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클럽의 살인 제 1 장 화요일 밤의 모임 불가사의한 수수께끼들 레이몬드 웨스트는 담배 연기를 내뿜으면서 일종의 미묘한 자의식의 즐거움을 느끼며 되풀이해서 말했다. - 불가사의한 수수께끼들이라 - 그는 만족스럽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널찍한 검은색 대들보가 천장을 가로지르고 있 는 방에 고풍스런 훌륭한 가구들이 놓여 있었다. 레이몬드 웨스트는 만족스러운 눈길 로 가구들을 바라보고 있었따. 작가라는 직업 때문인지 그는 분위기가 완벽한 것을 좋 아했다. 그의 이모인 제인 마플의 집은 그녀의 성격과 아주 잘 어울렸으며, 그를 늘 편안하게 해주었다. 벽난로 너머로 그는 이모가 앉아 있는 커다란 의자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마플 양은 검은색의 단자 옷을 입고 있었는데, 허리부분이 무척이나 꽉 죄어져 있었다. 미쉴랭 레이스가 단자 옷의 몸통 아랫부분까지 폭포 모양으로 장식되 어 있었다. 손에는 줄무늬가 들어 있는 검은색 장갑을 끼고 있었으며, 같은 무늬와 색 으로 된 모자가 그녀의 말앙 올려서 묶은 백발 위에 가볍게 놓여 있었다. 그녀는 뜨개 질을 하고 있었다. --- 하얗고 부드러운 양털로 된 털실로 그녀의 바랜 듯한 푸른색 눈동자는 온화하고 친절하게 보였으며, 그녀는 점잖게 자기의 조카와 그의 손님들을 살펴보았다. 그녀는 먼저 의젓하고도 명랑한 조카인 레이몬드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나서 짧게 자른 검은 머리와 담갈색과 녹색의 눈을 가진 예술가인 조이스 램프리에르 양을 바라보다가, 아주 잘 차려 입고 약간은 세속적으로 보이는 헨리 클리더링 경 쪽 으로 시선을 옮겼다. 방에는 두 사람이 더 있었따. 나이가 지긋한 교구 목사인 펜더 박사와 아주 깡마른 몸에 안경을 끼고서 항상 안경 너머로 상대방을 쳐다보는 사무 변 호사인 페더릭 씨였다. 마플양은 이 사람들을 죽한번 훑어보고는 이내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뜨개질을 다시 하기 시작했다. 페더릭 씨가 말을 꺼내기 전에 으레껏 하는 마른 기침소리를 냈다. - 그게 무슨 말인가, 레이몬드? 불가사의한 수수께끼들이라니~~~~~~~? 허어 -- 그것 이 대체 무엇에 관한 수수께끼들이란 말이지? - -아무것도 아니랍니다- 조이스 램프리에르 양이 대꾸했다. -레이몬드 씨는 그냥 그런 단어들을 좋아해서 혼자 해보는 소리예요.- 레이몬드 웨스트가 말도 안되는 소리라는 듯한 눈초리로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는 머 리를 뒤로 젖히며 웃었다. -저이는 허풍선이에요. 그렇조. 마플양? - 그녀가 물었다. -당신도 그 사실을 알고 계시리라 믿는데요?- 마플 양은 부드럽게 그녀에게 웃어 주었으나 대답은 하지 않았다. -인생 자체가 하나의 불가사의한 신비올시다. - 교구 목사가 엄숙하게 말했다. 레이몬드는 의자에 똑바로 고쳐앉아서는 갑자기 흥분했는지 피우던 담배를 던져 버렸 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게 아닙니다. 난 지금 철학 얘기를 하고 있는게꾿 아니라고 요 - 그가 말했다 - 지금 난 실제로 일어났떤 극히 평범한 사건들이 아직껏 아무도 해 결하지 못한채 남아 있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난 네가 어떤 종류의 일을 말하는지 알고 있단다- 마플양이 끼어들었다. -예를 들자 면 카루더스 부인이 어제 아침에 아주 이상한 걸 경험했지. 그녀는 엘리오트 상점에서 먹음직 스런 새우를 샀단다. 그녀는 다른 두 가게에 들렀지. 그리고 집에 와서 보니 글쎄 그 새우가 몽땅 없어져 버린 거였어. 자기가 들러 왔던 두 가게에 가보았지만 새 우는 찾을 수가 없었단다. 내겐 그 일이 몹시 놀랍게 보이는구나 - -매우 이상한 얘기로군요- 하고 헨리 클리더링 경이 엄숙하게 말했따. -물론 여러 가능한 설명이 있을 수있죠.- 하고 흥분으로 불이 약간 붉어진 마플양이 말을 이었다. -가령 다른 누군가가--- - -이모님---- - 레이몬드 웨스트가 어처구니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 내가 말 하고 싶었던 것은 마을에서 일어난 사소한 사건이 아니에요 지금 살인사건과 실종사건 에 대하여 생각하고 있었다니까요--- 헨리 경이 마음만 먹는다면 당장이라도 말해 줄 수 있는 그런 사건들 말예요 - -하지만 난 아무데서나 그런 전문적인 이야기를 하지는 않네 - 헨리 경이 겸손하게 말했다. - 난 결코 그런 이야기는 하지 않지 - 헨리 클리더링 경은 얼마 전까지 런던 경시청의 국장으로 일해 왔다. -내가 축측컨대 결코 경찰에 의해서는 해결되지 않은 숱한 살인사건들이 있을 것 같 은데요 - 하고 조이스 램프리에르가 말했다. -그거야 이미 잘 알려진 사실 아니오 - 하고 페더릭 씨도 한 마디 거들었다. -난 ---- - 레이몬드 웨스트가 다시 입을 열었다. - 어떤 사람이 그런 불가사의한 일 들을 해결해 낼 수 있을지 사실 의심스럽습니다. 일반 시민들은 보통의 형사들이 상상 력의 부족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을 거라고 대부분 생각하거든요. - -그거야 세상 사람들의 견해일 뿐이지- 헨리 경이 냉담하게 대꾸했다. -당신,혹시 위원회 같은 것을 만들자고 하는 건 아니죠?- 조이스 양이 웃으면서 말했다. -정신 분석학과 상상력은 작게에게는 ---- - 그녀는 레이몬드에게 농담이라는 듯이 고개를 약간 숙여 보였으나, 그는 꽤나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문예란 우리 인간에게 인간성에 대한 통찰력을 주지요 - 그는 근엄한 표정으로 말해 나갔다. - 작가란 아마도 일반 적인 사람들이 못 보고 지나치는 여러 동기들을 똑바로 바라보는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그래----- - 마플양이 불쑥 끼어들었다. - 난 네가 쓴 책들이 매우 알찬 내용이라는 것을 알고 있단다. 하지만 네가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일반인들이 정말로 그렇게 무감 각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겠지? - -이모님 --- - 레이몬드는 부드럽게 대답했다. - 신념을 가지세요 하늘도 제가 그것 을 깨뜨리도록 허락하진 않을 테니까요- -난 ---- - 마플 양이 뜨개질을 코를 세다가 이맛살을 조금찌푸리면서 말했다. - 그 렇게 많은 사람들이 내게는 나쁘지도 좋지도 않아 보이며, 그저 단순하고 어리석어 보 일뿐이란다- 페더릭 씨가 다시 마른 기침소리를 냈다. -레이몬드 --- - 그가 말했다. -자네는 상상력을 너무 중요하게 여긴다고 생각지 않나? 상상이란 위험한 존재일세. 우리 변호사들은 그런 사실을 잘 알고있지. 증거를 공정하게 조사해서 바라보는 것-- 내겐 그 것만이 진실에 이르는 유일한 방법처럼 보인다네. 덧붙여서 말하자면 내 경험 체 비추어 볼때 그것만이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도 할 수 있는거지.- -흥!- 조이스는 화가 난 듯이 자기의 검은 머리카락을 뒤로 젖히며 소리쳤다. -난 분 명히 이 게임에서 당신을 이길 수 있어요. 난 당당한 한 여성일 뿐만 아니라 --- 당신 이 뭐라고 하실는지는 모르지만, 여자들은 남자들에게는 없는 영감을 갖고 있지요--- 예술가이기도 하답니다. 난 당신이 보지 못하는 사물들을 보지요. 게다가 한 예술가로 서 모든 종류의 사람들과 그들의 환경을 두드려 보았답니다. 여기 계신 마플 양과 같 은 분은 그런 건 아마 알 수 엇을 거예요.- -그래요. 난 그런 건 잘 모른다오.- 마플양이 대꾸했다. -하지만,고통스럽고도 슬픈 일들이 가끔 마을에서 발생하지요- -내가 좀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펜더 박사가 웃으면서 끼어들였다. -요즘엔 성직 자들을 욕하는게 유행이라고 알고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저 참고 지내는 가운데에 서도 바깥 세계에는 마치 봉해진 책과 같은 인간성의 한면을 깊이 들여다보고 있답니 다.- -이것참--- - 조이스가 말했다. - 우리들이 마치 어떤 대표자 모임이라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군요.내친 김에 아예 그런 모임을 만들면 어떨까요? 오늘이 무슨 요일이 지요? 화요일? 이모임을 '화요일 밤의 클럽'이라고 부르면 어떨까요? 모임은 매주마다 가지며, 모든 사람이 돌아가면서 어떤 사건을 제시하는 거에요. 수수께끼처럼 묘한 사 건 말예요. 물론 그것을 제시한 사람은 거기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좀 알고 있어야하 고, 그 정확한 해답도 알고 있어야겠조. 가만 보자, 지금 우리가 모두 몇명이죠? 하 나,둘,셋,넷,다섯 --- 여섯은 되어야 할텐데." -조이스 양 당신은 날 빠뜨렸군요- 마플 양이 환하게 웃으면서 말했따. 조이스는 약간 당황해 했으나 재빨리 그런 사실을 감추었다. -그것도 괜찮겠네요. 마플 양 --- - 그녀가 말했다. - 난 당신이 그런 놀이를 좋아하 지 않을 줄 알았거든요 - -아니,무척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 마플양이 대답햇따. 특히 이렇게 많은 현명한 신사분들이 참석하신다면 더욱 그렇지요. 내가 가장 어리석지나 않을지 사실은 두렵군요. 하지만, 이곳 세인트 메어리 미드 마을에 몇년간 살면서 난 인간의 본성에 대한 영감 같은 걸 얻게 되었습니다.- -당신이 합석하게 되면 매우 의미가 깊어질 거라고 확신합니다- 헨리경이 공손하게 말했다. -그럼 누가 먼저 시작하시겠어요?- 하고 조이스가 물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하오- 팬더박사가 말했다. -무척 운이 좋게도 여기 헨리 경과 같은 분이 우리와 함께 있으니 말이오- 그는 말 끝을 흐리면서 헨리 경을 향해 예의 있게 고개를 숙여 보였다. 헨리 경은 잠시 동안 아무 말 없이 앉아 있었다. 그러더니 마침내 한숨을 내쉬고 나 서 다시 한 번 다리를 포개고는 말을 시작했다. -여러분들이 원하고 있는 종류의 화제를 끄집어내기가 나로서는 조금 어려운데요. 하 지만, 다행히도 이런 상황에 아주 잘어울리는 한 사건이 생각나는군요. 여러분도 1년전 신문에서 그 사건에 관한 기사를 읽었을겁니다. 그 당시엔 그 사건 이 불가사의한 수수께끼로 처리되어 버렸습니다만, 우연히도 바로 얼마 전에 내가 그 일을 해결하게 되었답니다. 사건은 아주 단순합니다. 세 사람이 식탁에 모여서 저녁식사를 했는데, 식사에는 여 러 가지 다른 음식과 함께 바닷가재 통조림이 나왔답니다. 그런데 밤늦게 세 사람 모 두 배탈이 나서 급히 의사를 불렀습니다. 하지만, 두명은 곧 나았으나 나머지 한 사람 은 숨을 거두고 만 겁니다.- -아~!- 레이몬드가 알겠따는 듯이 소리쳤다. -이미 말한 대로 극히 단손한 사건입니다. 그 사람의 죽음은 프토마인(동물성 단백질 의 부패로 생기는 유독성 분해물) 중독 샔문인것으로 판명되었으며, 그것을 입증하는 증명서가 발급되었지요. 죽은 사람은 법적 절차에 따라 장례식이 치러졌답니다. 그러 나 문제는 그 정도에서 해결되지 않았지요.- 마플 양은 머리를 끄덕였다. -여러 풍문이 나돌았으리라 생각해요--- - 그녀가 말했다. -대개 그러니까요.- -이제 그 작은 연극에 나오는 배우들의 모습을 묘사해야만 되겠군요. 먼저 그 부부를 존스 부부라고 부르고 존스 부인의 고용 말동무(이당시 영국에서는 가족이 적은 사람 들을 말동무를 고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를 클라크 양이라고 부르겠습니다. 남편되는 존스는 제약회사의 외무원이었습니다. 그는 인상이 좋은 남자였으며, 약 쉰 살쯤 되어 보였습니다. 그의 아내는 그저 평범한 주부로서 한 마흔다섯 살쯤 되었지요. 그리고 클라크 양은 예순 살이 된 노처녀였는데, 기름기가 번질거리는 시뻘건 얼굴에다 살이 찐 재미있는 여자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별로 유쾌한 사람들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의 발달은 기묘한 방식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존스는 버밍햄의 조그만 호텔에서 그 전날 밤에 묵었지요. 그날 아침 일찍 우연히도 압지철에서 압지 한 장을 꺼내어 놓았는데, 할 일이 없어서 빈둥거리던 청소부 하녀가 방금 존스가 사용한 그 압지를 거울에 비추어 보면서 시간을 보냈던 겁니다. 그리고는 며칠이 자니서 신문에 바닷가재 통조림을 먹고서 죽은 존스 부인에 대한 기사가 실리자, 그 하녀는 동료들에 게 그 압지에서 보았던 내용을 떠벌렸조.그 내용은 이러했씁니다.-- '완전히 아내에게 의존해서....... 만일 그녀가 죽는다면 나는.... 수백,수천의 ---- '라고 말입니다. 여러분들도 그 사건이 있기 얼마 전에 남편에 의해 독살된 여자의 사건에 관해서 들 었을 겁니다. 사실 그 하녀들에겐 그 사건을 생각해 볼 필요도 거의 없었지요. 존스는 자기 아내를 죽이고 나서 수백만 파운드나 되는 유산을 상속받을 계획이라고 생각햇을 테니까요! 우연히도 그 하녀들 중에는 존스 부부가 살았던 그 조그만 동네에 친척이 있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그 친척에게 편지를 보냈으며, 그 친척도 그녀에게 답장을 써 보냈지요. 아마 도 존스는 그 지방 의사의 딸인 32살 난 미모의 여인에게 호감을 품고 있었던 모양입 니다. 그들에 관한 소문이 온 마을에 떠돌았다니까요. 급기야는 내무부 장관에게까지 탄원서가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또한 존스가 아내를 살해했다고 고발하는 수많은 익명 의 투서가 런던 경시청으로 날아들었습니다. 그때 우리는 그게 단지 쓸데없는 마을의 풍문이나 유언비어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 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그러한 여론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사건 재수사 명령어 상부에 서 내려오게 되었지요. 그런데 그것은 신빙성이라곤 조금도 없는 시민들의 추측이 놀 랍게도 옳은 것으로 증명된 사건들 중의 하나였던 겁니다. 검시 결과 존스 부인이 비 소 중독으로 죽었다는 사실을 명백히 해줄 수 있는 과다한 양의 비소가 시체에서 발견 되었던 거지요. 그래서 런던 경시청의 지방 경찰과 함께 비소가 투여된 방법과, 그 범 인을 밝혀내기에 이르렀답니다.- -와---- - 조이스가 소리쳤다. -멋진데요. 정말 신나는 일이에요.- -경찰에서는 당연히 남편을 의심하게 되었지요. 그는 아내의 죽음으로 인해 덕을 보 았으니까요. 그러나 호텔 하녀가 황홀하게 상상해 보았던 수백만 파운드가 아니라, 정 확히 현금 8천 파운드 뿐이었습니다. 그는 열심히 벌어들이긴 했지만 돈은 별로 모으 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여자들은 꽤나 좋아해서 바람피우는 데에 죄다 쏟아 부었던 거 조. 우리는 그가 의사의 딸을 좋아했다는 소문을 가능한 한 자세히 조사해 보았습니 다. 하지만, 한때에 그들이 매우 친했다는 것은 확실했으나 두 달 전에 갑작스럽게 관 계가 끊어진 이후로는 전혀 서로 만난 것같지 않더군요. 그 의사는 나이가 지긋한 강 직하고 믿을 만한 남자였는데 시체 해부 결과에 그만 넋을 잃어서 말조차 제대로 못할 정도였습니다. 그는 그 사건이 있떤 날 밤에 자정경에 탈이 나서 괴로워하고 있는 세 사람을 진찰하려고 그 집에 갔습니다. 그는 즉각 존스 부인이 위독하다는 것을 알고는 자기 진료소에 사람을 보내어 아편 알약 몇개를 가져오게 해서 통증을 일단 가라앉혀 보려고 檎습니다. 그가 애쓴 보람도 없이 그녀는 죽고 말았지만 그 의사는 뭔가 흑막이 있으리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답니다. 그는 단지 그녀가 보툴리누스균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신했습니다. 그날 저녁 때의 식사는 바닷가재 통조림과 샐러드 트리플(포도주로 적신 카스테라에 거품 크림을 바른 과자) 빵 그리고 치즈 였습니다. 불행히 바닷가재는 하나도 남아 있 지 않았습니다---- 모두 먹어치운 거죠. 빈 통조림 통은 버렸고요. 그는 어린 하녀인 글래디스 린치 양에게 꼬치꼬치 캐물었씁니다. 하지만 그녀는 몹시 당황하고도 흥분한 상태였는 지라 의사는 그녀에게 핵심을 벗어나지 않게 하기가 힘들다는 걸 알았지요. 그러나 하녀는 그 통조림은 전에 따놓은 것도 아니었고 자기가 보기엔 아주 싱상한 것 이었다는 말만 되풀이 하는 거였습니다. 우리가 의존해야 했던 사실들은 이런 정도였씁니다. 만일 존스가 흉악하게도 자기 아 내에게 비소를 투약했다면,세 사람이 음식을 함께 먹었떤 저녁식사 때에는 어떤 음식 에도 비소가 들어가지 않았을 게 분명합니다. 또한 --- 이건 다른 문제입니다만-- 존 스는 저녁식사가 차려지고 있을 때 버밍햄에서 막 돌아온 직후였으니 음식에 미리 극 약을 탈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거지요.- -그 말동무는 어떻게 되었나요--- 좋은 인상을 지녔다던 그 뚱뚱한 여자 말예요.- 조이스가 물었다. 헨리 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물론 우리는 클라크 양을 주의 깊게 살펴보았쪼. 하지만 그 여자가 범죄를 저지를 만한 동기를 가지고 있었다고는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존스 부인은 그녀에게 어떤 종 류의 유산도 남겨 주지 않았으며 그녀는 자기의 고용주가 죽었기 샔문에 다른 직업을 구해야 할 형편이었지요.- -그 점 때문에 클라크 양을 사건과 연관시켜 생각지 않은 거로군요.- 조이스는 뭔가 를 생각하듯이 말했다. 『추리문학동호회-일반연재 (go CHURI)』 164번 제 목:[애-크] 화요일 클럽의 살인 1장 2/2 올린이:박민철 (박민철 ) 96/11/24 21:28 읽음:167 관련자료 없음 -------------------------------------------------------------------------- --- 원제 : 화요일 클럽의 살인 타이핑 : 박민철 제 1 장 화요일 밤의 모임 2/2 -그런데 우리 검사관들 중 한명이 이내 중대한 사실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헨리경은 말을 이었다. - 그날 저녁식사가 끝난 뒤 존스는 부엌으로 내려가서 기분이 언짢다고 불평하던 아내에게 주려고 옥수수 가루 한 접시를 달라고 했습니다. 그는 글래디스 린치가 준비해 줄때까지 부엌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자신이 직접 들고서 아내의 방으로 올라갔지요. 바로 그 사실로 인해서 이사건 이 매듭지어졌다고 나는 생각했습니다.-- 변호사는 머리를 끄덕였다. -동기라---- - 그는 사건의 요지가 옳다는 듯이 손가락을 딱소리내며 말했다. -기회! 제약회사의 외무원이라면 극약 정도는 쉽게 구할 수 있겠군- -게다가 부도덕한 성격의 남자라잖습니까?-하고 목사도 한마디 거들었다. 레이몬드 웨스트는 헨리 경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 사건의 어디엔가는 함정이 있을 겁니다.- 그가 말했다. -그런데 왜 당신은 그를 체포하지 않았습니까?- 헨리 경은 약간 쓴 웃음을 지었다. -바로 그것이 이 사건에서 생긴 불행한 일이지요. 지금까지는 모든 일이 척척 잘되어 갔는데 그만 뜻하지 않은 난관에 부딪쳐 버린 겁니다. 왜냐하면 클라크 양에게 물어보았더니 그 옥수수 가루는 존수 부인이 아니라 바로 자기가 다 먹었다고 했기 때문에 존스를 체포할 수가 없었던 거지요.- -그녀는 평소에 하던 대로 존스 부인의 방으로 갔던 것 같습니다. 존스 부인 은 침대에 앉아 있었고, 옥수수 가루 접시는 그녀의 옆에 있었습니다. '나 지금 좀 기분이 좋지 않은 것 같아. 밀리' 부인이 이렇게 말했조.'아까 바닷가재를 먹은게 잘못된 모양이야. 앨버트에게 옥수수 가루 한 접시를 가져 다 달라고 했는데, 막상 받아 놓고 보니 입맛이 없는 것 같아' '저런' 클라크 양이 자신의 의견을 말했습니다-- '아주 손질을 잘해서 덩어리 라곤 하나도 없군요. 글래디스는 정말 요리를 잘해요. 요즘 같은 세상에 옥 수수 가루를 이렇게 곱게 만드는 여자는 흔치 않답니다. 아주 맛있겠는데요. 난 그 정도로 배고프다니까요.' '난 아직도 그런 좋지 못한 습관이 남아있나봐' 하고 존스 부인이 말했습 니다.- - 여기서 한가지 --- - 헨리 경은 하던 얘기를 중단하고 이렇게 말했다. -설 명하고 넘어가야겠습니다. 클라크 양은 점점 비만해져 간다고 의사가 주의를 준 탓에 밴팅 요법이라고 널리 알려져 있는 다이어트를 하고 잇떤 중이였 지요. '이건 당신에게 좋지 않아. 밀리. 정말이야' 존스 부인은 말렸습니다. '아니 혹시 하나님이 당신을 뚱뚱하게 만들었다면 그분 뜻이 아닐까---? 그렇 다면야 이 옥수수 가루를 싹 먹어 치우는 것도 괜찮게지 뭐. 어쩌면 그렇게 하는 것이 더 현명한 지도 모르겠네. 응?' 그러자 클라크 양은 곧바로 먹기 시작해서 정말로 옥수수가루 한 접시를 몽땅 먹어치워 버렸따는 겁니다. 그래서 그녀의 남편을 의심했던 우리의 추리는 완 전히 빗나가 버렸던 거지요. 한편, 압지철 위에 있던 글이 무슨 뜻이었냐고 그 남편에게 묻자, 그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하더군요. 그의 설명에 따르면 그 편지는 그에게 돈을 좀 보태 달라고 한 오스트레일리아의 동생 한테 보내는 답장이었땁니다. 그 편지에다 그는 자신의 전적으로 아내에 의존해서 살고 있따는 사실을 밝혔다는 겁니다. 혹시 아내가 죽게 된다면야 그는 자신에 게 돈이 생기겠고, 그러면 동생도 도와 줄수가 있겠지요. 따라서 그는 편지에다가 현재로서는 도와 줄수가 없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세상에는 곤경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다고 썼다더군요.- -그래서 사건이 미궁에 빠지게 되었나요?- -뭐, 아시다시피 사건은 아주 엉망진창이 되었씁니다.- 헨리경은 침통하게 말했 다. -믿을 만한 증거도 없이 존스를 체포하는 모험을 할 수는 없었으니까요- 방에서 잠시 침묵이 흘렀따. 이윽고 조이스가 먼저 말을 꺼냈다.-그게 사건의 전부예요?- -작년 내내 수사가 계속되었던 사건이랍니다. 그 진상은 현재 런던 경시청에서 비밀로 하고있습니다만 2~3일 지나면 여러분도 신문에서 그에 관해 읽을 수가 있을 겁니다.- -진상이라고요~~~~~?- 조이스는 생각에 잠긴 듯이 얘기했다. -내겐 좀 이상하군 요. 우리 모두 5분 정도 생각한 다음 얘기하기로 해요.- 레이몬드 웨스트는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시계를 보았다. 5분이 다 지나가자 그는 펜더 박사를 쳐다 보았다. -먼저 말씀하시겠습니까?- 그가 물었다. 그 노인은 머리를 설레설레 흔들며 입을 열었다. -솔직히 말해서, 난 도무지 모르 겠는데 단지 그 남편이라는 사람에게 죄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고 있지만, 어떻게 그가 범행을 저질렀는지는 전혀 모르겠군. 다만,남편이 아직까지는 밝혀 지지 않은 어떤 기발한 방법으로 아내에게 극약을 먹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할 수 있겠네만, 그 사건에서 진상이 어떻게 밝혀질지는 사실 짐작도 가지 않을 뿐 일세.- -조이스 양은요?- -그의 말동무예요!- 하고 조이스는 딱 부러지게 대답했다. -분명히 그 여자예요! 그녀가 어떤 동기를 갖고 있었는지 그거야 우리가 어떻게 알수 있겠어요? 그녀가 늙고 뚱뚱하고 못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존스 씨와 바람을 피우지 않았다고는 볼 수 없는 일이잖아요? 또, 그녀는 다른 이유로 해서 존스 부인을 증오했을 수도 있어요. 돈 받고 말동무가 되어 준다는 것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세요--- 언제나 명랑하게 행동해야 하고, 맞장구를 치며, 화가 나도 참고 견뎌야만 한답니다. 어느날 그녀는 더 이상 그런 짓을 참고 견딜 수가 없 게 되었고, 그래서 존스 부인을 죽여 버린 거예요. 아마 그녀는 옥수수 가루에 비소를 섞어 넣었을 것이고, 자기가 그걸 모두 먹어치웠다는 말은 거짓말일 거 예요.- -페더릭 씨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변호사는 전문가답게 손가락을 깍지끼고 조용히 앉아 있었다. -말하기가 몹시 거북하군. 사실 나는 할말이 거의 없네.- -그래도 말씀하셔야 돼요. 페더릭 씨- 조이스가 말했다. -판결을 보류하는 것도 아니고, 선입관 없이 말씀하시지 않아도 되고, 또 법적 으로 정확할 필요도 없잖아요? 그냥 게임을 해나가는 거예요.- 그러자 페더릭이 대답했따. - 사건의 진상에 대해서는 더 이상 왈가왈부할게 없는 것 같습니다. 휴우, 이런 종료의 사건을 너무 많이 보아온 내 소견으로는 그녀의 남편에게 죄가 있는 것 같군요. 더군다나 클라크 양이 이런 저런 이유 로 해서 일부러 그녀의 남편을 감싸 주고 있는 사실이 더욱 그런 걸 뒷받침해 주고 있는 게 아닐까요? 그들 사이에 어떤 돈 거래가 있었을 수도 있고 말이오. 그 남편이야 자기가 의삼받으리라는 것을 진작부터 각오했겠죠. 클라크 양은 앞 으로도 빈곤하게 살아갈게 뻔했기 샔문에 나중에 상당한 액수의 돈을 받기로 하 고 그 옥수수 가루를 자신이 모두 먹었노라 얘기하기로 약속했을 겁니다. 그거야 당연히 법에 걸리는 행위지요. 아주 대단한 범법행위랍니다.- -난 당신 말에 찬성할 수가 없는데요.- 레이몬드가 끼어들었다. -당신의 그 사건 에서 중요한 요소를 하나 잊고 있습니다. 그 의사의 딸 말입니다. 당신에게 내 나름대로의 견해를 말씀드리죠. 그 통조림 바닷가재는 실은 상한 거였습니다. 그래서 극약에 중독되는 증세가 나타났던 거겠지요. 의사는 존스 부인이 다른 사람들보다 바닷가재를 많이 먹었던 탓으로 몹시 고통스러워하는 걸 보고서 아편 알약을 가져오라고 사람을 보냈습니다. 의사는 자신이 직접 가지 않고 사람을 보냈던 겁니다. 그렇다면 누가 그 심부름꾼에게 아편 알약을 주게 되었을까요? 분명히 의사의 딸이 아니겠습니까? 그녀가 자기 아버지가 부탁한 약을 꺼내어 주었을 겁니다. 그런데 그녀는 존스와 바람이 나 있었습니다. 순간, 그녀의 어두 운 심성을 머리를 쳐들게 되었고, 그를 자유롭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손에 달렸다고 생각햇던 겁니다. 그렇게 해서 그녀가 보낸 알약에는 흰색의 비소가 섞 여 있게 된것이 아닐까요? 이것이 바로내 생각입니다.- -자 이제는 헨리 경이 말씀해 주셔야겠어요.- 조이스는 부탁하듯이 말했다. -잠깐만--- - 헨리 경이 말했다. -마플 양은 아직껏 아무 말도 하지 않았군요- -이런 어쩜 좋아.- 그녀는 소리쳤다. -그만 내가 한 코를 빠뜨렸군요. 여러분이 하고 있는 얘기가 너무 재미있었어요.슬픈,정말로 슬픈 사건이로군요. 그 사건 을 들으니 마운트에서 살았던 하그레이브스라는 노인이 생각나는 군요. 그 남 편은 글쎄 모든 재산을 한때 그 집의 가정부로 있었던 다른 여자에게 몽땅 남겨 주었답니다 게다가 그 여자와의 사이에 다섯 아이나 낳았다지 뭡니까? 그런데도 그의 아내는 남편이 죽을 때까지도 전혀 의심을 하지 않았다는 군요. '아주 좋 은아이야.' 하고 그 하녀를 칭찬할 정도였으니까요. 심지어 매일 자기의 침대요 를 바꾸도록 하게 할 만큼 완전히 신뢰했답니다--- 물론 금요일은 제외하고요. 그런데 그 하그레이브스 노인은 이 하녀를 옆 동네에 있는 한 집에 살게 했답 니다. 그리고 자신은 계속 교구 위원 노릇을 하며 매주 일요일마다 헌금용 접시 주위를 어정거렸다는 군요.- -사랑하는 제인 이모님--- - 레이몬드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이 다그쳐 물 었다. -도대체 이제는 죽어서 고인이 된 하그레이브스 노인이 이 사건과 무슨 연관이 있다고 그러시는 거죠?- -얘기를 듣고 있으려니 갑자기 그 사람 생각이 나더구나- 마플 양이 말했다. - 두사건의 진상이 너무도 비슷하지 않니? 내가 생각컨대 가 엾은 그 처녀는 지금쯤 실토했을 거야. 그리고, 헨리 경, 그렇게 해서 당신은 사건을 해결하게 되었을 텐데요?- -어떤 처녀요?- 레이몬드는 도무지 이해 할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이모님 무 슨말을 하고 계시는 거예요?- -아, 왜 그 글래디스 린치라는 가엾은 처녀 말이다.--- 의사가 자기에게 말을 걸었을 때 굉장히 흥분했을 거야--- 그녀가 그랬던 것도 당연해. 가엾은 사람 같으니! 그 가엾은 처녀를 살인자로 만들다니 저주받을 존스는 교수형에나 처해졌으면 좋겠구나. 그러나 사람들은 그 불쌍한 처녀도 사형에 처하라고 할거야.- -마플 양 당신이 뭔가 오해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페더릭이 입을 열었다. 그러나 마플 양은 고집스럽게 머리를 젓고는 건너편의 핸리경을 바라보았다. -내가 옳았지요? 내겐 아주 명백한 일이랍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수백 수천'---- 그리고 크림 카스테라에요. 누구든지 그걸 놓치진 않으리라 생각 해요.- -도대체 크림 카스테라와 '수백 수천'이 어째따는 거에요?- 레이몬드가 외치듯이 말했다. -요리사는 으레껏 크림 카스테라위에 '수백수천(hundreds and thousands:케이크 장식으로 쓰이는 굵은 설탕이라는 뜻으로도 쓰임) '을 뿌린단다. 레이몬드- 그 녀가 말했다. -분홍색과 흰색이 감도는 설탕이지. 나는 그들이 저녁식사 때 크림 카스테라를 먹었고. 그 남편이 누군가에게 굵은 설탕에 대한 편지를 썼다는 것을 들었을 때 당연히 그 두가지 사물을 연관시켜 보았던 거란다. 그 케이크에는 굵 은 설탕 대신 비소가 묻어 있었던 거야. 그 남편이 하녀에게 그것을 주면서 크림 카스테라에 뿌리도록 시켰지.- -그렇지만 그건 불가능해요- 조이스가 재빨리 말을 가로챘다. -왜냐하면 거기에 있었던 사람 모두가 크림 카스테라를 먹었으니까요- -오, 아니에요--- - 마플 양이 대답했다. -기억하고 있겠지만, 말벗인 클라크 양은 다이어트중이었어 요. 그러니 밴팅 요법을 실시하고 있었다면 절대로 크림 카스테라 같은 건 먹지 않았을 거 예요. 물론 존스 씨는 자기 몫의 카스테라 위에 뿌려진 굵은 설 탕을 긁어 내어 그릇 한쪽에 남겨 두었겠지요. 매우 영리한 아이디어 였어요.-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헨리 경에게 집중되었다. -매우 교묘한 수법이었습니다.- 하고 그는 천천히 말을 꺼냈다. -그러나 마플양은 그 사실을 우연히 생각해 내신것 같군요. 그 남편은 흔히 말하 듯이 글래디스 린치를 함정 속에 빠뜨렸고, 그래서 그녀는 거의 절망적인 상태에 빠지게 되었던 겁니다. 그는 아내를 눈엣가시처럼 여기고 있었으며 글래디스에게 아내가 죽으면 결혼하겠다고 약속했다더군요. 그는 굵은 설탕에 비소를 섞어 글래 디스에게 건네주면서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가르쳐 주었지요. 글래디스 린치는 1주일 전에 죽었습니다. 그녀의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죽었고 존스는 그녀를 버리 고 다른 여자에게로 갔지요. 임종시에 그녀가 진실을 고백했습니다.- 잠시 동안 방안에는 침묵이 흘렀다. 마침내 레이몬드가 입을 떼었다. -음, 제인 이모님. 이것은 이모님이 맞춘 거예요. 세상에! 난 이모님이 이런 사건을 밝혀 낼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고, 또 부엌에서 일하는 조그만 아가씨가 그런 끔찍한 사건에 연루되리라곤 정말 생각지도 못했답니다.- -아니란다. 레이몬드 - 마플양이 말했다. - 하지만 난 너만큼 인생에 대해서 잘모르지 존스 같은 유형의 남자는---- 음탕하고 교활한 사람이단다. 난 그 집에 어여쁘 아가씨가 있다는 말을 듣자마자 그가 그녀를 그대로 내버려 두지는 않았으리라고 느꼈던 거야. 매우 슬프고 고통스러워서 얘기하기에 그리 좋은 일은 못되는 구나. 난 너에게 그 사건이 하그레이브스 부인에게는 충 격이었겠지만, 마을에선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차마 얘기 할수가 없 구나.- 『추리문학동호회-일반연재 (go CHURI)』 179번 제 목:[애-크] 화요일 클럽의 살인 2장 1/3 올린이:박민철 (박민철 ) 96/11/24 22:53 읽음:172 관련자료 없음 -------------------------------------------------------------------------- --- 원제 : 화요일 클럽의 살인 타이핑 : 박민철 제 2 장 애스타트 신상의 집 1/3 -자, 펜더 박사님, 우리에게 어떤 얘기를 해주시겠어요?- 나이 지긋한 교구 목사는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나는 그 동안의 내 생애를 조용한 곳에서 늘 보내 왔습니다.---- -그가 말 했다. -그렇기 때문에 커다란 사건들은 별로 일어나지 않았답니다. 하지만 내가 젊었을 때, 한 번 아주 이상하고도 비극적인 일을 경험한 적이 있지요. -아----!- 조이스 램프리에르가 재촉하듯이 소리쳤다. -지금까지도 그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교구 목사는 계속해서 말하기 시작했 다. -나는 그때 큰 충격을 받았거든요.그래서 지금까지도 그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교구 목사는 계속해서 말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때 큰 충격을 받 았거든요.그래서 지금까지도 겉으로는 어떠한 치명적인 힘도 가해지지 않았 는데 죽어간 그 남자를 보았을 때의 그 무시무시한 공포와 두려움을 생생하게 느끼고 있답니다.- -당신은 나를 몹시 오싹하게 만드는군요.목사님- 헨리 경이 투덜거리듯이 말 했다. -당신이 말한 대로, 나 역시 오싹했었조- 팬더 박사가 말했다. -그때 이후로 나는 분위기라는 말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비웃지 않았답니다. 세상에는 이런 일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어떤 장소들을 선이나 악의 영기가 깃들어 있어 서 사람들이 그 힘을 느낄 수도 있다는 거조.- -라치 부부의 집도 매우 불운한 곳이에요- 마플 양이 말했다. -스미더스 노인 은 자기 재산을 모두 날린 뒤 거기를 떠나야만 했죠. 그리고 나서 카슬레이크 부부가 그 집을 사게 되었는데, 남편이 륚조니 카슬레이크는 아래층으로 떨어 져서 그만 다리가 부러졌고, 카슬에이크 부인은 요양을 떠난다고 하며 프랑스 남부로 도망쳐 버렸답니다. 지금은 버든 부부가 그 집에 살고 있는데, 가엾은 버든 씨도 곧 수술을 받아야만 한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런 문제들에 대한 미신이 너무 많다고 나는 생각해요- 페더릭 씨가 말했다. -사실 근거 없이 떠도는 그런 쓸데없는 소문들이 많은 피해를 낳곤 하잖아요- -나는 아주 건강한 인격을 가지고 있는 한두 유령을 알고 있어요- 헨리 경이 킬킬거리고 웃으면서 말했다. -내 생각엔---------- - 레이몬드가 말했다. -펜더 박사님이 계속 얘기할 수 있도록 해드리는 것이 좋겠어요.- 조이스가 자리에서 일어나 램프 두개를 꺼버렸기 샔문에 방안에는 어른거리 며 타오르는 난로 불빛밖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분위기가 제법 잡히지요-------?- 그녀가 말했다. -이젠 계속 하실수 있조?- 펜더 박사는 그녀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의자에 등을 기대면서 코안경을 벗었다. 그리고 이내 먼 추억에 잠긴 듯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혹기 다트무어란 곳에 대해서 여러분들이 알고 있는지 모르겠군여. 내가 지 금 여러분에게 말하고자 하는 장소가 바로 다트무어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답 니다. 비록 몇 년 동안 그곳은 살 사람이 나타나지 않긴 했지만, 매우 괜찮 은 곳이었조. 겨울이 되면 약간 황량하고 쓸쓸해 보이기는 했지만, 그 주위 의 경관은 아름다웠으며 그 토지에는 뭔가 기묘하고도 독특한 특징이 있었 답니다. 비록 몇 년 동안 그를 만나진 못했어도 우리사이의 오랜 교분은 여전히 남아 있었고, 그래서 사일런트 그로브로 내려와 달라는 그의 초대를 기 꺼이 승낙했지요. 그는 새로 구입한 그곳을 사일런트 그로브라고 불렀답니다. 그의 별장에 초대된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리처드 헤이든과 그의 사촌인 엘리오트 헤이든, 그리고 매너링부인이 있었는데 그녀에게는 약간 안 색이 창백하고 별로 두드러진 곳이라곤 없는 바이올린이라는 딸이 있었습니다. 또한 로저스 대위 부부가 있었는데 승마를 매우 좋아해서 얼굴이 햇볕에 검게 그을린 부부였지요. 그들은 오직 승마와 사냥만을 위해 사는 사람들 같았답 니다. 그리고 젊은 시몬스 박사와 다이애나 애실리 양이 있었습니다. 난 다이 애나 애실리 양에 대해서는 조금 알고 있었습니다. 사진이 아주 빈번히 사교 계신문에 실리는 런던 사교계에서 소문난 미인 중의 한 사람이었기 때문이 있기 때문이조. 그녀의 외모는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검은 머리카락에 키가 컸으며 엷은 크림색의 아름다운 피부를 갖고있었지요. 그리고 얼굴에 비스듬 하게 자리잡고 있는 반쯤 감겨진 검은 눈동자는 그녀를 아주 진지하고 동양 적으로 보이게 했답니다. 게다가 그녀는 아주 아름다운 목소리를 갖고 있었 는데, 그 목소리는 깁고 차분해서 마치 종이 울리는 것 같았답니다. 이내 나는 리처드 헤이든이 그녀에게 폭 빠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그 래서 모든 파티가 그녀를 위해 마련된 것이 아닌가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에 관해서는 확신할 수가 없었 습니다. 그녀는 그저 마음내키는 대로 변덕스럽게 행동했지요. 어떤 때는 리처드에게만 매달려서 얘기하다가도 또 어떤 날에는 리처드의 사촌인 엘리 오트에게 호감을 보이며 마치 리처드 같은 사람은 존재하지도 않는 듯 행동 햇찌요. 그리고 나서는 그녀의 매혹적인 미소를 조용하고 사교성 없는 시몬 스 박사한테 던지기도 했답니다. 내가 도착한 다음날 아침, 파티의 주인은 우리들에게 그 집을 두루두루 구경 시켜주었씁니다. 집 자체는 별로 두드러져보이지 않았습니다. 데브산 화강암 으로 지어진 견고한 집이었지요. 오랜 세월과 거친 풍파에는 충분히 견딜 수 있게지어졌고, 비록 낭만적인 분위기는 없었다 해도 매우 안락해보였답니다. 창문 너머로 넓고 광활한 호아무지 전경이 펼쳐져 있었고, 비바람에 씻긴 바위로 덮여 있는 언덕이 마치 파도처럼 물결치는 것이 보였습니다. 가장 가까이 있는 바위산 기슭에는 여러 가지 모양의 환상석과 구석기 시대의 유물들이 있었답니다. 다른 어덕에도 처음으로 발굴된 고분이 있었는데, 거 기에서는 청동 농기구 발견되기도 했조. 헤이든은 평소부터 고대 유물에 대 해 관심이 많았기 샔문에 우리들에게 정열적으로 그것에 관해 설명해 주었 답니다. 그가 설명한 바에 따르면 그 장소에는 고대의 유물이 상당히 풍부 하게 남아 있다고 하더군요. 신석기 시대의 원주민들과 드루이드교(고대 갈리아 및 브리튼섬에 살던 켈 트족의 종교) 신자들, 로마인들,그리고 심지어는 초기 페니키아인들의 유 물까지도 발견되었따고 하더군요. '이곳은 정말 흥미 있는 곳이지요' 헤이든이 말했습니다. '여러분들도 이미 알고 있듯이---- 이곳 이름은 사일런트 그로브입니다. 자, 그 이름이 어디에서 유래했는지는 쉽게 알 수있겠조.' 그렇게 말하고 난 뒤 그는 손가락으로 한 곳을 가리켰습니다. 그곳은 바위와 히스꽃, 고사리류 따위로 뒤덮여서 매우 황폐해 보였지만, 집에서 백 야드 퓋 떨어진 곳에는 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었답니다. '저곳이 바로 고대 시대의 유적이지요.' 하고 헤이든은 계속 해서 말을 해나 갔습니다. '저 나무들의 일부는 다시 심은 것이지만 대개는 일반 그대로 보존되어 오고 있답니다.-- 아마도 페니키아인은 정착하기 시작한 그샔부터라고 생각됩니다. 자 와서 저걸 좀 보세요.' 우리 모두는 그를 따라가 보았지요. 그런데 나무 숲속으로 들어서자 알 수 없는 중압감이 나를 엄습했습니다. 생각컨데, 아마도 그것은 정적이었을 겁 니다. 새들조차 나무에 둥지를 짓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그곳엔 고적감과 전율감만이 감돌았지요. 내가 헤이든을 쳐다보았떠니 그 사람도 묘한 미소 를 띠면서 나를 바라보더군요. '여기에서 묘한 느낌이 들지 않나,펜더?' 그가 나에게 물었지요.'적대감? 아니면 불안감?' '난 이런 곳을 좋아하지 않아'하고 난 조용히 대답했습니다. '그렇겠지. 이곳은 자네 생각처럼 그 옛날 적군이 점령했던 성들 중 하나 였으니까. 이곳이 바로 애스타트의 숲이라네.' '애스타트라고.?' '애스타트건, 이쉬타르건, 애쉬토레스건 자네가 뭐라고 해도 좋네. 하지만 난 애스타트라는 페니키아 이름이 더 좋아. 나는 이 나라에 애스타트 숲이라고 불리는 곳이 반드시 잇으리라 믿었지---- 월 지방의 북부에 말이야. 아무런 증거도 없긴 하지만 여기가 바로 애스타트의 숲이라고 확신하고 있네. 여기이 빽빽한 나무숲에 둘러싸여서 신성한 의식이 거행되었다고 말이야.' '신성한 의식들---' 다이애나 애실리가 중얼거렸습니다. 그때의 그녀의 눈은 마치 꿈을 꾸는 듯이 먼 곳을 향하고 있었지요.'그게 무엇이었을까요?' '그렇게 존경스러운 것은 아니었겠지요.'로저스 대령이 의미 없는 웃음을 요란스럽게 터뜨리면서 말했습니다. '꽤정열적인 것이었다고 생각되는군요.' 헤이든은 그에게 전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답니다. '숲은 한가운데에는 성전이 있어야 하지요.'그가 말했습니다'성전으로 가볼수는 없지만 난 상상속에서 자유자재로 그러한 것들을 그려 본답니다.' 이내 우리는 숲속 한가운데 있는 작은 개간지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그 가운데 에는 돌로 만든 별장처럼 보이는 것이 있었습니다. 다이애난 애실리는 유심히 헤이든을 바라보고 이었습니다. '난 이것을 신상의 집이라고 부른답니다.' 그가 말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애 스타트 신상의 집이에요!' 그는 그곳에 올라갔습니다. 그 안에는 검은색 기둥이 있었고, 기둥 위에는 초생달 모양의 뿔을 가진 기묘하게 생긴 작은 여인상이 사자상 위에 얹혀져 있었습니다. '페니키아인들의 애스타트랍니다.'하고 헤이든이 설명해 주었지요.'달의 여신 이랍니다.' '달의 여신이라고요!' 다이애나가 소리쳤습니다.'오,오늘밤 우리 비밀 축제를 갖는 것이 어떻겠어요? 환상적인 옷을 입고 모두 여기 달빛아래 모여서 애스 타트 의식을 축원하기로 해요.' 난 그때 갑작스럽게 몸을 움직였습니다. 그러자 리처드의 사촌인 엘리오트 헤 이든이 재빨리 나를 향해 몸을 돌리면서 말했씁니다. '당신은 이 모든 것이 맘에 드시지 않조. 목사님?' '그렇소-----' 난 엄숙하게 대답했답니다.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는군요.' 그는 이상하게 나를 쳐다보더군요.'하지만 이건 시시한 장난에 불과한걸요. 딕도 이곳이 정말 신성한 숲이라고는 생각질 않을 거예요. 단지 그의 공상에 불과하답니다. 그는 그런 공상을 좋아하니까요.그런데 만일----' '만일-----?' '글쎄요---'그는 약간 어색하게 웃더군요.'당신 같은 교구 목사는 그런 종류는 믿지 않겠죠?' '교구 목사라고 해서 그런 짓을 믿지 않는다고는 생각지 마십시오.' '그러나 저런 것들은 모두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 것인데요.?' '글쎄요' 나는 생각에 잠겨서 말햇습니다. '하지만,이것만은 분명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난 분위기라는 것에 예민한 사람은 아니랍니다. 하지만, 여기 이 나무 숲속에 들어온 뒤로는 내 주위에 악과 위협이 감도는 듯한 묘한 인상 을 받았는데, 그러한 것이 강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군요.' 그는 자기 어뙾너머를 불안한 시선으로 응시하더군요 '예---' 그는 조용? 말했습니다. '이곳은--- 이곳은 좀 기괴한 곳이지요. 난 당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있습니다만 우리가 느끼는 것은 단지 우리 자신의 상상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시몬씨?' 의사는 대답하기 전에 1~2분 가량 침묵을 지키다가 조용히 말문을 열었습니다. '나도 이곳이 탐탁지 않아요.뭐라고 꼬집어서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어쨌든 맘에 들지 않는군요.' 그샔 바이올릿 매너링이 내 곁으로 다가왔습니다. '난 여기가 싫어요.' 하고 그녀는 소리를 질렀습니다. '여기가 싫어요. 그러니 여기에서 나가도록 해요.' 우리가 밖으로 나오자 곧 다른 동행인들도 우리를 따라 나왔답니다. 오직 다이애나 애실리만이 머뭇거리고 있었지요. 내가 고개를 돌려 어뙾너머로 바라보니 그녀는 신상의 집 앞에 서서 진지하게 신상 안에 있는 조상을 응시하고 있더군요. 그날은 유난히도 날씨가 덥고 밝았기 샔문에, 저녁 때 환상적인 옷을 입고 파티 를 열자는 다이애나 애실리의 제안이 받아들여졌어요. 