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사이더 지은이:S.E. 힌튼 옮긴이:구자은 펴낸곳:도서출판 대흥 옮긴이의 말 사설 도서관 한쪽 구석에서 거의 한 달 동안을 "아웃사이더"와 함께 아웃사이더로 지냈다. 모두들 제각기의 칸막이 속에서 숨죽이고 공부하고 있는 사람들의 뒤통수를 보고 있노라면 쉬고 싶어지곤 했다. 이럴 때면, 난 은밀히 포니보이를 불러내어 쟈니와 윈드릭스 빌의 풀밭을 뛰어다니고, 소다와 데리의 초록색 케이크를 얻어먹기도 하고, 때론 댈리와 물건을 훔치기도 하고, 투빗처럼 눈썹을 치켜뜨기도 하면서 유쾌한 일당의 패거리가 되어 돌아다니면서 즐거워했다. 난 미국이라는 곳은 자유의 여신상이 횃불을 들고 외치듯이 자유, 평등이 존재하는 나라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그곳도 사람사는 곳이니 못사는 사람, 잘사는 사람이 있고 동부, 서부가 있기 마련인가 보다. 이 조그만 땅덩이도 남북으로 나누어지고, 서울만 해도 강남, 강북으로 나누어졌으니 말이다. 그중에서도 남쪽 시골 출신인 난 머리가 긴 황색 얼굴의 아웃사이더일 수밖에 없는 모양이다. 그랜드 캐년과 하와이가 한 나라인 드넓은 세상에서 포니보이라는 회색눈의 14살 소년이 스스로의 귀속신분에 슬퍼하고 있다는 사실이 나같은 촌사람에겐 희망과 동지의식을 느끼게 함과 동시에 건조한 생활이라고 여겼던 일상적인 삶이 새삼 아름다운 가치를 느끼게 한다. 번역을 다 마치고 길을 내려오던 저녁 무렵이었다. 나는 빛을 잃은 둥그런 태양을 그 어느 때보다도 눈물겹게 바라볼 수 있었다. 빽빽한 영어 문자에 눈이 시린 상태에서 해방되었다는 느낌만이 아니다. 그 이유는 내게도 아직 아름답게 석양을 바라볼 수 있는 포니보이의 감성이 살아 있다는 것이 감사했기 때문이다. 때때로 인생은 참으로 아름답다고 생각될 때가 있다. 이번 기회가 바로 그런 때이다. 잠시나마 우리 동부의 일당들을 만나서 그런 촉촉함을 느끼게 해주신 대흥출판사 탁사장님께 감사를 드리며 또한 이번 번역에 잔소리와 아울러 윤기있는 문장이 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남만원 선배님, 그리고 골치 아픈 속어들을 일일이 "옥스포드 대사전"에서 찾아준 남동생에게 고마움을 표시한다. 행여, 역자의 미숙함으로 오류가 있었다면 독자 여러분에게 죄송함을 표한다. 아울러 이 땅의 모든 아웃사이더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1991. 2. 구자은 제1장 낡은 재개봉관의 칠흑 같은 어둠을 뒤로 하고 쏟아지는 밝은 햇살 속으로 걸어나왔을 때 내 머리 속은 온통 두 가지 생각만으로 가득했다. 그 하나논 방금 스크린에서 본 폴 뉴먼에 대한 생각이었고 또 하나는 아무 탈 없이 집으로 가는 것이었다. 나는 내가 폴 뉴먼처럼 보이길 바랐다. 그는 정말 근사하게 터프해 보였으나 제기랄! 난 뭐람, 하지만 난 내 모습이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니지, 라고 생각하면서 집으로 향했다. 나는 밝은 브라운 색의 머리칼과 엷은 회색에 초록색이 뒤섞여진 듯한 눈동자를 가졌기 때문에 다만 내 눈이 좀더 회색빛에 가까웠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왜냐하면 난 눈이 초록색인 녀석들을 가장 싫어하기 때문이다. 내 머리칼은 보통 소년들보다 훨씬 더 장발이었는데 등뒤로 흘러내린 머리는 잘라 놓은 게 마치 사각형 모양이었으며, 이마와 옆부분은 그냥 길게 내버려두었다. 내가 머리를 기르는 이유는 내 자신이 기름때로 얼룩진 그리저이기 때문인데 우리 그리저들은 대개 머리를 잘 깎지 않는다. 게다가 더 중요한 것은 나에겐 긴 머리가 훨씬 더 잘 어울린다는 사실이다. 아무튼 나는 친구도 없이 혼자서 집을 향해 걷고 있었다. 난 영화를 볼 때마다 단지 누군가로부터 사고의 방해를 받고 싶지 않다라는 이유만으로 늘 외로웠다. 그것은 나 혼자 보는 영화라야 작품 속으로 흠뻑 빨려들 수 있었고, 또 극중인물들과 하나가 되어 이모저모를 함께 누릴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 경우에 있어 불편한 어느 누구와 함께 영화를 본다는 것은 마치 등뒤에서 모르는 누군가가 내 신문을 훔쳐 보는 것과 마찬가지의 기분이 드는 것이다. 나는 이런 점에서 다른 사람들과는 좀 특이한 편이었다. 곧 17세(정확히 따지면 16세쯤)가 되려 하는 둘째형 소다는 책이라곤 정말 책자 한 번 넘겨 본 일 없을 만큼 학구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었고, 소다와 내가 데리라고 부르는 첫째형 다렐은 이야기나 그림을 그리는 것에 흥미를 가지기에는 너무 열심히 일만 한다는 데서 나와 달랐다. 그러니 그 둘에 비해서도 난 다를 수밖에... 그럴 때마다 난 이 세상에서 나처럼 행동하는 사람은 오로지 나 혼자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무척 외로울 수밖에 없었는데, 그 와중에서 적어도 데리보다는 소다의 경우는 나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소다는 그 누구와도 달랐다. 그는 이 세상의 거의 모든 것을 무엇이든지 이해하는 쪽이었다. 데리가 툭하면 막내인 내게 고함을 치거나 날 14세의 소년이 아닌 6살짜리 꼬마쯤으로 취급하는 것과는 달리, 소다는 결코 내게 고함치거나 놀리지 않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그래서인지 난 그 어느 누구보다도 소다를 최고로 좋아했다. 날 낳아주신 엄마와 아빠보다도 더...항상 찡찡하게 굳어 있고 웃는 일이 거의 없는 데리와는 대조적으로 잇속이 환히 내비치리만큼 늘 싱글싱글 웃는 얼굴을 한 소다는 매사에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데리는 자기가 먹은 20세의 나이 이상의 숱한 경험을 한 까닭인지 이미 어른처럼 노숙해 보이는 반면, 소다는 전혀 키가 자라지 않아 아직 애처럼 느껴지곤 한다. 어떤 것이 더 나은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더라고 조만간에 알게 되겠지. 좌우지간 난 아까 본 영화와 연결해서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득 막연한 불안감과 함께 오늘 내가 무사히 귀가하기 위해선 우선 당장 한 친구라도 옆에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강하게 솟구쳤다. 우리 그리저들은 혼자서 오래 길을 걷는다는 게 몹시 위험하다. 그것은 우리들이 언제 어디서 공격당할지도 모를 일이고 아무 상관도 없는 녀석들이 길가는 우릴 향해 "야! 그리저"라고 불러세워 놓고는 온갖 시비로 못살게 굴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그리저라는 호칭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지만, 만일 여러분 중에도 어느 누군가가 우리를 향해 그리저라고 부르는 속뜻을 안다면 지금의 내 심정을 십분 이해할 것이다. 우리 주로 소샬 녀석들에게 공격을 당하곤 했는데 그들이 우리를 부르는 것은 다분히 모멸감과 야유가 깃들어 있는 것이다. 나는 소샬이라는 말이 어떻게 해서 사용되고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지만 대충 놀이 삼아 제트기를 타고 여행 다니는 서부의 부잣집 녀석들을 칭하는 약자로, 이것은 마치 동부에 사는 우리 같은 부류의 소년들을 소샬들보다는 훨씬 가난하고 거친 소년들이었다. 소샬들은 기껏 그리저를 공격하거나, 맥주병을 던지고 하는 것에 신경을 쓰거나, 신문 사설을 통해 자신들을 공공연히 소개하는 식의 일을 즐기는 데 비하면 우리 그리저들은 거의 깡패와 같았다. 우리는 물건을 훔치고, 속력을 최대로 하여 중고차를 몰고 다녔으며, 주유소를 점령하고, 때때로 다른 갱들과 싸움을 벌였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내가 이런 짓을 한다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말이다. 아마도 내가 무슨 잘못을 저질러서 경찰에 잡혀간다면 큰형 데리는 나를 죽이려 할 것이다. 우리 부모님은 뜻밖의 차사고로 돌아가셨기 때문에 우리 형제 셋은 되도록 서로를 지키고 보호하며 궂은 일에 휘말리지 않도록 전전긍긍하였다. 또한 나는 그리저들의 대부분이 머리를 길게 기르고, 블루진과 티셔츠를 입고, 와이셔츠의 밑자락을 밖으로 내놓고 다니며, 가죽 재킷과 목이 긴 테니스화를 신고 다닌다는 것을 말하고 싶을 뿐이지 결코 소샬 또는 그리저 중 어느 쪽이 더 낫다고 얘기하고 싶지는 않다. 단지 우리가 각자 즐겨 하는 일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나는 데리와 소다가 일을 마칠 때까지 기다릴 수도 있었다. 그러면 그들 중 한 명이 나를 영화관으로 데리고 올 수도 있었고, 혹은 소다가 영화보는 게 너무 지겨워서 영화를 못 본다 하더라도 나와 함께 길을 걸을 수는 있었기 때문이다. 꼭 소다와 데리 형이 아니더라도 나와 함께 자란 우리 일당 중 한 명만이라도 곁에 있었더라면 하고 생각했다. 우리 일당들과 나는 형제처럼 가까웠다. 만일 여러분이 우리와 같이 아주 가까운 이웃에서 자랐다면 이런 우리의 마음을 잘 알 것이다. 내가 누군가와 함께 오고 싶다는 생각을 미리 했었더라면 이렇게 혼자 걷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때때로 머리를 잘 쓰지 않았다. 우리 데리 형은 항상 내가 머리를 쓰지 않는다는 것을 꾸중하곤 했었다. 내가 그런 생각만 했더라도 우리 일당 중의 투빗(Two-Bit)이라도 데리고 올 수도 있었을 텐데... 그는 내가 부탁만 하면 차를 태워줬을 것이다. 이렇게 후회해 봤자 소용이 없는 일이다. 난 항상 일이 일어나 후에야 후회를 한다. 이 사실을 데리가 알면 또 한 번 거의 미칠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아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나를 매우 영리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학교 성적도 좋았고, 지능지수도 아주 높았다. 그러나 어떻게 된 일인지 나는 머리를 잘 쓰지 않는다. 어지 됐든지간에 나는 길을 걷는 것을 좋아한다고 내 자신을 달랬고, 또한 그 누구라도 일부러 불러내는 따위의 일은 좋아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그냥 혼자 길을 걸었다. 그때 나는 내 뒤를 바싹 쫓아오는 코베어(Corvair) 차를 보았다. 나는 좀더 빨리 걸음을 걸었다. 나는 누구에게도 한번도 공격을 받은 적이 없었다. 갑자기 난 옛날 우리 일당 중의 한 명인 쟈니가 소샬들에게 잡혀 얻어맞아서 온몸에 상처가 난 것을 보았던 때를 기억해 냈다. 그때 쟈니는 16살이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걸음을 재촉하고 있었지만 내가 아무리 빨리 걸어봤자 이미 늦다는 것을 알았다. 내 바로 곁에서 코베어가 섰고 다섯 명의 소샬들이 내렸다. 나는 너무 무서웠다. 나는 몸에 비해 서 근육이 잘 발달되어 있었지만 14살 소년치곤 너무 작은 게 흠이었다. 게다가 지금 어슬렁거리며 내 주위를 에워싸는 소샬 놈들은 나보다 훨씬 키가 컸다. 나는 그 순간 싸움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도망을 갈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반사적으로 청바지 주머니 위로 엄지손가락을 걸면서 몸을 앞으로 걸면서 몸을 앞으로 수그렸다. 난 또 쟈니의 그때 얼굴을 기억했다. 그의 얼굴은 온통 칼자국이었고 멍이 들어 있었다. 우리가 공터 한구석에서 그를 발견해 냈을 때, 그는 거의 반쯤 의식을 잃은 채 울면서 고함치고 있었다. 그는 상처보다는 두려움에 젖어 있었고 공포 때문에 울음을 그치지 못하였다. 나는 밤바람이 차갑다고 느꼈지만 땀이 났다. 손바닥이 축축해지고 등줄기로 땀이 흘러내렸다. 나는 정말 겁이 났다. 난 주위에 혹시 빈 병이나 막대기 혹은 그 어떤 것이라도 무기가 될 만한 것이 있나 싶어 둘러보았다. 소다와 가장 친한 형씨인 스티브 란델이 한 번은 4명의 녀석들과 붙었을 때, 깨진 병을 사용한 적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엔 그 흔한 병조각 하나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그냥 그들이 나를 둘러싸는 동안 외나무다리에서 원수를 만날 때처럼 째려보고 서 있었다. 나는 그 순간도 머리를 쓰지 않았다. 그들은 내 주위를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웃으면서 걸어왔다. "어이, 그리저!" 그들 중 한 놈이 나를 아주 다정한 목소리로 불렀다. "이봐, 우린 지금 네게 친절 봉사를 하나 하려는데 말야, 어때? 우리가 너의 그 긴 머리를 잘라주지, 응?" 그는 마드라스 무명천의 고급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나는 아무런 생각도 없이 계속해서 그 웃옷만을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그건 푸른색 마드라스 천이었다. 그들 중 한 명이 웃고 있었다. 그리고는 낮은 목소리로 욕지거리를 지껄이고 있었다. 나는 지금 어떤 말을 해야 하나 생각도 못했다. 여러분도 누군가 당신의 뒤통수에서 목을 조르라고 할 때, 그 잠깐의 시간에 할 수 있는 말은 아무 것도 없을 것이다. 나는 침묵만을 지키고 있었다. "머리 자를 때가 되지 않았어? 응?" 중간 키인 금발 녀석이 그의 뒷호주머니에서 칼을 꺼내서는 내 코앞에서 재끼면서 번뜩였다. 드디어 나는 할 말이 생각났었다. "아니!" 나는 칼에서 뒷걸음을 쳤다. 그러다 보니 그 중 한 녀석의 바로 앞에 등을 대고 서는 꼴이 되어 버렸다. 그들은 나를 잡아서 땅에 벌러덩 눕혔다. 그들은 나의 팔과 다리를 꼼짝 못하게 붙잡고 있었다. 그들 중 한놈이 무릎으로 나의 가슴팍에 앉았다. 만일 당신이 그 고통을 상상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약간 정상이 아니다. 그 순간에도 나는 바보스럽게도 그놈들에게서 나는 영국제 가죽 냄새와 쉐이브로숀, 그리고 쾨쾨한 담배 냄새 때문에 그들이 혹시 내 목을 조르기도 전에 숨이 막혀 죽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을 했었다. 나는 정말 내 생각대로 될까 봐 겁이 났다. 나는 빠져 나오려고 힘을 다해 버둥거렸다. 버둥거리면 버둥거릴수록 그놈들은 더욱 나를 조였다. 나는 한 놈을 몇 차례 세게 후려쳤다. 나는 사이사이 욕을 하면서도 여전히 누워 있을 수밖에 없었다. 칼날이 내 목구멍 앞에서 번뜩였다. "네 녀석의 턱 밑에서부터 머리를 잘라줄까?" 나는 그 녀석들이 그 다음엔 나를 죽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계속 악을 쓰며 발버둥을 쳤다. 나는 소다, 데리, 그리고 생각나는 대로 우리 일당의 이름을 소리소리 지르며 불러대기 시작했다. 누군가 한 녀석이 내 입을 틀어막았다. 나는 내 온 힘을 다해서 그걸 물어뜯었다. 나는 비릿한 맛을 느낌과 동시에 이빨 사이로 피가 튀는 것을 알았다. 누군가 욕을 해댔고 나를 다시 세게 내리쳤다. 그들은 내 입 속에 손수건을 틀어 쑤셔 박았다. "이 새끼를 조용히 시켜, 입다물게 해." 그 중 한 녀석이 고함을 치고 몇 차례 더 고함소리가 들리더니 쿵쿵거리며 도망을 갔다. 나는 그 자리에 누워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하고 궁금해 했다. 사람들이 내 위를 뛰어넘어 갔고 내 옆을 지나 뛰어나갔다. 그러나 나는 모든 것을 이해하기엔 너무나 멍하기 짝이 없었다. 그때 누군가 내 겨드랑이 밑을 부축하여 설 수 있도록 끌어당겼다. 그는 데리였다. "괜찮아, 포니보이?" 그는 나를 너무나 세게 흔들었다. 나는 그가 날 흔드는 것을 멈춰주기를 바랐다. 나는 눈이 핑핑 돌 지경이었다. 나는 그 거칠고 큰 목소리뿐만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항상 나를 거칠게 다루는 그런 행동에서 그가 데리임을 금방 알 수 있었다. "난 괜찮아. 데리, 흔드는 걸 멈춰 줄래. 데리, 난 괜찮아!" 그는 금방 손을 뗐다. "미안해." 그러나 그는 미안해 하는 것 같지 않았다. 그는 어느 때도 결코 진실로 미안해 하는 적이 없었다. 나는 그가 아빠와 꼭 닮았다고 느꼈지만 외모와는 달리 행동거지는 꼭 아버지와 반대되게 행동하는 것이 아이러니했다. 우리 아빤 겨우 40살 때 돌아가셨는데 그는 그 당시에도 한 25살쯤으로 보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데리와 아빠를 부자지간으로 보기보다는 형제들로 보았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그들이 외모만 닮았을 뿐이라는 것이다. 우리 아빤 어떤 문제가 생기더라도 결코 화를 내거나 거칠게 굴지 않았다. 데리는 키가 6피트 2인치였고 어깨가 딱 벌어지고 근육이 멋있었다. 그는 마치 아빠처럼 이마 위의 머리칼은 뻗쳐 있고, 등뒤의 머리칼은 조금 꼿꼿이 서 있었으며, 색깔은 흑갈색이었다. 그러나 데리의 눈만큼은 아빠와 달랐다. 그의 눈동자는 마치 엷은 푸른 초록색이 나는 두 조각의 얼음조각 같았다. 그는 20살보다는 더 어른스럽게 보였고 터프하고 냉정하며 영리해 보였다. 만약 그의 눈이 그렇게만 차갑지 않았더라도 그는 정말 잘생겼을 것이다. 그는 어떤 문제라도 명백하지 않은 것은 이해하려 들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머리를 잘 썼다. 나는 제일 세게 얻어맞은 뺨을 문지르며 다시 주저앉았다. 데리는 그의 주먹을 호주머니에 찔렀다. "그놈들이 널 그렇게 많이는 안 때렸을 거야. 그렇지?" 하지만 그들은 날 많이 때렸다. 나는 쑤시고 쓰라렸고 내 뺨은 바람이 불기만 해도 따끔거렸다. 나는 너무 신경이 날카로워져서 손이 덜덜 떨렸다. 나는 고래고래 고함을 치고 싶었다. 그러나 데리에겐 아무 소리도 할 수 없었다. "난 괜찮아!" 그때 소다 팝이 껑충껑충 뛰어왔다. 그때 나는 내 주위에서 나는 모든 소음이 모두 나를 구하러 오는 소리처럼 느껴졌다. 소다는 내 옆에 바싹 다가앉으며 내 머리를 살펴보았다. "이런, 꼬마 친구, 칼자국이 났구나." 나는 단지 그를 멍청히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래?" 그는 손수건을 꺼내더니 한쪽 끝에 침을 묻히고는 내 머리 한쪽을 부드럽게 눌러 주었다. "너는 마치 막대기에 꽂힌 돼지같이 피를 흘리고 있구나." "내가요?" "자, 보라고." 그는 마치 요술을 부리듯이 빨갛게 물이 든 손수건을 내게 보여 주었다. "그 녀석들이 네게 칼을 들이밀던?" 나는 그놈들의 목소리를 기억해냈다. '머리 자를 때가 되지 않았어? 엉?' 그 칼날은 그 녀석이 나를 입다물게 하는 동안 번뜩이면서 춤을 추고 있었다. "그랬었어." 소다는 내가 알고 있는 그 누구보다도 미남이었다. 데리와는 다른--영화배우 같은--미남이었다. 사람들이 길을 가다 멈춰서서 보고 가는 그런 종류의 미남이다. 그는 데리처럼 크지 않았고 조금 더 야위었다. 그러나 사람을 끄는 몹시 아름다운 그 무엇인가가 있었고, 무분별함을 자제하고, 동시에 사려 깊어 보이는 감성적인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눈동자는 짙은 갈색이었는데 그것은 생동감이 있고, 춤을 추는 듯하며, 한순간 부드럽고 동정적이었다가 또 한순간 화가 날 때는 불같이 빛나는 듯했다. 그는 아버지의 눈을 닮은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는 술이 없이도 말타기 경기를 할 수 있었고, 춤을 출 수도 있었다. 우리 이웃 가운데 술에 취하지 않는 녀석들을 본다는 것은 매우 힘들었는데 소다만은 술을 한방울도 입에 대지 않았었다. 그는 아무 일이 없을 때에만 술을 마셨다. 그래서인지 그는 모두를 이해하는 것 같았다. 그는 내게 더 가까이 앉아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갑자기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 나는 내가 느낄 정도로 창백해지는 것 같았고 잎새처럼 떨려 왔다. 소다는 내 어깨에 손을 올려 놓았다. "괜찮아, 포니보이, 침착해. 이제 그놈들은 더 이상 네게 해를 끼치지는 않을 거야." "알...아요." 나는 대답했다. 땅이 흐릿해지면서 뜨거운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나는 곧 눈물을 닦아냈다. "난 유령에 약간 흘린 것 같을 뿐이야. 그것뿐이야. 난 괜찮아!" 난 한 번 부르르 떨리는 호흡을 내쉬고는 울음을 그쳤다. 우리가 어두운 공터에서 쟈니를 찾아냈을 때, 그가 입은 상처에 비하면 결코 상처를 입었다고 할 수 없는 나로서는 데리 앞에서 바보같이 울 수는 없었다. 쟈니와 비교해 본다면 난 훨씬 양호한 편이었다. 소다는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넌 괜찮아, 포니보이." 그는 나를 보고 싱긋 웃었다. 소다는 어떤 상황이든지 웃을 수 있게 만들었다. 나는 그가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웃고 다니는 그의 평소의 습관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넌 정신이 있니 없니? 소다." 데리는 마치 우리들의 머리를 한 대씩 쥐어박고 싶은 얼굴로 바라보았다. "너흰 둘 다 괴짜들이야." 소다는 투빗에게 배운 표정으로 눈썹을 치켜뜨면서 말했다. "그래, 그건 우리 모두에게 다 해당되는 말이지." 데리는 얼마 동안 그를 노려보았다. 그리고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웃었다. 소다 팝은 그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은 것처럼 데리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는 데리를 곧잘 놀렸다. 나도 곧잘 다 큰 회색 멍청이를 놀리곤 했었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지만 데리는 마치 소다에게 놀림을 당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처럼 보였다. 우리 일당들은 어린 시절 소샬들을 쫓아가서 돌을 집어던지곤 했었다. 그런데 이제 그들은 깡마르고 거친 사내들이 되었다. 그들은 이제 보기에도 완전히 거칠어 보였다. 나는 글들과 같이 자랐는데 그들은 나를 그의 팀에 끼워 주었다. 비록 내가 그들보다는 훨씬 어렸지만, 내가 데리와 소다의 형제인 데다가 그들의 비밀을 잘 지켰기 때문이었다. 잠시 후, 언제나처럼 우리 일당들이 다 모였다. 스티브 란델은 머리를 빗지 않아 소용돌이치는 숱이 많은 회색 머리칼을 가진 17세의 키가 크고 야윈 소년이었다. 그는 건방져 보였지만 영리한 사람이었는데 국민학교 때부터 소다의 가장 친한 친구였다. 그의 장기는 차를 모는 솜씨였다. 그는 자동차 바퀴를 그 누구보다도 빠르게 또한 조용히 굴릴 줄 알았고, 뒤로든 거꾸로든 기기묘묘하게 몰 수 있었다. 그는 바퀴가 달린 거라면 무엇이든 몰 수 있었다. 그와 소다는 같은 주유소에서 일을 했다. 스티브는 파트 타임이었고 소다는 풀 타임으로 일을 했다. 그들이 일하는 주유소는 시내에서 제일 인기가 있었다. 그 이유는 스티브가 자동차를 잘 다룰 뿐만이 아니라 소다가 나비를 유혹하는 꿀과 같이 여자애들에게 인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스티브가 소다의 제일 친한 친구라는 이유 때문에 그를 좋아했다. 그러나 그는 나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는 나를 꼬마라고 생각했다. 소다는 그들이 여자애들하고 같이 있지 않을 때만 나를 데리고 다녔다. 그 점이 스티브가 나를 꼬마라고 생각하게끔 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내 잘못이 아니었다. 소다는 항상 나를 데리고 다녔지만 나를 꼬마라고 생각지는 않았다. 투빗 매튜는 우리 일당 중 가장 나이가 많았고 우리 패들 가운데 가장 박식한 사람이었다. 그는 키가 6피트 정도였고, 근육이 단단했고, 그의 구레나룻을 가장 자랑스러워 했다. 그는 회색 눈을 가졌고 항상 활짝 웃는 모습이었으며 쉴새없이 우스운 말을 내뱉었다. 그는 항상 자신의 인생이 투빗--25센트--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의 별명은 25센트라는 뜻의 투빗이 되어 버렸다. 그의 선생님조차도 그의 진짜 이름이 케이츠였다는 사실을 잊어버렸고, 우리들도 그의 진짜 이름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어버렸다. 투빗에게 있어 인생은 하나의 커다란 조크였다. 그는 소매치기로 유명했으며 특히 검은 손잡이가 달린 자동칼(그의 재능이 없었더라면 손에 넣을 수 없었던)이 유명했다. 그는 언제나 경찰관들에게 기분전환을 해주었다. 그렇다고 그들을 도와 주는 것은 아니었다. 그가 말하는 모든 것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우스워서 경찰들은 그들의 지겨운 생활에서 그 순간만큼은 해방되었다. 그는 싸움, 금발의 아가씨들을 좋아했으며 불가사의하게 학교를 좋아했다. 그는 18살 반의 소년이었고 어떤 것도 배우려 하지 않았다. 그가 학교를 좋아하는 이유는 축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그를 좋아하는 것은 그가 우리를 항상 웃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윌 로저스를 생각나게 했는데 아마 그의 미소 때문일 거다. 만약 내게 우리 일당 중에서 실제 가장 갱다운 성격을 가진 사람을 고르라면 나는 댈라스 윈스턴--댈리--을 들 수 있다. 나는 위태로운 상황에 있는 그의 모습을 그리길 좋아했다. 그는 얼굴이 작았고, 튀어나온 광대뼈와 뾰족한 턱, 그리고 작고 예민한 동물 같은 이빨과 시라소니 같은 귀를 가졌다. 그의 머리는 너무 금발이어서 거의 흰색에 가까웠다. 그는 절대 머리를 자르지 않았다. 그의 머리의 몇 가닥은 이마 위에 드리워져 있었고, 뒤로는 술타래처럼 뻗쳐 있었으며, 귀 뒤와 목덜미의 머리칼은 곱슬거리면서 길게 내버려져 있었다. 그의 눈은 푸른색으로 얼음같이 빛났으며, 온 세상을 증오하는 차가움이 깃들어 있었다. 댈리는 3년을 뉴욕의 거친 동네에서 지냈다. 그리고 10살 때에 그는 처음으로 체포되었던 적이 있었다. 그는 우리들 중 누구보다도 거칠었고 냉정하고 잔인했다. 그는 마치 시내의 팀 쉐퍼드의 악당들처럼 거칠었다. 뉴욕에서 댈리는 깡패 싸움을 곧잘 벌였다. 그러나 여기서--조직적 깡패 집단이 드문--그럴 기회가 별로 없었다. 그는 꽤 명성이 나 있었다. 사람들은 경찰서 서류에 몇 마일이 넘는 전과 기록이 있다고 했다. 그는 여러 번 체포된 적이 있었는데 그 죄목은 술에 고성방가, 로데오, 절도, 폭력 기타 등등이었다. 그는 모든 것을 다했다. 나는 그를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영리했고 당신들도 그를 보면 존경하게 될 것이다. 쟈니 케이드, 우리 일당 중 가장 막내인 쟈니. 만약 사람들 사이에서 길을 잃고 너무 많이 걷어채인 강아지 한 마리를 그릴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쟈니이다. 그는 나 다음으로 가장 어렸다.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보다 작았고 몸이 약하고 여위었다. 그는 까맣게 탄 얼굴에 커다란 까만 눈이 빛이 났었다. 그의 머리칼은 칠흑같이 까맸고 아주 반질반질했다. 그리고 옆으로 빗질을 해서 늘어뜨렸다. 그러나 그 머리는 너무 길어서 이마 위를 덮는 단발을 하고 있었다. 그는 매우 예민해서 보는 것마다 의심했다. 그는 우리 일당의 애완용이었다. 우리의 마스코트인 꼬마 형제였던 것이다. 그의 아버지는 항상 그를 때렸고, 그의 엄마는 그녀가 무엇인가를 걷어차고 있을 때에만 그를 볶지 않고 무시했다. 나는 우리집에서 곧잘 그녀가 그를 부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나는 그가 묶여 있는 것보다 그것을 훨씬 싫어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만약 우리들이 그의 주위에서 살지 않았더라면 그는 몇 번이고 이 동네를 도망치곤 했을 것이다. 그가 우리 일당이 아니었다면 도대체 사랑이나 애정이 무엇인지도 몰랐을 것이다. 나는 급하게 눈물을 닦았다. "그들을 잡았나? 음?" "아니, 그 더러운 놈들이 방금 도망쳤어!" 투빗은 씩씩하게 소샬들의 모든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그가 기억해 내기도 한 것이겠지만 만들어낸 것 같기도 했다. "꼬마야, 괜찮아?" "난 괜찮아." 나는 무언가를 말하려고 노력했다. 나는 때때로 주위 사람들이 너무 조용하다고 생각했다. 우리 일당까지도. 나는 주제를 바꾸었다. "델리, 감옥에서 나온 줄 몰랐는데!" "근신중이지." 댈리는 담배에 불을 붙여서 쟈니에게 건네줬다. 모두들 담배를 피웠고 긴장을 풀었다. 담배는 항상 긴장을 풀어 주었다. 나는 떨림이 멈춰지고 안색도 되찾았다. 담배를 피우면서 나는 침착해졌다. 투빗이 눈썹을 치켜떴다. "포니보이, 네게 난 칼자국이 멋져 보이는데." "정말?" 나는 내 뺨을 만지며 웃었다. 투빗은 점잖게 고개를 끄덕였다. "훌륭해, 그 칼자국이 너를 더욱 터프하게 보이게 해!" Tough(터프)와 Tuff(터프)는 다른 단어이다. Tough는 거칠다는 뜻이고, Tuff는 날쌔고 날카롭다는 뜻이다. 날쌘 무스탕 같은 말처럼. 어쨌든 우리에게 이 두 단어는 모두 칭찬의 의미였다. 스티브가 재를 털면서 말을 걸었다. "너 혼자 걸으면서 무얼 했니?" "난 영화를 보고 나오는 길이었어. 그냥 난 아무 생각도 없이...." 그때 데리가 끼어들었다. "넌 어째서 항상 아무 생각을 하지 않니? 집이든 학교든 넌 항상 책에만 코를 처박고 있지 도대체가 생각이라곤 하지 않아. 왜 넌 그 머리를 쓰지 않는 거야? 이 아가야, 그리고 너 혼자서 길을 다닐 땐 칼이라도 가지고 다녀야지." 나는 물끄러미 내 테니스화 끝에 난 구멍을 보고 있었다. 나와 데리는 결코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다. 나는 한 번도 그를 기쁘게 해주지 못했다. 만약 내가 칼을 지니고 다녔다면 그는 분명 큰소리로 야단을 쳤을 것이다. 우린 항상 어긋났다. 만약 내가 B의 집에 있었더라면 그는 A의 집에 있기를 원했을 것이고, 다시 내가 A집에 있었더라면 내가 A의 집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도 난리를 쳤을 것이다. 만약 내가 축구를 했다면 그는 내가 공부를 하고 있어야 했다고 말했을 것이며, 내가 책을 읽고 있었다면 그때 나는 밖에서 축구를 해야만 했다고 말할 것이다. 그는 결코 소다에겐 소리를 질러 본 적이 없었다. 심지어 소다가 학교를 중퇴하거나 자동차 경주 티켓을 산다 하더라도 말이다. 그는 항상 내게만 고함을 쳤다. 소다가 그를 노려보았다. "내 꼬마 동생을 가만히 내버려둬, 알겠어? 얘가 영화를 보러 가는 것을 좋아하는 게 그의 잘못이 아니잖아. 그리고 만약 얘가 칼을 가졌더라면 그건 그놈들이 얘를 갈기갈기 찢어버리는데 중요 구실이 되었을 거야." 소다는 항상 내 편이었다. 데리는 급히 말했다. "그러면 앞으로는 내 동생이 다른 애들과 뭘 할 건지에 대해 말해 주기만 한다면, 그후의 일은 내가 처리해 주지. 알겠어? 꼬마야!" 그리고는 그는 나를 내버려두었다. 그는 항상 소다 팝이 말하는 대로 했다. "포니보이, 다음부턴 우리들 중 한 명과 꼭 함께 다니자!" 투빗이 말했다. "우리들 중 누구라도 함께 다니지!" 댈리가 하품을 하면서 말했다. "내일 밤 심야 동시상영 극장엘 갈 거야, 누구 같이 갈래?" 그는 말하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스티브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와 소다는 이브와 샌디를 태우고 가지!" 그는 나를 쳐다볼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었나 보다. 나는 나도 같이 가도 되는지 소다에게 묻고 싶었지만 참았다. 왜냐하면 소다는 스티브를 정말 좋아했기 때문이었다. 데리는 한숨을 쉬었다. 데리는 결코 일 외에는 다른 것을 할 만한 시간이 없었다. "난 내일 밤 일을 해야 돼!" "너는 어때? 투빗, 그리고 쟈니 케익, 그리고 포니보이, 오고 싶지 않니? 댈리는 우리들을 쳐다보면서 물었다. "나와 쟈니는 갈 거에요." 쟈니는 결코 강제가 아니면 입을 열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내가 서둘러 대답을 했다. "괜찮지? 데리?" "응. 그 날은 학교 가는 날이 아니니까." 데리는 주말이면 나를 어디든지 마음대로 나돌아다니게 해주는데 그것만큼은 너무 좋았다. 그러나 학교를 가는 날이면, 오후에도 거의 집을 떠날 수가 없었다. "난 내일 술 마실 때가 있어." 투빗이 말했다. "만약 술 마시러 가지만 않는다면 극장에 가서 너희 모두를 찾아내지." 스티브는 댈리의 손을 바라보았다. 그의 반지--그가 술취한 상급생을 넘어뜨려서 뺏은--가 댈리의 손에 끼워져 있었다. "너 또 실비아랑 깨졌니?" "응, 필요없어. 그 계집애는 내가 감옥에 있는 동안 벌써 두 번째나 바람을 피웠더라고." 나는 실비아, 이브, 샌디, 그리고 투빗 주위의 수많은 금발들을 생각해 냈다. 나는 그녀들이 한결같아 보인다고 생각되었다. 거칠고 시끄러운 여자애들은 눈화장을 너무 많이 했고 너무 많이 킬킬거렸고 쉴새없이 욕을 해댔다. 그러나 나는 소다의 여자친구인 샌디만큼은 좋아했다. 그녀의 머리는 자연스러운 금발이었고, 청자 같은 눈으로 아주 부드럽게 웃을 줄도 알았다. 그녀는 결코 집이 부자거나 많은 것을 가지지는 않았고 우리와 같은 그리저였다. 그러나 그녀는 정말 좋은 여자였다. 여전히 나는 우리 일당들이 어떻게 해서 다른 소녀들을 좋아하는지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었다. 짙은 화장을 한 여자애들은 충격적일 정도의 짧은 치마를 입고 있었다. 기회만 있으면, 우리가 그들을 건드려 주기를 바라는 것처럼 보였다. 그들 중 몇 명은 댈라스 윈스턴을 알고 있었고, 우리들을 조 무서워하는 듯했다. 그들 중 대부분은 우리를 더러운 물건을 보듯 했다. 그것은 마치 소샬들이 무스탕이나 코베어를 타고 있으면서 우리를 그리저라고 부를 때와 같은 느낌을 주는 얼굴들이라고나 할까. 나는 갑자기 한 가지가 궁금해졌다. 내가 말하는 것은... 우리 일당들이 무슨 잘못을 저질러서 잡혀간다면 그 여자애들이 눈물을 흘리며 슬퍼할까 하는 점이다. 마치 스티브가 끌려갈 때 이브처럼 말이다. 어쩌면 실비아가 댈리에게 한 것처럼 그녀들은 도망을 치지나 않을까? 그날 밤 나는 여전히 그날 해야 될 숙제에 대해 고민하면서 책상에 앉아 있었다. 나는 영어판 "위대한 유산"을 읽어야 했다. 거기에 나오는 팝이라는 꼬마는 매우 비천하고 흔히 계집애들에게 업신여김을 당하는 아이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나도 이 애처럼 대우를 받았던 적이 있음을 생각해 냈다. 어느 날 생물 시간이었다. 나는 지렁이를 잘라야 했었는데 "자"로써는 자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칼을 꺼내서 지렁이를 잘랐다. 나는 그 순간 학교에서는 해서는 안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 내 옆에 앉은 여자애가 갑자기 얼굴이 파래져서 말했다. "애들 말이 옳아. 넌 확실히 깡패야!" 우리반에도 역시 우리 그리저를 싫어하는 소샬들이 많이 있었다. 나는 머리가 좋고 성적이 좋아서 A반에 들어 있었다. 소샬들은 내가 그렇게 당하는 것을 재미있게 생각했었다. 그러나 난 그렇지 않았다. 그녀는 노란 옷이 잘 어울리는 예쁜 아이였다. "더 세게 주물러, 소다." 나는 데리가 중얼거리는 소리에 생각에서 깨어났다. 소다 팝이 데리의 등을 문질러주고 있었다. 데리는 항상 근육이 아팠다. 그는 지붕 이는 일을 했었다. 그래서 그는 항상 두 개의 로프가 묶여진 사다리를 들고 다녔다. 나는 소다가 그를 잠들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소다는 머리를 의자 뒤로 젖히고 있는 사람이라면 얻던 사람일지라도 잠들게 할 수 있는 손을 가졌다. 그는 데리가 항상 너무 열심히 일을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데리는 자기가 겨우 20세인데 늙은이처럼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값어치 있게 생각지는 않았다. 그는 정말 오늘을 사는 그야말로 평범한 소년이었다. 그는 학교 축구부 주장이었고 학년장으로도 선출됐었다. 그러나 그는 체육 장학금에도 불구하고 돈이 없어서 대학에 가지 못했다. 이제, 그는 고된 노동에 찌든 생활로 대학에 갈 생각조차 할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체육관에 나가는 것과 때때로 친구들과 스키를 타러 가는 일 이외는 어디에도 가지 않았고 어떤 일도 하지 않았다. 나는 자주색으로 멍든 내 뺨을 문질러 보았다. 나는 거울을 바라보았다. 나는 정말 매우 터프해 보이는 것 같았다. 그러나 데리가 상처 난 자리에 반창고를 붙여 놓았기 때문에 난 속이 좀 상했다. 나는 쟈니가 소샬 놈들에게 두들겨 맞았을 때, 그가 얼마나 공포에 떨었었던가를 기억했다. 나는 소샬들이 하는 것처럼 거리를 걸을 때 똑바로 다닌다. 쟈니나 나는 소샬들에게 나쁜 짓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왜 소샬들은 우릴 그렇게 못살게 굴고 싫어할까?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숙제를 한다고 펴 놓은 책 위에 코를 박고 거의 잠이 들려 했다. 이대 소다 팝이 침대로 뛰어오르며 나를 불렀다. 그도 졸리운 목소리였다. 소다는 내게 불을 끄고 침대로 올라오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기를 쓰고 내가 읽고 있던 장을 끝까지 읽고서야 불을 끄고 침대로 갔다. 소다 옆에 누워서 벽을 보고 있으면서 나는 아까의 소샬 녀석들의 얼굴을 생각해 내고 있었다. 그 푸른 마드라스 셔츠를 입고 있던 금발 녀석의 굵은 목소리가 아직도 들리는 듯했다. '머리 자를 때가 되지 않았어? 응?' 나는 몸이 오싹해져서 와들와들 떨었다. "춥구나? 꼬마 친구!" "응." 나는 거짓말을 했다. 소다는 그의 팔로 내 목을 감쌌다. 그는 졸리운 듯이 중얼거렸다. "잘 들어, 포니보이, 데리가 네게 소리를 치는 건 말야... 정말 그건 아무런 뜻이 없는 거야. 그는 단지 누구보다 걱정이 되어서 그러는 거야. 심각하게 생각해선 안돼, 알겠어? 포니보이, 그를 나쁘게 생각하지 마라. 그는 정말 널 자랑스러워 해. 왜냐하면 넌 영리하니까. 그는 단지 네가 아직 아이라서 그러는 거야. 그는 널 무척이나 사랑해. 알겠어? 꼬마야?" 나는 소다를 위해서 내 목소리에서 빈정거리는 투가 표시나지 않도록 노력하면서 대답했다. "물론이지, 소다?" "응?" "왜 학교를 중퇴하게 됐어?" 나는 그 점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나는 그가 학교를 그만두었을 때 참을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난 멍청이니까! 내가 통과될 수 있는 시험은 자가용과 체육관 입구뿐이야." "형은 멍청이가 아냐!" "아니, 난 바보고 멍청이야. 조용히 하고 들어 봐. 네게 할 얘기가 있어. 데리에겐 말하면 안돼!" "약속할게." "난 샌디와 결혼할 거야. 그녀가 학교를 졸업하면 난 돈을 많이 못 벌더라도 직업을 하나 얻어서 어떤 일이라도 할 거야. 하지만 난 네가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기다릴 거야. 그래야만 잠시라도 데리를 도울 수 있지." "알았어, 형. 내가 졸업할 때까지 기다려. 그러면 데리는 내가 맡을게." "이런, 그런 말 마, 포니보이." "샌디를 사랑하는구나? 그건 어떤 거야? 형?" "음...." 그는 행복한 듯한 한숨을 쉬었다. "그건 정말 좋은 거야." 그러더니 한순간 그의 숨소리가 규칙적으로 변했다. 나는 머리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달빛에 비친 그는 하늘에서 세상에 내려온 그리스 시대의 신과 같이 보였다. 나는 어쩌면 이렇게 잘생긴 사람이 있을까 싶었다. 그리고 나는 깊이 한숨을 쉬었다. 나는 그가 데리에 대해 한 말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데리는 나를 단지 벌어먹여 살려야 하는 귀찮은 입이라고 생각하고 고함을 질러야만 하는 한 명으로만 생각한다. 데리가 날 사랑한다고? 나는 힘이 빠지면서 몽롱해지는 느낌으로 생각을 했다. '소다도 때때로는 실수를 하는구나' 데리는 그 누구도 사랑하지 않는다. 소다만은 제외겠지만. 나는 거짓말을 했다. 난 데리를 돌봐주지 않을 것이다. 난 데리는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 소다면 충분하다. 내가 졸업할 때까지 소다가 내 옆에 있어 주면 된다. 데리는 모른다. 그러나 난 알고 있다. 난 항상 내 자신을 속이고. 내가 어떻게 행동할지를 확신하지 못한다는 것을... 난 결코 내 자신을 믿지 못한다. 제2장 댈리는 그 구부정한 모습으로 피케트 거리의 구석에 서 있는 가로등 아래서 쟈니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린 영화 시작 시간보다 너무 일찍 나와서 주위를 돌아다니기로 합의를 보았다. 