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 무엇을 말하려 했는지 궁금해 할 것이다. 내가 그 문장 을 어떤 식으로 끝맺으려 했는가를...... 나는 고락나트를 한없이 존경한다. 나는 그에 대해 많은 강의 를 했다. 언젠가 그것들도 번역이 될 것이다. 그러니 이 사람에 대해서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으리라. 제6권은 아주 드물게도 혼자서 두 권의 걸작을 남긴 사람의 책이다. 그 주인공은 위버 베노아Hubert Benoit이다. 이것이 이 프랑스인 이름의 정확한 발음인지는 모른지만 어쨋든 상관없다. 조금씩 틀리게 발음한다고 해서 잘못된 것이 무엇인가?평생 동 안 나는 엉터리 발음을 계속해 왔다. 이 사람 위버 베노아의 첫번째 책 [렛 고우]에 대해선 이미 언급했다. 그런데 사실 두번째 채이 있었다. [렛 고우]를 쓰기 전에 그는 [최상의 교리 The Supreme Doctrine]란 제목의 책 을 썼다. 이 책 역시 나의 도서 목록에 포함시키고 싶다. 이 책 을 빼놓는다면 나는 두고두고 후회할 것이다. 이 책은 대단히 뛰어나긴 하지만 무척 읽기 어렵다. 그리고 이해하기란 더더욱 어렵다. 그래도 베노아로선 가능한 한 쉽게 쓰려고 최선을 다한 것이다. 제7권. 7은 가장 신비한 숫자가. 따라서 가장 신비한 인물인 힌두교의 시바신shiva의 책을 제7권으로 삼고 싶다. 시바의 이 름으로 된 책이 여러 권 있으나 그 대부분이 다만 존경의 뜻으 로 이름만 갖다 붙인 것일 뿐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중 가장 진 실된 책이다. 이 책의 이름은 [시바경 shiva sutra]이다. 나는 이 [시바경]에 대해 힌두어로 강의했다. 영어로도 강의하려고 마음먹고 있으며 날짜까지 정해 놓았다. 그러나 내 성격을 아지 않는가?언제 어떻게 마음이 변할지 나 자신도 모른다. 이 책 [시바경]은 모든 명상 수행법을 수록하고 있다. 이 책 에 실려 있지 않은 명상법은 세상에 없다. 따라서 [시방경]은 명상가들에겐 성경과 같은 책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매우 독 특하고 유례없는 책이다. 제8권은 인도 신비가 고랑Gaurang의 위대한 가르침이다. '고 랑'은 '흰 사람'이란 뜻이다. 그는 그처럼 아름다운 정신을 가지 인물이었다. 지금 그가 내앞에 서있는 것 같다. 눈처럼 흰 사람. 그는 너무도 아름다운 사람이었기에 마을의 처녀들이 모두 그 와 사랑에 빠졌다. 그러면서도 그는 독신으로 살았다. 수백명의 여자와 결혼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제 그대는 알 것이다. 내 가 독신으로 지내는 이유를! 고랑은 자신의 메시지를 노래와 춤으로 표현하곤 했다. 그의 메시지는 언어로 된 것이 아니었다. 그 이상의 것이었다. 고랑은 한 권의 책도 쓴 바 없다. 그의 연인들, 한두 사람도 아니고 수백 명에 달하는 연인들이 그의 노래를 주위 모았다. 그의 노래집이 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다. 그 이전에도 이후에 도 나는 그와 같은 노래들을 잡한 적이 없다. 그 노래들에 대해 더 이상 무엇을 말할 것인가 ? 단지 내가 그 노래들을 더없이 사 랑한다는 말밖에는. 제9권 역시 또다른 인도 신비가의 책이다. 아마도 사람들은 그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을 것이다. 그는 '다두Dadu'라고만 불리워졌는데, 다두는 '형제'라는 뜻이다. 그가 너무도 멋있는 사람이었기에 사람들은 그의 본명을 잊어 버리고 그를 단순히 형제라고만 기억하게 된 것이다. 다두의 노래들은 수천 편이 넘 지만 그것들은 다두 자신이 직접 쓴 것이 아니라 마치 정원사가 정원에 떨어진 꽃잎을 주워 모으듯 사람들이 그의 노래를 수집 해 기록으로 남겨 놓은 것이다. 다의 경우는 모든 성자들에게도 해당된다. 성자들은 글 쓰는 대신에 노래하고 말하고 춤춘다. 어떤 것을 글로 표현한다 는 것은 너무도 답답한 일이다. 단어는 극히 제한적인 뜻만을 전 달할 수 있을 뿐이다. 드넓은 하늘 공간처럼 한계가 없는 것, 성 자들의 체험은 그것에 비교할 수 있다. 나 자신만 해도 글을 쓴 적이 없다. 다만 나와 아주 가까운 사 람들에게 보낸 편지 몇 통이 고작이다. 내가 직접 쓴 것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은 [한 잔의 차A Cup of Tea]뿐이다. 그 책은 내 편 지 모음집이다. 그 책 말고는 내가 직접 쓴 책이 없다. 다두의 노래 역시 그런 식으로 수집되어 책으로 엮어졌다. 나 는 그에 대한 강의를 한 바 있다. 그는 사람들 누구나가 꿈꾸는 최고 경지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 제10권이자 마지막 권. 오늘의 마지막 권은 이 지상에 존재했 던 가장 기이한 사람인 사르마드Sarmad의 책이다. 그는 수피 신 비가였으나 다른 회교 군주에 의해 모스크mosque 안에서 살해 당했다. 살해 이유는 회교 경전에 나오는 기도문 때문이다. 그 기도문은 "알라 라 일 알라 Allah la il Allah----- 알라만이 유일한 신이다.!"라는 내용이다. 회교 신자들은 그것만으로 부족해서 마 호멧이 신의 유일한 예언자라는 말을 덧붙였다. "알라 라 일 알라, 마호멧 비스밀라Allah la il allah, Moh- ammed bismillah ----알라신이 유일한 신이며, 마호멧이 신의 유 일한 예언자다!" 수피 신비가들은 마호멧이 신의 유일한 예언자라고 하는 이 두번째 부분을 부정한다. 사르마드가 범한 죄가 그것이었다. 분 명 누구도 신의 유일한 예언자가 될 수 없다. 마호멧도 예수도 모세도 붓다도 그만이 신의 유일한 예언자일 순 없다. 사르마드는 인도의 회교 군주에 의해 무참히 살해당했다. 이 살해 음모에는 당연히 회교 성직자들이 개입했다. 죽어가면서도 사르마드는 웃음을 떠뜨렸다. 그리고 그들에게 말했다. "죽은 후에도 나는 같은 말을 반복할 것이다. 누구도 신의 유 일한 예어자가 될 수 없다." 델리Delhi의 거대한 회교 사원인 자마 마스지드Jama Masjid 안에서 사르마드는 살해되었다. 델리에 가면 아직도 그 사원을 볼 수 있다. 이 위대한 인간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그는 아주 잔인하게 살해되었다. 사람들이 목을 자르자 그의 머리가 자마 사원의 계단을 굴러내렸다. 그곳에 모인 수천명의 사람들은 그 머리가 굴러내리면서 "알라 일 라 알라!"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 고 전율했다. 이 이야기가 사실인지 아닌지 나는 모른다. 그러나 사실임에 틀림없다고 나는 믿는다. 또 그것은 사실이어야 한다. 사르마드 같은 사람에게는 그러한 일이 안일어날 수가 없다. 사람들은 사르마드가 죽은 후 그가 한 말들을 모아 책으로 엮 었다. 사르마드가 핵심적으로 주장한 것은 이런 내용이다. "신과 그대 사이에는 예언자가 필요없다. 신과 그대 사이에 어떤 중개자도 필요없다." 중개자가 왜 필요한가? 신은 언제든지 그대가 직접 받아들이 고 대화할 수 있다. 다만 필요한 것은 '약간의 광기'와 깊은 명상 뿐이다. 여기에 대해 더 말할 것이 있긴 하나 이것으로 끝맺겠다. 