점에 달하지 않는 한은 그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그러나 거기에 달하면 그는 즉시 노력을 포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자기의 몸을 한 배의 형제나 부모에게 먹히고 마는 편이 더 났다. 랙의 한 둥지의 알 수 이론을 논할 때에는 언급하지 않았는데, 그 해의 한 둥지의 최적 알 수가 몇 개인지 미리 정하고 있는 어미에게는 다음과 같은 전략이 타당한 해답이 된다. 즉, 어미가 진짜 최적수이겠지하고 '생각하는 '알 수보다 1개만 여분으로 산란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 놓을 경우, 만일 그 해의 먹이가 예상보다 양호한 것을 알게 되면 어미는 추가해 놓은 새끼를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역으로 먹이가 예상보다 적으면 밑지는 투자를 중지할 수 있다. 새끼에게 급식을 항상 같은 순서, 이를테면 크기 순으로 행하도록 주의하면 어미는 나머지 한 마리, 아마도 발육이 미숙한 새끼를 빨리 죽게 하여 그를 위해 애초의 난황, 또는 이에 상당하는 다른 형태로 투자된 분량 이상의 과잉 음식물을 낭비하는 것을 확실히 회피 할 수 있다. 이것은 어미의 관점에서 본 경우의 발육 미숙아 출현 현상의 설명일지 모른다. 그는 어미가 짜 놓은 투자의 손실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되어 있는 것이다. 이 현상은 많은 조류에서 관찰되고 있다. 세대간의 싸움 이 책에서는 동물 개체라는 것이 마치 유전자의 보존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활동하는 생 존 기계인 양 보고 있다. 이 비유에 따라 우리는 부모와 자식 간의 다툼, 즉 세대간의 싸움 을 논할 수 있다. 이것은 양자 모두가 모든 수를 써서 전개하는 치열한 싸움이다. 아들은 부 모를 속일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그는 실제 이상으로 배고픈 척하거나 실제보다 어리광을 부리거나 또는 더욱이 실제 이상의 위험에 처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려고 할 것이다. 부모를 물리적으로 위협하기에는 자신이 너무 무력하다. 그러나 그에게는 허위, 위장, 이기적 이용 등 자유로이 쓰이는 심리적인 무기가 있다. 그는 그것들에 의해 혈연자가 받는 불이익이 유 전적 근친도가 허용할 수 있는 한도를 넘는 아슬아슬한 선까지 그러한 모든 심리적 무기를 구사한다. 한편 부모들은 사기나 위장에 대해 방심을 해서는 안 되고 그것에 속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것은 언뜻 보아 간단한 것처럼 생각되나 공복도에 관해 자식들이 거짓맗 쟁이라는 사실을 부모가 안다고 하면 부모는 자식에게 일정량의 먹이밖에는 주지 않고 아이 가 계속 소리치더라도 그 이상은 먹이를 주지 않겠다는 방책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방책을 취할 때 문제가 되는 점은 아이가 거짓이 아닌 진실이었을 경우인데, 그래서 먹이를 받지 못하고 죽고 만다면 그 부모는 귀중한 유전자를 잃고 말 것이다. 야생 조류는 단지 몇 시간 동안 먹이를 받지 못해도 사망하는 수가 있다. 공갈치는 새끼 자하비(A. Zahavi)는 새끼가 철없이 악마적인 공갈을 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 다. 그에 의하면 새끼는 포식자를 집으로 불러들일 정도로 일부러 울어대는 수가 있다는 것 이다. 그 새끼는 "여우야! 여우야! 나를 잡아먹으러 오렴." 이라고 하고 있는 것이다. 새끼의 울음 소리를 그치게 하기 위해 부모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새끼에게 먹이를 주는 것 이다. 그래서 새끼는 공정한 분배량 이상의 먹이를 입수한다는 것인데, 그 자신도 어떤 위험 을 각오해야 한다. 이 무자비한 전술의 원리는 몸값을 받지 못하면 자기를 비롯해 비행기를 폭파한다고 협박하는 납치범의 행동과 같은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전술이 진화 과정에 서 선택되는 일이 있을 수 있는가에 대해서 나는 회의적이다. 그 전술이 너무 무자비하기 때문이라는 것은 아니다. 나에게는 공갈치는 아이가 그 전술에 의해 이익을 얻는다고는 조 금도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포식자가 나타나면 매우 난처한 사태가 되는 것은 그 자신이다. 자하비는 다 s하나의 자식일 경우를 고찰했는데 이때 그 전술의 불리함이 분명히 이해된다. 어미가 어느 정도의 투자를 새끼에게 했다고 해도 어미는 새끼의 유전자를 절반 밖에 공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새끼의 생명보다는 자신의 생명이 여전히 가치가 있을 것 이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그 공갈자에게 형제가 있어 그의 약한 갓난아기들이 모두 같은 둥 지 속에 있다고 해도 그의 전술이 그에게 유리하게 되는 일은 없다. 공갈자인 새끼는 자기 자신에게 100%가 걸려 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전술에 의해 위기에 처해 있는 형제의 각각 에게 50%이 유전적인 '밑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단, 유력한 포식자가 둥지 속의 새끼 중 가장 큰 것만을 먹어버리는 습성을 가졌다면 자하비의 이론에도 연구할 여지가 있을 수 있 다고 생각된다. 이 조건하에서라면 작은 새끼가 큰 위험에 처할 걱정은 없고, 따라서 그는 포식자를 불러들이는 겁주기를 써서 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것은 자폭한다고 겁주는 방법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형제의 머리에 권총을 들이대는 방법과 흡사하다. 뻐꾸기 새끼는 포식자를 불러들이는 공갈 전술로 이익을 얻을지도 모른다. 이것은 상기의 예보다 진실성이 있을 것 같다. 잘 알려져 있듯이 뻐꾸기의 암놈은 다른 새 둥지에 한 개씩 산란을 하고, 알아보지 못하는 양부모(아주 다른 종의 새)에게 자기의 새끼를 키우게 한다. 이 때문에 뻐꾸기 새끼는 젖형제들에게는 유전적 밑천을 전혀 걸지 않는다(뻐꾸기 새끼 중 에는 젖형제를 갖고 있지 않는 종이 있다. 그렇게 되는 불길한 이유에 대해서는 후에 다루 기로 하고 여기서는 새끼 때에 젖형제들과 동거하는 종류의 뻐꾸기를 다루는 것으로 가정하 자). 뻐꾸기의 새끼가 포식자를 유인할 정도로 큰 소리를 지른다고 하면 그는 자기의 생명 이라는 큰 희생을 치를 가능성이 있으나 양모는 더욱 큰 희생을 치를 가능성이 있다. 자칫 하면 어미는 새끼를 4마리나 잃는 셈이 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뻐꾸기 새끼가 큰 소리를 지 르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그 놈에게 특별히 많은 먹이를 주는 편이 양모에게 유리하다. 포 식자의 습격 위험보다 많은 먹이를 얻는 이익이 더 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쯤하고 존중해야 할 유전자 용어에 대한 문제를 풀어 보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주관적 비유에 너무 빠져들지 않았음을 재확인하기 위해서이다. 뻐꾸기의 새끼는 "포식자야, 포식자 야, 이리 와서 나와 나의 젖평제를 잡아 먹어라."하고 큰 소리를 지름으써 양모를 공갈한다 고 하는 가설을 세운 것인데 실제로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유전자의 용어로 그 의미를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울음소리-공갈 유전자 뻐꾸기 새끼가 큰 소리로 떠들면 양부모가 그에게 먹이를 줄 확률은 늘어난다. 그러므로 큰 소리로 울도록 하는 유전자는 뻐꾸기의 유전자 풀 속에 수를 늘려 왔다. 새끼의 울음소 리에 대해 양모가 먹이를 준다는 형태로 반응한 것은 이와 같은 반응을 나타내도록 하는 유 전자가 이미 양모의 유전자 풀 속에 퍼져 있기 때문이다. 그 유전자가 양모에게 퍼진 것은 울어대는 뻐꾸기 새끼에게 여분의 먹이를 주지 않은 양모들이 뻐꾸기 새끼에게 실제로 여분 의 먹이를 준 경쟁자보다 소수의 새끼밖에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뻐꾸기의 소리가 포식 자를 둥지로 불러들인 것이 그 이유이다. 큰 소리를 지르지 못하게 하는 유전자는 큰 소리 를 지르는 유전자에 비해 포식자에게 먹힐 가능성은 적었을 것이다. 그러나 전자는 여분의 먹이를 받지 못함으로써 더 큰 실점을 입은 것이다. 큰 쇠를 지르게 하는 유전자는 상기와 같은 이유로 뻐꾸기의 유전자 풀 속에 퍼진 것이다. 위와 같은 유전자 논의에서 우선 더 주관적인 논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즉, 어떤 종의 뻐꾸기의 유전자 풀 속에서 공갈 유전자가 퍼질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어도 보통의 종류의 새의 유전자 풀 속에서는 퍼질 것 같지 않다(적어도 울음소리가 포식 자를 유인하는 원인이므로 공갈 유전자가 증가한다는 가능성은 없다). 물론 보통 종에도 큰 소리를 지르게 하는 유전자의 증가를 재촉하는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앞에서 언 급했고, 이들의 부수적인 효과로서 때로는 포식자를 유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포식이 만일 무엇인가 선택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하면 울음소리를 작게 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가설적인 예로서 소개한 뻐꾸기의 경우에는 일견 역설적이나 포식은 최종적으로 울음소리를 더욱 크게 지르게 하는 것 같은 효과를 새끼에게 보급할 수 있다. 공갈 전술 뻐꾸기 또는 유사한 '탁란' 습성을 가진 다른 새가 실제로 공갈 전술을 채용하고 있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증거가 없다. 그러나 그들이 잔인하다는 것은 확실하다. 예컨대 뻐꾸기처럼 다른 종의 둥지에 산란하는 새로는 꿀잡이새(honey guide)가 있다. 이 새의 새끼는 깃털도 없고 눈도 못뜬다. 또 아주 가냘픈 놈이면서도 끝이 뾰족하고 예리한 부리를 가지고 있어서 그 부리로 젖형제를 마주 쪼아서 죽여버린다. 형제를 죽이면 먹이를 놓고 경합할 걱정은 없 어진다. 영국에서 보통 볼 수 있는 뻐꾸기는 이것과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같은 목적을 달 성한다. 알을 품는 기간이 짧으므로 그 뻐꾸기 새끼는 젖형제들보다 빨리 부화할 수 있다. 부화된 새끼는 그 직후 맹목적. 기계적이라고는 하나 놀랄 만한 효과를 내는 방법으로 다른 알을 둥지 밖으로 밀어낸다. 그는 알 밑으로 기어 들어가 그것을 등의 오목한 곳에 올려놓 고 두 개의 작은 날개로 알의 균형을 잡으면서 뒷걸음으로 서서히 둥지 벽을 기어 올라가 알을 땅으로 떨어뜨린다. 그는 나머지 알에 대해서도 같은 식으로 되풀이하여 결국은 둥지 와 양모의 관심을 독점한다. 이종에 대한 이기적 행동 지난 1년 사이에 내가 배운 가장 재미있는 사실의 하나는 스페인의 알바레즈(F.Alvarez), 아리아스 드 레이나(L. Arias de Reyna), 그리고 세구라(H. Segura)가 보고한 제비에 대한 이야기다. 그들은 뻐꾸기의 희생자가 될 가능성을 가진 양모가 침입자인 뻐꾸기 알이나 새 끼를 검출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중이었다. 일련의 실험 중에서 그들은 뻐꾸기의 알과 새끼를 까치 둥지에 넣어 본 적이 있다. 이때에 비교하기 위해 제비 를 위시하여 타종의 알이나 새끼를 까치 둥지에 넣었다. 또 그들은 제비 새끼 한 마리를 까 치 둥지에 넣어 보았다. 다음날 그들은 둥지 아래 지면에 까치 알이 하나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알이 깨지지 않았으므로 그들은 그것을 주워서 다시 둥지에 넣고 어떤 일이 일어 나는가를 관찰해 보았다. 그들이 본 것은 정말 놀랄 만한 사건이었다. 제비 새끼가 뻐꾸기 새끼와 똑같은 동작으로 까치의 알을 내버리는 것이었다. 그들은 떨어진 알을 또 한번 둥지 에 넣어 보았다. 전과 똑같은 일이 되풀이됐다. 제비 새끼가 사용한 방법은 알을 등에 업고 작은 날개로 알의 균형을 잡으면서 뒷걸음으로 둥지의 벽을 기어올라가서 알을 밖으로 떨어 뜨렸다는 것으로 보아 뻐꾸기와 같은 방법이었다. 이 놀랄 만한 관찰에 알바레즈 등이 아무런 설명을 하려고 하지 않은 것은 현명했을지도 모른다. 이런 행동이 제비의 유전자 풀 속에서 진화할 것이라는 것은 도대체 어떻게 가능한 가. 이 행동은 제비의 보통 생활의 어떤 측면에 대응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그러나 제비 새 끼로서는 까치 둥지 속에 있다는 사실에는 익숙하지 않다. 정상적인 경우에 그들이 같은 종 이외의 둥지에서 발견된다는 사실은 결코 없다. 그렇다면 문제의 행동은 역으로 뻐꾸기에 대항하는 수단으로서 진화된 하나의 적응일까. 뻐꾸기에 대한 대항책으로서 자기의 무기로 뻐꾸기를 공격할 수 있는 유전자가 자연 선택에 의해 제비의 유전자 풀 속에 확산됐다는 것 인가. 그러나 통상 제비의 둥지가 뻐꾸기의 기생을 받는 것 같지는 않다. 더욱이 자칫하면 이 설명이 옳을 가능성도 있다. 이설에 따르면 알바레즈 등의 실험에 제공된 까치의 알은 뻐꾸기의 알과 같이 제비의 알보다 크기 때문에 뻐꾸기에 대하는 것과 같은 취급을 우연히 받았다는 것이 될 것이다. 그러나 만일 제비 새끼가 정상의 제비알과 그것보다 큰 알을 구 별할 수 있다면 아마도 어미 제비도 같은 능력을 가질 것이다. 만일 이 설이 옳다면 어미는 왜 뻐꾸기의 알을 내던지는 짓을 하지 않는가. 알을 없애는 일은 새끼보다 어미가 더 손쉽 게 할 수 잇지 않은가. 