오린 시내의 쇼핑 센터 안에 있는 잡화점 약국을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녔다. 우린 코크를 사서는 빨대로 콜라를 빨아서는 웨이트리스에게 불고 도망쳐 나오기도 하고, 주인이 이상하게 여기고 나가라고 할 때까지 위험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물건들을 뚫어져라 쳐다보기도 했다. 댈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잡화점에서 있다가 늦게야 나왔는데 그의 재킷 아래는 두 꾸러미나 되는 음료수 캔들이 숨겨져 있었다. 그후 우리는 거리를 가로질러 "딩고"를 향해 가는 골목인 수톤(sutton)으로 내려갔다. 거리엔 몇십 대도 넘는 드라이브인이 즐비해 있었다. 소샬들은 "웨이 아웃"과 "러스티"에 잘 다녔고, 우리 그리저들은 "딩고"와 "제이"에 잘 다녔다. "딩고"는 불량배 집합소였다. 거리엔 항상 싸움이 있었고 때때로 여자들이 넘겨지기도 했다. 우리는 모든 그리저들과 아는 모든 깡패들을 만났고 자동차 유리 안을 들여다보거나 그 뒷자석을 훔쳐보기도 하면서 돌아다녔다. 그러는 동안 우리는 도망친 놈들과 감옥에서 막 나온 녀석들, 그리고 그 외의 수많은 녀석들을 만났다. 우린 거기 있는 거의 모두를 알았다. 우리가 거기 있는 동안 키가 큰 23살짜리 그리저와 멕시코인 한 명이 싸움이 붙었다. 그러나 우린 그들이 싸움을 시작하기 위해 서로의 품에서 칼을 꺼내자마자 그 자리를 떠나야 했다. 바로 그 순간 경찰관들이 도착했기 때문이었고 경찰을 보기 위해 그 자리에 늘어서 있기를 바라는 놈들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수톤을 가로질러 할인상점 뒤쪽으로 돌진해 갔다. 그리고 공터를 건너며 앞서가던 고등학생 두 명을 괜시리 추격하기도 했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동안 이럭저럭 두 프로를 하는 동시상영 극장 안으로 들어가서 영화를 볼 수 있을 정도로 어둑어둑해졌다. 이 영화관은 시내에서 제일 컸다. 이 영화관은 매일 밤 두 편의 영화를 보여 주었다. 그리고 주말엔 네 편을 보여 주었다. 아마도 동네사람들 전부 이 영화를 보러 다닐 것이다. 우리 모두는 정식으로 영화관 출입을 할 돈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정식으로 차를 몰고 가서 차 안에서 드라이브인으로 영화를 보기보다는 차 없이 가서 의자에 앉아 영화를 보기로 했다. 만약 차 안이 아니면 영화비는 가격의 4분의 1만 내면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댈리는 모든 법적인 것은 일부러 피했다. 그는 법이든 아니든 간에 아무것도 상관치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를 즐겼다. 그는 마치 법을 어기기 위해 돌아다니는 것 같았다. 우리는 앉기 위해 의자가 있는 쪽으로 갔다. 거기에 두 명의 소녀들만 빼놓고는 아무도 앉아 있는 사람이 없었다. 댈리는 그들을 뻔뻔스럽게 바라보았다. 그런 광경으로 보자, 분명 그가 자주 쓰는 트릭을 사용할 것이란 생각이 들어서 나는 기분이 나빠졌다. 그는 드디어 말을 내뱉기 시작했는데 두 소녀가 충분히 들릴 수 있도록 크게 떠들었다. 그는 점점 낯 뜨겁고 역겨운 이야기를 했다. 댈리는 그가 마음을 먹기만 하면 아주 혐오스럽고 더러운 이야기를 할 수 있었는데 내가 생각하기엔 그러길 작정한 것 같았다. 나는 불쾌해졌다. 투빗, 스티브, 그리고 소다조차도 나타나지 않았다. 나는 그곳에 벙어리처럼 앉아 있었고, 쟈니는 황급히 코크를 사러 자리를 떴다. 나는 그 소녀들이 그리저 부류의 소녀들이라면 그렇게 당황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어쩌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댈리를 돕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두 소녀는 우리와 같은 부류가 아니었다. 그녀들은 깔끔해 보였고 옷을 잘 입고 정말 근사해 보였다. 그들은 16세 혹은 17세쯤 되어 보였다. 한 사람은 짧은 흑색 머리였고 다른 사람은 붉은색 긴 머리였다. 붉은 머리 소녀는 점점 당황했고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그녀들은 곧장 앞만 보고 있었고 껌만 씹고 있었다. 흑색 머리 여자 애는 댈리의 말을 듣고 있지 않는 척했다. 댈리는 점점 이성을 잃고 있었다. 댈리는 내게 윙크를 하면서 자신의 발을 붉은 머리 여자의 의자 뒤에 올려 놓았다. 그는 댈리를 돌아다보고는 차갑게 응시했다. "이 발 치우고 입 닥쳐요." 맙소사! 그녀는 정말 예뻤다. 잠깐, 나는 옛날에 그녀를 본 적이 있었다. 그녀는 우리 학교의 치어리더였다. 나는 항상 그녀가 눈에 뛴다고 생각했다. 댈리는 그녀를 쳐다보기만 했고 그의 발은 계속 그대로 두었다. "누가 날 귀찮게 하는 거야?" 다른 흑색 머리 소녀가 주위를 둘러보더니 우리를 바라보았다. "쟤들은 그리저들이야!" 그 애는 마치 자신의 소리가 우리에게 안 들리는 듯 얘기했다. 나는 그런 낮은 목소리의 말을 몇만 번이고 들었었다. "그리저... 그리저... 그리저...." 그래, 나는 그 소리를 얼마나 많이 들어왔던가? 그녀들은 도대체 차도 없이 왜 드라이브인 극장에 와서 무얼 하고 있었을까? 댈리는 음흉하게 말했다. "나는 너희 둘 다를 알아! 너희들 로데오 경기장에 잘 가지?" 빨간 머리 여자 애가 차갑게 쏘아붙였다. "내가 그렇게 말을 잘하는 반만큼도 말을 못 타는 게 부끄럽지 않니?" 그리고는 뒤를 쳐다보았다. 그러나 그런 말도 댈리를 물러서게 만들진 못했다. 댈리는 계속 말을 지껄였다. "너희 둘은 술통타기 시합에 나왔었지?" "우리를 내버려두고 떠나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경찰을 부르겠어." 빨간 머리는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 "오우, 무서워, 제발 제발." 댈리는 지겹다는 듯이 말했다. "너흰 내 전과 기록을 보면 기절할 걸?" 그는 실실 웃었다. "상상해 봐. 내가 무슨 죄를 저질렀을 것 같애?" "제발 우린 내버려두고 꺼져 버려." 그녀가 말했다. "윌 내버려두고 떠나는 멋진 남자가 돼 보라고!" 댈리는 짓궂게 웃었다. "나는 결코 멋진 놈이 못돼. 콜라 마실래?" 그때 그녀는 완전히 화가 나 있었다. "내가 사막에서 목이 말라 타죽는다 하더라도 네가 주는 콜라는 먹지 않겠어. 빨리 꺼져, 이 깡패야!" 댈리는 단지 어깨만 으쓱하더니 어슬렁거리면서 걸어 나갔다. 그때 그녀가 나를 보았다. 나는 그녀 보기가 약간 부끄러웠다. 나는 멋진 여자들을 볼 때마다 얼굴이 달아올랐고 약간 부끄러워졌다. 특히 소샬들은... "우리와 함께 드라이브인 할래?" 나는 머리를 저었다. "아뇨." 갑자기 그녀가 웃었다. 오, 그녀는 정말 너무나 아름다웠다. "너는 그런 부류가 아닌 것 같은데. 네 이름이 뭐지?" 나는 그녀가 제발 내 이름을 물어보지 않길 원했다. 나는 사람들에게 내 이름을 말하는 것이 너무나 싫었다. "포니보이 커티스." 포니란 조랑말이란 뜻이었다. 그러고 나서 난 기다렸다. 그건 "농담 마" 혹은 "정말 네 이름이야?" 등등의 물음 혹은 그 외에 내가 대개 듣는 종류의 물음을 기다렸다. 포니보이는 실제 내 이름이거니와 내 개인적으로는 그 이름을 좋아했다. 빨간 머리는 그냥 웃기만 했다. "너무나 독창적이고 사랑스러운 이름이구나!" "우리 아빤 독창적인 분이셨거든요." 내가 대답했다. "내겐 소다 팝이란 형도 있는 걸요. 그 이름 또한 그의 출생 증명서에 그대로 올라가 있어요." 나는 덧붙여 말했다. "내 이름은 세리야. 그러나 사람들은 체리라고 해. 내 머리 때문이지. 체리 밸런스" 그녀는 자기 빨간 머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알고 있어요. 당신은 우리 학교 치어리더잖아요." "넌 고등 학생같이 보이진 않는데?" "물론 아니죠. 월반했어요." 체리는 나를 보고 있었다. "어머, 훌륭하구나. 정말 영리한 꼬마로구나. 그런데 넌 왜 그런 쓰레기들하고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니?" 나는 순간 뻣뻣하게 경직되었다. "난 댈리와 같은 그리저에요. 그는 내 친군걸요." "오, 미안해, 포니보이." 그녀는 부드럽게 말했다. 그리고 그녀는 활발하게 말했다. "너의 형, 소다 팝은 가스 주유소에서 일했지 않니? ADX주유소." "맞아요." "네 형은 인형 같아. 너도 형과 닮았구나." 나는 자랑스럽게 웃었다. 나는 하나도 소다와 닮지 않았다. 그러나 기분은 좋았다. "너희 형은 로데오에 나가지 않니?" "우리 아빠가 못 나가게 하셨어요. 하지만 우린 여전히 로데오에 자주 구경가곤 하지요. 나는 당신들이 술통타기 시합에 나간 걸 봤어요. 훌륭하던데요." "고맙군." 체리가 말했다. "그런데 왜 너희 형은 학교에서 보이질 않니? 그는 이제 16살 아니면 17살 정도로 보이던데?" 나는 움츠러들었다. 나는 소다가 '학교에서 중퇴한 것을 참을 수 없어' 라고 말했던 때가 생각났다. "그는 중퇴했어요." 나는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중퇴"라는 말은 폭력배같이 보이는 아주 가난한 멍청이들이 시내 가로등을 부수면서 돌아다니는 것을 생각나게 했다. 그러나 그런 모습은 만사가 낙관적인 내 형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그것은 댈리와 완벽히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정말 소다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쟈니가 그때 돌아왔다. 그리고 내 옆에 앉았다. 그는 뒤쪽에 서 있던 댈리를 한번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수줍은 듯 소녀들에게 "안녕!"하고 인사를 하더니 영화를 보려고 노력했다. 그는 매우 예민한 소년이었다. 쟈니는 항상 처음 보는 낯선 이에겐 예민하게 경계했다. 체리는 그를 바라보더니 내게 했던 것처럼 그의 모습을 어림잡아 보았다. 그리고는 부드럽게 웃었다. 나는 그녀가 쟈니를 잘 보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댈 리가 콜라를 팔에 안고는 다시 그녀들에게 돌아왔다. 그는 소녀들에게 콜라 하나씩을 건네주고는 체리 옆에 앉았다. "이 콜라가 널 식혀줄 거야." 그녀는 그를 말없이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콜라를 그의 얼굴에 던졌다. "이 콜라가 널 식혀줄 거야, 그리저. 네 입을 씻고 난 다음 말하는 법과 예절 있게 행동하는 것을 배워. 나는 충분히 식었으니까." 댈리는 소매로 그의 얼굴을 닦으며 험악하게 웃었다. 만약 내가 체리였다면 달아났을 것이다. 나는 그 웃음을 알았다. "성미가 사납군? 음? 어찌 됐던지간에 난 좋아." 그는 체리에게 팔을 두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쟈니가 팔을 뻗쳐 그만두게 했다. "그녀를 내버려줘. 댈리." "뭐?" 댈리는 불의의 공격을 받은 것이다. 그는 매우 불신스러운 듯이 쟈니를 응시했다. 쟈니는 침을 한 번 꿀꺽 삼키고는 약간 창백해졌다. 그러나 그는 다시 말했다. "그녀를 내버려둬. 알겠어?" 댈리는 한동안 쏘아보았다. 만약 나였더라면, 아니 쟈니를 제외한 투빗이나 소다나 스티브였다면 댈리는 주저없이 그를 때려 눕혔을 것이다. 내가 얘기하지 않았던가? 어느 날 식료품 가게에서 한 녀석이 댈리에게 캔디를 집도록 좀 비켜달라고 했다가 댈리가 그의 이빨을 부러뜨린 적이 있었다. 그러나 쟈니는 우리 일당의 마스코트였다. 그리고 댈리는 그를 때릴 수가 없었다. 쟈니는 댈리의 귀염둥이였다. 댈리는 일어났다. 그리고 주머니에 손을 찌르고는 우거지상을 하고는 성큼성큼 걸어서 나갔다.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체리가 안도의 숨을 쉬었다. "고마워, 날 죽이는 줄 알았어." 쟈니는 미소를 지었다. "앞으로 그렇게 행동하지 말아요. 누구도 댈리에게 그렇게 하지 않아요." 그녀가 웃었다. "내가 볼 땐 너도 그런 것 같던데?" 쟈니의 귀가 빨개졌다. 나는 여전히 그를 보고 있었다. 쟈니가 댈리에게 한 말은 용기 이상의 것이었다. 쟈니는 댈리를 존경한데다가 그 누구에게도 말대꾸를 해본 적이 없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하물며 그의 영웅에게 말대꾸를 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마르시아가 우리를 보고 웃었다. 그녀는 흑색 머리 여자애였는데 그녀는 체리보단 좀 작았다. 그녀도 예쁘고 영리하게 보였다. 그러나 체리가 더 예뻐 보였다. "너희 둘 다 여기 우리 옆에 앉을래? 너희들은 우리를 보호할 수 있으니까." 쟈니와 나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는 갑자기 미소를 짓더니 투빗처럼 눈썹을 치켜떴다. 그래서 그의 앞머리가 내려와 눈썹들이 가려졌다. '우리가 언제 한번 일당들에게 자랑스러워할 만한 이야깃거리가 있었던가?' 그의 눈은 명백히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우리는 두 명의 소녀들에게 선택된 것이다. 그것도 고급스러운 사람들에게 말이다. 우리가 만나던 그리저 소녀들이 아니라 진짜 소샬들이다. 소다가 이 말을 들으면 열을 올릴 것이다. "좋아." 나는 대답했다. 나는 그녀들 사이에 앉았고 쟈니는 체리 옆에 앉았다. "너희들 몇 살이니?" 마르시아가 물었다. "14살." 나는 대답했다. "난 16살." 쟈니가 대답했다. "재미있구나." 마르시아가 뭔가 할 말이 더 있는 듯했다. "너희 둘 다...." "16살인 줄 알았지." 체리가 그녀의 말을 받았다. 나는 놀라웠다. 쟈니는 14살처럼 보였고 그는 그것이 매우 손해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쟈니가 웃으며 말했다. "우리가 댈리처럼 무섭지 않아요?" 체리가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너희들은 누구를 해치기엔 너무 부드럽게 보여. 무엇보다도 너흰 댈리의 그 더러운 말씨를 안 닮았어. 그리고 쟈니, 넌 그를 내 보내줬잖어? 그리고 우리가 너희에게 같이 있자고 했을 때, 너흰 마치 저녁식사 자리에 초대 받은 것처럼 행동했어. 거기에 비하면 댈 리가 내 옆에 앉았을 때 그는 너무나 사나웠었어. 그러나 너희들은 그렇게 야비해 보이지 않아." "그래, 우린 어리고 순진해." 나는 대답했다. 체리가 나를 주의깊게 보면서 천천히 얘기했다. "순진한 정도가 아니라 너무나 착하게 보여." "댈리도 괜찮아." 쟈니가 그를 방어하듯 말했다.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어떤 상황이든 항상 자기 일당의 편을 들어야 하는 것은 만고의 이치이다. 만약 당신도 일당 중의 한 명이라면 당신의 멤버를 옹호해야만 한다. 만약 그들을 옹호하지 않거나 형제처럼 뭉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여러분은 의리의 갱이 아니다. 그건 단지 몰려다니는 짐꾸러미들인 것이다. 사납고 불신하고 서로를 헐뜯고 하는 마치 소샬이나 뉴욕의 악당들과 같은 것이다. "그는 거칠죠. 하지만 그는 냉정하고 철이 든 소년이에요." "그리고 만약 당신이 누군 줄 알았더라면 친절하게 했을 거에요." 나도 말했다. 그건 사실이었다. 캔사스에서 스티브의 여자 사촌들이 왔을 때, 댈리는 그녀들에게 매우 친절했다. 그리고 미소 띤 얼굴로 쳐다보았다. 우리는 사촌같아 보이는 멋진 소녀들에게 둘러싸였었다. 그러나 난 이런 걸 어떻게 설명해야 될지 모르겠다. 우리는 때때로 소녀들에게 멋지게 보이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우린 길가에 지나가는 여자 애들만 보면 거칠고 이상한 허튼소리를 해댄다. 나는 왜 그런지 모르겠다. "글세." 마르시아가 부드럽게 말했다. "그가 우리를 모르는 게 더 다행이군. 나는 그를 존경해." 체리는 겨우 나에게 들릴 듯하게만 얘기했다. 그리고 우리는 조용히 영화를 보았다. 우리는 나중에야 왜 그녀들이 차밖에 나와서 영화를 보고 있었는지 이유를 알았다. 그녀들은 그들의 보이 프랜드와 같이 왔었다. 그러나 그 소년들이 술을 가지고 와서 마시고는 술에 취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 소녀들은 화를 내었고 소년들은 차를 가지고 떠나버렸던 것이었다. 체리는 화가 난 목소리로 말을 했다. "드라이브인에 앉아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좋다고는 생각지 않아." 그녀가 생각하는 좋은 시간을 보낸다는 의미는 매우 격조 높고 값비싼 것같이 생각되었다. 그녀들은 어쨌든지 머물러서 영화를 보기로 결정했다. 그것은 마치 아무런 음모나 위험한 행동도 없는 상태에서 해변가 파티에서 비키니만 입고 노래를 부를 수 있는 파티 같은 것을 말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건 옳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린 조용히 영화를 보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억센 손이 쟈니와 나의 어깨에 와 닿았다. 낮고 무서운 목소리가 들렸다. "좋아, 그리저, 이제 너흰 걸렸다." 나는 거의 살갗이 다 돋아나는 것 같았다. 나는 겁에 질려 가까스로 어깨 너머로 바라보았다. 거기엔 고양이같이 웃고 있는 투빗이 있었다. "오, 하느님, 투빗 우린 죽는 줄 알았어." 그는 목소리 흉내내기에 천부적인 소질을 갖고 있었다. 심지어 소샬들의 목소리까지 말이다. 나는 쟈니를 보았다. 쟈니는 너무 신경이 예민한 아이여서 호흡을 할딱이고 있었다. 나보다 쟈니가 더 놀랐던 것이다. 나는 그가 예민하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쟈니는 눈을 떠서 투빗을 한없이 불렀다. "헤이, 투빗." 그는 머리를 긁었다. "미안해, 잊었었어." 그는 의자를 타고 넘어와서 마르시아 옆에 앉았다. "누구니? 쟈니네 아주머니?" 그는 마르시아를 보면서 말했다. "증조할머니라우." 체리가 천천히 말했다. 나는 투빗이 술을 마셨는지 안 마셨는지 물어보지 않았다. 그는 때때로 말짱할 때도 술을 마신 것처럼 행동하기 때문에 그걸 물어보기란 힘들었다. 그는 마치 안 풀리는 수수께끼를 대할 때처럼 한쪽 눈을 깜박거렸다. "만약 낮에 본다면 96살처럼 보이겠군." "난 야행성이야." 마르시아가 밝게 말했다. 투빗이 감탄하듯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래, 당신들은 어디서 이런 그리저들을 구했소?" "우린 진실로 그들을 택했어." 마르시아가 대답했다. "우린 아라비아 무역상인들인데 우린 이 애들을 납치했다오. 이 사람들 한 명씩에게는 낙타 10마리의 값어치가 있답니다." "다섯 마리." 투빗이 값을 깎았다. "그들은 아라비아 말을 못할걸요. 아랍어를 조금이라도 시켜보시죠. 쟈니 케익!" "그만둬." 쟈니가 끼어들었다. "댈 리가 그녀들을 괴롭혀서 그가 떠난 다음에 우리더러 있어 달라고 해서 있는 거야. 우리가 그녀들을 보호해 주는 거야. 바로 형같이 멍청한 그리저에게 말야." 투빗은 웃었다. 왜냐하면 쟈니가 그렇게 건방지게 얘기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그가 우리 사이에서 얘기를 듣는 것만 하더라도 꽤 양호한 편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댈리는 어디로 갔어?" "몰라, 술이나 여자 아니면 싸움이겠지. 더 이상 감옥에나 안 갔으면 해. 나온 지 얼마 되지도 않잖아?" "아무래도 싸움을 하겠다." 투빗이 일부러 씩씩하게 말했다. "내가 온 건 말이야. 티모시가 자기 차 타이어를 난도질한 놈을 찾고 있는데 말야. 컬리 쉐퍼드가 댈리가 그러는 것을 보았다는 것이야. 글세, 댈 리가 칼을 갖고 있니?" "글세 모르겠는데? 나는 단지 그가 파이프 조각을 갖고 있는 걸 보긴 했는데... 칼은 안 가진 것 같은데?" "그럼 됐어. 댈 리가 칼을 안 갖고 있다면 팀과 공평하게 싸울 수 있겠어. 다른 문제는 없겠군." 체리와 마르시아는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넌 별일이 없는 싸움이라는 게 도대체 가능하다고 생각해?" "공정한 싸움이라면 별문제가 없지." 투빗이 말했다. "칼은 문제를 불러일으키지. 그리고 체인이나 막대기도 마찬가지고. 그러나 맨손으로 하는 싸움은 괜찮지. 소샬들은 문제를 불러일으키는 놈들이지. 그들은 요란하게 싸움을 하지. 그러나 우리 그리저들은 싸움을 하게 되면 공정하게 하지. 댈리가 무슨 일을 당한다 하더라도 할 수 없지. 왜냐하면 그는 붙잡혔으니까. 그게 그의 실수야. 우리 그리저들의 원칙 중 하나가 서로를 옹호해 주는 것이라면 다른 하나는 결코 잡히지 말라는 거야. 댈 리가 맞든 안 맞든 그건 할 수 없지. 그가 도움을 청한다면 우리가 도와줄 수도 있지. 그렇지만, 그가 원하지 않을 테니까 우린 구경만 하는 거지." 체리가 말했다. "그래? 그거 매우 간단하구나?" "그럼." 투빗이 잘라 말했다. 마르시아는 염려스러운 듯이 말했다. "만약 그가 죽는다 하더라도 너흰 그냥 그를 묻기만 하면 되겠네." "그렇지, 잘 이해하는구나." 투빗은 웃었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 "누구 담배 피울래?" 나는 투빗을 감탄하듯 바라보았다. 그는 정말 말을 잘하는구나 생각을 하면서 그는 여전히 18살이었고 멋으로 구레나룻도 기르고 술을 심하게 마시지 않는다 하더라도 모든 것을 이해하고 있었다. 그가 담배를 건네자 체리와 마르시아는 고개를 저었다. 쟈니와 나는 그걸 받았다. 쟈니는 안색을 되찾았고 호흡도 규칙적으로 되었다. 그러나 그의 손은 조금 떨리고 있었다. "포니보이, 우리 팝콘 사러 갈래?" 체리가 물었다. 나는 일어났다. "물론, 너희들도 사다줄까?" "나도." 마르시아가 손을 까딱했다. 그녀는 아까 댈리가 준 콜라를 마시고 있었다. 나는 그때 마르시아가 체리와는 닮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체리는 목이 타서 죽는 한이 있다 하더라도 댈리가 준 코크를 안 마시겠다고 말했고 실제 마시지도 않았다. 그것이 하나의 원칙이었다. 그러나 마르시아는 코크를 체리처럼 던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나도!" 투빗이 말했다. 그는 내게 50센트를 던져 주었다. "쟈니 것도 내가 살게." 그는 호주머니 속에 손을 넣으면서 쟈니 것도 부탁했다. 우리는 드라이브인이 줄지어 있는 뒤쪽 공터로 갔다. 거기엔 사람들이 팝콘을 사기 위해 줄을 늘어뜨리고 있었고 우리는 거기 서서 기다렸다. 많은 놈들이 우리를 돌아다보았다. 하기야 그리저 꼬마와 소샬인 치어리더와 같이 있다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었다. 그러나 체리는 그런 것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네 친구 말야, 저기 구레나룻 말야. 괜찮아?" "그는 댈리같이 위험하지는 않아. 괜찮아." 그녀는 웃고 있었지만 그녀의 눈동자는 다른 무엇인가가 또 있는 것처럼 보였다. "쟈니 말야... 그는 어디서 크게 다친 경험이 있나 보지?" 그것은 다른 어떤 질문보다 나를 놀라게 한 것이었다. "다친 데다가 공포에 사로잡혀 있어요. 그건 소샬 때문이에요." 나는 주위를 경계하며 대답했다. 왜냐하면 그 주위엔 우리를 재미난 듯이 쳐다보는 많은 소샬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쟈니가 얻어맞았었던 그 당시의 얘기를 더 이상 하는 것이 싫었다. 그러나 나는 평소보다 말 속도를 빨리 해서 그 얘기를 시작했다. 나는 더 이상 그걸 생각하기가 싫었기 때문이다. 4개월 전쯤이었다. 나는 빈 병도 얻고 소다와 스티브를 보기 위해서 ADX가스 주유소에 갔었다. 그들은 항상 빈 병을 샀었고 차를 세차할 때 내가 돕도록 했었다. 그러나 나는 주말에는 거기에 가는 것이 싫었다. 왜냐하면 거기엔 항상 많은 여자 아이들이 소다와 시시덕거리며 죽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런 여자 아이들에게 관심이 없었다. 소다는 이미 그런 차원을 벗어난 상태라고 했다. 그날은 햇볕이 따스한 봄날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집으로 갈 때쯤 되어서는 갑자기 으스스하고 어두워졌다. 우리는 주유소에 스티브가 차를 놔뒀기 때문에 걸어가기로 했다. 우리가 잘 가던 공터를 지나갈 때쯤이었다. 그곳은 우리가 축구를 하거나 철봉을 하거나 자주 싸움이 일어나기도 하는 곳이었다. 우리는 빈 펩시 병을 던지면서 그곳을 지나고 있었다. 그때 스티브가 땅에 무엇인가가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가 그것을 주워들었는데 그건 쟈니가 입고 있던 단 하나뿐인 진 재킷이었다. 스티브가 말했다. "이것 봐. 쟈니가 재킷을 잃어버린 것 같은데." 그는 그 재킷을 쟈니 집에 갖다 주려고 어깨에 걸쳤다. 그런데 갑자기 그가 멈춰서서 그 옷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거기엔 옷 깃을 따라 녹이 슨 것 같은 광택이 나고 있었다. 그는 땅바닥을 내려다보았다. 풀 위에도 몇 개의 광택이 나는 또 다른 무늬가 더 있었다. 그는 그것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그는 점들을 따라 들을 가로질러서 고개를 숙이고 걸어갔다. 그의 얼굴엔 공포가 있었다. 어디선가 낮은 신음 소리가 나고 있었다. 바로 그때 어둠 속에서 공터 저쪽에 움직이지 않는 뭔가가 있는 것을 보았다. 소다가 제일 먼저 그곳으로 가 보았다. 쟈니가 땅에 얼굴을 대고 누워 있었다. 소다가 그를 돌려서 눕혔다. 그리고 그를 내려다보았다. 나는 갑자기 토할 것 같았다. 누군가 그를 심하게 때려 놓았다. 우리는 종종 그의 아버지가 그를 후려치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그건 정말 지옥보다 우릴 더 곤혹스럽게 만드는 것이었지만 우린 어떻게 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때도 이렇게 심하진 않았다. 쟈니의 얼굴은 온통 칼자국과 상처투성이였으며 부어올라 있었다. 그리고 그의 광대뼈 옆으로 관자놀이엔 큰 상처가 깊이 패여 있었다. 쟈니의 티셔츠는 피로 철버덕거렸다. 나는 갑자기 추위를 느껴 덜덜 떨면서 서 있기만 했다. 나는 그가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정말 그렇게 두들겨 맞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스티브는 신음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눈을 감고 얼마 동안 서 있었다. 소다는 쟈니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우리 일당은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때 투빗이 걸어왔다. 그의 익살스러운 표정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그리고 그의 춤추는 듯한 눈은 이글거렸다. 댈리도 공터 입구에서 우리에게 뛰어왔다. 그러더니 얼굴을 돌려 고통스런 표정을 지었다. 나는 이상했다. 그는 뉴욕의 길가에서 죽은 사람들을 많이 봤을 텐데 왜 그토록 고통스런 표정을 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쟈니?" 소다가 그를 들어올렸고 그의 어깨를 잡았다. 그는 쟈니의 힘없는 몸을 약간 흔들었다. "헤이. 쟈니 케익!" 쟈니는 눈을 뜨지 않았다. 그러나 아주 약한 목소리로 물어왔다. "소다야?" "그래, 나야, 말하지 마, 괜찮아질 거야." "그들은 한 떼였었어." 쟈니는 침을 삼키며 소다의 말을 무시하고 말을 계속했다. "푸른 무스탕에 탔던 녀석들이었어. 나는 너무 무서웠어." 그는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그리고는 흐느꼈다. 나는 그의 아버지가 채찍으로 그를 때리고는 절대 울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보았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울고 있는 이 상태는 그때의 모습보다 더 나쁜 모습이었다. 소다는 그를 붙잡고 있으면서 내려와 있는 쟈니 머리를 눈 위로 넘겨주고 있었다. "괜찮아, 쟈니 케익, 이젠 괜찮아." 쟈니는 흐느끼면서 사이사이 헐떡이면서 얘기를 들려주었다. 그는 공터에서 푸른색 무스탕이 나타날 때까지 축구 연습을 하고 있었다. 그 차엔 4명의 소샬들이 있었다. 그들은 쟈니를 붙잡았고 그 중 반지를 몇 개씩이나 낀 한 놈이 그를 때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쟈니는 그렇게 상처가 심하게 난 것이었다. 그러나 그 상처만이 그를 그렇게 다 죽어가게 만든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그를 끔찍하게 위협한 것이었다. 그들은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으로 그를 무섭게 만들었다. 쟈니는 매우 불안정하고 예민한 소년이었다. 그렇게 된 것은 자기의 아빠가 그를 채찍으로 갈길 때마다 강화된 것이었다. 그러한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라도 고통스러울 것이다. 이제까지 그는 결코 겁쟁이가 아니었다. 그는 싸움에서도 훌륭했다. 그는 우리 일당 중에서도 단연 뛰어났고 경찰에서도 비밀을 잘 지키기로 유명했다. 그러나 그날 밤 이후, 쟈니는 누구와도 싸우지 않았다. 나는 그가 그때 일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쟈니는 그후로 혼자서 길을 걷지 않았다. 그리고 나서 쟈니는 항상 뒷호주머니에 6인치나 되는 칼을 지니고 다녔다. 그는 만약 다시 공격을 받는다면 그걸 사용하려 하였다. 그 정도로 그들은 쟈니를 공포에 떨게 했던 것이다. 그는 아마 그 다음에 그를 공격한 사람을 죽였을지도 모른다. 누구도 그를 다시는 그렇게 두들겨 패진 못했을 것이다. 나는 체리가 듣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릴 뻔했다.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때 체리는 거의 종이처럼 하얗게 질려 있었다. "모든 소샬들이 그런 것은 아냐." 그녀가 말했다. "날 믿어, 포니보이, 우리 모두가 그렇진 않아." "물론이야." 나는 말했다. "똑같은 거야. 우리 그리저들이 모두 댈리와 같진 않아. 난 단지 그가 몇 사람만을 때렸다고 단언할 수 있어." 나는 그렇게 요약했다. 그건 사실이었다. 댈리는 사람들을 공격했다. 그는 우리에게 뉴욕의 멍청이들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었다. 그러나 우리들 중 모두가 나쁜 것은 아니었다. 체리는 더 이상 아파 보이지 않았다. "넌 모든 소샬들이 나쁘다고 생각하고 있구나. 포니보이, 우린 또 너희들이 모르는 많은 문제들이 있어." "난 당신을 믿어요." 내가 대답했다. "팝콘을 사서 돌아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투빗이 내가 그의 돈을 훔쳐간 줄 알겠어요." 우리는 돌아와서 다시 영화를 보았다. 마르시아와 투빗은 팝콘을 영화 스크린에 던졌다. 둘 다 똑같이 정신이 산만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나와 체리, 그리고 쟈니는 자리에 앉아서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영화만 보았다. 나는 더 이상 어떻게 하면 여자 애들 옆에 앉아서 그 애들의 욕지거리를 듣지 않고 조용히 영화를 볼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을 갖지 않게 되었다. 나는 쟈니도 그런 시끄러운 상황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는 여자 애들과는 많은 이야길 하지 않는다. 한 번은 댈리가 소년원에 있을 때 실비아가 쟈니의 목에 손을 두르고 달콤한 얘기를 하고 있었다. 그러자 스티브가 그녀를 붙잡았고 만약 쟈니에게 장난을 친다면 때려 주겠다고 말했다. 그때 쟈니는 실비아같이 천한 계집애들은 항상 말썽을 가져온다는 것을 배웠다. 그 이후로 쟈니는 소녀들에게 많은 얘기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이 스티브가 무서워인지, 쟈니가 수줍은 탓인지는 모르겠다. 나도 투빗에게서 똑같은 것을 배웠다. 한 번은 시내에서 여자 애들을 차에 가득 싣고 오고 있었다. 나는 여자 아이들 모두가 같은 종류로 보이는 게 신기했다. 투빗이 평소에 내게 재미있는 얘길 할 때는 너무 우스워서 거의 바닥을 길 정도였지만, 여자 아이들에 대한 얘기는 많이 해주지 않았다. 더욱이 소샬 여자 아이들에 대해서는 결코 얘기하는 적이 없었다. 난 그래서 소샬 여자들에 대해선 하나도 몰랐었다. 그러나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누구에게 여자 애들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을 듣는 것보다는 소샬 여자들 옆에 앉아 보는 것이 그들을 이해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비록 그들이 우리 그리저가 모르는 자신들만의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내가 알 바가 아니었다. 나는 소샬들이 좋은 차와 마드라스와 무스탕을 위해서 땀 흘려 일하는 것을 보지 못했으니까. 내가 만약 그런 것 때문에 걱정을 해야 한다면 너무나 행복할 것이다. 이제 나는 더 나은 삶을 알게 된 것이다. 제3장 영화를 보고 나왔을 때 우리는 체리와 마르시아가 그녀의 집에 타고 갈 차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투빗은 은근하게 그녀들의 집까지 걸어가자고 제의했었다. 왜냐하면 그녀들이 살고 있는 서부는 겨우 20마일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투빗은 잠시 생각을 하더니 그의 집으로 가서 그의 차를 같이 타고 갈 것을 제의했다. 나는 그녀들이 아직까지 우리들을 무서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곧 그녀들이 그걸 받아들였고 우린 투빗의 집으로 차를 가지러 가기 위해 걸었다. 같이 걸으며 많은 얘기를 나누면서 나는 이 소녀들이 우리 그리저 여자 애들과 많이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흥미가 생겼다. 그녀들은 비틀즈와 엘비스 프레슬리는 한물갔다고 생각했고, 우리는 비틀즈가 이제는 인기정상에 있고 엘비스의 인기는 굳건하다고 생각했다. 이것은 작은 시각의 차이일 뿐 서로 비슷한 것이었다. 물론 그리저 여자 애들이 훨씬 더 거칠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비슷한 점이 많았다. 나는 그들과 우리 사이를 갈라놓는 것이 바로 "돈"이라고 생각했다. "아니야." 체리는 내가 말하자 조심스럽게 부정했다. "그건 돈 때문만은 아니야. 물론 그것이 한 부분이 될 수도 있겠지. 하지만 전부는 아니지. 너희 그리저들은 우리와는 다른 가치를 가지고 있어. 너희는 좀더 감성적이야. 우린 좀더 세속적이라고나 할까. 모든 문제의 핵심을 솔직하기보다는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거지. 우리에겐 진실이란 게 없지. 나는 때때로 친구들과 얘길 나누면서도 정말 그 말에 대해 옳다고 생각지도 않으면서 굉장히 즐거운 것처럼 아주 열심히 지껄이지." 그녀는 나를 보며 웃었다. "나는 이런 말을 그 누구에게도 해본 적이 없어. 아아,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네가 처음이 거야." 그녀는 모든 것을 솔직히 말했다. 아마 그건 내가 그리저이고 어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나를 경계하지 않았다. "미치광이 같은 경쟁은 이름 그대로 앞으로 가기만 하는 것이지 결코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는 물어보지 않지. 마치 우리를 안전하게 만들어줄 그 무엇인가를 찾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만 할 뿐 그걸 찾은 것은 아니란 거야." 그건 사실이었다. 소샬들은 항상 그들의 실제 모습을 보여주기보다는 서로의 무관심의 벽 뒤에 숨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소샬끼리의 싸움을 본 적이 있었다. 그들은 서로 비인격적이고 정말 냉정하게 싸웠었다. "그런 것들이 그리저와 소샬들을 갈라놓은 것이군요. 돈만이 아니라 감정이군요. 당신들을 어떤 것에 대해서도 느끼지 않고 우린 너무 풍부하다 못해 폭력적이구요." "그래." 그녀는 웃음을 감추려고 애썼다. 투빗과 마르시아는 우리가 하고 있는 말을 듣고 있지 않았다. 그들은 뭔가 그들만이 이해하는 얄궂은 이야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나는 쟈니만큼 조용히 하는 특기를 가지고 있었다. 투빗은 항상 나와 쟈니가 어떻게 좋은 친구가 되는지를 궁금해 했다. 그는 눈썹을 치켜뜨면서 "너희들은 재미있는 얘길 할 수 있어야 돼." 하는 말을 자주 하곤 했었다. 그러나 쟈니와 나는 아무 말 없이도 서로를 잘 이해했다. 소다를 제외한 아무도 나에게 말을 시키지 않았다. 적어도 체리 밸런스를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나는 왜 내가 그녀에게 말을 할 수 있었는지 모른다. 아마도 체리가 내게 말하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내가 그녀에게 가장 먼저 한 이야기는 소다의 말인 "미키 마우스"에 대한 것이었다. 나는 그 누구에게도 소다의 말에 대해서는 이야기한 적이 없었다. 그것은 개인적인 프라이버시에 대한 일이었다. 소다는 사슴 가죽 같은 색깔의 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 말은 그의 것만은 아니었다. 그 말은 소다가 일을 하고 있던 마구간을 지키는 남자의 것이었다. 그러나 미키 마우스는 소다의 것이었다. 소다가 그 말을 처음 내게 보이던 날, 그는 나에게 말했다. "이것은 내 말이야." 나는 그 말을 의심치 않았다. 그때 10살이었다. 소다 팝은 일종의 말에 미친 사람이었다. 그는 말을 탈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위해 호시탐탐 마구간이나 로데오 경기장 주위를 맴돌았다. 미키 마우스와 소다를 처음 보았었을 때, 나는 그 둘이 서로 닮아 보인다고 생각했다. 미키 마우스는 황금빛 고급 사슴 가죽을 한 거만하고 고집센 말이었다. 그는 소다가 부르면 달려왔지만 소다를 제외한 그 누구에게도 가지 않았다. 그 말은 소다를 사랑하고 있었다. 그놈의 말은 소다 옆에 서서 소다의 소매나 칼라를 핥았다. 맙소사! 그러나 소다 팝도 그 말에 미쳐 있었다. 그는 그 말새끼를 보기 위해 매일 마구간엘 갔다. 미키 마우스는 한 마리의 미천한 말이었을 따름이었는데 말이다. 그가 다른 말들을 걷어차서 때때로 말썽이 생기기도 했다. "내겐 고집센 망아지 한 마리만 있으면 돼." 소다는 미키의 목을 문지르며 말했다. "넌 정말 굉장한 말이야, 미키 마우스." 소다는 말에게 속삭였다. 미키 마우스는 그의 소매를 핥았고 때로는 물기도 했다. 미키 마우스는 다른 남자의 것이었지만 소다의 말임은 분명했다. "아직 그 말을 소다가 가지고 있니?" 체리가 물었다. "그 말은... 팔렸어요." 나는 재빨리 대답했다. "하루는 사람들이 와서 그를 데리고 갔어요. 그는 정말 값진 말이었죠." 그녀가 더 이상 아무 말을 하지 않자 나는 기뻤다. 나는 그녀에게 미키 마우스가 팔려 버린 날, 소다가 밤새 울면서 고함을 쳤다는 것을 말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날 밤은 나도 같이 울었다. 소다는 정말 말 외에 원하는 것이 없었다. 정말로 그는 자신의 것을 잃어버린 것이었다. 그때 소다는 12살이었고 13살이 되려 할 때였다. 그러나 그는 엄마와 아빠에게 자신이 가슴 아프다는 것을 말하지 않았다. 우리에겐 그만큼의 돈이 없다는 것을 알았고 또한 무엇이든 가슴 아프게 헤어져야만 할 때가 있다는 것을 이미 그는 터득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언젠가 소다에게 미키 마우스를 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1년 동안 돈을 저축했다. 당신들은 10살 때 그렇게 영리하지 못했을 것이다. "너는 책을 많이 읽는구나. 그렇지?" 체리가 물었다. 나는 깜짝 놀랐다. "예, 왜요?" 그녀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냥 말하는 거야. 그리고 너는 책을 읽는 만큼이나 감성이 꽤 풍부할 것 같아. 가령 황혼을 자주 바라본다든지 말야." 나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자주 황혼을 바라본단다." 나는 체리가 모든 걱정거리를 잊고 황혼을 바라보고 서 있을 것을 상상해 보았다. 그녀는 석양을 바라보며 소녀의 부모가 들어오라고 할 때까지 그녀의 앞뜰에 한참을 서 있겠지. 나는 머리를 흔들었다. 그녀가 앞뜰에서 지는 해를 바라보고 있는 동안 나는 반대쪽에서 같은 해를 바라보며 서 있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아마도 우리가 살고 있는 두 곳은 그렇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린 같은 석양을 보는 것이다. 