그 것은 말로 설명이 불가능한 것이다. 과거에도 그것은 설명된 바 없고 미래에도 설명되지 않을 것이다. 저녁해가 기운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시간인가! 새들은 집을 찾아들고 저녁의 첫 별이 떠오른다. 하늘에 번지는 저 빛깔.... 내 얼굴의 미소, 그대여, 그것을 보는가? 8 제2부가 이어진다. 오늘의 제1권은 프리드리히 니체의 [권력의 의지The Will to Power]이다. 그는 생전에 이 책을 출판하지 않았다. 이 책은 그 의 사후에 출간되었으며, 출간되기 전에 그 내용은 소위 뛰어나 다고 하는 자들에 의해 수없이 도용되었다. 예를 들어 알프렛 아들러Alfred Adler(1)는 위대하다고 하는 심 리학자 중의 한 사람이다. 그는 프로이드, 융과 함께 심리학계의 3거두이다. 아들러는 자신의 모든 심리학 체계를 프리드리히 니 체에게서 도용했다. /(1)1870-1937. 오스트리아의 정신의학자. 프로이드의 제자. 프로이드의 성 용설에 반대하고 우월욕구를 인간활동의 본질적인 것으로 보았다. 인간 은 열등감정을 극복하고 이를 보상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보상에는 좋은 보상과 지나친 보상이 있으며, 실패 또는 도피가 있다 고 주장했다. / 아들러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은 '권력을 향한 의지'다." 훌륭한 말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 말에 속았으며, 그리하여 아들러는 위대한 심리학자의 한 삶으로 꼽히게 되었다. 그는 열등한 인간에 불과하며, 기억할 가치가 없는 인물이다. 그의 사 상이라는 것은 모두 니체의 것을 모방한 것일 뿐이다. 조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2)역시 자신의 철학 체계 를 니체에게서 훔쳤다. 노벨상까지 수상한 이 위대한 G.G.S., 조 지 버나드 쇼가 말한 내용은 모두 니체의 [권력의 의지]에 실린 것들이다. /(2)1856-1950. 영구의 극작가, 비평가. 젊어서부터 사회적 관심이 깊었는 데 칼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읽은 후 많은 변화를 체험했다. 극작가로 서는 유머와 위트로써 관습적인 사회의 허위를 폭로했다. 그는 우주에 는 '생명력'이라는 의지의 힘이 있으며, 이에 의해서 인간은 한없이 진 화한다는 낙관론을 전개하였다./ 인도의 위대한 성자라고 하는 스리 오로빈도Sri Aurobindo(3) 역시 아들러나 버나드 쇼와 다를 바 없다. 그는 금세기 최고의 성자로 전세계 수많은 이들에게 추앙받고 있다. 그 역시 '초인超 人Superman'의 개념을 [권력의 의지]원고에서 도용했다. 스리 오로빈도는 이류 학자에 불과하며, 전혀 내세울 만한 것이 없는 인물이다. /(3) 1872-1950. 인도 신비가, 철학자, 그리고 시인이었다. 캠브리지 대학에 서 공부하고 인도로 돌아가 민족주의 혁명가로 활약하였다. 감옥 생활 도중에 신비적인 체험을 하여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다. 석방된 후 마드 라스 근처의 폰디체리로 가서 전통적인 요가를 공부했다. 이것을 뿌르 나 요가Purna Yoga의 새로운 철학으로 종합 완성시켜 이 사상을 따르는 교단을 만들었다. 그의 사후 제자들이 벵갈만 근처에 오로빌Auroville이 라는 이름의 신도시를 건설하고 그의 영적 가르침에 따르는 생활을 시 작했다. / 니체의 책은 그의 사후 여러 해가 지난 후에 비로소 출간되었 다. 그의 누이동생이 사실 그 책의 출간을 조종했다. 그녀는 대 단한 사업가 기질이 있는 여성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이미 출간 된 책들을 판매하면서 때를 기다리다가 [권력의 의지]가 가장 잘 팔릴 때를 골라서 이 책을 출간했다. 사실 그녀는 니체의 사 살이나 철학, 나아가 인류에의 기여 따위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 었다. 그렇다면 왜 니체 자신은 살아 있을 때 이 책을 출간하지 않 았는가? 나는 그 이유를 안다. 책의 내용이 그 자신의 판단하기 에도 너무 시대에 앞서간 것이었기 때문이다. 니체 자신은 깨달 음을 얻지 못했다. 책 출간 이후에 벌어질 일들에 대해 니체는 겁을 먹었다. 이 책은 말 그대로 다이나마이트와 같은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잠잘 동안에도 그 원고를 베개 밑에 넣고서 잤다. 그것이 나쁜 사람들의 손에 넘어갈까봐 늘 두려워했다. 사람들 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는 그다지 용기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 러나 삶이란 정말로 알 수 없는 일이다. 겁쟁이에게도 때로 별들 의 축복이 쏟아져 내린다. 아돌프 히틀러는 자신의 모든 사상의 기반을 니체에게서 차 용했다. 히틀러는 정당한 일을 행할 위인이 전혀 아니었다. 그러 한 바보는 독일이 아니라 차라리 인도에서 태어나 묵타난다 Muktananda(4)의 제자가 되었어야 한다. 그를 위해 내가 멋진 이 름을 지어줄 수 있다. '바보난다'가 그것이다. 그는 그만큼 어리 석은 위인이었다. 그는 자신이 니체를 이해한다고 생각했지만, 니체를 이해하기란 실로 어려운 일이다. 니체는 그만큼 깊고 심 오하다. 그의 사상은 '바보난다'들의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4) 스와미 묵타난다Swami Muktananda. 1970년대까지 인도 봄베이에서 활 동했던 영적 스승. 1908년 인도 망갈로아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물질적인 면에서 아무 부족함이 없었지만 열다섯 살이 되던 해 거리에 서 놀다가 우연히 길을 가는 한 성자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후 집을 떠나 히말라야 산속으로 들어가 수도승의 사약을 하였으며, 25년간 맨 발로 인도 전역을 순례하였다. 이 순례중에 그는 수많은 경전들과 다양 한 요가 철학을 섭렵했으며 60명의 성자를 방문했다. 30대에 이미 묵타 난다는 영적인 능력이 대단하여 사람들이 몰려와 그를 추종하였으나 방 랑생활을 계속하다가 40대가 다 되어서 자신이 열 다섯 살에 거리에서 우연히 보았던 그 성자를 극적으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이 성자가 바로 '니티아난다Nityananda'라는 스승이었다. 니티아난다는 당시 인도 최고 의 성자로서 거의 벌거벗은 상태로 언제나 침묵을 지키며 상고 있었다. 니티아난다의 지도 아래 강렬한 명상 수련을 시작한 묵타난다는 마침내 1956년 궁극의 깨달음에 이르렀으며, 1965년부터 몰려오기 시작한 서양 인 제자들로 큰 명상센터를 이루게 되었다. 1982년 세상을 떠났다./ 프리드리히 니체는 자신의 최고의 작품을 사후에만 출판하도 록 조치를 취했다. 내가 이미 그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 했다]를 나의 도서목록으로 언급했지만 [권력의 의지]앞에선 그 책도 빛을 잃는다. 