보통 때처럼 우리들은 웃 고 떠들면서 들뜬 기분으로 바느질을 하기도 하며 시간을 보냈지요. 저녁 식사 때쯤에 즐겁게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로저스 부부가 신석기 시대의 혈거인들이 되었던 겁니다---- 난로 앞에 까는 양탄자가 없어진 것은 바로 그들의 옷에 사용 되었기 샔문이었고요.리처드 헤이 든은 자기가 페니키아인 선원이라고 했으며, 그의 사촌은 산적 두목으로 시몬스 박사는 주방장으로 그리고 매너링 부인은 병원 간호사로 그녀의 딸은 서캐시언 (코카서스 북서부에 위치한 지방 사람들) 노예로 각각 분장했답니다. 나도 약간 덥기는 했지만 수도승처럼 분장했지요. 다이애나 애실리가 제일 늦게 내려왔는데 그녀는 검은 도미노 옷(가면 무도회에서 입는 후드가 붙은 겉옷)으로 온 몸을 둘둘 말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들은 약간 실망을 했었답니다. 『추리문학동호회-일반연재 (go CHURI)』 180번 제 목:[애-크] 화요일 클럽의 살인 2장 2/3 올린이:박민철 (박민철 ) 96/11/25 16:16 읽음:148 관련자료 없음 -------------------------------------------------------------------------- --- 원제 : 화요일 클럽의 살인 타이핑 : 박민철 제 2 장 애스타트 신상의 집 2/3 '미지의 사랑----' 그녀는 유쾌하게 말했답니다.'그것이 바로 저예요. 자,이 제 식사하러 가시죠' 저녁식사가 끝난 뒤 우리들은 식당 밖으로 나갔습니다. 아름다운 밤이었지요. 공기는 따스하고 부드러웠으며, 달이 막떠오르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냥 농담이나 주고받으며 여기저기 돌아다녔답니다. 시간은 정말 빨리도 지나가더군요. 한시간쯤 지난 뒤에야 우리들은 비로소 다이애나 애실 리가 우리들과 함께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답니다. '벌써 잠자리에 들진 않았을 거에요.'하고 리처드 헤이든이 말했습니다. 바이올릿 매너링도 머리를 흔들었습니다. '오, 맞아요----' 그녀는 말했습니다. '난 그녀가 한 30분 전쯤에 저쪽으로 사라지는 걸 봤어요.' 그러면서 이제는 달빛 속에서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진 나무 숲속을 가리켰습니다. '그녀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르겠군요----' 리처드 헤이든이 말햇씁니다.'하지 만, 이건 너무 심한 장난 같아요. 자. 가서 알아봅시다.' 우리들은 그녀가 무엇을 하고 잇는지 궁금해 하며 우르르 몰려갔답니다. 그 러나 나는 그 어둡고 불길한 나무 숲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꽤나 꺼림칙해지 더군요. 그 어떤 억센 힘이 내가 그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는 것 같았 습니다. 난 그때 전보다도 더욱 분명하게 그 장소가 불길하다는 것을 느꼈지 요. 물론 말하진 않았지만 다른 몇 사람도 내가 느꼈던 것과 같은 감정을 느 꼈으리라 생각합니다. 나무들이 너무나 빽빽이 들어서 있었기 샔문에 달빛조 차 새어들지 못했습니다. 열두 명이나 되는 우리 일행이 속삭이거나 한숨을 쉬는 소리만이 들렸습니다. 너무나도 섬뜩한 느낌이 감돌았기 샔문에 우리들 은 서로 바싹 붙어서 걸어야만 했답니다. 갑작스럽게도 우리들은 숲의 한가운데 있는 탁 트인 개간지까지 가게 되었습 니다. 그때 우리 모두는 놀라움으로 그 자리에 다리가 얼어붙은 듯이 멈추고 말았습니다. 왜나하면 신상의 집 입구에 어렴풋이 형체가 서 있는 것이 보였 는데 그 형체는 투명한 붕대로 몸을 칭칭 감고 있었고 게다가 검은 머리카락 사이로 두 개의 초생달 모양의 뿔이 솟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하고 소리치는 리처드 헤이든의 이마에서는 식은 땀이 솟아났답니 다. 그러나 바이올릿 매너링은 다소 침착했지요. '어머 저건 다이애나잖아---' 그녀가 말했습니다.'혼자서 뭘 하고있는거야?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이는 군요!' 입구에 있떤 그 모습이 두 손을 치켜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앞의 계단을 오르 면서 높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답니다. '나는 애스타드의 여사제-----' 그녀는 읊조렸습니다.'나에게 다가오지 말라 . 나는 손에 죽음을 들고 있나니.' '그러지 마세요.' 매너링 부인이 저항하듯 소리쳤습니다. '당신은 정말 우리들을 섬뜩하게 만드는 군요. 정말이에요. 헤이든이 그녀에게 달려갔습니다. '오.다이애나!' 그가 소리쳤습니다. '당신 정말로 아름답군요.' 그때쯤엔 나도 달빛에 꽤 익숙해저서 사물들을 똑똑히 볼수 있었답니다. 정말 그녀는 바이올릿이 말한 대로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이더군요. 그녀의 얼굴은 더욱더 동양적으로 보였으며 더욱째진 듯한 그녀의 눈동자에서 나오는 빛속에 는 그 어떤 잔인함이 서려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입가에 맴도는 야릇한 미소는 전에는 보지 못했던 그런 것이었답니다. '경고한다----' 그년는 소리쳤습니다. '여신에게 접근하지 말라. 내몸에 손을 대면 그것은 바로 죽음을 뜻하는 것이리라.' '아주 멋져요. 다이애나' 헤이든은 소리 높여 말했습니다. '하지만 제발 이젠 그만둬요.난---- 난 도무지 맘에 들지가 않아요.' 그는 들은 체도 하지 않고 잔디를 지나 그녀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랬더니 그녀 는 그를 향해 한 손을 치켜들고 소리쳤습니다. '멈춰라. 한 발자국만 더 가까이 오면 너를 애스타트의 저주로 죽이고 말겠다.' 리처드 헤이든은 호탕하게 웃어 젖히고는 더욱더 걸음을 빨리 하더군요. 바로 그때 참으로 괴상한 일이 일어났답니다. 그가 잠시 멈칫하고는 곧 비틀거리는 것처럼 보이더니 머리를 땅으로 처박고서 쓰러져 버렸던 겁니다. 그는 다시 일어나지 않았고, 땅에 납작하게 엎드린 채로 꼼짝도 하지 않았답 니다. 갑자기 다이애나가 발작적으로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웃음소리는 숲속의 침묵을 산산이 부숴 버리는 소름 끼치는 것이었답니다. 욕설을 퍼부으며 엘리오트가 앞으로 뛰어 나갔습니다. '이거 원, 더 이상 참을 수가 없군.' 그는 외쳐댔지요'일어나요.딕 자. 일어 나요.' 그러자 리처드 헤이든은 엎드린 채로 여전히 쓰려져서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엘리오트 헤이든은 그의 곁으로 다가가서 무릎을 꿇고 천천히 그를 바로 눕 혔습니다. 엘리오트는 허리를 굽혀 그의 얼굴을 잠시 동안 바라보았답니다. 그러더니 그만 비틀거리며 벌떡 일어서는 것이었습니다. '의사 선생님--' 그가 말했습니다. '의사 선생님 빨리 이리로 와 보세요. 그 가 죽----- 죽은것 같아요' 시모스가 재빨리 그곳으로 달려갔고, 엘리오트는 아주 천천히 걸어서 우리들이 있는 곳으로 왔습니다. 그가 자기의 두손을 내려다보면서 지은 표정을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순간 다이애나로부터 거친 외침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내가 그를 죽였다.' 그녀는 소리쳤습니다.'오! 신이여! 그럴생각은 조금도 없 었는데 그를 죽이고 말았군요.' 그리고는 잔디 위에 쌓여 있던 엉성한 풀더미 위로 쓰러지면서 죽은 듯이 실신 해 버렸답니다. 그때 로저스 부인의 비명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오,이 무서운 곳에서 나가고 싶어요!' 그녀는 울부짖으며 말했습니다. '무슨 일이라도 여기선 일어날 수 있을 것만 같아요. 오, 너무나 무서워요!' 그때 엘리오트는 내 어깨를 잡고 있었습니다.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는 중얼거리듯 말했습니다. '이런 건 도저히 불가능 한 일입니다. 사람이 이런 식으로 죽을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건------ 그건 자연의 법칙에도 어긋나는 일이에요.' 난 그를 위로하려고 애썼습니다. '달리 설명할 수 있겠지요' 하고 내가 말을 꺼냈지요.'당신 사촌은 심장이 약 했을 수도 잇어요. 갑작스러운 충격과 흥분이----' '당신은 이해하지 못하는 군요.' 그가 말했스비다. 그리고는 내가 볼 수 있도 록 자기 두 손을 높이 들었답니다. 거기에는 붉은 핏자국이 묻어 있었습니다. '딕은 쇼크로 죽은 것이 아녜요. 그는 칼에 찔린 거에요---- 바로 심장에 흉기 라고는 전혀 없었는데 말입니다.' 난 그를 믿지 못하겠다는 눈초리로 바라보았습니다. 그때 헤이든의 몸을 살펴 보던 시몬스가 우리에게로 다가왔습니다. 그는 안색이 창백했고, 온몸을 부들 부들 떨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죄다 미친 건 아닐까요?'그는 말했습니다.'이런 일이 생기다니---여 긴 대체 어떤 곳이지?' '그렇다면 사실이군요.' 내가 말햇씁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조. '상처는 길고 가느다란 칼로 찔린 것 같았습니다. 그렇지만---- 칼이라고는 없었어요.' 우리는 모두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습니다. '하지만 저기에 분명히 있을 거예요.' 하고 엘리오트 헤이든이 소리쳤습니다. '칼은 분명히 땅 위 어디엔가 떨어져 있을겁니다. 어서 찾아보도록 합시다.' 우리들은 마치 넋 나간 듯 초점 없이 땅 위의 이곳저곳을 살펴보았습니다. 갑지가 그때 바이올릿 매너링이 말했습니다. '다이애나가 아까 손에 뭔가를 들고 있었어요. 칼처럼 생긴것이었어요. 난 그걸 봤어요. 그녀가 딕에게 경고를 할 때 그것이 달빛에 반짝거리는것도 보았답니다.' 엘리오트 헤이든이 머리를 설레설레 흔들었습니다. '그는 다이애나 있는 곳에서 3야드(약 7m) 이상이나 떨어져 있었습니다.' 하고 그는 반박했답니다. 매너링 부인은 땅 위에 기진맥진해서 쓰러져 있는 다이애나를 몸을 굽혀 바라 보았씁니다. '지금 그녀의 손엔 아무것도 없는데요?' 그녀는 그 사실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땅 위에도 칼 같은 것은 없어. 분명히 그걸 봤니. 바이올릿? 난 보지 못했 는데.' 시몬스 박사가 그녀한테로 다가갔습니다. '먼저 그녀를 집으로 옮깁시다.'하고 그가 말했습니다. '로저스씨 좀 도와주시겠어요?' 우리들은 힘을 모아서 정신을 잃은 그녀를 집으로 옮겨 놓았지요. 그리고는 다시 돌아가서 리처드 경의 시체도 들어 왔답니다. 펜더 박사는 사과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이야기를 중단 하고 주위를 둘러 보았다. -요즘에는 추리소설이 많이 나돌기 샔문에---- - 그가 말했다. -좀더 잘 알거 예 요. 길거리의 소년들도 시체는 제자리에 그냥 두어야만 한다는 것쯤은 알고 있으 니까요. 그러나 그 당시 우리들은 리처드 헤이든의 시체를 네모 반듯한 화강암 으로 지어진 그의 집 침실로 옮겨다 놓았던 것이지요. 그리고 자전거에 태워서 집사를 경찰에게로 보냈습니다.---- 약 12마일(약19.3km)쯤 되는 거리였지요. 바로 그때 엘리오트 헤이든이 나에게 말했습니다. '나 좀 보시죠. 난 지금 숲으로 다시 가볼 생각입니다. 그 흉기를 찾아내야겠어요.' '그야 그곳에 흉기가 있다면 그래야조' 난 회의적으로 말했습니다. 그는 내 어뙾를 그러잡고 마구 흔들어댔습니다. '당신도 미신 같은 것을 믿고 계 시는군요. 그의 죽음이 초자연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세요? 글쎄요. 아무튼 숲으로 다시 가서 반드시 진상을 밝혀내고야 말겠어요.' 웬지 모르게 그가 그렇게 하는 것이 내겐 꺼림칙했답니다. 그래서 못 가게 하려고 최선을 다해 설득했지만 소용이 없었답니다. 빽빽한 나무 숲속은 생각만 해도 섬뜩했고, 또 뭔가 더 큰 재앙이 생길것 같은 불길한 징조를 느꼈거든요. 그러나 엘리오트 헤이든은 정말 고집이 센 사람이었습니다. 지금 생 각해 보니 그 자신도 몹시 겁에 질려 있었으면서도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려 했 던 것 같아요. 그는 단단히 결심을 하고 그 수수께끼의 진상을 알기 위해서 숲속으로 갔답니다. 정말 무시무시한 밤이었지요. 어느 누구도 잠들 수 없었을 뿐 아니라 자려고 하지 도 않았답니다. 잠시 뒤에 도착한 경찰은 모든 상황이 의심스럽다는 태도를 역력 히 나타냈지요. 그들은 애실리 양을 심문해야겠다고 강경하게 나왔으나 먼저 시몬 스 박사의 허락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그분은 지금은 절대로 안된다고 했지 요. 그는 애실리 양이 기절 상태에서 깨어나자 다시 독한 수면제를 먹였습니다. 덕분에 다음날 아침까지 그녀는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계쏙 잠을 잘 수 있었 지요. 다음날 아침 7시가 될 때까진 아무도 엘리오트 헤이든이 없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시몬스가 그의 행방을 물어봄으로써 비로소 모두들 그가 없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요. 내가 어젯밤 그의 행동에 대해서 설명해 주자 시몬스의 굳은 얼굴은 더욱더 굳어 지더군요. '그러지 말아야 했는데 그건 --- 그건 아무 소용도 없는 바보짓이에요.'하고 그가 말했습니다. '그에게 좋지 못한 일이라도 일어나리라고 생각합니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목사님 당신과 내가 함께 가서 알아 보는게 좋을 것 같군요,.' 나는 그가 옳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것을 행동으로 옳기기에는 상당한 용기가 필 요했지요. 우리 둘은 함께 출발해서 그불쾌한 나무 숲속으로 다시 한번 들어갔 답니다. 두어번 그의 이름을 불러 보았지만 대답이 없더군요. 그곳은 이른 아침 의 햇살을 받아 창백해 보였고 마치 유령이라도 나올 듯이 보였습니다. 그때 시몬스가 덥석 내 어깨를 잡는 바람에 나는 기겁을 해서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말았지요. 그 전날 밤 우리들이 개간지에서 한 남자가 얼굴을 잔디에 박은 채 엎어져 있는 것을 본 뒤가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그때 이른 아침의 햇살 속에서 우리 둘은 지난밤과 똑같은 장면을 다시 보게 되었답니다. 어젯밤 그 숲속으로 다시 들어갔던 엘리오트 헤이든이 그의 사촌이 쓰려져 있던 바로 그 자리에 쓰 러져 있었던 것이었지요. 『추리문학동호회-일반연재 (go CHURI)』 181번 제 목:[애-크] 화요일 클럽의 살인 2장 3/3 올린이:박민철 (박민철 ) 96/11/25 16:52 읽음:147 관련자료 없음 -------------------------------------------------------------------------- --- 원제 : 화요일 클럽의 살인 타이핑 : 박민철 제 2 장 애스타트 신상의 집 3/3 '세상에----' 시몬스가 소리쳤답니다.'그도 당하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함께 그곳으로 달려갔습니다. 엘리오트 헤이든은 혼수 상태에 빠져서 가 냘프게 숨을 쉬게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어떠한 의심도 품을 여지가 없 었답니다. 왜냐하면 길고 가느다란 청동 흉기가 아직도 상처에 꽂혀 있었기 샔문 이지요. '심장이 아니라 어뙾를 관통했습니다. 참으로 다행한 일이로군요?' 하고 의사가 말했습니다. '정말로 나는 어떻게 생각해야 될지 모르겠군요. 아무튼 이 사람은 아직 살아 잇으니 의식이 들면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 우리에게 말해 줄수 있 을 겁니다.' 하지만 엘리오트 헤이든은 그렇게 하기가 무척 힘들었습니다. 뭐라고 말을 하기 는 했지만, 도대체 알아들을 수가 없었떤 거지요. 그러나 그가 한말은 대충 이러 했습니다. 숲속으로 들어오자마자, 그는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며 칼을 찾아보았답 니다. 하지만 찾지 못하고서 무심코 신상의 집 가까이에 있는 한 장소를 응시했 답니다. 바로 그때 그는 나무 숲속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이 문득 들었는데 그것이 점점 더 확고해져 갔답니다. 그는 그런 느낌을 지워 버리려 고 애썼지만 결국 헛수고였답니다. 더욱이 싸늘하고 이상스런 바람이 막 불기 시 작했는데 그것은 나무 숲에서 불어오는 것이아니라 신상의 집 내부에서 불어 나오 는 것처럼 느껴졌다는군요. 그래서 그는 몸을 돌려 그곳을 노려보기 시작했답 니다. 그 때 작은 여인상이 점점 커지는 것처럼 느껴져서 그는 자기가 혹시 환각 에 빠진 건 아닌 가 하고 생각했답니다. 바로 그때 갑자기 그는 관자놀이 사이에 심한 충격을 받고 뒤로 비틀거리며 쓰려졌다는군요. 그리고는 왼쪽 어깨에 마치 타는 듯한 아픔이 느껴졌다는 것까지만 의식했다고 합니다. 그 칼은 언덕 위 고분에서 파내진 것을 리처드 헤이든이 산것으로 나중에 확인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그것을 어디다 숨겨 놓았는지는 아무도 몰랐다는군요. 경찰은 애실리 양이 의도적으로 그를 찔렀다고 판단했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그러하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녀와 리처드는 적어도 3야드 정도는 떨어져 있었다는 것을 우리들이 증언했기 때문에 경찰도 그녀에게 계속해서 혐의를 둘 수는 없었지요. 그렇게 해서 그 사건은 지금까지도 수수께끼로 남아 있답니다. 방안에는 침묵이 흘렀따. -뭐라고 말을 할수가 없군요- 마침내 조이스 램패리에르가 입을 열었다. -너무도 끔직하고 ---- 또 괴이한 사건이라서 말예요. 그런데 목사님도 그 사건을 설명할 수가 없나요?- 나이 지긋한 목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뇨--- - 그가 대답했다. - 난설명할수가 있습니다.----- 아니 설명 비슷한 것이라고 해야겠군요. 꽤 이상한 설명이긴 하지 만 --- 그러나 내 생각엔 아직도 설명되지 못한 몇 가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난 강령술 모임에 여러 번 가본적이 있어요.---- - 하고 조이스가 말했따. - 목사님이 뭐라고 말씀하실지는 모르겠지만 매우 해괴한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답니다. 난 그 사건을 일종의 최면술로써 설명할 수 있으리 라 생각해요. 내가 생각하기에 그녀는 정말 애스타트의 여사제가 되어 칼로 그를 찌른 것이 분명합니다. 아마도 그녀는 매너링 양이 그녀의 손에서 보았따던 그 칼 을 던졌을 거예요.- -혹 그 흉기는 창이었을지도 모르지요.- 하고 레이몬드 웨스트가 넌지시 말했다. -뭐 달빛이 그리 밝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는 창 같은 것을 손에 들고 있따가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그를 찔렀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사건을 집단 최면술로써 설명할 수도 있겠구요. 다시 말해서 마치 그가 초자연적인 힘에 의해서 죽은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모든것이 미리 준비되어 있었다면, 목사님 일행은 그렇게 보게 되지 않았겠느냐는 거지요.- -난 음악당에서 여러 가지 무기와 칼을 가지고 묘기를 부리는 걸 본적이 있습니 다- 하고 헨리 경이 말했다. -내가 보기엔 어떤 한 남자가 나무 숲속에 숨어 있 다가 거기에서 단도나 칼을 기가 막힌 솜씨로 던졌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는 그 방면엔 전문가였겠지요. 이런 설명이 약간 엉뚱하다는 것은 알고있지만 이것만이 가능한 추론인 것 같습니다. 모두들 기억하고 있겠지만 엘리오트 헤이 든은 숲속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었다고 확실하게 느꼈다지 않습니 까? 애실리양이 손에 칼을 쥐고 있었다는 매너링 양의 말이나, 그렇지 않았다는 다른 사람들의 진술을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보면 하나도 놀아울 것이 못됩니다. 만일 여러분들이 나와 같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면 하나의 사물에 대한 다섯 사람 의 설명이 거의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각각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 다.- 페더릭 씨가 헛기침을 했다. -지금까지 나온 가정을 들어 보건대 본질적인 문제 한 가지를 간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그가 말했다. -정말로 흉기가 사용되었다면 어떤 일이 생겼을 까요? 애실리 양이 탁 트인 공간의 중앙에 서 있었다면 창을 치워 버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또한 살인자가 숨어서 칼을 던졌다 해도 그 칼은 리처드 헤이든을 똑바로 눕혔을 때 발견되어야만 했을겁니다. 우리들은 불가능한 가정 을 버리고 명백한 사실만을 수용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그 명백한 사실에선 어떤 결론을 끄집어낼 수 있다는 말인가요?- -글쎄요. 한 가지는 명백해 보입니다. 헤이든이 죽어서 엎어져 있었을 때 그의 가까이엔 아무도 없었으며 따라서 그를 칼로 찌를 수 있었던 유일한 사람은 바로 그 자신이었다는 말입니다. 즉 자살이었다는 거죠- -그렇다면 대체 그는 왜 자살한 걸까요?- 의심스럽다는 듯한 태도로 레이몬드 웨스트가 물었다,. 변호사는 다시금 헛기침을 했다. -아 그것도 역시 추론의 문제가 되는군--- - 그가 말했다. -하지만 지금 나는 그런 걸 들먹이고 싶진 않네. 나는 초자연적 힘이라는 건 믿지 않아. 그런 입장에서 본다면 내 설명이 그 사건이 발생할 수 있었던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그는 자기 자신을 찌르고는 넘어지면서 칼 을 빼내어 숲속으로 던져 버렸던 걸세. 그것이 비록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해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네.- -나는 정말로 말하고 싶지가 않군요---- - 마플 양이 말했다. -이 사건으로 난 정말 머리가 복잡해져 버렸답니다. 하지만 그렇게 기묘한 일 들도 사실 발생하긴 합니다. 작년에 샤플리 부인의 정원 파티에서 클락 골프 (골프와 비슷한 경기)를 준비하고 있던 한 남자가 물건에 걸려서 넘어졌는데 정말이지 완전히 의식을 잃고 5분 동안 제 정신으로 돌아오지 못한 일도 있었 답니다.- -그래요 이모님----- - 레이몬드가 부드럽게 말했따. -그러나 그 사람은 칼에 찔리지는 않았잖아요- -물론 칼에 찔리지는 않았지, 레이몬드--- - 마플 양이 대답했다. -내가 말하려는 게 바로 그거야. 리처드 헤이든 경이 칼에 찔린 것은 한가지 방법밖에 없겠지만 먼저 그를 넘어지게 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군요. 그것 은 분명히 나무의 뿌리 같은 거였을 거에요. 그 사람은 그 여자만 바라보고 있었지요. 게다가 달빛 아래에선 사람들이 무엇엔가 걸려 넘어지기 쉽지 않겠 어요?- -당신은 방금 리처드 헤이든 경이 오로지 한 가지 방법을 통해서만 칼에 찔렸 다고 하셨는데 그게 무슨 말인지요. 마플양?- 목사가 마플양을 의아스럽다는 듯이 바라보며 말했다. -그 사건은 너무도 슬프고 또 생각하고 싶지도 않군요.그는 오른손을 사용했 겠조. 그렇죠? 칼로 자신의 어뙾를 찌르려면 분명히 오른손을 사용했을 거예요. 난 전쟁에 나갔던 가엾은 잭 베인스를 생각하면 늘 딱하다는 생각이 들곤 한 답니다. 레이몬드도 기억하고 있겠지만 에라스에서의 치열한 전투가 끝난 뒤 그는 자신의 발을 총으로 쏘아 버렸답니다. 병원에 그를 만나러 갔을 때 그가 모든 것을 내게 털어놓으면서 자기가 한 짓을 몹시 부끄러워하더군요. 나는 그 가엾은 엘리오트 헤이든이 그런 사악한 범죄를 통해서 얻은 것은 별로 많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답니다.- -엘리오트 헤이든이라고요?- 레이몬드가 깜짝 놀라서 소리쳤다.-이모님은 그가 살인을 했다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다른 사람들에겐 그런 짓을 할 만한 뚜렷한 동기가 없잖니---- - 마플양은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말했다. - 페더릭 씨가 날카롭게 지적한 대로 별로 기발하지도 않은 그 이교도 여신에 관한 분위기를 제쳐 두고 생각한다면 그 가능성밖에는 없다는 얘기란다. 그가 제일 먼저 리처드에게 달려가서 똑바 로 눕혀 놓았잖아. 그거야 다른 사람들에겐 그의 등만 보이게 하기 위한 술책 이었겠지. 게다가 엘리오트는 산적 두목 차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벨트 같 은 곳에 흉기를 감춰 놓았을 것이 분명하단다. 난 어렸을 때 산적 두목으로 분 장하고 춤을 추었던 어떤 남자를 기억하고 있어. 그는 다섯 종류나 되는 나이프 와 단검을 차조 있었는데 그것이 그의 파트너에겐 얼마나 어색하고 불편했는지 말할 수 없을 정도였딴다- 방안에 있떤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펜더 박사를 향했다. -난----- - 그가 말했다. -그 비극이 발생하고 5년이 자나서야 진실을 알게 되었 습니다. 엘리오트 헤이든이 편지를 통해서 내게 사실을 알려 왔기 샔문이지요. 그 속에서 그는 내가 항상 자기를 의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그는 그때 갑작스런 충동에 사로잡혀 있었답니다. 그는 다이애나 애실리 양을 너 뭐무 사랑했으나 자신은 돈 없이 투쟁하는 변호사에 불과했습니다. 그래서 리처 드가 죽어 그의 작위와 토지를 물려받게 된다면 그의 앞에는 희망에 찬 미래가 펼쳐지리라 생각했던거지요. 그런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데 칼이 그의 벨트에서 떨어졌던겁니다. 그래서 생각할 틈도 없이 리처드 경의 가슴을 찌르고는 다시 벨 트에 꽂아 놓았지요. 하지만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 나중에 자신까지 칼로 찔렀 단 것이랍니다. 그는 남극 탐험을 떠나기 전날밤 그 사실을 내게 써 보냈습니다. 편지에다 그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기로 작정했다고 썼으며, 나도 그가 돌아올 생각은 하지 않았으리라 여겨집니다. 그리고 마플 양이 지적한 대로 그는 그 범죄를 통해서 얻은 것이라곤 별로 없었답니다. '5년동안----- '그는 이렇게 적 었습니다. '난 지옥에서 살았습니다.난 적어도 명예롭게 죽음으로써 속죄하려 합니다.' 하고요- 잠시 동안 아무도 말이 없었다. - 그 남자는 정말로 명예롭게 죽었습니다.- 하고 헨리 경이 말했다. -펜더 박사가 얘기 속에 나오는 인물들의 이름을 바꾸긴 했지만 그가 누구인지 알것 같습니다.- -내가 얘기한 대로---- - 나이가 지긋한 목사는 계속 말을 이었다. -난 그 설명 이 사건의 모든 진상을 밝혀 준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난 아직도 그 숲에는 엘리오트 헤이든이 그런 행위를 하게끔 한 어떤 불길한 힘이 존재했다고 생각합 니다. 심지어는 지금까지도 난 애스타트 신상의 집만 생각하면 오싹 소림이 끼친답니다.- 『추리문학동호회-일반연재 (go CHURI)』 182번 제 목:[애-크] 화요일 클럽의 살인 3장 1/2 올린이:박민철 (박민철 ) 96/11/25 21:58 읽음:144 관련자료 없음 -------------------------------------------------------------------------- --- 원제 : 화요일 클럽의 살인 타이핑 : 박민철 제 3 장 금괴들 1/2 -내가 지금 여러분에게 하려는 얘기가 괜찮은 것인지 모르겠군요-- - 하고 레 이몬드 웨스트가 말했다. -왜냐하면 난 여러분에게 그 사건의 진상을 말해 드릴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사건이 너무도 흥미롭고 기묘해서 그것을 하나의 문제로 여러분에게 내놓으려는 겁니다. 그렇지만 어쩌면 우리들 사이에서 어떤 논리적인 결론이 나올 수도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이 사건은 2년전 내가 존 뉴먼이라는 한 남자와 성신강림절을 보내기 위해 콘월 에 갔을 때 발생했답니다.- -콘월이라고요-------? - 하고 조이스 램프리에르가 날카롭게 물었따. -예, 왜요?- -아니 아무것도 아니예요. 하지만 좀 별난 일이군요. 내 얘기도 콘월의 서부 해안 에 위치하고 있땁니다.---- 매우 황량하고 바위투성이인 곳이지요. 난 그곳에서 존이라는 사람과 몇주 동안 지내게 되었는데 아주 재미있는 친구였답니다. 그는 매우 지적이었고 독립해서 살아갈수 있을 정도의 재산도 가지고 잇는 낭만 적인 상상력의 소유자였지요. 그리고 최근에 자기 취미를 살리기 위해 폴 하우스를 발리게 되었답니다. 그는 엘리자베스 여왕 시대를 연구하는 전문가 였는데 내게 자신에 찬 목소리로 에스파냐 무적함대의 참패에 관해 얘기해 주기도 했답니다. 그가 너무 정열적으로 떠벌이는 바람에 누가 혹시 그 장면을 보진 않나 하고 조바 심을 낼 정도였답니다. 세상에는 환생이라는 것이 조재 할까요? 난----- 난 정 말로 궁금하답니다.- -너도 나만큼 꽤나 낭만적이구나 레이몬드- 마플 양이 그를 그윽하게 바라보면서 말했다. -낭만적이란 말은 저하고는 거리가 멀어요 - 하고 레이몬드는 약간 화가 난듯이 말했다. -그러나 뉴먼은 정말 낭만적인 분위기로 가득 차 있었지요. 그는 과거의 일이 다시 일어난 경우에 대해서도 얘기해 주어 내 흥미를 끌었답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무적 함대에 속했던 한 배가 에스파냐의 메인 지방에서 엄청난 양의 금을 싣고 오다가 험하기로 이름난 그 콘월 해안의 뱀자위에 부딪쳐 그만 산산조각이 난 일이 있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런 사실을 근거로 몇 꿦 동안 그 배를 찾아내어 보물을 꺼내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군요. 나는 그 신비로운 보물선의 수가 비록 실 재보다 과장되었다 하더라도 흔히 있을수 있는 얘기라고 믿었지요. 그러한 보물을 찾아내려고 한 회사가 설립되기까지 했으나 결국엔 파산하고 말았답니다. 그런데 뉴먼은 그 회사의 소유권을------ 그 무러가뀫 부르던간에-----헐값에 살 수가 있었답니다. 그는 그 일에 대해서 무척이나 적극적이었답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금을 찾아내는 것은 오늘날 과학이 얼마나 발달했는가에 따른 단순한 문제라는 겁 니다. 금은 바닷속에도 있으며 또한 꺼낼 수 있다고 명백히 확신하더군요. 그의 말을 들으면서 문득 얼마나 자주 이런 식의 일이 발생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 습니다. 뉴먼처럼 부자인 사람은 아마도 그런 일을 쉽게 해낼 수 있을겁니다. 하지 만 모든 가능성을 생각해 볼샔 결국 그것들을 찾아낸다 해도 그 금전적 가치는 그에겐 대단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마도 나는 그의 열성에 상당히 감동받았던 모양입니다. 나는 큰 범선이 바다 위를 헤매고 돌아다니다가 폭풍우를 만나 붕 떳 다가 시커먼 바위에 부딪쳐 산산조각이 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범선이라는 말은 낭만적인 어감을 풍기지 않습니까? 하지만 '에스파냐의 황금'이란 말만 들어 도 소년들은 흥분한답니다.---- 어른들도 마찬가지예요. 그 당시 나는 소설 하나를 쓰고 있었는데 그 배경 몇 장면이 바로 16세기 였답니다. 그래서 그 친구로부터 가치 있는 향토색을 얻을 작정이었지요. 나는 그 금요일 아침에 매우 유쾌한 마음으로 패딩턴을 출발했으며 즐거운 마음으 로 그 여행을 기대하고 있었답니다. 마차 안에는 단 한 사람만이 타고 있었는데 그는 맞은편 구석에서 나와 마주보고 앉아 있었습니다. 그는 군인처럼 생긴 상당 히 키 큰 남자였는데 전에 어디에 선가 본 듯한 느낌을 도저히 떨쳐 버릴 수가 없 더군요. 잠시 동안 곰곰이 생각해 보았으나 잘 떠오르지 않았어요. 그러나 마침내 나와 함께 여행하게된 그 사람이 바로 배지위스 경위라는 걸 알아차리게 되었답니 다. 나는 애버슨 실종 사건에 대한 연재 기사를 쓰고 있었을때 그를 우연히 만났 던 일이 있었지요. 내가 나를 소개하자 그때서야 그 사람도 기억해 내고 우리는 이내 즐겁게 얘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내가 그에게 폴페런으로 가는 중이라고 말하자 그는 참으로 묘한 우연이라고 하더군요. 왜냐하면 그 사람도 바로 폴페런으로 가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난 꼬치꼬치 캐묻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을 싫어 했기 때문에 무슨일 로 그곳에 가느냐고 묻지도 않았습니다. 대신, 그 지방에 대한 나의 흥미와 난파된 에스파냐 범선에 대해서 늘어놓았답니 다. 놀랍게도 그 경위는 그 모든 것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듯했습니다. '그 범 선은 아마 '환 페르난데스호' 일 것이오----' 그가 말했습니다. '그 범선으로 돈을 벌어 보겠다고 투자한 사람이 당신 친구만은 아니랍니다. 하지만, 어떻든 아주 낭만적인 생각이긴 하지요.' '그런데 그 이야기는 단순한 전설일지도 모릅니다.---- ' 하고 내가 말했습니다. '지금껏 그 자리에서 배가 난파된 경우는 없었거든요' '오, 아닙니다. 배는 분명히 그 자리에서 난파됐어요.---'하고 경위가 말했습니다. '그것도 꽤 많은 다른 배들과 함께 말입니다. 아마 당신이 거기에서 얼마나 많은 배가 난파당했는지 알게 된다면 대단히 놀랄 겁니다. 사실 나도 그런 일로 그곳 에 가는 중이랍니다. 바로 그 자리에서 6개월 전에 '오트란트 호'가 난파되었 거든요.' '그것에 대해 읽은 기억이 납니다-----' 하고 내가 말했습니다. '아마 죽은 사람 은 없었지요?' '아무도 죽지는 않았습니다.----' 경위가 대답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것을 잃 어 버렸습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일은 아닙니다만 오트란트 호는 금괴를 수송 하던 중이었거든요.' '그래요?' 난 몹시 흥미가 생겨서 말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침몰선 인양 작업을 위해 잠수부들을 바닷속으로 들여보냈습니다 만------ 금괴는 이미 사라져 버렸답니다. 웨스트 씨.' '사라져 버렸다고요----' 난 놀라서 그를 바라보았습니다. '어떻게 그것이 없어 졌을까요?' '바로 그것이 의문이랍니다.----' 경위가 대답했습니다. '바위에 부딪쳤을 때 배의 귀중품실도 구멍이 났답니다. 그래서 잠수부들은 쉽게 그곳을 통해 귀중품 실도 구멍이 났습니다. 그래서 잠수부들은 쉽게 그곳을 통해 귀중품실로 들어 갈 수 잇었습니다만, 그곳은 이미 텅 비어 있었다는 겁니다. 문제는 금괴가 난파 전에 사라졌는가 아니면 그 뒤에 사라졌는가 또한 그것이 정말로 귀중품실 에 있기나 했었는가 하는 점입니다.' '참으로 기묘한 일이군요.' 하고 내가 말했지요. '금괴가 어떤 것인가를 생각해 보면 참으로 이상한 사건이지요. 아마 다이아몬드 목걸이 같은 것을 호주머니에 넣고 다닐 사람은 없을 겁니다. 마찬가지로 그 금 괴를 훔쳐 내서 달아나기가 얼마나 성가시고 어려운 일인지 생각해 보면---- 모든 일이 잇을 수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니 만큼 항해 전에 어떤 속임수가 있었을 수도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금괴는 6개월 동안에 밖으로 빼내진 것이 분명합니다.---- 난 바로 그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그리로 가는 중이랍니다.' 역에 도착했을 때 뉴먼 씨가 마중나와 있었습니다. 그는 지금 차가 투로에서 수리 중이기 때문에 타고 갈 수 없게 되었다며 미안해 했습니다. 대신에 그는 자기 농 장 마차를 가져왔더군요. 내가 그의 옆에 올라타자마자 마차는 조심스럽게 그 울퉁불퉁한 어촌의 좁은 길을 달리기 시작했답니다. 이내 우리는 급경사진 비탈길을 올라갔는데, 아마도 20도 정도는 되었을 겁니다. 그리고는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서 얼마만큼 가다가 마 침내 화강암 기둥으로 만들어진 폴 하우스 문을 들어섰지요. 폴 하우스는 아주 멋진 집이었습니다. 굉장히 높은 절벽 위에 자리잡고 있었기 때 문에 바다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었지요. 그 집의 일부는 300~400년 정도 되었는 데, 현대식으로 만든 익벽이 증축되어 있었습니다. 집 뒤에는 7~8에이커쯤 되는 농지 내륙에 면해 있었고요. '폴 하우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하고 뉴먼 씨가 말했습니다.'그리고 황금 돛배가 있는 여기에 오시게 된것도 환영합니다.' 하면서 그는 대문 너머에 있는 돛 까지 모두 완벽하게 갖춘 에스파냐 갤리온 선의 모형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더군요. 그곳에서의 첫날밤은 정말 매력적이었고 재미있었답니다. 그 집주인은 내게 환 페르난데스 호에 관련된 오래 된 기록물들도 보여주었고, 여러 해도를 펴놓고서 환 페르난데스호의 해로를 점선을 그려 가며 아주 자세히 설명해 나갔습니다. 그리고 잠수에 관한 계획들도 얘기해 주었는데 이쯤에서 그만 나는 어루둥절해지고 말았습니다. 내가 그에게 배지워스 경위와 만나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얘기했더니, 그는 내말 에 대단한 흥미를 느꼈던 모양입니다. '이 해안에 사는 주민들은 이상한 사람들이지요-----' 그는 뭔가를 생각하듯이 말 했습니다. '밀매와 파괴의 본능이 그들의 피 속에 흐르고 있답니다. 배 한척이 이 해안 근처에서 난파되면 그들은 그것을 자기들의 호주머니를 채워 주기 위해서 보내진 정당한 소득품이라고 여긴답니다. 당신에게 소개하고 싶은 사람이 한명 있어요. 그는 매우 재미있는 사람이지요.' 다음날 아침은 구름 한 점 없이 화창한 날씨였습니다. 난 폴페런으로 가서, 뉴먼 씨가 고용한 히긴스라는 잠수부를 만나게 되었지요. 그는 한눈에 보기에도 매우 무뚝뚝하다고 느껴 졌는데, 역시 입이 무거운 사람이었습니다. 대화 도중에 그 가 한 말이라고는 '예' '알겠습니다' '아니오' 등의 단순한 대답들뿐이었거든 요. 고도의 기술적인 문제에 대한 그들 사이의 얘기가 끝난 우리는 '스리 앵커스' 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는 맥주 한 잔을 마시더니 겨우 입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런던에서 탐정들이 내려왔어요----' 그는 투덜거리며 말했습니다. '작년 11월에 여기서 난파된 배는 꽤 많은 양의 금괴를 수송중이었다고 그들이 말하더군요. 글쎄요. 그 배가 처음으로 꼌파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마지막이라고 할 수도 없 잖겠소.' '그래,맞아-----' 스리 앵커스 주인이 맞장구를 치며 말했습니다.'자네가 지금 한 말이 백번 옳으이 빌히긴스' '나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켈빈 씨' 히긴스가 말했습니다. 난 호기심 어린 눈으로 선술집 주인을 바라보았는데, 그는 검은 머리카락에 거무 스름한 피부, 그리고 유난히 넓은 어깨를 가진 특이한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눈에 핏발이 서 있었는데, 사람들과 마주칠 때면 시선을 피하는 괴상한 버릇이 있더군요 나는 뉴먼 씨가 말했던 '아주 재미있는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했 지요. '우리는 이 마을에 간섭하려 드는 외부인들을 아주 좋아하지 않아요.'그가 약간 거친 말투로 말했습니다. '경찰들 말인가?' 뉴먼 씨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경찰도 그렇고------ 다른 외부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하고 캘빈이 의 미심장하게 말했습니다.'그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선생님' '뉴먼 씨, 아까 그 사람이 한 말이 내게도 협박처럼 들리더군요.' 나는 그와 함께 언덕을 올라 집으로 돌아갈 샔 이렇게 말했답니다. 그랬더니 뉴먼 씨는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다 허튼소리지요. 난 저 아래에 사는 주민들에겐 조금도 해를 끼치지 않았는걸요.' 나는 묘한 느낌이 들어 고개를 갸우뚱거렸습니다. 캘빈에게는 뭔가 사악하고 야만 인 같은 데가 있었지요. 난 그의 마음이 알 수 없는 미지의 해협 속으로 뛰어들 어간 듯한 느낌을 받았답니다. 난 바로 그 순간부터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첫날밤은 무척 편 안하게 잤습니다만, 다음날 밤은 제대로 잠을 이룰 수가 없어 도중에 몇번이나 깨곤 했답니다. 일요일 아침이 되었지만 하늘에 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고, 게다가 무시무시한 번개까지 번쩍거렸기 샔문에 아주 어두컴컴하고 음침했답니다. 난 대체로 내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데는 서툰편입니다. 그래서 뉴먼 씨는 곧 내게 무슨 일이 있다는 것을 눈치챘답니다. '무슨 일이 있습니까. 웨스트 씨? 오늘 아침엔 기분이 몹시 언짢아 보이는군요.' '모르겠어요---'하고 나는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웬지 모르게 꼭 무슨 일이 터질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드는군요.' '그건 날씨 탓일 겁니다.' '예 그럴지도 모르지요.' 난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날 오후에 나는 뉴먼씨의 모터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갔습니다만, 비가 억수 같이 내렸기 때문에 얼른 되돌아와서 마른 옷으로 갈아입었답니다. 그런데 그날 저녁 내내 불안감은 점점 커져만 갔습니다. 밖에선 폭풍우가 거세게 몰아치며 울부짖고 있었습니다. 10시쯤 되어서야 폭풍우가 잠잠해지기 시작했답 니다. 뉴먼 씨는 창 밖을 내다보며,'날씨가 점점 좋아지고 있어요.----'하고 말했습니 다. '아마도 반 시간만 지나면 완전히 갤것 같아요. 그러면 나는 밖에 나가서 산책이나 하렵니다.' 난 하품을 하고 난 뒤 '지금은 몹시 졸립군요---'하고 말했습니다.'지난 밤에 거의 잠을 자지 못했거든요. 오늘밤엔 일찍 잠자리에 들까 생각중입니다.' 나는 정말 그렇게 했답니다. 전날 밤에는 한잠도 못 이루었지만 그날 밤에는 깊 은 잠에 빠져들 수 있었답니다. 그러나 역시 그렇게 편안하진 못했습니다. 여전히 무시무시하고 불길한 예감에 짓눌려 있었던 거예요. 게다가 몹시 기분 나쁜 꿈을 꾸었답니다. 무시무시한 심연과 끝없이 깊은 수렁, 한 발자국만 잘못 내디디면 곧바로 죽고 마는 그런 아슬아슬한 곳주위를 헤메는 나쁜 꿈이었지요. 이렁나서 시계를 보니까 8시 정각이었습니다. 머리가 빙빙 도는 듯했고, 악몽의 공포가 아직도 머릿속을 맴똘고 있었답니다. 비록 꿈이긴 했지만, 나는 그 공포를 너무도 강하게 느꼈기 때문에 창 밖을 내다 보려고 창문을 들어올렸습니다. 『추리문학동호회-일반연재 (go CHURI)』 183번 제 목:[애-크] 화요일 클럽의 살인 3장 2/2 올린이:박민철 (박민철 ) 96/11/26 17:32 읽음:142 관련자료 없음 -------------------------------------------------------------------------- --- 원제 : 화요일 클럽의 살인 타이핑 : 박민철 제 3 장 금괴들 2/2 그때 나는 새로운 공포감이 엄습해서 뒤로 물러서지 않을 수 없었지요. 왜냐하면 내가 본 아니 내가 보았다고 생각한 첫장면은 무덤을 파고 있는 한 남자 였으니 까요. 잠시 지난 뒤에야 난 겨우 정신을 가다듬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잠시 뒤에 나는 그가 뉴먼 씨의 정원사이며 내가 무덤으로 본 것은 땅속 깊숙이 튼튼하게 심겨질 순간을 기다리며 잔디밭 위에 놓여 있는 세 그루의 장미를 심기 위한 것 이었음을 알았습니다. 