새끼 제비의 행동은 본래 썩은 알아니 쓰레기를 둥지 밖으로 내버리 는 데 한정한다는 사고 방식도 하나의 설명이 되기는 하나 이에 대해서도 상기와 똑같은 반 론이 제기된다. 즉, 이 일도 어미가 더 잘 처리할 수 있을 것이며 실제로도 그렇다. 알을 버 리는 작업은 귀찮고 기술을 요하는 일이다. 어미 제비편이 훨씬 쉽게 이런 일을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약한 새끼가 그 작업을 담당하고 있다. 여기서 결론지으면 어 미의 입장에서 볼 때 그 새끼는 쓸데없는 짓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바른 설명은 뻐꾸기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무서 운 생각일지도 몰라도 제비 새끼의 상호간에는 다음과 같은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닐까. 최초 로 출생한 새끼는 다음에 부화되는 동생들과 부모에 의한 보호 투자를 가지고 결국은 경쟁 하게 된다. 그렇다면 그는 그의 생애의 첫 번째 일로서 우선 다른 알을 둥지에서 내던지는 것이 이익이 될 수 있다. 형제 살해 유전자 랙의 한 둥지의 알 수 이론은 부모의 입장에서 본 최적 알 수를 문제 삼고 있다. 가령 내 가 어미 제비라고 하면 나의 입장에서 본 한 둥지의 최적 알 수는 예컨대 5개가 된다. 그러 나 만일 내가 새끼편이라면 이 입장에서 자기를 포함한 한 둥지의 알 수의 최적치는 전자의 경우보다 작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부모에게는 어떤 일정량의 보호 투자가 가능하고, 어 미는 그것을 5마리의 새끼에게 각각 균등 분배 '하고 싶어한다.'그러나 개개의 새끼편은 각 각 1/5의 할당분 이상의 투자를 강요한다. 그러나 뻐꾸기의 경우와는 다라서 개개의 새끼는 부모에 의한 보호 투자의 독점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그는 다른 새끼들과 혈연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알을 하나 내던지기만 해도 그는 부모의 투자의 1/4을 획득하는 것이 되고, 하나 더 버리게 되면 투자의 1/3을 자기 것으로 할 수 있다. 유전자의 말로 번역하면 형제 살해 를 하는 개체의 몸 속에서 형제 살해를 촉구하는 유전자는 100% 확률로 존재하는데 희생이 되는 개체 속에는 50%의 확률로밖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형제 살해를 촉구하는 유전자가 유전자 풀 속에 퍼질 수 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형제 살해설에 대한 첫 번째 반론의 근거는, 실제로 그런 것이 행해지고 있다면 그 악마 적 행동을 지금까지 본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믿기는 매우 어렵다. 이에 관해서는 나 에게도 독자를 납득시킬 만한 설명은 떠오르지 않는다. 단, 우리는 세계 각지에서 품종이 다 른 제비를 볼 수 있다. 스페인의 제비는 몇 가지 점에서, 예를 들면 영국에 사는 제비의 품 종과는 다르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또한 이 스페인의 제비에 관해서는 영국 제비에 관해서 행해진 것과 같은 정도의 상세한 연구는 아직 실행되고 있지 않다. 스페인 제비에서도 실제 로 형제 살해가 일어나는데 단지 그것이 지금까지 발견되지 못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형제 살해의 가설 같은 일견 있을 것 같지 않은 생각을 여기에 제시한 이유는 일반적인 노점을 분명히 하고 싶어서이다. 즉, 뻐꾸기 새끼가 행한 무자비한 행동은 어느 가족에서도 볼 수 없는 극단적인 하나의 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뻐꾸기 새끼와 그 젖형제와의 관계에 비하면 같은 양친을 가진 형제간에는 훨씬 진한 혈연 관계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나 이 차이는 단순히 정도의 차이인 것이다. 느닷없는 형제 살해가 진화될 수 있다는 데까지는 믿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보다 정도가 약한 이기성의 많은 예는 아이들이 얻는 이익이 형제 자매에게 피해의 형태로 그가 입는 손실의 2배 이상이 되는 조건하에서라면 많 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경우에는 이유 시기의 예와 같이 부모 자식 간의 이해가 실 제로 대립한다. 승리자 세대간의 다툼에서는 누가 가장 많이 이길 수 있을까? 알렉산더는 그가 발표한 흥미로운 논문 중에서 이 물음에 하나의 일반적인 해답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항상 부모가 이길 것이라고 말한다. 만약 이 주장이 맞는다면 독자가 이 장을 읽는 것은 시 간 낭비가 된다. 알렉산더가 맞다면 흥미로운 일이 많이 파생될 것이다. 예를 들며, 이타적 행동은 아이 자신의 유전자가 받는 이익 때문이 아니고 단지 부모의 유전자가 받는 이익만 을 이유로 해서도 진화할 수 있었다. 이 경우에 이타적 행동을 지놔시키는 원이이 되는 것 은 단순 명쾌한 혈연 선택이 아닌 알렉산더가 '부모에 의한 아이의 조작'이라고 하는 다른 요인이다. 그러면 여기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알렉산더의 논의를 검토하여 우리가 왜 그 의 주장이 틀렸다고 생각하는가 하는 점을 확인하는 것이다. 본래 이 작업은 수학적으로 취 급해야 할 것이나 이 책에서는 수학의 명백한 사용은 피하고 있다. 그래도 알렉산더의 주장 중에 잘못이 어디에 있는가에 대해 직관적인 설명을 줄 수 있다. 부모가 이긴다는 논리 그의 기초적인 유전적 논점이 다음의 일부 생략된 인용문에 내포하고 있다. "가령 어떤 아이가... 부모로부터 이익 분배를 자기에게 유리하도록 하여 그 결과 모친의 번식 성적을 전체로서는 감소시킨다고 하자. 어릴 때의 개체의 적응도를 상기의 수단으로 상승시키는 유 전자는 부모가 되면 이번에는 먼저의 상승분 이상으로 자기의 적응도를 감소시키는 처지에 빠지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와 같은 돌연변이 개체의 아이들 중에는 그 돌연변이 유전자 가 일단 더 많이 존재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여기서 알렉산더가 새로운 돌연변이 유전자 를 생각하고 있는 점은 별로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다. 더욱이 양친의 한쪽으로부터 전달되 는 드문 유전자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된다. '적응도'라는 것은 번식의 성공도를 가르키는 특수한 전문적 의미를 가진 용어이다. 알렉산터의 기본적 논지는 다음과 같다. 어 린 시기에 부모의 번식 성과의 총량을 잡아채는 꼴로 공평한 분배량 이상이 투자를 자신의 것으로 하는 유전자는 확실히 자기의 생존 확률을 늘리는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자기가 부모가 될 경우 이 죄과를 치러야만 할 것이다. 왜냐하면 같은 이기적인 유전자는 그의 아이들에게 전해져 그 때문에 그의 번식 성과는 전체로서 감소하기 때문일 것이다. 제 덫에 자기가 걸린 격이다. 즉, 그 이기적 유전자는 결국 번영하지 못한다. 따라서 이 다툼에 이기는 것이 항상 부모쪽이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자식이 이긴다는 논리 그러나 우리는 이 주장에 즉시 의심을 품게 될 것이다. 그 논의가 있지도 않은 유전적 비 대칭성을 전제로 하여 이루지기 때문이다. 알렉산더는 양자간에 마치 기본적인 유전적 차이 가 있는 것처럼 '부모'와 '자식'이란 말을 쓰고 있다. 전에도 보았거니와 부모와 자식 간에는 부모가 자식보다 나이를 먹고 아이들이 모체로부터 출생한다든가의 차이는 있으나, 기본적 인 유전적 비대칭성은 본래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측면에서 상대를 보아도 근친도는 50% 이다. 나의 근본 취지를 분명히 하기 위해 알렉산더의 문장을 '부모', '자식' 및 기타 몇 개의 관련된 말로 바꿔서 또 한 번 밝혀 보자. "가령 어떤 부모가 자식에 대한 이익 분배를 균등 하게 하려고 하는 유전자를 가진다고 하자. 어미 때에 개체의 적응도를 상기의 수단으로 상 승시키는 등의 유전자는 어린 시절에는 상기의 상승분 이상으로 자기의 적응도를 감소시키 는 어린 시절에는 상기의 상승분 이상으로 자기의 적응도를 감소시키는 지경에 빠질 수밖에 없었을까." 그러므로 알렉산더와는 정반대의 결론에 도달한다. 즉, 부모와 자식간의 모든 다 툼에 있어서 항상 이기는 쪽은 자식임에 틀림없다. 분명히 무엇인가 잘못이 있다. 어떤 논의도 너무 단순하다. 내가 위의 인용을 해 보인 목 적은 알렉산더와 반대의 결론을 증명하기 위함이 아니고 단지 인위적으로 비대칭성을 가정 한 이 방법의 논의가 성립될 수 없음을 나타내려고 했을 뿐이다. 알렉산더의 논의를 뒤집어 본 나의 논의도 모두 다 한 개체의 관점에서 사태를 바라보고 있는 점에서 예에서는 그것이 어린 아이의 관점으로 되어 있었다. 나는 이런 종류의 잘못이 '적응도'라는 전문 용어를 사 용할 때에 극히 일어나기 쉬운 것이라고 믿고 있다. 내가 이 책에서 이 용어의 사용을 피한 이유도 거기에 있다. 진화에 있어서 그 관점이 실제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실체는 오직 하나밖에 없다. 그것은 이기적 존재인 유전자이다. 어린 아이의 체내에 있는 유전자는 성체 를 이기는 능력에 대해 선택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한편 부모의 체내에 있는 유전자는 자 식을 압도하는 능력에 대해 선택을 받을 것이다. 같은 유전자가 자식의 몸과 부모의 몸을 순서대로 점거한다는 사태에 하등의 모순은 없다. 유전자는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최 대한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선택된다. 유전자라는 것은 현실로 주어진 기회를 이용한다. 유 전자가 어린 아이의 체내에 있을 때에 이용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은 유전자가 부모의 체내 에 있을 때 이용할 수 있는 기회와는 다른 것이다. 즉, 유전자의 최적 방책은 생활사의 상기 두 개의 단계에 있어서 서로 달라질 것이다. 알렉산더의 주장처럼 부모 단계에서 최적 방책 이 필연적으로 어린아이 단계의 최적 방책을 때려 없앤다고 상정할 만한 이유는 아무것도 없다. 알렉산더에 대한 반론은 또 다른 방법으로 제시할 수 있다. 그는 한편으로는 부모와 자식 관계와 다른 한편으로는 형제 자매의 관계 사이에 있지도 않은 비대칭성을 암묵 중에 가정 하고 있다. 독자는 트라이버스의 논의를 기억할 것이다. 그에 의하면, 어떤 아이가 공평한 분배량 이상의 투자를 입수하려고 이기적으로 행동하면 이에 대응하는 대가가 그에게 주어 지게 된다. 즉, 유전자를 절반씩 나누어 갖는 형제 가매을 죽음의 위험에 내놓는 것은 그 자 신의 대가를 치르게 되는 고로 형제 자매에 대한 가로채기 행위가 한정되어 있다는 이유는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형제 자매라는 것은 50%의 근친도를 가진 혈연자의 하나의 특 례에 불과하다. 이 이기적인 아이로서는 그 자신의 장래의 아이들도 그의 형제 자매와 똑같 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공정한 분배량 이상의 자원을 가로챌 경우에 생기는 실 적적인 모든 개가는 그것으로 인해 잃게 되는 형제 자매만으로 잴 수는 없을 것이다. 이기 적인 개체의 아이들은 형제 자매 간에서 부모 상속의 이기성을 발휘 할 것이며, 이 때문에 잃게 되는 아이의 수도 실제로는 상기의 대가 중에 가산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린 시절에 이기성을 발휘하는 개체는 그 성격이 아이에게 전승됨으로 인해 긴 안목으로 볼 때 번식 성 적을 저하시키게 된다는 알렉산더의 견해는 이렇게 되면 요점을 찌른 것이라고 생각된다. 단, 그의 고찰에서 얻을 수 있는 결론은 방적식의 대가의 항에 아이의 손실도 가하지 않으 면 안 된다는 것뿐이다. 이 점을 고려했다고 해도 이기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 이 '혈연자'중 에 형제 자매만이 아닌 장래 아이들까지도 포함하면 더 좋다. 개체는 자기의 복리를 형제보 다 두 배는 더 배려할 거시다라는 것이 트라이버스가 설정한 기본 전제였다. 그러나 동시에 개체는 자기의 장래 아이 하나보다는 자시 자신을 두 배로 소중히 여긴다. 부모와 자식간의 이해 대립에서 부모쪽이 본래 우세하다고 한 알렉산더의 결론은 잘못이다. 자식의 히든 카드(hidden card) 유전적 관계에 관한 상기의 기본 논점에 덧붙여 알렉산더는 더 실질적인 논의도 전개하고 있다. 그것은 부모 자식간의 관계에서 볼 수 있는 의문의 여지가 없는 비대칭성을 논거로 한 것이다. 부모 자식간의 관계에 있어서 적극적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부모쪽이고 따라서 부모는 양자의 관계를 결정하는 입장에 있다. 자식은 부모에 비하면 작고 부모를 공격할 수 없다. 여기서 만일 부모가 일을 게을리하면 아이는 이에 대처할 방도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자식이 무엇을 바라든 부모는 자기의 의향을 자식에게 강요할 수 있는 입장에 있다. 이 논 의에 뚜렷한 잘못은 없다. 이 경우에 전제되는 비대칭성은 실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모' 는 '자식'에 비하면 확실히 몸도 크고 힘도 세며 또한 세상 일에 능하다. 모든 권한은 부모 가 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자식도 실은 몰래 에이스(ace)를 몇 장 감추고 있다. 예를 들면 먹이를 가장 효율적으로 분배하기 위해 부모는 각각의 아이의 공복도를 필히 알 필요가 있다. 