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식에 대하여(3) 딱히 생리적으로 못 받아들이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별로 먹고 싶지 않은 종류의 음식이 있다. 카레 우동이라는 것도 그 중 하나이다. 나는 카레도 우동도 좋아하는데, 그게 '카레 우동'이 되면 도무지 손을 댈 엄두가 안 난다. 정말 속수무책이다. 고로케 우동이라는 것을 며칠 전 신주쿠에서 우연히 봤는데, 그것도 역시 먹을 수 없을 것 같다. 도대체 왜 우동 속에다 구태여 카레니 고로케니 하는 분명하게 다른 부류의 이물질을 집어 넣는지,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그런 일들을 일일일 다 허용하다 보면 언젠가 '미트 소스 차즈께'* 같은 음식이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지 않은가? 요 얼마 전에 모 카이세키 요리집에서 아보카도와 리큐(利休) 무침이라는 요리를 먹었는데, 이것도 좀 먹기 곤란한 음식이었다. 보수적이라고 비난을 한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요컨대 평화스럽고 느긋하게 정상적인 음식을 먹고 싶다고, 내 희망은 그것뿐이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는 나도 그 옛날, 혼자서 생활하던 학생시절에는 정말 엉망진창으로 음식을 만들어서는 적당히 주린 배를 채웠다. 그러니까 별 대단한 소리는 할 수 없다. 당시 가장 빈번하게 만들던 요리는, 당장 집에 있는 걸로 만든 스파게티 한 가지밖에 없다. 스파게티라고 해서 무슨 명확한 맛의 기준 같은 것이 있는 게 아니고, 아무튼 스파게티를 잔뜩 삶아 놓고, 거기에다 냉장고에 남아 있는 것을 고르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전부 쓸어 넣고 흐물흐물하게 휘저을 뿐인, 그런 요리이다. 요리로서의 통일성 같은 것은 손톱만큼도 없다. 스파게티 속에 찹쌀떡과 토마토와 샐러미햄과 계란과 조미료와 무청이 함께 들어 있는 적도 있어, 지금 생각하면 구역질이 날 정도지만, 당시에는 '아, 맛있어 맛있어.' 하고 꿀꺽꿀꺽 먹었다. 호기심이 발동하는 분은 한번 시험해 보세요. 상당한 스테미너식이니까. 후후후. -------------------------------------------------------------------- * 차즈께란 밥에다 녹차를 부어 말아 먹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