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날의 일에 관하여 당연한 일이지만, 앞날에 무슨 일이 있을지 따위 알 수 없다. 절대로 모른다. 알 턱이 없다. 내가 어린아이었을 때의 일인데, 라디오를 듣고 있으려니 '저는 엘비스 프레슬리와 록을 제일 싫어합니다. 그런 것들은 얼른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라는 투고를 아나운서가 읽어댔다. 1950년대 후반, 당시는 엘비스의 최전성기였다. 그에 답하여 아나운서는 '그렇군요, 이렇게 시끄러운 록은 그다지 오래 지속되지 않겠지요.' 라고 말했다. 나는 아직 어린애였기 때문에 '그런가, 이런 로크롤은 이제 끝장인가.' 하고 순진하게 믿었다. 하지만 엘비스의 음악은 살아 남았고, 롤링 스톤즈는 한층 더 시끄러운 음악을 연주하여 몇 천만 달러나 벌어 들였다. 그리고 이것도 비슷한 시기의 일인데, 어떤 잡지에 '미래에 전자 두뇌는 일반에게도 보급될까요?' 라는 질문이 실려 있었다. 대답은 노(NO)였다. 왜냐하면 '인간의 두뇌에 필적할 만한 전자 두뇌를 만들려면 빌딩 전체만한 크기가 될 것이고(옛날 소리), 그런 물건이 일반에게까지 보급될 턱이 없기 때문.' 이다. 그 당시에도 나는 순진했기에 머리 속으로 빌딩 한 채만한 전자 두뇌를 떠올리고는, 이거야 불가능하겠는데,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서류 가방에 오피스 컴퓨터가 수납되는 시대다. 그것과 엇비슷한 일들이 지금껏 헤어릴 수 없이 많았다. 나는 비교적 꼼꼼한 성격이라서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아주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대부분의 일들을 우선 믿지 않는다. 제일 위험한 게 전문가들의 얘기, 그 다음으로 위험한 것은 그럴싸한 캐치 프레이즈이다. 그 둘은 절대로 신용하지 않는 게 좋다. 나도 그런 것들에 꽤나 속으면서 살아왔다. 소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새로운 소설이란 무엇인가 하는 따위를 생각하기 전에 먼저 좋은 소설을 쓸 것. 그것이 전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