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2 들녘 (addhpf2 ) [크리스타니아 표류전설] 제1권 ...(5) 12/28 10:02 293 line 대기소에 도착하자, 평소에 알고 지내던 얼굴들도 보였 는데 원래 대기소에 있던 병사 몇 사람과 영주가 없는 하 크 마을을 이끄는 촌장 타켄이 바로 그들이었다. 그들만큼 은 이 마을에서 레일즈에게 호의적인 사람들이었다. "수고가 많으십니다." 웃음을 억지로 참으며 촌장이 근위 기사에게 인사했다. 근위 기사가 레일즈에게 깍듯이 대하는 것이 우스꽝스러 웠기 때문이다. 얼굴이 붉어지고 어깨가 조금 들썩였다. 그런 촌장의 모습을 긴장하고 있다고 잘못 생각했는지 근 위 기사는 근엄한 표정을 지으며 촌장의 노고를 치하했다. 촌장은 병사 한 사람에게 말을 돌보라고 이야기하고는 기사를 대기소 안으로 안내했다. "자, 레일즈님도 안으로 드시지요." 타켄은 일부러 정중한 말투로 레일즈에게 말을 건넸다. 지금까지 그는 레일즈를 부를 때 존칭을 붙이지 않았다. 대기소 안은 멋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장식 따위는 아무 것도 없이 병사들이 사용하는 무기가 오른쪽 벽에 기대어 세워져 있을 뿐이었다. 한가운데에는 커다란 테이 블이 놓여 있고 변변치 못한 의자가 그 주위에 아무렇게 나 널려 있었다. 상좌에 해당하는 자리를 촌장이 기사에게 권했다. 그러 나 기사는 레일즈에게 신경 쓰느라 망설이다가 레일즈가 반대편에 먼저 자리를 잡자 그제서야 앉았다. 촌장도 레일 즈의 오른편에 조용히 자리를 잡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겁니까?" 촌장은 궁금하다는 표정을 감추지 않고 근위 기사에게 물었다. 레일즈 또한 같은 표정으로 기사의 대답을 기다렸 다. 그러자 기사가 '그렇다면 이야기를 시작해 보지요' 하 는 태도로 말을 꺼냈다. "왕성에 적이 침입했습니다." 근위 기사가 끄집어낸 말은 놀랄 만한 내용이었다. 레일 즈는 자기도 모르게 의자에서 벌떡 일어서며 기사가 한 말을 반복했다. 타켄 촌장의 안색도 싹 변했다. "그렇다면 적의 숫자는?" "성안으로 잠입한 놈은 하나뿐입니다. 물론 일당이 몇 명 더 있었던 모양입니다만……." "한 명이 그런 일을 저질렀단 말인가요?" "대단한 능력을 가진 자겠군요." 촌장이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감상을 피력했다. 근위 기 사도 어정쩡한 표정을 지으면서 맞장구를 쳤다. 말은 안 했지만 레일즈 또한 촌장과 같은 생각이었다. 경계가 삼엄한 왕성으로 몰래 숨어들었다가 무사히 탈 출했다면 보통 솜씨가 아닌 게 분명했다. 그렇지 않다면 엄청나게 행운이 따랐거나. "적은 어쩌면 생계가 어려운 모험자였던 것 같습니다. 무리는 네다섯 명으로 성에 잠입한 도적만 인상이 알려졌 을 뿐 나머지는 어떤 자들인지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어 쨌든 수상한 자는 모두 잡아 왕도로 연행하라는 것이 재 상님의 명령입니다." '과연 재상다운 명령이로군.' 레일즈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런데, 그 도적들의 목적은 뭐랍니까?" 레일즈가 묻자 근위 기사는 잠깐 말을 고르는 듯했다. "……보물을 훔치려 했거나 누군가를 암살하려고 했던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레일즈는 근위 기사의 말이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 다. 그러나 그걸 빼고는 달리 도적이 왕성에 숨어들어간 이유를 설명할 수가 없었다. 그때 레일즈의 머릿속에 전혀 다른 생각이 떠올랐다. 비인을 놀라게 만든 식인곰의 정체가 지금 말하는 도적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도적이라면 가 도를 다니지 못하고 숲 속의 길을 다니는 일이 충분히 가 능했다. 그러나 어찌 됐든 도적이 마을에 해를 입힐 생각이 없다 면 레일즈에게는 아무런 상관 없는 일이었다. 아직기사가 되지 않은 이상 재상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생각은 털끝 만큼도 없었다. 그러나……. "아버님에게서 레일즈님과 잘 협력해서 일처리를 하라 는 분부를 받았습니다. 들은 바로는 검술 솜씨가 대단하다 면서요?" 레일즈의 가슴속에 가라앉아 있던 분노가 다시 솟았다. 