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에 비친 그림자 "좀 들어 보세요." 하고 신시아 드레이지가 말했다.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신문을 큰소리로 읽기 시작했다. "언커턴 부부는 금주 그린웨이스 저택에서 파티를 개최할 예정.초대 손님 중에는 레이디 신시아 드레이지,리처드 스콧 부부,훈장 수훈자인 포터 소령,스태버턴 부 인,앨런슨 대위 및 새터드웨이트 씨도 포함되어 있다." 신문을 밀치면서 레이디 신시아가 말했다. "우리들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미리 알아둬도 나쁘지 않겠죠?" 초대 손님 명단의 끄트머리에 이름이 실린 새터드웨이트는 물어 보듯이 그녀를 바 라보았다.그 벼락 부자가 된 집안에 새터드웨이트가 모습을 나타냈다는 것은 그 집의 요리가 특출나다든가,인생의 드라마가 거기서 연출되려는 징조가 보인다는 뜻이다.새터드웨이트는 사람들의 희비극에 이상한 흥미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화장을 짙게 한 중년의 레이디 신시아는 므릎에 멋스럽게 놓여 있던 최신형 파라 솔로 그를 두드렸다. "다 알고 계시면서 시치미떼지 마세요.게다가,당신은 반드시 한바탕 일어날 소동 을 구경하려고 일부러 여기에 온 것이 틀림없잖아요." 새터드웨이트는 강하게 항의했다.그녀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이해가 안 갔기 때문이다. "리처드 스콧을 말하는 거예요.그 사람에 대한 소문을 모르고 계신단 말이에요?" "아니,물론 알고 있어요.큰 짐승을 잡는 수렵가잖습니까,그렇죠?" "맞아요.노래에도 있듯이 '커다란 곰이나 호랑이'같은 큰 동물을 잡죠.물론 지금 은 그 사람 자신이 거물이에요.언커턴 부부가 그를 열심히 사로잡으려고 하는 것 도 당연해요.그 사람과---그리고 아내를 말예요! 귀여운 여자에요.정말 귀여워요 스무 살이나 되었는데도 정말 순진해요.그 사람은 아무리 봐도 마흔 살은 된 것 같던데." "스콧의 부인은 정말 매력 있서 보이던데요." 하고 새터드웨이트가 조용히 말했다 "예,가엾게도." "어째서 가엾습니까?" 레이디 신시아는 그 말에 개의치 않고 그대로 말을 계속했다.그녀 특유의 화술로 문제의 요점으로 접근해 갔다. "포터 씨는 문제 없어요---무딘 사람이지만 말예요---햇볕에 검게 그을은 피부에 말수가 적고,아프리카로 사냥을 자주 가는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에요.리처드 스 콧의 '흠모자'이기 때문에 항상 붙어다니죠.지금 생각해 보니까 그 두 사람은 분 명히 함께 그 여행을 떠났다고---" "무슨 여행 말입니까?" "그 여행이 맞아요.스태버턴 부인과 함께 갔어요.아니,이번에는 스태버턴 부인이 라는 이름도 못 들어 봤다고 할 참이세요?" "스태버턴 부인에 대해서는 들었습니다." 하고 새터드웨이트는 마지못해서 억지로 말했다.그리고 그와 레이디 신시아는 눈이 마주쳤다. "정말 언커턴 부부다운 일이에요." 하고 한심하다는 듯이 말했다. "그 사람들은 다른 것은 어떨지 몰라도 사교생활에 대해서는 전혀 몰라요.그 두 사람을 함께 초대하려고 생각하다니! 물론, 그 사람들,스태버턴 부인이 수렵가며 여행가라든가 하는 점에 대해서는 모두 알고 있고,또 그 부인의 저서에 관해서도 알고 있서요. 언커턴 같은 사람들은 어떤 함정이 기다리고 있어도 전혀 깨닫지 못하죠! 내가 작 년에 그 사람들과 일을 했었지만,내가 어떤 경우를 당해 왔는지는 아무도 몰라요. 항상 자기 위주였죠.'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 당신은 이런 일을 할 수 없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그 일도 끝이 났답니다.하지만,싸움을 한 것은 아니에요.예,나는 결코 싸움 같은 것은 하지 않아요.하지만,다른 사람이 그 일에 고용되었지요.항상 주장하는 것이지만,나는 비열한 것은 참지 못하는 성미예요!" 약간 아리송한 말을 하고는 레이디 신시아는 잠시 동안 말없이 언커턴 부부가 자 기에게 보인 비열함에 대해서 돌이켜보고 있었다.이윽고 그녀가 말을 계속했다. "내가 아직 그 사람들의 일을 하고 있다면 나는 딱 잘라서 말했을 거예요.'스태버 튼 부인과 리처드 스콧 부부를 함께 초대할 수는 없습니다.그 부인과 리처드 씨 는 그전에---" 그녀는 의미심장하게 얘기를 중단했다. "그 두사람은 그전에?" 하고 새터드웨이트가 물었다. "정말 어이없는 질문이군요! 그 유명한 얘기를 모르시다니요.벽지로 여행갔던 일 을 모르고 계세요? 그 여자가 이번에 초대를 받다니,정말 뻔뻔스러워요." "어쩌면 서로 몰랐는지도 모르죠." 하고 운을 띄워 보았다. "분명히 알고 있었어요.그럴 가능성이 많아요." "당신의 생각으로는---" "그 여자는 소위 위험인물이에요.바람둥이라고요.리처드 소콧도 이번 주말에는 큰 일을 당할 거예요." "그럼,그의 부인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거군요?" "그건 분명해요.하지만 언젠가는 누군가가 그녀의 눈을 뜨게 해줄 거예요.지미 앨 런슨이 오는군요.정말 좋은 사람이에요.그 사람 덕분에 작년 겨울 이집트에서 제 목숨을 건질 수가 있었답니다---정말 끔찍했었는데.지미,어서 오세요.내 옆으로 앉아요." 앨런슨 대위는 시키는 대로 그녀의 옆 잔디밭에 털썩 앉았다.그는 서른 살쯤 된 미남 청년으로,하얀 치아와 상대편에서도 덩달아 미소짓고 싶어질 정도의 맑은 미 소를 짓고 있었다.그가 말했다. "저를 찾는 사람이 있다니 기분 좋은데요.스콧 부부는 느지막하게 올 겁니다.그 사람들 둘이면 충분하죠.세 사람은 안됩니다.포터는 [필드]눀에 매여 있는 몸이 고,저는 자칫 잘못했더라면 언커턴부인의 노리개가 되는 위험을 당할뻔했습니다. 그는 소리내어 웃었다.레이디 신시아도 같이 웃었지만,어느면으로는 약간 고지식 한데가 있는 새터드웨이트는 자기가 초대된 집을 나올 때까지는 주인 부부를 웃 음거리로 만들 수 없다는 생각에 줄곧 신중한 태도를 잃지 않았다. "저런,가엾은 지미." 하고 레이디 신시아가 말했다. "이유를 밝히기보다는 재빨리 도망가는 것이 급선무죠.