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니 웨이벌리의 모험 *** (The Adventure of Johnnie Waverly) 저자 : 애거서 크리스티 1.......^^........ "엄마의 기분이 어떤지 당신은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웨이벌리 부인은 이 말을 벌써 여섯 번째 하고 있었다. 그녀는 애원하듯이 포와로를 쳐다보았다. 슬픔에 잠긴 어머니에게 항상 동정을 금치 못하는 나의 작달막한 친구는 안심시키려는 듯한 손짓을 연방 해대며 말했 다. "예, 압니다. 잘 알지요. 이해하고 말고요. 이 포와로를 믿어 주십시오." "경찰은-----" 하고 웨이벌리 씨가 입을 열었다. 그의 아내가 그 말을 가볍게 일축해 버렸다. "경찰하고는 이제 더 이상 상종을 않겠어요. 우리는 그들을 믿었는데 무슨 일이 일어났나 보세요! 그러나, 포와로 씨의 명성과 놀라운 업적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 알고 있으므로, 틀림없이 우리를 도와 주시리라 믿어요. 엄마의 마음이란 것이----" 포와로는 감동적인 몸짓을 하며, 같은 이야기를 또 되풀이하려는 것을 허둥지둥 막았다. 웨이벌리 부인의 심정은 분명히 진실된 것이겠으나, 약삭빠르고 딱딱한 느낌을 주는 그녀의 용모와는 어딘지 모르게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 그 뒤 그녀 가, 사환에서부터 시작하여 고생 끝에 현재의 위취에 이른 버밈엄의 저명한 강 철 제조업자의 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비로서 그녀가 그 아버지의 기질 을 많이 물려받았음을 알 수 있었다. 웨이벌리 씨는 거대한 몸집에 혈색이 좋고 유쾌해 보이는 사람이었다. 다리를 딱 벌리고 서 있는 그의 모습은 영락없이 시골 대지주의 티가 났다. "이 사건에 관해서는 이미 자세히 알고 계시겠죠, 포와로 씨?" 그건 분명히 불필요한 질문이었다. 요 며칠간 신문에서는 조니 웨이벌리라는 어 린 소년의 유괴사건으로 떠들썩했다. 영국에서도 아주 오래 된 가문으로 손꼽히 는 런던 아래쪽 서리 군의 웨이벌리 대저택의 대지주인 마커스 웨이벌리의 세 살 난 아들이자 상속인었으니, 세상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줄거리는 대강 알고 있습니다만, 사건의 전모를 다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되 도록이면 자세하게 말입니다." "그러죠. 사건의 시작은 열흘 전쯤이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날 나는 익명의 편지를 한 통 받았습니다----어쨌든 불쾌한 일이었죠----그런데, 그 속에는 도 무지 알 수 없는 말뿐이었습니다. 그 편지를 쓴 작자는 뻔뻔스럽게도 내게 2만 5천 파운드를 요구했어요----포와로 씨, 2만 5천 파운드라니 말이나 됩니까! 돈을 내놓지 않는다면 내 아들 조니를 유괴하겠다고 협박했어요. 물론 나는 공 연히 법석 떨 것도 없이 그것을 휴지통에 던져 버렸습니다. 단순히 쓸데없는 장난이다 싶었죠. 그로부터 닷새 뒤에 나는 또 한 통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 돈을 지불하지 않으면 오는 29일일에 당신 아들을 유괴하겠다.' 라고 적혀 있 더군요. 그날은 27일이었습니다. 애다는 걱정했지만, 나는 그 문제가 도무지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질 않더군요. 누가 뭐래도 우리는 영국에 살고 있지 않습 니까. 어린애를 유괴하여 몸값을 요구하는 일은 있을 수도 없는 일입니다." "흔한 일은 물론 아니죠." 포와로가 말했다. "계속해 보십시오." "그런데, 애다가 하도 걱정을 하기에 쓸데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런던 경시청에 그 문제를 의뢰했습니다. 그들도 그 일을 그리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나처럼 쓸데없는 장난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더군요.28 일이 되자 세 번째 편지가 날아들었습니다. '당신은 돈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 므로, 우리는 내일 29일 정오에 당신의 아들을 유괴하겠다. 