정원사가 나를 올려다보더니만 모자에 손을 갖다 대더군요. '안녕히 주무셨나요 선생님? 참 좋은 아침이랍니다.' '그런 것 같군요' 나는 의기 소침해 있는 기분을 완전히 떨쳐 버릴수가 없어서 그저 막연히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정원사가 말한 대로 정말 좋은 아침이었습니다. 해는 빛나고 있었고 그 날은 좋은 날씨가 되기로 약속이나 한 듯이 하늘은 깨끗한 담청색이었답니다. 난 휘파람을 불면서,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아래층으로 내려갔습니다. 뉴먼 씨 는 하녀를 고용하지 않고 잇었습니다. 그에겐 중년쯤 된 두 명의 누이들이 있 었는데 그들은 근처에 있는 한 농장에서 살면서 매일매일 와서는 뉴먼 씨의 잔심부름을 해주었답니다. 내가 식당에 들어섰을 때 그들 중의 한 여자가 커피 주전자를 식탁 위에 놓고 있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엘리자베스----?' 내가 먼저 인사했지요.'뉴면씨는 아직 내려오지 않았나요?' '그애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밖에 나갔나 본데요' 하고 그녀가 대답했습니다. '내가 여기에 도착해 보니 이미 집에는 없었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다시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이틀동안 뉴먼 씨 는 약간 늦게 식닥으로 내려 왔기 때문에 난 그가 아침 일찍 일어날 사람이 아 닐꺼라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이런저런 불길한 예감에 휩싸여 나는 그의 침실로 올라가 보았습니다. 그러나 침실은 텅 비어 있었으며 게다가 침대에는 잠을 잔 흰적조차 없었던 것입니다. 언뜻 그의 침실을 들러 보고서 나는 두가지 사실을 알 수 잇었습니다. 만일 뉴먼 씨가 밖으로 산책하러 나갔다면 야회복을 입고 나 간 것이 분명했습니다. 왜냐하면 그 방안에는 야화복이 없었기 샔문이지요. 그래서 나는 내 불길한 예깜이 맞았다고 확신하게 되었답니다. 뉴먼 씨가 그가 말했던 대로 어젯밤에 밖으로 나갔습니다만 알수 없는 어떤 이유 샔문에 돌아 오지 않았떤 겁니다. 무슨 이유일까? 그가 무슨 사고라도 당하지 않았을까? 혹 시 절벽에서 떨어지지는 않았을까? 나는 즉시 그를 찾기로 했지요. 몇 시간 내에 난 도움이 될 만한 사람들을 여럿 모아 절벽부근과 바위 아래 여기저기를 찾아 보았습니다. 그러나 뉴먼 씨가 있었던 흔적은 아무데도 없었습니다. 마침내 절망에 싸여서 나는 배지워스 경위를 찾아갔습니다. 내 얘기를 듣고 그의 얼굴 표정은 매우 심각해지더군요. '뭔가 음흉한 흉계가 있었던 거 같군요-----' 그가 말했습니다. '이 지역에는 비양심적인 인간들이 좀 있땁니다. 당신은 스리 앵커스의 주인인 켈빈을 본적이 있나요?' 나는 그렇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4년 전에 몹쓸 짓을 해서 감옥에 들어갔었다는 것도 알고 있나요? 그때의 죄명이 폭행과 구타였습니다.' '그렇게 놀아운 일도 아니군요' 하고 내가 대답했습니다. '이 마을 대부분의 주민들은 뉴먼 씨가 자신과 별로 관계도 없는 일에 지나치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들을 한답니다. 그가 아무런 일도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군요.' 우리는 더욱 힘을 내어서 계속 수색 작업을 했답니다. 우리의 노력이 헛되게 않게 된 것은 겨우 그날 저녁 늦게였지요. 뉴먼 씨를 그의 소유지 한쪽 구석에 있는 깊은 도량에서 발견했답니다. 그는 누군가에 의해 손과 발이 밧줄로 꽁꽁 묶여 있 었고, 입도 소리를 지르지 못하도록 손수건으로 재갈이 물려져 있더군요. 그는 완전히 탈진된 상태에 있었고 몹시 고통스러워했습니다. 그러나 손목과 발목 을 잘 주물러 주고 위스키 한 잔을 들이키게 하자 마침내 자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 났는지에 관해 말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날씨가 완전히 갠 뒤, 뉴먼 씨는 11시쯤 산책하기 위해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는 절벽으로부터 약간 떨어진 길을 따라서 '밀수업자의 협곡'이라 불려지는 곳으로 갔답니다. '밀수업자의 협곡'이라는 이름은 그곳에 굉장한 많은 동굴이 있기 때문 에 지어진 듯합니다. 거기에서 그는 몇몇 남자들이 조그만 보트에서 무엇인가를 내려 놓는 것을 목격하고는 무슨 일인지 알아보기 위해 아래쪽으로 내려갔습니다. 그 물건이 무엇인지 알순 없었지만 굉장히 무거워 보였다는 군요. 배에서 내려진 그 물건은 해변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동굴들 중의 하나로 운방되고 있었 답니다. 뭔가 잘못된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뉴먼 씨는 몹시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매우 가까운 거리까지 다가갔습니다. 그때 갑자기 조심하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두명의 힘센 선원이 그를 덮쳐서 그는 실산하고 말았답니다. 얼마 뒤에 정신이 들었을 때 뉴먼 씨는 자신이 어떤 자동차 뒤에 실려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차는 계속 덜커덩거리면서 가고 있었는데, 그가 추측하기로는 해안에서 마을로 이 어지는 길을 달리는 것 같았땁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화물차는 바로 자신의 집 대문으로 들어가더라는 거였습니다. 거기에서 남자들은 소리를 죽여 몇마디 나누더니 마침내 그를 차에서 끌어내 인적이 드문 으슥한 지점에서 도랑에 처 박아 버렸답니다. 그리고 나서 그들은 다시 차를 타고 가버렸다는군요. 그가 생각하기에 그 차는 다른 쪽 문으로 나가서 마을로 가는 방향으로 4분의 1마일 (약 400m) 정도 가는것 같았답니다. 그는 그 녀석들에 관해 아무것도 설명할 수가 없었습니다. 다만 그들이 선원임이 분명하며 말하는 투로 봐서 콘월지방사람 같다는 정도 였습니다. 배지워스 경위는 커다란 관심을 가지고 내 말을 듣고 있었습니다. '상황을 미루어 짐작컨대 그곳이 바로 문제의 물건이 감춰진 장소일 겁니다.---' 그가 소리쳤습니다. '어떤 방법을 사용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난파선에서 물건을 꺼내어 한적한 동굴 어딘가에 감춰 두었을 겁니다. 그러나 우리들이 밀수없자의 협곡의 모든 동굴을 수색하고 있으며 곧 들판 쪽도 수색하게 되리라 는 사실은 이미 온 마을에 잘 알려져 있지요. 그래서 그들은 한밤중에 그 물건 을 동굴에서 꺼내어 이미 수색이 끝나서 다시 조사당할 염려가 없는 다른 동굴 로 옮겼던겁니다. 유감스럽게도 그들은 그것을 모두 처리하는 데 적어도 18시간 은 걸렸겠지요. 지난밤 그들이 뉴먼씨를 계속 붙잡아 두었더라면 지금쯤 우리 는 어떤 물건이든 조금은 발견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말을 마치지 경위는 서둘러서 수색을 떠났습니다. 추측했던대로, 그는 금괴가 숨겨져 있었던 분명한 증거는 발견했지만, 금괴는 이미 또 다른 곳으로 옮겨진 뒤였고 금괴가 감춰진 새 장소에 대한 단서는 하나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단서가 하나 있기는 했습니다. 경위가 다음날 아침에 그것을 내게 말해 주었지요. '그 시골길에는 자동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답니다----'그가 내게 말했습니다.' 그런데 나는 한두 곳에서 타이어의 흔적을 분명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이 한 타이어에서 나온 삼각 무늬 모양의 바퀴 자국이 나 있었 습니다. 그것으로 보아 자동차가 대문으로 들어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요. 또 한 다른 문 밖으로 이어진 희미한 바퀴 흔적도 여기저기 나 있었습니다. 따라서 바로 그 자동차가 지금 우리가 찾고자 하는 차라는 것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습 니다. 자, 그런데 왜 그들은 더 멀리 떨어져 있는 문을 통해서 자동차를 몰고 나갔을까요? 내 생각으로는 그 화물 트럭이 마을에서 왔던 것같습니다. 그런데 마을에서 화물 트럭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그르많지 않답니다---기껏해야 두세 명 정도를 넘지 않을 겁니다. 스리 앵커스의 주인인 켈빈이 한 대를 갖고 있답 니다' '켈빈의 본래 직업은 무엇이였나요? 뉴먼 씨가 물었습니다. '당신은 내게 그것을 묻다니 이상하군요, 뉴먼 씨. 켈빈은 젊은 시절에 직업 잠 수부였답니다.' 뉴먼 씨와 나는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습니다. 뒤죽박죽이있던 수수께끼가 하나씩 하나씩 짝을 맞춰져 가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이 켈빈이 잠수부 생활을 하다가 실직한 사람들 중의 하나라는 걸 모르고 계셨나요?' 경위가 물었습니다. 뉴먼 씨는 전혀 몰랐다는 듯이 머리를 저었지요. '그 점에 관해서는 아무 말도 드릴 수 없을것 같은데요---------- ' 그는 유감 스럽다는 듯이 말했습니다. '사실 난 아무것도 알아 낼 시간이 없었거 든요.' 경위는 고맙게도 '스리 앵커스'에 내가 함께 가도 좋다고 했답니다. 길 한편으로 차고가 있었으나 큰 문은 닫혀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쪽에 나 있는 샛길은 따라 조금 올라가 보니 차고 안으로 통하는 작은 문이 또 있었고, 그 문은 열려 있었습니다. 타이어를 잠깐 살펴본 경위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답니다. '이제는 그의 정체를 알게 되었습니다. 확실해여------!' 그가 소리쳤습니다. '여기 왼쪽 뒷바퀴 자국이 생생할 정도로 크게 나있지요. 자. 켈빈. 이제 너는 독 안에 든 쥐다!- 레이몬드 웨스트는 잠시 말을 멈췄다. -글쎄요------- - 조이스가 말했다. -지금까지 난 문제되는 것이 뭔지도 모르겠어 요--- 경찰이 금괴를 찾지 못한 경우가 아니라면 말예요- -경찰이 금괴를 아직도 찾지 못했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레이몬드가 말했다. -게다가 켈빈을 체포하지도 못했답니다. 켈빈이 경찰보다 훨씬 교활하고 영리한 살암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그가 모든 일을 어떻게 처리했는지는 도무지 알수가 없답니다. 그는 타이어 자국 하나만으로도 체포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문제가 꼬이고 말았습니다. 차고의 큰 문 바로 맞은편에는 어 떤 여류 예술가가 여름 동안 세를 얻어 살고 있는 오두막이 한 채 있었답니다- -오, 요즘엔 여류 예술가들이 많이 있지요~! - 조이스가 웃으며 말했다. -그래요. 그 유별난 여류 예술가는 몇 주 동안 몸이 아팠답니다. 그래서 두 명의 간호사들이 그녀를 보살피고 있었지요. 밤 근무를 해야 했던 간호사는 안락의자 를 블라인드가 올려져 있는 창문 가까이 끌어다 놓았습니다. 그녀는 화물차가 차고를 떠나게 되면 반드시 자신의 눈에 띄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그날 밤 차고 에는 분명히 자동차가 있었다고 맹세했답니다.- -그건 대단한 문제가 아닌 것 같군요------ - 하고 조이스가 말했다.-왜냐하면 그 간호사란 여자는 잠들어 있었을 거예요. 간호사들이란 으레 그렇거든요- -우연히 그런일이 ----- 음 ----- 알려졌을 뿐이지요- 하고 페더릭 씨가 조심스레 말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충분한 검토도 없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 군요. 간호사의 증언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전에 우선 우리는 그녀의 성실성을 자 세히 알아보아야만 합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신속하게 증명되는 알리바이는 오히려 의심을 불러일으키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여류 예술가도 증언을 했습니다.--- - 레이몬드가 말했다. -그녀는 그날 밤 고통으로 거의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는데 폭풍우가 걷힌 뒤로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다고 단언했습니다. 화물차 소리는 유난히 크기 샔문에 만일 차고에서 나갔다면 분명히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답니다.- -음-- - 목사가 헛기침을 하더니 말했다. -그것은 부가적인 사실이 분명하군요. 켈빈 자신은 어떤 알리바이를 갖고 있던가요?- -그는 10시 이후로는 계속 집에서 잠을 잤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러나 그 말을 입 증해 줄 사람은 안무도 없었지요.- -간호사는 잠들어 버렸고,--- - 조이스가 말했다. -그 여류 예술가도 잠자고 있 었을 거예요. 대개 환자들은 밤에 한잠도 못 잤다고 생각하거든요.- 레이몬드 웨스트는 미심쩍은 눈초리로 펜더 박사를 바라보았다. -난 켈빈이라는 남자에게 동정을 느끼고 있습니다.--- - 그가 말했다. -한번 낙인이 찍히면 마직막이다. 하는 말은 그에게 해당되는 것 같군요. 우연의 일치라기에는 너무도 명백한 그 타이어 자국만 없었더라면 불미스러운 기록밖에 는 그에게 불리한 점이 없는 것 같군요.- -헨리 경,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헨리 경은 머리를 가로저었다. -공교롭게도--- - 그가 웃으며 말했다. - 난 그 사건에 대하여 알고 있는 것이 있 답니다. 그러나 말해서는 안되는 문제라서요.- -좋아요 그럼 계속 하기로 하지요. 제인 이모님 뭔가 하실말씀이 있나요?- -레이몬드,---- - 마플양이 말했다. -지금 내가 제대로 뜨개질을 하고 있는지 모르 겠구나. 뒤집어뜨기 두 번---- 그래 맞았어 뭐라고 말했지. 레이몬드?- -이모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느냐고 물었습니다.- -레이몬드 아마 넌 내 의견이 맘에 들지 않을 게야. 대부분 젊은이들이 그렇다는 것 을 알고 있단다.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더 나을 거야.- -터무니 없는 말씀이세요. 제인 이모님. 어서 말씀해 보세요- -글쎄다.레이몬드----- - 마플 양은 하고 있던 뜨개질감을 내려놓고서 레이몬드를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네가 친구를 사귈 때는 좀더 신중했으면 좋겠구나. 함부 로 사귀니까 속임수를 당하지 않니. 나는 네가 작가이기 샔문에 상상력이 풍부해서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에스파냐 범선에 대해서 생각해 보렴! 만일 네가 좀더 나이가 들어서 인생 경험이 있었다면 넌 분명히 조심스럽게 행동했을 거야 더욱이 네가 그 남자를 알게 된 것은 겨우 몇 주밖에 되지 않았잖니!- 헨리 경이 갑자기 커다랗게 웃음을 터트리면서 무릎을 쳤다. -이번엔 레이몬드가 두손들어야겠군--- - 그가 말했다. -마플 양은 정말로 놀랍군 요. 레이몬드, 자네의 친구였던 뉴먼이 라는 사람은 가명이---- 사실 몇 개나 되는지도 모른다네. 지금 그는 코누얼에 있지 않고 데븐셔에 있지. 정확히 말해서 다트무어에 있다네. 프린스타운 감옥의 죄수로 말일세. 도난당한 금괴 사건때문이 아니라, 런던 은행들 중의 하나에 있는 금고실을 턴 죄로 우리는 그를 체포했거든 그래서 우리는 그의 전과를 조사하게 되엇는데 그 과정에서 그가 훔쳐낸 상당량 의 금괴를 폴 하우스의 정원에 묻어 두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 꽤 그럴듯한 생각이더구먼, 코니쉬 해안을 따라서 가노라면 금괴로 가득 찬 범선에 관한 이야 기가 늘 화젯거리인 걸 알 수있지. 잠수부에 관한 일도 그것으로 설명이 되며, 나중에 금괴에 관한 것도 설명이 된다네. 그러나 그 연극에는 희생되어야 할 사람 이 필요했고, 그러한 목적에 가장 적합했던 사람이 바로 켈빈이었던 것일세. 뉴먼은 그 연극을 아주 멋지게 해낸 거지. 게다가 우리의 친구인 자네는 작가로서의 명성이 있었기 때문에 더할 나위 없는 목격자로서 적합했던 것이고- -그렇지만 그 화물차 타이어의 흔적은 어떻게 된 거죠?- 조이스가 의심스럽다는 듯이 물었다. -오, 조이스양, 난 자동차에 대해선 아는 게 하나도 없지만 그것에 관해서라면 지금이라도 설명할 수 있답니다.- 마플양이 대답했다. -조이스 양도 알겠지만, 자동차의 바퀴는 얼마든지 갈아 끼울 수 있지요---나도 자주 그런 것을 보았 거든. 그러니까 누군가가 켈빈의 화물차에서 바퀴를 빼낸 다음 골목길로 통하는 작은 문을 지나서 빠져나갔던 거지요. 그리고는 그 바퀴를 뉴먼의 화물차에 끼운 다음 그 차를 해변으로 몰고 내려갔던 거예요. 거기에서 금괴를 가득 채우고는 나갔던 문과는 다른 문을 통해서 집으로 운반했으며, 그 일을 끝낸 뒤 다시 바퀴 를 떼내서 켈빈의 화물차에다 끼워 놓았던 겁니다. 내가 생각컨데, 그 동안에 누군가가 일부러 뉴먼을 도랑에 처박는 연기를 벌였을 거고요. 뉴먼에게는 몹시 고통스러웠고, 또 기대했던 것보다는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발견되었겠지요. 또한. 자신을 정원사라고 했던 그 남자가 바로 그 일을 했다고 생각해요- -왜, '자신을 정원사라고 한'이라고 말씀하셨나요.제인 이모님?- 레이몬드가 이상하다는 듯이 물었다. -글쎄, 그 남자는 진짜 정원사는 아니었던 것이 분명해. 그렇지 않니----?- 마플양이 대답했다. -정원사들이 성신강림절이 지난 첫째 월요일에는 일하지 않 는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잖니?- 그녀는 입가에 미소를 띠면서 뜨개질감을 반듯하게 접었다. -사실대로 말해서, 난 그 하찮은 사실 하나로 이 사건을 올바르게 가늠해 볼 수 있었단다.- 그녀는 이렇게 말하면서 레이몬드를 사랑스런 눈으로 넘겨다 보았다. -네가 네 자신의 집을 갖게 되고, 그래서 정원사도 채용하게 되면 그런 사소한 일들에 관해서 잘 알게 될 게다. 사랑하는 레이몬드- 『추리문학동호회-일반연재 (go CHURI)』 207번 제 목:[애-크] 화요일 클럽의 살인 4장 1/2 올린이:박민철 (박민철 ) 96/12/01 15:25 읽음:144 관련자료 없음 -------------------------------------------------------------------------- --- 원제 : 화요일 클럽의 살인 타이핑 : 박민철 제 4 장 피묻은 포도 1/2 "정말 이상한 일이었어요------" 조이스 램프리에르가 말했다. "하지만 실은 여러 분에게 들려주고 싶은 얘기는 아니에요. 그 일은 꽤 오래 전에 일어났었답니다- -- 정확히 말해서 5년전에 일어난 일이지요---- 그런데도 그 이후로 줄곧 내 뇌 리에서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답니다. 위는 미소짓듯이 밝고, 아래는 무시무시함 이 감춰져 있는 듯한 그 이미지, 그리고 기이한 일은 그 당시 내가 그린 스케치 가 그와 비슷한 분위기를 띠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그 스케치를 언뜻 볼 때는 햇살이 내리쬐는 가파른 콘월 지방의 소로를 대략적으로 그려 놓은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러나 그 스케치를 오랫동안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 어떤 불길한 예감이 조금씩 스며드는 것을 느끼게 된답니다. 나는 그 그림을 팔지도 그렇다고 다시 보지도 않았어요. 그 스케치는 지금도 내 화실 한쪽 구석에 화면이 벽면으로 돌려진 채 있답니다. 그곳의 이름은 레솔이었어요. 래솔은 콘월 군에 있는 기묘한 작은 어촌이랍니다. 매우 아름다운 곳이지요.--- 어쩌면 가장 아름다운 곳인지도 모르겠어요. 거기엔 '그 엣날 콘월의 찻집'의 분위기가 상당히 많이 흐르고 있답니다. 또한 상점들 도 여러 개 있었는데, 그곳에서는 작업복을 입은 단발머리의 소녀들이 양피지 위 에다 제명을 손으로 직접 새긴답니다. 그곳은 매우 아름답고 특이한 장소이긴 했지만, 몹시 사람을 꺼리는 듯한 인상을 풍기기도 했답니다." "난 잘 모르겠군요------ " 레이몬드가 신음소리를 내면서 말했다. "추측컨대, 대 형 관광 버스의 저주 같군요." 조이스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래솔로 내려가는 길은 매우 좁은 데다가 마치 집의 측면처럼 경사가 가파르답니다. 자, 내 얘기를 계속 들어 봐요. 난 그림을 그리기 위해 2주 동안 콘월 지방에 내려 갔답니다. 래솔에는 '폴하위스 암스'라는 아주 오래 된 여인숙이 하나 있었답니다.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15세기 경에 에스파냐 함대가 거기를 포격했을 때 파괴되지 않고 남은 유일한 집이라고 하더군요." "포격당하지 않았다고요~~~~~~?" 하고 레이몬드 웨스트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역사적으로 좀더 정확하게 얘기해 주시겠어요. 조이스 양?" "좋아요. 하여튼 에스파냐인들이 해안을 따라서 어딘가에 무기를 상륙시켜 놓고는 마구 쏘아댔답니다.그 때문에 래솔에 있는 모든 집들이 무너져 버렸다는군요. 하 지만 그런 사실이 내 얘기의 요점은 아니랍니다. 그 여인숙은 정면에 네 개의 기둥 이 세워진 현관 같은 것이 있는 고풍스럽고도 멋진 집이있었습니다. 내가 아주 적 당한 장소를 발견해서 그곳에 자리잡고 막 그림을 그리려고 했을 샔 자동차 한 대 가 언덕 아래로 구불구불 내려오더군요. 그 자동차는 여인숙 바로 앞에서 멈췄는 데--- 그 때문에 그림을 그리기엔 몹시 꼴사납게 되었답니다. 사람들이 차에서 내리더군요--- 남녀 한 쌍이었답니다.----난 그들을 유심히 보지는 않았습니다. 여자는 엷은 자주색이 린넨 옷에 같은 빛깔의 모자를 쓰고 있었습니다. 이내 그 남자는 여관에서 나와서 고맙게도 차를 몰고 내려가더니 부두에 세워 두었 습니다. 그리고는 여관을 향해 다시 걸어 올라와 내 옆을 두었습니다. 그리고는 여관을 향해 다시 걸어 올라와 내 옆을 지나갔습니다. 바로 그때, 또 다른 차 한대 가 언덕 아래로 꼬불꼬불 내려오더니만 한 여인이 차에서 내리더군요. 그녀는 지금 까지 내가 본 중에서 제일 밝은 사라사 무명옷을 입고 있었는데, 내 생각으론 빨간 색의 포인세티아(멕시코산 관상식물)로 만든 것 같았어요. 그리고 그녀는 아주 밝 은 진홍색으로 된 커다란 천연산 밀짚모자를 쓰고 있었는데, 쿠바에서 만들어진 듯했어요. 그 여인은 풀하위스 여인숙 앞에서 멈추지 않고 자동차를 계속 몰아 다른 여인숙 쪽으로 내려갔습니다. 그녀가 자동차에서 내리는 것을 본 그 남자는 놀라움에 가득 찬 목소리로 외쳤습니다.'캐롤----' 그는 소리를 질렀습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 죠? 당신을 이런 낯선 곳에서 만나게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아마 몇년 동안 당신을 보지 못했죠? 당신도 내 아내 마거릿을 알고 있을 거요. 그녀도 저기 있답니다. 아무튼 만나서 반갑군요. 가서 내 아내를 만나보도록 합시다. 그들은 여인숙을 향해서 나란히 올라갔습니다. 난 그 남자의 아내라는 여인이 막 여인숙 문에서 나와 그들에게 다가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캐롤이라는 여자가 내 옆 을 지나 갈 때 힐끗 그녀를 살펴보았지요. 하얗게 분이 칠해진 턱과 반짝이는 빨간 색의 입을 보고서 나는 궁금하게----- 그저 궁금하게 생각했습니다.---- 마거릿이 라는 여인이 그녀를 만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할지 어떨지는 말예요. 난 마거릿 이라는 여인을 가까이서 보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멀리서 보니 그녀의 옷차림은 약간 볼품없어 보였지만, 상당히 숙녀답고 예절바르게 행동하는 것처럼 보이더군요. 물론 그런 것이 내가 할 일은 아니었지만, 이따금 우리들은 우연찮게 매우 이상한 생의 한 단면들을 보게 되고, 또 그것에 관해서 추측할 샔가 있지요. 나는 그들이 서 있는 곳에서부터 들려오는 대화 몇 마디로 그들이 뭘 얘기하고 있 는지 대충 알 수 있었지요. 그들은 수영에 대해서 애기하고 있었습니다. 데니스라고 불리는 것 같은 그 남자는 배를 타고 노를 저으면서 해안을 구경하자고 했습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약 1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 꽤 근사한 유명한 동굴이 있다더군요. 캐롤도 역시 그 동굴에 가고 싶어하긴 했으나, 절벽 길을 따라가 내륙 쪽에서 보자 고 했습니다. 그녀는 배 타는 것을 싫어 하더군요. 마침내 그들은 각자 하고 싶은 대로 하자고 결정했습니다. 캐롤은 절벽에 난 길을 따라가고, 데니스와 마거릿은 배를 타고 가서, 동굴 앞에서 함께 만나기로 말입니다. 그들이 수영에 관해서 말하는 걸 듣고 있노라니 나도 역시 수영을 하고 싶어 지더군 요. 그날은 몹시 더운 여름 아침이었고, 더욱이 난 그리 썩 좋은 작품을 그리고 있 지도 않았답니다. 사실, 나는 오후의 햇살이 훨씬 더 매력적일 거라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내 짐을 모두 싸가지고 이미 알고 있는 그 조그만 해변가로 나갔습니다. --- 그곳은 동굴의 맞은편에 있었는데, 거기는 내가 발견해 낸 장소이기도 했지요. 난 거기에서 한바탕 수영을 한 다음 혓바닥 고기 통조림과 토마토 두 개를 먹었답 니다. 그리고 나서 오후에는 계속해서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자신감과 의욕에 가득 차서 여인숙으로 돌아왔지요. 래솔의 모든 것이 잠들어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오후의 햇살이 내 얼굴을 정면 으로 비추었기 때문에 그림자는 훨씬 더 두드러지게 보였답니다. 폴하위스 암스는 내 스케치의 주요 소재였습니다. 한 줄기 햇살이 비스듬히 쏟아져 들어와서는 집 앞마당에 부딪쳤기 때문에 꽤나 기이한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죠. 나는 수영하러 갔던 그 사람들도 잘 돌아왔으리라고 생각했답니다. 왜냐하면 햇볕에 말리려고 발코니에 걸어 놓은 두 개의 수영복-----빨간색과 군청색의 두 수영복---을 보았기 때문이었죠. 나는 스케치의 한 부분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그것을 바로 잡으려고 잠시 동안 허리 를 굽혀 손질을 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문득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니 마치 요술 을 부려서 나타난 듯이 보이는 어떤 사람이 폴하위스 암스의 기둥에 몸을 기댄채 서 있더군요. 그는 선원 복장을 하고 있었지만, 내게는 어부처럼 보였답니다. 그러 나 그가 길고 검은 턱수염을 기르고 있었기 때문에 만일 내가 사악하게 생긴 에스 파냐 선장 모델을 구하는 중이었다면 그 사람보다 더 적당한 사람은 찾을 수 가 없었을 거예요. 그는 영원히 그 기둥을 받치고 있을 것 같은 태도를 취하고 있었지 만, 그래도 그가 움직이기 전에 완성시키기 위해서 난 매우 서둘러서 그림을 그렸 답니다. 그가 몸을 움직였을 때는 다행스럽게도 내 그림이 다 완성된 뒤였지요. 그는 내게로 다가와 말을 걸기 시작했습니다. 오, 그런 사람이 말을 다하다니--- 난 몹시 당황했답니다. '래솔은----' 그가 말했습니다.'매우 흥미있는 고장이지요' 나는 이미 그 사건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사실을 말했다 해도 그건 내게 조금도 도움이 되지 못했을 거예요. 난 그 마을의 포격과----파괴를 의미하는 겁니 다------- 최후의 희생자였던 폴하위스의 집주인이 어떻게 죽게 되었는지에 대한 얘기를 듣게 되었지요. 그 집주인이 문간에서 에스파냐 선장의 칼에 찔렸을 때 포도위에 피가 흘럿는데 그 뒤로 백년 동안 아무도 그 핏자국을 지울 수 없었다는 등등의 얘기였지요. 그런 얘기들은 권태롭고 졸임이 쏟아지는 오후의 분위기와 아주 잘 어울리는 것이 었어요. 그 남자의 목소리는 매우 유순 했으나, 동시에 뭔가 위협적인 저류가 흐르 고 있었습니다. 그가 아첨하는 듯한 태도를 지니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내게는 그가 잔인할 것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어쨌든 그때문에 나는 에스파냐인들이 이단자 에게 행했던 탄압과 공포들을 전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그가 내게 얘기를 계속하는 동안 난 여전히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데, 그의 얘기를 듣는데 심취해서 존재하지도 않는 다른 것을 그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 습니다. 태앙이 폴하위스 암스의 문앞에 내리쬐는 하얀 정방형의 포도위에다 핏자 국을 그렸던 겁니다. 마음이 손으로 하여금 그러한 속임수를 부리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특이한 일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머리를 들어 여인숙을 쳐다보았을 때, 나는 다시 두 번째 충격을 받고 말았답니다. 왜냐하면 내 손이 그렸던 것을 실 제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하얀 포도 위에 떨어져 있는 핏방울들을. 나는 잠시 동안 그것을 멍청히 바라만 보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눈을 감고는 중얼 거렸지요. '어리석게 굴지 말자. 저기엔 사실 아무것도 없어' 하고 말입니다. 그리고 나서 다시 눈을 떳으나 핏자국은 여전히 그곳에 있었습니다. 갑자기 난 그것을 더 이상 견딜 수 없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난 그 어부의 말을 가로챘습니다. '말 좀 해주세요----' 내가 말했습니다. '내가 뭔가 잘못 본거라고 말예요. 저기 포도 위에 핏자국이 정말 있나요?' 그는 나를 부드러운 눈길로 바라보았습니다. '아가씨. 요즘엔 핏자국이 없답니다. 내가 당신에게 해주고 있는 이야기는 거의 5백년이나 된 옛날 이야기랍니다.' '예-----' 나는 말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포도 위에는' --- 말이 목구멍 속 으로 점점 기어들어가고 말았답니다. 나는 알았지요---- 나는 그것을 보았지만 그 남자는 보지 못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산을 떨며 도구 들을 챙겼습니다. 바로 그때 아침에 차를 타고 이곳에 왔던 그 젊은 남자가 여인 숙 문을 나오더군요. 그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하고서 위를 쳐다보더니 다시 아래 를 내려다보았습니다. 그때 바로 위쪽의 발코니에 그의 아내가 나타나더니 수영복 들을 거두기 시작했습니다. 그 남자는 자동차 쪽으로 내려가다가 갑자기 방향을 바 꾸고는 길을 가로질러서 어부에게로 왔습니다. '여보세요------'그가 말했습니다. '저기 두 번째 차로 여기온 여자는 아직도 돌아 오지 않았나요?' '옷에 온통 꽃무늬가 있던 처녀 말인가요? 예, 그럿습니다. 선생님, 난 그 여자분을 보지 못했는걸요. 그녀는 오늘 아침에 절벽 길을 따라서 동굴 쪽으로 갔습니다.' '그건 나도 알아요. 우리는 그곳에서 함께 수영을 했거든요. 그리고 나서 그녀는 집까지 걸어가려고 우리 곁을 떠나갔답니다. 그런데 그 뒤로 나는 그녀를 보지 못했 어요. 거기에서 여기까지 이렇게 많은 시간이 걸릴 리는 없잖아요. 이곳 주변의 절벽들을 위험하진 않겠지요?' '그건 사람들이 어떻게 가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선생님. 가장 좋은 방법은 지리를 잘 아는 남자르 쏛따라서 가는 것이지요.; 그는 아주 자신 있게 말하고는 얘기의 화제를 바꾸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 젊은 남자는 얼른 그의 말을 가로막고는 인사도 없이 여인숙 쪽으로 돌아가서 발코니에 있는 그의 아내를 불렀답니다. '마거릿, 캐롤이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대, 이상하지 않아?' 난 마거릿의 대답은 듣지 못했습니다만 그녀의 남편은 계속 말을 했습니다. '어쨌든,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어. 펜리사르로 가봐야 되겠어. 당신, 준비 됐지? 난 차를 돌려 놓을게.' 그는 말한 대로 차를 돌려 놓았습니다. 그의 아내가 나오자 두 사람은 함께 차를 타고 가버렸답니다. 그러는 동안 나는 용기를 내어서 내 상상이 얼마나 엉뚱한 것 이었나를 확인해 볼생각이었습니다. 차가 떠난 뒤, 나는 여인숙 족으로 다가가서 자세히 포도 위를 살펴보았지요. 물론 거기에는 핏자국 같은 것은 없었답니다. 그건 내 왜곡된 상상의 결과였던 거지요. 하지만 어쨌든 나는 더욱 섬뜩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내가 어부의 목소리를 다시 들은 건 바로 거기에 서 있을 때였답니다. 그는 나를 이상스럽다는 듯이 바라보더군요. '당신은 여기에 핏자국이 있다고 생각했군요, 그렇조?' 『추리문학동호회-일반연재 (go CHURI)』 208번 제 목:[애-크] 화요일 클럽의 살인 4장 2/2 올린이:박민철 (박민철 ) 96/12/01 17:44 읽음:136 관련자료 없음 -------------------------------------------------------------------------- --- 원제 : 화요일 클럽의 살인 타이핑 : 박민철 제 4 장 피묻은 포도 2/2 난 고개를 끄덕거렸습니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에요. 예, 참으로 이상한 일이지요. 우리마을에는 미신이 하 나 있답니다. 만일 누군가가 핏자국을 보게되면---' 그는 말을 멈췄습니다. '그런데요? ' 내가 물었지요. 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계속해서 말했습니다. 억양이 콘월지방 티가 났으니 발음은 정말 부드럽고 세련되었으며 어투에서는 전혀 사투리를 느낄 수가 없었답니다. '이곳 사람들은 만일 누군가가 핏자국을 보게 되면 24시간 안에 죽음이 온다고 말한 답니다. 아가씨.' 소름끼치는 말이었지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난 척추까지 역겨운 느낌으로 가득 차 는 것 같았습니다. 그는 마치 설득이라도 하듯이 계속 말했답니다. '아가씨, 죽음에 대한 재미있는 명판이 교회에 하나 있답니다------' '아녜요. 고맙지만 사양하겠어요.' 난 단호하게 말하고는 재빨리 돌아가서서 내가 묵고 잇떤 여인숙을 향해 올라갔습니다. 내가 문에 이르렀을 때, 멀리서 캐롤이 절벽 길을 따라 오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녀는 서둘러 오고 있었습니다. 뒤에 보이는 회색 바위 때문인지 그녀는 마치 독기를 가진 빨간 꽃 처럼 보이더군요. 그녀의 모자는 붉은 피빛이었고...... 난 몸을 부르르 떨었습니다. 사실 내 머릿속에서 피에 관한 생각이 떠나질 않았으 니까요,. 나중에 나는 그녀의 자동차 소리를 들을 수 이었는데, 그녀도 펜리사르로 갈 건지 궁금하더군요. 하지만, 그녀는 정반대 방향인 왼쪽 길로 차를 몰고 갔습니다. 나는 그 차가 언덕을 올라가 사라져 버릴 때까지 지켜보았습니다. 그리고 나서야 비로소 조금 편안하게 숨을 쉴 수가 있었지요. 래솔은 다시 한번 조용히 잠자는 듯한 모습 으로 돌아갔습니다." "그것이 이야기의 전부라면----" 조이스가 말을 멈추자 레이몬드 웨스트가 말했다. "먼저 내 생각을 말하겠습니다. 그건 소화 불량 때문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눈앞에 뭔가가 나타나 보였을 뿐이지요" "내 얘기는 아직 다 끝나지 않았어요-----" 하고 조이스가 말했다. "얘기를 마저 다 들어 보세요. 난 이틀 뒤 신문에서 '바다에서 수영하다가 사망함' 이라는 표제가 붙은 기사를 읽었습니다. 거기에는 데니스 데이커 선장의 부인이 해변에서 좀떨어 진 랜디어 만에서 익사했다고 씌어 있었답니다. 그들 부부는 당시 거기에 있는 호 텔에서 머무르고 있었으며, 함께 수영을 가기로 했지만 밖엔 찬바람이 불었답니다. 데이커 선장은 수영하기엔 날씨가 너무 춥다고 하면서 호텔에 있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가까운 곳에 있는 골프장으로 떠났다는 겁니다. 그러나 데이커 부인은 혼자 랜디어 만으로 떠났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돌아오지 않자 그녀의 남편 은 몹시 걱정이 되어 그의 친구 일행을 데리고 해변가로 내려가 보았답니다. 그들 은 바위 옆에 놓여 잇는 그녀의 옷을 발견했지만 그 불행한 여자의 흔적은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녀의 시체는 거의 1주일이나 지난 뒤에야 찾을 수가 있 었는데 그 시체가 물결에 휩쓸려 떠내려 갔기 때문에 해안가에서 꽤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견 되었던 겁니다. 죽기 전에 생긴 듯한 상처가 그녀의 머리 위에 나 있었는데, 사람들 얘기로는 그녀가 바닷속으로 뛰어 들때 바위에 그만 머리를 부딪 쳐서 생긴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내가 알고 있는 바로는 그녀의 죽음이 내가 그 핏자국을 본 뒤 24시간 안에 발생했다는 겁니다." "난 좀 불만이 있는데요." 하고 헨리 경이 말했다. "이건 사건이 아니라--- 유령 얘기 아닙니까? 램프리에르 양은 정말 영매 처럼 보이는군요." 페더릭이 평상시에 잘 내는 헛기침 소리를 냈다. "한 가지 사실이 내 관심을 끄는군요------" 그가 말했다. "머리에 있었다는 그 상 처 말입니다. 나는 그녀가 비열한 방법에 의해 피살되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 합니다. 그러나 우리에겐 참고할 만한 자료가 없습니다. 램프리에르 양의 환각, 또는 환상이 확실히 흥미 있긴 하지만, 과연 무슨 말을 하려 하는지는 정확히 모르 겠군요." "소화 불량과 우연의 일치일 겁니다." 하고 레이몬드가 말했다. "그리고 어쨌든 우리들은 그들이 동일한 사람이라고 확신할 수도 없어요. 게다가 저주----그것이 어떤 것이었든지 그 저주는 래솔에 실제로 거주하는 사람들한테만 적용될 거예요." "나는------" 헨리 경이 입을 열었다. "인상이 나쁜 그 어부라는 사람이 이 사건 과 어떤 관련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램프리에르 양이 우리에게 자료를 조금 밖에 주지 못했다는 점에선 페더릭 씨와 동감입니다." 입가에 미소를 띄우면서 머리를 좌우로 흔들던 펜더 박사에게 조이스는 시선을 돌렸다. "이번 얘기는 매우 흥미 있군요." 그가 말했다. "하지만 우리가 참고 할 수 있는 자료가 너무 적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나역시 헨리 경이나 페더릭 씨와 동감입니다." 그러자 조이스가 그녀 뒤에서 조용히 미소를 지으면서 지켜보고 있던 마플 양을 호기심 어린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나 역시 당신이 약간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해요. 조이스양----" 그녀가 말했다. "물론, 나는 경우가 다르지만요. 내 말은 우리 여자들은 옷 문제에 대해서는 올바 르게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남자들한테 그것을 말하기에는 적당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엔 분명히 아주 갑작스런 변화가 있었을 거예요. 참으로 사악한 여자예요! 그리고 그보다 더한 남자지요!" "제인 이모님----" 그녀가 말했다. "마플 양, 난 당신이 정말로 이 이야기에 대한 진실을 알 수 잇으리라 믿고 있답니다." "글쎄요. 조이스 양-----" 마플 양이 말했다. "여기 조용히 앉아 있는 것이 당신이 직접 경험했던 것보다 내겐 훨씬 쉬운 일이지요----- 그리고 예술가이기 때문에 당신은 분위기에 몹시 민감하죠, 그렇죠? 여기서 뜨개질을 하면서 앉아 있으면 사실만을 보게 된답니다. 핏자국은 위에 걸려 있떤 수영복에서 포도 위로 떨어졌던 거예요. 그리고 수영복이 붉은색이었기때문에 범인들은 그것이 핏자국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던 것 이지요. 가엾은 사람, 가엾은 사람 같으니!" "죄송합니다만, 마플 양----" 헨리 경이 말했따. "난 정말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게 겠습니다. 당신과 렘프리에르 양은 지금 얘기에 대해서 대충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만 우리 남자들은 아직도 전혀 모르는 상태랍니다." "이제 여러분에게 그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을 말해 드리겠어요-----" 하고 조이스가 말했다. "1년 뒤의 일이었어요. 나는 동부에 있는 작은 해변가로 그림을 그리러 갔 었답니다. 그때 갑자기 난 옛날에 일어나 륚그 어떤 일에 대해 갖는 이상한 느낌 을 받앗답니다. 내 바로 앞 포도 위에 남녀 한 쌍이 서 있었습니다. 그들은 포인세 티아 사라사 무명으로 된 빨간 옷을 입은 여인과 인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캐롤 이제 어떻게 된 일입니까! 이렇게 오랜만에 당신을 만나게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요, 내 아내를 모르시죠? 조앤, 이분은 나의 오랜 친구인 하딩양이야.' 난 금방 그 남자의 정체를 알 수 있었습니다. 그는 내가 래솔에서 만났던 데니스라 는 그 사람이었거든요! 하지만 그의 아내는 다른 사람이었지요----즉, 아내라는 여 자는 마거릿이 아니고 조앤이라는 여자였던 겁니다. 그러나 그녀도 역시 마거릿이 라는 여자와 비슷한 유형의 여자였지요. 젊고 약간 옷차람이 단정치 못하고, 특별히 두드러진 점이라곤 없는 그런 여자였답니다. 잠시 동안 나는 미쳐 버릴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들은 수영하러 가자고 얘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내가 했던 일을 여러분께 말해야겠어요. 난 곧바로 경찰서로 달려갔답니다. 경찰 이 나를 머리가 돈 사람으로 취급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으나 상관하지 않았지요 그런데 다행히도 만사는 순조로웠습니다. 거기에는 런던 경시청에서 온 사람이 한 명 있었는데, 그는 바로 그 일 때문에 내려왔던 거라고 하더군요. 오, 말하기가 끔직하지만------ 경찰에선 데니스 데이커를 의심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건 그의 진짜 이름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상황에 따라서 다른 이름들을 적절하게 사용했으 니까요. 그는 대개 친척이나 친구가 많지 않은 평범한 그런 여자들과 사귀었답니다. 그리고 나서는 결혼을 했지요. 그들모두에게 거액의 생명보험을 둘게 하고---오, 정말 끔찍해요! 캐롤이라는 여인이 그의 진짜 아내였고, 그들 둘은 항상 똑같은 꼐획을 세웠던 거예요. 바로 그 점이 경찰로 하여금 그를 의심하게 한 이유였지요. 보험회사들도 의심하기 시작했답니다. 그는 자기 아내와 함께 어느 한적한 해변가 로 갑니다. 그때 한 여인이 나타나서 그들 셋은 함께 수영을 하러 가지요. 그리고 나서 그의 아내라는 여자를 죽이고 캐롤이라는 여자가 그 아내의 옷을 입고는 보 트를 타고 그와 함께 집으로 되돌아 갑니다. 그리고 곧 다시 그들은 그곳을 떠나 가상의 캐롤을 찾으러 나갑니다. 마을을 벗어나면 캐롤은 서둘러서 현란한 옷으로 갈아입고 짙은 화장을 하고는 마을로 돌아가서 자신의 차를 타고 거기를 떠납니다. 그 사람들은 물살이 어느 쪽으로 흐르는지 미리 알아두지요. 그들 계획대로 시체는 그 물길을 다라 떠내려가서 다른 수영장에서 발견되는 겁니다. 캐롤은 남자의 아내 역활을 끝내고는 어느 조용한 해변으로 내려가서 바위 옆에 그 아내의 옷가지들을 가지런히 놓아 둡니다. 그리고 자신은 꽃무늬가 그려진 사라사 무명옷을 입고서 그 자리를 떠나 그녀의 남편이 돌아올 때까지 조용히 기다리는 거지요. 