이 집에 따라다니는 유령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요." 레이디 신시아가 외쳤다. "언커턴 집안의 유령? 정말 재미있겠는데요." 새터드웨이트가 말했다. "언커턴 집안의 유령이 아니라 그린웨이스 저택의 유령이 죠.언커턴 부부는 집과 함께 유령도 사 버린 셈이에요." 레이디 신시아가 말했다. "그렇군요.이제 생각났서요.하지만 그 유령은 쇠사슬 소 리를 내지는 않겠죠? 혹시 유리창과 관련이 있는 거 아녜요?" 지미 앨런슨은 얼른 얼굴을 들었다. "유리창이라고요?" 그러나 새터드웨이트는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그는 지미의 머리 너머로 이쪽으 로 다가오고 있는 세 사람의 그림자를 보고 있었다---호리호리한 젊은 여자가 두 남자 사이에 있었다.남자들 둘은 언뜻 보기에 닮은 데가 있었다.둘 다 키가 크고 머리칼이 검으며,햇볕에 그을은 얼굴과 또렷한 눈을 하고 있었다.하지만 가까운 곳에서 자세히 보니까 전혀 딴판이었다.수렵가이며 여행가인 리처드 스콧은 매우 활달한 성격의 남자였다.그의 태도에는 사람을 매료시키는 힘이 있었다.그의 친구 이며 함께 사냥을 다니는 존 포터는 빈틈없는 성격에,감각이 둔해 보이는 무표정 한 얼굴과 매우 생각이 깊어 보이는 회색눈을 갖고 있었다.그는 항상 친구를 보조 하는 데 불만을 갖지 않는 속이 깊은 남자였다.그리고 이 두 사람 사이에 끼어서 3월 이전까지는 모이라 오코넬이었던 모이라 스콧이 걸어오고 있었다.늘씬한 몸매 에 우수에 젖은 듯한 큰 갈색눈을 갖고 있었다.붉은 색을 띤 금발이 그녀의 작은 얼굴에 성인의 후광처럼 눈에 띄었다. '저 여자에게 상처를 주어서는 안 된다'고 새터드웨이트는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저런 여자가 상처를 입게 되면 큰일이지.' 레이디 신시아는 최신형의 파라솔을 흔들며 그들을 맞이했다. "어서 앉으세요.그리고 방해하지 말아 주세요.새터드웨이트 씨가 유령 이야기를 해주신대요." "그래요? 저도 유령 이야기라면 매우 좋아해요." 라고 모이라 스콧이 말했다. 그녀는 잔디밭에 앉았다. "그린웨이스 저택의 유령 말입니까?" 하고 리처드 스콧 이 물었다. "예,알고 계십니까?" 스콧은 고개를 끄덕였다. "옛날에는 여기에 자주 묵었었지요.엘리옷 집안에서 이 집을 팔아 버리기 전에 말 입니다.주목받는 왕당파 사람이었죠." 스콧의 아내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주목받는 왕당파라---마음에 들었어요. 재미있을 것 같은데요.어서 계속하세요." 그러나 새터드웨이트는 별로 얘기하고 싶지 않은 눈치였다.그는 솔직이 재미없는 이야기라고 그녀에게 말했다. "꽁무니를 빼시는군요,새터드웨이트 씨." 하고 리처드 스콧이 비꼬듯이 말했다. "그렇게 찌푸린 얼굴이 그 증거 아니겠습니까?" 졸지에 조롱을 당한 새터드웨이트는 할수없이 얘기를 시작했다.그는 변명하듯이 말했다. "정말 별로 재미없는 얘깁니다.이 얘기는 원래 엘리옷 집안의 선조인 왕당파였던 사람으로부터 비롯된 것 같습니다.그 남자의 부인에게 의회파인 애인 이 있었죠.그 애인이 2층 방에서 그 남편을 살해하고 두 사람은 도망을 갔는데, 도망갈 때 집을 뒤돌아보니 창문에서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는 죽은 남편의 얼굴 이 보였답니다.이런 식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는데,유령 이야기와 관계가 있는 것 은 단지 그 창문 한 장뿐입니다.그 창문 유리에는 이상한 형태의 얼룩이 묻어 있 다고 하더군요.가까이에서 볼 때는 거의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인데,멀리서 보면 분명히 밖을 쳐다보고 있는 남자의 얼굴이 보인다나요." "그 창문이 어디에 있죠?" 하고 스콧 부인이 집을 쳐다보면서 물었다. "여기서는 보이지 않습니다.저쪽으로 돌아가야 보이지요.하지만 몇 년 전---정확 히 말하면 10년 전이었다고 생각합니다만---안에서 판자로 막아 버렸습니다." "왜 그렇게 했을까요? 그 유령은 밖으로 나다니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잖아요." "돌아다니지는 않아요.아마---그래요,아마 미신 같은 기분이 들은 거겠죠.그랬을 겁니다." 이렇게 말하고 나서 그는 정말 능숙하게 화제를 딴 방향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지미 앨런슨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이집트의 모래 점성술에 대해서 떠들기 시작했다. "대부분이 속임수예요.과거에 대해서는 막연히 대강 말을 할 수 있지만,미래에 관 한 것은 결코 책임 있는 말을 하지 못해요." "나는 대개가 그 반대라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하고 존 포터가 말했다. "이 나라에서는 점성술이 법률 위반이잖습니가?" 하고 리처드 스콧이 말했다 "모이라가 집시를 설득해서 운세를 점쳐 달라고 했는데,그 여자는 돈을 되돌려 주 주며 점쳐 봤자 뾰족한 수 없다는 식으로 말을 하더군요." "아마 뭔가 좋지 않은 점괘가 나와서 말을 하기가 거북했던 거겠죠." 하고 모이라가 말했다. "일부러 고통을 증가시킬 필요는 없잖습니까,스콧 씨." 하고 앨런슨이 밝은 표정 으로 말했다. "저로서는 당신에게 불행이 닥치고 있다고는 믿어지지 않는군요." '어떻게 할까?' 하고 새터드웨이트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어떻게 할까...?' 그리고 갑자기 그는 얼굴을 들었다.집 쪽에서 두 여자가 다가왔다.한 사람은 검은 머리칼을 한 키가 작고 뚱뚱한 부인으로,비취색의 눈이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또 한 사람은 키가 크고 늘씬한 몸매에 유백색의 옷을 입고 있었다.첫번째 여자는 이 집 안주인인 언커턴 부인이며,두 번째 여자가 바로 지금까지 가끔씩 소문은 들어 왔지만 만난 적이 없는 그 부인이었다. 