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동물원 테네씨 윌리암즈 1945년 3월 31일 뉴욕의 플레이하우스에서 다음 배역으로 에디 다울링과 루이스 J. 싱거에 의해 상연되다. 어머니............................로릿 테일러 아들 ............................에디 다울링 딸 ............................쥴리 헤이든 신사 방문객.......................앤쏘니 로쓰 ------------------------ 장 면 쎄인트 루이스의 어떤 골목 제 1부..................신사 방문객을 맞는 준비 제 2부..................신사 방문객의 방문 시 간.........현재와 과거 -------------------- 제 1장 하층 중산계급이 밀집해서 사는 지역에, 사마귀 같이 번성한, 벌집처럼 모여있는 건물들은, 미국사 회의 대다수 군중, 영락한 삶을 살아가는 그들이 바깥세계의 흐름과 따로 떨어져서 변화없는 나날의 삶을 이어가고자 하는 성격을 드러내고 있다. 그 곳에 윙필드의 아파트가 있다. 아파트 옆으로 골목이 있고 화재비상계단을 통해서 아파트로 들어가게 되어 있다. 화재비상계단은 어떤 시적인 느낌을 주는데, 그 곳의 커다란 건물들은 인간절망의 불꽃으로 서서히 끝없이 타고 있기 때문이다. 화재비상계단, 즉 그 층계참과 거기서 아래로 내려오는 계단은 무대장치의 일부를 이룬다. 이 극은 회상극이기 때문에 비현실적이다. 회상은 다분히 시적인 특권을 지니고 있다. 회상과 관계 된 일의 정서에 따라서, 어떤 것들은 생략되고 다른 것들은 과장된다. 회상은 주로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무대는 다소 어둡고 시적이다. 막이 오르면 윙필드 아파트의 어둡고 음침한 뒷면 벽이 보인다. 무대와 평행으로 있는 이 건물의 양쪽으로 어둡고 좁은 골목이 있는데, 골목 뒷쪽에는 뒤엉킨 빨랫줄과 쓰레기통들 그리고 음산한 분위기 를 풍기는 이웃의 화재비상계단들이 마치 안개 자욱한 계곡과 같은 모습이다. 극이 진행되는 동안 이 골목을 통하여 인물들이 들어오고 나간다. 극이 시작되기 전, 톰이 나레이션을 끝날 때쯤에, 어두운 건물이 천천히 환해지고 1층 윙필드 아파트의 내부가 보인다. 무대 앞쪽에 거실이 있는데, 여기는 로라의 침실이기도 해서 소파를 펼치면 그녀가 자는 침대가 된다. 무대 뒷쪽 중앙에 식당이 있다. 그 앞에 넓은 아치 또는 안이 비치는 파란 커튼이 있어 앞무대와 식당의 경계를 이룬다. 거실에 있는 구식 선반위에 투명한 유리동물이 수십개 놓여 있다. 아치 왼쪽, 거실의 벽에 관객을 마주 보고 아버지의 확대사진이 걸려 있다. 그 사진은 1차 대전때 보병모자를 쓴 썩 잘 생긴 청년이다. 그것은 마치 난 영원히 이렇게 미소를 지을 거야. 하고 말하는 것 처럼, 미소 짓지 않을 수 없다는 표정이며 씩씩하게 미소짓고 있다. 관객은 아파트의 투명한 뒷벽과 식당 아치의 안이 비치는 얇은 커튼을 통하여 식당에서의 처음 장면을 보게 된다. 보이지 않는 투명한 올라가는 것은 처음 이 장면이다. 연극이 끝날 떄, 톰이 마지막에 나레이션을 하는 중에 이 투명한 뒷벽은 다시 내려간다. 나레이터는 이 극에서 관객과 약속된 것이다. 그는 자기의 목적에 편리할 때는 언제나 이러한 특권을 이용한다. 톰이 무대 왼쪽의 골목에서 상선 선원의 차림으로 들어와서, 무대 가운데를 천천히 지나서 화재비상 계단으로 올라간다. 거기서 그는 걸음을 멈추고 담배에 불을 붙인다. 그가 관객에게 이야기한다. -------------------------------------------------------------------------- 톰 그렇습니다. 내 주머니 속엔 마술이 들어 있습니다. 소매위에도 뭔가를 감추고 있지요. 하지만 난 무대위의 마술가는 아닙니다. 그 반대죠. 마술가 는 진짜같아 보이는 환상을 주지만, 난 환상같아 보이는 진실을 여러분에게 보여 줍니다. 먼저, 난 시간을 과거로 되돌려 놓으려고 합니다. 난 시간을, 완전한 매력을 지닌 시기, 30년전으로 되돌립니다. 그 때는 미국의 중산계급 전체가 맹인 학교에 입학하던 시기였습니다. 그들의 눈은 그들을 저버렸습니다. 아니면 그들의 눈이 그들을 저버렸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그들은 무너져 가는 경제 라는 점자책 위에 손가락을 더듬고 있었던 것입니다. 스페인에선 혁명이 있었습니다. 여기는 다만 아우성과 혼란이 있었을 뿐입 니다. 스페인에는 게르니카가 있었습니다. 여기서는 파업이 일어났습니다. 그것 은 보통때는 평화스럽던 시카고, 클리블랜드, 쎄인트 루이스와 같은 도시에 서도 격렬하게 일어났습니다...... 이것이 이 극의 사회적 배경입니다. (음악) 이 극은 회상입니다. 회상극이기 때문에 조명은 어둡고 감상적입니다. 이 극은 현실적인 기분이 없습니다. 회상속에선 모든 것이 음악에 따라서 일어나는 듯이 보입니다. 무대 양쪽에 바이올린이 있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난 이 극의 나레이터입니다. 또한 등장인물이기도 하지요. 다른 인물들로는, 나의 어머니 아만다, 누이 로라,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 나타나는 신사 방문객이 있습니다. 그는 이 극에서 가장 현실적인 인물입니 다. 그는 우리와는 다소 동떨어진 현실세계에서 찾아오는 사자이지요. 하지만 난 시인처럼 상징에 의존하기 때문에, 이 인물도 역시 하나의 상징으 로 사용합니다. 그는 우리가 동경하는 어떤 것, 그러나 오랫동안 오지 않은 어떤 것의 상징입니다. 이 극에는 다섯번째의 인물이 있습니다. 그는 벽난로위에 실물보다 큰 사진 속에 있습니다. 그는 오래 전에 집을 떠난 우리 아버집니다. 그는 전화회사에 일했었는데, 장거리 전화와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는 전화 회사를 그만 두고 변덕스러운 환상을 찾아서 떠나갔습니다... 우리가 아버지에게서 받은 마지막 소식은 멕시코의 태평양 해안의 마자틀란 에서 보낸 그림엽서였습니다. 거기엔 두 마디가 쓰여 있었습니다 잘 있었니 잘 있거라! 그리고 주소는 없었습니다. 나머지는 극 속에서 저절로 설명될 것입니다. (커튼 뒤에서 아만다의 목소리가 들린다.) (스크린 : 눈은 어디 있지?) (그가 커튼을 치고 윗무대로 올라간다.) (아만다와 로라가 접는 식탁에 앉아 있다. 음식이나 식기도구는 보이지 않지만 식사하는 동작으로 식사장면을 나타낸다. 아만다는 관객을 마주보 고 있다. 톰과 로라는 양 옆에 앉게 되어 있다.) (실내의 조명은 은은하고, 아만다와 로라가 무대 뒤의 식탁에 앉아 있는 것이 보인다.) 아만다 (부른다.)톰? 톰 네. 엄마. 아만다 네가 오지 않으니까 기도할 수 없쟎니! 톰 가요, 엄마. (그가 약간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퇴장했다가 잠시 뒤에 식탁 의 자기 자리에 다시 나타난다.) 아만다 (아들에게) 얘. 그렇게 손가락으로 밀지 마라. 꼭 밀려면 빵껍질로 밀면 되쟎니. 그리구 씹어먹어라 씹어먹어! 동물은 씹지 않아두위에서 씹어 주는 데가 있지만 사람은 완전히 삼키기 전에 씹어야 돼요. 음식은 천천히 먹어야 해, 얘, 그리구 맛을 즐기면서 먹어야 하는 거다. 잘 요리한 음식은 미묘한 맛이 있는 법이다. 그러니까 입속에서 그 맛을 잘 음미해야 돼. 그러니까 음식을 잘 씹어서 침샘이 잘 나오게 해라! (톰이 보이지 않는 포크를 천천히 내려 놓고 탁자에서 의자를 뒤로 뺀다.) 톰 엄마가 어떻게 먹으라구 자꾸 그러니까 난 도무지 음식 맛을 모를 정도예요. 내가 그렇게 부랴부랴 먹는 건 엄마 때문이예요. 내가 음식을 씹을 때마다 그렇게 눈을 크게 뜨구 쳐다보니까 병나겠어요. 식욕을 망친다구요 이게 다 무슨 얘기예요 동물의 분비니 침샘이니 차근차근 씹으라는 거니! 아만다 (가볍게) 메트로폴리탄 배우같은 저 성질 좀 봐! (그가 일어나서 무대 앞쪽 으로 간다.) 누가 너더러 먹다 말구 가라니. 톰 담배 피우러 가요. 아만다 넌 담밸 너무 많이 피워. (로라가 일어난다.) 로라 블랑 망쥐 좀 가져올께요. (그는 다음 장면 동안 커튼 옆에서 담배를 피우며 서 있는다.) 아만다 (일어나며) 아냐, 얘야, 아냐 이번엔 네가 얌전히 앉아 있어 내가 가져올 테니. 로라 벌써 일어났는 걸요. 아만다 다시 앉아라, 얘 넌 단정하구 예쁘게 앉아 있어야 해 신사 방문객을 맞아야지! 로라 전 신사 방문객 같은 건 기다리지 않아요. 아만다 (그릇 씻는 곳으로 가며 쾌활하게) 때로는 가장 기대하지 않을 때 오는 때두 있단다! 그래, 기억나, 저 블루 마운틴에서 어느 일요일 오후에 (그릇 씻는 곳으로 들어간다.) 톰 난 무슨 얘기 할 지 다 알아! 로라 그래. 하지만 하시게 나 둬. 톰 또? 로라 그 얘기 하시는 걸 좋아하니까 (아만다가 디저트 담은 접시를 갖고 돌아온다.) 아만다 블루 마운틴에서 어느 일요일 오후에 너희 엄만 열입곱명이나 신사들 의 방문을 받았어! 그래, 어떤 땐 그들을 모두 앉힐 의자가 없었지. 그래서 검둥이 애를 시켜서 교회에 가서 의자를 가져오게 했지. 톰 (여전히 커튼 옆에서) 그 신사들을 어떻게 대접했어요? 아만다 난 대화하는 기술을 잘 알구 있었단다! 톰 그러셨겠죠. 아만다 그 때 여자들은 대화하는 방법을 알구 있었다, 정말이야. 톰 그래요? (스크린 : 아만다가 현관에서 방문객들을 맞는다.) 신사 방문객들을 대접하는 방법을 알구 있었단 말이다. 여자가 얼굴이 예쁘 고 자태가 아름다운 것만으론 안됐지 물론 난 두가지를 다 갖추고 있었지 만. 재치가 있어야 하구 어떤 상황에도 알맞는 말을 할 줄 알아야 했어. 톰 엄만 무슨 얘길 했어요? 아만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일들이지! 거칠거나 평범한 얘기 또는 야비한 얘긴 절대 안했단다. (그녀는 마치 톰이 식탁에 앉아 있는 듯이 톰에게 말한다. 그는 이 장면에서 마치 손에 책을 들고 있는 듯이 이야기한다.) 날 찾아온 손님들은 신사들이었어 전부! 그 중엔 미시시피 델타에서 가장 촉망받는 농장주인들도 있었지 농장주인들과 그들의 아들들이지! (톰이 음악에 따라 몸동작을 하고 아만다에게 조명이 비쳐진다.) (그녀의 시선이 윗쪽을 향하고 얼굴이 빛난다. 목소리는 풍부해지고 애수를 띈다.) (스크린 : 눈은 어디 있지?) 챔프 로울린이란 젊은 사람은 나중에 델타농장은행의 부사장이 되었어. 해들리 스티븐슨은 문 레이크에 빠져 죽었는데, 미망인에게 150,000딸라의 정부주식을 남겨 줬지. 쿠트리어 형제들도 있었어 웨슬리와 베이츠였지. 베이츠는 각별히 내 애인이었지. 똑똑했지. 그는 저 거친 웨인라이트 아들과 싸움을 벌였단다. 그들은 문 레이크 카지노에서 결투를 했어. 베이츠는 배에 총을 맞구 멤피 스로 실려가다가 죽었단다. 그의 미망인 또한 많은 재산을 물려받았지. 8,000 내지 10,000에이커 정도 다른 건 없이. 그 여잔 실연의 상처 때문에 그와 결혼해 버린 거야 결코 그를 사랑한 건 아냐 그는 죽은 날 밤에두 내 사진을 품구 있었단다! 그리구 델타의 모든 여자들이 반해서 따라다닌 남자가 있었지! 미남이구 똑똑했던 저 피츠휴네 아들, 그린 카운티에서 왔었지! 톰 그는 미망인에게 뭘 남겨 주었죠? 아만다 그는 결혼 안했어! 저런, 넌 마치 날 좋아했던 사람들이 전부 죽은 것처럼 얘기하는 구나! 톰 아직까지 살아있는 사람 얘기한 건 처음인것 같은데요. 아만다 그 피츠휴네 아들은 북부로 가서 큰 돈을 벌었어 그래서 월 스트릿의 늑대라구들 불렀지! 그는 마이더스의 손을 갖구 있어서 그가 손만 대면 전부 황금으로 변하는 거야! 난 어쩌면 던컨 J. 피츠휴 부인이 됐을 지두 몰랐는데, 알았니! 근데 난 네 아버질 택한 거다! 로라 (일어서며) 엄마, 식탁을 치울께요. 아만다 안돼, 얘야, 넌 빨리 가서 타자 공부나 해라. 아니면 속기나 좀 연습하던가. 단정하구 예쁘게 하고 있어야지! 우리의 신사 방문객들이 도착할 시간이 거의 됐는데. (그녀가 소녀처럼 그릇 씻는 데로 뛰어간다.)오늘 저녁엔 몇 명이나 올 것 같니? (톰이 종이쪽지를 내던지고 투덜거리며 펄쩍 뛴다.) 로라 (식당에서 혼자) 누가 올 것 같지는 않아요, 엄마. 아만다 (급히 다시 온다.) 뭐라구? 아무도 안 온다구 한 명두? 그냥 해보는 소리지? (로라가 쓸쓸한 웃음을 짓는다. 그녀는 도망치듯이 커튼을 제치고 나가서 조용하게 다시 커튼을 친다. 색 바랜 커튼 무늬를 배경으로 한 줄기 밝은 광선이 그녀의 얼굴에 비친다. 음악 : 유리동물원 이 조그맣게 흐른 다. 가벼운 어조로) 한 명의 신사 방문객도 없을 꺼라구? 그럴 리가 있니? 몰려올 꺼야. 천둥천둥 우르르 몰려올 꺼야! 로라 몰려오지도 않고, 천둥처럼 우르르 몰려오지도 않아요, 엄마. 난 엄마가 블루 마운틴에서 그랬던 것처럼 그렇게 인기가 없으니까요...(톰이 또 다시 신음소리를 낸다. 로라가 애매하고 미안하다는 듯이 그에게 미소를 짓는다. 그녀의 목소리는 약간 침착해진다.) 엄만 내가 노처녀가 될까봐 걱정하고 계시는 거야. 유리동물원 음악과 함께 무대가 어두워진다. 제 2장 "로라, 넌 어떤 남자애를 좋아본 적이 없니? 어두운 무대위 스크린에 푸른 장미의 모습이 비쳐진다. 조금씩 로라의 모습이 밝아지고 스크린이 꺼진다. 음악소리가 작아진다. 로라가 조그만 테이블 옆, 정교한 상아의자에 앉아 있다. 그녀는 기모노 옷감으로 된 부드러운 보라색의 옷을 입고 있다 머리는 이마를 리본으로 묶어서 뒤로 해 놓았다. 그녀는 유리동물 수집품을 닦고 문지르고 있다. 아만다가 화재비상계단에 나타난다. 어머니가 돌아오는 소리가 나자, 로라는 숨을 가다듬고 유리동 물 그릇을 옆으로 밀어놓고, 마치 열중하고 있는듯이 타자기 키보드 그림판앞에 뻣뻣한 자세로 앉는다. 아만다에게 무슨 일이 있었다. 그녀가 층계참에 올라올 때, 그녀의 표정에 그것이 나타나 있다. 그 표정은 모질고, 절망적이고 약간 얼이 빠진 듯이 보인다. 그녀는 모조품 모피깃을 단 저 싸구려, 또는 빌로드처럼 보이는 외투중 하나를 입고 있다. 그녀의 모자는 5~6년은 된 것인데, 20년대 말에 유행하던 저 보기흉한 종모양의 모자 비슷한 것이다. 그녀가 들고 있는 커다란 가방은 검정색 에나멜 가죽제로서, 니켈 걸쇠에다 머릿글자를 새겨 넣었다. 그것은 그녀가 애국부인회에 갈 떄 흔히 입는 정장 차림이다. 그녀는 들어오기 전에 문틈으로 들여다 본다. 그녀는 입술을 오무리고, 눈을 크게 뜨고 위로 굴리더니 머리를 가로 젓는다. 그리고 나서 그녀가 천천히 안으로 들어간다. 어머니의 표정을 보고, 로라가 초조한 몸짓을 하며 입술에 손을 댄다. -------------------------------------------------------------------------- 로라 이제 오세요. 엄마, 난 (그녀가 벽의 그림판쪽으로 초조한 몸짓을 한다. 아만다가 닫은 문에 기대어 서서, 순교자와 같은 표정을 짓고 로라를 쳐다 본다.) 아만다 속인 거야? 속인 거니? (그녀가 계속해서 날카롭게 쳐다보며 모자와 장갑을 천천히 벗는다. 그녀가 모자와 장갑이 바닥에 떨어지게 내버려 두는데, 약간 꾸민 행동같이 보인다.) 로라 (몸을 떨면서) 애국부인회 모임은 어땠어요? (아만다가 천천히 가방을 열 어 우아한 흰색의 손수건을 꺼내서 조심스럽게 흔들어 펼친 다음 입술과 콧구멍에 갖다댄다.) 애국부인회에 가지 않으셨어요, 엄마? 아만다 (힘없이,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아니. 안 갔어. (그리고는 조금 더 힘을 주어서) 애국부인회에 갈 힘이 없었어. 사실은 용기가 없었다! 난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거기 숨어버리구 싶었어! (그녀가 천천히 벽쪽으 로 가서 타자기 키보드 그림판을 떼어낸다. 그녀는 그것을 잠시 눈앞에 대고, 부드럽고 슬픈 표정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나서 입술을 깨물고 그것을 두 조각으로 찢는다.) 로라 (힘없이) 왜 그러세요, 엄마? (아만다가 그레그 알파벳 그림판도 똑같이 찢는다.) 왜 그걸 아만다 왜냐구? 왜? 로라, 너 지금 몇살이니? 로라 엄마, 아시면서 왜 물으세요? 