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침, 일을 하러 가려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으려니 얼굴도 모르는 아주머니가 다가와, 당신 혹시 지금 코끼리 공장에 가는 길이 아니냐고 내게 물었다. "그런데요." 라고 나는 대답했다. 나는 코끼리 공장에 근무하고 있는 것이다. 그 몸집이 작은 아주머니는 한 동안 내 얼굴이며 등허리며 구두며 가방 같은 것을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나도 그 동안 아주머니를 바라보았다. 아주머니는 마흔이나 쉰 살쯤으로 보였고, 그런대로 산뜻한 차림새였다. 앞에 차양이 붙어 있는 야구모자 같은 모자를 쓰고, 빨간 셀룰로이드테 안경을 끼고, 올이 성긴 다갈색 원피스를 입고, 하얀 테니스화를 신고 있었다. "어떻게 코끼리 공장에 가는 길이란 걸 아셨습니까?" 하고 나는 아주머니에게 물어 보았다. 나는 겨우 이 주일 전쯤에 이 부근으로 이사를 왔고, 코끼리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은 아무에게도 가르쳐 준 일이 없기에, 어떻게 그녀가 그걸 알게 됐는지, 무척 의아했다. "그야 물론 알 수 있고 말고요." 하고 아주머니는 뭐든 다 알고 있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오랫동안 코끼리 공장에서 일하고 계시는 분들에게선 그 나름의 분위기가 풍기는 법이죠." "그럴까요." 라고 나는 말했다. 그런 말을 듣고도 불쾌한 기분은 들지 않았다. 코끼리 공장에 근무한다는 것은, 이 지방에서는 조금 특별한 일이다. 아무나 코끼리 공장에 취직할 수 있는게 아니다. 나와 아주머니는 그런 후 버스가 올 때까지 코끼리 공장의 얘기를 하기도 하고, 선거 얘기를 하기도 했다. 나와 아주머니는 서로 가는 방향이 달라서 우리는 "안녕히 가세요." "자, 그럼 또." 라고 말하고, 각자 다른 버스를 탔다. 아주머니의 안경이 아침햇살에 반짝반짝 빛났다. 버스에서 내리자, 사방은 여느 때처럼 코끼리 공장으로 향하는 직공들로 붐볐다. 모두들 도시락이 들어 있는 종이 주머니를 손에 들고 있다. 몇몇 사람들이 나를 향하여 손을 들어 보이거나 눈인사를 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입을 열지는 않았다. 이제부터 해가 질 때까지 하루 종일 코끼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다들 긴장하여 말이 제대로 안나오는 것이다. 우리는 강변을 따라 공장을 향해 아스팔트길을 묵묵히 걸었다. 길은 완만한 오르막길이고, 길바닥 여기저기에 백일홍이 피어 있다. 다음 날이면 온통 금계(金桂)꽃 향기로 가득하게 될 것이다. 직공들의 발걸음 소리와 딸그락딸그락하는 도시락 소리가 주변을 채우고 있다. 공장 입구에서 수위가 우리의 취업카드를 한 장 한 장 체크했다. 수위는 우리의 얼굴 정도는 전부 기억하고 있을텐데, 그래도 한 장 한 장 카드를 빈틈없이 조사한다. 코끼리 공장에서는 질서란 것이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됐습니다." 라고 말하며 수위는 내게 카드를 돌려준다. "열심히 하세요." 라고 그는 말한다. 그러고 나서 나는 갱의실에 들어가 작업복을 입고. 모자를 쓴다. 내 모자에는 초록색 선이 두 개 그어져 있다. 벌써 오 년 동안이나 이곳에서 일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표시다. 갱의실을 나서자 이빨만 끼어 넣으면 완성품이 될, 마지막 공정에 들어간 코끼리들이 열심히 웅웅거려대는 소리가 들린다. 이런 식으로, 코끼리 공장에서의 하루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