언커턴 부인이 만족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스태버턴 부인입니다.여러분,즐겁게 얘기들을 나누고 계시는군요." "이 분들은 나쁜 취미를 갖고 있어요.정말 무서운 얘기들만 하세요." 하고 레이디 신시아가 말했지만,새터드웨이트는 듣고 있지 않았다.그는 스태버턴 부인을 보고 있었다.정말 침착하다---매우 자연스럽다.그녀는 꾸밈이 없었다. "어머,리처드 씨! 정말 오랜만이군요.결혼식에 못 가봐서 죄송합니다.이 분이 당 신의 부인? 검게 그을은 사람들만 봐와서 이제는 분명히 싫증을 내고 계시겠죠?" 모이라는 대답했다---실수없이.하지만 수줍게.스태버턴 부인은 재빨리 값을 매기 듯이 그녀를 흘끗 보고는 존 포터에게 가볍게 시선을 옮겼다. "안녕하세요,존!" 그녀는 먼저와 다름없이 즐거운 표정으로 인사를 했지만 뭔가 느낌이 다르다.아까는 없었던 따뜻함이 담겨 있다.그리고 그 갑작스런 미소. 그녀는 변한 것이다.정말 레이디 신시아가 말한 대로다.위험한 여자! 멋진 금발, 깊고 파란 눈,말없이 가만히 있을 때는 야위어 보이는 얼굴이다.천천히 꼬리를 치 는 듯한 목소리와 사람을 아찔하게 만드는 미소를 가진 여자. 아이리스 스태버턴은 잔디밭에 앉았다.그녀는 자연스럽게,그러나 필연적으로 좌석 전체의 중심이 되었다.언제나 이런식일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포터 소령이 산책할 것을 제의하는 바람에 새터드웨이트는 생각에서 깨어났다.산 책을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지만,새터드웨이트는 잠자코 그를 따랐다.두 사람 은 잔디밭을 가로질러 천천히 걸어갔다.소령이 말했다. "조금 전에 들려주신 이야기는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그 창문을 한번 볼까요?" 하고 새터드웨이트가 말했다.그는 앞장서서 집의 서쪽 으로 돌아갔다.거기에는 작지만 형식을 갗춘 정원이 있었다---항상 '숨어 있는 정 원'이라고 불렸는데,그 이름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그 정원은 높은 담으로 둘 러싸여 있고,그곳으로 들어가는 길조차 높은 가시덤불사이에 지그재그로 나 있었 기 때문이다.일단 안으로 들어가 보니 그 정원은 정말 매력적이었다.원형 그대로 의 화단,판석을 전면에 깐 길,정교하게 조각한 낮은 돌의자 등 옛스런 멋으로 가 득차 있었다.그들이 정원의중심부에 왔을 때 새터드웨이트는 뒤돌아서서 집 쪽을 가리켰다.그린웨이스 저택은 동서로 뻗어 있고,이 좁은 서쪽 벽에는 창문이 2층에 하나밖에 없는데,그것도 거의 담쟁이 덩굴로 덮여져 있고 유리창은 더러워져서 안 에서 막아 놓은 판자만이 겨우 보일 뿐이었다. "저기입니다." 하고 새터드웨이트가 말했다. 포터는 약간 고개를 빼면서 올려다보았다. "음,유리창에 얼룩 같은 것이 보이는 정도로군요." 새터드웨이트가 말했다. "너무 가까와요.멀리 숲속에서 보면 정말 잘보일 텐데요" 앞장서서 정원을 나온 그는 갑자기 왼쪽으로 돌아서 숲속으로 들어갔다.어딘지 곡 예사와 같은 열의에 도취되어 있던 그는,자기 옆에 있는 사람이 건성으로 멍청하 게 따라다니고 있다는 것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 "이 창문을 판자로 막아 버렸기 때문에 다른 창문을 하나 더 만들어야 했지요." 하고 그는 설명했다. "새로 만든 창문은 남향인데,우리들이 아까 앉아 있던 잔디 밭 위에 있던 거지요.어쩐지 스콧 부부가 문제의 그 방에서 묵을 것 같은 예감이 드는데요.그래서 아까는 얘기를 계속하기를 꺼려했던 겁니다.유령이 나온다는 방 에서 자기가 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스콧 부인이..." "예,그렇겠죠." 새터드웨이트는 날카롭게 그를 쳐다보고는 그가 자기 말을 한마디도 듣고 있지 않 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말 재미있군요." 하고 포터가 말했다.그리고 그는 막대기로 키가 큰 디기탈리 스(현삼과에 속하는 서양 화초로,잎 속에 독 성분이 들어 있다.)를 건드리며 심각 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여자는 오지 말았어야 했어요.절대로 그 여자가 올 만한 곳이 못 돼요." 그가 지금 스콧 부인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새터드웨이트는 직감 적으로 알았다. "글쎄요." 하고 새터드웨이트가 말했다. 어떤 예감이 든다는 듯이 포터는 머리를 흔들었다.그리고는 불쑥 말했다. "우리 셋이서 여행을 떠났습니다.스콧과 나,그리고 아이리스 셋이서요.그녀는 멋 진 여잡니다.사격 솜씨도 대단하고요.그런데 도대체 왜 그여자를 초대했을까요?" 새터드웨이트는 어깨를 으쓱했다.그리고는 말했다. "모르기 때문이겠죠." "뭔가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질 겁니다.우리들은 대기하고 있다가 일을 수습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분명히 스태버턴 부인은---" "저는 지금 스콧에 관해서 얘기하고 있는 겁니다." 하고 포터가 말을 가로막았다. "스콧 부인에 대한 것을 생각해 봐야만 합니다." 새터드웨이트는 지금까지 죽 그녀에 관해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것을 입 밖으로 꺼 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왜냐하면 상대편에서 지금 이 순간까지 그녀에 관한 것을 깨긋이 잊고 있었기 때문이다. "스콧 씨는 어떤 인연으로 부인을 만났습니까?" 하고 새터드웨이트가 물었다. "작년 겨울 카이로에서 만났죠.만난 지 3주일 만에 약혼하고 여섯달 만에 결혼을 했습니다." "부인은 정말 매력 있어 보이던데요." "그렇습니다.그 친구도 자기 부인에게 완전히 빠져 있어요---하지만,그렇다고 해 서 사정이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하고 포턴륚 혼잣말로 반복해서 말했다. "빌어먹을,그 여자는 와서는 안되는데..." 마침 그 때 그들은 집에서 약간 떨어진,풀이 무성한 언덕에 도착했다.