아만다 난 네가 어른이 다 됐다구 생각했다.그런데 내가 잘못 생각했나 보다. (그 녀가 천천히 쏘파로 가서 앉은 다음 로라를 쳐다본다.) 로라 그렇게 쳐다보지 마세요, 엄마. (아만다가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인다. 열을 센다.) 아만다 이제 우린 어떻게 하지, 우린 어떻게 되는 거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거야? (열을 센다.) 로라 무슨 일이 있었어요, 엄마? (아만다가 길게 한숨을 쉬고 다시 손수건을 꺼낸다. 가볍게 얼굴을 두드린다.) 엄마, 무슨 일이 있어요? 아만다 좀 있으면 괜찮아질 꺼야, 난 그저 어쩔 줄 모르겠어 (다섯을 센다.) 인생이... 로라 엄마, 무슨 일인지 말 좀 해 보세요! 아만다 너두 알다시피, 난 오늘 오후에 애국부인회에 입회하기로 되어 있었쟎니. (스크린 : 타자기들의 모습) 그런데 난 도중에 루비캄 실업학교에 들렸어. 네 선생님들을 만나보구, 네가 감기 걸린 얘기두 하구 네가 거기서 얼마나 실력이 늘었는지도 물어보려구 말야. 로라 오오... 아만다 난 타자선생한테 가서 네 엄마라구 인사를 했지. 그 여잔 네가 누군지 모르 더라. 윙필드라구요, 우리 학교엔 그런 학생이 없습니다, 하는 거다! 난 네가 1월 초부터 다니구 있다구 자신있게 말했지. 그러니까, 혹시 처음에 며칠 다니다가 그만 둔 수줍고 조그만 여자애 말씀하시는 게 아니지 모르겠네요. 하더라. 내 그랬지, 아니예요, 내 딸 로라는 지난 6주 동안 내내 학교에 나갔어요! 잠깐만요, 하더니 그 여자가 출석부를 가져오더라. 거긴 분명히 네 이름 이 있었어. 그리구 내가 결석한 날들도. 마침내 그 사람들은 네가 학교를 그만둔 거로 결정을 내렸더라. 그래두 난 그랬어, 아니예요, 뭔가 착오가 있었을 꺼예요! 기록에 뭔가 혼동이 있었을 꺼예요! 그러자 그 여자가 그러는 거야, 아녜요 이제 분명히 기억나요. 그 앤 손이 너무 떨려서 키를 제대로 치지 못했어요! 처음에 속타시험을 봤을 때 그 앤 완전히 정신을 잃었어요 배가 아파서 화장실로 데리고 갈 뻔 했으니까요! 그 날 아침 이후론 나오지 않더군요. 우린 집으로 전화를 했지 만 안 받더군요 내가 페이머스 앤 바아에서 일하구 있는 시간이었을 꺼야, 그 아아! 난 너무 힘이 없어서 간신히 서 있었어! 주저 앉아서 물을 먹어야 할 지경이었다! 등록금 50딸라, 우리계획 전부 너한테 품은 내 희망과 기대 완전히 사라져 버렸어, 전부 그렇게 날라가 버린 거야. (로라가 길게 한숨을 내쉬고 어색하게 일어선다. 그녀가 축음기쪽으로 가 서 태엽을 감는다.) 너 뭐하는 거니? 로라 오! (그녀가 태엽을 풀고 제자리로 가서 앉는다.) 아만다 로라, 너 학교에 간다구 나가서 어디 간 거니? 로라 그저 걸어다녔어요. 아만다 그건 거짓말이야. 로라 정말이예요. 그냥 걸어다녔어요. 아만다 걸어다녔다구? 걸어다녀? 겨울에? 일부러 그렇게 얇은 옷을 입구 폐렴에 걸리려구? 어디로 다닌 거니, 로라? 로라 아무데나요 주로 공원에요. 아만다 감기 걸린 뒤에두? 로라 오히려 감기 걸리는 것이 나았어요, 엄마.(스크린 : 겨울의 공원) 다시 학교에 갈 수는 없었어요. 난 마룻바닥에 토했어요! 아만다 매일 7시부터 5시 넘어서까지 넌 공원을 걸어다녔다는 거야, 네가 여전히 학교에 다니는 걸루 믿게 하려구 말야? 로라 생각보다 그렇게 나쁜 건 아니예요. 몸을 녹이려구 어디 안에도 들어갔어 요. 아만다 안에 어디? 로라 미술관이나 동물원안 새우리에요. 펭귄 있는덴 매일 갔어요! 어떤 땐 점심 도 안 먹구 영화 보러 가기도 하구요. 요샌 오후에 주로 보물의 집에서 보냈어요, 열대화초를 기르는 커다란 유리집 말예요. 아만다 그게 다 날 속이려구 그런 거야? 날 속이려구? (로라가 고개를 숙인다.) 왜 그랬어? 로라 엄마, 엄마가 실망하면 너무나 무서운 표정을 해서 그래요, 미술관에 저 성모상처럼요! 아만다 그런 말은! 로라 난 그걸 대할 수가 없었어요. (사이 : 기타소리가 들린다.) (스크린 : 겸손이라는 껍질 ) 아만다 (절망해서 큰 가방을 만지작 거린다. 그래 이제 우리 앞으론 어떻게 하지? 집에 앉아서 퍼레이드가 지나가는 거나 볼까? 유리동물원이나 보면서 위안 을 삼을 꺼니? 네 아버지가 괴로운 유산처럼 남겨두구 간 저 낡아빠진 전축 이나 영원히 틀구 있을 꺼니? 우린 남들처럼 직장을 갖구 살긴 틀렸나 보다 그건 우리 성격에 맞지 않아서 포기한 거지! (지쳐서 웃는다.) 평생동안 남들에게 매달려서 사는 수밖에 없겠지! 난 직업도 없구 결혼도 하지 않은 여자들이 어떻게 되는지 잘 알아. 남부에서 그런 가련한 여자들을 봤어 언니의 남편이나 동생의 처한테 빌붙어서 천덕꾸러기같이 사는 저 가련한 노처녀들 말야 쥐덫같 은 방안에 쳐박혀서 다른 친척들이나 찾아가 보라는 말을 들어가며 보금자리도 없는 작은 새같은 여자들 말야 - 평생동안 겸손이라는 빵껍질 을 먹구 살게 된단 말야! 우리가 그리던 미래가 그런 거냐? 나는 다른 걸 생각할 수가 없어! 그건 그렇게 유쾌한 삶이 아니쟎니? 물론 개중에는 결혼하는 여자들도 있지. (로라가 초조하게 두 손을 비튼다.) 넌 어떤 남자애를 좋아해 본 적이 없니? 로라 있었어요. 한번 어떤 남자를 좋아했어요. (일어선다.) 얼마 전에 그의 사진 을 발견했어요. 아만다 (약간 흥미를 느끼며) 그 사람이 너한테 자기 사진을 주던? 로라 아녜요, 그건 졸업앨범에 있는 거예요. 아만다 (실망한다.) 난 또 고등학교 애구나. (스크린 : 은컵을 들고 있는 우상같은 짐의 모습) 로라 네. 그 애 이름이 짐이었어요. (로라가 테이블에서 무거운 앨범을 집어든 다.) 여기 펜전스의 해적들 에 보면 있어요. 아만다 (방심해서) 뭐라구? 로라 상급반에서 공연했던 오페레타예요. 목소리가 멋있었죠. 우린 월요일, 수 요일, 금요일에 강당에서 통로를 끼고 나란히 앉았어요. 여기 이건 토론대 회에서 은컵을 받은 거예요. 찡긋 웃는 거 보이죠? 아만다 (무심하게) 성격이 쾌활했었나 보구나. 로라 그는 날 블루 로즈라구 불렀어요. (스크린 : 푸른 장미) 아만다 그 애가 왜 널 그렇게 불렀니? 로라 내가 늑막염에 걸렸을 때 학교에 가니까 어디가 아프냐구 물어봐요 플뢰르시스(늑막염)라구 하니까 그걸 블루 로즈라구 들은 거예요! 그래 서 그 후론 항상 그렇게 불렀죠. 날 볼 때마다 소리치는 거예요, 안녕, 블루 로즈! 그가 데이트 하던 애가 있었는데, 에밀리 로젠바하라구요. 난 별루 마음에 들지 않던 애였어요. 에밀리는 쏠단에서 옷을 제일 잘 입는 애였어요. 근데, 진지한 애라구 생각된 적은 한번도 없었어요... 신상기록 란에 써 있지요 둘이 약혼했다구. 그게 6년전이예요. 지금쯤은 결혼 했을 꺼예요. 아만다 직업을 가질 만한 재능이 없는 여자들은 대개, 결국은 어떤 근사한 남자와 결혼하게 돼 있다. (갑자기 활기를 띠며 일어선다.) 얘야, 그게 바로 내가 갈 길이야! (로라가 깜짝 놀라서 믿지 못하겠다는 듯이 웃는다. 그녀가 재빨리 유리동 물 하나를 집어든다.) 로라 하지만, 엄마 아만다 응? (사진 쪽으로 간다.) 로라 (두려워하며, 미안하다는 어조로) 난 절름발이예요! 아만다 바보같은 소리! (로라, 네가 그랬쟎니, 그런 말은 절대, 절대로 하지 말라 구. 이런, 넌 절름발이가 아냐, 넌 그저 조그만 결함이 있는 것뿐이야 그것두 눈에 띄지도 않는! 사람들은 어떤 조그만 약점이 있으면, 그걸 보상 하기 위해 다른 것들을 키우는 거야 매력과 쾌활함을 키우는 거야 그래, 매력 말야! (그녀가 다시 사진 쪽으로 돌아선다.) 네 아버지가 유일하게 가졌던 건 풍부한 매력이었어! (톰이 무대 양쪽의 바이올린에 따라 몸짓을 한다.) 음악과 함께 무대가 어두워진다. 제 3장 (스크린 : 루비캄 사건 후 톰이 화재비상계단의 층계참에서 말한다. -------------------------------------------------------------------------- 톰 루비캄 실업학교 사건 후에, 로라에게 신사방문객을 구해줘야겠다는 생각 은 어머니의 계획속에서 더욱 더 중요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하나의 강박관념같이 되었습니다. 마치 보이지 않는 구세주의 이 미지처럼, 신사방문객의 이미지는 우리의 작은 아파트에 떠돌아 다녔습니 다... (스크린 : 꽃을 들고 있는 청년의 모습) 이 이미지, 이 환상, 이 희망에 대한 언급없이 그냥 보내는 저녁은 없었습니 다... 신사방문객에 관해 말하지 않을 때에도, 그의 존재는 어머니의 집중된 표정 과 누이의 겁먹은 그리고 미안해하는 태도속에 어른거렸습니다 그것은 마치 윙필드 집안에 내려진 선고처럼 매달려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말 뿐만 아니라 행동의 여인이기도 했습니다. 어머니는 계획된 방향으로 하나씩 단계를 밟기 시작했습니다. 그 해 겨울이 끝나가고 봄이 오고 있을 무렵에 둥지를 깨끗하게 장식하고 새로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서는 돈이 더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자 어머니 는 전화로 왕성한 모금활동을 벌였습니다. 주부의 벗 이라는 주부들을 위한 잡지의 구독자들을 끌어들인 겁니다. 이 잡지는, 여류작가들이 이상적 인 여성의 모습을 연재물로 다루는 그런 잡지였습니다. 거기에 나타난 이상 적인 여성은, 섬세한 컵과 같이 생긴 젖가슴과 가늘고 날씬한 허리, 반들반 들하고 크림같은 허벅지와 가을에 나무 태우는 연기와 같은 눈, 그리고 음악의 선율처럼 달래고 애무하는 듯 손가락과 에트루리아의 조각품처럼 힘차 보이는 육체를 가진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스크린 : 글래머 잡지의 표지) (아만다가 긴 전화선에 매달린 전화기를 들고 들어온다. 어두운 무대위 조명이 그녀에게 비친다.) 아만다 이다 스콧트유? 아만다 윙필드예요! 지난 월요일에 애국부인회에 안나오셔서 섭섭했어요! 그래서 혼자 생각했 지요. 화농으로 편챦으신가 보다 하구요! 그래, 좀 어떠세요? 어쩌나! 저걸 어째! 당신은 순교자예요, 그래요, 바로 그거예요, 순교자 라구요! 근데, 지금 막 보니까 주부의 벗 구독이 거의 끝나가거든요! 네, 다음 호로 끝나요! 이제 막 베씨 메이 호퍼가 새로 연재물을 시작하려구 하는 데. 정말 그건 괞챦은 건데, 놓치면 후회하실 꺼예요! 기억하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가 얼마나 사람들을 매혹시켰어요? 그걸 읽지 않구는 어디 나갈 수도 없을 정도였쟎우? 사람들마다 전부 스칼렛 오하라 얘기만 했쟎아 요. 근데, 이건 비평가들이 벌써 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와 견주는 책이 예요. 이건 전후세대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라구요! 뭐라구요? 탄다구요? 오, 태우면 안돼죠, 가서 오븐을 보세요, 기다릴께요! 아이구 끊은 거 같은데! 무대가 어두워진다. (스크린 : 내가 그놈의 대륙제화회사에 목매달줄 알아요? ) (무대에 조명이 밝혀지기 전에 , 톰과 아만다가 심하게 다투는 소리가 들린 다.) (그들은 커튼 뒤에서 말다툼을 하고 있다. 로라가 커튼 앞에서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두 손을 꽉 쥐고 서 있다.) (이 장이 끝날 때까지 밝은 조명이 그녀에게 밝게 비친다.) 톰 제기랄, 나보구 뭘 아만다 (날카롭게) 어떻게 그런 말을 톰 어떻게 하라는 거예요? 아만다 할 수 있니? 정대 안 돼, 내가 톰 아아! 아만다 있는 데선! 너 미쳤니? 톰 그래요, 미쳤어요! 아만다 너 어떻게 된 거야! 이 덩치는 큰 게 얼간이 같은 놈! 톰 봐요! 난 아무 꺼도 없어요! 단 하나도 아만다 조용히 얘기해! 톰 도대체 내 꺼라구 말할 수 있는 건! 전부 다 아만다 계속 그렇게 소리지를 꺼야? 톰 어제 내 책을 다 치웠지요! 어떻게 그런 아만다 그 미치광이 같은 책은 도서관에 갖다 줬다 그래! 로렌슨지 뭔지 정신병 자 같은 사람이 쓴 그 끔찍한 책 말야. (톰이 거칠게 웃는다.) 마음에 병든 사람들이나 거기 영합하는 사람들은 무슨 짓을 저지를 지 몰라 (톰이 더욱 거칠게 웃는다.) 하지만 난 그런 쓰레기 같은 책을 내 집에 갖고 들어오 는 건 용서하지 않을 꺼야! 안 돼, 절대로 안 돼! 톰 집이라구요, 집이라구! 집세를 내는 사람이 누군데요, 그것 때문에 노예처 럼 일하는 사람이 아만다 (큰소리로 호통을 친다.) 네가 어디 감히 그런 톰 그만둬요, 말을 말아야지! 그저 난 아만다 내 말 들어 봐 톰 이제 듣고 싶지 않아요! (그가 커튼을 확 제친다. 무대 뒷쪽이 무섭게 붉은 빛으로 물든다.) (아만다는 머리에 커다란 금속제 클립을 끼우고 그녀의 작은 체구에 지나치 게 큰 아주 낡은 목욕복을 입고 있는데, 그 옷은 신의없는 윙필드씨가 남기 고 간 것이다.) (똑바로 놓인 타자기와 어수선하게 흩어진 원고가 테이블 위에 있다. 그가 글 쓰는 것을 아만다가 못하게 했기 때문에 싸움이 시작된 것 같다. 바닥에 는 의자가 넘어져 있다.) (그들이 다투는 모습의 그림자가 붉은 색채로 천장에 비친다.) 아만다 더 들어, 넌 톰 아녜요, 그만 둬요, 난 나가요! 아만다 빨리 들어오지 못해 톰 나갈 꺼예요, 나가요! 그럴 일이 있어요 아만다 돌아와, 톰 윙필드! 아직 내 얘기 끝나지 않았어! 톰 오, 이런 로라 (절망적으로) 톰! 아만다 내 말 안 들어, 더 이상 버릇없이 굴지 못하게 하겠다! 이젠 정말 못 참겠어! (그가 다시 돌아온다.) 톰 난 어떻구요? 나도 참을 만큼 참았어요, 엄마. 얘기 안 해도 다 알아요, 다 안다구요. 하챦게 보일지 모르지만, 내가 지금 하구 있는 일 그리구 하구 싶은 일 그건 조금 차이가 있어요! 엄마가 어떻게 생각하는 지 다 알아요 아만다 내가 어떻게 생각하냐구? 넌 떳떳치 못한 일을 하구 있어. 그래서 네가 이렇게 행동하는 거지. 네가 매일 밤 영화 보러 나간다는 걸 내가 믿을 줄 알아? 밤마다 영화 보러 가는 사람이 어디 있니! 제 정신 박힌 사람이 너처럼 매일 영화나 보러 다니냐! 거의 한밤중에 누가 영화 보러 나가! 새벽 2시에 끝나는 영화가 어디 있어! 비틀거리면서 들어오구. 미친 사람처 럼 혼자 중얼거리구! 그리구 세시간만 자구 일하러 나가구. 오, 난 네가 밖에서 무슨 짓을 하는지 상상이 돼. 일이 마음에 안 든다구 잔뜩 얼굴 찌푸리구, 마약이나 하는 거지. 톰 (거칠게) 그래요, 난 일이 마음에 안 들어요! 아만다 네가 무슨 권리로 목 짤릴 짓을 하는 거야? 우리 모두의 생계를 위험하게 해? 우리 보구 어떻게 하라구 그러는 거야, 네가 만일 톰 잠깐만요! 엄만 내가 창고일에 빠져 있는 줄 알아요? (그가 그녀의 가냘픈 몸위로 굽힌다.) 내가 그놈의 대륙제화회사에 목을 맨 줄 알아요? 내가 그런 데서 앞으로 55년 동안 지내구 싶은 줄 아세요? 안은 전부 플라스틱에 다. 형광등으로 꽉 찬 그런 데서! 그래요! 아침마다 그런 데 기어 들어 가느니 누가 쇠뭉둥이라도 들구 내 머리통을 때려줬으면 좋겠어요! 난 가요! 엄마가 들어와서 그 놈의 기상! 기상! 하구 소리지를 때마다, 차라리 죽은 사람은 얼마나 행복할까! 하구 생각해요. 하지만 일어나죠. 가죠! 한 달 65딸라에 나는 하구 싶고 되구 싶은 것을 다 포기하구 있는 거예요! 그런데 엄만 내가 자기밖엔 아무 것도 모른다구 말하죠. 그래요? 내가 자기밖에 모른다면, 난 아버지처럼 가버렸을 꺼예요! (아버지의 사진 을 가리킨다.) 뭐든지 타구 가는 데까지 멀리! (그가 그녀의 곁을 지나 가려고 하자, 그녀가 그의 팔을 잡는다.) 붙잡지 말아요, 엄마! 아만다 어디 가는 거니? 톰 영화보러 가요! 아만다 그런 거짓말은 안 믿어! 톰 (그녀의 자그마한 몸집 위로 웅크린다. 그녀가 놀라서 움추린다.) 난 아편 굴에 가요! 네, 아편굴, 악의 구렁텅이죠, 범죄자들이 우굴거리는 데 예요, 엄마. 난 호건 갱단에 들어갔어요, 난 청부 살인자예요, 난 바이올린 케이스 에 기관총을 갖구 다녀요! 난 벨리에 창녀집들도 가지구 있어요. 사람들은 나를 살인자라구 불러요, 살인자 윙필드. 난 이중생활을 하구 있어요, 낮엔 순진하구 착한 창고지기지만, 밤엔 지하세계의 무시무시한 황제예요, 엄 마. 