그들은 가엾은 마거릿을 살해했을 때 약간의 피가 캐롤의 수영복에 묻었는데, 마플 양께서 말씀하신 대로 그 수영복이 빨간색이었기 때문에 그들은 그런 사실을 알아 채지 못했던 겁니다. 그러나 발코니 위에 그것을 걸어 놓는 바람에 핏방울이 수영 복에서 떨어졌던 거지요. 으윽!" 그녀는 몸을 떨었다. "난 지금도 그것이 눈에 선하답니다." "으흠-----" 하고 헨리 경이 말했다. "이제 생각하니 기억이 잘 나는군요. 데이비 스가 그의 진짜 이름이었습니다. 내가 잠시 동안 데이커라는 이름이 그의 숱한 가 명들 중의 하나라는 사실을 잊었던 모양입니다. 그들은 유별나게 간교한 부부였습 니다. 아무도 그들이 변장했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는 것이 항상 내겐 놀라 운 것이었지요. 마플 양께서 말씀하신 대로, 어떤 사람의 얼굴보다는 옷을 보고서 그 정체를 알아낼 수도 있는 것 같군요. 하지만, 역시 상당히 교묘한 계획이었지 요. 왜냐하면 우리는 데이비스를 의심하고 잇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의심할 여지 도 없는 명백한 알리바이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범행 사실을 입증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으니까요." "제인 이모님----" 레이몬드가 이상하든 눈초리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대체 어떻게 알아내신 거예요? 이모님은 이렇게 평화롭게 생활하시고 또 생전에 놀랄 만한 일도 경험하지 않았으면서 말이에요." "난 항상 한 가지 일은 이 세상에서의 다른 일과 유사하다는 것을 발견한단다." 하고 마플 양이 대답했다. "너도 알겠지만, 옛날에 그린 부인이라는 사람이 있었 지. 그녀는 다섯 아이의 장례를 치렀는데----그 다섯 아이 모두가 보험에 들어 있었단다. 그래서 당연히 사람들은 의심을 품게 되었지." 그녀는 머리를 저었다. "시골 생활에는 참으로 사악한 일이 많이 있단다. 난 너희들같은 젊은 사람들은 이 세상이 얼마나 죄로 가득 찼는지 모르고 살았으면 한단다." 『추리문학동호회-일반연재 (go CHURI)』 210번 제 목:[애-크] 화요일 클럽의 살인 5장 1/3 올린이:박민철 (박민철 ) 96/12/01 21:20 읽음:135 관련자료 없음 -------------------------------------------------------------------------- --- 원제 : 화요일 클럽의 살인 타이핑 : 박민철 제 5 장 동기와 기회 1/3 페더릭은 평소보다 더 조심스럽게 목청을 가다듬었다. "지금까지 들어 왔던 아주 놀라운 이야기 뒤에------" 그는 마치 사죄라도 하듯이 말했다. "내가 하게 될 이 이야기가 여러분 모두에게 너무 단조롭게 여겨질까 걱 정이 되는 군요. 내 얘기 속엔 유혈 살해 같은 사건은 없었습니다만, 내겐 정말 흥미롭고도 매우 교묘한 사건이라고 여겨진답니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난 그 사 건에 대한 진상도 알고 있습니다." "그건 정말 지독히 불법적인 것일 테죠, 그렇죠----?" 조이스 렘프리에르가 물었 다. "내 말은 법률적인 관점에서 말하는거예요. 1881년 있었던 바너비 대 스키너 사건 같은 것 말예요." 페더릭은 이해한다는 듯이 자기 안경 너머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오, 아닙니다, 아가씨. 당신은 그 사건에 선입견을 가질 필요는 없어요. 내가 이 야기 하려는 것은 아주 단순하고도 간단한 것이기 때문에, 어떤 변호사라도 그것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랍니다." "자, 이제 법률적인 둔사는 끝내지요" 하고 마플 양이 뜨개질 바늘을 그에게 흔들 면서 말했다. "이건 확실히 그런 종류의 사건이 아니에요." 하고 페더릭이 말했다. "오, 좋아요. 아직 그렇게까지 확신할 순 없지만, 먼저 그 이야기를 들어 보기나 합 시다." "이 이야기는 내 옛 단골 의뢰인에 관한 것입니다. 앞으로 그를 클로드----사이먼 클로드라 부르겠습니다. 그는 상당한 재력을 갖춘 사람으로서,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커다란 집에서 살았답니다. 그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었으나 그는 그만 전쟁에 서 죽고 말았지요. 그 대신 이 세상에 어린 여자 아이 하나를 남겼답니다. 그 소녀 의 어머니도 그녀가 태어나자마자 죽었답니다. 아버지가 전쟁에서 전사했기 샔문에 의지할 데 없는 그애는 그녀의 할아버지와 함께 살아야 했지요. 그런데 얼마 되지 않아서 그는 그 아이를 끔직이도 위하게 되었답니다. 어린 크리스는 할아버지와 더불어 자기가 원하는 건 뭐든지 할 수가 있었습니다. 난 지금까지 그토록 어린애 에게 정신을 빼앗긴 사람을 본 적이 없답니다. 그러나 그 아이는 11살이 되던 해에 폐렴에 걸려서 그만 죽어 버렸답니다. 그때의 그의 슬픔과 절망은 뭐라고 말로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였답니다. 가엾은 사이먼 클로드는 슬픔 속에 빠져 버렸지요. 그때 그의 동생 하나도 불우한 환경 속에서 그만 죽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사이먼 클로드는 자비롭게도 그의 아이 들---- 그레이스와 메어리라는 두 조카딸과, 조지라는 조카에게 집 한 채를 마련해 주었답니다. 비록 그는 자기 조카와 조카딸들에게 친절하고 관대하게 대했지만, 지난날 자기 손녀에게 베풀었던 것과 같은 사랑과 헌신은 쏟지 않았습니다 .조카인 조지 클로드는 가까운 곳에 있는 한 은행에 취직하게 되었고, 그레이스는 필립 개로드라는 젊고 총명한 약사와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조용하고 참을 성 많은 메어리는 집에 남아서 아저씨를 돌봐 주었지요. 내가 생각하기에 그녀는 나름대로의 조용하고 감성을 드러내지 않는 그 방법으로 아저씨를 따랐던 것 같아요. 그리고 어느 모로 보나 상황은 아주 평탄하게 계속되어 갔습니다. 귀여운 손녀 크리스토 벌이 죽은 뒤에 그는 내게 찾아와서 새 유언장을 작성해 달라고 했습니다. 새로운 유언에 따라 상당한 그의 재산이 그의 조카와 조카딸들에게 각각 3분의 1씩 공평 하게 분배되었던 거지요. 세월은 걔속 흘러갔습니다. 어느날 우연히도 난 조지 클로드를 만나게 되어 그에게 아저씨에 대한 안부를 물었습니다. 왜냐하면 아주 오랫동안 그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었지요. 놀랍게도 조지의 얼굴은 근심의 구름으로 뒤덮여 있었답니다. '선생님께서 사이먼 아저씨에게 뭐라 말씀 좀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하고 그는 비탄 에 잠긴 듯이 말했답니다. 정직하긴 하지만 똑똑해 보이지는 않는 그의 모습은 꽤나 당황해 하고 있었고 수심에 젖은 듯이 보였습니다. '요즘, 강령술은 점점 더 요란하게 되어가고 있답니다.' '강령술이라니?' 하고 내가 몹시 놀라서 물었습니다. 그러자 조지가 내게 모든 얘기를 다 털어놓더군요. 클로드씨가 어떻게 그런쪽으로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러한 관심과 더불어 유리디스 스프레이그라는 중개업을 하는 미국 여인을 어떻게 알게 되었나 하는 것에 관해서 말입니다. 조지 가 서슴지 않고 철저한 사기꾼이라고 표현한 그 여인은 사이먼 클로드에게 엄청난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 같았답니다. 그녀는 실제로 항상 집에만 있으면서, 어린 크리스토벌의 유령이 아직도 그애를 잊지 못하고 사랑하는 할아버지 앞에 나 타나는 장소에서 강령술 모임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서 내가 밝혀 두고 싶은 게 있습니다. 나는 강령술을 그저 조소와 비난으로 덮어 버리려고만 하는 사람들 속에 속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나는 여러분들에게 말했던 대로 명백한 사실만을 믿는 사람입 니다. 난 여러분들에게 말했던 대로 명백한 사실만을 믿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공정한 마음을 가지고 강령술에 대해서 조사해 본다면 거기에는 사기 행 위로 돌리거나 쉽게 무시해 버릴 수만은 없는 것이 상당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나는 신봉자도 아니며 그렇다고 해서 비신봉자도 아닙니다. 어느 누구도 반대할 여지가 없는 확실한 증거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또 한편으로, 강령술이란 것은 쉽게 사기나 협잡따위와 결탁되기도 하지요. 나는 조지 클로드가 해준 유리디스 스프레이그 부인에 대한 모든 얘기를 통해서 사이먼 클로드가 나쁜 사람들의 손에 걸려들었으며 스프레이그 부인은 아마도 가장 악질적인 협잡꾼들 중의 하나라는 사실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사이먼은 현실적인 문제에 관해서는 아주 영민한 사람이었지만, 자기의 죽은 손녀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만은 쉽게 사기당할 수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죠. 마음속으로 여러 가지 일들을 곰곰이 생각해 보니 상당히 마음이 아프더군요. 또한 난 그때 젊은 콜로드 남매, 즉 메어리와 조지를 좋아하고 있었기에 그들은 아저씨 에 대한 스프레이그 부인의 영향력이 나중에 그들에게 화를 가져오게 할지도 모른 다고 생각했지요. 난 우연한 기회에 사이먼 클로드를 방문할 구실을 만들었답니다. 그때 나는 스프레 이그 부인이 마치 고귀하고도 다정 스런 손님인 양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답 니다. 그녀를 보자마자 염려했던 최악의 느낌이 내 마음을 짓눌렀습니다. 그녀는 중년쯤 되어 보이는 풍채가 당당한 여자였으며, 화려한 스타일의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이젠 지나가 버린 아름다운 우리 인간들'에 관한 통상적인 말과, 뭐 그저 그런 종류의 이야기만 잔뜩 늘어놓는 것이었습니다. 아브살롬 스프레이그라는 그녀의 남편도 역시 그 집에 있었는데, 그는 야위어서 홀쭉했으며 우울한 얼굴 표정에 유난히도 음흉한 눈을 가진 남자였습니다. 나는 가능한 한 빨리 그를 만나서 조심스럽게 그 문제에 관한 그의 속을 떠보았지요. 아니나 다를까, 그는 그녀에게 몹시 빠져 있더군요. 유리디스가 훌륭한 여자라나요! 자기의 기도에 대한 응답으로써 자기에게 보내진 사람이라는 거예요! 그녀는 돈 에 관해서는 관심도 없으며, 슬픔에 빠진 사람을 도와주는 기쁨으로 만족하는 사람 이라는 거예요. 그녀가 죽은 어린 크리스에게 모성애 같은 것을 가지고 있다나요. 그는 그녀를 자신의 딸처럼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나서 그는 내게 여러 가지 자세한 일들을 계속 말해 주었답니다-----그가 어떻게 해서 손녀 크리스 의 목소리를 듣게 되었는지----- 부모와 함께 몸 건강히 잘 있다는 그 얘기에 대해서 말입니다. 그는 또 그 어린애가 한 다른 말들도 계속 얘기해 주었지만, 옛날의 그 작은 크리스토벌 에 대한 내 기억으로는 도무지 있을 수 없는 일들로 보 이는 것이었답니다. 그애가 '엄마와 아빠는 스프레이그 부인을 사랑한답니다.'하고 힘주어 말했다는 거예요. '그러나, 물론----' 그는 말을 중단했습니다. '당신은 내 얘기를 비웃겠지요. 페더 릭 씨?' '아닙니다. 난 남의 얘기를 비웃기나 하는 그런 사람은 아닙니다. 그런 부류의 사람 과는 거리가 멀답니다. 나는 강령술에 관해 책을 쓴 사람들의 증언을 주저 없이 받아들이고 있고, 그들이 소개한 그 방법에 존경심을 갖기도 한답니다. 그런데 스프레이그라는 부인은 충분히 믿을 만한 사람인가요?' 사이먼은 다시 스프레이그 부인에 대해 열정적으로 말하기 시작했지요. 그녀는 하늘 에서 자기에게로 보내졌다는 것입니다. 여름 두 달동안 지냈던 한 해수욕장에서 우연히 그녀를 알게 되었는데, 그 만남이 이런 훌륭한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고 하 더군요. 난 몹시 불만족스러운 마음으로 그곳을 떠났습니다. 내가 예상했던 최악의 두려움 이 현실로 나타났지만 어떻게, 그리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오랫 동안 생각하고 생각한 끝에 좀전에 말한 클로드의 조카인 그레이스와 결혼한 필립 개로 드에게 편지를 써 보냈답니다. 그에게 사실을 털어놓았지요----물론 주의 깊게 썼지요. 나는 그런 여자가 노인의 마음에 끼칠 수 있는 위험성을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클로드 씨가 어떤 명성 있는 강령술 모임과 접촉을 갖게 되었 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적었습니다. 그러한 일들을 필립 개로드는 어렵지 않게 조정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것이지요. 개로드는 재빠르게 행동했습니다. 그는 나로서는 미처 깨닫지 못한 사실이지만 사 이먼 클로드의 건강이 몹시 위험한 상태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또한 그 는 실리적인 사람이었죠. 그래서 마땅히 자기 아내와 아내의 동생들에게 상속될 재산을 결코 다른 사람에게 빼앗기고 싶진 않았을 겁니다. 그 다음 주에 그는 다름 아닌 그 유명한 롱먼 교수를 초빙해 왔답니다. 롱먼은 일류 과학자랍니다. 더욱이 강령술이 어떤 것인지 알고 난 뒤로 존경심을 가지고 강령술에 대하는 사람이었지 요. 그는 훌륭한 과학자일 뿐만 아니라 정말로 청렴결백하고 성실한 사람이었습니 다. 하지만, 그 방문은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불행한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롱먼은 그곳에서 거의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 같더군요. 두번의 강령술 모임이 열렸습니 다----- 어떤 상태에서 그것이 열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롱먼은 그 집에 머무르는 동안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으나, 거기에서 떠난 뒤에 필립 개로드에게 편지를 썼답니다. 그 편지 속에서, 그는 스프레이그 부인이 사이먼을 속이고 있는지는 정확히 알순 없지만 그의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그 강령 현상을 신뢰하기가 어렵다 고 말했답니다. 만일 이 사실을 알리고 싶다면 자기 편지를 클로드 씨에게 보여 주어도 좋다고 했으며, 그에게 안전한 영매를 소개시켜 주고 싶다는 의견도 적어 보냈답니다. 필립 개로드는 그 편지를 즉시 그의 아저씨에게 가져가 보였으나 결과는 그가 기 대했던 것과는 어긋났습니다. 그 노인은 격렬하게 화를 냈던거지요. 그것은 성녀 인 스프레이그 부인의 평판을 떨어뜨리려는 중상모략이라고 했따는 겁니다! 스프레 이그 부인은 이미 그에게 자기를 시기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말해놓았던 터 입니다. 『추리문학동호회-일반연재 (go CHURI)』 213번 제 목:[애-크] 화요일 클럽의 살인 5장 2/3 올린이:박민철 (박민철 ) 96/12/01 22:01 읽음:128 관련자료 없음 -------------------------------------------------------------------------- --- 원제 : 화요일 클럽의 살인 타이핑 : 박민철 제 5 장 동기와 기회 2/3 그는 롱먼조차도 강령술에 속임수가 있는지 알아내지 못했다고 말한 사실을 지적 했습니다. 유리디스 스피레이드는 그의 가장 어둡고 괴로운 시기에 그에게로 와서 그에게 도움과 안식을 주었기 때문에, 가족 전부와 싸우는 한이 있더라도 그녀의 소명을 지지할 준비가 되어있다고도 말했답니다. 그녀는 이제 이 세상의 어느 누 구보다도 그에게 소장한 사람이 되어 버렸던 거지요. 필립 개로드는 인사도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그 집을 나왔습니다. 그러나 사이먼 은 그때의 격분 때문에 결정적으로 건강이 악화되고 말았답니다. 그래서 지난 한 달 동안 그는 거의 계속해서 침대에만 누와 있었다는 군요. 필립이 떠난 지 이틀 뒤에 난 급히 와 달라는 전갈을 받고 서둘러 가보았습니다. 클로드는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나 같으 륚문외한의 눈에도 몹시 병들어 있다는 것이 완연해 보았 습니다. 그는 숨도 간신히 쉴정도였습니다. '이제 난 마지막이요----' 그가 말했습니다. '난 그것을 느끼고 있소이다. 페더릭 씨, 이제 언쟁 따위는 벌이지 맙시다. 이제 내가 죽기 전에, 이세상 그 어느 누구 보다도 나에게 많은 일을 해준 사람을 위해 내 의무를 이행하고 싶습니다. 새 유 언장을 작성해 드리겠습니다.' '물론이지요.' 내가 말했습니다. '지금 내게 지시만 하면 새 유언장을 만들겠습니 다.' '아니, 그보다도---' 그가 말했습니다. '어쩌면, 페더릭 씨, 난 오늘밤을 넘기기 가 힘들 것 같군요. 내가 원하는 것을 여기적어 놓았습니다.' 그는 베게 밑을 뒤적 이면서 말했습니다. '이것이 맞게 되었는지 틀리게 되었는지 좀 봐 주시오.' 그는 연필로 갈겨 쓴 종이 한 장을 내게 주었습니다. 그 내용은 아주 간단한 것이 었죠. 그는 자기 조카와 조카딸들에게 각각 5천 파운드를 남기고, 나머지 재산과 부동산은 '감사와 경의'의 뜻으로 유리디스 스프레이그한테 상속한다는 것이었지요. 난 그것이 맘에 들지 않았지만, 사정은 어쩔 수 없었답니다. 혹시 그가 미치지는 않았나 의심할 여지도 전혀 없었습니다. 그 노인으 다른 사람들처럼 정신이 말짱 했으니까요. 그는 벨을 눌러 두 하녀를 불렀습니다. 그들은 즉시 달려왔습니다. 한 하녀는 에머 곤트라는 키가 큰 중년의 여자였습니다. 그녀는 그 집에서 몇년간 일하고 있었으 며, 또한 클로드를 극진히 간호하고 있었답니다. 그녀와 함께 살이 토실토실찐 30 대의 젊은 여자 요리사가 왔습니다. 사이먼 클로드는 그의 숱이 많은 눈썹 아래로 그들을 바라보더군요. '너희 두 사람이 내 유언장의 증인이 되어 주기를 바란다. 에머, 내 만년필을 좀 가져와.' 에머는 공손하게 책상이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아니, 왼쪽 서랍이 아니야.' 하고 사이먼 노인이 신경질을 내며 말했습니다. '만 년필이 오른 쪽 서랍에 들어 있다는 걸 모르고 있나?' '아닙니다. 주인님. 만년필은 여기 있습니다.' 에머는 만년필을 내밀면서 말했습 니다. '그렇다면 네가 지난번에 잘못 둔게 분명해.' 그는 투덜거리며 말했습니다. '난 물건이 제자리에 없으면 참을 수가 없단 말이야.' 그는 여전히 투덜거리면서 에머에게서 만년필을 받았고, 내가 수정해 준 유언장 초고를 깨끗한 새 종이 위에 옮겨 적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자신의 이름을 적었 고, 에머 곤트와 요리사인 루시 데이비드가 각각 사인을 했습니다. 나는 그것을 접 어서 기다란 푸른 봉투 속에다 넣었지요. 이미 말했지만, 유언장은 부득이 보통 종 이에 작성도리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녀들이 막 돌아서서 방문을 나서려 할 때 클로드는 베개 위에 벌렁 눕더니 숨을 헐떡거리며 얼굴 표정이 일그러지더군요. 내가 걱정스러워서 허리를 굽혀 그를 살펴 보자, 에머 곤트가 얼른 다가왔습니다. 그러나 클로드는 다시 제정신이 들었는지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습니다. '괜찮아요. 페더릭 씨 걱정하지 말아요. 어쨌든 이제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은 다 끝 냈으니 눈을 감아도 여한이 없을 거요.' 에머 곤트는 이젠 방에서 나가도 괜찮으냐는 듯이 나를 바라보더군요. 나는 그렇게 하라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녀는 나가려다 말고 멈칫 서더니, 내가 조금 전에 놀랄 때 바닥에 떨어뜨린 푸른 봉투를 집어들어 내게 건네주었습니다. 난 그것을 받아서 코트 주머니 속에 넣었고, 그녀는 밖으로 나갔지요. '당신도 화가 났군요, 페더릭 씨.' 사이먼 클로드가 말했습니다. '당신도 다른 사람 들처럼 편견을 갖고 있군요.' '이것은 편견의 문제가 아닙니다----' 하고 내가 말했습니다. '스프레이그 부인은 자기가 자부하는 대로 대단한 여자인지도 모릅니다. 나는 당신 이 그녀에게 감사의 표시로 약간의 재산을 남겨 주고자 한다면 아무런 반대도 하 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클로드 씨 솔직히 말씀드려서 전혀 모르는 남 때문에 당신의 혈육과 등을 진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그말을 마치고 나는 돌아서서 밖으로 나왔습니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했으 며, 약간의 항의까지 한 셈입니다. 그때 거실에서 나오던 메어리 클로드와 복도에서 마주쳤답니다. '가시기 전에 차 한 잔 마시지 않겠어요? 어서 이리로 돌아 오세요.' 그리고는 그녀 가 나를 거실로 안내하더군요. 벽난로에서는 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고, 방의 분위기는 아늑하고 유쾌해 보였습 니다. 그녀가 내 코트를 받는데 그녀의 오빠인 조지가 거실로 들어왔습니다. 그는 메어리에게서 내 코트를 받아 들더니 방 맨 끝에 있는 의자 위에 던져 놓았습니다. 그리고는 우리가 함께 차를 마시고 있는 난롯가로 왔습니다. 저녁식사를 하는 동 안 토지에 관한 애기가 오고 갔습니다. 사이먼 클로드는 토지 문제로 골치를 썩이고 싶지는 않다며 조지에게 알아서 결정하라고 말했다더군요. 그런데 조지는 판단을 내리기가 뭣해서 약간 주저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내 제안에 따라, 우리는 차를 마시고 서재로 가서 문제되는 서류를 훑어 보았습니 다. 그때 메어리 클로드도 우리와 함께 있었지요. 약 15분 정도 지나서 나는 떠날 준비를 했습니다. 그러나 코트를 거실에 그냥 두었 다는 것을 알고서는 곧 그리로 갔지요. 그 방에는 스프레이그 부인만이 있었는데 그녀는 내 코트가 잇는 의자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더군요. 그녀는 크레톤 사라 사 덮개를 씌우려 하고 있었던 모양인데, 어쩐지 행동이 어색해 보였습니다. 우리 가 거실에 들어섰을 때 일어선 그녀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답니다. '이 의자의 덮개가 제대로 덮여 있지 않아서-------' 그녀는 변명하듯이 말했습 니다. '지금 바로 씌우려고 하는 중이에요.' 아무튼 난 코트를 입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유언장이 들어 있는 봉투가 호주머니에서 빠져나가 마룻바닥 위에 덜어져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죠. 나는 그것을 주워서 다시 주머니에 넣고 작별 인사를 한 뒤 그집을 떠났습니다. 사무실에 도착한 뒤에 내가 무엇을 했는지에 관해서는 여러분께 자세히 말하겠습 니다. 나는 사무실에 들어가서 코트를 벗자마자 호주머니에서 유언장을 꺼냈습니다. 내가 그것을 손에 들고 탁자 옆에 서 있을 때, 조수가 사무실로 들어와서 내게 전화 가 왔다고 말해 주더군요.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내 사무실에 있는 전화 배선은 고 장이 나 있었답니다. 그래서 조수와 함께 바깥 사무실로 나가 그곳에서 5분 정도 통화를 했습니다. 전화를 끊고 내 방으로 들어오니 조수가 나를 기다리고 있더군요. '스프레이그 씨라는 분이 선생님을 뵙겠다고 찾아오셨어요. 그래서 그분을 선생님 을 뵙겠다고 찾아오셨어요. 그래서 그분을 선생님 사무실로 안내해 드렸습니다.' 사무실에 들어갔더니 스프레이그 씨는 탁자 옆에 앉아 있더군요.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주 상냥한 태도로 내게 인사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는 길고 산만한 자 질구레한 이야기를 늘어놓았는데, 대개 자신과 자기 아내를 정당화하기 위한 것으 로 들리더군요. 그는 사람들이 자기들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것이 걱정 된 다는 겁니다. 그 외에도 자기 아내는 어렸을 때부터 마음과 동기가 아주 순수한 사람으로 알려졌다는 등등을 늘어놓았지요. 생각컨대, 그때 내가 그의 말에 좀 무 뚝뚝하게 반응했던 것 같습니다. 마침내 그는 자신의 방문이 별로 신통치 않다고 생각했는지 갑자기 사무실을 떠나 버리더군요. 그때서야 난 사무실 탁자 위에 유언 장을 놓고 나갔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그것을 집어서 봉투를 봉하고 위에 서명을 한 뒤 금고에 넣어 두었습니다. 자 이제 내 얘기의 요즘을 시작해야겠군요. 그로부터 두 달뒤에 사이먼 클로드는 사망했습니다. 길게 얘기 하지 않고 이제 사실만을 말하겠습니다. 유언장이 들어 있는 봉투를 열어 보았떠니, 글쎄 그 속에는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백지 한장 만이 들어 있었던 겁니다." 그는 말을 멈추고 흥미진진해 하는 주위의 얼굴들을 둘러보았다. 그는 약간 재미 있어하면서 입가에 미소까지 지었다. "여러분도 내 얘기의 요즘을 물론 이해하시겠지요? 두 달동안 봉인되었던 봉투는 분명히 내 금고 안에 들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그 동안 어느 누구도 봉투에는 손댔을 리가 없지요. 또한 유언장에 서명을 하고 그것을 금고에 넣고 잠그기까지 걸린 시간은 잠깐 동안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대체 누가 그 봉투에 손댄 걸까요?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과연 누구에게 이익이 돌아갈까요? 내 얘기의 주요 요점을 간단히 여러분들께 다시 애기해 드리겠습니다. 유언장은 클로드 씨가 서명했고, 내가 그것을 받아 봉투에 집어넣었습니다---거기까지는 모든 것이 잘되어깟지요. 그리고 나서 나는 그 봉투를 코트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메어리가 내 코트를 벗겨서 그것을 조지에게 건내주었고, 조지가 코트를 의자 위에 놓았을 때까지는 모든 행동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서재에 있었을 때 유리디스 스프레이그 부인은 코트 주머니에서 그 봉투를 꺼내서 유언장의 내용 을 읽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을 겁입니다. 사실상, 그 유언장이 들어 있던 봉투가 내 코트 주머니가 아닌 방바닥에 떨어져 있던 것으로 보아 아마도 그녀가 그런 짓을 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그렇지만 여기서 우리는 몹시 이상한 문제점에 부딪치게 됩니다. 즉, 그녀는 봉투 속에 백지를 넣을 수 잇는 기회는 충분히 잇었지만, 그렇게 해야 할 동기는 없었단 말입니다. 그 유언장은 그녀에게 아주 유리하게 작성되어있었으니, 그 유언장을 백지로 바꿔 놓는다면 그녀는 그토록 고대했던 상속물을 잃게 되는 것이니까요. 스프레이그 씨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 다. 그도 역시 유언장을 백지로 바꿔 놓을 기회는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내 가 바깥 사무실에서 전화를 받고 있는 동안 2~3분 정도 그 유언장이 잇는 사무실에 혼자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그도 역시 그렇게 하는 것은 전혀 이득이 되지 않습 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와 같은 난처한 문제에 부딪치게 된 것입니다. 두 사람은 그 유언장을 백지로 바꿔 놓을 기회는 있었지만 그렇게 할 만한 아무런 동기가 없 었다는 것이지요. 한편, 다른 두 사람은 그렇게 할 동기는 있었지만 기회는 없었 습니다. 그런데 나는 에머 곤트라는 하녀도 의심의 대상에서 제외시키지 않았습니 다. 그녀는 젊은 주인 부부에게 헌신적이었으며 스프레이그 부인을 지독하게 싫어 했으니까요. 『추리문학동호회-일반연재 (go CHURI)』 214번 제 목:[애-크] 화요일 클럽의 살인 5장 3/3 올린이:박민철 (박민철 ) 96/12/02 15:08 읽음:132 관련자료 없음 -------------------------------------------------------------------------- --- 원제 : 화요일 클럽의 살인 타이핑 : 박민철 제 5 장 동기와 기회 3/3 그녀가 바꾸려고 마음만 먹었다면 능히 다른 두 사람처럼 할 수 있었으리라고 생 각합니다. 그러나 그녀가 바닥에서 그 봉투를 주워 내게 건네주었을 때 실제로 만지긴 했지만, 분명히 그녀에겐 봉투 속의 유언장을 빼낼 기회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어떤 재빠른 손재주가 있다 해도 다른 봉투로 바꿔 놓는다는 것은 전혀 불 가능했습니다--- 정말 그런 일은 그녀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지요. 왜냐하 면 그 봉투는 내가 그곳으로 가져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아무도 그와 똑같은 봉투를 작고 있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는 주위를 둘러보면서 미소를 지었따. "자, 바로 이것이 내가 낸 문제랍니다. 나는 모든 점에 관해서 여러분들에게 명 백하게 얘기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군요." 방에 모여 있떤 사람들 모두가 깜짝 놀랄 정도로 마플 양은 낄낄거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뭔가 몹시 재미있는 것이 잇는 듯이 보였다. "무슨 일이세요, 제인 이모님? 우리도 함께 알고 웃을 수 없을까요?" 하고 레이몬 드가 말했다. "난 귀여운 토미 시몬스를 생각하고 있었단다. 성가신 꼬마였지만 때로는 몹시 재 미있는 아이였지. 항상 장난을 하는 천진난만한 어린애 얼굴을 가진 그런 애들 말 이다. 난 그애가 지난 주에 주일 학교에서 한 말을 생각하고 있었단다. 그애는 이 렇게 말했지. '선생님, 달걀의 노른자는 하얗다는 문장에서 동사는 단수로 씁니까, 아니면 복수로 씁니까?' 그랬더니 더스턴양이 설명하기를 '달걀들의 노른자들이 하얗다고 할 샔는 복수를 사용하고, 달걀의 노른자가 하얗다고 할 경우에는 단수 를 사용한단다'라고 했지---- 그런데 장난꾸러기 토미 녀석이 뭐라고 했느냐 하면 '글쎄요, 전 달걀의 노른자는 노랗다고 말하고 싶은데요!' 이 얘기는 장난꾸러기 토미다운 말이고 또한 아주 오래 된 농담이기도 해, 나도 어릴 때부터 알고 있었 으니까." "아주 재미있는 얘기군요. 제인 이모님." 래이몬드가 부드럽게 말했다."하지만 그 것이 페더릭 씨가 지금까지 지금까지 우리들에게 말해 준 재미있는 이야기와 무슨 상관이 있나요?" "오, 아니야. 관계가 있단다----" 마플 양이 말했다. "그건 일종의 함정이란다! 마찬가지로 페더릭 씨의 얘기도 일종의 함정이지. 꽤나 변호사다운 얘기지! 이 능구렁이 양반 같으니 라고! " 그녀는 책망하듯이 그를 향해 머리를 흔들었다. "당신이 정말 알고 계신지 궁금 합니다." 하고 변호사인 페더릭은 눈을 깜박거리 며 말했다. 마플 양은 종이에 뭔가를 적은 뒤 그것을 접어 그에게로 건네 주었다. 페더릭 씨는 그 종이를 펴서 거기에 적힌 글을 읽고는 알겠다는 듯이 마플 양을 넘겨다 보았다. "마플 양-------" 그가 말했다. "모르고 계신 것이 뭐가 있습니까?" "난 어렸을 때 그것을 알았땁니다----" 마플 양이 말했다. "또 그것을 가지고 놀 기도 했지요." "이 문제에 관해서------------" 헨리 경이 말했다. "난 페더릭 씨가 뭔가 훌륭 한 속임수를 준비해 둔 것이 분명하다고 느낍니다." "천만에요----" 페더릭 씨가 말했다. "천만에, 그렇지 않습니다. 내 얘기는 완전 히 솔직한 것이었으니까요. 마플 양에 대해서 신경을 쓸 필요는 없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방법으로 사물을 바라볼 뿐이니까요." "우리는 붕명히 진실에 도달할 수 있을 겁니다." 하고 레이몬드 웨스트가 약간 초 조한 듯이 말했다. "이 얘기에서 증거는 충분할 정도로 명백히 나타난 것 같아요. 다섯 명이 실제로 그 봉투로 만졌습니다. 스프레이그 부부가 확실히 그것에 손댔 을 수도 있으며, 반대로 똑같이 손대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나머 지 세명이 남게 됩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보는 바로 앞에서 마술사가 펼쳐 보이는 놀라운 묘기들을 생각해 본다면, 나는 조지가 코트를 방 맨 끝에 있는 의자에 갖다 둘 때 봉투 속에 들어 잇던 유언장을 빼내고 대신 백지를 집어 넣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세요, 난 그 메어리라는 여자가 주범인 것 같은데요." 조이스가 말했다. "내가 생각하기엔, 하녀가 아래층으로 뛰어내려가 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를 그녀에게 말했을 것 같아요. 그래서 그녀는 푸른색 봉투를 들고 있다가 진짜 봉 투와 바꿔 놓았을 거예요." 헨리 경은 머리를 저었다. "난 두 사람 모두에게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는 천 천히 말했다. "그런 종류의 일들은 마술사에 의해서나 행해지거나, 아니면 연극이 나 소설 속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 입니다. 즉, 그런 일들이 현실 세계에서 일어 나기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여기 있는 우리의 친구 페더릭 씨 같은 사람이 날카롭게 지켜보는 상황에서는 말입니다. 하지만 내게 어떤 생각이 있습니 다.---- 단순한 생각이지 그 이상의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롱먼 교수가 그곳에 초 대되었으나 거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프레이그 부부가 그의 방문 결과에 대해 몹시 안달했으리라고 추측하는 것에는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만일, 사이먼 클로드가 그들 부부에게 모든 얘기를 털어놓 지 않았다면--- 그랬은 가능성이 크지만요----- 그가 페더릭씨를 불렀을 때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클로드 씨가 유리디스 스프레이그에게 이로운 유언장을 이미 작성했는데, 롱먼 교수가 사실을 폭로함으로써 그녀에게 배당된 상속물을 취소하기 위해 유언장을 새로 작성했으리라 믿었을 수도 있습니 다. 필립 개로드는 자기 아저씨에게 자신이 그의 혈육이라는 점을 강조했겠지요. 이런 경우에, 스프레이그 부인은 유언장을 바꾸려는 계획을 꾸몄을 것입니다. 그리고는 행동에 옮긴 것이지요. 그러나 페더릭 씨가 갑자기 거실로 들어오는 바람에 그녀는 진짜 유언장을 읽어 볼 틈도 없었을 것이며, 변호사가 그것이 분 실된 것을 발견하게 될까 봐 얼른 태워 버렸을 것입니다." 조이스는 매우 단호하게 머리를 가로저었다. "그녀가 그것을 읽지도 않고 불에 태웠을 리가 없어요." "아무래도 해결책으로서는 좀 빈약한 것이지요-----" 헨리경이 인정했다. "나는-- 음---- 페더릭 씨가 신의 뜻을 거역하지 않았나 하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그의 말은 단지 웃음을 자아낼 뿐이었다. 그러나 키작은 변호사는 감정이 상했는지 엄숙한 표정을 지으면서 자세를 꼿꼿이 했다. "정말로 가장 허황된 의견이로군요------" 그는 약간 퉁명스럽게 말했다. "펜더 박사는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헨리 경이 물었다. "난 이렇다 할 뾰족한 생각을 갖고 있진 않습니다만, 유언장을 백지로 바꿔 놓은 사람은 아무래도 스프레이그 부인이거나 그녀의 남편이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헨리 경이 말한 그런 동기 때문이었겠지요. 만일 그녀가 페더릭 씨가 떠 난 뒤에 유언장을 읽었다면 그녀는 몹시 난처한 딜레마에 빠졌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문제에 관한 자신의 행동을 솔직히 털어놓고 고백할 수가 없었을 테 니까요. 아마도 그녀는 유언장을 클로드 씨의 서류들 사이에 끼워 놓으려고 했겠 지요. 그가 죽은 뒤에 거기에서 유언장이 발견되었으면 하고 그녀는 생각했을 것 입니다. 그러나 그 유언장이 어디로 갔는지는 나도 모르겠습니다. 단지 내 추측 에 지나지 않겠지만 ---- 아마도 에머곤트가 우연히 그것을 발견했으나 주인들에 대한 그녀의 그릇된 헌신으로 말미암아 그 유언장을 없애 버렸을 가능성도 있지 않았겠습니까?" "펜더 박사님의 해결책이 가장 훌륭한 것 같군요-------" 조이스가 말했다. "그렇죠, 페더릭 씨?" 변호사는 설레설레 머리를 흔들었다. "이제 중단했던 곳에서부터 계속 애기를 해나가야겠습니다. 나도 또한 몹시 놀랐 고, 지금 여러분들처럼 어떻게 해야 좋을지 막막히가만 했답니다. 그때 내가 사 건의 진상을 어렴풋이 나마 추측했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아마 근처에도 못 갔을 겁니다----- 하지만 나는 결국엔 알게 되었지요. 유언장은 교묘하게 바꿔치 기 당했습니다. 난 한 달쯤 지나서 필립 개로드와 만나서 함께 저녁식사를 했답니다. 식사를 끝 내고 대화하던 중 필립은 최근에 자기가 알게 된 재미있는 사건에 대해 말해 주 더군요. '그것에 관해서 선생님에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비밀은 지키셔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요.' 내가 대답했습니다. '내 친구들 중의 한 사람은 그의 친척 한 사람에게 몹시 기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친척이 전혀 가치도 없는 사람에게 도움을 베풀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는 것을 알게 되고는 몹시 실의에 빠졌답니다. 그 친구는 무슨 일을 하든지 조심 스럽지 못한 편이었지요. 그런데 그 집에는 적출 소생들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다 할 헌신적인 하녀가 한 사람 있었답니다. 그래서 그 친구는 그녀에게 간단하게 몇 마디를 지시했답니다. 즉, 그녀에게 잉크가 가득 찬 만년필을 주면서 이런 말을 했답니다. '이 만년필 을 가져다가 주인 방에 있는 책상 서랍 속에 넣되, 항상 만년필이 들어 있는 서랍 에 넣지 말고 다른 쪽 서랍에 갖다 두어라. 그리고 만일 주인이 서류를 서명하는 데 증인이 되어 달라고 하면서 만년필을 갖다 달라고 부탁할 경우에 진짜 그의 만 년필이 아니라, 그것과 똑같이 생긴 이 만년필을 갖다 드려라.' 하고 말입니다. 그것이 그녀가 한 일의 전부였습니다. 그는 그녀에게 다른 지시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충실한 하녀였기 때문에 그의 지시를 그대로 잘 수행했을 따름이죠.' 그는 잠시 말을 중단한 뒤에 곧 다시 시작했습니다. '내가 선생님을 지루하게 만들지나 않았는지 모르겠군요. 페더릭 씨.' '천만에요------' 내가 말했습니다. '아주 재미있는 얘기로군요.' 그리고는 우리들의 눈길이 서로 마주쳤습니다. '물론 선생님은 내 친구를 모르실 겁니다.' 그가 말했습니다. '물론 난 모릅니다.' 그렇게 나는 대답했습니다. '그렇다면 됐습니다.' 하고 필립 개로드가 말하더군요. 그는 또다시 말을 중단하더니 입가에 미소를 띄우면서 말했습니다. '내 얘기의 요점 을 이해하시겠지요? 그 만년필 속에는 투명 잉크로 가득 차 있었던 겁니다----- 물 로 으깬 녹말 용액에 옥소를 몇 방울 떨어뜨린 것이지요. 조금 지나면 이 용액은 짙은 군청색의 잉크로 되지만 글씨를 쓴 뒤 4~5일이 지나면 그 글씨는 완전히 사 라져 버리고 만답니다." 마플 양이 또 낄낄거리며 웃었다. "사라져 버리는 잉크라------" 그녀는 말했다. "난 그것을 알고 있지. 어렸을 적엔 그걸 가지고 꽤 놀았는걸." 그리고 나서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다시 한 번 페더릭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러나 역시 그건 일종의 함정이었지요, 페더릭 씨?" 그녀가 말했다. "바로 어떤 변호사처럼 말이에요." 『추리문학동호회-일반연재 (go CHURI)』 244번 제 목:[애-크] 화요일 클럽의 살인 6장 1/3 올린이:박민철 (박민철 ) 96/12/13 21:17 읽음:127 관련자료 없음 -------------------------------------------------------------------------- --- 원제 : 화요일 클럽의 살인 타이핑 : 박민철 제 6 장 성 베드로의 지문 1/3 "자,이제 제인 이모님 차례로군요."하고 레이몬드 웨스트가 말했다. "그래요, 제인 이모님. 우리는 정말 멋지고 풍미가 넘치는 얘기를 기대하고 있답 니다. " 조이스 램프리에르가 재촉하듯이 말했다. "오, 여러분들이 날 놀리고 잇는 게로군요.----" 마플 양은 조용하게 말했다. "아마 내가 이런 한적한 곳에서 계속 살아 왔기 때문에 아무런 재미있는 경험도 하지 못했으리라고 생각하는 모양들이에요." "천만에요. 시골 생활이 평화롭기 때문에 결코 아무런 문젯거리도 생기지 않으리 라고 여기진 않아요-----" 레이몬드 웨스트는 열을 올리며 말했다. "우리는 이모님으로부터 무시무시한 애기들을 들은 뒤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게 되었답니다! 세인트 메어리 미드와 비교해 볼 때 대도시가 차라리 더 친절하고 평 화로운 곳 같아요." "글쎄, 레이몬드----" 마플 양이 말했다. "인간의 본성이란이 세상 어디서든지 마 찬가지란다. 그렇게 때문에 비록 시골일지라도 아주 가까운 곳에서 인간성을 살펴 볼 기회는 있는거지." "당신은 정말로 특별한 분이세요. 제인 이모님---" 조이스가 소리쳤다. "제가 당 신을 제인 이모님이라고 불러서 마음쓰이진 않겠지요?" 하고 말하곤 이내 덧붙여, "저도 왜 그러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하고 말했따. "모르겠다고요, 조이스 양?" 마플양이 말했다. 그녀가 잠시 동안 어딘지 놀리는 듯한 시선으로 조이스를 바라보자, 이내 조이스 양의 양볼은 빨갛게 달아올랐다. 레이몬드 웨스트는 안절부절못하면서 약간 당황 한 듯이 목청을 가다듬었다. 마플 양은 그들 둘을 번갈아 바라보더니 다시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그리고는 뜨 개질감을 다시 한 번 쳐다보았다. "물론, 내가 평온한 삶을 살아왔다는 것은 사실이지요. 하지만 난 지금껏 일어났 던 여러 가지 상이한 문제들을 처리해 가면서 그 문제들 중의 적잖은 경험을 했 답니다. 몇몇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교묘한 것이긴 했지만, 여러분들에게 말하기에 는 별로 좋지 못하리라 생각해요. 왜냐하면 여러분들이 흥미를 느낄 만큼 중요한 것들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대개 이런 것들입니다. '누가 존스 부인의 망사 가 방의 그물을 끈허 놓았는가?' 라든지 혹은 '왜 심스 부인은 그녀의 털 코트를 단 한번 밖에 입지 않았는가?' 하는 등등이지요. 사실 인간성을 연구하는 학생들에 게는 매우 흥미 있는 일들입니다. 하지만 내가 륚기억하고 있는 사건들 중에는 여러분들이 매우 흥미를 느낄수 있는 사건이 하나 잇땁니다. 바로 내 조카딸인 가 엾은 마블의 남편에 관한 것이지요. 그 일은 지금으로부터 10~15년쯤 전에 일어났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잘 처리되어서 지금 그 일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답니다. 인간의 기억력이란 매우 짧 은 것이지요-- 난 항상 그 사실을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답니다." 마플 양은 말을 멈추더니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이 코를 좀 세어 봐야겠어. 긴뜨기가 약간 어색한 것 같아. 하나,둘,셋,넷,다섯, 그리고 나서 뒤집어뜨기 셋----이젠 됐어. 자, 그런데 내가 아까 어디까지 얘기 했지? 오, 맞아요, 불쌍한 마블에 관해서 말했었지. 마블은 나의 조카딸이었습니다. 좋은 아이였지요. 정말 아주 좋은 아이였어요. 약간 어리석긴 했지만 말이에요. 그애는 감상적인 것을 좋아해서 마음이 혼란스러 울때면 언제나 필요 이상으로 말을 하곤 했지요. 