물론 모든 아이에게 똑같이 먹이를 분배하기도 하겠지만 그러나 생각할 수 있 는 사장 이상적인 상태에서라면 먹이를 가장 유효하게 이용할 수 있는 아이에 대해선 다른 아이보다 조금 많이 먹이를 준다는 방책이 상기의 방책보다 효율이 높아질 것이다. 각각의 아이가 부모에게 자기의 공복도를 전하려고 하는 시스템은 부모를 위해서 이상적인 것이다. 그리고 앞에서도 다룬 바와 같이 어쨌든 이런 종의 시스템이 진화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 나 자식편에서 볼 때 거짓말을 하는 것이 매우 유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왜냐하면 아이 들 자신은 자기의 공복도를 정확히 알고 있음에 반해 부모는 아이들이 공복도를 정확히 말 하고 있는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추정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추정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면 부모도 알아차릴 수 있겠으나 작은 거짓을 탐지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동시에 또 어린아이가 어떨 때 만족하는지를 아는 것이 부모로서 유리한 것이고 어린아이 측에서도 자기가 만족했을 때에는 그것을 부모에게 전할 수 있는 것이 좋을 일이다. 미소와 만족한 듯한 목소리를 내는 신호가 자연 선택되는 것은 어떤 행위가 아이에게 가장 유리한 가를 부모가 학습시킬 수 있기 때문일지 모른다. 아이가 미소짓고 있는 모양이나 새끼 고양 이의 울어대는 소리는 어미에게 일종의 보수이다. 이것은 이로 속의 쥐에게는 먹이가 보수 가 되는 것과 똑같은 의미의 보수이다. 그러나 방실거리는 미소나 크게 지르는 소리가 일단 보수로서 작용을 확립해 버리면 아이는 이것을 이기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입장에 있게 된 다. 미소나 만족한 듯한 소리를 이용해서 부모를 조정함으로써 아이는 공정한 배분량 이상 의 보호 투자를 부모로부터 받아내려고 할 것이다. 무승부 즉, 세대간의 다툼에서 부모와 자식간의 어느 쪽이 승률이 많은가라는 질문에는 일반적인 해답이 없다. 최종적으로 부모와 자식이 서로에게 기대하는 이상적 상태 사이에서 어떤 타 협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 다툼은 뻐꾸기와 그의 양모 사이에서 볼 수 있는 다툼과 유사하 다. 부모와 자식간의 다툼에서 적대자는 서로 어느 정도의 유전적 이익을 공유하고 있어서 뻐꾸기와 양모의 경우만큼 대립이 심하지 않음은 확실하다. 부모와 자식은 일정한 한도 혹 은 일정한 감수 기간 중에서만 대립 관계를 형성한다. 그러면서도 아이들은 자기의 부모에 대해 뻐꾸기가 사용하는 것과 같은 전술이나 사기 수법, 그리고 이기적인 노동의 착취 수법 등을 행사할 것이다. 더욱이 뻐꾸기의 경우에는 완벽한 이기성의 행사가 예상되는 데 반하 여 자식은 자기의 부모에 대해 뻐꾸기만큼 철저하게 이기적이지만은 않다. 이 장과 배우자간의 대립 문제를 취급하는 다음 장은 형제 아이들에 대해 또는 서로 상대 에 대해 헌신하고 있는 인간의 부모들에게는 아주 냉소적일 뿐만 아니라 비참한 감을 주는 셈이 될지도 모른다. 여기서 나는 또 한번 내가 "의식적 동기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 아 니다."라는 것을 강조해야 겠다. 나는 이기적인 유전자의 충동에 의해 아이들이 의도적으로 부모를 속인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시 한 번 돌이켜봐야 할 것이 있다. "아이는 사기나...거짓, 속임수, 이기적인 착취...등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다."라는 식 으로 내가 말할 경우 '해야 할'이라는 말을 내가 어떤 특수한 의미로 쓰고 있다는 점이다. 나는 이런 종류의 행동이 도덕적이라서 바람직하다는 등의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단순히 그와 같이 행동하는 아이쪽이 자연 선택에서 반드시 유리할 것이며, 그 때문에 야생 동물을 관찰할 경우 가족 안에는 사기 행위와 이기적 행위가 보일 것으로 기대할지 모른다. "아이는 속이는 행위를 해야 할 것이다."라는 표현의 진의도 아이에게 사기 행위를 하게 하 는 경향을 가진 유전자가 유전자 풀 속에서 유리하게 나타남을 지적하는 더 불과하다. 나의 논의에서 인간적인 교훈을 도출한다면 다음과 같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이타주의를 가르쳐 주지 않으면 안 된다. 아이들의 생물학적 본성의 일부에 이타주의가 심어져 있다고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9장 암수의 다툼 배우자간의 대립 유전자의 50%를 서로 공유하고 있는 부모 자식 사이에도 이해의 대립이 있는데 하물며 서로 혈연 관계가 없는 배우자 사이의 다툼은 얼마나 격렬할 것인가? 배우자가 공유하고 있 는 것이라면 같은 자식에 대해 서로 똑같이 50%의 유전자를 투자하고 있다는 것뿐이다. 아 버지도 어머니도 그들의 자식들에게 투자한 50%의 유전자의 복리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 서 로 협력하여 자녀를 양육하는 것은 양자 모두에게 어느정도 유리한 셈이 된다. 그러나 만일 배우자의 한쪽이 각각의 자식에 대해 공평한 할당량 이하로 귀중한 자원의 투자를 끝낼 수 있다고 하면 그 배우자에게는 유리하다. 왜냐하면 이로 인해 다른 배우자를 얻어 새로운 새 끼를 낳는 쪽으로 투자가 증가하므로 자기 유전자를 보다 많은 자손에게 전달하게 되기 때 문이다. 그러므로 배우자는 상대에게 더 많은 투자를 강요하기 위해 서로 착취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상적으로 말하면 개체라는 것은 가능한 한 많은 이성과 교미하고 자식 양육은 모두 상대에게 떠맡겨지기를 '바라고'있다는 것이다(이것은 생리적 기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럴 가능성이 확실히 있음직하다는 말이다). 앞으로 보게 되듯이 동물 중에는 주로 수컷이 그와 같은 습성을 나타낸다. 그러나 그 밖의 동물에서는 암수가 동등하 게 양육의 부담을 진다. 성적인 협력을 상호 불신과 상호착취의 관계로서 파악하고 그 관계 를 특히 강조한 사람은 트라이버스였다. 동물 행동학자에게 있어 이러한 관점은 비교적 새 로운 것이다. 우리 동물 행동학자는 성행위, 교미 그리고 이에 선행하는 구애 행동 등은 상 호 이익 또는 종의 이익을 위해 수행되는 본질적으로 협동적인 모험이라고 생각하는 데 습 관화되었던 것이다. 암수의 근본적인 성질 첫 번째 기본 윈칙으로 돌아와 암수의 근본적인 성질을 생각해 보자. 3장에서 우리는 기 본적인 비대칭성을 강조하지 않은 채로 성을 논했다. 우리는 어떤 동물이 수컷이라고 불리 고 어떤 동물이 암컷이라고 불리는 것을 단순히 받아들이고 이들 말이 본래 무슨 의미를 갖 는지는 불문에 부치고 있다. 그러면 수컷의 본질이란 대체 무엇일까? 근본적으로 암컷을 정 의하는 성질이란 무엇일까? 포유류인 우리는 페니스의 존재, 임신, 특수한 젖샘에 의한 수 유, 염색체의 모양 등의 여러 특성의 총계에 의해 두 성이 정의되는 것으로 본다. 어떤 개체 의 성을 판정하기 위한 이들의 기준은 포유류에 관해서는 어느 것이나 다 좋다. 그러나 위 한 이들의 기준은 포유류에 관해서는 어느 것이나 다 좋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동식물을 대 상으로 하면 상기의 기준은 옷을 입는 경향을 가지고 남녀 판정의 기준을 삼는 것과 같이 더 이상은 믿을 수 없다. 예를 들면 개구리 같은 것은 암수 어느쪽도 페니스가 없다. 그렇다 면 암수란 말에는 일반적인 의미가 없다는 것일까? 결국에 가서 그것들은 단순한 부호에 불 과하고 말 것인가? 만일 개구리를 기재할 경우 그것들이 필요없다면 이들의 말을 마음대로 표기해도 좋은지. 만일 바란다면 개구리에 대해 '성1'과 '성2'라는 등의 명칭을 제멋대로 붙 여서 성을 둘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동식물을 통하여 수컷을 수컷, 암컷을 암컷이라고 부 르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 특징이 하나 있다. 수컷의 성세포, 즉 배우자(gamete)는 암컷의 배우자에 비해 매우 작고 그 수가 많다는 것이 그 특징이다. 이 점은 동식물 어느 것을 취급할 때도 해당된다. 대형의 성세포를 가지고 있는 개체의 한 그룹을 편리하게 암컷 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다른 그룹은 편리하게 수컷이라고 부르기로 하는데, 이쪽은 소형의 성세포를 가지고 있다. 양자의 차이는 파충류와 조류에서 특히 뚜렷하다. 이들 동물에게는 발육하는 새끼에게 몇 주 동안에 걸쳐 충분한 먹이를 공급할 만큼의 영양분이 적당한 크기 의 개개의 난세포에 갖추어져 있다. 알이 현미경적 크기밖에 안 되는 사람에 있어서도 난세 포는 정자보다 훨씬 크다. 나중에 밝혀질 것이나 다른 모든 성차는 이 하나의 기본적 차이 에서 파생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동형 배우자의 접합 예컨대 곰팡이에서 발견되는 것처럼 어떤 윈시적인 생물에서는 다른 종류의 유성 생식을 볼 수 있으나 암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동형 배우자 접합(isogamy)으로 알려진 이 시스템에 서는 개체를 암수로 구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어느 개체도 다른 임의의 개체와 교배된다. 정자와 난자라는 두 종류의 배우자는 볼 수 없고, 성세포는 모두 같으며, 동형 배우자라고 불린다. 감수 분열에 의해 만들어진 동형 배우자의 융합에 의해 새로운 개체가 형성된다. A,B,C라는 세 개의 동형 배우자가 있으며 A는 B, C중 어느 것 하고도, 또 B는 A, 중 어느 것과도 융합할 수 있다. 정상적인 유성 시스템에서는 이 같은 식을 상상할 수도 없다. A가 정자이고 이것이 B 또는 C와 융합이 가능하면 B와 C는 난자일 것이고 B와 c의 융합은 불 가능하다. 동형 배우자가 융합할 경우, 새로운 개체에 기여하는 두 배우자의 유전자가 동수인 것은 물론 두 배우자가 기여하는 음식물 비축량도 같다. 정자와 난자의 경우도 유전자의 기여수 는 같다. 그러나 음식물 비축에 대해서는 난자의 기여도가 정자를 훨씬 능가한다. 남자와 여 자의 경우 실제로 정자의 기여는 전혀 없다. 정자의 관심은 유전자를 가급적 빨리 난자로 운반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따라서 수컷이 자식에 대해 투자한 자원량은 임신 시점에서 공 평한 분담량, 즉 50%보다 훨씬 적다. 개개의 정자는 아주 작아서 수컷은 매일 막대한 수의 정자를 만들 수 있다. 이것은 따로따로 암컷을 상대할 경우 수컷이 단시간 내에 많은 수의 새끼를 만드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것도 개개의 배가 수정할 때 어 미로부터 충분한 먹이를 받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게 된다. 배에 대한 영양분 공급의 필요에 의해 암컷이 만들 수 있는 아이의 수는 일정한 한도가 있는 반면에 수컷이 만들 수 있는 아 이의 수에는 실질적인 제한이 없다. 수컷이 암컷을 상대로 한 착취의 출발점은 여기에 있다. 성의 전략 파커(G.A. Parker)등은 동형 접합의 상태를 근원으로 하여 이로부터 상기와 같은 비대칭 성이 어떻게 진화할 수 있었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모든 성세포가 쉽게 융합할 수 있고 또 한 거의 같은 크기를 갖고 있던 기대에서도 그 중에는 다른 세포보다 좀더 큰 성세포가 있 었음에 틀림없다. 큰 동형 배우자는 평균 크기가 다른 배우자에 비해 어떤 점에서 유리했다 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이런 배는 출발에서부터 남보다 다량의 먹이 공급을 얻을 수 있어서 유리한 출발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보다 큰 배우자를 낳는 방향으로 진화가 이루어졌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거기에는 하나의 함정이 있다. 엄밀한 의미에서 필요 이상으로 큰 동형 배우자가 진화하면 그것을 이기적으로 이용하는 길이 열리게 됐다고 생각 되기 때문이다. 평균 이하의 작은 배우자를 만드는 개체는, 만일 그들의 작은 배우자를 확실 히 큰 배우자와 융합시킬 수 있다면 유리한 성과를 올릴 수 있었을 것이다. 작은 배우자의 운동성을 길러 적극적으로 큰 배우자를 탐색할 수 있게 하면 양자의 융합을 확실하게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작아서 활발히 운동하는 배우자를 만드는 개체의 유리한 점은 그에 의해 많 은 배우자의 생산을 가능케하고, 따라서 새끼의 수를 증가시키는 데 있다. 자연 선택은 대형 의 배우자를 융합 상대로 활발하게 찾아다니는 소형의 배우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동떨어진 성의 '전략'의 진화를 상상할 수 있다. 우선 대량 투자 전략이나 또 는 '정직한' 전략이 있었다. 이 전략은 투자량이 적고 착취적인 전략의 진화에 스스로 길을 열게 했다. 일단 두 전략의 분리가 시작되면 이 경향은 일방적으로 추진됐을 것이다. 중간 크기의 배우자를 만드는 전략은 큰 배우자 또는 작은 배우자를 만드는 더 극단적인 전략에 끼어들지 못하기 때문에 선택상 불리하게 됐다. 착취적인 전략의 배우자는 점점 소형으로 되어 민첩한 운동성을 가진 배우자로 진화되어 갔다. 정직한 전략이 만들어 내는 배우자는 착취적인 배우자의 투자량이 점점 축소되어 가는 것을 메우기 위해서 계속 대형화하는 방향 으로 진화했고, 착취인 배우자 쪽은 항상 적극적으로 대형 배우자를 추구함으로써 후자는 결국 운동성을 잃고 말았다. 개개의 정직한 배우자는 다른 정직한 배우자와의 융합을 '좋아 했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착취적인 배우자를 배척하려는 선택압이 그 장해를 극복하려는 착 취인 배우자에 대한 선택압보다 더 약했던 것이다. 