난 도박장에도 가요, 룰렛 테이블에 행운을 걸지요! 난 한 눈에 검은 안대를 하구 콧수염을 붙여요, 어떤 떈 녹색 구레나룻두 붙이구요. 그럴 땐 나보구 엘 디아블로(악마)라고들 해요.아. 얘길 다하면 엄만 잠도 못 잘 꺼예요! 지금 상대 조직에선 이 집을 날려버릴 음모를 꾸미구 있어요. 어느 날 밤에 그 놈들은 우리 모두를 날려버릴 꺼예요! 그러면 좋겠어요, 그러면 좋겠어요, 엄마도 그럴 껄요! 엄마는 빗자루를 타구 날라가는 거예 요, 그 열일곱명의 신사들과 같이 브루 마운틴으루요! 아, 지긋지긋하게 지껄여대는 노인네 같으니라구...(그가 거칠고 어색하게 몸짓을 한다 . 그가 외투를 집어들고 문으로 뛰어가서 문을 거칠게 잡아당겨 열어 젖힌 다. 그가 외투를 당겨서 입으려고 하지만 팔이 소매에 걸린다. 잠시동안 그는 두터운 외투자락에 걸려 움직이지 못한다. 그가 화가 나서 투덜거리며 다시 잡아채지만 어깨부분이 찢어진다. 그가 외투를 방을 가로질러 확 던진 다. 그것이 로라의 유리동물원이 있는 선반에 부딪쳐서 유리가 깨지는 소리 가 난다. 로라는 자기가 다친 듯이 소리친다. (음악, 스크린 : 유리동물원 ) 로라 (날카롭게) 내 유리! 동물원...(그녀가 얼굴을 가리고 고개를 돌린다.) (하지만 아만다는 지긋지긋한 노인네 라는 말에 경악해서 무슨 일이 있는 지 알아채지 못하고 있다. 이윽고 그녀가 제정신이 든다.) 아만다 (끔찍한 목소리로) 난 너하구 말하지 않겠어 네가 빌기 전까진! (그녀가 커튼을 제치고 들어가서 다시 친다.톰은 로라와 같이 남는다. 로라는 얼굴 을 돌리고 벽난로에 힘없이 붙어 있다. 톰이 잠시동안 그녀를 멍하니 바라본 다. 이윽고 그가 선반쪽으로 간다. 어색하게 무릎을 꿇고 바닥에 떨어진 유리동물들을 주워 모으면서 로라를 보고 뭐라고 말을 하려고 하지만 말을 하지 못한다.) ( 유리동물원 음악이 들린다.) 무대가 어두워진다. 제 4장 집안은 어둡다. 골목에 어슴푸레한 빛이 비친다. 이 장이 시작될 때 교회에서 낮은 종소리가 5시를 알린다. 톰이 골목 어귀에 나타난다. 종탑에서 엄숙하게 종소리가 울릴 때마다 그가 작은 방울 또는 딸랑이를 흔드는데, 그건 마치 전능한 신의 영원한 힘과 위엄과 대조되는 인간의 작은 경련을 표현하는 듯이 보인다. 그러한 동작과 불안스럽게 걷는 모습으로 보아 그는 지금까지 술을 마신 것이 분명하다. 그가 화재비상계단의 층계참으로 몇 계단 올라갈 때, 집안에서 불이 살짝 켜진다. 로라가 잠옷차림 으로 나타나서 앞 방의 톰의 침대가 비어있는 것을 본다. 톰이 문열쇠를 찾느라고 주머니를 뒤지면서 온갖 잡동사니 물건들을 꺼내는데, 거기엔 극장표 한 뭉치와 빈 병도 있다. 이윽고 그가 열쇠를 찾아서 문에 꽂으려고 할 떄 열쇠가 손에서 미끄러져 떨어진다. 그가 성냥을 켜고 문 아래쪽으로 몸을 웅크린다. -------------------------------------------------------------------------- 톰 (짜증 낸다.) 틈이 하나 뿐인데 그 사이로 빠져 버리다니! (로라가 문을 연다.) 로라 톰! 톰, 뭐하는 거니? 톰 문 열쇠 찾는 거야. 로라 지금까지 어디 있었니? 톰 영화보러 갔지. 로라 지금까지 영화 봤다구? 톰 굉장히 긴 영화였어. 가르보 나오는 거 하구 미키 마우스 그리구 여행영화 또 갖가지 예고편. 그리구 오르간 독주하구 의연금 모집두 있었는데 뚱보 여편네 하구 문지기가 대판 싸웠지! 로라 (순진하게) 그런 거까지 다 보구 오는 거야? 톰 그럼! 아, 잊었다! 굉장한 쑈가 있었어! 누가 나왔냐 하면, 마술사 말볼리오 가 나왔어. 그 사람이 굉장한 마술을 보여 주는데, 주전자 여러 개에다 물을 이리저리 옮겨 붓는 거 있지? 처음엔 포도주로 바뀌더니 다음엔 맥주, 그 다음엔 위스키로 바뀌더라. 그게 위스킨지 어떻게 아냐 하면, 그 사람이 누구 나올 사람 없냐구 해서 내가 나간 거야. 켄터키 스트레이트 버번이더 라. 아주 사람 좋던데, 그 사람이 기념품 줬어. (그가 바지 뒷주머니에서 반짝거리는 무지개색의 스카프를 꺼낸다.) 이걸 줬어. 그 사람 마술 스카프 야. 가져, 로라. 카나리아 새장위에서 흔들면 새장이 금붕어 어항으로 바 뀌어. 어항위에서 흔들면 카니리아가 날아 오르구... 근데, 제일 굉장한 마술은 관을 가지구 하는 거야. 우리가 그 사람을 관에 넣구 못질을 했는데, 그 사람은 못 하나 빼지 않고 거기서 나오더라. (그가 집안으로 들어간다.) 나두 할 수 있는 마술이 하나 있어 이 구차한 환경에서 빠져 나가는 거 말야! (그가 침대에 털썩 주저앉아 신발을 벗기 시작한다.) 로라 쉬이 ! 톰 왜 그래? 로라 엄마 깨실라. 톰 깨라지 뭐, 어때! 맨날 기상 기상 하니까 이번엔 엄마가 한 번 기상 하라구 해. (투덜거리며 눕는다.) 못이 다 박힌 관에 들어가는 덴 별로 머리가 필요하지 않아, 로라. 하지만 도대체 누가 못 하나 빼지 않고 거기서 나올 수 있겠어? (마치 대답이라도 하는 듯이, 사진이 밝아지면서 아버지가 찡긋 웃는다.) 무대가 어두워진다. (곧 이어서 교회종이 여섯 시를 치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자 아만다의 방에 자명종이 울리고 잠시 후에 그녀가 소리친다: 기상! 기상! 로라, 가서 네 동생한테 일어나서 활짝 웃으라구 해라! ) 톰 (천천히 일어나면서) 일어나겠어 하지만 활짝 웃지는 않겠어. (불빛이 환해진다.) 아만다 로라, 동생한테 커피 먹으라구 해라. (로라가 앞의 방으로 들어간다.) 로라 톰! 일곱 시가 다 됐어. 엄마 짜증 내신다. (그가 그녀를 멍청히 바라본 다. 애원하듯이) 톰, 오늘 아침엔 엄마한테 말을 걸어. 엄마하구 화해해, 사과하구, 얘기해! 톰 엄마가 나하구 얘기하려구 하지 않쟎아. 먼저 나한테 말을 안 한 건 엄마야. 로라 네가 미안하다구 한마디만 하면 엄만 다시 너하구 말을 하실 꺼야. 톰 엄마가 말을 안하는 게 그게 그렇게 큰 일이야? 로라 제발! 제발! 아만다 (부엌에서 소리친다.) 로라, 내가 시킨 거 안 할 꺼니, 내가 옷 입고 나갈까? 로라 가요, 가요 코트 입구요! (그녀가 간청하는 듯이 톰을 바라보며 초조하고 움찔거리는 동작으로 볼품없는 펠트모자를 눌러 쓴다. 그리고 어색하게 코트를 잡으려고 허둥댄다. 그 코트는 아만다의 것중 하나인데, 잘못 고쳐 만들어서 로라에겐 소매가 너무 크다.) 버터하고 뭐죠? 아만다 (윗 무대로 올라오며) 버터만 사 와. 그리구 달아 놓으라구 해라. 로라 엄마, 내가 그러면 별로 좋아하지 않던데요. 아만다 그렇다구 널 때리는 건 아니쟎니, 그까짓 가핑클씨가 인상 좀 쓴다구 무서워 할 껀 없다! 네 동생한테 커피 식는다구 하구. 로라 (문간에서) 내가 말한대로 해, 톰. 그럴 꺼지, 그럴 꺼지, 톰? (그가 못마땅해서 고개를 돌린다.) 아만다 로라, 빨리 가 아니면 가지 말든가! 로라 (뛰어 나가며) 가요 가요! (잠시 뒤에 그녀가 소리지른다. 톰이 벌떡 일어나서 문으로 달려간다. 아만다가 걱정하며 달려온다. 톰이 문을 연다.) 톰 로라? 로라 괜챦아. 미끄러졌어, 괜챦아. 아만다 (걱정스럽게 그녀를 바라본다.) 누구든지 저 계단에서 다리 하나만 부러져 봐, 내가 주인을 고소해서 알거지로 만들어 놓을 테니까! (그녀가 문을 닫는다. 말을 안하기로 한 게 생각나자, 다른 방으로 들어간다.) (톰이 멋적게 커피를 마시러 들어 오자, 그녀는 그에게 등을 돌리고, 골목 옆의 우중충한 회색 아치형의 창문을 향하고 뻣뻣이 선다. 나이는 들었지만 어린애같은 그녀의 얼굴에 내리쬐는 햇빛은 도미에 판화처럼 뚜렷하고 풍자 적이다.) (음악 : 아베 마리아 ) (톰이 소심하게 그러나 쀼루퉁한 얼굴로 그녀의 돌아선 모습을 바라보고 식탁에 주저 앉는다. 커피는 입이 델 정도로 뜨겁다. 그가 그걸 한모금 마시다가 깜짝 놀라서 다시 컵에 뱉는다. 그가 깜짝 놀라자 아만다가 숨을 죽이고 반쯤 돌아선다. 그리고 자신을 억제하고 다시 창문 쪽으로 돌아선 다.) (톰이 커피를 호호 불면서 옆으로 어머니를 슬쩍 본다. 그녀가 헛기침을 한다. 톰도 헛기침을 한다.그가 일어나려고 하다가 다시 주저 앉아서 머리 를 긁고 다시 헛기침을 한다. 아만다가 기침을 한다. 톰이 커피잔을 두 손으로 호호 불면서 잔 너머로 어머니를 잠시 쳐다본다. 이윽고 그가 커피 잔을 내려 놓고 어색하고 머뭇거리면서 의자에서 일어난다.) 톰 (거친 목소리로) 엄마, 내가 내가 사과할께요, 엄마. (아만다가 급하게 몸서리 치면서 숨을 죽인다. 그녀의 얼굴이 무섭게 씰룩거린다. 그녀가 어린애같이 울음을 터뜨린다.) 내가 말을 잘못 했어요. 내가 한 말 전부 다요.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 아만다 (흐느낀다.) 자식들한테 희생한 게 결국 지겨운 노인네란 말이나 듣고 미움 이나 받다니! 톰 아녜요, 그렇지 않아요. 아만다 난 걱정이 너무 많아, 잠도 안 오고, 그래서 짜증이 나는 거야! 톰 (부드럽게) 다 이해해요. 아만다 요새 몇 년 동안 난 혼자서 몸부림쳤어. 하지만 넌 내가 의지할 기둥이다. 쓰러지면 안 돼. 약해지면 안된다. 톰 (부드럽게) 노력할께요, 엄마. 아만다 (매우 열렬하게) 노력해라 그럼 넌 성공할 꺼야! (그런 생각을 하자 거의 숨이 찰 지경이다.) 그래, 넌 넌 타고나 재능이 풍부한 애야! 내 아이들 둘 다 모두 비범한 애들이지!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거 모르니? 난 정말 자랑스러워! 흐믓하구 감사해야 할 께 많은 것 같이 느껴진다. 하지만 나한테 한가지만 약속해라, 얘야! 톰 뭔데요, 엄마? 아만다 약속해, 얘야, 술주정뱅이가 되지 않는다구! 톰 (그녀에게 찡긋 웃는다.) 난 술주정뱅이가 되지 않겠어요, 엄마! 아만다 난 그게 정말 무섭다. 네가 앞으로 술이나 마시고 있는다구 생각하는 거! 푸리나 한 사발 먹을래? 톰 커피면 돼요, 엄마. 아만다 잘게 썬 밀가루 비스켓은 어떠니? 톰 아녜요, 됐어요, 엄마. 커피면 돼요. 아만다 빈 속으로 하루 종일 일할 수 있니? 아직 10분 남았어 그렇게 꿀떡꿀떡 삼키지 마라! 너무 뜨거운 걸 마시면 위암에 걸려... 크림 좀 넣어라. 톰 아니, 괜챦아요. 아만다 크림 넣으면 좀 식어. 톰 아녜요! 아녜요. 블랙이 좋아요. 아만다 그래, 하지만 건강에 좋지 않으니까 그렇지. 우린 뭐든지 해서 건강을 지켜 야 해. 지금같이 어려울 떈, 우리가 매달릴 껀 우리 식구밖에 없어... 그래서 그러는 거지 톰, 내가 내가 누이를 내보낸 건 너하구 좀 할 말이 있어서 그랬어. 네가 말 걸지 않았다면, 내가 너한테 말을 붙였을 거야. (앉는다.) 톰 (부드럽게) 뭔데요, 엄마, 하실 말이? 아만다 로라 말야! (톰이 커피잔을 천천히 내려 놓는다.) (스크린 : 로라 ) (음악 : 유리동물원 ) 톰 오, 로라... 아만다 (그의 팔소매를 만지며) 너 로라가 어떤지 알지. 너무 말이 없어 하지만 잔잔한 물이 깊은 법이다! 네 누인 그런 걸 다 알아. 그리구 내 생각엔 걔가 그것 떄문에 고민하는 거 같애. (톰이 그녀를 바라본다.) 몇 일 전에 내가 나갔다 오니까 울고 있더라. 톰 무슨 일루요? 아만다 너. 톰 나요? 아만다 걔 생각엔 네가 여기서 행복하지 않다는 거 같애. 톰 왜 그런 생각을 한대요? 아만다 왜 그런 생각을 하냐구? 어쨋든 네 행동이 이상하쟎니. 난 난 지금 널 꾸짖는 게 아냐. 그건 이해하구! 난 알아, 네 야망이 그런 창고 같은 데 있지 않다는 걸. 이 넓은 세상에 다른 사람들처럼 넌 희생을 해 왔어, 하지만 톰 톰 인생이란 쉬운 게 아냐, 그건 스파르타적인 인내심을 요구하는 거야! 내 마음 속이 복잡해서 너한테 설명하지 못하겠구 나. 너한테 한 번도 말하진 않았지만, 난 아버지를 사랑했어... 톰 (부드럽게) 알아요, 엄마. 아만다 그리구 네가 네가 아버지를 점점 닮아가는 걸 보면! 밤 늦게까지 돌아다 니구 근데 지난 번에 그렇게 끔찍하게 그랬을 때두, 넌 술을 잔뜩 마셨지! 로라가 그러는데, 네가 집이 싫어서 밤마다 나간다구 하더라! 그게 정말이니, 톰? 톰 아녜요. 엄만 머릿속이 복잡해서 나한테 설명하지 못하겠다구 그러죠. 그건 나두 그래요. 나두 머릿속이 복잡해서 엄마한테 다 설명할 수 없어요! 그러니 서로 덮어둬요. 아만다 하지만, 왜 왜, 톰 넌 항상 그렇게 마음을 잡지 못하구 있니? 어디 가는 거니, 밤마다? 톰 난 영화 보러 가요. 아만다 왜 그렇게 맨날 영화 보러 가는 거지, 톰? 톰 내가 영화 보러 가는 건 거기 모험이 있으니까요. 모험이란 건 창고에 많지 않으니까, 그래서 영화 보러 가요. 아만다 하지만, 톰, 넌 영활 너무 많이 봐! 톰 난 모험이 아주 좋아요. (아만다가 당황하고 상심한 듯하다. 그러나 다시 그 판에 박힌 질문이 시작 되자, 그는 다시 마음이 굳어지고 짜증이 난다. 아만다가 그에 대해 다시 불평 품은 태도로 변한다.) (스크린 : 해적기를 단 범선) 아만다 대다수 젊은 사람들은 자기 직업에서 모험을 찾고 있어. 톰 그리구 대다수 사람들은 창고에서 일하지 않아요. 아만다 세상에는 창고에서 일하는 사람도 있구, 사무실이나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 도 있다. 톰 그들이 다 자기 직업에서 모험을 찾나요? 아만다 모험을 찾든지 못 찾든지 다 그렇게 사는 거야! 모두 다 그렇게 모험에 열중하지는 않아. 톰 인간은 본능적으로 추구하구, 찾아다니구, 싸우는 거예요. 그리구 이런 본능들은 창고에선 발견할 수 없어요! 아만다 인간이 본능적으로 산다구! 나한테 본능이 어떻다니 하지 마라! 본능이란 사람하군 거리가 먼 거야! 그건 짐승들이나 갖는 거다. 기독교인은 그런 게 필요 없어! 톰 그럼, 기독교인은 뭐가 필요하죠, 엄마? 아만다 고귀한 것들이지! 정신과 영혼의 것들! 짐승들이나 본능을 추구하고 사는 거야! 분명 너의 목표는 짐승들보단 높은 거야! 원숭이나 돼지 보단 톰 그런 것 같진 않아요. 아만다 농담 마라. 하여간, 내가 얘기하구 싶은 건 그게 아냐. 톰 (일어서며) 시간이 없어요. 아만다 (그의 어깨를 밀며) 앉아라. 톰 내가 창고에 늦게 가도 좋아요, 엄마? 아만다 아직 5분 있어. 난 로라 일을 얘기하고 싶어. (스크린 : 계획과 준비 ) 톰 좋아요! 로라 일이 뭐죠? 아만다 우리가 걔를 위해서 계획을 세우고 준빌 해야 돼. 걔는 너보다 두 살이나 더 먹었는데 아무 것두 한 게 없쟎니. 아무 일도 안하구 그저 떠돌아다니구 만 있어. 걔가 그렇게 떠도는 걸 보면 정말 무섭다. 톰 누나는 소위 사람들이 말하는 가정적인 타입인 거 같애요. 아만다 그런 타입이란 건 없어. 그리구 그런 게 있다면 정말 불행한 거지! 하지만 결혼해서 남편과 살면 그렇진 않지! 톰 뭐라구요? 아만다 난 내 얼굴에 코를 보듯이 어떤 파탄이 일어날 께 분명히 보여! 무서운 일이야! 널 보면 점점 더 네 아버지 일이 생각나! 네 아버지두 종일 밖으로 나돌면서 아무 얘기두 하지 않았어! 그러다가 가버렸어! 안녕하구! 그렇게 날 버려 두구. 상선회사애서 온 편지 봤다. 네가 무슨 생각 하고 있는 지 다 알아. 내가 그런 거 모를 줄 아니? 좋아, 그럼, 그렇게 해! 하지만 널 대신 할 사람이 있기 전까진 안돼. 톰 그게 무슨 말예요? 아만다 내 말은 로라를 돌봐 줄 사람이 있어서 결혼하고 가정을 갖고 독립해서 살게 되면 그럼, 그 땐 네가 가고 싶은 데로, 땅이든, 바다든, 바람 부는 데로 아무 데나 가도 좋단 말이야! 하지만 그 때 까진 네 누이를 위해서 관심을 가져야 해. 난 괜챦아. 난 늙었구 중요하지 않으니까! 네 누일 위해서 그러는 거야 걘 젊고 스스로 살지 못하구 있으니까. 난 걔를 실업학교에 넣었는데 비참하게 실패했어! 겁을 집어먹구 구역질 까지 했다. 교회의 청년단에 데리구 갔지. 그것두 안됐어. 걘 아무하구두 말을 안했어. 또 누구도 걔하구 말을 안했어. 이제 걔가 하는 일이란 건 저 유리동물하고 노는 거하구 낡아빠진 전축이나 듣는 거 밖에 없어. 처녀가 그런 거나 하면 서 살아야 하겠니? 톰 나보구 어떻게 하라는 거예요? 아만다 그 이기주의를 버려! 자기, 자기, 자기, 네가 생각하는 건 그거 밖에 없어! (톰이 벌떡 일어나서 외투를 가지러 간다. 그건 볼품없고 턱없이 큰 것이다. 그가 귀덮개가 달린 모자를 눌러 쓴다.) 마후란 어디 있니? 털 마후랄 써! (그가 벽장에서 마후라를 잡아 채서 목에 두르고 양 끝을 당겨서 잡아 맨다.) 톰! 너한테 물어 볼 께 있는데! 