스물 두 살이 되던 해에 그녀는 덴먼이라는 남자와 결혼을 했는데, 썩 행복한 결혼은 아니었던것 같아요. 난 그들 의 결합에 아무 일도 생기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답니다. 왜냐하면 덴먼이라는 남 자는 성격이 몹시 거칠었기 때문에 마블의 결점들을 그냥 참고 지낼 위인이 못되 리라고 생각했거든요----더군다나난 그의 가족들 중에 정신병에 걸린 사람이 있 다는 것도 들어서 알고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대개 여자들이란 지금이나 그때나 고 집스럽기는 마찬가지지요. 앞으로도 아마 계속 그럴거예요. 하여간 마블은 그와 결혼을 했답니다. 그애가 결혼을 하고 난 뒤에는 난 별로 그 애에 관해서 모르고 지냈습니다. 그애가 한 두 번 내 집에 와서 머물고 간 적이 있었고, 또 자기 집에 놀러 오라고 부탁한 적도 있었지만 난 그때마다 항상 핑계를 대서 가지 않았지요. 왜냐하면 사실 난 남의 집에서 지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답니다. 그런데 그들의 결혼 생활이 10년째 되던 해에 그애의 남편이 갑작스럽게 죽고 말았답니다. 그들 사이에 자식이 라곤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모든 재산은 그녀가 물려 받게 되었지요. 물론 난 그녀 가 원한다면 그곳에서 며칠은 지내겠노라고 편지를 썼지요. 하지만 마블은 내게 아 주 마음에 드는 답장을 보내 왔답니다. 그래서 난 그녀가 슬픔으로 완전히 정신을 잃지는 않았다고 짐작했지요. 그리고 그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왜냐하 면 그들은 얼마 동안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그로부터 약 3개월이 지난 뒤 난 병적으로 흥분해서 쓴 듯한 마블의 편지 한 통을 받았습니다. 편지에서 그녀는 나한테 빨리 와달라고 했으며, 사태가 아주 심하게 악화되어 이제 더 이상은 견 딜수가 없다고 적었습니다." "그래서 물론----" 마플 양은 계속 말을 이었다. "난 얼른 클레어레에게 용돈을 쥐어주면서 집을 봐달라고 하고 금은제식기와 찰스 왕의 조각이 있는 맥주잔을 은행 에 보내고 나서 곧 그곳으로 출발했답니다. 그 집에 가보니 마블의 얼굴엔 뭔가 몹 시 초조해 하는 기색이 역력했답니다. 머틀 딘이라는 그집은 상당히 넓은 편이었 고, 가구도 자연스럽게 갖춰져 있는 곳이었지요. 그 집에는 요리사 한명, 잔심부름 하는 아이 한명, 그리고 나이 든 덴먼씨----마블의 시아버지에요.----그리고 그의 시중을 드는 전속 간호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역시 덴먼 노인은 소위 말하는 정 신이 이상해진 사람이었답니다. 보통때는 아주 조용하고 점잖게 행동했으나, 이따 금 괴상망측한 행동을 하곤 했지요. 역시 내가 말했던 대로 그 집안에는 정신병 환자가 있었던 거예요. 나는 마블에게 나타난 변화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녀는 아주 신경질적인데다가 내내 뭐가 불만인지 씰룩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난 그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 났는지 말하게 하는 데 엄청난 어려움을 겪었답니다. 으레 사람들이 짐작하듯이 나도 간접적으로나마 그 문젯거리가 무엇인지 대충 짐작 할 수는 있었답니다. 난 그녀가 항상 편지에 적었던 친구들-----즉,갤라거 집 사람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 지 물어보았답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마블은 요즘 들어 그들을 전혀 만나지 않는 다고 하더군요. 내가 또 다른 친구들에 대해서도 물었지만 역시 같은 대답만을 하 더군요. 그래서 난 그녀에게 마음의 문을 꽉 닫고 혼자서 끙끙 앓는다는 것이 얼 마나 바보짓인가, 더욱이 친구들과의 교제를 끊어 버린다는 것은 어리석기 그지없는 행동이라고 말해 주었지요. 그제서야 그녀는 진실을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건 제 탓이 아니라 그 사람들 때문이에요. 이 지방에선 어느 누구도 내게 말을 건네지 않는답니다. 제가 마을로 내려가면, 사람들은 저와 마주치거나 제가 말을 건네게 될까 봐, 슬슬 제 옆을 피해서 가버린답니다. 절 마치 문둥병 환자 취급을 한다고요. 이런 일은 너무 끔찍해서 더 이상 도저히 견딜수가 없단 말예요. 곧 집을 처분하고 어디 딴 고장으로 떠나야할까 봐요. 하지만 도대체 왜 제가 집을 두고 먼 곳으로 쫓겨가야만 하는거죠? 전 정말 아무 짓도 하지 않았어요.' 난 그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혼란스러웠답니다. 그 당시 헤이 노부인에게 주려고 긴 털목도리를 뜨고 있었는데 마음이 너무 뒤숭숭해서 그만 코를 두개나 빠 뜨리고 말았답니다. 한참 지난 뒤에도 그걸 알아채지 못할 정도였어요. '마블---' 내가 말했습니다. '네 얘기를 듣고 나니 몹시 마음이 혼란스럽구나.그런 데 대체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생기게 됐니?' 어렸으 쏛때부터 마블은 다루기가 몹시 힘든 아이였답니다. 그때도 그녀가 내 질문 에 솔직히 말하도록 하는 데 너무나 힘이 들었답니다. 그녀는 단지 '악독한 말'이 라든가, '잡담만 늘어 놓는 게으른 사람들','이 사람 저사람 사이로 수근거리며 돌아다니는 사람들' 따위의 모호한 말만을 꺼내는 것이었어요. '이제 그것이 어떤 문제인지 알 것 같구나-----' 하고 내가 말했습니다. '이 지방 에는 너를 따라다니는 나쁜 소문이 있는게 분명한 것 같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처럼 너도 그게 어떤 얘긴지 잘 알겠지. 그러니 어서 내게 말해 보려무나.' '정말 기부 나빠요,.' 신음소리를 내면서 마블이 말했습니다. '물론 기분 나쁘게찌------' 난 얼른 맞장구를 치며 말했답니다. '난 사람들이 너에 대해서 뭐라고 말하든 결코 놀라지 않을 거야. 그러니 마블----자, 이제 사람들이 너에 관해서 뭐라고 말들 하는지 내게 똑똑히 말해 주겠니?' 마침내 그녀는 진실을 털어놓았습니다. 아마도 그애 남편제프리 덴먼의 죽음이 너무 나 갑작스럽고 뜻밖의 일이었기 때문에 여러가지 소문을 낳게 된 것 같더군요. 얘 기를 들어 보니----내가 그녀에게 가르친 대로 똑똑하고 정확한 영어로 사람들은 그녀가 남편을 독살 했다고 말은 한다는 거예요. 자, 여러분 모두 잘 알겠지만, 이 세상에서 말보다 더 잔인한 것은 없답니다. 그러니 그 말에 대처하는 것처럼 어려운 일도 없을 거예요. 누군가가 여러분 뒤에서 험담을 한다고 해도, 여러분들은 거기에 대해서 반박하거나 부정할 수 없답니다. 그렇기 샔문에 소문은 눈덩이처럼 점점 커져서, 어느 누구도 그것을 멈추게 할 수는 없답니다. 난 적어도 한 가지 사실만은 확신할 수 있었지요------마블이 사람을 죽 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란 것을 말입니다. 하지만 난 그녀가 어떤 어리석고 아둔한 짓을 했길래 그토록 생활이 산산조각 부서지고 가정이 흔들리게 되었는지 그 까닭을 도저히 알 수가 없었땁니다. '아니 샚 굴뚝에 연기가 나지는 않는 법이야-----' 내가 말했습니다. '자, 마블, 무슨 일이 있었기에 사람들이 그런 잸날들을 하는지 내게 말해야만 해, 반드시 무슨 일이 있었을 거야.' 마블은 앞뒤로 안 맞는 애기를 마구 떠들어가면서 제프리가 갑자기 죽게 된 것밖 에는 아무일도--- 결코 아무 일도 없었다고 단언하더군요. 그는 그날 저녁식사 때만 해도 아주 좋아보였땁니다. 그런데 밤이 되면서 참지 못할 정도로 몸에 이상이 생 겼다는 것입니다. 의사를 부르러 사람을 보냈지만, 의사가 집에 도착하고 나서 몇 분 뒤에 그는 그만 숨을 거두고 말았땁니다. 사인은 독이 있는 버섯을 먹었기 때문 인 것으로 추정되었지요. '흠----' 내가 말했습니다. '그런 종류의 갑작스런 죽음이라면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해서 입방아를 찧게 하고도 남지. 그렇지만 분명히 그 외에 또 다른 일도 있을게다. 너 혹시 제프리와 싸움을 했다든가, 아니면 그런 비슷한 짓을 하진 않았 니?' 그애는 그가 죽던 날 아침식사 때 그와 말다툼을 하긴 했다고 고백하더군요. '그렇다면 하인들이 그 소리를 들었겠지?' 하고 내가 물었답니다. '그들은 방에 없었어요.' '아니야, 마블-----' 내가 말했습니다. '하인들은 아마 문 밖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는 곳에 있었을 게다.' 난 마블의 신경질적인 고음의 목소리가 상당히 멀리까지 들린다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제프리 덴먼도 역시 화가 날샔는 목소리를 높여 떠드는 편이었답 니다. '그런데 대체 뭣 때문에 말다툼을 했니?' 하고 내가 물었습니다. '오, 일상적인 일들이에요. 말다툼을 하는 원인은 항상똑같았답니다. 그저 사소한 일로 우리는 말다툼을 시작하곤 했어요. 그러다가 제프리는 자제력을 잃고 입에 담 을수도 없는 혐오스러운 말들을 내뱉기 시작하지요. 그러면 나도 평소 그에게 가졌 던 불만을 터뜨리곤 했지요." 『추리문학동호회-일반연재 (go CHURI)』 245번 제 목:[애-크] 화요일 클럽의 살인 6장 2/3 올린이:박민철 (박민철 ) 96/12/13 21:18 읽음:139 관련자료 없음 -------------------------------------------------------------------------- --- 땅툪 : 譏턠랭 ?쒞톩 촫램 ?래狗 : 쨆%잰 툪 6 툃 ? 쩇뾞씉톩 빨쥌 2/3 '땇쒨봞죇 뎘棄? 래쐛씉 먤?뾦 뻾톏 쵪 츃 댜톓 몹븸씉 캻섳뎈뒃륾?' 릟늏 쥒닯ⅰ큩빨턠. '땇덂 툪 퇳〉래 큑뱻덕닯턠-----' '덧, 늑뇟----' 릟늏 쟧?퀂뱻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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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잘못이었든 간에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란다. 지금 우리가 얘기하고 있는 건 그 문제가 아니잖니? 이런 지방에서는 모든 사람들의 사생활이 다소 차이는 있을지라도 대부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마련이란다. 너와 네 남편은 항상 말다툼을 해왔잖니. 그러던 어느 날 아침엔 특 히 심하게 싸웠지. 그런데 그날 저녁 네 남편이 갑작스럽고도 기이하게 죽고 말 았다. 이게 전부니, 아니면 또 다른 뭔가 있니?' '다른 뭐라니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군요.'하고 마블은 뾰로퉁하게 말했습니 다. '아니, 그냥 해본 소리다. 마블. 만일 네가 조금이라도 어리석은 행동을 했다면, 제발 숨기지 말고 모두 내게 말해 주렴. 난 단지 너를 도와주기 위해서 내가 할수 있는 일을 하려고 할 뿐이란다.' '아무도 그 어떤 것도 도와주지 못해요----' 마블이 대꾸했습니다. '단지 죽음만이 날 구해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신에 대한 믿음을 좀더 깊이 가져라. 마블-----' 내가 이렇게 말했지요. '자, 어서 말해 다오. 마블, 네가 나에게 뭔가 숨기고 있다는걸 잘 알고 있단다.' 마블이 어린애였을 때도 그애가 내게 진실을 모두 털어놓지 않을 때면 그녀가 뭔 가 숨기고 있다는 것을 알았답니다. 그녀를 설득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긴 했지 만 난 마침내 알아내고 말았답니다. 그녀는 그날 아침 약국에서 비소를 조금 샀다 고 고백하더군요. 물론 그녀는 장부에다 자신의 서명을 해야했지요. 그 때문에 당 연히 약사가 험담을 지껄였던 것이랍니다. '그 약사가 누구지?' 내가 물었습니다. '롤린슨 박사예요.' 난 그 사람의 얼굴은 알고 있었습니다. 언제였던가 마블이 길을 가다가 그를 손가락 으로 가리키면서 알려 주었으니까요. 솔직히 표현해서, 그는 마치 늙은 고목 나무 같아 보였습니다. 난 인생 경험이 많기 때문에 의사나 약사들의 무과실을 믿지는 않는답니다. 그들 대부분은 현명한 사람들이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많답니다. 최고의 의사와 약사라고 해도 그들 중 절반 정도는 환자가 어디가 아파서 왔는지, 또 뭐가 문제인지조차 모르고 있답니다. 난 의사나 약사가 준 약이나 처방 따위를 믿지 않는답니다. 난 사건을 곰곰이 생각해 본 뒤 보닛 모자를 쓰고 롤린스 씨를 만나러 갔지요. 그는 내가 예상했던 그대로였습니다----말쑥하고, 온화하고 약간 멍해 보이지만 동 정이 갈 정도로 근시안인 데다가 약간 귀까지 먼 그런 노인이었답니다. 게다가 성 미는 지독히 까다롭고 민감했지요. 내가 제프리 덴먼의 죽음에 대해 슬쩍 얘기를 꺼내자마자 그는 '버섯'이라든가 '식용'이라는 말들을 장황하게 떠벌리며 으스댔 답니다. 그는 요리사에게 물어보았다더군요. 그녀는 버섯 몇 개가 조금 이상하긴 했지만, 가게에서 보내 왔기 때문에 괜찮으리라 생각했는데, 그 뒤로 그 버섯을 생각하면 할수록 그 모양이 이상하다는 걸 확신하게 됐다고 말한 모양이에요. '아마 그 여잔 그랬을 거예요---' 하고 내가 말했습니다. '아마도 그녀 눈엔 그것 들이 양송이 버섯처럼 보였겠죠. 하지만 요리된 뒤에는 자줏빛 반점이 있는 오랜 지색이 되었던 거예요. 사실 이 세상에는 조금만 애쓴다면 기억해 내지 못랄 것 은 하나도 없답니다.' 내 생각에는 의사가 덴먼에게 갔을 때 그는 이미 말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된 것 같더군요. 그는 침조차도 삼킬 수가 없었으며, 몇 분 지나지 않아서 그만 죽고 말았습니다. 의사는 자신의 행동에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듯이 보였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가 그의 아집이고, 어디까지가 그의 진실된 신념인지 알수가 없었 습니다. 난 곧장 집으로 와서 마블에게 무엇 때문에 비소를 샀는지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봤 답니다. '넌 뭔가를 마음속에 품고 있었던 게 분명해.' 하고 내가 말했습니다. 그 말에 마블은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더군요. '사실 저는 인생을 마무리지어 버리고 싶었어요----' 그녀는 신음소리를 내었습니다. '전 너무나 끔찍하게 살아왔어요. 그래서 그만 죽어 버리겠다고 생각했던 거예요.' '아직도 그 비소를 갖고 있니?' 내가 물어봤지요. '아뇨, 내다 버렸어요.' 난 거기에 앉아서 모든 것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답니다. '네 남편이 갑자기 아프게 되었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났지? 남편이 이름을 불렀니?' '아뇨------' 그녀는 머리를 저으며 말했습니다. '그이는 격력하게 벨을 눌렀어요. 분명히 여러 번 눌렀을 거예요. 도로시가 벨소리를 듣고서 요리사를 깨워 함께 아 래층으로 내려갔대요. 무척이나 고통스러워하는 기이를 본 도로시는 몹시 놀랐던 모양이에요. 그이는 헛소리를 해대고 방안을 비틀거리며 돌아다니고 있었답니다. 도로시는 요리사를 남편과 함께 있도록 하고 제게로 달려왔지요. 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이에게로 달려갔어요. 물론 저도 그이를 보자마자 몹시 고통스러워한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그런데 불행하게도 시아버님의 시중을 드는 전속 간호사인 브 루스터가 그날 밤따라 집에 없었기 때문에 집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속수무책이었 답니다. 전 도로시를 의사에게 보낸 다음 요리사와 함께 그이 곁에 머물러 있었어 요. 하지만 얼마 뒤에는 도저히 그 방에 계속 있을 수가 없었어요. 너무도 끔찍 했답니다. 그래서 제 방으로 돌아와 문을 잠가 버렸어요.' '그런 짓을 하다니, 넌 이기적인데다가 옳지 못한 행동을 했구나----' 내가 나무 랐습니다. '의심할 것도 없이 그러한 너의 행동이 네게 조금도 이롭지 못했다는 걸 알고 있을 거야. 요리사는 앞으로도 어디서든지 그 일을 떠들고 다닐게다. 그래 그건 아주 좋지 않은 행동이었어.' 그 애와의 얘기를 끝낸 뒤 난 하인들과 얘기를 나눠 보았습니다. 요리사는 내게 버 섯에 관해서 말을 하려고 했지만 난 그녀의 말문을 가로막았습니다. 그때 난 버섯 문제라면 진절머리가 날 정도였거든요. 대신 나는 그들에게 그날 밤 주인의 상태에 관해서 상세히 물쒼咀맘怒熾? 그들은 똑같은 말을 했습니다. 즉, 덴먼은 그날 밤 몹시 고통스러워했으며, 침도 삼키지 못했고, 목이 죄는 듯한 목소리로 말을 했는 데, 그때마다 그 말들은 산만하고 발음이 부정확해서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는거예 요. '그가 방을 비틀거리며 돌아다닐 때 무슨 말을 하지 않았나요?' 내가 잔뜩 호기심 어린 눈초리로 물었지요. '어떤 물고기에 대해 말하는 것 같았어요. 그렇지?' 요리사는 도로시를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도로시는 그렇다고 대답하더군요. '많은 물고기들이라고 말했답니다.' 하고 그녀가 말하더군요. '하지만 그런 말은 얼토당토않아요. 전 그분이 제 정신이 아니란걸 알수 있었어요. 가엾은 사람.' 거기에 관해서 얘기해 보았자 더 이상 얻어낼 게 없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마지막 궁여지책으로 브루스터를 만나러 갔지요. 그 여자는 쉰 살쯤 되어 보이는 몹시 몸 이 야윈 중년의 여자였어요. '그날 제가 그 집에 없었던 게 유감스럽군요----' 하고 그녀는 말했습니다. '의사가 집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도 그분을 위해 손을 쓸수가 없었던 모양이에요.' '내가 듣기로는 그가 헛소리를 했다던데----' 내가 의심스럽다는 듯이 말했지요. '그래도 그것이 프토마인 중독 증세는 아니죠, 안 그런가요?' '그건 때에 따라 다르답니다.' 하고 브루스터는 말했어요. 난 그녀에게 덴먼 노인의 상태가 어떠냐고 물었습니다. 그녀는 안타깝다는 듯이 머리를 가로저었습니다. '그분은 아주 좋지 않아요.' 그녀가 대답했습니다. '몸이 약하신가요?' '오, 아니에요. 그분은 신체적으로는 아주 건강해요--다만, 그분의 시력이 점점 악 화되어 가고 있을 뿐이지요. 아마 우리들보다도 더 오래 사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분의 기억력은 급속도로 약해지고 있답니다. 제가 전부터 그분을 병원에 입원시 켜야만 한다고 했지요. 하지만 덴먼 부인은 전혀 제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답니다.' 난 여기에서 마블을 위해 한마디 해야겠습니다. 마블은 항상 마음씨가 따뜻한 그 런 아이였답니다. 그렇지만 모든 게 그렇게 변했습니다. 난 여러 각도에서 그 문제를 조명해 보았습 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내가 해야 할 일은 오직 하나밖에 없다고 결정했지요. 항간에 떠도는 소문들을 생각해 볼 때 양해를 구해서라도 반드시 시체를 다시 꺼내 봐야 했습니다. 시체를 해부해 본다면 거짓말을 떠들어대며 다니는 사람들의 입을 영원히 막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거죠. 물론, 마블은 단순히 감상적인 이유로 야단법석을 떨며 반대했답니다. 편안하게 무덤에서 쉬고 있는 고인을 괴롭혀서는 안된다는 등등을 내세우며 검시를 반대했던 거죠----하지만 내 결심은 단호했답 니다. 난 그 부분에 관해서는 길게 얘기하지 않겠습니다. 우린 곧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 고, 그에 따라서 검시가 행해졌습니다. 하지만 기대했던 것만큼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답니다. 시체 해부 결과 덴먼 씨의 시체 속에는 전혀 비소의 흔적이 없었던거 지요---거기까지는 좋았습니다----하지만 실제로 신문에 보도된 것은, '덴먼씨가 어떻게 해서 죽게 되었는지 전혀 알수 없었다.' 라는 것이었답니다. 그래서 여러분도 알겠지만, 시체를 해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곤경에서 전혀 벗어날 수가 없었던 겁니다. 사람들이 계속 떠들어댔습니다--- 도저희 감식할 수도 없는 희귀한 극약을 썼다는 둥 그런 종류의 얘기들이었지요. 그래서 난 검시를 맡았 던 병리학자를 찾아갔습니다. 그는 내 질문을 이리저리 회피하려고 애를 썼지만, 결국 그에게 몇 가지 답변을 들을수 있었답니다. 난 그가 극약이 든 양송이가 사인 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알아챘지요. 그때 한가지 생각이 오락가락 했답 니다. 그래서 그에게 만일 독이 사인이 될 수 있다면, 어떤 극약이 그와 같은 결과 를 초래할 수있는지 물어보았답니다. 그는 내게 길고 장황한 설명을 해주었습니다만 솔직히 말해서 그 설명의 대부분은 내가 알아들을 수 없는 것들이었어요. 그의 설 명에 따르면, 그런 종류의 죽음은 어떤 강력한 식물성 알카로이드에 의해서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었죠. 그때 내게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답니다. '만일 정신착란증의 유전 인자가 제프리 덴먼의 핏줄 속에도 흐르고 있었다면, 그가 자살할 가능성은 없었을까? 덴먼은 한 때 의약품에 관해서 공부 한 적도 있다지. 그렇기 때문에 그는 극약과 그 효력에 관해 잘 알고 있었을 거야.' 라는 등등이었지요. 나는 그러한 추측이 아주 그럴듯하다고 여기진 않았지만, 그래도 그 당시에는 내가 생각해 낼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었답니다. 게다가 나는 몹시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거든요. 물론, 여러분처럼 현대적 사고방식을 가진 분들이라면 그냥 웃 어 넘기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난 곤경에 빠질 때마다 항상 마음속으로 기도문 을 외운답니다. 길을 걷고 있든지, 시장에 있든지, 그 어디에서나 말이에요. 그리고 난 뒤에 난 대개 답을 얻었답니다. 물론 이것은 사소한 일인데다가, 내가 지금 말하 고 있는 화제와는 전혀 무관할지도 모르죠. 그렇지만 사실은 그렇다는 얘깁니다. 나는 아주 어렸을 적에 '구하라! 그러면 얻으리라.' 라는 성경 구절을 적어서 침대 머리맡에 핀으로 꽂아 놓았답니다. 어쨋뜬 그날 아침에도 난 마을 번화가를 걸으면 서 매우 열심히 기도를 하고 있었답니다. 나는 눈을 꼭 감았다가 다시 떴습니다. 그때 제일 먼저 내눈에 들어온 것이 무엇이었을 거라고 여러분은 생각하나요?" 『추리문학동호회-일반연재 (go CHURI)』 260번 제 목:[애-크] 화요일 클럽의 살인 7장 1/4 올린이:박민철 (박민철 ) 96/12/15 10:43 읽음:146 관련자료 없음 -------------------------------------------------------------------------- --- 원제 : 화요일 클럽의 살인 타이핑 : 박민철 제 7 장 푸른 제라늄 1/4 "작년에 내가 여기에 내려왔을 때-----" 하고 헨리 클리더링경은 말을 시작하다가 갑자기 중단했다. 그를 초대한 여주인 밴트리 부인은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런던 경시청의 전 국장은 세인트 메어리 미드 마을 근처에 살고 있는 그의 오랜친 구인----밴트리 육군 대령 부부 집에 초대받은 것이다. 밴트리 부인은 펜을 들고서 그날 저녁식사에 여섯 번째 손님으로 누구를 초대했으면 좋겠느냐고 그에게 묻고 있었다. "예?" 밴트리 부인은 그의 말을 되풀이했다. "당신이 지난해 여기 내려왔을 때라고 요?" "그렇습니다만----" 헨리경이 말했다. "당신은 마플 양이 라는 분을 알고 있나요?" 밴트리 부인은 깜짝 놀랐다. 그의 말은 그녀에게는 전혀 예기치도 못했던 일이었기 때문이다. "마플 양을 아느냐고요? 그녀를 모르는 사람이 설마 있을라고요! 소설에서나 나올듯 한 전형적인 늙은 여자지요. 꽤 상냥한 분이지만 매우 시대에 뒤떨어져서 사는 사람 으로 알고 있어요. 당신은, 그렇다면 마플 양을 저녁식사에 초대하고 싶단 말인가요 ?" "왜, 놀랐나요?" "솔직히 말해서 약간 놀랐습니다. 난 당신이 그런 말을 하리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 했어요---하지만 거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텐데요. 내게 설명해 주시겠어요?" "설명은 간단합니다. 내가 작년에 이곳에 내려왔을 때 우리는 여러 미스터리 사건들 을 얘기하면서 시간을 보냈지요------모두 다섯 명인가 여섯 명쯤 되었는데-----제일 먼저 소설가인 레이몬드 웨스트가 제안한 거지요. 우리는 각자 자기는 해답을 알고 있으나, 다른 사람들은 전혀 알지 못하는 사건들을 하나씩 얘기했답니다. 그것은 추리 능력-----즉, 누가 사건의 진상에 가장 가깝게 접근할 수 있나를 알아보는 일종 의 게임이었답니다." "오, 그래서요?" "마치 옛날 이야기에서 처럼 말입니다. 우리는 마플 양이 그런 게임에 참여하리라 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지요. 다만 우리는 공손히 그분 말을 들었을 뿐이지요--왜냐하 면 그 노부인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싶진 않았거든요. 그런데 정말 놀라운 일이 일 어났답니다. 그 노처녀는 매번마다 우리들을 능가하는 추리 솜씨를 보였던 겁니다!" "뭐라고요?" "글쎄 그랬다니까요---마플 양은 마치 전서 비둘기처럼 곧바로 진상을 밝혀냈답니 다." "하지만 너무나 이상한 일이로군요! 그 나이 든 마플 양은 세인트 메어리 미드 마을 밖으로는 나간 적도 거의 없는 것 같은데." "아! 그녀의 말에 따르면, 그것은 시골 생활이 그녀에게 인간 본성에 대한 관찰해 볼 수 있는 끝없는 기회를 주었기 샔문이란 겁니다-----말하자면 현미경 아래에서 사물 을 관찰하듯이 말입니다." "나도 시골 생활에 뭔가가 있다고 생각하긴 해요." 밴트리 부인은 인정했다. 우리들 은 적어도 사람들의 사소한 면을 알수는 있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들 중에는 정말 로 흥미진진한 범죄 얘기를 알고 있는 사람은 없는 것 같은데요. 저녁식사가 끝나고 나며 그녀에게 아서의 유령 이야기를 해결해 달라고 한번 말해 봐야겠어요. 마플 양 이 그것에 대한 해답을 찾아낸다면 난 그녀에게 사의를 표하겠어요." "내가 알기로 아서는 유령들을 믿지 않았는데요?" "오! 그이는 지금도 유령 따위는 믿지 않아요.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이는 지금 매우 걱정하고 있답니다. 그 일은 조지 프리처드라는 그의 한 친구에게 일어났지요. 그는 아주 평범한 사람이었답니다. 그 일은 정말 조지에게는 매우 비극적인 것이었어요. 그 이상한 얘기가 진실이든 아니든 간에 말이에요." "진실이 아니라니, 그게 무슨 말인가요?" 밴트리 부인은 대답하지 않았다. 잠시 뒤에 그녀는 엉뚱한 말을 꺼냈다. "당신도 알다시피 난 조지를 좋아합니다------아마 조지를 좋아할 거예요. 물론 다 른 사람들은 그런 특이한 일을 한다 해도 그가 정말 그런 일을 하리라고는 아무도 믿지 않을 거예요." 헨리 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사람들이 한 이상한 짓에 관해서는 밴트리 부인 보다도 훨씬 더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마침내 저녁 시간이 되었다. 밴트리 부인은 식탁 주위를 둘러보면서 약간 몸을 떨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영국 식당과 같이 그 식당도 몹시 추웠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자기 남편 오른쪽에서 자세 를 꼿꼿이 하고 앉아 있는 노부인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마플 양은 레이스가 달린 검은색 벙어리 장갑을 끼고 있었으며, 낡은 레이스가 달린 숄을 어깨에 걸치고 있었 다. 그 숄에서 떨어진 한 가닥의 레이스가 그녀의 백발 위에 붙어 있었다. 그녀는 꽤 나이가 들어 보이는 의사인 로이드 박사와 경범죄라든가 노역소, 그 밖에 교구 간호사의 결점들에 대해서 활발하게 애기하고 있었다. 밴트리 부인은 다시 한 번 놀랐다. 그녀는 헨리 경이 괜히 농담을 했던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했다----- 하지만 그 점에 관해서 알 도리는 없었다. 어쨋든 핸리 경의 말이 사실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녀는 계속 주위를 둘러보다가 불그스름한 얼굴에 널찍한 어깨를 가진 자기 남편을 다정스럽게 바라보았다. 그는 아름다운 용모에 인기 있는 여배우인 제인 헬리어에게 허풍을 떨고 있었다. 제인은 무대 위에서보다 무대 밖에서 더 아름다워 보였으며, 자신의 커다랗고 푸른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가끔씩 맞장구쳤다. '정말이세요?' '오, 굉장하군요!' '정말 이상한 일이네요!' 밴트리 부인은 아서가 뭐라고 허풍을 떠는지 전혀 알지 못했고, 또 알고 싶지도 않았다. "아서-------" 밴트리 부인이 자기 남편을 불렀다. "당신, 지금 가엾은 제인 양을 너무 따분하게 만들고 있군요. 허풍일량은 이제 집어추이고 대신 그녀에게 당신의 그 유령 애기나 들려주세요. 당신이 아는....... 조지 프리처드의 얘기 말이에요." "뭐라고, 돌리? 아! 하지만, 난 잘 모르겠는걸------" "헨리 경도 그 얘길 듣고 싶어해요. 오늘 아침 내가 헨리 경에게 그 얘기에 관해서 약간 말씀드렸답니다. 당신 말을 듣고 난 뒤 모두 그것에 관해 애기해 본다면 아주 재미있을 거예요." "오, 그래요!" 제인이 말했다. "나도 유령 이야기는 좋아한답니다." "글쎄요------" 밴트리 대령은 주저하면서 말했다. "난 초자연적인 것을 그다지 믿 는 편이 아니랍니다. 하지만 이건-----" "여러분 중 아무도 조지 프리처드를 모르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는 정말 좋은사 람이지요. 그의 아내-----음, 지금 그녀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지만 가엾은 여자였 습니다. 그녀에 대해서 약간만 설명하겠습니다. 그녀가 살아 있을 때 조지는 편안 한 시간을 조금도 갖지 못했답니다. 그 여자는 절반 정도는 환자나 다름없었지요 ---분명히 그 여자는 뭔가 잘못되어 있었다고 나는 확신한답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그녀는 진지하게 행동했답니다. 그녀는 변덕이 몹시 심했으며, 무슨 일이든지 남들 한테 냉혹하게 강요했고, 사리분별이 없는 편이었지요. 그녀는 하루 종일 불평만 늘어놓으면서 조지가 자신의 모든 시중을 들어 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가 한 행동 은 오히려 그녀에게는 비위에 맞지 않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그는 실컷 일하고 욕이 나 먹게 되는 꼴을 당했답니다. 만일 다른 남자가 그와 같은 일을 당했더라면, 대부 분의 남자들은 오래 전에 도끼로 그녀의 머리를 내려쳤을 것이라고 나는 확신합니다. 돌리, 그렇지 않소?" "그녀는 정말 끔찍한 여자였어요." 하고 밴트리 부인이 그렇다는 듯이 말했다. "만일 조지 프리처드가 도끼로 그녀의 머리를 부숴 버렸다 해도 배심 원석에 여자가 한 사 람만 있다면, 그는 분명히 무죄로 석방될 거예요." "난 이 사건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그 일에 관해서 조지는 다소 모호한 태도를 취했으니까요. 프리처드 부인은 항상 점쟁이나 손금 보는 사람 그리고 천리안을 가진 사람들을 무척이나 좋아했답니다. 조지는 그런 것들엔 괘념치 않았습니다. 그녀가 그런 일에서 즐거움을 발전한다면, 뭐 할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 요. 그러나 그는 그런 미신적인 것들에 대해 과장해서 말하는 것을 딱 질색했는데, 그것이 그녀에게는 또 다른 불만의 씨앗이었지요. 그 집에는 항상 병원 간호사들이 있었는데, 몇 주 뒤에는 프리처드 부인이 그것에 불 만을 느끼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 점쟁이에게 매우 흥미를 느낀 젊은 간호 사가 있었습니다. 얼마 동안 프리처드 부인은 그녀를 몹시 좋아했답니다. 그러다가 가 갑자기 그녀는 그 간호사와 심하게 다투고는 집에서 나가라고 했답니다. 그 간호 사는 그 대신 전에 자기와 함께 있었던 다른 간호사를 그녀에게 보내 주었습니다. 그녀는 전에 있던 간호사보다 약간 나이가 많았으나, 신경증 환자를 다루는 데 매우 경험이 많은 아주 유능한 간호사였답니다. 조지에 따르면, 코플랑이라는 그 간호사 는 매우 좋은 여자였다고 하더군요-----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양식 있는 여자였다나요. 놹녀는 프리처드 부인이 느닷없이 부리는 성깔을 모두 받아 주었답니 다. 프리처드 부인은 항상 2층에서 점심식사를 했지요. 그래서 조지와 간호사는 식사를 하는 동안 그날 오후를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에 대해 의논하곤 했답니다. 정확히 말 해서 그녀는 오수 2시에서 4시까지 휴식 시간이었지만, 조지가 오후에 할일이 있다 고 하면 차를 마시고 난 뒤에 그녀의 휴식 시간을 제쳐 두곤 했답니다. 그런데 한 번은 그 간호사가 골더스 그린에서 여동생을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좀 늦게 돌아올 지도 모른다고 말했지요. 그랬더니 조지의 얼굴 표정이 침울해졌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이미 골프를 한 판 치기로 약속했기 때문이었지요. 그러난 코플링 간호사는 곧 그를 안심시켰습니다. '골프를 칠 수 있을 거예요. 프리처드 씨.' 이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눈을 깜박거렸 지요. '부인은 우리들보다 더 흥미 있는 손님과 지내게 되실 거고요.' '그게 누군데요?' '잠깐만 기다려 보세요.' 코플링 간호사는 말을 하면서 더욱더 눈을 깜벅거렸습니다. '나도 누군지 알고 싶으니까요. 재리더라고 하는, 미래를 마음속에서 읽는 영매랍 니다.' '오,맙소사-----!' 조지는 신음소리를 냈습니다. '그 사람은 새 영매로군요. 안 그렇 소?' '그렇습니다. 제 선임자였던 카스테어스 간호사가 그녀를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답니 다. 프리처드 부인은 아직 그녀를 만나 보지 못하셨어요. 부인께서 제게 오늘 오후에 약속을 하도록 편지를쓰게 했답니다.' '글세, 어쨋든 난 골프나 치러 가야겠소.' 조지가 말했씁니다. 그리고는 심령술사는 재리더에 대해 몹시 궁금한 생각을 갖고서 골프장으로 출발했답니다. 그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그는 그의 아내가 매우 초조해 하고 있다는 걸 발견했습니 다. 그녀는 평소처럼 환자용 안락의자에 누워 있었으나, 탄산암모늄(냄새 맡고 정신 차리게 하는 약)이 든 병을 들고서 계속해서 코를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고 있었답니 다. '여보-----' 그녀가 소리쳤습니다. '그 전에 이 집에 관해서 내가 당신한테 뭐라고 말했죠? 내가 이 집 문간에 들어서자마자 뭔가 확실치는 않지만 잘못된 것이 있다고 했잖아요? 그때 내가 당신에게 그렇게 말하지 않았던가요?' 『추리문학동호회-일반연재 (go CHURI)』 261번 제 목:[애-크] 화요일 클럽의 살인 7장 2/4 올린이:박민철 (박민철 ) 96/12/15 10:44 읽음:121 관련자료 없음 -------------------------------------------------------------------------- --- 원제 : 화요일 클럽의 살인 타이핑 : 박민철 제 7 장 푸른 제라늄 2/4 그는 한바창 해대고 싶은 욕구를 억누르면서, '당신은 항상 그래 왔지.' 하고 말했 습니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당신이 그런 말을 했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군.' '당신은 항상 그랬어요. 나와 관련되어 있는 일은 뭐든지 기억하지 못했으니까요. 남자들 모두가 이상할 정도로 냉담하지만----정말 당신이란 사람은 이 세상 어느 누 구보다도 쌀쌀맞은 사람이에요.' '오, 제발 그만해. 그런 얘기는 듣기 좋은 불평거리가 아니니까.' '좋아요. 하지만 내가 당신에게 말했던 것처럼 그 여자도 그 사실을 즉시 알아 차렸 다고요! 그녀는----당신은 지금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이 집 문을 들어서자마자 정말로 몸을 움찔했다는 군요. 그러더니 "여기에는 사악한 것 이 있어요. 난 그걸 느낄 수 있어요." 하고 말했단 말이에요.' 현명치 못하게도 조지는 그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답니다. '어쨌든, 당신은 오늘 오후에 투자한 돈 만큼의 값어치는 얻은 셈이로군.' 그의 아내는 두 눈을 감고 그 향료병에 코를 대고 길게 숨을 들이마셨답니다. '당신 정말 나를 미워하는 게로군요! 설령 내가 죽는다고 해도 당신은 야유나 보내면 서 웃을 사람이에요.' 조지는 그렇지 않다고 극구 부인했지만 그의 아내는 막무가내로 계속해서 말을 해댔 습니다. '당신이 비웃을지도 모르겠지만, 난 모든 걸 털어놔야겠어요. 이 집에 내게 대단히 위험하다는 건 확실해요-------그 여자도 그렇게 말했어요.' 재리더에 대해 조금 전에 느꼈던 조지의 좋은 감정은 변하고 말았지요. 조지는 그의 아내가 언제라도 마음이 바뀌면 다시 이사가자고 할 여자라는 것을 알고 있었거든요. '그 여자가 그밖에 도 무슨 말을 했지?' 그가 물었습니다. '그녀는 내게 많은 얘기를 할 수가 없었어요. 그만큼 마음이 혼란해 있었던 거예요. 그녀가 말한 게 또 한 가지 있어요. 내가 잔디 밭에 제비꽃을 몇 송이 기르고 있잖 아요? 그런데 그 여자가 그것을 손으로 가리키더니 소리치는 것이었어요. "저 꽃을 치워 버리세요. 파란 꽃은 안돼요. 절대로 파란 꽃은 기르지 마세요. 파란 꽃은 부인에게 아주 치명적인 것이니까요-----이 점을 잘 기억해 두세요." '그리고 당신도 알고 있겠지만-----'하고 프리처드 부인은 덧붙여 말했습니다. '난 항상 파란색이 불쾌하다고 당신에게 말해 왔어요. 난 파란색에 대해서 선천적으 로 경계감 같은 것을 느낀다고요.' 조지는 현명하게도 그녀가 그 전에 그런 말을 하는 걸 절대로 들은 적이 없노라고 반박하지 않았답니다. 대신 그는 그 신비로운 재리더라는 사람이 대체 어떻게 생긴 여자냐고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프리처드 부인은 신이 나서 그녀의 모습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머리는 검은 색깔이었는데, 귀 위로 둥글게 감아 올렸더군요------눈은 반쯤 감겨 있었으며 눈언저리가 거무스름했어요. 또, 입과 턱 위를 검은 배일로 덮고 있었고 요. 그녀는 마치 노래하는 듯한 목소리로 얘기했는데, 그 목소리에는 분명한 외국 악센트가 들어 있었답니다----내가 생각하기엔 아마 에스파냐 악센트였던 것 같아요 -------' '그런 것들이 모두 일상적인 장사 수단이지. 하고 조지는 유쾌하게 말했답니다. 그러자 그의 아내는 곧바로 눈을 감아 버렸다는 겁니다. '난 지금 몹시 아픈 것 같아요----'그녀가 말했습니다. 벨을 눌러서 간호사를 좀 불 러 줘요. 당신의 그 소갈머리 때문에 속이 뒤집힐 것만 같아요. 당신은 지금 내말 이 무슨 뜻인지 너무나 잘 알 거 예요.' 그로부터 이틀 뒤 코플링 간호사가 심각한 얼굴을 하고서 조지한테로 왔다더군요. '어서 프리처드 부인에게로 가보세요. 아주머니가 편지 한통을 받으셨는데, 그것 때문에 몹시 당황하고 계십니다. 그가 아내에게 가보았더니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편지를 잡고 있었답니다. 그를 보 더니 그녀는 편지를 조지에게 내밀었지요. '이것 좀 읽어 보세요.' 그녀가 말했습니다. 조지는 그것을 읽어 보았지요. 그 편지지는 짙은 향내가 나는 종이였는데, 글씨는 검은색으로 큼직큼직하게 씌어 있었답니다. '난 미래를 보았습니다. 너무 늦기 전에 주의하세요. 보름달이 되는 때는 조심하세 요. 파란 앵초꽃은 경고를 뜻합니다. 파란 접시꽃은 위험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푸 른색 제라늄은 죽음을 의미합니다........' 막 웃음이 나오려는 찰나에 조지는 간호사 코플잉의 눈을 쳐다보았지요. 그녀는 눈을 깜박거리며 재빨리 조심하라는 신호를 보냈답니다. 그래서 그는 웃음을 참느라고 애쓰며 약간 어색하게 말했답니다. '그 여자는 아마도 당신을 겁주려고 하는 것 같아. 메어리. 어떻든 이 집에는 파란색 의 앵초꽃이나 제라늄 따위는 없으니 걱정하지 말아요.' 그러나 프리처드 부인은 울부짖으며 말하기 시작했지요. '난 이제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하고 말입니다. 조지는 간호사 코플링과 함께 그 방을 나와 층계참으로 내려갔답니다. '모든 게 어리석은 멍텅구리 짓이야.' 하고 조지는 소리쳤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는 간호사의 목소리에 들어 있는 그 어떤 것에 정신이 퍼뜩 들어서 놀란 눈으로 그 녀를 응시했지요. '간호사, 당신은 확실히 믿진 않는군.' '예, 그래요. 프리처드 씨. 전 미래를 읽는다는 것 따위는 믿지 않아요----그건 정말 넌센스에 불과해요. 하지만 제가 의아하게 생각하는 건 그 편지의 의미랍니다. 점쟁이들이란 대개 무엇인가를 긁어내려고 하거든요. 하지만 그 여인은 자신에게 아 무런 이익도 없는데도, 그저 프리처드 부인을 놀라게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전 그 까닭을 모르겠어요. 그리고 한 가지 또 다른 일은------' '한 가지 일은-----?' '확실치는 않지만 재리더의 그 어떤 것이 부인에게 친숙해지고 있다고 부인께서 말 씀하셨답니다.' '그래요?' '예. 전 별로 맘에 들지 않지만요, 프리처드 씨. 그게 전부입니다.' '난 당신이 그렇게 미신적이었는지는 몰랐어요. 간호사.' '아뇨, 전 결코 미신 같은 걸 믿지는 않아요. 하지만 의심스러운 일이 있을 때는 그것을 직감한답니다.' 그로부터 한 사흘 정도가 지나서 첫번째 사고가 발생했습니다.이 일을 여러분에게 설 명하려면 먼저 프리처드 부인의 방을 설명해야만 하겠군요.------" '그 예기는 내가 하는 게 좋을 것같아요----" 하고 밴트리 부인이 끼어들며 말했다. "그 방은 요즘 유행하는 벽지들로 장식되어 있었는데, 종이 꽃을 갖다 붙이면 가장 자리만 풀잎 모양으로 변하는 그런 것이었지요. 그렇게 해놓으면 마치 정원에 있는 느낌이 들지요----물론, 그 꽃들은 모두 제멋대로 였답니다. 내 말은 그 꽃들의 개 화 시기가 각각 다르다는 거예요. "그런 원예학적 정확성에 쏠려서 정열을 낭비하진 말아요." 하고 그녀의 남편이 말했다. "우리 모두 당신이 얼마나 정열적인 정원사인지 잘 알고 있으니까 말이오." "좋아요. 아무튼 그건-----" 밴트리 부인은 반박하듯이 말했다. "어색한 일이에요. 초롱꽃과 수선화, 루핀과 접시꽃, 그리고 미카엘 축제 때 사용하는 데이지꽃 따위 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있다는 건 말예요." "정말 비현실적이군요." 헨리 경이 말했다. "어떻든, 어서 얘기를 계속해 보세요." "음, 그렇게 뒤죽박죽 섞여 있던 꽃 중에 앵초꽃도 있었답니다. 노란색과 분홍색의 앵초꽃 말예요. 아서, 여기부터는 당신이 계속해 보세요." 밴트리 대령은 이야기를 받아 계속해 나갔다. "어느날 아침 프리처드 부인은 몹시 시끄럽게 벨을 눌러댔답니다. 그래서 집안 사람 들 모두가 급히 그녀 방으로 달려갔지요----혹시 그녀가 임종을 맞이한 게 아닌가 생각하면서 말이에요. 그러나 그렇진 않았답니다. 그녀는 굉장히 흥분해서는 손가락 으로 벽지 쪽을 가리키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거기에는 다른 꽃들 속에 섞여서 파란 색 앵초꽃이 하나 붙어 있었떤 겁니다....." "오------!" 헬리어 양이 소리쳤다. "정말로 오싹할 일이로군요!" "의문점은 이렇습니다----그 파란색 앵초꽃은 처음부터 거기에 있었던 건 아닐까 하 는 것이었죠. 이것은 물론 조지와 간호사의 생각이었답니다. 하지만, 프리처드 부인 은 도무지 그러한 말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앗대요. 그녀는 바로 그날 아침까지도 그 런 앵초꽃은 결코 보지 못했다는 겁니다. 게다가, 지난 밤에는 보름달도 떠 있었다 고 했다는 군요. 그녀는 그 일로 아주 당황해 했답니다." "나도 바로 그날 조지 프리처드를 만났는데, 그가 그것에 대해 얘기해 주더군요." 