이 책은 체계적으로 작성된 철학 논문이 아니라 짧은 메모와 단락들로 이루어진 격언들이다. 따라서 읽 는 사람이 그 연결성을 찾아야 한다. 다시 말해 이 책은 누구에 게 읽히기 위해 쓰여진 것이 아니다. 따라서 출판되었다 해도 그 다지 많이 읽히지 않았다. 누가 애써 문맥을 연결해 가면서 책을 읽겠는가? 또한 [권력의 의지]는 이해하는 데 대단한 노력이 든다. 프리 드리히 니체의 정신의 핵심이 이 책에 압축되어 있다고 해도 과 언이 아니다. 나아가는 니체는 광인狂人이었다. 니체를 이해하려 면 함께 광인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책이 바로 오늘 내가 첫번째로 언급하고 싶은 책이다. 제2권으로 또다시 오스펜스키의 책을 끼워 넣고 싶다. 이미 그의 책 2을 언급한 바 있다. 한 권은 그가 스승 구제프를 만 나기 전에 쓴 [테르티움 오르가눔]이었다. 이 [테르티움 오르가 눔]은 특히 수학자들 사이에서 유명해졌다. 이 책을 쓸 당시 오 스펜스키 자신이 수학자였기 때문이다. 두번째 책은 [기적을 찾 아서]였다. 여러해 동안 구제프와 생활하고 나서 그는 이 책을 썼다. 여기 오스펜스키의 세번째 책이 있다. 이 책은 앞의 두 권 사 이에 쓰여진 것으로, 저술 시기는 [테르티움 오르가눔]을 쓰고, 난 후와 구제프를 만나기 직전 사이가 된다. 이 책은 거의 알려 지지 않았다. 책의 제목은 [우주의 신모형宇宙新模型A New Model of the Universe]이다. 이 책은 아주 이상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오스펜스키는 스승을 찾아서 전세계를 여행했는데 특히 인도 를 집중적으로 헤매다녔다. 사람들은 어리석게도 인도에 훌륭한 스승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오스펜스키는 수년동안 인도를 여행했으며, 봄베이 같은 곳 에 와서도 스승을 수소문했다. 이 무렵 그는 대단히 뛰어난 책 [우주의 신모형]을 썼다. 이책은 어찌 보면 시인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오스펜스키 자신은 글을 쓰면서도 자신이 쓰 고 있는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진리에 매우 가깝게 접근했다. 이 '가깝다'는 표현을 기억하라. 아무리 가깝다 해도 거기 털오라기만큼의 차이가 있으면 아직 그것은 진리가 아니다. 그는 수없는 추구를 계속했지만 아직 진리와 한 몸이 되지 못했다. 이 책에서 그는 자신이 추구한 바를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모스크바의 한 카페에서 기이하게 이야기가 끝난다. 이 카페에 서 그는 구제프를 만났던 것이다. 구제프는 정말 희한한 스승이 었다. 그는 곧잘 카페에서 글을 쓰곤 했다. 사람들이 음식을 먹 고 떠들고 아이들은 소란하게 뛰어다니며 거리의 소음과 자동 차 경적 소리가 그대로 들리는 카페의 창가에 앉아서 구제프는 자신의 걸작 [모든 것]을 썼다. 오스펜스키는 이 사람을 보자마자 사랑에 빠졌다. 어떻게 이 감정을 거부할 수 있겠는가? 죽은 사람이나 돌로 만든 사람이 아니고선 스승을 보고 사랑이 빠지지 않을 재간이 없다. 구제프를 바라보는 순간 오스펜스키는 직감했다. 이 사람이 야말로, 이 사람의 두 눈이야말로 자신이 인도의 더럽고 먼지 자 욱한 길을 돌아다니면서 그토록 찾아헤맨 바로 그 눈이었음을! 오랜 세월 동안 이역만리를 찾아헤매였건만 정작 진정한 스승 을 만난 것은 바로 모스크바의 자기집 옆에 있는 카페에서였다. 이따금 자신이 오랫동안 찾아헤맨 것을 바로 옆에서 발견할 때 가 있다. [우주의 신모형]은 대단히 시적인 내용이며 진리에 아주 가 깝게 접근한 책이다. 제3권의 주인공은 하킴 사나이 Hakhim Sanai(5)의 책이다. 사나 이 같은 사람은 논쟁하거나 주장하지 않고 그냥 말할 뿐이다. 그 들은 주장할 필요가 없다. 그들의 존재 자체가 그들의 깨달음의 증거다. 그밖의 다른 증명이 필요없다. 와서 나의 눈을 보라, 그 러면 주장할 필요도 굳이 애써 증명할 필요도 없음을 알 것이다. 이것이 그들의 방식이다. /(5)[하디가The Hadiqa],즉 '진리의 정원'의 저자. 수피 신비가, 유명한 궁 중시인으로 대접받다가 회교 군주인 바람샤흐Bahramshah의 인도 정복 길에 동행하였다가 도중에 위대한 수피 신비가인 라이쿠르Lai-Khur를 만나 새로운 차원을 체험하고 이 [하디카]를 읊었다./ 하킴 사나이, 이 사람은 나의 연인이다. 그에 대해서 과장되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하킴 사나이는 수피즘의 에센스 그 자체다. 수피즘Sufism이란 말은 '타사우프tasawuf'의 영어식 표현이 다. 타사우프는 '순수한 사랑'이란 뜻이다. '수피즘'이란 명칭은 양털을 뜻하는 '수프suf'에서 나왔다. 따라서 수피란 곧 양털옷 을 입은 사람이란 뜻이다. 하킴 사나이는 검은색 모자를 쓰고 다녔다. 흰 양털옷에 검은 모자, 어떤 이유 때문이 아니라 그는 나와 같은 광인어었던 것이 다. 이사람에 대해선 이유를 물을 수 없다. 그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를 사랑하든지 미워하든지 그것은 사 람들의 자유다. 사랑하든지 미워하든지 그것은 그대의 선택이 다. 이러한 사람에게 가까이 가면 금방 여인이 되든지 적이 되든 지 둘 중의 하나다. 하킴 사나이는 논쟁하지 않고 다만 자신의 깨달음을 말할 뿐 이다. 왜냐고 물을 수 없다. 왜냐고 물으면 그는 소리칠 것이다. "입 닥쳐라! 거기 왜라는 것은 없다.!" 장미에게 "왜?"라고 물을 수 없다. 겨울에 내린 눈에게 "왜?"라고 물을 수 없다. 별에게 "애?"라고 물을 수 없다. 하킴 사나이 같은 사람에게도 왜냐고 물을 수 없다. 그는 별, 꽃, 눈의 세계 속에서 산다. 그는 논쟁하지 않는다. 나는 하킴 사나이를 사랑한다. 내가 지금까지 그의 이름을 말 하지 않은 것은 그를 잊었기 때문이 아니다. 다만 그를 내 마음 안에만 두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 가슴 안에만 두고 싶었다. 그 러나 제1부(본론)가 끝나고 제2부(추신)가 되면 가슴 안에 있는 말들도 쏟아 놓기 마련이다. 나의 아버지도 나에게 항상 그런 식으로 편지를 쓰곤 했다. 항상 본론은 별 내용 없이 흘러가다가 끝맺는 인사까지 해놓고 선 '추신'란에 정작 중요한 말들을 쏟아 놓는 것이었다. 그것도 모자라 때론 추신에 추신을 덧붙여서 본론에서 할 수 없었던 말 을 길게 써내려가곤 했다. 추신이 없는 편지는 얼마나 싱거운가! 아버지는 추신에서 아주 사적인 내용까지 털어 놓았으며, 추신 의 추신에선 더 개인적인 일까지 말하곤 했다. 아버지는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그러나 때로 문득 나 는 내가 아버지처럼 행동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아버지의 사진 을 볼 때면 나 역시 일흔 다섯 살의 나이가 된 기분이다. 그 나이 가 되면 나 또한 그런 얼굴이 될 것이다. 내가 아버지를 배반하 지 않게 된 것이 기쁠 따름이며, 마지막 숨이 넘어갈 때까지 나 는 아버지를 닮을 것이다. 나는 몸이 아플 때조차도 아버지를 닮았다. 그 점을 자랑스럽 게 생각한다. 