아들을 찾으려면 6 만 파운드를 준비하라.' 라는 내용이었어요. 나는 다시 런던 경시청으로 달려 갔죠. 이번에는 그들도 좀 놀란 모양이었습니다. 그들은 그 편지는 어떤 미치 광이가 쓴 것으로 보이며, 특정한 시각에 자신들이 의도한 모종을 행동을 개시 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을 내리고, 그에 적절한 예방책을 강구하겠다는 약속 을 했습니다. 맥닐 경감이 그 이튿날 충분한 경찰대를 이끌고 웨이벌리로 와서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했어요. 나는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이미 공격 상태에 있 다는 느낌을 떨쳐 버릴 수는 없었죠. 집안 사람들에게 낯선 사람을 들이지 말 것이며, 또한 어떤 사람도 집에서 나가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명령해 두었습니 다. 그날 저녁은 그다지 성가신 일 없이 지나갔어요. 그런데 다음날 아침, 아 내가 갑자기 몸이 좋지 않았어요. 몹시 심한 상태인 것 같아, 깜짝 놀란 나는 데이커스 박사를 부르러 보냈습니다. 그는 아내의 증세를 진단해 보더니 무척 놀라는 눈치더군요. 딱 부러지게 말도 못 하고 빙빙 돌려 말하는데, 그게 그녀 가 독약에 중독되었다는 뜻이라는 것을 알겠더군요. 의사는 위험한 정도는 아 니지만, 회복되려면 하루나 이틀은 걸릴 거라고 합디다. 그리고 나서 내 방에 돌아와 보니 베개에 쪽지 한 장이 꽂혀 이더군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 다. 그전의 다른 편지들과 같은 필적으로 '12시'라는 글자만이 적혀 있었습니 다. 포와로 씨, 나는 그 때 몹시 격분하여 피가 머리끝으로 솟는 것 같았어요! 바 로 이 집안 사람이 관련되어 있었던 겁니다----하인들 중 하나가 말이지요. 나 는 하인들을 모조리 불러놓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욕설을 퍼부어 댔습니다. 그 들은 하나같이 입을 다물고 있더군요. 다만, 아내의 말 상대가 되어주고 있는 콜린스 양이 와서, 조니의 유모가 그날 새벽에 차도로 걸어 내려가는 것을 보 았다고 살짝 귀뜀해 주는 겁니다. 그래서 그녀를 불러다 따져 물었더니 실토를 하더군요. 그녀는 아이를 하녀한테 맡겨놓고 몰래 빠져나가서 자기 친구를 만 났답니다---남자를! 뻔뻔스러운 것 같으니라고! 하지만, 그녀는 내 베개에 쪽 지를 꽂아둔 일은 없다고 딱 잡아떼더군요----그 말이 사실인지는 모르겠습니 다만, 다른 사람도 아닌 아이의 유모가 그 음에 끼어들었다면 그보다 더 위험 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하인들 중 한 명이 관련되어 있다는 것은 확실했어 요. 마침내 나는 울화통이 터져서 유모고 하인이고 할 것 없이 다 해고시켜 버 렸죠. 나는 그들에게 한 시간 내로 짐을 꾸려 집을 나가라고 했습니다." 그 당시의 분노가 기억나는지 웨이벌리 씨의 혈색좋은 얼굴이 한층 더 붉어졌 다. "그건 좀 분별없는 행동이 아니었을까요, 선생?" 포와로가 말했다. "방금 얘기하신 사실들을 모두 종합해서 볼때, 공연히 범인들 계획대로, 그들에 게 이로운 일만 해준건지도 모릅니다." 웨이벌리 씨가 그를 빤히 쳐다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그건 모르겠습니다. 나는 무조건, 그들을 모조리 내보내야 한다는 생각밖엔 없 었으니까요. 그런 다음, 그날 저녁 런던에 전보를 쳐서 하인들을 몽땅 새로 보 내 달라고 의뢰했죠. 집에는 내가 믿을 수 있는 사람들만 남았습니다. 아내의 비서인 콜린스 양과, 내가 어렸을 때부터 함께 살아온 트레드웰이라는 집사뿐 이었죠." "콜린스 양은 여기에 온 지 얼마나 됐습니까?" "꼭 1년이 되었어요." 웨이벌리 부인이 대답했다. "그녀는 비서 겸 말벗으로 나에게는 여간 소중하지가 않답니다. 또한, 아주 유 능한 가정부이기도 해요." "그 유모는?" "그녀는 6개월 되었어요. 신원보증서는 더 말할 나위없이 좋았지만, 나는 조금 도 마음에 들지 않아요. 