톰 늦어서 그런 건 아만다 (그의 팔을 잡으며 아주 급박한 듯이, 그러나 이윽고 머뭇거리며) 그 창고에 말야, 좀 괜챦은 사람 없니? 톰 없어요! 아만다 있을 텐데 뭐... 톰 엄마 (몸짓) 아만다 착실한 사람 있나 찾아 봐라 술 안 마시는 네 누이를 위해서 한 번 알아 봐라! 톰 뭘요? 아만다 누이를 위해서! 만나게 해 주라구! 사귀게 말야! 톰 (문으로 뚜벅뚜벅 걸어가며) 오, 내 참! 아만다 그렇게 할래? (그가 문을 연다. 애원하듯이) 그렇게 해 줄래? (그가 내려가 기 시작한다.) 그렇게 할래? 할 꺼야? 톰 (뒤를 향해 소리친다.) 네! (아만다가 불안한 듯이 문을 닫는데, 그 표정은 고민스러우면서도 약간 희망이 보이는 듯 하다.) (스크린 : 글래머 잡지의 표지) (아만다가 전화하는 모습에 조명이 비친다.) 아만다 엘리 카아트라이트유? 아만다 윙필드예요! 안녕하세요? 그래, 신장은 좀 어떠세요? (다섯을 센다.) 저걸 어째! (다섯을 센다) 당신은 순교자예요, 그래요, 바루 그거라구요, 순교자예요! 근데 지금 막 보니까 주부의 벗 구독이 끝났거든요! 이번 호부터 새 연재가 나가는데, 썩 괜챦은 거예요. 그걸 놓치고 싶진 않을 꺼라구 생각하는데, 베씨 메이 호퍼가 쓰는 건데 세 사람의 신혼여행 후로 처음 쓴 거예요. 이상하구두 재미있는 얘기 아니였어요? 그런데, 이번 껀 훨씬 나은 거예요. 배경은 아주 세련된 상류사회구요. 롱 아일랜드 저명 인사들 얘기랍니다! 무대가 어두워진다. 제 5장 스크린 : 예고 . 음악과 함께 사라진다. 봄날 저녁 황혼이 막 내린 무렵, 윙필드 아파트의 저녁식사가 막 끝났다. 밝은 색 옷을 입은 아만다와 로라가, 그림자가 비치는 무대 뒷쪽에서 식탁의 접시들을 치우고 있는데, 그들으 몸놀림은 마치 나방처 럼 창백하고도 조용한데, 마치 춤추는 듯이 어떤 의식을 치루고 있는 것 같다. 흰 셔츠와 바지를 입은 톰이 식탁에서 일어나서 화재비상계단쪽으로 간다. -------------------------------------------------------------------------- 아만다 (그가 자기 옆을 지나갈 때) 얘, 부탁이 있다. 톰 뭔데요? 아만다 머리 좀 빗어라! 넌 머리 빗으면 멋있는데! (톰이 저녁신문을 들고 소파에 앉는다. 신문의 큰 헤드라인 프랑코의 승리 ) 네가 아버지를 닮았으면 하는 점이 딱 한가지 있다. 톰 그게 어떤 점인데요? 아만다 자기 외모에 항상 신경을 썼던 점이지. 아버진 칠칠치 못하게 보인 적이 한번도 없었다. (그가 신문을 내려놓고 화재비상계단쪽으로 간다.) 어디 가니? 톰 담배 피우러 나가요. 아만다 넌 담밸 너무 피워. 하루 한 갑이면 15쎈트야. 한 달이면 얼마나 되겠니? 15에 30을 곱하면 얼마니, 톰? 계산해 봐. 그걸 다 저금한다면 너두 놀랄 껄. 워싱턴 대학에 회계학 야간코스 정도는 다닐 수 있는 돈 아니니! 네가 그런 델 다니면 얼마나 괜챦겠니? 한 번 생각해 봐라, 얘! (톰은 그런 생각엔 조금도 흥미가 없다.) 톰 차라리 담밸 피우겠어요. (그가 층계참에 나간다. 철틀문이 쾅하고 닫힌 다.) 아만다 (날카롭게) 그래! 그게 비극인 거야...(혼자 남자, 그녀는 남편의 사진을 쳐다 본다.) (댄스곡 : 온 세상이 새벽을 기다리고 있네! ) 톰 (관객에게) 골목을 건너 가면 파라다이스 댄스홀이 있었습니다. 봄이 되면 저녁마다 창문과 문들이 열리고 음악이 흘러나왔습니다.어떤 때는 천장에 매달린 커다란 유리등을 제외하곤 모든 불이 꺼졌습니다. 유리등은 천천히 돌면서 황혼을 기묘한 무지개 빛깔로 물들이곤 했습니다. 그러면 악단이 월츠나 탱고를 연주하였는데, 그것은 느리고 관능적인 리듬이었습니다. 연인들은 비교적 사람의 눈길이 눈길이 닿지 않는 골목으로 나오곤 했지요. 그들은 쓰레기통이나 전화기 전주 뒤에서 키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나의 생활처럼 변화도 모험도 없는 생활에 대한 보상과도 같은 것이 었습니다. 금년에는 모험과 변화가 있을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길모퉁이에서 이 연인 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베르히츠가든을 덮은 안개속에도 떠돌아 다니고 있었고, 체임벌린의 우산 속에도 스며들어 있었습니다 스페인에는 게르니카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엔 관능적인 스윙음악과 술, 댄스홀과 바아, 그리고 영화와 쎅스가 어둠속의 샹들리에처럼 걸려 있었고, 덧없고 환상적인 무지개빛으 로 세상을 뒤덮고 있었습니다... 온 세상은 폭격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만다가 사진에서 돌아서서 밖으로 나온다.) 아만다 (한숨을 쉬며)화재비상계단의 층계는 그런대로 베란다의 대용이 되지. (그 녀가 계단에 신문지를 펼쳐 놓고, 마치 미시시피 베란다의 그네 위에라도 앉는 듯이 맵시있고 단정하게 그 위에 앉는다.) 너 뭘 보구 있니? 톰 달이요. 아만다 오늘 저녁에 달이있니? 톰 가핑켈네 식품점 위로 뜨고 있어요. 아만다 정말 그러네! 조그만 은빛 슬리퍼같구나. 달에다 소원 빌었니? 톰 음흠. 아만다 뭘 빌었니? 톰 그건 비밀이예요. 아만다 비밀이라구, 허? 그렇다면 나도 말 안하겠다. 나두 너처럼 비밀루 해야지. 톰 난 엄마의 소원이 뭔지 알 꺼 같애요. 아만다 내 머릿속이 그렇게 들여다 보이냐? 톰 엄만 스핑크스가 아니쟎아요. 아만다 그래, 난 비밀이 없다. 달에다 뭘 빌었는지 말해 줄까? 내 소중한 자식들이 성공하고 행복하게 살 길 빌었다! 달이 있을 때마다 난 그렇게 빌어. 그리구 달이 없을 때두 그렇게 빌지. 톰 난 신사방문객을 빈 줄 알았는데요. 아만다 왜 그런 말을 하니? 톰 나보구 한사람 데려오라구 한 거 기억 안나요? 아만다 네가 창고에서 참한 사람으로 하나 데려오면 네 누이한테 좋을 꺼라구 말한 건 기억나지. 내가 그런 말을 몇번 한 거 같은데. 톰 네, 수도 없이 그런 말을 했죠. 아만다 그래서? 톰 한사람 올 꺼예요. 아만다 뭐라구? 톰 신사 방문객 말예요! (음악이 울려 그 예고를 찬양한다.) (아만다가 일어선다.) (스크린 : 꽃다발을 든 신사 방문객) 아만다 그럼 네가 그런 사람을 집에 오라구 말했다는 거니? 톰 그래요. 저녁 먹으러 오라구 했어요. 아만다 정말 그런 거야? 톰 그랬다구요! 아만다 그랬구나. 근데 그 사람이 온다구 하든? 톰 했어요! 아만다 그래, 그래 그거 잘 됐다 정말 잘 됐어! 톰 좋아하실 줄 알았어요. 아만다 그럼 확실한 거냐? 톰 아주 확실해요. 아만다 곧 오냐? 톰 아주 곧이요. 아만다 제발, 그만 좀 뜸들이구 말 좀 해 봐라. 톰 무슨 말을 하라구요? 아만다 당연히 그 사람이 언제 올 지 알고 싶은 거지! 톰 내일 올 꺼예요. 아만다 내일? 톰 네, 내일이요. 아만다 하지만, 톰! 톰 네, 엄마? 아만다 내일이면 시간이 없쟎니? 톰 무슨 시간이요? 아만다 준빌 해야지! 왜 나한테 바루 전화하지 않았어, 네가 물어보구 그 사람이 온다구 했을 떄 바루 말야? 그러면, 참 너두, 내가 준빌했을 꺼 아냐! 톰 그렇게 수선 떨 필요 없어요. 아만다 오, 톰, 톰, 톰, 물론 수선을 떨어야지! 깨끗이 해야지, 지저분해서야 되냐! 있는 대로 아무렇게나 해선 안되지! 빨리 생각을 좀 해 봐야겠다. 톰 생각할 필요가 뭐가 있어요? 아만다 넌 정말 모르는구나. 돼지우리같은 곳에다 신사 방문객을 맞이할 순 없어! 내 결혼할 때 그릇들도 반짝거리게 닦아야 하구, 이름을 넣어 짠 식탁보두 세탁해야겠어! 창문도 닦아야 하구 커튼도 새 걸루 달아야지! 그리구 옷은 어떻구? 그래두 괜챦은 걸루 입어야 하지 않니? 톰 엄마, 그 친군 그렇게 수선 피울 사람이 아녜요! 아만다 넌 그 사람이 우리가 네 누이한테 처음으로 선 보이는 사람이란 걸 모르니? 그 가엾은 애가 지금까지 아직까지 단 한 명도 그런 신사를 맞은 적이 없단 건 정말 끔찍하고, 무섭고, 또 수치스러운 일이야! 톰, 들어와라! (그녀가 철틀문을 연다.) 톰 왜요? 아만다 너한테 물어 볼 께 좀 있어. 톰 엄마가 그렇게 수선 떨면 취소해 버리겠어요, 오지 말라구 할 꺼예요! 너 그런 짓을 해선 안된다. 약속을 깨는 거보다 더 실례되는 일은 없는 거야. 그저 내가 좀 힘들게 일하면 되는 거다! 대단하게는 못해도, 합격선에 들어야 하지 않겠니. 좀 들어 와라. (톰이 투덜대며 안으로 들어간다.) 앉아라. 톰 내가 앉았으면 하느 특별한 자리라도 있어요? 아만다 다행히두 소파를 새로 사왔다! 플로어 스탠드도 돈 내고 있으니까 이제 보내 올 꺼야! 그리구 사라사 무명 카페트를 깔아 봐라, 집이 훤해질 테니! 물론 벽에도 새루 벽지를 바르려고 했지만... 그 사람 이름이 뭐니? 톰 오코너예요. 아만다 그렇다면, 생선요릴 해야겠구나 내일이 금요일이지! 연어 고기에다 더키스 드레씽을 쳐야지! 그 사람 뭐하니? 창고에서 일하는 사람이니? 톰 그렇죠! 그렇지 않으면 내가 어떻게 아만다 톰, 그 사람 술은 안 마시니? 톰 그런 걸 왜 물어요? 아만다 네 아버지가 마셨쟎아! 톰 그 얘긴 하지 마세요! 아만다 그럼 마시냐? 톰 내가 알기론 안 마셔요. 아만다 확실히 해라, 분명히 해야 돼! 내 딸 신랑감으로 술 마시는 사람은 안돼! 톰 좀 너무 이르지 않아요? 오코너는 아직 무대에 나타나지도 않았어요! 아만다 하지만 내일이면 나타나. 네 누일 보러 말야, 그런데 내가 그 사람에 대해 아는 게 뭐 있니? 하나두 없쟎아! 주정뱅이 마누라보단 노처녀가 더 나아! 톰 오, 이런! 아만다 잠자코 있어! 톰 (앞으로 몸을 숙여 조용히 말한다.) 남자들이 여잘 만나다구 다 결혼하는 건 아녜요! 아만다 오, 무슨 말을 그렇게 하니, 톰 그리구 빈정대지 마라! (그녀가 머리빗을 집는다.) 톰 뭐하는 거예요? 아만다 그 소털같은 머릿털을 좀 빗어 주려구! 그 사람, 창고에선 어떤 위치에 있니? 톰 (못마땅하지만 그런 질문과 빗질에 순응한다.) 그 친구 위친 발송과예요, 엄마. 아만다 꽤 책임있는 자리 같은데, 네가 조금만 더 노력했다면 너도 그 정도는 있을 텐데. 봉급은 얼마니? 대강 모르니? 톰 한 달에 85딸라 정도 받겠죠. 아만다 뭐 많지는 않구나, 하지만 톰 나보다 20딸라 정도 많죠. 아만다 그래, 뭐 그 정도겠지! 하지만 가장으로서 한 달에 85딸라 정도라면 네가 버는 거보다 그렇게 많은 것두 아닌데... 톰 그래요, 하지만 오코너는 가장이 아녜요. 아만다 가장이 될 거 아냐, 안 그러니? 앞으로 언젠가? 톰 알겠어요. 계획과 준비 말이죠. 아만다 미래가 현재가 되고, 현재는 과거가 되고 또 과거는 영원한 후회로 변한다는 사실을 무시하는 젊은 사람은 너 밖에 없을 꺼야! 그걸 위해서 계획을 세우 지 않는다면 말이다! 톰 생각해 보면 뭔가 할 수 있는지 알겠죠. 아만다 에미한테 그렇게 거드럭 거리는 게 아냐! 더 얘기 좀 해 봐라 이름이 뭐니? 톰 제임스 D. 오코너예요. D는 델라니구요. 아만다 양친이 다 아일랜드구나! 잘 됐다! 근데 술은 안 마시니? 톰 당장 전화해서 물어 볼까요? 아만다 그런 건 적당한 때 조심하게 물어서 아는 수 밖에 없어. 내가 블루 마운틴에 있었을 땐, 어떤 남자가 술 마시는 거 같으면, 그리구 처녀가 마음이 있으면 교회 목사한테 얘기하러 갔어. 그렇지 않으면 처녀 아버지가 대신 물어봐서 그 남자의 성격을 알아 봤지. 그런 건 신중하게 알아 봐야지, 잘 못하면 처녀가 커다란 잘못을 저지르게 되는 거다! 톰 그럼 엄만 어떻게 해서 그런 커다란 잘못을 저질렀어요? 아만다 내 아버지의 순진한 얼굴을 보구 전부들 속은 거지! 네 아버지가 미소를 지으면 반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거든! 미남이라구 홀딱 빠지는 것 보다 여자에게 나쁜 건 없다! 오코너씨가 너무 잘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톰 아녜요, 그 친군 그렇게 잘생기진 않았어요. 얼굴이 주근깨 투성이구 코두 작아요. 아만다 하지만 너무 못생기진 않았겠지? 톰 너무 못생기진 않았어요.그저 보통이지요. 아만다 남자한테 중요한 건 성격이야. 톰 그건 내가 늘 하는 말이쟎아요, 엄마. 아만다 넌 그런 말 한 적 없어 그래서 난 네가 그런 생각 안 하는 줄로 아는데. 톰 내가 그런 생각도 안 하는 줄 알아요? 아만다 적어도 활발한 사람이면 좋겠다. 톰 내 생각엔 뭔가 해보려구 애쓰는 친구예요. 아만다 뭘 하니? 톰 야간학교에 다녀요. 아만다 (얼굴이 환해지며) 훌륭해! 뭐 하니, 무슨 공부 하냐구? 톰 무선공학하구 대중연설이요! 아만다 그렇다면 출세하겠다는 야망이 있는 사람이다! 연설을 공부하는 사람은 언젠가는 다른 사람을 거느려 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거야! 그리구 무선공학이라구? 그건 장래성 있는 공부지! 두가지 모두 희망적인 거다. 자기 딸을 찾아오는 남자에 대해서 엄마가 그런 건 알아 둬야 하는 법이다. 그게 진지하든 아니든. 톰 한가지 미리 말할 껀, 그 친군 로라에 대해 아무 것도 몰라요. 우리가 이런 음모를 꾸미구 있다는 건 말하지 않았어요. 내가 그저, 우리 집에 가서 저녁이나 먹지 않겠나? 하구 말하니까 그 친구가 괜챦다 그랬어요 그리구 다른 얘긴 없었어요. 아만다 그랬을 꺼다! 넌 말 많기가 굴 같으니까. 하지만, 여기 오면 로라가 어떤 앤지 알 꺼야. 걔가 얼마나 사랑스럽구 상냥하구 예쁘다는 걸 알면 초대받은데 대해 행운의 별에 감사드릴 껄. 톰 엄마, 로라한테 너무 기대하면 안돼요. 아만다 그게 무슨 말이니? 톰 로라가 엄마나 나한테 같은 가족이구 또 사랑하니까 그렇게 보이는 거죠.우 린 로라가 절름발이란 게 이제 안 보이니까요. 아만다 절름발이란 말은 하지 마! 내가 그런 말은 절대 하지 말라구 한 거 알지! 톰 하지만 현실을 바로 봐요, 엄마! 로라는 그래요 또 그것 뿐이 아녜요 아만다 그것 뿐이 아니다 니, 무슨 뜻이야? 톰 로라는 다른 여자들과 너무 달라요. 아만다 나는 그 다르다는 게 로라의 장점이라구 생각한다. 톰 반드시 그렇진 않아요 다른 사람들 눈엔 모르는 사람들에겐 로라는 너무 내성적이구 자기만의 세계에서 살고 있어요. 그런 게 다 바깥 사람들에 겐 로라가 약간 괴상하게 보이는 거예요. 아만다 괴상하다는 말은 하지마. 톰 사실이 그래요. 로라는 그래요. (댄스홀의 음악이 탱고로 바뀌는데, 단조이고 다소 불길한 음조를 띈다.) 아만다 어떤 점에서 걔가 괴상하니 말 좀 들어 보자. 톰 (부드럽게) 로라는 자기만의 세계에서 살고 있어요 조그만 유리 장식품 의 세계에 엄마...(일어선다. 아만다가 빗을 들고 괴로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 본다.) 낡은 레코드판이나 틀구 그게 전부예요 (그가 거울을 들여다 보고 문쪽으로 간다.) 아만다 (날카롭게) 어디 가는 거야? 톰 영화 보러 가요. (철틀문 밖으로 나간다.) 아만다 영화 보러 가는 게 아냐, 매일 밤 무슨 영화니! (급히 철틀문쪽으로 따라간 다.) 네가 언제나 영화 보러 간다구 난 안 믿어! (그가 가버리자, 아만다가 걱정스럽게 그 뒤를 잠시 바라본다. 이윽고 그녀가 활기와 희망을 되찾아서 커튼쪽으로 가면서) 로라! 로라! (로라가 부엌에서 대답한다.) 로라 네, 엄마. 아만다 접신 내버려 두고 이리 나와라! (로라가 접시 닦는 수건을 들고 나온다. 명랑하게) 로라, 이리 와서 달에다 소원을 빌어라! (스크린 : 달) 로라 (들어온다) 달이요 달이라구요? 아만다 은색 슬리퍼 같은 달이지. 네 왼쪽 어깨 너머로 봐, 로라, 그리구 소원을 빌어! (로라는 마치 잠에서 깨어난 듯이 약간 당황하는 것 같이 보인다. 아만다가 그녀의 어깨를 잡고 문 옆에서 달쪽으로 그녀를 돌린다.) 이제! 자, 얘야, 빌어 봐! 로라 뭘 빌까요, 엄마? 아만다 (그녀의 목소리가 떨리고 눈에 갑자기 눈물이 고인다.) 행복을! 행운을! (바이올린 소리가 커지고 무대가 어두워진다.) 막이 내린다 제 6장 (스크린 : 고등학교의 영웅) 톰 그래서 다음날 저녁에 나는 짐을 집으로 데리고 왔습니다. 나는 고등학교때 짐을 약간 알았습니다. 짐은 고등학교때 영웅이었습니다. 그는 마치 도자기 처럼 매끈하고 깨끗한 얼굴에다 감탄할 만한 아일랜드인 다운 좋은 성격과 활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는 오직 각광속에서만 움직이는 것 같았습니 다. 