다시 한 번 어딘지 곡예사와 같은 뽐내고 싶은 마음으로 새터드웨이트는 손을 뻗쳤다. "보십시오." 하고 그는 창문을 가리켰다. 주위는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있었지만,그 창문은 아직도 분명히 보였다.그리 고 유리창에 왕당파 당원이 쓰는 깃털 장식의 모자를 쓴 한 남자의 얼굴이 부착되 어 있는 모습이 역력히 보였다.포터가 말했다. "정말 신기하군요.정말 신기해요.만일 저 유리창이 깨지기라도 한다면 어떻게 될 까요?" 새터드웨이트는 미소를 지었다. "그 점이 이 얘기의 초점입니다.저 유리창은 내가 확실히 기억하는 것만 해도 적어도 열한 번,어쩌면 더 여러 번이었는지도 모르지 만---아뭏든 갈아끼웠습니다.12년 전에 당시의 주인이 그 유령 이야기를 없애버리 려고 그랬던 것이지요.하지만,아무리 갈아끼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 얼룩은 다시 생기는 겁니다'---금방 생기지는 않지만,보통 한 달 내지 두 달에 걸쳐서 점 차로 생겨나지요." 포터는 비로소 정말 흥미 있는 기색을 보였다.그는 갑자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정말 이상한 일이로군요.그런데 저 방의 창문을 안에서 판자로 막아 버린 진짜 이유는 무엇이죠?" "글쎄요,저 방은 모두들 재수가 없는 방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해서였겠죠.이브샴 부부가 이혼 직전에 저 방에 묵었으며,또 스탠리와 그 부인이 여기로 이사를 와 서 저 방을 썼는데,남편이 무용수와 도피행각을 벌인 사건이 일어났었거든요." 포터는 눈썹을 치켜올렸다. "정말 위험한 방이로군요.생명이 아니고 풍기상 말이죠." 새터드웨이트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이번에 스콧 부부가 묵게 되면...어떻게 될까?' 그는 아무 말없이 집을 향해 왔던 길로 발걸음을 옮겼다.부드러운 잔디밭 위를 거 의 소리도 내지 않고 걸어가면서 두 사람은 각자 생각에 잠겨 있었는데,우연히 그 들은 엿듣는 입장이 되어 버렸다.담 모퉁이를 돌아가려고 하는데,격하게 지르는 아아리스 스태버턴이 목소리가 '숨어 있는 정원'안에서 또렷하게 들려 왔던 것이 다. "후회할 거예요---후회를--- 그럴 수는 없어요!" 그 말에 응답하는 스콧의 목소리는 낮고 모호해서 무슨 말인지 확실히 알아듣질 못했는데,다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질투나 시기,이런 것들 때문에 사람들은 파멸하기도 해요.정말 악마 같은 것들이 에요! 그래서 흉악한 살인도 저지르게 되는 거예요.정신 차리세요,리처드.제발 부탁이니 정신 차리세요!" 그녀는 '숨어 있는 정원'에서 나와 그들을 눈치채지 못하고 모퉁이를 돌아서 종종 걸음으로 가 버렸다.그 모습은 마치 악마에게 쫓기고 있는 모습 같았다. 새터드웨이트는 다시 레이디 신시아가 한 말을 생각했다.위험한 여자.이 부분에서 비로소 그는 비극을 예감했다.거침없이,인정사정 없이 밀려오는,막을 수 없는 비 극을.하지만 그날 밤 그는 걱정했던 자신을 부끄럽게 생각했다.만사가 극히 정상 적이며 즐거웠기 때문이다.스태버턴 부인은 시종 자연스러운 태도였으며,긴장하는 표정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모이라 스콧은 천성적으로 귀엽고 순진한 성품이었 다.두 사람은 매우 잘 어울리고 있는 것 같았다.리처드 스콧도 겉보기엔 매우 활 기 있게 행동했다.제일 걱정스런 표정을 하고 있는 사람은 풍채가 좋은 언커턴 부 인이었다.그녀는 새터드웨이트에게 쉴새없이 얘기를 늘어놓고 있었다.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나는 어쩐지 소름이 오싹 끼치네요.솔직히 말씀드 리면---네드에겐 비밀로 해요---내가 유리공을 불렀어요." "유리 공사하는 사람을요?" "그 창문에 다른 유리를 끼우려고요.네드는 그 창문을 자랑거리로 생각하고 있었 요.그것 때문에 이 집에 매력을 느낀다나요.하지만 나는 싫어요.요즘에 나온 깨 끗한 유리로 갈아끼우겠어요.괴상한 얼룩 같은 게 묻지 않은 깨끗한 유리로 말이 에요." "잊어버리셨군요.그렇지 않으면 모르고 계시든지.그 얼룩은 다시 생겨납니다." "아뭏든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이것뿐이에요.만일 그 '얼룩'이 또 생간다면,그건 이치에 맞지 않아요!" 새터드웨이트는 눈썹을 치켜 올렸지만 대꾸는 하지 않았다. "그리고 만일 또 생긴다고 해도 그게 무슨 대수죠?" 하고 언커턴 부인이 도전하듯 추궁했다. "네드와 나는 매월---필요하다면 매주라도---새 유리를 낄 수 있는 돈 은 있으니까." 새터드웨이트는 그 도전에도 대꾸하지 않았다.대부분의 사람들이 재력 앞에서는 꼼짝 못하듯이,아무리 왕당파 당원의 유령이라도 재력과 싸워서 당당하게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는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아뭏든 그는 언커턴 부인의 불안한 태 도에 흥미가 생겼다.그러나 그녀의 불안은 단지 유령 이야기 때문이지,그녀가 초 대한 사람들간의 인간적인 충돌 때문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새터드웨이트는 이런 상황에 빛을 던지는 짧은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되었다.그는 자러 가려고 폭이 넓은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응접실 구석 쪽에 존 포터와 스태버 턴 부인이 함께 앉아 있었다.그녀는 희미하고 초조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했다. "스콧 부부가 여기에 오다니,전혀 생각지도 못했어요.만일 알았더라면 난 분명히 오지 않았을 거에요.하지만,존 이미 여기에 온 이상은 절대 빠져 나갈수 없어요" 계단을 다 올라가니 그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새터드웨이트는 속으로 생각 했다. '이제 어떻게 될까?