즉, 착취적인 배우자는 그 수가 많았기 때문에 이 진화의 싸움에서 이겨 살아 남았다. 그래서 정직한 배우자는 난자로 되고 착취적 인 배우자는 정자로 되었다. 이로 볼 때 수컷은 가치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또 '종의 이익'이라는 단순한 입장을 취하 면 수컷은 암컷보다 수가 적어질 것으로 예상하기 쉽다. 이론적으로는 한 마리의 수컷은 100마리 정도의 하렘을 상대할 수 있을 만큼 정자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동물 집단 중에서 암컷의 수는 수컷의 100배정도 있어도 가당하다는 것이 된다. 다른 것도에서 이것을 표현하 면 종에 따라 수컷은 더욱 '소모적'이고 암컷은 더욱 '가치 있는' 존재이다. 종 전체라는 관 점에서 보면 상기의 견해는 물론 완전히 타당하다. 여기서 조금 극단적인 실례를 들어 보기 로 하자. 바다코끼리에 관한 연구에 의하면 관찰된 모든 교미 예의 88%는 경우 4%의 수컷 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한다. 이 예뿐만 아니라 다른 예에 있어서도 아마 전생애 동안 교미 의 기회가 없었을 독신 수컷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이들 독신 수컷도 다른 점에서는 정상 적인 생활을 하고 있고 개체군의 먹이 자원을 먹을 때의 왕성함은 그들도 다른 놈들에게 결 코 지지 않는다. '종의 이익'이란 관점에서 보면 이것은 놀랄 만한 낭비이다. 독신 수컷들은 사회의 기생자로 간주되기 쉽다. 그러나 비록 수컷 중에서 실제로 번식에 참여하는 놈이 전 체의 극히 일부에 불과할 때도 암수의 수는 같아지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도 그룹 선택 이 론이 궁지에 몰리게 되는 또 하나의 예가 생긴다. 그러나 유전자의 이기성 이론에 따르면 이것도 무난히 해결된다. 상기와 같은 경우에도 암수의 수가 같아진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설명한 사람은 피셔였다. 부모의 성 선택 전략 암수가 각각 얼마나 많이 태어나느냐 하는 문제는 부모의 전략이 가진 문제의 특수한 경 우라고 할 수 있다. 자기 유전자의 생존을 최대화하려고 하는 부모에게 최적의 아이 수는 얼마인가라는 문제는 앞에서 이미 말했는데 그것과 똑같이 우리는 최적의 성비에 대해서도 논할 수 있다. 귀중한 유전자를 아들에게 맡기는 것이 이익인가 아니면 딸에게 맡기는 것이 이익인가? 한 어미가 자신이 갖고 있는 자원을 몽땅 아들에게 투자해 버리고 딸에게 나누어 줄 것이 없다고 가정했을 때와 경쟁자의 어미가 모든 것을 땅에게 투자했을 때를 비교하면 과연 누가 미래의 유전자 풀에 더 큰 공헌을 할 것인가? 아들에 대한 투자를 중히 여기는 유전자와 딸에 대한 투자를 중히 여기는 유전자 중 어느쪽이 증가 할 것인가? 피셔의 결론 에 의하면 정상 조건하에서의 최적 성비는 50;50이 된다고 한다. 어째서 이와 같이 되는가 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성결정의 메커니즘을 조금은 알 필요가 있다. 포유류의 경우 성은 유전적으로 다음과 같이 결정된다. 모든 난자는 암수 어느쪽으로도 발달할 수 있다. 성을 결정하는 염색체를 주는 쪽은 정자쪽이다. 수컷이 만드는 정자의 반은 딸을 만드는 X정자이고 나머지 반은 아들을 만드는 Y정자이다. 어떤 정자도 같은 외관을 하고 있다. 양자는 하나의 염색체를 달리하고 있을 뿐이다. 딸만 만들게 하려는 유전자는 수 컷이 X정자만을 만들도록 노력함으로써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어미에게 딸만을 낳게 하려는 유전자는 어미가 Y정자를 선택적으로 죽이는 물질을 분비하거나 아들이 될 태 아를 유산하도록 노력함으로로써 그 목적을 달성할 것이다. 우리의 과제는 진화적으로 안정 된 전략(ESS)에 상당하는 것을 성비에 관한 전략에서 발견하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전략이란 표현은 공격성을 다루었던 장에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단순한 비유로서 생각하기 바란다. 개체가 문자대로 아이의 성별을 선택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위에서 말한 것 처럼 어쨌든 한쪽 성별의 아이를 만들도록 작용하는 유전자를 상정하는 것은 가능하다. 지 금 가령 한쪽으로 기운 성비의 출현을 재촉하는 유전자가 존재한다고 하자. 이 같은 유전 유전자가 같은 성비의 출현을 재촉하는 대립 유전자보다 유전자 풀 속에서 다수가 될 가능 성이 있는 것일까? 진자 운동 위에서 언급한 바다코끼리에게 거의 딸만을 만들도록 하는 돌연변이 유전자가 생겼다고 가정해 보자. 개체군 속에 수컷이 모자라는 일은 없기 때문에 암컷들은 무난히 배우자를 골 라낼 수 있다. 그래서 암컷의 생산을 촉구하는 문제의 유전자는 증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에 따라 집단의 성비는 암컷이 많아지는 경향으로 될 것이다. 먼저 말한 대로 가령 암컷 이 매우 많아진다고 해도 그것이 필요로 하는 정자는 극히 소수의 수컷으로도 넉넉히 감당 하므로 종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보는 한은 상기의 변화는 좋은 일일 것이다. 그러므로 단 순히 생각하면 암컷의 생산을 촉구하는 유전자는 계속 증가해서 결국은 성비가 매우 편중되 어 조금 남은 수컷이 전력으로 노력하여 암컷과 교미해 체력이 다 소모되고 마는 사태가 생 긴다고 예측할 법도 하다. 그러나 여기서 조금 견해를 바꿔서 수컷을 만드는 극히 소수의 바다코끼리가 막대한 유전적 이익을 향수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 주기 바란다. 수컷에게 투자하는 개체는 수백 마리에 달하는 바다코끼리의 조부모가 될 가능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 기 때문이다. 암컷을 전문으로 낳는 개체는 아마도 확실히 몇 마리의 손자를 확보하게 된다. 그러나 수컷 만들기를 전문으로 하는 개체가 누릴 수 있는 절대적인 유전적 가능성에 비하 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수컷을 낳게 하는 유전자는 점차로 증 가하는 경향을 보이며 진자는 반대 방향으로 흔들리게 된다. 이를 진자의 운동으로 설명한 것은 설명을 간단히 하기 위해서이다. 실제로 암컷의 수가 수컷을 압도할 만큼 진자가 크게 흔들릴 수는 없다. 성비가 편중됨과 동시에 수컷을 만들려 고 하는 압력이 재차 그것을 되돌려 놓기 때문이다. 암수를 동수로 낳는 전략은 진화적으로 안정된 전략이다. 이 전략에서 벗어나는 유전자는 손해를 입게 되기 때문이다. 제한적인 성 유전자 효과 지금까지 나는 아들과 딸의 수로 이야기해 왔다. 이것은 이야기를 단순하게 하기 위해서 인데 좀더 엄밀한 논의를 하려면 부모에 의한 보호 투자의 양이라는 척도로 다루어져야 한 다. 이 양에는 먹이와 그 밖의 부모가 자식에게 줄 수 있는 모든 자원이 포함되는데, 그 계 량법은 앞 장에서 논한 방 있다. 결론을 말하면 부모는 아들과 딸에게 동량의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수적으로도 동수의 아들과 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들과 딸에 대한 투자 자원량이 불균등한 경우에는 편중된 성비도 진화적으로 안정 될 수 있다. 바다코끼리의 예를 들면 암컷의 3배 정도로 하고 그 대신 각각의 수컷에게는 암컷의 3배 정도의 먹이와 그 밖의 자원을 투자하여 그를 막강한 수컷으로 키우는 방책이 안정된 전략이라고 할 것이다. 먹이를 많이 주어서 수컷을 크고 강하게 키움으로써 어미는 자기의 새끼가 하렘이라는 더없는 상품을 획득할 수 있는 기회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 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특수한 예이다. 수컷에 대한 투자량은 각각의 암컷에 대한 투자량 과 거의 동일한 것이 보통이고 따라서 수로 본 성비도 1:1이다. 그러므로 평균적 유전자는 여러 세대를 경화하는 사이에 경과 시간의 약 반을 수컷의 몸, 나머지 반을 암컷의 몸 속에서 지낸 셈이 된다. 유전자의 효과 중에는 한쪽의 성에서만 발 현되는 것이 있는데, 이를 '제한적인 성 유전자 효과'라고 한다. 페니스의 길이를 지배하는 유전자라는 것이 있다면 이것은 수컷에게서만이 아닌 암컷의 몸에도 역시 있으며, 거기서는 전혀 다른 효과를 나타내는지도 모른다. 긴 페니스를 가진 성질이 어미로부터 유전되어도 이상할 것이 없다. 생물체-이기적인 유전자들에 의해 프로그램된 기계 암수의 어떤 몸 속에 들어 있든 간에 유전자는 거기서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으로 활용할 것이다. 어떠한 기회가 주어지는지는 암수의 어떤 몸에 들어 있는지의 여하에 따라 어느 정 도 달라질 것이다. 편리한 근사법으로 다시 한 번 개개의 생물체는 이기적인 기계이고 그 모든 유전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가정하자. 이기적 기계로서 그 종의 최선책은 자 기가 수컷인가 암컷인가에 따라 아주 달라질 수 있다. 간결히 하기 위해 개체에 의식적인 목표가 있는 것같이 상정하는 방법을 여기서도 사용하기로 하자. 전과 같이 이것은 그저 비 유에 지나지 않음을 분명히 염두에 두기 바란다. 실제로 생물체는 이기적인 유전자들에 의 해 맹목적으로 프로그램된 기계이다. 이 장의 처음의 화제였던 짝짓는 쌍의 문제로 되돌아가자. 암수 어느 것이나 이기적 기계 로서 동수의 수컷과 암컷을 '바랄' 것이다. 이점가지는 양자의 이해가 일치한다. 그들에게 불 일치가 생기는 것은 기르는 수고를 누가 하느냐는 점이다. 어느 개체이든지 간에 생존하는 자식의 수를 가능한 한 늘리려고 한다. 어떤 자식에 대한 투자량을 줄일 수만 있다면 그만 큼 어미가 가질 수 있는 자식의 수는 증가한다. 이 바람직한 사태를 만들어 내는 데 이용되 는 명백한 수단은 배우자가 어떤 자식에게도 그 공평한 분담량 이상의 투자를 하도록 노력 하여 자기는 그 사이에 다른 파트너와 새로운 자식을 얻는다는 수법이다. 이 전략은 암수 어느쪽이든 바람직한 일이다. 암컷이 이것을 실현하는 것은 수컷에 비해 매우 어렵다. 암컷 은 대형이고 영양은 많이 가진 난자의 모양으로 처음부터 수컷보다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이 때문에 수태시에 있어서 이미 어미는 어느 자식에 대해서도 아비보다 더 깊이 '전념하고' 있다. 이 자식들이 죽을 경우 어미는 아비보다 많은 것을 잃는 입장에 있다. 또 죽은 자식 대신에 '장래'에 새로운 자식을 하나 키운다 해도 잃은 자시고가 같은 단계까지 그것을 키우 기 위해 어미가 투자해야 할 양은 아비의 투자량보다 많을 것이다. 어미가 자식을 아비에게 맡기고 다른 수컷을 찾아 도망치는 전술을 취하면 아비편에서도 자식을 버린다는 식으로 보 복한다. 더욱이 자식을 버릴 경우 수컷이 입는 손실은 암컷에 비해 적다. 그러므로 적어도 자식이 아직 어린 시기에 배우자의 유기가 일어날 경우, 아비가 어미를 버리는 것은 보통이 지만 어미가 아비를 버리는 것은 드물다. 이와 같이 암컷은 처음뿐만이 아닌 자식의 생장의 전기간에 걸쳐서 수컷 이상의 투자를 한다고 예상된다. 예컨대 포유류의 경우 자기 체내에 서 태아를 키우는 것도 암컷이고, 태어난 자식에게 젖을 주는 것도 암컷이며, 자식의 양육과 보호의 부담을 지는 것도 암컷이다. 암컷이란 착취당하는 성이고 난자가 정자보다 크다는 사실이 착취를 낳게 한 기본적인 진화적 근거이다. 어미에 의한 독자적인 자식 양육 물론 아비가 근면하고 충실하게 자식을 돌봐 주는 동물이 많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 나 그와 같은 동물의 경우에도 자식에 대한 투자를 조금 덜하고 다른 암컷과 다시 여분의 자식을 만들게 하는 진화적 압력이 어느 정도 수컷에게 작용하고 있는 것은 정상이라고 보 아야 할 것이다. 즉, 상대의 대립 유전자의 지시보다 조금이라도 빨리 배우자를 버리고 다른 암컷을 쫓아붙도록 수컷을 유도하는 유전자 쪽이 유전자 풀 속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 진화적 압력이 실제로 어느 정도의 강도를 나타내는가는 종에 따라 크 게 다르다. 뉴기니아에 사는 풍조처럼 암컷이 수컷의 원조를 안 받고 단독으로 새끼를 양육 하는 예는 흔히 있다. 한편 세발갈매기와 같이 충실한 일부일처의 짝을 이루어 암수가 협력 하여 새끼 기르기에 임하는 모범적인 예도 있다. 후자와 같은 경우에는 무언가 진화적인 반 대 압력이 작용해 왔다고 생각해야겠다. 즉, 배우자의 노동을 착취하는 전략에는 이익과 동 시에 비해 더 크게 작용한다. 어쨋든 처자를 버리는 것이 수컷으로서 유리하게 되는 것은 암컷이 단독으로 자식 양육에 성공할 가능성이 어느 정도 존재할 때에 한하는 것이다. 버림받은 암컷의 행동 트라이버스는 배우자에게 버림받은 암컷이 그 후 어떤 행동을 취할 수 있는가를 고찰하고 있다. 어미로서 가장 유리한 수단은 다른 수컷을 속여서 그에게 자기의 자식을 친자라고 '여 기도록'하여 양육하도록 시키는 것이다. 자식이 아직 뱃속에 있을 때라면 이 방법도 그리 어 렵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물론 이 자식은 어미의 유전자의 반을 계승하고 있으나 속기 쉬운 양부의 유전자는 일절 받지 않았다. 자연 선택에 있어서 수컷이 이처럼 쉽게 속는다면 매우 불리하다. 실제로 자연 선택은 새로운 배우자를 취한 직후, 의붓자식일 가능성이 있는 자식 은 모두 죽여 버리는 방법을 쓰는 수컷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소위 'Bruce 효과'는 이것에 의해 설명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이 효과는 쥐에서 알려진 것으로 수컷이 분비하는 어떤 화학 물질을 임신 중의 암컷이 맡으면 유산을 일으키는 수가 있다는 형상이다. 암컷이 유산을 하는 경우는 이전의 배우자의 것과는 틀린 냄새를 맡았을 때에 한하고 있다. 수컷의 쥐는 이 방법으로 의붓자식일 가능성이 있는 태아를 죽이고 새로운 암컷이 자신의 구애에 응해 주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아울러 아드리는 이 Bruce 효과를 개체군 조절의 메커니즘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사자에서도 유사한 예가 알려져 있다. 