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쿄구 센고쿠와 유령 분쿄구 센고쿠의 계속. 내가 식객으로 지내고 있던 마누라의 집은, 도쿠가와(德川)가*의 옛 저택 일획에 서 있다. 일획이라고는 하지만 정원 저 한 구석이라서, 이렇다 할 유서도 아무 것도 없다. 단지 좀 난처한 것은─난처하달지 뭐랄지─이 집이 실은 옛 감옥 위에 서 있다는 점이다. 즉 집 밑에, 그 흔적이 있는 셈이다. 그런고로, 물론 유령이 나돈다. 나는 처음에는 그런 줄도 모르고, 어쩐지 음습하고 어둠침침하군, 하는 정도밖에 느끼지 못했다. 밤중에 화장실에 가거나 하면 묘하게도 으스스한 분위기가 감돌곤 했다. 마누라는 가끔 유령을 본단다. 유령이라고 해서 사람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게 아니라, 하얀 덩어리 같은 것으로, 그게 한 동안 집안을 둥실둥실 날아다니다가 벽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이다. 나는 본 적이 없으니까 구체적인 설명인 어렵지만, 대충 그런 정황인 듯하다. 아무튼 나는 시종일관 유령이라든가 UFO라든가, 그런 것을 보는 일이 없다. 내게는 아무래도 영(靈)을 감지하는 능력이 거의 완벽하게 결핍되어 있는 모양이다. 딱히 유령 따위 보고 싶지도 않으니까 그런 능력 없어도 아무런 상관이야 없지만, 어쩐지 예술가답지 않다. 내가 아는 화가 중에 일 년 내내 유령을 본다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 같은 경우 풍모도 그렇고 화풍도 그렇고 여기저기에 요기가 맴돌고 있어, 이 사람은 틀림없이 예술가일거야, 하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나야 유령이 나오는 집에 일 년이나 살면서도 한 번도 유령을 못 본 인간이니까, 그런 인간 앞에 나서면 몹시 주눅이 든다. 안자이 미즈마루 씨도 화풍으로 짐작컨대, 유령 같은 것 본 적이 없지 않을까. 만약 그렇다면 무척 기쁘겠는데, 자 어떨까요. --------------------------------------------------------------------- * 도쿠가와가 :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의 가문. 1603년부터 명치유신이 있던 1868년까지의 에도(江戶) 시대를 평화적으로 이끌어 갔던 장군 가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