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그녀는 알고 있는 걸까? 이제 어 떻게 될까?' 그는 머리를 흔들었다. 밝은 아침 햇살 속에서 그는 어쩌면 어젯밤에는 일시적인 긴장상태에서 공상을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이제는 모두 안정을 되찾은 것이다.엉뚱한 이변 이 밀려오고 있다고 상상한 것은 신경쇠약 탓이리라. 그날 저녁 어둑어둑해질 때 그는 포터 소령에게 산책할 것을 제안했다.그는 포터 소령에게 언커턴 부인이 새 유리를 끼웠는지 어땠는지 언덕으로 올라가 보자고 했 다.그리고 자기 자신한테는 이렇게 말했다. '운동,나는 운동이 필요해.운동.' 두 사람은 천천히 숲속을 천천히 걸어갔다.포터는 별로 말이 없었다. 새터드웨이트는 좀 수다스럽게 말했다. "어제는 아무래도 우리들이 좀 어리석은 공상을 했던 것 같습니다.무슨 소동이라 도 일어날 듯이 말입니다.결국 인간이란 자기의 감정이나 느낌 따위에 사로잡혀 행동할 수밖에 없는 모양입니다." 포터가 말했다. "아마 문명인의 경우에는 그렇겠죠." "그말은 무슨 뜻입니까?" "문명권 밖에서 오랫동안 생활해 온 사람들은 가끔씩 문명생활을 후회하게 되죠. 말하자면,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때문이라고나 할까요." 그들은 언덕에 도착했다.새터드웨이트는 약간 숨이 가빴다.그에게는 오르막길이 힘에 겨웠던 것이다.그는 창문 쪽을 바라보았다.그 얼굴은 여전히 거기에 있었는 데,어제보다 더 뚜렷하게 보이는 것 같았다. "언커턴 부인이 생각을 바꾼 모양이군요." 포터는 흘끗 한번 쳐다볼 뿐이었다.그는 냉담하게 말했다. "언커턴이 싫어했겠죠.그 사람은 유령 이야기를 자랑거리로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게다가 돈을 주고 샀는데,유령을 쫓아내는 것을 아깝게 생각지 않겠습니까? 그는 그런 사람입니다." 그는 잠시 말이 없었다.그런데 그가 보고 있는 것은 집이 아니라,주위에 무성하게 자란 잡목이었다.이윽고 또 그가 말했다. "지금까지 문명의 위험에 대해서 생각해 보신 적은 없으십니까?" "위험이라고요?" 뜻밖의 질문을 받은 새터드웨이트는 속을 섬뜩했다. "예,안전장치가 없기 때문이죠." 그는 당돌하게 방향을 바꿨다.그들은 온 길을 도로 내려갔다.새터드웨이트는 보폭 이 넓은 포터에게 뒤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종종걸음을 하면서 말했다. "정말 당신이 하는 말은 아무래도 이해가 잘안 되는군요.상식적인 사고방식으로는 포터는 빙긋 웃었다.사람을 당황하게 만드는 웃음이었다.그리고 그는 자기 옆의, 단정한 차림의 몸집이 작은 신사를 쳐다보았다. "새터드웨이트 씨,당신은 나를 실없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계시는군요? 하지만,폭 풍이 불어닥치려고 할 때 그것을 예견하는 사람도 있습니다.아직 닥치지 않았다 하더라도 느낌으로 알 수 있는 거에요.마찬가지로 재난을 예언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 재난이 닥치려 하고 있습니다,새터드웨이트 씨.커다란 재난이 언제 닥쳐올 지 모르는 거에요.어쩌면---" 그는 새터드웨이트의 팔을 붙잡고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그리고 그 긴장감 도는 침묵 사이에 들려 온 것은---두 발의 총소리와 뒤이어 울부짖는 소리---여자 가 울부짖는 소리였다. 포터가 외쳤다. "왔어요! 드디어 터졌어요!" 포터는 샛길로 똑바로 달려가고,새터드웨이트는 헐떡거리면서 그를 쫓아갔다. 1분도 채 안 되어 그들은 '숨어 있는 정원' 바로 담 옆에 도달했다.그러자 동시에 리처드 스콧과 언커턴이 집 반대편 모퉁이를 돌아서 왔다.그들은 '숨어 있는 정원 입구의 좌우에서 서로 마주보고 멈춰섰다. "안에서---안에서 들렸습니다." 하고 떨리는 손으로 정원을 가리키면서 언커턴이 말했다.조사해 보자고 말하면서 포터가 앞장서서 정원 안으로 들어갔다.담장의 마 지막 모퉁이를 돌았을 때 그는 갑자기 발을 멈췄다.새터드웨이트는 그의 어깨 너 머로 들여다보았다.갑자기 리처드 스콧이 큰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정원 안에는 세 사람이 있었다.두 사람은 돌의자 옆 잔디밭에 쓰러져 있었다.남자 와 여자였다.또 한 사람은 스태버턴 부인이었다.그녀는 담장 옆에서 공포에 질린 눈으로 그 광경을 바라보며,오른손에 무엇인가를 들고 있었다. 포터가 외쳤다. "아이리스,아이리스,어떻게 된 거요! 지금 뭘 들고 있는 거요?" 그 때 아이리스는 고개를 숙여 그것을 보았다---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태연하게. "권총이에요." 그녀는 이상하다는 듯이 말했다.그리고---시간이 꽤 흘렀다고 느껴 졌지만,실은 몇 초 뒤에, "내가 주웠어요." 새터드웨이트는 언커턴과 스콧이 무릎을 짚고 앉아 있는 잔디밭으로 갔다. 스콧이 말했다. "의사,의사를 불러야 해." 그러나 의사를 부르기에는 이미 때가 늦었다.모래 점성술을 얘기했던 지미 앨런슨 과,집시에게 돈을 되돌려 받았다는 모이라 스콧은 죽음의 고요 속에 누워 있었다. 리처드 스콧은 간단한 조사를 했다.이런 경황에도 그는 강인하게 행동했다.한번 고통스런 비명을 지른 뒤,그는 다시 안정을 되찾은 것이다.그는 자기 아내를 조심 스럽게 내려놓았다.그리고는 짧게 말했다. "뒤에서 쏘았어요.총알이 완전히 관통했어요." 그리고는 그는 앨런슨을 조사했다.앨런슨은 가슴에 상처를 입었고,총알은 몸속에 박혀 있었다.존 포터가 그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그리고는 엄숙하게 말했다. "아무데도 손을 대서는 안 됩니다.그대로 경찰에 신고해야 합니다." "경찰이라고?" 하고 리처드 스콧이 말했다.담장 옆에 서 있는 여자를 보는 그의 눈은 갑자기 증오로 불타고 있었다.그는 그쪽으로 발을 내딛었다.그러나 그와 동 시에 존 포터가 그를 막았다.