무리에 수사자가 새로이 끼 게 되면 그는 거기에 있는 새끼를 모두 죽여 버리는 수가 있다고 한다. 아마도 그 새끼들이 그 자신의 새끼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수컷은 의붓자식을 죽이지 않고도 같은 효과를 달성할 수가 있다. 암컷과의 교미에 앞서 수컷은 암컷에게 긴 구애 기간을 강요할 수 있다. 이 기간 동안 수컷은 다른 수컷이 암컷에 게 접근함을 금하고, 또한 암컷의 도망을 저지한다. 이런 방법으로 수컷을 암컷이 뱃속에 의 붓자식을 배고 있는지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만일 의붓자식을 수태했다면 암컷을 버리 면 된다. 교미에 앞서서 암컷이 긴 '약혼 기간'을 요구하고 싶어하는 이유를 후에 생각할 것 이나 수컷도 또한 그러기를 요구하는 하나의 이유가 여기서 분명해진 것이다. 만일 다른 수 컷과의 접촉에서 암컷을 격리할 수가 있다면 긴 약혼 기간의 존재는 수컷이 모르고 다른 수 컷의 자식에게 은혜를 주는 것을 회피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면 버림받은 암컷이 새로운 수컷을 속이고 의붓자식을 양육시키는 수단을 성공시킬 수 없다고 가정하면 암컷에게는 달리 어떤 방법이 남아 있을까? 이것은 새끼의 크기에 많이 좌우될 것이다. 새끼가 아직 수태 직후의 단계였다면 어떨까? 이 경우까지도 이미 암컷은 새끼에 대해 난자 한 개만이 아닌 아마 그 이상의 투자도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경우는 새끼를 유산하고 빨리 새로운 배우자를 찾는 것이 그녀에게는 그래도 유리할지도 모른다. 수컷을 속여서 의붓자식을 양육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암컷에게 없다고 가정하고 있는 것이다. 유산은 신랑 후보자 및 그 암컷 쌍방에게 유리함에 틀림없다. 이것은 Bruce 효과가 암컷의 입장에서 보아도 유리하다는 이유가 될지도 모르겠다. 버려진 암컷이 선책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은 끝내 참고 단독으로 아이를 키워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만일 새끼가 충분히 자라면 이 선택은 특히 유리할 것이다. 새끼가 자라면 자랄수록 이미 새끼에 대해 투자된 분량은 많아질 것이고, 따라서 그 새끼를 양육하기 위해 앞으로 암컷이 투자해야 할 분량은 점점 적어져도 되기 때문이다. 비록 새끼가 아직은 어려 서 짝 잃은 암컷이 먹이를 주기 위해 지금보다 두 배나 정성을 쏟아 일을 해야만 할지라도 초기의 투자를 허비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은 아직도 인연이 남아서인지 모른다. 새끼에게 는 수컷의 유전자가 반은 들어 있으므로 새끼를 버리는 것은 수컷에 대한 보복이 될 것이 다. 이것도 암컷에게 위로는 못 된다. 앙갚음은 그 자신에게 아무런 이점도 없기 때문이다. 그 새끼에게는 암컷의 유전자도 반은 들어있다. 암컷은 이 딜레마에 혼자서 대처하지 않으 면 안 된다. 이기적인 배우자 역설적으로 들릴지는 몰라도 버림받게 된 암컷은 수컷에게 미움받기 전에 먼저 수컷을 버 려야 하는 대책을 취할 수도 있다. 가령 암컷이 이미 수컷보다 많은 투자를 새끼에게 했다 고 해도 이 대책은 암컷에게 유리할 수가 있다. 불쾌하게 생각될지는 몰라도 어떤 상황에서 는 암수 어느쪽이든 먼저 상대를 버리는 쪽이 유리하다. 트라이버스의 표현에 따르면 남겨 진 배우자는 가혹한 속박을 부담하게 된다. 이 논의는 좀 지겨우나 논지는 퍽 잘 되어 있다. 암수 어느쪽이든 다음과 같은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상황에 이르면 상대를 버릴 가능성이 있 다. "이 자식은 이젠 다 컸기 때문에 우리들 중 누구든 한쪽에서 키울 수 있다. 상대는 자식 을 버리지 않을 것이므로 이쯤에서 이별해 버리는 것이 나에게는 이득이 될 것이다. 만일 내가 지금 이곳을 떠난다면 나의 배우자는 자기의 유전자에 대해 최선의 수법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미 나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겨진 배우자는 지금의 나보다 더 어려운 결단의 압력을 받게 될 것이다. 나처럼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면 자식들은 확실히 죽어 버린다는 것을 배우자는 '확신'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자기의 이기적인 유전 자에게 최선의 길을 선택함에 틀림없다. 그러면 먼저 사라져 버리는 것이 나의 최선책이다. 확실히 이 방법이 좋을 것이다. 상대도 나와 똑같은 것을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 이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선수를 쳐서 내가 버림을 다해 고통받는 일이 없어야지." 언제나 그랬듯이 이 독백은 단순히 설명을 위해 의도된 것이다. 나중에 자식을 버리도록 촉구하는 유전자가 선택상 유리하지 않다는 것만으로 처음부터 자식을 버리도록 촉구하는 유전자가 선택상 유리하게 될 수 있다는 점이 이 논의의 요점이다. 암컷의 최후 수단-교미 거부 배우자에게 버림을 받았을 때에 암컷이 취할 수 있는 수단을 몇 가지 생각해 보았는데 이 것들은 모두 불리한 상태에서 최선을 다해 잘해 보려는 의지뿐이었다. 그러나 암컷이 그 배 우자로부터 가해지는 착취의 정도를 줄이기 위해서 스스로 선수를 취할 수 있는 어떤 일이 있을까? 암컷에게는 강력한 최후 수단이 하나 있다. 즉, 교미를 거부할 수 있다. 암컷은 인 기품 매도자처럼 인기가 있다. 크고 영양이 풍부한 난자라는 지참금을 암컷이 가지고 있다 는 것이 그 이유이다. 교미에 성공한 수컷은 자식을 위한 귀중한 영양원을 얻는다. 교미 전 의 암컷이라면 혹시 힘들게 흥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단 교미가 끝나면 입장은 반 대로 된다. 난자가 수컷에게 이미 제공됐기 때문이다. 수컷에게 배짱으로 흥정하는 암컷의 입장을 눌러 버리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지만 어찌됐든 우리들은 이것도 하나의 비유에 불 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배짱을 부리는 흥정에 상대할 만한 사태가 자연 선택에 의해 진 화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도는 있는 것일까? 나는 대표적인 가능성 두 가지를 생각해 보고 싶다. 그 하나의 가정의 행복을 우선으로 하는 수컷을 선택하는 전략과 또 하나는 용감한 수컷을 선택하는 전략이다. 암컷의 합리적 선택 가정의 행복을 우선으로 하는 수컷을 선택하는 전략 중에 가장 단순한 예를 생각하자. 암 컷은 수컷을 미리 잘 조사하여 성실함과 가정적 성격을 잘 살펴보는 것이다. 성실한 남편이 된다는 성격에 관해 수컷의 집단 중에는 변이가 보일 수도 있다. 그런 성질을 사전에 식별 하는 능력이 암컷에게 있다면 그러한 성질을 가진 수컷을 고를 경우에 암컷은 유리하게 될 것이다. 이것을 달성하는 하나의 방법은 괴팍하고 수줍어하는 암컷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암 컷이 최종적으로 동의하기까지 교미를 인내하지 못하는 수컷은 성실한 남편이 될 가망이 없 다. 긴 약혼기간을 강요하므로 암컷은 변절적인 구혼자를 제외하고 성실함과 인내라는 성격 을 사전에 인정받은 수컷만 골라 최종적으로 교미를 하면 된다. 사실 암컷의 수줍어하는 성 질은 긴 구애 행동 또는 약혼기간과 같이 동물들 사이에서는 일반적으로 볼 수 있다. 이미 기술한 대로 수컷이 속아서 다른 수컷의 아이를 양육하게 될 위험이 있을 경우 긴 약혼기간 은 수컷에게도 유리하다. 구애 의식 구애의 의식에 있어서 수컷은 종종 적지 않은 혼전 투자를 하는 수가 있다. 수컷이 집을 완성할 때까지 암컷은 교미를 거절하는 수도 있고, 수컷이 암컷에게 충분히 먹이를 줘야만 할 때도 있다. 암컷의 입장에서 보아 이것이 큰 이익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또한 이것은 가 정의 행복을 우선으로 하는 수컷을 선택하는 전략의 또 다른 설명이라고 생각된다. 암컷은 교미에 응하기 전에 수컷으로 하여금 새끼에 대해 많은 투자를 하도록 하여 그 때문에 '교 미 후'의 수컷이 처자를 버려 보아야 결국 아무런 이익도 얻지 못하도록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이 착상은 재미있다. 수줍어하는 암컷이 교미에 응하기를 기다리는 수컷은 대가를 지불하고 있는 셈이 된다. 즉, 수컷은 다른 암컷과의 교미 기회를 포기하고 있으며, 구애 때 문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수컷은 특정의 암컷이 최종적으로 교미에 응할 때까지는 필연적으로 암컷이 최종적으로 교미에 응할 때까지는 필연적으로 암컷에게 몹시 '전념하게 ' 될 것이다. 다른 암컷도 교미에 응하기에 앞서 이 암컷과 같은 방법을 알 고 있다면 수컷은 이 암컷을 버리려고 하는 유혹을 가지지 못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다른 논문에서도 지적했지만 이 문제에 대한 트라이버스의 논의에는 실은 오류가 있었다. 그는 과거의 투자 그 자체가 어떤 개체의 장래의 투자 방법을 구속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경제학은 틀렸다. 실업가는 '(예를 들면)콩코드 정기 여객기에 많은 투자를 했기 때문에 이것이 쓸모가 없다고 해도 도저히 이것을 해체할 수는 없다."라고는 결코 말하지 않는다. 그는 항상 장래의 이익을 문제로 삼지 않으면 안 된다. 비록 이미 그 프로젝트에 많은 투자 를 했다고 할지라도 투자를 중지하고 그 계획을 포기하는 것이 장래의 이익에 도움이 된다 면 즉시 그렇게 해야만 한다. 이와 같이 수컷으로 하여금 자기에게 많은 투자를 강요하고 있는 암컷이 만일에 그렇게 하는 것 자체로 수컷의 유기 행위를 앞으로 못하도록 할 수 있 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오산이다. 상기의 전략이 가정의 행복을 우선으로 하는 수컷을 고 르는 전략의 하나로서 성립하기 위해서는 또 하나의 결정적인 전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즉 암컷은 같은 모든 전략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어야만 한다. 만일 집단 속에 행실이 나쁜 암컷이 있어서 암컷을 버리고 온 수컷을 언제라도 환영한다면 비록 새끼에 대해 많은 투자 를 했다고 해도 수컷은 암컷을 버리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즉, 일의 절차는 암컷의 대부분의 행동 여하에 달려 있다. 암컷들 사이에서 결탁한 공동 행위가 성립된다면 아무런 지장도 없다. 그러나 암컷들 사이의 공동 행위는 제 5장에서 고 찰한 비둘기파의 공동 행위와 같이 진화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메이나드-스미스가 공격적 다툼 분석에 쓴 방법을 암수의 다툼 문제에 응용하기로 하자. 여기서는 암컷의 전략을 2개, 수컷의 전략도 2개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므로 매파와 비둘기파의 문제를 다룰 때보다 사 태는 조금 까다로울 것 같다. 전략-행동 프로그램 메이나드-스미스의 분석법에 따라 여기서도 '전략'이란 말은 맹목적이고 무의식적인 행동 프로그램을 가리키고 있다. 여기서 암컷의 두 개의 전략을 '수줍어하는' 전략과 '경솔한 '전 략으로, 수컷의 두 개의 전략을 '성실한 '전략과 '바람둥이' 전략이라 부르기로 하자. 이들 네 가지 형의 행동 규율은 다음과 같다. 수줍어하는 암컷은 수컷이 수주간에 걸친 길고 힘든 구애를 끝내지 않으면 수컷과 교미하지 않는다. 경솔한 암컷은 누구와도 즉시 교미한다. 성 실형의 수컷은 장기간 구애를 지속하는 인내력이 있고 교미 후에도 암컷의 곁에 머물러 양 육을 돕는다. 바람둥이형의 수컷은 암컷이 즉시 교미에 응하지 않으면 즉시 다른 암컷을 찾 아간다. 교미가 끝나면 암컷의 곁에 머물러 좋은 아비의 역할을 하지 않고 새로운 암컷을 구하여 사라지고 만다. 비둘기파와 매파의 분석 예와 마찬가지로 생각할 수 있는 전략은 이 들 네 가지 형태로 한정된 것은 아니나 이들 전략의 거동을 따락 보는 것은 문제 해명에 보 탬이 된다. 메이나드-스미스처럼 각각의 대가와 이득에 적당한 가설적 수치를 사용해 보도록 하자. 더 일반적인 취급을 위해서는 그것들에게 대수적인 기호를 부여해야 할 것이나 수치를 사용 하는 편이 이해하기 쉽다. 자식이 무사히 컸을 때 부모가 얻는 유전적 이득을 +15단위로 하 자. 자식을 키우기 위한 대가, 즉 먹이, 돌보기에 필요한 시간, 자식을 지키기 위해 부모가 당하는 위험 등의 모두를 합계한 것은 -20단위로 한다. 대가는 부모가 지불해야 하기 때문 에 음수로 표현하는 것이다. 긴구애로 시간을 낭비하는 대가도 마이너스가 된다. 이 대가를 -3단위로 하자. 지금 수줍어하는 형의 암컷과 성실형의 수컷만으로 구성된 집단을 생각해 보자. 이상적인 일부일처제 사회가 된다. 하나의 자식을 키우는 데 있어서 어떤 부부라도 암수는 서로 같은 평균 이득, 즉+15단위를 얻는다. 양육의 대가 -20 단위는 똑같이 분담하므로 암수 각각에 대해 평균 -10단위로 된다. 긴 구애에 소비된 시간의 대가 -3단위가 다시 암수 각각에게 부 과된다. 그러면 암수 각각에 관한 최종적인 평균 이득이 +2단위(+15-10-3=+2)로 된다. 그러면 이 집단에 경솔형의 암컷이 하나 끼여들었다고 하자. 그 암컷의 성적은 매우 좋다. 긴 구애에 빠지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의 개가를 치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집단 내의 수 컷은 모두 성실형이기 때문에 누구와 교미해도 상대는 자식을 위해 좋은 아비라고 기대할 수 있다. 