마르시아가 갑자기 숨이 막힌 듯 말했다. "체리, 저것 봐, 누군가 오고 있어." 우리는 모두 푸른색 무스탕이 거리 아래쪽으로 내려오고 있는 것을 보았다. 쟈니는 작은 신음 소리를 내었다. 내가 그를 보았을 때, 그는 하얗게 질려 있었다. 마르시아는 신경질적으로 걸었다. "우린 이제 어떡해야 하지?" 마르시아는 손톱을 물어뜯었다. "여기 서 있어." 체리가 말했다. "숫자가 그리 많지 않아." "아는 애들이야? 누구지?" 투빗이 물었다. "아냐." 체리는 매섭게 대답했다. "랜디와 봅이냐." "그리고?" 투빗은 무뚝뚝하게 덧붙였다. "체크 무늬 셔츠를 입은 놈이 있는데?" "네 남자친구인가 보지?" 쟈니가 물었다. 그의 목소리는 또렷했지만 그의 옆에 바싹 붙어 서 있던 나는 그가 떨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놀라웠다. 쟈니가 신경이 쇠약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떠는 것은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체리는 거리 아래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행동해. 그들은 우리를 못 본 것 같애." "누가 억지 연기하고 있나?" 투빗이 웃었다. "다른 길로 가면 좋을 텐데." 내가 투덜거리면서 말했다. "큰 소리 내지 마, 포니보이." 투빗이 주위를 주었다. 그 무스탕은 우리 옆을 천천히 지나갔고 오른쪽으로 꺾어지더니 스르르 미끄러지듯이 지나갔다. 마르시아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끝났군!" 체리는 내 쪽으로 돌아보았다. "네 큰형에 대해서도 말 좀 해봐. 넌 왜 그 형에 대해선 한마디도 않는 거지?" 나는 데리에 대해 뭔가 할 말을 생각했다. 그리고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뭐에 대해 말할까요? 그는 키가 크고... 잘 생기고... 그리고 축구를 잘 해요." "내가 듣고 싶은 건, 그가 어떠냐 하는 거야. 네가 소다에 대해서 얘기하는 걸 듣고는 소다는 참 조흔 사람 같거든. 데리에 대해서도 그런 식으로 말해 보라는 거야." 내가 조용히 하고 있자 그녀는 다시 재촉했다. "그는 소다처럼 부드럽니? 아니면 너처럼 다정하니? 아니면 그도 저도 아니니?" 나는 잘못하다 입술을 깨문 것처럼 얼굴이 달아올랐다. "데리... 데리는 어떻지?" "그는...." 나는 그를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려 했지만 도저히 할 수가 없었다. 나는 고통스럽게 말했다. "그는 전혀 소다 같지 않아요. 그리고 그는 나를 싫어하는 것이 확실해요. 그는 돌같이 무섭고 인간적이지 않아요. 그는 소다만 좋아해요. 누구나 소다를 좋아하긴 하지만요. 그러나 그는 나를 내버려두지 않아요. 만약 소다만 괜찮다고 하면 그는 나를 집이나 어디서나 찔러 죽이고 싶어할걸요." 투빗과 쟈니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냐...." 투빗은 말도 못할 지경으로 당황하고 있었다. "아니야, 포니보이, 그건 틀렸어. 너는 잘못 생각하고 있어...." "...저런, 맙소사." 쟈니는 부드럽고 낮게 이야기 했다. "너와 데리, 그리고 소다는 항상 서로 잘 지내잖아...." "아니, 우린 그렇지 않아." 나는 매섭게 말을 끊었다. 나는 지금이 밤이라는 사실에 감사했다. 나는 바보 같다고 생각했다. 쟈니의 집과 비교를 한다면 우리집은 천국이었다. 적어도 데리는 술을 먹고 나를 때리거나 나를 쫓기 위해서 집밖으로 뛰어다니진 않는다. 그리고 나는 소다 팝과 모든 것을 의논하고 얘기를 나누지 않는가 그런 생각이 들자 나는 모든 사람들 앞에서 스스로 바보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더욱 화가 나고 어찌 할 바를 몰라서 나는 쟈니에게 해서는 안될 소리를 하면서 위기를 모면하고자 했다. "닥쳐, 쟈니. 난 네가 집에 들어가길 싫어한다는 것을 알아. 하지만 넌 너희 부모의 잘못을 자신있게 말할 수 없잖아?" "입닥쳐, 이 자식아. 네가 소다의 동생만 아니었어도 흠씬 두들겨 패줬을 거다. 쟈니에겐 그런 식으로 말해선 안돼." 그는 쟈니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별뜻이 아니었을 거야, 쟈니." "미안해." 나도 비참해진 기분으로 용서를 빌었다. 쟈니는 내 친구였다. "내가 미쳤나 봐." "그건 사실인데 뭘." 쟈니는 쓸쓸하게 웃었다. "난 괜찮아." "그만둬." 투빗은 쟈니의 머리를 헝클며 사납게 말했다. "우린 네가 없으면 안돼. 그러니 이젠 아무 말 마라." 나는 갑자기 소리쳤다. "세상 모든 일은 공평치 않아! 우린 모두 어려운 문제를 안고 있어. 쟈니의 아버지는 술에 취해 있고 그의 엄만 독선적이기만한 얼간이야. 그리고 투빗의 엄만 그와 그의 여동생 때문에 아버지가 도망간 후에도 술집에서 일하고 있어. 그리고 댈리는 깡패로 변해 버렸어. 그가 그렇게라도 하지 않았다면 이미 그는 죽었을 거야. 그리고 스티브, 그의 아버지에 대한 증오는 사나운 몸짓과 폭력에서 나타나고 있지. 소다 팝...은 빼겠어. 왜냐하면 그는 일자리를 갖고 있고 내가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기다리라고 했으니까. 그리고 데리는 너무나 고된 일 때문에 늙어가고 있어. 전혀 재미라곤 눈꼽만치도 못 느끼고 말야. 이런 데 비해서 소샬들은 너무나 많은 여유를 가지고 있고 너무나 많은 돈을 가지고 있지. 그들은 우리를 공격하고 서로를 치고받고 맥주병을 던지고 강 위에서 파티를 열면서도 항상 풍부하지. 모든 것은 너무나 불공평해. 모든 것은 서부에만 넘쳐흐르고 있어. 그건 옳지 않아. 옳지 않다구!" "그래, 알고 있어." 투빗이 마음씨 좋게 웃으면서 말했다. "항상 돈은 우리 차례가 되면 없어져 버리지... 그러나 그게 세상 이치야." 체리와 마르시아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나는 그들이 내가 한 말이 무엇인지 모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그녀들이 거기 있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때 푸른 무스탕이 다시 거리 아래쪽으로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저것 봐." 체리는 단념하듯 말했다. "그들이 우리 앞에 멈추는군." 무스탕은 우리 앞쪽에 와서 멈춰 섰다. 그리고는 앞좌석에 있던 두 명의 소년이 내렸다. 그들은 소샬들이 확실했다. 한 명은 흰색 셔츠와 마드라스 재킷을 입고 있었고, 다른 한 명은 밝은 노란색 셔츠와 포도주빛 스웨터를 입고 있었다. 나는 그들의 옷을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내가 그날 밤에 청바지에 소매가 짧아진 소다의 옛날 해군복 셔츠를 입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닫게 되었다.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투빗은 그의 와이셔츠 밑자락을 걷어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동안 그는 그렇게 하길 멈추고는 재킷 깃을 세워서는 담뱃불을 붙였다. 소샬들은 우리 쪽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헤이, 체리, 마르시아, 우리 말 좀 들어봐." 스웨터를 입은 검은 머리의 잘생긴 녀석이 말하길 시작했다. 쟈니는 길게 숨을 쉬었다. 나는 그가 소샬의 손을 보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그는 번쩍이는 세 개의 큰 반지를 끼고 있었다. 나는 재빨리 쟈니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나는 퍼뜩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4개월 전 공터에서 쟈니 옆으로 다가왔던 차가 푸른 무스탕이었고, 쟈니의 얼굴에 상처를 낸 것이 반지를 낀 놈 때문이었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소샬의 목소리는 내 생각을 깨어 버렸다. "...좀 전에 술을 약간 했거든...." 체리는 화가 난 듯이 보였다. "약간이라고? 넌 거리에서 비틀거리고 돌아다닌 것을 약간이라고 부르니? 봅, 잘 들어. 나는 네가 술을 마시는 동안은 절대 너랑 같이 안 다니겠어. 그리고 너무나 많은 일들이 네가 술을 마실 때 생긴다는 것을 알아야 해. 나 아니면 술, 그 중에 뭘 택할래?" 비틀즈처럼 머리를 자른 키가 큰 한 녀석이 마르시아에게 돌아섰다. "헤이, 베이비, 넌 우리가 그리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 그러나 그녀가 차갑게 그를 노려보자 그는 신경질을 부렸다. "말이야, 아무리 너희들이 우리에게 질렸다 하더라도 이런 불량배 녀석들과 길을 걷고 있다는 건 이유가 안되는데?" 투빗은 담배를 길게 빨고 있고 쟈니는 몸을 앞으로 수그려 호주머니에 엄지손가락을 걸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빳빳하게 서 있었다. 우리는 우리가 원했던 어떤 모습보다도 사납게 보였다. 투빗은 쟈니의 어깨에 팔꿈치를 기대고 있었다. "우릴 불량배라고 부른 놈이 누구지?" "잘 들어, 그리저, 뒷좌석엔 4명이나 더 타고 있어." "그렇다면 뒷좌석에 숨어 있는 놈들이 가엾군." 투빗은 하늘을 보며 말했다. "싸움을 하고 싶다면 말이야...." 투빗은 눈썹을 치켜떴는데 그건 그를 더 차갑게 보이도록 했다. "아, 그래? 우리보다 많은 숫자로 덤비겠다 이거야? 그래?" 투빗은 주둥이가 부서진 빈 병을 낚아챘다. 그리고는 그걸 내게 건네주었다. 그리고 뒷호주머니에서 자동칼을 꺼냈다. 그는 칼날을 번뜩였다. "덤벼 봐, 덤벼 보라구." "안돼!" 체리가 기절할 듯이 고함을 쳤다. "그만둬!" 그는 봅을 바라보았다. "너희 차를 타고 집에 갈 테니까, 기다려." "왜?" 투빗은 물었다. "우린 두렵지 않아!" 체리는 벌벌 떨었다. "난 싸움을 참을 수 없어. 난...." 나는 그녀의 옷깃을 당겼다. "난 이걸 사용할 줄 몰라요." 나는 빈 병을 툭하고 떨어뜨렸다. "난 누구도 상처를 내 본 적이 없는 걸요...." 나는 그녀에게 무슨 말이라도 해야 됐었다. 왜냐하면 투빗이 칼을 꺼냈을 때, 나는 공포에 질린 그녀의 눈동자를 보았기 때문이었다. "알아." 그녀는 조용히 말했다. "포니보이, 그리고 말이야... 우리가 만약 학교에서나 다른 곳에서라도 만나게 되면 말이야. 아는 척하지 마라. 그건... 말이지. 내 개인적인 문제보다도 말야...." "알아요." 나는 가까스로 대답했다. "만약 우리 부모님이 우리가 같이 있는 걸 보신다면 가만 내버려두지 않을 거야." "괜찮아요." 나는 죽어서 어디에라도 묻혀 버렸으면 하는 생각을 하면서 말을 했다. 그리고 적어도 낡고 소매가 짧아진 셔츠라도 입고 있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다. "우린 같은 부류가 아니니까요. 그러나 잊지 말아요. 우린 같은 석양을 보고 있다는 것을요." 그녀는 재빨리 웃었다. "난 댈라스 윈스턴하고도 사랑을 할 수 있어. 그러나 다시는 그를 만나지 않기를 빌어." 그녀는 입이 벌어진 채 서 있는 나에게 그 말 한마디를 남기고는 떠나 버렸다. 푸른 무스탕은 부르릉거리며 사라졌다. 우리는 아무 말도 없이 집으로 걸어갔다. 나는 쟈니에게 그들이 그때 쟈니를 때린 놈이었냐고 묻고 싶었지만 삼갔다. 쟈니는 절대 그때 일을 말하지 않았었다. 우리는 그 무엇도 얘기하지 않았다. "그 애들은 내가 본 그 누구보다도 예뻤어. 제기랄!" 투빗은 공터 돌 위에 걸터앉으며 말했다. 그는 포켓에서 흰종이 쪽지를 꺼내어 그것을 찢었다. "그게 뭐지?" "마르시아의 전화번호야. 아마도 가짜겠지. 내 마음에 있는 말을 했어야 했는데 나는 취해 있었거든." 그래, 그는 술에 취해 있었구나. "집에 모두 갈 거니?" 그가 물었다. "지금 바로 가지는 않을 거야." 내가 말했다. 나는 좀더 담배를 피우고 별을 보고 싶었다. 12시가 되면 돌아가야 했지만 난 시계가 없었기 때문에 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왜 너에게 그 빈 병을 주었는지 모르겠어. 넌 사용할 줄도 모르는데 말이야." 투빗이 일어서면서 말했다. "나도 사용할 수 있을 날이 오겠지." 내가 말했다. "어디로 갈 거야, 투빗? 당구나 좀 치다가 포커 게임이나 하지 뭐. 머리가 깨질 때까지 떠들고 술을 마실 거야. 내일 봐." 쟈니와 나는 등을 쭉 뻗고 누워서는 별을 바라보았다. 나는 추웠다. 밤날씨도 추웠거니와 스웨터만을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난 별을 보고 싶었다. 쟈니의 담배가 어둠 속에서 타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나는 타고 있는 불꽃 안에는 무엇이 있으까 하고 막연히 궁금했다. 쟈니가 말했다. "우리가 단지 그리저이기 때문일 거야." 나는 그가 체리에 대해 말한다는 것을 알았다. "우린 그녀의 명성에 누를 끼칠 수도 있었겠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나는 그녀가 댈리에 대해 한 말을 쟈니에게 해야 할지 망설이면서 대답했다. "멋진 차지? 무스탕 말이야!" "소샬들은 행복할 거야." 내가 말했다. 나는 고통스러움이 일었다. 우리도 그들과 똑같다. 우리가 그리저라는 것은 우리 잘못이 아니다. 나는 그걸 투빗처럼 받아들일 수 없었고 내버려둘 수만은 없었다. 혹은 소다처럼 그런 사실을 무시하거나 사랑할 수도 없었다. 혹은 댈리처럼 자학하거나 팀 쉐퍼드처럼 그걸 진짜로 즐길 수는 더더욱 없었다. 나는 내 자신에 대한 긴장이 커지고 있고 무엇인가 일어나거나 폭발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 모든 부조리를 내버려둘 순 없어." 쟈니가 내 느낌을 그대로 표현했다. "난 내 자신이든 그 무엇이든 죽이고 말 거야." "그래선 안돼, 쟈니." 나는 일어나 앉았다. "넌 네 자신을 죽이진 못해." "그래. 난 못하겠지. 그러나 다른 무엇인가를 할 거야. 그리저도 소샬들도 없는 그냥 평범한 사람들만 사는 곳으로 도망을 갈 거야" "큰 도시를 벗어나...." 나는 다시 누우면서 말했다. "시골에서 말이지...." 시골에서, 나는 시골을 사랑했다. 나는 도시를 빠져나가고 싶었고 이 모든 소란 속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나는 단지 나무 아래 등을 대고 누워서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길 원했다. 그러면 누군가가 덤빈다거나 칼을 들이대고 위협한다거나 침착하지 못한 여자애들과 만나야 하는 것들도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 않겠는가. 나는 꿈을 꾸듯 생각했다. 나는 잘 짖어대는 똥개 한 마리를 가지고 소다 팝은 미키 마우스를 타고 모든 로데오 경기를 쓸고 다니겠지. 그리고 데리도 엄마, 아빠가 돌아가시기 전, 8개월 전의 모습대로 돌아가서 지금의 차갑고 무서운 얼굴을 잃어버릴 것이다. 나는 꿈을 꾸는 것이기 때문에 엄마 아빠를 살려내서 상상을 했다. 엄마는 초콜릿 케이크를 해주고 아빤 양떼들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차를 몰고 다니겠지. 그는 데리의 등을 때리면서 말할 거야. '점점 아빠를 닮은 어른이 되는구나.' 그들은 언제나처럼 가까이 있겠지. 쟈니도 함께 살게 되면 좋겠다. 그리고 주말이면 우리 일당들도 놀러오고 말이야. 그러면 댈리도 세상에서 가장 좋은 곳이 바로 이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 거야. 우리 엄만 댈리를 웃게 만들고 그를 감동시킬 거야. 댈리는 우리 엄마가 최고라고 하면서 좋아하겠지. 우리 엄만 아름답고... "어이, 포니보이!" 쟈니가 나를 흔들었다. "포니보이, 일어나!" 나는 후들후들 떨면서 깼다. 별들이 저만큼 움직이고 있었다. "어쩌지? 지금 몇 시지?" "모르겠어. 우린 네가 말하는 걸 들으면서 잠이 들었나 봐. 빨리 집에 가 봐. 난 여기서 그냥 오늘밤을 지내겠어." 쟈니의 부모는 그가 집에 들어오든 안 들어오든 상관하지 않았다. "그래." 나는 하품을 했다. 그곳은 너무 추웠다. "너무 춥다거나 무슨 일이 생기면 우리 집으로 와." "그래." 나는 데리 형의 얼굴을 생각하면서 떨리는 마음으로 집을 향해서 뛰었다. 현관에는 불이 켜져 있었다. 형들이 잠이 들었다면 기어서 들어 갈 수 있을 텐데... 나는 창문으로 안을 훔쳐보았다. 소다 팝은 코를 골며 소파 위에 드러누워 있었다. 그러나 데리는 안락의자에 앉아 등 아래서 신문을 읽고 있었다. 나는 침을 한 번 삼키고는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데리는 신문에서 눈을 떼고는 나를 바라보았다. 그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거기서 손톱을 물어뜯고 있었다. "도대체 어떤 지옥에 있었길래 이제 오는 거야? 너 지금 몇 신 줄 알아?" 그는 내가 본 중에서 가장 화가 많이 나 있었다.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잘 들어, 이 꼬마야, 지금은 새벽 두 시야. 오죽했으면 경찰에 신고를 하려고 했겠니. 시간이 조금만 더 지나면 경찰에 실종신고를 내려고 했단 말야. 형들의 초조함을 이해하겠어. 어디 있었어? 그의 목소리는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도대체 어떤 대단한 곳에 있었냐구?" 나는 우물쭈물 말을 했는데 그 소린 내가 들어도 벙어리가 내는 소리 같았다. "나는... 나안... 으음... 고공터에서... 자고... 자고 있었어요." "뭐라고?" 그는 고함을 쳤고 그 바람에 소다가 일어났다. 그는 눈을 비비며 말했다. "헤이, 포니보이." 그는 잠이 오듯이 말했다. "어디 있었니?"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었어." 나는 데리에게 변명을 했다. "난 쟈니와 얘길 하고 있었는데 우리 둘은 그만 같이 잠이 들어서...." "너희에게 아무 일도 안 일어난 줄은 알겠어. 그러나 네 형들이 얼마나 걱정을 하고 있는지는 생각도 안했지? 오죽하면 경찰을 부를 생각을 다하고 있었겠니? 어쩌면 너는 눈꼽만큼도 생각을 못하니? 근데 뭐? 공터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구? 넌 도대체 어떻게 생겨 먹었길래 머리라는 것도 쓸 줄 모르는 거냐? 그런데다 넌 코트도 입지 않고 이 밤에 그렇게 쏘다니고 잠까지 잤다는 거야?" 나는 분해서 눈물이 줄줄 흘렀고 좌절감이 생겼다. "내가 그랬잖아요.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었다고...."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고?" 데리가 엄청나게 큰 소리로 고함을 쳤다. 난 놀랐다. "생각지도 못했어요. 잊어버렸어요." "항상 그 소리뿐이로구나. 넌 도대체 생각할 줄도 모르는 인간이니?" "데리...." 소다 팝이 말을 하려고 했다. 그러자 데리가 성난 얼굴로 그를 돌아다보았다. "닥쳐, 난 네가 이 자식을 감싸는 데 이골이 났어!" 그는 이때껏 결코 소다에게 소리를 지르지 않았었다. 누구도 소다에게 그래선 안되었다. "그에게 소리치지 마." 나는 폭발했다. 데리는 눈을 크게 뜨더니 방 안을 빙빙 돌았다. 그러더니 갑자기 나를 세게 내리쳤다. 나는 문 쪽으로 넘어졌다. 갑자기 죽음과도 같은 고요가 흘렀다. 우리 모두는 얼어붙었다. 우리 가족들은 그 누구도 나를 때리지 않았었다. 그 누구도. 소다의 눈이 커졌다. 데리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내게 다가왔다. 그는 눈을 크게 뜨고는 말했다. "포니보이...." 이 순간 난 몸을 돌려 뛰쳐나와 최고의 속력을 내어 거리로 뛰어내려 갔다. 데리의 목소리가 들렸다. "일부러 그런 게 아니야, 포니보이!" 난 아무 소리도 귀에 들어 오지 않았으나 다만 그가 나를 다시 부를 거라는 생각을 하며 빨리 달려서 공터에 도착했다. 나는 그가 나를 다시는 못 보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는 다시는 날 때릴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 "쟈니?" 나는 쟈니를 불렀다. 어둠 속에서 쟈니의 발이 걸렸다. "쟈니, 빨리 일어나, 도망가야 해." 쟈니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우리는 숨이 턱에 찰 때까지 몇 블록을 더 뛰었다. 그리고 나서 우리는 걸었다. 나는 그때 울기 시작했다. 나는 길바닥에 앉아서 팔에 얼굴을 묻고는 울었다. 쟈니는 내 옆으로 와서 앉고는 어깨에 한쪽 팔을 올렸다. "침착해야 해, 포니보이, 잘 될 거야." 그는 부드럽게 말했다. 나는 차츰 안정을 찾고는 벗은 팔로 눈물을 닦았다. 나는 떨리는 한숨을 내쉬었다. "담배 줄까?" 그는 담배를 건네주면서 불을 붙여 주었다. "쟈니, 무서워." "괜찮아, 나하고 같이 있지 않니? 무슨 일이 있었어? 네가 그렇게 우는 건 처음 보는데?" "자주 그러진 않지. 데리가, 데리가 날 때렸어. 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어. 그렇지만 그는 내게 고함을 쳤고 또 날 때렸어. 모르겠어, 항상 잔소리를 하고 고함을 쳤어도 때리진 않았는데 말야. 우린 잘 지냈는데 적어도 엄마, 아빠가 돌아가시기 전엔... 그런데 이제 그는 날 가만히 두질 않아...." "내가 볼 땐 우리 늙은 아빠에게 두들겨맞는 것보다도 훨씬 나은데...." 쟈니는 한숨을 쉬었다. "적어도. 우리 부모는 내가 누구라는 것을 알고 있지. 하지만 집에 있든 집에 없든 그 누구도 관심이 없어. 난 항상 밖에 있지만 누구도 나 찾진 않어. 하지만, 적어도 너에게는 소다가 있잖아. 난 아무도 없는걸." "무슨 소리야?" 나는 펄쩍 뛰었다. "넌 우리 일당들이 있잖아? 댈리는 오늘 밤 네가 그렇게 말을 했어도 널 때리지 않았던 건 네가 우리 일당의 소중한 마스코트였기 때문이야." "그건 같은 차원이 아니야." 쟈니는 쉽게 잘라 말했다. 나는 여유를 되찾았고, 내가 어떻게 뛰쳐나올 그런 멋진 생각을 했는지를 궁금히 여겼다. 나는 잠이 왔고 죽을 지경으로 추웠다. 나는 집으로 가고 싶었다. 나는 잠이 왔고 죽을 지경으로 추웠다. 나는 집으로 가고 싶었다. 그 안락하고 따뜻한 소다의 팔 밑에서 잠을 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데리에게 허락받지 않고도 집으로 갈 수 있다. 그 집은 데리 것일 뿐만 아니라 내 집이기도 했다. 만약 그가 나를 그곳에서 살지 못하도록 한다면 그건 끝이다. 그러나 데리는 날 막지 못할 거다. "공원으로 가자. 거기서 좀 있다가 너무 추우면 집으로 가지 뭐." "그래." 쟈니가 쉽게 대답했다. 나는 모든 것이 내 생각대로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모든 일은 잘 되어갈 것이라고 느꼈다. 그러나 나는 잘못된 길로 들어가고 있었다. 제4장 공원은 약 두 블록 정도의 크기가 되는 광장이었다. 공원 한가운데는 분수대가 있었고 또한 어린애들을 위한 조그마한 풀장이 있었다. 그 풀장이 있었다. 그 풀장은 이제 가을이라서 비워져 있었지만 분수는 기분좋게 솟아오르고 있었다. 키가 큰 느릅나무는 공원에 그늘을 드리우게 했다. 그곳은 곧잘 좋은 약속 장소가 되었었다. 그러나 우리 일당은 공터를 더 선호했고 쉐퍼드 패거리들도 철로 옆의 뒷골목에 앉아 있길 좋아했다. 그래서 공원은 연인들이나 어린이들만이 이용하는 곳이 되었다. 새벽 2시 반의 공원에는 누구도 있을 리가 없었다. 그래서 그곳은 긴장을 풀기에 좋은 장소였을 뿐만이 아니라 또한 너무나 추운 곳이기도 했다. 나는 그때처럼 아이스케키가 될 정도로 추웠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쟈니는 청윗도리의 지퍼를 올리면서 깃도 세웠다. "얼어 죽지 않겠니? 포니보이." "으... 괜찮아...." 나는 담배를 한모금 빨면서 벗은 팔을 문지르며 말을 했다. 난 분수대 가장자리에 서서 눈을 대한 영화 이야기를 꾸며서 쟈니에게 들려주었다. 그때 갑자기 우리들은 자동차 경적 소리에 깜짝 놀랐다. 푸른 무스탕이 공원을 천천히 돌고 있었다. 쟈니는 낮게 욕을 지껄였고 나는 중얼거렸다. "여기서 무얼하고 있는 거지? 여긴 우리 구역인데." 쟈니는 머리를 흔들었다. "몰라, 하지만 저들은 우리를 찾아다니고 있는 것 같아. 우리가 그 여자 애들과 같이 있었잖아?" "오, 맙소사." 난 신음 소리를 내었다. "정말 지독한 밤이군." 난 담배 한모금을 마지막으로 빨고는 말을 했다. "뛸까?" "너무 늦었어." "그들이 이리로 오고 있어." 다섯 명의 소샬들이 곧장 우리 앞으로 왔다. 그들의 비틀거리는 걸음걸이에서 그들이 술에 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 사실이 나를 더 두렵게 했다. 한 번쯤의 허세가 그들을 움찔하게 만들지도 모르겠지만 그들은 다섯 명이었고 우리는 둘뿐이었다. 쟈니의 손이 뒷호주머니로 갔다. 나는 그의 칼을 기억했다. 나는 주위에 빈 병이 있기를 바랐다. 그것이 있기만 한다면 난 병을 사용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쟈니는 거의 죽을 정도까지 겁을 먹은 것같이 보였다. 그는 유령처럼 하얗게 질려 있었다. 그러나 그의 눈동자는 동물의 눈처럼 살기를 띠고 있었다. 우린 분수대를 등뒤로 기대면서 뒤로 물러섰다. 그들은 우리를 둘러쌌다. 그들에게서 독한 위스키 냄새와 질식할 듯한 영국제 가죽 냄새가 풍겼다. 난 데리와 소다가 우리를 찾으러 돌아다니길 간절히 바랐다. 우리 일당들이라면 그들과 싸워 쉽게 이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주위엔 그 일당 중 단 한 명도 없었고 단지 쟈니와 나, 우리 둘이서만 싸움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쟈니는 무표정했다. 그러나 그의 눈은 공포에 서려 있었다. 나는 차갑게 소샬들을 응시했다. 아마 그들은 우릴 죽음까지 몰고 갈 위협으로 공포에 떨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린 그들이 그런 식으로 만족하게 내버려둘 순 없었다. 그놈들은 랜디와 봅 그리고 다른 세 명의 소샬들이었다. 그들은 우리를 알고 있었다. 나는 쟈니도 그들은 알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는 눈을 크게 뜨고는 달빛에 반짝이는 봅의 반지를 보고 있었다. "헤이, 무엇을 하고 있었지?" 봅은 약간 혀가 꼬부라진 소리로 말했다. "이 녀석들은 우리 여자 애들과 같이 가던 녀석들이야. 헤이, 그리저!" "너흰 우리 지역을 침범했어." 쟈니는 낮은 목소리로 경고했다. "말 조심하는 게 좋을걸?" 랜디는 우리에게 욕을 했고 가까이 와서 멈추었다. 봅은 쟈니를 노려보았다. "그래, 조심해, 다음에는 말야. 여자와 함께 하고 싶다면 너희 족속들 중에서 고르라구. 이 더러운 새끼들아!" 나는 미칠 정도로 분했다. 나는 그들이 증오스러웠다. "그리저가 뭔지 알아?" 봅이 물었다. "머리가 긴 백인 쓰레기!" 나는 피가 거꾸로 솟구치는 걸 느꼈다. 나는 수많은 욕설과 악담을 들었지만 이토록 참을 수 없는 욕을 들은 적은 없었다. 쟈니 케익은 숨을 헐떡였고 눈에는 불이 나는 듯했다. "소샬은 뭔지 아니?" 나는 분개해서 말했다. 나의 목소리는 분노로 떨렸다. "무스탕과 마드라스를 입은 백인 쓰레기!" 그리고 나서 그는 그들을 부를 더 이상 심한 욕설이 생각나지 않아서 그들에게 침을 탁 뱉었다. 봅은 천천히 웃으면서 머리를 흔들었다. "넌 목욕탕에 들어가는 게 좋겠군. 그리저, 오늘 밤 우리가 그렇게 만들어 주지. 이 꼬말 목욕통에 넣어 주지 그래, 데이빗." 나는 물속에 처박혀졌다. 난 빠져나오려고 기를 썼다. 그러나 그 소샬들 중 몇 명은 내가 움직일 수 없도록 손목을 등뒤로 하게 한 채 잡고 있었으며 나머지 사람은 내 팔을 비틀었다. 그리고 내 얼굴을 분수대 속에 밀어넣었다. 나는 있는 힘껏 싸웠다. 그러나 내 목뒤에서 누르고 있는 손은 너무나 힘이 세었고 나는 숨이 막혀 끊어질 것 같았다. 나는 죽어가고 있었다. 나는 그때 생각했다. '쟈니에겐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나는 더 이상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나는 필사적으로 버둥거렸다. 그러나 나는 분수대 속의 물만 빨아들일 뿐이었다. 나는 힘이 빠지고 있었다. 이제 그들은 너무 멀리 있구나, 라고 생각했다. 나는 눈앞이 붉은색으로 몽롱해졌고 힘이 빠졌다. 한참 후에 나는 내가 기침을 하면서 분수대 옆 포장도로 위에 누워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거기서 숨을 쉬면서 물을 내뱉으며 힘이 다 빠져서 누워 있었다. 철벅거리는 스웨터와 물이 뚝뚝 떨어지는 머리칼 사이로 바람이 불어왔다. 내 이빨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딱딱 부딪쳤다. 나는 이 행동을 멈출 수가 없었다. 나는 드디어 몸을 일으켜 분수대에 기대고 앉았다. 물방울이 얼굴을 타고 흘렀다. 그때 나는 쟈니를 보았다. 그는 무릎에 팔꿈치를 올려 놓고 앞만 멍하니 보고 앉아 있었다. 그는 푸른빛이 돌 정도로 하얗게 질려 있었다. 그는 좀 이상하게 보였다. 내가 본 그 어느 때보다도 그는 큰 눈동자를 하고 앉아 있었다. "그놈을 죽였어." 그가 천천히 말했다. "내가 그놈을 죽였어." 봅, 잘생긴 그 소샬 녀석이 달빛 아래 고꾸라져 있었다. 내가 쟈니의 쪽으로 시선을 돌렸을 때, 그의 손에는 칼이 들려져 있었다. 그는 칼을 꽉 움켜쥐고 있었다. 그런데 그 칼의 손잡이가 유난히 시커멓게 보였다. 짙은 어둠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순간 나는 속이 울렁거리면서 온몸이 차가워짐을 느꼈고 소름이 돋았다. "쟈니." 나는 현기증이 나는 것을 참으면서 말하려고 애를 썼다. "토할 것 같아." "토해 버려." 그는 덤덤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나는 머리를 돌려 쟈니에게 안 보이도록 잠시 구역질을 했다. 그리고 나서 나는 다시 돌아와 분수대에 기대었다. 나는 봅이 누워 있는 것이 잘 안 보여서 가까이 보려고 애를 썼다.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없어. 이런 일은 일어나선 안돼. 일어날 순 없어... "정말 그를 죽였니?" "응, 그래." 그의 목소리는 약간 떨렸다. "난 그를 죽일 수밖에 없었어. 그들은 너를 물에 빠뜨렸어, 포니보이. 그들은 너를 죽였을 거야. 그리고 그들은 칼을 가졌었어... 그리고 그들은 나를 때렸어." "그때처럼...?" 나는 침을 삼켰다. "그때처럼 말야?" 쟈니는 잠시 동안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래." 그가 말했다. "그때처럼." 쟈니는 무슨 일이 있었던가를 내게 말해 주었다. "내가 그놈을 찌르자 다른 놈들은 도망을 갔어. 그들 모두 도망을...." 나는 쟈니의 조용한 목소리가 계속되는 것을 듣고 있으면서 공포가 일었다. "어떻게 해야 되지? 우린 살인죄로 전기의자에 앉게 될 거야." 나는 떨고 있었다. 나는 담배가 필요했다. 나는 담배를 원했다. 나는 담배가 필요해... 우린 마지막 나은 담배 한 개피씩을 피웠다. "난 무서워, 쟈니. 우린 이제 어떡하지?" 쟈니는 일어나서 내 셔츠를 끌어당겼다. 그는 나를 흔들었다. "침착해, 포니보이." 나는 내 자신이 소리를 지르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나는 정신이 없었다. "그래! 난 이제 괜찮아." 나는 넋이 나간 듯이 말했다. 쟈니는 신경질적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우린 여길 떠나야 해. 어디엔가 가야 돼. 도망쳐야 된다고. 경찰이 곧 올 거야." 난 너무나 떨렸다. 그건 추위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러나 쟈니는 손이 떨리는 것 외에는 데리와 같이 냉정하게 말했다. "우린 돈이 필요해. 그리고 총도 필요할 거야. 우린 계획을 세워야 해." "돈? 총? 계획? 도대체 이 세상 어디에서 그런 걸 구한단 말이야?" "댈리야." 쟈니가 결정난 듯이 말했다. "댈리라면 해결해 줄 거야." 나는 숨을 내쉬었다. 왜 난 그 생각을 못했을까? 나는 어떤 것도 생각하지 못했다. 댈라스 윈스턴은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을 거야. "어디서 그를 찾지?" "아마 벅 메릴의 집에 있을 거야. 거긴 항상 밤마다 파티가 있어. 댈 리가 언젠가 자기는 오후엔 거기 있다고 말을 했었어." 벅 메릴은 댈리의 로데오 경기 파트너였다. 벅은 경기용 말을 몇 마리 키우고 있었고 대부분의 돈을 경마에 투자했고 나머지는 주류 밀매에 쏟아부었다. 나는 데리와 소다로부터 벅의 집에서 10마일 이내에서 잡히는 일이 없도록 경고 받았다. 나는 벅 메릴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는 키가 크고 금발과 뻐드렁니를 가진 호리호리한 카우보이였다. 그는 어쩌면 싸움에서 얼굴을 정면으로 두 방을 얻어맞기 전부터 뻐드렁니였는지도 모른다. 그는 행크 윌리엄스라는 뚱뚱한 말을 좋아했다. 그가 얼마나 뚱뚱한지 당신이 보면 놀랄 것이다. 우리가 그의 집 대문을 두드렸을 때 그가 대답을 했고 그와 함께 시끄럽고 꽝꽝 울리는 싸구려 음악이 묻어나왔다. 문이 열림과 동시에 쨍 하고 잔이 부딪히는 소리, 시끄럽고 거친 웃음소리, 그리고 여자들의 킬킬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마치 사포로 내 귀를 문지르는 것 같았다. 벅은 한 손에 맥주 캔을 들고 눈을 부라리며 나와 쟈니를 내려다보았다. "뭘 원하는 거야?" "댈리!" 쟈니는 그의 등뒤로 넘겨다보면서 침을 삼켰다. "우린 댈리를 보러 왔어." "그는 지금 바빠." 벅은 말을 끊었다. 그의 방에서 누군가 소리치는 것이 들렸다. "아-하!" 그리고 또 다시 "아-하!" 그 소리는 내 모든 신경을 끊어놓는 것 같았다. "그에게 포니와 쟈니가 왔다고 전해줘!" 나는 명령했다. 나는 벅에게 난폭하게 해야만 무엇이든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것이 댈 리가 벅을 그렇게 손쉽게 다룰 수 있는 이유라고 생각했다. 벅은 20대 중반이었지만 댈리는 17살이니까 말이다. "그가 나올 거야." 벅은 나를 얼마 동안 눈을 부라리고 보다가 비틀거리며 걸어갔다. 그는 아주 폐인이 된 듯했다. 그것을 보자 나는 마음이 울적해졌다. 만약 댈리가 술에 취해 있거나 안 좋은 상태라면... 댈리가 몇 분 뒤에 나타났다. 그는 청바지만 입고 있었고 가슴을 문지르며 나타났다. 그는 뜻밖에도 술에 전혀 취해 있지 않아서 나는 그 점이 놀라웠다. 그가 여기 온 지가 얼마 되지 않았나 보다. "그래, 꼬마들아. 여긴 웬 일이야?" 쟈니가 그에게 얘기를 하는 동안 나는 체리 밸런스가 그를 사랑 할 수도 있다고 했던 이유를 캐내려고 댈리를 관찰하고 있었다. 담황색의 머리칼과 수상쩍은 눈동자, 댈리는 결코 잘생긴 것은 아니었다. 그의 굳은 얼굴은 고집과 자존심, 그리고 세상에 대한 잔인하리만치의 경계가 서려 있었다. 그는 결코 체리 밸런스를 사랑할 수 없을 것이다. 만약 댈리가 그 무엇인가를 사랑하다면 그건 기적일 것이다. 자신의 방어에 대한 싸움도 자신을 보호한다는 것을 초월하여 그를 더 사납게 만들었다. 쟈니가 그에게 일어났던 일을 얘기하는 동안 그는 눈도 깜짝하지 않았다. 그는 쟈니가 소샬을 칼로 찔렀다는 얘기를 할 때 단지 씩 웃으면서 말했다. "잘했군!" 드디어 쟈니가 말을 다 끝냈다. "우리는 형이라면 우리가 원하는 것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어. 미안해. 파티를 망쳐서." 댈리는 쟈니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웃었다. "난 침실에 있었어." 그가 갑자기 나를 바라보았다. "오우, 저런 포니보이. 네 귀가 빨갛게 됐구나." 나는 벅의 파티 때 침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안다. 댈리는 재미있는 것을 깨달은 것처럼 웃었다. "그런 생각마, 꼬마야. 나는 잠을 자고 있었어. 아니, 자려고 했었지. 나와 쉐퍼드가 한바탕 붙었거든. 그런데 갈비뼈를 다쳤어. 그래서 어디든 좀 누울 곳이 필요했었어." 그는 그의 옆구리를 가엾은 듯이 문질렀다. "팀이 주먹을 꽤 쓰더군. 근데 이걸 어쩐다?" 그리고 그는 나를 보았다. "젖었구나, 포니?" "그래...." 나는 이빨을 떨면서 우물우물 대답했다. "맙소사." 그는 문을 열면서 나를 당겼다. 그리고는 쟈니에게도 따라오라는 시늉을 했다. "경찰이 잡으러 오기도 전에 폐렴으로 죽겠다." 그는 빈 침실로 끌어넣으며 욕을 했다. "그놈의 셔츠를 벗어." 그는 내게 타올을 던졌다. "여기서 말리면서 기다려. 그리고 적어도 쟈니의 진 재킷이라도 입도록 해. 넌 도망을 칠 때 셔츠 하나로 가는 게 더 낫겠니? 그것은 젖은 걸로 말야. 넌 도대체 머리를 쓰지 않니?" 그는 마치 데리처럼 고함을 쳤다. 그래서 난 그를 쳐다보았다. 그러나 그는 날 쳐다보지 않았다. 그리고는 우릴 침대 위에 앉혀 놓고는 나가 버렸다. 쟈니는 침대에 누웠다. "담배가 있으면 좋겠군." 나는 웃옷을 벗고 청바지만 입은 채로 무릎을 떨고 있었다. 잠시 후 댈 리가 나타났다. 그는 조심스럽게 문을 닫았다. "여기." 그는 총 한 자루와 돈뭉치 하나를 건네주었다. "장전된 총이야. 날 겨누진 말아, 쟈니. 그리고 이건 50달러야. 이게 오늘 밤 메릴에게서 훔칠 수 있는 모두야. 지난 경기에서 벅이 다 날리고 말았어." 댈리는 정직하게 말을 탔고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것만이 댈 리가 정직하게 하는 유일한 일이었다. "포니, 이 일을 데리와 소다가 알고 있니?" 나는 머리를 가로저었다. 댈리는 한숨을 쉬었다. "데리는 내 머리통을 부숴버릴 거야. 난 아무 소리도 안할 거야." "그래요. 그에겐 아무 말도 하지 말아요." 내가 말했다. 나는 소다 팝이 걱정하는 것이 싫었다. 내가 도망을 가고 난 다음 이 일이 알려지길 원했다. 그러나 데리가 걱정을 하든 안하든 상관이 없었다. 나는 내 행동이 비이성적이라고 생각하기엔 너무 지쳐 있었다. 나는 댈 리가 그들에게 아무 말도 안할 거라는 것을 확신했다. 데리는 댈리가 우리에게 돈과 총을 주었다고 하면 그를 죽이려들 것이다. "여기." 댈리는 60사이즈의 너무 큰 셔츠를 건네줬다. "이건 벅의 것이야. 네겐 안 맞겠지만 이건 마른 것이니까." 그는 또 노란 줄무늬가 있는 가죽 재킷도 건네주었다. "가는 동안 추워질 거야. 그러나 담요까지 가지고 갈 순 없잖아?" 나는 셔츠의 단추를 채웠다. 마치 그 셔츠가 나를 삼키는 것 같았다. "윈드릭스 빌로 가는 기차를 뛰어 타도록 해." 댈 리가 지시했다. "거기 제이(Jay) 산 꼭대기에 오래된 교회가 있을 거야. 교회 뒤편에 펌프가 있으니까 물 걱정은 안해도 될 거야. 도착하자마자 아침에 소문이 나기 전에 일주일치 음식을 사도록 해. 그리고 문밖으로 너희들 소리가 나가지 않도록 조심해. 난 사건이 확실해지고 난 다음에 곧장 그쪽으로 가지. 살인자들이 숨어 지내기엔 뉴욕이 최고긴 한데...." 살인이란 말에 쟈니는 약간의 신음 소리를 냈다. 댈리는 문 쪽으로 걸어갔다. 그는 현관에 불을 끄기 전에 쟈니의 머리를 헝클이며 말했다. "가, 조심해. 꼬마들아." 그는 부드럽게 말했다. "댈리, 그럼... 고마워요." 그리고 우린 어둠 속으로 뛰어갔다. 우린 철길 옆에서 점점 커지는 기적 소리를 들으며 구부리고 서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기차는 천천히 소리를 내며 멈춰섰다. "지금이야!" 쟈니가 속삭였다. 우린 열려진 화물칸으로 뛰어올랐다. 우린 철도원이 걸어와 살펴보는 동안 호흡을 멈추려고 애를 쓰면서 벽에 꼭 기대어 서 있었다. 한 사람이 안쪽을 들여다보았다. 우린 얼어붙었다. 그러나 그는 우릴 보지 못했다. 열차는 덜컹거리며 떠나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멈추는 곳이 윈드릭스 빌일 거야." 쟈니가 총을 조심스럽게 내려놓으며 말했다. 그는 머리를 갸웃거렸다. "왜 댈리가 이걸 주었는지 모르겠어. 난 그 누구도 쏘지 못하는 데 말야." 그때 난 처음으로 나, 아니 우리가 무슨 짓을 했었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 쟈니가 사람을 죽였던 것이다. 조용하고 부드럽고 속삭이는 듯한 작은 쟈니, 살아있는 것이라곤 일부러 결코 해를 입히지 않는 쟈니가 사람을 죽인 것이다. 우린 이제 진짜 도망을 쳐야 하는 것이다. 사람을 죽이고 총을 가진 우리 뒤를 경찰이 쫓아올 것이다. 나는 댈리에게 담배 한 갑을 얻어올 걸 하는 생각을 했다. 나는 쟈니의 다리를 베개 삼아 누웠다. 나는 몸을 웅크리면서 댈 리가 준 재킷을 고마워했다. 그건 너무 컸지만 따뜻했다. 덜커덩거리는 기차 소리도 날 깨우진 못했다. 나는 총을 내 머리 옆에 두고 깡패의 옷 속에서 잠이 든 것이다. 쟈니와 기차에서 초원으로 뛰어내릴 때까지도 나는 거의 잠에서 깨어나질 못했다. 나는 이슬 속에 내려앉아서 차가운 기운이 옷 속에 스며들며 깜짝 놀랄 때까지 내가 무얼 하고 있는지를 깨닫지 못했다. 쟈니는 나를 깨우고는 뛰어내리자고 얘길 했을 것이다. 그러나 난 기억이 나지 않았다. 우린 키가 크게 자란 풀 위에 누워 한숨을 들이키면서 축축한 풀내음을 맡고 있었다. 새벽이 밝아오고 있었다. 햇볕이 비춰들기 시작하면서 계곡을 황금빛으로 물들이기 시작했다. 나는 반쯤 잠이 든 채로 생각했다. 