순간,두 사람사이에는 눈싸움이 일고 있는 것 같았다 포터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그리고는 말했다. "안 돼,리처드 자네는 착각하고 있어." 리처드 스콧은 마른 입술을 적시면서 겨우 입을 열었다. "그럼,왜 저것을 손에 들고 있는 거지요?" 아이리스 스태버턴이 힘없이 다시 말했다. "나는 주웠을 뿐이에요." 언커턴이 일어서면서 말했다. "경찰을 불러야 합니다,스콧 씨.당신이 전화를 걸어 주실수 있겠죠? 누군가 여기 에 남아 있어야 하는데---그래요,분명히 누군가가 여기에 남아 있어야 합니다." 시종 조용하고 신사다운 태도로 지켜보고 있던 새터드웨이트가 자기가 남아 있겠 다고 저청했다.언커턴은 흔쾌히 그것을 승낙했다.그리고는 설명을 덧붙였다. "나는 부인들에게 이 일을 알려야 하기 때문에---레이디 신시아와 아내에게." 새터드웨이트는 정원에 남아서 모이라 스콧의 시채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는 혼자 중얼거렸 "그런데 말입니다---" 하고 윙크필드 경감이 말했다. 그들은 서재에 모여 있었다.마흔 살 남짓의 빈틈이 없어 보이는 경감은 취조를 끝 마치려 하는 참이었다.그는 초대 손님들 모두에 대한 심문을 끝내고 지금은 이 사 건에 대해서 정리하고 있었다.그는 포터 소령과 새터드웨이트의 말에 귀를 기울이 고 있었다.언커턴은 맞은편 벽을 쳐다보면서 차분하게 의자에 앉아 있었다. 경감이 말했다. "내가 듣기에는 두 분은 산책을 나갔다가 '숨어 있는 정원'이라고 부르는 정원의 왼쪽으로 나 있는 샛길을 통해서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이었다고요? 틀림없습니 까?" "예,틀림없습니다,경감님." "두 분은 두 발의 총소리와 여자의 비명을 들었다고 하셨지요?" "그렇습니다." "그리고 전속력으로 숲을 달려나와서 '숨어 있는 정원'의 입구 쪽으로 갔었고요? 만일 누군가가 그 정원에서 달려나와 오른쪽으로 구부러졌다면 언커턴 씨와 스콧 씨를 만났겠죠.그리고 만일 왼쪽으로 구부러졌더라면 틀림없이 포터 씨와 새터드 웨이트 씨를 만났을 겁니다.그렇겠죠?" "그렇습니다." 하고 포터 소령이 말했다.그의 얼굴은 창백했다. 경감이 다시 말했다. "그리고 언커턴 씨 부부와 레이디 신시아 드레이지는 잔디밭에 앉아 있었습니다. 스콧 씨는 잔디밭에 접해 있는 당구실에 있었습니다.6시 10분이 좀 지나서 스태 버턴 부인이 집에서 나와 잔디밭에 앉아 있는 사람들과 얘기를 몇 마디 나누고 나서 집 모퉁이를 돌아 '숨어 있는 정원' 쪽으로 갔습니다.그리고 2분 뒤에 총소 리가 들렸습니다.스콧 씨는 집에서 달려나와 언커턴 씨와 함께 '숨어 있는 정원' 쪽으로 뛰어갔습니다.동시에 포터 씨와 새터드웨이트 씨가 반대편에서 뛰어왔습 니다.스태버턴 부인은 권총을 손에 들고 '숨어 있는 정원'안에 있었습니다.그리 고 그 권총에선 두 발의 총알이 발사되어 있었습니다.그렇다면 내가 보는 바로는 부인은 먼저 돌의자에 앉아 있는 스콧 부인을 등 뒤에서 쏘았습니다.그러자 앨런 슨 대위가 그녀를 향해 뛰어왔습니다.그리고 그녀 앞에까지 왔슬 때 가슴을 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스태버턴 부인과 리처드 스콧 씨와의 사이에는 그--뭐랄까 과거의 관계와 같은 것이 있었다고 생각---" "새빨간 거짓말이오." 하고 포터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상당히 도전적이었다.경감은 아무 말 없이 고개만 흔들 뿐이었다. "그 부인은 뭐라고 합니까?" 하고 새터드웨이트가 물었다. "잠시 조용히 혼자 있고 싶어서 그 정원으로 들어갔었다고 합니다.마지막 담 모퉁 이를 돌기 직전에 총소리를 들었다고 하는군요.모퉁이를 돌자 발밑에 권총이 떨 어져 있길래 무심코 그것을 주워들었답니다.빠져 나간 사람도 아무도 없었고,그 두 사람의 희생자 이외에는 그 정원에 아무도 없었다고 하더군요." 경감은 의미심장하게 말을 중단했다. "이것이 그녀의 진술입니다---제가 그녀에게 주의를 주었습니다만,같은 진술만 되풀이해 주장하는군요." "그녀가 그렇게 말했다면,모두 진실일 것입니다.나는 아이리스 스태버턴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어요." 포터 소령은 이렇게 말했지만,그의 얼굴은 여전히 죽 은 사람처럼 창백했다.경감이 말했다. "음,아니 그런 것은 나중에 얘기할 시간이 충분히 있을 겁니다.지금은 나도 임무 수행중이라서." 포터는 갑자기 새터드웨이트를 보며 말했다. "당신이 도와 주실 수 있겠습니까? 뭐 좀 해주실 순 없겠어요?" 새터드웨이트는 득의만만했다.자신이 남에게 부탁을 받은 것이다.자신이. 더군다나 존 포터 같은 사람에게. 새터드웨이트가 안절부절 못해하며 이것 참 정말 난처한 부탁이라든가 무슨 적당 한 대답을 하려고 하는데,바로 그 때 집사인 톰슨이 헛기침을 하면서 그것을 주인 한테로 가지고 갔다.언커턴은 얘기에 끼어들지 않고 아직 의자에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아마 못 만나실 거라고 그 시산분에게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하고 톰슨이 말 했다. "아무리 그렇게 말씀드려도 중요한 약속이라면서 듣지 않으시더군요.그래 서---" 언커턴은 명함을 손에 들고 읽었다. "할리 퀸.생각나는군.그림에 관한 일로 만나기로 했었지.약속을 하긴 했지만,이런 상황에서는---" 그러자 새터드웨이트가 벌떡 일어섰다.그리고는 소리를 질렀다. "할리 퀸이라고 하셨죠? 정말 묘한 인연이로군요.포터 소령,당신이 나에게 도움을 청하셨죠.당신을 도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이 퀸이라는 사람은 내가 좀 아는 사 람인데,정말 훌륭한 사람입니다." "분명히 아마추어 탐정 중 한 사람이겠죠." 하고 경감이 경멸하듯이 말했다. "아니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그 사람은 신비한 힘을 갖고 있어요.우리들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것을 우리들에게 정확하게 전해 줍니다.