아버지는 자신이 기사가 되는 것을 당연한 일로 여기고 있었다. 자신의 인생인데도 불구하고 자기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게 참을 수 없이 분하고 억울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 까지 밖으로 드러낼 필요는 없을 것 같아 레일즈는 순순 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물론 마을 사람들도 모두 협력할 겁니다. 도적이 이 마 을에 숨어들었다면 반드시 체포할 수 있을 테니 걱정 마 십시오." 촌장이 레일즈의 말이 끝나자마자 입을 열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근위 기사는 살짝 아래턱을 끄떡이며 말했다. 레일즈는 촌장이 경솔하게 일을 떠맡는다는 생각이 들 었다. 하크 마을 사람들이 도적을 체포하는 데 협력할 리 가 없었다. 그러기는커녕 재상이 뒤쫓고 있다는 이유만으 로 도적을 감싸고 돌 마을 사람이 있다고 해도 하나도 이 상할 것이 없을 지경이었다. 그러니 진짜 도적을 체포하고 싶다면 우선 마을의 집들을 모두 수색해야만 했다. 그러나 레일즈는 그런 사실을 알려줄 생각이 전혀 없었 다. 근위 기사에게 적당히 협력하는 척하는 선에서 자신의 책임은 끝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것이 아버지에 대한 반항심 때문이란 것은 잘 알고 있 었다. 스스로가 생각해 봐도 어린애 같은 태도였다. 그러 나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도저히 분을 삭이지 못할 것 같았다. 대기소를 나섰을 때는 이미 태양이 서쪽 숲 속으로 넘어 가고 있었다. 저녁 노을을 바라보는 순간 레일즈는 배가 고프다는 것을 느꼈다. 생각해 보니 아침에 집을 나설 때 빵 몇 조각을 집어먹고는 아무 것도 입에 넣은 것이 없었 다. 거기다가 무겁기 짝이 없는 갑옷을 입고 하루 종일 이 리저리 뛰어다녔으니 배가 고플 만도 했다. 레일즈는 주린 배를 움켜쥐고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레 일즈의 집은 마을의 중심에서 남쪽으로 약간 벗어난 곳에 있었다. 지금쯤 어머니는 식사 준비를 하고 계실 것이다. 어머니는 레일즈가 돌아오는 시간 따위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으셨다. 그렇게 매일 정해진 시간에 저녁을 지으시 기 때문에 귀가 시간이 늦으면 따뜻한 저녁 식사는 생각 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오늘은 충분히 여유가 있었다. 레일즈는 느긋하게 걸어서 집에 도착했다. 그리고 현관 앞에 서서 아무렇지 않게 문을 열려고 했다. 그러다가 문 득 손을 멈추었다. 집 안에서 이야기 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다. 레일즈가 외출해 있는 이상 집에는 어머니 혼자 계실 터였다. 레일 즈의 집에는 손님이 찾아오는 경우가 극히 드물었다. 게다 가 어머니는 혼잣말을 하실 분도 아니셨다. "도대체 누굴까?" 레일즈는 의아하게 생각하면서 문을 열었다. "어머니." 불안이 섞인 탓인지 레일즈는 여느 때보다 큰 소리로 어 머니에게 인사를 드렸다. "그래, 오늘은 일찍 들어왔구나." 대답과 함께 어머니가 부엌 쪽에서 아무 일 없는 표정으 로 모습을 나타냈다. 손에는 음식이 가득 담긴 접시를 들 고 있었다. 안심이 되자 갑자기 무릎에 힘이 쭉 빠졌다. "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단다. 자, 어서 와서 밥 먹어라." 어머니는 말을 마치고 서둘러 식탁이 있는 방으로 들어 갔다. 레일즈도 바로 따라 들어갔다. 그러나 식탁이 있는 방으로 들어서는 순간 풀어졌던 마음이 다시 바짝 조여들 었다. 식당에 두 사람의 낯선 손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레일즈가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이거 폐를 끼치고 있네." 그 중 신관의 옷을 입고 있는 드워프(난쟁이족)가 레일 즈를 향해 정중하게 머리 숙여 인사했다. 신관복의 가슴에 는 행운신 차자의 문장이 자수로 놓아져 있었다. 비쩍 마 른 또 한 사내는 레일즈를 힐끗 한 번 쳐다봤을 뿐 식탁에 차려놓은 음식을 먹느라고 바빴다. "이분들은?" 