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아주 옛날에 고쿠분지에 있었던 재즈 카페을 위한 광고 처음부터 흥을 깨는 것 같습니다만, 여기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라도 마음 편하게 들어오는 그런 종류의 가게가 아닙니다. 특히 여름에는 약간 문제가 있습니다. 냉방장치가 별로 신통치 않습니다. 전혀 안 된다는 것이 아니라, 바람이 나오는 입구 근처는 꽤 시원합니다만, 조금만 떨어지면 여간해서는 찬바람이 와닿지 않습니다. 어쩌면 기계에 뭔가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새것으로 바꾸면 되겠습니다만, 그렇게 간단하게 바꿀 수 없는 사정이 있습니다. 이 가게에는 음악이 틀어져 있습니다. 만일 당신이 재즈 팬이 아니라면, 이 볼륨은 상당히 불쾌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당신이 열렬한 재즈 팬이라면, 이 음량 가지고는 부족하다고 느낄 것입니다. 당신이 어느 쪽 부류에 속한다 하더라도, 제발 가게 주인을 비난하지는 말아 주세요. 이것은 '누구라도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라는 사실의 좋은 예인 것입니다. 존 콜트레인의 레코드도 별로 없습니다. 그 대신 스탄 게츠의 레코드라면 많이 있습니다. 키스 자렛의 레코드는 없습니다만, 클로드 윌리암슨의 레코드는 다 갖추어져 있습니다. 그런 일로 가게 주인한테 따지거나 하지는 말아 주세요. 원래 그런 시스템으로 되어 있으니까요. 일주일에 한 번 라이브가 있습니다. 젊은 뮤지션들이 약간의 돈을 위해서 열심히 연주합니다. 피아노는 싸구려 업라이트이고, 조율도 약간 잘못되어 있습니다. 연주 질은 가지가지입니다만, 대체로 기운차고, 음량만은 언제나 크니까, 애인하고의 속삭임을 위한 배경 음악으로서는 부적당할 겁니다. 가게 주인은 말수가 없다고 할 정도는 아닙니다만, 그다지 얘기를 많이 하지 않습니다. 혹은 단순히 잘 얘기하지 못하는 것 뿐일지도 모릅니다. 한가할 때에는 카운터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습니다. 사실을 말하자면, 그는 4년 뒤에 우연한 계기로 소설을 써서 문예지의 신인상을 받게 됩니다만, 그런 일은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본인조차도 모르고 있습니다. 아마 자기는 고쿠분지의 재즈 다방 주인으로, 좋아하는 음악을 매일 들으면서 조용하게 일생을 마치게 되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세상 일이란 정말 모를 일이죠? 어쨌든 지금은 오후 두 시 반이고, '런던하우스의 빌리 테일러' 가 걸려 있습니다. 하긴 그다지 굉장한 연주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가게 주인은 이 레코드를 꽤 좋아합니다. 제발 그 일로 그를 나무라거나 하지는 말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