핑크빛 구름과 지저귀는 종달새의 울음소리가 있는 여기가 시골이구나. 내 꿈은 현실이 되어서 나는 실제로 시골에 오게 된 것이다. "다리 부러지겠어, 포니보이." 쟈니는 그의 다리를 문지르며 말했다. "내 다리를 베고 네가 잠이 들어서 난 뛰어내릴 때도 똑바로 설 수가 없을 지경이었어. 근데 또 베고 있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구나." "그래? 미안해. 왜 날 깨우지 않았어?" "됐어, 뛰어내릴 때까지 깨우고 싶지 않았어." "이제 제이 산을 어떻게 찾지?" 나는 쟈니에게 멍청하게 물어보았다. 나는 아직까지도 잠에 취해 휘청거렸다. 나는 새벽 이슬 속에서 영원히 잠을 자기를 바랐다. "가서 누구에겐가 물어보도록 해. 아직 신문에 기사가 나가지는 않았을 거야. 산보를 하고 있는 시골 소년인 것처럼 보이도록 해." "난 시골 소년처럼 보이질 않아!" 내가 말했다. 나는 내 긴 머리와 수그리고 걷는 내 습관을 생각했다. 나는 쟈니를 보았다. 그도 결코 시골 아이처럼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너무 많이 걷어채인 길 잃은 강아지같이 보였다. 그러나 그는 내가 보던 중 가장 낯설게 보였다. 그는 검정색 티셔츠와 너무 긴 머리, 그리고 낡은 청바지 때문에 거칠고 사납게 보였다. 나는 그의 머리가 귀 뒤에서 어떻게 곱슬거리고 있는지를 보았다. 그리고 나는 생각했다. 우린 머리를 잘라야 하고 좀더 괜찮아 보이는 옷이 필요하다는 것을. 나는 내 낡은 청바지와 너무 큰 셔츠, 그리고 오래된 댈리의 재킷을 내려다보았다. 누군가 우리를 본다면 영락없는 불량배로 볼 것이 틀림없었다. "난 여기 있겠어." 쟈니가 그의 다리를 문지르며 말했다. "길을 따라 내려가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제이 산이 어디 있는지 물어봐." 그는 다리가 아픈지 주춤하면서 말했다. "그리고는 빨리 돌아와. 그러기 전에 머리를 좀 빗고 살인 청부업자처럼 수그리고 걷지 마!" 그러면서 쟈니는 오랫동안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내 뒷호주머니에서 빗을 꺼내 머리를 조심스레 빗었다. "좀 나아졌니, 어때? 쟈니?" 그는 나를 아래 위로 관찰했다. "네 머리나 모든 차림새로 볼 때 끝내주는 녀석 같아. 마치 소다처럼 말야. 네 눈이 초록색인 것만 빼면 말이야." "내 눈은 초록색이 아니라 회색이야." 나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그래, 넌 정말 소다와 비슷하게 생겼어." 나는 발걸음을 떼며 "그는 잘 생겼잖아?" "맙소사." 쟈니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 "너도 그래." 나는 아무소리 없이 철조망을 뛰어넘었다. 나는 쟈니가 웃는 소리를 들었지만 못 들은 척했다. 나는 누군가를 만나기 전 내 안색이 평소대로 돌아오길 바라면서 붉은 황톳길을 따라서 내려갔다. 나는 하품이 나왔다. 그리고 그 순간 데리와 소다 팝은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소다는 처음으로 혼자서 침대를 다 차지하겠군, 그리고 데리는 날 때렸던 일을 후회하고 있겠지. 데리는 내가 소샬 놈을 죽인 걸 알고는 걱정을 하겠지. 그러다 잠시 나는 그 얘기를 들었을 때의 소다 팝의 얼굴을 상상해 보았다. 내가 집에 갈 수 있다면, 내가 집에 있다면, 그렇다면 난 아직까지 침대에 누워 있겠지. 내가 그럴 수만 있다면... 난 지금쯤 꿈을 꾸고 있겠지. 댈리와 내가 심야극장에서 소녀들 옆에 앉아 있은 것이 바로 어제의 일이었다니, 제기랄! 모든 일은 너무 빨리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자 난 당황해졌다. 너무 빠르다. 나는 살인 이상 더 나쁜 일에 빠져들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쟈니와 나는 남은 평생을 숨어서 살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는 댈리 외엔 아무도 알지 못한다. 그리고 댈리는 그 누구에게도 그 얘길 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가 우리에게 총을 준 사실이 발각되면 그는 감옥에 갈 테니까. 만약 쟈니가 잡힌다면 그는 전기의자에 앉혀지겠지. 그리고 나는 소년원에 보내질 거야. 나는 컬리 쉐퍼드에게 소년원에 대해서 들어 본 적이 있었다. 나는 전혀 그런 곳에 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우린 나머지 인생을 은둔자로 살아야 할 것이기 때문에 아마 댈리밖에 만나지 못할 것이다. 만약 데리와 소다 팝을 영원히 만날 수 없다면, 혹은 스티브와 투빗을 만날 수 없다면, 내가 원하던 시골에 있지만 이것은 내가 원하던 그런 시골 생활은 아니다. 이건 그리저의 삶보다도 더 나쁜 것이다. 나는 햇볕에 그을린 한 농부가 트랙터를 타고 길을 따라 오고 있는 것을 보았다. 나는 손을 흔들어 그를 세웠다. "제이 산이 어디 있는지 가르쳐 주시겠어요?"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공손함으로 말을 건넸다. 그는 길 아래쪽을 가리켰다. "이 길을 따라 내려가면 큰 언덕이 나올 거야. 그 거야, 산책이라도?" "네." 나는 수줍어 보이도록 노력했다. "저흰 군인 놀이를 하고 있는데 제가 거기에 있는 본부에 가서 보고를 하게 되어 있거든요." 나는 너무 쉽게 거짓말을 했다. 나는 때때로 그랬다. 소다는 내가 책을 많이 읽어서 그럴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항상 거짓말만 하는 투빗은 책이라곤 표지 한 장 열어보지 않았다. "소년이여, 영원하라!" 농부는 미소를 띠며 말을 했는데 나는 그것이 마치 행크 윌리엄스 울음 소리처럼 둔하게 들렸다. 그는 가버렸고 나는 쟈니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우린 교회로 가는 길을 따라 올라갔다. 그건 보는 것과는 달리 꽤 멀었다. 길은 매우 가팔랐다. 나는 무엇인가를 마시고 싶었다. 나는 잠을 너무 많이 자고 나면 항상 갈증이 났다. 내 다리는 천근만근이었다. 나는 쟈니가 나보다 더 잠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기차 안에서, 우리가 정확한 곳에 내리기 위해 계속 깨어 있는 상태로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교회에 도착하기까지 약 45분이 걸렸다. 우리는 교회 뒤쪽의 유리창을 기어올랐다. 그건 작은 교회였다. 낡고 도깨비 집같이 거미줄이 여기저기 쳐 있었다. 나는 오싹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옛날에 교회에 다닌 적이 있었다. 난 엄마, 아빠가 돌아가신 뒤에도 교회를 나가곤 했다. 어느 일요일 나는 소다에게 쟈니와 나하고 교회에 함께 가자고 졸랐다. 그는 스티브가 가면 가겠다고 했고 투빗도 가겠다고 했다. 댈리는 술이 아직 깨지 않아서 자고 있었고 데리는 일을 하러 나갔었다. 쟈니와 내가 교회를 다녔을 때, 우린 설교에서 뭔가를 얻으려고 애를 쓰면서 되도록 사람들을 피해서 뒷좌석에 앉았었다. 왜냐하면 우린 교회에 나온 사람들이 옷을 잘 차려 입은 데 비해 우리의 옷은 너무 더럽고 초라했기 때문에 눈에 안 띄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교회 사람들은 그 누구도 우릴 싫어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와 쟈니는 교회에 가길 좋아했다. 그러나 그날... 영화를 보기에도 오래 앉아 있질 못하는 소다가 설교는 오죽 했을까마는 설교가 끝나기 얼마 전, 투빗과 종이 뭉치를 서로 돌리고 던지면서 장난을 치고 있었다. 그러다 마침내 스티브가 찬송가 책을 탕 하는 큰 소리를 내면서 떨어뜨리고 말았다. 갑자기 모두가 우리가 있는 쪽으로 돌아다보았다. 나와 쟈니는 거의 교회 좌석 밑을 기어서 나왔다. 그런데 투빗은 그들에게 손을 흔들며 나왔다. 나는 그후로는 교회에 나가지 못했다. 그러나 이 교회는 오싹함을 느끼게 한다. 이걸 무엇이라 하는가? 예감? 나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고는 다시는 털썩 주저앉지 않기로 결심했다. 교회 바닥은 돌이었고 딱딱했기 때문이었다. 쟈니는 내 옆으로 와서 팔을 베고는 몸을 눕혔다. 나는 그에게 무엇인가를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내 입 밖으로 몇 마디가 나가기도 전에 잠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쟈니도 내 말을 한마디도 듣지 못했다. 그도 역시 잠이 들었었다. 제5장 나는 오후 늦게서야 일어났다. 얼마 동안 나는 내가 어디 있는지를 알지 못했다. 여러분도 낯선 곳에서 잠을 깨면 내가 이 세상 어디쯤에 있는지를 깨닫기가 어려울 때가 있을 것이다. 마치 파도처럼 기억이 밀려올 때까지는. 나는 지난 밤에 일어났던 모든 일이 꿈이었을 거라는 생각을 확신하고 있었다. 나는 정말 집에 있는 것이었다. 데리와 소다는 벌써 일어났고 나는 너무 늦잠을 잔 것이다. 데리는 아침 식사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고, 잠시 후, 소다가 와서는 나를 깨우겠지. 그는 나를 끌어내서 침대 밑으로 마치 레슬링을 하듯이 내리꽂겠지. 그리고는 내가 죽겠다고 고함을 칠 때까지 간지럼을 태울 것이다. 소다와 내가 설거지를 하고 나면 우리들은 밖으로 나가서 축구를 할 거다. 쟈니와 투빗은 데리를 불러내 오겠지. 왜냐하면 쟈니와 난 너무 작고 데리는 최고의 축구 선수이니까. 이것이 대체적인 주말 아침의 풍경인 것이다. 나는 댈리의 재킷을 싸고 누워서는 밖에서 들리는 마른 나뭇잎 소리를 들으면서 바닥이 너무 춥다고 생각했다. 드디어 나는 생각하는 것을 멈추고 일어났다. 나는 너무 딱딱한 바닥에서 잠을 잤기 때문에 온몸이 쓰라리고 뻣뻣했다. 그러나 이때까지 난 그렇게 단잠을 자 본 적이 없었다. 나는 여전히 멍청했다. 나는 누군가 내 옆으로 갖다 놓은 쟈니의 청 재킷을 밀어냈다. 그건 무서운 고요였다. 단지 나무들 사이의 거센 바람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갑자기 난 쟈니가 없어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쟈니?" 나는 크게 불렀다. 그러나 오래된 나무로 지어진 교회는 메아리만 돌려줬다. '...야니? ...야니?' 나는 거의 공포에 질려 주위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곧 먼지가 낀 바닥에 손가락으로 써 놓은 글씨가 보였다. '음식을 사러 간다. 곧 올게, J.C(쟈니 케익)' 나는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물을 먹으러 가기 위해 펌프가 있는 수돗가로 갔다. 물은 마치 얼음과 같았다. 물이 몇 방울 얼굴로 튀었다. 난 잠이 퍼뜩 깨였다. 난 쟈니의 재킷으로 얼굴을 닦고 계단으로 가서 앉았다. 언덕 위의 교회는 뒷문에서 20피트 정도 떨어진 곳에 서 있었다. 그건 몇 마일이고 더 떨어져 있는 것 같아 보였다. 마치 그건 이 세상의 제일 꼭대기에 서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지난밤에 있었던 모든 일을 상세히 기억해낼 수 있었다. 그건 정확하지 않은 꿈 같기도 했다. 쟈니와 내가 댈리를 피케트 거리의 모퉁이에서 만난 것이 24시간 전보다 더 옛날 일인 것 같았다. 아마도 그랬는지도 모른다. 아마 쟈니는 벌써 일주일 전에 산을 내려갔는지도 모른다. 난 너무 오래 잠을 자고 이제 일어난 것인 줄도 모른다. 아마, 그는 벌써 경찰에 체포되어 가서 전기의자에 앉았는지도 모른다. 그는 내가 어디 있는지를 말하지 않고 죽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쩌면 댈리는 차 사고나 싸움을 하다 죽어 버려서 내가 어디 있는지를 아무도 모를지도 모른다. 나는 여기 산꼭대기에 혼자 있고 여기서 혼자 죽어서 해골이 된다 하더라도 아무도 모를 것이다. 나의 지나친 상상 때문에 난 소름이 돋았다. 내 얼굴과 등엔 땀이 흘렀다. 나는 몸이 떨리고 머리가 핑핑 돌았다. 나는 뒤늦게 쇼크를 일으키는 것 같았다. 잠시 후, 속이 좀 잠잠해졌고 나는 쟈니가 잊지 말고 담배를 사오기를 바라면서 조금 편안해졌다. 나는 혼자서 앉아 있는 것이 무서웠다. 누군가 마른 잎을 헤치면서 교회 쪽으로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문 뒤로 몸을 숨겼다. 그러나 길고 낮은, 그리고 끝에 가서는 갑자기 높아지는 휘파람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난 그걸 너무나 잘 알았다. 그건 우리와 쉐퍼드 일당이 잘 부르던 휘파람 노래였다. "누구야?" 나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내밀었다. 그리고는 날쌔게 문 밖으로 뛰어나왔다. 나는 너무 빨리 계단으로 내려오다 미끄러져서 쟈니의 코 밑에 엎드리는 꼴이 되었다. 나는 팔꿈치를 세우고는 그를 보면서 웃었다. "헤이, 쟈니. 이런 데서 만나다니 꿈만 같구나." 그는 큰 짐꾸러미 밑으로 나를 내려다보면서 말했다. "포니보이, 넌 점점 투빗처럼 행동하는구나." 난 눈썹을 치켜뜨면서 말했다. "누가 그래?" 난 돌아누웠다가 일어났다. 난 누군가 옆에 있다는 사실이 행복했다. "뭘 사 갖고 왔어?" "안으로 들어와. 댈 리가 우리더러 안쪽에 있으라고 했잖아." 우리는 안쪽으로 들어갔다. 쟈니는 그의 재킷으로 탁자의 먼지를 털더니 밖으로 물건들을 꺼내 놓았다. 그리고 그것들을 조촐하게 줄지어 놓았다. "일주일치 발로냐 소시지, 빵 두덩이, 그리고 성냥 한 박스...." 쟈니는 설명했다. 나는 그가 하는 일을 지켜보다가 자루를 뺏어 들쑤셔 보면서 먼지 낀 의자에 앉았다. "이건 뭐야? 표지에 씌어진 글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인데? 아니, 어떻게 이걸 읽고 싶어한단 것을 알았지? 쟈니?" 쟈니는 얼굴이 빨개졌다. "네가 언젠가 말한 것을 들었어. 우리가 그 영화보러 간 것 기억나? 나는 우리가 여기 있을 동안 내게 큰 소리로 읽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 그러면 시간도 잘 갈 거고." "고마워." 난 마지 못해 책을 내려 놓았다. 그러나 나는 곧장 그 책을 읽고 싶었다. 난 또 짐꾸러미를 들쑤셨다. "염색약?" 나는 갑자기 깨달았다. "쟈니! 너 설마 무슨 생각을...?" 쟈니가 옆에 앉았다. 그리고는 칼을 꺼냈다. "우린 머리칼을 잘라야 돼. 그리곤 네 머리를 염색을 해야 돼." 그는 땅바닥을 내려다보았다. "사람들은 우리에 대한 설명을 신문에서 볼 거야." "아, 안돼...." 그건 나의 자랑이었다. 내 머린 길고 단지 좀더 붉을 뿐 소다처럼 부드러웠다. 우리의 긴 머리는 그리저들의 표시였고 상징이었다. 우리는 긴 머리를 자랑스러워했다. 우린 무스탕이나 마드라스 셔츠는 가지고 있지 못했지만 긴 머리를 가지고 있었다. "어찌 됐든, 우리가 잡히게 된다 하더라도 판사는 맨 처음으로 머리를 자르게 할 거야." "왜 그러지? 댈리는 뒤에서 목을 조르기가 만만한 놈이 머리가 짧은 놈들이라고 했어." 난 볼이 멘 목소리로 내뱉었다. "나도 왜 그러는지는 모르겠어. 단지 판사는 우리를 좀더 비참하게 만들려고 그러는 걸 거야!" 머리가 짧은 놈들도 컬리 쉐퍼드나 팀 쉐퍼드 같은 소년들에겐 정말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들은 머리 짧은 사람들에게 모든 짓을 다했다. 그러나 그들은 아무것도 가리지 않았기 때문에 컬리와 팀은 아무것도 얻어내질 못했었다. 그래서 팀과 컬리는 반성의 의미로 자신들의 머리를 잘라 버렸다. 나는 쟈니를 애원의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쟈니는 한숨을 내쉬었다. "내 머리도 자를 거야. 그래서 그리저의 때를 다 벗어낼 거야. 그러나 난 염색은 안돼. 왜냐면 내 피부는 금발이 어울리기엔 너무 까맣거든. 이리와, 포니보이." 그는 간절히 말했다. "곧 다시 길 거야." "그래, 잘라." 나는 눈을 크게 뜨면서 말했다. 쟈니는 칼을 꺼내서는 내 머리를 잡았다. 그리고 톱질을 하듯 손을 움직였다. 나는 덜덜 떨렸다. "너무 짧게 하진 마." 나는 빌었다. "쟈니, 제발...." 드디어 끝이 났다. 내 머리카락들은 재미있는 모습으로 바닥으로 떨어졌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가벼워진 것 같은데." 내가 말했다. "내 얼굴을 볼 수 있을까?" "안돼." 쟈니는 천천히 나를 보면서 말했다. "먼저 염색을 해야 돼." 얼마 후 나는 염색한 머리를 말리기 위해 15분 동안 햇빛 아래 앉아 있었다. 쟈니는 벽장에서 찾아낸 금이 간 거울을 보여 주었다. 나는 이발과 염색 두 가지를 한꺼번에 얻은 것이다. 내 머리는 이제 소다보다 더 빛이 났다. 그 모습은 정말 나 같지가 않았다. 그 모습은 나를 더 어려 보이게 했고, 겁먹은 것처럼 보이게 했다. 나는 여자 애를 닮은 소년같아 보였다. 나는 비참한 기분이 들었다. 쟈니는 내게 칼을 건네주었다. 그도 겁을 먹은 것처럼 보였다. "앞머리는 자르고 옆머리는 성기게 숱만 쳐내도록 해. 나중에 감고 나서 빗어 넘기게." "쟈니. 이런 날씨에 얼음이 언 물에 머릴 감을 순 없어. 감기 들어." 나는 지친 듯이 말했다. 그는 단지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빨리, 자르기나 해."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을 다했다. 쟈니는 날씨는 어찌 됐든지간에 물가로 가서 그가 사온 비누로 머리를 감았다. 나는 투빗이나 스티브, 혹은 댈리와 함께인 것이 아니라 쟈니와 같이 도망을 온 사실이 기뻤다. 왜냐하면 그들 같으면 결코 "비누" 같은 것을 생각할 수도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쟈니에게 댈리의 재킷을 덮을 수 있도록 했다. 그는 떨면서 문에 기대어 앉으며 머리를 뒤로 넘겼다. 나는 처음으로 그의 눈썹을 보았다. 그는 쟈니 같지가 않았다. 그의 이마는 앞머리가 있을 때보다도 더 했다. 그는 여전히 추위에 떨고 있었다. "내 생각엔... 우린 변장을 한 거야." 그는 힘없이 말했다. 나도 그에게 살짝 기대면서 말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래. 이건 단지 머리일 뿐이야." 쟈니는 일부러 힘을 내서 말했다. "아무 말 하지 마." 나는 말을 끊었다. "내가 원하는 대로 머리가 길려면 꽤 오래 걸려야 될 거야. 게다가 이건 우리가 아냐. 우린 마치 할로윈 축제 때 변장한 것 같아." 나는 캔디를 먹기 시작했다. "난 아직 피곤해." 내가 말을 끝냈다. 그런데 놀랍게도 땅이 흐릿해지는 듯하더니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것이었다. 나는 재빨리 눈물을 닦았다. "머리를 잘라서 미안해, 포니보이." "아냐, 그게 아냐." 나는 초콜릿을 물고 있는 사이로 말을 했다. "내가 말하는 건, 그것 때문만은 아야. 난 단지 왜 우리가 이런 일에 말려들었나 하는 생각 때문이야. 난 혼란스러울 뿐이야." "알아." 쟈니는 안으로 들어가면서 이빨을 떨고 말했다. "모든 일이 너무 빨리 일어났어...." 나는 쟈니를 따뜻하게 해주려고 어깨를 감싸주었다. "우린 아무도 모르는 어떤 곳에 와 있어. 가장 가까운 집도 수백마일 떨어진 곳이지. 투빗과 같이 멋진 그 누군가가 우릴 데리러 올 때까지 우린 기다리는 수밖에 없지." 그는 내 곁으로 기대왔다. 그가 떨고 있다는 것을 나는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투빗은 좋은 사람이야." 그도 나처럼 향수병에 시달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가 지난밤에 또 무슨 멋들어진 말을 했는지 기억나?" 내가 물었다. "지난밤?... 그냥 우린 체리와 마르시아랑 걷기만 했잖아?" "그리고 우린 공터에 누워 있었고 별을 보았고 그리고 꿈을 꾸었지." "그만해." 쟈니는 갑자기 헐떡이며 소리를 쳤다. "그만해. 난 지난밤 한 녀석을 죽였어. 그는 이제 겨우 18살도 안된 놈이야. 근데 왜 내가 그 녀석을 죽였지. 넌 그런 짓을 하고도 살아갈 수 있겠니?" 그는 울고 있었다. 나는 소다가 그를 공터에서 처음 발견했을 때처럼 안아주었다. "그런 뜻이 아니었어." 내가 말했다. 그는 급기야는 통곡을 했다. "그들은 너를 물에 빠뜨렸어. 그래서 난 무서웠어!" 그는 잠시 조용해졌다. 그는 갑자기 일어나서 뒷걸음질치더니 돌아서서 호주머니를 세게 치고는 걸어갔다. "무얼 하는 거야?" 이번에는 내가 울었다. 어둠이 깔리고 있었고 나는 추웠고 외로움이 일었다. 나는 눈을 감고 머리를 벽에 기대었다. 눈물은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이건 내 실수야." 쟈니는 참담한 듯 말했다. 그는 울음을 멈추고 나를 바라보았다. "겨우 14살짜리 소년에겐 너무 심한 일이야. 넌 집으로 돌아가. 넌 사람을 죽이지도 않았고, 넌 어떤 문제도 없어." "아냐!" 난 그에게 고함을 쳤다. "난 14살 하고도 한 달이 넘었어. 그리고 너만큼 나도 알아. 나도 컸다구. 난 단지 울음을 멈출 수가 없어서 그래. 금방 그칠 거라구." 그는 내 옆에 풀썩 주저앉았다. "내 뜻은 그게 아냐, 포니보이. 울지마, 포니. 우린 잘 될 거야. 울지 마...." 나는 그에게 기대어서 지쳐 잠이 들 때까지 고함을 치며 통곡을 했다. 저녁 늦게서야 나는 잠이 깼다. 쟈니는 벽에 기대어 앉아 있었고 나는 그의 어깨 위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쟈니?" 나는 하품을 했다. "깬 거야?" 나는 졸음이 왔다. "우린 더 이상 안 울 거야, 그치?" "그럼, 우린 이제 다 울었어. 우린 생각을 해서 아이디어를 짜야 돼. 이제 모든 게 잘 될 거야." "내 생각도 바로 그거야." 나는 졸린 듯이 말했다. 그리고 나서 심야극장에서 댈리와 소녀들 옆에 앉았던 이후 처음으로 우린 평온해졌다. 우린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이젠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 다음 4일 내지 5일은 내 인생에서 보낸 그 어느 때보다도 길고 지루한 나날들이었다. 우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읽고 포커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죽였다. 쟈니가 책을 좋아하는 것은 확실했다. 그는 단지 이 소설에 나오는 시민 전쟁이나 남부의 농장 재배지 등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쟈니에게 많은 설명을 해줘야 했다. 나는 쟈니에게 숨겨져 있는 잠재적인 상상력이 나보다도 훨씬 감성적이고 풍부하다는 것을 알고는 깜짝 놀랐다. 쟈니는 1년 낙제를 했었고 결코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었다. 그는 어떤 것도 이해하질 못했는데 그건 모든 것이 너무 빨리 지나쳐 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의 선생님은 그를 바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나는 짐작했다. 그러나 그는 멍청이가 아니었다. 그는 단지 이해력이 느리고 한순간에 가서야 그가 이해한 것을 폭발시키기를 좋아할 따름이었다. 그는 특별히 소설에 나오는 남부 신사들에 대한 매너나 용모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다. "그들은 냉정한 사람들이었군." 그는 내가 책에서 "그들은 용감했기 때문에 죽을 수도 있었다" 라는 대목을 읽자 눈이 상기되어 말을 했었다. "그들은 댈리를 생각나게 하는군." 그가 덧붙였다. "댈라스 윈스턴?" 나는 깜짝 놀라서 말했다. "물론 그는 나보다도 더 매너가 없는 사람이지. 너도 보았지. 어젯밤 그 여자애들을 다루는 것을 우리 일당 중에서 소다가 가장 남부 신사에 가깝구나...." "그래... 매너나 용모에서 보면 그렇지." "그러나 언젠가 난 댈 리가 경찰들에게 끌려간 것을 보게 되었어. 그들은 학교 건물 유리창을 그가 깼다고 그러는 것이었어. 근데 사실은 투빗이 그랬거든. 그는 그걸 알고 있었지. 그런데도 그는 눈 한 번 깜짝하지 않고 부정도 하지 않았어. 그는 정말 용감했어. 그래서 침묵을 지킨 거라고." 쟈니는 천천히 말했다. 쟈니의 댈리에 대한 존경심의 이유를 처음으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우리 일당 중에서 나는 댈리를 가장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다. 그는 소다의 인내심이나 돌진력도 없었고 유머도 없었고 데리의 어른다움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나는 위의 세 사람의 성격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나오는 남부 신사들과 생김새만 비슷할 뿐 실제 그렇게 행동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댈리는 실제 행동에 있어서 용감했다. 그 점이 난 무서웠다. 난 책과 구름과 석양을 좋아하는 감성적인 사람인데 비해 댈리는 너무 리얼했기 때문에 나는 싫었다. 쟈니와 나는 교회의 앞마당엔 절대 나가지 않았다. 어쩌면 길 정면에서 사람들이 우릴 볼 수도 있을 것이고 때론 가게를 가는 길에 말을 타고 가는 어린이들이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대개 교회 뒷문의 계단에 앉아서 마을을 내려다 보았다. 우린 몇 마일 밖의 풍경도 볼 수 있었다. 꼬불꼬불한 고속도로와 작은 점들, 그건 집들이거나 차들이었다. 그러나 우린 석양을 볼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교회 뒤쪽이 동쪽을 향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우린 지평선에 부드럽게 그늘이 지는 모습과 변해가는 들판의 색깔을 보는 것을 좋아했다. 어느 날 아침, 나는 평소보다 일찍 잠이 깼다. 쟈니와 난 서로 따뜻하게 하려고 웅크리고 자고 있었다. 우리가 가는 동안 추워질 거라고 하던 댈리의 말이 옳았다. 쟈니가 깨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나는 밖으로 나와 담배를 피우며 계단에 앉았다. 새벽이 밝아오고 있었다. 낮게 있는 마을 전체가 안개에 덮여 있었다. 때때로 안개의 몇 조각들이 깨어지면서 구름으로 떠다녔다. 하늘은 동쪽에서부터 밝아왔다. 그리고 지평선 위엔 가느다란 황금색 띠가 그어졌다. 회색빛 구름은 핑크빛으로 물들었다. 그리고 안개는 황금빛으로 변해 갔다. 모든 것이 생명력을 지닌 고요한 순간이었다. 그때 태양이 떠올랐다. 그건 정말 아름다웠다. "하느님!" 쟈니의 목소리가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정말 예쁘구나." "그래." 나는 한숨을 쉬었다. 나는 내 마음이 순수한 때에 이러한 풍경을 그림으로 그릴 수 있다면 하고 바랐다. "모든 것이 황금처럼 보이는구나." 쟈니가 말했다. "응..." 나는 담배 연기로 원을 만들어 뿜으며 말했다. "영원히 저 모습대로 머무르지 못하는 것이 아쉽군." "황금처럼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네." "뭐라고?" 쟈니가 물었다. 나는 언젠가 읽었던 시를 기억했다. "태초에 대자연의 여신은 온 대지를 황금빛으로 물들였네 일찍이 이파리는 꽃이었다네 그러나 단 몇 시간 후 잎은 잎으로 떨어지고 에덴은 슬픔으로 몰락했네 그리고 새벽은 낮으로 바뀌네 황금처럼 영원한 것은 결코 세상에 없네." 쟈니가 나를 보았다. "어디서 배웠어? 내가 느끼는 것도 바로 그 건데." "로버트 프로스트가 쓴 거야. 아마 이 시는 내가 이해하는 것보다도 더 심오한 뜻이 있을 거야." 난 그 시의 의미를 깨달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잘 이해되지 않았다. "난 항상 이 시를 기억하지. 왜냐하면 난 아직까지 그 시가 지닌 의미를 깊이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중에 보다 더 깊게 그걸 알게 되면 다시 음미해 보려고 말야." "알다시피." 쟈니는 천천히 말했다. "난 결코 구름이나 색깔들을 네가 보는 것처럼 그렇게 눈여겨보지 않아. 마치 내겐 그 전에 없었던 것이 갑자기 때때로 보이는 것 같거든." 그는 잠시 생각을 하다 말을 했다. "너희 가족은 참 재미있는 것 같아." "뭐가 재밌니?" 나는 딱딱하게 말했다. "무슨 뜻이 있는 게 아니라 글세 소다는 생김새로는 너희 엄마와 많이 닮은 것 같은데 말야 실제 행동은 아빠처럼 하고, 데리는 아빠처럼 생겼지만 항상 엄마처럼 행동한다는 거야. 그리고 너는 그 누구도 닮지 않았고 말이야." "무슨 말인지 알겠어. 쟈니, 넌 우리 일당 어느 누구하고도 달라. 나는 투빗이나 스티브, 그리고 데리에게조차 석양이나 구름이나 사물들에 대해 말하지 않아. 나는 그들 곁에서는 시 같은 것을 외우지도 못해. 그들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단지 소다와 너뿐이야. 어쩜 체리 밸런스도 이해할 수는 있겠지...." 쟈니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그래." 난 동그란 원을 완벽하게 내뿜으며 말했다. "아마. 그들은 이해할 거야." 5일째가 되는 날, 나는 발로냐 소시지에 질려 버렸다. 나는 보는 것마다 구역질이 났다. 우린 처음 이틀 동안은 거의 캔디만 먹었다. 나는 펩시콜라가 먹고 싶어 죽을 지경이었다. 나는 펩시광이었다. 그래서 펩시가 없는 5일은 거의 나를 말리게 하는 나날이었다. 쟈니는 음식을 사러 갈 기회가 생기면 반드시 펩시를 사오겠다고 약속했으나 지금 당장이 아니면 나는 죽고 싶을 따름이었다. 나는 담배를 너무 많이 피우면 속이 안 좋을 것이라는 쟈니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담배만 피우고 있었다. 우린 담배 피우는 일을 조심했어야 했다. 왜냐하면 그 교회는 너무 낡아서 금방 불이 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5일째 되던 날, 나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나오는 "쉐먼의 아플랜타의 공격"을 읽고 난 다음 쟈니에게 포커 게임에서 1백 50달러라 빚이 진 채 담배를 두 갑째나 피우고 있었다. 나는 어느 틈에 잠이 들었나 보다. 난 아주 멀리서 어떤 소리를 듣는 듯 마는 듯하면서 잠이 깼다. 그건 아주 낮은 휘파람 소리였고 뒤로 가서 갑자기 높아지면서 끝이 나는 것이었다. 나는 쟈니가 그런 휘파람을 불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무엇에 주의를 기울이기엔 너무 잠이 왔다. 그는 뒤쪽 계단에 앉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읽고 있었다. 나는 바깥 세계에 대한 꿈을 꾸었다. 거기엔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단지 발로냐 소시지와 시민 전쟁 그리고 오래된 교회와 안개에 싸인 마을만이 있었다. 나는 마치 오래도록 교회에서만 살고 있는 사람처럼 등장했고 혹은 시민 전쟁 시대의 시민처럼 나오기도 했다. 여러분은 내가 얼마나 엄청난 상상력을 가진 아이라는 것을 아시겠죠. 그때 누군가 팔꿈치로 내 옆구리를 찔렀다. "굉장한걸!" 거칠지만 퍽 귀에 익은 목소리였다. "머리를 그렇게 하니 몰라보겠는걸." 나는 몸을 돌려 일어났다. 나는 눈을 비비며 하품을 했다. 나는 깜짝 놀랐다. "댈리!" "안녕, 포니보이." 그는 웃으면서 나를 내려다보았다. "잠자는 왕자에게 말해도 될까요?" 나는 내 인생에 있어서 댈리를 그렇게 기쁘게 만나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었다. 그것은 바로 바깥 세상과의 유일한 항구이기 때문에 더 기쁘게 생각되는 것이리라. 나는 갑자기 생기가 넘쳤다. "소다는 어때? 우리가 도망친 다음 경찰은? 데리는 괜찮아? 그들이 우리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어?" "잠시만 꼬마야." 댈리가 말을 끊었다. "모든 질문에 한꺼번에 대답을 할 수가 없군. 뭐 좀 먹으러 나갈까? 아침을 걸렀더니 배가 고파 죽겠어." "배가 고프다고? 지금 이 순간에?" 쟈니는 우는 소리에 가깝게 소리를 질렀다. 나는 소시지가 생각났다. "밖에 나가도 안전할까?" 나는 바깥 세상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차서 말했다. "그럼." 댈리는 그의 호주머니에서 담배를 찾으며 말했다. 그리고는 담배가 하나도 없는 걸 알자 "담배 있어? 쟈니 케익?" 그가 물었다. 쟈니는 담배를 갑 채로 던져 주었다. "그놈들은 너희들이 어디 있는지 찾지도 않아." 댈리가 불을 붙이며 말했다. "그들은 너희들이 텍사스로 도망간 줄 알고 있어. 난 벅의 티버드를 타고 왔어. 뭐 먹으러 안 갈래?" 쟈니는 놀라워하며 물었다.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 가르쳐 줘." 댈리는 고개를 저었다. "너희 둘 다 창백해 보이고 살이 빠졌어. 잠시 후, 해가 더 떠오르면 나가자. 너흰 꼭 제분기 속에서 빠져나온 것 같아." "누가 보면 어떡하지?" 그러나 곧 나가지 않는 것보다는 나가는 쪽이 더 낫다는 결정이 났다. 댈리는 면도를 해야 할 때인 것 같았다. 억센 수염이 그의 턱을 덮고 있었다. 그래서 그가 마치 우리 대신 일주일 동안 옷을 입은 채 교회에서 잠을 잤던 것처럼 보였다. "헤이, 포니보이." 그는 호주머니에서 무엇인가를 더듬거리며 찾다가 종이 쪽지 하나를 건네주었다. "네게 온 편지야." "편지? 누가?" "대통령은 물론 아니고 소다가 보낸 거야." "소다 팝?" 나는 당황했다. "어떻게 그가 알고?...!" "그가 이틀 전에 벅의 집엘 왔더군. 거기서 네 옷을 찾아냈지. 하지만 그에게 네가 어디 있는지는 모른다고 했어. 그러나 그는 믿지 않더군. 그리고는 이 편지와 수표를 주었어. 그리고 포니보이, 넌 데리를 만나러 가야 돼. 그는 너무나 고통스럽게 이 일을...." 나는 듣고만 있었다. 나는 교회벽에 기대어 그 편지를 읽었다. 포니보이! 모종의 사건에 휘말려든 것 같구나. 데리와 나는 네가 그렇게 뛰쳐나간 후 넋이 빠져 버렸단다. 데리는 너를 때린 일을 너무나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있단다. 그가 일부러 그러지 않았다는 것은 너도 알고 있지? 쟈니와 네가 공원에서 실수로 한 사람을 죽이고 도망간 다음 댈리가 정거장으로 그를 운반해 놓았단다. 글세, 그건 정말 무서운 일이야. 경찰이 우리에게 와서 질문을 했어. 우리가 아는 한 모든 것을 얘길했어. 나는 그 어린 쟈니가 사람을 죽였다고 믿지 않아. 난 댈리가 너희들이 어디 있는 줄 알 거라고 확신해. 하지만 그는 절대로 말하지 않을 거라는 것도 알지. 데리는 네가 어디에 있는지 짐작도 못하고 있고, 그것 때문에 너무 괴로워해. 그는 거의 죽을 지경이란다. 나는 네가 빨리 돌아오기를 바라지만 쟈니 때문에 그럴 수도 없을 거라는 것도 잘 알아. 너는 이제 꽤 유명해졌단다. 신문에 크게 났었어. 부디 조심하고 쟈니에게도 안부 전해줘. --소다 팝 커티스 나는 그의 문장 실력이 좋아졌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 편지를 읽고 또 읽었다. "어떻게 그를 운반했죠?" 나는 댈리에게 물었다. "저런." 그는 늑대처럼 웃었다. "정거장에 있는 사람들은 이제 날 다 알지. 난 우리 구역에서 있었던 모든 것들을 거기다 갖다 놓거든. 내가 거기서 친절하게 너희들이 텍사스로 간 것 같다고 말해줬지. 그래서 그들은 텍사스에서 너희들을 찾고 있어." 그는 담배를 한모금 빨고는 음료수가 없다고 한바탕 통쾌하게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정말 욕을 잘하는구나." 쟈니가 듣고 있다가 말했다. "그럼." 댈리는 그의 어휘력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듯 쟈니의 말에 동의했다. "하지만 내 나쁜 버릇을 따라서 하면 안돼." 그는 내 머리를 세게 문지르며 말했다. "포니보이, 머리를 그렇게 자르니까 아주 근사해 보인다." "알아요, 그렇지만 그렇게 문지르진 말아요." "뭘 먹고 싶니? 뭘 먹을까?" 쟈니와 나는 뛰어올랐다. "정말?" "믿어도 된다니까?" 댈리가 강조했다. "그건 우리가 다시 차를 타도 된다는 말인가요?" "글세." 댈리는 느긋하게 말했다. "돈을 낸다면 받고 태워주지." 우리는 다시 돌아올 동안 아무도 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뒷방에 우리의 짐들과 총이 든 짐꾸러미를 놔둔 채 차를 탔다. 댈리는 항상 너무 빨리 차를 몰았다. 그래서 우린 제이 산에서 붉은 황톳길까지 내려오는데 8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나도 평소에 빨리 달리는 것을 좋아하고 쟈니도 자동차 경기광이었다. 그러나 우리 둘 모두는 댈 리가 계곡을 앞바퀴 두 개만으로 커브할 때는 거의 질려 버렸었다. 우린 "데일리 퀸" 앞에 섰다. 내가 제일 처음으로 한 일은 펩시를 사먹는 일이었다. 쟈니와 나는 바베큐 샌드위치와 바나나 스플릿을 목구멍에 쑤셔박듯이 먹어치웠다. "대단하군." 댈리는 우리가 먹어치우는 것을 보고는 놀라워했다. "돈은 많으니까 천천히 먹어. 먹을 걸 마지막으로 본 사람처럼 굴지 말고. 그러다 탈나면 어떻게 하냐? 그러고 보니 내가 배고픈 게 이제 생각나는군." 쟈니는 정말 빨리 먹었다. 나도 두통이 올 때까지 정말 빨리 많이 먹었다. "너희한테 말하지 않은 게 있어." 댈리가 햄버거 세 개째를 다 먹고 나서 말했다. "도시 전체적으로 소샬들과 우리 그리저들의 싸움이 일고 있어. 너희가 죽인 그 녀석에게 친구가 상당히 많았었던가 봐. 그 사건 후의 여파가 상당하단 말야. 그래서 도시 곳곳에서 소샬과 그리저들이 부딪히고 있어. 우린 이제 혼자서 길을 걸어다닐 수가 없어. 그래서 나는 방법을 생각해냈어. 총을 옮기기 시작한 거야." "댈리!" 나는 화를 내면서 말했다. "총으로 사람을 죽일 생각인가요?" "아, 물론 칼로도 죽일 수 있지. 안 그래? 포니보이?" 댈리는 웃었지만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쟈니는 침을 삼켰다. "걱정 마, 장전된 총은 아니니까. 살인을 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허세를 부리기 위한 거니까. 팀 쉐퍼드 일당과 우리편이 합쳐서 소샬 놈들과 내일 밤 결전을 벌이기로 했어. 우린 전쟁 회의도 했었어. 후---." 댈리는 한숨을 쉬었다. 나는 그가 뉴욕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만약 그들이 이기면 옛날 그대로겠지만, 우리가 이기면 좀 사정은 달라지겠지. 얼마 전에 내가 데리와 함께 있는 동안 투빗이 당했지. 그러나 그는 워낙 싸움꾼이어서 많이 다치진 않았어. 아참, 그리고 우리에게 소샬 스파이가 있다고 내가 말했던가?" "스파이?" 쟈니는 바나나 스플릿에서 눈을 떼고 물었다. "누구?" "예쁘게 생긴 여자 애야. 네가 소샬을 죽이던 날 밤, 내가 집적거리던 그애. 체리... 그애 이름이 뭐더라?" 제6장 쟈니는 입을 다물었고 하마터면 뜨거운 퍼지 캔디를 떨어뜨릴 뻔했다. "체리?" 우린 동시에 말했다. "그 소샬 체리?" "그래." 댈리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했다. "투빗이 공격당하던 그날 밤 공터로 그녀가 왔었어. 우린 쉐퍼드 일당들과 둘러앉아서 의논을 하고 있었는데 그녀가 차를 타고 왔더군. 우리는 그녀를 공격하려고 했었지. 그녀는 죽은 소샬의 여자친구였으니까. 그런데 투빗이 말리더군. 나참! 다음부터 여자를 고를 땐 우리 부류에서 골라야지." "그래." 쟈니는 천천히 말했다. 그리고 그도 나처럼 전에 그와 똑같은 말을 했던 다른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는지가 궁금했다. 거칠고 사람 마음 속까지 깎아놓던 그 목소리 말이다. '다음번에 여자를 고를 땐, 너희와 같은 부류에서 고르도록 해....' 나는 오싹해졌다. 댈리는 말을 계속했다. "그녀는 모든 일이 자기 잘못이라고 말했어. 그녀는 싸움을 말리려고 노력했고 소샬 놈들이 술에 취해서 싸움을 했고 너희들은 정당방위였다고 증언을 하더군." 그는 히죽거리며 웃었다. "그 어린 여자 애는 날 싫어하는 게 확실해." "내가 코크 마시러 가겠냐고 내가 할 수 있는 한 공손히 말했는데도 말야. '아니 괜찮아' 하고 말하더란 말야." 그녀는 지금 그를 사랑하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어. 나는 생각했다. 그래. 체리, 치어리더, 봅의 여자친구 그리고 그녀가 우리를 도우려고 하고 있어. 아냐, 그럴 리가. 체리. 우릴 도우려 하는 소샬, 그녀는 체리이다. 석양을 바라보고 싸움하는 것을 참지 못한 바로 그녀이다. 소샬이 더욱이 석양을 좋아하는 소샬이 우릴 돕는다는 것은 믿어지지가 않았다. 댈리는 관심도 없었다. 그는 이미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있었다. "이곳에서 나가자. 사람들은 여기서 뭐 하지. 체커를 하나?" 댈리는 흥미없다는 듯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나는 시골에 한 번도 온 적이 없어. 너희들은?" 쟈니는 머리를 저었다. 하지만 나는 시골에 와 본 적이 있었다. 나는 대답했다. "아빤 우릴 사냥터에 데리고 가곤 했었어. 그래서 나는 시골에 와본 적이 있어. 