조니가 하도 따르기에 두고 본 거죠." "결국 사건이 터지는 바람에 지금은 떠나고 없겠군요. 자, 웨이벌리 씨, 이야기 를 계속해 주시겠습니까?" 웨이벌리 씨가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10시 30분쯤 되자 맥닐 경감이 도착했습니다. 하인들은 이미 다 떠난 뒤였죠. 그 사람은 내 처사에 대해서 만족스러움을 표시하더군요. 그리고 집으로 통하 는 입구란 입구는 모조리 보초를 세웠으며, 정원에도 곳곳에 경찰들을 배치시 켰습니다. 그는 협박편지나 그 모든것이 장난이 아니라면, 정체불명의 범인을 틀림없이 잡게 될 거라고 장담했습니다. 나는 조니를 내 곁에서 한시도 떼놓지 않았으며, 경감과 함께 회의실이라고 부 르는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경감은 문을 잠갔죠. 그 방에는 대형 괘종시계가 있었는데, 시계 바늘이 12시에 가까와지자 나는 일어났다 앉았다 안절부절 못 했습니다. 이윽고 시계는 태엽풀리는 듯한 소리를 내더니 12시를 치기 시작했 습니다. 나는 조니를 와락 부둥켜 안았죠.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처럼 정신이 아득해지더군요. 시계가 마지막으로 땡 하고 울린 순간, 밖에서는 일대 소동이 벌어졌습니다----고함지르고 뛰고 야단이었어요. 경감이 창문을 열고 내다보니 순경 하나가 뛰어왔습니다. '범인을 붙잡았습니다. 경감님.' 하고 그는 숨을 헐떡이며 말하더군요. '그 자가 수풀 사이로 몰래 들어오고 있었는데, 몸을 뒤 져보니 마취제 같은 게 나왔습니다.' 테라스로 얼른 뛰어나가 보니, 순경 둘이 서 초라한 차림에 인상이 흉악한 녀석 하나를 붙들고 있더군요. 몸을 이리저리 뒤틀면서 도망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습니다. 경찰 한 명이 범인으로부터 빼앗은 꾸러미를 내미는데 보니까 탈지면 뭉치와 클로로포름(마취제) 한 병이 들어 있더군요. 그걸 보니 피가 부글부글 끓더군요. 그리고, 내 앞으로 된 편 지도 한 통 있었습니다. 뜯어 보았더니 이렇게 씌어 있더군요. '이쯤 했으면 돈을 내놓는 게 좋을 것이다. 당신 아들의 몸값은 이제 5만 파운 드다. 당신이 아무리 날고 뛰어도 내가 말한대로 조니는 29일 12시 정각에 유 괴되고 말았다.' 이제는 안심이구나 싶어 호탕하게 웃어 젓히고 있는데, 자동차 엔진 소리와 함 께 뭐라고 외쳐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나지막하고 긴 대형 회색 차가 맹렬하 게 속도를 올리며 남쪽 수위실 쪽으로 질주하고 있더군요. 차를 모는 사람이 뭐라고 소리를 질러댔지만 그것은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조니의 연한 황갈색 머리칼이 나폴거리는 것을 보고서야 공포에 질렸죠. 그 애가 그 자 옆에 타고 있었던 겁니다. 경감이 저주하는 소리를 내뱉었죠. '그 아이가 조금 전부터 안 보였어.' 하고 그가 소리질렀습니다. 그의 시선이 우리를 훑고 지나갔는데 나, 트레드 웰, 콜린스 양---우리는 모두 그 자리에 있었지요. '그 아이를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입니까, 웨이벌리 씨?' 하고 경감이 묻기에 나는 기억해 내려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순경이 소리치며 뛰어왔을 때, 나는 조니는 까맣게 잊은 채 범인 이 잡혔다는 말에만 정신이 팔려 경감과 함께 뛰쳐나갔던 겁니다. 그 때 깜짝 놀랄 일이 발생했습니다. 마을에 있는 교회 시계가 종을 치지 뭡니 까. '앗!' 하고 소리치며 경감이 자기 시계를 꺼내어 보더군요. 정각 12시였습 니다. 우리가 일제히 회의실로 달려가 보니 그 시계는 12시10분인 거예요. 누 군가 고의로 그것을 건드린 게 분명합니다. 그건 한번도 늦거나 빠른 법이 없 던, 시간이 정확하게 들어맞는 시계였단 말입니다." 웨이벌리 씨는 거기에서 이야기를 멈췄다. 포와로는 혼자 미소지으며, 걱정에 잠긴 아버지가 밀어 비뚤어진 작은 깔개를 바로 폈다. "흥미 있는 문젠데요. 분명하게 드러나 있지 않아서 묘미도있고." 포와로는 중얼거리듯 말했다. "기꺼이 조사해 보겠습니다. 정말 감탄할 만큼 계획을 잘 세운 사건이군요." 웨이벌리 부인이 질책하는 듯한 눈초리로 그를 쳐다보았다. "아, 내 아들." 