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유명인(2) 대학생 시절, 신주쿠에 있는 조그만 레코드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1970년의 일이 아니었던가 생각한다. 아무튼 그랜드 펑크 레일로드가 방일하여 고라쿠엔에서 콘서트를 연 해이다(아, 그립다). 그 레코드 가게는 무사시노관의 건너편에 있었는데, 지금은 팬스 스토어로 바뀌었다. 당시에는 아직 무사시노관이 없었더랬다. 옆 빌딩 지하에는 이라는 재즈 바가 있어, 일하는 틈틈이 곧잘 거기에서 술을 마셨다. 한번은 내가 일하고 있는 레코드 가게에 후지 케이코* 씨가 온 적이 있다. 그러나 그때는 그 사람이 후지 케이코라고는, 나는 전혀 상상치도 못했다. 그다지 눈에 띠지도 않는 검은색 코트를 입고, 화장기도 없이, 아담한 몸집에, 어딘지 소소한 느낌이었다. 지금 젊은이들은 잘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후지 케이코하면 혜성처럼 나타나 연달아 히트곡을 발표하여 한 시대에 획을 그은 슈퍼스타였다. 지금의 야마구치 모모에*정도는 못되더라도 혼자서 부담없이 신주쿠 거리를 거닐 수 있는 존재는 아니다. 그런데 그녀는 매니저도 동반하지 않고 혼자서 훌쩍 내가 일하는 레코드점에 들어와서는, 아주 죄송스럽다는 표정으로 '저 팔려요?' 하고 방긋 웃으며 내게 물었다. 무척 인상이 좋은 웃음이었지만, 나는 무슨 영문인지 잘 몰라 안으로 들어가 주인을 데리고 나왔다. '아, 순조롭게 나가고 있습니다.' 하고 주인이 말하자, 그녀는 또 방긋 웃으며 '잘 부탁드리겠어요.' 라고 말하고는, 신주쿠의 혼잡한 밤거리 속으로 사라져 갔다. 주인장의 얘기에 의하면 그런 일이 이전에도 몇 번인가 있었다고 한다. 그 사람이 바로 후지 케이코였다. 그런 연유로 나는 전혀 엔카는 듣지 않지만, 지금까지 후지 케이코라는 가수를 아주 인상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다만, 이 사람은 자신이 유명인이라는 점에 평생 익숙해질 수 없지 않을까, 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 이후 이혼을 하기도, 이름을 바꾸기도 했다는 풍문이지만, 열심히 해 주었으면 한다. ----------------------------------------------------------------------- * 후지 케이코 : 가수. * 야마쿠치 모모에 : 지금은 은퇴했지만 1980년대 일본을 풍미했던 톱 여가수이자 배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