자식 한 명당 어미의 이득은 +단위(+15-10=+5)로 되어 수줍어하는 형의 상대보다 성적이 3단위 더 좋다. 그러면 경솔형의 유전자는 집단 내에 퍼지기 시작한다. 경솔형의 암컷이 대성공을 하고 집단 내에서 우세하게 되면 수컷측에 사태 변화가 일어난 다. 지금까지는 성실형의 수컷의 독무대였으나, 여기서 바람둥이형의 수컷이 집단 속에 등장 하면 그 수컷은 성실형의 상대보다 좋은 성적을 올리기 시작할 것이다. 만일 집단 속의 암 컷이 모두 경솔형이라면 이 바람둥이형의 수컷의 성적은 실로 대단한 것이 된다. 자식 하나 가 무사히 크면 수컷은 +15단위를 손에 넣고, 또한 두 종류 모두에게 지불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 대가가 없는 것이 수컷에게 주는 주요한 이익은 그 덕분에 수컷이 제맘대로 암컷을 버리고 새로운 암컷과 교미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불운한 암컷들은 모두 홀로 애키 우기에 분투해야만 한다. 구애 시간의 낭비라는 대가를 치를 필요는 없다고는 하나 암컷은 자식 양육의 대가 -20 단위을 모두 자기가 지불하지 않으면 안된다. 경솔형의 암컷이 바람 둥이형 수컷과 우연히 만났을 때 암컷의 순이득은 -5단위(+15-20=-5)가 된다. 한편 바람둥 이 수컷은 그것으로 인해 +15단위를 손에 넣는다. 암컷이 모두 경솔형으로 구성된 집단에서 라면 바람둥이형의 유전자는 불타고 있는 벌판의 불꽃처럼 퍼져나갈 것이다. 바람둥이형의 수컷이 크게 성공하여 집단 내의 수컷 대부분을 제압하게 되면 벌써 경솔형 의 암컷은 극단적인 곤경에 처하게 될 것이다. 여기서는 수줍어하는 형의 암컷이 매우 유리 하게 된다. 수줍어하는 형의 암컷은 바람둥이형의 수컷과 우연히 만나더라도 교미는 안한다. 암컷은 긴 구애 기간을 요구하지만 수컷은 이것을 거부하고 다른 암컷을 찾아 나선다. 즉, 양자 모두 시간 낭비의 대가는 지불할 필요가 없다. 반면에 양자 모두 자식을 낳지 않기 때 문에 아무런 이득도 없다. 수컷이 모두 바람둥이형으로 된 집단에서는 수줍어하는 형의 암 컷의 평균 이득은 영이 된다. 영이 되면 더할 것이 없다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될지 모른다. 그러나 이것은 경솔형의 암컷의 평균 성적인 -5보다는 높다. 경솔형의 암컷이 바람둥이 수 컷에게 버림받을 경우에는 새끼를 포기한다는 결정을 했다고 해도 암컷은 난자에 상당한 대 가를 지불했을 것이다. 그래서 수줍어하는 형의 유전자는 다시 집단 내에 퍼지기 시작한다. 그러면 가설적인 사이클도 완결된다. 수줍어하는 형의 암컷이 수를 늘려 집단을 제압하게 도면 지금까지 경솔형의 암컷을 상대로 느긋한 시간을 가졌던 바람둥이형의 수컷은 위기에 처하게 된다. 암컷이란 암컷은 모두 다 길고 열렬한 구애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바람둥이형 의 수컷은 암컷을 이리저리 바꿔 보지만 사태는 항상 같다. 만일 암컷이 모두 수줍어하는 형이라면 바람둥이형의 수컷의 이득은 영이 된다. 이제 성실형의 수컷이 출현했다고 하면 그 놈이야말로 수줍어하는 암컷이 교미하려고 하는 유일한 수컷이다. 그의 순이득은 +2가 되므로 바람둥이형보다 높은 성적이다. 그래서 성실형의 수컷의 유전자가 증가하기 시작하 고 이야기는 한 바퀴 돈 셈이 된다. 공격 행동 분석의 경우와 같이 나는 마치 끝없이 진동이 계속되는 양 사태를 설명해 왔 다. 그러나 전례와 같이 실제로 그런 진동 같은 것은 일어나지 않음이 증명된다. 이 시스템 은 어떤 안정 상태에 수렴된다. 계산을 해보면 암컷의 5/6가 수줍어하는 형, 수컷의 5/8가 성실형으로 된 집단이 진화적으로 안정하게 되는 결과가 나온다. 물론 이 결과는 처음에 우 리가 가정한 임의적인 수치에 대응한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다른 임의의 가정에 대해서도 그 경우의 안정 상태를 주는 각 형의 비율은 용이하게 계산할 수 있다. 배우자의 이기적 행동 메이나드-스미스의 분석 예와 같이 반드시 두 가지 형의 암컷과 두 가지 형의 수컷이 있 다고는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개개의 수컷이 그 5/8의 시간을 성실형, 나머지 시간을 바람 둥이형으로서 지내고, 한편 개개의 암컷도 5/6의 시간을 수줍어하는 형, 나머지 1/6 시간을 경솔형으로 지낸다면 전기와 같이 진화적으로 안정된 전략이 달성될 것이다. 진화적으로 안 정된 전략을 어떤 형식으로 생각하든 의미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암수 어떤 것이든 적당한 안정 비율에서 벗어나는 경향을 나타내면 이성측의 전략의 상대비가 이에 응하여 변화함에 따라 그 변이 경향은 되돌려져 변이를 일으킨 개체는 불리하게 된다. 이 때문에 이 진화적 으로 안정된 전략이 또다시 유지될 것이다. 즉, 수줍어하는 형의 암컷과 성실형의 수컷이 대부분을 이루는 집단이 진화될 가능성은 많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집안에 있어서는 가정의 행복을 우선으로 하는 수컷을 뽑는 암컷의 전략이 실제로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여기서는 수줍어하는 형의 암컷이 서로 약속한 공동 행위를 생각할 필요는 없다. 수줍어하는 성격 자체가 암컷의 이기 적 유전자에 실제로 이익을 줄 수 있다. 암컷이 가정의 행복을 우선으로 하는 수컷을 선택하는 전략을 실제로 행사하는 방법은 여 러 가지가 있다. 먼저 지적한 대로 자식을 위한 집을 수컷이 완성하지 못하고 있는 동안, 또 는 최소한도로 수컷이 집짓기를 돕지 않는 한은 그 수컷과의 교미를 거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실제로 일부일처제형의 조류에서는 집이 완성될 때까지 교미는 안한다. 그 결과 수컷은 수정하는 순간에 이미 자신의 값싼 정자보다 자식에게 더 많은 투자를 한 것이 된 다. 신랑 후보자에게 집짓기를 요구하는 것은 수컷을 덫에 빠뜨리기 위한 암컷의 수단으로서 확실히 유효할 것이다. 그러나 수컷에 대해 많은 대가를 치르게 한다고 해서, 가령 그 대가 가 아직 낳지도 않은 자식에게 이익이 되는 형태로 되지는 않더라도 이론적으로는 같은 효 과를 발휘하는 것이다. 집단 내 암컷이 수컷과의 교미에 동의하기에 앞서다 함께 어떤 곤란 하고 대가 높은 행위, 예를 들어 용을 잡아 온다든가 어떤 산에 오른다든가 하는 행위를 요 구한다면 이것으로 인해 암컷은 교미 후에 암컷을 버리려고 하는 등의 유혹에 수컷이 빠져 들려고 하는 r서을 이론적으로는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지 않을까. 배우자를 버리고 다른 암컷을 찾아 유전자를 더 늘리고 싶다는 유혹에서라도 한 마리의 용을 잡아오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수컷은 틀림없이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용잡기나 성배찾기 같은 생각나는 대로 구혼자에게 마구 요구하는 암컷은 없다. 이유는 이렇다. 역시 곤란하나 암컷과 자식을 위해 필요한 많은 일을 수컷에게 요구한 암컷이 경쟁자라면 수컷에게 무의미 한 사랑의 노력을 요구한 로맨틱한 암컷은 불리하기 때문이다. 용잡이나 헬레스폰트 (Hellespont) 해협을 수영해 건너는 것에 비하면 집짓기는 확실히 로맨틱하지는 않으나 훨 씬 필요한 것이다. 구애 급식 현상 암컷이 취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 먼저 지적한 또 하나의 예는 수컷에게 구애의 급식을 요 구하는 것이다. 새의 경우 이 행동은 암컷이 어떤 종류의 퇴보를 일으켜 새끼 때의 행동을 나타내고 있다고 보는 것이 보통이다. 암컷은 새끼가 나타내는 것과 같은 제스처를 취하여 수컷에게 먹이를 요구한다. 그와 같은 방법은 암컷의 어리숙한 유아적인 말투나 입을 삐죽 거리는 것을 수컷이 귀엽게 봐주는 것처럼 조류의 수컷에게는 뿌리칠 수 없는 매력이 있는 것으로 생각해 왔다. 이 시기의 암컷은 알을 만드는 일에 필요한 영양을 저장하기에 열중이 어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면 전부 필요하다. 구애 급식은 아마도 수컷이 알 자체에게 직 접 투자를 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을 것이다. 즉, 구애 급식은 암컷과 수컷이 최초로 자식 에게 주는 투자량의 격차를 줄인다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곤충과 거미 중에도 구애 급식의 현상을 보이는 것이 있다. 이들 중에는 때때로 별도의 해석이 매우 분명해지는 것도 있다. 예컨대 사마귀의 경우에 수컷이 큰 암컷에게 먹히고 마 는 위험이 있기 때문에 암컷의 식용을 감퇴시키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수컷에게는 유 리할 것이다. 불운한 수사마귀는 몸으로 자식에게 투자한다고 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무언 가 기분 나쁜 감이 돌고 있다. 수컷의 몸은 먹이로서 이용되어 난자의 생간을 도우며, 동시 에 알은 자신이 죽은 후 암컷의 체내에 저장되어 있는 자신의 정자에 의해 수정되기 때문이 다. 암컷의 판단과 선택 암컷이 가정의 행복을 우선으로 하는 수컷을 택하는 전략을 행사할 때에 수컷의 성실 정 도를 외관만으로 사전에 '판단'하려고 하면 역으로 속을 가능성이 있다. 매우 성실한 가정 행복형을 나타내면서 실은 심중에 암컷을 버리거나 불성실이 강한 경향을 숨기고 있는 수컷 이 매우 유리하기 때문이다. 버림받은 암컷들에게 자식을 키울 수 있는 가능성이 어느 정도 존재한다면 이 불성실형의 수컷은 착실한 남편이고, 또 착실한 수컷이 경쟁자 수컷보다 많 은 유전자를 자손에게 전할 수 있는 입장에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경우에는 암컷을 잘 속 이도록 작용하는 수컷의 유전자가 유전자 풀 속에서 유리하게 되는 경향을 나타낼 것이다. 그것에 비해 자연 선택은 그 같은 기만을 잘 판단할 능력이 몸에 밴 암컷에게 유리하게 되도록 작용한다. 암컷이 수컷의 기만을 알아차리는 데 한몫하는 방법은 수컷의 최초 구애 에 대해서는 특별히 까다롭게 대해 주고 그 후 번식기를 겪을 때마다 같은 수컷의 구애에 대해서는 점점 빨리 응하는 것이다. 이 수단이 실행되면 비로소 번식에 참가할 수 있는 나 이가 된 젊은 수컷들을 사기꾼이든 아니든 관계없이 자동적으로 궁지에 몰아넣게 될 것이 다. 물론 처음으로 번식에 참가하는 젊은 암컷이 낳으 자식에게는 불성실형의 수컷으로부터 유래한 유전자가 비교적 많이 포함될 경향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음 해 이후에 암컷 이 낳는 자식에 관해서는 성실형 수컷의 유전자가 우세하다. 성실형의 수컷은 두 번째 이후 에는 첫 번째와 같은 시간과 많은 에너지의 소모를 수반하는 기나긴 구애 의식을 의미 행하 지 않고 끝나기 때문이다. 집단 중의 개체의 대부분이 번식 경험이 있는 어미의 자식이라고 하면-수명이 긴 동물이라면 이 가정은 타당하다- 착실하고 좋은 아비를 만들어 내는 유전 자가 유전자 풀에서 우세하게 될 것이다. 이야기를 단순하게 하기 위해 수컷에게는 순수한 성실형과 사기꾼형이라는 두 가지 형밖 에 없는 것처럼 설명해 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어떤 수컷도, 아니 수컷과 암컷을 포함한 모 든 개체가 조금씩은 사기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고, 배우자를 착취하는 기회를 놓치지 않도 록 프로그램되어 있다고 보는 것은 당연하다. 배우자의 불성실을 짐작할 수 있는 능력은 자 연 선택에 의해 예민하게 단련되어 있으므로 공연한 사기는 숨겨 놓고 있다. 불성실에 의해 이익을 얻는 확률은 수컷이 암컷보다 높다. 따라서 수컷이 자식에 대해 다소의 이타적 보호 행동을 보이는 동물의 경우일지라도 수컷의 노력은 암컷보다 조금 약하고, 또한 수컷은 도 망가는 경향을 암컷보다 조금 강하게 보일 것이다. 이것은 새와 포유류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어류의 이기적 행동 그러나 암컷보다도 수컷이 실제로 많은 노력을 자식의 보호에 쏟는 동물도 있다. 이와 같 이 아비가 자식 때문에 헌신하는 예는 새와 포유류에서는 극히 드물지만 어류에서는 흔히 볼 수 있다. 이것은 도대체 왜 그럴까? 이것은 유전자의 이기성 이론으로서는 하나의 난제 이고 나도 오랫동안 이 문제로 고심해 왔다. 그러나 최근 칼라일(T.R. Carlisle)양이 교묘한 해답을 나에게 개인 교수해 주었다. 그녀는 전술한 트라이버스의 '참혹한 속박'에서 아이디 어를 얻어 다음과 같이 생각하고 있다. "대부분의 어류는 교미를 하는 대신에 그냥 생식 세포를 물 속에 방출한다. 수정은 배우 자의 체내에서 일어나지 않고 물 속에서 이루어진다. 유성 생식이 처음 출현했을 때에도 아 마 이것과 비슷했을 것이다. 새, 포유류 그리고 파충류 같은 육상 동물은 이런 형태로 체외 수정을 할 수 없다. 그들의 생식 세포는 매우 건조해지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컷의 운 동 능력을 가진 정자가 암컷의 젖어 있는 체내로 주입된다." 이상은 다만 사실의 확인일 뿐 이다. 칼라일 양의 아이디어는 이제 부터이다. "교미 후 육상 동물의 암컷은 얼마 동안 체내 에 배를 가지고 있게 된다. 만일 암컷이 교미 직후에 수정란을 낳는다고 해도 수컷에게는 여전히 도망쳐서 암컷을 트라이버스의 '참혹한 속박'에 빠뜨리기에 충분한 시간이 주어져 있 다. 즉, 수컷에게는 암컷의 선택을 마감하고 먼저 암컷을 버리는 결단을 내릴 기회가 필연적 으로 제공되는 것이다. 아이를 버려 죽게 할 것인가, 아니면 머물러서 양육을 할 것인가의 결단을 모두 암컷에게 떠밀어 버린다. 그러므로 육상 동물의 자식 보호에는 아비보다 어미 에게 기회가 많은 것이다." 그러나 물고기를 위시한 다른 수생 동물에서는 사정이 아주 다르다. 수컷이 암컷의 체내 에 정자를 주입하지 않는다면 암컷이 '자식을 뱃속에 품고' 혼자 남아 있을 필요성은 없게 된다. 수정이 막 끝난 알을 상대에게 맡기고 급하게 사라져 버리는 것이 암수 모두에게 가 능하다. 그러나 이때에 종종 수컷이 버림받는 경우가 되는 이유가 한 가지 있다. 