하고 그녀는 울부짖었다. 포와로는 서둘러 안색을 부드럽게 하여 진심으로 슬픈듯한 표정을 지었다. "조니는 안전합니다. 부인. 무사해요. 안심하십시오. 그 괴한들은 아드님이 다 치지 않도록 극진히 잘 돌보고 있을 테니, 그들에게는 조니가 황금알을 낳는 칠면조---아니, 거위가 아닙니까?" 2.........^^........ "포와로 씨, 이제 한 가지 방법밖에는 없을 것 같아요---돈을 내줘야 할까 봐요. 처음에는 전적으로 반대했지만---이제는! 엄마의 마음이란----" "그러고보니 우리가 당신의 이야기를 방해했군요." 하고 포와로가 급히 외쳤다.. "나머지 이야기는 신문에서 읽어 다 아시겠습니다만----" 웨이벌리가 말했다. "맥닐 경감이 즉시 전화를 걸었죠. 자동차 생김새와 범인의 인상착의가 곳곳에 나붙는 등, 처음에는 사건이 금방 해결될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 수배 포스터를 보고서 한 남자와 어린 소년이 탄 차를 목격했다는 사람이 바로 나타났으니까 요. 달리는 방향으로 보아 런던으로 향하고 있는 게 틀림없었으니까요. 도중 한 곳에서 차가 멈췄는데, 어린애가 울어대며 같이 타고 있는 사람을 무서워하고 있는 표정이 역력했다는 신고도 들어왔죠. 마침내 맥닐 경감으로부터, 그 차를 잡아 남자와 소년을 유치해 두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한꺼번에 긴장감이 확 풀린 나머지 거의 쓰러질 지경이었습니다. 결과는 물론 아시겠습니다만, 그 소년은 조니가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그남자는 어린애를 좋아하는 자동차광에 불과했어요. 여기에서 15마일 가량 떨어진 에든스웰 이라는 마을의 거리에서 놀 고 있는 어린 소년 하나를 그냥 차에 태워 주었다는 겁니다. 경찰의 자만심에서 빚어진 그 대실책 때문에 범인 차의 자취는 감쪽같이 증발해 버린 거라고요. 그 들이 엉뚱한 차를 쫓아다니지만 않았어도 지금쯤은 아마 조니를 찾았을 겁니다. " "진정하십시오, 웨이벌리 씨. 경찰은 용기와 지력을 갖춘 사람들입니다. 이번 사 건에서 그들이 실수한 것은 극히 당연한 일이지요. 요컨대, 그건 아주 교묘한 계략이란 말입니다. 정원에서 붙잡은 남자를 족쳤는데 그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부인했다지요? 그는 그저 그 쪽지와 꾸러미를 받아 웨이벌리 코트 저택으로 전 해 준 것뿐이라고 주장했다고요. 범인은 편지와 꾸러미를 전달하라고 하면서 그에게 10실링짜리 지폐를 쥐어 주었을뿐만 아니라, 10분 전 12시에 정확하 게만 배달해 준다면 따로 사례를 하겠다고 약속했다는 겁니다. 그는 정원을 가로질러 집에 접근하여 옆문을 두드리기로 되어 있었다는 겁니다." "그 작자가 한 말은 한마디도 못 믿겠어요. 거짓말투성이라고요." 하고 웨이벌리 부인이 성을 내며 말했다. "정말 믿기 어려운 변명이지요." 포와로는 곰곰히 생각하며 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경찰에서도 반증을 제시하지 못했어요. 내가 알기로는 그 자가 이쪽에다 오히려 죄를 뒤집어씌웠다지요?" 포와로는 답변을 듣고자 웨이벌리 씨에게 시선을 던졌다. 그는 얼굴부터 먼저 붉 으락푸르락해졌다. "그 자는 트레드웰을 보더니 얼굴색 하나 안 변하고, 바로 그가 자기에게 편지와 꾸러미를 준 사람이라고 우기지 않겠어요. 수염만 있으면 범인의 얼굴과 똑같다 나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트레드웰을 보고 말입니다. 그는 이곳에서 태어나서 이곳에서 살아 온 사람이라고요!" 포와로는 그 시골 신사가 열을 올리는 것을 보고 슬그머니 미소를 머금었다. "그러나, 당신은 집안 사람 중에 유괴사건의 공범자가 있다고 의심하지 않았소?" "그렇습니다. 하지만, 트레드웰은 아니에요." "부인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포와로는 대뜸 그녀를 보고 물었다. "그 뜨내기에게 편지와 꾸러미를 준 사람은 트레드웰이라고 볼 수는 없어요---- 실제로 누군가가 그랬는지도 모르겠지만---그 자 말로는 10시에 그것들을 받았 다고 했는데, 10시에 트레드웰은 흡연실에서 남편과 함께 있었거든요." "혹시 차에 탄 남자의 얼굴은 못 보셨나요? 