아뭏든 사건의 경위를 이 사람에게 알려서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한번 들어 보십시다." 언커턴 씨는 경감을 흘끗 쳐다보았지만 경감은 천정만 바라 볼 뿐이었다.그래서 그는 톰슨에게 고개를 약간 끄덕여 보였다.톰슨은 방을 나가서 후리후리하게 키가 큰 낯선 남자를 안내하며 다시 들어왔다. "언커턴 씨입니까?" 그는 악수를 청했다. "방해가 되어 죄송합니다.그 그림에 관 한 얘기는 다음에 해야겠군요.아니,새터드웨이트 씨! 변함없이 연극을 즐기고 계 시는군요?" "퀸 씨." 하고 새터드웨이트가 강한 어조로 말했다. "지금이 그 순간입니다.지금이 드라마의 절정기이지요.나는,그리고 내 친구인 포 터 소령도 그렇습니다만,그 드라마에 대해서 당신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퀸은 의자에 앉았다.빨간 갓의 전등은 그의 격자 무늬 외투를 물들이고,그늘진 그 의 얼굴은 거의 반밖에 보이지 않았다. 새터드웨이트는 비극의 요점을 간결하게 들려주었다.그리고 그는 입을 다물고 숨 을 죽이며 퀸의 대답을 기다렸다.그러나 퀸은 고개만 흔들 뿐이었다.이윽고 그가 말했다. "정말 슬픈 일이로군요.소름끼치는 비극입니다.동기가 없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군요." 언커턴은 눈을 크게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그리고 말했다. "그건 모르시는 말씀입니다.스태버턴 부인은 리처드 스콧을 위협했어요.그것을 엿 들은 사람이 있습니다.스태버턴 부인은 스콧 부인을 매우 질투하고 있었던 겁니 다.질투란----" 퀸이 말했습니다. "그렇습니다,질투는 악마의 포로나 마찬가지죠.그러나 당신은 나를 오해하고 계십니다.나는 스콧 부인의 경우를 말씀드린 것이 아니고 앨런슨 대위가 살해된 점에 대해서 말씀드린 겁니다." 갑자기 포터가 앞으로 불쑥 나오면서 소리를 질렀다. "맞아요.그 점이 의문입니다.아이리스가 스콧 부인을 쏘려 했다면 스콧 부인만 있 는 곳에서 그녀만 쏘았을 겁니다.이건 분명히 우리들의 예상 착오입니다.게다가 다른 각도로도 얼마든지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그 정원에 들어간 사람 은 세 사람뿐입니다.그 점은 시비할 여지도 없는 것이고,시비하고 싶지도 않습니 다.그렇지만 나는 이 비극을 다른 각도에서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지미 앨런슨 이 먼저 스콧 부인을 쏘고,그런 뒤에 자신을 스스로 쏘았다고 볼 수도 있는 일 아닙니까? 쓰러질 때 권총이 땅에 떨어졌고,그것을 스태버턴 부인이 발견해서 주 운 겁니다.그녀가 말한 대로입니다.이 견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경감은 고개를 흔들었다. "불가능합니다,포터 씨.앨런슨 대위가 자기 몸에다 대고 총을 쏘았다면,옷이 탔을 겁니다." "그럴 필요가 뭐가 있겠습니까? 그리고 동기가 없습니다." "갑자기 미쳐 버렸는지도 모르죠." 하고 포터는 말했지만 그다지 자신은 없어 보 였다.그는 다시 침묵을 지켰다.그러더니 갑자기 몸을 일으켜 도전적으로 말했다. "그런데 퀸 씨는?" 퀸 씨는 고개를 흔들었다. "나는 마법사가 아닙니다.그리고 범죄학자도 아닙니다.그러나 한 가지만 말씀드리 겠습니다.나는 인상(印象)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입니다.어떤 위험한 경우에 도 마음에 새겨지는 한 순간이 있습니다.다른 모든 것이 사라져 버린 뒤에까지도 잊혀지지 않고 마음에 남는 것이 있습니다.새터드웨이트 씨는 아마 여기에 계신 분들중에서 가장 편견 없이 사물을 관찰하고 계셨을 겁니다.새터드웨이트 씨,한 번 기억을 더듬어서 제일 강한 인상을 받은 순간의 모습을 우리들에게 들려주시 지 않겠습니까? 총소리를 들은 순간이었습니까? 처음으로 시체를 본 순간이었습 니까? 선입견을 완전히 씻어 버리고 솔직히 말씀해 주시지요." 새터드웨이트는 학생이 자신 없는 숙제를 암송할 때와 같이 약간 그런 태도로 퀸 을 가만히 쳐다보았다.그리고는 천천히 말했다. "아니,그런 편견은 없습니다.내가 결코 잊을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은 나 혼자서 시 체 옆에 서서 스콧 부인을 내려다보고 있던 때입니다.그녀는 옆으로 쓰러져 있었 지요.머리칼은 흐트러지고 작은 귀에는 피가 한 방울이 묻어 있었습니다." 이 말을 하고 난 순간을 새터드웨이트는 자신이 무섭고 중대한 말을 했다는 느낌 이 들었다. "귀에 피가 묻어 있었다고요? 맞아요.나도 기억나요." 하고 언커턴이 천천히 말했 다. "쓰러질 때 귀걸이가 떨어지면서 생긴 상처일 겁니다." 하고 새터드웨이트가 설명 했다.그러나 막상 그렇게 말해 놓고 나니 어딘가 앞뒤가 안 맞는것 같았다. 포터가 말했다. "왼쪽으로 쓰러져 있었으니까 그쪽 귀였겠군요?" "아니오." 하고 새터드웨이트가 재빨리 대답했다. "오른쪽 귀였어요." 경감이 헛기침을 했다. "내가 이것을 잔디밭에서 발견했습니다만." 하고 그는 거 드름을 피우며 말했다.그는 가느다란 금 귀걸이를 손가락으로 집어서 보여 주었다 포터가 갑자기 외쳤다. "하지만,그것은 쓰러질 때 떨어질 만한 것이 못 되지 않습니까? 오히려 총알에 맞 아 떨어진 것 같은데요." 새터드웨이트가 몹시 흥분된 목소리로 외쳤다 "맞아요,총알입니다.총알이 분명해요." 경감이 말했다. "쏜 것은 두 발뿐입니다.총알 하나가 귀를 스쳐서 등으로 갈 수는 없습니다.그리고 또 만일,한 발이 귀걸이를 떨어뜨리고 두 번째 총알이 그녀의 등 을 관통했다 해도 앨런슨 대우를 동시에 죽일 수는 없었겠죠.앨런슨 대위가 그녀 바로 앞---극히 가까운 곳에,말하자면 그녀와 얼굴을 마주보고 있지 않았다면 말 입니다.아아! 아니,그것도 불가능한 일입니다.그,그러니까---" "그러니까 그녀가 대위의 품에 안겨 있지 않았다면---이 말씀이시죠." 하고 퀸은 약간 묘한 미소를 띠면서 말했다. "맞아요,그렇게 생각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모두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퀸의 생각은 정말 뜻밖일수 밖에 없었다.