아버지는 기관지 천식에 시달렸는데 나 역시 그 병 에 시달릴 때면 아버지 생각이 난다. 내 육체는 빈틈없이 아버지 의 피를 물려받은 것이다. 아버지 역시 당뇨병이 있었으며 나 역 시 그렇다. 아버지 역시 말하기를 즐겨했으며, 나 역시 평생에 걸쳐 말하는 일 이외엔 한 것이 없다. 모든 면에서 나는 아버지 의 아들이다. 아버지는 정말 훌륭한 사람이었다. 나의 아버지라서 이런 말 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나의 아버지였으면서도 나에게 엎드 려 절을 하고 나의 제자가 되었다. 이것이 그의 위대한 점이다. 어떤 아버지도 그렇게 한 적이 없다. 앞으로도 이 타락한 지구상 에 그러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아버지가 아들의 제자 가 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붓다의 아버지는 붓다의 제자가 되 지 않았다. 그러나 나의 아버지는 단 한 순간도 망설이지 않았 다. 오히려 붓다의 아버지가 붓다의 제자가 되는 일이 더 쉬웠을 것이다. 붓다는 당시 사회적으로나 종교적으로나 존경받고 인정 받는 성자였다. 그러나 나같은 사람의 제자가 되는 일은 아버지 로선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나는 어떤 범주로도 용납되는 성 자가 아니다. 그 점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나는 어떤 범주에 갇히는 일을 끔찍이 싫어하기 때문이다. 천국에 가서도 만일 소 위 성자라고 하는 무리들이 그곳에 모여 있으면 나는 발길을 되 돌릴 것이다. 그러한 무리들은 이 세상에서 한둘이 아니게 보았 다. 나는 성자가 아니다. 나는 완전히 종류가 다른 인간이다. 그 별종의 인간을 나는 '조르바 붓다'라고 부르는 것이다. 사회의 존경받는 위치에 선 모든 사람들로부터 맹비난이 나 에게 퍼부어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주저없이 나의 제자가 되었다. 이것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처음에 아버지가 내 발 앞에 엎드려 절을 했을 때 나 자신도 놀랐다.그 때 나는 눈물을 흘렸다. 물론 내 방에서의 일이었기 때문에 아 무도 그 눈물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아직도 그 눈물이 내 눈에 서 흘러내리고 있다 아버지가 나의 제자가 되겠다고 말했을 때 나는 믿어지지 않았다. 그 순간 나는 침묵했다. 예스라고도 노 라고도 말할 수 없었다. 영어에선 그것을 '기습당하다 taken by surprise'라고 표현한다. 정확한 표현이다. 나는 완전히 기습당한 것이다. 이제 몇권째 이야기할 차례인가? ("제4권째 할 차례입니다.") 제4권의 주인공은 디오니시우스Dionysius(6)이다. /(6)토마스 아퀴나스, 단테, 에크하르트 등이 영향을 받은 고대 아테네 사 람. 사도 바울의 인도로 로마에서 기독교로 개종했다고 신약성서 사도 행전에 기록되어 있다. 초본질적인 빛 속에 신비적으로 침작하여 신과 합일되는 황홀경에 들어가는 이야기를 했다. 대표적 저서는 [신비 신학 Theologia Mystica]. 그러나 그가 썼다는 작품들은 모두가 A.D.350-500 년에 걸쳐 기록된 것으로 실은 누군가 알지 못할 저자가 있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그것을 널리 전파하기 위해 바울과 동시대 사람의 이름을 딴 것으로 믿어진다. / 이 사람의 가르침에 대해서도 나는 강의한 바 있다. 그의 가 르침이란 것도 제자들이 모아 놓은 몇 편의 글에 불과하지만 나 는 세상이 디오니시우스 같은 사람을 잊어선 안 된다는 뜻에서 그를 강의했다. 참인간眞人 이란 이런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다. 참인간은 세상의 기준으로 판단이 서지 않는다. 참인간은 실 체를 꿰뚫어본 사람, 외부의 물질계 차원만이 아니라 그 자신의 내적 공간에서 실체와 만난 사람을 뜻한다. 디오니시우스는 붓 다들의 위대한 세계에 서있다. 이 살마은 책은 책이라고 할 수 없다고 다만 몇 마디의 말이라고 해야 적당할 것이다. 제5권....이제 이 시리즈의 가장 기이한 순간이 다가왔다. 여 기 [대사大師의 발아래At the Feet of the Master]라는 제목의 책 이 있다. 저자의 이름은 지두 크리슈나무르티라고 되어있지만 크리슈나무르티 자신은 자기가 이 책을 썼는지조차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책은 아주 오래 전인, 크리슈나무르티가 불 과 열 살 남짓할 때 쓰여졌다. 그 어렸을 때의 일을 정확히 기억 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어쨌든 이 책은 가치있는 책이다. 나는 최조로 세상에 진실을 밝히는 바이다. 이책의 진짜 저 자는 크리슈나무르티가 아니라 애비 베산트Annie Besant(7)이다. 그렇다면 베산트는 왜 이 책이 자신의 작품이라고 밝히지 않았 는가? /(7)신지학회의 창시자인 러시아 여인 블라바츠키가 쓴 두 권의 방대한 저 서 [숨은 교리]에 대한 서평을 부탁받았다가 곧바로 신지학으로 전향했 다. 그전에도 이미 그녀는 파란만장한 경력을 갖고 있었다. 스무 살에 성공회 목사와 결혼하여 6년 뒤에 헤어졌고 생각과 표현의 자유, 여성 의 권리, 산아제한 등에 앞장섰다. 처녀 때 대단한 미인이었으며 늙어서 도 독특한 매력을 잃지 않았다. 많은 글을 썼고 연설 솜씨 또한 뛰어났 으며, 1893년에 처음으로 인도에 발을 디뎌 죽을 때까지 40년 동안을 자 신의 놀라운 재능과 에너지를 인도에 봉사에 바쳤으며 신지학을 전세계 에 전파하는 데 쏟았다. 지두 크리슈나무르티가 어머니라고 부를 정도 로 많은 영향을 미쳤다./ 여기엔 이유가 있었다. 베산트는 크리슈나무르티를 유명한 영적 스승으로 만들려는 욕심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아 들에 대한 어머니의 욕심같은 것이었다. 베산트는 인도 마드라 스 해변가에서 놀던 크리슈나무르티를 발견하여 어렸을 때부터 자식처럼 키웠으며, 늙은 그녀의 유일한 희망은 크리슈나무르티 를 세계의 교사, 즉 자가트 구루Jagat Guru로 만드는 일이었다. 따라서 크리슈나무르티가 세계의 교사가 되려면 세상에 대고 뭔가를 말해야만 했다. 이 책 [대사의 발 아래]를 베산트는 그 수단으로 삼으려 했던 것이다. 크리슈나무르티는 이책의 저자가 아니다. 그 자신은 그것을 썼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정직하고 믿을 만한 사람이었으나 아직도 이 책은 크리슈나무르티의 이름으로 판매 되고 있다. 크리슈나무르티는 마땅히 이 일을 중지시켰어야 했 다. 자신이 이 책의 저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출판사에 분명히 통 보했어야 한다. 출판사가 이 책을 계속 찍어내기 원한다면 차라 리 익명으로 하라고 요구했어야 한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아직도 크리슈나무르티가 선의 십 우도의 아홉번째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는 자 신이 이 책을 썼다는 것을 부정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기억나지 않는다고만 말했다. 