웨이벌리 씨? 트레드웰과 닮은 것 같 지는 않던가요?" "너무 거리가 떨어져 있어서 얼굴은 볼 수 없었습니다." "트레드웰에게 형제가 있습니까?" "여러 명이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죽고 없어요. 마지막 한 사람은 전사했다더군 요." "나는 웨이벌리 코트 저택의 구조에 대해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그 차는 남쪽 수위실을 향해 달렸다고 했는데, 출입구가 또 있습니까?" "예, 우리가 동쪽 수위실이라고 부르는 것이 있죠. 집의 반대편에 있습니다." "그 차가 집안에 들어오는 것을 본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게 이상하군요." "뜰에 작은 교회로 통하는 길이 있어서 차량 출입이 상당히 많습니다. 범인은 편 리한 장소에 차를 세워두고는, 그 뜨내기 소동이 발생하여 사람들의 정신이 다 른 데 팔려 있을 때, 얼른 집에 뛰어 들어간 것이 분명해요." "그 자가 이미 집안에 들어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포와로는 생각에 잠긴 채 말했다. "집안에 범인이 숨을 만한 곳이 있습니까?" "글쎄요, 물론 우리는 사건 발생 전에 집을 샅샅히 뒤져보지는 않았죠. 그럴 필 요를 못 느꼈으니까. 그 자가 어딘가에 몸을 숨기고 있었을 법도 하지만, 대체 누가 그 자를 집안에 들였겠습니까?" "그 문제는 나중에 생각해 보기로 합시다. 한번에 하나씩---차근차근 풀어 나가 도록 합시다. 집에 특별한 은신처는 없습니까? 웨이벌리 코트 저택은 오랜 된 건물이라서 '승려의 은신처'라고 불리는 곳이 있을 법도 한데요?" "있어요. 승려의 은신처가 있어요. 홀에 있는 판자 하나를 떼어내면 들어갈 수 있게 되어 있어요." "회의실 근처에 있습니까?" "바로 문 밖이요." "그겁니다!" "그러나, 아내와 나 말고는 아무도 그런 게 있다는 사실을 모를 텐데." "트레드웰은?" "글쎄요---어쩌다 들었는지도 모르죠." "콜린스 양은 어떻습니까?" "그녀에게는 입 밖에 내지 않았어요." 포와로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자, 선생. 이제는 웨이벌리 코트 저택에 직접 가봐야 알겠군요. 오늘 오후쯤이 면 괜찮겠습니까?" "한시라도 빨리 와주세요, 포와로 씨!" 웨이벌리 부인이 다급하게 외쳤다. "그리고, 이걸 다시 한 번 더 읽어 보세요." 그녀는 범인에게서 받은 최후의 통첩장을 그의 손에 건네 주었다. 그날 아침 웨 이벌리 코트 저택에 편지가 배달되었기에, 부인이 급히 포와로를 찾아온 것이었 다. 그 편지는 노골적으로 돈을 내놓으라는 말로 시작하여 교묘하고도 명백하게 몸값 지불 방법을 지시했으며, 만일 수작을 부리면 아들의 목숨이 위태로울 거라 는 협박으로 끝이 나있었다. 웨이벌리 부인은 돈에 대한 애착과 순수한 모성애 사이에 갈등을 느끼고 있던 차에 그 편지를 받고서 마침내 모성애 쪽으로 마음이 기운게 분명했다. 포와로는 남편이 일어난 뒤, 웨이벌리 부인을 잠깐 붙잡고 말했다. "부인, 솔직하게 말해 주십시오. 부인께서도 남편만큼 트레드웰이라는 집사를 신 임하십니까?" "그를 믿지 못할 이유는 없어요. 포와로 씨. 그가 이 사건에 관련되어 있다고는 생각지 않아요. 하지만----저어, 나는 오래전부터 그 사람이 조금도 마음에 들 지 않았어요----조금도!" "한 가지만 더 묻겠습니다, 부인. 아드님 유모의 주소를 혹시 알고 계십니까?" "해머스미스 시, 네더럴가 149번지에요. 하지만, 설마 그런 상상을---" "나는 결코 그런 추측은 하지 않습니다. 다만---회색 뇌세포를 좀 사용할 뿐이지 요. 그러면 가끔, 아주 가끔 어떤 생각이 떠오르는 때가 있지요." 웨이벌리 부부가 나가고 문이 닫히자, 포와로는 내게로 다가왔다. "그러니까 부인은 그 집사가 못마땅하단 말이지. 재미있는데, 안 그런가, 헤이스 팅스?" 나는 절대 그의 말에 걸려들지 않는다. 포와로가 나를 속이는 일이 너무 잦았기 때문에 방심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의 말에는 항상 함정이 도사리고 있었다. 공들여 몸단장을 한 다음, 우리는 네더럴가를 향해 나섰다. 다행히도 제시 위더 스 양은 집에 있었다. 그 여자는 표정이 밝은 35세의 여자로 아주 야무져 보였 다. 