그는 농구 스타였고 토론클럽의 회장이었으며 상급반과 합창단의 주장 으로서 매년 열리는 오페레타에서 남자 주연을 하였습니다. 그는 언제나 달리거나 튀어올랐고 결코 그냥 걸어다니지 않았습니다. 그는 언제나 중력 의 법칙을 깨뜨리려는 듯이 보였습니다. 그가 청년기를 스러한 속도로 달려 갔기 떄문에, 사람들은 그가 서른살 정도가 되면 적어도 백악관에 이를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하지만 짐은 쏠단고등학교를 졸업한 뒤에 보다 많 은 장애물에 부딪힌 것 같았습니다. 그의 속도는 현저하게 떨어졌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6년 뒤에 그는 나의 직업보다도 별로 좋을 것도 없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스크린 : 사무원) 그는 창고에서 내가 유일하게 친근하게 지내는 친구였습니다. 나는 그에게 가치있는 존재였습니다. 나는 그의 옛날의 영광을 알고 있었고, 그가 농구 시합이나 토론대회에서 활약하는 것을 본 사람이기 때문이죠. 그는 창고 일이 별로 바쁘지 않을 때 내가 세면실에 가서 시를 쓰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 다. 그는 나를 셰익스피어라고 불렀습니다. 그리고 창고의 다른 친구들은 의혹과 적대심을 갖고 나를 쳐다 보았지만, 그는 나에게 유머러스한 태도를 취했습니다. 그의 그러한 태도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주어서 그들의 적개심도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마치 이상하게 생긴 개가 얼마큼 떨어져 지나가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미소짓는 것처럼, 나에게도 그런 미소 를 짓게 되었습니다. 나는 짐과 로라가 쏠단에서 서로 알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목소리에 대해서 로라가 감탄하며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짐이 그녀를 기억하는 지는 몰랐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그를 저녁식사에 초대했을 떄 그는 찡긋 웃더니 이렇게 말했기 때문입니다. 여어, 셰익스피 어, 자네에게도 가족이 있다는 건 몰랐는데. 그는 이제 알게 될 것입니다... (무대 뒷쪽에 불이 들어온다.) (스크린 :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가 커진다. ) (금요일 저녁. 하늘에 여기저기 시를 뿌리면서 다가오는 늦은 봄날 저녁 5시 정도) (섬세한 레몬빛이 윙필드 아파트에 비친다.) (아만다는 신사 방문객을 맞이하기 위해 부지런히 준비를 하였다. 그 결과 는 놀라울 정도이다.) 장미빛 실크갓을 단 새로 산 플로어 스탠드가 자리를 차지했고, 색깔있는 종이 전등갓이 천장에 갈라진 틈새를 감추고 있다. 창문에는 새로 산 흰 커튼이 물결치고 있고, 의자와 소파는 사라사 무명 커버를 씌웠으며 새로 산 두 개의 소파베게가 처음 선을 보였다.) (열어젖힌 상자들과 화장지가 바닥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무대 한가운데 로라가 두 팔을 들고 서 있고, 아만다가 그녀 앞에서 자세를 수그려서, 경건하고 마치 무슨 의식을 치루고 있는 것처럼, 새 드레스의 가장자리를 맞춰주고 있다. 드레스는 회상에 의해 물들여 있고 꾸며져 있 다. 로라의 머리모양도 바뀌어 있다. 그것은 더욱 부드럽고 더 잘 어울린다. 로라에게서 연약하고 신비스러운 아름다움이 풍긴다. 그녀는 빛을 받아서 순간적인 광채를 발하는, 그러나 현실적인 것도 아니고 지속되지도 않는 그러한 광채를 발하는 투명한 유리제품과도 같다.) -------------------------------------------------------------------------- 아만다 (초조하게) 너 왜 그렇게 떠니? 로라 엄마, 엄마가 그렇게 초조하게 만든 거예요. 아만다 내가 널 어떻게 초조하게 만들었니? 로라 이 모든 소란 때문이예요! 대단한 일이나 되는 것처럼 이렇게 해 놨으니까 요! 아만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구나, 로라. 노상 집안에만 있는게 싫을 텐데. 넌 내가 뭘 좀 해 주려구 할 때마다 싫어하는 거 같다. (그녀가 일어선다.) 자, 이제 네 모습을 한 번 봐라. 아니, 잠깐만! 잠깐만 기다려라 생각난 게 있어! 로라 이번엔 뭐예요? (아만다가 분첩을 두 개 꺼내서 손수건에 산 다음 로라의 가슴속에 집어넣는 다.) 로라 엄마, 뭐 하시는 거예요? 아만다 귀여운 사깃꾼 이란 거다! 로라 난 그런 거 안할래요! 아만다 해라! 로라 왜 해야 돼요? 아만다 왜냐하면, 솔직히 말해서, 넌 가슴이 너무 빈약해. 로라 그러니까 우리가 무슨 덫을 놓는 거 같쟎아요. 아만다 예쁜 여자들이란 덫이야, 예쁜 덫이지, 남자들도 그러길 기대하구. (스크린 : 예쁜 덫 ) 자, 네 모습을 봐, 아가씨. 더 이상 예쁠 수는 없을 정도구나! 이제 내 몸을 좀 봐야겠다! 네 엄마 모습을 보면 놀랄 꺼다! (그녀가 즐겁게 콧노래를 부르면서 커튼을 지나간다.) (로라가 천천히 긴 거울쪽으로 가서 진지하게 자신을 바라본다.) (약하고 슬픈 듯한 한숨소리처럼 한 차례 바람이 불어와서 흰 커튼을 살며시 우아하게 흔든다.) 아만다 (무대 밖에서) 아직 그렇게 어두워지진 않았구나. (그녀가 근심스런 표정을 하고 거울 앞에서 천천히 돈다.) (스크린 : 이게 내 누이예요: 음악으로 축복해 줘요. 음악) 아만다 (무대 뒤에서 웃는다.) 너한테 근사한 걸 보여 줄께. 엄마가 얼마나 달라져 는지 봐! 로라 뭔데요, 엄마? 아만다 조금만 기다려라 보여 줄 테니! 옛날 트렁크에서 꺼낸 거야! 스타일이 뭐 그리 많이 변하진 않았으니까... (그녀가 커튼을 가른다.) 자, 이제 네 엄말 봐라! (그녀는 푸른색 비단 허리띠를 단 노란색 보일로 된 처녀용 원피스를 입고 있다. 그녀는 노란 수선화 한 다발을 들고 있다 그녀의 청춘시절의 모 습이 거의 되살아난 것 같이 보인다. 열렬하게) 이게 내가 코티용을 출 떄 입던 옷이다! 썬쎗 힐에선 스텝 댄스상을 두 번 받았어. 한 번은 봄에 잭슨의 주지사 무도회에 갈 떄 입었지! 무도회장에 서 내가 어떻게 췄는지 볼래, 로라? (그녀가 스커트를 들어 올리고, 방안을 맵시있게 걷는 동작을 한다.) 일요일엔 신사 방문객들을 맞을 때 입었어! 네 아버지를 만났을 때도 입었 단다 그 해 봄엔 내내 말라리아로 앓았단다. 테네시 동부에서 델타까지 날씨가 바뀌어서 저항력이 약해졌지 내내 미열이 있었지 그렇게 심한 건 아니고 마음이 들뜨고 현기증이 났어! 초대장이 쏟아져 들어왔단다 델타는 어디 가나 파티가 있었어! 누워 있거라, 하고 어머니가 말했지. 열이 있쟎니! 하지만 난 고집을 부렸지. 난 키니네를 먹고 계속 돌아다녔어! 저녁마다 춤을 췄지! 오후엔 말을 타고 멀리까지 돌아다니구! 소풍도 나갔는데 정말 좋았지! 5월달에 거긴 정말 멋있었단다! 온통 말채나무로 레이스 모양이구, 글자 그대로 노란 수선 화로 뒤덮였지! 내가 노란 수선화를 미칠 듯이 좋아하게 된 건 바루 그 해 봄이었어. 노란 수선화는 거의 강박관념처럼 되었지. 엄마가 그랬어. 얘야 ,이젠 노란 수선화를 놓을 데가 더 없는데. 그래두 난 계속해서 노란 수선화를 가지구 들어왔어. 난 어디서든 그것들을 보면, 기다려! 잠깐! 노란 수선화야! 하구 소리지르곤 했어. 난 젊은 사람들한테 노란 수선화를 따라구 시켰어! 사람들은 농담으로들 말했어. 아만다와 그녀의 노란 수선화 하구! 결국엔 화분이 없어졌지, 자리가 있음녀 전부 노란 수선 활 갖다 놓았으니까. 화분이 더 없다구? 그렇다면 내가 들구 있을 꺼야! 그런데, 그 떄, 난 (그녀가 사진 앞에서 춤을 멈춘다. 음악) 네 아버질 만난 거야! 말라리아, 노란 수선화 그리구 이 아이 ... (그녀가 장미빛 램프의 스위치를 돌린다.) 비가 오기 전에 오면 좋겠는데. (그녀가 무대 뒷쪽으로 가서 그릇에 넣은 노란 수선화를 테이블 위에 놓는 다.) 네 동생한테 여유돈을 줬으니까 오코너씨하구 택실 타구 올 꺼다. 로라 (표정이 바뀐다.) 그 사람 이름이 뭐라구요? 아만다 오코너. 로라 이름은요? 아만다 생각이 안 나는데. 아, 그래, 생각났다. 짐이야! (로라가 약간 휘청거리고 의자를 잡는다.) (스크린 : 짐은 아닐 꺼야. ) 로라 (작은 소리로) 짐은 아닐 꺼야! 아만다 아냐, 그랬어, 짐이라 그랬어! 짐이란 이름 가진 사람치구 멋쟁이 아닌 사람은 없더라! (음악 : 불길하다.) 로라 그 사람 이름이 분명히 짐 오코너예요? 아만다 응, 왜 그러니? 로라 톰이 고등학교 때 알던 사람이래요? 아만다 그런 말은 안 하던데. 창고에서 알게 된 사람이겠지. 로라 우리가 고등학교 때 둘 다 짐 오코너란 학생을 알았었어요 (이윽고, 힘들게) 톰이 오늘 데려오는 사람이 그 사람이라면 절 용서하세요 전 저녁식사 자리에 나오지 않을래요. 아만다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리가 어디 있어? 로라 전에 한 번, 내가 어떤 남자를 좋아해 본 적이 없냐구 물으신 적 있죠. 그 때 내가 그 사람 사진 보여 준 거 기억 안나세요? 아만다 졸업앨범에 있던 그 학생 말이냐? 로라 네, 그 사람이요. 아만다 로라, 로라, 너 그 학생하구 사랑하는 사이였니? 로라 모르겠어요, 엄마. 아뭏든 온다는 사람이 그 사람이라면 난 저녁식사에 앉을 수 없다는 건 분명해요! 아만다 그 사람이 아닐 꺼야! 그럴 가능성은 조금도 없어. 하지만 그 사람이건 아니건 넌 저녁식사에 나와야 해. 네가 빠지는 건 허락할 수 없어. 로라 빠져야 될 것 같애요, 엄마. 아만다 난 그런 바보같은 말은 듣고 싶지 않다. 로라, 너하구 네 동생 둘 다 그 동안 너무들 했어! 그러니 얌전히 앉아서 그들이 올 때까지 기다려라. 톰이 열쇠를 잊고 갔으니까 그들이 오면 네가 문을 열어 줘라. 로라 (공포에 사로잡히며) 오, 엄마, 엄마가 열어 줘요! 아만다 (가볍게) 난 부엌에 있을 꺼야 바쁘니까. 로라 오, 엄마, 제발 엄마가 열어 줘요. 나한테 시키지 마세요! 아만다 (부엌으로 건너가며) 난 연어요리에 쓸 드레씽을 만들어야 돼. 이 무슨 야단법석이냐 바보같이 손님 하나 온다구! (문이 닫히자, 로라는 혼자 남는다.) (스크린 : 공포 ) (그녀가 낮은 신음소리를 내고 램프의 불을 끈다 그녀는 손가락을 서로 꽉 끼고 소파의 가장자리에 굳운 자세로 앉는다.) (스크린 : 문을 여는 일 ) (톰과 짐이 화재비상계단에 나타나서 층계참으로 올라온다. 그들이 가까이 오는 소리가 나자, 로라는 겁에 질린 자세로 일어선다.그녀가 커튼쪽으로 물러선다.) (초인종이 울린다. 로라가 숨을 죽이고 목을 감싼다. 낮은 드럼소리) 아만다 (부른다) 로라, 아가! 문! (로라가 꼼짝도 안하고 문을 바라본다.) 짐 간신히 비를 피한 거 같은데. 톰 어허. (그가 초조하게 다시 벨을 울린다. 짐이 휘파람 소리를 내고 담배를 찾는다.) 아만다 (아주 즐겁게) 로라, 네 동생과 오코너씨가 왔구나! 문 좀 열어 줄래, 응? (로라 가 부엌 문쪽으로 간다.) 로라 (헐떡거리며) 엄마 문에 가 보세요! (아만다가 부엌에서 나와서 사납게 로라를 쳐다본다. 그녀가 위압적으로 문을 가리킨다.) 로라 제발, 제발요! 아만다 (화를 억누르며 작은 소리로) 너 왜 그러니, 이 바보같은 애야? 로라 (애원한다) 제발, 엄마가 열어요. 제발! 아만다 그런 응석은 들어주지 않겠다구 했지, 로라. 왜 오늘같은 날 긴잘하구 그러 니? 로라 제발, 어서요, 제발, 엄마가 가세요! 아만다 네가 가야 돼. 난 할 수 없어. 롤라 (애원한다) 나도 할 수 없어요! 아만다 왜? 로라 난 아파요! 아만다 나두 그래 네가 이상하게 구는데 질렸어! 너하구 네 동생은 왜 그렇게 다른 사람들처럼 그러지 못하니? 정말 이상야릇해! (톰이 길게 벨을 누른다.) 계속 잘 한다! 왜 그런지 말 좀 해 봐 (과장된 어조로 소리친다.) 간다! 잠깐만 기다려! 왜 문 여는 걸 그렇게 무서워 해? 자, 네가 열어, 로라! 로라 오, 오, 오...(그녀가 커튼 너머로 되돌아 온다. 전축으로 달려가서 급하게 미친 듯이 전축을 켠다.) 아만다 로라 윙필드, 빨리 문 열지 못해! 로라 네 네, 엄마! ( 다르다넬라 가 조그맣게 긁히며 나오자, 분위기가 부드러워지고 로라는 약간 용기를 얻는다. 그녀가 문으로 가서 조심스럽게 당겨서 연다.) (톰이 짐 오코너와 함께 들어온다.) 톰 로라, 여긴 짐이야. 짐, 이쪽은 내 누이, 로라야. 짐 (안으로 들어가며) 셰익스피어한테 누이가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로라 (굳은 자세로 떨면서 문에서 물러나며) 안녕 안녕하세요? 짐 (다정하게 손을 내민다.) 안녕하십니까? (로라가 머뭇거리면서 짐의 손을 잡는다.) 짐 손이 차갑군요, 로라. 로라 네, 그건 전축을 틀어서 그래요... 톰 (무관심하게) 그래? (담배에 불을 붙이고 다시 화재비상계단으로 나간다.) 짐 어디 가? 톰 테라스에 나갈려구? 짐 (그의 뒤를 따라간다.) 이봐, 셰익스피어 자네한테 상품 하나 팔려구 하는 데! 톰 무슨 상품? 짐 내가 듣는 학원 말야. 톰 뭐? 짐 연설 말야! 자네하구 난 창고에 있을 타입이 아냐. 톰 그래 그건 좋은 소식인데. 근데 연설하구 그게 무슨 관계가 있나? 짐 그걸 잘 해야 남을 다스릴 수 있거든. 톰 우우. 짐 사실 그것때문에 도움이 많이 됐거든. (스크린 : 책상에 앉아 있는 관리자의 모습) 톰 어떤 면에서? 짐 모든 면에서! 우리하구 저 사무실에 있는 사람들하구 뭐가 다른가 한 번 생각해 봐! 머리? 아냐! 능력? 아냐? 그럼 뭐냐구? 단지 별 것두 아닌 작은 거 하나야 톰 그 별 것두 아닌 작은 게 뭐지? 짐 그건 주로 사회적 위신같은 거야! 사람들하구 어깨를 나란히 하구 어떤 수준에서도 당당히 할 수 있는 그런 거야! 아만다 (무대 밖에서) 톰? 톰 네, 엄마? 아만다 오코너씨하구 같이 있니? 톰 네, 엄마. 아만다 오코너씨한테 손 씻으실 꺼냐구 여쭤 봐라. 짐 오, 아니 괜챦습니다 창고에서 씻었습니다. 톰 톰 응? 짐 멘도사씨가 나한테 자네 얘길 하던데. 톰 좋게 말하던가? 짐 어떨 꺼 같나? 톰 글쎄 짐 자네 정신차리지 않으면 쫓겨나게 돼. 톰 난 정신차리구 있는데 짐 나한텐 그런 표시가 안 보여. 톰 그런 표신 마음속에 있어. (스크린 : 해적기를 단 범선) 톰 난 무언가 달라질 계획으로 있어. (그가 조용히 흥분에 잠겨서 난간위로 몸을 숙인다. 골목 건너 개봉관에서 나오는 불빛이 그의 얼굴에 비친다. 그는 선원처럼 보인다.) 난 지금 어떤 미래에 몸을 던질 참이야. 거기엔 창고나 멘도사씨나 연설학원같은 건 들어있지 않아. 짐 자네 무슨 허튼 생각하구 있는 건가? 톰 난 영화에 싫증 났어. 짐 영화라구? 톰 그래, 영화! 저 사람들을 봐 (그랜드 애비뉴의 감탄할 만한 사람들에게 손을 한 번 흔든다.) 저기 그럴 듯한 사람들 모두 모험을 갖고 있어 게걸스럽게 먹어치우고 전부 돼지처럼 삼키고 있어! 사실은 어떤 지 아나? 사람들은 자기들이 움직이는 대신에 영화를 보러 가는 거야! 헐리 웃 배우들은 미국의 모든 사람들을 대신해서 온갖 모험을 갖게 되어 있는 거야. 그 동안에 미국의 모든 사람들은 어두운 방에 앉아서 그 배우들이 모험을 하는 걸 바라보구 있는 거구! 그래, 전쟁이 일어날 떄까지 말야! 그 때가 되면 모험은 대중들에게도 가능해지는 거지! 게이블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가능해지는 거야! 어두운 방에서 나와서 스스로 모험을 갖게 되 는 거야 근사하지, 근사해! 이제 우리 차례야, 남양의 섬에두 가구 싸파리두 하구 먼 곳에서 타국의 정취를 느끼구 말야! 하지만 난 참지 못하겠어. 그 때까지 난 기다릴 수가 없어. 난 영화에 싫증나서 움직이려는 거야! 짐 (못믿겠다는 듯이) 움직인다구? 톰 응. 짐 언제? 톰 곧! 짐 어디루? 어디루? (톰이 생각에 잠기는 동안 거기에 대답이라도 하는 듯이 세 개의 주제음악이 들린다. 