하고 밴트리 부인이 말했다. "그래서 난 프리처드 부인을 찾아가서 그런 일에는 신경쓸것 없다고 말하면서 그녀 를 진정시켜 보려고 했습니다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습니다. 결국 별 소득 없이 그 집을 나왔지만 정말 걱정이 되었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진 인스토우를 만났는데 그녀한테 그런 사정 얘기를 들려주었답니다. 진은 약간 이상한 여자랍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그래서 프리처드 부인이 그 때문에 몹시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고요?' 난 프리처드 부인이 너무 광적으로 미신을 믿기 때문에 공포로 죽게 되지나 않을까 걱정된다고 그녀에게 말해 주었지요. 그런데 진이 다음에 한 말은 나를 꽤 놀라게 했답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것 참 잘되었군요, 그렇지 않아요?' 더구나 그 말을 너무나 냉정하고 자연스럽게 했기 때문에 난 정말 충격을 받았답니 다. 물론 요즘에는 그런 일이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따는 것을 알고 있어요----잔인 한 정도로 솔직하게 얘기하는 것 말이에요. 하지만 그 당시 난 그런 표현에 익숙치 않았답니다 .진은 내게 묘한 웃음을 보내면서 말했습니다. '당신은 내가 그런 식으 로 예기하는 게 맘에 들지 않는 모양이군요-----하지만, 그건 사실이에요. 프리처드 부인으로서의 삶이 그녀한테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하나도 쓸모 없어요. 더구나, 그것은 조지 프리처드에게는 지옥이라고요. 만일 그녀가 공포 때문에 이 세상을 떠 난다면 그것은 그에게는 최고의 일이 될 거 예요.' 그래서 나는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지요. '조지는 항상 그녀한테 좋은 남편이랍니다.' 그랬더니 그녀가 다시 내말 을 받아 대꾸를 하더군요. '맞아요, 그는 정말 상이라도 받을 만한 사람이지요. 가엾 은 분. 조지 프리처드, 그는정말 매력적인 사람이에요. 지난번 간호사도 그렇게 생 각했지요------예쁘게 생긴 여자였는데, 이름이 뭐였더라? 아! 맞아 카스테어스. 하 긴,그것이 그녀와 프리처드 부인 사이에 있었던 말다툼의 원이었지요.' 『추리문학동호회-일반연재 (go CHURI)』 262번 제 목:[애-크] 화요일 클럽의 살인 7장 3/4 올린이:박민철 (박민철 ) 96/12/15 10:45 읽음:119 관련자료 없음 -------------------------------------------------------------------------- --- 원제 : 화요일 클럽의 살인 타이핑 : 박민철 제 7 장 푸른 제라늄 3/4 아무튼 난 진이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것이 못마땅했답니다. 물론 누구라도 의아하게 생각했을 거예요-----" 밴트리 부인은 의미심장하게 말을 중단했따. "물론이죠, 밴트리 부인." 마플 양이 신중하게 말했다. "누구나 그렇게 생각 할 겁니다. 인스토우는 예쁜 여자인가요? 그리고 내 생각으로는 골프도 칠 것 같은데 맞나요?" "맞아요, 그녀는 운동이라면 뭐든지 다 잘한답니다. 게다가, 아주 예쁘고 매력적인 여자지요. 아주 탄력 있는 피부와 멋지고 푸른 눈을 가졌답니다. 물론 우리는 그녀와 조지 프리처드가 서로에게 잘 어울린다고 늘 생각해 왔답니다-----내 말은 만일 사정 이 달랐다면 말입니다. "그들은 서로 친구였나요?" 마플 양이 물었다. "오, 그래요. 대단한 친구 사이였지요." "돌리," 밴트리 대령은 마치 호소하듯이 말했다. "내가 계속 얘기해도 괜찮겠소?" 그 말에 밴트리 부인은 복종하듯이 말했다. "아서가 자기 유령 얘기를 계속하고 싶은 가 봐요." "난 조지에게서 직접 이 얘기의 나머지 부분을 들었답니다----" 대령은 계속 말을 이었다. "의심할 여지 없이 프리처드 부인은 다음달 보름이 가까워 오자 몹시 질겁을 하기 시작했답니다. 그녀는 달력에다 보름이 되는 날을 표시해 놓고는 그날 밤이 되 자 간호사와 조지를 자기 방에 불러 놓고 벽지를 자세히 살펴봐 달라고 부탁했다는 군요. 벽지엔 분홍색과 빨간색의 접시꽃들은 있었으나 파란색은 전혀 없었답니다. 그리고 나서 조지가 그 방을 나갔고 그의 아내는 방문을 걸어 잠갔답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이 되었을 때 거기엔 파란 접시꽃이 있었겠군요." 하고 헬리어가 재미있다는 듯이 말했다. "바로 맞았습니다." 밴트리 대령은 말했다. "하여튼 거의 맞는 말입니다. 그녀의 머 리맡에 있던 접시꽃이 파랗게 변해 잇었던 것입니다. 그것을 본 조지는 그저 어리 둥절할 뿐이었죠. 물론 이러한 뜻밖의 일에 마음이 헛갈리면 헛갈릴수록, 그는 좀더 신중하게 그 일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지요. 하지만 그는 계속해서 그 모든 일 이 장난이나 다름없는 것이라고 고집했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문이 잠겨 있엇 다는 사실과, 다른 누구보다도 먼저------심지어 코플링 간호사보다도----그꽃 색의 변화를 발견했다는 사실마저도 무시해 버렸답니다. 하지만 그런 일을 당하고 난 뒤부터 조지는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답니다. 더욱이 일을 합리적으로 생각할 수도 없게 되었고요. 하지만 그의 아내가 그 집을 떠나자고 졸라댔을 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답니다. 처음으로 초자연적인 존재를 믿긴 했지 만, 그래도 그것을 인정하진 않았던 거죠. 대개 그는 아내의 말에 따랐지만 그때만 은 그렇게 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는 자기 아내인 메어리를 뭇사람들의 웃음거리 로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고 말했답니다. 아무튼 그 모든 일이 정말 진저리나는 넌 센스였답니다. 그렇게 해서 다음날은 지나갔습니다. 프리처드 부인은 상상했던 것보다는 훨씬 조용 해졌답니다. 아마도 그녀가 미신을 너무도 믿었기 때문에 자신의 운명을 피하지 못 하리라고 스스로 채념해서 그런 것 같아요. 그녀는 이런 말을 몇 번이고 되풀이 했 답니다. '파란새 뉯앵초꽃 ---- 경고. 파란색 접시꽃-----위험. 푸른색 제라늄--- --죽음.' 그리고는 자기 침대에서 제일 가까이에 있는, 분홍빛이 감도는 붉은 색 제라늄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누어 있곤 했다는군요. 모두가 신경에 거슬리는 일뿐이었지요. 간호사조차도 그만 그러한 분위기에 휩싸이고 말았답니다. 보름달이 다시 뜨기 이틀 전 그녀는 조지에게 와서 프리처드 부인을 다 른 곳으로 가있게 하자고 했답니다. 물론 조지는 그런 그녀의 말에 몹시 화를 냈지 요. '만일 벽에 붙어 있는 저 빌어먹을 종이 돶들이 모두 푸른색으로 변한다 해도, 그것 으로 벌레 한 마디도 죽일 수 없을 거요.' 하고 그는 소리쳤답니다. '아네요. 지금까지 충격으로 죽은 사람들도 많이 있땁니다.' '그건 말도 안되는 소리요.' 조지는 간호사의 말을 일축해 버렸지요. 조지는 고집이 약간 센 편입니다. 아무도 그의 맘을 쉽게 움직여 놓을 수가 없답니 다. 내 생각에는 조지가, 그런 변화는 바로 그 아내가 조작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죠. 그리고 또한, 병적으로 흥분한 상태에서 꾸민 짓이라고 여긴 것 같다군요. 어쨋든, 운명의 날 밤은 닥쳐왓씁니다. 프리처드 부인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방문 을 꽉 걸어 잠갔지요. 그녀는 몹시 조용했답니다-----마치 마음이 고양된 상태에 이르게 된것 처럼 말이에요. 간호사는 그러한 상태가 더 걱정스러워서 그녀에게 스트리크닌 흥분제를 주사하려고 했습니다만, 프리처드 부인이 거절했지요. 내가 보기에도 어느 정도는 그녀 자신이 그런 상황을 즐기고 있는 것 같았어요. 조지 도 역시 그렇게 말했답니다." "나도 그럴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해요-------" 밴트리부인이 말했다. "틀림 없이 그 사건에는 어떤 묘한 마력 같은것이 있었을 거예요." "다음날 아침에는 그 유난스러운 벨소리가 울리지 않았답니다. 프리처드 부인은 평 소에는 8시쯤이면 자리에서 일어났답니다. 그런데 그날은 8시 30분이 되었는데도 그녀의 바에서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는군요. 그래서 간호사는 그녀의 방문을 세게 두드려 보았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는 조지 를 데려왔답니다. 조지는 그 문을 부수어 열었답니다. 끈을 사용해서 그렇게 할 수 있었죠. 그리고는 침대 위에 꼼짝도 않고 누워 있는 아내의 모습을 보자마자 간호사는 사태를 알아차렸습니다. 그녀는 조지를 시켜 의사에게 전화걸도록 했답니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지요. 의사의 말에 따르면, 프리처드 부인은 적어도 8시간 전에 이미 죽은 게 분명하다고 했거든요. 그녀의 손 옆에는 탄산암모늄병이 놓여있었답니다. 또한 그녀 옆의 벽 위에는 분홍빛이 감도는 붉은색 제라늄 중 하나가 선명한 푸른색 으로 변해 있었고요." "무서워요." 헬리어는 두려워서 몸을 떨며 말했다. 헨리 경은 이맛살을 찌푸렸다. "다른 특별한 것은 없었나요?" 밴트리 대령은 설레설레 머리를 저었으나 밴트리 부인이 재빨리 대답했다. "가스 냄새가 났었대요." "가스라니, 무슨 말이지요?" 헨리 경이 물었다. "의사 선생님이 집에 도착했을 때 희미하지만 그 방에서는 분명히 가스 냄새가 났었 대요. 아니나 다를까, 그는 난로의 가스 밸브가 약간 열려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너무 소량이었기 때문에 문제가 될 만한 것은 아니었지요." "프리처드 씨와 간호사는 처음 그 방으로 들어갔을 때 그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나 요?" "간호사가 약간 냄새가 난다고 했지만 조지는 전혀 못 느꼈다고 말했다는군요. 하지 만 무슨 느낌 같은 게 들긴 했는데 곧 잊어버리고 말았답니다. 그때 그는 상당히 충격을 받았거든요------아마 누구라도 그랬을 거예요. 어쨌든 프리처드 부인이 가 스 중독으로 죽었을지로 모른다는 의문은 조금도 없었지요. 왜냐하면 그 가스 냄새 는 거의 알아챌 수조차 없을 정도였다니까요." "그것이 얘기의 끝입니까?" "아뇨, 그렇지 않습니다. 그 뒤 이런저런 이유로 해서 많은 풍문이 떠돌게 되었지요. 여러분도 알겠지만, 하인들이 이런저런 얘기들을 귓결에 들었던 거예요. 예를 들어 서 프리처드 부인이 그녀의 남편에게, '당신은 나를 지독하게 미워해요. 설령 내가 죽어 없어져 버린다 해도 당신은 조소나 보낼 거예요.' 하고 말했던 것을 그들이 들 었던 게지요. 또한 최근에 있었던 얘기도 들었지요. 어느 날 프리처드 부인은 남편 이 이사가는 것을 반대하는 것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답니다. '당신이 그렇게 나온 다면 좋아요. 내가 만일 죽게 되면, 모든 사람들이 당신이 나를 죽였다고 생각하게 되길 빌겠어요.' 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운이 나쁘게도 그는 그녀가 죽기 바로 전날 정원 오솔길에 뿌릴 제초제를 섞고 있었답니다. 그때 젊은 하녀 한 명이 우연히 그 를 보았던 거예요. 게다가 그녀는 그 이후에 조지가 뜨거운 우유 한 컵을 들고 그의 아내에게 가는 걸 목격했다는거예요. 소문이 점점 더 퍼져 나갔고, 또 거기에 근거 없는 사실까지 덧붙여졌지요. 의사가 떼어 준 진단서에는------무슨 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충격,가사,심장박동 정 지 등의 단어가 적혀 있었지요. 아마 별것도 아닌 의학용어들이었을 거얘요. 그러다 가 그 가엾은 여인은 무덤에 묻힌 지 한 달도 채 못되어 다시 꺼내어졌답니다. 시체 해부가 신청되어서 그것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이었죠." "그러나 감시 겨로가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기억됩니다." 헨리 경이 엄숙하게 말했다. "이 사건만큼은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난 격이었지요." "이 사건 모두가 정말 몹시 이상해요." 하고 밴트리 부인이 말했다. "예를 들어, 재리더라는 점쟁이를 생각해 봐요. 그녀가 살고 있다고 여겨지는 주소에 가보았지만 그런 사람에 대해서 아무도 들어 본 적이 없다는 거예요." "그녀는 한때 나타났지요------파란 세계에서 말입니다." 하고 그녀의 남편이 말했 다. "그리고 나서 다시 파란 세계로 완전히 사라져 버린 게지요. 제법 앞뒤가 잘 맞 지 않습니까!" "한가지 더 이상한 일은-----" 밴트리 부인이 계속 말을 이었다. "그녀를 소개했다고 여겨졌던 간호사 카스테어스 양도 그녀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 었다는 거예요." 방안의 사람들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정말 불가사의한 얘기로군요." 로이드 박사가 입을 열었다. "어느 누구라도 추측해 볼 수야 있겠지만, 추측한다는 것 자체가-----" 그는 알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었다. "프리처드 씨는 인스토우 양과 지금 결혼했나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마플 양이 물 었다. "아니, 그걸 왜 물으시죠?" 헨리 경이 의아스럽다는 듯이 되물었다. 마플 양은 은은한 푸른빛이 감도는 눈을 부드럽게 치켜 올렸다. "그 점이 내겐 매우 중요한 것 같아요----" 그녀가 말했다. "지금 그들은 결혼했나요?" 밴트리 대령은 고개를 저었다. "우리도-----음, 우리는 그러한 일이 있으리라고 예상했지요. 하지만 이제 겨우 1년 6개월이 지났을 뿐입니다. 그 두 사람은 지금 서로 거의 만나지도 않는가 봅니다." "그 점이 중요한 거예요." 마플 양이 말했다. "아주 중요한 문제이지요." "그렇다면 당신도 나처럼 생각하고 계시는군요." 밴트리 부인이 말했다. "당신은-------" "아니야, 돌리--------"그녀의 남편이 말했다. "당신이 지금 말하려는 것은 옳지 못 해. 아무런 증거도 없으면서 사람들을 비난해서는 안돼요." 『추리문학동호회-일반연재 (go CHURI)』 263번 제 목:[애-크] 화요일 클럽의 살인 7장 4/4 올린이:박민철 (박민철 ) 96/12/15 10:45 읽음:111 관련자료 없음 -------------------------------------------------------------------------- --- 원제 : 화요일 클럽의 살인 타이핑 : 박민철 제 7 장 푸른 제라늄 4/4 "그렇게-----그렇게 대범한 체하지 말아요, 아서. 남자들은 항상 무엇이든지 선뜻 말하길 꺼려 하지요. 그렇지만 이건 우리들만의 얘기니까 상관없을 거예요. 다만 이건 무모하리만큼 상상 속의 내 생각이지만요-----진 인스토우가 점쟁이로 변장 했을 가능성도, 단지 가능성뿐입니다만 분명히 있다는 거예요. 잘들어 보세요. 그녀는 그저 좀 장난을 쳐보려고 그런 짓을 했을 수도 있다는 거예요. 난 그녀가 누구에게 어떤 해를 끼치려 했다고는 조금도 생각지 않아요. 하지만 설령 그녀가 해를 끼칠 생각은 없었다해도 프리처드 부인이 공포로 그만 죽어 버릴 만큼 어리 석을 수도 있잖겠어요-----? 글쎄, 바로 이것이 마플 양이 하고 싶은 얘기가 아닌 가요, 그렇죠?" "아니에요, 밴트리 부인, 내 생각은 절대 그렇지가 않아요." 마플 양이 말했다. "사실, 내가 사람을 죽이려고 했다면---물론 난 그런 것을 꿈꾸 어 본 적도 없지만요-----사람을 죽인다는 것은 아주 사악한 짓인 데다가, 난 장수 말벌조차도 죽이고 싶지 않기 때문이죠. 물론 그런 것은 죽여 없애야만 한다는 건 알고 있지만 말예요. 그리고 분명히 정원사들도 가능한 한 자비롭게 그런 짓을 할 거예요. 가만, 내가 무슨 얘기를 하던중이었죠?" "당신이 만일 누군가를 죽일 생각이 있었다면------"헨리 경이 얼른 깨우쳐 줬다. "오, 그래요. 만일 내가 누군가를 해칠 생각이었다면 마음 편하게 공포 따위에나 기 대를 걸진 않앗을 거예요. 충격으로 죽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으리 라 생각해요. 하지만 그건 극히 드문 일이에요. 이 세상에서 가장 소심한 사람도 남들 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용감할 수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나라면 보다 더 확실하 고 정확한 방법을 택할 것이고, 정말로 완퀮벽한 살인 계획을 짤 거예요." "마플 양-----" 헨리 경이 말했다. "당신은 나를 놀라게 만드는군요. 당신이 제발 나를 죽일 생각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군요. 아마도 당신의 계획은 지나치리만큼 치 밀할 테니까요." 마플은 그를 책망하듯이 쳐다보았다. "난 내 자신이 그런 나쁜 짓을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분명히 말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요. 그래요, 난 다만-----음-------어떤 사람을 대신하려고 애썼을 뿐이랍니다." "조지 프리처드 말인가요----------?" 밴트리 대령이 물었다. "난 그 짓을 조지가 했다고는 결코 믿지 않아요. 설령 그 간호사조차 그렇게 믿는다 해도 말입니다. 난 그 일이 있은 지 한달쯔 잸지나서 그녀를 만나보러 갔습니다. 시 체 해부가 한참 진행중이었을 때였지요. 그녀는 검시가 어떻게 행해지는지에 대해서 모르고 있더군요------사실, 그 여잔 아무 말도 하지 않으려 했답니다-----하지만 그 간호사는 조지가 그의 아내의 죽음에 혐의가 있다고 믿고 있는 것이 분명했답니다. 그녀는 그걸 확신하고 있었지요." "글쎄요-----" 로이드 박사가 말했다. "아마도 그녀의 생각이 그렇게 많이 틀리진 않았을 겁니다. 잘 들어 보세요. 간호사들은 사건의 진상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얘 기를 못한답니다. 왜냐하면 증거가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들은 알고 있답니다." 헨리 경이 몸을 앞으로 내밀었다. "자, 마플 양------" 그는 설득조로 말했다. "당신은 지금까지 생각만 하고 계셨어 요. 이제는 이 사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 우리들에게 얘기해 주지 않겠 어요?" 마플은 깜짝 놀라더니 얼굴이 빨개졌다. "한 번 더 말씀해 주시겠어요?" 그녀는 당황해 하며 말했다. "난 방금 교구 간호사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답니다.아주 어려운 문제로군요." "푸른색 제라늄 문제보다 더 어려운 건가요?" "사실 문제는 앵초꽃이랍니다." 마플 양이 말했다. "내 말은, 밴트리 부인이 정말 로 그 앵초꽃이 노란색과 분홍색이었다고 말했느냐는 거예요. 만일 파랗게 변했던 것이 정말 분홍색 앵초꽃이었다면, 그것은 딱 들어맞는 얘기지만요, 하지만 그것이 우연히도 노란색이었다면-----" "그것은 분홍색이었어요." 하고 밴트리 부인이 말했다. 그녀는 마플 양을 바라보았다. 방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마플 양의 침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렇다면 문제는 해결된 듯이 보이는군요." 마플 양은 말했다. 그녀는 유감스럽다는 듯이 머리를 저었다. "장수말벌의 계쩔 등, 그리고 또한 그 가스라는 것도 말입니다. " "아마도 이 사건으로 수많은 시고 쏛마을의 비극이 당신에게 떠오른 모양이군요?" 하고 헨리 경이 말했다. "비극이 아닙니다." 마플 양이 대답했다. "역시 마찬가지로 범죄에 관한 것도 아니 랍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듣고 보니 교구 간호사와 관계 있는 문젯거리가 조금 떠 오르는군요. 어쨌든 간호사들도 인간입니다. 그렇듯 정확하게 행동해야 하고, 그 불 편한 것을 달고 있어야 하며, 가족들에게 그렇게 시달리는데----가끔 사고가 발생한 다고 해서 여러분들이 이상하게 생각하진 않겠지요?" 별안간 희미한 생각이 헨리 경에게 떠올랐다. "당신은 지금 카스테어스 양에 대해서 말하는 건가요?" "오, 아닙니다. 카스테어스 양이 아니라, 코플링 간호사를 말하는 거예요. 아실지 모르겠지만, 그녀는 그 매력적인 프리처드 씨에게 반했던 거예요. 분명히 그녀에겐 이런저런 생각이 있었을 거예요----하여튼, 우리가 그 문제를 깊이 파고들어갈 필요 는 없겠지요. 내가 생각컨대, 그녀는 인스토우 양에관해서 처음에는 모르고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녀에 대해 알게 되었을 겁니다. 그때부터 코 플링 간호사는 조지 프리처드에게 악감을 품게 되었을 것이고, 그래서 자기가 할 수 있는 한 그에게 해를 끼치려고 작정했을 겁니다. 물론 그 편지 때문에 사실 그녀의 정체가 드러났던 겁니다. 그렇죠?" "무슨 편지 말인가요?" "이것 참-----! 코플링은 프리처드 부인의 요청에 따라 그 점쟁이에게 편지를 보냈는 데, 그녀가 곧 왔다고 했잖아요. 겉으로 보기에는 그 편지에 답하기 위한 것이었겠 죠. 하지만 그 점쟁이가 살았다는 집 주소에는 그런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 나중에 밝혀졌습니다. 결국 그 사실로 보아 코플링 간호사가 거기에 살앗따는 것을 알 수 있지요. 그저 편지를 써서 보내는 체만 했던 게지요------그녀 자신이 바로 그 점쟁 이였다는 추리보다도 더 그럴듯한 추측이 있을 수 있을까요?" "난 편지에 대해서 그런 추리가 가능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답니다." 하고 헨리 경 이 말했다. "그거야 말로 참으로 중요한 문제지요." "꽤나 대담한 방법을 취했더군요." 마플 양이 말했다. "왜냐하면 그녀가 그렇게 변장 했다 해도 프리처드 부인이 그녀를 알아볼 수도 잇었으니까요---물론 프리처드 부인 이 그녀를 알아본다면, 그 간호사는 한번 장난해 본 거라고 말했을 테지요." "아까 한 말은 무엇을 의미하나요?" 하고 헨리 경이 물었다. "만일 당신이 어떤 사람이었다면 공포 따위에 기대를 걸지는 않겠다고 하신 말씀 말 예요." "그런 식으로는 누구든 자신이 의도한 바를 확실히 해낼 수없다는 것이에요." 마플 양이 말했다. "그래요, 내 생각에는 경고니 꽃이니 하는 말들은 군사 용어를 좀 빌려 다 써본다면-----"그녀는 수줍어하면 웃었다. "단지 위장술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지 요." "그렇다면 진짜는 무엇인가요?" "내 머릿속에서는-----" 마플 양은 마치 사죄하듯이 말했다. "장수말벌에 관한 생각이 늘 떠나지 않는답니다. 대개 아름다운 여름 날에 수천 마리 씩 떼죽음을 당하는 가엾은 곤충들이지요. 언젠가 나는 물이 든 병 속에 청산가리를 섞어 흔들고 있는 정원사를 보고 그것이 탄산암모늄과 너무도 유사하다고 생각했답 니다. 난 바로 그 사실을 기억해 냈던 겁니다. 만일 누군가가 청산가리를 탄산암모늄 병에 담아사 진짜와 바꿔 놓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글쎄요, 불쌍한 프리 처드 부인은 습관적으로 탄산암모늄을 사용했을 테니까요. 당신은 탄산암모늄 병이 그녀의 손에 있었다고 말했지요? 프리처드 씨가 의사를 부르기 위해 전화를 걸러 나간 사이에 그 간호사는 청산가리가 든 병을 탄산암모늄이 들어 있는 진짜 병과 다 시 바꿔 놓았을 거예요. 그리고 나서 그녀는 아몬드 냄새를 감추기 위해 재빨리 가스 를 틀어 놓았을 거고요. 그런 경우엔 어느 누구도 이상한 생각을 하진 않을 테니까 요. 난 충분한 시간이 지나고 나면 시안화물 냄새는 감쪽같이 없어져 버린다는 소리 를 들어 왔답니다. 물론 내 생각이 틀릴지도 모르죠. 게다가, 그 병속에는 전혀 다른 물질이 들어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이고요. 하지만 그런 것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을 거예요, 그렇죠?" 마플 양이 약간 숨이 차서 말을 멈추었다. 제인 헬리어는 몸을 앞으로 숙이면서 말했다. "그렇지만 파란색 제라늄과 다른 꽃들 은 어떻게 된 거지요?" "간호사들은 항상 리트머스 종이를 지니고 다닌답니다. 안그런가요?" 마플양이 말했 다. "그 뭐라더라------음-------그래, 실험을 하려고 말이죠. 그렇게 재미있는 화젯 거리는 아니랍니다. 그러니, 그것에 대해서는 길게 늘어놓지 않겠어요. 나 자신도 실험을 해본적이 약간 있거든요." 이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약간 볼을 붉혔다. "파란색 리트머스 종이는 산성에서 빨간색으로, 빨간색 종이는 알카리성에서 파란색 으로 변하지요. 그러니 빨간색 종이꽃 위에다 빨간색 리트머스 종이를 붙여 놓는 것 쯤은 쉬운 일 아니겠어요. 물론 침대에서 가까이 있는 꽃 얘기입니다. 가엾은 프리처 드 부인이 탄산암모늄을 사용했을때, 독한 암모니아 냄새가 그 꽃을 파란색으로 변화 시켰던 거예요. 정말 기가 막힌 착상이지요. 물론 그 두 사람이 그녀의 방에 처음 들어섰을 때 그 제라늄은 푸른색이 아니었을 테죠-------얼마 동안은 아무도 그 사실 을 알아채지 못했을 뿐이었지요. 조지가 전화를 걸려고 밖에 나간 틈을 타서 그녀는 병을 바꿔 놓았겠지요. 그리고는 탄산암모늄을 벽에 대고 잠시 서있었을 거예요." "얘기를 듣고 있노라니 당신이 거기에 계셨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하고 헨리 경이 말했다. "내가 걱정하는 것은------" 하고 마플 양은 말을 이었다. "가엾은 프리처드 씨와 그 착한 인스토우 양입니다. 아마도 그들은 서로를 의심해서 멀리했을 거예요-----인생은 매우 짧은 것이랍니다." 그녀는 안타깝다는 듯이 머리를 저었다.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헨리 경이 말했다. "사실 나는 한 가지 사실을 숨기고 있었습니다. 자신에게 유산을 상속시키려던 한 노환자를 살해한 죄로 체포된 간호사 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탄산암모늄을 청산가리로 바꿔서 살인했답니다. 코플링 간호 사는 똑같은 수법을 다시 시도했던 거지요. 그래서 인스토우 양과 프리처드 씨는 이 제 그러한 문제 때문에 서로를 의심할 필요가 없게 되었답니다." "그렇다면 참으로 잘된 일이군요!" 마플 양이 소리쳤다. "물론 나는 새로운 살인사건을 마음속에 생각하고 있었던 건 아닙니다. 그건 참 슬픈 일이지요. 또, 그것을 보면 이 세상에서 사악한 일이 얼마나 많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수 있지요. 이제 여러분이 양해해 주신다면, 이 정도에서 시골 간호사에 대한 로 이드 박사와의 변변찮은 대화를 끝내야만 하겠어요." 『추리문학동호회-일반연재 (go CHURI)』 264번 제 목:[애-크] 화요일 클럽의 살인 8장 1/5 올린이:박민철 (박민철 ) 96/12/15 15:17 읽음:118 관련자료 없음 -------------------------------------------------------------------------- --- 원제 : 화요일 클럽의 살인 타이핑 : 박민철 제 8 장 친 구 1/5 "자, 로이드 박사님-----" 헬리어가 말했다. "박사님은 어떤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알고 계신가요?" 그녀는 그에게 미소를 보냈다-------그 미소는 밤마다 극장을 찾오는 사람들을 황 홀하게 만드는 아주 매력적인 미소였다. 사람들은 제인 헬리어 양이 영국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했으나, 그녀와 같은 직업을 가진 시기심 많은 여자들은 빈번히 이런 저런 쑥덕공론을 하곤 했다. 예를 들면 '흥! 제인은 예술가가 못돼.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녀는 연기도 제대로 못한단 말야. 연기를 한다면 그건 바로 그녀의 두 눈이야!' 그런데 그러한 그녀의 두 눈이 이제는 늙어 반백이 된 독신자 로이드 박사에게 호소 하듯이 머물러 있었던 것이다. 로이드 박사는 지난 5년 간 세인트 메어리 미드 마을 의 환자들을 보살펴 왔었다. 무의식적인 몸짓으로 박사는 그의 양복 조끼 자락을 아래로 잡아당기면서 (살이 쪄 서 그런지 최근에는 불편할 정도로 꽉 죄어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게 그렇게 확신하듯이 말을 거는 사랑스러운 여자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서둘러 생각을 짜내 려고 애썼다. "나는------" 하고 제인은 꿈꾸듯이 말했다. "오늘 저녁엔 범죄 얘기 속에 푹 빠져 보고 싶어요." "아주 좋은 생각이에요." 밴트리 대령이 말했다. "아주 훌륭한 생각이에요." 그리고 는 크고 기운차게 군인다운 웃음을 터뜨렸다. "뭐라고, 돌리?" 그의 아내는, 지금 한 자신의 행동이 여러 사람이 모여 있는 곳에서 예의에 어긋난다 는 것을 깨닫고는 재빨리 태도르 쏛바꾸어 열광적으로 남편의 말에 동의했다. 그녀는 자신의 봄 옷에 달 테두리 장식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고 말고요, 아주 멋진 생각이에요." 그녀의 목소리는 활기차긴 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모호하게 들렸다. "나도 항상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래요, 밴트리 부인?" 나이 든 마플 양이 눈을 약간 깜빡거리면서 말했다. "당신도 알겠지만, 세인트 메어리 미드에서는 끔찍한 사건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 답 니다. 더욱이 범죄 사건 같은 것은 아주 드물지요, 헬리어 양." 로이드 박사가 말했 다. "당신도 나를 놀라게 하는군요." 하고 헨리 클리더링 경이 말했다. 런던 경시청의 전 국장이었던 그는 마플 양 쪽으로 몸을 돌렸다. "난 여기 계신 내 친구분으로부터 세인트 메어리 미드 마을이 항상 범죄와 악으로 들 끓는 소굴임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것을 익히 들어서 알고 있는데요?" "아니, 헨리 경!" 얼굴이 약간 상기된 마플 양이 그의 말에 항의했다. "나는 당신에게 그런 식으로 말한 적이 없어요. 그저 인간성이라는 것은 한 시골 마 을이든지 다른 어느 곳에서든지 결국 같다는 얘기를 했고, 누구나 가까운 곳에서 그 것을 확인해 볼수 있는 기회와 틈이 잇따고 했을 뿐이에요." "그렇지만, 박사님은 항상 여기에서 살아 오셨던 건 아니잖아요?" 제인 헬리어는 여전히 로이드 박사를 향해 말했다. "박사님은 세상에 이는 별난 장소라는 장소는 모두 가보셨잖아요-----사건들이 일어나는 그런 곳 말예요!" "그건 그렇습니다." 하고 로이드 박사는 여전히 열심히 이리저리 생각하면서 말했다. "맞아요, 물론......음............아! 생각났습니다!"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몸을 뒤러 기댔다. "지금으로부터 몇 년 전의 일이랍니다-------난 거의 잊고 있었지요. 그 사건은 참으 로 기이한 일들로 가득 찼었답니다. 정말 이상했어요. 게다가, 내가 사건의 내막을 알아채도록 단서를 준, 결정적으로 우연히 일어난 일도 또한 이상했답니다." 헬리어는 그에게로 의자를 바짝 끌어다 놓고 립스틱을 바른뒤 기대에 가득 차서 그 의 다음 얘기를 기다렸다. 다른 사람들도 역시 흥미 있는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다. "여러분 중에서 혹시 카나리아 군도를 아는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박사는 얘기를 잠시 멈췄다. "그곳은 정말 멋진 곳일 거예요--------" 제인 헬리어가 말했다. "카나리아 군도는 남태평양에 있나요, 아니면 지중해에 있나요?" "난 남아프리카에 가던 도중에 거기에 들른 적이 있답니다." 하고 대령이 말했다. "석양 무렵의 테네리프 봉우리는 정말 장관이지요." "내가 여러분에게 얘기하고자 하는 사건은 테네리프가 아니라 카나리아 군도에서 일어났답니다. 지금으로부터 꽤 오래전 일이지요. 건강이 몹시 나빠졌기 때문에 난 부득이 영국에서의 업무를 그만두고 외국으로 나가 있을 수밖에 없었답니다. 그때 바로 라스 팔마스에서 일을 하게 되었답니다. 그곳은 그랜드 카나리아 섬에서 가장 큰 도시였지요. 여러 가지로 난 그곳에서 재미있게 생활했습니다. 그곳의 기후 는 따뜻하고 맑았으며, 또한 파도타기를 할 수 있는 멋진 해수욕장도 있었답니다. 난 파도타기광에 속하지요. 게다가, 그곳 항구의 바다 생활이 나를 매료시켰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온 수많은 배들이 라스 팔마스에 정박했지요. 난 여자들이 모자 가게 가 늘어서 있는 거리를 걸을 때보다도 더 신나게 매일 아침 방파제를 따라 걷곤 했습니다. 내가 말했던 대로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 배들이 그곳 라스팔마스에서 정박해 있었 습니다. 때로는 몇 시간씩, 때로는 하루나 혹은 이틀씩 머물곤 했지요. 그곳의 메트 로폴이라는 호텔은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인종들과 각양각색의 국적들을 가진 사람 들로 붐볐답니다--------날아가는 철새들 같다고나 할까요. 심지어 테네리프로 가 는 사람들도 그곳에 며칠 간 머물렀다 가곤 했으니까요. 내 얘기는 1월의 어느 목요일 저녁. 바로 그 메트로풀 호텔에서 시작됩니다. 댄스 파티가 열린 날이었지요. 그래서 나와 내 친구는 작은 테이블에 앉아서 춤추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었답니다. 거기에는 영국인 몇몇이 있었고, 그 외에도 다른 나 라 사람이 조금씩 섞여 있었지요. 그러나 춤추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에스파냐인들이 었습니다. 오케스트라가 탱고를 연주 하자 에스파냐 사람들 6쌍만이 댄스에 참가했 습니다. 그들 모두가 춤을 아주 잘 췄답니다. 나와 내 친구는 계속 구경만 하면서 감탄했지요. 특히 우리들은 한 여인에게 열렬한 찬사를 보냈습니다. 키가 크고 아름 다웠으며, 특히 몸의 곡선미가 빼어난 그 여자는 마치 어느 정도는 길들여진 표범 처럼 우아하게 움직였습니다. 하지만 그 여자에게는 뭔가 위험스러운 것이 깃들어 있 었습니다. 내 친구에게 그 말을 했더니 그 역시 동의하더군요. '저런 여자들은-----'내 친구가 말했습니다. '과거가 있기 마련이지. 왜냐하면 삶이 란 저들을 놔두고 지나가진 않으니까말일세.' '아름다움은 아마도 위험한 재산일 거야.' 내가 말했습니다. '위험한 것은 아름다움뿐만이 아니야-----'그는 계속 말했습니다. '다른 뭔가가 있다 네. 저 여자를 다시 쳐다보게. 저 여자한테, 아니 어쩌면 저 여자 때문에 많은 일 들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르지. 아까도 말했지만, 삶이 저 여자를 내버려두고 지나 치진 않을 거야. 이상하고도 흥미진진한 사건들이 그녀를 온통 둘러싸고 말 걸세. 저 여자를 쳐다보기만 해도 난 그런 사실을 느낄 수 있어.' 그는 말을 멈추더니 이내 입가에 미소를 띄우면서 덧붙였습니다. '예를 들면, 자네가 저기에 있는 두 여자를 한번 보기만 해도 그들에겐 어떠한 문제 도 절대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듯이 말야! 저들의 삶은 안전하고 안일하지.' 나는 그의 시선을 쫓아가 보았습니다. 그가 말한 두 여인은 방금 도착한 여행자들 이었습니다----네덜란드의 로이드 호가 그날 저녁 항구에 정박해서 여행자들이 막 그 호텔에 들어오기 시작했던 겁니다. 그들은 보자마자 나는 내 친구가 무슨 말을 한 건지 금방 알수 있었답니다. 그들은 두 영국 여자들이었습니다----외국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멋진 여행을 하는 영국인 들이었지요. 아마도 그들의 나이는 40대쯤 되었을 겁니다. 한 여자는 금발 머리에 약간-----단지 약간-----살찐 편이었습니다. 또 다른 여자는 검은 머리에 약간----- 아주 약간-----마른 편이었답니다. 그들은 나이에 비해서 그리 늙어 보이지 않았고 잘 맞는 트위드 옷을 정숙하고도 수수하게 차려 입고 있었으며, 화장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예의 바르게 자란 전형적인 영국 여인의 이미지가 그들의 태도에 나타나 있었지요. 역시 그들 중 누구에게도 눈을 띌 만큼 두드러져 보이는 점은 없었습니다. 그들은 수많은 영국 여인들과 조금도 다를 바 없었답니다. 의심할 여지 없이 그들은 베데커 여행 안내서를 가지고 다니면서 보고 싶었던 것들은 보고, 그 모든 것들에 황홀해 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영국 교회에 찾아가 예배도 보았을 테지요. 또 그들 중 한 사람, 아니면 두 사람 모두 스케치를 조금 했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역시 내 친구가 말했던 대로, 설령 그들이 지구의 절반을 여행했다 할지라도 흥미 진진 하거나 특별한 일은 아무에게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난 그들로부터 눈을 떼 고는 다시 이글이글 타는 듯한 눈을 절반쯤 감고 있는 그 아름다운 에스파냐 여인을 바라보았지요." "가엾은 사람들----" 제인 헬리어는 한숨소리를 내며 말했다. "하지만 난 자신을 최 대 한도로 이용하지 않는 건 어리석은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본드 가에 아주 굉장한 미인이 살고있답니다. 오드리 덴먼이라는 여자지요. 혹시 이 중에서 '타락의 발걸음' 이라는 연극에 출연한 그녀를 본 분이 계신지 모르겠네요. 1막에서 그녀는 어떤 여 학생역을 맡았는데, 정말 훌륭한 연기였답니다. 그러나 지금 오드리는 쉰 살쯤 된 것 같아요. 하지만 실제로는 나이가 예쑨에 가깝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었지요." "어서 얘기를 계속해 보세요-----" 밴트리 부인은 로이드 박사에게 말했다. "늘씬하 게 생긴 그 에스파냐 댄서들에 관한 애기가 참 좋네요. 그런 얘기를 듣고 있으면 내가 얼마나 늙고 뚱뚱한가를 잊을 수가 있거든요." "죄송합니다-----" 로이드 박사는 미안해 하며 말했다. "사실 내 얘기는 그 에스파냐 여인에 관한 것이 아니랍니다." "그래요?" "예. 공교롭게도 그때 나와 내 친구는 모두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 거지요. 그 에스파 냐 미녀에게는 아주 사소한 일조차 생기기지 않았답니다. 그녀는 한 해운 감독 사무 소에서 일하는 서기와 결혼해서 내가 그 섬을 떠날 때쯤에는 다섯 아이나 낳고 점점 뚱뚱해져 가고 있었으니까요." "이스라엘 피터스라는 여자와 똑같군요." 하고 마플 양은 말했다. "피터스는 무대에 서 일하는 여자였지요. 그런데 너무 멋진 다리를 가졌기 때문에 나중에 무언극에서 주연 배우까지 할 수 있었답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그녀가 잘되리라고는 생각지도 않았지만, 결국 그녀는 어느 세일즈맨과 결혼해서 멋지게 살았거든요." "시골도 마찬가지로군요." 하고 헨리 겨이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아닙니다." 로이드 박사가 계속 말했다. "내 얘기는 그 두 영국 여인들에 관한 것이랍니다."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나요?" 헬리어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그들에게 문제가 생겼어요-----그것도 바로 그 다음날 말입니다." "그래요?" 밴트리 부인이 얘기를 독촉하듯이 말했다. 『추리문학동호회-일반연재 (go CHURI)』 265번 제 목:[애-크] 화요일 클럽의 살인 8장 2/5 올린이:박민철 (박민철 ) 96/12/15 15:18 읽음:112 관련자료 없음 -------------------------------------------------------------------------- --- 원제 : 화요일 클럽의 살인 타이핑 : 박민철 제 8 장 친 구 2/5 "그날 저녁 바깥 구경이나 해볼까 하고 나가면서 난 그저 호기심으로 호텔의 숙박 부를 흘끔 쳐다보았답니다. 그래서 아주 쉽게 그 호텔에 묵고 있는 영국 여인들의 이름을 볼 수가 있었지요. 리틀 패독스에 사는 바튼 양과 에이미 듀런트 양이라는 이름이었지요. 그때 난 그 이름들을 가진 사람들을 그렇게 빨리 만나게 되리라고는 조금도 생각지 않았답니다-----더군다나 몹시 비극적인 상황에서 말입니다. 다음날 나는 내 친구 몇과 함께 피크닉을 떠나려고 했습니다. 우리는 자동차를 타고 서 섬을 횡단한 뒤 점심을 먹고 라스니베스(내 기억으로는 이 지명이 맞는 것 같습 니다----너무나 오래 된 일이라서 잘 생각이 나질 않는군요)로 갈 계획이었지요. 라스 니베스는 안전한 마을이었지 때문에 원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수영을 할 수 있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모든 게 원래 마음먹은 대로 잘되어 갔습니다. 약간 늦게 출발 했다는 것만 빼놓곤 말입니다. 우리는 도중에 멈춰서 점심을 먹고, 차 마실 시간 전까진 수영을 마치려고 라스 니베스로 계속 차를 몰았습니다. 해변에 가까워졌을 샔, 우리는 곧 그곳에 엄청난 소동이 벌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 답니다. 마치 그 마을에 사는 주민 모두가 해변 가에 모여 있는 것처럼 보였지요. 우리들 보자마자, 그들은 차로 달려와서는 몹시 흥분한 상태로 뭐라고 말하기 시작했 답니다. 내 에스파냐어 실력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의 말을 알아듣는데 꽤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마침내 이해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말에 따르면, 미친 두 영국 여자가 수영을 하고 있었는데, 한 여자가 해변으 로 부터 너무 멀리까지 헤엄쳐 갔기 때문에 위험하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다른 한 여자가 그녀를 구해 오려고 했지만 결국엔 그 여자의 힘까지 약해져 버렸답니다. 그 때, 만일 어떤 남자가 배를 저어 그녀에게로 가지 않았다면 그녀도 익사할 뻔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구명대로 구조되었지만-----다른 여자는 이미 손쓸 겨를조차 없었다고 하더군요. 나는 그들의 얘기를 대충 듣자마자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해변 아래로 서둘러 내려가 보았습니다. 난 처음에는 그 두 여자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내가 검은 메리야스 수영복에, 꽉 죄는 듯한 녹색 고무로 된 수영모를 쓴 약간 살찐 여인에게 다가갔을 때 그녀는 걱정스럽게 나를 올려다 보긴 했으나, 전혀 의식하지는 못하는 것 같았 습니다. 그녀는 자기 친구 곁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약간 서툴게 인공 호흡을 하고 있었답니다. 내가 의사라고 말하자 그녀는 그제서야 안도의 숨을 내쉬더군요. 나는 즉시 그녀에게 오두막으로 가서 몸을 마사지하고 옷을 말리라고 했습니다. 나와 함 께 온 여자들 중 한명이 그녀를 따라갔습니다. 나는 물에 빠진 그 여인을 위해 애는 썼지만 헛수고였습니다. 그녀의 목숨이 끊어진 것이 너무나 명백했기 때문에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난 어떤 어부의 작은 오두막으로 간 여인에게 그 사실을 알려야만 했습니다. 내가 그 집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새 옷으로 갈아입고 있었습니다. 그제야 난 그녀가 지난 밤 에 댄스 파티에 왔던 두 여인들 중 한사람이란 걸 알게 되었답니다. 그녀는 내가 전 해 준 그 슬픈 소식을 듣고도 아주 담담했습니다. 나는 그런 그녀의 태도가, 어떤 감 정을 느끼기엔 방금 전에 일어났던 사건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그러리 라 생각했습니다. '불쌍한 에이미---' 그녀가 말했습니다. '가엾은 에이미, 여기서 수영하게 되기를 그렇게 고대해 왔었는데, 그녀는 수영도 아주 잘했어요. 난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 군요. 의사 선생님, 대체 어째서 그런 일이 일어 날 수 있나요?' '어쩌면 수영 도중에 쥐가 났을지도 모릅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내게 자세히 말 씀해 주시겠어요?' '우리는 그곳에서 함께 수영을 하고 있었어요------아마 20분 정도였을 거예요. 