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프 커틀릿에 대하여 지난 회에 식당칸과 비프 커틀릿 얘기를 했는데, 그 계속. 동경에서는 비프 커틀릿을 좀체로 먹을 수가 없어서, 차선책으로 나는 곧잘 비엔나 슈니체르를 먹는다. 비엔나 슈니체르란, 비엔나풍 송아지 커틀릿을 말한다. 이것은 송아지 고기를 맥주병으로 얄팍해질 때까지 두들겨 가지고, 옷을 입혀 찰랑찰랑한 샐러드 오일에 한 면씩 튀기는 요리이다. 돈가스처럼 기름에 푹 담궈서 튀기면 맛이 없다. 비엔나 슈니체르는 이밖에도 정해져 있는 요리법이 있다. 즉 튀겨 낸 쇠고기 위에다 동그랗게 썬 레몬을 얹고, 그 가운데에 안초비로 만 올리브를 올려 놓는다. 그리고 나서 케파도 뿌린다. 뜨거운 버터를 끼얹는다. 곁들여 내놓는 음식은 누들. 이것이 규칙이다. 이만큼 갖추어져야 비로소 '아, 비엔나 슈니체르!' 라고 부를 수가 있다. 그렇다면 그런 것들을 전부 없애고, 그저 송아지 고기를 튀겨 그대로 먹으면 어떤가, 그거야 뭐 기분학상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그다지 맛이 없다. 웬지 될대로 되라는 듯한 맛에다, 고기의 얄팍함만이 유난스레 신경에 거슬린다.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오는 <마이 페이보릿 송>이란 노래 속에도 '내가 좋아하는 것은... 누들을 곁들인 비엔나 슈니체르' 란 가사가 있는데, 정말이지 그 가사대로다. 뒤집어 말하면, 내가 싫어하는 것은 누들이 곁들여지지 않은 비엔나 슈니체르이다. 비프 커틀릿에는 그런 섬세한 규칙이 별로 없다. 그다지 두껍지 않은 쇠고기만 찾아낼 수 있으면, 그 다음은 돈가스를 튀길 때와 마찬가지 요령으로 튀기면 되는 것이다. 아주 심플하고, 아주 맛있다. 내 입맛에 맞게 소금간으로만 삶아 낸 스파게티에다 크레송 샐러드까지 곁들이면 정말 맛있다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