근데 그렇다면 넌 어떻게 교회가 있는 줄 알았어?" "이 근처 어디쯤에 친척이 살아. 쫓겨다닐 땐 여기가 숨기가 좋다고 살짝 알려주더군. 헤이, 포니보이. 네가 가족 중엔 제일 총을 잘 쏜다고 하던데!" "그래." 나는 말했다. "하지만 데리가 모든 새들을 가져 갔지. 그와 아빠가 말야. 소다와 난 너무 많이 실패했지." 나는 댈리에게 내가 총쏘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을 말하지 않았다. 말하지 않더라도 그는 내가 부드러운 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네가 머리를 자르고 염색을 한 건 좋은 생각이야. 신문에 얼마나 크게 사진이 났는지 몰라. 그런데 그 사진하고 지금 너완 전혀 다르게 보이는데." 쟈니는 조용히 다섯 번째 바베큐 샌드위치를 먹고 있었다. 그리고 나서 그는 조용히 말했다. "우리는 돌아가서 자수해야 해." 이번에는 댈리가 입을 다물었다. 그는 욕을 했다. 그는 쟈니에게 물었다. "뭐라구?" "우리는 돌아가서 자수해야 한다고 했다." 쟈니는 조용히 다시 말했다. 나는 놀랐지만 쇼크를 받지는 않았다. 나도 돌아가야 된다는 생각을 몇 번이나 했었던가? 댈리에겐 급격히 동요가 되는 말이었다. "물론. 도망갈 수 있는 좋은 기회이지." 쟈니는 자포자기하여 말했다. "나는 전과도 없고 그건 정당방위였어. 포니보이와 체리가 그걸 증명해 줄 거야. 그리고 나는 내 나머지 인생을 교회에서 보내고 싶진 않아." 쟈니는 계속 말했다. 경찰서에 갈 때를 생각하면서 쟈니의 검은 눈은 더욱 커졌다. 쟈니는 경찰은 죽기보다 죽기보다 싫어했지만 계속 말을 했다. 댈리는 그의 신분증의 끝을 씹고 있었다. 거기엔 21살이라고 증명되어 있었다. 그러니까 그는 술을 살 수 있는 나이인 것이다. "정말 돌아가고 싶은 것이 확실한 거냐? 우리 그리저들이 누구보다 더 사정이 나빠질 텐데도?" 쟈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확실해! 포니보이가 교회에 머물러야 한다는 것은 공평치 않아. 그리고 그가 데리와 소다를 언제까지나 걱정시키는 것도 그렇고. 나는 개의치 않아...." 그는 침을 삼키면서 애원하는 듯한 기색을 감추었다. "우리 부모는 내가 어떻게 되는지 상관하지 않을 거야." "우리들이 걱정하고 있잖아." 댈리는 난감한 듯 말했다. "투빗은 널 찾으러 텍사스에 가려고 했는걸." "우리 부모가...." 쟈니는 완고하게 다시 말을 되풀이했다. "혹시 나에 대해 물어보았어?" "아니." 댈리는 말을 끊었다. "안 물어봤어. 잊어버려, 쟈니. 그게 무슨 문제야? 입다물어. 내 노부모는 내가 감옥에 있든, 차에 치어 죽든, 술에 취해 죽든지 걱정 안해. 그건 이제 문제가 아냐!" 쟈니는 아무 소리도 안했다. 그는 상처받은 당혹감으로 비막이 널빤지만 쳐다보았다. 댈리는 숨을 내쉬면서 욕을 지껄였다. 그리고 "데일리 퀸" 이 꽝꽝 울리게 자가용의 변속기를 당겼다. 나는 댈리에게 미안했다. 그와 우리 일당 모두는 쟈니를 보호해 주었고 그를 위해 모든 것을 하였다. 나는 무엇이 그렇게 쟈니를 그런 식으로 느끼게 하는 걸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아마도 길잃은 강아지같이 보이는 모습하며 그의 큰 눈이 모든 사람들이 그의 큰형처럼 되어야 한다는 식의 느낌을 주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아무리 잘한다 하더라도 그들은 쟈니의 부모의 역할을 해주지는 못하는 것이었다. 나는 잠시 동안 데리와 소다는 내 형제들이며 데리가 좀 무섭긴 하지만 나는 그들을 모두 사랑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소다까지도 엄마와 아빠의 자리를 대신해 주지는 못했다. 그들은 정말 내 형들인데 말이다. 우리 모두는 쟈니가 그의 부모들이 그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그가 상처 받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데리는 무엇이든지 감수할 수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에 쟈니의 그 점도 자기의 임무인 양 감수하였다. 쟈니는 싸움을 잘하는 훌륭한 솜씨를 가졌지만 그는 너무 감수성이 예민해서 그리저로서는 어울리지 않은 스타일이었다. "털어버려, 쟈니." 댈리가 황톳길을 거의 날아가듯 달리면서 고함을 질렀다. "왜 넌 닷새 전에는 자수할 생각을 하지 않았니? 그 동안 더 많은 문제가 엉켜 버렸는데." "난 무서웠어." 쟈니는 확신에 찬 대답을 하였다. "여전히 그러긴 해." 그는 짧은 옆머리 속으로 손가락을 넣으며 말했다. "우린 쓸데없이 머리만 잘랐구나." "나도 그렇게 생각해." 하지만 나는 돌아가는 것이 기뻤다. 나는 교회만 봐도 이제 토할 것 같았다. 그러니 내가 대머리가 되었다 하더라도 나는 상관없었다. 댈리는 얼굴을 찌푸렸다. 나는 오랫동안 그와 같이 있었던 경험으로 댈리의 눈이 이글거릴 때는 말을 붙이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나는 머리를 얻어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우리 일당들은 서로 싸우는 일이 드물었다. 데리는 우리 일당 중 머리가 가장 좋았기 때문에 비공식적인 우두머리였다. 소다와 스티브는 학교 친구로 가장 친한 친구였다. 투빗은 말다툼에 끼어 들기엔 너무 게을렀다. 쟈니는 말다툼이 일어나더라도 항상 입을 다물고 있었기 때문에 누구도 쟈니와 말다툼을 해본 적이 없었다. 나도 마찬가지로 말을 안 했다. 그러나 댈리는 좀 달랐다. 누군가 그를 긁으면 그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데리조차도 그와는 엉키지 않으려 했다. 그는 그만큼 위험했다. 쟈니는 앉아서 자기의 발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는 자기 때문에 그 누고도 상처받는 것을 싫어했다. 그는 매우 슬프게 보였다. 댈리는 그를 흘낏 쳐다보았다. 나는 창밖을 보고 있었다. "쟈니." 댈리는 애원조로 내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톤으로 소리높여 말했다. "쟈니, 난 네게 화나지 않았어. 난 단지 네가 상처받는 게 싫어. 넌 내가 몇 달간 감옥에 있을 때 무얼 했는지 모를 거야. 그러니 자수하겠다는 생각은 버려. 제발, 쟈니!" 그는 그의 금발 머리를 뒤로 넘겼다. "너는 감옥에서 고생하게 될 거야. 난 네게 그런 일이 안 일어났으면 하는 거야. 만약 나처럼 된다면...." 나는 빨리빨리 지나가는 풍경을 창문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난 내 눈이 휘둥그래짐을 알았다. 댈리는 결코 그런 얘기를 그 누구에게도 하지 않았다. 그는 결코 그의 과거와 감옥에 있던 얘길 한 적이 없었다. 기껏 얘기한다면 그건 허풍에 지나지 않았다. 나는 갑자기 댈리에 대해서 생각했다. 댈리가 감옥에 있을 때는 10살이었고... 댈리는 거리에서 자랐다... "댈리 형은 내가 평생을 숨어살거나 도망다니며 살기를 원해." 쟈니는 심각하게 물었다. 만약 그때 댈 리가 "그래" 라고 답했다면 쟈니는 망설임 없이 교회로 돌아갔을 것이다. 누구보다도 그는 댈리를 이해했고 댈리의 말을 곧 법으로 여겼다. 그러나 그는 댈리의 대답을 듣지 못했다. 왜냐하면 우린 이미 제이 산 꼭대기에 도착했었고 댈리는 갑자기 급브레이크를 밟으면서 섰기 때문이었다. "오, 맙소사!" 그는 중얼거렸다. 교회가 불타고 있었던 것이다! "무슨 일인지 나가보자." 나는 밖으로 나오면서 말했다. "뭐라고?" 댈리는 이성을 잃고 소리를 질렀다. "네 머리를 쥐어박기 전에 얼른 이리로 돌아와." 나는 댈리가 차를 주차시키고 으름장을 놓기 전에 나를 붙잡을 것임을 알았다. 쟈니도 벌써 밖으로 나와서 나를 따라오고 있었다. 그래서 난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우린 댈리가 우리에게 욕을 퍼붓고 있는 것을 들었지만 그는 우리를 쫓아올 정도는 아니었다. 교회 앞은 꼬마들이 거의 대부분인 사람들로 와글와글했다. 나는 속으로 어떻게 이렇게 빨리 사람들이 모였을까 하고 궁금해 했다. 나는 가까이에 있는 어른에게 물어보았다. "어떻게 된 일이지요?" "글세, 우리도 확실히 몰라." 그는 마음씨 좋게 웃으며 말했다. "우린 학교 소풍을 왔었어. 그런데 여기서 불이 나고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지. 신의 가호로 다행히 요즘은 우기인 데다가, 이 건물은 이제 쓸모가 없으니 다행이지." 그때 아이들에게 그는 외쳤다. "뒤로 와서 서 있어. 소방차가 곧 올 거야." "우리가 그랬는지 몰라." 나는 쟈니에게 말했다. "우리가 담뱃불을 그냥 버린 것 같아." 그때 한 여자가 뛰어왔다. "제리, 애들 열 명이 없어졌어요." "어디엔가 있겠지. 흥분하지 마. 어디엔가 있을 거야." "아녜요." 그는 머리를 흔들었다. "벌써 반 시간 전에 그 애들이 없어진 걸요. 난 그 애들이 절벽을 타고 논다고 생각했는데...." 그때 우린 얼어붙어 버렸다. 가냘프게, 정말 가냘프게 어디선가 누군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던 것이다. 그리고 그 소리는 교회 안에서 나는 소리인 것 같았다. 그 여자는 하얗게 질렸다. "난 절대 교회 안에서 놀지 못하도록 했어요. 내가 그렇게 말했어요...." 그녀는 금방이라도 고함을 지를 것같이 보였다. 그래서 제리가 그녀를 흔들었다. "그들을 데려오겠어요, 걱정 말아요." 나는 교회를 향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들려 했다. 그때 그 남자가 내 팔을 잡았다. "내가 그들을 데리고 오겠어." 나는 팔을 비틀어 그에게서 빠져나왔다. 내가 생각하는 것이라곤 온통 '우린 시작해야 한다. 우린 해야 한다' 하는 생각뿐이었다. 나는 불길이 치솟고 있는 문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창문으로 큰 돌을 집어던졌다. 그러고 나서 나는 창문으로 넘어갔다. 그때 난 어떻게 내가 다치지 않고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는지 궁금하게 생각했다. "헤이, 포니보이." 나는 놀라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나는 쟈니가 바로 내 곁에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던 것이다. 나는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연기가 내 눈을 아프게 했다. "그 남자 오니?" 쟈니는 고개를 저었다. "창문이 그를 멈추게 했어." "너무 무서워서?" "아니...." 쟈니는 웃으며 말했다. "너무 뚱뚱해서!" 나는 웃지 못했다. 왜냐하면 연기 속에서 정신을 잃을까 봐 무서워서였다. 교회는 소리를 내면서 벽이 갈라지고, 갈라진 벽조각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쟈니는 큰 소리로 다음 질문을 했다. "어디에 애들이 있을까?" "뒤쪽에 있을 것 같아." 나는 고함을 쳤다. 그리고 우린 교회 뒤쪽으로 비틀거리며 뛰었다. 나는 정말 무서웠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초연함이 생겼다. 벌과 같이 톡톡 쏘는 쇠똥과 타다 남은 불들이 우리들에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갑자기 새빨갛게 타오르는 불기둥과 연기 속에서 나는 여기가 바로 지옥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왜 난 무섭지 않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는 교회 뒤쪽에 있는 문을 밀어서 열었다. 그리고 네 다섯 명의 어린이들을 찾아냈다. 약 8살쯤 돼 보이는 아이들은 구석에 몰려 울고 있었다. 한 명은 고개를 처박고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조용히 해. 우리가 밖으로 데려갈게." 꼬마는 놀라서 쳐다보았고 울음을 멈췄다. 나는 깜짝 놀라서 눈을 깜박거렸다. 쟈니는 그의 나이에 맞지 않게 어른답게 행동했다. 그는 그의 어깨를 한 번 보고는 불이 붙고 있는 문을 보았다. 그리고는 창문을 밀어서 가까이 있는 꼬마를 밖으로 던졌다. 나는 그를 재빨리 보았다. 그는 붉은 불똥이 떨어지는 가운데 땀이 비오듯 했었다. 그러나 그는 나를 보고 미소지었다. 그는 그 무엇도 무서워하지 않았다. 나는 그때 처음으로 쟈니의 눈이 항상 무서움과 회의에만 가득차 있던 눈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그는 모든 삶을 다 산 것처럼 보였다. 난 꼬마를 들어올렸다. 그는 나를 재빨리 때렸다. 그러나 나는 창문 밖으로 그를 최대한 친절하게 떨어뜨렸다. 사람들이 그때 거기로 몰려왔다. 댈리가 거기 서 있었다. 그는 나를 보자 "빨리 나와. 지붕이 무너지려고 해. 그 어린 놈들은 잊어버리고 빨리 나와." 나는 비록 오래된 지붕 조각들이 무너지고 있었어도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나는 다른 소년을 끌어올렸다. 그가 날 때리질 않기를 바라면서 그리고 그 소년이 잘 내려갔는지 보지도 않고 다음 소년을 들어올렸다. 나는 심하게 기침을 해서 서 있을 수가 없었다. 나는 댈리의 웃옷을 벗고 싶었다. 너무 더웠다. 우린 교회 앞부분이 부서지기 시작할 때 마지막 꼬마를 밖으로 내보냈다. 쟈니는 나를 창문으로 밀면서 "나가" 하고 소리쳤다. 나는 창문을 뛰어넘었다. 대들보가 무너지는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불길이 바로 내 옆으로 떨어졌다. 나는 기침과 숨이 막혀 거의 쓰러질 것처럼 비틀거렸다. 그때 나는 쟈니의 비명소리를 들었다. 나는 다시 그에게 돌아가려 했다. 그때 댈리가 내게 고함을 쳤고 그의 힘을 다 모아서 내 등을 세게 후려쳤다. 그리고 나는 평화로운 어둠 속으로 빠져들었다. 내가 깼을 때, 내 몸은 공중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나는 몸이 쑤셨고 희미하게나마 내가 어디 있는지 궁금했다. 나는 생각을 하려고 애를 썼다. 그러나 시끄러운 소리가 귀를 멍멍하게 했고 도대체 무슨 소리가 나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건 사이렌이었다. 난 경찰이라고 생각했다. '경찰이 왔구나.' 나는 신음 소리를 삼켰다. 그리고 몹시 소다가 보고 싶었다. 누군가 젖은 손수건으로 내 얼굴을 닦아주고 있었다. 그리곤 목소리가 들렸다. "그들이 왔나 보구나." 나는 눈을 떴다. 캄캄했다. 나는 움직였다. 나는 생각했다. 그들이 날 감옥으로 데리고 가려고? "어디...?" 나는 쉰 목소리로 물었다. 내 목은 쉬어 있었다. 나는 낯선 사람이 내 옆에 앉아 있는 걸 보고는 눈을 깜빡였다. 그러나 그는 낯선 얼굴이 아니었다. 나는 그를 언젠가 본 적이 있었다. "침착해, 꼬마야, 넌 앰블런스에 있는 거야." "쟈니는 어디 있죠." 나는 낯선 사람과 차를 탄 것에 화가 나서 외쳤다. "그리고 댈리는?" "그들은 다른 앰블런스에 있어. 바로 우리 뒤에, 침착해. 넌 괜찮아. 넌 이제밖에 나왔어." "난 안 그래요." 난 우리들이 흔히 낯선 사람이나 경찰에게 할 때 쓰는 거친 목소리로 대답했다. "댈리는 나를 쳤어요. 왜 그랬죠?" "그건 네 등에 불이 붙었기 때문이야." 나는 놀랐다. "정말? 맙소사, 근데 난 하나도 못 느꼈어요. 아프지도 않았구요." "그는 네가 불에 타기 전에 구해냈어. 그 재킷이 널 보호했던 거야, 네 생명을 구한 거지. 넌 연기를 너무 많이 마셔서 쓰러진 거야. 그리고 좀 놀란 거고, 그러니 움직이면 좋지 않아." 나는 그가 누군가를 기억해 냈다. 제리--창문을 넘기엔 좀 뚱뚱한 사람--그였다. 나는 그가 학교 선생님이라고 생각했다. "우릴 경찰서에 데리고 갈 건가요?" 나는 여전히 어떤 일이 일어날지 혼란스러워서 물었다. "경찰서?" 이번에는 그가 깜짝 놀랐다. "왜 우리가 너희를 경찰서에 데리고 가겠니? 우린 너희 셋을 병원에 데리고 가는 거야." 나는 슬그머니 그가 먼저 말하도록 기다렸다. "쟈니와 댈리도 괜찮은가요?" "누가 쟈니고 누가 댈리니?" "쟈니는 검은 머리고요, 차갑게 보이는 사람이 댈리에요." 그는 결혼반지를 보고 있었다. 아마도 그의 부인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그가 무슨 말을 해주기를 원했다. "우리들은 그 두 사람이 괜찮기를 고대하고 있어. 댈리라는 그는 한쪽 팔이 심하게 뎄어. 그 검은 머리 소년을 구하려고 말야. 쟈니? 글세 난 그에 대해서 잘 모르겠어. 대들보가 등에 떨어졌어. 아마 등이 부러졌는지 몰라. 그는 심하게 화상을 입었을 거야. 댈리는 그애가 창밖으로 나오기 전에 나왔지. 사람들이 지금 수혈을 하고 있지." 그는 주제를 바꾸고 내 얼굴을 쳐다보았다. "맹세코 난 너희들처럼 용감한 아이들은 처음 봐. 너와 검은 머리 소년은 창문을 기어 타고 들어갔지. 그리고 터프해 보이는 그 소년도 검은 머리를 구하기 위해 들어갔지. 브란트 부인과 나는 너희들이 천국에서 온 천사라고 생각했어. 넌 정말 영웅이야." 천국에서 왔다고? 댈 리가 잘생겨 보인다고? "아뇨, 우리들은 그리저인걸요." 내가 말했다. 나는 그가 내 말을 믿지 않고 재미있어 한다는 사실에 걱정이 되었다. "뭐라고?" "그리저, 알죠? 깡패 같은 거요. 쟈니는 지금 살인죄로 수배중에 있고요, 댈리는 엄청난 전과 기록을 갖고 있죠." "지금 농담하는 거구나?" 제리는 내가 쇼크에서 아직 깨어나지 못하는 것처럼 생각하면서 나를 보았다. "아뇨. 날 시내에 데려다주고 나면 알게 될 거예요." "우린 널 병원에 데려갈 뿐이야. 주소 카드엔 네가 살던 곳이 나와 있더구나. 근데 네 이름이 정말 포니보이냐?" "예, 출생 증명서에도 그렇게 되어 있어요. 그것으로 날 놀리진 말아요. 그리고." 난 힘이 없었다. "그리고 어린애들은 괜찮아요?" "그럼, 조금 겁을 먹었을 뿐이야. 네가 나온 다음 짧은 폭발이 있었어. 마치 총이 발사되는 것 같았지." '총성, 우린 총을 놔뒀었지. 그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구나. 그런데 우리가 천국에서 왔다고?' 나는 힘없이 웃기 시작했다. 그는 내가 히스테리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병원으로 가는 동안 계속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기 때문이었다. 나는 대기실에 앉아서 댈리와 쟈니가 어떻게 되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이미 검사를 받았다. 그리고 나는 조금의 화상과 등에 난 상처를 제외하면 괜찮았다. 나는 사람들이 댈리와 쟈니를 들것에 실어가는 것을 보았다. 댈리는 눈을 감고 있었으나 내가 말하자 미소를 지으려 했다. 그리고 내게 다시 한 번 그런 바보 같은 짓을 하면 죽도록 패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데리고 갈 때까지 여전히 내게 욕을 했다. 그러나 쟈니는 의식이 없었다. 나는 그를 보는 것이 두려웠다. 그러나 나는 그의 얼굴에 화상이 없는 걸 보고는 안심이 되었다. 그는 창백한 모습이었고 토한 뒤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의 옆에서 울고 싶었지만 사람들 앞이라서 그러질 못했다. 제리우드는 나와 함께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꼬마들을 구해주었기 때문에 고마워했다. 그는 우리 같은 깡패들을 싫어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그에게 모든 얘기를 들려줬다. 댈리와 쟈니가 피케트 거리에서 만난 것에서부터 말이다. 그러나 난 총 얘기와 화물 기차를 몰래 탄 이야기를 뺐다. 그는 이야기를 듣고 나더니 정말 좋아했고 영웅들을 그런 문제에서 빠져나오게끔 발벗고 돕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건 정당방위였다고 말했다. 나는 담배를 피우면서 거기 앉아 있었다. 전화를 걸고 오던 제리우드는 한참 동안 나를 바라보았다. "담배를 피워선 안돼!" 나는 놀랐다. "왜요?" 나는 담배를 쳐다보았다. 나는 혹시 주위에 "금연" 일라고 씌어진 팻말이 있나 해서 둘러보았다. 그러나 그런 사인은 없었다. "왜요?" "왜냐하면...." "음." 제리우드는 우물거렸다. "음, 그건 넌 너무 어리기 때문이야." "내가요?" 나는 결코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우리 모두는 이웃 심지어 여자애들까지도 담배를 피운다. 데리만 빼놓고. 그는 그의 건강이 자랑이었기 때문에 담배가 건강에 해롭다고 생각해서 피우지 않을 뿐이다. 쟈니는 9살 때부터 담배를 피웠고 스티브는 11살 때부터 피웠다. 그래서 내가 담배를 피우기 시작할 때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 가족 중 나만 골초였다. 물론 소다도 단지 그의 신경을 안정시킬 때나 거칠게 보이고 싶을 때만 담배를 피웠다. 제리는 단지 한숨만 내쉬었다. 그리고는 웃었다. "여긴 널 보려고 많은 사람들이 올 거야. 너희 형제들이나 친구들, 그 외도...." 나는 문을 열고 도망가려 했다. 그러나 이미 문이 열리고 소다가 들어왔다. 그는 나를 보더니 와락 끌어안았다. 나는 그를 보자 너무 기뻐서 울음이 나오려 했다. 마침내 그가 내 옆에 앉아서는 나를 쳐다보았다. 그는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오, 포니보이, 네 머리가... 너의 터프한 머리가...." 그때 나는 데리를 보았다. 데리는 검은색 티셔츠와 올리브 진을 입고 출입구에 기대어 서 있었다. 그는 여전히 키가 컸고 어깨가 벌어져 있었다. 그러나 그의 주먹은 호주머니에 찌르고 있었고, 그의 눈은 애원하듯 빛나고 있었다. 나는 담담히 그를 보고만 있었다. 그는 침을 삼키고는 허스키한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포니보이...." 나는 소다에게 나가 있으라고 말하곤 거기에 한참을 서 있었다. 데리는 날 싫어해... 그는 그날 밤 나를 쫓아냈어... 그는 나를 쳤어... 데리는 나에게 항상 고함만 쳤어... 그는 날 찾지도 않았어... 그러다가 난 무서운 듯이 깨달았다. 데리가 울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소리를 내지는 않았지만 눈물이 볼을 타고 줄줄 흘러내렸다. 나는 그가 우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엄마, 아빠가 돌아가셨을 때도 그는 울지 않았다. (*나는 장례식 때를 기억했다. 나는 흐느껴 울었다. 소다는 엎드려서 애기처럼 엉엉 울었다. 그러나 데리는 결코 울지 않고 그 자리에 선 채로 주먹을 호주머니에 찌르고 애원하듯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런 데리가 지금 울고 있는 것이다.) 데리는 소다를 보호하는 것만큼 날 보호했었다. 그는 내게 너무 딱딱하게 대했던 것을 후회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포니보이, 이때까지 어디 있었어?' 하고 고함을 치는 것을 '포니, 난 네가 너무 걱정되었어. 제발 조심해. 우린 네게 무슨 일이 일어나면 참을 수가 없어' 하고 바꿀 것이다. 데리는 아래를 보다가 조용히 돌아섰다. 갑자기 나는 멍청한 상태에서 깨어났다. "데리!" 나는 고함을 쳤고 그 다음 내가 기억하는 일은 그의 허리를 붙잡고 밖으로 나가던 그를 꼭 껴안았다는 것이다. "데리, 미안해...." 나는 말했다. 그는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나는 그가 흐느끼고 있음을 느꼈다. "오, 포니, 우린 너를 잃어버린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어. 마치... 엄마. 아빠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것은 그의 가장 큰 두려움이었다. 나는 그가 얼마나 아빠와 친했는지를 안다. 그리고 내가 왜 그렇게 그를 무섭고 딱딱하게 생각했었는지 이상하게 생각되었다. 나는 그의 티셔츠를 통해 들리는 심장 소리를 들었다. 나는 모든 것이 잘 될 거라는 것을 알았다. 나는 오랫동안 멀리 있었다. 나는 마침내는 집으로 가게 되는 것이다. 제7장 우리 세 명은 같이 대기실에 앉아서 댈리와 쟈니가 어떻게 됐는지를 듣기 위해 앉아 있었다. 조금 있다가 기자들과 경관들이 왔다. 그들은 너무 빨리, 너무도 많은 질문을 해댔다. 그래서 나는 혼란스러웠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난 솔직히 경찰이 두려워서 하나도 즐겁지 않았다. 기자들은 어떤 질문이 끝나기 무섭게 또 다른 질문들을 해댔기 때문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나는 종잡을 수가 없었다. 데리는 드디어 그들에게 소리를 치지 말고 목소리를 낮춰서 말하라고 했다. 데리는 친절한 소년이었다. 소다는 그들을 배꼽이 빠지도록 웃겼다. 그는 한 기자의 모자를 움켜잡는가 하면 다른 기자의 카메라를 집었고 인터뷰하고 있는 간호원 주위를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다가 텔레비전 기자의 흉내를 내기도 했다. 그는 경찰관의 총을 빼앗으려다가 붙잡혔을 때 미친 듯이 웃어대서 경찰관도 모두 웃어 버리고 말았다. 나는 사진을 찍기 전에 머리가 그리저답게 좀 길기를 바랐다. 만약 이대로 사진이 찍힌다면 나는 죽고 싶었다. 데리와 소다도 사진을 많이 찍혔다. 제리우드는 만약 소다와 데리가 잘생기지 않았더라면 기자들이 사진을 그렇게 많이 찍지 않았을 거리고 했다. 그들은 정말 잘 생겼다고 얘기했다. 소다는 정말 그 모든 것을 걷어차 버렸으면 했다. 그러나 그는 모두 물리치기엔 너무 흥미롭기 때문에 그것을 즐기는 듯했다. 나는 때때로 그가 수망아지처럼 여겨져서 투덜댔다. 다리가 긴 담갈색의 흰 꼬리를 가진 말은 모든 것에 코를 갖다대었다. 기자들은 그를 탄복하듯 지켜보았다. 언젠가 말했다시피 정말 그는 영화배우처럼 생겼다. 그는 눈이 부실 정도였다. 결국 소다도 기자들에게 지쳐 버렸다--그도 똑같이 반복되는 일들에는 싫증이 난 것이었다. 그는 긴 벤치에 누워서는 데리의 무릎을 베고는 잠이 들어 버렸다. 나는 그들 둘이 모두 피로할 거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늦은 밤이었고 그들은 아마 지난 1주일 동안 잠을 자지 못했을 것이다. 내가 질문에 대답을 하고 있는 동안 나는 내가 교회의 한구석에서 담배를 피우다 잠이 든 것이 바로 몇 시간 전이라는 사실을 기억했다. 이미 그것은 확실하지 않은 꿈처럼 생각되었다. 드디어 기자들이 떠나기 시작했다. 경찰들만 남기고. 경찰들 중 한 명이 나가면서 물었다. "지금 바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나는 피곤하게 대답했다. "목욕하는 거요." 그들은 내 대답이 무척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는 그렇지 않았다. 나는 정말 피곤했다. 그들이 떠나자 병원은 정말 조용했다. 단지 간호원들의 사뿐사뿐한 발자국 소리와 소다가 가볍게 코고는 소리뿐이었다. 데리는 그를 내려다보면서 약간 웃었다. "그는 지난 주에 거의 잠을 자지 못했지." "흠." 소다가 졸린 듯 말했다. "형도 그랬잖아." 간호원들은 우리에게 쟈니와 댈리에 대해서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데리는 의사를 찾아갔다. 의사는 가족하고만 얘기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끝까지 우리들은 쟈니와 댈리의 가족과 다를 바 없다고 그를 설득시켰다. 의사는, 댈리는 이틀이나 사흘 후면 퇴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쪽 팔이 화상을 많이 입어서 평생 동안 흉터가 남을 거라고 했지만 두 주일쯤 후면 완전하게 두 팔을 다시 사용할 수 있을 거라고 했다. 댈리는 괜찮다고 나는 생각했다. 그는 무엇이든 감수하니까. 내가 걱정하는 것은 쟈니였다. 그는 위험한 상태였다. 그의 등은 대들보가 떨어지면서 부러졌다고 한다. 그는 매우 심한 충격을 받았고 3도 화상을 입어서 고통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들은 쟈니의 고통을 좀 덜게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등이 부러졌기 때문에 허리 아래로 화상을 입은 것도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계속 댈리와 포니를 부르고 있다고 했다. 만약 그가 살아난다면... 만약? 제발. 아냐 나는 생각했다. 제발, "만약"이 아니기를. 내 얼굴에서 모든 피가 빠져나가는 듯했다. 데리는 내 팔을 붙잡고 어깨를 힘주어 껴안았다. 만약 그가 살아서 나머지 인생을 절름발이로 살아간다면... "넌 누워 있어야 돼. 넌 지금." 의사가 말했다. "집으로 가서 휴식을 취해야 돼." 나는 떨고 있었다. 목구멍이 메였다. 나는 울고 싶었다. 그러나 우리 그리저는 낯선 사람 앞에서는 울지 않는다. 댈리나 투빗 그리고 팀 쉐퍼드 같은 사람들은 이미 어린 시절에 우는 법을 잊어 버렸다. 쟈니가 절름발이로? 나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나는 고통스런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나는 집이나 혹은 교회에서 깰 것이다. 그리고 모든 일은 평소대로 될 것이다. 그러나 나는 내 자신을 믿지 않았다. 만약 쟈니가 살아서 절름발이로 축구도 할 수 없고 싸움도 할 수 없다면, 그가 싫어하고 원하지 않았던 집에서만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예전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게 되겠지. 나는 정말 내가 말하는 것을 믿지 못하였다. 만약 내가 한마디라도 말하게 된다면 내 목구멍에 걸린 그 덩어리가 커져서는 나도 모르게 곧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았다. 나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는 입을 꼭 다물었다. 소다가 그때쯤 깼다. 그는 의사가 한 말을 듣지 못한 것처럼 무표정했다. 그의 눈은 싸늘했고 어리벙벙한 것처럼 보였다. 소다에게 그 아픈 사실을 말하는 동안 그는 점차 굳어져 갔다. 그는 마치 달빛 아래 고꾸라져 누워 있는 검은 머리의 노인처럼 보였다. 데리는 내 뒤통수를 부드럽게 문지르며 말했다. "집으로 가는 게 좋겠다. 우린 여기서 아무것도 할 게 없어." 나는 우리 차 포드 안에 올라 타자마자 갑자기 졸음이 쏟아졌다. 나는 눈을 감고 뒷자석에 기대어 있었다. 그리고 내가 알아차리기도 전에 집에 도착했다. 소다는 부드럽게 나를 깨웠다. "헤이, 포니보이. 일어나, 집이야, 집에 가서 자자." "흠--." 나는 졸린 듯이 말하고는 계속 의자에 누워 있었다. 나는 소다와 데리의 말 소리를 들을 수 있었지만 그건 너무 먼 곳에서 들리는 것 같았다. "이런, 이리 나와, 포니보이!" 소다가 나를 좀더 세게 흔들면서 애원했다. "우리도 잠이 온단 말야." 나는 데리가 나의 바보 같은 빈둥거림에 지쳤음을 알았다. 그가 나를 번쩍 들어서 데리고 갔기 때문이다. "들고 가기엔 너무 무거워." 소다가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가 입을 다물어 주길 원했다. 그리고 나를 그대로 잠들게 해주길 바랐다. "그는 너무 너무 여위었군." 데리가 말했다. 나는 적어도 잠을 잘 땐 신발을 벗어야 된다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하질 못했다. 잠시 후 데리가 나를 침대에 던지듯 내려놓았을 때 나는 침대가 그렇게 푹신하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나는 그 다음날 제일 먼저 일어났다. 소다는 내 옷과 셔츠를 벗겨 놓았다. 나는 여전히 바지는 입고 있었다. 그는 너무도 잠이 와서 벗지 않고 잤었나 보다. 그는 바로 내 옆에서 옷을 다 입은 채로 잠자고 있었다. 나는 그의 팔 밑으로 꿈틀거리면서 기어나와 담요로 그를 덮어 주었다. 그러고는 나는 샤워를 하러 갔다. 잠을 자고 있는 17살이 되려 하는 소다는 그보다 어려 보였다. 나는 모든 사람이 잠을 잘 땐 좀 어려 보인다는 것을 알았다. 샤워를 마친 후, 나는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나서 내 얼굴에 조금씩 자라기 시작한 수염을 살펴보고 짧아진 머리를 슬퍼하는데 약 5분의 시간이 지났다. 자른 머리 때문에 바보같이 귀가 나와 있었다. 내가 아침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부엌으로 갔을 때 데리도 여전히 자고 있었다. 제일 먼저 일어나는 사람이 아침을 준비하고 나머지 둘은 접시를 닦기로 되어 있었다. 그건 우리집의 규칙이었다. 그러나 항상 아침 식사는 데리가 준비했고 나와 소다는 설거지를 했다. 나는 아이스 박스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몇 개의 달걀을 찾아냈다. 우린 모두 서로 다른 식으로 조리된 달걀 요리를 좋아했다. 나는 완숙을 좋아했고 데리는 베이컨과 토마토, 샌드위치 안에 든 달걀을 좋아했다. 그리고 소다는 달걀을 포도 젤리와 함께 먹기를 좋아했다. 우리 셋은 아침 식사로 초콜릿 케이크를 모두 좋아했다. 엄마는 햄과 달걀과 초콜릿을 절대로 같이 먹지 못하게 했지만, 데리는 소다와 나에게 엄마가 자기에겐 그걸 먹도록 해주라고 말하게끔 시키곤 했다. 우린 결코 그의 팔을 꼬집지 않았다. 데리는 정말 우리가 좋아하는 만큼 초콜릿을 좋아했다. 소다는 밤마다 무엇이 있나 하고 아이스 박스를 열어 보았다. 그리고 만약 아무것도 없으면 빨리 요리를 하곤 했었다. 나는 데리의 케이크를 더 좋아했다. 소다는 항상 너무 설탕을 많이 치곤 했었다. 나는 그가 왜 그렇게 젤리와 달걀과 초콜릿을 한꺼번에 먹기를 고집하는지를 모른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먹길 좋아한다. 데리는 블랙 커피를 마셨고 나와 소다는 초콜릿 우유를 마셨다. 우리가 원할 때면 커피를 마실 수 있기도 했다. 그러나 우린 초콜릿 우유를 더 좋아했다. 우린 정말 초콜릿으로 만든 음식엔 열광을 했었다. 소다는 초콜릿 향기가 나는 담배는 왜 없을까 하고 고민할 정도이다. "누가 집에 있나?" 친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투빗과 스티브가 들어왔다. 우린 서로 마주보고 살고 있어서 "헤이" 하고 부르면 걸어들어 오게 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 현관은 필요한 경우를 위해서 우리 일당 중 누구라도 그의 부모에게 쫓겨나거나 하면 피할 곳으로 항상 열려져 있다. 우린 아침마다 거실 소파에 누가 있느냐고 물어보질 않았다. 그건 대부분 아빠가 일주일 동안 나가서 돌아오지 말라고 얘기하는 스티브였다. 그에게는 스티브가 벌레처럼 느껴지나 보다. 그의 아버진 그에게 5달러나 6달러를 주고는 그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댈리가 있을 때도 있다. 그는 어디든지 살았다. 어떨 땐 팀 쉐퍼드일 때도 있다. 쉐퍼드 갱의 우두머리인 그는 그의 집이 너무 멀기 때문에 종종 와 있었다. 팔걸이 소파에 앉아 조간 신문을 읽곤 했었다. 그는 단지 "안녕!" 했다간 아침 먹을 때까지 있지 않고 어슬렁거리면서 나간다. 투빗의 엄마는 우리에게 강도를 조심하라고 말했지만 데리는 그의 발달된 근육으로 어떤 강도든지 내쫓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우리집 문은 항상 열려 있었다. "여기." 나는 데리와 소다가 잠을 자고 있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고함쳤다. "문을 꽝 닫지 마." 그러나 그들은 역시 문을 꽝하고 닫았다. 그리고는 투빗이 부엌으로 뛰어들어왔다. 그는 내가 날 달걀을 들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두 팔로 나를 들어서는 빙빙 돌렸다. "헤이, 포니보이!" 그는 매우 유쾌하게 외쳤다. "오랫동안 못 보았지." 여러분들은 그를 못 본 지가 5일이 아니면 기껏 5년 정도라고 생각할는지 모르겠지만 그러나 난 정말 오래 된 것 같았다. 나는 투빗을 좋아했다. 그는 스티브에게 나를 돌려보냈다. 스티브는 나의 상처난 등을 때리면서 거실로 나를 밀었다. 달걀 하나가 날아갔다. 그것은 시계 위에서 깨졌고 나머지 하나는 내가 너무 꼭 쥐어서 깨지는 바람에 온 손 안에서 달걀이 흘렀다. "이것 봐." 나는 손을 꼭 쥐었다. "이건 우리 아침 식사란 말야. 내가 달걀을 내려놓을 때까지 좀 기다릴 수 없었어?" 나는 정말 화가 났다. 왜냐하면 나는 정말 오랫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먹은 것이 댈리와 함께 윈드릭스 빌의 "데일리 퀸"에서 먹었던 뜨거운 캔디였던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배가 고팠다. 투빗은 천천히 내 주위를 돌았다. 나는 한숨을 쉬었다. 나는 투빗이 내 주위를 도는 이유를 알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아, 이 사람을 좀 봐요." 그는 내 주위를 돌면서 내 머리를 보았다. "나는 믿을 수 없어요. 그 모든 인디언들과 오클라호마가 정복 당했어요. 작은 토인 주인이 너의 모포를 입고 가는구나. 포니보이?" "오우, 제발 그만둬." 나는 말했다. 나는 무엇보다 병으로 쓰러질 듯이 기분이 좋지 않았다. 투빗은 스티브에게 윙크를 보냈다. 그러자 스티브는 "그래, 신문에 머리를 짧게 자른 그 모습은 왜 나왔을까? 사람들은 결코 어린 그리저 보이인 얼간이가 영웅이 된 것을 믿지 못할 걸. 어떻게 영웅이 되었지?" "뭐라고? 내가 뭐가 돼?" "영웅이 됐다고, 알겠니?" 그는 급하게 구는 내게 아침 신문을 던져주었다. 나는 신문을 응시했다. 제일 앞 페이지에 표제가 달려 있었다. "비행소년들이 영웅으로 변신" "내가 좋아하는 것은 "변신"이야." 투빗은 마루의 달걀을 닦으며 말했다. "너흰 영웅으로 출발하는 거야, 넌 갑자기 변한 것이야." 나는 그의 말을 들을 수가 없었다. 나는 신문을 읽고 있었다. 전페이지에 걸쳐 우리에 대한 기사가 실려 있었다. 싸움, 살인, 교회 화재, 그리고 술에 취해 있던 소샬, 모든 것이! 데리와 소다와 찍은 내 사진이 거기 있었다. 기사는 어떻게 쟈니와 내가 꼬마들을 구해냈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고 그리고 꼬마들의 부모들이 말한 감사의 말도 있었다. 그들은 우리가 아니었다면 그 꼬마들은 죽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또한 우리와 소샬의 싸움에 대해서도 씌어져 있었다. 단지 그들은 소샬이라고 표현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어근들은 우리가 쓰는 용어를 잘 몰랐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체리와도 인터뷰를 했었다. 그녀는 봅이 술에 취해 있었고 그가 그녀를 집에 데려다 주고 나서 소년들을 찾으러 다녔다고 했다. 봅은 소년들이 그녀와 같이 있었기 때문에 그들을 죽이겠다고 말했었다고 증언하고 있었다. 봅의 친구인 랜디 앤더슨도 그것은 자신들의 잘못이었고 우리들은 정당방위였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쟈니와 함께 도망간 것 때문에 청소년 법정엘 가야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만약 쟈니가 살아난다면 (아야, 만약이라니, 왜 사람들은 꼭 만약이라는 말을 쓸까?) 특히 댈리에겐 아무런 죄가 없다고 되어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가 이 신문을 읽어보면 쟈니에겐 그런 죄를 묻고 자기의 그 자랑스러운 전과에 대해선 한마디도 없었다는데 미쳐 날뛸 것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그가 기자들을 만난다면 그들을 죽이려 할 것이다. 또다른 기사에는 데리가 두 가지 일을 하며, 동생들에게 얼마나 잘하는지 그리고 우수한 학교 성적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었다. 또한 소다는 중퇴를 했고 그래서 나오 같은 학년에 머물러 있다고도 했다. 그리고 나에 대해선 학교에서 우수한 학생이며 내가 훌륭한 달리기 선수라고 소개했다. (맞아. 나는 내가 A급 트랙 팀에서 가장 어린 달리기 선수였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기사는 우리 형제가 떨어져 살지 않으려 하거니와 큰형인 데리가 아주 열심히 일하고 있기 때문에 미성년인 소다와 나를 보호원 같은 데 보낼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있었다. 우리들은 같이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우리를 갈라져 살게 해야 한다는 사실이 그들을 슬프게 한다는 것이었다. 마지막 기사의 코멘트가 내겐 충격이었다. "그러면 사람들이 나와 소다를 고아원 같은 데 보내서 갈라 놓으려고 하는 거야?" 난 침을 삼켰다. 스티브가 그의 헝클어진 머리를 뒤로 넘기며 말했다. "얼마 동안은 그럴지도 모르지." 나는 멍하게 앉아 있었다. 이제 난 자리를 바꿀 수가 없었다. 이제 겨우 데리와 화홰하고 난 다음인데 더 큰 고통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안돼." 