레일즈는 의아하게 생각하면서 어머니에게 물었다. '아버지가 예전에 알고 지내던 사람들인가. 아니면혹시 …….' 드워프 신관이나 깡마른 사내나 아무래도 모험자 같은 느낌을 주는 복장이었다. 드워프는 신관복 안에 사슬 갑옷 을 입고 있었고 또 한 사내도 겉옷 안에 가죽 갑옷을 입고 있었다. 그리고 두 사람 다 방 안에까지 무기를 가지고 들 어왔는데 드워프는 아주 큰 도끼를 뒷벽에 세워놓았고 마 른 사내는 전혀 꾸민 데가 없는 짧은 검을 곁에 지니고 있 었다. 두 사람 다 손을 뻗으면 언제라도 싸움을 벌일 수 있 는 태세였다. "이분들은 우리 집에 찾아온 손님이시란다. 특별히 내가 초대한 건 아니다만." 어머니는 새로운 요리를 식탁 위에 내놓으면서 그런 애 매한 설명을 했다. "손님들인 것은 알고 있어요." 레일즈는 괜스레 뿔이 났다. 어머니의 대답은 언제나 그 런 식이었다. 진실을 알려 주는 게 죄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언제나 막연하게밖에 말하지 않았다. "어머니께서 집을 비우신 동안 우리가 집에 들어왔지. 돌아오신 뒤에 물으시기에 배가 고파서 찾아왔다고 말씀 드리니 이렇게 성대한 음식을 차려주셨네." "면목없네." 드워프는 머리를 긁으면서 호쾌하게 웃었다. "너무 배가 고팠어. 물론 음식값은 두고 갈 생각이었네. 도둑질은 거래가 아니지. 그렇게 해서는 행운을 나누어가 질 수가 없으니까." 레일즈는 그들의 말을 들으며 확신했다. 이 두 사람이야 말로 왕성에 숨어들었다는 도적들임에 틀림없었다. '왜 하필 우리 집에 온 거야!' 레일즈는 그렇게 외치고 싶은 것을 간신히 억눌렀다. 근위 기사에게 협력할 생각은 없었지만 도적을 숨겨줄 생각도 없었다. 만일 이 사실이 마을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그들은 주저하지 않고 대기소에 신고할 것이다. 도적을 감 싸기보다 피보라 기사 랏셀의 가족을 궁지에 몰아넣는 길 을 선택할 것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레일즈는 스스로에게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물었다. 기분이 붕 뜨고 수프 그릇을 쥔 손이 살짝 떨렸다. 옥수 수를 으깨 만든 수프가 아니었다면 접시에서 음식물이 튀 어나왔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 자리에서 결판을 낼까?' 다행히 레일즈는 지금 완전 무장한 상태였기에 그것도 가능했다. 그러나 상대방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가 없었다. 그들은 둘 다 모험자가 분명했다. 드워프는 신관이고 마 른 사내는 도적일 것이다. 무기를 써서 싸우는 것이라면 전사인 레일즈가유리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오랜 동안 모 험생활을 해온 사람들이므로 그들이 어떤 수를 쓸지 짐작 조차 힘들었다. 아니, 짐작할 수가 없었다. 아무리 검술 단련을 열심히 했다 해도 레일즈는 역시 실전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늑대나 들개를 칼로 벤 적은 있지만 사람을 상대로 싸워 본 적은 아직 한 번도 없었다.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아버지가 집에 오셨을 때 벌인 격 렬한 대련뿐이었다. 그때 벌인 대련들은 기사들이 배우는 정규 검술에 머물지 않고 아버지가 모험자 시대에 익힌 실전적인 전투 방법까지 망라돼 있었다. 레일즈의 검술 솜씨에 대해서는 아버지도 인정하셨다. 그러나 솜씨만으로는 살아나갈 수 없다는 것도 빼먹지 않 고 강조하셨다. 그런 저런 이유로 아버지는 레일즈에게 기 사가 되라고 권하셨다. 아니 그것은 거의 강요에 가까웠 다. 그것이 레일즈의 부아를 돋궜다. 모험자 시대의 아버지 는 재산과는 인연이 멀었지만 자신의 검 하나로 살아왔다. 권력은 없었지만 명성은 높았다. 물론 전설적인 영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는 아니었다. 아버지는 그들처럼 시 련을 극복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이 어린 레일즈에게 아버지는 더할 나위 없는 영웅이었다. 그 아버지가 지금은 피보라 기사라는 더러운 이름으로 불리는 재상의 충실한 사냥개로 전락되어 있는 것이다. 레일즈는 그러한 사실들을 참아낼 수가 없었다. 