그가 주머니를 뒤진다.) 톰 내 마음은 지금 끓어 어르고 있어. 내가 몽상가처럼 보이겠지, 하지만 마음 속은 그래, 끓어 오르고 있어! 난 구두짝을 집어들 때마다 몸서리가 쳐져. 인생은 얼마나 짧은데 내가 뭘 하고 있는 지를 생각하면! 그게 뭐든 간에 그건 구두짝 같은 건 아냐 그게 어떤 방랑자의 발에 신겨질 구두라면 모르지만! (종이를 찾는다.) 봐 짐 뭔데? 톰 난 회원이야. 짐 (읽는다) 상선협회. 톰 이번 달 회비를 냈지, 전기세 낼 돈으로. 짐 전기 끊어버리면 후회할 껄. 톰 그 땐 여기 있지 않을 거야. 짐 자네 어머닌 어떻게 하구? 톰 난 아버지하구 비슷해. 그 애비에 그 자식이지! 아버지가 어떻게 웃는지 볼래? 16년 동안 연락두 없지! 짐 자넨 그저 지껄이는 거지, 딱한 친구. 자네 어머닌 어떻게 생각하시나? 톰 쉬이! 엄마가 온다! 엄만 내 계획을 몰라! 아만다 (커튼을 열고 들어온다)어디들 있니? 톰 테라스예요, 엄마. (그들이 안으로 들어간다. 그녀가 그들에게 간다. 톰은 그녀의 차림에 충격 을 받은 것이 분명하다. 짐조차 눈을 깜빡거린다. 그는 소녀갚은 남부식의 활기에 처음 대면하여, 야간학교에서 연설강의를 듣고있지만 예상하지 못 한 사교적 매력에 부딪치자 다소 얼떨떨한다.) (짐이 어떤 반응을 보이려고 하지만, 아만다의 명랑한 웃음소리와 말소리에 눌려버린다. 톰은 당황하지만, 짐은 처음에 충격을 받은 후에 매우 상냥한 반응을 보인다. 마침내 모두 웃음을 터뜨린다.) (스크린 : 아만다의 처녀시절 모습) 아만다 (상냥하게 미소지으며 처녀같은 곱슬머리를 흔든다.) 아,아, 그러니까 이 분이 오코너씨구나. 소개같은 건 전혀 필요없어요. 아들한테서 댁의 얘기 많이 들었지요. 그래서 내가 얘한테 말했지요, 톰 어쩌면! 그런 멋진 친구가 있으면 저녁식사에 한 번 초대해라 창고에서 일하는 그 멋진 청년을 한 번 만나구 싶구나! 네가 그렇게 노래하듯이 칭찬하는 것만 듣는 것 대신에 말이다! 우리 얜 왜 이렇게 쌀쌀한 지 모르겠어요 그건 남부식 행동이 아닌데 말예요! 앉읍시다 그리구 여기가 바람이 더 잘 들어올 꺼예요! 톰, 문 좀 열어 놔라. 조금 전엔 상쾌한 바람이 불었었는데. 어디루 갔지? 음, 벌써 이렇게 덥다니! 아직 여름도 되지 않았는데. 진짜 여름이 되면 우린 다 타 버릴 꺼야. 하여간, 우리 아주 간단하게 저녁식사를 합시다. 이맘 땐 간단하게 먹는 게 더 나을 꺼예요. 옷두 가볍게 입는 게 좋거든요. 따뜻한 날씨엔 가벼운 옷과 가벼운 음식이 어울리죠. 겨울엔 우리 피가 탁해지는 거 아시죠 적응하는 게 시간이 좀 걸리죠! 날씨가 변할 때는... 올핸 날씨가 너무 빨리 변했어요.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갑자기 맙소사! 벌써 여름이라니! 트렁크로 뛰어가서 이 가벼운 옷을 꺼냈지요 아주 오래된 거예요! 거의 골동품이지요! 하지만 감촉은 그만이예요. 아주 시원하구... 톰 엄마 아만다 응, 왜? 톰 저녁은 어떻게? 아만다 얘, 네가 가서 누이한테 저녁 준비 됐나 물어 봐라. 네 누이가 저녁은 맡아 하는 거 알쟎니! 기다리다가 배고파 죽겠다구 말해라. (짐에게) 로라는 보셨나요? 짐 따님이 아만다 문을 열어 드렸다구요? 아, 그렇군요, 벌써 보셨군요! 로라같이 상냥하구 예쁜 애가 가정적이라는 건 드문 일이지요. 하지만 로라는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가정적이기두 하지요. 난 전혀 그렇지 못해요. 옛날에두 전혀 그렇지 못했어요. 난 카스테라 밖엔 만들지 못했어요. 남부에 있을 땐 하인 이 정말 많았죠. 지금은 다 사라졌죠. 고상한 삶의 모든 흔적들이 사라졌어 요! 완전히 없어져 버렸어요! 난 미래의 일에 대해선 생각치 않았답니다. 나의 신사 방문객들은 전부 지주의 아들이구 그래서 난 그들중의 하나와 결혼해서 넓은 땅에서 많은 하인들을 거느리구 살 껄로 생각하구 있었어요. 하지만 남자는 청혼하구 그러면 여자는 청혼을 받아들이구 하는 것! 그 오랜 전통을 조금 바꿔 보려고 난 농장주와 결혼하지 않았어요! 난 전화회사에서 일하는 사람과 결혼했지요! 저기 멋지게 웃는 양반이지 요! (사진을 가리킨다.) 전화회사 직원이죠 장거리 전화와 사랑에 빠진! 지금 어딘가 돌아다니구 있는데, 난 저 양반이 어디 있는 지두 몰라 요 ! 하지만 네 고생한 얘길 늘어 놓아서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내 얘기만 했네 댁한텐 그런 게 없겠지요 뭐! 톰? 톰 (돌아오며) 네, 엄마? 아만다 저녁은 거의 다 됐니? 톰 이제 먹을 준비가 다 된 거 같은데요. 아만다 어디 보자 (그녀가 얌전히 일어서서 커튼 사이로 들여다 본다.) 오, 다 됐네! 근데 누인 어디 있니? 톰 로란 몸이 좋지 않아서 저녁 먹구 싶지 않다구 그러는데요. 아만다 뭐라구? 말도 안 돼! 로라? 오, 로라! 로라 (무대 뒤에서 작게) 네, 엄마. 아만다 너 저녁 먹으로 나와야지. 네가 오지 않으면 우린 자리에 앉지 않을 꺼니까! 들어 오세요, 오코너씨. 저쪽에 앉으세요, 난 로라? 로라 윙필드! 너 때문에 기다리쟎니, 얘! 네가 오지 않으면 기도 드릴 수가 없쟎아! (윗문이 살짝 밀려서 열리고 로라가 들어온다. 그녀는 겉으로 보기에도 쓰러질 듯이 보인다. 입술은 떨리고 눈은 크게 뜨고 겁먹은 듯이 보인다. 그녀가 불안스럽게 식탁쪽으로 온다.) (스크린 : 공포 ) 밖에서는 여름의 폭풍이 갑자기 다가오고 있다. 창문의 흰 커튼이 안쪽으로 열리고 우울한 웅얼거리는 소리와 짙은 청색의 황혼이 깔려 있다.) (그녀가 갑자기 비틀거린다 그녀가 의자를 붙들고 약하게 신음소리를 낸다.) 톰 로라! 아만다 로라! (천둥치는 소리가 난다.) (스크린 : 아! ) (절망적으로) 저런 로라, 아프구나! 톰, 루이를 부축해서 거실로 데려가라! 거실에 앉아 있어, 로라 소파에서 쉬어라. 맙소사! (신사 방문객에게) 뜨거운 스토브 옆에 서 있었더니 그런 모양이예요! 오늘 저녁엔 너무 덥다구 내가 그랬는데. 근데 (톰이 다시 돌아온다.) 로란 이제 괜챦냐? 톰 네. 아만다 저게 뭐냐? 빈가? 시원한 비가 드디어 오셨군! (그녀가 신사 방문객에게 겁에 질린 표정을 지어 보인다.) 이제 기도를 드려야 되겠구나... (톰이 그녀를 멍청히 쳐다본다.) 톰, 얘야 네가 기도해라! 톰 오오... 이 모든 당신의 은총으로 인하여 (그들이 머리를 숙인다. 아만다가 초조하개 짐을 한 번 슬쩍 본다. 로라는 거실에서, 소파에 누워서 손을 입에 갖다대고 울음때문에 몸이 떨지 않도록 안간 힘을 쓴다.) 거룩한 하나님의 이름을 찬양하나이다 막이 내린다 제 7장 기념품 30분 뒤. 커튼으로 가려진 무대 뒷쪽에서 저녁식사가 끝나고 잇다. 막이 오르면 로라가 여전히 소파에 웅크리고 있다. 두 발을 바싹 웅크리고, 머리를 엷은 청색의 벼개에 눕히고, 눈은 크게 뜨고 이상하게 긴장된 모습이다. 장미빛 실크갓을 단 새로 산 플로어 램프가 그녀의 얼굴에 부드럽고 어울리는 빛을 던지고 있는데, 모통 눈에 잘 띄지 않는 연약하고도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을 만들어내고 있다. 낮은 빗소리가 계속해서 들리고 있다. 하지만 그 소리는 약해져서 장면이 시작되고 얼마 후 그친다. 달이 나오자, 밖의 공기는 어슴프레하고 맑아진다. 막이 오른 지 얼마 후, 두 방의 불이 깜박거리다가 꺼진다. -------------------------------------------------------------------------- 짐 여어, 거기, 미쓰타 전구! (아만다가 초조하게 웃는다.) (스크린 : 공공 써비스 중단) 아만다 전기가 나갔을 때 모세는 어디 있었을까요? 하하. 그 답을 아세요, 오코너 씨? 짐 아니요 ,부인, 답이 뭐지요? 아만다 어둠속에요! (짐이 예의를 차리려고 웃는다.) 모두 그대로 있어요. 내가 초를 켤께요. 마침 식탁위에 있는 게 다행이에요. 성냥은 어디 있지? 신사분들중 누가 성냥 좀 주실래요? 짐 여기 있습니다. 아만다 감사해요. 짐 뭘요, 부인! 아만다 퓨즈가 다 타 버린 거 같애요. 오코너씨, 어디가 탔는지 보면 아시겠어요? 난 물론 못하구 톰도 그런 기계같은 건 하나두 만질 줄 모르거든요. (소리 : 그들이 일어나는 소리: 부엌쪽으로 그들의 목소리가 멀어진다.) 오, 부딪치지 않게 조심해요. 우린 우리의 신사 방문객의 목이 부러지지 않길 원한답니다. 그러면 곤란해지지 않겠어요? 짐 하하! 퓨즈상자는 어디 있습니까? 아만다 바로 스토브 옆에 있어요. 뭔가 보이시우? 짐 잠깐만요. 아만다 전기란 참 신비스런 거예요. 연에다 열쇠를 매 단 사람이 벤자민 프랭클린이었던가요? 우린 참 신비스런 세계에 살고 있어요, 그렇지요? 과학이 신비스러운 걸 모두 없애 버린다구 말하는 사람두 있지요. 내 의견으론 과학은 신비스러운 걸 더 많이 만들어낸다구 봐요! 찾았어요? 짐 아니요, 부인. 퓨즈는 다 이상없는 거 같은데요. 아만다 톰! 톰 네, 엄마? 아만다 며칠 전에 내가 전기요금 고지서 준 거 있지. 독촉장이라구 한 거 말야? (스크린 : 하아! ) 톰 아. 네. 아만다 그거 내는 걸 까먹진 않았겠지? 톰 그건, 네가 아만다 안 냈구나! 그럴 줄 알았어야 했는데! 짐 셰익스피어는 아마 고지서에다 시를 썼을 겁니다, 윙필드 부인. 아만다 이 애를 믿다니 내가 바보지! 태만히 했다간 큰 댓가를 받는 게 이 세상인데! 짐 그 시가 10딸라 짜리 상금을 받을 지 누가 압니까? 아만다 우린 이제 저녁 내내 19세기처럼 지내야겠구나, 에디슨씨가 마쓰다 전등을 발명하기 전처럼 말야! 짐 전 촛불을 제일 좋아합니다. 아만다 낭만적인 분이세요! 하지만 톰에겐 변명의 여지가 없어요. 어쨋든 저녁은 끝냈어. 우리가 저녁을 먹을 때까지 전기를 끊지 않은데 대해 전기회사한테 감사드려야겠어요, 안 그래요, 오코너씨? 짐 하하! 아만다 톰, 네가 태만히 한 벌루 접시 나르는 걸 도와라. 짐 저도 거들어 드리겠습니다. 아만다 그런 말씀 마세요! 짐 저도 뭔가 도와 드려야죠. 아만다 뭔가 도와 주신다구요? (그녀의 어조가 열을 띈다.) 당신이? 어쩌면, 오코너씨, 아무도, 당신만큼 나한테 이렇게 기쁨을 준 사람은 없었답니다. 짐 오, 별 말씀을, 윙필드 부인! 아만다 난 과장하는 게 아녜요, 조금도! 하지만 얘 누이는 완전히 혼자랍니다. 거실에 가서 말벗이라두 해 주세요! 내가 이 오래된 멋진 촛대를 드릴께요. 이건 헤븐리 레스트 교회 제단에 있던 거예요. 그 교회에 불이 났을 때 녹아서 모양이 조금 일그러졌지요. 언젠가 봄에 벼락이 때렸답니다. 존즈라 는 집시가 그 때 신앙부흥 전도집회를 열고 있었는데, 감독교회원들이 카드 놀일 해서 교회가 부서진 거라구 을러대더군요. 짐 하하! 아만다 그 애를 달래서 포도주를 좀 마시게 하구려. 그럼 좀 나아질 꺼 같은데!en 두 잔 들구 갈 수 있겠지요? 짐 그럼요. 전 슈퍼맨입니다! 아만다 자, 톰, 앞치마를 둘러라! (부엌문이 닫히고 아만다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들린다. 깜박거리는 불빛이 커튼에 가까이 간다.) (그가 들어가자 로라가 초조하게 일어나 앉는다.낯선 사람과 단 둘이 있는 데서 오는 긴장감때문에 그녀의 목소리는 작고 간신히 나온다.) (스크린 : 당신이 날 기억할 꺼라군 생각하지 않아요.) (이 장면에서 짐이 따뜻하게 해 주어서 그녀의 심한 수줍은 태도를 이겨내개 해 주기 전에, 로라의 목소리는 마치 가파른 계단을 막 뛰어올라온 것처럼 가늘고 제대로 나오지 못한다.) (짐의 태도는 부드러우면서 유머러스하다. 이 장면에서 중요한 것은, 대화 들이 사소한 듯이 보이지만 로라에게는 그 비밀스런 생활의 클라이막스란 점이다.) 짐 안녕하세요, 로라. 로라 (작은 소리로) 안녕하세요. (그녀가 목소리를 가다듬는다.) 짐 이제 좀, 어떻습니까? 나아졌어요? 로라 네. 네, 감사합니다. 짐 이거 받으세요. 민들레 포도줍니다. (그가 과장된 제스츄어를 하면서 그녀 에게 내민다.) 로라 고맙습니다. 짐 드세요 취하진 마시구요! (그가 따뜻하게 웃는다. 로라가 주저하면서 잔을 받는다. 수줍게 웃는다.) 촛대는 어디 놓을까요? 로라 오 오, 아무데나요... 짐 여기 바닥은 어때요? 괞챦아요? 로라 오, 그러세요. 짐 촛농이 떨어지니까 바닥에 신문지를 깔께요. 바닥에 앉고 싶은데 괜챦습니 까? 로라 오, 그러세요. 짐 벼개 좀 주실래요? 로라 네? 짐 벼개요! 로라 오...(그에게 재빨리 벼개를 준다.) 짐 어때요? 바닥에 앉지 않을래요? 로라 오 그러지요. 짐 그럼, 그렇게 하세요. 로라 그럴께요. 짐 벼개를 가져 오세요! (그녀가 그대로 한다. 촛대 다른 편에 앉는다. 짐이 두 다리를 꼬고 그녀에게 다정하게 미소를 짓는다.) 거기 앉으니까 당신이 보이지 않는데요. 로라 난 당신이 보이는데요. 짐 알아요. 불공평한데요. 내가 환한 데 있으니까! (로라가 벼개를 더 가까이 움직인다.) 됐어요! 이제 당신이 보이네요! 불편하지 않아요? 로라 네. 짐 나두 그래요. 소처럼 편하네요! 껌 씹을래요? 로라 아니, 괜챦아요. 짐 괜챦다면, 껌 씹을께요. (무슨 생각을 하며껍질을 벗긴 다음 들어올린다.) 제일 처음 껌을 만들어서 돈을 번 사람을 생긱해 보세요. 라글리 회사 건물 은 시카고에서 명물중의 하나지요. 제작년 여름에 진보의 세기 구경갔을 때 보았지요. 진보의 세기 구경 갔었어요? 로라 아니요. 안 갔어요. 짐 정말 그건 멋진 박람회였어요. 가장 멋진 건 과학관이었지요. 앞으로 미국이 어떻게 변할 지 상상이 되더군요. 지금보다 훨씬 더 굉장해질 꺼예요! (침 묵. 그녀에게 미소지으며) 짐이 그러던데 당신이 내성적이라구 하더군요. 그런가요, 로라? 로라 난 잘 모르겠어요. 짐 내 생각엔 당신은 이전 시대 타입인 거 같애요. 뭐, 난 그게 아주 좋은 타입이라구 생각해요. 내가 너무 사적인 말을 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네요. 로라 (당황해서 허둥지둥) 껌을 하나 씹어야겠어요 괜챦으시다면.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오코너씨, 노래는 계속하고 계세요? 짐 노래요? 제가요? 로라 네. 당신은 목소리가 참 좋았다고 기억해요. 짐 제가 노래하는 걸 전에 들어 보셨나요? (침묵하는 동안에 무대 밖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목소리 (무대 밖에서) 불어라, 바람아, 아아. 나도 함께 해매며 가리라! 내 사랑 찾아 떠나리 권투장갑 손에 끼고 아득한 천리길을! 짐 제가 노래하는 걸 들으셨다구요? 로라 오, 그래요! 네 , 자주 자주... 난 당신이 날 기억하리라곤 생각치 않아요. 짐 (의아해 하며) 나도 당신을 어디선가 본 거 같애요. 당신이 문을 열었을 때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거의 당신 이름까지도 생각이 날 꺼 같앴어요. 하지만 제가 부르려고 했던 그 이름은 이름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입 밖으로 나오지 않더군요. 로라 그게 블루 로즈가 아니었나요? 짐 (펄쩍 뛰어 일어나며. 웃는다) 블루 로즈! 그래요, 네 블루 로즈예요! 당신이 문을 열었을 때 생각난 게 바로 그거였어요! 기억의 장난이란 건 재미있어요. 어찌된 일인지 난 당신을 고등학교하군 연결시키지 않았어요. 하지만 바로 거기였군요. 고등학교 떄였어요! 난 당신이 셰익스피어의 누이 란 건 정말 몰랐어요! 이거, 미안합니다. 로라 모를 꺼라고 생각했어요. 당신은 날 거의 몰랐으니까요. 짐 하지만 우리가 얘기는 하구 지냈지요? 로라 네, 우린 서로 얘기를 했어요. 짐 언제 날 알아보았나요? 로라 오, 바루요! 짐 내가 들어오자마자 바루요? 로라 당신 이름을 들었을 떄 당신일지도 모른다구 생각했어요. 톰이 고등학교떄 당신과 알구 지냈다는 건 알구 있었어요. 그래서 당신이 들어왔을 때 네, 그때 난 확실하게 알았어요. 짐 그럼 뭐라구 말하지 그랬어요? 로라 (숨이 차서) 뭐라구 말해야 할 지 몰랐어요. 난 너무 놀랬거든요! 짐 그래요? 이건 정말 재미있군요! 로라 네! 네, 정말 그래요... 짐 우리가 같이 배운 적두 있었나요? 로라 있었어요. 짐 어떤 과목이었죠? 로라 그건 합창반이었어요! 짐 오! 로라 강당에서 난 통로를 끼고 당신 옆에 앉았어요. 