나로서는 이 여자가 그 사건에 가담했으리라고는 믿을 수 없었다. 그녀는 자신이 그런 식으로 해고된 데 대해 심한 불쾌감을 표시琴으나, 자신이 잘못한 점은 솔직이 인정했다. 그녀는 이웃에 사는 화가 겸 실내장식가를 우연히 알게 되어 결혼까지 약속하기에 이르렀는데, 그날도 그 사람을 만나러 나갔었다 는 것이다. 그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 같았다. 그런데, 나는 포와로를 도저히 이 해할 수가 없었다. 그가 하는 질문은 하나같이 중요하지도 않고 엉뚱해 보였기 때문이다. 질문은 주로 웨이벌리 코트 저택에 있을 당시 그녀의 일상생활에 관한 것들이었다. 나는 솔직이 지루했기 때문에 포와로가 떠나자고 할 때 마치 해방된 기분이었다. 그는 해머스미스의 거리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워털루로 가자고 이른 뒤 이렇게 말했다. "여보게. 유괴라는 건 아주 간단한 일일세. 그 아이는 지난 3년 동안 언제라도 아주 쉽게 유괴 될 수 있었어." "그렇지만, 우리는 별 진전을 못 본 것 같은데요." 하고 나는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천만에, 놀랄 만한 진전을 보았다네. 놀랄만한! 여보게, 헤이스팅스. 넥타이 핀 을 꽂으려면 제발 넥타이 한가운데다 꽂게나. 자네 것은 지금 16분의 1인치나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어." 3.........^^....... 웨이벌리 코트 저택은 오래 된 건물이면서도 멋이 있었으며, 최근엔 고상한 취향 에 따라 세심하게 재건한 모양이었다. 웨이벌리 씨는 회의실이며 테라스며, 그 사건과 관련된 여러 장소를 빠짐없이 보여 주었다. 마지막으로 포와로의 요청에 따라, 그가 벽에 있는 용수철 하나를 누르자 널빤지 하나가 옆으로 밀리면서 승 려의 은신처로 들어가는 짧은 통로가 나타났다. "보시다시피, 여기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고 웨이벌리가 말했다. 그 작은 방은 텅텅 비어 있었으며, 바닥에는 발자국의 흔적조차 없었다. 내가 포 와로에게 다가가 보았더니, 그는 한쪽 구석에 난 어떤 자국을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이게 뭔지 알겠나, 여보게?" 자그마한 자국 네 개가 모여 있었다. "개가 아닙니까?" 하고 내가 외쳤다. "아주 작은 개라네. 헤이스팅스." "폼(포메라니종의 작은 개.)" "폼보다 더 작은 거야." "그럼 그리펀(포인터의 개량종으로 털이 거친 개)인가요?" 하고 내가 자신없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리펀보다도 작아. 애견가 클럽에도 알려지지 않은 종류지." 그의 얼굴은 흥분과 만족감으로 열이 올라 있었다. "내 생각이 들어맞았어." 그는 중얼거렸다. "그럴 줄 알았지. 자, 나가세, 헤이스팅스." 홀로 나와서 널빤지를 닫았을 때, 복도 끝에 있는 문에서 한 젊은 여자가 나왔 다. 웨이벌리 씨가 그녀를 우리에게 소개했다. "콜린스 양입니다." 콜린스 양은 대략 30세쯤 되어 보였고, 기운차고 활발한 태도를 지니고 있었다. 다소 흐린 금발에다 코안경을 쓰고 있었다. 포와로의 요청에 따라 우리는 조그마한 거실로 들어갔다. 그는 그녀에게 하인들 에 대해서, 특히 트레드웰에 대해서 자세하게 질문했다. 그녀도 자신이 집사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솔직이 시인했다. "그는 너무 잘난 체하거든요." 하고 그녀가 토를 달았다. 그런 다음, 28일 저녁때 웨이벌리 부인이 먹고 탈이 난 음식에 대해 질문으로 들 어갔다. 콜린스 양은 자신도 2층에 있는 거실에서 그와 똑같은 음식을 먹었지만 아무 이상이 없었다고 했다.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나는 포와로를 슬쩍 찌 르며 일러 주었다. "개 이야기는요?" 하고 내가 속삭이듯이 말했다. "아 참, 개 이야기!" 그는 활짝 미소지었다. "혹시 집에서 개를 기르고 있습니까, 마드무아젤?" "바깥에 있는 개집에 리트리버 두 마리가 있는데요." "아니, 실내에서 기르는 아주 조그만 개 말이요." "없어요----그런 종류는.." 포와로는 그녀를 내보냈다. 