사실이 아니라면 마땅히 부정해야 한다! 자 신의 작품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해야 한다. 그러나 어쨌든 이책은 훌륭한 책이다. 사실 누구라도 이 책 을 썼다면 자부심을 느꼈을 것이다. 구도의 길을 걷는 자라면 당 연히 [대사의 발 아래]를 공부해야 한다. 그냥 읽는 것이 아니 라 공부해야 한다. 롭상 람파Lobsang Rampa(8)의 영적 소설 같은 책들은 그냥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오늘날 그러한 책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수요가, 시장이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이젠 누구라도 스승이 될 수 있다. /(8)원래는 시실 호스킨Cyril Hoskin이란 이름의 영국인으로 1948년 동양인 의 생활 방식에 매력을 느껴 이름을 중국식인 '권수오Kuon Suo'라고 바 꾸었다. 그후 극심한 환상과 정신착란 증세에 시달리다가 1949년 마당 에서 가벼운 사고로 뇌진탕 증세가 계속되더니 모든 기억을 잃고, 대신 티벳 사람으로서의 갓난아이 때부터의 완벽한 기억이 그의 머리 속에 자리잡았다. 그의 육체 속에 들어온 영은 '튜즈디 롭상 람파'라는 티벳 승려였다. 이 롭상 람파의 이야기를 기록한 책이 일련의 [제3의 눈The Third Eye]시리즈로 한때 유럽에서 대단한 파문을 일으켰다./ 예를 들어 바바 프리존Baba Freejohn(9)과 같은 자를 보라. 웃 음이 절로 나온다. 이 무슨 해괴한 짓인가? 이제 그는 자신을 바 꾼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름을 바꾸어서 '바바'라는 명칭을 떼 어 버렸다. 그가 한동안 자신을 '바바'라고 불렀던 것은 그가 한 때 바바 묵타난다Baba Muktananda의 제자였기 때문이다. /(9)다 프리존Da Freejohn또는 러브아나다Loveannada등으로 이름을 바꾸 면서 제자들을 거느련 현재 생존해 있는 인물, 어려서부터 신비한 영적 능력이 있었으며, 자신은 태어날 때부터 이미 깨달음을 얻은 상태라고 주장한다. 한때 묵타난다의 제자였으며, 지금은 피지섬에서 거의 나체 로 생활하면서도 시도 쓰고 연설도 하고 있다./ 인도에선 존경심으로 스승을 '바바'라고 부른다. 그래서 그는 자신을 '바바'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것이 남을 모방하는 일인 것 같아졌다. 그래서 그는 그 명칭을 떼어내고 이제 자신을 다다 프리존Dada Freejohn이라 부르고 있다. 다다든 바바든 다를 바 없다. 모두 해괴망측한 짓일 뿐이 다. 이러한 자들이 세상에 수없이 널려 있다. 그들을 조심하라. 분명한 중심을 갖고 있지 않으면 그들이 쳐놓은 그물에 걸리기 십상이다. 제6권은 또다른 수피 신비가 쥬네이드 Junnaid의 책이다. 쥬네 이드는 알 힐라즈 만수르의 스승이다. 만수르는 살해되었기 때 문에 유명해졌으며, 그 결과 스승 쥬네이드는 그늘에 가려졌다. 그러나 아직도 전해지고 있는 쥬네이드의 몇 마디 말은 대단한 가치가 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가 어떻게 알 할라즈 만수르 같 은 위대한 제자를 탄생시킬 수 있었겠는가? 불행한 것은 단지 몇줄의 글만이 단편적으로 전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신비가의 방식이 실상 그러하다. 신비가는 단편들을 엮어 전 체를 만드는 일에 신경쓰지 않는다. 신비가는 꽃다발을 엮는 것 이 아니라 꽃잎을 뿌려줄 뿐이다. 꽃잎을 줍는 것은 사람들이 할 일이다. 쥬네이드는 제자 만수르에게 말했다. "네가 안 사실들을 안에 감추어 두라. 큰 소리로 '아날 하크 Ana'l Haq!나는 신이다!'라고 외치지 말라. 그런 식으로 외치면 아무도 너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세상은 쥬네이드를 제대로 이해하기 못했다. 사람 들은 그를 겁쟁이라고 생각했다. 진리를 알기는 쉬운 일이며, 그 것을 말하기도 쉬운 일이다. 정말로 어려운 것은 그것을 말하지 않고, 선언하지 않고 자신의 가슴 안에 묻어두는 일이다. 원하는 자들로 하여금 그대 존재의 우물, 그대 침묵의 우물로 와서 물을 떠마시게 하라. 제7권은 쥬네이드가 좋아했을 만한 사람의 책이다. 그의 이름 은 메허 바바Meher Baba(10)이다. 그는 30년 동안 침묵을 지켰다. 그토록 오랜 세월 침묵을 지킨 사람은 아직까지 없다. 기록에 의 하면 마하비라도 고작해야 12년간 침묵을 지켰을 뿐이다. 30년 에 걸친 침묵! 메허 바바가 세계 신기록이다. /(10) 금세기 중엽 인도에서 활동한 영적 구루의 한 사람. 그는 말을 하는 대신 손짓을 사용했다. 내가 말을 할 때 손으 로 뭔가를 표시하는 것처럼. 오직 손짓에 의해서만 전달될 수 있 는 것이 세상에는 있는 것이다. 메허 바바는 언어를 버렸지만 손 짓은 버릴 수 없었다. 그 점이 오히려 다행한 일이었다. 그와 가 까이서 생활했던 사람들이 그 손짓이 의미하는 바를 글로 적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30년간의 침묵 생활 끝에 탄생한 책에는 [신은 말한다God Speaks]라는 이상한 제목이 붙여졌다. 메허 바바는 침묵으로 살다가 침묵으로 생을 마쳤다. 그는 말 을 하지 않았으나, 침묵이 곧 그의 말이고 표현이며 노래였다. 따라서 이 책의 제목이 [신은 말한다]인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라. 선禪에 대한 어떤 책을 보니까 "꽃은 말하지 않는다"라고 적 혀 있었다. 그것은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다. 꽃도 말을 한다. 물 론 그것은 영어도 아니고 일본어도 아니다. 꽃은 꽃의 언어로 말 한다. 꽃은 향기를 통해 말을 한다. 나는 냄새 알레르기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잘 안다. 수마일 떨어진 곳에서도 꽃이 말하는 것 을 나는 들을 수 있다. 따라서 꽃이 말한다는 것은 시적인 표현 이 아니라 내 경험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다. 꽃은 꽃만의 언어 를 갖고 있다. [신은 말한다]는 것이 어떻게 들리든 그것은 메 허 바바에게 있어서 엄연한 진실이다. 제8권은 전혀 알려지지 않은 책이다. 저자가 조지 버나드 쇼 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 이상하다. 책 의 제목은 [혁명가를 위한 격언Maxims for a Revolutionary]이 다. 버나드 쇼의 다른 모든 책들은 유명해졌지만 이 책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나같은 광인만이 이 책을 알아볼 수 있다. 버 나드쇼의 다른 책들에 대해선 나는 잊어 버렸다. 그것들은 모두 쓰레기에 불과하다. 