짐 오. 로라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에. 짐 이제 생각나요 당신은 항상 늦게 왔지요. 로라 네, 나한텐 힘들었어요, 이층에 올라오는 게. 난 다리에 부목을 대구 있었어 요 쿵쿵대는 소리가 너무나 컸지요! 짐 난 그런 소리를 듣지 못했는데요. 로라 (옛날을 생각하며 움찔한다) 나한텐 그 소리가 천둥소리같이 들렸어요! 짐 저런, 저런, 난 조금도 눈치채지 못했어요. 로라 내가 들어왔을 떈 모두들 앉아 있었어요. 그래서 사람들 앞을 지나가야 했어요.내 자린 뒷줄에 있었어요. 그래서 난 사람들이 쳐다보는 가운데 쿵쿵거리면서 거기까지 걸어가야 했어요! 짐 그런 걸 의식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요. 로라 알아요. 하지만 난 그랬어요. 노래가 시작되면 난 구원을 얻는 거 같았지요. 짐 아, 그래요. 이제 전부 생각나요! 내가 당신을 블루 로즈라구 부르곤 했지 요. 어떻게 해서 그렇게 부르게 되었지요? 로라 늑막염 떄문에 얼마 동안 학교에 안 나갔어요. 내가 학교에 나갔을 때 당신 이 무슨 일이 있었냐구 물었지요. 플뢰르씨스라에 걸렸다구 하니까 당신은 그걸 블루 로즈라구 들은 거예요. 그 후론 언제나 날 그렇게 불렀어 요. 짐 마음 아팠지 않았으면 합니다. 로라 오, 아녜요 난 그게 좋았어요. 알겠지만 나 사람들과 많이 알구 지내지 못했어요. 짐 내 생각으론 당신은 약간 자기자신에 집착했던 거 같애요. 로라 난 난 친굴 사귀는 게 별로 잘 되지 않았어요. 짐 왜 친굴 사귀려구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어요. 로라 글쎄요, 난 시작이 좋지 않았어요. 짐 그 말은 로라 네, 그런 게 나와 사람들 사이에 짐 그런 걸 없애려구 해야지요! 로라 알아요. 하지만 그랬어요. 그리구 짐 당신은 사람들을 피했어요! 로라 그러지 않으려구 했는데, 한 번도 그걸 짐 극복하지 못한 거지요? 로라 그래요. 난 난 그러지 못했어요! 짐 잘 모르겠지만 그런 걸 없애려면 조금씩 해 나가야 될 거 같애요. 로라 (우울하게) 네 그건 짐 시간이 걸리는 거지요! 로라 그래요 짐 알고 보면 사람들은 무섭지 않아요. 당신은 그걸 기억해야 돼요! 그리고 누구나 문제를 갖고 있어요, 당신만이 아녜요. 당신은 혼자만 문제를 갖고 있다구 생각하고 있어요. 자기 혼자 좌절한 사람이라구 생각하지요. 하지만 주변을 둘러 봐요 그럼 다른 사람들도 당신 처럼 좌절해 있단 걸 알게 될 꺼예요. 예를 들어, 난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었을 떄 6년후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잘 돼 있을 꺼라구 생각했었어요 토치 에서 날 굉장히 칭찬했던 일 기억나요? 로라 네! (그녀가 일어나서 테이블로 간다.) 짐 내가 뭘하든 틀림없이 성공할 꺼라구 썼지요! (로라가 연감을 갖고 돌아온 다.) 아니! 토치 쟎아요! (그가 경건하게 그걸 받는다. 그들이 서로 놀라 서 그 너머로 미소를 짓는다. 로라가 그 옆에서 웅크리고 그들은 연감을 들춰보기 시작한다. 로라의 수줍은 태도는 그의 따뜻함 속에서 녹아들고 있다.) 로라 여기 펜전스의 해적들 에 당신이 있어요! 짐 (추억에 잠기며)내가 그 오페레타에서 바리톤을 맡았지요. 로라 (흥분해서) 정말 아름다왔어요! 짐 (그렇지 않다는 듯이) 오 로라 그래요, 그래요 아름다왔어요 아름다왔어요! 짐 그걸 봤어요? 로라 세 번 다요! 짐 저런! 로라 그래요! 짐 세 번 공연한 걸 다요? 로라 (아래를 바라보며) 네. 짐 왜요? 로라 난 내 프로그램에 당신 싸인을 받고 싶었어요. 짐 나한테 말하지 그랬어요? 로라 당신은 늘 친구들한테 둘러싸여 있어서 나한텐 기회가 없었어요. 짐 그저 로라 글쎄요, 난 당신이 어떻게 생각할 지 몰랐어요, 내가 짐 내가 당신을 어떻게 생각할 지 몰랐다구요? 로라 오! 짐 (회상에 잠기며) 난 그 때 여자들한테 시달렸죠. 로라 당신은 인기가 좋았어요! 짐 음 로라 당신은 참 다정했지요 짐 나 고등학교 떄 자기도취에 빠져 있었어요. 로라 모두들 당신을 좋아했어요! 짐 당신두요? 로라 난 네, 나두 그랬어요 (그녀가 무릎위에서 연감을 조용히 덮는 다.) 짐 저런, 저런! 나한테 그 프로그램을 줘요, 로라. (그녀가 프로그램을 그에게 준다. 그가 거기에 과장된 몸짓으로 싸인을 한다.) 자 봐요 늦어 도 하지 않는 것보단 낫지요! 로라 오, 정말 근사하군요! 짐 내 싸인은 지금 별루 값어치가 없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아마도 값어치가 높아질지도 모릅니다. 좌절한 것과 낙담한 건 다른 거예요. 난 좌절하고 있지만 낙담하진 않았어요. 난 스물 세살이예요. 당신은 몇 살이 지요? 로라 6월이면 스물 네살이 되요. 짐 많은 나이는 아니군요! 로라 그래요, 하지만 짐 고등학교는 졸업했지요? 로라 (힘들게) 다시 돌아가지 않았어요. 짐 낙제했단 말인가요? 로라 마지막 시험에서 성적이 나빴어요. (그녀가 일어서서 연감과 프로그램을 제자리에 놓는다. 그녀의 목소리가 긴장된다.) 에밀리 아우젠바하는 어떻게 지내나요? 짐 오, 그 멍청한 여자요? 로라 왜 그 여잘 그렇게 부르죠? 짐 그 여잔 그랬어요. 로라 당신은 지금 그 여자와 만나지 않나요? 짐 만나지 않아요. 로라 신상기록란엔 두 사람이 약혼했다구 씌어있던데요! 짐 그래요, 하지만 난 그런 선전에 넘어가지 않아요! 로라 그게 사실이 아니었나요? 짐 그저 에밀리의 희망사항이었지요! 로라 오 (스크린 :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당신은 뭘 했나요? ) (짐이 담배에 불을 붙이고 편안하게 팔꿈치를 괴고 로라에게 미소를 짓는 다. 그 미소는 따뜻하고도 매력있는 모습으로, 제단의 촛불과 함께 그녀의 마음을 밝게 해 준다. 그녀는 테이블 옆에 그대로 있으면서 마음의 동요를 감추려고 유리동물을 집어들고 손안에서 돌린다.) 짐 (생각에 잠겨서 담배를 몇 모금 피운 뒤) 고등학굘 졸업하고 당신은 뭘 했나요? (그녀에겐 그 말이 안들리는 것 같다.) 네? (로라가 고개를 든다.) 고등학굘 졸업하구 뭘 했냐구요, 로라! 로라 별로 한 게 없어요. 짐 6년이란 긴 세월 동안 뭔가를 했을 꺼 아녜요. 로라 네. 짐 그렇다면 어떤 걸? 로라 실업학교에서 취직준빌 했었어요 짐 그건 잘 됐나요? 로라 글쎄, 별루요 그만 두었어요. 그것 때문에 소화불량에 걸렸어요. (짐이 부드럽게 웃는다.) 짐 지금은 뭘 하지요? 로라 별로 아무 것두 안해요. 오, 내가 아무 것두 안하구 빈둥거린다고 생각하 지 마세요! 내 유리수집품은 꽤 시간을 들여야 해요. 유리는 잘 돌봐 줘야 하거든요. 지 뭐라구 했지요 유리라니요? 로라 수집품이요 한 쎄트 있거든요 (그녀가 목을 가다듬고 다시 심하게 부끄러움을 타며 고개를 돌린다.) 짐 내가 생각하기에 당신의 문제가 뭔지 아세요? 열등감이예요! 그게 뭔지 아세요? 자기자신을 비하하는 게 바로 열등감이예 요! 난 그걸 이해해요. 나도 그런 게 있었으니까요. 내 경우는 아마 당신보다는 그리 심하진 않았지만요. 난 연설을 공부하고 목소리를 개발하고 내가 과학 에 적성이 있다는 걸 알게 될 때까지 그런 걸 갖고 있었어요. 그 전에 나는 어떤 일에도 잘 하지 못한다구 생각하고 있었지요! 하지만 그걸 정규교육으로 받은 적은 없어요, 하지만 어떤 친군 그걸 직업으 로 삼는 의사들보다두 내가 사람들을 잘 분석한다고 해요. 그게 사실이라군 생각하진 않지만, 난 사람의 성격을 잘 파악할 수가 있어요, 로라! (껌을 꺼낸다.) 실례해요, 로라! 단 맛이 빠지면 언제나 새로 씹지요. 이 껍데기에 껌을 쌀께요. 구두에 그게 붙으면 정말 끔찍하거든요. 그래요 당신의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 건 바로 그런 거예요.인간으로서의 자신에 대한 확신의 결핍. 당신은 자기자신에 대해 적당한 자신감이 없어 요. 당신이 하는 여러가지 말이나 행동에서 난 그런 걸 볼 수 있어요. 예를 들어서 고등학교 떄 그렇게 무섭다고 하는 쿵쿵거리는 소리 말예요. 당신은 수업에 들어오는 게 무섭기까지 하다구 그랬죠. 그래서 어떻게 됐나요? 학교에서 낙제하구 또 무슨 교육도 포기했지요. 내가 알기론 있지두 않은 뭐 쿵쿵거리는 소리 때문에 말예요! 당신이 가진 건 그저 작은 신체적 결함 이예요. 그것두 거의 알아챌 수도 없는! 상상에 의해서 천 배나 부풀려진 거 밖에 안돼요! 내가 당신에게 강하게 조언해 줄 께 있어요.어떤 면에서는 당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낫다고 생각해요! 로라 어떤 면에서 생각해야 되죠? 짐 뭐냐구요, 이런, 로라! 당신 주위를 약간만 돌아다 봐요. 뭐가 보이지요? 평범한 사람들로 가득찬 세상이예요! 그들 모두 한 번 태어났다가 죽는 거예요! 그들 중에 당신 장점의 십분의 일이라두 가진 사람이 누가 있어요? 아니면 내 장점 ! 아니면 누구라두요 그래요! 누구든지 어떤 한 가지는 나은 게 있어요. 여러 면에서 뛰어난 사람도 있긴 하지요! (무의식적으로 거울속의 자기모습을 본다.) 당신은 다만 어떤 면에서 그런지 찾아내면 되는 거예요! 예를 들면 나를 보세요. (그가 거울을 보고 넥타이를 고친다.) 난 전기공학에 흥미를 갖고 있어요. 그래서 야간학교에서 무선공학 강의를 듣고 있지요, 로라, 창고에서는 꽤 책임있는 자리에 있구요. 난 그 강읠 듣고 또 연설두 공부해요. 로라 오 짐 나 텔레비젼의 미래를 믿거든요! (그녀에게로 돌아서며) 난 그런 걸 가지고 더 높이 올라갈 준빌 하고 있어요. 그래서 난 밑바닥부터 시작할 계획을 하구 있어요.사실은 난 얘긴 다 해 놨어요 이제 남은 건 내가 부지런히 공부만 하면 되는 거예요! 매진하는 거지요 (그의 눈이 빛난다.) 지식 그거예요! 돈 그 다음이지요! 그리고 권력! 그게 민주주의의 순환과정이지요! (그의 태도는 확신에 가득차고 힘차다. 로라가 그를 쳐다본다. 그녀는 경이 로움에 수줍은 태도도 사라진다. 그가 갑자기 찡긋 웃는다.) 내가 너무 자신만만한 거 같지요! 로라 아니 예요, 난 짐 자, 당신은 어때요? 당신한텐 다른 어떤 거보다두 관심을 가진 게 없나요? 로라 글쎄요, 난 아까 말했지만 유리동물을 수집해 놓은 게 있어요. (부엌에서 소녀같은 웃음소리가 들린다.) 짐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아직 잘 모르겠어요. 어떤 유리 말이죠? 로라 작은 물건들이예요. 대부분 장식품들이예요! 대부분 유리로 만든 작은 동물들이예요, 세상에서 제일 작은 동물들이요. 저희 엄만 그걸 유리동물원이라구 불러요! 여기 하나가 있어요, 보고 싶으시다면요! 이게 제일 오래된 것 가운데 하나예요. 거의 13년 되었어요. (음악 : 유리동물원 ) (그가 손을 내민다.) 오, 조심하세요 숨만 쉬어도 깨져요! 짐 만지지 않는 게 좋겠군요. 난 물건 다루는 게 서툴거든요. 로라 받으세요. 당신은 믿으니까요! (그의 손바닥 위에 놓는다.) 자, 이제 살짝 쥐고 계세요! 불에 비춰 보세요. 불을 좋아하거든요! 불빛이 거기 비치는 게 보이죠? 짐 정말 비치네요! 로라 편애하면 안되지만, 난 그걸 제일 좋아해요. 짐 이게 어떤 동물이예요? 로라 이마에 뿔 있는 거 보이세요? 짐 유니콘, 허? 로라 음 짐 유니콘, 그건 현대엔 멸종된 거 아닌가요? 로라 네 그래요! 짐 가엾은 녀석, 좀 외롭겠네요. 로라 (미소 지으며) 글쎄요, 하지만 불평하진 않아요.선반 위에 뿔 없는 다른 동물들하구 같이 있는데 전부 사이좋게 있는 거 같애요. 짐 어떻게 알지요? 로라 (가볍게) 싸우는 소릴 못들었으니까요! 짐 (씽긋 웃으며) 싸우지 않는다구요, 허? 그렇다면 좋은 표시네요! 이걸 어디 놓을까요? 로라 테이블 위에 놓으세요. 얘들은 가끔 환경을 바꿔 주는 걸 좋아해요! 짐 (팔을 뻗으며) 자, 자 팔을 뻗으니까 그림자가 얼마나 큰 지 봐요! 로라 오, 오, 네 그게 천장을 전부 덮네요! 짐 (문으로 가면서) 비가 그친 거 같네요. (화재비상계단의 문을 연다.) 이 음악이 어디서 나오는 거지요? 로라 골목 저쪽 파라다이스 댄스홀에서요. 짐 춤을 좀 추면 어때요, 미쓰 윙필드? 로라 오, 난 짐 상대가 벌써 다 있나요? 어디 한 번 볼까요? (종이를 잡는 시늉을 한다.) 아, 전부 예약됐군! 몇 사람은 지워야겠어. (왈츠음악 : 라 골론드리나 ) 아아, 왈츠네! (그가 혼자서 몇 번 빙빙 돌다가 로라에게 팔을 내민다.) 로라 (숨이 차서) 난 춤 못춰요! 짐 저런, 또 그 열등감! 로라 난 춤을 춰 본 적이 없어요! 짐 자, 해 보세요! 로라 오, 당신 발을 밟을 꺼예요! 짐 난 유리동물이 아니예요. 로라 어떻게 어떻게 시작하는 거죠? 짐 그냥 나한테 맡겨요. 당신은 팔을 약간 뻗으세요. 로라 이렇게요? 짐 조금 더 높게. 됐어요. 이제 몸을 뻣뻣하게 하지 말아요, 그게 중요한 거예 요 긴장을 푸세요. 로라 (숨이 차게 웃는다.) 웃음이 나오네요 짐 괜챦아요. 로라 내가 움직여지지 않을 꺼 같은데요. 짐 정말 그럴까요? (그가 그녀를 돌리기 시작한다.) 로라 어머나, 네, 움직여요! 짐 이제, 몸을 놓아요, 로라! 그냥 몸을 놓아요. 로라 난 짐 어서요! 로라 해 보는 중이예요. 짐 그렇게 뻣뻣하면 안돼요. 편하게 하세요! 로라 알아요. 하지만, 난 짐 상체를 좀 푸세요! 그렇죠, 많이 나아졌어요. 로라 내가요? 짐 훨씬 훨씬 나아요! (그가 어색하게 왈츠곡을 추면서 방을 돈다.) 로라 오, 이런! 짐 하하! 로라 오, 맙소사! 짐 하하하! (그들이 갑자기 테이블에 부딪친다. 짐이 멈춘다.) 우리가 뭐에 부딪쳤지요? 로라 테이블에요. 짐 뭔가 거기서 떨어졌나요? 내 생각엔 로라 맞아요. 짐 뿔 달린 그 말이 아니면 좋겠는데! 로라 그거예요. 짐 오, 오, 부러졌나요? 로라 이제 다른 말들과 같아졌어요. 짐 잃었군요, 그 로라 뿔! 괜챦아요. 아마 보기보단 잘 된 일인지도 몰라요. 짐 날 용서하지 않겠지요? 그게 당신이 제일 좋아하는 동물이었는데. 로라 난 그렇게 특별히 좋아하는 게 없어요. 뭐 그렇게 슬픈 일두 아녜요. 유린 너무 쉽게 깨지거든요. 아무리 조심해두 그래요. 왔다갔다 하면 선반이 흔들려서 물건이 떨어져요. 짐 그래두 내가 그런 거니까 정말 미안하군요. 로라 (미소 지으며) 그저 수술 받은 거라구 생각하죠, 뭐. 덜 기형적으로 보이게 해 주려구 뿔을 자른 거예요! (그들이 같이 웃는다.) 이제, 뿔 없는 다른 말들하구 더 편하게 지낼 수 있을 꺼예요... 짐 하하, 그거 재미있는 말인데요! (갑자기 진지해진다) 당신에게도 유머감각이 있는 걸 보니까 좋군요. 근데 당신은 네 아주 특이해요! 내가 알고 있는 어떤 사람들하구두 달라요! (진지한 감정 때문에 그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머뭇거린다.) 그런 말을 해서 실례가 안 됐는지 모르겠네요. (로라가 말을 못하고 부끄러워 한다.) 난 좋은 뜻으로 말하는 거예요... (로라가 고개를 돌리고 부끄러운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당신에겐 일종의 그걸 어떻게 말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난 보통 표현을 잘 하는데, 하지만 이건 어떻게 말해야 할 지 모르겠군요! (로라가 목을 만지며 목소리를 가다듬는다 손에서 부서진 유니콘을 돌린다.) (더욱 부드럽게) 당신 보고 예쁘다구 말한 사람이 없었나요? (침묵 : 음악) (로라가 놀라운 듯이 고개를 들고 머리를 젓는다.) 아니, 당신은 예뻐요! 다른 사람들하군 다른 면으로요. 그리고 그 다른 점 때문에 더욱 그래요. (그의 목소리가 낮고 갈라진다. 로라가 지금까지 느껴 보지 못한 감정으로 거의 정신이 아득해지며 고개를 돌린다.) 당신이 내 누이였으면 좋겠어요. 당신이 자기자신에 대해 자신감을 갖도록 가르쳐 주고 싶어요. 사람들마다 다른 사람들하군 다르지요, 하지만 다르다 는 건 부끄러운 게 아녜요. 왜냐하면 보통 사람들은 그렇게 대단한 사람들이 아니거든요. 그런 사람들은 수백만명이나 되지요. 당신은 한 명 밖에 없어 요! 그들은 이 세상 어디서도 볼 수 있어요. 당신은 여기서만 볼 수 있지요. 그들은 잡초처럼 흔해요. 