그런 다음 벨을 누르며 내게 말했다. "콜린스 양은 거짓말을 하고 있어. 하지만, 그녀의 입장에 있다면 나라도 그랬을 걸세. 자, 이제 집사를 만나 볼까." 트레드웰은 거드름을 피우는 사람이었다. 아주 침착한 태도로 이야기를 했지만, 줄거리는 웨이벌리 씨의 이야기와 다름없었다. 그는 승려의 은신처를 알고 있었 다고 시인했다. 끝까지 당당함을 잃지 않았던 그가 물러나자, 포와로는 장난기 섞인 시선을 던지 며 내게 물었다. "자, 자네 생각은 어떤가, 헤이스팅스?" "그보다도 당신의 생각은요?" 하고 내가 받아넘기며 말했다. "자네, 왜 그렇게 조심스러워졌나? 자네가 자극해 주지 않는다면, 회색 뇌세포는 결코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걸세. 좋아. 자네를 놀리려는 게 아니야! 함께 추리를 해보도록 하지. 우선 우리가 납득하기 어려운 점으로는 어떤 것을 꼽아 볼 수 있을까?" "한 가지 의문나는 점이 있습니다. 아이를 유괴한 자가 동문으로 나갔다면 아무 에게도 들키지 않았을 텐데, 왜 하필 남문으로 나갔을까요?" 하고 내가 말했다. "아주 잘 지적해 주었네. 헤이스팅스. 훌륭해. 다른 문제들과 관련시켜 생각해 볼까. 왜 범인은 웨이벌리 집안에 사전 경고를 했을까? 먼저 아이를 유괴한 다 음 몸값을 요구했으면 될 게 아닌가?" "행동을 취하지 않고 돈을 받아낼 심산이었겠죠." "단순히 공갈만 해서 돈을 내놓을 사람이 어디있겠나? 너무나 안이한 생각이지." "그러면, 일단 12시에 사람들의 주의를 집중시켜 놓고, 범인은 몸을 숨기고 있다 가 사람들이 그 뜨내기를 붙잡고 있는 동안 빠져 나와서 얼른 그 아이를 데리고 도망치려고 계획했겠죠." "그렇더라도 아주 간단하게 끝낼 수 있는 일을 어렵게 만든 결과밖에 안 돼. 날 짜와 시간을 특별히 정하지 않고 기회가 오기를 기다렸다가, 그 아이가 유모와 함께 외출하는 날 자동차로 그 아이만 데리고 달아나면 훨씬 쉬웠을게 아닌가." "그렇겠군요." 나는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그의 말을 인정했다. "사실 거기에 그 사건의 계획적인 조작이 숨어 있는 걸세. 자, 이제 다른 각도에 서 문제에 접근해 보도록 하지. 모든 상황으로 보아 집안에 공범자가 있음이 분 명해. 첫째, 웨이벌리 부인이 수수께끼의 독약에 중독된 점. 둘째, 편지가 베개 에 꽂혀 있었던 점. 세째, 시계바늘을 10분 빠르게 돌려놓은 점----모두 내부에 서 벌어질 수밖에 없는 일이야. 그리고 또 한 가지 자네가 미처 깨닫지 못한 사 항이 있지. 승려의 은신처에 먼지가 하나도 없었다는 점일세. 빗자루로 싹 쓸어 놓았더군. 자, 사건 당시 집에는 네 사람이 있었네. 유모는 제외해도 무방할 걸세. 그녀가 다른 세 가지 행위를 모두 했다고 취더라도 승려의 은신처를 청소할 수는 없었 을 테니까. 그래서, 네 명을 용의선상에 두는 걸세. 웨이벌리 씨 부부, 집사인 트레드웰, 그리고 콜린스 양. 먼저 콜린스 양부터 살펴볼까. 그녀를 의심할 건 덕지는 아무것도 없어. 우리가 그녀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고, 어느 모로 보 나 아주 똑똑한 여자이며, 여기에 온 지 1년밖에 안 되었다는 사실을 제외한다 면 말이야." "하지만, 그 여자가 개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면서요?" 하고 내가 그 사실을 상기시켰다. "아 참, 개가 있었지." 포와로는 묘한 미소를 지었다. "이제 트레드웰로 넘어가 볼까. 그에게는 수상한 구석이 몇 군데 있어. 우선, 체 포된 뜨내기가 마을에서 자신에게 그 꾸러미를 준 자가 바로 트레드웰이라고 우 겼다지 않나." "하지만, 그 점에 대해서라면 트레드웰은 알리바이가 확실하잖아요." "그렇다고 할지라도, 그 사람은 웨이벌리 부인에게 독약을 먹이고, 베게에 편지 를 꽂고, 시계를 조작하고, 승려의 은신처를 쓸어낼 기회가 충분했던 사람이야. 그러나 한편, 그는 웨이벌리 집안에서 태어나 웨이벌리 집안을 위해 일해 온 사 람이기도 하지. 그런 점으로 본다면, 그 집안의 아들을 유괴하는 일에 가담했을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고 봐야겠지, 당치도 않아!" "그래서요?" "불필요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으나, 차근차근 검토해 보세. 