다른 말이지만, 여기 나의 제자 한 사람의 이름이 보디가르바 Bodhigarbha이다. '가르바'는 잉태했다는 뜻이며, 이 이름은 '붓 다를 잉태하다'는 뜻이다. 붓다로 태어날 준비가 되었다는 의미 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를 보디가비지Bodhigarbage라고 부른 다. 오히려 나는 이 이름을 더 좋아한다. 그렇다. 불성佛性을 얻 은 자는 쓰레기garbage속에서도 신을 본다. 반면에 불성을 얻지 못한 자에겐 모든 것이 쓰레기일 뿐이다. 나는 조지 버나드 쇼의 이작은 책 [핵명가를 위한 격언]을 사랑한다. 모두가 이 책을 잊었지만 나는 아니다. 나는 늘 이상 한 물건, 이상한 사람, 이상한 장소를 택한다. [혁명가를 위한 격언]은 버나드 쇼가 썼다기보다는 그에게 이 책이 내려왔다고 하는 것이 옳은 표현이다. 그는 한 사람의 회의론자에 불과했다. 그는 성자도 못되었으며, 깨달음이란 것에 대해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아마 그러한 단어조차 듣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완전히 다른 세계의 사람이었다. 그런데 버나드 쇼가 한 처녀와 사랑에 빠졌다. 그녀와 결혼 하고 싶어했지만 여자 쪽에선 결혼보다는 도道를 추구하길 원했 다. 그래서 여자는 진리를 찾아 인도로 떠났다. 이 여자가 다름 아닌 애니 베산트이다. 버나드 쇼가 그녀를 아내로 만들지 못한 것에 대해 우리는 천만다행으로 생각해야 한다. 애니 베산트가 그의 아내로 전락했담면 우리는 무한한 재능을 지닌 한 여성을 잃엇을 것이다. 그녀의 통찰력, 그녀의 사랑, 그 지혜....그렇 다, 그녀는 차라리 마녀魔女에 가까웠다. 아니, 마녀 그 자체였 다. '마녀witch'는 아름다운 말이다. 그것은 지혜wise를 뜻한다. 세상은 남성 위주 사회이기 때문에 남성이 지혜로워지면 붓 다나 그리스도나 예언자라고 부르지만 여성이 지혜를 얻으면 마녀라고 부른다. 이 얼만나 불공평한 일인가! 그렇긴 해도 그 단어의 본래 뜻은 아름답다. [혁명가를 위한 격언]은 이렇게 시작된다. "세상에 황금률Golden Rule이란 없다. 이것이 첫번째 황금률 이다." 그렇다. 이 한 문장만으로도 모든 것이 설명된다. 절대 진리란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이 절대 진리다. 그 나머지 부분은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라. 공부하라는 것은 곧 그것에 대해 명상하라는 뜻이다. 그냥 읽으라고 할 때는 명상이 필요없다. 제9권....숫자가 맞는가, 기트 바르티? ("예, 맞습니다.") 맞는다는 말을 들으니 기분이 좋군 . 적어도 지난 40년 동안 나는 주위에서 맞는다는 말을 듣지 못하고 살았다. 식구들도 내 가 옳다고 말한 적이 없다. 나는 언제나 틀렸다. 이 점에 대해 신 에게 감사드린다. 사람들의 관점에 비추어 옳지 않았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학교 선생들도 언제나 내가 틀렸다고 말 했다. 항상 나는 틀려먹은 인간이었다. 거의 매일같이 나는 벌을 받기 위해 교장선생에게 불려갔다. 반장이 나를 교장에게 데려가면 교장은 그날 하루 내가 어떤 행 동을 했는가를 일일이 물었다. 차츰 교장은 질문조차 하지 않았 다. 그냥 내가 들어가면 뺨을 한 대 후려갈기곤 그것이 끝이었 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가를 아예 묻지도 않았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그 사건을 생각하면 아직도 웃음이 절로 나온다. 반장이 나쁜 짓을 한 것이다. 담임 선생은 장난으 로 나에게 반장을 교장선생에게 데려가라고 말했다. 그래서 나 는 반장을 끌고 교장실로 들어갔다. 내가 설명을 하기도 전에 교 장은 늘 하던대로 내 뺨을 후려갈겼다. 기가 막혀 내가 웃음을 터뜨리자 교장이 물었다. "왜 웃는 거야?" 내가 말했다. "오늘은 내가 아니라 이 아이가 뺨을 맞아야 합니다. 이 아이 가 잘못을 저질렀기 때문에 내가 데리고 온 것입니다. 그런데 왜 내 뺨을 때리는 거죠?" 교장은 그 자리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나는 말했다. "미안하다는 말만으로 안 됩니다. 내가 당신의 뺨을 때려야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나는 교장의 뺨을 후려갈겼다. 이제 그 노인은 무덤 속에 들어가 있다. 그의 뺨을 때린 것에 대해 진심으로 미안함을 느낀다. 그러나 사실 나는 그때 그의 뺨을 그다지 세게 때리진 않았다. 아주 부드럽게, 산들바람이 소나무 위름 스쳐 지나가듯 그렇게 살짝 때렸다. 때로 내가 옳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은 기분좋은 일이다. 제8 권이었던가? 아니, 제9권이었지, 사실은 나도 알고 있었다. 그 냥 해본 소리다. 내가 제9권으로 고른 것은 중국의 혜능慧能Hui Neng(11)의 책 이다. 혜능은 보리달마普리達摩의 뒤를 이은 선의 조사祖師이다. 혜능의 어록 [법보단경法寶壇經The Teachings of Hui Neng]은 중국, 한국, 일본에서만 번역이 되었다. /(11) 638-713노자, 장자, 공자, 맹자와 더불어 중국이 낳은 뛰어난 천재. 그의 제자들이 [법보단경]이란 제목 아래 기록한 그의 설법과 대화는 중국인이 저술한 불교 문헌 가운데서 가장 훌륭한 걸작품에 속한다. 공 자나 맹자처럼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가난하게 자라 난 그는 광동의 영남 출신으로 속성은 노씨盧氏. 젊은 시절에 시장에서 땔감을 팔아 어머니와 자신의 가난한 살림을 꾸려나갔으며, 읽고 쓰는 것을 배울 기회가 전혀 없었다. 어느날 땔감을 운반하다가 우연히 어떤 사람이 읽는 [금강경金剛經]을 듣는 순간 깨달은 바가 있어 어머니를 하 직하고 스승을 찾아나섰다. 황매산의 홍인선사弘忍禪師밑에서 한동안 부엌일을 하다가 다른 승려들의 예상을 뒤엎고 그의 법통을 이어받았 다. 661년 그의 나이 불과 23세 때였다. 그후 수많은 뛰어난 제자들을 길러내어 중국 선종이 혜능으로 인해서 활짝 피어나게 되었다./ 혜능은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의식의 정접에 올라섰던 인물 이다. 그는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 단지 몇가지 힌트만을 줄 뿐 이다. 사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발자국과 마찬가지로 그것 을 따라가면 목적지에 이른다. 혜능의 가르침은 예수나 붓다의 가르침과 대동소이하지만 그 방식은 그 자신만의 것이다. 그는 자신의 방식대로 이야기를 했으며, 이것이 그가 목사나 신부들 처럼 앵무새가 아니었음을 입증한다. 혜능의 가르침을 요약히가란 쉬운 일이지만 오직 용기있는 자만이 그것을 실천할 수 잇다. 그가 말한 전 내용은 "생각으로 무엇을 추구하지 말라. 존재하라!"는 것으로 쉽게 요약될 수 있 다. 그러나 그것을 실현하는 데는 높은 지성의 소유자가 아니라 면 수십 번의 생이 걸리는 일이다. 높은 지성을 지녔다면 지금 이 순간 그것이 가능하다. 이미 그대는 그러한 재능을 갖고 있 다. 그렇다면 왜 그대는 그렇게 하지 못하는가? 