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오모리 카즈키에 관하여 오오모리 카즈키(大森一樹)* 씨는 효고현 아시야 시립 세이도(精道) 중학교의 내 3년 후배이며, 내가 쓴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란 소설이 영화화되었을 때 감독을 맡은 사람이기도 하다. 이 사람은 겉보기에 짐승처럼 생긴데다 부랑자 같이 술을 마셔대고, 늘 거지 꼬락서니 같은 몰골에 이내 큰소리를 지르기가 일쑤지만, 상당히 좋은 사람이다. 적어도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다(그런데 어쩐지 이런 문장으론 칭찬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안 드는 걸). 오오모리 씨는 현재 아시야시 히라다초(平田町)의 맨션에 살면서, 일도 없이 낮에는 아이를 껴안고 주변의 해안을 거닐며 지내고 있는 모양이다. 안된 일이다. 소설가는 의뢰가 없어도 혼자서 갈짝갈짝 소설을 쓸 수 있지만, 영화 감독은 그렇지가 못하다. 자금도 필요하고, 스탭도 필요하고, 기재도 필요하다. 며칠 전 잡지에 실린 테크닉스의 턴 테이블 광고에 그가 나와 있길래 '굉장하군.' 이라고 했더니, '그까짓 것 아이 우유값 정도입니다. 더구나 턴 테이블 하나 얻지 못했는 걸요. 투덜투덜...' 이란다. 마츠시타(松下)전기도 그렇지. 오오모리 카즈키에게 턴 테이블 정도 주면 좋을텐데, 하고 생각하지만, 광고업계의 일이란 잘 모르니까 뭐라고도 말할 수 없다. 그러나 턴 테이블이 없어서 동요 레코드를 들려 주지 못하는 오오모리 카즈키는 오늘도 자장가를 입으로 웅얼거리며, 아이를 업고 아시야의 해안을 터덜터덜 배회할지 모르겠다. 그런 사람이 자기 회사 제품의 CM에 나온다고 하면, 마츠시타전기 회사도 잠자리가 편치 않을 것이다. 턴 테이블 정도 주고 싶다. 그건 뭐 그렇다치고, 오오모리 씨는 올해 하기로 돼 있던 기획이 몽땅 어그러져 버려, 굉장한 슬럼프에 빠져 있는 듯하다. 하세가와 카즈히코(長谷川和彦)*와 둘이 무슨 잡지에서 무척 우울한 내용의 대담을 했다는 정보도 있다. 아까도 말했지만,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니까, 오오모리 카즈키 씨에게 격려의 편지를 보내 주세요. <아르바이트 뉴스> 앞으로 보내 주시면 그에게 전하겠습니다. ------------------------------------------------------------------------ * 오오모리 카즈키 : 영화감독 * 하세가와 카즈히코 : 히로시마 태생. 영화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