나는 큰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시계 위의 떨어진 달걀을 닦고 있던 투빗이 돌아다보았다. "뭐가 안된다는 거야?" "안돼. 그들은 날 떼놓을 수 없어요." "걱정하지 마." 스티브가 말했다. 그와 소다는 무슨 일이든 자신만만해 했다. "너 같은 영웅에겐 그런 일 안 할 거야. 소다와 슈퍼맨은 어디 있지?" 데리는 바로 잡힐 듯한 거리에 서 있었다. 그는 면도를 하고 옷을 입고 스티브 뒤에 서 있었는데 데리가 그를 마루 위로 밀어서 스티브는 넘어졌다. 우린 데리를 종종 "수퍼맨"이나 "근육"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한 번은 스티브가 큰 실수를 했었다. 그는 데리를 "근육만 있고 머리는 없는 사람"이라고 했던 것이다. 데리는 그의 턱을 갈겼다. 그는 성적이 좋았지만 대학에 가지 못한 것이 한이 되었는데 그의 아픈 곳을 찔렀던 것이었다. 데리는 결코 그를 용서하지 못했다. 교육엔 관심이 없는 소다까지도 그땐 스티브를 나무랐다. 소다가 뛰어나왔다. "내가 어제 빨아놨던 내 파란 셔츠 어디 있지?" 그는 초콜릿 우유가 컵 밖으로 흐를 정도로 덜렁대고 있었다. "네게 말하기 싫은데." 스티브는 여전히 마루에 누워서 말했다. "그러나 넌 옷을 입고 일을 하러 가야 돼. 옷을 벗고 다니는 건 법에 위반될 거야." "그래." 소다가 말했다. "내 바지는 또 어디 있지?" "내가 다려 놨어. 내 옷장에 있어." 데리가 말했다. "서둘러 늦겠다." 소다는 중얼거리며 뛰어들어 갔다. "서두르자, 서두르자." 스티브가 그를 따라 들어갔다. 그리고 조금 있다가 서로 베개를 던지며 장난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데리가 아이스 박스에서 초콜릿 케이크를 찾는 동안 그를 바라보고 있지 않았다. 나는 데리를 갑자기 불렀다. "데리, '청소년 법정'을 알어?" 그는 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래. 어젯밤 경찰이 내게 말하더군." 나는 그때 우리가 떨어져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그를 걱정시키고 싶진 않았지만 말했다. "어저께도 난 꿈을 꾸었는데 그게 뭔지 기억이 안 나." 데리가 나를 돌아보았다. 그의 얼굴에 걱정이 스쳐 지나갔다. "뭐라고?" 나는 어린 시절에 곧잘 엄마, 아빠의 장례식에 대한 악몽을 꾸곤 했다. 그러나 조금 자란 후에 나는 다른 꿈을 꾸기 시작했다. 나는 곧잘 피에 젖은 살인을 보고 비명을 지르며 깼다. 그러나 그 무엇이 나를 두렵게 하는지는 확실히 기억할 수 없었다. 소다와 데리는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매일 밤 며칠을 나는 계속 비명을 질렀다. 소다가 나와 함께 자기 시작하면서 그것이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데리는 내가 너무 상상력이 풍부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단순한 처방을 해주었다. 더 열심히 공부하고, 더 많은 책을 읽고, 그림도 더 그리고, 축구도 더 열심히 하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축구를 열심히 하고 4시간이나 5시간 동안 책을 읽곤 했는데 그러고 나면 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너무 기운이 빠져 아무 꿈도 꾸지 않았다. 그러나 데리는 그냥 지나가지 않고 내게 더 이상 꿈을 꾸지 않느냐고 물어보았다. 듣고 있던 투빗은 재미있는 얘기를 꾸며서 금발 처녀에 대한 얘기였지 않냐고 물어보았다. "아니." 나는 자다가 식은땀에 젖어 깨곤 했다. 그러나 소다는 세상 모르고 잠에 곯아떨어져 있었고 나는 되도록 그에게 바싹 붙어서 몸을 움츠렸다. 그리고 두 시간 정도를 그의 팔 밑에서 떨면서 깨어 있었다. 그 꿈은 항상 나를 질식시킬 만큼 무섭게 했다. 데리가 뭐라고 말하려 했는데 방에서 나오던 소다와 스티브가 기어들었다. 소다가 불쑥 얘기를 꺼냈다. "내 얘기 좀 들어 봐." "소샬 놈들을 불러 파티를 하는 거야. 그래 가지고 우리가 모두 돌을 가지고 기다리는 거야. 그래서 그놈들을 멕시코로 싹쓸이해서 쫓아내는 거야." "그래서 넌 어디서 그 돈을 구할 거니?" 데리가 초콜릿 케이크를 찾으며 물었다. "그래서 그걸 생각하고 있어." 소다가 입술을 깨물면서 물었다. "파티에 샌디를 데리고 갈 거야?" 내가 물었다. 갑자기 침묵이 흘렀다.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무슨 일이야?" 소다는 그의 발가락만 쳐다보았다. 그러나 그의 귓불이 빨갛게 물이 들었다. "아니. 그녀는 플로리다에 할머니랑 이사갔어!" "어떻게 해서." "그건." 스티브가 화가 난 듯이 갑자기 말했다. "그녀의 부모가 16살짜리 소다 녀석과 결혼한다는 얘길 듣고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났다는구나." "17살이야." 소다가 조그맣게 말했다. "난 열일곱하고 2주일이 지났어." "오우--." 난 당황해져서 말했다. 소다는 순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나는 샌디의 푸른 눈동자가 소다를 쳐다볼 때 얼마나 빛났던가를 생각했다.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그러자 데리가 말했다. "일이나 하러 가자, 펩시콜라." 데리는 때때로 소다의 별명을 펩시콜라라고 불렀다. 그러나 지금 데리는 소다가 샌디 때문에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를 생각하고는 일부러 그렇게 부른 것 같았다. "너 혼자 놔두고 가기가 그렇구나, 포니보이." 데리가 천천히 말했다. "내가 비번을 부탁해 볼게." 난 곧잘 혼자 잘 있었는데 뭘, 그럴 필요없어." "내가 베이비 씨터를 하지." 투빗이 말했다. "난 아무 할 일이 없으니까." 그러자 스티브가 말했다. "왜 넌 일을 하지 않지?" "직업을 얻을 생각은 하지 않니?" "직업?" 투빗이 질색을 하면서 고함을 쳤다. "내 건달 생활을 청산하라구? 내가 만약 토요일에 문을 여는 육아방이 있다면 오늘 베이비 씨터도 하지 않아." 나는 그를 의자 뒤로 밀쳐서 넘어뜨렸다. 그러자 그는 나를 잡고 쓰러졌다. 데리가 그의 윗도리를 잡아당겼다. "너희들은 설거지를 하도록 해. 댈리와 쟈니를 보러 가기 전에 영화를 보고 싶으면 보러 가든지." 그는 잠시 동안 서 있으면서 투빗이 날 납작하게 만들고 있는 걸 보고 얘기했다. "투비 그만해 둬. 포니보이 얼굴이 안 좋아 보여, 포니보이. 아스피린 두 알 먹고 좀 쉬도록 해. 그리고 담배 너무 많이 피우지 마. 내가 빼앗아 버릴 거야. 알겠어?" "응" 나는 일어서면서 말했다. 그는 보기 드물게 웃었다. "오후에 보자." "안녕!" 나는 답했다. 나는 포드 차가 부릉 하고 떠나는 소리를 들으면서 생각했다. '그들이 떠나는구나!' "내가 말야, 시내를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말야, 골목길로 들어섰단 말야...." 설거지를 하는 동안 투빗은 자신의 옛날 경험담을 들려주고 있었다. 내가 말하는 것은 설거지를 한 사람은 바로 나였다는 것이다. 그는 캐비닛 위에 앉아서 그의 자랑스러운 칼을 갈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 세 명한테 뛰어들었지, 나는 그에게 '야' 하고 말했지. 그러니까 그들은 서로를 쳐다보더군, 그들 중 한 명이 '네가 옷만 잘 입었더라도 너를 가만 두지 않았을 텐데 말야. 넌 그럴 가치도 없는 놈이야' 하고 말하잖아. 골목길에서 소샬 놈들을 만날 때 제일 안전한 사람이 누군지 아니?" "유도 전문가?" 나는 물어보았다. "아냐." 투빗은 외치면서 하도 웃어서 캐비닛에서 떨어질 뻔했다. 나도 따라서 웃었다. "집이다 깨끗이 치우자." 내가 말했다. "경찰이나 기자들이 올지도 몰라. 그리고 어쩌면 법원에서 나올지도 모르잖아." "이 집은 그렇게 어질러져 있지 않아. 네가 우리집을 보면 기절할걸." "어슬렁거리지 말고 빨리 도와줘." "우리 엄마가 알면 쇼크사 할 거다." 나는 투빗의 엄마를 좋아했다. 그녀는 투빗같이 유머스럽고 만사태평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투빗처럼 게으르지 않았다. 그러나 투빗의 엄마는 그를 내버려 놓았다. 나는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우리가 일을 마쳤을 때, 나는 등이 타버린 댈리의 밤색 가죽 재킷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우린 10번가로 출발했다. "차를 타고 가면 좋겠는데." 투빗은 엄지를 세워 차를 세우려고 애쓰면서 말했다. "내 차는 브레이크가 고장나서 말야." 그는 옷깃을 세워 바람을 막아서 담뱃불을 붙였다. 우린 "테스트 프릿스" 앞에서 코크를 사려고 멈추었다. 그때 푸른 무스탕이 우릴 따라오고 있었다. 나는 뛰어야겠다고 결심했다. 투빗은 눈치채고는 머리를 저었다. 그리고는 내게 담배를 던져줬다. 내가 담뱃불을 켤 때 공원에서 쟈니와 나를 공격했던 소샬이 무스탕에서 내렸다. 나는 그가 마르시아의 보이 프랜드이고 나를 빠뜨렸던 키가 큰 앤더슨이라는 것을 알았다. 나는 그를 싫어했다. 그의 실수로 봅은 죽었다. 그들의 실수가 쟈니를 죽이고 있다. 그들의 실수가 나와 소다를 소년원에 떨어져 있게끔 하고 있다. 나는 댈라스 윈스턴이 싫어하는 것만큼 그를 싫어했다. 투빗은 내 어깨에 팔꿈치를 얹어 놓고 담배를 빨면서 내게 기대었다. 그리고는 나에게 말했다. "규칙은 잘 알텐데." "이리로 와, 난 너와 얘길 하고 싶어서 그래." 나는 투빗을 흘낏 쳐다보았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투빗에게 내 목소리가 들리는 곳인 랜디의 차가 있는 데까지 따라갔다. 제기랄 그 차는 내가 봤던 차 중에서 가장 잘 빠진 차였다. "신문에서 기사를 읽었어." 랜디가 말했다. "그래서?" "모르겠어. 난 단지 영웅과 친구하고 싶어." "난 그렇지 않아. 난 단지 꼬마들을 불타는 데서 구해주려고 한 것뿐이었어." 랜디는 담배를 꺼내서는 차 안의 등을 켰다. "모르겠어. 난 그리저들이 그런 일을 할 거라곤 한 번도 생각지 못했어." 나는 그를 쳐다보았다. 그는 17살이나 그 이상쯤 되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훨씬 나이들어 보였다. 마치 댈리처럼. 체리는 그의 친구들은 무엇을 느끼기엔 너무 차갑고 그래서 석양 같은 걸 보면서 어떤 감정을 느끼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했었다. 정말 랜디는 어떤 것을 느끼기엔 차갑게 보였고 그의 눈동자엔 고통이 깃들어 있었다. "나는 이 모든 상황이 괴로워. 정말 괴롭고 피곤해. 봅은 좋은 놈이었어. 그는 싸움꾼이었고 모든 일에 날쌨지. 알겠니?"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죽었어. 그의 엄마는 지금 신경쇠약에 걸려 있어. 사람들이 그를 불명예스럽게 만들었지. 내가 말하는 건 모든 부모는 자기의 아이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그들은 모든 정성을 다했지." 랜디는 웃으려고 애썼다. 그러나 그는 눈물 때문에 말을 계속하지 못했다. "내가 왜 이런 얘길 네게 하는지 모르겠어. 난 이런 얘길 누구에게도 한 적이 없어. 난 지금 너무나 혼란스러워. 네 친구 그 앤 죽지 않았어?" "그래." 난 쟈니를 생각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말했다. "오늘밤... 사람들은 싸움을 하고 그리고 죽을지도 모르지. 나는 이것이 결코 좋은 일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에 괴로워. 너흰 이길 수 없어. 알아?" 나는 침묵을 지키고 있었고 그는 말을 계속 했다. "너흰 비록 우릴 이긴다 하더라도 정말 이기는 게 아냐. 너흰 계속 저번처럼 밑바닥에 있게 마련이야. 그리고 우린 모든 일을 벌이더라도 행운아들로 있게 되지. 그러니 이런 싸움이나 살인은 하나도 좋은 일이 아냐. 우린 누가 이기든지 금방 잊게 돼. 때때로 우리 계급들 사이에 중간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은 정말 행운아들이라고 생각될 때가 있어." 그는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나는 멀리 떠날 생각이야. 이 무스탕을 타고 내가 갖고 갈 수 있는 돈을 갖고 말야." "도망가는 것은 도움이 안돼." "오우, 제기랄, 난 알아." 랜디는 반쯤 울면서 말했다.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지?" "내가 할 수 있는 거라면 도와주지." 내가 말했다. 나는 체리의 목소리를 기억해 냈다. '온통 이 세상엔 골치 아픈 일들이 많아.' 나는 그것이 무슨 뜻인지를 알았다. 그는 나를 바라보았다. "아냐, 넌 할 수 없어. 난 소샬이야. 너흰 돈도 없고 모두가 너희를 싫어하지." "아냐." 난 잘라 말했다. "아니야, 너희들이 모든 세상을 싫어하지!" 그는 10살이나 더 많아 보이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차에서 내렸다. "너희들도 거기 있었더라면 그 꼬마들을 구해줬을 거야." 내가 말했다. "고마워, 그리저." 그는 웃으려고 노력하면서 말했다. 그러더니 그는 다시 섰다. "그리저라고 한 건 일부러 그런 게 아냐. 난 정말 고맙다는 뜻이야, 꼬마야." "내 이름은 포니보이야." 내가 말했다. "잘 생각해서 결정해, 랜디." 나는 투빗에게 걸어갔다. 랜디는 그의 차로 친구들을 오라고 경적을 울렸다. "원하는 게 뭐야." 투빗이 물었다. "슈퍼소샬이 뭐라 하던?" "그는 소샬이 아냐. 단지 그는 그냥 소년이야. 그는 나하고 말하길 원했어." "쟈니에게 가기 전에 영화나 보러 갈까?" "아니." 나는 다른 담배에 불을 붙이며 말했다. 나는 여전히 머리가 아팠다. 그러나 나는 좀 나아진 것 같았다. 소샬들은 결국 그냥 소년들이었다. 골치 아픈 일들은 여기저기 있었다. 다른 소년들도 역시 같은 사람들이었다. 제8장 간호원은 절대 쟈니를 못 만나게 했다. 그가 위험한 상태에 있어서 방문객은 절대 금지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빗은 거기에 응하지 않고 자기는 쟈니의 가장 친한 친구이기 때문에 꼭 쟈니를 만나야 한다고 떼를 썼다. 우리들은 빌고 간청했다. 그래서 우린 의사가 그를 진찰하고 나올 때까지 아무 데도 가지 않고 기다렸다. "들어가게 해." 의사는 간호원에게 말했다. "그가 누군가를 찾고 있어. 이제 더 이상 나빠지지도 않겠어." 투빗은 의사의 목소리에서 암시하는 것을 주의하지 않았다. 나는 마비된 듯이 서서 생각했다. 그는 죽어가고 있구나. 우리는 병원이 너무 조용해서 발끝으로 걸어서 안으로 들어갔다. 쟈니는 여전히 눈을 감은 채 거기에 누워 있었다. 그러나 투빗이 그에게 "헤이, 쟈니." 라고 말했을 때 쟈니는 눈을 뜨고 웃으려고 애쓰며 우리를 보았다. "헤이." 차일을 걷어주던 간호원이 웃으며 말했다. "드디어 그가 말했군." 투빗은 그를 훑어보았다. "사람들이 잘 해주니?" "내 머리는...." 쟈니는 헐떡였다. "내 머리를 가만히 놔두지 않아 기름기가 있게끔...." "말하지 마." 투빗은 의자를 당기며 말했다. "듣기만 해. 다음엔 머릿기름을 좀 가지고 올게. 우린 오늘 밤 큰 싸움을 벌여!" 쟈니는 말없이 눈을 크게 떴다. "너와 댈리가 끼지 못해서 안됐어. 여태까지의 그 어떤 싸움보다도 제일 큰 격투가 될 거야. 시간 제한은 없고 우리는 쉐퍼드 팀을 불러모으기로 했어." "그가 왔다 갔었어." 쟈니는 말했다. "팀 쉐퍼드?" 쟈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댈리를 보러 왔었어." 팀과 댈리는 오래 된 친구였다. "그거 알아? 네 이름이 신문에 크게 난 거. 넌 영웅이 됐어." 쟈니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멋지게 나왔던데...." 그는 말하려 애쓰면서 눈을 크게 떴다. 나는 남부 신사들도 쟈니 케익보단 못하다고 생각했다. 몇 마디의 말이라도 그 말을 내뱉기에는 그가 무척 힘들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베개 만큼이나 창백해 보였고 매우 괴로워 보였다. 투빗은 보지 않는 척했다. "머릿기름 외에 필요한 거 더 없어?" 쟈니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책." 그는 나를 보면서 말했다. "책을 가져올 수 있겠어?" 투빗은 나를 보았다. 나는 그에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대해 말하지 않았었다. "그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원하고 있어. 내가 읽어줄 수 있거든." 내가 투빗에게 설명했다. "상점에 가서 하나 사다줄 수 있겠어?" "오케이." "뛰어가지 마." 나는 투빗이 나간 후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뭔가 할 말을 생각했다. "댈리는 괜찮아질 거야." 나는 드디어 말했다. "그리고 데리 형과 나는 잘됐어." 나는 쟈니가 내가 무얼 말하는지를 이해할 거라고 생각했다. 우린 항상 잘 지내던 친구였으며 교회에서의 외로운 나날 동안 우리의 우정은 더욱 강화되었다. 그는 다시 웃으려고 애쓰다가 갑자기 얼굴이 창백해지며 눈을 감았다. "쟈니!" 나는 놀라서 말했다. 그는 눈을 감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음, 때때로 좀 괴로워서 그래. 항상 그러진 않고. 난 허리 밑으로 아무것도 느낄 수가 없어...." 그는 숨을 몰아쉬었다. "난 상태가 안 좋은 거야. 그렇지 포니?" "괜찮을 거야." 나는 일부러 씩씩하게 말했다. "넌 나을 거야. 우리 일당은 너 없인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마지막에 내가 한 말은 너무도 가슴 아픈 말이었다. 우린 정말 그가 없이는 함께 행동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 일당은 쟈니가 우리를 필요로 하는 만큼 우리도 같은 이유에서 그를 필요로 했다. "우린... 이젠 다시 함께 걸을 수 없을 거야." 쟈니가 머뭇거리면서 말했다. "부서진 등으로는 교회에도 갈 수 없을 거야." "아냐. 넌 괜찮아질 거야." 나는 확신있게 되풀이했다. 울지 마라, 포니, 나는 나 자신에게 명령했다. 울지 마라. 내가 울면 쟈니는 약해질 거야. "포니보이, 알고 싶진 않니? 난 항상 내가 죽는 생각을 했었어. 난...." 그는 떨리는 호흡을 내뱉으며 말했다. "하지만 난 지금 죽고 싶진 않아. 16살은 죽기엔 너무 짧은 일생이야. 난 아직까지 많은 것을 보지도 못했고 가지지도 못했어. 이건 너무 불공평해. 너 아니? 내가 윈드릭스 빌에 있었던 그 며칠이 우리 동네에서 벗어난 최초의 일이었어." "넌 죽지 않아." 나는 내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말했다. "그리고 너무 말을 많이 하지 마. 네가 힘들어 하면 의사가 앞으로 널 못 보게 할 거야." '거리에서 자란 16동안의 생활은 쟈니 네겐 너무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어. 그러나 네가 배우고자 원했던 것이 아냐, 모두 나쁜 일뿐이겠지. 쟈니는 눈을 감고 잠시 동안 조용히 있었다. 동부에서의 생활은 너의 감정을 자제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겠지. 그렇지 않다면 넌 폭발했을 거야.' 그때 간호원이 문을 열었다. "쟈니?" 그녀가 조용히 말했다. "네 엄마가 오셨단다." 쟈니는 눈을 떴다. 그리고 놀라움에 눈을 크게 떴다가 점차 어두워졌다. "보기 싫어요." 그녀가 단호하게 말했다. "너의 엄마인걸." "난 그녀에게 할 말이 없어요." 그의 목소리가 커졌다. "그 여잔 아마도 이 모든 문제가 나 때문이라고 따지러 왔든지 안 그러면 내가 이런 꼴이 되어 있어서 기쁘겠지. 그리고 좀 있다가 내가 죽고 나면 우리 늙은 아버지가 오겠지. 그러니 제발 나 혼자 있게 내버려둬 줘. 제발요. 날 내버려두란 말이야." 쟈니는 일어나려고 애썼다. 그리고 헐떡거리다가 베개보다 더 창백해진 얼굴이 되더니 갑자기 기절을 해버렸다. 간호원은 급히 문 밖으로 나를 내보냈다. "지금 누구든지 보면 위험할 것 같아요." 나는 그때 올라오고 있던 투빗에게 뛰어갔다. "지금 그를 만날 수 없어요." 간호원이 그를 막았다. 그러자 투빗이 책을 간호원에게 건네주었다. "쟈니가 정신을 차리면 이 책을 꼭 읽게 해주세요." 간호원은 그 책을 받아들고 문을 닫았다. 투빗은 문 옆에 한참을 서 있었다. "우리 일당 중 쟈니가 아니었다 하더라도." 그는 심각하게 내뱉었다. "우린 쟈니가 없인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야." 그는 갑자기 몸을 돌리더니 "댈리를 보러 가자." 복도를 지나갈 때 우린 쟈니의 엄마를 보았다. 나는 그녀를 알았다. 그녀는 작은 키의 여자로서 쟈니와 같은 검은 생머리와 깊은 눈을 가졌다. 그러나 쟈니의 눈은 겁을 잔뜩 먹은 데 비해 그녀의 눈은 비열하고 사나웠다. 우리가 그녀의 곁을 스칠 때 그녀는 소리쳤다. "난 그를 곧바로 만나러 갈 거야. 그는 내 아들이야. 모든 어려움 속에서도 우린 그 애를 키웠어. 이번 보상은 우리의 몫이야. 그런데도 자기 가족을 만나기 보단 시시껄렁한 깡패 같은 녀석들이나 만나다니...." 그 여자는 우리 쪽을 쳐다보았는데 그 여자의 눈빛은 너무나 증오심이 가득해서 나는 뒷걸음칠 뻔했다. "모든 것이 네 잘못이야. 매일 밤 처싸돌아다니고...." 그녀는 욕설을 계속 퍼부었다. 투빗이 눈살을 찌푸렸다. 나는 그가 무슨 짓을 저지를까 봐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나는 그 여자의 욕설을 듣고 싶지 않았다. "쟈니가 왜 그토록 당신네들을 싫어하는지 알겠군요." 투빗이 그녀의 말을 끊었다. 그는 계속 그녀에게 말을 하려 했다. 나는 그를 밀치고 나갔다. 나는 머리가 아파왔다. 쟈니가 왜 갑자기 엄마를 안 만나려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왜 그렇게 쟈니가 밤새 집에 들어가지 않고 친구들 집이나 우리집에서 지냈는지 이해가 되었다. 나는 우리 엄마가 생각났다... 소다처럼 아름답고 빛이 나던 엄마, 데리처럼 현명하고 엄격했던 우리 엄마.... "맙소사!" 투빗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는 거의 눈물을 흘릴 정도였다. "쟈니가 저런 환경에서 살았구나." 우린 다음 층에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탔다. 나는 간호원이 제발 그녀에게 쟈니를 보지 못하도록 해주길 바랐다. 그 여자는 그를 죽일 것이다. 우리가 들어섰을 때 댈리는 간호원과 말다툼을 하고 있었다. 그는 우리를 보자 미소를 지었다. "헤이, 반갑구나. 이 병원 사람들은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하는군. 그래서 난 나가야 되겠어." 우리는 웃으면서 앉았다. 댈리는 여전히 고집세고 차갑게 보였다. 그는 괜찮았다. "쉐퍼드가 얼마 전에 왔었어." 쟈니가 말했었어. 그가 뭐래?" "신문에서 내 얼굴을 봤다고 하더군. 그리고 이번 싸움에 대해 말하더군. 내가 거기 끼이지 못한다는 게 영 맘에 안 들어." 지난 주만 해도 팀 쉐퍼드는 댈리의 갈비뼈를 세 개나 부러뜨렸었다. 그러나 댈리와 팀 쉐퍼드는 항상 친구였다. 그들이 싸움을 했던 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댈리는 나를 보며 웃었다. "꼬마야, 지난번엔 정말 끔찍한 날이었어. 난 널 죽인 뻔했었어." "날?" 나는 수수께끼를 풀 듯이 물었다. "왜?" "네가 교회 밖으로 뛰어나왔을 때 네 등에 붙은 불을 끄려고 널 심하게 때렸었나 봐. 근데 네가 넘어질 때, 내 키가 커서 네 목을 친 줄 알았어. 그래서 내가 네 목을 부러뜨린 줄 알았어." 그는 잠시 생각했다. "그렇게 되지 않아서 기쁘군." 나도 웃으면서 말했다. "그렇구나." 나는 댈리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처음으로 나는 그를 좋은 친구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가 나를 죽이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고마웠다. 댈리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음...." 그는 무심결에 말했다. "꼬만 어때?" "방금 그를 보고 왔어." 투빗이 말했다. 나는 댈리에게 사실대로 말할까 하지 않을까를 고민했다. "모르겠어... 그러나 쟈니는 상태가 나쁘게 보였어! 우리가 나올 때 그앤 기절을 했었어." 댈리의 얼굴엔 핏기가 가시면서 악 다문 이빨 사이로 신음 소리를 냈다. "투빗, 너 아직 그 자동칼 가지고 있어?" "그럼." "이리 줘 봐." 투빗은 뒷호주머니에 손을 넣어서 그의 자랑스러운 전리품을 꺼냈다. 그것은 10인치 정도의 길이였고 낼 때마다 번뜩이는 자동 손잡이를 가진 칼이었다. 그는 그 칼을 항상 면도칼처럼 갈았다. 내가 아는 한 그는 아무에게도 그걸 내보이지 않았다. 그는 칼이 필요할 때마다 일반 포켓 나이프를 사용했었다. 단지 그건 그의 전시품-- 그가 껄렁한 녀석들과 부딪혔을 때 내보이는--이었고 그의 자존심이었고 기쁨이었다. 댈리는 그 칼이 투빗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댈리는 지금 그 칼을 달라고 부탁할 만큼 어떤 사정이 있었던 것이고, 칼이 필요로 했던 것이다. 그것으로 족했다. 투빗은 전혀 아무런 주저없이 댈리에게 칼을 넘겨주었다. "오늘 밤 우린 싸움에서 이길 거야." 댈리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쟈니를 위해서라도." 그는 자동칼을 베개 밑에 넣고서 천장을 말없이 쳐다보면서 누웠다. 우리는 나왔다. 우리는 댈리의 눈이 그렇게 이글거릴 땐 아무말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우린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로 했다. 나는 너무 피곤해서 걷는 것조차 힘들었고 차를 얻어 타기 위해 기다리는 것도 괴로웠다. 투빗은 나를 벤치에 앉아 있도록 하고 버스 정류소에 서서 담배를 피우면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토할 것같이 위가 더부룩했고 휘청거릴 만큼 어지러웠다. 투빗이 다가와 이마를 짚어보았다. 난 누군가가 내 이마를 짚어줄 땐 항상 잠이 왔다. 내 얼굴이 뜨겁게 달아오른 것 같았다. "괜찮아? 굉장히 열이 나는데." "괜찮아." 나는 대답했다. 그러나 내가 그를 바라볼 때 그는 나를 믿지 않는 듯했다. 나는 허겁지겁 말했다. "데리에겐 말하지 마. 응? 이봐 투빗, 나도 오늘 밤엔 괜찮아질 거야. 난 아스피린을 먹을 거거든." "알았어." 투빗은 마지 못해 대답했다. "그러나 데리는, 네가 이렇게 아픈 줄 알면 나를 가만두지 않을걸." "난 정말 괜찮아." 나는 약간 화가 나서 말했다. "투빗 형이 말만 하지 않는다면 데리는 아무것도 모를 거야." "너, 이거 알아?" 투빗은 버스를 타고 오면서 말했다. "싸움에 끼지 않는 게 형을 도와주는 걸 거야. 네가 싸움에 끼이면 네 형들은 더 난폭해질걸. 그게 더 위험하지 않을까?" "알아. 하지만 난 내 실력을 보여주고 싶단 말이야." 집으로 오는 동안 계속 나는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나는 싸움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위에 탈이 나서 아프다면 그건 마치 데리가 '이제 잘 시간이니, 넌 잠을 자라' 하고 말하는 것 같은 어찌할 수 없는 종류의 사고인 것이다. 버스에서 내리면서 나는 마지막으로 말을 뱉었다. "오늘 밤, 나는 구경만 하고 있진 않을 거야." 투빗은 일부러 그 말을 듣지 않는 척했다. "난 예전에 어릴 때에도 네가 닭싸움하는 것조차 보지 못했어." 나는 그가 날 화나게끔 하려고 하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러나 난 그 미끼에 걸려들었다. "난 닭이 아냐, 투빗." 나는 화가 나서 말했다. "내가 소다나 데리와 다를 게 뭐 있어?" 투빗은 부정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계속 말했다.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봐 무서워." "어떤 일은 벌써 일어나고 있어. 우린 소샬들을 뭉개 놓을 거야. 그게 일이야." 우리가 공터로 갔을 때 체리가 그녀의 차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긴 머리를 핀으로 묶고 있었다. 오늘 보니 그녀는 더욱 예쁘게 보였다. "안녕, 포니보이." 그녀가 말했다. "안녕, 투빗." 투빗이 멈춰섰다. 나와 쟈니가 윈드릭스 빌의 교회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체리가 이곳에 왔었다는 것을 나는 확실히 알았다. "드디어 결전의 시간이 오고 있군." 그녀는 스키 재킷의 끈을 조이면서 말했다. "소샬들도 너희 규칙에 따르도록 했어. 아무런 무기없이 말야." "확실해?"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랜디가 말했어. 그는 확실해." 투빗은 몸을 돌려 집으로 갔다. "고마워, 체리." "포니보이, 잠깐 기다려." 체리가 말했다. 나는 멈춰서서 그녀의 차로 갔다. "랜디는 싸움에 오질 않겠데." "그래. 알고 있어." 내가 말했다. "그는 싸움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봅 때문에 심한 충격을 받은 거야...." 그녀는 침을 삼켰다. 그리고는 조용히 말을 했다. "봅은 그의 제일 친한 친구였거든. 국민학교 때부터...." 나는 소다와 스티브를 생각했다. 그들 중 한 명이 죽는 것을 본다면? 그들은 싸움하는 것을 그만둘까? 아니, 아닐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어쩌면 소다는 그만둘지도 모르지만 스티브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는 여전히 싸움을 계속할 것이다. 어쩌면 랜디가 봅 대신에 죽었더라면 봅 또한 싸움을 그만두지 않을 것이다. "쟈니는 어때?"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에요. 그를 보러 갈까요?" 그녀는 머리를 흔들었다. "아니, 그럴 수 없어." "왜요?" 내가 물었다. 나는 적어도 그녀가 그 정도는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난 할 수 없어." 그녀는 낙담한 목소리로 조용히 말했다. "그는 봅을 죽였어. 어쩌면 봅이 그걸 재촉했는지도 몰라. 어쩌면 그랬을 거라고 나는 생각해. 그러나 난 그를 죽인 사람을 만날 순 없어. 너는 단지 그의 나쁜 점만 보았겠지만 그도 때때로 부드럽고 좋은 남자 애였어. 그러나 술에 취했을 때, 그 모습일 때 쟈니를 만난 거였지. 난 네가 쟈니를 때린 사람에 대해 말할 때 그가 봅이었다는 것을 알았어. 그는 항상 자기 반지를 자랑스럽게 생각했지. 왜 사람들은 그에게 술을 마시게 했지? 금주법이 있을 텐데도 말이야. 나는 쟈니를 보러갈 수 없어. 내가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기엔 너무 어리긴 하지만 봅은 좀 달랐어. 그는 좀 특별한 소년이었어. 그는 사람을 끄는 힘이 있었어. 다른 사람들과는 좀 다른 그 무엇인가가 말야.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어?" 나는 체리가 말하는 것을 알았다. 마치 댈리에 대해 체리가 말했을 때처럼 말이다. 그녀는 쟈니를 보러 가기가 겁이 났고 댈리를 사랑할까 봐 더 겁이 났던 것이었다. 나는 그녀가 말하는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역시 쟈니를 보러 갈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가 봅을 죽였기 때문이다. "알았어." 나는 명쾌하게 말했다. 봅을 죽인 건 쟈니의 잘못이 아니었다. "나는 네가 그를 보러 가는 것을 원하지 않아. 넌 너의 편에서는 배신자였고 우리에게도 충성하는 사람이 아냐. 넌 우리 형이 학교를 중퇴하고 일자리를 구하는 동안 이 차 안에서 앉아 있잖니? 넌 우리에게 미안한 감정을 느낄 필요도 없고 우리에게 동정을 하듯이 행동을 하려고도 할 필요가 없어." 나는 집으로 가려고 몸을 돌렸다. 그러나 그녀의 얼굴에서 나타나는 그 무엇이 멈추게 했다. 나는 당황했다. 나는 울고 있는 소녀를 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울고 있지 않았다. 그녀는 눈을 감고 있었다. "결코 동정이 아냐, 포니보이. 나는 단지 도움을 주려고 한 것뿐이야. 난 너의 행복한 출발을 축하하고 싶어. 넌 좋은 아이야, 포니보이. 요즘 같은 세상에 너같이 좋은 아이가 있기에 얼마나 어려운 줄 알아? 넌 내가 어렵다면 날 도와주지 않으려 하겠니?" 나는 도와줄 것이다. 만약 할 수만 있다면 나는 그녀와 랜디 둘 다를 도와줄 것이다. "헤이." 난 갑자기 말했다. "서부에서도 정말 멋진 석양을 볼 수 있어?" 그녀는 놀라워하며 눈을 깜빡였다. 그러고는 살짝 웃으면서, "그럼. 정말 아름답지...." "동부에서도 멋진 석양을 볼 수 있어." 나는 조용히 말했다. "고마워, 포니보이." 그녀는 눈물을 흘리면서 웃었다. "넌 모든 것을 이해하는구나" 그녀는 초록색 눈을 가졌었다. 나는 계속 집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제9장 내가 집에 도착한 것은 거의 6시 30분이 되어서였다. 싸움은 7시에 시작되기로 되어 있었다. 그래서 언제나처럼 저녁을 먹기엔 너무 늦어버린 셈이었다. 나는 시간이 얼마나 되었는지를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저녁은 데리가 만들었었다. 베이커드 치킨과 감자와 옥수수였다. 우리 셋은--특히 데리--말처럼 먹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닭을 두 마리나 튀겼었다. 내가 그렇게도 좋아하는 닭이었지만 머리가 너무 아파서 한 조각도 삼키지 못했다. 나는 소다와 데리가 보지 않을 때, 아스피린을 다섯 알이나 삼켰기 때문이다. 나는 밤에 잠을 이룰 수 없을 때는 언제나 아스피린을 먹었었다. 데리는 내가 한 알씩 먹는다고 생각했겠지만 사실 나는 네 알씩 먹었었다. 나는 다섯 알을 먹으면 싸움을 하는 동안 머리 아픈 것이 좀더 오랫동안 나아질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나서 나는 서둘러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나와 소다, 그리고 데리는 항상 싸움을 하기 전에 말쑥하게 치장을 하곤 했었다. 게다가 우리는 소샬들에게 거지처럼 초라하게 보이기 싫었고 그들만큼은 보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소다." 나는 목욕탕에서 불렀다. "형은 언제부터 면도했었어?" "15살 때부터." 그가 고함을 쳤다. "데리는?" "그는 13살 때부터 근데 왜? 넌 지금 싸움 나가기 전에 꾸미는데 수염을 기르고 있니?" "아, 그 말 너무 재미있군. 그 말을 리더스 다이제스트에 보내도 되겠다." 소다는 웃어 제끼더니 곧바로 스티브와 포커를 하러 나갔다. 스티브는 응접실에 있었다. 데리는 몸에 딱 맞는 검은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그 셔츠는 너무 몸에 꼭 끼여서 그의 어깨 근육과 위장의 근육 모양까지도 다 드러났다. 나는 소샬들에게 얕보이기 싫어서 깨끗한 티셔츠와 물이 빠진 진바지를 입었다. 내 티셔츠도 좀 몸에 끼이길 바랐다. 나도 내 키에 비해 몸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윈드릭스 빌에서 살이 너무 빠져서 내 티셔츠는 헐렁하기만 했다. 오늘밤은 으스스했기 때문에 티셔츠를 입기엔 적당하지가 않았다. 그러나 그 어떤 바보가 재킷까지 입고 싸움을 하겠는가. 재킷을 입고 싸움을 하면 솜씨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데 말이다. 소다와 스티브와 나는 필요 이상이라고 느껴질 만큼 머리에 많은 기름을 발랐다. 우리는 멋진 그리저로 보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우린 오늘 밤 우리 자신에 자부심을 가졌다. 그건 많은 재산을 소유하진 못했지만 우린 멋진 건달들이었다는 것과 우리가 긴 머리를 가졌다는 것이었다. (*이 세상 어디에서 깡패이고 긴 머리를 가졌다고 자랑스러워 할 수가 있겠는가? 난 깡패를 원하진 않았고, 물건도 훔치지 않고, 사람들을 윽박지르지도 않았다. 그러나 난 험한 놈으로 인식된다. 왜 내가 그런 걸 자랑스러워 해야 하지? 왜 내가 그걸 자랑스러운 척해야 하지?) 데리는 결코 머리를 기른 적이 없었다. 그의 머리는 언제나 짧고 깨끗했다. 나는 응접실에 있는 팔걸이 의자에 앉아서 우리 편들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 나올 우리 편은 투빗뿐이었다. 쟈니와 댈리는 못 나타날 것이다. 소다와 스티브는 언제나처럼 말다툼을 하면서 포커 게임을 하고 있었다. 소다는 계속 익살을 떨었고 스티브는 라디오를 크게 틀었다. 나는 귀가 멍멍해졌다. 모든 사람들은 크게 라디오를 들었다. 머리가 아픈 내겐 정말 싫었다. "넌 싸움을 좋아하지, 소다?" 나는 불쑥 물었다. "그럼."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난 싸움을 좋아하지." "왜?" "몰라." 그는 곤란한 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그건 멋진 행동이잖아. 그건 경쟁이고 차 경주나 춤이나 뭐 그런 것 같은." "그만해." 스티브가 말했다. "소다 머리 안을 들여다보고 싶군. 난 싸움을 할 때 다른 놈을 실컷 뭉개고 싶어서 해. 그래서 나도 싸움을 좋아해." "데리 형은 왜 싸움을 좋아해?" 나는 내 뒤의 부엌문에 기대고 서 있는 데리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는 나를 바라보면서 조금 생각하는 듯했다. 그때 소다가 끼어들었다. "그는 그의 근육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래." "힘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겠어, 작은 친구?" 나는 소다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건 사실이었다. 데리는 스마트하기도 하지만 힘이 드는 모든 것, 지붕을 이는 일이나 축구하는 것 등을 좋아했다. 데리는 내가 필요한 것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안했지만 그가 싸움을 좋아하는 것을 나는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싸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싸울 수 있었지만 싸움하는 것을 싫어했다. "난 대체 네가 왜 이 싸움에 끼어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포니." 데리가 천천히 말했다. 아냐, 나는 충격을 받았다. 나는 거기 꼭 참석해야 했다. 내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 소샬을 패주는 일, 우린 편을 도와주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제발 나를 집에 놔두지 마. 나는 꼭 가야 돼. "왜? 난 이전엔 항상 여기 있었어. 이젠 아냐. 그렇지 않아?" "응." 데리는 자랑스럽게 웃었다. "오늘 보니 넌 정말 용감하고 멋지구나. 그러나 네 모습은 너무 살이 빠진 것 같구나. 또 너무 긴장하고 있는 것 같아." "그만둬." 소다는 스티브가 보지 않는 사이에 그의 신발에서 에이스 카드를 빼면서 말했다. "우린 싸움 전에 모두 긴장을 하고 있어. 그를 싸움에 보내줘. 누구든지 다치진 않아. 무기도 없고 위험도 없어." "그래. 난 괜찮아." 나는 애원했다. "괜찮지? 응?" "글세. 쟈니도 이번 싸움엔 없는데...." 쟈니와 나는 이제 완전한 건달 패거리가 되어가는 것이다. "하기야 컬리 쉐퍼드나 댈리도 없잖아. 그러나 우린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필요해." "쉐퍼드에게 무슨 일이 있어?" 나는 팀 쉐퍼드의 동생이고 그의 축소판인 컬리 쉐퍼드를 생각하며 말했다. 거칠고 무뚝뚝한 컬리와 나는 서로 다른 손가락에 서로의 담배를 물게 하고는 담배를 피웠던 적이 있었다. 우린 서서 이빨을 악물고 얼굴을 찡그리면서 땀을 뻘뻘 흘리고 팀이 어슬렁거리며 나타날 때까지 담뱃불꽃 때문에 괴로워하면서 담배를 피웠었다. 그가 우리를 보았을 때 우린 머리를 맞대고 서서 타들어가는 담배를 피워대고 있었는데 불똥이 튀어 거의 손가락이 데일 정도였다. 난 아직까지도 손가락에 그때 불에 덴 상처가 있다. 컬리는 터프하고 그렇게 머리가 좋지도 않은 평범한 거리의 건달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가 좋았다. 그는 뭐든지 할 수 있었다. "그는 지금 감방에 있어." 스티브가 소다의 신발에서 에이스를 찾아내면서 말했다. "교도소에 말야." "또?" 나는 말했다. "날 싸움에 보내줘. 