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식당에 대하여 그리스 얘기를 계속하죠. 모두들 그리스 음식은 맛이 없다고 하는데, 절대로 그렇지 않다. 특별히 맛있는 게 뭐냐고 묻는다면 대답하기가 좀 곤란하지만, 맛없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적어도 동유럽의 일류 레스토랑에서 먹는 요리보다는 훨씬 맛있다. 아무 요리고간에 올리브 유를 지나치게 많이 쓰니까 그게 싫다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익숙해지고 나면 아무렇지도 않다. 나 같은 경우 양고기는 아주 질색인데, 그래도 무사카(양고기를 갈아서 가지와 치즈를 넣고 오븐에 구운 요리)는 별미라 순식간에 우적우적 먹어치울 정도이다. 세계 어느 곳을 가도 그렇지만, 그리스 요리도 일류 레스토랑에서 먹는 것보단 대중 식장에서 먹는 편이 훨씬 맛있다. 그리스에서 가장 맛없는 그리스 요리를 먹은 곳이 다름 아닌 모 초일류 호텔에 있는 그리스 레스토랑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 그리스의 대중 식당은 그야말로 더럽다. 요리에 꼬여드는 파리를 한쪽 손으로 휙휙 물리치고, 파리가 되돌아오기 전에 요리를 입 안에 던져 넣고, 씹고 있는 사이에도 또 파리를 몰아대야 하는 지경이다. 아테네는 물론 좀 덜 하지만, 조금만 시골 쪽으로 가면 파리가 많아서 낮잠을 잘 수 없을 정도이다. 그러나 어떻게 된 셈인지 파리가 많은 곳일수록 음식이 맛있다. 그리고 해안 근처는 생선이 진짜 맛있다. 손님이 식당에 들어서면 우선 부엌을 보여 주고, 손님이 쇼 케이스 속에 있는 생선이나 새우 등을 고르면 그것을 즉석에서 조리해 준다. 도미가 유난히 맛있는데, 한 마리를 통째로 구워, 거기에다 올리브유를 뿌리고, 그 지방산 포도주를 홀짝홀짝 마셔가며 먹는다. 로브스터도 상당히 맛있다. 거기에다 그린 샐러드를 곁들여 일 인분에 천 엔 남짓이니까, 거짓말처럼 싸다. 이 세상에 천국이 따로 없다. 다만 관광객이 모여드는 아테네의 프라카 주변에 있는 타베루나는 종업원들의 질도 안 좋고 가격도 비싸다. 그리스에 가거들랑 반드시 홀로 시골길을 걸어 보세요. 무척 신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