앨런슨과 스콧 부인이 그럴 리가---믿을 수 없는 일이다.언커턴이 먼저 말을 꺼냈다. "하지만,두 사람은 거의 대면한 적도 없었잖습니까?" 새터드웨이트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글쎄요,혹시 또 모르죠.우리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서로를 잘 알고 있었는지도.레이디 신시아의 말에 의하면,작년 겨울 이집트에 갔을 때 위험한 상 황에서 자신의 생명을 구해 준 사람이 앨런슨이었다고 합니다.그리고 또 당신의 ---" 그는 포터를 쳐다보았다--- "당신의 말에 의하면,리처드 스콧이 자기 아내 를 만난 곳이 작년 겨울 카이로에서였다고 했습니다.그렇다면 두 사람은 그쪽에서 서로 잘 알던 사이였는지도...." "별로 친해 보이지도 않던데요." 하고 언커턴이 말했다. "그렇습니다.오히려 서로가 피했습니다.지금 생각해 보면 보기에 부자연스러울 정 도였지요." 그들은 모두 퀸을 보았다.그들은 이런 뜻밖의 결론에 대해 약간 놀란 표정들이었 다.퀸은 일어섰다. "결국 새터드웨이트 씨의 인상에서는 이 정도의 결론이 얻어졌군요." 그는 언커턴 쪽을 보았다. "이번에는 당신 차례입니다." "예? 무슨 말씀이십니까?" "내가 방에 들어왔을 때 당신은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습니다.그 생각이 분명히 말해서 어떤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그것이 이 비극과 무관한 것이라고 해도 상관 없습니다.설령 그것이 약간 어폐가 있다 해도 괜찮습니다." 언커턴은 약간 놀란 표정이었다. "말씀해 주시지요." "말씀드려도 괜찮을까요?" 하고 언커턴이 머뭇머뭇 말했다. "이 사건과 관계없는,아니 오히려 웃음거리가 될 것 같습니다만,나는 아내가 그 방의 유리창을 괜히 갈아끼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마치 그 일이 불행을 초 래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요." 그의 정면에 앉아 있는 두 남자가 왜 그렇게 눈을 둥그렇게 뜨고 그를 쳐다보았는 지 그는 납득이 가지 않았다. "그러나,부인께서는 아직 그 유리를 갈아끼우지 않았습니다." 하고 새터드웨이트가 말했다. "아니오,갈아끼웠습니다.오늘 아침 일찍 유리공이 왔었는데요." "빌어먹을!" 포터가 말했다. "이제야 알겠군.그 방의 벽엔 종이가 아니고 판자가 붙어 있죠? 벽에 판자를 댔죠?" "예.하지만 그것이 무슨---" 포터는 방을 달려나갔다.다른 사람들이 뒤를 따랐다.그는 곧바로 2층에 있는 스콧 의 침실로 갔다.그 방은 깨끗했고,크림색의 널빤지로 벽이 둘러싸여 있었다. 창문이 남향으로 두개 나 있었다.포터는 서쪽 벽의 널빤지를 두 손으로 더듬었다. "어딘가에 분명히 '용수철'이 있을 텐데,틀림없이.아!" 삐거덕 소리가 나면서 널 빤지의 일부가 쑥 뒤로 물러났다.그러자 얼룩진 유리가 모습을 나타냈다.그 중 한 장의 유리는 새것이며 깨끗했다.포터는 재빨리 몸을 굽혀 무엇인가를 주워 들었다 그는 그것을 손바닥에 얹어서 내밀었다.타조의 깃털 조각이었다.그리고 그는 퀸을 보았다.퀸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방을 가로질러서 벽장으로 갔다.그 벽장에는 몇 개의 모자가 있었다---죽은 스콧 부인의 모자다.그는 챙이 넓고 깃털이 달린 모자를 꺼냈다.정교하게 만든 애스콧 모자(상류층의 부인이 애스콧 경마 등을 구 경갈 때 쓰는 모자)였다. 퀸은 부드럽고 신중한 목소리로 얘기하기 시작했다. "우선 이렇게 생각해 봅시다.천성적으로 질투심이 강한 남자가 있다고 합시다.무 척 오래 전에 이곳에 묵었던 적이 있는,판자 속의 숨겨진 '용수철'을 알고 있는 남자입니다.어느 날 장난삼아 그 널빤지를 열고 '숨어 있는 정원'을 내다봅니다. 그런데,거기에서 그는 믿고 있던 자기 아내가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모습을 목 격했습니다.그로서는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의심해 볼 여지가 없었습니다.그는 분노로 이성을 잃었을 테니까요.어떻게 해줄까? 그는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 냈 습니다.그는 벽장으로 가서 새털 장식이 달린 모자를 씁니다.땅거미가 지고 있고 또 그는 유리에 묻어 있는 '얼룩'을 알고 있었지요.창문을 올려다본 사람은 누구 라도 왕당파 당원의 모습이 보였다고 생각하겠죠.이처럼 안전하게 몸을 숨기고 그는 두 사람을 감시하는 겁니다.그리고 두 사람이 포옹을 한 순간,그는 권총의 방아쇠를 당긴 것이지요.그는 사격이 명수입니다.두 사람이 쓰러질 때 그는 다시 한 번 쏩니다.그 총알이 귀걸이를 쟹춘 것이지요.그는 창을 통해 권총을 정원에 던져 버리고 계단을 내려가 당구실을 통해 뛰어나갑니다. 포터는 퀸에게로 한 발자국 다가섰다.그리고는 외쳤다. "그런데 왜 그는 스태버턴 부인이 죄를 뒤집어쓰는 것을 방관만 했습니까? 그는 그녀가 살인자로 몰리고 있는데도 보고만 있었잖습니까? 왜죠? 왜 그랬슬까요?" "그 이유는 충분합니다.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이것은 나 개인의 추측에 지나지 않습니다만,괜찮을지 모르겠군요---리처드 스콧은 옛날에 아이리스 스태버턴을 열렬히 사랑했습니다.그래서 몇 년이 지난 뒤에 그녀를 만났을 때까지도 그 질투 의 흔적이 남아 있슬 정도였습니다.아마 아이리스 스태버턴은 일시적인 감정으로 그를 만났을 겁니다.그리고 그녀는 그와,그리고 또 한 남자와 셋이서 함께 수렵 여행을 떠납니다.그리고 돌아왔을 때 그녀의 마음은 이미 딴 남자한테로 가 있었 습니다.마음이 변한 거지요." 포터가 당황하며 말했다. "딴 남자한테로?" 퀸은 희미한 미소를 띠면서 말했다. "그렇습니다.바로 당신에게로---" 퀸은 잠시 말을 중단하더니 다시 말했다. "만일 내가 당신이라면 지금 그녀에게 가 보겠습니다." "알겠습니다." 하고 포터가 힘차게 말했다.그는 방향을 바꿔서 방을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