내가 이제 그만 나가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말했지만 그녀는 다시 한 번 멀리까지 가겠다고 말하더군요. 그러더니 얼마 뒤에 갑자기 그녀의 비명소리가 들려온 거예요. 난 그녀 가 도움을 요청하고 잇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젖먹던 힘까지 다해 헤엄쳐 갔습 니다. 내가 그녀에게 다가갔을때도 그녀는 여전히 물 위에 떠 있었답니다. 하지만 내 가 가까이 다가가자 그녀는 나를 꽉 잡았땁니다. 그 바람에 우리는 함께 물속으로 가라앉고 말았지요. 만일 저 남자분이 배를 타고 오지 않았다면 나 역시 익사 했을 거예요.' '그런 일은 흔히 생긴답니다.' 내가 말했습니다. '익사 직전에 있는 사람을 구해 낸 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요.' '너무나 끔찍한 일이에요.' 바튼이 계속 말했습니다. '우리는 겨우 어제 여기 도착해서 이제야 이 빛나는 햇살과 짧긴 하지만 즐거운 휴가 를 즐기고 있었는데....... 그런데 지금 이런-----이런 소름 끼치는 비극이 일어난 거예요!' 그때 난 그녀를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다 도와줄 순 있지만, 에스파냐 경찰 당국에서 는 충분한 상황 설명을 요구할 것이라고 얘기해 주면서, 죽은 여인에 대해 자세히 물어보았지요. 그말에 그녀는 기꺼이 대답해 주었습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에이미 듀런트 양은 죽은 그녀의 말동무인데, 약 5개월 전쯤에 그녀에게 왔었다는 겁니다. 그들은 매우 사이 좋게 지냈지만 듀런트 양은 평소에도 그녀의 가족에 대해 전혀 얘기를 하지 않았답니다. 그녀는 아주 어렸을 때 고아가 되었따는군요. 그 뒤로부터는 친척 아저씨 손에서 자랏고 21살이 된 뒤로는 스스로 생계를 꾸러 왔다는 겁니다." "그 사건은 그것으로 끝이었습니다" 이렇게 말을 멈춘 그는 잠시 숨을 돌리고서 다시 말을 이었는데, 이번에는 그의 목소리에 어떤 확고함 같은 것이 들어 있었다. "그것으로 끝이었습니다." "난 도대체 뭐가 뭔지 모르겠어요." 하고 제인 헬리어가 말했다. "그게 얘기의 전부 예요? 물론 비극적이기는 하지만 내가 말했던 오싹오싹한 얘기는 아니군요." "내가 생각하기엔 아직 더 하실 말씀이 있는 것 같은데요?" 헨리 경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로이드 박사가 말했다. "아직 애기가 남아 있습니다. 여러분도 알겠지만, 그 사건에는 아주 이상한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물론 난 어부들에게 (다른 사람들에게도 물론이고요) 무엇을 보았는지 물어보았습니다. 그들은 현장을 목격했으니까요. 그런데 어떤 여인이 꽤 재미있는 얘기를 내게 들려주더군요. 난 그때는 그녀의 얘기에 별로 큰 관심을 기울이진 않았습니다만, 나중에 그 얘기가 다시 머리에 떠오르더군요. 그녀의 말에 따르면, 듀런트 양이 소리쳤을 때 그녀는 그렇게까지 위험한 상태는 아니었다는 겁니다. 그런 뒤에 바튼 양이 그녀에게로 헤 엄쳐 가더니만 일부러 듀런트 양의 머리를 물속으로 밀어넣었다는 거예요. 말씀드 린 대로 난 그런 말엔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답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너무 허무맹 랑하게 들렸고, 또한 그러한 일을 먼 해변에서 볼때는 사실과 전혀 다르게 보일 수 도 있기 때문이었죠. 듀런트 양이 고포에 질려 자기를 꽉 잡자, 잘못하면 둘 다 익 사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바튼 양이 그녀를 떼어 놓으려고 그렇게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요. 여러분도 알겠지만 그 에스파냐 여인의 얘기에 따르면 마치---글쎄요, 마치 바튼 양이 고의적으로 자기의 친구를 익사시키려고 애썼던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미 말씀드린 대로 그 당시 난 그런 얘기에 별로 관심을 쏟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나중에 다시 그 얘기가 머릿속에 떠오른 거예요. 아무튼 우리에게 부닥친 가장 큰 난관은 에이미 듀런트에 대해서 아무거라도 알아내는 것이었죠. 그녀에게 는 친척이라고는 전혀 없는 듯이 보였습니다. 나는 바튼 양과 함께 그녀의 물건들을 처리했습니다. 우리는 그녀의 짐 속에서 주소 하나를 발견해서 그곳으로 편지를 보냈 습니다만, 알고 보니 거기는 그녀가 짐들을 보관해 놓기 위해 빌린 집에 불과했답 니다. 그 집의 여주인은 아무것도 모르고 잇었으며, 듀런트 양이 방을 예약할 때밖 에는 그녀를 보지 못했던 것이었죠. 당시 듀런트 양은 언제든지 돌아가서 쉴 수있고, 또 자신의 소유물이라고 할 수 있는 집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항상말했다는 군요. 그녀가 세들어 살던 방에는 낡았지만 꽤 값비싸 보이는 가구가 한 두개 있었고, 학교 그림 몇 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할인 판매 때에 사다 놓은 용구들이 짐가방 으로 가득 찰 만큼 있었지만, 개인적인 소지품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듀런트 양은 집 주인에게 자신이 어렸을 때 부모가 인도에서 돌아가셨기 때문에 교구 목사 아저씨와 살았었다고 말했다는군요. 하지만 그 아저씨라는 사람도 아버지의 형제인지 어머니의 형제인지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이름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습니다. 그 사건은 뭐 그렇게 의문 스러운 것도 아니었고, 또 별로 내마음에도 들지 않았습 니다. 세상에는 그런 환경에 처해져 오만하고 과묵한 외로운 여자들이 많이 있을 겁니다. 라스 팔마스에 있는 그녀의 소지품 중에는 사진 두 장이 있었어요------꽤 나 오래 되어서 빛이 바랜 사진이었답니다. 그런데 그 사진들은 액자에 잘 맞도록 가장자리가 잘라져 있었기 때문에 이름이 남아 있지 않았답니다. 그리고 옛날의 은 판 사진도 한 장있었는데, 그녀의 어머니 아니면 할머니인 것 같더군요. 바튼양은 쌐런트 양의 신원 보증서 두 장을 가지고 있었답니다. 그녀는 하나는 전혀 기억 할 수 없었지만, 다른 한 사람의 이름은 간신히 기억해 내더군요. 그리고 그 이름은 오 스트레일리아에서 살고 잇는 한 여인의 이름임에 밝혀졌지요. 그래서 바튼 양이 그 녀에게 편지를 보냈답니다. 꽤 오랜 시간륚이 지난 뒤에야 그녀의 답장이 도착했는 데, 솔직히 말해서 그 편지로부터는 도움이 될 만한 어떠한 사실도 얻어낼 수가 없었 습니다. 그녀는 듀런트 양이 자기와 함께 지냈던 친구였으며, 몹시 일을 수완 있게 잘처리했고, 게다가 매우 매력적인 여자라고 적었답니다. 하지만 그 여자도 역시 듀 런트 양의 사적인 문제나 친척들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던 거예요. 사정이 그러했습니다----말씀드린 대로 정말 특별한 것이라고는 하나도 나타나지 않 았습니다. 내가 약간 꺼림칙하게 여겼던 것은 바로 그 두가지 일 때문이었습니다. 하나는 에이미 듀런트 양에 대해 아는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었다는 점과, 또 하나 는 그 에스파냐 여인의 이상한 얘기였지요. 거기에 나를 더우 뉯꺼림칙하게 만든 세 번째 일이 있었습니다. 처음 내가 듀런트 양을 내려다보고 있었을 때 바튼 양은 오 두막이 있는 쪽으로 걸어가다가 흘끗 뒤를 돌아다보았답니다. 그 순간 그녀의 얼굴에 나타난 표정은 통렬한 고뇌,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나는 그 말 이외에는 달리 적당 한 표현을 찾을 수가 없군요-----마치 내 머릿속에다 자신의 모습을 새겨 놓으려는 듯한------어딘지 의도적이면서도 불확실한 근심과는 같은 것이었죠. 하지만 그때에는 별다른 것으로 여겨지진 않았습니다. 난 그녀의 그런 표정이 친구에 대한 걱정 탓이라고 여긴 겁니다. 하지만 나중에 나는 그들이 그럴 정도의 친한 사이 는 아니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들 사이에는 서로에 대한 깊은 정도 없었고, 그렇 다고 해서 엄청난 증오 같은 것도 없었던 겁니다. 평소에 바튼 양은 그저 에이미 듀 런트 양에게 호감을 갖고있는 정도였는데, 그녀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충격을 받았던 것이지요-----그게 전부였습니다. 『추리문학동호회-일반연재 (go CHURI)』 266번 제 목:[애-크] 화요일 클럽의 살인 8장 3/5 올린이:박민철 (박민철 ) 96/12/15 15:18 읽음:111 관련자료 없음 -------------------------------------------------------------------------- --- 원제 : 화요일 클럽의 살인 타이핑 : 박민철 제 8 장 친 구 3/5 하지만, 그때 바튼 양이 그토록 통렬한 고뇌의 표정을 지었던 것은 무슨 이유였을 까요? 이것이 그 이후로 계속 내 머릿속에 떠올랐던 의문점이었습니다. 나는 결코 잘못 보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내 의지와는 거의 반대로, 내 마음속에서 그 해답이 조금씩 조금씩 형태를 이루어 가기 시작했습니다. 에스파냐 여인의 증언이 사실이 었다고 가정한다면, 또한 메어리 바튼이 만일 의도적이고 계획적으로 에이미 듀런 트 양을 익사 시킨 것이라면----그녀는 듀런트 양을 구해 주는 체하면서 물속으로 밀어넣는 데 성공한 셈이지요. 그리고 나서 자신의 배로 구조된 것처럼 보였겠지요. 그들은 사방 어디에서 보더라도 멀리 떨어져 있는 한적한 해변에 있었습니다. 바로 그때 내가 나타났던 것입니다----나는 그녀가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인물이었 을 것입니다. 그것도 의사였습니다! 한술 더 떠서 영국인 의사가 나타났던 것이지요! 그녀는 에이미 듀런트보다도 더 오랫동안 물 속에 빠졌던 사람들도 인공 호흡에 의 해서 다시 살아날 수도 잇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역을 연기해야만 했겠지요---자신의 제물을 내게 홀로 남겨둔 채 오두막으로 가야만 하는 연기를, 그리고 마지막으로 뒤돌아 보았떤 것입니다. 그때 난 그녀의 얼굴에서 끔찍하리만큼 쓰디쓴 불안의 표정을 보았던 겁니다. 바튼 양은 속으로 무척 걱정했을 지도 모릅니다. '에이미 듀런트가 살아나서 모든 사 실을 털어놓으면 어떡하지?' 하고 말입니다." "오----" 제인 헬리어가 말했다. "난 지금 온몸이 오싹해요." "이것저것 생각하면 할수록 사건의 전모는 더욱더 음울하게 보였고, 에이미 듀런트 양의 정체는 미궁 속으로 빠져 들어갔습니다. 에이미 듀런트는 과연 어떤 인물이었을 까? 왜 그녀가-----변변치 못한 급료를 받고 살았던 그녀가 자신의 고용인에게 피살 되어야만 했을까? 그 죽음의 해수욕 배후에 숨어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녀는 겨우 몇 달 전에 메어리 바튼에게 말동무로 고용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함께 외 국으로 여행을 떠났던 거지요. 하지만 카나리아 군도에 도착한 바로 다음날 그 처참 한 비극이 발생했던 것입니다. 그 두 사람 모두 미인이었고, 세련되고 평범한 영국 여인들이었습니다! 그 사건은 온통 미스터리였습니다. 난 내 자신한테 그렇게 말했답 니다. 난 그저 내 상상력이 미치는 대로 내버려두었습니다." "그렇다면 그때 박사님은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는 말씀인가요?" 헬리어가 물었다. "오-----헬리어 양, 그때 내가 대체 뭘 할 수 있었겠어요? 증거라고는 단 한 가지도 없었고, 목격자들의 대부분도 바튼 야오가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는 상황에서 말입니 다. 나는 그저 지나가는 생각이었지만 내 나름대로 가능한 추측을 해보았습니다. 내가 할 수 있었고, 또 내가 했던 유일한 일은 에이미 듀런트 양의 인척 관계에 대해 서 최대한 알아보는 것 뿐이었습니다. 영국으로 되돌아온 다음에 나는 그녀가 새들어 살았던 집의 여주인을 찾아가기조차 했습니다만, 결과는 이미 여러분에게 말씀드린 그것 이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뭔가 음울한 생각이 들었다고 했잖아요?" 하고 마플 양이 물었다. 로이드 박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은 늘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는 내 자신이 부끄러웠답니다. '그토록 아름답고 예절바른 영국 여인을 사악하고 계획적인 범죄를 자행한 범인으로 의심하다니, 대체 나라는 인간은 어떻게 생겨먹은 거지?' 하고 말입니다. 나는 그녀가 섬에 체류해 있 던 그 얼마 동안 최선을 다해서 그녀를 보살펴 주었습니다. 또한, 에스파냐 경찰 당 국과 함께 그녀를 도왔지요. 난 영국 남자로서, 이국 땅에서 만난 동포를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다했 답니다. 그러나 그녀는 내가 자기를 의심하고 좋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분 명히 알고 있었다고 확신합니다." "그녀는 얼마 동안 거기에 머물렀나요?" 마플 양이 물었다. "내 생각으로는 약 2주 정도였을 겁니다. 듀런트 양은 그곳에 묻혔습니다. 그로부터 는 약 열흘이 지난 뒤 그녀는 영국으로 돌아가는 배를 탔지요. 그 사건에 대한 충격 으로 너무 상심했기에 그녀는 애초에 계획한 대로 거기에서 겨울을 지낼 수가 없으 리라고 생각했겠지요. 이 말은 그녀가 직접 한 겁니다." "그녀는 그 사건으로 당혹해 하는 것 같았나요?" 마플 양이 질문했다. 박사는 약간 주저했다. "글세요, 그런 감정이 겉으로 나타나 보였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고 그는 조심 스럽게 말했다. "그럼 그녀는 조금 더 살이 찌진 않았나요?" 다시 마플 양이 물었다. "아실지 모르겠지만---당신이 그런 얘기를 다 물으니 좀이상하군요. 그래요, 그녀는 약간 몸무게가 불어난 것처럼 보였답니다." "너무 끔찍한 일이에요----"제인 헬이어가 몸을 부르르떨면서 말했다. "그건 마치-- --- 죽은 제물의 피를 먹고 살이 찌는 것과 같군요." "하지만 한편으로 달리 생각해 보면 내가 그녀를 부당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릅니 다." 로이드 박사가 계속 말으 쏛이었다. "그녀는 떠나기전에 내게 한마디했는데, 그 말은 전혀 뜻 밖이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니 그녀의 말은 아주 천천히 움직이는 양심의 가책이었던 것 같습니다-----자기가 저지른 행동이 얼마나 극악 무도했던가를 깨닫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그런 사람들의 양심의 가책 말이에요. 그녀가 카나리아 군도에서 떠나기 바로 전날 밤의 일이었습니다. 그녀는 자기가 있는 곳으로 와달라고 하더군요. 그녀는 내가 해준 모든 일에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 다고 했습니다. 물론 나는 그런 상황아래에서라면 지극히 당연한 일을 했을뿐이라고 말했지요. 내 말이 끝나자마자 우리 사이의 대화가 잠시 중단됐는데, 그때 그녀가 내게 질문 하나를 던지더군요. '어떤 사람이---' 그녀가 물었습니다. '법을 임의로 무시한다면 그것이 정당화될 수 도 있다고 생각하나요?' 그것은 몹시 어려운 질문이었지만, 대체로 난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고 대답해 주었습 니다. 법은 어디까지나 법이기에 사람들은 그것을 준수해야만 한다고 말이지요. '불가항력의 상황에서도 말입니까?'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군요.' '설명하기 몹시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명백히 나쁜 짓이라고 여겨지는----범죄의 일종이라고 여겨지는 그 어떤 일을 할수도 있을 거예요. 매우 타당성이 있는 충분한 이유로 해서 말이에요.' 내가 어떤 범죄자들은 평생토록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고 냉담하게 대답했더니 그녀는 뒤로 몸을 움치리더군요. '그렇지만 그건 무서운 일이에요.' 그녀는 중얼거렸습니다. '끔찍해요.' 그리고 나서 그녀는 어조를 바꾸어 수면제를 좀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녀는 주저 하면서 그 끔찍한 사건 이후로 자신은 좀처럼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고 말하더군요. '당신은 정말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당신에겐 근심스런일이 하나도 없나요? 마음에 걸리는 게 전혀 없단 말인가요?' '마음에 걸리는 것이라니요? 대체 마음에 걸릴 것이 뭐가 있겠어요?' 그녀는 몹시 격렬하고 미심쩍게 소리쳤습니다. '때때로 걱정이 불면증의 한 요인이 되기도 하니까요.' 하고 난 대수롭지 않게 말했 습니다. 잠시 동안 그녀는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당신은 지금 미래의 근심에 대해 말한 건가요, 아니면 다시는 되돌려질 수 없는 과 거의 회한에 대해 말하는 건가요?' '둘 다입니다.' '하지만 과거사를 작성하고 후회스러워한다고 해서 좋을 건 하나도 없을 거예요. 그렇게 한다고 해서 과거가 다시 돌아오진 않으니까요----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과거에 대해서 생각해서는 안돼요. 안되고말고요.' 난 그녀에게 순한 수면제를 조제해 주고 작별 인사를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에, '다시 돌아오진 않으니까요.'라는 그녀의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대체 무엇을, 아니면 누구를 되돌릴 수 없다는 말인가? 나는 그녀와 나눈 마지막 대화가 나중에 일어난 일에 어느 정도 암시를 주었다고 생 각합니다. 물론 나는 그런 일을 기대하진 않았어요. 하지만 결국 그 일이 일어났을 때도 난 전혀 놀라지 않았지요. 왜냐하면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난 줄곧 바튼 양을 양심적인 여자----나약한 죄인이 아니라 신념을 가지고 있는 한 여자로 생각해 왔으 니까요. 그녀는 그 신념에 따라서 행동했을 것이고, 그것을 믿는 한 결코 자신의 행 동이나 감정을 누그러뜨리지 않았을 테지요. 하지만 나는 그날 밤 마지막 대화에서, 그녀가 마침내 자신의 신념들에 회으를 느끼기 시작했다고 생각했어요. 나는 그녀의 말에서 그녀가 무시무시한 자기 분석------양심의 가책을 희미하지만 처음으로 느끼 기 시작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그 일이 있은 얼마 후 콘웰이라는 조그마한 해수욕장에서 사건 하나가 생겼답니다. 그것은 1년 중 피서객이 혼잡하지 않은 그런 때였어요. 가만------그때가 분명히 3월 말경이었을 거예요. 난 신문에서 그 사건을 읽게 되었답니다. 신문 기사에 따 르자면 콘웰의 조그만 호텔에서 한 여자가 머물고 있었는데-----바로 바튼 양이었 어요. 그녀는 그곳에서 몹시 이상하고 별난 행동을 했답니다. 그 부근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알아차렸지요. 그녀는 밤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방안을 서성거 리면서 뭐라고 중얼거렸다는군요. 그 바람에 그녀의 방 양쪽에 살던 사람들이 전혀 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거죠. 그녀는 어느 날 교구 목사를 찾아가 몹시 중대한 사실 을 고백하고 싶다고 말했답니다. 죄를 지었다고도 말했다는군요. 그렇지만, 얘기를 계속하지 않고 갑자기 벌떡 일어서더니 나중에 다시 오겠다고 말하곤 가버렸다는 것 이었습니다. 그 목사는 머리가 좀 이상한 여자라고 판단내리고 그녀의 말을 심각하 게 여기지 않았답니다. 바로 그 다음날 아침, 그녀가 사라진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그 방에는 검시관 앞으로 보내는 편지가 한 통 남겨져 있었다더군요. 그 편지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 잇었답니다. '나는 어제 교구 목사를 찾아갔었습니다. 모든 것을 고백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녀가 그렇게 하도록 날 내버려두지 않았습 니다. 이제 내겐 단 한가지 방법밖에는 보상할 도리가 없습니다-----한 생명 대한 생명으로 말입니다. 내 삶은 그녀의 삶과 똑같은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나역시 깊은 바닷속에 빠져 죽을 것입니다. 나는 내가 옳았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내 생각이 옳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내가 만일 에이미의 용서를 바란다면 그 녀에게로 가야만 할 것입니다. 내 죽음에 대해서 어느 누구도 책임질 사람은 없습 니다-----메어리 바튼.' 근처에 있는 한적한 어느 만의 해변에서 그녀의 옷이 발견되었지요. 거기에서 그녀는 옷을 벗고, 누구라도 해변 아래쪽으로 휩쓸려 가버릴 정도로 물살이 사납기로 유명한 바다로 헤엄쳐 간 것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추리문학동호회-일반연재 (go CHURI)』 267번 제 목:[애-크] 화요일 클럽의 살인 8장 4/5 올린이:박민철 (박민철 ) 96/12/15 15:19 읽음:109 관련자료 없음 -------------------------------------------------------------------------- --- 원제 : 화요일 클럽의 살인 타이핑 : 박민철 제 8 장 친 구 4/5 그녀의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얼마 뒤에 그녀가 죽은 게 분명하다고 단정지어졌지요. 그녀는 굉장히 부유했답니다. 부동산은 십만 파운드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아무런 유언도 남기지 않고 죽었기 때문에, 그녀의 모 든 재산은 그녀의 가장 가까운 친척----오스트레일리아에 있는 사촌에게 돌아가게 되었지요. 신문에서는 카나리아 군도에서 있었던 그 비극에 대해 언급하면서, 듀런트 양의 죽음으로 말미암아 바튼 양의 정신이 이상하게 된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다루었 습니다. 배심에서도 '잠정적인 정신 이상 상태에서의 자살' 이라는, 일반인들의 생각 과 같은 판결을 내렸지요. 그렇게 해서 그 에이미 듀런트 양과 메어리 바틀 양의 비극은 종지부를 찍었던 것입 니다." 방에는 긴 침묵이 흘렀다. 제인 헬리어가 몹시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 "오, 하지만 박사님은 거기서-----정말로 가장 흥미진진한 부분에서-----얘기를 끝내 시면 안돼요. 어서 계속해 보세요." "그렇지만, 헬리어 양, 당신도 아다시피 이건 연작 소설이 아닙니다. 바로 현실에서 일어난 일이지요. 그리고 현실에서의 삶은 그것이 선택한 곳에서 멈추는 것이랍니다 ." "하지만, 난 멈추지 않았으며 좋겠어요." 하고 제인은 계속 고집했다. "난 알고 싶어 요." "자, 지금은 우리들이 머리를 내야 할 시간입니다. 헬리어양." 헨리 경이 타이르 듯이 말했다. "왜 메어리 바튼은 자기 말동무를 죽였을까요? 바로 이것이 로이드 박 사님이 우리들에게 내주신 과제랍니다." "오, 좋아요." 헬리어가 말했다. "바튼 양은 여러가지 이유때문에 그녀를 죽였을 거 예요,. 내 말은 -----음-------잘 모르겠군요. 듀런트 양이 바튼양의 신경을 건드렸 을수도 있고, 로이드 박사님은 남자에 대해서는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으셨지만 어 쩌면 질투를 느꼈을지도 모르는 일이잖아요? 외국 유람선을 타게 되면----글쎄요, 여러분도 유람선과 그 여행에 대해서 세상 사람들이 어떻게 말들 하는지 모두들 잘 알고 있을 거예요." 헬리어는 숨을 헐떡거리면서 말을 중단했다. 그녀의 말을 듣고 있던 방안의 사람들 은 제인의 매력적인 머리의 겉오먕이 그 안보다는 훨씬 더 낫다고 확신했다. "나 역시 여러 가지 추측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밴트리 부인이 말했다. "하지만, 한 가지 추측으로 범위를 좁히겠어요. 난 바튼 양의 아버지가 에이미 듀런 트 양의 아버지 사업을 망하게 해서 재산을 모았으리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에이미 양은 그녀의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결심하게 되었던 것이지요. 오, 아니에요. 그건 잘못된 생각인 것 같아요. 참 성가신 문제로군요! 그렇다면 왜 돈 많은 고용주가 가난한 자기 말동무를 살해했을까요? 여기에 그 답이 있어요. 즉, 바튼 양한테는 에 이미 듀런트 양의 사랑을 얻으려다 그만 자살해 버린 남동생 하나가 있었을 거예요. 바튼 양은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겠죠. 그러던 중에 마침 에이미 양이 일자리를 얻으 려 자신에게 왔던 거예요. 바튼 양은 그녀를 말벗으로 고용하고는 함께 카나리아 군 도로 와서 복수를 했던 거지요. 내 생각이 어떤가요?" "아주 훌륭합니다." 헨리 경이 말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바튼 양에게 남동생이 있엇는지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추론해 낼 수도 있잖아요-----" 밴트리 부인이 말했다. "만일 그녀한테 남동생이 없었다면, 그녀가 살인을 할 만한 동기는 하나도 없는 셈 이죠. 그러니 그녀에겐 분명히 남동생이 있었을 거예요. 아시겠어요. 와트슨 씨?" "그것 참 훌륭한 생각이오, 돌리-----" 그녀의 남편이 말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당신의 추측일 뿐이오." "물론 추측일 따름이지요------" 밴트리 부인이 대답했다. "하지만 그 외에 우리가 할수 있는 일이 뭐가 있겠어요-----그저 추측하는 것 말고요. 지금 우리에겐 증거 가 도리 만한 단서가 하나도 없잖아요. 그러니까 어서 당신도 생각했던 것을 얘기해 봐요." "솔직히 말해서, 난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소. 하지만 나는 그들이 한남자를 사랑했을 거라는 헬리어 양의 제안에서 뭔가를 찾아낼 수도 잇다고 생각해요. 자, 여길 좀 봐요. 돌리. 내 생각엔 그 남자는 어느 고파 교회(교외.의식에 치중하는 영국 국교의 일파) 의 목사였을 거요. 그 두 사람 모두 그에게 성복이나, 아니면 그와 비슷한 어떤 것을 만들어 주었을지도 몰라요. 그런데 그가 듀런트 양이 만들어 준 옷을 먼저 입었던거지. 뭐 그와 유사한 일이 있었을 수도 있잖겠소? 그녀가 맨 마지막에 목사를 어떻게 찾아갔을까르 생각해 봐요. 분명 그 두여인은 잘생긴 한 성직자를 사랑했던 거요. 여러분도 이와 비슷한 얘기를 수없이 들었을 거예요." "이제는 가능성이 있어 보이진 않지만, 내 의견을 말해야 할것 같군요" 하고 헨리경 이 말했다. "물론 이것도 내 나름대로의 추측에 불과하답니다. 나는 바튼 양이 항상 정신적으로 혼란한 상태에 있었다고 생각해요. 여러분이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도 의외로 그런 경우는 많이 있답니다. 그녀의 광기는 날이 갈수록 심해져서 급기야는 이 세상의 어 떤 사람들---아마도 소위 불행한 여인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을 죽여 없애는 것이 자 신의 임무라고 믿게 되었던 거지요. 듀란트 양의 과거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려지 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그녀가 어떤 과거------불행한 과거를 가졌다고 생각해도 무 리가 없을거얘요. 바튼 양은 그러한 사실을 알게 되었을 것이고 그녀의 신념에 따라 듀런트 양을 죽이기로 결심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중에는 자신을 사로잡고 있던 정의 로움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마침내는 양심의 가책으로 온통 뒤덮혀 버렸겠지요. 그녀의 종말은 그녀가 얼마나 혼란 상태에 있었는지를 잘 보여준 셈이지. 자, 당신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시겠죠. 마플 양?" "그런 것 같진 않군요. 헨리 경------" 마플 양은 미안하다는 듯이 웃으면서 말했다. "난 그녀의 종말이 그녀가 얼마나 머리가 잘 돌아가고 약삭빠른지 알 수 있게 해준 다고 생각하는데요." 제인 헬리어가 조그맣게 비명을 지르면서 마플 양의 말을 가로막았다. "오! 아까는 내가 너무 어리석었어요. 다시 내 생각을 말해도 되겠지요? 아마 다음과 같은 일이 분명히 있었을 거예요. 공갈 협박이 그 사건과 관계 있을 거얘요. 말동무 여인이 어쩌면 그녀를 공갈 협박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바튼 양이 자살한 것이 그 녀에겐 약삭빠른 행동이라는 마플 양의 말은 이해 할 수가 없군요. 난 정말 그 까닭 을 모르겠어요." "아------" 헨리 경이 소리쳤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마플양은 세인트 메어리 미드 에서 일어난 그와 유사한 사건을 알고 있기 때문일 거예요." "당신은 항상 나를 비웃는 군요, 헨리경" 하고 마플 양은 책망하듯이 말했다. "솔직히 말한다면, 로이드 박사님의 얘기를 듣고 있으려니 트라우트 노부인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떠오르더군요. 여러분도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녀는 각기 다른 교구에서 살다 사망한 세 명의 늙은 여자들에게 지급되는 고령자 연금을 타먹었지 요." "그것은 정말 복잡하고 미묘하고 의도적으로 자행된 범행이었던 모양이군요." 헨리 경이 말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 사건이 지금 우리가 당면한 문제에 아무런 설명도 해주질 못할것 같은데요." "물론 그래요-----" 마플 양이 말했다. "특히 당신 같은 분에게는 더욱 그렇겠죠. 하지만 몇 가구가 몹시 궁핍하게 살고 있다면 고령자 연금은 아이들에게는 큰 혜택 이 될 수 있지요. 물론 이런 문제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해하기가 힘들 거예요. 하지만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말은 그 모든 일이 다른 노파들과 다를 바 없는 한 노파의 의해서 저질러졌다는 사실입니다." "뭐라고요?" 헨리 경은 여전히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소리쳤다. "난 항상 그렇지만, 그런 일들을 설명하는 데 좀 서툴러요. 내 말은, 로이드 박사님 이 처음 두 여인에 대해서 언급했을 때엔 누가 누군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 에요. 게다가, 호텔에 있던 그 어떤 사람이라도 그들 두 여자의 정체에 대해서 확실 히 모르고 있었으리라 생각해요. 물론 하루나 이틀 정도 지난 뒤라면 사람들이 그들 을 식별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 호텔에 도착한 바로 다음날 두 명 중 한사 람이 익사했기 때문에, 만일 살아 남은 여인이 자기를 바튼 양이라고 한다고 해서 그 말이 거짓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사람은 아무도 없으리라는 얘깁니다." "그럼 당신은-----오, 이제야 무슨 얘긴지 알겠어요." 헨리 경은 천천히 말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이랍니다. 친애하는 밴트리 부인도 방금 그런 식으로 말했지요. 왜, 그렇게 부유한 고용인이 가난한 그녀의 말동무를 살해해 야 했을까? 이 말을 반대로 생각하는 것이 훨씬 더 가능성이 크죠. 내 얘기는----- --그런 식으로 사건이 잘 일어난다는 겁니다." "뭐라고요?" 헨리 경이 소리쳤다. "당신은 날 놀라게 만드는군요." "그렇지만, 물론----" 마플 양은 계속 말을 이었다. "그녀는 바튼 양의 옷을 입었겠 죠. 그 옷들이 그녀에겐 약간 꽉 끼었을거예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 눈에는 그녀가 약간 살이 찐 것처럼 보였을 테고요. 그래서 난 아까 친구가 죽은 뒤 바튼 양이 더 살이 찐 것 같진 않았느내고 물어봤던 것이랍니다. 남자분이라면 누구든지 그녀가 살이 쪘다고 생각하지, 옷이 작아졌다고는 생각지 않을 거예요---하지만 그것은 올 바른 관점이 아니랍니다." "그렇지만 에이미 듀런트 양이 바튼 양을 살해했다고 가정해도, 그녀가 그것으로 얻는 게 뭐가 있겠어요?" 밴트리 부인이 물었다. "그녀는 영원히 남들의 눈을 속이진 못했을 텐데요" "그녀는 고작해야 한두 달 정도밖에 그 사실을 숨길 수 없었겠죠." 하고 마플 양이 지적했다. "그 한두 달 동안에도 그녀는 혹시나 자기를 알아볼지도 모를 사람들을 피해서 이곳저곳 여행을 다녔으리라고 생각해요. 바로 이것이 비슷비슷한 나이의 여자들은 서로 비슷하게 보인다던 말이 의미했던 요점입니다. 그녀의 여권에는 다른 사진이 붙어 있었지만 아무도 알아차리진 못했으리라고 생각해요-----여러분은 여권 이 어떤건지 잘 알고 있겠죠? 그렇게 해서 3월에 그녀는 그 콘웰 지방으로 내려갔고 그곳에서 꽤나 이상하게 행동함으로써 사람들이 해변에 남겨진 그녀의 옷가지를 발 견하고 마지막 편지를 읽었을 때, 상식적인 결론에 도달하지 못하게끔 유도했던 것 이지요." 『추리문학동호회-일반연재 (go CHURI)』 268번 제 목:[애-크] 화요일 클럽의 살인 8장 5/5 올린이:박민철 (박민철 ) 96/12/15 15:20 읽음:119 관련자료 없음 -------------------------------------------------------------------------- --- 원제 : 화요일 클럽의 살인 타이핑 : 박민철 제 8 장 친 구 5/5 "그 결론이란 뭔가요?" 헨리 경이 물었다. "시체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마플 양은 단호하게 말했다. "만일 사람들의 주의를 산만하게 만들어 놓지 않았다면-----범죄라든가 양심의 가 책 따위를 포함한 그런 것들이 없었더라면, 사람들은 쉽게 그 사실을 직시할 수 있었을 거예요. 시체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 그것이 바로 가장 중요한 사실이었 던 겁니다." "그렇다면 당신 말은------" 밴트리 부인이 말했다. "그녀에게 양심의 가책 따위는 전혀 없었다는 건가요? 그리고 양심의 가책이 없었 다면----그녀는 자살하지도 않았다는 얘긴가요?" "그녀는 자살하지 않았어요!" 마플 양이 말했다. "이젠 트라우트 부인에 대한 얘기 로 돌아가야겠군요. 트라우트 부인은 사람들의 주의를 딴 곳으로 돌려 놓는 데 남 다른 재주르 쏛발휘하긴 했지만, 결국 나와 같은 호적수를 만난 셈이었지요. 나는 여러분 모두가 바튼 양이 양심의 가책에 휩싸였으리라 생각한 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지요. 그녀가 정말로 물에 빠져 죽었을까요? 만일 내가 올바르게 추측하고 있다면, 그녀는 곧바로 오스트레일리아로 떠났을 거예요." "당신이 옳아요, 마플 양." 로이드 박사가 말했다. "의심의 여지도 없이 마플 양 당신 말이 맞았어요.난 정말 놀랐답니다. 바로 멜버른 에서 깜짝 놀라 자빠질 만한 일을 당했기 때문이죠." "바로 그것이 아까 박사님께서 말했던 마지막 우연의 일치로 군요." 로이드 박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바튼 양-----아니 에이미 듀런트 양(여러분이 그녀를 어떻게 부르든지) 으로서는 억세게 재수가 없었던 것이지요. 난 한동안은 선의로 있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맬버른에 하선해서 거리를 따라 내려가고 있었을 때 내가 제일 처음 본 사람 이 바로, 내가 알기로는 콘웰에서 물에 빠져 죽었다던 그 여자였답니다. 내가 보기에 그녀는 사건이 완전히 마무리된 것으로 여기고 있는 것처럼 보였답니다. 게다가, 내 게 자신의 비밀까지 모두 털어놓는 대담한 행동을 했답니다. 추측컨대, 도덕 관념 조차도 없는 괴상한 여자 같더군요. 그녀는 눈 뜨고는 볼 수 없을 정도로 가난한 아 홉 식구의 가장이었답니다. 그들은 영국에 있는 부유한 사촌에게 한번 도움을 요청 해 보았으나 거절당했다더군요. 그때 바튼 양은 그들의 아버지와 심하게 다투기까지 했다는군요. 에이미 바튼의 가족들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돈이 필요했대요. 왜냐하면 그녀의 어린 세 동생들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만 했기 때문이었죠. 에이미 바튼 양은 바로 그 때 그 자리에서 잔인한 살인을 하기로 결심했던 거랍니다. 그녀는 어린애들의 보모 노릇을 하면서 배삯을 벌어 영국을 행해 떠났습니다. 마침 내 그녀는 영국에서 자신의 이름을 에이미 듀런트로 고치고 바튼 양의 말동무로 고 용되었던 겁니다. 그녀는 방 한 칸을 빌어서 그곳에 가구들을 갖춰 놓기까지 했다는 군요. 그렇게 함으로써 에이미 듀런트라는 가공 인물이 보다더 확실히 존재하는 것 처럼 보이게 한 거죠. 또한 그렇게 가공 인물을 만들어 냄으로써 자신이 안전하리 라고 생각했던 거지요. 바다에 빠져 죽기로 한 계획은 갑작스럽게 떠오른 영감이 었다더군요. 그리고 그것을 실현할 기회만 기다렸지요. 마침내 이 드라마의 마지막 장을 상연하고 유유히 오스트레일리아로 떠났던 것입니다. 그리고는 적당한 시기에 그녀의 가족들이 바튼 양의 가장 가까운 친척으로서 재산을 상속받았던 것이지요." "매우 대담하고 완전무결한 범죄였군요."하고 헨리 경이 말했다. "거의 완전에 가까 운 범죄였어요. 만일 카나리아 군도에서 죽은 사람이 바튼 양이라고 밝혀졌다면 당 연히 에이미 듀런트가 의심을 받게 되었을 테고, 그렇게 되면 바튼가와 그녀의 관계 가 드러났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원을 바꾼 데다가 소위 말하는 이중 범죄를 저질렀 기 때문에 그런 위험성을 효과적으로 없애 주었던 거로군요. 맞아요, 거의 완벽한 범죄 였어요." "그 여자는 어떻게 되었나요?" 밴트리 부인이 물었다. "당신은 그 문제를 어떻게 처리했나요, 로이드 박사님?" "난 몹시 난처한 입장에 처해 있었습니다. 밴트리 부인. 법률적인 측면에서 본다해도 그때까지 여전히 증거라고 할 만한 것은 하나도 없었으니까요. 또한 겉으로는 아무리 강하고 기운차게 보였을지라도, 의사인 나는 그녀가 오래 살지는 못 할 것이라는 조 짐을 명백하게 알아차렸답니다. 난 그녀와 함께 그녀의 집으로 가서 나머지 가족들을 만나 보았어요------매우 다정한 가족들이었고, 에이미 바튼 양을 모두들 잘 따르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그녀가 어떤 죄를 졌고, 또 그것이 밝혀질수도 있다는 사실은 꿈 에도 생각지 않고 있었지요. 그러니 내가 증명할 수 있는 것도 없으면서 굳이 그들에 게 슬픔을 안겨 주어야 할 까닭이 하나도 없는 듯이 보였지요. 그녀가 내게 고백한 사실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니까요. 난 그모든 것을 자연의 순리에 맡 기기로 했답니다. 하지만, 나와 만난 지 6개월이 지나서 에이미 듀런트 양은 세상을 떠났습니다. 가끔 난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만일 그녀가 최후의 순간까지 즐겁게 생활하면서 결코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고 말 입니다." "분명 그런 일은 없었을 거예요." 하고 밴트리 부인이 말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마플 양이 말했다. "트라우트 부인도 그랬으니까요." 제인 헬리어는 조금 몸을 떨었다. "세상에----" 그녀가 말했다. "너무너무 소름 끼치는 일이에요. 난 지금도 누가 누구를 물에 빠뜨려 죽였는지 도무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그 트라우트 부인이라는 여자는 이 사건과 어떤 관련이 있는거지요?" "그녀는 관련이 없답니다. 헬리어 양." 마플 양이 대답했다. "그녀는 그저 시골 마을에서 살았던 한 사람------그다지 품성이 좋지 않은 한 여성 에 불과했답니다." "오!" 제인이 말했다. "시골에서 살았었군요. 하지만, 시골 마을에서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잖아요, 그렇죠?" 그녀는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만일 어떤 시골 마을 에서 살고 있다면 분명히 난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었을 거예요." 『추리문학동호회-일반연재 (go CHURI)』 274번 제 목:[애-크] 화요일 클럽의 살인 9장 1/4 올린이:박민철 (박민철 ) 96/12/16 18:46 읽음:144 관련자료 없음 -------------------------------------------------------------------------- --- 원제 : 화요일 클럽의 살인 타이핑 : 박민철 제 9 장 네 명의 혐의자 1/4 밝혀지지 않았거나, 처벌되지 않은 범죄에 관해서 방안에 모여 있는 사람들의 대화 는 계속 진행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 모두가 각각 돌아가면서 의견을 내놓았다. 밴트리 대령과 뚱뚱하지만 사랑스러운 그의 아내, 제인 헬리어, 로이드 박사, 그리 고 마플 양까지 모두 한마디씩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입을 모아 이런 자 리에서는 가장 적격이라는 단 한 사람만이 아직 아무 얘기도 하지 않고 있었다. 전 런던 경시청 국장인 헨리 클리더링 경은 침묵을 지키며 앉아 있었던 것이다. 그 는 자기의 구렛나룻을 손가락으로 비비꼬면서-------혹은 쓰다듬기도 하며-----마음 속에 그를 즐겁게 하는 어떤 생각이라도 품고 있는 듯 약간 입가에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헨리 경------" 밴트리 부인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만일 당신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면 난 소리를 지르겠어요. 처벌되지 않고 지나쳐 간 범죄들이 그렇게 많은가 요, 아니면 없는 건가요?" "밴트리 부인, 당신은 '런던 경시청, 또다시 실수하다'라는 신문의 표재기사를 생각 하고 있나 보군요. 그리고 그 뒤를 따라서 실리는 미궁에 빠진 수수께끼 사건 목록 에 대해서도요." "난 그런 사건들이 사실상 전체 사건들 가운데에서는 극히 일부일 뿐이라고 생각하 는데-----맞는지요?" 로이드 박사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맞는 말이지요. 해결된 수백 건의 사건들과 형벌을 받은 범죄자들에 관해서는 보도되거나 떠들어대는 일조차 거의 없답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지금 논 쟁의 요지가 아니지요, 안 그런가요? 사람들은 흔히 해결되지 못한 사건들과 발견 되지 않은 범죄에 관해 말할 때 두 가지를 각기 다른 것으로 생각하지요. 런던 경 시청에서도 들어 본 적이 없고 발생했는지 조차 모르는 모든 범죄들이 첫번째 범주 에 들어가지요." "하지만, 그런 종류의 범죄들이 그리 많지는 않겠죠?" 하고 밴트리 부인이 물었다. "그렇죠?" "헨리 경! 설마 발견되지 않은 사건들이 많다고 말하려는건 아니겠죠?" "나는-----" 마플 양은 생각에 잠긴 듯이 입을 열었다. "수많은 범죄자들이 발견되 지 않은 채 지나갔으리라 생각해요." 침착한 태도로 그 매력적인 노처녀는 자기 의견을 내놓았다. "친애하는 마플 양-----" 밴트리 대령이 말했다. "물론-----" 마플 양은 말했다. "어리석은 사람들도 상당히 많지요. 그래서 그들은 무슨 짓을 하든지간에 발견되고 말지요. 하지만, 세상에는 어리석지 않은 사람들도 많이 있답니다. 만일, 그런 사람들에게 깊이 뿌리박혀 있는 도의 같은 것만 없다면 과연 그들이 어떤 일을 저지를지 생각만 해도 몸이 떨린답니다." "그래요." 헨리 경이 말했다. "어리석지 않은 사람들이 세상에는 많이 있지요. 