그러나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그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었는지 도 모른다. 아버지가 모험자였을 무렵 어머니가 얼마나 고생을 했 는지 레일즈는 어렴풋하게나마 기억하고 있었다. 보통사 람처럼 살려고 했으면 별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모험을 하려면 준비에 돈이 들었다. 값비싼 무구(武具)를 갖춰야 함은 물론, 그 밖에도 여러 가지로 돈이 들게 마련 이었다. 게다가 모험에 성공할지 실패할지 미리 알 수도 없었고 설사 성공한다 해도 기대했던 대로 보수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레일즈는 이제 어린애가 아니었다. 꿈을 꾸는 것만으로 는 살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다낭 반도에는 이제 더 이상 모험을 감행할 장소가 남아 있지 않았다. 모험자가 되어봤자 사람들의 성가신 문제를 해결해 주고 푼돈을 거둬들이는 일밖에 할 수 없었다. 형 편없이 찌그러져 들도적으로 전락한 모험자들 얘기도 자 주 들렸다. 바로 그랬기 때문에 사이아, 비인과 모험자가 되기로 한 약속을 깨뜨리고 자기의 바람과도 어긋나는 기사가 되겠 다는 결심을 했던 것이다. 그러나 설사 기사가 된다 해도 아버지처럼 재상의 충실한 사냥개로 인생을 바칠 생각은 없었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앞에 놓인 수프 그릇이 텅 비 어 있었다. 레일즈는 무의식적으로 스푼을 열심히 입으로 나르고 있었던 것이다. 언뜻 고개를 드니 드워프가 묘한 눈길로 레일즈를 바라 보았다. "아주 훌륭한 갑옷을 입고 있군. 모험자라도 되고 싶은 겐가?" 그가 말을 걸었다. 그러나 레일즈를 의심하고 있다는 느 낌은 들지 않았다. "글쎄……." 레일즈는 대답을 얼버무리며 목소리가 떨리지 않게 하 려고 온 힘을 다 기울였다. "질문을 받았으면 똑바로 대답해야지." 어머니가 설교조로 말했다. "어떻게 대답하든 제 마음이잖아요." 어머니는 아무래도 자기의 속마음을 못 읽는 것 같았다. 사실 똑바로 대답을 할 수가 없어서 말을 얼버무렸던 것 인데……. "어머니 말을 잘 들어야지." 도적이 빙긋빙긋 웃으며 한 마디 참견했다. 레일즈는 자기도 모르게 화가 났다. 그래서 이 두 사람 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결정했다. 자신이 잡아 데려갈 생 각은 없었다. 다만 근위 기사에게 사실을 알리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 뒤의 일은 알 바 아니었다. 이 두 사람이 도 망치든 잡히든 그건 레일즈와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그러나 서둘러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누군가가 두 사람 이 레일즈 집에 있다고 밀고할지도 몰랐다. 레일즈는 입가를 훔치고 의자에서 벌떡 일어섰다. "더 안 먹니?" 레일즈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옷 갈아입고 올게요." "몸도 좀 씻고 오너라. 땀냄새가 진동하는구나." "알았어요." 두 손님에게도 인사를 하고 식탁을 떠났다. 그러나 중요 한 뭔가가 생각나서 문에서 돌아섰다. "이분들이 몹시 피곤하실 것 같으니 오늘 밤 헛간에서 라도 주무시게 하면 어떨까요." 그렇게 하는 것이 제일 좋을 것 같았다. 이대로 집을 떠 나게 하는 것도 문제가 있었고 집 안에 머무르게 되면 어 머니가 위험에 빠질지도 몰랐다. "그렇게 해 주면 정말 고맙겠네." 드워프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렇잖아도 오늘밤은 어디서 자나 걱정하고 있었습니 다." "헛간이라도 좋으시다면……." 사람 좋은 어머니는 어쩔 줄 몰라하며 대답했다. "물론입니다. 그렇게만 해 주신다면 저희야 감사할 따름 입니다." 드워프는 호들갑스럽다고 느껴질 정도로 고마움을 표했 다. "이 집에 행운신의 은총이 가득하라고 기도드리겠습니 다." '조금 있으면 그 생각이 싹 달아날걸.' 레일즈는 마음속으로 그렇게 소리쳤다. 레일즈가 지금부터 하려는 일은 그들에게 원망은 살지 언정 감사받을 까닭이 없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