이제 웨이벌리 부인 을 간단하게 살펴보도록 하지. 그녀는 부자인데다 재산도 사실 그녀 앞으로 되 어 있지. 이 불모의 땅을 이토록 복구 시킨것도 다 그녀의 돈 덕분이지. 그러 니, 그녀가 자기 아들을 유괴하여 자기 돈을 요구했을 리는 없네. 그렇지만, 그 녀의 남편은 입장이 달라. 그는 돈많은 아내를 가졌을 뿐이라고. 자기 자신으 돈이 많다는 것하고는 엄연히 다르지----사실, 내가 보기에 그 부인은 웬만한 일이 아니고서는 좀처럼 돈을 내놓지 않겠더군. 그러데, 웨이벌리 씨는 어떻던 가. 상당한 방탕자라는 것. 한눈에 보이지 않던가?"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하고 내가 얼른 내뱉았다. "그렇지가 않아. 누가 하인들을 모조리 내쫓았나? 웨이벌리 씨일세. 그 사람이 직접 그 협박편지들을 쓰고, 아내에게 독약을 먹이고, 시계바늘을 돌려놓고, 자 기의 충실한 하인인 트레드웰을 위해 알리바이를 설정해 놓은 거라네. 트레드웰은 웨이벌리 부인을 결코 좋아하지 않았지. 그는 자기 주인을 진심으로 섬겼기 때문에 기꺼이 그의 명령에 복종한 거야. 그 사건에는 모두 세 사람이 관련되어 있네. 웨이벌리, 트레드웰, 그리고 또 한 명은 웨이벌리의 친구일세. 회색 차에다 동네 아이를 태우고 달린 사람을 좀더 조사해 보지 않았다는 게 경 찰의 큰 실수였지. 그 자가 바로 제 3의 인물이지. 그 자는 이웃 마을에서 연한 황갈색 머리칼을 가진 소년 하나를 꾀어 차에 태운 거야. 그런 다음 동문으로 들어와서는 계획된 시간에 남문을 통과하면서 손을 흔들고 소리를 질러댄 거지. 사람들은 그의 얼굴과 차 번호뿐만 아니라 그 아이의 얼굴도 보아두지 못했지. 그곳을 나온 범인은 런던으로 달리는 체 한 것이고. 한편, 트레드웰은 험악한 인상의 신사로 변장하여 적당한 사람을 골라 그 편지와 꾸러미를 떠맡기는 역할 을 했지. 그의 주인은 트레드웰이 가짜 수염을 달았는데도 그 자가 알아볼 경우 에 대비해 알리바이를 제공했고 말이야. 웨이벌리 씨는 바깥에서 소란이 발생하 여 경감이 뛰어나가자마자 재빨리 자기 아들을 승려의 은신처에 숨기고 뒤쫓아 나간 거라네. 그런 다음, 나중에 경감이 떠나고 콜린스 양이 눈에 안 보일 때, 아주 쉽게 아이를 자기 차에 태워 안전한 장소에 데려다 놓은 거지." "그런데, 그 개는 어찌 된 겁니까? 그리고 콜린스 양의 거짓말은요?" 하고 내가 물었다. "그건 내가 말장난을 좀 해본 거라네. 그녀에게 집에 조그만 개가 있느냐고 물었 더니 없다고 대답했어---하지만, 틀림없이 개는 있었다고----아이 방에 말일세~ 자, 웨이벌리 씨는 조니가 칭얼거리지 않고 재미있게 놀도록 하기 위해 승려의 은신처에 장난감을 넣어 준 거야." "포와로 씨----" 웨이벌리 씨가 방에 들어왔다. "뭘 좀 알아내셨습니까? 내 아들이 어디에 붙잡혀 있는지 단서를 잡으셨나요?" 포와로는 그에게 종이 한 장을 건네 주었다. "여기 그 주소가 있소." "아니, 이건 백지가 아닙니까?" "당신이 내 대신 그 주소를 써주시오." "무슨 소린지--" 웨이벌리 씨의 얼굴이 자줏빛으로 변했다. "나는 모든 것을 알고 있소. 당신에게 24시간을 줄테니 아드님을 데려오시오. 당 신의 재주라면 그 아이를 다시 찾게 된 경위를 충분히 설명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지 않겠다면, 당신 부인에게 사건의 전모를 밝히겠소." 웨이벌리 씨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더니 손에 얼굴을 묻었다. "조니는 여기에서 10마일 떨어진 곳에 있는, 내 어린 시절의 유모에게 가 있습니 다. 아무 일 없이 잘 놀고 있을 겁니다." "그 점은 의심치 않소. 당신이 좋은 아버지라는 것을 믿지 않았다면, 나는 당신 에게 이런 기회를 주고 싶지도 않았을 거요." "좋지 않은 소문은----" "그렇소, 전통있는 가문에서 태어나 존경을 받아온 당신의 이름을 다시는 더럽히 지 마시오. 안녕히 계시오. 웨이벌리 씨. 참! 그리고 한마디 충고할 게 있소. 청소는 항상 구석구석까지 하시오!" 출처 http://forum6.thrunet.com/share/mmbbs/asp/board.asp?sid=55&bid=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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