하지만 당신은 그래요, 당신은 블루 로즈예요! (스크린 : 블루 로즈) (음악이 바뀐다.) 로라 하지만 파란색은 장미엔 맞지 않쟎아요... 짐 당신한텐 맞아요! 당신은 예뻐요! 로라 어떤 면에서 내가 예쁘지요? 짐 모든 면에서 정말이예요! 눈 머리카락 전부 예뻐요! 당신의 손도 예뻐요! (그가 그녀의 손을 잡는다.) 내가 초대받았으니까 예의상 이런 말을 하는 거라구 생각하겠지요. 오, 그럴 수도 있겠지요! 당신한테 잘 보이려고 행동을 꾸미구, 진지한 감정도 없이 여러가지 얘기를 늘어놓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아니예요. 난 지금 당신한테 진지하게 말하고 있는 거예요. 당신한테 이런 열등감이 있어서 사람들과 편치 못하다는 걸 알게 되었지요. 누군가 당신한테 자신감 을 키워 주고 자부심을 갖게 해 줘야 해요. 사람들을 피하구 얼굴을 붉히지 않게요 누군가 당신에게 키쓰를 해 줘야 돼요, 로라! (그의 손이 천천히 천천히 그의 팔을 타고 올라가 그녀의 어깨를 잡는다.) (음악이 격정적으로 커진다.) (그가 갑자기 그녀를 돌리고 키쓰를 한다.) (그가 그녀를 놓자, 로라는 환하고 얼빠진 표정으로 소파에 주저 앉는다.) (짐이 물러나서 담배를 찾기 위해서 주머니를 뒤진다.) (스크린 : 기념품 ) 실수만 저지르는 인간! (그가 그녀의 시선을 피하고 담배에 불을 붙인다.) (부엌에서 아만다가 소녀같은 웃음을 터뜨린다.) (로라가 천천히 손을 들어서 편다. 손 안에는 여전히 부서진 유리동물이 있다. 그녀가 부드럽고 어쩔줄 모르는 표정으로 그것을 본다.) 실수만 저지르는 인간! 내가 이런 짓을 하다니 정말 제 정신이 아니었어. 당신은 담배 피우지 않지요? (그녀가 고개를 들어 미소를 짓지만 그 말을 듣고 있지는 않는 것같다.) (그가 그녀 옆에 조심스럽게 앉는다. 그녀가 말없이 그를 쳐다보며 뭔가 를 기다린다.) (그가 점잖게 기침을 하고 조금 더 떨어져서 어떻게 해야 할 지를 곰곰히 생각하며 그녀의 감정이 어떤 지를 당황스럽게 살핀다.) (부드럽게) 박하 좀 먹을래요? (그녀는 그의 말이 들리지 않는 듯 하지만 표정은 더욱 환해진다.) 박하사탕 라이프 세이버 말이예요. 내 주머닌 약방 같애요 난 어딜 가든... (그가 입속에 박하사탕을 넣는다.그리고 삼킨 다음 사실대로 모두 이야기 하기로 결심한다. 그가 천천히 신중하게 말한다.) 로라, 사실 나한테 로라같은 누이가 있다면, 나도 톰과 같이 할 꺼예요 친구들을 데리구 와서 당신에게 소개해 줄 꺼예요. 누이를 진정으로 이해할 그런 좋은 남자를. 근데 다만 톰은 나를 잘못 택했어요. 어쩌며 내가 이런 말을 할 계제가 아닌지도 모르겠어요. 날 초대할 때 그런 생각은 없었는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그렇더라도 어쩔 수 없겠지요. 거기에 잘못된 건 없어요. 다만 문제는 나의 경우에 나의 처지가 그런 일을 할 수가 없는 거예요. 난 당신의 전화번호를 적어놓고 또 전화하겠다구 말할 수가 없어요. 난 다음 주에 전화를 해서 데이트를 신청할 수가 없어요. 난 사실대로 말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당신이 오해를 할 지도 모르니까 마음에 상처를 입을 지도 모르니까요... (침묵) (천천히, 매우 천천히 로라의 표정이 변한다. 그녀의 시선이 천천히 그에게 서 손바닥에 있는 장식품으로 옮겨 간다.) (아만다가 부엌에서 또 한번 즐거운 웃음소리를 낸다.) 로라 (힘없이) 당신은 다시 전화하지 않는다구요? 짐 네, 로라. 할 수가 없어요. (그가 소파에서 일어선다.) 지금 막 얘기하려고 했는데, 난 애인이 있어요. 로라, 난 그 여자하구 주욱 사귀어 왔어요! 언제나 베티라는 여자하구 같이 다니죠. 그 여잔 당신처럼 가정적인 타입이 예요. 그리고 카톨릭이구 아일랜드계예요. 우린 정말 여러가지 면에서 잘 맞아요. 지난 여름 밤배를 타고 알톤까지 올라갔는데 그건 마제스틱이란 이름이 었어요 그 때 그 여잘 만났어요. 네 바로 처음 만날 때부터 그건 정말 사랑이었어요! (스크린 : 사랑!) (로라가 조금 앞으로 몸을 흔들리며 소파의 팔걸이를 잡는다. 그는 지금 자신의 생각에 몰두해서 그걸 눈치채지 못한다.) 사랑에 빠진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답니다! (로라가 몸이 굳어져서 앞으로 기대어 소파의 팔걸이를 붙들고, 감정의 소용돌이 때문에 눈에 띄게 흔들린다. 하지만 짐은 아무 곳도 모르고 그녀를 먼 존재인 것처럼 느낀다.) 사랑의 힘이란 건 정말 굉장한 거예요! 사랑은 정말 온 세계를 변화시키 는 거예요, 로라. (감정이 조금 진정되자, 로라는 몸을 뒤로 뺀다. 그가 다시 그녀를 본다.) 베티의 아주머니가 병에 걸리셨어요. 전보가 와서 그 여잔 쎈트랄리아에 갔어요. 그래서 톰이 날 저녁식사에 초대했을 때 난 당연히 아무 생각없이 오겠다구 했지요 당신이 그가 내가 (그가 어색한 듯 말을 멈춘다.) 참 나는 실수만 저지르는 인간이예요! (그가 소파에 주저 앉는다.) (로라의 얼굴에 거의 성스럽게 타오르던 불꽃은 이미 꺼졌다. 이제 걷잡을 수 없는 낙담의 표정으로 변해 있다.) (짐이 불편하게 그녀를 흘끗 본다.) 당신이 뭐라구 말을 했으면 좋겠어요. (그녀가 떨고 있는 입술을 깨물고 용기를 내어 미소를 짓는다. 부서진 유리 장식품을 쥐고 있던 손을 편다. 그리고 그의 손을 잡아서 자기의 손까지 들어올린다. 그녀가 유니콘을 그의 손바닥에 조심스럽게 놓고 그의 손가락 을 접어서 꼭 쥐어 준다.) 지금 뭘 하는 거지요? 내가 이걸 가지라구요? 로라? (그녀가 고개를 끄덕인다.) 왜지요? 로라 그건 기념품이예요... (그녀가 불안하게 일어나서 전축을 돌리기 위해서 그 옆에 몸을 웅크린다.) (스크린 : 일이 이렇게 되다니! ) (스크린 : 작별인사로 손을 흔드는 신사 방문객 ) (바로 이 때, 아만다가 앞방으로 뛰어 들어온다. 그녀는 후르트 펀치를 담은 구식의 유리세공 주전자와 마카룬 과자를 담은 쟁반을 들고 있다. 쟁반은 가장자리를 금박으로 테를 두르고 양귀비 그림이 있다.) 아만다 그래, 그래, 어때요! 소나기가 오고 나니까 공기가 상쾌하지 않아요? 내가 시원한 마실 껄 만들어 왔어요. (명랑하게 신사방문객에게로 몸을 돌린다.) 짐, 레모네이드에 관한 노래 아세요? 레모네이드, 레모네이드 그늘에서 만들어서 삽으로 저은 노처녀에겐 정말 좋은 것! 짐 (불편하게) 하하! 아니예요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아만다 아니, 로라! 넌 매우 심각해보이는구나! 짐 저흰 심각한 대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만다 좋아요! 이젠 서로 더 잘 알게 되었군요! 짐 (불편하게) 하하! 네. 아만다 당신들 요즘 젊은 세대는 우리 때보다 더 심각하단 말이야. 난 처녀때 정말 쾌활하기만 했어요! 짐 지금도 마찬가지신데요, 윙필드 부인. 아만다 오늘 밤엔 다시 젊어지는군요! 오늘은 정말 유쾌한 날이군요, 오코너씨. (그녀가 머리를 뒤로 젖히고 한바탕 웃는다. 레모네이드를 흘린다.) 오 ! 세례를 받았네! 짐 여기 제가 아만다 (주전자를 내려 놓으며) 이젠 됐어요. 마침 우리 집에 앵두를 담근 리쾨에르 가 있더군요. 그걸 쥬스니 뭐니에 다 집어 넣었지요. 짐 그렇게 수고하지 않으셔도 되는데요, 윙필드 부인. 아만다 수고, 수고라니요? 아, 그건 즐거운 일이었어요! 부엌에서 내가 떠드는 소릴 못 들으셨어요? 귀가 좀 시끄러웠을 텐데! 내가 톰한테 막 화를 냈어요. 당신을 진작 데려오지 않았냐구요. 톰이 당신을 훨씬 더 빨리 초대했어야 했는데! 하여간 이제 길을 텄으니까 자주 좀 와요! 어떤 때만이 아니라 항상 말예요! 오, 우린 함께 재미있게 보낼 수 있을 꺼예요! 난 그게 상상이 되는군요! 음. 이 공기를 마셔 봐요! 너무 상쾌해요 그리구 저 달두 참 예쁘군요! 이제 물러나야겠네 젊은 사람들이 심각한 대활 하구 있는데 여긴 내가 있을 자리가 아니지! 짐 오, 가지 마세요, 윙필드 부인. 사실 저는 이제 가 봐야 합니다. 아만다 간다구요, 지금요? 농담이시겠지! 아니 아직 초저녁인데요, 오코너씨! 짐 글쎄요. 형편이 그렇게 됐습니다. 아만다 젊은 직공이니까 시간을 지켜야 한다는 말씀이군요. 오늘밤은 일찍 보내 드리죠. 하지만 다음 번엔 더 오래까지 있겠다는 조건에서 그러는 거예요. 당신에겐 어느날 저녁이 좋겠어요? 당신같은 직공들에겐 토요일 저녁이 가장 좋지 않은가요? 짐 전 하루에 몇 차례 할 일이 있습니다, 윙필드 부인. 하나는 아침에, 또 하나는 저녁이죠! 아만다 저런, 당신은 정말 야심이 있네요! 밤에두 일하는군요? 짐 아닙니다, 부인. 일이 아니라 베티 때문에. (그가 신중하게 걸어가서 모자를 집어든다. 파라다이스 댄스홀의 악단이 부드러운 왈츠로 바뀐다.) 아만다 베티? 베티? 베티가 누구죠? (하늘에서 불길한 쿵쿵소리가 들린다.) 짐 오, 그저 여자지요. 제가 사귀고 있는 여잡니다! (그가 매력적으로 미소를 짓는다. 하늘이 험악해진다.) (스크린 : 하늘이 험악해진다. ) 아만다 (길게 숨을 내쉰다.) 오오...그건 진지한 연앤가요, 오코너씨? 짐 저흰 6월 두번째 일요일에 결혼할 껍니다. 아만다 오오 잘 됐군요! 당신이 결혼할 꺼란 얘긴 톰이 안 하던데요. 짐 아직 창고에선 모르고들 있지요. 거기 사람들이 어떤지 아시지요. 로미오니 뭐니 하고 불러대거든요. (그가 타원형의 거울앞에서 모자를 쓴다. 그는 은근하게 멋있는 효과를 주기 위해 모자의 가장자리와 윗부분을 만진다.) 오늘 저녁은 참 즐거웠습니다, 윙필드 부인. 남부식의 접대라는 게 이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아만다 아무 것두 대접하지 못했어요. 짐 제가 달아나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으면 합니다. 워버시 정거장에서 베티를 태우기로 약속했거든요. 제 고물차를 거기까지 끌고 갈 때 쯤엔 기차가 와 있을 꺼예요. 어떤 여자들은 기다리계 하면 호를 내거든요. 아만다 네, 그렇지요 여자의 독재지요! (손을 내민다.) 안녕히 가세요, 오코너씨! 당신에게 행운과 행복 그리구 성공을 빌어요! 우리 셋 모두, 그리구 로라도 그러길 바라구 있어요! 그렇지 않니, 로라? 로라 그래요! 짐 (그녀의 손을 잡는다.) 안녕히 계세요, 로라. 기념품은 잘 간직하겠어요.그 리고 내가 해 준 충고의 말 잊지 마세요. (목소리를 높여서 씩씩하게 소리친다.) 잘 있어, 셰익스피어! 두 분께 또 한번 감사 드립니다 안녕히 계십시요! (그가 씩 웃고는 쾌활하게 사라진다.) (여전히 얼굴을 찡그리면서, 아만다는 신사 방문객이 나간 문을 닫는다. 그리고 당황한 표정으로 방 쪽으로 돌아선다. 그녀와 로라는 서로 쳐다보 지 못한다. 로라가 전축을 감기 위하여 그 옆에 웅크린다.) 아만다 (힘없이) 일이 이렇게 되다니! 전축을 틀 기분이 아니야. 그래, 잘 됐다 잘 됐어 우리 신사 방문객께서 결혼하신다니! 톰! 톰 (뒷쪽에서) 네, 엄마? 아만다 잠깐 이리 들어와. 너한테 아주 재미있는 얘길 해 줄테니. 톰 (마카룬 과자와 레모네이드 컵을 들고 들어온다.) 신사 방문객은 벌써 갔어 요? 아만다 신사 방문객께선 일찍 가셨다. 너 우릴 멋지게 놀려 먹었지! 톰 무슨 말이예요? 아만다 넌 그 사람이 결혼할 꺼란 얘긴 하지 않았지. 톰 짐이요? 결혼한다구요? 아만다 방금 우리한테 그랬다. 톰 돌겠네! 그건 몰랐는데요. 아만다 그거 참 이상한데. 톰 뭐가 이상해요? 아만다 넌 그 사람이 창고에서 제일 친한 친구라구 하지 않았어? 톰 그렇죠. 근데 내가 그런 걸 어떻게 알겠어요? 아만다 제일 친한 친구가 결혼한다는 것두 모른다니 이상한 일 아냐? 톰 내가 창고에서 일이나 하지, 사람들 사생활이나 알구 다니는 그런 곳이예 요? 아만다 네가 어디 가면 뭘 알겠냐? 넌 그저 꿈이나 꾸며 살지; 헛도니 망상이나 꾸며내구 말야. (그가 문으로 간다.) 너 어디 가? 톰 영화 보러 가요. 아만다 그렇겠지, 이제 우릴 그렇게 바보로 만들어 놓았으니까. 그렇게 애쓴 것, 준비해 놓은 것 그리구 거기 들어간 돈이라니! 플로어 램프도 새로 사구 카펫트에다 로라의 옷도 준비했는데! 이게 다 뭘 위한 거지? 어떤 다른 여자의 약혼자를 맞이하기 위한 거지 뭐야? 영화 보러 가라, 가 버려! 우리 생각은 하지두 말구, 버림받은 애미나 절름 발이에다 집에서나 뒹구는 누이 같은 건 생각하지두 마라! 너 혼자만의 즐거움에 다른 아무 것두 방해해선 안 되지! 가라, 가, 가 영화나 보러 가! 톰 알았어요, 가겠어요! 엄마가 내 이기심이니 뭐니 하구 소리지를수록 더 빨리 가 버리겠어요. 하지만 영화 보러 가진 않겠어요! 아만다 그럼 가라! 그럼 달에나 가 이 이기적인 몽상가야! (톰이 바닥에다 컵을 내동댕이 친다. 그가 문을 쾅하고 닫아 버리고 화재비 상계단으로 뛰어 나간다. 로라가 비명을 지르지만 문소리에 끊어진다.) (댄스홀의 음악소리가 커진다. 톰이 난간에 가서 난간을 절망적으로 움켜쥔 다.그가 좁은 골목에 내리 비치는 차가운 달빛에 얼굴을 든다.) (스크린 : 그럼 이제 안녕... ) (톰이 마지막으로 말하는 동안, 집안에서는 모녀의 동작만이 이어진다. 집안의 장면은 마치 방음유리를 통해서 보이는느 것처럼 보여진다. 아만다 는 소파 위에 웅크리고 있는 로라에게 위로의 말을 하고 있는 것같다. 이제 목소리가 들리지 않게 된 지금, 그녀의 어리석은 모습은 사라지고 그녀는 어떤 존엄함과 비극적인 아름다움을 풍긴다. 로라의 검은 머리카락에 얼굴 은 보이지 않는데. 어머니의 말이 끝날 때 그녀는 고개를 들어 어머니에게 미소를 짓는다. 아만다가 딸을 위로하는 동안 그녀의 몸짓은 느리고 품위 있으며 마치 춤을 추는 것같이 보인다. 그녀는 말을 마치고 잠시 남편의 사진을 바라보다가 커튼을 지나서 물러난다. 톰이 말을 마칠 때 로라가 촛불을 불어 꺼서 연극이 끝난다.) 톰 나는 달에 가지 않았습니다. 난 훨씬 더 멀리 갔습니다 시간은 두 개의 지점사이에 가장 먼 거리니까요 그 뒤로 머지 않아, 난 구두상자 뚜껑에 시를 썼기 때문에 창고에서 쫓겨났 습니다. 나는 쎄인트 루이스를 떠났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화재비상계단을 내려가 고 난 뒤로 아버지의 발자취를 따라갔습니다. 공간속에서 잃어버린 것을 방랑속에서 다시 찾기 위해서 말입니다 나는 이곳 저곳을 많이 떠돌아다녔습니다. 도시들은 낙엽처럼 내 옆으로 스쳐 지나갔습니다. 밝은 색을 띄고 있었지만 가지에서 떨어져 뒹굴어 다니 는 낙엽처럼 말입니다. 난 어떤 한 곳에서 걸음을 멈추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나를 쫓고 있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언제나 나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다가와서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습 니다. 그것은 어떤 친근한 음악의 한 곡조였는지도 모릅니다. 또한 그저 투명한 유리장식품에 지나지 않았는지도 모릅니다 나는 어떤 낯선 도시에서 밤거리를 걷다가 동행을 만나기도 합니다. 나는 향수를 파는 가게의 환한 진열장 앞을 지나갑니다. 진열장엔 색색의 유리제 품들, 그리고 마치 산산조각난 무지개의 조각들처럼 정교한 색채의 조그만 투명한 유리병 들이 보입니다. 그 때 갑자기 나의 누이가 내 어깨에 손을 댑니다. 나는 돌아서서 그녀의 눈 속을 들여다 봅니다... 오, 로라, 로라, 난 너를 잊어 버리려고 애썼어. 하지만 내가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이제 알아! 난 담배를 얻으려고 손을 내밉니다, 난 거리를 건너갑니다, 난 극장이나 빠에 뛰어들어 갑니다, 난 술을 사고, 옆에 있는 낯선 사람에게 말을 겁니다 내 누이의 촛불을 불어서 끌 수 있는 거라면 무엇이든지 말입니다! (로라가 촛불 위로 고개를 숙인다.) 오늘날의 세상은 천둥에 의해 밝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촛블을 꺼요, 로라 그리고 이젠 안녕... (그녀가 촛불을 불어서 끈다.) 막이 내린다