방해는 다른 사 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그대가 하고 있는 것이다. 제10권. 드디어 오늘의 마지막 책이다. 약간 겁이 난다. 사실 이 책을 말할 것인가 말것인가를 놓고 한없이 망설여 진다. 이 책 은 물라 나스루딘Mulla Nasruddin(12)에 관한 책이다. 사실 그는 내가 지어낸 허구의 인물이 아니라 수피의 신비가였으며 그의 무덤이 아직도 남아 있다. 그는 무덤 속에서도 농담을 지껄일 그 러한 인물이었다. /(12) 수피의 신비가의 이름인데 오쇼 라즈니쉬가 그의 이름만 따서 많은 우 화들을 들려주었다. '물라'란 회교의 율법학자를 말한다. 오쇼 라즈니 쉬는 그를 주인공으로 하여 [어리석은 자의 지혜]라는 우화집을 낸 일 이 있다.] 그는 죽으면서 이런 유언을 남겼다. 비석 대신 그 자리에 문 을 하나 세워라. 그 문을 잠그고 나선 열쇠를 바다 속에 던져 버 려라. 이제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의 무덤을 찾아간 사 람들은 무덤 주위를 빙빙 돌게 되었다. 문만 하나 뎅그라니 서있 을 뿐 벽이 없기 때문이엇다. 그리고 그 문은 잠겨 있었다. 이 광 경을 보고 물라 나스루딘은 무덤속에서 배꼽을 잡고 웃을 것이 다. 나스루딘만큼 내가 사랑한 사람이 또 있었던가! 그는 종교와 웃음을 결합한 핵심 인물이었다. 그가 없었다면 종교와 웃음은 따로 놀았을 것이다. 나스루딘은 종교와 웃음의 적대 감정을 없 애 버리고 둘을 친구로 만들었다. 종교와 웃음이 만날 때, 명상 이 웃음이 되고 웃음이 명상이 될때, 그때 기적이 일어난다. 기 적중의 기적이 일어난다. 나에게 2분만 시간을 더 달라. 나는 항상 모든 일을 그 절정에서 끝내기를 좋아한다. 9 이제 다시 나의 시간이다. 제21부가 이어진다. 오늘의 첫번째 책은 하아스Haas의 [이성理性의 운명The Des- tiny of the Mind]이다. 이 저자의 이름을 어떻게 발음해야 정확 한지 모르지만 나는 내 식대로 '하아스'라고 발음한다. 이 책은 너무 깊은 사상을 담고 있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그다지 널리 알려지지 못했다. 저자 하아스는 독일인임에 틀림없다. 그렇더 라도 그는 대단히 중요한 책을 남겼다. 그는 시인이 아니며 마치 수학자처럼 책을 썼다. 나는 그에게서 '릴로시아philosia'라는 단 어를 배웠다. 철학philosophy은 '지혜의 사랑'을 의미한다. '필로philo'는 사 랑이고, '소피아sophia'는 지혜다. 그러나 이것은 전체全體를 바 라보는 동양의 방식인 다르샤나darshana(1)에 비교될 수 없다 필로소피는 차원이 낮다. /(1)견해, 이해, 관점, 이론 등을 뜻하는 이 단어는 보다. 응시하다. 이해하 다는 뜻의 'drs'라는 어근에서 나왔다./ [이성의 운명]에서 하아스는 다르샤나에 해당되는 말로서 '필로소피'대신에 '필로시아'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필로' 는 사랑이고 '오시아osia'는 진리, 실체, 궁극의 진리를 뜻한다. 따라서 지식이나 지혜의 사랑이 아니라 진리의 사랑인 것이다. 그 진리가 입맛에 맞는가 맞지 않는가는 문제가 아니다. 하아스의 이 책은 동양과 서양을 가깝게 접근시켰다. 물론 이 책이 동서양을 하나로 만들진 못한다. 책은 어디까지나 책일 뿐 이라서 그 이상의 역할은 할 수 없다. 진정한 만남이 이루어지려 면 책이 아니라 인간이 필요한데 하아스는 그 적임자가 아니었 다. 그의 책은 뛰어났지만 그 사람 자신은 평범한 인간에 불과했 다. 동서양의 진정한 만남을 위해선 붓다와 같은 사람, 보리달마 와 같은 사람, 예수와 같은 사람, 마호멧이나 바알 셈Baal Shem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 간단히 말해 명상이 필요한 것이다. 내 생각에 이 사람 하아스는 명상을 알지 못했던 것 같다. 그는 다 만 어떤 것을 깊이 고찰하고 사색할 줄은 알았을 것이다. 독일인 은 특히 사색에 강하다. 그래서 그들은 유태인 강제 수용소의 명 칭을 '생각의 집중'을 뜻하는 '콘센트레이션 캠프concentration camp'라고 붙였다. 내가 이곳에서 명상 캠프를 열고 있는데 반 해서 그들은 '콘센트레이션 캠프'를 열었던 것이다. 독일인은 사색엔 강하지만 명상을 알지 못한다. 물론 이따금 독일인 명상가가 등장하지만 그것은 예외적인 경우일 뿐이다. 에크하르트 Eckhart(2)나 뵈에메 Boehme(3)같은 경우가 그 예외에 속한다. /(2) 마이스터 요하네스 에크하르트Meister johannes Eckhart: 1260년경-1327 도미니크회에 속한 스콜라 학자로서 독일 신비주의의 대표적 인물이다. 신은 어떤 규정에도 불가능한 무無, 즉 신성神性이며, 세계의 생성은 이 신 이 자기에 대하여 자기를 계시하는 인식 과정이고 인간 생활의 목적은 신과의 신비적 합일ecstacy에 있다고 하면서, 이것을 이루기 위해선 신이 인간 속에서 작용하는 소중한 '영혼의 불꽃'에 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사상은 범신론적 경향을 띠었기 때문에 교회로부터 비난을 받았 다. 그는 라틴어 외에 독일어로도 저서를 써 이후 근대의 독일어로 학술 서를 스는 계기를 주었다고 알려진다. 다이세츠 스즈키가[에크 하르트와 선禪]이란 책을 쓴 바 있다./ /(3)뱌콥 뵈에Jakob Boeme. 1575-1624.독일의 신비주의 철학자.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천성적으로 사색과 독서를 즐겨 독학으로 뛰어난 저술가가 되었다. 1612년 [오로라Aurora]를 써서 대평판을 받았으며 그 가 주장하는 인간과 신의 동일성同一性은 교회로부터 격렬히 비난받았 다. 인간은 하나의 소우주이며, 우주는 선악을 비롯한 대립과 모순의 세 계인데, 오직 신으로부터의 인스피레이션을 통해서만 이 대립 모순을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오늘의 제2권은 에크하르트의 책이다. 그가 동양에서 태어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독일인 사회에서 태어나 절대의 것에 대해 말하고 글을 쓴다는 것은 어렵기 그지없는 일이다. 그 러나 이 가난뱅이 에크하르트는 그 일을 해냈다. 그것도 완벽하 게 해냈다. 역시 독일인답다. 독일인은 무엇을 하든지 완벽하게 한다. 지금도 저 밖에서 한 독일인 제자가 망치질을 하고 있다. 얼마나 완벽한 망치질인가! 이 침묵 속에서 그 소리가 아름답게 울려퍼지고 있다. 에크하르트는 교육을 받지 못했다. 이상하게도 신비가 대부 분은 교육을 받지 못했다. 아마도 교육에 뭔가 잘못된 것이 있음 에 틀림없다. 높은 교육을 받은 신비가는 왜 없는가? 교육이 인 간의 무엇인가를 망쳐 놓고, 그래서 인간이 신비가가 되는 것을 막는지도 모른다. 그렇다. 교육만큼 인간을 망쳐 놓는 것도 없다. 유치원에서부 터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25년간 교육은 의도적으로 인간 속의 아름다운 것들을 파괴해 나간다. 학위라는 것 때문에 내면의 연 꽃이 짓뭉개진다. 소위 선생과 교수와 학과장이라는 자들 때문 에 내면의 장미는 여지없이 꺾여진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얼마 나 그럴싸한 직함들을 앞가슴에 달고 있는가? 