어느쪽이 먼저 생식 세포를 방출하는가를 가지고 진화적인 다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먼저 생식 세포를 방출한 개체는 수정된 배를 상대에게 떠맡길 수 있는 점에서 유리하나 동시에 배우 자가 자칫하면 계속해서 구혼에 응하여 주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위험을 범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는 수컷쪽이 위험이 크다. 그냥 정자가 난자보다 가벼워서 확산이 쉽다 는 것만을 고려해도 그리 말할 수 있다. 암컷은 수컷이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알 을 빨리 방출했다고 해도 큰 문제는 없다. 알은 비교적 크고 무거워서 잠시 동안은 한덩어 리가 되어 거기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물고기의 암컷은 먼저 산란하는 '위험'을 범할 가능성이 있다. 물고기의 수컷은 이 위험에 도전하지 않는다. 수컷이 서둘러 정자를 방 출해 버리면 암컷이 방출하기전에 정자가 흩어져 버리고 말 것이다. 그러면 암컷은 산란을 하지 않는다. 왜냐면 알을 낳아도 아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확산 문제 때문에 수컷은 우선 암컷이 산란하기를 기다려 그 후에 알에게 정자를 뿌리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덕 분에 암컷은 실로 귀중한 몇 조간을 손에 넣을 수 있다. 그 사이에 몸을 감추고 난자를 수 컷에게 떠맡겨서 수컷을 트라이버스의 딜레마에 빠뜨릴 수 있다. 그래서 이 이론은 수컷에 의한 자식의 보호가 왜 몰 속에서는 보통으로 보이고 건조한 육상에서는 보기 드문지를 솜 씨좋게 설명하고 있다. 훌륭한 수컷을 선택하는 전략 물고기 이야기는 그만하고 암컷이 사용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주요한 전략, 즉 훌륭한 수 컷을 선택하는 전략을 거론하기로 하자. 이 방책을 이용하고 있는 종에서는 암컷이 자기 새 끼의 아비에게 원조를 받을 것을 실질적으로 포기하고 있고 그 대신에 좋은 유전자를 얻기 에 전력을 쏟고 있다. 여기서도 또 암컷의 무기는 교미를 허락하지 않는 것이다. 암컷들은 상대에게 함부로 교미를 허락하지는 않는다. 암컷들은 수컷과 교미하기 전에 모든 주의를 집중하여 상대를 선별하려고 한다. 수컷 중에는 분명히 남보다 좋은 유전자를 많이 가진 개 체가 있다. 유전자는 자식의 생존에 이익을 도모함에 틀림없다. 외관상의 단서를 가지고 암 컷이 어떤 방법으로 수컷이 지닌 좋은 유전자를 검출할 수가 있다면 암컷은 자기의 유전자 에 아비의 양질인 유전자를 결합시킴으로써 자기의 유전자를 유리하게 할 수 있다. 제 3장 에서 말한 조정 경기 팀의 비유로 설명한다면 암컷은 나쁜 선수와 함께 하여 자신의 유전자 가 질질 끌려가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 암컷은 자기의 유전자로서 유리한 조정 팀 동료 를 선정할 수 있다. 선택 기준이 되는 정보를 대부분의 암컷이 고유한 결과 어떤 수컷이 최고인가 하는 점에 서 거의 모든 암컷이 같은 결론에 도달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므로 극히 소수의 운 좋은 수 컷이 대부분의 교미에 관여하는 결과가 될지도 모른다. 개개의 암컷에 대해 수컷이 제공해 야만 할 것은 다소 값싼 정자에 불과하므로 수컷은 그 일을 쉽게 할 수 있다. 바다코끼리와 풍조에서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암컷은 극히 소수의 수컷에게 만 모든 수컷이 열망하는 이상적인 이기적 착취 전략의 행사를 허락하고 있으며, 동시에 그 호강이 최량의 수컷에게만 허용되도록 항상 주의하고 있다. 암컷이 찾는 수컷-생존 능력의 증거 그러면 다른 증거란 도대체 어떤 것일까? 여러 가지의 가능성이 있다. 아마도 강한 근육 은 먹이를 포획하는 능력의 증거가 될 것이고, 긴 다리는 포식자로부터 도망치는 능력의 증 거일지도 모른다. 이들의 특성은 자식 모두에게 유용한 성질일 것이다. 그래서 암컷은 자기 의 유전자에 그와 같은 특성을 결합하는 것으로 자기의 유전자를 유리하게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이러한 논의를 진행함에 있어서는 어쨌든 암컷이 완전히 충실한 표시 또는 표지에 따라 수컷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상상할 필요가 있다. 즉, 그 표시는 수컷의 체내 에 있는 우량한 유전자의 증명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매우 재미있는 문제 가 생기게 된다. 이 문제는 다윈도 느꼈고 피셔도 명료하게 소개하고 있다. 수컷이 서로 경쟁하여 암컷으로부터 훌륭한 수컷으로 지명을 받으려고 하는 사회에 있어 서 어미가 자기의 유전자에 대해 할 수 있는 최선책의 하나는 자식을 매력적이고 훌륭한 수 컷으로 성장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성체가 됐을 때에 집단 속에서 대부분의 하렘을 독점하 는 소수의 행운을 잡은 수컷의 일원에 들어갈 수 있는 자식을 확실히 만들어 내면 암컷이 획득할 수 있는 손자 수는 엄청나게 많아질 것이다. 이 결과 다음과 같은 일이 생긴다. 즉, 암컷의 눈으로 볼 때에 수컷이 갖춰야 할 가장 바람직한 성질의 하나는 단적으로 성적 매력 바로 그 자체이다. 특히 매력적인 훌륭한 수컷과 교미한 암컷이 낳은 자식은 다음 세대의 암컷들에 대해서도 매력적인 수컷이 될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이 자식들은 어미에게 많은 손자를 갖도록 할 석이다. 물론 처음에는 암컷도 큰 몸체와 같은 분명히 유익한 성질을 기 준으로 하여 수컷을 선별하고 있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일단 그 종의 기준이 동종의 암컷 들 사이에서 매력적인 것으로 널리 받아들이게 된다면 그들의 성질은 단순히 매력적이라는 것만의 이유로 자연 선택에 있어서 유리함을 계속 유지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풍조 수컷의 꼬리와 같은 사치스러움은 어떤 종류의 불안정하고 일방적인 과정 을 거쳐 진화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 옛날 풍조의 암컷은 보통보다 조금 긴 꼬리를 가진 수 컷을 바람직한 성질의 소유자로 보고 선택했는지도 모른다. 그것은 아마도 튼튼하고 건강한 체격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수컷의 꼬리가 짧은 것은 비타민 부족의 표시였을지도 모른다. 그것은 먹이 획득 능력이 빈약한 증거다. 혹은 아마도 짧은 꼬리를 가진 수컷은 포식자로부 터 도망치는 것이 서툴러서 그 때문에 꼬리를 잘려 먹혔을지도 모른다. 여기서는 따로 짧은 꼬리 그 자체가 유전된다고 가정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주의하라. 단순히 짧은 꼬리가 어떤 유전적 열세의 하나의 지표로 되어 있다고 가정하면 그것으로 족하다. 어쨌든 이유가 무엇 이든 풍조의 선조였던 오래 전의 암컷은 평균보다 긴 꼬리를 가진 수컷을 선택적으로 찾아 다녔다고 가정하자. 수컷의 꼬리 길이의 자연적 변이에 '어딘가' 유전적 배경이 있었다면 집 단 속의 수컷의 꼬리의 평균 길이는 암컷의 상기의 선택에 의해 길어졌음에 틀림없다. 암컷 이 따르는 규칙은 단순하다. 모든 수컷을 보아서 가장 긴 꼬리를 가진 개체를 선택하면 된 다. 이 규칙에서 벗어난 암컷은 불리하게 됐다. 게다가 너무 긴 꼬리가 수컷에게는 실제로 부담이 됐다고 해도 이 사정은 더더욱 들어맞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꼬리가 긴 자식을 낳을 수 없었던 암컷들로부터는 매력적이라고 판정 될 수 있는 자식을 낳을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여성의 의상이나 미국의 자동차 디자인과 같이 보다 긴 꼬리를 가지는 경향은 이 렇게 시작되어 자기 스스로 세를 늘린 것이다. 꼬리가 너무 기괴한 길이에 달해 결국 그 때 문에 명백한 불리함이 성적 매력이라는 유리함을 압도하기 시작할 때야 이 경향이 겨우 정 지하게 됐다. 핸디캡 원리 이것은 간단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생각이고 다윈이 '성 선택'이라는 이름으로 이 방법을 제창한 이래 부단히 회의주의자의 주목으로 표적으로 되어 왔다. '여우님, 여우님' 이론의 제 창자로서 소개된 자하비도 성 선택의 설명을 불신하는 자 중의 한 사람이다. 그는 그 대신 '핸디 캡 원리'라는 어처구니없고 비뚤어진 생각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우선 다음의 점을 지적한다. 암컷이 수컷 중에서 우량 유전자를 가진 놈을 선별하려고 하는 것 자체가 실은 수컷에 의한 사기 행위에 길을 터 주게 된다는 것이다. 강한 근육은 암컷에게 선택의 대상 으로 에누리없이 좋은 성질일 것이다. 그러나 만일 그렇다면 덧대서 부풀게 한 어깨처럼 전 혀 실질적이 아닌 모조 근육이 수컷에게 발달하지 말라는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수컷으로 서 진짜 근육을 발달시키는 것보다 가짜를 만드는 것이 쉽다면 성 선택은 가짜 근육을 만드 는 유전자에게 유리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오래 지속되지는 못한다. 대항적인 선택 의 작용으로 머지않아 이 속임수를 간파할 능력이 암컷에게 진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수컷 이 성적인 거짓 선전을 해도 최종적으로는 암컷에게 발각되고 만다는 것이 자하비의 기본 전제이다. 그러므로 그는 다음의 결론을 내린다. 즉, 참으로 성공하는 수컷은 거짓 선전을 하지 않고 오히려 거짓이 없다는 것을 상대가 즉시 알도록 표시하는 수컷임에 틀림없다는 것이다. 가령 강한 근육이 문제라면 간단히 시각적으로만 강하게 보이는 근육을 과시하는 수컷은 곧 암컷에게 탐지되고 말 것이다. 이에 대해 실제로 무거운 물체를 들어올리는 등 보라는 듯이 행동하므로 강력한 근육의 소유자임을 증명해 보이는 수컷이 암컷의 신용을 쟁 취할 수 있을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자하비는 훌륭한 수컷이란 단지 우수한 수컷으로 보이 도록 하는 것만으로는 안 되고 진짜 우수한 수컷이어야만 한다고 믿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회의적인 암컷에게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따라서 과시 행동은 진짜로 훌륭한 수컷에게만 가능할 수 있도록 진화될 것이다. 여기까지 이야기는 매우 좋다고 본다. 자하비의 이론은 앞으로 계속되는 부분이 걸림돌이 된다. 풍조와 공작새의 꼬리, 사슴의 거대한 뿔들을 비롯하여 성적으로 선택된 형질은 그 소 유자에게 핸디캡을 주는 것같이 보여서 지금까지는 역설적인 존재라고 간주하는 것이 보통 이었다. 그런데 자하비는 이들 형질이 정확히 그것들이 핸디캡이 되기 때문에 진화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길고 거추장스러운 꼬리를 가진 수컷의 새는 실은 암컷에 대해 이런 꼬리를 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살아 남아 있을 정도로 완강하고 훌륭한 수컷이다라고 선전 하고 있다고 한다. 두 남자가 달음박질하는 것을 여자가 지켜 보았다고 상상해보자. 양자가 동시에 결승선에 도달할 때, 한 남자는 석탄을 넣은 자루를 등에 지고 뛰었다고 하면 그 여 자는 당연히 짐을 진 남자가 실제로 발이 빠르다고 결론지을 것임에 틀림없다. 나는 자하비 이론을 불신한다. 더욱이 나의 회의에 대해서는 내가 처음으로 이 이론을 들 었을 때만큼 확고한 자신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이론을 들었을 때 나는 그 생각의 논리적인 결론은 발도 하나, 눈도 하나밖에 없는 수컷이 진화해야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출신의 자하비는 즉석에서 이와 샅이 답하였다. "우리 나라 최고의 장군 중 한 사 람은 애꾸눈이다." 그럼에도 부구하고 핸디캡 이론에 근본적인 모순이 포함되어 있는 것처 럼 보인다고 하는 문제는 아직도 남아 있다. 남일 핸디캡이 진짜라면 -이론의 본질상 핸디 캡은 진짜가 아니면 곤란한데- 그것은 암컷을 매혹할 수 있는 것 같은 확실함으로 자손에 대해서 불리함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 핸디캡이 딸에게 전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핸디캡 이론을 유전자의 말로 바꿔 말하면 다음과 같다. 수컷에게 긴 꼬리와 같은 핸디캡 을 발달시키는 유전자는 암컷이 그 핸디캡을 갖고 있는 수컷을 선택함으로써 유전자 풀 속 에서 점점 불어난다. 암컷이 핸디캡을 가진 수컷을 뽑는 것은 암컷에게 그와 같은 선택을 하게 하는 유전자가 유전자 풀 속에서 빈도 증가가 일어나는가? 핸디캡을 짊어지고 있음에 도 불구하고 성체에 이르는 수컷은 그 밖의 형질에 관해서는 좋은 유전자를 갖고 있음에 틀 림없고, 따라서 핸디캡을 가진 수컷을 좋아하는 암컷은 자동적으로 다른 면에서 좋은 유전 자를 가진 수컷을 선택한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우수한 '다른' 유전자는 새끼들의 몸에 유리하게 작용하여 살아 남은 아이들이 핸디캡 그 자체의 유전자와 같이 암컷에게 핸 디캡을 가진 수컷을 선택하게 하는 유전자를 증식시킨다는 것이다. 가령 핸디캡을 만들어 내는 유전자가 아들에게만 효력을 나타내는 한편 핸디캡을 만들어 내는 유전자가 아들에게 만 효력을 나타내는 한편 핸디캡을 가진 개체에 대한 성적인 호감을 촉구하는 유전자가 암 컷에게만 영향을 주게 된다면 이 이론도 혹시 유효할지 모른다. 그러나 말로서만 공식화되 어 있는 한에서는 이 이론이 유효한지 아닌지 분명하게 말할 수 없다. 이와 같은 이론이 어 느 정도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지를 더 잘 검토하려면 수학 모델로 표현해 볼 필요가 있 다. 