정말 아무도 칼이나 체인을 가지고 나오지 않을 거야. 아무도 다치지 않을 거야." "글세." 데리는 생각을 하더니 포기하는 듯했다. "넌 해낼 수 있을 거야. 그러나 조심해야 돼. 그리고 문제가 생기면 고함을 쳐. 그럼 달려갈 테니까." "그래." 나는 지친 듯이 말했다. "왜 형은 맨날 나에 대한 걱정을 해. 소다에겐 한 번도 그러지 않으면서?" "얘야." 데리는 웃으면서 소다의 어깨에 그의 팔을 두르며 말했다. "이놈은 작은형이야. 난 형은 걱정하지 않아." 소다는 그의 갈비뼈를 툭 쳤다. "소단 머리를 쓸 줄 알거든." 소다 팝은 자랑스러운 듯 으쓱해 하며 나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데리는 계속 말했다. "소다 형이 머리를 쓰는 건 단 한가지지. 머리를 기르는 것 말야." 그는 소다가 뻗치는 팔을 피해 몸을 구부렸다. 그리고는 문을 열어주러 나갔다. 데리가 뛰어나가자마자 투빗이 문에서 고개를 내밀었다. 계단을 뛰어오르면서 데리는 공중제비를 돌았다가 땅에 내려앉았다. 그리고는 소다가 그를 잡을 수 있기 전에 다시 튀어 올랐다. "잘하는데." 투빗이 눈을 치켜뜨면서 신이 나서 말했다. "싸움하기엔 최고의 컨디션인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아?" "그래." 소다도 데리처럼 공중제비를 돌며 말했다. 소다는 동전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튀겨 올렸다. 모두가 흥분된 상태였다. 인디언처럼 고함을 지르면서 스티브는 마루를 펄쩍펄쩍 뛰어다녔다. 그리고는 갑자기 우뚝 서더니 다시 뛰면서 뒤로 나아갔다. 우리 모두는 그런 곡예를 할 수 있었는데 그건 데리가 옛날 YAMC에서 교육을 받고 우리에게 싸움을 할 때 몸을 풀기 위한 목적으로 이런 동작을 여름방학 내내 우리에게 가르쳐 주었기 때문이었다. 그건 정말 그랬다. 그러나 한때 이런 동작 때문에 소다와 투빗은 감옥에 잡혀 들어가기도 했었다. 그들은 길을 걸으면서 이런 행동을 해서 경찰과 교통에 방해를 했다는 죄목으로 붙들려 갔던 것이다. "난 그리저다!" 소다 팝이 소리를 질렀다. "난 깡패고 건달이라네. 난 사람을 때리고 주유소를 털지. 난 사회의 골칫거리, 하지만 난 너무나 재미있다네." "그리저... 그리저... 그리저...." 스티브가 노래를 불렀다. "소년 법정, 넌 별게 아냐." 데리가 고함쳤다. "그리고 백인 쓰레기." 투빗이 젠 체하며 말했다. "난 소샬이다. 난 체면이 있고 옷을 잘 입지. 난 맥주병을 던지고 멋진 차를 타지." "너흰 뭐가 재밌지?" 난 심각하게 물었다. "난 그리저를 패주는 것." 투빗이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는 그는 빙빙 돌았다. 우리는 공터를 향해 걸어가면서 안정을 되찾았다. 우리들 중 재킷을 입은 사람은 투빗뿐이었다. 그는 그 속에 맥주 캔 두 개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싸움을 하기 전엔 항상 술에 취해 있었다. 나는 머리를 흔들었다. 난 쟈니의 집에서 술을 마시고 정신을 잃었던 적이 있었다. 데리가 날 찾아냈을 때 난 토하고 두통 때문에 괴로워했었다. 그는 2주 동안 나에게 벌을 주었었다. 그때가 내가 술을 마신 마지막이었다. 그 이후로 나는 결코 술을 마시지 않았다. "헤이, 투빗." 나는 내 조사를 끝내기로 마음을 먹고 투빗에게 물어보았다. "넌 왜 싸움을 하지?" 그는 마치 내가 이상한 나라에서 온 사람처럼 바라보았다. "뭐라고? 싸움은 누구나 하는 거야." 소다는 재미로, 스티브는 증오심 때문에, 데리는 자존심 때문에, 그리고 투빗은 버릇으로 싸움을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나는 왜 싸움을 하는 걸까? 나는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나는 정말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단지 자기방어 이외엔 싸움을 하는 목적이 있을 수가 없었다. "들어와, 소다 그리고 포니보이." 데리가 거리를 따라 걸으면서 말했다. "경찰이 오면, 너희 둘은 그곳을 빠져나와. 나머지 우리만 잡혀가면 돼. 너희 둘은 소년의 집에 보내질 수도 있어." "우리 이웃들 중 그 누구도 경찰을 부르진 않을 거야." 스티브가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테니까." "어쨌든 그런 징조가 있으면 빨리 튀어. 알았어?" "그렇게 강조 안해도 돼." 소다는 데리의 머리 뒤통수를 대고 혀를 내밀며 말했다. 공터에는 팀 쉐퍼드와 그의 패거리가 그의 이웃인 브룸리의 일당을 데리고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팀은 여위고 고양이같이 생긴 얼굴을 한, 18살 정도 먹은 전형적인 비행 청소년의 표본같은 소년이었다. 그는 곱슬머리는 검은 머리와 타는 듯한 검은 눈, 그리고 관자놀이에서부터 턱까지에는 깨진 병으로 맞아서 생긴 긴 흉터가 나 있었다. 그는 댈리와 같이 음산하고 잔인해 보였다. 그는 자신이 깡패라는 것을 즐기는 사람 중의 한 명이었다. 나머지 그의 부하들도 마찬가지였다. 브룸리에서 온 소년들도 같았다. 어린 건달들--그들은 자라서 어른 깡패들이 되는 것이다. 나는 이전에는 한번도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그들은 나이를 먹을수록 더 나빠질 뿐이지 결코 하나도 좋아지는 것은 아니었다. 나는 데리를 보았다. 그는 다 컸을 때 결코 깡패처럼 보이지 않을 것 같았다. 왜 그는 다른 사람과는 달라 보일까? 그는 다 자라면 다른 곳으로 떠날 것이다. 나도 그처럼 다른 곳으로 갈 것이다. 난 결코 우리 이웃들과 내 나머지 인생을 살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팀은 항상 팽팽히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고 뒷골목의 도둑고양이같이 굶주린 눈동자를 하고 있었다. 고양이 같은 그는 언제나 여유가 없는 듯이 내게 보였었다. 그의 부하들은 엄한 규율하에서 훈련된 15살에서 19살까지의 소년들이었다. 그것이 우리 일당들과 그들이 다른 차이점이었다. 그들은 리더를 중심으로 조직화되어 있었던 데 비해 우리들은 그냥 잘 뭉쳐진 친구들이었다. 우리들은 자신이 서로의 리더였던 것이다. 아마 이런 점이 그들보다 우리가 더 나은 점인 것 같기도 하였다. 팀과 브룸리의 두목이 우리들 한 명씩과 악수를 했다. 내게 다가왔을 때, 그는 나를 그의 동생과 담배 놀이를 하고 있었던 때 보았던 것을 기억하려는 듯했다. "네가 검은 머리 꼬마하고 소샬들 죽인 아이구나?" "예." 나는 자랑스럽게 보이려고 노력하면서 말했다. 그러나 그때 나는 체리와 랜디를 생각하고 울적해져선 토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훌륭하다, 꼬마. 컬리는 항상 네가 좋은 녀석이라고 했었지. 컬리는 내년 6월말까지 감옥에 있어." 팀은 그의 동생을 생각하듯 슬프게 웃었다. "그놈도 술집에서 잡혔어. 그 작은 놈이...." 나는 거기 모인 일당들 중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소년이었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꼈다. 비록 컬리가 있었더라도 그는 15살이었으므로 나보다 위였다. 나는 데리에게 이 말을 하고 싶었지만 그는 역시 그 점을 걱정할 것이다. 입을 다물자. 나는 생각했다. 대신 나는 이번 싸움에서 멋지게 본을 보여줘서 그에게 다시는 걱정을 안 하도록 해야지 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소다 팝이 머리를 쓰는 것처럼 나도 그렇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결심했다. 브룸리 패의 한 놈이 내게 손을 흔들었다. 그는 내게 담배 한 개피를 빌려달라고 하더니 불을 붙이며 물었다. "너 저기 키 큰 녀석 잘 알어?" "그렇다고 해야겠지. 그는 내 형이니까." 나는 말했다. 나는 확실하게 잘 안다고 말할 수 없었다. 나는 데리가 나를 아는 만큼 그를 잘 알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난 그의 모든 것을 잘 아는 것은 아니었다. "농담 말고, 싸움이 일어나면 그에게 제일 먼저 상대편 놈들이 시비를 걸겠는데?" "그래? 그런데 왜 그렇지?" 내가 물었다. 그는 단지 어깨를 으쓱했다. "왜 다른 사람이 아니라 '그'냐고?" 나는 우리편의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대부분의 그리저들은 훌륭한 근육이나 큰 체격을 갖지 못했다. 그들 대부분은 말랐고 축처져 보였다. 그건 그들이 충분히 잘 먹지 못하는 데도 이유가 있었고 대부분 폼을 잰다고 몸을 수그리고 다녔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중에서 데리는 누구든지 때려 눕힐 수 있게끔 보이는 것은 당연했다. 모든 소샬들이 "아무런 무기를 가지지 않아야 된다"는 규칙 때문에 긴장하고 있는 듯이 보였다. 난 브룸리 패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쉐퍼드 일당은 싸울 때마다 그들이 손에 쥘 수 있는 모든 것을 이용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자전거 체인, 칼, 빈 병, 파이프 조각, 풀장 막대기 그리고 총까지도 말이다. 우리 일당은 결코 무기를 가져본 적이 없었다. 우리 일당이 쓰는 유일한 무기는 칼이나 공뿐이었다. 그것도 단지 가지고 다니면서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말이다. 마치 투빗의 자동칼처럼. 우리 일당은 정말 누구도 다치게 해본 적이 없었고 그러길 원하지도 않았다. 특히 쟈니, 그는 그런 것을 싫어했다. "헤이, 커티스." 팀이 소리쳤다. 나는 뛰어나갔다. "누구 말이야?" 나는 뒤에서 소다가 소리치는 걸 들었다. "제일 큰 커티스, 이리로 와봐" 아까 그 브룸리 일당의 한 명이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뭐라 그랬어?" 나는 데리가 팀과 브룸리 패의 두목 쪽으로 다가가는 것을 보았다. 나는 갑자기 그는 이런 곳에 있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 스티브, 소다, 투빗도 여기에 있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 우린 그리저이지만 정말 깡패는 아니다. 우린 이런 깡패들과는 다른 사람들이야. 우린 일생을 이런 놈들처럼 끝맺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을 하자 난 머리만 아팠다. 나는 소다와 스티브 그리고 투빗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왜냐하면 바로 그때 소샬들이 도착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4대의 트럭을 타고 왔었는데 조용히, 민첩히 내려섰다. 그들은 22명이었다. 우리는 20명이 있으니까 난 속으로 우리가 이기겠다고 생각했다. 데리는 항상 한 번에 두 명을 상대하기를 좋아했다. 그들은 마치 옷을 같은 곳에서 맞춰 입은 것처럼 모두가 깨끗이 면도를 하고 스트라이프 무늬나 체크 무늬의 셔츠를 입고 엷은 빨간색 재킷이나 황갈색의 가죽 재킷 혹은 스키복 파카를 입고 있었다. 그들은 마치 싸움하러 온 것보다는 영화를 보러가는 듯이 보였다. 바로 그 점이 사람들이 소샬들을 비난하지 않고 그들이 우리 그리저들을 못살게 군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유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린 거칠어 보였고 그들은 예우가 바른 놈들처럼 보였다. 나는 그 소샬들 중 많은 놈들이 우리보다 훨씬 못하고 비열한 놈들이라고 생각했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보지 않는 것이다. 그들은 소리없이 줄을 지어 섰다. 우리도 그들을 정면으로 마주보고 서도록 줄을 지어 섰다. 나는 랜디를 찾았다. 그러나 그는 보이지 않았다. 나는 그가 없기를 바랐다. 마드라스 셔츠를 입은 놈이 앞으로 몇 걸음 나왔다. "그 규칙은 서로 지키자. 우리 편은 무기가 전혀 없어. 그럼, 지금 시작하지! 됐어?" 팀이 그의 맥주 캔을 멀리 던졌다. "잘 알겠어." 잠시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누가 먼저 시작할 것인가? 그 문제를 대리가 해결했다. 그는 가로등이 비춰 만들어진 원모양의 불빛 아래로 몇 걸음 앞서 나갔다. 잠시 동안 그 모든 것이 영화나 꿈에서 본 것처럼 보였다. 데리는 외쳤다. "누구든지 붙어라." 어깨가 딱 벌어진 데리는 티셔츠 아래로 그의 잘 발달된 근육을 내보이며 얼음 같은 눈동자를 빛내며 거기 서 있었다. 한동안 그 누구도 데리에게 선뜻 나설 용기를 갖질 못하는 듯했다. 소샬들 사이에서 조그만 움직임이 있었다. 그러더니 체구가 큰 한 금발 녀석이 앞으로 걸어나왔다. 그는 데리를 보면서 조용히 말했다. "안녕, 데리." 데리의 눈동자에 잠시 번득임이 일었다. 그러더니 다시 싸늘해 졌다. "안녕, 폴." 나는 소다가 속삭이는 것을 들었다. 그리고 나는 그가 폴 홀던이란 것을 알았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데리가 있던 축구팀의 최고의 하프백이었다. 그 둘은 서로 친했던 사이였다. 나로서는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그러나 마음에 들지 않는 표정으로 그는 데리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건 뭐랄까? 경쟁? 동정? 증오? 세 가지 모두? 그렇다면 왜? 그건 데리가 우리 모두를 대표해서 거기 서 있었고 그래서 폴은 그리저에 대한 경쟁이나 동정이나 증오를 느끼는지도 모른다. 데리는 그의 근육이나 표정도 움직이지 않고 서 있었다. 그는 우리편에 있다는 것이 부끄러울 것이다. 브룸리 패들과 쉐퍼드 패들과 같이 있다는 것이 창피할 것이다. 어쩌면 우리 일당까지도, 아무도 그걸 깨닫지 못하겠지만 나와 소다는 느낄 수 있었다. 그건 슬픈 희극이었다. 그들은 여기에 싸움을 하기 위해 왔다. 그들은 둘 다 스마트해 보였다. 그러나 무엇이 그 둘을 다르게 하는가? 그때 폴이 말했다. "내가 상대하지." 그러자 데리의 얼굴에 엷은 웃음이 지나갔다. 나는 데리가 폴쯤은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건 2,3년 전 일이다. 그렇다면, 지금 폴이 그보다 더 나은 게 무엇인가? 나는 침을 삼켰다. 우리 형제들은 싸움에서 누구에게 맞아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그 기록을 깰지도 모른다. 그들은 불빛 아래서 서로를 마주 보고 서로의 키를 가늠하며 어쩌면 옛날의 결점이나 왜 그들이 지금 여기 서 있는지 생각이나 하듯이 천천히 움직였다. 우리는 팽팽한 긴장 속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침묵은 더 무거워졌다. 나는 내 옆에 있는 소년들의 거친 숨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여전히 데리와 폴은 원을 그리며 돌고 있었다. 나도 그들 사이의 증오심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은 한때 친구였었다. 그러나 지금 그들은 서로를 싫어하고 있다. 그 한 명은 밥을 먹기 위해 일을 하고 있고 하나는 서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서로를 싫어하면 안된다. 나는 더 이상 소샬을 싫어하지 않는다. 그들은 서로를 싫어하지 않는다... "붙어!" 친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붙어!" 데리는 누가 하는 말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고개를 돌렸다. 그때 폴이 누구든지 쓰러뜨릴 만큼의 힘으로 데리의 턱을 한 대 쳤다. 그러나 데리에겐 소용이 없었다. 싸움은 시작되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댈라스 윈스턴이었다. 그가 싸움에 끼어들었다는 것이다. 나는 내 키만한 소샬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나보다는 좀 크지만 그중 가장 작은 몸을 골라서 덤벼들었다. 그때 댈리가 벌써 누구 한 놈을 때려눕히고는 내 곁으로 왔다. "병원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소샬이 날 때리는 것을 피해 땅바닥을 구르면서 소리쳤다. "그랬었지." 댈리는 한쪽 팔이 여전히 나쁜 상태로 힘겹게 싸우면서 소리쳤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어떻게?" 나는 소샬과 함께 댈리 곁으로 엉켜 구르면서 물었다. "투빗의 칼을 가지고 간호원에게 얘기했지. 넌 내가 안 끼인 싸움을 싸움이라고 생각하니?" 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나보다 무거운 소샬이 나를 눌러 꼼짝 못하게 하고는 정신을 잃을 정도로 세게 후려쳤기 때문이다. 나는 어질어질해서 어쩌면 내 코뼈가 부러졌거나 아니면 이빨이 부러졌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누워서 다시 달려들 기회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그 순간 데리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그 녀석을 어깨로 둘러메고 번쩍 들어올리더니 강타로 3피트쯤 날려보냈다. 나는 일어나서 댈리가 한 손만으로 싸우고 있기 때문에 그를 도와줘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들은 얻어맞고 있었지만 댈리도 점점 더 힘이 빠지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소샬의 등에 뛰어올라 그의 머리를 잡아당겼다. 그리고는 그를 마구 쳤다. 그는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는 목 뒤에 있던 나를 그의 머리 위로 잡아서는 땅바닥으로 내꽂았다. 한꺼번에 두 명과 싸우고 있던 팀 쉐퍼드가 갑자기 내게 뛰어왔다. 그리고는 내가 숨을 쉬도록 내 위에 있던 그놈을 발로 찼다. 나는 다시 숨을 쉴 수 있게 되자 곧바로 다시 있는 힘을 다해 소샬에게 달려들었다. 소샬이 내 손가락을 꺾고 있을 때 댈 리가 그의 등을 찼다. 그리고 우리 셋은 땅바닥에 구르면서 헐떡이고 욕을 하고 주먹질을 했다. 누군가 내 갈비뼈를 세게 쳤고 나는 나도 모르게 고함을 쳤다. 소샬 한 놈이 우리편 한 명을 때려눕히고 있는 힘을 다해 나를 내려쳤던 것이다. 댈 리가 그를 후려쳤다. 그러나 나는 그때 소샬 한 놈의 목을 두 팔로 뒤에서 감고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다른 소샬이 나를 치고 있어도 그에게 필사적으로 매달려 있었다. 드디어 그가 내 머리를 세게 내려쳐서 나는 정신을 잃고 넘어졌다. 나는 정신을 차리려고 애썼다. 나는 로켓 소리 같은 것을 들었다. 그러나 내 귀엔 시끄러운 소음 속에서 희미한 소리만이 들렸다. "그들이 도망가고 있어!" 나는 누군가 즐겁게 소리치는 것을 들었다. "더러운 놈들, 뛰어!" 아마 그건 투빗의 목소리인 듯했다. 그러나 나는 확신할 수 없었다. 나는 앉으려 했다. 그리고 소샬들이 그들의 차를 타고 도망 가는 것을 보았다. 팀 쉐퍼드는 욕설을 퍼붓고 있었는데 그의 코뼈가 다시 부러졌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브룸리의 일당들은 룰을 어기고 파이프 조각을 사용한 한 녀석을 나무라고 있었다. 내 옆으로 10피트쯤 저쪽에서 스티브는 꼬꾸라져 누워 있었는데 신음 소리를 내고 있었다. 나중에 우리는 그가 갈비뼈가 세 대나 부러진 것을 알았다. 소다 팝은 바로 내 옆에 앉아서 낮은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나는 얼굴에서 피가 흐르고 있는 투빗을 보았는데 그래도 그는 소샬들이 도망가는 걸 보고 즐겁게 웃고 있었다. "우린 이겼어." 데리가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이마엔 상처가 나 있었다. "우리가 소샬들을 물리쳤어." 댈리는 우리가 진짜 소샬들을 이긴 사실을 확인하면서 내 옆에 말없이 서 있었다. 그때 그는 내 셔츠를 끌어당기면서 설 수 있도록 날 일으켜 세웠다. "이리 와." 그는 나를 질질 끌고 갔다. "우린 쟈니를 보러 가야 돼." 나는 뛰려고 애썼지만 휘청휘청 했다. 그러나 댈리는 성급하게 나를 밀었다. "빨리 서둘러. 내가 나올 때 그는 상태가 안 좋았어. 쟈니가 널 보고 싶어한단 말야." 나는 댈리가 어떻게 그렇게 빨리 걸을 수 있는지 놀라워하면서 그와 보폭을 맞추려고 노력했다. 나는 여전히 어질어질했고 내가 도대체 어디 있는지를 알 수가 없었다. 댈리는 우리집 앞에 벅 메릴의 티버드를 세워 놓았었다. 우린 차를 탔다. 나는 댈리가 날으듯이 차를 모는 동안 댈리 옆에 꼭 붙어앉아 있었다. 우리가 10번가쯤 왔을 때 사이렌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며 경찰차가 다가왔다. "제기랄!" 댈리가 욕을 했다. "널 병원에 데려간다고 할 테니까 그렇게 보이도록 해." 나는 창문에 기대어서 아파 보이려고 했다. 그러자 갑자기 난 아픈 것 같이 않았고 그때 다 나은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경찰관이 역겹게 바라보면서 다가왔다. "그래, 친구들 어디 불이라도 났나?" "이 꼬마요." 댈리는 엄지손가락으로 날 가리켰다. "얘가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떨어져서 병원으로 데리고 가는 거예요." 나는 신음 소리를 내었다. 그러나 그건 꼭 일부러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나는 내가 매우 아파 보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상처가 나 있었고 군데군데 피가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은 갑자기 목소리를 바꾸었다. "괜찮겠니? 경호를 해줄까?" "그가 괜찮은지 안 괜찮은지 내가 어떻게 알아요? 난 의사가 아니니까요. 그래요. 경호를 좀 해주세요." 그래서 우리는 경찰 차를 따라서 병원으로 갔다. "멍청이." 댈리가 중얼거렸다. 사이렌 소리를 앞세우고 우리는 병원으로 가는 속도로는 신기록을 세웠다. 가는 동안 내내 댈리는 내게 무슨 말을 했는데 나는 너무 어지러워서 아무것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난 미치겠어. 알겠어? 난 미치겠다고. 쟈니가 제발 아무 일도 없으면 좋겠어. 만약 그가 조금이라도 나하고 닮았더라면 그런 미친 짓은 안했을 거야. 그가 조금만 영리했더라도 그 교회로 뛰어들지는 않았을 거야. 사람들을 도와줘서 얻은 게 도대체 뭐야. 신문에 나는 것? 그리고 이런 결과? 넌 좀더 나아, 포니. 너는 나와 좀 닮은 구석이 있으니까 그래서 넌 많이 다치지 않았던 거야." 그는 뭐라고 많은 말을 했다. 그러나 나는 다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나는 댈리가 정신이 나갔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멍청해졌다. 그는 그렇게 말을 많이 지껄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그렇게 그때 아프지만 않았더라도 난 그 말을 이해했을 것이다. 경찰은 병원에 이르러 댈리가 나를 차밖으로 부축해 내는 것을 보고는 다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댈리가 나를 어떻게나 빨리 잡아당겼는지 나는 떨어질 뻔했다. "서둘러!" 우리는 복도를 지나 뛰어서 엘리베이터 앞에 모여 있는 사람들을 헤치고 나갔다. 몇 사람이 우리를 보고 고함을 쳤다. 우리가 너무 많이 다쳐 보여서 그렇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댈리는 오로지 쟈니밖에 생각이 없는 듯했다. 나는 너무 혼란스러워 아무것도 생각할 수가 없었지만 댈리를 따라가야 한다는 생각만이 들었다. 우리가 쟈니의 병실 앞에 도착했을 때, 의사가 우리를 세웠다. "미안하지만, 그는 죽어가고 있소." "우린 그를 보아야 돼." 댈리는 투빗의 자동칼을 내보이며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우린 그를 만나야만 돼. 만약 그렇게 해주지 않으면 당신을 수술대 위에 올려놓겠어." 그 의사는 눈 한 번 깜짝하지 않았다. "그를 만나도록 해주겠어. 하지만 그건 네가 그의 친구여서지 그 칼 때문이 아냐." 댈리는 그를 한참 바라보다가 칼을 그의 호주머니 속에 넣었다. 우리들은 거기 서서 숨을 가다듬고 침을 한 번 삼키고는 쟈니의 병실로 들어갔다. 무서운 정적이었다. 정말 겁이 나는 침묵이었다. 나는 쟈니를 바라보았다. 그는 여전히 거기 있었다. 나는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그는 벌써 죽었구나. 우리가 너무 늦었구나. 댈리가 입술 쪽에 맺힌 땀을 닦으면서 침을 삼켰다. "쟈니 케익" 그는 쉰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쟈니?" 쟈니가 조금 움직였다. 그러더니 눈을 떴다. "헤이." 그는 부드럽게 말했다. "우리가 이겼어." 댈리가 숨이 가쁘게 말했다. "우리가 소샬들을 때려줬어. 우린 그놈들을 맡았어. 우리 영역에서 그놈을 쫓아냈어." 쟈니는 그에게 웃으려 하지 않았다. "소용없어... 싸움은 아무 소용이...." 그는 무서우리만치 창백했다. 댈리는 그의 입술에 경련을 일으켰다. "여전히 넌 신문에 나고 있어. 넌 영웅이야. 모든 그리저에 새로운 영웅이 나타난 거야. 우린 네가 자랑스러워, 친구." 쟈니의 눈이 환해지는 듯했다. 쟈니는 항상 그렇게 되길 바랐었다. "포니보이." 그는 내가 들릴까말까하게 가까스로 나를 불렀다. 나는 그의 옆으로 다가가 그의 말을 들으려고 몸을 숙였다. "금으로 머물러, 포니보이, 금처럼...." 베개가 약간 눌리는 듯했다. 그리고는 쟈니는 죽었다. 책을 읽으면 사람들이 마치 잠을 자듯 죽는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쟈니는 정말 죽은 것처럼 보였다. 촛불의 불이 꺼지듯 그렇게 쟈니는 죽어 버렸다. 나는 무언가 말을 하려 했다. 그러나 난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댈리는 침을 삼키더니 쟈니의 머리카락을 뒤로 넘겼다. "사람들을 구해줘서 얻은 게 뭐야. 이 바보야. 얻은 게 뭐야?" 그는 고함을 치다 갑자기 벽에 털썩 기대었다. 그의 얼굴은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그의 얼굴엔 땀이 흘러내렸다. "빌어먹을... 쟈니...." 그는 한쪽 주먹으로 벽을 치면서 기도했다. "오우, 이럴 수가, 쟈니 죽으면 안돼. 제발 죽지 마...." 그는 갑자기 문을 열고 뛰어나가더니 병원 홀로 내려갔다. 제10장 나는 혼미한 정신으로 병원 홀을 걸어나왔다. 댈리가 차를 가져가 버렸기에 나는 정신없이 집까지 멀고 먼 길을 걸었다. 쟈니는 죽었다. 아냐, 쟈니는 죽지 않았어. 병원에 누워 있는 시체는 쟈니가 아니다. 쟈니는 어디엔가 있을 거야. 아마 공터에서 놀고 있거나 또는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볼링장에서 핀볼 게임을 하고 있을 거야. 아참 어쩌면 위드릭스 빌의 교회 뒷마당에 앉아 있을 거야. 나는 집으로 가면서 공터를 지나게 되었지. 그러면 맞대고 앉아서 별들을 바라볼 것이다. 그는 살아 있다. 나는 혼자 중얼거렸다. 그는 살아 있어. 그리고 지금 나는 꿈을 꾸고 있는 거야. 나는 확신했다. 그는 죽지 않았어. 나는 몇 시간 동안 방황했다. 아마 난 나를 태워준 고마운 사람이 아니었더라면 그날 밤 종일토록 거리를 헤맸을 것이다. 정신없이 차도를 배회하고 있던 내게 경적 소리를 울렸다. "네? 아, 고마웠어요." 내가 대답했다. 차에 탔을 때, 20대 중반의 그 남자는 나를 쳐다보았다. "괜찮니? 싸운 것 같구나." "그래요. 하지만 괜찮아요." 차가 덜커덩거리기 시작했다. '쟈니는 죽지 않았어.' 나는 혼자 말했고 정신이 없었다. "이봐 이런 말 하기는 싫지만 내 차 시트에 온통 네 피를 묻히는데 조심 좀 할래?" 그 남자가 말했다. "저요?" 나는 눈을 껌뻑이면서 말했다. "네 머리를 보라구." 나는 머리를 이리저리 만져보았는데 어딘가 잠시 동안 쓰라리고 아팠다. 내가 손을 보았을 때 손이 피로 물들어 있었다. "이런 죄송해요, 아저씨." 나는 당황했다. "괜찮아 신경쓰지 마. 이 고물차는 갈수록 나빠지고 있어. 주소가 어디야? 난 이런 밤에 상처 입은 꼬마를 내버려두고 가지는 않지." 내가 주소를 알려주자 그는 집까지 태워주었다. "고마워요." 내가 내리면서 말을 했다. 그러자 그 남자는 "난 천성적으로 착한 사람이지." 하면서 손을 흔들고는 차에 시동을 걸고 떠나갔다. 거실에는 나머지 우리 일당들이 있었다. 스티브는 있었다. 스티브는 옆구리에 붕대를 감고는 셔츠를 열어제친 채 소파에 길게 누워 있었다. 그는 눈을 감고 있다가 문 닫히는 소리가 나자 눈을 떴다. 그와 눈이 마주쳤을 때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내 눈도 스티브처럼 당황과 공포가 어려 있는 것처럼 보일까? 소다는 입술과 뺨에 심한 상처를 입고 있었다. 데리 이마엔 반창고가 붙어져 있었다. 투빗의 얼굴 한 쪽은 붕대가 감겨 있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4바늘이나 꿰맸고 소샬의 머리를 때린 그의 손은 7바늘을 꿰맸다. 그들은 어슬렁거리거나 신문을 뒤적이거나 담배를 피고 있었다. 파티는 왜 안하지? 난 따분한 생각이 퍼뜩 들었다. 스티브와 소다가 한바탕 법석을 떤 후에 파티 계획을 짜지 않았을까? 내가 들어갔을 때 우리 일당들은 나를 쳐다보았다. 데리가 벌떡 일어났다. "어디 갔었니?" 아, 정말 다시는 그 이야길 하고 싶지 않았다. "포니보이, 무슨 일이야?" 나는 겁을 먹은 채 주위를 둘러보았다. "쟈니가... 죽었어." 내 목소리는 내가 들어도 이상했다. 그러나 내 머리 속의 목소리는 '아냐 그는 살아 있어'라고 들려왔다. "우린 소샬을 이겼다고 이야기했지. 그리고는... 모르겠어. 그리고는 그는 죽었어." 내가 기억하는 건 쟈니가 내게 '황금으로 머물러'라고 말했던 것뿐이었다. 그가 무엇을 말하려고 한 걸까?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우리들 중 누구도 쟈니가 나쁜 애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소다는 괴상한 소리를 내었는데 마치 울음을 터뜨릴 것 같았다. 투빗은 눈을 감고 이빨을 질근질근 씹었다. 나는 갑자기 댈리를 생각했다. 벽을 치고 있던 댈리... "댈리는 가버렸어." 내가 말했다. "그는 마치 뒤에서 악마가 쫓아가는 것처럼 달아났어. 그는 견딜 수 없었을 거야." 나는 내가 이 사실을 견딜 수 있을까, 댈리가 견딜 수 없는 것을 내가 견딜 수 있을까? 그때 갑자기 나는 깨달았다. 쟈니는 댈리가 사랑했던 유일한 인물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지금 쟈니는 죽었다. "그래, 결국 그는 죽었구나." 투빗이 모든 사람의 생각을 대변했다. "댈리도 지금이 가장 위험할 때야." 나의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데리가 무슨 말인가 소다에게 속삭였다. "이봐, 포니보이." 소다는 마치 상처입은 애완동물에게 속삭이듯 이야기했다. "아픈 것같이 보인다. 여기 앉아." 나는 겁을 먹은 동물처럼 머리를 흔들면서 돌아섰다. "괜찮아." 나는 아파서 금방이라도 머리를 처박고 편히 쉬고 싶었지만 머리를 흔들었다. "서 있는 게 좋아." 데리가 다가왔지만 나는 몇 발짝 뒷걸음질치면서 말했다. "내 몸에 손대지 마." 내 심장 소리는 다른 사람들이 들릴 만큼 큰 소리로 쿵쿵 뛰었고, 마치 내 머리 속 어느 곳에선가 나는 것 같았다. 나는 고동 소리가 모두에게 들리는 것 같아서 걱정했다. 아마도 모두가 나를 쳐다보는 까닭이 내 심장 소리 때문인가 보다. 전화 벨이 울렸다. 얼마 동안 데리는 주저하더니 나에게 전화를 바꿔주었다. "여보세요." 내가 이야길 하자 상대방의 목소리가 들리더니 곧 끊어졌다. "댈리였어. 전화 박스에서 전화를 했어. 방금 식료품 가게를 털고 도망치는 중이래. 경찰들이 쫓고 있대. 우리가 그를 숨겨줘야겠어. 곧 공터에 도착할 거야." 우리 일당들은 심지어 갈비뼈가 부러뜨려진 스티브조차도 집을 뛰쳐나갔다. 나는 왜 이번에는 공중제비를 넘지 않는가 하는 막연한 의문이 생겼다. 모든 것들이 헷갈리게 보였다. 나는 휘청휘청 뛰었다. 우리가 공터에 도착하자 댈리가 반대편에서 죽을 힘을 다해 뛰어오는 것이 보였다. 사이렌 소리가 점점 커지더니 공터로 이르는 길에는 경찰차가 달려왔다. 경찰차 문이 열리면서 경찰들이 뛰어 내렸다. 댈리는 가로등 불빛 아래 도착한 뒤에 잠시 멈추더니 돌아서서 허리춤에서 검은 물체를 끄집어 내었다. 나는 언젠가 말했던 그의 말을 기억했다. '나는 총을 옮기고 있어. 장전되어 있지 않은 것이지만 허세를 부리기엔 그만이거든.' 그 이야길 댈리가 내게 이야기 해준 것이 바로 어제였다. 그러나 하룻밤이 일년과 같았다. 한 세대가 흘렀던 것 같았다. 댈리가 총을 들어올렸다. 나는 생각했다. '이 우라질 바보 같은 놈아, 경찰은 네가 허세 부리는 것을 몰라.' 그리고 경찰들의 총성이 밤하늘에 울릴 때 나는 그것이 바로 댈리가 원하는 것임을 알았다. 댈리는 반바퀴를 돌면서 쓰러졌다. 그리고 어렴풋한 승리의 미소가 그의 얼굴에 번지면서 점차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는 땅에 닿기 전에 절명했다. 그러나 나는 알았다. 총성이 공터를 진동시킬 때, 내가 댈리 죽지 마, 쟈니 죽지 마 하고 간절히 기도했을 때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나도 알았다. 그는 죽기를 원했던 것이다. 댈라스 윈스턴은 죽기를 바랐고 그는 항상 자기가 원하는 것을 성취했다. 아무도 댈리를 칭찬하는 글을 쓰지는 않을 것이다. 바로 어젯밤 절친한 친구 두 명이 죽었다. 한 명은 영웅으로서 또 한 명은 불량배로서 죽었다. 하지만 나는 기억한다. 댈리가 불타는 교회의 창문을 통하여 쟈니를 당기던 그 모습을, 그리고 댈리가 우리에게 총을 건네주던 것을 기억한다. 비록 그것이 그에 대한 속박이었지만 댈리는 우리를 위해서 어떠한 위험도 감수했었다. 그는 우리를 편하게 하려고 노력했었다. 지금 그는 비해 청소년으로 일생을 마감했고 아무도 그를 위해 조문을 쓰지도 않을 것이다. 댈리는 영웅으로 죽지 않았다. 그는 격렬했고 절망적으로 죽었다. 그 모습은 마치 우리가 언젠가 죽을 댈리의 모습을 상상했던 것과 똑같은 모습이었다. 팀 쉐퍼드, 컬리 쉐퍼드, 그리고 브룸리 소년들, 그리고 그 외의 사람들처럼 우리가 아는 모든 사람도 언젠가 죽을 것이다. 그러나 쟈니가 가장 옳게 죽었다. 그는 영웅으로 죽었다. 스티브가 울먹이면서 비틀거리며 앞으로 나가려고 했지만 소다가 어깨를 감싸면서 그를 잡았다. "진정해, 친구, 진정해." 나는 그가 낮은 목소리로 내뱉는 소리를 들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난 뱃속이 뒤틀리더니 온몸이 굳어지는 것 같았다. 세상이 빙글빙글 돌면서 많은 얼굴들과 옛날의 일들이 공터를 감싸고 있는 붉은 안개 속에서 춤을 추었다. 나는 다리가 후들거렸다. "저런 누가 좀 도와줘." 누군가 외쳤다. 그리고는 바로 내 눈앞에 흙바닥이 다가왔다. 내가 깨었을 때는 낮이었다. 이상하게 조용했다. 너무나 조용했다. 우리집은 본질적으로 시끄러웠다. 라디오의 볼륨은 항상 최대한으로 켜져 있었고, 텔레비전도 시끄럽게 틀어져 있었다. 우리는 뒤엉켜 장난치거나 램프를 걷어차고 커피 테이블도 발이 걸려 넘어지거나 서로에게 핏대를 올리며 싸우곤 했었다. 무엇인가가 잘못되었다. 그러나 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나는 소다와 눈이 마주치고는 깜짝 놀랐다. 소다는 침대 끝에 앉아서 나를 걱정스럽게 보고 있었다. "소다...." 약하고 쉰 목소리가 나왔다. "누가 아파?" "응." 그의 목소리는 이상하게 점잖았다. "다시 잠이나 자 둬." 어렴풋하게 나는 기억이 난다. "내가 아픈 거야?" 소다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그래, 네가 아픈 거야, 이제 조용히 해." 나는 한 가지 더 의문이 있었다. 나는 아직도 혼란스러웠다. "내가 아파서 데리가 슬픈 거야?" 내가 아프기 때문에 데리가 슬프다는 사실이 이상했다.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다. 소다가 우스꽝스러운 몸짓을 했다. 그는 잠시 조용히 있었다. "그래, 데리는 네가 아파서 유감스럽게 생각해. 이제, 그만두고 잠을 자 둬. 응?" 나는 눈을 감았다. 이상하게 피곤하기 짝이 없었다. 다음번에 내가 깼을 때는 한낮이었다. 나는 모포 속에 누워 있어서 무척 더웠다. 갈증이 나고 배가 고팠지만 뱃속이 편치 않았기에 아무것도 먹을 수 없을 것 같았다. 데리는 안락의자를 침대 곁에 당겨 놓고는 그 속에서 잠들어 있었다. 데리는 일을 했었나 보다. 왜 그가 안락의자에 잠들어 있을까? "이봐, 데리." 난 데리의 무릎을 흔들며 부드럽게 불렀다. "이봐, 데리 일어나." 데리가 눈을 떴다. "포니보이, 괜찮아?" "응, 괜찮은 것 같아." 내가 대답했다. 무슨 일인가 일어났다... 그러나 나는 기억할 수 없었다. 비록 전번에 깨었을 때보다 더욱 뚜렷하게 생각할 수는 있었지만... 그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는 나를 눕혔다. "이런, 꼬마야, 우린 네가 죽는 줄 알았어."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데리는 머리를 흔들었다. "넌 패싸움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어. 피로, 쇼크, 약한 뇌진탕, 네가 쓰러진 후 투빗이 와서 엉엉 울면서 얘길 했어. 싸움을 하기 전에 네가 열이 있었다고. 그리고 지금 이렇게 아픈 것이 모두 자기 잘못이라고 말이야. 그날 그는 밤을 거의 샜어." 데리가 말했다. 그리고는 잠시 멈추었다. "우리 모두 같이 말이야." 그때 나는 기억이 났다. 댈리와 쟈니가 죽었던 것이. 나는 그들을 생각지 말자고 다짐했다. 쟈니가 얼마나 절친한 친구인지를 기억하지 말자. 쟈니가 죽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기도했었던 것을 기억하지 말자. 가로등 아래에서 일그러지던 댈리를 기억하지 말자. 쟈니는 지금이 더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자. 그리고 가장 좋은 방법은 그들을 생각지 않은 것이다. 네 마음을 닫아라. 절대로 생각지 말자. 절대로. "어디서 머리를 다쳤을까?" 나는 머리가 아팠다. 손을 짚어 상처를 만져보려 했지만 붕대 때문에 상처를 찾을 수가 없었다. "내가 얼마나 오랫동안 잠들었었지?" "소다가 봤는데 머리를 발로 채였대. 그래서 소다가 그 자식을 때려 눕혔어. 나는 소다가 그렇게 미친 것은 처음 보았어. 소다는 마치 자기 앞에 있는 모든 사람을 쓸어버릴 것 같았어. 오늘은 화요일이야. 그리고 너는 토요일 밤부터 잠들었었어. 기억나지 않니?" "아니." 나는 천천히 말했다. "데리, 나는 내가 놓친 수업을 보충할 수 있을 것 같애. 그리고 난 법정에 가서 봅의 살인에 대해 경찰에게 이야기해야 되겠지? 그리고 댈리의 일까지도...." 나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데리, 그들이 우리를 헤어지게 할까? 난 딴 데로 보내질까?" 데리는 조용히 있었다. "모르겠어, 꼬마야, 지금은 모르겠어." 나는 천장을 응시했다. 이와 다른 천장을 응시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목에 딱딱하고 고통스런 무엇인가가 있었지만 난 그것을 삼킬 수가 없었다. "병원에서 있었던 일조차 기억나지 않니?" 데리가 물었다. 그는 주제를 바꾸려고 애썼다. 나는 머리를 흔들었다. "기억할 수 없어." "너는 항상 나와 소다를 불렀었어. 때때로는 엄마와 아빠도 필요로 했지. 그러나 대부분은 소다였지." 그의 말 때문에 난 데리를 쳐다보았다. 대부분은 소다를 필요로 했다고! 도대체 내가 데리를 불렀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그가 일부러 그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닐까? "데리...."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를 몰랐다. 그러나 나는 아마도 내가 혼수상태에 있을 때, 항상 소다만을 불렀을지도 모르고, 데리는 필요로 하지 않았을지도 몰랐기 때문에 가슴이 아팠다. 내가 아픈 동안에 무슨 말을 했을까? 나는 기억할 수가 없었다. 난 기억이 나지 않기를 바랐다. "쟈니가 너에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책을 남겼어. 간호원이 그걸 네게 주었어." 나는 테이블에 놓여 있는 책을 바라보았다. 난 그 책의 마지막 부분을 더 이상 읽고 싶지 않았다. 난 결코 남부 신사가 영웅으로 남기 위해 죽음을 향해 말을 타고 달려 나가는 부분부터 다시 돌아가서 읽지 않을 것이다. 청바지에 검은 눈을 가진 남부 신사, 그리고 티셔츠 차림으로 가로등 불빛 아래에 있는 남부 신사 기억하지 말자. 누가 영웅으로 죽었는지를 결정하려고 애쓰지 말자. 