진정한 교육제도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이제 그것이 시작 되어야 한다. 그것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의 교육이어야 한다. 인 간 내면의 남성적인 측면이 아니라 오히려 여성적인 측면을 육 성하는 교육이어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남성 위주인 독일 사회에서 에크하르트 같은 사람이 가슴에 바탕을 둔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 다. 교육받지 못하고, 가난하며,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아무 런 위치도 갖지 못한 일개 걸인이었던 그가......그러나 그는 진 정한 부자였다. 진정한 부자가 된 사람은 많지 않다. 존재 전체 로 부자가 된 사람..... 이 '존재BEING'라는 말을 대문자로 적으로, 이 '있음being'과 '됨becoming'의 두단어를 잘 이해해야 한다. '됨'은 시작도 끝도 없는 과정이다. 그러나 '있음'은 과정이 아니라 말 그대로 단순 히 지금 여기에 '있음'이다. '있음'은 시간도 아니고 공간도 아 니다. 하나의 초월이다. 이 '초월TRANSCENDENCE'이란 단어 역시 대문자로 적으라. 그것을 황금의 문자로, 순금으로 적어 놓 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에크하르트는 긴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짧은 몇 마디 말로도 추잡한 성직자들과 교황을 기분 상하게 하기에 충 분했다. 그들은 당장에 에크하르트의 입을 틀어막았다. 그들은 그에게 이런 말은 하고 저런 말은 하지 말라고 명령했다. 그 바 보천치들의 명령에 귀기울이지 않으려면 나처럼 아예 미치광이 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에크하르트는 단순한 사람이었다. 그는 그들의 명령에, 권위에 복종했다. 독일인은 역시 독일인이다. 그 들은 "좌로 갓!" 하면 좌측으로 가고, "우로 갓!" 하면 당장에 우 측으로 간다. 나는 대학의 군사훈련 시간에서 아예 제외되었다. 왜냐하면 교관이 "우로갓!"하고 명령할 때만다 나는 그 자리에 서서 그 것에 대해 생각을 하곤 했기 때문이다. 모든 학생이 교관의 명령 에 따라 즉각적으로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꾸는데 나 혼자만 그 자리에 서서 그것의 의미를 생각하고 있었다. 교관은 당황한 나 머지 소리쳤다. "왜 그러는 거야? 내말이 안들리는가? 귀가 잘못되었나?" 그러면 나는 말했다. "아닙니다. 나는 아무것도 잘못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나는 의미를 모르겠습니다. 왜 내가 오른쪽으로 돌고 왼쪽으로 돌아 야 하는 것이죠? 그럴 이유가, 그럴 필요가 없지 않습니까? 왼쪽 으로 돌았다가 오른쪽으로 도는 이 바보들도 결국엔 내가 서있 는 자리로 되돌아오지 않습니까?" 자연히 교관은 나를 군사훈련에서 제외시켰다. 나는 더할 나 위 없이 기뻤다. 모두가 나를 동정했지만 그것은 동정받을 일이 아니라 부러움을 살 일이었다. 학생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귓속말을 주고받았다. "저 애는 쫓겨나면서도 즐거워하니 미친 애가 틀림없어." 에크하르트는 명령에 따랐다. 그래서 독일인은 완전한 도인 이 되지 못한다. 무척 힘든 일이다. 아마도 비말키르티Vimalkirti 가 첫번째로 깨달음을 얻은 독일인이었을 것이다. 에크하르트는 매우 가깝게 접근했다. 한 걸음만 더 내디뎠더라면 결론이 났을 것이다. 문이 열렸을 것이다. 초월의 문이 비록 한 사람의 독일이었고 나아가 교황의 압력이 십했음 에도 불구하고 에크하르트는 아름다운 것들을 많이 이야기했다. 그의 이야기 속에는 진리의 향기가 배어 있다. 그래서 그를 여기 에 포함시키는 바이다. 제3권. 또다른 독일인 봬에메Boehme의 책이다. 그의 이름을 어떻게 발음하는 것이 정확한지 나는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무 슨 상관인가? 독일인들은 다른 식으로 발음하리라는 것만은 확 실하다. 그러나 나는 독일인이 아니며, 어떤 식으로도 누구와 타 협하지 않는 것이 내 성격이다. 나는 언제나 그를 '부마이'라고 불러왔다. 그 자신이 직접 나에게로 와서 "내 이름은 그게 아니 라 부에메다!"라고 주장한다 해도 나는 오히려 큰소리칠 것이 다. "썩 꺼져라! 나에겐 부마이가 너의 이름이다. 너의 이름은 부 마이여야 한다." 이상하게도 아프피타Arpita(4)가 내 방에 들어올 때면 늘 뵈에 메가 떠오른다. 아마 단순한 연상작용 때문일지도 모른다. 뵈에 메도 구도 만드는 제화공이었고, 아르피타도 제화공이다. 어쨌 든 아르피타여, 그대에게는 독일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인물인 뵈에메가 연상된다는 것은 행운이 아닐 수 없다. /(4) 오쇼 라즈니쉬의 제자의 한사람./ 뵈에메 역시 아주 가난했다. 마치 가난해야 현자가 되는 것 같다. 지금까진 그랬을지 모르지만 나 이후로는 그렇지 않을 것 이다. 나 이후로는 도인이 되기 위해선 부자가 되어야 한다. 다 시 한번 반복하거니와 깨달음을 얻으려면 부자가 되어야 한다. 예수는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이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고 말했다. 그것은 과거에나 그랬다. 이제부턴 가 장 부유한 자만이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을 기억하 라. 나의 말과 예수의 말은 같은 내용이다. 서로 모순된 것이 아 니다. 예수의 '가난함'과 나의 '부유함'은 같은 뜻이다. 예수는 에고를 버린 사람을 가난한 사람으로 표현했을 뿐이며, 나는 그 를 부자로 표현할 뿐이다. 과거엔 특히 서양에서는 뵈에메 같은 사람이 부유한 집안에 서 태어나는 일이 극히 드물었다. 동양에선 그렇지 않았다. 붓다 는 왕자로 태어났으며, 마하비라 역시 왕자였다. 자이나교의 24 명의 티르탕카라傳法者tirthankara(5)역시 모두 왕이었다. 크리슈 나도 왕이었고 라마Rama(6)도 왕이었다. 모두가 최상류 계층 출 신치었다. 여기엔 뭔가 의미가 있다. 내가 말하는 부유함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에고를 버릴 때 사람은 부자가 된다. '나'라는 것이 사라질 때 비로소 '나'가 찾아진다. 뵈에메는 짧은 글만을 남겼다. 그는 여러 말을 하지 않았다. 그의 글 중에서 내가 인용하고 싶은 문장 하나는 이것이다. "가슴이 곧 신의 사원寺院이다." 그렇다. 뵈에메여, 신의 사원은 가슴이지 머리가 아니다. /(5) 마하비라 이전의 자이나교의 24명의 전법자를 말함. 평생 벌거벗고 살 았다./ /(6) 인도 최고의 서사시 라마야나Ramayana의 주인공으로 비쉬누 신의 화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