어떤 범죄들은 그저 약간의 실수 때문에 세상에 알려지게 된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 들은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게 되지요. '만일 이 범죄가 아무런 실수 없이 자행되었 다면, 이 세상의 그 누구 그것에 대해 알고 있을까?' 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그건 매우 중대한 것입니다." 밴트리 대령은 말했다. "매우 심각한 문제예요, 정말로." "그래요?" "무슨 말을 그렇게 하세요? '그래요' 라니! 중대한 일이고 말고요." "당신은 많은 범죄가 처벌되지 않은 채 그냥 지나쳐 버린다고 했지요? 과연 그럴까 요? 아마도 법률에 의해 처벌받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인과응보란 법률의 테두리를 벗어 나서도 작용하는 겁니다. '모든 범죄는 그것에 걸맞는 벌을 지니고 있다.' 라고 말하는 것이 상투적인 표현일 수도 있겠지만, 내 생각으로는 그 말보다 더 진실한 말은 없다고 봅니다." "아마, 그럴 수도 있겠지요." 밴트리 대령이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문제의 심각성 이----음-------심각성이 변하는 것은 아닙니다---"그는 약간 당황해 하면서 말을 멈췄다. 헨리 클리더링 경은 입가에 미소를 띠고 말했다. "십중 팔구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신의 사고 방식을 의심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사실 중요한 문제는 범죄를 밝혀내는 것이 아니라 결백성을 밝혀내는 거지요. 아마 도 이러한 사실에 대해서는 아무도 깨닫지 못하고 있을 거예요."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난 도무지 이해가 안 가요." 제인 헬리어가 말했다. "난 알 것 같아요." 마플 양이 말했다."트렌트 부인은 어느 날 자기의 핸드백에서 반 크라운이 없어졌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때, 그 사실로 인해 제일 큰 피해를 받 은 사람은 파출부로 일하던 아서 부인이었지요. 트랜트 부인은 그녀의 소행이라고 생각했던 거예요. 하지만 그 집사람들은 마음씨가 좋았답니다. 더구나 아서 부인이 대가족을 거느리고 있고, 그녀의 남편이 술주정꾼이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 에 극단적인 상황까지 몰고 가려고 하진 않았어요. 그 대신 전과는 다르게 그녀를 생각하게 되었지요. 그들은 외출해야 하는 경우에도 아서 부인에게 집을 맡기진 않 았는데, 이러한 일이 그녀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치게 되었던 거예요. 다시 말해서, 다른 사람들까지도 그녀에게 좋지 못한 감정을 품기 시작했던 거지요. 그러던 어느 날 그 분실 사건이 바로 그 집에 있는 가정 교사의 소행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답니 다. 트랜트 부인이 거울 속에 비추어진 문을 통해서 그녀를 보았던 겁니다. 난 그것 을 신의 섭리라고 부르고 싶지만, 순전히 우연한 일이었지요. 나는 헨리 경이 나타 나려는 것이 그런 것이라고 생각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누가 그 돈을 가져갔 는가에 대해서만 관심을 쏟았을 거예요. 그런데 그런 짓을 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 했던 사람이 그 돈을 훔쳤다는 것이 밝혀진 겁니다----마치 탐정 소설에서처럼 말이 에요! 하지만, 그 일로 해서 제일 피해를 받은 사람은 바로 아무 죄도 없는 가엾은 아서 부인이었던 겁니다. 바로 이런 것을 얘기하시려는 거죠. 헨리 경?" "그렇습니다. 마플 양. 당신은 아주 정확하게 내가 나타내려는 의미를 표현해 주셨 군요. 당신이 예를 든 사건에서 그 파출부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결국에 는 그녀의 결백함이 밝혀졌으니까요.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평생 동안 부당한 의심 을 받으며 살아가는 경우도 있답니다." "당신은 지금 뭔가 예로 들 만한 사건을 생각하고 있나요. 헨리 경?" 밴트리 부인이 얼른 질문을 했다. "사실 그렇습니다. 밴트리 부인. 아주 이상한 사건이었답니다. 우리들은 분명히 살 해된 것이라고 믿었으나 그것을 입증할 만한 가능성은 전혀 없었습니다." "극약이 사용되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제인이 말했다. "뭔지는 모르지만 밝혀낼 수 없는 이상스런 극약을 살인에 사용했을 거예요." 로이드 박사는 불안스러운지 몸을 꿈틀거렸다. 헨리 경이 머리를 저었다. "그렇지 않습니다. 헬리어 양. 남아메리카 인디언들이 활 끝에 묻히는 비밀스런 독 약과는 거리가 멀답니다. 나도 그런 식의 사건이었으면 차라리 좋겠어요. 하지만, 우리는 그런 것보다도 훨씬 더 평범한 것을 찾아내야 합니다. 사실, 범죄자가 자신 이 한 행위에 대해 통절히 자각토록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요. 한 노신사가 계 단에서 굴러떨어져 그만 목이 부러져 버렸습니다. 이런 일이 사실 하루에도 몇 번 씩이나 일어나는 약간 유감스러운 사고 중의 하나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이 정말로 일어났나요?" "그건 아무도 추측할 수 없는 거지요." 헨리 경은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말했다. "누가 뒤에서 어깨를 밀었을 수 있겠지요. 계단 꼭대기에 무명실이나 철사를 가로질 러 매어 놓았다가 나중에 감쪽같이 제거했을 수도 있지 않겠어요? 그렇게 한다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겁니다." "그렇다면 당신은------음, 그것이 그저 우연히 일어난 사건은 아니라고 생각하나 요? 이유가 뭐지요? " 로이드 박사가 물었다. "그건 꽤나 긴 얘기랍니다. 하지만-----글쎄요, 맞습니다. 우리는 그것이 우연히 일어난 사고가 아니었다고 확신한답니다. 이미 말한 대로 누군가에게 그 범죄 행위 를 실토케 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지요-----증거라고 할 만한 것이 거의 없 었으니까 말이에요. 하지만, 거기에는 다른 관점이 하나 있답니다----다른 하나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여러분들에게 말씀드렸습니다. 사실인즉, 그 짓을 했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넷이랍니다. 분명히 그중 한 사람에게 죄가 있을 것이고 나머지 세 사 람은 결백하겠지요. 하지만, 진실이 밝혀지지 않는다면 다른 죄 없는 세 사람들까 지 평생토록 의심을 받으며 그 끔찍한 그림자 속에서 살아야만 할 것입니다." "내 생각은-----" 밴트리 부인이 말했다. "어서 우리들에게 그 긴 얘기를 들려주었 으면 좋겠군요." "하지만, 그 얘기를 너무 길게 말할 필요는 없답니다." 하고 헨리 경이 말했다. "이 얘기는 발단을 요약해서 말씀해 드리죠. 그 발단은 일명 슈바르체 한트(검은손) 이라는 어떤 독일 비밀단체에 관한 것입니다. 즉, 카모라(1820년경 조직된 이탈리아 의 비밀결사)의 노선, 아니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카모라의 경향을 그대로 쫓는 조직이었습니다. 주로 공갈 협박이나 테러를 일삼았지요. 이 슈바르체 한트는 1차 대전 직후 갑작스럽게 생겨났고, 그 이후로 놀랄 정도로 세력을 확장시켜 나갔지요. 무수한 사람들이 그 조직에 의해 희생되었답니다. 심지어는 정부 당국조차도 그 단 체와 맞서 싸울 수가 없었답니다. 왜냐하면 그단체의 비밀이 조금도 새어 나가지 않았기 때문이었지요. 그들 조직원 중 누군가를 설득시켜 조직의 비밀을 빼내도록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영국에서는 그 단체에 대해 알려진 것이 별로 없었지만, 독일에서의 위력이란 정말 대단했습니다. 그러나 그 단체는 로젠 박사라는 사람에 의해서 파헤쳐져서 결국엔 붕괴되었습니다. 로젠 박사라는 사람은 그 당시 첩보부에서 상당히 유능한 인물이었지요. 그는 그 조직의 일원이 되어서 핵심부까지 침투해 들어갔답니다. 그리고는 이미 말했듯이 그 조직을 붕괴시키는 데 공헌을 했던 것입니다. 그러니 결과적으로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 하게 되었지요. 그래서 독일을 떠나는 것이 현명하리라고 생각했겠지요-----단지 얼마 동안만이라도 그리하여 마침내 그는 영국으로 왔답니다. 베를린 경찰에서는 그 사실을 우리에게 서한으로 알려 왔지요. 그는 나와 사적으로 만나기도 했었습니다. 그의 태도는 냉정했지만, 동시에 체념한 듯이도 보였습니다. 그는 앞으로 자기에 게 무슨 일이 일어나리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들은 나를 죽일 거예 요, 헨리 경----'그가 말했습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도 없습니다.' 그는 멋진 머리카락에, 그의 국적을 나타내 주는 약간 콧소리가 나는 억양이 섞인 저음의 목소리를 가진 덩치가 큰 남자 였답니다. '그렇지만 그건 이미 예상했던 일이랍니다. 문제 될 것은 하나도 없어요. 난 이미 만반의 준비를 끝냈으니까요. 내가 그일을 맡게 되었을 때부터 이미 그러한 위험은 직시했지요. 난 계획 세워 놓았던 것들을 모두 실천에 옮겼습니다. 아마 그 단체는 두번 다시 재결성 되지 못할 겁니다. 하지만 아직 구속되지 않은 조직원들이 꽤 있 기 때문에, 그들은 그 복수를 실행 할 것입니다----나를 죽여 없애는 일이지요. 내 가 죽는 것은 시간 문제일 따름입니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그 순간이 먼 훗날에 왔 으면 좋겠군요. 사실, 난 지금 상당히 재미있는 자료들을 모아서 편집하는 중이랍 니다----내가 평생 동안 일한 결과지요. 가능하다면 난 그 일을 완성시키고 싶답니 다.' 그는 아주 담담하게 말했습니다만 그렇게 말하는 태도에는 존경심이 우러나올 정도로 숭고함이 깃들어 있었습니다. 난 그에게 가능한 한 모든 예방책을 강구하겠다고 얘기 했지요. 그러나 그는 내 제의를 거절했답니다. 『추리문학동호회-일반연재 (go CHURI)』 275번 제 목:[애-크] 화요일 클럽의 살인 9장 2/4 올린이:박민철 (박민철 ) 96/12/16 18:47 읽음:121 관련자료 없음 -------------------------------------------------------------------------- --- 원제 : 화요일 클럽의 살인 타이핑 : 박민철 제 9 장 네 명의 혐의자 2/4 '그게 언제일진 모르지만 그들은 나를 죽일 거요.' 하고 그는 다시 반복해서 말했답 니다. '설령 그날이 오더라도 두려워하진 않을 거요. 당신이 가능한 모든 수고를 아끼지 않았으리라고 확신하니까요.' 그 말을 끝내고 난 뒤 그는 계속해서 아주 단 순한 자신의 계획들에 대해 대충 얘기해 주었답니다. 그는 조용히 살면서 자신의 작 업을 계속해 나갈 수 있는 작은 시골 별장을 갖고 싶다고 했지요. 마침내 그는 서머 셋에 있는 킹스나튼이라는 시골 마을에 자리잡기로 했답니다. 기차 정거장에서 7마 일이나 떨어져 있는 킹스 나튼은 유난히도 문명과 접촉되지 않은 곳이었지요. 그는 아주 멋지고 아담한 별장 하나를 사서 이곳저곳을 손질하고 개조했답니다. 그리고는 매우 만족해하며 거기에 정착했지요. 그의 가족으로는 그레타라는 조카딸 과 비서, 그리고 거의 40년 동안 그를 위해서 충실하게 일해온 늙은 독일인 하녀와 바깥 일을 하는 잡역부, 또 킹스 나튼의 토박이인 정원사가 모두였답니다." "네 명의 혐의자들이군요." 로이드 박사가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바로 맞았습니다. 그들이 바로 네명의 혐의자들이랍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더 이상 할 얘기가 없습니다. 그는 킹스 나튼에서 5개월 동안 평화로운 나날을 보냈지 요.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그 집에서 불행한 일이 일어났답니다. 바로 로젠 박사가 계단 아래로 굴러떨어져서 약 30분 뒤에 죽은 시체로 발견되었던 거지요. 그 사건이 일어났던 것이 분명한 시각에 하녀인 게르트루트는 부엌문을 닫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다고 하더군요------그렇게 그녀가 말했습니다. 그레타 양은 그때 정원에서 구근들을 심고 있었답니다---물론, 이것도 그녀의 진술일 따름이었 지요. 그리고 정원사 도브스는 조그만 헛간에서 간식을 먹고 있었답니다---이것도 역시 그의 진술일 뿐이죠. 그리고 비서는 산책하러 나갔었다는군요. 그들의 말밖에 는 증명할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었답니다. 그런데 우연의 일치인지 그 네 사람 모두 알리바이가 전혀 없었습니다------그들의 진술이 맞는지 틀리는지 확인해 볼 도리가 없었던 거지요. 그러나 한 가지 일만은 확실합니다. 외부에서 온 사람이 그 일을 저지르지는 않았으리라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외부에서 누군가가 왔었다면 킹스 나 튼이라는 그 조그만 시골마을에서 남들의 눈에 띄지 않았을 리가 없기 때문이었지 요. 그 집의 정문과 뒷문은 모두 잠겨 있었습니다. 가족들은 각자가 자기 열쇠를 가지고 있었다는 군요. 따라서 혐의가 갈 만한 사람들은 이들 네 사람으로 좁혀질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들 모두가 의심할 여지도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 다. 그레타는 로젠 박사 형님의 딸입니다. 게르트루트는 40년 이상이나 그에게 충성 스런 봉사를 해온 하녀입니다. 또한 도브스는 단 한번도 킹스 나튼을 떠나본 적이 없는 사람이랍니다. 그런데 찰스 템플튼이라는 비서는----" "아------" 밴트리 대령이 말했다. "그 사람은 어땠나요? 내 생각엔 그 사람이 의 심스러운 것 같은데요. 그녀에 대해서 당신은 어떤 것을 알고 있나요?" "그를 문제삼지 않은 이유는----그 당시 어떤 일이 있었다해도, 바로 그에 대해서 내가 알고 있었던 사실 때문이었습니다." 헨리 경이 심각하게 말했다. "사실, 찰 스 템플튼은 내 부하였습니다." "오!" 밴트리 부인은 몹시 당황해 하면서 소리쳤다. "그렇습니다. 그 집에 누군가를 있게 하려고 했습니다. 또한, 그런 작은 마을에 소문을 불러일으키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로젠 박사도 사실은 비서가 한 사람 몹시 필요했답니다. 그래서 난 탬플튼을 소개해 주엇던 거지요. 그는 몸가짐도 단정한 데다가 독일어에도 매우 유창했거든요. 또한 아주 유능한 부하였지요." "상황이 그렇다면 누구를 의심할 수 있겠어요?" 밴트리 부인은 어리둥절한 어조로 말했다. "그들 모두----모두가 혐의를 받기엔 적당치 않은 것처럼 보이는데요." "그래요, 그렇게 보이지요. 하지만, 여러분은 이 사건을 다른 각도에서 볼 수도 있 을 겁니다. 그레타는 그의 조카딸로서 아주 귀여운 처녀였답니다. 하지만, 전쟁에 서는 오빠가 여동생을 배반하기도 하고, 또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악감을 가질 수도 있으며, 아주 아름답고 예의바른 젊은 여자들일지라도 정말로 놀라운 일을 했다는 사실을 재삼 재사 보여 주었습니다. 게르트루트의 경우라도 똑같이 생각해 볼 수 있지요. 그 여자의 경우에 어떤 다른 힘이 작용했을지 누가 알겠어요? 그녀의 주인 과 심한 말다툼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40년이라는 긴 세월을 바쳐 그에게 봉사해 왔기 때문에 그와 더불어서 더욱더 커져 가는 반감이 지속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 아니겠어요? 그녀와 같은 처지에 있는 나이 든 여자들은 놀라울 정도로 잔인한 짓 을 하기도 한답니다. 그렇다면 도브스는 어떨까요? 단지 그가 그 집 식구들과 아 무런 관련이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건과 무관하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요? 돈의 우리꿣은 대단한 겁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누군가가 도브스에게 접근해서 그를 돈으로 매수했을 가능성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한 가지 명백해 보이는 사실이 있습니다. 외부에서 어떤 전갈이나 명령이 하달되었으리라는 점입니다. 만일 그렇지 않았다면 왜 5개월 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까요? 아니에요, 그 조직의 대리인들은 틀림없이 활동하고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그들은 로젠 박사의 배반을 확신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상태를 넘어서서 그가 배반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될 때까지 그저 미루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다가 모든 사실이 드러났을 때, 그들은 로젠 박사의 집에 살고 있던 스파이에게 그들의 메시지를 전했겠지요. 처치하라고 말입니다." "정말 끔찍한 짓이로군요!" 제인 헬리어가 몸서리를 치며 소리쳤다. "그렇지만 그 메시지는 어떻게 전달되었을까요? 그것이 바로 내가 밝혀내려고 애썼 던 문제였답니다. 바로 이점이 사건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열쇠였던 것이지 요. 그들 네 명중 한 사람은 반드시 어떤 방법을 통해서였든지 외부와 교신함으로써 연결되었을 겁니다. 내가 알기로는, 그 일은 조금도 지체없이 수행되었을 것입니다. 명령이 도달되자마자 즉시 실천에 옮겨졌다는 얘기지요. 이러한 신속한 실천성이 바 로 '슈바르체 한트'라는 조직의 특성 중 하나였으니까요. 난 그 문제에 대해 조사해 보았습니다. 남들이 조롱할 정도로 아주 세밀하게 말입 니다. 누가 그날 아침에 그 별장에 갔었는가? 난 단 한 사람도 빼놓지 않고 조사했 습니다. 여기 그날 아침 별장에 갔던 사람들의 명단이 있습니다." 그는 주머니에서 봉투 하나를 꺼내더니 그 속에 들어 있던 서류들 중에서 종이 한 장을 뽑아 들었다. "푸줏간에 있는 사람이 왔다더군요. 양의 목덜미 살을 약간 가져왔다는군요. 이것에 대해서 조사해 보았는데, 사실로 밝혀졌습니다. 다음에는 식료품 점원이 옥수수 가루 한 부대, 설탕 두 파운드, 버터 한 파운드를 가져왔었습니다. 역시 이것도 사실임이 밝혀졌지요. 그리고 우체부가 왔다 갔습니다. 그는 로젠 양 앞으로 온 회람장 두 통과 게르트루트가 수신인인 시내 편지한통, 그 리고 로젠 박사 앞으로 온 세 통의 편지------그중 하나는 외국 우표가 붙어 있었습 니다------그리고 템플튼에게 온 두 통의 편지-----그중 하나에도 외국 우표가 붙어 있었지요." 헨리 경은 말을 멈추고 봉투에서 한 묶음이나 되는 기록물들을 꺼냈다. "한번 이것을 직접 보세요. 상당히 흥미로울 겁니다. 여기에는 이 사건과 관련된 여 러 사람들이 넘겨준 것들도 있고, 내가 직접 쓰레기통에서 주워 모은 것들도 있습니 다. 이 자료들이 투명 잉크 전문가들에 의해서 이미 검사가 끝났다고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그런 종류의 일에 흥미를 느끼진 않겠지요." 방안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그 기록물을 보기 위해 가까이 모여들었다. 두 개의 목 록은 양수원과 런던의 유명한 모피 상점에서 각각 보내온 것이었다. 로젠 박사 앞으 로 온 두 장의 명세서 중 하나는 시내 우편으로서 정원에 뿌린 꽃씨 대금 청구서였 으며, 다른 하나는 런던에 있는 어떤 문구 회사에서 온 것이었다. 로젠 박사에게 온 두 번째 명세서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쓰여 있었다. '친애하는 로젠----요전 날 헬무트 슈파트 박사님 댁에서 돌아오는 길에 에드거 잭 슨을 보았습니다. 그와 에이모스 페리는 팅타우에서 막 돌아왔다는군요. 솔직히 말 해서 난 그들이 부드럽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저에게 연락해 주 십시오. 그리고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그 사람을 조심하십시오. 제 말에 동감하진 않으실지라도 제가 누구를 얘기하는 건지 잘 아실 겁니다. 당신의 조지나로 부터 ' "템플튼 씨의 우편물은 여러분도 보다시피 그의 단골 양복점에서 온 지불 청구서와 독일에 있는 어떤 친구에게서 온 편지입니다----" 헨리 경은 계속 말을 이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독일에서 왔다는 편지는 그가 산책할 때 모두 찢어 버렸다는 군요. 마지막으로 게르트루트가 받았던 편지가 있습니다." '친애하는 슈바르츠 부인에게----우리는 당신이 금요일 저녁 어떻게 해서든지 모임 에 참석하시길 바라고 있습니다. 목사님께서도 당신이 오셨으면 하신답니다----누구 나 환영할것입니다. 햄 조리법은 정말 좋았습니다. 당신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당신을 금요일에 뵙게 되기를 바라면서, 이만------ 당신의 충실한 에머 그린으로부터.' 로이드 박사와 밴트리 부인은 이 편지를 읽고서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이 마지막 편지는 전혀 문제될 게 없는 것 같은데요." 하고 로이드 박사가 말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지요." 헬리 경이 말했다. "하지만, 난 조심스럽게 그린 부인과 사교 교회라는 것이 있는지에 관해 조사를 해 보았습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아무리 주의를 한다고 해도 빈틈이란 건 있는 법 이니까요." "그 말씀은 마플 양이 늘 하시는 얘기가 아닌가요?" 로이드 박사가 웃으며 말했다. "무슨 생각을 그리 열심히 하고 계신가요, 마플 양? 뭘 생각하고 있는 건가요?" 마플 양은 놀란 듯이 몸을 움찔했다. "아무것도 아니랍니다---" 그녀는 대답했다. "난 다만 로젠 박사의 편지 속에 '정직(Honesty)'이라는 말이 왜 대문자 에이취(H)로 쓰여졌을까를 생각하고 있었답니다." 밴트리 부인이 그 편지를 집어들었다. "정말 그래요------" 그녀가 말했다. "오!" "그렇답니다. 밴트리 부인." 마플 양이 말했다. "난 여러분도 그 사실을 알아챘으 리라 생각했어요!" "그 편지에는 어떤 경고가 나타나 있어요-------" 밴트리 대령이 말했다. "그것이 바로 내 주의를 끌었답니다. 난 여러분이 생각하고 있는 이상으로 그 사실 을 주목하고 있답니다. 그렇습니다. 경고가 명백히 드러나 있어요, 하지만 누구에 대한 경고일까요?" "그런데 그 편지에 대해 이상한 점이 한 가지 있어요----" 헨리 경이 말했다. "템플튼의 말에 따르면, 로젠 박사는 아침 식사를 할 때 그 편지를 뜯어 보더니 그 에게 던져 주면서 자기는 애덤이 누군지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그렇지만 그 편지를 보낸 사람은 남자가 아니었어요." 제인 헬리어가 말했다. "그 편지에는 조지나라고 서명되어 있었는데요." "글쎄, 판단하기가 곤란하군요----" 로이드 박사가 말했다. "조지인 것 같기도 한데요. 하지만 조지나가 더 맞는 것 같군요. 그런데 남자 필체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추리문학동호회-일반연재 (go CHURI)』 276번 제 목:[애-크] 화요일 클럽의 살인 9장 3/4 올린이:박민철 (박민철 ) 96/12/16 18:48 읽음:124 관련자료 없음 -------------------------------------------------------------------------- --- 원제 : 화요일 클럽의 살인 타이핑 : 박민철 제 9 장 네 명의 혐의자 3/4 "사실, 그 얘기는 흥미가 있군요." 밴트리 대령이말했다. "그가 그렇게 식탁 너머로 편지를 던지고는 마치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행동했다 는 사실 말예요. 그는 누군가의 얼굴 표정을 살피려고 했을 거예요. 누구의 얼굴-- 여자의 얼굴이었을까요? 아니면 남자의 얼굴이었을까요?" "아니면 그 요리사였을 수도 있지요." 밴트리 부인이 말했다. "그녀는 그 방에서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은-----정말 이상한 일이었습니다만-----" 그녀는 이맛살을 찌푸리면서 편지를 살펴보았다. 마플 양은 그녀에게로 바싹 다가가 앉았다. 그리고는 장갑을 벗고 편지 종이를 만져 보았따. 그리고는 밴트리 부인과 나지막하게 뭐라고 얘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그 비서라는 사람은 왜 다른 편지는 찢어 버렸을까요?" 갑작스럽게 제인 헬 리어가 물었다. "그것은 마치-------! 난 도무지 모르겠어요--------참 이상한 일인 것 같아요. 왜 독일에서 그에게 편지가 왔을까요? 물론 그에게 전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더라도, 내가 말한 대로-----" "하지만, 헨리 경은 그런 식으로 말하진 않았답니다." 밴트리 부인과 조용히 얘기를 나누고 있던 마플 양이 얼른 머리를 들더니 말했다. "아니, 혐의자가 넷이라고 했습 니다. 따라서 헨리 경은 템플튼도 포함해서 말한 셈이지요. 내 말이 맞나요. 아니면 틀렸나요. 헨리 경?" "맞았습니다. 마플 양. 난 쓰디쓴 경험을 통해서 한 가지 사실을 배웠답니다. 누구라 도 혐의가 전혀 없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죠. 나는 여러분에게 확실하진 않지 만 왜 그들중 세 사람이 유죄일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 나는 찰스 템플튼에 대해서만은 같은 절차로 조사해 보지 않았습 니다. 그렇지만 방금 애기했듯이 그 규칙을 따르기로 결정했지요. 왜냐하면 모든 육해군과 경찰 자체 내에도 반역자들이 약간씩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기 때문이지요. 인정하기 싫은 일이지만 어쩔 수 없는 명백한 사실입니다. 그래서 나는 냉철하게 찰스 템플튼이 유죄가 될 만한 경우를 고려해 보았지요. 방금 헬리어 양이 말했듯이 그 질문을 내 자신에게 수없이 해보았습니다. 그 집 사 람들 중에서 왜 그만이 자기가 받은 편지를 공개할 수가 없었을까? 그리고 대체 왜 독일에서 그에게 편지가 왔을까----하고 말입니다. 마지막 의문은 결백한 것이 었습 니다. 더구나 그 문제에 관해 나는 그에게 물어보기까지 했답니다. 그의 대답은 매 우 간단했습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그의 이모가 어떤 독일인과 결혼을 했다는 겁 니다. 그 때문에 독일에 사는 그의 사촌이 편지를 보냈다는 얘기였지요. 그렇지만 나는 그전에 몰랐던 사실----찰스 템플튼이 독일에 인척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 었습니다. 그 사실로 인해 그도 또한 혐의자들의 명단에 명백히 올라야만 했지요.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했으니까요. 그는 내 부하 직원입니다----내가 언제나 좋아 했고 믿었던 사람이지요. 그렇지만 사건을 공평하고 정당하게 취급하려면 그를 명 단의 맨 위에 적어야만 했습니다. 사정은 이렇습니다만-----난 모르겠어요! 도무지 어떻게 된일인지........ 그리고 앞으로도 십중팔구는 이 사건의 진상을 모를 것입니다. 이것은 한 살인자를 처벌하 는 그런 단순한 문제가 아니랍니다. 내게는 이것이 그런 일보다 수백 배나 중요한 문제로 생각됩니다. 어쩌면 한 명예로운 남자의 모든 경력을 무참히 무너뜨리는 일 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지요..... 의심 대문에-----내가 감히 떨쳐 버릴 수 없는 의심 때문에 말입니다." 마플 양은 기침을 하더니 조용히 말문을 열었다. "그렇다면 헨리 경, 내가 당신의 말을 올바르게 이해했는지 모르겠지만요, 그 젊은 템플튼 씨만이 그렇듯 당신 마음에 걸린다는 얘긴가요?" "어떤 의미에서 보면 그렇습니다. 물론 이론상으로는 네 사람 모두가 똑같지만 그런 것은 사실상 문제가 안됩니다. 가령----도브스가 비록 혐의를 받는다 할지라도 사실 상 그런 것이 그의 경력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입니다. 그 시골 마을에서 로젠 박 사의 죽음이 단지 우연한 사고가 아니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게르트루트는 좀 영향을 받게 될 겁니다. 예를 든다면 그녀에 대한 로젠 양의 태도 가 달라진 다든가 하는 따위의 일로 말입니다. 하지만 그런 것이 게르트 루트에게 는 그리 중요한 일이 못될 겁니다. 그레타 로젠에 대해서 얘기한다면--글쎄요, 그건 좀 어려운 문제랍니다. 그레타 양 은 매우 아름다운 아가씨랍니다. 찰스 템플튼 또한 그에 못지 않게 잘생긴 청년 이지요. 그런 그들이 외부의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우연한 인연으로 만나 5개월 동안 같이 지내게 된 거지요. 그리고는 불가피한 일이 일어나고 말았던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그들이 그 사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해도 그들 두 사람은 서로 사 랑에 빠져 버린것이지요. 그리고는 그 불행한 사건이 일어났던 겁니다. 지금으로부터 3개월 전의 일이었습니 다. 내가 그곳에서 돌아온 지 하루나 이틀 정도 지난 뒤 그레타 로젠 양이 나를 만 나러 찾아왔었지요. 그녀는 시골의 별장을 팔아 버린 뒤 마지막으로 자기 아저씨 문제를 해결하고 독일로 돌아가려고 했던 겁니다. 그녀는 내가 퇴직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찾아왔던 것이지요. 왜냐하면 그녀는 정말로 사적인 문제에 관해서 얘기하고 싶어 찾아왔으니까요. 그녀는 잠시 동안 이것저것 산만하 게 얘기하면서 머뭇거렸지만, 마침내 자신이 찾아온 이유를 밝혔답니다. 내가 뭘 생각했는지 아세요? 그것은 독일 우표가 붙어 있던-----그녀까지도 걱정했던, 찰 스가 찢어 버린 그 편지 문제였답니다. '그 편지가 문제되는 건 아니겠지요? 분명 히 그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거예요.' 하고 그녀는 얘기했답니다. 물론 그녀는 그의 말을 믿고 있었지요. 하지만-----오! 만일 그녀가 알고 있었다면 그녀가 알았 었더라면-----확실히. 내 말뜻을 아시겠습니까? 나도 그때 그녀와 똑같은 심정이었습니다. 나도 찰스를 믿고 싶었지요. 하지만, 조금씩 스며들기 시작한 끔찍한 의혹이 가슴속 밑바닥에 깊 이 자리잡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난 그녀에게 솔직하게 말했고, 그녀에게도 솔직하 게 대답해 주길 부탁했지요. 그리고는 그녀에게 찰스와 서로 사랑하게 되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해요----' 그녀가 말했습니다. '오, 그래요.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우리는 매우 행복하답니다. 하루하루가 만족스럽게 지나갔지요. 우리는---우리는 서로를 잘 알았습니다. 결코 서두르지 않았답니다. 우리에게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 으니까요. 언젠가는 그 사람이 내게 사랑한다고 고백할 것이고, 나도 그럴 것입니 다------아! 하지만 생각해 보세요! 이제는 모든 것이 변해 버렸답니다. 우리들 사 이에 암운이 몰려 들어왔으니까요. 우린 서로가 거북하게 되었어요. 나중에 우리 가 다시 만나게 된다 해도 무슨 말을 해야 도리지 모를 거예요. 아마 그 사람도 나와 같은 입장일 겁니다........ 우리는 자신에게 그저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내가 확신할 수만 있다면!' 하고 말입니다. 헨리 경, 내가 당신에게 간청하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랍니다. '누가 당신의 아저씨를 죽였다 할지라도, 절대 찰 스 템플튼만은 아닙니다.' 하고 어서 말씀해 주세요. 오! 어서 얘기 좀 해주세요! 부탁합니다-----제발.' " "에이, 빌어먹을!" 헨리 경은 탁자를 주먹으로 '쾅' 내리치면서 소리쳤다. "난 그녀에게 그렇게 말할 수 없었습니다. 아마 그들은 점점 더 멀어져 갈 것입니 다. 둘 사이에 마치 유령과 같은 결코 쓰러뜨릴 수 없는 유령과 같은 의혹을 남기 고서 말입니다." 그는 몸을 의자 뒤로 젖혔다. 그의 얼굴은 몹시 지친 듯이 어둠침침해 보였다. 그는 낙담한 듯이 한두 번 머리를 저었다. "이제 그 사건에 대해선 더 이상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을 것 같군요. 만일-----" 그는 다시 자세를 바르게 하면서 말했다. 그의 얼굴에는 약간 변덕스러운 미소가 나타났다. "만일 마플양께서 우리를 도와주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마플 양, 당신이 도와주실 수 없을까요? 당신은 이 편지 문제를 능히 해결해 주실 수 있으리라 생각 합니다만. 또한 사교 교회에 관해 편지도 말입니다. 그것을 보았을 때 모든 일을 분명히 해결해 줄수 있는 어떤 사물이나 사람에 대한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나요? 행복해지고 싶어하는 두 가엾은 젊은이들을 위해서라도 뭔가 해줄 수 없을까요?" 그 변덕스러운 미소 뒤에는 호소하는 듯한 진실된 그 무엇인가가 들어 있었다. 헨리 경은, 비록 연약한 구식의 노처녀이긴 하지만 마플 양의 머리가 놀랄 정도로 뛰어 나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두 눈에 희망적인 그 어떤 것을 담고서 그는 마플 양을 넘겨다 보았다. 마플 양은 기침소리를 내면서 숄의 레이스를 부드럽게 매만졌다. "이 얘기를 들으니 애니 폴트니라는 사람에 대한 생각이 약간 나는군요." 그녀는 말 했다. "물론 그 편지에 관한 것은 확실합니다------밴트리 부인에게도 내게도 똑같 이 말입니다. 내말은 사교 교회에서 온 편지에 대한 것이 아니라, 다른 편지를 말 하는 거에요. 헨리 경, 당신같이 대도시에 너무 오래 살아서 정원을 스스로 가꾸어 보지 못한 사람들은 아마도 눈치채지 못했을 거예요." "뭐라고요?" 헨리 경이 말했다. "눈치를 못 채다니 뭘 말인가요?" 밴트리 부인은 손을 뻗쳐 목록 하나를 뽑아 들었다. 그리고는 그것을 펼쳐 들고 아주 유쾌하게 큰 소리로 읽어 내려갔다. "헬무트 슈파트 박사(Dr. Helmuth Spath). 순수한 라일락꽃, 아주 아름다운 꽃임, 유별나게 길고 단단한 줄기에 의해 지탱됨. 꽃꽃이나 정원 장식에 아주 좋음. 꽃말 은 눈부신 아름다움. 에드거 잭슨(Edgar Jackson). 국화와 비슷하게 생긴 꽃으로서 선명한 붉은 벽돌 빛 이 나는 아름다운 꽃. 에이모스 페리(Amos Perry). 화사한 붉은 빛을 띤 장식용의 꽃. 팅타우(Tsingtau). 현란한 붉은 오랜지색 꽃으로서 정원수나 장기간용의 꽃꽂이 재료로 좋음. 정직(Honesty)------" "여러분도 아다시피, 정직이란 글자가 대문자 에이치(H)로 쓰여 있었습니다." 하고 마플양이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 "정직, 하얀 장미로서 매우 완벽한 모양을 갖춘 꽃임." 밴트리 부인은 목록을 탁자 위로 던져 놓으면서 매우 힘주어 말했다. "달리아(Dahlias)!" "그런데 방금 얘기한 꽃들의 첫 글자를 모아 놓으면 죽음(DEATH) 이라는 단어가 만 들어집니다." 마플 양이 설명했다. "하지만 그 편지는 로젠 박사에게 온 것이 아니었던가요?" 헨리 경이 반박했다. "정말 지능적인 계획이었지요." 마플 양이 말했다. "그 편지 속에는 어떤 경고가 들 어 있었던 거예요. 로젠 박사는 전혀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로부터 편지를 받았는데 그 속에는 처음들어 보는 이름들이 가득 적혀 있었던 거지요. 그러면 그는 어떻게 할까요? 로젠 박사는 그것을 자기 비서에게 던져 주지 않을까요?" 『추리문학동호회-일반연재 (go CHURI)』 277번 제 목:[애-크] 화요일 클럽의 살인 9장 4/4 올린이:박민철 (박민철 ) 96/12/16 18:48 읽음:152 관련자료 없음 -------------------------------------------------------------------------- --- 원제 : 화요일 클럽의 살인 타이핑 : 박민철 제 9 장 네 명의 혐의자 4/4 "그렇다면 결국------?" "오, 아닙니다!" 마플 양이 말했다. "그 비서가 아닙니다. 지금 상황에서 분명히 알수 있는 것은 그가 범인이 아니었으리라는 점입니다. 만일, 그가 범인이었다 면 그는 그 편지가 발견되도록 내버려두진 않았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독일 소 인이 찍혀 있는 편지도 찢어 버리진 않았을 거예요. 정말 그의 결백은-----내가 이런 어휘를 써도 괜찮을지 모르겠지만----아주아주 깨끗한 것이랍니다." "그렇다면 누가-----?" "글세요, 그건 확실한 것 같은데요----이 세상에 다른 모든 일들처럼 말이에요. 아침식사 식탁에는 또 다른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그런 상황이라면 극히 자연스 러운 일이지만---그녀는 편지를 받아서 읽어 보았을 것입니다. 그리고는 우리가 알 고 있는 대로 일이 진행되었던 거고요. 여러분도 그녀가 같은 우체국에서 발송된 원예 목록을 받았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을 거예요." "그레타 로젠------?" 헨리 경은 천천히 말했다. "그렇다면 그녀가 내게 찾아온 것은-----?" "남자분들은 그런 일엔 민감하지 못하답니다." 마플 양이 말했다. "그리고 그들은 나 같은 노인들이 일을 처리하는 방식을 보고는-----아마도 고양이 같다고 생각할 겁니다. 예, 사실 그래요. 불행하게도 누구나 이성보다는 동성에 대 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답니다. 그 둘 사이에 어떤 벽이 있었다는 건 의심할 여지 도 없을 거얘요. 그 찰스라는 청년은 갑자기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혐오감을 느꼈 던 거예요. 그는 본능적으로 그녀를 의심했을 것이고 또 그러한 사실을 숨기고 모르 는 체 할 수는 없었던 게지요. 그리고 그녀가 당신을 찾아갔던것은 완전한 양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그녀는 아주 안전했으니까요. 하지만, 그녀는 당 신의 의혹을 그 가엾은 찰스 템플튼 씨에게 못박아 놓기 위해 그렇게 비상한 수단을 썼던 것이지요. 사실 당신은 그녀가 찾아오기 전까지는 찰스에 대해 그렇게 까지 의심을 품고 있진 않았잖아요?" "그렇지만 그 때 그녀가 내게 한 말은 아주 사소한 것들이었다고 확신하는데요---- ---" 헨리 경이 말했다. "남자분들은---"하고 마플양은 침착하게 얘기했다. "그런 일들에 대해서는 민감하지 못하다니까요." "그렇다면-----" 그는 말을 멈추었다. " 그녀는 계획적인 살인을 저지르고 아무런 벌도 받지 않은 채 영국을 떠나갔다는거로군요!" "오! 아닙니다. 헨리 경." 마플 양이 말했다. "그녀는 홀가분하게 영국을 떠나진 못했을 겁니다. 당신이나 나나 절대 그렇게 믿진 않을 거예요. 조금 전에 당신이 뭐라고 했는지 생각해 보세요. 절대 그렇진 않아요. 그레타 로젠은 결코 처벌을 피 해서 도망치지는 못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우선, 그녀는 자기에게 하나도 좋을 게 없는, 아니 오히려 그녀의 종말을 비참하게 만들지도 므를 아주 괴팍한 패거리들과 함께 지내야만 할거예요. 여러분도 앞에서 얘기한 적이 있듯이. 죄가 있다는 것에 만 정신을 쏟아서는 안됩니다. 중요한 것은 바로 결백하다는 것입니다. 템플튼 씨 는 아마도 독일에 있는 사돈 처녀와 결혼하게 되겠지요. 그가 그녀의 편지를 찢어 버린 것은---물론 의혹을 불러일으키기에 족하지요. 하지만, 이 말은 오늘 저녁 내내 우리들이 사용했던 의미와는 전혀 다른 뜻입니다. 그가 그렇게 했던 것은 아 마도 로젠 양이 그것을 알아채거나 보여 달라고 할까 봐 염려해서 그런게 아닐까요? 물론 그들 사이에는 어떤 로멘스가 있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리고 또 도브스 라는 사람이 있지요. 물론 그에게도 문제될 것이 없다고 단언할 수 있지요. 아마 그가 생각하는 것이라곤 간식에 대한 것이 모두일 거예요. 그리고 또 가엾은 게르트루트라는 륵은 하녀가 있지요. 그녀에 대한 애기를 들으니 애니 폴트니가 생각나더군요. 50년 간이나 자기 주인에게 봉사했는데, 나중엔 램 양의 유언장을 없앴다는 혐의까지 받게 되었지요. 그러나 그녀가 그런 것을 했다는 증거는 아무 것도 없었답니다. 그 일로 해서 그 가엾은 노파는 충성스러운 마음에 큰 상처를 입게 되었지요. 하지만, 그녀가 죽은 뒤에야 비로소 비밀 서랍 안에 있는 차 상자 속에서 유언장을 발견하게 되었답니다. 바로 램 양이 직접 안전을 기하기 위해 그 곳에 넣어 두었떤 것이지요. 그러나 그런 사실이 죽은 애니에게는 아무 소용도 없지 않겠어요. 내가 그 가엾은 하녀를 걱정하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랍니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무슨 일을 당하든지 쉽게 낙심하고 만답니다. 난 솔직히 맬해서 템플튼 씨보다도 그녀가 더 안됐따는 생각이 들더군요. 찰스 템플튼은 지금 한창 젊은 데다가 잘생 겨서 여자들에게도 인기가 좋은 사람이니까요. 헨리 경, 그녀에게 당신이 직접 편 지를 써 보내 주는게 어떻겠어요? 거기에다가 그녀의 결백이 의심할 바 없이 분명해졌다고 써주시지 않겠어요? 그녀의 주인이 사망했어요. 그러나 당연히 그녀는 자신이 의심받으리라 생각하고 있을 거예요.........오! 그건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일이에요!" "물론 편지를 써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마플 양" 헨리 경이 말했다. 그는 마플 양을 이상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솔직히 말해서 앞으로는 당신을 정말 이해하지 못할 것 같군요. 당신의 생각은 항 상 내가 예상했던 방향과는 전혀 다르니까요." "사실 내 의견은 매우 사소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마플 양은 겸손하게 말했다. "난 지금껏 살아오면서 세인트 메어리 미드를 벗어나 본적이 드물거든요." "그렇긴 해도 소위 국제적인 수수께끼라 불리는 사건들을 척척 해결하지 않았습니까 !" 헨리 경이 말했다. "난 당신이 이 사건을 해결해 주셨기 때문에 그런 생각에 대 해 확신을 갖게 되었답니다." 마플 양은 얼굴을 붉히면서 약간 고개를 들어올렸다. "어렸을 때 교육을 잘 받은 덕택이었다고 생각해요. 나와 내 동생은 독일 아가씨인 가정 교사 밑에서 공부했답니다. 그녀는 상당히 감상적인 아가씨였어요. 그녀는 나 와 내동생에게 꽃말을 가르쳐 주었지요----요즘엔 거의 다 잊혀진 것들이지만 몹시 재미있었답니다. 예를 들면 노란 튤립은 절망적인 사랑을 의미하는 것이고, 과꽃은 '난 당신 발 아래 질투로 죽어갑니다.'라는 뜻을 갖고 있지요. 그 편지의 조지나라 는 사인은 내가 기억하기엔 독일어로 달리아를 가리키지요. 그것이 이사건의 전모를 명백하게 드러내 준 것이랍니다. 그 달리아의 꽃말을 기억할 수 있으면 좋으려만, 불행하게도 잘 생각이 나질 않는군요. 애석하게도 내 기억력이 전과 같지 못하답니 다." "여하튼 그건 죽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어요." "그래요, 정말. 끔찍한 일이지요, 그렇죠? 이 세상에는 정말 슬픈 일들이 너무 많 군요." "그렇습니다=--------" 밴트리 부인이 한숨을 쉬며 힘없이 말했다. "하지만, 꽃과 친구들을 함께 갖는 사람은 운이 좋은 게지요." "밴트리 부인은 우리들의 얘기에 종지부를 찍으시는군요." 로이드 박사가 말했다. "옛날에 어떤 남자가 밤마다 극장에 있는 내게 자줏빛 난초들을 보내주곤 했답니다. " 제인이 꿈꾸듯이 말했다. "'저는 당신의 호의를 기다립니다.' 그것이-----난초가 나타내는 꽃말이랍니다." 마플 양이 유쾌하게 말했다. 헨리 경은 이상한 기침소리를 내며 고개를 돌렸다. 마플 양이 갑자기 무슨 생각이라도 떠오른 듯이 소리쳤다. "생각났어요. 달리아는 '배반과 오전(誤傳)'을 뜻하는 거예요." "훌륭하십니다------" 헨리 경이 소리쳤다. "아주 훌륭하십니다.!" 그리고는 기운 빠진 긴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