현재까지는 핸디캡 원리를 유효한 모델로 하려고 하는 수리 유전학자들의 시도는 모두 실패로 끝났다. 이것들은 그것이 유효한 원리가 아니기 때문인지도 모르고, 또는 도전한 수 리 유전학자가 충분히 총명하지 못해서인지도 모른다. 그들 중에는 메이나드-스미스도 포함 된다. 내게는 어딘지 전자의 가능성이 타당한 것처럼 여겨진다. 일부러 자기에게 핸디캡을 붙이는 흉내를 내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다른 수컷에 대한 우 위를 과시한다고 하면 그러한 방법으로 수컷이 자기의 유전자적 성공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예컨대 하렘을 만들고 그것을 유지하는 바다코끼리는 암컷을 향 해 심미적인 매력을 과시함으로써 그것을 달성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하렘에 침입하려고 하 는 수컷을 모두 물리친다는 단순한 수단에 따르고 있다. 하렘의 소유자는 지금까지도 싸워 이기고 하렘 소유자의 자리를 계속 지켜왔다는 명백한 사실만 해도 그 지위를 노리는 침입 자들과의 싸움에서 이후에도 이긴다는 예견이 있다. 침입자는 승산이 적다. 비록 이길 수 있 는 힘이 있어도 지금까지 패해 왔다는 이유로 하렘 소유자와만 교미하는 암컷은 많은 별볼 일 없는 독신 건달 수컷 중에서 되풀이 등장하는 도전자를 격퇴할 만한 완강한 수컷에게 자 기의 유전자를 결연시키는 것이 된다. 아비가 보여 준 하렘 소유 능력은 운이 좋으면 어미 의 자식에게도 유전할 것이다. 더더욱 바다코끼리의 암컷에게는 실제로는 별로 선택의 자유 는 없다. 암컷이 하렘을 이탈하려고 한다면 그 소유자가 그 암컷을 혼내 주기 때문이다. 그 러나 싸움에 이기는 수컷을 배우자로 하므로 암컷은 자기의 유전자를 유리하게 한다는 원칙 에 변함은 없다. 이미 본대로 암컷이 그 배우자로서 세력권 소유자나 높은 순위를 점하는 수컷을 선호하는 예는 얼마든지 있다. 두 성간의 차이 이 장의 지금까지의 내용을 요약해 보자. 동물계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다른 번식 시스 템, 예를 들면 일부일처제, 난혼, 하렘제 등은 모두 암수 사이의 이해 대립의 산물로서 이해 할 수가 있다. 암수 어떤 개체도 그 생애에 있어서 번식상의 전체 성적을 최대화하는 것을 바라고 있다. 정자와 난자의 크기 및 수에서 볼 수 있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수컷 에게는 일반적으로 난혼과 자식 보호의 결여 경향이 보인다. 이에 대항하는 대책으로서 암 컷에게는 두 가지 대표적인 전략을 볼 수 있다. 그 하나는 내가 훌륭한 수컷을 뽑는 전략이 고 한 것, 또 하나는 가정의 행복을 우선으로 하는 수컷을 뽑는 전략이라고 하는 것이다. 암 컷이 이들 두 대항책의 어느 것을 취하는 경향을 나타내든, 또 수컷이 그것에 어떻게 대응 하든, 어느 것도 종을 둘러싼 생태학적인 상황이 결정할 것이다. 물론 실제로는 위 두 전략 의 모든 중간형이 보이고, 이미 말한 대로 아비가 어미보다 열심히 자식의 보호에 임하는 예도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특정 동물종의 세부 사항은 관여하지 않는다. 따라서 어떤 종이 어떻게 어떤 번식 시스템을 나타내고 다른 시스템은 나타내지 않는가라는 요인론 은 다루지 않겠다. 그 대신에 일반적으로 수컷과 암컷 사이에서 널리 관찰되는 다른 점을 들어서 그것들이 어떻게 해석되는지 생각하기로 하자. 이 때문에 두 성간에 조금의 차이밖 에 볼 수 없는 종, 즉 일반적으로 암컷이 가정의 행복을 우선으로 하는 수컷을 택하는 전략 을 좋아하는 종은 더 강조하지 않기로 한다. 암수의 색채 수컷이 성적으로 매력적이고 화려한 색채를 나타내는 반면에 암컷은 좀 충충한 색채를 나 타내는 경향이 있다. 암수 어느 개체도 포식자에게 먹히기는 싫어한다. 그러면 두 성 모두 단조로운 색채를 나타내는 방향으로 어떤 진화적 압력을 받고 있을 것이다. 선명한 색체는 배우자와 같이 포식자도 유인하기 때문이다. 유전자의 말로 말하면 우중충한 색채를 나타내 게 하는 유전자보다 선명한 색채를 나타내는 유전자 포식자로부터 생명을 잃을 가능성이 높 다. 한편 다음 세대로 전해질 가능성이라면 우중충한 색채를 띠게 하는 유전자가 선명한 색 채를 띠게 하는 유전자보다 아마 덜할지도 모른다. 색이 우중충한 개체는 배우자를 유혹하 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여기에는 두 개의 서로 대립하는 선택압을 볼 수 있다. 즉, 포식자는 유전자 풀에서 선명한 색채의 유전자를 제거하는 경향이 있고, 성적 파트너는 충 충한 색채를 띠게 하는 유전자를 제거하는 경향을 보인다. 많은 다른 경우와 같이 유능한 생존 기계는 대립하는 선택압의 타협의 산물로 생각된다. 여기서 흥미가 있는 것은 수컷으 로서의 최적 타협점이 암컷과 다르다는 것이다. 이는 수컷이 큰 위험을 걸로 큰 벌이를 노 리는 도박꾼적 존재라고 보는 우리의 견해와도 완전히 합치하고 있다. 암컷이 만드는 난자 한 개에 대응하는 수컷이 만드는 정자는 막대한 수에 달하므로 개체군 속의 정자의 수는 난 자를 휠씬 높아진다. 즉, 난자는 상대적으로 귀중한 자윈 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암컷은 수컷의 경우만큼 성적 매력이 강하지 못해도 난자의 수정을 보증할 수 있다. 한 마리의 수 컷이 극히 많은 암컷에게 자식을 낳게 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화려한 꼬리가 포식자를 유인하거나 덤불에 걸리거나 해서 단명해지더라도 수컷은 죽을 때까지 막대한 수의 자식을 볼지도 모른다. 그런데 성적 매력이 없는 충충한 색채의 수컷은 암컷만큼 오래 살지는 몰라 도 자식을 거의 갖지 못하고 자기의 유전자를 다음 세대에 전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만약 세계를 손에 넣어도 불사신의 유전자를 잃어버리면 수컷에게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배우자 선택시의 행동 두 성 사이에 널리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차이는 누구를 배우자로 뽑는가에 대해 암컷이 수컷보다 신중하다는 것이다. 암수를 불문하고 신중함이 필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다른 종 개체와의 교미를 피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교잡은 여러 이유에서 불리하 다. 사람과 양 사이의 교미와 같이 교미의 결과가 배형성을 이루지 못하고 손실도 별로 많 지 않은 예도 있다. 그러나 말과 당나귀와 같은 가까운 종간에 교잡이 생기면 그 불이익은 적어도 암컷의 파트너에 있어서는 매우 클 수 있다. 교잡의 결과 노새의 배가 형성되 가능 성이 있고, 그렇게 되면 그 배는 11개월에 걸쳐 당나귀의 자궁을 차지하게 된다. 노새 때문 에 당나귀는 전체의 보호 투자 중의 매우 많은 양이 지출되고 만다. 태반을 통하여 흡수되 는 먹이나 후에 우유로 흡수되는 것 뿐만이 아니라 가장 중대한 손실은 다른 자식을 키우는 데 싸야 할 시간으로 소비되는 보호 투자이다. 성체에 이른 노새는 번식 불능이다. 아마 말 과 당나귀의 염색체는 매우 닮아서 서로 협동하여 수우하고 완강한 노새의 몸을 만들 수는 있으나 감수 분열에서 적절한 공동 작업을 수행할 정도로는 닮지 않았다. 정확한 이유가 무 엇이든 간에 어미가 노새를 키우기 위해 지불한 적지 않은 투자 그 자체는 어미의 유전자 입장에서 보면 완전히 낭비가 되는 것이다. 암말은 교미의 상대가 말이 아닌 당나귀가 되지 않도록 매우 주의해야만 한다. 유전자의 언어로 말하면 다음과 같다. 말의 체내에서 "몸아, 네가 암컷이거든 상대가 말이거나 당나귀이거나 어쨌든 나이가 많은 수컷과 교미하라." 등 의 지령을 내리고 유전자는 즉시 노새라는 주머니 속에 갇히고 마는 처지가 된다. 더욱이 이 노새를 위한 보호 투자의 결과, 번식 가능한 망아지를 키우는데 필요로 하는 어미의 능 력은 다소 감소하게 된다. 한편 다른 수컷은 비록 다른 종의 개체와 교미해도 잃는 것은 적 다. 물론 그 때문에 수컷이 아무런 이익도 받지 못하는 것은 암컷의 경우와 같을지라도 배 우자의 선택에 있어서 수컷이 신중하지 못하다는 것은 예상할 수 있다. 이 점에 관한 관찰 은 모두 이 예상이 들어맞았다. 암수의 성 선택 유형 같은 종의 개체 사이에 있어서도 배우자 선택을 신중히 해야 할 이유가 여러 가지 있다. 예를 들면 종잔 교잡과 같이 크나큰 유전적 손실을 낳기 쉽다. 이것은 근친 상간에 의해 치 사성 또는 반치사성의 열성 유전자의 작용이 표면에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여기서 도 또한 암컷이 입는 손실은 수컷보다 크다. 어느 자식에 대해서건 암컷이 수컷보다 큰 투 자를 하기 때문이다. 근친 상간의 터부가 존재하는 곳에서는 암컷이 수컷보다 엄격히 이 터 부를 지키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근친 상간 관계에 있는 개체 중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연상의 개체라고 가정하면 근친 상간적 결합은 수컷이 암컷보다 연상의 경우일 때가 그 반대의 경우보다 많다고 생각된다. 예를 들면 아비와 딸 사이의 근친 상간이 어미 와 아들 사이의 근친 상간의 빈도보다 높고 남매간의 근친 상간의 빈도가 중간 정도로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수컷이 암컷에 비해 상대를 가리지 않고 교미하는 경향이 강하다. 암컷은 한 정된 난자를 비교적 느린 속도로 생성하기 때문에 다른 수컷과 공연히 많은 교미를 거듭해 도 이익은 아무것도 없다. 한편 수컷은 매일 막대한 수의 정자를 만들 수가 있으므로 상대 를 가릴필요 없이 많은 교미를 해서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지나친 교미는 약간의 신간 과 에너지 손실을 제하면 실제로는 암컷에게도 대단한 대가가 아닐지 모른다. 반면에 암컷 에게 있어 그것은 아무런 적극적 이익에 관련되지 않는다. 한편 수컷에게는 이제 더 이상 많은 암컷과 교미를 거듭하지 않아도 좋다는 한계는 없다. 수컷에게 있어 과잉이라는 말은 의미가 없다. 인간의 성 선택 나는 지금까지 인간에 대해서 확실하게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장에서 거론한 바와 같 은 진화론적 논의에 대해 생각할 때 우리가 속하는 인간이라는 종과 우리의 개인적 경험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수컷이 장기간에 걸쳐 성실함을 어떤 식으로 증명해 보일 때 까지 순결을 지키려는 암컷의 생각은 잘 알려진 감정에 호소할 것이다. 이것은 인간의 여성 이 훌륭한 남성을 고르는 전략이 아닌 가정의 행복을 우선으로 하는 남성을 택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실 대부분의 인간 사회는 일부일처제를 취 하고 있다. 우리가 속한 사회에서도 부모의 보호 투자는 어느 것이든 크고 분명히 불균형하 지 않다. 확실히 모친은 아이를 위해 부친보다 더 직접적인 일을 한다. 그러나 부친도 아이 에게 주는 물질적 자원을 얻기 위해 간접적이나 열심히 일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한편 에서는 난혼적인 사회도 있고 하렘제에 기초한 사회도 많다. 이 놀랄 만한 다양성은 인간의 생활 양식이 아닌 오히려 문화에 의해 주로 결정됨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남성에 게는 일반적으로 난혼적 경향이 있고 여성에게는 일부일처제적인 경향이 있다고 한다. 진화 론적 입장에서 이 예상이 맞을 수 있다. 특별한 사회에 있어서 이 두 가지 경향 중 어느 것 이 남을 압도하는지는 문화적 상황의 세부적인 것에 의존한다. 이것은 다른 동물에 있어서 그것이 바로 생태학적 세부 사항에 의존하는 것과 같다. 인간의 성의 선전 행위 우리가 소속하고 있는 사회의 양상 중에 결정적으로 차격적인 것의 하나는 두 성의 선전 행위에 관한 일이다. 이미 본 바와 같이 성 차이가 존재할 때에는 진화론적 입장에서 다음 과 같은 것이 강하게 예상된다. 즉, 자기를 과시하는 것은 남성이고 여성은 충충한 색채를 나타내게 될 것이다. 그런데 현대 서구인은 이 점에 관해서 의심없이 예외적인 존재이다. 물 론 화려하게 치장하는 남성과 우중충하게 꾸민 여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평균적 으로 보면 우리의 사회에 있어서 공작의 꼬리에 상당하는 것을 과시하고 있는 것은 여성이 지 남성은 아니다. 여성은 얼굴에 화장을 하고 가짜 속눈썹을 붙인다. 배우와 동성연애자를 제외하면 일반적으로 남성은 그런 짓을 하지 않는다. 여성은 자신의 용모에 매우 관심을 가 지고 있고, 신문과 잡지가 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남성용 잡지는 남자의 성적 매력 문제 로 그렇게 열중하지 않는다. 자기의 의상이나 용모에 이상하게 관심이 있는 남성은 남성끼 리뿐만 아니라 여성에게도 경원시되기 쉽다. 이야기 중에 여성이 화제가 될 때에는 대개 정 해진 그녀의 성적 매력이나 그것의 부족함에 대하여 언급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말 상대가 여성이든 남성이든 간에 변함없다. 남성이 화제에 오를 때에 사용되는 형용사는 성과는 관 계가 없는 것이 더 많을 것 같다. 이런 사실에 직면하면 생물학자는 그가 보아온 인간 사회는 실은 여성이 남성을 가지고 경쟁하는 사회이고 그 역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풍조의 경우에 암컷이 충충한 색 채를 나타내는 것은 그 암컷이 수컷을 가지고 경쟁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우리는 생각 했다. 암컷이 유인술이 좋아서 신중하게 수컷을 고를 여유가 있으므로 수컷이 맑고 화려한 색채를 나타낸다. 풍조 암컷의 유인술이 좋은 것은 난자가 정자보다 희소한 자원이기 때문 이다. 현대 서구인은 어떻게 된 것인가? 실제로 남성은 상대가 애써 찾는 성, 파는 사랑 마 음대로인 성, 즉 신중하게 배우자를 선택할 수 있는 측의 성으로 되고 만 것일까? 만일 그 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