기억하지 말자. "소다는 어디 갔지?" 내가 물었다. 그리고 그때 나는 내 자신을 질책했다. 왜 나는 데리와는 이야기하지 못하는 걸까?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왜 난 데리와 이야기하는 것이 불편할까? "자고 있기를 바래. 그가 무슨 짓을 할지 몰라서 걱정이야. 난 소다를 침대에 데려가서 눕혔지만 그는 몇 초도 안되어 총알처럼 나갔어." 소다가 자고 있기를 바라는 데리의 희망은 곧 깨어져 버렸다. 왜냐하면 청바지만 걸친 소다가 뛰어들어왔기 때문이다. "헤이, 포니보이." 그는 외쳤다. 그는 나를 일으키려고 했다. 그때 데리가 그를 말렸다. "이봐, 흥분하게 하지 마." 그래서 소다는 펄쩍 침대로 뛰어올라 어깨를 감싸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많이 야위었구나? 괜찮니?" "괜찮아. 조금 배가 고플 뿐이야." "나도 그럴 거라고 생각했어." 데리가 말했다. "넌 아픈 동안 아무것도 먹으려고 하지 않았어. 버섯 수프 좀 줄까?" 난 갑자기 식욕이 느껴졌다. "좋아." "곧 만들지 소다, 그를 안정시켜야 돼. 알았지?" 소다는 데리를 화가 난 듯이 쳐다보았다. "그럼 네가 이 꼬마를 육상 경기에 나가게 하든지 지금 당장 무엇인가를 하게 만들 것 같니?" "아, 아냐." 나는 앓는 소리를 냈다. "육상 경기. 난 아마 어떤 경기에도 출전할 수 없겠지. 난 경기를 할 수 있는 몸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아." "항상 다음이란 기회가 있잖아." 소다가 말했다. 소다는 나와 데리가 육상에 대해 생각하는 그런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는 듯했다. 왜 우리가 전력을 다해 연습하는가를 그는 깨닫지 못했다. 그는 언제나 똑같은 말을 했다. "육상 경기에 너무 땀을 흘리지 마." "소다." 난 불쑥 다른 말을 꺼냈다. "내가 혼수 상태일 때 무슨 말을 했지." "응, 넌 마치 네가 윈드릭스 빌에 있는 것처럼 생각했었나 봐. 그때 넌 쟈니가 그 소샬을 죽일 의사가 없었다고 계속 말했어. 이봐, 난 네가 발로냐 소시지를 그렇게 싫어하는 줄은 몰랐었어." "난 소시지를 좋아하지 않아. 난 결코 그걸 좋아하지 않아." 난 추웠다. 소다는 단지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네가 아픈 동안 네게 어떤 먹을 것을 주어도 넌 발로냐 소시지를 좋아하지 않는다고만 말했어. "난 소시지를 안 좋아해." 나는 되풀이했다. "소다, 내가 아파 있는 동안에 데리를 불렀어?" "응, 그래!" 그는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면서 말했다. "넌 나와 데리 모두를 불렀어. 때때로 엄마와 아빠, 그리고 쟈니도 불렀지." "난 아마도 데리를 부르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 생각 때문에 난 괴로웠어." 소다는 히죽 웃었다. "아냐. 너는 그를 불렀어. 그러니 걱정하지 마. 우리가 항상 너와 같이 있었기 때문에 의사까지도 잠을 자라고 명령할 지경이었으니까, 우린 한시도 네 곁에서 떠나질 않았기 때문에 틀림없이 너의 말을 다 들었어." 나는 그를 사랑스럽게 쳐다보았다. 그는 완전히 피로에 지친 것 같았다. 그의 눈두덩이는 부어 있었고 피곤하게 보였다. 그러나 그의 눈은 여전히 웃고 있었고 아무런 근심도 없어 보였다. "피곤하게 보여." 난 솔직히 말했다. "내가 보기엔 형은 토요일 밤 이래로 세 시간도 자지 않았던 것 같아." 그는 싱긋 웃었지만 부인하지 않았다. "돌진!" 그는 나를 감싸며 침대 위로 벌렁 드러누웠다. 데리가 수프를 가져오기 전에 우리 둘은 잠들어 버렸다. 제11장 난 그후에도 일주일 동안 더 누워 있어야 했다. 그것이 나를 못 견디게 했다. 난 누워서 천장만 바라보고 지내는 그런 종류의 사람이 아니었다. 난 대부분의 시간을 독서하거나 그림을 그리며 보냈다. 어느 날, 난 소다가 가지고 있던 오래된 스크랩북을 보다가 내가 어디선가 본 듯한 사진 한 장을 보게 되었다. 로버트 쉘던이라는 이름을 보았지만 그가 누구인지는 퍼뜩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난 잠시 뒤에 그가 봅이라는 것을 알았다. 난 그 사진을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그 사진은 내가 기억하는 봅의 전체적인 인상과는 달랐지만 그 사진은 어쨌든 봅 이외의 그 누구도 아니었다. 그는 그 해에 고등학교 2학년이었다. 아마도 그는 18살에 죽었을 것이다. 그는 사진을 찍을 당시에도 상당한 미남이었다. 소다를 연상시키는 순진한 웃음을 띠고 있었다. 그는 검은 눈, 검은 머리를 가진 잘생긴 소년이었다. 아마도 그는 나와 같은 회색 눈일지도 또는 쉐퍼드 소년들과 같은 어두운 푸른 눈이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쟈니처럼 검은 눈을 가졌을 것이다. 난 봅에 대해 여태껏 많은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그날 나는 그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을 해보았다. 봅은 어떤 소년이었을까? 봅은 싸움걸기를 좋아하고 서부에 살며, 신사답고 부유층 자제들 특유의 자신감을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색깔의 좋은 스웨터를 입고 반지를 자랑하는 그런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체리 밸런스는 봅을 어떻게 알고 있을까? 체리는 멋진 여자였고 봅을 좋아하지 않았다. 단지 봅이 잘생겼기 때문에 그가 돋보였다고 말했었다. 랜디--그의 가장 친한 친구--는 그를 말리려고 했었다고 내게 말했던 적이 있었다. 봅은 그를 우상으로 여기는 많은 친구들을 가지고 있었을까? 아니면 현명하지 못하게 그를 괴롭히는 형들이 있었을까? 그의 부모는 그를 너무 사랑해서 아니면 혹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를 그렇게 내버려두었을까? 난 봅을 아는 모든 소샬이 왜 우리를 증오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들이 우리를 증오하기를 바랐다. 사회사업가들이 컬리 쉐퍼드의 학교 발전을 도울 때 보여주는 그런 동정심을 가지지 않기를 바랐다. 나는 동정보다는 오히려 그들의 증오를 받기를 더 바랐다. 난 봅의 사진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러자 나는 그때서야 그를 우리가 죽였던 나쁜 놈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포니보이." "예?" 나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의사라고 생각했다. 의사는 거의 매일 나를 진찰하러 왔었다. 비록 나와 이야기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조치를 해주진 않았지만 말이다. "널 안다는 한 소년이 찾아왔어." 데리의 목소리였다. 난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매가 약간 사나웠다. "랜디라고 하는 소샬 녀석이야." "응, 알아." 내가 말했다. "그 애를 만나겠니?" "그럼!"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왜? 안돼?" 난 데리를 바라보았다. 내가 아파 누워 있는 동안 학교에서 몇몇 친구들이 찾아왔었다. 난 학교에 꽤 많은 친구들을 가지고 있었다. 비록 대부분이 나보다 나이가 많았고 그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은 학교 친구일 뿐이었고 동료는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난 그들과 만나는 것이 즐거웠다. 그러나 그들이 올 때마다 우리가 형편없이 못살고 가난한 이웃들 사이에 있다는 것이 나를 괴롭혔다. 우리집은 다 쓰러져 버릴 것 같았고 내부는 비록 우리 일당이 청소를 했지만 역시 형편없이 보였다. 대부분의 학교 친구들을 좋은 환경에서 자랐다. 비록 소샬들과 같은 계층이 아니었더라도 어쨌든 중류 이상의 계층이었다. 내 친구들이 찾아온다는 것이 나를 괴롭힌다는 사실은 우스운 아이러니였다. 그러나 난 랜디가 어떻게 생각하는지에는 전혀 상관하지 않았다. "안녕, 포니보이." 랜디는 문턱에 불편하게 서 있었다. "안녕, 랜디." 내가 말했다. "아무 곳에나 편하게 앉아." 책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랜디는 의자를 끄집어내서 앉았다. "좀 어때? 체리가 학교 게시판에 네 이름이 올라와 있더라고 하더라." "그래? 내 이름은 어떤 게시판에든 붙어 있으니까." 그는 웃으려고 했지만 여전히 불편하게 보였다. "담배 피울래?" 나는 그에게 담배 하나를 권했지만 그는 거절했다. "아니, 난 담배 안 피워. 이봐, 내가 여기 온 이유는 네가 괜찮은지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야. 그리고 넌 우리하고 내일 판사에게 가야 돼." "그래." 나는 담배에 불을 붙이면서 말했다. "나도 알아. 우리 형이 오면 말해 줘. 침대에 누워서 담배를 피우려고 하니까." "우리 아빤 항상 진실을 말하라고 하셨어. 그리고 누구도 다쳐서는 안된다고 하셨어. 아빤 이번 일에 매우 당황하셨어. 내가 생각하기엔 아버지의 아들로서 다른 어떤 일보다 이번 일에 내가 연루되었다는 사실이 아버질 실망시켜 드린 거야." 나는 그렇게 말하는 그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의 말은 내가 듣는 이야기 중 가장 말문을 막히게 했다. 그는 이번 일에 연루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는 아무도 죽이지도 않았고 싸움엔 얼굴도 내밀지 않았잖아. 그리고 가로등 아래서 총을 맞고 쓰러진 사람은 그의 친구도 아니야. 그가 도대체 무엇을 잃었고 무슨 해를 입었나? 그의 아빤 부자이고, 그가 술을 마시고 싸움을 건 사건에 대해서는 단지 벌금 얼마만 내버리면 되는 것 아닌가? "난 벌금은 걱정 안 해." 랜디가 말했다. "그러나 아빠에겐 죄송하게 생각해. 그리고 이번 일은 내가 처음으로 가장 오랫동안 생각한 일이야." 내가 이번 일을 오래도록 생각하면서 얻었던 감정은 판사에게 가야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뿐이었다. 나는 당황스러웠다. 난 판결을 듣는 것을 최대로 연기했었다. 소다와 데리도 역시 판결에 대한 이야기를 삼갔었다. 우리 모두는 내가 아파 있는 동안 조용히 날짜만 세고 있었다. 그러나 랜디가 그 일에 대해 확신있게 이야기 했기 때문에 나는 이제 그 이야기에 대해 생각하기를 피하기란 불가능했다. 내가 피우고 있는 담배가 떨리기 시작했다. "니네 가족들도 이 일에 퍽 유감스럽게 생각할 거야." "내 부모님은 돌아가셨어. 난 형 데리와 소다하고 함께 살고 있지." 난 담배를 길게 빨았다. "만약 판사가, 데리가 내 보호자로서 부적당하다고 생각하면 난 다른 데로 보내질 것 같아. 난 그게 걱정이 돼. 데리는 좋은 보호자야. 그는 나에게 공부하게 만들어 주고 또 항상 나쁜 일에 휘말리지 않도록 지켜줘. 돌아가신 아빠도 그처럼 많이 잔소리를 하지 않을 정도였어." "난 몰랐구나." 랜디는 걱정하는 것처럼 보였고 그는 실제로 걱정했다. 심지어 소샬들도 어떤 그리저 소년이 고아원이나 소년의 집에 보내지는 것을 걱정하는구나, 하고 나는 생각했다. "내 말 들어 봐, 포니. 넌 아무것도 저지르지 않았어. 칼을 들고 있었던 것은 쟈니였어...." "아냐, 칼은 내가 들고 있었어." 랜디는 나를 이상하게 바라보았다. "내가 칼을 가지고 봅을 죽였어." 랜디는 머리를 흔들었다. "내가 봤는걸. 너는 거의 죽을 뻔했어. 칼을 가진 소년은 검은 머리의 소년이었어. 봅이 겁을 주었고 그래서 그는 봅을 찌른 거야. 내가 봤다고." 난 당황했다. "아냐, 내가 봅을 죽였다니까, 내가 칼을 가지고 있었고 그들이 날 때리려고 했어. 나는 겁을 먹었었어." "아냐, 이봐 그건 네 친구야, 병원에서 죽은 애." "쟈니는 죽지 않았어." 내 목소리는 떨렸다. "쟈니는 죽지 않았다고!" "이봐, 랜디!" 데리가 문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그만 가보는 게 좋을 것 같은데." "그러죠." 랜디가 말했다. 그는 여전히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았다. "다음에 봐, 포니." "쟈니에 대한 이야긴 포니에게 하지 마." 나는 데리가 낮은 목소리로 랜디에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그는 아직까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다 나은 게 아냐. 약간 불안해, 의사가 좀더 있으면 나아질 거라고 했어." 난 참기 어려웠다. 난 눈을 감았다. 그는 다른 소샬들과 다를 게 없었다. 차가운 피를 가진 냉정한 인간이었다. 쟈니는 봅의 죽음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 "포니 커티스. 담배를 꺼!" "알았어, 알았다고." 난 담배를 끄면서 말했다. "잠자면서 담배 피울 생각은 아냐. 계속 날 침대에 있게 하면 내가 담배 피울 곳이 없잖아?" "넌 그대로 있으면 죽지 않을 거야. 그러나 침대에 불이 붙으면 넌 죽게 될 거야. 이렇게 어질러진 집의 문밖에서는 더욱이 담배를 피울 수도 없고 말야. 포니보이, 담배 피우는 걸 내가 계속 감시할 수는 없어. 그리고 거기 떨어지는 재는 나나 소다도 치울 수가 없어." "좋아, 좋아." 내가 말했다. "형에게 청소해 달란 말은 않겠어. 소다가 조금 도와주겠지." "네가 담배를 피울 때 조심만 하면 치울 필요도 없을 텐데. 꼬마 친구!" 그는 결코 나를 그전에 그렇게 부른 적이 없었다. 소다만이 "어린 친구"라고 불렀었다. "그래, 앞으로 조심할게, 형." 나는 기분좋게 대답했다. 제12장 재판은 내가 상상해 왔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그곳 재판장엔 데리와 소다, 그리고 나, 그 외에 랜디의 부모와 랜디, 체리 밸런스와 그의 부모, 그리고 그날 밤 쟈니를 때린 다른 소샬 녀석들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나는 그 동안 내가 재판을 어떤 식으로 생각해왔는지를 한순간에 잊어버릴 지경이었다. 난 아마 너무 많은 텔레비전 법정 드라마를 보았던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자리엔 나를 진찰하던 의사 선생님이 계셨다. 그는 재판 이전에 판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때는 왜 그 의사가 거기 있었던지를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알고 있다. 처음엔 랜디가 심문을 당했다. 그는 약간 신경질적으로 보였다. 난 그들이 랜디에게 담배를 주면 괜찮을 텐데... 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나 역시도 담배를 피우게 해주기를 바랐다. 나는 예상했던 것보다도 더 불안했다. 데리는 랜디나 다른 녀석들이 무엇이라고 얘기하든지 간에 내 차례가 올 때까지 입다물고 있으라고 말을 했었다. 모든 소샬들은 똑같이 진술했었다. 그러나 나는 내 차례에는 좀 더 직설적이고 상세하게 대답할 것이라고 결심했다. 체리가 쟈니와 내가 구타를 당하기 전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이야기했다. 난 그녀의 볼에는 두 줄기의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확신할 수는 없었다. 그녀의 목소리가 너무나 안정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판사는 모두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텔레비전에서 본 것과 같이 감정적이고 흥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판사는 데리와 소다에게 댈리에 대해 얼마간 물었다. 내가 생각하기엔 우리들의 환경을 조사하고 우리가 어떤 종류의 소년들과 같이 거주하고 있는가를 조사하기 위한 것 같았다. "그는 진정으로 좋은 동료였는가?" "예, 판사님." 데리는 움찔거리지 않고 판사를 똑바로 직시했다. 소다도 똑같은 대답을 하기 전에 나를 바라보았다. 난 두 형이 정말 자랑스러웠다. 댈리는 우리 일당 중의 한 명이었고 우리는 그를 아무도 욕되게 하지 않았다. 내 생각엔 판사가 내겐 질문을 할 것 같지 않았다. "젊은이." 판사가 나를 불렀을 때 나는 뻣뻣하게 굴었다. "당신은 무얼 하고 있죠?" 그는 내게 봅의 죽음에 대해서 묻지 않았다. 판사가 질문한 것은 데리와 함께 사는 것을 좋아하는지, 내가 학교를 좋아하는지, 어떤 점수를 받는지, 그리고 그 외의 구질구질한 질문이 전부였다. 나는 그 당시에는 알 수 없었지만 그후에 의사가 판사에게 무슨 얘기를 미리 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실제로 겁을 먹은 것처럼 보일 것이며 나의 외모도 그렇게 보일 거라고 생각했다. 왜냐면 판사가 내게 손톱을 물어뜯을 것을 중지시키면서 싱긋 웃었기 때문이었다. 그건 내 버릇이었다. 내 차례가 끝이 났고 모든 재판도 끝이 났다. 단지 그것뿐이었다. 나에겐 많이 이야기 할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그 점에 대해 그렇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나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나는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가길 바랐지만 그렇게 되질 않았다. 특히 내 자신의 생활에 있어서는 더욱 그랬다. 나는 자꾸 문짝 같은 데 부딪히기 시작했고 줄곧 커피 테이블에 걸려 넘어지고 물건들을 잃어버리기 시작했다. 난 그 당시엔 멍한 상태에 있었다. 내가 학교에서 올바른 노트를 가지고 양쪽 신발을 신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면 그건 운이 좋은 편이었다. 나는 한때 양말을 신은 채 줄곧 집으로 걸어왔다. 그리고 스티브가 그걸 지적해 주기 전에는 그 사실을 깨닫지도 못했었다. 내 생각엔 내가 학교 탈의실에 신발을 둔 것 같았지만 나는 결코 신발을 찾지 못했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먹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나는 예전에는 말처럼 먹어댔다. 그러나 난 갑자기 배가 고프지 않았다. 모든 것이 발로냐 소시지처럼 보였고, 모든 것이 발로냐 소시지 맛이 났다. 그리고 난 공부도 하지 않았다. 수학에서는 그렇게 나쁜 편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데리가 수학 숙제는 항상 체크했고 잘못된 점을 지적하면 나는 그것을 다시 했어야 하니까. 그러나 영어는 완전히 단념했다. 전에는 영어가 항상 A학점이었다. 왜냐하면 항상 작문을 하게 했기 때문이다. 나는 영어로 이야기를 잘 못하지만(당신은 말 잘하는 깡패를 본 적이 있나요?) 작문은 잘했다. 그러나 그것도 이전의 말이었다. 지금은 작문에서 D학점만 받아도 좋은 점수였다. 내 얼간이 같은 작문이 영어 선생님을 괴롭히는 것 같았다. 그는 정말 좋은 선생님이었다. 그는 우리를 사고하게 만들었고 또한 인격 형성에 관심이 있었다. 어느 날 선생님은 나에게 방과 후에 남으라고 말씀하셨다. "포니보이, 네 점수에 대해 말하고 싶구나." 난 낙제할 것을 알았다. 제기랄, 그러나 어쩔 수가 없지 않은가. "네 점수만 가지고 얘기하자면 나는 더 이상 할 얘기가 없다. 당장에 낙제가 될 거야. 그러나 네 환경을 고려해 볼 때 난 너를 이해할 수 있단다. 만약 네가 좋은 작문으로 보충한다면 C학점으로 통과시켜 주겠어." "환경 고려"-- 형이 항상 그런 식으로 말했다. 데리 형은 내가 너무 많은 고생을 겪었기 때문에 얼간이가 되었다고 말했다. 재판 이후, 첫 일주일간의 학교생활은 이상했다. 내가 아는 사람은 나와 이야기하려고도 하지 않았고, 모르는 사람들은 다가와서 그 동안의 일을 물어보았다. 때로는 담임 선생님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역사 선생님--그녀는 마치 내게 겁을 먹은 듯이 행동했다. 난 그녀의 수업 시간에 전혀 말썽을 피우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날 안 좋게 생각했다. 그런 일이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예, 선생님, 해보겠어요. 무엇에 대해 작문할까요?" "네가 쓸 만한 중요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어떠한 것이라도 좋아. 그리고 다른 작문을 인용하면 안돼. 난 네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원한다." 난 첫번째로 동물원엘 갔다. 난 그곳에서 무얼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그러나 누군가 "얘, 꼬마야, 빨리 나와." 외치는 소리만을 듣고, 가능한 한 빨리 그곳을 나왔다. 점심 시간에 공터에서 투빗과 스티브를 만났다. 우리는 차를 타고 가서 조그마한 이웃 식품점에 갔다. 우린 담배와 펩시콜라, 그리고 막대사탕을 샀다. 그 가게는 그리저들의 집합소였고, 우린 거의 그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학교 식당은 소샬들 때문에 가질 못했다. 그들은 우리가 들어가면 식탁용 은그릇과 잡동사니를 던졌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은 그것을 우리 그리저 탓으로 돌려 비난했다. 그래서 우린 학교 식당에 잘 가지 않았다. 나는 스티브의 차 범퍼 위에 앉아서 담배를 피우면서 펩시를 마시고 있었다. 스티브와 투빗은 여자 애들과 가게 안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때 한 대의 차가 도착했고 세 명의 소샬들이 내렸다. 난 차 위에 앉아서 그들을 바라보며 또 한 모금의 펩시를 마셨다. 나는 겁이 나지 않았다. 그건 정말 이상한 느낌이었다. 난 어떠한 감정도 없었다--겁먹거나, 미치거나, 또는 그 외의 어떤 것도 없었다. 단지 평온했다. "봅을 죽인 놈이 바로 네 녀석이지?" 그 중 한 명이 말했다. "봅은 우리들의 친구였어. 우리는 친구를 죽인 녀석은 누구도 좋아하지 않아. 특히 그리저 놈은!" 상상치도 못한 일이 일어났다. 난 콜라 병의 끝부분을 깨뜨려 목 부분을 움켜잡고 담배를 뱉었다. "너희 차로 꺼지지 않으면 부숴 버리겠어." 그들은 매우 당황한 것 같았고 한 명은 돌아갔다. "내 말은!" 나는 차에서 뛰어내렸다. "난 네 녀석들한테서 가질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가지고 있지." 나는 그들에게 다가갔다. 나는 팀 쉐퍼드가 칼을 쥐는 것처럼 내 자신으로부터는 깨진 병을 멀리 그리고 느슨하지만 확실하게 잡고는 그들에게 다가갔다. 그들은 내 말을 진짜처럼 알아들은 것 같았다. 왜냐면 그들은 차를 타고 내뺐기 때문이었다. "너 정말로 그 병을 사용할 생각이었니?" 투빗이 가게 문 앞에서 보고 있었다. "스티브와 내가 네 뒤에서 지켜봤어. 그러나 내 생각엔 우리가 필요로 할 것같이 보이진 않더군. 너 정말 그들을 찌를 생각이었니? 휴--." "그랬을 거야." 나는 대답했다. 난 투빗이 무엇 때문에 진땀을 흘리고 있는지 몰랐다. 그와 같은 행동은 어느 누구도 할 수 있는 것이었다. "포니보이, 잘 들어. 험한 행동 하지 마. 넌 우리하곤 달라. 다시는 그런 짓 하지 마...." 투빗에게 변화가 생긴 걸까? 나뿐만 아니라 그도 잘 알 것이다. 험하게 굴면 다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똑똑히 행동하라, 그러면 아무도 너를 귀찮게 할 수 없다는 원칙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런데 그가 왜 이러는 걸까? "도대체 너 지금 무얼 하고 있니?" 투빗의 목소리가 내 생각으로 파고들었다. "유리 조각을 줍고 있어." 난 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그는 잠시 동안 쳐다보다가 빙그레 웃었다. "넌 귀여운 강아지야." 그는 안심한 듯이 말했다. 난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를 몰랐다. 그래서 계속해서 깨진 병조각을 주워서 쓰레기통에 넣었다. 나는 다른 사람의 타이어가 빵꾸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집에 와서 나는 작문을 하려고 했다. 데리가 작문을 하든지, 다른 숙제를 하라고 했기 때문에 난 정말 작문을 하려 했다. 나는 아빠에 대해 써보겠다고 생각했지만 쓸 수 없었다. 내가 우리 부모님을 생각만 하는 것에도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나는 소다의 말, 미키 마우스에 대해 쓰려고 했다. 그러나 그것도 바로 쓸 수 없었다. 그것은 자꾸 진부한 글로 표현되었다. 나는 종이 위에 사람들의 이름을 쓰기 시작했다. 다렐 쉐니 커티스, J.R, 소다 커티스, 포니보이 마이클 커티스, 그 다음에 그 뒤에 말을 그렸다. 이러한 표현은 낙제하는 데에는 아주 좋은 점수를 받게 해줄 것이다. "어이, 편지 온 것 없어?" 소다가 문을 열고는 편지를 찾았다. 항상 그가 일을 끝낸 후 집에 돌아와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은 편지를 찾는 일이다. 나는 침실에 있었다. 하지만 난 소다가 무얼 할지는 안 보고도 알 수 있었다. 소다는 소파를 향해 그의 재킷을 벗어던질 거고, 옷은 빗나가서 떨어질 것이며, 신발을 벗은 후엔 부엌으로 가서 초콜릿 우유를 마실 것이다. 그것이 그의 일상 생활이기 때문이다. 그는 항상 양말 차림으로 돌아다니길 좋아했다. 그런데 오늘은 그가 이상했다. 그는 침실에 들어와서는 침대에 벌렁 누워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소다는 거의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그는 아주 괴로울 때나 또는 험하게 보이려고 할 때만 담배를 피웠다. 소다는 우리에게 험하게 보일 필요가 없었다. 난 소다가 무슨 괴로운 일이 있다고 생각했다. "일은 어땠어요?" "좋아." "뭔가 잘못됐어?" 그는 머리를 가로저었다. 나는 어깨를 으쓱하고는 계속 말을 걸었다. 그날 밤 식사는 소다가 준비했다. 그런데 그날 밤 식탁은 지극히 정상적이었다. 그건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 왜냐하면 소다는 항상 색다르게 식사를 준비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어떤 때엔 초록색 팬 케이크를 구웠었다. 초록색이 나는 팬 케이크를 말이다. 만약 여러분이 소다 같은 형이 있다면 결코 지루할 일이 없을 것이다. 소다는 식사 중에도 조용했고 많이 먹지도 않았다. 그것은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 그는 항상 떠벌렸고 많이 먹었었다. 데리가 그것을 눈치채고 있지 않은 것 같아서 나는 아무 말도 안 했다. 저녁 식사 후, 난 데리와 한바탕 입씨름을 벌였다. 벌써 이번 주 들어 네 번째 소란이었다. 이번 싸움의 발단은 내가 작문엔 손도 대지 않은 채 드라이브를 하려고 했기 때문이었다. 옛날 같으면 이런 경우 나는 가만히 서 있은 채 데리가 내게 고함을 지르는 것이 정상이었는데 요즘 나는 곧 되받아 같이 소리질렀다. "공부를 해서 뭘 해?" 나는 또 고함을 쳤다. "어쨌든 내가 학교를 그만두면 곧 좋은 직장을 가질 거야. 소다를 봐. 소다는 중퇴했지만 그는 잘 지내고 있어. 제발 잔소리 좀 그만해!" "넌 중퇴하지 않을 거야, 들어봐, 네 좋은 머리와 학점으로 너는 장학금을 받을 수도 있고 우리가 너를 대학까지 보낼 수 있어. 그러나 공부에 대해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야. 쟈니와 댈리는 우리 친구였어. 그러나 넌 그 누군가 때문에 그가 친구라고 하더라도 목숨을 끊어서는 안돼. 너도 지금쯤은 그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해." 난 피곤하고 추웠다. 우리는 결코 댈리 또는 쟈니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형은 내가 스스로 해결하기를 바래? 그러나 그것은 쉽지 않아. 그렇잖아 소다?" 그러나 내가 소다를 보았을 때 난 말문이 막혔다. 그는 얼굴이 백지장 같았고 눈에는 고통이 가득했다. 나는 갑자기 컬리 쉐퍼드가 맨홀에 빠져서 팔을 부러뜨릴 때의 표정이 생각났다. "하지 마... 제발 그러지 마...." 소다는 문을 박차고 뛰어나갔다. 데리와 나는 말문이 막힐 정도로 당황했다. 데리는 소다가 떨어뜨린 편지 봉투를 주워들었다. "소다가 샌디에게 보낸 편지야." 데리가 무표정하게 말했다. "개봉되지 않고 돌아왔어." 바로 그것 때문에 소다가 괴로워했구나. 그러나 나는 그가 왜 괴로워하는지를 알려고 하지 않았었다. 나는 오늘 밤 일을 생각하고 문득 깨달았다. 난 소다의 문제에 대해선 관심을 갖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데리와 나는 소다가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었다. "샌디가 플로리다에 간 건... 그녀가 사랑한 사람은 소다가 아니었어, 포니보이. 샌디는 소다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를 사랑하지 않았어... 소다는 내게 말했었어. 그녀를 사랑한다고." "내게 설명할 필요 없어." 내가 말했다. "소다는 샌디와 어떡하든 결혼하려고 했지만 그녀는 떠나버렸어." 데리는 당황스런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소다가 왜 너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을까? 스티브나 투빗에게는 말하지 않더라도 네겐 모든 것을 말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소단 말하려고 했을 거야." 내가 중얼거렸다. 얼마나 자주 소다는 무슨 말을 하려다가 백일몽이나 꾸고 있고 책만 보고 있는 나를 발견했을까? 소다는 무슨 일이든 내 말만 항상 들어주곤 했는데. "소다는 네가 쟈니와 도망간 다음 매일 밤을 울었어." 데리가 천천히 말했다. "너와 샌디, 두 사람 모두 같은 주에 떠났어." 그는 편지를 내려 놓았다. "이리 와, 소다를 찾아보자." 우린 공원에서 그를 찾았다. 우리가 그를 따랐지만 그는 한 블럭 정도를 앞서 뛰어가고 있었다. "옆으로 가서 그를 가로막아." 데리가 말했다. 아무리 몸이 아프더라도 달리기엔 내가 제일 자신 있었다. "곧 소다를 잡을 수 있을 거야." 난 나무 사이를 헤치고 나가 공원 중간을 가로질러 소다를 따라 잡았다. 소다는 오른쪽으로 꺾어졌지만 난 몇 발자국 가기 전에 소다를 태클하듯이 덮쳤다. 우리는 뒹굴었다. 우리는 잠시 그곳에 누워 숨을 헐떡였다. 소다가 일어나 앉았다. 그는 셔츠에 묻은 잔디를 뗐다. "넌 육상 경기 대신 미식 축구를 해야겠다." "어디로 갈 생각이었어." 난 여전히 누운 채 그를 쳐다보았다. 곧 데리가 와서 우리 사이에 앉았다. 소다가 어깨를 으쓱했다. "모르겠어. 그냥... 난 집에서 너희들이 싸우는 것을 듣고 있을 수가 없었어. 난 줄다리기 하는 중간에 서 있는 사람 같았어. 난 거의 반쯤 찢어지는 것 같았어. 이해하겠어?" 데리는 놀란 얼굴로 날 바라보았다. 우리들은 아무도 우리가 싸울 때, 그것이 소다에게 어떤 느낌을 갖게 하는지에 대해선 깨닫지 못했었다. 난 부끄러움에 몸이 떨리고 추위가 느껴졌다. 그가 말한 것은 사실이었다. 데리와 난 소다를 중간에 넣고 줄다리기를 했고, 그것이 소다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지는 전혀 생각지 않았었던 것이다. 소다는 마른 나뭇잎을 만지작거렸다. "난 어느 편도 들 수 없었어, 한쪽 편을 들려고 했으면 그게 훨씬 쉬웠겠지만 난 언제나 두 사람을 다 생각했어야 했어. 데리는 너무 많이 고함만 치고 그리고 너무 어렵게만 생각해. 그리고 포니, 넌 생각이 짧아. 넌 데리 형이 네게 공부할 기회를 주기 위해 형 자신이 공부할 기회를 포기한 것을 깨닫지 못해. 데리는 집이나 어디서든지 너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거야. 그는 고학으로 학교를 마쳤어. 포니보이, 내가 진실을 말해주지. 난 멍청하기 때문에 학교를 중퇴했어. 난 정말 열심히 하려고 했었어. 그러나 너도 내 학점을 보았지? 이봐 난 주유소에서 일하는 것에 만족해. 그러나 넌 결코 그런 일에 만족해서는 안돼. 그리고 데리, 형은 포니를 좀 더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돼. 그리고 포니가 일상적으로 일으키는 작은 잘못에 대해선 제발 그냥 넘기도록 해. 포니는 형이 느끼는 것과 사물에 대해 느끼는 감성이 달라." 그는 우리에게 애원하는 얼굴로 바라보았다. "우라질! 너희들은 내 이야길 듣기 싫겠지. 그러나 너희들이 각자 자기편에 날 끌어들이려고 할 땐...." 그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우리에겐 우리가 전부야. 우린 뭉쳐야 돼. 만약 우리가 서로 의지하지 못하면 우린 아무것도 해낼 수 없을 거야. 너희들이 아무 것도 성취할 수 없다면 너희도 댈리처럼 끝이 날 거야... 난 그게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아. 내가 말하는 것은 댈 리가 죽기 전을 의미해. 그의 인생은 그의 죽음보다 더 나빴어. 제발...." 그는 주먹으로 눈물을 닦았다. "더 이상 싸우지 마." 데리는 정말 후회하는 표정이었다. 나는 갑자기 깨달았다. 데리도 이제 겨우 20살이고 그 나이는 매사에 겁을 먹지 않거나 상처를 입지 않을 정도로는 충분히 많은 나이는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그도 나처럼 이런 상황에 부딪히면 어찌할 바를 몰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에 대해서 난 한 번도 생각해 보지도 않았다. 또한 그를 이해하려고 노력해보지도 않았다. 그는 나와 소다를 위해서 많은 것을 포기했었다. "그래, 네 말이 옳아, 귀여운 동생아." 데리가 부드럽게 말했다. "우린 더 이상 싸우지 않을 거야." "이봐, 포니보이." 소다는 내게 눈물을 글썽이며 웃어보였다. 나도 눈물을 흘렸다. "울지 마. 울보는 가족 중에 한 명으로 족해." "난 울지 않아." 나는 대답했다. 소다가 내 어깨를 가볍게 쳤다. "더 이상 싸우지 마, 좋아, 포니보이?" 데리가 나를 보며 물었다. "좋아." 내가 대답했다. 난 싸우지 않기로 결심했다. 데리와 나 사이엔 아직까지도 풀리지 않은 오해가 있을 것이다--우린 오래 같은 것이 없을 정도로까지는 서로가 닮지 않았다--그러나 난 더 이상 싸우지 않겠다. 왜냐면 소다에게 상처를 줄 순 없으므로. 소다는 항상 중립이었다. 그는 우리를 함께 화합시켰다. "그러면." 소다가 말했다. "집으로 가는 게 어때?" "누가 빨리 가나 달리기 하자." 내가 말했다. 우린 달렸다. 그날은 달리기 하기엔 정말 좋은 밤이었다. 공기는 맑았고 별빛이 모든 것을 밝혀 주었다. 거리엔 우리의 발자국 소리와 거리에 흩날리는 낙엽 소리만이 들렸다. 정말 조용한 밤이었다. 난 우리 셋이가 엉켜서 뛰었기 때문에 불편했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같이 있기를 진심으로 원했다. 그날 밤 여전히 작문 숙제를 하고 싶지 않았다. 난 읽을 만한 책을 찾아보았다. 난 집에 있는 모든 책을 거의 천만번도 더 읽었을 것이다. 마침내 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빼들었다. 난 그 책 표지를 오랫동안 쳐다보았다. 난 쟈니가 죽었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봅을 죽인 것도 내가 아니라 쟈니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난 단지 내가 죽인 거라고 생각을 하면, 그리고 쟈니가 죽지 않은 것처럼 생각을 하면, 그만큼 마음이 덜 아플 거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댈리의 시체를 경찰이 가져가 버린 후에도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투빗은 경찰이 댈리의 시신을 뒤질 때 그의 자동칼이 안 보이는 사실에 슬퍼하는 것 같았다. "넌 겨우 그 자동칼 때문에 슬픈 거냐?" 스티브가 충혈된 눈으로 쏘아붙였다. "아냐." 투빗이 흐느끼면서 말했다. "그러나 내가 슬퍼할 일이 그것만이라면 좋겠어." 어찌 됐던 잘 알고 지내던 친구가--말로 절친한 친구가--지난 밤에 죽었다는 사실은 쉽게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쟈니는 우리 모두에게 친구 그 이상의 의미였었다. 쟈니는 우리 일당 중 누가 되든지 그 사람의 불평과 상처에 배려를 하고 귀를 기울인 친구였다. 여러분의 진실에 진실되게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난 꿈을 꾸듯 숨을 들이마시고는 책을 펼쳤다. 그때 한 장의 종이가 마루로 떨어졌다. 난 그걸 주워들었다. 포니보이! 난 간호원에게 이 책을 네게 전해줄 것을 부탁했어. 그건 쟈니의 글씨였다. 난 계속 읽었다. 쟈니의 조용한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포니보이, 조금 전에 의사가 왔었다. 난 알고 있단다. 내가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것을. 내가 지금 걱정하는 건 죽음이 아냐. 내가 어린애들을 구한 건 값진 일이야. 그들의 인생은 나의 인생보다 더 가치가 있고 그들은...나보다 훨씬 오래 살아야 돼. 그 애들의 부모 몇몇이 내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서 찾아왔었어. 난 그 일이 가치 있었다는 걸...더욱 깨닫게 되었단다. 댈리에게 전해줘. 그 애들을 구한 건 가치 있었던 일이라고. 난 곧 너희들과 헤어지게 되겠지. 포니, 네가 어리다는 것은 황금과 같아. 네가 아이일 때 보는 모든 것은 빛이 났단다. 조금... 있으면 넌 모든 것에 익숙해지겠지. 포니, 황혼을 이해하는 방법을 사랑해. 그게 황금이야. 그 방법대로 세상을 살아가. 그건 정말 아름다운 거야. 난 네가 댈리에게도 황혼을 보라고 말해주기를 바래. 그는 널 미쳤다고 생각하겠지. 그렇지만... 날 위해서 그에게 얘길 해줘. 난 그가 한 번도 진실된 마음으로 황혼을 바라보지 않았을...거라고 생각해. 포니, 그리고 우리가 그리저라는 것에 대해 너무 괴로워하지마. 넌 네가 원하는 사람이 될 수 있는 많은 시간이 있잖니? 세상엔 아직 좋은 것도 많단다. 댈리에게도 전해줘. 그는 이 사실을 모를 거야. --너의 친구, 쟈니 아! 댈리에게 말하기는 너무 늦었다. 설사 내가 말을 했다 하더라도 그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을 거다. 혹시... 난 궁금했다. 난 댈리뿐만이 아니라 이 도시의 가난한 지대에 살고 있는 모든 소년들을 생각해 보았다. 그들에게 세상엔 아직 좋은 점이 있다는 것을 말하기엔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그들을 아무리 설득하더라도 그들은 믿지 않을 것이다. 나 혼자서는 할 수 없어. 도움이 필요해. 누군가 그들에게 너무 늦기 전에 말을 해줄 수 있어야 한다. 누군가 그들의 편에 서서 이야기 해야 한다. 선생님이나 잘사는 소샬들이 아니라 그들의 편에 선 누군가가 그들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그러면 아마 그들은 이해할 것이다. 황혼을 사랑하는 방법을, 별을 쳐다보는 감성을. 난 이 일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난 전화 번호부를 들었다. 그리고 영어 선생님께 전화를 했다. "씸 선생님, 포니보이예요. 그 작문이 얼마 만한 분량이어야 하죠." "음?... 5장 이상으로." 그는 약간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난 밤이 깊었다는 사실도 잊고 있었다. "더 길어도 돼나요?" "물론이지, 포니보이. 네가 원하는 만큼 길게 쓰도록 해." "감사합니다." 난 전화를 끊었다. 난 책상에 앉았다. 펜을 집어들고 난 잠시 동안 생각을 했다. 기억하자. 순수한 미소와 성미급한 까만 머리 내 친구를 기억하자. 험상궂고 담배를 문 굳은 얼굴에 쓴 웃음을 짓던 담홍색 머리칼의 소년을 기억하자. 이젠 괴롭지 않았다. 난 영어 선생님부터 시작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말하기로 결심했다. 모든 것을 모두에게 알리려고 결정을 했다.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난 잠시 망설였다. 어떻게 작문을 시작할 것인가? 그리고 마침내 나는 다음과 같이 쓰기 시작했다. 낡은 재개봉관의 칠흑 같은 어둠을 뒤로 하고 쏟아지는 밝은 햇살 속으로 걸어나왔을 때 내 머리 속은 온통 두 가지 생각만으로 가득했다. 그 하나는 방금 스크린에서 본 폴 뉴먼에 대한 생각이었고 또 하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